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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인의 역사프리즘] 권찬주, 잊지 말아야 할 4월 혁명의 어머니

    [김정인의 역사프리즘] 권찬주, 잊지 말아야 할 4월 혁명의 어머니

    올해로 4·19혁명이 66주년을 맞는다. 지난 3월 15일 경남 창원시 국립3·15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6주년 3·15의거 기념식에는 국가기념일 지정 이후 처음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 자격으로 참석해 “3·15의거 희생자 유가족분들께 진심 어린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허리 숙여 사과했다. 이 소식을 접하며 평생을 아들 김주열의 희생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며 살다 1989년 세상을 떠난 ‘4월 혁명의 어머니’ 권찬주가 떠올랐다. 그는 3·15부정선거에 항의하는 마산의거가 대통령 하야까지 이어지며 4·19혁명으로 승화하는 길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1960년 3월 15일 전북 남원 출신 김주열은 외가가 있는 경남 마산(현 창원시)에서 마산상고 합격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날 밤 그는 형과 함께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여했다가 행방불명이 됐다. 이틀 후에야 이 소식을 들은 권찬주는 3월 18일 아침 서둘러 출발해 오후에 마산에 도착했다. 먼저 마산경찰서로 달려가 “내 아들을 찾으러 왔다”고 울부짖는 그에게 경찰은 “학생들이 인민공화국 만세를 불러 잡으려 하니 산으로 숨어 들어갔다. 산에 가서 찾아보라”고 했다. 권찬주는 “내 아들이 왜 빨갱이란 말이냐”며 항의했다. 경찰서를 나온 권찬주는 사망자가 안치된 시체실과 부상자가 즐비한 병실을 정신없이 찾아 헤맸으나 아들은 어디에도 없었다. 3월 19일 권찬주는 마산일보사에 찾아가 아들의 행방불명 소식을 알렸고 그날부터 중앙 일간지도 아들을 찾는 권찬주의 애끓는 사연을 보도했다. 다음날인 3월 20일에도 아들 소식을 듣지 못한 그는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거리를 헤맸다. “내 아들 못 보았소”, “혹시 어디서 시체가 또 나왔다는 말 못 들었소”라며 만나는 사람마다 붙들고 물었다. 이후 권찬주는 날마다 경찰서, 검찰청, 변호사회, 시청, 정당 사무실을 찾아다녔고 병원을 뒤졌다. 국회 진상조사단도 만났다. 하수구도 들여다보고 인근 산도 헤맸다. 그렇게 “억세게 찾아 나섰더니” 마산 사람들이 모두 그를 알아봤다. 여성들은 권찬주의 끼니를 챙기며 김주열을 찾는 데 함께 나섰다. 그렇게 마산에서 김주열을 찾는 운동이 일어난 와중에 ‘3월 15일 밤 경찰이 시체에 돌을 달아 시청 뒤편 연못에 유기했다’는 소문이 퍼져나갔다. 3월 29일 검찰, 경찰, 자유당과 민주당 관계자, 신문기자, 거기다 500명 넘는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청 뒤편에 있는 연못의 물을 퍼냈지만 시체는 없었다. 한 달 가까이 아들을 찾아 마산 거리를 헤매던 권찬주는 남편이 아프다는 소식에 4월 11일 오전 8시 남원행 버스를 탔다. 그로부터 3시간이 지나 행방불명이 된 지 27일 만에 눈에 최루탄이 박힌 끔찍한 모습으로 김주열의 시신이 마산 앞바다에서 발견됐다. 시체를 인양하는 동안 소식을 들은 마산 시민들이 부둣가로 몰려왔다. 사람들은 ‘김주열이 자신의 끔찍한 모습을 차마 어머니에게 보여 주고 싶지 않아 어머니가 떠난 후에 바다에 떠올랐다’며 애달파했다. 김주열의 시체가 도립병원으로 운반되자 시민 3000여명이 병원을 에워싸고 범죄를 은폐한 경찰을 규탄하며 시위를 벌였다. 그날 저녁에는 수만 명의 마산 시민들이 관공서를 파괴하며 ‘이승만은 물러나라’고 외쳤다. 이날 시위는 4·19혁명에서 처음 등장한 이승만 퇴진 요구였다. 이승만 퇴진을 외친 시민들은 매일 거리에서 아들을 찾아 달라고 호소한 권찬주를 20일 넘게 지켜보며 함께 고통스러워했던 이들이었다. 김주열의 시신이 발견되자 마산 시민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분노로 들끓었다. 그로부터 한 달 후인 5월 8일 어머니의 날을 맞아 권찬주는 “귀여운 자녀들을 잃은 어머니 여러분, 우리 다같이 눈물을 거둡시다. 밝아오는 새나라 아침 햇살을 받으며 그리고 자식들이 뿌린 따뜻한 선혈이 남긴 이 민족의 넋이 헛되지 않도록 내일의 새로운 세대를 뒷받침하는 이 나라의 어머니로서 다시 한번 옷깃을 여밉시다”라는 글로 4·19혁명으로 자녀를 잃은 어머니들을 위로해 큰 울림을 주었다. 권찬주는 아들 김주열의 죽음을 “이 나라 민주 발전의 터전이 될 것으로 섭섭하기는 하나 영광스러운 죽음”으로 마음에 새겼다. 6월 하순에는 김주열의 백일재를 마친 후 김주열을 찾는 일을 도왔던 언론사와 입원 중인 4·19혁명 부상자를 위로하고자 상경했다. 그해 10월 새싹회가 수여하는 소파상을 수상하는 등 권찬주는 ‘4월 혁명의 어머니’로 국민적 추앙을 받았다. 권찬주는 평생, 심지어 2023년 4·19혁명 유공자로 건국포장을 받을 때조차 ‘김주열 열사의 어머니’로만 기억됐다. 하지만 4·19혁명에는 청년학생들뿐 아니라 권찬주를 비롯한 수많은 여성들이 참여했다는 게 명백한 사실이다. 김주열의 주검이 발견되자 마산에선 여학생부터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이 거리 시위에 나섰다. 4월 25일에는 200~300여명의 할머니들이 “죽은 학생 책임지고 리 대통령은 물러가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고 마산경찰서 안으로 들어가 경찰과 몸싸움까지 벌였다. 이제는 누군가의 어머니뿐 아니라 권찬주라는 자신의 이름으로 기억되는 나라가 되길 기대한다.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
  • 송파, 미술치료로 치매 어르신 마음 그린다

    송파, 미술치료로 치매 어르신 마음 그린다

    서울 송파구는 건국대 예술디자인대학원과 함께 치매 진단자 등을 대상으로 ‘마음을 그리는 미술정원’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구는 이를 위해 지난 7일 건국대 예술디자인대학원과 대상자 맞춤형 미술치료 프로그램 운영, 보호자 대상 심리 지원 등이 담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송파구 치매안심센터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치매 진단자와 고위험군, 치매 가족 등이 대상이다. 대학원에서 미술치료를 전공한 석사급 전문 인력이 진행한다. 참여자들은 인생 그래프 그리기, 리즈 시절 콜라주, 명화 재구성, 점토로 감정 표현하기, 색모래 작업 등 손으로 만지고 색을 고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기억을 떠올리고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말로 표현이 어려운 치매 환자도 색과 그림으로 상태를 나타낼 수 있고, 함께 작품을 만드는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했다. 구 관계자는 “기존 인지 및 운동 중심 프로그램에 미술치료를 더해 치매 치료 선택의 폭을 넓혔다”라며 “앞으로도 전문적이고 창의적인 복지 서비스를 발굴해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게 힘쓰겠다”라고 밝혔다.
  • “우린 디자이너 아닌 탐정”… 지구촌 ‘장인들의 만들기 비밀’ 찾았다

