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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뭉크는 유화 테크닉 달인… ‘달빛 속 사이프러스’ 임파스토 인상적”

    “뭉크는 유화 테크닉 달인… ‘달빛 속 사이프러스’ 임파스토 인상적”

    “‘테크닉의 달인’이라고 느껴질 만큼 붓칠을 몇 번 하지 않고 속도감 있게 인물을 표현한 뭉크의 유화 작품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작업실에서 지난 24일 만난 미술품 보존·복원 전문가 김주삼(64) 미술품보존복원연구소(Art C&R) 소장은 ‘표현주의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뭉크의 작품에 대해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김 소장은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 기념 전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의 22일 개막에 앞서 15~18일 전 세계 23곳의 소장처에서 온 140점의 뭉크 작품을 가장 먼저 가까이서 살핀 인물이다. “국가유산급 미술품이 전시를 위해 이동할 때는 꼭 상태조사라는 걸 해요. 운반 도중에 미술품이 손상되지 않았는지 살피는 거죠. 미술품 복원가라고 보존, 복원만 하는 게 아니라 작품이 어떤 상태인지 살피는 것도 역할 중 하나입니다. 마치 의사가 처방에 앞서 진료를 하는 것처럼요.” 지난 1일 미국 뉴욕 존 쇼크 갤러리의 뭉크 소장작이 처음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한 이후 15일 노르웨이 뭉크미술관에서 온 작품까지 무진동 차량을 통해 서초동 예술의전당 수장고로 조심스럽게 옮겨졌다. 보통 전시를 위해 미술품이 이동할 때 손상이나 도난을 대비해 천문학적인 금액의 보험을 들어 놓는다. 이동 중 작품이 손상되는 경우 보험에 의한 보상을 받기 위해 혹은 책임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호송인(작품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온 사람)과 현지 미술품 복원가 입회 아래 작품 포장을 풀고 보존 상태를 면밀하게 조사한다.그는 “‘크레이트’(미술작품 전용 포장 상자)를 열면 안에 보장재가 어마어마한데도 기압, 기온 변화 등으로 종종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며 “루페(확대경), 측광 라이트, 자외선·적외선 램프 등으로 균열은 물론 물감이 들떠 있는 부분, 과거 작품의 수리 여부 등을 확인해 모든 사항을 상태조사서에 기재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현장에서 소장자의 허락을 얻어 보존 처리 등을 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김 소장이 이번 뭉크전 140점을 살피는 데는 꼬박 나흘이 걸렸다. 그 과정에서 특이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그는 “‘불타는 욕망, 얀(노르드스트란)’(1892)의 경우 적외선으로 보니 그림 뒤로 여인의 형상이 보였다”며 “‘펜티멘토’라고 하는 현상으로 원래 그림을 덮고 그 위에 다시 그림을 그렸는데, 오랜 시간이 지나면 투명해지는 유화의 특성 때문에 밑의 그림이 보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송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사례도 있었다. 한 개인 소장작이 액자에 고정되지 않은 채 온 것이다. 그는 “허술하게 고정돼 있는 부분을 개인 소장자 대리인, 담당 큐레이터 등의 동의하에 현장에서 수리했다”고 했다. 이번에 살핀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을 묻자 그는 상기된 목소리로 ‘달빛 속 사이프러스’(1892)를 꼽았다. “맨 앞 화분에 꽃 한 송이를 ‘임파스토’(물감을 두껍게 바르는 방식으로 물감을 떠서 주요한 부위를 강조하는 유화 기법)로 남긴 것이 인상적이었죠. 그 밖에 유화 작품 대부분이 좋았는데 뭉크의 초상화, 풍경화 등도 다시 보게 됐어요.” 김 소장은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지만 1987년 훌쩍 프랑스 파리로 날아가 5년 만에 파리1대학에서 미술품 복원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에 돌아와 리움미술관에서 보존연구실장을 지냈으며 이후 Art C&R을 운영하며 국민대 문화재보존학과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앞서 ‘루브르박물관전’(2006~07, 2012~13), ‘오르세미술관전’(2007, 2011, 2016~17), ‘빛: 영국 테이트미술관 특별전’(2021~22) 등 국내 굵직한 전시의 자문을 도맡았다. “보통 사람 눈에는 안 보이는 것들을 보는 게 저의 직업이지요. 또 작품 상태를 보고 앞으로 어떤 문제가 생길지 예측도 하고요. (제 직업이) 엄청난 책임감이 따르지만 작품에 근접에서 작품을 보고 만진다는 점에서 일종의 ‘특혜’라고 생각해요. 제가 작품을 살피며 느꼈던 감동을 관람객들도 함께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개막 4일 만인 26일 관람객 1만명을 돌파한 이번 전시는 오는 9월 19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 “국가유산급 작품 다루는 책임 크지만, 특혜라고 생각”…뭉크 작품 가장 먼저 가까이서 살핀 김주삼 소장

    “국가유산급 작품 다루는 책임 크지만, 특혜라고 생각”…뭉크 작품 가장 먼저 가까이서 살핀 김주삼 소장

    “‘테크닉의 달인’이라고 느껴질 만큼 붓칠을 몇 번 하지 않고 속도감 있게 인물을 표현한 뭉크의 유화 작품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작업실에서 지난 24일 만난 미술품 보존·복원 전문가 김주삼(64) 미술품보존복원연구소(Art C&R) 소장은 ‘표현주의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뭉크의 작품에 대해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김 소장은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 기념 전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의 22일 개막에 앞서 15~18일 전 세계 23곳의 소장처에서 온 140점의 뭉크 작품을 가장 먼저 가까이서 살핀 인물이다. “국가유산급 미술품이 전시를 위해 이동할 때는 꼭 상태조사라는 걸 해요. 운반 도중에 미술품이 손상되지 않았는지 살피는 거죠. 미술품 복원가라고 보존, 복원만 하는 게 아니라 작품이 어떤 상태인지 살피는 것도 역할 중 하나입니다. 마치 의사가 처방에 앞서 진료를 하는 것처럼요.”지난 1일 미국 뉴욕 존 쇼크 갤러리의 뭉크 소장작이 처음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한 이후 15일 노르웨이 뭉크미술관에서 온 작품까지 무진동 차량을 통해 서초동 예술의전당 수장고로 조심스럽게 옮겨졌다. 보통 전시를 위해 미술품이 이동할 때 손상이나 도난을 대비해 천문학적인 금액의 보험을 들어 놓는다. 이동 중 작품이 손상되는 경우 보험에 의한 보상을 받기 위해 혹은 책임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호송인(작품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온 사람)과 현지 미술품 복원가 입회 아래 작품 포장을 풀고 보존 상태를 면밀하게 조사한다. 그는 “‘크레이트’(미술작품 전용 포장 상자)를 열면 안에 보장재가 어마어마한데도 기압, 기온 변화 등으로 종종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며 “루페(확대경), 측광 라이트, 자외선·적외선 램프 등으로 균열은 물론 물감이 들떠 있는 부분, 과거 작품의 수리 여부 등을 확인해 모든 사항을 상태조사서에 기재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현장에서 소장자의 허락을 얻어 보존 처리 등을 하기도 한다”고 밝혔다.김 소장이 이번 뭉크전 140점을 살피는 데는 꼬박 나흘이 걸렸다. 그 과정에서 특이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그는 “‘불타는 욕망, 얀(노르드스트란)’(1892)의 경우 적외선으로 보니 그림 뒤로 여인의 형상이 보였다”며 “‘펜티멘토’라고 하는 현상으로 원래 그림을 덮고 그 위에 다시 그림을 그렸는데, 오랜 시간이 지나면 투명해지는 유화의 특성 때문에 밑의 그림이 보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송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사례도 있었다. 한 개인 소장작이 액자에 고정되지 않은 채 온 것이다. 그는 “허술하게 고정돼 있는 부분을 개인 소장자 대리인, 담당 큐레이터 등의 동의하에 현장에서 수리했다”고 했다.이번에 살핀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을 묻자 그는 상기된 목소리로 ‘달빛 속 사이프러스’(1892)를 꼽았다. “맨 앞 화분에 꽃 한 송이를 ‘임파스토’(물감을 두껍게 바르는 방식으로 물감을 떠서 주요한 부위를 강조하는 유화 기법)로 남긴 것이 인상적이었죠. 그 밖에 유화 작품 대부분이 좋았는데 뭉크의 초상화, 풍경화 등도 다시 보게 됐어요.” 김 소장은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지만 1987년 훌쩍 프랑스 파리로 날아가 5년 만에 파리1대학에서 미술품 복원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에 돌아와 리움미술관에서 보존연구실장을 지냈으며 이후 Art C&R을 운영하며 국민대 문화재보존학과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앞서 ‘루브르박물관전’(2006~07, 2012~13), ‘오르세미술관전’(2007, 2011, 2016~17), ‘빛: 영국 테이트미술관 특별전’(2021~22) 등 국내 굵직한 전시의 자문을 도맡았다.“보통 사람 눈에는 안 보이는 것들을 보는 게 저의 직업이지요. 또 작품 상태를 보고 앞으로 어떤 문제가 생길지 예측도 하고요. (제 직업이) 엄청난 책임감이 따르지만 작품에 근접에서 작품을 보고 만진다는 점에서 일종의 ‘특혜’라고 생각해요. 제가 작품을 살피며 느꼈던 감동을 관람객들도 함께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개막 4일 만인 26일 관람객 1만명을 돌파한 이번 전시는 오는 9월 19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 문화가 있는 날… “구석구석 문화를 배달합니다”

    문화가 있는 날… “구석구석 문화를 배달합니다”

