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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 열 손가락, 그 고유의 색깔로/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문화마당] 열 손가락, 그 고유의 색깔로/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계란을 움켜쥔 듯이 동글게 구부려서 열 손가락 모두 고르게. 피아노 학원들의 오랜 전통이자 불문율이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마치 학교 가서 튀는 행동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행동하라는 오랜 교육 관습과 비슷하다. 피아니스트들은 넷째 손가락의 독립을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넷째 손가락은 그 양옆에 있는 셋째 손가락과 새끼손가락에 의존적으로 신경이 연결돼 있어 독립이 불가능하다. 결혼반지를 넷째 손가락에 끼는 의미도 혼자서가 아닌 서로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담는다. 오른손보다 상대적으로 더 약하고 의존적인 왼손 넷째 손가락에 결혼반지를 끼고 연신 건반 위에서 넷째 손가락 독립운동을 하고 있다. 의사가 넷째 손가락의 독립은 해부학적으로 불가능하니 미련한 짓 하지 말라고 했지만, 절대 반지를 갑옷 삼아 무거워진 손가락으로 더 강한 독립 의지를 표출한다. 하지만 여전히 옆에 붙은 작은 손가락에 기대어 얹혀 가는 편이 더 평화와 조화를 이룬다. 손 모양을 유지하고 손가락을 고르게 단련했던 체르니 학파와 달리 쇼팽은 정반대의 의견을 내놓았다. 열 손가락의 크기와 생김새가 달라 제각각 생긴 대로 다른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으니 어찌 감사하고 행복하지 않을 수 있나라는 의견이다. 엄지다운, 새끼손가락다운 소리를 내면 된다. 새끼손가락으로 엄지처럼, 엄지로 검지처럼 소리 내려고 가지고 있는 고유의 색깔을 일부러 훈련을 통해 지울 필요가 없다. 마치 열 개의 각기 다른 붓을 화가에게 쥐여 준다면 그 화가는 날개를 단 듯이 한 폭의 그림을 그려 낼 것이다. 반대로 같은 붓 열 개를 쥐여 주는 순간 노동으로 받아들여짐은 순식간이다. 왼손 중지 인대가 손상돼 2년 정도 그 손가락을 제외한 아홉 손가락으로 연주한 적이 있다. 다쳐야만 했을 운명이라면 다른 어떤 손가락이 아닌 그 손가락을 다친 것을 감사하고 있다. 생활에 있어서나 연주에 있어서나 짧고 투박하거나, 휘어져 버린 다른 손가락들이 훨씬 중요함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지금과 같은 형태의 손가락들을 갖게 된 것도 필요하고 우월한 유전자를 자연이 선택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아니었다면 길고 쭉쭉 뻗은 가운뎃손가락으로만 열 개 선택해서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그런데 왜 우리 모두는 가운뎃손가락이 되고 싶어 할까? 가운뎃손가락이 되기 위한 교육과 경쟁은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마트에서 보이는 애호박을 꽉 조인 플라스틱 비닐이 포장이 아닌, 원하는 모양으로 성형하기 위한 틀이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달걀형 피아노학원과 마트의 애호박, 그리고 현대시대 우리의 삶이 문득 교차했다. 직접 텃밭에서 토마토나 호박 하나라도 재배를 해 본 사람들은 그들의 색깔이나 생김새를 평가하지 않고 잘 살아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하고 사랑스러워한다.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듯 부모의 자식 사랑은 본능이니 못난이 감자도 이뻐 보일 터다. 한데 마트에 납품하는 판매자 입장에서는 내 자식이 못난이처럼 보일까 봐 걱정일 테고, 마트를 찾은 소비자로서는 못난이보다는 이쁜이에게 손이 갈 테니 우리는 스스로 우리를 성형틀에 가둔다. 드뷔시는 그의 연습곡에 손가락 번호를 기입하지 않고 각자 본인에게 맞는 운지법를 찾아 보라고 적어 놓았다. 연습곡이란 본래 테크닉을 훈련하기 위한 곡이니 손가락 사용과 손 모양의 패턴이 그 목적에 맞게 정해진 채로 유도되는데, 드뷔시는 이를 거부하고 각자 손의 생김새와 고유의 테크닉을 인정하고 자유롭게 직접 만들어 내도록 권유했다. 손에 움켜쥔 달걀을 깨 버리고,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탐험하고, 타인의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성숙한 자세를 가지기를 원한다.
  • 부귀영화를 부르는 모란, 과연 ‘왕의 꽃’이로구나

    부귀영화를 부르는 모란, 과연 ‘왕의 꽃’이로구나

    풍성하고 화려한 자태로 부귀와 영화를 상징하는 꽃, 모란. 봄의 절정인 5월에 짧게 피었다 지는 모란이 때아닌 한여름에 활짝 피었다.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리는 ‘안녕, 모란’ 전에서다. ‘꽃의 왕’으로 불리는 모란이 ‘왕의 꽃’으로 사랑받으며 조선왕실 일상 곳곳에 스며들었던 흔적들을 모란도 병풍, 혼례복, 그릇, 가구 등 120여점의 유물로 만날 수 있다. 모란은 삼국시대에 중국에서 전래했다. 신라 진평왕(579~632) 시기 당나라 태종이 모란 그림과 모란씨 석 되를 보내왔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당나라에서 크게 유행했던 모란 무늬는 고려시대 도자와 직물 등에 장식적인 기능과 길상의 의미로 쓰였으며, 조선시대에 이르러 궁중 안팎에서 풍요와 평안의 상징으로 각별히 애용됐다.전시는 모란을 가꾸며 글과 그림으로 즐겼던 문인들의 전통과 조선왕실 생활공간 및 혼례·흉례 등 각종 의례에 깃든 모란 무늬의 의미를 다채롭게 살핀다. 가장 먼저 마주하는 풍경은 모란이 핀 정원이다. 전시장 옆에 위치한 별도 공간을 정원처럼 꾸며 꽃과 수풀 사이에 모란 그림들을 배치했다. 모란 그림을 많이 그려 ‘허모란’으로 불렸던 허련(1809~1892)의 모란 화첩을 비롯해 심사정, 강세황, 신명연 등 18~19세기 문인화가들의 모란 그림을 모았다. 전시장 안에 은은하게 퍼지는 향기는 모란향이다. 올봄 창덕궁 낙선재에 모란이 만개했을 때 향을 포집해 향수로 제작한 것이다. 김충배 국립고궁박물관 전시홍보과장은 “관람객에게 위안과 휴식을 주는 힐링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부귀영화를 기원하는 왕실의 바람은 나전 가구, 화각함, 청화백자, 자수 등 다양한 궁중 공예품에 새겨진 모란 무늬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봉황, 나비, 공작, 괴석, 복숭아 등 다른 무늬들과 어우러져 한층 풍성한 의미를 전달하는 모란 무늬 유물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그중에서도 왕실 혼례복에 깃든 모란은 압도적인 화려함으로 시선을 끈다. 이번 전시에는 순조의 둘째딸 복온 공주가 입었던 활옷과 창덕궁에서 전해 내려오는 궁중 활옷 등 혼례복 두 벌이 나왔다. 창덕궁 활옷은 장기간 보존 처리를 거쳐 처음 공개되는 유물이다. 활옷 안에 1880년대 과거시험 답안지가 심지로 사용된 사실이 밝혀져 제작 연대 추정이 가능해졌다. 혼례복을 배치한 전시장 삼면에 미디어아트로 모란 무늬가 꽃비처럼 내리는 장면을 연출해 몰입감을 높였다. 왕실은 흉례에도 모란을 활용했다. 흉례의 모든 절차마다 모란도 병풍을 둘러 망자의 평안과 왕실의 번영을 염원했다. 전시에 소개된 모란도 병풍들은 국립고궁박물관의 대표 소장품이기도 하다. 왕의 어진을 모시는 선원전을 재현한 마지막 공간은 왕실과 모란의 관계를 함축적으로 보여 준다. 사전 예약과 현장 접수로 시간당 60명, 하루 630명까지 관람할 수 있다. 10월 31일까지.
  • 태릉골프장·창동차량기지 개발 “첨예한 갈등, 대안 제시하겠다”

    태릉골프장·창동차량기지 개발 “첨예한 갈등, 대안 제시하겠다”

