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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와, 현장] 게임이 진정 ‘예술’이 되려면/나상현 산업부 기자

    [나와, 현장] 게임이 진정 ‘예술’이 되려면/나상현 산업부 기자

    #1. “그림이 걸린 벽지 밑그림도 이것보단 완성도가 있겠다!” 1874년, 프랑스 무명 화가였던 클로드 모네의 ‘인상, 해돋이’를 처음 접한 미술비평가 루이 르로이는 이렇게 외쳤다. 조각배가 동동 떠 있는 프랑스 서북부의 어느 바다, 그 뒤로 어둠을 가르며 떠오르는 아침 해를 거친 붓질로 그려 낸 이 작품은 오늘날 인상주의 화풍의 시초로 여겨진다. 하지만 당시 파리에선 ‘자연을 있는 그대로 그려 내지 못한’ 예술에 대한 모욕일 뿐이었다. #2. “피카소, 반 고흐 옆에 팩맨, 테트리스를 전시하는 것은 진정한 예술적 이해의 ‘게임 오버’를 의미한다.” 2012년,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이 팩맨, 테트리스, 심시티, 포털 등 유명 게임 14종을 전시하겠다고 밝히자 영국 가디언지 미술평론가 조너선 존스는 ‘유감스럽지만 비디오 게임은 예술이 아니야’라는 날 선 제목의 칼럼으로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삶에 대한 성찰이 없는 게임은 현대미술관에 전시된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재밌게도 고흐는 대표적인 후기 인상주의 화가다.#3. “게임은 영상·미술·소설·음악 등 다양한 장르가 융합된 종합예술이다.” 2022년, 미국 최고 권위의 음악상 그래미 어워드는 ‘비디오게임 사운드트랙’ 부문을 신설하기로 했다. 앞서 게임 ‘문명4’의 타이틀곡 ‘바바 예투’가 2011년 그래미 최우수 편곡 보컬상을 받았지만, 게임 음악이 하나의 수상 부문으로 인정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과 일본 역시 게임을 예술의 한 장르로 인정하고 있다. #4. “한국 게임은…?” 우리나라도 뒤늦게 흐름을 이어 가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지난달 전체회의를 열고 게임을 문화예술에 포함하는 내용의 문화예술진흥법 일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본회의까지 통과해야 하지만, 전례 없는 진전이다. 하지만 정작 우리나라 게이머들은 “한국 게임이 과연 예술로 불릴 수 있느냐”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적지 않은 우리나라 게임이 스토리·그래픽·사운드 등 예술적 요소보단 확률형 아이템 등 수익모델(BM) 설계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여 온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게임은 충분히 종합예술이 될 수 있다. 다만 법적으로 인정됐다는 사실만으로 예술이 되는 것은 아니다. 초기 인상주의 작품들이, 미술관에 전시되고 그래미상을 받은 게임들이 의사봉을 두드려 예술로 인정받은 것이 아니었듯이 말이다. 게임을 접하는 이들이 진정 예술로 느껴야 하고, 그 열쇠는 게임사가 쥐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진정 ‘예술’로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마주할 수 있길 바란다.
  • 노른자 터트려 베이컨과 한입, 멈출 수가 없네 [김새봄의 잇(eat) 템]

    노른자 터트려 베이컨과 한입, 멈출 수가 없네 [김새봄의 잇(eat) 템]

    여름내 함께하던 얼음 가득 찰랑이는 차가운 아메리카노에서 김이 피어오르는 따뜻한 아메리카노가 자연스레 생각나는 바람의 온도가 되면 문득 고소하고 달콤한 와플의 여유가 떠오른다. 특유의 요철 모양이 특징인 와플은 오랜 기간 커피와 함께하는 디저트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와플은 요철 모양의 홈에 올린 과일이나 아이스크림 등이 잘 흘러내리지 않아 다른 재료들과의 조합도 많이 발달한 편이다. 이번 주 김새봄의 잇템은 가을과 잘 어울리는 디저트 와플이다.달걀·베이컨 토핑 올린 미국식 압구정 부베트 서울 미국 뉴욕 웨스트빌리지 본점에서 시작해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 영국 런던, 멕시코 멕시코시티에 이어 여섯 번째로 한국에 둥지를 튼 올데이 와인 앤드 다이닝 레스토랑 부베트 서울. 전 세계 각 도시에 생길 때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상징적인 곳이었기에 부베트가 서울에 자리잡는다는 소식이 들리는 순간부터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뉴욕에서 오너 셰프인 조디 윌리엄스가 직접 방한해 디테일 하나하나를 챙길 정도로 서울에 대한 기대와 열정이 넘쳤다. 압구정역 3번 출구. 부베트를 상징하는 자전거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런치박스를 담고 소풍을 가는 듯 기분 좋은 모습의 자전거다. 테라스를 따라 빠알간 간이 테이블과 의자가 한층 여유를 돋보이게 한다. 부베트의 와플은 달걀이나 베이컨 등의 토핑을 곁들이는 미국식 와플이다. 믹스 베리와 크렘프레셔를 올린 홈메이드 와플과 서니사이드 달걀 프라이, 베이컨과 함께 즐기는 와플샌드위치 두 가지다. 부베트 와플은 화려하지 않지만 의외의 내공을 자랑한다. 와플의 첫 인상은 하늘하늘 촉촉하다. 노란 빛깔이 선명한 서니사이드업 에그를 포크로 톡 터트려 와플에 촉촉이 적시고 베이컨과 함께 먹는다. 한입 머금는 순간 온 입안을 휘감는 진한 바닐라향의 반전에 눈이 확 뜨인다. 외유내강의 표본이랄까. 직관적이고 명확한 디저트 겸 식사. 자꾸만 포크가 가는 매력적인 맛이다. 생과일만 사용하는 베리 3종을 곁들인 홈메이드 와플 또한 별미다. 달콤한 휘핑크림과 풍미와 과즙미가 일품인 과일이 어우러져 기분 좋은 오후를 선사한다.버터향 가득 벨기에 전통 가정식 여의도 빠뜨릭스 와플 여의도 주민센터 인근 상아빌딩 건물 1층 근처에만 다다르면 어디선가 모르게 달콤한 버터향이 진동한다. 향기를 따라 걸음을 옮기면 작다 못해 왜소한 가게 앞에 사람들의 줄이 이어진다. 희미한 연노랑빛 벽 위, 와플 가게임을 알리는 와플 그림 하나, 그리고 ‘PATRICK’S WAFFLE’이란 알파벳 로고 하나.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오리지널 벨기에 전통 가정식 와플을 팔기 시작한 곳이다. 그것도 진짜 벨기에 사람이 파는 벨지언 와플. ‘빠뜨릭스 와플’은 이곳 사장님 증조할머니의 레시피다. 그러니까 무려 4대째 이어져 오는 귀한 레시피로 만드는 와플. 이 작고 아담한 곳에 16년간 줄이 이어진 이유다. 빠뜨릭스 와플은 반죽에 진주 모양의 펄슈거를 넣고 발효하는 벨기에 리에주 지방 스타일 와플이다. 반죽에 듬성듬성 자리잡은 펄슈거는 와플기 속에서 녹아 반죽 겉면을 에워싸며 ‘캐러멜라이징’(당분이 포함된 식품을 가열해 단맛을 끌어올리고 색을 갈색으로 변하게 하는 작업)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 그리고 달콤하다. 메뉴는 오리지널 벨지언 와플과 아이스크림 와플 두 개뿐이지만, 반죽 자체 맛이 워낙 좋아 사람들은 대부분 아이스크림 없이 오리지널 와플을 주로 주문한다. 바짝 캐러멜라이징돼 단단한 와플의 겉면은 딱딱해서 부서질 것 같지만 한입 베어 물면 이내 금세 이가 폭신하게 와플 몸체를 가른다. 중간중간 희미하게 느껴지는 펄슈거의 입자와 진동하는 버터 향기가 입안에서 어우러져 부드럽게 왈츠를 춘다.수제 젤라토와 함께 만든 하모니 이대 와플잇업 2007년 문을 열어 이제는 이화여대 앞 디저트 전문점 가운데 노포격인 ‘와플잇업’(waffle It Up). 십수 년간 이대생들의 까다로운 디저트 입맛을 만족시킨 곳이다. 수없이 많은 디저트 가게가 문을 열고 닫았지만, 와플잇업은 지금도 꾸준히 성업 중이다. 오리지널 와플부터 생크림, 젤라토, 과일을 얹는 프루트 와플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반죽이 달콤한 벨기에 브뤼셀식 와플에 슈거파우더를 소복이 눈처럼 내리고, 액세서리처럼 각종 과일이나 생크림, 젤라토를 얹어 낸다. 특히 이곳은 12종에 달하는 젤라토를 매일 아침 손수 만들어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남녀노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초코부터 피스타치오, 망고, 쿠키앤드크림 등 종류도 다양한데, 계절마다 새로운 젤라토를 만들어 매번 새로운 조합을 선보인다. 꾸준히 인기 있는 이유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푸드칼럼니스트
  • 우리 동네엔 무림고수 할머니가 살고있다 [어린이 책]

