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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 공식 관광재개… 크로아티아·몰타·이탈리아도

    그리스 공식 관광재개… 크로아티아·몰타·이탈리아도

    그리스가 14일부터 공식적으로 관광 재개에 나섰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한 항체 보유자, 코로나19 음성 확인증 소지자 등을 대상으로 입국 뒤 자가격리 의무를 없앴다. 더불어 그리스 내국인을 대상으로 했던 여행금지령도 풀리면서 주말 동안 수도 아테네 근처 피레우스엔 주변 섬으로 떠나려는 페리를 타기 위해 수백 명이 줄을 서는 풍경이 연출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미국인들하는 선호 그리스 여행지인 미코노스와 산토리니의 7월 호텔 예약은 이미 90% 완료 됐다고 한다.그리스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수는 최근에도 2000~3000명으로 여전히 많지만, 그리스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을 담당하는 관광산업의 침체를 더 이상 감내하지 못해 관광 재개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그리스를 찾은 관광객은 740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3400만명에 비해 78.2% 급락했다. 그리스가 합류하면서 지중해 근처 관광국가들의 코로나19 상황으로의 복귀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미 크로아티아는 반년 전부터 관광을 재개한 상태다. 터키와 키프로스는 외국인 관광객을 이동을 금지하는 봉쇄조치의 예외로 두고 있다. 이탈리아도 16일을 기해 코로나19 음성 확인증을 지닌 유럽연합(EU) 회원국과 영국·이스라엘발 입국자에 대해 닷새 간의 격리 의무를 해제할 예정이다. 몰타는 호텔 리조트 비용의 일부를 돌려주는 바우처 제도를 선보이며 관광객 유입을 이끌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나달 vs 조코비치 57번째 맞대결…BNL 이탈리아 인터내셔널 결승

    나달 vs 조코비치 57번째 맞대결…BNL 이탈리아 인터내셔널 결승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3위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57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무대는 ATP)투어 BNL 이탈리아 인터내셔널 결승. 조코비치는 1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대회 단식 4강에서 로렌초 소네고(이탈리아)를 2-1(6-3 6-7<5-7> 6-2)로 제압했다. 나달도 앞서 열린 또 다른 4강전에서 라일리 오펠카(미국)를 2-0(6-4 6-4)으로 일축하고 결승에 선착, 조코비치와 역대 57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조코비치와 나달은 지금까지 56차례 만나 조코비치가 상대전적 29승27패로 약간 앞선다. 그러나 이번 대회와 같은 클레이코트에서는 나달이 18승7패로 조코비치를 압도했다. 가장 최근의 대결은 지난해 9월로 미뤄졌던 프랑스오픈 결승으로, 당시에는 나달이 3-0(6-0 6-2 7-5)으로 완승을 거뒀다. 결승에서만 다섯 차례 만났던 이 대회 결승에서도 나달이 3승2패로 우위에 있다.둘은 이번 대회 8강에서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선수들을 나란히 꺾고 올라왔다. 조코비치는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그리스)를 2-1(4-6 7-5 7-5)로 물리쳤고, 나달은 알렉산더 츠베레프(독일)를 2-0(6-3 6-4)으로 따돌렸다. 함께 열리고 있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BNL 이탈리아 인터내셔널 단식 결승에서는 카롤리나 플리스코바(세계 9위·체코)와 이가 시비옹테크(15위·폴란드)가 만났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문명과 물질(스티븐 L 사스 지음, 배상규 옮김, 위즈덤하우스 펴냄) 재료공학자인 저자가 돌, 점토, 구리, 청동에서 시멘트, 실리콘, 폴리머 등까지 인류 문명을 이끈 물질이 어떻게 세상을 바꿨는지를 살펴본다. 인류가 철을 발견함으로써 가마 온도 높이는 기술을 터득하고, 유리를 다룰 수 있게 되는 등 문명이 진화하는 과정이 담겼다. 360쪽. 1만 9000원.한국 근현대 전력산업사, 1898~1961(오진석 지음, 푸른역사 펴냄) 오진석 배재대 교수가 1898년 한성전기가 설립된 때부터 1961년 한국전력이 출범할 때까지 국내에서 전기와 관련된 산업이 발달한 과정을 다뤘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북한에는 수력, 남한에는 화력 발전소가 들어선 배경 등 근대화 과정의 다양한 일화가 담겼다. 524쪽. 3만 5000원.신화와 클래식(유형종 지음, 시공아트 펴냄) 오페라 평론가의 시각에서 클래식 음악의 모티브가 된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를 풀어냈다. 모차르트, 베토벤, 헨델 등 여러 음악가들이 신화를 어떻게 음악에 차용했는지, 신화 속에서 무엇을 발견했고 말하려 했는지 등을 짚어 이해의 폭을 넓힌다. 392쪽. 1만 8500원.혐오 없는 삶(바스티안 베르브너 지음, 이승희 옮김, 판미동 펴냄) 독일 유력 주간지 디차이트 편집장인 저자가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혐오를 뛰어넘어 우정을 쌓는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그렸다. 저자는 난민, 나치주의자, 동성애 혐오자, 이슬람 극단주의자 등과 만나고 이들과 대척점에 있는 사람들을 인터뷰한다. 혐오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접촉’을 제안한다. 312쪽. 1만 7000원.시경 속 동물(장샤오스 지음, 이신혜 옮김, 도서출판 선 펴냄) 중국 문학평론가 장샤오스가 3000년 전 고전 ‘시경’에 등장하는 동물 79종이 어떻게 중국 시와 노래 속 문화코드로 자리잡게 됐는지 분석했다. 백성을 보호하는 상서로운 기린부터 여름밤을 환히 빛내주는 조개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시경에 대자연 같은 광활함이 녹아 있다고 평가한다. 664쪽. 3만 8000원.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김금희 지음, 창비 펴냄) 지난해 김승옥문학상 대상을 받은 김금희 작가의 네 번째 소설집. 표제작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와 ‘기괴의 탄생’ 등 7편의 단편을 통해 작가는 성장, 연애, 관계, 이별과 재회, 상처와 상실감 등을 이야기한다. 324쪽. 1만 4000원.
  • “다음달부터 유럽여행 가능”…백신 접종시 입국 허용 권고