    “우린 디자이너 아닌 탐정”… 지구촌 ‘장인들의 만들기 비밀’ 찾았다

    “우리는 디자이너라기보다, 세상의 비밀을 찾아다니는 탐정입니다.” 한국의 목탁 장인부터 러시아의 마트료시카 장인, 파키스탄의 목각 장인, 핀란드의 펠트 장인까지…. 핀란드 헬싱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부부 디자이너 한국인 아무 송(왼쪽)과 핀란드인 요한 올린(오른쪽)의 디자인 스튜디오 콤파니가 20여년 동안 ‘시크릿 프로젝트’를 통해 전 세계 장인과 협업해온 여정을 선보인다. 서울 중구의 봄소풍 같은 전시 공간 피크닉에서 열리는 ‘월드 어페어’ 전시를 통해서다. 전시장 입구에서 관람객을 반기는 것은 콤파니식의 지도다. 나라 크기도 이들의 마음속 가중치에 따라 제각각이고 아예 없는 나라도 있다. 파리, 뉴욕, 밀라노 등 유명 도시가 아닌 장인이 사는 작은 마을들이 이들의 마음속에 더 중요하게 각인돼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이들은 자신들을 탐정이라고 여긴다. 여러 세대에 걸쳐 기술을 전해 온 전 세계 공방을 찾아가고 전통 시장과 길거리 상인을 관찰해 물건이 제작되고 유통되는 풍경에 주목한다. 언어는 다르지만, 이들은 모눈종이에 직접 그린 드로잉을 매개로 장인들과 소통하며 협업을 시작한다. 대화를 거쳐 새로운 물건을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은, 장인의 삶의 방식 위에 이들의 상상력을 조심스럽게 더하는 과정이자 산업화 이후 우리가 잃어버린 ‘만들기의 비밀’에 가까워지는 시도다. 그렇게 탄생한 물건들은 관람객의 시선을 오래 머물게 한다. 핀란드 전통의 펠트 신발에 콤파니 특유의 위트를 더해 어린 시절 부모님의 발등에 올라타 함께 춤을 추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댄스 슈즈’, 러시아 장인들과 협업해 탄생한 각종 야채, 과일 모양 등을 형상화한 270여 개의 마트료시카①, 우르두어 글자 형태를 활용해 동물 형상을 표현하며 파키스탄의 종교적 규율에 대한 존중을 담은 나무 조각, 경북 영천에서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젊은 장인과 함께 재해석해 만든 목탁②까지 다양한 시크릿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만날 수 있다. “우리가 왜 그리고 어떻게 물건을 만들고 그것들을 사 모으는지, 그리고 그 쓰임을 다한 뒤에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등에 대해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전시는 9월 6일까지.
  • 지리를 읽으면 보인다… 중동전쟁과 러·우 전쟁의 시작

    지리를 읽으면 보인다… 중동전쟁과 러·우 전쟁의 시작

    ‘지리’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학창 시절 지도나 보고 외울 것 많은 재미없는 과목을 떠올린다. 실제로 20세기 중후반까지 지리학은 지도를 보는 학문쯤으로 여겨지며 학문적 위상이 낮았다. 그러나 21세기 들어서 기후변화, 팬데믹, 에너지 자원 전쟁, 강대국들의 패권 전쟁 등 모든 현안의 저변에 지리가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으면서 지리학은 가장 현실적 학문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지리를 한층 재미있게 만날 수 있는 책들도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지도로 보아야 보인다 2’는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세계인의 눈길이 쏠린 호르무즈 해협을 비롯해 남중국해, 흑해, 대만해협, 홍해, 발트해 등 21세기 최고의 지정학적 격전지로 주목받고 있는 전 세계 21곳의 해협과 바닷길을 다룬다. 책에서는 바다와 대양의 전략적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바다를 자신들의 영토로 편입시키려고 하는 중국이 전 세계 바다를 통제하려는 미국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하는 것도 바닷길을 장악하기 위해서이며, 사우디아라비아는 홍해를 자신들의 호수로 만들고 싶어 하고, 이집트는 수에즈 운하 통행료로 연간 14조원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튀르키예는 흑해 출입을 사실상 통제할 권한이 있다. 이란은 이번 전쟁 이전부터 이미 호르무즈 해협이 자신들의 무기임을 잘 알고 있었고, 예멘의 후티 반군 역시 홍해를 무기로 활용하고 나섰다. 그런가 하면 ‘큐리쌤의 지리명화 1·2’는 지리와 명화를 함께 읽으며 명화 속의 장면으로 각 시대와 지역의 지리적 배경, 삶의 방식, 문화적 맥락을 풀어냈다. 책은 “사람을 그리려면 인체 해부학을 공부하는데 풍경을 그리려면 지형학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화가는 지리의 성격을 포착해 풍경을 그린다. 험준한 절벽은 인간의 두려움을 드러내고 끝없는 평야는 자유와 고독을 보여준다. 안개 낀 항구는 떠남과 귀환의 서사를 담는다. 생활이라고 부르는 모든 것은 공간과의 타협이며 지형과의 협상이다. 그래서 지리를 읽는 것은 인간을 이해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 국민의힘 ‘현역 불패’… 이철우 경북지사, 민주당 오중기와 ‘재대결’

    국민의힘 ‘현역 불패’… 이철우 경북지사, 민주당 오중기와 ‘재대결’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경북지사 후보로 이철우 현 지사를 14일 확정했다. 3선에 도전하는 이 지사는 8년 만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중기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재대결을 펼치게 됐다. 반면 대구시장 공천은 ‘컷오프’(공천 배제) 불복 파동이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태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이 지사와 김재원 최고위원의 최종 경선에서 이 지사가 승리했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후보 확정 후 “어려운 시대에 경북을 지키고 흔들리는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라는 도민의 준엄한 명령으로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제부터는 경북의 승리, 그리고 보수 우파의 재건을 위해 모두 함께 힘을 모아야 할 시간”이라고 밝혔다. 경북의 경선은 여타 후보 간 예비 경선에서 1위를 한 후보가 현역인 이 지사와 본경선을 치르는 이른바 ‘한국시리즈’ 방식으로 치러졌다. 이 지사는 경선 초기부터 ‘건강 리스크’ 등이 제기됐으나 이를 극복하고 3선 고지에 도전하게 됐다. 앞서 지난 6일 경북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한 오 전 선임행정관은 같은 당 대구시장 후보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함께 ‘원팀’으로 대구·경북을 휩쓸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은 여전히 어수선한 분위기다. 주호영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제외하고 6명 후보 간 펼쳐지는 15~16일 예비 경선을 하루 앞두고도 이 전 위원장은 불복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이날 대구시당 기자회견에서 장동혁 대표와 대구 현역 의원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장 대표가 책임지고 공정한 경선 절차를 복원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또 실망스러운 것은 저와 주 의원의 컷오프 때 대구 지역 의원들의 침묵을 목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 의원도 법원의 효력정지 가처분 기각에 대한 항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주 의원은 자신이 상위권으로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 등을 언급하며 “지금 필요한 것은 버티기가 아니라 바로잡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6인 경선을 치르고 있는 홍석준 전 의원은 이날 김 전 총리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했다. 홍 전 의원은 김 전 총리가 국회의원 시절 공공수영장, 신매시장 주차장 사업 등을 추진했다는 주장에 대해 “대구시가 처음에는 반대하다가 본인이 국비를 확보하니 마지못해 응했다고 설명했지만, 이는 명백한 가짜뉴스이며 허위사실 공표”라고 했다.
  • 李 “전쟁 당사국, 평화 향해 용기 내 달라”

    李 “전쟁 당사국, 평화 향해 용기 내 달라”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중동전쟁 당사국들을 향해 “보편적 인권 보호의 원칙 그리고 역사의 교훈을 바탕으로 세계가 간절히 바라는 평화를 향해서 용기 있는 걸음을 내디뎌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중동 상황과 관련해 인권 보호·종전 촉구 메시지를 낸 것은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지난 주말에 진행된 중동전쟁 종전 협상이 합의점을 제대로 못 찾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스라엘 방위군(IDF)의 반인권적 행위를 비판한 데 이어 “각국의 주권과 보편적 인권은 존중돼야 하고 침략적 전쟁은 부인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 ‘외교 리스크’ 논란이 일자 이날은 인권 보호와 전쟁 종식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분명히 강조하기 위해 공개 발언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도 엑스에 자신을 향한 야권의 비판과 관련해 “오목 좀 둔다고 명인전 훈수하는 분들, 훈수까지는 좋은데 판에 엎어지시면 안 된다”고 응수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이번 전쟁 과정에서 확인된 우리 경제·산업 구조의 취약점을 개선하는 노력도 박차를 가해야 되겠다”며 “대체 공급망 개척, 중장기 산업 구조 개혁, 또 탈플라스틱 경제 실현 등을 국가 최우선 핵심 전략 프로젝트로 추진해 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지난 10일 국회에서 통과된 26조 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의 “발 빠른 민생 현장 투입”도 당부했다. 부동산 정책 결정 과정에서 다주택자 등을 배제하기로 한 지시와 관련해선 “서류를 복사하는 사람들도 다 빼라”며 강력한 실행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부동산 정책에) 이해관계가 절대 침투할 수 없게 기안 용지를 복사하는 직원조차도 다주택자는 안 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주택과 부동산 정책의 논의·입안·보고·결재 과정에서 다주택자와 비거주 고가 주택 소유자, 부동산 과다보유자를 배제하도록 청와대와 내각에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과도한 형사 처벌을 지적하며 형벌 합리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형벌 합리화 추진 방안’을 보고받고 “형사 처벌이 너무 남발되면서 죄형법정주의가 사실상 무너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웬만한 일은 다 처벌을 할 수 있게 돼 있다 보니 검찰과 수사기관의 권력이 너무 커지고 검찰 국가화됐다는 비판까지 나온다”며 “사법 권력을 이용해 정치를 하는 상황까지 오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국민의 전과가 가장 많을 것이다. 웬만한 사람은 전과가 다 있다”고 덧붙였다. 삼립(구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최근 발생한 노동자 손가락 절단 사고에 대해선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을 향해 “사고 방지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발생한 사고가 아니라는 설이 있다”며 “주관적 의도에 관한 부분을 잘 체크해 보도록 하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오는 9월 개막하는 2026년 여수 세계섬박람회와 관련해 “인프라 조성과 홍보 등에 박차를 가해야 되는 시점인데 현장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점검과 지원을 주문했다.
  • 일본 ‘731부대’ 닮았네…“푸틴 연구소, 인체 대상 포탄 실험” 충격 주장 [핫이슈]

