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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천체는 없었다…‘소행성+혜성’ 하이브리드 천체 최초 분석[핵잼 사이언스]

    이런 천체는 없었다…‘소행성+혜성’ 하이브리드 천체 최초 분석[핵잼 사이언스]

    소행성과 혜성의 특징을 모두 가진 덕분에 일명 ‘하이브리드 천체’로 불리는 ‘2060 키론’의 분석 결과가 최초로 공개됐다. 2060 키론은 1977년 지상 망원경으로 처음 발견됐다. 목성과 해왕성 사이를 럭비공 형태의 타원을 그리며 공전하는 이 천체는 지름이 약 200㎞에 달한다. 2060 키론은 태양에 가까워지면 긴 꼬리가 나타나는데, 이는 혜성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그러나 2060 키론의 주성분은 암석으로 이는 소행성의 특징이다. 혜성은 주로 얼음과 먼지로 이뤄져 있다. ‘키론’이라는 명칭은 신체 절반은 말, 나머지 절반은 사람인 그리스 신화 속 반인반수 종족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과학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는 “스페인 아스투리아스 우주과학기술연구소와 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 소속 과학자로 이뤄진 국제 공동연구진이 2060 키론이 발견된 이래 최초로 내외부 구조를 밝히는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2021년 발사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통해 키론 2060을 내외부를 정밀하게 관찰했다. 그 결과 이 ‘하이브리드 천체’의 내부에는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기체 상태로 들어있고, 표면에는 이산화탄소와 일산화탄소가 꽁꽁 언 고체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마치 금속으로 만든 단단한 용기 안에 가스가 채워진 것과 같은 형태다. 키론 2060에게서 혜성의 대표적인 특징인 ‘긴 꼬리’가 나타나는 원인으로 이러한 특징이 꼽혔다. 우주를 이동하다 태양에 가까워지면, 2060 키론의 표면 온도가 오르면서 고체 상태로 얼어있던 일산화탄소가 기체로 바뀌는 승화현상이 나타나고 이것이 혜성의 긴 꼬리로 나타나는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스페인 오비에도대학의 찰스 샴보 박사는 “소행성과 혜성이 합쳐진 천체가 분석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면서 “특히 키론 2060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그 어떤 것과도 다른 천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60 키론은 태양계가 탄생한 46억 년 이전부터 우주에 존재하던 화학물질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며 “이는 태양계가 어떤 과정을 통해 형성됐는지 규명할 수 있는 기초 자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한편 2060 키론과 같이 소행성처럼 움직이지만 혜성처럼 빛나는 꼬리를 만들어내는 천체는 센타우루스군(Centaurs)에 속한다. 센타우루스군의 정확한 정의는 각 연구기관마다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궤도 긴반지름이 목성과 해왕성 사이에 있는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할 경우 센타우루스군으로 분류한다. 현재 태양계에서 지름이 1km가 넘는 센타우루스 소행성의 개수는 약 4만 4000개로 추정된다. 발견된 센타우루스 소행성 중 가장 큰 것은 지름 260㎞의 10199 커리클로로 알려져 있다.
  • 금호아트홀 첫 실내악단 상주음악가 ‘아레테 콰르텟’의 포부

    금호아트홀 첫 실내악단 상주음악가 ‘아레테 콰르텟’의 포부

    금호아트홀이 올해 상주음악가로 선정한 실내악단 ‘아레테 콰르텟’이 ‘공명’을 주제로 한 네 차례의 연주로 관객과 만난다. 2013년 관련 제도를 도입한 금호아트홀이 솔리스트가 아닌 실내악단을 상주음악가로 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1바이올린 전채안(28), 제2바이올린 박은중(24), 비올라 장윤선(30) 첼로 박성현(32)으로 이뤄진 아레테 콰르텟은 2019년 결성한 뒤 2020년 금호영체임버콘서트로 데뷔했다. 2021년 프라하 봄 국제 음악 콩쿠르 우승, 2023년 모차르트 국제 콩쿠르에 이어 지난해 리옹 국제 실내악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팀명 ‘아레테’(arete)는 그리스어로 ‘탁월함’을 뜻한다. 아레테 콰르텟은 오는 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금호아트홀에서 ‘신년음악회: Arete’로 처음 공연을 펼친다. 현악 사중주의 기틀을 잡았다고 평가되는 하이든의 ‘십자가 위 예수의 마지막 일곱 말씀’을 연주한다. 이어 5월 29일에는 하이든, 모차르트, 브람스, 비트만 등으로 꾸려진 공연 ‘감각’, 9월 4일에는 쇼스타코비치와 라벨, 버르토크로 구성된 ‘필연’을 선보인 뒤 11월 13일에는 베토벤과 슈베르트의 작품을 엮은 ‘라스트 워드’(Last Word)로 올해 공연을 마무리한다. 선곡을 비롯한 연주 작품의 구성은 아레테 콰르텟 멤버들이 직접 꾸린 것이다. 금호아트홀은 2013년 상주음악가 제도를 도입한 국내 최초 공연장이다. 미래가 유망한 차세대 클래식 스타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운영됐다. 피아니스트 김다솔, 선우예권 바이올리니스트 박혜윤, 조진주, 첼리스트 문태국 등이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를 거쳤다. 이날 금호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첼리스트 박성현은 “한국의 클래식 음악 시장이 크지 않은 가운데 그 안에서도 솔리스트에게 관심이 치중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솔리스트가 아닌 ‘팀’으로서 들려줄 수 있는 음악이 다양하고 신선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 한진관광, ‘2025 그리스 전세기’ 상품 출시…다시 한번 완판 노린다

    한진관광, ‘2025 그리스 전세기’ 상품 출시…다시 한번 완판 노린다

    한진관광이 2025년 그리스 전세기 여행 상품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그리스 전세기 상품은 2016년과 2019년, 지난해 모두 완판 기록을 세워 큰 주목을 받았다. 한진관광은 이번 봄에도 완판 행진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로 새롭게 상품을 선보인다. 출발일은 4월 27일, 5월 4일, 11일, 18일로, 매주 일요일 총 4회로 예정되어 있다. 특히, 봄철이라는 최적의 여행 시즌에 맞춰 상품을 출시해 쾌적한 여행 경험을 제공한다. 한진관광의 그리스 여행은 인천에서 아테네로 가는 직항편을 이용해 이동 시간을 최소화하며, 여행의 피로도를 낮추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그리스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엄선된 고품격 호텔에서의 숙박을 통해 여행의 가치를 한층 높였다. 한진관광은 여행객들이 그리스를 깊이 체험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일정을 준비했다.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를 비롯해 아폴론 신전이 있는 고린도,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델피, 공중에 떠 있는 수도원 메테오라 등 신비로운 유적지를 탐방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풍차가 아름다운 미코노스, 영화 ‘맘마미아’ 촬영지인 산토리니, 그리스 로마 신화의 시작점인 크레타 등 다양한 관광지를 포함해 그리스를 만끽할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지난 그리스 여행의 하이라이트였던 김헌 교수가 이번 여행에도 동행해 기대를 모은다. 김헌 교수는 tvN 예능 ‘벌거벗은 세계사’에 출연했다. ‘김헌의 그리스로마신화’ 등을 집필한 전문가로 여행객들은 근대 올림픽의 기원인 고대 그리스 4대 제전 유적지를 포함한 역사의 현장에서 즐거운 테마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한진관광 관계자는 “그리스는 신비로운 역사와 아름다운 자연이 공존하는 여행지로, 봄에 방문하기에 최적화된 곳”이라며, “대한항공 직항 전세기와 다양한 관광지 탐방, 디럭스 호텔 숙박이 결합된 그리스 여행을 통해 고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방문 예정인 관광지 및 호텔은 상품별 상이하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혹은 전화문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편, 한진관광은 그리스 전세기 상품 외에도 코카서스 전세기 상품을 출시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전세기 여행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 “슈퍼맨 챌린지, 절대 따라하지 마세요”…청소년들 부상 속출한 日

    “슈퍼맨 챌린지, 절대 따라하지 마세요”…청소년들 부상 속출한 日

    일본 어린이와 청소년들 사이에서 최근 ‘슈퍼맨 챌린지’가 유행하면서 부상이 속출하고 있다. 교육 당국은 학교에 공문을 보내 학생들이 위험한 놀이를 하지 않도록 당부하라고 안내했다. 아사히신문 온라인판과 NHK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달 4일 도쿄도립 소아종합의료센터에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 실려 왔다. 이 학생은 양 손목이 골절되고 앞니도 부러지는 중상을 입어 전치 2개월의 진단을 받았다. 학생을 치료한 의사는 학생의 스마트폰을 살펴본 결과 이 학생은 최근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 등에서 유행한 슈퍼맨 챌린지를 하다가 다친 것으로 드러났다. ‘○○○ 챌린지’는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에서 유행하는 행동을 따라해 영상으로 인증하는 것을 뜻한다. 슈퍼맨 챌린지는 사람들이 두 줄로 선 채 팔을 뻗어 서로 붙잡고, 도전자가 이 팔 위로 뛰어올라 슈퍼맨이 나는 자세처럼 착지하는 도전이다. 아오모리현에 사는 여성 A(45)씨도 고교 3학년인 아들이 학교 복도에서 친구 6명과 함께 슈퍼맨 챌린지를 하다가 떨어지는 바람에 머리 뒤쪽을 다쳤다고 전했다. A씨의 아들은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다음날 아침까지도 뒷목 상태가 좋지 않았다. 함께 몸을 던졌던 다른 친구는 팔을 삐끗했다고 한다. 오키나와현 난조시 교육 당국에 따르면 시내 중학생 4~5명이 슈퍼맨 챌린지를 하다가 몸을 날린 학생이 제대로 친구들의 팔 위에 안착하지 못하고 튕겨 나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팔이 골절됐다. 효고현에서도 한 남학생이 2m 높이에서 떨어져 두개골 골절을 입었고, 오키나와현 우라소에시에서는 이 놀이를 하다가 어린이 몇 명이 부상을 입었다. 슈퍼맨 챌린지가 일본에서 본격 유행한 12월 들어 부상 소식이 소셜미디어(SNS)에서도 속속 전해졌다. 엑스(X)에는 직접 다친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아들이 머리를 부딪혀 CT를 찍었다”, “아들이 팔이 부러졌다” 등 주변 사람들의 부상에 대한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이에 일본 각 지역 교육 당국은 지난달 관내 초·중·고등학교에 주의를 당부하는 공문을 보냈다. 일본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슈퍼맨 챌린지를 하다 다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스라엘을 비롯해 프랑스, 그리스, 루마니아 등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보고됐다. 틱톡도 현재는 슈퍼맨 챌린지를 검색하면 동영상이 뜨지 않고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위반하는 언행이나 콘텐츠와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라는 안내를 띄우고 있다. NHK에 따르면 틱톡 일본 법인은 “위험한 도전을 조장하거나 권장하는 콘텐츠는 허용하지 않는다”면서 이는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사한 조치가 내려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슈퍼맨 챌린지 영상이 쉽게 검색되고 있다.
  • 6년 사귄 약혼녀와 관계 끝?…트럼프 장남 옆 ‘새 애인’은 누구

    6년 사귄 약혼녀와 관계 끝?…트럼프 장남 옆 ‘새 애인’은 누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새로운 여자친구와 함께 행사에 등장해 눈길을 끈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은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개인 리조트인 마러라고에서 새해 전야 파티를 개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수십 년간 매해 마지막 날 이곳에서 호화로운 파티를 열었지만, 대통령 취임식을 20일 앞둔 이날의 연회는 트럼프의 정치적 부활을 알리는 상징적 행사가 됐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 파티에는 가족과 측근 등 지지자 300여명이 참석했는데, 최고의 화제는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파티에 참석한 여성 베티나 앤더슨이었다. 트럼프 주니어는 폭스뉴스 앵커 출신 변호사 킴벌리 길포일과 2021년 약혼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길포일을 그리스 주재 미국 대사로 임명하기까지 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은 당시 길포일을 자신의 “친구이자 동지”라고 부르면서도 큰아들과의 관계는 밝히지 않았다. 당시 길포일 대사 지명 발표 몇 시간 전, 영국 타블로이드지는 트럼프 주니어가 다른 여성을 만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이 2018년에 시작된 아들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있는 길포일을 대사직을 맡겨 외국으로 보내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 트럼프 주니어가 길포일과 헤어졌다는 보도가 나왔고, 실제로 그가 길포일이 아니라 새로운 여성과 함께 파티에 참석한 것이다. 이날은 트럼프 주니어의 47번째 생일이기도 했다. 앤더슨은 모델 출신 인플루언서로 알려졌다. 기업가 아버지와 자선사업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미 컬럼비아대에서 미술사를 전공하고 현재 재난 구호 재단인 패러다이스 펀드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달 9일 앤더슨의 생일 저녁 식사 자리에서도 목격됐으며, 이후 해변을 산책하며 손을 잡은 모습이 포착됐다. 트럼프 주니어는 차기 미국 행정부에서 공식적인 직책을 맡아 정치의 전면에 나서지는 않기로 했지만, 트럼프 2기 정부의 인선이나 정책에서 ‘막후 실세’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 포르노그래픽 디오라마 - 김언희론 1)/신은조 [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문학평론]