    우리 동네엔 무림고수 할머니가 살고있다 [어린이 책]

    봄의 아지랑이는 신기루처럼 지나간 시간을 떠올리게 하는 마법을 부리나 보다.아이들이 모두 학교에 가 있을 시간, 텅 빈 놀이터를 지키는 것은 어슬렁거리는 길고양이 ‘그루’와 정자에서 낮잠을 자는 일곱 할머니다. 한복부터 등산복, 고무줄 통바지까지 입은 할머니들의 이력이 심상치 않다. 젊을 때 시장 모퉁이에서 뜨개방을 하던 홍장미 할머니는 수컷 새들이 모여들 만큼 실감 나게 새를 뜨개질했고 자전거를 타고 온 동네 신문을 돌리던 배달자 할머니는 산머리에 있는 집까지 자전거를 타고 올랐다고 자랑한다. 할머니들의 신통방통 장기는 비단 옛날이야기에 국한돼 있지 않다. 손뜨개를 하며 그네를 타던 홍 할머니는 붕 날아올랐다가 사뿐히 내려앉으며 방금 뜬 새 조끼를 입고 있고 자전거로 미끄럼틀 꼭대기에 오른 배 할머니는 공중에서 묘기를 부린다. 떡을 이고 팔던 백설기 할머니, 큰 한복집을 하던 황금실·황은실 할머니, 대학 교단에 섰던 나박사 할머니, 한평생 열 명의 아이를 낳아 기른 구주부 할머니까지 ‘무림의 고수’ 일곱 할머니의 자랑을 듣다 보면 절로 입이 벌려진다. 그뿐인가. 할머니들은 각자의 장기를 살려 놀이터의 평화를 깨는 동물 학대범을 처단하기에 이른다.작가는 특별한 재주를 지닌 일곱 할머니의 떠들썩한 한낮 대소동을 통해 ‘보이지 않는 시간의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 반듯반듯하게 스케치한 직선과 곡선으로 이루어진 그림들, 화사한 색감, 작가가 곳곳에 숨겨 놓은 디테일까지 그림책을 보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비룡소 제27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이다.
  • 말 4만 마리 뛰던 살곶이 목장터엔 조선 궁기병 함성 들리는 듯 [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말 4만 마리 뛰던 살곶이 목장터엔 조선 궁기병 함성 들리는 듯 [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키르기스스탄 산속 농장에 한 소년이 살고 있었다. 동물, 그중에서도 말을 특별히 사랑하는 아들에게 아버지는 야생마 한 마리를 선물하며 길들일 수 있다면 가져도 좋다고 한다. 말은 기질적으로 너무도 사납지만 소년은 오로지 사랑하고 또 사랑하며 보살핀다. 아버지는 야생 동물은 애정을 쏟는 것만으로 길들일 수 없다고, 짐승은 짐승일 뿐이라고 훈계하지만 소년은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언젠가는 야생마가 자기의 마음을 알아주는 날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야생마가 사람을 밟아 죽이는 사고를 목도하고 나서 그 무서운 수성(獸性)을 깨닫는다. 그리고 인정한다. 모든 존재에 각자의 삶, 각자의 세계가 있음을.●동물과 사람 팀이되는 유일한 스포츠 2018년 EBS 국제 다큐영화제(EIDF) 출품작인 ‘실크로드의 아이들-말이 좋아’의 내용은 대략 그러하다고 한다. 다큐멘터리 이야기를 들려준 Y선배는 7년차 승마인이다. 개를 사랑하는 사람을 애견인,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을 애묘인이라 부르면서 말을 사랑하는 사람을 ‘애마인’이라고 부르지 않는 까닭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아마도 1980년대의 에로 영화를 대표하는 작품 시리즈 ‘애마 부인’의 영향인 것 같은데, 그에 대한 불평이나 항의를 공론화하는 것은 200명에 불과한 승마인들에게 역부족인 듯하다. 그들은 알음알음 규합하여 조용히 말을 탄다. 트랙 마장에서 연습을 하고 이따금 제주도 초지나 몽골 같은 곳으로 떠나서 자연에서 타는 외승을 한다. 귀족 스포츠라는 선입견에 비해 실제 비용은 골프와 크게 차이 나지 않지만, 골프가 반나절이나 한나절을 필드에서 소요하는 데 비해 승마는 1시간 반에서 2시간가량 짧고 빠르게 타고 끝낸다. 어느 일방의 컨디션과 기분으로 더 타거나 무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로 승마는 동물과 사람이 팀이 되어 함께하는 유일한 스포츠다. 어쩌면 사람에게는 오락이고 말에게는 노동일지도 모르지만, 사람과 호흡이 잘 맞고 자기 컨디션이 좋은 상태에서 좁은 우리를 벗어나 신나게 내달릴 때는 말이 억지로 노동한다고 여길 필요까지는 없을지 모른다.서울 지하철 2호선 한양대역 2번 출구에서 나와 한양대 신본관 옆 계단으로 빠져나가면 오르막길 오른편으로 ‘백남학술정보관’ 건물이 나타난다. 설립자의 호를 이름으로 붙인 건물은 대학 설립 당시 도서실로 쓰기 시작하여 현재는 연구 중심 도서관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여름방학 중이라 캠퍼스가 한산하다. 취업이나 시험 준비가 아닌 학술 연구에 활용되는 도서관이라서인지 백남학술정보관 앞은 더욱 조용하다. 이 앞 ‘오른쪽’ 화단에 있다니 건물을 마주 보고 오른쪽인지 등지고 오른쪽인지 헷갈려 또 한참을 서성거렸다. 정답은 마주 보고 오른쪽! 넓지 않은 잔디밭 끝자락에 오롯이 자리한 표석이 반갑다. ‘마조단 터: 조선시대 국립 살곶이목장 안에 있던 말의 무병(無病)과 번식을 위해 말의 조상에게 제사 지내던 제단 터.’●동대문 밖 살곶이 언덕 위의 ‘마조단’ ‘조선왕조실록’ 태종 14년 갑오(1414) 기사에 ‘너비가 9보, 높이가 3척이고, 사방으로 나가는 계단이 있’다고 보고된 마조단(馬祖壇)은 말마따나 말의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던 제단이다. ‘주례’, ‘하관사마’에 봄이 되면 마조에게 제사를 지낸다고 하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시대 동대문 밖에 마조단을 설치하고 중춘(仲春: 음력 2월)에 길일을 택하여 임금이 신하를 보내어 제사 지냈다고 전한다. 지금 자리보다 아래쪽인 교육대학원과 지하철 한양대역 사이쯤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어쨌거나 ‘살곶이다리 서쪽 언덕 위’인 한양대 안에 있었던 건 분명한 듯하다. 말의 조상은 천사성(天駟星). 이십팔수로 나눈 별자리의 넷째 별자리에 있는 별들로 말의 수호신이라 불린다. 1908년 제사가 폐지될 때까지 말을 처음으로 기른 사람이라는 선목(先牧), 말을 처음 탔다는 마사(馬社), 말을 해친다는 마보(馬步)가 함께 마조단에서 제삿밥을 얻어먹었다. 이곳에 처음 마조단을 쌓은 왕이 누구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고려 시대부터 말의 돌림병을 예방하기 위한 제사가 있었다니 유구한 전통이었던 게다. 이곳에서 말의 조상에게 제사를 지냈던 사람들은 후일 살곶이다리 서쪽 언덕 위에 대학이 자리잡을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그리고 그 대학의 상징 동물이 ‘사자’일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왕도를 실천하는 사자-강건하고 의젓하며 용기가 있다. (중략) 한양의 젊은이 역시 사자처럼 용기가 있되 만용을 멀리하며 위엄을 품위로 갖추며 남보다 앞섰으나 교만하지 않는 자기의 세계를 구축하려는 지성인의 의지가 사자의 상징성으로 함축될 수 있다.” 한양대의 상징 동물인 사자는 실제로 한반도에 서식한 적이 없다. 다만 불교에서 불법(佛法)과 진리를 수호하는 신비로운 동물로서 사자춤, 석등, 장식물 등에 흔적을 남기고 있다. 한반도에서 사자와 말은 경쟁은커녕 조우할 일조차 없었다. 서양에서 사자와 말은 포식 관계로 사자에게 놀란 말, 사자에게 공격당한 말, 사자에게 습격당하는 말, 말을 잡아먹는 사자 등의 그림이 유럽의 미술관에 남아 있다. 과거와 현실의 아이러니한 엇갈림을 ‘마조단 터’ 표석 옆에 말이라기보다 개를 닮은 조형물이 ‘예전 말 목장 터를 활보하는 청춘의 사색’이라는 문구를 등에 새긴 채 중재하고 있다. 젊음은 사자로 상징되든 말로 상징되든 달리고 있고 달려야 마땅한 것, 더 너른 들판이 그들 앞에 펼쳐지길 바랄 뿐이다.●전근대시대 생활 필수품이었던 말 소수의 승마인을 제외하고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말은 그다지 친숙한 동물이 아니다. 동물원과 경마장에서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면 여행지에서 승마 ‘체험’을 할 때에나 실제로 접촉할 수 있다. 하지만 전근대의 말은 실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유용하고 중요한 동물일 수밖에 없었다. 자동차 등을 대신한 운송 수단이자 전투용 무기(?)의 일종이기도 했다. 그래서 국가에서 사복시라는 관아를 두어 관리했고 궁기병을 두기 위해 왕실 목장인 살곶이목장을 운영했다. 전투용 말의 경우 1필에 노비 예닐곱 명의 몸값과 에끼었다니 가히 무병을 비는 제사를 바칠 귀물이라 할 만하다. ‘밀덕’(밀리터리 마니아) 중에는 조선이 기병후진국이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기병부대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다만 한때 4만 마리를 사육하기도 했다지만 절대적으로 그 숫자가 적었고, 청나라가 병자호란 항복 조건으로 군마를 키우지 못하게 하는 바람에 국영 목장제는 쇠퇴하고 말았다. 말의 수호성은 여전히 하늘에서 반짝이고 있는지, 얼마 전 역사 드라마를 찍는 과정에서 발목이 묶인 채 넘어져 죽은 말을 생각하면 참담한 마음에 천사성이 야속하기만 하다. Y선배가 승마를 시작한 것은 7년 전, 아버지를 포함한 친인척 네 분이 한 해에 세상을 떠난 일을 겪은 후였다. 하루아침에 거짓말처럼 가까운 분들을 잃으니 죽음이 코앞에 있다는 사실이 실감 나고 자신도 당장 내일 아침 깨어나지 못할 것만 같아 겁이 났다. 세상 모든 것이 덧없다는 생각에 빠져 있을 때, 우연히 신문에서 ‘우울증 치료에도 좋다’는 승마 홍보 기사를 읽었다. 처음에는 무서워서 벌벌 떨었고 균형을 잡지 못해 떨어지기 일쑤였다. 하지만 위태로운 말 등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반동이 느껴지는 짐 볼 위에서 허리에 힘을 주고 균형을 잡는 연습을 계속했고, 마침내 질주 본능을 지닌 말과 함께 하늘과 땅 사이를 가르며 달리기 시작했다. 달리다 보면 자연 속에서 몸의 감각이 깨어난다. 조급증과 신경질과 두려움이 사라진다. “달려, 달려!” 말에게, 그리고 스스로에게 박차를 가하며 삶의 비명을 외친다. 쓰러지지 않기 위해서는 달려야만 한다.(㉻에서 계속) 소설가
  • 세종 새 꿈… 미래 전략 도시로 경제 자유 구역으로

