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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호기자가 본 종교만화경] 癌소금

    우리 일상에서 소금처럼 다양한 용도를 갖춘 것도 드물 것이다.식탁에서 간을 맞출때 빼놓을 수 없는 조미료인가 하면 음식 부패를 예방하는 방부제로도 쓰인다.그런가 하면 드물게는 부정한 기운을 물리치고 재앙을 미리 차단한다는 의미로 뿌리는 액막이 수단이 되기도 한다.사람들이 건강에 신경을 쓰면서 구운소금이니 죽염같은 변형된 것들이 많이 나왔지만,하여튼 소금은 인간에게 아주 긴요한 것임에 틀림없다. 이 소금은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가치요,수단이었음을 역사는 전한다.삼국시대에는소금에만 절인 ‘초기 김치’가 존재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고,중국에서도 진시황이천하를 통일할 무렵엔 큰 부자가 되려면 소금과 쇠를 쥐어야 했다고 한다.소금을 독점해 떼돈을 번 부자가 늘면서 한의 무제는 불법으로 소금을 만드는 사람들을 수십만명이나 처형했다는 기록이 사마천의 사기에 등장한다. 지난 98년 당시 외국어대 교수 프란시스코 카란사가 문학과 지성사에서 펴낸 책 ‘마법의 도시 야이누’에서 소금은 ‘신의 선물’로 등장한다.안데스 문명의원류가되는 케추아족이 소금을 구할 수 없는 산악지역에 소금 광산이 있음을 보고 그렇게여겼다는 것이다. 일상적인 쓰임새에 비해 종교에서의 소금은 훨씬 더 고상하고 귀한 대상이다.성경은 “너희는 빛이고 소금이다.”라는 말씀을 통해 그리스도인이 사회정화의 기수로 살것을 강조하고 있다.굳이 이 구절을 들지 않더라도,종교에서 세상의 부패를 막는 정화의 첨병으로서의 소임을 강조하면서 흔히 상징처럼 쓰는 ‘빛과 소금’‘소금과 목탁’같은 말들을 볼 때,소금은 썩지 않는 불변의 진리와도 같다.일부 종교인은 소금이 든 음식조차 꺼리는 금욕생활을 하기도 한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의 발표에 따르면 시판중인 소금 25가지 품목에서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다량 검출됐다고 한다.기독교에서 행하는 의식에 신자의 순결과 변함없는 신앙을 약속하면서 세상의 부패를 방지한다는 의지를 다지는 소제라는 것이 있다.소제에는 고운가루로 만든 떡을 기름·향·소금과 함께 올리는데,여기에서 소금은 사람의 화목을 다짐하는 하느님과의 언약을 상징한다는 게 기독교계의 일치된 해석이다. 그런데 사람의 화목을 약속하고 세상의 부패를 척결한다는 상징인 소금 자체가 썩었으니 이제 종교에서도 소금 아닌 다른 대상을 찾아야 할까? 김성호기자kimus@
  • 교황청, 女사제 7명 공식파문

    (바티칸시티 AFP 연합) 교황청은 5일 아르헨티나 대주교로부터 사제(司祭)서품을 받아 논란을 일으킨 여성 7명을 공식 파문했다고 밝혔다. 교황청은 교황청내 감시기구인 신앙교리회(CDF)의 조지프 래트징거 추기경의 서명으로 이뤄진 이날 파문 성명서에서 이들 여성들이 지난달 22일까지로 정해졌던 교황청의 참회 요구시한을 넘김에 따라 파문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최종 파문 결정이 늦어진 것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북중미 순방으로 공식 파문 발표가 연기됐기 때문이다.이번 파문 결정으로 그동안 예수 그리스도가 남성만을 사도로 선택해온 점을 근거로 남성 사제만을 인정해온 가톨릭 내의 여성 사제 임명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독일,오스트리아,미국 출신인 이들 여성들은 지난 6월29일 로물로 안토니오 브라치 아르헨티나 대주교에 의해 사제 서품을 받았다.브라치 대주교는 지난 98년 교황청과 결별,브라질 종파주의 교회의 주교가 된 인물이다.이들 여성들은 참회를 요구하는 교황청에 “파문당할 만한 어떠한 죄도 저지르지않았다.”며 “이설을 퍼뜨리거나 신앙을 저버린 적이 없다.”고 항변했었다.
  • 종교단신/ 그리스도교 일치모임 30~31일 등

    ◇그리스도교 일치모임 30~31일 한국 그리스도교의 신·구교간 소통과 일치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일치위원,가톨릭 교회일치와 종교간 대화위원등 신구교 신학자들은 오는 30∼31일 경기도 의정부 한마음수련장에서 ‘그리스도교 일치를 위한 연구모임’을 연다. 이와 함께 오는 10월에는 신구교가 공동 에큐메니컬 포럼을 개최하는 데 이어 12월에는 KNCC 회원교단과 일치회의에 참여중인 가톨릭,기독교 한국루터회의 대표 인사들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열어 그리스도교 일치운동을 가시화하기로 했다. 최근 개신교와 가톨릭,루터회,한국정교회 등은 2006년 세계교회협의회(WCC)총회에서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주간에 사용될 문서를 한국교회가 만들기로 합의한 바 있다.기도주간 문서의 작성을 위해서는 신구교의 긴밀한 협조와일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신구교의 일치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한편 30일 열리는 ‘그리스도교 일치를 위한 연구모임’에서는 신구교가 사회선교를 위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과제와,일치를 위한 구체적 협력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인사서 禪화가 김양수 초대전 해인사는 휴가철을 맞아 선(禪)화가인 김양수(42)씨의 초대전 ‘마음의 자유로움 붓질의 자유로움’을 20일까지 경내 구광루에서 연다.김씨의 선화는 거침없고 망설임없는 붓질의 펼침과 접음을 통해 절제와 여백의 미학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고 있다.김씨는 동국대 예술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국내외에서 9차례 개인전을 열었으며 선화 공부를 위해 중국 베이징의 중앙미술대 벽화과 연구생반에서 2년간 수학했다.
  • [씨줄날줄] 무덤과 부도

