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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 높은 줄 모르는 강릉 남항진 해변 땅값 3.3㎡당 최고 1000만원

    강원 강릉시 남대천 하구 바닷가에 자리잡은 안목항과 남항진 일대 땅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13일 강릉지역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과거 경포해수욕장과, 강문횟집 밀집지역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안목항과 남항진 일대 땅값이 최근 들어 3.3㎡당 1000만원을 호가하는 등 강릉지역의 노른자위 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1∼2년전까지만 해도 해안도로변에 위치한 땅이 3.3㎡에 500만∼600만원선에 거래됐으나 지금은 800만∼1000만원으로 훌쩍 뛰었다. 해변에서 떨어져 남대천 제방 인근에 위치한 땅도 최근 3.3㎡당 40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몇년 사이 깔끔한 횟집과 테이크아웃 커피점, 조개구이점 등이 들어서 관광객과 시민들이 계절에 관계없이 몰리며 새로운 해변상권으로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안목항, 남항진 일대를 원 스톱 관광 형태의 새로운 해양관광명소로 육성하겠다는 강릉시의 계획이 실현되고 도시계획상 주거 지역인 안목항 일대가 상업지역으로 풀리면 땅값이 더 뛸 것으로 전망했다. 해양수산부와 강릉시는 새달까지 실시설계를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안목항 일대를 2009년까지 동해안 고유의 어촌 체험, 휴양과 관광, 레저 활동 등이 유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원 스톱 관광형태의 새로운 해양관광명소로 육성할 방침이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국제 배구심판 완벽 소화 강주희

    [스포츠 라운지] 국제 배구심판 완벽 소화 강주희

    지난 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이스토라경기장에선 아시아 남자배구선수권대회 마지막 경기인 일본-태국전이 열기를 뿜고 있었다. 일본은 태국만 이기면 우승컵을 안게 되고, 태국이 지면 올림픽 예선 진출이 어려운 상황. 경기장 분위기는 자칫 사소한 판정시비라도 일면 돌발 사고가 벌어질지 모를 정도로 흥분돼 있었다. 그러나 주심과 부심의 호각소리는 거침이 없었다. 특히 부심의 판정은 심판위원회 자체 평가에서 100점 만점을 받을 정도로 완벽했다. 여성 국제심판으로는 유일하게 이번 대회에 참가한 ‘미녀 포청천’ 강주희(36)다. ●초고교급 센터로 두각 강 심판은 대구 삼덕초교 5학년 때, 아버지 강찬구(67)씨의 권유로 배구공을 잡았다. 경북여상에 진학,‘초고교급 대어’로 주목을 끌었다. 당시로선 보기 힘든 장신(185㎝) 센터로서 철벽 블로킹과 속공을 주무기로 일찌감치 두각을 보였다.1988년 말 효성배구단 새내기때 태극마크를 달 만큼 발군의 기량의 뽐냈다. 지경희·박미희 등이 대표팀 주공격수로 활약할 때였다. 강주희는 동기인 장윤희·김남순 등과 대표팀 막내였지만 일찍 주전자리를 꿰찼다. 대표팀 부동의 센터로 이름을 날린 홍지연도 그의 그늘에 가려 있었다.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91년 월드컵 등 굵직한 경기에 주전으로 맹활약했다. 강주희는 그러나 국가대표 선수생활 4년 만인 92년 가족은 물론 선후배들의 만류에도 불구,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매일 연습·식사·잠으로 이어지는 일상의 반복이 싫었다. 박수 칠 때 떠나라는 영화 제목처럼 떠나고 싶었던 것뿐”이라고 했다. ●배구공 대신 책을 잡다, 그러나… 그는 배구공 대신 책을 잡았다. 고교 졸업 5년 만인 94년 효성여대 체육과에 입학했다.4년간 참으로 다양한 경험을 했고, 많은 것을 얻었다. 대학에서 무려 10개가 넘는 자격증도 땄다. 교사자격증을 비롯해 수영·포크댄스 지도자, 검도 단증 등.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거친 뒤 일본 쓰쿠바대학으로 연수를 떠났다가 돌아와 2005년 모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러나 배구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떨칠 수 없었다. 대학 재학 중 심판자격증을 딴 뒤 박사과정 2년차인 2002년 비경기인 출신 정말순(33)씨와 함께 시리아에서 치러진 국제심판자격 시험을 무난히 통과했다. 심판으로서도 자질을 뽐냈다.2004년 스리랑카 아시아여자주니어선수권에 처음으로 참가, 결승전 주심을 맡을 정도였다. 그는 “선수 출신이니까 선수들의 심리상태나 경기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처음 참가한 대회에서 결승전 주심을 보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나의 도전은 끝이 없다” 강 심판의 도전은 끝이 없다. 일단 목표는 급한 결혼이 아니라 전세계 20명 남짓한 국제배구연맹(FIVB) 심판진에 들어가는 것. 국내에선 김건태(55) 심판이 유일하다. 그는 “얼마나 빨리 FIVB 심판이 되느냐가 목표”라며 “FIVB 심판이 되면 또 다른 목표가 생기겠지만 현재로서는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글 사진 자카르타(인도네시아) 전광삼특파원 hisam@seoul.co.kr ■ 프로필 ●출생 1971년 경북 상주생 ●체격 185㎝,65㎏ ●학교 삼덕초-경북여중-경북여상-효성여대-동대학원 석·박사(논문 ‘인지·정서·행동 치료(REBT)를 활용한 체계적인 불안 감소 훈련프로그램의 효과’) ●가족 아버지 강찬구(67), 어머니 전영자(63)씨 ●취미 요리 수다떨기 ●경력 1989년 여자배구국가대표,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 은메달,1994년 국내배구심판 자격증 취득,2002년 국제배구심판 자격시험 합격
  • 종로거리 세발 자전거가 점령

    종로거리 세발 자전거가 점령

    ‘차 없는 날’ 인 10일 서울 종로거리에서는 환경을 주제로 한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보신각종 주변에 깔린 푸른 잔디밭. 서울시는 종로1∼6가 차 없는 거리 구간 중 보신각에서 종각역 4번 출구 사이 약 1000㎡ 면적에 임시로 잔디밭을 조성했다. 총길이 120m인 잔디밭은 서울광장 잔디를 관리하는 가양양묘장에서 롤잔디 4000장을 옮겨와 임시로 설치한 것이다. 서울시 조경과 장상규 주임은 “행사 후에도 잔디가 죽지 않게 하기 위해 물을 뿌린 천 보온덮개 2장을 먼저 깔고 그 위에 잔디를 깔았다.”고 말했다. 검은 아스팔트 도로 한가운데 예상치 못한 잔디밭이 반가웠는지 맨발로 잔디밭을 걷는 시민들도 많았다. 또 보신각 앞에는 폐목재와 담쟁이넝쿨 등 친환경 재료를 활용해 제작한 인공 녹지그늘이 마련돼 시민들에게 쉼터 노릇을 했다. 시민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행사와 환경 퍼포먼스도 이어졌다. 메인무대가 마련된 보신각 앞에선 사물놀이와 포크밴드, 어린이 치어댄스, 통기타 공연 등이 이어졌다. 장난감병정 피에로 등 유럽의 거리에서나 볼법한 판토마임공연과 안데스 음악을 들려주는 외국인 밴드의 연주는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냈다. 특히 탑골공원 건너편에선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세발자전거를 대여해, 종로거리를 아이들의 세발자전거가 점령하는 이색적인 광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 밖에도 공원사진전, 세계환경사진전, 서울환경작품공모전 수상작 전시회 등 환경을 주제로 한 사진전이 종로거리 곳곳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오후 6시까지 계속됐으며 이후 종로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푸른 남도 강진, 맛을 찾아서