    일본 ‘731부대’ 닮았네…“푸틴 연구소, 인체 대상 포탄 실험” 충격 주장 [핫이슈]

    러시아 국방부 산하의 국립 군사 의학 연구소가 인체를 대상으로 포탄 시험을 진행해 왔다는 충격적인 주장이 제기됐다. 러시아 독립 탐사보도 매체인 프로엑트(Proekt)가 13일(현지 시간)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시설은 2015년부터 인체를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허가받은 국방부 산하 기관이다. 2018년에는 연구소 내에 과학 임상 센터가 설립돼 병상 100개와 중환자실, 외과 병동, 재활치료실 등을 갖췄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이 시설은 요새와 군사 장비를 모방한 실험 시설과 특수 시험장에서 122㎜ 및 300㎜ 구경 대포에서 발사된 포탄과의 거리가 신체 기능 장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했다. 폭발 지점과의 거리를 변화시키면서 부상 정도와 신체 기능 손상 정도 등을 분석하고, 피실험자들의 심혈관계와 신경계를 모니터링했다. 즉 각각의 포탄이 몇 m 거리에서 폭발했을 때 어떤 부상이 발생하는지를 실험으로 측정하고, 폭발 충격이 신체에 미치는 즉각적인 생리 반응을 기록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매체 유나이티드24는 해당 보고서를 인용해 “문제의 연구소는 실제 인체를 대상으로 극한 환경에서의 보호 장비와 신형 군사 장비 등을 시험했다”면서 “이는 2018년 발생한 노비촉 독살 사건 등 화학 무기 프로그램과도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언급된 노비촉 독살 사건은 2018년 영국에서 활동하던 러시아 출신 전직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에 대한 독살 시도로, 당시 국제 사회는 러시아가 소련 시절 개발한 군사용 신경 작용제인 노비촉을 이용해 부녀를 암살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해당 보고서 내용이 사실이라면 문제의 연구소가 살아있는 피실험자를 폭발 중심에 세우는 극단적인 실험을 하지는 않았으나, 일정 거리 밖에 사람을 세우고 살상 효과를 분석하기 위한 인체 실험을 시행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러시아 연구소의 실험이 안전 기준을 확립하기 위한 방호가 목적이 아니라 사람을 대상으로 포탄이 어디까지 접근했을 때 죽거나 무력화되는지를 데이터화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윤리적으로 상당한 논란이 될 수 있다. 프로엑트는 “이 실험들은 적군의 병력을 파괴하거나 무력화하는 데 필요한 특정 포탄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군 자원병들을 활용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군 내부의 조직적 학대 꾸준히 논란러시아군이 자국 병사들을 상대로 조직적 학대를 저지르고 있다는 의혹은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달 22일 영국 데일리메일은 “러시아군 지휘관들이 아군을 구타하고 전기 고문하거나, 식량을 주지 않고 영하의 기온에 발가벗긴 채 나무에 묶는 등 가혹 행위를 하는 모습의 영상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옷이 대부분 벗겨진 남성 두 명이 구덩이에 누워 있고 지휘관으로 보이는 남성이 그들에게 크게 소리를 지르며 근처 땅에 총을 쏜다. 해당 지휘관은 “명령을 따르는 법을 이해할 때까지 며칠 더 그곳에 누워 있어라”라고 명령한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두 남성이 진흙탕을 기어가고 지휘관이 이들에게 흙을 뿌리거나 구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키어 자일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 선임 자문 연구원은 데일리메일에 “러시아군은 그 군대가 속한 사회를 반영한다. 그리고 그 사회는 폭력과 갈취, 부패가 만연한 사회”라면서 “러시아 사회 구조는 언제나 조금이라도 권력을 가진 자가 그것을 최대한 악용하는 걸 기반으로 구축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군이나 북한, 탈레반은 유럽 군대와는 다른 방식으로 행동한다는 점이 중요하다”면서 “러시아군은 현대화를 시도하고 병사들을 학대하는 극단적인 제도를 폐지하려 노력했지만 완전히 성공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 “트럼프 미쳤나” 우파서도 터졌다…예수 사진 올렸다 삭제 [핫이슈]

    “트럼프 미쳤나” 우파서도 터졌다…예수 사진 올렸다 삭제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친 언행이 미국 안팎에서 다시 거센 논란을 부르고 있다. 그는 지난주 이란 문명 파괴를 거론한 데 이어 교황을 공격하고 자신을 예수처럼 연상시키는 인공지능(AI) 이미지까지 올렸다가 삭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이런 행보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 상태 논란에 다시 불을 붙였다고 보도했다. 비판은 민주당에만 그치지 않았다. NYT에 따르면 한때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거나 우호적이었던 우파 인사들도 공개적으로 우려를 드러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결별한 마저리 테일러 그린 전 공화당 하원의원은 이란 문명 파괴 위협을 두고 “강경한 수사가 아니라 광기”라고 비판했다. 극우 성향 팟캐스터 캔디스 오언스는 트럼프 대통령을 “집단학살적 미치광이”라고 불렀다. 알렉스 존스도 횡설수설을 문제 삼으며 정신 상태에 의문을 제기했다. 트럼프 1기 백악관 변호사였던 타이 코브는 “분명히 미쳤다”고 했고, 스테퍼니 그리셤 전 백악관 대변인도 “그는 분명히 정상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반격에도 나섰다. 소셜미디어에 장문의 글을 올린 뒤 오언스와 존스, 메긴 켈리, 터커 칼슨 등을 “지능지수(IQ)가 낮은 사람들” “골칫거리들”이라고 비난했다. NYT는 이런 격앙된 반응 자체가 차분한 해명과 거리가 멀다고 짚었다. ◆ “수정헌법 25조” 거론까지…‘예수 사진’ 삭제 왜 했나 민주당은 최근 언행을 계기로 수정헌법 25조를 다시 꺼내 들었다. 대통령이 정상적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부통령과 내각 과반이 판단하면 권한을 정지할 수 있는 조항이다. 제이미 래스킨 하원의원은 백악관 주치의에게 인지 저하와 치매 징후 평가를 요구하는 서한까지 보냈다. NYT가 인용한 2월 로이터·입소스 조사에서는 미국인의 61%가 트럼프 대통령이 나이가 들며 더 불안정해졌다고 답했다. “정신적으로 또렷하다”는 응답은 45%에 그쳤다. 최근 논란을 키운 상징적 장면은 그가 자신을 예수처럼 보이게 한 AI 이미지를 올렸다가 삭제한 일이었다. 그는 나중에 “예수가 아니라 의사처럼 보이는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종교 보수층 내부에서도 반발이 적지 않았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교황 레오 14세를 공격한 직후 이런 이미지를 올렸다가 삭제한 점에 주목했다. ◆ 우군까지 흔든 트럼프식 과잉 도발 다만 NYT가 주목한 대목은 ‘정신이상설’의 진위가 아니다. 그가 왜 이런 게시물을 올렸고 왜 이례적으로 삭제까지 했는지가 더 핵심이다. 반복된 과잉 도발이 일부 지지층에도 부담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 이번 논란의 더 직접적인 핵심으로 읽힌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기 들어 더 자주 욕설을 썼다. 그는 더 길게 말했고 사실과 다른 발언도 반복했다. 아버지 출생지를 잘못 말하거나 가공의 전쟁을 끝냈다고 주장했다.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를 혼동하기도 했다. NYT는 이런 스타일을 닉슨의 ‘미치광이 이론’과 비교하면서도 이번에는 단순한 협상술 논쟁을 넘어섰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도 이란 문명 파괴 위협에 대해 “그렇게 할 의향이 있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NYT는 미국 역사에서 대통령의 정신 건강 논란이 없었던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처럼 그 논쟁이 이렇게 공개적이고 집요하게 이어진 사례는 드물다고 봤다. 특히 1기 때처럼 그를 제어하려는 참모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번 파문은 트럼프식 과잉 도발이 이제 야당을 넘어 지지층 내부에서도 균열을 부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 “이재명과 트럼프, 공통점 있다” 놀라운 분석 왜?…美언론, 차기 대선도 언급 [핫이슈]

