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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동차 보닛에 숨어 밀입국 하려던 男 결국…

    ”여기에도 사람이 탈 수 있네?” 한 18세 청년이 20시간이나 자동차 보닛에 숨어타고 국경을 넘어가려다 붙잡히는 황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바리항 국경검문소 측은 그리스에서 온 페리호에 탑승한 차량들을 조사하던 중 수상쩍은 운전자를 발견했다. 입국관련 서류를 보여준 운전자와 동승자가 긴장한 태도에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인 것. 곧바로 정밀 검색에 나선 검문소 직원들은 자동차 앞 보닛을 열어보고는 깜짝 놀랐다. 그 좁은 구석에 한 청년이 누워있었던 것. 조사 결과 이 청년은 18세의 아프간 출신으로 돈을 벌기위해 밀입국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바리 이민국 대변인은 “청년이 자동차 엔진과 그릴 사이 좁은 공간에 짓눌려 있었다.” 면서 “오랜 시간 탑승을 위해 물과 담요가 준비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청년은 카불에 있는 가족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8년간 돈을 모아 몰래 국경을 넘었다.” 면서 “이번 밀입국 비용으로 범죄 조직에 6000유로(약 880만원)를 지불했다.”고 덧붙였다.   현지 경찰은 18세 청년의 밀입국을 도운 운전자와 동승자를 현장에서 체포했으며 청년은 병원으로 후송됐다. 인터넷뉴스팀 
  • 사대부 부인들, 춘화에 등장한 이유는

    ‘꿀벅지’와 ‘베이글’의 시대라 해서 너무 나무랄 것만은 아니다. 일부종사의 법도가 그토록 엄격했다던 조선시대에도 “규방의 부인들이 갖가지 기생 차림을 하니 부인네들은 빨리 그것을 고쳐야 할 것이다.”라는 한탄이 줄 이었으니 말이다. 증거물도 있다. 신윤복이 그린 ‘미인도’가 대표적이다. 신윤복을 포함해 18세기 미인도를 쭉 훑어 보면 머리에 쓴 큰 가체, 좁은 저고리, 길고 풍성한 치마가 특징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게 여성의 육체성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림으로 읽는 조선 여성의 역사’(휴머니스트 펴냄)는 옛 시절 풍속에 대한 대중적인 책들을 잇따라 내 왔던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의 최근작이다. 제목 그대로 각종 그림에 나타난 여성의 문제를 다룬다. 처음에는 간단히 고려 문제를 다룬다. 자료가 워낙 드물어 확언하기는 어렵지만 저자는 “고려 여성이 조선 여성에 비해 지위가 높았다.”고 추론한다. 여성 초상화가 따로 있었을 뿐 아니라 남성과 여성이 한 화면에 그려졌고 그 모습도 서로 대등하게 바라보는 형태라서다.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초상화가 대표적인 예다. 이는 조선시대 들어 차츰 사라진다. 여성 초상화가 고려 때의 불교적인 풍습이란 공격도 한몫했다. 저자는 또 숙종실록 기록을 바탕으로 언제부터인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그릴 줄 아는 ‘여자’가 없다는 이유로 왕가에서 왕비의 초상화가 사라졌다는 점을 지적한다. 여자 그림을 남자가 그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남녀유별이 한층 더 엄격하게 적용되는 왕실에서 이는 중대한 사유로 작용했다. 사대부나 민가에서는 그나마 일부 제작되지만 제사 지낼 때 초상화 대신 신주를 모시는 유교적 풍습이 일반화되면서 사라져 간다. 조선 중기를 넘어서면서는 아예 여성의 존재 자체가 말소된 해괴한 그림들이 나타난다. 가령 임금이 연회를 베푼 것을 기념하는 그림에서 남자들은 존재하지만 여자 자리는-그들이 아주 지체 높은 가문의 고귀한 마나님들이었음에도-아예 비워져 있다. 등장도 하지만 나서 자라서 출세하는 남성을 빛내기 위한 액세서리 정도다. 그것도 아니면 일하거나 정절을 지키기 위해 죽는 모습으로만 남아 있다. 여자라고 당하고만 있을 턱이 없다. 3장 ‘길들여지지 않은 여성 주체’는 흥미롭게 읽힌다. 지식과 교양에서 축출된 여성들은 불교와 무속과 점집으로 향했다. 동시에 노골적인 춘화도 빠질 수 없다. 신윤복, 김홍도의 풍속화와 춘화가 등장한 맥락도 여기에 있다. 이 그림들에서 남자의 지아비로서의 근엄함 따윈 없다. 2만 3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540초의 성공’ 운영모드 돌입… 나로호 세번의 실패는 없다

    ‘540초의 성공’ 운영모드 돌입… 나로호 세번의 실패는 없다

    10월에는 ‘실패의 교훈’을 결실로 바꿀 수 있을까. 지난 2009년과 2010년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의 1차, 2차 발사를 연달아 실패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2차 실패 이후 2년 반 만인 오는 10월 3차 발사를 앞두고 있다. 1차와 2차 실패 이후 명확한 실패 원인을 밝히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의 교훈조차 얻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불구,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의 나로우주센터에서는 지난 2년간 꼬박 매달려온 3차 발사 성공을 위한 연구가 한창이었다. 발사까지 5개월여의 시간을 앞두고 있지만 이미 운영모드에 접어든 센터에서는 발사 당일의 긴장감이 먼저 찾아와 있는 듯했다. ‘540초’(로켓발사부터 위성 궤도 안착까지 걸리는 시간)의 성공을 위한 수년의 도전, 그 결실을 확인할 수 있는 나로우주센터를 지난 26일 찾았다. 26.46㎢의 면적에 3000명 내외의 인구를 가진 작은 섬 외나로도는 2009년 이후 국내 우주개발 기술의 상징성을 갖게 되기 전까지 수려한 풍광을 가진 조용한 해안마을로 더 각광을 받았던 곳이다. 바다에 나가 섬을 바라봤을 때 비단을 펼쳐놓은 모양새라 해서 이름 붙여진 나로도(老島)는 여전히 한적한 마을이지만 나로호 발사 때마다 수백명의 연구진과 1000여명이 넘는 취재진이 모여드는 최첨단 과학기술의 집결지다. ●9월 나로호 총조립 돌입 섬의 동쪽 끝에 위치한 우주센터의 발사대는 남해바다의 수려한 풍경을 정면으로 마주한 해발 380m의 절벽 위에 서 있다. 발사대의 위치는 로켓 발사 시 안정적인 발사각 확보와 로켓의 비행경로가 인근 국가의 영공을 통과하지 않는지, 발사 후 분리된 우주발사체의 낙하지점에 대한 안전성 등을 고려해 세워졌다. 2009년 완공된 지하 3층 깊이의 발사대는 러시아에서 제공한 2만 3000여 페이지의 상세 설계문서를 전부 우리나라에 맞는 수치와 단위로 바꿔 6000여장의 설계도면을 다시 그리는 과정을 통해 지어졌다. 민경주 나로우주센터장은 “당시 설계도면을 한 장 그릴 때마다 전부 러시아의 사인을 받아야 했다.”면서 “이 과정을 통해 기술 이전을 거부한 러시아로부터 많은 기술을 배워 현재는 90% 이상 부품에 대해 국산화를 이뤘다.”고 말했다. 항우연 연구진들은 현재 발사 4시간 전부터 나로호에 추진체와 산화제 등을 충전해 주는 케이블 마스터와 발사 순간까지 나로호를 지지해 주는 450t 무게의 발사패드의 시스템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항우연은 제1발사대 인근에 1t급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제2발사대를 세울 예정이다. 항우연은 이달부터 본격적인 발사 준비 일정에 돌입한다. 이달에는 상단 개선과 보완조치를, 6월에는 상단 탑재부 상태 모니터링에 들어간다. 7월에 상단과 1단을 우주센터로 이송해 점검한 뒤 8월에 발사대 시스템 점검이 완료되면 9월엔 나로호 총 조립에 들어간다. 로켓의 성능 점검과 조립과정에 쓰이는 지상장비 점검도 한창 진행 중이다. 발사체 종합 조립동에서는 나로호 1단과 동일한 지상검증용 기체(GTV)를 이용, 발사 직전까지 성능실험을 반복하고 있다. 지상검증용 기체는 실제 러시아에서 조립하고 있는 1단과 엔진을 제외한 크기와 무게, 각종 전자장비 등 모든 것이 동일하다. 실물크기의 모형(목업·Mock-up) 엔진을 단 이 기체는 러시아에서 개발한 1단 로켓이 들어오기 전까지 실제와 같은 환경에서 나로호 발사 준비를 하는 데 쓰인다. 조광래 나로호 발사추진단장은 “지상 검증용 기체를 우리 센터에 남기는 문제를 두고 러시아와 실랑이를 벌였다.”면서 “우리 우주개발 기술 발전에 두고두고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에서 온 연구진 16명도 현재 조립동에 머물며 1단 로켓을 들여왔을 때 검사해야 할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3차 성공 위해 2단 FTS 화약장치 제거하기로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나로호 3차 발사를 준비하는 시간은 과거 두 차례의 실패를 극복하기 위한 과정 그 자체다. 지난 2009년 8월 첫 번째 발사된 나로호는 이륙한 지 216초 만에 한쪽 페어링이 분리되지 않아 바다로 추락했고, 2010년 6월 2차 발사 때는 1차 발사 때보다 더 짧은 136.7초 만에 발생한 통신 두절로 제주 남단의 공해로 추락했다. 나로호 발사의 성패는 지상에서의 이륙부터 위성 궤도 진입까지 단 540초 안에 좌우된다. 연구진들은 10분도 채 안 되는 이 짧은 시간의 성공을 위해 시험과 개발, 수차례의 시행착오를 겪었다. 김승조 항우연 원장은 “100% 준비를 완벽하게 해도 아주 작은 것 때문에 실패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우주 발사체”라면서 “로켓은 완벽 속에서도 실패할 가능성이 항상 있다.”고 말했다. 항우연은 10월로 예정된 3차 발사의 성공 가능성을 최대로 높이기 위해 두 가지 기술을 변경한다. 지난해 한·러 공동조사단의 실패 원인 분석 과정에서 제기된 2단부 비행종단시스템(FTS) 에러 가능성에 대비해 FTS에서 화약장치를 없애기로 했다. FTS는 발사체의 비행 궤적이 잘못돼 민가 피해 등 문제가 예상될 경우 자폭하기 위한 장치다. 항우연은 또 폭발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위성 상부 페어링 분리장치의 고전압 기폭장치를 저전압으로 바꾼다. 저전압 장치는 고전압 장치에 비해 방전이 안정적이지만 전자파 장애를 많이 받는다. 조 단장은 “지난 3월까지 저전압 장치 전자파 환경시험을 마쳤다.”면서 “비행체 개선조치를 마무리 짓고 발사대와 발사체 통제센테에 대한 점검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고흥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K-코믹스 신한류 이끈다] (2) 1950~60년대 만화를 말하다

