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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알라 대신 이 색깔과 무늬…내가 몰랐던 ‘호주’의 재발견

    코알라 대신 이 색깔과 무늬…내가 몰랐던 ‘호주’의 재발견

    한국에서 ‘호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단편적이다. 캥거루, 코알라, 오페라하우스, 양모 정도일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열리는 ‘경로를 재탐색합니다 UN/LEARNING AUSTRALIA’ 전은 이런 이미지를 깨고 ‘진짜 호주’를 볼 기회를 제공한다.   한국·호주 수교 60주년을 맞아 시드니 소재 비영리미술기관인 아트스페이스와 공동 기획한 전시는 호주의 현대 미술작가 35팀의 작품 60여점을 선보인다. 동시대 미술을 통해 역사적으로 겹겹이 쌓인 다양한 호주의 모습을 보여 주는데, 특히 눈에 띄는 건 토착민의 존재감을 살필 수 있는 작품들이다.   원주민 예술 작업 공동체의 일종인 ‘아이브이아이’(IVI)는 같이 작품을 그리고 만드는 행위를 통해 참여자 간의 소통을 강조한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예술 작업에 참여해 전통을 계승하고, 새로운 방식을 창조하기도 한다. 꽃바구니라는 뜻의 작품 ‘카토 카카라’의 재료는 채색한 나무껍질을 천처럼 곱게 편 것이다. 여기에 천연 안료로 무늬를 그려 넣었는데, 같은 무늬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수많은 이들의 독창성이 두드러진다.  리넨 천에 아크릴로 그린 그림인 ‘쿨유루’는 작가 레너드 워커가 나고 자란 토착민 거주 지역 추칼트자라의 설화에서 비롯했다. 일곱 자매 이야기 속에 나오는 장소 ‘쿠루 알라’(눈을 뜨다)는 거대한 암석 구멍이다. 작가는 중요한 창조의 공간인 이곳을 붉은 원과 끝없이 이어지는 도트로 구현했다. 토착민의 전통을 살린 이 작품은 1998년 원주민 토지 소유권을 획득하는 데도 기여했다. 회화, 조각이 오랜 기간 특정 부족이 그 땅에서 살아왔다는 증거로 쓰이기도 하는 것이다. 전시는 과거 백인에 의한 박해에 항변하기라도 하듯 다양한 토착민의 전통을 보여 주는 작품을 소개하지만, 그렇다고 ‘사죄’하는 취지는 아니라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알렉시 글라스칸토르 아트스페이스 관장은 “모든 호주인의 ‘화해’(reconciliation)에 가깝다”며 “과거 원주민 박해 역사에 대한 트라우마는 있지만, 이 전시를 통해 토착민을 포함한 현 호주인 모두가 다양하게 활동하는 상황을 보여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관람객에게도 호주의 폭넓은 예술을 보여 주고, 문화적 교류를 활발히 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참고로 ‘경로를 재탐색합니다’라는 전시 제목은 GPS 내비게이션 장비에서 자주 접하는 말. 언뜻 모호한 이 표현을 제목으로 쓴 데는 ‘배움엔 목적지가 필요없으며, 경로를 탐색하는(배우는) 것 자체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았단다. 3월 6일까지.
  • 황량했던 고향 폐교… 10년 만에 고창 으뜸 ‘책 창작공간’ 변신

    황량했던 고향 폐교… 10년 만에 고창 으뜸 ‘책 창작공간’ 변신

    황량했던 폐교가 10년 만에 아이와 작가들이 모이는 창작의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고향으로 돌아와 폐교를 문화체험공간 ‘책마을해리’로 만드는 마법을 부린 이대건(51)씨를 만나 책으로 지역을 소생시키는 방법을 들어 보았다. 도서관으로 시작해 책과 관련한 다양한 체험공간으로 변모한 ‘책마을해리’는 이제 대안학교를 꿈꾸고 있다. 수도권에서 책 편집자로 20년 이상 일했던 이씨는 스스로를 ‘책마을해리’의 해리포터 촌장이라고 소개한다. 그의 고향인 전북 고창군 해리면에 자리잡은 체험학습장 ‘책마을해리’의 주소에다 마법사인 소설 주인공 이름을 덧붙인 것으로 이씨의 편집 감각이 살아 있는 작명이다. 나무집 도서관, 부엉이 도서관이 자리잡은 책마을해리의 운동장에 겨울이면 소담스러운 눈이 쌓이고, 여름이면 푸릇한 풀이 빛난다. 책과 디저트를 파는 카페공간에는 장작불에 군고구마가 익고 삽살개 구름이가 난로 옆에 순하게 앉아 있다. 이씨가 폐교를 10년간 4000여명의 사람이 모여 400여종의 책을 만들어 낸 ‘책마을해리’로 탈바꿈시킨 것은 해리포터의 마법과도 같은 힘이었다. 책마을해리는 이씨의 할아버지가 1936년 세웠던 광승간이학교에서 나성국민학교, 나성분교를 거쳐 2001년 폐교가 된 공간에 자리잡았다. 책 만드는 놀이터, 마을학교로 시작해 시인학교, 만화학교로 확장했으며 2017년부터는 책영화제도 열고 있다. 오로지 책만 읽는 공간인 책감옥, 작가들을 위한 레지던시, 1500년 역사의 고창한지를 체험하는 공방, 책을 읽으며 쉬어 갈 수 있는 북스테이 등 책과 연결된 무궁무진한 가능성의 확장을 보여 주는 곳이 책마을해리다. 할아버지가 세웠던 학교가 도축장이 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에 이씨는 폐교를 사들여 2012년 가족과 함께 이주했다. 그는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면서 고향을 떠났지만 영원히 떠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지역을 건강하게 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책마을해리가 고창의 보물로 자리잡게 된 데는 어르신 마을학교 ‘밭 매다 딴짓거리’가 큰 도움이 됐다. 한글을 읽거나 쓰는 데 서툰 할머니들이 마을학교에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우리 곧 죽어. 뭐 하라고 하지 마”라고 하던 80대 할머니들도 청년과 다를 바 없는 성취감에 학교에서 즐거움을 느낀다. 나이가 들면 감정도 무뎌지는 줄만 알았던 할머니들에게 시샘과 질투, 수줍음은 남아 있었다. 글씨를 배우며 드러나는 실력 차이 때문에 할머니들 사이에서 감정이 상하는 일이 벌어지자 마을학교는 주로 그림을 그리는 과정으로 바뀌었다. 마을학교를 졸업하고 돌아가신 할머니의 그림 전시회도 책마을해리에서 열리고 있다. ‘인문학 마을, 도서관 도시’가 관청에서 하는 정책이라면 이씨가 하는 일은 책을 매개로 작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키워 가는 것이다. 마을회관 가는 길에 있는 폐교 앞을 지나며 무서워했던 할머니들은 이제 마을을 지켜 줘서 고맙다며 이씨의 손을 잡는다.오로지 책과 마을만을 생각하며 책마을해리를 키워 온 이씨의 ‘마법’은 2019년 사회혁신가들의 노벨상이라 할 수 있는 ‘아쇼카 펠로우’로 선정되며 인정받았다. 아쇼카 펠로우는 1980년 미국에서 사회혁신기업가들에게 상금을 주면서 시작됐고 한국인은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등 15명이 선정됐다. 노벨상 상금보다는 적지만 펠로우가 되면 3년간 평균 1억 5000만원을 맘껏 쓸 수 있다. 책마을해리는 작은 민간단체가 대기업과 함께 크는 사례이기도 하다. 책마을과 차로 10분 떨어진 곳에는 2016년 매일유업에서 문을 연 상하농원이 있다. 농촌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는 ‘6차 산업’의 성공 모델로 꼽히는 상하농원은 대기업에서 만든 농업 체험공간으로 책마을해리와 규모 면에서는 비교되지 않는다. 하지만 책마을해리에서 출판한 그림책과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전시회 등을 상하농원에서 열어 상생하고 있다. 이씨는 “지방에서 가능성을 찾을 때는 사람을 먼저 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아마섬은 소멸 위기의 섬에 청년들이 찾아가 기업을 만들고 마을공동체를 성공적으로 살린 모델로 유명한 곳이다. 아마섬은 도시에서 ‘바보 젊은이’들을 불러모아 지역을 살려냈다. 이씨 역시 스스로 바보스러운 구석이 있어서 10년간 고창에서 책마을해리를 일궜다고 자평했다.
  • 다독다독… 경계의 삶 위로한 ‘그림 같은 집’

    다독다독… 경계의 삶 위로한 ‘그림 같은 집’