    국보 4호인 여주 고달사터 부도가 도굴꾼에 의해 윗부분을 크게 훼손당했다.부도 안에 유물이 들어 있을 것으로 생각한 도굴꾼들이 옥개석을 나무로 받쳐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상륜부 보주 보개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부도(浮屠)는 스님들의 사리나 유골을 안치한 묘탑,즉 탑 형식을 빈 승려의 묘,무덤이라고 할 수 있다.이 세상 한 모퉁이에서 뜻없이 일었다가 사라지는 바람인 양 인간 삶을 초탈하고자 하는 스님들이 보배 구슬(寶珠)과 덮개(寶蓋)를 씌운 무덤이 필요했을까. 부도는 또 사찰 입구에서 흔히 보듯 부도의 주인공 행적을 기리는 커다란 비석이 같이 건립되어 있어 불자가 아닌 사람 눈에 거슬릴 수도 있다.그러나 부도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이런 비판적 시선이 유치한 안목임을 깨닫게 된다.그리스도교는 예수의 부활로 무덤 형식이 애초부터 필요없게 되었지만,부활하고는 아무 상관없는 석가는 사라쌍수 밑에서 ‘바람처럼’열반하면서 유해를 남겼다.제자들은 당시 풍속에 따라 다비 화장하였는데,8만 4000개의 사리가 거둬졌다.예수의 부활과 맞먹는 이 진신 사리의 수습은 부활과 마찬가지로 사상과 예술의 거대한 수원이 됐다.그래서 불교 사찰의 한가운데에 불신골(彿身骨)의 봉안 묘로서 탑이 어김없이 서 있다. 그 간결하고 정제된 미와 추상성은 탑파의 기원이 묘,무덤이라는 것을 상상할 수 없게 한다. 이 탑파의 뜻을 따르고 있는 부도는 그래서 결코 도에 넘치는 스님들의 묘 탑이 아니다.고달사터 부도를 훼손한 도굴꾼들이 노린 유물은 사리함일 가능성이 높다.국내 사찰에는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곳도 여러 곳 있고,얼마 전 서울 조계사 탑파에서 일제시대 스리랑카에서 보낸 진신사리 수정 사리함이 수거되었지만 국내 석탑이나 부도에서 나오는 사리는 대부분 고승들의 대용 사리다.부도가 아니지만 불국사 석가탑에서는 해체·복원 공사가 진행되 던 1966년 탑신부 2층에서 사리함을 발견했으며,특히 750년 이전 작품인 다 리니경 두루마리 1축이 수거되어 국보로 지정되기도 했다. 고달사 부도는 탑비가 소실돼 어떤 고승의 묘탑인지 모른다.국보로 지정된 1962년 이전에 이미도굴되었다고 한다. 비록 그 안에 고승의 사리나 유골이 없다 하여도,불도의 추상성을 아름답게 육화하고 있다. 김재영 논설위원
  • 청춘의 사신/서경식/창작과 비평사/ 세상에 맞서 싸운 20세기 화가들

    세계대전,대량학살로 상징되는 20세기에 맞서 온몸으로 사투를 벌인 화가에 대한 미술 에세이집 ‘청춘의 사신(死神)’(서경식 지음·김석희 옮김,창작과비평사 펴냄)이 나왔다.최근 봇물을 이루는 ‘알기 쉬운’류의 미술관련책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하지만 저자가 지난 1992년 ‘나의 서양미술 순례’를 펴낸 ‘그’란 점을 알면 책을 앞으로 바짝 당길 것이다. 저자는 1971년 ‘재일교포 유학생 간첩단사건’에 연류된 서승·서준식 형제의 동생.형들이 20여년간 조국의 감옥에서 옥살이를 하는 동안 속절없이 서른을 넘긴 채 통곡의 세월을 산 재일동포 지식인이다.고문과 사형선고,단식투쟁 속에서 고통받는 형들을 지켜보며 ‘지하실에 처넣어진 듯한’막막하고 답답한 심정으로 13년의 세월을 보낸 그에게 예술은 꽉막힌 지하실에 뚫린 작은 창문 같은 것이었다.도망가지는 못해도 작은 창문 덕에 살아있을 수있었다.1983년부터의 서양 미술관 순례길이었다. 그런 절박함 속에서 그는 콜비츠,코린트,놀테,실레 등 놀라운 통찰로 판에 박힌 상식을 돌파하려고쉬지 않고 저항하는 화가를 만났다.그는 그들이 남긴 작품을 통해 ‘푸르른 삶과 시커먼 죽음에 대한 동경’이 다 타버리지 않았음을 상기했고,우리에게 상기시키고 있다.미술 작품에 대한 해설뿐 아니라,인간으로서의 예술가의 삶에 비중을 둔 글이 감칠맛이 난다. ‘모욕 당하는 그리스도’를 그린 루오는 “내가 한 일은 하찮다.그것은 밤의 절규,낙오자의 오열,목멘 웃음이다.세상에서는 날마다 나보다 가치있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일 때문에 수없이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저자는 세기가 바뀌어도 사라지지 않는 20세기의 악몽과 위협에 대해 미술이란‘창’을 통해 우리를 새삼 환기시키고 있다.1만원. 문소영기자 symun@
  • [김성호기자가 본 종교 萬華鏡] 추기경의 죄

