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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대화의 더 정치] “文, 국회에 손 내밀 때다…밥이 되고 예술이 되는 정치를 위해”

    [정대화의 더 정치] “文, 국회에 손 내밀 때다…밥이 되고 예술이 되는 정치를 위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 질문에는 사람이 밥으로만 살지 않는다는 모범 답안이 준비돼 있다. 그러나 유심론적으로는 정답이지만 유물론적으로는 오답이다. 세상에서 먹고사는 문제보다 중요한 문제가 있을까? 사람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모든 선택을 포기하며 자기와 가족의 배고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생을 건다.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모범 답안은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됐을 때만 정답이다. 물론 예외는 있지만 예외일 뿐이다.우리 사회가 근현대사 200년의 질곡에서 벗어났다는 진단에 견해를 달리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금은 홍경래 난이나 진주민란이 일어났던 조선 후기의 혼란기가 아니다. 대한제국 말기의 망국적 위기를 맞아 동학전쟁을 벌이고 의병운동을 조직했던 풍전등화의 시기도 아니다. 참혹한 일본 제국주의 지배에서도 벗어났고 분단과 전쟁의 고통도 일부 세대의 기억으로만 남아 있다. 전후의 보릿고개도 옛말이 됐다. 그런 우리가 느닷없는 노회찬의 죽음 앞에서 망연자실하고 있다. 그는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고 원내교섭단체의 대표이고 진보정치의 아이콘이고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유명 인사였다.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성공의 반열에 오른 사람의 죽음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아직은 이 사건의 황망함과 비통함이 가시지 않아 다른 생각의 겨를이 없지만, 그의 죽음은 많은 과제를 우리에게 남겼다. 소리 없는 아우성. 이 시구가 우리 시대의 현 상황을 가장 적절하게 대변하는 단어일지도 모르겠다. 옛날 석가모니가 구중궁궐 밖에서 생로병사의 고통을 목격했던 것처럼 우리는 급속한 근대화가 가져다준 풍요의 그늘에 가려진 수많은 소리 없는 아우성을 듣고 있다. 휴전 65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60만명의 젊은이를 전장으로 내모는 휴전선의 긴장감, 하루가 멀다 않고 터져 나오는 노동전선과 교육전선의 외침, 재벌 대기업에 억눌린 중소기업가들의 고달픔, 최저임금을 둘러싼 저임금 노동자와 배고픈 자영업자들 사이의 갈등. 선진국의 문턱에 선 한강의 기적은 도처에서 아우성을 동반하고 있다. 국회도 예외가 아니다.국회는 인류 역사가 발명한 민주주의의 가장 위대한 제도다. 민의의 전당이자 주권 기관으로 불리는 이 창조적 발명품은 산업혁명과 시민혁명 이래로 인류사의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군주제, 사법제, 행정관료제, 상비군 등 수많은 근대의 발명품 중에서 국회를 능가하는 아름다운 발명품은 없다. 그러나 이 위대한 발명품도 한국 땅에서는 기를 펴지 못하고 작동 불능의 상태에 빠져 있다. 인류 역사는 전쟁의 역사로 불린다. 전쟁의 역사가 파멸로 끝나지 않는 이유는 타협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인류 역사는 전쟁과 타협의 변증법적 관계의 역사다. 한때 사람들은 중국의 삼국지나 서양의 십자군처럼 싸웠다. 그 시절 전쟁은 이해관계를 해결하는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었지만 근대 이후에는 총칼을 내려놓고 국회에서 말로 승부를 가르는 무기 없는 새로운 전쟁 방식으로 대체됐다. 정치적 상상력이 최고도로 발휘된 성과다. 그러나 귤이 회수를 건너 탱자가 돼 버리는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는 이 발명품이 불량 수입품 취급을 받고 있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말도 있고 싸우면서 큰다는 말도 있다. 마음에 새겨야 할 소중한 교훈이다. 그러나 성숙함을 동반하지 못하는 아픔은 고통일 뿐이며 성장을 동반하지 못하는 싸움은 파멸을 부를 뿐이다. 싸우더라도 요령 있게 싸워야 하는데 죽기 살기로 싸우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해서 울리는 종인지 의문스럽다. 혹 목적 없이 싸우는 싸움닭이 돼 버리거나 구경꾼들을 위해 싸우다 죽는 싸움개가 돼 버리지 않을지 걱정스럽다. 그러나 나는 싸움을 백안시하는 관점에는 결단코 동의하지 않는다. 사람이 신이 아니고 우리가 사는 세상이 신의 나라가 아닌 이상 싸움은 불가피하다.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신들마저 치열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면 사람들 사이의 싸움은 불가피해 보이기도 한다. 다만 싸우면서도 타협의 여유를 발휘하면서 한 번의 싸움을 또 다른 싸움을 위한 더 높은 경지로 끌어올리는 지혜는 반드시 필요하다. 죽기 살기로 싸우면 남는 것은 죽음뿐이니까 싸움의 철학과 방법론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년하고도 2개월이 지났다. 문재인 정부의 모습은 크게 세 가지 장면으로 오버랩되고 있다. 첫째, 이 정부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무지와 무능과 독단의 폐해를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국정 운영의 새로운 모범을 창출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공감은 행정부 수준에서만 유효할 뿐 국회와 사법부 영역에서는 여전히 구정권의 그림자가 짙게 배어 있다. 국회는 민주주의의 처음이자 끝이고 사법부는 민주주의 보루라 할 수 있는데, 새 정부의 의지가 삼권의 영역으로까지는 확대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반쪽짜리 민주주의라는 말이다.둘째, 예정에 없던 남북 관계와 외치가 국정 운영의 방향타로 작동하면서 정부의 지지도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는 반면 내치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보기 어려운 정책 집행의 불균형 상태가 심화되고 있다. 구조화된 사회문제가 일거에 해결돼야 한다고 성화를 부릴 상황은 아니어서 믿음을 가지고 인내하면서 기다려야 하겠지만 기다림에는 시한이 있는 법이다. 정부 임기 5년은 별로 길지 않은 시간이고 변화를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은 5년보다 더 짧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셋째, 문재인 정부는 선거로 탄생했지만, 구정권을 무너뜨린 것은 촛불이다. 헌법에도 선거법에도 없는 촛불혁명이 이 정부의 모태라는 사실을 다시금 재확인하고 이 원리가 국정 운영에 반영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이 늘 강조하는 것처럼 국민을 존중하고, 국민을 중심에 놓고, 국민의 뜻에 따르고,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촛불정신이다. 촛불은 물과 같아서 물이 배를 띄우기도 하고 전복시키기도 하는 것처럼 촛불 또한 권력을 만들기도 하고 무너뜨리기도 한다. 더구나 촛불은 작은 바람에도 쉬이 꺼진다.드디어 하나의 결론에 이르게 됐다. 지금 문재인 정부에 필요한 것은 오버랩된 세 장면을 하나로 묶어 내는 일이다. 대통령이 국회로 가서 국회와 타협하는 장면이 필요하다. 그 타협이 협치든 개혁연합이든 연립정부든 무방하다. 국회가 구시대의 폐습을 전시하는 박물관이 되지 않도록 정치적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대통령이 강한 나라는 단기적 효율성이 있고, 국회가 강한 나라는 장기적 지속성을 갖는다. 대통령은 리더십으로 강해지고 국회는 타협으로 강해진다. 정치에서 타협은 최적의 해법을 모색하는 예술과도 같은 것이다. 이 장면으로 국민에게 봉사하는 국회가 만들어지고, 부진한 내치에 돌파구가 만들어지고, 촛불이 지속된다면 다음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500년 역사의 조선은 건국 200년 만에 임진년, 병자년 양란으로 허리가 꺾인 후 영·정조 시대의 마지막 시도가 실패하면서 몰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 후 19세기와 20세기의 역사는 나라에는 굴욕이었고 백성에게는 고통이었다. 해방 이후에 우리가 겪은 분단과 전쟁과 독재의 역사는 그 일부였다. 다행히 굴욕과 고통의 역사를 중단시키고 새로운 역사를 창조할 수 있는 역사적 전환기를 맞이했다. 면면히 이어진 민주화의 흐름이 그 동력을 제공했고, 최근의 한반도 상황이 새로운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 우리가 미구에 마주하게 될 역사는 민주화를 넘어 민족 통일을 완수하고 우리 민족이 다시금 세계사의 일원으로 재등장해 단절된 민족사를 복원하게 될 원대한 역사다. 그리하여 우리를 대륙으로부터 단절시켜 한반도의 남쪽 섬으로 고립시킨 70년 분단 구조를 해체하고 유라시아와 소통하는 한반도의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는 구상이 가능하게 됐다. 정치가 밥이라면 이보다 풍요한 밥상이 다시 있겠는가.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몫이다. 미래는 먼 후일의 일이 아니라 후일을 내다보고 준비하는 자의 오늘의 일이다. 지금 우리에게 그 길이 열리고 있고 문재인 정부의 과제로 떠올랐다. 이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정치적 타협이 이루어지고, 그 연장선상에서 정치가 여의도 좁은 바닥에 갇힌 이념 구도와 지역 구도에서 벗어나 한반도와 동북아의 시각을 갖게 된다면 이 타협은 예술의 경지에 이른 역사적 타협이 될 것이다. 이제 우리도 밥이 되고 예술이 되는 정치를 기대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 상지대 총장직무대행
  • ‘전지적 참견 시점’ 이영자, 다이어트 끝 ‘식욕 폭발’...“매니저, 집에 못 가”

