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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獨 인젤 홈브로이히 미술관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獨 인젤 홈브로이히 미술관

    거대한 공간에 거장들의 작품이 놓여 있다. 관람객은 작가 이름과 제목, 제작 연도 등을 적어 놓은 명제표의 글씨를 들여다보고 재빨리 다음 작품으로 발길을 돌린다. 맘에 드는 작품을 만나면 행여 작품이 다칠까 눈에 힘을 주고 서 있는 안내원들을 피해 열심히 셔터를 누르기 바쁘다. 미술관이라고 하면 으레 떠오르는 풍경이다. 하지만 모든 미술관이 다 그런 건 아니다. 독특한 운영철학으로 새로운 미술관 개념을 제시하며 관람객을 사로잡는 미술관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독일 서북부의 소도시 노이스(Neuss)에 있는 인젤 홈브로이히 미술관이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미술 전문지 ‘아트 뉴스’가 선정한 ‘세계의 숨겨진 미술관 톱10’에 오를 만큼 미술 마니아, 특히 자연과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첫손가락으로 꼽는 곳이다. 뒤셀도르프에서 기차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노이스는 냉전시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로켓기지가 있던 군사지역이었다. 인젤 홈브로이히는 우리가 알고 있는 미술관과 거리가 멀다. 드넓은 벌판 한가운데 200년 가까이 사람의 손이 타지 않은 광활한 자연 속에 작지만 개성 있는 건물들로 이뤄진 독특한 형식이다. 드문드문 들어선 건물에 작품들이 놓여 있지만 작품을 설명하는 명제표도, 설명판도 없다. 매표소와 사무동 근무자들 외에 안내원이나 지키는 사람도 없다. 관람객들은 산책하듯이 건물과 건물을 옮겨 다니면서 자연과 예술작품을 감상하면 그뿐이다. “예술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선입견 없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연과 예술이 하나가 되는 것을 느끼도록 하는 게 인젤 홈브로이히의 미술관 운영철학”이라고 미술관재단 대외홍보팀의 타티아나 킴멜은 설명했다. 인젤은 독일어로 ‘섬’이라는 뜻이다. 1987년 문을 연 이곳은 9대1의 법칙, 즉 자연 90%에 건물 10%의 비율을 지금까지 고수하고 있다. 킴멜은 “자연 속에서 산책을 하고 명상하듯이 예술에 동화될 수 있기 때문에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며 가을의 인젤 홈브로이히가 특히 아름답다고 소개했다. 인젤 홈브로이히 미술관을 구상한 이는 뒤셀도르프 지역에서 부동산개발업을 하는 미술품 컬렉터 칼 하인리히 뮐러(1936~2007)다. 뮐러는 1982년 라인강 지류인 라인-에르푸트 강에 둘러싸여 섬처럼 생긴 늪지와 그 옆의 벌판을 사들여 자신이 세계를 돌며 수집한 예술품들을 기존 미술관과는 다른 방식으로 보여 줄 미술관을 짓기로 한다. 권위 의식에 사로잡혀 점점 거대해지는 현대 미술관에 강한 거부감을 느낀 그는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는 공간, 미술관 문턱을 허문 열린 미술관을 원했다. 많은 사람이 공감했고 특히 그와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조각가 에르빈 헤리히와 아나톨 헤르츠펠트, 화가 고타르트 그라우브너가 직접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헤리히는 대부분의 건물을 확장된 조각의 개념으로 설계했고, 아나톨은 작업실을 꾸미고 자연환경에 어울리는 조각작품들을 만들었다. 그라우브너는 전체 콘셉트와 전시공간 디자인을 맡았고 지난해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이곳에서 많은 작품을 남겼다. 독일 출신의 조각가이자 건축가인 올리버 크루제가 디자인한 테이블과 의자로 꾸며진 메인 건물을 가로질러 나오자 온통 초록빛 세상이다. 나무 그늘에서는 야외학습 나온 학생들이 진지하게 설명을 듣고 있다. 미술관에선 한 달에 한 차례 예술가의 안내를 받아 함께 관람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인젤 홈브로이히의 자연과 예술을 제대로 느끼려면 혼자 천천히 사색하며 다녀야 한다”는 킴멜의 충고대로 혼자서 지도를 들고 미술관 체험에 나섰다. 원래 반나절 정도 여유 있게 봐야 하지만 2시간 동안 한 바퀴 돌고 점심시간 즈음 카페테리아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 카페테리아는 주변 농가에서 생산한 싱싱한 과일, 달걀, 우유, 잡곡 빵, 잼 등 건강한 음식들을 관람객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역시 뮐러의 구상에 포함된 것이었다. 언덕에 위치한 미술관 입구에서 20㏊ 넓이의 섬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넓은 초원에 적벽돌로 지어진 건물이 드문드문 보인다. 숲을 이루는 대부분의 나무가 미술관 설계 당시에 식재됐다니 더욱 놀라웠다. 계단을 내려와 연못과 늪을 지나고 풀밭 사이로 난 산책로를 걷다 보니 들풀과 야생화들이 햇살을 머금고 인사를 건네는 듯하다. 늪지의 날벌레를 보고 야생오리가 꿱꿱거리니 산새가 짹짹하고 참견을 한다. 야생의 모습을 최대한 살린 멋진 정원은 독일 출신 환경건축가 코르테가 설계했다. 15개의 건축물 중 처음 마주하는 갤러리는 탑을 뜻하는 ‘Turm’이라는 이름을 가진 조각 건축물이다. 투박한 탑처럼 생긴 벽돌 건물인데 안으로 들어가면 온통 흰색일 뿐 아무것도 없다. 작은 소리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텅 빈 공간에 햇살이 조용히 내리쪼이고 있다. 건물을 설계한 헤리히는 외부 조건이나 건물의 역할을 염두에 두지 않고 단지 조각적인 개념으로 구조물을 설계했다. 그런 다음 벽돌과 다른 재료들을 사용해 조각의 개념을 확대시켰다. 조각 속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을 체험하면서 미술에 대한 고정관념은 자연히 사라진다. ‘미로’라는 뜻의 라비린트 파비옹은 인젤 홈브로이히의 주요 소장품을 전시하고 있다. 천장에서 따스한 자연광이 비치는 전시실에는 코린트, 피카비아, 그라우브너 등 유럽 출신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이 고대 크메르와 중국 한·당·명시대의 도자기 등 골동품, 마오리족 도구들과 나란히 놓여 있다. 유명 작가의 서양미술, 진귀한 동양의 고미술이 분명한데 작품 설명은 없다. 하지만 시공을 넘어 아름다움을 전달하고 감동을 주는 예술의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하는 듯했다. 헤리히가 설계한 건물들은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생김새가 저마다 다르고 그에 걸맞은 이름을 갖고 있다. 헤리히의 미니멀한 대리석 조각을 전시하고 있는 곳은 ‘호에 갤러리’, 다도이쓰의 대형 작품이 전시된 곳은 다도이쓰 갤러리, 렘브란트와 세잔의 데생과 수채화를 전시한 곳은 ‘달팽이’ 등이다. 주요 소장품을 전시한 대갤러리 ‘열두개의 방이 있는 집’에는 이브 클랭, 호안 미로, 말레비치, 장 아르프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이 수두룩한데 역시 아무런 설명도, 안내원도 없다. 전시와 작품에 대한 정보 제공 대신 관람객의 자유로운 해석과 반응을 유도하는 의도인 것이다. 오솔길을 걷다가 숲 속에 설치된 작품을 손보고 있던 조각가 아나톨을 만났다. 맘씨 좋은 수다쟁이 할아버지 아나톨은 “인젤 홈브로이히는 자연과 예술작품, 그리고 자신이 새로운 방식으로 교감하며 휴식할 수 있는 곳”이라고 답했다. 인젤 홈브로이히 바로 옆에 있던 나토 로켓기지와 군사시설들이 1993년 미국과 소련 간의 군비(軍備) 축소 협약에 따라 폐쇄되자 뮐러는 이곳을 사들여 예술가들의 아틀리에와 주거 공간, 미술관, 음악당 등으로 이뤄진 복합문화단지를 조성했다. 개발의 손이 미치지 않는 외진 곳에 있는 땅을 멋진 자연 속 미술관으로 가꾼 뮐러는 자신이 구상했던 미술관이 성공을 거두자 수집품과 미술관 전체를 노이스시에 기증했다. 개인의 노력보단 공공의 힘으로 더 좋은 지속 가능한 미술관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현재 이곳의 소유권과 운영은 노이스시 칼 하인리히 뮐러 재단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후원으로 설립된 홈브로이히 재단이 맡고 있다. 뮐러는 인젤 홈브로이히의 야트막한 언덕에 자신이 심은 두 그루의 나무 사이에 잠들어 있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 ‘소주 한 잔·담배 한 모금’ 팍팍한 살림 달랬다

    ‘소주 한 잔·담배 한 모금’ 팍팍한 살림 달랬다

    서민들은 살림살이가 팍팍할 때 소주 한 잔과 담배 한 모금으로 시름을 달랜다. 2005년 참여정부가 담뱃세 인상을 추진할 때 당시 한나라당이 “서민들이 하루 종일 일하고 난 뒤 즐기는 소주와 담배 맛을 정권 고위직들은 알리 없다”고 일갈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실제로 경제성장률이 높을 때는 담배 판매량은 떨어지지만 경기가 나쁠 땐 담배를 찾는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담뱃세 인상만이 아니라 금연정책 강화나 경기 활성화도 흡연 감소에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15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최근 18년간(1994~2012년) 지방세통계연감의 담배 판매량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이를 분석해 보니 담배 판매량은 성장률과 대체로 반비례하는 추세를 보였다. 18년간 담배 판매량이 가장 많았던 해는 1997년으로 53억갑을 기록했다. 1997년은 외환위기가 시작돼 전 국민이 고통받던 시기였다. 성장률은 전년보다 1.4% 포인트나 떨어졌다. 전년 대비 판매량 증감률로 따지면 성장률과의 연관성이 더욱 명확해진다. 담뱃값 인상을 앞두고 사재기가 벌어졌던 2004년(4억갑 증가)을 제외하고 증가 폭이 가장 높았던 해는 2007년과 2009년이다. 각각 4억갑과 5억갑이 늘어난 43억갑, 49억갑을 기록했다. 2008년 역시 1억갑 늘어난 44억갑이 팔렸다. 2007년에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 등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됐다. 2008년은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고, 2009년은 금융위기가 실물 위기로 번지면서 ‘제2의 환란’의 우려가 팽배한 시기였다. 당시 GDP 성장률은 각각 5.1%, 2.3%, 0.3% 등으로 수직 낙하했다. 반대로 담뱃세가 인상된 2002년과 2005년을 제외하고는 성장률이 높을 때 담배 판매가 저조했다. 전년 대비 5억갑이나 판매가 감소한 1999년은 외환위기의 그늘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며 7.2%의 고성장을 회복한 해다. 2010년 역시 전해 ‘제로성장’에서 6.3%의 성장률로 반등하면서 담배 소비는 3억갑이 줄었다. 홍기용 인천대 세무회계학과 교수(한국납세자연합회 회장)는 “담배 판매량은 가격보다는 경제 상황에 따른 국민들의 심리에 따라 오르내렸다”면서 “지금처럼 정부가 가격 위주로 금연 정책을 펼치면 일시적으로 소비는 하락할 수는 있어도 흡연율 자체는 떨어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해외여행 | 이탈리아-미술과 음악을 품은 마르케 Marche

