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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연숙칼럼] 저출산 부메랑

    [신연숙칼럼] 저출산 부메랑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내용이 현실과 딱 들어맞진 않겠지만 인기있는 프로그램의 경우 그 나라 시청자들의 문화나 욕구를 반영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외국 프로그램을 유심히 보게 될 때가 있다. 그중의 하나가 ‘슈퍼모델 맘’이라는 다큐다. 슈퍼모델이라면 쭉 빠진 팔등신 몸매가 등록상표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여성 모델의 임신과 출산, 육아과정을 보여주면서 아이를 잉태한 불룩한 몸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잡아낸다. 그러고보면 임신부에 대한 경이의 시선은 이 프로그램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미상 등 각종 시상식장에서 화려한 드레스 차림으로 레드카펫을 밟는 여성 연예인들 중 상당수가 임신부였다. 임신한 데미 무어의 누드사진 이래 더이상 배부른 여성은 공식석상에서조차 불청객이 아닌 상황이다. 드라마 ‘섹스 앤드 시티’의 한 캐릭터는 미국 지식층 여성의 생명관과 출산에 대한 인식을 엿보게 해준다.40을 바라보는 미혼의 여성변호사 미란다는 뜻밖의 임신을 하게 돼 낙태를 결심하지만 병원 대기실에서 돌아서 나온다. 한때 폐경에 대한 위기감에서 ‘훗날’을 생각해 난자 채취를 해둘까 고민했던 그녀다. 그녀는 낙태에 대한 죄책감도 벗어내고, 엄마가 되는 절호의 기회도 잡고자 독신으로 아이를 낳아 키우기로 한다. 2005년 우리나라 가임여성의 합계출산율이 1.08명의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통계와 함께 각국 출산율 비교에서 미국의 출산율이 2라는 수치가 눈에 들어왔다. 일본의 1.29는 물론, 영국 1.74, 프랑스 1.90, 독일 1.37 등 유럽국가와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앞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인상깊게 봤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미국이나 유럽국가들과 우리가 무엇이 달라 이렇게 큰 출산율 격차를 보이는가를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의 출산 기피는 역시 고용에 대한 불안, 높은 양육·교육비 부담, 육아·교육관련 가사의 여성 전가 등에 원인이 있다고 한다. 요약하면 경제적 부담과 여성의 사회활동 방해다. 여기에서 보육료 지원, 아동수당제 도입,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 부모에 대한 육아휴직제 실시 등의 대책이 나온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출산율을 기대한 만큼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저출산 풍조에는 사회경제적 요인 외에 심리·문화적 요인도 크다고 보기때문이다. 맞벌이로 두둑한 수입을 가져도 아이는 없이 즐기며 살겠다는 딩크족이 등장했고, 아예 결혼 자체에 의미를 두지 않는 독신남녀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2000년 인구주택 총조사에서는 전체 1439만가구의 15.5%인 222만가구가 1인가구였고 이중 95만가구가 미혼 독신남녀였으니 2005년 조사에서는 이보다 훨씬 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사회적 성공과 물질적 풍요, 쾌락이 삶의 목표인 이들에게 각종 지원금을 줄테니 국가장래를 생각하여 결혼을 하고 출산을 늘려달라고 읍소한들 통할 리가 없을 것이다. 저출산 정책을 경제적인 목적과 방법으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가임 인구의 욕구와 현상 측면을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앞서의 드라마에서처럼, 출산은 여성의 가장 소중한 경험이고 권리이다. 국가는 경제적 목적 하나로 과거에는 출산을 제한했고 이제는 거꾸로 출산을 장려한다. 오늘의 저출산현상은 60년대 이래 시작된 성장주의 국가이념이 개인의 경제지상주의 사고방식으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 아닌가도 생각해 본다. 수요자 입장에서 출발한다면 미혼모나 독신가구 등 다양한 대상이 저출산 정책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yshin@seoul.co.kr
  • 아일랜드 록그룹 ‘U2’ 그래미 5관왕

    평화운동가로도 활약 중인 보노가 이끄는 아일랜드 록그룹 U2(사진 왼쪽)가 그래미 5관왕에 올라 3개 부문 수상에 그친 머라이어 캐리(오른쪽)를 누르고 최다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U2는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48회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노래와 최우수 록 앨범 등 5개 부문 상을 휩쓸었다.U2는 반전과 평화에 대한 신념을 담은 앨범 ‘원자폭탄을 해체하는 방법’으로 최우수 록 앨범을,‘가끔 혼자 힘만으로는 안돼요.’로 올해의 노래 상을 받았다. 오랜 슬럼프에서 벗어나 지난해 재기 앨범을 냈던 캐리는 지난 1990년 신인 가수상을 받은 뒤 16년 만에 3관왕을 차지, 재기에 완전히 성공했음을 입증했다.8개 부문에 지명됐던 캐리는 ‘미미의 해방’으로 최우수 리듬 앤드 블루스(R&B) 앨범에 선정됐다.‘우리는 함께 속해있지요.’로 최우수 음악과 최우수 여자 R&B 가수로 뽑혔다. 그래미 최고의 영예인 올해의 레코드는 록 그룹 ‘그린데이’에 돌아갔다. 또 최우수 여성 팝 보컬리스트로는 ‘당신이 떠난 뒤’의 켈리 클락슨이 선정됐다. 래퍼 카니예 웨스트는 ‘레이트 레지스트레이션’으로 랩 최우수 앨범 등 3관왕에 올라 지난해와 같은 성적을 올렸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란츠와 함께 하는 뉴에이지 만찬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란츠(56)가 새달 11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 공연을 펼친다. 2003년 그래미상을 수상한 팅스태드&럼블과 함께 하는 이번 공연에서 란츠는 ‘Return to the Heart’ 등 빼놓을 수 없는 그의 명곡과 최근 발표한 앨범 ‘스피리트 로맨스(Spirit Romance)’ 수록곡들을 들려준다. 팅스태드&럼블은 기타리스트 에릭 팅스태드와 오카리나 연주자 낸시 럼블로 이뤄진 뉴에이지 듀오로, 란츠와 함께 음반을 내는 등 20년 전부터 음악적 교류를 해왔다.1980년대 후반 한국에 뉴 에이지라는 생소한 장르를 대중화시킨 란츠는 조지 윈스턴과 더불어 뉴에이지 피아니스트의 양대산맥을 이루는 인물.1988년 27주 동안 빌보드 뉴에이지 차트 정상을 차지한 역작 ‘Cristofori’s Dream’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공연 후에는 VIP석 티켓 구매자를 대상으로 란츠, 팅스태드&럼블의 사인회도 열 예정이다.3만∼10만원.1544-1555,(02)529-3529.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새 음반]

