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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편집당한 카네이션/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편집당한 카네이션/식물세밀화가

    계절을 떠올리게 하는 식물이 있다. 복수초는 늦겨울, 개나리는 초봄, 무궁화는 한여름을 떠올리게 한다. 식물로부터 떠올리는 계절은 꽃을 피우거나 열매를 맺어 내 눈에 띄는 시기다. 그리고 나는 패랭이꽃속 식물을 보며 5월을 떠올린다. 이들이 5월에 꽃을 피우는 것도 열매를 맺는 것도 아닌데 뜬금없이 5월을 떠올리는 것은 꽃 시장에 유통되는 패랭이꽃속 가족인 카네이션 때문이다.카네이션은 5월을 상징하는 식물이다. 스승의날과 어버이날 사람들은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부모님과 스승에게 카네이션을 선물한다. 카네이션이 어버이날 감사의 의미를 가진 식물로 쓰인 것은 1907년 미국의 애나 자비스라는 인물이 카네이션을 몸에 달고 어머니의 추모식에 참여하면서부터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이 관습이 가장 철저히 유지되는 곳이다. 그 덕에 우리나라에서 카네이션은 연장자에게 감사의 의미로 선물하는 식물로서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 장미, 국화, 튤립과 함께 세계 4대 절화에 속하며 장미 다음으로 인기 있는 절화다. 알게 모르게 결혼식과 같은 행사나 선물용 꽃다발에 활용된다. 언젠가 지인이 애인에게서 받은 꽃다발에 카네이션이 많이 들어 있다며 연장자를 대하는 듯해 섭섭하다기에 나는 카네이션이 장미와 다르지 않다는 말과 함께 이들이 절화로서 가진 위상을 설명해 줬다. 카네이션은 석죽과 패랭이꽃속의 카리오필루스종을 개량한 식물이다. 우리가 아는 형태의 카네이션이 되기까지 패랭이꽃은 많은 변화를 거쳐야 했고 그 변화 속에서 본성을 포기해야 했다. 식물종의 삶도 인간종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식물학자 칼 폰 린네는 카네이션의 원종을 가리켜 정향 냄새가 난다며 이들 종소명에 정향의 종소명 ‘카리오필루스’를 부여했다. 그러나 꽃집의 카네이션에는 정향 비슷한 향도 나지 않는다. 호불호가 갈리는 정향 향기는 육성 시 단호히 제거됐기 때문이다. 카네이션은 향기 대신 수명 연장을 선택당했다. 카네이션이 절화로서 인기 있게 된 요인 중에는 절화수명이 길다는 특성이 있다. 카네이션을 꽃병에 꽂아 두면 장미나 튤립보다 꽃이 한 주 이상 더 오래 피어 있는 걸 알 수 있다. 꽃병에 꽂아 둔 절화가 천천히 시든다는 것은 이들을 관상하는 인간 입장에서 최대 장점이 아닐 수 없다.우리가 아는 카네이션의 색과 형태는 이들을 육성하고 재배하면서 이뤄진 지난 200년간 산업화의 산물이다. 한순간 꽃이 피었다가 지는 숲의 패랭이꽃속 식물과 달리 카네이션은 일 년 내내 꽃이 핀다. 줄기는 길고 곧으며 꽃잎은 크고 화려하다. 카네이션 원종과 재배종을 비교해 보면 줄기의 길이가 확연히 다르다. 패랭이꽃속 식물은 줄기가 짧고 가는 것이 특징인데, 카네이션은 줄기가 곧고 길다. 줄기가 짧으면 꽃병에 꽂아 절화로 활용할 수 없기에 인류는 패랭이꽃속 중 가장 키가 큰 종을 선택한 후 줄기를 더욱 곧게 육성했다. 최근에는 패랭이꽃속 특유의 꽃잎 가장자리 핑킹 거치를 지우고 가장자리를 매끄럽게 육성한 카네이션도 유통된다. 나는 소설이나 영화를 보면서 사회적 약자가 지나치게 평면적이고 납작한 캐릭터로 그려질 때 종종 괴로움을 느낀다. 부족한 경험 아래 약자를 잘 그려 보자는 마음만으로 착하고 무해하고 너그러우며 이타심 많은 이상적 인물로 그리는 것은 사실 약자는 이래야 한다는 잠재적 편견이 내재한 결과다. 대중도 성격이 나쁘지만 착한 면도 있는, 폭력적일 때도 있고 다정할 때도 있는 입체적인 캐릭터의 강자에게 매력을 느끼지만 같은 캐릭터가 약자일 때는 거부감을 느끼는 것 같다. 강자에게서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내가 어쩔 도리가 없으니 매력으로 치환해 생각하는 게 편하고, 약자는 내가 조종할 수 있다는 생각에 늘 괴롭힌다. 우리는 식물도 평면적인 캐릭터로 만들어 왔다. 카네이션은 꽃잎이 풍성하고 색이 화려하며 절화수명이 길고, 병에 꽂을 수 있도록 줄기도 곧고 긴 꽃병의 무생물로 변형됐다. 우리는 이들이 5월에 필요하기 때문에 일 년 내내 꽃이 피도록 육성했다. 식물의 꽃이 피는 시기도 인간이 정한다. 우리 마음에 드는 캐릭터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식물의 개화가 가진 가치와 꽃을 매개하는 곤충, 정향을 떠올리게 하는 특유의 향기, 매력적인 줄기의 곡선과 잎, 열매까지 무참히 지워졌다. 카네이션이 속한 패랭이꽃속의 속명 디안투스는 그리스어로 ‘신의 꽃’을 의미한다. 성스러운 식물로서 추앙하기 위해 명명됐지만, 지금 내게 이 속명은 스스로 신이 된 인간의 꽃이라는 의미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 [영상] 우크라 민간인 죽어가는데…31세 연하 ‘푸틴 연인’ 카바예바의 미소

    [영상] 우크라 민간인 죽어가는데…31세 연하 ‘푸틴 연인’ 카바예바의 미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31세 연하 연인으로 알려진 러시아 리듬체조 국가대표 출신 알리나 카바예바(39)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카바예바는 지난달 28~30일 시베리아 옴스크에서 열린 에브게니야컵 체조경기에서 체조 꿈나무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이날 카바예바는 초대석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다가, 경기 우승자가 결정되자 직접 꽃다발을 전달하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카바예바가 참석한 체조경기가 열린 옴스크는 푸틴 대통령과 함께 지내는 것으로 알려진 ‘궁전’에서 5150㎞가량 떨어진 먼 곳에 위치한다.  일각에서는 카바예바가 서방국가의 제재로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지자 러시아 국내에서의 활동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재무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직후인 지난해 4월 푸틴 대통령의 해외 자산을 숨기고 있다는 의혹을 받는 카바예바를 제재 대상으로 고려했다가 미‧러 긴장을 고조해 막판에 명단에서 제외했었다.  그러나 약 4개월 후인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카바예바를 전격적으로 제재 명단에 올렸다. 서방국가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카바예바의 재산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달 러시아 반체제 매체인 ‘프로젝트 미디어’가 푸틴 대통령 및 카바예바의 자산 보고서를 입수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카바예바는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러시아 소치의 900만 파운드(약 143억 원) 상당의 펜트하우스와 목조로 지은 호화 저택을 선물 받았다.  해당 저택에는 객실 20개와 영화관, 수영장, 사우나, 일본식 정원, 헬리콥터 착륙지 등이 갖춰져 있고, 목조 저택엔 카바예바의 아이들을 위한 소형 레이싱카 전용 트랙과 대규모 놀이터가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모스크바 3층 주택, 소치 펜트하우스 인근 아파트 등을 포함한 1000만 파운드(157억 원) 상당의 부동산 자산이 카바예바의 친척 명의로 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푸틴의 자녀들 출산한 카바예바, 정권 진출하나 카바예바는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전쟁과 관련한 특별한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그녀가 곧 은퇴를 앞둔 러시아 상원의장의 자리를 이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의 1일 보도에 따르면, 전 러시아 하원의원의 아내이자 남편과 함께 러시아 반체제 운동에 참여하다 우크라이나로 망명한 마리아 막사코바(45)는 카바예바의 최종 목표가 발렌티나 마트비옌코(74) 러시아 연방 상원의장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막사코바는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카바예바는 궁극적으로 마트비옌코 상원의장의 역할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카바예바는 푸틴의 건강이 더 나빠지고 더이상 대통령직을 수행하지 못할 경우 자신과 자녀들에게 닥칠 위험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체조선수)로서의 스포츠 경력이나 메달이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걸 깨달은 카바예바는 자신뿐만 아니라 자녀들이 같은 운명을 겪지 않을 방법을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우즈베키스탄에서 태어난 카바예바는 타타르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를 뒀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출전하여 동메달, 2004년 그리스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카바예바와 푸틴 대통령의 염문설이 처음 불거진 것은 2008년이다. 당시 한 매체는 푸틴 대통령이 이혼한 뒤, 카바예바와 결혼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지만 크렘린궁은 부인했고, 매체는 폐간됐다.  카바예바와 푸틴 대통령 사이에는 최소 2명 이상의 자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확인된 바는 없다. 푸틴이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자녀는 이혼한 전 부인 류드밀라 푸티나 사이에서 얻은 두 딸 마리아 보론초바(36), 카테리나 티코노바(35) 둘 뿐이다.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은 카바예바의 행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 [우주를 보다] 컬러로 보는 토성의 달 헬레네