    “다음달부터 유럽여행 가능”…백신 접종시 입국 허용 권고

    국내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으면서 외국인 관광객에게 국경을 여는 나라가 속속 나오고 있다. 6일 외신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완전히 접종한 외국인들이라면 입국을 허용할 것을 EU 27개국에 권고했다. 유럽의약품청(EMA)에서 승인한 백신은 현재까지 화이자·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AZ)·존슨 앤드 존슨(얀센) 등 총 4개다. 얀센을 제외한 나머지 백신들은 2회 접종이 권장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백신 접종을 마친 관광객들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유럽 여행을 갈 수 있게 된다. 이에 앞서 집단 면역이 형성된 휴양지는 이미 외국인 관광객의 ‘2주 자가격리’ 의무를 철회한 상태다. 몰디브관광청은 지난 달부터 입국일 기준 14일 이전 세계보건기구(WHO)와 각국의 권위 있는 기관으로부터 백신 접종을 받았다는 증명서를 제출하면, 코로나19 음성 결과지 없이도 자가격리가 면제된다. 그리스도 백신 접종을 마쳤거나 출발일 기준 3일 이내에 발급된 음성확인서를 제출할 경우 1주일간의 자가격리를 면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외에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백신접종으로 집단 면역에 도달한 이스라엘은 오는 23일부터 관광객을 맞이한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 정부도 전날(5일)부터 백신 예방접종을 2차까지 완료한 국민이 외국에서 돌아오면 2주 자가격리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국내에선 이른바 ‘노쇼(No-show·예약 불이행) 백신’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개봉 후 6시간 내 폐기원칙’에 따라 노쇼로 인한 백신 폐기량을 줄이기 위해 ‘원하는 사람’ 누구나에게 백신 접종을 가능케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출퇴근용 회원제 ‘경기 프리미엄버스’ 16개 노선으로 확대

    출퇴근용 회원제 ‘경기 프리미엄버스’ 16개 노선으로 확대

    출퇴근 시간대 전용 ‘경기 프리미엄버스’가 올해 기존 6개 노선에서 최대 16개 노선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경기도는 수도권 출퇴근 교통편의 제고를 위해 ‘경기 프리미엄버스’ 10개 노선을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확대 도입한다고 5일 밝혔다. ‘경기 프리미엄버스’는 ‘대중교통이 자가용보다 편한 경기’ 실현 차원에서 출퇴근 시간대 자가용 이용객의 대중교통 이용 전환을 유도하고자 도입한 신개념 교통 서비스다. 28~31인승 우등형 차량 도입, 모바일 좌석 예약제 시스템, 주요 거점만 정차하는 급행화, 코로나 시대 대비 태그리스(Tagless) 결제시스템 등으로 일반 광역버스보다 넓고,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도는 지난해 11월부터 수원 1개, 용인 3개, 화성 2개 총 6개 노선을 시범사업으로 도입·운행 중으로, 광역버스의 단점으로 지적되어 온 입석운행, 긴 승차대기와 이동 시간, 잦은 환승, 좁은 좌석, 출퇴근 시간 단축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올해 1월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1%가 10~20분 이상 출근시간이 단축됐다고 답변했고, 만족한다는 응답이 88%로 높게 나타났다. 아울러 68% 이상이 프리미엄버스를 증차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도는 이 같은 시범사업 운영 성과에 힘입어 올해 시군별 수요조사를 토대로 노선을 확대 운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우선 1차로 수원(권선)-서울역, 용인(마북)-숭례문, 용인(흥덕)-잠실, 의정부(민락1)-건대, 의정부(민락2)-건대, 의정부(민락2)-창동, 의정부(고산)-건대 7개 노선을 오는 10일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한다. 나머지 3개 노선은 시흥 2개, 양주 1개 노선으로, 시군 협의, 노선계획 수립, 한정면허 공모 등의 절차를 거쳐 확정, 연내 운행을 시작할 계획이다. ‘경기 프리미엄버스’는 회원제로 운영한다. 모바일 앱 미리 플러스(MiRi+)를 내려 받아 회원 등록 후 탑승하려는 노선과 좌석을 미리 예약하면 된다. 주말과 공휴일은 운영하지 않으며, 출퇴근 시간(출근 오전 6~9시, 퇴근 오후 5~10시)대에만 운행한다. 운임은 평일 출퇴근 한정 운행한다는 점, 기존 버스와의 차별화 등을 고려해 1회 당 3050원이다. 다른 대중교통과 마찬가지로 환승요금제가 적용된다. 이호원 경기도 버스정책과장은 “이번 경기 프리미엄버스 신규노선 확대로 출퇴근시간이 단축되고, 우등형 좌석 도입으로 여유롭고 편안한 출퇴근길이 될 것”이라며 “철저한 모니터링과 분석을 통해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알약·콧속 스프레이형 코로나 백신 나온다”

    지금과 같이 주사를 맞지 않고 물과 함께 알약을 먹거나 코 안에 스프레이를 분무하는 것으로 코로나19 백신 면역을 얻을 수 있는 때가 올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종에 대응하고 향후 대유행을 막기 위해 복용과 운반이 간편한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며 “이러한 차세대 백신은 알약이나 비강 스프레이 형태가 될 것”이라고 3일(현지시간) 전했다. WSJ는 현재 미국 정부산하 연구소와 사노피, 알티뮨, 백사트, 그리스톤 온콜로지 등 제약업계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차세대 백신 개발 노력을 소개했다. 현재 상용화돼 있는 화이자, 모더나 등의 백신은 저온에서 운송·보관해야 하며 일정 간격으로 2차례 주사해야 하는 등 제약이 있다. 그레고리 폴랜드 마요클리닉(미국 로체스터시) 교수는 “새로운 형태의 백신들이 기존 제품들의 한계를 극복해 농촌 등지에서의 접종을 보다 용이하게 할 것”이라며 “앞으로 2세대, 3세대 백신이 속속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세계적으로 277종의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 중 93종이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단계에 도달해 있다. 이 중 2종은 알약, 7종은 스프레이 형태다. 스프레이형 백신을 개발 중인 알티뮨은 “분무 방식은 주사에 비해 훨씬 간편하고 효과적”이라며 “감염이 이뤄지는 콧속 점막으로 백신을 주입하기 때문에 호흡기를 통한 바이러스 전파 방지에 더 유리하다”고 밝혔다. WSJ는 차세대 백신이 미국처럼 이미 대규모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나라에서는 기존 백신의 2차 접종 후 추가로 실시하는 ‘부스터샷’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대규모 예방 접종이 지연되고 있는 국가에서는 이를 1차 접종용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차세대 백신이 아직 임상시험의 초기·중기 단계에 있는 데다 시험이 최종적으로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에서 실용화를 낙관할 상황은 아니라고 WSJ는 설명했다. 김태균 선임기자 windsea@seoul.co.kr
  • 그리스 괴인 49점 괴력...밀워키, 브루클린 제압