    푸른 남도 강진, 맛을 찾아서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해졌습니다. 늦여름 열대야 운운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말입니다. 그 무엇도 자연의 순환은 거스를 수 없다는 단순한 진리를 새삼 깨닫는 요즘입니다. 초록이 지쳐가는 계절의 끝자락에 푸름을 좇아 전라남도 강진에 다녀왔습니다. 가을색을 그리워하는 길목에서 내년에나 다시 보게 될 초록을 아쉬워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특히 영원한 푸름을 간직한 ‘청자의 고장’이기도 하지요. 어느 허름한 식당에 들어가더라도 남도 음식의 자존심을 지켜 주는 곳 또한 강진입니다. 오가는 길에 만난 강진의 맛집들은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켜 주기에 모자람이 없었습니다. 글 사진 강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푸름의 결정체 고려 청자 강진은 우리나라 청자의 변화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청자의 보고(寶庫)’다. 전국 400여개의 옛 가마터 중 188개소가 밀집돼 있다. 얼마 전 충남 태안에서 주꾸미를 낚던 어민이 발견한 침몰 선박 속의 청자도 강진에서 만든 것으로 확인됐듯, 국내 보물급 이상 청자의 약 80%가 강진산이다. 청자를 만드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정성과 정밀함을 필요로 한다. 한 작품이 나오기까지 적어도 25단계 이상의 공정을 거쳐야 하고, 어느 한 과정이라도 잘못되면 전체적인 균형미를 잃고 만다. 작품 하나가 완성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무려 60∼70일 정도. 조유복(45) 청자박물관 조각실장은 “청자를 담은 갑발을 가마에 넣고 고유제를 지낸 후에야 도공들은 비로소 봉통(아궁이)에 불을 지피기 시작합니다.800℃ 남짓한 온도에서 초벌구이를 한 다음, 유약을 바르고 본벌구이에 들어갑니다. 불꽃의 색깔이 붉은 색에서 노랑색, 밝은 흰색으로 점점 변해 가기 시작합니다. 이때쯤 온도가 1300℃ 가까이 상승하죠.8m에 달하는 가마안의 온도차를 없애기 위해 가마 옆 구멍에서도 장작을 때기 시작합니다. 간간이 가마에서 시편을 꺼내 유약이 잘 녹았는지 확인하죠. 날씨에 따라 48∼56시간 연속으로 불을 지핍니다.”라고 제작과정을 설명했다. 한 도공이 옆불구멍에서 시편을 꺼냈다. 벌겋게 달궈졌던 시편이 식으면서 청자 고유의 빛깔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명징한 비취빛. 빨간 불이 만들어 낸 푸름의 결정체다. 청자의 종주국이라 자부하는 중국인들조차 이 아름다운 빛깔에 혀를 내두르지 않았던가. ▶청자박물관에서 마량항으로 가는 길에 있는 삼덕수산개발에서는 겨울 한철에만 잠깐 맛볼 수 있는 매생이 등 해산물을 급속 냉동해서 팔고 있다. 매생이 특유의 비릿하고 상큼한 맛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400g 5000원.(061)434-3745. # 강진 차밭의 푸름에 눈을 씻고 월출산 남쪽 자락에 초록빛이 가득하다. 성전면 월남리 월남사지와 무위사를 잇는 2차선 도로변에 드넓게 차밭이 펼쳐져 있다. 차밭 하면 인근의 보성쪽만 생각하기 일쑤일 터. 바다 가까운 3만 358㎡(10만여평)의 구릉지에서 만난 차밭의 푸름에 눈을 씻을 수 있다는 것은 생각지 못한 횡재다. 월출산에서 내려오는 바람을 타고 작은 풍차처럼 빙글빙글 돌아가는 바람개비들의 모습이 이색적이다. 서리를 방지하기 위해 세워둔 팬이다. 월출산의 단아한 모습과 어우러져 설치미술 작품처럼 보인다. 바람개비와 차밭 고랑사이를 빨간색 절삭기가 바삐 오간다. 차의 생육과 경관 관리를 위해 삐죽이 돋아난 찻잎들을 제거하는 중. ▶월남사지 초입의 강당식당은 13년 남짓 멧돼지고기의 명성을 이어온 남도음식명가. 여러번에 걸친 집돼지와의 교배로 탄생한 쫄깃하고 담백한 멧돼지살이 일품이다. 말만 잘하면 집에서 만든 멧돼지 쓸개주와 오디주도 맛볼 수 있다.1인분(200g) 9000원.433-1292. # 푸른 대밭이 감싸안은 영랑 생가 남해를 휩쓴 노을이 강진만(灣)으로 쏟아져 내린다. 반짝이는 황금빛 물비늘처럼 강진을 영롱하게 빛내는 인물이 영랑 김윤식.‘모란이 피기까지’ 등 영랑이 발표한 80여 편의 시 중 60여 편이 남성리 생가에서 탄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광복 이후 강진은 유난히 좌우익의 대립이 심했던 지역. 우익활동을 했던 영랑은 좌익세력의 등쌀에 서울로 거처를 옮겼고, 영랑의 집은 몇 번의 전매를 거친 다음 1985년 강진군에서 매입해 관리하고 있다. 생가에는 시의 소재가 되었던 모란과 우물, 동백나무, 장독대 등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요즘 영랑과 함께 새로이 조명되고 있는 인물이 시인 김현구다. 영랑과 같은 곳에서 태어나, 같은 지역에서 같은 동인으로 활약하다, 같은 시기에 사망했지만 한국현대시사에서 그의 발자취는 찾기 어렵다. 목포대 김선태 교수는 “만석꾼 집안에서 태어난 영랑과 달리 몰락한 관료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영랑의 그늘에 가려진 시인이라 볼 수 있습니다.2인자의 비애만 맛보고 간 불운한 시인이었죠. 그의 시 세계가 영랑과 유사점이 많긴 하지만, 영랑의 아류가 아닌 변별적 특징을 지닌 시인이었기에 그의 시가 재평가되어야 마땅합니다.”라고 말했다. ▶흥진식당은 한정식으로 유명한 강진에서도 첫손꼽는 명가.4인기준 1인 1만 5000∼3만원. 백반은 1만원.434-3031. 남성리 우체국 맞은편의 전복나라는 전복요리 전문식당이다. 맛깔스러운 전복된장찌개가 1만원.433-8155. # 까치내고개 넘어 병영마을 강진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까치내(鵲川)고개 좌우의 논마다 벼들이 익어간다. 알곡이 가득찰수록 고개를 숙이는 벼에 비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쭉정이는 외려 고개를 번쩍 쳐들고 있다. 겸손을 일깨워주는 장면. 이렇듯 자연은 세세한 곳에서도 반면교사 노릇을 톡톡히 해낸다. 까치내 고개 너머 병영마을은 조선시대 전라도 육군의 총지휘부가 있던 곳. 이 마을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한골목’이라고도 부르는 돌담길이다. 근대문화재 제264호로 지정된 이 돌담길은 얇은 돌을 빗살무늬 형식으로 쌓아 올린 것으로, 최초로 우리나라를 세계에 알린 하멜이 7년동안 이곳에 머무르며 담쌓는 방식을 전수했다고 전해진다. ▶병영마을을 찾았다면 반드시 수인관 돼지불고기 백반을 맛봐야 한다.50년전부터 여관을 했던 곳으로, 돼지불고기를 시작한 지 20년쯤 됐단다. 들척지근한 돼지불고기와 맛깔스러운 밑반찬들이 일미다.4인상이 기본.2만원.432-1027. #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목포나들목→국도2호선→강진 # 강진 청자문화축제 8∼16일 대구면 청자도요지 일대에서 열린다. 전시·공연, 체험, 부대행사 등 5개 부문 70여개의 다양한 행사를 준비한 매머드급 축제다. 강진군청 관광개발팀 430-3221∼4. # 먹거리 남성리 동해회관(433-1180)은 짱뚱어탕, 병영면 설성식당(433-1282)은 돼지불고기 백반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 [미래 한국의 동력 5大 신산업] (5·끝) 도시화 산업

    [미래 한국의 동력 5大 신산업] (5·끝) 도시화 산업

    #1 인도 뭄바이에서 30㎞ 떨어진 아라비아해 연안의 ‘나비 뭄바이’. 분당 신도시의 18배 면적(344㎢)에 신공항, 항만, 학교, 병원, 골프장 등이 들어선다.2012년 완공된다. #2 영국 런던 동부의 ‘카나리 워프’. 씨티, 모건 스탠리 등 세계적인 금융회사 50여개가 모여 있다.10년 전 이곳은 런던이 숨기고 싶어했던 낙후지역이었다. #3 중국 상하이 푸둥지구.‘하늘에서 내려앉은 밝은 진주’가 관광객을 맞이한다.‘동방명주’라고 이름붙인 거대한 방송관제탑이다. ●“스타급 대도시를 만들어라” 도시 경쟁력이 국가의 핵심역량으로 떠오르면서 스타급 대도시를 만들려는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다. 인위적인 프로젝트다. 도시 컨셉트를 정하고 인프라를 놓고 소프트웨어를 집어넣는다. 도시 만들기가 돈(산업)이 된 이유다. 수요도 풍부하다.31일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도시인구는 2005년 현재 32억명이다. 농촌인구(33억명)에 육박한다.2015년에는 도시인구 비중(52.9%)이 농촌인구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이 일찌감치 예고한 ‘어반(Urban) 밀레니엄 시대’의 도래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인구 100만명 이상 대도시는 2005년 302개에서 2015년 405개로 100개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1년에 10개씩 생겨나는 셈이다. 포스코건설이 2020년 완성을 목표로 2조 6530억원짜리 베트남 하노이 신도시 개발에 참여중인 것은 도시화의 사업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도시화의 그늘이 돈을 만든다 인도 제1의 금융도시 뭄바이 한복판에는 ‘다라비’라는 아시아 최대의 슬럼가가 있다.60만명이 화장실도 없는 집에서 오염된 물로 생활한다. 급속한 도시화는 빈부격차 확대, 범죄 증가, 교통난, 상하수도 부족 등의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다. 이 부작용을 해결하는 과정에 또 ‘돈’이 숨어있다. 첫째, 새로운 대중교통 수단 개발사업이다. 케이블카처럼 공중에 매달려 가는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의 ‘에어로버스’(현수형 궤도전차), 쿠알라룸푸르의 모노레일 등이 대표적이다. 기존 교통수단보다 투자비가 적어 도전이 쉽다. 비(非)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인프라 구축 시장규모는 2005년 52조원에서 2015년 75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둘째, 분산형 에너지 사업이다. 중앙 집중형이 아닌 자체 에너지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우리나라도 분당, 일산 등 신도시는 전력과 난방을 동시에 공급하는 열병합 방식의 분산형을 채택했다. 현재 31%인 중국의 분산형 비중은 2020년 40%를 넘을 전망이다. 이 틈을 파고 들어 캡스톤사는 분산에너지 발전설비인 마이크로터빈에 주력, 지난해 2410만달러(약 2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보다 42%나 신장했다. 이 분야 세계 1위다. 분산형의 주된 에너지원은 태양광·풍력 등이어서 신·재생 에너지산업과도 연관된다. 셋째, 조명·온도·습도·교통흐름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지능형 제어 사업이다. 지난해 주택을 제외한 세계 빌딩 제어 시장은 2000억달러(약 190조원)였다. 초고층 빌딩은 물론 신도시, 재개발 도시도 주된 수익원이다. ●성냥갑 아파트 금지… 국내서도 도시 디자인 꿈틀 넷째, 도시 디자인 사업이다. 일본 MC데코사는 버스 정류장과 광고판을 멋지게 지은 뒤 광고비로 수익을 올리는 새 사업모델을 구축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외관 색채 등을 조언해주는 색채 컨설팅, 신개념의 버스정류장·벤치 등 스트리트 퍼니처(길거리 가구), 경관조명 등도 연관사업 고리다. 경관조명은 국내 기업들도 앞다퉈 투자하는 ‘발광다이오드’(LED, 전류가 흐르면 빛을 내는 반도체)가 주된 광원(光源)이다. 최근 서울시가 ‘성냥갑 아파트’를 못짓게 한 것도 국내 도시 디자인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말해주는 한 요소다. 전영옥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신도시 개발에 통상 30∼40년 걸리는 선진국과 달리 분당신도시를 7년만에 완성하는 등 우리나라는 신도시 개발에 남다른 노하우를 갖고 있다.”면서 “또 하나의 강점인 정보기술(IT)을 접목시켜 패키지 시장을 공략하면 U-시티(유비쿼터스 도시) 산업까지도 사업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시론] 학벌사회는 현대판 신분사회다/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좋은정책포럼 운영위원장

    [시론] 학벌사회는 현대판 신분사회다/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좋은정책포럼 운영위원장

