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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타니가 대신 송금” 충격의 ‘스타 통역’ 해고 전말

    “오타니가 대신 송금” 충격의 ‘스타 통역’ 해고 전말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미국 생활을 그림자처럼 함께했던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40)가 절도 혐의로 해고되면서 충격을 안겼다.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도박 사실을 알고 도우려 했지만 끝내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비극을 맞았다. 21일 미국 LA타임스와 ESPN은 오타니의 통역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변호인으로부터 고발당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렌지카운티에 거주 중인 매튜 바우어라는 이름의 불법 스포츠 도박업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오타니의 이름이 나왔고 이를 추적한 결과 미즈하라의 소행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이 알려진 후 다저스는 미즈하라를 해고했다고 밝혔다. 미즈하라는 오타니가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활동하던 시절 외국 선수들의 영어 통역사로 일하며 오타니와 인연을 맺었고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에 진출했을 때부터 전담 통역사로 늘 함께해왔다는 점에서 상당한 충격을 안겼다. 바로 전날인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에도 그가 포착돼 국내 팬들의 충격도 상당하다. ESPN은 “지난 9월과 10월 두차례에 걸쳐 오타니의 이름으로 50만 달러가 송금된 은행 정보를 확인했다”면서 “연방 정부 수사관들이 남부 캘리포니아의 도박업자 매튜 바우어가 운영하는 사업체를 조사하다가 오타니로부터 송금된 내역을 확인하게 됐다. 오타니는 자신의 이름으로 바우어의 동료에게 돈을 보냈다”고 했다. 불법 스포츠 도박에 빠진 미즈하라의 최근 도박 빚은 450만 달러 이상으로 불어난 것으로 알려졌다.ESPN은 오타니의 변호인 측의 주선으로 미즈하라가 ESPN과 90분에 걸쳐 진행한 인터뷰를 공개했다. 이 인터뷰에서 미즈하라는 “내가 오타니에게 도박 빚을 갚아달라고 부탁했다. 오타니는 그것(도박 빚)을 기뻐하지 않았으며 이런 문제가 또 생기지 않도록 돕겠다고 했다”며 오타니가 대신 빚을 갚아주기로 했음을 밝혔다. 미즈하라에 따르면 오타니는 미즈하라의 컴퓨터에 로그인해 미즈하라의 감독하에 몇 달에 걸쳐 분할로 송금했다. 송금 명목은 ‘대출’이었다. 오타니가 돈을 빌려주는 대신 직접 송금한 이유에 대해 미즈하라는 “그는 돈과 관련해 나를 믿지 않았고 내가 도박을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즈하라는 “오타니가 도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을 모두가 알아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 역시 이게 불법이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 나는 수백만 달러를 잃었고 빚을 메우기 위해 도박을 하고 또 했지만 계속 돈을 잃었다”면서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 다시는 도박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은 내 잘못이고 모두 내가 한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오타니의 변호인은 이번 일에 대해 “오타니가 ‘대규모 절도’의 희생자가 됐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미 변호인이 움직이고 있었던 오타니는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지만 별다른 동요 없이 20일 경기에 임했다. 미즈하라는 오타니가 한국행 비행기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에도 함께했고 20일 경기가 끝난 뒤에도 오타니의 인터뷰 통역을 맡았는데 21일 경기에는 볼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 오타니는 이날 경기가 끝난 후 22일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 [포착] 러 항구에 유령 잠수함?…알고보니 색칠한 가짜 그림

    [포착] 러 항구에 유령 잠수함?…알고보니 색칠한 가짜 그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2년 넘게 이어지며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적을 속이는 기상천외한 전술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을 속이기 위해 부두 위에 잠수함의 실루엣을 그렸다고 소셜미디어 ‘엑스’에 사진과 함께 공개했다. 실제 공개된 위성 이미지를 보면 러시아의 킬로급 잠수함 옆으로 부두 위에 잠수함 모양의 검은 그림이 확인된다. 해당 장소는 흑해의 러시아 수출 핵심 항구인 노보로시스크로, 최근들어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고있다. 이에대해 영국 국방부는 “이는 우크라이나 드론 조종사들에게 혼란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이를 통해 러시아의 손실이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이처럼 러시아가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그림까지 그려 혼란을 주는 것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인한 러시아 흑해 함대의 피해가 크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지난달 우크라이나군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러시아 흑해함대의 3분의 1이 무력화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우크라이나군은 개전 이후 총 24대의 러시아 군함과 1대의 잠수함을 무력화시켰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사실상 해군 전력도 없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자랑하는 흑해 함대를 파괴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드론 덕이다. 특히 이중 해상드론의 역할이 가장 큰 데 러시아군의 군함이 파괴되는 생생한 영상이 이미 여러차례 공개된 바 있다.이와 비슷한 러시아군의 기만 전술은 항구 뿐 아니라 비행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28일 미국 위성영상 업체 플래닛 랩스 PBC 위성이 러시아 남부 프리모르스코-아흐타르스크 공군기지를 촬영한 사진에는 이상한 모습의 전투기들 모습이 담겼다. 전투기 여러 대가 공군기지 내에 일렬로 배치돼 있는데, 이중 두 대(원안)의 경우 묘한 흰색을 띠고있다. 또다른 전투기(원안) 역시 푸른색을 띠고있는데 역시 다른 항공기와 다른 느낌을 준다. 매체는 총 3대의 전투기가 마치 유령같다면서 그림자도 없다고 지적했다.이는 지난해 6월 26일 러시아 예이스크 공군기지를 촬영한 위성 사진에 보다 명확히 드러난다. 총 4대의 전투기가 모두 밝은 흰색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이중 한 대는 바닥에 페인트칠을 하다만듯 몸통 부분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공군기지 내에도 그림이 등장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적을 교란시켜 탄약과 미사일, 드론 등 화력을 쓸데없는 곳에 소진시키기 위한 것이다. 영국의 국제 안보 씽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 저스틴 브룩은 “단순한 카메라가 장착된 우크라이나의 공격 드론에게 가짜 표적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일 것”이라면서 “항공기를 표적으로 삼는 우크라이나 무기에 혼동을 주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 종로구, 스쿨존532에 보행환경개선사업 접목…“전국 최초”

    종로구, 스쿨존532에 보행환경개선사업 접목…“전국 최초”

    서울 종로구가 매동초등학교 통학로 일대에 ‘스쿨존 532사업’을 추진하면서 전국 최초로 보행환경개선사업을 접목했다고 20일 밝혔다. ‘스쿨존 532사업’은 어린이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간선도로 50km/h, 이면도로 30km/h인 제한속도 규정을 스쿨존 이면도로에서 20km/h까지 낮추고 교통안전 시설물을 설치한다. 종로구는 제한속도 하향은 도로의 물리적 개선을 병행해야만 효율성이 극대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사업 초기 단계부터 대상지 인근 도로의 물리적 개선과 제한속도 하향을 동시에 추진하는 큰 그림을 구상했다.먼저 도로 확장이 어려운 사직로9길의 보행환경개선을 목표로 교통체계를 양방에서 일방으로 변경했다. 인근 황학정과 종로도서관, 유아교육진흥원, 매동초등학교를 설득하고 주민, 학부모 의견을 수렴하는 등 각고의 노력를 더한 결과다. 또 설계 용역을 거쳐 2023년 말부터 제한속도 하향과 보도 신설 및 확장, 각종 교통안전 시설물 확충 공사를 진행하고 올해 마무리 지었다. 특히 신규 도입한 LED발광형 노란횡단보도표지는 색상, 디자인, 기능 등 국내에서는 전례가 없던 시설물이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기존 교통체계 변경이나 시설물 확충에 그치지 않고 보도 신설이나 확장까지 더한 전국에서 첫 번째 사례”라며 “매동초뿐 아니라 관내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지속적인 시설물 설치와 정비를 병행해 어린이와 주민 보행 안전을 확보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 [씨줄날줄] 래퍼 곡선

    [씨줄날줄] 래퍼 곡선

    1974년 12월 4일 미국 워싱턴DC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유력 인사 4명이 식사를 하며 미국 세금 정책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인 도널드 럼즈펠드와 그의 보좌관 딕 체니, 월스트리트저널 부편집장 주드 와니스키, 시카고대 경제학과 교수 아서 래퍼였다. 좌장 격인 럼즈펠드가 엉망이 된 경제를 되살릴 방도를 두 경제 전문가에게 물었다. 래퍼 교수는 냅킨에 그림을 그려 가며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가 사용한 냅킨은 현재 국립미국사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훗날 1980년대 레이거노믹스 감세정책의 초석이 된 ‘래퍼 곡선’(Laffer Curve)의 탄생 일화다. 뒤집은 알파벳 U자처럼 생긴 래퍼 곡선은 소득세율이 높아지면 국가의 세수도 증가하다가 일정 선을 넘으면 오히려 줄어들기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래퍼는 이런 현상은 지나치게 세율이 올라가면 근로 의욕이나 투자 의욕이 줄어들어 세원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세율을 낮추고 규제를 줄이면 경제가 활성화되고 세수도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래퍼 곡선은 현실 정책에 적용하는 데는 무리가 있었다. 세율을 높여 조세 수입이 극대화되는 지점을 지나야 세율을 낮춰 조세 수입을 늘릴 수 있는데, 그 지점을 찾기가 힘들다는 것. 이에 따라 레이거노믹스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레이건 행정부는 법인세율을 48%에서 34%로, 소득세율은 70%에서 28%로 대폭 인하했다. 그 결과 전임 지미 카터 정부와 비교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연평균 성장률은 3.2%로, 8년 전의 2.8%보다 높았다. 실업률도 7.2%에서 5.5%로 내려갔다. 반면 미국 국가부채는 레이건 취임 직전인 1980년 국내총생산 대비 26%에서 퇴임 전해인 1988년 41%까지 늘어났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관련 참모들이 트럼프 자택에서 열린 회의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후보로 3명을 거론했는데, 아서 래퍼가 이름을 올렸다. 트럼프가 재집권한다면 누구를 후임 의장으로 지명할지는 모르지만, 래퍼가 트럼프노믹스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래퍼 곡선에 따라 감세정책의 연장이 세수 확보와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 “움직이는 모든 건 로봇으로”… 엔비디아, 2.5배 빠른 AI칩 내놨다

