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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대 멈추지 마” 레반도프스키, 메날두를 멈춰 세웠다

    “절대 멈추지 마” 레반도프스키, 메날두를 멈춰 세웠다

    파리와 결승전 풀타임 뛰며 1-0 승 공헌팀·득점왕 트레블… 크루이프와 나란히코로나 탓 발롱도르 수상 무산 아쉬울 뿐 뮌헨, 바르사 이어 트레블 통산 2회 등극친정팀에 결승골 넣은 코망 ‘MOM’ 선정“꿈꾸는 것을 절대 멈추지 마세요. 실패해도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폴란드 폭격기’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2·바이에른 뮌헨)가 생애 처음 유럽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컵 ‘빅이어’를 들어 올리며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선수로 우뚝 선 뒤 소셜미디어에 남긴 말이다. 그는 24일 새벽 포르투갈 리스본 이스타디우 다 루스에서 열린 파리 생제르맹(PSG)과의 2019~20시즌 UCL 결승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며 팀의 1-0 승리를 거들었다. 지난 6월 축구전문지 프랑스풋볼과의 특별 인터뷰에서 “아직 최고의 순간이 오지 않았다”고 했던 레반도프스키는 이날 UCL 정상을 밟으며 기어코 커리어 하이 시즌에 정점을 찍었다. 탁월한 골 결정력에 패스 능력까지 겸비한 월드 클래스 공격수임에도 ‘메날두’(리오넬 메시+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늘에 가려졌던 설움을 제대로 씻어낸 것이다.이번 시즌 이미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왕(34골), 독일축구협회 컵대회(포칼) 득점왕(6골)을 차지했던 레반도프스키는 이번 UCL 득점왕(15골)까지 득점왕 트레블을 달성했다. 뮌헨은 그의 맹활약 속에 2012~13시즌 이후 7년 만에 정규리그와 컵대회, UCL 트로피를 싹 쓸었다. 팀 트레블과 함께 득점왕 트레블까지 이룬 선수가 나온 것은 유러피언컵 시절 요한 크루이프(네덜란드) 이후 48년 만, 1992년 UCL 체제 도입 이후로는 처음이다. 살짝 아쉬운 게 있다면 호날두의 UCL 최다 골 득점왕 기록(17골)을 갈아치우지 못한 점과 수상이 유력하던 축구상 발롱도르가 코로나19 때문에 취소됐다는 정도. 뮌헨도 갖가지 기록을 썼다. 유럽 축구 역사상 트레블은 지금까지 모두 9차례 나왔는데 통산 2회는 뮌헨과 바르셀로나(2009, 2015년)뿐이다. 뮌헨은 또 레알 마드리드(13회), AC밀란(7회)에 이어 리버풀과 함께 UCL 최다 우승 공동 3위(6회)에 올랐다. 특히 조별리그부터 전승을 거두며 우승한 것은 뮌헨이 사상 처음이다. ‘맨 오브 더 매치’는 창단 이후 첫 유럽 정상을 노리던 친정팀 PSG에 비수를 꽂은 킹슬리 코망(24)에게 돌아갔다. 프랑스 대표팀 윙어이기도 한 코망은 PSG 유스 출신이다. 만 16세 8개월 4일에 프로 데뷔하며 PSG 사상 최연소 리그 출전 기록을 쓴 그는 유벤투스(이탈리아)를 거쳐 2015~16시즌부터 뮌헨에서 뛰고 있다. 한편 뮌헨은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는 선수 사진을 구단 트위터에 게재하며 방탄소년단(BTS)이 최근 공개한 신곡 ‘다이너마이트’의 가사 일부를 곁들여 눈길을 끌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자치광장] 기후변화, 로컬뉴딜로 대응/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

    [자치광장] 기후변화, 로컬뉴딜로 대응/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

    올해 여름 50일이 넘는 지루한 장마가 계속됐다. 기상 이변이라고 하지만 한 번 일어나면 우연, 두 번 일어나면 반복, 세 번 일어나면 자주 일어나는 변화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번 장마는 이상 기후의 끝이 아닌 시작이다. 기후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지금까지 100년간 지구 온도가 1도 올랐다. 다시 1도의 기온이 오른다면 그때는 지구가 회복력과 탄성력을 잃어버린단다. 더 큰 문제는 지금의 기후는 10년, 20년 전의 탄소배출량에 의해 도달한 것이기에 만일 현재와 같은 탄소배출량을 지속하게 되면 10년 후에는 지구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다는 점이다. 지구가 자정 능력을 상실하면 물 부족, 가뭄, 해수면 상승 등 우리의 생존을 근본적으로 위협하게 된다. 이에 정부도 한국판 그린뉴딜 정책을 펴고 나섰다. 기존 화석 연료가 아닌 신재생 에너지 전환과 이에 따른 고용 창출을 목표로 한다. 도시?공간?생활 인프라 녹색 전환,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 조성, 저탄소 분산형 에너지 확산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일부 지자체는 지난달 코엑스에서 ‘탄소 중립 지방정부 발족식’을 갖고 탄소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한 바 있다. 은평구 역시 기후 위기와 관련해 기후변화 대응 대책에 대한 연구용역을 시행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 왔다. 또한 공공 부문부터 앞장서 일회용 플라스틱의 사용을 일절 금지하고 있으며, 특색 사업으로 관내 전역에서 시행하는 ‘재활용품 모아모아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재활용품의 올바른 분리배출로 자원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녹색경제로의 전환을 모색한다. 은평의 로컬뉴딜 중 하나다. 모아모아 사업은 플라스틱 등 쓰레기를 감소시킨다. 현장 리더가 올바른 분리배출을 도와 수거품 대부분이 재판매가 가능하다. 이 판매수익금은 참여 주민에게 종량제 봉투로 지급되고 현장 리더를 고용할 수 있게 해 지역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인간은 도시화가 주는 편리함에 취해 지구 오염과 기후변화라는 반대급부를 맞이하게 됐다. 편리함이 주는 파괴의 그늘을 방치한다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 은평의 로컬뉴딜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 폭염 취약시설·무더위쉼터 등 현장 점검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 폭염 취약시설·무더위쉼터 등 현장 점검

    서양호 중구청장이 20일 관내 공사장과 무더위쉼터, 안전숙소 등 폭염시설을 방문해 현장을 점검했다. 이날은 서울 전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낮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오르며 찜통더위를 기록했다. 서 구청장은 실내·외 무더위쉼터와 안전숙소를 방문해 무더위쉼터를 이용하는 노인들의 건강상태 등 안부를 확인하고, 쉼터 운영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아울러 쉼터의 냉방시설이 원활히 작동하는지, 방명록 작성과 소독·환기 등 방역수칙이 잘 준수되고 있는지도 꼼꼼히 살폈다. 야외작업으로 온열질환에 노출되기 쉬운 공사현장도 방문했다. 상대적으로 폭염 대비 시설을 갖추기 어려운 소규모 공사장을 찾아 그늘막과 대형선풍기 등 냉방시설 설치 여부와 휴식시간제 운영상황 등을 점검했다. 구는 코로나19 방역과 폭염을 함께 대비해야 하는 올해 안전숙소 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지역 내 11개 숙박업소와 협약을 맺어 마련된 안전숙소 덕분에 만 60세 이상의 저소득 독거노인, 고령 부부 등은 폭염특보 발령 시 냉방시설이 갖춰진 인근 숙박업소에서 안전하게 더위를 피하게 된다. 운영기간은 9월 중순까지며 비용은 구가 지원한다. 이밖에도 구는 지난 6월 폭염에 대비해 거동불편자와 유·아동 다자녀가 있는 저소득 가정 90세대에 에어컨과 선풍기 500대를 지원했다. 전기요금 절감을 위해 냉방용품을 지원받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취약계층을 위해 7월 중에는 전기료 3만원을 총 500세대에 지원하기도 했다. 서 구청장은 “연일 폭염경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무더위쉼터와 안전숙소가 주민의 안전한 휴식처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빈틈없는 대책으로 코로나19와 폭염으로부터 주민을 안전하게 지키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2인자 꼬리표 떼고… 한 남자는 전설이 된다