    ‘전지적 참견 시점’ 이영자, 다이어트 끝 ‘식욕 폭발’...“매니저, 집에 못 가”

    ‘전지적 참견 시점’ 이영자가 참았던 식욕을 분출시킨다. 28일 방송되는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광고 촬영을 마친 이영자와 매니저 모습이 그려진다. 앞서 두 사람은 동반 광고 촬영을 앞두고 하루짜리 단기 다이어트에 돌입한 바 있다. 이날 이영자는 촬영이 끝나자마자 그동안 먹지 못한 7끼를 채우겠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그는 매니저에게 “집에 전화해서 못 들어간다고 전해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이영자가 선택한 메뉴는 ‘차돌 삼합’이었다. 매니저는 이영자의 적극적인 모습에 당황하더니 급기야 두려움에 덜덜 떨었다고 전해졌다. 이날 이영자는 ‘차돌 삼합’ 뿐만 아니라 귤 말랭이, 한치 튀김, 전복죽 등 다양한 음식 ‘먹방’을 보일 예정. 한편 여느 때보다도 ‘식욕 충만’한 이영자 모습은 오는 28일 오후 11시 5분 확인할 수 있다. 사진=MBC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여기는 중국] 익사한 아들 그리며 우물에 귤 던지던 부모, 3년 뒤 ‘기적의 선물’

    [여기는 중국] 익사한 아들 그리며 우물에 귤 던지던 부모, 3년 뒤 ‘기적의 선물’

    우물에 빠져 익사한 5살 아들을 그리워하며 날마다 우물 속에 귤을 던지던 부부에게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최근 바이자하오(百家号)는 왕 씨 부부의 사연을 소개했다. 중국의 한 시골 마을에 사는 왕 씨는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에 초등학교 동창을 만나 결혼했다. 집안에서는 결혼이 늦은 만큼 서둘러 아이를 출산하기를 기대했고, 왕 씨 또한 더 늦기 전에 아이를 갖고 싶었다. 다행히 아내는 결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임신해 건강한 아들을 출산했다. 집안 어르신을 비롯해 왕 씨 부부는 아들을 애지중지 키웠다. 하지만 아들이 5살이 되던 해 비극이 발생했다. 아이의 할머니가 우물물을 긷고 뚜껑을 덮는 것을 깜박 잊은 것이다. 우물가 옆에서 놀던 아이는 실수로 우물 속에 빠졌다. 어른들이 아이를 발견했을 때는 이미 숨이 끊긴 뒤였다. 자책감에 빠진 할머니는 결국 큰 병을 얻어 드러누웠고, 식구들 모두 큰 슬픔에 빠졌다. 집 안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아이는 어려서부터 유독 귤을 좋아했다. 엄마는 아들이 그리울 때마다 우물 안에 귤을 던져 넣었다. 그렇게 3년이 흐른 어느 날, 이날도 엄마는 귤 하나를 들고 우물가를 찾았다. 그런데 우물 근처에서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살펴보니 탯줄도 끊지 않은 갓난아이가 우물가 옆에 버려진 채 울고 있었다. 아이는 선천적 장애를 안고 있었다. 짐작건대 장애아를 키울 자신이 없던 누군가 아이를 버린 것으로 여겨졌다. 경찰에 신고해 아이의 부모를 수소문했지만, 부모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자 왕 씨 부부가 선뜻 아이의 부모가 되겠다고 나섰다. 왕 씨는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라면서 “아이가 비록 장애가 있지만 성심성의껏 아이를 키우겠다”고 말했다. 세상을 떠난 아들이 다시 살아 돌아온 것이라고 믿는 왕 씨 부부와 장애로 버려진 갓난아기는 이렇게 부모와 자식의 인연을 맺게 되었다. 사진=바이자하오(百家号)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여기는 남미] “과일 5개나 훔쳤는데…” 도둑 잡고도 욕먹는 경찰

    [여기는 남미] “과일 5개나 훔쳤는데…” 도둑 잡고도 욕먹는 경찰

    도둑을 잡은 경찰이 칭찬은 커녕 비난을 한몸에 받고 있다. 엘온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엔트레리오스주 경찰은 최근 파라나라는 도시에서 미성년자 절도범 2명을 검거했다. 모두 15살인 도둑들은 파라나의 한 과일가게에 들어가 과일을 훔쳐 도주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어린 도둑들이 과일을 훔쳐갔다"는 주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주변을 수색하다가 인상착의를 확인하고 소년들을 검거했다. 소년 절도범들은 "배가 고파 과일을 몇 개 집어들었다"면서 선처를 호소했지만 경찰은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소년들은 전과자(?)가 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엔트레리오스주에선 동정 여론이 크게 일었다. 소년들이 훔친 게 과일이고, 배가 고파서 저지른 일이라면 용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여론이다. 훈방으로도 충분한 사건을 경찰이 확대(?)했다는 비난도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입장이 난처해진 경찰은 승부수(?)를 던졌다. 소년들을 체포하면서 현장에서 압수했다는 장물 사진을 공개한 것. 사진엔 사과 3개, 귤 1개, 배 1개가 나란히 놓여 있다. 과일 뒤로는 '압수'라고 적힌 인쇄물까지 놓여 있다. 인쇄물엔 엔트레리오스주 경찰의 로고가 선명하다. 증거가 충분한 절도사건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위기를 돌파하려는 의도였겠지만 사진은 오히려 역효과만 냈다. "강도들이 설치는데 고작 잡는 게 사과도둑이냐?", "압수한 과일은 냉장고에 잘 보관하고 있나? 상하면 경찰이 책임져라", "과일들은 경찰들이 먹을 것 같다. 경찰이 도둑이다"라는 등 경찰에 대한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익명을 원한 경찰 관계자는 "이미 사건을 검찰에 넘겨 경찰이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나도 경찰이지만 이번 사건은 경찰이 약간은 과잉 대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엔트레리오스주 경찰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양진건의 유배의 뒤안길] 특이하게 맛난 것