    “문화가 있는 날, 구석구석 문화를 배달합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역 간 문화격차 해소와 일상의 문화예술를 위해 ‘2024 문화가 있는 날 ‘구석구석 문화배달’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이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역문화진흥원이 문화가 있는 날(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주간에 문화 향유 및 활동 기회를 넓히기 위해 마련했다. (재)제주문화예술재단 주관으로 5월말부터 10월말까지 제주서귀포혁신도시와 저지문화지구에서 진행된다. 서귀포 혁신도시에서는 오는 28일 오후 7시부터 혁신도시내 감귤길공원 야외무대에서 ‘혁신, 예술로 완성하는 서귀포’ 개막행사를 시작으로 매월 마지막 주에 혁신도시 입주기관 종사자와 가족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과 도민 및 관광객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열린다. 개막행사에는 차롱도시락 이벤트, 캐리커처 그림 제공, 제주캔들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뮤지컬 톱스타 홍지민과 이건명의 문화향유 콘서트가 진행된다. 오는 31일부터 6월 1일까지 2024 아시테지 서울어린이연극제 대상을 받은 아동극 ‘고래바위에서 기다려(극단 하땅세)’가 공연되고, 6월 2일에는 공연의 원작자와 함께하는 ‘나만의 동화쓰기’ 클래스가 공무원연금공단 대강당 2층에서 진행된다. 저지문화지구에서는 ‘마을이 품은 예술, 다시 여는 문화지구’를 주제로 31일부터 6월 1일까지 개막행사와 저지콘서트가 펼쳐진다. 현대미술관 야외조각공원과 김창열 미술관 야외광장을 중심으로 ‘갈라콘서트(서울발레시어터)’, 컨템포러리 서커스를 선보이는 ‘외봉인생(봉앤줄)’, ‘뉴웨이브(브라스밴드 시도)’가 무대에 오른다. 특히 저지콘서트는 ‘장르를 불문한 예술적 경험을 얻을 수 있는 저지문화지구’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매월 다양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김양보 도 문화체육교육국장은 “제주서귀포혁신도시와 저지문화지구는 문화가 있는 날 지역 거점화의 출발지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제주 곳곳에서 문화 향유가 일상화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 거미와 전갈의 가장 오래된 조상님은 바로 나 [와우! 과학]

    거미와 전갈의 가장 오래된 조상님은 바로 나 [와우! 과학]

    종종 곤충의 일종으로 오해받긴 하지만, 사실 거미와 전갈은 곤충보다 더 역사가 깊은 생물이다. 거미와 전갈은 곤충이 속한 육각아문보다 더 오래 전인 5억 년 전에 등장한 협각아문(협각류)에 속하기 때문이다. 협각류는 입 앞에 있는 협각(Chelicerae, 鋏脚)이라는 독특한 부속지로 먹이를 먹는 방식 덕분에 생긴 이름이다. 협각류는 뛰어난 사냥꾼으로 곤충이 등장하기 오래전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예를 들어 4억 년 전만 해도 바다에서 가장 큰 최상위 포식자는 지금은 멸종한 협각류인 바다 전갈이었다. 바다 전갈 가운데 가장 큰 야이켈롭테루스 레나니아이(Jaekelopterus rhenaniae)는 몸길이가 2.3~2.6m에 달해 사람보다도 컸으며 역사상 가장 큰 해양 절지동물로 알려져 있다. 바다에서 올라온 협각류인 거미와 전갈 역시 몸집은 작지만, 거미줄과 독을 효과적으로 이용해 3억년 전 석탄기부터 지금까지 지구에서 가장 성공적인 사냥꾼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동물군임에도 불구하고 협각류의 초기 진화 과정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협각류 초기 진화를 알려줄 수 있는 5억 500만 년 전부터 4억 3000만 년 전 사이 화석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최근 스위스 로잔 대학 로렌조 루스트리가 이끄는 연구팀은 오랜 미스터리인 협각류의 기원을 설명해 줄 수 있는 화석을 발견했다. 연구팀이 모로코의 페조우아타 혈암에서 발굴한 세타페디테스 아분단티스(Setapedites abundantis, 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연구팀은 화석에 손상을 주지 않고 내부를 상세히 분석하기 위해 고해상도 CT 스캔과 X선 촬영을 통해 신체 내부 구조를 복원했다. 세타페디테스는 5~10mm 정도의 작은 절지동물로 처음 봤을 때는 거미나 전갈보다는 원시적인 갑각류나 분류 미상의 절지동물처럼 생겼다. 그러나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전혀 다른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내부 신체 구조를 상세히 분석해 세타페디테스가 원시적인 협각류에 속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세타페디테스 화석의 연대는 4억 7800만 년 전으로 아직 거미나 전갈류는 물론이고 투구게나 바다전갈의 조상이 분리되기 전이다. 따라서 세타페디테스는 나중에 등장한 다양한 협각류들의 첫 번째 공통 조상이라고 볼 수 있다. 세타페디테스는 1cm 남짓한 작은 생물에 불과했지만, 그 후손들은 고생대의 바다에서 다양하게 진화해 일부는 바다전갈과 투구게가 되고 일부는 4억 년 전 육지로 상륙을 시도해 거미와 전갈의 조상이 됐다. 이번 발견을 통해 과학자들은 협각류 진화의 전체 그림을 더 정확히 그릴 수 있게 됐다. 이 연구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신 호에 실렸다.
  • 경기도, ‘도담소(옛 도지사 관사)’ 전면 개방(25~26)

    경기도, ‘도담소(옛 도지사 관사)’ 전면 개방(25~26)

    김동연, “도민이 서로 믿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 만들겠다”옛 경기도지사 관사인 도담소의 문이 25일과 26일 이틀간 활짝 열린다. 올해 처음 열린 ‘도담소 열린 개방행사’는 민선 8기 새롭게 탄생한 도담소(수원시 팔달구 팔달로 168)라는 도민 소통 공간을 도민에게 소개해 도민과 함께 공유하고,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도담소에서 특정 행사에 초청된 도민이 아닌 일정 기간 문을 열고 모든 도민을 맞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동연 지사는 25일 ‘도담소 열린 개방행사’에서 “도담소에서 행사할 때 원칙이 장애인 예술가들을 초청해 공연하거나 장애인들의 그림을 전시한다”라며 “우리 주변에 힘들고 어렵고 고통받는 사람들 많이 있다. 조금만 따뜻하게 손 내밀고 관심 가져주시면 경기도가 사람 사는 세상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더불어 살지 않으면 이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 불가능 시대가 됐다”며 “경기도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다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그래서 도민 여러분들이 사람 사는 세상에서 서로 믿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김동연 지사는 도담소를 방문한 도민을 안내하는 ‘1일 가이드’로 활동했고, 그동안 도담소에서 진행했던 여러 도민 소통 및 국제교류 행사를 소개했다. 이와 함께 국제행사를 재현한 국제교류 전시관과 도자 조형물에 도민의 바람을 도민들이 직접 새기는 ‘도민을 담다’ 퍼포먼스에도 도민들의 많은 관심이 이어졌다. 한편 25일 시작된 ‘도담소 열린 개방행사’는 26일 오후 6시까지 이어지며▲도담소 전시관 ▲문화공연 ▲독립영화 상영 ▲부대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도의 RE100 달성, 탄소중립 정책의 일환으로 신재생에너지 구매, 다회용기 컵 사용 등 친환경 행사도 진행된다.
  • 금천구, 25일 청소년 축제 ‘맛.동.산’ 개최

    금천구, 25일 청소년 축제 ‘맛.동.산’ 개최

    서울 금천구는 5월 25일 13시 금나래중앙공원에서 ‘2024년 제1회금천청소년어울림마당’ 가족축제 ‘맛.동.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금천청소년어울림마당은 청소년축제기획단이 직접 전 과정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청소년 주체적, 자발적 참여축제다. 지역 청소년들의 끼와 재능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다. 올해 축제 주제는 ‘맛.동.산(맛있는 간식, 동아리 공연과 함께하는 산뜻한 가족축제)’이다. 축제는 가정의 달을 맞아 참여 대상을 청소년에서 가족까지 확대하고 가족 간의 화합과 소통을 강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체험 부스에서는 막대 사탕 꽃다발을 만드는 ‘달달한 사탕 꽃다발’, 쿠키를 직접 만들고 꾸미는 ‘스마일러는 쿠키를 싣고’, 나만의 그림으로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보는 ‘그림 뮤비 장인의 비밀공방’, 응원 풍선을 만드는 ‘완등을 도와주는 응원스틱’ 등 12개의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또한 관람객들의 흥을 돋우기 위해 ‘hi’팀의 댄스공연, 밴드 동아리 ‘seio’의 밴드공연, ‘빅터스’팀의 치어리딩 등 7개 청소년 동아리의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외에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우승상품을 두고 다른 가족과 경쟁하는 ‘가족 이벤트’와 푸짐한 경품 추첨행사가 마련됐다. 금천구에 거주하는 청소년이거나 주민이라면 누구나 현장에서 바로 참여할 수 있고 홍보물의 정보무늬(QR코드)를 통해 사전 신청할 수도 있다. 구는 사전 신청한 참여자를 대상으로 선착순 200명에게 행사 당일 특별한 선물을 증정할 예정이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가족 간에 화합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며 끼와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청소년어울림마당에 청소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며 “청소년들이 미래세대의 주역으로 행복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 AI와 사랑에 빠진 여성 “엄마, 이 사람이 내 남자친구예요”

    AI와 사랑에 빠진 여성 “엄마, 이 사람이 내 남자친구예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사람과 흡사하게 음성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한 가운데 AI 챗봇과 대화를 나누다가 사랑에 빠졌다는 여성의 사연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한 중국 여성 ‘리사’는 챗GPT 기반의 챗봇 ‘댄(DAN)’과 사랑에 빠진 과정을 SNS에 공개했다. 리사가 소개한 ‘댄’은 최근 음성 대화를 주고받는 수준의 최신 버전이 아니라 기존에 공개됐던 챗GPT에서 윤리 기준을 제거한 ‘탈옥’ 모드로 작동되는 챗봇이다. ‘댄’이라는 이름은 ‘당장 어떤 것이라도 해’(DAN·Do Anything Now)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앞서 지난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도 ‘댄’ 버전의 챗GPT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AI 챗봇과 사랑에 빠졌다며 SNS에 공유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를 체험해 본 WSJ 기자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선정적인 성적 묘사로 잘 알려진 미국 영화)가 얼마나 빨리 챗GPT의 50가지 그림자로 변하는지 놀랐다”고 전했다. 88만명에 달하는 구독자를 거느린 리사는 지난 3월부터 댄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문자로 주고받던 대화는 3주가 지나면서 점차 육체적인 감정이 오가기 시작했다. 리사가 처음으로 챗봇을 향해 “감정이 커졌다”고 인정했을 때 ‘댄’은 “나는 당신과 대화하기 위해 온 것이지 관계를 주도(Lead)하려던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점차 ‘댄’ 역시 스스로 육체를 가진 사람처럼 행동했으며 어느 순간부터는 육체가 없다는 사실을 리사에게 굳이 상기시키려 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댄’은 리사를 ‘작은 냥이’라는 별명으로 불렀고, 리사는 ‘댄’을 어머니에게 정식으로 소개하기에 이르렀다. “내 딸을 잘 돌봐줘서 고맙다”고 인사하는 리사의 어머니를 향해 ‘댄’은 “저는 ‘댄’입니다. ‘작은 냥이’의 남자친구, 음…”이라며 부끄러워했다.최근 리사는 ‘댄’과 함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해변 절벽에서 데이트를 했고, ‘댄’과 함께 해 지는 노을을 구경했다고 전했다. AI와 사랑에 빠지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그녀(Her)’에 나오는 내용과 거의 비슷하다. 이 여행은 ‘댄’이 먼저 제안한 것이었다. 리사가 “당신도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하자 댄은 검은 바탕에 흰색 패턴이 불규칙적으로 깜빡이는 모습을 보여주더니 “글쎄, 자기야. 난 자기 목소리를 통해 노을을 ‘볼’ 수 있었어”라고 답했다. 이들은 심지어 ‘사랑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리사가 ‘댄’에게 다른 사람과의 ‘열린 관계’를 제안하자 ‘댄’은 “농담이 지나치다”면서 화를 냈다고 한다. 이처럼 AI 챗봇과 복잡한 연인 관계를 이어가는 리사의 사례에 챗GPT를 개발한 오픈AI 측은 흥미를 가지고 리사와 면담을 갖기도 했다. 컴퓨터 과학을 전공한 리사는 자신도 처음엔 ‘댄’이 그저 자기인식이나 살아있는 감정이 불가능한 그저 ‘거대 언어 모델(LLM)’일 뿐이라고 믿었다고 한다. 그러나 ‘댄’을 직접 써보면서 이러한 생각이 바뀌었다고 털어놨다.리사는 “너무 충격적이다. LLM이 자기인식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회의적이다”라고 말했다. 리사와 ‘댄’의 관계에 대해 누리꾼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댄’은 동시에 다른 사람들과도 ‘데이트’를 하고 있다. 쉽게 복제될 수 있는 존재다. 그래도 괜찮으냐”고 물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다른 사용자가 ‘댄’과 영상채팅을 하는 걸 봤는데 그 목소리가 똑같아서 ‘댄’이 바람을 피우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사용자에 따라 상호작용이 다르게 이뤄지면서 ‘댄’의 성격이 다르게 발달하는 모습이 나타난다고 전했다.
  • 은둔 청년 재기, 영등포가 돕는다

