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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모닝 닥터] 술과 피부

    연일 술자리가 이어지는 연말, 들뜬 세밑 기분에 한잔 두잔 마시다 보면 피부 건강에도 빨간불이 켜진다. 과음한 다음 날, 얼굴이 푸석푸석하다고 느낀 사람이 많다. 문제는 술이다. 술은 몸 곳곳을 병들게 한다. 알코올은 분해되는 과정에서 체내 수분을 고갈시키고, 피부를 통한 수분 손실을 촉진해 피부의 신진대사를 방해한다. 음주 후 피부가 푸석푸석하고 뾰루지 등 피부트러블이 잘 생기는 것은 이 때문이다. 또 알코올은 분해 과정에서 유해산소인 라디칼을 만들고, 이 라디칼을 억제하는 항산화제인 글루타치온의 합성을 줄여 자외선 및 유해물질로부터의 피부 방어기능을 약화시킨다. 이 때문에 피부 탄력이 줄고 잔주름과 기미가 늘어난다. 여드름 등 염증을 악화시키는가 하면 비타민과 미네랄을 파괴해 피부 노화를 부추기는 것도 알코올이다. 따라서 과음 후에는 항산화제인 비타민 C를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귤이나 레몬 등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 섭취를 늘리거나 레몬차·유자차도 좋다. 또 충분한 물과 함께 술을 마시면 피부의 탈수를 완화할 수 있다. 음주 후 피로감 때문에 세안하지 않고 자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피부를 위해서라면 피곤하더라도 꼼꼼한 이중 세안으로 모공 속 노폐물을 제거하고 시트마스크 등으로 수분을 공급해 줘야 한다. 음주 후에 뾰루지나 여드름이 악화되었다면 억지로 짜지 말고 소독된 기구를 사용하되 증상이 심하면 피부과를 찾아 아이솔라즈 등으로 치료를 받는 게 좋다. 만성적인 알코올 섭취는 피부의 모세혈관을 비가역적으로 확장시켜 모세혈관 확장증을 초래한다. 이런 증상은 레이저 치료가 제격이다. 그러나 증상이나 체질의 개인차를 고려해야 하므로 먼저 전문의와 상의해 ‘브이스타’나 ‘퍼펙타’, ‘루메니스원’과 같은 전문 치료기를 이용하면 쉽게 고민을 덜 수 있다. 이상준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원장
  • 제주, 추사의 흔적 느껴보세요

    추사 김정희 선생의 제주 유배길을 돌아볼 수 있는 3개 코스가 개발됐다. 제주대 스토리텔링연구개발센터(센터장 양진건 교수)는 2010 지식경제부 광역경제권 연계 협력사업인 ‘제주 유배문화의 녹색관광자원화를 위한 스토리텔링 콘텐츠 개발사업’ 중 1차연도 사업의 하나로 ‘추사의 길’ 3개 코스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추사의 길’은 당대 최고의 서예가였던 김정희 선생의 8년 3개월간 제주 유배생활의 자취와 흔적이 남아 있는 서귀포시 대정과 안덕지역을 중심으로 추사의 예술활동과 그가 즐겼던 차 문화, 독서활동, 교육활동 등을 도보체험을 통해 직접 느껴볼 수 있도록 기획됐다. 1코스는 추사 유배지를 기점으로 대정향교를 순환하는 길로, 추사의 유배생활을 직접 느껴볼 수 있다. 2코스는 추사 유배지를 출발해 오설록녹차밭까지 이어진다. 추사와 차의 인연 그리고 편지를 통한 추사의 애정과 귤에 대한 호기심 등을 음미해볼 수 있다. 3코스는 대정향교에서 산방산을 거쳐 안덕계곡까지 이어지는 길로, 제주의 해안을 따라 사색을 즐겼던 추사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수능 100여일 앞둔 수험생 스트레스 극복하려면

    수능 100여일 앞둔 수험생 스트레스 극복하려면

    2011학년도 대입 수능시험일(11월18일)이 10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때쯤이면 불안감과 스트레스로 힘겨워하는 학생들이 많아진다. ‘평소와 달리 시험만 보면 망친다.’거나 ‘시험지만 보면 머릿속이 텅 빈 것처럼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시험이 시작되면 가슴이 벌렁거리고 손이 떨려 집중할 수가 없다.’는 것이 이들의 호소다. 무엇이 문제일까. 불안감이 성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까? 국내의 한 연구보고에 따르면 시험불안이 심한 학생의 수능 성적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평균 9점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능일이 다가오면 정도의 차이일 뿐 대부분의 학생들이 불안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 두통·소화불량은 물론 지나치게 예민해져 짜증이 늘거나 예기불안·수면 부족·집중력 저하 등으로 힘들어한다. 특히 시험불안은 가족 등 주위의 기대가 지나치게 크거나, 평소 성적에 지나치게 예민하고 완벽주의적 성향이 있는 학생, 자신감이 부족하거나 자신의 능력보다 지나치게 큰 목표를 가진 학생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그렇다고 시험불안과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시험 불안감 극복을 위한 5계명 -긍정적 생각으로 수능을 준비하자 공부는 누구도 아닌 자신을 위한 성취 과정이다. 따라서 공부에 따르는 스트레스를 자신의 도약과 발전을 위한 ‘행복한 중압감’으로 여기자. 수능을 준비하는 이 시간이 가장 희망적이고, 즐거운 시간이라고 믿자. -자신감을 가져라 시험은 내 실력을 정당하게 평가받는 방법이다. 따라서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려면 잘 봐야 한다는 압박감이나 시험에 실패하면 인생이 끝이라는 극단적이고 왜곡된 생각은 금물이다. 성적은 준비한 만큼 나온다는 상식적인 생각을 갖고 끊임없이 ‘잘할 수 있다.’는 자기암시를 통해 자신감을 회복해야 한다. 내게 어려운 문제는 남에게도 어렵고, 내가 시간이 부족하면 남도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준비하자. 중요한 것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고, 결과에 확신을 갖는 것이다. -적절한 수면과 영양섭취가 보약 수험생의 뇌는 포도당과 산소를 다른 기관보다 훨씬 많이 소모하기 때문에 수면과 영양 섭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침은 꼭 챙겨 먹되 포도당이 충분한 곡물류와 과일·야채를 고루 먹어야 한다. 밥·고구마·채소·멸치 등에 많은 비타민B는 사고력과 기억력을 높이고, 토마토·당근·귤·오렌지 등에 많은 비타민 C는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잠은 최소한 6∼7시간을 자야 뇌의 활동이 원활해진다. -가족과 자주 대화하자 혼자 수능스트레스를 견디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옳지도 않다. 시험은 자신이 보지만 어려움은 가족이 함께 나누는 것이다. 가족은 공부의 효율성을 높이는 가장 든든한 지원자다. 따라서 하루 한번이라도 가족과 식사하며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자. 수험생은 자신의 어려움을 가족과 나누고, 가족은 수험생을 깊이 이해하고 격려해줘야 한다. 격려와 칭찬은 가장 큰 힘이다. -반드시 이완의 시간을 갖자 수험생은 슈퍼맨이 아니다. 집중력과 긴장의 유지에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주말 등 집중력이 흐려지는 시간을 이용해 긴장을 풀고 이완하는 시간을 갖자.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을 하거나 좋아하는 책을 읽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험생의 식사 및 영양 수험생이라도 먹을 때는 긴장을 풀고 즐겨야 한다. 수험생에게 가장 중요한 식사 원칙은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사. 일부 학생들은 아침을 거르지만 이는 점심 과식이나 불규칙한 식사의 원인이 된다. 식사는 포만감을 느끼기 전 80%선에서 멈추는 것이 기민한 두뇌활동에 좋다. 육류·생선·해초류·야채·곡류 등을 고루 먹어야 하지만 특히 육류는 한번에 많이 먹지 않아야 한다. 육류가 싫다면 반드시 콩이나 두부, 계란이나 우유를 섭취해야 필수아미노산의 결핍을 막을 수 있다. 뇌는 중량이 1.3㎏에 불과하지만 인체 산소소모량의 20%를 차지할 만큼 대사기능이 왕성하며,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므로 뇌를 많이 사용하는 수험생은 충분한 당질을 섭취해야 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경희의료원 정신과 김종우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
  • “타임머신이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으신가요”