    해외여행 | 이탈리아-미술과 음악을 품은 마르케 Marche

    이탈리아 마르케 지역을 다녀왔다. 이름은 생소했고, 미리 구해 놓은 정보도 거의 없었다. 이탈리아에서 약 30년을 살았다는 한국인 가이드는 “마르케는 이탈리아 사람들이 사랑하는 진짜 휴양지”라며 목청을 높였다. 그 진짜 휴양지에는 풍경 이외에 예술과 음식도 풍성하게 깃들어 있었다. 넉넉한 휴양지 마르케 기행문을 작성해야 하는 사람 입장에서 생경한 지역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낯선 곳이 주는 기분 좋은 긴장감과 정보 부족으로 인한 불안감이 공존한다. 이번에도 설렘과 조바심이 끊임없이 교차했는데, 불안정한 마음을 어루만져 준 것은 마르케의 수굿한 풍경과 아슴아슴한 예술이었다. 마르케주는 이탈리아 중북부 동해안에 위치해 있다. 한반도에 비유하면 강원도쯤 되겠다. 강원도가 그렇듯이 마르케도 바다와 산을 함께 거느리고 있다. 자연이 넉넉하게 인심을 썼다. 구릉도 있고 동굴도 있다. 우리가 강원도로 여름휴가를 가듯 이탈리아 사람들도 마르케에서 바캉스를 즐긴다. 마르케에 아예 ‘세컨드 하우스’를 두고 있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한낮 기온이 30도를 육박했지만 습도가 높지 않아 그늘에 들어가면 금방 열기가 수그러들었다. 마르케 여행 첫날, 유람선을 타고 바다로 나아갔다. 감청의 아드리아Adria해가 넘실거렸다. 수영복 차림의 커플 한 쌍이 소형 보트를 몰고 쏜살같이 지나갔다. 개인적으로 세 번째 마주한 아드리아해였다. 첫 경험은 크로아티아에서였다.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이탈리아와 크로아티아가 있는 발칸반도는 아드리아해를 사이에 두고 있다. 이탈리아에 가까운 아드리아해와 크로아티아에 가까운 아드리아해. 바다의 근본적인 성분이야 달라질 것이 없겠지만 어쩐지 느낌이 달랐다. 이탈리아의 아드리아해가 수더분하다면 크로아티아의 아드리아 해는 아롱다롱했던 것 같다. 사랑이 넘쳤던 미남 화가 마르케에서 중요한 도시로 우르비노Urbino가 꼽힌다. 무엇보다 그림 애호가들에게는 성모화의 대가 라파엘로Raffaello의 고향이란 점이 돋보인다. 라파엘로가 활동하던 16세기 초는 르네상스의 전성기로 불세출의 화가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던 시기였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비롯해 미켈란젤로와 티치아노 등이 자신들의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흥미로운 점은 같은 시대의 공기를 호흡했던 라파엘로가 이들과 여러 면에서 차이를 보였다는 것이다. 우선 성격이 사뭇 달랐다. 어딘가 신비롭고 고독했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나 미켈란젤로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천재 예술가’의 면모를 지녔다면 라파엘로는 성품이 사근사근해서 어딜 가나 사람들과 잘 어울렸다. 활약했던 분야도 상이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미켈란젤로가 미술을 넘어 조각과 건축 등에도 재능의 촉수를 뻗쳤다면 라파엘로는 회화에만 집중했다. 라파엘로는 1483년 우르비노에서 태어났다. 첫 번째 미술 선생님은 궁정화가인 아버지였다. 아버지가 세상을 등진 이후에는 페루지아에서 그림 수업을 계속했고, 17살인 1500년부터 자신의 이름으로 작품을 의뢰받기 시작했다. 우르비노는 라파엘로의 고향이기는 하지만 그를 유명하게 해준 성모자상과 초상화들은 1504년부터 거주한 피렌체와 1508년에 입성한 로마에서 그린 것들이다. 14세기에 지어진 라파엘로 생가Casa di Raffaello에 들어섰다. 그가 생전에 사용하던 가구들이 그대로 놓여 있었고, 그가 태어난 것으로 보이는 방에는 성모와 아기 예수 그림이 걸려 있었다. 작은 안뜰과 우물의 존재는 라파엘로의 가정이 당시 꽤나 부유했음을 일러 주었다. 집 안 한쪽에 놓인 라파엘로의 흉상은 그가 상당한 미남이었음을 짐작하게 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얼굴값’을 단단히 했던 모양이다. 많은 여인들을 사랑했는데, 미술가들의 삶을 기록한 전기 작가 조르조 바사리에 따르면 연애가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열병을 초래했다고 한다. 안코나 마르케의 주도다. 안코나항은 아드리아해와 접한 이탈리아의 항구들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그리스나 크로아티아 등으로 떠나는 페리를 이용할 수 있다. 산 치이라코San Ciriaco 대성당이 대표적인 볼거리다. 몬테펠트로가 정면을 바라보지 않는 이유 우르비노는 1998년 구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중세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을 것이다. 우르비노는 르네상스 시대에 활짝 꽃을 피운 도시다. 이탈리아를 비롯해 유럽 각지의 예술가들과 철학자들이 우르비노로 모여들었고 이들이 물을 뿌려 가꾼 풍만한 문화가 유럽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특히 페데리코 다 몬테펠트로Federico da Montefeltro가 통치하던 시절(1444년부터 1482년까지)이 우르비노의 최전성기였다. 몬테펠트로는 원래 용병이었다. 남들의 전쟁에 자신의 군대를 이끌고 나가 대신 싸우는 것이 그의 직업이었다. 그는 뛰어난 군사 전략가인 동시에 계몽적인 지도자였다. 1444년 공작이 되고 난 후 이름난 사상가와 예술가들이 모이는 장소를 마련하고자 했는데, 그의 바람이 구체화된 것이 바로 우르비노의 중심이자 지금도 최고의 관광자원으로 군림하고 있는 두칼레 궁전Palazzo Ducale이다. 비례와 균형의 미학으로 지어진 두칼레 궁전은 현재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우르비노 태생의 라파엘로, ‘회화의 군주’ 티치아노, 몬테펠트로 부부의 초상화를 그린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 원근법에 심취했던 파올로 우첼로 등의 ‘르네상스 컬렉션’을 만날 수 있다. 우르비노를 대표하는 그림이라고 할 수 있는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페데리코 다 몬테펠트로 부부 초상’과 두칼레궁에 소장된 페드로 베루게테의 ‘페데리코 다 몬테펠트로와 아들 귀도발도’를 보면 몬테펠트로의 얼굴이 ‘호감형’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무스름한 피부, 매부리코, 툭 튀어 나온 턱, 거슴츠레한 눈매는 고약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두 그림에는 공통점이 있다. 몬테펠트로의 왼쪽 얼굴만을 보여 준다는 점이다. 1455년 창 시합에서 오른쪽 눈을 잃은 후 정면 대신 늘 왼쪽 측면을 그리도록 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초상화는 사실주의적 묘사가 인상적이다. 또 아들과 함께한 그림에서는 갑옷을 입은 채 책 읽는 모습을 연출함으로써 몬테펠트로가 문무를 겸비한 지도자임을 나타내고 있다. 루벤스를 보려면 페르모로! 페르모Fermo 에도 아퀼라Aquila라는 이름의 극장이 있다. 마르케주에서 두 번째로 큰 극장이다. 1792년 문을 열었으며 1,000석 규모를 자랑한다. 플로어 앞쪽에 앉은 사람들의 관람 편의를 위해 공연 무대를 경사지게 만들었다. 1590년에 완성된 건물 프리오리Priori에는 루벤스를 비롯한 유명 화가의 작품을 소장한 미술관과 1722년에 제작된 거대한 지구본이 눈길을 끄는 시립도서관이 있다. 아퀼라 극장 Via Giuseppe Mazzini, 4, 63023 Fermo, Italy +39-0734-284345 프리오리 미술관 Piazza del Popolo, 63023 Fermo, Italy +39-0734-217140 페사로가 낳은 아들 로시니 우르비노에서 차로 45분 정도 떨어져 있는 인구 9만의 도시 페사로Pesaro를 찾았다. 우르비노의 인물이 라파엘로라면 페사로의 얼굴은 로시니Rossini다. <세비야의 이발사>, <빌헬름 텔>로 유명한 오페라 작곡가 로시니 말이다. 로시니는 1792년 페사로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는 소프라노였고 아버지는 호른 연주자였다. 아주 어릴 때부터 자연스레 음악을 접할 수밖에 없었다. 6살에 교회 성가대에서 활동했고 14살에 오페라를 만들었다. 그가 첼로와 피아노, 작곡을 체계적으로 배운 곳은 볼로냐 음악학교였는데 지루한 수업을 견디지 못해 학교를 그만뒀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밀라노시에서 그의 동상을 세운다는 소식을 듣고는 “그 돈을 내게 주면 매일 서 있을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농담을 즐겼다. 그의 익살맞은 성격은 오페라에도 잘 드러난다. 내용은 극적이고 선율은 유쾌하다. 페사로에는 로시니 극장이 있다. 1819년에 설립된 유서 깊은 극장이다. 로시니는 이미 20대에 작곡가뿐만 아니라 극장장과 지휘자로도 맹활약했는데, 로시니 극장에서도 당연히 지휘를 했다. 예전 극장은 음악 감상 이외에 가족끼리 모여 식사를 한다거나 카드놀이를 하는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됐다고 한다. 9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로시니 극장은 5층으로 이뤄져 있는데 계층에 따라 앉는 자리도 달랐다. 2층 중앙석은 최고 권력자를 위한 자리였고 일반인은 4층부터 앉을 수 있었다. 페사로에서는 매년 8월이면 로시니 오페라 페스티벌이 열린다. 올해도 8월10일부터 22일까지 개최되는데, 무대에는 당연히 로시니의 작품을 올린다. 지난해 120만여 명이 관람했을 정도로 축제는 항상 성황을 이룬다. 참고로 티켓 가격은 20~180유로다. 어쨌든 마르케주에만 로시니 극장 같은 곳이 72개가 있다고 하니 이탈리아 사람들의 음악 사랑을 짐작할 만하다. 작업복을 입은 회장 마르케에서 음악과 관련된 도시로 마체라타Macerata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이곳의 상징이 바로 스페리스테리오 야외극장Arena Sferisterio이다. 유럽의 중요한 야외극장 중 하나인데, 스페리스테리오의 공연 역사는 19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공작의 후원으로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가 상연됐던 것이다. 스케일이 엄청났다. 무려 1,000명이 넘는 배우가 투입됐고 낙타나 말 같은 동물들도 출연했다.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17회 공연으로 7만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하지만 ‘마체라타 오페라’의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듬해 폰키엘리의 <라 조콘다>를 상연했지만 어쩐 이유에서인지 관객의 호응을 얻는 데 실패했다. 