    신정아씨의 학력 위조사건이 우리 사회 전체를 뒤흔들어 놓고 있다. 다른 이들의 학력 위조문제로 일파만파 번진 이 사건은 우리 사회의 그늘인 학벌사회를 단숨에 수면 위로 올려 놓았다. 사람을 처음 소개받거나 알게 됐을 때 아주 자연스럽게 “그 사람, 어느 대학을 나왔어?”라고 묻는 사회가 한국 사회다. 출신 대학에 따라 능력은 물론 교양과 인품까지도 의식적·무의식적으로 구별하려는 경향에서 자유로운 한국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학벌이 부재한 사회는 없다. 오랫동안 대학평준화를 이뤄온 독일에서도 어느 대학에서 어떤 전공을 했는가는 자연스러운 관심사다. 다만 우리 사회처럼 어느 대학 출신인가가 삶의 많은 부분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학벌사회라는 말 자체가 문제를 웅변한다. 산업사회·자본주의사회라는 말처럼 학벌이 구조화돼서 전체사회의 재생산 메커니즘이 돼있는 것이 학벌사회다. 학벌에 이토록 집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학벌이 개인의 사회적 성공을 좌우하는 가장 튼튼한 네트워크이기 때문이다. 학벌을 기준으로 내(內)집단과 외(外)집단을 나누어, 내집단에는 더없이 관용스러운 반면 외집단에는 대단히 냉정한 사회가 학벌사회이자 바로 한국사회다. 우리 사회에서 학벌이 중시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전통사회에서 근대사회로 넘어오면서 개인의 역량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능력보다는 학벌이 중시됐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번 자리잡은 경향은 이후 일류대 입학에 모든 것을 거는 교육의 무한경쟁을 낳았고, 이는 다시 학벌사회를 강화하는 악순환을 만들어 왔다. 학벌이 얼마나 위력을 발휘하는가는 이른바 결혼시장에서도 어느 학교를 나왔는가가 개인의 주요 자산을 이루고 있는 점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학벌사회를 어떻게 개혁할지에 대해선 그동안 여러 정책들이 제시돼 왔다. 어떤 이는 직접적 원인인 대학간 서열을 해체하기 위한 대학평준화를 주장하고, 어떤 이는 국립대학들을 네트워크화함으로써 학벌사회의 폐해를 완화하자고 제안했다. 또 다른 이는 학벌사회의 정점인 서울대학교를 해체하자는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제안들이 세계화시대에 공감대를 얻기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일례로 수백년간 대학평준화를 유지해 온 독일도 최근 엘리트 대학들을 선정해 대학간 경쟁을 부추기는 등 오히려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다. 그럼에도 학벌사회를 이대로 놓아둘 수 없다. 학벌사회가 아닌 능력사회로 가기 위한 제도적 장치들을 마련해야 한다. 먼저, 기업과 정부를 포함한 사회조직들은 학벌이 아닌 능력을 중시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신규 인력을 채용할 때 학력기재란을 삭제하거나 공직의 경우 지역할당제를 실시하고, 학벌에 따른 차별금지법안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의식의 변화도 중요하다. 공적 영역에선 비판하면서도 사적 영역에선 학벌을 따지는 우리의 이중의식이 학벌사회를 재생산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일지도 모른다.10대 후반에 선택한 대학이 삶의 너무도 많은 부분을 결정하는 사회는 자유와 평등을 존중하는 민주주의 사회라고 보기 어렵다. 우리 안에 도사리고 있는 반민주적인 학벌의식과의 결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다양한 패자부활전이 마련돼 있지 않다면, 현대판 신분사회로부터 벗어나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좋은정책포럼 운영위원장
  • [길섶에서] 양산/함혜리 논설위원

    어렸을 때는 엄마들이 양산 들고 다니는 게 참 신기해 보였다. 이상하게도 올 여름엔 양산 생각이 간절했다. 피부노화를 걱정해야 하는 나이가 된 탓인지, 갈수록 지구가 뜨거워지는 탓인지 모르겠다. 여름의 태양을 즐기던 시절도 있었건만 이제는 햇볕이 두렵다. 백화점에 들렀더니 마침 양산을 1만원에 반짝세일하고 있었다. 레이스로 된 양산도 예쁘긴 했지만 실용성을 고려해 우산 겸용 양산을 사기로 했다. 해가 쨍쨍한 날이나, 우중충한 날이나 모두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밝은 바탕 색에 꽃무늬가 화려한 것을 골랐다. 가볍고 3단으로 접어지기 때문에 핸드백에 넣고 다니기 안성맞춤이었다.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게릴라성 호우가 잦은 요즘 나의 우산 겸용 양산은 톡톡히 제몫을 하고 있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 그늘을 찾느라 애쓸 필요도 없다. 양산만 펴면 언제 어디서든 그늘이 만들어진다. 갑자기 장대비가 쏟아져 다른 사람들은 당황해도 나는 걱정이 없다.1석2조라더니 우산 겸용 양산의 만족감도 두배다. 아무리 생각해도 흐뭇하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Metro] 구리 고구려마을 1단계 완공

    구리시 아천동 우미내 마을 4990㎡ 부지에 지어지고 있는 고구려 대장간마을이 1단계 공정이 끝나 초대형 물레방아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구리시는 29일 지름 7m짜리의 대형 물레방아와 2층 높이의 화덕 등을 갖춘 대장간마을의 1단계 공사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이곳에서는 MBC가 방영 예정인 배용준 주연의 TV드라마 ‘태왕사신기’가 새달 초부터 촬영될 예정이다. 새달 중순 일반에 공개돼 대형 물레방아가 지붕을 타고 내려오는 물을 이용해 대장간에 물을 공급하고, 화덕과 각종 기계장치들이 쇠를 녹이고 담금질해 무기를 생산하는 공정이 시연된다. 고구려와 말갈·거란족 철제소와 촌장집 등이 완공됐고, 오는 연말까지 촌락·마구간·그늘집과 고대 철기문화 전시관 등을 추가해 고구려 민속촌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구리시는 지난해 11월 22억원을 들여 고구려 대장간 마을 조성사업을 시작했다.구리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뉴요크 한복판서 백만장자(百萬長者)의 꿈을

    뉴요크 한복판서 백만장자(百萬長者)의 꿈을

    <뉴요크=김경식(金景植)특파원> 말이 쉬워 1천2백만「달러」지 돈 많은 나라 미국에서도 이 정도의 매상이면 백만장자축에 낀다. 이런 미국에서 10년전 단돈 50「달러」를 가지고 건너온 한 한국청년이 이 기적을 이루어 놓았다. 바로 가발 수출업체인 다나무역의 안인모(安仁模)사장(37). 흑발 전문의 가발업자로 이미 미국선 널리 알려져 「뉴요크」시 한복판 「웨스트」32번가. 밀림처럼 들어선 「빌딩」가 한복판에 자리 잡고 앉은 다나무역 「뉴요크」사무소는 흑발(黑髮) 전문의 가발수출업자로 이미 미국안에선 널리 이름나 있다. 「웨스트」32번가 하면 미국 가발시장의 핵심. 미국안에서 소비되는 가발의 50%가 한국산이니 32번가 한복판에 안사장의 사무실이 들어앉았다고 해서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우리나라서 흔히 자수성가라고 일컫는 재력(財力)에의 욕망을 미국선 「밀리어네어」(백만장자)의 꿈으로 부른다. 재력이 그 사회서 차지하는 비중이 유독 큰 미국인지라 백만장자가 되려는 꿈은 청년이면 누구나 한두번쯤 품어보는 꿈. 숱한 세계의 젊은이들이 백만장자의 꿈을 안고 「뉴요크」를 찾아오지만 정작 이 자수성가의 꿈을 이룩한 사람은 미국 전인구의 0.5%도 채 못된다. 더우기 백인이 아닌 유색인종에겐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 고작해야 백인의 그늘에서 먹고 살만한 처지가 되면 다행이다. 이런 하늘의 별따기를 안사장은 투지와 「아이디어」로 이루어 놓았다. 안사장이 「뉴요크」에 꿈을 둔 것은 10년전인 1960년. 그해 외국어대학을 졸업한 안사장은 거친 사회에의 첫발을 소위 취직시험이란 관문을 거쳐 내디뎠다. 안사장이 처음 이력서를 내민 직장은 자동차판매를 주로하는 어느 외국인상사. 취직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같은 대학의 2,3년 선배를 포함, 모두 1백명에 가까왔다. 그중에서 시험을 거쳐 최종합격된 사람은 단 두명뿐. 물론 안사장도 그 두사람중의 하나였다. 50대1의 험난한 관문을 뚫고 취직은 되었으나 그다음 기다리고 있는 현실은 너무도 초라했다. 일을 했으면 당연히 받아야 할 월급이 나오지 않았다. 월급밀리기 석달째. 안사장은 회의에 잠겼다. 도미후 먹고 살기도 바빠 아예 공부할 생각은 포기 『이런 취직을 왜 해야하나?』 험한 경쟁을 뚫고 입사했을 때의 꿈은 월급 3개월 체불로 말끔히 사라졌다. 생각끝에 사표를 내기로 했다. 『미국에 가 다시 더 공부를 하자』고 마음먹고 사표를 써 집어내던진 것이 취직 6개월째. 그러나 마음먹은 미국가는 일이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다행히 미국시장에 진출하려는 무역회사가 있어 이회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도미후 무보수로 이 회사의 일을 거들어 준다는 조건으로 도미수속에 필요한 절차상의 편의를 제공받게 된 것. 60년 겨울. 「트렁크」 한개와 1백「달러」를 가지고 김포공항을 떠났다. 주위에서 얼마 돈을 더 보태주겠다는 사람도 있었으나 1백「달러」이상을 갖고나가는 것은 불법이며 또 귀한 외화를 낭비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거절했다. 오직 믿는 구석이 있다면 「뉴요크」 「자마이카」 병원에 석달 먼저 와 「인턴」으로 지내고 있는 아내뿐. 「뉴요크」에 도착, 아내와 만났을땐 호주머니속엔 겨우 50「달러」가 남아 있었다. 공부를 계속할 생각으로 여러 대학에 「스칼라십」을 얻기 위해 편지를 내어보왔다. 그러나 주급 70「달러」인 아내의 월급으론 대학공부는 커녕 먹고 살기도 바빴다. 그래 어느 보험회사에 들어갔다. 3백여 사원중 황색인종은 안씨 단 하나뿐. 제법 좋은 성적을 올렸으나 주위의 질시로 이 직장도 끝. 다음 들어간 것이 어느 한국수출업계의 한 회사. 그러나 결국 「샐러리맨」으로선 아무런 승부도 볼 수 없다는 걸 깨닫고 자립의 길을 찾았다. 안사장은 밤이면 도서관에 틀어박혀 한국에서 원료를 많이 구할 수 있고 또 인건비가 싼 한국의 노동력을 이용할 수 있는 길을 찾았다. 그런 안사장 머리에 가발이 떠올랐다. 당시만 해도 세계 가발시장은 「유럽」제품이 지배하고 있었고, 일본제품이 서서히 파고들기 시작할 무렵. 안사장은 우선 일본제품을 사들여 미국시장에 팔아 보았다. 제법 잘 팔려나갔다. 63년 안사장은 「체이스·맨해턴」은행으로 부터 3천「달러」를 융자받아 기술자와 약품을 들고 서울로 돌아와 공장을 차렸다. 첫 제품은 아무래도 「유럽」제품보다는 못했다. 흑인여성에게 알맞은 검은 가발에 착상 그러나 장사는 판로가 제일 큰 문제. 안사장은 이미 「유럽」제품에 정들어 있는 백인여성들 대신 흑인여성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여성이라면 흑백을 불문하고 아름다와지려는 욕망은 마찬가지. 이런 점에 착안한 안사장은 검은 「세일즈맨」을 써 한국산 검은 가발을 검은 여성들에게 팔았다. 이 판매전략은 그대로 적중했다. 첫 해에 벌써 물건이 달려 못 팔 지경. 자신을 얻은 안사장은 서울공장을 신갈로 옮겨 확장했다. 해마다 매상은 3배에서 10배까지 뛰어올랐다. 그간 안사장이 가발 수출한 실적을 살펴보자. 66년엔 6만7천「달러」, 67년엔 67만「달러」, 68년엔 1백만「달러」, 69년엔 4백80만「달러」, 올해는 11월말 현재 1천55만「달러」를 수출했다. 이렇게 보면 한해 수출액의 증가율은 2배에서 10배. 다나무역의 성장율은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엄청난 성장율 뒤에는 『질좋은 상품, 새로운 「디자인」, 그리고 신용만 지키면 가발시장은 튼튼하다』는 안사장의 철학이 숨어 있다. 안사장은 또 『돈을 무덤에까지 가지고 가는 것이 아니다』란 신조를 갖고 있다. 외대(外大)재학시절부터 불우아동을 돕는 「등대회」「멤버」이던 안사장은 해마다 시립아동병원의 어린이들에게 구호의 손을 뻗친다. 내년부터는 모교인 외대에 장학기금도 마련할 생각. 1천2백명의 여공을 갖고있는 신갈공장에선 매달 한번씩 YWCA와 공동주최로 교양강좌를 연다. 단순히 봉급받고 일하는 직장이 아니라 다나의 가족을 만드는 것이 노사협조를 위한 지름길이라 믿고 있기 때문. 그래서 여공들의 기숙사는 마치「호텔」과도 같다. 지난 11월30일 제7회 수출의 날에 철탑산업훈장을 탄 안씨의 구호는 『「달러」를 벌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①간접비의 절약 ②과감한 수출행정의 간소화 ③국내업자끼리의 과당경쟁 지양등이 우선 이루어져야겠다고. 이제 안사장의 꿈은 포화상태인 미국시장을 떠나 「유럽」시장을 꼭 제패하고야 말겠다는 것이 안사장의 포부. 2남1녀를 둔 아버지이기도 하다. [선데이서울 71년 신년특대호 제4권 1호 통권 제 118호]
  • [열린세상] 운동은 운동장에서,목욕은 목욕탕에서/성석제 소설가