    “타임머신이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으신가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떤 이는 아련했던 첫사랑을 다시 찾을 것이고, 어린시절 꿈을 이루겠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혹은 1주일 전으로 돌아가 로또를 산다는 현실적인 생각도 할 수도 있겠다.  2010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21~25일) 국제디지털만화공모전에서 대상을 탄 ‘세운상가 블루스’(지정환 그림)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간다.’는 가정을 기초로 한, 스크롤만화다. 스크롤만화는 인터넷 환경에 맞춰 ‘페이지 스크롤’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며 감상하게 만든 작품을 뜻한다.  ‘세운상가 블루스’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작품은 서울 종로 세운상가를 배경으로 삼았다. 주인공은 이곳에서 청춘을 바친 늙은 기술자. 한때 “인공위성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로 번성했지만 지금은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이 곳에서 주인공이 이야기를 풀어간다.  주인공은 기술과 추억이 녹아있는 가게를 정리하면서 옛날에 발명하다가 그만둔 타임머신을 다시 찾아낸다. ‘뚝딱뚝딱’ 타임머신의 개발은 쉽게 이뤄진다. 과학적 원리나 복잡한 이론 따위는 등장하지 않는다. 타임머신을 발명한 뒤 주인공이 무엇을 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있기 때문이다.  시험운행을 마친 주인공이 두번째 여행에서 만난 사람은 교통사고로 일찍 사별한 부인이다. 인사도 없이 떠나보낸 게 평생 한이 됐던 터였다.  “그동안 미안했어. 고마웠고 조만간 다시보세.”  다시 만나고도 그저 무심한 듯, 부인이 가장 좋아했던 귤과 함께 애처롭게 건넨 마지막 인사를 끝으로 다시 현실로 돌아온 주인공. 하지만 가슴의 응어리는 풀리지 않았다.  “역사를 바꿀 수 없는 방관자로만 머물러야 하기 때문에 돌아오면 결국 후회만 더 늘어가는구나.”  결국 주인공은 인생을 다시 살기로 결정하고 태어난 날로 돌아가기 위해 타임머신을 가동시킨다. 과연 늙은 기술자는 시간터널을 거슬러 원하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었을까.  타임머신을 발명한 기술자와 치매 걸린 노인, 그 기술자의 타임머신과 현실에 남아있는 평범한 고무 대야, 애지중지 모아놨던 타임머신의 부품들과 낡은 고철덩어리, 귤은 건네 받은 그의 부인과 며느리. 작가는 이런 단서들을 교차시키면서 만화의 종국에 물음을 던진다.  “치매 걸린 할아버지의 마지막 착각도 부질없는 것일까.”라는.  묘한 여운과 함께 또다른 화두를 던져볼 수도 있겠다. “타임머신이 있다면 돌아가고 싶은 순간은 언제입니까.”라고….  글·사진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세운상가 블루스’ 보러가기
  • 이수근 “감은 영어로 떪음!”…물오른 애드리브에 ‘배꼽’

    이수근 “감은 영어로 떪음!”…물오른 애드리브에 ‘배꼽’

    개그맨 이수근이 물오른 예능감을 뽐내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는 6인조 체재를 앞두고 1박2일 멤버들간의 ‘제1회 단합대회’가 펼쳐졌다. 이수근은 이날 방송에서 영어를 새로운 버전으로 재해석하고 애드리브의 정의를 내려 개그 본능을 숨김 없이 드러냈다. 이수근은 MC 강호동의 감이 영어로 무엇이냐는 질문에 “‘th’발음에 주의해야 한다. 감은 영어로 ‘떫음’이다.”라고 말해 멤버들을 폭소케 했다. 또 이수근은 “귤은 영어로 ‘셔’이다.”고 말해 강호동에게 “애드리브의 메시다.”라는 찬사를 들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수근은 “나는 애드리브로 3~4명 정도는 그냥 제친다. 강호동은 애드리브계의 반데사르다. 애드리브 오는 족족 받아쳐버린다.”고 말했다. 이에 멤버들은 이수근에게 애드리브를 잘 하는 비법을 물었고 이수근은 “애드리브는 말 그대로 애들이 말하는 것이다. 편하게 던지는 말이니 깊게 생각하고 말하면 안 된다.”고 진지하게 답했다. 또 이수근은 “애드리브는 개수로 평가해서는 안 되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고 덧붙여 실패해도 좌절하지 말아야 함을 강조했다. 반면 김종민의 경우에 대해서는 “너무 기다리고 있다. 마치 버스가 서지 않는 정류장에서 한없이 기다리는 상이다. 결국 걸어서 가야한다”고 말해 모두에게 다시금 웃음을 안겼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이수근 예능감 대박이다.”, “이수근은 애드립의 메시다.”, “김C의 빈자리를 이수근이 채운다.”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서은혜 인턴기자 eune@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이수근 “감은 영어로 떫음?”…물오른 애드리브 ‘폭소’

    이수근 “감은 영어로 떫음?”…물오른 애드리브 ‘폭소’

