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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2년 만에 잡은 ‘美 살인의 추억’… 그놈은 전직 경찰이었다

    42년 만에 잡은 ‘美 살인의 추억’… 그놈은 전직 경찰이었다

    최소 12건 살인·50여건 강간 피해자 대부분 10~40대 여성 첫 범행 30분 거리 자택서 체포 7년간 경찰 근무… 1986년 잠적 경찰 경험으로 추격 따돌렸을 듯 DNA증거 확보 살인 혐의 기소 42년간 경찰의 추격을 따돌렸던 연쇄 살인·강간범 ‘골든스테이트 살인마’가 붙잡혔다. 그는 전직 경찰이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25일(현지시간) 1970~8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주 일대에서 최소 12건의 살인, 50여건의 강간을 저지른 용의자 조지프 제임스 드앤젤로(72)를 경찰이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일단 DNA 증거를 확보한 2건의 살인 혐의로 드앤젤로를 기소했다. 골든스테이트 살인마는 1976년 첫 범행을 했다. 그는 당시 남편이 비운 집에 침입해 아들이 보는 앞에서 피해자를 성폭행했다. 이후 10년간 살인·강간으로 캘리포니아 일대를 공포에 몰아넣었다. 살인마의 수식어로 캘리포니아의 별칭인 골든스테이트가 붙은 것은 그가 캘리포니아에서만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이다.피해자 연령대는 13~42세였다. 집에 혼자 있는 여성, 자녀와 함께 있는 여성, 남편 또는 연인과 함께 있는 여성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 범행 후에는 피해자 등을 살해하기도 했다. 총 120여채의 가옥에 침입했다. 그는 범행 때마다 장갑에 복면을 사용,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1986년 돌연 잠적했다. 살인마가 경찰 출신이라는 사실에 미국 사회는 경악했다. 드앤젤로는 1973~1979년 캘리포니아의 오번과 엑스터에서 경찰로 근무했다. 약국에서 개 방충제와 망치를 훔치다가 적발돼 해고당했다. 경찰은 당시 구입한 약품과 망치를 범행에 사용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살인마가 공격을 시작했을 때 그는 이미 법을 집행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어떻게 사람들을 공격할지 궁리하면서 동시에 경찰이 되는 법을 습득하고 있었던 것”이라면서도 “그가 경찰로 근무하면서 배운 전술, 전략 덕분에 오랜 세월 경찰 추격을 따돌렸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수사 당국은 살인마의 첫 범행 40년을 맞은 지난 2016년 수사를 재개해 결국 검거에 성공했다. 용의자의 장성한 자식들이 이번 수사에 협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용의자의 몽타주를 공개하고 5만 달러(약 5500만원)의 현상금을 걸었다. 수사를 지휘한 앤 마리 슈버트 새크라멘토카운티 검사는 “이 일이 건초더미에서 바늘 찾는 일과 같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또한 바늘이 건초더미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어떻게 드앤젤로를 골든스테이트 살인마로 특정했는지 수사 당국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1978년 발생한 2건의 살인사건 현장에서 확보한 DNA가 드앤젤로의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골든스테이트 살인마가 오랜 시간 체포를 피하고 무기류 사용법에 능숙한 점에 비추어 경찰 또는 군 출신이라는 데에 무게를 두고 수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앤젤로는 지난 24일 오후 첫 범행을 저지른 지역에서 자동차로 약 30분 떨어진 새크라멘토시 외곽의 자택에서 체포됐다. 그의 이웃으로 20여년을 산 케빈 타피아는 “아침 일찍 잔디를 깎는 등 사소한 문제로 이웃에게 소리치기도 했다. 소름 끼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조금 이상한 사람이기는 했다”고 CNN에 말했다. 골든스테이트 살인마에게 1976년 성폭행당한 제인 카슨 샌들러는 “그날 이후로 매일 밤 범인이 붙잡히기를, 강간당하는 꿈을 꾸지 않기를 기도해 왔다”고 NYT에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문화마당] 소들은 행복했다/정종홍 작가

    [문화마당] 소들은 행복했다/정종홍 작가

    전남 장흥에는 풀만 먹여 소를 키운다는 목장이 있다. 소에 대한 글을 쓰고 있던 나는 마침 이 목장에서 주최한 세미나에 참석했다. 의구심을 품었던 나는 질문했다. “결국은 더 비싼 소를 팔기 위한 것 아닙니까?” 강연자는 당황하지 않고 최고 품질의 소를 생산하려는 것은 맞으나 등급 판정에 연연하지 않는다 했다.풀만 먹고 자란 소를 부위별로 시식하는 행사에 다시 초대받았다. 소고기에선 배합 사료를 먹인 소와 다른 낯선 짙은 육향, 건초 삭는 냄새가 느껴졌다. 문뜩 이 소의 내장 맛이 궁금했다. 목장주는 흔쾌히 시식회를 열겠다 했고 우리 세대가 알지 못하는 여물 먹인 옛날 소의 맛을 간접적으로나마 맛볼 기대감에 흥분됐다. 시식회 당일 목장엔 언론 관계자들이 모였다. 당일 도축한 소의 내장만을 받아 날로 먹거나 구워서 먹었다. 평가는 나뉘었다. 역시 질기다는 의견이 많았고 맛이 깊다, 다르다는 조심스러운 견해도 나왔다. 속속 관련 기사가 쏟아졌다. 이미 주목을 받고 있던 목장은 가치가 상승했다. 이날 난 목초 생산지의 의문을 제기했고 어떤 글도 써 내지 못했다. 아직 아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후 난 자청해 목장을 찾았고 며칠을 묵기로 했다. 어느 날은 축사 한구석에 소가 맥없이 쭈그리고 앉았다. 소는 태어나서부터 28개월을 함께 지낸 다른 소가 떠나자 여물도 물리고 구슬피 울고 있었다. 팔려 가던 소가 유독 몸부림쳐 내보내는 데 애를 먹었다는 목장주도 맘이 편치 않았다. 목장은 축사에서 먹이고 재우는 계류식과 초지에 풀어놓는 방목형의 장점만을 취했다. 축사엔 항상 마른 풀이 깔렸고 먹이는 풀은 섬유질 풍부한 유기농 라이그래스와 단백질, 칼슘 함량이 높은 목초 알팔파를 먹여 살을 찌운다. 목초를 먹은 소의 똥은 냄새가 안 나고 잘 말라 논, 밭 거름으로 쓴다. 초식 동물인 소는 염분 보충이 필수다. 축사엔 일반 소금보다 세 배 비싼 신안 토판염이 늘 비축돼 있다. 배합 사료는 일절 먹이질 않는다. 소는 풀을 먹고 소화하는 동물이라는 당연한 사실이 새삼스러웠다. 풀을 먹은 소는 초지로 나와 마음껏 뛰논다. 목장을 거닐면 소들이 다가왔다. 손을 뻗으면 소를 만질 수 있었다. 하루는 지축을 뒤흔드는 소리에 놀라 보니 소들이 무리 지어 뛰고 있었다. ‘소가 뛴다!’ 이곳에서 저 끝까지 소가 ‘우두두두’ 달리는 장관이 눈앞에 펼쳐졌다. 어미가 뛰니 새끼는 껑충 뜀으로 쫓는다. 반도 못 가 돌아오는 어미를 다시 쫓아 뒤뚱거린다. 아름다운 모습에 눈물이 맺혔다. ‘이 소는 행복하다.’ 소는 냄새에 민감해 침이 묻은 풀을 먹지 않는다. 새벽부터 끼니마다 마른 풀을 먹이는 목장주의 엄지와 검지엔 딱지처럼 굳은살이 박였다. 어떤 농장은 물통에 소똥이 빠져도 며칠씩 그냥 두니 물이 썩는다. 소가 밟고 지나가면 다른 소가 그 물을 마신다. 여긴 달랐다. 물통이 반짝거렸다. 수시로 닦고 새 물을 채운다. 축사 뒤편에 놓여 방문객에게는 잘 보이지도 않는 물통이었다. “소를 내 손으로 다 받았네, 처음 있던 놈이 어느새 다섯 번 새끼를 낳았어. 그놈이 열두 번까지 새끼를 낳아 주면 다 받을 거야. 그게 꿈이야.” 우린 함께 웃었다. 서로 맘이 닿았다. 만남은 새롭다, 스침은 섣부르다. 눈을 가리고 오해를 남긴다. 깊이 보면 조금 더 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만남이 곧 이뤄진다. 우린 소망한다. 모두의 염원을 담아 더 깊이 다가가길. 그리고 기다린다.
  • ‘나의 아저씨’ 장기용 만난 이선균 “왜 애를 패?” 격돌 예고

