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그늘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절감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어선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사우디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생산자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755
  • “제2의 황석영문학 시작될 겁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이 시대를 헤쳐온 작가 황석영(57)이 출옥 2년1개월만에2권짜리 장편소설 ‘오래된 정원’(창작과비평사)을 출간했다.방북사건으로5년간 복역하는 동안 구상된 이 작품은 1980년 이후의 한국사회 변화와 사회주의권의 붕괴를 근간으로 하는 세계사적 변화를 배경삼으면서 젊은 두 남녀의 파란많은 삶과 사랑을 그리고 있다.1년2개월간 일간지에 연재된 이 작품은 작가가 ‘무기의 그늘’이후 12년만에 내놓은 역작이다.현재 홍성에 살고있는 작가가 25일 책출간을 맞아 상경해 기자를 만났다. ■출간의 감회는. 5년여의 망명,5년여의 징역을 끝내고 출옥했을 때보다 훨씬 더 기쁘다.작가로 되돌아왔기 때문이다.10여년의 우여곡절과 방황에서 놓여나는 기분이며처음 시작하는 이삼십대로 되돌아간 마음이다.제2의 황석영문학이 시작될 것이다.침체되고 서사가 결여된 한국문학이 남성적이며 서사가 풍부한 본격문학으로 새 출발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다. ■작품이 이미 일간지에 연재되었는데. 3,000여매의 연재분 가운데 군더더기 에피소드 300∼400매를 빼는 등 다시손봐 빠듯하게 조였다.연초에 나왔으면 한층 시의에 맞았을 것이다.제목에서암시하듯 이 소설은 유토피아가 있었느냐고 묻는 것이다. 세계와 더불어 한반도가 겪은 유토피아 갈등을 다룬 것이며 그 마지막 불꽃인 우리의 80년대를 정리한 의미를 갖는다.이 책은 국민들의 사회변혁 욕구가 높아지는 현 상황에서 80년대 시절과 386으로 불리는 그 시절의 젊은 세대에 대한 나의 진혼곡이다.나는 당시 기성세대 연배였지만 내 분신들과 같은 그때의 청년들과깊이 연결되었었다. 그래서 광주로 대변되는 80년대 초 학생 세대들이 출옥한 뒤에도 내게 개인적으로 커다란 관심을 표해 주었다. ■감옥에서 오래 구상했다는데. 그렇다. 그런데 구상보다 실제 글이 훨씬 더 잘 풀렸다.감옥에서의 구상엔삶의 디테일이 빠져 있었다.시정에 섞여 사람들과 같이 살 때 구체적으로 이야기가 된다.또 하나 스스로 놀란 것은 글쓸 때의 노심초사가 없어졌다는 것이다.마음을 비웠다고나 할까.이처럼 편안하게 글을 써보기는 40년 문단생활처음이다. 마감 원고질질 끌기로 유명한 나였는데 이번 연재에서는 몇회분을 앞서 갖다주기도 여러번이었다.이같은 변화는 비유컨대 옛날엔 문학과 내가 사랑하는 젊은이들처럼 꼭 부둥켜안고 있는 형국으로 가끔 지겨워질 수있었다면 지금은 성숙해져서 뒤에서 가만히 다가와 나 아직 있어 하는 듯 툭툭 어깨를 치는 그런 모습이다. ■출옥하면서 앞으로 쓸 작품들을 구체적으로 거론해 주목받았는데. 감옥에 있으면서 출옥하면 이런 글을 쓰겠다고 제목까지 임시로 정해 여러사람에게 알린 것이 5∼6개 되고 그중 ‘손님’이란 글을 먼저 쓰고자 했었다.그러나 그 작품은 소설의 양식을 실험하는 것이어서 이번의 ‘오래된 정원’에 밀렸다.‘손님’은 지금 절반쯤 쓰고 있고 다음달부터 연재해서 4∼5개월만에 마무리할 생각이다.1,000매 정도로 얄팍한 소설이다.긴 작품 안 읽기는 세계가 다 마찬가지다.대하드라마 시대는 갔다고 할 수 있다.우리의 80년대는 19세기적 상황이었다.그런 시절이 간 지금 소설의 수법과 관련해서‘영상’을 떠올리게 된다.영화와 영화적 기법에 관심이많다. ■최근의 한국문학에 대해 말한다면. 지금 한국문학은 한국영화 정도의 현실성과 서사조차 없어 보여 안타깝다. 서사가 부족한 점과 관련해 너무 감각적인 경향이 눈에 띤다고 할수 있다.인생은 가볍지만은 않다.경제위기를 맞은 지 2년이 되어 사는 게 그만큼 힘들어졌건만 이에 관해 제대로 된 소설 한 편이 안 나왔다고 할 수 있다.반면영화는 크게 발전했다.탄탄하고 그리고 다양하다.옛날엔 문학에서 영화가 영양분을 취했지만 이제는 반대가 된 듯하다. ■자신의 문학 2기라고 말했는데. 10여년 동안의 어떤 모색들을 현실화한다는 의미이며 양식 실험 및 리얼리즘과 관련이 깊다.현실 생각을 반영하는 사실주의적 내용에다 연희 놀이 등동아시아적 양식을 과감하게 채용하고자 한다.리얼리즘을 우리 식으로 풍부하게 하고자한다.우리는 그간 현실주의를 너무 사실주의적으로 해석해왔다. 객관적 사실주의에서 벗어나는 남미 문학이 서구에서 큰 칭찬을 받고있고 우리의 꼭두각시놀음 같은 것에는 전위적인 요소가 담겨있다.이것들을 끌어내야겠다. 김재영기자 kjykjy@. ◆ 황석영 연보. 1943년 만주 장춘에서 태어나 고등학생 때인 1962년 단편으로 사상계 신인문학상을 받으면서 등단했고 70년 단편 ‘탑’으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이후 소설집 ‘객지’(74) ‘북망.멀고도 고적한 곳’(75) ‘심판의집’(77) ’가객’(78) 등에 이어 84년 장편 ‘장길산’ 10권을 완간했다. 89년 베트남 전쟁을 그린 장편 ‘무기의 그늘’ 2권을 낸 뒤 3월 북한의 ‘조선문학예술총동맹’ 초청으로 방북하였고 이후 독일 미국 등지에서 체류했다.93년 4월 자진 귀국하여 방북사건으로 7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98년3월 석방되었다.
  • 인천시 옹진군 “올여름 휴가 한적한 섬 오세요”

    ‘올 여름 휴가는 꼭 옹진군 섬으로 오세요’ 조건호(趙健鎬) 군수와 군 직원 등 인천시 옹진군 홍보팀 15명은 25일 서울 개봉역에서 관광 홍보에 나섰다.시민들에게 백령·대청·덕적·연평·영흥·자월도 등 섬별로 다양한 사진과 함께 가볼만한 곳,교통편,숙박시설 등을소개하는 홍보책자를 배포했다.각 섬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10명씩 참가해 살아있는 관광정보를 전했다. 옹진군이 이같이 관광 홍보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25개 유인도와 75개무인도로 이뤄진 군 특성상 관광만이 군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홍보활동은 26일 신길역,27일 부천역,28일 종각역,5월 2일 서울역,3일 영등포역,4일 신도림역 등 7개 수도권 주요 전철역에서 계속된다.옹진군은 105명을 홍보팀으로 구성,매일 15명씩을 배치할 계획이다. 백령도는 서해의 해금강으로 불리는 두무진과 세계적으로 2곳밖에 없는 천연비행장,갖가지 색의 콩돌 모양의 돌이 해변에 널려 있는 콩돌해안과 각종기암괴석을 자랑한다.대청도는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만큼 섬곳곳에서 때묻지 않은 자연의 숨결을 느낄수 있다.덕적도는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서포리해수욕장과 시원한 노송 그늘을 자랑하는 밭지름해수욕장으로 유명하다. 조 군수는 “동해안과 같은 교통체증이 전혀 없고 신비로운 경관을 갖춘 옹진군 섬이야말로 가족 단위의 알뜰 피서지로 적격”이라고 말했다. 옹진 김학준기자 hjkim@
  • 집중취재/ 산불피해 산림복원

    *자연치유→속도·인공조림→경제성 우위. 불이 난 산에 나무를 심어 조림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아니면 자연 복원되도록 방치하는 것이 좋은가.인공 조림은 목재로서 가치가 있는 수종(樹種)을심음으로써 경제성이 있으나 복원 속도가 느리고,자연 복원은 회복 속도는빠르지만 목재로서의 가치가 떨어지는 활엽수로 뒤덮히는 단점이 있다. 강원대 정연숙 교수(생명과학부)는 자연적으로 복원되도록 사람이 아무 조치도 취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96년 산불이 난 뒤 자연 복원에 관한연구를 위해 조림하지 않은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일대와 조림을 한 곳을 조사한 결과,자연복원지가 조림지에 비해 우수한 회복능력을 보였다고 밝혔다. 정 교수에 따르면 자연복원지에서는 13년이 지나면 높이 8m 이상의 교목층이 형성되지만,조림지에서는 13년이 지날 때까지 교목층이 발견되지 않는다. 교목은 줄기가 곧고 높이 자라 위쪽에서 가지가 퍼지는 신갈나무·굴참나무·졸참나무·떡갈나무 등을 지칭한다.또 기저면적(나무의 밑둥으로부터 10㎝ 높이에서 측정한 줄기의 단면적) 2.5㎝ 이상 나무의 양(임목축적률)도 자연복원지가 조림지보다 6년 뒤 1.9배,13년 뒤 2.5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산불이 난 강원도 고성·강릉·삼척처럼 과거 소나무가 숲을 이루었던 곳에는 맹아(萌芽)형성능력(불 탄 그루터기에서 새 순을 내는 능력)이 큰 신갈나무·굴참나무·졸참나무·떡갈나무 등 참나무속(屬)이 소나무 다음으로 많이 분포한다.따라서 불이 났던 자리는 소나무 대신 참나무속들로 대체된다.정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4년 뒤 신갈나무 54%,졸참나무 21%,굴참나무11%,떡갈나무 8% 등 전체 산림의 94% 이상을 참나무속 나무들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는 “2∼4년 된 묘목으로 조림을 하고 비료를 주면 몇 년 동안은 빠른 회복 속도를 보이지만,기계장비와 인력을 투입한 식목은 결국에는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영양분을 유출시키고 토양 생태계를 교란시킨다”고 말했다.또 “외국에서는 목재를 생산하기 위한 사유림에는 조림을 하지만,자연림에는 조림하지 않고 자연 복원되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림청도 불이 난 곳에 반드시 조림을 해야 한다는 입장은 아니다.그러나마을 및 도로 변 등 경관이 훼손된 곳,계곡 등 산사태가 우려되는 지역에는나무를 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과거 송이버섯 채취로 생계를 꾸려 온 주민들에게 다시 소득을 올릴 기회를 준다는 차원에서도 조림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산림청 김용하 산림자원과장은 “산불 지역 또는 벌채한 곳은 회복 속도에따라 3년 이내에 조림을 하도록 하고 있으나,소나무·참나무 순이 나오는 곳은 굳이 조림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그러나 “나무를 심으면 노임을 지급함으로써 산불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경제적으로 돕는 효과를 거둘 수있다”면서 “단순히 생태적 관점에서 보지 말고 경제·사회적 여건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호영기자 alibaba@. *과거엔 어떻게 했나. 