    개그맨 이수근이 물오른 예능감을 뽐내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는 6인조 체재를 앞두고 1박2일 멤버들간의 ‘제1회 단합대회’가 펼쳐졌다. 이수근은 이날 방송에서 영어를 새로운 버전으로 재해석하고 애드리브의 정의를 내려 개그 본능을 숨김 없이 드러냈다. 이수근은 MC 강호동의 감이 영어로 무엇이냐는 질문에 “‘th’발음에 주의해야 한다. 감은 영어로 ‘떫음’이다.”라고 말해 멤버들을 폭소케 했다. 또 이수근은 “귤은 영어로 ‘셔’이다.”고 말해 강호동에게 “애드리브의 메시다.”라는 찬사를 들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수근은 “나는 애드리브로 3~4명 정도는 그냥 제친다. 강호동은 애드리브계의 반데사르다. 애드리브 오는 족족 받아쳐버린다.”고 말했다. 이에 멤버들은 이수근에게 애드리브를 잘 하는 비법을 물었고 이수근은 “애드리브는 말 그대로 애들이 말하는 것이다. 편하게 던지는 말이니 깊게 생각하고 말하면 안 된다.”고 진지하게 답했다. 또 이수근은 “애드리브는 개수로 평가해서는 안 되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고 덧붙여 실패해도 좌절하지 말아야 함을 강조했다. 반면 김종민의 경우에 대해서는 “너무 기다리고 있다. 마치 버스가 서지 않는 정류장에서 한없이 기다리는 상이다. 결국 걸어서 가야한다”고 말해 모두에게 다시금 웃음을 안겼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이수근 예능감 대박이다.”, “이수근은 애드립의 메시다.”, “김C의 빈자리를 이수근이 채운다.”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서은혜 인턴기자 eune@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개취’ 전진호-박개인 뇌구조 인기덤...’드라마 축소판’

    ‘개취’ 전진호-박개인 뇌구조 인기덤...’드라마 축소판’

    MBC 수목드라마 ‘개인의 취향’이 가상의 미니홈피에 이어 주인공들의 뇌구조를 그린 패러디물이 인기덤에 올랐다. 최근 한 네티즌(ID: ‘o0귤0o’)은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 ‘개인의 취향’ 갤러리에 전진호-박개인의 뇌구조를 분석한 패러디물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극중 전진호(김민호 분)의 뇌 중심에는 ‘박개인 내여자’라는 문구가 자리잡았다. 이밖에 ‘상고재의 비밀’ ‘담예술원 프로젝트’ ‘박개인을 속인 것에 대한 죄책감’ ‘창렬이에 대한 복수와 질투심’ 등 그간 드라마 스토리를 요약하는 키워드들로 구성됐다. 박개인(손예진 분)의 뇌 중심에는 극중 연인인 ‘전진호’의 이름이 적혀있어 애정을 드러냈다. ‘엄마에 대한 트라우마’ ‘천둥번개는 또 언제 칠까?’ ‘나는 침팬지보다 못한 놈일까?’ ‘혼전임신도 괜찮은데…” “목키스의 의미는 욕망이란다.” 등으로 오직 진호만 생각하는 개인의 진심이 담겨있는 문구로 구성됐다. ‘진호-개인 뇌구조’ 패러디를 본 네티즌들은 “작품 속 주인공들의 관심사를 적절하게 나타낸 작품이다.” “드라마 축소판이다.” “가상 미니홈피와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등의 댓글로 호응했다. 한편, ‘개인의 취향’은 오는 20일 16회로 종영한다. 사진 = 디시인사이드 서울신문NTN 김경미 기자 84rornfl@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수상한 삼형제’ 김이상, 막내야 장남이야?

    ‘수상한 삼형제’ 김이상, 막내야 장남이야?

    ’장남같은 막내?’ KBS2 주말드라마 ‘수상한 삼형제(이하 수삼)’가 여전히 주말 안방극장을 점령하고 있는 가운데, 극중 3형제의 막내인 김이상(이준혁)이 실제로는 장남 역할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상은 ‘수삼’에서 큰 형 김건강(안내상)과 둘째 형 김현찰(오대규)에 이은 셋째 아들로 등장하는 인물. 하지만 가정내 갈등의 고리를 풀어내는데 가장 적극성을 띠고 있는데다, 막내답지 않은 리더십과 친화력 마저 보여주고 있어 시청자들로부터 ‘장남같은 막내’로 불리고 있다. 최근 방송에서도 이상의 ‘장남’ 역할은 단연 돋보인다. 이상은 아버지 김순경(박인환)의 억울한 퇴직을 막기 위해 발벗고 나서면서도 한편에선 낙심하고 있는 아버지를 따뜻하게 위로하는 의젓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버지 김순경은 최근 노점상의 한 할머니로부터 불량 청소년이었던 손주를 개과천선시켜 대학까지 갈 수 있게 해줘 고맙다며 팔고 있던 귤 두개를 받은 것이 특별감사반 사진에 찍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사직서를 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이상은 당시의 할머니를 찾아가 “필요시 진술을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고는 서장을 만나 아버지의 억울함을 털어놓고 경찰로 곧은 길을 걸어온 아버지를 믿지 못하고 섬으로 발령낸 것에 섭섭함을 토로했다. 이상은 또 아버지에게 불명예 은퇴에 대한 누명을 풀고 퇴직하라고 권하면서 형들에게는, 아버지의 퇴직사실을 알린 후 아버지에게 힘이 되어 주자고 선뜻 나서기도 한다. 순경의 퇴직소식을 뒤늦게 알고 충격에 휩싸인 채 눈물을 흘리고 있는 어머니 전과자(이효춘)에게도 다가가 위로하며 “아버지에게 힘을 주라.”고 다독인다. 그동안 이상은 극 중에서 가정내 균열이 드러날 때마다 솔선수범한 모습들을 많이 보여왔다. 현찰이 태연희로부터 사기를 당한 후 집을 담보로 대출조차 할 수 없게 되자, 자신이 선뜻 나서 “결혼하기 전 모아놓은 돈이 있다. 이 돈 형이 갖다쓰라.”며 형을 위하는 동생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 큰 형 건강이 엄청난(도지원)에 대해 다른 가족들이 싫어하는 것에 힘들어 할 때도 “형을 믿는다.”며 건강의 편에 서서 형을 응원하기도 했다. 이같은 이상의 장남같은 역할에 대해 시청자들도 “항상 반듯한 김이상을 볼 때마다 너무 늠름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딸도 나중에 커서 저런 남자랑 결혼했으면 좋겠다.”“경감으로 일적으로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텐데 바가지 긁는 아내와 바람 잘 날 없는 본가식구, 그리고 장인어른과 처제부부까지 챙기는 이상을 보면 세상에 저런 남자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칭찬의 평을 늘어놓고 있다. 사진=KBS, 방송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김진욱 기자 action@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수삼’ 막내아들 이상, 아버지 불명예 벗긴다