    “이재명과 트럼프, 공통점 있다” 놀라운 분석 왜?…美언론, 차기 대선도 언급 [핫이슈]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권 승리 방식 등을 분석하고 유사한 점을 지목했다. 폴리티코는 13일(현지시간) 최근 열린 헝가리 총선에서 페테르 머저르 티서당 대표가 장기 집권하던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피데스당을 무너뜨리고 정권 창출에 성공한 사례를 주목한 칼럼을 게재했다. 머저르 대표는 피데스당 안에서도 무명에 가까운 정치인이었으나 오르반 전 총리와 결별하고 신당을 창당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폴리티코는 “머저르 대표는 한국과 프랑스, 그리스, 아르헨티나부터 미국까지 흩어져 있던 성공적인 ‘반골’ 정치인 그룹에 합류했다”고 평가하며 미국과 한국의 정치를 비교·분석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공화·민주 거대 양당 체제가 공고한 미국의 정치적 풍토에서는 머저르 대표처럼 기존 정당에 대한 ‘파괴적 변화’를 통해 신당을 성공시킬 가능성이 매우 작다. 대신 기존 정당의 내부에서 그 당을 장악하는 방식이 주로 이용되는데, 폴리티코는 가장 가까운 예로 트럼프 대통령을 들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은 풀뿌리 지지를 바탕으로 기존 조직을 접수하고 견고한 지도부를 밀어내며 새로운 이미지로 재구성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이를 통해 기존의 공화당과는 다른 공화당을 만들어냈다”면서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와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도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이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거대 양당 틀 속에서 민주당의 전통적 주류 세력인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과는 다른 독자적 세력화에 성공하고 이를 통해 당권과 대권을 거머쥐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폴리티코는 “이런 정치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유형의 후보가 필요하다”면서 “미국 공화당의 차기 대권은 기존의 정치 지도자로부터 후계자로 지명될 차례를 기다리는 ‘출세지향형’ 인물이 아닌, 파괴와 투쟁을 통해 그 자리를 차지할 준비가 된 인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공화당은 80대의 인기 없는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대선 후보로) 자신의 후계자를 지명하도록 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머저르 대표 “트럼프·푸틴에 전화 안 해”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를 받아 온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총선에서 대패한 뒤 머저르 대표는 곧장 전 정권 지우기에 돌입했다. 그는 13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매우 중요한 파트너이며 좋은 관계가 필요하다”면서도 “그에게 전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밀착했던 전임 총리의 외교 방식과는 궤를 달리하면서도 실리를 챙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도 전화하지 않겠다. 대신 러시아와는 실용적 관계를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르반 총리가 러시아를 ‘사자’에, 헝가리를 ‘생쥐’에 비유해 굴욕 외교 비판을 받았던 일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르반 총리의 패배는 미국 보수 지지층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폴리티코는 “이번 결과는 백악관에 좌절인 동시에, 유럽에서 가장 가까운 미국의 동맹(오르반 총리)에게는 굴욕”이라며 “오르반 총리의 참패는 자신과 갈등을 빚는 유럽에서 헝가리를 우군으로 확보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외교적 타격을 입혔다”고 평가했다. CNN은 “포퓰리즘이 매일, 매주 뉴스에서 승리하려면 지속적인 ‘적’이 공급돼야 한다”며 오르반 총리가 “비정부기구(NGO), 자유주의 대학, 조지 소로스, 성소수자 운동, 유럽연합 등 많은 적을 찾아냈지만, 결국엔 적이 바닥났다”고 꼬집었다. 뉴욕타임스는 “오르반 체제의 우익 포퓰리스트들이 ‘정치는 늘 TV와 냉장고의 긴장을 포함한다’는 러시아 격언을 무시했다”며 “오르반 총리는 모든 것을 TV에 걸고 방대한 미디어 조직을 동원해 그의 반대자들을 비난했지만, 경제적 실패가 끝내 그의 발목을 잡았다”고 분석했다.
  • 대박! 벌써 수박!

    대박! 벌써 수박!

    현대그린푸드가 14일부터 21일까지 공식 온라인몰 ‘그리팅몰’을 통해 경남 함안 지역에서 올해 처음 출하된 ‘함안 참박 수박’ 예약 판매를 진행한다고 13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직원들이 경기 성남시 현대백화점 판교점 식품관에서 함안 참박 수박을 소개하는 모습. 현대백화점 제공
  • [열린세상] 김종삼 시인을 기리는 숨은 손들

    [열린세상] 김종삼 시인을 기리는 숨은 손들

    한국전쟁 이후 결핍과 부재의 현실 속에 절제와 여백의 미학으로 가장 완성도 높은 서정시를 남긴, 그러나 가난하고 외롭고 고독하게 살다 간 김종삼 시인. 그를 기리는 시문학상의 아홉 번째 시상식이 얼마 전 소박하지만 정감 어리게 치러졌다. 문인의 이름을 딴 문학상 제정은 그 문인의 문학 정신과 작품 세계를 잇는 전통적이고 가장 영예로운 방식이다. 그래서 문인의 이름으로 주는 문학상은 해당 문인을 배출한 지역 자치단체나 대기업 또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유족들에 의해 성대하게 운영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비해 김종삼시문학상은 예외적이다. 황해도 출신으로 월남한 김종삼은 영원한 보헤미안이었다. 고전음악에 심취했으나 경제적으로는 무능력한 어린아이 같은 시인이었다. 김수영·김춘수와 함께 ‘3김 시인’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세상이나 문단 권력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 시인을 기억하고 기리는 숨은 손들에 의해 김종삼시문학상과 추모 사업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가난과 술로 인한 건강 악화 등 힘겨운 만년의 삶을 접고 1984년 12월 김종삼 시인이 타계하자 많은 문단 동료와 독자들은 슬픔과 안타까움으로 그를 보냈다. 그리고 청하출판사를 운영하던 장석주 시인이 1990년 김종삼문학상을 제정하고 이듬해 첫 수상자로 황동규 시인을 선정, 시상하였지만 경영난으로 더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어 인사동에서 밥집을 운영하던 박중식 시인이 앞장서 모금 운동을 벌여 1993년 12월 경기도 광릉 인근 식당인 수목원가든 마당 한 편에 김종삼 시비를 건립했다. 이 시비는 2011년 12월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고모리 저수지 인근으로 이전됐다. 이를 계기로 대진대 서범석, 이병헌, 심재휘 교수 등이 중심이 돼 2012년 김종삼 시인 기념사업회를 결성했다. 그리고 이면재 대진대 총장의 결단으로 2017년 김종삼시문학상을 제정하고 운영위원회를 구성, 이듬해 첫 시상식을 치르면서 김종삼 시인을 기리는 일은 탄탄한 궤도에 올라선 듯했다. 하지만 이 총장의 임기가 끝나자 지원도 끊기면서 상은 4회를 끝으로 중단 위기를 맞았다. 이때 ‘김종삼의 시를 찾아서’를 저술한 운영위원장 이숭원 평론가가 어느 익명의 독지가가 조건 없이 10년 동안 상을 운영할 수 있도록 후원하기로 했다는 기쁜 소식을 가져온 덕에 중단 위기를 딛고 지금까지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김 시인의 문학 정신을 이어 오고 있다. 그렇게 5년이 지나고 그 독지가가 이춘계 동국대 명예교수라는 사실이 올해 수상작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알려졌다. 지난 2월 초 별세한 이 교수는 한국 사회사와 고대 한·일 관계사 연구에 큰 업적을 남긴 부군 최재석 고려대 명예교수가 작고하자, 상속받은 강남의 아파트를 고려대에 기부해 장학기금을 만들었다. 또 한국사회사학회에 10억원을 기부해 최재석학술상을 제정하는 등 후학 양성에 기여한 바 있다. 그리고 그즈음 동생인 이숭원 평론가로부터 김종삼시문학상의 딱한 사정을 듣고 흔쾌히 기부에 나선 것이다. 무엇보다 시조계의 큰 별 이태극 시조 시인의 장녀이기도 한 그가 아버지 기념사업이 아닌, 삶의 변방에서 그늘을 노래한 김종삼 시인을 기리는 데 기부했다는 사실이 더욱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시인의 삶이 그랬듯이 김종삼시문학상이 걸어온 길을 보면 사연도 곡절도 많지만 후의로 가득하다. 자발적으로 재능 기부하는 운영위원들, 연고 없는 김종삼 시비를 따뜻하게 품고 관리하는 소흘읍 고모리 주민들, 수상 소식을 듣고 대구에서 몇 번의 환승을 거듭하며 올라와 시상식 전 김종삼 시비에 참배한 장옥관 시인 등. 이런 마음이 문학을 사랑하고 예술을 지키는 정신일 것이다. 약속받은 5년이 지난 이후에 김종삼시문학상이 어떻게 될지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이런 숨은 손들이 있는 한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곽효환 시인·경남대 교수
  • [길섶에서] 봄밤에