    ‘나의 아저씨’ 장기용 만난 이선균 “왜 애를 패?” 격돌 예고

    ‘나의 아저씨’ 이선균과 장기용의 격돌이 예고돼 호기심을 자극한다.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극본 박해영, 연출 김원석, 제작 스튜디오 드래곤, 초록뱀미디어)에서 퍽퍽한 세상을 온몸으로 버텨내는 지안(이지은 분)에게 세상 사는 법을 조금씩 알려주고 있는 좋은 어른 동훈(이선균 분)과 지안과 악연으로 엮인 광일(장기용 분)의 첫 대면이 예고됐다. 동훈과 지안은 같은 사무실에 존재했지만 부장과 파견직 여직원이라는 것 외에는 별다른 접점이 없었다. 그러나 지안이 뇌물수수 사건으로 인해 위기에 처한 동훈을 이용해 도준영(김영민 분) 대표에게 위험한 거래를 제안하면서 그 관계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모했다. 동훈은 차가운 지안이 사실 병든 할머니를 책임지는 착한 손녀가장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또한 이력서 위에 줄줄이 나열된 화려한 스펙보다는 ‘달리기’라는 간략한 단어 하나가 ‘더 센 내력’을 지닐 수 있음을 알아봤다. 그리고 지안에게 동훈은 천만 원짜리 비싼 기회에서 자신을 진심으로 이해해주는 어른으로 변화했다. 동훈은 지안을 “행복하자”며 다독였고, 지안은 동훈에게 “파이팅”을 보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18일 방송될 9회의 예고 영상은 동훈과 지안에게 아직 위기가 남아있음을 암시했다. 먼저 동훈은 삼안 E&C의 새로운 상무 후보에 올랐다. 후보임에도 이미 당선이 확정된 것처럼 기뻐하는 상훈(박호산 분)과 기훈(송새벽 분). 그러나 그 여정이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영수증 처리하는 애’의 편을 들었던 동훈의 뒤를 캐는 윤상무(정재성 분), 그리고 “두고 보자고. 그런 인간인지 아닌지”라는 준영의 의미심장한 대사는 지안이라는 존재가 동훈에게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무엇보다도 지안의 사정을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청소부 할아버지 춘대를 찾아가 “그놈, 지금 어디 있어요?”라면서 광일의 거취를 찾는 동훈은 오늘 밤 펼쳐질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높인다. “나는 걔 얘기 들으니까 눈물이 나던데, 왜 애를 패?”라는 동훈의 외침 속에는 광일을 향한 분노와 지안에 대한 슬픔이 물씬 느껴진다. 이에 지안의 과거를 정면으로 마주한 동훈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한편, tvN ‘나의 아저씨’는 18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사진제공= tvN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김성룡 성폭행 의혹 ‘반박’ 외국인 기사 “눈떠보니 알몸이었다”

    김성룡 성폭행 의혹 ‘반박’ 외국인 기사 “눈떠보니 알몸이었다”

    바둑계에서도 미투(#Me too) 폭로가 나왔다.한국에서 활동 중인 외국인 여자 프로기사 A씨는 17일 한국기원 프로기사 전용 게시판에 ‘과거 김성룡 9단에게 성폭행당했다’는 글을 올렸다고 중앙일보는 전했다. 그는 “이 글을 보고 내 마음이 어땠는지 느꼈으면 한다.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알려주고 싶었고, 누구도 나와 같은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글을 썼다”고 밝혔다. 다음은 A씨가 올린 글이다. “요즘 ‘미투’ 때문에 옛날 기억이 다시 돌아왔다. 어떻게든 잊으려고 했던 시간인데…. 역시 그럴 수 없다. 2009년 6월 5일 김성룡 9단의 집에 초대를 받았다. 같이 오기로 한 친구를 기다리다가 술이 많이 마셨고, 그의 권유대로 그의 집에서 잠을 잤다. 정신을 차려보니 옷은 모두 벗겨져 있었고 그놈이 내 위에 올라와 있었다. 그가 나를 강간하고 있는 상태에서 나는 눈을 뜬 것이다. “일주일 뒤 김성룡이 술에 취해서 내가 사는 오피스텔 앞으로 찾아와 만나자고 했다. 몇 호인지도 물어봤다. 다행히 그 날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나는 문을 잠갔는지 몇 번이나 확인하면서 아침이 되어서야 잠을 잘 수가 있었다. 외국인 여자기사로서 그동안 지내오면서 내가 얼마나 힘이 없는 존재인지 실감했다.” “9년간 혼자만의 고통을 감내하는 동안, 김성룡은 바둑계에 모든 일을 맡으며 종횡무진으로 활동했다. 방송, 감독, 기원 홍보이사 등등. 나는 9년 동안 그 사람을 피해 다녔는데, 그 사람은 나에게 요즘도 웃으며 인사한다. 그 사람의 행동이나 말을 보면 그 날의 일 때문에 내가 얼마나 무섭고 힘든 시간을 보냈는지 모르는 것 같다.” 김성룡 9단은 한국기원 홍보이사, 바둑도장 운영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보도와 관련 김성룡 9단 측은 “합의하에 이루어진 성관계로 성폭행은 아니었다. 변호사를 선임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기원은 17일 미투 운동 대응을 위한 임시 운영위원회를 열고 윤리위원회를 구성했다. 한국기원 이사인 임무영 대전고검 검사가 윤리위원장을 맡았고, 남녀 프로기사들이 위원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윤리위는 미투 관련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단호하고 엄정한 조치를 하며, 2차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위안부 피해자 안점순 할머니 별세

