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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명자 회고록] 내가 본 朴正熙와 金大中(2)

    1970년 3월 17일 한강변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하기 전 정인숙(鄭仁淑)은 1년정도 미국에 체류했다.아들까지 낳은 정인숙이 도처를 다니며 청와대를 들먹이는 등 말썽을 일으키자 경호실장 박종규가 정인숙 모자를 미국으로 보낸것이다. 정인숙 모자는 워싱턴 16번가에 있는 ‘우드너’라는 아파트와 같은 호텔에한달 반동안 살다가 뉴욕으로 옮겼다. 당시 뉴욕에는 미국남자와 결혼한 한국여성들의 모임인 ‘한미부인회’라는 모임이 있었다.정인숙의 화류계 친구중에도 한미부인회의 회원이 있어 정인숙도 모임에 한두 번 나왔는데 그때정인숙을 본 기억이 있다.예쁜 얼굴의 젊은 여인이 모자를 쓴 남자아이를 데리고 왔는데 목소리가 용모에 어울리지 않게 남자같은 음색이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녀는 자신을 ‘미세스 박’이라고 소개했다.내가 물었다. “남편은 무슨 일을 합니까?” “재일교포 사업가예요”. 나는 그때 그 남자아이가 누군가를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바로 정일권이었다.정인숙이 죽고난 뒤 ‘워싱턴 포스트’의셀리그해리슨 기자가 나를 찾아왔다.그는 ‘정인숙사건’을 취재중이었다.한국신문에는 어차피 실리지 못할 것이 뻔했기 때문에 나는 그에게 취재원을 밝히지말 것을 전제로 내가 가진 모든 정보를 제공해 주었다. 며칠후 ‘워싱턴 포스트’ 1,2면에는 ‘한국의 크리스천 킬러 스토리’라는제목으로 셀리그 해리슨이 쓴 기사가 대문짝만하게 실렸다.‘크리스천 킬러’란 미모의 한 영국 고급창녀가 남성편력을 계속하다가 살해당한 사건을 가리킨다. 71년 3월4일 ‘프리덤 볼트 오퍼레이션(한미공수기동훈련)’ 취재차 나는이 신문을 들고 서울에 갔다.‘프리덤 볼트 오퍼레이션’은 ‘팀스피리트’의 전신이랄 수 있는 한미합동군사훈련이다.오산공항을 거쳐 숙소인 조선호텔에 도착했을 때 정일권의 비서 김종하(金鍾河·전 신아일보 편집부국장)가나를 찾아왔다. “총리께서 문 기자님이 오신 것을 신문에서 보시고 식사를 같이 하자고 하십니다” 정일권의 특징중 하나는 자신의 주변사람들을 잘 챙기는 것이다.특히 자신이 주미대사 시절 데리고 있던 부하들이워싱턴에서 돌아오면 마지막까지 보살펴 출세길을 열어준 것으로 유명하다.그래서 이들을 속칭 ‘워싱턴클럽’이라고 했다.나야 ‘워싱턴클럽’과 관계가 없었지만 정일권은 61년 주미대사 시절 안면을 익혔다고 해서 내가 한국에 가면 종종 ‘워싱턴클럽’의 식사자리에 나를 부르곤 했다. 이처럼 한국에 가면 정일권으로부터 종종 초대를 받았지만 71년 당시만은나를 만나자는 이유가 정인숙사건 때문이란 것을 직감했다.정일권이 워싱턴포스트 취재원이 나라는 것을 짐작했을 것 같았다.나는 나대로 정일권을 만나 진상을 추궁해볼 작정으로 약속장소로 갔다.잠시후 정일권이 측근 한 사람과 나타났다.그런데 앉자마자 뱉아낸 정일권의 발언이 걸작이었다. “문 기자,나는 정인숙과 딱 한번 같이 잤는데 그 아이가 내 아들일 리가없소.나는 이미 불임수술을 해서 아이를 낳을 수가 없는 몸이오” 아마 요즘 정치인들 같으면 사실이야 어떻든 “나는 정인숙과 관계가 없다”고 딱 잡아뗐을 것이다. “딱 한번밖에 안 잤다”고 변명하는 정일권의 태도를 인간적이라고 해야 할 것인가, 어처구니가 없다고 해야 할 것인가. 그가군대시절 “야,야”하고 부르던 박정희에게 “각하”,“각하”하면서 끝까지미움을 사지 않고 그 그늘 밑에서 영화를 누릴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유들유들한 성격때문인지도 모른다. 나는 문제의 ‘워싱턴 포스트’를 들고 그 길로 정일권의 부인을 만나러 갔다.그녀와 나는 정일권이 주미대사 시절부터 친분이 있는 사이였다.지금까지내가 만난 여성들 중에서 가장 전통적인 조선여인상을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서슴지 않고 정일권의 부인을 꼽을 것이다.나는 들고 간‘워싱턴 포스트’를 그녀에게 보여주며 물었다. “이 사건 아세요?”.정 총리 부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내가 이 집에 시집와 아들을 못낳은 죄로 우리집 주인이 어디서든 아들을 낳아 오면 받아들이려고 해요.그래서 우리 주인에게 신문에 난 그 아이가당신 혈육이라면 호적에 올리자고 했는데 우리집 주인이 절대 아니라고 합니다.장기영(張基榮·전 한국일보 사주·작고)씨 하고도 의논했어요.장기영씨가 ‘그분이 공직자라 곤란해서 그렇다면 일단 내 호적에 넣어주겠다’고도했는데 본인이 한사코 아니라고 하니 난들 어쩌겠습니까?” 70년대 후반 정일권의 이 현숙한 부인은 세상을 떴다.얼마후 정일권은 재혼을 해 새로 장가든 부인과의 사이에 3남매를 두었다.“불임수술 했다는 사람이 어떻게 자식을 낳았는가”하고 따져보고 싶었는데 정일권 스스로 제 발이저렸는지 “불임수술을 풀었다”고 변명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 정인숙의아들 정성일(鄭成一·32)은 90년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정일권에게 자기를아들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했는데 정일권은 비서를 시켜 4,000만원을 전해주고는 “돌아가라”고 했다고 한다.정성일은 정일권을 상대로 친자확인소송까지 했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정리 정운현기자 jwh59@
  • [대한광장] 본 공화국과 베를린 공화국