    2인자 꼬리표 떼고… 한 남자는 전설이 된다

    뮌헨, 리옹 3-0 완파… 6번째 우승 조준레반도프스키 9경기 연속골로 예열 끝 네이마르는 음바페와 팀 첫 우승 도전전통 강자 vs 오일머니 대결로도 관심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전 레알 마드리드) 없는 축구의 ‘유럽대전’이 오는 24일 펼쳐진다. 최근 10년 동안 둘은 유럽축구연맹(UEFA)의 최상위 클럽 대항전인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결승 무대를 도합 6차례나 밟았다. 메시는 2차례 팀을 유럽 정상에 올려놓았고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에서만 네 번이나 우승컵인 ‘빅 이어’를 들어 올렸다. 그러나 이번 시즌 결승 무대에 메시와 호날두는 없다. 대신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과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가 격돌한다. 뮌헨은 20일 포르투갈 리스본의 이스타디우 주제 알발라드에서 열린 2019~20시즌 UCL 4강전에서 올랭피크 리옹을 3-0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뮌헨은 전반 세르주 나브리의 두 골과 후반 레반도프스키의 쐐기골로 맨시티를 잡는 이변을 일으키며 4강까지 올라온 리옹을 일축했다. 뮌헨은 2012~13시즌 이후 7년 만이자 11번째 UCL 결승에 진출, 팀 통산 6번째 우승컵을 노린다. 메시의 바르사와 호날두의 유벤투스가 각각 8강과 16강에서 탈락한 가운데 이번 시즌 ‘별들의 전쟁’ 최종전은 레반도프스키와 네이마르가 주도할 전망이다. 물론 네이마르의 유니폼 교환으로 빚어진 코로나19 수칙 위반이 무마될 것이라는 가정 아래서다. 레반도프스키는 이날 리옹전 쐐기골로 챔피언스리그 9경기 연속골에 성공했다. 2018년 호날두가 세운 11경기 연속골에는 2경기 모자라지만 2003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이던 루드 판 니스텔루이와 타이를 이뤘다. 그는 또 이날 대회 15호골째를 넣어 2위 엘링 홀란드(도르트문트·10골)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대회 득점왕도 사실상 예약했다. 파리 생제르맹(PSG)엔 네이마르가 있다. 2017년 역대 최고 이적료(2900억원) 기록을 세운 네이마르는 바르셀로나 시절 메시의 그늘에 가려 2인자에 머물렀지만 PSG에서 킬리안 음바페, 앙헬 디 마리아와 함께 팀은 물론 자신의 ‘유럽 대권’에 도전한다. 24일 열리는 결승전은 ‘축구 자본’과 ‘전통’의 대결로도 관심을 모은다. 영국 일간 ‘더 선’은 이날 “카타르의 국영회사가 인수한 PSG가 2011년부터 쏟아부은 ‘오일머니’(이적료)가 무려 11억 파운드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반해 뮌헨은 1974년부터 2012년까지 10차례나 USC 결승에 진출해 이 가운데 절반을 우승으로 이끈 전통의 팀이다. 이날 결승은 또 1974~75시즌 뮌헨-생테티엔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독일-프랑스 클럽 간 맞대결로 기록될 전망이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그늘 한 점 없이 일하는 그곳… 오늘도 누군가가 쓰러졌다

    그늘 한 점 없이 일하는 그곳… 오늘도 누군가가 쓰러졌다

    83% “오후 2~5시에도 중단 없이 일해”현장서 실신 등 이상 징후 경험자도 37%폭염 피해를 막으려면 건설 노동자에게 일정한 휴식시간과 장소가 제공돼야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런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건설노조)은 20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설 현장 폭염 대비 실태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19일 조합원 46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폭염 시엔 오후 2~5시 일반적인 작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고용노동부의 지침이 지켜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냥 일한다’는 응답이 83.1%에 달했다. 폭염 특보 발령 시 1시간에 10~15분씩 규칙적으로 쉬어야 한다는 지침 역시 24.8%만 지킨다고 답했다. 5.9%는 폭염으로 작업 중단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가까운 곳(100m 이내)에 간이 그늘막이 없는 경우도 45.1%에 달했다. 쉴 공간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63.3%나 됐다. 시원한 물을 제공받지 못한다는 노동자는 12.1%였다. 현장에서 폭염으로 자신이나 동료가 실신하는 등 이상 징후를 보인 적이 있다고 답한 노동자가 37.0%나 됐다. 6.9%는 매일 이런 경우를 본다고 답했다. 지난 16일 대전 한 중학교 증축공사 옥상에서 일하던 노동자 1명이 숨졌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적정 공사기간과 공사비가 보장돼야 폭염 지침을 지킬 수 있다”면서 “공공 부문 공사는 2018년부터 악천후에 따른 공사기간 연장과 예산 확대를 했지만 민간 현장은 관련 규정도 미비하다”고 밝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책 속 한줄] 환하게 돌이킬 그날을 기다리며/최여경 문화부장

    [책 속 한줄] 환하게 돌이킬 그날을 기다리며/최여경 문화부장

    이 고장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빛과 그늘의 반점 사이로 미풍처럼 흔들리다가 고이고 고였다가는 흐르는 우리들 저마다의 삶의 순간과 순간이다. (중략) 나비의 날개처럼 가늘게 떨리는 그 빛 위에 마음을 고즈넉하게 부어놓고 가만히 들여다보라. 그리고 이 세상에 살아 있음을 기뻐하라.(210쪽) 1969년 유럽에 첫발을 디딘 젊은 유학생이 40여년 만에 다시 그곳을 찾았다. 그때의 청년과 지금의 노학자가 ‘여름의 묘약’(2013, 문학동네)에서 교감한다. 김화영 고려대 명예교수는 프랑스 프로방스에서 파리까지, 40년 전 여정을 밟아가며 삶과 문학을 책에 풀어냈다. 코로나19로 나라 밖 여행은 어렵고, 국내 이동도 맘이 편치 않다. 동경하던 곳도, 기억을 남겼던 곳도, 가기 어려운 처지다. 이 상황이 언제 끝날지 기약 없다. 그러니 지금 내가 머문 곳에 내 삶을 놓고, 추억을 심을 수밖에. 다시 그곳에 가서 그 행복을 떠올릴 수 있을 그날을 기다리며. cyk@seoul.co.kr
  • 3수 ‘삼성생명법’ 이번엔 국회통과? 다시 그늘 드리워진 삼성 지배구조

    3수 ‘삼성생명법’ 이번엔 국회통과? 다시 그늘 드리워진 삼성 지배구조

    ‘3%룰’ 삼성생명법, 국회 통과 가능성 커지분 매각 땐 이재용 지배구조 고리 끊겨삼성물산, 삼바 주식 팔아 전자 매입 관측 시가 30조원… 매각 땐 22% 법인세 부담 “주식 매입 부담에 투자 여력 감소 우려”‘삼성생명법’(보험업법 개정안)의 국회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삼성전자에 또다시 그늘이 드리웠다. 법안 취지대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20조~30조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게 되면 삼성 지배구조의 재편이 불가피하다. 매입 당시에는 문제가 없던 주식을 이제 와서 갑자기 소급해 무조건적으로 팔도록 규제한다면 기업 경영이 과도하게 침해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정치권과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이용우·박용진 의원이 발의한 이른바 ‘삼성생명법’은 현재 소관 상임위에서 논의에 돌입했다. 19대와 20대 국회에서도 민주당 의원들이 유사한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이번이 ‘3수’째다. 아직 절차가 많이 남았지만 176석을 지닌 ‘거대 여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이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임대차 3법’처럼 빠르게 통과될지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삼성생명법’은 현행 보험업법에서 규제하고 있는 ‘3% 룰’의 산정 기준을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보험사는 타사 주식 한도를 총자산의 3% 이하만 보유하도록 돼 있는데 지금은 ‘3% 룰’을 매입 당시의 취득 원가 기준으로 계산한다. 만약 ‘삼성생명법’이 통과되면 ‘3% 룰’ 계산 기준은 ‘현재 시가’로 바뀌게 된다. 삼성생명은 1980년 삼성전자의 주식을 약 5400억원에, 삼성화재는 1979년 약 770억원에 각각 사들였다. 40여년이 지나 현재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가치는 약 30조원, 삼성화재가 보유한 물량은 약 5조원에 달한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여타 삼성 계열사의 지분을 다량 보유 중인데 이를 고려해 ‘3% 룰’을 지키려면 두 회사는 총 20조~30조원가량의 삼성 주식을 팔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오너 일가→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삼성의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 삼성전자 지분을 0.7%만 보유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물산(17.48%) 지분을 이용해 삼성전자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 단일주주 기준으로 국민연금 다음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많이 보유한 삼성생명이 주식을 팔면 지배구조의 연결고리가 끊어질 수도 있다. 이를 위해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삼성전자에 파는 방식이 제기된다. 이 돈으로 삼성물산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지분을 사들이는 것이다. 코로나19 국면에 삼성바이오의 시가총액이 53조원까지 급격히 불어나게 되자 이 같은 해결책이 부상한 것이다. 다만 이 경우 삼성물산이 지주회사로 올라서야 하는 문제가 있다. 더군다나 막대한 세금을 내야 한다. 법인이 보유주식을 팔면 매각 차익의 22%에 달하는 법인세를 포함해 각종 세금을 내야 하기에 삼성이 지불하는 세금은 5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생명 주식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면 삼성전자의 기술 투자 여력이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빈칸으로 남은 경희궁 방공호… 아픈 유산도 안고 가야 할 이유