    기시감이 들었다. 충남 홍성. 서해안고속도로를 오갈 때 홍성나들목이란 이름을 자주 봐서 그랬을까. 여러 차례 돌아본 곳 같았다. 혹은 홍성에 대해 이미 알고 있던 것들이 많아 그랬을런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 기억은 착각이었다. 큰 눈이 예보된 날, 홍성으로 발걸음을 이끈 건 ‘이응노의 집’이었다. ‘한국 출신의 프랑스 화가’ 고암 이응노(1904~1989)를 기리는 공간이다. 시대와 불화했던 한 화가의 삶이 켜켜이 쌓인 공간들을 둘러보자니 여태 모르고 있던 홍성의 진짜 모습들이 딸려 나왔다. ‘이응노의 집’은 지난해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건축 기행을 즐기는 이들 사이에선 이미 많이 회자됐다. ‘건축학 개론’은 잘 모르더라도 누구나 스스럼없이 다가설 수 있는 공간이라는 평들이 많았다. 고암은 이념 대립이 극심했던 근현대 공간에서 ‘빨갱이’로 몰려 타지를 전전하다 숨을 거둔 화가다. ‘문자추상’이란 장르를 정립하며 세계 미술계에 이름을 알린 그는 1967년 ‘동백림 사건’으로 국내에서 2년여 실형을 산 데 이어, 1977년 ‘백건우·윤정희 부부 납치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이후 국적을 프랑스로 바꿨다.●돌다리·개울… 소박한 쌍바위골 풍경 ‘이응노의 집’은 고암이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홍성 북쪽의 홍북읍에 세워졌다. 생가를 재현한 초가집과 북카페 등 부속건물로 이뤄져 있다. 쌍바위골이라 불렸던 이 일대의 옛 모습 자료에, 설계를 맡은 조성룡 전 성균관대 석좌교수의 상상이 더해져 조성됐다. 건축가로서 자신의 설계작이 단순히 그림을 수집해 보여 주는 미술관이 아니라, 한 인물의 삶을 극적으로 드러내 주는 공간으로 인식되길 바랐던 듯하다. 그래서 이름도 미술관이나 기념관이 아닌, ‘집’이 됐을 것이다. ‘이응노의 집’은 야트막한 산들이 감싼, 평이한 풍경의 구릉 위에 없는 듯 서 있다. 다분히 의도적이면서도 노련하게 스스로의 존재를 주변 풍경과 합치시키는 느낌이다. 마을 밖에서 ‘이응노의 집’으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주차장에서 얕은 개울 위의 돌다리를 건너면 ‘이응노의 집’으로 곧장 갈 수 있다. 더 아래로 내려가 녹이 잔뜩 슨 것 같은 코르텐강의 다리를 건널 수도 있다. 고향 마을을 돌아보듯, 생가를 거쳐 우회하는 방법이다. 아마 오래전 쌍바위골 사람들이 제집을 오가던 모양새도 이와 같았을 것이다. ●사라진 시간들의 되새김질 ‘이응노의 집’은 정육면체에 가까운 큐브 모양의 건물 4동과 직사각형의 건물 한 동이 어우러진 형태다. 긴 섞박지 하나에 깍두기 네 개가 매달린 모습을 연상하면 알기 쉽겠다. 건물 외벽은 황토와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했다. ‘섞박지’와 ‘깍두기’ 사이엔 매개공간을 뒀다. 이 공간에 외부의 빛과 풍경을 건물 안으로 이끄는 창을 여럿 뒀다. 차가운 느낌의 건물 안에서도 따스한 겨울 볕과 온화한 시골 풍경에 안도할 수 있는 건 이 때문일 것이다. 전시장 사이엔 야트막한 단차도 뒀다. 이 땅의 생김새와 호응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내부에선 ‘먼 먼 산-헤치고 흐르고’전이 열리고 있다. 화가 이진경의 개인전으로, 고암의 작품 세계를 기리고, 그의 넋을 위로하는 진혼굿의 의미를 담은 전시다. 고암의 아카이브전도 열리고 있다. ‘군상’을 테마로 한 그의 작품들과 동백림 사건 등의 관련 자료들이 전시되고 있다. 두 전시 모두 4월 24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전시실 아래는 고암의 생가다. 생전 고암의 기억 등을 토대로 지었다. 생가 앞엔 작은 텃밭과 연밭 등도 조성했다. 조 전 교수는 완공 당시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건물만이 아니라 산과 들판, 길 등이 모두 어우러진 풍경 전체가 기념관”이라는 요지의 말을 했다. 관람객들이 건물의 앉음새와 땅의 생김새, 한 인간의 삶 등을 고루 살펴 이 공간에서 사라진 시간들을 복원해 달라는 주문일 것이다. ‘이응노의 집’ 북동쪽엔 용봉산, 남서쪽엔 백월산이 있다. 둘 다 ‘이응노의 집’ 설계 당시 모티브가 됐던 곳이다. 용봉산은 홍성의 진산이다. 우람한 암릉이 인상적이다. 들머리인 용봉사에 신라시대 조성된 마애불 등 볼거리가 있다. 백월산은 정상 언저리까지 차로 올라갈 수 있다. 정상에서 보는 일대 풍경이 장쾌하다. 다만 오르는 길이 좁고 가팔라 눈이 쌓인 날엔 찾지 않는 게 좋겠다.●예산 수덕여관, 일엽·나혜석 머물기도 고암의 여정을 짚으려면 예산 수덕여관까지는 가야 한다. 수덕사 일주문 옆에 있는 옛 여관이다. 현재는 수덕사 소유의 복합문화 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거리도 멀지 않다. 지역만 다를 뿐 ‘이응노의 집’에서 홍성 읍내로 나가는 거리나 예산 수덕사로 가는 거리나 엇비슷하다. 수덕여관에는 몇몇 인물들의 인생이 얽히고설켰다. 이를 보는 시각은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저마다의 관점으로 당대를 봤기 때문이다. 수덕여관은 원래 비구니 스님들의 거처였다고 한다. 탈속하려는 여성들이 머물기도 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김일엽’으로 알려진 일엽스님(속명 김원주, 1896~1971)과 나혜석(1896~1948)이다. 둘 다 개화기의 깨어 있는 여성을 상징하는 인물들이다. 먼저 발을 들인 이는 일엽이다. 이화학당을 나와 일본 유학에 이어 여성운동가로 활동하던 그는 1933년 수덕사를 찾아 불교에 귀의했다. 동년배인 나혜석이 수덕사를 찾은 건 4년 뒤인 1937년이다. 비구니로서의 삶에 안착한 일엽과 달리 나혜석은 이듬해인 1938년에 경남 합천 해인사로 건너갔다가 다시 수덕여관으로 돌아오는 등 좀처럼 불교에 발을 붙이지 못했다. 지금도 나혜석이 비구니가 되지 못한 것인지, 안 한 것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이 와중에 고암과도 인연이 닿았다. 당시 30대 초반의 미술가였던 고암은 나혜석과의 교류를 통해 미술에 대한 안목을 넓힌 것으로 전해진다. 고암이 수덕여관을 인수한 건 1944년이다. 한데 실제 여관을 운영한 이는 전처 박귀희(1909~2001)였다. ●고암 전처, 기약 없는 기다림 켜켜이 그리고 1958년. 22세 연하의 여제자와 사랑에 빠진 고암은 프랑스로 날아간다. 하루아침에 ‘신여성’에게 남편을 뺏긴 아내의 심정은 어땠을까. 수덕여관이 다시 주목을 받은 건 1969년이다. 동백림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고암은 수덕여관으로 내려와 몸을 추스렸다. 여관 뒤뜰 바위에 남은 추상문자 암각화 2점은 이때 새긴 것이다. 앞서 고암의 옥바라지를 했던 박귀희는 고암이 몸을 추슬러 프랑스로 떠나기까지 옛 남편을 보살폈다. 그리고 수덕여관을 운영하며 평생을 홀로 지냈다. 언젠가 고암이 돌아오리라 믿으며. 이후 박귀희에겐 ‘조강지처’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게 된다. 남자에겐 더없이 애틋하지만 여자에겐 멍에이자 족쇄였을 그 말. 그에게 그 수식어는 화관이었을까, 가시관이었을까.
  • [핵잼 사이언스] 477억짜리 그림에 숨겨져 있던 ‘성모자상’ 찾았다