    ●이타마라 쿠락스 앨범 17일 발매 브라질 출신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 이타마라 쿠락스의 베스트 앨범 ‘The best of Ithamara Koorax’가 17일 발매된다. 쿠락스는 유럽, 미국, 일본 등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 2001년 미국 그래미상 3개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과의 작업으로 유명해졌다. 이번 앨범에서는 영화 ‘남과 여’ ‘카사블랑카’,‘문리버’ 등의 주제곡과 보사노바의 거장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이 작곡한 ‘Amor Sem Adeus’,‘How Insensitive’ 등 쿠락스가 발표했던 5장 앨범의 노래 가운데 폭넓은 사랑을 받았던 15곡이 담겨있다.2번 트랙 ‘Moon River’의 달콤하고 부드러운 보컬에서부터 4번 트랙 ‘Mas Que Nada’의 폭발적인 가창력까지 쿠락스의 다양한 목소리를 즐길 수 있다.●케니 지가 직접 고른 히트곡 모음내한 공연을 앞두고 있는 세계적인 색소폰 연주자 케니 지의 베스트 음반 ‘디 에센셜 케니 지(The Essential Kenny G)’가 최근 발매됐다.‘Songbird’‘Going Home’‘Silhouette’‘Forever in Love’ 등 케니 지가 직접 고른 히트곡 31개가 2장의 CD에 실렸다. 아론 네빌, 마이클 볼튼 등 유명 가수와 듀엣으로 녹음한 곡이나, 루이 암스트롱의 생전 음성에 색소폰 연주를 입힌 곡, 라이브 공연 실황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감상할 수 있다. 케니 지는 CD 속지에 수록곡에 얽힌 사연이나 곡을 만든 배경 등을 직접 소개하며 또 다른 감상포인트를 제공한다. 데뷔 30주년을 맞아 발간한 이번 앨범은 그의 자서전적인 음반이라고 할 수 있다. 케니 지는 오는 24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데뷔 30주년 기념 내한공연을 펼친다.
  • 머라이어 캐리 “그래미는 내것”

    올해의 그래미는 돌아온 디바 머라이어 캐리(35)가 제패할까. 8일(현지시간) 발표된 49회 그래미상 후보 명단에서 캐리가 8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컴백 앨범 ‘미미의 해방’으로 올해 최고 앨범 부문 및 ‘위 비롱 투게더’란 노래로 올해 최고의 노래 후보 등에 올랐다. 그녀의 새 앨범은 400만장 이상 팔렸다. 캐리는 후보 발표 직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 기도가 응답을 받은 것”이라며 기뻐했다.그녀는 소니 뮤직 사장과의 이혼, 버진 레코드와의 전속 계약 결별 등으로 더 이상 수백만장의 앨범 판매고를 올리지 못할 것이란 염려를 그래미 최다 부문 후보에 오름으로써 싹 지워버렸다. 캐리 외에도 솔 가수 존 레전드와 래퍼 카니예 웨스트도 8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이 외에도 오랫동안 그래미의 영원한 적자였던 U2가 5개 부문에,10년 만에 새 앨범을 낸 스티비 원더가 6개 부문에 후보로 지명됐다. 폴 메카트니는 새 앨범으로 26년 만에 그래미상 후보가 됐다. 그러나 영화배우 기네스 팰트로의 남편 크리스 마틴이 이끄는 영국 그룹 콜드플레이의 빅 히트곡인 ‘픽스 유’가 올해의 앨범과 노래 부문 등에 후보로 오르지 못해 이변으로 꼽혔다. 콜드플레이는 올해의 록 앨범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한편 미국의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이며 민주당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배럭 오바마(일리노이) 의원도 ‘최고의 낭독 앨범’ 부문에서 그래미상 후보가 됐다.1995년에 출판된 오바마의 자서전 ‘아버지로부터 받은 꿈들’은 현재까지 55만부 이상 팔리는 등 인기가 높다. 그는 자서전을 CD 6개의 오디오 북으로 만들었다.올해의 그래미상 수상자는 오는 2월8일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발표된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에쿠니 가오리 소설 영화화 ‘도쿄 타워’

    에쿠니 가오리 소설 영화화 ‘도쿄 타워’

    ‘냉정과 열정사이´의 에쿠니 가오리 원작의 동명소설 ‘도쿄타워´를 바탕으로 만든 ‘도쿄타워´가 개봉됐다. 그래미상 8관왕에 빛나는 노라 존스의 ‘sleepless nights´ 오프닝곡만 들어도 본전은 뽑은 셈. 도쿄의 야경이 매혹적인 로맨틱한 시간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사랑은 하는 게 아니라 빠지는 것이다.” 23일 개봉한 ‘도쿄타워’는 이런 선언적 메시지를 전면에 띄우고 출발하는 멜로영화이다.‘냉정과 열정사이’‘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등 스크린으로 옮겨진 원작소설들을 통해 국내 팬층이 두꺼운 일본 여류작가 에쿠니 가오리의 원작. 금지된 사랑과 이를 극복하려는 남녀의 순수한 열정을 그린 영화에서는 심미안적 감성이 화면 밖으로 철철 넘쳐난다. 스물한살의 대학생 도루(오카다 준이치)는 첫눈에 마음을 빼앗긴 마흔한살의 유부녀 시후미(구로키 히토미)와 3년째 사랑에 빠져 있다. 남몰래 만나고 있지만 도루에게 시후미는 이제 삶의 전부이다. 시후미가 좋아하는 음악에 둘러싸여 온종일을 보내며, 그녀의 전화가 걸려오기만 기다리는 게 일과가 됐다. 엄마뻘 되는 여자와의 비밀스러운 만남으로 화면을 흥분시키는 영화는 그러나 끈적이는 호흡의 달뜬 멜로물과는 거리가 멀다. 대담한 소재로 이성과 욕망을 끊임없이 충돌시킨다. 그럼에도 감미롭되 절제된 화면은 사랑의 불가항력적 힘을 웅변하는 쪽으로 영화를 이끈다. 도루-시후미의 만남이 채도낮은 단조풍이라면, 영화는 고민없이 유부녀를 만나는 도루의 친구 고지(마쓰모토 준)를 내세워 드라마의 균형감각을 일깨운다.“유부녀는 귀엽다. 그들은 재미에 굶주려 있으니까.”라는 당돌한 대사를 날리는 고지는 주차장에서 우연히 만난 35세의 유부녀 기미코(데라지마 시노부)와 장난처럼 만났다가 뜻밖에 특별한 감정을 느껴간다. 고감도 화면이 미덕인 동시에 허점이다. 극도로 감상적인 화면, 감성신경을 자극하는 직선적 화법의 내러티브 등은 담백한 관객들에겐 부담스러울 여지도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에는 주목할 만한 성취가 분명히 있다. 불륜멜로의 태생적 한계에서 출발했으되 영화적 관습과 편견을 뛰어넘어 멜로의 새 전형을 다듬었다는 점이 특히나 그렇다. 당장, 남녀 주인공이 그리는 엔딩만 해도 기대치 이상으로 ‘쿨’하다.18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암스트롱, 록스타 크로와 약혼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사진 오른쪽·34)이 세계적인 록스타 셰릴 크로(왼쪽·43·이상 미국)와 약혼했다. 암스트롱은 6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지난 1일 아이다호 선밸리에서 크로에게 프러포즈를 했고, 즉석에서 약혼식을 올렸다.”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암스트롱의 대변인 마크 히긴스는 이에 대해 “확정되진 않았지만, 내년 봄쯤 예식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세기의 커플’은 2003년 10월 자선행사장에서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처인 크리스틴과의 사이에 3명의 자녀가 있는 암스트롱과는 달리 크로는 이번 결혼이 첫번째다. 생존율 47%의 고환암을 이기고 재기에 성공해 ‘미국의 영웅’으로 칭송받는 암스트롱은 지난 7월 프랑스도로일주사이클대회(투르 드 프랑스)에서 사상 첫 7연패의 위업을 이룬 뒤 은퇴를 선언했지만, 최근 프랑스 스포츠일간지 레퀴프가 금지약물 복용 의혹을 제기하면서 곤혹스러운 상태에 빠졌다. 그래미상 9회 수상에 빛나는 가수 겸 작곡자 크로는 가수 에릭 클랩턴, 영화배우 오웬 윌슨 등과 염문을 뿌린 이슈 메이커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페레르 사망