    러시아 작가 도스토예프스키의 장편소설 ‘죄와 벌’에서 전당포 노파를 살해한 대학생 라스콜리니코프가 자수를 하게끔 만든 것은 한 창녀의 그리스도교적 사랑이다.라스콜리니코프는 물질적인 궁핍으로부터의 탈출과,스스로가 강자가 되려는 욕심에서 치밀한 계획 끝에 살인을 하지만,고통 속에서도 희생적인 삶을 사는 창녀 소냐에게 감동받아 결국 마음을 돌리고 시베리아로 유형을 떠나는 종말을 맞는다. 소설 속 주인공의 죄와는 달리 많은 기독교인들은 죄를 짓지 않고도 스스로를 죄인으로 부르곤 한다.‘원죄’에서 비롯된 이같은 기독교식 죄의식은 개인적 차원의 더 나은 가치와,인류 공동선(善)을 향한 종교적 귀의,즉 성직자의 길로 귀결하기도 한다.세속의 안위를 뒤로 하고 고통과 인내,희생의 연속인 성직을 택해 평생의 업으로 삼음은 분명 큰 용기이고,그래서 성직자는 존경의 대상이 된다. 지난 5일 천주교 서울대교구 서품식에서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을 정도로 한번에 43명이라는 많은 사제가 새로 태어나 눈길을 끌었다.이제 어엿한 성직자가 된 이들은 각 성당에서 보좌신부로 사목할 자격과 임무를 부여받았다.서품식에서 사제들은 예정된 의식인 참회식을 통해 온당한 구원의 신비를 거행하고자 각자의 죄를 반성하며 “생각과 말과 행위로 죄를 많이 지었으며/제탓이요 제탓이요 저의 큰 탓이옵니다.”를 마음으로부터 외쳤다. 남의 죄를 사하려면 나부터 깨끗해져야 하므로 먼저 반성한다는 참회식은,어찌 보면 당연한 의식일 수 있지만 천주교 서품식에선 ‘재탄생’의 큰 의미를 갖는다.이날 가진 초발심(初發心)이 평생토록 이어진다면 사제들 자신에게나 일반인들에게나 모두 축복받을 일이 될 것이다. 성직자들은 첫 출발 때의 굳은 의지에도 불구하고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고통과 어려움에 좌절하기 일쑤다.불교에서도 스님이 되는 첫 과정인 사미계를 받기까지의 힘겨운 생활을 견디지 못해 수행 초기에 환속하는 출가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현대사회에서 종교적 삶이 갈수록 어려워진다는 반증일것이다. 김수환 추기경은 지난해 팔순 잔치 자리에서 이례적으로 평생을 일선교회에서 봉사의 삶을 살다간 친 형을 거론하며 이런 회고담을 남겼다.“형님은 평생을 불우한 이웃과 함께 부대끼며 성직자의 본분을 지켰는데 나는 호화롭게 살면서 그러지 못했습니다.하느님의 부르심에 온당하게 응하지 못한 죄인일 뿐입니다.” 김성호기자 kimus@
  • 예수는 신화다/ “”예수는 실존하지 않았다”

