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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경호 칼럼] 김미애 절반만큼이라도 하라/논설실장

    [진경호 칼럼] 김미애 절반만큼이라도 하라/논설실장

    흔히 ‘생계형 좌파’라고들 한다. 보수우파가 진보좌파 진영을 이런 말로 공격한다. 진보의 가치를 내세우며 뒤로 제 패거리의 경제적 이권을 챙기기 바쁜 위선의 집단이라는 것이다. 꼭 틀린 말도 아니다. 탈원전 뒤로 태양광 잔치를 벌이며 갖은 이권을 챙긴 것 하며, 협동조합이니 마을공동체니 하는 단체들을 마구 만들어 지방정부 예산을 알뜰살뜰 챙긴 것 하며 사례는 줄을 잇는다. 자 그럼 보수우파의 정치집단은 뭐라 부르는 게 적절할까. ‘여가형’이다. 국민의힘에 붙는 ‘웰빙당’은 오명(汚名)이지만 오명(誤名)이 아니다. 가진 자들의 집단으로 보수우파를 규정하는 건 비약이다. 야권의 운동권 세력 역시 기득권이 된 지 오래, 생계형 좌파의 부도 이젠 막대하다. 문제는 우파의 사고 체계다. 사회 구조의 문제를 중시하고, 그래서 내 탓보다 남 탓 하는 데 능한 좌파에 비해 개인의 자유와 책임을 중시하는 이들은 상대적으로 타인과 주변을 살피는 능력과 집단적 연대의식이 떨어진다. 내 팔 내가 흔들고 네 팔 네가 흔든다는 식이다. 환경에 둔감하고 대응이 서툴다. 보수우파 정권은 그래서 “국민이 몰라 준다”는 말을 달고 산다. 모르는 건 국민이 아니라 그들이건만, 그들은 모른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체제의 무기력, 한덕수 총리 체제의 헛다리 정책은 이런 연원을 두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검찰의 기소와 동시에 벚꽃 피어나듯 만개한 봄날, 여권은 다시 겨울을 맞고 있다. 지지율이 급락세다. 민주당에 돈봉투 폭탄이 터졌지만 대장동으로도 ‘재미’를 못 보는 이들에게 득 될 건 없어 보인다. 아니, 득이 돼선 안 될 일이다. 문재인 정부가 그랬다고 윤석열 정부마저 야당 복만 찾는다면 나라만 결딴난다. 이재명 리스크 속 여권의 고전은 조국 사태가 증폭시킨 진영 논리로 인해 우리 사회가 옳고 그름을 가리는 데 매우 무디어졌음을 말해 준다. 제 불의마저 정치 탄압이라 우기는 가스라이팅의 그늘이 안타깝지만, 그게 현실이다. 집권세력이 지금 위기라고 느낀다면 이제라도 이재명 리스크에 기댈 생각부터 접어야 한다. 야당은 물론 여권마저 이재명만 쳐다보고 있다면, 그 자체로 이재명에게 지는 구도다. 대표부터 시작해 줄줄이 야당 까는 소리만 하는 최고위원회의는 나라와 국민을 책임진 여당이 보여 줄 모습이 아니다. 야당의 상대는 여당이지만 여당의 상대는 국민이다. 현 여권이 이명박 정부 시절 사람들로 꾸려졌다는 말에 이 전 대통령이 사석에서 답했다. “쓸 사람이 없잖나. 문재인 정부 사람을 쓰겠나, 박근혜 정부 사람을 쓰겠나.” 집권세력의 당신들은 그런 사람이다. 잘나서가 아니라 대안이 없어서다. 거들먹대며 입정치를 할 처지들이 아니다. 총선을 1년 앞두고 당의 운명이 걱정된다면 홍준표가 어떠니, 전광훈이 어떠니 하는 코미디 입씨름부터 접기 바란다. 그리고 소속 의원 전체가 여공 출신 싱글입양모 초선 김미애 의원의 지난 3년 의정부터 다시 살피기 바란다. 말이 아니라 발로 하는 그의 정치를 중진입네 다선입네 하며 목에 힘준 의원들부터 다시 배워라. 그가 얼마나 발품을 파는지, 민심은 어떻게 얻는 것인지는 그의 페이스북만 봐도 금세 안다. 내 딸, 내 누이에게나 지을 활짝 웃음이 주민들 얼굴에 가득하다. 자신의 지난 시절만큼이나 어려운 이웃들이 눈에 밟혀 국회의원으로서 하루를 이틀처럼 사는 그의 성정도 거기 있다. 내 주장은 나중이고 내 도리부터 다하는 것, 보수우파의 가치가 거기에 있다. 김 의원은 요즘 큰 꿈 하나를 꾼다. 내년 총선에서 전국 최고 득표율을 기록하는 것이다. 으스대려는 게 아니다. 주민이 뽑은 국민의 공복으로서 “이만하면 됐다”며 흡족해하는 이웃들이 한 명이라도 더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총선이 걱정이라면 한없이 겸손한 이 욕심부터 배워라.
  • [포착] 전부 땡볕에 앉은 사람?…200만 명 몰린 印 야외 행사서 13명 사망

    [포착] 전부 땡볕에 앉은 사람?…200만 명 몰린 印 야외 행사서 13명 사망

    최대 200만 명이 몰린 인도의 한 야외 행사에서 폭염으로 인해 최소 13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인도 마하라슈트라주(州) 나비 뭄바이에서는 국가 후원의 한 야외 시상식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사회에 공헌한 복지사 등에게 상을 주기 위한 자리였으며, 아미트 샤 인도 내무장관을 비롯해 고위 정치인들이 다수 참석했다.  현지 언론인 인디언익스프레스는 이날 행사에 약 200만 명이 몰렸다고 전했으며, 집권 여당 바라티야 자나타당(BJP)은 약 100만명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날씨였다.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행사가 진행될 때 기온은 최고 38도까지 치솟았고, 군중은 최대 5시간 이상 땡볕에 노출돼 있었다. 그 결과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탈수와 열사병에 걸린 인원은 약 600명, 이로 인해 병원에 입원한 사람은 50명, 폭염으로 사망한 사람은 11명에 달했다.  에크나트 신데가 마하라슈트라주 총리는 트위터에 사상자 소식을 전하며 “슬프고 충격적인 일”이라면서 피해자의 유가족에게 보상을 약속했다. 인도 야권은 이번 비극이 정부의 과실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마하라슈트라주의 지역주의 및 힌두교 우선주의 성향의 시브 세나 정당 측은 병원에서 환자들을 만난 뒤 “행사가 제대로 계획되지 않았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18일 “행사 예산으로 1300만 루피(한화 약 2억 900만 원)이 들었다. 대부분 화장실 설치와 소방차·구급차 및 의사·간호사·구급대원 400명 이상을 준비하는데 사용됐다”면서 “많은 사람이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면 왜 이렇게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행사 당시 그늘이 없는 상태에서 모자나 우산 등도 없이 몇 시간동안 인파가 대기해야 했다”면서 “행사장 그 어디에도 열사병의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공개된 사진에서는 우산이나 모자를 소지한 참석자는 소수에 불과하며, 대부분이 햇볕을 가릴 만한 도구 없이 땡볕에 앉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편 인도에서는 4월 중하순부터 여름 더위가 시작되며, 5월에는 최고 50도에 육박할 정도의 본격적인 폭염이 이어진다.  일반적으로 6월부터는 인도 남부를 시작으로 몬순 우기가 찾아와 기온이 떨어지기 때문에, 4월 하순부터 5월을 한여름으로 본다. 실제로 뉴델리는 18일 기준으로 낮 최고 기온이 41도까지 치솟는다는 예보가 나왔다.
  • 33만㎡ 경주 ‘경북천년숲정원’, 24일 문 열어