    [열린세상] 운동은 운동장에서,목욕은 목욕탕에서/성석제 소설가

    아침에 집 근처의 동산에 오르다 보면 꼭 만나는 사람이 있다. 그는 사람들이 많이 오르내리는 나지막한 산이라면 전국 어디에서나 아침저녁으로 눈에 띄는 ‘사람들’ 가운데 하나다. 그 ‘사람들’은 동일한 비밀결사에 소속된 것 같지는 않고 대체로 혼자이지만 어디서나 비슷한 행태를 보여 준다. 그 사람은 라디오를 가지고 있다. 라디오는 주변의 산새와 경쟁하며 끊임없이 무엇인가 재잘거린다. 산에까지 와서 듣지 않으면 안 될 중요한 소식이나 위대한 음악을 들려주는 것 같지는 않다. 또 그 사람은 라디오의 두 배 크기쯤 되는 가방을 들고 와서 라디오 곁에 걸어놓는다. 남자들이 목욕탕에 들고 가는 손가방과 비슷하고 그 안에는 산 아래 약수터에서 몸을 씻을 때 쓸 비누와 수건이 들어 있을 게 틀림없다. 약수터에는 ‘세면 금지’와 ‘비누 사용 절대 엄금’이라는 팻말이 있긴 하지만 그 가방의 임자들은 가방을 들고 온 값을 꼭 하고야 만다. 그리고 그 사람, 입으로 숨을 훅훅 내뿜으면서 운동을 한다. 숨소리에 만족스러운 기합 소리가 섞이기도 하는데 그 소리가 문장은 아니지만 내용은 대충 이런 것 같다. ‘나는 지금 산에 와서 운동 중이다. 운동은 내 건강을 증진시킬 것이다. 나는 운동을 하지 않고 나태한 삶을 사는 사람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나는 내 삶을 사랑한다.’ 그의 생각이나 가치관이 어떻든 상관은 없지만 그 사람이 운동을 하는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 그 사람은 만만한 나무를 골라 거기에 몸을 부딪친다. 살아 있는 나무가 산 바로 아래 시민운동장에 세워진 철봉대나 되는 듯, 무정물(無情物)의 스파링파트너라도 되는 듯 등과 가슴으로 부딪치고 손발로 치고받고 머리로 박치기를 해댄다. 그 나무는 야트막한 동산에 그리 많지 않은 큰 소나무 가운데 하나로 동산을 오르내리는 주민들의 찬탄을 사고 있는 나무이기도 하다. 그런데 불운하게도 바로 그런 모습 때문에 그 사람과 그 ‘사람들’에 의해 선택된 지 여러 해째인 듯 군데군데 껍질이 벗겨져 있고 속살이 드러나기 직전처럼 붉어져 있다. 살아 있는 나무에 몸을 부딪치고 씨름을 하는 운동이 실제로 얼마만한 효과가 있는지는 모른다. 안마 효과가 있다고도 하고 골다공증이 있는 사람은 척추가 부러질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도 한다. 한 나무가 오래도록 살아오며 가지게 된 외경스러운 모습과 무성한 잎과 가지가 보여주는 생명력이 주술적인 효과를 가질 수는 있겠다. 효과가 있든 없든, 크든 작든 간에 자신이 신봉하는 건강법을 실천하기 위해 살아 있는 나무를 치고받는 일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라디오 소리와 기이한 기합소리와 행동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것 역시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니다. 그 훌륭한 건강법과 멋진 모습을 부러워할 사람도 없는 것 같다. 동산은 개인의 소유일 수 있고 몸을 부딪치는 사람이 주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이 오르내리는 산, 수많은 사람이 오랜 세월동안 심미적인 충족감과 친근감을 느껴온 나무라면 사유재산이 아니라 공공의 자원이다. 하물며 생명을 가진 나무를 괴롭혀도 좋다는 법은 어디에도 없다. 나무는 어디로 갈 수도 없다. 그저 ‘철갑을 두른 듯’ 의연하게,‘바람 서리에 불변하며’ 괴롭히면 괴롭히는 대로 서서 산소를 만들어내고 그늘을 베풀며 새와 바람을 가지에 깃들이게 한다. 결국 그 사람은 자신이 나무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몰라서 그러는 것일 뿐이다. 알면서 그럴 사람은 없다. 그러니 알게 하는 방법을 만들어내야 한다. 우선은 그 장소가 운동을 하기에 적당한 곳이 아님을 알려줘야 할 것 같다. 예컨대 ‘운동은 운동장에서!’,‘나무를 등뼈로 치는 동작 절대 엄금’이라는 팻말을 달아놓는 식으로. 성석제 소설가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35) 조희룡이 만든 중인 문학동인 ‘벽오사’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35) 조희룡이 만든 중인 문학동인 ‘벽오사’