    [양진건의 유배의 뒤안길] 특이하게 맛난 것

    맛집을 찾는 일이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소위 ‘먹방’이라는 TV 음식프로의 인기도 여전하다. 그런가 하면 순전히 맛집만을 찾는 여행도 있다. 이제 맛집은 단순히 ‘음식이 맛있는 집’을 넘어서 ‘특이하게 맛난 것을 찾는 우리네 욕심을 만족시켜 주는 집’이라고 해야 할 판이다. 그렇다면 맛집은 영원히 찾을 수 없다. 그 무엇도 사람의 욕심을 만족시켜 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만 맛집을 찾아 헤맬 뿐이다. 특이하게 맛난 것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연산군이 그랬다. 그는 “왜(倭) 전복이 있다 하니 사서 바치도록 하라. 이 물건뿐 아니라 모든 특이하게 맛난 것은 널리 구해서 바치라”고 했다. 조선 전복도 있는데 굳이 일본산을 원했던 것은 탐욕 때문이다. 언젠가 중국에 가는 사신에게 수박을 구해 오라 했다. 이 명령을 들은 사신은 “먼 곳의 기이한 음식물도 억지로 가져오는 것이 어렵고, 중국의 수박이 조선 것과 그다지 다른 점이 없다”고 했다가 능지처참을 당한다. 다른 사신에게는 여지(?枝)라는 과일을 구해 오라고 했다. 여지는 양귀비가 좋아한 과일로 남방에서 생산되던 것을 당나라 현종이 장안까지 실어 오느라 백성들의 원망을 샀던 대표적인 과일이다. 그런가 하면 제철이 아님에도 제주목사에게 귤을 보내라고 독촉하기도 했다. 연산군은 결국 이런 탐욕 때문에 망한다. 이런 일이 어디 연산군뿐이겠는가. 대한항공 해외 직원들을 시켜 철마다 해외 과일들을 밀반입시켰던 갑질 모녀들도 탐욕에 관한 한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다. 맛의 절반은 추억이라는 말이 있다. 이백이 “아이 불러 닭을 삶아 막걸리를 마셨다”(呼童烹?酌白酒)고 해서 필자도 따라 해봤지만 막걸리 안주로는 삶은 닭보다 김치전이 입에 맞았다. 그것은 분명 김치전에 대한 필자의 추억 때문이리라. 그런가 하면 추억의 절반은 맛이라는 말도 있다. 누군가에겐 삶은 닭에 막걸리를 먹는 것이 좋은 추억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좋은 추억 만들기의 일환으로 맛집을 찾아다니는 경우도 탐욕이 아니라면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리스 로마신화에는 탐욕 때문에 아귀병에 걸린 이야기가 나온다. 욕심이 많았던 에리직톤은 농업의 여신인 데메테르가 아끼던 신성한 정원에 요정들의 놀이터였던 커다란 나무를 만류에도 불구하고 베어 버린다. 이에 분노한 데메테르는 굶주림의 여신인 리모스를 보내 혈관에다 독을 투입하는데, 그 후 에리직톤은 미친 듯이 음식을 탐한다. 음식이 떨어지고 재산이 동이 나자 딸까지 팔아 음식을 구한다. 그래도 식탐은 채워지지 않아서 마지막에는 제 몸뚱아리마저 뜯어먹은 후에야 비극은 끝이 난다. 이렇듯 탐욕은 자신을 먹어 치우는 아귀였던 것이다. 제주도와 북청에서 유배 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71세가 된 추사 김정희는 “최고의 반찬은 두부, 오이, 생강, 나물”(大烹豆腐瓜薑菜)이라면서 “이것은 촌로의 제일가는 즐거움이다. 비록 허리춤에 큰 황금도장을 차고, 온갖 산해진미에 수백 시녀가 있다 한들 능히 이런 맛을 누릴 사람이 몇이나 될까”라고 했다. 삶의 즐거움은 결코 특이하게 맛난 것을 먹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화려한 차림과 놀라운 맛이 범람하는 마당에 일부러라도 소박한 밥상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우리가 먹는 것이 곧 우리이기 때문이며, 탐욕만은 경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모든 식물은 잠재적 ‘허브식물’이다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모든 식물은 잠재적 ‘허브식물’이다

    학부 시절 ‘허브학개론’이라는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수업의 첫 시간에 교수님께서는 뜨거운 물과 종이컵, 식물의 잎 몇 장을 가져와 우리에게 나눠 주시곤 뜨거운 물에 잎을 하나씩 넣어 30초 후에 마셔보라고 하셨다. 나는 손톱만 한 보드라운 작은 잎을 뜨거운 물에 넣어 향을 맡은 후 그 물을 마셨다. 톡 쏘면서 진한 풀 향이 느껴졌다. 이 식물은 박하(민트) 중 하나인 페퍼민트였고, 이 페퍼민트 티는 내가 처음으로 마신 허브티였다.아니 그런 줄로만 알았다. 수업을 들으며 허브식물의 정의를 알게 되면서 나는 지금껏 나도 모르는 새에 수많은 허브식물을 매일 먹고, 마시고, 이용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 페퍼민트 티가 나의 첫 허브티가 아님을 깨닫게 됐다. 허브식물이란 ‘약으로 이용하거나, 음식의 맛과 향을 내는 데 이용하는 식물’을 총칭하기 때문이다.우리가 허브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 곳 중 하나는 허브티를 판매하는 카페나 커피숍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우리가 주로 볼 수 있는 허브의 이름은 캐머마일이나 재스민, 민트와 같은 지중해 연안 원산의 외래 허브식물들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람들은 ‘허브’라는 단어에서 외국의 식물만을 떠올린다. 나도 그런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허브식물의 정의가 약으로 이용하거나 향과 맛으로 먹는 식물이라면, 단지 그들만 허브식물이라 칭할 수 있을까? 우리가 늘 접해온 녹차, 국화차, 둥굴레차, 보리차 모두 식물의 향을 마시는 우리의 전통 허브티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이들의 원료인 녹차의 차나무와 국화차의 감국, 둥굴레차의 둥굴레, 보리차의 보리는 소화를 촉진하고, 해독하고, 두통을 없애고, 진정시키는 약용 효과도 갖고 있다. 서양에서는 스테이크를 구울 때 늘 고기 위에 로즈메리라는 허브식물 잎을 올린다. 로즈메리의 향이 고기 잡내를 없애주고 소화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로즈메리는 서양의 대표적인 허브식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도 로즈메리와 같은 역할을 하는 허브식물이 있다. 보쌈을 하느라 돼지고기를 삶을 때 우리는 늘 양파나 대파, 생강 등을 넣는다. 삼겹살을 구울 땐 마늘을 함께 굽고, 파채를 썰어 함께 먹는다. 파와 마늘, 생강, 양파. 이들은 향으로 고기 냄새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허브’ 식물이다. 동남아시아의 요리 재료로 이용되는 고수도 마찬가지다. 우리에게는 낯선 향이라 호불호가 갈리지만, 오래전부터 쌀국수나 샐러드 등의 음식에 꼭 들어가는 식재료였으며, 위장을 보호하고 입냄새를 제거하는 효과까지 있다. 이 고수와 비슷한 예로 우리나라의 깻잎을 들 수 있는데, 우리에게는 아주 익숙한 향이지만 외국인들에게는 낯설고 강한, 한국 허브식물의 향이다. 이처럼 차로 마시는 식물은 모두 향을 이용하기 때문에 허브식물이라 할 수 있고, 우리가 늘 먹는 고추, 마늘, 양파, 파, 생강 등의 채소도 마찬가지다. 약으로 이용하는 인삼과 음식의 조미료인 후추, 깨, 고춧가루 등도 모두 허브식물이다.여기에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세상의 모든 식물은 아직 우리가 연구, 증명하지 못했을 뿐 각자가 지니고 있는 약효가 분명 존재한다. 약으로 이용하는 식물이 허브식물이라면, 세상의 모든 식물을 허브식물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그건 아니다. ‘현재 약으로 널리 이용하고 있는 식물’을 허브식물이라 하기 때문에 아직 약효가 연구되지 않은 식물들은 ‘잠재적 허브식물’이라 할 수 있다. 최근에 커피와 차 시장이 발달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전통 허브식물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많아지고 있다. 한 전통차 제조 기업에서는 제주도에서 재배한 제주쑥과 귤, 그리고 제주 특산식물인 제주조릿대의 약효를 연구하고 이들을 차로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제주조릿대는 전 세계에서 한라산에서만 자생하며, 피로 해소와 면역력 강화에 좋다. 덕분에 제주조릿대의 효용성과 존재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고, 제주조릿대차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유럽을 비롯해 세계 각지로 수출되고 있다. 유럽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온 ‘허브’라는 식물이 다시 ‘한국형 허브’로서 유럽으로 역수출되는 셈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나는 커피를 마시고 있다. 코페아 아라비카(Coffea arabica L.) 열매에서 채취한 종자를 불에 달궈 물을 내린 액체를 마시며 이 식물의 향을 음미한다. 커피나무 종자에 함유된 카페인은 몸과 정신에 활력을 주는 약용식물이면서 세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허브식물이다. 우리가 모르는 새에도 우리는 늘 허브식물과 함께 살아오고 있었다. 삶이 고되고 힘들수록 사람들은 이들을 더 찾을 것이며, 앞으로 기능성이 증명된 새로운 허브식물들이 우리 곁을 채울 것이다.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과학입국’의 길로 안내한 우장춘 박사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과학입국’의 길로 안내한 우장춘 박사