    [K-코믹스 신한류 이끈다] (2) 1950~60년대 만화를 말하다

    우리 만화 역사는 100년이 넘는다. 영화 등 다른 대중문화와 비슷하게, 만화도 신문물이 본격적으로 유입되던 때 국내에 첫발을 들였다. 1909년 대한민보 창간호에 실렸던 이도형의 한 칸짜리 그림을 국내 첫 시사만화이자, 근대만화의 기원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물론 17~18세기 조선시대 풍자화나 풍속화, 또는 그보다도 오래 된 민화(民畵)를 우리 만화의 뿌리로 보는 시각도 있다. 우리 만화는 이미 1926년 첫 ‘원소스 멀티유스’(하나의 소재를 여러 장르에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 사례가 나올 정도로 일찌감치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국내 최초 풍자영화로 인정받는 ‘멍텅구리’라는 작품이 개봉했는데 이는 1924년 한 일간지에서 선보였던 노수현의 네 칸짜리 만화 ‘멍텅구리 헛물켜기’를 각색한 작품이다. 일제시대 만화는 짧은 시사 풍자만화가 주류를 이뤘고, 호흡도 짧았다. 우리 만화가 대중과 본격적으로 호흡하며 역사를 써나간 것은 1945년 해방 이후다. 일제에 의해 폐간됐던 신문과 잡지가 복간되고 새 간행물이 쏟아져 나왔다. 거기에 만화가 실렸다. 첫 단행본과 첫 만화전문 잡지도 등장했다. 특히 만화방을 중심으로 여러 장르의 작품이 쏟아진 1950년대 중후반에서 1960년대 초중반을 첫 황금기로 본다. ●‘코주부’ 김용환·‘고바우’ 김성환 선구자 해방 뒤 우리 만화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가가 바로 코주부 캐릭터로 유명한 김용환(1912~1998)이다. 일본에서 그림 유학을 했던 그는 일찌감치 일본 최고 원고료를 받는 톱클래스 삽화가로 활동했다. 해방 직후 출간한 ‘토끼와 거북이’(1946)는 국내 단행본 만화의 효시로 남아있다. 김용환은 1948년 우리나라 최초의 만화전문 잡지 ‘만화행진’ 창간을 주도했다. 협회를 만들어 만화가 권익향상과 후진양성에 힘쓰기도 했다. 히트작 ‘코주부 삼국지’(1952)가 서울신문·한국만화영상진흥원 선정 ‘한국만화 명작 100선’에 포함됐다. 또 다른 거목으로는 시사만화의 대가 김성환(80)이 있다. ‘고바우 영감’(1950)으로 유명한 그는 3권짜리 반공만화 ‘도토리 용사’(1951)로 당대 최고의 인기를 끌었다. “김용환과 김성환은 우리 현대만화의 개척자이자 아버지다. 김용환은 과장법을 사용한 그림에서부터 섬세한 그림까지 만화의 모든 분야에서 완벽한 능력을 갖췄다. 김성환은 과장법 위주의 가벼운 그림을 그리는 데 완벽했고, 호흡이 길지 않은 신문과 잡지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를 이뤘다. 이들의 그림을 교과서 삼아 연구하고 따라하며 많은 작가들이 탄생하게 됐다.”(박기준) 이 시기 작품 19편이 한국만화 명작 100선에 포함됐다. 김용환을 비롯해 ‘엄마 찾아 삼만리’(1958)의 김종래, ‘만리종’(1959)의 박기당, ‘조국을 등진 소년’(1964)의 이근철, ‘땡이의 사냥기’(1965)의 임창 등 일본 유학을 했거나 일본에서 나고 자랐던 작가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100선에는 들지 못했지만 국내 순정만화의 어머니 엄희자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만화방(만화가게)은 만화의 유통과 소비를 확산시켜 만화가 대중적인 오락거리로 떠오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만화 자체의 질을 떨어뜨려 ‘불량’, ‘저질’ 이미지를 덧씌우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만화방이 등장한 것은 1950년대 후반으로 추정된다. 만화 단행본이 잇따라 성공을 거두자, 이를 빌려주는 노점 좌판이 먼저 나타났다. 서점에서 실비를 받고 진열돼 있던 만화책을 보여줬다는 이야기도 있다. 전쟁 뒤 사서 보기 힘들던 힘겨운 경제상황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만화방, 기폭제이자 부작용 양산도 작가들이 단행본으로 몰려 발행부수가 폭증했으나, 만화방이 생겨나며 판매부수가 줄어들자 서점들은 오히려 만화 취급을 꺼렸다. 만화 소비가 만화방 중심으로 전환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전국 유통망을 갖춘 총판이 잇따라 등장하며 만화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1959년 전국 2000 곳이던 만화방은 1960년대 말에는 9.5배인 1만 9000곳으로 늘었다. 만화방이 성황을 이루자 다양한 작가와 작품을 찾는 수요가 생겨났다. 이에 맞춰 부엉이문고, 제일문고, 크로바문고 등 만화전문 출판사가 등장했다. 이 출판사들은 인기작가를 전속으로 두고 만화책을 펴냈다. 부작용도 나타났다. 만화가 돈벌이 수단으로 여겨지면서 저가·저질 만화가 나오기 시작했다. 1950년대 초반 20쪽 안팎의 딱지만화가 유행했지만, 중후반에 두꺼운 고급 양장 단행본이 성공을 거두며 시장을 재편했다. 그러나 만화방용 만화는 고급 양장본과 달리 분량도 50~60쪽 안팎에 그쳤고, 싸구려 느낌이 강했다. 특히 1967년 중소 출판사들이 뭉쳐 ‘합동’이라는 이름으로 만화 출판과 유통을 독점하게 되자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신촌대통령 합동의 등장 이후 더 열악해졌다. 단가를 낮추면 그만큼 이익이니 크기도 줄이고, 종이도 싸구려를 썼다. 인쇄도 조악했다. 인기작이 나오면 대충 베끼기 일쑤였다. 만화 자체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박기준) ●검열의 시작… 20~30년 후퇴기 1961년 5·16 군사 쿠테타는 문화계 전체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작가들의 창작력을 옥죄는 사전심의, 즉 검열이 시작된 것이다. 만화도 예외일 수 없었다. 1961년 12월부터 원로 만화가들과 출판사 관계자로 구성된 한국아동만화자율회가 이름만 ‘자율심의’인 검열을 맡았다. 그러나 명목상의 자율도 오래가지 않았다. 1967년 박정희 정부는 밀수, 도벌, 탈세, 폭력, 마약과 함께 만화를 ‘사회 6대 악(惡)’으로 규정했다. 이듬해 8월 한국아동만화자율회 해체 뒤 문화공보부 산하 한국아동만화윤리위원회가 생겼고 이들은 거침없이 칼을 휘둘렀다. 소재와 내용은 물론 어린이 건강을 보호한다며 종이 종류와 판형, 쪽수, 편수까지 통제하고 강제했다. 이름과 달리 폐휴지나 다름없던 선화지(仙花紙) 대신 갱지(紙)를 사용하게 하고 국판에서 4X6배판으로 책 크기를 키웠다. 권당 최대 130쪽까지 내용을 늘리게 하는 대신 편수는 무제한으로 이어가지 말고 ‘상·중·하’로 끝내게 했다. 아동만화윤리위원회는 1970년 1월 한국도서출판윤리위원회, 한국잡지윤리위원회와 함께 한국도서잡지윤리위원회(현 간행물윤리위원회)로 통폐합됐다. “남자와 여자가 손만 잡아도 풍기문란이라고 빨간 색연필이 그어졌다. 심지어 가족이라도 남녀가 한방에서 자는 것은 그릴 수 없었다. 전쟁만화를 그리면 북한 장교가 잘생겼다고 트집 잡아 늑대 같이 그리게 했다. 필명을 쓰던 작가들은 사람 이름 같지 않다는 지적에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만화 속 등장인물도 마찬가지였다.”(박기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이 기사는 박기준 화백 인터뷰를 바탕으로 최열 ‘한국 만화의 역사’, 손상익 ‘한국만화통사㈛’, 박기준 ‘박기준의 한국만화야사’, 박인하·김낙호 ‘한국현대만화사’를 참고해 재구성했습니다.
  • 스피드에 미치거나 디자인에 미치거나