    서울 노원구는 서울 속에 높은 산과 너른 녹지를 보유하고 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취임 초기부터 주민에게 자연 속 치유를 제공하는 문화도시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그런데 ‘광역단체급’ 굵직한 현안들이 등장했다. 국토교통부는 군사지역으로 수십년 공개되지 않았던 태릉골프장 부지를 개발해 아파트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상계동 서울교통공사 창동차량기지 부지에 돔 야구장을 포함한 상업시설 건립을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다. 오 구청장은 국토부, 서울시와 주민 사이에서 상충되는 조건을 조율하는 조정자로 나서게 됐다. 지난 8일 만난 오 구청장에게선 조정자 역할의 무거움을 잘 알며,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생각이 엿보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태릉골프장 관련해서 가장 먼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구지정 시점이 다시 내년으로 미뤄졌다는데 구 입장은 달라진 게 없는지. “태릉골프장은 주민에겐 ‘그림의 떡’이었다. 노원에 있는지도 모르는 주민이 많았다. 가뜩이나 아파트 과밀 지역인데, 그런 땅에 갑자기 정부가 또 아파트를 짓겠다고 하는데 주민이 찬성할 리 없다. 규모가 30만㎡ 넘으면 지구단위 계획 정책 수립 권한은 구는 물론 서울시에도 없다. 태릉이 80만㎡이다. 권한은 오롯이 정부에 있다. 반대만 했다간 주민 의사에 반하는 계획이 그대로 실현될 것 같았다. 짓는 건 인정하되 개입해서 공원이나 단지 배치 등 확보할 것은 확보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속수무책 당하고 나중에 ‘반대만 했지 대안 제시를 안 했다’는 소리를 들어선 안 되니 대안을 제시한 거다. 1만 가구면 닭장에 살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절반으로 줄여 달라 했다. 주민에게 대규모 공원을 달라 했다. 25만㎡ 규모의 공원을 확보했다. 여의도공원보다 큰 규모다. 교통대책 수립해 달라고 했다. 안 그래도 고질적인 교통문제, 대규모 아파트단지 또 들어오면 더 악화된다. 임대와 분양 비율도 조정을 요청하는 등 아직 협상 중이고, 일부 합의된 부분도 있다.” ●지상 바이오단지·지하 쇼핑몰 절충안도 있어 -창동차량기지 개발 관련 앞으로 계획을 좀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달라. “창동차량기지와 운전면허시험장 부지 면적은 24만 6000㎡에 이른다. 구는 주민 의견을 반영해 이곳을 세계적 바이오메디컬 산업단지로 조성하길 원한다. 서울대병원 등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바이오 관련 연구소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인근 창동에 케이팝 전용 공연장까지 들어서면 국내 관광객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문화공연과 의료관광이 함께 가능해지는 시너지 효과도 기대한다. 계획대로라면 바이오 메디컬 단지뿐 아니라 호텔 등 상업시설들도 들어서 일자리 약 8만개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11월 서울대병원과 산업단지 조성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바이오메디컬 산업단지 조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최고 수준의 병원 유치다.” -오 시장 입장과 다소 다른 것 같은데. “오 시장 선거 당시 공약은 바이오메디컬단지 조성을 백지화하겠다는 게 아니라 ‘돔구장과 쇼핑몰, 바이오메디컬 시설’ 3가지를 함께 짓겠다는 걸로 안다. 고급스러운 문화생활 인프라 확충과 항구적이고 자생적인 일자리 창출의 필요성에 대한 주민들의 욕구를 반영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안다. 문화생활인프라 기능은 창동차량기지가 아니더라도 광운대 역세권, 창동역 일대 ‘서울아레나’ 등이 충분히 할 것으로 본다. 노원이 베드타운에서 벗어나 자족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는 점에 오 시장도 동의하는 만큼 이견을 조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오 시장을 만났다. 시장도 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했다. 지상은 바이오단지, 지하는 쇼핑몰 등 절충하는 방안도 있다. 돔 야구장은 철회를 기대하지만 결정은 안 됐다. 어쩌면 지상에 바이오단지와 함께 모두 구축할 수도 있지 않을까. 어쨌든 주민에겐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고 강력히 말했다. 업무파악이 마무리되면 조만간 결론을 낼 것 같다.”●마스크 대란 극복 노하우 해외 언론에 소개 -코로나19 대응이 1년이 넘었는데 여러 순간이 기억날 것 같다. “처음으로 전 주민에게 마스크를 2장씩 나눠 준 게 기억난다. 그건 사실 전설적인 얘기다. 초기에 마스크 대란이 일어난 시기에 100만장을 구해서 전체 주민에게 두 장씩 나눠 줬다. 그 뒤 주민 600여명이 면 마스크를 3만 6000장 만들어서 저소득층에게 주기도 했다. 그거 정말 ‘예술’ 아니냐. 자원봉사와 국난 극복 전형으로 해외 언론에 소개됐다. 백신 접종을 돕는 ‘백신의병단’ 모집에도 20분 만에 100명 모두 모였다.” -타 구에서 배워 간 노원만의 특색 있는 정책은. “어르신들을 위한 ‘야간 무더위 쉼터’다. 2018년 여름은 사상 최고의 폭염과 사투를 벌이던 때다. 특히 전기 요금이 아까워 에너지 사용을 꺼리는 홀몸 어르신 등 취약 계층은 더했다. 밤잠을 못 자고 나와 있는 어르신들을 보며 생각한 게 구청 대강당을 활용한 야간 무더위 쉼터다. 모든 언론이 주목했고, 당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구청을 방문해 현장을 보고는 이듬해 전국으로 확대했다. 맞벌이 가정의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을 위한 ‘아이휴 센터’도 마찬가지다. 부모가 퇴근하는 저녁 늦게까지 돌봐줘 학부모들로부터 큰 인기다. 서울시가 벤치마킹해 ‘우리키움센터’라는 이름으로 서울 전체를 권역별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그 원조가 바로 노원구의 아이휴 센터다. 맞벌이로 아이의 병원진료 동행이 어려운 부모 및 보호자를 대신한 ‘아픈 아이 병원동행 서비스’도 2019년 전국 최초로 시행했다.” ●日·유럽까지 가서 좋은 정책 벤치마킹 -3년간의 소회를 듣고 싶다. “정말 밤낮으로 열심히 달려왔다. 1년 반은 어찌 됐든 업무파악하고 지역 구석구석 기관, 단체 간담회하고 점심, 저녁에 주민, 단체들 만나고 여러 좋은 정책 배우기 위해 33개 도시 가서 벤치마킹하고 유럽, 일본, 중국도 틈틈이 가서 좋은 시설 많이 보고 듣고 그렇게 지났다. 나머지는 코로나19 대비하고 조치하고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일에 전력투구해 왔던 1년 반이다. 코로나19 진정 뒤 주민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드리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를 구상하고 계획하고 있다.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 소중하고 뿌듯한 시간이었다. 벌여 놓은 일 마무리하면서 체감되는 정책, 미래 준비 게을리하지 않고 속도와 성과를 내겠다.” -남은 1년 계획은. “노원의 미래 먹거리를 위한 일자리 단지 사업 계획을 확정하는 게 큰일이다. 바이오단지에 어떻게, 어떤 병원을 유치할 것인지. 대강 큰 그림은 남은 1년 임기 내에 다 그리고 확정해야 할 것이다. 그런 뒤에 민선 8기로 넘어가야 한다. 광운대 역세권 개발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하고 백사마을(중계동 104번지) 철거민들 판자촌 개발이 확정됐는데 차질 없이 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당고개 뉴타운 재개발은 잘 가고 있는데 6개 구역 중 잘 안 돼 가는 구역을 챙기는 것도 큰 숙제고 중요한 일이다. 기왕 만들어 놓은 힐링타운, 명소 잘 관리·운영하고 업그레이드할 부분은 하고, 아직 시작하지 못한 수락산 힐링타운 조성은 올해 시작하고 2년 걸릴 건데 설계 행정절차 등 챙겨 보겠다. 그런 일들을 모두 잘 마무리하고 싶다. 또 코로나19 때문에 ‘문화도시’ 공약 가운데 아직 못 지키고 중단된 부분을 1년 동안 좀 해보고 싶다. 공연이나 좋은 전시를 통해 문화지수를 높이는 부분, 해보고 싶은 일이다.” -주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처음 자연·문화 슬로건 걸었을 때 주민들이 많이 낯설어했는데 3년 되니 이해해 주신다. 믿고 따라와 주셔서 고맙다. 반대하고 비판하셨으면 지금까지 힘있게 못 왔을 텐데 믿고 힘 실어 주셔서 좋은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옳다고 칭찬해 주셔서 방향을 잘 잡았구나 생각한다. 만들어 놓은 것들 소중히 잘 이용해 주시고 불편한 점 말씀해 주시면 개선하겠다. 구청 일에 관심과 참여를 하면 아무래도 좋아질 수밖에 없다. 공무원들이 신경을 쓰게 되고, 이익은 오롯이 주민에게 돌아간다. 지금처럼 열정 갖고 참여해서 노원의 가치가 상승할 수 있게 응원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 아베도 안 가는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중도 취소 배제 안 해”

    아베도 안 가는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중도 취소 배제 안 해”