    3일은 통독 9주년 기념일이었다.이제 독일통일은 독일인과 주변국에 있어서일상적인 생활속에 자리를 잡아 통일의 감격은 과거사가 되었다. 그 가운데9월6일 베를린 연방의회의 이전을 계기로 현재 독일 국가의 정체성의 담론속에는 ‘본공화국’과 ‘베를린공화국’의 자리매김 논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7월1일 라인강의 작은 도시 본에서는 ‘50년 동안의 본 민주주의에 대한 감사’라는 모토 아래 본에서 마지막 연방의회가 열렸다.두 공화국 논쟁과 관련,자유와 평화속에서 통일의 대업을 이룩한 헬무트 콜 전 총리는 베를린이 지배하던 독일의 역사를 회고하면서 독일의 젊은 세대들에게 의미있는,역사적인 정치적 유언을 남겼다. 그 메시지에 의하면 70여년 동안 베를린이 지배한 독일은 민주주의의 부재로 비극적 경험을 하였다.그러므로 도덕과 정치를 파멸시킨 나치스시대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과 고향과 재산을 빼앗긴 역사로부터 유럽과 독일은 19세기와 20세기의 민족주의적 권력정치의 그늘에서 탈피,‘유럽의 집’을 건설해야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러한 맥락에서 유럽통일과 독일통일을 하나의 고리에 연결한 그는 ‘본공화국’과 ‘베를린공화국’의 구분을 거부했다.“독일은 베를린으로 가지만새로운 공화국으로 가는 것이 아니다”라고.어쩌면 민주주의를 성숙시키고통일의 위업을 달성한 본공화국은 그에 있어서 감사와 행복의 상징일 것이다. 50여분 동안의 연설에서 그는 독일인들에게 겸허,협력 정신,그리고 자기도취의 유혹에 대한 저항을 촉구했다.콜의 세대들은 독일 땅에서 평화와 자유의 세기를 위해 노력했으므로 이제 다음 세기를 주도할 젊은 세대들은 그 평화와 자유를 지켜달라는 주문이었다. 지난 9월6일 연방의회의 베를린에서의 업무 시작으로 독일은 베를린공화국시대를 맞이하여 베를린은 독일 정치와 유럽 정치의 중심지가 되었다.누가뭐래도 본정치는 베를린정치 시대를 여는 초석이었다.본이 이룩한 민주주의와 평화와 자유 없이 오늘의 베를린 시대는 상상할 수 없다. 본공화국에는 바이마르공화국 시대 폭력적인 나치스의 반민주세력에 의한 민주주의의 좌절에 대한 독일국민의 책무와 종족 이데올로기 아래 거대한 참화를 유럽에 입혀,역사발전에 진보의 신앙을 망가뜨린 독일인의 역사에 대한성찰이 배어있다. 독일인은 지난 45년 동안 모순과 고통에 찬 역사를 지난 시기 과오의 대가로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눈물과 고된 시련으로 파시즘을 청산하면서 민주주의와 자유,평화와 번영을 건설해 주변 강대국의 방해 없이 국제사회로부터면죄부를 당당하게 부여받은 베를린공화국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때문에 다시 태어나려는 노력으로 점철된 본공화국은 겸허하게,역사적 과오에 대한 성찰로 꽉 차 있는가하면,괄목할 만한 경제적 능력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에 책임과 정치적인 역할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대신 베를린공화국은본공화국이 힘겹게 이루어 놓은 터전 위에서 과거의 업보로부터 자유로운 유럽화된 독일의 맥락에서 대국의 조건이 갖추어진 공화국에로의 이행을 뜻한다. 그래서 독일의 새로운 세대는 분단된 독일을 상징하는 본공화국이 아니라 통일되고 유럽화된 베를린공화국을 만들어가고 있다.그래서 냉전과 분단시대의자유와 평화와 번영과 민주주의를 힘겹게 일구어온 본공화국시대 세대들이바라본 베를린은 낯설게 변해가고 있다.새로운 변화는 1991년 이후 베를린중심가에서 매년 열리는 7월 한여름의 ‘사랑의 퍼레이드’에 참가하는 100만명이 넘는 젊은이들의 정신이 주도해간다.전쟁과 분단 이데올로기로부터자유로운 그들은 첨단 테크노 뮤직으로 평화와 자유에 대한 정열을 베를린을만들어가는 데 쏟아, 시와 조형미술,음악에서 젊은이들이 숨을 쉴 새로운 자유의 공간을 만들어간다. 히틀러의 폭압적 정치를 상징하는 건축,자유를 위해 투쟁한 영웅들의 기념비,동서이데올로기의 분열과 갈등,호수와 숲과 평야와 강물이 있는 베를린에는 사회적,경제적,정신적 변화에 새로운 삶의 양식이 펼쳐지고 있다.20세기의 이념을 극복하고 태어난 베를린공화국에는 본공화국을 건설한 세대와 다른 세대에 의해 빨라진 맥박속에서 본공화국의 소망이 조각돼가고 있다. [白 京 男 동국대 사회과학대학장]
  • ‘대우여진’ 금융시장 강타

    채권시장 안정기금의 채권 매수가 일시 주춤하면서 회사채 금리가 다시 두자릿수로 올라섰다.또 주식시장도 자금시장의 불안과 원유가 급등,해외 증시 약세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 종합주가지수가 900선이 붕괴,31포인트나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다시 불안하다.이는 대우사태 해결의 지연과도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여 금융당국은 시장안정을 위한 긴급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29일 주가는 미국 등 세계증시의 하락세와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심리가 이어져 900선이 무너지면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31.85포인트 떨어진 868.88로 마감,지난 8월18일 이후 40여일 만에 860선대로 밀려났다.지난 21일 이후 나흘동안 무려 88포인트가 떨어지는 등하향 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다.매매도 부진해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각각 2억4,954만주와 3조1,616억원에 그쳤다. 자금시장에서는 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전날보다 0.08%포인트 상승한 연 10.02%를 기록,사흘만에 두자릿 수로 뛰어올랐다.국공채(3년물) 유통수익률도 0.22%포인트오른 연 9.12%를 기록했다. 이처럼 금융시장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정부가 대우사태 조기 수습을 위한대책을 서둘러 내놓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들이 많다.정부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응급처치를 하는 대증(對症)요법에 그칠게 아니라 하루빨리 장기적이고 확실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고려대 이필상(李弼商) 경영대학장은 “대우사태에 대한 정부의 밑그림이나 추진계획이 있는 지 확실치 않다”며 “11월 금융대란설이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라고 말했다.이 학장은 “대우그룹 계열사 중 살릴 기업과 그렇지않을 기업을 명확히 밝혀 금융불안을 없애야 한다”며 “이렇게 하는 게 어차피 투입할 공적자금 규모도 줄이면서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고 ‘빠른 결단’을 촉구했다.한국금융연구원 최공필(崔公弼)박사도 “97년 기아자동차처리를 늦추고 올해에는 제일은행 매각을 미뤄 결국은 국민들의 부담만 늘어나게 됐다”며 “대우자동차는 부채를 탕감해 공기업으로 만든 뒤 제 3자에게 넘기는 게 좋다”고 밝혔다. 금융당국과 채권단,대우 등 이해당사자의 노력으로 대우사태의 충격이 많이 흡수됐지만 대우사태의 폭발성은 여전히 강하다.29일 스피커를 납품하는 대우 1차 협력업체인 경기도 동두천시의 북두 2층짜리 공장.스피커 조립작업을 하고 있는 200여명의 직원들 얼굴엔 그늘이 가시지 않고 있다.김영민(金榮玟) 관리부장은 “대우전자 수출 신용장 개설이 안되는 탓에 대우전자와의어음거래비중이 커져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은행의 신규대출이나 만기연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대우 계열사에 대한매출비중이 큰 업체들은 신규대출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고 무담보 신용대출을 받은 업체들 가운데 대부분은 만기연장에서 제외되고 있다. 곽태헌 김환용 김상연 기자 tiger@
  • 로마이어 44호 “나도 있다”