    사카모토 신이치의 만화 ‘이노센트’에서 등장인물 마리 조셉 상송은 조소한다. “정치는 남자들끼리 독점하고 있으면서 기요틴 앞에서는 여자와 애들도 평등하다 이거로군.” 물론 처벌은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한다. 그러나 그 처벌을 가능케 하는 법령이 평등하지 않았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법을 준수하지 않은 인간이 처벌받는 이유는 법이 인간을 보호할 수단이기 때문이지, 법 자체가 고귀한 것이라서가 아니다. 만약 어떤 법이 오직 법을 수호하기 위해 이행된다면 그것은 차별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그래서 상송의 조소는 푸념이 아니라 통찰이다. 여성과 아이, 소수자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원칙주의의 모순을 꼬집는 대사인 것이다. 그러므로 일본의 만화가가 프랑스 대혁명 시대 여성의 입을 빌려 내뱉은 이 대사가 현 한국 사회를 향한 진단으로 읽힌다면, 그것은 우리 사회가 원칙주의의 모순에 매몰되었음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강남역 살인사건과 페미니즘 리부트를 통과하며 우리는 대부분의 사회 규범이 가부장적 시선을 기반으로 결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여성을 착취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권력 구조의 단면을 거듭 확인할 수 있었다. 페미니즘이란 이와 같은 구조와 규범에 대항하기 위해 고안된 이론 틀이기에 여성 혐오에 대한 여성들의 항의가 젠더 갈등, 갈라치기라는 이름으로 폄하되기 일쑤인 근래의 정황에서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일컫는 일은 이와 같은 압제에 대한 저항의 표현 그 자체일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페미니스트임을 부정하는 여성들이 나타나는 것은 어떻게 독해해야 할까. 이에 대해 논하기 위해서는 먼저 여성을 처형하는 칼날의 집행 주체가 비단 남성이나 가부장적 시스템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야 하겠다. 걸 밴드 QWER은 데뷔와 동시에 국내 음원 차트 상위권을 석권하고, 펜타포트 페스티벌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등 신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수준의 쾌거를 이루었다. 하지만 일부 멤버가 노출도 높은 의상을 입고 선정적인 춤이나 언행을 통해 남성 시청자들의 유료 후원을 유도하는 방송, 이른바 “벗방” BJ 출신이라는 사실이 대두된 이래 그녀들을 향한 비판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그 선두에 서 있는 것은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인물들이다. 그들은 QWER의 메인스트림 데뷔가 여성 인권의 하락을 촉진하는 사건이라고 정의한다. 여성의 몸을 재화로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인식이 “벗방”의 본질이고, 그것이 아니더라도 연예인을 꿈꾸는 어린 여성들이 “벗방”으로 흘러 들어갈 위험이 있다고 말이다. 그래서 QWER을 둘러싼 갑론을박은 각각 “그녀들이 진행한 방송은 유명 스트리밍 사이트의 규제를 위반하지 않았으므로 벗방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의견과, “옷을 벗는 방식으로 자신을 성적으로 대상화하여 금전을 취했으므로 벗방, 더 나아가 성매매 종사자와 다를 바 없다”는 의견이 부딪치며 격화되고 있다.2) 물론 QWER을 향한 비판이 전부 그녀들의 과거 행적 때문이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겠다. 그녀들이 페미니즘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이어 가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고, 이 지점만을 지적하는 이들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벗방 BJ의 양지 진출”이 토론의 주된 쟁점인 이상 해당 토론은 여성이 스스로 여성의 몸을 “전시”하는 행동 그 자체에 대한 논의를 놓칠 수밖에 없다. 그렇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이 “페미니즘”이라는 이론의 보존이 아닌 “여성 인권”인 이상 진정 고민해야 하는 것은 벌거벗은, 음란한, 자신을 대상화하는 그 여성들의 존재를 삭제하지 않은 채 여성을 혐오하지 않는 방법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따사로운 빛이 포괄하지 못하는 “음지의 여자”들에게 줄곧 주목해 왔던 시인의 이름을 떠올릴 수 있다. 임산부나 노약자, 심장이 약한 사람과 과민 체질,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자신의 시집을 읽을 수 없으며, 시집을 읽고 난 후 온갖 부작용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한 시인. 김언희의 시에는 난도질당한 여성 육체의 단면이 가감 없이 삽입되어 있으며 음부와 성기, 성교와 폭력의 장면이 빈번히 등장한다. 이와 같은 태도는 시집 전체의 맥락에 영향을 미쳐 마치 시인이 사용하고 있는 모든 시어와 심상 너머에 외설적인 함의가 담겨 있는 것처럼 읽히도록 만든다. 이것만으로도 섬뜩한 문구를 적어 둘 근거로는 충분하리라. 기실 임산부나 노약자가 아니더라도 “아버지의 처녀막을 찢어”드리겠다 엄포 놓는 목소리를 듣고 아연실색하지 않을 독자란 그리 많지 않겠지만 말이다(‘가족극장, 이리 와요 아버지’). 그래서일까. 지금껏 수많은 비평가와 연구자들이 김언희의 시에 달아 둔 각주들은 크게 두 가지의 갈래로 분류할 수 있다. 김언희 시에서 그로테스크한 여성 이미지를 발굴한 이해운3)이나, 김언희 시의 여성을 서발턴으로 정의하는 장서란4)은 김언희의 시를 남성 중심적 현실을 전복할 에너지로 대우한다. 반면에 임지연5)은 김언희 시가 남성적 시선을 내면화하고 남성/여성이라는 근대적 시스템을 보존함으로써 기존 문제 틀에 갇힌다는 의견을 제기한다. 두 시점의 맹렬한 대립은 김정란과 남진우 사이에서 벌어졌던 설전을 펼쳐 볼 때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일찍이 김정란은 김언희 시가 “여성에 의해서 여성 육체에 가해지는 성폭행”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김정란이 엄격한 페미니즘에 근거하여 김언희 시의 벌거벗은 몸들을 체제의 프로파간다로 독해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6) 하지만 남진우는 그에 대해 김언희의 시선은 “남성들의 시각적 쾌락에 봉사하는 남근적 응시가 아니라, 거기 붙들린 사람을 삶과 죽음, 현실과 환상의 경계인 혼돈으로 초대하는 메두사적 응시”라고 반박했다. 그녀의 시가 “메두사의 시선을 통해 포착한 자아/세계의 추악한 실체를 메두사의 형상으로 재현해 놓은 것”이기 때문에 이 시인의 시를 읽는 사람은 마치 메두사의 얼굴을 앞에 두고 그러하듯이 “시 앞에서 분노하거나 외면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는 설명을 덧붙이면서 말이다.7) 두 의견은 일정 부분 타당하고, 그래서 여태까지도 그 시비를 팽팽히 겨루고 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 있다. 정말 이 여성들이 성폭행범이나 메두사에게 필적할 권력을 갖고 있는 것일까. “날 때부터 고기”였다는 그녀들의 고백으로부터 알 수 있듯이, 그들은 난도질당하고 있다. “육회와 수육/ 창창한/ 육절기(肉切機)의 세월”이 그녀들을 기다리고 있다(‘태어나보니’). “시인” 또한 사정은 매한가지인데, 그것은 “여자가 시인이 된다는 것”은 “개가 뒷다리로 서서 걷는 것과 같”다는 독백으로부터 드러난다(‘Eleven Kinds of Loneliness’). 다시 말하자면, 그녀들이 비명 지르는 것은 그것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무력한 화자들의 비명을 듣고 있노라면, 전성기의 메두사보다는 차라리 사후의 메두사가 더 떠오른다. 눈을 마주쳤다면 누구라도 돌로 만들어 버리는 능력으로 수많은 영웅을 쓰러뜨렸던 메두사는 영웅 페르세우스에 의해 목이 잘린 후 방패의 장식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메두사의 이야기는 전승되지 않는다. 이렇듯 단죄의 칼날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다. 여성과 아이들의 목도 평등하게 잘라 버리는 기요틴처럼 말이다. 조금 과장하자면, 일견 세계를 파괴할 힘을 가진 것처럼 보였던 메두사도 영웅의 칼날 앞에서는 단순한 고깃덩어리에 불과한 것이다. 앞선 연구들이 전부 터무니없는 오독이라거나, 김언희의 작업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김언희의 작업을 절대 방어하려는 의도 또한 아니다. 단지 이 여성들의 “육체 전시”가 가능하기 위해서 어떤 숭고한 의미가 뒷받침되어 있어야만 하는 것인지 질문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문학비평이라 하는 장르가 언제나 작품에서 문학적 의미를 창출하는 작업이고, 김언희 시의 위계-모독이 여성의 몸을 중핵으로 삼아 작동하고 있는 이상 페미니즘적 읽기는 불가피한 일이리라. 하지만 이 여성들에게 엄격한 문학적·사상적 잣대를 들이밀기 이전에 이들이 호소하고 있는 고통의 정체를 규명하고, 이 시점에서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므로 여러 가지 담론들이 여성의 몸을 횡단하고 있는 이 시대에 김언희를 읽는다는 것은, “음지”에서 뒤척이는 몸과 그에 잇따르는 감각을 시의 최종 심급으로 두고 있는 이 시인에게 여성이란 무엇인지 자문을 구하는 일과도 같다. 여성의 삶은 어디까지 다양하고, 어떻게 여성은 삭제되는가. 물론 대화 없는 공감은 언제까지고 모독에 그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시도하는 이 독해가 모독이라는 사실을 주지한다면 김언희의 화자가 실감 나게 들려주는 증언을 통하여 여성이 스스로 몸을 전시하는 일이 무슨 의미일 수 있는지 알아차릴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므로 이것은 오독이다. 여성이 여성의 몸을 전시하는 것이 단순한 욕망 전시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모독이다. 그 모독적 오독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렇게 질겨빠진, 이렇게 팅팅 불은, 이렇게 무거운 김언희의 첫 시집 ‘트렁크’는 “가죽 트렁크”를 묘사하며 시작한다. “이렇게 질겨빠진/ 이렇게 팅팅 불은/ 이렇게 무거운” 가죽 트렁크. 그것에 담겨 있는 것은 “토막난 추억”이다. 짧은 진술을 통해 이 트렁크를 둘러싼 진실들을 포착하기란 쉽지 않다. 누가 어디로 보낸 것인지, 트렁크를 둘러싸고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심지어는 “토막난 추억”이라고 일컬어지는 내용물이 정확히 무엇인지조차 기입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트렁크가 수취를 거부당한 이유만큼은 짐작할 수 있다. 아마 그것이 너무나도 흉측하기 때문일 것이다. 본디 가야 할 곳으로부터 거절당한 후 갈 곳을 잃은 가죽 트렁크. 이것의 이미지를 김언희의 시와 같이 놓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시인의 말에 적혀 있듯, 김언희는 시가 고통뿐인 세상에서 아름다움을 검출하는 작업이라고 여겨지는 보편적 인식을 정면으로 “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트렁크”를 시인의 작업물 그 자체에 대한 은유로 읽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실로 김언희의 시는 “토막”난 것들을 그러모으고 있다. 이때 토막 나는 대상은 다양하다. “고기”, “개구리”, “당신” 등 수많은 생명이 시에서 도륙되지만, 가장 빈번히 유린당하는 것은 바로 화자 자신이다. 무형의 관념인 “고요”마저도 도살하고 도살당하기를 반복하는 이 “백정의 나라”에서 김언희는 참수도를 다만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정면에서 받아내고 있다(‘고요의 나라 1’). 의자였는데 내가앉으니도마였다 베개였는데 내가베니작두였다 사람이었는데내가안으니 내가안으니포장육 손톱발톱이길어나는포장육 막다른데가따로없었다 꽃한송이꽃절벽 사람하나사람절벽 여기이절벽에서저기저 절벽으로내입에서내어놓은 거미줄에매달려간댕 간댕건너간다끊어 질듯끊어질듯 ‘의자였는데’ 안락하고 편안한 사물이어야 할 “의자”와 “베개”도 내가 베기만 하면 “도마”와 “작두”가 되어 버리는 정황은 김언희의 화자가 탑재하고 있는 세계관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소 난해한 정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날 때부터 고기”였다는 다른 시의 진술을 경유해야만 하겠다(‘태어나보니’). 나를 낳은 “엉덩짝”이 갈고리에 걸려 있고, 심지어는 그 엉덩짝의 정체조차 알 수 없는 “지하 식품부”의 “냉장고 속”으로부터 비롯된 고백을 참조해 보자. 이 세계가 나에게 적대적인 이유가 비로소 명료해지지 않는가. 코에 걸면 코걸이고,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말처럼 비체는 언제나 주체의 의도에 귀속된다. 인간이 도마 위에 앉으면 도마는 의자처럼 기능하게 될 것이다. 일련의 심상들은 화자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다는 점에서 폭력적이다. 