산림청은 과거 불이 났던 곳은 대부분 조림을 했다.강원도 양양군 현북면어성전리(72년),평창군 봉평면 흥정리(78년),고성군 거진읍 송강리(86년),삼척시 원덕읍 임원리 및 고성군 토성면 백촌리 (93년)등이 그 곳이다.96년 산불이 난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구성리만 자연복원에 관한 연구를 위해 나무를 심지 않았다. 조림한 곳에는 현재 잣나무·일본잎갈나무·곰솔·자작나무 등 경제성이 있는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하지만 백촌리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조림지는 조림 직후부더 관리되지 않고 방치돼 자연 복원지나 다름없다.조림 수종(樹種)이 아닌 그루터기에서 스스로 싹을 틔웠거나,주변 지역에서 종자가 날아 와 뿌리를 내렸기 때문이다. 조림지 나무들이 잘 자라지 못하는 것은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기 때문만은 아니다.조림할 때 불에 탄 나무를 베어내고 새로 나무를 심는 과정에서 화재 뒤에 막 생겨난 식생이 교란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산불이 났거나 벌채한 곳은 3년 이내에 조림하도록 하고 있다. 지금까지 불이 난 곳에는 예외없이 소나무 등 목재로서 가치가 있는 침엽수를 심었다.그러나 이번에 산불이 난 곳에는 불에 강한 활엽수도 심을 예정이다.활엽수로 산불 방화벽을 만들겠다는 것이다.또 소나무나상수리나무·떡갈나무 등 참나무속(屬)나무들의 싹이 나온 곳은 굳이 조림하지 않고 자연복원되도록 방치하기로 했다. 문호영기자. *생태계 복원 과정 산불이 난 곳은 지상부 식물이 제거되기 때문에 불이 나지 않은 곳과 비교해 초본(풀)류가 잘 자란다.불이 난 곳은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영양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불에 탄 나무들은 새로 싹을 틔운 식물에게 그늘을 제공하고,서서히 분해되는 과정에서 무기염류를 제공한다.산불이 난 곳을 자연복원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방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새 생명은 불이 난 그루터기에서 움튼다.96년 산불이 난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일대를 보면 불이 난 그 해 소나무를 비롯해 신갈나무·굴참나무·졸참나무·떡갈나무·산벚나무·팥배나무·개옻나무·참개암·붉나무·진달래·철쭉 등의 싹이 빠른 속도로 자랐다.하지만 소나무는 다른 나무들에게 밀려4년이 지난 지금 찾아보기 어렵다.소나무는 산불 직후 종자가 싹을 틔우지만 활엽수에 압도돼 살아남지 못했다.산불 지역은 비화재지역과 비교할 때 몇 년 동안 초본과 관목류가 크게 발달한다.그러나 13년쯤 지나면 교목·아교목·관목·초본이 골고루 자라는 우리 숲의 전형적 층(層)구조를 형성한다.층구조가 형성되는 기간은 자연복원지가 조림지보다 짧다. 교목은 신갈나무·굴참나무·졸참나무·떡갈나무 등 4종이 대부분을 차지한다.이들 참나무속(屬) 활엽수는 불이 나기 전에는 소나무보다 개체 수가 적었으나,불이 난 뒤 복원되는 과정에서는 소나무를 완전히 밀어내고 우점종으로 자리잡는다. 문호영기자. *강원 삼척 화재현장 르포. 강원도 삼척시 미로면 내미로리 조지전 마을.심심산골의 아침은 고즈넉했다.싸한 공기를 가르는 이름 모를 산새의 노래가 귓가에 메아리친다. 그러나 마을 뒷 편으로 눈을 돌리자 ‘검은 산’의 흉물스런 모습이 눈에들어왔다.산자락에 검은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한 모습이다.완전히 타지 않은 곳도 잎이 누렇게 말라가고 있었다. 마을 뒷산에 들어서자 탄내가 코를 찌른다.둘레가 5∼6m는 됨직한 굵은 나무들이 검은 숯으로 변해 여기저기 뒹군다.밑둥에서 가지 끝까지 다 타버린30∼40년생 아름드리 소나무들은 바람에 검은 재만 떨구었다.산이 아니라 거대한 숯가마였다.죽음의 땅마냥 생명체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스팔트를 깐 것처럼 검게 변한 산자락에는 두더지 굴이 무수히 드러나 있었다.강원도산림개발연구원 박광돈(朴光墩·43)연구원은 “두더지가 불길을피하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굴을 파며 도망친 것 같다”면서 “두더지는 행동이 느려 피해가 컸을 것”이라고 혀를 찼다. 고목 밑둥에서 검게 타버린 노랑턱멧새의 보금자리가 나왔다.알을 낳으려고 마련한 것인 듯했다.다람쥐가 겨울을 나기 위해 저장해 놓은 알밤들도 검게 그을려 재 위에 뒹군다.산불의 열기로 바위들도 검게 타 쩍쩍 갈라졌다.해발 640m 정상에는 마을을 굽어보던 100년 짜리 거대한 소나무가 누렇게 말라죽고 있었다. 산 정상 부근에서 무당개구리가 발견됐다.환경부 생태계조사단 정흥락(鄭興洛·39) 박사는 “계곡에 있어야 할 무당개구리가 산 윗부분에 있다는 것은생태계가 교란당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미로면 사둔리 뒷산 숲도 잿더미로 변했다.아름드리 소나무들을 만지자 풀썩 재로 으스러진다.화마가 할퀴고 간 무덤 위에 후손들이 얹어 놓은 푸른솔가지도 눈에 띄었다.막 싹을 틔웠다가 재로 변한 졸참나무 열매도 안쓰러웠다. 어디선가 “짹짹”하는 박새의 울음소리가 들렸다.박 연구원은 “짝짓기를위해 수컷이 암컷을 유혹하는 ‘사랑의 세레나데’”라며 “산불은 났지만이제 곧 새 생명이 탄생할 것”이라고 숯검댕 묻은 얼굴로 미소짓는다.“찍찍,찍찍”.쇠딱다구리도 살아 있었다.멀리서 다람쥐도 겁먹은 눈으로 우리일행을 보고 있다. 앞서 가던 강원도산림개발연구원 조중현(曺仲鉉·47) 연구원이 2∼3일 밖에 지나지 않은 너구리와 고라니,토끼의 배설물을 발견했다.타버린 자기 집터를 찾아왔던 듯하다.마을 밀밭에선 고라니 한쌍의 발자국도 발견됐다. 잿더미에서 올라온 알록달록한 억새순을 만지작거리며 “자연이 이미 복원작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하는 정 박사 앞으로 회색 멧토끼 한마리가 후다닥 뛰어갔다. 전영우기자 ywchun@. *외국의 경우. 대형 산불이후 외국은 어떻게 조림할까.나라마다 지형적,기후적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자연복원에 맡기거나 자연복원과 조림을 병행하는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임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98년 대흥안령산맥에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피해면적만도 130만여㏊에 달해 한국의 이번 동해안일대 피해 2만㏊에 비해 엄청난 산림 손실을 겪었다..임주훈(林柱勳) 박사는 “대형 산불에 대한국제적인 조사나 자료는 거의 없는 형편”이라며 “중국은 한국의 지난 96년 고성 산불사례와 마찬가지로 일부는 자연복원에 맡기고 일부는 조림하는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의 경우는 자연복원에 맡기고 있다.지난 80년대 후반 국립공원인 옐로스톤에서 큰 산불이 나자 복원방법을 놓고 열띤 논란이 빚어졌다.관광협회가 “경관이 좋지 않다”며 인공조림을 요청했으나 정부는 “관심 속의 무관심이 생태계 복원에는 지름길”이라며 그대로 놔두기로 했다. 일본의 경우는 산불보다는 산사태로 인한 피해가많아 국가가 이를 재해로규정,조림비를 일부 지원해주고 있다.한국은 대형산불이 처음이어서 이번처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정부가 조림비 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박선화기자 psh@
  • 안암동로터리, ‘걷고 싶은 거리’연말까지 조성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주변에 ‘걷고 싶은 거리’가 조성된다. 성북구는 고려대와 고대 안암병원 등을 끼고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안암동로터리∼지하철 6호선 안암역간 400m구간에 올해 말까지 폭 12m의 ‘걷고싶은 거리’를 조성하기로 했다.모두 6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며 이달중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곳은 왕복 6차로로 확장중인 인촌로와 지하철 6호선이 인접해 차량 교통량은 물론 보행자가 많은 곳으로 성북구는 도시가로 이미지 개선 차원에서우선 이곳을 보행자 전용도로로 단장하기로 했다. 성북구는 이를 위해 사업구간을 차량 일방통행로로 지정하고 전신주 등을지중화(地中化)해 경관을 개선하기로 했다.가로수도 그늘이 넓고 키가 큰 왕벗나무와 느티나무 등을 심어 수목을 통해 계절의 변화를 느끼도록 할 계획이다. 심재억기자 jeshim@
  • ‘여성의 희생’ 아름답기만 한가

    어려웠던 지난 시절 이 땅에서 여자로 태어남의 ‘값’을 다시 매겨보자는듯이 여성의 희생과 고난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브라운관을 뒤덮고 있다. 10일 아침9시 첫회를 내보내는 KBS2 일일드라마 ‘송화’(안양자 극본 고성원 연출).기둥줄거리는 송화(유호정)가 첫사랑인 형도(안정훈)와 함께 산책하다 폭력배 두목 동춘(정성모)에게 납치돼 순결을 잃고 그의 아이를 낳아평생 어두운 그늘에서 살아가는 ‘여인의 한’이다. 그는 다방레지와 양장점 점원을 거쳐 영화배우로 성공하지만 자신의 과거를숨기기 위해 딸을 버리고 이로 인해 부와 명성을 한꺼번에 잃고 나락에 빠지고 마는 비극의 주인공. ‘누나의 거울’에 이어 17일부터 방송될 KBS1 아침드라마 ‘민들레’(홍영희 극본 전성홍 연출)는 70년대 아들선호가 뚜렷한 전라도 지역의 한 가정을그려낸다. 억척스런 어머니(김영애)가 아들(김호진)의 성공을 위해 딸 정남(윤지숙)과 희남(홍유진)에게 희생을 강요한다는 내용이다.그러나 큰 딸은 이 희생을 바탕으로 끝내 일과 사랑을 성취한다. ‘왕룽의대지’ 후속인 SBS주말극 ‘덕이’(이희우 극본 장형일 연출) 역시빨치산의 딸로 태어난 귀덕(신지수)이 이복언니 귀진(이정윤)에게 모든 것을 빼앗기면서도 꿋꿋이 성공한다는 스토리. 지난달 25일부터 시작한 KBS2 주말극 ‘꼭지’(이경희 극본 정성효 연출)도부모를 잃고 외삼촌 집에 입양된 꼭지(김희정)를 비롯,제주 4·3항쟁의 소용돌이에서 ‘잉태’된 정신박약아 정희(예지원) 등 수난을 아름답게 포장한다는 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렇게 여성 수난사가 범람하는 이유는 제작진이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SBS‘은실이’와 MBC ‘국희’의 성공방정식을 그대로 좇는 데 있다. 고난의 시대를 이겨낸 여성에게 지치는 기색도 없이 거푸 카메라를 들이대고있는데 ‘낯익음의 미학’으로 손쉽게 시청률을 보장받으려는 계산이다. 이들 드라마의 주시청층이 주부와 젊은 여성들인 점을 감안하면 연약한 누선(淚線)에 너무 기대는 것이 아니냐고 비판받을 수 있다. 임병선기자 bsnim@