    빈칸으로 남은 경희궁 방공호… 아픈 유산도 안고 가야 할 이유

    국보나 보물이 문화유산의 전부는 아니다. 시민의 일상과 조금 더 가깝고 그러하기에 더욱 생명력이 느껴지는 문화유산이 있다. 서울시민이 근현대를 살아오면서 함께 만들어 온 공통의 기억이나 감성이 응축된 유·무형의 모든 것들 가운데 미래세대에게 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대상으로 하는 서울미래유산이 바로 그것이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20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의 ‘제12회 돈의문 주변’은 서울미래유산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코스로 잡았다. 정동의 옛 문화방송 사옥이자 현 경향신문 사옥에서 시작, 창덕여중 담장~경교장~돈의문박물관마을을 거쳐 종착지인 경희궁 방공호로 향했다.총연장 18.6㎞, 높이 5~8m의 한양도성. 조선 건국과 함께 쌓기 시작한 이 성은 놀랍게도 축성 기간이 단 98일에 불과했다. 49일씩 2번에 나눠서 했는데, 그 시기가 각각 한겨울인 음력 1~2월과 추수 뒤 다시 겨울 초입이었다. 봄가을처럼 공사하기 좋은 계절을 내버려두고 굳이 겨울에 공사를 강행한 이유가 있을까. 세상사 모두 이유가 있는 법. 새로운 왕도의 치안을 위해 성을 세월아 네월아 지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또 백성을 오래 잡아 두는 것만큼 원성을 사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태조 이래 세종과 숙종, 순조 대를 거쳐 꾸준히 개보수하는 등 힘겹게 짓고 이어 온 한양도성의 현재 모습은 그러나 예전 같지 않다. 흥인지문에서 동대문디자인플라자까지, 광희문 언저리에서 장충체육관까지, 숭례문에서 인왕산 밑까지는 거의 남아 있는 게 없다. 일제강점을 전후한 시기에 한양도성의 평지 부분을 헐어버린 결과다. 일부는 사가의 축대나 벽으로도 이용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번 투어 코스인 창덕여중 후문에 가면 학교 담장의 기초로 이용된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한양도성이 일제 당시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것도 물론 아니다. 1963년 사적으로 지정한 이후 1975년쯤 이른바 ‘국방유적 성역화’를 위해 여러 구간에 걸쳐 복구작업을 진행했다. 박정희 정권은 군사정권에 의한 통치의 정당성을 부각하고자 국방 관련 유적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를 진행했다. 문화재는 이렇게 정치적 이유로 사라질 뻔하다가도 역시 같은 이유로 다시 살아나기도 한다.옛 문화방송 사옥은 건물 상부의 창문틀을 브라운관 텔레비전 모양으로 설계하고 송신탑도 남겨 둬 누가 봐도 방송사 사옥답다. 지난주 투어 때 들른 아르코미술관과 아르코예술극장, 그리고 옛 샘터 사옥을 설계한 김수근의 작품이다. 1층 현관부에 외벽을 치지 않고 비워 둠으로써 지금처럼 장맛비가 내릴 땐 잠시 비를 그을 수도 있고, 햇볕이 강할 땐 산책자들의 그늘막 역할을 해 주기도 한다. 일반적으로는 최대한 격벽을 쳐 임대수익을 극대화하고자 하지만 이 건물은 남다른 면이 있다. 건축가의 센스와 건축주의 배려가 엿보인다. 다만 서울 내 김수근의 작품 중 14개가 서울미래유산에 등재됐지만 이 건물은 아직이다. 한국 방송의 역사나 건축적인 면에서 무게감이 각별하지만 아직 소유주의 신청이 없었기 때문이다. 언젠가 서울미래유산 목록을 두텁게 할 수 있는 예비후보 같은 건물이다. 다음 목적지는 경교장이었다.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마지막 청사가 있던 곳은 중국 상하이도 충칭도 아니다. 돈의문 터를 중심으로 옛 문화방송 사옥 맞은편에 있는 강북삼성병원 자리에 있었다. 최근까지 강북삼성병원의 현관 구실을 해 온 경교장이 바로 그곳이다. 경교장의 원래 명칭은 ‘죽첨장’(竹添莊)이었다. 갑신정변 이전까지 조선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던 일본공사 다케조에(竹添) 신이치로의 성을 딴 것이었다. 단 실제 소유주는 일본인이 아니라 일제강점기 금광을 개발해 ‘조선의 황금귀신’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부를 축적한 친일부역 혐의자 최창학이었다.“해방은 도둑같이 뜻밖에 왔다”는 함석헌의 말마따나 갑작스러운 해방은 죽첨장에 새로운 운명을 부여한다. 전투기를 헌납하는 등 친일부역을 열심히 했다 해방을 맞은 최창학이 자신의 안위를 걱정해 이 건물을 오랜 타국 생활 끝에 환국한 임시정부에 내놓은 것이다. 경교장에 여장을 푼 백범 김구 일행은 건물 이름을 왜색이 짙은 죽첨장에서 근처에 있던 다리 ‘경교’의 이름을 따 경교장으로 바꾸고 임시정부 청사로 삼았다. 그러고는 해방정국의 어수선한 상황에서 남북분단을 막기 위한 활동들을 펼쳐나간다. 김구가 북행을 결의하는 등 통일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한 곳이다. 그러나 1949년 백범이 서거하면서 경교장의 운명은 또다시 파란을 겪는다. 최창학이 되가져간 이후 자유중국대사관과 미군 특수부대사령부, 베트남대사관저 등으로 이용되면서 원래 모습을 서서히 잃어 갔다. 이윽고 1968년 강북삼성병원의 전신인 고려병원에 인수되고부터는 건물 내부가 완전히 개조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까지도 원무과와 X선 촬영실, 의사휴게실 등으로 쓰이면서 외벽만 그대로일 뿐 내부는 원래의 모습을 상당 부분 잃은 상태였다. 그랬던 경교장이 새로운 출발대 앞에 선 것은 2005년이었다. 늦은 감이 있지만, 김구 암살 이후 별다른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던 경교장이 국가 사적으로 지정된 것이었다. 그리고 2013년, 사적 지정 이후에도 김구가 암살당한 2층 집무실 정도만 원형에 가깝게 재현돼 관람객을 맞았으나 드디어 건물 전체를 당시의 모습에 가깝게 보수해 일반에 무료로 공개하기 시작했다. 해방정국과 그 이후 펼쳐진 정치지형에서는 등한시될 수밖에 없는 공간이었지만, 민주화 이후 사회적 성숙이 거듭되고 시민사회의 관심이 커지면서 비로소 경교장도 문화재의 반열에 오를 수 있던 것이다. 즉 동시대인들의 관심과 참여 여부에 따라 파괴되기도 하고 보수되기도 하며, 또 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한다.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문화유산도 생멸함을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이다.경교장과 경희궁 방공호 사이에 있는 돈의문박물관마을, 그중에서도 서울미래유산관을 찾았다. 지금은 470개의 서울미래유산 중 1960~80년대에 시민들의 사랑을 받던 식당과 찻집, 극장을 비롯한 휴식공간을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관심이 간 대상은 전시물이 아니었다. 출입문 옆에 비치된 ‘내가 제안하는 서울미래유산’ 설문지였다. 말 그대로 이곳을 찾은 시민들에게 과연 당신이라면 무엇을 서울미래유산으로 꼽고 싶은지 묻고 있었다. 서울미래유산의 본질이 그 질문 속에 녹아 있었다. 무엇이 서울미래유산이 되고 안 되고를 결정하는 것은 전문가들의 식견만이 아니다. 서울미래유산은 다른 어떤 문화재체계에 견줘 개방적인 개념이다. 실제로 시민이 직접 제안한 대상을 두고 서울미래유산 등재 여부를 판단하는 심사가 열리곤 한다. 판단 가늠자는 오로지 서울시민 개개인에서 나아가 우리의 미래세대에게 어떤 가치가 있느냐는 점이다. 시대적 공감대에 따라 문화재로 지정되거나 등재되고, 때론 철회되기도 하는 등 부침을 거듭할 수 있는 문화재란 존재…. 이번 투어는 서울미래유산을 하나도 만나지 않은 여정이기는 했다. 하지만 바로 그러하기에 서울미래유산의 의미와 내용, 나아가 문화유산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루트이기도 했다.마지막으로, 서울에 거의 유일하게 남아 있는 태평양전쟁의 흔적이지만 시민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공간이 하나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주차장 한쪽에 숨어 있는 이른바 경희궁 방공호가 그것이다. 태평양전쟁 말기인 1944년 초 일제가 미군 폭격에 대비해 만든 것이다. 길이 110여m에 폭 9m, 높이 6m 정도의 규모로, 내부는 20개 남짓한 크고 작은 방들로 구성돼 있다. 특히 콘크리트 외벽의 두께는 자그마치 3m나 됐다. 일제가 만든 서울 시내의 다른 방공호들은 철거되는 신세를 면치 못했다. 부정적 유산이기에 보존해야 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서다. 그러고 보면 경희궁 방공호 역시 아직까지 그 어떤 문화재로도 지정되거나 등록돼 있지 않다. 서울미래유산도 아니다. 하지만 그게 온당한 처사일까. 역사와 문화유산을 대할 때 긍정적인 것은 취하고 부정적인 것은 지양하기만 한다면 성찰의 시간이 끼어들 틈이 없다. 암울했던 과거를 떠오르게 할 수는 있지만 도리어 이 시대에 전하는 메시지는 강렬한, 다크 헤리티지가 지니는 현재적 가치는 이 땅의 어제와 오늘을 돌아보게 하는, 즉 성찰과 반성의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데에 있다. 왜 그런 일이 벌어졌으며, 어떻게 해야 그 상흔을 보듬을 수 있고, 나아가 비슷한 상황의 재발을 막고 더 나은 미래를 그려 보려는 사고의 여유는 이 같은 부정적인 역사유산이 지닌 현재적 존재 이유 중 하나다. 2013년 상암동 일본군 관사가 서울미래유산에 등재된 것처럼 이 방공호도 어떻게든 남아 지나간 식민지 시대의 아픔을 증언하는 동시에 잊지 못할 교훈을 주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지 않을까. 글 권기봉 ‘다시, 서울을 걷다’ 저자 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다음 일정 : 제13회 항동철길 ●출발일시 : 8월 22일 오전 10시 온수역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코로나 재확산에 자원봉사 뚝… 구례는 하루하루 버겁습니다