나를 둘러싼 모든 사물이 나를 공격하고 재단하는 상황을 “막다른 데”라고 일컫는 것은 매우 상식적인 언술 행동이겠지만, 나에게서 뽑혀 나온 “거미줄”에 의존해 위태롭게 이곳저곳을 오가야 하는 상황까지 읽어내고 나면 이 화자가 처해 있는 상황이 보다 더 극단적이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극단의 상황에서 김언희가 채택하는 방법은 다름 아닌 그 세계의 작동 방법에 적극적으로 찬동하는 것이다. 막차를 놓치고 저녁을 때우는 역 앞 반점 들기만 하면 하염없이 길어나는 젓가락을 들고 벌건 짬뽕국물 속에서 건져내는 홍합들…… 불어터진 음부뿐이면서 생은, 왜 외설조차 하지 않을까 골수까지 우려준 국물 속에서 끝이 자꾸만 떨리는 젓가락으로 건져올리는 허불허불한 내 시의 회음들, 짜장이 더글더글 말라붙어 있는 탁자 위에서 일회용 젓가락으로 지그시 빌려보는, 이 상처의 모독의 시, 시, 시, 시울들……… ‘허불허불한’ “벌건 짬뽕국물 속에서 건져내는 홍합”이라는 먹음직스러운 음식은 직후 “불어터진 음부”로 변환된다. 이 회음은 “시”의 것으로, 시가 전적으로 화자에 의한 발화라는 것을 견지한다면 직후 들어오는, 왜 세상은 “외설조차 하지 않”느냐는 탄식은 자신에게 주어진 발화 방식도 충분히 이용하지 않는 “세상”에 대한 비판임과 동시에 외설밖에는 할 수 없는 화자 자신에 대한 통렬한 메타인지이기도 하다. 그렇다. 김언희에게 있어 세계란 외설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아니 외설밖에는 할 수 없는 침묵과 고요의 공동이다. “골수까지 우려준” 국물이 그렇듯 이 세계는 인간의 몸을 극한까지 착취하면서 성립하는 세계다. 달콤한 복숭아의 “향기”에 “전신이 가려워”지는 방식으로 세계와 몸이 불화하는 상황이라면, 아름다움을 거부하는 몸의 시 쓰기는 모독과 외설, 배설과 동일시될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나의 몸에서 복숭아의 일각을 발견하는 상황에서 고통이 창작을 추동한다는 오래된 격언 또한 폐기를 피할 수 없다(‘복숭아’). 이렇듯 김언희에게 몸과 세계는 서로 공명한다. 지독한 자기도취로도 보이는 이 세계 인식이 쾌락적 나르시시즘으로 연결되지 않는 이유는 아무래도 그 공명이 상처와 고통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김언희의 시가 성감을 전면에 내세워 시를 창작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적으로 읽힐 수 있는 지점이지만, 앞선 표현을 참조한다면 그것은 어떠한 금기 내지는 윤리를 깨뜨리기 위해 성감만을 강조하고 있다기보다는 몸과 감각에 대한 탐구에 치중하면서 그와 맞닿아 있는 가장 일차적인 감각의 일환으로 성감을 이용하고 있는 것에 더 가깝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하여 시 쓰기와 배설이 살아남기 위한 외설의 표현으로 동등한 위치를 획득할 때, “봉합되지 않는” 인생으로부터 타액처럼 시가 흘러나오며 김언희의 세계-자기 인식은 완성된다(‘……?’). 장바구니를 들고 오늘은 또 무엇을 똥으로 만들어줄까 미나리 상추 쑥갓 바지락 피조개 펄펄 뛰는 저 도다리란 놈을 똥으로 만들어버려……? 항문을 쩝쩝 다시며 지나가는 과일전 좌판 위에 황도 백도 천도 복숭아들 등천하는 저 향기를 구린내로 저 신선한 과육들을 똥으로 만들어버리는 무서운 분뇨의 회로 나를 거치면 모든 것은 왜 심지어 당신, 심지어 하느님까지, 내게서 나오는 것은 왜 모조리 ‘왜 모조리’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보고 “항문을 쩝쩝 다시”는 행위는, 앞서 언급했던 몸과 세계의 미적 판단 기준이 불화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감각의 교란으로 이해된다. 더 나아가, 생명력 넘치는 도다리까지 모두 화자의 몸을 통과하며 똥으로 변모하는 상황으로부터 김언희의 화자가 갖추고 있는 소화 능력은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함축한다는 결론 또한 도출할 수 있다. 김언희의 몸을 통해 세계는 모독의 대상이 되어, 역겹고 끔찍한 형상으로 변환 출력된다. 그러므로 배설은, 시 쓰기는 무서운 일이다. 대상이 미륵이건 나발이건 고려하지 않고 제 식대로 씹어 삼키는 방식은 그 원리의 측면에서 세계가 화자를 착취해 온 방식과 동일하다. 하지만 누군가가 칼날을 휘두른다면, 그것은 그 칼날이 휘두르는 자에게도 유효하다는 뜻이 되지 않겠는가. 미륵과 하느님. 언젠가 재림하여 세계를 구원할 것이라고 믿어지는 선지자와 절대자 그 자체. 또는 규범의 화신. 그들을 욕보이는 행위가 화자의 자긍심으로 기능하는 것은 화자 스스로 그 행위에 혁명이나 대항, 자기표현으로서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음이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여기서 하나의 질문을 해 볼 수 있겠다. 김언희의 화자가 외설과 배설밖에 할 수 없는 이유는 이 화자들이 흉측하기 때문이다. “늙은 창녀”, “주검”, “미친년”과 같은 멸칭으로 묘사되는 화자들은 모두가 그 자체로 금기시되는 존재로, 이와 같은 꺼림칙한 감각은 김언희의 화자뿐만 아니라 그녀가 사용하는 시어와 제시하는 정황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사항이다. 트렁크는 수취 반송되었고, 고기는 잘려서 매달렸다. 이들이 스스로 발화하는 것을 통해 권위에 상처 입는 당사자는 누구인가. 누가 그녀들을 가공하고, 왜 그녀들을 향해 폭력을 행사하는가. “아버지”, “하느님”, “당신”으로 호명되는 착취의 수혜자들. 그들의 정체가 밝혀진다. 저 여자가 죽지 않는다 나는 한 구멍을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 같은 쬐그만 구멍, 그 한 잎의 구멍을 사랑했네. 그 구멍의 솜털, 그 구멍의 맑음, 그 구멍의 영혼, 그 구멍의 눈물,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구멍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구멍을 사랑했네. 구멍만을 가진 구멍, 구멍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구멍, 구멍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구멍, 눈물 같은 구멍, 슬픔 같은 구멍, 병신 같은 구멍, 시집 같은 구멍, 그러나 누구나 가질 수는 없는 구멍 영원히 나 혼자만 가지는 구멍, 나밖에 아무도 가질 수 없는 구멍, 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은 가혹한 구멍 ‘한 잎의 구멍’ 오규원의 ‘한 잎의 여자’는 김언희에 의해 다시 쓰이는 과정에서 “구멍”으로 치환된다. 이때 기묘한 것은 오규원의 시에서 “여자”가 화자와 철저히 구분되는 타자로 등장하는 것과는 달리, 김언희에 의해 다시 쓰인 시의 “구멍”은 화자 자신이자 동시에 사랑하는 대상으로 변모한다는 점이다. 이것을 단순히 김언희가 여성 시인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여성의 대명사로서 기용되는 구멍은 다분히 여성의 성기처럼 읽힌다는 지점에서 앞선 독해에서 줄곧 발견해 왔던 “모독에 의한 모독”의 힘이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김언희는 이 “덮어씀”을 통해 기존 남성 권력이 선사하는 여성에의 사랑을 비웃음과 동시에 자신-여성마저도 비웃고 있다. “누가 내 시에 마요네즈를 발랐”고, “내 시에 대고 수음을 했느”냐며 범인을 색출하려는 행동은 그래서 이해될 수 있다(‘누가 내 시에 마요네즈를 발랐지?’). 그렇게 할 수밖에 없어 채택했던 수단인 모독이 효과적인 이상, 상대를 색출해야만 모독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때 가장 대표적으로 불려 나올 수 있는 존재가 “아버지”다. 거울 속의 아버지, 새빨간 페티큐어를 하고, 아이, 꽃만 보면 소름이 져요, 허리를 꼬는 아버지, 과부가 된 아버지, 생리중인 아버지, 시뻘건 아버지의 음부, 아버지의 질, 하룻밤에 여든여덟 체위로 내 남자와 하는, 빗자루 손잡이와 그짓을 하고, 자동차 뒷자리에서 스무 켤레의 구두와 하고, 유리상자 속에서 왕과 동거를 하는, 아버지이, 아버지의 목청으로 부르르 나를 부르는 아버지 ‘가족극장, 과부가 된 아버지’ 아버지는 어떤 존재인가. “걸려 있는 어머니”에게서 자신을 “들고 가는” 존재다. 다시 말해, 세계 규범의 화신과 같은 존재이다. 시집의 한 부 전체가 “가족 극장”이라는 이름으로 가족 내부에서 일어나는 위계 관계를 뒤집고, 기제를 모독하는 것으로 메워져 있는 것은 그렇게 이해될 수 있다. 시인은 주님, 아버지, 오빠 등 남성적 주체들에게 여성의 음부와 행위를 오려 붙임으로써 그것의 권위를 훼손한다. 이와 같은 시적 전략은 ‘보고 싶은 오빠’를 비롯한 이후 시집에서도 두드러지게 활용된다. 하지만 이 모든 상황이 “거울” 속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하겠다. 거울이란 세계를 비추는 시선임과 동시에 내가 나를 자각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이미지다. 이러한 관점에서 시를 다시 읽어 보면, 거울 속의 “아버지”는 여성의 신체를 하고 내 남자와 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나” 같다. 다시 말해, 김언희의 화자들은 아버지를 훼손하면서 동시에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는 남근중심주의적 관점을 자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모독이 가질 수 있었던 승리의 감각은 피로스의 승리로 격하된다. 내 얼굴로부터 매 순간 아버지의 얼굴을 맞닥뜨리기 때문이다. 세상이 그녀를 고기와 구멍으로 다루었기 때문에 외설할 수밖에 없었던 시인의 시 쓰기는 이 시점에서 오독을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하면, “상가”로 가도 “카바레”가 나오고, “꽃집”으로 가도 “족발집”이 나오며, 발걸음한 “예식장”은 “도축장”으로 변모하는 상황을 비판하기 위해 세웠던 모독의 바리케이드가 되려 여성 자신을 음란함에 가두게 된다는 모순이다(‘피치카토’). 이 책이 소리를 전부 빨아먹는다 이 책이 비명을 전부 빨아먹는다 이 책이 피를 전부 빨아먹는다 육절기로 썰어 넘기는 책장 한 장 한 장이 혓바닥이다 흠씬 피를 빨아먹은 페이지 페이지, 면도날로 밑줄을 친 붉은 밑줄들이 줄줄 흘러내리는 이, 책이 ‘이 책’ 김언희는 시에 발린 “마요네즈”, 즉 “아버지를 내포하는 몸”을 경멸한다. 그래서 김언희의 시는 재생산이나 자신만만한 자의식의 표출이 아니다. 오히려 소화이며, 소비다. 먹어서 없애야 하는, 똥으로 만들어 버려야 하는 무엇이다. “아버지에게서 아버지를 파내드릴게”라고 이야기하는 김언희. 내 몸을 끊임없이 소비하는 것은 “아버지의 좆대가리”에서 자신을 “벗겨내 달라”는 요청의 수행적 표현임과 동시에 화자를 포박하는 사상과 논리로부터 탈각하고자 하는 몸부림이다(‘벗겨내주소서’). “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가 아직도 죽지 않”은 이유는 이 탈각이 모독으로써는 정복될 수 없는 무인도이기 때문이다(‘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 “난자당한 살점들이 에워싸고 있는 그 섬”에 닿을 때까지 그녀들은 죽을 수 없다(‘그 섬에 가고 싶다’). 성공할 수 없는 전략을 고수하면서 삶의 결말을 유보하고 있는 이 화자들의 태도는 의미 없는 감각과 침탈을 반복하면서 이중의 모순을 안은 채 언제까지고 지속될 것만 같다. 그렇다면 폭로를 위해 오독을 감수해야만 하는, 살을 취하기 위해 뼈를 줄 수밖에 없는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이 여성들은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 아니, 질문을 바꾸어 보자. “음부”밖에는 없는 세상에서 “외설”로만 발화할 수 있는 여성들의 이와 같은 몸부림을 다만 윤리적 잣대로 처벌할 수 있겠는가? 쉽게 답변을 내릴 수 없는 질문, 그에 대한 사유의 약진이 김언희의 근작에서 드러나고 있다. 여자가 시인이 된다는 것 -인격이라는건온도와습도에따라변하는거야고환처럼 -1은홈리스II는섹스리스III는홈리스에섹스리스너에게는좆밖에없고나에겐그마저없고 -니체고시체고나랑맞바꾼개는잘커?네터럭이목구멍에엉겨죽을뻔한그개? - 죽여준다정말죽여줘新옥보단3D로보니온세상이肉蒲團之極樂寶鑑이네 -30년동안카데바노릇을하고있어6개국어로거짓말하는카데바그게나라고 -저개하지도못하고짖지도못하는저개엊저녁에광견병접종을하고온저개이제는미칠수도없게된저개 -난죽은년조차아냐시체조차도없어난내눈에도안보여 -정색은질색이야난잠을자면서도하품을해잠을자면서도존다고가래침이야말로내인생의토핑이지 -모든것을포기하고미쳐버리면시간이절약되지않을까 -나무젓가락같은잣대로젓대로나좀들쑤시지마지뢰를밟고선자만이경멸할수가있는거야똥밟은자를 -개가뒷다리로일어서서걷는것과같소…… 여자가시인이된다는것은 -내주여저는알알이익었나이다새까만악의의포도송이로나의모든사랑을다해나의모오든화냥을다해 ‘Eleven Kinds of Loneliness’ “까마귀에게 있어서 까마귀 자신만큼 불길”한 것이 또 없듯이, 여성의 몸은 그것이 여성의 몸이기 때문에 한 번의 오독을 거치고 있다(‘미얀마’). “죽은 년조차도 아니고, 시체조차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나, “개하지도 못하고 짖지도 못하는 개”라는 호명은 그것이 비체화되고 있음의 표상이다. 기실 세상만사가 각각 결핍을 갖는 방식으로 성립하는 법이라지만, 남성 성기를 가진 “너”에게 “나에게는 그마저도 없”다는 화자의 토로는 화자 본인이 너보다 더 다중적인 압제 밑에 억눌려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렇듯 발화다운 발화를 할 수 없는, 내가 나로 살 수 없는 이러한 치욕과 모멸의 세상에서 화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자기학대에 가까운 성교, 폭력뿐이다. 