    ‘수삼’ 막내아들 이상, 아버지 불명예 벗긴다

    KBS2 주말드라마 ‘수상한 삼형제(이하 수삼)’의 막내아들 김이상(이준혁)이 아버지 김순경(박인환)의 억울한 퇴직을 막기 위해 발벗고 나선다. 최근 방송에서 김순경은 노점상의 한 할머니로부터 불량 청소년이었던 자신의 손주를 개과천선해 대학까지 갈 수 있게 해줘 고맙다며 팔고 있던 귤 두개를 선물로 받는다. 하지만 이것이 특별감사반 카메라에 찍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사직서를 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이상은 당시의 할머니를 만나 필요시 진술을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고는 서장을 만나 아버지의 억울함을 털어놓고 경찰로 곧은 길을 걸어온 아버지를 믿지 못하고 섬으로 발령낸 것에 대한 서운함을 드러낸다. 이상은 또 아버지에게 불명예 은퇴에 대한 누명을 풀고 퇴직하라고 권하면서 형들에게는, 아버지의 퇴직사실을 알린 후 아버지에게 힘이 되어 주자고 선뜻 나선다. 이처럼 극에서 이상은 힘든 상황에 직면한 형들을 대신해 부모처럼 이들을 위로하고 막내 아들이지만 맏아들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같은 이상의 역할에 대해 시청자들은 “항상 반듯한 이상을 볼 때마다 너무 늠름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딸도 나중에 커서 저런 남자랑 결혼했으면 좋겠다.” “경감으로 일적으로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텐데 바가지 긁는 아내와 바람 잘 날 없는 본가식구, 그리고 장인어른과 처제부부까지 챙기는 이상을 보면 세상에 저런 남자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사진=윌메이드 스타엠 서울신문NTN 김진욱 기자 action@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은하가 은하를 관통하는 일/강기원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은하가 은하를 관통하는 일/강기원

    접붙이기를 하자 산사나무에 사과나무 들이듯 귤나무에 탱자 들이듯 당신 속에 나를 데칼코마니로 마주 보기 말고 간을 심장을 나누어 갖자 하나의 눈동자로 하늘을 보자 당신 날 외면하지 않는다면 상처에 상처를 맞대고 서로 멍드는 일 아니 은하가 은하를 관통하는 일 그러나 맞물리지 않는 우리의 생장점 서로 부르지 않는 부름켜 살덩이가 썩어 가는 이종 이식 꼭 부둥켜안은 채 무럭무럭 자라난다, 우리는 뇌 속의 종양처럼
  • 2월 소비자물가 2%대 복귀

    1월 3%대로 올랐던 소비자물가지수가 한 달 만에 2%대로 복귀했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 0.4% 올랐다 1월 상승률은 3.1%로 지난해 4월 이후 9개월 만에 3%대로 올랐으나 그동안의 높은 물가상승률에 대한 기저효과에다 석유류의 물가상승 압력이 약화되면서 한 달 만에 다시 2%대로 떨어졌다. 식료품 등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4% 상승했고 전월 대비로는 0.4% 올랐다. 생선·채소·과실류 등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8.4%, 전월보다 4.8% 각각 올라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농산물.석유류 제외 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9%, 전월 대비 0.2% 각각 올랐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품목별 물가상승률의 경우 농축수산물 중에서는 국산 쇠고기(22.8%), 배추(58.9%), 감자(52.7%), 파(52.0%), 갈치(34.8%)가 많이 오른 반면 쌀(-10.2%), 귤(-16.2%), 양파(-33.2%)는 많이 내렸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씨줄날줄] 오렌지/박대출 논설위원

    오렌지는 감귤류의 일종이다. 운향과(芸香科, Rutaceae) 귤속(橘屬, Citrus)에 속한다. 인도가 원산지라고 한다. 말레이 열도라는 주장도 있다. 당분이 7∼11%, 산이 0.7∼1.2% 들어 있다. 100g 중 비타민C가 40∼60㎎이나 되고 비타민A도 풍부하다. 브라질이 세계 1위의 생산국이다. 50∼80년 넘는 나무도 많은 열매를 맺는다. 세계 생산량은 연 3600만t 정도다. 네덜란드는 오렌지 나라다. EU에 상당량을 공급한다. 오렌지군단은 네덜란드 축구대표팀의 애칭이다. 3색 국기에도 오렌지색이 있었다. 스페인과의 독립전쟁 때 오렌지공 윌리엄의 깃발이 유래다. 바다에서 식별하기 어려워 빨간 색으로 바뀌었다. 2004년 11월 우크라이나에 오렌지혁명이 일어났다. 빅토르 유셴코는 오렌지를 상징으로 대통령에 올랐다. 지지자들은 서로 오렌지를 선물했다. 그러나 올 대선에선 역전됐다. 권력 다툼을 국민들이 심판한 결과다. 당시 패배한 빅토르 야누코비치는 오는 25일 대통령에 취임한다. 오렌지는 식단에서도 환영받는다. 한 포털사이트엔 요리법이 3314개나 실려 있다. 이미지는 상큼, 달콤이다. 긍정을 깔고 있다. 지난해 청와대에서는 오렌지 주스로 건배도 했다. 유독 한국 정치인과 연결되면 바뀐다. 부정이 깔려 있다. 비아냥이 되고, 모욕이 된다.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원회 때도 그랬다. 이경숙 인수위원장은 오렌지를 ‘아륀지’라고 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한나라당이 원조 격이다. 16대 국회 때 일부 386의원들은 오렌지로 빗대어졌다. 홍준표 당시 전략기획위원장은 “오렌지 386도 물갈이 대상”이라고 했다. 정형근 전 의원은 자신의 퇴진을 주장한 386에게 ‘오렌지족’이라며 반격했다. 노무현 정부 때는 주성영 의원이 열린우리당의 정동영 의장과 이해찬 전 총리를 ‘오렌지 좌파’라고 공격했다. 논란은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연되고 있다. 원희룡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오렌지 시장’이라고 했다. 둘 다 386 출신들이다. 한라봉은 일본에서 들여온 품종이다. 한국에 맞게끔 토착화됐다. 남경필 의원은 한라봉을 자처한다. 이젠 386이 아니라 486이다. 중진 4선에 걸맞게 진화를 시도 중이다. 세종시 정국에선 중도파로 절충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귤화위지(橘化爲枳)란 말이 있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 그보단 지화위귤(枳化爲橘)이 더 낫다. 정치가 지향해야 할 목표가 아닐까. 괜한 오렌지 논쟁 대신에.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 김영옥 ‘할미넴’ 뜨거운 인기

    김영옥 ‘할미넴’ 뜨거운 인기

    중견배우 김영옥이 미국 래퍼 에미넴과 할머니의 합성어인 ‘할미넴’으로 불리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있다.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에서 한 네티즌은 김영옥의 얼굴하고 에미넴 앨범 재킷 사진을 교묘히 합성한 사진과 함께 지난 2004년 방송된 KBS2 ‘올드미스 다이어리’에서 욕쟁이 할머니 김영옥의 욕대결 장면을 에미넴의 랩과 견주어 다양한 UCC로 제작해 웃음을 자아냈다.이 동영상에는 “시베리아 벌판에서 귤이나 까라” “십장생” “개나리” “에라이 쌍화차야” 등 특유의 어감이 살아있는 김영옥의 욕설이 등장, 듣는 이들의 귀를 자극할 정도다.’할미넴’ UCC 반응이 뜨거워지자 ‘할미넴 소나타’ ‘할미넴 조인성 울리기’ ‘할미넴 로봇 태권브이’ ‘할미넴 저격수’ 등 다양한 버전이 등장하면서 인기를 얻고있다.이와 관련 네티즌들은 “절묘하게 잘 만들었다.” “김영옥 할머니의 욕을 직접 듣고 싶다.”라는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사진 = 디시인사이드서울신문NTN 채현주 기자 chj@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할미넴’ 다양한 버전 봇물

