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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메프 사태 진화 나선 당정… 피해 기업에 5000억 ‘긴급 수혈’

    티메프 사태 진화 나선 당정… 피해 기업에 5000억 ‘긴급 수혈’

    정산기한 단축·대금 별도 의무 관리‘그림자 금융’ PG사 등록요건 강화 일반상품 구매자 이번 주 환불 완료서울시, 소상공인 특별자금 700억 당정은 6일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와 같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정산 기한을 도입하고 판매대금 별도 관리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 관리·감독 사각지대에 있던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의 등록 요건을 강화한다. 일반상품 구매 피해자에겐 이번 주 환불을 완료하고 피해를 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겐 5000억원 규모의 긴급 유동성도 공급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복현 금융감독위원장 등은 이날 국회에서 당정 협의를 열어 지난달 29일 1차 대책에 이어 추가 피해 예방을 위한 2차 대책을 논의했다. ‘한동훈 지도부’ 출범 이후 첫 당정 협의다. 당정은 이번 사태의 핵심인 PG사의 정산 기일을 현행 40~60일에서 단축하고 판매대금 별도 의무 관리 제도를 마련하기로 했다. 판매대금 별도 의무 관리를 위해 은행 등 제3자가 결제대금을 보관하다가 물품 배송을 끝낸 뒤 사업자에게 돈을 주는 ‘에스크로 제도’가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의 성격을 띠면서도 금융회사가 아니어서 감시와 규제를 피해 왔던 PG사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된다. 등록 요건과 경영지도 기준을 높이고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제재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또 상품권 발행 업체에 대해선 선불 충전금을 100% 별도 관리하도록 제도를 강화한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브리핑에서 “소비자 피해 구제를 위해 일반상품의 경우 신용카드사와 PG사를 통해 이번 주 환불이 완료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추 원내대표는 “그림자 금융이 돼 버린 이커머스 업계와 상품권 발행 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상의 미비점을 확실히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금융위원회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오는 9일부터 총 5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기업은행과 신용보증기금이 3000억원 이상 규모의 협약 프로그램을 개시해 최대 30억원 한도로 정산 지연액을 지원한다. 신용보증기금 지점에 특례 보증을 신청하면 보증 심사 후 기업은행에서 대출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금리는 3.9~4.5%다. 중소기업벤처진흥공단(중진공)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도 2000억원 규모의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한다. 미정산 금액에 대해 중진공은 한도 10억원, 소진공은 1억 5000만원 이내에서 지원한다. 금리는 각각 3.40%, 3.51% 수준이다. 국민의힘은 긴급 유동성 지원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에 금리 인하도 요청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별도로 추가 금리 인하 여지는 없는지, 업체당 한도를 확대할 수 있는지를 요청했으며 정부도 이를 적극 수용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서울시도 이날 ‘티몬·위메프 입점 피해 소상공인 지원 대책’을 발표하고 700억원 규모의 특별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R의 공포’에 美日 증시 폭락 후 반등… 샴의 법칙 만든 경제학자 “미국 경기 침체 아직 아냐”

    ‘R의 공포’에 美日 증시 폭락 후 반등… 샴의 법칙 만든 경제학자 “미국 경기 침체 아직 아냐”

    일본 주식은 반등세를 보이며 아시아에서 상승을 주도했다. 뉴욕에서 런던까지 전 세계 증권 거래시장에서 수십억 달러를 날린 폭락으로 인한 손실 중 일부를 회복했다. 미국 주식 선물도 상승했고, 국채는 하락했다. 일본의 두 가지 주요 주가 지표인 톱픽스와 닛케이 225 지수는 전날 12% 이상 폭락한 후 각각 10%, 9% 반등했고,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3% 이상 상승했다. 미국 뉴욕 증시는 전날 일제히 하락했지만, 장 종료 이후 애프터 마켓과 데이 마켓에서 반등하고 있다. 이는 월가의 ‘공포 지표’인 VIX가 1990년 이후 최대폭으로 증가한 극적인 하루를 보낸 뒤 트레이더들이 숨을 고르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시간) 짚었다. 하지만 미국 월가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와 모건 스탠리 분석가들은 주가가 계속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 스탠리의 마이클 윌슨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결론은 올해 소비자 관련 지표가 악화되었다는 것”이라며 “주식에 대한 위험 대비 보상은 전반적으로 여전히 낮은 상태다. 반전의 모멘텀이 확실하지 않다면 많은 주식이 여전히 싸다고 주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 투자자에게 진짜 문제는 회사가 현재 가격에 매겨진 것, 즉 앞으로 수년간의 확장을 앞두고 수익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는지 인데, 우리는 그 점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주 발표된 미국의 제조업 지표와 고용지표는 예상보다 나빴다. 7월 실업률은 4.3%로 3년 만에 가장 높았고 비농업 일자리는 11만 4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미국 경기 침체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 중 하나인 ‘샴의 법칙’(Sahm rule)을 고안한 미국의 경제학자 클라우디아 샴은 CNBC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 경기 침체에 빠져 있지 않다. 하지만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경기 침체는 불가피하지 않으며 이자율을 낮출 수 있는 여지가 상당히 있다”고 말했다. 샴은 “연준이 한꺼번에 금리를 내릴 필요는 없지만, 경제에서 압박을 덜어낼 레버를 여전히 가지고 있는 상태”라며 “미국의 경제는 좋은 상태고, 그저 금리 압박을 덜어내기만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6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조기에 인하하지 않으면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샴의 법칙’은 미국의 경기 침체를 예상할 때 역사적으로 가장 정확한 지표 중 하나였다. 미국의 실업률의 3개월 이동 평균이 12개월 최저치보다 최소한 0.5% 포인트 높을 때 경기 침체의 초입에 들어섰다고 평가하는데, 미국 정부가 7월 발표한 실업률 지표는 삼의 법칙에 정확히 부합했다. 이 데이터는 투자자들이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를 인하하는 데 뒤늦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게다가, 생성형 인공지능(AI) 발 열풍이 꺼지고 있는 점, 일본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피봇으로 인한 엔화 급등, 그리고 그에 따른 엔-캐리 트레이드 해소에 대한 추측이 전 세계 주식에서 3일간 매도 열풍을 일으켰다. 엔-캐리 트레이드란, 이자율이 낮은 일본 엔화를 통한 레버리지를 일으켜 이자율이 높은 위험자산에 투자한 돈이 회수되는 현상을 말한다. 신용을 사용하여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는 주가가 예상보다 많이 하락하면 담보로 충분한 현금이 없는 한 포지션을 청산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도쿄에 있는 CLSA의 실행 서비스 책임자인 타케오 카마이는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엄청난 하락세, 그리고 엄청난 상승세. 이렇게 미친 시장을 경험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시장이 많이 회복되었지만, 더 큰 그림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일본은행이 올해 다시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지, 그리고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인지 여부”라고 말했다. BNP 파리바의 아시아 태평양 주식 및 파생상품 전략 책임자인 제이슨 루이는 “한국과 대만은 AI에 대한 광범위한 감정과 AI 자본지출에 대한 우려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며 기술 회사들이 AI 용량에 너무 많은 투자를 했다는 우려를 언급했다. 시장 전문가인 에드 야르데니는 블룸버그통신에 이번 매도가 1987년 블랙 먼데이 당시 폭락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당시 미국 경제는 투자자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침체를 면했다. 도쿄에 있는 인베스코 어셋운용(Invesco Asset Management)의 글로벌 마켓 전략가인 토모 키노시타 는 “일본 주식이 반등하면서 나머지 아시아 증시도 오늘 함께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어제 일본의 주가 하락 폭이 유럽과 미국보다 훨씬 더 컸기 때문에, 시장 참여자들은 이제 일본의 어제 시장 수정이 과도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레디리요네증권(CLSA)의 일본 전략가인 니콜라스 스미스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은 “최근 엔화의 급등에 특히 반응했을 수 있을 가능성이 있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거래 프로그램의 과장된 영향”을 지적했다. 스미스는 “(AI 주식 트레이딩 알고리즘은) 엔화와 상관관계가 있는 것 같다”며 “AI에 대한 모든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AI가 우리를 이 혼란에 빠뜨렸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이세라의 브랜드 앤 아트] 라면을 위한 예술

    [이세라의 브랜드 앤 아트] 라면을 위한 예술

    지난해 가을 삼청동에서 이색적인 팝업 전시가 열렸다. 오뚜기가 서울대 도예과와 협업해 만든 수십 종의 ‘라면 그릇’을 선보였던 ‘오뚜기 잇 2023’이다. 참여 작가들은 각자 오뚜기 출시 라면을 하나씩 고르고 해당 제품의 맛과 향, 면발의 모양과 식감, 국물의 유무, 조리법 등 여러 사항을 고려해 식기를 제작했다. 면기는 라면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했는데 국물의 색이 맑을 때와 붉을 때를 분류해 유약 개발을 하고 그릇 옆면을 감싸도 뜨겁지 않도록 이중 구조를 도입하는 등 시각적 효과뿐 아니라 기능적인 면을 두루 고려했다. 이 모든 것이 오직 라면을 위해 연구 개발됐다는 점에서 국민 대다수의 깊은 사랑을 받고 있음에도 인스턴트 식품의 대명사로 괄시받는 라면의 위상이 한 단계 높아지는 순간이었다. 오뚜기는 1969년 창립한 이래 카레, 라면, 간편 조리 식품, 각종 드레싱 등 각 가정의 필수 구비 항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친숙하고 대중적인 제품을 출시해 왔다. 좋게 말하면 전통과 친근감을 지닌 기업이었고 다르게 말하면 크게 새로울 것 없는, 해온 대로만 하면 될 것 같은 다소 정체된 이미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 오뚜기가 브랜드 스토리에 ‘아트’를 접목하며 변화를 꾀한 건 지난 2018년부터다. 진라면 출시 30주년을 맞아 초현실주의 거장 호안 미로의 그림을 패키지에 입힌 스페셜 에디션을 시작으로 오뚜기의 아트 프로젝트는 갈수록 진화해 왔다. 올 초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는 ‘행복이 가득한 집’과 함께 ‘홈: 스윗 홈’ 전시를 주관, 음식을 통해 집이라는 공간과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자 하는 오뚜기의 브랜드 헤리티지를 전했다. 요리가 취미인 아빠, 위스키 애호가 큰딸 등 각기 다른 페르소나를 지닌 인물들의 생활 공간을 꾸미고 작가들의 아트워크로 재탄생한 오뚜기 제품과 굿즈 등을 배치했다. 퇴직 후 바리스타로 변신한 할아버지의 방에는 오뚜기의 상징색인 옐로를 적용한 우산과 키친 클로스가, 환경운동가 엄마의 방에는 오뚜기 제품 상자를 재활용해 만든 반려동물용 종이집이 등장했다. 책벌레 막내의 침실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오뚜기 과자 봉지는 책장에 꽂힌 문학 계간지와 함께 방구석 열혈 독서가의 필수품처럼 보였다. 돌이켜 보면 늘 우리 일상 안에 있었지만 이토록 세련된 방식으로 인식되지는 못했던 오뚜기라는 브랜드가 라이프스타일의 일부로 받아들여진 순간이었다. 오뚜기의 아트 컬래버레이션 형태는 점점 다양해져 일러스트레이션 공모전을 통해 자체적으로 유망 작가를 발굴하기도 했다. 상반기에는 프리미엄 소파 브랜드 에싸(ESSA)와 협업해 오뚜기 카레, 마요네즈 등을 모티프로 한 소파를 선보였다. 하반기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서울대 도예과와 함께 ‘오뚜기 잇’ 프로젝트를 열 계획이다. 오뚜기의 이같은 행보는 식생활은 단순히 무엇을 먹느냐의 문제에 국한한 것이 아니라 일상을 구성하는 중요한 문화의 일부이며 삶의 즐거움을 더 확장시킨다는 것을 인식케 한다. 이세라 아츠인유 대표·작가·방송인
  • 복싱 침체 깬 희망 펀치… “관중이 이름 불러줘 짜릿”