이 화자가 “사랑”과 “화냥”을 병치하면서, “새까만 악의 포도송이”만을 기를 수 있는 것은 날 때부터 고기로 다루어졌던 사람들이, 자신에게서 아버지를 발견하는 여자들에게 걸려 있는 저주들이 말소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구태여 여성에게 씌워져 있는 성적 필터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작가의 작품이 작가 자신의 성분을 근거로 성기게 맥락화되는 상황을 여럿 마주쳐 왔다. 말이 말로만 판단될 수 없는 이 연좌제의 굴레 속에서 여성이 더욱 취약할 것임은 당연하다. 다시, 이 지점에서 김언희 화자의 발화가 일차적인 몸의 감각으로 소급되는 양상에 대한 재논의가 가능할 것 같다. 그것은 김언희의 무력한 화자에게 주어진 유일한 발화 방식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여성의 발화가 받아들여지던 방식이다. 오로지 자궁의 병 탓으로 여겨졌던 여성의 히스테리처럼, 멸시가 멸시를 낳고 오독이 오독을 낳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여성을 어떻게 “정확히” 읽을 수 있을지 도무지 갈피가 잡히지 않는다.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촘촘히 짜인 의미망으로 기능하는 몸. 구멍과 음부와 외설로 대변되는 여성의 몸. 그러한 관점에서 의도가 없고, 말이 없고, 생각이 없는 “시체”는 역설적으로 여성 화자가 갈망해야 하는 종착점임에 틀림없다. 여성이라는 몸은 그야말로 죽어야만 해방되는 저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은 “섹스와 끼니”, “모욕과 배신”, “지저분한 농담”과 “어처구니없는 삶”과 “죽음”에서 해방되기 위해 제시되는 방안이 죽음임에서 여실히 드러난다(‘여느 날, 여느 아침을’). 김언희의 화자는 지속적으로 “6개국어로 거짓말하는 카데바”, 자라면서 뇌를 버리는 “멍게”의 이미지를 제시하면서 죽음에의 달성을 꿈꾼다(‘Endless jazz 19’). I 혓바닥에 검은 털이 빡빡이 돋아나고 있어 입속의 검은 구두 솔 구두거나 귀두거나 모조리 光내줄 수 있어 막창에서 밑창까지 II 엉겁결에, 만인의 연인이 되고 말다니 만인의 黃狗가 영원히 삭제 불가능한 리벤지 포르노의 주인공이 1초도 혼자 있을 수가 없어 1초도 혼자 있을 데라고는 없어 아무도 날 잊어주지 않아 단 1초도 더 이상 혀를 못 놀리게 된 자만이 진짜 죽은 자라고 발화의 욕구는 성욕보다 백배는 강해 귀를 대주라고, 언니, 뒤를 대주듯이 III 세 번이나 하고도 한 기억이 전혀 없어 이제 난 어제 한 거짓말도 기억이 안 나 난 매 순간 나에게서 빠져나가야 살아 말매미처럼 내 손으로 내 등짝을 가르고 ‘황색 칼립소’ ‘황색 칼립소’에서 “입”은 “구두 솔”의 이미지를 경유하여 여성 성기와 동등하게 취급된다. 그것이 “구두”와 “귀두”를 광내는 도구로 취급된다는 지점에서 여성 몸의 현주소를 선고한다. “엉겁결에” 만인의 연인이 되어 평생 그 낙인에서 벗어날 수 없는 비체의 끝이다. 내가 나로 있기 위해서 나이기를 포기해야 한다는 역설이 당연시되는 이 세상에서 내 발화들이 전부 “거짓말”이 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언희의 화자는 “발화의 욕구”가 “성욕보다/ 백 배는/ 강”하다는 말을 통해 스스로가 이러한 무용한 반복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타진한다. 하지만 언제나 “귀를 대주”는 것보다 “뒤를 대주는 것”이 더욱 수월하다. 여성의 몸이 그렇게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언니”도 여성이고 화자도 여성인 이상 자신의 발화를 순수한 자신의 발화로 전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녀들의 대화가 대화로써 성립하기란 어려워 보인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것처럼, 김언희의 시는 이 시집이야말로 “엽색”과 “치정의 끝”이라는 발화를 통해 모독이 모독당할 수밖에 없고, 오독이 오독당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슬프게 폭로한다(‘격에게’, 96쪽). 이 시집은 모리스 블랑쇼의 “오늘 밤 나를 죽여주지 않으면 당신은 살인자요”라는 책망으로 끝을 맺는다. 모리스 블랑쇼는 여러 격언을 남겼지만, 이 시점에서 들여오기에 적합할 만한 다른 말이 있다. “작가는 작품으로부터 쫓겨난다.” 작가가 의도하지 않은 작품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말이었던 앞선 발언은 김언희와 맞닿았을 때 나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빗나가 버리는 오독의 광경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읽히게 된다. 이조차도 원 의미를 왜곡하는 오독이지만, 김언희의 화자가 오독과 적극적으로 싸우는 방식으로 오독당해 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시인의 시 세계가 작동하는 방식과 모리스 블랑쇼의 말이 해석 과정에서 변질되는 것은 그 불가역성을 여실히 드러내는 지점일 수 있다.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이미 완결되어 있는 내 몸의 의미. 하나의 의미망을 형성하고 있는 몸이 자꾸만 그곳에서 벗어나려고 함과 동시에 탄생하는 시. 타자에의 침탈에 맞서는 이 힘 있는 비명이 어떻게 시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김언희에게 폭력에 대한 감상은 세계에 대한 단상이다. 만약 지금까지의 독해가 옳다고 가정한다면, “내가 벗어던져야 하는 마지막 실오라기”가 어디에 있냐는 질문과 “매 순간 나에게서 빠져나가야” 살 수 있다는 진술이 서로 호응하는 것처럼 읽히는 것은 결코 착각이 아닐 것이다(시집 ‘보고 싶은 오빠’ 중 ‘쌍십절 2’). 내 몸은 포르노가 아니다 그리스의 남성 영웅 카이네우스는 본디 카이니스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여성이었다고 전해진다. 그(녀)가 여성이기를 포기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개중에서도 가장 유력한 것이 그녀가 포세이돈에 의해 강간당했다는 설이다. 그녀는 자신을 차지하고자 했던 포세이돈에게 강간당한 이후 어떤 저항도 하지 못했다는 무력감을 견디지 못해 분노에 떨었다. 이윽고 그녀는 자신에게 닥쳐온 모든 불행이 여성이기 때문에 벌어졌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자신이 여성이기 때문에 강간당했으며, 여성이기 때문에 저항할 수 없었고, 여성이기 때문에 남성 욕구의 표적이 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그녀는 자신을 달래지 못해 안절부절못하던 포세이돈에게 남성이 되기를 청했고, 그렇게 카이네우스가 되어 신화에 이름을 새긴다. 우리가 카이니스와 카이네우스의 신화를 통해 알아낼 수 있는 사실이 있다면, 신체적·정신적 특성을 폭력의 원인으로 지목해서는 안 된다는 자각이며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을 비윤리적이라고 일갈할 수 없으리라는 예감일 테다. 어떤 폭력이 여성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것이라면, 어떤 여성들이 그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성 아님”을 소망하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 폭력 자체를 근절하는 것보다 그 자신이 여성 아니게 되는 것이 폭력의 위협에서 벗어날 방법으로 더 직관적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반대로 “여성”이라는 범주가 그 위신을 공고히 할수록, 오히려 그 집단이 갖고 있는 힘이 허약해진다는 것과도 동일하게 읽을 수 있다. 기실 이것은 김언희 시에서도 “종이 고환”을 단 “여류 시인”의 이미지와(‘어지자지’), “몸만 여자지 음탕한 남자 아닐까” 되묻는 자조로 드러나고 있지 않은가(‘……아닐까’). 주디스 버틀러는 여성 범주를 부정하며 여성 없는 페미니즘을 주장한다. 여성이라는 동일 정체성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페미니즘은 가능하며, 되려 여성만이 페미니즘을 허락받을 때 이론은 허약해진다는 것이다. 이때 가장 강조되는 것이 “수행 뒤에 수행자는 없다”는 명제다. 바꾸어 말하자면, 젠더와 성 정체성 등의 “범주”는 나를 설명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지, 결코 자아의 본질이나 골자에 도달할 수는 없다. 그것은 정체성이 여러 가지 속성들이 화합하고 상충하면서 교차적으로 성립하는 것이거니와, 나의 유일무이한 정체성이 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동시에 자신의 의견이 미국 동부 해안의 레즈비언/게이 커뮤니티에서 비롯되었음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곳에서 현재까지도 투쟁하고 있는 젠더퀴어들에게 감응하고, 그것이 페미니즘과 맞닿지 않을 수 없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젠더 트러블’의 개정판 서문 (1999)에서 주디스 버틀러는 이와 같은 착안점을 털어놓으며 자신이 학계라는 서로 만난 적 없는 문화지평의 수렴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작업을 이어 가고 있다고 밝혔다.8) 연거푸 강조하지만, BJ의 노출과 김언희의 비명을 동일시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동일시될 수도 없거니와, 동일시되어서도 안 될 것이다. 다만 어떤 폭력이 페미니스트이기에 가해지고 있고, 자신의 주변이 그러한 폭력을 기꺼이 휘두를 자들로 가득하다면, 페미니스트임을 부정하고 적극적으로 사회에 복종하는 방식이 가장 안전할 것임은 두말할 것도 없으리라. 물론 이 사실을 주지하고서라도 자신을 “반페미”라고 지칭하며 몸의 이미지를 판매했던 QWER 일부 멤버들의 행동을 완전히 윤리적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글 또한 순수히 그녀들을 방어하기 위해 쓰인 글이 아님을 밝힌다. 그러나 페미니즘이란 결국 여성 해방을 위해 고안된 이론 틀이기에, 만약 페미니즘이 여성의 삶, 또는 한 여성이 인간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선택한 성질 그 자체를 부정하게 된다면 잠시 이야기를 멈추고 점검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요청이다. “여자의 완성이 얼굴”인 나라에서(시집 ‘보고 싶은 오빠’ 중 ‘르 흘레 드 랑트르꼬트’) 페미니즘마저 여성을 불순하고 음란하다는 이유로 거절한다면, 그 여성들의 사활을 건 투쟁도 포르노로 전락하게 되지 않겠는가. 아니, 설령 그것을 포르노라고 일컫는다고 하더라도 그에 대한 참작이 진행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침투를 불허하고 “음지”에 잠재우는 것은 “보기 편안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 한 가지의 방법일 수는 있겠으나 그와 동시에 무엇을, 어떻게 보아야만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을 기회 또한 그녀들과 함께 영영 잠들게 하는 일일 것이다. 폭력은 다른 것이 아니다. 해석의 여지가 불가능하도록 맥락을 거세하는 것이 폭력이며, 알몸과 외설만을 보는 것이 포르노다. 그래서 포르노는 만들어지는 동시에 해석된다. 이것이 도발적이고, 충격적이고, 외설적이라고 할지언정, 그 너머에 무엇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그것을 실로 포르노로 만든다. 여성의 알몸과 성교를 그저 “외설적”이라고 말하면 그것들은 모두 외설로 남는다. 여성의 목소리를 그저 비명이라고 말하면 그것은 단지 비명에 머무른다. 그러나 여성의 알몸이 어떤 의미일 수 있는지 해석하는 순간 그것은 외설적인 알몸을 넘어 저항의 표현이 된다. 기실 비평은 언제나 이러한 해석의 가능성을 증명하는 작업이었고 약자에게 견고한 법령에 틈입하는 몸짓이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김언희의 시 세계를 톺으며 오독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저 죽은 것도 아니고, 사는 것도 아닌 모호의 세계에 잠자는 여자를 깨우는 것이다. 그 후로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성감을 위해 태어나지 않은 음부로, 분뇨의 입구로 태어나지 않은 입으로. 1) 이 글에서는 김언희의 시집 ‘트렁크’(세계사, 1995), ‘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민음사, 2000), ‘GG’(현대문학, 2020)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위의 시집에서 시를 인용할 경우 해당하는 제목만 표시하며, 맥락상 구분이 필요한 경우나 다른 시집에서 인용된 시의 경우 시집명이나 쪽수도 함께 명기하도록 한다. 2) 이정수 기자, ‘‘음지’에서 ‘양지’로 올라온 여캠 BJ들… “벗방이랑 뭐가 달라” 시끌’, 서울신문, 2024년 8월 12일, https://v.daum.net/v/20240812113303539 3) 이해운, ‘현대시에서의 그로테스크’, 한국문학과 예술 9(2012, 숭실대학교 한국문예연구소). 4) 장서란, ‘김언희 시의 서발터니티 연구 -‘말하는-죽음’과 ‘여성-괴물-되기’를 중심으로-’ 한국현대문학연구(2022, 한국현대문학회). 5) 임지연, ‘1990년대 여성시의 이상화된 판타지와 역설적 근대 주체 비판’, 한국시학연구(2018, 한국시학회). 6) 김정란, 남진우, 이희중, ‘특별좌담/올해의 시를 말한다’, 월간 현대시 56호, 1997년 12월호. 7) 남진우, ‘메두사의 시- 김언희의 시세계’, 계간 문학동네 25호, 2000. 8) 주디스 버틀러, ‘젠더 트러블’(2006, 문학동네) 58~61쪽 참조.
  • 한때 바르셀로나 유망주였는데…장결희, 강원 입단테스트 최종 불합격