    [우주를 보다] 컬러로 보는 토성의 달 헬레네

    색상이 미묘할 수 있지만 토성의 위성 헬레네는 어떤 조명에서도 수수께끼의 모습을 드러낸다. 2012년 토성 궤도를 도는 카시니 탐사선이 이 작은 위성에 지구 지름 하나에 해당하는 거리 안으로 접근하면서 헬레네의 맨얼굴을 전례 없이 자세하게 촬영했다. 헬레네의 표면에는 일반적인 분화구와 언덕의 풍경이 펼쳐져 있지만, 위의 이미지에는 비정상적으로 매끄럽고 줄무늬가 있는 지형도 공존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헬레네는 1980년 피크 뒤 미디 드 비고르 의 지상 관측소에서 J. 르샤와 P. 라큐가 발견한 불규칙한 형태의 위성으로, 표면은 얼음으로 뒤덮여 있고, 운석과 충돌한 흔적인 크레이터가 많다. 공전주기는 2.74일이며, 토성으로부터 지구-달 사이 거리와 비슷한 37만 7400㎞ 떨어져 있다.​ 행성 천문학자들은 너비 30㎞의 이 떠다니는 우주 얼음덩어리의 기원과 진화에 대한 단서를 수집하기 위해 헬레네의 상세한 이미지를 조사하고 있다. ​헬레네는 또한 큰 위성 디오네 바로 앞에서 토성을 돌고 있는 특이한 천체로, 디오네보다 공전궤도 상에서 60도 정도 앞서 라그랑주점으로 알려진 중력 균형점을 차지하는 토성의  네 위성 중 하나이다. 그 결과 토성-디오네-헬레네는 정삼각형을 이루어 역학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며 움직인다.  위성의 이름 헬레네는 그리스 신화에서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된 절세 미녀인 헬레네에서 따온 것이다. 헬레네는  스파르타 왕 메넬라오스의 왕비이다.
  • “조각품이 증거인데”…넷플 ‘흑인 클레오파트라’에 이집트 정부 공식입장

    “조각품이 증거인데”…넷플 ‘흑인 클레오파트라’에 이집트 정부 공식입장

    클레오파트라 7세 여왕을 흑인으로 묘사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퀸 클레오파트라’와 관련해 이집트 정부는 해당 작품이 역사를 왜곡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집트 관광유물부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클레오파트라의 피부색이 밝고 그리스계라는 것은 모두가 동의하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클레오파트라를 소재로 한 조각품과 동상이 최고의 증거”라면서 “여기에 나오는 묘사는 클레오파트라의 유럽계 특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집트 최고유물위원회의 무스타파 와지리 사무총장은 “(클레오파트라를 흑인으로 묘사한 넷플릭스 다큐는) 이집트 역사에 대한 조작이며 명백한 역사적 오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신의 이런 시각이 인종주의에 기반을 두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자칫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비춰질 수 있는 부분에 선을 미리 그은 것이다. 그러면서 “단지 이집트 고대 역사의 중요한 부분인 클레오파트라 여왕의 역사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 클레오파트라 7세, 그는 누구인가 클레오파트라 7세 ‘필로파토르’는 이집트가 로마의 속주로 전락하기 전 마지막으로 이집트를 직접 통치한 여왕이다. 이집트를 통치한 ‘그리스 장군’ 프톨레마이오스 1세의 후손이다. 기원전 51년부터 기원전 30년까지 이집트를 통치했고, 이후 이집트는 로마의 지배를 받았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에서는 클레오파트라 7세를 흑인 배우인 아델 제임스가 연기했다. 해당 다큐멘터리의 책임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흑인 여배우 제이다 핀켓 스미스는 “우리는 흑인 여왕에 대한 이야기를 보거나 듣지 못한다. 그러나 세상에는 많은 흑인 여왕이 있었다”라며 퀸 클레오파트라가 ‘흑인 여왕’에 대한 다큐임을 강조했다.지난 13일 공개된 예고편에는 한 해설자가 “우리 할머니는 ‘학교에서 뭐라고 가르치든 클레오파트라는 흑인이었다’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말하는 모습도 담겼다. 예고편이 공개된 후 이집트에서는 ‘블랙 워싱’이라는 비난과 함께 상영을 금지해야 한다는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 “이집트 기원이 흑인? 넷플릭스, 거짓정보 퍼뜨려” 저명한 고고학자이자 이집트 고대유물부 장관을 지낸 자히 하와스는 이집트인디펜던트를 통해 “(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는) 완전히 가짜”라면서 “클레오파트라는 그리스인이었다. 그것은 그가 흑인이 아니라 금발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하와스는 ‘이집트 문명은 흑인을 기원으로 한다’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또는 남미의 흑인들의 주장이 최근 몇 년 사이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런 주장은 완전히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수천년의 역사를 지닌 고대 이집트 문명에서 그 끝자락에 있는 제25왕조를 제외하고는 흑인 문명과 이집트 문명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이 하와스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넷플릭스는 이집트 문명의 기원이 흑인이라는 거짓 정보를 퍼뜨리려 한다”고 거듭 비판했다.
  • 이집트 베레니케에서 불상이 왜 나와? “인도와 교역 활발했을 것”

    이집트 베레니케에서 불상이 왜 나와? “인도와 교역 활발했을 것”

    홍해를 접한 고대 로마제국의 항구로 유명했던 이집트 베레니케(베레니스)에서 불상이 발견됐다. 아니, 인도에서 나와야 할 불상이 왜 이집트 항구도시에서 발굴됐냐고? 로마제국과 인도 사이에 실크로드와 같은 다른 교역 루트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증명한다. 28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이집트 관광유물부는 전날 성명을 내고 1990년대부터 베레니케 일대에서 발굴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폴란드와 미국 합동 탐사단이 “베레니케 고대 사원을 발굴하던 중 로마제국으로 기원이 올라가는 불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무스타파 와지리 이집트 최고유물위원회(SCA) 위원장은 이번 발견을 두고 “로마 시대에 이집트와 인도에 무역 관계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라고 평가했다. 오른쪽 팔과 다리가 없는 이 불상은 높이가 71㎝ 정도 된다. 머리에는 태양을 후광(광배)으로 표현한 장식이 달려 있으며 연꽃을 곁에 두고 손으로 옷자락을 붙잡는 모습을 하고 있다. 또 발굴 과정에 기원 전 1세기 중반부터 기원 후 3세기 초까지 존재했던 인도 데칸 지역에 존재했던 사타바하나 왕국에서 기원 후 2세기 무렵 주조된 것으로 보이는 동전 둘도 발견됐다. 베레니케는 아스완에서 동쪽으로 260㎞ 떨어진 곳에 있으며 프톨레마이오스 2세(기원전 285~246년 재위)에 의해 세워졌으며 도시 이름은 그의 어머니 베레니케 1세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이집트가 로마제국에 편입된 서기 1~2세기에 아라비아 반도는 물론이고, 인도와 스리랑카 지역까지 이 항구를 통해 풍부한 물산이 교류됐다는 것이다. 인도의 후추와 보석류, 직물, 상아 등이 이 항구에 도착하면, 낙타 등을 이용해 나일강 주변까지 옮겨지고, 그 강물을 따라 북상한 뒤 지중해를 거쳐 로마에까지 전달됐다는 것이다. 폴란드 책임자인 마리우츠 귀아자는 불상에 쓰인 석재가 이스탄불 남쪽 지역에서 캐내졌거나 베레니케 현지에서 조각된 뒤 인도 출신의 부유한 상인 하나 또는 여럿이 불상을 사원에 보시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책임자인 스티븐 사이드보섬은 발굴단들이 이른바 “아랍판 필립”이라 불리는 로마제국의 29대 황제인 마르쿠스 율리우스 필리푸스(필리푸스 2세, 기원 후 244~249)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산스크리트어 비문들도 발굴했다고 설명했다. 산스크리트어는 인도유럽어족의 기원이 되는 인도아리안족들의 고전어다. 사이드보섬은 “이 비문은 아마도 불상과 같은 시대의 것이 아니라 훨씬 더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사원 안의 그리스어로 된 다른 비문들은 기원후 1세기 초까지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신문에 고대 이집트 기행을 연재했던 곽민수 한국이집트학연구소 소장은 2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불상의 후광(광배)이 한반도에서 나오는 것과 달리 로마계의 태양신 조각 등에 보이는 솔 인디게스(Sol Indiges)나 솔 인빅투스(Sol Invictus) 표현 양식과 비슷해 보인다”며 아멘과 같은 고대 이집트 신을 섬기는 이집트인, 제우스 등 그리스 신을 섬기는 이, 부처를 섬기는 불교도, 야훼를 신봉하는 유대인, 당시로는 완전 신생 종교인 기독교도까지 이 국제적 무역항에 북적였을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고 털어놓았다.
  • 교황, 여성에 첫 투표권… “가톨릭 유리천장 금 갔다”