    다니엘 로마이어(한화)가 3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하며 한 시즌 용병 최다홈런을 경신했다. 로마이어는 29일 프로야구 LG와의 대전경기에서 4회 이승호의 4구째 직구를130m짜리 1점홈런으로 연결,시즌 43호 홈런을 기록한 뒤 7회 1점짜리 연타석아치(44호)를 그려냈다. 이로써 로마이어는 지난해 타이론 우즈(두산)가 세운 시즌 최다홈런(42개)을 갈아치우며 역대 최고의 용병 거포임을 과시했다.로마이어는 눈부신 활약에도 불구,홈런 신화를 창조하고 있는 이승엽(53개 삼성)의 그늘에 가린 채9개차로 홈런 2위를 달리고 있다. 3년만에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움켜쥔 한화는 에이스 정민철의 역투와 로마이어 백재호 송지만의 홈런 4발을 앞세워 LG를 8-3으로 따돌리고 5연승,플레이오프 직행에 박차를 가했다.정민철은 7이닝동안 삼진 8개를 곁들이며 6안타 2실점으로 막아 시즌 17승째를 챙겼다. [김민수기자]
  • [굄돌] 우울증에 걸린 사회

    간혹 시골에 갈 때 마다 놀라게 된다.삼밭이 있던 자리에 어느새 5층 짜리모텔이 들어서고,건너편 배추밭 자리는 정원석도 근사한 가든이 자리잡고 있다.이런 것을 발전이라고 해야할 지 모르겠으나,어쨌든 동네에 또 한분 사장님이 생기게 된 것이다.기왕에 사장이 탄생할 바에야 삼밭을 하던 영철이라든가,배추밭을 하던 홍식이가 가슴을 펴고 얼굴을 들고 다니게 되었으면 좋으련만 잘 모르는 외지 사람이 사장이라면서 폼잡고 다니고,동네는 경제적으로 나아졌는지 몰라도 현지인은 뒷전에 물러나 있는 모양새가 안쓰럽기는 하다. 그러나 얻는 것이 있으면 잃은 것도 있는 법.성장의 그늘에 대하여는 조세희나 박영한에게 맡기도록 하자.문제는 내 친구들이 그와같이 개발의 뒷편으로 물러앉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었나 하는 점이다.물론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나는 그중 하나가 그들의 경쟁력이 외지인에 비해 떨어졌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세상은 나날이 변하는 데도 막걸리나 마시고 있다가 나앉게된 것이다.전답을 판 돈으로 구멍가게라도 하나 번듯이차렸다면 무슨 불만이 있으랴.그나마 빚잔치 하고도 남은 돈이 없으면 세상에 대한 원망이 저절로 나올 것이다.이때쯤 되면 세상살이가 어려운 것이 준비없던 내 탓인 지,뺀질 뺀질해 보이는 남의 탓인 지도 모르게 된다. 경쟁력이란 말은 이미 아득한 얘기이다.그런데 심각한 것은 우리 사회에 한구석에 몰려서 무차별적으로 불평불만을 해 대는 영철이나 홍식이가 너무나많다는 사실이다.한 두 사람 정도라면 못난 탓으로 돌리고 잊어 버리면 되지만,사회 전체가 유사한 정신적 상태에 빠져 있다면 이는 차원이 달라진다.상실감이니 상대적 박탈감이니 하는 것은 진부한 진단이다.우리 사회-자본주의-의 기초는 경쟁이다.경쟁의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하여 한정적인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사회적 이상 (理想)이다.그러나그로 인하여 사람들이 병들고 심적 공황에 빠진다면 이는 소꼬리가 소를 흔드는 격으로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이렇게 된 이유는 이제까지의 경쟁이 병든 경쟁이었기 때문이다.사실 우리는 그동안 수단방법을 가리지않는 것이경쟁이라고 생각해 왔다.잘못된 경쟁은 사회전체를 우울증에 걸리게 한다. 김형진 변호사
  • 野 PK 일부의원 “굿바이 YS”

    15일 부산·경남지역 초·재선의원 8명의 ‘낡은 정치와의 단절’ 선언은사실상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으로부터의 ‘독립선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형근(鄭亨根) 김형오(金炯旿) 김무성(金武星) 김영선(金映宣)의원이 주도한 이날 모임은 ‘3김정치 청산’을 주장하며,YS를 겨냥할 의도를 갖고 출발했다는 후문이다. 14일 작성한 초안에서는 ‘3김정치’라는 표현만 세번이나 언급될 정도로 ‘탈(脫)YS’노선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민주산악회 재건 연기를 밝힌 YS를 굳이 자극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와 용어를 순화시켰다.그렇지만 성명서 곳곳에서 ‘YS로부터의 분리’ 메시지를 담았다.김형오의원은 “‘1인지배 정당체제의 그늘’ 등의 표현은 YS를 포함한 3김정치 종식에 대한 의지를 포괄적으로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입장표명은 지역정치를 상징하는 ‘YS우산’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정치적 기반을 만들겠다는 계산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힘빠진 YS로부터 등을 돌려 이회창(李會昌)총재에게 ‘충성맹세’를 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들은 이를 의식한 듯 “당의 의사결정 과정은 민주적 절차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며 이총재의 당운영 방식에도 일침을 가했다. 이에 대해 상도동측은 평소 제 목소리를 못내다가 민산 깃발이 내려진지 이틀만에 이같은 태도를 취하는데 대해 못마땅한 눈길을 보냈다.김전대통령의대변인격인 박종웅(朴鍾雄)의원은 “할 말을 잃었다.유구무언(有口無言)”이라고 침통해했다. 이날 모임에는 김기춘(金淇春) 김도언(金道彦) 권철현(權哲賢) 정문화(鄭文和) 허대범(許大梵)의원 등도 참석했다. 최광숙기자 bori@
  • 세레나 윌리엄스는 누구