    한때 바르셀로나 유망주였는데…장결희, 강원 입단테스트 최종 불합격

    스페인 프로축구 명문클럽 FC바르셀로나 유소년팀 출신으로 최근 강원FC에서 입단 테스트를 받았던 장결희(26)가 최종 불합격했다. 강원FC 관계자는 31일 “입단 테스트를 통과했다면 전지훈련을 통해 다음 시즌을 함께 준비하려고 했지만, 테스트 결과 장결희를 전지훈련에 동행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장결희는 지난 20일부터 강원의 2025시즌 동계 훈련에 합류해 테스트를 받고 있었다. 정경호 강원 감독은 지난 23일 강원 강릉시 오렌지하우스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장결희를 관찰하고 있다”면서 “이번 주까지 잘 지켜본 다음에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장결희는 백승호(27·버밍엄 시티), 이승우(26·전북 현대)와 함께 FC바르셀로나 유소년팀에서 촉망받는 자원이었다. 장결희는 포항 스틸러스 15세 이하(U-15) 팀인 포항제철중 1학년이던 2011년에 바르셀로나로 향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가 ‘18세 미만 선수의 해외 이적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며 국제축구연맹(FIFA)이 활동 금지 징계를 내리면서 한동안 공식 경기는 물론 바르셀로나 유소년팀 훈련에도 참여하지 못하는 악재를 만났다. 결국 2017년 여름 계약 연장에 실패해 스페인을 떠난 장결희는 그리스 아스테라스 트리폴리FC 유니폼을 입었지만 역시 1군 경기에는 나서지 못한 채 1년 만에 계약을 마무리했다. 장결희는 2018년 9월 포항과 3년 계약하고 국내로 돌아왔지만 역시 데뷔전을 치르지 못하고 2020시즌을 앞두고 포항과 계약을 해지했다. 장결희는 2021년 2월 K3(3부 리그) 소속이던 평택 시티즌 FC에 입단했으며 이후 K4(4부 리그) 서울중랑축구단을 거쳐 2022년부터 올해까지는 아마추어리그 팀인 안성시민축구단(내년 K5리그 승격)에서 뛰며 군 복무도 마쳤다.
  • [이미경의 경이로운 미술] 복원의 윤리

    [이미경의 경이로운 미술] 복원의 윤리

    2012년 스페인 사라고사의 한 성당 벽에 복원된 그리스도의 모습이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 원작은 1930년 무렵 한 스페인 화가가 그린 가시관을 쓴 그리스도의 모습이다. 그러나 복원 후 그리스도의 얼굴은 덧칠돼 원작을 알아볼 수 없게 훼손됐다. 복원을 진행한 이는 아마추어 예술가 세실리아 히메네스였다. 히메네스는 독실한 신자로서 오랫동안 그림을 그려 왔다는 이유로 발탁됐다. 그러나 히메네스는 복원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다. 결과는 재앙에 가까웠다. 히메네스가 손을 대면 댈수록 그리스도 얼굴은 털북숭이 원숭이로 변해 갔다. 하지만 복원 역사상 최악의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원숭이 모습으로 변한 그리스도를 보러 많은 이들이 성당을 찾았다. 그 결과 한적한 시골 마을이 관광지로 급부상했다. 벽화 훼손의 주범이었던 히메네스는 이제 지역 명사가 됐으며 관광 수입의 일부를 받아 돈방석에 앉게 됐다. 인생사 새옹지마로 해석할 수 있는 이 사건을 예술품 복원 측면에서 보면 말 그대로 재앙이다. 복원은 작품을 유지, 관리하는 일뿐 아니라 미래에 닥칠 손상 및 악화를 예방하는 것까지 포함하는 고도로 숙련된 작업이다. 예술가들은 작품의 색상을 보존하고 먼지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광택이 나는 바니시를 발랐다. 바니시는 세월이 지나면서 변색되거나 화학 반응을 일으켜 작품을 손상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오래된 예술품일수록 손봐야 할 곳이 늘어난다. 그러나 앞선 사례처럼 비전문가들이 복원에 참여하면서 참사가 일어나기도 한다. 빨리 복원해야 한다는 조급함이 불러온 예견된 참사들이다. 현대의 예술품 복원 원칙은 작품에 영구적인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 것을 지향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예술품 복원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대전교구 삽교성당은 지난해 6월 페인트 보수 공사 도중 우연히 벽화를 발견하고 벽화 복원 작업을 의뢰했다. 삽교성당은 복원 전에 전문가들의 자문과 회의를 통해 벽화 복원 작업을 진행했다. 벽화 복원 팀은 벽화 전면을 덮고 있던 페인트층을 벗겨내고 물감과 페인트의 성분 분석을 마쳤다. 복원 팀은 결손 부위가 넓을 경우 트라테지오 기법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 기법은 복원된 부분에 빗금을 칠해 원본 부분과 복원된 부분을 구분하는 방식을 말한다. 복원이라고 하면 으레 손상된 부위를 감쪽같이 지우는 작업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 기법은 복원된 부분을 감추는 것이 아니라 드러내는 것이다. 그래야 다음 복원가들이 복원의 기준점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우리는 45년 만의 비상계엄으로 온 나라가 혼란에 빠진 적이 있었다. 다가올 손상이나 악화를 예방하기 위해 우리나라 시스템도 복원 작업이 필요하다. 다만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감쪽같이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부분이 복원됐는지를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 복원은 감추는 것이 아니라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경 미술사학자
  • 과잉 생산·과잉 축적의 시대… 정신병적 시설 쇼핑몰을 낳다

    과잉 생산·과잉 축적의 시대… 정신병적 시설 쇼핑몰을 낳다

    ‘자연 정복’ 꿈꾼 인간의 팽창의식현대의 자본주의 사회·도시 형성정크푸드같이 소비되는 공간 늘어현대인 우울증·번아웃 시달릴 수도 오스트리아의 심리학자 지크문트 프로이트가 창시한 정신분석학은 ‘무의식’을 중요하게 여긴다. 의식할 수 없는 억압된 감정과 욕망, 생각이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과 사고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분석 틀을 도시나 건축에 적용할 수 있을까. 정신의학자들은 항상 분주하고 수선스러운 도시 환경에서 사는 사람은 팽팽하게 당겨진 고무줄처럼 긴장을 늦출 수 없기 때문에 정신질환에 걸리기 쉽다고 말한다. 뇌과학자들도 도시화가 뇌 활동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서 비슷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 홍익대 건축학부 장용순 교수는 자연을 정복할 수 있다고 믿었던 인간의 팽창의식이 현대 자본주의 사회와 도시를 형성했고 과잉 생산과 과잉 축적에 직면해 여러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장 교수는 이런 분석을 근거로 ‘라캉, 들뢰즈, 바디우와 함께하는 도시의 정신분석’(전 3권)을 출간했다. 장 교수는 프랑스 베르사유 건축대를 졸업하고 프랑스 국가 공인 건축사(DPLG) 자격을 갖고 있으며, 파리 8대학 생드니 철학과에서 프랑스 철학의 거장 알랭 바디우의 지도로 박사 학위를 받은 독특한 이력을 자랑한다. 철학, 수학, 과학, 공학 구분 없이 연구하던 고대 그리스 철학자나 르네상스 시대 사상가들처럼 장 교수는 ‘도시의 정신분석’에서 자크 라캉, 질 들뢰즈, 바디우, 조르주 바타유, 미셸 푸코, 이마누엘 칸트, 쿠르트 괴델, 카를 마르크스, 슬라보이 지제크 등 근현대 철학자들의 논의를 끌어와 도시와 정신분석을 씨줄 날줄로 엮어 낸다. ‘과잉 도시’, ‘환상 도시’, ‘사건 도시’로 구성된 시리즈는 철학적 사유뿐만 아니라 영화, 회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사례와 각양각색의 특징적인 도시 사진, 건축물, 설계도 이미지를 곁들여 정신 병리 현상, 도시 현상, 경제 현상을 설명한다. 박물관, 미술관, 동물원, 학교, 공장, 감옥은 근대에 생긴 대표적인 건물이다. 장 교수는 이런 근대의 건물들은 무한한 세계를 유한 안에 재현하고, 시공간을 분절하고, 규율을 만드는 통제 시설이라고 말한다. 정신 병리 관점에서 보면 강박증과 히스테리 성격을 갖는 신경증적 시설들이다. 그런가 하면 대표적인 현대 시설인 편의점, 지하철, 은행, 패스트푸드점, 쇼핑몰, 터미널, 공항은 모두 실용적이지만 특별히 기억되지도 않고 고유한 정체성도 없는 장소다. 장소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비(非)장소’라고 장 교수는 정의한다. 비장소의 대표적인 예는 쇼핑몰로, 정크푸드처럼 손쉽게 소비되고 의미 없이 잊히는 공간이라는 뜻에서 ‘정크 스페이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장 교수는 최근 공연장이나 학교, 관공서, 심지어 교회 같은 종교 시설조차 쇼핑몰처럼 변하고 있다고 꼬집는다. 근대 건물과 달리 무한한 세계를 무한 속에 배열하고 단절된 시공간을 연결하는 과도한 흐름에 놓인 현대 도시는 정신병 성격을 갖는다. 이런 공간에서 사는 현대인은 우울증과 ‘번아웃’으로 불리는 소진 증후군에 시달리게 된다고 진단한다. 장 교수는 “정신, 기술이나 도시가 감당할 수 있는 흐름에는 한계가 있는데 그 흐름을 넘어서면 주체와 대상 자체가 변화해야만 생존이 가능하다”며 “현대 도시는 한계에 다다른 상태이기 때문에 자연과 인간, 사회와 도시를 생태적 흐름과 물질 대사의 관점에서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군복무자 청년정책 혜택 42세까지, 기후동행카드 의정부 성남까지 확대

    군복무자 청년정책 혜택 42세까지, 기후동행카드 의정부 성남까지 확대

    2025년부터 서울시민 중 군 복무를 마친 이는 청년정책 혜택을 최장 42세까지 받을 수 있다. 또 자녀출산 무주택가구는 주거비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외로움으로 힘들어 하는 시민은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또 월정액 무제한 대중교통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 서비스도 수도권 곳곳으로 확대된다. 서울시는 돌봄으로 어려움을 겪는 시민을 돕는 콜센터인 ‘안심돌봄120’과 고립·은둔으로 힘들어하는 시민에게 상담부터 관련 서비스까지 연계해주는 ‘외로움안녕120’ 콜센터를 2025년 1월부터 운영한다고 30일 밝혔다. 안심돌봄120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외로움안녕120은 24시간 가동한다. 대학생 동아리 사회기여 활동 지원사업도 내년 시작된다. 시는 서울 소재 54개 대학의 200개 동아리를 선정하고, 이들 동아리가 사회기여 활동에 참여하는 경우 최대 200만원의 활동비를 보조한다. 국방의 의무를 다한 청년들에 대한 지원도 강화된다. 시는 군 복무를 마친 청년에게 군 복무 기간(최대 3년)만큼 정책 수혜 연령을 확대 적용한다. 기후동행카드부터 서울청년예비인턴, 미래청년일자리 등 다양한 청년정책 혜택을 최장 42세까지 받을 수 있다. 자녀출산 무주택가구 주거비 지원도 시작된다. 시는 자녀를 출산한 무주택가구에 2년간 전세보증금 이자나 월세를 지원한다. 서울에 거주하면 내년 1월 1일 이후 출산하는 가구는 매월 30만원씩 2년간 총 720만원의 주거비를 받을 수 있다. 신혼부부의 주거와 보육지원도 강화된다. 시는 신혼부부 선호도를 반영한 소형 아파트나 신축 오피스텔 2000가구를 추가로 매입해 신혼부부 전용 장기전세주택인 ‘미리내집’과 연계한다. 또 ‘서울형 키즈카페’를 130곳에서 200곳으로 늘리고, 아침 시간대 등교 지원 등 돌봄 공백을 해소하는 ‘서울형 아침돌봄 키움센터’도 10곳에서 25곳으로 확대한다. 1인 자영업자와 프리랜서 임산부 당사자에게 출산급여 90만원, 배우자가 출산한 1인 자영업자·프리랜서에게 배우자 출산휴가급여 80만원을 각각 지급하는 정책도 내년부터 시행된다. 올해 큰 인기를 끌었던 기후동행카드는 김포·남양주·구리·고양·과천시에 이어 내년 하반기 의정부·성남시까지 확대된다. 태그리스(비접촉 대중교통 결제) 서비스도 상반기 시범사업으로 시작해 하반기 모든 지하철 역사에서 가능해진다. 이밖에 한강버스가 정식 운항에 들어가고, 동대문구, 동작구, 서대문구 등 총 3곳의 교통 소외지역에 마을버스형 자율주행버스를 시범 도입한다.
  • 참사 전날 해외서도 ‘보잉737’ 비상착륙…“신뢰도 추락하던 보잉, 또 타격”

    참사 전날 해외서도 ‘보잉737’ 비상착륙…“신뢰도 추락하던 보잉, 또 타격”