    교황, 여성에 첫 투표권… “가톨릭 유리천장 금 갔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에서 가톨릭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기로 했다고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바티칸 교황청은 올해 10월 4~29일 열리는 시노드에서 수도회 대표 구성을 기존 남성 10명에서 남성 성직자 5명과 수녀 5명으로 변경하고, 비주교 신도 70명에게 투표권을 추가로 부여해 그중 절반은 여성에게 할당하기로 했다. 바티칸 교황청는 시노드 규범 개정안도 이날 공개했다. 이전에는 여성의 시노드 참관인 자격 참여가 허용됐지만 투표권은 없었다. 시노드에 통상 300여명이 참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성들의 실질적인 투표권은 전체 10%가 넘을 것이라고 NYT는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가톨릭 여성 단체들은 “스테인드글라스 천장(여성에 대한 종교계 장벽)에 금이 갔다”고 환영했다. 이번 조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핵심 신조인 교회 민주화를 위한 구체적인 변화 중 하나로 평가된다. 교황은 지난해 세계 주교 선출 업무를 보좌하는 교황청 주교부 위원직에 여성 3명을 임명한 데 이어 2021년에는 가톨릭 평신도라면 성별에 관계없이 교황청 행정 조직을 이끌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교회 헌법도 발표했다. ‘함께 모이다’라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시노드는 1960년대 가톨릭 민주화를 이끈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를 계승한 자문기구다. 교황청은 2년 동안 전 세계 평신도들을 대상으로 교회에 바라는 변화에 대한 설문조사를 반영해 오는 10월 열리는 시노드에서 교회 내 여성의 역할, 성소수자 문제를 주요 의제로 논의할 전망이다.
  • 교황, 세계주교회의서 여성에 투표권 부여…사상 처음

    교황, 세계주교회의서 여성에 투표권 부여…사상 처음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에서 가톨릭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기로 했다고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교황청은 올해 10월 4일~29일 열리는 시노드에서 수도회 대표 구성을 기존 남성 10명에서 남성 성직자 5명과 수녀 5명으로 변경하고, 비주교 신도 70명에게 투표권을 추가로 부여해 그중 절반은 여성에게 할당하기로 했다. 바티칸 교황청는 시노드 규범 개정안도 이날 공개했다. 이전에는 여성이 시노드에 참관인 자격 참여가 허용됐지만 투표권은 없었다. 시노드에 통상 300여명이 참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성들의 실질적인 투표권은 전체 10%가 넘을 것이라고 NYT는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가톨릭 여성 단체들은 “스테인드글라스 천장(여성에 대한 종교계 장벽)에 금이 갔다”고 환영했다. 이번 조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핵심 신조인 교회 민주화를 위한 구체적인 변화 중 하나로 평가된다. 교황은 지난해 세계 주교 선출 업무를 보좌하는 교황청 주교부 위원직에 여성 3명을 임명한 데 이어 2021년에는 가톨릭 평신도라면 성별에 관계없이 교황청 행정 조직을 이끌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교회 헌법도 발표했다. ‘함께 모이다’라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시노드는 1960년대 가톨릭 민주화를 이끈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를 계승한 자문기구다. 교황청은 2년 동안 전 세계 평신도들을 대상으로 교회에 바라는 변화에 대한 설문조사를 반영해 오는 10월 열리는 시노드에서 교회 내 여성의 역할, 성소수자 문제를 주요 의제로 논의할 전망이다.
  • 별 먹고 토하는 블랙홀 포착했다

    별 먹고 토하는 블랙홀 포착했다

    주변의 모든 물질, 심지어 빛까지 빨아들인다는 블랙홀이 별을 흡수하고 그 에너지를 토해내는 모습이 과학자들에게 동시에 포착됐다. 초거대질량 블랙홀의 그림자와 일종의 에너지 방출 현상인 제트, 그리고 부착원반까지 모두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상하이 천문관측대, 독일 막스플랑크 전파천문학연구소를 중심으로 중국, 독일, 대만, 한국, 일본, 미국, 스페인,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멕시코, 스웨덴, 핀란드, 말레이시아, 그리스, 네덜란드, 칠레 17개국 64개 연구 기관 121명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팀은 M87 은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 블랙홀의 그림자와 강력한 제트를 처음으로 동시에 포착했다. 이번 연구에는 한국천문연구원, 경북대 소속 과학자 4명도 참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4월 27일자로 실렸다. 연구팀은 국제 밀리미터 초장기선 간섭계(GMVA), 칠레 아타카마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전파간섭계(ALMA), 그린란드 망원경(GLT)을 이용해 처녀자리 타원은하인 M87 중심부를 관측했다. 그 결과 세계 최초로 블랙홀의 그림자를 촬영해 블랙홀 존재를 확인한 ‘사건의지평선 망원경’(EHT) 으로는 확인할 수 없었던 물리현상을 확인했다.블랙홀은 강한 중력으로 주변 물질을 흡수하는데 흡수된 물질들이 블랙홀 중심부에 부착원반 구조를 이룰 것으로 예상됐다. 블랙홀 근처 기체들을 중력으로 끌어들이는 ‘부착’으로 빛을 내는데 이것들이 블랙홀 주변을 빠르게 회전하면서 부착원반을 형성하게 된다. 빛을 내는 토성 고리 같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지금까지 블랙홀 부착원반 존재에 대한 간접 증거는 제시됐지만 부착원반 구조를 분해해 영상화한 적은 없었다. 이번 관측을 통해 부착원반에서 나온 빛이 블랙홀 주변 고리 구조를 만들어 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M87 같은 무거운 타원 은하의 블랙홀들은 주변 물질들을 천천히 흡수한다는 예측도 증명됐다. EHT 관측에서 사용된 1.3㎜ 파장대 빛보다 긴 3.5㎜ 파장대에서 블랙홀 주변 고리 구조를 발견해 EHT로 관측한 고리 구조보다 50% 정도 크다는 것도 새로 확인했다. 이와 함께 M87 블랙홀 그림자와 제트도 동시에 포착했다. 제트는 기체, 액체 등 물질의 빠른 흐름으로 노즐 같은 구조를 통과하며 밀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물질이 방출되면서 만들어진다. 블랙홀 주변 강한 자기장, 부착원반과 블랙홀의 상호 작용으로 강한 제트 방출 현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는 블랙홀이 강한 중력으로 주변 물질을 흡수할 뿐만 아니라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제트를 만들어 블랙홀로부터 멀리 떨어진 별과 은하의 진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연구에 참여한 박종호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는 블랙홀 부착원반을 사상 최초로 영상화해 존재를 증명함으로써 블랙홀 연구에 또 하나의 전환점을 만들어 냈다는 데 의미가 크다”라면서 “블랙홀이 멀리 떨어진 별과 은하의 진화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라고 말했다.
  • “가업상속세 인하시 사회적 후생 증가…종합적 지원 방안 마련돼야”

    “가업상속세 인하시 사회적 후생 증가…종합적 지원 방안 마련돼야”

    가업상속세를 감면하면 고용(일자리)과 신규 투자, 매출이 모두 증가해 사회 구성원의 후생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런 효과의 기업승계를 종합적인 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라정주 파이터치연구원장은 가족기업학회가 2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한 ‘대전환기, 중소기업 혁신성장을 위한 기업승계 정책 방향’ 주제의 춘계학술대회에서 주제 발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라 원장과 김희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의 주제 발표에 이어 오동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장의 진행으로 ▲김소희 가업승계기업협의회장 ▲송공석 와토스코리아 대표이사 ▲조봉현 IBK경제연구소장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 ▲신재경 중소벤처기업부 기업환경정책과장이 패널로 참여해 중소기업 승계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라 원장은 “농우바이오는 2013년 기준 매출액 676억원에 종업원 403명이었지만 2013년 상속 이벤트가 발생했다”며 “(기업주가) 1000억원이 넘는 가업상속세를 납부할 능력이 없어 농협경제지주로 매각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가업 상속세율을 인하하면 고용과 신규 투자,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해 결국 경제 전체 구성원의 편익을 나타내는 사회 후생도 증가한다”고 강조했다. 라 원장은 “실증연구 결과 그리스는 상속세율을 20%에서 1.2%로 인하한 뒤 가족기업의 투자가 4.2% 증가했고, 독일은 가업 상속세율을 9.5%에서 0%로 인하해 실질 GDP(국내총생산)가 0.73%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가업상속세율 50%를 감면할 경우 주요 효과를 보면 노동수요(일자리·0.13%), 실질자본(1.93%), 실질투자(1.88%), 매출액(0.15%), 영업이익(0.15%), 사회후생(0.4%)가 증가하지만 일반유산(-0.01%)는 감소한다”며 “가업상속공제제도가 있지만 사전 및 사후 요건이 까다로워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제 발표자인 김희선 연구위원은 “중소기업 대표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중소기업 대표자의 25.9%가 60대 이상이고 80세 이상인 사업체 수는 3만 1000개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의 업력이 오래될수록 매출액, 당기순이익, 부가가치액 등 재무적 성과가 증가하지만 기업승계가 실패할 경우 폐업 등으로 인해 소멸이 예상되는 사업체는 3만 1000개, 실직자는 56만 9000명으로 추정된다”고 소개했다. 또 자산총액과 매출액, 부가가치액 손실액을 각각 238조원, 138조원, 34조 6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수출액 손실액은 116억 1000만달러로 예상했다. 그는 “기업승계는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 및 영속성과 함께 고용 안정, 경제성장을 위한 중요한 과제”라며 중소기업 승계 활성화를 위한 종합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윤병섭 가족기업학회장은 “가업승계가 단순히 부(富)의 대물림이 아닌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지만 아직도 부정적 인식이 많은 만큼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사회적 인식 전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부드러운 목소리 최초의 흑인 슈퍼스타 해리 벨라폰테 [메멘토 모리]

