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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로리다 아파트 붕괴 500만 달러 집단소송…“건물은 무너지면 안 된다”

    플로리다 아파트 붕괴 500만 달러 집단소송…“건물은 무너지면 안 된다”

    4명 사망 159명 실종, 2015에도 벽 균열 발견아파트 측 “최근 안전 진단서 문제 전혀 없었다”해풍 및 해수면 상승 등 각종 환경변수 간과한 듯지난 24일(현지시간) 새벽 2시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서프사이드의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 아파트 붕괴 사고로 4명이 사망하고 159명의 실종자가 발생한 가운데 주민과 실종자 가족들이 집단소송에 나섰다. NBC방송은 25일(현지시간) 일부 주민이 건물 관리 소홀 책임을 물어 아파트 관리 회사를 상대로 500만 달러(약 56억원) 규모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관리 회사가 ‘안전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참사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소송에 관여한 변호사는 플로리다 현지언론 로컬10에 “건물은 무너져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모든 사람들이 (관리회사가) 즉시 답하기를 바라는 질문들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청구액은 “500만 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날 관리회사의 케네스 디렉터 변호사는 녹슨 철재와 손상된 콘크리트로 인해 아파트가 대대적인 보수 작업을 앞두고 있었지만, 40년 된 건물 중에 보수 작업을 하는 것은 흔한 일이며 붕괴와 직접적 연관을 짓기는 힘들다고 주장했다. 또 뉴욕타임스에 ‘최근 철저한 안전 점검을 받았고 생명의 안전에 관한 우려를 제기하는 어떤 것도 없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하지만 뉴스위크는 이날 소송 관계자의 전언을 통해 “이미 2015년에 건물의 녹슨 철재 문제가 이사회의 주목을 받았지만 묵살됐을 것”이라며 “올해 4월에도 철근 부식, 콘크리트 팽창 및 균열 등이 관찰돼 이사회에 통보됐다”고 전했다. 2015년 당시 벽에 균열이 생겨 외벽을 통해 물이 들어온다는 주민들의 주장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염분, 공기, 바람 등으로 인해 내륙에 있는 다른 건물들보다 훨씬 더 빨리 부식되는 것을 간과했다는 지적도 나온다.이외 USA투데이, 뉴욕타임스 등은 전문가의 전언으로 해당 건물이 1990대부터 매년 2㎜씩 가라 앉고 있어 구조 검사를 받아왔다고 전했다. 붕괴 건물이 속한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를 포함해 플로리다 해변 지역 중 여러 곳이 해수면 상승으로 건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다. 또 바로 남쪽 인근에 수년 전 들어선 고층 건물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20층 짜리 건물로 무너진 아파트와 걸어서 2분 거리에 있다. 당국은 전문가의 정확한 조사 결과를 기다려달라는 입장이다. 무너진 아파트는 풀 문 해변까지 걸어서 1~2분 거리에 있는 12층 콘도미니엄이다.
  • 미투, 공감 그리고 객관화…잡은 손 끝까지 놓지 않고 이겨야 할 사건, 이겨야죠

    미투, 공감 그리고 객관화…잡은 손 끝까지 놓지 않고 이겨야 할 사건, 이겨야죠

    김재련(49)과 이은의(47). 언론에서 ‘미투’, 위력 성폭력 사건과 함께 자주 언급되는 이름들이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김 변호사는 고려대 의대 성폭행 사건, ‘태권도 미투’ 변호로도 잘 알려졌다. 이 변호사는 삼성전기 재직 시절 부서장 성추행에 대항해 법정 다툼 끝에 승소한 뒤 변호사로 변신했다. 스튜디오 촬영 성폭력을 세상에 알린 유튜버 양예원 사건과 전 유도선수 신유용의 ‘체육계 미투’ 등의 변호를 맡았다. 최근엔 박진성 시인이 미투 최초 폭로자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상대 측 변호를 맡아 승소했으며 ‘로펌 대표 변호사 성폭행 사건’을 함께 대리하고 있다. 19년과 8년. 나이는 두 살 차이지만 변호사 경력은 11년이나 차이가 난다. 2019년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만난 이래 1년에 두어 번 흉금을 털어놓는 사이가 됐다. “언니를 알고 나서 좋았던 게 ‘아’ 하면 ‘어’까지 하지 않아도 알아들어 주니까….”(이) “내가 말귀를 알아들어? 하하하.”(김) 최근 김 변호사가 대표 변호사로 있는 서울 서초동의 법무법인 온세상 사무실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두 분 다 ‘미투’, ‘위력 성폭력’ 사건 변호를 해오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습니다. 변호사로서 성폭력 피해 사건들과 어떻게 연을 맺게 되셨는지, 그 처음을 떠올려 보신다면요. 김재련 사법연수원 2년 차, 변호사 시보하던 사무실(이명숙 전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사무실)이 여성 인권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었어요. ‘남녀평등 다 이뤄진 거 아니야?’라고 생각했다가 변호사 사무실에서 만난 여성들의 세상이 너무 달라서 놀랐죠. 생각해 보면 어렸을 때 동네(강원도 강릉) 부녀회장이셨던 엄마가 밤에 주무시다가 비명이 들리면 큰 대나무 몽둥이 들고 뚝방으로 뛰어가셨던 기억이 있어요. ‘밤에 걸어가는 여성에게, 남성이 성폭력을 하려고 해서 엄마가 제재하려고 달려갔구나’라는 걸 나중에야 알게 됐는데요. 제게 저희 엄마, 영자씨의 피가 흐르는 게 아닌가 싶어요. 이은의 저는 (성폭력 피해) 당사자였고, 회사를 나와서 변호사가 될 때 먹고사는 게 일단 중요했어요. 회사를 상대로 싸우던 4년의 기억을 더듬어서 갈 수 있는 길을 생각해 보니까 이거더라고요. 그렇게 변호사가 되고 보니 찾아주는 사람들이 크고 작은 이은의들이었어요. 저는 아무래도 피해자와 비슷한 입장이라 사건들에 대한 이해가 기본으로 깔려 있으니까요. 사건을 하면서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과 함께 앞으로 나가고 있는 것 같은 날들이었어요. 지금도 그렇고요. -사건을 진행해 오며 변호인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김 (피해자와) 상담하는 단계에서부터 설명을 해 줘요. ‘오래전에 발생했고, 단둘이 있는 상태에서의 일이며 당시에 증거를 확보해 두지 않았던 사건에 대해서는 수사 과정에서 무혐의 처리되거나 재판에서 무죄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그런 판단이 나온다고 해서 당신이 입은 피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요. 고소를 하면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고 힘들지만 사건을 진행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피해자가) 치유되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내가 입은 피해에 대해 사람들이 공감해 주고, 힘든 싸움을 지지한다며 연대해 줄 때 피해자는 상처를 극복할 용기를 얻거든요. 그 과정에서 공동체 구성원인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많죠. 직장 내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성폭력 자체 때문에 그러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어렵게 문제제기를 했는데 조직이 나를 어떻게 대하는지에 따라 회사를 그만두거나 너무 힘들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거든요. 가해자 한 사람보다 우리들 태도가 피해자의 일상 복귀에 있어서는 훨씬 더 중요하다고 봐요. 이 객관화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제가 인간적인 변호사이기보다 유능한 변호사이길 바라요. 유능하다는 건, 질 수밖에 없는 사건에서 이긴다거나 (변호해선) 안 될 사건을 맡아 승소한다는 말이 아니라 이겨야 할 사건에서 이기는 거예요. 사건들에서 틈을 발견하면 그 부분을 벌려서 문을 열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럴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사실을 분석하고 그 부분을 설득해 내는 데서 오는 거죠. 그러려면 객관화가 필요하고요. (의뢰인에게) 너무 희망을 주지도, 절망을 주지도 않은 상태에서 그 정보 안에서 판단해 사건을 할 의지가 생긴다면 내가 잡은 손을 놓지 않고 간다는 것, 그게 유능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인데요. 이 변호사님이 말씀하신 ‘이겨야 하는 사건을 이기는’ 각자의 방법이 있으시다면요. 이 일단 처음에 상담할 때 진술 조사처럼 해요. 수사관이라고 생각하고, 제가 만났던 성인지 감수성이 가장 낮은 사람을 기준으로 해서 물어보죠. 그리고 수사 과정에서 오갈 공방의 순서를 고려해서 전체 로드맵을 짜요. 진술하는 과정에서 불리한 내용이 나중에 반박되는 구조는 마치 뭔가를 숨겼다가 들킨 것 같은 모양새로 보여요. 그래서 전체 사건 수사 진행 과정을 일종의 병법처럼 운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디에 선제공격을 해야 하는지, 어디서 수류탄을 던지고 어느 지점에서는 총만 쏘고 이런 것을요. 하나 더 얘기하자면 재판할 때 판사님을 애인처럼 생각합니다. 남녀노소 상관없이 사람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 편이에요. 판사 마음에 어떤 의심이 꽂히기 시작하면 그게 굉장한 균열점이 되거든요. 굳이 판사가 ‘알려줘’라고 하기 전에 제가 그 사람을 집중하고 살펴서 궁금해할 법한 지점을 챙겨요. 김 저한테 오는 사건은 아리송한 사건들이 많아요. 기존의 법, 판례를 사건에 적용하기가 애매한 부분들이 많은데 외국의 법이나 판례에서는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자료 리서치를 해서 법원이나 수사관에게 제출해요. 예를 들어 호주에서는 피해자가 성관계를 하는 도중에 보이는 신체적 반응을 범행 사실 유무죄 인정을 위한 근거로 써선 안 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이미 나와 있거든요. 그런 자료들을 제출해서 “이런 사안을 의미 있게 보시고 기소 의견으로 송치해 주시면 대한민국의 판례가 바뀌는 일에 기여하시는 것”이라고 수사관·검사님들을 ‘임파워먼트’하죠. 말장난 같기는 한데, 이겨야 할 사건이란 건 사실 없잖아요. 성폭력 사건은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어요. 판단자들조차도 성폭력 사건이나 피해자에 대해 가지는 통념이 있어서 어떤 판단자를 만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일들도 발생하고요. 판단하는 데 있어 재량의 폭이 너무 크지 않도록 성폭력 전담 수사관, 검사, 재판부가 끊임없이 사건 지원 변호사라든지 관련 연구자들과 온·오프라인상에서 만나 공부를 했으면 좋겠어요. -두 분 다 수사 도중 성폭력 가해자가 사망한 사건을 경험하셨습니다. 후배 변호사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로펌 대표 변호사가 지난달 경찰 수사를 받다 극단적 선택을 했고요. 박 전 시장의 경우 경찰에서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했고, 결국 인권위 결정문을 통해 피해 사실이 인정됐죠. 성폭력 사건에서 피의자 사망 이후에도 수사를 진행하고, 수사 결과를 통지해야 한다고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 저는 수사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끝까지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불기소 처분이 된다 하더라도 ‘이러이러한 사실이 있지만 피의자가 사망했기 때문에 공소권 없음’ 이런 식으로 결론을 지어 달라는 거죠. 사망한 사람이 공적 영역에서 활동하는 사람이거나 공인이었을 경우에는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수사 결과가 발표돼야 하는 때도 있을 거예요. 그래야만 사건으로 인해 권리를 침해당한 피해자의 권익구제를 할 수 있어요. 피해자가 자기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2차 가해로부터 덜 공격받을 수 있기도 하고요. 또 요즘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에 대해서는 업무상 재해, 공무상 재해 인정을 하거나 가해자 유족을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에도 수사 결과가 근거가 될 수 있어요. 이 제가 로펌 대표 변호사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초경찰서에 낸 의견서가 피해자에게 수사 결과를 알려 달라는 것이었어요. 피의자의 사망으로 정말 수사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인가를 생각해 봐야 하는데, 이번 사건 같은 경우에는 피의자 조사까지 수사가 끝난 상황이었어요. 양예원씨 사건의 경우도 수사 결과만 알려줬다면 양씨가 입은 2차 피해가 반 이상 줄었을 거예요. 이걸 못 하게 한 건 관행이에요. 누구의 시선에서 누군가의 필요를 염두에 뒀는지 생각해 보면 거기 어디에도 피해자의 니즈가 없어요. 만약 같은 경우에 살인 사건이라면 수사를 접을 건가요? 범인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계속 하잖아요. 그런데 왜 성폭력 사건만 예외를 두는가 하면 그동안 여성이 ‘을’이었고, 법률을 만들고 적용하는 과정에 여성의 목소리가 들어가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김 검찰 사건 사무규칙에는 피고소인 사망 시 공소권 없음 처분을 한다고만 돼 있지 모든 수사 절차를 추가로 진행해선 안 된다는 규정은 없어요. 가해자의 사망에 대해서 방어권이 없다는 이유로 그렇게 가해자를 두텁게 보호해 주면 살아 있는 피해자의 권익은 누가 보호해 줄 건가요. 불균형이고, 난센스죠. 최근 공분이 이는 공군 성추행 사건을 보면서 두 사람은 생각이 많아지는 듯했다. 특히나 박 전 시장 사망 이후 피해자와 함께 줄곧 2차 가해에 시달렸던 김 변호사는 ‘선택적 공감’의 문제를 지적했다. 현실을 사는 위력 성폭력 피해자들이 “변호사님, 저희도 죽었어야 하는 건가요?”라고 되묻는다고 운을 뗀 김 변호사는 “이미 돌아가신 피해자에게 위정자들이 공감하는 것의 반의반만이라도 살아 있는 피해자들의 안전을 지키는 일에 공감해 주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거듭되는 사회와 공동체에 대한 배신감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그네들의 목표는 “매 순간 만끽하며 사는 삶”(김), “나를 온전히 유지하는 것”(이)이다.
  • 구리시, 인창천 생태 복원 대신 친환경 공원 조성

