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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0세 할아버지 조폭 등장, 일본 초고령사회 그늘

       일본 조폭인 야쿠자 조직원에 80살의 조폭이 등장하는 등 조직폭력의 세계도 초고령 사회로 접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4일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2015년 말 현재 전국 폭력조직의 조직원 2만 100여명 중 40% 이상이 50대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아사히(朝日)신문 등 현지언론이 전했다. 경찰관계자는 “50대 이상 조직원의 비율이 이렇게 높아진 것은 통계가 남아있는 2006년 이후 처음”이라면서 “야쿠자 조직도 초고령 사회로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20.0%, 60대가 15.1%, 70대 이상도 6%였다. 2006년 말과 비교하면 20대 조직원의 비중이 12.6%에서 4.7%, 30대는 30.6%에서 20.0%로 지난 10년간 격감한 것으로 밝혀졌다. 체력이 왕성한 20~30대 조직원이 대폭 감소한 것이다. 반면 40대 조직원의 비중은 22.1%에서 34.1%로 높아졌다.  일본 최대의 폭력조직인 야마구치구미(山口組. 본부 고베(神戶)시) 산하 조직의 한 두목(組長)급 조직원(70)은 아사히신문에 “지병도 있고 해서 뒤를 맡길 사람만 있으면 얼른 은퇴해 편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야마구치구미와 고베 야마구치구미의 직계 두목 중 최고령자는 각각 80세와 79세다.  또 다른 경찰관계자는 “작년 말 기준 일본 전국의 폭력조직 조직원(준 조직원 포함)은 3만 9100명으로 통계가 있는 1985년 이후 처음으로 4만명 밑으로 줄었다”면서 “조폭들이 이권 사업이 급격하게 줄면서 젊은 층 유입이 급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盧 꼬리표’ 떼고 ‘정치근육’ 붙인 文…“두번 패배 없다”

    ‘盧 꼬리표’ 떼고 ‘정치근육’ 붙인 文…“두번 패배 없다”

    문재인(64)의 두 번째 도전이 시작됐다. 이번에는 고 노무현(1946~2009) 전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 오롯이 ‘정치인 문재인’으로 승부를 겨루려고 한다. 오랜 세월 그를 지켜본 이들은 “눈빛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정치인에게 꼭 필요한 절실함과 권력의지, ‘정치 근육’이 생겼다는 의미일 게다.5년 전 운명에 떠밀리듯 대선 무대에 강제 소환됐지만, 2017년의 문재인은 더는 ‘운명’을 담지 않는다. 2011년 자전에세이 ‘문재인의 운명’의 마지막 페이지에 “당신(노무현)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고 한탄하듯 말했다. 하지만 노무현의 ‘친구’(실제로는 문 전 대표가 여섯 살 적다. 다만 노 전 대통령이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아니고,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이자 참여정부 마지막 비서실장이란 꼬리표는 더이상 문재인의 전부가 아니다. 대신 ‘왜 대통령이 되려는가’란 물음에 “재조산하(再造山河)”라고 답한다. 폐허가 된 나라를 다시 만든다는 의미다. 그 기반은 ‘노무현의 자산’이 아닌 ‘문재인의 자산’이다.여전히 노무현을 언급하지 않고 문 후보를 온전히 설명할 수는 없다. 1982년 첫 만남 이후, 둘은 인권변호사의 길을 함께 걸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로 들어가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 비서실장 등을 역임하며 참여정부의 성공과 좌절을 함께 경험했다. 노 전 대통령 탄핵 때는 대리인단 간사 변호인을 맡았고, 퇴임 후에도 양산 자택과 봉하마을을 오가며 곁을 지켰다. 노무현은 그의 가장 큰 정치적 자산인 동시에 아킬레스건이다. 2012년 대선 당시 “참여정부는 모든 면에서 큰 성취가 있었던, 총체적으로 성공한 정부였다”고 강변하다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문 후보를 소환해 미완의 참여정부를 완성하고, 정치적 복권을 하려는 친노(친노무현)의 욕망이 외려 ‘정치인 문재인’의 성장을 가로막은 셈이다. 문 후보의 지갑에는 여전히 노 전 대통령의 유서가 있다. ‘운명’에서 그는 “별 이유는 없다. 그냥 버릴 수가 없어서 그럴 뿐”이라고 썼다. 문 후보의 측근은 “지금도 그때처럼 버리지 못해 넣어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 후보는 5년 전처럼 참여정부에 대한 강박적 옹호를 펴지 않는다. 지난달 24일 광주에서 열린 대선 경선 토론회에선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호남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은 호남의 인사차별을 뿌리 뽑지 못했고, 일자리 문제 등 삶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자성하기도 했다. 정치인 문재인으로 홀로 서기를 한 이후 얻은 건 세력이다. 친문(친문재인) 진영은 당 지도부를 장악했고, 소위 ‘문빠’란 말이 생길 정도로 충성도 높은 지지층도 있다. 물론 세력의 또 다른 얼굴은 ‘패권’이다. 문 후보 측이 항변하듯 경쟁자들이 만든 근거 없는 프레임이든, 실제 권력에 도취한 ‘패거리 권력’이든 문 후보에게는 양날의 칼이다. 한솥밥을 먹었던 안철수, 김한길, 박지원, 김종인 등은 패권주의를 지목하며 당을 떠났다. 자연인 문재인은 구여권과 반문(반문재인) 인사들도 인정할 정도로 소탈한 사람이다. 여전히 연필을 즐겨 쓰는 문 후보는 양복 주머니에 고무지우개를 넣고 다니기도 한다. 진지한 설득형으로, 법조인 출신답게 논리에 진정성을 담아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래서 그의 화법은 어눌하지만 담백하고 설득력 있다. 대충 얼버무리면 될 것도 기자들이 질문하면 모범답안으로 답하려고 노력한다. 겸손과 배려, 외유내강, 원칙주의자 등은 문 전 대표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단어들이다. 부산에서 변호사를 하던 시절 부인이 청약 저축에 가입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청약저축은 집 없는 사람들에게 우선 분양권을 주기 위한 제도니, 우리처럼 집 있는 사람들은 가입해선 안 된다”며 크게 화를 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문 전 대표는 청와대에 있으면서 출입기자들과 단 한 차례도 식사 자리를 갖지 않았고, 동창회에는 물론, 친구들과도 연락을 끊었다. 그런 그도 경남중·고교 시절에는 공부만 하는 모범생과는 거리가 멀었다. 싸움에 말려 친구와 의리를 지키려다 정학을 당했고, 술과 담배도 하는 ‘문제아’(실제 경남고 시절 별명)였다. 1·4 후퇴 흥남철수 작전 당시 고향(함경남도 흥남)을 떠난 실향민 부모를 둔 문 후보는 1953년 경남 거제에서 피란살이 중 태어났다. 역사학자가 되고 싶었지만, 부모와 교사의 설득으로 꿈을 포기하고 재수 끝에 경희대 법대에 4년 전액장학생으로 입학했다. 심리학자 김태형씨는 ‘대통령 선택의 심리학’에서 ‘기대를 저버리지 못했던 착한 아이 콤플렉스’라고 표현했다. 문 후보는 유신 반대시위가 최고조에 이르렀던 1975년 시위를 주도하다 구속, 제적됐고 강제징집을 받아 특전사로 배치됐다. 특전사 경력은 안보관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그의 방패막이가 됐다. 1980년 복학한 문 후보는 복학생 대표를 맡아 ‘서울의 봄’의 복판에 나섰다. 5·17 확대 계엄조치가 발동되면서 또 구속됐다. 1982년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졸업했지만, 시위 전력 탓에 판사로 임용되지 못했다. 덕분에 노 전 대통령과의 운명적 만남이 이뤄졌다. 종종 극우·보수진영에서 ‘좌파’, ‘안보관이 불안하다’는 공격을 받지만 그의 정치적 성향은 ‘진보’보다는 ‘중도개혁’에 가깝다. 특히 경제 정책에서는 균형과 안정을 중시한다. 재벌개혁을 주장하나 법인세 증세는 증세의 후순위에 뒀다. 이런 이유로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친재벌’이란 비판도 받았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이념적 진보가 아니라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민생진보”라고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30대 그룹 2만명 감축…삼성 1만3006명 최다

    30대 그룹 2만명 감축…삼성 1만3006명 최다

    경기 불황이 고용 한파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30대 그룹이 지난해 2만명 가까이 고용을 줄였다.2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30대 그룹 계열사 중 사업보고서를 낸 253개사의 지난해 말 고용 인원은 93만 124명이다. 2015년 말에 비해 1만 9903명(2.1%) 줄었다. 남성 직원은 2.1%(1만 5489명), 여성 직원은 2.0%(4414명)씩 줄었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1만 3006명(6.6%) 줄여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삼성중공업,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물산 등 주요 계열사가 단행한 희망퇴직, 사업부 매각 등 대규모 구조조정의 결과다. 이어 현대중공업그룹이 4912명(13.0%)을 줄였고, 두산(1991명, 10.6%), 대우조선해양(1938명, 14.7%), 포스코(1456명, 4.8%), KT(1291명, 2.6%) 등도 1000명 이상씩 감축했다. 반면 신세계그룹은 전년보다 고용을 1199명(9.4%)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롯데(684명, 1.2%), CJ(599명, 3.1%), 현대백화점(516명, 5.6%) 등 나머지 유통 중심 그룹들도 일제히 고용을 확대했다. 이 밖에 효성(942명, 5.8%), LG(854명, 0.7%), 한화(577명, 1.8%)도 큰 폭으로 고용을 늘렸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장기 수주가뭄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몸살을 앓는 ‘조선 3사’는 지난해 고용 감축 기업 ‘톱5’에 모두 포함됐다. 이들 3사에서만 8347명(15.3%)이 줄어들었다. 삼성SDI(1969명, 17.8%), 삼성물산(1831명, 15.2%), 두산인프라코어(1517명, 37.7%), 삼성전기(1107명, 9.4%) 등 구조조정을 단행한 기업들의 고용이 1000명 이상씩 줄었다. 반면에 253개사 중에서 현대차(1113명, 1.7%)와 효성ITX(1045명, 13.9%)는 1000명 이상 고용이 늘어 대조를 이뤘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지금, 이 영화] ‘분노’, 믿고나서 배신 당할 것인가 의심하고 고통 받을 것인가