    위안부 피해자 안점순 할머니 별세

    14살에 일본군 성노예로 끌려가고인, 생전에 증언할 시간 얼마 남지 않은 걸 안타까워 해 위안부 피해자인 안점순 할머니가 별세했다. 향년 90세. 안 할머니 별세로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29명으로 줄었다.30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따르면 안 할머니는 1928년 서울 마포구 복사골에서 태어났다. 14살, 지금으로 치면 중학교 1학년인 앳된 소녀는 방앗간 앞으로 나오라는 동네 방송을 듣고 어머니와 함께 나갔다가 군인들의 손에 끌려갔다. 소녀는 내몽고로 추정되는 곳에서 일본군의 성노예로 살아야 했다. “그놈들은 우리를 짐승처럼 대했지. 인간으로 취급 안 했어. 낮에 밥풀떼기 두 개를 단 장교가 왔더라고, 나를 살피고 가더니 저녁에 긴 칼을 차고 왔어. 요구하는 걸 안 들어준다고 그냥 칼을 빼들고는 죽인다고 했어.”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 6집 ‘역사를 만드는 이야기’에 나온 안 할머니의 악몽같은 기억이다. “(군인들이 안 올 때에는) 그냥 엎드려 있거나 앉아서 노다지 눈물로 세월을 보내는 거지 뭐. 괴롭고 힘드니까. 아직 눈물이 안 말랐기에 지금도 이렇게 눈물이 나지.”광복을 맞은 1945년, 안 할머니는 18살이 되었다. 해방 직후 8개월을 중국 베이징에서 지냈다. 이듬해 톈진에서 배를 타고 인천항으로 돌아왔다. 안 할머니는 23살이던 1950년 한국전쟁이 터져 대구로 몸을 피해 자리를 잡았다. 1992년 수원으로 이사한 안 할머니는 이듬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했다. 평생 홀로 산 할머니는 자식이 없었다. 경기 수원에서 조카 내외와 살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힘써 왔다. 안 할머니는 생전에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안타까워 했다. “우리는 지금 현재도 시간이 갈수록 그 고통을 이야기할 증언들의 소중한 시간을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그 사무친 고통과 치욕의 시간을 풀어낼 길이 여전히 부족합니다. 결코 잊어서도 안 되고 잊혀져서도 안 되는 역사를 그들이 말하는 해결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길섶에서] 봄비/박건승 논설위원

    아침 하늘이 모처럼 푸르다. 흰 구름까지 춤을 춘다. 바람은 차갑지만 햇볕이 짱짱해 눈부시다. 대지도 제법 눅었다. 땅을 만져 보니 보드라운 흙살이 손끝을 간질인다. 2월 끝자락에 부슬거리며 내린 첫 봄비 덕분이리라. 꽃을 재촉하는 비란 뜻의 최화우(催花雨). 그러고 보니 봄의 두 번째 절기인 우수가 지난 지도 열흘이 지났다. ‘봄비 잦은 것’이라는 속담이 있다. 봄비가 자주 오면 풍년이 들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마을 지어미들의 인심이 후해진다는 뜻이다. 아무 소용없고 도리어 해롭기만 함을 비유적으로 이른다. 우리 조상에게 잦은 봄비는 보탬이 안 되는 존재였던 셈이다.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이란 노랫말에서 보듯 봄비는 더할 나위 없는 서정적 소재였는데도 일상사에선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고나 할까. 그러나 요즘처럼 미세먼지로 온 국민이 고통받는 현실에서 그만큼 고마운 존재가 또 있을까. 구질구질하다는 이유로 더이상 봄비를 탓할 일이 아니다. “그놈의 봄비는 왜 이리 시도 때도 없이 오나”라고 버릇처럼 되뇔 일도 못 된다. 우리 모두에게 생명수인 까닭이다.
  • 에이핑크 손나은, SNS 사진 올렸다 봉변...‘페미니스트·담배’ 논란...왜?

    에이핑크 손나은, SNS 사진 올렸다 봉변...‘페미니스트·담배’ 논란...왜?

    그룹 에이핑크 손나은이 SNS에 사진을 올렸다가 난데없이 네티즌의 뭇매를 맞았다.13일 그룹 에이핑크 멤버 손나은(25)이 SNS에 사진을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이를 삭제했다. 손나은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침 부은 얼굴 ‘GIRLS CAN DO ANYTHING’”이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사진 여러 장을 올렸다. 사진에는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있는 손나은의 모습 등이 담겼다. 사진 속에서 손나은은 한 손으로 턱을 괴고 다른 한 손에 휴대폰을 쥐고 있다. 논란이 시작된 건 손나은이 들고 있던 휴대폰 케이스에서였다. 그의 휴대폰 케이스에는 ‘GIRLS CAN DO ANYTHING’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이 문구는 프랑스 캐주얼 브랜드 쟈딕 앤 볼테르의 대표적 슬로건이다. 이는 한 때 많은 여성들이 해당 문구가 쓰인 티셔츠를 입으면서 인기를 모았다. 동시에 ‘페미니스트’ 대변 문구라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를 본 일부 네티즌은 “페미니스트 선언한 거냐”며 손나은의 게시물에 이를 비난하는 댓글을 달았다. 몇몇 네티즌은 “손나은 남자 팬 떨어지겠네”, “그놈의 ‘페미’ 좀”, “손나은 페미인가요? 아 오늘부터 차단”이라며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손나은이 식사하고 있는 테이블 한 켠에 있는 담배를 발견, 이를 지적했다. 손나은의 SNS는 순식간에 네티즌 싸움판이 됐다. 일부 네티즌은 “개인 사생활이다”, “과도한 해석이다”라며 손나은에 대한 과한 지적을 멈춰줄 것을 요구했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손나은은 급히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급기야 손나은 소속사 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측은 이날 오후 해명에 나섰다. 소속사 측은 “손나은이 해당 브랜드 화보 촬영으로 미국에 갔고, 현지에서 행사 물품으로 해당 핸드폰 케이스를 받았다”며 “평소 자신이 광고하는 브랜드를 SNS에 홍보하며 애정을 드러냈는데, 이런 논란이 벌어질 줄은 예상하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식탁 위에 있던 담배도 현지에 함께하고 있는 스태프의 것”이라며 논란을 일축시켰다. 사진=손나은 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옥탑방고양이’ 배우 故 정다빈, 오늘(10일) 11주기...우리 곁을 떠난 ★

    ‘옥탑방고양이’ 배우 故 정다빈, 오늘(10일) 11주기...우리 곁을 떠난 ★

    ‘옥탑방 고양이’로 큰 사랑을 받았던 배우 故 정다빈이 우리 곁을 떠난 지 11년이 지났다.10일 배우 故 정다빈이 이날 11주기를 맞았다. 정다빈은 지난 2007년 2월 10일, 향년 27세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MBC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 시트콤 ‘뉴논스톱’, 영화 ‘그놈은 멋있었다’ 등을 통해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갑작스러운 비보였기에 팬들의 충격은 더 컸다.그가 떠난 뒤, 소속사 분쟁 등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고, 슬럼프에 빠져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의 선택에 안타까움이 더해졌다. 정다빈이 세상을 떠난 지 4년 뒤인 2011년에는 故정다빈과 故 문재성 씨의 영혼결혼식이 열리기도 했다. 당시 정다빈 어머니는 “미혼으로 생을 마감한 딸을 위로하고자 영혼결혼식을 하게 됐다”는 뜻을 전했다. 정다빈과 영혼결혼식 한 故 문재성 씨는 1975년 출생, 2002년 운명했다. 한편 故 정다빈은 경기 안성에 위치한 유토피아 추모관에 안치됐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평창올림픽 한반도기서 독도 빼는 정부…12년 전 ‘말뒤집기’, 네티즌 “어이없네”