    코로나 재확산에 자원봉사 뚝… 구례는 하루하루 버겁습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전기 복구 등이 늦어지면서 하루하루 버텨내는 게 버거울 뿐입니다.” 17일 폭우와 섬진강 범람으로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던 전남 구례군 구례읍 양정마을. 지친 기색이 역력한 주민들은 “빨리 복구가 끝나야 한다”고 입을 모으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장비와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주민 이모(61)씨는 “폭우가 잦아든 지난 10일부터 대피소인 인근 중학교에서 잠을 자고 매일 아침마다 집과 논밭으로 출근하다시피 하면서 복구작업을 하고 있으나 힘이 부친다”며 “그동안 외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에 크게 의지했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뚝 끊겼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새 가전제품을 들이고 집 주변을 청소·정리하는 등의 작은 손길이 많이 필요하지만, 전국적인 코로나19 상황 악화로 외부의 도움을 받기가 어렵다”고 한숨지었다. 수도권과 광주 등 대도시에서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하면서 지난 주말부터 개인과 사회단체 등 민간인 자원봉사자도 크게 줄었다. 실제로 최근 폭우가 그친 이후 구례 지역에는 매일 민간인 자원봉사자 2000~3000명이 찾아와 침수된 가재도구를 옮기고 쓰레기를 치우는 등 피해 복구를 도왔다. 그러나 수도권 코로나19 재확산이 시작된 지난 14일부터는 하루 300~500명 정도로 크게 줄었다. 전남도도 “코로나19 재확산이 우려된다”며 “외부 자원봉사자가 피해지역을 오갈 때 방역 수칙을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마스크를 쓴 채 침수된 가옥과 비닐하우스 등을 청소하는 지역 주민과 군 장병은 이날도 비 오듯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자원봉사자 김모씨는 “솔직히 그늘에 있어도 숨이 막히는 폭염에 마스크를 쓰고 일한다는 것은 여간 고역이 아니다”라면서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을 수도 없고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인근 양정마을 100여 가구 200여명 중 80% 이상이 집안 정리가 안 된 탓에 밤에는 인근 학교 등 대피소에서 잠을 자고 낮엔 물이 빠진 집으로 돌아와 복구작업을 펴고 있다. 대피소에서 만난 최모씨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대피소에서 잘 때도 마스크를 쓰고 있다”면서 “여러 가지로 생활이 너무 불편하다”고 말했다. 구례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여름철 실외주차 4시간 만에 92도 상승… 조수석 창문 열고 운전석 문 여닫아야

    여름철 실외주차 4시간 만에 92도 상승… 조수석 창문 열고 운전석 문 여닫아야

    차량 갇힘 구조 2257명 중 아이가 56%1회용 라이터·캔 음료·페트병 폭발 위험아스팔트 온도 50~60도 낡은 타이어 ‘펑’지난해 7월 24일 오후 1시쯤 제주시 삼도동의 한 대형마트 2층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에 2살 여자아이가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날 오후 2시에는 제주시 노형동 상가 지하주차장에서도 차량에 3살 남자아이가 갇혔다. 두 사고 모두 아이들의 어머니들이 차량 안에 키를 둔 채 내렸다가 문이 잠기면서 발생한 사고다. 이날 제주도의 낮 기온은 섭씨 30.9도로 무더웠고, 두 아이는 모두 119대원에 의해 구조됐다. 긴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본격 시작되자 폭염으로 인한 사고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여름철 한낮 차량의 내부 온도는 외부보다 2배 이상 높아 어린아이가 방치됐다가 질식사하거나, 차 안의 1회용 라이터 등이 폭발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17일 한국교통안전공단과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차량 내 사람이 갇혔다고 신고받아 출동한 건수는 4370건이었고, 구조된 인원은 2257명이나 된다. 특히 구조 인원의 56.5%가 10세 이하 어린이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해 4월 17일부터 어린이 통학버스에 하차 확인장치를 설치하도록 의무화해 통학버스 운전자가 어린이의 하차 여부를 확인하도록 했다. 하지만 지난해 차량 내 갇힘 사고 건수는 1455건으로 2018년(1462건)과 큰 차이가 없었다.여름철에는 차량을 장시간 운행하거나 그늘이 없는 곳에 오래 주차하거나 과다하게 에어컨을 사용하면 차량 내부와 엔진이 과열될 우려가 있다. 교통안전공단에서 차량 대시보드(계기판 위쪽)에 1회용 라이터와 캔 음료를 올려놓고 바깥 온도를 섭씨 35도로 상승시키는 실험을 실시한 결과 4시간이 지나는 동안 대시보드의 온도는 92도까지 상승했고, 라이터와 캔 음료는 78~88도에서 폭발했다. 이윤형 교통안전공단 부교수는 “폭염 상황에서 바깥에 주차할 땐 창문을 약간 열어놓거나 전면 창유리 햇빛 가리개를 사용해 실내 온도를 낮춰야 한다”면서 “주차 공간의 특성상 한쪽 면만 햇빛에 노출된 경우라면 차량 앞쪽이 아닌 유리창 면적이 적은 뒤쪽을 햇빛이 비추는 곳을 향하도록 주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4시간 이상의 장시간 실외 주차로 자동차 실내 온도가 높아진 상태라면 온도를 낮추기 위해 조수석 창문을 열고 운전석 도어를 여러 번 열고 닫을 것을 권고한다. 조수석 창문을 열고 운전석 도어를 3회 열고 닫았을 경우 대시보드 온도는 8도, 실내 온도는 5도 감소한다는 것이다. 또 운전석 창문과 대각선 방향에 있는 뒤쪽 창문을 열고 주행하면 실내의 뜨거운 공기가 바깥으로 보다 빨리 빠져나갈 수 있다. 주차할 때 실내에서 화재와 폭발 위험이 있는 물건(라이터, 패트병 음료수, 휴대전화 보조배터리, 노트북 등)은 가지고 내리거나 실내 수납공간에 보관할 것을 권고했다. 차량 내부뿐 아니라 실외 차량관리도 필수적이다. 여름철 아스팔트 표면온도가 50~60도까지 올라가면 타이어 내부 온도는 약 120 정도로 올라가고 낡은 타이어는 고무가 갈라져 파열될 위험이 있다. 장시간 운전하면 브레이크가 과열된 상태에서 곧바로 차가운 물로 세차를 할 경우엔 브레이크 디스크의 수명을 떨어뜨릴 수 있다. 구영진 교통안전공단 검사운영처 차장은 “타이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월 1회 이상 점검을 하고, 여름철이나 고속도로 주행 땐 공기압을 10~15% 더 주입하고 2시간 주행마다 10분씩 휴식해 타이어 열을 식혀 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구 차장은 “엔진이 과열됐는지 여부는 계기판의 냉각수 온도 게이지를 통해 알 수 있는데, 대다수 운전자들이 이를 확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공동기획 : 한국교통안전공단
  • [사설] 폭염 시작, 취약층 보호대책 시급하다