    [지금, 이 영화] ‘분노’, 믿고나서 배신 당할 것인가 의심하고 고통 받을 것인가

    영화 ‘분노’는 제목처럼, 분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여기까지 도달하는 데는 한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포스터 문구에 쓰인 대로, “믿음 불신 그리고 분노”의 순서를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분명 이 작품은 분노라는 감정의 정체를 들여다보는 것을 앞세우고 있지만, 그 뒤에는 이런 물음-‘무조건적인 타인의 환대는 가능한가?’라는 명제가 놓여 있다. 분노가 솟구치는 사례 중 하나는 타인을 철석같이 믿었다가 배신당한 경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모르는 누군가를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이 영화는 세 개의 에피소드로 우리에게 묻는다.첫째, 지바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3개월 전 가출한 아이코(미야자키 아오이)는 윤락업소에서 일하다 만신창이의 상태로 발견된다. 그런 딸을 겨우 찾아내 집으로 데리고 돌아온 요헤이(와타나베 켄)의 마음은 착잡하다. 동네 사람들은 아이코를 뒤에서 손가락질하지만, 항구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청년 다시로(마츠야마 겐이치)만은 그러지 않는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끌린다. 그런데 요헤이는 자기 자신을 자꾸 숨기려드는 다시로가 수상쩍다.둘째, 도쿄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회사원 유마(쓰마부키 사토시)는 게이 클럽에서 만난 나오토(아야노 고)에게 함께 살지 않겠느냐고 제안한다. 나오토는 고개를 끄덕인다. 유마는 어딘지 불안하고 애처로운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나오토에게 호감을 가졌고, 나오토도 본인에게 호의를 베푸는 유마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유마는 나오토가 어떤 여자와 카페에서 만나는 모습을 목격한다. 그런 적이 없다고 시치미를 떼는 나오토를 보며 유마는 혼란에 빠진다. 셋째, 오키나와에서 펼쳐지는 일이다. 무인도에 놀러 간 고등학생 이즈미(히로세 스즈)와 다츠야(사쿠모토 다카라)는 그곳에 머물고 있는 배낭여행자 다나카(모리야마 미라이)와 만나게 된다. 친절한 다나카에게 이즈미와 다츠야는 여러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그렇지만 얼굴에 언뜻언뜻 드리우는 그늘, 다나카는 뭔가 비밀을 가진 남자처럼 보인다. 세 개의 에피소드가 교차되는 가운데, 경찰에서 공개한 살인 용의자 사진이 뉴스에 보도된다. 어찌 된 까닭인지 다시로·나오토·다나카가 그와 닮았다. 슬금슬금 모두의 마음에 의심이 깃든다. 재일 한국인 3세 이상일 감독은 “‘분노’는 스릴러 장르를 따르기는 하지만, 핵심에 있는 건 범인 찾기나 추리가 아닌 ‘믿는다는 것의 어려움’ 혹은 ‘사람을 의심해 버린 어둠’”이라고 밝히고 있다(원작을 쓴 소설가 요시다 슈이치도 후반부를 쓸 때까지 범인을 특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분노가 치미는 사례 중 다른 하나는 타인을 끝까지 믿지 않았다가 낭패를 당했을 경우다. 그때 분노는 타인이 아니라 스스로에게로 향한다. 믿고 배신당하느냐, 의심하고 고통받느냐, 그것이 분노를 둘러싼 문제다. 30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단독] 자살률 급증… ‘젊은 도시’ 세종시의 그늘

    [단독] 자살률 급증… ‘젊은 도시’ 세종시의 그늘

    공무원 자살률 상승 추이와 비슷 직무스트레스 관리 등 대책 시급‘젊은 도시’ 세종의 자살률이 최근 수년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정부청사의 세종시 이전과 맞물린 기간이다. 28일 세종시와 경찰청,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지역별 자살률이 세종의 경우 2013년 14.7명에서 2014년 15.2명, 2015년 19.7명으로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전통적으로 자살률이 높은 강원은 같은 기간 10만명당 자살률이 32.0명-29.9명-28.7명, 충남은 30.3명-30.9명-28.1명, 충북은 29.3명-26.6명-25.0명으로 감소세를 보이거나 큰 변동이 없었다. 세종은 2015년 말 현재 내국인 기준으로 20~49세의 비율이 48.0%로, 가장 젊은 도시로 꼽힌다. 서울은 같은 연령대 인구가 47.1% 수준이다. 세종시와 세종경찰서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자료를 보면 세종시 관내 자살자 수는 2013년 23명에서 2014년 25명, 2015년 49명, 2016년 52명으로 최근 3~4년 사이 2배 이상 늘었다. 세종의 자살률 상승은 공무원 자살률 변화 추이와도 일치한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공무원 중 자살자 수가 2013년 73명에서 2014년 87명, 2015년 92명으로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일반인의 자살자 수는 1만 4198명에서 1만 3571명, 1만 3344명으로 감소해 대조를 보였다. 세종 지역 공무원의 자살률이 세종시 자살률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세종청사 ‘마음톡톡 상담지원센터’ 박명희 센터장은 “1주일에 50~60명의 공무원이 센터를 찾는다”며 “세종 공무원의 정신건강을 위해 무엇보다 관리자의 문제 인식과 문제 해결에 대한 의식 전환이 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정부세종청사의 관련 부처 어디에서도 세종청사 공무원의 자살(고의적 자해) 현황과 추이를 체계적, 종합적으로 관리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세종청사 공무원의 근무환경이나 정신건강, 직무 스트레스를 개선하고 중장기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정책적인 접근과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시 정신건강증진센터 김현진 센터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정신건강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세종시 차원의 체계적인 인프라와 안전망이 아직은 부족하다”며 “세종시에 입주한 중앙행정기관의 경우 지역 사회의 정신건강 프로그램과 연계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강태진의 코리아 4.0]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리더

    [강태진의 코리아 4.0]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리더

    새 정부가 들어서는 올해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여는 원년이 돼야 한다. 새 세상을 여는 원동력은 기술 혁신이고, 혁신을 이끄는 힘은 우수한 인재에서 나온다. 이러한 시대에 지도자의 리더십 또한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세상의 변화를 읽어 내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할 많은 젊은 인재들은 책임감이 없고 정직하지 않으며 민주사회의 기본 요체인 시민정신조차 부족한 리더들의 그늘에 가려 오늘도 ‘혼돈에 빠진 청춘’으로 살아간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우리가 해결해야 할 산적한 문제 중에서도 정치적 리더십을 둘러싼 이상과 현실은 우리가 먼저 풀어야 할 숙제다. 진정한 리더십은 남녀노소 구분을 초월한다. 가부장적인 전통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역사적으로 정실과 비밀주의로 혼란과 불행을 자초한 것은 대부분 남성 리더의 몫이었다. 남성을 뛰어넘어 세계 정상의 리더십을 발휘한 여성 리더가 이미 여럿이다.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인 마거릿 대처는 국영 기업을 민영화하는 등 과감한 정책 추진으로 고질적인 ‘영국병’을 치유하며 최장기 집권했다. 엄격한 자기 관리와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리더십의 결과였다. 동독 출신의 앙겔라 메르켈은 여성 과학자로는 첫 번째로 독일의 총리가 됐다. 원리원칙에 충실하면서도 뛰어난 정치 감각과 결단력으로 ‘자유세계의 총리’로 불린다. 그녀는 떠도는 130만명의 시리아 난민을 독일 품에 안으며 섬세한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회 깊숙이 뿌리내린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면 여성이나 젊은 리더가 반드시 혁신적이고 민주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은 최근의 국정 농단 사태를 통해서도 잘 드러났다. 우리만이 아니다.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은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로 측근들과 은밀하게 소통하며 국가 기밀을 유출한 의혹에 휘말렸고, 아전인수식의 고집으로 추락했다. 변화에 대한 민주적인 리더십은 ‘다름’을 ‘틀림’으로 보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우리는 흔히 이 둘을 혼동한다. 다르다고 반드시 틀린 것은 아니다. ‘연대감으로부터의 분리’, ‘떨어져 있음’에 대한 두려움이 편견을 키운다. 촛불과 태극기 시위가 서로 ‘틀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는 심한 국론 분열을 겪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는 ‘변화’에 대한 두려움, ‘다름’에 대한 두려움을 깰 수 있는 자질을 갖추어야 한다. 리더는 시민정신을 먹고살기에 우리 사회가 성숙한 시민의식이 없이는 그런 리더의 출현을 기대할 수 없다. 지금 대한민국의 민주공화주의는 몸살을 앓고 있다. 리더와 시민 모두 ‘공화’에 대한 개념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한마디로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의 구현이다. 서울대 구민교 교수는 ‘코리아 어젠다 2017’에서 “우리나라의 공화주의는 권력을 함께 나눈다는 데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공평하고, 공변되고, 상대를 높이는 것은 소홀히 하는 결과를 낳았다. 공(公)과 사(私)를 구분하는 데서부터 민주공화주의의 복원이 시작된다”고 지적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지 않으면 약속된 미래는 오지 않는다. 공들여 육성한 인재는 비옥한 땅과 맑은 바다와 같다. 옛것에 얽매이지 않고, 열린 곳으로 과감하게 밀고 들어가는 미래 인재 육성은 빠를수록 좋다. 인성은 어릴 때는 폭을 알 수 없는 미완의 영역이지만, 굳고 나면 바꾸기 어렵다. 생각의 폭은 교육을 통해 넓어진다. 기웃거리지 않는, 진정성을 갖춘 인재가 넘쳐날 때 서로 격렬하게 부딪치더라도 차이를 ‘편견’이 아닌 새로운 ‘융합’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 글로벌 마인드로 이분법의 편견을 극복한 서구의 젊은 인재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세계 곳곳에서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타협과 배려, 공감과 조화의 리더십은 그런 인재 육성을 위한 시대적인 당위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아픔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 인재를 키워 낼 국가 지도자의 기본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 서울시의회 강감창의원 “탄천 광평교 일대 주민 휴게공간 조성”