    씨 없는 수박 첫 개발자 아냐 작물 품종 개량·보급해 증산 과학 본질·존재감 깨우쳐 줘 지난 4월 8일은 세계적인 육종학자 우장춘(1898~1959) 박사가 태어난 지 120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우 박사는 한국농업과학연구소(현재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초대 소장입니다. 흔히 우 박사 하면 ‘씨 없는 수박’을 만든 사람으로 알고 있지만 육종학자로서 우 박사의 대표적인 업적은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이론을 보완한 ‘종의 합성’ 이론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한 배추속(屬) 작물의 유전 연구와 품종 개량입니다.최근 들어서는 씨 없는 수박을 처음 발명한 사람이 우 박사가 아니라는 사실이 많이 알려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우장춘=씨 없는 수박을 만든 과학자’로 알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씨 없는 수박을 처음 만든 사람은 일본 농학자 기하라 히토시(1893~1986) 박사입니다. 우 박사는 일본에서 기하라 박사와 친하게 지내 그의 연구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1950년 한국으로 온 뒤 농민들과 언론에 대해 육종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자리에서 수시로 ‘씨 없는 수박’ 이야기를 꺼냈고 1953년에는 씨 없는 수박을 직접 재배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최초’만 아닐 뿐 우 박사가 씨 없는 수박을 만든 것이 완전히 잘못된 이야기라고 말하기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기하라 박사가 씨 없는 수박을 만들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은 우 박사의 ‘종의 합성 이론’ 덕분이기도 합니다. 우 박사는 중학교를 졸업한 뒤 1916년 도쿄제국대 농학실과에 입학했습니다. 1919년 졸업 후 도쿄 농사시험장에서 연구직이면서 기술직에 해당하는 기수(技手)로 20여년 동안 근무했습니다. 농학박사 학위도 38살이 되던 해인 1936년에 받았지요. 늦깎이 박사였지만 학위 취득을 위해 제출한 ‘배추 속 식물에 관한 게놈 분석’이라는 논문은 세계 육종학계를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농사시험장에서 기수로 근무하면서 다양한 원예작물 품종 개량 실험을 하면서 쌓은 경험이 논문에 그대로 실렸던 것입니다. ‘종의 합성 이론’은 ‘우장춘 트라이앵글’로도 알려져 있는데 쉽게 말하면 염색체 수 10개인 배추와 9개인 양배추를 교배시키면 염색체 수가 19개이면서 전혀 다른 종인 유채를 만들 수 있다는 말입니다. 종은 다르더라도 같은 속의 식물을 교배하면 전혀 새로운 식물을 만들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증명해 보인 우 박사의 이론은 아직까지도 종 합성의 대표적 사례로 간주되고 있고 육종학 연구에서 여전히 인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물리학 분야에서 이휘소 박사가 있다면 생물학 분야에서는 우 박사가 있다고나 할까요. 또 요즘 제주도 하면 감귤을 떠올리고 강원도 하면 감자를 연상케 하는 지역별 특화 농업을 제안했던 것이 우 박사라는 사실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도입한 귤을 품종개량하고 제주도에서 시험재배해 감귤 농업을 제안했고 무병 씨감자를 강원도 대관령에서 시험재배에 성공함으로써 감자 특산지로 성장하게 한 밑거름이 됐다는 것입니다. 또 한국 토양에 맞는 배추 ‘원예 1호’, 양배추 ‘동춘’, 양파 등도 개량했고 세상을 뜨기 전에는 병충해에 강하고 낱알이 많은 벼의 개량 연구에 착수하기도 했습니다. 우 박사가 조금만 더 오래 살았더라면 ‘보릿고개’라는 말은 진즉에 없어졌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우 박사가 태어난 4월은 정부가 정한 ‘과학의 달’ 입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과학기술의 중요성은 점점 커져 가는데 국내에서 ‘과학’에 대한 존재감은 점점 미미해져 가는 것 같습니다. 지난 10여년 동안 정부가 창조경제니 융합이니 4차 산업혁명만을 들먹이며 과학에 교육, 미래, 이제는 정보통신기술(ICT)을 무리하게 접붙이기하는 ‘종의 합성’ 실험을 하며 ‘잘되고 있어’라는 자기최면을 걸다 보니 과학의 본질이 뭔지를 까먹고 있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edmondy@seoul.co.kr
  • 평양 최고급인 고려호텔 들어가보니... ‘대동강 맥주·휴대폰’ 비치

    평양 최고급인 고려호텔 들어가보니... ‘대동강 맥주·휴대폰’ 비치

    방북 예술단이 사흘간 북한을 방문한 가운데 고려호텔 객실 내부를 찍은 사진 속에는 북한이 직접 생산한 각종 식음료들이 놓여있어 어떤 맛일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가장 눈에 뛰는 것은 냉장고 속 맥주·음료 등이다. 냉장고 안에는 북한이 자랑하는 ‘대동강 맥주’와 ‘룡성 배 사이다’, ‘레몬 탄산단물’, ‘복숭아 탄산단물’, ‘구기자 단물’, ‘신덕샘물’, ‘귤 요구르트’, ‘포도 요구르트’ 등이 비치돼 있었다. 이 밖에도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대표되는 캔 ‘코카콜라’와 ‘스프라이트’ 그리고 캔 ‘네스카페’ 등이 있었다. 북한이 호텔에서 투숙객의 기호를 고려해 국산과 수입산을 적절히 섞어 배열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음료수의 종류만 보면 국산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의한 자금 부족 때문인지 아니면 국산제품에 대한 홍보 때문인지 분명하지는 않지만, 북한이 한국 대표단에게 자랑스럽게 내놓은 제품이란 측면에서 맛이 궁금했다. 예술단과 함께 북한을 방문했던 한 관계자는 “음료수 맛을 꼭 집어 표현할 수 없지만, 매우 흥미로운 맛이었다”며 “특히 대동강 맥주는 소문대로 훌륭했다”고 말했다. 찻잔 등이 있는 테이블에는 믹스 커피는 북한이 생산한 것으로 보이는 ‘삼목 커피’, ‘개성고려인삼차’, ‘오미자차’ 등 티백이 놓여있었다.또 다른 곳에는 목욕제품들이 놓여 있었는데 고려호텔 로고가 붙여져 있는 일회용 용기에는 우리의 삼푸와 린스에 해당하는 ‘머리물비누’, ‘머리영양물비누’등의 북한식 표현이 새겨져 있었다. 북한 고려호텔은 당 재정경리부 산하 대외봉사총국 소속으로 알려졌다. 대외봉사총국은 고려호텔 등 관광객 등 북한을 방문하는 해외 인사들이 상대하는 곳을 총괄한다. 여기가 사실상 북한 내 관광국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대북소식통들은 설명했다. 대외봉사총국과 비교되는 곳은 인민봉사총국으로 이번 방북 예술단이 점심을 먹었던 옥류관 등 평양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곳을 총괄하고 있다. 또한 고려호텔 투숙객들을 상대로 북한 내부에서 통화가 가능한 일회용 핸드폰인 ‘손전화기’를 비치한 모습도 카메라에 담겼다. 현재 북한은 이집트 통신회사인 오라콤과 합자한 ‘고려링크’가 이동통신 서비스를 하고 있다. 호텔에는 이 밖에 룸서비스를 할 수 있는 각종 메뉴 판이 비치돼 있었고, 이 메뉴 판 중에는 각종 세탁과 관련된 가격표도 보였다.호텔 침대는 화려하지 않지만, 정돈된 느낌의 하얀 색 꽃무늬 침대 커버가 눈에 뛰었고, 침대 정면으로는 북한이 자체 생산한 것으로 보이는 ‘아리랑’ 평면TV가 보였다. TV 옆으로는 전기로 물을 끓이는 커피 보트와 찻잔 세트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보기에 따라서는 한국의 일반 호텔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지만, 전체적으로 낡은 인상을 주기에는 충분한 듯 보였다. 객실 밖 복도에는 푸른색의 카펫이 깔려 있었다. 북한을 대표하는 유일한 5성급 호텔인 고려호텔을 경험한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관광호텔급으로 보면 이해가 빠를 듯”이라며 “일부 시설들은 매우 낡은 것으로 보였다”고 털어났다. 외부에서 호텔로 들어서면서 처음 보게 되는 로비는 화려하고 밝게 치장된 것을 알 수 있었다. 북한은 종종 해외에서 대표단이 들어올 때 식당 종업원들 전체가 일렬종대로 나열해 박수로 맞이하곤 했다. 이번 방북 예술단도 고려호텔에 입장할 때 이 같은 환대를 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혜리, 만우절 맞아 깜찍 거짓말 “사실 제 이는 이렇게 생겼어요”