    쿠바 출신 재즈 뮤지션 그룹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의 보컬리스트인 이브라임 페레르가 지난 6일(현지시간) 아바나의 한 병원에서 78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페레르는 지난 3일 유럽 투어를 끝내고 돌아온 뒤 장기에 여러 군데 이상이 생겨 입원했으며, 이후 상태가 심각해져 끝내 숨졌다. 동료는 그가 폐기종을 앓고 있었다고 말했다. 모자와 수염이 트레이드 마크인 페레르는 1927년 쿠바 동쪽 도시 산티아고에서 태어났다.1941년 노래를 시작한 그는 1950년대 유명밴드 ‘파초 알론소’의 리더로 활약했고 1950년대 쿠바 전통음악인 ‘손’의 대표적인 음악가로 이름을 날렸다. 1980년대에는 음악계를 떠나 생계를 위해 구두닦이 일을 하면서 지내기도 했다.1997년 미국의 유명한 음악 제작자 라이 쿠더의 제안으로 만든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에 합류하면서 다시 화려한 음악 인생을 재개했다. 이후 발표한 이들의 음반은 1999년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이어 이들의 활동은 독일 출신 빔 벤더스 감독에 의해 동명의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제작됐다. 페레르는 1999년과 2003년에는 솔로 앨범을 발표했고 2000년에는 72세 나이로 라틴 그래미상 최고신인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내년에 발표할 예정인 새 앨범 준비를 위해 볼레로 명곡들을 녹음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 멤버였던 보컬리스트 콤파이 세군도와 피아니스트 루벤 곤잘레스는 2003년에 먼저 세상을 떴다.연합
  • [그 영화 어때?] 새달 7일개봉 ‘어썰트 13’

    스케일을 살리려 요란한 시각효과로 ‘뻥’을 치는 액션영화에 질렸다면 ‘어썰트 13’(Assault on Precinct 13·새달 7일 개봉)을 챙겨봄직하다. 액션의 부피를 키우려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시각을 교란(?)시키는 액션물들과는 확실히 좀 다른 구석이 있다. 실제상황을 보고 있는 듯 사실감 넘치는 영화 속 액션 시퀀스들이 진지한 감상을 보장한다. 악질 죄수들을 호송중인 경찰버스가 디트로이트의 극심한 폭설 때문에 인근 13구역 경찰서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그곳의 경사 제이크(에단 호크)는 어쩔 수 없이 그들을 수용했으나, 내심 불안하기만 하다. 수년 전 범인검거 현장에서 자신의 실수로 동료들이 목숨을 잃은 사건 이후 죄책감으로 소심한 경찰로 전락한 제이크. 그도 그럴 것이 호송 중인 범죄자들 가운데는 디트로이트 최대 마약조직의 우두머리이자 경찰들을 잔인하게 살해하기로 악명높은 비숍(로렌스 피시번)이 끼어있다. 영화는 배우들과 관객을 폭설로 고립된 허름한 경찰서 안으로 순식간에 몰아넣고는 빗장을 채워버린다. 이내 정체불명의 무장세력들이 경찰서 밖에서 무차별 공격을 해오고, 영문도 모른 채 갇힌 이들은 처절한 생존의 동거를 시작한다. 폐쇄된 공간에서 본의 아니게 ‘한 배’를 탄 경찰들과 죄수들이 의기투합한다는 기발한 설정이 관객의 흥미를 곱절로 부풀린다. 무장세력이 비숍을 구출하려는 그의 조직원들일 거란 ‘상식적’ 추론을 허락하지 않는 영화는 슬쩍 음모론을 끌어들여 액션극의 밀도를 높인다. 비숍을 비호하며 거액을 빼돌려온 비리 경찰 듀발(가브리엘 번)일당이, 비밀을 영원히 은폐하려는 계산에서 아예 비숍을 제거하기로 음모를 꾸민 것. 경찰서를 경찰들이 공격하고, 일군의 범죄자들이 그 공간을 사수하려는 아이로닉한 설정은 이래저래 효력이 크다. 통념적 선악의 역할극에서 벗어난 영화 속 캐릭터들이 선사하는 감상의 묘미가 기대 이상이다. 공적을 물리치느라 제이크와 비숍이 ‘기묘한’ 우정을 쌓아가는 몇몇 대목은 실소가 터질 만큼 억지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경찰서 안의 내부고발자 등 막판의 짜릿한 반전이 범죄액션의 양감을 풍성하게 살려주기에 별 무리가 없다. ‘매트릭스’ 시리즈에서 모피어스 역으로 나왔던 로렌스 피시번이 이 영화에서 대단히 새로운 면모를 보였다는 점도 특기사항. 무지막지한 근육질 살인범이 됐으나, 중후하고 강렬한 눈빛이 에단 호크보다 더 오래 ‘우리 편’ 영웅으로 잔상에 남는다. 서스펜스 액션영화의 거장 존 카펜터 감독의 1976년 화제작 ‘분노의 13번가’를 리메이크했다.2002년 그래미상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세계적 힙합스타 자룰이 도박사기꾼 스마일리 역으로 나온다. 장 프랑수아 리쉐 감독.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가가멜 목소리 폴 윈첼 사망

    만화영화 스머프에서 마법사 가가멜과 디즈니 영화 곰돌이 푸에서 호랑이 티거의 목소리를 열연했던 ‘어린이의 친구’ 폴 윈첼이 82세를 일기로 24일(현지시간) 사망했다. 어린이 TV쇼의 인기 사회자였던 윈첼은 복화술사였으며 동시에 발명가였다.60년 이상 TV쇼에서 인형 목소리로 어린이에게 즐거움을 줬으며,1963년 만든 초기 인공 심장을 비롯해 30여가지 이상의 특허품을 발명했다.1회용 면도기, 불꽃없는 라이터, 보이지 않는 가터 벨트 등도 그의 발명품이다. 1922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윈첼은 6살때 소아마비에 걸렸으나 복화술을 배우면서 말더듬을 극복했다. 컬럼비아대학에서 공부했으며, 침술과 최면술도 하는 등 다재다능했다. 그는 47년 10대때 발명한 말하는 인형으로 TV쇼에 데뷔했으며,68년 아카데미 단편 애니매이션상을 받은 ‘곰돌이 푸와 바람부는 날’에서 처음 말썽쟁이 호랑이 티거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티거는 혀짧은 소리와 웃음으로 인기가 높았는데 74년 ‘곰돌이 푸와 티거’로 어린이를 위한 그래미상을 받았다. 윈첼이 사용했던 인형은 현재 워싱턴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또 발명품인 인공 심장을 유타 대학에 기증했는데 처음 환자에게 이식된 것은 82년이었다. 아내보다 31년 더 오래 산 그는 슬하에 5명의 자식과 7명의 손자를 두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공연포커스]누가 예수를 배반했나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히기 전 7일간의 이야기를 그린 록뮤지컬 ‘갓스펠’은 미국 오프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성공한 작품 중의 하나다.1971년 초연한 이래 총 2600회 이상 상연됐고,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등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다. 지난 4일 한전아트센터에서 막 올린 ‘갓스펠’은 지난 2003년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록버전을 라이선스로 들여온 것. 강렬하고 아름다운 음악, 현대적인 감각의 세트와 의상이 이 뮤지컬의 강점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와 ‘이집트의 왕자’의 음악을 작곡한 스테판 슈왈츠는 이 작품으로 두개의 그래미상을 거머쥐었다. ‘지킬 앤 하이드’에서 호흡을 맞춘 류정한과 소냐가 남녀주인공을 맡아 파워풀한 가창력을 뽐낸다.7월3일까지.1544-155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75억 들여 아들 성년식