    흑인 여자선수로는 41년만에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거머 쥔 세레나 윌리엄스는 오는 28일로 18살이 되는 ‘신세대 스타’.일찍부터 대성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그동안 언니 비너스의 그늘에 가려 왔다.올시즌 전적은 38승6패. 미국 캘리포니아의 빈민촌 캠프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세레나는 이때부터 ‘강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정글의 법칙을 체득하면서 아버지 리처드의 손에 이끌려 라켓을 잡았다.가난한 목화 농가의 맏아들로 태어난 리처드는 어느날 TV에서 버지니아 루지치라는 선수가 우승상금으로 3,000달러를 받는 것을 보고 네째딸 비너스와 다섯째딸 세레나에게 테니스 라켓을 쥐어준것. 아버지의 후원속에 97년 프로에 데뷔한 세레나는 178㎝·65㎏의 탄탄한 체구에서 뿜어 나오는 강력한 서비스와 스트로크를 앞세워 데뷔 첫해에 세계랭킹 40위권에 진입,주목받기 시작했다.다른 선수들의 경기는 좀처럼 관전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피트 샘프라스(미국)도 세레나의 경기는 챙겨 볼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보였지만 키가 10㎝나 큰 언니에게는 밀려 가능성만 인정받았다.세계랭킹도 비너스(3위)보다 항상 뒤졌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도 언니 몫 이었다. 그러나 “결국 세레나가 비너스를 능가할 것”이라는 아버지의 말처럼 세레나는 올들어 투어대회에서 3차례 우승하면서 세계랭킹 10위권에 진입했고 마침내 언니보다 먼저 메이저대회 정상을 밟았다. 송한수기자 onekor@
  • VJ 6㎜카메라에 세상을 담는다

    펜 대신 6㎜ 디지털 비디오 카메라를 쥐고 ‘냄새’가 나는 곳은 어디든 간다.범죄와 탈선의 그늘진 곳,내전의 피비린내 속,검문소 즐비한 티베트 국경 넘어,생명의 신비를 좇아 바닷속까지. 비디오 저널리스트(VJ)들의 궤적이다.VJ란 기획,촬영,편집,리포트까지의 다큐멘터리 제작 전과정을 한 사람이 모두 하는 것을 통칭해온 말.지난 96년 9월 다큐전문 케이블 Q채널이 ‘아시아리포트’를 통해 전격적으로 시도한 이래 공중파,케이블 할것없이 VJ시스템을 표방해 만든 신작들을 쏟아내는 등방송에 일대 지각변동을 예고했었다. 그로부터 3년이 흐른 올 9월 MBC ‘종찬이의 아름다운 여행’(3일 방송),SBS ‘생방송 출발!모닝와이드’(이하 ‘출발’)중 ‘2만5,000㎞ 종단,아프리카를 간다’(13일부터)등 신작 몇편이 그 계보를 여전히 잇고 있다.하지만 분위기는 한결 시들하다.VJ 및 VJ시스템은 그간 방송에 어떤 영향을 주었으며어느정도까지 뿌리내렸을까. VJ는 95년 초소형 고화질 6㎜가 개발되면서 세계적으로 활성화된 현상.날렵한 6㎜가 육중한 ENG를 대체하면서 팀을 벗어나도 훨훨 날아다닐 수 있게 된 이들이 잇달아 VJ로 변신,자신의 ‘작품’을 들고 방송국 편성실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6㎜ 카메라의 잇점은 사회가 급변할수록 돋보인다.대형장비로는 접근불가능했던 곳까지 파고드는 기동성과 순발력,대인접촉시의 친밀감,독창성을 오롯이 살리면서 기존과 비할 수 없는 경제성까지.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공중파 방송국 및 뉴스케이블채널 YTN·아리랑TV등의 뉴스와 ‘일요스페셜’‘그것이 알고 싶다’‘PD수첩’등의 시사다큐프로,오락프로의 몰래카메라코너 등을 급속도로 점령했다. 물론 그 필름들 가운데 VJ 제작품은 소수에 불과하고 6㎜를 단순촬영에 활용한 경우가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반면 KBS ‘TV문화기행’,MBC ‘TV로 보는 세계’,SBS ‘출발’VJ코너,iTV ‘경찰 24시’등은 내부 및 외주 PD 등을동원,VJ시스템으로 분류될만한 경우. 최근에는 이같은 광의의 VJ 개념에 대한 문제제기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전문가들은 VJ로 인정받는데는 비판의식과 함꼐 일관된 자기 테마가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한다. 요즘 각종 시민강좌에도 ‘VJ과정’이란 말이 잘도 붙지만 이렇게 보면 우리나라에서 요건이 찬 VJ란 열손가락으로 꼽기에도 모자란다.KBS ‘일요스페셜’‘세계는 지금’을 통해 연변자치족,탈북자 문제만을 붙들어온 조천현씨,SBS ‘출발’에 아시아를 주제로 한 필름들을 꾸준히 선보여온 김진혁씨 등. ‘아시아 리포트’제작팀장으로도 활동했던 주명진 전주대 겸임교수는 “디지털 방송시대에 VJ의 가능성은 충분하다.그런데도 우리나라에선 지원과 인식 미비로 발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정부가 미래에 투자한다는 관점에서 제도권 방송의 문턱을 낮추려는 접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정숙기자 jssohn@
  • [외언내언] 겸손의 기도