    [핵잼 사이언스] 477억짜리 그림에 숨겨져 있던 ‘성모자상’ 찾았다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 화가인 산드로 보티첼리(1445~1510)의 작품에서 ‘숨겨진 이미지’가 발견됐다. 경매에 부쳐지기 직전에 발견된 숨겨진 이미지가 그림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 CNN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보티첼리가 15세기 후반~16세기 초반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그리스도’(Man of Sorrows)는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위대한 걸작 중 하나로 꼽힌다. 해당 작품을 그릴 당시의 보티첼리는 도미니크회(1216년 성 도미니코가 그리스도교를 전파할 목적으로 설립한 로마 가톨릭의 수도회) 수도자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고, 기독교적인 상징과 예지적인 신앙심을 특징으로 하는 스타일을 보였다. 경매에 나올 '그리스도'는 십자가에 못 박힌 상처와 가시 면류관, 작은 천사들의 후광을 가진 예수를 그렸으며, 보티첼리 후기작 3점 가운데 1점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경매업체인 소더비 측은 해당 작품을 경매에 올리기 전, 적외선 및 매크로 X선 형광 분석법(MA-XRF)을 이용한 분석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스케치를 발견했다. MA-XRF를 이용하면 그림 안쪽에 있는 물감 성분과 종류, 색상 등을 알 수 있다. 해당 스케치는 성모자상(Maddonna and Child)으로, 그리스도교미술에서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장면을 표상한 것이다. 그림 속 성모는 아기 예수와 뺨을 맞대고, 아기 예수의 머리를 친밀하게 안고 있으며, 코와 눈, 웃고 있는 입 등이 선명하게 표현돼 있다. 작품 속 성모자상은 원작을 거꾸로 놓고 봤을 때 더욱 선명하게 식별된다. 성모자상의 밑그림 선은 각기 다른 두께이며, 선의 형태 등을 보아 흰색 액체 염료로 그려진 것으로 전문가들을 추정했다.  소더비 뉴욕지사의 선임 부사장인 크리스토퍼 아포슬은 “보티첼리가 활동한 르네상스 시대에 패널(그림을 그리는 판)은 매우 귀한 상품이었다. (작품을 만들다) 중단된 경우, 아무도 패널을 버리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티첼리가 당초 성모자상을 그리려다 마음을 바꾸었거나 그림을 망쳤다고 여긴 뒤, 그 위에 현재의 ‘그리스도’를 그렸다고 추측한다는 것. 성모자상이 숨겨져 있던 보티첼리의 ‘그리스도’는 낙찰 가격이 4000만 달러(한화 약 477억 2000만원)를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지난해 1월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 나온 보티첼리의 또 다른 작품 ‘원형 메달을 든 청년’(Young Man Holding a Roundel)의 낙찰가는 9220만 달러(약 1100억 원)으로, 이탈리아 화가의 작품 중 역대 가장 높은 낙찰가를 기록했다.한편, 명화 속 ‘숨겨진 그림’이 첨단 과학 기술 덕분에 모습을 드러낸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입체파 대표 천재 화가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1903년 작품 ‘맹인의 식사’(The Blind Man‘s Meal)에서는 숨겨져 있던 미완성 작품이 발견됐다. ‘맹인의 식사’ 아래 숨겨져 있던 그림은 웅크린 누드의 여성을 표상한 것으로, 해당 그림은 ‘외로운 웅크린 누드’(The Lonesome Crouching Nude)로 명명됐다. 전문가들은 당시 피카소가 다른 화가들처럼 돈을 아끼려고 기존 그림 위에 덧칠을 한 작품을 남긴 것으로 추측했다. 
  • 작품 서명도 아니고…환자 장기에 ‘이니셜’ 새긴 英 의사, 메스 못 든다

    작품 서명도 아니고…환자 장기에 ‘이니셜’ 새긴 英 의사, 메스 못 든다

    작가가 그림에 서명하듯 환자 장기에 자신의 머리글자를 새긴 영국 의사가 결국 의사 자격을 잃었다. BBC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영국 종합의료심의회(GMC) 산하 법정기구 의사조사위원회(MPTS)는 의사 사이먼 브램홀(57)의 제명을 결정했다. 사실상의 의사 면허 박탈이다. 브램홀은 2013년 2월과 8월, 지혈 및 응고에 사용되는 의료기기 ‘아르곤 빔’을 사용해 환자 두 명의 간에 자신의 이니셜 ‘SB’(Simon Bramhall)를 새겼다. 수술 중 마취 상태였던 환자는 당연히 이 사실을 모른 채 퇴원했다. 그의 범행은 후속 수술 때 들통났다. 같은 해 수술을 집도한 다른 의사가 환자 간에서 4㎝ 길이 이니셜을 발견하고 보건 당국에 신고했다. 당시 브램홀은 “수술실에서 긴장을 풀려고 그랬다. 실수였다”는 황당한 변명을 내놨다. 병상만 1200개가 넘는 대형 3차 공공병원에서 발생한 엽기적 사건에 영국 의료계는 발칵 뒤집혔다. 수사가 시작되자 브램홀은 다니던 버밍엄 퀸 엘리자베스 종합병원에 사직서를 냈다. 2018년 1월 버밍엄 크라운 법원은 브램홀에게 12개월 지역봉사와 1만 파운드(약 1600만원) 벌금형을 선고했다. 이와 별도로 영국 종합의료심의회(GMC)가 만든 법정기구 의사조사위원회(MPTS)는 2020년 12월 브램홀에게 5개월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MPTS는 모든 영국 의사를 대상으로 진료적합성에 대한 청문, 조사, 판정, 제재 업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한다. 의사 면허 취소, 정지 등 자율징계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GMC는 “5개월 자격정지 만으론 땅에 떨어진 의사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만회하기 불충분하다”며 항소했다. 고등법원도 GMC 항소를 받아들이고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 이에 MPTS는 재심리에 착수, 11일 브램홀의 제명을 결정했다. GMC에 등록하지 않으면 영국에서 의료업을 할 수 없는 만큼, 이번 제명 결정은 의료행위 영구 정지 즉 의료 면허 박탈이나 마찬가지다. MPTS는 “(브램홀의 범죄는) 전문가의 오만함에서 비롯된 행위다. 의료 전문가에 대한 환자의 신뢰를 훼손시켰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 “군 생활 힘든가요? 눈 열심히 치우세요^^” 여고생 위문편지 논란

    “군 생활 힘든가요? 눈 열심히 치우세요^^” 여고생 위문편지 논란

    국군 장병을 조롱하는 듯한 내용이 담긴 여고생들의 위문편지가 공개돼 논란이 확산 중이다. 11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군대 위문편지 근황’이라는 제목으로 사진이 올라왔다. 이 사진은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편지는 “추운 날씨에 나라를 위해 힘써서 감사합니다”라며 일반적인 위문편지 인사말로 시작했지만 곧 조롱하는 듯한 내용이 이어진다. 반 찢은 연습장에 쓴 편지엔 “고3이라 죽겠는데 이딴 행사 참여”To 군인아저씨안녕하세요 ○○여고입니다. 추운 날씨에 나라를 위해 힘써서 감사합니다~군 생활 힘드신가요? 그래도 열심히 사세요^^ 앞으로 인생에 시련이 많을 건데 이 정도는 이겨줘야 사나이가 아닐까요? 저도 이제 고3이라 죽겠는데 이딴 행사 참여하고 있으니까 님은 열심히 하세요. 군대에서 노래도 부르잖아요, 사나이로 태어나서 어쩌구~(지우래요;;) 그니까 파이팅~추운데 눈 오면 열심히 치우세요^^ 2021.12.30. -○○여고 2학년-편지는 연습장을 반 찢은 듯한 종이에 마구 휘갈긴 듯한 글씨체로 적혀 있었고, 일부 문장은 가로줄로 그어 지워져 있었다. ‘지우래요’라는 언급이 있는 것으로 보아 편지 내용에 대한 검수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이 편지가 공개된 뒤 또 다른 장병이 받은 편지 내용도 공개됐다. 이 편지에는 “겨울인데요 군대에 샤인머스켓은 나오나요? 저는 추워서 집 가고 싶어요. 파이팅입니다”라면서 “사기를 올리는 내용이 뭐가 있나 고민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쫄? 만한 게 없는 것 같네여. 아저씨도 롤하시나여? 이건 그냥 물어봤어여”라고 적혀 있다. 특히 “아름다운 계절이니만큼 군대에서 비누는 줍지 마시고, 편안한 하루하루 되길 바랍~~”이라며 “이 편지를 받는 분껜 좀 죄송한데 집 가고 싶은 마음은 모두가 똑같을 것 같네여”라고 썼다. ‘비누 줍다’는 표현은 군대 내 성행위를 뜻하는 속된 은어다. 같은 학교 1학년이 쓴 두번째 편지 역시 앞선 편지와 같은 날짜인 지난해 12월 30일에 쓴 것으로 나와 있다. 해당 게시물에는 “군인에 대한 인식이 심각하다”, “이런 대접 받으려 나라 지키고 있나”, “그냥 쓰지 말지 저게 뭐냐”, “검수도 한 것 같은데 저걸 그대로 보냈나” 등의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학교가 봉사활동 명목으로 강제로 시켰다” 문제의 편지들이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되자 해당 학교 학생으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의 해명이 제기됐다. 학교에서 봉사활동 시간을 명목으로 위문편지 쓰기를 강제로 시켜 학생들이 반발심에서 저런 식의 편지를 썼다는 주장이었다. 또 ‘편지지도 각자 준비하도록 했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과 반박은 또다시 갈등을 낳았다. ‘봉사활동 1시간 부여받았으면 제대로 썼어야 하는 것 아니냐’, ‘학교에서 시켰다는 것이 군인을 조롱하거나 비하하는 내용으로 써야 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 등의 반박이 나온 것이다. 해당 학교 학생 향한 무분별한 신상털이까지 문제는 해당 편지에 학교 이름이 그대로 공개되면서 무분별한 ‘신상털이’와 사이버폭력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단지 같은 학교 학생이라는 이유로 개인정보를 공개하거나 악의적인 사진 합성을 일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행위는 다시 남녀 갈등으로 번져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에서 서로를 싸잡아 비방하는 반응으로 이어졌다.이런 가운데 같은 학교 학생이라는 한 네티즌은 정성 들여 쓴 편지를 공개하며 모든 학생이 조롱이 담긴 편지를 쓴 것은 아니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 편지에는 한쪽에 빼곡하게 편지글이 적혀 있었고, 다른 한쪽엔 직접 그린 그림도 있었다. 이 네티즌은 “먼저 군인분들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대한민국 군대가 얼마나 힘들고 군인들이 고생하는지 잘 알고 있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서 “학교 전체를 매도하지 말아주십사 하는 마음에 댓글 작성한다”고 밝혔다. 또 이 편지 외에도 과거에 같은 학교 학생들이 정성 들여 위문편지를 쓰는 사진들도 확인되면서 해당 학교 학생들을 싸잡아 매도하면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 [김균미 칼럼] ‘블랙스완’에 무관심한 대선후보들/편집인