    서울시의회 강감창의원 “탄천 광평교 일대 주민 휴게공간 조성”

    현재 잡목이 우거지고 나무그늘이 부족하여 삭막해 보이는 탄천변이 싱그러운 녹음이 가득한 주민 휴게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의회 강감창 의원(송파, 자유한국당)은 “탄천 광평교 ~ 훼밀리아파트와 문정지구 서측 ~ 대곡교에 이르는 2,500미터 구간에 대한 생태복원 및 녹화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생태복원 및 녹화사업은 서울시비 8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송파구에서 시행하며, 하천변 녹지를 자연과 주민이 함께 공존하는 생태적인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산책로 및 자전거길에 그늘 휴식공간을 위한 가로수 450그루 식재 ▴훼손사면 정비를 위한 식생매트 설치 ▴서울시 가이드라인을 적용한 노후안내시설 정비 ▴그늘목 주변 벤치조성 및 휴게공간 설치 등으로 하천의 경관을 개선하고 주민 웰빙공간으로써의 기능을 강화하게 된다. 강감창 의원은“탄천은 도심을 통과하는 하천으로 많은 주민의 생활체육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나 그늘진 공간 부족, 잡목으로 인한 경관의 저해 등의 문제점이 있었다”며 “생태복원 및 녹화사업이 완료되면 인근 훼밀리아파트와 문정지구 주민은 물론 이곳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휴식공간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강 의원은 “송파구 가락1동에 위치한 탄천유수지를 복합문화 및 체육공원으로 개발하기 위한 용역도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 탄천이 지역주민을 위한 친환경 생태녹지 공간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탄천 생태복원 및 녹화사업은 5월까지 설계용역 및 설계심의를 마친 후 6월부터 착공에 들어가서 10월중에 완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모바일 픽!] 팀워크란 이런 것…훈훈하고 기발한 협동 장면

    [모바일 픽!] 팀워크란 이런 것…훈훈하고 기발한 협동 장면

    누군가의 편의를 위한 희생 혹은 팀워크는 아름다워 보이는 동시에, 때로는 그 기발한 방식에 박수를 치기도 한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사람과 사람 혹은 사람과 동물, 동물과 동물간의 아름답고도 기발한 팀워크 장면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눈길을 끄는 사진 중 하나는 개와 고양이의 협동 장면이다. 대형견의 등 위에 올라 두 발로 선 고양이가 정수기의 물을 핥아 마시는 사진은 종이 다른 동물 간에도 협동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유병을 입에 물고 새끼 양에게 젖을 먹이는 대형견의 모습 역시 따뜻한 모성애를 연상케 하는 팀워크의 모습이다. 어린 아이들 사이에서도 팀워크는 존재한다. 대여섯 살 정도의 어린 쌍둥이 자매는 매장에 전시된 스마트 기기를 사용해보기 위해, 한 아이가 다른 아이를 번쩍 들어 받쳐주는 훈훈한 모습을 담고 있다. 진짜 팀워크가 필요한 공사현장을 담은 모습도 있다. 노동자 한 명이 아래에 텅 빈 공간이 있는 곳에 널빤지를 대고 작업을 하고 있고, 나머지 노동자 3명은 반대쪽에서 널빤지가 기울지 않게 나란히 서 있다. 땡볕에서 타이어를 고치는 아버지와 딸의 협동심도 눈길을 끈다. 열 살 내외로 보이는 어린 딸이 차에 바짝 붙어 타이어를 손보고 있는 아버지 옆에 서서 자신의 작은 우산으로 아버지에게 그늘을 만들어 주는 모습이 훈훈한 감동을 준다. 이밖에도 왼쪽 바퀴가 빠진 트랙터를 운전하는 할아버지와 그 위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오른쪽 바퀴 위에 앉은 할머니의 모습을 담은 사진도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정찬주의 산중일기] 산중의 봄맞이

    [정찬주의 산중일기] 산중의 봄맞이

    한겨울 내내 참았다가 터트리는 이른 봄 개구리 소리는 청아하다 연못가에는 매화가 꽃을 피웠지만 향기는 보낼 수 없으니 안타깝다보름 전에 마당가 연못이 바닥을 드러내 물을 댔다. 그러자 겨울잠에서 깬 개구리들이 어김없이 연못으로 모여들었다. 알을 낳기 위해서다. 산방 부근에 사는 개구리들의 출생지는 아마도 마당가 연못이 아닐까도 싶다. 연못에는 벌써 개구리 알들이 듬성듬성 무리 지어 있다. 물이 나오는 소나무 홈통은 젊은 김 목수가 선물한 수제품이다. 산중 농부들은 ‘연못을 파면 개구리들이 뛰어든다’고 말한다. 경험에서 우러난 말인데 때로는 흥미로운 비유로 바뀐다. 산방을 짓고 난 뒤 내가 텃밭을 하나 장만하려고 서둘렀더니 한 농부가 연못을 팠으니 개구리들이 뛰어들 거라며 만류했다. 산방에 가만히 있어도 밭주인들이 자기 땅을 사라고 찾아올 거라는 귀띔이었다. 지금은 고인이 돼 버린 그 농부 덕에 나는 착한 값을 치르고 텃밭을 장만했다. 그늘진 밭 윗부분에는 차밭을 조성했고 밭이랑 끝에는 매화나무와 뽕나무, 블루베리 몇 그루를 심었다. 또 밭두둑에는 고구마와 고추 농사를 1년마다 번갈아 지어 자급자족했으니 얼치기 농사꾼으로서는 최고의 텃밭인 셈이다.다산 정약용이 강진 유배 생활을 하면서 왜 굳이 텃밭을 일구고 땀을 흘렸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다산은 거처를 초당으로 옮기면서 텃밭을 하나 갖고 싶어 했다. 실학자다운 계산도 있었겠지만 농사지으면서 자연의 섭리와 농부의 수고를 알고자 함이 아니었을까. 물론 다산은 선비의 책무를 다하고자 부지런히 강학하고 제자를 가르쳤다. 그 결과 초당 제자가 열여덟 명이나 됐다. 나 역시 텃밭 농사를 지으면서 깨달은 것이 많다. 귀동냥한 지식은 남의 것이지만 체험 속에서 자각한 지혜는 내 것으로 쌓였다. 줄기와 잎이 지나치게 무성한 고구마는 허장성세, 민망할 정도로 부실한 뿌리를 보여 주었으니 말이다. 서울에서 방일했던 내가 꼭두새벽에 일어나는 습관이 든 것도 산중 농부들 덕분이리라. 17년 전 낙향했을 때였다. 나야말로 얼마나 게으른 사람인지 자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농부들은 동창이 훤해질 무렵까지 자던 나와 달리 새벽부터 다랑이 논밭에서 일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20리밖에 있는 면 소재지로 나가 호미 한 자루를 사와 방벽에 걸어 두고 ‘지금 나는 무엇을 하나?’라고 스스로 묻곤 했는데, 그 무렵의 나를 항상 잊을 수가 없다. 조광조가 능주로 유배 와서 사약을 받은 뒤 처음으로 묻힌 곳이 있다. 내 산방에서 1㎞쯤 떨어진 서원터 마을이다. 옛날에는 조대감골로 불렸다고 한다. 그곳에 사시는 팔십대인 구씨 농부도 나에게는 고마운 분이다. 내 산방으로 오르는 길이 가파르고 구불구불하여 구 노인의 밭을 사서 길을 넓혀야만 손수레라도 다닐 수 있었다. 구 노인은 선뜻 자신의 밭에서 길이 될 부분만 팔겠다고 허락했다. 그러면서 길은 그냥 내어주는 법이라며 몹시 미안해했다. 그런데 그날 밤 구 노인 부인이 찾아와 길 부분만 떼어내 팔면 쓸모없는 땅이 된다며 밭을 다 사라고 하소연했다. 내가 듣기에는 노파의 부탁도 일리가 있었다. 결국 나는 원래의 평당 가격에다 구 노인의 선한 마음까지 보태 후한 값을 치르고 밭을 샀는데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미소가 지어진다. 오늘따라 구노인의 안부가 자못 궁금하다. 연못에 햇볕이 비쳐 드는지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이른 봄에 듣는 개구리 울음소리는 곡진하고 청아하다. 한겨울 내내 참았다가 터트리는 소리이니 절절할 수밖에 없으리라. 때마침 연못가에서는 백매, 홍매, 청매가 다투어 꽃을 피우고 있지만 도시에 사는 지인들에게 향기를 보낼 수 없으니 안타깝다. 그러나 오늘은 내가 서울의 소식에 마음이 격동돼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에 어느 쪽이든 눈물 흘릴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불가의 자비란 말을 풀어 본다. 자(慈)는 측은지심이고 비(悲)란 틀린 것을 아니라고 바로잡고 심판하는 마음이 아닐까. 이제는 어떤 주장을 폈든 자비 안에서 화합하기를 갈망하지 않을 수 없다.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이 자와 비를 상징하는 듯하다. 결코 잊어버려서는 안 될 우리 민족의 빼어난 진면목이 거기에 있는 것 같다.
  • ‘구글 스트리트뷰’로 지구온난화 막는다?