    스페인 출신의 메리델발 추기경이 지은 ‘겸손의 기도문’이 서울 서초구방배동에 있는 자비사에 걸려있다고 해서 화제다.이 기도문은 지난 94년 김희로(金禧老)씨 석방운동을 펴고 있는 박삼중(朴三中) 스님에게 원로시인 구상(具常)씨가 직접 붓글씨로 써서 보낸 것이다.‘마음이 겸손하시고 온유하신 주님’으로 시작되는 이 기도문은 ‘존경받고 싶은 욕망에서 저를 해방하소서’로 이어져 칭송받고 인기를 얻고싶고 인정받고 싶은 욕망과 ‘천대받을까 두려워하는 마음’,잊혀질까,조롱당할까 두려워하는 마음에서 벗어나‘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기 위해서 저를 해방하소서’로 된 내용이다. 독실한 가톨릭신자인 시인이 써준 글을 부처님을 모시는 스님이 받은 것도의미가 있지만 기독교의 신께 갈구하는 내용의 시를 벽에 걸어두고 ‘내 마음속의 교만과 오만을 다스린다’는 허심탄회(虛心坦懷)야말로 숭고한 종교의 초월이 아닐 수 없다.더구나 이들 두사람은 교도소에 갇혀있는 수감자들에게 누구보다 큰 관심을 보이면서 삼중스님은 사형수 교화스님,구상시인은무기수 최재만(41)을 의(義)아들로 삼을만큼 어려운 이들에게 힘을 보태고있는 것은 널리 알려진 미담이다.특히 구상시인의 경우 그를 원하는 사회적인 대소사에 빠지지 않지만 사사로운 개인적 불행을 외부에 일체 알리지 않고 막상 자신을 위한 자리는 극단적으로 마다하는 결벽증으로 유명하다.지난해 80세의 몸으로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도 남들이 병문안 오는 것은 한사코마다하면서 살인사건에 연루되어 17년째 대전 교도소에 수감중인 의아들 석방을 위해서는 불편한 몸을 사리지 않고 백방으로 뛰어다녔다.그래서 김희로씨 석방을 바라보는 노시인은 김씨의 석방에 일조를 한 것에는 보람을 느끼지만 석방되지 못한 아들에게는 ‘애비가 무능하고 부실하기만 하다’고 자조한다. 사람은 사는 동안 끝없는 부와 권력과 명예를 쟁취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자신이 뜻한대로 모든 것이 성취되는 것은 아니다.그래서 나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타인의 손해를 요구하는 경우나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리는 얼마든지 일어난다.자기보다 많이 가져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이기심이 팽배한 어지러운 세속에서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것이 되기 위해’ 모든 욕망과두려움을 떨쳐버린 그들은 그늘을 비치는 한줄기 빛이자 청량제인 셈이다.그리고 그들같은 이들이 있기에 세상은 아직 절망적이지 않다는 희망을 갖게한다. [李世基 논설위원 sgr@]
  • 클린턴은 ‘멀리건’ 제왕

    [뉴욕 연합] 골프광으로 알려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진짜 골프실력이도마위에 올라 화제다. 뉴욕 타임스는 최근 클린턴 대통령이 골프를 치는 도중 ‘멀리건’을 자주받는다고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멀리건’은 티샷을 잘못했을 경우 이를 무시하고 다시 치는 행위을 말한다.타임스는 클린턴이 멀리건을 통해 다시 기회를 부여받는 것이 섹스 스캔들로 궁지에 몰렸을 때 유권자와 의회 등으로부터 다시 기회를 부여받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꼬았다. 클린턴은 골프 도중 잘못친 공을 스스로 3∼4번씩 ‘사면’한 후 다시 티샷하는 일이 잦은 것으로 유명하다.따라서 클린턴의 진짜 골프실력이 어느정도인지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클린턴과 백악관은 80타 안팎의 싱글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를 믿는 미국인은 거의 없다. 일례로 보브 우드워드는 ‘그늘:5명의 대통령과 워터게이트의 유산’이란책에서 “클린턴이 93년 콜로라도에서 제럴드 포드 전대통령,잭 니클로스 등과 골프를 친 뒤 기자들에게 80타를 쳤다고 자랑하자 니클로스가 ‘멀리건 50타에 80타’라고 투덜거렸다”고 적고 있다현재 클린턴의 골프경기는 첫홀의 티샷만 공개되고 나머지 홀의 경기에는 취재진의 동행이 허용되지 않아더욱 의혹을 사고 있다.
  • 공격승부 강점 중학생 돌풍 주역 여자부 우승 조령아

    “올해 우선 국가대표 상비군에 선발되고 장기적으로는 프로에 입문해 미국 LPGA에 진출하는 게 목표입니다” 첫날 이후 선두에서 밀렸다가 마지막날 역전 우승을 일궈낸 조령아(원천중3)가 지금까지 얻은 최고 성적은 지난달 열린 한국여자아마추어 4위.이번 대회에서 ‘중학생 돌풍’을 일으키며 첫 전국대회 정상을 밟았다.제다나(서문여중3)의 그늘에 가려있었지만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을 얻은 것이 최대 수확이다. 161㎝·63㎏으로 체격이 좋고 아이언 샷이 정교하다.성격이 활발해 공격적인 경기를 펼친다.체격에 비해 드라이버 샷 비거리가 짧고 퍼팅과 쇼트게임에 약한게 흠.
  • “미국진출 여부2∼3년후 생각” 단체전 우승 이끈 김성윤

    월드스타다운 저력으로 한국대표팀의 단체전 역전 우승을 이끈 김성윤은 결과가 좋아 기쁘다며 팀워크가 좋아 우승한 것 같다고 겸손해 했다.무리한 출전이었다는 일부 비판에 대해서는 “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스스로 출전했다”고 설명했다. ■대회출전으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대표팀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었던 게 가장 큰 소득이다. ■경기중 간간이 홀이 밀릴 때 수건을 깔고 그늘에 누웠는데. 볼이 안맞을 때 심리적으로 안정을 얻기 위해 한 행동이지 피곤해서 그런것은 아니었다.편안히 누워 눈을 감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아 샷이좋아진다. ■앞으로의 일정은. 2∼3일 푹 쉰 뒤 웨이트 트레이닝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슈페리어오픈과 한국오픈을 준비할 생각이다.우승했으면 좋겠다.미국진출 여부는 2∼3년 선수생활을 더 하면서 차차 생각하겠다.
  • 퍼블릭 코스의 활성화 비상구는 없는가(하)