    조희룡(1789∼1866)은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며 많은 중인 친구들과 사귀었다. 그런 교우관계를 통해서 보고 들은 선배 중인 42명의 이야기를 기록한 책이 56세에 저술한 ‘호산외기(壺山外記)’인데,3년 뒤에 다시 새로운 친구들과 만나 벽오사(碧梧社)라는 문학 동인을 조직했다.6대에 걸쳐 의원 노릇을 한 초산(樵山) 유최진(柳最鎭·1791∼1869)의 집이 시냇가에 있었는데, 우물가에 늙은 벽오동이 있어서 집 이름을 벽오당이라 했고, 그 집에서 모인 시사 이름을 벽오사라 했다. 그러나 의과방목에 진주 유씨가 나타나지 않은 것을 보면, 그의 집안이 의과에 합격한 의원들은 아니었던 것 같다. ●아름다운 날에 만나 시 읊고 그림 그려 유최진의 문집인 ‘병음시초(病吟詩艸)’는 연도별로 편집되었는데, 정미년(1847)에 지은 작품들을 모은 ‘정미집’에 ‘벽오사약(碧梧社約)’이란 글이 실려 있다. 벽오사를 결성하게 된 취지와 규약 몇 가지를 기록한 글이다. 서문에서는 병 때문에 친구들 모임에 참석지 못하고 친구들이 유최진의 집에 모여들다가, 옛시인들이 시사(詩社)를 결성했던 뜻에 따라 벽오사를 조직한다고 했다. 옛사람들의 진솔한 뜻을 본받아 몇 가지 조약을 정했는데,“사철의 아름다운 날을 가려 모인다.” “밥은 소채를 넘지 않고, 술은 세 순배를 넘기지 않으며, 안주는 세 가지를 넘지 않고, 차는 계산에 넣지 않는다.” “마음대로 책을 읽고, 흥이 나는 대로 시를 읊으며, 한계를 두지는 않는다.”는 내용이다. ‘진솔한 뜻’이란 글자 그대로 진솔하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송나라 시인 사마광(司馬光)이 벼슬을 그만두고 낙양에 있을 때 덕망있는 인사들과 결성한 소박한 모임 원풍기영회(元豊耆英會)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그들도 먹고 마시려 모인 게 아니라 음식 숫자를 제한했는데, 유최진의 친구들도 사람이 좋아 모이다 보니 진솔한 뜻을 이어받은 것이다. 모인 모습을 그림으로 남긴 것까지도 본받았다. 이들은 한 해에 몇 번씩 모였는데,1855년 단오날에도 모여 시를 읊으며 놀았다. 도화서 화원 유숙(劉淑)을 불러 그 모습을 그리게 하고, 유최진이 그 그림을 설명했다. ‘을묘년(1855) 창포절에 늙은 친구 석경(石經·이기복)과 서원(西園) 송단(松壇)에서 놀기로 약속했는데, 아침에 비가 와서 다섯 노인과 다섯 젊은이가 시냇가 초당에 모이게 되었다. 마침 가랑비가 잠시 그치고, 바람이 부드러우며, 날씨고 맑아졌다. 나란히 시를 읊으며 무릎을 마주하고 앉아 즐겁게 이야기했으니, 참으로 쉽게 만날 수 없는 모임이었다.(줄임) 혜산 유숙에게 부탁해 붓으로 각자의 초상을 그리게 했는데, 마치 등불 그림자가 벽에 비치는 것 같아 수염과 터럭까지 그대로 났으니, 그 사람이 아니라고 하면 말이 안 될 정도였다. 이 모임에 참여치 못한 자가 누구냐고 물어보면 하나하나 가리키며 일러주기가 귀찮아,‘서원아집서(西園雅集序)’를 모방해 대략 기록한다. 주인자리에 방관을 쓰고 담배를 피는 이는 산초 유최진이고, 곁에 앉아 손으로 염주를 세는 이는 한치순이다. 옆에 큰 갓을 쓰고 책상다리로 무릎을 안고 있는 이는 만취 이팔원이고, 검은 감투에 옷깃을 여미고 멀리 바라보는 이는 석경 이기복이다. 가까운 나무 그늘에서 팔짱을 끼고 자세히 듣고 있는 이는 미촌 김익용이고, 얼굴을 돌리고 수염을 쓰다듬으며 마구 떠드는 이는 우봉 조희룡이다.´ 이 그림을 확인할 수 없어 유감이지만,6년 뒤 대보름날 그림이 남아 있어 이들이 놀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오로회첩’을 만들면서 그림을 다시 그려 신유년(1861) 대보름날은 비가 내려 달구경하기가 힘들었지만, 벽오사 동인들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빗속을 걸어 유최진의 집으로 모였다. 조희룡이 ‘삿갓 쓰고 진창길을 헤치며 오니 / 추적추적 자리에 비가 고였네(笠衝泥至,蕭蕭坐雨深.)’라는 시를 지었는데, 참석자는 유최진의 아들 유학영까지 포함해 6명이다. 유숙이 ‘벽오사소집도(碧梧社小集圖)’를 그리고, 참석자 이기복이 서문을 썼다. ‘붉은 누각을 마주해 수염을 비비면서 즐거워하는 사람은 김익용이다. 모임을 일으키고, 신선같이 한 폭을 펼쳐 난(蘭)을 치고 시를 짓는 사람은 조희룡이다. 눈썹을 치켜뜨고 담소하며 흔연히 자리에 바싹 앉아 소매를 펼치고 아래를 굽어보는 사람은 이팔원이다. 뜰로 나가지 않고 손에 책을 쥐고 뜻을 즐기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벽오사 주인 유최진이다. 검은 두건에 소담하게 차려입고 숙연히 안석에 기대어 즐겁게 진솔하게 시를 짓는 사람은 이기복이다. 관을 쓰고 채록하며 손을 모아쥐고 서 있는 사람은 작은주인 유학영이다.´ 그런데 유감스러운 것은 현재 남아 있는 유숙의 그림 ‘벽오사소집도’와 이 설명이 다르다는 점이다. 그림 설명에 의하면 동인들 가운데 몇 사람은 누각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비가 왔기에, 바깥에서 종이를 펼치고 난을 치거나 그림을 그리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서울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된 ‘벽오사소집도’에는 건물 자체가 보이지 않는다. 울타리가 화면 중앙을 대각선으로 나누고, 울타리 바깥에는 물결이 표시되어 있다. 종이와 붓, 먹과 벼루 등이 술잔과 함께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시사(詩社)로 모였다는 것은 알 수 있지만, 누가 조희룡이고 누가 집주인 유최진인지는 분간할 수 없다.‘손을 모아쥐고 서 있는’ 작은주인 유학영과 차를 끓이는 시동만 구분할 수 있을 뿐이다. 송희경 선생은 ‘조선후기 아회도 연구’에서 이 그림에 대해 “화면의 인물상들은 조선 19세기의 인물이라기보다는 중국 고사(高士)의 모습을 연상하게 하는 고전상들이다. 화중 인물을 조선적 실물상이 아닌 고사적 고전상으로 표현한 것은 오로회(五老會) 모임을 중국의 전통적인 아회에 비유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 제작 태도이다.”라고 설명했다. 벽오사 동인들이 중국 노인회를 본받아 모인 것은 사실이지만, 화가는 그림까지도 중국 노인회의 모임처럼 그렸다는 것이다. 이러한 그림은 아회도(雅會圖)를 많이 그린 유숙의 화풍도 아니다. 그래서 송희경 선생은 “신유년 모임 당시에 유숙이 그린 원작이 아니라 8년 뒤 첩(帖)으로 개장할 때, 다른 화사가 유숙의 그림을 보고 간략하게 모사한 방작(倣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추측했다. ●동인들이 세상 떠나자 ‘오로회첩’을 만들고 회상 ‘오로회첩’이란 벽오사 동인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나자, 주인 유최진이 1869년 대보름날에 ‘벽오사소집도’와 다섯 동인의 서문이나 시를 첩(帖)으로 만든 것이다.79세가 된 유최진은 이미 병이 깊어 손자에게 글을 쓰게 하면서 8년 전의 대보름날을 회상했는데, 얼마 뒤에 세상을 떠나 마지막 글이 되었다. ‘신유년(1861) 대보름날 비가 내렸는데, 네 노인이 잇달아 찾아왔다.(줄임) 손꼽아 헤어보니, 벌써 9년이나 되었다. 우봉(조희룡)이 먼저 하늘로 갔고, 석경(이기복)도 이어서 세상을 떠났다. 미촌(김익용)은 몹시 늙어 기력이 없는 데다 가는귀까지 먹었다. 만취(이팔원)는 우환이 얽혔다. 나는 빈궁한 홀아비로 살고 있다. 오늘 저녁에 보름달이 환하건만 함께 감상할 사람이 없어, 등불을 걸고 홀로 누웠다. 정신이 또렷해 잠도 오지 않으니, 긴 시를 이어서 지어 오늘 저녁의 감회를 기록한다.´ 그 아래에 다섯 동인의 벼슬과 이름, 나이를 소개했다. ‘주부(主簿) 이기복은 호가 석경(石經)으로 나이 79세이다. 동추(同樞) 김익용은 호가 겸선(兼善)으로 나이 76세이다. 첨추(僉樞) 조희룡은 호가 우봉으로 나이 73세이다. 산인(散人) 유최진은 호가 초산으로 나이 69세이다. 호군(護軍) 이팔원은 호가 만취(晩翠)로 나이 64세이다.´ 이기복은 의역(醫譯) 가문 출신의 의원인데, 헌종의 어의(御醫)였다. 그러나 헌종에게 바친 약이 잘 안들었다는 죄로 강진 고금도에 귀양갔다가 1850년에 돌아와 다시 벽오사에 합류했다. 벽오사에는 화원 유숙이나 경아전 나기(羅岐)를 포함해 여러 사람이 모였지만, 중심인물은 이 그림에 나타난 다섯 늙은이였다. 조희룡도 1851년에 스승 김정희의 구명운동을 펼치다가 전라도 영광군 임자도로 귀양갔다 돌아왔으니, 중인은 정권의 핵심이 아닌데도 임금 옆에 있는 전문가였기 때문에 정권의 부침과 함께 자주 유배길에 오른 셈이다, 그랬기에 더욱 친밀하게 사귀었으며, 시사(詩社)로 만나 한시만 지은 것이 아니라 인생을 함께한 것을 알 수 있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 [서울광장] 양질의 일자리와 비공식 경제/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양질의 일자리와 비공식 경제/우득정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은 재임기간 중 200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공약했다. 매년 40만개씩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2004년에만 목표치를 넘겼을 뿐,2005년엔 29만 9000개,2006년엔 29만개에 불과했다. 올해에도 마찬가지다. 서비스 분야에서 134만개가 생겨났으나 제조업에서 7만 4000개가 사라졌다. 기업의 투자 위축과 신규 채용 기피, 날로 치열해지는 국제 경쟁 등으로 성장잠재력과 고용계수가 크게 떨어진 탓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양질의 일자리’(Decent Job)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양질의 일자리란 주당 근로시간이 18∼50시간이고, 평균임금의 1.5배 이상을 받는 정규직을 지칭한다.2002년 71만 4000개에서 2005년에는 63만 2000개로 8만 2000개나 줄었다. 전체 실업률의 2배를 웃도는 청년실업률은 양질의 일자리 감소와 무관하지 않다. 게다가 참여정부 들어 생겨난 서비스업 일자리의 78.6%가 평균임금에 못 미치는 일자리다. 신규 서비스 일자리 5개 중 4개가 삶의 질을 평균 이하로 떨어뜨리는 셈이다. 특히 우리나라 근로자 중 평균임금의 66% 이하를 받는 ‘저임금 근로자’는 전체 근로자의 26.8%나 된다. 덴마크(8.6%), 프랑스(15.6%), 독일(15.7%), 네덜란드(16.6%) 등 유럽국가에 비해 월등히 높을 뿐 아니라 양극화가 가장 심하다는 미국(24.9%)보다 높다. 규제 완화와 기업의 투자의욕 고취 등 정공법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기보다는 일자리 숫자 늘리기에 급급한 나머지 공공근로정책에 재정을 쏟아부어 임시직을 양산한 결과다. 지난주 광복절을 전후해 중국 베이징에서는 ‘양질의 일자리와 비공식 경제’를 주제로 국제노동기구(ILO) 아시아고용포럼이 열렸다. 아시아권 국가들의 과도한 비공식 경제 비중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다는 고민에서 비롯됐다.‘지하경제’로도 불리는 비공식 경제는 마약이나 암시장과 같은 ‘불법 경제’, 조세 면탈을 노린 ‘신고하지 않은 경제’, 가사분야와 같은 ‘기록되지 않은 경제’, 법과 행정의 규제 및 보호대상에서 제외된 ‘비공식 분야’를 포함한다. 우리나라는 금융실명제 도입과 외환위기 이후 투명성이 강조되면서 비공식 경제 규모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그럼에도 국제통화기금(IMF)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2∼2003년 기준으로 비공식 경제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28.8%에 이른다. 미국(8.8%), 일본(10.8%), 영국(12.2%), 프랑스(14.5%), 독일(16.8%) 등 선진국에 비해 2∼3배 높다. 비공식 경제는 소비 증가에 기여할지는 모르지만 자원의 생산적 활용을 저해하고 인력시장과 공식경제의 자금순환을 왜곡시킨다. 또 노출되지 않는 세원과 불로소득은 공식 경제활동 주체들의 세금 부담을 늘리고 비공식 경제로의 참여 유혹을 부추긴다. 그만큼 양질의 일자리는 줄어든다. 올 연말 대선에서 승천하려는 후보들이 앞다퉈 일자리 공약을 내놓고 있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최대 500만개에서 최소 2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한다. 하지만 양질의 일자리인지, 몇개월짜리 임시직인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다. 어차피 뻥튀기 수치이니 후보도 모를 것이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수치 이면에 가려진 ‘그늘’을 엄중하게 추궁해야 한다. 베이징 ILO 아시아고용포럼은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 같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두 바퀴 자유 古都를 달린다