결국 1927년까지 스페리스테리오에서는 공연이 열리지 않았다. 부활의 계기는 1967년에 찾아왔다. 마르케 출신의 카를로 페루치라는 인물이 ‘마르케 오페라 순회 공연단’이라는 단체를 만들고 전국 순회공연에 나섰는데, 마체라타의 차례가 되자 스페리스테리오를 공연장으로 요구했던 것이다. 마체라타측으로부터 새로운 무대와 조명 등의 지원을 받은 페루치는 <오셀로>와 <나비부인> 등을 공연하며 야외극장을 부활시켰다. 1992년부터는 한여름에 스페리스테리오에서 서너 개의 오페라가 공연되는 ‘마체라타 오페라 페스티벌’이 열리기 시작했다. 스페리스테리오는 스포츠 경기장이었다. 주로 15세기부터 유행한 핸드볼 형식의 공놀이 경기와 투우가 벌어졌다. 스페리스테리오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데는 극장의 특이한 형태와 더불어 음향을 완벽하게 전달하는 구조에 있다. 아무런 음향 장치의 도움을 받지 않더라도 소리가 잘 전달된다. 직접 만나 본 아트 디렉터도 “소리가 극장 모든 곳에 동시에 도달하고 원래 소리의 두 배가 되어 돌아온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루치아노 파바로티,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 등 세계 최고의 성악가들이 스페리스테리오의 무대에 앞 다퉈 올랐다. 이탈리아는 패션의 나라이자 명품의 본고장이다. 전 세계 명품 시장의 절반을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장악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10억 달러 이상 자산가 가운데 무려 53%가 명품 산업 종사자라는 통계도 있다. 협회를 만들어 명품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패션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마르케에서는 신발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이곳에 프라다Prada, 토즈Tod’s, 체사레 파치오티Cesare Paciotti의 신발 생산 공장이 있기 때문이다. 마체라타에 있는 명품 구두 브랜드 로리블루Loriblu 본사를 방문해 제조 공정을 살펴보았다. 패션 문외한이지만 각 라인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진지한 태도와 표정은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한 건물 안에 들어 있는 매장으로 자리를 옮기려는 순간, 우연히 로리블루 회장 부자父子를 마주쳤다. 놀랍게도 그들은 작업복을 입은 채 구두와 씨름 중이었다. 옷에 잔뜩 묻은 검댕이, 구두를 향한 그들의 열정을 대변해 주는 듯했다. 아버지와 아들은 처음 만난 우리 일행을 스스럼없이 대했다. 권위가 권위주의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님을 새삼 깨달았다. 오래 가는 화이트 와인 페사로에 로시니 극장이 있다면 예시Yesi에는 페르골레시 극장이 있다. 맞다. 작곡가이자 바이올린 및 오르간 연주자인 조반니 바티스타 페르골레시Giovanni Battista Pergolesi가 예시 태생이다. 1710년에 태어난 페르골레시는 27살의 나이로 요절했다. 너무 짧은 삶을 살아서였을까. 그는 사후에 훨씬 더 큰 명성을 얻었다. 페르골레시의 작품 중 <마님이 된 하녀>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사이의 음악 논쟁을 촉발하기도 했다. 쉽게 말하자면 프랑스의 궁정 오페라가 우월하냐 이탈리아의 오페라 부파(이탈리아어로 쓰인 가벼운 내용의 희극)가 우월하냐는 논쟁이었다. 2년에 걸친 싸움은 결국 이탈리아측의 패배로 끝이 났지만 역설적이게도 프랑스 희가극인 오페라 ‘코미크’의 탄생에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1790년 처음 문을 열었다가 1883년 재개관한 페르골레시 극장에서 잠시 시간을 보낸 다음, 와인 테이스팅을 위해 발레아니 광장에 있는 에노테카Enoteca로 자리를 옮겼다. 에노테카는 마르케와인협회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포도 품종의 개발과 와인 생산업자들의 보호 및 육성, 와인 유통 활성화 등에 힘을 보태고 있다. 화이트 와인 2가지, 스푸만테 1가지, 레드 와인 1가지를 시음했는데 역시 베르디키오Verdicchio 품종에 가장 큰 관심이 쏠렸다. 베르디키오는 마르케에서 재배되는 대표적인 화이트 와인 품종으로 상큼한 신맛이 일품이다. 화이트 와인뿐만 아니라 스파클링 와인인 스푸만테 양조에도 쓰인다. 양조장에 따라서는 베르디키오를 늦게 수확하기도 하는데, 이는 산도를 낮추고 당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베르디키오의 특별한 점 중 하나는 탁월한 숙성력이다. 일반적으로 화이트 와인은 레드 와인보다 저장 기간이 짧은 편인데 베르디키오를 이용한 화이트 와인은 빈티지가 좋을 경우 10~15년 정도도 거뜬하다. ‘어린’ 베르디키오 와인에서는 신맛과 살짝 매운 맛이 감돌고 ‘묵힌’ 베르디키오 와인에서는 농익은 사과향이 난다. 마르케에 머물며 접한 음식 중 가장 맛있었던 것이 아스콜라나 올리브Olive Ascolana튀김이다. 아스콜라나는 아스콜리나 지역에서 재배한 올리브로 크기가 커서 씨를 빼고 속을 채워 튀기기에 적합하다. 한 입 베어 물었더니 바삭한 튀김옷과 그 안에 들어 있는 잘게 다진 고기의 식감이 서로 잘 어울렸다. 아드리아 해에 면한 항구도시 세니갈리아Senigallia에서는 미슐랭 스타 셰프인 마우로 울리아시Mauro Uliassi를 만날 수 있었다. 17살이란 비교적 어린 나이에 생계유지를 위해 셰프의 길을 선택한 그는 “사실 처음에는 요리에 대한 열정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이어지는 그의 말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여자 친구 생일을 맞아 사람들을 초대해 음식을 해준 적이 있어요. 음식을 맛본 사람들이 진심으로 감동한 나머지 저를 경외의 눈으로 바라보더라고요. 그때 요리의 강력한 힘을 알게 됐죠. 지금의 제 아내가 이렇게 얘기해 주었어요. 당신의 손에는 영혼이 있다고.” 그가 준비한 저녁 정찬 메뉴는 단순하면서도 모던함을 추구한다는 그의 요리 철학을 닮은 듯 보였다. 특히 셰프 스스로 ‘육지와 바다의 만남’이라 칭한 생선 위에 올린 프로슈토와 오징어를 넓적하게 썰어 먹물 소스를 끼얹은 요리가 사람들로부터 감탄을 이끌어냈다. 코스 요리와 그에 어울리는 와인 그리고 후식까지 음미하다 보니 시계가 어느새 밤 1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에디터 손고은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노중훈 취재협조 이탈리아관광청 www.enit.it, 마르케 주정부, 알리탈리아항공 ▶travel info Airline 알리탈리아항공의 직항편을 이용해 로마까지 간 다음, 안코나행 국내선으로 갈아탄다. 로마-안코나 구간의 비행시간은 약 1시간 10분. Hotel 산 피에트로San Pietro에 위치한 호텔 몬테코네로까지는 안코나공항에서 차로 25분 정도 걸린다. 해발 550m에 자리하고 있어 아드리아해와 언덕이 만들어내는 멋진 풍광을 조망할 수 있다. 호텔은 원래 12세기 수도원으로 이용됐던 건물이다. 지금도 고풍스런 외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총 50개 객실 보유. via Monteconero 26, 60020 Sirolo (AN), Italy www.hotelmonteconero.it +39-071-9330592 Restaurant 라 토레La Torre 주방에 들어가 셰프가 파스타 만드는 과정을 구경했다. 밀가루에 달걀을 넣은 반죽이 병아리색을 띈다. 탈리아텔레. 우리네 칼국수처럼 면이 길고 납작한 탈리아텔레 파스타는 셰프가 열심히 치대서인지 면이 유난히 쫄깃쫄깃하다. 함께 넣은 조개, 새우 등의 해산물이 파스타의 풍미를 한껏 올려 준다. via la Torre 1, 60026 Numana (AN), Italy www.latorrenumana.it +39-071-933047 우르비노 리조트 레스토랑 우르비노 리조트의 레스토랑에서는 갓 구운 빵과 돼지 뒷다리를 염장한 다음 바람에 말린 프로슈토를 추천한다. 어깨살과 삼겹살도 있는데 부드럽고 짭짤해서 자꾸만 손이 간다. 도톰한 파스타와 부드러운 송아지 스테이크 그리고 카카오 셔벗까지 함께하면 완벽한 점심 정찬. Via San Giacomo in Foglia, 7, 61029 Urbino (PU), Italy www.tenutasantigiacomoefilippo.it/en/urbino-resort +39-0722-580305 Activity 프라사시Frasassi 동굴 | 1971년에 발견된 프라사시 동굴은 종유석과 석순, 석주가 연출하는 지하 세계의 장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동굴의 규모는 상당하지만 관람객에게는 약 1.5km 구간만 개방된다. 1시간 15분 정도 소요. 총 7개의 홀로 구성돼 있는데, 6·7번 홀은 사전 신청자에 한해 입장이 허락된다. 길이 험하기 때문에 안전 장비를 갖춰야 한다. 동굴 내부의 기온은 연중 14℃로 일정하다. Largo Leone XII, n 1 - 60040 Genga (AN), Italy www.frasassi.com +39-0732-90090 피아스트라 수도원Abbazia Fiastra | 예시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위치한 피아스트라 수도원은 여전히 엄격한 계율을 신봉하는 시토 수도회 소속이다. 이탈리아에서 보존 상태가 가장 좋은 수도원 중 하나로 꼽힌다. 수도원 주변은 자연보호 구역으로 둘러싸여 있다. Abbadia di Fiastra , 62029 Tolentino (MC), Italy www.abbadiafiastra.net +39-0733-818638 아스콜리 피체노Ascoli Piceno | 로마보다 오래된 도시 아스콜리 피체노에는 도시의 중심을 잡아주는 두 개의 광장, 포폴로Popolo와 아링고Arringo가 있다. 아링고 광장에는 도시의 수호성인 에미디오에게 바쳐진 산 에미디오San Emidio 성당이 있고 바로 옆에 위치한 시청 내부에는 시립미술관이 있다. 미니 열차를 이용하면 도시의 명소들을 손쉽게 돌아볼 수 있다. 가격은 6€ 다. 로레토Loreto | 가톨릭 신자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띠는 도시가 로레토다. 성가聖家, 즉 성모마리아가 태어난 나사렛 집의 일부(지상 부분의 담벼락으로 추정)가 로레토 성당Basilica di Loreto 안에 옮겨져 있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나사렛에 남아 있는 성가의 지하 부분과 로레토 성가의 담벼락이 같은 벽돌을 쓴 것으로 밝혀졌다. 성당과 성가 내부는 기도를 올리는 순례자들과 일반 관광객들로 늘 붐빈다.
  • [사설] 세월호 참사 5개월, 대립과 갈등만 남았다