    [김균미 칼럼] ‘블랙스완’에 무관심한 대선후보들/편집인

    “카자흐스탄 사태, 또 하나의 ‘블랙스완’” 지난 8일자 경제지 1면 머리기사의 제목이다. 2일부터 연료비 폭등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주말까지 이어지고 러시아 공수부대까지 투입되자 글로벌 에너지 조사기관인 라이스타드가 내놓은 경고다. 블랙스완은 니컬러스 탈레브 미국 뉴욕대 교수의 2007년 저서에서 따온 용어로 엄청난 파급력을 가져올 예기치 못한 사건이나 사고를 뜻한다. 세계 우라늄의 40%를 생산하는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최대 산유국이다. 카자흐 당국이 10일 시위 사태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발표하고, 치솟던 국제 유가도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불안정하다. 러시아가 2002년 집단안보조약기구 창설 이후 처음 군대를 파견해 옛소련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을 과시하면서 지정학적 위험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에 이어 세계경제에 또 하나의 블랙스완이 될 수 있다는데도 여야 대선 캠프 어디에서도 반응이 없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격돌도 심상치 않다. 러시아는 미국과 유럽 군사동맹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확장을 막겠다며 우크라이나 국경에 10만여 병력을 집결해 언제든 침공할 태세다.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러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한다. 협상 결과에 따라 한국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되는데, 이에 대해서도 여야 모두 언급이 없다. 몇 년째 이어지는 미중 패권경쟁에 미러 갈등까지 더해지면서 한국의 외교적·경제적 부담은 더욱 커졌다. 희토류에 이어 리튬까지 자원을 ‘무기화’하려는 중국과 글로벌 공급망을 새로 짜려는 미국 사이에서 한국은 전략적 선택을 요구받고 있다. 중국의 핵심 이익인 홍콩과 대만에 대한 입장까지 선택의 연속이다. 북한 관련 안보 이슈에 대한 무관심도 닮은꼴이다. 북한은 지난 5일에 이어 11일 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데, 여야 후보 어느 누구도 성능이 크게 개량된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핵개발 우려에 입장 표명 없이 ‘조용히’ 지나갔다. 북한의 두 번째 미사일 발사 직후 신년 기자회견을 가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외신기자 질문에 핵을 탑재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가정한 대응 방안의 하나로 선제타격론을 거론하며 냉온탕을 오갔다. 한반도 주변 환경이 긴박하게 돌아가는데, 대선후보들의 대외정책 공약은 국익을 최우선하는 당당한 외교, 실용 외교라는 레토릭뿐이다. 대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들이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위기에 강한 유능한 경제대통령, 민생대통령”과 “책임 있는 변화”를 다짐했다. 하지만 기억에 남는 건 ‘탈모 건강보험 적용’과 ‘병사 월급 200만원’ 등 2030세대를 겨냥한 핀셋 공약,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들이 대부분이다. 이 후보는 지난 10일까지 44개의 소확행 공약을, 윤 후보는 5개의 ‘심쿵약속’을 내놓았다. 북한이 일주일이 멀다 하고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는데, 외교안보 이슈는 여전히 뒷전이다. 어느 나라건 대통령 선거는 국내 이슈가 선점한다. 하지만 소확행, 심쿵공약에 빠진 대선 후보들을 보고 있으면 국제 정세와 국제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은 있나 걱정된다. 선거에 대외정책이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해도 대통령 후보라면 국가의 생존과 직결된 대외정책의 큰 그림은 그리고 제시해야 하지 않을까. 후보들은 남은 기간 한국 사회의 나아갈 방향을 놓고 치열하게 정책 경쟁을 해야 한다. 허울뿐인 거대 담론도 식상하지만 작은 이슈에 매몰된 대선도 유권자들은 원하지 않는다.
  • [씨줄날줄] 코리아 디스카운트/문소영 논설위원

    [씨줄날줄] 코리아 디스카운트/문소영 논설위원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는 한국 기업 주가가, 비슷한 외국계 기업 주가에 비해 낮은 현상을 말한다. 남북 대치와 전쟁 발발 우려 같은 지정학적 안보불안이 요인으로 일컬어진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문화사업에도 적용된다. 이를테면 고흐 등 유럽 인상파의 그림을 빌려 올 때 보험료를 더 많이 내야 한다. 외환위기 이후에는 ‘재벌’이라고 불리던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 및 회계의 불투명성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에 추가됐다. 여기에 최근 더해진 것은 자본시장법의 후진성이다. 최근 기업이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사업부를 분할해 자회사로 만들어 상장하는 게 유행이다. 오너와 임직원에겐 대박이지만 기존 주주는 물론 외국인 투자자도 앉아서 당한다. LG화학은 배터리 자회사로 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분할하고 조만간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주 청약일이 18~19일이다. 자사주로 임직원들은 5년치 연봉 수익을 기대한다는데 LG화학의 기존 주주들은 불만이 크다. 2차 전지 사업의 성장성을 보고 LG화학에 투자했는데 그 핵심 사업부를 자회사로 빼내 상장하니, LG화학의 주식 가치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 대주주는 지배력을 강화하고 신규 자금도 조달하니 큰 이익이다. SK이노베이션도 배터리 사업부인 SK온을 물적분할하고, NHN 역시 클라우드의 분할을 예고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관련 법 개정을 촉구하는 원인이 됐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거드는 또 다른 사례는 ‘혁신산업’의 대표 주자들이 굴뚝산업보다 못한 천민자본주의를 드러내는 일이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지난해 골목상권에 대한 문어발식 진출로 비판받자 철수한다고 한발 뺐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공동대표 내정자와 임원 7인은 지난해 12월 소유 지분을 시간외 매매로 대량 처분했다. 상장 한 달 만에 경영진이 주식을 매도했다는 소식에 주가는 급락했고, 소액주주들은 경영진의 부도덕한 행위에 분노했다. 엊그제 류 대표 내정자는 사임했지만 어디 CEO 사퇴 하나로 끝낼 일인가. 국가의 지정학적 요인에 더해 글로벌 기준에 역행하는 행동으로 기업들 스스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유발하지 않았나 돌아보길 바란다.
  • “안개 낀 시대… 그래도 희망은, 희망 잃지 않는 사람 위해 있는 법”

    “안개 낀 시대… 그래도 희망은, 희망 잃지 않는 사람 위해 있는 법”