    경기 구리시는 2016년부터 추진한 인창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중단하고 친환경 도시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대체 주차장 미확보 등으로 아직 착공 못 한 상태로,여러 의견을 들어 사업 변경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안승남 시장은 이날 시의원들의 시정 질문에 대해 서면으로 이같이 답변했다. 인창천은 시내를 관통,왕숙천과 연결돼 한강으로 흘러가는 하천이다. 1990년대 인창천 일부를 콘크리트로 덮어 공영주차장(420면)으로 사용 중이며 나머지 구간은 유수지로 활용하고 있다. 시는 하천 수질이 악화하자 생태 환경을 복원하기로 했다. 인창천을 덮은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전 구간에 습지 등 시민 휴식공간을 조성하기로 했다. 2017년 10월 환경부 국고 보조도 결정돼 이듬해 5월 착공을 예상했다. 그러나 대체 주차장 확보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인근 재건축 아파트 공공시설 등에 대체 주차장을 조성하고 별내선 환승주차장도 활용할 계획이었으나 아파트 측에서 반대,복원 사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지난 4월 이 사업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집중호우 때 급격한 수위 상승에 따른 침수 피해를 우려하는 의견이 있었던 것이 확인됐다. 이밖에 대체 주차장 조성과 생태하천 유지 등 자체 예산 투입에 따른 재정 부담, 그동안 집행하지 않은 국고 보조금 반납,콘크리트 철거 때 낡은 주택 균열과 소음·분진 피해 우려 등 여러 난제가 추가로 발견됐다. 안 시장은 “생태하천 복원에 찬성하지만 점검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발견돼 과감히 중단하고 복개 구조물을 활용한 친환경 도시공원을 조성하려 한다”며 “여러 의견을 들어 사업 변경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김총리 “천안함 책임 전가하는 비겁한 분들…천안함 피격은 북한 소행”

    김총리 “천안함 책임 전가하는 비겁한 분들…천안함 피격은 북한 소행”

    “정부 입장 바꿀 아무런 새 상황 없다”“책임 전가, 얼버무린 정치권 모두 반성해야”“생존장병·유공자, 합당한 대우 조치할 것”조상호 전 민주당 부대변인 막말에 일침조 “최원일, 작전 중에 폭침 파악 못한 건 지휘관으로서 굉장히 무능한 것” 막말김부겸 국무총리가 22일 2010년 3월 26일 북한의 폭침으로 침몰해 46명의 한국 장병이 희생된 천안함 피격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정부 입장을 거듭 재확인했다. 김 총리는 “정부의 입장을 바꿀 아무런 새로운 상황이 없다”면서 “대한민국 공동체 전체에 혼란과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제 이 문제는 논란을 정리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특히 전직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 등의 ‘천안함 막말’ 논란에 대해 “천안함 장병들이 희생된 책임을 부하들에게 전가한 그런 비겁한 분들, 얼버무리는 정치권 모두 다 반성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김총리, 천안함 재조사 논란에 “한 조사위원이 자기 소신 때문에 제기” 김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정부의 입장에 변화가 없느냐’는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한민국 정부가 합동 조사단을 꾸려, 외국 전문가까지 초청해서 이 문제를 정리한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말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가 천안함 사건 재조사를 검토했다가 접은 데 대해서는 “(전직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 한 분이 자신의 소신 때문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앞서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위원으로 활동했던 신상철(63)씨는 지난해 9월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에 천안함 피격 사건을 재조사해 달라는 진정을 냈다. 진상규명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조사 개시 결정을 내렸다가 ‘신씨는 진정인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각하했다. 온라인매체 서프라이즈 대표를 지낸 신씨는 2010년 천안함 사건 발생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전신)의 추천 몫으로 민·군 합동조사단에 합류했었다. 그는 신씨는 2010년 5월 정부가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천안함이 북한군 어뢰에 피격돼 침몰했다’는 공식 발표에 “정부가 침몰 원인을 조작했다”며 ‘천안함 좌초설’을 주장해왔다. 최 전 함장은 당시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진상규명위 항의 방문 사실을 전하며 “(재조사 결정은) 만우절 거짓말이겠지 했는데… 어제, 오늘 전역하고는 처음으로 살기 싫은 날이었다”면서 “그래도 부하들을 위해 참고 이겨내야 하는 현실이 이젠 힘들다. 나도 병원 좀 다니고 싶은데 세상이 시간을 안 준다”고 힘든 심경을 토로했다. 천안함 생존자 예비역전우회장인 전준영씨는 당시 SNS에 “몸에 휘발유 뿌리고 청와대 앞에서 죽고 싶은 심정”이라고 울분을 참지 못했다. 이후 진상규명위는 신씨의 재조사 진정을 기각 처리했다. 민군합동조사단은 이미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2010년 3월 26일 오후 9시 22분 백령도 서남방 해상에서 경계 임무 중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다고 그해 5월 공식 발표했다. 승조원 104명 중 46명이 전사하고 58명이 구조됐다.민주당 전 부대변인 “천안함 전 함장, 부하 수장시켰다…자긴 살아 남았잖아” 김 총리는 또 최원일 전 함장에게 천안함 폭침 책임을 전가한 일부 주장에 대해 “순직한 장병, 살아남은 장병, 전역한 분들이나 모두 그분들의 헌신 위에 있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지난 7일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천안함의 전 함장 최원일 예비역 대령에 대해 “생때 같은 자기 부하들을 수장시켰다”고 비판했다. 조 전 부대변인은 최 전 함장이 천안함 폭침 사태 당시 북한의 폭침을 알아차리지 못한 건 지휘관으로서 무능한 것이고 자신은 살아 남은 만큼 당연히 부하들을 수장시킨 데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최 전 함장은 천안함 희생자들에 대한 처우를 주장할 자격이 없다고 말해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조 전 부대변인은 종편 채널에 출연 출연해 천안함 희생자들에 대한 처우 얘기가 나오자 “최원일 그 분도 승진했다. 그분은 그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함장이니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 자기는 살아 남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조 전 부대변인은 “심지어 한미연합훈련 작전 중이었는데 자기가 폭침을 당하는 줄 몰랐다면 지휘관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그 표현으로서 수장이란 표현을 쓴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부하들이 목숨을 잃었는데 이제 와서 자기들이 제대로 처우를 안 해준다(고 말한다)”면서 “본인은 처우 받을 자격이 없다. 부하들이면 몰라도”라고 강조했다.김총리 “생존장병 예우 전향적 검토,소소한 이유로 차별 부끄러운 일” 한편 김 총리는 생존장병과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그분들의 목소리에 보훈당국 등과 진지하게 전향적인 검토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보훈이라는 업무를 국가가 자신의 업무로 받아들인 이상, 소소한 이유 때문에 차별을 두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돌아가신 분들, 전역한 분들, 지금 근무하는 분들 모두 다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분명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 다시 강준만의 ‘인물과사상’을 읽으며/숙명여대 한국어문학부 교수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 다시 강준만의 ‘인물과사상’을 읽으며/숙명여대 한국어문학부 교수