    日언론 “유치 이끈 아베 개막식 참석 보류”반대에도 개최 고집해 놓고 발 빼는 듯조직위, 확진자 급증 땐 취소 논의 가능성일왕, 반대 여론 의식 개막사 ‘축하’ 뺄 듯도쿄올림픽 개막을 코앞에 두고 개최지인 도쿄도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3000명 가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최악의 전망이 나오면서 올림픽이 중도에 취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일본 내 반대 여론을 의식해 일왕의 개막사에는 ‘축하’라는 일본어 단어가 사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토 도시로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지난 20일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확진자 증가로 올림픽이 취소될 가능성에 대해 “감염자 수를 주시하고 있고 그런 상황(확진자 급증)이 오면 그때 (취소 가능성에 대해)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도쿄올림픽조직위,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등으로 구성된 5자 회담을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다시 열기로 한 만큼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 올림픽 취소 논의도 이뤄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3000명대로 도쿄올림픽 개막이 다가올수록 폭증하는 상황이다. 21일 도쿄도의 코로나19 모니터링 회의에서는 도쿄올림픽 기간인 다음달 3일쯤 도쿄도의 신규 확진자 수가 2600명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선수가 나오기 시작한 선수촌의 상황도 갈수록 심각하다. 교도통신은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칠레 여자 태권도 대표 페르난다 아기레 선수가 경기에 기권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입국 후 올림픽 출전을 포기한 선수로는 처음이다. 이처럼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대회 명예총재인 나루히토 일왕이 하려던 개막식 일본어 개막선언에서 ‘축하’라는 표현이 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이 밖에도 개회식 음악감독이었던 오야마다 게이고가 학창 시절 장애인 동급생에게 가혹행위를 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 19일 사퇴한 데 이어 도쿄올림픽 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던 인기 그림책 작가 노부미도 과거 선생님을 따돌린 사실이 밝혀져 20일 사퇴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세계 각국 정상이 일본 방문을 꺼리면서 23일 열리는 개막식도 썰렁한 분위기 속에 열릴 전망이다. 특히 도쿄올림픽 유치의 주역인 아베 신조 전 총리가 개막식 참석을 보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NHK가 밝혔다. 무관중 개최라는 점을 고려했다고는 하지만 올림픽 개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최고 등급 후원사인 도요타 자동차 등 주요 기업들이 개막식 불참 의사를 밝히자 아베 전 총리도 발을 빼려는 것으로 보인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해 3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합의해 대회를 1년 연기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 “도쿄올림픽 중도 취소 배제 안 해”… 일왕 개막사서 ‘축하’ 뺄 듯

    “도쿄올림픽 중도 취소 배제 안 해”… 일왕 개막사서 ‘축하’ 뺄 듯

    조직위, 확진자 급증 땐 취소 논의 가능성일왕, 반대 여론 의식 개막사 문구 바꿀 듯 확진 판정받은 칠레 女 태권도 선수 기권행사 관련자 ‘이지메’ 전력에 잇단 사퇴 각국 정상 참여 저조… 질 바이든은 확정 도쿄올림픽 개막을 코앞에 두고 개최지인 도쿄도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3000명 가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최악의 전망이 나오면서 올림픽이 중도에 취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일본 내 반대 여론을 의식해 일왕의 개막사에는 ‘축하’라는 일본어 단어가 사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토 도시로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지난 20일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확진자 증가로 올림픽이 취소될 가능성에 대해 “감염자 수를 주시하고 있고 그런 상황(확진자 급증)이 오면 그때 (취소 가능성에 대해)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도쿄올림픽조직위,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등으로 구성된 5자 회담을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다시 열기로 한 만큼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 올림픽 취소 논의도 이뤄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무토 사무총장은 “감염 사례가 증가하거나 감소할 수 있는 만큼 상황이 발생하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시 고민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3000명대로 도쿄올림픽 개막이 다가올수록 폭증하는 상황이다. 21일 도쿄도의 코로나19 모니터링 회의에서는 도쿄올림픽 기간인 다음달 3일쯤 도쿄도의 신규 확진자 수가 2600명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선수가 나오기 시작한 선수촌의 상황도 갈수록 심각하다. 교도통신은 21일 확진 판정을 받은 칠레 여자 태권도 대표 페르난다 아기레 선수가 경기에 기권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입국 후 올림픽 출전을 포기한 선수로는 처음이다.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대회 명예총재인 나루히토 일왕이 하려던 개막식 일본어 개막선언에서 ‘축하’라는 표현이 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일본 언론은 이 때문에 영문판 개회 선언 문구에 포함된 ‘셀러브레이팅’(celebrating·축하하며)이 일본 정부의 고민거리로 떠올랐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개회식 음악감독이었던 오야마다 게이고가 학창 시절 장애인 동급생에게 가혹행위를 한 사실이 드러나 19일 사퇴한 데 이어 도쿄올림픽 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던 인기 그림책 작가 노부미도 과거 선생님을 따돌린 사실이 밝혀져 20일 사퇴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세계 각국 정상이 일본 방문을 꺼리면서 23일 열리는 개막식도 썰렁한 분위기 속에 열릴 전망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등의 일본 방문이 확정됐다.
  • 칼로 외제차 난도질한 中꼬마…부모 “애 낳으면 내 차 깨라”

    칼로 외제차 난도질한 中꼬마…부모 “애 낳으면 내 차 깨라”

    中초등생, 1억원대 외제차 칼로 파손초등생 부모 적반하장 태도에 ‘공분’ 중국의 한 초등학생이 이웃의 고급 외제차를 파손했지만 오히려 초등생의 부모는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21일 웨이보 등 현지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중국 장쑤성의 한 초등학생이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진 고급 외제차에 칼로 그림을 그리고 차에 올라타 유리창을 밟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속 A양이 파손한 차량은 BMW사의 것으로 100만 위안(약 1억7000만원) 안팎에 판매 중이다. 차량의 주인인 자오 씨는 자신의 차량이 파손돼 있자 인근 CCTV를 확인해 A양의 범행 장면을 포착했다. CCTV 영상 속에는 A양이 사건 당일 킥보드를 타고 주차장으로 가던 중 노란색 BMW를 발견하고 차에 올라가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A양은 칼과 볼펜 등을 이용해 자동차를 훼손시키기 시작했다.자오 씨는 “당시 A양의 부모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그들은 자신의 딸이 차량 전면 유리를 깼다는 주장이 거짓말이라고 오히려 큰 소리를 쳤다”며 “A양의 부모는 ‘11세의 소녀가 어떻게 차량 유리를 훼손할 만큼 힘이 있느냐. 배상 책임을 질 수 없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차량 주인은 CCTV 영상을 근거로 A양의 부모를 다시 찾아가 배상 여부를 논의하려고 했다. 하지만 A양의 부모는 사과는 커녕 “너도 나중에 아이를 낳을 것이 아니냐. 그때 너도 네 아이를 데리고 와서 내 차 유리를 깨면 된다. 배상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한편 A양은 14세 미만 어린이라 처벌이 어렵기 때문에 차 주인은 그의 부모에게 수 천만 원 상당의 비용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 윤석열은 ‘인스타’ 최재형은 ‘페이스북’…너도나도 SNS 정치

    윤석열은 ‘인스타’ 최재형은 ‘페이스북’…너도나도 SNS 정치

    정치신인들의 SNS ‘소통정치’윤석열 페북 이어 인스타그램최재형 생애 첫 페이스북 개설야권 대선주자로 나선 정치 신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연이어 SNS를 개설하며 친근한 ‘소통 정치인’ 모습을 강조했다. 출마선언 직후 페이스북을 개설했던 윤 전 총장은 21일 인스타그램 계정을 추가로 열었고, 같은날 최 전 원장은 페이스북 계정을 공개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페이스북 계정을 열고 첫 게시물로 ‘퍼머’를 하는 사진을 올리며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최 전 원장은 페이스북에 “생전 처음으로 SNS계정을 열었다. 낯설고 어색한데.... 어젯밤 아들에게 속성으로 배웠다”면서 “정치는 메시지라고들 하던데, 앞으로 제가 가진 생각을 직접 국민께 말씀 드리고 페친(페이스북 친구)분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수렴하겠다”고 했다. ‘페북오픈’, ‘난생처음’, ‘아들찬스’, ‘헤어스타일변신’ 등의 해시태그를 달기도 했다. 곧이어 최 전 원장이 탁구를 치는 짧은 영상을 올리고는 ‘최재형탁구’, ‘대한민국화이팅’이라고 해시태그를 달았다.윤 전 총장 측은 이날 인스타그램 계정을 추가로 공개했다. 자기소개란에는 ‘윤석열입니다 ㅇㅅㅇ’라고 이모티콘을 사용해 친근함을 강조했다. 계정에는 최근 현장 행보로 광주와 대구를 방문했던 사진 3건을 게시했다. 특히 대구에서 만난 한 어린이가 윤 전 총장에 선물한 그림 사진을 올렸다. 윤 전 총장의 별명인 ‘엉덩이 탐정’을 그린 아이의 스케치북에 윤 전 총장은 ‘정준이의 꿈을 아저씨도 믿어줄게!! 윤석열’이라고 적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여기는 중국] 11세 소녀의 황당한 ‘묻지마 슈퍼카 파손’…부모는 적반하장