    ‘그대가 그들을 위해 죽었다고 그들은 말하는가? 그는 죽지 않았다? 그는영원히 살아 있다! 그들의 주님이신 그는 영원히 살아 있고,영원히 젊다.’이 시는 예수를 찬양한 것이 아니다.고대 이집트 시인이 그들의 신 오시리스를 찬미해 읊은 것이다.오시리스 또한 예수처럼 대속(代贖)해 죽은 뒤 부활했다. 중세기 프랑스의 한 성당에서는 검은색 처녀상을 마리아상이라고 믿고 숭배했다.그러나 우연한 기회에 정밀 검사해 보니 이집트 여신 이시스의 상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이시스는 오시리스의 배우자 격인 여신이다.이시스가 아기를 안고 있는 그림·조각은 마리아와 어린 예수의 모자상으로 종종 오인됐다. 왜 이같은 일이 일어났을까.성경에 기록된 예수의 생애,동정녀에게서 태어났으며 세상의 죄를 대신하고자 십자가(또는 나무)에 매달려 죽었고 사흘 만에 부활한 것이 오시리스의 삶과 놀랍도록 닮았기 때문이다.그뿐이 아니다.오시리스 또한 예수처럼 인류의 구원자이자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신분이며,12 사도를 거느렸고,결혼식장에서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등 숱한 이적을 행했다. 예수는 실존인물이 아니다,그 존재는 이집트를 비롯해 지중해 세계 각지에퍼져 있던 이교도 신(神)들의 또다른 변형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책 ‘예수는신화다’(원제 The Jesus Mysteries)가 최근 나왔다(동아일보사 간, 1만 2000원). 지은이는 철학박사로서 세계 신비주의에 관한 권위자인 티모시 프리크와 고대문명 전공자인 피터 갠디.두 사람은 현대 학계의 연구 성과를 폭넓게 활용해 그리스도교의 기원을 철저히 추적함으로써 예수가 실존인물이 아니라는 충격적인 가설을 풀어나간다.그들의 주장을 따라가 보자. 고대 이집트에서는 일단 죽었다가 부활한 신인(神人)인 오시리스를 믿는 신앙이 성행한다.오시리스는 서기전 6세기 그리스에 도입돼 토착신 디오니소스로 모습을 바꾸었다.소아시아의 아티스,시리아의 아도니스,이탈리아의 바쿠스,페르시아의 미트라스 등 각 지역 신 또한 오시리스 신앙을 흡수했다.그핵심인 ‘죽음’과 ‘부활’은 육체의 속박에서 벗어나 진정한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상징화한 것이었다. 서기 70년로마제국이 예루살렘을 폐허로 만들자 위기감에 빠진 유대인들은 메시아의 도래를 더욱 열망했다. 이에 ‘실존적인’인물 예수 그리스도를 새로운 신으로 제시하지만 유대인들은 거부한다.새로 형성된 그리스도교인들은 오래지 않아 두 파로 갈린다.예수가 실존했으므로 그의 말씀을 무조건 믿어야 한다는 ‘문자주의자’와 예수 이야기는 결국 깨달음을 얻기 위한 상징일 뿐이라는 ‘영지주의자’(그노시스)로. 서기 321년 로마제국은 ‘문자주의자’그리스도교를 국교로 채택한다.무조건적인 믿음을 요구하는 교의가 ‘하나의 제국’을 원하는 로마황제의 의도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국교가 된 ‘문자주의자’그리스도교는 반대파와 이교도를 탄압하고 각종 문헌을 왜곡해 예수의 존재를 역사적으로 확고하게 만든다. ‘예수는 신화다.’라는 주장에 무조건 동의할 까닭은 없다.다만 책 말미에 실은 곽노순 목사(후기 기독교 신학연구실)의 추천사 한 대목은 이 책의 가치를 제대로 대변해 준다.“분명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많은 신선한 생각거리에 부딪힐 것이고,땅 속에 묻혀 있던 보고(寶庫)를 찾아보려는 충동을 느낄 것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
  • 호주제 여성 종교인은 어떻게 보나/’종교여성연대’ 내일 심포지엄

    ‘호주제 폐지를 위한 종교여성연대’가 21일 오후 2시 서울 조계사 문화교육관에서 ‘호주제와 종교’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을 가질 예정이어서 종교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종교여성연대’는 지난해 10월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호주제 폐지를 위한 종교여성행진’행사를 가진 것을 계기로 결성된 여성 종교인들의 모임.모임 결성 후 호주제 폐지 서명운동 등 공동운동을 전개해 왔으며,현재 불교 천도교 원불교 천주교 개신교 등 5개 종단의 9개 단체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이번 심포지엄은 종교마다 호주제에 관한 입장이 다르지만 사회적으로 폐지의 목소리가 높아가는 시점에서,종교신학적 접근을 통해 호주제에 대한 여성 종교인들의 입장을 수렴하고자 마련된 자리.특히 호주제 유지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유교쪽 관계자들을 초청,유교의 전통과 가르침 안에서 호주제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토의할 예정이다. 심포지엄에는 불교에서 혜원(동국대 교수) 스님,원불교에서 이혜화 교무,천도교에서 정혜정(동국대) 교수,천주교에서 최혜영(가톨릭대 교수) 수녀가 발제에 나서고 유교 쪽에서 이은선 세종대 교수가 초청돼 주제발표를 한다. 혜원 스님은 미리 공개한 ‘불교의 여성관’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의 시대 즉,근본불교의 시대에는 해탈의 능력에 남녀 차별을 두지 않았다.”면서 “일체의 법이 평등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석가의 대진리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혜영 수녀는 ‘호주제 폐지의 그리스도교적 근거’를 통해 “성서를 근거로 그리스도교회는 남녀평등권과 혼인남녀의 동등성,인간생명의 고유성을 절대적인 진리로 견지해 왔다.”면서 “호적 본래의 기능을 넘어서 가부장 문화의 상징으로 작용하는 호주제를 존속시킬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김성호기자 kimus@
  • [씨줄날줄] ‘8’