    스피드에 미치거나 디자인에 미치거나

    따사로운 봄볕에 꽃이 흩날리는 계절이다. 남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부릉부르~응’ 쏜살같이 다른 자동차 사이를 질주하는 ‘꿈’.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은 꿈꿔 봤을 법하다. 문짝이 두 개라 실용성이 떨어지고 자동차 크기 대비 가격이 높아 남들이 잘 선택하지 않는 자동차. 하지만 스피드와 남의 시선을 즐기는 젊은이가 열광하는 스포츠 쿠페는 어떤 것이 있을까. 지난달 말 현대차에서 벨로스터 터보를, 지난 2월 폭스바겐에서 시로코 R라인을 출시하면서 한국지엠의 카마로와 더불어 스포츠 쿠페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벨로스터 터보, 레이싱카 같은 가속 배기음 스포츠 쿠페인 벨로스터 터보와 카마로, 스로코 R라인은 겉모습부터 남다르다. 자동차 문이 3개인 벨로스터, 개구리를 연상케 하는 시로코, 영화 트랜스포머의 범블비로 알려진 카마로. ‘어디를 가도 저 차는 뭐야?’라는 시선을 받게 된다. 이런 시선이 부담스럽다면 이들 차의 주인이 될 자격이 없다. 자동차의 크기는 중소형차급이다. 현대차의 아반떼보다 길이는 좀 길지만 폭은 좁히고 높이는 낮춰 날렵하게 디자인했다. 벨로스터 터보는 스포츠 쿠페를 표방하면서 차 문이 3개다. 운전석 쪽은 하나이지만 조수석 쪽은 앞뒤에 차 문이 있다. 고객의 편리함을 위한 배려이다. 육각형의 헥사고날 그릴(앞쪽 범퍼 위쪽)이 인상적인 전면부는 발광다이오드(LED) 포지셔닝 헤드램프를 적용해 한층 강인하고 세련된 인상을 준다. 옆모습은 바람개비를 형상화한 18인치 알로이 휠과 심플한 느낌의 사이드실 몰딩을 적용해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시로코는 간결한 일자형 그릴과 보닛으로 개구리 입 모양을 연상시킨다. 뒤로 갈수록 기울어지는 루프(자동차 천장)라인과 둥글둥글한 트렁크 부분은 웅크린 청개구리를 연상시키다. 반면 카마로는 전통적인 스포츠카 형태. 길고 넓은 보닛과 강한 직선으로 이뤄진 볼륨감 있는 디자인이 남성미를 뿜어낸다. ●시로코, 음악처럼 들리는 특유의 엔진음 심장인 엔진은 벨로스터가 1590㏄로 가장 작다. 힘(마력)은 시로코가 170마력으로 가장 약하다. 벨로스터가 204마력, 카마로가 312마력이다. 달리기 성능도 차이가 난다. 벨로스터 터보에 올라 가속 페달을 밟자 순간적으로 차가 튀어 나간다. 130㎞까지 무난하게 달린다. 힘이 넘친다. 엔진이 굉음을 내며 150㎞, 160㎞까지 거침없이 속도계 바늘이 올라간다. 가속 때 들려오는 배기음은 레이싱카만큼이나 스포티하다. 90도에 가까운 곡선 구간에서 코너링은 스포티한 외모만큼 민첩하다. 핸들링을 향상시킨 섀시통합제어시스템(VSM)이 곡선 주행에서의 차체 자세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작은 심장(1590㏄)에 힘(204마력)을 키우다 보니 고속 주행 때 낮은 연비, 엔진과 변속기의 대응 능력 등은 현대차가 앞으로 더욱 신경을 써야 할 부분처럼 느껴진다. ●카마로, 남성미 강하고 웅장한 엔진음 하지만 가장 큰 장점은 동급 성능의 수입차에 비해 저렴한 가격. 2000만원 초반대에 이렇게 멋진 디자인과 성능의 차량을 만들 수 있는 것은 현대차만이 가능할 듯싶다. 개구리 모양의 스로코 R라인은 디젤 특유의 엔진음이 매력적이다. 크지도, 거슬리지도 않도록 엔진음은 음악처럼 들린다. 역시 디젤의 명가 폭스바겐답다. 가속 페달을 밟자 170마력이라고 믿지 않을 정도의 가속력이 뿜어져 나온다. 작은 자체 때문인지 차선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150㎞, 160㎞, 170㎞까지 속도를 올려도 여유가 느껴진다. 곡선 주로에서도 노면을 움켜쥔 듯 빠져나간다. 낮은 차체에 따른 저중심 설계와 몸집에 비해 큰 신발(19인치 타이어) 때문이다. 시로코의 가장 큰 장점은 연비다. 속도를 100~170㎞ 사이로 자유로를 왕복했어도 연비가 12㎞/ℓ가 나왔다. 카마로는 전통적인 미국의 스포츠카 느낌이다. 길이가 벨로스터나 시로코보다 길고 자체가 낮아서인 듯하다. 카마로는 디자인뿐 아니라 엔진음까지 웅장했다. 312마력 6기통 엔진에서 뿜어나오는 ‘부룽~ 부루웅~’하는 소리는 달리고 싶은 욕망을 자극한다. 150㎞, 180㎞ 속도를 올릴수록 노면에 붙어가는 느낌 때문인지 속도를 더올리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시로코와 카마로 모두 4000만원대로, 젊은이들이 타기에는 부담스러운 것이 단점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밸런타인챔피언십] 하위권 배상문, 배짱은 최상급

    배상문(26·캘러웨이)은 낙담하지 않았다. 26일 경기 이천의 블랙스톤골프장(파72·7302야드)에서 막을 올린 유러피언프로골프(EPGA) 투어 밸런타인챔피언십. 자신의 표현대로라면 배상문은 이날 ‘그릴 대로 그렸다’. 도무지 공이 제대로 맞지 않았다. 다섯 번째 홀에선 있는 힘껏 공을 날렸다. “될 대로 되라는 심정이었다.”고 했다. 해저드를 따라 약간 오른쪽으로 휘어진 홀. 물에 빠졌으려니 하고 가 보니 해저드 쪽으로 휘어진 공은 나무에 맞고 퉁겨 나와 아슬아슬하게 물가에 걸쳐 있었다. 파로 막은 뒤 배상문은 생각했다. “기분 좋다고 잘 치고, 나쁘다고 못 치는 게 아니구나.” 마음을 고쳐 먹으니 그제야 공이 맞기 시작했다. 미프로골프(PGA)의 ‘슈퍼 루키’ 배상문은 이날 더블보기 1개와 보기 4개를 쏟아내고 버디는 3개로 막아 3오버파 75타를 쳤다. 156명 가운데 공동 58위. 2라운드 컷 탈락은 겨우 면한 처지지만 말투는 당당했다. “2주 전 부상으로 PGA 투어 RBC헤리티지 1라운드를 마치고 기권한 뒤 너무 오래 쉬었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 “꾸준한 투어 생활은 체력적으로 힘들 뿐이지만 지나치게 긴 휴식은 멘탈까지 약하게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지금까지 되짚어 보면 전반보다 후반홀에서, 1라운드보다는 4라운드에서 잘 쳤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지켜봐 달라.”며 웃었다. 해는 쨍쨍했지만 강풍이 거셌다. 이 탓에 언더파를 친 선수는 고작 17명. 10번홀에서 티오프한 배상문은 전반홀 버디 한 개 없이 더블보기 1개와 보기 2개로 4타를 까먹었지만 후반홀 버디 3개를 솎아 내며 타수를 어느 정도 만회했다. 4언더파 68타를 친 프랑스의 빅터 두뷔송이 단독 선두로 나선 가운데 배상문과 나란히 일본 상금왕 출신인 동갑내기 김경태(신한금융그룹)도 1오버파 73타로 썩 좋지 못했다. ‘맏형’ 양용은(40·KB금융그룹) 역시 2오버파 74타, 공동 41위로 첫날을 마쳤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27일 TV 하이라이트]

