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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징 서기 “총칼 들고 피 볼 각오로 빈민촌 철거”

    베이징 서기 “총칼 들고 피 볼 각오로 빈민촌 철거”

    겉으론 친서민…분노 여론 확산 상황 악화땐 軍 투입 가능성도중국 베이징시의 농민공(농촌에서 이주해 온 노동자) 집단 거주지 강제 철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후폭풍이 커지자 어쩔 수 없이 친서민 행보를 보이던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서기가 정작 내부 회의에선 “피를 본다는 각오로 총칼로 다뤄야 한다”고 발언한 동영상이 공개돼 분노가 더욱 커지고 있다. 6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차이 서기가 주재하는 빈민촌 철거 대책회의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출됐다. 회의에서 그는 “기층 민중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진짜 총칼을 들어 피를 볼 각오를 해야 한다. 강대강 대치를 감수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태도로 (철거)업무를 수행하지 않으면 조만간 다시 사고(화재)가 발생할 것”이라면서 “각 구청의 최고 책임자가 직접 책임지고 집행하라”고 다그쳤다. 동영상을 누가 유출했는지는 전해지지 않았지만, 회의에 참석한 일선 관료가 무리한 철거에 불만을 품고 유출한 것으로 보인다. 동영상은 인터넷에서 사라졌다. 지난달 18일 농민공 밀집촌에서 화재가 발생해 19명이 숨진 이후 차이치의 지시대로 강제 철거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빈민촌뿐만 아니라 120개 재래시장도 속속 폐쇄되고 있다. 이 같은 작업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비(非)수도 기능 분산 정책에서 나왔다. 행정·금융 등 수도 기능 외에 도시를 복잡하게 만드는 재래시장과 하층민 집단거주지를 모두 베이징시 밖으로 이동시킨다는 계획이다. 베이징시 주둔 인민해방군까지 “시 당국의 총체적인 도시계획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밝혀, 상황이 악화하면 군대가 투입될 가능성도 있다. 차이 서기의 발언은 최근 보인 친서민 행보와 딴판이다. 그는 화재가 발생한 지역을 3번이나 방문해 “서민의 일상생활을 배려하는 ‘인문적인’ 법집행이 이뤄져야 한다. 농민공이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국 북부 지역을 강타한 ‘가스 대란’도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명보는 석탄 난로가 철거되는 바람에 교실을 나와 운동장에서 햇볕을 쬐며 공부하는 허베이성 초등학교 교실 풍경을 보도했다. 한 초등학교 교장은 “햇살이 비치는 운동장이 그늘진 교실보다 따뜻하다”고 말했다. 2학년 학생의 어머니는 “아이가 동상에 걸려 발뒤꿈치가 모두 부르텄다”고 하소연했다. 중국 정부는 북부 지역의 주된 공기 오염원인 석탄 난방을 금지했다. 그러나 허베이·산시(陝西)·허난·산둥·산시(山西)·네이멍구 등 천연가스 공급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농촌 지역의 석탄 보일러까지 모두 철거해 주민들이 추위에 떨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그룹 ‘더 보이즈’ 데뷔...주학년 그늘 벗고 ‘전원 센터’ 목표

    그룹 ‘더 보이즈’ 데뷔...주학년 그늘 벗고 ‘전원 센터’ 목표

    그룹 ‘더 보이즈’가 베일을 벗고 데뷔했다.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는 그룹 ‘더 보이즈(THE BOYS)’ 쇼케이스가 열렸다. ‘더 보이즈’는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시즌2’ 최종라운드 진출자인 멤버 주학년과 ‘고등래퍼’ 출신 래퍼 선우, ‘K팝스타6’ 케빈을 비롯, 상연, 영훈, 주연, 현재, 큐, 에릭, 활, 제이콥, 뉴 등 12명으로 구성된 그룹이다. 이날 멤버 선우는 “저희 더 보이즈는 오늘 데뷔했다. 큰 미래부터 보진 않고 하루하루 달라지는, 매일매일 성장할 수 있는 그룹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또 멤버 주연은 “전원 센터 그룹이 목표로, 연기, 춤 등 모든 것이 완벽하게 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더 보이즈’는 데뷔 앨범 ‘THE FIRST’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이번 앨범에는 프라이머리, Bekuh BOOM 등 유명 프로듀서가 참여했다. 한편 ‘더 보이즈’는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단 하나의 소년으로 자리 잡겠다는 열 두 소년들의 포부를 담아 소년을 의미하는 ‘보이즈’에 정관사를 붙여 특별한 소년의 탄생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사진=시에로코스메틱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교실이 추워 운동장서 햇빛 쬐며 공부하는 중국 초등학생들

    교실이 추워 운동장서 햇빛 쬐며 공부하는 중국 초등학생들

    난방 LNG 공급 수시로 중단 ‘가스 대란’에···동상환자 속출 가스 대란’을 겪는 중국에서 초등학교 교실이 너무 추워 학생들이 햇볕을 쬐고자 운동장에서 공부하는 사태까지 벌어진다는 보도가 나왔다.6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북부 지역의 주된 오염원 중 하나인 석탄 난방을 가스나 전기 난방으로 바꾸는 정책을 추진 중이라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에 올해 베이징, 톈진, 허베이 성 지역 300만여 가구에 가스 난방시설 등을 설치하고, 석탄 난방기구의 판매나 사용을 금지했다. ‘스모그 지옥’으로 불리는 중국의 심각한 대기오염을 개선하기 위한 이 같은 급격한 조치는 심각한 액화천연가스(LNG) 부족 사태를 불러왔다. 허베이 성을 비롯해 산시, 허난, 산둥, 산시, 네이멍구 등 중국 북부 지역은 가정용 난방 LNG 공급이 수시로 중단돼 엄동설한에 추위에 떠는 가정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정부가 석탄 난방기구를 일방적으로 철거했지만, 가스나 전기 난방시설은 아직 설치하지 않아 아예 난방 수단 자체가 없는 실정이다. 허베이성 바오딩시 취양현의 여러 초등학교도 석탄 난로를 철거했지만,가스 난방시설을 아직 설치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추운 교실에서 나와 햇볕이 쬐는 운동장에 책상을 갖다놓고 공부하는 실정이다.일부 학생들은 달리기하면서 몸을 녹이고 있다. 한 학부모는 “가스 난방 공급을 시작한 지 20일 가까이 됐다고 하는데 여러 초등학교에 가스 난방시설이 설치되지 않았다”며 “그늘진 교실 안은 운동장보다 더 춥다”고 전했다. 한 초등학교 교장은 “운동장은 햇볕이 비치는 데다 학생들이 활동하면서 온기를 느낄 수 있어 대설(大雪) 절기가 다가오는 겨울이지만 운동장에서 수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이 지역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는 동상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난야워 촌에 사는 한 초등학교 2학년생의 어머니는 “아이가 동상에 걸려 발뒤꿈치가 모두 부르트고 갈라진 것을 보니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프로농구] 에드워즈 41점 ‘괴력’ 오리온 연장서 진땀승

    [프로농구] 에드워즈 41점 ‘괴력’ 오리온 연장서 진땀승

    라틀리프 더블더블 NBA 넘어오리온의 새 외국인 저스틴 에드워즈가 4쿼터부터 연장까지 28점을 몰아치는 원맨쇼를 펼쳤다. 에드워즈는 5일 서울 잠실체육관을 찾아 벌인 삼성과의 프로농구 3라운드 첫 경기에서 연장까지 34분42초를 뛰며 41득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100-99의 짜릿한 승리에 앞장섰다. 특히 버논 맥클린이 왼쪽 무릎을 다쳐 빠져나간 4쿼터 팀의 17점 중 13점을, 연장 팀의 17점 중 15점을 혼자 책임지는 괴력을 선보였다. 오리온은 원정 4연패를 끝내며 5승(14패)째를 신고했지만 맥클린, 전정규, 김강선 등이 부상을 당해 추일승 감독의 얼굴에 그늘을 드리웠다. 삼성은 김동욱이 21득점으로 분전했고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14득점 13리바운드로 54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기록, 케빈 러브(클리블랜드)의 미국프로농구(NBA) 최다 기록을 넘어섰지만 다른 경기보다 처져 3연승에서 멈춰 섰다. DB는 창원을 찾아 벌인 LG와의 2라운드 마지막 대결을 두경민(20득점 3어시스트)과 디온테 버튼(20득점 9리바운드 4어시스트)의 활약을 엮어 81-75로 이겼다. LG 상대 8연승 휘파람을 분 DB는 13승5패로 SK, KCC와 선두를 이뤘다. 하지만 이제부터 진짜 승부가 펼쳐진다. 7일 원주 홈에서 전자랜드와 3라운드 첫 경기를 펼친 뒤 9일에는 전주 원정에서 KCC와 맞서고 12일 잠실 원정에서 SK와 마주친다. 모두 리그 4위 안에 포진된 팀들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장은석 기자의 호갱 탈출] 車 사고 난 뒤 확인하니 블랙박스 녹화 안 됐네?!