    두 바퀴 자유 古都를 달린다

    “‘천년´ 도읍지를 ‘자전거´로 돌아보니/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없다/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고려 유신(遺臣) 길재가 망국의 도읍지 송도(개성)를 돌아보며 나라 잃은 한을 노래한 시조를 ‘불경스럽게’도 경북 경주에 빗대어 봤다. 경주는 신라 1000년의 도읍지. 비록 잊혀진 왕국의 수도지만, 아직도 유물이 발굴될 만큼 여전히 역사가 살아 숨쉬는 땅이다. 자동차에 앉아 불국사와 석굴암, 첨성대 등을 스쳐가는 관광만으로는 신라 문화의 정수를 제대로 느낄 수가 없다. 경주의 속살을 만끽하기 위해 자전거 하이킹에 도전해 보면 어떨까.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고즈넉한 옛 도시를 달리는 맛이 각별하다. 게다가 경주는 우리나라 최적의 자전거여행 도시라 할 수 있을 만큼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는 곳. 이번엔 자동차를 버리고 자전거를 타자. 한여름 뙤약볕에 흘린 땀만큼 얻는 것도 많다. 글 사진 경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고즈넉한 보문관광단지 일주도로 2006년 현재 경주의 자전거 도로는 보문교에서 경주 월드삼거리~감포삼거리 등을 거쳐 보문교로 돌아오는 보문관광단지 일주도로 코스 21㎞와 보문단지 감포사거리에서 민속공예촌 등을 지나 보불로 사거리에 이르는 불국사 코스 11㎞ 등을 포함해 총연장 145.3㎞에 달한다. 극기훈련이 아닌 다음에야 관광을 겸한 자전거하이킹을 즐기기 위해서라면 하루에 돌아보기에 다소 무리한 거리다. 특히 안압지에서 불국사역까지 가는 12㎞ 남짓한 코스와 보문단지에서 출발하는 불국사 코스는 오르막의 압박이 심하다. 보문관광단지 일주와 시내 유적지 관람코스, 그리고 불국사 산행 코스 등으로 세분하는 것이 다소 수월할 듯. 보문호를 중심으로 원형으로 도는 보문관광단지 일주코스는 넉넉잡아 두시간이면 충분하다. 가로수가 잘 정비된 도로와 호숫가 주변길을 천천히 돌아보는 맛이 여간 각별하지 않다. 경주 세계문화엑스포장은 반드시 찾아야 할 곳. 보문호가 한눈에 보이는 경주타워 등 볼거리와 왕경숲 등 지친 다리를 쉬어가기에 맞춤한 장소가 많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는 것. 행사 시작 전이어서 ‘공짜’로 구석구석을 살필 수 있다. 호텔과 콘도 등 숙박업소 밀집지역이면 거의 건물마다 하나씩 자전거 대여점이 들어차 있다. 이 지역을 출발지로 삼으면 큰 무리가 없다. 놀이공원인 경주월드를 지나면 곧바로 내리막길. 한적한 가로수 사이를 천천히 내려가며 맞는 바람이 한여름의 무더위도, 세상사 온갖 시름도 저멀리 날려 보낼 듯하다. 보문교 왼쪽길은 오르막이 이어져 다소 힘든 구간. 잘 가꿔진 공원과 우거진 가로수 그늘 등에서 자주 쉬면서 체력 안배를 하는 것도 좋겠다. #해거름에 찾은 경주 시내 유적지 경주시내는 온통 유적 천지다. 웬만한 유적은 자전거로 30분 이내 거리에 다 있다. 한낮의 태양을 피해 땅거미가 길게 드리울 때쯤 대릉원 앞에서 자전거를 빌렸다. 수년전 찾았던 천마총은 어느새 대릉원으로 바뀌어 있었고, 안내판에는 ‘황남리 고분군’이란 설명이 적혀 있다. 첨성대 주변의 황화코스모스 군락지와 안압지 주변의 연꽃밭이 인상적이다. 벌겋게 달궈진 채 서쪽 하늘로 넘어가는 태양과 어우러져 강렬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저녁이 되면서 유적지들은 아름다움을 더해 갔다. 특히 조명을 받은 첨성대와 대릉원, 안압지 등에서는 신비로움마저 느껴졌다. 멋진 풍경이 잘 보이는 곳은 사진작가들의 차지. 초승달이 머리에 걸린 안압지 부속건물들을 본 한 외국인은 ‘Good Point!’라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카메라가 없는 관람객들은 휴대전화 속에 자신들의 모습을 담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역사속으로 풍덩 뛰어들 수 있는 경주시민들이 마냥 부러운 대목이다. #‘지구촌 문화올림픽´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세계에서 가장 특별한 50일’. 경주 세계문화엑스포가 9월7일∼10월26일 경주 보문단지 엑스포공원에서 ‘천년의 빛, 천년의 창’을 주제로 개최된다. 올해 다섯번째 열리는 세계 최초의 문화박람회다.35개국이 참여하는 가운데, 영상·체험·공연·전시 등 4개 분야 14개 행사로 나뉘어 화려한 문화의 정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하드웨어. 이제까지 ‘문화박람회’라는 소프트웨어에 집중했다면, 이번 행사에는 종합문화테마공원의 면모를 제대로 갖췄다.440억원을 들여 황룡사 9층 석탑을 음각으로 표현한 높이 82m의 경주타워와 최첨단 영상·음향 시스템을 갖춘 엑스포문화센터는 이미 완공됐고, 행사장 주변으로 신라 왕경(王京)의 아름다운 숲을 재현한 왕경숲은 이달말 조성이 완료될 예정이다. 서라벌 계림을 재현한 왕부림, 안압지를 본뜬 계림 숲속의 연못 계림지, 다채로운 이벤트가 펼쳐질 천마광장, 포석정 모양의 쉼터 곡수원 등은 관람객들에게 자연 속의 휴식처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또 입체영화가 상시 상영될 첨성대 영화광장 등도 함께 운영해 전통과 현대, 아날로그와 디지털, 자연과 첨단기술이 공존하는 세계인의 문화축전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 조직위의 목표다.748-3011. #그 밖에 가볼만한 곳 ▶달빛신라역사기행 신라문화원(www.silla.or.kr)에서는 매달 보름을 전후한 토요일 밤에 역사 유적지를 돌아보는 행사를 갖는다. 행사 때마다 장소가 변경된다.25일엔 문무대왕릉과 감은사지 등이 있는 감포지역을 둘러볼 예정. 어른 1만 7000원, 어린이 1만 5000원.749-7182. 인터넷, 전화 등을 통한 접수는 행사 1일전에 마감된다. ▶드림관광, 엑스포 체험상품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지정여행사 한국드림관광(02-849-9013)은 30여개 여행사와 함께 엑스포 체험여행 상품을 판매한다. 서울역에서 KTX로 오전 7시10분에 출발해 동대구를 거쳐 가는 당일 상품은 중식 포함,9만 5000원부터. 엑스포 행사장을 둘러보고 포항 호미곶을 방문하는 1박2일 상품은 19만 1000원부터. 중식과 석식으로 대구탕이나 물회가 제공되고 이튿날 오전은 호텔식이다. ▶경주자전거문화유적 체험투어 경주 자전거문화유적체험투어단(www.gjbike.com)은 4∼6차 참가자를 모집중이다. 참가비 1만원. 자전거와 점심식사, 수건, 음료수 등 일체가 제공된다. 전문 문화해설사도 동행한다.9월22일,10월27일,11월24일. 시간은 모두 오전 10시∼오후4시. 김정일 011-9211-7016. ■ 이것만은 꼭 챙기세요!! #가는 길 중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경부고속도로→경주 나들목. #입장료 대릉원 1500원(성인 1인 기준), 첨성대 500원, 분황사 1300원, 오릉 500원, 임해전지 안압지 1000원 국립박물관 1000원 등이다. 불국사와 석굴암은 각 각 4000원, 기림사 3000원, 계림과 반월성은 무료.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 주차요금은 별도다. #기타 자전거 코스는 경주고속터미널→서천교→김유신장군 묘→오릉→나정→양산재→포석정→삼불사 등을 거쳐 고속터미널로 돌아오는 외곽 코스나, 보문단지→천군동 삼층석탑→설총묘→진평왕릉→황복사 삼층석탑→보문단지 코스, 보문단지→명활산성→북천 자전거도로→구황교→헌덕왕릉→석탈해 왕릉→굴불사지 사면석불→백률사→황성공원 코스 등이 현지 자전거 하이킹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코스다. #자전거는 어디서 보문관광단지에 자전거 대여점이 밀집해 있다. 시내에는 경주역과 고속버스터미널 앞, 대릉원 주변에 있다. 일부 자전거 대여점에서 자전거 도로지도를 구비하고 있지만, 인터넷 등에서 미리 다운받아 가는 것이 좋다. 대여료는 1시간 3000원,1일 5000원. 연인들에게 인기있는 2인승은 1시간 6000원,1일 1만원. 경주시청 문화관광과 culture.gyeongju.go.kr,(054)779-6396. 도로계 자전거도로 담당 779-6334. 경주 자전거하이킹 보문 771-9288.
  • [열린세상] 노동운동 패러다임 바꿔야/김정식 연세대 교수 화폐금융