    그리스 괴인 49점 괴력...밀워키, 브루클린 제압

    미프로농구(NBA) 밀워키 벅스의 ‘그리스 괴인’ 야니스 아데토쿤보가 그야말로 괴력을 발휘하며 케빈 듀랜트와 카이리 어빙이 버틴 브루클린 네츠 격파에 앞장섰다. 밀워키는 3일(이하 한국시간) 파이서브 포럼에서 열린 2020~21 NBA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브루클린을 117-114로 제쳤다. 최근 2연승한 동부 콘퍼런스 3위 밀워키(40승24패)는 2연패에 빠진 2위 브루클린(43승 22패)을 2.5경기 차로 추격했다. 이날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113-111로 누르고 4연승한 1위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43승 21패)와는 3경기 차다. 발목 부상으로 한 경기를 쉰 아데토쿤보는 이날 35분 41초를 뛰며 3점슛 4개 포함 올 시즌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49점을 쓸어담으며 2시즌 연속 정규리그 MVP 다운 솜씨를 뽐냈다. 2019년 3월 필라델피아를 상대로 기록한 자신의 역대 한 경기 최다 득점(52점)에 근접한 맹활약이었다. 8리바운드 4어시스트 3블록도 곁들였다. 크리스 미들턴이 26점 11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힘을 보탰다. 브루클린은 듀랜트가 3점슛 7개 포함 42점 10리바운드 2어시스트, 어빙이 20점 7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분전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2쿼터 후반까지는 브루클린, 이후 3쿼터까지 밀워키, 4쿼터 초반은 다시 브루클린으로 흐름이 오고가던 경기는 종반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었다. 밀워키는 4쿼터 초반 미들턴의 스텝 백 3점포에 바스켓 굿까지 곁들여 96-96으로 균형을 맞춘 뒤 아테토쿤보의 덩크와 즈루 홀리데이(18점)의 3점포가 뒤따르며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 브루클린이 간격을 좁히면 밀워키가 다시 달아나는 양상이 반복됐다. 브루클린은 경기 종료 57초전 어빙의 레이업으로 114-117까지 따라 붙었으나 이후 두 번의 공격 기회에서 듀랜트가 던전 3점슛 2개가 모두 림을 외면해 주저 앉았다. 밀워키는 5일 다시 브루클린과 맞붙는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이해영의 쿠이 보노]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 그리고 주한미군

    [이해영의 쿠이 보노]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 그리고 주한미군

    이탈리아 사람 마키아벨리는 대략 조선 중종 때 사람이다. 500년 전쯤이니 참 오래전이다. 그가 쓴 ‘군주론’, ‘로마사논고’. ‘전술론’ 등은 지금도 고전이니 싫다손 모른 척 지나갈 수가 없다. 마키아벨리는 생전에 피렌체 공화국의 외교, 군사 등을 담당하는 제2서기장, 대략 지금으로 치면 차관 정도를 지낸 덕분에 이 분야에 정통한 일급 전문가였다. 그는 각종 고금의 군제(軍制)와 관련해 자신의 주저 ‘군주론’에 이렇게 적고 있다. “원군(援軍)은 그 자체로서는 유능하고 효과적이지만, 원군에 의지하는 자에게는 거의 항상 유해한 결과를 가져다줍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패배하면 당신은 몰락할 것이고, 그들이 승리하면 당신은 그들의 처분에 맡겨지기 때문입니다.”(군주론 제13장) 여기서 ‘당신’은 해당 국가의 군주다. 이 비슷한 얘기는 마키아벨리의 또 다른 주저인 ‘로마사논고’에서도 반복된다. “그러므로 나는 다시 말하는바 모든 유형의 병사들 중에서 원군이 가장 해롭다. 왜냐하면 도움을 주러 온 원군을 이용하는 군주 또는 공화국은 그 원군에 대해 어떤 권한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오직 원군을 보낸 군주만이 권한을 갖는다.”(로마사논고 제20장) 마키아벨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간다. “만일 군주-또는 공화국-가 방어를 위해 전적으로 원군에만 의지해야 할 상황이라면 자신의 나라에 원군을 불러들이려고 애쓰기에 앞서 다른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왜냐하면 적과 맺을 수 있는 협정이나 조약이 아무리 불리한 것일지라도 그 군주에게는 그러한 것이 원군을 부르는 계획보다는 더 나을 것이기 때문이다.”(로마사논고) 원군을 부르느니 차라리 굴욕적인 강화조약을 맺으라는 말이다. 원군 아울러 각종 용병에 대한 마키아벨리의 강력한 거부와 비판에 대한 증인으로 소환된 이가 역사 이래 가장 위대한 역사가로 일컬어지는 티투스 리비우스다. 리비우스의 저 유명한 ‘로마사’는 비록 유럽 국가들과 견주어 대충 500년 정도 늦긴 했지만 최근 우리말로도 완역됐으니, 이젠 우리도 ‘리비우스 로마사’ ‘보유국’이다. 리비우스는 따져 보건대 예수 탄생 이전인 2000년 훨씬 이전 사람이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구약’에 등장하는 다윗의 예를 들어 말한다. 골리앗과 싸우고자 했을 때 이스라엘 왕 사울이 자신의 무기와 갑옷을 주었다. 다윗은 그 갑옷을 입어 본 후 사울의 친절한 제안을 사양하고 자신의 투석기와 단검으로 대결하겠다고 한다. 그래서 마키아벨리 왈 “타인의 무기와 갑옷은 당신의 힘을 떨어뜨리거나, 몸을 압박하거나, 아니면 움직임을 제약할 뿐”이라고 결론 내린다. 마키아벨리는 또 다른 흥미로운 사례를 든다. 프랑스 왕 샤를 7세는 자국 방어를 위해 기병과 보병을 창설한다. 하지만 그의 아들 루이 11세는 부왕이 만든 보병을 폐지하고 스위스 용병을 고용했다. 그 결과 루이 11세의 기병은 스위스 보병과 연합해 싸우는 데 익숙해져서 스위스군 없이는 전투에서의 승리를 확신하지 못하는 사태에 이르렀고, 그 결과 프랑스군은 스위스군보다 열등한 지위에 놓이게 됐으며, 스위스군이 없는 프랑스군의 모습은 적에게 허약한 군대로 보이게 됐다. 리비우스 ‘로마사’가 제시한 원군에 대한 로마공화국 사례에 대한 마키아벨리의 해석 혹은 500여년 전 사분오열돼 외세에 시달리던 이탈리아 역사에 대한 경험을 지금의 우리 상황에 직결하는 것은 여러모로 온당치 않을 수 있다. 허나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주한미군은 마키아벨리적 의미에서 이른바 ‘원군’이라는 점이다. 그 원군의 ‘위험성’에 대한 마키아벨리의 경고는 5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유효하다. 마키아벨리는 그 옛날 위기에 몰린 콘스탄티노플 황제가 1만명의 튀르크 이민족 군대를 불러들였는데 종전 후 이 군대가 귀환을 거부해 결국 그리스가 이민족 지배하에 들어갔음을 언급한다. 원군이란 게 볼일 끝나면 조용히 돌아가는 존재가 아니라는 말이 되겠다. 주한미군은 역사가 보여 주듯 ‘사실상 종전’됐음에도 과거 튀르크군처럼 귀국을 거부하고 있고, 루이 11세 시절 프랑스 기병이 그랬던 것처럼 대한민국 군대는 주한미군이 없이는 마키아벨리 말처럼 “승리를 확신하지 못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우리는 이제 주한미군에 ‘중독’이 됐다. 결국 마키아벨리의 메시지는 이렇다. ‘자신의 안전을 타인에게 의탁하는 것은 위험하다.’
  • 文 “하늘에서도 화합하는 사회, 간절히 기도해 주실 것”