    부드러운 목소리 최초의 흑인 슈퍼스타 해리 벨라폰테 [메멘토 모리]

    부드러운 목소리로 차별이 일상이었던 1950년대 흑인으로 처음 스타덤에 올랐던 해리 벨라폰테가 저하늘의 별이 됐다. 96세.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는 벨라폰테가 25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자택에서 울혈성 심부전으로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1927년 뉴욕 할렘의 자메이카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벨라폰테는 대중음악과 영화, 브로드웨이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명성을 얻었다. 루이 암스트롱과 엘라 피제럴드 등 흑인 재즈 뮤지션도 그에 앞서 미국 사회에서 큰 인기를 끌었지만, 백인들에게도 널리 사랑 받은 인물은 벨라폰테가 처음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벨라폰테는 2차 세계대전에 해군으로 참전한 뒤 뉴욕에서 건물 수위 보조로 일하면서 연기 수업을 들었다. 말론 브랜도와 토니 커티스 등 할리우드의 명배우들이 함께 수업을 들었다. 수업료를 벌기 위해 뉴욕 재즈클럽 무대에 오른 벨라폰테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외모는 레코드 업계의 이목을 끌었고, 결국 RCA 레코드사와 계약했다. 1956년에 발표한 앨범 ‘칼립소’는 자메이카의 노동요 ‘데이 오(Day O, 바나나 보트 송)’ 등의 히트곡을 담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다. 빌보드 앨범 차트 정상을 31주간 지킨 이 앨범은 일 년 안에 100만장 이상 팔린 최초의 LP로 기록됐다. 스윙이 지배하던 시대에 그의 음악은 카리브해의 정서와 팝과 재즈를 탁월하게 녹였다는 평가를 들었다.‘바나나 보트 송’은 당대는 물론 팀 버튼의 영화 ‘비틀쥬스’에서 유령들이 합창하는 노래로도 나올 정도로 시대를 뛰어넘어 사랑 받았다. 그의 ‘마틸다’ 역시 올드 팬들의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 노래다. 대중음악계의 성공에 힘입어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NYT는 흑인으로서 할리우드 영화의 주인공이 돼 성공을 거둔 것은 벨라폰테가 최초라고 전했다. 음악 영화 ‘카르멘 존스’(1954)에서 주인공으로 출연했지만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없었다.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그는 1957년 상영된 ‘아일랜드 인 더 선(Island In The Sun)’에서 백인 농장주의 딸과 로맨틱한 관계가 되는 흑인 노동운동가를 연기했다. 둘이 사랑에 빠진다는 직접적인 묘사는 없었지만, 미국 남부에선 이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에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논의가 이뤄지기도 했다. 벨라폰테는 영화 ‘오즈 어게인스트 투모로우’(1959)를 직접 제작하고 연기에 참여했으며, 1960년대에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는 최초로 텔레비전 프로그램 제작자가 됐다. 그는 또 남아프리카공화국 가수 미리암 마케바와 그리스 가수 나나 무스쿠리를 미국 청중들에게 최초로 소개한 인물이기도 했다. 자선 사업에 열정을 쏟으며 1970년대에는 노래보다 영화에 집중하며 ‘흑인과 목사(Black and the Preacher)’(1972)와 ‘업타운 새터데이 나이트’(1974)에 출연했다. 고인은 연예계 활동 못지않게 민권운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연예계활동 초반부터 흑인 민권운동 지도자 마틴 루서 킹 목사와 친분을 쌓은 그는 킹 목사 등 흑인 활동가들의 보석금을 지불하는 등 경제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1968년 킹 목사가 암살된 뒤에도 사비를 들여 유족들을 경제적으로 도왔다.매카시즘 광풍이 몰아칠 때 블랙리스트에 올라 어려움을 겪었다. 나중에 그는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는 사회 발전, 시민권의 바다에 발을 들여 놓기로 선택한 사람들에게 지불해야 하는 대가가 있다는 사실을 항상 받아들였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블랙리스트에 오르지 않았다면 개인비행기를 탈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돈을 벌었을텐데, 목적을 위해 내 영혼을 팔아야 한다면 대답은 ‘아니오’”라고 덧붙였다. 1985년 아프리카 기근 구호를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해 ‘위 아 더 월드’를 녹음하기 위해 가수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일도 했다. 넬슨 만델라의 생일을 기념해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콘서트를 개최했다. 쿠바에 대한 미국의 금수 조치와 그레나다 침공을 반대했다. 이라크 전쟁 당시 콜린 파월 국방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을 포함한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흑인들을 ‘백인 주인의 집에 있는 비굴한 노예’에 비유했다.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말년의 실수였다. 그는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직전 NYT에 도널드 트럼프 당시 후보에게 투표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글을 기고하는 등 말년까지 각종 정치적 현안에 대해 꾸준하게 입장을 표명했다. 다만 일부 흑인들은 고인을 달갑지 않게 여겼다. 데뷔 초기 인터뷰에서 ‘친가와 외가 조부모 중 각각 한명이 백인이었기 때문에 다른 흑인보다 피부색이 옅었던 것이 연예계 성공의 원인 중 하나’라고 발언한 것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또 재혼 상대가 백인이었던 것도 흑인 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벨라폰테는 2011년 출판한 자서전에서 “내 인생에 불만은 전혀 없다”면서도 “미국의 유색인종들은 50년 전과 마찬가지로 끔찍한 현실에 둘러싸여 있다”고 지적했다.
  • 100㎞ 거리서 본 화성의 달…데이모스 초근접 사진 공개 [우주를 보다]

    100㎞ 거리서 본 화성의 달…데이모스 초근접 사진 공개 [우주를 보다]

    화성 주위를 도는 달 '데이모스'(Deimos)의 상세한 모습이 담긴 역대 가장 선명한 사진이 공개됐다. 지난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아랍에미리트(UAE)의 화성탐사위성 '아말'(Amal·희망이란 뜻의 아랍어)이 데이모스를 100㎞ 이내까지 근접비행하며 촬영한 사진이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역대 가장 가까이, 또한 가장 선명하게 데이모스의 모습을 담아낸 이 사진은 지난달 화성탐사위성 아말이 촬영한 것이다. 지구의 휘영청하게 크고 밝은 달과 달리 볼품없게 생긴 데이모스는 15㎞ x 12㎞ x 12㎞의 작은 크기로 표면에는 이상한 모양의 크레이터가 눈에 띈다.세간에 널리 알려지 있지는 않지만 화성은 달을 2개나 가지고 있는데, 이번에 근접 사진이 촬영된 데이모스와 울퉁불퉁 감자모양을 닮은 포보스(Phobos)다. 데이모스는 화성에서 불과 2만 3458㎞ 떨어져 있어 30시간 정도면 화성을 한바퀴 돈다. 이에비해 포보스는 데이모스의 거의 두배 크기로 화성 표면에서 불과 6000㎞ 떨어진 곳을 돌고 있는데 이는 태양계의 행성 중 위성과 거리가 가장 가깝다. 이같은 특징 때문에 결국 포보스는 화성의 중력을 견디지 못하고 점점 가까워져 짧으면 수백만 년 내에 갈가리 찢겨 사라질 운명이다. 그리스 신화의 쌍둥이 형제에서 이름을 따온 포보스는 ‘공포’를 뜻하는데 자신의 운명과 가장 어울리는 명칭을 가진 셈이다. 화성의 두 달은 발견 이후부터 지금까지 그 기원을 둘러싸고 수수께끼 천체로 남아있다. 아말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UAE 우주국 헤사 알 마트루시는 "포보스와 데이모스의 기원에 대해 아직까지 밝혀낸 것이 거의 없다"면서 "하나의 오래된 이론은 두 위성이 화성의 중력에 의해 포획된 소행성이라는 것이지만 이 또한 의문점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아말 탐사를 통해 화성 위성의 비밀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09년 한국 기업 쎄트렉아이의 기술을 빌려 첫번째 위성 발사에 성공한 UAE는 지금은 한국을 뛰어넘는 신흥 우주강국이 됐다. 특히 지난 2021년 UAE는 아말을 화성 궤도에 진입시키는데 성공했는데, 이는 아랍권 최초이자 세계 다섯번 째다. 
  • 바르셀로나 오픈 우승 알카라스, “나도 물 풍덩 세리머니”