    내일이면 세월호 참사 5개월을 맞는다. 304명의 무고한 목숨이 진도 팽목항 앞바다에서 속절없이 스러지고, 대신 켜켜이 쌓인 이 나라의 적폐가 검은 바다 위로 흉체를 드러낸 지 다섯 달이 되는 날이다. 달라져야 한다고 다짐했고, 달라질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러나 무엇도 바뀌지 않았다.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여전히 세월호에 갇혀 있다. 세월호 침몰은 분명히 이 나라를 개조하고 혁신할 출발점이 될 수 있었다. 이는 지금도 유효하다. 눈앞의 작은 이익에 눈이 멀어 최소한의 안전마저도 무시한 해운업계의 불법·비리에서부터 나라 구석구석에 쌓인 적폐를 도려낼 기회였다. 나라의 안전체계와 각자의 안전의식을 되돌아볼 기회였고, 더욱 깨끗하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온 국민이 이념과 정파, 계층을 떠나 손을 맞잡을 기회였다. 그러나 304명의 희생이 우리에게 적폐와 맞서 싸워 이기라고 명했건만 지금 이 나라는 적폐는 제쳐놓고 내 편과 네 편으로 갈려 서로에게 손가락질만 해대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온 나라가 옴짝달싹을 못하는 지경에 놓인 가운데 세월호 침몰을 자양분 삼아 분열과 대립, 갈등이 만개해 가는 현실에 자괴감을 떨치기 어렵다. 부질없어 보이기까지 하지만 그래도 정부와 정치권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참사 이후 정부가 희생자 가족들의 아픔을 올곧이 함께하며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했다면 지금과 같은 극단적 불신은 없었을 것이다. 정부가 유족들 편에 서서 과감하게 적폐와 맞서 싸울 모습을 보였더라면 지금처럼 가해자인 양 취급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제대로 된 문책조차 하지 못하며 정부 스스로 신뢰를 걷어찬 것이다. 정치권의 책임은 더 크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국정조사 논의 과정 등에서 정부를 감싸는 데 급급한 자세를 보임으로써 스스로 공방의 타깃을 ‘적폐’에서 ‘정부’ 쪽으로 옮겨놨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또한 정부의 무능을 파고드는 데에만 골몰했을 뿐 더 큰 틀에서 나라의 적폐를 파헤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일은 뒷전으로 미뤘다. 정략적 행태를 떨치지 못한 것이다. 정부의 무능과 정치권의 무책임이 빚어낸 그늘은 너무나 심각하다. 광화문 광장에서 농성 중인 세월호 유족들 앞에서 ‘치킨파티’가 벌어진 현실은 제 역할을 못하는 정치로 인해 국민이 사분오열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국가안전시스템 강화를 위한 정부조직개편과 ‘관피아’ 척결을 위한 ‘김영란법’, 경제 활성화를 위한 각종 민생·경제 법안들이 세월호특별법 논란에 가로막히면서 민생의 주름도 날로 깊어가는 형국이다. 세월호 앞에서 나라가 갈라지고 주저앉는 상황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정치부터 깨어나야 한다. 세월호 논란에 막혀 나라가 질식사할 수는 없다. 새정연은 다수 여론을 받들어 세월호 논란과 관련 없는 민생현안 처리에 즉각 임해야 한다. 새누리당도 여론을 등에 업고 야당만 압박할 게 아니라 유족들 설득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 세월호법 논란을 풀지 못하는 한 정국 정상화는 요원하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세월호 유족들도 이제 민생을 걱정하는 다수 여론을 헤아려 대승적 자세를 가져주기 바란다. 세월호 극복은 정부에 책임을 묻는 차원을 넘어 적폐 청산에 힘을 모을 때 가능하다는 인식 아래 꽉 막힌 정국에 물꼬를 트는 용단을 검토해야 한다.
  • [커버스토리] 1300억 매출 대박 그들만의 잔치로

    [커버스토리] 1300억 매출 대박 그들만의 잔치로

    ‘명량’은 이제 한국영화의 새로운 기준이 됐다. 1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1일까지 44일 동안 1744만 3492명이 ‘명량’을 봤다. 매출액은 1344억 4573만원. 1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한 첫 영화임은 물론 3D 상영으로 고액 입장료 전략을 폈던 ‘아바타’가 세운 한국영화 사상 최고 매출액(1284억 4709만원)도 훌쩍 넘어선 기록이다. 영화가에서는 요즘 “이 기록들은 앞으로 통일된 이후에나 깨질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들이 나온다. 통계청이 추산한 올해 우리나라 전체 인구는 5042만 3955명. 이 중 14세 미만은 719만 8984명이다.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인 ‘명량’은 ‘관람 가능 전체관객’ 규모 4322만 4971명 중 40% 이상이 봤다는 얘기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극장 출입이 쉽지 않은 65세 이상 노령 인구가 638만 5559명임을 감안하면 ‘관람 가능 전체관객’은 더 줄어들어 실제로는 전 국민의 절반 정도가 이 영화를 본 셈이다. 흥행 성적은 물론 총제작비 185억원 등 수치에서도 드러나듯 ‘명량’은 2011년 기획 단계에서부터 시작해 무려 3년의 공을 들인 대작이다. 지난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서서히 간판을 내려 가는 가운데 조만간 수익금 배분에 들어간다. 사상 최대의 ‘수익 잔치’ 앞에 투자·배급사, 제작사, 러닝개런티 계약을 맺은 감독과 배우도 만면에 희색이다. 그러나 빛이 진할수록 그늘 또한 짙다. ‘명량’은 상영관 점유율 최고 39.8%, 상영 횟수 점유율 최고 52.3% 등 스크린 독과점으로 인한 문화다양성의 위협, 관객의 영화 선택권 제한 등의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또 영화제작 현장 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흥행 대박 속 수익 잔치는 이들 제작 현장의 노동자들에게는 남의 나라 얘기다. 영화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영화 한 편당 주연배우 3~4명의 출연료가 제작비의 20~30%를 차지하고, 200명 안팎인 일반 스태프들의 임금은 제작비의 10%에도 못 미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흥행 성적이 좋아 수익 분배 잔치가 요란해질수록 현장 스태프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진다”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커버스토리] ‘천만 영화’ 빛과 그늘