    혜리, 만우절 맞아 깜찍 거짓말 “사실 제 이는 이렇게 생겼어요”

    걸스데이 멤버이자 배우 혜리가 만우절을 맞아 깜찍한 거짓말을 했다.혜리는 4월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비밀을 공개합니다. 사실 제 이는 이렇게 생겼어요”라며 사진을 한 장 게재했다. 사진 속 혜리는 귤을 통째로 입 안에 넣고 치아처럼 드러내 보이고 있다. 이어 혜리는 “거짓말이에요. 히히히”라며 손에 턱을 괴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혜리의 귀여운 만우절 거짓말이 웃음을 안겼다.한편 혜리는 지난 1월 종영한 MBC 드라마 ‘투깝스’에 출연했으며 4월 방송 예정인 tvN ‘놀라운 토요일’에 고정 MC로 발탁되며 다방면으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쑥, 잡초와 약용식물 사이에서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쑥, 잡초와 약용식물 사이에서

    3월이면 샛노란 산수유나무와 생강나무부터 시작해 매화나무, 벚나무, 개나리, 진달래 등 화려하고 풍성한 봄꽃들이 피어난다. 그리고 사람들이 봄꽃 나무의 정취에 취해 나무에 활짝 핀 꽃들을 올려다볼 즈음엔 땅에선 연두색의 새잎들이 솟는다. 도시 어디에서나 자라는 쑥도 이때 잎을 틔운다.쑥은 지천에 피어난다. 뿌리를 내릴 공간만 있다면 어디에서든 번식해 뿌리를 뻗는다. 누가 심지 않아도 따뜻해진 봄 공기와 늘어난 해의 길이에 제가 피어날 시기를 알고 잎을 틔운다. 그 시기 사람들은 봄꽃 나무에 홀려 땅을 볼 새 없고, 쑥은 그렇게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피어난다. 그러다 잎보다 꽃을 먼저 피우는 봄꽃이 시들해질 즈음이면 땅에선 노랗고 붉고 소박한 들풀들이 드디어 꽃을 피우면서, 그제야 사람들은 땅에 핀 들풀들을 쳐다본다. 하지만 이들 사이에서도 눈에 띄지 않는 녹갈색의 쑥꽃은 다른 꽃들에 묻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다. 사람들은 쑥꽃을 보려야 볼 새가 없다.그렇게 쑥은 늘 존재감 없는 들풀로, 채소밭 작물의 생장을 방해하는 잡초로 우리 곁에 늘 존재해 왔다. 오죽하면 쑥대밭이란 말이 생겼을까. 쑥대밭은 쑥이 무성하게 자라는 거친 황무지를 일컫고, 그만큼 쑥은 토양의 성격을 가리지 않고 각지에서 다 잘 자란다. 몇 년 전 강화도의 한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강화도에서 나는 강화약쑥으로 쑥뜸과 같은 의료 제품을 만드는 회사라고 했고, 이제는 쑥을 이용해 젊은 사람들도 좋아할 만한 향초와 디퓨저, 화장품 같은 제품을 만들려고 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 제품에 식물세밀화가 들어갔으면 좋겠다고도.나는 바로 긍정적인 답변을 보냈다. 나는 평소에 향초나 디퓨저 등 방향 제품이나 화장품에 외국 약용식물들만이 원료로 이용되는 것이 늘 아쉬웠다. 우리나라의 인삼이나 쑥, 귤과 같은 전통 허브식물들이 제품으로 개발된다면 좋을 텐데. 레몬이나 오렌지 같은 시트러스만큼 귤도 좋은 허브식물이 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이 제의는 나의 이런 아쉬움을 충족할 만한 작업이 될 거라 믿었다. 그렇게 쑥을 그리기 시작했다. 쑥은 우리나라에서뿐만 아니라 지구 곳곳 다양하고 많은 지역에 많이 분포하는 식물이다. 세계적으로는 250종이, 우리나라에서는 24종의 쑥이 자생한다. 사철쑥, 개똥쑥, 산쑥, 물쑥, 제비쑥, 실제비쑥, 흰쑥, 더위지기…. 우리나라에 이만큼 다양성을 갖고 있는 식물은 많지 않다. 그만큼 형태도, 환경 변이도 크다. 같은 쑥 종이라도 어떤 기후와 토양 환경인지에 따라서 식물 형태가 다르기도 하다. 그리고 이들은 같은 국화과속 식물들에 비해서 유난히 꽃이 작고 소박하다. 이건 쑥이 사랑받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한데, 쑥꽃이 작고 눈에 띄지 않는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국화과 식물은 대부분 곤충으로 수분을 하는 충매화다. 구절초, 해국 등의 꽃이 화려한 이유는 작은 동물들의 눈에 띄어 그들을 불러 모으기 위한 것이다. 반면 쑥은 바람에 꽃가루를 날리는 풍매화다. 굳이 예쁘고 화려한 색과 형태의 꽃을 가질 필요 없이, 꽃가루와 꽃이 그저 바람에 잘 날릴 만큼 가볍고 작으면 될 뿐이다. 쑥꽃의 생김새는 그들의 번식 기능에 지극히 충실한 형태를 띠고 있는 셈이다. 이런 쑥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여성 질환에 효과가 좋아 여성 의약품과 생리용품 등에 이용돼 왔던 쑥이 최근 우리 몸을 괴롭히는 미세먼지를 해독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3여년 전엔 중국의 여성 과학자 투유유 교수가 개똥쑥에서 추출한 아르테미시닌이라는 성분으로 말라리아 치료제를 개발하고, 그 성과를 인정받아 노벨생리학상을 받기도 했다. 쑥 중에서도 작은 편에 속하는 개똥쑥으로, 그리고 ‘여성’ 과학자가 인류의 거대한 과제 중 하나인 말라리아를 치료할 약을 만들었다는 건 내게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쑥 그림을 그리고 얼마 후 회사에서 만든 향초와 디퓨저를 받았다. 택배에선 쑥 향이 은은하게 났다. 내가 그렸던 쑥 그림이 붙어 있는 상자를 뜯어 옅은 연녹색의 오일이 담긴 디퓨저를 열었을 때, 씁쓸하면서도 은은하고 깊은 향에 놀랐다. 쑥에서 이런 향이 나다니! 작은 들풀의 힘이었다. 역시 쓸모없는 식물은 없다. 이 작은 풀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인류가 식물을 끊임없이 연구한 이유, 식물에게 이로운 점을 얻을 수 있다고 했던 그 믿음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멕시코 친구들의 도깨비도로 실험 (feat.파블로)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멕시코 친구들의 도깨비도로 실험 (feat.파블로)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제주도를 찾은 멕시코 친구들이 실험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15일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측은 “진짜 눕겠다고? 파블로의 실험!”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제주 도깨비도로를 찾은 멕시코 친구들의 모습이 담겼다. 도깨비도로란, 제주도에서 주변 지형에 의해 내리막길이 오르막길로 보이는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도로다. 이를 신기하게 본 멕시코 친구들이 직접 실험에 나선 것. 먼저 이들은 길에 물을 흘려 물의 방향을 관찰했다. 하지만 물이 샛길로 새면서 실험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귤도 굴려봤지만 손의 힘에 의해 굴러갈 뿐이었다. 하지만 유리병은 손을 대지 않았는데도 오르막길처럼 보이는 내리막길을 향해 계속 굴렀다. 성공적인 결과를 얻은 멕시코 친구들은 이어 “세 번째 실험은 굴러가는 파블로”라고 말하며 웃었다. 다들 농담으로 받아들였지만, 파블로는 이내 길에 직접 눕는 모습을 보여 큰 웃음을 예고했다. 한편,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이날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된다. 사진=네이버TV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효리네 민박2’ JTBC 역대 첫방 최고 시청률 9.1% ‘윤아와 케미 通’