    영국의 부자 필립 그린(53)이 프랑스 지중해 연안도시 니스에서 아들의 성년식에 400만파운드(약 75억원)를 쏟아부어 초호화 파티를 열었다고 영국 더 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영국 소매업계의 큰손으로 48억파운드의 재산을 가진 그린은 아들 브랜던의 ‘바르 미츠바’(유대교의 남자 성인식)에 참석하는 하객을 위해 전세기를 동원하고,300명이 앉을 수 있는 임시 유대교회당을 만들었다. 손님들은 하룻밤 숙박료가 1000파운드나 되는 고급호텔에 묵었다. 13일부터 사흘 동안 계속된 바르 미츠바에는 지난해 미국 그래미상에서 5관왕에 오른 팝스타 비욘세가 속한 여성 3인조 그룹 ‘데스티니스 차일드’와 이탈리아의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 등이 출연했다. 15세에 영국 버크셔주(州)의 한 사립학교를 졸업하고 소매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그린은 패션 체인점 톱 샵, 미스 셀프릿지 등의 소유주로 영국 5위의 갑부로 평가된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새 음반]

    ●머라이어 캐리 ‘이멘시페이션 오브 미미(Emancipation Of Mimi)’ ‘팝의 디바’ 머라이어 캐리가 ‘해방’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의 10번째 앨범이다.‘미미’는 그의 애칭.7옥타브의 음역을 자랑하며 15개의 넘버원 싱글,2개의 그래미상 등 데뷔 10년간 사랑을 독차지해왔던 머라이어 캐리. 그는 이번 앨범에서 대중의 기대에서 벗어나 좀더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자 했다. 앨범 제목의 ‘해방(Emancipation)’이란 단어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첫 싱글 ‘It’s Like That’에서부터 확실한 변화를 보여준다. 여기에는 ‘힙합 가수’ 머라이어 캐리가 있다. 예전의 예쁘고 사랑스러운 멜로디는 사라졌지만 한층 당당하게 돌아온 그를 반갑게 맞아줘야 할 듯. 그러나 여전히 대중들이 원하는 것은 그의 장기인 감미로운 발라드. 맑고 섬세한 보컬의 미드 템포 곡인 두 번째 싱글 ‘We Belong Together’가 현재 엄청난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유니버설. ●케런 앤 ‘놀리타(NOLITA)’ 광고 배경 음악이 띄운 감성의 싱어송라이터 케런 앤의 새 앨범.‘Not Going Anywhere’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한국을 찾았던 그는 이번 신보에서도 전작과 마찬가지로 쓸쓸함과 외로움을 실은 노래들을 들려주고 있다. 이번 앨범에는 영어로 부른 곡과 불어로 부른 곡이 나란히 실려 있는데 언어가 다른 만큼 분위기도 다르다. 첫 곡 ‘Que n’ai-je?’를 비롯해 불어로 부른 곡은 몽상적이면서 냉소적인 느낌이 공존한다. 반면 ‘Greatest You Can Find’ 등과 같은 영어 노래들은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전달한다. 케런 앤만의 개성과 역량이 드러나는 곡은 러닝타임 7분이 넘는 7번 트랙 ‘Nolita’. 읊조리듯 시작해 천천히 폭을 넓혀가는 이 곡은 듣는 이의 감정을 끌어가는 솜씨가 탁월하다.30초 짧은 광고에서 보여진 그의 음악은 아주 작다. 이번 앨범은 이에 대한 갈증을 풀어줄 만하다.EMI.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퓨전클래식 피아노 즐겨볼까

    퓨전클래식 피아노 즐겨볼까

    클래식 피아노 콘서트가 아무래도 부담스러운 이들에겐 반가운 소식. 퓨전 클래식 피아노 연주회 두 개가 기다린다. 16일 오후 4시·7시30분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리는 클로드 볼링 무대와, 역시 같은 날 오후 7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마련되는 막심 므라비차 무대. 클래식은 엄숙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조금은 풀어져서 즐겨도 좋을 퓨전공연들이다. ●클로드 볼링 전설적 음반 ‘플루트와 재즈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으로 잘 알려진 클로드 볼링(75)의 재즈앙상블 공연은 팬들 사이에선 진작부터 화제였다.2003년 겨울 예술의전당 공연 때도 매진을 기록했던 그는 팬들의 호응에 화답이라도 하듯 3년 연속 내한무대를 가져오고 있다. 그는 프랑스 칸 출신이다.18세 때 ‘딕시랜드’라는 그룹을 만들어 첫 레코딩을 한 뒤 유럽의 대표적 재즈뮤지션으로 꾸준히 성장했다.‘프랑스의 그래미상’이라 불리는 그랑프리 디스크를 6회나 수상했다. 클래식에 팝과 재즈를 접목해 부기우기, 블루스, 스탠더드 팝 등의 분야를 두루 개척했다. 그의 화려한 연주세계를 한마디로 대변해주는 기록은 뭐니뭐니 해도 명반 ‘플루트와 재즈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올해로 발매 30주년을 맞는 음반은 빌보드 클래식 차트에 530주간 머무는 전설적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TV와 영화 등 대중 장르에 꾸준히 기여한 것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배경.‘빌리와 필’‘루이지애나’ 등 100여편의 영화 및 TV드라마 음악을 맡았다. 이번 서울공연에서는 플루트 연주자 오신정이 협연한다.(02)860-5643. ●막심 므라비차 75세의 볼링이 관록을 보여준다면 이제 서른살인 막심 므라비차의 무대는 ‘패기’와 ‘속도감’으로 채워질 듯하다. 맹렬한 속도로 인기를 확보해가고 있는 그는 퓨전 클래식 피아노계의 ‘황태자’쯤 된다고 할까. 그의 일렉트릭 피아노를 접한 신세대 관객들이 “게임음악인 줄 알았다.”고 평할 만큼 힘있는 속주가 주특기다. 이번 무대는 그의 개인기에 서울시청소년교향악단의 연주가 더해져 조금은 웅장해질 것 같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가운데 가장 널리 연주되는 ‘피아노 협주곡 2번’, 그룹 퀸의 인기곡 ‘보헤미안 랩소디’ 등 이번에도 대중에게 익숙한 곡목들을 골랐다. 크로아티아 출신인 그는 9세때 피아노 레슨을 받기 시작해 그해 연주회를 가졌던, 말 그대로 ‘피아노 신동’이다. 이 젊은 피아니스트에게는 그러나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다.1990년 고국의 내전상황에서 “하루에도 수십개씩 터지는 포탄소리를 들으면서도 사는 것을 포기할 수 없어 피아노를 쳤다.”고 기억하는 연주자이다.(02)515-4744.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獨공연 뮤지컬 ‘아이다’ 관람기