    [길섶에서] 봄밤에

    잘 버리지 못하는 나는 큰마음을 먹어야 무엇 하나라도 버린다. 내보내지 못해 그저 끼고 있는 것이 두레상이다. 언제고 한번은 활짝 펼쳐 저녁밥을 먹어야지. 고단한 날에는 먼지가 쌓인 두레상 쪽으로 마음이 기웃거린다. 봄은 어떻게 왔던가. 안방에 웅크렸던 두레상이 슬금슬금 문지방을 넘어 나오면 봄이었다. 오늘 저녁상은 어디에 펼까요. 아무도 묻지 않아도 살구꽃보다 환한 두레상이 안마루에 둥글게 벙글어진 저녁. 봄은 우리 곁에 왔다. 다섯도 여섯도 숟가락만 걸쳐라, 품이 벌어진 밥상에서 그릇소리 잘게 부서지던 때. 그 밥상 생각이 나면 모닥불가에 둘러앉은 듯 무릎이 따듯해진다. 이런 봄저녁에는 있지도 않은 대문을 크게 열고, 있지도 않은 마당을 지나, 있지도 않은 안마루에 털퍼덕 주저앉았으면. 어서 오너라, 천천히 먹어라. 어서 가서 오래 먹던 둥그런 밥상에서 세월아 네월아 숟가락을 들었으면. 이마처럼 깨끗한 마당에 고인 달빛, 어디에도 모서리가 없던 저녁. 모서리가 없던 곳으로 자꾸 고개를 돌린다. 그리운 것들은 너무 멀리 가 있다.
  • [세종로의 아침] 배는 물 들 때 띄우는 것

    [세종로의 아침] 배는 물 들 때 띄우는 것

    방탄소년단(BTS)의 경복궁 앞 컴백 공연 날, 전 세계 넷플릭스 화면에 낯설고도 강렬한 장면이 펼쳐졌다. 화면 오른쪽에 ‘서울신문’ 한글 로고가 대문짝만 하게 박혔고, 왼쪽으로는 ‘KOREANA’ 호텔의 영문 간판이 배경처럼 자리했다. 그 너머로 BTS 공연장이 광화문 처마 아래 빛나고 있었다. 이 장면을 연출한 이는 외국인 감독이다. 당시 그는 생중계를 앞두고 세계인에게 어떻게 이 공연을 역동적으로 전달할지를 고민했을 것이다. 한국인만 보는 공연이 아닌 터라 ‘이 공연이 어디서 열리고 있는가’를 중간중간 각인시켜야 했고, 그 위에 BTS 공연을 오차 없이 담아내야 했다. 그런 고민 끝에 한글 간판, 영문 지명, 세종대로, 그리고 조선 왕조의 궁궐이 한 화면에 액자처럼 담기는 앵글이 탄생했을 것이다. 세트장을 제작한다 해도 이보다 완벽할 순 없었을 터. 감독은 아마 화면 전환 버튼을 누를 때마다 가슴이 저릿저릿했을 것이다. 요즘 광화문과 세종로 일대를 걷다 보면 서울 한복판에 세계의 시장을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을 받는다. 영어, 중국어는 물론이고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는 언어들이 귓가를 스친다. 봄철 성수기가 본궤도에 오르면 각국 언어가 귓전으로 쓰나미처럼 밀려올 테다. 마침 반가운 소식도 이어졌다. 관광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전쟁 같은 이슈에 묻혀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지만, 관광업계에선 무척 비중 있는 뉴스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국가관광전략회의를 직접 주재하도록 한 것이 눈에 띈다. 그동안 관광은 사실상 문화체육관광부 한 부처가 홀로 짊어지던 영역이었다. 비자, 항공, 숙박, 교통, 콘텐츠가 얽히고설킨 산업임에도 종합 전략을 짜기 어려웠다. 이를 대통령이 직접 챙긴다는 건 관광을 국가 어젠다로 격상시키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이웃 나라 일본 관광이 좋은 선례다. ‘요코소 재팬’(어서 오세요 일본으로), ‘오모테나시’(환대)라는 슬로건 아래 일본은 20년 가까이 관광 정책을 일관되게 밀어붙였다. 정권이 바뀌어도 관광 진흥의 기조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 결과 이제는 정부가 홍보하지 않아도 여행자들이 스스로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는 나라가 됐다. 물론 일본도 고민은 있다.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이다. 도시 역량이 뒷받침할 수 없을 만큼 관광객이 몰려들자 몇몇 명소에선 ‘간코 고가이’(관광객 공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일본 내각은 지난달 말에 2030년까지 수행할 ‘제5차 관광입국추진기본계획’을 승인했다. 총 11가지 정량 지표도 제시했다. 손에 들어온 기회를 더욱 단단히 쥐겠다는 뜻이다. 한국 관광의 실무 사령탑이라 할 한국관광공사도 긴 공백 끝에 새 수장을 맞았다. 한국 관광의 판을 새로 짤 절호의 기회다. 일본처럼 적어도 10년은 이어질 수 있는 중장기 전략을 지금 설계해야 한다. 정권이나 장관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을 관광 생태계의 뼈대를 세워야 한다. 전략의 방향은 분명하다. 양보다 질, 전국으로 고르게 퍼지는 과실 분배, 그리고 재방문을 이끌어 내는 콘텐츠다. BTS의 공연이 확인해 줬듯, 세계인이 원하는 건 원형질의 한국이다. K컬처가 만든 거대한 K팬덤을 관광으로 연결하는 정교한 통로를 만드는 것, 그것이 지금 해야 할 일이다. 관광은 단순히 외화를 벌어들이는 산업이 아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지역 소멸이 현실이 될 한국에서 관광은 공동체를 떠받치는 국가적 구성 자산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지금 당장 내 회사, 우리 지역 몫 챙기기는 잠시 접어도 좋다. 모두가 한 방향을 보고 보폭을 맞출 때다. 배는 물 들어올 때 띄우는 것이다. 관광기본법에 세계인의 시선까지, 조건은 농익었다. 거시적 안목과 단단한 결의만 있다면, 우리는 이 물결 위에 여태 보지 못한 큰 배를 띄울 수 있다. 썰물은 반드시 온다. 이 흐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후손들이 “그때 왜 머뭇거렸느냐”고 묻게 될지 모른다. 손원천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 “파격 지원금·경제 효과 잡아라”… ‘대형 원전·SMR’ 유치전 올인