    한국축구팀이 월드컵 8강에 올랐다.8강은 정점인 최후의 승자 자리에서 내려다 보면 널찍한 중간 길목에 지나지 않을 것이나 중도에 탈락한 100여 개 국가들엔 비범한 강자에만 열리는 좁은 문이다.여기서 '8'이란 숫자는 월드컵 최후의 수이자 답인 '1'을 내기 위한 계산 과정의 증간치에 불과하다.그러나 우리 팀이 유례를 찾기 어려운 대역전극 끝에 일원이 되는 데 성공한 '8'에는 8개의 1이 모인 것 이상의 비상한 의미가 있다. 0에서 9까지의 수를 다양하게 활용해 자연 현상이나 문물 제도의 전체를 아우르는 조어들이 동서양 문화사에 걸쳐 있다.‘홍범구주’의 ‘9’나 ‘시방세계’의 ‘10’도 있지만 ‘8’ 또한 지리 및 인문의 특정 권역 전체를 포괄코자 하는 데 애용된다.조선시대 오백년 동안 우리의 강역은 ‘팔도’였고,사방에다 동남,서북방 등 중간의 사우(四隅)를 더한 ‘팔방’에는 사방보다 온 세상이 더 입체적으로 들어있다.중국 고전에서 대지를 떠받치고 있는 여덟 개의 기둥을 ‘팔주’라고 했고,‘식(食)·화(貨)·농상무(農商務)’등나라를 다스리는 정사를 통틀어 ‘팔정’이라고 했다. ‘3’과 ‘7’을 애호한 서양 그리스도교와 비교할 때 ‘8’은 불교 색채가 완연하다.생로병사에다 네 가지를 더한 ‘팔고’로 인생의 괴로움을 통괄했으며,석가모니의 인생 변천을 ‘팔상’으로 압축했다.불자들이 지켜야할 ‘팔계’와 수행의 참된 덕목 모음인 ‘팔정도’에는 불교의 실천적 진면목이 다 들어 있다. 월드컵 8강 진출 성공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열광을 생각할 때 8강의 ‘8’에서 주역의 ‘팔괘’와 명리학의 사주 ‘팔자’를 연상하지 않을 수 없다.주역은 점치는 책이 아니라 시경,서경과 함께 삼경의 하나로 공자가 세 번이나 책 매는 끈이 떨어질 정도로 파고든 고전이다.천지만물은 음과 양으로 이루어졌고 이 두 근본이 서로 어울린 팔괘에 세상만사가 움직이는 이치의 뿌리가 들어 있다는 것이다.이같은 메커니즘을 보다 비근하게 응용한 것이 사주팔자 명리학으로,개인이 태어난 연,월,일,시의 십간십이지 여덟 글자에 그 사람의 운명의 비밀이 오롯이 담겨 있다는것. 우리의 월드컵 8강은 4강으로 가기 위한 중간 단계에 불과하지만, 우리는 ‘8’만으로도 우주적인,전지구적인 무게를 만끽할 수 있다. 김재영 논설위원
  • [김성호기자가 본 종교만화경] 종교와 가정

    3년전 몰몬교의 본산인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를 취재할 때였다.‘배타적인 일부다처제의 종교’운운 등 왜곡된 이미지로 인해 국내에선 인상이 썩 좋지 않은 종교인 만큼 취재 초기 열린 마음을 갖지 못한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그런데 취재기간 내내 동행하며 안내인 노릇을 한 50대 몰몬교도 부부의 모습은 선입견을 바꿔놓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부인은 다리를 약간 저는 상태였지만 그 부부는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취재단의 일거수일투족을 거들며 단 한번도 힘든 내색을 보이지 않았다.취재를 마치고 그 부부와 인사를 나누며 불편한 몸에도 어떻게 그런 헌신적인 봉사가 가능한 것인지 슬쩍 물어보았다.두 사람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우리 두 사람은 종교에 앞서 서로를 진정으로 사랑합니다.” 미국 사회에서 정착하기까지 ‘이교도’란 질시를 받은 몰몬교도들은 숱한 죽임과 핍박을 감내해야 했다.많은 남자들이 죽거나 죽임을 당했고 그런 과정에서 일부다처제가 성했지만 지금은 그런 일탈적인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몰몬교도들은현재 미국 정·관계에서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이들은 어떤 자리에서든 가정의 평화를 무엇보다 강조한다. 많은 종교는 정착 과정에서 개인의 희생과 가정의 불행을 겪은 역사를 갖고 있다.신앙의 특성상 이같은 것들을 당연시하거나 심지어는 강요하기도 한다.토착종교의 위세가 강하던 한국에서도 외래종교가 정착하기까지 적지 않은 고통을 감수해야 했던 게 사실이다.지금도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불편한 관계 속에 살아가는 부부가 적지 않으며,고부간 혹은 형제간에도 이런 신앙의 차이로 인한 불협화음은 가정의 평화를 깨는 적잖은 요소로 작용한다. 개신교나 천주교에서는 ‘냉담자’,즉 본인의 뜻과는 달리 신앙생활을 하지 못하는 신도들이 늘고 있음을 크게 걱정한다.교계는 이같은 냉담자의 증가원인중 큰 부분을 가정내 종교의 차이로 보고 있다.얼마전 ‘개종’으로 인한 신변의 위협까지 받으며 한국인 성마리아와의 결혼을 관철하려 한 가톨릭 벨링고 주교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색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최근 자신의 종교를부인에게 강요하며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일은 이혼사유에 해당한다며 부부의 이혼을 허용한 법원 판결이 나왔다.종교적 확신에 앞서 개인의 인권이 존중돼야 한다는 실정법의 개입이다.종교와 인권,종교와 가정 중에서 우선 가치를 어디에 두어야 할 것인가를 생각케 한다.마하트마 간디는 생전 “예수는 존경하지만 그리스도교는 싫어한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종교 이전에 종교가 가진 보편적인 가치가 더 중요함을 직시한 말이 아닐지…. 김성호기자kimus@
  • [김성호기자가 본 종교 만화경] 테레사 수녀와 신유박해