    중부지방 장마가 어제 끝나자마자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54일이라는 역대 최장 장마로 인한 습도 때문에 체감기온은 더 높다. 그동안 복지시설 등을 통해 운영됐던 실내 무더위 쉼터가 코로나19로 인해 운영이 곤란한 경우가 많아 폭염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기상청은 올 8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0.5~1.0℃ 정도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고기온이 33℃를 넘는 폭염일수는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아질 것이라고 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열사병, 열실신 등 무더운 날씨로 인해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1841명으로 이 중 71.2%(1310명)가 8월에 발생했다. 발생 장소는 실외작업장이 32.5%(596명)로 가장 많고 논·밭 14.6%(269명), 길가 10.8%(198명) 순이다. 집에서 발생한 비율도 6.6%(121명)라 가정도 안심할 수 없다. 건설 현장 등의 노동자는 한낮 무더운 시간대에는 야외작업이 금지돼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무더위 시간대 옥외작업 중지 권고 온도를 38℃에서 35℃로 낮춘 바 있다. 이 권고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그렇지 않은 사업장의 경우 안전대책이 마련되도록 해야 한다. 농촌 어르신들이 장기간 더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마을 정자·그늘막 등을 야외 무더위쉼터로 활용하는 방안도 확대돼야 한다. 쪽방촌 거주민에 대해서는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냉풍기나 선풍기, 생수 지원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열사병 예방 3대 기본수칙인 물, 그늘, 휴식이 모두에게 보장될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하다. 환경부와 기상청이 지난달 공동 발표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기온이 1℃ 높아지면 사망 위험이 5% 증가하고 고령층과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에 피해가 집중될 수 있다. 기후변화로 재난이 된 폭염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과 실행이 필요하다.
  • 숲, 쉼

    숲, 쉼

    이른바 ‘7말8초’다. 절정의 휴가철이지만 유명 피서지에서조차 떠들썩한 분위기는 느껴지지 않는다. 코로나19에 사상 최장 기간의 역대급 장마가 겹친 탓이다.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에 숲만큼 좋은 곳이 있을까. 일상의 고단함을 다독여 줄 ‘힐링의 숲’을 꼽아봤다.①걷고 사색하고 치유하다-가평 잣향기푸른숲 경기도잣향기푸른숲은 153㏊ 면적에 수령 80년이 넘는 잣나무 약 5만 2000그루가 자라는 곳이다. 축령산과 서리산 중턱에 걸쳐 있다. 출렁다리와 데크로드를 아우르는 산책길, 사방댐으로 이어지는 ‘하늘호수길’ 등 다양한 숲 탐방로를 갖추고 있다. 탐방로 어디를 걸어도 하늘 높이 솟은 잣나무를 볼 수 있다. 명상과 기체조를 포함한 산림 치유, 숲 해설 프로그램 등은 무료로 진행되고 목공 체험만 재료비를 별도로 받는다. 잣향기푸른숲은 한국관광공사와 지역관광공사가 선정한 ‘비대면(언택트) 관광지 100선’에도 이름을 올렸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월요일은 쉰다. 조종천과 이어지는 호젓한 녹수계곡, 옛 가평역에서 뮤직 빌리지로 변신한 음악역1939(실내 입장 일부 제한) 등 주변 여행지도 함께 둘러보면 좋다.②100년 된 솔숲 힘-강릉 국립대관령치유의숲 국립대관령치유의숲은 1920년대 조성한 금강소나무 숲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울창한 숲에는 성격과 난이도가 다른 8개의 숲길이 조성돼 있다. 편안하고 쉬운 코스인 ‘솔향기치유숲길’과 목재 데크가 깔린 ‘치유데크로드’, 최고 난도를 자랑하는 ‘도전숲길’까지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시원하게 뻗은 소나무 사이를 산책하고, 울창한 숲이 내주는 그늘에서 쉬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산림치유지도사가 함께하는 맞춤형 산림치유 프로그램도 인기다. 9월 말까지는 토요일 밤마다 시원한 숲의 소리와 향기를 오감으로 느껴 보는 프로그램 ‘대관령숲, 별이 빛나는 밤에’(체험비 1만원, 예약 필수)가 진행된다. 아울러 국내 1호 자연휴양림인 대관령자연휴양림과 도보 여행길로 인기 높은 대관령옛길이 지척에 있다. 강문해변, 순긋해변, 사천해변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기 관광지를 비롯해 동해안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꼽히는 헌화로, 복합 문화공간 하슬라아트월드도 함께 둘러보면 좋다.③꽃·나비와 숲속 힐링 타임-국립제천치유의숲 금수산 자락에 자리잡은 국립제천치유의숲은 올해 본격적으로 손님맞이를 시작한 곳이다. 숲하모니, 치유힐링숲테라피, 한방힐링숲테라피 등 산림 치유 프로그램들은 매일 단체손님이 있을 정도로 인기다. 프로그램은 참여 대상과 인원에 따라 다르게 구성된다. 건강 측정, 티 테라피, 산림공예 등을 체험하는 숲하모니는 별도 예약이 필요 없지만, 나머지 프로그램들은 방문 일주일 전 홈페이지나 전화를 통한 예약이 필수다. 숲길은 치유 프로그램 없이 그냥 걸어도 좋은 길이다. 마가목과 음나무 등 약초가 자라는 약초원, 건강치유숲길과 숲내음치유숲길, 음이온치유숲길 등은 일년 내내 무료로 개방한다. 주변에 볼거리도 많다. 제천산야초마을에서 약초 체험을 하거나 ‘내륙의 바다’ 청풍호에서 유람선이나 케이블카를 탈 수 있다. 신라 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정방사에 오르면 절벽 아래 들어앉은 아담한 산사와 청풍호가 어우러진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④반려견과 힐링-영양 검마산휴양림·자작나무숲 영양은 아시아 최초로 국제밤하늘보호공원에 선정될 만큼 아름다운 밤하늘과 힐링 숲이 자랑이다. 금강소나무가 빽빽한 검마산자연휴양림에선 피톤치드 삼림욕의 진수를 체험할 수 있다. 이 휴양림의 또 다른 매력은 책 읽는 숲이라는 점이다. 숲속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숲 어디서나 읽을 수 있다. 반려견 동반이 가능한 휴양림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반려견과 함께 숙박이 가능한 휴양관과 캠핑 사이트, 그리고 야외 반려견 놀이터가 마련돼 있다. 검마산 자락에 자리한 또 다른 힐링 숲은 영양자작나무숲이다. 1993년에 인공 조림한 31㏊ 규모의 자작나무숲이 어느새 어엿한 청년 숲으로 자랐다. 사륜구동 차량이 아닌 경우, 숲 입구까지 약 3.2㎞를 걸어야 한다. 물론 그마저 푸른 나무와 청정한 계곡물 소리가 여행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장수포천변의 영양반딧불이천문대에 가면 별과 함께 반딧불이를 만날 수 있다. 조선시대 민간 정원인 서석지, 산해리 오층모전석탑(국보 187호) 등은 영양의 멋과 아름다움을 간직한 역사 명소다.⑤문씨 가문 지켜온 400년 숲-부산 기장 아홉산숲 기장군 철마면에는 걸으며 힐링하기 좋은 아홉산숲과 부산치유의숲이 있다. 아홉산숲이 울창한 숲이라면, 부산치유의숲은 시야가 탁 트이고 눈이 편안해지는 숲이다. 남평 문씨 가문이 400년 가까이 가꾸고 지켜온 아홉산숲은 맹종죽을 대표로 금강소나무, 삼나무, 편백 등 다양한 나무 군락이 있는 ‘모둠 숲’이다. 걷는 내내 탄성이 쏟아진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더 킹: 영원의 군주’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많은 여행자가 찾는다. 아홉산숲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부산치유의숲은 갖가지 산림 치유 프로그램으로 몸과 마음을 다스리기 좋은 곳이다. ‘힐링로드’부터 산등성이를 따라 이어지는 에코 트레킹 코스 ‘솔바람길’과 ‘큰바위길’까지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고산 윤선도가 즐겨 찾았다는 황학대, 드라마 촬영지로 사랑받는 죽성드림세트장, 죽성리 해송(부산기념물 50호) 등 주변 볼거리도 풍성하다. 글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사진 한국관광공사 제공
  • 일본 7월 기업도산 최다…코로나19 경제타격 본격화