    “파격 지원금·경제 효과 잡아라”… ‘대형 원전·SMR’ 유치전 올인

    대형 원전 2기 유치 총력전울주, 확보된 한수원 부지가 강점추가 보상·이주 없이 사업 속도전영덕 군민 86% “유치 찬성” 열기일자리 창출·인구 유입 등 기대감SMR 1호기 유치 각축전경주 이미 SMR 국가산단 조성 중연구·제조 인프라 시너지 내세워기장 고리 7·8호기 부지 활용 가능1호기 영구 정지로 송전망도 여유영남권 4개 지방자치단체가 신규 대형 원자력발전소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 건설을 위한 부지 유치 경쟁에 뛰어들면서 한국 원전 산업의 시계도 다시 빠르게 돌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원전 적기 건설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의 폭발적 성장,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과 중동 전쟁 확전 우려로 촉발된 에너지 안보 위기까지 맞물리며 국가적 생존 과제로 부상했다. 이런 흐름의 중심에서 울산 울주군, 경북 영덕군, 경북 경주시, 부산 기장군이 각기 다른 전략을 내세워 치열한 원전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신규 원전 후보지 6월 말까지 선정 한국수력원자력은 신규 원전 유치를 신청한 4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오는 6월 말까지 최종 부지 선정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한수원은 상반기 중 기초 조사와 현장 실사를 마무리한 뒤 외부 전문가 중심의 부지선정평가위원회를 통해 공정한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평가 항목은 부지 적정성, 환경성, 건설 적합성, 주민 수용성 등 4개 분야다. SMR은 2028년 표준설계인가와 2030년 건설 허가를 거쳐 2035년 가동에 들어간다. 대형 원전은 2029년까지 행정 절차를 마친 뒤 건설에 착수해 2037~2038년 상업 운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울주군과 영덕군은 대형 원전을, 경주시와 기장군은 SMR을 놓고 각각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규 원전 2기는 역대 33·34번째 원전이 된다. 국내 1호가 될 SMR은 대형 원전 출력의 2분의 1 수준인 소형 원자로로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미래형 원전이다. 공기와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입지 제약도 적어 AI 시대 전력 공급원으로 기대받고 있다. 원전 유치 지자체는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등에 따라 지역 발전을 위한 다양한 지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지원금은 크게 일시적인 특별 지원금과 장기적인 기본·사업자 지원금, 그리고 지방세 수익으로 나뉜다. 특별 지원금은 건설비의 2% 수준에서 일회성으로 지급된다. 이 재원은 주로 도로, 항만 구축 등 지자체의 대규모 지역 개발사업에 집중 투입돼 지역 경제의 기반을 닦는 데 사용된다. 기본 및 사업자 지원금은 발전량을 기준으로 원전 가동 기간(대형 원전 60년, SMR 80년) 동안 매년 지급된다. 용도는 주민 복지 증진, 장학사업, 의료 및 문화 시설 확충 등 실질적인 주민 삶의 질 개선에 쓰인다. 지방세법에 따라 발전소가 해당 지역에 내는 ‘지역 자원 시설세’도 있다. ●울주군·영덕군 ‘대형 원전’ 총공세 이에 4개 지자체는 모두 원전 입지로서의 우수성을 강조하며 전방위적인 유치 공세를 펼치고 있다. 먼저 울주군은 서생면 새울원전 인근에 대형 원전 2기를 추가 유치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군은 지난달 17일 지자체 중 가장 먼저 유치 신청서를 제출하고 주민 70여명이 참여한 ‘릴레이 대행진’을 통해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들은 서생면 한수원 인재개발원에서 군청까지 29.2㎞를 도보 행진한 뒤 주민 3만 3000명의 염원이 담긴 서명부를 군과 의회에 전달했다. 울주의 최대 강점은 이미 확보된 부지다. 후보지인 한수원 인재개발원 용지는 원전 2기를 즉시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추가적인 보상이나 주민 이주 문제가 없어 사업 속도를 낼 수 있다. 손복락 범대책위원회 추진위원장은 “전력 수요처와의 인접성 및 송전망 구축 등 경제성 면에서 울주군이 독보적”이라며 “중동 전쟁 등 글로벌 에너지 위기 상황을 감안할 때 울주군만 한 입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영덕군도 지난달 신규 원전 유치 신청서를 제출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군민 14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86%가 찬성할 만큼 지역 내 유치 열기가 뜨겁다. 군은 과거 천지원전 예정 부지로 검토됐던 약 323만㎡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미 입지 검토가 상당 부분 진행된 데다 한수원이 부지의 약 18%를 확보해 사업 추진의 현실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군은 이번 원전 유치를 지역 산업 구조를 재편할 결정적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기반 산업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인구 유입, 지역 경제 활성화 등 강력한 부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과거 원전 백지화의 아쉬움을 딛고 일어서려는 군민의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다”며 “영덕을 동해안 에너지 산업의 거점 도시로 만들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경주시·기장군 ‘SMR 1호기’에 사활 경주시는 SMR 1호기 유치를 위해 시민설명회를 마치고 긍정 여론 확산에 힘을 쏟고 있다. 경주의 핵심 경쟁력은 이미 조성 중인 국내 유일의 ‘SMR 국가산업단지’와 ‘문무대왕과학연구소’에서 나온다. 이를 통해 연구개발부터 실증, 제조, 운영에 이르는 전 주기 산업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점을 차별화된 당위성으로 내세우고 있다. 정부와 한수원의 ‘혁신형 SMR(i-SMR)’ 기술 개발 상용화가 이번 유치전의 핵심인 만큼 경주는 연구 인프라와 제조 산업의 결합을 통해 최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입지적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시는 SMR 1호기 유치로 에너지 산업 클러스터를 완성해 글로벌 SMR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SMR 유치는 경주의 미래 100년 먹거리를 결정할 중대한 사업”이라며 “정부 및 관련 기관과 긴밀히 소통하며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기장군은 차세대 SMR 유치를 두고 경주시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기장군은 군의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지난달 유치 신청서를 제출했다. 군은 고리 7·8호기 예정 부지를 활용할 수 있어 별도의 주민 이주 절차 없이 신속한 착공이 가능하다는 점을 최대 강점으로 꼽는다. 또한 고리 1호기 영구 정지 이후 확보된 기존 송전망의 여유 용량 역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군은 원전의 설계부터 건설, 운영, 해체에 이르는 ‘원전 전 주기’를 완성한 상징적 장소이자, K원전의 세계적인 위상을 세운 본거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탄탄한 부지와 전문 인력, 독보적인 운영 경험을 발판 삼아 미래 첨단 에너지 산업의 메카로 재도약하겠다는 청사진으로 주민 공감대를 넓히고 있다. 지자체들이 원전 유치에 사활을 거는 배경에는 파격적인 재정 지원과 인센티브가 있다. 원전 유치 시 지자체는 매년 수백억원 규모의 법정 지원금을 확보할 수 있으며 지역 인재 우선 채용과 인프라 확충 등 막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누리게 된다.
  • 황톳길, 족욕 그리고 차 한잔… 도봉 주민 일상 속 휴식처[현장 행정]

    황톳길, 족욕 그리고 차 한잔… 도봉 주민 일상 속 휴식처[현장 행정]

    “누구나 자연 누리고 활력 얻길”‘발바닥공원’ 안에 체험장 운영 족욕장·온열석·차담실 등 갖춰 서울 도봉구 방학동 발바닥공원이 현대인의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도심 속 치유 거점’으로 탈바꿈했다. 오언석 도봉구청장은 지난 8일 ‘발바닥공원 힐링센터’ 시설을 점검하고 “구민 누구나 일상 속 쉼을 누리고 자연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마련된 도봉구의 새로운 휴식처”라고 설명했다. 구는 기존 도봉환경교육센터 별관으로 사용하던 건물을 리모델링해 센터를 조성하고 지난달 24일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13일 구에 따르면 센터는 연면적 137㎡ 규모에 족욕장(8개탕), 온열의자(6석), 차담실 등으로 구성됐다. 상시 프로그램으로는 13세 이상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힐링 체험’이 있다. 약 1시간 동안 온열 치유와 족욕, 차 명상을 즐기며 심신을 이완할 수 있다. 족욕장에는 편백 볼, 손가락 마사지기, 족욕제 등과 인기 도서가 있다. 쌍문4동 주민 김영옥(71)씨는 “발바닥공원에서 운동을 마친 후에 온열과 족욕으로 따뜻하게 몸을 녹이니 시원하고 아주 만족스럽다”며 “처음에는 사람이 없더니 이제는 아침부터 줄을 서야 할 정도로 단골이 늘었다”고 전했다. 개관 이후 지난 10일까지 센터 누적 방문객은 245명에 이른다. 자연 자원을 활용한 특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숲 오감 산책과 맨발 걷기, 치매 예방 체조를 병행하는 ‘정원 치유’를 비롯해 영유아를 위한 생태 놀이와 향기 주머니 만들기가 있다. 또한 나만의 작은 정원을 꾸미는 ‘원예 치유’, 생활 소품을 제작하는 ‘목공 치유’ 등도 마련됐다. 앞서 구는 발바닥공원에 이끼원과 포토존, 수목 식재 등을 통해 매력 가든을 조성하고, 황톳길 미관을 개선했다. 이용료는 힐링 체험과 특별 프로그램 모두 회당 2000원이다. 특히 65세 이상과 장애인, 다둥이 행복카드 소지자, 다문화 가정, 북한 이탈 주민에게는 50% 감면 혜택을 제공하며 기초생활수급자와 국가유공자, 유아·청소년 등은 무료다. 운영 시간은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힐링 체험은 현장에서 바로 접수해 이용할 수 있으며, 특별 프로그램은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 시스템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오 구청장은 “생활권에서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 힐링 공간을 마련하고자 했다”며 “구민 누구나 이곳에서 자연을 누리고 활력을 얻어갈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느림의 미학’이 던진 묵직한 인생투