    文 “하늘에서도 화합하는 사회, 간절히 기도해 주실 것”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29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에 마련된 고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문 대통령이 빈소를 직접 찾아 조문한 것은 지난 2019년 2월 고 김복동 할머니와 지난 2월 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에 이어 세 번째다. 가톨릭 신자인 문 대통령 부부는 검은색 정장을 입고 고인이 안치된 유리관 앞에 선 채 손으로 성호를 긋고 기도를 올렸다. 서울대교구 관계자가 건넨 기도문에는 “지극히 인자하신 아버지, 저희는 그리스도를 믿으며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난 모든 이가 마지막 날에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하리라 믿으며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의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겨 드리나이다.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이 세상에 살아 있을 때에 무수한 은혜를 베푸시어 아버지의 사랑과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성인의 통공을 드러내 보이셨으니 감사하나이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문 대통령은 장례위원장을 맡은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주교관 별관에서 환담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천주교의 큰 기둥을 잃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염 추기경은 “정 추기경께서 2월 21일 성모병원에 입원해 65일간 연명치료 없이 수액만 맞으며 잘 이겨내셨다”며 “코로나로 병문안을 자주 하지 못했지만, 추기경께서는 우리나라와 교회, 평화, 사제와 신자들을 위해 기도하시고 있다고 하셨다. 이제는 주님 품 안에서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주셨다”며 “힘든 순간에도 삶에 대한 감사와 행복의 중요성과 가치를 강조하셨고, 특히 갈등이 많은 시대에 평화와 화합이 중요하다고 하셨다”며 애도했다. 그러면서 “하늘에서도 화합하는 사회를 누구보다 더 간절히 기도해 주실 것”이라고 했다. 염 추기경은 “정 추기경은 특히 매일 묵주 기도를 할 때 우리나라 위정자들과 북한 신자들을 기억하며 기도를 했다. 저도 그 뜻에 따라 기도하겠다”며 “특별히 요즘처럼 어려운 기간에 나라를 위해 교회가 열심히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씨줄날줄] 옴니버스 옴니아/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옴니버스 옴니아/임병선 논설위원

    그제 선종한 정진석 추기경이 쓰던 문장(紋章)이 있다. 가톨릭 추기경은 문장 하나에 자신의 사목 방향을 모두 담는다. 붉은색 갈레로(모자)는 주교의 사목 책임을 뜻한다. 십자가 아래 방패의 왼쪽 문양은 성모 마리아의 보호(세 별) 아래 순교 성인들의 정신으로(붉은색 바탕의 빨마와 칼) 성덕(聖德)을 실천함으로써(별과 칼의 금색) 한반도에 빛을 비추어(노란색 무궁화) 한국 사람들의 복음화와 일치를 이룩하려는 뜻이 담겼다. 방패 오른쪽은 그리스도의 몸인 성체(작은 원)를 중심으로, 성령(비둘기)과 함께 이 땅에 사는 ‘모든 이에게 모든 것’(커다란 원)이 돼 무한한 사랑을 베풀어 복음을 전하며, 평화를 증진하려는 염원이 담겼다. 아래 리본에는 라틴어 ‘옴니버스 옴니아’(OMNIBUS OMNIA)가 새겨졌는데 그의 사목 표어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다. 정 추기경은 연명 치료를 거부했으며 90세라 장기 기증이 어렵다고 판단돼 선종 직후 안구 적출 수술이 진행됐다. 그는 “모두 감사합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행복이 하느님의 뜻입니다”를 마지막 말로 남기고 모든 것을 내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명동밥집에 1000만원을 전달하고 음성 꽃동네와 예비신학생들, 아동 신앙교육을 위해 기부하는 등 가진 것을 모두 나눈 뒤였다. 공교롭게도 어제 고(故) 이건희 회장의 유산 30조원 가운데 60%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옴니버스 옴니아의 정신에 어느 쪽이 더 부합하는지는 판단해 볼 일이다. 염수정 추기경은 ‘김수환 추기경이 한국 천주교회의 아버지였다면 정 추기경은 어머니 같은 존재였다’고 돌아봤다. 밖으로는 교회법 전문가로 세상사에 이렇다 할 목소리를 내지 않은 것처럼 비쳤지만 실은 그렇지 않았다. 2009년 서울 뉴타운 개발에 대해 “돈보다 사람”이라고 말하거나 쌍용차 파업, 용산 참사, 이듬해 세월호 참사 때 시류를 좇지 않고 목소리를 냈다. 또 생명 윤리에 관심이 깊어 2005년 황우석 교수의 배아 줄기세포를 하나의 생명으로 봐 반대하고 황 교수와 나눈 논쟁은 상당한 화제가 됐다. 서울대교구가 성체 줄기세포 연구에 100억원을 투자한 것도 어린 시절 과학자, 화학자를 꿈꾸고 평소에도 많은 책을 읽어 과학과 연구 윤리에 조예가 깊은 그의 영향이었다. 2009년 김 추기경, 이듬해 법정 스님에 이어 정 추기경처럼 영적 지도자들이 세상을 떴다. 교회를 세습하는 이들이 적지 않고 재벌기업의 세습도 여전하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당긴 투자)이 자주 입에 오르내린다. 주식이나 부동산, 가상화폐 광풍에 휩쓸리는 젊은이들에게 이들의 검박한 삶이 작지 않은 울림으로 전해지길 바란다. bsnim@seoul.co.kr
  • ‘페퍼’의 첫 외국산 매운 맛은 바르가