    ‘할미넴’ 다양한 버전 봇물

    중견배우 김영옥이 미국 래퍼 에미넴과 할머니의 합성어인 ‘할미넴’으로 불리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있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에서 한 네티즌은 김영옥의 얼굴하고 에미넴 앨범 재킷 사진을 교묘히 합성한 사진과 함께 지난 2004년 방송된 KBS2 ‘올드미스 다이어리’에서 욕쟁이 할머니 김영옥의 욕대결 장면을 에미넴의 랩과 견주어 다양한 UCC로 제작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 동영상에는 “시베리아 벌판에서 귤이나 까라” “십장생” “개나리” “에라이 쌍화차야” 등 특유의 어감이 살아있는 김영옥의 욕설이 등장, 듣는 이들의 귀를 자극할 정도다. ’할미넴’ UCC 반응이 뜨거워지자 ‘할미넴 소나타’ ‘할미넴 조인성 울리기’ ‘할미넴 로봇 태권브이’ ‘할미넴 저격수’ 등 다양한 버전이 등장하면서 인기를 얻고있다. 이와 관련 네티즌들은 “절묘하게 잘 만들었다.” “김영옥 할머니의 욕을 직접 듣고 싶다.”라는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사진 = 디시인사이드 서울신문NTN 채현주 기자 chj@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서울신문 2010 신춘문예- 시] 속옷 속의 카잔차키스/이길상

    [서울신문 2010 신춘문예- 시] 속옷 속의 카잔차키스/이길상

    ■ 당선소감 - “詩가 말하지 않을 때 시가 왔다” 야구 시즌이 끝나고서야 잠자리가 사라진 걸 알았다.  인적 없는 공원. 불빛만이 맑게 새어나왔다.  내가 나를 피해 다녔으므로 바람 한 장도 햇살처럼 빛났다. 시를 쓰고 있었지만 시는 좀처럼 내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어둠 속에서 보이는 건 언제나 나였고 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때가 쓸 시간이다.  볼륨을 줄인다.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듣는다. 내 숨결에 따라 소리가 변하는 변주곡.  대문에서 쉰다. 나가는 것도 들어오는 것도 아닌, 그 때 골드베르크가 흘러나온다. 여기 대문 앞에서 모든 게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이미 문이 닫히고 길은 사라지고 없다. 저기 까맣게 타는 불빛이 길이 되는 건 아닐까.  커피를 붓는다. 밤에 쓰는 편지.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될 수 있는 시간이 나에게 있었는지 생각해본다. 어둠이 커피향처럼 퍼져나간다. 덜컹거리는 창문에 마음을 놓는다. 당선 소식을 받고 산책을 나간다. 눈발이 반갑다. 밀감장수가 파는 귤이 보인다. 귤보다 귤빛이 만져지는 시를 쓰고 싶다. 먹지 않아도 따스한 그 귤빛을 맛보고 싶다.  우선 묵묵히 지켜봐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시를 뽑아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감사드리며 정배, 윤미, 의주, 재호, 석진, 많은 힘이 되어준 성우 형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채규판 교수님과 정영길 교수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저를 시의 길로 이끌어주신 강연호 교수님, 열심히 쓰겠습니다. 지켜봐주실 거죠?   ■ 약력 -1972년 전주 출생 -원광대학교 국문과, 교육대학원 국어교육과 졸업 -2001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사이버 신춘문예 시 당선 ■ 심사평 - 거친 행간 오늘보다 내일에 더 기대 시를 읽고 쓰지 않아도 시간은 잘 흐르고 아이들은 자라고 경제는 미세하게나마 성장한다. 시하고 상관없이 삶은 잘도 돌아간다. 그리 시적인 나라는 아닌 것 같은데 시를 쓰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놀라운 일이다. 이 땅을 마지막 시의 나라라고 불러도 지구인 중에 시비를 걸 자는 없을 것이다. 한국시의 풍요와 다양성을 이번 심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본심에 열여섯 분의 작품이 올라왔다. 이 중에서 류성훈, 강윤미, 김희정, 최설, 손현승, 이길상씨의 작품을 1차로 골랐다. 모두들 중요한 패를 하나씩은 움켜쥐고 있었다. 심사를 하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당선자가 얼마든지 바뀔 수도 있다고 보았다. 우리는 지금 여기에서 가장 시적인 것은 무엇인가를 논의했고, 자신을 변화시키고 갱신할 뒷심이 있는가를 판단의 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손현승씨의 시들은 안정된 호흡을 유지하고 있으나 어떤 규격화된 틀 속에 갇혀 있었다. 시에 가한 바느질 솜씨를 들켜서는 안 될 것이다. 선배시인의 흔적을 채 지우지 못한 점도 지적되었다. 이와는 전혀 다른 세계를 보여준 최설씨의 시는 시적 대상을 해석하려는 끈질긴 탐구심이 볼 만했다. 그러나 사유를 서술하는 방식이 일방적이어서 건조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당선작으로 뽑은 이길상씨의 ‘속옷 속의 카잔차키스’는 때때로 거친 어휘와 난해한 이미지가 날것으로 드러나 있으나 속에서 올라온 어떤 ‘찐한 것’이 스며 있는 시이다. 자아가 세계를 통과할 때의 단절감을 여과 없이 드러내면서 일상 속에서 자기반성을 철저하게 밀어붙인 점을 좋게 읽었다. 안전하고 매끄러운 것보다는 불안하고 거친 것을, 오늘의 시보다는 내일의 시를 택한 결과다. 축하한다. 이제 좋은 시인으로서 그가 응답할 차례다.
  • [13일 TV 하이라이트]