    16년 만에 복간된 강준만 교수의 계간 사회비평서 ‘The 인물과사상’을 통독했다. 강준만은 1990년대 후반 이후 전개된 논쟁문화와 비판적 글쓰기, 정치비평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저술가이자 늘 한국 사회에 대한 통렬한 문제 제기를 수행해 온 치열한 논쟁가다. 고백하건대 그의 문제의식과 글쓰기로부터 적지 않은 영향과 자극을 받았다. 20여년 전 강준만이 토로한 발언을 기억한다. ‘정년 보장을 받은 국립대 교수인 내가 이 발언을 하지 않는다면 누가 과연 이런 민감한 얘기를 할 수 있을지 생각하곤 한다. 늘 사회에서 혜택받았다는 생각을 하며 소신껏 발언하려고 노력한다’는 취지의 고백이었다. 운 좋게 대학에 취직해 몇 년이 흐른 무렵 접한 강준만의 이 발언이 뇌리를 관통했다. 살아오면서 이런 태도를 늘 실천에 옮기지는 못했다. 하지만 강준만의 인상적인 발언은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항상 마음에 새겨 두고 있다. 비판, 논쟁, 발언에 대한 소명감이 여전히 존재하기에 강준만은 실명 비판과 성역 없는 논쟁을 모토로 한 ‘인물과사상’을 복간했을 테다. 긴 세월이 흐른 만큼 비판과 논쟁에 임하는 강준만의 태도도 여러 면에서 변했다. 그는 이제 신랄한 비판과 투철한 논쟁적 태도보다는 ‘소통’, ‘역지사지’, ‘화이부동’(和而不同)을 강조한다. “나라를 망가뜨리는 ‘증오와 혐오의 정치’를 반드시 넘어서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그의 절박한 주장은 이전과는 달라진 비판의 태도를 여실히 보여 준다. 그는 이번에 발간된 ‘인물과사상’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문재인 대통령,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김어준 정치평론가를 포함한 열 명의 정치가와 논객에 대해 조목조목 평가하고 비판한다. 정치적 현안에 관한 그의 주장 중에는 선뜻 동의하기 힘든 대목도 꽤 존재한다. 이를테면 왜 지금 이 시점에 잡지가 복간돼 특정 진영 인사 중심의 비판이 수행되고 있는가라는 문제 제기가 가능하겠다. 이점이야말로 그의 정치적 무의식이 아닌가. 하지만 동시에 충분히 새겨들을 만한 의미 있는 비판과 조언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가령 증오를 조직화하는 정치적 관행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는 것, 시민의 자연스러운 욕망에 대한 냉철한 인식이 필요하다는 것, 이른바 ‘내로남불’을 벗어나 역지사지의 정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깊이 공감한다. 이러한 지적은 우리 정치문화가 경제적 발전에 부합되는 품격을 갖추기 위해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항목이다. 이 땅의 지식사회에서 강준만의 주장과 메시지는 각자의 입장을 검증하는 리트머스시험지에 가깝다. 오랜 세월 동안 지역에서 활동하며 진영 논리에서 거리를 둔 ‘고독한 단독자’ 강준만의 입장은 그 어느 쪽으로부터도 환영받기 힘든 독특한 포지션을 지녔다. 나 역시 강준만의 주장을 접하며 스스로 정치적·사회적 입장에 대해 다시 돌아볼 때가 있다. 이즈음 그가 꾸준히 천착하는 ‘감정과 욕망’, ‘비합리적 존재로서의 인간’, ‘진보의 자기 성찰’은 한국 사회가 지금보다 성숙하기 위해서 꼭 통과해야 할 어젠다에 해당한다. ‘인물과사상’의 복간이 단지 강준만 개인의 기획을 넘어 우리 사회 전반에 상호 존중에 기반한 토론의 활성화와 강고한 진영 논리의 균열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그런 과정이 나와 다른 생각과 감성을 지닌 상대방을 일방적으로 증오하고 혐오하는 태도로부터 거리를 두게 하리라. 이러한 취지가 구현되려면 앞으로 ‘인물과사상’에 의미 있는 반론의 보장, 필자의 다양화가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제 우리 사회는 강준만의 문제의식을 응시하고 극복하며 타 넘으면서 한 발자국 나아가야 한다. 의욕적인 새 출발을 한 ‘인물과사상’에 대한 활발한 토론과 논쟁적 대화를 기대해 본다.
  • 97세대 朴·친문 秋 ‘부상’… 與 빅3에 丁이 안 보이네?

    97세대 朴·친문 秋 ‘부상’… 與 빅3에 丁이 안 보이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3위를 둘러싼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구축하던 ‘빅3’ 구도에 균열이 생기면서 정 전 총리, 박용진 의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3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경쟁을 벌이고 있다. 21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8~19일 전국 성인남녀 1004명에게 범진보권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를 물은 결과 이 지사가 28.4%, 이 전 대표가 12.3%로 1·2위를 차지했다. 박 의원(7.4%), 추 전 장관(6.0%), 정의당 심상정 의원(5.4%), 정 전 총리(5.2%), 김두관·이광재 의원(각각 1.6%), 양승조 충남지사(1.3%), 최문순 강원지사(1.2%) 순이었다. 여야를 망라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추 전 장관과 박 의원은 순위에 포함됐지만 정 전 총리는 오르지 못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였으며,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최근 들어 지지율 조사에서 정 전 총리는 연거푸 3위 자리를 내주며 ‘빅3’ 구도가 출렁이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현상’의 영향을 받아 박 의원이 가장 먼저 치고 나오기 시작했다. 97세대(70년대생·90년대 학번)인 박 의원은 민주당 대선 후보 가운데 가장 젊다.추 전 장관도 대권 도전을 공식화하면서 정 전 총리의 입지는 더욱 위협받고 있다. 추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을 이끌어 온 친문(친문재인) 강경파로, 친문 당원의 지지를 가장 강력하게 받는 후보로 꼽힌다. 반면 정 전 총리는 6선 국회의원, 국회의장, 총리를 지내는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지만 지지율 반등은 녹록지 않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지금 유권자들은 안정·화합보다는 도전·돌파의 리더십을 원한다”며 “정 전 총리의 장점은 묻히고,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정책은 발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3위 경쟁이 민주당 경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박용진·추미애·정세균…치열해지는 민주당 3위 경쟁