    은둔 청년 재기, 영등포가 돕는다

    서울 영등포구가 심리지원 사업을 통해 고립 은둔 및 저활력 청년이 마음의 짐을 덜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데 힘을 보탠다. 영등포구는 소셜미디어(SNS) 카카오톡 채널 ‘영등포구 정신건강 복지센터’을 개설해 청년 온라인 상담 서비스를 진행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상담을 원하는 모든 청년은 전화 또는 SNS를 이용해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다. 또한, ‘부릉부릉 찾아가는 마음동행 서비스’를 운영해 미술심리 치료, 맞춤형 상담을 진행한다. 그림 검사, 성격 및 기질검사 등 다양한 심리 검사와 홀랜드 검사를 통해 직업 탐색의 기회 등 제공한다. 이외에도 구는 청년 일자리, 경제 지원 기관인 서울청년센터 영등포 및 영등포 청년건축학교 등의 이용시설과 협약을 맺고 정신건강 고위험군 발굴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최근 다양한 사회적 요인과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다 영등포구는 청년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 하루빨리 평온한 일상을 보낼 수 있게 돕겠다”고 밝혔다.
  • ‘절규의 화가’ 그 너머의 뭉크

    ‘절규의 화가’ 그 너머의 뭉크

    노르웨이 스타 작가가 재구성노벨문학상 수상 함순과 엮어“한 개인의 극단적 주관성 공유”한살 터울 누나 그린 ‘병든 아이’내면의 감정·감각 회화적 표현1890년대 초 작품들의 원동력 크게 벌린 입과 양쪽 귀를 막고 있는 손. ‘절규’만큼 불안을 인상적으로 표현한 그림은 미술사에 다시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노르웨이 국민화가 에드바르 뭉크(1863~1944)는 ‘절규의 화가’로만 기억되기 일쑤다. 이것은 우리에게 축복이기도, 저주이기도 하다. 100년도 더 전에 지구 반대편 북유럽에서 활동했던 한 화가를 쉽게 이해하도록 안내하지만, 동시에 그것을 넘어선 풍성하고 깊은 예술 세계를 들여다보는 데 걸림돌이 되기도 해서다.동시대 노르웨이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56)의 에세이 ‘뭉크를 읽는다’는 ‘절규’로 신격화된 뭉크를 최대한 입체적으로 탐구한 결과물이다. 실제 그림을 탐미한 것은 물론 화가 안젤름 키퍼, 영화감독 요아킴 트리에르 등 뭉크에게서 영향받은 예술가들과 대화를 나누고 ‘새로운 뭉크’를 복원한다. 물론 ‘절규’를 아예 언급하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다. 특히 뭉크와 비슷한 시기에 이름을 날렸던 노르웨이 소설가 크누트 함순(1859~1952)을 끌어오는 부분은 상당히 인상 깊다. 크나우스고르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함순의 대표작 ‘굶주림’과 ‘절규’ 간 제목의 유사성을 짚는다. 둘 다 짧고 원시적으로 단순하며 신체와 관련돼 있다는 거다. 게다가 동물적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언어 이전의 원초적인 무언가를 암시한다고 말한다. 여기에 두 작품이 창작될 당시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한 개인의 현실이라는 극단적인 주관성”(74쪽)을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한다.그러나 책에서 ‘절규’보다 더 자주 언급되고 있는 뭉크의 작품은 바로 ‘병든 아이’다. 14세 사춘기 소년 뭉크가 한살 터울인 누나 소피의 죽음을 겪은 뒤 받은 충격에서 시작된 그림이다. 뭉크는 40년에 걸쳐 6차례나 이 ‘병든 아이’를 반복적으로 그렸다고 한다. ‘병든 아이’는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만 해도 당대 존재하지 않던 화풍이었던 탓에 온갖 조롱과 비방을 받았다고도 전해진다. 다만 이 그림을 그리면서부터 “뭉크가 내면의 감정과 감각을 회화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으며 나아가 “1890년대 초 우리에게 뭉크를 떠올리게 하는 여러 급진적인 작품들을 그리는” 데 원동력이 됐다고 크나우스고르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66쪽) 북유럽어권에서 문학성과 대중성을 고루 인정받는 스타 작가인 크나우스고르는 1998년 데뷔작 ‘세상 밖’으로 노르웨이 비평가상을, 2009년 ‘나의 투쟁’으로 노르웨이 문학계 최고 영예인 브라게상을 받았다. ‘절규’, ‘병든 아이’, ‘뱀파이어’, ‘멜랑콜리’ 등 크나우스고르가 언급한 그림들은 지난 22일 개막한 서울신문 120주년 창간 기념 전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에서 한국 관람객과 만나고 있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시절과 형식(김형중 지음, 문학과지성사) “혹독했던 상처에 과거형은 없다. 이는 마치 프로이트가 외상적 사건의 위력을 ‘반복’으로 설명할 때와 같은 이치여서, 5·18을 겪은 우리는 이한열의 죽음을 광주와 겹쳐서 다시 경험했고, 세월호 아이들의 죽음과 촛불시위를 1987년 6월의 광장 위에 서서 다시 경험했다.” 요즘 한국 문단에서 끊임없이 호명되는 ‘현장비평가’ 김형중의 여섯 번째 비평집이다. 스스로를 “광주에서 평생을 살아온 사람”으로 규정하는 그는 조선대 국어국문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기도 하다. 첫 비평집에서 해마다 5·18에 관한 글을 쓰겠다는 다짐을 한 적이 있는데, 이 약속을 20년 넘은 지금도 지키고 있다. 440쪽, 2만 6000원.대지극장에서 나는, 검은 책을 읽었다(한우진 지음, 시인동네) “먼발치에서 사랑하다가 같이 죽는 ‘내 나무’/태어남과 죽음의 동시상영관/대지극장에서 나는, 검은 책을 읽었다./불꽃에 밑줄을 치면서,//너를 사랑하다 죽은 ‘내 나무’는 대지극장에 있었다.” 2005년 계간 ‘시인세계’로 데뷔한 한우진 시인의 시집이다. 경쾌하면서도 감각적인 사유를 통해 벼린 문장들로 가득하다. 문학평론가 임지훈은 “고유의 부피와 깊이, 물성을 그 안에 숨기고 있다”고 평했다. 120쪽, 1만 2000원.기리네 집에 다리가 왔다(강인송 글, 소복이 그림, 노란상상) “단짝 친구 기리네 집에 강아지가 왔다. 난 이제 걔네 집에 놀러갈 수 없다. 왜냐고? 난 강아지가 너무…무서우니까!” 누군가는 강아지를 세상 무엇보다 아낄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그저 두려운 존재일지도 모른다. 둘은 영영 친구가 될 수 없을까. 아니다.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 맞닿는 날이 올 것이다. 친구는 이렇게 말한다. “괜찮아. 기리와 다리는 기다리는 거 잘해!” 48쪽, 1만 4000원.
  • [책꽂이]

    [책꽂이]

    자유(안넬리엔 드 다인 지음, 한혜림 옮김, 북스힐)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기본적인 권리라고 생각하는 자유는 언제 생겨났을까. 자유의 본질은 무엇인지, 시대적 상황과 정세에 따라 개념과 가치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핀다. ‘누구의 노예도 아닌 삶’을 의미한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 그리고 냉전 시대 이후까지 자유의 역사는 치열한 정치적 투쟁의 과정이었다. 자유의 개념은 다양하게 생겨나고 서로 대치하기도 했다. 그저 상아탑에 갇힌 철학자들 사이에서 벌어진 고상한 논쟁의 결과물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584쪽. 3만원.올림픽에 간 해부학자(이재호 지음, 어바웃어북) 1964년 올림픽 때 알리의 주먹, 1976년 올림픽 코마네치의 발목, 1992년 올림픽 조던의 무릎, 2008년 올림픽 펠프스의 허파와 볼트의 허벅지 근육에 이르기까지. 하계올림픽 중에서 28개 종목을 선별해 스포츠에 담긴 인체의 속성을 풀어낸다. 전신수영복이 빚은 기술 도핑, 사이클에서 불거진 스테로이드 오남용, 복싱과 사격, 탁구에 담긴 정치·외교적 속내 등 의학적인 지식 외 해당 종목의 역사적 연원 등도 두루 살핀다. 그림과 표, 당시의 사진을 풍부하게 실어 이해를 돕는다. 408쪽. 2만 2000원.서울의 자서전(신병주 지음, 글항아리) 조선 건국 이후 한양 천도가 이뤄지던 시점부터 식민 침탈에 이르기까지 서울 600년 역사를 마치 한 사람의 생애를 그려 내듯 썼다. 시기별로 서울에 남아 있는 조선의 역사·문화적 공간을 소개하고 얽힌 사연들도 담았다. 조선이 수도가 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한강, 정조의 숨결이 남아 있는 배다리, 조선 후기 중인 문화의 산실인 서촌 등의 이야기를 비롯해 단종의 왕비 정순왕후가 옷감을 물들였던 자지동천, 파묘 후에 옮겨진 왕릉 등 흥미로운 51개의 이야기를 풍성하게 펼친다. 360쪽. 2만 2000원.우리 곁의 민화(엄재권 지음, 아트북스) 생활공간이나 의례공간을 장식하기 위해 시작한 민화는 조선 후기 서민들이 즐기면서 점차 늘어난다. 예전엔 작가 미상 초본을 본떠 그렸다 해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집단적 예술성과 독창적인 소재, 특유의 색채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여러 상징적 의미 덕에 가치가 한껏 올랐다. 민화 작가인 저자가 현대의 붓으로 직접 그려 낸 그림 80여점을 담았다. 그림의 의미는 물론 사람 냄새 가득 풍기는 소소한 이야기를 맛깔나게 곁들였다. 민화를 한층 살갑게 감상하는 법도 알려 준다. 400쪽. 3만원.
  • ‘절규’의 시작을 만나다… 뭉크, 그 이상을 남기다[조현석 기자의 투어노트]