    [커버스토리] ‘천만 영화’ 빛과 그늘

    영화는 정교하게 분업화한 산업이다. 대단히 치밀한 투자 사업이기도 하다. ‘명량’은 한국영화 시장에서 사소하게라도 분류 집계하고 있는 기록이라는 기록은 모두 갈아치웠다.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이미 미국시장에서 개봉돼 지난 7일 기준 235만 281달러(약 24억 3200만원)의 흥행 성적을 올리고 있고, 또 다른 해외시장을 겨냥해 현지 상황에 맞는 판본 편집작업이 한창이다. 한국영화의 큰 산맥으로 우뚝 선 ‘명량’이 남긴 성과 및 과제를 살펴봤다. ‘명량’은 꼬박 3년 동안 무려 185억원의 제작비를 들였고, 615명의 스태프가 제작, 연출, 조명, 녹음 등 각 분야에서 제작에 참여했다. 준비 단계에서부터 제작, 개봉 이후 투자·배급, 마케팅까지 많은 이들의 진한 땀과 열정이 숙성된 ‘예고된 대작’이었다.<표 참조> ‘명량’은 곧 극장에서 물러날 채비를 하고 있다. 간판이 내려지고 나면 막후에서 또 다른 잔치판이 시작된다. 풍성한 ‘수익 잔치’다. ‘명량’은 지난 11일까지 1344억원이 넘는 총매출액을 올렸다. 두말할 것 없이 한국영화 사상 최대 매출 규모다. 여기에 영화발전기금 3%, 부가세 10%를 공제한 순매출액은 1170억원가량이다. 극장 몫 절반을 빼고 투자사, 배급사, 제작사 측에서 가져갈 수 있는 돈은 587억원이다. 여기에서 배급수수료 10%도 공제해야 한다. 남은 돈은 528억원. 다시 총제작비 185억원을 제하고 나면 제작사, 투자사, 배급사가 ‘명량’을 통해 거둔 순수익은 343억원이다. ●투자자들 표정 관리… “엄청난 고수익 아니다” 엄살 투자·배급사와 제작사의 수익 배분 비율은 통상적으로 6대4다. 제작비가 100억원 이상 투입되는 대작의 경우 7대3으로 배분하는 사례도 있다. 6대4로 배분할 경우 투자·배급의 실무집행을 맡은 CJ E&M을 비롯해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 KDB산업은행, 메리츠화재해상보험 등 총 20개 투자사는 순수익의 60%(206억원)를 투자 지분에 따라 나눠 갖는다. 7대3으로 계약했다면 240억원에 이른다. 투자사와 제작사의 배분 계약 및 투자사의 투자 비율은 ‘대외비’다. CJ 엔터테인먼트 등 투자사는 애써 표정관리 중이다. 투자사 입장에서는 총투자액 대비 110~130%의 고수익을 냈으니 성공한 투자는 맞다. 하지만 이것이 3년에 걸친 투자라고 본다면 연 30~40% 남짓에 그치게 된다. 또한 사상 초유의 대박 영화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밖에서 바라보는 시선과는 온도 차이가 크다. 짐짓 엄살을 부리는 것처럼 비치기도 하지만, 실제 영화 제작 투자에 대한 위험도를 분산하기 위해 여러 주체가 참여했던 만큼 실제로 나눠 갖는 수익 역시 분산되는 것이 사실이다. 윤인호 CJ 엔터테인먼트 홍보팀장은 “투자사들의 투자 지분 및 수익금 배분 방식은 계약서상 대외비인 만큼 밝히기는 어렵다”면서 “바깥에서 바라보는 것만큼 그렇게 엄청난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명량 대박’의 진정한 수혜자는 제작사다. 제작사인 빅스톤픽처스가 순수익의 137억원을 가져간다. 7대3 배분 계약이라면 103억원 정도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명량’을 연출한 김한민 감독은 빅스톤픽처스의 대표로서 최대 주주이다. 김 감독 개인으로서는 이미 적지 않은 연출료와 함께 흥행 수익에 따라 러닝개런티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개인 수익은 더욱 늘어났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영화계 주변에서는 김 감독의 경우 기본 연출료 최소 3억~4억원에 제작사 순수익의 1% 안팎을 받았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한 최민식·류승룡 등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주요 배우들 역시 영화계 관행상 러닝개런티 계약을 맺은 만큼 기본 출연료 외에 가외 수입이 생긴다. 배우들의 출연료는 계약 내용에 따라 매번 달라지지만, 주연배우라면 기본 출연료 7억원 안팎에 흥행 수익에 따라 최소 3억~4억원 이상은 더 챙기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주인공 최민식은 10억원쯤을 쥐게 되는 셈이다. ●영화생태계, 문화다양성 등 해묵은 논란 여전 1000만 관객이 들어온 영화라면 피해 갈 수 없는 논란의 지점이 있다. ‘명량’ 역시 마찬가지다. 바로 스크린 독과점 문제다. 메이저 투자 배급사의 한 관계자는 “스크린 점유율로 독과점을 얘기하는데, 그보다 상영점유율(상영 횟수)을 보는 것이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는 데 더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흥행 돌풍 앞에 빠짐없이 나오는 스크린 독과점의 비난 여론에 대한 하소연이다. 영화의 흥행 성적은 개봉 이후 첫 번째, 두 번째 주에서 사실상 판가름난다. 상영 기간을 길게 하며 흥행을 끌어가는 방식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이른바 ‘와이드 릴리스’라는 이름으로 동시에 최대한 많은 스크린에서 개봉하는 방식이다. 할리우드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일반적이다. ‘명량’은 지난 7월 30일 개봉 첫날 전국 1159개 스크린에서 일제히 상영됐다. 스크린 점유율 기준으로 보면 33.6%였다. 또 이날 상영 횟수는 6147회로 42.3%의 상영점유율을 기록했다. 이후 ‘명량’은 입소문을 타면서 8월 5일 상영점유율이 52.3%까지 치솟았고, 스크린 점유율 역시 39.5%로 정점을 찍었다.<표 참조> 현재 국내는 복합영화관마다 10개 안팎의 스크린이 있고, 스크린당 하루 평균 7회 정도씩 상영하는 상황이다. CJ, 롯데, 쇼박스 등 메이저 투자 배급사가 극장 유통까지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작은 영화는 설 곳이 없다는 하소연이 나오는 이유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은 요즘 한창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나섰지만 투자·배급사, 제작사, 연출감독, 스태프 등 영화계 주체들의 이해관계와 의견들이 엇갈려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 의원 측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취지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각론에서 의견이 다른 상황”이라면서 “의견 수렴에 시간이 많이 필요해 이번 국회 회기 내에 발의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영화계 관계자는 “어쨌든 현실적으로 대기업이 영화사업에 뛰어들며 한국 영화산업의 양적 성장을 이루는 동력이 됐다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다”면서 “문화다양성 측면이 여전히 중요한 화두인 만큼 앞으로는 영화 제작뿐 아니라 투자, 배급 등에서도 적절한 영화생태계가 보장될 수 있도록 영화계 각 주체가 참여해 조율하는 작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는 물론 최근 세월호 참사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영화인들이 정작 영화계 내부의 문화다양성 문제, 월 100만원 안팎의 저임금으로 버티는 영화계 스태프들의 열악한 처우 문제 등에는 눈을 감고 외면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면서 “자신들 역시 대기업의 영화제작 시스템에 편입돼 해묵은 관행을 방관하고 있는 것”이라며 씁쓸해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아이폰6에 삼성 등 경쟁사가 던진 ‘조롱’ 모아보니

    아이폰6에 삼성 등 경쟁사가 던진 ‘조롱’ 모아보니

    애플이 차세대 아이폰인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를 전격 공개한 가운데, 라이벌 업체들의 ‘조롱’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애플의 아이폰6 시리즈에 대해 업계와 소비자의 반응이 ‘미적지근하다’고 평가한 한편, 애플의 라이벌인 삼성과 HTC, 구글 등 역시 이에 대해 조롱을 쏟아내고 있다. 넥서스폰을 출시하는 구글은 직접 코멘트를 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뉴저지에 사는 한 구글플러스 유저는 “아이폰6 유저들에게: 2012년으로 돌아간 것을 환영한다”는 제목의 코멘트에서 2012년 출시된 넥서스4와 다양한 항목들을 비교해 소비자들의 공감을 샀다. 이 코멘트에 따르면 아이폰6는 2012년 출시된 넥서스4와 마찬가지로 4.7인치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데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매우 흡사한 시스템을 구동하는 등 여러모로 과거의 기능을 채택했다. 이에 구글은 “만약 새로운 아이폰 사용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안드로이드 유저에게 물어보면 간단히 답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롱했다. 삼성은 10일 자사의 필리핀 법인 트위터 계정을 통해 “아무도 큰 스마트폰은 사지 않을 것”이라고 했던 애플 전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의 발언을 인용한 뒤 “누가 스스로를 놀라게 하며 마음을 바꿨었는지 알아맞혀 봐라”고 지적했다. 덴마크 법인 트위터 계정에서는 “차세대 큰 제품은 이미 여기에 있다”(The Nest Big Thing is Already Here)라는 멘트와 함께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의 실루엣을 함께 실었다. 애플이 잡스의 철학이었던 ‘작은 화면’과 혁신을 버리고 대세를 선택한 것에 대한 조롱인 셈이다. HTC는 영국 계정 트위터를 통해 “큰 화면(Big Screen) 세상으로 온 애플을 환영한다”며 애플이 기존에 출시된 타사의 스마트폰과 크게 다른 점이 없다는 것을 에둘러 비판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역사상 가장 큰 발전을 이뤄낸 제품”이라며 잡스의 그늘에서 벗어난 것을 자축했지만, 애플이 혁신과 자존심을 버리고 실리주의를 택했다는 것에는 업계와 소비자 모두 이견이 없다. 한편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는 미국,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홍콩, 일본, 싱가포르, 영국 등지에서 9월 19일 발매될 예정이며, 우리나라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1차 판매국에서 제외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스파게티敎’ 여신도, 주방기구 쓴 운전 면허증 발급

    스파게티敎’ 여신도, 주방기구 쓴 운전 면허증 발급

    스파게티 신이 천지를 창조하고 ‘국수 가락’이 세상을 인도한다고 믿는 종교가 있다. 이름도 특이한 ‘플라잉 스파게티 몬스터’(Flying Spaghetti Monster)교다. 지난 2005년 물리학자이자 무신론자인 바비 핸더슨이 기존 종교를 비판하며 만든 이 패러디 종교는 이후 전세계로 교세를 확장, 국수의 재림(?)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 한 플라잉 스파게티 몬스터교 여성 신자가 주방기구를 머리에 쓴 증명사진을 담은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아 화제에 올랐다. 화제의 여성은 미국 오클라호마주에 사는 쇼나 하몬드. 그녀는 최근 주방기구를 쓴 사진이 담긴 운전면허증을 당당히 주 정부로 부터 발급받았다. 하몬드는 “나는 ‘플라잉 스파게티 몬스터교’를 믿는 파스타파리안(Pastafarian)”이라면서 “주법에 따라 별 어려움 없이 이같은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았다” 며 웃었다. 황당한 이 운전면허증이 발급된 것은 법의 틈새 때문이다. 오클라호마주 교통법에서는 얼굴이 명확히 드러나고 그늘을 만들지만 않으면 종교 모자를 쓴 면허증 용 증명사진을 허용하고 있다. 하몬드는 “국수를 건질 때 사용하는 이 기구는 종교의 상징이기 때문에 머리에 쓰는 것도 종교 활동”이라면서 “어느 누구도 종교의 신념과 행동을 막을 권한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플라잉 스파게티 몬스터교 신자들은 하몬드와 같은 사례로 종종 뉴스로 보도되고 있다. 대부분 당국으로 부터 발급을 거절당하는 가운데 일부는 종교 탄압이라는 주장까지 펼치며 열띤 홍보전도 벌이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조하문 아들 재스퍼조 ‘슈퍼스타K6’ 로이킴 업그레이드? 조각외모 깜짝

    조하문 아들 재스퍼조 ‘슈퍼스타K6’ 로이킴 업그레이드? 조각외모 깜짝

    조하문 아들 재스퍼조 ‘슈퍼스타K6’ 로이킴 업그레이드? 조각외모 깜짝 조하문, 재스퍼조 ‘슈퍼스타K6’ 첫 등장부터 슈퍼스타 탄생을 예고한 재스퍼 조가 화제다. 재스퍼 조는 지난달 22일 첫 방송된 엠넷 ‘슈퍼스타K6’(이하 ‘슈스케6’)에 등장부터 화제를 모았다. 훤칠한 외모로 눈길을 사로잡고, 가수 조하문의 아들이자 최수종이 외삼촌으로 알려져 이목을 끌었다. 재스퍼 조에게 쏠린 관심은 지난 29일 방송된 ‘슈스케6’에서 더욱 커졌다. 재스퍼 조는 아버지 조하문 못지않은 뛰어난 노래실력으로 당시 심사위원들은 물론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았다. 재스퍼 조는 자신의 목소리, 노래에 대한 자신감이 없던 상황. 단순 화제의 인물이라고 생각했던 재스퍼 조의 입에서 노래가 시작되자 심사위원들은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재스퍼 조는 기교없는 가창으로 심사위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심사위원 윤종신은 “연습하면 무조건 된다”고 평가하며 재스퍼 조에 기대를 걸었다. 재스퍼 조의 행보는 ‘슈스케4’의 로이킴을 떠올리게 한다. 조각같은 외모에 엄친아 스펙, 가정환경까지. 과연 재스퍼 조는 아버지 조하문이라는 그늘에서 벗어나 진정한 슈퍼스타로 발돋움 할 수 있을까. 시청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바람의 나라’ 잇는 이지나의 문제작 ‘더 데빌’