    [장은석 기자의 호갱 탈출] 車 사고 난 뒤 확인하니 블랙박스 녹화 안 됐네?!

    제조·판매업체에 손배 요구 못 해 “작동하는지 수시 점검하는게 최선”피해자 10중 4명은 ‘무료 설치’ 피해 신용카드 등 개인정보 알려주면 안돼 #1. 최근 새 차를 뽑은 직장인 장모(30대·여)씨는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차량용 블랙박스를 달았습니다. 며칠 뒤 장씨는 접촉사고가 나서 블랙박스를 확인했는데요. 충격 때문인지 정작 필요한 사고 당시 영상은 아예 녹화되지 않았습니다. 상대 운전자의 과실이 분명한데 입증하기가 힘들었죠. 장씨는 블랙박스 판매업체에 전화해 “어떤 충격에도 녹화 파일이 손상되는 것을 방지한다고 광고하더니 녹화가 하나도 안 됐다”고 따지면서 환불과 함께 접촉사고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업체는 “고객님이 기계 작동을 잘못한 것 같다”면서 보상을 거부하네요. #2. 직장인 전모(30대·남)씨는 최근 회사를 찾아온 방문판매원으로부터 블랙박스를 샀다가 사기를 당했습니다. 판매원이 신용카드사 판촉행사로 카드 대금을 일정 기간 지정된 계좌로 입금하면 매달 5만원씩 현금으로 돌려준다며 “사실상 공짜”라고 설명했는데요. 몇 달째 현금은 들어오지 않고 판매원은 연락 두절입니다. 장씨와 전씨는 차량용 블랙박스 구입으로 입은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을까요?1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차량용 블랙박스와 관련된 소비자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소비자원에 2012~2016년 접수된 피해 구제는 총 967건인데요. 피해 유형을 보면 녹화 불량 등 ‘제품 불량’이 59.3%, 무료 장착 빙자 등 ‘계약 관련 피해’가 36.6%로 대부분이었죠. 장씨의 경우처럼 사고가 났는데 블랙박스에 영상이 녹화되지 않는 등 기계에 하자가 있다면 소비자는 제조·판매업체로부터 교환·환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블랙박스의 품질보증기간이 1년이기 때문에 1년이 지나면 교환·환불을 받기 어렵죠. 블랙박스에 이상이 발견되면 최대한 빨리 업체에 알려야 합니다. 블랙박스 파일 손상으로 사고를 낸 상대방의 과실을 증명하지 못해 차 수리비 부담 등 손해를 보는 소비자도 있는데요. 안타깝게도 이런 경우 블랙박스 제조·판매업체에 사고에 대한 손해배상까지 요구하지는 못합니다. 이면상 소비자원 자동차팀장은 “블랙박스 하자로 발생한 차 수리비 등 확대된 손해까지 제조·판매업체에 책임을 지우기는 어렵다”면서 “블랙박스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수시로 점검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말했습니다. 전씨의 사례처럼 블랙박스를 무료로 설치해준다는 판매자에게 사기를 당했다면 사실상 보상받을 방법은 없습니다. 대부분의 불법업체들이 판매 이후 도망가거나 연락을 끊기 때문이죠. 이 팀장은 “소비자가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무료라는 악덕 상술에 속지 말고 판매자에게 신용카드 번호와 비밀번호,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절대 알려주면 안 된다”고 당부했습니다. 블랙박스를 살 때는 무조건 싸다고 구입하지 말고 제품별 특성과 성능 등을 미리 충분히 비교·검토하고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특히 상대 차량의 번호판을 잘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영상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골라야 하죠. 메모리 사용량은 적은 기계가 좋습니다. 소비자원이 운영하는 ‘스마트컨슈머’(www.smartconsumer.go.kr) 사이트에 가면 블랙박스 제품별 품질시험 결과를 볼 수 있죠. 블랙박스를 차에 설치할 때는 운전자의 시야가 충분히 확보되도록 달아야 합니다. 주차 시에도 녹화할 수는 있지만 제품에 따라 차량 배터리가 방전될 가능성이 있어서 주의해야 합니다. 여름철에는 햇볕으로 차량 내부 온도가 높아지면 화질이 손상되거나 메모리가 훼손될 수 있어서 실내나 그늘진 곳에 주차하는 것이 좋습니다.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는 제조사가 권장하는 등급 이상의 제품을 써야 합니다. 메모리 카드를 작동 중에 분리하면 저장된 영상이 손상되거나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어서 반드시 전원을 끄고 빼야 하죠. 메모리 카드가 훼손되면 전용 포맷 프로그램을 이용해 다시 사용할 수 있지만 저장된 영상이 모두 날아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esjang@seoul.co.kr
  • [길섶에서] 그늘막, 늘그막/황수정 논설위원

    옷깃 여며 종종걸음 하는 산책길에 실없이 생각한다. 낙엽 마르는 냄새를 왜 향수로 담지는 않나. 바스러지게 마르는 공기에는 운치보다 처연한 기운이 앞서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가을 들머리부터는 초목 마르는 냄새가 좋아 공원 길을 붙들고 샅샅이 걸었다. 제멋대로 한철 지낸 잡풀들이 우북하게 쓰러져 몸 말리는 초저녁이면, 퀭한 그 냄새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하늘을 더듬던 큰 나무들은 말할 것도 없다. 더는 욕심이 없네, 빈 몸으로 여위는 냄새는 짠해서 어찔하고. ‘그늘막을 나무에 묶지 마시오.’ 여름에 걸렸을 귀퉁이의 팻말이 오늘에야 똑바로 읽힌다. 나는 어째서 ‘그늘막’을 ‘늘그막’으로 읽었을까. 양푼만 한 잎사귀로 여름 그늘의 절정을 보여주던 저 칠엽수 탓이다. 붉고 노란 낙엽을 낙화처럼 뿌리며 한 시절을 닫고 있는 저 왕벚나무 탓이다. 칠엽수와 왕벚나무를 온전히 사랑하는 방법. 팔월 한낮의 무성했던 그늘과 십일월 황혼녘의 강마른 잎을 똑같이 기억해 주는 것. 그늘막의 시절을 지나 순하게 엎드릴 때를 아는 세상의 모든 늘그막에 고개 숙여 인사를. sjh@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훈련 감옥’ 가둬서야 될까요?/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훈련 감옥’ 가둬서야 될까요?/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멀리 정문이 보이기 시작하자 진눈깨비가 소담스러운 눈송이로 바뀌어 내렸다. 충북 진천의 국가대표 선수촌을 찾았던 지난 23일 아침이었다. 한국체육언론인회의 계간지 스포츠저널코리아 편집위원으로서 선수촌 르포를 쓰기 위해서였다. 전에 사격이나 농구 취재 때문에 찾았던 곳이지만 2009년부터 2단계 공사 끝에 완공된 시설을 본격적으로 둘러본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5130억원을 들인 시설은 태릉과 비교하는 일이 어색할 만큼 훌륭했다. 한번에 358명을 수용할 수 있었던 태릉에 견줘 이곳은 1150명이 묵을 수 있는 등 모든 면에서 3배로 압도했다. 수영센터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지 않게 공기공조시스템을 갖췄고, 장영술 대한양궁협회 전무이사가 두 달에 한 번 찾아와 사대 위의 처마를 어떤 각도와 길이로 지어야 하는지까지 꼼꼼히 조언했다는 설명을 들으며 참 정성을 많이 들였다고 생각했다. 선수식당으로 향하는 길에 장비가 눈비에 젖지 않도록 차양을 설치한 것도 세심하게 마음을 쓴 것으로 보였다. 웨이트트레이닝 센터나 메디컬 센터에 가득 들어찬 첨단장비 등은 입이 떡 벌어지게 했다. 하지만 돌아보는 내내 머릿속에는 하나의 궁금증이 떠나지 않았다. 이렇게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지은 시설을 모두가 누리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것이었다. 태릉선수촌 역사가 시작된 것이 1966년 6월이었다. 국가 주도로 엘리트 선수를 집중 조련해 국위를 선양하고 국민들의 자신감을 북돋우는 것이 빛이었다면 저변을 확대하지 못하고 생활체육인들을 소외시킨 그늘도 존재했다. 이런 답답한 속내를 이재근(67) 선수촌장이 알고 있었다는 듯 확 뚫어줬다. 경북도청 공무원으로 출발해 상주시 부시장을 거쳐 경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을 맡아 체육계에 발을 들인 이 촌장은 지방인으로 최초, 비경기인 출신으로는 1985년 김집 훈련원장 이후 32년 만에 선수촌 살림을 맡게 돼 화제가 됐다. 이 촌장은 “이렇게 크고 훌륭한 시설을 ‘훈련 감옥’으로 둬서야 되겠느냐”고 되물은 뒤 “당장은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뒷바라지하는 데 집중해야겠지만 대회가 끝나면 의견을 수렴해 시설을 개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금도 진천군민 등 하루 찾는 인원이 70~80명은 된다고 했다. 이 촌장은 “선수들에게 물어보면 의외로 국민들이 훈련 모습을 지켜보면 더 신이 날 것 같다고 얘기하는 이들이 많다”며 “훈련에 방해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만 지켜진다면 일부 반대하는 지도자들의 마음도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메디컬 센터를 돌아보며 이 촌장은 누군가와 통화했다. 다음달 8일 경북도체육회 200여명을 초대해 시설을 돌아보게 하고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의 강연도 듣는 기회를 갖자고 상의하고 있었다. 엘리트 훈련 시설에 머무르지 않고 생활체육 지도자들과 마음의 벽을 트는 기회란 의미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2020년에 창립 100주년을 맞는 대한체육회와 어느새 반세기를 훌쩍 넘긴 선수촌으로선 올바른 방향을 잡은 것이라 여겨졌다. bsnim@seoul.co.kr
  • KTX·GTX·광장 품는다… 강남 바꾸는 영동대로 ‘원샷 개발’