    평창올림픽 한반도기서 독도 빼는 정부…12년 전 ‘말뒤집기’, 네티즌 “어이없네”

    정부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사용될 한반도기에 독도를 전부 빼기로 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단복 패치에 있는 한반도기에 당초 넣었던 독도도 향후 독도를 뺀 한반도기로 교체하기로 했고 남북선수단 공동입장 때 쓰일 한반도기에서도 독도를 지우기로 결정했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에는 우리 고유 영토라서 반영해야 한다던 정부가 12년 만에 말을 바꾼 셈이다.정부는 올림픽 정신에 정치적 사안을 연계하지 않겠다는 취지라고 밝혔지만 전날 일본 정부의 공식 항의를 다분히 의식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네티즌들은 “독도는 엄연히 우리땅인데 왜 평창 올림픽에 쓰일 한반도기의 독도까지 일본의 눈치를 봐야 하느냐”며 황당해하는 분위기다. 정부 당국자는 지난 5일 오후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단복에서 독도를 뺀 한반도기 패치로 교체하겠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정부 당국자는 “정치적 사안을 스포츠와 연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정신인 만큼 국제대회 공동입장 등에는 IOC의 권고에 따라 독도 없는 한반도기 들고 나간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평가전 등 IOC와 무관한 행사에서는 남북의 관례대로 독도가 그려진 한반도기를 사용할 수 있다”면서 “전날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과 스웨덴의 평가전의 주최자가 IOC가 아닌 대한아이스하키연맹이라서 독도 찍힌 한반도기 들고 나갔다”고 부연했다.앞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스웨덴과 평가전을 치른 지난 4일 인천 연수구 선학국제빙상경기장에는 울릉도와 독도까지 선명하게 표시된 한반도기가 내걸려 눈길을 끌었다. 또 5일 오전 강원 강릉 선수촌에 입촌한 뒤 훈련장으로 가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의 흰색 패딩 위에도 독도와 울릉도가 들어가 있는 푸른색 한반도기 패치를 왼쪽 가슴에 부착됐다. 이 옷은 남북 선수들이 올림픽 개회식 공장입장 때 입을 단복이다. 이에 대해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다음달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독도가 들어간 한반도기가 게양된 것과 관련해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의 영유권에 관한 일본의 입장에 비춰 수용할 수 없으며, 매우 유감”이라며 “한국측에 외교 경로를 통해 우리의 입장을 강하게 항의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사 사건이 발생할 경우 계속 강하게 항의하겠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실제 일본 정부는 가나스기 겐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주일대사관측에, 주한 일본대사관 공사가 평창올림픽위원회측에 전방위적으로 독도를 한반도기에서 넣은 데 대해 항의했다.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달 23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렸던 남북합의 결과에 따라 남북 선수단이 공동입장할 때 한반도기에서 독도를 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남북은 일본이 끊임없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던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때 국민 정서를 반영해 독도를 표시한 한반도기를 들었다. 그전까지 7번 공동입장에서는 독도를 뺀 한반도기를 사용했었다. 2006년 11월 노무현 정부 당시 통일부는 한반도기를 독도에 표기하는 의견을 외교통상부에 문의했고 당시 외교부는 “독도가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우리의 고유영토라는 점을 감안할 때 단일기에 독도를 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회신했다. 당시 정부 당국자는 “독도를 새겨 넣는데 대해 정부 내 반대가 없기 때문에 북측과 협의해서 앞으로는 독도가 들어간 단일기를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정권에서 일하던 정부 인사들이 상당수 포진한 현 정부에서는 정치적 이유로 한반도기에서 독도를 빼기로 해 12년 전 정부의 약속은 휴지조각이 됐다.이로써 남북 단일팀 선수들의 독도가 들어간 한반도기 패치 부착은 해프닝으로 끝나게 됐다. 이 과정을 모두 지켜본 국민들은 불쾌하고 실망스러운 감정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번 결정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아이디 ‘bad2****’는 “지금까지 정책이 실망스러워도 응원하고 지지했는데 이번에는 진짜 실망”이라며 “독도는 우리땅이다. 국기에 자국 영토도 표기 못하는 나라가 나라냐?”고 반문했다. ‘miye****’는 “정말 열 받는다. 내 나라, 내 땅을 무슨 정치적인 이유냐”, ‘ahri****’는 “독도를 정치적으로 뺐다. 이런 결정이 정치적 사안을 스포츠와 연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js99****’는 “그렇게 보수들의 친일파 프레임으로 공격하던 좌파정권도 일본 눈치보면서 독도를 빼느냐”고 꼬집었다. ‘etpo****’는 “실리가 중요하다고 생각되나 마음이 수용이 안 된다”며 “보수정권 욕했던 나지만 요즘 보면 그놈이 그놈인듯”이라고 올렸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김연우 복면가왕 음원 소송 승소 “前소속사, 1억3000만원 지급”

    가수 김연우(47·본명 김학철)가 전 소속사인 미스틱엔터테인먼트로부터 억대에 달하는 ‘복면가왕’ 음원 정산금을 돌려받게 됐다.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12부(부장 강화석)는 김연우의 현 소속사 디오뮤직이 미스틱을 상대로 제기한 1억 5000여만원 규모의 정산금 등 지급 청구 소송에서 “미스틱은 ‘복면가왕’ 음원 정산금 1억 3159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5일 밝혔다. 김연우는 2015년 5월 MBC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에 출연해 10주간 가왕 자리를 지키며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팬텀 오브 디 오페라’, ‘만약에 말야’, ‘가질 수 없는 너’, ‘이밤이 지나면’, ‘사랑…그놈’, ‘사랑할수록’ 등을 재해석한 김연우의 노래는 음원으로도 나와 큰 사랑을 받았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서울광장] 방관자도 공범이다/임창용 논설위원