    33만㎡ 경주 ‘경북천년숲정원’, 24일 문 열어

    ‘경북천년숲정원’이 경북도 제1호 지방정원에 이름을 올렸다. 이 숲은 경주 경북도산림환경연구원 안에 있다. 지방 정원은 지방자치단체가 조성한 정원으로 10만㎡ 이상 면적에 녹지가 40% 이상 돼야 한다. 또 정원관리 전담 부서가 있어야 하며, 주차장·체험시설 등 편의시설도 갖춰야 한다. 경북도에 따르면 경북천년숲정원은 경주 남산 자락에 있는 산림환경연구원 내 산림자원을 활용해 33만㎡ 규모로 꾸며졌다. 2016년부터 137억원이 투입됐다. 정원에는 거울숲, 서라벌정원, 숲그늘정원, 버들못정원, 천연기념물원 등 13개의 테마정원이 있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동절기 오후 4시)까지이며, 입장료는 무료다. 현재 숲해설, 유아숲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연구원은 시민정원사 양성, 작가정원 조성 등 관람객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다. 경북천년숲정원은 현재 임시 개방중이며, 24일 개원 기념 축제와 함께 정식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엄태인 경북도 산림환경연구원장은 “앞으로 국가 정원으로 등록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나가겠다”고 말했다.
  • [오늘의 눈] 케이팝 위상에 가려진 ‘아이들’의 그늘/박상연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케이팝 위상에 가려진 ‘아이들’의 그늘/박상연 사회부 기자

    세계적으로 명성이 드높은 케이팝은 그 눈부신 빛만큼 그림자가 길고 깊었다. 아이돌 그룹 내 강제추행과 유사강간 사건<서울신문 4월 4일자 9면> 피해자는 미성년자이던 연습생 때부터 데뷔 후 그룹을 탈퇴하기 전까지 수차례 누적된 범행을 홀로 감내해야 했다. 업계 내 성폭력과 위력에 의한 폭력 문제가 심각한 것은 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피해 회복도 하지 못한 채 지속적으로 폭력 현장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사회초년생이 대부분인 아이돌(연습생 포함)은 권리를 보호받는 아동청소년도 아니고, 그렇다고 노동자도 아닌 회색지대에 속해 있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특징이기도 한 오랜 합숙 생활로 사적·공적 영역이 모호하고, 기초 공교육 과정도 제대로 받지 못해 외부 사회와의 접점이 적다. 범죄 피해는 민형사 소송으로 구제받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어린 시절부터 오랜 기간 자신을 희생하며 투자해 온 아이돌 준비 과정을 한 번에 그르칠 수 없는 노릇이다. 문제가 발생해도 쉽사리 소송을 제기하지 못하는 이유이다. 소속사 관계자부터 관련 소송 경험이 있는 변호사, 아동청소년 인권 연구자,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까지 취재하며 만난 모든 이들은 “업계 내에서 알려지지 않은 성폭력·위력 폭력이 수도 없이 많을 것”이라면서도 “정작 현상 진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대책과 피해 보호 장치는 그만큼 약하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 사회가 케이팝 위상을 좇을 때 이를 목표로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아이들은 자신의 피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기도 한다. 회사 대표에게 성추행당해도 ‘허벅지’에 그쳤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열심히 했으니 이걸로 포기하지 말자”며 보호자가 나서서 피해자의 의지를 꺾기도 하고, ‘과로 일정’이라며 속도 조절을 주문하는 팬들의 항의에도 “저희는 일을 많이 하는 게 더 좋다. 괜찮다”고 아이돌 스스로 손사래 치는 사례도 부지기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곪아 가는 아이돌과 연습생의 그늘을 외면한다면 그로 인해 창출된 케이팝의 인기와 부가가치는 아무 의미 없다. 지금껏 쌓아 온 명성이 지속될 리도 없지 않겠는가.
  • 재산권과 주거권 충돌…동자동 쪽방촌의 그늘

    재산권과 주거권 충돌…동자동 쪽방촌의 그늘

    우리나라 도심 재개발 현장에서 소유주의 재산권과 주민의 주거권이 부딪치는 경우는 매우 흔하다. 그리고 그때마다 재산권이 주거권보다 우선시되는 경우도 다반사다. ‘동자동, 당신이 살 권리’는 이 부근의 문제점을 파고든다.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학생들이 정부의 2021년 ‘서울역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공공주택 및 도시재생사업 추진계획’(동자동 사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서울 용산구 동자동 일대의 쪽방촌에서 벌인 현장 연구의 공동 결과물을 책으로 냈다. 동자동엔 한국 최대 규모의 쪽방촌이 있다.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여러 곳을 전전하다 더이상 갈 곳이 없어 모여드는 곳이다. 원룸, 반지하가 흔하고, 고시원에서 창문의 유무는 ‘계급’이나 다름없다. 쪽방촌 주민들에게 ‘동자동 사업’은 희망의 빛이었다. 경제성을 뒤로하고 공공주택을 먼저 지어 세입자들을 정착시킨 뒤 민간 분양 주택을 건설하는 선(先)이주 선(善)순환 방식으로 개발하겠다는, 만우절의 거짓말 같은 소식에 주민들은 잠시 ‘희망이란 걸’ 가져 봤다. 그러나 공공성을 표방했던 대의는 ‘사회적 합의’를 이유로 자꾸만 뒤로 밀려나고 있다.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현실에 주민들은 서울 전체 아파트의 평당 평균 월세보다 네 배나 높은 월세를 감당하며 두 평 남짓한 쪽방에서 살아가고 있다. 저자 스물여섯 명의 글에서 일관되게 발견되는 건 조바심이다. 열악한 집은 뼈와 살을 파고든다. 부실한 취사시설은 끼니를 부실하게 만들고 열악한 화장실 탓에 소화기 질환이 악화된다. 건강이 나빠지면서 희망도 급속히 사라지는 악순환의 굴레다. 애초 취지와 달리 동자동은 ‘개발을 둘러싼 모순이 응축된 핵심 현장’으로 남았다. 저자들이 책을 통해 말하려는 건 두 가지로 요약된다. 재산권의 그늘에 가려 자본주의 공론장의 중심에 놓이지 못했던 주거권 담론을 전면에 내세우고 공공성을 다시 생성하는 것이다.
  • “대중 곁으로 세계 속으로… 발랄하고 실험적인 K문학 플랫폼 만들 것”[박록삼의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이야기]

    “대중 곁으로 세계 속으로… 발랄하고 실험적인 K문학 플랫폼 만들 것”[박록삼의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이야기]