    세종 새 꿈… 미래 전략 도시로 경제 자유 구역으로

    “인구 39만명 중에 공무원 가족 7만~8만명을 빼면 여기에 시민들 직장이 별로 없어요. 세종시가 잠만 자는 ‘베드타운’에서 미래전략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추진하겠습니다.” ●“미래 80만 시민 자족기능 살려야” 최민호 세종시장은 “세종시가 행정수도를 넘어 미래전략수도로 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시장은 1일 세종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세종 신도시에 새 아파트가 생기고 살기가 좋으니까 젊은이들이 몰렸지만 대다수가 대전이나 청주에 있는 직장에 다닌다”며 “행정수도만으로는 앞으로 50만~80만명으로 늘어날 시민을 먹여살릴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 집무실, 국회, 정부부처가 서울에서 몽땅 내려오는 ‘천도’가 행정수도의 완성이라지만 그게 끝일 수 없다”면서 “경쟁력 있는 자족 기능을 갖춰야 행정수도 세종시가 완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시장은 자족기능을 갖춘 동시에 서울에 버금갈 교육·관광도시로 도약한 모습을 미래전략도시로서의 세종시의 비전으로 제시했다. 최 시장은 “시민들이 세종시에서 일할 수 있는 직장을 만들어 줘야 한다”며 “국가스마트산업단지 등에 인공지능(AI), 드론, 자율자동차 등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첨단기업을 유치하겠다. 신설 도시여서 아직 (산업단지를 만들) 공터도 많다”고 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경제자유구역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경제자유구역이 되면 인허가가 굉장히 간소해져 원천 기술을 가진 청년들의 창업이 뒤따를 것”이라면서 “전국에 9개나 있는데 대전·세종에만 없는 건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가 세금 감면과 지원금 등 인센티브를 내걸고 기업을 유치하겠다”며 “인근에 대전 대덕연구단지도 위치해 있어 지리적인 여건도 좋다”고 했다.●국가스마트단지에 첨단기업 유치 컨벤션 산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최 시장은 “외지인이 와 먹고 자면서 세미나, 학회, 포럼 등을 해야 세종시 경제가 일어난다”면서 “전국에서 교통이 가장 좋고 정부 부처, 대통령 집무실까지 있으니 컨벤션 산업의 최적지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컨벤션센터와 호텔도 속속 지어질 것”이라고도 기대했다. 최 시장은 “세미나만 하면 무슨 재미가 있어 외지인이 찾겠느냐”며 당연히 관광산업도 살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엔 학회·세미나 등을 위한 컨벤션홀이 많다”면서 “비행기를 타야 해도 각종 행사를 위해 제주도를 많이 찾는 게 그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세종시는 금강이 최고의 관광자원이다. ‘비단강(금강) 금빛 프로젝트’를 잘 추진하고, 금강보행교 등 관광자원을 묶어서 관광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교육 문제도 빼놓지 않았다. 최 시장은 “시민 평균 연령이 30대이고 초·중·고교가 150개가 넘을 정도로 좋은 교육환경을 갖추고 있다. 교육특구로 지정되면 대한민국 교육의 대안을 제시하는 선도 도시로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한글’로 도시 정체성을 세우겠다고 했다. 그는 행복도시건설청장 재임 때 세종시 동 이름 등을 한글로 지었다. 최 시장은 “외국인이 세종시에 왔을 때 한국의 문화예술, 공연, 음식 등을 즐길 수 있어야 한국을 피부로 느낄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교육·관광 도시로… 신구 도심 상생 신구 도심 발전 방안도 설명했다. 최 시장은 “신도시는 신도시답게, 농촌은 농촌답게 만들어야 한다”면서 “농촌에 무작정 아파트를 세우면 도시의 다양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농촌 개발의 모델로 스위스를 꼽았다. 최 시장은 “스위스 농촌처럼 자연을 그대로 살리고 깨끗이 관리해야 아름답다”면서 “조치원은 오랜 역사를 담은 ‘올드타운’으로 만들어야 한다. 전통시장이나 옛 거리가 낡았다고 다 허물면 엄청난 자원을 없애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농촌을 깨끗이 관리하는 데 시가 앞장서겠다”면서 “그림 같은 전원주택들이 들어서고 농민들이 직접 농산물도 판매하게 해 6차 산업의 모범 도시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최 시장은 “공무원뿐만이 아닌 시민도 잘살고 행복해야 행정수도가 완성된다. 올해 시 출범 10년인데 지금까지의 과정을 뛰어넘는 밝은 미래를 시민들이 빠른 시일 내에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 ‘애셋맘’ 율희, 심경 변화 있나…18㎝ 타투