    박용진·추미애·정세균…치열해지는 민주당 3위 경쟁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3위를 둘러싼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구축하던 ‘빅3’ 구도에 균열이 생기면서 정 전 총리, 박용진 의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3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경쟁을 벌이고 있다.  21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8~19일 전국 성인남녀 1004명에게 범진보권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를 물은 결과 이 지사가 28.4%, 이 전 대표가 12.3%로 1·2위를 차지했다. 박 의원(7.4%), 추 전 장관(6.0%), 정의당 심상정 의원(5.4%), 정 전 총리(5.2%), 김두관·이광재 의원(각각 1.6%), 양승조 충남지사(1.3%), 최문순 강원지사(1.2%) 순이었다. 여야를 망라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추 전 장관과 박 의원은 순위에 포함됐지만 정 전 총리는 오르지 못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였으며,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최근 들어 지지율 조사에서 정 전 총리는 연거푸 3위 자리를 내주며 ‘빅3’ 구도가 출렁이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현상’의 영향을 받아 박 의원이 가장 먼저 치고 나오기 시작했다. 97세대(70년대생·90년대 학번)인 박 의원은 민주당 대선 후보 가운데 가장 젊다. 추 전 장관도 대권 도전을 공식화하면서 정 전 총리의 입지는 더욱 위협받고 있다. 추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을 이끌어 온 친문(친문재인) 강경파로, 친문 당원의 지지를 가장 강력하게 받는 후보로 꼽힌다. 반면 정 전 총리는 6선 국회의원, 국회의장, 총리를 지내는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지만 지지율 반등은 녹록지 않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지금 유권자들은 안정·화합보다는 도전·돌파의 리더십을 원한다”며 “정 전 총리의 장점은 묻히고,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정책은 발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3위 경쟁이 민주당 경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그들의 시선] 척수소뇌변성증 환자 유튜버 ‘비틀이’의 의미 있는 도전

    [그들의 시선] 척수소뇌변성증 환자 유튜버 ‘비틀이’의 의미 있는 도전

    “지나가면서 저를 보고 술에 취했거나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해 웃는 분들이 많아요.” 척수소뇌변성증을 앓고 있는 김모(29)씨는 “병마와 싸우는 것 이상으로 힘든 것이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선과 자신의 병을 일일이 설명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일 경기도 가평에서 만난 그는 “‘내가 유모차를 왜 끌고 다니는지’, ‘내 발음은 왜 이상한지’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설명해줘야 하는데, 이런 일들이 너무 버겁고 힘들다”라고 말했다. 척수소뇌변성증은 운동 조절을 담당하는 소뇌의 퇴행성 변화로 생기는 질환이다. 유전적, 선천적, 후천적 요인에 의해 발병하며 시간이 흐를수록 근육이 굳는다. 발병 초기에는 보행에 균열이 생기는 정도지만, 이후 말하기와 음식 섭취까지 어려워진다. 평범한 일상을 파괴하는 병임에도, 아직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데다 발병 후 평균 7년에서 10년 사이에 사망에 이르게 될 수 있다.■ “세상이 다 끝난 것 같았죠” 김씨가 몸이 이상하다고 느낀 건 5년 전, 2016년 어느 날이다. 내리막길과 계단에서 몸이 휘청거리고 앞으로 쏠리는 현상을 느낀 그는 동네 병원을 찾았다. X-ray(엑스레이) 외에 MRI 등 정밀 검사를 받았지만 “스트레스로 인한 증상 같다”는 진단만 들었다. 김씨는 이후 증세가 점점 심해지자 서울의 한 대형병원을 찾았고, 그곳에서 척수소뇌변성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몸이) 정상이었을 때에는 눈밭 위를 걷거나 빙판길을 걸을 때 아무렇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곳에서는 아예 걸을 수가 없었어요. 발에 접착제를 발라놓은 것처럼 발이 땅에 붙어서 떨어지지 않았어요. 그때부터 분명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큰 병원으로 갔어요.” 그렇게 김씨는 2016년 척수소뇌변성증 판정을 받았다. 그의 나이 25살 때였다. “척수소뇌변성증 진단을 받았을 때, 세상이 다 끝난 것 같았어요. 제가 처음으로 했던 것이 죽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죽으려고 시도하니 너무 아프고, 무서운 거예요. 죽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마음을 고쳐먹었어요. 비록 유모차에 의지해야 걸을 수 있지만, 몸이 조금이라도 멀쩡할 때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보자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어요.”■ 유튜브 채널 ‘비틀이’ 5년째 척수소뇌변성증이라는 희귀 질환과 싸우고 있는 김씨. 그는 병의 진행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 하루도 운동을 거르지 않는다. 이 과정을 유튜브에 기록한다. ‘비틀이’ 라는 유튜브 채널은 그가 운영하는 삶의 기록 저장고이다. 척수소뇌변성증이 어떤 병인지 사람들에게 알리고, 같은 병을 앓는 환우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서 시작한 일이다. 그는 “제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아픈 사람들이 위로받고, 제게도 많은 위로를 해주셔서 지금은 책임감이 생겼다”면서 “제가 받은 부정적인 시선이나 (부당한) 대우는, 이 병이 잘 알려지지 않아서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해석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모른다는 말을 방패로 아픈 사람에게 상처 주는 행동을 정당화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김씨는 주로 자신의 일상을 직접 촬영하고 편집해 올린다. 영상 말미에는 본인이 직접 쓴 메시지를 남긴다. 그는 유튜브 영상 제작에 대해 “장애인 분들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고, 특별한 병에 걸렸을 뿐이다. 뭔가를 특별히 해달라는 게 아니라, 그저 아픈 사람을 평범하게 대해달라는 메시지를 담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아픈 모습을 노출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다. 더구나 척수소뇌위측증은 유전성 질환이다. 실명 공개로 인해 추후 가족이나 친척이 피해볼 것을 우려해 그는 자신의 본명을 공개하지 않는 선에서 활동한다. 실제로 그가 초반에 올린 영상을 보면, 얼굴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그런 그의 마음을 바꾼 건 사람들의 따뜻한 위로 때문이었다. “유전자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 때문에 가족이나 친척들에게 해가 될 것을 우려했어요. 많이 걱정했어요. 그래서 (얼굴과 본명) 공개를 안 하려고 했는데, 많은 사람이 제 영상을 보고 위로받으시고, 제게도 위로를 해주시는 거예요. (척수소뇌위측증) 병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시고요. 그분들을 위해 (얼굴이라도) 노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알았으면 김씨의 목표는 무엇일까? “제 나이가 지금 서른 살인데, 마흔이 될 까지만 걸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게 현실적인 목표예요.” 이렇게 말한 그의 얼굴에는 잠시 여러 감정이 스쳤다. 더불어 그는 “사람들의 평범한 시선을 받는 게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병에 걸리고 나서 깨달았다”라며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사람들이 알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사람이 많이 붐비는 거리에서 가서 ‘뭐하고 놀까?’, ‘뭐 먹을까?’ 그런 고민을 하는 일상을 누리고 싶어요. 또 신호등이 깜빡이고 있을 때, 뛰어서 빨리 지나가보고, 날씨 좋은 날에 운동을 열심히 해서 땀을 흘리고 싶어요. 그런 소소한 일상이 제 버킷리스트예요. 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형우 기자 gophk@seoul.co.kr
  • 강해진 악역·깊어진 우정…후속 시즌으로 돌아온 화제작들

    강해진 악역·깊어진 우정…후속 시즌으로 돌아온 화제작들

    드라마 시즌제가 대세로 자리 잡은 가운데, 안방극장의 흥행작들이 후속 시즌을 속속 선보인다. 기획 단계부터 시즌제를 염두에 둔 작품부터, 높은 시청률에 힘입어 추가로 제작된 작품까지 이전 시즌의 화제성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송승헌 합류한 ‘보이스4’, 장르물 마니아 공략tvN은 시즌제 드라마로 튼튼한 팬덤을 갖고 있는 두 작품을 선보인다. 장르물 마니아의 지지를 받는 ‘보이스’ 시즌4와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가 각각 18일 밤 10시 50분과 17일 밤 9시 첫 회를 방송한다. 2017년 시작한 ‘보이스’는 범죄 현장의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112 신고센터 대원들의 치열함을 그린 소리 추격 스릴러다. 시즌4에는 초청력으로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는 살인마가 등장한다. 자신과 같은 능력을 가진 범죄자로 궁지에 몰린 보이스 프로파일러와 원칙주의 형사의 공조를 그려낼 예정이다. 배우 이하나가 보이스 프로파일러 강권주로 시즌을 이어가고, 송승헌이 형사 데릭 조로 이하나와 호흡을 맞춘다. 시즌1부터 집필을 맡아온 마진원 작가는 제작사를 통해 “2021년 우리 사회에 어떤 범죄가 벌어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노력은 무엇일까 중심으로 빌런을 구상했다”며 “코로나19로 가족 학대와 폭력이 증가한다는 범죄율 자료에서 출발해 여러 전문가들의 취재를 더해 ‘서커스맨’을 만들었다”고 예고했다. ‘슬의생’ 시즌2 “시즌1과 똑같은 정서·체온”시즌1에서 최고 시청률 14.1%(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했던 ‘슬기로운 의사생활’도 시즌2로 돌아온다.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20년 지기 친구들 ‘99즈’의 우정을 담는다. 조정석, 유연석, 전미도, 정경호, 김대명 등 시즌1 멤버들이 고스란히 합류한다. 신원호 PD는 지난 10일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시즌제의 본질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면서 저희가 하고 싶은 것보다는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에 중점을 맞추기로 했다“며 “시청자분들이 기대하시는 정서, 체온 똑같이 찾아오겠다“고 예고했다. 현실 친구 같은 호흡을 자랑했던 배우들도 이번 시즌 한층 더 가까워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임성한 작가 ‘결사곡’2 “본격적인 시작”TV조선은 오는 12일 임성한 작가의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즌2를 첫 방송한다. ‘보고 또 보고’, ‘하늘이시여’, ‘인어 아가씨’ 등을 집필한 임 작가가 6년 만에 복귀한 작품으로 올해 초 시즌1 방영 당시 TV조선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새 시즌 제작이 결정됐다. 시즌2에서는 30대부터 50대까지 세 부부 사이의 균열과 새로운 관계들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11일 열린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성훈은 “시즌2 대본을 봤을 때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구나’ 생각이 들었다”며 “시즌1이 서사를 설명하는 부분이라 호수나 강 같았다면 시즌2는 감정들이 깊은 바다로 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연출은 시즌1에 이어 유정준 PD가 맡으며, 시즌2도 넷플릭스에서 동시에 공개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광주 참사’ 없게… 강서, 공동주택 안전점검