    일본 7월 기업도산 최다…코로나19 경제타격 본격화

    지난달 일본의 기업 도산이 올들어 최다를 기록하고 상반기 일본 전체 경상흑자가 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경제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도쿄상공리서치가 11일 발표한 전국의 7월 기업 도산 건수(부채 1000만엔 이상)는 올들어 가장 많은 789건으로 집계됐다. 부채 1000만엔 미만의 경영 파탄도 83건으로 전년동월 대비 1.8배로 증가했다. 부채 1000만엔 이상 도산을 업종별로 보면 음식업(93건)을 포함한 서비스업이 283건으로 가장 많고 도매업과 운수업도 증가세를 보였다. 음식업의 도산 증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사람들의 외출과 이동이 줄어든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재무성이 같은날 발표한 올 상반기 국제수지에서도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폭이 전년동기 대비 31.4% 감소한 7조 3069억엔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에 따라 수출이 감소했고 외국인 여행자의 방문이 급감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상반기 기준 경상수지 흑자가 10조엔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5년 이후 5년 만이다. 무역수지는 대미 자동차·부품 수출 등 부진으로 1조 976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동기에는 1734억엔 흑자였으나 올해 마이너스로 반전됐다. 여행·수송 등 서비스 수지도 지난해 1726억엔 흑자에서 올해 1조 1711억엔 적자로 돌아섰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서울 영등포구, 집중호우 긴급대책회의…취약지 현장점검

    서울 영등포구, 집중호우 긴급대책회의…취약지 현장점검

    서울 영등포구가 풍수해 예방을 위해 지난 6일 긴급 회의와 함께 여의도 일대 풍수해 취약지역 현장 전반 점검에 나섰다고 7일 밝혔다. 서울 지역 호우경보가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유지되고 있고 오전 4시 강풍주의보가 발효됐다. 이에 구는 6일 아침 일찍 풍수해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집중호우 및 강풍과 관련한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하고 각 부서별, 동별 대응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대형 공사장, 위험 취약시설에 대한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을 면밀히 챙겼다. 아울러 빗물받이 덮개 제거를 비롯해 저지대와 침수취약지역 현장 순찰에 더욱 신경써 줄 것을 당부했다. 채 구청장은 또 6일 강풍주의보와 7일까지 시간당 예상 강우량 50~100mm(많은 곳 120mm 이상)의 집중호우 예보를 앞두고 풍수해 예방을 위한 현장 점검에 돌입했다. 이날 구는 침수 상태인 한강변 일대 현장 점검에 나서, 인근 건물 옥상 대형 광고물 및 샛강보도육교, 여의도육갑문, 원효대교를 순차적으로 면밀히 점검하며 안전 상태를 살폈다. 오후에는 양평유수지와 안양천과 도림천을 방문해 점검했다. 이와 함께 구는 빗물펌프장 8곳 전체를 가동하며 현재까지 약 154만t의 물을 방류했다. 또한 집중호우로 침수된 도림천과 안양천, 한강 둔치 전 구간을 비롯해 육갑문 4곳을 모두 통제하며 구민의 생명과 안전 보호에 나섰다. 각 부서와 주민센터에서는 6일 예상되는 강풍에 대비해 취약지역 및 공사장 점검을 완료했으며, 폭염 그늘막도 모두 결박했다. 현재 구는 풍수해 재난안전대책본부 위기 단계를 발령해 24시간 비상근무 체제를 가동 중이다. 채 구청장은 “기상상황 24시간 모니터링 및 실시간 현장 점검 등 선제적 대응으로 풍수해를 예방할 것”이라며 “철저한 사전대비와 발 빠른 대처로 구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공익활동 노하우 공유”… 서울신문·국제라이온스협회 의기투합

    “공익활동 노하우 공유”… 서울신문·국제라이온스협회 의기투합

    서울신문과 국제라이온스협회 354-D지구(서울 강남)가 5일 다양한 공익활동을 함께하기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이날 협약식에서 앞으로 수재민돕기와 태국 아리랑초등학교 재건축 사업 지원 등 국내외에서 다양한 사회공익활동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제라이온스협회 D지구 본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날 협약식에서 양주환 D지구 총재는 “국내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서울신문과 국내 최대 봉사단체인 국제라이온스협회 354-D지구가 서로 상생발전하는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면서 “서울신문사와 함께 사회 그늘진 이웃을 도우며 다 함께 잘사는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고광헌 서울신문 사장은 “서울신문은 1968년 광화문 광장의 이순신 장군 동상을 국민모금으로 세우는 등 우리나라 발전에 앞장섰다”면서 “그동안 서울신문이 추진해 온 여러 공익활동과 국제라이온스협회 354-D지구의 축적된 봉사활동 경험이 만나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국제라이온스협회 354-D지구에서는 204개 클럽 6800여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며 최근 1년간 불우이웃돕기와 장학사업, 사회공익사업, 재해지원사업 등으로 약 36억원을 기부했다. 서초동에 어린이교통안전교육원을 설립, 2002년부터 지난 5월까지 3460개 단체 16만 8000명을 대상으로 교통안전교육도 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5일까지 중부 물폭탄…남부는 잠 못드는 찜통더위

    5일까지 중부 물폭탄…남부는 잠 못드는 찜통더위

    중부 시간당 50~120㎜ 매우 강한 비 호우경보가 발효된 중부지방에 5일까지 100~300㎜의 물 폭탄이 퍼부을 것으로 예측됐다. 폭염특보가 내린 남부지방은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는 아열대 현상이 나타나는 등 푹푹 찌는 더위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중부지방에 5일까지 시간당 50~100㎜(일부 12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4일 예보했다. 서울, 경기, 강원도 지역에 비구름대가 동서로 길게 발달하고, 이 구름대가 발달하는 지역이 늘고 있어 전날 비가 거의 오지 않는 곳에도 강한 비가 내릴 수 있다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특히 제4호 태풍 ‘하구핏’이 북상하면서 집중 호우 지역과 예상 강수량이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 좁고 긴 비구름대…태풍 ‘하구핏’ 집중호우 지역 바꿀 수도 5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서울·경기·강원영서·충청북부·서해5도 100~300㎜이며 많은 곳은 500㎜ 이상 비가 오겠다. 강원영동·충청남부·경북북부 50∼100㎜(많은 곳 150㎜ 이상), 남부내륙·제주도 5∼40㎜ 등이다. 기상청은 “비의 강도가 강약을 반복하고 오다 그치기를 반복하면서 불규칙하게 내리겠다”면서 “이미 매우 많은 비로 지반이 약해져 있으니 산사태, 축대붕괴, 하천범람, 침수 등 추가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경상도 체감온도 35도 이상…온열질환 유의해야 한편 충청남부·남부지방·제주도는 5일까지 낮 기온이 33도 이상 오르는 곳이 많고 밤에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는 곳도 있겠다. 일부 경상도는 체감온도가 35도 이상 올라 매우 덥고 그 밖의 지역도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가 31도 안팎까지 오르겠다. 기상청은 “폭염시 온열질환에 걸리기 쉬우니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식중독 예방에 신경 써야 한다”면서 “경상도 지역 옥외작업장은 시원한 물과 쉴 그늘을 준비하고 한 시간마다 15분씩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여기는 베트남] 갓난아기 품에 안고 ‘오토바이 택시’ 모는 아빠의 사연