    ‘애셋맘’ 율희, 심경 변화 있나…18㎝ 타투

    그룹 라붐 출신 율희가 어깨에 타투를 했다고 밝혔다. 율희는 1일 유튜브 채널 ‘율희의 집’에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여러분이 주신 질문들로 토크토크!’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 속 율희는 메이크업을 하며 구독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한 구독자는 ‘결혼 후 타투한 걸로 아는데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어땠나’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율희는 “처음에 반년 정도 고민하다 오빠한데 ‘나 너무 타투가 하고 싶은데 할까? 말까?’라고 물어봤다”며 “(최민환이) 하라고 말했다. 계속 하라고 말해줬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마음에 드는 부위도 못찾고 하고 싶은 디자인도 따로 없어 한동안 하지 않았다. 저만의 유일한 타투를 하고 싶었다. 남들 다 똑같이 하는 건 의미가 없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직접 도안을 그려 상담 후 지난 3월 타투를 했다는 율희는 “처음엔 작은 크기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조금 더 크게 해도 될 것 같아서 18㎝ 정도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빠가 처음보고 ‘생각보나 크네? 잘했어’라고 반응했고, 시어머니도 ‘생각보다 크네? 근데 그림은 예쁘다’고 해주셨다”고 전했다. 한편 율희는 FT아일랜드 최민환과 2018년 결혼해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 해외 ‘직구’ 그림자…안전 ‘부적합’ 제품 무더기 적발

    해외 ‘직구’ 그림자…안전 ‘부적합’ 제품 무더기 적발

    코로나19로 해외 직접구매(직구)·구매대행가 증가하는 가운데 국내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완구·스케이트보드·와플기기 등이 무더기로 적발됐다.1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에 따르면 지난 6∼8월 어린이제품·생활용품·전기용품 등 인기 해외 직구 제품 254개를 조사한 결과 26개 제품이 ‘부적합’한 것으로 확인됐다. 완구(8개)와 유아용품(5개) 등 어린이제품이 13개를 차지했고 스케이트보드 등 생활용품 9개, 와플기기 등 전기용품 4개 등이다. 완구인 한 유아 장난감 차량은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를 최대 206.9배 초과했고 납도 18.7배 넘게 검출됐다. 카드뮴 기준치를 3.3배 초과한 유아용 침대,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를 395.8배 초과한 접이식 육아욕조도 있었다. 스케이트보드 2개 제품은 낙하시험에서 내구성이 기준에 미달했고 보조공기실이 없는 성인용 물놀이 기구(튜브)도 있었다. 온도 상승 기준치를 초과한 와플기기와 절연거리 기준치를 초과한 프로젝터(3개) 등도 확인됐다. 국표원은 부적합 제품의 구매대행 사업자·유통사 등에 관련 사실을 통보해 구매대행을 중지하도록 했다. 또 해당 제품을 구매·사용 또는 구매 예정인 소비자들에게는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세부 내용은 제품안전정보센터 누리집(www.safetykore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상훈 국표원장은 “해외 구매대행 제품에 대해 선제적 검증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해 나가겠다”며 “캠핑과 운동용품 등 가을철 수요가 많은 직구 제품에 대해 관세청과 협업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 동북아 5개국 청소년 미술작품 세종으로

    동북아 5개국 청소년 미술작품 세종으로

    대한민국을 비롯해 중국·일본·몽골·러시아 등 동북아 5개국 청소년들이 동북아 협력의 징검다리 역할을 위해 자국의 문화와 자연을 담아낸 작품 전시회가 세종시에 마련됐다. 세종시는 동북아시아지역자치단체연합(NEAR) 사무국과 1일부터 25일까지 세종호수공원 송담만리 전시관과 세종시립도서관에서 ‘동북아 5개국 청소년 그림·포스터 공모전 수상작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동북아지역 문화소개 및 자연보호’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회에서는 공모전 수상작 70여 점(북한 제외)이 소개된다. 작품들은 동북아 청소년들이 바라보고 생각한 각국의 전통문화부터 자연경관, 거리 모습, 꿈과 바람 등이 화폭에 담겨 있다. 이용일 세종시 국제관계대사는 “이번 전시회에서 동북아 국가 청소년들의 순수한 감성과 꿈이 표현된 작품 교류로 미래 동북아 협력의 조그만 징검다리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북아시아지역자치단체연합(The Association of North East Asia Regional Governments)은 동북아자치단체 간 교류협력 연계망을 형성하고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1996년 9월 설립한 지방-정부 간 국제교류기구로 한국·중국·일본·러시아·몽골·북한 등 6개국 79개 지자체가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 “책, 어디로든 떠날 수 있는 여행권”…서울꿈새김판 가을편 새단장

    “책, 어디로든 떠날 수 있는 여행권”…서울꿈새김판 가을편 새단장

    서울시가 1일 새 옷을 입은 ‘서울꿈새김판’을  공개했다. 서울꿈새김판은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정면의 대평글판이다.  서울도서관 외벽의 서울꿈새김판이 ‘책, 어디로든 떠날 수 있는 여행권’이라는 문구로 새로 교체돼 있다. 오는 2일부터 도심 속 열린 도서관 ‘책 읽는 서울광장’이 하반기 운영을 시작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책은 구름 위를 훨훨 날고 있고, 책의 그림자는 비행기의 형상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러한 이미지를 통해 ‘책, 어디로든 떠날 수 있는 여행권’이라는 이번 꿈새김판의 메시지를 부각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책 읽는 서울광장’ 하반기 운영기간은 9월 2일~11월 13일이다. 상반기 약 4만 5000명의 시민이 찾는 등 시민들의 열띤 호응에 힘입어 금요일 11시~17시, 토·일요일 10시~17시로 상반기보다 확대 운영한다.
  • “혼전임신으로 결혼했는데 친자 아니었다”