    ‘구글 스트리트뷰’로 지구온난화 막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와 미국 해양대기관리청(NOAA)의 관측결과에 따르면 ‘2016년은 기후관측 사상 가장 더웠던 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일부 음모론자들은 지구 온난화가 조작된 거짓말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과학자들은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엄연한 사실이며 현재와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매년 폭염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기후변화로 인한 고통은 열대지방은 물론 사람과 차량, 각종 건축물이 몰려 있는 도심지역의 경우 더욱 심각하다. 이 때문에 많은 국가들이 도심 거리나 건물 옥상에 나무를 심는 등 녹화사업을 통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 나무를 비롯한 식물들은 다른 지역보다 평균 온도가 높은 열섬효과가 쉽게 나타나는 도심지역에 그늘을 제공하고 나뭇잎의 증발 효과로 주변 열을 빼앗는 냉각효과까지 있다. 실제로 산림청은 도심 숲은 여름 한낮의 평균 기온을 3~7도 낮추고 평균 습도는 9~23%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가로수로 많이 활용되는 플라타너스 한 그루가 하루 평균 15평형 에어컨 10대를 7시간 가동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국립기상과학원도 2013∼2015년 동안 도심 녹지율이 높은 서울 강남 선정릉과 주변 상업지역의 여름철 기온을 측정했다. 그 결과 6~8월 오후 4시 선정릉 중앙은 평균 27.8도, 주변 상업지역은 이보다 2.8도 높은 30.6도를 기록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이런 녹지로 인한 주변지역 온도 강하 영향거리는 300m 내외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도심 한가운데에 크기가 큰 녹지를 하나 조성하는 것보다는 작은 크기의 여러 개의 녹지를 곳곳에 조성하는 것이 도시열섬 효과와 지구 온난화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지금까지는 도시계획에서 녹지조성은 지구온난화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 없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그런데 최근 싱가포르와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ETH)가 함께 만든 미래도시연구소 연구진이 10만 장에 가까운 구글 스트리트뷰를 활용해 도심 에코시스템을 평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누구나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정보를 이용해 비교적 정확한 녹지계획을 세울 수 있으며 녹지가 도시 전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량적으로 연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싱가포르-ETH 미래도시연구소는 구글 스트리트뷰에서 추출한 10만 개의 이미지를 활용해 싱가포르 전체 도로의 80% 이상을 50m 간격으로 쪼갠 뒤 지표면에 도달하는 태양복사열과 녹지 분포를 분석했다. 그 결과 나무가 우거져 차양처럼 도로 위를 덮을 정도로 늘어져 있는 경우 태양복사열의 지표 도달 정도가 낮아져 지표면의 온도를 낮출 뿐만 아니라 갑작스러운 비가 내려 발생하는 도심 홍수 위험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나무에 의한 ‘녹색 차양’의 면적이 지표면 온도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나무 차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도심 녹화가 진행된다면 폭염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강조하고 있다. 또 연구진은 구글 스트리트뷰를 이용해 계절에 따라 변하는 도심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다면 비교적 사계절이 뚜렷한 온대지역의 계절별 도시계획을 짜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터 에드워즈 미래도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유럽이나 온대지역에서도 이 같은 효과는 관찰되지만 싱가포르 같은 열대지방의 도심에서 나무는 그늘을 제공해 사람들에게 쾌적함을 주는 등 녹화 효과는 더 크다”고 설명했다. 에드워즈 박사는 “이번 연구는 많은 사람에게 공개된 구글 스트리트뷰라는 정보를 이용해 가로수가 제공하는 그늘의 양이나 태양복사열 연구를 빠르고 저렴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내성적인 보스’ 연우진, 브레인 홍보 단독 대표 된다...합격점 받을까

    ‘내성적인 보스’ 연우진, 브레인 홍보 단독 대표 된다...합격점 받을까

    ‘내성적인 보스’ 연우진이 극 중 홍보회사인 ‘브레인 홍보’ 단독 대표가 된다. 7일 방송되는 tvN 월화드라마 ‘내성적인 보스’에서는 강우일(윤박 분)이 3년 전 사건의 모든 책임을 지고 브레인 홍보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직원들이 은환기(연우진 분)의 능력과 자질을 불신하는 상황에서 은환기가 회사를 이끌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방송될 예정이다. 이날 방송에 앞서 공개된 스틸컷에서는 연우진이 직원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면담을 진행하는 모습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사진 속 그는 직원들에게 직접 식사를 대접하는가 하면, 직원들과 함께 와인을 마시고, 진지한 표정으로 직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등 자상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연우진은 한때 펜트하우스의 유령으로 불리며 직원들에게 어렵고 두려운 존재였지만, 그가 사내 벤처인 ‘사일런트 몬스터’에서 직원들과 소통하고 어려움을 함께 해결해가면서 진정한 리더로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박의 그늘에서 벗어난 그가 과연 브레인 홍보 직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궁금증을 높이고 있다. 한편, tvN 월화드라마 ‘내성적인 보스’는 이날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사진제공=tvN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판다의 얼룩 무늬 생존 위한 진화였네

    얼룩말과 더불어 판다의 흑백 무늬는 생물학계의 오랜 수수께끼였다. 그나마 얼룩말의 줄무늬는 흡혈파리를 막기 위해서라든가 포식자에 대한 위장을 위한 것이라는 등의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지만 판다 무늬에 대해서는 아직 제대로 연구된 적이 없었다. ●눈 덮인 산·어두운 숲 등 전천후 은신 미국 캘리포니아 데이비스대(UC데이비스) 야생생물학과와 캘리포니아주립대 생명과학과 공동연구진은 판다의 흑백 무늬는 위장과 상호소통, 포식자에 대한 대응을 위해 진화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행동 생태학’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얼굴, 목, 배, 엉덩이에 나타나는 흰색과 팔, 다리, 눈과 귀의 검은색을 판다와 생태학적으로나 행동학적으로 연관이 있는 195종의 육식동물과 39종의 다른 곰들의 몸 색깔과 비교했다. 다른 곰들과 달리 판다는 겨울잠을 자지 않기 때문에 열대우림부터 겨울철 눈 덮인 산까지 다양한 곳에서 살아야 한다. 우선 겨울철 배고픈 포식자의 눈을 피하기 위해 흰색을 갖추게 된 것이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또 팔과 다리의 검은색은 숲처럼 그늘이 많은 어두운 곳에 쉽게 몸을 숨기기 위해 진화한 것이다. ●눈 주위 무늬는 사람의 지문 역할 판다 눈 주위의 검은 무늬는 사람의 지문처럼 판다마다 모두 달라 서로를 알아보는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알쏭달쏭+] 판다의 몸 색깔, 흰색+검은색인 이유는?

    [알쏭달쏭+] 판다의 몸 색깔, 흰색+검은색인 이유는?

    귀엽고 둥글둥글한 이미지의 판다가 몸 색깔이 흰색과 검은색인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데이비스캠퍼스 및 캘리포니아주립대학 등 공동연구진은 판다를 포함한 육식동물이 각각 가진 털의 색깔 및, 털이 이루고 있는 무늬 등을 비교 분석했다. 그리고 이들이 가진 특징을 행동학적‧환경적 다양성과 연관지어 분석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판다의 얼굴(눈과 귀 제외), 목, 배와 엉덩이는 흰색을 띠고 있으며, 판다 눈 주위의 검은색 털이 만들어내는 둥그런 무늬는 마치 지문처럼 판다 각각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판다의 얼굴 대부분과 목, 배와 엉덩이가 흰색을 띠는 것은 포식자를 피해 새하얀 눈에 파묻혀 몸을 숨기기 위한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반면 팔과 다리의 털이 검은색인 것은 열대우림처럼 곳곳이 어둡거나 그늘이 드리워진 장소에서 위장하기 편하도록 진화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특히 판다의 눈 주위에 있는 검은색 ‘마킹’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눈 주위를 둘러싼 검은색 마킹은 포식자로부터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닌, 판다가 저들끼리 서로의 알아보는 일종의 ‘이름표’ 역할을 한다고 판단했다. 또 판다의 검은색 귀는 판다끼리의 정보전달을 위한 것으로, 예컨대 포식자가 다가올 경우 색깔이 짙은 검은색의 귀를 움직여 서로에게 경고를 보낸다는 것. 이렇게 판다의 몸이 검은색과 흰색을 띠는 것은 판다가 과거 눈이 많은 시기부터 나무 그늘이 지는 봄, 여름, 계절까지 다양한 기후에서 서식했음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판다가 주로 먹는 대나무는 체내 저장이 잘 되지 않고 칼로리도 낮다. 때문에 동면을 취하는 다른 동물들과 달리 판다는 4계절 내내 끊임없이 먹이를 찾아 움직여야 했다. 이것이 판다가 눈(雪)에 숨기 위해 흰색을, 그늘이나 나무에 숨기 위해 검은색 털을 모두 가지게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편 판다 몸 색깔과 관련한 자세한 결과는 영국에서 발행되는 과학저널인 ‘행동생태학’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남을 인정할 때 고립의 그늘서 벗어난다