    [여기는 중국] 11세 소녀의 황당한 ‘묻지마 슈퍼카 파손’…부모는 적반하장

    철부지 초등학생의 장난으로 고급 외제차 주인이 거액의 피해를 입은 사연이 알려졌다. 중국 장쑤성 난징시 관할 공안국에 따르면 올해 11세 여학생 A양은 난징시 소재 모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세워진 고급 외제차에 칼로 그림을 그리고 올라 타 밟으면서 차량 앞 유리창 전면을 깨뜨린 혐의다. A양이 파손한 차량은 BMW사의 것으로 시가 100만 위안(약 1억7000만원) 안팎에 거래된다. A양의 소행은 사건 이틀 후 차량 소유자 자오 씨가 인근 CCTV에 촬영된 영상을 확인하면서 밝혀졌다. 출장 후 집에 돌아온 차주 자오 씨는 차량 전면 유리가 부서지고, 칼로 고의로 그은 흔적을 발견한 후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찾아 범인을 색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차장 CCTV에 담인 영상 속 A양은 사건 당일 킥보드를 타고 주차장을 이동하던 중 자오 씨의 노란색 BMW를 발견한 뒤 차량에 다가오는 장면이 그대로 담겨있었다. 평소 좀처럼 구경하기 힘든 노란색 차량을 발견한 A양은 호기심에 자동차에 다가가 황당하게도 훼손을 시작했다. A양은 소지했던 칼과 볼펜 등으로 차량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A양이 칼로 그으며 그림을 그리면서 자오 씨의 차량 전면은 칼 자국이 심하게 패인 상태가 됐다.아이는 여기서 만족하지 못했는지, 곧장 자오 씨의 차량 전면에 올라탔다. 차량에 오른 A양은 발을 구르고 두 주먹으로 유리창 전면을 치는 동작을 반복했는데, 이 행동으로 자오 씨의 차 앞 유리창이 깨지고 훼손됐다. A양의 이같은 기이한 행동은 차주의 유리창 전면이 모두 깨진 후에야 끝이 났다. 주차장에 또 다른 차량이 진입하자 A양은 그제야 파손 행위를 멈추고 유유히 사라졌다. 자오 씨를 더 화나게 한 것은 영상 속 A양이 차주의 차량을 모두 훼손한 뒤 손을 흔들면서 사라지는 장면이었다. 차주가 곧장 그의 부모에게 A양의 소행을 알리고 배상 여부를 상의했으나 돌아온 건 적반하장의 대응이었다고 밝혔다. 자오 씨는 “당시 A양의 부모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그들은 자신의 딸이 차량 전면 유리를 깼다는 주장은 허무맹랑한 거짓말이라고 오히려 큰 소리를 쳤다”면서 “11세의 소녀가 어떻게 차량 유리를 훼손할 만큼 힘이 있겠느냐고 오히려 반문했다. 때문에 그에 따른 배상 책임을 질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했다. 더욱 자오 씨를 화나게 한 것은 CCTV 영상을 근거로 A양의 부모에게 배상 여부를 논의했을 때였다. A양의 부모는 자오 씨에게 “너도 나중에 아이를 낳을 것이 아니냐”면서 “그때 너도 네 아이를 데리고 와서 내 차 유리를 깨면 된다. 배상할 수 없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며 자오 씨는 분개했다. A양의 고의적인 훼손으로 자오 씨의 차량은 심각하게 파손됐지만, A양은 처벌받지 않을 전망이다. 형사 처벌이 불가능한 만 14세 미만의 어린이기 때문이다. 다만 차주는 A양의 행동으로 차량이 심하게 파손됐다는 점에서 그의 부모에게 수 천만 원 상당의 비용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은 현지 언론을 통해 보도된 직후 순식간에 온라인 상에서 핫이슈로 떠올랐다. 현지 누리꾼들은 “A양의 부모가 저런 상태라서 아이도 제대로 교육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차주는 망설이지 말고 모든 법적 책임 규정을 동원해서 A양의 부모에게 사건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번 기회에 A양도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서 새 사람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서로에게 좋을 것”이라고 했다.
  • 순종과 이토 히로부미가 동격… ‘참 무엄한’ 그림엽서 찍은 日

    순종과 이토 히로부미가 동격… ‘참 무엄한’ 그림엽서 찍은 日

    한국학중앙연구원은 20일 일제강점기 한국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그림엽서 6763점을 ‘한국학진흥사업 성과포털’을 통해 일반에 공개했다. 그림엽서는 한중연 한국학진흥사업단 지원을 받은 신동규 동아대 교수 연구팀이 수집했다. 엽서의 주제는 역사·정치·경제·사회·문화·풍속·관광·문학 등으로 다양하다. 성과포털(waks.aks.ac.kr)에서 검색하면 자료 명칭, 발행 지역, 일자, 발행처 정보와 간단한 설명문을 볼 수 있다. 예컨대 ‘개원 및 한일 신협약 기념엽서’는 1907년 7월 고종 황제의 양위로 황제에 오른 순종 황제와 이토 히로부미 통감의 사진을 게재했다. 이 엽서에 표시된 동북아 지도에는 한반도와 일본, 대만을 진한 물감으로 칠해 일본의 영역이라는 것을 표시했다. ‘일본 황태자 전하 한국 행계 기념’ 엽서는 1907년 일본 다이쇼 황태자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서울에서 영친왕 이은 등과 찍은 기념사진을 엽서로 제작한 것이다. 한중연 관계자는 “일제강점기 엽서 대부분은 일제가 왜곡된 시선으로 정책을 선전·홍보하는 데 활용됐다”며 “일제가 식민지배를 어떻게 합리화했는지 알 수 있고, 현재 일본에서 이뤄지는 역사 왜곡을 반박할 근거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우표엔 나라 역사·특징 고스란히… ‘별자리’ 포함 100여건 디자인”

    “우표엔 나라 역사·특징 고스란히… ‘별자리’ 포함 100여건 디자인”

    쌍둥이자리·황소자리 등 황도 12궁과 사계절을 대표하는 백조자리·목동자리 등 밤하늘 별자리가 양 손바닥만 한 우표첩에 담겼다. 아름다운 밤하늘에 수놓인 별자리가 우주의 신화를 속삭이는 듯하다. ‘밤하늘 별자리 이야기’란 우표를 디자인한 사람은 우정사업본부 신재용 우표디자인실장이다. 2003년 공개경쟁채용으로 입직해 19년째 우표를 만들고 있다. 지금까지 디자인한 우표가 100여건에 이른다. 20일 인사혁신처 협조로 서울신문과 만난 신 실장은 “우표는 그 나라의 역사와 특징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작지만 큰 그릇”이라고 소개했다. 우정사업본부는 국가행사, 인물, 문화, 역사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매년 20건 이상의 우표를 발행하고 있다. 우표만 봐도 그 나라를 알 수 있으니, 가로세로 2~4㎝ 크기의 작은 박물관인 셈이다. 우표 하나를 디자인하는 데는 보통 2개월이 걸린다. 한 번 발행하면 되돌릴 수 없어 자료 조사부터 인쇄까지 작은 오류도 허용되지 않는다. 대다수 우표가 기획 단계에서 디자인 완료 시점까지 자료 조사와 전문가 자문을 거쳐 제작된다. 가령 항공기 관련 우표를 만들 때는 어떤 종류의 항공기를 디자인할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협의하고 자료를 받아 복수의 시안을 만든 뒤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한다. 올해는 공중곡예기 T50B(블랙이글), 기동헬기 KUH1(수리온), 군단무인기 RQ101(송골매) 등을 담은 ‘한국의 항공기’ 세 번째 시리즈 우표를 발행했다.그가 가장 아끼는 ‘밤하늘 별자리 이야기’ 우표는 완성까지 3개월이 걸렸다. 실제 밤하늘 사진을 활용해 별자리 포인트를 찾을 수 있도록 섬세하게 기획했는데, 별자리에 대한 이론이 각각 달라 정답을 찾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한국천문연구원과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의 의견을 묻고 여러 명의 검수까지 거쳤다. 우표첩에는 별자리의 모양과 그에 얽힌 간략한 이야기도 소개했다. 이 우표를 실제로 보면 머리 위로 별이 쏟아지는 듯 몽환적인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우표에 쓰이는 이미지는 되도록 직접 구하거나 촬영한다. ‘한국의 명산’ 우표 관련 촬영차 지리산에 갔을 때는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하루 동안 산에 고립된 적도 있다. 신 실장은 “우표는 작은 한 장의 이미지로 보여지는 것이 전부여서 주제와 가장 근접한 디자인 소재를 구하려고 발품을 들인다”고 말했다.2010년에 발행한 뽀로로 우표도 그의 대표작이다. 신 실장이 입직한 2000년대만 해도 대부분 한국의 전통 등 진중한 소재로 우표를 제작했다. 미국의 미키마우스처럼 한국에도 훌륭한 캐릭터가 많은데 널리 알려지지 않아 신 실장은 한국의 캐릭터를 주제로 우표를 만들고 싶었다. 그는 “매번 캐릭터 우표 기획안을 올렸는데 우표 소재로는 너무 가볍다고 퇴짜를 맞곤 했다. 그러다 ‘뽀로로’로 첫 캐릭터 우표를 만들었고 순식간에 매진됐다”고 했다. 이후 뽀로로 캐릭터 회사(아이코닉스) 최종일 대표는 예능 프로그램인 ‘무릎팍 도사’에 출연하기도 했다. 신 실장은 “훗날 식사 자리에서 아이코닉스의 캐릭터 담당자가 ‘뽀로로 캐릭터의 가능성을 알게 됐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신 실장은 ‘펭수’ 등 다양한 캐릭터를 활용한 우표도 만들고 싶다고 했다. 매해 발행하는 우표는 발행 심의를 거쳐 상반기 중 결정된다. 올해는 21건이 계획돼 있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때는 일명 ‘김연아 우표’로 불리는 선수들의 사진을 넣은 우표를 만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활동 중인 인물의 우표를 잘 만들지 않는 추세다. 신 실장은 “인간복제배아 줄기세포 배양 성공 특별 우표를 만들었는데 2005년 황우석 박사 줄기세포 사건이 터져 판매를 취소한 적이 있다. 그만큼 우표의 주제를 잡는 게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시대가 변하며 우표를 디자인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신 실장이 입직할 때만 해도 디자이너들이 붓으로 직접 그림을 그려 우표를 제작했다. 지금은 거의 모든 디자인 작업을 컴퓨터로 한다. 신 실장의 자리에는 지금도 붓과 팔레트가 있다.우표를 인쇄할 때는 금·은박, 특수잉크, 돋을무늬를 만드는 엠보싱 등 다양한 기법을 동원한다. 사각형 일색의 우표 모양도 삼각형, 원형으로 다양해졌고 종이가 아닌 실크에 인쇄하기도 하는 등 고급스러워졌다. 때로는 우표를 놓고 다른 국가와 자존심 대결을 하기도 한다. 신 실장은 “수교 기념일을 맞아 상대국과 공동 우표를 발행하기도 한다. 대체로 자국에서 발행할 우표를 각각 디자인하는데, 간혹 한국의 디자인 수준을 믿지 못하고 경쟁을 제안하는 나라가 있다. 독일이 그런 경우였다”고 소개했다. 신 실장은 한국의 대표로서 자존심을 걸고 우표 시안을 만들었다. 결국 신 실장의 디자인이 채택돼 그의 그림으로 양국이 수교 기념 공동우표를 발행했다. 우표디자이너라고 직업을 소개할 때마다 “아직도 우표를 만들어?”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고 한다. 신 실장은 “한국은 정보기술(IT) 발달이 빨라 아날로그적 문화가 더 빨리 쇠퇴한 것 같다. 우표 사용량, 우표가 문화적 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이 다른 나라보다는 미흡한 게 사실”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해외에는 여전히 우표를 실생활에서 활용하는 나라가 많고, 가까운 일본만 해도 우리보다 2배 많은 우표를 발행한다. 한국의 우표는 신 실장을 비롯해 우표디자인실 디자이너 6명이 만든다. 채용될 때 실기시험을 통해 실력을 검증받은 이들이다. 신 실장은 “모든 작업이 컴퓨터로 이뤄지기 때문에 프로그램 운용 능력도 중요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드로잉이나 페인팅 실력이 없다면 컴퓨터를 다루는 능력도 무용지물”이라며 “우표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면 그림 그리는 실력을 쌓고 수작업한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연필로 편지를 써 우표를 붙이고 편지를 받을 상대를 생각하며 우체통에 넣는 감성이 사라졌고, 편지를 쓰는 르네상스 시대가 다시 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외국에 한국의 문화를 선보일 수 있는 상징물이자 기념물로 우표라는 의미 있는 매개체가 있다는 점을 기억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 원하는 과목 고르고, 꿈 키우고…이젠 학생이 교실의 주인입니다