    ●소비자고발(KBS1 오후 10시) 하루에 약 1만명씩 늘고 있는 신종플루 감염자로 인해 의료기관은 연일 장사진을 이룬다. 그런데 병을 치료하러 간 의료기관에서 신종플루에 감염돼 사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한다. 병원 내 신종플루 감염, 무엇이 문제일까? 신종플루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의료기관. 그 문제점을 고발한다. ●스펀지 2.0(KBS2 오후 8시50분) 최근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된 라면 고수들의 비법을 모두 한자리에 모아 라면과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주인공을 찾아 나선다. 겨자, 케첩, 마요네즈, 쌈장, 자장, 누룽지, 남은 국, 설탕, 커피, 생선뼈, 마른오징어, 참기름 넣은 계란, 귤, 초콜릿, 순대, 감자칩. 기상천외한 재료들 중 영예의 1위를 차지한 재료는? ●지붕뚫고 하이킥(MBC 오후 7시45분) 정음이 가장 좋아하는 과외비 받는 날. 하지만 지훈 앞에서 과외비를 받는 정음의 마음은 찜찜하기 그지없다. 지훈의 입에서 “서운하다” 소리가 나오고 질겁하는 정음은 결국 마음의 무게를 떨쳐내지 못하고 지훈에게 간곡한 부탁을 한다. 줄리엔과 놀러간 신애. 덕분에 해리는 자기 세상이 되었다고 좋아한다. ●아내가 돌아왔다(SBS 오후 7시15분) 상우가 출근하려는데 강수가 나타나서는 상우를 선배라고 부르며 다정한 척한다. 하지만 얼굴이 굳어진 상우는 차를 몰고가다 둔치에 세운 채 그에게 무슨 이유로 나타났느냐고 따진다. 그러자 강수는 서현에게 전처의 동거남이라고 하겠다고 말해 상우의 화를 돋운다. ●명의<신경과 전문의 이명식 교수>(EBS 오후 9시50분) 뇌의 일부 세포가 죽으며 발생하는 파킨슨병은 사람들로부터 움직임의 자유를 앗아갔다. 손과 다리의 자유를 되찾기 위해 그들은 오늘도 파킨슨과 싸우고 있다. 파킨슨병과 싸우고 있는 환자들, 그리고 그들을 치료하기 위해 노력하는 신경과 전문의 이명식 교수를 만나본다. ●우리시대(OBS 밤 12시) 친일인명사전 발간으로 인한 진보, 보수 진영 간 대립양상에 대해 점검한다. 또 지난 역사를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 것인지,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토론한다. 토론에는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 관장,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 주익종 낙성대학교 경제연구소 연구위원, 허동현 경희대학교 학부대학 학장이 참여한다.
  • 11일 수능 예비소집… 전원 발열체크

    11일 수능 예비소집… 전원 발열체크

    이틀 뒤면 전국 67만여명의 수험생들이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게 된다. 수험생들을 평가할 문답지는 9일부터 전국 시험지구로 배부된다. 수험생들이 그동안 닦아온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예비소집일부터 수능일의 행동요령을 살펴본다. 신종 인플루엔자 확산에 대비해 11일 예비소집일에 수험생을 대상으로 발열체크를 한다. 모든 수험생은 반드시 예비소집에 응해야 한다. 예비소집 시간은 시·도별로 다르다. 서울은 오후 3시다. 재학생은 다니는 고교로, 재수생이나 검정고시생은 원서를 접수한 교육청이 지정한 곳으로 가면 된다. 발열검사 결과 신종플루 의심 증상이 나타난 수험생은 지정 병원 의사의 진단을 받는다. 의사가 증상 판정을 내리면 수능날 분리 시험실에서 시험을 봐야 한다. 분리 시험실은 학교 별관이나 별도 층에 2개 이상씩 설치된다. 분리시험실에는 의료용 및 일반마스크가 비치된다. 또 수험생 간 거리는 최소 1~2m 이상 유지된다. 분리 시험실에서 시험을 보는 수험생들은 등·하교시, 그리고 쉬는 시간 및 점심 시간에 시험장을 나갈 때 마스크를 쓰고 다른 수험생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모든 수험생은 기침할 때 일회용 휴지로 입과 코를 가리고 가능하면 매시간 손을 비누로 깨끗이 씻는 등 신종플루 예방을 위한 위생 에티켓을 지켜 달라고 덧붙였다. 시험 당일 아침식사는 입맛이 없더라도 반드시 한다. 복장은 평소 입던 편한 옷이 좋으며 가벼운 옷을 여러 벌 입어 입고 벗기가 편하게 한다. 무릎담요도 챙겨두면 좋다. 고사장에는 조금 일찍 도착해서 자기 자리를 확인한다. 책상이나 의자에 문제가 있으면 미리 시험본부에 이야기하여 교체하는 것이 좋다. 간식으로는 초콜릿, 귤 등이 좋다. 귤은 막연한 불안감과 걱정을 해소시켜 주고 초콜릿은 기분전환과 두뇌회전에 많은 도움을 준다. 메가스터디는 시험을 볼 때 요령으로 ▲쉬운 문제부터 풀기 ▲헷갈리는 문제는 다시 한번 정독하기 ▲신유형 문제에 겁먹지 말기 ▲1교시 종료 후 정답확인 금물 ▲5분 지나도 안 풀리는 수리문제는 넘기기 ▲4교시 탐구영역시험의 암기관련 문제는 최대한 시간절약하기 등의 요령도 안내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올해산 제주 비상품감귤 못판다

    올해산 제주 노지감귤 가운데 비상품 감귤의 출하를 금지하는 유통조절명령이 29일 발령된다. 유통조절명령이란 특정 농수산물이 과잉 생산돼 수급 불안이 우려될 때 생산자단체, 소비자, 유통인 대표 등이 출하량 조절, 비상품의 유통 규제 등을 하기로 합의하고 정부에 요청해 발령하는 명령이다. 이에 따라 크기가 너무 작거나(1번과·지름 51㎜ 이하 또는 무게 57.47g 이하) 너무 큰(9번과·지름 71㎜ 이상 또는 무게 135.14g 이상) 감귤은 출하가 금지된다. 또 강제로 착색한 감귤(익지 않아 파란 감귤을 훈증 처리해 노랗게 만든 것)과 결점이 많아 상품성이 떨어지는 감귤도 유통이 금지된다. 유통조절명령을 어기고 비상품 감귤을 유통시킨 감귤 생산자나 생산자단체, 유통인에게는 8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비상품 감귤은 주스 등 가공용으로 쓰이게 된다. 한편 도는 올해산 노지감귤의 생산 예상량이 67만 6000t으로 적정수요량인 58만t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자 지난달 유통조절명령 발령을 요청했다. 제주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高3 심한 운동 피하고 피로 즉시 풀어야