    29일 무안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했다. 대형 참사가 발생하자 사고 원인에 대한 다양한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사고 기종인 737-800을 제조한 보잉이 신뢰도에 또 한 번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이번 제주항공 참사가 보잉의 신뢰 문제를 드러냈던 올해 1월 5일 알래스카항공 여객기의 동체 일부 이탈 사고 이후 약 12개월 만에 다시 발생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당시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국제공항을 이륙한 보잉 737 맥스 여객기는 약 5000m 상공에서 창문과 벽체 일부가 뜯겨 나가 비상착륙했다. 기적적으로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앞서 189명의 사망자를 낸 2018년 인도네시아 라이온 에어 여객기 추락사고, 157명이 사망한 2019년 에티오피아 항공 여객기 추락사고에 이어 다시 737 맥스 기종에서 결함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보잉이 제조상의 문제를 해결할 역량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확산시켰다. 더타임스는 “비용 절감에 치중하다가 안전 관리를 간소화하는 보잉의 사내 문화가 드러나기도 했다”고 전했다. 국내서 ‘737-800’ 기종 101대 운항 중 보잉 737은 보잉사가 1967년 첫 생산한 중·단거리 전용 항공기다. 보잉사의 최장수 항공기 모델인 737은 누적 판매량 1만대가 넘는 등 가장 많은 판매기록을 갖고 있다. 보잉 737은 크게 ▲737 오리지널 ▲737 클래식 ▲차세대 737(737 NG) ▲737 맥스로 나뉜다. 이 중 737 NG의 한 모델인 737-800은 1997년 출시 후 현재까지 5000대 넘게 팔리며 보잉사 737 판매량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737-800 기종 101대가 운항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사고가 발생한 B737-800 기종을 대상으로 전수 특별점검을 통해 안전성 강화를 강구할 방침이다. 보잉 737-800, 올해 수차례 비상 착륙·회항보잉 737-800 올해 해외에서도 랜딩기어(비행기 바퀴 등 이착륙에 필요한 장치) 문제 등으로 수차례 비상 착륙 또는 회항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참사 전날인 28일 노르웨이 오슬로 가르데르모엔 공항을 출발해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으로 가던 보잉 737-800 기종의 KLM 여객기가 유압 장치 고장으로 오슬로 토르프 산데피요르드 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지난 10월에는 아랍에미리트로 향하던 인도발 에어인디아익스프레스 소속 보잉 737-800 기종 여객기가 인도 티루치라팔리 공항 이륙 직후 랜딩기어 문제로 이륙 후 2시간 반 만에 회항한 일이 있었다. 지난 7월에도 영국 LCC인 TUI 항공 소속 보잉 737-800가 랜딩기어가 접히지 않았다. 그리스 코르푸 공항으로 향하던 여객기는 결국 영국 맨체스터 공항으로 회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사 하루 만인 30일 제주항공의 같은 기종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부품과 동일한 이상으로 정상적으로 운항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30일 오전 6시 37분 김포공항에서 출발한 제주행 제주항공 7C101편은 이륙 직후 랜딩기어 이상이 발견됐다. 회항한 항공편에 투입된 기종은 보잉의 B737-800으로, 전날 참사가 벌어진 기종과 같다.
  • 참사 하루 만에 제주항공 동일 기종서 또 랜딩기어 이상

    참사 하루 만에 제주항공 동일 기종서 또 랜딩기어 이상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하루 만에 제주항공의 같은 기종이 또다시 랜딩기어(비행기 바퀴 등 이착륙에 필요한 장치) 이상으로 회항했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37분 김포공항에서 출발한 제주행 제주항공 7C101편은 이륙 직후 랜딩기어 이상이 발견됐다. 제주항공은 즉각 이 항공편에 탑승한 161명 승객에게 랜딩기어 문제에 따른 기체 결함을 안내한 뒤 회항, 오전 7시 25분에 김포공항에 착륙했다. 이후 승객 21명은 불안하다는 이유 등으로 탑승을 포기했다. 제주항공은 나머지 승객을 같은 기종의 대체편으로 옮겨 타도록 하고 오전 8시 30분 다시 제주로 출발했다. 이날 회항한 항공편에 투입된 기종은 보잉의 B737-800으로, 전날 참사가 벌어진 기종과 같다. 제주항공은 41대의 기단 중 대부분인 39대를 이 기종으로 운영하고 있다. 랜딩기어는 비행 안전과 직결된 필수 장치로, 안전한 이착륙을 보장하는 한편 비상 착륙 시 충격을 완화해 준다. 전날 발생한 참사에서는 랜딩기어 3개가 모두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회항은 안전 운항을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 탑승 승객들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며 “자발적으로 비행기에서 내린 승객들에는 전액 환불을 하고, 탑승객들에는 지연 보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잉 737-800, 올해 수차례 비상 착륙·회항‘제주항공 참사’의 기종인 보잉 737-800은 올해 랜딩기어 문제 등으로 수차례 비상 착륙 또는 회항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참사 전날인 28일 노르웨이 오슬로 가르데르모엔 공항을 출발해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으로 가던 보잉 737-800 기종의 KLM 여객기가 유압 장치 고장으로 오슬로 토르프 산데피요르드 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항공 전문매체 에비에이션A2Z에 따르면 당시 여객기는 활주로에 성공적으로 착륙했으나, 착륙 중 활주로 옆 잔디밭에 미끄러졌다. 승객과 승무원을 포함해 약 182명이 탑승해 있었으며, 착륙 과정에서 사상자는 나오지 않았다. 지난 10월에는 아랍에미리트로 향하던 인도발 에어인디아익스프레스 소속 보잉 737-800 기종 여객기가 인도 티루치라팔리 공항 이륙 직후 랜딩기어 문제로 이륙 후 2시간 반 만에 회항한 일이 있었다. 지난 7월에도 영국 저비용항공사(LCC)인 TUI 항공 소속 보잉 737-800가 랜딩기어가 접히지 않았다. 그리스 코르푸 공항으로 향하던 여객기는 결국 영국 맨체스터 공항으로 회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 K리그1에 EPL 감독 출신 첫 입성… 전북, 포옛 전격 선임

    K리그1에 EPL 감독 출신 첫 입성… 전북, 포옛 전격 선임

    2024시즌 강등 직전까지 몰리는 망신을 당했던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가 제대로 칼을 뽑았다. 최근 김두현 감독과 결별하며 새 선장 찾기에 몰두해온 전북은 24일 거스 포옛(57) 감독을 제9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감독 출신으로는 사상 첫 K리그 입성이다. 전북이 EPL에서 선수와 감독을 모두 경험하는 등 K리그 역대 최고 경력을 갖춘 지도자를 영입해 K리그1 최다 우승(9회)에 빛나는 위상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과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루과이 출신 포옛 감독은 유럽 무대에서 잔뼈가 굵었다. 선수 시절 EPL 명문 첼시와 토트넘에서 뛰었고, 2013~15년 당시 EPL 소속이던 선덜랜드를 지휘한 것을 비롯해 AEK 아테네(그리스), 레알 베티스(스페인), 보르도(프랑스) 등 유럽 명문 팀에서 지도자 경험을 쌓았다. 2022년부터 2년간 그리스 국가대표팀을 맡기도 했다. 포옛 감독은 지난 여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최종 후보에 오르며 국내 축구 팬들에게도 친숙해졌다. 당시 한국 대표팀에 큰 관심을 드러냈던 포옛 감독이 K리그를 대표하는 클럽인 전북에 입성하며 한국 축구와 인연을 맺게 된 셈이다. 전북은 단순히 이름값 때문이 아니라 뚜렷한 방향성과 열정적인 모습 때문에 포옛 감독을 선임했다고 강조했다. 이도현 전북 단장은 “팀의 현재 상황과 중장기적인 관점을 모두 고려해 수많은 고심 끝에 결정했다”며 “구단의 비전과 철학에 대한 높은 공감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가장 중요한 선임 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전북은 코치진도 전면 개편했다. 2009년부터 15년간 포엣 감독을 보좌한 마우리시오 타리코 수석코치, 불가리스 파나요티스 피지컬 코치, 포옛 감독의 아들인 디에고 분석코치 등 포옛 사단이 함께한다. 포옛 감독과 선수들을 이어줄 국내 코치로는 정조국 코치와 황희훈 골키퍼 코치를 선임했다. 포옛 감독은 “축구는 소통과 신뢰가 전술, 전략보다 앞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과 소통하고 팬들에게 신뢰받아 전북이 K리그 최고의 팀으로 다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포옛 감독은 이번 주말 입국해 선수들과 만나고 30일 쯤 취임 기자회견도 열 예정이다. 또 내년 1월 2일 시작하는 태국 전지훈련을 통해 본격적으로 새 시즌 준비에 착수한다. 한편 2025시즌 K리그2에 합류하는 화성FC는 이날 초대 사령탑으로 차두리(42)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 “직선으로 어둠을 몰아내는 빛처럼”…신앙과 직제 ‘꺾임 없는 빛’ 성탄메시지

    “직선으로 어둠을 몰아내는 빛처럼”…신앙과 직제 ‘꺾임 없는 빛’ 성탄메시지

    “빛에는 꺾임이 없습니다. 주저함도 에둘러감도 없습니다. 실낱같아도 일직선으로 뻗어 단박에 어두움을 밀어냅니다. 제아무리 두터운 암흑이라도 맥없이 물러날 뿐입니다. 사실 어둠조차 빛의 존재를 말해줍니다. 빛이 있어야 어둠도 있기 때문입니다. 빛은 그래서 언제나 존재합니다. 우리의 희망도 그렇습니다.”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공동의장 김종생 목사, 이용훈 주교, 이하 신앙과 직제)가 23일 ‘꺾임 없는 빛’이란 제목의 성탄 메시지를 냈다. 신앙과 직제는 “왜곡과 어둠의 한가운데로 오신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기뻐하고 감사한다. 특별히 비상계엄과 해제,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이어진 과정을 지켜보며, 대한민국의 안전과 평화를 지키는 것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을 포함한 모든 이의 일임을 다시 깨닫는다”며 “(지금은) 내 안에 의(義)를 바로 세울 때”라고 밝혔다. 신앙과 직제는 이어 “우리의 희망은 단순히 대통령의 파면이나 정권의 교체 따위가 아닌, 상처 난 민주주의를 재건하고, 조각난 평화를 복원하며, 약자를 보호할 사회를 건설하는, 저 너머에 있다”며 “어둠을 밀어낸 성탄의 빛처럼 폭력적 단색이 아닌 다채로움으로, 다름을 고유함으로 헤아리는 아량과 존중으로, 거대한 ‘하나의 빛’이 되어 눈앞의 어두움만이 아닌 내 안의 그림자를 거둬내고 ‘하느님/하나님’의 모습으로 지어진 본연의 빛을 되찾자”고 강조했다.
  • [이종수의 산책] 우리가 사랑을 회복할 수 있을까

    [이종수의 산책] 우리가 사랑을 회복할 수 있을까

    역사를 가르는 기준인 BC와 AD에서 BC가 무엇의 약자인지는 대부분 알지만 AD의 원래 단어 ‘anno Domini’를 기억하는 사람은 적다. 이는 라틴어로 ‘그리스도의 해’라는 뜻이다. 역사에 0이라는 연도는 없으니, 주후로 번역하지만 본래 뜻은 ‘주의 해’이다. 왜 우리는 이 시점을 전후로 인류의 역사를 구분할까. 그것은 전쟁과 폭력, 황금이 지배하던 시대를 사랑이 통치하는 시대로 전환하는 존재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카를 야스퍼스처럼 예수라는 인물 하나에 집착하지 않고 이 시기의 전환사적 의미를 설명하는 사람도 있다. 그는 BC 900년부터 BC 200년 사이를 ‘축의 시대’(Axial age)로 명명한다. 이 시기 인류의 사유가 가장 신비로운 도약을 해 역사를 전환시키는 회전자의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실제 동서양의 종교와 철학은 이때 가장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중국에는 공자, 노자, 맹자, 묵자가 나타나 인간다움과 덕을 설파했고 이스라엘에서는 예레미야, 엘리야, 아모스, 이사야 같은 16명의 선지자가 등장해 예수의 탄생과 새로운 세상을 예언했다. 인도에서는 싯다르타, 그리스에서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출현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폭력과 야만의 시대를 접고 사랑과 정의가 통치하는 새로운 세상을 제시했다. 신비로운 일이었다. 아무리 보아도 그것은 상상력으로 될 일이 아니었다.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는 사상이 인류의 눈을 사로잡았다. 인간이 전쟁에서 전사하거나 일상에서 살인 같은 타살로 생을 마감하고, 오직 폭력과 힘이 지배하던 시대에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며 자신의 몸을 내어 준 것은 신비한 서막이었다. 인류의 사유가 이 시대 가장 비약적인 발전을 했고, 우리는 그 시대의 사유를 넘어선 적이 없다는 야스퍼스의 말에 나는 동감한다. 달나라를 지나 화성을 왕복하는 오늘날에도 세계인구 중 18억명은 지난 일요일 교회에 나가 축의 시대에 잉태된 말씀에 자신을 비추어 반성하고, 회개했다. 더러는 눈물을 흘리며 새롭게 태어났다고 말했을지도 모른다. 15억 무슬림은 금요일 모스크에 가서 엎드렸으며, 힌두교도 10억명은 만디르, 불교도 5억명은 사찰에 가서 저 시대의 사유 앞에 통회했을 것이다. ‘축의 시대’라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축의 시대에 잉태된 신비 중의 하나가 우리에게 문화로 남아 다가왔다. 역사적으로 예수의 탄생 날짜가 다르다거나, 젊은이들이 크라이스트(Christ) 없는 모임(massa)으로 크리스마스(Christmas)를 즐기고 있다는 비판에도 나는 정신적, 문화적으로 이 절기를 존중한다. 우리가 다시 사랑을 시작하고 회복할 때라는 의미에서 말이다. 계엄 선포와 해제, 그리고 탄핵이라는 엄혹한 시기에도 우리는 무릎을 꿇고 근원적 사랑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 욕망과 분노로 세상의 판을 깰 수는 있으나 그것을 발전시키기는 어렵다. 대학 때 시위에 참가하기 전 친구들과 이런 말로 서로에게 분노를 주입시킨 적이 있었다. ‘사랑할 것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미워해야 할 것을 철저하게 미워해야 한다’고. 그리고 나 역시 지난 번 탄핵 때는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 나가 밤을 새웠다. 그것으로 정권교체가 됐고 그 이후의 시대를 보았으며 지금은 다시 ‘국민의힘에는 국민이 없고, 더불어민주당에는 민주가 없으며, 조국혁신당에는 조국이 없다’는 유행어를 듣는다. 정권의 교체가 권력욕에 사로잡힌 세력 간의 단순한 사람 교체라면 우리에게 발전이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경험으로 안다. 분노와 시위가 그대로 남을 뿐. 나의 변화 없이 사회의 변화는 없을 터이니 우리는 사랑을 선물받았던 우주적 사건 앞에 무릎을 꿇고 스스로를 돌아볼 때다. 비록 상대에 대해 절망을 느낄지라도 타인의 얼굴에서 사랑의 흔적을 찾아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인지 모른다. 이 용서의 고통 없이 우리가 풍부한 삶을 살 수 있는 가능성은 없다. 눈이 많이 내렸다. 21세기의 서울에도 하얀 눈이 내렸다. 오래 방치해 두었던 성경을 찾아 읽어 봐야겠다. 종교 이전에 거대한 러브 스토리인 그것을. 우리들이 마음의 사랑을 회복할 수 있기를 바라며. 메리 크리스마스! 이종수 연세대 국제캠퍼스 부총장
  • 기아 콤팩트 SUV ‘시로스’ 인도에서 최초 공개…신흥 시장 공략 강화