    복싱 침체 깬 희망 펀치… “관중이 이름 불러줘 짜릿”

    男포함 12년 만에 ‘노메달’ 벗어나“4년 금방 지나” LA올림픽 정조준“北 방철미와 서로 힘내자고 격려” 임애지(25·화순군청)가 자신의 두 번째 올림픽 여정을 동메달로 마무리했지만 한국 여자 복싱 최초 올림픽 메달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남자 복싱까지 합치면 12년 만의 메달이다. 임애지의 희망 펀치가 한국 복싱 부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애지는 지난 4일(한국시간) 오후 프랑스의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준결승전에서 하티세 아크바시(튀르키예)에게 2-3으로 아쉽게 판정패했다. 올림픽 복싱은 동메달 결정전을 치르지 않기 때문에 임애지의 3위 입상이 그대로 확정됐다. 한국 복싱은 이로써 2개 대회 연속 ‘노메달’ 신세에서 벗어났다. 앞서 한순철 대표팀 코치가 2012년 런던 대회에서 따낸 은메달이 마지막 올림픽 메달이었다. 한 코치는 2019년부터 대표팀에서 여자 선수들을 조련하고 있다. 왼손잡이 아웃 복서인 임애지는 저돌적인 인파이터를 상대한 16강전과 8강전에서는 거리를 유지하며 빠른 발로 치고 빠지면서 판정승을 거뒀지만 이날은 경기 방식이 비슷한 상대를 만나 고전했다. 1라운드에서는 임애지의 유효타가 많아 보였으나 심판진은 가드를 내리고 공격을 유도한 아크바시의 손을 들어줬고 2라운드부터 임애지가 전략을 바꿔 적극 공격에 나섰으나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임애지는 “경기 결과가 아쉽지만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훈련하다 보면 4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갈 것”이라며 2028년 로스앤젤레스 대회를 겨눴다. 그는 이어 “이번에 두 번이나 이겨 짜릿했고, 관중들이 내 이름을 불러 줘 더 짜릿했다. 한국에는 그런 환경이 없다”며 “사실 올림픽만 무대가 아니다. 작은 대회부터 우리 선수들은 열심히 한다”면서 관심을 당부했다. 북한의 방철미도 같은 체급 준결승전에서 창위안(중국)에게 판정패해 남북 결승 대결은 불발됐다. 임애지는 “선수촌 웨이트장에서 서로 힘을 내 결승에서 만나자고 했다”며 “방 선수가 졌다는 소식에 나는 반드시 이겨 더 높은 곳에 서고 싶었는데 원하는 그림이 안 나왔다”고 아쉬워했다. 오랫동안 침체에 허덕인 한국 복싱은 임애지의 선전에 고무된 모습이다. 특히 이번에 경쟁력을 입증한 여자 복싱이 전략적인 선수 육성에 성공할 경우 4년 뒤 ‘멀티 메달’도 노려볼 만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 복싱이 올림픽 무대에서 복수의 메달을 수확한 건 2004년 아테네 대회(동2)가 마지막이다. 2회 연속 올림픽 무대에 서지 못한 남자 복싱의 경우 기초부터 다시 다져야 할 상황이다.
  • 코스피 8.77% 폭락… 시총 235조 날아갔다

    코스피 8.77% 폭락… 시총 235조 날아갔다

    R의 공포·중동 정세 악재에 ‘패닉’2500선 무너져, 코스닥도 700 붕괴4년 만에 동시 ‘서킷브레이커’ 발동외국인 1조 5281억 ‘셀 코리아’… 日 -12%·대만 -8% 초토화 한국 증시가 역대 최악의 하루를 맞았다. 역대급 폭락장을 맞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34.64포인트 하락하며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2400선이 무너졌고 코스닥도 600대로 고꾸라졌다. 하루 사이 증발한 시가총액은 코스닥과 코스피를 합쳐 235조원에 달한다. 미국발 ‘R(Recession·경기 후퇴)의 공포’라는 불씨에 불안정한 중동 정세가 기름을 부으면서 한국 증시 사상 최악의 ‘블랙 먼데이’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바이 코리아’를 외치며 국내 증시의 큰손으로 자리잡았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쉴 틈 없이 매도 행진을 이어 갔고 우리 자본시장은 속절없이 무너졌다.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34.64포인트(8.77%) 하락한 2441.55로 거래를 마쳤다. 역사상 코스피 하락폭이 200포인트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이전까지의 최대 낙폭 기록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하루 만에 133.56포인트 하락했던 2020년 3월 19일이었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2380선까지 밀리면서 공포감을 더했지만 소폭 반등하며 하락폭을 만회했다. 이날 코스피에선 924개 종목이 무더기로 하락했는데 역시 역대 최대 기록이다. 코스닥은 88.05포인트(11.3%) 급락해 691.28에 장을 마감했다. 하반기 ‘삼천피’ 돌파를 꿈꿨던 코스피는 올해 1월 수준으로 복귀했고 코스닥은 지난해 1월 6일 이후 최저 수준까지 주저앉았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끝없이 추락하면서 이날 한국거래소는 4년 5개월 만에 ‘비상등’의 불을 켰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은 각각 2020년 3월 23일과 2023년 11월 7일 이후 처음으로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 호가 효력정지)를 발동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양대 시장 모두 서킷브레이커도 가동했다.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는 지수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각각 5%와 8%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될 경우 발동하는 주식시장의 비상제동장치다. 사이드카가 발동하면 5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하면 20분 동안 거래가 멈춘다. 양대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동시에 발동된 것은 2020년 3월 19일 이후 처음이다.한국 증시 역사상 ‘최악의 검은 월요일’로 기록된 이날 하루에만 유가증권시장에서 192조원, 코스닥 시장에서 43조원 가까이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235조원이 하루 만에 국내 증권시장에서 날아가 버린 셈이다.일본과 대만의 증시도 초토화됐다.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무려 4451.28포인트(12.4%) 하락한 3만 1458.42로 거래를 마쳤다. 1987년 10월 20일 3836포인트가 하락한 이전의 블랙 먼데이를 훌쩍 뛰어넘는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달 11일 종가 기준 4만 2000선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던 것이 무색할 정도의 가파른 하락세다. 일본의 다른 주가지수 토픽스(TOPIX) 역시 12% 이상 급락하며 한때 서킷브레이커를 가동시켰다. 대만 자취안지수 역시 8.35% 급락하며 2만선을 내줬다. 2021년 5월 12일 8.55% 급락한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자취안지수가 7% 이상 하락한 것은 2000년 이후 이날을 포함해 5번에 불과하다.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패닉셀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이용하는 미국 현지 대체거래소가 감당할 수 있는 거래량을 초과한 탓이다. 지난주 후반 급격한 하락세를 보인 뉴욕증시 역시 ‘검은 월요일’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엔비디아와 테슬라, 애플 등 서학개미들의 관심 종목들은 오후 5시부터 시작된 프리마켓에서 장중 한때 5% 이상 하락하며 시장 전망을 더 어둡게 했다.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됐던 미국의 실업률이 급격히 치솟은 것이 경기 침체 우려로 번졌다. 미국의 7월 실업률은 약 3년 만에 가장 높은 4.3%를 기록했다. 자연스레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조율 중이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결단이 늦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여기에 중동 정세가 불확실성을 더했다. 지난달 31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가 이란에서 암살된 후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 국내외 증시에 악재로 작용한 셈이다.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자본 이탈도 한층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1조 5281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기관 투자자 역시 2735억원을 팔았고, 개인 투자자들이 1조 7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였다. 다만 증권가에선 대내외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은 맞지만 내림세가 과도해 반등의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공포심리에 질린 시장이라 당분간 급등락이 불가피하다”면서도 “현재 지수는 극도의 저평가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고 그만큼 심리 변화에 따라 반작용 국면이 빠르게 전개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 김동연 ‘컵라면 격노’, 연출 아닌 이유?···“도청엔 차 나르는 여비서 없다”

    김동연 ‘컵라면 격노’, 연출 아닌 이유?···“도청엔 차 나르는 여비서 없다”