    퍼블릭골프장이 흔한 선진국에서는 골프가 시민들의 일상과 가깝다.이들에게 골프는 온가족이 함께 즐기는 레저스포츠다. ‘골프 종주국’ 영국에서는 골프가 동네 할머니와 택시기사가 다같이 즐기는 서민스포츠다.골프장 1,900여곳 대부분이 퍼블릭이다.동네마다 골프장이있고 잔디도 있는 그대로다.그늘집도 없고 식당이 호사스럽지도 않다.농한기가 되면 시골 골프장은 농부들로 북적인다.경로당도 되고 동네잔치도 열리는,말 그대로 컨트리 클럽이다. ‘골프 천국’ 미국도 마찬가지.회원제 골프장이 4,800여곳인 반면,퍼블릭은 1만1,000여곳으로 퍼블릭의 비중이 70%.마을 단위에 한 곳 이상씩 있는퍼블릭코스는 시민 모두에게 인기 있는 오락장이고 청소년들이 이곳에서 클럽활동을 함으로써 탈선 예방에도 한몫 한다.캔터키주의 경우 1년에 300달러만 내면 주내 퍼블릭골프장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다.학생은 100달러이고노인은 무료다.이같은 퍼블릭은 86년 이후 지자체가 주민을 위한 생활체육시설로 건설한 곳이 대부분으로 우리와 같이 골프장에 중과세가 된다면 어림없는 이용료다. 이웃 일본에서도 공원이나 하천주변 둔치 등의 잔디밭에 미니 골프장이 많이 건설돼 있어서 골프가 생활 스포츠화 돼 있다. 단국대 최찬규 겸임교수(34·스포츠과학부)는 “우리도 지방자치단체가 쓰레기 매립장이나 하천 유수지 등을 활용,많은 투자 없이 건설·운영하면 된다”면서 “미국처럼 골프장 안에 고급주택이나 콘도를 지어 분양해 비용을충당할 수도 있다”고 방안을 제시했다.이렇게 되면 우리도 중과세 시비 없이 얼마든지 골프를 생활스포츠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 타임스는 새천년의 가장 유망한 산업으로 골프를 꼽고 있다.이제 우리도 각종 세제와 규제를 풀어 골프가 대중속으로 파고 들수 있도록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시점이다. 김영중기자 jeunesse@
  • 준 플레이오프 열릴까…양대리그 현대-한화 ‘비상’

    ‘준플레이오프는 열리는가’-.프로야구 페넌트 레이스가 일정의 85%를 소화한 가운데 요지부동처럼 여겨지던 드림과 매직리그 순위에 한화돌풍이 이어지면서 준플레이오프 성사 여부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드림과 매직,양대 리그가 첫 시행된 올 프로야구는 리그 1·2위팀에게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이 주어진다.다만 리그 2위가 다른 리그 3위에 승률에서 뒤지면 3전2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가 열리게 된다. 시즌 전반기까지만 해도 드림 3위 현대가 매직 2위 LG를 승률에서 크게 앞서 준플레이오프는 당연히 열릴 것처럼 보였다.그러나 후반기들어 바닥권에서 맴돌던 한화가 무서운 상승세를 타며 지난 11일 마침내 LG를 끌어내리고2위로 올라섰다.게다가 탄력을 받은 한화는 승률을 .528까지 끌어 올려 현대에 1리차로 추격,준플레이오프를 무산시킬 태세여서 현대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두산 롯데에 5.5게임차나 뒤져 2위권 진입이 버거운 현대는 리그 2위보다는준플레이오프 진출이 현실적으로 손쉽다고 판단,배수진을 치고 비상체제에돌입했다.현대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제패의 원동력인 두터운 투수력을 앞세워 반드시 준플레이오프를 성사시킨다는 다짐이다.현대 투수진의 중심축은 정민태.23일 LG와의 인천경기에서 완투하며 자신의 시즌 최다인 18승을 챙겨 에이스임을 과시했다.시즌 20승에 도전하는 정민태는 남은 23경기에서 4∼5차례 더등판이 예정돼 있어 필승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한화의 경우도 마찬가지.현대에 이긴다는 보장이 없는만큼 매경기 최선을다해 준플레이오프 자체를 무산시킨다는 전략.특히 용병 듀오인 다니엘 로마이어와 제이 데이비스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로마이어는 이승엽(48홈런)의 그늘에 가렸지만 무려 37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지난해 최우수선수(MVP) 타이론 우즈(두산 42개)에 버금가는 대활약을 하고 있다. ‘방패’를 앞세운 현대와 ‘창’을 내세운 한화의 준플레이오프 공방은 종반 프로야구의 확실한 볼거리가 될 것 같다. 김민수기자 kimms@
  • [사설] 성장속도보다 내실 갖춰야

    경기가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일부에서는 과열 우려의 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따라서 거품현상이 일지 않고 내실(內實)있는 경제성장을 이뤄가려면 저금리기조 지속을 비롯,다각적인 대응전략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된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9.8%는 외환위기 이전의 수준보다 높은 것으로,반도체경기가 절정에 이르렀던 지난 95년 3·4분기(9.8%) 이후 3년9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이는 비교시점인 지난해 2·4분기의 마이너스 성장을 감안하더라도 경기회복의 파급효과가 두드러지고 있음을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각종 지표를 보더라도 수출·생산·소비·투자부문에서 고른 신장세를 보이고 있고 물가가 안정된데다 국제경상수지도 매달 20억달러의 흑자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과열을 우려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제조업 가동률이 낮고실업률도 아직 높은 수준이어서 경기회복속도가 예상외로 빠르다는 평가가보다 정확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이러한 고성장추세를 거품화할 불안요인들이 적지 않음을 지나쳐서는 안될 것이다.우선 국제유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지속적인 오름세를보이고 있어 경제운용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같은 해외요인의 움직임도 주시해야 할 것이다.게다가 공공요금 인상 등 인플레 압력이 갈수록 거세지는 추세다.대우사태에 따른 충격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인플레 심리와 함께 고금리구조가 재현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때문에 빠른 성장보다는 내실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리를낮추는 데 경제정책의 초점이 모아져야 할 것이다.저금리기조가 무너지면 증시를 통한 내자(內資) 동원이 어려워짐은 물론 마땅한 투자대상을 찾지 못한 시중 부동(浮動)자금이 자칫 부동산 등에 대한 투기자금화할 우려가 크다. 기업의 금융비용부담을 늘리고 설비투자 의욕을 감퇴시켜 성장잠재력이 결정적으로 훼손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따라서 대우사태 등 금융시장 불안요인을 조속히 해소하고 인플레를 사전차단하는 다각적인 안정대책이 강구돼야 한다. 특히 재벌개혁을 비롯한 기업 구조조정을 신속하게 마무리해서 국내 산업체질이 국제경쟁력의 비교우위를 확보할 수 있게끔 정책적인 뒷받침이 강화돼야 할 것이다.이와함께 고속성장의 그늘에 가린 계층간 소득격차 해소 등 구조적 불균형을 바로잡는 노력이 뒤따라야 함을 강조한다.
  • [굄돌] 이수일과 심순애