    ‘효리네 민박2’ JTBC 역대 첫방 최고 시청률 9.1% ‘윤아와 케미 通’

    ‘효리네 민박2’가 JTBC 역대 첫 방송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시청률조사회사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4일 방송된 ‘효리네 민박 2’가 9.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효리네 민박’ 지난 시즌 첫 방송 당시 기록한 6.4%의 기록보다 2.7% 상승한 수치이다.(수도권 유료가구 기준) 전국 유료가구 기준에서는 8.0%를 기록했으며, 2049 시청층에서도 6.3%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효리네 민박2’의 방송 전부터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민박 신청자 모집 당시에는 21만 건이 넘는 신청서가 몰려 이를 증명하기도 했다. 이번 시즌에서는 아름다운 제주의 겨울을 배경으로 지난 시즌에서 보여준 봄, 여름 제주의 풍광과는 또 다른 볼거리가 펼쳐진다. 이날 방송에서는 눈으로 뒤덮인 겨울 제주의 풍광을 화면에 담은 아름다운 영상미가 첫 번째로 눈길을 끌었다. 이효리와 이상순 부부는 ‘잘먹이고 잘재우기’를 시즌2의 운영지침으로 정하고 새로운 직원인 가수 윤아와 함께 민박집 오픈을 준비했다. 이들은 집 근처 귤 농장에서 손님들을 위한 ‘웰컴 드링크’의 재료로 쓰일 귤을 직접 땄다. 세 사람은 첫 업무에도 척척 맞는 찰떡 호흡을 과시했다. 또한 민박객을 ‘잘 먹일’ 식재료와 ‘잘 재울’ 따뜻한 겨울용품을 구매하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시즌1에서 볼 수 없었던 부대시설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효리, 이상순 부부가 겨울 시즌을 벽난로, 노천탕, 게르를 준비한 것. 민박객들은 거실 벽난로 앞에서 여독을 풀고 따뜻한 온기를 만끽하며, 노천탕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또한 마당에 설치된 몽골식 이동가옥인 게르에서 밤새 담소를 나누며 겨울 시즌에 최적화 된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눈 덮인 겨울 제주로 돌아온 JTBC ‘효리네 민박2’는 매주 일요일 밤 9시에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효리네 민박2’ 이효리♥이상순도 반한 윤아의 매력 ‘만능 일꾼’

    ‘효리네 민박2’ 이효리♥이상순도 반한 윤아의 매력 ‘만능 일꾼’

    ‘효리네 민박2’ 이효리, 이상순 부부와 새로운 직원 소녀시대 윤아가 민박집 오픈을 준비하며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민박집 오픈을 하루 앞두고 제주도에 도착한 윤아는 이효리, 이상순 부부를 찾아가 민박집의 새로운 직원으로서 인사를 나눴다. 과거 윤아와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이효리는 빗속을 달려 나와 윤아를 맞이하며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부부는 윤아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반찬과 함께 점심 식사를 나눴다. 이상순은 처음 만나는 윤아를 어색해하기도 했지만, 붙임성 좋은 윤아의 성격 덕분에 이내 편하게 말을 놓으며 가까워졌다. 본격적인 민박집 오픈 준비를 위해 세 사람은 집 근처 귤 농장을 찾았다. 손님들을 위한 ‘웰컴 드링크’의 재료로 쓰일 귤을 직접 마련하기 위한 것. 이들은 첫 호흡임에도 불구하고 손발이 척척맞아, 일사천리로 귤을 땄다는 후문이다. 또한, 민박객들에게 필요한 겨울용품을 사는 과정에서 이효리, 이상순 부부가 고민에 빠지자 윤아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다. 한편, JTBC ‘효리네 민박2’는 오는 4일 오후 9시 첫 방송된다. 사진=JTBC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남; 남자, 타인, 남쪽… 멀리 둬야 좋다 욕; 액티브엑스 만날 때 혼자 하는 말

    남; 남자, 타인, 남쪽… 멀리 둬야 좋다 욕; 액티브엑스 만날 때 혼자 하는 말

    “이미 아름다웠던 것은 더이상 아름다움이 될 수 없고, 아름다움이 될 수 없는 것이 기어이 아름다움이 되게 하는 일. 성긴 말로 건져지지 않는 진실과 말로 하면 바스라져 버릴 비밀들을 문장으로 건사하는 일. 언어를 배반하는 언어가 가장 아름다운 언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일.”김소연 시인이 ‘시’에 대해 새롭게 내린 정의다. ‘자연이나 인생에 대하여 일어나는 감흥과 사상 따위를 함축적이고 운율적인 언어로 표현한 글’이라는 시의 사전적 정의와는 결이 사뭇 다르다.시인의 신작 산문집 ‘한 글자 사전’(마음산책)에는 이렇듯 ‘한 글자’에 대한 시인만의 특별한 시선이 담겨 있다. 2008년 감정의 다양한 빛깔을 포착한 시인의 첫 산문집 ‘마음사전’을 펴낸 지 10년 만에 선보이는 “열 살 터울 자매” 격의 새 사전이다. “사전은, 말이 언제나 무섭고 말을 다루는 것이 가장 조심스러운, 그것이 삶 자체가 된 나에겐 곁에 두어야만 하는 경전”이라고 말하는 시인은 ‘감’부터 ‘힝’까지 310개 낱말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풀어 썼다. 인생의 생생한 감촉을 느낄 수 있는 여러 단어에 대한 위트 넘치는 뜻풀이가 소소한 웃음을 안긴다. “‘맛있게 드세요’라는 뜻으로 뿌려 두는 것.”(깨) “남자, 타인, 남쪽. 이 세 가지를 모두 이 한 글자로 적는 데는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멀리 두고 보아야 좋다.”(남) “좋게 비유된 적이 거의 없는 동물.”(닭) “인터넷 결제 중에 액티브엑스와 맞닥뜨릴 때 우리가 혼자 내뱉는 한마디 말.”(욕) “아버지가 없는 밥상에서 더불어 없어졌던 메뉴”(국), “아버지의 밥그릇 앞에만 놓여 있던 겨울철의 특식”(굴), “한 봉지. 아버지가 퇴근하여 현관문을 열 때 찬 바람과 함께 가져오던 것”(귤)처럼 어린 시절 가족에 대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단어에는 오래 눈이 머문다. 특히 일상어에서 우리 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을 이끌어 내는 작가의 능력이 곳곳에서 돋보인다. 자본주의의 차가운 민낯과 물질에 사로잡힌 세태와 관련한 단어에 대한 시인의 해석이 그렇다. “이것 없이는 이제 사랑도 하지 않는다.”(돈) “생명이 싹트는 곳에서 돈이 싹트는 곳으로 바뀌었다.”(땅) “만의 만 배. 우리가 상상하던 최고의 숫자. 그 이상은 이 세상의 숫자가 아닌 것만 같을 정도의 최고의 숫자. 그러나 서울의 기본 전셋값. 서울 중심가에서는 원룸 전셋값.”(억) “생각날 틈 없이 핸드폰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연인. 생각할 틈 없이 핸드폰을 열람하는 사람들. 모든 틈은 핸드폰이 점령했다.”(틈)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지금, 이 영화] 탠저린