    바르셀로나 오픈 우승 알카라스, “나도 물 풍덩 세리머니”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셰브론 챔피언십에 이어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에서도 ‘물풍덩’ 세리머니가 선을 보였다.ATP 세계 2위 카를로스 알카라스(2위·스페인)는 24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끝난 바르셀로나오픈(총상금 272만 2480유로) 단식 결승에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5위·그리스)를 2-0(6-3 6-4)으로 물리쳤다. 타이틀을 방어한 알카라스는 상금 47만7795 달러(약 6억 3000만원)을 챙겼다. 그런데 바르셀로나오픈 우승자는 대회장 내 수영장에서 대회 관계자들과 함께 몸을 던지는 것이 우승 세리머니 관례다. 이날 미국 텍사스주 우들랜즈에서 끝난 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셰브론 챔피언십 챔피언이 18번홀 그린 주위 호수에 다이빙하는 전통이 있는 것과 비슷하다. 이름과 스폰서가 바뀌었지만 셰브론 챔피언십은 이전 대회 전통을 그대로 이었다. 1988년부터 지난해까지 35년 동안 줄곧 캘리포니아주 미션힐스 컨트리클럽 18번홀 옆 연못인 ‘포피스 폰드’에서 행하던 챔피언 세리머니를 올해 텍사스로 옮긴 대회장에서도 변함없이 행했다.2003년생인 알카라스는 “가족과 친구들 앞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려 너무 기분이 좋다”고 기뻐하면서 수영장에 몸을 던졌다. 지난 2월 아르헨티나오픈, 3월 BNP 파리바오픈에 이어 올 시즌 자신의 세 번째 우승을 자축한 세리머니였다.
  • 뮤지컬로 탄생한 그리스 비극 ‘오이디푸스’

    뮤지컬로 탄생한 그리스 비극 ‘오이디푸스’

    그리스 신화의 비극적인 영웅 오이디푸스를 소재로 뮤지컬을 만든 ‘오이디푸스’가 오는 28~30일 관악아트홀에서 선보인다. 오이디푸스는 아들이 자신을 죽일 것이란 신탁을 받은 아버지 라이오스가 신탁이 이뤄질 것을 두려워해 버림받는다. 라이오스의 부하가 차마 버리지 못해 목숨을 건진 오이디푸스는 장차 자신이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할 것이란 신탁을 듣는다. 이 운명을 피하고자 여행하다가 친아버지 라이오스를 죽이고 친어머니 이오카스테와 결혼하는 오이디푸스는 운명을 피하려다 정해진 운명대로 살게 된 비극적인 인물이다. 극단 죽도록달린다의 뮤지컬 ‘오이디푸스’는 배우 황정민이 출연한 연극 ‘오이디푸스’와 박해수가 출연한 음악극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를 함께 제작한 서재형 연출과 한아름 작가가 만나 관심을 끈다. 뮤지컬 앙상블을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도록 코러스로 치환하고 그리스 원형 무대를 차용하는 등 고전 ‘오이디푸스’의 내적 상징을 새롭게 풀어냈다. 서 연출은 “극단 죽도록달린다는 숨이 턱에 차오를 때까지의 질주 본능을 모토로 하는 젊은 창작극단인 만큼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창의적이고 신선한 기법을 담아 무대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뮤지컬 ‘영웅’ 등을 집필한 한 작가는 대본과 작사를 맡아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겨냥했다. 대만의 떠오르는 작곡가 장심자가 특유의 현대적인 기법으로 구성한 22곡의 넘버가 뮤지컬의 매력을 더한다. 오이디푸스를 맡은 김경민을 비롯해 김재형, 김경민, 장희원, 은영호, 김다윤, 오찬우, 김정윤, 이은석, 석우성, 이은수, 김재준, 서광섭, 이수열이 출연해 고전의 매력을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 길에 깃든 삶, 동화가 피었다

    길에 깃든 삶, 동화가 피었다

    튀르키예의 카파도키아를 대표하는 놀거리는 열기구 투어다. 한데 기상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게 단점이다. 특히 비바람이 변덕스럽게 휘몰아치는 봄엔 예약이 취소되기 일쑤다. 그럴 땐 열 받지 말고 자박자박 마을을 산책하는 게 최고의 대안이다. 이 마을 저 마을 어슬렁대며 주민들 살아가는 모습을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옛 표어를 비틀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잘 키운 마을 산책 하나, 열 열기구 안 부럽다.’먼저 무스타파파샤 마을부터. 아주 단순하게 표현하면 ‘카파도키아 속 그리스 마을’이다. ‘콘스탄틴 엘레니 교회’ 등 장식적인 그리스식 건물들이 제법 많다. 예전엔 시나소스(Sinasos)라는 그리스 마을이었다. 1923년에 튀르키예와 그리스가 인구 교환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고, 이후 무스타파파샤 마을로 바뀌었다고 한다. 우리 전남 신안 퍼플섬처럼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가 선정한 최우수 관광 마을이다.가장 중요한 볼거리는 콘스탄틴 엘레니 교회다. 영어로는 ‘Saints Constantine and Helen Church’인데, 기독교에서 ‘성 콘스탄티누스와 헬레나 모후’라고 부르는 이들의 이름을 딴 것이다. 마을 안쪽의 몇몇 그리스풍의 집에선 카페나 레스토랑 등을 운영하고 있다. 근사한 아치 기둥 아래에서 튀르키예 사람들이 즐기는 차이(홍차) 한잔 홀짝대는 재미가 아주 각별하다.아바노스 마을은 ‘선택’이 아닌 ‘필수’ 관광지다. 도자기 굽는 일을 가업으로 삼은 이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세월의 변화에 맞춰 ‘관광지스럽게’ 변한 구석도 있지만 고즈넉한 정취는 아직 남아 있다. 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도자기 박물관을 들머리로 삼는 게 좋다. 현지 가이드는 “히타이트의 후예들이 대를 이어 도자기를 굽는 마을”이라고 설명했는데, 설마 기원전 18세기쯤에 형성돼 안개처럼 사라진 고대 국가의 실제 후예들일까. 아마 그렇게 오래전부터 도자기를 만들어 왔다는 은유적 표현일 터다.마을 인근 크즐으르막강에선 양질의 점토가 난다. 이 덕에 도자기 산업이 발달했을 것이다. 여기에 종교도 영향을 미친 듯하다. 성경에 ‘점토로 인간의 형상을 만들었다’는 대목이 있는 것으로 안다. 어쩌면 이 마을 사람들의 의식 한구석에 ‘절대자가 흙으로 사람을 빚었다면, 장인들은 흙으로 도자기를 빚는다’는 신념이 덧씌워져 있을지도 모른다.위르귀프는 다소 번다한 도시다. 관광지가 몰려 있는 괴레메 등에 견줘 동굴 호텔이나 현지 여행사 등이 몰려 있는 일종의 배후 도시다. 도시라고 해야 한 바퀴 도는 데 반나절이면 충분하다. 시내 중심부의 재래시장은 꼭 들르길 권한다.■ 여행수첩 -특특(TIK TIK)은 튀르키예식 떡갈비인 쾨프테, 포도잎으로 싼 야프락 사르마 등의 토속 음식을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집이다. 특히 우리 만두와 비슷한 만트가 맛있다. 만두 크기의 10분의1 정도로 작게 만든 것인데 맛도 만두 같다. 위르귀프에 있다. 카파도키아는 지중해 다른 지역들처럼 당도 높은 포도로 유명하다. 귈로르 와인하우스는 이 카파도키아 포도로 만든 현지 와인을 맛볼 수 있는 집이다. 오르타히사르 인근에 있다. 레비티아(Revithia) 레스토랑은 ‘고급진’ 동굴 레스토랑이다. 위르귀프 시가지를 굽어보며 터키식 정찬을 즐길 수 있다. 항아리 케밥으로 유명한 세텐(Seten) 레스토랑, 밀로칼(Millocal) 레스토랑 등도 튀르키예식 고급 정찬을 즐길 수 있는 곳들이다. 카이막 등 ‘신토불이’ 현지 음식을 맛보려면 역시 재래시장이 최고다. 위르귀프 시내 한복판에 있는데 주말에 찾아야 우리 오일장처럼 흥청대는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터키석은 이름과 달리 튀르키예가 유명 산지는 아니다. 위르귀프 시내에 터키석을 파는 곳이 많은데 제대로 사려면 전문가 수준의 눈썰미가 필요하다. -하를르 한(Halili Han)은 현지인 복장으로 양탄자 위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다. 한국의 젊은이들도 인증샷을 찍으러 즐겨 찾는다. 특히 드론으로 내려 찍는 사진이 유행이다. 위르귀프 시내에 있다.
  • 신이 빚은 땅, 생명이 움트다