    우연히 아들이 보는 만화 ‘이수일과 심순애’를 펼쳐보다가 끝까지 다 읽었다.너무 흔한 줄거리라서 그동안 방에서 굴러 다녀도 지나치다가 아이들을 위해서는 만화를 어떻게 그렸을까 가벼운 호기심에서 시작한 것이다.그런데,읽을수록 그 흔하고도 오래된 줄거리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새삼스레 발견했다. 열일곱 살 순애는 돈많은 서른 살 중배를 선택하고,충격을 받은 수일은 고리대금업자가 되어 돈에 사무친 원한을 풀지만,인간성을 잃어 피도 눈물도없는 사람이 되어 버린다.돈을 선택한 순애는 수일을 못잊어 자기가 선택한가정을 파탄시키고,용서하지 않는 수일의 앞에서 자살한다. 돈을 향한 인간의 잘못된 선택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듯하다.요즘사람들이라면 어떨까 상상해 본다. 순애는 옛날에 중배를 선택하면서 괴로워 했지만,영악한 요즘 사람같으면 자기가 선택한 부와 영화를 누리면서,자신의 선택이 얼마나 현명했는지를 다행히 여기며 당당하게 살아가지 않을까? 수일 역시 이를 악물고 공부를 더욱열심히 하여 고시에 패스하고,돈있고 권력까지 있는 장인에게 발탁되어 보란 듯이 살게 되지 않을까? 요즘처럼 돈을 축으로 이루어지는 세상사에서 사랑이 얼마만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까 의심스럽다. 중배를 택한 순애가 괴로워하는 것이 정상인가,아니면 잘 사는 것이 정상인가? 수일이 사랑 때문에 그렇게 망가지는 것이 정상인가,비정상인가? 과연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좋은 대학을 나와서 높은 자리를 차지하여 양복입고 넥타이 매고 많은 월급을 받고,또 그 자리를 이용하여 주머니를 채우던 사람은 경찰에 잡혀 재판을 받고 감옥에 갔다가도,무슨 날만 되면 ‘특사’라는 이름으로 석방이 되고,같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세상이다.그 그늘에서 먹고 살기 위하여 좀도둑질 몇번 한 배우지 못한 사람들,자기 직장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기 위하여 노력한 사람들,젊었을 때 사회운동하다가 잡혀가 강산이 몇번씩변하도록 감옥에서 잊혀진 사람들이 고통받는 현실에 과연 사회정의는 존재하는가? 국민의 대표라는 사람들은 일반 국민의 생각과 반대되는방향으로법을 바꾸는 이런 세상을 탈없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정상과 비정상을 가릴수가 없다. [최현숙 상지대 교수]
  • [굄돌]세상 모든 아버지

    “깜깜한 식솔들을 이 가지 저 가지에 달고/ 아버진 이 안개 속을 어떻게건너셨어요?/ 닿는 모든 것들이 벌겋게 삭아내리는/ 이 어리 굴젓 속에서 어떻게 견디셨어요?” 재작년쯤 발표했던 나의 시 ‘안개 속 풍경’의 한 구절이다. 스무살적 내가 시로 그려냈던 아버지는 바다 한가운데 우뚝 선,온갖 비바람과 파도와 맞서 더 깊이 더 멀리 나아가는 비장한 모습이었다.내가 서른을넘긴 어느날,아버지는 어디서든 자주 졸으셨고 자주 노여워하셨고 자주 편찮으셨다. 며칠전 대천 해수욕장에서였다.오빠 내외가 숙소를 잡아놓고 부모님을 모셨다.가는 동안 칠순에 가까운 엄마는 멀미를 하셨고 바닷가에서는 잠만 주무셨다.온갖 종류의 김치와 간식거리를 준비하시느라 거의 이틀밤을 새우셨단다.우리는 엄마가 손으로 죽죽 찢어주시는 갓 담근 배추김치와 파김치,깻잎김치를 뜨거운 밥에 넣어 두 그릇씩 뚝딱 비우곤 했다.엄마는 연신 “더 먹어라,더 먹어” 하시며 즐거워 하셨다. 칠순 중반을 바라보시는 아버지는 차 속에서는 내내 주무셨고 바닷가에서는 가장낮은 파도 끝자락에 바다를 등진 채 내내 앉아만 계셨다.“아부지,힘드세요?”라고 묻자 “이 나이에 여기까지 온 것만도 행복이고 기적이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러고 보니 바닷가에는 아버지 연배의 노친네들이 없었다.나만 해도 다섯살배기가 바다를 노래해서 온 것이지,부모님은 물론 시부모님들께는 생각이미치지 못했다.젊은 엄마,아빠가 아이들과 함께 휴가를 즐길 때 우리의 세상 모든 노인들은 무얼하시는 걸까.도시의 집을 지키거나 시골 집에서 하염없이 기다리실까. 아버지는 바다에게 어깨를 내주고 계셨다.그 어깨는 한없이 낮아져 있었다. 저 어깨로 어떻게 나를 목마태우셨던 걸까.저 어깨로 어떻게 쌀 한 가마를가뿐히 진 채 저무는 문간을 들어오셨던 걸까.파도가 바다의 어깨를 만들고그 어깨를 빠져나가듯,우리 육남매는 아버지 어깨 위에서 자라나 어느덧 그속깊은 주름 속을 빠져나와 있었다. 아버지는 파도 끝자락에 앉아 바글거리는 이 켠의 사람들을 보고 계셨다.그늘막에 옹기종기 앉아 있던,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주놈들과 자신의식솔들을 보고 계셨다.등 뒤로는 크지 않은 파도가 파도를 타고 넘어오고 있었다.아버지는 그렇게 앉아 자꾸만 파도 끝자락과 더불어 부서지고 계셨다.
  • 희귀조류 폭염에 죽어간다