    ‘페퍼’의 첫 외국산 매운 맛은 바르가

    여자 프로배구 신생팀인 페퍼저축은행이 헝가리 국가대표 출신인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22)를 1순위로 선택했다. 페퍼저축은행은 2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1 한국배구연맹(KOVO)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39명의 드래프트 신청 선수 중 전체 1순위로 바르가를 뽑았다. 192㎝의 라이트 공격수인 바르가는 헝가리 리그 최고의 선수로 이번 드래프트에 신청한 선수 중 1순위 후보로 일찌감치 지목됐다.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바르가가 팔이 길고 타점이 높아서 그 장점을 살려보고자 선택했다”고 말했다. 바르가는 “1위로 선택될 줄 몰랐고 기뻐서 떨린다”며 “항상 목표는 팀이 승리하는 것이고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0일 KOVO 이사회에서 제7구단으로 창단을 승인받은 페퍼저축은행은 신생팀 지원 정책에 따라 이날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사용했다. 페퍼저축은행이 김연경(33·흥국생명)과 인연이 있는 김 감독을 영입한 것과 관련해 “유대 관계와 선수 영입은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김 감독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을 4강으로 이끌며 대표팀의 주포인 김연경과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구슬 확률 추첨을 통해 2순위 지명권을 받은 현대건설은 미국의 야스민 베다르트(25)를 선발했다. 96년생의 라이트 공격수로 V리그에 오기 전에 그리스 리그에서 활약했다. 신장이 196㎝로 이번 드래프트에 참가한 선수 중 3순위 옐레나 므라제노비치(24·보스니아)와 더불어 최장신 선수다. 3순위 KGC인삼공사는 지난 시즌 터키리그 소속이었던 므라제노비치, 4순위 흥국생명은 2015~16시즌 GS칼텍스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는 캐서린 벨(28·미국)을 지명했다. 5순위 지명권을 가진 한국도로공사는 기존 외국인선수 켈시 페인(25)과 21만달러에 재계약했다. 6순위 IBK기업은행은 레베카 라셈(24·미국)을 지명했다. 라셈은 191㎝ 신장을 가진 라이트 공격수로 지난 시즌 이탈리아 2부리그에서 뛰었다. 마지막 7순위의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에서 활약한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28·카메룬)와 계약했다. 그는 “(호명이 안 돼)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는데 희망 잃지 않고 기다렸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기뻐했다. 서남원 IBK기업은행 감독은 “라셈의 할머니가 한국인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공격 분야에서 타점이 높고 힘도 좋은 것으로 보고 선택했다”고 말했다. 올해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으로 개최됐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하루 17명 사라지는 난민 아이들… 가족 만남 막는 브렉시트의 역설

    “우리가 구한 한 소년은 노숙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아프가니스탄에서 폭탄 테러로 가족 모두를 잃었다고 했어요. 다른 소년은 안전하게 지낼 곳이 없어서 강간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리스 아테네에 있는 난민법률지원단 담당자가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이후 경제 분야뿐 아니라 난민 문제도 계속해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초국가적 협력이 필수적인데도 이주민에 대한 적절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며 부모나 보호자 없는 아동은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 가디언은 27일(현지시간) 영국 내무부가 브렉시트 이후 ‘가족 상봉법’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난민 아동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고 전했다. 이 법은 영국에서 난민 지위나 인도적 보호 조치를 받는 이들이 타국에서 망명 중인 배우자나 파트너, 18세 미만 자녀 등과 재결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英망명 허가받고도 가족들 못 만나 영국은 유럽 국가 중 어른을 동반하지 않은 아이들의 망명 신청이 많은 곳 중 하나다. 하지만 브렉시트 이후 이 길이 닫히며 본국에서 박해받고 망명 중인 난민이 영국에 있는 가족과 함께 살 수 있는 법적 허가를 받고도 발이 묶이게 됐다. 아프리카 에리트레아 출신의 17세 소년 알리는 지난해 여름부터 이탈리아에서 혼자 지내며 영국에 있는 가족과의 재회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영국 정부로부터 ‘입국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은 지 10개월이 지났는데도 상봉은 아직 꿈만 같은 일이다. 그는 “브렉시트 이후 삶이 더 나빠졌다. 나는 내 인생이 싫다”고 했다. 아동 이주 등을 돕는 비영리단체 세이프패스의 대표인 베타니 가디너 스미스는 “브렉시트 이전에는 영국에 있는 아이들이 가족과 만날 수 있도록 하는 명확한 절차가 있었지만, 지금은 영국 정부가 유럽 당국과 효과적으로 소통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벼랑끝 몰린 아이들 국가 간 협력 필요 이처럼 국가 간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홀로 남겨진 아동은 생명의 위협까지도 겪고 있다. 저널리즘 단체 ‘로스트 인 유럽’의 최근 조사 결과 2018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유럽에서 부모나 보호자 없이 홀로 이주한 아동 중 실종자는 1만 8292명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17명가량이 사라지는 것이다. 이들은 대부분 모로코나 알제리, 기니,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왔고 6명 중 1명은 15세 미만이었다. 단체에 따르면 이들은 범죄조직 등의 표적이 돼 강제 노동과 구걸, 성 착취 희생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아이들이 보호소에서 지내다가 인신매매를 통해 대마초 농장이나 네일숍 등에서 강제노동에 처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미아 관련 단체 대표인 페드리카 토스카노는 “이 데이터는 유럽에서 실종되는 아동의 문제가 얼마나 큰지 보여 준다. 유럽 내 아동 보호제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뜻”이라고 우려하며 아동 보호를 위한 국가 간 협력을 촉구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오늘의 눈] 기후위기가 문을 두드릴 때/기민도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기후위기가 문을 두드릴 때/기민도 정치부 기자

    1번 종합부동산세 완화. 2번 손실보상 소급적용. 3번 추가 재난지원금. 4번 민주당의 기득권화. 5번 기후위기. 지난 21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당대표 후보와 인터뷰를 하기 전 약 10분간 고민한 질문 주제다. ‘집권여당 대표를 뽑는 선거인데 ‘기후위기’라는 단어조차 나오지 않는다’고 물어보려 했지만, 질문은 4번에서 멈췄다. 선거 과정에서 언급도 안 된 주제이고, 7매 기사에 기후 관련 답변은 들어가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2019년 전 세계적인 기후 관련 동맹휴학 운동을 이끈 그레타 툰베리와 활동가들의 표현을 빌려 보자면, 기자도 후보들도 기후위기를 비상사태로 인식하지 않는다. 2018년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구 온도 상승을 섭씨 1.5도 이하로 억제하는 것이 해수면 상승에 따른 해안 도시들의 수몰 등 대재앙을 예방할 수 있는 최선의 경로임을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2030년까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순제로로 만들어야 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지구의 날) 기후정상회담에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05년 대비 50~52% 감축(기존 목표의 약 2배 수준)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이유다. 캐나다 저널리스트이자 활동가인 나오미 클라인은 저서 ‘미래가 불타고 있다’(2019)에서 “2018년 11월 그린뉴딜이 정치적 토론의 장에 진입하면서 운동의 흐름에 획기적인 전환이 일어났다”고 설명한다. 그해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최연소로 당선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가 급진적 그린뉴딜을 주장하는 결의문 발표 등에 앞장서면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정책으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이후 ‘민주적 사회주의자’인 버니 샌더스는 10년간 16조 3000억 달러(약 1경 8140조 2700억원)의 공적 투자 내용을 담은 그린뉴딜 계획을 발표하며 조 바이든과 대권 경쟁을 펼쳤다. 반면 4·7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민주당 초선·재선·삼선 의원들이 잇따라 내놓은 ‘반성문’에는 무엇이 담겼는가. ‘그린뉴딜’을 외치면서 ‘가덕도 신공항’을 밀어붙인 것에 대한 반성은 전무하고, ‘기후세대’(기후위기에 직면한 세대)에게 약속하는 비전도 없다. 각종 반성문의 결론이 종합부동산세 완화라면 허망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기후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말하지 않아도 차기 대권주자들은 조용했다. 5·2 전당대회 이후 본격화될 대권 경쟁에서도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비상사태에 걸맞은 전환을 이야기할 것 같지 않은 이유다. 나오미 클라인은 기후운동의 바이블로 꼽히는 저서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2014)에서 당시 그리스 총리 알렉시스 치프라스에게 어떤 질문을 할지 친구에게 물어보며 책을 마무리했다. 친구는 “역사가 문을 두드릴 때 대답을 했느냐고 물어보세요”라고 답한다. “좋은 질문이다. 우리 모두에게.” key5088@seoul.co.kr
  • 나달, 3시간 38분 대혈투 끝에 시즌 첫 클레이코트 대회 우승