    지난 주말 내내 인터넷상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점심을 거른 자신을 위해 컵라면을 가져온 비서실 여직원에게 “이런 일 하려고 취직한 거냐?”고 호통을 치는 영상(김 지사 인스타그람)이 화제가 됐다. 이를 두고 연출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5일 경기도 대변인실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김 지사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 5일 경기도에 따르면 김동연 지사의 도청 집무실 안에는 여섯 개의 유리 찻잔이 탁자 위에 놓여 있다. ‘나는 마지막까지 역사와 국민을 믿었다’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훈 바로 아래 정돈돼 있다. 찻잔 옆에는 차(茶)를 끓이는 티포트가 있다. 방문객이나 직원들이 사무실에 오면 스스로 차를 가져다 마시도록 한 것이다. 김동연 지사는 손수 손님에게 찻잔 ‘운반 서비스’를 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집무실에 찻잔 세트를 갖춰 놓은 이유에 대해 대변인실은 “여 비서관들이 일하다 말고 차 심부름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컵라면 격노’ 영상은 지난 2일 김동연 지사의 SNS에 게시됐다. 점심을 굶은 자신을 위해 한 여성 비서관이 컵라면을 가져오자 “본연의 일을 하자. 도청 (의전) 문화 좀 바꿨으면 좋겠다”며 불만을 쏟아내는 내용이다. 김 지사는 영상에서 “여성 인력을 활용하는 게 대한민국 경제 활성화에 첫 번째”라면서 “우수한 여성 인재들이 유리천장처럼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우리 비서실부터 바꾸자”라고 강조했다. 김동연 지사의 ‘컵라면을 가져온 여직원 호통’ 영상이 “연출됐다”, “정치적 쇼다”라는 주장에 대해 강민석 대변인은 다음과 같이 해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번 영상이 인터넷에 퍼진 뒤 동영상이 언제 일이냐는 질문을 꽤 많이 받고 있다”며 “해당 동영상 속 회의는 약 3~4개월 전으로 꽤 오래전 일이다. 이는 영상 속 김동연 지사의 셔츠가 긴 팔임을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지사 주재 공식 회의는 기록 및 공유를 위해 촬영을 하곤 하는 데 당시 회의도 촬영을 맡은 비서관이 휴대폰으로 촬영해서 일부에 공유한 뒤 보관 중이던 것을 여성이 더 이상 그림자 노동만 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 등을 전하기 위해 올린 것”이라며 “애초 인스타그램에 올리려 촬영한 것은 아니다. 그랬다면 이미 몇 달 전에 올라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연 지사의 여직원 배려에 대한 또 다른 사례도 내놨다. 김 지사는 재임 중 여러 차례 출산 휴가를 앞둔 여직원을 직접 찾아가 응원과 함께 선물을 전달했다. 선물은 ‘도지사 피자 사용권’이다. ‘출산이란 소중한 결정을 축하하고, 휴가를 다 쓰고 복귀해도 인사에 불이익이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상징적 선물이다. 김동연 지사는 근무성적 평정, 보직, 승진 등에 피해를 보지 않도록 인사 부서에 여러 차례 지시하는 등 직접 챙기고 있다. 김 지사는 영상이 화제가 되자 “도청 여성 직원들은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 들어온 분들인데, 그런 여성 직원들이 허드렛일이나 해야 하겠나”라며 “여성 직원 중에서 간부도 많이 나와야 한다. 그러려면 일을 통해서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일할 시간에 차 심부름하고 있어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 홍혜걸, 70억 집 등 ‘돈자랑’ 비판에 “의사는 돈 벌면 안되나”

    홍혜걸, 70억 집 등 ‘돈자랑’ 비판에 “의사는 돈 벌면 안되나”

    의학박사 출신 방송인 홍혜걸씨가 최근 방송 출연 이후 쏟아진 ‘돈 자랑’ 비난에 대해 해명했다. 홍씨는 지난 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어제 한 방송에서 저희 부부가 너무 돈 자랑을 했다며 이런저런 비판을 받고 있다. 매출액과 집값, 거실에 걸린 그림값 때문이다”고 했다. 그는 “저희도 요즘 같은 시기에 위화감 조성하는 방송이 부적절하다는 것을 잘 안다”라면서도 “매출과 집값, 그림값은 말하고 싶지 않았는데 제작진과 진행자가 물어보니 사실대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 제작진 입장도 이해한다. 액수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사람들이 욕하면서도 많이 본다. 실제 어제 방송은 종편이었음에도 지상파 합쳐 토요일 예능 전체 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홍씨는 출연 자체를 하지 말라는 의견에 대해 “저희도 방송이 좋아서 하는 게 아니다. 집사람 회사를 알리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며 “경쟁사는 1000억이 넘는 돈을 광고비로 쓰는데 한가하게 ‘에헴’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라고 했다. 그는 “저희가 경제적으로 성공했다 해서 이것이 과연 사람들이 기분 나빠야 할 일인지 모르겠다. 재벌 3세나 4세가 잘사는 건 당연한데, 건강·기능식 지평을 넓힌 의사는 왜 돈을 벌면 안 될까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론적으로 저희는 열심히 돈을 벌되 선량하게 쓰겠다. 응원까진 아니지만 이해해달라는 취지로 올린 글이니 여러분의 혜량 부탁드린다”고 했다. 지난 3일 방송된 MBN ‘가보자고’ 시즌2에서 가정의학과 전문의이자 연 매출 3000억원 CEO(최고경영자)로 알려진 여에스더·홍씨 부부의 70억원대의 집이 공개됐다. 홍씨 부부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에서 거주하고 있다. 방송에서 MC들은 거실을 장식하고 있는 그림에 관해 물었다. 여에스더는 “이 그림은 내가 태어나서 처음 투자한 그림이다. 가격은 집값의 5분의 2 정도(약 25억원)”라고 했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돈 자랑’이란 비판이 나왔다.
  • 서준오 서울시의원, ‘창동차량기지 일대 S-DBC’ 밑그림 그리는 데 앞장서

    서준오 서울시의원, ‘창동차량기지 일대 S-DBC’ 밑그림 그리는 데 앞장서

    서울시의회 서준오 의원(더불어민주당·노원4)이 창동차량기지 일대 S-DBC(Seoul-Digital BIO CIty)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앞장선다. ​지난 5월 서울시는 유수의 기업들이 참가한 가운데 ‘창동차량기지 일대 S-DBC 기업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때 ▲창동차량기지 일대 입주기업에 대한 토지원가 공급 ▲중소기업․스타트업 대상 장기임대단지 ▲화이트사이트 도입, 종 상향에 따른 공공기여량 절감 ▲서울형 랩센트럴 등의 4대 지원방안을 내놓았다. ​이에 서 의원은 우원식 국회의원(서울 노원갑), 김성환 국회의원(서울 노원을), 오승록 노원구청장과 협의하여 기업들의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도록 ‘창동차량기지 일대 전략적 개발방안 수립용역’에 서 의원이 기확보한 2억원의 예산으로 과업 내용 일부를 변경하기로 했다. ​기존 용역 과업은 창동차량기지 일대의 여건 분석, 토지이용계획, 개발방안, 첨단의료복합단지 지정을 위한 실행계획 등에 있었으나, 우선 기업설명회에서 제시한 4대 지원방안을 내실있게 마련하는 것으로 용역 과업을 변경하게 됐다. ​구체적으로는 ▲기업설명회 4대 기업지원방안 구체화 ▲기업유치 및 단지 특화전략방안 구체화 ▲도시개발사업 개발계획 수립을 위한 가이드라인 구체화 등의 과업을 추가로 진행하게 되며, 올 연말 용역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조성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 용역은 ‘창동차량기지 일대 S-DBC’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 의원은 작년 11월 시정질문을 통해 서울시에 기업설명회 등 노원바이오클러스터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을 주문하는 등 S-DBC 추진에 앞장서고 있다. ​서 의원은 “S-DBC는 노원구를 비롯한 동북부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자 서울의 새로운 미래가 될 것”이라며 “많은 분의 기대를 모아 용역을 잘 마무리하고 이후 조성 과정도 세심하게 챙기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 더 뜨겁게 더 빨리 열린 ‘이상기후 지옥문’… 1.5℃ 지켜야 산다[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함께하는 과학 다이브]

    더 뜨겁게 더 빨리 열린 ‘이상기후 지옥문’… 1.5℃ 지켜야 산다[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함께하는 과학 다이브]