    KTX·GTX·광장 품는다… 강남 바꾸는 영동대로 ‘원샷 개발’

    ‘1조 3067억원.’ 올해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확정된 최대 공공개발 프로젝트로는 단연 강남구의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 사업이 꼽힌다. 이 사업으로 2023년까지 현대자동차그룹 신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들어서는 강남 영동대로 일대에 국내 최대 크기의 차 없는 광장과 지하 4층까지 자연채광이 쏟아지는 메가톤급 지하도시가 조성된다. 1960~1970년대 계획 개발로 시작된 강남이 국내 최고를 넘어 글로벌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강남의 ‘천지개벽’을 이끌 사업의 내용과 과정, 그리고 과제를 짚어 봤다.●영동대로 지하에 동양 최대 환승센터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은 삼성동 코엑스 앞 영동대로 지하공간에 복합환승센터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통합역사에는 KTX(고속철도) 동북부 연장, GTX-A(동탄~삼성~킨텍스), GTX-C(금정~의정부), 삼성~동탄 광역급행철도, 위례~신사선 KTX 동북부 연장, 남부광역 급행철도(당아래~삼성~잠실) 등 6개 철도와 동부간선도로 지하화(U스마트웨이) 등 1개 도로를 포함하는 7개 광역교통시설과 함께 기존의 지하철 2호선 삼성역, 9호선 봉은사역이 들어선다. 지하 6층, 연면적 16만㎡ 크기로 동양 최대 규모의 복합환승센터가 조성되는 것이다. 환승센터가 교통 기능만을 중시한다면 복합환승센터는 공공·문화·상업 등 편의시설을 갖춘 게 특징이다. 이에 따라 복층으로 설계되는 영동대로 지하 1층 상층부에는 버스환승정류장이 세워지고, 지하 1층 하층부와 지하 2층엔 도서관, 박물관, 전시장 등 공공시설과 대형 서점 및 쇼핑몰과 같은 상업시설이 들어선다. 지하 3층엔 200대 규모의 주차장, 지하 4~6층에는 통합역사가 마련된다.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국내 최대 차 없는 광장 조성과 지하 4층까지 자연채광이 들어오도록 한 건물 설계다. 실제로 이번 사업을 통해 영동대로 위로 서울광장(1만 3000㎡) 2.5배 크기의 국내 최대 광장(길이 240m·폭 70m)이 조성된다. 코엑스와 구 한전부지인 현대차 GBC 사이에 들어서는 이 광장은 GBC 앞마당까지 감안하면 크기가 3만 157㎥에 달한다. 지하 1층을 복층으로 만들어 복층 중 위층을 차도로 설계하면서 지상은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견줄 만한 대형 공원이나 광장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특히 뉴욕 맨해튼에서 추진 중인 지하 터미널 유휴공간의 지하공원(로라인파크) 조성 계획을 모티브로 복합환승센터 지하에 자연채광이 쏟아지도록 설계한다. 이 같은 내용을 구체화하기 위해 지난 10월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 설계 컨소시엄의 ‘빛과 함께 걷다’를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국제현상설계공모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당선작에 따르면 지하 4층까지 자연 빛을 보내기 위해 공원 중심부에 560m 길이의 ‘라이트빔’을 설치한다. 라이트빔이 태양광을 모은 뒤 반사해 빛을 지하로 내려보내는 원리다. 라이트빔은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를 특징짓는 핵심 시설이다. ●강남구 매달 두 차례 TF팀 회의 강남구는 지난 16일 신연희 구청장 주재로 열린 영동대로 통합개발 추진 준비 태스크포스(TF)팀 회의에서 라이트빔 효과 극대화 방안을 논의했다. 구는 현상설계 공모안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광장 지하로 빛을 보내 줄 560m 길이의 라이트빔이 남북으로 배치돼 있어 햇빛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 오전 11시~ 낮 12시 사이로 제한적이고, 주변에 큰 나무를 심으면 그늘로 인해 빛 공급이 어려우며, 시민들의 통행으로 상층부 유리 표면이 오염될 경우 빛 투과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문제점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원하는 곳으로 충분한 빛을 보내기 위해서는 라이트 파이프 기술이 병행돼야 자연채광 확보와 지하정원 조성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 같은 의견이 기본 설계 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업무 협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신 구청장은 이처럼 2016년 7월부터 구청 16개 실무부서가 참여하는 TF팀 회의를 지금도 격주로 매달 두 차례씩 이어 가고 있다. 강남구가 선도적으로 사업 계획을 추진한 만큼 사업이 완성될 때까지 챙긴다는 방침에서다. 실제로 신 구청장은 2014년 9월 현대차그룹이 GBC 건립을 위해 구 한국전력 부지를 매입한 후 4개월이 지난 2015년 1월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당시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각각 영동대로 일대에 철도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신 구청장이 “영동대로 밑으로 각종 교통 개발 공사가 제각각 진행되면 강남은 수십년간 흙먼지 날리는 공사판이 될 것”이라며 ‘원샷 개발’ 복안을 내놓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서울 내 대형 공공개발 사업은 국토부나 서울시가 주도한다. 신 구청장이 2015년 1월과 4월 서울시와 국토부를 잇달아 방문해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을 건의하자 “권한도 없는 기초단체장이 왜 나서느냐”는 핀잔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영동대로 철도 개발 사업의 중구난방 추진으로 인한 난관을 지적하면서 신 구청장의 문제 제기가 주목받았고 그해 11월 국토부가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 추진을 확정했다. ●지상 광장·지하 공원 등 市 계획에 반영 강남구 TF팀에서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현대차 GBC 등 주변 건축물과의 연계성, 지하공간 개발 세부 방안, 장기간 대규모 굴착 공사에 따른 주민 피해 최소화 방안 등도 다루고 있다. 지난 6월 서울시가 확정한 기본계획에 강남구가 요청한 지상부 대형 광장, 뉴욕 로라인파크와 같은 지하정원, 박물관 등 공공시설 및 관광버스 주차장 확보 등이 대부분 반영된 것은 구의 노력이 결실을 본 것이란 평가다.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 사업은 코엑스~현대차 GBC~잠실종합운동장 일대 166만㎡에 국제업무·스포츠·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대형 마이스(MICE, 회의·관광·전시·이벤트) 단지를 만드는 ‘국제교류복합지구’ 계획의 일환이다. 계획의 핵심 교통 인프라가 영동대로 지하에 세워지는 복합환승센터다. 강남구는 이런 이유에서 관련 사업들과의 연계성도 중시하고 있다. 신 구청장은 이에 따라 영동대로 사업과 현대차 GBC 건립이 동시에 완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이 2023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반면 현대차 GBC 및 삼성~동탄 광역급행철도 사업은 2021년 준공 예정이어서 완공 시기 불일치에 따른 주민 불편 장기화가 우려되는 만큼 주변 사업과 동시에 완공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국제교류복합지구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탄천 양안 및 한강변 정비 사업에 따라 탄천주차장이 폐쇄되는 데 대한 대책으로 강남 주차공간 확보 방안도 모색 중이다. 신 구청장은 “국가사업에 직접 영향을 받는 기초자치단체는 정부 정책과 지역 발전 사이에서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영동대로 사업은 물론 그와 연계된 각종 현안이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저임금 도시 노동자의 그림자 같은 삶