    “움직이는 모든 건 로봇으로”… 엔비디아, 2.5배 빠른 AI칩 내놨다

    “미래에 움직이는 모든 것은 로봇이 될 것입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개발자 콘퍼런스(GTC 2024) 기조연설에서 기대를 모았던 차세대 인공지능(AI) 칩을 소개한 뒤 AI의 미래 종점인 로봇 사업에 대한 비전을 내비쳤다. AI 칩 ‘큰손’으로 떠오른 엔비디아가 자체 플랫폼을 통해 AI 생태계를 구축한 뒤 성장 가능성이 큰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검은 가죽점퍼를 입고 연단에 선 황 CEO는 이날 1만 6000여명의 관중 앞에서 엔비디아가 그리는 큰 그림의 시작점이 될 새로운 플랫폼 ‘블랙웰’ 기반의 AI 칩을 선보였다.2080억개의 트랜지스터로 가득 메운 이 칩은 현존하는 최고 AI 칩인 엔비디아 ‘H100’(호퍼 기반)에 비해 연산 처리 속도가 2.5배 더 빠르다. 두 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B200)를 연결해 하나의 칩처럼 작동하는 방식이다. H100을 사용하면 생성형 AI GPT 모델을 훈련시키는 데 90일 동안 8000개의 GPU가 필요하지만 블랙웰 GPU는 같은 기간 2000개만 사용하면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황 CEO는 “호퍼는 매우 환상적이었지만 우리는 더 큰 GPU를 원한다”며 “블랙웰은 이 새로운 산업 혁명을 구동하는 엔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가 구상하는 제품은 생성형 AI의 대규모 연산이 가능한 일종의 ‘슈퍼컴퓨터’(GB200 NVL72)다. 블랙웰 GPU 2개에 중앙처리장치(CPU)를 연결한 ‘슈퍼칩’(GB200)을 36개 쌓아 올린 뒤 시스템 최적화를 통해 성능을 극대화하겠다는 계산이다. 대만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TSMC의 4㎚(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으로 만들어진 뒤 올 연말부터 공급될 예정이다.엔비디아가 새 AI 칩 가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기존 제품 가격을 감안하면 5만 달러(약 6700만원) 수준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황 CEO는 “(첫 제품은) 수천만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블랙웰이 최대 10조개의 매개변수(파라미터)를 가진 대규모 언어모델(LLM)에서 생성형 AI를 구축하고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파라미터는 생성형 AI가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신경 연결 역할을 한다. 파라미터가 많을수록 AI 성능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다. 오픈AI가 개발한 생성형 AI GPT-4의 파라미터 수치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5000억개 정도로 알려져 있다. 산술적으로는 블랙웰이 이보다 20배 뛰어난 AI 모델도 지원할 수 있다는 얘기다. AI 기술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로봇 플랫폼을 지원하겠다는 것도 이러한 성능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황 CEO는 이날 무대에 자체적으로 훈련시킨 로봇 ‘오렌지’와 ‘그레이’를 등장시키고, 로봇 훈련이 가능한 ‘프로젝트 그루트’(GR00T)를 공개했다.
  • 뭉크의 주변을 맴도는 죽음 [으른들의 미술사]

    뭉크의 주변을 맴도는 죽음 [으른들의 미술사]

    방 한 구석 침대에서 누군가 죽음을 맞고 있다. 죽음을 맞은 이 앞에 가족들이 마지막 인사를 전한다. 이 작품에서 죽은 이의 얼굴을 알아볼 수는 없다. 다만 슬퍼하는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애도를 표한다. 뭉크는 스무살이 되기도 전에 가족 가운데 어머니와 누나 두 명을 잃었다. 뭉크 어머니 로이라는 1868년 12월 5남매를 남겨두고 죽음을 맞았다. 로이라가 숨을 거둔 그날 새벽 누군가 소피에와 뭉크를 깨워 엄마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게 했다. 로이라는 두 아이에게 마지막 말을 전했다. “나는 너희들 곁을 떠나야 돼. 내가 가버리면 슬플 거야. 우리는 곧 하늘에서 만날 수 있을 거야. 신께서 너희와 함께 하기를...” 5살의 뭉크는 이 말의 뜻을 몰랐지만 무서웠다고 술회했다. 요람을 흔드는 죽음의 천사창백한 얼굴들, 검은 옷을 입은 인물들과 그림자, 그리고 단축법으로 표현된 죽은 이. 마지막 인사를 하는 자리엔 슬픔과 침묵만이 흘렀다. 뭉크의 가족은 모두 죽음은 잠자는 것이라고 믿었다. 뭉크는 훗날 ‘질병, 광기, 죽음은 늘 내 요람 곁에 있었지’라며 죽음이 그의 작품의 주요한 모티프였음을 밝히고 있다. 뭉크는 20여 년에 걸쳐 이 작품을 유화, 파스텔, 석판화 등 여러 버전으로 제작했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은 알베르티나 미술관 소장의 석판화와 개인소장(작품명 ‘임종’) 석판화 두 점이 선보인다. 임종을 맞은 이 주변에 5명의 인물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애도를 표한다. 다만 맨 앞에 있는 여성만 관객을 향해 있다. 다른 버전의 작품들을 보면 이 여성은 환자 머리맡에 놓인 물병과 약병을 챙겨주기도 한다. 따라서 이 인물을 카렌 이모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 옆의 노인은 뭉크의 아버지다. 아버지는 두 손을 모아 간절히 기도를 드린다. 카푸트 모르툼, 죽은 이의 머리흥미로운 점은 유화 버전과 달리 벽지에 알 수 없는 두 인물이 함께 있다는 것이다. 성별도, 연령도 알 수 없는 두 영혼은 죽은 이를 바라본다. 유화 버전에서 이 벽은 적갈색의 빈 공간으로 표현되어 있으며, 이 안료 이름은 카푸트 모르툼(Caput Mortuum)이다. 이는 라틴어로 ‘죽은 이의 머리’라는 뜻이다. 카푸트 모르툼은 연금술에서 사용하고 남은 찌꺼기를 의미하는데 바로 산화철로 적갈색을 띤다. 뭉크는 유화에서는 ‘죽은 이의 머리’ 색으로, 판화에서는 죽은 이의 머리를 그려 넣은 것이다. 예술로 승화된 그리움여기 누워 죽음을 맞은 이가 뭉크의 어머니나 누나인지 알 수 없다. 다만 뭉크는 1895년 서른 살이 넘어 어릴 적 어머니와 누나의 상실감을 표현했다. 뭉크 작품의 특징은 어릴 적 기억을 그렸지만 어릴 때 모습으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등장인물이 모두 성인으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 작품을 통해 끝나지 않은 뭉크 삶의 슬픔을 엿볼 수 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언제고 닥칠 일이다. 누군가 슬퍼하고 기억해 준다면 잘 산 인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뭉크는 어머니를, 누나를 죽는 날까지 그리워했다. <편집자주> 서울신문사는 올해 창간 120주년을 맞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에드바르 뭉크 전시 ‘비욘드 더 스크림’(Beyond The Scream)을 오는 5월 22일부터 9월 19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최한다. 올해는 뭉크가 사망한 지 80주기를 맞이하는 해다.
  • 꽃망울 터뜨린 정선…22~24일 동강할미꽃 축제

    꽃망울 터뜨린 정선…22~24일 동강할미꽃 축제

    강원 정선군은 동강할미꽃 축제를 22일부터 24일까지 정선읍 귤암리 동강할미꽃 거리와 생태체험학습장 일원에서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동강할미꽃은 은은한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전해줘 ‘봄의 전령사’로 불린다. 올해로 18회째를 맞는 이 축제는 동강할미꽃 사진 전시, 그림 전시와 정선아리랑 시연, 동아리 공연 등으로 꾸며진다. 나무 화분 만들기, 보물찾기, 달고나 만들기, 구슬치기 등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마련했다. 올해 처음으로 어르신들이 모델로 나서 멋을 뽐내는 ‘시니어 패션쇼’도 열린다. 김병국 정선읍 문화체육축제위원장은 “동강할미꽃의 아름다움과 국민고향정선의 봄의 정취를 한껏 느끼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 성모 마리아의 기적을 목격한 아이들, 보스니아 ‘메주고리예’ 마을 [한ZOOM]

    성모 마리아의 기적을 목격한 아이들, 보스니아 ‘메주고리예’ 마을 [한ZOOM]