    ‘느림의 미학’이 던진 묵직한 인생투

    느리지만 열정 가득한 중년 야구팀철거 앞둔 홈경기장서 마지막 투혼 시간을 왜곡하는 것으로 스러지는 공간을 기억할 수 있을까. ‘타임아웃이 없는 시합’ 야구를 통해 시간의 의미를 되묻는 영화가 있다. 또박또박 흘러가는 시간을 멈출 도리는 없지만, 힘을 모아서 아주 살짝 뒤틀어볼 수는 있을지도 모른다. 영화계가 주목하는 신인 카슨 룬드 감독의 첫 장편 ‘마지막 야구 경기’가 오는 22일 개봉한다. “이퍼스볼은 느린 구속으로 타자를 당황하게 해서 헛스윙을 유도하는 거야. 커브볼처럼 보이게 던지는데 힘을 뺀 거지. 타자도 그렇게 생각하고 평소처럼 스윙하지만 공은 이미 지나갔거나 치고 난 뒤에 지나가. 시간의 흐름을 잊게 만드는 공이지.” 동네의 유일한 야구장이었던 ‘솔저스필드’가 곧 건설될 학교 부지로 선정되면서 철거를 앞뒀다. 비록 아마추어지만 한때 야구인으로서 혼을 불살랐던 중년 아저씨들이 마지막 경기를 위해 이곳으로 모인다. 경기는 허접하기 짝이 없다. 시작도 하기 전에 인원 부족으로 몰수패를 당할 위기에 놓인다. 간신히 시작한 경기에서도 선수들은 공을 던지거나 치는 것보다는 농담 따먹기에 더 진심이다. 스포츠 영화의 역동성을 기대했다면 크게 실망할 것이다. 그보다 중요한 건 야구를 대하는 이들의 태도다. 영화의 영어 원제는 ‘이퍼스’(Eephus)다. 포물선을 그리며 느리고 약하게 날아가는 공, 일명 ‘아리랑볼’이다. 야구 경기에서 빠른 공에 익숙해진 타자들은 갑자기 시속 90㎞도 안되는 아리랑볼이 날아오면 마치 공이 공중에서 멈춘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감독은 이 대목에서 철학적 성찰을 건져 올린다. 한가한 듯 흘러가는 이퍼스볼은 자꾸만 빠른 공을 던지라고 종용하는 세상의 속도에 저항하는 변칙이자 삶에서 구현하는 ‘느림의 미학’이다. 그것으로 우리는 잠시나마 시간을 멈출 수 있다. 운이 좋다면 세상의 타이밍을 빼앗아 보기 좋게 헛스윙을 끌어낼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경기는 연장에 연장을 거듭한다. 심판은 퇴근했고 어두워져 공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동점에 주자는 만루, 이퍼스볼을 오랫동안 연마한 투수로 말미암아 경기는 끝난다. 투수는 삼진을 잡았을까, 아니면 연장 끝내기 안타를 내줬을까.
  • 이란 ‘돈줄’ 옥죄는 美… 유가 급등·인플레 ‘자충수’ 되나

    이란 ‘돈줄’ 옥죄는 美… 유가 급등·인플레 ‘자충수’ 되나

    베네수엘라·쿠바에 썼던 봉쇄 전략세계 경제 충격 우려 ‘무시’ 지적도이란, 이미 해협 통행료 등 수익 확대“美, 4~5달러 휘발유가 그리워질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를 단행한 것은 이란의 원유 수출을 막아 자금줄을 끊겠다는 의도지만 국제 유가 급등을 부추겨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과의 협상을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기 위해 글로벌 경제가 받을 충격은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날 미 CNN방송에 따르면 이란은 중동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통해 선박당 최대 200만 달러(약 30억원)의 통행료를 받았으며 원유 수출도 하루 평균 10만 배럴가량 늘렸다. 특히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가격에 프리미엄을 붙여 자국산 원유를 판매하는 등 막대한 수익을 거뒀고 이를 전쟁 자금을 조달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단기적인 유가 상승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를 단행했다는 분석이다. 해상 봉쇄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축출하는 과정에서 효과를 본 전술이다. 미군은 지난해 말부터 베네수엘라 인근에서 유조선을 잇따라 나포해 돈줄을 조였다. 최근에도 쿠바를 대상으로 봉쇄 작전을 전개해 경제난과 에너지 위기로 몰아넣었다. 하지만 세계 원유 운송의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미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많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조치는 이란과 세계 경제 중 누가 더 큰 고통을 견딜 수 있는지 시험하는 위험한 소모전을 촉발시켰다”며 “이미 어려운 국제 석유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더욱 악화시켜 가격 급등을 불러올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봉쇄 조치가 중동 석유에 크게 의존하는 아시아 국가를 비롯한 전 세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내 유가 상승이 올해 11월 중간선거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이례적으로 인정했다. 현재 미국 내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13달러로 중동전쟁 발발 전보다 30%가량 상승한 상태이고 유가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이란이 최근 원유 수출 확대를 통해 외화를 비축한 터라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에 쉽게 굴복할지는 미지수란 관측이 많다. 폭이 좁은 해협의 지리적 특성상 봉쇄 활동을 전개하는 미 해군 함정이 드론이나 미사일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파키스탄에서 이란 측의 협상단을 이끌었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엑스에 “미국은 갤런당 4~5달러짜리 휘발유가 그리워질 것”이라고 비꼬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압박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이란은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 호르무즈 ‘이중 봉쇄’… 홍해도 막힌다

    호르무즈 ‘이중 봉쇄’… 홍해도 막힌다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가 13일 오전 10시(미 동부시간 기준·한국시간 같은 날 오후 11시)를 기해 이란 항구를 오가는 모든 선박의 출입을 통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호르무즈 해협을 역봉쇄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미국과 이란이 파키스탄 협상 결렬 이후 세계 원유 운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을 볼모 삼아 벼랑 끝 대치에 나서며 중동 정세가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다. 중부사령부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봉쇄는 아라비아만과 오만만에 있는 모든 이란 항구와 연안 지역을 드나드는 모든 선박에 대해 국적과 상관없이 공정하게 집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란 항구를 출발지나 목적지로 하지 않는 선박은 항행의 자유를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가 이란의 원유를 수출하는 유조선이나 무기나 물자 제공 선박을 차단하는 목적이라는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과 미국에 의해 동시에 막힌 건 초유의 사태다. 중부사령부는 또 해상 봉쇄를 앞두고 “허가 없이 봉쇄 구역에 진입·출항하는 모든 선박은 차단·회항·나포될 수 있다”는 경고성 공문을 선원들에게 보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취재진과 만나 “다른 나라들도 이란이 석유를 팔지 못하도록 협력하고 있다”며 “이란은 지금 매우 절박한 상황이다. 그들이 (협상장에) 돌아오든, 돌아오지 않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이 핵무기를 갖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란은 군사적 충돌도 불사할 수 있다며 또 다른 주요 에너지 수송로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호르무즈 해협의 모든 선박 통행은 이란 군의 완전한 통제하에 있다”며 “적들이 단 한 번이라도 오판한다면 해협은 죽음의 소용돌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혁명수비대는 모든 군함의 호르무즈 해협 접근을 휴전 위반으로 간주하겠다고도 위협했다. 이란 지도부는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에 맞서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 카드까지 꺼내려는 모습이다. 반관영 타스님 통신 등 이란 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한다면 바브엘만데브 해협도 잃게 될 것”이라는 소식통의 발언을 보도하며 이란이 ‘홍해 봉쇄’ 가능성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홍해의 길목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전 세계 석유 운송의 10%가량이 지난다. 봉쇄 시 해운사들이 기존 항로 대신 희망봉 우회 항로를 선택해야 해 국제 에너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란은 이번 종전 협상 결렬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주장도 이어 갔다. 협상에 참여한 세예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엑스에 “이슬라마바드 합의가 근접했을 때 우리는 과도한 요구, 골대 이동 그리고 봉쇄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결렬된 종전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중재국들의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앞서 중재를 주도한 파키스탄과 이집트, 튀르키예 등은 미국과 이란에 각각 외교적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등과 각각 연쇄 통화를 하고 후속 협상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 韓·폴란드 정상 “중동 사태 속 방산·공급망 협력 확대”

    韓·폴란드 정상 “중동 사태 속 방산·공급망 협력 확대”