    ‘광주 참사’ 없게… 강서, 공동주택 안전점검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서울 강서구가 주거지역 안전점검에 나선다. 강서구는 오는 16일부터 16일까지 공동주택과 재난취약시설물에 대해 안전점검을 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안전점검은 최근 기후 변화로 장마가 길어지고 국지성 집중호우가 증가함에 따라 공동주택 단지 내 위험요인을 사전에 점검해 주택의 붕괴, 누수, 침수 피해 등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준비됐다. 점검 대상은 아파트, 임대주택, 소규모 공동주택 등 총 319개 단지, 1343개 동과 축대, 옹벽, 담장 등의 부대시설이다. 준공 후 15년 이상 경과한 특정관리대상 아파트와 연립주택, 15층 이하 임의관리대상 단지, 소규모 공동주택(221개 단지, 608개 동)은 구에서 안전점검 전문가(건축사)를 선정해 합동점검한다. 16층 이상 아파트와 의무관리대상 단지, 임대주택(98개 단지, 735개 동)은 단지별 관리주체가 안전점검표에 따라 자체점검하고 구에 점검표를 제출하도록 했다. 점검 내용으로는 ▲기둥·보 등 주요구조부의 손상, 균열 여부 ▲지반침하 등에 따른 구조물의 위험 여부 ▲옥상 물탱크, 물건 적치 등 과하중 상태 ▲건축물 주변 및 옥상 등의 배수(로)시설 상태 ▲옹벽, 담장, 석축 등의 파손 및 손상, 균열 상태 등이다. 강서구 관계자는 “공동주택 사고 발생 시 중대 재해로 이어지는 만큼 철저한 사전점검을 실시하겠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점검을 통해 공동주택의 취약부분을 개선하고 재난 걱정 없는 안전한 주거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과천 이어 태릉골프장 아파트 공급도 좌초 위기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8·4 대책’에 균열이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 정부과천청사 부지에 4000가구를 짓겠다는 계획이 취소된 데 이어,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부지 개발에 대해서도 서울시와 노원구의 부정적인 입장을 공식 확인했기 때문이다. 8일 서울시와 노원구 등에 따르면 최근 국토교통부는 시와 구에 8·4 대책 후보지에 대한 의견을 묻는 공문을 보냈으며, 시는 ‘재검토 요청’으로, 노원구는 ‘공급 계획 축소’ 의견으로 회신했다. 정부의 설익은 주택 공급 계획이 주민과 지방자치단체의 반대에 부딪힌 셈이다. 정부가 그린벨트를 해제해 1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태릉골프장 용지는 공공주택특별법을 적용받아 정부가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하지만 주민 공람 절차가 남은 가운데 거센 주민 반발을 감지한 국토부가 지자체에 의견을 구하는 형태로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정부는 작년 8·4 대책을 내놓으면서 수도권에 13만 2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당정은 8·4 대책 일환인 정부과천청사 유휴부지 주택 4000가구 건설 계획을 취소하고 과천 내 다른 지역을 찾기로 했다. 여기에 연말까지 한 차례 일정을 미룬 태릉골프장 용지 개발 계획에서도 주민과 시구의 부정적 입장을 확인한 것. 이 부지는 8·4 대책에서 신규 택지 공급 중 가장 많은 1만 가구가 계획된 곳이다. 주민 80%가 아파트 거주자인 노원구는 오랜 세월 민간에 공개되지 않았던 해당 부지마저 고밀도 아파트 단지로 개발하겠다는 국토부 계획에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일방적인 방식으로 개발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신규 공급 가구수를 1만 가구에서 5000가구로 축소하고 대규모 공원을 조성할 것 등을 요구하며 국토부와 협상을 벌여 왔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시와 노원구에 공문을 보낸 건 맞지만 공식적인 답변을 받은 적은 없으며, 노원구는 구두로 ‘공급 규모를 절반으로 줄여 달라’는 의견을 냈으나 공식 답변은 아니다”라며 “기존에 발표한 물량을 태릉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은 변화가 없으며 지자체와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김민석·세종 임주형 기자 shiho@seoul.co.kr
  • 과천 이어 태릉골프장 아파트 공급도 좌초 위기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8·4 대책’에 균열이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 정부과천청사 부지에 4000가구를 짓겠다는 계획이 취소된 데 이어,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부지 개발에 대해서도 서울시와 노원구의 부정적인 입장을 공식 확인했기 때문이다. 8일 서울시와 노원구 등에 따르면 최근 국토교통부는 시와 구에 8·4 대책 후보지에 대한 의견을 묻는 공문을 보냈으며, 시는 ‘재검토 요청’으로, 노원구는 ‘공급 계획 축소’ 의견으로 회신했다. 정부의 설익은 주택 공급 계획이 주민과 지방자치단체의 반대에 부딪힌 셈이다. 정부가 그린벨트를 해제해 1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태릉골프장 용지는 공공주택특별법을 적용받아 정부가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하지만 주민 공람 절차가 남은 가운데 거센 주민 반발을 감지한 국토부가 지자체에 의견을 구하는 형태로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정부는 작년 8·4 대책을 내놓으면서 수도권에 13만 2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당정은 8·4 대책 일환인 정부과천청사 유휴부지 주택 4000가구 건설 계획을 취소하고 과천 내 다른 지역을 찾기로 했다. 여기에 연말까지 한 차례 일정을 미룬 태릉골프장 용지 개발 계획에서도 주민과 시구의 부정적 입장을 확인한 것. 이 부지는 8·4 대책에서 신규 택지 공급 중 가장 많은 1만 가구가 계획된 곳이다. 주민 80%가 아파트 거주자인 노원구는 오랜 세월 민간에 공개되지 않았던 해당 부지마저 고밀도 아파트 단지로 개발하겠다는 국토부 계획에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일방적인 방식으로 개발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신규 공급 가구수를 1만 가구에서 5000가구로 축소하고 대규모 공원을 조성할 것 등을 요구하며 국토부와 협상을 벌여 왔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시와 노원구에 공문을 보낸 건 맞지만 공식적인 답변을 받은 적은 없으며, 노원구는 구두로 ‘공급 규모를 절반으로 줄여 달라’는 의견을 냈으나 공식 답변은 아니다”라며 “기존에 발표한 물량을 태릉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은 변화가 없으며 지자체와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김민석·세종 임주형 기자 shiho@seoul.co.kr
  • [강남순의 낮꿈꾸기] 질문의 예술, ‘좋은’ 질문은 왜 중요한가