    1981년 6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남부에 있는 작은 마을 ‘메주고리예’(Medugorje)에서 여섯 명의 아이들 앞에 성모 마리아가 나타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날 우리는 포드브르도(Podbrdo) 언덕에서 놀고 있었어요. 갑자기 어디선가 팔에 아이를 안은 여인이 나타났어요. 그녀는 우리에게 가까이 오라고 손짓했지만, 우리는 처음 본 그녀가 무서워서 가까이 가지 않았어요. 다음 날도 그녀가 나타났어요. 우리는 다가오라고 손짓하는 그녀에게 다가갔어요. 그녀는 성모 마리아의 모습을 하고 있었어요. 그녀는 우리에게 화해와 평화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그날 이후 그녀는 몇 번이나 우리 앞에 나타나 하나님의 말씀을 들려주었어요. 아이들이 성모 마리아를 만났다는 소식은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하지만 사회주의 정부는 아이들이 신비주의를 조장하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리고 아이들과 부모 그리고 이들이 다니던 성당 사람들까지 박해했다. 심지어 성당의 신부를 3년 동안 감옥에 가두기까지 했다. 그러나 성모 마리아가 나타났다는 이야기는 계속해서 퍼져 나갔고, 성지순례를 위해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은 날이 갈수록 늘어만 갔다. 한편, 교황청에서도 교구 주교를 통해 아이들의 이야기가 맞는지 조사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증거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교황청은 오랫동안 이 곳을 성모 마리아 출현지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지순례를 위해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줄어들지 않았다. 그리고 2019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모 마리아의 출현지로 인정할 수는 없지만, 이 곳을 순례하는 것은 인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치유의 예수상 포드브르도 언덕 아래로 내려가면 ‘성 야고보 성당’이 있다. 성당의 정문을 등지고 바라보면 저 멀리 거대한 청동 예수상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거대한 청동 예수상은 ‘치유의 예수상’이라고 불린다. 예수상의 오른쪽 무릎 옆부분에 헝겊을 가져다 대고 살살 문지르면 물방울이 세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물방울을 환자의 아픈 부위에 가져다 대면 병이 낫는다는 전설이 있어 이 예수상을 ‘치유의 예수상’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직접 헝겊을 가져가 대고 문질러 보았다. 많은 사람들의 손길을 거쳐간 이 부분은 이미 반들반들해져 있었다. 조심조심 문지르고 있으니 물방울이 배어 나오기 시작했다. 신기함에 놀랄 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도대체 이 물방울이 어디서 생긴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응결현상이 생길 만큼 그 날은 춥지도 않았지만, 만약 응결현상 때문이라면 이 부분 말고도 주변에 물방울들이 맺혀 있어야만 했다. 역시 세상에는 기적이라는 말로 밖에 설명되지 않는 현상들이 아직도 많은 것 같다.과달루페 성모의 기적 1531년 12월 9일 새벽 얼마 전 카톨릭으로 개종한 아스테카 원주민 후안 디에고가 새벽 미사를 가기 위해 ‘테페약’(Tepeyac) 언덕을 넘고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이 목소리를 따라간 곳에서 그는 성모 마리아를 만났고, 성모 마리아는 이 곳에 성당을 지어달라는 말을 주교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디에고는 성모 마리아의 말을 주교에게 전했지만, 주교는 개종한지 얼마 안된 디에고의 말을 믿지 않았다. 얼마 후 디에고 앞에 다시 성모 마리아가 나타났다. 성모 마리아는 디에고에게 장미꽃이 피어있는 곳을 알려 주고 주교에게 장미꽃을 가져가라고 말했다. 성모 마리아가 알려준 곳으로 가보니 한겨울임에도 정말 장미꽃이 피어 있었다. 디에고는 원주민 전통 복장인 ‘틸마’에 장미꽃을 싸서 주교에게 가지고 갔다. 그리고 주교 앞에서 장미꽃을 꺼내려고 하는데 장미꽃이 바닥에 떨어지고 틸마에 성모 마리아의 모습이 나타났다. 주교는 눈물을 흘리며 기도를 올렸고 처음 디에고가 말한 대로 언덕에 성당을 세웠다. 1531년부터 짓기 시작한 성당은 1709년에 완성되었다. 후안 디에고가 입고 있던 틸마에 나타난 성모 마리아의 그림이 걸리면서 ‘과탈루페 성모 대성당’은 멕시코를 대표하는 카톨릭 성지가 되었다. 1754년 교황 베네딕토 14세(Benedictus PP. XIV∙1675~1758)는 과달루페를 성모 마리아 발현지로 공식 인정했다. 1966년 교황 바오로 6세(Paulus PP. VI∙1897~1978)는 과달루페 성모 마리아 그림을 보관하는 황금 장미장을 전달했고, 1999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Ioannes Paulus PP. II∙1920~2005)는 과달루페가 성모 마리아를 만난 12월 9일을 아메리카 대륙 전체의 축일로 지정했다. 프랑스 루르드(Lourdes), 포르투갈 파티마(Fátima)와 함께 교황청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세계 3대 성모 발현지가 된 ‘과달루페 성모 대성당’은 전 세계인의 성지가 되었으며, 매년 디에고가 성모 마리아를 만났다고 전해지는 12월 9일이 되면 대성 주변에는 사람들로 가득 채워진다.과달루페 성모의 기적 메주고리예는 공식적인 성모 발현지로 인정받지 못했다. 반면 과달루페 성모 대성당은 교황청으로부터 세계 3대 성모 발현지의 하나로 인정받았다. 두 곳의 이야기를 듣고 처음에는 객관적인 증거가 무엇이길래 메주고리예는 인정하지 않고 과달루페 성모 대성당은 공식적인 성모 발현지로 인정했는지 궁금해졌다. 하지만 곧 그 생각은 사라졌다. 어차피 모든 기적은 과학적 합리론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믿음에서 시작되는 것이니까.
  • 민주당 염태영 수원무 후보, “경기국제공항 건설로 경기도와 대한민국 미래 이끌 것”

    민주당 염태영 수원무 후보, “경기국제공항 건설로 경기도와 대한민국 미래 이끌 것”

    더불어민주당 염태영 수원무 국회의원 후보가 18일 경기국제공항 건설을 통해 수원화성 군공항 이전을 완수하고 경기도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수도권 항공·물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염태영 후보는 수원시장 재임 시절, 수원의 민주당 국회의원들과 함께 경기남부권역의 상생발전을 위한 통합국제공항 필요성을 강조하며 힘을 모았고, 국토교통부의 제6차 공항개발종합계획에 경기남부 민간공항 건설 관련 내용이 반영되면서 사업의 단초가 마련된 바 있다. 또한 염 후보는 경기도 경제부지사 재임 시절 경기국제공항 추진단을 만들고,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경기국제공항 건설의 밑그림을 그렸고, 현재 경기국제공항 필요성에 대한 경기도의 타당성 조사 용역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염 후보는 “경기 남부에는 이미 반도체 밸리가 형성되어 있고, 용인시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고 있으며, 지속적인 수출 물량 확대로 영종도 공항이 곧 포화상태에 이른다는 전문기관의 전망이 나와 있다”며 “따라서 경기국제공항의 필요성은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에서도 자연스럽게 공론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염 후보는 “그 이후에는 수도권 신공항 건설에 있어 완전히 새로운 국면이 열린다”면서 “사업추진의 당위성과 명분이 마련되기 때문에, 국토부가 나서 ‘경기 남부 민간공항 건설 사전타당성 조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고 전망했다. 염 후보는 “‘수원화성 군공항 이전사업’의 발목을 잡았던 어려움도 풀어낼 수 있다”면서 “공항 유치를 원하는 지자체와의 협의 과정에서 수원화성 군공항 이전 사업을 연계하여 추진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의 예비이전 후보지를 고집할 이유도 사라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원화성 군공항이 떠나간 자리에는 첨단연구산업단지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제 갈등이 아닌 상생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며 “경기국제공항 건설의 새로운 대안을 마련하고 추진해온 저 염태영과 수원의 민주당 후보들이 함께 분명한 성과를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했다.
  • 종로구, 영유아에 인생 첫 그림책 선물한다

    종로구, 영유아에 인생 첫 그림책 선물한다

    서울 종로구가 ‘책과 함께 인생을 시작하자’는 취지를 담아 ‘종로 북스타트’ 사업을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영유아 가정에 성장 단계별 그림책 꾸러미를 선물하고 어려서부터 책과 도서관에 대한 즐거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뒷받침하기 위해서다.대상은 종로구 거주 생후 19~35개월 영유아(2단계), 36개월부터 취학 전 영유아(3단계)다. 임신 3개월부터 출산 후 3개월에 해당하는 임산부나 18개월 이하 영유아는 서울시 엄마북돋움 사업을 통해 1단계 책꾸러미를 신청하면 된다. 올해 선정한 종로 북스타트 도서는 2단계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손손손’, 3단계 ‘곰 할머니의 잠 가게’다. 신청은 다음 달 1일부터 10일까지 종로구립도서관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책 꾸러미 수령은 본인확인을 위해 신분증, 등본을 지참하고 종로구립도서관을 방문하면 된다. 종로구 관계자는 “평생교육의 출발점인 북스타트 사업을 통해 영유아 가정을 위한 맞춤형 독서 경험을 제공해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책을 접하고 이야기 나누는 습관을 길러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 다채로운 봄의 향연…성동구, 봄꽃 축제 풍성