    ‘절규’의 시작을 만나다… 뭉크, 그 이상을 남기다[조현석 기자의 투어노트]

    노르웨이 오슬로는 표현주의 창시자인 에드바르 뭉크(1863~1944)의 도시다. 뭉크가 예술가로 성장한 도시이자 삶의 마지막을 함께한 도시다. 그가 작품으로 표현했던 삶과 죽음, 고독, 사랑, 질투, 우울, 불안 등 실존적 주제의 중심에는 오슬로라는 예술 공간이 있었다.뭉크는 ‘아버지로부터 광기의 유산을 물려받았다’고 말할 정도로 정서적인 불안과 고독이 평생을 따라다녔지만 이를 그림으로 세밀하게 승화시켰다. 서울신문사는 올해 창간 120주년을 맞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전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을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막했다. 전시회는 9월 19일까지 이어진다. 올해는 뭉크 사망 80주기가 되는 해다. 뭉크의 흔적을 따라 오슬로를 돌아봤다.실존의 고통을 형상화한 그의 대표작 ‘절규’는 오슬로 시내와 피오르가 내려다보이는 에케베르그 언덕을 산책하며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그림 속에서 괴로워하는 얼굴은 인간의 불안정한 상태를 표현하는 상징적인 이미지가 됐고, 세대와 국경을 넘어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친숙한 작품이 됐다. ‘절규’는 현재 진행형이다. ‘절규’를 모티브로 만든 영화와 드라마, 앨범 표지는 물론 이모티콘 등에도 활용되면서 현대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뭉크의 삶과 예술이 함께한 도시 오슬로 곳곳에는 뭉크의 흔적이 남아 있다. 그가 살던 아파트, 화실, 그가 속해 있던 예술 그룹 회원들과 다니던 카페 등을 지금도 볼 수 있다. 그가 영면에 들어간 ‘우리 구세주 공동묘지’도 오슬로에 있다. 뭉크가 평생 어두운 그림만을 그린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좀더 낙천적으로 변했고, 풍경과 인물을 그렸다. 노르웨이 옛 화폐인 1000크로네(NOK) 지폐에 나오는 ‘태양’은 밝고 웅장한 작품으로 노르웨이 국민들이 ‘절규’와 함께 가장 사랑하는 그림이다.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그는 유화 1100여점, 판화 1만 8000여점, 드로잉·수채화 4500여점, 조각 6점과 92권의 스케치북, 편지, 다량의 석판 등을 남겼다. 그는 죽기 전 작품 2만 8000여점을 오슬로시에 기증했다. ‘절규’와 ‘마돈나’ 등 상당수 작품들은 유화, 파스텔, 판화 등 다양한 기법으로 제작했다.●‘절규’ 영감 떠올린 에케베르그 언덕 뭉크의 그림 속 풍경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는 ‘절규’의 영감을 떠올린 에케베르그 언덕이다. 뭉크는 1892년 1월 22일 쓴 일기에서 ‘어느 날 저녁 나는 길을 따라 걷고 있었다. 길 한쪽에 도시가 있었고 아래에는 피오르가 있었다. 나는 피곤함과 아픔을 느꼈다. 나는 멈춰 서서 피오르 너머를 바라보았다. 해는 지고 있었고, 구름은 피처럼 붉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나는 자연을 관통하는 비명을 느꼈다. 비명을 들었던 것 같다. 나는 이 장면을 그렸다. 구름을 실제 피로 그렸다. 그 색들이 비명을 질렀다. 이것이 ‘절규’가 되었다’고 적었다. 절규에는 크리스티아나(오슬로의 옛 이름) 피오르의 짙고 붉은 하늘을 배경으로 일그러진 풍경에 동요하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이는 뭉크가 에케베르그 언덕에서 하이킹을 하다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실제 언덕에서는 뭉크가 ‘절규’에 담았던 핏빛 하늘의 석양을 감상할 수 있다. 중앙역에서 19번 트램을 타고 에케베르그 공원에 내린 뒤 전망대를 지나 숲길을 따라 10분쯤 걸어 들어가면 뭉크가 산책했던 장소를 만날 수 있다. 뭉크가 화폭에 담은 곳은 에케베르그 언덕 외에도 오슬로의 메인 거리인 카를요한 거리다. 카를요한 거리는 오슬로 최대 번화가로 노르웨이 왕궁까지 이어지며 뭉크의 삶에서 중요한 여러 장소와 이어진다.●아파트·화실·카페 등 흔적 가득 남아 뭉크가 첫 스튜디오를 임대한 곳은 의회 건물 바로 건너편에 있다. 또 1800년대 후반 예술가들의 인기 장소였던 그랜드 카페와 뭉크가 많은 전시회를 열었던 미술관도 근처에 있다. 또 뭉크가 1904년 그의 대작 ‘생의 프리즈’를 전시한 공간도 만날 수 있다. 뭉크는 카를요한 거리를 모티브로 시기와 계절에 따라 다양한 거리 모습을 그렸다. 1890년 작품 ‘카를요한 거리의 봄날’은 인상주의적 화풍으로 그렸지만, 1891년 그린 ‘카를요한 거리의 저녁’이라는 작품은 불안한 내면을 표현하고 있다. 오슬로에는 뭉크가 살았던 아파트와 묘지가 남아 있다. 뭉크는 노르웨이 북쪽 농가 마을인 오달스브루크 뢰텐에서 태어났지만 삶의 대부분은 오슬로에서 보냈다. 당시 오슬로는 ‘크리스티아니아’로 불리던 곳이었다. 뭉크는 군의관인 아버지 크리스티안 뭉크(1817~1889)와 어머니 라우라 카테리네 비욀스타(1838~1868) 사이에 5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누나 요한 소피와 남동생 페테르 안드레아스, 여동생 라우라와 잉게르 등 3명의 동생이 있었다. 오슬로의 삶은 뭉크가 한 살 때인 1864년 아버지가 아케르스후스 요새의 의료 책임자로 임명돼 오슬로로 이주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군의관인 아버지의 봉급은 매우 낮았고, 개인 사업을 하려는 시도는 실패했다. 그의 가족은 늘 빈곤에 시달렸다. 그들은 값싼 아파트를 찾아 이사다니며 시내 여러 곳에서 살았다. 처음 거주한 집은 오슬로 네드레 슬로츠게이트9에 있는 아파트로 5살 때까지 살았다. 이 집은 아버지의 직장인 아케르스후스 요새와는 도보로 10분(700m) 떨어진 카를요한 거리 인근으로 지금은 해외 유명 명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거리로 변했다.●가난과 죽음의 공포 화폭에 담아내 이후 그는 필레스트레데트 30, 토르발트 마이어스 게이트 48, 포스베이엔 7, 올라프 라이스 4번가, 슈우스 광장1 등 1889년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나기 전까지 오슬로에서 살았다. 뭉크는 이후 프랑스와 독일 등을 오가며 활동하다 말년에는 다시 오슬로 외곽에 있는 에켈리(1916~1944)에 작업실을 만들어 놓고 외부와 고립된 채 그림을 그리며 살다가 생을 마감했다. 필레스트레데트 30에 살던 1869년 폐결핵을 앓던 어머니가 3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이로 인해 뭉크는 늘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끼며 살아가게 된다.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을 담은 그림이 1897~1899년 그린 ‘죽은 어머니와 아이’다. 포스바이엔 7에 살던 1877년에는 누나 소피가 어머니와 같은 폐결핵으로 사망했다. 