    ‘캘커타의 성녀’ ‘가난한 이들의 성녀’ ‘살아있는성자’….지난 97년 87세를 일기로 삶을 마감한 테레사 수녀가 회자될 때마다 으레 따라붙는 수식어다.수식어 그대로,테레사 수녀가 생전에 변함없이 일관한 삶의 모토는 ‘낮은 데로 임하기’였다.고교 교사시절 “한가하게 가르칠 수만은 없다.”는 말과 함께 인도 캘커타의 빈민구제에뛰어든 그는 죽음에 임박해서도 “나를 가난한 사람들처럼 죽어가게 내버려 둬 달라.”고 호소하며 치료를 거부했다. 그래서 그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서만 ‘다른 이에 대한 섬김의 모범’으로 받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 ‘희생’과 ‘무소유’의 전범이었다.가진 것이라곤청색띠를 두른 수녀복과 낡은 헝겁가방 속에 든 성경 한권이 전부인 테레사 수녀였다.“내가 하는 일이란 거대한바다 속의 작은 물방울”이라는 말과는 달리, 1950년 캘커타 빈민가에 창설해 그의 분신격이 된 ‘사랑의 선교회’는,이제 100여 국가에서 500개 단체로 늘어나 테레사식 사랑을 실천하고 있으며 소속된 수녀만도4000명에 달한다. 로마 교황청이 내년 봄 테레사 수녀를 시복(諡福·사망후 복자로 인정함)키로 결정했다는 소식에 때맞춰 국내 가톨릭도 226명을 시복·시성(諡聖) 추진 대상자로 확정했다고 한다.관례로 볼 때 테레사 수녀의 시복·시성은 가톨릭사상 최단 시일 내에 이루어지는 것이다.이에 비해 우리가톨릭이 시복·시성 대상자로 확정한 이는 1801년 신유박해 때의 순교자가 대종을 이룬다.사후 5년도 채 안돼 복자와 성인의 반열에 오르는 테레사 수녀에 비하면 우리 순교자들은 200년 만에 인정받을 기회를 얻은 셈이다. 가톨릭에서 사후 교황청으로부터 복자와 성인의 품위를받는 것은 최고의 명예다.국내에선 지금까지 103명이 성인 품위를 받았고 대부분은 각종 박해 때 목숨을 잃은 순교자들이다.교황청은 시복·시성의 조건으로 기적과 순교의증거를 들지만, 이번 대상자들은 탄압과 박해의 악조건 속에서 민중과 부대끼며 ‘낮은 데로 임하다 목숨을 버린’순교자들인 만큼 어렵지 않게 반열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95년 영국과 독일에서 동시에 출간된 뒤 한국에도번역소개된 수상집 ‘단순한 길’에서 테레사 수녀는 자신을 가장 낮은 곳에 두기로 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선한 인간이 가난에 허덕이고 타인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죄악이자 질병이다.이기적으로 살기엔 우리에게 주어진 날들이 너무나도 짧다.” 종교적 양심을 지키느라 죽음을 택한 순교자들의 시복·시성이 가톨릭계만의 관심사가 아닌 까닭을 설명하는 말이다. 김성호기자kimus@
  • 교황청, 부처님오신날 메시지

    교황청이 부처님 오신날(5월19일)을 앞두고 불교 조계종에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조계종 총무원이 26일 밝혔다. 총무원에 따르면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 프란시스 아린제 추기경은 정대 총무원장 앞으로 ‘2002년 부처님오신날에 불자들에게 보내는 경축 메시지’를 보내 “오늘날 고도로 발달된 기술에 의해 가장 중요한 인간적 가치인 생명에 대한 권리가 위협받고 있다.”며 “그리스도인과불자들이 함께 생명의 문화를 건설하자.”고 당부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십자군 전쟁은 문명 짓밟은 살육전”

    ■아랍인이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 [아민 말루프 지음 / 아침이슬 펴냄] 교과서에서 본 십자군 전쟁은 이슬람의 기독교 성지 침범에 맞선 서방세계의 ‘성전(聖戰)’쯤으로 기억된다. 경과며 파급효과 역시 철저히 유럽인 시각에서 요약되기일쑤다.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김미선 옮김)은 때문에 제목부터 비주류다.렌즈를 거꾸로 뒤집어,이슬람인들조리개에 비친 전쟁상을 복원하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공쿠르상 수상자인 레바논 출신 작가.역사와 문학에 두루 능통한 인물이다.그런 재능을 십분 살려 조각조각 흩어진 무슬림 사료들에 대하 역사소설의 호흡을 불어넣는다. 아랍인 입장에서 볼 때 십자군 전쟁은 성전은 커녕 문명을 짓밟은 야만적 침탈.온갖 오합지졸들의 집합소인 십자군은 진군길 물자조달을 위해 갖은 약탈과 살육을 마다않는다.아랍땅의 그리스도교도,유대인들까지도 비켜날 수 없다. 마라 마을에서 십자군이 일으킨 식인사건과,예루살렘 탈환직후 아랍 성군 살라딘의 관대한 처분을 맞세우며 지은이는 진정 누가 야만이고 누가 문명 계승자인지 따져 묻는다. 책의 유용성은 피압박민족의 역사 되찾기에 그치지 않는다.지은이는 적진앞에 사분오열을 연출한 이슬람 종파간 갈등도 가차없이 그려냈다.십자군전쟁을 탓하기 전에 지도자들의 무능과 패권다툼에서 아랍 침체가 비롯됐음을 자인해야 한다는 솔직한 토로는 시대불문,새겨들을 만하다. 수니파니 시아파니 신문 국제면을 단골로 장식하는 이슬람 종족분쟁의 뿌리를 엿보고 싶다면 일독해 볼 것. 이슬람-유대간 오랜 반목의 역사도 한 갈피에 그림자를 비추고 있다.1만5000원. 손정숙기자jssohn@
  • 인물에 얽힌 사연 중심으로 작품 분석