    여성에 대한 억압과 페미니즘에 천착하는 시인은 많다. 형식과 내용에서의 시적 실험과 도전으로 고뇌하며 세상의 주목을 받는 시인들 또한 많다. 이러한 번뇌와 영광이 1969년 등단해 반세기를 훌쩍 넘긴 시력(詩歷)을 가진 시인의 몫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자신이 원하건 원하지 않건 그는 젊은 뭇 시인들에게 극복의 대상이 돼 가고 있다. 웅숭깊은 사유 체계에 일상 속 존재로서 여성의 욕망을 시어로 덧입힌 시인 문정희(76)다.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국립한국문학관장을 맡아 한국문학의 체계적 정리와 보전, 전시 등을 통해 대중적 접점을 확대하는 데 공들이고 있다.“한국문학의 시각과 방향은 궁극적으로 세계문학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한국문학을 빼면 세계문학이 허전해질 정도로 위상을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이지요.” 지난달 27일 ‘문정희 시인길’이 있는 서울 삼성동 경기고 앞에서 문 관장을 만났다. 그의 시는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일본어, 중국어, 알바니아어, 히브리어 등 여러 언어로 번역됐고, 외국에서만 시집 14권이 출간됐다. 덕분에 세계 곳곳을 다니며 강연할 일도 많았다. 그는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봤던, 문학을 멋지게 분류하는 방식과 체계 등을 우리 문학으로서 보여 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문학은 세계문학에서 여전히 변방에 가깝다. 문 관장이야 꽤 주목받는 시인이지만 여전히 세계 문단에서 이름 석 자로 통하기엔 부족함이 있다. 그럼에도 자신의 경험에 비춰 봤을 때 우리 문학의 가능성은 우리의 생각보다 더 크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몇 년 전 그는 시리아의 시인 아도니스(93)와 함께 중국 정부의 초청을 받아 난징에서 강연과 시낭송회를 한 뒤 중국 대학생들과 대화를 나눴다. 함께 자리한 아도니스야말로 매년 단골손님처럼 노벨문학상 최종 후보에 오르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시인이다. 문 관장은 그때까지 중국어로 번역된 자신의 시집도 없었다. 한국문학의 중국어 번역은 그다지 활발하지 않기도 하다. ‘꿔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겠거니 했는데 한 대학생이 그 자리에서 자신의 시 ‘공항에서 쓸 편지’를 중국어로 낭송했고 이후 질문이 이어졌다. 여러 질문 중 “한국의 젊은 시인으로는 어떤 이들이 있는가”라는 물음에 그는 숨도 쉬지 않고 즉각 “나보다 젊은 시인은 아직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박수와 환호성이 쏟아졌다. 자신이 54년 동안 구축해 온 시 세계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난다. 문 관장은 “내 자랑처럼 얘기했지만 한국문학이 우리의 인식보다 위상이 높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시인의 삶보다 ‘문학 행정가’의 삶에 가깝다. 문 관장이 맡고 있는 국립한국문학관은 아직 ‘실체’가 없다. 한국문학관은 올가을 공사를 시작해 2025년 11월 완공될 예정이다. 17명 정도의 직원이 분주하게 준비하고 있건만 당장 문학관으로서의 건물이 없으니 많은 시민에게 존재감을 보여 주기가 쉽지 않다. 그는 만남 중에도 사무국 직원들의 전화를 연신 받았다. “건축 관련한 공정을 차질 없이 잘 챙기는 게 중요한 임무 중 하나”라고 했다. 하지만 이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중요한 문학 관련 작업들이 한창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종 문학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집대성해 보관하고 다시 분류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다”면서 “돌아가신 하동호 공주대 교수, 김윤식 서울대 교수, 일본의 오무라 마쓰오 와세다대 교수 등이 평생에 걸쳐 모은 컬렉션은 한국문학과 관련해 많은 역사와 이야기를 품고 있어 보전 및 정리 작업에 공을 많이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본의 한국문학 전공자인 오무라 교수는 지난해 말 90세가 넘는 고령의 나이로 한국을 찾아 문 관장을 만났다. 그는 자신이 가진 한국문학 관련 자료를 모두 기증하겠다는 약속을 확인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자마자 안타깝게 별세했다. 문 관장이 한국문학가를 대표해 정성 가득한 부의를 보냈음은 물론이었다. 이 밖에도 문학평론가 김용직, 조연현을 비롯해 소설가 이문구, 최인훈 등이 생전에 모았던 주요 자료를 문학관에 기증하기로 해 한국문학을 더욱 풍성하게 일궈 낼 예정이다. “이분들의 기증으로 문학관이 더욱 빛날 수 있을 겁니다. 우리 문학을 떠받친 기둥으로서 기억될 수 있도록 문학관 내부에 기둥을 세워 볼까 하지요. 궁극적으로는 시대와 현실과 엉켜 지낸 한국문학이 품고 있는 영광과 상처, 얼룩도 모두 안고 가야죠. 뛰어난 이도, 가여운 이도 모두 우리 문학의 자산입니다.” 시인 서정주(1915~2000)가 대표적인 사례다. 문학의 절대 경지에 올랐음에도 친일과 군사정권 시절의 얼룩진 행적은 그를 뛰어난 시인으로만 기억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섣불리 복원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서정주 외에도 친일의 그늘이 드리워진 작가가 적지 않다. 한국문학관이 올해 준비하고 있는 기획전에서도 여전히 고민의 대상으로 남겨진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말 한국문학관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서촌, 북촌을 근거지 삼아 활동했던 근현대 대표 문인들의 전시회를 가졌다. 이상, 염상섭, 현진건, 윤동주 등의 작품과 초상 등을 비롯해 백석의 시집 ‘사슴’ 초판본 등이 전시됐다. 우여곡절 끝에 전면 개방한 청와대가 문학의 공간이 되면서 3주 동안 64만명이 찾은 성대한 문학전이 됐다. ‘지금, 여기’를 사는 시인으로서 현실과 어떤 형태로든 교류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 또한 문학의 힘을 그냥 내버려 두지 않고자 했다. 실제 문 관장 역시 크고 작은 형태로 구체적인 현실과의 관계가 이어졌다. 세월호 참사 이후 쓴 ‘이별 이후’는 생때같은 어린 죽음에 대한 어른으로서, 부모로서의 추념을 담았지만 그 슬픔이 쉬 달래질 수는 없다. 1주기 때 ‘봄도 저만치 피멍으로 피어 있다. 호곡! 온몸으로 온 심장으로’라는 추모시를 써야만 했다. 청와대 북악산 뒷길이 완전히 열린 지난해 5월 10일 낭송된 축시 ‘여기, 길 하나가 일어서고 있다’ 역시 문 관장의 작품이다. ‘여기 길 하나가 푸르게 일어서고 있다/역사의 소용돌이를 지켜본/우리들의 그리움 하나가/우리들의 소슬한 자유 하나가/상징처럼 돌아와/다시 길이 되어 일어서고 있다’고 노래했다. 더이상 막힘도 가려짐도 없이 열린 새로운 길에 대한 그의 감회가 조금은 남달랐으리라. 과거 군부정권과 얽힌 인연도 있었기에 더더욱 그랬다. ‘정치가들도 시를 좀 알아야 하지 않겠냐며/군인 출신 대통령이 저녁 초대를 한 날/청와대 뜰로 들어가는/신분증 번호를 대다 말고/나는 그만 돌아서 버렸다’로 시작하는 그의 시 ‘초대받은 시인’은 과거 청와대 초청을 거절했던 사연을 담았다. 문 관장은 노벨문학상과 관련해 우리 안에 응어리진 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 문학은 노벨문학상에 대한 얽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문학은 문화와 정신의 심장과도 같은 것인데 억지로 빨리 뛰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K컬처라고 부르며 수익 얼마, 판매량 얼마, 무슨 상 수상 등 숫자나 외형적 성과에 연연한다고 되어지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시집 한 권, 소설 한 권 제대로 읽지 않으면서 노벨문학상 소식만 기다리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문학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며, 국가대표를 보내 국가 간 경쟁을 하는 식이 아니다”라고 지적을 이어갔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러기 위해서라도 이른 시간 안에 누군가 한 번은 노벨문학상을 반드시 받아야 할 것”이라면서 “예컨대 오르한 파무크가 있었기에 세계가 터키 문학을 주목하게 된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그 가능성에 대해서도 희망적인 견해를 밝혔다. “발랄하고 실험적인 우리 문학에 대한 세계의 주목이 분명히 있다”면서 “세계문학 속 한국문학은 그렇게 꿀릴 것이 없다”고 했다. 전국 곳곳에 있는 크고 작은 문학관이 120개에 이른다. 우리 문학이 이룬 위대한 성취의 실핏줄과 같은 존재들이다. 실체를 드러내기 전까지 국립한국문학관의 몫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앞으로 국립한국문학관이 본격화되면 그 역할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문학의 플랫폼으로서 곳곳에 산재한 문학 자료들의 현황을 파악하고 서로 연계하면서 문학관이 더욱 건실히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 [사설] 세수 부족 커가는 터에 선심예산 안 된다