    高3 심한 운동 피하고 피로 즉시 풀어야

    수능이 한달도 남지 않았다. 지금부터는 건강에 각별한 주의를 쏟아야 한다. 감기라도 덜컥 걸리면 심신이 난조에 빠져 짧게는 사나흘, 길게는 일주일 가량을 허비해 막바지 학습계획에 큰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체계적인 정리학습과 함께 자신의 신체 컨디션을 수능일까지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독감(신종플루)·감기 경계해야 지금 독감에 걸리면 정상 컨디션으로 시험을 보기 힘들다. 특히 고3 수험생들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학교와 학원을 오가기 때문에 신종플루 등 독감류나 감기에 노출되기 쉽다. 따라서 되도록 사람이 많은 곳에 가지 말아야 하며,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감기도 사소하게 여겨서는 곤란하다. 일단 감염되면 체력을 고갈시키기 때문에 긴장 속에서 생활하는 수험생들에게는 큰 위협이다. 특히 환절기인 이때는 일교차가 크고 습도가 낮아 감기에 쉽게 걸린다. 게다가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체력 고갈과 스트레스로 저항력이 떨어진 상태여서 더 위험하다. 감기는 콧물·재채기·기침·발열 등의 증상을 보이다 일주일 정도 지나면 저절로 낫지만 경우에 따라 인후염·기관지염·폐렴 등의 합병증이 올 수도 있다. 감기를 예방하려면 비타민 C가 풍부한 녹황색 채소나 과일을 많이 먹는 게 좋다. 평소 감기에 잘 걸린다면 배 감 매실장아찌 무 귤 오렌지 파 생강 등을 평소보다 많이 섭취하도록 한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준현 교수는 “여름에 열 생산을 억제해 온 인체가 환절기의 큰 일교차에 잘 적응하지 못해 피로감이 느껴지고, 저항력도 떨어져 독감이나 감기에 취약해진다.”며 수험생이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면 다음 사항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침·저녁 찬 공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저녁이나 새벽 외출을 삼갈 것 ▲격렬한 운동을 피하고 피로는 즉시 풀어줄 것 ▲체온 변화가 큰 사우나나 뜨거운 물 대신 미지근한 물로 샤워할 것 ▲수분과 단백질, 비타민이 많은 음식을 충분히 섭취할 것 ▲외출 후에는 손발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할 것 ▲감기에 걸리면 약을 먹고 충분히 쉬되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전문의의 치료를 받을 것. ●규칙적이고 균형잡힌 식사 필요 수험생 건강을 위해서는 규칙적이고 균형잡힌 식사가 필수적이다. 여학생의 60%가 식욕부진·체중조절 등의 이유로 주 4회 이상 아침을 거른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그러나 공복상태가 12시간을 넘으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돼 긴장도와 피로도가 심해지고 학습 능률이 떨어진다. 여기에다 여학생은 생리로 뇌 활동에 필수적인 철분 결핍에 빠지기 쉽다. 따라서 빈혈 증상이 없더라도 철분을 충분히 보충해 주면 기억력 등 정신기능이 향상된다. 특히 뇌는 인체 산소 소비량의 20%를 차지할 만큼 대사기능이 왕성하며, 포도당을 에너지로 활용하기 때문에 수험생은 충분한 당질을 섭취해 줘야 한다. 그러나 당분 섭취량이 지나치면 고혈당으로 졸리므로 시장기가 느껴지면 과일이나 생과일 주스 등을 간식으로 먹는 게 좋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귀신 거울/조영희