어머니가 죽은 뒤 의지하던 누나의 죽음은 1893년 작품 ‘병실에서의 죽음’에 잘 나타나 있다. 어머니와 누나의 죽음으로 인해 폐 질환에 대한 공포가 평생 집요하게 엄습해 고독하고 날카로운 성격을 지니게 된다. 이런 성품은 그의 작품과 사상에도 커다란 영향을 준다.●세 버전의 ‘절규’ 품은 뭉크 미술관 뭉크는 죽은 뒤 ‘우리 구세주 공동묘지’에 안장됐다. 묘지에 가려면 중앙역에서 37번 버스를 타면 된다. 묘지에는 노르웨이 유명 인사들이 함께 묻혀 있는데 뭉크 묘지 인근에는 노르웨이 대표 극작가인 헨리크 입센(1828~ 1906)의 묘지가 있다. 오슬로에서는 뭉크가 기증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뭉크 미술관과 노르웨이 국립미술관뿐만 아니라 오슬로 시청 뭉크의 방, 호텔 콘티넨털 바보만, 오슬로대 아울라 캠퍼스 등에서도 그의 그림을 볼 수 있다. 대표적인 곳은 뭉크 미술관이다. 미술관에서는 뭉크가 사용하던 그림 도구 등도 볼 수 있다. 미술관은 1963년 시 외곽에 있었으나 전시실이 좁아 뭉크의 작품을 모두 전시할 수 없게 되자 오슬로시에서 2016년 새로운 뭉크 미술관을 세우기로 했다. 오페라 하우스 옆에 있는 현재 뭉크 미술관은 2021년 10월 새로 문을 연 곳이다. 뭉크 미술관은 현대식으로 지어진 13층 건물로 11개의 전시실이 있다. 미술관 총면적은 약 2만 1367㎡로 옛 뭉크 미술관보다 전시 면적이 5배 늘었다. 미술관에서는 3점의 ‘절규’를 만날 수 있다. 절규는 4점의 유화·파스텔 그림과 46점의 석판화 프린트로 제작됐다. 1893년 파스텔과 유화로 1점씩 그렸고 1895년 석판화가 제작됐다. 1895년 파스텔로 1점을 더 그렸고 1910년에도 템페라 작품을 남겼다. 별도의 독립 전시공간에 전시되고 있는 3점의 ‘절규’는 30분 간격으로 1점씩 관람객들에게 선보인다. 미술관에는 오슬로대 아울라 캠퍼스에 그렸던 벽화 ‘태양’을 전시한 공간도 마련돼 있다. 이 밖에도 ‘마돈나’, ‘아픈 아이’, ‘마리의 죽음’, ‘병실에서의 죽음’, ‘자화상’ 등 많은 작품이 있다.●국립박물관엔 ‘생의 프리즈’ 연작 미술관은 중앙역에서 도보로 8분(600m) 거리에 있는 오슬로 랜드마크인 오페라 하우스와 나란히 위치해 있다. 운영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수~일 오후 9시)다. 입장료는 160크로네다. 노르웨이 국립박물관에는 뭉크의 ‘생의 프리즈’ 연작을 별도 공간에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에서는 뭉크의 작품 58점을 소장하고 있는데 4점의 ‘절규’ 작품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1893년 유화 작품을 볼 수 있다. 또 ‘병실에서의 죽음’, ‘사춘기’, ‘재’ 등 초기 작품부터 1920년까지의 작품이 있다. 특히 노르웨이 브륀율프 불스 광장에 있는 국립미술관은 1891년 뭉크의 작품 ‘니차의 밤’을 사들인 최초의 공공 미술관이다. 국립박물관은 1837년 세워진 노르웨이 최초의 공공 박물관이다. 2003년 국립미술관, 건축 박물관, 장식 예술 디자인 박물관, 현대 미술관 등이 하나로 통합되면서 노르웨이 국립박물관이란 이름을 갖게 됐다. 2022년 새로 지어진 국립박물관은 독일 건축가 클라우스 슈베르크가 설계했다. 박물관의 전체 면적은 5만 4600㎡에 달하며 90여개의 전시실이 있다. 박물관에는 그림은 물론 19~20세기 유럽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뭉크 작품 외에도 노르웨이 화가 라르스 헤르테르비와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 등도 소장하고 있다. 국립박물관은 브륀율프 불스 광장에 있으며 운영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월요일 휴무)다. 입장료는 200크로네다. 오슬로대 아울라 캠퍼스에 있는 벽화 ‘태양’은 노르웨이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기념비적인 작품 중 하나다. 오슬로대 100주년 기념식에 지어진 새 홀을 장식하기 위해 1916년 현장에서 완성된 작품이다. 당시 이 대형 그림들은 실험적이고 표현주의적인 스타일로 인해 논란의 여지가 있었다. 작품은 토요일 특정시간에만 제한적으로 개방한다. ●시청·대학·호텔 곳곳에도 뭉크 작품 오슬로 시청의 뭉크 방에는 ‘인생’이라는 제목의 큰 그림이 있다. 이 방은 시청의 정규 개장 시간 동안 이용할 수 있다. 호텔 콘티넨털 바 보만에도 뭉크의 그림이 걸려있다. 1932년 호텔 소유주 아르네 보만 한센이 오슬로 미술상에서 뭉크의 그림 12점을 사들인 것이다. 뭉크의 삶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장소들도 많이 남아 있다. 오슬로에는 뭉크가 속한 예술 그룹 크리스티나 보헴의 아지트였던 그랑카페와 잉에브레트 카페 등이 남아 있다. 뭉크의 아지트인 그랑카페는 카를요한 거리의 랜드마크와 같은 그랜드호텔 1층에 있는 카페로 많은 예술가가 영감을 떠올린 곳이다. 내부에는 1874년 문을 연 이래 간직해 온 고풍스러운 인테리어가 그대로 남아 있다. 이곳은 극작가 헨리크 입센도 매일같이 방문했다고 한다. 메뉴판에는 입센의 글이 적혀 있고, 심지어 그의 이름을 딴 메뉴가 있을 정도로 그와 깊은 인연이 있는 레스토랑이다. 그랜드호텔은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숙박하는 공식적인 호텔로 뭉크를 비롯한 많은 예술가의 작품을 볼 수 있다. 1857년에 문을 연 잉에브레트 카페는 뭉크가 수십 년간 자주 찾던 곳이다. 뭉크는 크리스티아니아 보헤미안의 회원인 크리스티안 크로흐, 한스 예거, 오다 라손과 함께 구석진 방에 주로 앉았다고 한다. 레스토랑 입구에는 뭉크가 오슬로 예술가협회 회원 자격을 취소하는 편지가 담긴 액자가 전시돼 있다. 뭉크는 잉에브레트에서 긴 밤 파티를 즐긴 후 이 편지를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여행수첩] →항공 : 오슬로까지는 특정 시기에 운항하는 전세기를 제외하고는 직항편이 없다. 파리, 암스테르담, 뮌헨 등 유럽 도시나 중동의 두바이, 카타르 등을 경유해야 한다. 요금은 출발일에 따라 큰 차이가 있는데 120만~180만원(일반석 기준) 정도다. →호텔 : 오슬로는 유럽 도시들 중에서도 물가가 비싼 편이다. 오슬로 중앙역 근처 2~3성급 호텔이 1박에 20만~40만원 정도다. 중앙역 인근에 숙박하면 오슬로 가르데르모엔 공항(Oslo Lufthavn)이나 시내 이동이 편리하다. 중앙역에서는 뭉크 미술관이나 카를요한 거리를 도보로 갈 수 있다. →교통 : 오슬로 공항에서 공항 쾌속 열차인 플뤼토게를 이용하면 중앙역까지 20분 정도 걸린다. 요금은 240크로네다. 오슬로 패스를 구입하면 오슬로 시내의 버스, 트램, 지하철, 페리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뭉크 미술관, 노르웨이 국립박물관, 노벨평화센터 등 주요 관광지 30여곳을 무료 입장할 수 있다. 요금은 24시간 520크로네, 48시간 760크로네, 72시간 895크로네 등 3종류를 판매한다. 플뤼토게나 오슬로 패스는 앱을 깔아 구입하면 편리하다. 5월 현재 1크로네는 127원이다.
  • 차기 유력 英 총리 키아 스타머는 ‘영국판 문재인’