    대통령 선거 바람이 거세졌다. 시절이 또 한 굽이를 돌고 있는 것이다. 험악했던 80년대,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라는 묘한 제목의 시로 이 땅의 뭇 지식인들에게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물었던 시인 김광규 선생도 이제 팔십을 넘었다. 정갈하지만 얼핏 차갑고, 그러나 돌아서면 늘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는 그의 시 한 닢 한 닢에서 사람들은 시대의 바람을 읽어 내곤 했다. 국내 시인으로는 아주 드물게 전 세계 12개 언어로 번역, 소개된 그의 시는 수많은 국내외 교과서에 실리고 그의 시 제목을 딴 영화, TV드라마, 대중가요, 심지어 술집 이름까지 등장하는 등 우리 사회에 폭넓은 영향을 끼쳤다. 선생은 시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로 4·19세대의 영욕을 아파했고, ‘안개의 나라’로 군사 정권하의 암울한 현실을 담아냈다. 스무 살 대학생 때 겪은 4·19혁명으로 세상에 눈뜬 지 62년,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오랫동안 간직해 온 선생의 눈에는 시대가 또 한 마디를 짓고 있는 지금 무엇이 보이는지 서울 홍제동 자택을 찾아 물었다. -코로나 시국에 어찌 지내시는지요. “살아남는 게 삶의 목표가 돼 버린 기이한 시대입니다. 모두가 살기 위해 살고 있는 것이지요. 조심스러워 외출도 못 합니다. 정부의 일방적인 강제조치에 따라 슈퍼는 물론 음식점에 갈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주로 서재에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쓰고 동네 산책을 합니다. 지금 이 집을 52년째 고쳐 가며 살고 있는데 최근 이 동네가 아파트단지로 재개발된다는 얘기가 나와 걱정이네요. 평생 살아온 터전을 잃을까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시인의 눈엔 지금 무엇이 보입니까. “녹아내리는 빙하, 산과 바다에서 비닐쓰레기를 삼키고 죽어가는 뭇 생명들, 태양계를 떠도는 우주 쓰레기, 그리고 탐욕스럽고 교활한 정치인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지금 시대는 맹목적인 물질 추구의 시대, 이해 충돌로 인한 갈등의 시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전히 안개의 나라에서 살고 있는 셈이지요. 안개는 짙어졌다 엷어졌다 하는 법입니다만 요즘은 자꾸 짙어져만 가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그래도 언젠가 햇볕이 나면 안개는 걷힙니다.” -이 땅에서 처음 민주주의를 부르짖은 건 이승만 정권에 맞선 1960년 4·19혁명 세대였습니다. 4·19세대의 꿈은 이루어졌습니까. “4·19세대가 어느새 80세 전후의 노년이 됐습니다. 지난 60년 동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분야에서 주역이었던 4·19세대는 1980년 알려진 시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에 나오듯 부끄럽게 퇴역했습니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부르짖으며 혁명의 선두에 섰던 당시 젊음들이 20년이 채 안 돼 ‘늪’에 빠지고 부끄러운 기성세대가 된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라 아니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다만 4·19정신이 상당 부분 민주화 운동으로 이어져 정치, 사회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점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이승만 정권부터 현 문재인 정권까지 모두 지켜보셨습니다. “어느 정권이나 공과가 있습니다. 또 이들 정권에 항거한 세대들도 마찬가지이고. 이승만 정권을 끌어내린 4·19세대나 박정희 유신체제에 맞섰던 70년대 민주화 세대, 전두환 군부정권에 맞섰던 지금 586세대 등도 다 공과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과거 민주화 세대만 해도 자기절제를 알고 포용의 중요성도 알았다는 겁니다. 지금의 586세대들과는 다른 점입니다. ‘내로남불’이라는 말처럼 그들은 스스로를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부끄러움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자의식인데, 부끄러움을 모르는 지금의 기득권 세력을 보면 많이 안타깝습니다. 집권 내내 적폐청산을 외치면서 오히려 자신들의 이익만 좇고 있다고 봅니다. ‘촛불혁명’이라는데 촛불은 스스로를 태워 어둠을 밝히는 존재 아닙니까. 그런데 지금 정권은 촛불로 남들만 태우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원수 갚기 정치로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화해와 용서를 알던 선배들의 관용을 배우는 게 절실합니다.” -어느 때보다 위로가 필요한 시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세대와 계층 가릴 것 없이 힘들어합니다. 대선 국면, 정치가 해법이 될까요. “‘정치’는 ‘시’와 가장 먼 분야입니다. 그러나 시인도 정치 현실에 대해서 비판적 안목을 견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요즘은 정치인을 일종의 전문직 같은 개념으로 보는 듯한데 그렇지 않습니다. 정치가는 한 민족과 국가의 정신적 리더이기도 합니다. 한데 대선을 앞둔 우리 정치판은 암울하기 그지없습니다. 국민을 오로지 투표하는 대상으로만 보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유혹합니다. 갖은 명목으로 현금을 살포하는 불법이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지 않습니까. 서민을 보호한다는 구실 아래 가장 기본적인 경제원칙을 허물어뜨리고 민주주의를 훼손하며 중우정치의 길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흔히 시대정신(Zeitgeist)을 말하곤 합니다.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이나 자율주행 등이 보여 주듯 지금의 시대정신은 과학기술입니다. 그러나 전제가 있습니다. 자연 및 인간과 친화적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급속한 과학기술의 발달에 힘입은 물질적 부의 추구가 인성을 마비시키고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자연을 보호하고 인간성을 회복하는 게 이 시대에 추구해야 할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꿈을 그린 자, 그 꿈의 주인공이 된다’는 말이 있긴 합니다만 입시 경쟁과 극심한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과연 꿈이나 희망이 있을까요. “박정희 대통령이 시해되고 전두환 군부정권이 들어선 1979∼1983년, 험악했던 시절에 쓴 작품을 모은 시집 ‘아니다, 그렇지 않다’에 ‘희망’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거기에 ‘희망은 결코 절망한 사람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희망을 잃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서 있기 때문이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문 정권 말기가 코로나 팬데믹과 맞물려 아무리 견디기 힘들다 해도 그래도 그때 군사독재 시절보다는 낫지 않을까요. 희망은 누군가 우리에게 그냥 던져 주는 것이 아닙니다. 시대가 힘들더라도 저마다 가슴속에 꿈과 희망을 가지고 살아야겠습니다.” ■ 김광규 시인은 1941년 서울 통인동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독일 뮌헨대에서 독일 시문학을 수학한 뒤 서울대 대학원에서 독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부산대, 한양대 교수를 역임했다. 1975년 ‘문학과 지성’을 통해 등단한 뒤 1979년 첫 시집 ‘우리를 적시는 마지막 꿈’을 시작으로 11권의 시집에 850여편의 시를 담아냈다. 평범한 일상 속 소시민성을 간결하고 명료한 언어로 표현하며 ‘일상시’라는 영역을 만들어 냈다. 김수영 문학상, 정지용 문학상, 독일 프리드리히 군돌프 문화상 등 많은 문학상을 받았다. 역시 한양대 교수를 지낸 독문학자 정혜영 교수가 부인이다. 60년을 함께한 정 교수는 김 시인의 작품을 번역한 두 권의 시선집을 독일에서 출판해 한국문학번역상을 수상했고, 한국 현대시를 독일어권에 알리는 데 기여했다.안개의 나라 언제나 안개가 짙은안개의 나라에는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어떤 일이 일어나도안개 때문에아무 것도 보이지 않으므로안개 속에 사노라면안개에 익숙해져아무것도 보려고 하지 않는다안개의 나라에서는 그러므로보려고 하지 말고들어야 한다듣지 않으면 살 수 없으므로귀는 자꾸 커진다하얀 안개의 귀를 가진토끼 같은 사람들이안개의 나라에 산다 ‘안개의 나라’는 첫 시집 ‘우리를 적시는 마지막 꿈’(1979, 문학과 지성)에 수록돼 있다. 막바지에 다다른 유신독재 시절, 진실은 가려지고 유언비어만이 난무한 가운데 무엇이 참과 거짓이고 앞날은 어떠할지 가늠하기조차 힘든 대중들의 암울한 현실을 담았다. 이 시집은 박정희 대통령이 시해되고 전두환 신군부가 등장하는 와중에 검열에 걸려 다음 해에 겨우 햇빛을 보게 된 뒤 초판 13쇄, 2020년 재판 8쇄를 찍었다. 영어와 독일어, 불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아랍어 등 12개 언어로 해외에 소개돼 각광을 받았다.
  • [서울광장] 길을 잃은 사람들/임병선 논설위원