    기아 콤팩트 SUV ‘시로스’ 인도에서 최초 공개…신흥 시장 공략 강화

    기아가 길이(전장) 4m 이하인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SUV) ‘시로스’를 인도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고 22일 밝혔다. 내년부터 인도를 시작으로 아시아·태평양, 중남미, 아프리카·중동 등의 신흥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시로스는 그리스 키클라데스 제도에 있는 섬 이름으로 전통과 서구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시로스 섬처럼 경쟁 모델과 차별화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아직 시로스의 국내 출시 계획은 없다. 시로스는 전장 3995㎜, 전폭 1805㎜, 전고 1625㎜로 과거 기아의 베스트셀러 ‘쏘울’(전장 4196㎜, 전폭 1801㎜, 전고 1600㎜)과 비슷한 크기다. 외관은 전면엔 기아의 패밀리룩인 ‘스타맵 시그니처 LED 라이팅’과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가 적용됐으며, 사이드미러에서 바닥으로 기아 로고를 비추는 퍼들 램프도 채택됐다. 실내에는 12.3인치 HD 디스플레이 클러스터, 5인치 공조,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이어진 파노라믹 디스플레이, 하만 카돈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등이 적용됐다. 전방 출동 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이용할 수 있다. 1.0 가솔린 터보와 2.5 디젤로 출시된다. 이광구 기아 인도권역본부장은 “기아는 고객 중심 디자인과 혁신적인 기술로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새로운 기준을 세우고 있다”며 “첨단 기술과 대담한 디자인 등을 갖춘 시로스를 통해 인도 시장에서 입지를 한층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인간의 운명을 정한다?···‘별자리’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인간의 운명을 정한다?···‘별자리’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모두가 알듯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지만, 지구에서 보면 태양이 천구를 운행하는 것처럼 보인다. 태어난 날에 태양이 위치한 별자리가 자신의 생일 별자리가 된다. 지구에서 볼 때 태양이 만들어내는 경로인 황도(黃道)를 따라 한 달에 30도씩 이동하면서 12개 별자리를 지난다. 춘분인 3월 21일부터 약 30일 간격으로 순서대로 양자리, 황소자리, 쌍둥이자리, 게자리, 사자자리, 처녀자리, 천칭자리, 전갈자리, 궁수자리, 염소자리, 물병자리, 물고기자리 등 ‘황도 12궁’을 순서대로 지나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6월 21일은 태양이 쌍둥이자리에 있어 이날 태어난 사람은 쌍둥이자리가 된다. 태양이 있는 자리이므로 그 시점에는 쌍둥이자리가 보이지 않고, 자신의 별자리를 잘 볼 수 있는 시점은 생일로부터 6개월 후가 된다. 내 별자리는 어떻게 정해지는 거지?황도 12궁은 그리스 천문학자 히파르코스(BC 160?~125?)가 기원전 약 130년경 하늘 별자리를 12등분해 나눈 것인데 당시로는 획기적인 일이었다. 지금 황도 12궁의 위치는 그때와 많이 달라졌다. 지구 자전축이 기울어진 채 회전하는 세차운동 때문이다. ​이들 별자리가 지나가는 황도대(zodiac)는 황도의 남북으로 각각 8도 정도 폭을 가진 천구(天球) 영역으로 태양·달·행성 등은 이 영역 안에 놓여있다. 메소포타미아 수메르에서 처음 사용한 황도대는 별자리나 행성 위치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당시 사람들에게 12개 별자리가 계절에 따라 번갈아 규칙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이 큰 이슈가 됐다. 별자리가 그 사람의 운명을 만든다?​서양에선 예로부터 생일 별자리와 성격이나 운명이 긴밀한 관계가 있다고 보고 오랫동안 의미를 부여했다. ​점성술의 시조는 최초로 황도 12궁 별자리를 만든 바빌로니아의 칼데아인으로 추정된다. 기원전 1700년부터 1500년 사이에 이 지역에서 만들어진 비석에는 7개 행성의 위치와 전쟁, 기근, 왕위 교체 등과 관련된 예언이 있다. 이것이 점성술에 대한 가장 오래된 문헌이다. 이후 이들은 기원전 625년 신바빌로니아 제국을 건설했고, 점성술은 서서히 체계를 갖추어갔다. 점성술은 하늘에 있는 각 별자리 공간과 태양, 달, 행성의 이동을 해석해 상황을 이해한다. 출생 순간에 동쪽 지평선에서 떠오르는 황도대 별자리인 상승점이 중요한 요소다. ​별자리마다 고유한 특성과 성격을 지니고 있어 이를 통해 개인 성향이나 태도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또 별자리가 단순한 점성술의 도구가 아니라 어떻게 세상과 상호작용을 하고 자신을 표현하며 도전을 극복하는지도 알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점성술의 믿음은 점점 붕괴됐다. 이런 일도 있었다. 1755년 11월 1일 토요일 만성절 날 아침, 포르투갈 리스본에 진도 9의 대지진이 일어났다. 포르투갈 왕국을 덮친 역대급 재앙인 리스본 대지진은 화재와 해일까지 불러와 이 지역 건물 중 85%가 파괴되고 10만명 가까이 희생됐다. 당시 충격받은 유럽 지식층 일각에서는 이런 의견도 나왔다. “만약 점성술이 맞다면 각기 다른 별자리에 태어난 10만 명의 사람이 어찌 한날한시에 다 같이 죽을 수 있단 말인가?” ​별자리로 성격을 파악하는 게 성격유형검사(MBTI)보다는 부정확하다는 게 요즘의 인식이다. 비과학적이지만 별자리가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기존 주장들을 재미삼아 정리해보았다. 생일 별자리의 성격을 통해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지는 데 일조한다면 이 글은 소기의 목적을 이룬 셈이 되는 것이다. 양자리(Aries) 3월 21일~4월 19일 양자리는 화성이 다스리는 별자리로, 매우 적극적이고 투쟁적인 기질을 가진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망설임이 없으며, 불의 성질 때문에 일의 지체를 싫어하고 시간을 중요시한다. 자신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를 원하고, 자신감이 넘치며, 앞장서서 나서기를 좋아하는 별자리다. ​황소자리(Taurus) 4월 20일~5월 20일 황소자리는 금성이 다스리는 별자리로, 물질적인 행복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다. 고정궁이라 안정적이고 고집스러운 면이 있으며, 금성의 영향을 받아 즐거움을 중요시한다. ​실질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호한다. 느긋하게 즐기는 것을 좋아하지만, 게으름을 경계해야 한다. ​쌍둥이자리(Gemini) 5월 21일~6월 21일 쌍둥이자리는 수성이 다스리는 별자리로, 지식과 소통에 능하다. 변화가 심한 변통궁으로, 다양한 정보를 빠르게 소화하고 전달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가볍고 경쾌한 성격을 가지며,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 ​깊이 있는 지식보다는 넓고 다양한 정보를 선호한다. ​게자리(Cancer) 6월 22일~7월 22일 ​게자리는 달이 다스리는 별자리로, 남을 보살피고 감수성이 풍부하다. 물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정이 많고 감정 변화가 심하다. ​타인에게 상처받기 쉬우며, 그만큼 애정도 깊게 준다.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하고 돌보는 것을 좋아하지만, 한편으로는 쉽게 상처받고 감정적으로 예민하다. ​​사자자리(Leo) 7월 23일~8월 22일 사자자리는 태양이 다스리는 별자리로, 명예와 존귀함을 중시한다. 화려한 것을 좋아하고, 남들 앞에 나서기를 즐긴다. 불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매우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반면 고집이 강하다. 남들의 시선을 끌고 싶어 하고,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것을 좋아한다. ​처녀자리(Virgo) 8월 23일~9월 23일 처녀자리는 수성이 다스리는 별자리로, 학구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다.​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지식을 중시하며, 꼼꼼하고 분석적인 성향이 강하다. ​흙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실체를 중시하며, 일상적인 부분에서도 완벽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있다. 다만 지나치게 꼼꼼해질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천칭자리(Libra) 9월 24일~10월 22일 천칭자리는 금성이 다스리는 별자리로, 사교성과 즐거움을 중시한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고, 조화와 균형을 중요시한다. 공기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소통과 교류에 능하며, 타인의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또한 아름다움과 예술을 사랑하며, 공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전갈자리(Scorpio) 10월 23일~11월 22일 전갈자리는 화성이 다스리는 별자리로, 깊고 강렬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물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감수성이 풍부하지만, 한편으로는 복수심이 강하고 쉽게 화를 내지 않는다.​ 고정궁이라 고집이 세며, 자신을 보호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하지만, 한 번 화나면 매섭게 변한다 궁수자리(Sagittarius) 11월 23일~12월 24일 궁수자리는 목성이 다스리는 별자리로, 매우 관대하고 자유로운 성향을 가지고 있다.​ 불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활동적이고 열정적이며, 변통궁이라 변화와 모험을 즐긴다. ​다만 때로는 자신이 믿는 가치관을 지나치게 강요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진실을 추구하며,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쌓는 것을 좋아한다. ​염소자리(Capricorn) 12월 25일~1월 19일​ 염소자리는 토성이 다스리는 별자리로, 매우 현실적이고 책임감이 강하다. 흙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성향이 있으며, 활동궁이라 목표를 향해 꾸준히 노력한다. 말수가 적고 무뚝뚝하지만, 내면에는 강한 의지가 있다.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차근차근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성격이다.​ ​물병자리(Aquarius) 1월 20일~2월 18일​ 물병자리는 토성이 다스리는 별자리로, 지식과 소통을 중시한다. 공기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지적이고 이상주의적인 성향이 있으며, 고정궁이라 자신만의 신념을 굳건히 지킨다. 혁신적이지만 때로는 고루한 면도 있으며, 남들과는 다른 독특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를 즐기지만, 개인의 독립성도 중요하게 여긴다.​ ​물고기자리(Pisces) 2월 19일~3월 20일​​ 물고기자리는 목성이 다스리는 별자리로, 감수성이 매우 풍부하다. 물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감정적으로 예민하고, 변통궁이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한다. 이상주의적인 성향이 강하며, 타인의 감정에 깊이 공감하는 능력이 있다. 때로는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 한강에서, 경춘선 숲길에서…반짝반짝 크리스마스 마켓[생생우동]

    한강에서, 경춘선 숲길에서…반짝반짝 크리스마스 마켓[생생우동]