    나달, 3시간 38분 대혈투 끝에 시즌 첫 클레이코트 대회 우승

    ‘흙신’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무려 3시간 38분의 대혈투 끝에 시즌 처음으로 클레이 코트에서 치른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바르셀로나오픈 정상에 올랐다.나달은 26일(한국시간)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대회 단식 결승에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그리스)를 2-1(6-4 6-7<6-8> 7-5)로 제압하고 2018년 이후 3년 만에 대회 패권을 탈환했다. 이 대회에서 2005년~2009년까지 5연패를 달성하고, 2011년~2013년, 2016년~2018년 등 두 차례 3연패를 차지한 나달은 이로써 바르셀로나오픈 12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또 치치파스를 상대로 한 결승전 소요 시간 3시간 38분은 ATP 투어가 경기 시간 측정을 시작한 1991년 이후 3세트 경기로는 최장 시간 결승전 기록이 됐다. 올해 ATP 투어 경기 중에서도 가장 길었다. 종전 기록은 바로 전날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아슬란 카라체프(러시아)의 4강전에서 걸린 3시간 25분이었다.1세트를 먼저 따낸 나달은 2세트에서 먼저 경기를 끝낼 기회를 잡았다. 게임 5-4로 앞선 나달이 상대 서브게임에서 15-40으로 매치포인트 기회를 얻은 것. 그러나 치치파스는 강력한 스매싱과 네트에 뚝 떨어지는 드롭 샷 발리로 위기를 넘겼다. 3세트에서는 치치파스가 매치포인트를 잡았다. 게임 5-4로 앞선 상황에서 치치파스가 한 포인트만 더 따내면 우승할 수 있었으나 그의 백핸드가 네트에 걸렸다. 결국 위기를 넘긴 나달이 이후 3게임을 내리 따내 우승 상금 17만 8985유로(약 2억 4000만원)의 주인이 됐다. 올해 호주오픈 8강전 역전패도 톡톡히 되갚았다. 상대 전적은 7승2패로 여전히 우위를 이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EU “미국인 올 여름 여행 와라”… 美 “유럽엔 가지마?”

    EU “미국인 올 여름 여행 와라”… 美 “유럽엔 가지마?”

    EU집행위원장 “백신 접종시 27개국 여행 가능”미국 6월까지 집단 면역 도달 가능성 염두한 듯관광 산업 활성화 의도… 그리스 26일부터 시행 반면 미국은 유럽 대부분 ‘여행금지’ 단계 지정 유럽연합(EU)이 2억회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미국 국민에 대해 오는 여름부터 유럽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는 최근 유럽 대부분의 국가를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로 정해 양측의 온도차가 크다. 결국 올해 여름까지 유럽이 집단면역에 도달하느냐가 해당 지역의 관광업 회복 여부에 관건인 상황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백신 접종이) EU에서 자유로운 이동과 여행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말했다. EU의 각 회원국이 관광객 봉쇄나 해제를 결정하지만 EU 집행위 역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회원국에 정책 권고를 할 수 있다. 또 폰데어라이엔은 “EU의 27개 회원국 모두 유럽의약품청(EMA)이 승인한 백신을 접종한 모든 사람을 분명히 조건 없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EU와 미국 사이에 ‘백신 증서’ 이용과 관련한 논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U가 이런 조치를 진행하는 데는 현재 접종 속도라면 미국이 오는 6월까지 성인의 70%에 대해 백신 접종을 마치는 소위 집단면역에 이를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NYT는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크로아티아 등 관광 산업에 의존하는 국가들이 특히 미국인 관광 재개를 선호하는 것으로 전했다. 이미 그리스는 26일부터 미국인 관광객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증명하거나 코로나19 테스트를 받을 경우 입국을 허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하지만 백신 접종 속도가 가장 빠른 편인 미국은 최근 전세계 국가의 80%에 대해 4단계인 여행금지국으로 정했고, EU 중 유명 관광국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그리스, 스위스 등은 모두 이에 포함된다. 특히 독일은 최근 3차 유행으로 야간 통행금지를 시행했지만 지난 22일 베를린에서 8000여명이 반대 시위를 벌인 데 이어 24일에는 프랑크푸르트, 하노버 등으로 시위가 확산됐다. 유럽이 오는 여름까지 집단 면역에 도달하느냐가 미국인 관광 재개를 위해 더 중요한 요건일 수 있다는 의미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팬데믹 수렁 속… 기독교, 뭐하고 있습니까