    [여기는 베트남] 갓난아기 품에 안고 ‘오토바이 택시’ 모는 아빠의 사연

    갓난아기를 품에 안고 ‘오토바이 택시’를 모는 아빠, 최근 베트남 호치민에서 화제가 되는 인물이다. 사연의 주인공은 38살의 응웬 쭝 히우. 그는 8개월 된 아들을 품에 안고 호치민에서 그랩바이커(Grab Biker, 오토바이 기사)로 일하고 있다. 그랩바이크는 오토바이 뒷좌석에 앉아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오토바이 택시’다. 과거 그는 은행 대출을 받아 과감히 개인 사업에 도전했지만, 사업 실패로 거의 전 재산을 잃게 됐다. 아내와 함께 작은 단칸방을 빌려 갓난아기를 돌보고 있지만, 당장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하고 있다. 최근 그의 아내는 슈퍼마켓의 영업 사원으로 일하게 됐고, 그는 그랩바이커로 일을 시작했다. 문제는 자녀들을 돌봐 줄 손길이 부족하다는 것. 큰아들은 그의 부모님께서 돌봐주기로 하셨지만, 70세가 넘은 연로한 나이에 노점상을 하면서 둘째까지 맡기기는 무리였다. 결국 그는 둘째를 품에 안고 오토바이에 오르게 됐다. 아기띠, 기저귀, 우유, 레인코트, 타월 등 온갖 아기용품을 오토바이에 싣고, 아이를 품에 안은 채 오토바이를 운행한다. 뜨거운 자외선에 아기가 지치면 잠시 그늘에서 쉬었다가 다시 오토바이에 오른다. 더 큰 문제는 우기로 접어들면서 종종 쏟아지는 폭우에 아기가 젖는 것이다. 아무리 레인코트를 입혀도 매서운 폭우에 온전히 아기를 보호하기는 힘들다. 작렬하는 태양의 더위와 매서운 폭우에 아기가 자지러지게 울면 그는 서글퍼진다고 말한다. 그는 “다른 방도가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아기가 너무 많이 울면 일을 접고 집으로 돌아간다”고 전했다. 게다가 많은 손님들이 오토바이 기사의 품에 아기가 있는 것을 보고 놀라서 탑승을 거부하기도 한다. 그래도 그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끼면서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어 힘이 된다고 전했다. 일부 승객들이 그의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는데, 이에 대한 찬반 여론이 팽팽하다. 일부는 “위험하고, 승객에게도 거부감을 준다”면서 부정적 의견을 보이는 반면, 일부는 “부성애가 느껴지면서도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그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아기를 안고 일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어떻게 하면 아기가 편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돈을 벌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날마다 밤잠을 설친다"고 말했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litta74.lee@gmail.com
  • 강서 ‘무더위 쉼터’ 28곳… 안전숙소도 운영

    서울 강서구는 본격적인 폭염에 대비해 주민들이 안전한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지역 곳곳에 ‘무더위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현재 운영 중인 무더위 쉼터는 동주민센터 20곳, 야외 무더위쉼터 6곳, 야간 안전숙소 2곳 등 28개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경로당을 대신해 등촌동과 방화동 등의 종합사회복지관 앞마당에 야외 무더위 쉼터를 설치했다.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야외 무더위 쉼터에는 구민들이 더위를 피해 쉬어 갈 수 있도록 그늘막 텐트와 냉풍기, 대형 선풍기 등을 설치했다. 동주민센터 무더위 쉼터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고, 폭염특보(주의보, 경보)가 발령되면 오후 9시까지 연장 운영된다. 이와 함께 강서구는 지역 숙박업소 2곳과 협약을 맺고 오는 31일까지 ‘무더위 안전숙소’도 운영한다. 이용 대상은 가정에 에어컨이 없거나 가족 돌봄을 받기 힘든 만 60세 이상의 저소득 홀몸노인과 고령부부 등이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무더위 쉼터가 코로나19와 무더위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주민들에게 휴식공간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쉼터 이용 땐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을 꼭 지켜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단독] 폭염에 쓰러진 27명 노동 ‘안전 그늘’ 없다

    [단독] 폭염에 쓰러진 27명 노동 ‘안전 그늘’ 없다

    온열질환 건설 노동자 51% 최다기업 이윤·노동자 일당 감소 탓열사병 예방 3대 수칙 ‘유명무실’“임금 보전·민간 정착 방안 필요”국가인권위원회가 폭염(최고기온 33도 이상) 시 노동자가 작업을 중지하고 그에 따른 임금을 보전받을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가 현행 법·제도를 개선할 것을 권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6년 동안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숨진 노동자가 27명에 달할 만큼 불볕더위로 인한 산업재해가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인권위는 우선 공공 부문 공사 현장에 폭염 시 작업 중지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노동계는 향후 민간 부문까지 확대·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3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는 현재 ▲공공 부문 건설 현장에서 폭염일 때 노동자의 작업 중지가 가능하도록 하고 ▲작업 중지 시간을 근무 중 휴식시간으로 보고 노동시간으로 인정하는 방안 ▲그에 따른 임금 보전 방안을 마련할 것 등을 고용부에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 6년(2014~2019년) 동안 온열질환(열사병, 열 탈진, 열 실신 등)으로 산업재해 피해를 본 노동자는 총 158명이다. 이 중 건설 노동자가 81명(51.3%)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노동자 27명 중 19명(70.4%)이 건설 노동자였다. 고용부는 폭염 대비 정책으로 지난해 8월 ‘열사병 예방 3대 기본 수칙’을 만들었다. 이 가이드라인은 폭염특보 발령 시 노동자에게 1시간 주기로 10~15분 이상씩 규칙적으로 휴식할 수 있도록 하고, 노동자가 건강상의 이유로 작업 중지를 요청하면 사업주가 즉시 조치하도록 하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이 가이드라인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재희 건설노조 교육선전실장은 “건설 노동자들이 안전 규정대로 일하게 해 달라고 요구하면 ‘지킬 것 다 지키면 공사 못 한다’, ‘당신 아니어도 일할 사람 많다’, ‘내일부터 나오지 마라’ 등의 핀잔을 받는다”면서 “어떻게든 빨리 공사를 끝내 이윤을 창출하려는 건설사에 폭염 대책은 안중에도 없다”고 말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노동자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노동자의 작업중지권은 거의 사용되지 못한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은 “노동자가 위험하다고 판단해서 작업을 중지하면 회사에서 현장을 점검하고 안전대책을 세운 뒤 작업을 재개하는 게 아니라 노동자를 징계하거나 노동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가 잦다”고 전했다. 이처럼 노동자에게 불리한 처분을 하는 사업주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없다. 건설 현장에는 임시·일용직 노동자가 많다. 이들은 일당 감소에 대한 부담 때문에 폭염 시에도 일을 계속 하려는 경향이 있다. 최 실장은 “작업 중지는 노동자의 생계 위협과 연동된다”며 “임금 보전 방안이 없으면 해결이 어렵다”고 말했다. 전 실장은 “인권위 권고안이 공공 부문뿐만 아니라 향후 민간 현장에도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6년 간 온열질환으로 27명 사망…인권위 ‘폭염 시 작업 중지’ 권고 추진