    [강남순의 낮꿈꾸기] 질문의 예술, ‘좋은’ 질문은 왜 중요한가

    “나는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열정적으로 궁금해할 뿐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말이다. 자신이 보는 것들이나 만나는 사람들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 열정적으로 호기심이 많다는 것은 무엇인가. 호기심이 많은 사람은 질문을 많이 하는 이들이다. 다층적 질문을 통해서 그 호기심을 구체화하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의 놀라운 창의성은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바로 열정적으로 궁금해하는 것으로부터 나온다. 이런 의미에서 보자면 질문은 그 사람이 누구인가를 가장 잘 드러내는 정체성의 결 중 하나다. ●한국기자들은 왜 오바마에게 질문 안 했을까 주변 사물과 사람에 대한 그 어떤 호기심도 없는 사람은 아무런 질문이 없다. 그저 주어지는 상황에서 수동적으로 존재할 뿐이다. 호기심 없는 이들, 그래서 질문 자체가 없는 이들은 사람 간의 관계를 심화시키는 데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한다. 또한 자신이 속한 집단이나 사회에서 현상 유지가 지속되도록 묵인할 뿐이다. 결국 호기심이 부재해 질문 자체를 구성하지 않는 이들은 자기 자신이나 사회의 새로운 변화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하는 무관심한 사람이다. 안토니오 그람시가 “나는 무관심한 사람들을 증오한다”고 한 이유다. 그람시에 따르면 무관심한 이들은 단지 ‘기생하는 존재’들이며 진정으로 살아 있는 것은 아니다. 새 학기가 돼 수업이 시작되는 첫날,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이 있다. 내가 가르치는 대학원생들의 자기소개는 대부분 이름과 전공 분야 등이다. 그런데 이러한 자기 소개 방식으로는 정작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 길이 없다. 그래서 자기소개에 새로운 항목을 넣는 것을 내가 제안했다. ‘지금 자신이 씨름하고 있는 질문은 무엇인가.’ 이 항목을 넣자 학생들의 자기소개가 풍성해지고 각 개인의 독특한 개성이 드러나는 예식이 됐다. 한 사람이 지닌 질문은 그 사람의 내면세계의 결을 잘 드러낸다는 것을 나는 확인하곤 한다. 배움이란 해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좋은’ 질문을 배우는 것이다. 현실 세계의 변화는 단순한 해답을 가져오는 사람에 의해서가 아니라 좋은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 사람에 의해 만들어져 왔다. 좋은 질문은 보다 풍성한 사유의 세계로 초대하는 초대장이다. 좋은 질문으로 사람들은 생각하지 않았던 문제들에 대해 각자의 상황을 새로운 눈으로 들여다보게 된다. 좋은 질문은 사건의 진실에 접근하게 하고, 개인의 독특한 측면을 드러내게도 하며,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생각하게도 하는 강력하고 효과적인 장치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공적 영역에선 질문할 기회를 누가 갖는가. 질문 기회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는다. 공적 영역에서 질문하는 것이 허용된 사람은, 수동적 객체가 아닌 ‘발화 주체’(speaking subject)로서의 자리로 호명된다. 이 점에서 질문할 수 있는 것은 ‘질문 권력’의 의미를 가지게 된다. 특히 질문하기가 삶의 방식인 사람이 있다. 저널리스트들이다. 질문하기가 삶의 방식인 저널리스트의 수준과 실력을 판가름하는 기준 중의 하나는 그가 던지는 질문의 성격이다. 질문하기와 저널리스트가 연결된 에피소드가 많은 이유다. 몇 가지 질문 에피소드를 보자. 2010년 9월 주요 20개국(G20) 서울정상회의 폐막식에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연설 직후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권을 주었다. 아무도 질문을 하지 않자, 통역이 있다는 것을 부언해 말하면서 질문자를 기다렸다. 아무도 없었다. 결국 중국 기자가 질문권을 행사하는 일이 있었다. 왜 한국 기자들은 질문할 중요한 권리가 주어졌음에도 그 질문권을 행사하지 못했을까.●올바른 질문은 질문자의 리서치·성찰 담아내 2014년 12월 19일 연말 기자회견장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8명의 기자를 지목해서 질문을 받았다. 미리 질문자를 정한 것이 아니라 즉석에서 손 드는 사람을 지목했다. 그런데 8번 모두 여기자들만 질문하게 했다. 백악관 출입기자들로 이루어지는 ‘백악관 기자협회’의 만찬은 1962년까지 남성들만 참석했다. 여성 기자들이 백악관에 등장한 이후로도 여성 기자들은 ‘보이지 않는 존재’들이었다. ‘질문권’을 부여받지 못했다. 예를 들어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임기 중 43번의 기자회견을 했다. 그런데 여기자들에게 질문권을 한 번도 주지 않았다. 질문권을 얻지 못함으로써, 백악관에서 여기자들은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존재였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러한 오랜 젠더 차별의 전통에 균열을 내는 미러링의 제스처로서, 질문권을 모두 여기자에게만 주었던 것이다. 2018년 5월 26일 제2차 남북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4명의 기자를 지목해 질문을 받았다. 3명의 국내기자, 1명의 외신기자다. 그런데 첫 번째 질문자로 지목된 기자가 여성이었고, 외신기자 중 유일하게 질문권이 주어진 사람도 여성이었다. 결국 2명의 여성, 2명의 남성 기자가 질문권을 부여받았다. 이것은 우연한 일일까. 최근 다시 이러한 저널리스트와 질문 관련 사건이 있었다. 2021년 5월 21일 한미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장에서 문 대통령이 질문을 받는 시간에 남성 기자가 첫 번째 질문을 했다. 두 번째 질문에 미국 여성 기자 2명이 질문하려 하자 문 대통령은 “우리 여성 기자들은 손 들지 않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럼에도 아무도 질문하지 않자 “아니, 우리 한국은 여성 기자 없나요”라고 재차 한국 여성 기자에게 질문권을 주고자 했다. 두 번에 걸친 ‘초대’ 후에 비로소 한 한국 여성 기자가 질문했다. 2010년 오바마 전 대통령이 세계가 집중하고 있는 기자회견에서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권을 주고자 한 것과 2021년 문 대통령이 한국 여성 기자에게 질문권을 주고자 한 이 장면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왜 우리는 질문을 하지 않는 것인가. 질문하기가 삶의 방식이어야 하는 저널리스트조차도, 왜 제대로 질문권을 행사하려고 하지 않는가. ‘누가 질문권을 행사하는가’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질문권을 가지고 행사하는 것은 공적 영역에서 ‘발화의 주체’로서 등장하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기자들의 질문과 관련된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있는 이유는 그 질문권을 부여받은 사람의 젠더 또는 국적의 공적 위상이 규정되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질문들의 책’ 그리고 ‘더 아름다운 질문’이라는 책을 출판한 저널리스트인 워런 버거는 왜 ‘올바른’ 질문이 중요한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는 올바른 답들에 굶주려 있다. 그러나 올바른 답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올바른 질문들을 해야만 한다.” 버거에 따르면 발명가나 창의적인 사상가들은 ‘위대한 질문자들’(master questioners)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최선의 답을 찾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버거가 강조하듯 ‘올바른’ 답을 찾기 위해 먼저 필요한 것은 ‘올바른’ 질문이다. 그런데 올바른 질문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훌륭한 지도자, 훌륭한 저널리스트, 훌륭한 사상가들은 모든 해답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다.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이들이다. 좋은 질문, 올바른 질문은 질문자의 폭넓은 리서치와 지속적인 성찰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버거는 “왜 우리는 수많은 ‘나쁜’ 질문들을 하는가”라고 묻는다. 나쁜 질문을 던지는 이들이 많을 때, 불필요한 것에 우리의 개인적·사회적 에너지를 낭비하게 된다. ●나쁜 질문은 양자택일 요구… 전제도 왜곡돼 ‘올바른·좋은’ 질문 또는 ‘나쁜’ 질문을 판가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많은 경우 ‘나쁜’ 질문은 단순한 ‘예’나 ‘아니요’만을 요구한다. 또한 질문 자체가 잘못된 전제를 기초로 구성된다. 예를 들어 선거 때가 되면 후보자들에게 종종 묻는 질문이 있다. ‘당신은 동성애에 찬성하는가.’ 이러한 질문은 두 가지 이유에서 ‘나쁜’ 질문의 전형이다. 첫째, ‘예’나 ‘아니요’만을 요구하는 것이기에 질문을 듣는 사람들에게 더이상의 사유나 성찰을 하도록 초대하지 않는다. 둘째, 이 질문은 인간의 ‘성적 성향’이 마치 개인적 호불호의 문제라는 왜곡된 전제로부터 구성됐기에 나쁜 질문이다. 잘못된 질문, 나쁜 질문에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게 하는 것은 커다란 사회정치적 손실이다. 한국은 교육과 문화구조에서 물음표를 박탈하는 사회다. 비판적 질문을 던지는 것은 반항이나 불복종으로 간주되곤 한다. 우리가 넘어서야 할 벽이다. 질문하기가 삶의 방식인 저널리스트는 물론 우리 모두 ‘좋은’ 질문 하기를 부단하게 연습해야 한다. ‘좋은’ 질문이 부재한 개인이나 사회에서 좋은 해답이나 새로운 변혁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글 텍사스크리스천대(TCU)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아! 눈부셔라… 벤투호 빌드업

    아! 눈부셔라… 벤투호 빌드업

    ‘후방 빌드업으로 점유율↑’ 완성도 높여 패스성공률 92% 등 내용·결과 다 챙겨손흥민 3골 관여·황의조 멀티골 맹활약1년 반 만에 돌아온 김민재도 철벽 수비완전체 귀환에 벤투호가 한일전 참패의 충격을 털고 한숨을 돌렸다. 5일 치러진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조별리그 투르크메니스탄과의 4차전(북한전 제외)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으로서는 내용과 결과를 모두 챙긴 경기로 요약된다. 벤투호는 2019년 11월 브라질과 평가전 이후 사실상 처음 완전체가 됐다. 그해 12월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과 지난해 11월 오스트리아 원정 평가전, 지난 3월 말 일본전은 이래저래 빈틈이 많았으나 이번에 유럽파에 한·중·일 멤버까지 가용 가능한 자원이 거의 합류했다. 개인 능력은 물론 전술 이해도와 실행력이 좋은 선수가 뭉치다 보니 파울루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후방 빌드업으로 점유율을 높여 경기를 지배하는 축구’의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점유율 75%, 패스 699개에 성공률 92%, 슛 27개(유효 16개), 그리고 5-0 결과를 내며 그간 의미 없는 점유율 축구를 한다며 받아온 비판도 어느 정도 불식시켰다. 2018년 브라질 월드컵 직후 출범한 벤투호는 이날까지 A매치 17승8무4패를 기록했는데 5골 이상 넣은 경기는 2019년 9월 2차예선 스리랑카전(8-0)에 이어 두 번째다. 투르크메니스탄이 앞선을 크게 끌어내려 사실상 10백 밀집 수비로 나서자 벤투호는 운동장을 절반만 사용할 정도로 라인을 끌어올렸고 상대가 공을 잡으면 공격진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해 좀처럼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 공격에서 손흥민, 황의조(2골), 남태희(1골), 권창훈(1골), 이재성이 부지런히 공을 주고받으며 기회를 엿봤다. 손흥민은 상대 밀집에 무리하게 뒷공간을 파고 들지 않고 아래에서 공간을 만들며 플레이메이커 같은 모습을 보여줬고 3골에 관여했다. 몸싸움에 능한 황의조는 전방에서 밀집에 균열을 만들었고 권창훈 등은 2선에서 수비를 달고 움직이며 손흥민에게 공간을 열어주기도 했다. 정우영과 김민재, 김영권(1골)의 후방 빌드업도 탄탄했다. 특히 E1 챔피언십 이후 오랜만에 합류한 김민재는 탁월한 피지컬과 스피드로 상대 역습을 철저하게 차단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손흥민을 ‘슈퍼스타’, 행운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여겨지는 ‘부적’이라 칭하면서 “손흥민의 능한 기술과 빌드업 플레이가 재빠른 마무리와 함께 태극전사들의 흠 잡을 데 없는 퍼포먼스를 완성됐다”고 분석했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6일 “전술적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리는 한편 K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에게도 기회를 줘 경쟁과 긴장감을 유지하는 게 벤투호의 과제”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하루 몇백장… 국새 찍는 전문가 있다