    ●배트맨(KBS1 밤 12시 20분) 범죄와 부패, 그리고 탐욕의 도시로 구약성서에 나오는 악의 도시 소돔과 고모라를 딴 고담시. 고담시 시민들은 전국 최고의 범죄율 때문에 공포에 질려 있다. 그리고 악당들을 물리쳐 주는 박쥐 의상의 배트맨이 고담 시의 또 다른 뉴스거리다. 한편 그리섬의 부하 중 하나인 잭은 엑시스 화학이라는 공장에서 배트맨과 몸싸움을 벌인다.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2(KBS2 밤 11시 5분) 대학 졸업 후 취업을 못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시은. 생활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남자친구 재민과 동거를 하게 된다. 하지만 결국 동거 사실이 양쪽 집안에 알려지며 두 사람은 헤어질 위기에 처한다. 한편 시은의 조건 때문에 반대하던 재민의 어머니가 둘의 동거를 허락하겠다며 은밀한 제안을 한다. ●MBC 파워매거진(MBC 오후 5시) 하루 평균 660만명의 발이 돼 준 서울시 지하철. 지하철은 시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불편을 느낄 만한 문제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최근 요금 500원 인상 추진으로 시민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드는 매트로 9호선. 대중교통 요금이 150원 오른 뒤 두어 달 만에 공개한 충격적인 발표인데…. ●감성여행 쉼표(SBS 오후 6시 30분) ‘미실’의 작가 김별아와 배우 권해효의 경기도 안성 여행기. 두 사람은 8만평의 푸른 호밀밭이 펼쳐져 있는 안성팜랜드 목장 길을 걷고, 방목된 양과 염소에게 먹이도 주며 동심으로 돌아갔다. 또한 안성맞춤랜드에서 흥겨운 풍물공연과 버나 돌리기, 상모돌리기 등 남사당 공연을 관람하고 직접 체험해 본다. ●당신에게 생긴 일(EBS 밤 12시 5분) 전국적인 국민투표가 실시되는 일요일 아침. 평범한 농부인 살바도르 가르시아는 일터로 향한다. 그리고 자신의 농장 한가운데 시체가 한 무더기 쌓여 있는 끔찍한 광경을 목격한다. 이에 살바도르는 시장과 경찰서를 찾아간다. 하지만 사건을 은폐하려는 시장과 경찰을 보며 살바도르는 점점 공포에 빠져든다. ●극한에서 살아남기(OBS 밤 10시) 자신만의 생존법으로 극한에 도전하는 베어 그릴스. 이번 주는 애청자들과 함께 캐나다의 퍼셀 산맥에 도전한다. 겁도 많고 비위도 약한 애청자 조와 션. 이들은 고소공포증에 물 공포증까지 있다. 하지만 높은 바위 절벽을 레펠을 타고 내려오는 데 성공한다. 과연 이들은 무사히 극한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 ‘이달의 기능한국인’ 고일주씨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4월 ‘이달의 기능한국인’에 고일주(55) 한국몰드 대표를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고 대표는 25년간 금형 기술에 매진해 금형 산업을 이끌어 온 자동차 부품 분야의 숙련기술인 출신 최고경영자(CEO)다. 현대자동차 기술연구소에 입사해 자동차 부품과 제작에 관한 기술을 익힌 뒤 1987년 친구와 함께 퇴직금 500만원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한국몰드는 자동차 범퍼와 운전석 계기판 등 어려운 대형 금형에서부터 라디에이터 그릴 같은 정밀한 미세 금형까지 국내 최고의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현대·기아차 “중국형 모델로 승부”

    현대·기아차 “중국형 모델로 승부”

    “중국인들은 대범한 디자인을 좋아합니다. 신형 중국형 아반떼 ‘랑둥’(朗動)의 외관을 국내 모델보다 더 웅장하게 바꾸고, 차체를 더 키운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현대차 부스에 보도진 등 북적 베이징모터쇼(오토차이나 2012)가 개막된 23일 중국 베이징 신국제전람센터. 현대차의 현지 합작사인 베이징현대차 언론 콘퍼런스가 열리기 30분 전부터 1924㎡ 규모의 현대차 부스는 중국 현지와 세계 각국에서 몰린 500여명의 보도진으로 북적거렸다. 콘퍼런스가 시작되자마자 흑백 대비를 강조한 복장과 마스크를 쓴 비보이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심플한 디자인으로 꾸며진 부스 무대에서 경쾌한 음악에 맞춰 역동적인 브레이크 댄스 등을 선보였다. 이윽고 효과음과 함께 무대 뒤편에서 등장한 현대차의 야심작 랑둥이 소개됐다. 현대차 신형 아반떼의 중국형 모델인 랑둥은 중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해 국내형 아반떼보다 길이는 40㎜, 높이는 10㎜ 정도 늘렸다. 독특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를 적용, 과감하면서도 부드러운 외관 디자인을 갖췄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대형차 느낌을 주는 랑둥은 급제동 경보 시스템(ESS), 사이드&커튼 에어백,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TPMS) 등 고급 사양도 갖췄다.”고 말했다. ●“3공장 생산능력 40만대로 늘릴 것” 현대차는 기존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XD), ‘위에둥’(국내명 아반떼 HD)과 함께 랑둥을 투입해 중국 준중형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겠다는 계획이다. 백효흠 베이징현대 총경리(사장)는 “엘란트라는 택시용, 위에둥은 가정용, 그리고 랑둥은 고급화 모델로 판매하는 등 아반떼의 중국 판매를 세분화할 것”이라면서 “현재 30만대 수준인 중국 3공장의 승용차 생산 능력을 내년까지 40만대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세련되고 강인한 스타일에 세단처럼 고급스러운 실내를 갖춘 SUV ‘신형 싼타페’도 중국 소비자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기아차도 이날 베이징모터쇼에서 ‘그랜드 카니발’(현지명 그랜드 VQ-R)을 중국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 차종으로 내놓았다. 중국형 카니발은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는 중국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개발됐다. 오태현 기아차 해외영업본부장은 “쏘렌토 2.2 디젤 모델과 카렌스 가솔린 1.6모델을 중국 시장에 추가 투입하는 등 중국에서의 라인업을 다양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기아차는 올 하반기 착공 예정인 옌청시 중국 3공장에서 중국형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도 발표했다. ●중국형 전기차 생산계획도 발표 친환경과 첨단을 주제로 부스를 꾸민 토요타는 중국 현지에서 생산한 하이브리드 콘셉트카 ‘윈둥솽칭’(雲動双擎)을 처음 공개했다. 부스 중앙에 5m 높이의 나무를 배치하고, 그 주변에 설치한 8개의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를 통해 중국 현지에서의 환경 관련 봉사 활동 장면을 보여줬다. 무대 양쪽으로는 꽃과 각종 식물로 꾸민 ‘에코 파크’도 조성했다. 한국 토요타 관계자는 “전기를 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카를 중국 시장 공략의 첨병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고 귀띔했다. 베이징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한국만화 명작 100선] “동서양 아우르는 한국형 히어로작가 양성을”

    [한국만화 명작 100선] “동서양 아우르는 한국형 히어로작가 양성을”

    2010년 8월 ‘비정시공’ 출판기념회 이후 1년 8개월 만에 만난 이현세 화백은 수척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초 위암 초기 진단을 받았다. 이 화백은 수술 경과가 좋다며 웃는다. 그렇게 좋아하던 술도 일단 끊었다. 그랬더니 친구들과 동네 술집 주인들이 모두 비상이란다. 보리밥만 먹고 집에서 화실까지 걸어 다닌다. 창작 활동에 지장은 없느냐고 했더니 “평생 살면서 이렇게 머리가 맑은 상태인 적은 처음인 것 같다. 술 먹을 시간에 더 그릴 수 있으니 오히려 더 많이 그릴 수 있다. 전혀 지장이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공포의 외인구단’이 한국 만화 명작 100선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회화적 완성도에서 완벽한 작품도 아니고 더 좋은 작품이 많으니까…. 굳이 분석해보자면 캐릭터 설정, 갈등 구조, 중첩된 복선 등 당시로선 익숙지 않은 이야기 구조와 한국 전통 곡선에서 벗어나 직선의 미학을 사용한 점 등이 전문가들에게 인정받지 않았나 싶다. →사회적으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아동 만화가 아닌, 남녀노소가 모두 읽을 수 있는 만화를 그려보려 했다. 집요한 사랑 이야기가 여심을 사로잡았다. 강한 것이 아름답다, 도전하고 승리한다는 메시지는 남성층을 만족시킨 것 같다. 통과 의례를 거치면 적어도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고 살게 해 주겠다는 메시지는 암울한 사회에 좌절하고 번민했던 수많은 젊은이의 일성이 아니었나 싶다. →아쉬움이 많은 작품은. -‘천국의 신화’다. 우리 민족 상고사를 주제로 한 대작을 그리려고 했다. 필생의 역작으로 생각해 100권을 목표로 했다. 음란물 시비로 6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하다가 결국 절반가량 줄여 끝내야 했다. →최근 웹툰 심의 논란이 있었는데.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아직도 우리 사회의 자정 능력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한심했다. 하지만 웹툰 작가들에게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요즘 웹툰 작가들은 상당히 개인적이라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번 일로 한자리에 모여 뜻을 나누게 됐다. →‘천국의 신화’ 사건 뒤 필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도 있는데. -‘천국의 신화’를 하며 신명이 없어졌다. 협심증과 당뇨도 그때 생겼다. 일단 의지도, 체력도 꺾였으니 그런 평가가 있을 수 있겠다. 그렇지만 이현세라는 작가 개인에겐 전환점이 된 것 같다. 처음으로 만화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많이 부드러워지는 등 인간적으로 성숙해졌다. →한국 만화의 미래는. -출판 만화 시장이 위축된 게 문제지만 상황이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다.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공간을 찾았다. 일본을 제외하면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행복한 거다. 세계적으로 자체 시장을 갖고 있는 나라도 드물다. 일단 웹툰 체제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본다. 누구나 만화를 그릴 수 있기 때문에 또 그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져 영화, 드라마의 밑바탕이 될 것이다. 새로 제정된 만화 진흥법은 작가 스스로 해결하지 못했던 해외 마케팅에 도움을 줄 것이다. →만화가 한류 콘텐츠로 자리 잡으려면. -이미 일본과 유럽에 우리 작가들과 작품이 진출해 있는 상태다. 남은 게 미국 그래픽 노블 시장인데 작가를 직접 보내 현지에서 공략하는 게 어떨까 싶다. 동서양을 아우르는 한국형 히어로를 만들어 성공을 거둔다면 소녀시대나 빅뱅을 뛰어넘는 한류 만화 스타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 →다음 작품 계획은? -‘천국의 신화’가 끝나니 세상이 달라져 있었다. 인기 캐릭터 베스트 10에 까치와 엄지가 없더라. 까치와 엄지로 밥 먹고 살 때는 지나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내 자리를 찾으려면 보통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를 리모델링하는 작업을 10년 동안 해왔다. 내 만화를 좋아하던 독자들이 골프를 즐기고, 아이 교육에 관심을 기울이는 세대가 됐더라. 그래서 세계사·한국사와 ‘버디’를 그렸다. ‘창천수호위’ 등 이현세류 작품도 냈지만 인기가 예전 같지 않았다. 이 때문에 앞으로 작업 방향에 대해 고민이 크다. 내년이면 환갑이다. 70세 이후엔 동화를 하기로 마음먹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10년이 정말 중요한 시기다. 눈이 보이는 한 붓을 놓지 않을 것이다. 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좁은 커브길 핸들링 우수 “작아도 벤츠” 감탄 절로