  • 특파원 수첩/ 美 ‘푸틴의 러시아’ 기대반 우려반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블라디미르 푸틴이 새 대통령으로 당선된 러시아를보는 미국의 시각에는 우려와 기대가 반씩 섞여 있다.공식적으로 러시아정부에서 이름이 거론된지 8개월만에 대통령이란 최고 자리에 오른 푸틴에 대해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차가운 눈매에 무엇인가 못마땅하다는 표정을 띤 그의 얼굴에서 경제적 가난과 사회적 병리현상에 찌든 러시아의 현실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엿보는듯 하다가도 동시에 옛 소련 시절 권력에 맹종하면서 잔인성을 보여준 KGB의그늘도 느끼고 있다. 러시아가 어디로 흘러가겠느냐는 이제 52%의 국민적 지지를 받은 48세의 젊은 푸틴이 휘두를 권력의 향배에 전적으로 달렸기에 미국은 그의 미세한 언행에도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26일 대통령직에 당선되던 날 클린턴 대통령도 일단 당선축하 인사를보낸 뒤 러시아의 민주주의 신장과 국제사회와의 유대관계를 공고히 하기를기대한다고 촉구하면서 이같은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전달했다.또 당선 직후 그가 경제개혁과 법치 회복,부패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에 대해 일단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 러시아가 보여주고 있는 혼란스런 모습에서 그가 무슨 일을 하건 그에게 필요한 것은 단합된 국가 행정권력이다.미국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것도 바로 이 점.혼란을 추스리고 국가의 공신력을 회복하기 위해 추구할 권력의 정비 와중에 흔히 보았던 독재와 권력전횡이 동전의 앞뒤처럼 언제든함께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권문제,자유로운 언론의 보장 등 민주주의가 신장되지 않은 국가권력의집중현상은 혼란을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또하나의 나치즘,파시즘의 등장이요,옛 소련의 재등장보다 더 세계가 원치 않는 것이다.미국으로선 당장 푸틴이 제대로 권력을 정비,당장 어려운 경제를 회복시키고 협력의 파트너로 등장하도록 협조한다는 방침이나 CIA가 러시아를 알듯 KGB 출신으로 미국을 알고 있는 그가 미국을 어떻게 대할지는 전혀 예상을 못하고 있다. hay@
  • [대한시론] 정치를 투기판으로 만드는 사람들

    사람들은 왜 정치에 매혹되는가? 정치는 ‘권력에의 길’이기 때문이라 한다.그렇다면 권력은 무엇을 하자는 것인가? 소영웅주의적인 권력관이나 권력이 부귀영화를 약속하던 봉건사회의 권력구도 때문에 이 모양인가? 지금은 명색이나마 민주주의를 말하는 세상이기 때문에 권력에의 길로 나선사람들이 정치가 돈벌이 잘되는 장사라고 내놓고 말하진 못한다. 권력의 자리를 차지해 좋은 일을 하겠다고 핏대를 올린다.일찍이 이승만은 나라를 세운다고 했고,그의 그늘에 정체를 감춘 친일파는 반공애국을 한다고 했다. 이승만 이후시대의 군사독재는 ‘근대화’를 한다고 탈취한 권력으로 거만의 부를 축적하기도 했다.군사정권 30여년에 자기 본업을 집어치우고 권력에의 길로 뛰어든 이들이 줄을 이었다.학자가 강단을 등졌고,기자가 붓을 버리고 감투에 매달렸고,관직을 발판으로 정계에 뛰어든 관리가 더 위세좋은 감투를 차지했고,법률가가 법전을 팽개치고 밀실정치로 날을 지새는 재미에 빠졌다. 기업은 정경유착에서 벼락부자의 비밀을 체득했다.군인이 정치연단에 서는판에 그에 못지않게 약삭빠르고 야심 있는 사람들이 정상배의 이득을 놓치지않았다. 그래서 기회주의와 출세주의가 판을 치는 세태가 되어 정치란 직업은 몫이 좋은 큰돈 만지는 직업이 되었다.이른바 ‘대가성 없는 돈’(?)이면‘정치자금’이라는 면죄부로 그 취득의 합법성이 보장되었다. 결국은 이렇게 막가다가 지금은 몽땅 망하게 되었다. 정치가 투기판이 되고 그러한 카지노에 무법자의 마피아가 합세되면 나라는망한다. 표 모으는 기술이 진실이 전무한 빌 공(空)자의 공약이 되니,아무도안 믿는다. 그런데도 상대방을 공략하는 데는 말로 해야 하는 싸움이니,거짓말도 거창한 거짓말이 난무한다.히틀러는 대중은 조그만 거짓말은 의심해도 엄청난 새빨간 거짓말엔 속는다고 했다.히틀러의 이런 선동술을 체득한 그의 제자들이어찌 이리 많은지…. 문제는 유권자가 바르게 투표하면 된다고 한다.옳은 말이지만,이 유권자를미치게 하는 마약으로 정치판에서 애용되어 오는 것이 지역감정의 자극 선동이고 뒷구멍에서 학연과 각종 연줄로 패거리짜기이다.그것으로도 효험이 없으면 ‘안보’ 귀신과 ‘빨강색’ 칠하기 요술방망이를 휘둘러댄다.50여년을써먹어도 아직도 유효한 처방으로 정상배의 단골처방이 되고 있다. 결국 돈벌이 정치,투기판 정치는 우민정치,바보놀이 정치로 이어져왔다.친일파가 일본제국주의자들로부터 크게 배운 것은 ‘조선사람은 때려야 한다’는 우민관이고 민족멸시이다.대중을 경멸·멸시하여 원색적 감정의 자극으로조정·관리해온 조선총독부의 지배정책에서 배운 것이다. 일찍이 강동진이 쓴 ‘일본의 조선지배정책사 연구’(도쿄대 출판회)를 보면 일제가 우리를 얼마나 철저하게 타락시키고 바보로 만들어왔는가 하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승만시대 이래 친일 기득권세력은 국민을 바보로 보았다.군사정권에서는모든 국민을 이등병으로 처우하는 사회의 병영화를 꾀했다.이러한 구 시대의부끄러운 잔재에 도사린 사회적 편견을 개인이나 당파의 정치적 야심을 채우기 위해 악용하는 것은 가장 악질적인 것이다. 지금 선거전을 보면 시민을 깔보고 원색적인 자극 과장과 왜곡을 거리낌 없이 자행하는 자들이 겁도 없이 날뛰고 있다.밝은 대낮에 모두가 보고 듣고있는 데서 유치하고 치사한 거짓말을 태연히 하고 있는 자들이 사회의 지도층을 자처하고 있다.시민의 감정을 자극시키려고 상궤를 벗어난 모함도 서슴지 않고 있다. 상품을 팔기 위한 거대 광고도 피해가 많지만,정치광고의 속임수는 나라와사회를 통째로 망치는 무서운 해독을 끼친다.그래서 우리는 정치에서 무책임을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韓 相 範 동국대교수·법학
  • [사설] 12년만의 최고성장률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증가율이 12년만의 최고인 10.7%를 기록한 것으로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했다.물론 국제통화기금(IMF)사태의 피해가 가장 심했던 98년 성장률이 워낙 나빴던데 대한 반등효과도 크기는 하지만 이러한 고성장률은 IMF관리 이전인 97년도에 비교해서도 3%포인트 정도 높은것이어서 우리 경제가 본격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경제위기를 완전 극복하고 내실있는 성장을 이루기 위한 궤도진입에 성공한 것으로볼수 있다.게다가 우리와 같이 외환위기를 겪었던 동남아국가들의 지난해 성장률이 4∼5%였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도 빠를 뿐 아니라 경쟁력 면에서도비교우위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난해 정보통신산업 38%를 비롯,영상산업·통신서비스업·금융등 이른바 지식기반산업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무려 48.4%에 이르러 21세기 새로운 성장견인의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지난 90년 4.5%에 지나지 않던 정보통신산업 성장기여율과 비교하면 엄청난 발전이며 벤처중심의 지식기반산업이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매우 바람직한 성장 내용이라 할수 있다.지난해 250억달러의 경상수지흑자를 기록한 수출도 외환보유고를 늘려 주면서 37%의 높은 성장기여도를 기록했다. 1인당 국민소득은 8,581달러로 환란발생 이전 수준인 1만300달러에는 아직못 미치지만 ‘성장률 7% 달성,물가 3%이내 억제,연평균 환율 1,100원 유지’로 짜인 올 경제운용계획이 제대로 이뤄지면 올해에는 1만달러를 무난히회복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의 긍정적 측면과 함께 그늘에가려진 부문도 잘 살펴서 효율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전체국민소득에서 근로자들이 차지하는 몫(노동소득분배)이 계속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빈부격차 확대 조짐을 가리키는 것이다.따라서 정부는 앞으로 복지예산을 늘리고 정책의 혜택이 고루 퍼질수 있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이와함께 저소득·중산층의 상대적 박탈감을 덜어주고 경제정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불로·음성소득원을 철저히 추적,중과세하는 데 힘써줄 것을 당부한다.저소득 근로계층이나 영세사업자들의 세금을 큰폭으로 감면해 주는 조치도 이들의 의욕을 북돋우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올 1·4분기 성장률도 10%를 넘을 것이란 전망이다.정부는 경기과열로 인플레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조율에 노력하고 경기활황과 세수(稅收)증대로 인한 재정흑자의 상당부분을 빈부격차 해소 재원으로 활용토록 촉구한다.