    원하는 과목 고르고, 꿈 키우고…이젠 학생이 교실의 주인입니다

    미래교육의 나침반이 될 ‘2022 개정교육과정’은 학생 개개인의 ‘자기 주도성’을 이끌어 내는 교육 체제의 대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고교학점제’로 대표되는 ‘학생 개별 맞춤형 교육과정’이 본격화되며 급변하는 사회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미래 역량’이 강조된다. 교육부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 일반 시민 등이 참여하는 ‘대국민 공론화’를 통해 차기 교육과정의 밑그림을 그릴 계획이다. 서울신문은 미래교육을 한발 앞서 구현하고 있는 학교들의 사례를 통해 차기 교육과정이 가져올 교육의 변화를 두 차례에 걸쳐 내다본다.“초등학생에게도 선택과목이 있다면 어떨까?” 경남 양산 가남초등학교는 2019년 학생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배울지’ 스스로 선택하도록 하는 실험을 시작했다. 국어, 수학, 과학, 미술 등 각 교과의 내용을 심화해 놀이와 체험으로 배우는 ‘교과 선택활동’이 그중 하나다. 지난해 2학기 4학년 학생 21명은 자신의 마음을 글과 삽화로 표현해 ‘나만의 그림책’을 만들었다.(국어·미술) 6학년 학생 20명이 참여한 ‘무인도에서 살아남기’ 수업에서는 무인도에서 식수를 얻고 전구에 불을 켜는 등 온갖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다.(과학·실과) 3~6학년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수업은 학년별로 6~7개에 달했다. 일회성 수업이 아닌 16차시의 ‘장기 프로젝트’다.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을 원하는 방법으로 탐구하도록 합니다. 학생들은 스스로 선택한 과제를 끝까지 수행하려 노력하죠.” 안은진 가남초 부장교사는 “정해진 것을 배울 때보다 더 큰 성취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가남초는 올해로 3년째 ‘SRC 선택활동’을 운영해 오고 있다. ‘교과’(Subject)와 ‘관계주제’(Relation), ‘진로’(Career)의 머리말을 따 ‘맞춤형 선택 학습’을 추구하는 가남초만의 교육과정이다. ‘관계주제 선택활동’에서는 소통과 공감, 배려, 협동과 같은 역량을 학생들 저마다의 경험과 연관지어 성찰한다. “부모와 친구, 형제·자매 간 갈등 중 한 가지 상황을 선택해 해결 방법을 찾기” 같은 주제를 다룬다. 학생들이 선택하는 건 ‘무엇을 배울지’에 국한되지 않는다. ‘자기소개를 그림 또는 마인드맵으로 할지’, ‘나의 어떤 재능을 친구들과 나눌지’ 등 학습의 모든 과정에서 고민하고 결정한다. 안 교사는 “배움의 내용이 학생들 개인의 삶과 맞닿아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신을 이해하고 관리해 나가는 역량을 키워 나간다”고 말했다. ‘진로 선택활동’에서는 적성검사 등을 통해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직업체험과 직업 탐색, ‘꿈멘토’ 특강을 거치며 꿈을 구체화한다. 학생들이 스스로 배움을 만들며 성장해 온 과정은 ‘행복한 꿈자람 이야기’라는 카드에 차곡차곡 기록된다. 안 교사는 “중·고등학교에 비해 초등학교는 학생 개개인의 흥미와 적성에 맞춰 배움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다”면서 “학생들이 자율성과 선택권을 발휘할 때 배움의 즐거움도 커진다”고 강조했다.●“다양한 꽃처럼 존중해 줘야 선진국형 교육” “각기 다른 꽃이 피어나는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게 미래 교육입니다.” 홍원표 연세대 교육학과 교수는 “다양한 꽃을 동일한 잣대로 비교하고 서열화하는 교육은 선진국형 교육이 아니다”라면서 “개인의 행복에 대한 관심이 커진 시대에는 개인의 흥미와 특성, 배움의 속도를 존중하는 교육 체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습의 개념을 ‘학생’을 중심으로 재설정하려는 움직임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2022 개정교육과정 역시 ‘학생 개개인의 성장’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학생들의 개별성과 다양성을 존중하고 저마다의 진로와 적성, 학습 속도와 맞물린 ‘맞춤형 교육’으로의 변화를 지향한다. 이 같은 변화의 정점에는 2025년 고등학교 1학년부터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가 놓여 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지망하는 진로에 맞춰 다양한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고 학점을 취득해 졸업하는 제도다. 권오현 서울대 독어교육과 교수는 “고교학점제는 자신이 잘하는 것과 도전해 보고 싶은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며, 그에 맞춰 교육과정을 스스로 ‘디자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핵심은 과목 선택권 보장… 자원 확대 필요 한발 앞서 고교학점제를 도입한 학교들은 학생들이 스스로 교육과정을 설계하도록 돕는 ‘코디네이터’ 역할에 주력한다. 2018년부터 고교학점제를 운영해 온 대구 다사고등학교는 신입생들이 입학하기 전부터 진로 탐색의 기회를 제공한다. 입학 전 2월에 실시되는 ‘진로 상담의 날’을 통해 학생들은 기본적인 진로 상담을 받고, 이후 지속적인 진로교육을 거치며 3년간의 ‘학업계획서’를 작성한다. 김병연 다사고 부장교사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과목을 선택할지를 놓고 혼란스러워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면서 “진로교사는 물론 모든 담임·부담임이 ‘진로·학업설계 전담 교원’이 돼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온·오프라인을 통해 수시로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는 학생들의 진로상담과 과목 선택, 생활지도까지 학습의 모든 과정을 돕는 ‘교육과정 이수 지도팀’을 만들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학업계획서를 바탕으로 어떤 과목을 선택할지,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는 어떤 활동을 할지 조언해 준다. 수업이 없는 공강 시간에 자기주도 학습을 이어 가는 방법도 알려주며 심리적·정서적 어려움을 보듬는 상담도 진행한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폭넓게 보장하는 게 핵심이다. 다사고는 한 학년에 5학급으로 규모가 비교적 작은 편이다. 대규모 학교에 비해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는 데 불리하다. 그러나 학교는 10명 안팎의 학생들이 선택한 과목이라도 교사 한 명이 서너 과목을 가르치는 수고를 자처하며 최대한 개설한다는 데 뜻을 보았다. 작은 학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학교는 인근 학교와 손을 잡고 울타리를 허물었다. ‘전자회로’, ‘융합독서’, ‘지식재산 일반’과 같은 이색 과목들을 인근 학교에 가거나 온라인으로 수강하는 한편 외부 강사를 초빙하기도 했다. 김 교사는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는 데에 교원 수급 등 자원의 한계가 있다”면서도 “학생들이 자기 주도성을 발휘해 자신만의 교육과정을 설계해 나가는 과정에서 쌓아 가는 역량이 학생의 삶과 사회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자율성 커져… “학부모·학생과 소통 중요” 2022 개정교육과정은 이처럼 학생 개개인을 위한 ‘맞춤형 교육’이 확산되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가 다양한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학교 간의 온·오프라인 공동교육과정과 학교장 선택과목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대학과 기업, 지역사회 등 학교 밖에서의 학습 기회도 늘린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도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구현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발한다. 초·중학교 시기에 쌓아야 할 기초 소양 교육을 강화하면서도 학생들의 필요에 맞춰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재구성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맞춤형 교육은 학교의 자율성 위에서 실현 가능하다. 홍 교수는 “교육과정에서 학교가 결정해야 할 몫이 커진다”면서 “학교와 학부모, 학생 간 소통과 합의를 통한 민주적인 학교 운영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학생을 ‘수동적인 객체’에서 ‘능동적인 주체’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권 교수는 “학부모와 학교, 사회 모두 학생을 ‘스스로 선택하며 성장하는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면서 “교실에서 주인공이 돼 스스로 정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자신감과 행복감 같은 내면의 근육을 어릴 때부터 키워 줘야 한다”고 말했다.
  • 황혼육아 발목 잡힌 할머니…육아휴직 ‘그림의 떡’인 아빠