    신이 빚은 땅, 생명이 움트다

    카파도키아는 튀르키예 중부의 네브셰히르주, 카이세리주 등의 지역을 잇는 이름이다. 그리스어로 아나톨리아(해가 뜨는 곳), 우리 역사책엔 ‘소아시아’로 소개됐던 지역의 일부다. 카파도키아의 봄은 살구꽃이 연다. 현지에선 우리 매화처럼 봄의 전령사 대접을 받는 듯하다. 살구꽃이 피니 외계의 별 같았던 카파도키아가 한층 ‘지구다워’졌다. 1000여년 전 기독교인들이 석굴에 남긴 프레스코화도 사진으로 담았다. 촬영이 엄격히 금지된 곳인데 튀르키예 문화관광부가 특별 허가를 내줬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접할 수 없었던 고대의 성화들을 좀더 많은 이들에게 보여 주라는 뜻일 터다. 변덕스러운 봄 날씨 탓에 카파도키아의 자랑인 열기구를 타지는 못했지만 이번 여정에선 그보다 더 아름다운 것들을 눈과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카파도키아는 아주 독특한 풍경을 가졌다. 지구에선 비교 대상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전설적인 영화 ‘스타워즈’의 감독이 이 지역을 돌아보며 영감을 얻었다고 하니 얼마나 ‘외계스러운’ 풍경인지 짐작할 만하다. 그 희한한 땅이 살구꽃 하나로 달라 보인다. 만화 속 스머프들이 살 것 같은 바위 사이에, 척박한 계곡 한편에 살구꽃 한 송이 피어 있으니 그제야 정감 어린 인간의 땅으로 다가온다. 우리 덕수궁 석어당 앞의 살구꽃도 그렇잖은가. 무겁게 침잠해 있던 거무튀튀한 옛 건물도 이른 봄에 살구꽃이 피면 생기를 얻는다. 꽃 한 송이의 힘은 이처럼 세다.카파도키아는 지각 변동과 화산 폭발이 만든 땅이다. 아주 오래전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뭍이 됐고, 그 위로 카이세리의 에르지예스 화산에서 쏟아져 나온 응회암 등이 겹쳐 쌓였다. 이어 비와 바람, 시간이 차별적으로 지면을 조탁하면서 지금과 같은 독특한 모습이 됐다. 이번 카파도키아 여정의 ‘원픽’을 꼽으라면 단연 ‘괴레메 야외 박물관’이다. 이름은 박물관이지만 기독교인들에겐 일종의 성지다. 괴레메는 “너희는 (이곳을) 볼 수 없다”는 뜻에서 유래된 말이라고 한다. 이름에서 느껴지듯 여기엔 복잡한 역사가 얽혔다.카파도키아는 아시리아, 히타이트, 알렉산드로스의 마케도니아 등 숱한 제국이 명멸했던 땅이다. 그들이 누렸던 다양한 문명의 흔적도 흐릿하게 남아 있다. 그중 현재의 모습에 가장 영향을 미친 이들은 기독교인들이다. 이들이 괴레메에 처음 정착한 때는 4세기쯤(7~11세기라는 견해도 있다)이라고 한다. 로마와 이슬람의 박해를 피하려는 뜻이었으니 당연히 눈에 띄지 않도록 꼭꼭 숨어야 했을 것이다. 그에 딱 맞는 공간이 ‘요정의 굴뚝’이라 불리는 응회암 절벽이다. 괴레메 등 카파도키아 지역에 무수히 많다. 기독교 수도사와 교인들은 이 응회암 절벽을 파 석굴교회와 수도원, 침소, 식당 등을 조성했다. 대표적인 곳이 괴레메 야외 박물관이다.석굴교회는 대개 내부가 고대의 프레스코 성화로 치장돼 있다. ‘당연히’ 유네스코 세계유산이고 그만큼 주의 깊게 돌아봐야 할 공간이다. 아쉬운 건 아름다운 벽화들을 눈으로 보는 것 외에 담아 갈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석굴교회 내부는 촬영이 엄격히 금지돼 있다. 모르는 척 휴대전화로 찍으려 하면 경비원이 득달같이 달려와 제지한다. 심지어 사진 삭제를 요구하기도 한다. 아무리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려도 인터넷에 비슷한 사진들뿐인 건 관계 기관에서 촬영해 배포한 사진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번엔 달랐다. 튀르키예 문화관광부의 특별 허가를 받아 내부를 촬영할 수 있었다. 홍보 목적이라기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좀더 많은 이들에게, 편견 없이 아름다운 성화들을 보여 주라는 뜻이었을 것이다. 그 과정에 사연도 많았다. 특히 서양인들의 반발이 적잖았다. “마이 갓(God), 유어 갓” 운운하며 언쟁을 하는 서양 관광객도 있었다. 경비원이 몇 차례 공손하게 대꾸하다 변화가 없으면 여지없이 ‘모시고’ 석굴 밖으로 나갔다.괴레메 일대엔 무수한 동굴이 있다. 그중 괴레메 박물관 구역에 포함된 건 석굴교회, 수녀원, 식당 등 14곳의 건물(사실은 동굴)이다. 수녀원은 매표소 전에 있다. 그래서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매표소를 지나면 성 바실 교회, 엘말르 교회(오래 전 정문 앞에 사과 과수원이 있었다고 해서 애플 처치로 불린다), 성 바르바라 교회 등의 순서로 이어진다. 뱀 교회(이을란르 교회)도 있다. 뒷산에 살던 늙은 뱀을 처치하는 벽화가 있어 이런 이름을 얻었다. 하이라이트는 ‘다크 처치’ 어둠의 교회 수도원(카란륵 킬리세 마나스트르)이다. 프레스코화가 가장 잘 보존돼 있다. 예수의 탄생과 세례, 최후의 만찬, 죽음, 부활 등의 장면이 생생하게 남아 있다.또 다른 관광 명소인 우츠히사르와 오르타히사르도 형태는 비슷하다. 교회로 쓰이지 않았을 뿐 집과 요새로 이용된 건 마찬가지다. 우츠히사르와 오르타히사르 사이엔 비둘기 계곡이 있다. 고대인들은 계곡에 작은 굴을 뚫어 비둘기를 길렀다. 비둘기는 기독교인의 상징물이었는데, 현실적으로도 요긴했다.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비둘기 알은 괴레메 프레스코화의 안료들이 벽에 잘 달라붙도록 하는 접착제 구실을 했다. 비둘기 집에 쌓인 똥은 비료로 쓰였다. 바닷새들의 구아노에 견줄 수는 없지만 비슷한 기능을 한 듯하다. 그리고 소식을 전하는 전서구로도 활용됐다. 우리에게 ‘스머프 마을’로 잘 알려진 파샤바으도 ‘요정의 굴뚝’이 만든 명소다. 여기 응회암은 버섯을 빼닮았다. 머리 부분은 딱딱한 현무암, 기둥 부위는 연질의 응회암이다. 약 6000만년 전부터 진행된 차별 침식과 풍화로 지금과 같은 모습을 하게 됐다.지상에 요정의 굴뚝이 있다면 지하엔 ‘요정의 미로’가 있다. 박해자들의 눈에 띄지 않고도 일상생활이 가능한 지하 도시다. 이런 지하 도시가 수십개라고 한다. 가장 유명한 곳은 카이마크르와 데린쿠유다. 카이마크르는 가장 먼저 생긴, 가장 큰 지하 도시다. 염소, 물소 등의 젖을 굳혀 만드는 특산물 ‘카이막’의 유명 산지다. 데린쿠유는 가장 깊은 지하 도시다. 실제 규모가 20층에 달한다고 한다.초현실적인 풍경은 들녘 곳곳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비둘기 계곡, 러브 밸리 등 수두룩하다. 대부분 계곡을 따라 트레킹 코스가 잘 조성돼 있어 전 세계의 도보꾼들을 불러 모은다. 크즐추쿠르 계곡(로즈 밸리)도 그중 하나다. 저물녘 풍경이 특히 빼어나 현지인들은 이곳을 ‘파노라마 뷰포인트’로 꼽는다. 셀 수 없이 긴 시간이 만든 장밋빛 기암들이 계곡을 따라 도열해 있다. 저물녘 햇살이 비치면 더 붉게 변한다. 저세상 풍경이란 아마 이런 것이 아닐지.
  • 푸틴, 우크라이나 점령지 국가방위군에 그리스도 성상 선물한 이유는