    獨공연 뮤지컬 ‘아이다’ 관람기

    신시뮤지컬컴퍼니와 CJ엔터테인먼트가 손잡고 오는 8월 라이선스 공연으로 선보일 초대형 뮤지컬 ‘아이다’. 국내 공연 사상 처음으로 8개월간 장기 공연이라는 과감한 기획으로 일찌감치 화제를 낳은 ‘아이다’를 현재 라이선스 공연이 펼쳐지고 있는 독일에서 먼저 봤다. ●2000년 브로드웨이서 초연… 500만 관람 17일 오후 8시(현지시각) 독일 중서부 루르공업지대의 중심도시 에센에 있는 콜로세움 시어터. 제2차세계대전 당시 대포 공장으로 사용되다 극장으로 개조된 콜로세움 시어터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들로 붐볐다. 대표적인 공업도시이지만 최근 새로운 문화도시로 부상하고 있는 에센에서 ‘아이다’는 지난 2003년 막을 올린 이래 꾸준히 관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날 공연은 신시뮤지컬컴퍼니의 박명성 대표를 비롯해 이석준·이건명(라다메스), 배혜선(암네리스), 문혜영(아이다) 등 주요 배역을 맡은 배우 4명도 함께 관람했다. ‘아이다’는 2000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돼 2004년 9월 막을 내릴 때까지 전세계 5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화제작. 이번 독일 공연은 라이선스 무대지만 작곡상, 무대디자인상, 조명디자인상, 여우주연상 등 토니상 4개 부문과 그래미상 베스트 뮤지컬 앨범상 수상이라는 브로드웨이 공연의 공력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아이다’는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지 않은 작품으로, 디즈니에 의해 이전에 만들어졌던 ‘라이언킹’‘미녀와 야수’와는 전혀 색다른 맛이다. 비극적 사랑이라는 흡입력 있는 드라마, 팝의 거장 엘튼 존과 유명 작사가 팀 라이스가 빚어낸 뛰어난 음악, 현대적이고 세련된 감각의 무대 등 관객들을 사로잡을 만한 요소들을 두루 갖췄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이집트관. 돌무덤 앞의 두 남녀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하다. 서로를 마주한 순간, 현재 시간은 멈추고 유리 진열장 안에 있던 이집트 파라오의 딸 암네리스 공주가 걸어나오면서 극은 시작된다. 그가 부르는 오프닝곡 ‘모든 이야기는 사랑이야기(Every Story Is A Love Story)’를 따라 무대도 관객도 고대의 전설 속으로 순식간에 빨려 들어간다. 운명적 사랑을 거스르지 못한 라다메스와 아이다는 함께 돌무덤에 묻히고 마지막 장면은 박물관의 첫 장면으로 이어진다. 비로소 알아본 두 남녀, 라다메스와 아이다가 서로를 향해 다가가면서 막이 내린다. ●디즈니 제작… 토니상 등 수상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이 주된 줄거리지만 예기치 않은 사랑에 자신의 삶과 목표에 의심을 품게 되는 라다메스, 조국이라는 대의명분을 위해 사랑을 버려야 하는 아이다, 사랑의 상처를 통해 인생을 배우는 암네리스 등 주인공들이 성숙해가는 과정은 작품을 보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현대적 시각에서 풀어낸 무대도 전형성을 벗어던졌다. 세트, 의상, 조명, 노래 등 무대 위에서 표현된 모든 것은 시대의 감각을 리드했다.‘아이다’에서 가장 주목할 것은 원색의 의상과 조명이 만들어내는 색의 향연이다. 무대와 의상을 동시에 제작한 밥 크로울리의 천재성이 빛을 발한 장면은 암네리스와 시녀들이 펼치는 패션쇼 장면. 어깨를 들썩거리게 만드는 신나는 음악과 원색의 의상에 맞춰 빨강, 녹색, 노랑, 분홍 등 카멜레온처럼 변화하는 현란한 무대는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8월27일부터 8개월간 국내 장기공연 단순하지만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무대 장치도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힘을 보여줬다. 커다란 붉은 돛만으로 4000년전 이집트 노예선을 재현해내고, 흰 천으로 만든 물결을 배경 삼아 와이어를 매단 배우들이 헤엄치듯 무대 위 아래를 오가는 수영장 장면도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 세 명의 주인공을 감싼 삼각 레이저빔은 피라미드를 연상시켜 시대적 배경을 나타내는 동시에 이들이 처한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돌무덤에 갇힌 라다메스와 아이다의 모습을 카메라의 조리개가 닫히는 것처럼 사라지게 한 장면은 압권이었다. 총 120억원이 들어가는 초대형 뮤지컬 ‘아이다’는 LG아트센터에서 8월27일 첫 막을 올린다. 한국 공연에서는 브로드웨이 공연 때 사용됐던 무대와 의상을 그대로 올릴 예정이어서 오리지널 무대의 완벽함도 확인할 수 있다. 에센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재즈와 포크 어떤 색깔일까

    재즈와 포크 어떤 색깔일까

    전혀 다른 음악적 색깔과 분위기를 지닌 해외 여성 뮤지션 두 명이 잇따라 한국을 찾는다. 캐나다 출신으로 매혹적인 음색만큼 화려한 외모의 여성 재즈보컬리스트 다이애나 크롤과 미국 여성 포크계의 대명사로 통하는 수전 베가가 그 주인공이다. 최고의 여성 재즈보컬리스트로 손꼽히고 있는 다이애나 크롤. 허스키한 중저음에서 뿜어져 나오는 쓸쓸한 느낌의 뇌쇄적인 음색이 매력이다. 금발머리의 매혹적인 외모 또한 그를 주목하게 하는 이유다. 크롤은 영화 ‘노팅힐’의 삽입곡 ‘She’를 부른 대니얼 코스텔로의 부인. 사생활도 그의 음악적 역량을 높이는데 한몫 한다고 할 수 있겠다. 1997년 ‘Love Scenes’로 66주간 빌보드 재즈 차트 1위 독주,99년 ‘When I Look in Your Eyes’로 그래미상 수상,2001년 ‘The Look Of Love’로 400만장의 판매고 기록. 앨범 발표 때마다 대중적 인기와함께 음악성을 인정받아온 그의 이번 공연은 지난해 ‘The Girl In The Other Room’ 발매 이후 갖는 아시아 투어의 일환. 세 번째 내한 무대다.31일 오후 8시 서울 힐튼호텔 컨벤션센터. 16명의 스태프를 대동하고 입국하는 크롤은 자신의 밴드와 함께 무대에 올라 노래 실력에 버금가는 피아노 연주도 선보일 예정. 이미 두 번의 공연으로 한국 청중을 사로 잡은 그가 이번 무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02)541-6234. 뉴욕 언더그라운드의 기수, 여성 포크 음악계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가장 지적인 여성 아티스트 등 수많은 수식어가 붙는 포크 음악계의 대표 뮤지션 수전 베가.4월 4일 오후 8시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어쿠스틱 기타 선율 가득한 담백한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그는 1990년 그래미상을 수상한 앨범 ‘Days Of Open Hand’에 수록된 전세계적인 히트곡 ‘Tom’s Diner’를 비롯해 아동 학대에 대해 경종을 울린 ‘Luka’, 영화 ‘개와 고양이에 대한 진실’에 수록된 ‘Left Of Center’ 등의 히트곡으로 80∼90년대 전성기를 보냈다. 때문에 뒤늦은 감이 없지 않은 그의 첫 내한 공연에 고개를 갸우뚱할 법하다. 이번 서울 공연은 일본, 홍콩, 싱가포르, 호주로 이어지는 태평양 투어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최근 개관한 충무 아트홀은 800석 규모.“절대 1000석 이상의 공연장은 사양한다.”는 그의 주문에 따라 ‘아담한’ 공연장이 선택됐다. 티켓 가격도 R석 5만 5000원,S석 4만 4000원으로 경제적이다. 오랜만에 상업성에 찌들지 않은 해외 뮤지션의 소박한 무대를 볼 수 있는 기회다.(02)3444-9969.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프린스 ‘흑인지위향상 선구자상’ 받아