    [서울광장] 방관자도 공범이다/임창용 논설위원

    흑인 차별 의식이 미국 사회 깊숙이 고착화돼 있던 1960년대 초. 항공우주국(나사)에서 계산 업무를 하던 흑인 여성 캐서린은 어느 날 우주임무센터에 투입된다. 복잡한 계산이 필요해지자 캐서린의 뛰어난 수학적 재능을 활용하기로 한 것. 흑인 여성으로선 첫 센터 입성이었다. 캐서린은 그러나 뿌리 깊은 편견과 차별에 숨 막히는 나날을 보낸다. 출입구부터 화장실과 식당, 커피포트에까지 ‘유색인 전용’이란 표시가 붙어 있었다. 어려운 계산을 하다 말고 800m나 떨어진 화장실에 뛰어갔다가 오기를 반복해야 했다. 어느 날 실험에 문제가 생겨 급박한 상황에서 보스가 캐서린을 찾는다. 화장실에 다녀오느라 늦어 보스로부터 질책을 들은 그녀는 급기야 쌓인 분노를 터뜨린다. 모든 차별적 환경을 조목조목 지적한다. 주목되는 장면은 그녀의 보스인 알 해리슨의 대응. 그는 직접 화장실로 가 ‘유색인 전용’이란 푯말을 깨부순다. 나사엔 유색인 화장실이 아니라 그냥 화장실이 존재할 뿐이라면서. 이후 나사에선 제도적으로 흑인 차별이 사라졌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히든 피겨스’에 나오는 이야기다. 우주를 향한 미국과 소련의 경쟁이 치열할 때 나사 내부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 사태를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왜 우리 검찰엔 나사의 해리슨 같은 보스가 한 명도 없을까’란 의문이었다. 장관이든 부장검사든 단 한 사람이라도 ‘싸워 보자, 도와줄게’라고 나섰다면 어떻게 됐을까. 장례식장에 동석했던 그 많은 선배 검사들은 왜 한 명도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라고 나서지 못했을까. 서 검사는 치욕적인 성추행을 당하고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너무 부당하다고 얘기하고 싶었으나 많은 사람이 말렸다”고 했다. 그저 자신의 무능을 탓하며 입 다물고 근무하는 것 외에 달리 방도가 없었다고 했다. 성추행 피해자가 외려 마녀사냥감과 따돌림의 대상이 되는 분위기 속에서 8년간 눈물만 삼켜 왔다는 것이다. 서 검사는 검사이기 이전에 누군가의 아내이자 엄마다. 익명의 진정서나 투서도 아닌 실명으로 본인의 성추행 피해 이야기를 그토록 세세하게 폭로한 용기에 경외심이 들 정도다. 하지만 당사자의 용기만으로 진실을 밝히기엔 힘이 부쳐 보인다. 켜켜이 쌓인 한 조직의 치부는 은밀하고 단단하다. 구태의 관성은 웬만해선 멈추지 않는다. 사건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와중에도 법무부나 검찰의 모습을 보라. 서 검사의 폭로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아침과 저녁 때의 말이 다르다. 검찰도 처음엔 내부 감찰로 끝내려다가 파장이 확산되자 진상조사단을 꾸리는 등 마지못해 끌려다니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은밀한 범죄가 저질러지고 은폐되기 쉬운 권위적 조직문화는 검찰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깔려 있다. 성추행이나 차별, 인격 모독적인 갑질 행태가 자주 일어나는 이유다. 모르는 체, 못 본 체하는 방관자들로 가득한 조직문화는 이런 범죄를 부추긴다. 이젠 서 검사의 주변인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용기를 발휘할 때다. 두렵더라도 보고 들은 대로 진실을 이야기해야 한다. 장례식에선 차마 용기가 없어 모른 체했지만 이제라도 돕겠다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진실이 덮이지 않고 검찰의 조직문화도 바뀐다. 역사적으로 성추행과 고문 같은 은밀하게 저질러지는 범죄의 진상은 주변인들이 방관을 거부하는 용기를 냈을 때 비로소 밝혀졌다.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의 진실도 현장을 본 한 의사의 용기 있는 증언이 있었기에 드러날 수 있었다. 시인 김수영은 이미 1970년대에 ‘무서워서 편리해서 살기 위해서’ ‘그저 그저 쉬쉬하면서’ 살고 있느냐며 불의를 방관하는 우리를 질타했다. 뻔히 알고 뻔히 보이는데도 각종 핑계를 대고 자기를 합리화하며 입 다물고 살고 있지는 않은지 모두 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우선 그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는 김수영의 시 제목을 가슴에 품고 말이다. 아니면 복종을 강요하는 권위가 내리는 명령에 조용히 따르면서 평생을 보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방관자도 공범이다. sdragon@seoul.co.kr
  • [길섶에서] 작은 연못/진경호 논설위원

    거실 안 작은 질그릇 속, 금붕어 두 마리가 산다. 고작 손가락 절반만 한 몸집이건만 흐느적대는 품새가 스웩을 배운 게 분명하다. 거만하고 앙증맞다. 먹이를 주려 다가가면 쪼르륵 달려와(?) 연신 꼬리를 흔들며 뻐끔거린다. ‘밥 주세요 밥~!’ 물고기 기억력은 3초라 누가 말했나. 가당치 않다. 한데 이 질그릇 세상에서 양희은의 ‘작은 연못’ 사태가 벌어질 조짐이 보인다. “~서로 싸워 한 마리는 물 위에 떠오르고, 그놈 살이 썩어들어가 물도 따라 썩어들어가 연못 속에선 아무것도 살 수 없게 되었죠~.” 덩치가 작은 녀석이 집요하게 큰놈 꽁무니를 쫓아가 물고, 큰놈은 온종일 도망 다니는 일이 일상이 됐다. 왜 쫓고 쫓기는지도 모른 채 쫓고 쫓긴다. ‘이기적 유전자’가 만든 영역 싸움에 충실할 뿐인 녀석들에게 공존의 가치를 설명할 수도 없는 노릇, 떼어놓을 도리밖에 없어 보인다. 인터넷 속 작은 연못에 금붕어를 빼닮은 인간 군상들이 산다. 왜 싸우는지도 모른 채 이념과 정파로 갈려 어제도 오늘도 날 새는 줄 모르고 싸운다. 서로 싸워 다 죽을 뿐인데, 옮겨 담을 질그릇도 없는데. 금붕어만도 못한…. jade@seoul.co.kr
  • [홍희경 기자의 출근하는 영장류] 히든트랙

    [홍희경 기자의 출근하는 영장류] 히든트랙

    입사 초 제일 닮고 싶던 동기는 회식에서 고기를 적당하게 구워 내던 녀석이었다. ‘바싹’부터 ‘육즙 많이’까지 천차만별 젓가락들의 요구를 따르느라 이도저도 아닌 삼겹살을 만드는 여느 신입과 다르게 그놈은 절도 있게 ‘집게권’을 행사했다. 이후에도 어떤 불판에서든 그놈과 먹는 고기맛은 좋았다. 한참 뒤 알았다. 그놈은 고기를 잘 굽는 기술자 이상이었다. 굽는 동안 지루함을 잊게 할 너스레, 고기를 삼킬 때 터뜨리는 유쾌함, 배를 채운 뒤 술잔이 돌 때의 진솔함. 그는 고기맛을 넘어 고깃집의 경험 전부를 기획했다. 유행하는 불판이 바뀌는 속도 못지않게 4차 산업혁명 범주에 드는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르다. 알파고 여파로 인공지능(AI) 담론이 뜨는가 싶더니 요즘 화두는 블록체인이다. 2030세대 중심의 가상화폐 투기 열풍이 블록체인을 올해 키워드로 밀어 올렸다. 가상화폐 거래에 참전할지가 모두의 고민이 됐다. 정부 부처마저 가상화폐 앞에서 ‘투기로 패가망신할 것’이라고 냉소를 보내는 측과 ‘옛날처럼 살다 뒤처질 것’이라고 조바심 내는 측으로 나눠졌다. 법무부가 규정한 대로 지금 가상화폐 거래는 투기다. 실물경제의 생산성과 별개로 기대심리에 부응해 급등락장에 내기 걸듯 이뤄지는 거래, 투기가 확실하다. 다만 현재 금융·통신·물류사들이 주도하는 블록체인 컨소시엄들의 기술 상용화 단계가 되면 시세는 안정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한편에선 가상화폐 거래를 중단하면 블록체인 기술 발전에 불리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일리 있다. 거래를 중단한다고 블록체인 기술 발전이 아예 불가능하지 않겠지만, 마치 임상연구 단계를 건너뛰고 신약 개발을 하는 것처럼 한계가 있을 것이다. 실시간 거래 정보를 중앙 서버 대신 네트워크에 분산 저장하는 블록체인 기술은 작은 오류에도 신뢰를 잃을 수 있는데, 과열된 가상화폐 거래들이 예기치 않게 블록체인 기술의 여러 버전을 겨루게 하고 기술 오류를 찾아 주는 시험대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작은 오류도 허락되지 않는 기술이란 점은 자율주행차, 드론, 3D프린터,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전반에 나타나는 특성이다. 미미한 확률이라도 해킹과 오작동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자율주행차에게 운전대를 넘기기 싫은 게 사람 심리다. 결국 미래는 기술뿐 아니라 기술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까지 열릴 때 시작될 것이다. 당국이 “투기”라는데 “마지막 남은 공정한 기회”라며 달려드는 청년들을 비판하기 전 그 처지와 집단심리에 담긴 함의를 파악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다. 3포세대, 흙수저라고 자조하다 “미친 세상, 리셋되면 좋겠어”라고 성내던 청년들이 가상화폐 열풍에 올라탔다. “가상화폐는 투기”라는 질책은 “양극화를 부르는 소득·과세 체계, 대마불사 자산 거래 시장은 ‘투기적 정책’이 아니란 말이냐”는 반론 앞에 무색해졌다. 당면한 기술을 추종할지 쳐부술지 결정에 앞서 긴 안목에서 우리가 어떤 기술을 채택해 어떤 미래를 기획하는 데 합의할 것인지, 지금의 만족을 깨뜨리는 ‘히든트랙’부터 숙고해 볼 일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짓말 #국가는 잘사는데 왜 국민은 못사는가 saloo@seoul.co.kr
  • 악어를 구조하기 위해 스스로 물에 빠진 남성