    남을 인정할 때 고립의 그늘서 벗어난다

    타자의 추방/한병철 지음/이재영 옮김/문학과지성사/133쪽/1만 2000원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정보를 공유하는 소통 창구로 활용된 지 오래다. 사람들은 자신과 같은 생각을 지닌 이들을 발견하며 공감대를 확인한다. 더 많은 ‘좋아요’를 받기 위해 획일화된 정보를 경쟁적으로 재생산한다. 저자에 따르면 ‘좋아요’의 공동체는 지옥일 뿐이다. ‘좋아요’의 공동체 속에서 우리는 낯선 타자와 마주할 기회를 잃고 같은 것의 폭력에 휘둘린다. 자신에게만 익숙하게 길들여진, 같은 것이 창궐하는 나르시시즘적 사회는 인간을 자기 착취로 이끈다. 침묵과 고독의 자유 공간을 억압받는 우리는 결국 세상 곳곳을 다니면서도 제대로 된 경험을 전혀 하지 못하고, 수많은 정보와 데이터를 쌓으면서 어떤 지식에도 도달하지 못한다. 같은 것의 테러 속 구원의 손길은 타자에게 있다. 저자는 낯선 존재, 불편한 존재로만 인식해 온 타자야말로 우리 자신과 세계에 대한 인식과 성찰을 가능하게 해 주고 고립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게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우선 타자를 환영하고 타자가 나와 다르다는 것을 긍정하라고 조언한다. 타자의 말을 경청하고 타자에게 대답하는 책임의 언어를 다시 배울 때 비로소 제대로 된 담론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전작 ‘피로사회’, ‘투명사회’ 등에서 신자유주의와 세계화가 지배하는 우리 시대를 예리하게 고찰한 한병철 베를린예술대 교수의 신작으로, 경구처럼 짧고 함축적이면서 핵심을 찌르는 문장이 문제의 근원을 파고든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부처님 첫 제자·도반의 인연… “나와 남이 맞물려 있다”

    부처님 첫 제자·도반의 인연… “나와 남이 맞물려 있다”

    불교에서 인연담은 인연이나 수행 기록을 넘어 나와 남이 맞물려 있다는 연기의 교훈을 전해 중시된다. 그래서 예로부터 스승 인연을 비롯해 도반 관계를 담은 인연담이 적지 않다. 나란히 출간된 ‘테라가타 장로게경’, ‘테리가타 장로니게경’(한국빠알리성전협회)과 ‘위대한 스승 청화 큰스님’(상상출판)은 모두 인연담을 전한 흔치 않은 성과물이다.이 가운데 ‘테라가타 장로게경’과 ‘테리가타 장로니게경’은 부처님의 첫 제자 비구 260여명과 비구니 100여명의 인연담을 기록한 책. BC 3세기쯤 기록된 팔리어 경전을 전재성 한국빠알리성전협회 회장이 완역했다. 부처의 가르침을 찬탄하는 게송(偈頌)과 전생·현생 인연담 기록으로 구성돼 있으며 게송을 포함한 주석이 완역되기는 처음이다.“부처님 제자들의 삶의 스토리가 담긴 책”이라는 역자 평대로 두 경전은 당대 비구·비구니들의 출가 계기와 고난, 좌절 극복을 세밀히 볼 수 있다. 총 21장 1291수의 게송으로 구성된 ’테라가타’에는 부처님 그늘에 가려진 제자들의 참모습이 드러난다. 수행 어려움의 토로와 승단·사회의 잘못 지적을 통해 부처의 가르침을 전하는 구성이 독특하다. 특히 부처님 열반 후 경전 결집을 주도한 마하가섭의 진면모가 흥미롭다. 마하가섭은 완고하고 고집스러운 원칙주의자로 통하지만 ‘테라가타’에선 색다르다. “집 떠나 출가한 지 25년이 되었으나 손가락 튕기는 순간만큼도 마음의 평안을 얻지 못했다.” 이렇게 토로했던 마하가섭은 목숨을 끊으려까지 했고 마지막에 가서야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16장 522수의 게송 모음인 ‘테리가타’는 여성 수행자들의 게송만을 묶었다는 점에서 도드라진다. 역자는 그래서 “당시 여성들이 감당해야 했던 질곡의 삶과 수행 과정이 그대로 담겼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비구니 끼사 고따미는 “연약한 여자들이 목을 자르고 독약을 복용하기도 한다”고 여인들의 고통을 묘사하고 있다. 비구니 비자야는 “마음의 적멸을 얻지 못하고 네 번인지 다섯 번인지 승원을 뛰쳐나왔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그런 난관을 극복하면서 희열과 행복이 나의 몸에 스며들었다. 어둠의 다발이 부숴졌다”고 깨달음의 순간을 노래하기도 한다. 한편 ‘위대한 스승…’은 2003년 열반한 청화 스님의 출재가 제자 20명의 인연담을 묶었다. 불교전문작가 유철주씨(‘고경’ 편집장)가 제자들을 일일이 찾아 청화 스님과의 일화를 정리했다. 직계 상좌(제자)인 동사섭 행복마을 이사장 용타 스님을 비롯해 고불총림 백양사 방장 지선 스님, 조계종 원로의원 성우 스님과의 인연담은 물론, 전교조 위원장을 지낸 정해숙씨 등 6명의 재가 제자도 들어 있다. 청화 스님은 평생 방에 눕지 않는 장좌불와(長坐不臥)와 하루 한 끼만 먹는 일종식(一種食), 수십년간 이어간 깊은 산중에서의 토굴 정진으로 이름난 선승. 특히 찾아오는 이들을 격의 없이 만나 소통한 선지식으로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제자들은 한결같이 청정하고 평생 수행에 매진한 스님으로 기억한다. “큰 스님의 사상은 ‘불법은 대해’라는 말의 온전한 실현이었다”(용타 스님)고 숭앙하는가 하면 “부처님과 청화 큰스님의 ‘위대한 버림’, ‘위대한 정진’, ‘위대한 회향’을 꼭 닮아보겠다”(지선 스님)고 다짐한다. 소설 ‘청화 큰 스님’을 쓴 소설가 남지심은 청화 스님을 처음 만난 순간을 이렇게 전한다. “인사를 드리고 큰스님을 보는 데 한 3초 정도 됐던 것 같아요. 그 짧은 시간에 정말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렇게 아름다운 사람이 있구나, 도(道)가 실제로 있다는 것을 직접 느꼈어요.”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노래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노래