    “혼전임신으로 결혼했는데 친자 아니었다”

    ‘나는 SOLO’(나는 솔로)의 ‘돌싱특집’에서 출연진이 영철의 이혼 사유에 충격받았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ENA 플레이, SBS 플러스 리얼 데이팅 프로그램 ‘나는 솔로’에서는 나는 솔로 돌싱 특집 회원들이 각자 자기소개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날 남성 회원 영철의 자기소개에 여성 회원(영숙 정숙 순자 영자 옥순 현숙)의 관심이 쏟아졌다. 영철은 N사 상호금융 직원으로 10년차 근무 중임 밝혔고, 그림과 일렉 기타 등 다양한 취미를 즐기며 현재는 자전거를 탄다고 소개했다. 영철은 자녀가 있냐는 질문에 “자녀가 없다. 어차피 (이혼) 사유가 나올 것 같으니 말씀드리겠다”라며 입을 땠다. 이어 “전처랑 헤어졌는데 4개월 뒤에 임신했다고 연락이 왔다. 책임감으로 결혼했는데 내 아이가 아니었다. 1년 뒤에 그 사실을 알게 됐다”라고 말해 출연진 모두 충격에 빠졌다. 영철은 “헤어질 때 굉장히 마음이 안 좋고 증오했다. 시간이 지나니 그분 입장에서도 생각하고 서로를 응원하며 끝났다. 그분도 일이 잘 처리됐다고 하더라. 그 이후로는 연락하지 않고 잘 끝났다”라며 아픈 이혼의 경험을 털어놨다. 영숙은 “장거리 연애 한적 있냐”라고 물었고, 영철은 “전처와 연애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라고 말해 여자 회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이후 쏟아지는 질문과 감탄으로 영철에게 관심이 몰렸다. 옥순은 “순정남 이였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현숙은 “흡연하시나요, 형제(관계)는요” 등의 현실적인 질문을 했다. 영자는 “상대방 직업은 어떻게 보냐”라며 관심 속에 질문을 던졌다.
  • 춘추관, 예술을 품다

    춘추관, 예술을 품다

    권력의 심장부였던 청와대가 발달·지체·청각장애에도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는 예술인들의 꿈과 희망이 숨 쉬는 공간으로 변모했다.31일 청와대 춘추관 2층에서는 다양한 개성을 지닌 장애예술인 50명의 작품 60여점이 저마다의 존재감을 뽐냈다.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변신하는 청와대의 첫 전시 프로젝트인 장애예술인 특별전 ‘국민 속으로 어울림 속으로’가 베일을 벗은 것.춘추관은 1990년 완공 뒤 언론 브리핑을 위해 사용된 공간이다. 이번 특별전은 건물 자체는 훼손하지 않고 내부에 가벽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꾸며졌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당시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시선을 사로잡은 김현우(27) 작가의 ‘퍼시잭슨, 수학드로잉’이 관람객을 맞았다. 배우이자 화가인 정은혜(32) 작가가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자신이 연기한 ‘영희’와 ‘영옥’(한지민) 자매의 모습을 그린 작품도 눈길을 끌었다. 둘은 발달장애 작가다. 최고령으로 참여한 청각장애 2급 방두영(75) 작가의 ‘불안한 도시-우리들은 어디로’는 생명 탄생과 우리들의 불안한 삶을 표현했다. 방 작가는 “국민을 위한 공간으로 변한 청와대에서 전시를 하게 돼 감동적”이라며 “비장애인과의 경계가 없는 유일한 분야인 예술에 정부가 더 많은 지원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지적장애를 지닌 최연소 참여자 정성원(21) 작가는 여우가 등장하는 ‘풀사이드 파티’를 선보였다. 여우를 매개체로 삶의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여우 작가’로 유명한 그는 “여우는 내 자신이기도, 친구들이기도 하다”면서 “앞으로도 꿈과 희망을 주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배은주 춘추관 특별전 총감독은 “전통 보존과 안전한 작품 전시를 최우선했고, 경사로를 설치하고 점자 도록과 안내서, 소리 전문 안내기, 수어 통역을 제공하는 등 장애인들이 편안하게 관람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예술에는 장애의 경계나 한계도 없다. 장애예술인이 더이상 소외되지 않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예술인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19일까지 열리는 특별전에서는 해설 봉사자가 매일 2회(오전 11시, 오후 3시) 작품을 설명한다. 주말에는 작가와의 만남도 진행한다. 무료 관람.
  • 덜컹덜컹 달리다 보면…어느덧 잊었던 시간 속