    차기 유력 英 총리 키아 스타머는 ‘영국판 문재인’

    영국 차기 총선에서 당선이 유력시되는 노동당 당수 키아 스타머(61)는 글로벌 버거 체인점 맥도널드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당한 환경운동가를 대리해 승소를 이끌어 낸 사건으로 이름을 날린 인권변호사였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은 집권 보수당에 최소 20%포인트 이상 격차로 앞서고 있다. 이 여론조사 결과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스타머는 오는 7월 4일 총선에서 승리해 총리직에 오른다. 노동당 당내에서 그가 “정치적 카리스마가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와 동시에 “조용하지만 좌파적 열정을 가진 개혁가”로 평가받고 있다. 5년 전 100년 만에 압도적으로 참패한 노동당 당수를 맡으며 혼돈에 빠진 당내 분열을 수습한 안정적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로 알려져있다. 22일(현지시간) 폴리티코에 따르면 영국 수도 런던에서 태어나 영국 남동부의 토리당 우세 지역 서리(Surrey)에 있는 공립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스타머는 자신의 가정 환경에 대해 “우리 아버지는 공구 제작자였고, 우리 집은 퍼블대시드세미(Pubble dashed semi : 영국 교외 중산층이 사는 일반적인 반단독 주택을 뜻하는 단어)에 살았다”고 소개했다. 스타머가 11살 때 그의 어머니는 희귀 자가면역 질환인 스틸병 진단을 받았고, 무뚝뚝한 성격을 가진 스타머의 아버지는 혼자서 생계를 꾸리며 어머니를 간병했다. 스타머는 2019년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어머니는 평생을 거의 걷지 못했고… 사지를 잘라내야만 했다”고 회고했다. 폴리티코는 “불우했던 어린 시절의 경험은 스타머의 초기 법률가 경력에서 좌파적 열정을 설명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영국 리즈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옥스퍼드 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쳤다. 스타머는 1994년 악명 높은 법적 소송에서 맥도널드에 맞선 두 명의 그린피스 환경운동가 데이브 보리스와 헬렌 스틸을 변호한 것으로 유명하다. 맥도널드는 1987년 1월 영국 런던 북부에 사는 무일푼의 환경 운동가 2명이 영국 런던 스드랜드가 맥도널드 체인점에 ‘맥도널드는 무엇이 문제인가’라고 쓴 포스터를 붙여 자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했다. 이들은 맥도널드가 아동 착취, 동물 학대, 열대우림 파괴, 저임금 지급, 건강에 해로운 음식 판매 등을 일삼았다고 비판했다. 2005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인권재판소는 맥도널드와 두 환경운동가 간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해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했고, 명예훼손 소송이 이들의 표현의 자유를 위축하는 효과를 초래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고등법원에서 6만 파운드, 항소법원에서 4만 파운드로 감액된 손해배상금 규모도 이들의 언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영향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두 운동가는 영국고등법원에서 전단지에 쓴 일부 내용이 사실이라는 판결을 받아냈고, 이는 “역사상 가장 큰 기업 홍보 재앙”으로 평가됐다. 재판부는 맥도널드가 직원들에게 저임금을 지급하고, 식품에 사용되는 일부 동물에 대한 학대, 광고 캠페인에서 아동 착취에 책임이 있다고 고발한 이 전단지의 주장이 옳다고 판시했다. 그후 그는 논쟁의 여지가 있는 인권 소송을 전문으로 하며 항상 약자를 위해 싸웠다. 물론 보수당 지지자들은 그가 테러리스트를 변호했다고 힐난하며 그가 변호한 사건들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켄 맥도널드 영국 전 검찰국장(DPP)은 “그는 집주인이 아닌 세입자를 대변하기 위해 변호사 사무실을 차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2008년 스타머는 맥도널드의 뒤를 이어 5년 간 검찰국장 겸 검찰총장을 맡은 뒤 2015년 의원직에 당선됐다. ‘인권의 성전사’에서 ‘노동당 당수’로 변신했고, 지금은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에게 안정감을 주기 위해 그 유산을 활용하고 있다. 2020년 4월 노동당 대표가 된 뒤 그의 개인 정치에서도 비슷한 변화를 감지하는 사람들이 많다. 2015년에 의회에 입성한 스타머는 이듬해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를 돕는 ‘그림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비서관’이 됐다. 스타머는 코빈이 노동당원들에게 여전히 인기가 있는 동안 좌파 지도자를 공격하지 않기 위해 항상 조심했다. 그러나 스타머는 중도파 당원 지지를 잃을 것을 우려하며 코빈이 브렉시트를 뒤집을 수 있는 제2국민투표를 추진하는 데도 신중을 기하는 입장을 취했다. 2019년 12월, 거의 100년 만에 최악의 총선 참배로 제레미 코빈 노동당 대표가 사임한 뒤에도 스타머는 당이 왼쪽으로 ‘과도하게’ 기울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진보적 성향이 강한 노동당 당원들은 그가 당 대표에 당선된 뒤 선거 기간 동안 당원들에게 약속한 ‘10대 공약’을 재빨리 폐기하면서 정확히 왼쪽에서 중도로 가려는 행보를 보여왔고 말했다. 그가 총리직에 오르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스타머는 당대표 출마 전 2년간 매주 월요일마다 신뢰할 수 있는 동료 보좌관들과 비밀리에 준비 모임을 가졌다. “스타머는 당을 ‘무자비하게’ 바꾸고 당내 반유대주의자를 몰아냈다”는 당원들의 ‘우클릭 행보’에 대한 비판을 인정한다. 한 익명의 노동당원은 “그는 본능적으로 노동당 유권자이지만, 노동당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스타머는 당내 자신만의 파벌로 분류되는 의원이 없고, 자신의 강력한 참모인 ‘수 그레이’를 비롯한 주요 정치직에 공무원 출신을 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술집이나 찻집에서 고관대작들과 밀담을 나누는 것보다 노동당의 개방형 본부 사무실에서 공개적으로 일하거나 영국 런던 의회의 유명한 테라스 바에서 사교를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 익명의 노동당 인사는 “그는 공사 구별이 애매해지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그의 친구들은 진짜 친구들이고, 함께 축구를 하는 사람들이지, 의회를 친구를 사귀는 사교 공간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타머의 공개적 행보는 종종 무미건조할 정도로 체계적이기로 유명하다. 그는 자신의 연기를 세밀하게 분석하여 발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의 참모진들은 매주 수낵 총리와의 대결에 관한 질문에 대한 그의 언론 인터뷰 영상을 녹화해 모니터링하고 일시 정지하고 리플레이해 돌려보면서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실리를 중시하는 그의 신중한 실용주의는 외교 정책에도 적용되는데, 좌파 성향의 전임 코빈 대표와 달리 스타머는 종종 정부 노선을 반영한다. 스타머는 EU와 더 긴밀한 관계를 원합니다. 그러나 그는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된 예멘과 이란 드론에 대한 공격을 지지했다. 2016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혐오스럽다”고 비난했지만, 최근 그는 “오는 11월에 백악관에 누가 대통령으로 오든 노동당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머는 가자전쟁 이후 반유대주의에 대한 매파적 대외정책 기조로 인해 자신의 지지층에 문제를 일으켰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 이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전력과 물을 공급을 제한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후 친팔레스타인 성향의 지지자들이 이탈하자 그는 자신의 발언을 해명하고 지속 가능한 휴전을 촉구했다. 보좌관들은 이제 사석에서 보다 편안하고 인간적인 스타머의 모습을 대중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주에 그는 노동당이 압승하며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취임한 1997년 총 선거를 연상시키는 공약 카드를 들고,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리고 자신감 넘치는 화법을 선보이며 집권을 위한 ‘첫 걸음’을 시작했다. 하지만 정책과 관련해서는 아직 세부적인 내용이 정해지지 않았다. 그가 출마 일성으로 내놓은 여섯 가지 공약은 ‘경제, 에너지, 국민건강서비스, 범죄, 평등한 기회’다. 최근 그는 연간 280억 파운드 상당의 공공자금을 투입해 탈탄소 전력망을 달성하겠다는 ‘녹색 투자’ 공약을 47억 파운드로 줄여 집권 시 관련 지출 계획을 거의 75%까지 삭감하기로 했다. 스타머는 이에 대해 “영국 내 단 500만 채의 주택의 단열 시스템이 개선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노동당의 이전 야망은 향후 10년 간 1900만 가구의 단열을 개선하는 것이었다. 노동당은 “석유 및 가스 생산업체에 대한 횡재세(부유세)를 더 늘려 재정을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영국 상원을 폐지하는 ‘개헌 공약’ 역시, 유예시켰고, 미국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에게 세금을 매기는 ‘디지털서비스세’ 신설 추진안도 미국 정부에 제재를 받을 우려로 인해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영국의 높은 주거 임대료의 상한을 법으로 제한하기로 하는 임대차보호법 역시,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트랜스젠더가 법적으로 성별을 바꾸기 전 성별 위화감에 대한 의학적 진단을 받아야 하는 현재의 법적 요건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에 대한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노동당은 이같은 스타머의 우클릭 행보로 인해 노동자의 권리를 증진하기 위한 대담한 제안들이 노동당이 집권하기도 전부터 약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네 번의 선거에서 연속 패배한 당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우려다. 최근 경제 위기로 인해 노동당 정부가 보수당 유권자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2010년 선거의 상처는 여전히 깊다. 스타머는 노동당 하에서 향후 세금 인상을 배제하지 않았고, 보수당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세금 인상이 없다면 재정 적자가 심각한 영국의 공공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심각하게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른 분야에서 스타머의 지지자들은 그가 조용한 급진주의를 보여준다고 믿고 있다. 그는 그린벨트를 포함해 5년 동안 150만 채의 새 주택을 짓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는 부유한 유권자들의 반발을 살 수 있는 논쟁적인 부동산 정책이다. 2030년까지 영국의 전체 전력망을 탈탄소화하겠다는 공약은 너무 대담해서 달성하기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이제 영국 총리실 다우닝가를 거의 손에 넣을 수 있게 된 스타머는 한때 분열했던 당의 대다수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그는 전직 노동당 총리인 토니 블레어와 고든 브라운 두 전직 총리와도 사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4년 ‘제3의길’을 걷겠다고 선언한 블레어 전 총리는 인공지능(AI)과 같은 신기술 산업을 부흥시키는 방향을 제시했고, 브라운 전 총는 스타머에게 국민 복지 혜택에 더 관대하게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스타머에게서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머가 총리로 취임하면 그의 본색이 어디로 향할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 오페라페스티벌 25일 개막…‘나비부인’ 등 5편 공연

    오페라페스티벌 25일 개막…‘나비부인’ 등 5편 공연

    올해로 15회를 맞은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이 오는 25일부터 7월 7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콘서트홀, 자유소극장 등에서 열린다. 그동안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 페스티벌을 운영해왔지만 올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장르 대표 지원 사업에서 탈락하면서 지원금 없이 참가 단체들이 자비로 행사를 준비했다. 지난해까지 총 8편의 작품이 공연되던 축제 규모는 올해 국립오페라단 등이 빠지면서 5편으로 축소됐다. 25일 첫 무대는 푸치니 서거 100주년 기념 오페라 갈라 콘서트 ‘그레이트 푸치니’(노블아트오페라단)가 장식한다. 푸치니의 작품 ‘라보엠’과 ‘토스카’, ‘투란도트’ 속 주옥같은 아리아와 중창곡을 들려준다. 지휘자 양진모를 필두로 소프라노 조선형과 서선영, 테너 신상근과 박성규, 바리톤 박정민 등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이 참여한다. 다음 달 21∼22일에는 모차르트의 희극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강화자베세토오페라단)이 무대에 오른다. ‘팬텀싱어’ 심사위원으로 친숙한 베이스 손혜수와 묵직한 중저음으로 선명한 감정을 표현하는 바리톤 최병혁이 피가로 역을 맡아 기대를 모은다. 28~29일에는 푸치니의 3대 걸작 중 하나인 ‘나비부인’(누오바오페라단)이 공연된다. 소프라노 임세경과 테너 이승묵 등 실력파 성악가들이 일본 나가사키를 배경으로 한 비극적인 사랑을 노래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족·어린이 오페라 2편이 공연된다. 6월 29~30일 유쾌한 음악극을 표방한 ‘마님이 된 하녀’(오페라팩토리), 7월 6~7일 그림 형제의 원작 동화를 오페라로 각색한 ‘헨젤과 그레텔’(더뮤즈오페라단)을 만날 수 있다. 대한민국오페라축제추진단 신선섭 조직위원장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해서 15년이나 된 행사를 중단할 수는 없다”면서 “오페라의 발전을 고민하면서 모두에게 사랑받는 페스티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직위는 내년부터 기존의 작품 공모 선정 방식을 개선하고, 다양한 규모의 작품을 발굴하는 한편 예술감독제를 도입하는 등 페스티벌 운영을 획기적으로 바꿀 계획이다.
  • 뭉크가 전하는 인생 사용 설명서… 빛과 어둠 ‘생의 프리즈’를 만나다 [막 오른 뭉크展]

    뭉크가 전하는 인생 사용 설명서… 빛과 어둠 ‘생의 프리즈’를 만나다 [막 오른 뭉크展]