    저임금 도시 노동자의 그림자 같은 삶

    웅크린 말들/이문영 지음/김흥구 사진/후마니타스/496쪽/2만원시작은 강원도 폐광촌이다. 대를 이어 강원도 채굴장에서 일하던 이들은 폐광 뒤 경기도 안산으로 갔다. 계획도시로 형성되던 안산은 초기 인구의 40%를 강원도 이주민으로 채웠고, 이들은 저임금 도시 노동자가 됐다. 이 책은 사북 폐광촌의 풍경으로 시작해 진도 팽목항에 가닿는다. 그 여정에서 폐광 광부, 구로공단 노동자, 대부업체 콜센터 직원, 넝마주이등 그동안 화려한 고층빌딩의 그늘 속에 웅크려 있던 이들의 그림자 같은 삶이 나타난다. 저자의 끈질긴 취재와 사회에 대한 성찰은 기사, 르포, 소설로 변주되며 완성도 높은 문학적 저널리즘을 구현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씨줄날줄] ‘맥드리미’ 이국종 교수/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맥드리미’ 이국종 교수/이순녀 논설위원

    총상을 입은 북한 귀순 병사를 치료한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중증외상센터장)가 연일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사경을 헤매던 병사의 목숨을 기적적으로 살려낸 그의 활약상에 국내 언론은 물론 외신도 주목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2일(현지시간) 이 교수의 치료 과정과 이력 등을 상세히 다루면서 “의학 드라마는 대범함과 세심함을 갖춘 매력적인 의사가 없으면 완성되지 않는다. 북한 귀순병 사건의 ‘맥드리미’(McDreamy)는 이국종 교수’라고 보도했다. 맥드리미는 미국 의학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의 주인공 닥터 셰퍼드의 애칭으로, 꿈에서나 만날 법한 완벽한 남자를 말한다.‘아덴만의 영웅’에 이어 ‘맥드리미’라는 찬사까지 얻게 된 그이지만 요즘 표정은 밝지 않다. 평소에도 목에 힘을 주기는커녕 위악적일 정도로 스스로를 평가절하한다. 두달 전쯤 어느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생명을 살리네 어쩌네 하는 생각을 하고 있으면 오히려 이 일을 하루도 못 해요. 그냥 일로 생각하고 하는 거예요. 다들 절 싫어해요. 시끄럽다고.” 복합적인 감정이 섞여 있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긴 어려우나 그에게 쏟아진 스포트라이트만큼 그늘도 짙다는 사실만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2011년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의 목숨을 구해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르자 의료계 내부에선 “중증 환자도 아닌 석 선장을 데리고 와 쇼를 했다”는 비난과 질시가 잇따랐다. 이번에도 논란에 휩싸였다. 이 교수가 북한 귀순병 치료 과정을 브리핑하면서 병사의 기생충 감염과 위장의 옥수수까지 공개한 것에 대해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인격 테러”라고 비판하고, 의료법 위반 우려를 제기했다. 연속으로 36시간씩 일하며, 심한 스트레스로 한쪽 눈이 실명 직전에 이를 정도로 악조건에서 고군분투하는 그에겐 이런 지적이 그 어떤 것보다 참기 힘든 인격 모독이 아닐까. 대형 사건이 있을 때만 반짝 관심을 보일 뿐 만성적인 인력난, 부족한 재정 지원, 현실과 괴리된 의료수가 등 중증외상센터에 대한 근본 대책에는 무신경한 우리 사회의 경박함도 이 교수를 좌절하게 하는 안타까운 현실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그는 지난 9월 아주대 교수회 소식지에 게재한 글에서 “환자마다 쌓여 가는 진료비 삭감 규모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도 이르렀다. 결국 나는 연간 10억원의 적자를 만드는 원흉이 됐다”고 자괴감을 토로했다. 중증외상 전문가로서 그가 오롯이 환자 치료에만 몰두할 수 있는 여건이 하루빨리 만들어지길 바란다. coral@seoul.co.kr
  • [사설] 특성화고 취업률보다 학생 인권 먼저 생각해야

    단군 이래 최악이라는 청년 실업 시대에 직업계고 졸업생 절반은 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직업계고 졸업자의 취업률은 50.6%로, 이 수치가 50%를 넘어선 것은 2000년 이후 17년 만이다. 교육부가 지난 4월 기준으로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일반고 직업반 등의 2017년 졸업생 취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가 그렇다. 교육부는 해마다 이즈음이면 직업계고 졸업생의 취업률을 발표한다. 그럴 때마다 뜻밖의 높은 취업률에 눈길이 간다. 취업이 어렵다고들 아우성이지만 고졸 취업의 문은 상대적으로 넓게 열려 있다는 뜻이다. 뿌리 깊은 학벌주의를 돌아보게 하는 사회적 암시이기도 하다. 문제는 높은 취업률의 그늘에 직업계고 학생들의 인권이 가려져 있다는 사실이다. 옛 공업고에서 이름을 바꾼 특성화고 학생들의 열악한 사정은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졌다. 현장실습 과정에서 교육을 빌미로 심각하게 노동 착취를 당하지만 사회의 관심과 정책의 배려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하루 12시간을 일해 봤자 수당을 합한 월급이 고작 100만원 남짓인 사례가 허다한 실정이다. 알량한 교육을 명분으로 직업사회에 첫발도 떼지 않은 학생들의 노동력을 갈취하는 현실은 부끄럽다 못해 참담하다. 근로보호 사각지대의 특성화고 학생들이 현장실습 중 목숨을 잃는 사고는 잊힐 만하면 터진다. 며칠 전에는 제주에서 또 참변이 있었다. 산업체 현장실습을 나갔던 특성화고 3학년생이 제품 적재기에 목이 끼는 사고로 결국 사망했다. 당시 사고 현장에는 안전관리를 책임지는 업체의 직원이 한 사람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단체가 위험 업무에 내몰린 파견형 현장실습 제도를 폐지하라고 성토하지만, 아까운 목숨을 되살릴 길은 없다. 정부는 특성화고 살리기에 성공했다고 자화자찬할 때가 아니다. 현장실습이 ‘노동착취 실습’으로 불린 지 오래다. 대학을 가지 않고도 성공한 직업인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바로 서야 학벌주의 사회의 고질병은 치료된다. 정당한 땀의 가치가 인정받을 수 있도록 고교생 현장실습 현장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서둘러 감독하고 보호해야 한다. 일선 학교의 노동권 관련 교육 프로그램부터 강화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직업훈련 중인 고교생들에게 부당 노동행위를 강요하는 무개념 기업체는 문을 닫게 된다는 위기의식을 심어 줘야 한다.
  • 서울시 ‘태양의 도시’로 뜬다

    서울시 ‘태양의 도시’로 뜬다

    서울시가 태양의 도시로 변모한다. 태양광 에너지를 자체 생산하는 ‘태양광 미니발전소’가 서울에 거주하는 3가구 중 1가구에 설치되고 광화문광장과 월드컵공원은 ‘태양의 도시 랜드마크’로 재탄생한다. 서울의 태양광 발전용량도 현재 131.7㎿ 대비 8배 확대한 1GW(1000㎿)까지 확보한다. 시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2 태양의 도시, 서울’ 종합계획을 21일 발표했다. 내년부터 5년간 총사업비 1조 7000억원을 투입해 7대 과제, 59개 세부사업으로 추진된다.우선 시는 태양광 미니발전소를 총 100만 가구(서울시 전체 360만 가구)까지 늘린다. 현재 약 3만 가구에 미니발전소가 설치돼 있다. 일반 아파트의 경우 서울시가 설치비의 70%가량(260W 기준 41만 5000원)을 부담하고 구가 5만~10만원을 추가로 제공한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신축하는 공공아파트는 내년부터 미니 발전소 설치를 의무화한다. SH공사가 공급할 예정인 임대주택에도 10만 가구 규모로 미니 발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단독주택·민간건물에도 시비 보조금을 처음 지급한다. 국비에 더해 시비까지 지원되면서 이전에 비해 단독주택·민간건물 공급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광화문 광장의벤치, 가로등, 보도, 버스정류장 등에 태양광을 도입한다. 월드컵공원에는 솔라트리, 솔라브리지 등을 설치해 태양광 테마파크로 만든다. 광진교에는 영국 템스강 빅토리아 철교처럼 교량 상단에 그늘막 태양광을 설치한다. 서울시는 또 태양광 분야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해 5년간 150억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4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창업·벤처기업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시민들이 직접 태양광에 투자한 뒤 이익을 공유하는 시민펀드도 만든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英 군주 첫’ 결혼 70주년 맞은 엘리자베스 2세