    팬데믹 수렁 속… 기독교, 뭐하고 있습니까

    최근 개신교계에서 한국 교회의 현실을 자성하고 개혁을 통해 환골탈태할 것을 촉구하는 서적이 잇달아 출간됐다. 대형 교회 위주의 ‘성장 제일주의’나 목회자의 교회 세습 등 고질적 문제에 이어 코로나19를 계기로 교회에 대한 신뢰가 크게 추락하는 등 탈종교 시대 교회가 총체적 위기에 몰렸다는 안팎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길희성 서강대 종교학과 명예교수는 맹목적 신앙이 한국 교회를 망쳤다고 주장한 ‘아직도 교회 다니십니까’(동연) 개정판을 출간했다. 새길교회 설립자이기도 한 길 교수는 ‘외면당하는 한국교회’에 대한 문제를 우선 제기했던 6년 전 초판에서 더 나아가 “코로나19는 탈종교 시대에 접어든 교회의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한국 개신교의 문제는 신학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의 가르침과 교리가 납득이 안 가다 보니 무조건 믿어야 한다는 ‘묻지 마 신앙’이 판을 치고 있다”며 “목사님의 말을 무엇이든 하나님의 말씀으로 복종하는 것이 신앙으로 통하고 이런 맹종이 맹신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교회가 불신받는 이유는 인간의 상식과 이성을 무시한 ‘근본주의 신학’ 때문이며 젊은이들이 머리로 납득할 수 있고 가슴으로 사랑할 수 있는 신앙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손원영 서울기독대학교 교수는 이웃 종교와 화해하는 열린 교회를 촉구하며 ‘내가 꿈꾸는 교회’(모시는 사람들)를 내놓았다. 저자는 “세습, 성직 매매, 부동산 투기 등 한국교회가 부패의 임계점에 이르렀다”며 ‘제2의 종교개혁’을 통한 한국적 ‘개벽 교회’를 대안으로 내세웠다. 손 전 교수는 2016년 한 개신교인이 경북 김천 개운사 불당을 훼손한 사건을 접하고 사과하는 차원에서 불당 복구 모금운동을 벌였다 해직당했던 아픔이 있다.그는 “초대 교회의 본래 모습은 ‘다양성’이 특징”이라며 교회는 모든 사람을 예외 없이 품는 공동체라는 점에서 경제적 약자뿐 아니라 무신론자와 성 소수자도 포용할 것을 주장했다. 아울러 교회의 사유화와 재벌기업화를 지양하고 타 종교를 상호 존중하고 평화를 추구하는 선교 방식을 제언했다. 이를 통해 풍류가 있고, 현대과학에 열려 있고, 예술을 생활화하고, 가난한 자의 편이 되는 교회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이 밖에 구미정 숭실대 기독교학과 초빙교수가 쓴 ‘십자가의 역사학’(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은 기독교의 상징 ‘십자가’에 내포된 고난의 관점에 비춰 한국에서의 기독교 역사를 조명했다. 저자는 오늘날 한국 교회 문제의 원인을 “교회 구성원들이 예수 그리스도처럼 살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웅장함과 화려함, 풍요로움과 사치로움에 중독된 중세 로마교회를 닮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교회가 미국의 보수근본주의 계열 선교사들의 신학을 맹목적으로 추종했다”며 “고도 성장기 교세 확장이 미국처럼 잘 살아 보자고 추동한 ‘성장 제일주의’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자기 몸집 불리기에만 치중했던 대형 교회 위주의 제국주의적 신앙관을 탈피할 것을 주장한다.목회데이터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이 ‘한국 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올해 1월 21%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32%에 비해 11% 포인트나 하락했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4%에서 76%로 늘었다. 심각성을 인식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지난 2월 교인들이 정의·평화·화해 등에 기초한 삶을 살도록 지원하는 한국교회아카데미를 출범시키는 등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교회 내부의 권위주의적 구조성이 젊은 세대에게 외면받고 탈종교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조직화된 종교 대신 개인의 감성이나 영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흐름 속에서 한국 교회가 본격적 도전을 맞게 됐다”고 분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한국 교회 환골탈태해야”…팬데믹 속 개혁 촉구 서적 출간 잇달아

    “한국 교회 환골탈태해야”…팬데믹 속 개혁 촉구 서적 출간 잇달아

    최근 개신교계에서 한국 교회의 현실을 자성하고 개혁을 통해 환골탈태할 것을 촉구하는 서적이 잇달아 출간됐다. 대형 교회 위주의 ‘성장 제일주의’나 목회자의 교회 세습 등 고질적 문제에 이어 코로나19를 계기로 교회에 대한 신뢰가 크게 추락하는 등 탈종교 시대 교회가 총체적 위기에 몰렸다는 안팎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길희성 서강대 종교학과 명예교수는 맹목적 신앙이 한국 교회를 망쳤다고 주장한 ‘아직도 교회 다니십니까’(동연) 개정판을 출간했다. 새길교회 설립자이기도 한 길 교수는 ‘외면당하는 한국교회’에 대한 문제를 우선 제기했던 6년 전 초판에서 더 나아가 “코로나19는 탈종교 시대에 접어든 교회의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한국 개신교의 문제는 신학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의 가르침과 교리가 납득이 안 가다 보니 무조건 믿어야 한다는 ‘묻지 마 신앙’이 판을 치고 있다”며 “목사님의 말을 무엇이든 하나님의 말씀으로 복종하는 것이 신앙으로 통하고 이런 맹종이 맹신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교회가 불신받는 이유는 인간의 상식과 이성을 무시한 ‘근본주의 신학’ 때문이며 젊은이들이 머리로 납득할 수 있고 가슴으로 사랑할 수 있는 신앙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손원영 전 서울기독대학교 교수는 이웃 종교와 화해하는 열린 교회를 촉구하며 ‘내가 꿈꾸는 교회’(모시는 사람들)를 내놓았다. 저자는 “세습, 성직 매매, 부동산 투기 등 한국교회가 부패의 임계점에 이르렀다”며 ‘제2의 종교개혁’을 통한 한국적 ‘개벽 교회’를 대안으로 내세웠다. 손 전 교수는 2016년 한 개신교인이 경북 김천 개운사 불당을 훼손한 사건을 접하고 사과하는 차원에서 불당 복구 모금운동을 벌였다 해직당한 아픔이 있다.그는 “초대 교회의 본래 모습은 ‘다양성’이 특징”이라며 교회는 모든 사람을 예외 없이 품는 공동체라는 점에서 경제적 약자뿐 아니라 무신론자와 성 소수자도 포용할 것을 주장했다. 아울러 교회의 사유화와 재벌기업화를 지양하고 타 종교를 상호 존중하고 평화를 추구하는 선교 방식을 제언했다. 이를 통해 풍류가 있고, 현대과학에 열려 있고, 예술을 생활화하고, 가난한 자의 편이 되는 교회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이 밖에 구미정 숭실대 기독교학과 초빙교수가 쓴 ‘십자가의 역사학’(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은 기독교의 상징 ‘십자가에 내포된 고난의 관점에 비춰 한국에서의 기독교 역사를 조명했다. 저자는 오늘날 한국 교회 문제의 원인을 “교회 구성원들이 예수 그리스도처럼 살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웅장함과 화려함, 풍요로움과 사치로움에 중독된 중세 로마교회를 닮았다”고 평가했다.그는 “한국 교회가 미국의 보수근본주의 계열 선교사들의 신학을 맹목적으로 추종했다”며 “고도 성장기 교세 확장이 미국처럼 잘 살아 보자고 추동한 ‘성장 제일주의’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자기 몸집 불리기에만 치중했던 대형 교회 위주의 제국주의적 신앙관을 탈피할 것을 주장한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이 ‘한국 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올해 1월 21%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32%에 비해 11% 포인트나 하락했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4%에서 76%로 늘었다. 심각성을 인식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지난 2월 교인들이 정의·평화·화해 등에 기초한 삶을 살도록 지원하는 한국교회아카데미를 출범시키는 등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교회 내부의 권위주의적 구조성이 젊은 세대에게 외면받고 탈종교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조직화된 종교 대신 개인의 감성이나 영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흐름 속에서 한국 교회가 본격적 도전을 맞게 됐다”고 분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서울포토] 빠져드는 황홀한 해변