    [서울광장] 길을 잃은 사람들/임병선 논설위원

    길을 잃은 이들이 제법 있다. 유력 두 후보 중 한쪽을 선택하겠다고 마음먹은 이들의 견고한 틈바구니에서 마음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다. 부동층과 또 다르다. 그저 대통령 선거 판을 조금 더 큰 그림으로 보려고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넌더리를 내는 것은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구조다. 기득권을 주고받아 온 양대 세력은 ‘적대적 공존’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1980년의 ‘서울역 회군’과 1987년 6월 항쟁, 2016년 탄핵 국면에 기득권 정당은 늘 국민들의 민주주의 열망을 자신들의 이득으로 바꿔 버렸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는 결함투성이 후보를 내놓고 지지하라고 한다. 투표를 앞두고는 사탕발림으로 기만하고, 선거가 끝나면 전권을 부여받았다며 모든 것을 재단하는 행태를 되풀이할 것이다. 유력한 두 후보의 언급들만 보더라도 당선되면 상대의 적폐부터 손보겠다고 팔을 걷어붙일 것만 같다. 취약한 정당 내 지지 기반에도 후보를 옹립해 오늘에 이르게 한 핵심 지지층은 소셜미디어 공간에서 부채질을 해댈 것이다. 제3의 길을 표방한 이들은 좀처럼 제자리를 잡지 못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지지율이 두 자릿수가 됐지만 국민이 제3 지대를 갈망한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 그는 10년이 넘는 세월, 자신이 표방하는 가치와 독자성이 무엇인지 잊은 듯하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 역시 국가운영의 비전에 대한 믿음을 노동계층에게 전하지 못했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는 뭔가 보여 줄 시간마저 모자랐다. 양당의 대립과 경쟁이 모든 것을 블랙홀 마냥 삼켜버린다. 20대 국회에서 도입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의 위성정당 놀음에 취지가 바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승계한다는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그 장난에 앞장섰다가 합당한 것도 그들이 얼마나 기득권에 안주하고 유권자를 우습게 보는지 실증하고 있다. 세상은 빠르고 다양하게 바뀌며 새 화두를 던지는데 우리의 양대 정당은 모든 가치를 독점하는 일을 너무 오래 반복해 왔다. 젠더 이슈가 대표적인 사례이며 편협한 원전 논의도 그렇다. 후보들의 시대착오적이고 비현실적인 깨알 공약에 이르러선 헛웃음만 나온다. 답은 어느 정도 나와 있는지 모른다. 지병근 조선대 교수는 한 매체와의 대담을 통해 책임총리제, 분권형 대통령제는 “그래도 똑똑한 대통령을 뽑아 국민이 통제하는 게 낫다는 정서 때문에” 난망하고 의원내각제 역시 “양대 정당이 기득권 카르텔을 온존시켜”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그는 이런 식의 급격한 변화보다 신생 정당들이 쉽게 국회에 진입할 수 있는 완전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현실적인 답이라고 단언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갑갑한 것은 이렇게 정치판을 바꾸는 것이 결국 현명한 국민, 유권자의 몫이라고 지적하는 환원론이다. 그토록 현명한 유권자들은 양대 후보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결국 투표소에서는 ‘저쪽’이 집권하는 일이 없게 하려고 ‘이쪽’에 표를 던지는 선택에 내몰리게 됐다며 불안해한다. 그러면서도 어느 쪽이 집권하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바뀌는 것을 너무 오래 봐왔다며 “정말 어떻게 될 것 같으냐”고 주변에 묻고 또 묻는다. 정치 구조와 행태가 바뀌어야 한다고 다들 생각하지만 너무 많은 실패와 한계 때문에 주저하곤 한다. 내가 어떻게 해보겠다고 분발심을 갖는 이들을 찾기 어렵다. 판이 바뀌기만 고대하는 것은 감나무 아래 누워 입을 벌리는 일이 아닐까? 다양한 가치, 미래를 지향하는 정당과 후보가 경쟁하도록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필요하다. 대선이 끝나면 제 정당들이 움직이도록 유권자들이 나서야 한다. 하지만 1987년, 2016년 같은 시민 행동이 재현될지 의문이어서 더욱 답답해진다.
  • “왜 여자는 일흔에 붓 놓나…난 죽을 때까지 그릴 거요”

    “왜 여자는 일흔에 붓 놓나…난 죽을 때까지 그릴 거요”

    “‘나’에 대한 얘기를 너무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생활비를 전부 털어 화구를 샀죠. 그달은 어떻게 살았는지 몰라요. 낮엔 집안일하고 밤에는 새벽 세 시까지 그림을 그렸어요.” 40년이 지났지만 작가의 기억은 또렷했다. 1979년 4월 25일. “내 삶은 그때 결정났다”고 스스로 표현한, 붓과 물감을 드디어 손에 쥔 날을 바로 어제처럼 생생히 떠올렸다. 윤석남(83) 작가의 얘기다.한국 미술계에서 윤 작가는 ‘여성주의 대모’로 알려져 있다. 수십년간 여성이라는 주제를 작품에 녹여 왔다. 서울 일민미술관이 국내외에서 주목할 작가 세 명을 선정한 기획전 ‘이마 픽스’(IMA Picks)를 2월 6일까지 열고 있는데 이은새(35), 홍승혜(63) 작가와 함께 윤석남의 작품이 전시 중이다. 최근 전시장에서 서울신문과 만난 윤 작가는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쌩쌩하고 활기찬 모습이었다. “늙은 사람이 ‘샤프한’ 젊은 작가들과 함께 작품을 선보여서 기쁘다”며 웃었다. 또 “일과 중 작품 빼면 할 일이 없다. 여전히 하고 싶은 게 많다”며 인터뷰 내내 눈을 반짝였다. 미술관 3층에 꾸려진 개인전 ‘소리 없이 외치다’에서 그는 미공개 드로잉에서부터 1980년대 정치적 상황을 나무 틀에 그린 회화, 최근 집중하는 전신 인물 채색화까지 다양한 작품 세계를 펼친다. “기획전을 위해 작업실 창고에서 작품을 추리는데, 너무 많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고 전시회 관계자가 귀띔할 정도로 그의 열정은 ‘현재진행형’이다. 윤 작가는 결혼과 임신, 출산 이후 마흔이란 나이에 독학으로 그림을 시작한 이력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이전엔 살아갈 이유가 없었던 것 같다. ‘나는 뭘까. 왜 살아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많이 했다”며 “그림을 시작한 뒤 인생이 바뀌었다”고 돌아봤다. 특히 오랫동안 역사 속 신여성과 억압된 여성들, 동시대 여성 동료들을 드러내는 작업에 골몰했다. “인간 대접도 못 받고, 그저 아이를 낳기 위해 필요했던” 어머니의 모습에서 1940~50년대 ‘조선 여자들’의 애환을 읽었고, 남성과 다른 여성만의 세계를 표현하려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본인 큐레이터와 콜렉터, 통역가 등의 초상을 통해 국경을 초월한 여성의 우정과 연대까지 보여 준다. 소외된 여성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생의 전부를 바친 그는 “대모라는 말은 오로지 한 명만 말하는 것 같아서 싫다”며 겸손함을 내비치면서도 “제대로 된 여성주의를 하고 싶다. 극성스러운 여성들이 이뤄 놓은 일이 나중엔 ‘그때 참 애썼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함께 작업하던 친구, 동료들이 많았는데 이젠 거의 없는 게 너무 슬퍼요. 남자들은 100살이 넘어도 작품을 하는데 왜 여자들은 70이 넘으면 붓을 놓나요. 난 죽을 때까지 하고 싶은 거 하며 살 거예요. 자기가 서 있는 자리에서 가치를 발견하고, 그걸 열심히 해 나가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용섭 시장 “AI 디지털·그린·휴먼 3대 뉴딜 선도”

    이용섭 시장 “AI 디지털·그린·휴먼 3대 뉴딜 선도”

    “상상력과 창의력만 있으면 언제든지 창업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생태계를 조성하겠습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11일 “광주를 국가 AI 핵심 거점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밝혔다. 인공지능 산업을 적극 육성해 청년 일자리를 만들고,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한다는 구상이다. 다음은 이 시장과의 일문일답. ­-AI를 전략산업으로 선택한 이유는. “급격한 기술 발전 속도의 변화로 경제·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메타버스·블록체인 등 미래산업의 핵심은 인공지능으로 연결된 축적된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이를 토대로 AI 디지털 뉴딜, AI 그린 뉴딜, AI 휴먼 뉴딜 등 3대 미래 정책 방향을 표방했다. 데이터 허브도시, 탄소중립의 녹색 환경도시, 아이 낳아 키우기 좋은 도시 등의 뉴딜 정책과 AI의 결합은 피해 나갈 수 없는 미래 물결이다. 광주가 이를 선점하고 주도하는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이 분야를 선택했다.” -내년까지 AI 중심도시 1단계 사업의 밑그림은 나왔는데 그 이후 전략은. “슈퍼컴퓨팅 데이터센터와 전문 인력 양성 등 AI 생태계 조성은 순항 중이다. 관련 기업들도 잇따라 광주에 둥지를 틀고 있다. AI 분야는 지역에 국한된 산업이 아니다. 그런 만큼 AI 산업 전반을 컨트롤할 수 있는 국가기관 신설과 유치를 추진한다. 또 AI 산업 육성의 지속성을 담보하는 특별법 제정 등을 여야 대선 후보의 공약에 반영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AI 산업 발전 향후 과제는. “전문 인재 육성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SK하이닉스가 용인에 투자키로 한 것도 수도권에 집중된 인재 활용이 지방도시에 비해 더 쉽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초·중·고에서 지역 대학으로 연결되는 인력 양성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데이터·머신러닝·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술의 진화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메타버스, 무인 로봇, 자율주행 등 모든 미래 산업은 AI와 뗄 수 없는 분야다. 적재적소에 발 빠르게 인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두터운 전문 인력층이 필요하다. 교육 및 취업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가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 주민 손에서 구로는 詩와 그림이 됐다