    ‘英 군주 첫’ 결혼 70주년 맞은 엘리자베스 2세

    남편은 부인의 그늘을 견뎌 냈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왼쪽·91) 여왕과 에든버러 필립공(96)이 20일(현지시간) 결혼 70주년을 맞는다. 여왕 부부가 낳은 자녀 네 명 가운데 세 명은 이혼했지만, 부부는 영국 역사상 결혼 70주년을 기념하는 첫 번째 왕이 됐다.AFP통신은 여왕 부부의 결혼 7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행사는 없지만 20일 오후 1시 70년 전 결혼식이 열렸던 런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종이 울릴 예정이라고 18일 보도했다. 버킹엄궁 대변인은 결혼기념일 당일 여왕 부부가 왕실의 다른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왕은 13살 때 아버지 조지 6세와 다트머스 해군대학을 방문했다가 18살이던 필립 공을 처음 만났다. 두 사람은 첫눈에 사랑에 빠져 8년간의 열애 끝에 여왕이 21살이던 1947년 세계 2차대전의 상처가 가시기 전에 결혼식을 올렸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인터뷰 플러스] “공항엔 추억·낭만 있지만 그 주변은 소음으로 고통”

    [인터뷰 플러스] “공항엔 추억·낭만 있지만 그 주변은 소음으로 고통”

    공항은 우리와 세계를 연결하는 창(窓)이다.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과 반도국가라는 지리적 특성상 공항은 다른 나라와 상호 소통하는 주된 통로로써 그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우리는 공항을 통해 새로운 문화와 교류하고, 교역으로 경제성장을 이루어 내며, 충전과 도약의 시간을 만들어 왔다.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공항이 갖는 의미와 비중은 크다 할 것이며, 앞으로도 그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다. 양지가 있으면 그늘이 있듯이 공항소음으로 인해 고통받는 수많은 사람이 존재하고 있다. 공항소음 피해지역에 처음 이사 온 분들은 심장이 뛰고, 머리가 아프다는 호소를 한다. 어떤 이들은 사람이 살 곳이 아니라고 하지만 이런 소음 속에서도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우형찬 서울시의원은 항공기소음특별위원회를 만들었다. 공항소음이 국가사무이지만 피해를 받는 서울시민이 적지 않기에 그들의 고통을 대변하고, 현실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했다. 항공기소음특별위원장 우형찬 서울시의원을 만나 일문일답을 통해 공항소음의 현실과 앞으로의 대안을 들어보겠다.다음은 일문일답이다 →항공기소음, 아무래도 김포공항 주변이 가장 심할 텐데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김포공항은 1939년 개항했고, 정식 국제공항으로 지정된 것은 1958년입니다. 2012년 기준으로 연간 130,269편, 이용객은 1942만명, 화물은 25만 4000톤을 운송했습니다. 국가에서 지정한 김포공항 때문에 극심한 소음공해에 시달리고 있는 피해지역 주민 수는 양천구, 구로구, 김포시, 부천시, 계양구 등에서 약 3만 4692세대입니다. 하지만 항공기소음특별위원장을 맡고 지역주민들의 하소연을 듣다 보니 훨씬 많은 수의 주민들이 항공기 소음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습니다. 실제 소음측정과 주민들이 느끼는 체감소음의 차이가 작지 않습니다.→비행기에 있다 보면 소음이 굉장히 크던데요, 착륙지역에 있는 주민들은 뭐라고 하던가요. -신생아가 태어나면 아이 귀를 솜뭉치로 막아 놓는다고 합니다. 깜짝 놀라니까요.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리지 않으니 전화통화도 안 되고요. 텔레비전이 흔들리는 것 같다는 주민도 있고요. 비행기가 지나가는 순간에는 일상생활을 잠시 멈춰야 합니다. 너무 시끄러워서요. →2001년부터는 인천공항이 개항해서 소음이 좀 줄어들었을 것 같은데요. -잠시 줄어들었다가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제주노선이 증가하고 저가항공사가 등장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다시 김포공항의 혼잡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제선도 6개 노선이 운항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있어 매우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공항소음이 단순히 소음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겠네요.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만, 지역발전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공항소음이 심하다 보니 기업들이 들어오지도 못하고요. 젊은 계층이 계속 떠나게 됩니다. 변변한 먹거리가 없다 보니 외부에서 유입되는 유동인구도 적을 수밖에 없고요. 그러다 보니 인구 13만명에 달하는 법적 행정동인 신월동에 지하철이 없습니다. 출퇴근 시간에 도로는 심각하게 막히지만 유동인구가 적어 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하지 못하다 보니 지하철 건설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결국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서울시의회에서 항공기소음특별위원회를 구성하게 되었다고요. -서울시의회에서는 다양한 현안들에 대처하기 위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는데요. 동료 시의원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있어 2015년 4월 23일 항공기소음특별위원회를 구성했고 벌써 네 차례 활동 기간을 연장해서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국가사무를 서울시의회에서 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을 텐데요. -일단 공무원들의 벽을 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업무의 영역이 있기 마련인데요. 공항은 서울시 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박원순 서울시장이 공항소음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물꼬를 트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일단 공항소음 문제를 네 가지 관점에서 풀어나가고 싶었습니다. 첫째, 심각한 공항소음 문제를 주변에 알려야 한다. 둘째, 흩어져있는 주민들의 불편과 불만을 하나로 담는 그릇이 필요하다. 셋째, 소음측정을 소음유발자인 공항에서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의 입장에서 측정하자. 넷째, 실현 가능하고 실천 가능한 정책대안을 제시하자. 이와 같은 네 가지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공항소음통합정보센터 설치와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했고, 이를 근거로 2016년 12월 ‘공항소음대책지역 주민지원센터’를 설치하여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일 년 가까운 시간이 되어 가는데요. 돌아보면 어떻습니까. -첫째, 공항공사의 공항소음문제를 보는 시각이 너무 시혜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 보니 주민들의 고통에 무감각한 측면이 있고요. 너무 안일한 행정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게 되었습니다. 둘째, 지역주민들이 상처를 너무 많이 받았고, 갈등이 너무 심각합니다. 셋째, 정확한 방향성을 세워야겠다는 필요성을 인식했습니다. 공항소음문제 전반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했던 매우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지역주민들께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우선 주민들의 숙원인 직접적인 지원이 시작된 것이 의미 있는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피해지역 주민들께 전기료 3개월 지원이 되었고, 내년부터는 4개월로 늘어나게 된 것은 가시적인 성과입니다. 그리고 공항소음대책지역 주민지원센터 설립을 통해 항공기소음피해 홍보와 공항소음백서발간 작업이 진행 중에 있고, 직접 피해주민들의 민원을 접수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의미 있는 성과는 센터에서 공항소음을 직접 측정하면서 공항공사 소음측정의 문제점을 밝히고 지적하게 된 것입니다. 앞으로 이를 법제화하는 작업을 통해서 지역주민들께 보다 현실적인 도움을 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공항공사의 문제점은 무엇입니까. -주민들이 공항공사를 믿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음측정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비행기 항로는 정확한지, 피해지원은 적절히 하고 있는지, 민원접수는 제대로 하고 있는지 모두 믿을 수 없다는 것이죠. 얼마나 믿음을 잃었는가 하면 제가 항공기소음특별위원장이 돼서 비행기 항로를 목동 쪽으로 옮겼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그리고 공항소음피해지원도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소음이 심한 곳은 방음창 공사를 해주고 있는데요. 날림공사와 부실공사가 적지 않습니다. 방음이 되지 않는 방음창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죠. →앞으로 계획은 어떻습니까. -일단 제가 서울시의원으로서 조례 제정부터 예산 편성까지 기본적인 토대를 만들어 결국 설립할 수 있었던 공항소음대책지역 주민지원센터가 그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센터가 공항소음피해 주민들의 대변인이 되고 정책을 수립해가는 씽크탱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그리고 전국의 공항소음피해 지역을 하나로 묶는 작업을 통해 공항소음에 대한 전국적인 공감대를 만들어가겠습니다. 또한 서울특별시의회 항공기소음특별위원회 시민회의를 구성하여 앞으로 국토부와 공항공사를 상대로 보다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요구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단시간 내에 해결할 수 없는 숙제입니다. 하지만 시민이 하나로 모여 문제점을 공유하고 대안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제시하면서 장기적인 안목에서 풀어가야 합니다. 어렵고 힘든 일이긴 하지만 또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기도 합니다. 그 일을 지금 하고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요. 앞으로도 제가 해야 할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대응해나갈 것입니다. 공항에는 추억과 낭만이 있지만 그 주변에는 크나큰 고통을 감내하는 시민들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
  • [단독] 과보호 그늘 ‘캥거루족’ 부모 상대 범죄 급증세