    악어를 구조하기 위해 스스로 물에 빠진 남성

    한 미국 남성의 믿기 어려운 놀랄만한 ‘직업 정신’이 화제다.  10일(현지시각) 외신 케이터스 뉴스 에이전시를 통해 소개된 영상엔 지난 6월 초 악어가 득실대는 물 속으로 뛰어든 제이슨 맥도날드(34)라는 용감무쌍한 사람의 사연이 담겨 있다.  콜로라도 악어 농장에서 일하고 있는 제이슨은 농장 주위를 둘러보다 물 속에서 부상당한 악어 한 마리를 발견했다. 악어는 앞쪽과 뒤쪽 다리에 깊은 상처를 입은 상태였으며 그는 악어의 상처가 즉시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농장 주위를 어슬렁 거리고 있었는데 물 속에서 악어 한 마리가 수면 위로 튀어나왔다. 악어에게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한 “밧줄이나 최소한의 보호 장비가 없었기 때문에 악어를 잡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장비를 갖추고 다시 악어에게 접근하면 물속으로 잠수해 사라질 것이 분명했고 그러면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칠 것 같았다”며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물 위에 쳐진 슬랙라인(Slackline) 위에서 ‘그놈’을 잡기 위해 물속으로 점프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는 아슬아슬 슬랙라인을 타고 가다가 악어 위로 온 몸을 던졌다. 그리고 안전하게 물 밖으로 악어를 꺼냈다. 그는 순간의 공포가 기쁨이 됐음은 물론 ‘기념 촬영’까지 무사히 마쳤다.  “당시엔 농장이 악어 번식철이었다. 많은 악어들이 자신의 영역을 차지하기 위해 싸웠다. 이 놈은 크기가 큰 편이 아니기 때문에 아마도 자기보다 몸집이 큰 악어에게 공격당해 상처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물속 악어를 잡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며, 난 악어를 잡기 위해 물속으로 뛰어든 최초의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신은 제이슨의 ‘놀라운 노력’ 덕에 상처 입었던 악어의 건강은 현재 회복된 상태며 콜로라도의 멋진 햇살 아래에서 즐거운 삶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영상=STORYTRENDER by Caters TV/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이수민 “연기 롤모델 전지현, 다양한 캐릭터 소화하고파” [화보]

    이수민 “연기 롤모델 전지현, 다양한 캐릭터 소화하고파” [화보]

    배우 이수민의 패션 화보가 공개돼 화제다. 이번 화보에서 이수민은 몽환적인 분위기 소녀의 모습과 시크하고 성숙한 분위기를 넘나들며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였다. 화보 촬영이 끝나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수민은 개봉을 앞둔 영화 ‘내안의 그놈’에 대한 근황을 전했다. 첫 스크린에 도전한 그는 “오랜 꿈이었던 영화에 도전하게 되어 기쁘다. 힘들어도 더 열심히 하려는 원동력이 된다. 작은 목표를 이뤄 뿌듯한 마음이 크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수민은 “호흡을 맞추는 B1A4 진영 오빠와 라미란 선배님이 연기적인 고민에 대해 도움을 주셨다”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현재 나이로 할 수 있는 작품이 한정적이다 보니 성인이 되고 싶은 생각을 종종 했다며 연기에 대한 고민도 털어놓았다. 작년 한 해도 MBC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을 통해 사극에 도전하며 새로운 연기를 선보인 이수민. 사극 연기를 해본 소감을 묻자 그는 “중저음인 내 목소리 톤이 사극과 잘 맞아 긴장했던 것보다 잘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너무 추워서 고생을 많이 했다”라고 답하며 웃어 보였다. 또한 연기력 논란에 대해 입을 연 그는 “부족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오히려 그런 소리가 나 자신을 자각할 수 있어 더 좋았다. 논란 없이 처음부터 칭찬을 받았으면 자신만만해져 연기를 더 소홀히 했을지도 모르겠다. 비난이 아닌 비판은 어느 정도 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어린 나이에도 강한 마음과 성숙한 답변을 던져 놀라게 했다.계속해서 성장하는 배우 이수민.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에 대한 질문에 그는 “교복을 벗기 전에 드라마 ‘학교’와 같은 청춘 로맨스 작품을 꼭 찍어보고 싶다”라고 답했고, “조금 더 나이가 들면 누아르 장르에 도전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 김옥빈, 전지현 선배님처럼 여자가 누아르 작품을 연기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다”고 덧붙였다. 어떤 옷을 입혀놔도 잘 어울리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하던 이수민은 롤모델로 전지현을 꼽으며 ‘엽기적인 그녀’, ‘암살’등 좋은 작품에서 자신만의 뚜렷한 색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모습이 멋있다며 존경하는 마음을 전했다. 평소 털털한 성격으로 주변 친구들이 많은 그는 친한 연예인으로 프리스틴, 트와이스 다현을 언급하며 꾸준히 연락하고 친분을 유지한다고 전했고, 이상형에 관한 질문에 그는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잘 하는 이성에게 매력을 느낀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목표에 대한 질문에 “작품을 많이 하고 싶다. 작품만 활발하게 해도 한 해를 잘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무엇보다 스스로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살고 싶다고 전했다. 사진=bnt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자잘한 기쁨의 힘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자잘한 기쁨의 힘