    인류 위협하는 ‘그린스완’1.5℃는 인류·생태계 보전 하한선이대론 2100년 지구온도 3.2℃ 상승가뭄·폭우 빈발해 40억명 물부족북극 빙하 녹고 60% 생물종 멸종인류가 경험 못한 최악 위기 ‘경고’온실가스 감축만이 살길韓, 신재생 3배 늘었지만 아직 부족좁은 국토 탓 태양광·풍력 쉽지 않아빌딩 벽면 등 이용한 도심형 태양광CO2를 화학원료로 재활용 연구도온실가스 감축·지속 성장 ‘두 토끼’이번 여름 정말 덥다. 더위가 찾아온 시기도 더 빨라졌다. 5월부터 때 이른 무더위로 조짐이 이상하더니 6월에 벌써 평년의 4배가 넘는 폭염일수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런 예상 밖의 더위는 이제 연례행사가 돼 가고 있다. 기상청이 발간한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이상고온 발생일수는 57.8일이다. 거의 두 달에 걸쳐 아열대 수준의 폭염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그냥 덥기만 하면 차라리 다행이다. 두 배로 늘어난 장마철 누적 강수량과 도깨비 폭우로 인한 물난리에 인명과 재산 피해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는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세계 금융가에는 ‘그린스완’이란 낯선 단어가 회자되고 있다고 한다. 일단 발생하면 예기치 못한 경제위기로 번지는 ‘블랙스완’처럼 전 지구적 기후변화의 충격파가 식량난, 에너지 위기 등과 맞물려 인류가 전에 겪어 보지 못한 초대형 위기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경고다. 이런 우려는 그간 기후 위기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져 온 유럽과 북미 대륙의 선진국들마저 사상 최악의 가뭄과 홍수, 폭염과 산불에 시달리며 더욱 고조되고 있다.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공동 대응을 촉구해 온 유엔의 발언 수위도 “집단자살”(2022), “지옥문을 열었다”(2023), “세상을 구하는 데 남은 시간은 앞으로 2년”(2024) 등으로 점점 더 세지고 있다. 강경하다 못해 극단적이기까지 한 유엔의 이런 표현들은 지난해 3월 최종 발간된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제6차 보고서에 기반을 두고 있다. IPCC는 세계기상기구와 유엔환경계획이 기후 위기 대처를 위해 1988년 공동 설립한 유엔 산하 국제기구다. IPCC의 분석은 세계 각국의 엇갈리는 이해관계와 대립 속에서도 국제사회가 결국 유엔기후변화협약(1992)→교토의정서(1997)→파리협약(2015)까지 한층 더 강력한 공동 대응을 결의하게 만드는 중요한 지렛대가 됐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7년에는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한다. 하지만 2021년부터 순차적으로 공개돼 온 이번 IPCC 6차 보고서는 최종 승인에 필요한 195개 참가국 간 합의가 매우 힘들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만큼 충격적이고 논란이 큰 내용들이 담겼기 때문이다. 전 세계 234명의 과학자들이 1만 4000개의 개별 연구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집대성한 IPCC 6차 보고서는 첫 장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인간의 영향이 대기, 바다, 육지의 온도를 높인 것이 명백하다”(It is unequivocal that human influence has warmed the atmosphere, ocean and land)라는 확정적인 성명으로 시작된 것이다. 또한 이미 자연계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변화가 발생했으며, 최근의 변화 규모와 상태는 지금껏 인류사에 전례가 없던 것임을 수많은 증거가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같은 내용을 토대로 IPCC 6차 보고서는 “이 상태(세계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더 높아지지 않는 경우)로는 21세기 안에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 이내로 제한하기가 어려울 것”이며 “2100년 지구의 온도는 3.2℃까지 높아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현재 국제사회가 지구 온도 상승의 마지노선으로 삼고 있는 1.5℃는 인류의 존속과 생태계 보전을 확보할 수 있는 최소한의 하한선이다. 이번 보고서가 더 충격적인 점은 2019년 발표된 ‘1.5℃ 특별보고서’의 예측보다 지구가 더 빨리 뜨거워졌기 때문이다. 특별보고서는 1.5℃ 기온 상승 도달 시점을 2052년 무렵으로 예측했는데 이번 보고서에서는 그보다 10년 이상 빠른 2040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IPCC 보고서는 그나마 가장 좋은 시나리오로 여겨지는 1.5℃ 내에서 지구 온도 상승을 막아도 전례 없는 기상이변의 증가는 피할 수가 없다고 말한다. 여기에서 0.5℃가 추가 상승할 때마다 기상이변의 빈도와 강도는 더욱 심해지는데 2℃가 높아지면 최소 두 배, 3℃ 이상에서는 네 배가 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또한 가뭄과 폭우가 빈발하며 전 세계 절반 이상인 40억명이 물 부족에 시달리게 되고 60%의 생물종은 멸종할 것으로 분석했다. 동시에 온실가스 감축이 당초 목표보다 빠르게 이뤄져도 이미 진행 중인 빙하 유실과 해양 온난화, 해수면 상승, 심해 산성화에 따라 2050년이 되기 전 북극의 빙하가 1년 중 한 번 이상은 거의 녹아 없어지는 현상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예상보다 심각한 전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희망의 여지는 남아 있다. IPCC 6차 보고서 가운데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각국 정부와 시민들이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을 열거하고 있는 제3실무그룹 보고서는 가장 먼저 현재 인류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급격히 감축해 1.5℃의 기존 목표를 달성하고 이어 온실가스 순흡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지구의 기온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에너지 부문에서 화석연료 사용의 감소, 저탄소 에너지 자원의 확대, 에너지 효율성 증대 및 보존의 필요성이 제시되고 있다. 더불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산업 부문에서도 생산과 수요 관리, 효율 개선, 자원 순환 등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온실가스를 감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가장 대표적인 것이 화석연료 사용량 감축과 신재생에너지의 확대이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에너지원별 발전량 현황을 보면 여전히 화석연료를 이용한 발전이 60%를 차지하고 있지만 원자력 29.6%, 신재생 8.9%로 친환경 에너지의 발전 비중도 계속 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10여 년간 3배가 늘어난 수치이지만 적게는 20%부터 많게는 80%에 이르는 주요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는 여전히 매우 낮은 편이다. 이는 좁은 국토로 인해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자원이 빈약할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의 태생적인 지리적 여건 때문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는 전기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 발전 단지 조성과 더불어 도심형 발전의 확대를 고려한 연구개발도 활발하다. 빌딩의 벽면, 기둥, 자동차 지붕 같은 곡면에 설치할 수 있는 유연하고 무게가 가벼운 필름 형태의 얇은 태양전지 개발이 그것이다. (그림①) 이와 함께 한국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는 이차전지, 즉 에너지저장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기 위한 움직임도 매우 활발하다. 생산된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에너지저장장치(ESS·Energy Storage System)는 신재생에너지 단지뿐만 아니라 전력망에 연결해 전력예비율을 조절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어 재생에너지 발전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이다. 또한 전 세계 저탄소 정책의 핵심이 되고 있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만큼 여러모로 온실가스 저감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좀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대기 중의 온실가스를 포집해 이를 우리에게 유용한 화합물로 재활용하는 기술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이런 온실가스 포집·재활용 방안을 더 효율화하기 위해 전통적인 화학적 방법을 개선해 전기화학적인 방법을 이용하는 전기화학 공정(e-Chemical) 개발도 추진되고 있다. 이 기술이 특히 더 주목받는 것은 서로 양립하기 힘든 온실가스 감축과 지속가능한 산업 성장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방안이기 때문이다. (그림 ③④) 여전히 많은 이들이 ‘아직은 아니겠지’라며 기후변화의 위협을 애써 외면한다. 하지만 IPCC 6차 보고서는 “이미 시작됐다”고 단언하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범지구적 협력과 연대를 호소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의 온실가스 감축 및 재활용 기술 개발과 각국 시민들의 절박한 친환경 실천 노력이 우리 모두의 최대 위기인 기후변화 극복에 큰 힘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 정경윤 본부장은 25년 이상 에너지 관련 연구에 매진해 왔다. 이차전지 연구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에너지 관련 연구 및 정책 등에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에너지 관련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에 일조하고자 하며 이러한 일들을 같이 하고 있는 KIST 지속가능미래기술연구본부의 본부장을 맡고 있다. 정경윤 KIST 지속가능미래기술연구본부장
  • ‘성별 논란’ 복서 감싼 IOC… “칼리프·린위팅 여자로, 인간으로 존중해야”

    ‘성별 논란’ 복서 감싼 IOC… “칼리프·린위팅 여자로, 인간으로 존중해야”

    IOC “성별 논란 두 복서는 명확한 여성 선수”“국제복싱연맹, 러시아가 올림픽 명예 훼손 ”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성별 논란의 중심에 선 이마네 칼리프(25·알제리)와 린위팅(29·대만)에 대해 “2004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권리를 가진 여성”이라고 밝히며 해당 문제를 촉발한 국제복싱협회(IBA)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메인미디어 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두 선수는 여자로 태어나 여자로 자랐으며, 여권에도 여자로 나와 있다”며 “오랫동안 여자로 경쟁해 온 두 선수는 명확하게 여자 선수라고 정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여성들을 여성으로, 인간으로 존중해 주길 바란다”며 모든 여성은 여성 대회에 참가할 인권이 있다고도 강조했다. IOC는 “두 선수의 성별 논란을 촉발한 것은 국제복싱협회”라며 IBA를 주도한다고 지적받기도 한 러시아를 공개 저격했다. 바흐 위원장은 “러시아 측과 우리가 인정하지 않는 조직(IBA)은 파리 올림픽 이전부터 올림픽과 IOC의 명예를 훼손해왔다”라고 지적했다. “앞으로도 올림픽에서 복싱을 보고 싶다. 그러나 복싱이 정식 종목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선 (IBA 대신) 새로운 단체를 꾸려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바흐 위원장이 러시아를 거론한 이유는 IBA의 친러시아 행보와 관련이 깊다. 우마르 크레렘프 IBA 회장은 러시아 출신으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러시아가 국제대회 출전 금지를 당하자 이를 무마하는 데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러시아 크렘린궁에서도 해당 논란에 대해 “국제 올림픽 운동이 체면을 잃고 때로는 변태에 가까운 유사 자유주의적 표현의 희생자가 됐다”며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한편 칼리프는 이번 2024 파리올림픽 여자 66㎏급, 린위팅은 여자 57㎏급에서 뛰는 복서다. 두 선수 모두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IBA로부터 실격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IOC는 칼리프, 린위팅의 올림픽 출전 자격을 빼앗지 않았다. 칼리프, 린위팅을 향한 비난은 칼리프가 지난 1일 16강 경기에서 이탈리아 선수를 1라운드 46초만에 기권패시킨 뒤 급속도로 터져 나왔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16강 경기 다음 날 바흐 위원장을 직접 만나 항의하기도 했다. 칼리프의 8강전 상대였던 헝가리 선수는 경기를 앞두고 뿔이 달린 근육질의 괴물과 날씬한 여성이 복싱 경기장에서 글러브를 끼고 서로를 노려보는 그림을 소셜미디어(SNS)에 게재한 뒤 “칼리프가 여자 종목에서 경쟁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가능하면 끝까지 싸워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 세계 유명 인사들도 비난 대열에 합류했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K 롤링,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칼리프에 비판 목소리를 낸 대표적인 인물이다. IOC는 이 같은 발언과 행위가 “선수 학대 행위 및 혐오 행위”라며 “이에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밝힌 바 있다.
  • [문화적 어린이]“자세히 보는 사람만이 가 닿을 수 있는 세계, 어린이에게 보이고 싶었죠”…최향랑 작가가 빚어낸 숲속 재봉사의 작업실