    |로스앤젤레스 연합|영화 ‘퍼플 레인’으로 1984년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은 미국의 팝가수 프린스가 전미흑인지위향상협회(NAACP)로부터 올해의 선구자상을 받게 됐다. 미 폭스TV는 3월19일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릴 유색인종 민권운동단체 NAACP의 36회 ‘이미지 어워즈’ 시상식에서 프린스가 별도로 수여될 선구자상 수상자로 뽑혔다고 17일 보도했다. 이 상은 인종과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증진시키는 등 뛰어난 공로가 있는 인물에게 주는 상으로 ‘초대받지 않은 손님’을 만든 영화제작자 겸 감독인 스탠리 크래머나 스티븐 스필버그도 역대 수상자들이다. 프린스는 ‘퍼플 레인’으로 아카데미상 이외에 그래미상 2개 부문을 탔고 ‘키스’와 ‘아이 필 포 유’ 등으로 레코드와 최우수 리듬 앤드 블루스 부문에서도 수상했다.
  • 동화&음악, 음미하고 싶다면…

    실존인물을 다룬 영화는 ‘실제’라는 이유만으로도 적잖은 감동을 안긴다. 국내외 영화계에서 이같은 영화가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것은 아마도 감동에 목마른 시대 탓인지도 모른다. 올해 아카데미상에도 실존인물을 다룬 영화가 많은 부문의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작가 제임스 매튜 배리가 ‘피터팬’을 써가는 과정을 담아 7개 부문 후보에 오른 ‘네버랜드를 찾아서’와, 맹인 가수 레이 찰스의 일대기를 그려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레이’가 25일 나란히 국내 관객을 찾는다. #‘네버랜드를 찾아서’ 실존인물을 다뤘지만 전기영화는 아니다.‘네버랜드를 찾아서(Finding Neverland)’는 작가 제임스 매튜 배리가 ‘피터팬’을 완성해가는 특정시점에만 초점을 맞췄다. 그 실화를 포착해내는 시선에는 어린아이와 같은 순진무구함이 실렸다. 상상력의 힘을 잃어버린 채 생활에 지친 어른들을 위한 동화다. 20세기초 영국 런던. 슬럼프에 빠진 극작가 제임스(조니 뎁)에게 어느날 젊은 미망인 실비아(케이트 윈슬렛)와 그녀의 네 아들이 다가온다. 그날부터 마치 아이가 된 것처럼 제임스는 이들과 함께 어울리고, 실비아와도 인간적인 사랑을 싹틔운다. 아이들과의 놀이 속에서 다시금 상상력을 키우는 제임스.“연극은 즐기는 건데 비평가들이 심각하게 만들었다.”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모험극을 쓰기 시작한다. 한편 실비아와 제임스 사이에는 나쁜 풍문이 떠돌고, 실비아는 시름시름 앓는다. 제임스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 ‘네버랜드’로 실비아를 초청한다. 영화는 ‘한 예술가와 한 가족 사이의 따뜻한 사랑’이라는 기둥줄기 사이에 다양한 의미를 새겨놓는다. 사실 어른이 되기 싫어하는 피터팬은 제임스 자신이다. 그는 현실의 자리에 조금씩 상상력을 내줘야만 하는 어른이 되기를 거부한다. 그리고 그 상상력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고 실제로 팍팍한 삶을 살던 한 가족에게 상상력으로 행복을 불어넣는다. 결국 그 상상력이 예술의 원천이라는 점에서, 이 영화는 예술에 대한 찬가라고 할 만하다. 동시에 어른이 된다는 것의 의미와, 세상의 편견에 맞서는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소신있게 말한다. 연기파 배우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것도 영화의 매력이다. 어린아이의 순수한 영혼이 언제든 튀어나올 것 같은 조니 뎁과, 강인한 영혼을 가진 어머니 역의 케이트 윈슬렛은 뛰어난 앙상블을 선사한다. 흥행에 실패할까 걱정하면서도 밀어주는 든든한 후원자인 제작자 찰스 역엔 더스틴 호프만이 열연했다.‘몬스터볼’의 마크 포스터 감독.12세 관람가. #‘레이’ 전형적인 전기영화의 틀을 따르고 있는 ‘레이(Ray)’를 비범하게 만드는 건, 실존인물 레이 찰스와 그의 음악이 가진 힘이다. 여기엔 이미 세상을 뜬 이 천재 음악가의 굴곡진 삶을 생생하게 느끼도록 완벽하게 재연한 배우 제이미 폭스의 공이 컸다. 영화는 레이 찰스의 젊은 시절을 중심으로 전개하면서 군데군데 어린시절을 끼워넣는 방식으로, 자칫 지루해질 법한 일대기에 강약의 호흡을 불어넣었다. 흑인과 맹인이라는 이중의 차별을 딛고 성공하지만, 깊은 그늘을 안고 살았던 한 인간의 이중성도 영화를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다. 하지만 무엇보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음악이 관객을 더없이 깊은 영혼의 바다로 초대한다. 일곱살 때 시각을 잃은 레이는 “마음의 장애인이 되어선 안 돼.”라는 어머니의 교육 덕에 세상과 용감하게 맞선다. 가스펠과 블루스를 접목시킨 새로운 노래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승승장구하는 레이. 미인인 델라(게리 워싱턴)와 결혼해 가정도 꾸리고, 음반마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더 부러울 게 없는 듯한 삶을 살아가지만 그를 둘러싼 환한 빛 곁엔 언제나 그림자가 따라다녔다. 어린시절 빨래통에 빠져 죽은 동생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은 깊은 늪이 되어 그를 괴롭혔고, 어둠의 두려움은 그를 마약중독자가 되게 했다. 영화는 이런 이중적인 레이 찰스의 모습을 그의 음악과 함께 섬세하게 그려나간다. 하지만 아쉬운 건 그의 노래들이 깊은 고뇌의 산물이라기보다는 삶의 배경음악 정도로만 느껴진다는 점이다. 후반부에 들어 마약 중독을 힘들게 극복한 뒤 그를 괴롭혀 왔던 기억과 화해하는 모습도 영화를 뻔한 ‘휴먼 전기영화’로 전락시킨다. 그럼에도 레이 찰스가 환생한 것처럼 보이는 연기와 음악들은, 한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갔던 한 영혼의 거친 숨결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레이 찰스는 지난해 여름 74세로 세상을 떠났고, 그의 유작 앨범 ‘지니어스 러브스 컴퍼니’는 최근 그래미상에서 8개 부문을 휩쓸었다.‘사관과 신사’의 테일러 핵포드 감독.15세 관람가.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
  • [세상에 이런일이]동성애 者~ 오세요