    [지금, 이 영화] 탠저린

    탠저린(tangerine)은 귤을 뜻하는 영어 단어다. 왜 과일 이름을 영화 제목으로 삼았을까. 감독 션 베이커의 말을 들어 보자. “제작비를 절감하기 위해 이 영화는 아이폰으로 찍었다. 그래서인지 전체적으로 촬영 톤에서 오렌지 사탕 느낌이 났다.” 화면 색감이 귤빛을 띠어서 탠저린을 타이틀로 삼았다는 설명인데, 내가 보기에는 등장인물과 그들이 만들어 내는 내러티브에서도 오렌지 사탕―귤 느낌이 난다. 상큼하고 통통 튀기 때문이다. 중심 캐릭터는 두 명의 트랜스젠더 신디(키타나 키키 로드리게즈)와 알렉산드라(마이아 테일러)다. 이들을 연기한 키타나와 마이아는 전문 배우가 아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진짜 트랜스젠더라는 이야기다.그렇다고 이 영화를 다큐멘터리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탠저린’은 엄연한 극영화다. 캐릭터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실제 트랜스젠더를 캐스팅한 것인데, 결과를 놓고 보면 이런 시도는 충분히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신디와 알렉산드라가 빚어내는 (불협)화음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재미를 준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짧은 복역을 마치고 출소한 신디는 남자친구 체스터(제임스 랜스)가 다른 여자를 만났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에 휩싸인다. 신디의 애인 찾기에 엉겁결에 동행하게 된 알렉산드라. 이렇게 영화는 두 사람을 중심으로 크리스마스이브 LA에서 벌어지는 하루 동안의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담아낸다.어쩌면 주인공이 트랜스젠더라는 ‘탠저린’의 설정 자체가 당신을 불편하게 할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매춘과 마약 관련 장면도 나오니까 누군가에게는 이 작품이 이른바 ‘불온한 영화’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정말 그런지는 곰곰 따져 봐야 한다. 이를테면 똑같이 LA가 배경인 ‘라라랜드’와 비교해 보면 어떨까. 나는 ‘라라랜드’가 꿈의 (비)현실성을 포착한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지만, 그 작품이 또한 LA를 백인만의 공간으로 전유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에 서 있다. LA에는 인종적 다수자인 백인뿐 아니라 흑인·황인을 포함한 인종적 소수자도 살고 있다. 물론 성적 소수자도. 이때 ‘소수’라는 의미가 숫자의 개념이 아님을 당신도 잘 알 것이다. 여기서 소수는 사회적 비주류와 동의어다. 소수자는 너무 적게 발언권을 얻고, 너무 상투적으로 재현된다. 거의 항상 그래 왔다. ‘탠저린’은 그러지 않아서 볼만한 영화다. 감독 션은 분명 이곳에 존재하고 있되 배제된 사람들에게 주목한다. 투박한 면이 없지 않지만 진솔한 태도다. 그것은 정의롭고 아름다운 형상화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왜 자기 권리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 소수자만 완벽한 인간이 돼야 하는가? 다수자처럼 소수자도 서로 미워하고 싸우며 화해하기도 한다.’ 이것이 이 작품이 가진 문제의식이자 부끄러워할 것 없는 우리 삶의 민낯이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조윤선 구속에 네티즌 반응 “형량 적다” “귤 먹자”

    조윤선 구속에 네티즌 반응 “형량 적다” “귤 먹자”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진보인사 명단인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혐의로 23일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이에 대해 적지 않은 네티즌이 “형량이 너무 적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6개월 넘게 구속됐던 조 전 수석이 ‘구치소에서 귤만 먹으며 버텼다’는 보도를 기억하는 네티즌들은 그의 재구속을 비꼬는 소재로 귤을 언급하기도 했다. 아이디 ‘riva****’는 “판사님, 죄송한데 0 하나 빼먹으셨어요”라며 조 전 수석의 2심 형량이 적다고 지적했다. 아이디 ‘dnah****’도 “처벌 수위가 너무 약하다. 20배 정도 늘려야 적당하다”고 주장했다. 아이디 ‘okko****’는 “국정농단인데 더욱 모범이 되어야 할 자들의 행태에 너무 실망”이라면서 “이런 자들이 다시는 발 붙이지 못하게 중형으로 단죄해야 할 진대 (형량이) 너무 가볍지 않나 생각한다. 다행히 집행유예가 아닌 실형이 나와 고등법원의 의도에 그나마 감사한다”고 말했다. ‘귤’ 풍자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월간중앙 4월호는 “조 전 수석이 구치소에서 밥을 먹지 않고 사실상 귤만 먹고 있어 체중이 크게 감소했다”고 보도했고 다른 언론들이 이를 받아 쓰면서 조 전 수석의 구치소 생활에서 귤은 빠질 수 없는 소재가 됐다. 조 전 수석은 지난해 1월 21일 구속된 후 187일 만인 지난해 7월 27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가 이번에 2심 재판에서 180일 만에 다시 수감됐다. 이와 관련해 아이디 nebu****는 “귤 또 박스로 사놔야지?”라며 비꼬았고 아이디 ‘rlag****’도 “귤까먹으러 가즈아(가자)”라고 반응했다. 아이디 ‘tm’은 “요샌 귤이 맛 없던데 ㅠㅠ 그냥 계속 쭉 있지”라고 풍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조윤선 구속, 군대 두번 가는 꼴”

    “조윤선 구속, 군대 두번 가는 꼴”

    신동욱 공화당 총재는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및 실행을 주도한 혐의(직권남용 등)로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해 “군대 두 번 가는 심정”이라고 밝혔다.신 총재는 2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조윤선 항소심서 유죄, 징역 2년에 법정 구속은 군대 두 번 가는 심정 꼴이고 다시 귤 까러 가는 꼴이다”라고 글을 적었다. 그러면서 “신데렐라가 독이 든 사과 먹은 꼴이고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저주에 걸려든 꼴이다”라며 “재판부가 1심은 약 주고 항소심은 병 준 꼴이고 만시지탄의 극치 꼴이다. 보복정치의 희생양”이라고 부연했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조영철)는 이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 전 수석에게 원심과 달리 유죄를 선고했다. 1심에서 국회 위증 혐의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던 조 전 수석은 이날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시민 “비트코인, 투기꾼만 좋아 불법화조치 할 수 밖에”

    유시민 “비트코인, 투기꾼만 좋아 불법화조치 할 수 밖에”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하는 법안을 마련하겠다는 법무부의 발표 이후 경제학을 전공한 유시민 작가가 가상화폐 비트코인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 다시금 관심을 받고 있다.유시민 작가는 정부 발표가 있기 전 JTBC ‘썰전’에서 “진짜 손대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비트코인은 사회적 생산적 기능이 하나도 없는 화폐”라고 주장했다. 유 작가는 비트코인이 오직 ‘투기적 기능’만 한다고 생각한다며 “채굴이 끝나면 다른 이름을 가진 비트코인 같은 것을 또 누군가가 만들 것이다. 결국 바다이야기처럼 도박과도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폐의 기본적인 조건은 가치의 안정성이다. 가치가 요동 치면 화폐로서의 기능을 잃게 된다. 물론 지금 다른 화폐도 투기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그 화폐들은 투기로 인해 급등락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한 시간 사이에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 화폐 기능을 하기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비트코인을 개발한 사람들이 엔지니어다. 화폐라는 게 뭔지 모른다. 국가는 화폐를 관리함으로써 가치의 안정성도 보증하고, 국내 경기변동도 조절하고, 국민경제를 안정되고 순조롭게 운영하기 위한 수단으로 화폐를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유 작가는 “비트코인 같은 화폐가 전 세계를 점령해서 각국 정부의 통화조절 기능이 사라진다면 투기꾼한테만 좋을 것이다. 언젠가는 비트코인에 대해 각국 정부와 주권국가들이 불법화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예측했다. 박형준 교수 또한 “본래 취지는 무정부적이고 민주적인 화폐를 기획한 건데 실제 지난 7년간 거래수단, 결제수단으로서 가치는 없었다. 투기수단으로 가치만 강해졌다”면서 “파티는 끝났다고 보는 쪽과 막차라도 타라는 분위기가 공존하고 있다. 책임은 개인이 지지만 국가가 관리는 해야 한다”며 국가 개입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최근 ‘마이크 헌’이라는 초기 개발자가 비트코인은 실패했다고 밝혔다. 거기에 보면, ‘무정부주의적이어야 할 비트코인이 한 줌도 안 되는 세력에 의해 장악됐다‘고 쓰여 있다. 원래 취지하고 결과가 달라진 거다. 귤이 탱자가 됐다”고 평가했다. ▶ 정부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자본 유출 우려...거래소 ‘난민’도 ▶ 버핏 “가상화폐 투자, ‘나쁜 결말’ 가져올 것” 경고 ▶ 버티기, 청원 러시, 사이버 망명…가상화폐족은 멈추지 않는다 앞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지난 11일 오전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까지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관계부처 협의’를 했는지 묻는 질문에 “폐쇄법안 마련에는 이견이 없다”고 답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후 ‘법무부에서 가상화폐 거래소를 폐쇄한다고 하는데 입장이 공유된 것인지’라는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범정부 가상화폐 규제 TF(태스크포스)’에 참여 중인 기재부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는 그동안 법무부가 TF에서 밝혔던 법무부 의견”이라며 “합의된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사전 통보가 안 돼 가상화폐 거래소를 폐쇄하겠다는 법무부 발표를 몰랐다. 폐쇄를 할 경우 과세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향후 어떻게 할지 확인해 봐야겠다”며 난감해 했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더 자주 포옹하고 싶은 집사를 위한 가이드