    연말이라 오래간만에 뷔페를 갔다. 중년을 넘어가다 보니 칼로리 걱정은 본능에 삽입된 영역이 된 지 오래, ‘비싼 돈을 내고 줄 서서 접시에 모양 없이 담아 먹는 모양새’가 흉하다며 나는 뷔페가 싫다고 주장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막상 식당에 입장하는 순간 놀이동산에 놀러 온 어린이의 마음이 된다. ‘이 뷔페는 일식부가 좋군’ 하며 품평을 하고, “오늘 양갈비가 좋네”라고 옆 사람에게 정보 공유를 하는 것은 뷔페만의 미덕이다. 디저트까지 꼼꼼하게 챙겨 먹고 나오는 포만감은 중독성이 있는 행복이었다. 음식을 쓸어 담은 배를 만지작거리며 이틀은 아무것도 안 먹어도 잘 지낼 것 같아 뿌듯했는데 다음날 아침 다시 배가 고팠다. 도대체 내 뱃속의 그놈들은 다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 더욱 괴로운 건 전날 온갖 음식을 먹은 후라 며칠 동안은 딱히 당기는 음식까지 없어져 버렸다는 것이다. 결국 라면을 끓여 먹으며 배고픈 건 반나절도 못 참겠는데, 포만의 행복감은 허망하게 쉽게 사라져 버렸다는 아쉬움에 잠겼다. 생각해 보니 비슷한 것이 로또다. 한번 크게 맞으면 조용히 사표 내고 외국 가서 살겠다며 로또를 산 날 꼭 여권의 유효기간을 확인한다는 친구가 있다. 로또 당첨이란 엄청난 행운은 영원히 지속될까. 안타깝지만 거액 당첨자들의 상당수가 몇 년이 지나자 가정파탄, 사업실패, 사기 등으로 더욱 불행해져 버렸다는 뉴스만 흘러다닌다. 이건 당첨 못 된 99.9%를 위한 위로일 뿐인가 했는데 로또와 행복을 연구한 것들도 유사한 결과들을 보고한다. 배고픈 것, 사람에게 뒤통수 맞은 거, 실패의 기억은 아무리 노력해도 잊히지 않는 것과 비교하면 억울하기 짝이 없다. 자 이제 뷔페와 로또, 둘 다 큰 거 한 방이란 공통점을 갖는데, 이게 오래 지속되지 않는 이유를 이해해야 할 타이밍이다. 인간은 결국 생명체고 행복감은 동물적 포만감이란 본능 영역의 만족에서 비롯된다. 배가 부르면 포만감을 느끼며 엔도르핀 수용체가 활성화되며 음식 섭취를 멈추고 행복해진다. 문제는 이 기분이 오래가게 세팅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보아 뱀같이 먹은 걸 다 소화시킬 때까지 충분히 오랜 기간 가만히 있어도 될 자격은 사자와 같이 먹이사슬의 맨 위에 있는 생명체에게만 주어졌기 때문이다. 포만감에 취해서 드러누워 있다가는 자칫 포식자의 먹잇감이 될 위험이 크고, 새 먹이를 언제 구할지 알 수 없는 주제에 배가 빈 이후까지 오래 포만감을 유지하는 것은 생존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반면 배고픔은 조금이라도 빨리 느껴서 최대한 빨리 먹을 것을 찾는 행동을 하도록 재촉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조금만 배가 비면 배가 고프고, 뭐라도 입에 넣고 싶어지고, 혈당이 떨어지면 예민해지는 것이다. 이렇게 포만감은 금방 사라지고, 배고픔은 쉽게 느끼고 오래가게 다른 시간대로 세팅을 맞춰 놓게 된 것이다. 이후 포만감은 안녕감과 행복으로, 배고픔은 위기와 불행이란 고차원적 심리기제로 발전하게 되지만 여전히 기본 세팅은 동일하다는 것을 우리는 평소 모르고 산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승진, 결혼, 합격과 같은 큰 행복이 될 만한 일이 있어도 며칠 심장이 터지게 기쁘고 행복감이 충만하지만 의외로 오래가지 않는다. 반면 속상한 일, 실패와 좌절은 떨쳐 내려 해도 마음에서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다. 이런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기쁨이 쉽게 사라지는 것을 교만으로, 슬픔이 오래 남는 것을 자존감 저하로 오인하지 않을 수 있다. 그동안 우리는 배꼽시계에 속아서 살아온 것이다. 그러면 어쩌라고? 여기에 대해 학자들은 어쩌다 한 번 오는 큰 행운보다 자잘하지만 자주 기쁠 일을 만드는 것이 행복을 유지하는 데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마치 폭식증을 치료하기 위해 적은 양을 자주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과 같다. 예를 들어 출근길 전철에서 좌석에 앉은 것, 점심 식사에 좋아하는 반찬이 나오는 것 같은 소소한 일상의 사건을 행복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이 어쩔 수 없이 짧은 유효기간을 갖도록 세팅된 행복 시스템을 켜진 상태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뇌와 마음의 세팅에 울고 웃는 우리, 이런 마음의 메커니즘을 잘 알아야 행복감도 늘어나게 되는 것 같다.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눈물 속 종영...마지막 회 명장면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눈물 속 종영...마지막 회 명장면은?

    2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그 감동은 바래지지 않았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17일 tvN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 4회 방송을 마지막으로 종영을 맞았다. 이날 방송에서는 암 말기 환자 인희(원미경 분)와 가족들의 가슴 아픈 이별이 그려졌다. 인희는 다가오는 죽음 앞에서 슬프지만 담담하게 가족과 이별을 준비했다. 남편 정철(유동근 분)과 별장으로 떠난 인희는 그의 곁에서 영면에 들었다.마지막 날 밤 인희는 정철에게 “언제 내가 생각날 것 같냐”고 물었고, 그의 답에 시청자는 눈물을 쏟았다. 정철은 “아침에 출근하려고 넥타이 맬 때, 맛없는 된장국 먹을 때, 맛있는 된장국 먹을 때, 술 먹을 때, 술 깰 때, 잠자리 볼 때, 잘 때, 잠 깰 때, 잔소리 듣고 싶을 때…어머니 망령 부릴 때, 연수 시집갈 때, 정수 대학 갈 때, 그놈 졸업할 때, 설날 지짐 할 때, 추석 송편 빚을 때, 아플 때, 외로울 때….”라며 눈물을 삼켰다. “고마웠다, 인희야”라고 말하며 정철이 아내 인희를 껴안는 장면은 이번 드라마에서도 명장면으로 꼽혔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4회 방송 시청률은 6.2%, 최고시청률 7.0%를 기록, 4부작이라는 짧은 분량에도 시청자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이는 전작이었던 tvN ‘변혁의 사랑’ 마지막 회 시청률인 3.3%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한편 노희경 작가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1996년 MBC에서 방송됐다. 21년 만에 시청자를 다시 만난 이 드라마는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와 무능한 의사 남편, 과년한 딸과 재수생 아들 등 가족을 위해 평생 희생해온 한 주부가 어느 날 말기 암을 진단받고 세상과 이별을 준비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앞서 이 드라마는 소설과 연극, 영화로 대중을 만나며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다. 감동적인 서사에 원미경, 유동근, 김영옥, 최지우, 최민호 등 배우들의 열연으로 이번 드라마 역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시청자들은 SNS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마지막 회에서 가장 아름답게 이별을 맞는 가족들의 모습이 너무 슬펐어요”, “가슴이 찡해지는 드라마. 잘 봤습니다”, “나중에...그 말이 이렇게 아프게 들릴 줄 몰랐습니다”, “더 이상 볼 수 없는 이별은 그저 서럽다. 가슴이 먹먹해지네요”, “원미경 배우님 연기에 몰입해서 한참을 울었네요. 좋은 연기 보여주신 배우들에게 감사합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사진=tvN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투깝스’ 조정석X김선호, 한 몸 안에서 공조수사 “혜리를 구하라”