    덜컹덜컹 달리다 보면…어느덧 잊었던 시간 속

    가을이 찾아오면 고향 역이 생각난다. ‘녹슬은 기찻길’을 볼 때마다 공연히 가슴이 먹먹해지고 ‘테스형’(나훈아)이 부른 ‘코스모스 피어 있는 정든 고향역’을 떠올리게 된다. 한가위 무렵이면 수구초심은 더 깊어진다. 시골길 모퉁이에 선 감나무만 봐도 ‘흰머리 날리면서 달려온 어머님’이 서 계실 것만 같다. 요즘은 그런 역을 찾기 어렵다. 말끔하게 개량된 역이 대부분이다. 설령 있더라도 KTX로는 갈 수 없다. 역마다 정차하는 무궁화호라야 가능하다. 남녘의 ‘서부경전선’ 구간에 찾아볼 만한 역들이 몇 곳 있다. 이번 여정에서는 옛 정취 가득한 낡은 역을 찾아간다. 경전선은 경상도의 ‘경’ 자와 전라도의 ‘전’ 자를 따서 만든 노선이다. 경남 밀양 삼랑진역과 광주송정역을 연결한다. 이 가운데 서부경전선은 광주송정역부터 전남 순천의 순천역까지 구간을 일컫는다. 기차여행 마니아들이 이 구간을 즐겨 찾는 건 영남권역에 견줘 무인 역사(驛舍), 폐역 등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오브제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열차 운행 간격이 길어 ‘홉 온 홉 오프’, 그러니까 한 역에서 내려 주변을 돌아본 뒤 후속 열차를 타고 다른 지역을 돌아보는 형태로 여행하는 건 무리가 있다. 현지를 연결하는 교통편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대신 승용차로 도는 건 권할 만하다. 추억의 역사 앞에서 사진도 찍고, 처음 보는 시골 어르신들에게 객쩍은 인사를 건네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다. 앞으로 몇 해 뒤면 벌교, 보성 등 이용객이 많은 몇몇 역을 제외하고 모두 무인 역사로 바뀌거나 폐역이 된다. KTX는 평일에도 표를 끊기 힘들 정도로 수요가 많은데, 무궁화호 노선은 걸핏하면 없애는 모양새다. 아무래도 무궁화호와 지방의 소멸은 운명을 같이할 모양이다. 둘러볼 만한 역은 순천, 보성 쪽에 많다. 들머리는 순천의 조곡동 철도문화마을이다. 순천역 인근에 있다. 현지인들은 “철도 여행자들을 위한 ‘남도 여행 1번지’”라고 추켜세우지만 아쉽게도 그 정도의 옛 정취는 남아 있지 않다. 순천 철도문화마을은 예전엔 ‘관사마을’로 불렸다. 일제강점기인 1936년 철도사무원들의 주거 목적으로 조성됐다. 병원, 운동장, 수영장 등 다양한 복지시설도 함께 들어서 당시엔 ‘신도시’로 인식됐다고 한다. 하지만 조성 당시 152채에 달했다는 등급별 관사는 민간에 불하되면서 상당수가 원형을 잃었다.기적소리 카페를 들머리 삼아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 철도문화박물관, 철도문화체험관 등에 상주하는 문화관광해설사에게 마을 역사(歷史)에 대한 설명을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조곡동 행정복지센터 뒤 ‘하늘계단’을 오르면 기적소리 전망대가 나온다. 마을 전체 모습을 담을 수 있다. 특히 지붕이 인상적이다. 철도 관사는 한 지붕을 두 집이 나누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지붕의 색은 달랐다. 전망대에 서면 알록달록한 색깔의 ‘한 지붕 여러 가정’의 모습을 굽어볼 수 있다. 순천 별량면엔 원창역이 있다. 기차여행 마니아들 사이에서 순천의 성지로 통하는 곳이다. 원창역은 폐역이다. 역무원도 없고, 기차도 서지 않는다. 한데 건물은 고풍스럽다. 1930년대에 지어진 등록문화재다. 예전엔 비둘기호를 타고 통근하던 직장인, 역전시장으로 가던 상인들이 주로 이용했다고 한다. 1960년대에는 여객이 연간 20만명에 이르렀고, 1980년대까지도 연간 10만여명이 이용했지만 이후 이용객 급감으로 2007년 폐역됐다. 역사 옆에 소화물 등을 취급하던 대한통운 원창영업소 건물도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원창역 인근에는 순천만 국가정원, 해돋이로 유명한 화포해변 등의 명소가 있다. 보성 땅에 속한 벌교역을 지나면서 철길 주변은 드넓은 평야로 변한다. 누렇게 익어 가는 벼들과 멀리 순천만, 득량만에 떠 있는 작은 섬들이 그림처럼 어우러진다. 명봉역은 봉황의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역이다. 붉은 벽돌을 쌓아 올린 아담한 역사가 인상적이다. 역시 1930년대 세워졌다. 현재는 역무원 없이 무궁화호 열차만 서는 간이역으로 운영되고 있다. 독특한 역 이름은 지역명에서 따온 것이다. 봉화마을 뒷산의 수봉황과 봉동마을 뒷산의 암봉황이 명봉천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그리는 울음소리가 들려온다고 해서 명봉이다. 일년 내내 조용한 시골 역이 떠들썩할 때가 있다. 이른 봄 벚꽃 필 때다. 명봉역 앞엔 역사만큼이나 늙은 벚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벚나무들이 늙은 가지 위로 연분홍 벚꽃을 피울 때면 이 장면을 담으려는 여행객과 사진작가들로 일대가 북새통을 이룬다. 2003년 드라마 ‘여름향기’ 이후엔 여러 영화와 드라마의 단골 촬영지가 됐다. 늦가을 낙엽 질 때도 벚꽃 시즌 못지않게 빼어난 풍경을 선사한다. 역사 내부엔 경전선의 열차 풍경을 담은 사진, 오래된 흑백 카메라 등이 전시되고 있다. 득량역은 ‘추억의 거리’로 이름난 곳이다. 서부경전선의 여러 간이역 가운데 단연 명소로 꼽힌다. 역사는 철도박물관처럼 꾸몄다. 옛 호롱불과 고가구, 엽전 등을 곳곳에 전시했다. 관광객이 직접 써 볼 수 있는 역무원 모자도 인기다.역 주변의 거리도 관광지로 꾸몄다. ‘역전이발관’, ‘행운다방’, ‘백조의상실’ 등 1970년대 풍경으로 조성된 마을 거리는 포토존으로 인기다. 얼핏 그림처럼 보이지만 이발관이나 다방 등엔 실제 주민이 거주하며 영업도 한다. 충무공 이순신을 그린 벽화도 많다. ‘신에게는 아직 열두 가마니의 득량쌀이 남아 있사옵니다’ 등 재치 있는 글들도 눈에 띈다. 이 일대 지명이 ‘득량’(得糧)이 된 것엔 사연이 있다.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이 떨어져 가는 군량미를 구한 곳이 여기다. ‘얻을 득’(得) 자에 ‘양식 량’(糧) 자를 쓰는 지명이 여기서 비롯됐다. 득량역 주변에 공룡알 화석지, 강골마을 등 둘러볼 곳도 많다. 화순의 능주역, 나주의 남평역도 철도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간이역이다. 능주역 인근의 지석천은 서부경전선 최고의 포토존 중 하나로 꼽힌다. 철교를 지나는 무궁화호 열차를 반영과 함께 사진에 담을 수 있다. 100년 된 벚나무로 유명한 남평역도 특유의 고전미와 역사성을 인정받아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 케이팝·한식·국악 다양한 강좌… K문화 전파기지 역할 ‘톡톡히’

    케이팝·한식·국악 다양한 강좌… K문화 전파기지 역할 ‘톡톡히’

    튀르키예(터키)는 ‘형제의 나라’로 잘 알려져 있다. 튀르키예의 조상인 흉노족은 고조선과 동맹 관계였고, 흉노족이 세운 돌궐은 고구려와 우호 관계를 유지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3·4위를 결정한 한국-터키전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튀르키예 남부를 뒤덮은 대규모 산불로 피해가 커지자 한국에서 묘목 기부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의 사드레틴 알판 공연장에서 열린 ‘케이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인 튀르키예’에서도 양국 교류의 역사를 보여 주는 영상이 샌드아트(모래로 그림을 그리는 것) 형식으로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현재 튀르키예에서 한류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 가운데 주튀르키예 한국문화원은 양국 간 문화 교류의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튀르키예 한국문화원은 페스티벌 개최에 앞서 케이팝 전문 강사들이 현지에 파견돼 학생들의 보컬·댄스 교육을 담당하는 ‘케이팝 아카데미’를 진행했다. 27일 찾은 문화원에서는 유지영 안무가가 학생들에게 걸그룹 아이브의 ‘러브 다이브’(LOVE DIVE)의 안무를 알려 주는 수업이 한창이었다. 이들은 페스티벌의 축하 공연 무대에 올라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뽐냈다. 유 안무가는 “워낙 케이팝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높아 안무 습득 속도가 빨랐다”고 전했다. 주튀르키예 한국문화원 곳곳에는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전통 의상과 악기 등이 전시돼 있다. 입구에서는 한류 스타인 배우 이종석의 입간판이 ‘환영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문화원은 케이팝뿐 아니라 한국어, 한식, 태권도, 한복, 서예, 국악 등 다양한 한국 문화 관련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식경연대회, 붓으로 쓰는 한글 서예 전시회, 특별 한국어 회화 강좌 등 다양한 행사를 열었다. 박기홍 주튀르키예 한국문화원 원장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문화 활동을 매개로 한국과 튀르키예 간의 문화적 협력과 교류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문화원이 소통과 공감의 공간으로 성장하고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 새달 20일 전국 장애인기능대회 개막

    새달 20일 전국 장애인기능대회 개막

    2022년 전국 장애인 기능경기대회가 새달 20~23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다. 제주도와 고용노동부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대회에는 40개 직종 400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앞서 도는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1일까지 한국폴리텍대학 제주캠퍼스 외 4개 지역에서 지방 장애인 기능경기대회를 개최해 전국대회 참가선수 15명(15개 종목)을 선발했다. 대회에는 컴퓨터수리, 목공예 등 정규 직종 12개 분야와 바리스타, 워드프로세서 등 시범직 3개 분야, 그림 및 e스포츠 2개 직종 등 총 17개 직종에서 100명의 기능보유 장애인들이 참가했다. 임태봉 제주도 보건복지여성국장은 “장애인의 기능 향상을 장려하고, 장애인 고용에 대한 사회와 기업의 인식개선과 관심을 높여나감으로써 장애인의 취업기회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대회 정규직종 입상자에게는 메달과 함께 금상 1200만원, 은상 800만원, 동상 400만원, 장려상 100만원의 상금이 지급되며, 2년간 해당 직종 기능사 필기 및 실기시험이 면제되는 특전도 주어진다.
  • “이상하단 말, 제겐 최고의 칭찬” Z세대의 얼굴 심달기