    푸틴, 우크라이나 점령지 국가방위군에 그리스도 성상 선물한 이유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 점령 영토로 공식 편입한 남부 헤르손과 동부 루한스크 지역의 군부대를 처음 방문했다. 14개월째 이어지는 우크라이나전쟁의 교착 국면에서 군사적 공세를 예고하는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은 18일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헤르손주 주둔 러시아군 참모부 회의에 참석해 군 지휘관들로부터 헤르손주와 인근 자포리자주 지역 전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크렘린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헤르손 군부대 병사들에게 정교회 부활절 휴일을 기념해 황금색의 ‘그리스도 성상’을 선물하며 ‘러시아 제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국방부 장관 중 한 명이 소유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공수부대 사령관인 미하일 테플린스키 중장과 드니프로 부대의 올레그 마카레비치 중장 등에게 성상을 설명했다.푸틴 대통령은 이후 헬기릃 타고 루한스크 점령지에 있는 보스토크 방위군 본부로 이동해 알렉산드르 라핀 중장 등 고위 군 지휘부의 보고를 들었다. 푸틴 대통령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타고 부대로 이동했다. 그는 “(전선) 상황에 대한 당신들의 견해를 청취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일은 내게 중요하다”고 군 수뇌부에게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이날 방문한 군부대는 모두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의 점령지다. 러시아는 지난해 9월 주민투표를 거쳐 헤르손, 루한스크, 도네츠크, 자포리자 등 4개 지역을 병합한다고 밝혔지만 우크라이나와 국제사회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의 반격으로 헤르손시에서 철수했으나, 헤르손주 남동부 지역은 여전히 점령하고 있다. 크렘린은 푸틴 대통령의 헤르손과 루한스크 군부대 방문 시점을 비공개하면서, 사전에 준비되지 않은 일정이었다고만 밝혔다. 올해 러시아 정교회 부활절이 지난 16일이었던 만큼 최근에 푸틴 대통령의 방문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의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깜짝 방문하며 우크라이나 점령 지역을 처음으로 직접 찾았다. 당시에는 검은색 터틀넥과 패딩 점퍼를 입은 다소 편안한 차림새였는데 이번 헤르손과 루한스크 방문 때는 넥타이까지 착용한 정장을 입었다. 푸틴 대통령의 마리우폴 방문에 대해 서방 언론은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어린이 강제 이주 등의 혐의로 그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한 데 대한 항의성 방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푸틴 대통령은 마리우폴에서 어린이 예술학교 개관식에 참석해 자신에 대해 서방이 제기한 전쟁 범죄 혐의를 비웃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이번 푸틴 대통령의 방문은 서방으로부터 공급받은 탱크를 동원한 대규모 반격을 예고한 우크라이나 공세를 앞두고 이뤄졌다. 데니스 시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는 전날 가까운 미래에 새로운 군사작전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 “흑인이 클레오파트라?” 넷플릭스 다큐에 이집트·그리스 ‘분노’

    “흑인이 클레오파트라?” 넷플릭스 다큐에 이집트·그리스 ‘분노’

    흑인이 클레오파트라 연기한 다큐 논란이집트 고고학자 “완전히 잘못된 주장”그리스 매체, 그리스인 기원·혈통 강조“와칸다 포에버 소름” 조롱 댓글 줄이어 다음달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역사 다큐멘터리 ‘퀸 클레오파트라’를 둘러싸고 ‘블랙 워싱’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역사적으로 클레오파트라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이집트와 그리스에서 비판이 거세다. 이집트인디펜던트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저명한 고고학자이자 이집트 고대유물부 장관을 지낸 자히 하와스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에 대해 “그것은 완전히 가짜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와스는 “클레오파트라는 그리스인이었다”며 “그것은 그가 흑인이 아니라 금발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하와스는 ‘이집트 문명은 흑인을 기원으로 한다’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또는 남미의 흑인들의 주장이 최근 몇 년 사이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런 주장은 완전히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수천년의 역사를 지닌 고대 이집트 문명에서 그 끝자락에 있는 제25왕조를 제외하고는 흑인 문명과 이집트 문명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이 하와스의 설명이다. 하와스는 또 이집트 왕이 적을 때리는 모습을 그린 이집트 신전 벽화를 언급하면서 “이 적들은 아프리카인, 누바아인, 리비아인, 그리고 아시아인 등으로 묘사되며 모두 이집트 왕과는 국적이 매우 다르게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넷플릭스는 이집트 문명의 기원이 흑인이라는 거짓 정보를 퍼뜨리려 한다”고 거듭 비판했다. 그리스 매체 그릭리포터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가 그리스 혈통의 역사적 인물인 클레오파트라 7세를 흑인으로 묘사해 블랙 워싱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그러면서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마지막 통치자였던 클레오파트라 7세(기원전 69년~기원전 30년)의 생애를 자세히 소개했다. 특히 왕조가 기원전 305년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그리스인 장군인 프톨레마이오스 1세에 의해 세워졌고, 이집트에 위치해 있었지만 헬레니즘적 성격을 유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당시 이집트는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돼 있었지만 프톨레마이오스 왕가는 순수혈통을 유지하기 위해 근친혼을 통해 대를 이은 것으로 유명하다. 넷플릭스 ‘퀸 클레오파트라’는 흑인 배우 아델 제임스가 주인공을 맡았다. 역시 흑인인 윌 스미스·제이다 핀켓 스미스 부부가 설립한 영화제작사 ‘웨스트브룩 스튜디오’가 제작했다. 지난 13일 공개된 예고편에는 17일 현재 2만 6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는데 상당수는 블랙 워싱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대학에서 고대 문헌 연구를 전공했다는 한 네티즌은 “이 예고편은 역사학자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제발 위키피디아의 클레오파트라 페이지를 읽어 보라”고 충고했다. 이 댓글은 8000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네티즌들은 또 “클레오파트라가 ‘고르바초프씨, 이 벽을 허물어 주세요’라고 말하는 부분이 마음에 든다”, “클레오파트라가 ‘와칸다 포에버’라고 말할 때 소름 돋았다” 등 댓글을 이어가며 이 다큐멘터리가 실제 역사에 기반하지 않고 있다고 비꼬았다. 또 다른 그리스 매체 그릭시티타임스는 세계 최대 청원사이트 ‘체인지’에 올라왔던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비판 청원이 이틀 만에 8만 5000명 넘는 사람들의 서명을 받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청원이 삭제됐다고 전했다.
  • 연예계 ‘절친’ 톱 배우 2명, 이복형제 가능성…DNA 검사 받나

    연예계 ‘절친’ 톱 배우 2명, 이복형제 가능성…DNA 검사 받나

    서로 얼굴이 닮은 것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매튜 맥커너히(53)와 우디 해럴슨(61)이 실제 이복형제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14일(한국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맥커너히는 최근 팟캐스트 ‘렛츠 토크 오프 카메라’ 인터뷰에서 해럴슨이 자신의 친형일 수 있다고 털어놨다. 맥커너히와 해럴슨의 ‘브로맨스’는 일찍이 잘 알려져 있다. 둘은 비슷한 외모와 분위기를 지녔고, 영화 ‘트루 디텍티브’와 ‘EDtv’ 등 다수 작품을 함께 찍었다. 맥커너히는 “우리 아이들은 해럴슨에게 삼촌이라고 부르고, 해럴슨의 자녀들도 내게 삼촌이라고 한다”며 “우리 사진을 보고 서로를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출생의 비밀에 관한 의혹은 몇년 전 두 집이 함께 떠난 그리스 가족 여행에서 시작됐다. 맥커너히의 어머니가 해럴슨에게 “난 네 아빠를 알고 있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 것이다. 해럴슨의 아버지는 2007년 사망했다. 맥커너히는 “우리는 계속해서 ‘알고 있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풀어냈고, 어머니가 이혼을 했을 때 해럴슨의 부친이 휴가 중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매튜 맥커너히는 아직 DNA 검사는 받지 않았다면서 “53년 동안 내 아버지라고 믿어온 사람이 아버지가 아닐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며 고민했다. 한편 우디 해럴슨의 부친은 과거 유명했던 청부살인업자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럴슨이 7세일 때 이혼했고 2007년 69세를 일기로 옥중에서 사망했다.
  • [생생우동]‘벚꽃엔딩’이 아쉽다면…튤립·장미가 기다려요