    노래(Song) -크리스티나 로세티(1830~1894) 내가 죽거든, 사랑하는 이여, 날 위해 슬픈 노래를 부르지 마세요; 내 머리맡에 장미꽃도 심지 마시고, 그늘진 사이프러스도 심지 마세요: 내 위에 푸른 잔디가 비와 이슬방울에 젖게 해주세요: 그리고 생각이 나시면, 기억하시고, 잊고 싶으면, 잊어 주세요. 나는 그림자도 보지 못하고, 비가 내리는 것도 느끼지 못할 거예요; 고통스러운 듯 노래하는 나이팅게일 소리도 듣지 못할 거예요: 해가 뜨거나 저물지도 않는 희미한 어둠 속에서 꿈을 꾸며, 어쩌면 나는 기억하겠지요, 어쩌면 잊을지도 모르지요 When I am dead, my dearest, Sing no sad songs for me; Plant thou no roses at my head, Nor shady cypress tree: Be the green grass above me With showers and dewdrops wet: And if thou wilt, remember, And if thou wilt, forget. I shall not see the shadows, I shall not feel the rain; I shall not hear the nightingale Sing on as if in pain: And dreaming through the twilight That doth not rise nor set, Haply I may remember, And haply may forget * 이런 시에는 해설을 쓰고 싶지 않다. 그냥 스치듯 들어도 가슴을 울리는 슬픈 노래 같은 시. 제목도 간단히 ‘노래’(Song)이다. 내 인생의 노래를 부른다는 심정으로 지은 시일 게다. 시를 다 지어놓고 죽 읽어 보며 그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각운과 박자를 맞추느라 감상에 빠질 겨를이 없었을 수도 있다.자신의 묘비명 같은 노래를 썼을 때, 로세티의 나이는 서른두 살. 인생의 단맛 쓴맛을 맛보았겠지만 아직 파릇파릇, 상처도 싱싱할 때다. 푸른 잔디가 우거지고 이슬에 젖은 그녀의 ‘노래’는 슬프면서도 달콤하다. 장미의 붉은빛, 사이프러스의 침침함, 푸른 잔디…붉고 푸른 색채의 대비도 눈부시다. 장미는 사랑, 사이프러스 나무는 상중(喪中)임을 상징하는 목재로 장례식에 사용됐다. 장미도 사이프러스도 필요 없다고 선언하며 시인은 그녀의 연인이 사랑과 죽음에 얽매이지 말고 그의 인생을 살기를 바라는데, 잊고 싶으면 잊으세요라는 말투가 사뭇 간절하다. 나이팅게일은 낭만주의 시인들의 시에 자주 등장하는 새로 기쁨, 음악, 불멸과 관련된 상징이었다. 나이팅게일의 노래를 기쁨이 아니라 고통과 연관시키며, 로세티는 자연이 순수한 즐거움으로 가득한 세계라는 기존의 통념을 부정한다. * 시의 전체적인 분위기, 그리고 “내가 죽거든 When I am dead”으로 시작하는 도입부에서 셰익스피어의 소네트가 연상됐다.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71 내가 죽거든 싸늘하고 음산한 종소리(弔鐘)를 듣고 종소리보다 오래 애도하지 마세요 가장 역겨운 구더기와 살려고 내가 이 역겨운 세상을 떠났다고, 세상에 경고하세요. 이 시구를 읽어도 시를 쓴 손을 기억하지 마세요 당신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나는 차라리 그대의 향기로운 머리에서 잊혀지길 바라니까요. (후략) 기억과 망각의 또렷한 대비에서 셰익스피어의 영향이 감지된다. 기억과 망각, 생과 사의 차이를 즐기는 듯한 태도, 그 넘치는 자의식이야말로 현대성의 증거이며 수백년의 세월에도 불구하고 시가 살아남은 이유이다. * 크리스티나 로세티는 1830년 영국 런던에서 이탈리아 혈통의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그녀의 아버지도 시인이었고, 오빠는 저 유명한 라파엘전파의 화가인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이다. 문학과 예술에 둘러싸여 자란 크리스티나 로세티는 열두살 되던 해부터 시를 지었고, 스무살인 1850년 그녀의 오빠와 친구들이 만든 라파엘전파의 잡지에 7편의 시가 실렸다. 신비스럽고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그녀의 시 세계는 같은 해에 태어난 미국의 여성 시인 에밀리 디킨슨과 종종 비교되는데, 초자연적인 주제를 선호하는 경향은 비슷하지만 접근 방식은 상이하다. 디킨슨이 자신의 방에 갇혀 당대 어느 시와도 닮지 않은 독창적인 시를 썼다면, 로세티는 그녀에게 익숙한 영국의 시적 전통 안에서 세련된 기술을 구사한 시인이었다. 디킨슨처럼 로세티도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 로세티가 열네 살 되던 해에 아버지가 병을 앓아 킹스 칼리지 교수직을 잃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게 된 어머니는 밖에 나가 교사로 일했다. 그녀의 언니도 입주 가정교사가 되어 집을 나가고 낮에 홀로 남겨진 로세티는 고독을 견디지 못해 신경쇠약에 걸려 학교를 그만두었다. 어려운 시절을 보내며 로세티 집안의 여자들-어머니와 언니 그리고 로세티는 영국 성공회에 심취했고, 이후 그녀의 인생에서 종교적 헌신이 무엇보다 중요해진다. 오빠의 친구인 젊은 화가와 약혼했던 로세티는 약혼자가 가톨릭으로 개종하자 파혼을 선언했다. 혼자 살던 로세티의 생계는 오빠 윌리엄이 챙겨주었다. 오십대에 이르러 가정교사를 꿈꾸던 로세티는 갑상선 질환에 걸려 가정교사의 꿈을 접고 집안에 틀어박혀 종교적인 시와 산문을 집필했다. 암을 앓던 로세티는 64세에 런던에서 사망했다. 서른살에 ‘내가 죽거든’으로 시작하는 시를 쓴 시인치고는 오래 살았다.
  • 생의 절정 붉은 희생

    생의 절정 붉은 희생

    동백을 흔히 겨울꽃이라 여기는 이들이 많다. 찬 겨울에 붉디붉은 꽃망울을 열기 때문일 터다. 하지만 동백의 절정은 사실상 3월부터다. 동백은 꽃이 지기 직전 가장 붉게 타오른다. 이어 그 자태 그대로 봉오리째 떨어져 내린다. 규모가 큰 동백숲에 들면 꽃 지는 소리가 들린다. 과장 좀 보태 빗방울 듣는 소리와 닮았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피보다 붉은 동백이 후드득 떨어질 날이. 그날 그 자리에 꼭 있어야 할 명소 몇 곳 소개한다.# 붉은 판타지 속으로- 전남 고흥 금탑사 금탑사는 다소 생경한 동백꽃 명소다. 절집이 비자나무숲(천연기념물 제239호)으로 꽤 널리 알려진 탓에 동백숲은 늘 그 그늘에 가려져 있어야 했다. 포두면 봉림리에서 금탑사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곧 숲길이 이어진다. 푸조나무, 굴참나무 등이 숲그늘을 이룬 길은 누구라도 마음의 평화를 얻을 만큼 깊고 서늘하다. 숲길 끝에서 만나는 금탑사는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도량이다. 그네들의 꼼꼼한 손길이 닿았을 장독대와 담, 텃밭 등에 봄이 나른하게 매달렸다. 절집 안팎으로는 비자나무들이 무성하다. 동백숲의 붉은 영토는 그 너머에 있다. 절집 뒤란의 동백숲에 들면 그야말로 판타지 세계가 펼쳐진다. 수십 그루의 동백나무에서 떨어진 수백, 수천 송이 동백꽃이 산비탈 한 면을 빨갛게 붓칠하고 있다. 대개의 경우 지나치면 천박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동백꽃은 다르다. 땅에 떨어졌어도 꽃 하나하나에서 여전히 단단한 결기가 느껴진다. 그 덕에 한 치 이지러짐 없는 풍경이 숲 한편에 만들어진다. 3월 말~4월 초가 탐화의 적기다.# 초록 대궐 안 붉은 꽃길- 전남 강진 백련사 갯바람이 닿는 남도 여기저기에 동백숲이 흩뿌려져 있다. 그 가운데 등위를 매겨 보라면 백련사 동백숲은 늘 앞줄에 서지 싶다. 천연기념물(151호)로 지정돼 있기는 하나 일부 구역을 제외하고는 꽃과 사람 사이에 경계가 없다. 그 덕에 가까이서 꽃의 자태를 엿보고 향기를 맡을 수 있다. 백련사 주차장에 서면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오른쪽은 경내로 직행하는 아스팔트 길이다. 왼쪽은 비포장의 숲길. 여기서부터 동백숲이 시작된다. 사실상 이 숲이 절집의 일주문 노릇까지 겸하고 있다. 동백숲은 터널을 이뤘다. 떨어진 꽃들은 땅 위에 붉은 비단처럼 깔렸다. 예서 백련사까지 거리는 대략 300m. 위로 오를수록 붉은 기운은 들불처럼 번져간다. 길 양옆엔 높이 5~7m 정도의 동백나무들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다. 수백년 묵은 고목들이다. 숫자가 얼추 1500그루를 헤아린다. 동백나무 사이사이엔 후박나무 등 늘 푸른 나무가 섞여 있다. 허리 숙여 땅을 보면 들꽃 천지다. 보랏빛 현호색 등 키 작은 들꽃들이 동백꽃과 어우러져 있다. 3월 말에 찾는 게 좋다.# 남도바다 너른 품 닮은-전남 장흥 천관산 남도의 봄은 장흥의 ‘정남진’ 바닷가에서 시작된다. 바다를 건너온 촉촉한 봄바람은 내륙으로 내달리고, 천관산의 동백꽃도 그제야 비로소 달뜨기 시작한다. 천관산 동백생태숲은 너른 크기가 자랑이다. 약 20만㎡에 걸쳐 동백 군락지가 형성돼 있다. 단일 수종의 숲으로는 나라 안에서 가장 큰 규모다. 숲엔 동박새, 직박구리와 함께 1만 2000그루에 달하는 동백나무들이 살아간다. 기특하게도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고 제 스스로 자란 것들이다. 오래된 건 한 세기를 훌쩍 넘겨 살아왔고, 어린 축에 속한 것도 수령이 30년은 족히 넘는다. 동백생태숲은 천관산자연휴양림으로 향하는 임도의 아래에 있다. 임도에서 거대한 동백 숲까지 탐방로가 놓여져 있다. 목재데크가 깔려 수월하게 걸을 수 있다. 거리는 2㎞쯤 된다. 숲의 중심부로는 들어가지 못하고 주변을 따라 돌게 돼 있다. 아쉬움은 남지만 초록빛 숲을 따라 걷는 재미는 쏠쏠하다. 역시 3월 말이 적기다. 용산면 묵촌마을에도 동백숲이 있다. 늙은 고목 140여 그루가 모인 아담한 숲이다.# 애타는 마음 품은 동백섬-경남 거제 지심도 경남 일대에서 동백 숲으로 가장 명성이 ‘자자한’ 곳은 지심도다. 섬 안에 자라는 식물의 10그루 가운데 7그루가 동백이다. 섬이 통째 동백나무로 뒤덮였다 해도 틀리지 않겠다. 그래서 ‘동백섬’이라고도 불린다. 지심도는 거제 장승포항에서 5㎞ 남짓 떨어져 있다. 둘레는 1.5㎞ 정도. 하늘에서 굽어본 섬의 형상이 ‘마음 심’(心) 자를 닮아 지심도다. 지심도 동백 숲엔 굵고 오래된 나무들이 많다. 늙은 동백들이 이끼 낀 가지를 뒤틀고 선 모습은 괴기스럽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지심도는 일제강점기에 일본군 300여명이 주둔했던 곳이다. 일본군 포진지 등 당시 흔적이 남아 있다. 섬을 일주하는 오솔길이 평탄해 2시간 정도면 섬의 속살을 샅샅이 살필 수 있다. 3월 중순이 꽃구경에 좋은 시기다. 낙화 시기를 맞추기가 어렵긴 하지만, 꽃이 없더라도 아름드리 동백이 드리운 짙은 숲만으로도 훌륭하다. 거제 남쪽의 우제봉 산책로에도 동백꽃이 흔하다. 해금강 등 주변 바다 비경이 어우러져 꽃 보는 재미를 더한다.# 한 여인의 수고와 헌신-제주 위미 군락지 제주도는 나라 안에서 동백꽃이 가장 먼저 피는 곳이다. 당연히 지는 것도 뭍보다 이르다. 서귀포시 위미항 인근에 140년 넘는 동백 군락지가 있다. 제주도 최고의 동백나무 군락지다. 제주시 선흘리의 동백동산이나 유료 시설인 카멜리아힐 등도 이름났지만, 고즈넉한 분위기로는 위미 동백군락지가 단연 으뜸이다. 위미 동백숲엔 150여 그루의 동백이 자란다. 숲을 가꾼 이는 현명춘(1858~1933)이란 여인이다. 17세 꽃다운 나이에 이 마을로 시집 온 그는 황무지에 밀어닥치는 모진 바람을 막기 위해 한라산에서 동백씨앗을 구해와 심었다고 한다. 이맘 때 동백군락지 주변 길은 온통 붉다. 가수 이미자의 노래처럼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쳐서 빨갛게 멍이 든 꽃잎’ 때문이다. 가지 끝에서 하루하루 시들 바에는 차라리 떨어져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 남겠다는 동백꽃 아니던가. 꽃의 속내를 아는 이라면, 이를 ‘사뿐히 즈려밟고 갈’ 수는 없다. 철없는 아이조차 꽃술 하나 다칠까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긴다. 3월 초까지 붉은 융단을 볼 수 있다. 글 사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손원천 전문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빵맛 보고 벚꽃 보고…빵빵 골목 달콤 꽃길