    [단독] 과보호 그늘 ‘캥거루족’ 부모 상대 범죄 급증세

    존속범죄 4년 만에 2배 늘고 존속살해 비율 美의 2.5배나 “자녀 자립심 육성 교육 절실” 최근 들어 가족을 상대로 한 존속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3040세대’의 실업 문제와 자녀에 대한 기대가 큰 우리 사회의 관행이 맞물려 이른바 ‘캥거루족 존속범죄’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지난 3일 서울 도봉구에서 아들(46)이 아버지(78)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아들은 10년 넘도록 무직 상태로 부모와 함께 지내 왔으며, 아버지와 취업 문제 등으로 잦은 마찰을 빚어 온 것으로 전해졌다. 60대 어머니가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며 생계를 책임져 왔다. 지난해 4월 경기 부천에서도 무직인 아들(39)이 아버지(64)가 “왜 일하러 나가지 않고 노느냐”며 잔소리를 했다는 이유로 잠을 자던 아버지를 흉기로 찌르는 사건이 일어났다. 14일 경찰청에 따르면 이런 존속범죄(살해·상해·폭행·감금·협박 등)는 2012년 1036건, 2013년 1141건, 2014년 1206건, 2015년 1908건, 2016년 2235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최근 4년 사이에 2배가 늘어났다. 이 가운데 존속살해는 일주일에 1건꼴인 매년 55건 안팎으로 발생하고 있다. 정성국 서울경찰청 과학수사계 검시조사관의 연구논문 ‘한국의 존속살해와 자식살해 분석’에 따르면 최근 8년간 발생한 존속살해 381건 가운데 188건(49.3%)이 가정불화로 일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정신질환 130건(34.1%), 경제문제 58건(15.2%) 순이었다. 이 가운데 친부모를 대상으로 한 338건을 추려낸 뒤 연령별 피의자를 분석한 결과 30대가 110명(32.5%)으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84명(24.9%)으로 뒤를 이었다. 존속범죄자 57.4%가 ‘3040세대’인 셈이다. 피해자는 60대 이상이 222명(60대 100명, 70대 이상 122명)으로 전체의 65.7%에 달했다. 이와 함께 ‘3040 캥거루족’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30대 실업자 수는 2012년 17만 7000명에서 지난해 18만 4000명으로 4년 사이 4.0% 늘어났다. 40대 실업자 수도 같은 기간 13만 8000명에서 14만 5000명으로 5.1% 증가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013년 발간한 ‘캥거루족 규모 및 현황’에서도 2010년 현재 부모와 함께 사는 30~44세 캥거루족은 약 43만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82.3%에 해당하는 35만 4000명은 일할 의지가 없는 니트족(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으로 분석됐다. 정 조사관은 존속범죄가 빈발하는 이유에 대해 “부모와 자녀 사이에 서로에 대한 기대치가 높기 때문”이라면서 “부모는 자녀가 경제력을 갖길 기대하는데 자녀는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부모의 책임으로 돌리다 보니 부모에 대한 원망이 극단적인 존속범죄의 형태로 표출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동준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부모·자식 간 유대관계를 강조하는 전통 때문에 사소한 갈등에도 실망감이 배가돼 범죄가 우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국내 존속살해가 일반 살인사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미국보다 2.5배, 영국보다 5배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어린 시절부터 물질과 경쟁을 강조하는 교육을 지양하고 자녀의 자립심을 기르는 방향의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쓸모없는 나무는 없다-벵골보리수 이야기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쓸모없는 나무는 없다-벵골보리수 이야기

    캄보디아 앙코르와트를 더욱 멋진 곳으로 만들어 주는 나무가 있다. 기이하게 생긴 벵골보리수라는 그 나무는 오래된 유적지에 고색창연한 빛깔을 더해 준다. ‘반얀트리’라고도 불리는 그 나무는 인도를 비롯해 동남아시아, 중국 남부 지역과 대만에 이르기까지 따뜻하고 비가 많이 내리는 곳에 무성하게 자란다. 인도 콜카타에는 ‘그레이트 반얀트리’가 자라는데, 멀리서 보면 거대한 숲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가서 보면 그것이 한 그루의 나무인 것을 발견하게 된다. 중국에서는 그 나무를 ‘룽수’(榕樹)라고 부른다. 인도의 반얀트리에 비하면 좀 작지만 한 그루가 숲을 이루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래서 현지에서는 그런 룽수를 ‘독목성림’(獨木成林) 혹은 ‘독수성림’(獨樹成林)이라 한다. “나무 한 그루가 숲을 이룬다”라는 뜻이다. 중국 남부 푸젠(福建)성의 중심 도시인 푸저우(福州)도 ‘룽수의 도시(榕城)’로 불릴 정도이며, 광시좡족자치구를 비롯해 구이저우성 동남부에 이르기까지 물이 흐르는 시골 마을 어디에나 커다란 룽수가 자란다.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가는 대만 거리에서도 긴 수염을 땅바닥에 늘어뜨린 룽수가 곳곳에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열대 지역 사람들에게 룽수는 고향의 따뜻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나무다. 룽수는 어느 정도 자라면 가지에서 수염처럼 가느다란 뿌리가 생겨나 땅바닥을 향해 내려간다. 이를 가리켜 ‘기근’(氣根)이라 하는데, 우리말로 옮기면 ‘공기를 품고 있는 뿌리’ 정도가 되겠다. 수십 개에서 수백 개의 뿌리가 내려와 바람에 휘날리는 모습이 마치 폭포수가 쏟아져 내리는 듯해 ‘나무폭포’라고도 불린다. 그렇게 땅바닥을 향해 내려온 수염들이 땅에 굳건하게 뿌리를 내리면서 큰 나무를 든든하게 받쳐 주는 작은 줄기들이 된다. 그렇게 수백 년 자라다 보면 한 그루의 나무가 거대한 숲이 되는 것이다. 더운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일을 하다 힘이 들면 그 나무 아래 큰 그늘로 들어가 바람을 쐬며 땀을 식힌다. 노인들은 아이들에게 조상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이곳까지 와서 살게 됐는지를 이야기해 준다. 어른들의 무릎을 베고 누운 아이들은 세상과 인간의 시작에 관한 신화, 민족 이주의 역사를 들으며 가물가물 잠이 든다. 그들의 신화 속에서는 달 속에 계수나무가 아닌 룽수가 서 있다. 그런 따뜻한 기억들이 아이들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이고, 그것은 성장해서 도시로 떠난 아이들이 고향을 잊지 않게 해 주는 힘이 된다. 아무리 경제개발이 중요하다고 해도 고향 마을 물가에 서 있는 오래된 룽수만은 베어내지 못하게 하는 ‘집단지성’의 힘이 되기도 한다. 룽수는 뽕나무과에 속해 나무의 질이 무르다. 단단하지 못해 건축 자재로 쓰이지 못한다. 경제적 가치로만 따지면 룽수는 사람에게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는 나무가 아니다. 하지만 나무 한 그루가 만들어 낸 무성한 잎과 가지 사이로 수많은 새들과 벌들이 날아온다. 새와 벌들이 깃들여 사는 그 나무는 그들의 집이 되고, 룽수 열매를 먹으며 그곳에 깃들인 새와 벌들은 인간을 위해 수많은 날갯짓을 하며 꽃가루를 옮겨 준다. 베어내어 목재로 팔 수 있는 단단한 나무들만이 쓸모 있는 나무는 아니다. 한 몸에서 수천 개의 뿌리가 나오고 다시 그것을 줄기로 삼아 거대하게 자라난 나무가 만들어 내는 큰 숲은 어머니 품처럼 사람들을 보듬어 준다. 그런 큰 나무 그늘 아래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저절로 넉넉한 마음을 갖게 된다. 사람은 물론이고 새와 벌까지 모두 품어 주는 그 나무는 그래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를 지닌 나무가 된다. 세상 모든 것이 돈으로만 가치를 매길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중국 남부 지역 시골 마을 물가의 커다란 룽수들이 보여 주고 있다. 우리의 도시에도 그런 ‘쓸모없듯 쓸모 있는’ 나무들이 많아진다면, 단언컨대 우리의 어두운 얼굴은 초록색 반얀트리처럼 빛나리라.
  • [김유민의 노견일기] 서울 첫 공공 반려견 놀이터에 가다