    “이상하단 말, 제겐 최고의 칭찬” Z세대의 얼굴 심달기

    배우 심달기(23)는 연기자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사투리로 달래라는 뜻을 가진 이름 ‘달기’가 무려 부모님이 지어 준 본명이고, 이름을 몰라도 한 번 보면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마스크를 타고났다. 넷플릭스 시리즈 ‘보건교사 안은영’과 ‘소년심판’,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우리들의 블루스’ 등에서 잇따라 활약하며 대중에게 “아, 걔?”를 각인시킨 바로 그 배우다. 어딘가 이상하지만 쉽게 눈을 떼기 어려운, 자꾸만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게 하는 심달기가 지난 25일 독립영화 ‘말아’로 돌아왔다. 영화에서 코로나19 시대 청년 백수 주리를 연기한 그는 최근 서울신문과 만나 “이제껏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했던 새로운 내 얼굴을 많이 봐서 즐거웠다. 더 많은 사람에게 ‘내가 이런 모습도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곽민승 감독의 첫 장편인 ‘말아’는 76분짜리 주리의 성장 영화다. 매일 자취방에서 하릴없이 뒹굴던 주리는 아픈 할머니를 돌봐야 하는 엄마 영심(정은경)으로부터 김밥집을 대신 운영하라는 ‘미션’을 받는다. 그러지 않으면 자취방을 빼버리겠다는 엄포와 함께. 테이블 서너 개의 작은 동네 김밥집을 홀로 맡은 주리는 당연히 고전을 면치 못한다. 처음 말아 본 김밥 옆구리는 다 터지고, 멸치볶음은 너무 달다. 그러나 매일 김밥 한 줄을 주문하는 손님 이원(우효원), 초등학생 단골손님 등과 친해지며 주리는 움츠러들었던 몸을 펼치고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 처음으로 영화의 원톱 주연을 맡은 심달기는 “큰 사건은 없지만, 잔잔한 하루들이 반복되는 작품인 만큼 관객이 쭉 보게 하려면 배우의 힘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감독님이 먼저 나를 알고 배역을 제안해 주셨고, 나 역시 욕심이 나서 도전한 캐릭터”라고 말했다. 이어 “주리처럼 일반적인 취업준비생 같은 경험은 해본 적 없지만, 배역을 준비하며 배우 오디션과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저 역시 예전엔 일주일에 오디션을 세 개씩 보기도 했다”며 웃었다.그는 독특한 외양만큼이나 특이한 이력을 자랑한다. 17살이던 2016년 ‘아무개의 잠재의식과 영역’이라는 11분짜리 단편영화 감독으로 데뷔했고, 2018년 영화 ‘동아’의 주인공으로 미쟝센단편영화제에서 연기 부문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으며 본격적인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다. 연극계에서 활동한 부모님 덕에 어릴 때부터 무대를 마구 휘저은 덕택이다. 심달기는 “사실 더 어렸을 때는 무대에 올라가는 게 너무 부끄러웠다. 어린이집 학예회에서 한마디도 못 하고, 친오빠가 대신 대사를 읊어 줬던 기억이 난다”고 돌아봤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연출한 탈춤에서 원숭이 역할을 맡았는데, 그때 쓴 탈이 자아를 잊게 해 줬다. “얼굴을 가리니까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무대 연기는 바로 관객의 호응이 전해지는데 그게 너무 재밌었어요.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웃고 박수치는구나, 느낀 뒤론 막 까불었죠.”배우를 하며 점점 강해지는 생각은 “사람이 궁금하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의 속마음, 비밀, 생각 등이 알고 싶다. 배우는 수많은 사람을 집요하게 관찰하는 게 허용되는 유일한 직업이라는 점에서 직업 만족도도 높다”고 말했다. 여태 맡은 역할들 역시 짧지만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여줬다. 엉뚱한 고등학생 허완수(‘안은영’)부터 심장 질환을 앓고 있는 아기의 엄마(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불안한 가출 청소년 아람(영화 ‘최선의 삶’), 학교에서 따돌림당하지만 소셜미디어(SNS)에선 화려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구애진(카카오TV ‘그림자 미녀’)까지 다채롭다. 그는 “일이 재미있고, 일로 만난 사람들도 소중하다”며 “연기를 하면서 누군가에게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1999년생인 심달기는 대표적인 ‘Z세대’ 배우로 손꼽히기도 한다. 남들과 똑같은 걸 싫어하고, SNS에서 자신을 포장하거나 ‘셀프 피알’하는 데 익숙하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구석엔 한번의 실수로 낙인 찍히거나 언제든 이 사회에서 제명당할 수 있다는 공포가 늘 자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심달기는 “특수함이나 특별함, 남과 다르다는 건 애증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어릴 땐 연극계에 계시는 아버지가 다른 아버지들과 달리 회사에 안 간다는 게 창피했고, 친구들이 알까봐 무서웠어요. 하지만 자라면서 그걸 인정하고 무기로 쓸 줄 알게 됐다고 할까요. 남들과 완전히 다른 건 무섭지만 그렇다고 똑같은 것도 싫은, 이런 양가 감정은 배우라는 직업의 특수성과 닮은 것 같기도 해요.” 남들 사이에서 완전히 튀면 안되지만, 또 자신만의 매력을 뽐내기 위해 끊임없이 갈팡질팡한다는 심달기는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넓히는 게 꿈이다. 그는 “워낙 체구도 작고 아이 같은 느낌이 있다 보니 20대인데도 고등학생 역할이 많다. 이젠 교복 입는 역할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건 로맨스물 주인공. 몸짓 하나, 표정 하나로 사람을 사로잡는 배우 본연의 매력이 로맨스 장르에서 극대화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배우로서 가장 중요한 건 유일무이함이라고 봐요. ‘저 사람이 다음은 어떻겠다’는 식으로 파악되는 걸 제일 피하고 싶죠. 계속 예상을 벗어나는, 흔하지 않은, 이상한 배우로 성장하고 싶어요. 그게 제겐 최고의 칭찬입니다.”
  • 행복을 그리는 서대문 어린이

    “서대문구 어린이의 눈에 비친 행복, 그림에 담아 보세요.” 서울 서대문구가 11월 셋째 주 아동권리주간을 기념해 ‘어린이 그림 공모전’을 연다고 30일 밝혔다. 공모전 주제는 ‘어린이의 눈으로 바라본 행복’이다. ‘내가 가장 행복한 순간’, ‘내가 꿈꾸는 서대문의 모습’, ‘내가 원하는 우리 마을 상상 놀이터’ 중 하나를 정해 그리면 된다. 참가 대상은 유아부(6∼7세), 저학년부(초등학교 1~3학년), 고학년부(초등학교 4~6학년)로 나뉜다. 관내에 거주하거나 관내 소재 교육 기관에 다니는 아동이면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그림 재료에 대한 제한은 없지만, 회화 작품만 응모할 수 있으며, 입체 작품은 제외된다. 희망자는 구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작성한 뒤 작품 뒷면에 부착해 다음달 5일부터 10월 14일까지 내면 된다. 구는 공모 부문별로 각각 최우수상 1명, 우수상 3명, 장려상 6명 등 총 30명의 수상자를 선정하고 11월 아동권리주간 기념행사 때 상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이때 수상작 전시도 함께 이뤄진다. 이성헌 구청장은 “앞으로도 아동이 존중받고 행복한 도시를 구현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 원희룡 국토부 장관, 5개 신도시 시장 만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 5개 신도시 시장 만난다