  • [기고] 이 땅에 보수주의가 있었는가

    인류의 역사란 자유의 성장과정이라고 헤겔이 말했지만 짧은 인생을 사는개인들에게 이런 선언은 진실인 것 같기도 하고 공허한 말씀에 불과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왜냐하면 시간이 흘러도 역행하는 일이 인류사에서는 빈번히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크게 보아 역시 헤겔의 말은 진리이며 이 진리는 19세기보다 20세기에,그리고 21세기를 맞아서는 더욱 확실하게 다가오고 있다.지난 2월에는 회교원리주의자로 20여년간 반(反)근대화에 나섰던 이란에서 개혁파가 의회 의석의 거의 80%를 차지했다.이어 이란은 개방과 대외 관계개선에 나서고 있다. 지난 18일의 대만 총통선거에서는 야당의 천수이볜(陳水扁) 후보가 승리해중국 정치사에서 혁명적 변화를 일으켰다.매스컴에서는 51년만의 정권교체라고 하지만 필자는 그 정도의 의미부여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역사상 진정한 민중의 의사와 힘에 의해 중국의 지도자가 바뀐 적이 있었던가.본토 중국의 공산당 지도자들은 비록 민중적 기초에 의해 선택을 받았다 하더라도 명(名)과 실(實)에 있어 완전히 선출된 지도자들은 아니다.공산당 엘리트 중에서 두각을 나타낸 자들이 고위직에 올라섰을 뿐인 것이다. 대만 역시 1920년대 장제스(蔣介石)의 등장 이후 국민당의 일당독재가 이어져 왔다.이제 필리핀 한국 인도네시아에 이어 대만까지 민주주의는 적어도외형상으로는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북한 본토중국 미얀마 등이 남아 있지만 21세기 전반기 이전 이들 나라도 불가항력적으로 자유의 넓은 길로 나가지 않을 수 없으리라.역시 장구한 세월로 보아 ‘역사는 자유의 성장과정’이다. 이제 우리 자신으로 시선을 옮겨보자.요즘 동남아시아지역이나 중국을 여행해 본 사람들은 절실히 느끼고 있겠지만 아시아 각국의 변화는 눈부실 정도이다.정치도 변하고 있지만 그것 이상으로 물질적 변화는 현란하다.1년이 다르게 느껴지는 중국을 보노라면 우리가 제자리 걸음을 한다면 이 거대한 대륙의 그늘에 싸여 우리 존재가 희미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다.지난 월초에는 태국을 20여년만에 방문했는데 당시의 초라하던 방콕공항은 김포공항보다도 현대화한것처럼 보였다.관광객이 1년에 700만명이나 된다고 하였고도로는 일본차를 수입하는 대가로 일본인들이 건설해 주어 넓고 시원하게 뚫려 있었다. 우리는 알다시피 가까스로 IMF시대를 거의 극복했다.일단은 자축할만한 장거이다.그러나 우리가 아시아의 일반적인 수준을 훨씬 뛰어넘고 곧 선진국진입을 기약한다면 지금과 같은 작태로는 어림도 없다는 것을 자각해야겠다. 선진국이 되는 마지막 관문은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의 모든 분야에서 도약을 의미한다.우리의 여러 분야 가운데 그래도 상대적으로 앞선 곳이 있다면 그것은 경제쪽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경제도 정치가 혼란스럽고사회질서가 난잡하고 문화가 저질이면 고도성장이 어렵게 된다.즉 발목이 잡힌다는 것이다.특히 정치쪽은 직·간접으로 경제와 긴밀한 관계에 있어 정치의 능률화가 실현되지 않으면 경제는 결국 비틀거리게 되고,이것은 곧바로외국자본의 향배를 가름하게 된다. 우리가 진정 앞서 나가려면 정치의 선진화가 필수이며 이 선진화는 현재와같은 소위 개혁·보수의 구도로는 어림도 없다고 본다.마침 총선도 곧 실시되지만 이 나라에서 양당 구도가 바람직하다면 ‘개혁 대 보수’가 아닌 ‘개혁 대 보다 개혁’적인 양당 구도가 실현돼야 정치가 새로운 전기를 맞게될 것이다.대강 짐작하다시피 이 땅의 보수주의는 기득권층의 자기 보호막이다.진정 보수할만한 가치를 우리가 만든 적이 있었던가.그저 현상유지가 자기네에 유익하기에 보수주의라는 간판을 내세우고 있을 뿐이다.그래서 보수주의는 엄밀한 검증 위에 세워져야 하는 것이다.젊은층은 특히 이 점에 유의하길 바란다.‘정치는 그런 것’하며 무관심하면 정치권의 악취는 사라지지않을 것이며,그 악취는 젊은 세대가 당연히 오래 맡게 될 것이다. 이성주 사회평론가
  • [4·13총선 D-26] 각당 선거전 이모저모

    충청권에서 난타전(亂打戰)이 한창이다.자민련의 텃밭을 놓고 공방이 치열하다.민주당과 한나라당,한국신당이 3각협공에 나서고,자민련은 반격하고 있다.충청권 ‘땅따먹기’는 총선을 혼전으로 몰아가고 있다.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은 충청권을 열심히 파고들고 있다.이틀전충북 청주 흥덕지구당(위원장 盧英敏) 개편대회에 참석,‘JP 뛰어넘기’를시도했다.이위원장은 “국민의 80%가 반대해 내각제를 할 도리가 없는데도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자신들을 배반했다면서 정치생명을 연장하려는 자민련을 심판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민주당은 또 한화갑(韓和甲) 전총장을 충청권에 긴급 투입했다.‘리틀DJ’를 통해 이위원장에게 힘을 불어넣으려는 전략이다.즉 ‘김심(金心)’을 부각시켜 이위원장이 ‘총선용’만이 아님을 강조하는 차원이다. 자민련은 17일 오전 즉각 차단을 시도했다.이삼선(李三善)부대변인은 “이인제 대망론(大望論)은 충청권에서 위기를 느낀 DJ 가신그룹의 치졸한 1회용가면극”이라며 비난했다.이어 “YS와 DJ의 권력 그늘에서 웃자란 이위원장은 DJ 햇볕 아래서 말라버릴 것”이라면서 “논산·금산도 때우기 힘든 1회용 반창고”라고 깎아내렸다.정창록(鄭昌祿)부대변인은 “이위원장의 지원유세는 대선전을 방불케 해 총선정국을 혼란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오후에는 한국신당 김용환(金龍煥) 중앙집행위 의장이 한때 ‘상전(上典)’이었던 JP에게 화살을 겨눴다.이날 충남 공주·연기지구당(위원장 金高盛)개편대회에서 지난해 7월 JP의 당 복귀와 공동정부 철수요구 묵살,총리직 안주과정 등을 폭로했다.김의장은 “JP가 또다시 충청인을 속여 동정심을 이끌어내려 한다”면서 “DJP의 국민 현혹이 계속될 경우 내각제 포기의 모든 진상과 대통령 후보단일화 과정의 국민기만 음모들을 낱낱이 공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날에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충청지역 4곳을 돌며 ‘공동정부책임론’ 등으로 JP를 맹공했다. 박대출기자 dcpark@. *한나라 수도권 '기대반 우려반'. 한나라당이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기선’을 잡기 위해골몰하고 있다. 홍사덕(洪思德)선대위원장은 17일 아침 전경련회관에서 서울지역 총선 필승대책회의를 주재하고 강북지역 등 취약지역에 대한 지원방안을 논의했다.회의에는 서청원(徐淸源)선대본부장,김덕룡(金德龍)·김영구(金榮龜)·최병렬(崔秉烈)·이우재(李佑宰)부총재,이부영(李富榮)총무,박주천(朴柱千)사무부총장,박명환(朴明煥)서울시지부장,박창달(朴昌達)상황실장 등이 참석했다. 홍위원장은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점차 상승세를 타고 있어 전국 130석 당선은 무난할 것”이라며 “서울지역에서도 과반수(23석) 당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선전’을 독려했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와는 달리 당초 기대를 모았던 ‘386세대’들이 뜨지 않아 당 지도부의 얼굴을 어둡게 하고 있다.강남을의 오세훈(吳世勳),양천갑의원희룡(元喜龍)변호사 이외에 다른 후보들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대신 여권의 ‘386세대’들로부터 강력한 도전을 받았던 김영구부총재와 서청원본부장,이부영총무,이세기(李世基)의원 등은 ‘안정권’에 진입한 것으로 자체판단하고 있다.이에 따라 이들 중진과 ‘386후보’의 연대를 통해중진과 386후보를 함께 띄우는 이벤트를 적극 검토중이다. 한편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날 취약지로 분류되는 도봉갑(위원장 梁慶子),노원갑(위원장 崔東奎),노원을(위원장 張斗煥) 지구당대회에 잇따라 참석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민국당 '4당구도 만들기' 총력. 민주국민당이 ‘심기일전’을 다지고 있다.창당 이후 침체를 면치 못하는현 국면을 타개하면서 확고한 4당구도를 정착하겠다는 안간힘이다. ‘백의종군’을 선언한 조순(趙淳)대표가 우선 마음을 다잡았다.전국구 불출마 선언 이후 한때 ‘잠적 소동’도 있었지만 17일 충북 제천·단양과 경북 울진·봉화지구당 창당대회에 연이어 참석하는 등 살신성인의 의지를 가다듬었다.당초 건강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던 행사여서 당 지도부는 놀란가슴을 쓸어내렸다. 조대표는 “한국 민주정치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 자민련 명예총재의 개인재산 같은 사당(私黨)으로는 이뤄지지 않는다”,“이회창(李會昌)총재는 대권에 눈이 멀어 공천 대학살을 자행했다”며 ‘반(反)DJ,반 이회창’의 기치를 치켜들었다.