    [사설] 세수 부족 커가는 터에 선심예산 안 된다

    불과 일주일 만에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생계비 50만원을 빌려 간 사람이 5499명이나 된다는 소식은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 그늘이 얼마나 짙은지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지난달 27일 출시된 이 대출 상품은 금리가 연 15.9%나 된다. 만만치 않은 부담인데도 급전이 절박한 사람들이 앞다퉈 몰려들었다. 앞으로 경기가 더 꺼지면 이들 취약층 지원을 포함해 나랏돈 들어갈 일이 점점 많아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올해 세수는 20조원가량 ‘펑크’ 날 공산이 높다. 재정 운용에 비상벨이 울리고 있는데 정부와 국회 모두 위기의식이 별로 안 보인다. 올 1~2월에 걷힌 국세는 54조 200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조 7000억원 줄었다. 정부는 작년 초에 세금이 많이 걷힌 데 따른 기저효과 탓이 크다고 설명한다. 그렇다고 치고 3월부터는 작년만큼 걷힌다고 가정해도 20조 3000억원이 모자란다. 정부는 하반기에 경기가 살아나면 부족분이 줄어들 것이라지만 ‘천수답’에 가깝다. 정부 기대와 달리 ‘상저하고’가 틀어지면 세수 펑크는 오히려 더 늘어날 수 있다. 적자국채를 찍어 빚(추가경정예산)을 더 늘릴 요량이 아니라면 답은 명확하다.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이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호남 민심을 겨냥해 머릿수로 법제화시킨 연평균 1조원짜리 ‘쌀 의무 매입’,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합심해 퍼주고 있는 ‘공항 예산’ 등은 당장 철회돼야 한다. 병사 월급 200만원 인상도 윤석열 대통령 공약이지만 재고해야 한다. 여기에만 한 해 5조여원이 들어간다. 이 돈의 두 배가 들어가는 기초연금 10만원 일괄 인상도 마찬가지다. 최근 여야 할 것 없이 지지율이 떨어지자 국회는 추가 현금성 지원책도 만지작대는 눈치다. 곳간이 기어코 거덜나야 정신을 차릴 것인가.
  • [길섶에서] 어느 먼 봄날에/황수정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어느 먼 봄날에/황수정 수석논설위원

    “아버지, 꽃들이 피었지요?” 수화기 너머 아버지는 “피었다”. “홍도화는요?” “피었고 말고.” 봄밤이 깊어 올빼미처럼 말짱해진 나는 시골집 마당 안부가 일일이 궁금하다. 선잠 깨신 아버지는 짧게 대꾸하다 그예 무질러 답을 하신다. “전부 다 잘 있다.” 잠결에도 아신다. 아버지 안부를 꽃밭 안부로 빙빙 두르고 있는 내 속셈을. 몇 해 전 아버지는 창고를 헐어 혼자 꽃밭을 만드셨다. 맨손으로 비빈 흙이 체로 쳐낸 쌀가루처럼 폭신거렸다. 홍도화 묘목을 들인 날에는 한밤중에 전화로 오래 자랑하셨다. 그 봄내 아버지 목소리는 들떴다. 봄마다 꽃이 핀다. 술 이름 같은 설중매에서, 막내이모 이름 같은 명자나무에서도. 희고 붉게 벙글어 마당이 환하겠지. 여름 가을 겨울 합친 것보다 봄의 생애가 길었으면. 긴 꿈을 꾼다. 아버지만큼 늙은 내가 치렁치렁 홍도화 가지 사이로 오래 앉은 꿈. 복숭꽃 하롱하롱 떨어지는 늙은 그늘 아래로 아버지가 봄마다 오시는 먼 꿈을.
  • 서초 서리풀원두막 ‘그늘막’ 활짝 편다

    서초 서리풀원두막 ‘그늘막’ 활짝 편다

    서울 서초구 전역에 뙤약볕을 막아 주는 횡단보도 앞 대형 그늘막인 ‘서리풀원두막’이 펼쳐진다. 서리풀원두막은 2015년 구가 전국 최초로 선보인 고정식 그늘막이다. 주민들의 호평 속에서 생활밀착형 행정으로 자리잡았으며 다른 지방자치단체나 민간기업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서초구는 올해 서리풀원두막을 총 222곳에서 운영한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보다 10곳이 추가로 설치됐다. 횡단보도 및 교통섬에 198곳, 양재천·반포천 및 공원 등에 14곳, 기타 문화시설 10곳 등이다. 서리풀원두막은 2019년 행정안전부의 ‘폭염 대비 그늘막 설치 관리 지침’의 기준이 돼 전국 그늘막의 ‘대한민국 표준’으로 자리매김했다. 2019년 대한민국 디자인대상 지방자치단체 부문 대통령상, 2020년 행정안전부 주관 정부혁신1번가 우수혁신사례 금메달을 받기도 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주민 의견을 적극 수렴해 필요한 곳에 서리풀원두막을 신설해 시원한 그늘을 마련하고자 노력하겠다”면서 “앞으로도 서리풀원두막 등 주민 생활 밀착형 행정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도시녹지 ‘10·20·30 원칙’, ‘3·30·300 규칙’ 마련

    도시녹지 ‘10·20·30 원칙’, ‘3·30·300 규칙’ 마련

    식재 구덩이는 최소 2m 이상, 가지치기는 25% 이상 자르지 말자. 그동안 보기 좋은 나무만 심고, 제각각 관리되던 가로수 등 도시녹지에 대한 지침이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도시 내 생물다양성과 도시 그늘 증진을 위한 생태·환경적 가치를 반영했다. 환경부와 국립생물자원관이 31일 발표한 ‘도시 내 녹지관리 개선방안’은 ‘10·20·30 원칙’을 제시했다. 도시숲 조성시 단일수종 10% 이하, 동일 속 20% 이하, 같은 과 30% 이하로 유지해 다양성을 확보토록 했다. 나무를 심을 때는 자생종을 우선 고려하고 꿀이 많은 ‘밀원식물’과 새와 곤충의 먹이가 되는 ‘식이식물’을 심어 교목·관목·초본이 어우러지는 다층식재를 권고했다. 다만 플라타너스·은행나무와 같이 자생종이 아니더라도 널리 분포하는 수종은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제시했다. 도시 그늘 확대 방안으로 도시녹지량 관리를 위한 ‘3·30·300 규칙’을 마련했다. 학교와 직장 등 일상에서 잘 관리된 나무가 3그루 이상 보이고, 나무그늘이 도시 면적의 30% 이상, 300m만 가면 공공 녹지공간을 볼 수 있는 방식이다. 가지치기 기준과 수목 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방안도 담고 있다. 나무의 건강한 생육 환경을 위해 구덩이는 2m 이상 파고, 뿌리를 다치게 하지 않도록 굴착과 건축자재·폐기물 방치 등을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도시 녹지는 미관 및 영업 불편 등을 고려해 대부분 나무 몸통만 남기고 가지치기하는 데 앞으로는 나뭇잎이 달린 수목 부분이 75% 이상 유지토록 했다. 과도한 가지치기는 가로수의 대기오염 정화기능을 떨어트리고 수목 생장과 잎마름병에 취약해진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도시 녹지관리는 환경부, 국토교통부, 산림청, 지자체가 각각 담당해 상호 정책 연계성이 낮은 것으로 지적돼 왔다. 박소영 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장은 “도시 내 녹지는 도시생태축 연결과 생물서식처, 도심열섬 완화, 탄소흡수, 대기오염 정화 등의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며 “개선안이 동일하게 적용되긴 어렵지만 현장 여건에 맞게 탄력적인 적용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공직자의 창] ‘행락 금지’ 수도법시행령 제8조는 폐기돼야 한다/김영환 충북지사