    좁은 커브길 핸들링 우수 “작아도 벤츠” 감탄 절로

    벤츠가 3000만원대 콤팩트 세단인 ‘B 클래스’를 선보이며 젊은층 공략에 나섰다. 토마스 우르바흐 신임 벤츠코리아 사장은 최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열린 신형 B 클래스 출시 행사에서 “벤츠는 B 클래스를 앞세워 젊은 고객층을 집중적으로 겨냥할 것”이라면서 “20~60대 고객들에게 진정한 프리미엄 서비스가 무엇인지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신형 B 클래스를 타고 서울 강남구 학여울역에서 경기도 가평까지 달려봤다. 차체는 작은 편이지만 앞 범퍼 위 그릴에 커다란 ‘벤츠’ 엠블럼과 역동적인 디자인에서 ‘벤츠’만의 고급스러움이 묻어난다. 차 문을 열자 먼저 베이지색의 가죽 시트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바느질부터 가죽의 촉감까지 ‘역시 작아도 벤츠네.’란 감탄사가 나왔다. 기어 변속 레버는 스티어링 휠(운전대) 오른쪽에 붙는 구조(시프트 타입)로 센터페시어(실내 중앙에 에어컨, 오디오 등 조절장치가 집중된 곳) 하단의 공간 활용성을 최대화했다. 시동을 걸자 디젤 엔진 특유의 진동과 소음이 발생한 후 곧바로 안정을 찾았다. 조용했다. 다른 차종의 휘발유 엔진 같았다. 춘천 고속도로에서 가속페달을 깊게 밟자 100㎞를 순식간에 넘어섰다. 콤팩트 세단답게 차체가 높고 폭이 작아 약간의 흔들림은 있지만 스티어링 휠이 움직이는 대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움직였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온 후 2차로의 좁은 커브길에서도 핸들링의 뛰어남이 돋보였다. 스포츠 세단만큼은 아니지만 언덕에서 치고 나가는 맛도 있었다. B 클래스는 1800㏄ 직분사 터보차저 4기통 디젤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조합으로 최고 136마력, 연비 15.7㎞/ℓ를 자랑한다. 하지만 편의사항은 국산 소형차 같았다. 센터페시어 상단의 멀티미디어 모니터는 내비게이션으로 쓸 수 없었고 한글 지원도 안 돼 불편했다. 시트 위치 조절도 수동방식이었다. 기본형 가격은 3790만원, 크롬 실내 장식과 LED 등이 포함된 스포츠 패키지는 4250만원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가수 꿈꾸는 다문화가정 넬슨 이야기

    가수 꿈꾸는 다문화가정 넬슨 이야기

    다문화사회에 대한 얘기들은 많지만 아직도 수월찮은 것이 현실이다. KBS 1TV ‘KBS 스페셜’은 특별 기획 프로그램 ‘다문화 아이들: 16살, 앤드류 넬슨의 꿈’ 편을 15일 오후 10시 방영한다. 넬슨은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시즌 2에서 130만명에 이르는 경쟁자들을 뚫고 최종결선에 올라 화제를 모았다. 그 역시 다문화가정의 어려움을 안고 있다. 넬슨은 아버지가 미국인이다. 외모로 차별받을 것을 걱정해 미국에 가기도 했지만, 결국 한국에서 살기 위해 되돌아왔다. 대신 학비가 비싸더라도 외국인 학교에 다닌다는 조건으로. 공부도 곧잘 한다. 성적은 최상위권이다. 가수의 꿈을 품게 된 것은 가수라면 한국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2평 남짓한 공부방에서 녹음 테이프를 틀어놓고 노래 연습을 거듭하는 이유다. 넬슨은 또 하나의 목표가 있다. 자기처럼 다문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자신을 보고 힘을 내기를 바라는 것이다. 지난 1월 강원도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다문화 아이들을 위한 행사 무대에 선 것도 그 때문이다. 이 행사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160명의 학생 가운데 절반은 일반 가정 학생들로 구성했다. 3박 4일간의 행사 기간 동안 넬슨은 노래를 선물했다. 필리핀에 계신 외할머니의 건강 때문에 늘 걱정인 열다섯살 아영이에게 노래를 가르쳐 주기도 했다. 넬슨의 아버지는 마이애미 경찰이다. 아버지는 아들이 차별받을까 봐 늘 걱정이다. 그래서 한때 미국으로 데려오기도 했지만, 가수의 꿈을 알기에 한국으로 돌아가도록 했다. 대신 아들을 위한 노래를 만들었다. 가사는 직접 썼다. 악보를 그릴 수 없으니 전자피아노를 연주하면서 녹음하는 방식으로 곡을 완성했다. 곡은 ‘I gotta be me’(이건 내가 아니야). 넬슨은 지난 2월 마이애미의 국제장애인단체의 초청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넬슨은 아버지가 준 곡을 불렀다. 공연이 끝난 뒤 넬슨은 무언가를 펼쳐보였다. 바로 태극기였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아반떼 50% 능가 ‘벨로스터 터보’

    아반떼 50% 능가 ‘벨로스터 터보’

    현대차는 4일 준중형 벨로스터의 고성능 모델이자 국내 첫 준중형 터보 엔진이 탑재된 ‘벨로스터 터보’를 선보였다. 벨로스터 터보는 1.6 터보 GDi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m의 힘을 자랑한다. 동급인 아반떼(140마력)에 비해 50% 가까이 출력이 늘었다. 연비는 새로운 인증 기준으로 11.8㎞/ℓ(옛 연비 인증 기준 13.4㎞/ℓ)이다. 1.6 터보 GDi 엔진은 직분사 시스템과 함께 배기압력을 효과적으로 활용, 파워를 늘렸다. 또 전면부는 그릴과 LED 헤드램프가 강인한 인상을 주고, 측면부의 18인치 휠과 심플한 느낌의 사이드 몰딩으로 역동적인 스타일을 완성했다. 실내 디자인은 블루, 그레이 등 세련된 2가지 전용 인테리어 패키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후방 충돌 시 승객 충격을 빠르게 흡수해 목 상해를 최소화하는 최첨단 ‘후방 충격 저감 시트 시스템’을 앞좌석에 적용했으며, 전륜 디스크 크기를 늘려 제동성능도 한층 강화했다. 가격은 수동변속기 모델 2195만원, 자동변속기 모델 2345만원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하이힐에 사인펜으로 눈 화장…조숙한 초딩들 아이돌 모방 심각

    경기도 D초등학교에 다니는 6학년 이모(12)양은 올해 초 예비소집일에 학교를 갔다가 뜻밖의 장면을 봤다. 같은 반의 몇몇 친구들이 스키니진에 굽이 5㎝가 넘는 하이힐 워커를 신고 있었기 때문. 눈꺼풀에 아이라인을 그린 친구도 있었다. 이양은 “나만 뒤처지는 게 아닌가 싶어 그날 수업이 끝나자 지하철 지하상가로 가 5㎝ 뒷굽의 하이힐을 샀다.”고 말했다. ●초딩들 “나만 뒤처질까봐…” 일부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하이힐’과 ‘컴퓨터용 수성사인펜’으로 아이라인을 그리는 화장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연예계에 나이 어린 아이돌이 등장하면서 일부 초등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이들의 외모를 모방하는 ‘조숙 키즈’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재휘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원래 어른을 흉내 내는 것은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지만 남보다 더 빨리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받고 싶어하는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아이돌 그룹 티아라처럼 입고 싶은데 하이힐을 신어야 스타일이 날 것 같아요.”, “어디서 어린이 하이힐을 구할 수 있나요.” 등의 질문이 올라오고 있다. ●“성장기 어린이 건강 우려” 문제는 하이힐과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그리는 아이라인이 모두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 하이힐은 자라는 어린이들의 관절과 근조직에 무리를 줄 수 있고, 컴퓨터용 사인펜은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 권대규 인하대병원 소아정형외과 교수는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하이힐을 신으면 허리와 발 뒤꿈치에 무리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민경 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눈꺼풀에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아이라인을 그릴 경우 눈 점막에 자극을 줄 수도 있고, 알레르기성 피부염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제주의 또 다른 풍경…올레길은 많이 봤잖아