    -다음 달 8일 간담회 개최, 신도시 재정비 방안 논의 시작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과 수도권 1기 신도시 5개 지자체장이 다음 달 8일 간담회를 갖고 도시 재정비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국토부가 30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원 장관은 지자체장을 만나 1기 신도시 재정비에 대한 지자체 의견을 수렴하고, 마스터플랜 수립 및 연구용역 추진에 지자체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이날 1차관 주재로 ‘1기 신도시 재정비 민관합동 TF’ 3차 회의를 갖고 1기 신도시 재정비 방안을 논의했다. 또 1기 신도시별 마스터플래너(MP)가 참여하는 협력분과를 추가해 3개 분과(계획·제도·협력)로 확대하고, MP를 지원하는 신도시별 5개 팀도 구성하기로 했다. TF는 지난 5월에 구성됐으며, 이번 회의부터는 정부 공동팀장이 국토도시실장에서 국토부 1차관으로 격상됐다. TF는 이날 신도시(분당·산본·일산·중동·평촌)별로 지자체와 주민의 소통창구 역할을 하는 MP의 필요성과 역할에 대해 논의한 결과, 1기 신도시 재정비는 주민들이 이미 거주하고 있는 기성 신도시를 정비하는 사업이므로 `재정비 마스터플랜’ 수립 시에 지자체·주민 의견 등이 반영돼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또 1기 신도시 재정비 마스터플랜 수립 및 제도화 방안을 위한 연구용역 방향을 논의한 결과, 1기 신도시 재정비는 단순 정비사업이 아닌 새로운 도시모델을 제시하는 과제로 인구구조 변화, 4차 산업혁명, 기후변화 등을 고려한 새로운 개념의 도시계획과 기반시설 확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신속한 재정비 사업 추진을 위한 마스터플랜 수립과 동시에 특별법 제정안 마련 연구 과제도 ‘투-트랙(Two-Track)’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8일 간담회에는 국토부 장관과 성남(분당)·고양(일산)·안양(평촌)·부천(중동)·군포(산본신도시)시장이 참석한다. 이원재 국토부 1차관은 “1기 신도시 재정비 그림을 지자체와 주민들과 함께 그려나가도록 계속 소통하면서 성과를 조기화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최종현의 ‘빅픽처’와 최태원의 ‘딥체인지’…유공을 그린에너지 기업으로

    최종현의 ‘빅픽처’와 최태원의 ‘딥체인지’…유공을 그린에너지 기업으로

    “기업의 목적이 이윤의 극대화가 아닌,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는 정체성의 재고를 시도하게 됐다. 그 방향을 글로 표현한 게 바로 최태원 회장의 ‘딥체인지’가 아닐까 한다.”(한준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대한민국 최초의 정유사인 ‘유공’은 어떻게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도모하는 SK이노베이션으로 거듭날 수 있었을까.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SK이노베이션은 30일 기업가정신학회와 함께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한 학술 심포지엄을 본사인 서린빌딩에서 개최했다. 기업가정신학회는 국내 주요 대학의 경영학과 교수들로 구성된 학술단체다. 교수들의 발표를 종합하면 SK의 변신엔 두 가지 큰 혁신이 있었다. 유공을 인수한 뒤 정유사업 외 윤활기유 등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시킨 최종현 선대회장의 ‘빅픽처’(큰 그림)와 탄소중립 시대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이차전지·소재 등 이종 산업으로 눈을 돌린 최태원 회장의 ‘딥체인지’(근본적 변화)라는 전략이 그것이다. 기업가정신학회는 SK이노베이션의 60년을 ▲‘SK의 유공’ 이전 시기, ▲’SK의 유공’ 시기, ▲사업확장기 및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추진시기로 구분했다. 이 두 기준에 따라 10개의 구체적인 혁신 테마를 선정하고, 해당 분야 전문 교수가 지난 4개월간 연구와 분석을 진행했다. 기업가정신학회장인 이춘우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빅픽처와 딥체인지를 통해 내재된 혁신 DNA는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인 그린 에너지, 소재기업으로의 진화와 ‘넷제로’(탄소배출을 하지 않음) 달성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가족통합지원센터 방문해 애로사항 청취하는 윤 대통령

    가족통합지원센터 방문해 애로사항 청취하는 윤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다문화·한부모 가정 등 소외취약가족 지원시설인 서울 구로구 가족통합지원센터를 방문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중도입국자 학생들을 위한 움틈학교 국어수업을 참관하고 학생들과 대화를 나눴다. 움틈학교는 한국에 중도 입국한 학생들에게 한국어 중심으로 공부해, 일반학교 복귀를 돕는 기관이다. 윤 대통령은 저소득 한부모가족과 청소년부모에 대한 아동 양육비 지원을 확대하고 언어나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가족 자녀에게 맞춤형 지원을 늘리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또 주민센터, 가족센터 등 지역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위기 가족을 조기 발굴하고 유관 기관의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간담회에 앞서 가족센터 3층 공동육아나눔터를 먼저 찾아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 ‘공룡똥’ 구연을 들었다. 윤 대통령이 마스크 위로 손을 대며 코를 막는 시늉을 하자, 아이들이 이 모습을 따라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잘했느냐’는 아이의 물음에 “국민학교(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아주 (공부를) 못 했다. 받아쓰기 100점 만점에 10점도 맞았고 선생님이 어머니더러 학교에 오라고 해 조심성과 집중력이 너무 떨어지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직장을 다녀서 집에서 할머니하고 있다 보니, 뭘 제대로 배우는 게 없었다. 학교에 적응하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국어보다 산수가 자신 있었다며 학생들에게 “열심히 하다 보면 실력이 확 는다. 그러니 어렵더라도 포기하지 말라”고 독려했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구로구 가족통합지원센터 공동육아나눔터에서 동화책 ‘공룡똥’ 읽기를 함께하고 참가 가족들과 대화하며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 주민들 불안에 떤 수원 아파트 ‘괴낙서’…10대 소행이었다

    주민들 불안에 떤 수원 아파트 ‘괴낙서’…10대 소행이었다

    경기 수원시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 의미를 알 수 없는 낙서가 연달아 발견돼 주민들이 불안에 떤 가운데, 해당 낙서는 호기심 많은 10대가 그린 그라피티로 밝혀졌다. 그라피티는 거리 벽면에 낙서처럼 그리거나 페인트를 분무기로 내뿜어서 그리는 그림을 뜻한다. 30일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재물손괴 혐의로 A군(10대)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군은 이달 초부터 최근까지 수원시 권선구의 7천여세대 규모의 아파트 일대 조형물과 출입문, 공중화장실 벽면 등 20여 곳에 낙서한 혐의를 받는다. 유성 매직펜 또는 래커 스프레이가 사용된 낙서는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 발견됐고, 특이한 문양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 ‘범죄 표식’, ‘종교적 암시’ 등 루머가 돌며 불안감이 일었다.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지난 22일 경찰에 신고했고,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여러 건 접수된 재물손괴 신고를 하나로 병합해 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경찰은 현장 CCTV(폐쇄회로) 영상 등을 통해 모자를 쓴 남성이 낙서한 뒤 현장을 벗어나는 장면을 확인하고 용의자의 신원 파악에 나섰다. 이후 언론보도 등을 통해 소식이 전해지자, A군의 부모는 지난 29일 A군을 데리고 경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A군은 “그라피티에 대해 알게 됐고, 호기심에 비슷한 문양을 이곳저곳에 그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조사를 마치는 대로 A군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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