    황혼육아 발목 잡힌 할머니…육아휴직 ‘그림의 떡’인 아빠

    “손주 보랴, 남편 병수발하랴, 내 인생은 끝나버릴 것 같아요.” 우리 사회가 핵가족화되고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황혼 육아’로 우울증에 빠진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급증하고 있다. 또 아빠들의 육아 스트레스도 커지고 있다. 박순현(68·가명)씨는 지난 2년 동안 세 집을 돌며 생활하느라 본인의 건강은 물론 마음이 망가져 가는 것을 알지 못했다. 당뇨병과 합병증을 앓고 있는 남편 병수발 때문에 딸이 육아와 일 사이에서 종종거리는 걸 알면서도 애써 모른 척했다. 하지만 등·하원 도우미가 네 살짜리 손주를 학대한 사실을 알게 되면서 마음이 흔들렸다. 여기에 허리 통증을 앓는 아흔 노모의 병원 진료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때부터 박씨의 세 집 살림이 시작됐다. 그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서울 양천구의 딸 집에서 손주를 돌본다. 목요일 오후 8시쯤 사위가 퇴근하면 차를 몰고 노모가 있는 충남 당진으로 간다. 토요일에는 경기 평택의 집으로 돌아와 일주일 동안 쌓여 있던 집안일을 하고 이가 성치 못한 남편이 먹을 일주일치 식사와 약 등을 챙겨 놓는다. 박씨는 “세 집 모두 내가 없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 힘이 들어도 참고 견뎌 왔는데, 최근 병원에서 내가 관절염과 우울증이 함께 생겼다는 걸 알게 됐다”며 눈물을 훔쳤다. 아빠들의 육아우울증도 심각하다. 정진혁(40·가명)씨는 육아 때문에 아예 직장을 그만뒀다. 육아휴직을 했던 아내가 복직하면서 13개월짜리 딸을 돌볼 사람이 없었다. 양가 어른들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인 데다 등·하원 도우미 비용이 자신의 월급만큼 들었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으로 일하던 정씨가 육아휴직 이야길 하자 회사 측은 구조조정 이야길 꺼냈다. 그렇다고 정씨보다 월급도 많고 정규직인 아내가 일을 그만둘 수는 없었다. 정씨는 “코로나19로 아이가 어린이집에 안 가는 날이 많은 데다 아내가 야근을 많이 하다 보니 점점 아이와 고립됐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육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주변에 아무도 없고 지역 맘카페도 여자들만 가입할 수 있다 보니 오롯이 혼자 육아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 최인훈 타계 3주기 맞아 미발표 작품집 펴낸다

    최인훈 타계 3주기 맞아 미발표 작품집 펴낸다

    소설 ‘광장’으로 유명한 최인훈(1936~2018) 작가의 타계 3주년을 앞두고 그의 미발표 작품을 모아 유고 작품집을 출간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20일 문학계에 따르면 최 작가의 유족들은 고인이 출간을 생각했으나 발표되지 않은 작품들을 모아 단행본으로 출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발표 작품은 1998년부터 2012년 사이에 쓴 소설, 시, 희곡 등 30여 편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설은 대부분 엽편소설 또는 장편(掌篇)으로 불리는 매우 짧은 분량이다. 대부분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작품들로 알려졌다. 수학 방정식으로만 된 작품, 소설을 단어 단위로 거꾸로 쓴 작품도 있다. 평생 분자생물학과 SF에 관심이 많았던 작가답게 SF와 판타지 요소도 포함된다. 고인은 이들 미발표 작품이 출간된다면 그림책의 형태가 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는 후문이다. 희곡의 경우 인형극으로 상연됐으면 한다는 의사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발표 작품 가운데 육필 원고는 두세 편가량이고 나머지는 모두 고인이 생전에 아들 윤구 씨에게 구술한 것을 타자로 친 원고다. 다만 분량이 적고 내용도 실험적이어서 상업적 출판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유족들은 경기도 고양시에 건립 중인 ‘최인훈 도서관’과 작품집 출간을 연계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 ‘인왕제색도’부터 김환기·이중섭까지…명불허전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인왕제색도’부터 김환기·이중섭까지…명불허전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이 국가에 기증한 예술품인 ‘이건희 컬렉션’의 대표 명작들이 21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동시에 공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을 9월 26일까지 박물관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에서, 국립현대미술관은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을 내년 3월 13일까지 서울관 1전시실에서 펼친다. 앞서 강원 양구 박수근미술관, 대구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등 ‘이건희 컬렉션’을 기증받은 지역 미술관들이 특별전을 열어 흥행 돌풍을 일으킨 가운데 서울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전시도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되는 등 개막 전부터 열기가 뜨겁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기증작 9797건, 2만 1693점 중에서 45건 77점을 선보인다. 이 가운데 지정문화재인 국보와 보물이 28건이다.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 걸작 ‘인왕제색도’(국보), 삼국시대 금동불의 섬세함을 보여주는 ‘일광삼존상’(국보), 글씨와 그림이 빼어난 고려 사경 ‘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국보), 유일하게 남아 있는 ‘천수관음보살도(보물), 단원 김홍도가 말년에 그린 그림 ‘추성부도’(보물) 등이 전시된다.박물관은 작품 선정과 관련해 “이건희 회장의 철학과 컬렉션의 성격을 보여주는 대표작”이라고 소개했다. 이 회장의 문화재·고미술 컬렉션은 청동기시대 토기부터 조선시대 회화·전적·목가구에 이르기까지 시대와 분야를 망라한다. 특히 당대 최고의 기술과 디자인을 보여주는 명품에 대한 안목은 탁월하다. 산화철을 발라 붉은 광택이 도는 청동기시대 ‘붉은 간토기’, 삼국시대 금세공 기술 수준을 알 수 있는 ‘쌍용무늬 칼 손잡이 장식’, 조선 백자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백자 청화 산수무늬 병’ 등이 대표적이다. 기술혁신과 디자인 혁명을 강조했던 고인의 경영철학을 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또한 세종대 한글 창제의 노력과 결실이 집약된 ‘석보상절’, ‘월인석보’ 등은 한글 전적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엿보게 한다. 문화재 가치를 보다 잘 보여주기 위한 다양한 장치들도 눈길을 끈다. ‘인왕제색도’에 등장하는 치마바위, 수성동계곡 등 인왕상 명소와 풍경을 담은 영상 ‘인왕산을 거닐다’를 98인치 대형 화면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육안으로 확인이 어려운 고려불화의 세부와 채새기법 등을 적외선과 X선 촬영사진을 활용해 생동감 있게 전달한다.국립현대미술관은 기증작 1488점 가운데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천경자 등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 34명의 작품 58점을 공개한다. 192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작품 중에서 ‘수용과 변화’, ‘개성의 발현’, ‘정착과 모색’ 등 3개 주제로 구분해 전시작을 선정했다. 백남순의 ‘낙원‘(1936), 이상범의 ‘무릉도원’(1922) 등은 일제강점기에 서구 미술을 받아들여 전통회화의 변화를 꾀했던 당대 작가들의 고민과 도전을 보여준다. 동서양의 도상이 뒤섞인 독특한 이상향을 표현한 ‘낙원’은 해방 이전 제작된 백남순의 유일한 작품으로 미술사적 의미가 크다.해방과 6·25전쟁 발발 등 격동의 시기에 저마다 뛰어난 개성으로 한국미술을 풍부하게 한 작가들의 명작도 반갑다. 김환기의 ‘산울림 19-Ⅱ-73#307’(1973)은 뉴욕 시기 점화 양식의 완성 단계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동양적이고 시적인 추상화의 세계를 구현한 것으로 평가된다. 1950년대 삼호그룹 정재호 회장의 자택 벽화용으로 주문 제작한 ‘여인들과 항아리’도 눈길을 끈다. 이중섭이 가장 즐겨 그렸던 소재인 ‘황소’와 ‘흰 소’를 그린 1950년대 작품 2점도 나왔다. 이중 ‘황소’는 1976년 처음 알려졌으며, 전시된 적이 거의 없는 희귀작이다. 이 밖에 1970년대 문자추상을 개척한 이응노, 한국적 채색화 양식을 정립한 박생광, 전통 안료 기법으로 독특한 여인상을 그린 천경자 등 전후 복구 시기에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모색했던 작가들의 대표작도 만날 수 있다. 미술 애호가인 배우 유해진이 재능 기부로 전시 해설 오디오 가이드를 맡았다.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양 기관 모두 회차별 입장 인원을 제한해 치열한 예매 전쟁이 불가피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30분마다 20명씩 입장을 허용하는데 온라인 예매 첫 날인 19일에 8월 18일까지 전 회차가 매진됐다. 매일 자정에 한 달 뒤 관람권을 예약할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시간 간격으로 30명씩 관람객을 받는다. 지난 12일 예매를 시작해 8월 3일까지 티켓이 동났다. 매일 자정마다 2주 뒤 예매가 가능하다. 관람료는 없다.
  •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백골로 나타난 망령된 망령/서강대 동아연구소 교수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백골로 나타난 망령된 망령/서강대 동아연구소 교수