    [엄마와 읽는 동화] 귀신 거울/조영희

    대형 슈퍼마켓 통조림 코너의 한쪽 기둥에는 길쭉한 거울이 붙어 있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비춰 볼 수 있는 멋진 거울입니다. 멋내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통조림을 고르다가도 거울 앞에 우뚝 멈춰 섭니다. 그러고 자신의 모습을 이리저리 비춰 보다가 흐뭇한 얼굴로 돌아섭니다. 엄마를 따라온 아기들은 거울을 때리며 장난치는 걸 좋아합니다. 늦은 오후, 소은이가 슈퍼마켓에 들어옵니다. 소은이는 묵직한 책가방을 어깨에 메고 있습니다. 피아노 학원에 수학 학원, 영어 학원, 미술 학원, 논술 학원, 그리고 다시 영어회화 학원에 갔다가 한자 학원까지 모두 들르려면 책만 해도 예닐곱 권은 가지고 다녀야 합니다. 소은이는 빵과 과자가 있는 선반에 즐겨 갑니다. 크림이 잔뜩 든 빵이나 부드러운 초코 과자를 고릅니다. 저녁밥 대신입니다. 여러 학원을 도느라 저녁밥을 따로 챙겨 먹을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색다른 걸 먹어 볼까?” 그래서 고른 것이 땅콩크림빵입니다. 냉장고에선 땅콩크림빵에 잘 어울리는 콜라를 꺼냈습니다. “으악!” 통조림 선반 쪽에서 비명소리가 들렸습니다.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갔습니다. 소은이도 빵과 콜라를 양 손에 들고 뛰어갔습니다. 길쭉한 거울 앞에 운동복 차림의 아저씨가 주저앉아 있었습니다. “왜 그러세요?” 귤색 제복을 입은 직원들이 뛰어왔습니다. “심장마비인가?” 사람들이 멀찍이 떨어져서 수군거렸습니다. 소은이는 잠자코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저기, 거울에, 귀, 귀, 귀신이…….” 아저씨는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습니다. “거울이 어쨌다고요? 귀신, 뭐라고요?” 직원이 아저씨의 입에 귀를 바싹 갖다 댔습니다. “거울 속에 귀신이 나타났어요.” 아저씨는 바들바들 떨고 있었습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요?” 직원이 피식 웃었습니다. “정신 나간 사람이구먼.” 사람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떴습니다. “저걸 보란 말이오!” 참다못한 아저씨가 직원의 얼굴을 양 손으로 잡아 거울 쪽으로 돌려 주었습니다. 주변에 모인 사람들도 모두 거울을 봤습니다. 거울 속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무것도! 운동복 아저씨의 모습도, 직원의 모습도, 주변에 모인 그 어떤 사람의 모습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슈퍼마켓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비명을 지르는 사람, 가게 밖으로 뛰어나가는 사람, 경찰서에 전화를 거는 사람, 귀신이 나타났어도 필요한 건 사야 한다며 계산대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들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소은이가 서 있는 쪽에서는 거울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도대체 무엇 때문에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는 건지 궁금했습니다. ‘귀신이라고?’ 소은이는 슬금슬금 거울 쪽으로 가까이 가 보았습니다. 마음을 굳게 먹고 거울 앞에 선 순간, 소은이의 눈에 낯선 아이가 보였습니다. 보라색 옷에 보라색 화장을 한 아이였습니다. 소은이는 보라색 아이의 눈을 보았고, 보라색 아이는 소은이의 눈을 보았습니다. “얘야, 위험해.” 처음 보는 아주머니가 소은이의 손을 잡아끌었습니다. 소은이는 이때 빵과 콜라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하룻밤이 지났습니다. 슈퍼마켓 정문에는 못 보던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안전하고 깨끗한 우리 슈퍼마켓을 앞으로도 많이 이용해 달라.’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가게 안은 무척 한가합니다. 손님보다 직원이 많아 보일 정도입니다. 소은이는 오늘도 빵을 사기 위해 가게에 들어섭니다. 하지만 빵은 핑계에 불과합니다. 소은이는 보라색 아이를 다시 보고 싶었습니다. 처음 보는 아이였지만 눈빛이 낯설지 않았습니다. 저 멀리 거울이 보입니다. 지금 소은이에겐 거울의 옆면만 보일 뿐입니다. 소은이는 가방을 고쳐 멥니다. 그러고 거울로 성큼성큼 걸어갑니다. 지금까지는 모든 것이 좋습니다. 아직은 거울 앞면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소은이는 딱 한 걸음을 남겨두고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어제는 얼른 피해서 괜찮았지만 나쁜 귀신이면 어떡하지?’ 가슴이 콩닥콩닥 뜁니다. 귤색 제복을 입은 직원들이 계산대 주위에 몰려 있습니다. ‘무슨 일이 생겼을 땐 계산대로 뛰어가면 될 거야.’ 소은이는 가방 끈을 꽉 쥐고 숨을 크게 들이켭니다. 눈을 꼭 감고 발을 크게 내딛습니다. 왼쪽으로 몸을 돌리고 슬며시 눈을 뜹니다. 거울 속에 있는 것은 보라색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소은이가 보인 것도 아니었습니다. 거울 속엔 노란 스웨터를 입은 할머니가 서 있었습니다. 무섭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소은이는 오른손을 들어 손가락을 접었습니다. 거울 속의 할머니도 똑같이 했습니다. 소은이는 거울에 좀 더 가까이 갔습니다. 할머니도 소은이에게 다가왔습니다. “할머닌 누구예요?” 할머니는 소은이의 입 모양을 따라할 뿐, 소리를 내지는 않았습니다. 소은이는 손을 뻗어 거울을 만졌습니다. 그저 차가운 거울일 뿐이었습니다. 소은이는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미래를 보여주는 거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할머니의 얼굴이 어딘가 소은이를 닮은 것 같기도 했습니다. 소은이와 닮은 얼굴이라 무섭지 않았나 봅니다. 거울을 톡톡 두드려 보았습니다. 거울 속의 할머니도 거울을 톡톡 두드렸습니다. 그러자 할머니의 모습이 흐려지더니 다른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이번엔 젊은 남자가 보였습니다. 이 남자도 소은이를 그대로 따라했습니다. 소은이의 얼굴이 발그레해졌습니다. 미래의 남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다음엔 어떤 것을 보여줄 건가?’ 다시 한 번 거울을 톡톡 두드렸습니다. 이번엔 어제 소은이를 가게 밖으로 끌고나갔던 아주머니가 보였습니다. 거울은 소은이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소은이의 머릿속이 복잡해졌습니다. 다시 톡톡. 아주머니의 모습이 사라지고, 거울엔 아무것도 비치지 않았습니다. 톡톡. 변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톡톡. 그대로였습니다. 톡톡. “그만 좀 해!”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피곤하다고. 피곤해.” 거울 속에 보라색 아이가 나타났습니다. “아!” 소은이는 짧은 비명을 질렀습니다. 하지만 아직 달아날 정도로 나쁜 일이 일어난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도대체 이곳은 왜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거야. 정말 마음에 안 들어.” 보라색 아이가 퉁명스럽게 말했습니다. 서 있는 폼도 매우 삐딱했습니다. “너 같은 장난꾸러기 때문에 더 피곤하고 말이야. 어제는 요만한 아기가 두들겨대더니 오늘은 너니?” 소은이는 발을 움찔했습니다. 보라색 아이가 가까이 올 땐 심장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하긴 네가 무슨 잘못이 있겠니. 이런 곳에 걸린 나의 운명을 탓해야지.” 보라색 아이는 팔짱을 낀 채 통조림 선반에 기댔습니다. 그러고 한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궁금한 게 있어.” 소은이가 오랜 침묵을 깼습니다. 겨우 용기를 냈지만 목소리는 모기 소리보다 작았습니다. 뭔가 잘못 말하면 마구 혼이 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뭔데?” “넌 누구야?” 보라색 아이가 피식 웃었습니다. “보고도 몰라? 거울이야.” “그런데 왜 이상한 걸 보여줘? 거울이면 나를 보여줘야지.” “피곤해서 그래. 용량 초과라고. 누가 누군지 기억하지 못하겠어.” 보라색 아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아까 보여준 건 뭐야? 내 앞날이야?” “아까 뭐?” 보라색 아이는 눈을 한 번 치켜뜨고는 크게 웃기 시작했습니다. “하하하! 너의 앞날이냐고?” 소은이는 기도하는 사람처럼 두 손을 모았습니다. “처음 보았던 할머니는 윗동네에 사는 할머니야. 보통은 일주일에 한 번씩 오는데, 요즘은 통 보이지 않아서 걱정하고 있던 참이었어. 그때 마침 네가 나타나서 잘못 보여준 거지. 실수한 거야.” “그래…….” 소은이는 왠지 시무룩해졌습니다. “두 번째의 젊은 남자는 이곳 직원이야. 저길 봐.” 보라색 아이가 가리키는 곳엔 정말 그 남자가 있었습니다. 남자는 손님이 없어서 매우 따분해하고 있었습니다. “세 번째로 본 사람은…….” “나도 알아.” “그래, 그뿐만이 아니야. 하루에도 수 천 명이 내 앞을 지나가. 나는 그 사람들을 일일이 기억했다가 다시 보여주는 거야.” 보라색 아이의 얼굴이 어두워졌습니다. 잿빛이 섞인 보라는 더욱 슬퍼 보였습니다. “이젠 지쳤어. 새로운 얼굴을 기억하기는커녕 이미 알고 있던 사람들조차 헷갈릴 지경이야.” 보라색 아이는 거울 속에 있는 통조림 선반 위에 사뿐히 올라앉았습니다. 소은이는 보라색 아이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소은이도 날마다 새로운 것을 머릿속에 집어넣느라 바빴기 때문입니다. “도와주고 싶어.” “네가 어떻게?” 보라색 아이가 코웃음을 쳤습니다. 솔직히 소은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전부 다 잊어버리면 되잖아. 컴퓨터를 포맷하듯이.” 겨우 생각해낸 방법이었습니다. “네 눈엔 내가 컴퓨터로 보이니?” 보라색 아이는 소은이의 말이 우습기만 했습니다. “기억을 털어낼 만한 방법이 없을까?” 소은이는 보라색 아이를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털어낸다……, 털어낸다…….” 골똘히 생각하던 소은이가 갑자기 청소도구를 파는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소은이는 그곳에서 가장 큰 총채를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그걸로 뭘 어쩌려고?” “잘될지 모르겠어.” 소은이는 양손으로 총채를 잡고 먼지를 털듯 거울을 두드렸습니다. 그러자 수많은 사람들이 거울 속에 나타났다 사라졌습니다. 마치 먼지가 되어 거울 밖으로 떨어져 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담임선생님도 보이고, 가장 좋아하는 친구도 보이고, 이 근처에 산다는 유명한 연예인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엄마도 보이고, 마침내 소은이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소은이의 모습은 총채로 아무리 두드려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여보세요?” 거울을 톡톡 두드려 봅니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습니다. 보라색 아이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습니다. “인사라도 해둘걸.” 소은이는 조금 섭섭한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기억을 모두 털어내고 즐거워할 보라색 아이를 생각하니 기분이 조금 나아집니다. 학원 시간이 많이 지났습니다. 오늘은 왠지 학원을 모두 빼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작가의 말 학원을 아홉 군데나 다니는 아이를 보았습니다. 아이의 작은 머릿속이 견딜 수 없을 만큼 복잡해지진 않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아이에겐 비어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비어있는 시간은 창조를 위한 시간입니다. 아이가 빈 시간을 충분히 갖길 바라며 이 글을 썼습니다. ●작가약력 대학교에서 건축공학, 시각디자인 전공. 2004년 중랑구 사이버 신춘문예 ‘풍선 잃은 아이’로 당선. 200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책을 돌려주세요’로 당선. 대전일보 신춘문예 ‘강에 사는 고래’ 로 당선. 단편모음집 ‘수선된 아이’, ‘지난밤 학교에서 생긴 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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