    ‘바람의 나라’ 잇는 이지나의 문제작 ‘더 데빌’

    최근 뮤지컬계에서 화제로 떠오른 작품은 단연 ‘더 데빌’이다. 지난달 22일 뚜껑을 연 이 창작 록 뮤지컬은 관객들의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리며 ‘문제작’으로 떠올랐다. ‘더 데빌’을 이끄는 이지나 연출은 ‘헤드윅’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서편제’ 등을 성공시키는 한편 기존 뮤지컬의 문법을 깨는 실험도 꾸준히 이어왔다. 그가 2006년 초연한 ‘바람의 나라’는 스토리가 아닌 이미지로 극을 전개해 관객들을 어리둥절하게 했지만, 점차 곧 작품성을 인정받아 서울예술단의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 ‘더 데빌’은 135분의 공연 시간 내내 불친절한 모습으로 팔짱을 끼고 있다. 작품은 괴테의 ‘파우스트’의 기본 골격을 1987년 블랙 먼데이(주가 대폭락)로 혼돈에 빠진 뉴욕 월스트리트로 옮겨 왔다. 모든 것을 잃은 주식 브로커 존 파우스트에게 엑스(X)가 유혹의 손길을 뻗고, 연인 그레첸은 신의 구원을 믿으며 존을 지키려 한다. ‘더 데빌’은 이야기의 틀에 장면과 노래를 끼워 넣는 뮤지컬의 전개 방식을 거부한다. 인물들의 현실과 무의식, 악몽을 마치 꿈을 꾸듯 넘나드는데 극적인 스토리에 익숙한 관객들에게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넘버의 가사도 난해하다. 요한계시록과 아가서 등 성경과 레퀴엠 구절을 인용한 가사들은 ‘사과나무’ ‘지옥의 씨앗’ 등 은유와 상징으로 가득하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장면들도 여럿 있다. 인기척을 따라 집 밖으로 나간 그레첸은 비명을 지르지만 그가 누구에게 무엇을 당했는지는 드러나지 않는다. 엑스가 하는 것처럼 보였던 행동의 주체가 존으로 바뀌기도 하고, 존과 엑스가 같은 행동을 동시에 하기도 한다. 관객들의 평가는 극과 극으로 나뉜다. 일부 관객들은 “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다”며 난해함을 불평하는 반면 일부 관객들은 연출자의 의도를 알아맞히는 수수께끼에 동참하고 있다. 장면마다 바뀌는 배우의 옷 색깔과 넥타이 색깔, 발자국 소리까지 힌트 삼아 나름의 해석을 내놓고, 재관람을 하며 해석을 확인하는 것이다. 배우들은 작품의 모험과 도전을 자신한다. 엑스 역의 마이클 리는 “엑스는 악마도, 신도, 사람도 아니며, 존과 그레첸을 통해 볼 수 있는 선과 악 그 자체”라고 말했다. 일부 관객들의 불만을 수용한 듯 몇몇 장면들이 난해함을 덜어 내는 방향으로 수정됐다. 여주인공에 대한 가학적인 장면은 강도를 낮췄다. 그러나 정작 비판은 난해함 그 자체보다 그 난해함을 온전히 즐기지 못하게 가로막는 장애물들을 향해 있다. 4인조 밴드의 연주는 배우들의 노래를 압도해 넘버의 가사를 제대로 듣기 어렵게 한다. 4인조 코러스의 기이한 동작도 종종 극으로의 몰입을 방해한다. 여러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그늘이 드리워졌던 뮤지컬계에 새로운 화두를 던진 것 자체로 반갑다. 11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5만~8만원. 1577-3363.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정기홍의 시시콜콜] 공직사회 변화의 빛과 그림자

    [정기홍의 시시콜콜] 공직사회 변화의 빛과 그림자

    공직사회의 수난시대다. 공직의 적폐를 깨라는 요구가 봇물 터진 듯하지만 세월호 정국에 막혀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 채 어느 곳 할 것 없이 어수선하다. 세월호의 침몰은 공직자의 자존심마저 앗아가 ‘공공의 적’으로 내몰린 난처한 지경이다. ‘토사구팽’의 심경이랄까. 최근 만난 일선 공무원들의 얼굴에도 침울한 그늘이 짙게 깔려 있었다. 한 달 전 전북 전주로 이전한 농촌진흥청의 한 사무관은 요즘 직장과 텅 빈 원룸을 오가며 하루를 보낸다. 기반시설이 거의 없어 퇴근 후엔 몇 평짜리 원룸의 벽을 맥없이 바라보는 게 일상이 됐다. 아내의 직장과 애들 교육 때문에 홀로 내려왔다. 그는 “한 달 체재비로 20만원을 지원하는데 원룸 월세는 40만원대다. 그것도 1년간만 지원된다. 공직 생활을 15년 더 해야 하는데 벌써부터 난감해진다”고 말했다. 금요일 오후 전주에서 출발하는 경기도 수원행 직원버스에 몸을 싣는 게 낙이라면 낙이다.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세종시 공무원과 기숙사 생활을 하는 공기업 직원을 부러워했다. 월급이 적은 비정규직의 어려움이 더하다고 한다. 그는 “다음 세대에서나 자리 잡힐 것”이라며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우정사업본부의 한 서기관은 정년 2년을 남겨 두고 있다. 9급으로 시작해 그동안 무탈한 공직생활을 했지만 축 처진 어깨를 좀처럼 추스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산하 기관장 자리가 비었지만 ‘관피아’ 척결 분위기에 응모 자체를 막아 놓았다. 정치권 인사가 그 자리에 정해졌다는 말에 부아가 치민다고 했다. 공무원의 조직과 인사를 관장하는 안전행정부의 직원은 최근 내부 통신망에서 ‘초과근무총량제’를 두고 벌어진 논쟁을 전했다. ‘일하는 방식’을 바꾸기 위해 시간외수당과 특근매식비(야근비) 등의 틀을 개선하자는 취지였다. 의견이 맞서 답을 못 냈다. 장관도 오후 5시 이후엔 보고를 받지 않는 등 동참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혁신이 어떤 식으로 자리 잡을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들 기관에서 일어나는 일을 낱개로 떼서 보면 성격은 다르다. 하지만 이전에 겪지 못한 최근의 풍속도인 것은 분명하다. 여기에 ‘개혁 동원령’의 여파도 한몫하고 있다. 공직의 변화 분위기에 자의든 타의든 적응해야 하고 내성이 쌓인 잘못된 관행도 찾아 바꿔나가야 한다. 공직 개혁의 역사도 혁신에 대한 끝없는 적응이었다. 모든 전제는 공직이 하루빨리 안정돼야만 한다는 것이다. 공무원이 ‘토끼를 잡고 나면 삶아 먹는 사냥개’에 비유돼선 안 되기 때문이다. hong@seoul.co.kr
  • 밝아진 서촌 골목, 그늘진 주민 얼굴

    밝아진 서촌 골목, 그늘진 주민 얼굴

    “관광객이 떠드는 통에 잠을 설치는 날이 많아요. 임차료가 올라 쫓겨나듯 떠난 상인도 많고….” 17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 주민 김모(69·여)씨는 정자에 앉아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마을을 지켜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경복궁 서쪽에 있어 최근 ‘서촌’(종로구 효자동·통인동 등 15개 동)으로 불리기 시작한 이곳은 서울 강북의 새 관광 명소가 됐다. 조선시대 ‘서촌’으로 불리던 서울 서소문·정동 일대와는 다른 곳이다. ‘북촌’(종로구 재동·가회동·삼청동 일대)의 한옥마을이 큰 인기를 끌다가 관광객이 붐벼 포화 상태가 되자 인근 서촌이 조명받게 됐다. 궁중에 물자를 공급하는 서인과 역관이 많이 살았던 서촌에는 비교적 최근 지은 개량 한옥이 많고 지난해 박노수 화백의 가옥을 새로 꾸며 개관한 미술관도 있어 외부인이 즐겨 찾는다. 여행 가방을 끌고 와 카메라로 동네 곳곳을 찍으며 재잘거리는 젊은 관광객의 모습은 낯익은 풍경이 됐다. 마을이 활기를 얻으면 모든 주민이 좋아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관광객이 늦은 밤까지 근처 카페에서 술을 마시며 소란을 피우는 일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모르는 이들이 집 앞에서 사진을 찍는 통에 주민들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한 주민은 “주말에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동네 주변을 뱅뱅 도는 관광버스 때문에 나다니기 어려울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또 마을의 인기와 더불어 집값과 점포 임대료가 오르면서 건물주는 미소 짓지만 오래전 터를 잡은 세입자들은 울상이다. 종로구 옥인동에 10년 전 자리 잡은 한 공인중개사는 “통인시장 후문에서 수성동계곡에 이르는 옥인길의 경우 최근 2~3년 새 가게 임차료가 2배 가까이 올랐다”며 “그런데도 외지 사람들은 매장을 못 구해 난리”라고 전했다. 옥인길에서 성업하던 세탁소 3곳과 슈퍼마켓 3곳이 최근 문을 닫고 새 카페와 음식점 등에 자리를 내줬다. 서촌 주민들은 갑자기 달라진 마을 풍경을 보며 마음을 졸인다. 상업화가 더 진행되면 전통 마을 고유의 멋이 사라지고 프랜차이즈 음식점 등 자본만 남은 북촌처럼 될까 걱정된다고 했다. 서촌에서 30여년째 살고 있는 이발사 이천동(65)씨는 “이 동네가 학군이 좋고 청와대에 인접해 치안도 잘돼 있어 예전부터 살기 좋았다”며 “주변에 문 닫는 가게가 늘어나면서 우리처럼 건물주와 사이가 좋은 관계가 아니면 불안해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이 오른 집세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일도 생겼다. 조기태 사단법인 세종마을가꾸기회 대표는 “주민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된 ‘문화 마을’로 거듭나는 길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北, 미사일 발사 뒤 “로마 교황 행각이…” 맹비난