    에도시대 일본 정부는 정치적인 현실을 그림에 빗대어 표현한다는 이유로 다른 미술 매체보다 우키요에(浮世繪)라는 판화에 민감하게 반응한 편이었다. 채색 판화는 아무래도 대중의 이목을 끌기 쉬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류층을 위한 고급 미술과 달리 여러 장 찍어 내는 목판화인 우키요에는 오늘날 대중잡지와 비슷하게 유통되기도 하고, 극장가 담벼락에 붙여져 대중들 눈에 쉽게 띄었다. 말하자면 영화 포스터 역할을 하기도 했던 셈이다. 그래서 1842년 에도 막부는 풍속을 해치는 가부키 배우와 게이샤를 그린 우키요에를 금지하고 도덕적인 내용의 판화를 그리게 했다. 우타가와 구니요시(1798~1861)는 극장, 유곽에서 역사와 영웅으로 우키요에의 주요 소재가 변하는 시기에 활동했던 인물이다. 그는 역사나 신화를 주로 택하고, 때로는 이 두 가지를 혼용해 역사인지 신화인지 불분명한 주제를 그리기도 했다. 우타가와는 공주 다키야샤 히메가 오야노 미쓰구니를 겁주기 위해 백골 유령을 소환하는 장면을 세 폭의 우키요에로 그렸다. 우키요에는 다색 목판화다. 목판화는 주로 삽화나 불교경전용 단색 판화가 쓰였는데 에도시대 일본에서 다색으로 급격한 발전을 보였다. 한 장의 채색 판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점의 목판이 사용된다. 즉 채색 우키요에는 원래 들어간 색의 수만큼 목판을 만들어 겹쳐 찍은 것이다. 처음에는 단색 판화를 찍어 그 위에 채색을 했으나 상품경제의 발달에 따라 다색 판화가 빠르게 개발 및 보급됐다.10세기 지방 영주였던 다이라노 마사카도의 딸 다키야샤는 역사상 실존 인물이다. 다이라노는 당시 교토 헤이안궁에 있던 천황에 맞서 시모사에 동궁을 세우려 획책하고 있었다. 그가 꾀한 반란은 939년에 진압됐고, 반란에 실패한 다이라노는 참수됐다. 딸 다키야샤는 이미 폐허가 된 다이라노의 영지에 계속 살고 있었는데, 천황이 남은 반란의 생존자들을 잡으라고 오야노를 보냈다. 이 우키요에는 실제 사건에 기반을 둔 작품이다. 그러므로 우타가와의 우키요에는 역사적인 사실과 이를 신화화한 에피소드를 결합해 상상력을 발휘해 만든 판화다. 그림 왼쪽에서 공주는 두루마리에 적힌 주문을 읊으며 거대한 해골을 소환하고 있다. 입으로는 주문을 외우며 얼굴과 몸을 약간 오른쪽으로 기울여 오냐노 일파를 살피고 있다. 소환돼 그녀의 마음처럼 텅 빈 진공에서 튀어나온 듯한 백골은 손가락으로 너덜너덜한 궁궐 장막을 거칠게 헤집고 들어가 오야노와 그의 동료를 위협한다. 실험실이나 박물관에서 해골 모형을 보아 온 현재 우리 눈으로 보면 백골은 음영 처리를 했지만 그다지 사실적이지 않고,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검은 공간에서 불쑥 솟아난 거대한 해골과 몇 자루의 장도를 든 무사들의 왜소함은 사뭇 대조적이다. 무심한 백골과 그에 대항하는 무사의 표정도 대비가 된다. 그들의 몸짓은 마치 연극 무대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사무라이를 우습게 그린 화가 우타가와는 쇼군을 우화적으로 그렸다고 해서 여러 번 구속된 전력이 있다. 굳이 시비를 가리자면 천황에게 반기를 든 다이라노는 이미 패배자이고, 그의 딸이 불러낸 백골은 한낱 망령된 망령에 불과하다. 망령을 불러낸 것은 생존을 위한 약자의 몸부림이다. 망령된 발언 역시 자존심이 상처를 입었다고 백골을 부르는 것과 다름없다. 날도 더운데 굳이 설화(舌禍)를 더하지 말자.
  • 이랜드 CEO 3040 시대… 핵심 계열사 세대교체

    이랜드 CEO 3040 시대… 핵심 계열사 세대교체

    이랜드그룹이 핵심 계열사 대표(CEO)로 1980년대생을 전면 배치했다. 젊은 경영진을 필두로 그룹의 온라인 전환과 신사업 혁신 그림을 완성하겠다는 각오다. 19일 이랜드그룹은 이랜드리테일 대표에 안영훈(40)씨를, 이랜드이츠 대표에 황성윤(39)씨를 각각 선임했다고 밝혔다. 신임 대표 2인은 30대 후반 40대 초반으로 각 사업 영역과 그룹 핵심 과제를 통해 일궈낸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설명이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안 대표는 2007년 이랜드 입사 후 중국, 유럽 등에서 이랜드 해외 사업을 이끌었다. 특히 중국에서 여성복 브랜드인 ‘이랜드’ 연매출을 4000억원 수준까지 성장시켜 올 초 그룹 인사최고책임자(CHO)로 임명됐다.인하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황 대표는 2008년 이랜드에 입사해 가정간편식(HMR), 배달 서비스, 뷔페 ‘애슐리퀸즈’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그룹의 주요 고객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젊은 경영자들을 전면에 배치해 미래 40년 혁신을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 ‘이슬람 무함마드 비하’ 덴마크 만평가 별세