    [열린세상] 노동운동 패러다임 바꿔야/김정식 연세대 교수 화폐금융

    최근 우리는 다시 격심한 노사분규를 겪었다. 이러한 노사분규의 중요한 목적은 노동자 임금을 인상시키는 것이다. 실제로 민주화이후 우리 노동조합은 파업과 임금투쟁을 통해 임금을 인상시켜 왔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임금인상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의 후생은 늘어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업상태에 있거나 비정규직에 있는 많은 노동자들은 전보다 더 어려운 삶을 살며, 정규직 노동자라 하더라도 비록 임금은 올랐지만 모두들 과거보다 더 살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한다. 노조가 목적한 것과는 반대의 결과가 초래된 것이다. 이렇게 힘든 임금인상 투쟁에도 불구하고 노동자 후생이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우리 노조가 그동안 기업에서 받는 화폐임금에만 관심을 가지고 실질임금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금을 받는 노동자의 후생은 화폐임금 인상만으로 좋아지지 않는다. 아무리 화폐임금을 올려도 물가가 이보다 더 오른다면 노동자의 실질소득이 줄어들어 후생이 늘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노조의 투쟁으로 임금이 인상되면 기업수익이 감소되면서 기업은 국내투자를 줄이고 해외투자를 늘려 실업이 늘어나게 된다.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노동자 후생이 감소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실업을 줄이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통화량을 늘리게 되면 이는 물가와 부동산가격을 상승시켜 결국 노동자의 실질소득을 줄어들게 한다는 것이다. 특히 부동산가격 상승은 소득 중에서 큰 부문을 차지하는 재산소득의 격차를 벌어지게 만든다. 상대적으로 재산소득이 적은 노동자의 후생을 크게 악화하고 빈부의 격차를 심화하는 것이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지금까지의 상황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노조는 투쟁과 파업으로 임금을 지속적으로 인상시켰지만 임금상승률보다 생활물가 상승률이 높았고, 부동산가격이 몇배나 오르면서 노동자의 실질소득은 오히려 크게 감소되었고, 소득 양극화는 더욱 진전된 것이다. 결국 노동자 후생이 늘어나기 위해서는 기업이 임금을 높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물가와 부동산가격을 안정시켜 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러나 문제는 임금은 기업이 높여줄 수 있지만 생활물가와 부동산가격을 안정시키는 것은 기업이 할 수 없고 정부만이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우리 노조는 기업에만 임금인상을 요구해 왔다. 생활물가와 부동산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는 정부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이다. 따라서 우리 노동단체가 정치적 목적을 가지지 않고 진정으로 노동자 후생을 높이고 빈부격차를 줄이고 싶다면 지금까지의 노동운동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노동단체들이 매년 파업을 하면서 기업에만 과도한 임금인상과 노동자 후생증대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정부에 높은 생활물가와 부동산 가격을 낮추어 주도록 요구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현재의 비효율적인 공공부문을 과감히 정비하고,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등의 제도개선을 통해서 생활물가를 낮추는 데 노력해야 한다. 또 효율적인 통화량 관리를 통해 부동산가격을 안정시켜 노동자 실질소득이 늘어나도록 해주어야 한다. 노조가 기업에만 임금인상을 요구하면 결국 물가를 높이고 이는 다시 임금을 인상시켜 경제는 임금인상과 물가상승의 악순환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우리경제는 기업투자 감소로 저성장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고 결국 노동자와 기업 모두 패자가 될 수밖에 없다. 이제 우리 노조는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노동자의 실질소득을 늘리기 위해서는 과도한 임금인상보다는 생활물가와 부동산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도록 관련 제도와 정책 개선을 정부에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하는 것이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 화폐금융
  • [정서용의 국제환경 돋보기] (9)끝 - 21세기 외교전략의 중심 환경외교

    [정서용의 국제환경 돋보기] (9)끝 - 21세기 외교전략의 중심 환경외교

    냉전의 잔재가 남아 있는 동북아시아의 조그마한 나라 대한민국에서 유엔 사무총장이 배출되었을 때 세계가 놀랐다. 지구사회의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다루는 유엔의 심장부에 대한민국이 우뚝 서게 된 것이다.6·25 전쟁으로 완전히 파괴되었던 우리나라가 반세기 만에 세계를 리드하는 선도국가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이제는 선진국의 그늘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우리의 주장을 펴고, 우리가 갖고 있는 것들을 지구사회에 나눠줄 때가 온 것이다. ●국제사회서 우리만의 이미지·역할 필요 그동안 우리나라의 국가전략은 우리의 ‘생존’을 위한 문제들에 집중됐었다. 전쟁 재발방지, 통상전쟁에서의 국익 수호, 한·미동맹 등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관심을 갖고 대응하는 것들에 대해서 우리는 주도권을 갖고 있지 못했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국제사회에서 복지사회에 대한 그들만의 이미지를 그려내고, 그에 합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 도시국가 싱가포르가 국제금융계에서 미치는 영향력은 놀라울 정도다. 우리도 국제사회에서 우리만의 이미지와 역할의 창출이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국제환경분야는 우리에게 매우 매력적인 분야이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이 환경외교분야에서 많은 성과가 축적되어 왔다. 예를 들면 동북아의 해양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엔의 북서태평양실천계획(NOWPAP)의 사무국과 유엔의 황해광역생태계사업(YS LME) 사무소를 우리나라에 유치했다. 황사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자 우리 정부가 제안해 한·중·일 3국간의 협력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북한 핵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동안 북한은 우리측의 노력으로 환경분야에서 다른 국가들과 먼저 협력하겠다는 의향을 내비치고 있다. ●환경부는 전문성·위상 더욱 강화를 범지구차원에서는 유엔 내에서 환경문제에 대한 1차적 책임을 지고 있는 유엔환경계획(UNEP)의 총회격인 집행이사회가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개최되었다. 지구사회의 잔치인 엑스포를 여수에 유치하면 해양환경을 주제로 여수 프로젝트와 여수선언 채택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는 외교통상부와 환경부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미국의 강력한 환경조항 포함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친환경통상국가로서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기후변화협약과 바젤협약에서는 이행준수위원회에 우리나라가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성과를 거두기도 하였다. 그러나 정작 이렇게 많은 성과를 내고 있는 환경외교를 우리나라 국가발전 전략으로 삼으려는 비전의 부재는 물론 이에 대한 평가와 지원 역시 보잘것없다. 외교통상부에서는 환경외교를 우리 외교전략의 중요 축으로 삼아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환경부에서도 국제환경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위상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해양환경문제를 담당하는 해양수산부에서 환경 담당 부서의 조직을 다소 강화한 것은 환영할 만하지만, 국제환경문제에 대한 추가적인 투자가 절실하다. 글로벌 기업들이 친환경 기업 이미지 구축을 통해서 기업 이미지 제고를 하듯이, 우리나라도 환경외교에 대한 관심을 높여 국제사회에서 ‘친환경 국가’로서의 이미지 구축과 함께 관련 논의를 이끌고 나가야 한다. 그럼으로써 생존외교에 집착해온 우리의 한계를 벗어나서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국가에 걸맞은 역할을 국제사회에서 할 수 있을 것이다. 명지대 교수(국제법), 바젤협약 이행준수위원회 위원
  • “재물은 이 生에서 잠시 맡은 것일 뿐 가진 것 없다고 불행해하지 마세요”