    北, 미사일 발사 뒤 “로마 교황 행각이…” 맹비난

    북한은 15일 전날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가 프란시스코 교황 방한에 맞춘 무력시위라는 지적에 대해 관련 과학자를 내세워 ‘궤변’이라고 반박하며 교황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다고 밝혔다. 북한 국방과학을 담당하는 제2자연과학원의 김인용 로켓탄연구실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기고한 글에서 “남조선 괴뢰들은 우리의 이번 전술로켓탄 발사가 나라의 평화와 화합에 장애가 되고 그 무슨 로마 교황의 서울 행각에 그늘을 던지는 도발적인 무력시위라고 온당치 못한 발언들을 함부로 내뱉고 있다”며 “한마디로 황당무계한 궤변”이라고 비난했다. 김 실장은 “초정밀화된 전술로켓탄의 이번 시험발사는 나라의 자위적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미 세워진 우리의 계획에 따라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진행된 것”이라며 “남조선 괴뢰들은 우리의 전술로켓탄 발사를 헐뜯어대는 데 환장이 되다 못해 나중에는 그 무슨 로마 교황의 남조선 행각과 연계시키는 해괴한 짓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과학자들은 로마 교황이 도대체 어떤 위치에서 세상 사람들을 위해, 더욱이 우리 민족과 겨레를 위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알지도 못하고 또 알 필요도 느끼지 않고 있다”며 “그가 이번에 무슨 목적으로 남조선을 행각하며 괴뢰들과 마주앉아 어떤 문제를 모의하려고 하는지 알지도 못하며 또 그에 아무런 관심도 두지 않고 있다”고 비꼬기도 했다. 이어 “생각되는 것은 로마 교황이 하필이면 일년 열두달 소털 같이 하도 많은 날들 중에 굳이 골라골라 우리의 정상적인 계획에 따라 진행된 최신 전술로켓 시험발사 날에 남조선 행각 길에 올랐는가 하는 것”이라며 “잘못에 대해 말한다면 애매한(아무런 잘못이나 관련이 없다는 뜻) 로마 교황을 반공화국 대결의 무대에까지 내세우려고 남조선에 끌어들인 괴뢰패당에게 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에 대해 침묵하던 북한이 과학자를 내세워 우회적으로 비꼰 것은 교황의 방한과 그를 맞이하는 남한 사회의 분위기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실장은 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새 전투 명령’을 내렸다며 “이제 곧 보다 새로운 초정밀화된 최신 로켓탄 시험발사가 연이어 단행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이번 시험발사로 첨단전술로켓의 사거리가 최종 확정되고 발사의 정확성과 로켓탄의 조종성이 완전무결하다는 것이 다시 검증됐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교황이 한국을 방문한 14일 김 제1위원장의 참관 하에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300㎜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5발을 동해로 발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교황 방한 날 北로켓시위… 김정은이 직접 현장 지휘

    교황 방한 날 北로켓시위… 김정은이 직접 현장 지휘

    북한이 교황 방한일인 지난 14일 강원 원산 일대에서 단거리 발사체 5발을 동해로 발사한 것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참관하에 이뤄진 일로 보인다. 한편으로 북한은 이번 발사가 교황 방한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15일 “조국해방 69돌을 맞아 김정은 동지의 직접적인 발기(구상)와 세심한 지도 속에 개발, 완성한 초정밀화된 우리 식의 위력한 전술로켓탄 시험 발사가 진행됐다”면서 “김 제1위원장은 감시소에서 직접 시험발사 명령을 내렸으며 발사 결과에 대해 대만족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시험 발사의 시점과 장소는 밝히지 않았지만 14일 원산 발사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 국방과학을 담당하는 제2자연과학원의 김인용 로켓탄연구실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기고한 글에서 “남조선 괴뢰들은 우리의 이번 전술로켓탄 발사가 그 무슨 로마 교황의 서울 행각에 그늘을 던지는 도발적인 무력시위라고 온당치 못한 발언들을 함부로 내뱉고 있는데, 한마디로 황당무계한 궤변”이라며 “이번 시험 발사는 나라의 자위적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미 세워진 우리의 계획에 따라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진행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과학자들은 로마 교황이 도대체 어떤 위치에서 세상 사람들을 위해, 더욱이 우리 민족과 겨레를 위해 무슨 일을 해 왔는지 알지도 못하고 알 필요도 느끼지 않는다”면서 “그가 이번에 무슨 목적으로 남조선을 행각하며 괴뢰들과 마주앉아 어떤 문제를 모의하려고 하는지 알지 못하며 그에게 아무런 관심도 두지 않고 있다”고 비꼬았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먹을 것, 마실 것, 잠잘 곳도 없어” 야지디族엔 오직 공포만 있었다

    “먹을 것, 마실 것, 잠잘 곳도 없어” 야지디族엔 오직 공포만 있었다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없었다. 한숨도 잘 수 없었다.” 이라크군의 헬기를 타고 가까스로 신자르산에서 나올 수 있었던 야지디족 청년 카림 하미드는 탈출 이틀 뒤인 14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카림과 그의 여동생 2명, 남동생 1명, 16개월 된 조카는 지난 12일 산에서 기적적으로 구출된 25명에 포함됐다. 하미드 남매들은 이달 초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신자르 마을로 몰려들 때 아버지와 생이별해야 했다. 카림은 종교적 긍지를 버릴 수 없다고 버티는 아버지를 설득하다 어린 여동생들만이라도 보호하기 위해 신자르산으로 향했다. 하미드 남매들은 자동차를 타고 출발했지만 얼마 못 가 다리를 지키고 있는 IS 대원들을 마주해야 했다. IS 대원들은 차 안에 아이들만 타고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총을 쐈다. 15살 난 여동생 아지자는 “우리는 너무 무서워서 차 밖으로 뛰어나와 다리 밑으로 뛰어내렸다”고 말했다. 죽지 않고 신자르산에 도착한 것만으로도 다행이었지만 나무도 거의 없는 한여름 이라크의 산 위 피란 생활도 생지옥이긴 마찬가지였다. 아지자의 언니 두냐는 “운이 좋아야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나무를 찾을 수 있었다”면서 “처음 4일 동안은 물밖에 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탈출 뒤 이라크 최북단 지역인 자코의 가건물에서 지내다, CNN 기자 이반 왓슨에게 발견돼 인터뷰를 했다. 남매들은 아버지의 생사가 가장 걱정됐지만 탈출 직후 휴대전화로 그가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한편 신자르산에 고립된 야지디족을 구출하기 위해 대규모 작전을 고심하던 미국은 여러 상황을 종합한 결과 구출작전을 벌일 필요까지는 없다는 쪽으로 결정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12일 신자르산에 투입돼 24시간 동안 상황을 관찰한 20명의 미군 정찰팀은 계속된 공습으로 신자르산을 둘러싸고 있던 IS의 포위망이 무너져 난민 상당수가 이미 자코 등으로 대피했다고 보고했다. 미 국방부는 당초 수만명이었던 신자르산 위 야지디족의 수가 현재 수천명 남아 있으며 이들이 공중투하되는 구호물자를 손쉽게 손에 넣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아르빌에 도착한 130여명의 정찰팀은 당초 명령대로 현지 상황 정찰과 위험도 평가 임무, 탈출 경로 수색 등 임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을 전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부보좌관은 “이들이 IS와 교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NYT는 현지 상황에 따라 정찰팀의 임무가 격상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물장구치고 책도 읽고

    물장구치고 책도 읽고

    강동구는 13~14일 한강 광나루수영장에 ‘찾아가는 피서지문고’를 꾸린다. 아동, 청소년, 성인, 문학, 교양 도서 등 2000여권을 비치하고 하루씩 무료로 빌려준다. 대형 그늘막 텐트 2개와 탁자 4개, 의자 10개를 준비했다. 수영장 이용자들은 오전 10시~오후 4시 간단한 절차를 통해 1인당 2권을 빌릴 수 있다. 수영을 하다 쉬는 시간엔 이곳에서 책을 읽으며 쉴 수 있고 이벤트에도 참여할 수 있어 피서하는 즐거움도 곱절로 커진다. 다채로운 이벤트도 곁들인다. 구는 페이스페인팅과 팔찌·목걸이 만들기, 향기 부채 만들기 등을 진행하는 한편 독서경진대회, 독후감 모집 홍보도 펼친다. 구는 독서문화 활성화를 위해 2005년부터 새마을문고 강동지부와 함께 찾아가는 피서지문고를 운영하고 있다. 새마을문고 회원 200여명이 18개 동 주민센터와 자치회관에 있는 마을문고와 작은 도서관을 이끌고 있다. 첫해엔 3일간 175명이 이용했는데 이틀 운영한 2006년부터는 2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이용자는 384명, 교환한 책은 541권이었다. 가장 많은 이용자를 기록한 2009년엔 3일간 565명이 947권을 빌렸다. 구 관계자는 “휴가지에서 온 가족이 책을 읽게 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는데 구민들 구미에 들어맞았다”며 “자세한 사항은 새마을문고나 구청 문화체육과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생명의 窓] 울음의 진화/이재무 시인

    [생명의 窓] 울음의 진화/이재무 시인

    숫돌 다녀온 왜낫처럼 날 선 햇볕이 정수리를 따갑게 베는 듯하다가도 갑자기 하늘의 괄약근이 약해져 걸핏하면 폭우가 쏟아지는 계절인 여름을 대표하는 사물들에는 무엇, 무엇들이 있을까. 숲, 계곡, 바다, 강물, 장마, 태풍, 수박, 참외, 토마토, 개구리울음, 매미울음, 그늘, 땡볕, 콩국수, 냉면, 냉커피, 화채, 아이스크림, 빙수, 우산, 부채, 에어컨, 선풍기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물들을 떠올릴 수 있겠지만 누군가 그중 나에게 굳이 우선순위를 매기라 한다면 나는 서슴없이 ‘매미울음’을 맨 앞자리에 놓겠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매미울음’은 극성맞게 울어댈 때마다 그것이 극단으로 치닫는 문명발달의 위기에 대한 반성과 성찰의 기제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과 주의를 끄는 사물이기 때문이다. 모처럼 휴일을 맞아 한가하게 낮잠이나 한숨 붙이려고 거실 바닥에 자릴 펴고 누웠는데 난데없이 열린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한 떼의 매미울음으로 도통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안면을 방해하는 저들을 어쩌면 좋을까. 하지만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는다. 어항의 오래된 물을 새 물로 씻어내듯이 소리는 소리로 몰아내는 수밖에 없다. 궁리 끝에 카세트 음악을 틀어놓고 잠을 청한다. 그러나 매미울음은 어찌나 드세고 집요한지 감미로운 선율을 타고 넘어와 한사코 항의하듯 안면을 방해한다. 나는 매미의 소음이 몸에 귀찮게 달라붙는 검불이나 된다는 듯이 습관처럼 허공으로 손을 휘저어 떼어내려는 무위한 짓을 계속하다가 결국 잠을 포기하고야 만다. 저 금속성의 날카로운 울음들은 이제 더 이상 자연의 연주가 아니다. 어느 날부터인가 쥐도 새도 모르게 무형의 폭력으로 변해버린 소리들. 소리의 송곳에 찔리고 소리의 칼날로 베어져 마음의 맨살이 아플 지경이다. 저 무지막지한, 막무가내로 질러대는 소리들의 집단 시위와 농성은 대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이유는 간단하다. 저들의 종족 보존 본능이 저들의 소리를 저렇게 가파르게 만든 것이다. 종족 보존을 위해 낮밤을 가리지 않고 울어대는 저, 자연의 집단 시위와 농성을 물대포로 강제 해산시킬 수는 없는 일이다. 따지고 보면 저들 저 쇳소리들의 배경에는 인간 문명이 생산해온 엄청난 양의 소음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가 만들어온 소음이 저들의 울음을 강퍅하게 만들어온 것이다. 어찌 매미울음만일까. 자기 완결을 향한 진화의 과정을 거듭하고 있는 생물과 무생물 가운데에는 인간 세계에 미래 재앙의 징조를 보이는 것들이 적지 않다. 가령 가을철에 피어야 할 코스모스가 절기를 앞질러 한여름에 핀다든가, 비록 일부이긴 하나 떠날 시기가 한참 지났는데도 남아있는 이름뿐인 철새라든가 등등 생태 재앙의 전조를 보이는 것들이 하나둘씩 늘고 있는 것이다. 무생물도 예외가 아니다. 달라진 길을 보면 알 수 있다. 길도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갈수록 반듯해지는 길 위로, 재규어, 크거, 바이퍼, 머스탱, 갤로퍼, 무소, 포니 등등의 맹수 이름을 가진 차들이 경쟁하듯 질주하고 있다. 굶주린 맹수들이 사람과 산짐승을 잡아먹기도 한다. 이렇게 해서 ‘로드 킬’이란 말까지 생겨난 것이다. 해마다 야생 열매들의 껍질이 두꺼워지듯 매미울음이 높고 가파르게 진화하고 있다. 내게서 달콤한 낮잠을 앗아간 저 괴성에 가까운 소음들을 나는 우리가 점점 더 위험사회로 진입해 가고 있다는 증표로 듣고 있는 중이다.
  • 천상의 도시, 핏빛으로 물든 이유는