    [손원천 전문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빵맛 보고 벚꽃 보고…빵빵 골목 달콤 꽃길

    부산 사람들은 수영구 남천동을 두고 흔히 ‘빵천동’이라 부릅니다. 이유야 단순합니다. 워낙 빵집이 많아서지요. 불과 수백m 거리에 토박이 빵집과 새내기 빵집, 프랜차이즈 빵집들이 경쟁하듯 늘어서 있습니다. 빵을 좋아하는 이라면 즐거운 비명을 지를 법합니다. ‘빵천동’에서 한 블록 건너엔 남천동 벚꽃거리가 있습니다. 저 유명한 광안리 해변을 품고 있는 꽃길입니다. 아직은 이르지만, 볕 좋은 뜨락의 벚나무들은 벌써 가지 끝에 꽃잎 몇 장 내걸었습니다. 조만간 여기저기서 화르르 꽃등불이 켜지겠지요. 그러니 이 시기에 ‘빵천동’을 찾는다면 한 걸음에 빵 먹고, 또 한 걸음에 꽃 보는 여정이 가능해 집니다. 부산관광공사에서 ‘3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빵천동과 벚꽃길’을 선정한 것도 이 때문일 겁니다. 골목 여기저기엔 분위기 좋은 카페들이 제법 많이 숨어 있습니다. 외관은 여염집이 분명한데 맛있는 차와 커피를 내니 분위기가 남다를 수밖에 없지요.가장 먼저 드는 의문. 왜 남천동에 빵집이 많을까. 현지인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렇다. 옛 남천동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비슷했다. 비교적 요족하게 사는 이들이 많았다. 부산에서 가장 먼저 아파트가 들어선 곳도 이 지역이었다. 게다가 학원이 밀집돼 있다 보니, 이를 좇아 학생과 학부모들이 몰려들었다. 덩달아 집값도 오르고, 점점 더 주민들의 수준도 높아졌을 터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고급 제과점들도 늘게 됐다는 것이다.●빵집 순례의 출발지 ‘옵스’ 빵집 순례의 출발지는 ‘웁스’이다. 로마신화 속 ‘다산의 여신’이 상호다. 영문 표기법대로라면 ‘옵스’(OPS)라 해야 한다. 하지만 표기법대로 발음하는 부산 사람들은 없다. 옵스는 ‘빵천동’의 상징적인 가게다. 가장 먼저 생기지는 않았지만 가장 널리 알려진 건 분명하다. 전설적인 무용담도 전해 온다. 오래전, 가게 바로 옆에 생긴 거대 프랜차이즈 제과점과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여 꿋꿋이 살아남았다나. 이 집의 간판 메뉴는 ‘학원전’과 슈크림 빵이다. 특히 학원전의 경우 이미 ‘전국구’ 간식으로 발돋움했다. 학원전은 줄임말이다. 풀자면, ‘학원 가기 전에 먹는 요깃거리’ 정도 되겠다. 식사 대용으로 만든 빵이니 계란 등 영양 많은 재료가 들어간 건 당연하다. 학생 입맛에 맞췄다고는 하나 그리 달지는 않다. 매장에 학원전만 있는 건 물론 아니다. ‘김치 고로케’처럼 실험정신 깃든 빵도 있다.●옵스 골목길 옆 신흥강자 ‘롤링 핀’ 옵스에서 골목길 하나 지나면 ‘롤링 핀’이다. 두터운 마니아층을 갖고 있는 신흥 강자다. 주종목은 식빵류. 주인장이 ‘옵스 키드’가 아닐까 싶었지만, 본인은 차별성을 강조하며 완곡하게 부정했다. 하긴 빵집 주인에게 자부심은 곧 생명줄과 같을 터다. 롤링 핀은 천연발효빵을 내세운다. 빵 반죽에 이스트 대신 천연발효종을 쓴다. 무슨 차이일까. 이스트는 반죽을 빠르게 발효시킨다. 그래서 빵 만드는 시간이 단축되고 보다 효율적으로 팔 수 있다. 단점도 있다. 소화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는 것. 반면 천연발효종은 발효시간이 오래 걸린다. ‘빨리빨리’보다 ‘느릿느릿’에 초점을 맞춘 재료다. 특히 이 가게는 저온숙성 방식을 택해 더 천천히 발효된다. 한기태(48) 대표는 “빵 하나 만들려면 재료 준비하는 데만 꼬박 하루가 걸린다”고 했다. 공급량도 제한적이다. 많이 만들 수 없어 일정한 양을 만들고 나면 팔고 싶어도 더 팔 수가 없다. 이렇게 만든 빵은 위에 부담을 덜 준다. 풍미도 깊다. 바로 이 맛에 두터운 마니아층이 형성됐다. 롤링 핀 앞의 나무 한 그루가 인상적이다. 보호수로 지정된 팽나무다. 새로 지은 건물 틈에서 힘겨워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이제야 겨우 쉴 공간을 얻었다는 안도감도 느껴진다. 글쎄, 나무의 속내야 사람이 알 길이 없다. 팽나무 위는 ‘보성녹차팥빙수’다. 부산 사람 치고 이 집 모르면 간첩으로 몰릴 만큼 유명한 집이다. 너나없이 못 먹던 시절, 팥빙수에 전남 보성의 녹차가루를 뿌려 팔았는데, 이게 ‘대박’을 쳤다. 팥빙수는 맛과 값이 예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여전히 팥과 얼음, 녹차가루가 주재료다. 요즘 유행하는 팥빙수와 확연히 다르다.●골목길 따라 내공 깊은 식빵·크루아상·쌀빵 팥빙수 집에서 좁은 골목길을 스무 걸음 남짓 올라가면 ‘옥미당’이다. 가게 이름에서 ‘고전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문을 열면 검은 교복 차림의 학생들이 우유에 소보루빵 먹으며 재잘대고 있을 듯하다. 상호에 견줘 빵집 외형이나 만들어 내는 제품들은 매우 ‘모던’하다. 얼핏 외국풍의 거대한 2층 건물이 마을 주변을 압도한다는 느낌도 받는다. 한데 엇비슷한 질감의 양옥집들만 있다면 그 또한 밋밋할 터. 주변과의 부조화가 희한하게 잘 어울린다. 부조화는 이 가게 집기로 이어진다. 옛 ‘국민학교’ 시절 책상으로 쓰였을 법한 낡은 탁자가 가게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매끈하고 도회지 느낌이 확 풍기는 집기들도 있다.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는 시폰케이크다. 특히 바질 시폰이 인기다. 시폰 위에는 올리브유가 담긴 플라스틱 스포이트가 꽂혀 있다. 빵을 먹을 때 올리브 오일을 뿌려 먹으란 배려다. 거친 질감의 탁자에서 먹는 시폰케이크가 일품이다. ‘메트르 아티정’은 한국인 아내와 프랑스인 남편이 운영하는 빵집이다. 프랑스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동네 빵집, 현지의 맛을 잘 살린 빵집이 이 가게의 지향점이라고 한다. 밀가루를 프랑스에서 가져다 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발효종 역시 르방이라는 천연 효모를 쓴다. 가장 잘 나가는 건 크루아상이다. 바로 위의 ‘어바웃제이’는 빵집이라기보다 디저트와 케이크를 파는 카페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하겠다. 레몬 파이, 딸기 케이크 등이 잘 나간다.‘시엘로’는 쌀로 만든 빵을 판다. 특히 ‘홍국’(紅麴) 품종으로 만든 빵이 인상적이다. 홍국은 붉은색 쌀이다. 이 때문에 빵도 붉은빛을 띤다. 이 집도 반죽할 때 천연발효종을 쓴다. ‘대한민국 제과 기능장’이 만든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도 강하다. 홍국으로 만든 베이글과 식빵이 인기 품목이다. 발걸음을 광안리 해변으로 옮기면 ‘순쌀빵’과 만난다. 2002년 부산에 온 고 노무현 대통령이 밀가루빵 대신 주문해 먹었다고 해서 명성을 얻은 집이다. 어디 이뿐이랴. 하루 두 번 빵을 굽는 ‘브레드 슈가’ 역시 당일 생산, 당일 판매가 원칙이고, ‘무띠’ 또한 입소문 난 독일식 빵집이다. 150년 전통을 가졌다는 스페인의 도너츠 브랜드 ‘카페 도츠’, 단팥빵과 팥빙수 전문집 ‘홍옥당’, 일본식 센베이 전문집 ‘이대명과’ 등도 대단한 내공의 빵집들이다. ●남천동 벚꽃거리 재개발에 2~3년 내 사라질 듯 이제 벚꽃거리를 돌아볼 차례다. 바다 옆 삼익비치 아파트 단지 주변 700m 거리에 늙은 벚나무들이 빼곡하다. 이 아파트 단지가 조성될 때 함께 식재됐으니 수령이 얼추 40년을 헤아린다. 벚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지만 굵은 밑둥만 보더라도 벚꽃 핀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울지 상상이 된다. 하지만 남천동 벚꽃거리는 2~3년 안에 사라질 전망이다. 이 아파트 단지 일대가 재개발되기 때문이다. 벚나무가 사라진다는 건 벚꽃만 못 본다는 뜻이 아니다. 분분히 꽃잎이 날리고 난 뒤 찾아오는 신록과 숲그늘, 그리고 붉게 물든 가을의 정취도 함께 잃는다는 뜻이다.●광안리 해변 ‘오랜지 바다’도 인상적 마지막으로 광안리 해변에서 꼭 찾아야 할 곳 하나 덧붙이자. ‘오랜지 바다’는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선물가게다. 상호는 ‘오랜만이지 바다’를 줄인 표현이다. 800원짜리부터 8만원짜리까지 다양한 기념품을 갖췄다. 특히 우편엽서는 여행객이 그린 작품이 엽서로 제작됐을 경우 판매대금 일부를 인세 형태로 지급한다. 방문객이 제작하는 우표도 인기다. 무엇보다 좋은 건 이 집에서 보는 광안리 해변 전망이다. 낡은 3층 건물의 통유리 너머로 펼쳐진 바다와 광안대교가 정말 인상적이다.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 : 남천동 일대를 돌아보려면 차보다 걷는 게 훨씬 수월하다. 승용차는 해변시장 옆의 공영주차장에 대면 된다. 옵스 바로 맞은 편에 있다. 지하철을 이용할 수도 있다. 2호선 남천역 3번 출구가 빵의 세계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맛집 : 갈삼구이는 갈미조개와 삼겹살을 함께 구워 김과 깻잎에 싸 먹는 토속 음식이다. 콩나물을 곁들여 먹기도 한다. 달달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다소 자작하게 끓이면 짭조름한 맛이 더해진다. 광안리 갈삼구이(051-612-9266)가 이름 났다.
  • 개빈 맥도넬 판정패, 영국 최초 ´일란성 쌍둥이 세계챔피언´ 좌절