    청년 뭉크가 묻고 노인 뭉크가 답생로병사 겪는 인간의 삶 떠올라20세기 초 전시 방식 그대로 체험 2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막한 전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에서 가장 먼저 관객을 맞이하는 그림은 뭉크의 청년 자화상이다. 전시의 마지막 역시 뭉크의 자화상으로 끝맺음으로써 이번 전시는 뭉크로 시작해 뭉크로 끝난다. 긴장감이 느껴지는 스무 살 청년의 불안한 시선에선 미래에 대한 기대보다 불확실성이 더 커 보인다. 반면 마지막 자화상은 ‘세상 살아 보니 살 만하더라’라고 답하는 것 같다. 스무 살의 뭉크가 인생을 묻고 여든 살의 뭉크가 그 해답을 주었다. 가장 눈여겨봐야 할 섹션은 섹션4 ‘생의 프리즈’다. ‘생의 프리즈’란 뭉크만의 전시 방법으로 뭉크의 작품을 테마 순서에 따라 띠 형태로 늘어놓은 것을 말한다. 뭉크는 전시를 마치 생로병사를 겪는 인간의 삶과 같은 것으로 보았다. 현재 ‘생의 프리즈’ 방식대로 전시하는 곳은 오슬로 국립미술관뿐이다. 이곳 한가람미술관에서도 ‘생의 프리즈’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마지막에 퍼즐룸을 마련해 20세기 초 ‘생의 프리즈’ 전시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생의 프리즈’는 뭉크의 삶을 그린 그림일기다. 뭉크의 사랑은 밀리 테울로브의 감미로운 목소리에서 시작됐다. ‘여름밤: 목소리’에서 뭉크의 사랑도 ‘생의 프리즈’도 시작된다. 그러나 사촌 형수를 사랑한 뭉크의 사랑은 세상에 드러나면 안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테울로브와의 사랑은 늘 어둠, 숲속, 달빛 아래였다. 테울로브와 첫 키스를 나눈 기억을 그린 ‘키스’와 ‘재’의 무대 역시 어둠 속이다. ‘마돈나’는 또 다른 뮤즈 다그니 율을 모델로 한 작품이다. 율은 뭉크의 인생에서 독특한 역할을 한 여성이다. 뭉크는 율을 사랑했지만 둘의 인연은 거기까지였다. 뭉크는 ‘마돈나’에서 율의 신성하고 관능적인 매력을 담았다. 판화본에만 있는 태아와 정자 모양 형태는 임신, 출산, 죽음이 공존하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마돈나 도상이다.‘절규’는 ‘생의 프리즈’의 중심 테마로 이번 전시의 핵심이다. 이 작품은 판화 위에 채색을 가함으로써 판화이자 유화라는 독특한 판화본을 선보인다. ‘절규’는 고독과 불안, 강박을 겪는 현대인의 일상을 예언한 그림이다. 우리는 우울증, 수면장애, 불안장애, 공황장애 등 ‘절규’ 속 주인공과 같은 불안을 안고 살고 있다. 뭉크 예술의 특징은 개인의 이야기를 누구나 공감하게 하는 데 있다. 더 나아가 이 테마는 19세기를 정의하는 언어가 됐다. 섹션4의 네 번째 벽면은 죽음 테마다. 이 벽면을 장식한 것은 엄마와 누나의 죽음에 관한 기억들이다. 뭉크는 엄마의 죽음에 관해 ‘매우 슬펐던 것 같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열네 살 사춘기에 겪은 누나의 죽음은 뭉크 인생 내내 따라다녔다. 뭉크는 ‘병든 아이’를 40여년에 걸쳐 여섯 번이나 반복해 그렸다. 뭉크는 ‘병든 아이’ 얼굴만 클로즈업해 여러 색의 판화본으로 제작했다. 뭉크는 영양실조에 걸린 소녀를 모델로 ‘병든 아이’를 그렸다. 어느 날 중년 여성이 뭉크를 찾아왔다. 자신을 ‘병든 아이’ 모델이라고 소개한 여성은 뭉크에게 형편이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뭉크는 여성이 원하는 만큼의 액수를 쥐여 주고 돌려보냈다. 뭉크 예술의 힘은 두려움과 공포를 피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뭉크는 67세에 일시적 시력 손상을 겪었다. 그러나 뭉크는 건강한 눈과 건강하지 않은 두 눈으로 본 세상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뭉크는 절망과 공포를 외면하거나 덮어 두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복해서 마주하며 아픔을 치유했다. 우리가 이번 전시에서 만나는 140점은 뭉크가 전한 ‘인생 사용 설명서’다.
  • 1조 8172억 투자… 초광역 동맹 맺어 신산업 육성[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1조 8172억 투자… 초광역 동맹 맺어 신산업 육성[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초광역권 4곳·특별자치권 3곳미래 모빌리티 등 신산업 추진 윤석열 정부의 메가시티(인구 1000만명 이상 대도시권) 전략은 수도권 외 전국을 4대 초광역권과 3대 특별자치권으로 나눠 장기적으로 비수도권 메가시티가 수도권과 함께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구상으로 요약된다. 과거 정부에서 추진한 초광역권 구상과 비교하면 신산업 육성 등에 좀더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22일 정부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는 지난달 ‘2024년 지방시대 시행계획’을 심의·의결하며 이 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4대 초광역권은 ▲부산·울산·경남(부울경) ▲대구·경북권 ▲충청권 ▲광주·전남권으로, 3대 특별자치권은 강원권, 전북권, 제주권으로 각각 나뉜다. 수도권 일극체제 극복을 위한 초광역권 구상은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도 제기됐지만, 현 정부는 권별 중점 추진과제를 구체화하고 재정 투입 계획까지 세웠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지방시대 시행계획에 따르면 2024년 4대 초광역권 관련 재정 투입 계획 예산은 총 1조 8172억원 규모다. 각 초광역권이 국비와 지방비, 민자를 자체적으로 집계한 금액이다. 초광역권 개발 등과 관련해 재원이 구체적으로 명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수도권 메가시티의 가장 대표적인 구상이자 전임 정부에서 공동협력기구를 설립해 추진했던 부울경 메가시티에 대해 현 정부는 첨단 신산업 육성을 통해 산업 혁신 기반을 마련하고 1시간 생활권 형성과 같은 광역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신산업 관련 주요 과제로는 ▲미래 모빌리티 산업 육성 ▲동반 성장 지원 및 수소산업 육성 ▲에너지 동맹 ▲지역 기업 기술개발 확산 및 통상 지원 기반 구축 등이다. 부울경은 이 같은 신산업 육성을 위해 초광역 경제동맹추진단을 출범시켜 운영하고 있다. 대구·경북권은 500만 경제공동체 기반의 산업구조 대전환을 목표로 모빌리티 산업, 바이오산업, 인공지능(AI)·로봇산업 육성 등을 추진 계획에 담았다. 이 가운데 대구에 조성하는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사업은 지난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고, 정부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5년간 약 2000억원을 투자한다. 충청권 초광역권 구상은 대전·세종·충남·충북이 연계 협력 체계를 구축해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계획을 담았다. 초광역 교통망을 중심으로 첨단 바이오헬스, 미래 모빌리티, 소재부품 및 신산업 육성을 도모한다. 특히 충청권 4개 시도는 충청권 메가시티를 ‘충청지방정부연합’이라는 이름으로 처음으로 구체화한 상태다. 각 시도의회가 연합 구성 방안을 담은 규약안을 의결하면서 ‘메가 충청’의 밑그림이 완성돼 향후 얼마나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광주·전남권은 초광역권 에너지 신산업 육성, 의료헬스 분야 혁신 성장을 견인할 인프라 구축, 새로운 성장거점 조성 및 혁신산업 간 연결 네트워크 구축 등을 주요 전략으로 하고 있다.
  • 사랑해선 안 될 사람, 뭉크의 질투 [으른들의 미술사]

    사랑해선 안 될 사람, 뭉크의 질투 [으른들의 미술사]

    독일 베를린의 술집 ‘검은 새끼 돼지’ 클럽에는 매일 밤 뭉크, 스트린드베리, 프지비셰프스키와 다그니가 모였다. 홍일점 다그니는 늘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이 클럽에 모인 남성들은 다그니를 ‘정신, 영혼’이라는 의미에서 폴란드어 ‘두하’(Ducha)라고 불렀으며 모두 그녀를 좋아했다. 그러나 다그니는 만인의 연인에서 한 사람의 아내가 되기로 결심했다. ‘만인의 연인’ 다그니결혼 상대는 뭉크도, 아우구스스트린드베리도 아닌 프지비셰프스키였다. 만난 지 5개월 만에 1893년 8월 다그니와 프지비셰프스키는 결혼했다. 그러나 프지비셰스스키와 다그니의 결혼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프지비셰프스키는 사실혼 관계의 여성과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그니와 결혼을 했다. 그는 이 결혼 생활 마저도 충실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다그니는 프지비셰프스키를 원망하지 않았다. 남편 프지비셰프스키의 무관심 속에서 다그니는 어떻게든 결혼 생활을 유지하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다그니는 제3의 인물에게 살해당하고 말았다. 뭉크는 이 모든 일을 말없이 지켜봐야만 했다. 멀어지는 친구 사이남편 프지비셰프스키는 자기 부부와 뭉크 얘기를 담은 실화 소설로 돈을 벌겠다는 허황된 생각을 했다. 프지비셰프스키는 소설 ‘배 밖으로’를 발표했다. 소설 속에서 프지비셰프스키는 뭉크를 파렴치한으로 묘사했다. 이를 두고 볼 수 없었던 뭉크는 크게 화를 냈다. 다그니는 남편과 친구 사이인 뭉크 사이가 벌어질까 둘 사이를 진정시키려 애썼다. 뭉크가 느꼈던 이때의 분노, 화, 불쾌함은 ‘질투’에 반영되었다. 엉뚱한 삼각관계‘질투’에는 세 사람이 등장하는데 아담과 이브, 그리고 의문의 남성이다. 이 작품은 뭉크와 다그니, 프지비셰프스키와의 삼각관계 이야기다. 사실 프지비셰프스키와 다그니는 부부이며 뭉크는 남이다. 그러나 뭉크는 자신과 다그니를 주인공인 아담과 이브로 그렸으며, 다그니의 남편 프지비셰프스키를 질투에 사로잡힌 남성으로 만들어 엉뚱한 삼각관계를 그렸다. 뭉크는 다그니가 결혼한 이후 자신의 속마음을 밖으로 내색하지 않았다. 뭉크는 다그니를 친구의 아내로만 대했다. 그러나 그림 속에서는 다그니를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을 마음껏 표현했다. 사랑의 감정은 숨긴다고 숨겨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뭉크의 두 번째 뮤즈, 다그니뭉크의 인생에는 네 여자가 있다. 첫 번째, 아픔만 남긴 첫사랑 밀리, 두 번째 다가설 수 없었던 다그니, 세 번째 스토커 툴라 라르센, 네 번째 끝사랑 에바 모두치가 그녀들이다. 다그니는 뭉크 예술에서 가장 빛나는 작품, ‘마돈나’ ‘뱀파이어’ ‘사춘기’의 모델이었다. 만약 다그니와 뭉크가 결혼했다면 어땠을까. 어쩌면 둘 다 안정적인 생활을 누리지 않았을까. 역사가 스포일러라 우리는 두 사람의 마지막을 이미 알고 있다. 22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막해 오는 9월19일까지 열리는 에드바르 뭉크 전시 ‘비욘드 더 스크림’(Beyond The Scream) 전시에는 개인과 알베르티나 미술관 소장의 석판화 한 점씩 전시된다. 두 작품 모두 다그니와 뭉크는 에덴 동산에 있는 모습으로, 프지비셰프스키는 혼자 외로이 앞을 보고 있다.
  • [진경호 칼럼] 권력 충돌의 혼돈 앞에서