과거보다 한껏 날이 선 공격이었다. 19일로 예정된 조대표의 기자회견도 반전의 계기로 삼고 있다.김철(金哲)대변인은 “김대통령과 한나라당 이총재의 과거 의혹을 집중 파헤칠 것”이라고 귀띔했다.요즘 정치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경제논쟁’에도 가세,경제전문가로서의 이미지도 살릴 계획이다.민주당-한나라당으로 굳어지는 ‘양당구도’를 조기에 차단하면서 정책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한다는 것이 당지도부의 전략이다. 민국당은 또 대구 중구 후보로 김현규(金鉉圭) 최고위원을 공천했다.이수성(李壽成·칠곡)-김윤환(金潤煥·구미)으로 이어지는 ‘낙동강 벨트’를 구축,TK(대구·경북) 공략도 병행하고 있다. 오일만기자 oilman@. *민주당 '젊은층 끌어안기' 가속. 민주당이 17일 여의도 당사에서 청년필승 결의대회를 갖고 ‘젊은 표’ 공략에 나섰다.386세대 후보가 집결된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서의 약진을 통해 4·13 총선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전략이다.이를 위해 민주당은 젊은층을 겨냥한 다양한 정책공약을 앞세워 신진돌풍을 노리고 있다.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이 이날 행사에서 “총선 승리와 수도권 압승을위해서는 청·장년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면서 “새 정치를 구현하기위한 견인차가 돼달라”고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이날 결의대회 참석자들은 ‘새롭고 깨끗한 정치’를 약속하는 청년선언을 채택,여당소속 젊은 후보로서의 차별성을 부각시켰다.청년선언은 지역감정 조장 배제와 정책대결 유도,투명한 정치 구현,당선 뒤 세비 5%의 실업기금 출연,월1회 이상 사회봉사활동,1년 5건 이상 법안 발의 등 의정활동 공약을 담고 있다. 중앙당 총선공약으로는 주요 정부기구와 공직자의 선출직 후보에 청년 참여비율을 높이고 청년 실업률을 외환위기 이전 수준인 7%대로 낮추는 방안 등이 포함돼 있다. 행사에는 서울지역 신진 후보인 김성호(金成鎬·서울 강서을),김윤태(金侖兌·마포갑),임종석(任鍾晳·성동),허인회(許仁會·동대문을),이석형(李錫炯·은평을),우상호(禹相虎·서대문갑),이인영(李仁榮·구로갑),장성민(張誠珉·금천),이승엽(李承燁·동작갑)씨를 포함,300여명이 참석했다.민주당은 이들을 비롯,전국 1,000여명의 청년위원을 출신지와 연고지로 파견,선거전에본격 투입키로 했다. 박찬구기자 ckpark@
  • 金대통령, 海士졸업식 치사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6일 “남은 임기 3년 동안 국민과 우리 국군의동참 속에 한반도에서 냉전의 그늘을 거두고 온 겨레가 함께 공존하고 상부상조할 수 있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경남 진해 해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 열린 해군사관학교제 54기 졸업 및 임관식에 참석,연설을 통해 “평화 없이는 민주주의도 정보화도 있을 수 없으며 군이 그 임무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 “평화의 길로 나아가려면 평화를 향한 강한 의지와 평화를 지켜낼 수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난해 해군은 서해안에 전진기지를 마련하고 국산 구축함을 비롯한첨단 입체전력을 확보함으로써 대양(大洋)해군 건설을 위한 계획을 차질없이 진행시키고 있다”면서 “육·해·공군이 하나가 되어 최상의 안보태세를 갖추고 긴밀한 한·미연합 방위태세도 더욱 공고히 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 대통령은 특히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남북간 화해협력을 위한 ‘베를린 선언’의 내용을 설명하고 “이 길만이 북한도 살고 남한도 이롭고 7,000만 민족 모두가 전쟁의 두려움 없이 안심하며 살 수 있는 성공의 길”이라고강조했다. 이날 임관식에는 조성태(趙成台) 국방장관,조영길(曺永吉) 합참의장,이수용(李秀勇) 해군참모총장 등 군 주요인사와 각계대표 2000여명이 참석했으며,이명종(李明鐘) 소위가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양승현기자 ya
  • [대한광장] 국익 우선과 ‘아름다운 악역’

    김대중 대통령은 얼마전 “차기 대통령후보는 자유경선으로 하겠다.국민의지지를 받는 사람을 밀어주겠다”고 밝혔다.어찌 보면 당연한 것 같은 이말이 오히려 신선하게 들리는 것은 군사독재시절 전직 대통령들의 폐해를 직접적으로 당해본 현직 대통령으로서 간절한 여망일 것이다.당내 민주화를 확실하게 실천해보이겠다는 의지이다.가능하다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거대한경제정책 시야,민족운명에 대한 깊은 애정,국민을 하늘같이 받들 사람 등 구체적 방향제시까지 해놓았다.이것은 김대통령의 평소 정치신념이기도 하다. ‘자유와 자율’을 넘어서는 이상적인 사회이념은 없다.인간은 어머니로부터 탯줄이 잘리면서 운명적으로 자유로운 몸으로 이 세상에 내던져진다.그리고 어머니의 품에서 성장하면서 인격적인 개체가 조성되는 것이다.어떤 종교나 이념도 이 자유를 부자유하게 만들 수 없는 것이다. 퇴계 선생은 ‘인간은 천지창조의 동참자이며 동시에 인간은 능력을 가졌기에 신뢰한다’며 능동적 사유체계를 주창했다.자유와 자율성을 강조한 이 사상은 주자의 ‘자연적 도덕법칙’보다도,칸트나 괴테의 ‘도덕적 의지의 발견’보다도 한 단계 높은 인간의 능동적 가치관을 읽어준 것이다.자유를 바탕으로 한 자율성은 정치문제 뿐 아니라,사회 전반의 모든 것을 편하게 해준다.부자유해질수록 불편해진다.한 나라의 운명을 책임지는 차기대통령을 자유경선으로 한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첫걸음이다.자유민주주의의 생명인 이러한 주제는 차기대통령 뿐 아니라,국회의원들에게 더 필요한 정치덕목이다. 그러나 총선을 코앞에 둔 지금의 정치판은 어떤가? 신당이 창당되면서 정치권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탈락된 낙천자들 중심으로 또 하나의 ‘양로원당(?)’이 급조되면서 전직대통령들까지 가세하고 있다.독재로 수많은 희생자를 내며 망월동 묘지까지 만든 그들,수많은 IMF 노숙자를 만들고 자칫오늘의 인도네시아와 같은 ‘양아치경제’ 수렁으로 빠지게 할 뻔한 그들이또다시 길거리로 나오고 있다. 그 그늘 밑에서 또다시 금배지를 달아보겠다고 몰려다니는 전·현직 의원들이 있는가 하면 평생 동지를 배신하고 탈당을 콜라마시듯 하는 ‘콜라의원’도 있다.그들은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너무 잘 아는 것’ 같지만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다. 지금의 유권자중 30% 이상은 386세대 이후이다.80년대 전후 민주화세대들인이들은 지금 사회의 중견층으로 자리잡고 있으며,더욱 투명한 의식의 486세대가 그 뒤에 포진하고 있다.과연 이들을 선심형 관광버스에 오르게 할수 있는가.각계 각층의 ‘시민총선연대’ 등도 이들이 주축이 되고 있다.이들을법률적으로 재단하려고 하지만 ‘민주시민’으로서 그 뿌리는 감옥행이라고해서 절단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독재시절에 경험한 바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전력에 문제가 있는 국회의원 후보는 공개해야 한다.미국 같이 유권자들이 알 것은 알고 검증돼야 한다.막강한 비자금이 있고,정치적으로 배경이 강력하다고 해서 ‘무차별 돈봉투 분배’ 의식으로 국민을 농단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사실을 정치권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아름다운 악역’을 필요로 한다.검찰이나 경찰,국정원 등의총수는 엄격해야 한다.정치권을 떠나 국가와 민족을 우선해야 한다.이들이 정치권의 냄새에 따라 흔들린다면 국가기강이 어떻게 확립될 수있겠는가. 미 CIA 등은 국익에 우선하여 때로는 해외에까지 나가 잔인한 역할을 한다. 그로 인해 지탄을 받아 CIA국장이 퇴출당하기도 한다.하지만 그들은 당당하다.국가를 위해 악역을 맡았기 때문이다.미국 뿐이랴.세계 각국의 주요 권력기관이나 정보기관들은 ‘아름다운 악역’을 맡는다. 그러나 한국의 주요 권력기관의 장들은 어떤가.국익보다는 오히려 사리사욕에 한눈을 팔고 있지 않은가 하는 우려다.국가의 안보와 국민 전체의 안녕을위한 엄중한 역할보다는 나중에 국회 출마를 염두에 두고 지역구 표밭관리를 위해 더 열성이 아닌지 의심스럽다.유비에겐 제갈량 같은 사람도 있었지만 관운장과 장비와 같은 악역도 있었다.우리도 관운장과 같은 악역의 애국자가 필요하다.그렇다고 과거정권과 같은 어두운 악역이어서는 안된다. 신상성 용인대교수 소설가.