    [서울포토] 빠져드는 황홀한 해변

    한 여성이 23일(현지시간) 그리스 남부의 작은 섬인 엘라피니소스의 해변에서 바다를 즐기고 있다. AFP 연합뉴스
  • [서울포토] ‘숨 막히게 치열한’ 레슬링 선수권대회

    [서울포토] ‘숨 막히게 치열한’ 레슬링 선수권대회

    그리스의 마리아 프레볼라키(오른쪽)가 23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유럽 레슬링 선수권대회 여자 53kg급 경기에서 러시아의 올가 코로샤브체바와 격돌하고 있다. AP·EPA 연합뉴스
  • 결승선 없는 미친 마라톤, 한 명 남을 때까지 무한 되풀이

    결승선 없는 미친 마라톤, 한 명 남을 때까지 무한 되풀이

    누구나 한 시간에 6.7㎞를 달릴 수는 있다. 그래, 백보 양보해 두어 번은 더 달릴 수 있다. 하지만 결승선이란 게 없고 경쟁자들이 모두 포기해 단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이틀이고 사흘이고 계속 달려야 한다면? 뭐 이런 미친 대회가 있나 싶을 것이다. 벨기에 치과의사가 75시간 동안 502㎞를 달린 것이 대회 기록으로 남아 있는 미국 테네시주의 빅 독 울트라 마라톤 대회다. 개리 캔트렐(43)과 부인 산드라의 벨 버클 농장 일대 코스를 무한정 돌아야 한다. 대회 이름은 달림이들이 밤낮 없이 달리는 내내 집의 현관에서 꼼짝 않고 자는 일이 전부인 불독의 이름에서 따왔다. 별난 달림이들은 ‘피니시(결승선)가 없는 대회’라고 부른다. 캔트렐은 최근 영국 BBC와의 줌 인터뷰를 통해 “어렵지 않다. 조금 힘들 뿐이다. 하지만 여러분은 되풀이, 되풀이해야 한다. 한 대 안 맞으려면 꽁무니를 빼야 한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2017년 우승자인 프랑스의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기욤 칼미테스(37)는 59시간 동안 349㎞를 달렸는데 “고통스럽다. 한데 좋은 방향으로 고통스럽다”고 여유를 부렸다. 2019년 미국인 매기 구털(40)은 402㎞를 처음으로 돌파한 여성으로 기록됐는데 “대다수 울트라 달림이들은 휴식을 취하려고 스파에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잠시 텐트에 들어가 눈을 붙이거나 캠핑 스토브 옆에서 몸을 녹이는 게 고작이다. 아니면 아이스박스 위에 발을 올린 채 다리의 피로를 푸는 게 전부다. 2019년 대회 3위를 차지한 데이브 프록터(40·캐나다)는 경찰이 사이렌을 울리며 출동해 “우리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정말 궁금해 하더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의 티셔츠에는 이렇게 새겨져 있다. ‘달려라 먹어라 잠자라 되풀이하라’ 처음에야 응원단이 나와 열렬히 환호하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대회에 지쳐 떨어져 마지막 날에는 쓸쓸히 달림이들만 즐긴다. 프록터는 “화장실 갔다가 밑도 안 닦고 나오는 이들도 있다. 헛소리처럼 들리겠지만 뇌 기능이 딱 멈춰버린다”고 말했다. 구털은 60시간을 달린 뒤 제정신이 돌아오지 않아 귀가 항공편을 거의 놓칠 뻔했다. 당연히 이런 질문이 나온다. 왜 뛰는데? 최근 3년 연속 대회에 참가한 그녀는 “레이스라고 느껴지지가 않는다. 엄청 재미있다”고 답했다. 스웨덴 IT 기업 최고경영자(CEO) 조핸 스틴은 2018년 대회에 출전해 68시간 동안 455㎞를 달렸는데 “환상적인 규칙들이 망라된 특별한 게임”이라고 했다.스틴의 뒤를 이은 준우승자 코트니 다우월터(36)는 “즐거운 정신적 도전”이라고 돌아봤다. 과학 교사였던 그녀는 2017년 유타주 모하비 사막 240마일(386㎞)을 달리는 모하비 240 대회에서 남자 우승자를 10시간 차이로 따돌리는 기염을 토했다. 코트니는 이 대회가 “우승하고 싶어하는 대회가 아니라 차라리 어떤 일이 가능한지 알아가는 과정이다. 자신의 한계를 정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든 일어나는 아주 멋진 대회”라고 말했다. 친구이자 훈련 파트너인 구털도 “이 레이스에선 원하는 만큼 많은 장벽을 부숴버릴 수 있다”고 맞장구를 쳤다. 2011년부터 이 대회를 연 캔트렐은 악명 높은 바클리 마라톤 대회도 창설한 인물이다. 버스에 참가자들을 태워 달리다 350마일(563㎞) 떨어진 곳에서 이쯤 됐다 싶으면 내려주고 열흘 안에 출발 지점으로 돌아오게 하는 대회다. 돌아오는 사람은 1%에 그친다. 오죽했으면 넷플릭스 다큐멘터리가 지상에서 가장 실패 확률이 높은 대회로 손꼽았다. 캔트렐은 2018년에 126일 만에 미국 대륙 5149㎞를 횡단할 정도로 달리기를 좋아한다. 엄청난 칼로리를 소비할텐데 참가자들이 먹는 것은 부실하기 이를 데 없다. 그저 위가 음식물을 받아들이는 것을 감지덕지할 따름이다. 스파게티와 감자칩, 벌꿀이 들어간 그리스식 요거트, 폴란드식 만두, 으깬 감자, 파이 등이 고작이다. 몇년 굶은 것처럼 보이는 2019년 준우승자 윌 헤이워드(뉴질랜드)는 설사 증세를 보인 끝에 구털에게 우승을 양보했다. 자는 시간을 최대한 깊게, 짧게 즐기는 게 관건이다. 스틴은 옆 사람과 재잘거리다가도 금세 잠이 깊게 들어 업어가도 모를 정도인데 또 금방 깨어나 달린다. 달리면서 나무와 관목이 공룡과 거인으로 보이는 환각도 경험한다고 다들 입을 모았다. 스틴의 조언은 너무 간단하다. “고통을 받아들여라. 두려워하지 말라.”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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