    다채로운 봄의 향연…성동구, 봄꽃 축제 풍성

    서울 성동구가 오는 21일부터 다채로운 봄꽃 축제를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먼저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봄이 가장 먼저 오는 마을, 응봉산에서 ‘2024년 응봉산 개나리 축제’가 열린다. 응봉산은 성동구 금호동과 응봉동에 걸쳐 있는 높이 81m의 나지막하고 작은 바위산으로 서울 조망명소로 손꼽히는 곳이다. 매년 3월이면 산 전체가 개나리꽃으로 가득 차 서울에서 가장 먼저 봄소식을 전한다. 구는 응봉산 개나리 축제를 통해 봄을 만끽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축제의 첫날인 21일에는 캘리그라피 작가 김소영과 퓨전국악밴드 ‘연’의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개나리 묘목심기 행사를 진행한다. 이번 개나리 묘목심기는 사전접수를 통해 모집된 50여명의 주민들이 함께 묘목을 심는다. 둘째 날에는 개나리 포토존과 페이스 페인팅 등의 체험 프로그램, 먹거리 장터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펼쳐진다. 축제 마지막 날인 23일에는 팝페라 그룹 ‘빅토리아’와 탭댄스 그룹 ‘밴드파람’, 성동구립 소년소년합창단의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지역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백일장 및 그림그리기 대회도 열린다. 구는 온라인 사전 신청을 통해 백일장 및 그림그리기 대회 참여자 200명을 모집했다. 행사 당일 현장에서도 선착순으로 100명을 추가 신청받는다. 시제는 성동문인협회와 성동미술협회에서 선정해 행사 당일 공개하며, 수상작은 오는 4월 중순 경 발표할 예정이다. 22일에는 송정 벚꽃길에서 송정마을 벚꽃축제 추진위원회 주최로 ‘제7회 송정마을 벚꽃축제’를 개최한다. 성동교에서 장평교까지 동부간선도로와 중랑천의 제방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송정 벚꽃길은 서울시에서 걷고 싶은 거리 10대 명소 중 하나로 선정될 만큼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산책로 중 하나다. 송정마을 벚꽃축제에서도 아름다운 벚꽃을 감상하며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엄마와 아이와 함께 참여하는 지문 적성 검사를 비롯한 다양한 체험 부스,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 지역 소상공인, 청년기업들의 창의적인 제품을 전시·홍보·판매하는 플리마켓 등이 마련된다. 24일 금호산 맨발공원에서는 금호산 벚꽃축제 추진위원회가 주최하는 ‘제20회 금호산 벚꽃축제’가 개최된다. 금호산 맨발공원은 서울숲-남산 둘레길 중간에 위치해 봄에는 벚꽃 등 각종 봄꽃이 만개하는 곳이다. 이날 축제에는 사물놀이, 태권도 시범, 하모니카 연주공연과 초청 가수 축하공연, 주민 노래자랑, 먹거리 장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성동구의 봄꽃 축제를 찾는 방문객들이 편안하고 즐겁게 축제를 즐기실 수 있도록 안전관리에도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화려한 추상화로 ‘불쌍한 탈북민’ 편견을 깨다

    화려한 추상화로 ‘불쌍한 탈북민’ 편견을 깨다

    北 실상 고발 사실주의 작품 배제‘나는 누구인가’ 정체성 고민 담아시멘트 위에 다양한 색깔로 묘사 “탈북민 작가의 그림은 보기도 전에 ‘불쌍하다’는 사람들의 선입견을 깨고 싶어요.” 북한 함경북도 출신인 안충국(30) 작가는 17일 서울 강서구 통일부 남북통합문화센터 전시관에서 열린 ‘저 너머의 형태’ 특별 전시를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탈북 작가에게는 통상 인권 억압 같은 북한의 실상을 고발하는 사실주의 작품을 기대한다면서 이런 정치색과 다른 작품 세계를 보여 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시멘트와 아크릴 바탕에 점·선·면으로 구성된 추상화를 그린다. 이번 전시에서 공개한 신작은 ‘나는 어디에서 왔고, 누구이며, 어디로 향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나름의 답변이다. 북한에서 태어나 15년, 한국에 넘어와 15년을 보낸 탈북민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도 녹아 있다. 북한 사회에 불만을 품었던 안 작가의 아버지는 그가 12세이던 때 중국을 거쳐 한국에 정착했으며 안 작가는 이후 아버지의 연락을 받고 15세 때 두만강을 건넜다. 안 작가는 “어떻게 나를 표현해야 할지를 모를 때가 많았다”며 “사람들이 ‘너는 탈북민이니까 탈북 과정이나 북한 인권, 통일에 대해 그려라’라고 하는데 작은 시골 마을에서 자라 그런 것에 대해 잘 모른다. 편견에 따라 그리긴 싫다”고 했다. 그는 “이제 북한에서 배운 것보다 한국에서 익힌 기법을 더 많이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그의 그림에는 북한 특유의 빈곤이 엿보인다. 기본 바탕에 시멘트를 칠했는데 이 시멘트 재료에는 경제난으로 도둑이 많은 북한에서 아버지와 생필품 보관 창고를 지으며 미장을 접했던 기억이 녹아 있다. 또 그는 “시멘트를 캔버스에 바르면 마르면서 많이 떨어지고 부서지는데 그 과정에서 상상하지 못한 흔적을 남기더라”며 “생각지도 못한 일들을 거쳐 한국에 온 나와 비슷하다”고 했다. 안 작가는 탈북 당시 두만강을 건너며 충격을 받았다던 중국의 화려한 불빛을 다양한 색깔의 선으로 추상화에 옮겼다. 반면 조명이 발달하지 않은 고향에서 봤던 백열등, 달빛 등은 단색의 원으로 구현했다. 다만 안 작가는 이런 자세한 설명을 관람객들에게 먼저 하지는 않는다. 안 작가는 “한국 사람들은 작품을 볼 때 답을 맞히려고 한다”며 “정답은 없다. 진정한 작품의 완성은 관람객, 작가, 작품 3가지 요소의 의사소통을 통해 이뤄진다”고 말했다. 그의 전시는 오는 6월 28일까지 열린다.
  • “노브라 산책” 선정적인 영상만 올린다…수상한 日유튜버에 ‘발칵’

    “노브라 산책” 선정적인 영상만 올린다…수상한 日유튜버에 ‘발칵’

    최근 일본에서 선정적인 콘텐츠로 높은 조회수를 낸 여성 유튜버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2023년 9월에 개설된 ‘미스도쿄대’라는 이름의 유튜브 채널에는 한 젊은 여성이 공원이나 야외를 혼자 걷는 영상 등이 게재됐다. 이 여성은 자신이 도쿄대 이공계 학생을 부르는 이른바 ‘미스도쿄대’를 목표로 한다고 소개했다. 여성은 유튜브에 옷을 입은 상태로 속옷을 벗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대부분 선정적인 영상을 올린다. 또 ‘노브라 산책’ 등 자극적인 제목을 달기도 한다. 해당 유튜브 채널 영상은 조회수 수백만회에 달하는 것도 있으며, 구독자는 순식간에 수만명을 기록했다. 도쿄대 홍보과 관계자는 이 여성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현재 해당 유튜브 계정은 정지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부자연스러운 모습이 보인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산케이신문은 “해당 계정 외에도 ‘미스도쿄대’ 이름을 붙인 여성의 동영상이 게재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영상을 본 일본정보학연구소의 한 교수는 “그림자나 움직임이 매우 자연스럽게 보이지만, 옆얼굴 부분이 잘려 나가는 등 어색한 장면이 많다”며 “생성형 AI로 만들어진 ‘딥페이크’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산케이신문은 전문가를 인용해 ‘수익 구조’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도쿄공업대의 사사하라 카즈토시 교수는 “(영상) 재생 횟수나 구독자 수에 따라 광고 수입이 제작자에게 돌아간다”며 “딥페이크를 이용해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돼 있다”고 지적했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이러한 선정적인 영상 제작자 중에는 여러 사이트에 링크를 함께 게재해 ‘유료 회원이 되면 보다 더 선정적인 동영상을 열람할 수 있다’는 식으로 유도하기도 한다. 사사하라 교수는 “딥페이크 포르노가 대량 생산되면 사회질서 면에서 문제가 된다”며 우려했다.
  • 파리에 낭만과 추억 한 스푼…파리지앵 화가가 그린 따뜻한 풍경

    파리에 낭만과 추억 한 스푼…파리지앵 화가가 그린 따뜻한 풍경

    올여름 프랑스 파리는 2024 파리올림픽 개최로 전 세계 사람들의 시선이 쏠릴 예정이다. 베르사유궁전 정원에서 승마, 앵발리드에서 양궁, 그랑팔레에서 펜싱과 태권도 등 찬란한 역사 유산에서 경기를 펼치는 꿈 같은 일에 기대감이 크다. 파리올림픽을 직접 가서 그림 같은 풍경을 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크겠지만 가고 싶어도 직장에서 못 가게 막을 수도 있고 휴가가 부족해 못 갈 수도 있겠다. 그림 같은 파리를 못 보는 아쉬움을 달랠 전시 ‘미셸 들라크루아, 파리의 벨 에포크전(展)’이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오는 31일까지 열린다. 여름에 파리에 못 가는 아쉬움이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파리로 갈 계획이 있는 사람도, 파리에 좋은 추억이 가득한 사람도 보면 좋은 전시다. 지난해 개막한 전시는 현존하는 최고의 파리지앵 화가 미셸 들라크루아(91)의 작품 200여점이 걸려 있다. 화가의 탄생 90주년을 기념한 인생 최대 규모의 전시로 그가 추억하는 1930년대 파리의 모습이 따뜻하게 담겨 있다. 작가는 파리에서 태어나 파리에서 대부분의 일생을 보낸 찐 파리지앵이다. 50년 이상 파리를 그려내며 파리의 풍경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정서, 작가가 각인한 특유의 분위기까지 모두 세밀하게 포착해내 그림으로 옮겼다. 이번 전시회는 그가 75~90세까지 그린 작품들을 조명한다.들라크루아는 “1930년대 후반은 모두에게 아름다운 시절이었다. 제2차세계대전 이전의 시대였으니까”라며 “물론 저에게도 역시 아름다운 시기였다. 행복한 어린아이였으니까”라고 말했다. 유년기의 행복한 감정이 담긴 그림은 안 그래도 멋진 파리에 낭만을 가득 얹었다. 여기에 인생의 말년에서 나올 수 있는 원숙함까지 어우러져 오래 시선을 머물게 한다. 전시는 마차를 타고 1930년대로의 시간여행 하는 콘셉트로 각각의 정거장으로 구성했다. 파리의 명소를 지나 파리지앵들의 소박한 삶의 모습, 파리를 수놓은 낭만적인 연인의 모습, 겨울을 맞이한 파리에서 벌어지는 각각의 이야기,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고향으로 가는 길에 만난 풍경,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의 순간들이 정거장으로 표현됐다. 파리 특유의 분위기가 작가의 추억 보정으로 따뜻하게 살아나 어느 하나 쉽게 지나칠 수 없다. 관람객들은 작가가 그린 1930년대 파리로 떠나 사소하고 소중한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을 마주하게 된다. 파리를 배경으로 사랑하는 연인들, 평범한 골목에서 피어나는 감정들, 눈이 내리는 파리의 겨울,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사람들의 행복한 표정까지. 파리에 잠깐 머무는 것으로는 감히 만날 수 없는 풍경들이 가득하다. 고령의 작가가 그린 솜씨라는 게 놀라운 한편으로 마음 따뜻한 할아버지가 소개하는 파리 여행에 금방 빠져들게 된다.전시를 보는 것만으로도 관람객들은 마치 파리를 여행한 기분이 들게 된다. 박미경 2448아트스페이스 대표는 “작지만 보석같이 빛나는 그림들”이라고 들라크루아의 작품을 소개했다. 박 대표는 “시간이 갈수록 그의 작품은 희미해지지 않고 향기를 더해 가고 있다”면서 “그의 작업은 계속된다. 90세 작가의 작업을 응원과 사랑으로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를 보는 동안 관람객들은 어떤 환상에 젖게 된다. 꼭 파리만이 아니라 각자 간직한 예쁜 풍경, 예쁜 감정들이 작가의 그림을 통해 더 애틋해지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파리를 꿈꾸시길 바랍니다. 많은 분이 이미 파리에 오셨을 것이고 또 방문하길 꿈꾸는 분들이 있으실 텐데 적어도 인생에 한 번쯤은 그 꿈을 실행해야죠. 그것은 평생의 좋은 추억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특히 우리가 사랑에 빠졌을 때 파리에 가야 합니다. 꼭 사랑하는 분과 파리에 오시길 바랍니다.”(들라크루아)
  • 광주서 만든 ‘누비 텀블러백’, 전국 스타벅스 매장서 판매