  • 여의도 한강둔치에 나무심는다

    콘크리트 제방 일색인 한강둔치에 나무가 심어져 강변을 찾는 시민들에게그늘과 휴식공간을 제공하게 된다. 서울시는 5일 한강의 옛 경관과 생태계를 되살리기 위해 한강둔치 여의도지구에 2,000여그루의 나무를 심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강변에 나무를 심는 것은 지난 80년대 한강개발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그동안은 홍수 때 강물의 흐름을 방해해 대형 수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나무심기가 사실상 금지돼 왔다. 서울시는 그러나 물 흐름이 느린 곳에서는 나무를 심어도 수해와 직접적 연관이 없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시 하천관리위원회 자문을 거쳐 유속이 초속 0.7m 이하인 여의도지구를 시범지역으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15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원효대교∼마포대교간 제방과 63빌딩 앞,국회의사당 뒤쪽 강변에 1m∼4.5m 크기의 느티나무,회화나무,왕벚나무 등 2,356그루를 심을 방침이다.서울시는 나무를 심은 뒤 강물의 속도에미치는 영향과 동·식물의 변화상을 지속적으로 관찰,긍정적인 결과가 나올경우 한강변 다른 지역으로 나무심기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재순기자
  • 훼손된 자연 되살아난다

    등산객 집중,산불 등으로 훼손됐던 자연에 새 살이 돋고 있다.국토의 6.5%를 차지하는 20개 국립공원은 국립공원관리공단과 주민들의 노력에 힘입어식생이 복원되는 등 원래 모습을 되찾고 있다. 96년 4월 큰 불이 났던 강원도 고성의 생태계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410㎞에 이르는 낙동정맥(강원도 태백시 황지동∼부산 금정산) 등 많은 산림이무분별한 개발로 훼손되고 있다는 보고가 있지만,한편에서는 복원작업이 한창이다. 산림 복원의 대표적인 곳은 지리산의 노고단과 세석평전.두 곳은 91년 복원에 착수해 현재 90% 이상 복원됐으며,세계적으로 아고산대(해발 1,500∼2,000m) 식생 복원의 유일한 성공사례로 꼽힌다.미국은 북서부 글래시어 국립공원에서 무려 80여 년 동안 식생 복원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고,우리나라도 한라산은 식생 복원에 실패했다. 특히 노고단 정상부는 ‘야생화의 천국’이라고 할 만큼 온갖 종류의 야생화가 대규모 군락을 이루고 있다.해마다 8월 중순이면 지천에 널린 원추리·쑥부랭이·구절초·지리터리풀·동자꽃·산오이풀 등이 자태를 뽐낸다. 등산로를 나무로 단장한 뒤 양 쪽에 펜스를 쳐 등산객이 정해진 등산로 이외에는 다닐 수 없도록 하고,자생식물을 이식하는 복원작업이 시작되지 전에는 맨 땅이 드러나 있던 곳에 푸른 ‘생명’이 다시 숨쉬고 있는 것이다.씨앗을 뿌리고 풀 포기를 옮겨 심는 작업이 상당 부분 진척된 소백산의 비로봉·연화봉·국망봉 정상부에도 해마다 봄·여름이면 새 생명이 움튼다. 산불이 났던 곳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 풀과 나무가 우거져 있다.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오봉산은 활엽수와 잡풀이 가슴 높이까지 빽빽이 자라 있다.활엽수는 침엽수 아래쪽 흙 속에 씨앗 형태로 숨어 있다가 침엽수가 사라지자급속한 속도로 발아한 것이다.불이 나기 전에는 소나무가 대부분인 침엽수림이었지만,산불 뒤 신갈나무와 굴참나무가 번성한 활엽수림으로 바뀌었다.새,솔새,고사리,그늘사초,큰기름새 등 풀도 왕성하게 번식했다. 지리산·계룡산·덕유산·소백산·내장산 등의 불이 났던 곳에도 갈참나무·굴참나무·졸참나무 등 활엽수 군락,소나무·잣나무 등 침엽수와 굴참나무등 활엽수 복합 군락,망초·원추리 군락 등 모두 31개 군락이 넓게 형성돼있다.또 무당버섯·송이버섯·광대버섯·구멍장이버섯 등 내장산에서 65종,덕유산에서 31종,지리산에서 44종 등 많은 버섯류가 관찰되고 있다.수풀이우거지면서 다람쥐·청설모·족제비·너구리·두더지·산토끼 등이 관찰되는횟수가 늘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강동원(姜東遠) 홍보실장은 “자연도 인간의 관심에 따라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호영기자 alibaba@
  • [동티모르 나라만들기 6개월] 유엔 지원속 독립기반 갖추기 한창

    동티모르가 독립을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하고 ‘나라 만들기’에 나선지 반년.인구 80만의 이 조그만 땅에는 유엔평화유지군 주둔,유엔의 과도행정기구(UNTAET) 출범,인도네시아·동티모르 지도자의 상호방문 등 수많은 변화가있었다.비록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고는 있지만 독립국가를 준비하는 이들의열기는 뜨겁다.그러나 한쪽으로는 과거 독립투쟁을 이끌던 세력이 기득권층으로 변질해 주민들의 불신을 사는 등 과제도 적잖다. *독립국가 건설. 인도양이 바라다 보이는 딜리 시내 중심가의 동서로 길게 뻗은 옛 동티모르 주청사.지금은 UNTAET 본부가 들어서 동티모르 새 국가 건설을 지휘하고 있다. 행정직원 950명,경찰관 1,640명,다국적군에서 대체된 유엔평화유지군 8,950명 등 1만1,500여명이 행정,치안의 요소요소에 배치돼 독립국가의 뼈대를 만드는 ‘임시정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UNTAET가 행정부라면 국민자문위원회(NCC)는 독립국가 이행까지 법률을 제정하는 국회 기능을 맡고 있다.UNTAET,동티모르 저항협의회(CNRT),기독교파대표 등 15명이 이끌고 있다.NCC는 지난달 16일 첫 관보를 냈다.이 관보에는 재무부,중앙은행 등의 설치,기업등록제 등이 공시됐다.국가의 기틀이 하나둘씩 세워지고 있는 것이다. 새 국가의 재정규모는 첫 회계년도에 3,200만달러(370억원)가 될 전망이다. 사나나 구스마오 CNRT 의장은 독립투쟁가에서 세일즈맨으로 변신,한국과 중국 등 해외를 방문,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공용화폐는 미국의 달러화로 결정됐다.당초 CNTR은 포르투갈의 에스쿠도화를 염두에 뒀으나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IBRD)의 권고를 받아들였다.달러 외에도 기존의 호주달러,에스쿠도,인도네시아의 루피아도 당분간 통용된다. 지난 1월에는 과도 사법위원회도 출범했다.동티모르 출신으로는 처음으로판사,검사 12명이 임명되어 딜리 시내에 법원,검찰청을 개설할 준비에 착수했다.사법위는 당분간 인도네시아 법률을 적용할 방침이지만 곧 동티모르 실정에 맞는 사법제도를 만든다는 당찬 다짐을 하고 있다.이들은 친(親)인도네시아 민병대가 동티모르에서 자행한 강간,살인 등 만행의 진상을밝히고 주도자들을 법정에도 세울 계획. 의료나 교육기반은 거의 전무한 상태다.의사는 동티모르를 통털어 18명.진료시설이 크게 모자라지만 재정확보를 통해 인원과 시설을 서서히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변변한 공립학교 하나 없을 만큼 교육기반도 부실하지만 아직구체적 계획은 발표되지 않았다. 동티모르 인구의 30%인 25만명은 주민투표를 전후해 서티모르 등으로 피란갔다가 9만명 이상이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이들은 민병대에 의한 테러를 걱정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지만 최근 독립파와 반대파가 협상에 들어감으로써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세르지오 비에이라 드 멜로 UNTAET 의장은 고용창출을 동티모르 최대과제로 꼽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 공무원을 1만2,000∼1만5,000명 채용하고 도로보수,쓰레기 수집 등 단기사업을 벌여 민간고용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밝혔다. 그는 과도행정기구의 통치기간에 대해서는 “유엔에서 당초 제시한 2년이라는 기간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황성기기자 marry01@. *주민싹트는 불신. 동티모르는 새 국가건설이라는 꿈과 희망에만 들떠있지 않다.벌써부터 지도층에 불신을 느끼는 주민들이 늘어나는 등 어두운 그늘도 엿보인다. 동티모르 주민들에게 새 지도층은 풍요롭고 자유로운 새 국가의 청사진을제시하지 못하고 있는,회의만 일삼는 집단으로 보여지기 시작했다.나아가 그들은 기업과 결탁해 배를 불리는 새로운 기득권 세력으로 바뀌고 있다는 흉흉한 소문의 주인공이다. 딜리 시내 중심가.호주계 자본의 호텔,렌트카 회사,레스토랑의 진출이 눈에띈다. 이중에는 옛 인도네시아 군사시설에서 호텔영업을 시작했거나 고급차를 탄 독립파 간부들이 종종 목격되고 있다.주민들은 최대정치조직인 동티모르 저항협의회(CNRT)가 해외에 망명했던 간부의 형제나 친척들에 의해 장악됐다고 믿고 있다. 공용어 채택을 둘러싼 논란도 대다수 주민들의 뜻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사나나 구스마오를 비롯한 CNRT 간부들은 새 국가의 공용어를 포르투갈어로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통치하에서 자란 젊은층은 “주민의 대부분은 포르투갈어를 쓸 수 없는데도 엘리트계층은 민중의 뜻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이에 대해 한 독립파 간부는 “인도네시아어는 강제된 말이고 영어는 딜리 문화와는 어떤 관계도 없다”고 포르투갈어의 공용어 채택을 강행할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여성인권에 관한 비정부조직(NGO)을 이끌고 있는 마리아 오란디아(43)는 지난해 11월 실업,범죄,저임금을 조속히 해결해달라는 진정서를 구스마오 등에게 보냈으나 아무런 답장을 받지 못했다.그녀는 “불만을 전달할 수단이 없으며 지도층도 주민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정보를 얻을 수단은 라디오 밖에 없다.이마저 도심을 벗어나면 수신이 어려워 유엔 과도행정기구(UNTAET)나 CNRT의 활동을 알 길은 없다.독립투쟁의 소식지 역할을 했던 신문 ‘동티모르의 소리’도 지난해 8월30일 주민투표를 전후로 발행을 중단해 지도층과 주민간 의사소통은 상당히 어려운상태다. 황성기기자