    무더위 때문에 새들이 죽어가고 있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한국조류보호협회 옥상 ‘다친 새들의 쉼터’에서는 80여마리의 새가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그러나 수용공간이 부족한데다날씨까지 무더워 대부분이 탈진한 상태다.수리부엉이와 올빼미,황조롱이,소쩍새 등 천연기념물이 대부분이다. 직원들이 밤을 새워 돌보지만 쓰러지는 새들이 늘기만 한다.특히 겨울철새들과 새끼들이 기력을 잃고 잘 먹지 못한다.최근 3∼4일 동안 벌써 새끼 4마리가 죽었다.죽어서라도 시원하게 지내라고 강가나 나무그늘 밑에 묻었다. 천연기념물 243호로 지정된 겨울철새 참수리는 평소 늠름하던 기백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매일 날갯짓을 하며 운동을 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정신을 잃지 않으려는 듯 입을 벌린 채 안간힘을 쓰고 있다. 눈이 부리부리해 ‘딱부리’라는 별칭을 얻은 천연기념물 324호 수리부엉이도 심상치 않다.매일 하던 아침인사도 하지 않고 멍하니 한 곳만 응시한다. 입원실은 1.5평짜리 5동과 큰 새장 5개,재활치료실 등 모두 11개.입원실의콘크리트 바닥과 스티로폼 천장은 무더위로부터 이들을 지켜주지 못하고 있다.한낮에는 입원실 안 온도가 36∼38도까지 치솟는다.입원실 하나에 수용된 새들도 5∼10마리로 적정 마릿수 1∼2마리를 훨씬 넘어섰다. 하지만 예산이 없어 자주 물을 뿌려주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환경부와 문화재청,서울시 등에 여러차례 대책마련을 건의했지만 확답을듣지 못했다.김성만(金成萬·54)회장은 “말로만 천연기념물을 보호하자고한다”면서 “구체적인 지원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DMZ서 세계 첫 新種버섯 발견

    비무장지대 동쪽 민간인통제선 안의 건봉산에서 세계에서 처음 ‘선비먼지버섯’이 발견됐다.또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왜솜다리(에델바이스)군락지가 비무장지대 안의 향로봉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림청은 지난달 19일부터 23일까지 임업연구원 27명과 대학교수 등 전문가 45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을 파견,비무장지대 동부지역인 향로봉과 건봉산,화진포 일대의 산림생태계를 조사한 결과 선비먼지버섯 등 여러 희귀식물을 발견했다고 9일 밝혔다. 선비먼지버섯은 보통 6∼10개의 열편(裂片·버섯을 싼 덮개)으로 이뤄진 먼지버섯과 달리 14개 이상의 열편으로 이뤄진 신종(新種)으로,강원도 고성군건봉산의 표고 500m 지점에서 2개가 발견됐다. 산림청은 한국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이름에 ‘선비’를 붙였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강원도 인제군 향로봉 일대에 왜솜다리가 약 800㎡에걸쳐 군락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강초롱과 금마타리,분홍바늘꽃 등 희귀식물과 쇠솔새 등 18종의 조류,먹그늘나비 등 곤충 28종도 발견됐다.화진포를 중심으로 해안지역에는 희귀 수생식물인 흑삼릉과 한국 특산종인물두꺼비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진경호기자 ky
  • 바오닌著 ‘전쟁의 슬픔’ 출간

    베트남전쟁은 인류의 양심을 시험한 20세기 최대의 사건이다.동원병력과 사상자수,전쟁비용 등에서 그것은 1차세계대전을 능가하며,탄약 사용량에 있어서는 2차세계대전보다 훨씬 규모가 컸다. 미국의 경우 1969년 참전군인의 규모는 최대 54만9,500명에 이르렀으며,한국에서는 모두 31만명이 넘는 장병을 파견했다.역사상 가장 큰 파괴전쟁이 바로 베트남전이다. 이 베트남전에 관한 우리의 시각은 과연 정직한 것일까.베트남전에 관한 우리의 시각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우선 베트남전을 배경으로 한 할리우드 영화를 들 수 있다.‘람보’와 같은 미국의 전쟁영웅을 그린 영화에서부터 ‘지옥의 묵시록’‘플래툰’‘메탈 재킷’ 같은 휴머니즘과 전쟁의 비애를 다룬 영화에 이르기까지 베트남전 영화는 다양하다. 그러나 이 영화들은 한결같이 ‘미국인’이 주인공이다.베트남전쟁은 어디까지나 ‘베트남의 전쟁’임을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그런 만큼 베트남 전쟁을 베트남 사람들이 어떻게 이해하는가,전쟁이 끝난 뒤 그들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하는문제는 새롭게 조명될 필요가 있다. 최근 출간된 베트남 소설 ‘전쟁의 슬픔’(바오닌 지음,박찬규 옮김,도서출판 예담)은 우리에게 바로 그러한 베트남전의 진실을 일깨워준다. 소설을 쓴 바오닌(48)은 하노이 태생으로 베트남 해방투쟁과 75년 사이공 함락전투에 참여하기도 한 행동주의 작가다.베트남인들이 겪은 전쟁과 청춘을점령당한 젊은이들의 사랑,울부짖는 영혼이 안개처럼 떠도는 밀림을 생생하게 묘사한다.이야기는 해방군 전사 키엔이 밀림에 메아리치는 전쟁원혼의 울부짖음을 듣는 것으로 시작된다. 한국작가가 쓴 베트남전 배경 소설도 독자들의 만만찮은 반응을 얻었다.‘무기의 그늘’‘하얀 전쟁’‘머나먼 쏭바강’ 등이 그것이다.그러나 이 작품들은 제3자적인 시각에서 베트남전을 다룰 수 밖에 없는 한계를 지닌다. ‘전쟁의 슬픔’은 베트남 문학사상 처음으로 전쟁을 이념이나 정치적 관점이 아닌 휴머니즘에 입각해 그린 작품이란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전쟁의 슬픔’은 베트남의 혁명전사 이야기인 구에반봉의 소설 ‘사이공의 흰옷’과 흔히 비교된다.두 소설은 사뭇 대조적으로 읽힌다. ‘사이공의 흰옷’이 평범한 여학생이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마침내 여전사로 우뚝 서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면,‘전쟁의 슬픔’은 혁명의이념보다는 전쟁 자체의 참혹함과 고통을 고발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지난 91년 베트남에서 출간되자 마자 커다란 대중적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전쟁의 슬픔’은 영국·프랑스 등 10여개국에 소개돼 좋은 평가를 받았다.94년 영국 ‘인디펜던트’지는 이 소설을 최우수 외국소설로 선정하기도 했다. 김종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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