    광주서 만든 ‘누비 텀블러백’, 전국 스타벅스 매장서 판매

    광주시가 해외시장 판로 개척을 지원한 지역공방 ‘소잉’이 스타벅스 코리아와 손잡고 협업제품 ‘누비 텀블러백’을 선보였다. 광주시는 스타벅스 코리아와 광주지역 공방 ‘소잉’이 협업한 ‘누비 텀블러백’이 전국 스타벅스 매장 110여곳에서 14일부터 판매에 돌입, 일부 매장에서 조기 품절되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누비 텀블러백’은 전통 누비소재를 활용해 일상 속에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장식소품인 ‘액막이 명태 키링’은 예부터 액운을 막고 재물을 불러주는 것으로 알려진 명태를 귀엽고 다채로운 이미지로 재해석해 눈길을 끈다. ‘액막이 명태 키링’은 친환경 소재인 플라텍스로 제작되고 자석고리 등을 활용해 실내뿐만 아니라 자동차나 사무실 등에서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번 협업은 광주시의 ‘광주공예품 마케팅판매 지원사업’의 하나로, 지난해 프랑스에서 열린 ‘2023 파리 메종&오브제’의 광주 공동홍보관에 참가한 지역공방 ‘소잉’과 스타벅스 관계자가 의기투합해 성사됐다. 당시 전시회에는 광주지역 5개 공예공방이 참가, 해외 바이어들과 110여건 12만유로(한화 약 1억7000만원) 상당의 바이어 수출 상담을 진행했다. 또 프랑스·미국·오스트레일리아·일본 등 30여개국 바이어와 12만유로 상당의 수출상담 실적을 올려 해외 바이어들의 광주지역 공예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증명했다. 이에 앞서 광주시는 스타벅스와 협업을 통해 광주지역 관광지와 명소가 담긴 ‘광주 에코백’을 지난해 7월 선보였다. ‘광주 에코백’은 월봉서원·중외공원(광주비엔날레)·광주예술의거리·양림동펭귄마을·무등산국립공원·1913송정역시장 등 광주 랜드마크 6곳을 그림으로 담았다. 스타벅스 에코백에 도시 홍보 문안이 들어간 것은 전국 최초로, 큰 관심을 끌었다. 김요성 문화체육실장은 “앞으로도 광주지역 공예인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수준 높은 실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우수 공예상품들의 다양한 지원을 통해 글로벌 공방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댓글부대’ 손석구 “날 여고생으로 만든 ‘밈’ 재밌더라”

    ‘댓글부대’ 손석구 “날 여고생으로 만든 ‘밈’ 재밌더라”

    영화 ‘댓글부대’ 주연 배우 손석구가 영화 속 등장하는 자신의 ‘밈’에 대해 “재밌었다”고 밝혔다. 손석구는 15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밈을 만들 때 안국진 감독이 민망해하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건넸는데, 저는 오히려 ‘세게 해 달라’고 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사실 영화 촬영 전에는 인터넷을 잘 알지 못해서 밈이라는 걸 몰랐다. 요즘 친구들은 이렇게 소통하는구나 싶었다”고 덧붙였다. 밈은 인터넷 등에서 풍자 요소로 사용하는 각종 그림이나 이모티콘을 가리킨다. 27일 개봉하는 영화는 기자 출신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대기업 만전의 비리에 관한 기사를 쓴 뒤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에게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상진은 만전의 비리를 취재하지만, 오보로 판명돼 정직당한다. 어느 날 의문의 제보자가 찾아와 자신을 온라인 여론 조작을 주도하는 댓글부대 ‘팀 알렙’의 멤버라고 소개한다. 그러면서 상진의 취재가 오보가 아니었다고 알려준다. 영화는 인터넷 화면창과 SNS, 특히 각종 밈 등을 빠른 속도감과 리듬감으로 스크린에 담았다. 손석구가 망치를 맞아 코피를 흘린다거나, 여고생 모습을 한 모습 등의 밈이 이어진다. 안 감독은 “극 중 난데없이 모니터 화면이 튀어나와도 관객들이 영화를 보는 건지 인터넷을 보는 건지 헷갈리게 하고 싶었다”며 “영화가 끝날 때까지 관객들이 머릿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편집부터 모든 그림을 속도감 있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영화 속 각종 밈에 대해서는 “누가 만들었는지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는지 찾아야 했다. 많은 시간 공을 들였다. 허락을 받느라 한 달 이상 기다린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영화는 상진의 취재를 통해 여론조작의 실체도 드러낸다. 실체를 확인한 적 없는 댓글부대와 자신의 오보가 조작된 것임을 알고 파헤치는 기자 임상진의 팽팽한 대립이 관전 요소다. 상진과 팀 알렙을 축으로 삼은 이야기는 후반부에 맞물리면서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관객을 혼란에 빠뜨린다. 안 감독은 ”팀 알렙 이야기를 주로 하면 임상진이 작아지고, 임상진을 강조하면 팀 알렙이 잊힌다. 둘이 균형을 잡도록 보이려고 노력했다“고 연출 포인트를 밝혔다. 임상진 역의 손석구는 “어떻게 하면 기자처럼 보일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마냥 자기를 증명하는데 눈이 먼 이기적인 기자로 보이지 않았으면 했다”면서 “영화를 이끌어가는 캐릭터로써 비호감이 아닌 따라가고 싶은 캐릭터를 구축하고자 했다. 영화를 보니 의도대로 임상진이 짠하고 귀엽게 보였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팀알렙으로 출연한 김성철, 김동휘, 홍경 배우의 앙상블도 주목할 부분이다. 실질적 리더 찡뻤킹 역할 김성철은 “촬영 당시에는 찡뻤킹만이 가진 정의감에 중점을 뒀다. 영화를 보니 잘 드러난 것 같아서 좋았다. 각자 캐릭터들이 하나에 색깔처럼 보이길 바랐는데 그렇게 잘 나왔다”고 말했다. 찻탓캇을 연기한 김동휘는 “팀알렙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와 임상진 기자를 만날 때 공통점을 가져가면서도 다르게 표현하고자 했다. 전체적으로 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팹택으로 분한 홍경은 “ 캐릭터가 관객들이 보기에 마냥 멀어 보이지 않을까 걱정했다. 캐릭터의 이면과 결핍 등에 중점을 뒀다”고 소개했다.
  • “동해를 글로벌 해양중심 도시로… 2000만 관광객 시대 이끌겠다”

    “동해를 글로벌 해양중심 도시로… 2000만 관광객 시대 이끌겠다”

    도심·해양·산악 관광벨트로 개발세계 최대 염분차 발전단지 조성항만 활성화·에너지 산업 육성도 “전국 10대 관광도시, 2000만 관광객 시대를 열겠습니다. 관광을 동해시의 확실한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습니다.” 심규언 강원 동해시장은 14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시정 비전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하며 “시민 소득을 높이고 시민 삶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5대 권역별 특화관광지 개발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민선 6기에는 관광 개발을 위한 기반을 조성했고 7기에는 5대 권역별 특화관광지 개발사업 1단계를 준공했으며 8기에는 5대 특화관광지에 차별화된 콘텐츠를 더욱 가미하고 있다”며 “시 전역을 도심·해양·산악이 어우러진 관광벨트로 개발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심 시장은 “KTX 신설로 시에서 서울, 수도권까지 이동시간이 2시간대로 단축됐고 강릉~부산 동해선은 개통을 앞두고 있다”며 “광역교통망 확충에 따른 접근성 개선과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관광 트렌드에 맞춘 관광산업으로 시민들의 실질적인 소득 향상을 도모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심 시장은 항만 활성화와 에너지 산업 육성도 강조했다. 그는 “강원 유일의 국가관리항만인 동해항을 환동해권 물류 거점 항만으로 키우고 있다”며 “컨테이너선에 이어 크루즈 운항을 활성화하고 동해항 일대에 대한 자유무역지역 지정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수소 저장·운송 클러스터 구축 사업이 지난해 말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의 협약에 따라 세계 최대 규모의 염분차 발전 실증단지가 내년에 들어서고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 구축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며 “여러 사업들을 차질 없이 추진하며 경쟁력을 키워 글로벌 해양 중심도시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심 시장은 “시민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는 시 행정이 되기 위해 변화와 혁신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남은 임기 동안 시민, 공직자와 합심해 ‘행복 동해’의 그림을 완성하겠다”고 했다.
  • 책멍도, 낭독도, 음악감상도 괜찮아… 도서관이니까 [박상준의 書行(서행)]