  • 우수 중단편 13편 모음집 ‘올해의 문제소설’

    ‘2000 올해의 문제소설’(신원문화사)이 나왔다. 제목과는 달리 지난해에 발표된 작품을 모은 것이나 전국 각 대학에서 한국 현대소설을 전공하는 300여 명의 대학교수들이 골라뽑은 13편의 ‘알짜’중·단편집이다.올 우리 단편소설의 흐름과 관련해서 시사해주는 바 많다. 그러나 우리 독자들은 어떤 변화의 기미를 감지하기 앞서 단편소설이란 오래된 이야기 방식의 쇠할 기미없는 젊은 힘에 더 감동받는다.독자들은 부러갈 필요가 없는 햇볕 덜 드는 곳으로 덜컥 끌려갔다가 혼자서는 끝내 몰랐을 별과 가까운 어떤 곳에서 살며시 놓여나는 듯한 감각을 맛보곤 한다. 구효서의 ‘포천에는 시지프스가 산다’는 상식 선에서 분명 불행한 귀먹고말못하는 농아자의 희한한 ‘낙천(樂天)’을 이야기하고 있다.어려서는 남한테 죽어라 구박만 받았고 나이들어 자리잡을만 하니까 아내가 식물인간이 되고마는 불행한 삶에서도 주인공 농아자는 웃음과 낙천적 낯을 잃지 않는다. 덜 떨어진 탓도 아니고 별스런 깨달음의 계기가 있었던 것도 아니며 착한 심성만으로도설명할 수 없다.독자들은 여기 이 불행과 낙천 사이의 천길 간극을 메우고 있는 것으로 짐작되는 삶에 대한 허무의식의 서늘한 그늘에 몸을떤다.그런데 작가의 솜씨 덕에 이 그늘이 가끔 따스하게 여겨진다. 하창수의 ‘서른 개의 문을 지나온 사람’도 불행에 관한 이야기이다.한 사람이 목소리를 잃어버리는데 값싼 동정에 기대거나 넋나간 듯 몸부림치지 않고 자신을 조용히 바라보는 용기를 가지고 사회와 단절해간다.가라앉고 가라앉아 자살 시도의 최저점에 가까와졌을 때 사람과 ‘소통’한다.어떤 사람과 무슨 마음을 나눴기에 여전히 목소리 잃은 주인공은 자신에게 장미꽃을 살수 있을까.불행의 심연 속으로 가라앉을 때나 되솟아오를 때나 여일하게 차분한 작가가 듬직해 보인다. 한강의 ‘해질녘에 개들은 어떤 기분일까’도 삶의 어두운 터널 통과하기다.어른의 불행은 뒤로 물러서고 대신 어린 소녀의 황량하고 가난한 처지가 아이의 시선으로 그려지고 있다.아이는 아빠와 함께 삭막한 여관에 머물고 있는데 아이 아버지는 의처증에 못견뎌 도망간 아이 엄마를 복수심에 불타 찾고 있다.아이의 처지와 아빠의 상황은 갈수록 막막해져 결국 출구없는 묘혈속으로 끌려들어 가는 순간 터널 끝의 빛이 쏟아진다.아이는 꽃밭 아닌 황량한 들판을 가로질러야 하지만 아이의 걸음걸이는 산문보다는 시에 더 가깝다. 권현숙의 ‘열린 문’은 육체,죽음,섹스가 뭉뚱그러진 이야기로 우리가 눈을 돌린 다음에도 1분은 더 사물을 들여다 보고 있는 작가들의 강인한 눈길이 손에 잡힐 듯 하다.이인성의 ‘무덤가의 열일곱 살-철들 무렵2’는 성장소설로 쉼표를 날선 낫처럼 휘두르면서 과거로의 길을 내고 있다.공선옥의‘홀로어멈’은 어려운 환경에 짜부라들지 않는 여주인공의 가식없는 폭소가들리는 듯 하다. 김이소 ‘외출’ 김만옥 ‘그 모퉁이의 한 그루 나무’ 신장현 ‘과자먹는시간’ 등은 이야기 방식에 남다른 신경을 쓰고 있다.이밖에 이인화 ‘초원을 걷는 남자’ 윤흥길 ‘묘지근처-때와 곳2’ 박범신 ‘그해 가장 길었던하루-들길1’ 구인환 ‘기벌포의 전설’이 수록되어 있다.특히 이 작품집은작품마다 교수들의 독해 도움 해설이 실려 있다. 김재영기자 kjykjy@
  • [경마 건전레포츠로 탈바꿈]’도박성베팅’서 ‘즐기는베팅’으로

    ‘도박’으로 인식되던 경마가 건전한 가족레포츠로 자리잡고 있다.이른바‘경마꾼’들이 즐겼던 고배당·고위험의 복승식 베팅이 줄고 단승식,연승식베팅이 연인이나 가족들의 호응에 힙입어 점점 늘고 있다. 지난해 경마장 입장객은 1,009만명.97년의 878만명에 비해 131만명이나 증가했지만 매출액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입장객 한명이 하루평균 10만8,000원을 쓰다 8만8,000원으로 씀씀이를 줄인 탓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한탕을 노리던 경마팬들이 적은 돈으로 경기 자체를 즐기려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며 “2∼3년 전만해도 경마장에 자녀를 데려오는 가족들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요즘은 주말 경마장에서 아이들에게 1,000원짜리 마권을 사주는 부모를 쉽게 볼 수 있다.돈을 따기 위해서가 아니라 경기를 좀더 재미있게 보기 위한 베팅이다. 마권금액도 1만원권 이하가 전체매출의 11%에서 18.9%로 크게 늘고 5만원권 이상 고액베팅은 57.5%에서 46.1%로 줄었다.‘도박성 베팅’이 즐기는 베팅으로 바뀐 것이다.가족단위 내장객을 위해 마련된 어린이 휴게실 이용과 돗자리,유모차 대여도 20∼30%씩 급증,가족 경마팬이 늘고 있음을 말해준다. 경주로 안에 마련된 공원도 가족들의 편안한 쉼터 역할을 해주고 있다.98년 하루평균 5,000명이던 공원 이용객은 6,000명으로 증가했다.경기가 없는 날에도 매일 500여명의 시민들이 찾아와 견학을 하거나 그늘막 밑에 앉아 휴식을 즐긴다. 경마 선진국이라는 미국이나 호주,홍콩의 경우 경마가 도박이 아닌 건전한‘여가 선용 수단’으로 받아 들여진다.실제로 이들 나라에서는 복승식보다배당률은 낮지만 쉽게 맞출수 있는 단·연승식의 인기가 더 높다. 마사회 이종구 홍보실장은 “아직 개선돼야 할 부분이 많지만 경마를 보는눈이 점점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자신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경마 중독 환자 매년 증가 추세. ‘단 하루라도 경마를 하지 않으면 우울증과 정서불안에 시달린다’ ‘이미 가정과 직장까지 잃었지만 경마는 그만 둘 수 없다’ 흡사 아편중독과 같은 이같은 증상들이 바로 ‘경마중독증’이다. 경마인구가 1,000만을 넘어서면서 건전경마에 대한 인식이 날로 높아지는가운데도 최근 이같은 중독환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한국 마사회에 개설된 상담실에는 이런 환자들의 문의가 한해 평균 60여건을넘어 섰다.올 들어서도 하루 1∼2명씩 찾아 온다.대부분 가정과 인생을 망친비참한 현실을 털어놓고 경마에서 손을 떼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한다. 급기야 이를 보다 못한 한국마사회가 이들의 정신적 치료를 돕기 위해 나섰다.서울 1개소,수도권에 2개소의 위탁병원을 선정,특별 클리닉을 운용해 나가기로 한 것. 우선 자발적으로 치료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주로 이달 안에 대상자를 선정해 1∼3개월씩 무료 위탁치료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홍표 상담실장은 “경마를 도박으로 생각할 때 가정파탄까지 이르는 불행이 찾아든다”며 “이제 경마는 가족과 함께 즐기는 레저스포츠로 여기는 풍토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수기자. *”외래종 물렀거라” 토종마 '챔프등극'. ‘외래종은 모두 물렀거라-.’ 새 천년 국산 토종마의 활약이 눈부시다. 경주사상 1,400m국내 최고기록(1분 27.4)수립에 이어 경주의 질을 가늠하는 착차율(도착순위별 간격)도 새해들어 7.5마신(馬身)에서 6.5마신으로 단축됐다. 지난해 출범 반세기를 맞은 한국경마계는 국산마의 챔프등극이라는 이변을연출했다.대상경주 11연승을 기록하며 화제를 낳았던 토종마 ‘당대발복’에 이어 신세대 스타 ‘새 강자’(4)의 출현으로 일대 변환기를 맞은 것. 12연승을 질주하며 연말 총결산대회인 ‘99그랑프리’까지 뛰어 넘은 ‘새 강자’는 토종 3세대마.산비탈을 한가로이 달리던 조랑말이 50년을 지나며 세계시장을 넘보는 당대제일의 후손마를 양산한 셈이다. 과천벌을 뛰는 현역 국산마는 모두 569두.전체 경주마(1363두)중 41.8%를차지한다.하지만 불과 3년전까지만 해도 국산마의 혼합경주 출전은 엄두도못냈던 일.경주기록만 봐도 97년 외국산마에 견줘 평균 1초나 뒤져 생색내기 출전이 고작이었으나 지난해는 0.2까지 단축돼 외국산 마와 대등한 경주를펼치고 있다. 현재 대상경주 1군무대를 휘젓는 국산마는 ‘새 강자’(13승)를 중심으로‘자당’(8승),‘무비동자’(8승),만석꾼’ 등 국산 3세대마.여기에 이들을잇는 차세대 스타 ‘단심’(2승)과 ‘합천’(3승)의 패기도 만만치 않다. 이처럼 국산마의 질이 크게 향상되면서 고가의 수입마가 마방을 떠날 날도멀지 않게 됐다.국내 경주마의 한해 평균 폐기처분율은 36.6%(500여두).한국마사회는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260여두(시가 24억여원)를 호주 등 외국에서 수입해온다(99년).두당 수입가는 9백만원. 하지만 국산마의 양산체제가 구축되는 오는 2005년이면 전체 경주마의 75%(1,022두)를 국내 축산농가에서 충당할 계획. 이는 연간 1백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얻게 돼 경마의 질 향상과 함께 생산농가에도 많은 소득을 안겨주게될 전망이다. 한국마사회 이현기 기획과장은 “오는 2004년 부산경마장이 개장하면 현재90개 지정 생산농가를 200농가로 늘릴 방침”이라고 밝히고 “이들 농가에는우수혈통마 무상교배와 기술지원 등 다각적인 생산지원활동을 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성수기자 ssp@
  • 12년만에 ‘다리’ 완성 ‘시인과 촌장’ 하덕규