    하루 몇백장… 국새 찍는 전문가 있다

    코로나19와 함께 맞이한 6월 ‘호국보훈의 달’은 어느 때보다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중요성을 떠올리게 한다. 국기·국가·국화·국가문장과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5대 국가상징물인 국새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5가지 사실을 통해 6월을 되새겨 본다.●국새는 청와대에 있다? 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국새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본관 19층에 있는 보관실 특수금고에 있다. 출입문은 물론 금고까지 4중 보안장치가 돼 있다. 국새 보관실은 별도로 화재보험에 가입해 있고 소방시설과 도난대비용 안전장치도 별도로 갖췄다. 행안부 의정담당관이 보관실 열쇠를 보관하고, 반드시 담당자가 입회해야만 출입이 가능하다.●국새는 정부 수립 당시 만들어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현재 국새는 2011년부터 사용하는 제5대 국새다. 대한민국 국새 변천사는 현대사의 영욕을 압축해서 보여 준다. 제1대 국새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 국새 자체를 잃어버렸다. 상상하기 힘들지만 당시 국가 수준이 그랬다. 제2대 국새는 36년 동안이나 사용하며 산업화와 민주화, 외환위기까지 함께했다. 제3대 국새부터는 훈민정음체를 사용했다. 하지만 고도성장의 후유증으로 바람 잘 날 없던 시대상을 반영하듯 균열이 발생해 10년도 채 쓰지 못했다. ●국새에 연루된 사기범이 있었다? 제4대 국새는 지금도 행안부로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악몽이다. 국새 제작자가 재료를 빼돌리고 몰래 자신의 이름을 새기는 등 사기 행각이 드러나면서 국새를 폐기해야 했다. ‘제4대 국새는 현재 어디에 있느냐’는 질문에 행안부 관계자는 “금을 녹여서 제5대 국새 만드는 데 썼다”고 귀띔했다. ●호랑이가 포효하는 모습이 새겨져 있다? 국새는 나라를 대표하는 중요 문서에 사용하는 도장인 동시에 국가 권력의 정통성을 상징한다. 여러 차례 자문을 거친 끝에 봉황 두 마리가 무궁화 한 송이를 등에 얹은 모양으로 결정했다. 글씨체 역시 훈민정음체로 ‘대한민국’이라고 새겼다. 국새의 재질은 금, 은, 구리, 아연합금인데 특히 희귀 금속인 이리듐을 사용해 더욱 튼튼하게 만들었다. 국새는 무게가 3.38㎏이나 되기 때문에 한 손으로 들기에는 상당히 무거운 느낌이다. 처음부터 봉황 두 마리였던 것도 아니다. 제2대 국새는 전통에 따라 거북이 모양을 썼다. 제4대 국새는 봉황 한 마리였고, 제3대 국새와 현재 국새는 봉황 두 마리다. 무궁화는 제5대 국새부터 들어갔다. ●서예학과 출신 주무관 손바닥엔 굳은살 국새 사용 요건은 외교문서, 훈·포장, 공무원 임명장 등 법규에 정해져 있다. 전통 한지에 붓글씨로 직접 내용을 쓴 뒤 국새와 직인을 찍는다. 글씨를 쓰고 국새를 찍는 일을 하는 서예학과 출신 곽상혁(39) 행안부 상훈담당관실 주무관은 매일 많게는 몇백장에 이르는 각종 임명장과 훈·포장을 쓰고 국새를 찍느라 손바닥에 굳은살이 박였다. 국새 자체가 무거운 데다 혹시라도 떨어뜨릴까 집중해야 한다. 국새를 문서 한가운데 정확하게 내려놓은 뒤 골고루 찍히도록 온몸에 힘을 줘 눌러야 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관례에 따라 임기가 끝날 때 대통령이 수여하는 훈장을 받는 주한 대사들이 붓글씨 위에 국새가 찍힌 걸 귀국 기념품이라며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호국보훈의 달 우리가 몰랐던 국가상징물 ‘국새’의 5가지 비밀

    ●코로나19와 함께 맞이한 6월 ‘호국보훈의 달’은 어느 때보다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중요성을 떠올리게 한다. 국기, 국가, 국화, 나라문장과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5대 국가상징물인 국새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5가지 사실을 통해 6월을 되새겨 본다. 국새는 청와대에 있다? 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국새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본관 19층에 있는 보관실 특수금고에 있다. 출입문은 물론 금고까지 4중 보안장치가 돼 있다. 국새 보관실은 별도로 화재보험에 가입해 있고 소방시설과 도난대비용 안전장치도 별도로 갖췄다. 행안부 의정담당관이 보관실 열쇠를 보관하고, 반드시 담당자가 입회해야만 출입이 가능하다. 국새는 정부 수립 당시 만들어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현재 국새는 2011년부터 사용하는 제5대 국새다. 대한민국 국새 변천사는 현대사의 영욕을 압축해서 보여 준다. 제1대 국새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 국새 자체를 잃어버렸다. 상상하기 힘들지만 당시 국가 수준이 그랬다. 제2대 국새는 36년 동안이나 사용하며 산업화와 민주화, 외환위기까지 함께했다. 제3대 국새부터는 훈민정음체를 사용했다. 하지만 고도성장의 후유증으로 바람 잘 날 없던 시대상을 반영하듯 균열이 발생해 10년도 채 쓰지 못했다. 국새에 연루된 사기범이 있었다? 제4대 국새는 지금도 행안부로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악몽이다. 국새 제작자가 재료를 빼돌리고 몰래 자신의 이름을 새기는 등 사기 행각이 드러나면서 국새를 폐기해야 했다. ‘제4대 국새는 현재 어디에 있느냐’는 질문에 행안부 관계자는 “금을 녹여서 제5대 국새 만드는 데 썼다”고 귀띔했다. 호랑이가 포효하는 모습이 새겨져 있다? 국새는 나라를 대표하는 중요 문서에 사용하는 도장인 동시에 국가 권력의 정통성을 상징한다. 여러 차례 자문을 거친 끝에 봉황 두 마리가 무궁화 한 송이를 등에 얹은 모양으로 결정했다. 글씨체 역시 훈민정음체로 ‘대한민국’이라고 새겼다. 국새의 재질은 금, 은, 구리, 아연합금인데 특히 희귀 금속인 이리듐을 사용해 더욱 튼튼하게 만들었다. 국새는 무게가 3.38㎏이나 되기 때문에 한 손으로 들기에는 상당히 무거운 느낌이다. 처음부터 봉황 두 마리였던 것도 아니다. 제2대 국새는 전통에 따라 거북이 모양을 썼다. 제4대 국새는 봉황 한 마리였고, 제3대 국새와 현재 국새는 봉황 두 마리다. 무궁화는 제5대 국새부터 들어갔다. 국새를 찍는 전문가가 따로 있다? 국새 사용 요건은 외교문서, 훈·포장, 공무원 임명장 등 법규에 정해져 있다. 전통 한지에 붓글씨로 직접 내용을 쓴 뒤 국새와 직인을 찍는다. 글씨를 쓰고 국새를 찍는 일을 하는 서예학과 출신 곽상혁(39) 행안부 상훈담당관실 주무관은 매일 많게는 몇백장에 이르는 각종 임명장과 훈·포장을 쓰고 국새를 찍느라 손바닥에 굳은살이 박였다. 국새 자체가 무거운 데다 혹시라도 떨어뜨릴까 집중해야 한다. 국새를 문서 한가운데 정확하게 내려놓은 뒤 골고루 찍히도록 온몸에 힘을 줘 눌러야 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관례에 따라 임기가 끝날 때 대통령이 수여하는 훈장을 받는 주한 대사들이 붓글씨 위에 국새가 찍힌 걸 귀국 기념품이라며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유럽 “美, 감청 의혹 해명해야”… ‘제2 스노든 사태’ 되나