    [김유민의 노견일기] 서울 첫 공공 반려견 놀이터에 가다

    서울 도봉구 초안산 창골축구장에 반려견 놀이터가 정식 개장했다.지난 7월 서초구가 근린공원에 공공 반려견 놀이터를 조성하려 했지만 인근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되는 바람에 서울시 자치구로는 처음 생긴 곳이다. 지난 10월 17일 문을 연 놀이터는 동절기에는 문을 닫아 올해는 12월 15일까지 운영된다. 운영 시간은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월요일은 방역과 소독 등 관리를 위해 쉰다. 동물 등록을 마친 반려견과 함께 목줄과 배변봉투만 지참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질병 감염이 의심되는 반려견이나 사나운 반려견, 발정이 있는 반려견은 입장이 제한된다. 반려견 놀이터는 현재 전국에 총 14곳. 지난해 서울시 반려견 놀이터를 이용한 이용객은 8만 1008명으로 반려견 놀이터가 처음 생긴 2013년 이후 10배 이상 증가했다. 반려견 ‘복실이’와 함께 가 보니…“작지만 반가운” 초안산 창골축구장 안에 자리 잡은 800㎡ 규모의 놀이터는 아담했다. 운동 시설, 주택 단지와 멀진 않지만 분명하게 구분돼 있다 보니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모두를 배려한 위치라는 인상을 받았다. 관리직원 2명이 상주해 목줄, 대형견 입마개 착용과 어린이·성인 동반 입장을 안내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최근 ‘개물림 사고’ 등 관련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다보니 시민들은 꼼꼼히 안내문을 읽었다. 들어가기 전 반려동물 등록 여부, 반려견 이름, 품종, 견주 성명과 거주지, 연락처와 동반 가족 수까지 적은 뒤 입장을 할 수 있었다. 개의 다리부터 목 부분까지, 몸집의 높이가 40cm까지는 작은 집, 80cm까지는 큰 집으로 공간을 분리했다. 일요일 낮 시간 큰 집에 입장한 개는 없었고 둥이, 별이, 장군이, 봄이, 임미, 쵸파, 복실이까지 여덟 마리의 개들이 ‘작은 집’ 공간에 어울렸다. 대부분 동네 주민이었다.‘쵸파’(포메라니안)를 데리고 이곳을 찾은 서인기씨는 “요즘은 목줄하고 배변봉투도 챙기고, 조심스럽게 산책을 해도 눈총을 받아서 갈 데가 정말 없다. 반려견을 데리고 올 수 있는 곳이 생겼다고 해서 왔는데 작지만 반가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혹시나 생길지 모를 안전사고를 대비해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자신의 반려견을 유심히 관찰하는 모습이었다. ‘펫티켓’ 부재로 눈살이 찌푸려지는 상황은 없었다. 자신의 강아지가 볼일을 보면 준비한 배변봉투로 뒤처리도 깔끔하게 했다. 벤치와 그늘막 몇 개, 간단한 구조물과 식수대. 특별한 시설이랄 게 없는데도 어린 강아지들은 울타리 안에서만큼은 목줄 없이 마음껏 뛰고 뒹굴며 신나했다. 관리인은 시민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게 배려하면서도 안전을 위해 눈을 떼지 않고 세심하게 지켜봤다. 다만 복실이 같은 노견이나 장애견을 키우는 가족이라면 반려견 놀이터보다는 다른 개를 피해 조용히 산책할 수 있는 곳을 권한다. 16살 강아지는 눈도, 귀도 어두워져 혹시나 다른 개가 공격이라도 해 오면 피할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느리고 힘겨워 보이는 걸음걸이에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강아지들과 어울리지 못 한다. 유모차에 태워 주인과 바람을 쐬는 정도의 산책이 적합하다. 반려견과 놀이터나 캠핑장, 펜션 등에 가는 것뿐 아니라 반려견의 나이와 상태, 성격에 따라 가지 않는 것도 개를 위한 일이고, 혹시 모를 사고를 방지하는 길이다. 앞으로 반려견 놀이터는 어떻게 운영이 될까.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향후 반려견 놀이터에서 반려동물 관련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것”이라며 “반려동물을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로 인식하고, 구민과 반려견이 함께하는 행복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공간이 계속해서 안전하고 편안하게, 그리고 유용하게 운영될 수 있게 반려동물 등록, 목줄과 배변봉투, 입마개 착용 규정 등을 준수해야 하겠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반려견 동물등록제 관할 구청에서 지정한 동물병원 [자치구 홈페이지 확인]을 방문하면 등록할 수 있다. ▲내장형 전자칩 삽입 ▲외장형 전자태그 장착 ▲인식표 부착 중 한 가지를 선택하면 된다. 2014년 1월부터 미등록 적발 시 4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입마개 장착 기준 대형견종 (진도, 허스키, 시바, 도베르만, 동경, 셰퍼드, 풍산개 기타)종, 위험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개, 싸운 이력이 있거나 중성화 수술하지 않은 3개월령 이상의 수컷 입장 불가 맹견(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제12조)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불테리어, 로드와일러, 그밖에 사람을 공격하여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은 개
  • [손성진 칼럼] 적폐의 그늘

    [손성진 칼럼] 적폐의 그늘

    이데올로기의 근원을 좇아 보면 결국 이기심이니 옳고 그름을 논할 수 없다. 누구나 각자의 입장에서 이익을 추구하는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이기심을 탓하려면 인간의 본성을 탓해야 하는데 본성은 탓할 대상이 아니다. 누군가 앞장서고 대중은 뒤를 따라갈 길을 결정짓는다. 대중도 이기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니 이념과 색깔을 놓고 누구를 비판할 자격은 아무에게도 없다. 최선의 이익을 위해 인간은 어느 자리에선가 최선을 다할 뿐인 존재다.다만 그 이기심이 부정, 불의와 결탁됐을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옳고 그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전희경이 임종석을 욕하자면 임종석의 사상이 아니라 임종석의 부정, 불법을 먼저 찾아내야 한다. 대한민국은 법 테두리 내에서 이데올로기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종석의 과거 불법행위는 국가보안법 위반이었으며 3년 6개월의 복역으로 죗값을 이미 치렀다. 통합진보당은 이미 해산당했고 그 비슷한 행위는 언제라도 법의 응징을 받을 것이다. 독재가 불의라면 불의를 위해 싸운 점은 인정해 주는 게 옳다. 그것이 밀알이 되어 민주주의의 작은 발전을 이루었다면 더욱 그렇다. 독재라는 거악이 물러갔지만 폐단은 계속 쌓이고 있었다. 그것이 지금 적폐라고 불린다. 노무현의 주변 인물들도 부정 의혹에 휩싸였으며 사실로 확인된 것은 일종의 적폐였다. 이데올로기는 순수했을지라도 노무현도 부정의 문제에서 완벽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전직 대통령의 자살이라는 비극을 역사에 남긴 원인 또한 적폐였다. 역사의 순환처럼 또 검사의 자살이라는 비극과 우리는 마주했다. 노무현의 죽음처럼 죽음 앞에서 우리는 또 숙연해진다. 누군가 독재 타도를 외칠 때 죽은 검사는 법을 공부했고 법을 어기는 행위를 다스리는 일을 했다. 이기심에서든 아니든 거기까지는 선택의 자유였다. 그 이후 검사는 예측하지도 못한 적폐로 분류된 행위에 가담했고 9년 만에 자살의 비극을 재연하고 말았다. 역으로 죽음의 가치를 빛내는 일은 다시는 적폐가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일이다. 몰아붙이기식 수사가 부작용을 낳지 않도록만 한다면 적폐 수사의 엔진이 꺼져선 안 된다. 희생을 단지 경건함으로 포장하는 일에만 빠질 것은 아니다. 과거를 들추는 것은 미래의 발전이라는 분명한 목적이 있고 또 있어야 한다. 가늠하기 어려운 장래일지라도 현 권력이 거꾸로 ‘저주의 굿판’에 맞닥뜨리지 않는 길은 하나뿐이다. 지금 거론되는 적폐에서 완전히 손을 끊는 것이다. 부패와 결탁한 최고 권력의 재현은 현재로선 상상하긴 어렵긴 하다. 임종석은 김기춘의 직권남용을 본받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전희경의 손가락질에도 다문 입을 열 수 없을 게다. ‘이념 프레임 적폐’ 소리를 듣는 전희경과 임종석의 역할 교체다. ‘정치 검찰’이 적폐라면 적폐가 적폐를 캐는 아이러니는 이번이 끝이어야 한다. 적폐와 비적폐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것만으로 검찰의 독주는 보호받을 수 없으며 마냥 반길 국민도 없다. 그래도 검찰에 맡기는 것은 정의의 사도로 귀환할 것이란 믿음과 그 유일성 때문이다. 유일성이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뿐이지 독보적이란 의미라는 뜻은 아니다. 국민이 원하는 세상은 단순하다. 창업을 예로 들면 연구비를 횡령하는 적폐를 벗고 창업도 하기 전에 무료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원하는 미국처럼 깨끗한 풍토로 변신하자는 것이다. 고난의 길이라도 세상의 변화를 원하면 견디라는 말에 거부감을 느낄 때는 아직 멀었다. 다만 ‘내로남불’로 희화화되지 않으려면 적폐의 분명한 한계를 설정해야 한다. 쓸 만한 것까지 몽땅 쓰레기로 취급해 소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정리 정돈이 필요해 보인다. 과속은 늘 사고를 부른다. 큰소리를 치려면 그만한 원천이 필요하다. 희망만 앞세운 원칙 없는 개혁은 찬성하는 이에겐 피로를, 반대하는 이에겐 환멸까지 느끼게 할 수 있다. sonsj@seoul.co.kr
  • 시 만지고 퍼뜨린 17년… 그에게도 詩요일이 왔다