    [문화적 어린이]“자세히 보는 사람만이 가 닿을 수 있는 세계, 어린이에게 보이고 싶었죠”…최향랑 작가가 빚어낸 숲속 재봉사의 작업실

    서울 강서구 서울식물원 내 어린이정원학교. 문을 열고 들어서자, 치수를 재는 자벌레, 레이스 뜨는 거미, 가위질하는 거위벌레와 함께 일하는 ‘숲속 재봉사’의 작업실에 초대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숲속 재봉사’(2010) ‘숲속 재봉사와 털뭉치 괴물’(2013), ‘숲속 재봉사의 꽃잎 드레스’(2016)에 이어 올해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인 ‘숲속 재봉사의 옷장’으로 돌아온 최향랑(54) 그림책 작가는 이곳에서 ‘다정히 눈 맞추면 보이는 것들’이란 제목의 원화 전시를 오는 30일까지 진행한다.전시에는 그림책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손톱 스케치’(작품 구상 초기의 내용을 엄지손톱 크기로 가볍게 그린 것)부터 입체로 구성된 무대 세트, 작가가 직접 채색해 만든 색종이, 모빌, 도장, 손수 수집한 씨앗까지 만날 수 있다.3일 작가와 전시를 둘러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이번 작품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꼬박 3년이 걸렸다고 소개했다. 등장인물은 물론 배경, 작은 소품까지 그리고 오려 무대에 배치한 뒤 사진으로 찍어 그림책을 만드는데, 이번에는 입체 작업에 촬영까지 겹쳤다. “전작들은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작업이 끝나고도 항상 미진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도대체 왜 그럴까’. 아무래도 제 시선으로 찍은 게 아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이번엔 제 시선을 담고자 하는 마음이 절실해 사진 작업까지 했는데, 촬영이 너무 어려웠어요. ‘조화로운 한순간’을 찾기 위해서 하도 많이 찍다 보니 눈을 감고 있어도 계속 조명 잔상이 남아있었죠.”작은 씨앗과 꽃잎, 나뭇잎을 활용한 콜라주 작업을 꾸준히 선보인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직접 말린 식물을 활용해 사계절의 매력을 옷장에 담았다. 그는 “처음에 옷장을 만들고 나니까 그 안에 계절에 맞는 옷들을 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어 ‘이 옷을 입은 동물들은 뭘 하고 놀까’ 생각하다 보니 이야기가 점점 나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서양화를 전공한 작가가 자연물을 오려 붙이고 직물을 엮는 공예적인 것에 더 집중하게 된 이유는 뭘까. “과거 공예적인 요소가 들어간 그림책 ‘십장생을 찾아서’ 작업을 하면서 어린시절 무언가 만들며 즐거워했던 기억이 되살아났어요. 어릴 때 천식이 심해서 방안에서 주로 혼자 노는 아이였거든요.” 어머니와 추억도 영향을 미쳤다. “겨울 초입이면 늘 실 가게로 어린 딸을 데려가 마음대로 색을 고르게 하고 원하는 모양으로 목도리 등을 만들어 주셨는데요, 사람 손이 만들어내는 따뜻함이 각인됐던 것 같아요. 또 식물의 씨앗을 거두는 방법 등을 가르쳐주셨는데 저를 풍성하게 채워줬던 그 아름다움이 각별해서 ‘나 혼자 보긴 아쉽다’, ‘자세히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전시장에는 관람객을 위한 작은 옷장도 준비돼 있다. 마치 숲속 재봉사가 된 것처럼 어린이들이 꽃잎, 나뭇잎으로 옷을 디자인해 만들고 옷장에 직접 걸 수 있도록 기획했다. “그림책 전시는 단순히 그림만 걸려 있는 전시여서는 안 되고 관람객이 함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보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관람객이 전시를 완성하는 거죠. 어린이들이 채워가는 옷장을 보면서 매번 감탄하게 돼요.”전시에서는 또 ‘봄의 옷장’ 장면에서 다리가 됐던 꽃양귀비 씨앗부터 ‘겨울 옷장’ 장면에서 청설모 망토가 된 박주가리 씨앗까지 만날 수 있다. 그는 “꽃양귀비 씨앗은 뚜껑 밑에 작은 창문들이 있어서 씨앗이 건조되고 마침내 뚜껑이 열리고 흔들리는 바람에 씨앗이 튀어나오는 구조”라며 “사람들이 ‘이 씨앗의 구조를 건축에 참조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조형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주가리 씨앗은 자체로도 엄청 곱고 아름답지만, 꼬투리에서 퍼져 나올 때 모습이 마치 눈이 내리는 것과 같은 아름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쯤 되니 작가가 왜 이토록 작은 것들에 천착하는지 궁금해졌다. 그는 씨앗에서 어린이의 모습을 발견한다. “먼지같이 생긴 씨앗도 루페로 자세히 보면 각자의 아름다운 모양을 가지고 있고 발아하기 좋도록 생겼어요, 이런 부분이 어린이와 닮았죠. 작은 것들이 가지고 있는 위대함을 발견해 내고 어린이의 마음이 좌절되지 않게 지켜주고 싶어요. 요즘 어린이들이 굉장히 바쁜데, 제 책과 전시를 통해 자세히 보는 사람만이 가 닿을 수 있는 세계, 그런 세계에 어린이들이 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문화적 어린이’는… 어린이들이 마땅히 누려야할 문화(공연, 전시, 어린이책)에 대해 소개하고 나누는 자리입니다. 더 많은 어린이들이 높은 수준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안내하겠습니다.
  • 56년 만에 메달 노린다던 日 축구, 스페인에 0-3 완패 8강 탈락

    56년 만에 메달 노린다던 日 축구, 스페인에 0-3 완패 8강 탈락

    2024 파리올림픽을 목표로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 없이 2년가량 조직력을 가다듬고 완성도를 높였던 일본 남자축구 대표팀이 스페인에 완패해 8강에서 짐을 쌌다. 일본은 2일(현지시간) 프랑스 리옹의 스타드 드 리옹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에서 스페인에 0-3으로 대패했다. 일본은 1968 멕시코시티 올림픽(동메달) 이후 56년 만에 메달 획득을 목표로 대회에 나섰다.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한국에 패해 4위, 2020 도쿄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멕시코에 패해 4위였던 아쉬움을 이번에는 털어보겠다는 각오였다. 조별리그에서 실점 없이 전승하며 기세를 높였던 일본이었으나 토너먼트가 시작하자마자 짐을 쌌다. 올림픽을 염두에 둔 일본은 오이와 고 감독 체제에서 2년 전부터 연령별 대표팀 선수들의 성장에 중점을 두고 팀을 운영해왔다.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일본은 일부러 대회 연령 기준보다 더 어린 선수들로 팀을 꾸려 출전했다. 2001~2004년생의 젊은 선수들로만 출전시키며 경험치를 쌓았을 정도로 올림픽에 공을 들였다. 그러나 A대표팀이 최근 유로 2024(유럽축구선수권대회)를 우승한 강호 스페인 선수들이 한 수 위의 개인 기량을 뽐내며 일본의 올림픽 메달 꿈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전반 11분 페르민 로페스의 중거리 슛에 실점해 끌려간 일본은 전반 40분 호소야 마오가 전반 40분 스페인 골망을 흔들어 동점을 만드는 듯했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VAR) 결과 오프사이드로 판정돼 골이 취소됐다. 후반 28분 로페스는 코너킥 상황에서 또 한 번 그림 같은 중거리 슛을 골대 구석에 꽂아 넣어 2-0을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스페인은 후반 41분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수비가 제대로 공을 걷어내지 못한 실수를 놓치지 않고 아벨 루이스가 쐐기 골까지 터뜨려 일본을 좌절케 했다. 앞서 열린 8강 경기에서는 모로코가 미국을 4-0으로 완파하고 가장 먼저 4강 진출을 확정했다. 개최국 프랑스도 8강에서 아르헨티나를 1-0으로 물리친 가운데 이집트도 파라과이와 120분 연장 혈투 이후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이기면서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다음 대결은 모로코-스페인(한국시간 6일 오전 1시), 프랑스-이집트(한국시간 6일 오전 4시)의 경기로 펼쳐진다.
  • “외출증 위조해 PC방 갔다”…딱 걸린 병사, 법원서 결국

    “외출증 위조해 PC방 갔다”…딱 걸린 병사, 법원서 결국

    특별외출증을 스캔 후 그림판 프로그램에서 날짜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위조하게 한 뒤 이를 이용해 부대를 무단으로 이탈, PC방에서 게임을 즐긴 병사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단독 김도형 부장판사는 공문서위조 교사, 위조공문서행사, 무단이탈 혐의로 기소된 A(23)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예비역인 A씨는 2023년 6월 16일 원주시 소초면의 한 공군부대에서 복무 당시 동기에게 위조하도록 한 특별외출증을 초병에게 제시하는 수법으로 같은 해 7월 26일까지 5차례에 걸쳐 위조한 외출증으로 소속 부대를 무단이탈한 혐의로 기소됐다. 위조 요청을 받은 A씨의 부대 동기는 정상 발급받은 특별외출증을 스캔 후 업무용 인트라넷 노트북을 이용해 스캔 파일을 연 뒤 그림판 프로그램으로 외출증에 적힌 기간의 날짜·시간을 변경, 프린터로 출력해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위조한 특별외출증 5장을 이용해 네 차례는 부대 인근 PC방에서 4시간씩 게임을 즐겼고, 한 차례는 부대 인근 조부의 집에 병문안을 다녀온 사실이 공소장에 담겼다. 위조 외출증으로 PC방을 찾은 것은 주로 수요일과 금요일이었다. 특별외출은 면회·포상·병원 진료·평일 외출 및 기타 특별한 사정으로 일과 중 또는 일과 종료 후 지휘관이 병사에게 개별적으로 허가하는 외출이다. 평일 외출 허가권자는 중대장 이상 지휘관이며, 평일 외출 시행 전에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함에도 A씨는 부대장의 허가 없이 위조 외출증으로 부대 밖에 나가 시간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김 부장판사는 “피고인으로서는 가벼운 마음으로 했을 이러한 행위가 군 기강을 해이하게 함은 물론 국방 전력에 큰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공문서위조와 및 동행사죄는 징역형만 규정돼 있을 정도로 무거운 범죄”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다만 초범이고 분리 선고된 초소침범죄로 군사법원에서 처벌받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상급 법원에 항소했다. 이와 별개로 군사법원은 분리 기소된 A씨의 초소침범죄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 “그림의 떡”…고분양가·경쟁률에 ‘청약무용론’도 솔솔

    “그림의 떡”…고분양가·경쟁률에 ‘청약무용론’도 솔솔

    신축에 대한 선호와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청약 수요가 치솟고 있지만, 한편에선 높은 경쟁률과 분양가에 ‘청약무용론’을 제기하는 수요자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앞서 지난달 말 진행한 경기 화성시 ‘동탄역 롯데캐슬’ 무순위 청약에는 1가구 모집에 약 294만명이 몰리면서 역대급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 호반써밋’에도 1가구 모집에 약 11만명이 신청했다. 서초구 반포 ‘래미안 원펜타스’의 1순위 청약은 평균 527.3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2일 서울신문이 부동산R114를 통해 받은 올해 1~7월 전국 시도별 청약경쟁률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 청약경쟁률은 45.16대 1에 달해 전체 기간 평균인 12.27대 1의 4배에 가까웠다. 수도권 분양 물량이 많지 않았던 3~5월엔 청약경쟁률이 각각 2.84대 1, 2.52대 1, 3.71대 1에 불과했지만 인기 단지들이 몰린 7월에 급등한 것이다. 8월 수치는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의 올해 평균 청약 경쟁률은 126.38대 1에 달했고, 경기도의 경우 21.86대 1을 기록했다. 이밖에 오랜만에 많은 청약 물량이 풀리면서 분양이 흥행한 전라북도가 61.9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평당 분양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올해 1~7월 전국 평균 평당 분양가는 1975만원으로 2000만원을 육박했다. 2020년(1395만원) 대비 4년 만에 41.6%가 오른 수치다. 특히 올해 서울의 평당 분양가는 평균 5141만원으로 지난해까진 3000만원대에 불과했지만 올해 처음으로 5000만원을 넘겼다. 2020년 2646만원과 비교하면 두배 가까이 뛰었다. 이는 올해 강남 3구 등 일부 인기 지역에서 분양된 몇몇 단지들이 전체 분양가를 견인한 효과로 보인다. 지역별로 광진구가 1억 846만원으로 가장 높은 평균 분양가를 보였다. 광진구는 투기지역에서 제외돼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 지역으로, ‘포제스한강’이 평당(3.3㎡) 1억 3771만원이라는 역대 최고가에 분양되면서 평균 분양가를 끌어올렸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곳 중에선 서초구의 평균 분양가가 6764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마포구의 평균 분양가도 5209만원에 달했다. 6대 광역시의 평균 분양가도 올해 2111만원으로, 처음으로 2000만원대를 돌파했다. 2020년 1425만원에 비해서도 48% 폭증했다. 경기도의 평균 분양가는 2031만원으로, 4년 전 대비 40% 올랐다. 이달 분양을 예정 중인 서울 지역 단지는 평당 6571만원의 높은 가격에 분양될 걸로 예상되는 서울 강남구 ‘래미안 레벤투스’, 강동구의 첫 하이엔드 아파트 ‘그란츠 리버파크’(평당 5299만원), 왕십리역 5분 거리에 위치해 미래가치가 기대되는 성동구 ‘라체르보 푸르지오 써밋’(평당 5200만원) 등이다. 이에 청약을 포기하는 회의론자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청약통장(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수는 2550만 6389명으로 전달(2554만 3804명) 대비 0.14% 줄었다. 한달 새 3만 7000여명이 빠져나간 셈이다. 특히 신규가입자들의 감소 폭이 컸다. 가입 기간이 6개월 이상 1년 미만인 종합저축 가입자수는 지난달 123만 5868명으로 5월(127만 3599명) 대비 약 3% 감소했다. 1년 이상 2년 미만 가입자수는 5월 215만 6047명에서 지난달 215만 4789명으로 0.05% 줄었고, 2년 이상 3년 미만 가입자수는 같은 기간 189만 1649명에서 186만 2886명으로 1.5% 빠졌다.
  • [서울 이테원] 뜨거워도 문제, 차가워도 문제...“美 경기에 골치 아파요”