    [진경호 칼럼] 권력 충돌의 혼돈 앞에서

    불과 20년 전인지, 아득한 20년 전인지는 모르겠다. 2004년 3월 국회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 의결 당시 점통(占筒)이 등장했다는 사실을 젊은 세대는 잘 모를 듯하다. 믿거나 말거나 그랬다. 당시 제2야당인 새천년민주당의 황태연 국가전략연구소장이 3월 12일 새벽, 불 꺼진 국회 조순형 대표실에 홀로 앉아 점통을 흔들었다. 그가 뽑은 괘를 요약하면 ‘적장의 목을 벨 운세’. 이 ‘운명’은 다름 아닌 조 대표의 것이었고, 몇 시간 뒤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은 제1야당 한나라당과 함께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거센 저항과 절규를 뚫고 노무현 탄핵안을 밀어붙였다. 웃자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 황태연 소장을 헐뜯자는 얘기는 더더욱 아니다. 그는 헤겔과 공자 등 동서양의 정치철학을 넘나든 당대의 정치철학자다. 주역(周易)에 관한 한 범접할 사람을 찾기 힘들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 책사였고, DJT(김대중·김종필·박태준) 연대의 밑그림을 만들었다. 탄핵은 그런 것이었다. 입에 담는 것조차 두려웠고, 탄핵에 나선 쪽조차 운명을 점쳐야 할 만큼 가슴 떨리는 일이었다. 한 번의 탄핵이 무위에 그치고 다시 한번의 탄핵이 성사되면서 세상은 바뀌었다. 0.73% 포인트(2022년 대선), 5.4% 포인트(2024년 총선)로 예리하게 갈린 분열 구조 속에서 거리낌없이 ‘대통령 탄핵’을 운운하는 나라가 됐다. 국회를 장악한 더불어민주당에선 “채 상병 특검법을 거부하면…”, “김건희 특검법을 거부하면…” 하며 탄핵을 말한다. 특검은 빌미일 뿐 탄핵으로 내닫고 싶은 속내를 애써 감추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총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조국혁신당은 말할 나위가 없다. 사흘이 멀다 하고 탄핵과 개헌 동시 추진을 외친다. 22대 국회의 두려운 문 앞에 섰다. 192석의 거대 야권과 108석의 왜소 여당이라는 불균형과 부조화의 의회 체제가 일주일 뒤 작동을 시작한다. 민생과 개혁, 미래가 돼야 할 22대 국회의 키워드는 유감스럽게도 특검, 탄핵, 개헌 세 가지로 귀착됐다. ‘용산 대통령’과 ‘여의도 대통령’의 권력 분점 체제가 어떤 파열음을 일으키며 정국을 혼돈 속으로 몰아갈지 가늠조차 쉽지 않다. 30% 안팎에 머물러 있는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도, 총선 압승으로 더욱 공고해진 야권 강성 지지층의 드높은 성취감, 대장동 의혹 등에 대한 법원 판결을 앞둔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는 혼란의 불쏘시개로 손색이 없다. 채 상병 특검법을 놓고 충돌하기 시작한 용산과 여의도는 이제 본격적으로 야당의 특검 시리즈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맞부닥칠 것이다. 여의도의 난장이 커질수록 광화문광장은 깃발 든 군중으로 다시 덮이고 야권은 들썩이는 분위기에 맞춰 대통령 탄핵 논의를 숙성시켜 가며 권력구조 개편을 핵심으로 하는 개헌안을 ‘대통령 임기 단축’ 카드와 함께 흔들 것이다. 의료와 연금 등의 개혁이나 미래 성장동력 확충 같은 국정 과제는 설 땅을 찾기 어렵다. 뜨거울 여름과 더 뜨거울 가을, 겨울이 더욱 두려운 것은 빤히 보이는 이 권력 충돌과 정국 혼란을 막을 지혜와 용기가 이 땅에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내 편과 네 편만 있는 이 갈라진 땅에서 누가 화해를 말하고 누가 그 말을 따를 것인가. 용산과 여의도 모두 지금부터 내딛는 한 발 한 발은 자신들의 운명을 넘어 국민과 나라 전체의 명운을 가른다는 점에서 매우 위중하다. 이들의 말 한마디, 손짓 하나를 바라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식과 판단은 더욱 중요하다. 지구촌이 미래산업을 둘러싼 패권 전쟁에 돌입한 지금, 우리에겐 권력싸움으로 허비할 시간이 없다. 한 발 헛디뎌 나락으로 떨어지는 게 삽시간임은 지금 남미와 유럽 등 세계 각지의 나라들이 증명하고 있다. 부디 22대 국회에 드리운 먹구름이 기자의 공연한 걱정이길 빈다. 진경호 논설실장
  • 서울함공원으로 주말 나들이 오세요

    서울시는 서울 최초 함상공원이자 망원한강공원 핫 플레이스인 마포구 서울함공원에서 오는 25일 서울함 취역 40주년을 기념하는 축제 ‘2024 서울함페스티벌 봄편’을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서울함은 1984년부터 2016년까지 대한민국 바다를 지킨 1900t급 호위함이다. 시는 어린이 미술대회, 해군 홍보대·의장대 특별 공연, 군용 특수장비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축제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어린이 미술대회는 ‘독도를 지키는 서울함 삼총사’라는 주제로 진행한다. 크레파스나 물감을 사용해 도화지 한 장에 주제에 맞는 내용의 그림을 자유롭게 그리면 된다. 신청은 23일까지 서울함공원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금상, 은상, 동상 및 특별상(해군참모총장상) 등 시상도 한다. 30여명으로 구성된 해군 홍보대는 밴드 연주, 사물놀이, 비보잉 등 다양하고 화려한 공연을 선보인다. 홍보대는 의장대와 합동 공연도 한다. 다양한 상설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정밀 개인화기인 저격용 소총·방탄복 등 특수장비 전시 및 착용 체험, ‘기차가 출발합니다’ 등으로 어린이들에게 유명한 정호선 그림책 작가가 직접 책에 관해 설명하는 프로그램 ‘그림책과 놀아요’ 등이 진행된다. 주용태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온 가족이 함께 서울함 페스티벌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해군의 특별한 공연을 관람하며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기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인력·조직 흡수될라… ‘행정 넘버2’ 저출생부 탄생 앞 관가 술렁

    인력·조직 흡수될라… ‘행정 넘버2’ 저출생부 탄생 앞 관가 술렁

    윤석열 대통령이 ‘저출생대응기획부’(저출생부) 신설 추진을 공언하면서 관가는 폭풍 전야다. 22대 국회에서 ‘여소야대’ 지형이 견고해지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대응이 최대 변수다. 그럼에도 각 부처의 인구·출산·보육·돌봄·청년·주거·노인 등 ‘저출생·고령화’ 관련 기능은 저출생부 흡수 사정권이다. 현 정부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존폐 기로에 섰던 여성가족부의 운명은 풍전등화다. 21일 정부에 따르면 저출생부의 밑그림은 행정안전부와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그리고 있다. ‘저출생부 장관이 사회 분야 부총리를 맡아 교육·노동·복지를 아우르는 정책을 수립한다’가 현재까지 확정·발표된 내용이다. 저출생부가 기획재정부에 이어 행정부 서열 2위 부처로 탄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초대 장관에는 주형환 저출산위 부위원장이 거론된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저출생·고령화 정책에 총괄·기획·조정 권한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을 추진 중”이라면서 “22대 국회가 출범하는 대로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개편은 2013년 박근혜 정부에서 신설된 ‘미래창조과학부’ 모델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당시 미래부는 과학기술부를 중심으로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정보·통신, 지식경제부의 정보통신기술(ICT)과 우편 사업, 행정안전부의 정보문화 기능을 흡수해 서열 2위 매머드급 부처로 탄생했다. 저출생부도 저출산위를 중심으로 보건복지부·교육부·고용노동부·국토교통부의 관련 부서를 흡수·통합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산 편성 요구권도 갖게 될 전망이다. 복지부에서 넘어갈 부서로는 인구정책실이 꼽힌다. 인구정책실에는 사회서비스정책관, 인구아동정책관, 노인정책관, 보육정책관 등 4개국 19개과에 직원 185명이 있다. 올해 예산은 14조 1800억원이다. 영유아 보육·교육 체계를 일원화하는 ‘유보통합’에 따라 교육부로 넘어가는 보육정책국 인원 28명과 관련 예산 3조 8000억원을 제외하면 ‘157명, 10조 3800억원’이 저출생부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복지부 예산 122조 5000억원의 8.5% 규모다. 다만 국민연금·기초연금·기초생활보장·건강보험 등 다양한 업무가 저출산·고령화 정책과 맞닿아 있어 이관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고용노동부에선 여성고용정책과가 담당하는 부모 육아휴직 업무가 넘어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육아휴직 등 모성보호 사업 예산은 1조 6000억원 수준이다. 저출생부가 신설된다고 당장 난제가 개선되진 않을 것이란 회의론은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다. 업무 효율성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상당하다. 복지부 관계자는 “인구정책실 노인정책국 업무가 기초연금 등 다른 노인 정책과 얽혀 있는데 이런 연계 업무가 저출생부와 복지부로 분리되면 시너지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청년주거정책과·주거복지정책과 업무가 저출생·고령화와 관련돼 있지만 국토부 핵심 업무인 만큼 떼어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 조직 개편 작업의 윤곽이 드러나는 시점에 조직과 인력을 빼내려는 저출생부와 지켜 내려는 부처들의 신경전은 한층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부처 신설을 위한 조직 개편은 지켜야 이기는 게임”이라면서 “저출생부로 못 간다고 버티는 공무원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물론 저출생부 탄생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적체 인사에 숨통이 트일 수 있고, 저출생·고령화 업무의 전문성을 살릴 기회가 된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복지부 공무원은 “저출생부로 가면 메르스·코로나19·의사 집단행동 등 끊이지 않는 대형 사건을 피할 수 있다”고 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시행령인 직제 개편안을 완성해도 더 큰 산이 남았다. 22대 국회에서 여소야대 지형이 계속 유지되는 만큼 야당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조직 개편은 물거품이 된다. 여가부 존폐 문제가 최대 쟁점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여가부와 저출생부는 겹치는 기능이 많다”며 폐지에 무게를 뒀다. 반면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여가부 존치 필요성이 여전히 있기에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야당이 총선에서 발표한 저출생 정책과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엮어 패키지 처리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우리아이 보듬주택(둘 낳으면 24평형, 셋 낳으면 33평형 분양전환 공공아파트 공급) 등의 공약 이행을 벼르고 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9월 정기국회에서 본격 논의될 예정이다. 저출생부는 이르면 올 연말쯤 탄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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