    영국이 전통깊은 건축물과 문화를 자랑하는 관광지가 아니라 동성애자의 관광명소로 새로이 부각되고 있다. 영국관광청은 동성애자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영국을 ‘동성애자의 천국’으로 부각시키는 관광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더 타임스 인터넷판이 최근 보도했다. 관광청을 대변하는 비지트브리튼(VisitBritain)은 웹사이트에서 ‘동성애자 영국’이라는 부문을 개설하고 “동성애 역사, 주변부 문화와 패션, 현란한 도시와 생동감 넘치는 밤의 유흥”을 선전하고 있다. 이 웹사이트는 커밍아웃(동성애자가 성 정체를 밝히는 행위) 같은 단어를 동원해 “이제 당신이 영국에 올(컴 아웃)때가 아닙니까.”라고 권유한다. 또 동성애자로 소문난 주디 갈란드와 마돈나를 들먹이며 “주디 갈란드가 오랜 공백기 후 어느 무대에서 공연을 재개했습니까.”,“마돈나가 재기를 다짐하고 그래미상을 받았을 때 어느 나라로 옮겼습니까.”라며 “바로 영국”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이 웹사이트는 영국에서 이미 13세기에 동성애자 왕이 나왔고, 현재 유럽에서 가장 많은 동성애자가 영국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을 방문하면 동성애 영화제, 미스터 동성애 경연대회 같은 다양한 문화행사도 즐길 수 있다고 이 웹사이트는 홍보하고 있다. 연합
  • [2004 결산] 사라진 별들-꽃은 졌으나 그 향기는 영원하리라