    [생생우동]‘벚꽃엔딩’이 아쉽다면…튤립·장미가 기다려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지만 정작 우리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는 쉽게 접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딱딱한 행정 뉴스는 매일 같이 쏟아지지만 그 안에 숨겨진 알짜배기 생활 정보는 묻혀버리기 십상입니다. 서울신문 시청팀은 서울시와 자치구가 내놓은 행정 소식 중 우리 일상의 허기를 채우고 입맛을 돋워줄 뉴스들을 모은 ‘생생우동’(생생한 우리 동네 정보)을 매주 전합니다.코로나19 이후 4년만에 마스크 없는 봄을 맞았지만, 평년보다 이른 벚꽃 개화로 마음껏 즐기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크다. 비록 벚꽃은 졌지만 서울 곳곳에는 다양한 봄꽃들이 알록달록 피어 있다. 서울 자치구들이 앞다퉈 자랑하는 ‘꽃놀이 명소’를 찾아 늦봄의 정취를 만끽하는 것은 어떨까. 성동·동대문구 튤립 만개…달콤한 ‘사랑 고백’ 어때요? ‘사랑의 고백’, ‘영원한 애정’ 등이 꽃말인 튤립. 성동구 중랑천에 가면 형형색색의 튤립을 만날 수 있다. 구는 중랑천 용비교~살곶이 다리(약 1.65㎞구간)에 튤립산책로를 조성했다. 이 곳은 성동구청 직원들도 점심시간을 쪼개 찾는 성동의 ‘핫플레이스’다.정원오 성동구청장은 “특히 올해는 중랑천을 찾으시는 모든 분들이 더 오래 ‘꽃길’만 걸으시라고 튤립산책로를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용비교 하부 용비휴식정원에는 약 5만송이의 튤립을 심어 새로운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동대문구는 지난 1월 ‘꽃의 도시’를 선언하고 주민들이 많이 찾는 중랑천 장평교 하부에 약 4000㎡ 규모의 사계절 꽃 단지를 조성했다. 현재 장평교 일대에는 색색의 튤립이 만개했다는 소식이다. 구는 지난해 11월 28종(일반튤립 16종, 겹꽃튤립 8종, 야생화튤립 4종)의 튤립 8만 6400본을 식재했으며, 튤립이 지는 4월 말 경 백일홍 씨앗을 파종할 계획이다.형형색색 꽃잔디 수놓은 도봉 하늘꽃정원 도봉구 초안산 하늘꽃정원은 계절별로 아름다운 자랑한다. 현재는 보라색・분홍색의 꽃잔디가 산책로 주변을 수놓았다. 배나무에서는 하얀 배꽃이 만개해 상춘객을 기다리고 있다. 정원에는 꽃잔디・창포・백합 등 56종 21만본의 초화류와 산철쭉 등 키작은나무 4종 1만주가 식재돼 있다. 구는 이용자들이 가볍게 산책하며 다양한 꽃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흙콘크리트 산책로를 추가 조성했다. 산책로 주변으로 아기자기하게 설치된 곤충모형, 금속조형물 등도 볼거리다.“노원 당현천에서 꽃보며 유럽 여행하세요” 노원구에 가면 유럽을 연상케 하는 특화화단을 만나볼 수 있다. 싱그러운 봄 분위기를 돋우는 형형색색의 꽃과 아름답게 꾸며진 산책로가 ‘힐링의 시간’을 선물한다. 구는 구민들의 주요 산책로인 하천변에 특화 화단을 조성한다. 당현천, 중랑천, 우이천 총 2320㎡에 목마가렛, 오스테오스펄멈, 메리골드, 페라고늄 등 25종의 봄꽃을 식재한다. 특히 당현천에는 유럽여행을 테마로 특화화단을 조성했다.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네덜란드, 그리스의 랜드마크 조형물(런던아이, 콜로세움, 에펠탑 등)을 설치하고 나라를 대표하는 꽃(장미, 데이지, 라벤더 등)을 심었다. 당현천 특화화단은 봄부터 가을까지 연속해서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개화시기가 다른 수종을 식재한 것이 특징이다. 지상 3.5m에서 떨어지는 3개의 꽃폭포도 볼거리다. 서울에서 가장 예쁜 축제, 2023 서울장미축제 다음달에는 ‘서울에서 가장 예쁜 축제’, 중랑구의 장미축제가 기다리고 있다. 축제는 다음달 13일부터 28일까지 중랑장미공원(묵동교~겸재교 중랑천 일원)에서 열린다. 이 기간 1000만송이의 장미꽃이 만개한다. 다음달 19일 장미퍼레이드를 시작으로, 신품종 장미에 중랑구만의 이름을 명명해주는 장미명명식, 장미음악회, 중랑구민 노래자랑 등도 마련돼 있다. 축제기간동안 전 세계의 다양한 장미를 만나볼 수 있는 장미전시관도 마련된다.
  • 너에게 물들다, 무지개 품은 달동네

    너에게 물들다, 무지개 품은 달동네

    아야소피아 등 튀르키예 이스탄불 구시가가 외국 관광객이 사진을 찍는 곳이라면 발라트는 현지인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릴 사진을 찍기 위해 즐겨 찾는 곳이다. 종교와 지역을 불문하고 ‘인증샷’은 이제 세계적인 흐름이 된 듯하다. 발라트는 이스탄불의 후미진 달동네에서 신데렐라처럼 변신한 예술촌이다. 작고 예쁜 건물들이 다닥다닥 잇닿아 있다. 예쁜 카페와 공방 등이 들어서면서 이제 현지인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발라트의 형성 과정 역시 여느 달동네와 별반 다르지 않다. 도시화에 밀린 이들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혹은 불편한 생활 환경에 진저리가 난 중산층이 떠난 공백을 가난한 이들이 메우면서 형성됐다.●비잔틴 흔적 스민 ‘언덕 위 빨간 집’ 청년, 가난한 예술가들도 하나둘 깃들었다. 집세가 비싼 이스탄불 중심가에 견줘 발라트는 상대적으로 집세가 저렴했기 때문이다. 보통의 과정을 보면 이런 곳일수록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 현상을 피해 가지 못하던데, 발라트는 어떻게 대처할지 궁금하다. 발라트의 특징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건물 외벽이 알록달록하다. 그리고 폭 좁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호빗 하우스’를 자처하는 집도 있다. 이웃 창문틀에 빨랫줄을 연결해 함께 쓰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이렇게 오밀조밀하니 아마 빨랫줄 세울 공간도 부족했을 터다.발라트는 그리스어로 ‘궁전’이란 뜻이라고 한다. 실제 비잔틴제국이 지배하던 6세기경에 그리스 궁전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도 이 마을의 랜드마크처럼 여겨지는 언덕 위 빨간 집 역시 그리스계의 고등학교다. ●집집마다 형형색색… ‘눈맛’ 도네 건물은 대부분 폭이 좁고 ‘벽간소음’이 우려될 정도로 바짝 붙어 있다. 건물 2, 3층이 울퉁불퉁 튀어나온 경우가 대부분인데, 아마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확장하려다 보니 대부분 비슷한 형태를 하게 된 것으로 여겨진다. 건물 외벽이 알록달록해진 것도 사실 집집마다 값싼 페인트를 구해 칠하다 보니 빚어진 일이라고 한다. 그러다 마을이 명성을 얻으면서 이제 ‘형형색색’은 마을의 모토가 되다시피 했다.발라트 전체가 사진을 위한 스튜디오나 다름없다. 카메라를 들이대는 곳마다 ‘그림’이 된다. 그중 ‘우산 카페’와 알록달록한 계단길이 ‘핫플’이다. 계단길의 유래는 불분명하다. 현지 가이드조차 계단길에 어떤 사연이 담겼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현지에선 ‘레인보 스테어스’(무지개 계단)란 이름이 굳어지는 모양새다. 우산 카페는 무지개 계단과 맞붙었다. 입구 위쪽에 형형색색의 우산을 걸어 놓아 우산 카페로 불린다. 찾는 이들이 늘면서 음료를 주문해야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하는 등 인심도 박해졌다. 마을엔 고양이가 많다. 곳곳에 고양이 사료와 물을 담은 그릇이 놓여 있다. 사실 튀르키예 어디나 고양이가 많은 편이다. 이는 이슬람을 창시한 무함마드가 고양이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일화 때문이지 싶다.●또 다른 인증샷 성지 ‘카몬도 계단’ 발라트 외에도 카라쾨이 쪽의 ‘카몬도 계단’, 베식타시 거리의 독수리 동상 등이 SNS ‘핫플’로 꼽힌다. 카몬도 계단은 갈라타 타워로 가는 언덕을 오르기 위해 만든 계단이다. 조형미가 빼어나 현지 드라마 등에 자주 등장했다고 한다. 계단은 19세기 후반 튀르키예의 금융계를 쥐락펴락하던 유대인 가문에서 후원해 조성됐다. 카몬도는 유대인 가문의 성을 딴 것이다. 뱅크 스트리트(Bankalar Caddesi)를 찾아가면 된다. ■여행수첩 -대부분의 식당에서 음식 주문은 QR코드로 받는다. -이스탄불 카드는 50리라(약 3500원)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50리라씩 충전해서 쓰면 편리하다. 페리를 3회 승선할 수 있을 정도의 액수다.-튀르키예 문화관광부가 이스탄불 미식 기행을 계획하는 이들을 위해 맛집 몇 곳을 추천했다. 신시가지의 베식타시 거리는 길거리 음식으로 ‘핫’한 곳이다. 근처에 어시장과 대학, 지역 축구팀 팬클럽 모임 장소(독수리상) 등이 있어 저렴한 맛집들이 많다. 코코레츠는 튀르키예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일종의 내장 구이다. 바삭한 빵 사이에 넣어 샌드위치처럼 먹는다. ‘koko-rich’가 소문난 맛집이다. 어시장 바로 앞 ‘kizilkayalar’는 현지식 햄버거, 선착장 앞 ‘merkan’은 홍합밥으로 각각 유명하다. AKM 안의 ‘Divan Brasserie Fuaye’ 레스토랑과 이집션 바자르 안의 ‘pandeli’ 레스토랑은 정찬을 즐길 만한 곳이다. 전자는 새롭게 해석한, 후자는 전통에 가까운 튀르키예식 정찬을 각각 맛볼 수 있다. ‘Barnathan Roof’에선 갈라타 타워, 보스포루스 대교 등을 보며 식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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