    [공직자의 창] ‘행락 금지’ 수도법시행령 제8조는 폐기돼야 한다/김영환 충북지사

    충북도에는 ‘특별’한 게 많다. 전국 8도에 다 있는 바다가 없다는 것, 이름은 ‘북’도여도 서울에서 남행하자면 충청‘남’도(천안)부터 지나는 게 그렇다. 이름이야 그렇다 쳐도 ‘노(No)바다’의 설움은 그럴 수 없다. 보상돼야 할 환난이라서다. 모든 광역지자체가 해양수산부의 6조원 예산을 타가도 우리는 그저 바라만 본다. 그나마 몇 푼은 건지는데 내수면도 해양수산부 소관이라서다. 지난해 받은 건 183억원, 해수부 예산의 0.6%다. 그런데 그 어떤 특별함도 이것엔 족탈불급이다. 대청호의 ‘대통령별장 청남대’다. 올해는 기념비적인 해다. 전두환 전 대통령에 의해 조성된 지 40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의해 국민 품에 안긴 지 꼭 20년을 맞이해서다. 그런 청남대엔 이런 수식어가 붙었다. ‘국민관광지’. 그런데 실제는 다르다. 대통령은 즐겼어도 국민에겐 언감생심의 ‘언터처블’(촉수엄금) 소도(蘇塗)다. 이미 알고 있으리라. 청남대에선 커피 한 잔, 라면 한 그릇도 즐길 수 없음을. 침실, 거실 등 별장 시설은 가로줄로 막아 접근금지. 골프장(잔디밭)과 그늘집(호반 언덕) 역시 그림의 떡이다. 허락된 건 오로지 산책과 관람. 그래서 55만평 부지가 버겁다. 그 어디에도 풍광 감상하며 커피 한 잔, 케이크 한 조각 즐길 데가 없다. 그 배경은 ‘상수원 보호’, 근거는 ‘행락’을 금한 수도법시행령 제8조(대통령령)다. 행락의 사전풀이는 ‘놀고 즐기기’, 영어로는 ‘Picnic’(소풍). 대전과 충남북의 식수원이니 맑게 지키기는 건 당연지사. 그래도 금지행위로 법조문에 박은 게 ‘행락’, ‘취사’, ‘야영’이라니…. 시대착오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조항이 공표된 건 1992년. 이후 30년간 40여 차례 개정에도 대청호에선 놀고 즐기기, 밥 먹고 커피 마시기가 ‘불법’인데 그걸 알려 주면 반드시 이렇게 묻는다. “그러면 대통령은?” 그렇다. 예외였다. 청남대는 청와대의 특별 경호구역. 평소 250명이 상주했다. 대통령이 오면 850명으로 늘었다. 당시 이들이 쏟아내는 생활 오폐수는 대청호로 방출(물론 정화 후)했다. 2003년 국민관광지로 변신한 뒤 충북도가 관리하면서 차집관로를 묻어 멀리 미호강으로 방출한다. 일본 교토를 보자. 상수원은 일본 최대호수 비와다. 부근 대도시 오사카도 같다. 정확히는 호수에서 흘러 나가는 요도강이다. 비와호에선 수영은 물론 캠핑, 요트에 유람선까지 즐긴다. 그런데 이 모든 게 대청호에선 불가. ‘행락’에 해당된다. 이 상반된 한일 두 호수 사이에 청남대가 있다. 비와호는 노 전 대통령이 요트를 배운 곳, 대청호는 그렇게 즐기라고 개방을 결심한 듯 짐작되는 청남대의 무대다. 행락은 국민 행복권의 요체, 삶의 의미가 담긴 숭고한 기본권이다. 그리고 상수원은 첨단기술로 보호돼야 한다. 그런 만큼 국민 행복권을 저해하는 수도법시행령의 행락 금지 조항은 사라져야 한다.
  • 양천 “알뜰 벼룩시장 놀러오세요”

    양천 “알뜰 벼룩시장 놀러오세요”

    서울 양천구는 자원 순환 촉진 및 환경 사랑 실천을 위한 벼룩시장인 ‘해우리 나눔장터’를 다음달부터 시작한다고 26일 밝혔다. 해우리 나눔장터는 매월 둘째 주 토요일에 열린다. 다음달 8일을 시작으로 혹서기와 혹한기를 제외한 5, 6, 9, 10월 총 5회 열릴 예정이다. 4월 장터에서 물품을 판매할 100팀을 사전 모집한다. 모집 기간은 28일부터 31일까지다. 구는 가족 단위 참가자가 많은 점을 고려해 올해부터 어린이 동반 참여 팀 스무 자리를 우선 배정하고 선착순으로 그늘막 텐트도 제공한다. 물품 판매를 희망할 경우 구청을 방문하거나 담당자 이메일로 신청하면 된다. 해우리 나눔장터는 구민이 판매자가 돼 평소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생활용품, 의류, 도서 등을 저렴한 가격에 파는 곳으로, 자원 절약과 경제 개념을 익힐 수 있는 학습의 장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해우리 나눔장터는 자원 순환을 장려해 환경 보호를 실천할 뿐만 아니라 경제관념을 익힐 수 있는 소통의 장인 만큼 구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어린이대공원에 노년층 위한 ‘시니어파크’ 생긴다

    어린이대공원에 노년층 위한 ‘시니어파크’ 생긴다

    오는 7월 서울 광진구 능동 서울어린이대공원 후문에 노년층을 위한 ‘시니어파크’가 조성된다. 시니어파크는 기존 대공원 후문 안쪽에 위치한 운동공간을 재조성하는 것으로, 이 장소는 평소에도 노년층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서울시설공단은 서울시의 약자와의 동행 추진 방향에 맞춰 기존 공간을 활용해 대공원 시설 이용에서 자칫 소외될 수 있는 노년층을 위한 시니어 파크를 조성한다. 시니어파크는 총 2500㎡ 면적에 노년층을 위한 ‘시니어놀이터’, ‘헬스파크’, ‘커뮤니티 시설’로 구성된다. 먼저 ‘시니어놀이터’에는 어르신 스스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수적인 유연성과 균형감각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손목강화기’, ‘큰 원 그리기’, ‘종합스트레칭기’ 등 종합 순환운동기구 8종이 설치된다. 공단은 어르신들이 운동방법을 쉽게 알 수 있도록 운동기구에 그림으로 된 안내서 및 큐알(QR)코드를 부착할 예정이다. ‘헬스파크’는 배드민턴장, 농구장, 야외운동기구로 구성된다. 헬스파크는 기존 운동시설을 대폭 개선해 설치된다. 농구장은 기존 흙바닥에서 우레탄으로 교체되고 배드민턴장 바닥은 마사토 복토작업과 함께 네트걸이, 라인벨트 등 부대시설도 재조성 된다. 야외운동기구는 안전규정을 통과한 14종의 야외운동기구도 신설된다. ‘커뮤니티시설’에는 평상과 벤치, 테이블을 갖춘 대형 그늘막(퍼걸러, 7x3.6m)이 들어선다. 공단은 향후 해당 시설을 활용해 대공원 인근 생활체육단체 및 노인복지시설과 연계한 프로그램도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밖에 공단은 시니어파크 내에 통행 보조용 핸드레일, 비상벨 CCTV 등 노년층을 위한 시설도 곳곳에 설치할 방침이다. 한국영 서울시설공단 이사장은 “초고령화 시대에 맞춰 대공원 이용객 중 약자일 수 있는 노년층을 배려해 시니어파크를 새롭게 조성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서울시설공단은 약자동행과 관련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사설] SM 인수 카카오, 케이팝 저변과 다양성 넓히길

    [사설] SM 인수 카카오, 케이팝 저변과 다양성 넓히길

    SM엔터테인먼트를 놓고 한 달 넘게 잡음을 빚었던 카카오와 하이브의 분쟁이 카카오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카카오가 최대주주로 경영권을 갖고 하이브는 2대 주주로 가수와 팬을 이어 주는 플랫폼 협력을 하기로 했다. 볼썽사나운 ‘쩐의 전쟁’이 계속됐다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치킨게임으로 변질되면서 실익 없는 상처만 남길 뻔했다. SM 인수전은 SM의 창업자인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 1인 체제의 이익 취득 구조가 문제되면서 시작됐다. 이씨의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이 SM 소속 아티스트의 자문 및 프로듀싱 명목으로 과도한 수익을 챙겨 온 ‘황제경영’이 폭로됐다. 축적된 공로가 크다지만 프로듀서 한 사람이 매출액의 15%를 가져가는 방식은 불합리했다. 행동주의펀드의 문제 제기로 도마에 오른 업계의 관행은 케이팝 성공 이면의 그늘 그 자체였다. 폐쇄적 경영 방식과 과도한 창업자 의존 시스템, 아티스트와의 불공정 계약 등 세계 무대를 주름잡는 케이팝의 위상과는 딴판인 전근대적 환경에 많은 사람들이 놀랐다. 이런 불합리가 가려진 채 글로벌 시장에서 케이팝의 경쟁력이 지속되리라는 것은 헛꿈이다. BTS 활동 중단 이후 안 그래도 케이팝의 성장 둔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마당이다. 이번 진통은 글로벌 수준의 종합엔터테인먼트로 도약하기 위해 한 번은 건넜어야 할 강이다. 카카오의 IT와 BTS를 배출한 하이브의 팬덤 플랫폼이 손잡으면 글로벌시장에서 케이팝 규모와 위상이 달라질 수 있다. 인수 경쟁이 끝이 아니라 투명한 경영, 체계적 제작 시스템 확립으로 케이팝 저변과 다양성을 크게 확대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글로벌 메이저 음반사인 유니버설ㆍ소니ㆍ워너와 어깨를 겨루는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하기를 기대한다.
  • 與청년최고 장예찬 “이준석 때문에 ‘천아용인’ 전원 낙선”