    [서울 이테원] 뜨거워도 문제, 차가워도 문제...“美 경기에 골치 아파요”

    <‘서울신문’이 국내 투자자분들과 함께 ‘이’주의 주식시장 ‘테’마 ‘원’픽을 살펴봅니다.>국내외 주식시장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못해 활활 타오르는 모습입니다. 주변에서 들려온 성공적인 투자 후기에 ‘나도 한 번?’이라는 생각과 함께 과감히 지갑을 열어보지만 가슴 아픈 결과를 마주해야 할 때도 많습니다. 하루 내내 정보를 수집하고 기사를 쓰는 게 직업인 저 역시 그렇습니다.학창 시절 성적이 좋았던 친구들은 ‘오답노트’를 꼬박꼬박 작성했던 기억이 납니다. 왜 틀렸는지, 앞으로 틀리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복기했던 것이겠지요. 서울신문이 국내 투자자분들과 함께 지난 한 주 주식시장의 흐름을 살피고 오답노트를 써내려 가볼까 합니다.미국 증시엔 ‘검은 목요일’이, 한국 증시엔 ‘검은 금요일’의 그림자가 드리웠습니다. 말 그대로 ‘충격과 공포’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모습입니다. 코스피도 급락해 두달여 만에 2700선을 내줬습니다. 시장은 9월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 유력해 보이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움직임이 한발 늦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합니다. 이미 미국의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주 ‘서울 이테원’이 꼽은 주제는 미국과 한국의 증시를 요동치게 한 ‘미국의 경기’입니다. “우리 어제는 사이 좋았잖아”...한·미 증시 폭격한 하루 1일(현지시간) 미국의 증시는 급락했습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94.82포인트(1.21%) 하락한 4만 347.97로 거래를 마쳤고, S&P500지수 역시 1.37% 하락한 5446.68을 기록했습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405.25포인트(2.30%)나 급락한 1만 7194.15까지 떨어졌습니다. ‘서학개미’(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엔비디아와 테슬라, 애플 등 대형 기술주들의 하락세가 눈에 띄었습니다. 엔비디아와 테슬라, 애플의 주가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6.67%, 6.55%, 1.68%씩 내려앉았습니다. 국내 증시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65% 급락했고 코스닥은 4.20% 떨어졌습니다.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대형 기술주들의 하락세 영향을 받은 듯 각각 4.21%와 10.40% 주저앉았습니다. 금융지주들과 현대차 등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를 누리는 듯했던 종목들도 여지 없이 추락했습니다. 말 그대로 ‘융단폭격’을 맞은 셈입니다. 전날만 해도 증권가의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준금리를 동결하긴 했지만 제롬 파월 의장이 9월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기 때문입니다. 파월 의장은 “검증 조건이 충족되면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이르면 9월 회의에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장의 기대를 키웠습니다. 여기에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업종 기업들의 2분기 호실적까지 겹치면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7% 이상 급등하는 등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됐습니다. 분위기를 바꾼 것은 미국 제조업의 업황, 나아가 미국 경기가 나빠지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반도체 업종의 2분기 호실적, 9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모두를 집어삼킬 정도의 악재로 작용하며 시장을 얼어붙게 했습니다. ‘과열’ 경계하더니...이제는 ‘침체’ 걱정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7월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6.8을 기록하며 업황 위축을 알리는 기준인 50을 밑돌았다고 발표했습니다. 시장 역시 50을 하회할 것은 예상했지만 48.8 정도의 선은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여기에도 한참 미치지 못한 것이죠. PMI의 하위지수인 고용지수는 더 큰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43.4%를 기록했는데 6월에 비해 5.9포인트나 떨어진 것은 물론, 코로나19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2020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동시에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약 1년래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고용시장의 상황은 미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에 있어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고용시장이 얼어붙는다는 것은 경기가 침체한다는 뜻이고 곧 기준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의 필요성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올해 상반기부터 기준금리 인하만을 기다려왔던 증권가와 투자자들에겐 고용시장의 냉각이 반길만한 소식이지만 그 정도가 지나쳤다는 분석이 힘을 얻습니다. 심지어는 연준이 7월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지표만을 두고 미국의 경기 침체, 증시 하락 국면 장기화를 전망하기엔 섣부르다는 관측이 힘을 얻습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여부를 둘러싸고 금융시장 내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는 있지만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며 “연준위원들의 발언이 경기연착륙 전망과 선제적 대응 가능성을 높이는 쪽으로 나올 것으로 보이는 만큼 불안심리는 조금씩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 역시 “시장이 여전히 경착륙보다는 연착륙에 무게를 더 두고 있고 경기 부양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가 충분히 가능한 환경”이라며 “주식시장이 하락 추세로 전환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전했습니다.
  • “러시아, 간첩혐의 美기자 석방” 한국인 선교사는? [월드뷰]

    “러시아, 간첩혐의 美기자 석방” 한국인 선교사는? [월드뷰]

    러시아가 미국과 수감자들을 교환하기로 하고, 간첩 혐의로 복역 중이던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에반 게르시코비치 기자와 미국 해병대 출신 폴 휠런을 석방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며, 두 사람이 러시아에서 출국해 알려지지 않은 목적지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은 “미국과 동맹국들은 이번 (수감자 교환) 합의에 따라 억류 중인 (러시아) 수감자들을 러시아로 돌려보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보도와 관련해 아직 러시아와 미국 측의 공식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 통신은 두 미국인의 변호인에게 수감자 교환과 관련해 각각 문의했으나 게르시코비치 측은 답변을 거부했고, 휠런 측은 아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게르시코비치와 휠런은 러시아에서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수감돼 복역 중이었다. 지난해 3월 체포된 게르시코비치는 지난달 러시아 법원에서 간첩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16년형을 받았다. 미국 정부는 두 사람의 석방을 위해 수년간 러시아 정부와 협상해 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달 17일 양국의 정보 당국이 수감자 교환 문제로 지속해서 연락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 ‘간첩 혐의’ 한국인 선교사 백모씨 앞날은? 간첩 혐의로 복역 중이던 미국인들이 석방되면서, 이제 시선은 같은 혐의로 수감 중인 한국인 선교사 백모씨에게 쏠린다. 백씨는 지난 1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 백씨와 동행한 아내도 함께 체포됐지만 무혐의 판정을 받고 당일 풀려났다. 한국인이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것은 백씨가 처음이다. 이 때문에 외교가에서는 북러 밀착 속에 북한 당국이 러시아 측에 직접 탈북자 지원을 막아 달라고 요청했거나, 러시아가 한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에 나서지 못하도록 압박하려는 의도였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체포 후 모스크바로 이송된 백씨는 현재 ‘독방 격리’로 악명높은 레포르토보 구치소에 구금된 상태다. 백씨의 구금 기간은 애초 지난달 15일 만료 예정이었으나, 오는 9월 15일까지로 3개월 한 차례 더 연장됐다. 러시아 법원은 피고인의 99% 이상을 유죄 판결하고, 간첩 혐의에 대해서는 최고 징역 20년형을 선고한다. 이번에 석방된 것으로 알려진 게르시코비치와 휠런에게도 징역 16년형이 선고됐던 터라, 백씨에게도 비슷한 중형이 선고될 수 있다. 백씨는 러시아 극동에 파견된 북한 벌목공 등 노동자들을 지원해 온 선교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현지에는 북한 노동자들의 탈북을 돕거나 이들을 직간접적으로 돕는 인사들이 있는데, 러시아 당국이 이를 불편하게 여기고 갈수록 제약도 심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 한러 관계 개선 상징될까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러시아 전문가는 “러시아가 외교적 결단을 내려 백씨를 전격 석방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라고 주장했다. 이 전문가는 “과거처럼 단순 추방이 아닌 간첩 혐의로 한국인을 체포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백씨 체포 배경에 여러 정치·외교적 셈법이 작용했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백씨를 추방하는 게 가장 그럴듯한 그림이다. 현재로서는 한러 관계 개선에 기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달 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무기 공급을 하지 않은 한국에 대단히 고맙다”며 한러 관계를 회복하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이에 따라 백씨 석방이 한러 관계 개선의 상징이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 섞인 전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19일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군사동맹에 준하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하면서 한러 관계는 더욱 경색됐다. 우리 정부는 북러 간 조약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달 초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계기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우리의 구체적인 우크라이나 지원 내용은 러시아와 북한 간의 무기 거래, 군사 기술 이전, 전략물자 지원 등 협력 수준과 내용을 지켜보며 판단하겠다”며 “한러 관계의 향배는 오롯이 러시아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경고했다. 또 “북한은 명백히 국제사회의 민폐로, 러시아는 결국 자신에게 남북한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하고 필요한 존재인지 잘 판단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처럼 북러 대 한미일 대결 구도가 짙어지면서, 반년 넘게 러시아에 구금 중인 백씨의 앞날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 ‘부사관 자살’ 대충 덮으라는 압력…상명하복 군대 사회 부조리 고발[웹툰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부사관 자살’ 대충 덮으라는 압력…상명하복 군대 사회 부조리 고발[웹툰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글 작가 김보통이 자신의 군 생활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 낸 웹툰 ‘DP 개의 날’은 헌병, 그중에서도 ‘군무이탈 체포조’(DP·Deserter Pursuit)라는 특수한 직무를 가진 군인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DP 개의 날’은 작품성과 화제성을 인정받아 넷플릭스 드라마로 제작되며 대중의 큰 관심을 받았다. ‘DP 개의 날’ 이후 8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나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작품이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되고 있는데 ‘SPT-박쥐의 시간’(글 김보통, 그림 본인)이다. 군에서 DP로 근무한 안준호는 전역 후 노동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집안 형편은 여전히 어려운 가운데 안준호는 우연히 특경대(SPT) 모집 공고를 보게 된다. 결국 다시 군인이 되기로 결심한 안준호는 군 복무 시절 수사 담당관이자 직속상관이었던 박범구 중사에게 부탁해 SPT 시험 자격을 얻어 응시하고 부사관으로 재입대하게 된다. 그렇게 안준호는 직업군인으로서의 길을 걷게 되고, 작품의 시점은 잠시 박범구 중사에게로 옮겨간다. 박범구는 김영진 하사라는 부사관의 자살 사건을 맡아 조사 중이다. 그러던 중 김영진 하사의 선임이었던 김윤기 하사가 연이어 자살하면서 사건은 점차 이상한 방향으로 꼬이기 시작한다. 박범구는 이 사건이 자살이 아닌 타살일 가능성을 밝혀내게 되지만 ‘적당히 덮으라’는 압력을 받는다. 안준호가 있는 SPT도 참여하게 되고, 죽은 부사관들의 아내와 애인이 군인권센터를 찾아가며 일은 점점 더 확대돼 간다. 결국 이 사건을 끝까지 파헤치기로 마음먹은 박범구에 의해 높은 분들이 은폐하려는 진실이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된다. 군대라는, 상명하복이라는 절대 명제가 최우선인 사회 속에서 벌어지는 불의들을 우리 사회는 오랜 시간을 거쳐 많은 과오를 겪으며 조금씩 개선해 왔다. 아니 개선해 왔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군대라는 조직은 여전히 굳게 닫혀 있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지금도 많은 비밀과 의문에 싸여 꼭꼭 숨어 있다. 대한민국 군대가 그렇게 특수성과 폐쇄성을 고집하는 사이 안타까운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어 가고 있다. 군대 안에서 벌어지는 불합리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현실을 개탄만 할 것인가. 그게 아니라면 과연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군대의 부조리에 대해 근원적 고민을 던지는 작품 ‘SPT-박쥐의 시간’을 읽어 보자. 휴가철에 파리올림픽까지 조금은 달뜨는 요즘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절대 잊지 말아야 하는 일 중 하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백수진 한국만화영상진흥원 팀장
  • 시의 리듬을 타고… 신화 속 여신과 떠나는 여행