    빨간 산타클로스가 배달해주는 멋진 선물이 기다려지는 연말. 서울 곳곳에선 성탄 전야를 장식하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고 있다. 여의도, 뚝섬 등 한강 주변부터 노원구 경춘선 숲길까지. 크리스마스 트리, 리스 등 장식부터 선물까지 한 곳에서 구경해보는 건 어떨까. 60개 상점이 크리스마스 선물 파는 ‘로맨틱 한강 크리스마스 마켓’ 서울시는 20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여의도한강공원 이벤트 광장에서 ‘로맨틱 한강 크리스마스마켓’을 연다. 마켓에서는 60개 상점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판매하는 ‘더 로맨틱 하우스’, 거리공연과 뮤지컬 갈라쇼가 열리는 ‘엘프의 스테이지’, 푸드트럭 존 ‘루돌프의 주방’ 등이 조성된다. 구매 물건을 ‘산타의 우체국’을 통해 택배로 보낼 수 있다. 마켓 판매자들은 수익금의 일부를 시에 기부하고, 시는 유니세프에 기증할 예정이다. 뚝섬한강공원에선 ‘로맨틱 광진 크리스마스 마켓’광진구는 20일부터 6일간 뚝섬한강공원 일대에서 ‘로맨틱 광진 크리스마스 마켓’을 연다. 화이트 크리스마스 아트 빌리지를 주제로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와 호박마차 등 포토존도 설치하고 크리스마스 용품 마켓도 열린다. 화이트 아트 마켓에서는 지역 내 공방, 광진구봉제산업지원센터 등이 준비한 상품과 원데이 클래스를 즐길 수 있다. 겨울철 소울푸드를 맛볼 수 있는 ‘윈터 다이닝’ 프로그램도 있다. 총 6개의 푸드트럭에서 추로스, 다코야끼, 크레이프(크레페) 등 겨울과 어울리는 특색 있는 음식을 판매한다. 노원 경춘선 공릉숲길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노원구는 경춘선 공릉숲길에서 21일 오후 2시부터 밤 9시까지 크리스마스 마켓을 연다. 빛의 거리와 함께 크리스마스 트리와 포토존 등 따뜻한 연말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플리마켓에서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한 다양한 실내 장식용품과 선물용 제품들이 판매된다. 각 부스에서 캔들, 리스, 스노우볼 등 크리스마스 테마의 소품들을 만날 수 있다. 먹거리 부스에서는 겨울철 추위를 녹여줄 따뜻한 식·음료와 루돌프, 트리 모양의 쿠키 등 디저트도 판매된다. 체험부스에서는 다양한 활동도 즐길 수 있다. 크리스마스 비누 만들기, 리스와 오너먼트 만들기, 페이스페인팅 등이다. 앞서 성북구는 지난 7~8일 내외국인이 함께 모인 ‘유러피언 크리스마스 마켓 행사’를 열었다. 주한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페인, 헝가리, 폴란드, 필란드, 크로아티아, 조지아, 불가리아, 리투아니아, 체코, 그리스 등 유럽 13개국 대사관, 성북천 상인협의회의 참여와 후원으로 유럽 전통음식과 수공예 장식품을 선보였다.
  • 김민재·김승규 지도했던 페레이라 감독, 울버햄프턴 사령탑으로…황희찬 반전 기회

    김민재·김승규 지도했던 페레이라 감독, 울버햄프턴 사령탑으로…황희찬 반전 기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프턴의 주전 경쟁에서 밀린 황희찬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김승규(알샤바브)와 한솥밥을 먹었던 비토르 페레이라(56·포르투갈)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맞이하면서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울버햄프턴은 20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포르투갈, 그리스, 중국에서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페레이라 감독과 18개월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번 주말(22일) 레스터 시티 원정 경기부터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달 EPL 4연패로 강등권인 리그 19위(승점 9점)까지 떨어진 울버햄프턴은 지난 15일 게리 오닐 감독을 경질했고 닷새 만에 새 사령탑을 찾았다. 2004년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페레이라 감독은 FC포르투에서 2012년과 2013년 두 시즌 연속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 우승을 차지했다. 포르투는 이 기간 리그에서 단 1패(47승12무)만 내줬다. 페레이라 감독은 2014~15시즌엔 올림피아코스를 그리스 리그 정상으로 이끌었고 2018년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하이강에선 개인 통산 네 번째 리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한국 선수들과도 인연을 맺었다. 2021년 터키리그 페네르바체에 자리를 잡은 페레이라 감독은 곧바로 중국 베이징 궈안에서 뛰었던 김민재를 영입했다. 김민재는 이를 발판으로 나폴리(이탈리아)를 거쳐 뮌헨(독일)에 합류했다. 페레이라 감독은 올해 사우디아라비아 알샤바브에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 골키퍼 김승규를 지도하기도 했다. 이에 황희찬에게도 다시 기회가 찾아올 전망이다. 지난 시즌 EPL에서 팀 내 최다 12골(3도움)을 몰아친 황희찬은 이번 시즌엔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렸다. 지난 8월 17일 아스널과의 개막전(0-2 패)에서 풀타임을 소화했고 2라운드 첼시전(2-6 패)에도 선발 출전했으나 이후엔 계속 교체로만 그라운드를 밟고 있다. 설상가상 대표팀에서 당한 발목 부상으로 10~11월엔 회복에만 전념했다. 10경기에서 득점하지 못한 황희찬은 마수걸이 골도 페레이라 감독의 이목을 사로잡아야 한다. 맷 홉스 울버햄프턴 디렉터는 “페레이라 감독은 풍부한 경험과 뛰어난 기량으로 최고 수준의 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구단은 그의 성격, 열망, 리더십에 주목했다. 전문 지식을 팀에 어떻게 적용할지 기대된다”고 전했다.
  • MBTI 전에는 별자리 성격 분석…그 나름의 과학 [이광식의 천문학+]

    MBTI 전에는 별자리 성격 분석…그 나름의 과학 [이광식의 천문학+]

    ​모두가 알듯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지만, 지구에서 보면 태양이 천구를 운행하는 것처럼 보인다. 태어난 날에 태양이 위치한 별자리가 자신의 생일 별자리가 된다. 지구에서 볼 때 태양이 만들어내는 경로인 황도(黃道)를 따라 한 달에 30도씩 이동하면서 12개 별자리를 지난다. 춘분인 3월 21일부터 약 30일 간격으로 순서대로 양자리, 황소자리, 쌍둥이자리, 게자리, 사자자리, 처녀자리, 천칭자리, 전갈자리, 궁수자리, 염소자리, 물병자리, 물고기자리 등 ‘황도 12궁’을 순서대로 지나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6월 21일은 태양이 쌍둥이자리에 있어 이날 태어난 사람은 쌍둥이자리가 된다. 태양이 있는 자리이므로 그 시점에는 쌍둥이자리가 보이지 않고, 자신의 별자리를 잘 볼 수 있는 시점은 생일로부터 6개월 후가 된다. 내 별자리는 어떻게 정해지는 거지?황도 12궁은 그리스 천문학자 히파르코스(BC 160?~125?)가 기원전 약 130년경 하늘 별자리를 12등분해 나눈 것인데 당시로는 획기적인 일이었다. 지금 황도 12궁의 위치는 그때와 많이 달라졌다. 지구 자전축이 기울어진 채 회전하는 세차운동 때문이다. ​이들 별자리가 지나가는 황도대(zodiac)는 황도의 남북으로 각각 8도 정도 폭을 가진 천구(天球) 영역으로 태양·달·행성 등은 이 영역 안에 놓여있다. 메소포타미아 수메르에서 처음 사용한 황도대는 별자리나 행성 위치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당시 사람들에게 12개 별자리가 계절에 따라 번갈아 규칙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이 큰 이슈가 됐다. 별자리가 그 사람의 운명을 만든다?​서양에선 예로부터 생일 별자리와 성격이나 운명이 긴밀한 관계가 있다고 보고 오랫동안 의미를 부여했다. ​점성술의 시조는 최초로 황도 12궁 별자리를 만든 바빌로니아의 칼데아인으로 추정된다. 기원전 1700년부터 1500년 사이에 이 지역에서 만들어진 비석에는 7개 행성의 위치와 전쟁, 기근, 왕위 교체 등과 관련된 예언이 있다. 이것이 점성술에 대한 가장 오래된 문헌이다. 이후 이들은 기원전 625년 신바빌로니아 제국을 건설했고, 점성술은 서서히 체계를 갖추어갔다. 점성술은 하늘에 있는 각 별자리 공간과 태양, 달, 행성의 이동을 해석해 상황을 이해한다. 출생 순간에 동쪽 지평선에서 떠오르는 황도대 별자리인 상승점이 중요한 요소다. ​별자리마다 고유한 특성과 성격을 지니고 있어 이를 통해 개인 성향이나 태도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또 별자리가 단순한 점성술의 도구가 아니라 어떻게 세상과 상호작용을 하고 자신을 표현하며 도전을 극복하는지도 알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점성술의 믿음은 점점 붕괴됐다. 이런 일도 있었다. 1755년 11월 1일 토요일 만성절 날 아침, 포르투갈 리스본에 진도 9의 대지진이 일어났다. 포르투갈 왕국을 덮친 역대급 재앙인 리스본 대지진은 화재와 해일까지 불러와 이 지역 건물 중 85%가 파괴되고 10만명 가까이 희생됐다. 당시 충격받은 유럽 지식층 일각에서는 이런 의견도 나왔다. “만약 점성술이 맞다면 각기 다른 별자리에 태어난 10만 명의 사람이 어찌 한날한시에 다 같이 죽을 수 있단 말인가?” ​별자리로 성격을 파악하는 게 성격유형검사(MBTI)보다는 부정확하다는 게 요즘의 인식이다. 비과학적이지만 별자리가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기존 주장들을 재미삼아 정리해보았다. 생일 별자리의 성격을 통해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지는 데 일조한다면 이 글은 소기의 목적을 이룬 셈이 되는 것이다. 양자리(Aries) 3월 21일~4월 19일 양자리는 화성이 다스리는 별자리로, 매우 적극적이고 투쟁적인 기질을 가진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망설임이 없으며, 불의 성질 때문에 일의 지체를 싫어하고 시간을 중요시한다. 자신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를 원하고, 자신감이 넘치며, 앞장서서 나서기를 좋아하는 별자리다. ​황소자리(Taurus) 4월 20일~5월 20일 황소자리는 금성이 다스리는 별자리로, 물질적인 행복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다. 고정궁이라 안정적이고 고집스러운 면이 있으며, 금성의 영향을 받아 즐거움을 중요시한다. ​실질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호한다. 느긋하게 즐기는 것을 좋아하지만, 게으름을 경계해야 한다. ​쌍둥이자리(Gemini) 5월 21일~6월 21일 쌍둥이자리는 수성이 다스리는 별자리로, 지식과 소통에 능하다. 변화가 심한 변통궁으로, 다양한 정보를 빠르게 소화하고 전달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가볍고 경쾌한 성격을 가지며,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 ​깊이 있는 지식보다는 넓고 다양한 정보를 선호한다. ​게자리(Cancer) 6월 22일~7월 22일 ​게자리는 달이 다스리는 별자리로, 남을 보살피고 감수성이 풍부하다. 물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정이 많고 감정 변화가 심하다. ​타인에게 상처받기 쉬우며, 그만큼 애정도 깊게 준다.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하고 돌보는 것을 좋아하지만, 한편으로는 쉽게 상처받고 감정적으로 예민하다. ​​사자자리(Leo) 7월 23일~8월 22일 사자자리는 태양이 다스리는 별자리로, 명예와 존귀함을 중시한다. 화려한 것을 좋아하고, 남들 앞에 나서기를 즐긴다. 불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매우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반면 고집이 강하다. 남들의 시선을 끌고 싶어 하고,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것을 좋아한다. ​처녀자리(Virgo) 8월 23일~9월 23일 처녀자리는 수성이 다스리는 별자리로, 학구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다.​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지식을 중시하며, 꼼꼼하고 분석적인 성향이 강하다. ​흙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실체를 중시하며, 일상적인 부분에서도 완벽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있다. 다만 지나치게 꼼꼼해질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천칭자리(Libra) 9월 24일~10월 22일 천칭자리는 금성이 다스리는 별자리로, 사교성과 즐거움을 중시한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고, 조화와 균형을 중요시한다. 공기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소통과 교류에 능하며, 타인의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또한 아름다움과 예술을 사랑하며, 공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전갈자리(Scorpio) 10월 23일~11월 22일 전갈자리는 화성이 다스리는 별자리로, 깊고 강렬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물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감수성이 풍부하지만, 한편으로는 복수심이 강하고 쉽게 화를 내지 않는다.​ 고정궁이라 고집이 세며, 자신을 보호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하지만, 한 번 화나면 매섭게 변한다 궁수자리(Sagittarius) 11월 23일~12월 24일 궁수자리는 목성이 다스리는 별자리로, 매우 관대하고 자유로운 성향을 가지고 있다.​ 불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활동적이고 열정적이며, 변통궁이라 변화와 모험을 즐긴다. ​다만 때로는 자신이 믿는 가치관을 지나치게 강요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진실을 추구하며,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쌓는 것을 좋아한다. ​염소자리(Capricorn) 12월 25일~1월 19일​ 염소자리는 토성이 다스리는 별자리로, 매우 현실적이고 책임감이 강하다. 흙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성향이 있으며, 활동궁이라 목표를 향해 꾸준히 노력한다. 말수가 적고 무뚝뚝하지만, 내면에는 강한 의지가 있다.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차근차근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성격이다.​ ​물병자리(Aquarius) 1월 20일~2월 18일​ 물병자리는 토성이 다스리는 별자리로, 지식과 소통을 중시한다. 공기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지적이고 이상주의적인 성향이 있으며, 고정궁이라 자신만의 신념을 굳건히 지킨다. 혁신적이지만 때로는 고루한 면도 있으며, 남들과는 다른 독특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를 즐기지만, 개인의 독립성도 중요하게 여긴다.​ ​물고기자리(Pisces) 2월 19일~3월 20일​​ 물고기자리는 목성이 다스리는 별자리로, 감수성이 매우 풍부하다. 물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감정적으로 예민하고, 변통궁이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한다. 이상주의적인 성향이 강하며, 타인의 감정에 깊이 공감하는 능력이 있다. 때로는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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