    與청년최고 장예찬 “이준석 때문에 ‘천아용인’ 전원 낙선”

    장예찬 국민의힘 신임 청년최고위원이 3·8 전당대회에서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이른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그룹의 전원 낙선에 대해 “이준석 전 대표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 최고위원은 9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전화 인터뷰로 출연해 ‘천아용인’이 전원 낙선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준석이라는 정치인과 결탁해서 선거를 끝까지 치른 게 전략적 패착이었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사실 초반에 인지도가 조금 상승하는 데는 (이 전 대표가) 도움이 됐겠습니다만, 전대의 전체 레이스나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컷오프 통과한 다음에는 이 전 대표가 빠져주는 게 맞다”면서 “그런데 후보들 입장에서는 ‘이만하면 우리가 선거할 테니 빠져달라’고 말하기 어렵다. 이 전 대표가 ‘이제 내가 빠질 때다’ 하고 뒤로 물러났어야 되는데 아시다시피 그런 판단이 되는 분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장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에 대해 “어떻게든 본인이 인터뷰 한 번이라도 더 해야 되고, 한 글자라도 기사에 더 나와야 직성이 풀리는 분이기 때문에 이 네 명의 후보들이 자기 정치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지 않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마음 잘 추스른 다음에 우리 당에서 함께 정치를 해 나가야 될 동지들이라고 저는 생각한다”며 “하루빨리 이 전 대표 그늘에서 벗어나서 ‘천아용인’만의 멋진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도 같이 정치를 해나갈 수 있는 동지로 보느냐’는 취지의 질문엔 “이 전 대표는 지금 무고 관련해서 기소의견 송치가 돼 있다”며 “본인에게 주어진 사법 리스크부터 해소하고 나서 이후의 정치적 행보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거지, 지금 단계에서 꺼내는 건 우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사법 리스크로 비판하는데 국민의힘이 똑같이 사법 리스크 해소 안 된 정치인 때문에 비판받을 수는 없다”라고 답했다. ‘‘천아용인’ 후보들을 지지한 표를 ‘친이준석 표’로 보면 내년 총선 수도권 박빙 승부처 등에서 승부를 가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진행자의 분석에 장 최고위원은 “저는 그 표가 한 사람만 보고 움직이는 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앞서 전날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4명의 후보 중 1명을 선출하는 청년최고위원에 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장예찬 후보가 55.16% 득표율로 선출됐다. 장 후보와 양강구도를 형성했던 이기인 후보는 18.71% 득표에 그쳐 탈락했다. 장 후보는 선출 직후 당선 소감에서 “오직 우리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목숨 걸고 싸우라는 뜻으로 받들겠다”며 “이 이후로 눈치 보는 보수, 비겁한 보수, 허약한 보수의 시대는 가고 윤 대통령처럼 당당한 보수, 강한 보수, 자유를 중시하며 원칙 있는 보수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 “태영호 부인 아닌 쓸모 있는 사람으로… 남북 융합에 역할하고 싶어” [황성기의 오쿨루스]

    “태영호 부인 아닌 쓸모 있는 사람으로… 남북 융합에 역할하고 싶어” [황성기의 오쿨루스]