    시의 리듬을 타고… 신화 속 여신과 떠나는 여행

    신화가 리듬을 타고 일상으로 스민다. 우체국, 방앗간, 찻집, 슈퍼마켓…. 높은 데서 꾸짖기보다는 우리 옆에서 부대끼는 신(神)과 함께 시인은 ‘여행’을 떠난다. 한국 시단을 대표하는 강은교(79) 시인의 새 시집 ‘미래슈퍼 옆 환상가게’를 펼친 독자라면 한번쯤 골똘히 생각에 잠기게 하는 존재가 있다. 2부에 등장하는 ‘당고마기 고모’다. ‘당고마기’는 우리 신화의 ‘당금애기’를 뜻하는 것일 테다. 시인은 어째서 당고마기 고모의 이름을 이리도 애타게 부르짖고 있는 것일까. “사소하고 사소한 사람들이 오늘도 우체국 유리문을 미는구나. 어쩌나, 고모여 고모여 당고마기 고모여, 스카치 테프 삐쭉한 소리 비명을 지르며, 빗방울같이 서걱거리는 저 유리문, 히말라야로 끝없이 편지를 띄우는, 히말라야 기러기같이 울고 선 저 유리문”(‘샛골목 안 우체국’ 부분·49쪽)시집 2부 ‘당고마기 고모의 여행노래’에 수록된 시는 죄다 당고마기 고모의 행적을 노래하고 있다. 강은교의 시세계를 톺아본 적 있는 이라면 그의 첫 시집 ‘허무집’에 실린 ‘비리데기의 여행노래’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겠다. ‘비리데기’는 ‘바리데기’의 다른 말이다. 바리데기와 당금애기는 한국 무속에서 떠받드는 신적 존재다. 부모에게 버려진 일곱 번째 딸 바리데기와 미혼모라는 가련한 신분이었지만 훗날 ‘삼신할매’로 격상되는 당금애기. 시인은 우리 신화 속 고초를 겪었던 여신을 일상으로 소환하고 그들에게 ‘이 땅에서 여자로 살아가는 일’이 무엇인지 묻는다. “소멸한다는 건 불멸한다는 것/불멸한다는 건 꿈꾼다는 것, 끝없이 만난다는 것”(‘짜다 만 붉은 털실’ 부분·65쪽) 문학에서 시인은 종종 영매와 비슷한 존재로 치부된다. 하늘과 땅을 연결하며 산 자와 죽은 자를 만나게 한다. 당고마기 고모를 독자와 만나게 하는 강은교 역시 그런 면모를 지녔다고 하겠다. 중요한 건 고모를 찾는 시인의 목소리에 어린 리듬이다. “사라졌어, 모두 살아 졌어, 뒤에 남은 검은 몸부림, 몸부림//아, 고모, 고모, 수천 년 당고마기 고모,”(‘노을이 질 때’ 부분)에서 보듯 시인은 고모를 반복해서 부른다. 무당이 굿을 할 때 정신 사나운 소리를 반복하면서 신에게 다가가듯 시인은 리듬으로 생활의 적막함을 깨뜨린다. 그리고 거기에 신화의 공간을 만든다. 그래도 잘 풀리지 않는 당고마기 고모란 도대체 누구인지, 시인에게 문자메시지로 물어봤다. 시인은 이런 대답을 보내 왔다. “첫 시집에서부터 늘 현대의 거리를 걸어가는 누군가를 그리워했어요. 그때 나타난 인물이 비리데기였죠. 유화, 희명 등 많은 인물이 내 옆에서 걸어가거나 ‘나’가 되곤 했죠. 최근엔 당고마기가 내 고모가 돼 내 옆에서 걸어요. 나의 시적 식구들인 그녀들이 한데 사는 마을 하나 만드는 게 요즘 꿈이 됐어요. 가끔 그림을 그려 보기도 해요. 샤갈의 그림을 생각하면서. 이 정도만 할게요. 밤새도록 얘기가 나올 것 같아서….”
  • [책꽂이]

    [책꽂이]

    수학은 알고 있다(김종성·이택호 지음, 더퀘스트) 수학은 단순히 문제를 풀고 답을 내는 도구가 아니다. 잘 이해하고 제대로 예측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다. 수학·과학 크리에이터인 저자들이 회귀분석, 인공지능, 진리의 사각형과 확률적 사고, 미래 패턴 분석과 모델 설계 등 삶에 유용한 수학적 사고방식을 6단계로 설명한다. 328쪽. 2만 1000원.곤충은 남의 밥상을 넘보지 않는다(정부희 지음, 김영사) 나이 마흔에 곤충학자의 길을 걷게 된 저자가 경이로운 곤충의 생을 소개한다. 곤충의 생태와 습성, 지구에서 곤충이 수행하는 역할 등을 재치 있는 입담으로 풀어냈다. 직접 찍은 생생한 곤충 사진을 비롯해 인생에 대한 교훈이 담긴 28편의 에세이를 묶었다. 224쪽. 1만 7800원.우주를 건널 수는 없더라도(유운 지음, 행복우물) 자동차에 텐트와 밥솥을 싣고 동해안 여객선에 오른 저자의 6개월간 여행 기록. 시간이 멈춘 듯한 시베리아, 달과 별, 오로라가 가득한 북유럽, 터키, 포르투갈에 이르기까지 3만 5000㎞를 담았다. 길에서 만난 이들과의 이야기를 비롯해 멋진 풍광이 담긴 사진이 눈에 띈다. 328쪽. 1만 7000원.사유하는 미술관(김선지 지음, RHK) 유명 미술 작품을 6개의 키워드로 풀었다. 왕과 왕비, 의식주, 성과 사랑이 그림 속에서 어떻게 기억되는지 알려 준다. 그림 속 음식의 역사, 신앙과 종교, 힘과 권력이 그림에 어떻게 녹아들었는지 그리고 근대사회의 모습 등을 통해 인간이 어떤 생각과 가치를 지니고 살아왔는지 소개한다. 382쪽. 2만 5000원.
  • 노란 꽃밭, 푸른 계곡, 초록 바람…‘고원 도시’의 여름은 더위를 모르더라