    “저것은 저 사람 몫이고, 내 몫은 이것뿐이라고 생각하라. 남과 비교하지 말라.” 침체된 경기, 불안한 금융시장 탓에 고민이 쌓여가는 요즘 ‘소유하는 만큼 얽힌다.’라며 ‘무소유’의 삶을 강조해 온 법정 스님의 말씀은 더욱 가치있게 느껴진다. 전남 순천 조계산에 있는 송광사 불일암(佛日庵)에서 지난 16일 법정 스님을 만났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국내 증시가 사상 최대의 낙폭을 기록한 날이었다. 스님은 “재물은 이 생(生)에서 잠시 지니는 것일 뿐 내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증시 폭락으로 가슴이 무너져 내렸을 많은 개인투자자들을 염두에 둔 말씀은 아니다. 하지만 재물 손실로 가슴앓이를 하는 이들에게 큰 의미가 있는 가르침이었다. 이날 스님을 찾아간 것은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하안거 기간 중 잠시 불일암을 찾은 스님을 방문하기로 한 친구가 있어 따라 나선 것이다. 간편한 모시 승복 차림의 스님과 2시간 가까이 나눈 대화에는 소중한 가르침이 그득했다. 이날 스님의 말씀을 간추린다. ●저 사람 몫은 저만큼… 내 몫은 이것뿐 ▶사람의 소유욕은 끝이 없습니다.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살려는데 쉽지 않습니다. -소유의 단계를 거쳐 봐야 무소유의 의미를 진정 깨닫게 되는 법입니다. 하지만 소유를 하더라도 마음이 재물에 얽매이면 안 돼요. 재물이란 잠시 이 생에서 내가 맡은 것일 뿐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 재물이 많다고 부러워할 것 없고, 내가 가진 것이 부족하다고 불행해 해서도 안 됩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마세요. 비교하면 불행해져요. 이만큼이 내 몫이고, 저 사람 몫은 저만큼이라고 생각하세요. ▶실천이 어렵습니다. 거스를 수 없는 팔자와 운명을 탓하게도 되고…. -팔자니, 운명이니, 살(煞)이니 하는 따위는 믿지 마세요. 점쟁이한테 찾아가서 돈 주고 팔자가 안 좋다는 말 듣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 어디 있을까요. 그런 것 모두 털어 버리세요. 지금 현재에 충실하면 되는 것입니다.‘지금 불행한가?’ 하고 자신에게 물어보고 그렇지 않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겁니다. 화나고 속상한 일들을 끌고 다니면서 고민할 필요가 없어요. 소중한 자신의 삶을 위해 지금 이 순간만을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세요. 스님의 조촐한 살림살이가 있는 불일암은 송광사 뒷산의 대나무밭 오솔길을 따라 20여분 오르면 나온다.20년 전부터 이곳을 거처로 삼아 칩거하던 스님은 몇해 전부터는 강원도 오대산의 오두막에서 혼자 생활한다.3개월에 한번 정도 불일암에 내려와 며칠 머물다 간다. 스님이 안 계신 동안에는 건법 스님과 상좌 스님 한 분이 알뜰하고 깔끔하게 불일암을 가꾼다. 후박나무와 태산목 등 키 큰 나무들이 믿음직스럽게 스님의 거처에 그늘을 드리우고 양지바른 텃밭에는 가지·고추·토마토가 햇볕을 받아 영글어 가고 있었다. ▶텃밭이 예전에도 있었나요? -전에는 제대로 가꾸질 않았지요.‘태평농법’이라면서 방치했지. 말이 좋지, 그건 게으른 사람들이 지어낸 말이에요. 소중한 흙에게 미안한 일이지. 사람은 자나 깨나 부지런해야 해요. 그렇지만 너무 바지런해도 폐가 됩니다. ●향기 나는 사람 되도록 끊임없이 노력을 법정 스님은 은은한 향이 좋다며 건법 스님이 곁에서 정성껏 준비한 황차를 권한다. “차(茶)나 꽃은 냄새라고 하지 않고 향기라고 하지요. 사람도 냄새가 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향기 나는 사람이 있어요. 사악한 사람한테서는 끈적하고 지독한 냄새가 나요. 씻지 않은 사람한테서 고약한 냄새가 나는 것처럼 말예요. 나쁜 냄새와 기운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겁니다. 언제나 정갈하고, 향기 나는 사람이 되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그런 사람에게서는 아름다운 향기가 나지요.” 출가 51년째. 올해 75세인 스님은 강원도에서 송광사까지 7시간을 손수 운전한다.“어제 저녁 후박나무 아래 있어 보니 가을이 코 끝으로 느껴지더라.”던 스님은 불일암을 등지고 또다시 강원도 산골 오두막으로 떠났다. 순천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책꽂이]

    ●내 마음에 꽃 한송이 심고-온 몸으로 쓰고 그린 40년의 일기(이한순 지음, 북스코프 펴냄) 교통사고로 왼쪽 팔과 다리, 오른손을 잃은 뒤 1966년부터 40여년 동안 쓴 할머니의 일기. 지은이는 ‘못난 몸’으로 일생을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이 세상 어느 곳, 어느 그늘에 풀 죽어 있을지 모를 누군가에게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는 소망을 갖고 있다.1만 3000원.●한국의 미, 최고의 예술품을 찾아서(안휘준 등 지음, 돌베개 펴냄) 한국의 미(美)에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최고의 예술품 40점을 담았다. 회화·공예·건축·조각 분야별로 최고의 작품을 10점씩 선정하고 해당 분야와 시기의 전문가로 하여금 작품의 존재 의의와 아름다움을 풀어내도록 했다. 상·하 각 2만원.●교양 모든 것의 시작(서경식·노마 필드·가토 슈이치 지음, 이목 옮김, 노마드북스 펴냄) 재일조선인 2세인 서경식 교수가 중심이 되어 노마 필드 시카고 대학 교수와 가토 리쓰메이칸대 객원교수를 초빙해 ‘교양의 재생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열린 특별강연회를 책으로 엮었다.1만 2000원.
  • 15일부터 서울숲 여름문화행사

    15일부터 서울숲 여름문화행사

    서울숲에서 15일부터 닷새 동안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날릴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린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찜통더위가 예상되는 광복절(15일)부터 주말인 19일까지 뚝섬 서울숲에서 시원한 물과 그늘이 있는 ‘서울숲 여름 보내기’ 축제가 열린다. 열섬현상으로 해가 져도 더위가 느껴지는 오후 8시에는 모던록과 포크록으로 구성한 열대야 콘서트가 진행되고 ‘포세이돈’‘몬스터하우스’ 등 가족영화를 번갈아 상영한다. 매일 오후 2시와 4시에는 물폭탄과 물총싸움을 즐길 수 있는 놀이마당이 펼쳐진다. 서울숲의 물길을 따라 여행을 하는 들꽃여행과 아기꽃사슴에게 직접 먹이도 주고 함께 사진을 찍는 생태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공원 곳곳에는 몽골텐트 30개를 설치해 그늘을 제공하고, 바닥분수도 오후 9시까지 운영한다. 대부분 현장에서 참가할 수 있으나, 일부 프로그램은 인터넷 홈페이지(parks.seoul.go.kr/seoulforest)에서 미리 신청을 해야 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도심을 식혀라”

    “도심을 식혀라”

    한여름 도심의 ‘열섬 현상’을 줄여라! 전국 자치단체들이 한여름 ‘도심의 열(熱)내리기’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담장에 덩굴식물 심기, 분수대 설치, 바람길 소통, 하천 복원 등 다양하다. 열섬현상도 줄이고 도시 경관도 살리려는 취지다. 열섬현상은 도로 포장, 아파트 건설, 자동차 증가 등으로 도심에 복사열이 높아져 더워지는 현상이다. ●폭염과 전쟁하는 전주시 전북 전주시는 ‘폭염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올해부터 2010년까지 4년간 160억원을 들여 시내 일원에 30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다. 도시 곳곳에 그늘을 만들기 위한 조치다. 또 2009년까지 80억원을 들여 중앙시장 바보신발집∼한양예식장간 200여m의 노송천 복개도로를 걷어내고 하천 본래의 모습으로 복원한다. 교동 한옥마을과 효자동 서부신시가지 일부지역에는 실개천을 만들기로 했다. 300가구 이상 아파트를 건립할 때는 분수대, 연못 등 수변공원을 의무적으로 조성하도록 권장한다. 아파트는 바람 길을 막지 않도록 ‘ㄷ’자와 ‘ㅁ’자형 건물배치를 하지 않도록 했다. ●도심에 인공 숲길 만들어 서울시는 열섬현상을 줄이기 위해 건물 옥상의 녹화사업을 권장하고 있다. 이 사업에 참여한 건물주에게 녹화 비용의 절반을 지원한다. 도심에 인공 숲길을 만드는 ‘생태통로’ 사업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관악산∼까치산, 매봉산∼금호산 등 두곳을 포함해 모두 16곳에 생태통로를 조성했다. 서울시는 이달말까지 가장 더운 오후 2∼4시에 주요 간선도로에서 물청소를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한낮의 지상 온도가 35도면 아스팔트 지표면 온도는 65도까지 치솟고, 아스팔트 주변 체감 온도는 45도까지 오른다.”고 설명했다. ●담장에 덩굴식물 심어 울산시는 도심의 건물, 담장, 교각에 덩굴식물 100만 그루를 심는 벽면녹화 사업을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다.2010년까지 57억 5500만원을 들여 송악·담쟁이·덩굴장미 등을 심는다. 올해 26만여 그루를 심는 것을 비롯해 해마다 23만∼25만 그루를 심을 계획이다. 시는 “콘크리트 벽면을 덩굴식물로 녹화하면 도시미관이 좋아지고 복사열을 막아 도심 온도 조절 효과도 있다.”고 밝혔다. ●자연형 하천 복원 수원시는 복개한 수원천의 지동교∼매교교간 780m에 설치된 옹벽과 기둥 등 복개 구조물을 철거한 뒤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기로 했다. 수원천은 1991년 복개됐다가 자연하천을 만들기 위해 복원하기로 결정했다. 대전시도 시의 3대 하천인 갑천, 유등천, 대전천을 자연형 생태하천으로 복원한다.2020년까지 1392억원이 투입된다. 대전천은 홍명상가와 중앙데파트를 철거하고 자연하천으로 복원키로 했다. 갑천과 유등천 고수부지에도 나무를 심고 시멘트 블록 등을 걷어낸 다음 친수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고성장 ‘그늘’… 中 빈부격차 亞 2위

    |베이징 이지운특파원|경제 급성장의 부작용으로 아시아 국가의 빈부 격차가 계속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의 소득불균형은 심각한 수준을 나타냈다. 정치 분쟁을 겪은 네팔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불균형이 심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최근 2007년 보고서를 통해 1990년대 이후로 아시아 15개국의 소득불균형이 심화됐다고 평가했다.“특히 정치 분쟁을 겪었던 네팔을 제외하고 중국의 소득 불균형 정도가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소득 불평등 정도를 측정하는 지니계수를 조사한 결과 2004년 중국의 지니계수는 0.473으로,1993년의 0.407보다 빈부격차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프리카나 남미와 비슷한 수준으로, 중국의 소득 불균형 속도는 인도의 2배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9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번엔 포함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각종 통계와 지수를 종합해보면 지니계수는 0.5였다.”는 보도를 내기도 했다. 중국의 소득 불평등은 정부의 조화사회 건설 노력에도 불구하고 2004년 이후에도 도시소득과 농촌소득 성장률 차이가 벌어지면서 심화된 것이다. 다만 ADB 수석이코노미스트 이프잘 알리는 “중국의 비약적인 성장으로 인해 소득 하위 20%의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에 있다.”고 말해 그나마 중국 지도부에 위안을 주었다.ADB는 경제 성장으로 빈곤층의 수가 감소했지만 부유층의 생활수준이 상대적으로 더 빨리 개선되고 있으며 농촌보다 도시에 대한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민간 투자를 저해하는 정부의 정책으로 농촌의 기반시설 향상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중국과 같이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하는 국가에서 빈부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불평등 정도가 심할수록 사회 통합에 해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ADB는 “이번 조사를 통해 중국의 사회 불안이 가중된다고 확신할 순 없지만 소득 불평등 정도가 심각했던 네팔이 지난 10여년간 내전을 겪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빈부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교육과 의료보험, 직업훈련에 적극 투자하고 고용시장을 확대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jj@seoul.co.kr ●지니계수 빈부격차와 계층간 소득분배의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1에 가까울수록 소득분배 불평등 정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0.4를 넘으면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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