    더 자주 포옹하고 싶은 집사를 위한 가이드

    반려묘를 더 자주 만지고 싶고, 더 많이 스킨십하고 싶은 욕구는 집사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밀당의 귀재들은 가까이 갈수록 멀어지고, 치근덕댈수록 안 보이는 곳으로 숨어 버린다. 새해를 맞이하며 우리 집 고양이들과 물리적 거리가 한 뼘 더 가까워지고 싶다면, 고양이가 왜 포옹을 싫어하는지 먼저 살펴보자.안기는 걸 싫어하는 이유 1. 네 발이 공중에 뜨는 것이 싫다 고양이는 높은 곳에 올라가 사냥감을 지켜보거나, 사방이 막힌 안정적인 장소에 몸을 숨기고 있는 것을 선호한다. 즉 자신의 몸을 언제든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안전한 상태에 두고 싶어 하는데, 사람이 안아들면 다리 네 개가 공중에 뜨게 된다. 고양이에게는 가장 불안한 자세이기 때문에 버둥거리거나 빨리 벗어나고 싶어 하는 것이다. 2. 안겼을 때 생기는 안 좋은 일들 그저 스킨십의 의미로 반려묘를 안을 때도 있지만, 이동장에 넣거나 병원에 가야 할 때, 하기 싫은 양치질이나 목욕을 해야 할 때 주로 고양이를 들어서 옮기게 된다. 결국 집사에게 안겼을 때 즐거운 기억보다 안 좋은 기억이 많다면 안기는 것을 싫어하게 된다.같은 맥락으로, 매일 양치질을 시킬 때마다 ‘OO야’ 하고 이름을 부르면, 이름을 부르는 것이 싫은 기억과 연결되어 불러도 좀처럼 오지 않게 된다. 이름을 불렀을 때 고양이가 다가오게 하고 싶다면, 주로 간식이나 밥을 줄 때 등 즐거운 기억과 연관되도록 하는 게 좋다. 3. 싫어하는 냄새가 나는 경우 사람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냄새가 고양이에게는 몹시 싫은 냄새로 느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겨울에 자주 먹는 귤 냄새는 고양이를 퇴치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냄새다. 향수, 화장품 냄새, 담배 냄새 등도 후각이 예민한 고양이에게는 자극적으로 느껴진다. 4. 그 외 고양이가 사람에게 안기는 것을 싫어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중요한 건 대부분의 고양이가 사람이 하는 포옹을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 심지어 가만히 있는 사람의 무릎 위로 선뜻 올라와 안긴 고양이도 막상 손을 뻗어 안아 들면 싫다고 도망가 버리기도 한다. 안기는 것 자체를 불편해하는 고양이라면 최대한 싫어하는 행동을 안 하는 것이 좋은 집사가 되는 길이다.그래도 팁이 있다면 어쩔 수 없이 사람 품에 안긴 고양이더라도 꼬리를 파닥파닥 세게 흔들고 있다면 그건 ‘당장 내려가고 싶다옹!’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사람에게 잘 안기는 고양이들도 있다. 만약 좀 더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원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린 시절부터 사람과 자주 스킨십하며 익숙하게 만들어주면 비교적 안는 것을 편안하게 받아들이기도 한다. 안을 땐 최대한 몸에 밀착하고 엉덩이를 받쳐주며 안정감 있게 드는 것이 좋다. 중요한 건 고양이가 원할 때 언제든지 품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고양이가 신호를 보낸다면 바로 힘을 풀어주자. 고양이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거나 사냥 놀이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흥분 상태일 때보다는, 편안하게 늘어져 있는 상태에서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안아주는 것이 좋다. 노트펫(notepet.co.kr)
  • [김욱동 창문을 열며] 붉은 감이 아니어도

    [김욱동 창문을 열며] 붉은 감이 아니어도

    조선시대 선조 때 활약한 무인이자 시인인 노계 박인로를 기억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그가 지은 ‘조홍시가’(早紅?歌)라는 유명한 시조를 기억할 것이다. ‘반중 조홍감이 고와도 보이나다 / 유자 아니라도 품엄즉도 하다마는 / 품어가 반길 이 없을새 글로 설워하노라.’ 어느 날 박인로가 친구인 한음 이덕형의 집을 찾아갔을 때 일이다. 한음으로부터 먹음직스러운 홍시를 대접받은 박인로는 어버이에게 홍시를 가져다드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러나 막상 부모님이 이미 세상을 떠나 계시지 않아 홍시를 집에 가져간들 아무 소용이 없음을 깨닫고 안타까워하면서 지은 작품이 바로 ‘조홍시가’다. 이 작품에서는 돌아가신 어버이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이 짙게 묻어난다. 마트나 전통 시장, 길거리에서 홍시를 팔기 시작하는 늦가을이 되면 늘 생각나는 작품이다. 이 시조의 중장 ‘유자 아니라도 품엄즉도 하다마는’이라는 구절은 중국의 육적회귤(陸績懷橘)의 고사에 뿌리를 두고 있다. 중국 후한(後漢) 때 여섯 살 난 육적(陸績)이 친구인 원술(袁術)의 집에 놀러 갔을 때 먹으라고 내놓은 귤을 보고 집에 있는 어머니에게 드리려고 귤 세 알을 가슴에 몰래 품어 갔다고 전해진다. 나이 어린 육적은 그만큼 효심이 지극하여 맹종설순(孟宗雪筍) 고사의 주인공 맹종과 함께 오늘날까지도 효자의 대명사로 뭇 사람의 입에 자주 오르내린다. 저 옛날 육적이 가슴에 품고 간 귤에서도, 박인로가 한음이 내놓은 홍시를 보고 가슴에 품고 가고 싶다고 한 생각에서도 어버이를 생각하는 애절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예로부터 유교의 영향을 크게 받은 우리 선조는 마치 오늘날의 어린이들이 구구단을 줄줄 외우듯 ‘효자지사친야(孝子之事親也) 거즉치기경(居卽致其敬) 양즉치기락(養卽致其樂)’이라는 구절을 달달 외우며 자랐다. 공자(孔子)가 증자(曾子)를 위해 효도에 관해 한 말을 기록한 책인 ‘효경’에서 부모 슬하에 있을 때는 공경하는 마음을 다하고, 봉양할 때는 어버이가 즐거움을 다하도록 하라고 가르쳤던 것이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한 사건이 세밑을 맞아 안타까움과 함께 우리의 마음을 우울하게 한다. 지방의 한 마트에서 노모를 대접하려고 식자재를 훔친 60대 초반의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소고기와 꽃게 등을 훔친 절도 혐의로 남성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범인은 이번에 훔친 소고기와 꽃게 말고도 최근까지 같은 마트에서 무려 네 차례에 걸쳐 13만원 상당의 식자재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마트 주인은 처음 한두 번은 절도를 발견하고도 범인의 딱한 사정을 이해하고 너그럽게 용서해 줬다. 그러나 물건이 계속 없어지는 것을 수상히 여긴 마트 주인이 이번에는 CCTV를 통해 범인을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그런데 경찰 조사 결과 범인은 자신이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식사를 잘 못하는 아흔이 넘은 노모에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려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범인의 어머니는 나이가 많은 데다 당뇨병으로 건강도 안 좋아 식사를 거의 하지 못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아들이 어머니 식사를 위해 식자재를 훔친 것이다. 범인은 경찰에서 “식사를 잘 못하시는 어머니가 연세도 높고 건강도 안 좋으신데 무언가 해 드리고 싶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마트 주인은 이번에도 그를 용서해 주고 싶다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경찰에 선처를 부탁했다. 전보다는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사회안전망은 아직도 미흡하다. 안전망의 구멍이 너무 성글어 미처 그물에 걸리지 않고 빠져나가는 사회적 약자들이 적지 않다. 홀로 생활하는 독거노인들의 잇단 고독사가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것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번 기회에 공공기관과 민간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지혜를 짜내 사회안전망 구축과 정비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사회안전망이 촘촘하면 할수록 그 사회는 그만큼 건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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