    개빈 맥도넬 판정패, 영국 최초 ´일란성 쌍둥이 세계챔피언´ 좌절

     영국 복서 개빈 맥도넬(30)이 25일(이하 현지시간) 레이 바르가스(26·멕시코)와의 WBC 슈퍼밴텀급 타이틀매치에서 판정패를 당해 일란성 쌍둥이 복서가 동시에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보유하는 영국 초유의 일이 좌절됐다.   개빈은 헐의 아이스 아레나에서 이전까지 프로 28전승(22KO승)를 자랑하던 바르가스를 상대로 나름 선전했으나 역부족을 드러내며 3명의 심판진으로부터 114-114, 111-117, 112-116으로 판정패하며 19경기 만에 프로 첫 패배를 당해 16승2무1패가 됐다. 이로써 WBA 밴텀급 세계 챔피언이자 전 IBF 동급 세계 챔피언을 지낸 일란성 쌍둥이 제이미와 동시에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보유하는 영국 최초 기록을 놓쳤다. 1라운드부터 바르가스에 경기 주도권을 넘겨준 개빈은 5라운드 바르가스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며 만회하는 듯 했지만 이후 이렇다 할 반격을 펼치지 못하고 11라운드 잠깐 회복하는 듯했으나 결국 판정패를 당하고 말았다.    하지만 BBC의 복싱 전문 기자는 문자 중계를 통해 “개빈이 십분 제 기량을 발휘한 경기였다”며 홈 관중들도 기량이 한 수 위인 바르가스를 상대로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은 개빈의 복서 정신에 감명을 받은 것 같다고 소감을 남겼다.   미국에는 쌍둥이 세계 챔피언 복서가 있었다. 제르멜과 제르말 카를로 형제인데 둘은 라이트미들급 IBF와 WBC 세계 챔피언을 지냈다. 이들보다 한발 나아가려면 맥도넬 형제는 둘이 합쳐 WBA와 WBC, IBF, WBO 4대 타이틀을 모두 차지해야 하는데 일단 개빈의 WBC 타이틀 도전이 다음 기회로 넘어갔다.    개빈은 BBC 라디오5 인터뷰를 통해 “몇라운드, 내 생각에 아마도 세 라운드 정도는 이겼다. 스피드와 힘을 더 높인다면 나는 이 녀석을 물리치고 챔피언에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장차 재대결을 갖는다면 그를 물리칠 방법을 알게 됐다”고 다시 싸워 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경기를 앞두고는 “이 나라의 어떤 쌍둥이 형제도 우리가 이룬 것과 같은 일을 해내지 못했기 때문에 대단한 일”이라고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제이미보다 5년 늦게 2010년 프로로 데뷔한 개빈은 빠르게 랭킹을 뛰어올라 제이미의 그늘을 벗어날 기회를 잡았지만 일단 놓쳤다. 형제와 함께 미장이로 일했던 개빈은 “세계챔피언이 되겠다는 야망 같은 것이 없었다. 친구들과 놀러다니고 싶어 16세 무렵 복싱을 때려쳤다”며 “그의 업적이 없었더라면 난 펍에서 친구들과 술이나 마시며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일란성 쌍둥이 복서 일요일 아침엔 나란히 세계 챔피언?

    일란성 쌍둥이 복서 일요일 아침엔 나란히 세계 챔피언?

    영국의 일란성 쌍둥이 복서 형제가 세계 챔피언에 오르는 흔치 않은 장면을 연출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25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헐의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리는 WBC 슈퍼밴텀급 타이틀 매치에서 레이 바르가스(26·멕시코)와 맞붙는 개빈 맥도넬과 WBA 밴텀급 세계 챔피언이자 전 IBF 동급 세계 챔피언을 지낸 제이미 맥도넬 형제. 만 30세로 돈캐스터 출신인 이들 형제는 지금까지 각기 다른 시기에 영국 챔피언과 유럽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했다. 18경기를 치러 16승(4KO)2무를 기록한 개빈은 28연승(22KO)을 자랑하는 바르가스와 힘겨운 싸움을 벌인다. 개빈은 “이 나라의 어떤 쌍둥이 형제도 우리가 이룬 것과 같은 일을 해내지 못했기 때문에 (내가 챔피언에 오른다면) 대단한 일”이라고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제이미보다 5년 늦게 2010년 프로로 데뷔한 개빈은 빠르게 랭킹을 뛰어올라 제이미의 그늘을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잡았다. “늘 그와 비교됩니다. 그는 모든 것을 이룬 사람이며 나의 투쟁을 지워버리곤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자 제이미는 “챔피언에 오르더라도 다섯 차례는 방어해야 나랑 어깨를 나란히 하는 거야”라고 끼어들었다. 그러나 제이미와 함께 미장이로 일했던 개빈은 “그의 업적이 없었더라면 난 펍에서 친구들과 술이나 마시며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세계챔피언이 되겠다는 야망 같은 것이 없었다. 친구들과 놀러다니고 싶어 16세 무렵 복싱을 때려쳤다. 하지만 제이미가 타이틀을 차지하는 것을 보고 나도 그렇게 하겠다고 마음먹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못박았다. 제이미는 “우리는 서로를 밀어줍니다. 지금은 그가 날 자극시키고 있고요”라며 “내가 그보다 앞서 나가지 않으면 사람들은 ‘네 형제가 널 추월했어’라고 말할테니까요. 서로를 질투하진 않지만 우리는 그저 승리자로 태어났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늘 서로를 혼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 날 개빈이라고 부르면 그냥 잠자코 있는다”고 덧붙였다. 개빈은 “‘세계 챔피언 제이미 맥도넬을 만나 방가‘라고 트위터에 적는 이들이 있는데 사실은 나다. 난 약간 열 받는데 내가 세계 챔피언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농을 섞었다. 미국에도 쌍둥이 세계 챔피언 복서가 있었다. 제르멜과 제르말 카를로 형제인데 둘은 라이트미들급 IBF와 WBC 세계 챔피언을 지냈다. 이들보다 한발 나아가려면 맥도넬 형제는 둘이 합쳐 WBA와 WBC, IBF, WBO 4대 타이틀을 모두 차지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개빈은 “우리가 네 타이틀을 모두 가질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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