    주민 손에서 구로는 詩와 그림이 됐다

    “구로구의 특색있는 모습을 시와 그림으로 만나보세요.” 서울 구로구가 주민들이 직접 쓰고 그린 시와 그림들을 모아 한 권의 시집으로 펴냈다. 안양천, 고척스카이돔 등 구로의 자연과 명소, 일상을 소재로 한 ‘시(詩)를 사랑한 구로’다. 10일 구로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해 사단법인 전국책읽는도시협의회가 주최하는 독서 프로그램 공모 사업에 선정돼 지난해 7~12월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함께 시 쓰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동시 작가(김미희, 박혜선, 이묘신)들의 수업을 듣고, 주민들이 직접 동시집을 제작하는 프로젝트다. 시 쓰기 수업은 지난해 8월 말부터 9월까지 기관별로 진행됐다. 개봉어린이도서관, 구로기적의도서관, 숲속작은도서관, 개봉초교 등 6곳에서 유치원, 초등학생, 성인 등 주민 129명이 참여했다. 이번에 발간한 시집에는 총 110편의 작품이 실렸다. 주제에 따라 ‘동네 풍경’(25편), ‘자연’(25편), ‘사람들’(38편), ‘명소’(22편) 등 총 4부로 구성됐다. 시집은 지역 내 구립 도서관에 배포됐다.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구로통합도서관 ‘지혜의 등대’(lib.guro.go.kr)를 통해 전자책으로도 제공한다. 구로구 문화관광과 유튜브 채널인 ‘구로북’(GUROBOOK)에서는 주민들이 동시집을 제작하는 모습이 담긴 출판 기념회를 비롯해 주민들이 동시 작가들과 소통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도 볼 수 있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시집은 주민들이 구로의 모습을 직접 시와 그림으로 표현한 뜻깊은 결과물”이라며 “앞으로도 주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 문준용도 참여한 미디어아트전 ‘꿈속의 자연’…직접 가보니

    문준용도 참여한 미디어아트전 ‘꿈속의 자연’…직접 가보니

    토니 림·문준용·성립 등 국내 미디어아트 작가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자리가 열렸다. 11일 홍대 와이즈파크에서 열린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 전시 ‘더 컬러 스팟: 꿈속의 자연’전이다. 전시 전문기획사 훌리악이 최근 미디어아트 전시 전문 그룹 미디어아트랩(M.A.L.)을 신설하며 만든 공간인데, 오는 9월 30일까지 이들의 다양한 미디어아트 작품이 전시된다. 전시는 그리니 에브리데이, 아레아레아, 민트썸머, 포노멀, 이민진, 엄지, 유수지, 서지인, 프랭크 등 컨셉 일러스트 작가들과의 협업 작품도 선보인다. ‘꿈속의 자연’이라는 주제에 맞게 참여 작가들은 자연의 모습과 꿈 속 환상의 모습을 다룬 일러스트를 다양한 미디어 영상 기술로 구현했다.10년간 작가로 활동했지만 ‘대통령 아들’로 더 유명한 문준용 작가의 작품도 전시된다. AR(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하는 문준용은 이번 전시에서 대표작인 인터랙티브 설치 작품 ‘안녕, 그림자’를 소개한다. 보통 미디어아트에 사용되는 AR, VR(가상현실) 등의 기술이 ‘차갑다’는 느낌을 주는데, 보통 서정적인 이미지인 그림자와 합쳐 ‘따스하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토니 림 작가는 지난 5월 오픈한 이태원 구찌 가옥의 미디어 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문화와 예술, AR·VR 등 첨단기술을 융합한 초현대적 미디어아트를 선보인 바 있다. 선과 여백의 그림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성립 작가는 이번 전시에 ‘숲’을 주제로 한 작품을 공개했다.박선호 훌리악 대표는 “새로 오픈하는 미디어아트 전문 전시공간을 통해 열정과 재능을 겸비한 작가들의 작품이 대중과 더 가까이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행사에 참여하는 일러스트 작품은 향후 NFT 작품화 작업과 함께 메타버스 공간 내에서 온라인 전시로도 확대할 예정이다.
  •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 시작되나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 시작되나

    광주 송정역과 이웃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이전부지는 전남 함평군 빛그린산단이다. 9일 함평군 등에 따르면 금호타이어가 지난 6일 광주공장 이전부지 계약보증금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납부했다. 앞서 광주시도 지난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빛그린산단 이전에 동의했다.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는 조만간 새로운 공장 착공에 들어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장부지 매각 및 개발 계획은 제자리 걸음이다. 금호타이어 측은 현재 광주공장 부지 매각 및 개발사업 공고를 내고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컨소시엄측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해 9월 금호타이어의 개발사업 공고에는 3개 컨소시엄이 참여해 각각 1조원대의 사업제안서를 제출했으나, 금호타이어 측은 이들에게 사업제안서를 변경해 다시 제출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가 사업제안서 변경을 요청한 것은 ‘기대에 못 미치는 매각 대금’인 것으로 분석된다. 1974년 설립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심각한 노후화를 겪고 있으며,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 등에 따른 신규 기술 도입, 생산설비 교체 등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당장 공장 이전 및 신축에 투입될 비용만 1조 2000억원대로, 컨소시엄들이 제시한 1조원대 매각 대금으로는 공장 이전조차 어렵다. 여기에 통상임금 관련 파기환송심 재판 결과에 따라 그동안 밀린 임금 2133억원도 지급해야 할 수 있고, 내년에는 1조원 상당의 부채 만기가 도래해 부지 매각 대금으로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실정이다. 또 광주공장 부지를 상업용지로 용도변경을 하는 데 소요될 기간도 예측할 수 없고, 용도변경 후에도 각종 인허가 절차 등이 남아있어 개발사업 착수 시기는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광주시는 현재의 공장부지를 아파트 또는 주상복합 건물 위주로 개발를 허가하지 않기로 했다. 시는 이곳 일대가 이미 KTX 투자선도지구로 지정된 터라 지역 거점 물류와 상업·주거 복합 기능을 갖춘 공간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금호타이어 측에서 개발 방안 등에 대한 협의를 요청하면 구체적 개발 밑그림에 대한 검토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 인기 작가, 기다리는 대신 길러낸다… 아동문학 출판사 ‘워크숍’ 대세 굳혀

    인기 작가, 기다리는 대신 길러낸다… 아동문학 출판사 ‘워크숍’ 대세 굳혀

    신진 작가를 발굴해 교육하고 출간까지 연결하는 아동문학 출판사 워크숍이 늘어나 눈길을 끈다. 출판사는 우호 작가군을 만들 수 있고 예비 작가와 신진 작가들은 출판 현장 트렌드를 익히며 책을 낼 기회까지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이라는 평을 받는다. 위즈덤하우스는 지난 6일 처음으로 ‘그림책 워크숍’을 시작했다. 서현, 정진호 등 인기 작가들이 실제 작업 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해 한 권의 그림책을 완성하는 게 목표다. 출판사는 지난해 6~9월 보린, 방미진, 김혜정 등 유명 작가를 강사로 ‘판타지 동화 창작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했다. 박현숙 편집자는 “예비 작가만 고군분투하는 게 아니라 현직 작가와 전문 편집자, 출판사가 함께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싶었다”며 “독자 설문 조사를 하다 보면 ‘학교 이야기 좀 그만 읽고 정말 재밌는 판타지를 읽고 싶다’는 답변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 딱 맞는 작품이 투고되길 기다리기보다 적극 발굴해 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웅진주니어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전까지 자사 문학상에서 아깝게 고배를 마신 신진 작가를 대상으로 ‘작가 아카데미’를 운영했는데 우수작 출간이 꾸준히 이어졌다. 최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책으로 선정된 ‘후의 목소리’ 신지명 작가는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였다. 수강생 대부분 각종 문학상 수상과 책 출간 등의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신 작가의 책은 웅진주니어가 젊은 작가의 참신한 시도를 응원하며 새롭게 선보인 어린이 문학 시리즈 ‘뉴온’의 첫 책이 됐다.북극곰 출판사와 보림 출판사는 각각 ‘이루리 볼로냐 워크숍’과 ‘그림책 창작 스튜디오’라는 이름의 워크숍을 수년째 진행 중이다. 대만 등으로 수출된 조승혜 작가의 ‘동동이와 원더마우스’, 하선정 작가의 ‘스트로 베리 베리 팡팡’, 주윤희 작가의 ‘다고쳐 박사의 비밀’, 최은진 작가의 ‘나비아이’ 등은 이루리 볼로냐 워크숍을 거쳐 나온 작품이다. 해마다 9명을 뽑는데 150여명이 지원할 정도로 인기인 그림책 창작 스튜디오를 통해서는 2020년 모스크바국제도서전 한국 전시 도서였던 권정민 작가의 ‘지혜로운 멧돼지가 되기 위한 지침서’를 비롯해 박은정 작가의 ‘채소 이야기’, 이미나 작가의 ‘터널의 날들’ 등이 탄생했다. 이루리 북극곰 편집장은 “아마추어 작가들은 드라마틱한 콘티를 만들고 이야기를 발전시키는 것을 어려워하는데 워크숍을 통해 프로 작가로 성장하는 것을 지원하고 있다”며 “작가가 기획한 것을 독자와 소통하도록 돕는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 “내 주변 건강영향 주는 유해인자 뭐있을까” 궁금하다면...