    책멍도, 낭독도, 음악감상도 괜찮아… 도서관이니까 [박상준의 書行(서행)]

    예술도, 낭만도, 커피향도 흐른다… 책덕의 성지니까 충북 청주 문화제조창은 불과 20년 전까지 연초제조창이었다. 해마다 약 100억 개비의 담배를 만들었다. 현재는 청주 문화예술의 심장으로 변신했다. 청주열린도서관은 문화제조창의 제일 높은 층을 차지한다. 구조는 전형적인 도서관과 거리가 있다. 백화점 고층의 서점 같기도 하다. 정숙을 강조하는 도서관도 아니다. 적당한 백색소음이 긴장과 경계를 허문다. 물론 더는 담뱃잎 냄새조차 나지 않는다. 당연히 금연 공간이다. 단 커피 등 음료 반입은 제한하지 않는다. 서가에서 책 한 권을 꺼내서는 ‘몰링’(쇼핑몰에서 시간 보내기)하듯 돌아다니다 자리를 잡는다. 봄날의 청주는 커피와 담배 대신 책과 커피지 하며.●소리 내 읽는 도서관 영국 런던에 테이트모던이 있다면 청주는 문화제조창이다. 역사가 뒤질 뿐 시설은 절대 만만하지 않다. 중추인 본관과 수장고형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시민예술놀이터 동부창고 등은 한나절 내내 봄날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을 만큼 콘텐츠가 다채롭다. 오늘 소개할 청주열린도서관은 문화제조창 본관 5층 전체를 아우른다. 공연장, 키즈 카페 등이 공존하는데, 구석구석 책의 띠가 선처럼 번진다. 대출은 불가하지만 원하는 신작 도서가 항상 비치돼 있다. 또한 도서관 책을 들고 어디든 이동이 가능하다. 그래서 커피 한 잔을 들고 당당히 입장할 때는 내 집 서재인 양하다(그래도 책은 조심히 아껴 봐 주시길).본관의 강렬한 첫인상은 아트리움이다. 천창에서 1층까지 내리는 봄빛이 깊고 눈부시다. 1층만 얼핏 봐서는 음식점, 카페, 뮤지엄숍이 입점한 쇼핑몰 같다. 칠이 벗겨진 벽과 기둥은 옛 연초제조창의 흔적으로, 자연스레 레트로 감성을 연출한다. 공기는 2층부터 달라진다. 청주시청의 제2임시청사, 한국공예관 전시실, 공예스튜디오 등이 층층이다. 문화와 예술이 점점 목소리를 높인다. 그 끝에서 5층 청주열린도서관으로 가는 길이 이어진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자 텐트 두 채와 캠핑 소품으로 꾸민 캠핑존 ‘책멍’이 기다린다. 이미 만원이다. 한쪽에서는 아빠와 딸이 마주 앉아 색칠 공부 중이고, 건너편에는 어린 자매가 나란히 책을 읽는다. 등을 꼿꼿이 세우고는 책 속 글자를 하나라도 놓칠세라 맹렬하다. 이번 달 책멍의 주제는 ‘그럴 때도 있지’다. 실수에 관대한, 이해받을 수 있는 주제라 좋다. 주제 큐레이션 도서 중 ‘지각’(허정윤 글·이명애 그림·위즈덤하우스)은 제목만으로 공감 백배다. 도서관 이용 안내문도 눈길을 끈다. 열린도서관의 개념을 가볍게 정의한다. 소리가 있는 도서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책을 소리 내어 읽어 보세요’란다.●음악 속으로 쏙! 책 속으로 폭! 보통 도서관 중앙 서가가 있을 법한 위치에는 직선의 긴 서가가 있다. 박물관처럼 은은한 조명이 내리고 통로 가운데는 전시대가 놓여 있다. 청주공예문화협동조합과 도서관이 협력해 지역 공예 작가의 작품을 전시 중이다. 이달 주제는 ‘영광의 꽃 어사화’다. 전시 주제와 연계한 책 큐레이션은 그림 에세이 ‘꽃 그리고 초록’(김소라·EJONG) 등이다. 역시 봄은 꽃이지, 하며 한 권 한 권을 살핀다. 서가의 중심은 안내데스크 앞이다. 동선이 갈라지는 지점으로 긴 독서 테이블이 뿌리내렸다. 서가 사이사이 홈을 파듯 열람석을 만든 것도 재미난다. 몇몇 좌석은 CD플레이어를 갖췄다. ‘이곳은 열린도서관이라 얼마간 시끄러울 수 있어, 그러니 이 자리는 어때?’ 하고, 도서관이 조용한 독서를 원하는 이들에게 권하는 열람석이다.서가 사이로 쏙 들어가 음악에 폭 안긴다. 한 권의 책처럼 앉아 CD플레이어를 재생한다. 살짝 다른 세계의 문이 열린다. 영화 ‘라붐’의 한 장면처럼. 누군가 헤드셋을 씌워 주지는 않았지만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 나만 홀로 멈춰 선다. 오늘의 선곡은 ‘그래스’(Grass)라는 단어에 끌려 택한 핑크 마티니의 ‘Splendor in the Grass’(초원의 빛)다. ‘life is moving oh so fast. I think we should take it slow.’ 삶은 너무 빠르니 천천히 살아 보자는 가사가 귓가에 아지랑이처럼 피어난다. 핑크 마티니는 느린 삶을 지향하는 매거진 ‘킨포크’의 고향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결성된 12인조 재즈 밴드다. 그들의 노래는 음표로 쓴 시집을 읽는 듯하다. 왠지 도서관과 잘 어울리는 뮤지션이다. 다음은 이어지는 부분이다. ‘rest our heads upon the grass and listen to it grow’(잔디에 머리를 기대고 잔디가 자라는 소리를 들어야 할 것 같다는 뜻). 박웅현 작가는 ‘책은 도끼다’에서 이 곡의 이 노랫말에 귀 기울여 보라고 했다. 잔디가 자라는 소리를 듣는 시간이라니. 3월이 우리에게 음악을 빌려 권하는 독서법이다. 그 여유는 짧게 타는 담배보다는 길게 남는 책에 가깝다. 일과 생활도 그리해 낼 수 있다면 좋겠다. 헤드셋은 안내데스크에서 대여한다. CD장은 서가 가장 안쪽에 있어 공연이 있는 날엔 접수대에 가려지는데, 가장자리 틈새로 진입하거나 안내데스크에 문의하면 된다.●‘라붐’ 다음은 ‘러브레터’ 흥미로운 게시판도 하나 소개할까 한다. 안내데스크 옆 완독을 목표로 하는 ‘나의독서기록’이다. 영화 ‘러브레터’에도 등장하는 옛날 독서카드를 활용했다. 독서카드에 자신의 이름을 적고 도서관을 방문할 때마다 읽은 쪽수를 표시하는 방식이다.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확인 도장은 직접 찍는다. ‘기죽지마그럴수있음’, ‘이걸해냄’, ‘찢었다!’ 같은 재미난 응원과 위로의 문구를 새겼다. 또 카드 뒷면에는 마음에 드는 책 속 문장을 적을 수 있는 칸을 마련했다. 도서관에서 내키는 분량만큼만 읽는 걸 좋아해 전국 도서관에 읽다 만 책이 넘치는 나 같은 이에게는 제법 흥미로운 도전이다. 웹존(웹툰과 웹소설)과 초등학습만화 서가도 존재한다. 각각 키즈카페의 좌우 복도에 자리잡았다. 5층에서도 다소 외진 곳이라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에 적합하다. 그에 앞서서는 카페 분위기의 너른 휴게실이다. 가족끼리 삼삼오오 모여 편하게 독서를 할 수 있고 주말에는 보드게임을 무료로 대여해 즐길 수도 있다. 물론 5층에는 아직 채워지기를 기다리는 빈 공간들이 더 있다. 카페나 서점 등 어떤 시설이 들어올지 알 수 없지만 이미 독서와 책이라는 행위는 구석구석에 번져 있다. 도서관은 잠시 머물며 여행의 기록을 정리하기에 카페보다 좋은 곳인데, 청주열린도서관의 이 같은 특징은 그 장점을 극대화한다. 문화제조창 이곳저곳을 관람하다 여행의 쉼터로 머물기에 최적이다. ●크루아상· 맥주·욕조가 있는 봄날 그래도 도서관은 독서다. 어떤 책을 고를까 고민되는 이를 위해서는 추천 도서 목록 책장이 있다. 2020년 개관부터 지금까지 청주열린도서관 큐레이션과 사서들이 추천한 책 목록을 스크랩해 비치한다. 청주열린도서관 사람들은 봄날에 어떤 책을 권하고 읽었을까? 매해 3월의 추천 목록을 차례로 넘겨 본다. 그중 지난해 3월 이주리 사서가 추천한 ‘크루아상 사러 가는 아침’(필리프 들레름)을 고른다. 단순히 크루아상을 좋아하는 개인 취향으로! 이 사서는 “우리의 평범한 삶에 깃들어 있는 작지만 보편적인 기쁨을 담은 책”이라 소개했다. 이미 제목부터 크루아상의 고소한 버터 냄새가 바스락댄다. 책장을 후루룩 넘기다 ‘일요일 저녁에서’라는 글에 꽂힌다. 마침 청주열린도서관을 찾은 날이 일요일 오후라서. 작가는 일요일 저녁 ‘푸르스름한 거품이 바글대는 욕조에서 뽀얗게 낀 수증기와 보드라운 솜 같은 사소한 것들 사이로 둥실 몸을 내맡기’는 목욕의 기쁨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다음 글은 ‘첫 맥주 한 모금.’ 맥주의 첫 모금만이 줄 수 있는 찌릿한 행복을 누군들 거부할까. 하지만 작가는 ‘동시에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최고의 기쁨을 벌써 맛보아 버렸다는 것’이라고 쓰며, 그 상실감을 얄밉게 애통해한다. 욕조의 나른한 휴식과 시원한 맥주의 전율이 있는 일요일. 핑크 마티니의 노랫말이 맞다. life is moving oh so fast! 특히 일요일 오후의 시간은 ‘마시면 마실수록 기쁨은 점점 더 줄어’드는 맥주와 닮았다. ‘우리는 첫 모금을 잊기 위해 계속 마신다’라는 들레름의 말에 공감할 수밖에. 그래도 다행이라면 내가 청주열린도서관을 찾은 오늘은 일요일 오후지만 여러분이 이 글을 읽고 있을 오늘은 금요일이라는 사실. 작은 위안이 되려나? 일요일이 아니더라도 봄날은 이제 막 시작됐으니까. ●플라타너스 터널을 지나면 핑크 마티니의 ‘Splendor in the Grass’를 듣고 있으면 청주는 이 곡과 어울리는 여행의 도시라는 생각이 든다. 경부고속도로에서 진입하는 가로의 드라마 같은 플라타너스 고목들, 번화한 중앙로 한가운데 버티고 선 국보 당간지주, 옛 도지사 관사로 쓰던 언덕 위 충북문화관으로 가는 정겨운 오솔길, 도서관을 방불케 하는 휘게문고 같은 책 공간, 대통령의 옛 별장 청남대 등 굳이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 직지를 들먹이지 않아도, 이 도시는 온전히 발산하지 않았을 뿐 아름다운 여행지라는 걸 직감할 수 있다. 도시와 자연 어느 쪽을 좋아하는 여행자든 만족할 만하다.청주공예비엔날레가 열리는 문화제조창은 현시점에서 제일 반짝이는 장소다. 청주열린도서관 외에 한국공예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를 꼭 들러 보라 말하는 이유다. 도서관 아래 4층 한국공예관엔 예스튜디오, 아카이브실, 윈도우갤러리 등이 모여 있다. 중앙홀에는 2023년 출품작인 ‘우리 서로 다리가 되어’를 전시 중인데, 17인이 6개월 동안 작업한 대형 옻칠 의자가 공간을 장식한다. 3층은 6개의 갤러리를 운영 중이다. 상설전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은 청주공예비엔날레 아카이브 전시로, 지난 20여년간 비엔날레를 빛낸 대표작들을 감상할 수 있다. ‘연초제조창에서 문화제조창으로’는 옛 연초제조창의 모습과 우리나라 담배의 변천사가 관심을 끈다.●비밀스러운 미술관, 현대미술관 청주 문화제조창 본관 남쪽에 이웃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우리나라 최초의 수장형 미술관이다. 청주에서만 볼 수 있는 전시장이다. 하물며 국립현대미술관의 수장고다. 비밀스러운 공간의 문을 여는 설렘은 이곳만의 장점이다. 그렇다고 뒷걸음질치다 ‘툭’ 하고 고가의 미술품을 훼손하는 염려부터 할 까닭은 없다. 전시 방식은 다르지만 관람법은 여느 미술관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표적인 개방 수장고는 1층과 3층에 위치한다. 1층은 조각, 3층은 회화가 주다. 1층 수장고는 작품을 보관하는 여러 개의 철제 선반이 관람 동선을 형성한다. 가장자리는 주로 대형 작품들이다. 현재는 기획전 형식으로 전뢰진 작가의 조각 10점과 드로잉 7점을 전면에 배치했다. 평소 미술관 전시보다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 많다. 3층 개방 수장고는 ‘디지털 스토리 : 이야기가 필요해’라는 제목으로 사진, 영상, 설치 작품을 집중 전시 중이다. 3층 안쪽에는 ‘보이는 보존과학실’이 있다. 유화작품보전처리실과 유기분석실, 무기분석실 등을 평일 오후 1~3시(화~금요일)에 하루 한 차례 개방한다. 2층 보이는 수장고는 꼭 들러야 한다. 대형 유리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수장고 안의 작품을 감상하는 형식이다. 오는 6월 30일까지는 이건희 컬렉션 해외 명작전을 전시한다. 마르크 샤갈, 살바도르 달리, 카미유 피사로, 클로드 모네, 폴 고갱,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호안 미로의 일곱 작품을 하나의 프레임 안에 두고 소파에 앉아서 감상한다. 웬 호사인가 싶다.●책 덕후들의 성지, 또 하나의 도서관 청주에는 책 ‘덕후’들이 주목하는 사설 ‘도서관’이 하나 더 있다. 건축과 책 그리고 커피가 어우러진 인문 아카이브 양림(養林)&카페 후마니타스다. 출입구는 북쪽에서 지하층으로 난 통로다. 콘크리트 벽 사이로 걷는데 바로 앞에 3층 한옥이 웅장하다. 통로 벽에 전시한 잡상은 김창대 제와장(국가무형문화재)의 솜씨다.인문 아카이브 양림&카페 후마니타스는 한 장소에 있지만 그 이름처럼 크게 두 곳으로 나뉘며 서로 넘나든다. 두 공간의 갈림길 뜨락정원(sunken garden)에는 우리 전통 한옥의 귓기둥(모서리에 있는 기둥) 목구조를 상징화한 조형물이 우뚝 서 있다. 곁에는 독서토론이나 소모임을 할 수 있는 작은 방이 위치한다. 폴딩 도어를 열면 봄바람이 안과 밖을 넘나들며 자연의 숨결을 불어넣는다. 인문 아카이브 양림은 뜨락정원 오른쪽에 있다. 밖에서 볼 때 3층 한옥의 지하 1층에 해당한다. 목가구와 노출 콘크리트 벽이 조화로운 북카페다. 반면 2층과 3층은 전형적인 도서관의 서가다. 이무희 성익건설 대표의 소장 도서와 기증자료 3만여권으로 꾸민 서가는, 십진분류법에 따라 청구기호를 붙여 구분했다. 그 가운데 문화재 관련 분류를 강조한 게 특징이다. 문화재 보수 건설회사의 정체성이 엿보인다. 서가 사이 테이블이나 창가에서 커피를 마시며 편하게 책장을 넘길 수 있다. 이때 남쪽으로는 주봉저수지가 내려다보인다. 지하 1층 카페 후마니타스는 테라스를 사이에 두고 저수지를 마주한다. 여름에는 연꽃이 코앞에서 아른댄다. 공립도서관에 비하면 책 권수가 많지 않은 편이라 도서관 대신 인문 아카이브라 이름 붙였다고 한다. [여행수첩] ●청주열린도서관 운영 시간 매일 오전 10시~오후 8시, 연중무휴, 설, 추석 당일 휴관 www.cj-openlibrary.co.kr, (043)241-0651.
  • 하마스 붕괴했다…가자지구 통치권 상실, ‘그림자 사나이’ 넘버3도 사망설