    이재명 대통령과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13일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또 중동 전쟁 등 국제 정세가 악화하는 가운데 양국이 방위산업과 에너지 분야 등에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투스크 총리와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에서 “양국이 그간 쌓아 온 두터운 신뢰를 기반으로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첨단산업과 과학기술, 우주, 에너지, 인프라 분야 등에 협력을 넓히며 인적 교류 확대를 위해 양국 직항편 노선을 조율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특히 한국 방산업계의 ‘큰손’인 폴란드와의 방산 협력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2022년 약 442억불(약 65조 8000억원) 규모의 총괄 계약을 체결하면서 양국 간 방산 협력이 미래를 향해 도약하고 있다”며 “(투스크 총리에게) 양국 간 방산 협력이 심화·발전할 수 있도록 이미 체결한 총괄 계약의 안정적 이행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협력 분야 확대와 관련해 폴란드 내 한국 전기차 배터리 투자 기업들이 에너지 저장 시스템 시장에 본격적인 진출을 시작한다며 적극적 지원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기업들이 폴란드 내 주요 인프라 구축 사업인 신공항 연결 사업 및 바르샤바 트램 교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총리님의 각별한 관심을 요청드렸다”고 전했다. 투스크 총리도 “방산 협력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 가고 기술 이전, 폴란드 현지화, 생산 기지의 폴란드 이전에도 박차를 가하고자 한다”며 “방산 협력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적극 참여해 관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투스크 총리는 이 대통령이 폴란드산 소고기 수출 문제 등 식품 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양 정상은 안보 협력에도 뜻을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모두 중동 전쟁이 불러온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화가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했고 이를 위해 필요한 협력을 이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했다. 투스크 총리는 “우리는 지금 불안정한 국제정세와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는 여러 위기를 직면하고 있다”며 “새로운 평화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투스크 총리는 노동자로 일한 경험과 양국의 비슷했던 민주화 운동 역사를 공유하며 공감대를 쌓았다. 투스크 총리는 “저도 이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젊은 나이에 노동자로 일했던 경험이 있고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서는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점도 서로 잘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1980년대 폴란드 공산정권에 맞서 ‘자유연대 노조 운동’을 이끌었고 민주화 공로로 1983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레흐 바웬사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그 바웬사의 청년 동지였던 분이 바로 투스크 총리”라고 화답했다. 양 정상은 이어진 공식 오찬에서 문화적 유대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폴란드 출신 음악가 쇼팽을 언급하며 “그가 고향을 그리워하며 남겼던 슬픔의 선율은 오늘도 수많은 한국 국민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투스크 총리는 가장 좋아하는 책이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라며 친근감을 보였다. 그는 폴란드와 한국 사이에 딱 하나의 사건만 제외하면 불미스러웠던 일은 없었다며 “그것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대한민국팀이 폴란드팀을 이기면서 폴란드팀이 월드컵에서 탈락했던 때”라고 농담해 참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 아무 증상 없었는데 쓰러졌다고? 몸속 조용히 진행되는 ‘시한폭탄’ 정체 [진짜 명의에게 물어봐]

    아무 증상 없었는데 쓰러졌다고? 몸속 조용히 진행되는 ‘시한폭탄’ 정체 [진짜 명의에게 물어봐]

    넘쳐나는 의학 정보 속에서 나에게 꼭 필요한 정답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진짜 명의에게 물어봐’는 분야별 최고 권위자를 직접 만나 질병의 근본 원인과 실질적인 해법을 과학적으로 짚어보는 연재 기획입니다. 단순한 치료법 안내를 넘어, 독자 여러분의 불안을 덜고 건강한 삶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명의의 깊은 통찰을 담아내겠습니다. 이 연재가 여러분의 소중한 일상을 지키는 든든한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평소 앓고 있는 질환이나 건강에 대해 명의에게 직접 묻고 싶은 점이 있다면 아래 댓글로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여러분의 질문을 바탕으로 다음 연재를 준비하겠습니다. 동맥경화증, 고혈압·당뇨·고지혈증의 삼중주아프지 않다는 것이 어쩌면 가장 위험한 증상이다. 동맥경화증은 그 자체로 통증 신호를 만들지 않는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승훈 교수는 “동맥경화가 혈관을 막을 만큼 진행돼도 본인은 전혀 모른다”고 했다. 혈관이 좁아지는 20년 동안 몸은 단 한 번도 경고하지 않는다. 결국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이 발생하고 나서야 비로소 그 존재를 알게 된다. 동맥경화증이 ‘침묵의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이유다. 그러면 이 폭탄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이 세 가지가 오랜 기간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몸 안 거의 모든 혈관이 동맥경화로 변한다. 이 교수는 “동맥경화는 특정 혈관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전신 혈관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변화”라고 말했다. 혈관은 가장 취약한 부위부터 무너진다. 작은 혈관은 벽이 딱딱하게 굳으면서 탄력을 잃고, 이는 혈압을 높이는 악순환의 고리가 된다. 큰 혈관은 내벽이 안쪽으로 부풀어 올라 혈액이 지나는 길이 좁아진다. 여기에 높은 혈압이 혈관 내벽에 미세한 상처를 낸다. 상처에 혈중 콜레스테롤이 끼어들어 이물질로 작용하면서 염증을 악화시킨다. 당뇨까지 동반되면 염증 반응은 한층 증폭된다. 이 교수가 “고혈압, 콜레스테롤, 당뇨의 삼중주가 동맥경화를 빠른 속도로 진행시킨다”고 강조한 배경이다. 그리고 어느 날, 폭탄이 터진다. 이 교수는 “탄력적이어야 할 혈관 조직이 흐물흐물한 상태로 변하다가 터지면서 혈전이 생기는데, 이때 심근경색이나 뇌경색이 그날 바로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작은 혈관의 경우엔 딱딱해지다가 바깥쪽으로 찢어지면서 뇌출혈로 이어진다. 이 교수는 동맥경화를 피부 흉터에 비유했다. 상처가 나면 우리 몸이 대충 ‘땜질’을 해버리듯, 혈관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어떤 약을 먹어도 이미 생긴 동맥경화를 완전히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약물은 악화를 막을 수 있을 뿐, 유일한 근본 대책은 위험 요인 관리”라고 이 교수는 강조했다. 혈액순환 및 동맥경화에 대한 오해와 진실약국 진열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혈액순환 영양제의 효과는 어떨까. 이 교수의 평가는 냉정했다. 전문의약품이 아닌 영양제는 약효에 대한 정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거나, 효과가 있더라도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런 약들은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과대 홍보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 혈액순환을 강하게 개선하는 성분을 섭취하면 오히려 출혈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항혈전제인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멍이 잘 드는 것도 같은 원리다. 이 교수는 “대부분의 사람은 이미 혈액순환이 원활한 상태”라며 “순환을 더 좋게 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충분한 수분 섭취로 탈수를 피하는 것”이라고 했다. 삼겹살 같은 음식이 동맥경화의 주범이라는 건 널리 퍼진 상식이다. 그러나 이 교수의 답은 의외였다. “삼겹살에는 생각보다 콜레스테롤이 많지 않습니다. 문제는 풍부한 지방에서 오는 높은 칼로리입니다.” 필요 이상의 칼로리가 쌓이면 체내에 저장된다. 피하지방에 잘 저장되지 않는 체질이면 내장 지방으로 축적된다. 이 교수는 “내장 지방이 과도해지면 만성 염증의 불씨가 되어 동맥경화를 가속시킨다”고 설명했다. 삼겹살의 기름이 나쁜 게 아니라, 자주 과식하는 습관이 쌓여 비만이 되는 것이 문제라는 얘기다. 내 혈관 상태, 어떻게 확인할까?동맥경화는 스스로 알 수 없다. 눈으로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이 교수는 세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1. 경동맥(목동맥) 초음파: 경동맥은 심장에서 뇌로 가는 주요 혈류 통로다. 초음파로 혈관벽 두께, 플라크(죽상판) 유무, 혈류 속도 등을 확인할 수 있고 비용이 저렴하며 통증이나 부작용도 없다.2. 심장 CT (관상동맥 CT):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의 동맥경화를 정밀하게 보여주는 검사다. 석회화 점수(CAC)로 결과가 수치화되는데, 0점이면 향후 10년간 심근경색이나 급사 위험이 낮고, 100점 이상이면 고위험, 400점 이상이면 매우 위험한 것으로 분류된다. 조영제를 사용하는 관상동맥 CT 혈관조영(CCTA)은 혈관 협착 정도를 더 직접적으로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3. 뇌 MRA (자기공명 혈관조영술): 자기장만으로 뇌혈관을 촬영하기 때문에 방사선 피폭이 없고, 경우에 따라 조영제 없이 검사할 수 있다. 뇌 동맥경화뿐 아니라 지주막하출혈의 원인인 뇌동맥류도 파열 전에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이며, 발견율이 매우 높다.이 교수가 인터뷰 내내 되풀이한 말이 있다. “위험 요인을 관리하지 않으면서 약 하나로, 혹은 다른 방법으로 동맥경화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것이다.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면 70~80대까지 건강한 혈관을 유지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음주, 흡연 중 하나라도 방치하면 노화와 함께 동맥경화는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이 교수는 “어떤 영양제든, 어떤 건강 습관이든 효과가 있다고 확신한다면 죽을 때까지 꾸준히 해야 한다”며 “1년 중 열흘만 건강하게 산다고 몸이 건강해지는 게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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