    ◆ 인간의 얼굴(홍진경 지음 / 예담 펴냄) 인류 최초의 그림은 원시시대의 동굴벽화였다는 것은 별로 이견이 없는 정설.하지만 17세기 때까지만 해도 유럽에선 고대 로마의 폴리니우스 2세가 기록한 회화의 기원설이유력하게 받아들여졌다.이에 따르면 고대 그리스 옹기장이 부타데스의 딸이 사랑하는 연인이 떠나기 전,벽에 비친그의 그림자 윤곽을 따라 그의 모습을 그렸는데 이것이 그림그리기의 기원이라는 것.또 그녀의 아버지는 딸이 그린그림자 윤곽선에 찰흙을 발라 붙여 최초의 부조를 만들었다고 한다. 고고학적 발굴 성과로 이런 학설은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하지만 이 회화의 기원설이 인물화와 연관돼 있고 그그림을 그린 이유가 사랑하는 연인이 ‘눈앞이나 기억속에 항상 존재하기를 원했기’ 때문이라는 것은 음미해 볼 만하다.기억해야 할 것을 그리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치않는 인물화 제작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얼굴’은 고대 로마시대의 조각상부터 20세기 초 클림트의 회화까지 서양 최고의 그림과 조각이 담고 있는인물에 얽힌 사연을 중심으로 작품을 분석해 간 색다른미술탐구서다.인물들은 때로 자기도취에 빠져 있거나 작자,작품의뢰자와 사랑,음모,분노 등의 감정으로 얽혀 있으며 권력관계와 사회상을 투사하기도 한다. 예로 독일 르네상스의 대가 뒤러의 자화상은 정면을 응시한 좌우대칭 구도의 ‘예수그리스도 초상화법’으로 그려져 있다. 저자는 이를 자의식이 유달리 강한 뒤러가 미술가로서 자신의 창조력을 신의 능력에 빗댄 것이라고 해석한다.프랑스 왕정말기 궁정화가 다비드는 혁명이후 자코뱅당원으로변신해 정치에 깊숙이 관여한 인물. 독일 쾰른대서 미술사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답게 50권에이르는 관련서적의 각주와 참고문헌을 달아 준 것도 요즘쏟아져 나오고 있는 미술교양서들과의 차별성을 도드라지게 하는 점이다.1만 6500원. 신연숙기자yshin@
  • [김성호기자가 본 종교 만화경] 모세의 기적

    사전적인 의미로 볼 때,기적(奇蹟)은 초자연적인 힘이나신의 힘이 있어서 작용했다고 하지 않으면 설명할 수 없는 비상하고 놀라운 사건이다.동서양을 떠나 세상 어느 곳에든 기적적인 사건을 믿고 문화적으로 수용하려는 흔적이드러난다.이 믿음은 특히 모든 종교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이기도 하다. 힌두교 요가 수행자가 보여주는 괴력이나,대승불교 전통에서 설명하는 석가모니 부처의 생애와 유물관련 기적 등이 대표적인 예다.이슬람교도 마호메트를 기적과 기적의힘을 부인한 유일한 종교 창시자로 여기면서도,후대에는그의 생애를 기적적인 일화들로 서술했다.이슬람교도들은기적을 행한 성인들의 무덤을 찾는 순례를 연례적으로 행한다. 기적과 종교의 연관성을 볼 때 그리스도교는 단연 압도적이다.구약성서 전체를 통해 기적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며 신약성서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병을 치료하거나 먹을 것을 나눠주는 등의 숱한 기적이 들어 있다.신약시대이후에도 기적은 그치지 않으며 가톨릭의 경우 성인(聖人)으로 추앙되려면 공인된기적이 반드시 필요하다.신이 선별했다는 백성인 이스라엘인들의 역사에는 자신들을 잡아간 이집트에 10가지 역병이 기적적으로 발생했다고 적혀있다. 그리스도교의 기적 가운데서도 ‘모세의 기적’은 신앙을 떠나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이다.애굽의 압제를 피해 탈출한 히브리인들이 나일강 삼각주 지역에서 출발해 시나이 반도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홍해가 갈라졌다는 불가사의다.이 바다의 기적을 놓고 신학자들 사이에 많은 논란이 거듭했지만 그리스도교 내부에선 변함없이 ‘야훼 하나님이이스라엘 민족의 생존을 위해 일으키신 기적’으로 인정된다. 한국에서도 이맘때 쯤이면 여러 곳에서 ‘바다 갈림’ 현상이 일어나고 어김없이 이 현상엔 ‘현대판 모세의 기적’이란 수식어가 붙는다.과학적으로 설명되는 자연현상으로 인식되면서도 ‘모세의 기적’이 운운되는 것은 과학을 넘어선 어떤 절대성에의 의지 본능이나 나약한 인간 본성의 표출이 아닐까. 얼마 전 세계의 이목이 베들레헴에 집중됐다.팔레스타인자살폭탄 테러범들이 피신한 예수탄생교회를이스라엘군이 탱크를 동원해 ‘농락한’ 희대의 사건 탓이다.아기 예수가 태어났다는 성경의 마굿간 기록을 따라 세웠다는 예수탄생교회다.종교적 기적들을 역사 그대로 주장하는 이스라엘이 자신들의 역사와 신앙의 모태를 허문 것은 아닌지.이스라엘에서 멀리 떨어진 우리 바다의 갈림 현상은 올해도변함없을 터이지만 이를 보고 ‘모세의 기적’보다는 이같은 기적을 오염시킨 이스라엘군의 교회난입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 같다. 김성호기자
  • [김성호기자가 본 종교 만화경] 부활