    하마스 붕괴했다…가자지구 통치권 상실, ‘그림자 사나이’ 넘버3도 사망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다섯 달 이상 보복을 당하면서 가자 지구의 통치권을 상실하고 사실상 조직이 붕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파이낸셜 뉴스(FT)는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 있는 국방장관의 14층 집무실의 ‘하마스 지도자 암살 현황’이 X자로 채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인 12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하마스 일인자인 야히아 신와르, 이인자 모하메드 데이프는 여전히 살아있지만 ‘그림자 사나이’로 불리는 삼인자 마르완 이사는 지난 주말 공습에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군(IDF)의 레이더를 피하는 능력 때문에 ‘그림자 사나이’로 알려진 이사는 만약 죽음이 확인되면 지금까지 IDF가 사살한 하마스 가운데 최고위직이다. 이스라엘 정보부는 하마스의 24개 대대 중 18개 이상이 소규모 게릴라 조직으로 해체되고, 4만명의 전투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죽거나 다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마스 측은 사망한 전투원의 숫자가 6000여명에 불과하며, 이스라엘의 보복으로 그동안 사망한 총 팔레스타인인 숫자는 3만 1341명이라고 밝혔다.게다가 하마스가 이스라엘과의 인질 거래의 조건으로 영구 휴전을 주장하는 것은 하마스가 처한 절박한 상황을 보여주는 신호로 여겨진다. 카네기 국제평화기금의 팔레스타인 분석가인 예지드 사이이는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이 중동 전역에서 유대 국가에 대한 대규모 봉기를 일으킬 것이라는 ‘망상’을 품고 있었다”고 FT에 말했다. 그는 “하마스 지도부에는 민간인의 죽음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일종의 허무주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하마스 스스로도 가자지구에 대한 17년의 통치가 끝났음을 알고 있다. 팔레스타인 서안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새로 정부를 구성해서 가자지구도 통치하는 방안을 하마스 지도부와 함께 협의 중으로 전해졌다. 하마스가 생존하려면 초기의 지하 저항 조직이자 종교적 사회 네트워크로 돌아가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싱크탱크인 호라이즌 센터의 이브라힘 달랄샤 대표는 “하마스는 가자의 통치권을 잃더라도 정치 조직으로 살아남으려 할 수 있다”며 “그들도 바보가 아니기에 가자의 군중과 국제사회가 더 이상 지금의 하마스 조직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을 안다”고 설명했다.
  • “인기학과 쏠림 방치 땐 학문 생태계 죽어… 인문사회기본법 제정을”[황수정의 인터뷰 진심]