    천상의 도시, 핏빛으로 물든 이유는

    예루살렘 광기/제임스 캐럴 지음/박경선 옮김/동녘/ 660쪽/2만 5000원 유대인의 역사/폴존슨 지음/김한성 옮김/포이에마/1064쪽/4만 5000원 최근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무자비한 공습을 비난하는 국제적 여론이 드세다. 나치의 대학살을 겪은 그들이 팔레스타인을 향해서 어떻게 그리도 잔인하게 공격을 퍼부을 수 있을까. 성스러운 순례지가 존재하는 예루살렘이 어쩌다 인간의 광기로 얼룩진 폭력의 장소로 전락한 것일까. 끝없는 갈등의 뿌리를 파헤친 ‘예루살렘 광기’와 ‘유대인의 역사’를 보면 이런 의문이 좀 풀릴지도 모르겠다. ‘예루살렘 광기’는 한때 가톨릭 사제였던 미국의 역사학자 제임스 캐럴이 2011년 ‘예루살렘, 예루살렘’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한 책의 번역본이다. 캐럴은 모든 문제의 발단을 ‘예루살렘 열병’이라고 단정짓는다. 그는 “지상의 예루살렘이라는 화면 위에 천년왕국에 대한 강렬한 환상을 투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역사가 완성되리라는 신념이 바로 예루살렘 열병”이라며 “예루살렘 열병에 걸리는 이들은 종교집단들이며, 예루살렘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는 세 일신교(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가 이 열병에 걸린 것은 확실하다”고 했다. 캐럴에 따르면 수세기 동안 신앙을 들먹이며 예루살렘을 성지로 만든 이는 바로 수많은 인간들이었으며, 그들이 자신의 신앙에 도취되어 예루살렘이라는 땅에 병적인 열광과 집착을 한다는 것이다. 그 열병은 나와 다른 것에 대한 배타적 적대감으로 이어지고, 그 적대감은 신의 이름으로 정당화되어 무자비한 살육을 가능케 했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그 열병이 폭력을 낳은 것이다. 캐럴은 종교와 폭력은 불가분의 관계라고 말한다. 인간은 폭력성과 욕망의 적절한 발산과 통제를 위해 희생제의를 만들었으며, 폭력의 어두운 그늘과 지적·도덕적 고민에서 종교가 생겨났다는 것이다. 세 종교 모두가 겉으로는 사랑을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폭력의 가해자가 되는 이유다. 폭력은 성전(聖戰)으로 미화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 대한 무차별 공습,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 지하드의 자살폭탄 테러도 같은 맥락이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이 모든 모순된 상황의 무대가 바로 관념 속에 존재하는 ‘천상의 도시’이면서도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도시 예루살렘이었다. 캐럴은 “지난 2000년간 예루살렘의 지배세력은 열한 차례나 거듭 전복됐고, 거의 모든 경우 극단적 폭력을 수반했으며 그 전면에는 늘 종교가 있었다”고 적었다. 지금의 폭력과 전쟁 사태는 종교에서 비롯됐으므로 그 해법도 종교 개혁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그는 “사랑이라는 태고의 법칙을 어기게 만드는 신앙은 바뀌어야 한다. 폭력을 낳는 종교는 개혁되어야 한다. 즉, 모든 종교는 영원히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예루살렘은 인간이 처음으로 이 사실을 깨달았던 곳인 동시에 여전히 깨달아야만 하는 곳”이라고 말한다. 역사저술의 대가 폴 존슨이 방대한 자료와 치밀한 조사연구를 바탕으로 집필한 ‘유대인의 역사’는 유대인의 끈질긴 생명력과 그 근원을 파헤쳤다. 1987년 출간된 책은 2005년 살림출판사에서 세 권짜리로 국내에 처음 번역 소개됐고 이번에 포이에마 출판사가 같은 번역을 사용해 한 권으로 엮어 냈다. 존슨은 책 첫머리에서 “유대인은 역사상 가장 집요한 민족”이라며 그 증거로 예루살렘 남쪽 32㎞에 있는 헤브론을 거론한다. 헤브론은 유대인들이 최초로 취득한 땅으로 기록(창세기 23장)된 지역이며 산악지대 막벨라동굴에는 이스라엘 족장의 묘역이 있다. 고대 전승에 따르면 오래된 무덤 중 하나에 유대 종교의 창시자이자 유대민족의 조상인 아브라함이 안치돼 있다. 그 옆으로 아내 사라가 있고, 안으로 들어가면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과 그의 아내 리브가, 손자인 야곱과 레아의 무덤이 있다. 4000년 유대 역사가 시간과 공간에 닻을 내린 곳이다. 헤브론은 시대가 바뀔 때마다 히브리인의 성지, 비잔틴 양식의 성당, 십자군 교회, 이슬람 사원으로 모습을 바꿨다. 오랜 유랑과 노예생활, 전쟁의 살육과 추방이라는 역경 속에서 살아남은 그들은 2차 대전 후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를 세우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존슨은 “어떤 민족도 그토록 긴 시간 지구상의 특정 지역에 그렇게까지 집착하지 않았다. 강력하고 일관된 목적을 가슴에 품고 다시 그 땅으로 돌아오려는 본능, 즉 기존 거주민을 축출하고 그 땅에 다시 정착하려는 용기와 역량을 유대인만큼 강하게 표출한 민족은 여태껏 없었다”고 적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여름의 전설/김근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여름의 전설/김근

    여름의 전설/김근 대낮에서 그늘로 느리게 첨탑의 시곗바늘이 움직인다 엄마들의 팔이 벤치 아래로 늘어뜨려진다 차례로 고개 떨궈진다 광장 한복판 분수대에선 눈부시게 흠씬 아이들의 웃음이 두들겨 맞는다 이도 없이 잇몸으로만 자지러지던 아이들이 제 웃는 그림자를 늘인다 끝없이 그림자들 광장에 범람한다 촘촘한 그림자들에 새들은 꺄르르 쉽게 포획당하고 매미 소리 순식간에 증발한다 첨탑은 무너진다 광장은 곧 폐쇄된다 살을 다 뜯어 먹힌 바람 한 줄기 가까스로 불어 간다 대낮에서 그늘로
  • [여행 가방]

    한국방문위원회, 새달 17일까지 대한민국 친절대사 모집 한국방문위원회가 ‘친절한 대한민국 만들기’ 캠페인의 하나로 자원봉사단 ‘친절대사’를 모집한다. 외래 관광객에게 대한민국을 알리고 내국인에게는 환대실천 유도 등의 활동을 펼치게 된다. 활동 기간은 오는 9월부터 내년 2월까지다. 모집 기간은 8월 17일까지이며 국내 거주 내외국인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외국어 능통자는 우대된다. 최종 합격자는 8월 22일 홈페이지(www.vkc.or.kr)를 통해 발표된다. 운영사무국 (02)793-7770. 한화 설악 쏘라노 새달 7~9일 ‘좋으다 예술 페스티벌’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설악 쏘라노는 8월 7~9일 서울예술대 전문 교수진과 ‘좋으다 예술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설악 쏘라노 야외무대에서 펼쳐질 퍼포먼스는 오후 8시 30분부터 열린다. 마당극에 프로젝션 매핑을 접목시킨 공연 ‘탈’(脫) 미디어 퍼포먼스인 ‘고도’(Godot), 사물놀이 판굿에 발광다이오드(LED)가 혼용된 ‘연회’ 등 다양한 공연이 마련된다. 판테온 로비에서는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어린 자녀와 함께 즐길 수 있는 4D 체험관도 운영한다. 안경형 모니터를 착용하고 가상세계를 여행하는 ‘노를 저어라’와 뽀로로 캔 음료수를 얻는 협동 게임인 ‘뽀로로 밴딩머신’ 등을 즐길 수 있다. (033)630-5500. 새달부터 10일간 평창 땀띠공원에서 더위사냥축제 ‘평창더위사냥’축제가 8월 1~10일 강원 평창군 대화면 땀띠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행사장인 땀띠공원은 매일 수천톤의 냉천수가 솟아오르는 곳으로, 이 물로 목욕을 하면 몸에 난 땀띠가 씻은 듯 사라진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천렵 프로그램이 우선 눈에 띈다. 맨손 송어잡기, 대화천 다슬기잡기, 대화천반두체험 등으로 꾸려졌다. 이열치열 대화초체험, 땀띠물 냉천수체험, 감자캐기, 트랙터 관광, 대화5일장체험, 삼굿체험, 대화천 횃불생태체험 등 지난 축제 때 인기가 검증된 프로그램들은 이번 축제에서도 이어진다. 축제장 한 편에 돔형 캠프와 캠핑 사이트도 조성했다. 다만 캠핑장 주변에 나무 그늘이 없어 한낮엔 더울 수 있다. 군악대 연주 등 매일 밤 다채로운 콘서트도 열린다. 평창더위사냥축제위원회 (033)334-2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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