    “빨치산 가문 부모님의 그늘 밑에서 편하게 사는 것이 나의 평생 운명”(이하 책에서 인용)이고 “김일성 일가의 운명이 곧 나의 운명”이라 믿었던 오혜선(55)은 어른이 되어 “북한 당국의 이중성과 조직생활의 허황성을 깨닫게” 된다. 북한 외교관 출신으로 8일 국민의힘 최고위원으로 당선된 남편 태영호(61·국민의힘 국회의원)의 3차례 12년간의 해외 근무에 동행한 그는 자유로운 세계에서 그 확신을 키워 간다. 장남의 고질병을 낫게 해 준 것도 스웨덴과 덴마크, 영국이었다. 그래서 “우리 가족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곳은 조국이 아니라 외국의 복지제도”라는 생각에 이른다. 2015년 영국 런던에서 근무할 때 평양에서 지시가 내려온다. 두 아들 중 한 명을 평양에 보내라. 운명은 그렇게 훅, 오혜선 앞에 섰다. ‘탈북’을 꺼낸 것은 태영호도, 두 아들도 아닌 오혜선 본인이었다. 서울로 온 지 6년여, 침묵을 지켜 온 오혜선은 지난 1월 말 ‘런던에서 온 평양 여자’(더미라클 출판사)란 자전적 에세이를 출간하며 껍질을 깨고 세상에 나왔다.-2016년 8월 런던의 북한대사관을 나와 서울로 온 지 6년 반이 됐다. 서울 생활은 어떤가. “한국에 적응하기 위해 남편은 쉬는 날이 없었고, 저도 열심히 살았다. 제빵·바리스타 학원을 다녀 자격증도 따고 이화여대 북한학 석사 학위도 취득했다. 한국에 올 때 빵가게를 차리려고 했다. 유럽 근무가 길어 빵맛은 안다고 생각했는데. 현실과 맞닥뜨리니 자신이 없었다. 사업하시는 분들의 열정, 성실함을 따라갈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북한에서 공무원으로만 살아와서 그런지 경쟁에 자신이 없었다. 한국에서 더 적응하면 자신감이 생기지 않을까. 이 사회에 어떻게 발을 불일까 고민하다가 책을 썼다.” -석사 논문은 뭐였나. “김정은 시대, 즉 이명박 정부 이후 북한의 대남 방송을 분석했다. 한국에서는 북한이 한국 정부의 이념적 성향에 따라 대남 적대감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 분석으로는 큰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위협을 가하고, 행동에 옮긴 것은 진보 정부 때 더 심했다.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가 대표적이다. 보수 정부의 보복 강도가 세다고 본 게 아닐까 한다. 북한 주민들은 한국에 진보 정부와 보수 정부가 따로 있다는 걸 모른다. 결론적으로 북한 지도부는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남한을 적으로 간주한다는 점이다.” -3년 전 태 의원의 서울 강남갑 선거 유세 때는 참여했나. “국민의힘 최고위원으로 출마한 남편의 유세에 처음으로 나갔다. 2020년 총선 때는 거의 집에서 주민들에게 전화만 드렸다. 주민들이 태구민(태 의원이 한국에 정착하면서 지은 이름) 아내라고 했더니, 처음에 믿지 않았다. 북한 말투를 듣고서야 격려해 줬다. 참 고맙더라.” -대한민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사람이 서울 생활을 하기란 쉽지 않다고들 한다. 어떤 점이 어려웠나. “장남이 신장병으로 고생했기 때문에 오자마자 의료보험부터 챙겼다. 물어볼 사람도 없어서 인터넷으로 검색해 실손보험을 계약했다. 밥벌이도 힘들었다. 남편이 정부에서 준 일자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를 그만두고 불안했다. 결혼 직후 무역성에서 일하고, 해외 근무 때도 대사관 직원 신분으로 일했다. 한국 오기 전까지 평생을 일했는데 여기서는 일을 하지 못해 자존감이 떨어지는 게 가장 힘들었다. 다들 바삐 사는데 나만 이 사회에 쓸모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을 하려고 시도는 했는가. “집에서 하루 종일 빵을 굽고 메뉴도 개발했다. 빵가게 경영은 어렵더라도 아르바이트는 해 보자는 생각에 면접도 봤지만 불합격이었다. 탈북민이라 떨어졌나 보다 했더니, 가족들이 ‘나이(현재 55세)가 많아서 그랬을 것’이라고 하더라(웃음).”-책은 언제부터 준비했나. “사무원으로 오래 생활해서 뭔가를 쓰는 데는 익숙하다. 남편을 ‘배신자’, ‘간첩’이라고 욕하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분들이 응원해 줬다. 우리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리고 싶어 2018년부터 틈틈이 기록을 했다가 작년부터 책다운 책을 쓰기 시작했다.” -강남 분들과 교류는 많은가. 어떤 얘기를 나누나. “아이들 교육, 남편 험담, 세상살이, 정부 정책 등에 대해 얘기한다. 보수적인 분들이 많지만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같은 보수라도 다 달라 신기했다.” -한국 와서 아이들(장남 31세, 차남 26세) 교육은 어떻게 했나. “애들을 놔줬다. 서울 오자마자 아이들이 독립해서 나갔다. 내놓을수록 잘 적응한다는 것도 알게 됐다. 북한처럼 친구들한테 쓸데없는 얘기했다가 끌려갈 일은 없으니 마음이 조급해지지 않더라.” -탈북을 결심한 건 두 번째 영국 근무 때 자식들을 평양으로 돌려보내라는 지시가 내려온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 결심에 후회는 없나. 한국을 선택한 것도. “여기 잘 왔다. 전혀 후회는 없다. 제3국 망명을 생각해 보지도 않았다. 제가 복과 운이 따르는 것 같다. 착하게 살아야 한다(웃음).” -신장병을 앓는 장남 때문에 한의원도 가고 신내림 무당도 찾아갔더라. 북한에선 원래 한의사, 무당은 안 되는 것 아닌가. “당국에서 허가를 내준 곳이 아니다. 단속이 말단까지 못 미친다. 한의원이나 신내림 무당, 점쟁이까지 있다. 난 점집은 안 가 봤다. 결혼 직후 시누이가 사주를 달라고 해서 점을 보고 오더니 지금까지는 고생했지만 앞으로 좋다고 했단다. 그 말을 듣고, 난 잘될 거야라고 믿었다(웃음).” -평양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다가 적발돼 이웃한테 3000달러를 빌리고 109소조(한류 단속반)에게 200달러를 뇌물로 바치는 대목이 책에 있더라. 평양 사람들은 어떻게 달러를 모으나. “백공구(109)에 걸렸는데도 돈을 안 바치면 남편이나 나나 직장생활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부랴부랴 외국 생활한 이웃에게서 달러를 빌렸다. 그 이웃이 말을 잘해 200달러를 주는 데 그쳤다. 해외 생활을 한 우리 같은 사람은 달러를 모아서 오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암달러상을 통해 북한 돈을 외화로 바꿔 집에 모아 둔다.” -‘중산층은 변화하는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도로 자식들의 교육을 택했다’는 구절이 있다. 북에서 교육을 통한 계층 이동이 가능한가. 어떤 직업들이 인기가 있나. “이전엔 당 정치일꾼이 잘살았다면 2000년대 들어 시장이 커지면서 돈 많이 버는 사람이 최고가 됐다. 권력은 없더라도 뒷돈 주면서 잘 살아간다. 수학이나 물리 교원도 인기가 좋다. 아이들을 좋은 상급학교에 진학시키려고 과외를 한다. 공립학교에선 월급을 못 받으니까 교원들이 몰래 집에 와서 가르치고 달러로 받는다. 실력 사회가 된 것이다. 옛날에는 전기를 다루는 전공(電工)들이 월급이 적어 돈을 못 벌었는데 시장이 형성되니까 개인집의 냉장고, TV 수리를 하면서 돈을 벌었다. 목공들은 집 인테리어를 해 주면서 잘살게 됐다. 사람들은 이제는 이과 분야의 재간이 있어야 하겠구나, 실력만 있으면 잘 먹고 잘 살겠구나 하고 생각이 바뀌었다.” -책이 에세이 부문 상위권에 들어 있다. 책을 쓰고 달라진 것은. “누가 읽어 줄까 걱정하면서 이 세상에 들어가 보는 심정으로 썼다. 나도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고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시는 분들이 있구나 고마움을 느꼈다. 무엇보다 남편이나 아이들의 인생이 내 것이 아니란 걸 알았다. 이전엔 한 덩어리였는데…. 아이들도 ‘엄마가 좋아하는 것을 찾으라’고 말해 준다. 그렇지만 하고 싶은 게 여행도 휴식도 아니고, 일이다.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더 늙어서 집에만 있더라도 사회와 소통하고 싶다. 남편이나 아이가 성공한다 해도 내가 쓸모없는 사람이면 행복하지 않더라.” -앞으로의 계획은. “글을 더 쓰고 싶다. 공부도 좀더 해서 북한 사람들의 삶을 알리고 싶다. 남북이 점점 이질화돼 간다. 남한 사람들이 북한을 점점 싫어한다. 통일이 되는 순간에도 평화적으로 융합하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 -노후 준비는 했나. “집도 아직 전세고 이제부터 해야 한다. 하지만 북한에 없는 연금도 있고 남편과 둘이서 어떻게든 못 살아가겠는가, 그런 자신감을 남한 사회는 준다.”
  • 윤심 등진 안철수 ‘치명상’… 설 자리 좁아지나

    윤심 등진 안철수 ‘치명상’… 설 자리 좁아지나

    安, 대통령실과 갈등 험로 예고金, 安에 통합 러브콜 가능성도천하람, 이준석 그늘 탈출 과제황교안, 지지층 결집 재기 노려 ‘어대현’(어차피 당대표는 김기현) 분위기 속에서도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결선 투표에 끝까지 희망을 걸었던 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는 8일 김기현 후보의 신임 당대표 당선으로 줄줄이 고개를 숙였다. 세 후보 모두 이번 전당대회에서 대통령실은 물론 당내 주류와 대립각을 세워 온 만큼 다음 정치적 행보를 향한 셈법이 복잡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위에 그친 안 후보는 대통령실과의 갈등으로 치명상을 입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입당 11개월 만에 23.37%의 표를 얻으며 국민의힘 주자로서의 가능성도 일부 확인했다. 여소야대 형국에서 내년 총선을 앞둔 만큼 김 대표보다 뛰어난 인지도와 수도권 확장성에 강점이 있는 안 후보가 다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란 관측이다.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앞세운 김 대표 측으로부터 통합 러브콜을 받을 가능성도 크다. 이날 김 대표의 수락 연설을 듣지 않고 자리를 뜬 안 후보는 전당대회 직후 페이스북에 “총선 승리의 무거운 책임을 맡게 된 김 대표께 축하와 함께 응원을 보낸다”며 패배를 인정하는 글을 올렸다. 이번 전당대회의 최고 변수로 작용했던 천 후보가 향후 당내 ‘비윤’(비윤석열) 주축으로 자리잡을지도 주목된다. 천 후보는 전당대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기현(대표) 체제에서 국민의힘이 더 성장하고 총선에서 압승할 수 있길 바란다”며 승복 의사를 밝혔다. 무명에 가까웠던 천 후보는 14.98 %의 표를 얻으며 당 안팎에 자신의 존재를 톡톡히 알렸으나 한계도 뚜렷했다. 주요 당직자의 험지 출마를 공약으로 내거는 등 ‘개혁 보수’ 이미지를 각인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준석 전 대표의 그늘을 벗어나는 게 다음 과제로 꼽힌다. 이번 전대에선 이준석계 후보들로 꾸려진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의 팀플레이에 갇혔다는 지적을 받았다. 8.72%를 득표한 황 후보 역시 김 대표의 ‘울산 땅 투기 의혹’ 공세를 통해 자기 지지층을 결속하는 효과를 누렸다. 앞서 황 후보는 2020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시절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정치 은퇴’를 선언했으나 이번 전대를 계기로 재기를 노릴 듯하다.
  • 패배한 세 후보 무얼 얻었나?...안철수·천하람·황교안 앞날은?