    제주의 또 다른 풍경…올레길은 많이 봤잖아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제주엔 연중 100일 안팎 비가 내립니다. 눈은 15일가량 옵니다.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를 찾을 경우 하루나 이틀은 궂은 날씨와 만나게 된다는 뜻이지요. 비 오는 날엔 꼭 찾아야 할 곳이 있습니다. 폭포지요. 수량이 더해진 만큼 평소 보다 훨씬 장쾌한 자태를 뽐냅니다. 특히 70㎜ 이상 많은 양의 비가 내린 뒤라면 서귀포의 엉또폭포를 반드시 찾아야 합니다. 건천(乾川)인 탓에 평소 물이 흐르지 않다가도 중산간 지역에 비가 집중되면 높이 50m짜리 폭포로 변하는데, 그 자태가 여간 빼어나지 않습니다. 여기에 텐트 안에서 비 ‘듣는’ 소리를 ‘듣는’ 맛이 각별한 글램핑, 빗물에 씻긴 유리 조형물이 보석처럼 빛나는 제주유리박물관 등 새로 생긴 시설들을 돌아본다면 비 오는 제주의 또다른 맛을 느끼게 될 듯합니다. ●봄비가 선사한 풍경의 보물 엉또폭포 서귀포엔 폭포가 많다. 천제연(22m), 천지연(22m), 정방(23m), 소정방(5m) 등 명자깨나 날리는 제주의 폭포들은 죄다 서귀포에 몰려 있다. 여기에 강정동의 엉또폭포를 더해 제주 5대 폭포라 한다. 명성으로야 엉또폭포가 가장 뒤지지만 높이에선 가장 앞선다. 제주도청 홈페이지에 따르면 높이 50m로, 도내 자연 폭포 가운데 가장 높다. 엉또는 제주 사투리 ‘엉’(작은 바위 또는 작은 굴)과 ‘또’(입구를 뜻하는 ‘도’의 센 발음)의 합성어다. 폭포 바로 옆에 굴이 뚫려 있어 엉또폭포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주민들은 ‘올란지내’라고도 부른다. 제주올레 7-1코스가 폭포 주변을 지나면서 점차 세상에 알려졌다. 엉또폭포는 일정한 수량을 유지하는 여느 폭포와 달리 비가 많이 내린 뒤에야 볼 수 있다. 폭포 자체가 건천이기 때문이다. 보통 강수량 70㎜ 이상이어야 한다고들 하지만, 50㎜ 정도만 내려도 제법 그럴싸한 폭포의 형태가 만들어진다. 다만 엉또폭포 위쪽의 중산간 지역에 비가 집중되어야 한다. 목재 데크가 깔린 산책로를 따라 5분 정도 가면 숲 가운데서 느닷없이 엉또폭포가 뛰쳐나온다. 세찬 물줄기가 벼랑 끝에서 흰 포말을 만들며 ‘엉알’(폭포 아래 움푹 파인 웅덩이)로 떨어져 내린다. 장관이다. 규모로나 자태로나 천지연 폭포 등에 뒤질 게 없다. 울창한 난대림에 둘러싸인 덕에 신비로운 느낌 마저 든다. 설령 비가 오지 않더라도 아쉬울 건 없다. 폭포의 물줄기 못지않게 아름다운 진입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엉또폭포는 오랫동안 세인의 시선에서 비켜서 있었다. 그 덕에 폭포로 들어가는 악근천 상류에 천연 난대림이 잘 보존되어 있다. 폭포 주변을 병풍처럼 둘러친 기암괴석을 보는 것만으로도 발품 판 게 아깝지 않다. 게다가 제주에서 입장료 받지 않는 곳이 어디 흔한가. 엉또폭포는 아직까지 입장료를 받지 않아 더 고맙다. 서귀포 신시가지 종합경기장에서 중산간도로를 따라 800m 정도 서쪽(중문 방향)으로 가면 엉또폭포 입구 팻말이 있다. 이 팻말을 따라 1㎞ 쯤 북쪽으로 들어가면 월산마을이 나온다. 곳곳에 표지판이 있어 찾기는 어렵지 않다. 폭포 인근까지 차로 올라갈 수 있다. 주차장도 마련돼 있다. 서귀포시 관광진흥과 (064)760-2656. ●“우리 모영 놀게 마씸”(우리 모여서 같이 놀아요) 제주엔 볼거리, 놀거리가 많다. 가족이나 연인 등 개별 여행자들에겐 그렇다. 그런데 단체가 제주를 찾는다면 어떨까. 그간 외국 관광객처럼 줄 서서 관광지 둘러보는 것 외에 단체 관광객을 위한 프로그램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반성에서 나온 것이 마이스(MICE·국제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상품 활성화다. 요즘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회장 김영진)가 각별히 신경 쓰는 분야로, 수학여행 이외의 직장인과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하는 단체관광 상품 개발과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가 지난 22~23일 전국 여행업체 관계자 등 70여명을 초청해 제주도 내 관광지에서 관련 상품 시연회를 연 것도 그 일환이다. 시연회는 팀 빌딩(Team Building)과 테마파티, 이벤트 공연 등의 부문으로 나눠 진행됐다. 각각 이름과 형식은 다르지만, 단체가 모여 즐기고 체험하는 과정을 통해 팀워크를 다진다는 맥락은 똑같다. 지금까지 개발된 마이스 상품은 팀 빌딩 25개, 테마파티 16개, 이벤트공연 16개 등 모두 57개다. 팀 빌딩은 단체 정신을 고취하는 조직강화 프로그램을 일컫는다. 말만 바뀌었을 뿐, 예전 MT(Membership Training)를 떠올리면 알기 쉽다. 리허설은 일출랜드에서 개발한 ‘우리 모영 놀게 마씸’ 중심으로 이뤄졌다. 제주도관광협회가 주최한 MICE 상품 응모전에서 1위를 차지한 상품이다. 일출랜드의 너른 공간을 활용해 해녀 물질 옷 갈아입기, 물허벅 채우기, 정낭걸기, 돌하르방 찾기, 염색체험 등 팀별 미션을 벌인다. 최대 200명까지 참여할 수 있다. 테마파티 프로그램으로 선보인 것은 제주유리박물관의 ‘투명유리 청정제주의 신비를 담다’였다. 유리공예 체험을 통해 유리의 역동적인 변화를 발견하는 동시에, 유리 조형물들이 전시된 공간에서 다양한 테마의 파티를 즐길 수 있게 했다. 아울러 신혼 부부를 위한 ‘렉씨웨딩 샹그릴라’, 생각하는 정원에서 개발한 ‘제주갈라테마파티’, 프시케 월드의 ‘어메이징 레이스(몸으로 익히는 제주어)’ 등의 프로그램도 선을 보였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홈페이지(www.hijeju.or.kr) 참조. ●럭셔리한 캠핑 ‘글램핑’ 트렌드 선도 요즘 제주의 새로운 아웃도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게 ‘글램핑’(Glamping)이다. ‘호화로운’(Glamorous)과 ‘캠핑’(Camping)의 합성어로, 아프리카 같은 오지의 화려한 텐트호텔에서 머물며 승마, 요트 등 고급 레저를 즐기는 걸 일컫는다. 글램핑을 처음 선보인 곳은 제주신라호텔이다. 2010년 10월 첫선을 보였던 ‘호텔 캠핑’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당시 제주신라는 숨비정원 한쪽에 ‘캠핑 존’을 마련, 텐트와 셀프 바비큐 시설을 설치했다. 이게 이른바 ‘대박’을 쳤다. 최근엔 수도권 등지의 특급 호텔은 물론, 일반 레스토랑에도 ‘글램핑 존’이 들어서고 있다. 제주발 글램핑 열풍이 뭍에까지 상륙한 형국이다. 글램핑 존은 캠핑 존 위쪽, 그러니까 서귀포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숨비정원에 총 8동이 조성됐다. 호텔 객실 크기의 카바나형 텐트는 바닷바람에도 거뜬한 방풍 재질로 만들어 졌다. 텐트 안에는 고급 가구와 턴테이블 위에서 LP판이 돌아가는 오디오 시스템, 피로를 푸는 족욕기 등을 갖췄다. 바비큐 재료도 한결 고급스러워졌다. 샴페인과 거위 간 테린 카나페 등으로 입맛을 돋운 뒤 바비큐가 이어진다. 꽃등심과 흑돼지 오겹살, 그리고 전복, 바닷가재 등 해산물과 단호박, 고구마 등 채소가 제공된다. 고객이 직접 요리하는 게 기본이지만, 호텔 셰프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있다. 레저 전문 도우미 GAO(Guest Activity Organizer)와 함께하는 아웃도어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올레길 트레킹, 노르딕 워킹, 승마, 요트 등 20여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간단한 다과와 음료가 들어 있는 배낭, 스틱 등은 호텔에서 준비한다. 참가비는 2만∼5만원. 글램핑 존은 오후 6시 입장해 자정까지 이용할 수 있다. 어른 1인 10만원(2인 이상 가능), 어린이 3만 5000원. 글램핑&트레킹 패키지는 34만~47만원(세금·봉사료 별도). 2박 이상부터 가능하다. shilla.net/jeju, 1588-1142. 글 사진 서귀포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영남 “칭다오 관광객 잡아라”