    6년 간 온열질환으로 27명 사망…인권위 ‘폭염 시 작업 중지’ 권고 추진

    최근 6년 동안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노동자가 27명에 달할 만큼 폭염으로 인한 산업재해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폭염 때 노동자가 작업을 중지하고 그에 따른 임금을 보전받을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가 현행 법·제도를 개선할 것을 권고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로서는 공공 부문 공사 현장에 우선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데, 노동계는 향후 민간 공사 현장에까지 확대·시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3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는 현재 △공공 부문 건설 현장에서 폭염으로 인한 노동자의 작업 중지가 가능하도록 하고 △작업 중지 시간을 근무 중 휴게시간으로 보고 노동시간으로 인정하는 방안 △그에 따른 임금 보전 방안을 마련할 것 등을 고용부에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안건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에 대한 직권조사 여부를 결정하는 안건이 추가됐던 지난달 30일 상임위원회에 보고된 안건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 6년(2014~2019년) 동안 온열질환(열사병, 열 탈진, 열 실신 등)으로 산업재해 피해를 입은 노동자는 총 158명이다. 이 중 건설 노동자가 81명(51.3%)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노동자 27명 중 19명(70.4%)이 건설 노동자다. 건설 노동자와 같이 밖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폭염 대비 정책으로 고용부는 지난해 8월 ‘열사병 예방 3대 기본 수칙 물·그늘·휴식 이행 가이드’(이하 가이드라인)를 만들었다. 이 가이드라인은 △노동자에게 깨끗한 물과 그늘진 장소를 제공할 것 △폭염특보(폭염주의보·경보) 발령 시 노동자에게 1시간 주기로 10~15분 이상씩 규칙적으로 휴식할 수 있도록 할 것 △노동자가 건강상의 이유로 작업 중지 요청 시 사업주가 즉시 조치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또 일 최고기온 단계별(31도 이상, 33도 이상, 35도 이상, 38도 이상) 대응 요령도 제시하고 있다. ●현장에서 작동 안 하는 정부 ‘폭염 대책’ 가이드라인 그러나 노동계에서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재희 건설노조 교육선전실장은 “건설노조가 지난해 8월 조합원 3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을 때 폭염특보 발령 시 1시간 일하면 10~15분 이상씩 규칙적으로 쉬는 경우는 23.1%(85명)에 불과했다. 건설 현장에는 쉴 곳조차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라면서 “콘크리트를 붓거나 채우는 일을 하는 노동자들은 콘크리트에서 발생하는 열까지 더해진 환경에서 일을 하고, 철근 노동자와 형틀목수 노동자는 사방이 철근으로 둘러싸인, 체감온도가 40도를 넘는 곳에서 일을 해 열사병은 물론이고 체력 및 집중력 약화로 각종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록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이 ‘노동자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다’는 노동자의 작업중지권(또는 작업대피권)을 명시하고 있지만 노동자가 실제로 현장에서 행사하기 어려운 점도 문제다. 전 실장은 “건설 노동자들이 안전 규정대로 일할 것을 요구하면 현장 반응은 ‘지킬 것 지키면 공사 못 한다’, ‘당신 아니어도 일할 사람 많다’, ‘내일부터 나오지 마라’ 등”이라면서 “시간이 곧 돈인지라 어떻게든 빨리 공사를 끝내 공사기간 단축을 통한 이윤 창출을 하려는 건설사에 폭염 대책 등은 안중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은 “‘급박한 위험’의 범위에 대해 회사와 다툼이 있다. 노동자가 위험하다고 판단해서 작업을 중지하면 회사에서 현장을 점검하고 안전대책을 세운 뒤 작업을 재개하는 게 아니라 노동자를 징계하거나 노동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노동자의 작업중지권 법적 권리지만…행사하면 불이익 우리나라가 2008년 2월 비준한 국제노동기구(ILO)의 ‘산업안전 보건 협약’(제155호 협약)은 ‘자신의 생명이나 건강에 급박하고 심각한 위험이 존재한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작업 환경으로부터 스스로 이탈한 노동자는 국내 여건과 관행에 따라 부당한 결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회원국에는 위험한 작업 환경에서 작업을 중지한 노동자가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정책을 수립·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최 실장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이유로 작업을 중지한 노동자에게 사업주가 해고 등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고 산안법에 명시돼 있긴 하지만 이를 어긴 사업주를 처벌하는 조항이 없다. 고용부는 처벌 조항을 신설하는 입법을 몇 차례 추진했었고, 2018년 12월 11일 김용균씨의 사망을 계기로 산안법 전부개정이 진행될 때 지난해 2월 입법예고한 법안에도 처벌 조항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국회 심의 과정에서 처벌 조항이 삭제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용부가 지난해 2월 입법예고한 산안법 전부개정법률안은 위 이유로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한 노동자에게 해고 등 불리한 처분을 한 사용자를 징역 1년 이하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규정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김용균씨 사망 직후인 2018년 12월 27일 국회를 통과해 올해 1월 16일부터 시행된 산안법에는 이 처벌 조항이 빠졌다. 중대재해가 발생하거나 시정 조치 후에도 유해한 작업 환경이 개선되지 않은 사업장에 작업 중지를 명령할 수 있는 고용부의 작업 중지 명령권도 제한적인 경우에만 행사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최 실장은 “지난 6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일하던 일용직 노동자가 온열질환으로 사망하는 일이 있었는데, 사건 초기에 고용부는 작업 중지를 명령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가 노조에서 강력히 주장해 나중에 작업 중지 명령을 했다”고 밝혔다. ●일용직 많은 건설 현장…작업 중지 시 임금 보전 필요 건설회사가 노동자들을 상시 고용하는 형태가 아니라 공사가 시작되면 그때마다 필요한 인원에 맞게 노동자와 고용관계를 맺는 구조상 건설 현장에는 임시·일용직 노동자가 많다. 통계청이 지난 4월 발표한 ‘2019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 통계자료에 따르면 건설업 분야 임금 노동자 163만 9000여명 중 상용직 노동자(78만 2000여명)보다 임시·일용직 노동자(85만 8000여명)가 더 많다. 그러다 보니 건설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일당(하루 단위로 지급)에 대한 부담으로 폭염 시에도 작업을 계속 하려는 경향이 있다. 최 실장은 “폭염으로 인한 위험의 주 대상이 되는 건설·조선업 현장 노동자들은 임시·일용직이 많다”면서 “임금 보전 방안이 없으면 작업 중지가 노동자의 생계를 위협하는 문제와 연동돼 해결이 어렵다”고 말했다. 폭염으로 노동자들의 작업이 중지될 경우 임금을 보전한다는 규정은 현행법에 없다. 전 실장은 “폭염으로 작업이 현저히 곤란할 경우 발주처가 공사를 일시 정지하도록 하고, 공사기간을 산정할 때 처음부터 폭염에 따른 작업 중지 기간을 고려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폭염의 지속으로 공사기간이 연장됐을 때 그에 따른 손해를 정부가 보전하는 방안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폭염경보가 발령됐을 때 서울시와 그 자치구, 투자출연기관이 발주한 공사 현장 노동자들의 오후 시간 실외 작업을 중지하되 이에 따른 노동자들의 임금을 보전해주는 제도를 2018년 8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공사 현장 편의시설 확충도 과제 인권위는 이외에도 공사 현장의 편의시설 설치 기준을 개선할 것을 고용부에 권고할 예정이다. 현행 건설근로자법(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은 사업주로 하여금 1억원 이상 규모의 건설 공사가 시행되는 현장에 화장실, 식당, 탈의실 등의 편의시설을 설치하거나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수에 비례해서 편의시설을 설치하도록 하는 규정과 편의시설이 어떤 설비들을 갖춰야 하는지를 명시한 규정은 없는 상황이다. 전 실장은 “원청회사 사무실이 있는 간이건물에는 화장실, 샤워실, 탈의실 등이 다 갖춰져 있다. 예전에는 원청사 직원들만 이용할 수 있도록 자물쇠를 채우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노동자들의 항의로 하청회사 노동자들도 사용을 할 수는 있긴 하지만 작업 현장과 거리가 멀어 작업 중에는 사용하기 힘들다”면서 “300여명이 일하는 현장에서도 10여명이 쉴 수 있는 휴게실이 전부라고 한다. 편의시설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이런 내용들을 담은 권고안을 다음 상임위원회에 재상정해 수정, 보완하는 작업을 계속 할 예정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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