    “내 주변 건강영향 주는 유해인자 뭐있을까” 궁금하다면...

    생활 속 환경유해인자는 물론 환경성 질환까지 환경보건 정보를 한 번에 찾아볼 수 있는 일종의 환경포털이 열린다. 환경부는 국민의 환경보건 정보접근성을 확대하고 환경보건정책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환경보건종합정보시스템’(ehtis.or.kr)을 10일 공개한다고 밝혔다. 환경포털에는 기상청, 통계청,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10개 기관 22개 시스템에서 환경유해인자를 포함해 198종의 정보를 수집해 일반인, 연구자, 정책담당자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환경보건망은 초미세먼지, 생활화학제품 성분, 미세플라스틱 등 사회적 관심이 높은 환경유해인자를 소개하고 유해인자별 건강영향과 예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들 정보는 그림과 사진 등을 함께 해 사용자가 편하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사용자 위치기반 정보제공 서비스를 활용해 대기오염현황, 기상, 천식이나 피부염 등 건강알림 등 지역환경정보는 물론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 건강영향조사 및 청원, 환경피해구제 같은 환경보건사업에 대한 정보도 발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또 연구자들은 환경보건학회, 미국 국립환경보건협회 등 국내외 환경보건 관련 학회 논문과 국립환경과학원, 한국환경연구원을 포함한 국내외 전문연구기관의 보고서들도 확인할 수 있다. 포털에는 대기, 수질, 화학물질 등 환경데이터, 인구, 소득, 연령 등 사회경제데이터, 천식, 아토피 등 질병데이터를 종합한 환경보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한 ‘한 눈에 보는 환경보건데이터’도 제공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정책 담당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환경부 박용규 환경보건국장은 “이번에 구축한 환경보건망은 각종 환경보건 정보가 모이는 중심지로서 정보 수집과 가공, 분석, 추적관리까지 가능하도록 했다”라며 “일반 국민은 물론 연구자와 정책담당자들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들어는 봤니, 그림책 영상 잡지 ‘그림책왓’ 눈길

    들어는 봤니, 그림책 영상 잡지 ‘그림책왓’ 눈길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되는 국내 최초 그림책 영상 잡지 ‘그림책왓’이 눈길을 끌고 있다. 책읽는곰 출판사는 한국 그림책·그림책 작가에 대한 전문적인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 그림책을 깊이 있게 들여보기 위해 ‘그림책 왓’을 만들었다고 7일 밝혔다. ‘그림책왓’은 김서정·김지은 아동 문학 평론가, 신혜은 그림책 심리학자, 천상현 그림책 기획자 등 그림책 분야 전문가들이 중심이 돼 꾸려나간다.지난 4일 공개된 첫 호 영상에는 백희나 작가가 깜짝 등장해 대표작인 ‘알사탕’의 숨겨진 이야기를 전했다. 나무 사이로 햇살이 쏟아지고 낙엽이 주인공 동동이에게 인사하는 장면을 두고 백 작가는 “작품 전체를 통틀어서 이 장면이 제일 중요한 장면이었고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라며 “동동이가 햇살 속에서 성장하는 장면이자 이별과 만남의 의미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또 동동이 친구의 스웨터가 ‘구름빵’의 홍시가 입었던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어떤 마음으로 보관해 왔는지는 아실 거다. 이게(구름빵이) 내가 만든 것이라는 증거를 남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앞서 백 작가는 한솔수북 등과의 ‘구름빵’ 저작권 소송에서 최종 패소한 바 있다.‘그림책왓’은 그림책 토크, 그림책 히스토리, 그림책 아티스트, 그림책 패런팅, 그림책 인사이드까지 모두 다섯 개의 카테고리로 운영된다. 그림책 토크는 최근 화제가 된 그림책을 네 전문가가 함께 깊이 들여다보고 작가와 이야기 나누는 코너이다. 백 작가에 이어 이수지, 이지은, 소윤경 작가 편도 제작될 예정이다. 그림책 히스토리는 김서정 평론가가 그림책의 역사 전반에 대해 들려주는 코너이다. 고전 그림책을 통해 앞으로 그림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한다. 그림책 아티스트는 김지은 평론가가 각자의 색깔을 가지고 꾸준히 작업을 해 나가는 작가들의 작품 세계에 대한 자신의 해석을 들려주는 코너다. 그림책 패런팅은 신혜은 교수가 맡아 그림책으로 영유아의 발달심리에 관해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림책 인사이드는 천상현 그림책 기획자가 작가들의 작업 현장을 찾아가 작업 과정을 들여다보며 이야기를 나누며 진행된다. 우지영 책읽는곰 편집장은 “최근 국내 그림책 작가들의 창작 역량이 쌓이고 해외 유수의 그림책상 수상이 이어지면서, 한국 그림책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높아졌지만, 그림책과 작가에 관한 이야기의 장이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라며 “‘그림책왓’이 이러한 독자와 작가, 업계 종사자들의 요구를 두루 충족시킬 수 있는 공신력 있는 매체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광진구, 광장동 일대 소원, 희망의 빛 거리 조성

    광진구, 광장동 일대 소원, 희망의 빛 거리 조성

    서울 광진구가 새해를 맞아 광장동 일대에 ‘소원·희망의 빛 거리’를 조성했다. 이 거리는 꿈, 소원, 희망 등의 따뜻한 메시지를 빛으로 전달하고자 광진교 북단, 광진숲나루, 아차산 어울림광장 일대 등 총 3곳에 조성됐으며 각각 ▲오색별빛 사랑의 거리 ▲꿈?희망의 빛 광장 ▲소원 이룸의 길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광진교 위에 조성된 ‘오색별빛 사랑의 거리’에는 가족 및 연인, 친구 등 사랑하는 사람들을 형상화한 각종 조명물과 보름달 그림자 포토존, 연인의 사랑 포토존 등이 있어 많은 연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광진숲나루에는 하얀 빛 나무, 1000송이의 LED 백색 장미, 성공?건강을 희망하는 별, 보석 등의 조명물을 설치해 ‘꿈·희망 빛 광장’을 주제로 아름답게 장식했다. 아차산 어울림광장에는 역병을 물리치는 검은 호랑이, 글라스 초롱등, 뜨는 해 등 ‘소원 이룸의 길’도 설치해 새해에 아차산을 방문하는 등산객들의 안전을 기원하고 있다. 광진구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아차산 해맞이 행사를 취소하고 빛 거리를 조성했으며, 오는 2월 28일까지 운영한다. 김선갑 광진구청장은 “이번 빛 거리는 새해를 맞아 따뜻한 희망의 메시지를 안전하게 전달하고자 마련됐다”라며 “코로나19로 지친 구민 여러분들에게 이 빛 거리가 겨우내 치유와 힐링의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눈 오는 지도/윤동주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눈 오는 지도/윤동주

    눈 오는 지도/윤동주 순이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 못 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나려, 슬픈 것처럼 창밖에 아득히 깔린 지도 위에 덮인다. 방안을 돌아다보아야 아무도 없다. 벽과 천정이 하얗다. 방 안에까지 눈이 내리는 것일까, 정말 너는 잃어버린 역사처럼 홀홀이 가는 것이냐, 떠나기 전에 일러둘 말이 있든 것을 편지를 써서도 네가 가는 곳을 몰라 어느 거리, 어느 마을, 어느 지붕 밑, 너는 내 마음속에만 남아 있는 것이냐, 네 쪼고만 발자국을 눈이 자꼬 나려 덮여 따라갈 수도 없다. 눈이 녹으면 남은 발자국 자리마다 꽃이 피리니 꽃 사이로 발자욱을 찾아 나서면 일 년 열두 달 하냥 내 마음에는 눈이 나리리라. 옥천 샛강에 아침 햇살 화사해요. 봉지 커피를 마시며 지도를 봐요. 처음 들른 마을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밥 먹고 새소리 듣고 꽃을 보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설레요. 오늘 아침 지도 앞에 앉은 나의 화두는 ‘동주’예요. 별 헤는 밤을 노래하던 맑은 영혼의 청년은 실험용 마루타가 되어 세상을 떠났지요. 동주가 사랑한 눈밭 위의 쪼꼬만 발자국 지도를 생각해요. 언젠가 나도 작은 지도 한 장 들고 동주가 사는 마을을 찾겠지요. 봉지 커피에 코코넛 비스킷을 찍어 먹으며 함께 웃고 시 쓰고 바꿔 읽고 그러다가 별이라도 된 듯 지상의 사람들 내려다볼 거예요. 새해에는 지도를 들고 세상을 여행하는 꿈을 꿔요. 그동안 우리 모두 착하게 살아요. 곽재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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