    ‘이슬람 무함마드 비하’ 덴마크 만평가 별세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를 그린 만평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덴마크의 만평가 쿠르트 베스테르고르가 사망했다. 86세. AFP통신 등에 따르면 베스테르고르의 가족은 18일(현지시간) 그가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베스테르고르는 1980년대 덴마크 신문 ‘윌란스포스텐’에서 만평 작가로 데뷔한 그는 2005년 9월 30일 이 신문에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의 얼굴을 그렸다가 일약 유명해졌다. 당시 윌란스포스텐은 이슬람에 대한 덴마크 사회의 자기검열 세태를 부각시키기 위해 ‘무함마드 얼굴’이라는 제목의 기획을 했고, 만화가 12명에게 무함마드의 얼굴을 그리도록 해 이를 3면에 실었다. 가장 화제를 모은 작품은 베스테르고르의 만평이었다. 그는 무함마드가 쓴 검은색 터번을 폭탄으로 묘사해 우락부락한 외모를 지닌 무함마드로 표현했다. 일부 극단주의 이슬람 세력의 폭력성을 묘사한 것이다. 이 만화는 발행 직후에는 주목받지 못했으나 2주가 지난 뒤 덴마크는 물론 세계 무슬림들의 분노 대상이 됐다. 예언자 무함마드의 얼굴을 그리는 것은 이슬람 사회에서 금기시돼 있는 데다 그를 폭탄으로까지 묘사한 까닭이다.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서 무슬림들이 반대 시위를 벌였고 이슬람 국가에 주재하는 덴마크 대사들은 무슬림들의 거친 항의를 받았다. 이듬해 2월에는 무슬림 세계 전체에서 벌어진 폭력 시위가 폭동으로 번져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10년 뒤인 2015년 프랑스의 시사잡지 ‘샤를리 에브도’가 그의 만평 등을 실었다가 사무실을 공격당해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베스테르고르는 2005년부터 무슬림들의 타깃이 돼 암살 위협 속에 집을 요새처럼 만들어 살았다. 말년에는 비밀 거주지에서 경호원들과 함께 숨어 지냈다. 그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그림에 대해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이슬람 비하 만평 작가 86세로 영면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이슬람 비하 만평 작가 86세로 영면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비하하는 만평을 그려 세계 무슬림들을 격분시키고 2005년 이후 계속 살해 위협을 받아 온 덴마크의 만평 작가 쿠르트 웨스터가르드가 86세를 일기로 눈을 감았다. 유족들은 그가 오랜 질환 때문에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고 현지 일간 베를링스케가 1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그는 1980년대 초반부터 보수 신문 질란즈포스텐의 만평 작가로 일했다. 그가 유명해진 것은 지금으로부터 16년 전에 이슬람 비판과 자기 검열에 매달리는 세태를 풍자하려고 그린 12장의 만평 그림이었다. 그 중 하나는 무함마드가 터번에 폭탄을 두른 그림이었는데 이것이 이슬람 세계를 격분시켰다. 이슬람 교도들은 아예 무함마드를 형상화하는 일조차 금기로 여기는데 더군다나 테러리스트로 묘사한 것이어서 큰 공분을 일으켰다. 덴마크에서도 항의 시위가 잇따랐고, 무슬림이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여러 나라 정부들의 항의가 덴마크 정부에 쏟아졌다. 이듬해 2월에는 무슬림 세계 전체로 시위가 확산됐꼬 덴마크 대사관들이 곳곳에서 공격을 당했다. 폭동으로 번져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다. 2015년에는 그의 만평을 실은 프랑스의 풍자 잡지 샤를리 에브도 사무실이 공격당하는 와중에 12명이 희생됐다. 많은 매체들은 문제적인 만평들을 싣지 않으면서 이 기사를 보도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웨스터가르드는 여러 차례 살해 위협을 받았고 암살 시도의 타깃이 됐다. 처음에는 숨어 다녔지만 나중에 덴마크 두 번째 도시인 아르후스에 있는 집을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는 요새로 만들어 그곳에서 생활했다. 2008년 덴마크 첩보기관은 웨스터가르드를 살해하려고 모의한 세 사람을 체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2년 뒤 덴마크 경찰은 그의 집에 흉기를 들고 침입한 28세 소말리아 남성을 체포했다. 2011년에는 모하메드 길레(29)가 살인 모의와 테러리즘 혐의로 9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말년에는 비밀 주소들에 경호원들과 함께 숨어 지냈다. 2008년에는 로이터 통신에 풍자 만평을 그린 것에 아무런 후회도 없다고 털어놓았다. 나아가 만평이 서구 국가들에서의 이슬람 지위를 둘러싼 “중요한” 토론을 촉발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만평으로 인해 촉발된 위기가 한 갈래로는 이슬람의 각색을 강화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우리는 두 문화, 두 종교가 이전에 하지 않았던 토의를 하고 있다. 이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우주를 보다] 달 표면에 선명히 보이는 ‘뽀로로 크레이터’

    [우주를 보다] 달 표면에 선명히 보이는 ‘뽀로로 크레이터’

    어린이들에게 엄청나게 사랑받고 있는 만화 캐릭터 ‘뽀로로’가 달 표면에 나타났다. 19일 밤과 20일 밤 뜨는 상현 반달의 밤낮 경계선 부근에 뚜렷이 보이는 알폰소수스와 아르차헬 크레이터가 뽀로로의 모습과 흡사해 별지기들 사이에 ‘뽀로로 크레이터’란 별명을 얻었다. 동그란 두 눈 사이에 코처럼 보이는 또 다른 작은 크레이터가 자리잡고 있어 흡사 팽귄 같은 캐릭터의 얼굴을 하고 있다. 캐릭터의 두 눈처럼 보이는 크레이터들은 사실 달의 ‘구름의 바다’ 북동쪽 해안에 있는 고대 충돌 분화구이다. 둘 중에서 큰 편인 알폰수스는 지름이 119㎞, 깊이가 2.7㎞나 된다. 한라산 높이를 훌쩍 넘는다. 태양이 낮은 각도로 비칠 때 분화구 중심에 솟은 높이 1.5㎞ 봉우리가 드리우는 어두운 그림자를 선명하게 볼 수 있다. 1965년 아폴로 우주선의 달 착륙 예정 지점을 정찰하던 미국의 달 탐사선 레인저 9호가 중앙 산의 북동쪽 분화구에 추락하기 전 이 지역의 근접 촬영 사진을 지구로 보내왔다. 오른쪽 크레이터 아르차헬은 알폰수스의 남쪽에 위치한 것으로, 그 지름이 약 96㎞로 알폰수스보다 조금 작다. 깊이 3.6㎞의 크레이터 벽들 형상이 비교적 뚜렷하고 중앙부에 역시 높은 산이 있다.알폰수스와 아르차헬 사이에 있는 알페트라기우스 크레이터는 깊은 그림자가 드리워진 바닥과 지나치게 큰 중앙 묏부리를 가진 특이한 형태의 충돌구로, 뽀로로 캐릭터의 귀여운 코처럼 보인다. 지름은 40㎞, 깊이는 3.9㎞다. 알폰수스의 북쪽으로는 지름 150㎞인 프톨레마이오스 크레이터가 있는데, 알폰소스와 아르차헬 세 크레이터를 통틀어 '알폰소스 삼형제'라고 일컫는다.
  • 어린이 공연, 창작진·배우에겐 어떤 의미일까

    어린이 공연, 창작진·배우에겐 어떤 의미일까

    여름방학을 앞두고 본격적인 어린이 공연 시즌이 돌아왔다.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으로 모두가 마음을 졸여야 하는 상황이지만 무대가 열리는 순간만큼은 한마음으로 즐거움을 나눈다. 특히 창작진과 배우들은 어느 때보다 관객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애틋한 마음으로 관객을 맞고 있다. 이들에게 어린이 관객들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무대를 준비하고 있는 창작진과 배우들은 “어린이들도 어른과 똑같은 관객”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작품으로 교감하는 것은 여느 공연과 다르지 않다. 연령별로 눈높이에 맞게 이야기 전달 방식을 고민하는 정교한 예술장르다. 지난 15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어린이 가족 페스티벌이 막을 올렸다. 이 페스티벌에서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자유소극장 무대를 장식하는 ‘하얀산’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꾸려진 공립인형극단인 춘천시립인형극단의 창단작이다. 조현산 예술감독은 “아이들 발달단계에 맞는 연극적 문법을 고민하는 것 외에 공연을 만드는 과정은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린이들은 편견이 없어 직관적으로 시각적 이미지를 받아들이는 게 남다르다”면서 “인형의 질감과 크기, 표정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면 공연장에서 아이들이 각자 상상력으로 여백을 채우는 것이 묘미”라고 부연했다.인형극 ‘세 친구’(7월 28~29일 서울 유니플렉스)로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에 참여하는 인형극연구소 인스 신인선 대표도 이런 이유로 인형극에 빠져들어 인형 제작 과정을 배워 극단을 꾸렸다. “표정이 다양하지 않은 인형들을 관객마다 다르게 읽고 해석한다”면서 “어린이들이 낯선 공연장에서 인형 친구들과 마음껏 놀 수 있도록 공연 시작 전 분위기를 편안하게 하는 데 더욱 정성을 들인다”고 말했다. “‘재능보다는 인성이 중요하다’고 할 만큼 인형과 어린이에게 집중할 수 있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배우들이 필요하다”는 설명도 보탰다.오는 24~25일 광주 ACC 어린이극장과 온라인(7월 30일~8월 1일)에서 선보이는 넌버벌 공연 ‘네네네’는 세 배우가 높낮이만 다른 ‘네’라는 대사와 함께 여러 모양을 이으며 다채로운 움직임을 펼친다. 김민정 연출은 “다양한 직관으로 세상을 읽고 반응하는 아이들 세계와 닮았다”면서 “평소 아이들의 넓은 세계를 이해하고 원형의 감각들을 떠올리기 위해 그림책을 많이 읽는다”며 나름의 노력을 전했다. 27년째 어린이 작품에만 몸담은 성경철 배우도 “아이들이 ‘네네네’ 숲에서 기대하고 흥미를 발견하는 지점들이 모두 달라서 재미있다”면서 “늘 아이들을 관찰하고 즉흥적인 이미지를 떠올려 움직여 보는 등 호기심 많은 몸으로 단련시키려고 하다 보니 나이보다 훨씬 젊게 지내는 것 같다”며 웃었다. 원래 40분 공연 이후 10분간 예술놀이 시간을 계획했지만 아직 한 번도 아이들과 가까이 하지 못했다. 성 배우는 “대신 눈빛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놀이를 나누고 있다”고 덧붙였다.인기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도 2019년 이후 2년 만에 네 번째 시즌 ‘비명동산의 초대장’으로 어린이들을 15일부터 만나고 있다. 구하리 역의 정은빈 배우는 “어린이들이 보고 온 만화 캐릭터와 비슷해야 하니 말투와 목소리, 감정 표현을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한다”면서 “만화 속 하리와 똑같다는 반응을 들으면 정말 뿌듯하고 즐겁다”고 했다. 남민과 도플갱어 역의 우서라 배우는 “어린이극의 가장 큰 장점은 해피엔딩으로 모두가 따뜻한 마음을 안고 돌아갈 수 있는 게 큰 보람이고 무엇보다 무대를 향해 눈을 반짝여 주는 친구들을 볼 때마다 제 삶이 빛나고 있다고 느낀다”며 의미를 담았다. 올해는 객석 인사를 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전하면서도 두 배우는 “이번에도 무섭고 짜릿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며 기대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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