    패배한 세 후보 무얼 얻었나?...안철수·천하람·황교안 앞날은?

    ‘어대현’(어차피 당 대표는 김기현) 분위기 속에서도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결선 투표에 끝까지 희망을 걸었던 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는 8일 김기현 후보의 신임 당대표 당선으로 줄줄이 고개를 숙였다. 세 후보 모두 이번 전대에서 대통령실은 물론 당내 주류와 대립각을 세워온 만큼 다음 정치적 행보를 향한 셈법이 복잡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득표율 23.37%로 2위에 그친 안철수 후보는 대통령실과의 갈등으로 치명상을 입었지만 역으로 존재감을 확인하는 덴 성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소야대 형국에서 내년 총선을 앞둔 만큼 김 대표보다 뛰어난 인지도와 수도권 확장성에 강점이 있는 안 후보가 다시 한번 역할할 수 있으리란 관측이다.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앞세운 김 대표 측에서 이른 시일 내에 안 후보 측에 통합의 제스처를 취할 가능성도 크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대통령실의 저격으로 상처는 입었지만 내년 총선 출마를 비롯해 차기 대선 후보 주자로서 행보를 가는 데는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전대 최고 변수로 작용했던 천하람 후보가 향후 당내 ‘비윤’(비윤석열) 주축으로 자리 잡을지도 주목된다. 무명에 가까웠던 천 후보는 이번 전대에서 14.98%의 표를 얻으며 당 안팎에 자신의 존재감을 톡톡히 알렸다는 평가다. 특히 주요 당직자의 험지 출마를 공약으로 내거는 등 ‘개혁 보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도 성공했다. 다만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그늘을 벗어나는 것이 다음 과제로 꼽힌다. 이번 전대서 천 후보는 이준석계 후보들로 꾸려진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의 팀플레이에 갇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8.72%의 표를 얻은 황교안 후보는 김 대표의 ‘울산 땅 투기 의혹’ 공세를 통해 존재감을 극대화하고 자기 지지층을 결속하는 효과를 누렸다. 앞서 황 후보는 2020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로 총선을 지휘했으나 참패한 책임을 지고 ‘정치 은퇴’를 선언한 바 있다. 당시 정치권에선 그의 정치생명이 끝났다는 여론이 컸으나 이번 전대를 통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 이란 반정부 시위대 희망의 상징이었던 치타 죽어 추모 열기

    이란 반정부 시위대 희망의 상징이었던 치타 죽어 추모 열기

    이란의 반정부 시위대에 희망을 안겼던 치타 새끼가 세상을 떠나 추모 열기가 일고 있다고 영국 BBC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야생으로는 이 나라에서 열두 마리 밖에 남지 않은 아시아 치타 피루즈(Pirouz, 승리란 뜻)가 지난달 테헤란의 한 동물병원에서 신장 이상으로 죽었다는 소식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추모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피루즈는 날 때부터 시련이 간단찮았다. 건강이 좋지 않다는 소문에도 죽음의 고비를 여러 차례 넘겼다. 잘 버틴다는 소식이 들려오던 지난해 9월 한 여성의 죽음으로 반정부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기 시작했을 때 시위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상황과 피루즈의 시련을 같은 것으로 느끼기 시작해 응원하는 글들을 SNS에 올리고 공유했다. 당국도 야생 고양잇과 보호에 나름 최선을 다해 아시아 치타가 열두 마리라도 남아 있는 것이라고 선전해 왔다. 치타는 사막이 많은 이 나라의 자부심을 상징해 왔다. 페르시아 시와 그림들에서도 자주 등장하며 축구 국가대표팀의 유니폼 상징으로 쓰여 속도와 힘을 자랑한다.피루즈는 독보적인 아이콘이 돼 권리를 누렸다. 어미 ‘이란’이 북서부 투란의 야생동물 보호센터로 옮겨져 수컷 ‘피루즈’와 짝을 맺어 피루즈를 낳았다. 지난해 5월 세 마리가 제왕절개로 태어났는데 어미가 돌보기를 거부했다. 파얌 모헤비 이란수의사협회 회장은 “이란은 본능적으로 새끼들을 아는 체하지 않고 밀어냈다”고 말했다. 다른 두 새끼는 영양실조와 장기 손상으로 며칠 만에 세상을 등졌다. 많은 이들이 당국이 방관한 탓이라고 분노했다. 이 때 환경운동가 알리레자 샤흐다리가 돌보겠다고 나섰다. 매일 밤 피루즈 옆에서 잠자며 아빠처럼 토닥였다. 이런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많은 이들을 감격시켰다. 생후 5개월 때 반정부 시위가 시작되자 여러 합병증에도 생존해 “개선하는 이란의 아들”이란 찬사가 쏟아졌다. 시위 참가자들에겐 연대의 상징이 됐다. 뮤지션 셰르빈 하지푸르가 그래미상을 수상한 시위대 응원가 ‘라예(Baraye, 위하여란 뜻)’ 가사에도 나온다. “거리에서 춤추기 위해/ 입맞춤의 두려움을 위해/ 피루즈와 그가 스러질지 모르는 위험을 위해/ 여성과 삶, 자유를 위해” 결국 피루즈는 지난달 26일 샤흐다리의 팔에 안겨 눈을 감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모헤비 박사는 “그녀석의 삶은 짧았지만 이름과 기억은 우리 가슴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이란의 축구 레전드였으며 코치인 알리 카리미는 트위터에 “이슬람 공화국의 그늘 아래에선 동물도 사람도 안전하지 않다”고 적었다. BBC는 이란 환경부에 코멘트를 요청했으나 답이 없었다고 전했다.
  • 잔디 외곽에 소나무·꽃 심어… 서울광장이 숨 쉰다

    잔디 외곽에 소나무·꽃 심어… 서울광장이 숨 쉰다

    올 상반기에 서울시청 본관 앞 서울광장 잔디 바깥쪽으로 광장숲이 조성된다. 지난해 재개장한 광화문광장에 소나무숲을 조성한 것처럼 서울광장에도 나무를 심어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계절감과 생동감이 넘치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광장 동쪽 을지로 방면과 남쪽 더 플라자호텔 방면 보행 공간에 8m 이상의 키가 큰 나무를 심는 ‘서울광장 광장숲’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2일 밝혔다. 총 748㎡ 규모의 숲에는 소나무 41그루와 꽃 등을 심는다. 서울광장은 ‘책 읽는 서울광장’, 문화공연, 거리 응원 등 다양한 행사와 축제가 열리는 장소이지만 행사가 없는 평상시에는 커다란 빈터로 남아 공간 활용도가 떨어진다. 도로 소음과 매연, 휴게시설 부족 등으로 머무르는 공간이 아닌 통행로로 이용되고 있다. 2004년 조성 당시에도 그늘과 편의시설 부족, 안전사고 우려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해 8~9월에 진행된 ‘광화문광장 시민 인식 조사’에서도 서울광장이 도심 속 녹지와 그늘이 있는 휴식 공간으로 재탄생하는 데 대해 80% 이상의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광장에 조성될 녹지대는 차도와 광장 사이의 완충지가 돼 자동차 매연과 소음에 무방비로 노출된 광장 이용자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세종대로 사람숲길’과 이어지는 나무와 꽃길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는 이번 녹지대 조성에 대한 시민 호응도를 지켜본 뒤 시민 누구나 편하게 쉴 수 있는 생활공간으로서의 지속가능한 광장을 조성하기 위해 광장숲 확대 조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유영봉 시 푸른도시여가국장은 “서울광장이 녹음이 있는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개선되면 도심에 활력과 감성을 불어넣는 서울의 대표 문화 공간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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