    영남권 5개 지자체가 중국 칭다오에서 대대적인 관광 홍보에 나선다. 부산시는 울산 경남 대구 경북 등 영남권 5개 지자체, 한국관광공사, 지역항공사인 에어부산 등과 공동으로 칭다오에서 27~29일 관광홍보활동을 편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관광마케팅은 에어부산이 지난 19일 부산~칭다오 노선에 신규 취항함에 따라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중국 관광객을 영남권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다. 28일 오후에는 칭다오 샹그릴라 호텔에서 영남권 관광홍보단과 칭다오시 정부 및 언론사, 여행사, 부산 출신 기업인, 중국동포 기업가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5개 시·도의 관광자원을 홍보하는 관광설명회 ▲관광객 유치 상담 ▲관광교류행사 및 이벤트 등이 열린다. 또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모객 마케팅을 위해 칭다오 주요 여행사를 직접 방문해 영남권의 단독 상품 개발과 판촉 방안을 협의해 나가기 위한 ‘세일즈콜’도 진행한다. 앞서 영남권 5개 시·도 및 에어부산은 19일 칭다오 공항 안에 공동 홍보관을 설치했으며 다음 달 18일까지 칭다오 지역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촉 특판행사를 갖는다. 이와 함께 다음 달 1일부터 2개월간 칭다오 시내버스에 영남권 통합이미지 광고를 하고 5월부터는 현지 여행사를 통한 영남권 상품 모객광고에 나설 방침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번 영남권 공동 홍보프로모션이 부산을 비롯해 영남권 지역의 관광자원을 칭다오 지역에 적극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학교폭력 원인을 웹툰으로 돌리는 건 억지”

    “학교폭력 원인을 웹툰으로 돌리는 건 억지”

    “웹은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준 소중한 공간이다. 유해 매체라는 빨간 딱지를 거부한다.” 인기 만화가들이 펜 대신 ‘노 컷’(검열 반대)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지난 12일 만화 ‘힙합’ 시리즈로 이름난 김수용(40)씨를 시작으로 16일까지 8명이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 앞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웹툰을 청소년 유해 매체로 지정하려는 데 반대한다.”며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오는 5월 15일까지 만화가들이 같은 자리에 설 계획이다. 지난 15일 작품 ‘그대를 사랑합니다’, ‘바보’, ‘26년’으로 잘 알려진 만화가 강풀(38)씨가 나섰다. 강씨는 “우리가 유해한 매체를 만든다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웹툰 ‘이끼’의 윤태호(43)씨, ‘신과 함께’의 주호민(31)씨도 동참했다. 방심위는 앞서 지난달 웹툰 24편을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지정하겠다는 방침을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사이트를 통해 공지했다. 일각에서 학교 폭력을 조장하는 요인으로 웹툰을 지목한 데 따른 조치다. 싸움이나 폭력 등을 묘사한 웹툰을 청소년들이 모방한다는 것이다. 웹툰 만화가들은 이에 대해 “억지”라면서 “학교 폭력의 원인을 웹툰으로 돌려 검열하려 한다.”고 반발하며 시위에 들어갔다. “골방이 아닌 거리로 나선 이유는 정책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강씨는 “학교 폭력의 원인은 지나친 입시 경쟁 등 학교 환경에서 찾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강씨는 2002년 만화가로 데뷔했다. 청소년보호법과 인터넷 활성화의 영향으로 만화책 시장이 큰 타격을 입었던 시기다. 강씨와 같은 만화가들이 설 수 있었던 것은 웹툰이 있었기 때문이다. 만화가들 사이에서 웹툰을 ‘적진에서 꽃핀 장미’로 평가하는 이유다. 인터넷이 한때 만화 독자들을 뺏어 갔지만 이제는 독자들과 만화가 만나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강씨는 “방심위의 유해 매체 지정은 만화가들의 자기 검열로 이어져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것”이라면서 “겨우 꽃피운 한국 만화가 다시 시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사연따라 연예 반세기(演藝 半世紀)…그시절 그노래(8)

    사연따라 연예 반세기(演藝 半世紀)…그시절 그노래(8)

     자고 나도 사막의 길, 꿈속에도 사막의 길/ 사막은 영원의 길, 고달픈 나그네길/낙타등에 꿈을 싣고, 사막을 걸어가면/황혼의 지평선에 석양도 애달퍼라.  <김능인(金陵人) 작사·손목인(孫牧人) 작곡·고복수(高福壽) 노래『사막(沙漠)의 한(恨)』1절> 『타향(他鄕)살이』가「히트」한데 이어서 나온 고복수(高福壽) 초기의 출세작이다. 인생을「캐러밴」에 비유해서 고달픈 생활을 읊은 이 노래는 때마침 서울 장안에 들어서기 시작한「카페」에서 마치 주제가처럼 불렸다. OK 「레코드」는 나중에 이 노래를『타향(他鄕)살이』와 한판 앞뒤에 수록해서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했다.  기사는 구슬프지만「멜러디」는 비교적 경쾌하고 부드러운 게 고복수(高福壽) 의 여타「엘러지」들과 다르다. 사실 고복수(高福壽) 의 1천곡 가까운 노래들은 거의가 비탄조다.『타향(他鄕)살이』가 그렇고『짝사랑』이 그렇듯 한결같이 서글프고 외롭고 울리는 것이었다. 설움 많은 대중들에게 그래서 더욱 많은 사랑을 받은 걸까? 그는 기생들한테 특히 인기가 있었다. 웬만한 기생은 고복수(高福壽)를 자기 술자리에 초대하는 것이 큰 자랑이었다. 공연이 있는 저녁이면 극장 앞에 기생들이 보낸 인력거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고 고복수(高福壽)는 어느 인력거를 타느냐로 고민해야 할 처지였다. 천만다행으로 고복수(高福壽)를 차지한 기생은 그날 밤 술값을 모두 부담하고 일체의「서비스」를 자청했다는 것. 물론 고복수(高福壽) 가 이런 환대를 거절할 성질은 아니었다 한다.  함께 다니는 친구들은 이따금 짓궂은 장난으로 인기독점의 그를 골탕 먹였다. 그 대표적인 예가 가수 김정구(金貞九). 김정구(金貞九)는 훨씬 뒤에「데뷔」했으니까 고복수(高福壽)의 후배인 셈인데 그는 곧잘 이 맘씨 좋고 염복 많은 선배를 골탕 먹이는 재미를 누렸다. 한번은 연애편지를 위조했다. <고(高) 선생님을 애모하는 여성입니다. 오늘밤 학교 운동장으로 나오셔요. 휘파람으로『타향(他鄕)살이』를 불러주면 제가 달려가겠읍(습)니다>  그는 이런 쪽지를 만들어서 고복수(高福壽)한테 전해주었고 그날 밤 고복수(高福壽)는 깜깜하고 텅빈 운동장에서 밤새 혼자 휘파람을 불었다는 것.(작곡가 조춘영(趙春影)씨 말)  36년도에 나온『짝사랑』은 고복수(高福壽)의 황금기를 장식했다.  아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지나친 그 세월이 나를 울립니다/ 여울에 아롱젖은 이즈러진 조각달/강물도 출렁출렁 목이 메입니다(1절)  김능인(金陵人) 작사·손목인(孫牧人) 작곡의 이 노래는 고복수(高福壽)가 생전에 제일 즐겨 불렀다.  여기서「으악새」는 특정 새이름이 아니라 우는 소리가「으악」한대서 그냥 작사자가 붙인 이름.  고복수(高福壽)는 그가 짝사랑 하던 한 여배우한테 이 노래를 편지에 적어 보냈다는 뒷얘기도 나온다.  가수와 작곡가의「콤비·플레이」가 바로 손목인(孫牧人)-고복수(高福壽)에서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고(高)의 초기「히트·송」이 모두 손목인(孫牧人) 작곡이란 점에서 손목인(孫牧人)의 존재는 무시할 수 없다.  경남 진주(晉州) 태생의 손목인(孫牧人)은 17살에 작곡 생활을 시작한 수재 작곡가 였다. 서울 경신(儆新)고보에 다닐 때는 농구선수 였는데 학교를 나오자 곧 도일(渡日), 일본(日本)고등음악학교에 들어갔다.  1년가량 작곡 공부를 하고 중퇴한 그는 귀국 후 이철(李哲)의 OK「레코드」사에 들어갔고『타향(他鄕)살이』『목포(木浦)의 눈물』(이난영(李蘭影) 노래)을 비롯한 수많은「히트」곡을 내놓았다. 뒤에 김해송(金海松·이난영(李蘭影) 의 남편·김(金)「시스터즈」의 아버지, 6·25때 납북) 박시춘(朴是春)과 함께 OK의 3총사로 불렸다.  그 중에서도 손목인(孫牧人)은 음악 이론에 제일 밝아 존경을 받았다. 작곡뿐만 아니라「피아노」「아코디언」의 명연주자로도 인기를 끌었다. 한국에「아코디언」을 제일 먼저 들여온 건 전수린(全壽麟)이지만 악극 무대서 날린 연주자로는 손목인(孫牧人)이 처음. 그가 OK「그랜드·쇼」의 지휘를 하면서「아코디언」을 메고 돌아서면 인기가수 못지 않게 많은 박수 갈채가 쏟아져 나왔다.  CMC(조선악극단)에서「스윙·밴드」를 처음으로 만들었고「재즈」를 제일 먼저 수입했으며 심지어 해방 후 대중가요 작곡가로 최초의 국민가요『자유의 종』을 만든 사람도 손목인(孫牧人). 30여년간의 그의 활동은 바로 가요계의 일보 전진을 위한 수레바퀴였다.  또 한사람 빼놓을 수 없는 게 OK「레코드」의 이철(李哲)씨.  이철(李哲)은 공주(公州) 태생으로 고학 하면서 연전(延專)을 나왔다.  그가 OK「레코드」사를 만든 것은 현송자(玄松子)라는 한 여인의 도움에서 였다. 현(玄)은 일본「메지로」(目白)대학에 유학까지 한「인텔리」여성이었는데 청진(淸進)동의 유력자의 소실 노릇을 하고 있었다.  신문 배달하는 고학생 이철(李哲)과 돈많은 집 소실 현송자(玄松子)는 남몰래 사랑을 속삭였고 결국 부부가 되었다. 결혼 후 현(玄)은 이철(李哲)이「섹소폰」을 불고 음악을 좋아하는 것을 보고 일본제국(日本帝國) 축음기회사에 부탁해서 셔울에 지점을 내게 하고 남편을 사장으로 모셨다.  현송자(玄松子)의 동창생 한사람이 바로 제국(帝國)이란 말을 버리고 남대문(南大門)로(지금의 호수그릴 옆)에 OK「레코드」라는 간판을 올렸다. 1930년의 일이다.  이철(李哲)은 기성「레코드」사와 경쟁을 하면서 가수·작곡가를「스카우트」하기 시작했다.「컬럼비아」가 뽑은 고복수(高福壽)를 끌 이철(李哲)의 재간이었다.  그는 OK「그랜드·쇼」OK「싱잉·팀」이란 2개의 악극단을 창설하여 현대적인「쇼」흥행을 시작했다.  2개의 악극단은 남북으로 전국 순회공연을 벌였는데 하는 때마다 흑자, 이들이 모여서 벌이는 서울 부민관(지금의 국회의사당) 공연은 그야말로 공전의「빅·쇼」가 되었었다. 그는 43년도 만주 공연을 앞두고 지병인 치질이 악화하여 병석에 누었다가 39세의 나이로 아깝게 세상을 떠났다. <조관희(趙觀熙) 기자> [선데이서울 73년 2월25일 제6권 8호 통권 제228호] ●이 기사는 ‘공전의 히트’를 친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39년전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기사 내용과 광고 카피 등 당시의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한권에 얼마냐고요? 50원이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한 저작권, 판권 등 지적재산권은 서울신문의 소유입니다. 무단 전재, 복사, 저장, 전송, 개작 등은 관련법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 다빈치 사라진 걸작 ‘앙기아리 전투’ 흔적 찾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의 사라진 미완성 걸작 ‘앙기아리 전투’로 추정되는 벽화의 흔적을 500여년 만에 발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AP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의 마우리치오 세라치니 교수팀은 이탈리아 피렌체의 베키오 궁전에 걸려 있는 조르조 바사리의 프레스코 벽화 ‘마르시아노 전투’에 3㎝의 구멍을 뚫어 뒷벽의 물감을 분석한 결과 안료 성분이 다빈치가 ‘모나리자’를 그릴 때 사용했던 것과 일치했다고 밝혔다. 가로 6m, 세로 3m 크기의 ‘앙기아리 전투’는 1440년 여름 앙기아리 근교에서 벌어진 피렌체 군과 밀라노 군의 전투를 묘사한 것으로, 다빈치는 1505년 작업에 착수해 이듬해 미완성인 채로 중단했다. 당시 미술사가들은 이 작품을 다빈치 예술의 최고봉으로 평가했지만 50년 뒤 베키오 궁전이 개축되면서 이 그림의 행방도 묘연해졌다. 학계에서는 건축가이자 화가인 조르조 바사리가 1563년 메디치가의 요청으로 이 벽화 위에 메디치가의 승리를 기념하는 새 벽화를 그렸다는 설이 유력하게 전해져 왔다. 한편 이번 발견을 둘러싸고 문화재 훼손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세라치니 교수가 다빈치의 작품을 찾기 위해 바사리의 그림에 구멍을 뚫은 것에 대해 미술 사학자들이 비판하고 나선 것. 이들은 “소설 ‘다빈치 코드’식 픽션 때문에 멀쩡한 다른 작품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며 탐색 작업에 반대하는 청원을 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포스트 해품달’은? 안방극장 누가 품을까