    러시아 문호 톨스토이의 장편소설 ‘부활’은 작가가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뒤 71세의 나이에 쓴 만년작이다.한 소녀를 유린한 귀족이 도덕적으로 부활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도덕적인 갈등을 정리한 걸작이다.이 대문호는 인간에 대한 사랑이라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이야말로 삶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대한 해답임을 확신했다.그러나 영생설과 교회의 권위를철저하게 부정한 이유로 그는 파문당했다.이에 비추어볼 때소설 ‘부활’은 신의 부활이 아닌 인간 도덕성의 부활을 강조한 작품이다. 톨스토이의 ‘부활’과는 달리 기독교에서 바라보는 부활은 죽음에서 소생한 ‘신성(神聖)’의 회복이다.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매달려 죽은 지 3일째 되는 날 살아났으며 이렇게 정복한 죽음을 통해 모든 신자들이 ‘죄’‘죽음’‘악마’를 물리친 예수의 승리에 동참한다는,그리스도교의 중심교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그런만큼 부활절은 소비와 향락의색채로 본래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성탄절과는 달리,오염되지 않은 신성한 축일로 지켜져오고 있다. 이 땅에서도부활절은 그리스도교인에게 성탄절 버금가게중시되는 축일이다.개신교 측에선 특별한 역사적 의미도 부여한다.최초의 선교사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부부가 제물포에 첫 발을 디딘 날이 1885년 4월5일 부활절 새벽이었다.한국교회 역사의 시작인 셈이다.1947년 부활절 새벽 1만5000명의 신자들이 신사참배의 본산이던 남산의 신궁터에 모인 가운데 한경직 목사의 설교로 진행된 예배가 국내 최초의 부활절 연합행사.이번 31일 6만명이 모인 대규모 개신교 연합예배가 열렸으며 천주교도 명동성당을 비롯한 전국 각 성당에서‘예수부활대축일’ 미사가 일제히 행해졌다.32개국에 퍼져살고있는 교포들도 인터넷을 통해 동참했다. 올해 개신교 천주교 대표들은 부활절 메시지에서 일제히 용서와 사랑을 통한 ‘도덕성의 부활’을 강조해 눈길을 끈다. 부활절 메시지는 사회 전체와 종교 내부 분위기에 대한 거시적인 지침으로 영향력을 미친다고 할 때,혼탁한 지금 분위기와 교회의 분열을 경계한 강령으로 받아들여진다. 복음전파의 기수로 이 땅에서 순교한 언더우드와아펜젤러는 한국 도착후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우리는 부활절아침에 이곳에 왔습니다.어둠의 권세를 이기고 부활하신 주님.이 백성을 옭아매고 있는 어둠의 결박을 풀어주소서.이민족에게 자유와 빛을 비쳐주소서”.초기 교회가 가졌던 정신의 부활을 생각케 한다. 김성호기자kimus@
  • 국가 평안·성공월드컵 기원

    부활절인 31일 전국의 성당과 교회에서 미사와 연합예배가열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찬양하고 나라의 평안과 월드컵 성공개최를 기원했다. 천주교는 낮 12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鄭鎭奭) 대주교의 집전으로 ‘예수부활 대축일’ 미사를드린 것을 비롯해 전국의 성당에서 일제히 미사가 올려졌다. 개신교는 오후 3시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46개 교단 6만명의 신도가 참석한 가운데 부활절 연합예배를 갖고월드컵 성공개최를 기원하면서 회개와 복음화를 다짐했다. 연합예배 대회장인 최병두 목사(예장통합 총회장)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신앙으로 이 사회와 민족의 어두움을 깨뜨리고 한국교회의 일치,부흥을 이루자.”고 당부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KNCC 부활절 메시지 “나눔의 정신으로 민족 화해를”

    김동완(金東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총무는 부활절을 맞아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생명이 지금 고통받고있는 사람들과 하나님의 피조 세계에 희망으로 넘쳐나기를 바란다.”며 26일 부활절 메시지를 발표했다. 김 총무는 “부활절을 맞아 철저한 희생과 나눔의 정신으로 민족의 화해와 평화는 물론,세계의 희망을 위해 헌신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주님은총 온세상 가득하길”정진석 대주교 부활절메시지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鄭鎭奭) 대주교는 부활절을 앞두고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남북으로 갈라져 있는 우리 민족과 온 세상에 가득하기를 빈다.”는 내용의 부활절 메시지를 발표했다. 정 대주교는 “죄없는 수많은 사람이 희생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무기력하게 이 세상의 폭력과 불의를 바라보고 있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의 행동은 부족한 점이 많았다.”며 “예수님의 부활을 확신하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세상의 평화를 이루는 데 도구가 되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곽승 지휘 서울시향 세번째 무대

    서울시향과 새 지휘자 곽승이 연출하는 세 번째 연주무대가 7일 오후7시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종교음악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레퍼토리들로 꾸며진다. 국내 초연인 프랑스 작곡가 길망의 ‘오르간교향곡’과 롯시니의 종교음악 ‘스타바트 마테르’ 등이 선정된 곡들. 오르간교향곡은 ‘오르간 협주곡’이라 불릴 정도로 오르간의 비중이 높아,장엄하고 화려한 오르간 소리를 맘껏 즐길 수 있는 곡이다.김희성 이대교수 협연. ‘스타바트 마테르’는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그리스도 옆에 선 성모마리아의 슬픔을 담은 노래로 종교적 경건함과롯시니 특유의 선율이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소프라노 이정애,메조 장현주,테너 김영환,베이스 김인수등 협연,(02)399-1512신연숙기자 y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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