    시 만지고 퍼뜨린 17년… 그에게도 詩요일이 왔다

    박신규(45) 시인에게 시는 짓기보다 만지고 퍼뜨리는 게 먼저였다. 창비의 17년차 문학 편집자(현 편집전문위원)로 200여권의 시집, 소설을 엮어 온 게 첫째. 시앱 ‘시요일’의 기획·운영을 이끌며 6개월 만에 10만명의 독자를 시의 자리로 불러 모은 게 둘째였다.●20년 쓴 시… 외로운 시절 진혼하다 고은의 ‘만인보’,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공지영의 ‘도가니’, 황석영의 ‘바리데기’, 창비 세계문학 등 무수한 화제작을 빚어낸 그가 자신의 서사를 들려준다. 시를 쓰지 못하는 허기가 외려 동력이 됐을 시집 ‘그늘진 말들에 꽃이 핀다’(창비)를 통해서다. 20대 습작 시절부터 최근까지 써 온 100여편의 시 가운데 골라낸 60편에서 흐르는 시인의 성찰은 간명하지만, 줄곧 아파 온 개인과 사회의 속내를 꿰뚫는다. “20여년간 써 온 시들을 묶어 놓고 보니 ‘삶과 죽음 앞에 한없이 낮게 엎드려야 한다는 것’으로 정리되네요. 한 시절이 아니라 그립고 외로운 여러 시절을 이제야 진혼하고 떠나보냈다는 기분이 듭니다.” ‘차라리 죽여 달라, 사일 만에 깨어나 어머니에게 악쓰다가 혼절한 병실, 고열에 녹아 내 온몸을 흐르다가 수술 자국 틈으로 새어 나오던 말,/‘앙구찮응게’/수만번 듣고 발음해도/도무지 통역할 수 없는, 앙구찮응게/밟혀서 눈에 잘 띄지 않아서/들꽃 같은 사람들/나지막이 호명하며 살다가/내가 수의로 꺼내 입고 간 그 말//(중략)//밀리고 서럽고 걷어차이고/삶은 또 지속적으로 뻔하였다’(물끄러미 혀에 가닿는 그 말)●시가 오면 신들의 눈짓 본 듯 떨렸다 이념의 폭력적 대립, 인간의 야만, 외세의 개입, 집단학살 등 우리 현대사의 모든 얼굴이 압축돼 있는 제주 4·3 사건을 옮긴 시편(환상박피, 불카분 낭), 생과 사의 흐릿한 경계를 어루만지게 하는 시편(떠도는 손, 필연하고 모다들 살아지는 것잉게), 편집자로서의 자화상을 그려 낸 시편(저만치에 배후 세력들)들은 한 편 한 편이 저마다 곡진한 서사를 이룬다. 책 만들기와 시 쓰기는 균형 잡기가 어려운 일이다. 그는 “책을 만든다는 건 상상력을 양보하는 일이니 시 쓰기와 충돌하는 면이 있다”면서도 “일과 생활에 매몰됐다 시가 오는 순간엔 하이데거의 말을 빌리면 ‘신들의 눈짓’, ‘존재의 눈짓’을 발견한 듯한 떨림이 느껴진다. 정해진 마라톤 코스를 뛰다 지쳐 갈 때 길가에 핀 소박한 들꽃을 보는 것과 같다”고 했다. ●앱 ‘시요일’… 시 읽히는 사회 꿈꾼다 시인은 시를 사람들 사이로 퍼뜨리는 작업에도 몰두하고 있다. 지난 4월 창비에서 첫선을 보인 시앱 ‘시요일’의 콘텐츠를 운영하는 그는 ‘스마트폰 속 시’가 일상을 바꾸는 울림이 될 것이라 확신했다. 종이책 시 독자가 대개 30~40대라면 시요일은 전체 이용자(10만 5000명) 가운데 21%가 10~20대라는 점, 해외 이용자가 전체의 10%라는 점, 시요일 ‘오늘의 시’에서 호응이 높은 시들은 종이책 판매로도 이어진다는 점 등은 시의 저변 확대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신호들이다. 내년 초에는 1990년부터 23년간 집대성한 ‘고시조 대전’ 4만 6000여편을 추가하고 이용자가 좋아하는 시로 자신만의 시집을 엮는 POD(고객이 원하는 대로 책을 제작해 주는 것) 서비스도 선보여 시와 소통하는 장을 더욱 넓힐 계획이다. “시를 읽으며 스미는 상상력과 감수성은 눈에 보이는 성과는 아니에요. 하지만 개인과 사회를 바꾸는 큰 힘일 수 있죠. 시를 일상적으로 접하면 덜 폭력적이고 배려심이 넘치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요. ‘시요일’이 더 널리 퍼졌으면 하는 이유입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서초의 서리풀 원두막 이번엔 세계가 반했네

    서초의 서리풀 원두막 이번엔 세계가 반했네

    서울 서초구는 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국회의사당에서 서초구가 고안한 대형 그늘막인 ‘서리풀 원두막’으로 ‘2017 그린애플 어워즈’를 수상했다고 7일 밝혔다. 친환경 비영리단체인 ‘그린 오가니제이션’이 주최하고, 유럽연합(EU) 등이 공인하는 그린애플 어워즈는 유럽 최고의 친환경상으로 1994년부터 매년 전 세계 500여개 이상의 단체를 대상으로 친환경 우수사례를 평가하고 있다.서리풀 원두막은 전력 대신 통풍이 잘 되는 천을 그늘막으로 사용해 더위에 대처하고, 쾌적한 도심환경을 조성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마이클 쿡 전 영국 하원의원은 ‘서리풀 원두막’에 대해 시상하면서 “한국은 1년 중 50일 정도의 여름이 가장 더운데 서리풀 원두막이 자외선으로 뜨거워진 횡단보도나 교통섬 등에 시원한 그늘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구는 지난여름 지역 내 교통섬과 횡단보도 등에 서리풀 원두막 120개를 설치·운영해 왔다. 이후 서울 다른 지자체는 물론 지방 도시들까지 속속 서리풀 원두막을 벤치마킹해 전국적으로 대형 그늘막 정책을 확산시킨 결과 ‘2017 서울 창의상’ 우수상 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도시의 횡단보도에서 땡볕에 노출된 시민들에게 작은 그늘을 만들어 주려는 취지로 서리풀 원두막을 만들었다”면서 “겨울에는 그늘막을 태양광 트리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해 추운 겨울 거리를 걷는 이들에게 따듯함을 선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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