    ‘내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라고 노래한 듀오 ‘시인과촌장’의 하덕규에게 “고통은 어디서 오느냐”고 묻는다면 “우리 안의 인간다움에서”라고 답할 것이다. 지난 86년 등장,동요적 멜로디에 내면의 아픔을 통찰력있게 응시하는 시적가사로 마니아들의 가슴을 후벼판 시인과 촌장이 12년만에 돌아와 다음달 ‘다리’라는 제목의 앨범을 낸다.3월 6·7일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도 한다.(02)3676-3005. 시인과 촌장은,이제는 종교음악인(?)으로 자리매김된 하덕규가 만든 프로젝트 밴드.기타세션의 1인자 소리를 듣는 함춘호가 연주하는 슬라이드 기타음과 하덕규의 여린 듯한 목소리에 감추어진,2집 ‘푸른 돛’의 날카로운 감성을 잊지 못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고통스런 내면의 기억들을 고양이 진달래 비둘기 등 자연과 동물에 이입하는 기법의 독특함은 분명 그 시절 풍미한포크적 감성을 앞지른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이들의 존재를 대중에게 알린 것은 ‘가시나무’가 들어 있는 3집 ‘숲’.종교에 귀의한 하덕규의 기독교적낙관론이 짙게 배인 밝고 화사한 분위기의 이 앨범은 100만장이상 팔렸다.마치 누군가 조작이라도 한듯 그들의 활동재개에 때맞춰 조성모 등이 ‘가시나무’를 리메이크한 데 대해 “전혀 의도하지 않은 일”이라고 말한다. 그럼 이번 앨범은 어떤 성격일까.하덕규는 “본질적으로 달라진 건 없다.내안에 고인 많은 생각이 모습을 드러낸 것일뿐”이라고 답한다. ‘푸른 돛’에서의 날카로운 현실인식을 기대하는 시선에 대해서도 부담스러워 했다.무가치한 존재로 전락한 인간과 그들이 모여 이룬 사회,그리고 자연을 다시 생각하고 “깨어진 관계들에 사랑과 신뢰라는 이름의 다리를 놓았으면 좋겠다”는 뜻이라고 한다. ‘고통이 어디에서 오느냐고/우리안에 인간다움/인간다움 인간다움/내안의고통에게 물었지’(가시나무 2)상채기를 드러내는 듯한 멜로디는 ‘가시나무’에 닿아 있고 거기에 적절한여백의 미가 묻어난다.뭔가 여유를 찾은 듯이. 무엇이 그를 그토록 고통의 그늘 속에 가두는 걸까.본질적인 존재에 대한 물음이라고 했다.지금은 그 답을 찾았고.그것이 신이든 음악이든 미술이든,그것은 그의 내면에서 통일돼 있었다. 한때 그림을 그리고 싶어 돈버는 방편으로 음악을 택한 하덕규.앨범마다 직접 그린 커버디자인이 기대를 모았다.그러나 이번 앨범의 ‘다리’는 형상화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고백한다.이번 앨범에 이어 석달뒤쯤 어쿠스틱한 소품을 위주로 후속 앨범도 만들 계획이다. “50이 넘어서까지 얘기가 고이면 풀어내자고 춘호랑 얘기했죠.”둘의 만남이 행복한 기억이었듯이 그들과 팬들의 만남도 행복할 것이다. 임병선기자 bsnim@. * 함춘호 악보만 있으면 어떤장르도 OK. 함춘호 하면 고개부터 갸웃하겠지만 집에 있는 레코드나 CD를 몇장 들추다보면 곧 그 이름 석자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좋은 미소가 넉넉하기 그지없는 함춘호는 한달에 40명이 넘는 가수들의앨범에서 연주한다.악보만 있으면 어떤 장르든 OK.그의 말대로 “아침엔 트로트,점심에 로큰롤,오후에 발라드,한밤중에 댄스음악”을 하는 일도 잦다. 헷갈리지 않느냐고 하자 그는 별 걱정 다한다는 듯 “세션맨의운명”이라고대꾸한다. 세션맨의 작품은 곧 상품이 되기 때문에 곡은 열심히 쓰지만,컨셉트 앨범의 성격을 해치지 않기 위해 이번 앨범에 넣지는 않았다. 함춘호는 80년대 ‘들국화’의 전인권과 듀오를 하다가 무교동의 통기타 클럽에서 하덕규를 만났다. 술·담배를 전혀 안하는 하덕규와 만나면 답답하지 않느냐고 떠보자 “그런건 문제가 안되고 마음이 통하는 오랜 친구여서 만나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고 했다. 인터뷰 내내 흘린 그의 미소는 오래도록 뇌리에 남았다.
  • [대한포럼] ‘기업이윤 사회환원’은 개혁이다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최근 ”기업들이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할 경우 세제상 혜택을 주는방안을 강구하겠다”며 소외계층에 대한 기업지원을 당부한데서 비롯됐다.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에 대해 ”회원기업들이 세전(稅前) 경상이익의 1%씩을빈민지원 등을 위해 적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이러한 ‘1%클럽’계획은 일본 게이단렌(經團連)의 예를 본 딴 것이다.그러나 적잖은 회원기업들이 “기부금을 일률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문제”라며 강력 반발하고나선 것으로 보도됐다.“빈민구제는 정부가 할일”이라는 반응도 있었다.한마디로 썩 내키지 않는 듯한 상황이다.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은 사실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경제개발이 시작되던 60년대 이후 성장전략과 연계되어줄곳 우리곁에 머물던 커다란 미해결의 과제였다.당시 국내기업들은 정부의산업보호정책으로 금융·세제상의 갖가지 특혜를 누리며 빠른 속도로 사세를 확장,재벌의 형태를 갖추었다.국민들은 국내산업보호에 따른수입금지,국산애용시책으로 질(質) 좋지 않고 가격도 외제에 비해 비싼 편인 국산품을 썼고 한정된 금융자금도 기업들이 독차지함으로써 일반서민에겐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세금도 각 기업들이 받는 조세감면혜택분만큼 국민 조세부담률은늘어날 수밖에 없었다.게다가 고도성장의 추진력약화를 우려,빈민계층 등을위한 적극적 분배정책은 추진하지 못했던 것으로 지적된다. 한국경제성장의 신화가 두드러지던 과거 좋았던 시절,대기업들은 사회의 비판여론을 의식해서 이윤의 사회환원,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접근하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어디까지나 시늉에 그치는 정도였다.사재를 사회에 헌납했다고는 하나 문화재단 등을 설립,합법적인 절세(節稅)와 상속·증여를 꾀했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사회적 책임의 의미에 대한 깨달음이 부족했던 것이다.그러나 이제 대기업들은 사회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이 있어야 할 것이다.기업입장에서 사회를 보지 말고 사회를 가치중심축으로 해서 기업활동을 객관적으로 살펴 볼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한다.기업 경제활동에 의해 환경파괴현상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농지훼손과 이농(離農)에 따른 도시집중으로 빈민층이 늘어나는 등 사회적 책임을 생각케 하는 현상들은 매우 연쇄적이며 앞으로더욱 다양해질 것이다. 기업이윤에 대한 인식도 새로워져야 한다.기업 자신의 노력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반 국민인 소비자의 선택에 의한 것으로,결국 소비자가 주는 보수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그리고 소비자의 선택은 그 기업의 사회적 공헌도에 영향받게 되는 것이다.주변 자연환경을 회복불능으로 파괴한 악덕기업제품이 잘 팔릴 수 있겠는가.기업이윤 증대와 공정 분배가 무엇보다 우선해서 강조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특히 대기업들은 지난 60년대 이후고도성장의 그늘에 가리워진 계층과 국제통화기금(IMF)사태로 실직과 가난의 고통에 시달리는 빈민계층의 처지를 이해하고 도와야 할 것이다.이를 통해기업과 사회가 일체감을 갖고 상호지원 속에 건전한 확대발전이 가능하도록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지난해 사상최대를 기록한 기업순익이 이들 계층을 중심으로 한 고통분담의 결과인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전경련회원의 경우 연간 매출 500억원 이상의 비교적 규모가 큰 기업에 가입자격이 주어지므로 비록 일률적이거나 종용에 의하지는 않더라도 차제에이윤의 사회환원에 힘쓰는 적극적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이들 대기업은 요즘 중소 벤처기업인들이 갑작스런 부(富)가 반(反)벤처정서를 유발,벤처기업발전을 저해하지 않도록 공익재단을 설립하는 등 사회와 이윤을 함께 하는모습을 귀중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기업의 사회적 책임이야말로경쟁력 제고를 촉진시키는 제1의 ‘제품’이며 지금까지의 구조조정에 이어반드시 이뤄내야할 또 하나의 개혁이다. 우홍제 논설주간hjw@
  • 칼럼니스트 샤피로 “이전투구 美대선후보 각성하라”

    미국의 일간 유에스에이 투데이의 고정 칼럼니스트인 월터 샤피로가 지난 9일 공개서한의 형식의 칼럼을 통해 이전투구 양상을 빚고 있는 대선후보 선두주자 4명에게 따끔한 충고를 던졌다.샤피로는 후보들에게 “왜 자신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라”고 고언을 보냈다.다음은 이칼럼의 요약. ◆앨 고어 부통령(민주)에게 당신은 지난 7일 빌 브래들리가 민주당이 지난7년간 쌓은 치적을 깎아내리고 있다며 그를 비방했다.하지만 당신이 비방전에 사로잡히면 한때 지구온난화 위협과 인터넷 성장가능성을 예견했던 지적인 모습을 잃게 된다.당신은 클린턴 대통령의 그늘에서 7년을 보냈다.이제당신은 대통령이 됐을 때 펼 국정운영 방향과 포부를 밝힐 때다. ◆브래들리 전상원의원(민주)에게 고어 부통령에 대한 공격의 상당 부분이불투명하다.당신은 처음부터 1996년 대선 당시 고어의 클린턴 선거자금 스캔들 연루 의혹을 거론했어야 했다.지금의 비방은 천박하게 들린다.이제부터는정견을 얘기하라. 고어의 보수주의적 경제철학을 공격하라.당락에 관계없이선거결과보다 더 중요한 대의명분과 희망이 있음을 당원들에게 일깨우라. ◆조지 W.부시 텍사스주지사(공화)에게 당신은 “다른 공화당원을 욕하지 말라”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11번째 계명’을 기억하라.선거 주전략이존 매케인을 비방하는 것이라면 백악관에 입성하지 못한다.지난 5년간의 주지사 실적을 강조하기보다는 당신의 아버지인 부시 전 대통령의 순탄치 않았던 재임기간을 지켜보면서 느낀 바를 유권자들에게 상기시켜라.정치명문가출신임에 의존하지 말고 고어와 대비되는 실천적 경험을 내세우라.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에게 3개 시사잡지 표지인물로 나온 당신에게 조언하기는 어렵다.당신은 어떤 후보보다도 독자적인 길을 가고 있다.독자적선거운동과 보수적 경력간 모순을 억지로 부정하지 말라.대신 어떻게 선거자금 개혁의 주창자가 됐고 왜 의회의 보조금 지출을 강하게 반대하게 됐는가를 설명하라.여기에 시간을 할애한다면 베트남전 포로생활 등 당신의 전력은상당한 정치적 무기가 될 것이다. 박희준기자 pnb@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