    세월은 정직하다. 그 어김없는 흐름에 올해에도 각 분야에서 큰 족적을 남긴 인사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사람은 가도 자취는 남는 법. 그들이 남긴 지혜와 역정은 오롯이 남아 후세의 귀감이 된다. 현실이 실타래처럼 꼬일 때마다 그들의 부재가 아쉬움과 안타까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각부 종합 ■ 국내 ●정·관계 지난 9일 한국 외교계와 야당사에 큰 획을 그은 김동조 전 외무부 장관과 이민우 신민당 전 총재가 나란히 타계해 세인들을 안타깝게 했다. 김 전 장관은 10여년 동안 한국 외교사의 주요 현장을 지킨 ‘외교사의 산 증인’으로 65년 한·일협정을 비롯, 베트남 파병 등 외교사의 길목에서 기틀을 다졌다.1958년 4대 민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이민우 전 신민당 총재는 6선을 거쳐 87년 신민당 총재로 정계 은퇴하기까지 정치 인생 40여년을 외곬으로 야당을 지켰다. 유도 10단으로 대한유도회장, 대한체육회 고문 등을 역임하며 남다른 체력을 자랑하던 5선 의원 출신의 신도환 전 신민당 최고위원도 세월을 비켜가지 못했다. 관계 인사로는 장예준 초대 동력자원부 장관을 비롯, 79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지낸 이한빈 전 부총리,98년 한은법 개정 뒤 첫 한은 총재에 부임해 외환위기 타개를 이끌었던 전철환 전 한은 총재, 내무부와 보건사회부 장관을 거친 뒤 노태우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홍성철씨 등이 유명을 달리했다. 이밖에 5·16 직후 군정에 반대하다 군복을 벗은 원충연 전 국가재건최고회의 공보실장이 캐나다에서 생을 마감했고 최규하 전 대통령의 부인 홍기 여사도 세상을 떠났다.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돼 수사받던 안상영 전 부산시장과 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시절 인사·납품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던 박태영 전 전남지사는 ‘자살’로 삶을 마감해 충격을 던졌다. ●재계 카지노의 대부로 불렸던 전낙원(77)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은 지난 11월 지병으로 타개했다. 그는 73년 국내 최초의 서울 워커힐호텔 외국인전용 카지노를 관광공사로부터 인수, 이를 기반으로 호텔과 면세점, 건설 등 관광·레저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파라다이스그룹을 일궈냈다. 대한산업그룹 창업주의 아들로 40여년간 대한전선을 중견그룹으로 키워낸 설원량(62) 대한전선 회장도 지난 3월 뇌출혈로 쓰러졌다. 박남규(83) 전 조양상선그룹 회장도 해체된 조양상선그룹의 재기를 보지 못하고 지난 2월26일 세상을 떴다. 또 장기하(72) 전 진로그룹회장은 9월에, 이은범(76) 전 범양사 사장은 5월에, 양회문(53) 대신증권 회장은 9월에 타개했다. ●사회·체육계 사회분야에서는 종군위안부로 고통을 겪은 김순덕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만년에 김 할머니는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 머물며 종군위안부의 피해실태를 증언하고 일본의 사죄를 촉구했다. 원일한 전 연세대 재단이사와 설대위 전주예수병원 원장 등 두 사람의 미국인도 눈에 띈다. 원씨는 연세대와 YMCA를 설립한 언더우드가(家)의 3세이다. 미국 이름이 데이비드 존 실인 설씨는 전쟁 고아와 버림받은 노약자를 위해 평생을 헌신적으로 봉사했다. 체육분야에서는 1970년대 씨름왕 김성률씨와 국가대표 농구선수 출신 이원우씨, 송만덕 한양대 배구감독 등이 많지 않은 나이에 부음을 알려 안타까움을 더했다.1935년 프로자격을 얻은 한국인 프로골퍼 1호로 국제대회 첫 출전과 국내대회 첫 우승 기록을 보유한 연덕춘씨도 타계했다. ●문화예술계 문화예술계에서는 우리 문학의 든든한 뿌리 역할을 해온 큰 인물들이 잇따라 세상을 등져 안타까움을 남겼다. 연작시 ‘초토의 시’에서 한국전쟁의 고통을 초월해 구원의 세계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줬던 한국 시단의 원로 구상(85) 시인은 7개월여의 폐질환 투병 끝에 지난 5월11일 별세했다. 교과서에 수록된 시조 ‘다보탑’으로 친숙한 시조 시인 김상옥(84)은 부인 김정자 여사가 먼저 세상을 뜨자 식음을 전폐하고 슬퍼하다 장례식 이틀만인 지난 10월31일 세상을 하직해 세인들의 가슴을 울렸다. 국민의 애송시 ‘꽃’의 시인 김춘수(82)는 기도폐색으로 혼수상태에 빠져 4개월간 투병을 벌이다 지난달 29일 끝내 타계했다. 동요 ‘파란 마음 하얀 마음’‘과꽃’‘꽃밭에서’등 350여편의 주옥 같은 동시를 지은 아동문학가 어효선(79)도 지난 5월15일 소천했다. 평생 농사를 지으며 살았던 농부 작가 전우익(79)은 지난 19일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등의 저서를 통해 그가 전해준 소박한 삶의 소중함은 더욱 가치있게 다가온다. 1953년 출판사 ‘일조각’을 설립, 반세기 동안 출판 외길을 걸어온 출판계 원로 한만년 대표도 ‘한국사신론’(이기백 저),‘고가연구’(양주동 저) 등 기념비적인 책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예술계에서는 60년대 한국 액션영화를 누빈 악역 스타이자 영화배우 독고영재의 부친인 원로배우 독고성(75)이 지난 4월10일 별세했다.‘빨간 마후라’를 작곡한 작곡가 겸 평론가 황문평(85)도 800여곡의 영화·드라마 음악을 남기고 유명을 달리했다. 재즈계, 타악 연주계의 거목인 김대환(71),‘오뚜기 인생’의 가수 겸 음반제작자 김상범((66),‘곡예사의 첫사랑’을 부른 가수 박경애(50)도 올해 우리가 떠나보낸 스타들이다. ●학계 올해 학계도 훌륭한 스승을 잃었다. 사학계에서는 동양사학계의 거목 고병익(80) 박사와 연세대 황원구(74) 교수가 5∼6월 잇따라 별세했다. 실증주의사관의 확립자로 불리는 국사학계의 태두 서강대 이기백(80) 교수도 6월 타계했다. 한글학회에서도 ‘한글지킴이’ 허웅(86) 한글학회 회장이 1월26일 눈을 감았고 지난달 21일에는 KBS 라디오프로그램 ‘바른 말 고운 말’로 유명한 한글재단 한갑수(91) 이사장마저 세상을 떠났다. 진보사회과학계의 큰별 서울대 김진균(67) 교수도 2월14일 별세했다. 민족과 계급을 중심으로 한국사회를 설명한 김 교수는 늘상 정권의 핍박에 시달렸지만 그가 만든 산업사회연구회는 진보학술운동의 모태였다.‘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와 ‘학술단체협의회’도 김 교수의 작품이다. 과학기술분야에서도 육각수이론을 창안해 ‘물박사’로 통했던 전무식(72) 박사와 한국 핵의학분야를 개척한 전 서울중앙병원장 이문호(82) 박사가 8월13일, 지난 5일 각각 별세했다. 또 전 과학기술처장관 최형섭(84) 박사도 5월29일 타계했다. 화학야금학을 공부한 최 박사는 박정희 정권 시절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초대소장, 과기처 장관을 지내면서 과학발전의 기틀을 다졌다는 평을 받았다. ●종교계 올해 종교계는 화계사 조실 숭산 스님(세수 77)의 입적이 무엇보다 큰 뉴스였다. 지난달 30일 원적에 든 숭산 스님은 달라이 라마, 틱 낫한 등과 함께 세계 4대 생불로 추앙받으며 한국 불교의 세계화에 진력해왔다.1966년 일본 홍법원 개설을 시작으로 40년 가까이 세계를 돌며 32개국에 120여개의 선원을 세웠다. 세계일화(世界一花, 세계는 한 꽃)라는 가르침 속에 한국 불교 세계화에 일생을 바친 숭산 스님은 5만여 눈푸른 납자와 제자들을 뒀다. 기독교 쪽에서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회장을 지낸 조용술 목사가 지난달 15일 84세로 별세했다. 전북 익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한신대를 나와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재단이사장,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총회장, 자주평화통일민족회의 상임고문 등을 맡으며 복음 전파와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다. ■ 국외 한 시대를 풍미한 지구촌의 별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숱한 영광과 오욕의 세월을 뒤로 하고 한줌의 흙이 됐으나 그들이 남긴 자취는 또렷하다. 올해 사라진 인물들을 되돌아본다. 야세르 아라파트(75) 35년간 팔레스타인 독립투쟁을 이끈 중동의 풍운아. 이집트 태생으로 지난달 파리의 군병원에서 사망했다.59년 무장단체 ‘파타운동’을 설립했다.67년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96년 자치정부 수반이 됐다. 테러와 평화협상을 병행하면서 오슬로 평화협정으로 94년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말년에는 부패와 개인축재 등의 의혹에 시달렸다. 그의 사망으로 중동의 평화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다. 로널드 레이건(93) 구두판매원의 아들로 태어나 B급 영화배우에서 미 40대 대통령(81∼89년)에 올랐다. 뛰어난 정치감각과 유머로 가장 사랑받는 대통령 중 한 사람이 됐다. 공급경제학 ‘레이거노믹스’를 추진했고 우주에서 미사일을 요격하는 ‘스타워스’를 구상, 냉전 종식에 기여했다. 퇴임 이후 알츠하이머병으로 고생하다 지난 6월 캘리포니아 자택에서 타계했다. 자크 데리다(74) 이성 중심의 전통적 서양철학에 반기를 든 ‘해체론’의 창시자. 알제리에서 태어난 프랑스 현대철학의 거두로 10월 파리에서 췌장암으로 숨졌다. 언어의 명료성과 통일성이 아니라 다극적 의미를 강조, 니체나 하이데거와 같은 ‘반(反)철학’의 후계자로 평가된다. 레이 찰스(74) 노래로 미국 내 흑백통합을 이룬 흑인 솔 음악의 거장.7살 때 시력을 잃고 15살 때 고아가 됐으나 천부적인 자질로 13차례나 그래미상을 받았다.‘아이 캔트 스톱 러빙 유(I can’t stop loving you)’는 한국에서도 유명하다.8월 사망했다. 말론 브랜도(80) ‘대부’의 돈 콜리오네 역으로 유명한 미국의 영화배우.‘워터프런트(50년)’와 ‘대부(73년)’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으나 두번째 상은 북미 인디언에 대한 미국의 차별정책에 항의해 거부했다.‘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51년)’,‘지옥의 묵시록(79)’ 등에서 열연했다.7월 타계. 크리스토퍼 리브(52) 가슴에 ‘S’자를 달고 붉은 망토를 걸친 불멸의 ‘슈퍼맨’.78년 2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슈퍼맨에 발탁된 뒤 83년까지 3차례 시리즈에 출연했다.95년 승마대회에서 목뼈가 부러져 전신이 마비됐다. 재활치료 끝에 휠체어를 타고 영화에도 출연했으나 10월 심장마비로 숨졌다. 장애인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 연구를 지지했다. 에스티 로더(97) 지난 4월 타계한 미 화장품업계의 여왕. 그가 창안한 ‘공짜샘플’과 ‘고급매장’ 전략은 20세기 모든 마케팅의 표본이 됐다. 부엌에서 만든 미용크림으로 46년 에스티 로더를 창업했다. 뉴욕에 본사를 두고 현재 세계 130여개국에서 50억달러어치의 화장품을 판다. 프랜시스 크릭(88) 1953년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처음 발견한 영국의 생물학자. 지난 8월 결장암으로 미 샌디에이고에서 숨졌다. 인간의 유전정보가 다음 세대로 복제되는 과정을 밝힌 공로로 62년 노벨상을 탔다. 생명공학 산업의 기초를 일궈 다윈과 멘델에 견줄 만한 과학자로 평가된다. 이밖에 할리우드의 여배우로 ‘킹콩’의 페이 레이(96)와 앨프리드 히치콕의 스릴러 ‘사이코’에서 열연한 재닛 리(77)가 8월과 10월에 각각 세상을 떠났다. 스페인 내전을 카메라에 담은 전설적 사진작가 앙리 브레송(96)은 8월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슬픔이여 안녕’의 프랑스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69)은 9월에 타계했다. 자신을 마담으로 부르도록 한 네덜란드의 여왕 줄리아나(94)는 1월에, 장징궈(蔣經國) 전 타이완 총통의 부인인 장팡량(蔣方良·88)은 지난 15일 사망했다. 1968년 북한에 피랍된 미 첩보함 푸에블로호의 함장 로이드 부커(76)는 1월에 죽었고,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창시자 셰이크 아메드 야신(66)은 이스라엘의 헬기 공격으로 숨졌다. 의약업계의 황제 잭 에커드(91)와 이탈리아 자동차 왕국 피아트의 움베르토 아그넬리(69)는 5월에 운명을 달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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