    노란 꽃밭, 푸른 계곡, 초록 바람…‘고원 도시’의 여름은 더위를 모르더라

    여름의 서슬이 대단하다. 뜨겁고 끈적댄다. ‘습도, 열기 불가침 구역’을 찾자니 강원의 고원 도시들에 눈이 쏠린다. 이를테면 정선 같은 곳 말이다. 정선 하면 ‘앞산과 뒷산 사이에 빨랫줄을 걸 수 있는 곳’으로 흔히 표현된다. 산이 촘촘하고 하나같이 뾰족하다는 뜻이다. 산이 높고 깊으면 계곡도 그런 법. 정선엔 아열대의 무더위가 범접하지 못할 계곡이 몇 곳 있다. 산소 알갱이가 코를 맑게 하고 별처럼 핀 들꽃이 눈을 정화하는 산상 정원도 있고, ‘밭멍’에 빠질 만큼 단정하게 ‘가르마 튼’ 고랭지 채소밭도 있다. 고원의 탄광 마을에서 노스탤지어에 젖는 것도 더위를 쫓는 방법이다. 그래도 무더위가 따라온다면? 아예 대도시 뺨치는 시설을 갖춘 워터파크에 풍덩 뛰어들면 된다.●트레킹 제격… 빽빽한 원시림 ‘고병계곡’ 정선의 계곡을 찾아 나선 길이다. 첫 번째는 민둥산 서북쪽의 고병계곡이다. ‘높을 고’(高) 자에 ‘병풍 병’(屛) 자를 쓴다. 높은 산과 암벽의 바위들이 병풍처럼 둘러친 계곡이란 뜻이다. 멀리서 보면 그렇게 보일 수 있다. 한데 가까이서는 전체적인 윤곽을 가늠조차 할 수 없다. 워낙 빽빽한 원시림이라서다. 고병계곡은 계곡 트레킹이 제격이다. 계곡을 따라 걷는 게 아니라 계곡물 속으로 몸을 던져야 한다. 나라 안에 계곡 트레킹으로 유명한 곳들이 있다. 경북 울진의 불영계곡 같은 곳 말이다. 불영계곡이 땅 위로 난 계곡을 따라 걷는다면 고병계곡은 땅 밑으로 숨겨진 계곡을 따라 걷는다. 물론 실제 땅속에 있는 계곡은 아니고 그만큼 꼭꼭 숨어 있다는 뜻이다. 고병계곡엔 인적이 드물다. 들머리에서 야영하는 이들 몇몇을 지나쳐 계곡 안쪽으로 들면 아예 인적 자체가 끊긴다. 철저하게 혼자인 곳을 찾는다면 고병계곡이 딱이겠다. 계곡 옆으로 난 길은 오랫동안 사람이 오가지 않아 잡풀과 관목으로 뒤덮인 지 오래다. 길 없는 계곡을 따라가자니 몸을 물에 담그지 않을 도리가 없다. 얕은 곳은 발목, 다소 깊은 곳은 허벅지까지 적셔야 한다. 계곡물은 얼음장처럼 차다.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다. 인적이 끊겨 가뜩이나 으스스한데 허벅지까지 계곡물에 담그고 나니 온몸의 땀구멍이 죄다 얼어붙는 듯하다. 짙은 이끼들이 점령한 숲은 말 그대로 원시림이다. 협곡의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나무의 이파리들도 초록의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건널 방도가 없는 바위 벼랑과 수직의 암벽엔 철계단 등이 놓여 있다. 원시림에서 만나는 ‘문명의 흔적’이다. 트레킹 코스는 3㎞ 남짓. 그리 길지 않은 편이다. 왕복 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주파’가 목적이 아니라면 계곡 끝까지 갈 필요 없이 사다리가 있는 폭포까지만 다녀와도 충분하다. 인근의 덕산기계곡도 기왕에 계곡 트레킹으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아쉽게도 자연휴식년 기간이어서 출입이 통제됐다.●백석봉과 상원산 사이에 ‘항골계곡’ 북평면 항골계곡은 백석봉(1170m)과 상원산(1422m) 사이에 형성된 계곡이다. 고병계곡만큼이나 외진 곳이었지만 정선군에서 ‘숨바우길’을 조성하는 등 ‘트레킹 성지’로 띄우면서 이젠 제법 번듯한 관광지의 풍모를 갖췄다. 항골계곡에 들면 거무튀튀한 돌탑들이 객을 맞는다. 계곡 주변을 빼곡하게 둘러싼 돌탑에는 북평면 사람들의 소망이 담겨 있다. 1980년대 초반 나전광업소 탄광이 들어설 때만 해도 북평면은 수많은 사람으로 북적였다. 한때 거주자가 8000여명에 달할 정도였다. 1992년 나전광업소가 문을 닫으면서 사람도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주민들은 탄광촌의 번영을 기원하며 1998년부터 돌탑을 쌓아 올렸다. 2008년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항골계곡을 찾으면서 일약 정선의 명소로 떠올랐다. 항골계곡 숲길은 물레방아가 있는 곳에서 시작된다. 길이는 전체 7.7㎞ 정도다. 용소골 3.4㎞ 구간과 백석봉 등산로와 연결되는 찰한골 4.3㎞ 구간으로 이뤄졌다. 항골계곡 숲길은 오래전 산판(山板·벌목) 트럭이 다녔던 길이다. 탄광이 들어서기 한참 전인 50여년 전부터 ‘제무시’(GMC)라 불리던 ‘미제’ 군용 트럭이 산판 작업으로 베어 낸 목재를 가득 싣고는 헐떡거리며 항골계곡을 오갔다. 이후 무너진 돌길을 복원하고 위험 구간에 목재데크를 놓아 숲길을 조성했다. 임계면에는 ‘남한강 수계를 통틀어 가장 아름답다’는 정자 구미정(九美亭)이 있다. 한강의 최상류인 골지천이 흘러가는 개울가에 지은 정자다. 정자 자체에선 시간의 깊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새로 고쳐 지었기 때문이다. 반면 주변 경치는 빼어나다. 높은 뼝대(벼랑의 사투리)와 맑은 개울이 그림처럼 어우러졌다. 안내판에 아홉 개의 아름다운 풍경(九美)과 그에 딸린 2개의 세부 경관 요소를 합한 18경을 설명해 뒀다. 하나하나 찾아가며 감상하는 것도 좋겠다. 인근 낙천리 미락숲은 미루나무와 느티나무가 짙은 숲 그늘을 이뤄 캠핑족들이 즐겨 찾는다. 남면 낙동리 일대에도 쉬어 가기 좋은 계곡이 많다. 지장천이 우람한 뼝대를 돌아가며 만든 계곡들이다. 개미들마을, 광덕마을 등 농촌체험마을들이 이 계곡에 깃들여 있다. 지장천 끝자락엔 미리내 폭포가 있다. 예전엔 용소폭포로 불리던 곳인데 어느샌가 미리내 폭포로 굳어졌다. 생김새가 와인잔을 닮아 와인폭포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야생화 잔치… 고도 1330m ‘만항재’ 산상 정원에서 여름을 보내는 맛도 각별하다. 만항재는 ‘탐화 여행의 고전’ 같은 곳이다. 태백과 정선, 영월 등 세 도시가 경계를 맞댄 고개로, 다양한 종류의 야생화가 피고 남방계와 북방계 꽃들의 경계가 이곳에서 그어진다. 차로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을 더한다. 만항재의 고도는 1330m다. 어지간한 산보다 높다. 만항재에 들면 고원지대 특유의 상큼한 공기 알갱이가 폐부를 씻어 낸다. 고갯마루 여기저기엔 들꽃들의 향연이 한창이다. 산비탈마다 노루오줌, 말나리, 오이풀꽃 등이 활짝 피었다. 밤하늘의 작은 별들을 보는 듯하다. 색감은 그리 화려하지 않다. 우리 들꽃이 그렇잖은가. 한지 위로 번지는 먹물처럼 은은하고 소박하다. 쭉쭉 뻗은 낙엽송 사이엔 나무 의자가 놓였다. 다리쉼하기 맞춤하다. 만항재와 길 하나를 사이로 이웃한 함백산에도 들꽃이 많다. 만항재에서 정암사 방향으로 내려가다 주차장 옆으로 나 있는 등산로가 들머리다. 등산로 왼쪽은 정선, 오른쪽은 태백 땅이다. 식생은 만항재와 비슷하다. 좀더 깊이 들어가면 솔나리 같은 보기 드문 꽃들과도 조우할 수 있다.●국내 최초의 라멘식 교량 ‘조동철교’ 이제 옛 탄광의 흔적을 찾을 차례다. 지난 6월 이웃 도시 태백의 장성광업소 폐업 소식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사실상 대한민국 석탄산업의 종언을 고하는 상징적인 사건이어서 더 관심이 쏠렸을 것이다. 정선에도 옛 탄광의 흔적은 참 많다. 이 더운 계절에 웬 칙칙한 탄광 이야기냐고 할 수 있겠지만, 둘러보고 나면 생각이 달라진다. 신동읍 조동철교(鳥洞鐵橋)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라멘식(Rahmen·상하부가 결합된 구조) 교량이다. 국가유산청이 근대산업유산으로 선정한 ‘문화재급’ 건축물이다. 다리가 처음 놓인 건 1965년이지만 실질적인 기능을 한 건 태백선이 연장된 1966년부터다. 조동철교는 예미역~조동역 구간에 설치됐다. 예미역은 백두대간의 급경사 오르막이 시작되는 곳이다. 조동철교가 놓이기 이전엔 기차들이 이웃한 함백의 루프식 터널로 우회해야 했다. 이 노선을 곧게 펴는 역할을 한 게 조동철교다. 이후 태백선, 함백선 등을 통한 철로 수송 능력도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태백선, 함백선은 석탄 등의 광물을 주로 운송하던 노선이다. 그러니까 ‘찬란했던 광산 시대’를 상징하는 유산이 조동철교인 셈이다. 안경다리 탄광마을은 1993년 폐광된 광산 마을이다. 마을 위에 안경을 연상시키는 터널 다리에서 이름을 따왔다. 공식 명칭은 안경다리 근현대역사 마을이다. 옛 광부의 삶을 재현한 카페, 복고풍의 공원 등이 조성돼 있다. 안경다리를 지나면 ‘석탄 더미에 묻힌 꿈’이라는 작은 공원이 있다. 녹슨 탄차, 광부 조형물 등으로 장식됐지만 이미 관광객의 발걸음은 끊긴 지 오래인 듯하다. ●11일까지 풀파티 ‘하이원 워터파크’공원을 지나 급경사를 계속 오르면 새비재에 닿는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2001)에서 ‘그녀’(전지현 분)가 ‘견우’(차태현 분)와 함께 타임캡슐을 묻는 장면이 촬영된 곳이다. 이른바 ‘엽기 소나무’ 주변으로 타임캡슐 공원, 솔숲 등의 볼거리가 펼쳐져 있다. 이 계절의 ‘별미(美)’는 뭐니 뭐니 해도 고랭지 채소밭이다. 산자락 전체를 초록으로 물들이며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차분하게 ‘가르마를 튼’ 고랭지 채소밭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안해지는 듯하다. 이게 이른바 ‘밭멍’의 효과일 터다.정선의 대표적인 놀이시설은 하이원 리조트다. 대개 내국인 출입 카지노인 ‘강원랜드’가 전부인 걸로 알고 있지만 워터파크 등 놀이 공간도 잘 갖춰져 있다. 하이원 워터파크는 오는 11일까지 디제이 풀파티 행사를 연다. 오후 1시와 2시에 30분씩 공연이 펼쳐진다. 마운틴 콘도에선 18일까지 워터밤(관객 참여 물놀이) 행사가 진행된다. 제설기를 이용한 물폭탄 이벤트는 하루 4차례 열린다. 하이원 레이저 불꽃쇼는 2일과 3일, 10일, 15~16일 열린다. 불꽃놀이 규모가 제법 크다. ‘정태영삼 스토리버스’는 9~31일 ‘태백 물길따라 야시장’을 테마로 운행된다. 리조트 투숙객은 무료다. ■ 여행 수첩 -정선까지 간 김에 이맘때 둘러볼 만한 인근 명소 두 곳을 추천한다. 태백 구와우마을은 100만 송이 해바라기꽃으로 유명한 곳이다. 요즘 절정에 달한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만항재에서 영월 쪽으로 내려가면 칠랑이계곡(칠량이골)이다. 여기도 물놀이를 즐길 공간이 많다. 영월의 탄광 역사가 녹아 있는 램프공원, 꼴두공원 등 볼거리도 있다. -북평면 ‘나전역 카페’는 정선 일대에서 가장 ‘힙’하다고 소문난 카페다. 정선선의 간이역인 나전역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 곤드레라테 등 지역 특산물로 만든 독특한 메뉴를 낸다. ‘카페 안경다리’는 사실 맛있는 메뉴를 갖춘 곳은 아니다. 대신 카페를 차지하고 있는 이 ‘구역’의 어르신들과 옛이야기를 화제 삼아 수다 떠는 재미가 쏠쏠하다. 안경다리 마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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