    ‘투깝스’ 조정석X김선호, 한 몸 안에서 공조수사 “혜리를 구하라”

    “우리가 잡자! 그놈!”숨 돌릴 틈 없이 쏟아진 전개로 시청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는 MBC 월화특별기획 ‘투깝스’(극본 변상순/연출 오현종/제작 피플스토리컴퍼니)에서 형사 차동탁(조정석 분)과 사기꾼 영혼 공수창(김선호 분)이 본격적으로 공조수사를 협의, 짜릿한 수사의 전초전을 알렸다. 12일 방송된 ‘투깝스’ 11, 12회에서는 행방이 묘연한 송지안(이혜리 분)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차동탁(수)[수창의 영혼이 빙의된 동탁. 이하 동탁(수)]의 모습이 긴박하게 펼쳐졌다. 유유자적하게 박실장(민성욱 분)에게 사기를 치고 떠나려 했던 동탁(수)가 오히려 자신이 낚인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해 흔들리는 그의 불안한 심리는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하지만 동탁(수)의 무한 긍정 마인드가 발휘시킨 또 다른 기지는 감탄을 자아냈다. 박실장이 요구한 돈을 만들기 위해 전국구의 소매치기들을 한곳에 모아 일사천리로 움직여 박실장의 요구사항과 해결방안을 찾아나가기 시작했기 때문. 이어 본격적으로 지안을 구하기 위해 도로질주를 펼친 동탁(수)를 기다린 것은 예상치 못한 사고였고 그로 인해 빙의는 해제, 동탁과 수창이 다시 한 번 마주하게 됐다. 여기에 지안의 위험천만한 상황에 처했음을 알게 된 동탁이 수창에게 분노를 쏟아내며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더욱 배가시켰다. 우여곡절 끝에 지안이 있는 곳으로 온 동탁과 수창은 선택의 기로에 서야만 했다. 지안의 생사를 손아귀에 쥔 박실장과의 팽팽한 심리게임에서 승기를 들어야만 그녀를 구출할 수 있었던 것. 뿐만 아니라 허공에 떠있는 봉고차 2대 중 한 대를 떨어트려야 하는 게임의 결말은 동탁과 수창의 차진 호흡으로 완벽하게 끝을 냈다. 동탁의 눈에만 보이는 수창이 두 차 모두에 지안이 없음을 알렸고 그런 그의 간절함에 믿음으로 답한 동탁의 화음이 모두를 살리며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극 말미, 모든 사건을 해결한 두 남자 앞엔 얽히고설킨 인연의 고리가 다시 한 번 수면위로 드러났다. 수창의 아버지와 조항준(김민종 분) 형사 살해사건과 밀접하게 연결된 새로운 인물이자 이미 사라진 김종두의 존재가 밝혀져 새로운 국면을 예감케 한 것. 더불어 동탁과 수창을 위협한 정체모를 검은 헬멧이 재등장해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악연이 아닌 필연적으로 만난 동탁과 수창의 본격적인 공조수사가 어떻게 펼쳐질지, 또 두 남자를 노리고 있는 검은 헬멧의 정체와 그 배경에 숨겨져 있는 거대한 비밀이 무엇일지 궁금증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한편, 형사 조정석과 사기꾼 영혼 김선호의 판타스틱한 빙의 꼴라보레이션을 만나볼 수 있는 MBC 월화특별기획 ‘투깝스’는 매주 월, 화 밤 10시 안방극장을 찾아온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칼바람 불 땐 칼칼한 그놈…물치항 ‘도루묵의 재발견’

    칼바람 불 땐 칼칼한 그놈…물치항 ‘도루묵의 재발견’

    “겨울철 별미 도루묵과 함께 동해 정취를 만끽하세요.” 설악산 관문인 강원 양양군 물치항 일대에서 ‘제9회 도루묵축제’가 다음달 1일부터 3일까지 사흘 동안 열린다. 29일 양양군에 따르면 찬 바람 부는 늦가을부터 잡히기 시작해 한창 성어기를 맞은 도루묵을 테마로 한 축제로 다양한 먹거리와 체험행사가 펼쳐진다.도루묵은 겨울철 동해안 대표 어종으로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알을 밴 암도루묵은 얼큰한 찌개로, 숫도루묵은 조림이나 구이로 인기가 높다. 강현면 물치어촌계를 중심으로 도루묵을 홍보해 소비를 촉진하고, 양양 물치항을 관광어항으로 집중 육성해 나가기 위해 9년째 도루묵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설악산으로 이어지는 관문 물치항 축제부스에서는 싱싱한 도루묵을 연탄불에 구워 먹는 화로구이를 비롯해 얼큰한 도루묵찌개와 조림, 찜, 칼국수, 회, 튀김 등 시중에서 쉽게 맛볼 수 없는 다양한 도루묵 요리를 푸짐하고 싼값에 만날 수 있다. 축제 기간 활어회센터 31개 입주 상인들은 영업을 멈추고, 어촌계 부녀회와 품앗이로 행사장에서 관광객들에게 도루묵 위주 먹거리를 제공한다. 어선에서 갓 잡아 올려 그물코에 걸린 도루묵을 뜯어내는 체험행사가 하루 두 차례씩 무료로 열린다. 관광객들은 직접 뜯은 도루묵을 가져갈 수 있다. 가장 많은 도루묵을 뜯은 체험객에게는 5만원 상당의 활어회 교환권을 준다. 이경현 물치어촌계장은 “올해는 동해고속도로와 서울~양양 고속도로 개통으로 북양양IC를 통해 빠르고 쉽게 물치항까지 접근할 수 있어 보다 많은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어촌마을의 정취를 담은 체험 위주의 프로그램 구성으로 동해안을 대표하는 어촌축제로 발돋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양양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종교계 과세하니까 포항 지진 났다”···막말 목사

    “종교계 과세하니까 포항 지진 났다”···막말 목사

    “종교계에 과세 문다 하니까 포항에서 지진이 났다. 어떻게 하나님의 교회에다 세금을 내라 하나. 교인들이 세금 내고 헌금한 거라 이중과세다. 세제 형평성에 안 맞는다. (중략) 어찌됐든 하나님께서 가만히 있지 않는다. 하나님을 건드릴 때, 국가에 위기가 바로 다가오는 거다”‘포항 지진’을 두고 전남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형만 목사(영암삼호교회)가 지난 16일 서울 화곡동 성석교회에서 열린 부흥회에서 이같이 설교했다고 종교전문 매체인 슈스앤조이가 전했다.  그는 정치적 ‘막말’도 서슴치 않았다. 이형만 목사는 “이명박 대통령은 적폐 청산 안 했다. (노무현 정부) 적폐 청산하면 비서실장이던 문재인이 가장 큰 책임자다. 역대 대통령비서실장 다 구속됐는데 유일하게 안 된 사람이 문재인이다. 문재인은 문제가 없어서? 아니다. 신하가 주군을 죽음으로 내몰면 신하가 죽어야 한다. 주군이 죽었는데 자기는 안 죽으면 그놈이 나쁜 놈이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이 잘된 일인지는 역사가 흘러가 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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