    ‘포스트 해품달’은? 안방극장 누가 품을까

    안방극장이 대대적인 물갈이를 앞두고 있다. 시청률 40%를 넘나들며 인기를 누렸던 MBC 수·목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이 오는 15일 막을 내림에 따라 그 빈 자리를 차지하려는 신작 드라마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3월에만 밤 10시대에 방송되는 미니시리즈 6편 가운데 5편이 새로 교체되면서 방송가는 지금 ‘폭풍 전야’다. ●우여곡절 끝 21일 수·목극 동시 스타트 유독 3월에 신작 드라마가 많이 몰리는 것은 방송사들이 봄개편과 맞물려 상반기에 각 사의 야심작을 내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편성 등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본래 14일에 일제히 첫선을 보일 예정이었던 방송 3사의 수·목 드라마 방송일이 MBC ‘해품달’의 결방으로 모두 한 주 연기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KBS는 ‘해품달’이 종영된 뒤 신작을 내보내기 위해 미리 4부작 드라마를 방송했으나 ‘해품달’의 종영일이 미뤄지면서 새 드라마의 방송도 한 주 늦췄다. SBS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 주를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 편성하더라도 수·목극을 동시에 첫 방송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시청률 40%가 나오는 드라마와 붙는 것을 과연 어느 방송사와 제작자가 원하겠느냐.”면서 “차라리 동시에 선을 보여 새로운 판에서 시청자들의 심판을 받는 편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 박창식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장도 “드라마를 동시에 첫방송을 시킬 경우 감독과 작가·배우들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작품에 임할 수 있고, 광고 면에서도 적어도 초반에는 특정 작품에 쏠림 현상이 일어나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포스트 해품달’은 과연 누가 될까. 새 수·목극의 면면들을 보면 상당히 화려하다. MBC에서 선보이는 ‘더킹 투하츠’는 대한민국이 입헌군주제라는 설정하에 남한 왕자와 북한 특수부대 여성 교관의 사랑이야기를 그린다. ‘베토벤 바이러스’의 홍진아 작가와 이재규 PD가 다시 손을 잡은 작품으로 국경과 신분을 뛰어넘어 사랑을 이루는 과정을 블랙코미디로 담아낸다. 남녀 주인공을 맡은 ‘흥행 보증 수표’ 하지원과 ‘만능 엔터테이너’ 이승기의 연기 호흡이 관전포인트다. 이에 대응하는 SBS ‘옥탑방 왕세자’는 요즘 유행하는 로맨스 사극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다. 조선 왕세자 이각(박유천)이 세자빈의 죽음에 얽힌 음모를 파헤치던 중 30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21세기 서울로 날아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언뜻 보면 ‘해품달’과 비슷한 설정이지만, 시간을 건너뛰는 설정으로 차별성을 두고 미스터리 스릴러의 장르적인 특성을 강조했다. KBS ‘적도의 남자’는 인간의 욕망과 엇갈린 사랑에서 비롯된 갈등과 용서를 주제로 한 정통 멜로에 복수극이 가미된 작품. 뒤바뀐 두 여인의 삶을 섬세하게 그려 호평받았던 드라마 ‘태양의 여자’를 집필한 김인영 작가의 신작으로 ‘해품달’을 제작한 외주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의 작품이다. 엄태웅, 이보영, 이준혁, 임정은 등이 출연하며 ‘태양의 여자’의 남자 버전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방송가 안팎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월·화극 안갯속… 방송사도 ‘초긴장’ 월·화극 시장도 안갯속이다. 초반 MBC 50부작 드라마 ‘빛과 그림자’가 앞서가나 싶더니 최근 SBS ‘샐러리맨 초한지’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로 올라서며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SBS는 ‘샐러리맨 초한지’의 후속으로 19일부터 새 수목 드라마 ‘패션왕’을 방송한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패션을 모티브로 젊은이들의 도전과 성공, 사랑과 욕망을 그릴 예정이다. 젊은 연기자 군단이 대거 포진한 것이 특징. 영화 ‘완득이’의 흥행 주역 유아인과 지난해 각종 영화제 신인상을 휩쓴 ‘충무로의 샛별’ 이제훈을 비롯해 신세대 스타 신세경과 걸그룹 ‘소녀시대’의 유리가 호흡을 맞춘다. KBS도 ‘젊은 피’로 승부수를 띄운다. ‘드림하이 2’ 후속으로 오는 26일부터 방송되는 새 월·화 드라마 ‘사랑비’는 신 한류스타 장근석과 ‘겨울연가’의 윤석호 감독의 만남으로 국내외에서 높은 관심을 모은 작품. 1970년대와 2012년을 오가며 시대를 초월하는 순수한 사랑의 정서를 아름다운 영상으로 그려낼 예정이다. 장근석이 상반된 캐릭터의 1인 2역에 도전하며, 상대역으로 ‘소녀시대’의 윤아가 호흡을 맞춘다. 신작 드라마의 전쟁으로 3월 방송가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대영 MBC 드라마 국장은 “과거에 비해 인기 드라마의 시청률이 후속 작품에 이어지는 후광효과가 많이 줄어들었고, 작품 자체의 경쟁력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시대”라면서 “월·화극의 경우 ‘빛과 그림자’가 시청층에서 차별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영섭 SBS 드라마 국장은 “수·목극은 색깔이 각기 다른 변형성 멜로가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해품달’의 흥행에서도 확인됐듯이 새로운 변화를 원하는 시청자들의 달라진 기호를 어떤 작품이 맞출 것인가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면서 “SBS는 올해 20~49세의 시청층을 대상으로 젊고 스타일리시한 드라마로 승부를 거는 만큼 갈수록 치열해지는 드라마 시장에서 시청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 것인지 주목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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