    “인기학과 쏠림 방치 땐 학문 생태계 죽어… 인문사회기본법 제정을”[황수정의 인터뷰 진심]

    인문학은 언제나 위기였으나 그래도 지금만큼 외롭고 초라한 적은 없었다. ‘100만 반도체 인재 양성’이 국정과제인 현실. 인문학은 쪼그라진 영토마저 더 양보해야 하는 시련의 시간을 맞았다. 인문학의 쓸모를 모두가 잘 안다면서도 모두가 모른 척 눈을 감고 있다. 지난 1월 교육부는 내년도 입시의 무전공 선발 방침을 발표했다. 서울·수도권 사립대는 정원의 20% 이상, 거점 국립대는 25% 이상 각각 무전공 선발해야 인센티브를 준다는 내용이었다. 교육부는 방침을 철회했지만 비인기학과인 인문 계열에서는 폐과가 시간문제라는 위기감이 더 커졌다. 강창우(서울대 독문학과 교수) 전국국공립대 인문대학장협의회장은 “인기학과로의 쏠림이 방치돼서는 학문 생태계는 죽고 만다”고 말했다. 인문학의 ‘종’(種) 보존을 위해 ‘인문사회기본법’(가칭) 제정이 급하다고 했다. 지난 6일 서울대 인문대학장실에서 강 교수를 만났다.-교육부가 무전공 선발 방침을 3주 만에 철회했다. “우리나라 대학 입시 모집 패턴은 교육부 방침에 따라 계속 달라졌다. 1970년대에는 지금의 무전공 모집과 비슷한 계열별 모집을 하다가 80년대에 학과제 모집이 됐다. 그러다 2000년대 들어 정부가 BK사업을 시작하면서 학부제 도입을 조건으로 지원책을 내놓았다. 그러자 거의 모든 대학들이 학부제로 쏠렸다. 몇 개의 학과가 뭉쳐서 학생을 모집한 뒤 1, 2학년 지나서 전공을 선택하게 하는 방식이었다. 그때도 경제학과 등으로 쏠림이 심각했다.” -교육부가 그때그때 지원사업과 연계해서 입시 선발 방침을 계속 바꿨다는 말인가. “언제나 그래 왔다. 인기학과로 쏠림이 너무 심해지니까 2008년에는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학과 모집을 못 하게 했던 조항을 삭제했다. 그러자 2010년 거의 모든 대학들이 기다렸다는 듯 학과제 모집으로 되돌아갔다. 인기학과로만 과도하게 쏠려 기초학문이 무너진다는 위기감에서였다. 그로부터 14년이 흘러 지금 다시 교육부가 무전공 모집 방침을 내놓은 것이다.” -무전공 모집 확대의 전면 철회를 요청하기도 했다. 무전공 입학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세상은 부단히 바뀌고 있다. 당연히 학문의 방식도 변화에 맞춰 계속 바꿔 나가야 한다. 하지만 ‘속도’는 일률적이어서는 안 된다. 속도가 중요한 응용학문과 달리 기초학문 특히 인문학은 그렇지 않아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칸트가 지금도 읽히고 있지 않나. 사회변화의 속도만큼 변할 수도 없거니와 그래서도 안 되는 것이 인문학이다.”학과 간 장벽 깨자는 취지엔 공감교육부 ‘무전공 선발’ 속도전 안 돼인문학 등 기초학문 생존 불가능대학들에 학생 선발 자율권 줘야살아남기 위해 이미 스스로 변화국가는 ‘미래인재 양성’ 큰 그림을R&D 인문학 예산 겨우 1.2%뿐고사 막으려면 연구 지원 늘려야인문사회기본법 국회 통과 시급-인기학과 쏠림 현상에 우려가 컸겠으나 ‘밥그릇 챙기기’라는 시선도 없지 않다. “학과, 전공 간 장벽을 깨자는 사회적 요구는 시대 흐름에 부합한다. 다만 무전공 모집을 교육부의 일방 주도로 속성 진행해서는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 그 제도의 원래 취지는 학생들에게 적성에 맞는 학과를 선택할 시간을 주자는 것이다. 그런데 결과는 그렇지 않다. 일부 학과로만 극심한 쏠림이 빚어진다. 서울대는 자유전공학부제를 이미 15년째 시행하고 있다. 올해 자유전공학부 150명 중 인문대를 선택한 학생은 4명, 나머지 거의 전부가 컴퓨터공학과나 경제학과 등 취업 인기학과로 몰렸다. 인문학이 적성과 소질에 맞는 학생이 과연 4명뿐이었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학과 간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는 요구도 여전히 높다. “실제 대학들은 요즘 너무 달라지고 있다. 복수 전공을 넘어 다전공 시대라 해도 틀리지 않는다. 학부의 전공 이수 학점을 30학점까지 낮추자는 논의도 오갈 정도다. ‘전과’가 수월해져서 장벽 때문에 다양한 공부를 못한다는 말은 현실을 잘 모르는 소리다.” -대학에 학생 선발 자율권을 전부 줘야 할까. “당연히 대학들에 정책적 판단의 자율권을 줘야 한다. 대학들은 생존을 위해 이미 스스로 변하고 있다. 모든 대학이 모든 기초학문을 다 가르칠 필요는 없다. 취업률이 목표인 대학은 취업 교육 위주로 가야 한다. 그래서 이미 100% 무전공 모집을 하는 대학도 있다. 그래야만 살아남기 때문이다. 모집단위를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하는 나라가 선진국 중에 있을까 의문이다. 과일가게 주인한테 사과를 맨 앞줄에 그다음에 배, 감을 놔라 진열순서까지 정해 주는 셈이다. 서울대만 해도 작년에 자체적으로 공대 46명을 추가로 무전공 선발했다.” -학문 간 불균형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국가의 역할은 어때야 하나. “미래인재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의대 증원 문제를 보면 해답이 나온다. 병원 의학 분야 인재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장기적 밑그림을 그려 10년, 20년 뒤를 준비했어야 한다. 인문학을 포함한 기초학문 연구자들도 마찬가지다. 반도체 산업 인력이 당장 부족하니까 지금은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만 무조건 늘리자고 한다. 반도체 인재를 늘리되 다른 기초학문의 불씨까지 꺼트려서는 안 된다. 10년, 20년, 30년 뒤에도 기초학문, 인문학의 불씨를 누군가는 가지고 있게 해야 한다. 그것이 국가가 할 일이다.” -교육부가 무전공 선발 20~25% 강제 방침을 철회한 대신 인센티브 조건을 제시했다. 대학혁신지원 사업(올해 예산은 8852억원)에 대한 참여도, 즉 무전공 선발 비율과 확대 노력에 따라 인센티브를 차등 지원한다고 했는데. “등록금 동결에 모든 대학들은 정부 지원금이 한 푼이라도 아쉽다. 무전공 선발 비율을 늘리는 만큼 인센티브를 더 준다니 결국 어떤 대학도 초연할 수 없다. 서울대만 해도 가산점 1점에 10억원이 왔다갔다한다(웃음).” -당장의 효용성이 떨어지는 인문학은 쇠퇴 속도가 더 가팔라질 것 같다. “어떤 학문 분야가 생존해 ‘종’을 보존하려면 최소한의 학생수는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중에서 대학원도 진학해 학문 연구를 이어 간다. 현실은 암울하다. 서울대만 해도 문과의 학과별 정원이 겨우 9명이다. 무전공 선발을 확대하면 이 숫자는 더 줄어든다. 학문의 생존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정부가 어떻게 정책적인 배려를 해야 하는가. “세계 어느 나라든 인문학의 위기를 겪고 있다. 그래도 손놓고 있지는 않는다. 가까이 일본 도쿄대는 학생이 거의 없는 인문학과에도 연구 기능만은 이어 갈 수 있도록 지원해 준다. 10년, 20년 뒤에라도 학문의 수요가 다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로서는 꿈같은 얘기다. 우리나라 연구개발(R&D) 전체 예산 중 인문사회 분야에 배정된 몫은 고작 1.2%(2021년 기준)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는 기초학문 후속세대를 양성할 방도가 없다.” -대학원에 우수 인재가 진학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공개를 못 할 뿐 대학원 정원을 못 채우는 인문학과들이 많다. 심각하다. 학문의 고사를 막으려면 최후의 보루로서 연구 기능만이라도 살려 놓아야 한다. 그러려면 R&D 예산의 6% 이상은 인문사회 분야 연구에 투입돼야 한다. 우리나라 경제력에 걸맞게 투자돼야 한다는 얘기다. 국책연구소든 대학 연구소든 재정 지원 방식은 다양할 수 있다. 젊은 연구자들이 ‘내가 좋아하는 공부를 계속해도 최소 수준으로라도 먹고는 살겠구나’ 하는 인식을 갖게 해야 한다.” -‘인문사회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무관심 속에 인문사회의 학문 후속세대가 속수무책으로 고갈돼선 안 된다. 인문사회 분야에 체계적 지원을 하려면 주무부처부터 명확히 설정되고 권한과 책임도 부여돼야 한다. 그런 기초작업을 법제화하자는 것이다. 지난해 국회에 처음 발의됐다(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 4차 산업혁명의 선도국가가 되려면 과학기술만으로는 안 된다. 인문사회와 나란히 균형을 잡아야 한다.” 강창우 교수는 ▲62세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독일 뮌스터대 철학박사 ▲한국텍스트언어학회장 ▲한국독일어교육학회장 ▲IDS 국제학술위원 ▲한국독어학회장(현)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교수, 서울대 인문대학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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