    유럽 “美, 감청 의혹 해명해야”… ‘제2 스노든 사태’ 되나

    유럽 정상들이 과거 미국이 덴마크 정부의 협조를 받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럽 정치인들을 도·감청했다는 의혹에 대해 공개 해명을 요구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메르켈 총리와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통해 “동맹국 사이에서 도청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덴마크와 미국에 이러한 폭로에 대한 모든 정보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과 노르웨이도 잇따라 미국과 덴마크에 공개 해명을 요구했다. 메르켈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의 해명 촉구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앞서 전날 덴마크 국방장관이 “동맹국 간 감청 활동은 용납될 수 없다”고 말한 것에 “안심한다”고 말했다. 덴마크 공영라디오방송인 DR은 전날 “미 국가안보국(NSA)이 덴마크 군사정보국(FE)과 맺은 안보협력을 바탕으로 덴마크의 해저 정보케이블을 이용해 2012~2014년 독일과 프랑스, 스웨덴, 노르웨이 등의 고위 정치인들과 관리들을 도청했다”고 보도했다. DR은 감청 대상에 메르켈 총리와 당시 독일 외무장관, 야당 지도자가 포함돼 있었으며 NSA가 이들의 인터넷 검색기록과 채팅,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에까지 접근했다고 전했다. 미 NSA가 광범위한 도·감청을 했다는 폭로는 이전에도 나왔다. 미 중앙정보국(CIA)과 NSA 전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은 2013년 6월 미 정보기관들이 9·11 이후 민간인을 사찰했다고 폭로했고, 외국 정치인들에 대한 도·감청이 이뤄졌다는 추가 폭로도 이어졌다.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은 폭로에 대해 명확하게 부정하지 않았고, “강력한 국가안보의 목적이 없는 한 외국 동맹들에 대한 추적활동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AFP와 영국 가디언 등은 “DR 보도대로라면 미 정보기관이 스노든의 폭로 이후에도 감청 활동을 계속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스노든은 트위터를 통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감청 의혹이 제기된 당시) 부통령이었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책임 있는 해명을 요구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정부는 즉각 ‘상습범’이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맹비난하고 나섰다.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미국은 모두가 공인하는 세계 최대의 해커 제국이자 기밀을 빼내는 선수”라며 “대규모, 무차별로 기밀을 절취하는 상습범 중에서도 고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기밀을 절취하는 자가 오히려 온라인 안전을 수호한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국제사회가 미국의 온라인 억압 행위를 폭로하고 저지하길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대중 압박에 주력해 온 미국과 동맹 유럽의 균열을 시도하려는 모습으로 해석된다. 미국과 덴마크 정부는 아직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바이든 정부가 정확히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면 오는 11~13일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핵심 의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오늘의 서울 톡]

    구로 ‘참좋은지방정부협의회장상’  구로구가 ‘참좋은 지방자치 정책대회’에서 참좋은지방정부협의회장상을 받았다. 이 대회는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우수정책 사례를 발굴·확산하기 위해 참좋은지방정부협의회가 주최한다. 구로구가 2018년 전국 최초로 마련한 ‘사물인터넷(IoT) 기반 위험시설물 안전관리 예·경보서비스’가 우수정책으로 선정됐다. 건물과 교량 등 노후·위험시설물에 설치된 감지 센서로 기울기, 균열, 진동 등을 상시 점검해 붕괴 위험을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측정값이 기준치를 벗어나는 경우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구청 관리부서 담당자에게 알려준다. 강서, 사회적경제기업 B2B입점 지원  강서구는 사회적경제기업의 판로 확대를 위해 공공기관 대상 온라인 기업 간 상호거래(B2B) 쇼핑몰 입점을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지역 제조업 기반의 사회적경제기업이다. 쇼핑몰 진입을 위해 구는 신청 기업을 대상으로 1대1 전략 컨설팅에 나선다. 또 기업을 직접 방문, 모니터링해 실질적인 매출증대를 위한 홍보 전략도 지원한다. 이밖에 구는 온라인 유통 플랫폼인 전국 우체국 및 정부산하기관 대상 B2B 쇼핑몰 입점을 연계한다. 구는 ‘B2B 쇼핑몰 입점 사업설명회’를 오는 4일 오후 2시에 개최한다. 종로, 유치원·어린이집 ‘효 예절교육’  종로구가 유치원과 어린이집 원생을 대상으로 ‘2021년 효 예절교육’을 진행한다. 사단법인 종로구효행본부와 함께하는 이번 교육은 효 사상 가치관을 심어주고, 웃어른을 공경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인사, 전화, 다도, 식사, 언어 등 기본적인 예절교육을 통해 미래 세대의 주역인 어린이들이 올바른 인격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교육 내용은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춰 예쁘게 인사해요(인사법), 존댓말을 사용해요(언어예절) 등이다. 앞서 15개 유치원 및 어린이집 원생 1358명의 사전 신청받아 연말까지 총 91회 교육을 확정했다. 영등포, 아이스팩 재활용 활성화 협약  영등포구는 코로나19의 장기화와 여름철 신선식품 배달 수요가 급증할 것에 대비해 한국환경공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아이스팩의 적정 처리와 재활용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영등포구는 아이스팩의 수집과 운반, 세척 등 총괄 관리에서부터 수거·세척실적 등 현황을 관리하고, 동주민센터를 통한 수요처 발굴과 홍보 등의 역할을 한다. 아이스팩의 공급처·수요처의 실시간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행정안전부 협업매칭 플랫폼인 광화문1번가 ‘협업이움터’를 활용해 아이스팩의 공급가능량을 등록하는 업무도 전담한다. 강북, 모범청소년 57명 표창장 수여  강북구는 또래 학생의 본보기가 되는 청소년에게 표창장을 우편으로 전달했다. 수상자는 총 57명으로 지역 초중고 학교장, 동장, 구의회, 청소년단체에서 추천받은 청소년이다. 표창은 선행 성취포상 효행 참여봉사 분야에서 선정됐다. 이들은 경찰관과 함께하는 ‘우리 동네 순찰봉사’와 청소년 방범대원, 독거 어르신 도시락 전달 등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청소년이 우리 사회에 미래 핵심인재로 잘 커 나갈 수 있도록 강북구만의 특화 정책을 꾸준히 펼치겠다”고 말했다. 
  • 마크롱·메르켈, 미국에 감청 의혹 해명 요구…“동맹국간 용납 못한다”

    마크롱·메르켈, 미국에 감청 의혹 해명 요구…“동맹국간 용납 못한다”

    유럽 정상들이 과거 미국이 덴마크 정부의 협조를 받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럽 정치인들을 도·감청했다는 의혹에 대해 공개 해명을 요구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메르켈 총리와 화상으로 진행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과 유럽의 신뢰관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동맹국 사이에서 도청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덴마크와 미국에 이러한 폭로에 대한 모든 정보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했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과 노르웨이도 잇따라 미국과 덴마크에 공개 해명을 요구했다. 피해자로 지목된 메르켈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의 해명 촉구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앞서 전날 덴마크 국방장관이 “동맹국간 감청 활동은 용납될 수 없다”고 말한 것에 “안심한다”고 말했다. 덴마크 공영라디오방송인 DR은 전날 “미 국가안보국(NSA)이 덴마크 군사정보국(FE)와 맺은 안보협력을 바탕으로 덴마크의 해저 정보케이블을 이용해 2012년~2014년까지 독일과 프랑스, 스웨덴, 노르웨이 등의 고위 정치인들과 관리들을 도청했다”고 보도했다. DR은 감청 대상에 메르켈 총리와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당시 독일 외무장관, 페어 슈타인브루크 당시 독일 야당 지도자가 포함돼 있었으며 NSA가 이들의 인터넷 검색기록과 채팅,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에까지 접근했다고 전했다. 미 NSA가 광범위한 도·감청을 했다는 폭로는 이전에도 나왔다. 미 중앙정보국(CIA)와 NSA 전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은 2013년 6월 미 정보기관들이 9·11 이후 민간인을 사찰했다고 폭로했고, 외국 정치인들에 대한 도·감청이 이뤄졌다는 추가 폭로도 이어졌다.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은 폭로에 대해 명확하게 부정하지 않았고, “강력한 국가안보의 목적이 없는 한 외국 동맹들에 대한 추적활동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AFP와 영국 가디언 등은 “DR 보도대로라면 미 정보기관이 스노든의 폭로 이후에도 감청활동을 계속한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스노든은 트위터를 통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감청 의혹이 제기된 당시) 부통령이었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책임있는 해명을 요구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중국 정부는 즉각 “미국은 ‘상습범’이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맹비난하고 나섰다. 왕원빈(汪文斌)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미국은 모두가 공인하는 세계 최대의 해커 제국이자 기밀을 빼내는 선수”라며 “경쟁 상대뿐만 아니라 동맹을 포함하며 대규모, 무차별로 기밀을 절취하는 상습범 중에서도 고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기밀을 절취하는 자가 오히려 온라인 안전을 수호한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국제사회가 미국의 온라인 억압 행위를 폭로하고 저지하길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대중 압박에 주력해온 미국과 동맹 유럽의 균열을 시도하려는 모습으로 해석된다. 미국과 덴마크 정부는 이번 폭로에 대해 아직까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바이든 정부가 정확히 입장을 밝히지 않을 경우 오는 11일~13일 영국에서 열리는 G7정상회의에서 핵심의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종대의 한반도 시계] ‘미사일 주권’이 중국 위협용이겠나

    [김종대의 한반도 시계] ‘미사일 주권’이 중국 위협용이겠나

    한미 미사일 지침 폐기로 한국이 중국이나 러시아를 타격하는 ‘괴물 미사일’을 개발할 것처럼 말하는 일부 언론들의 논조는 우려스럽다. 그중 일부는 미국이 중거리 미사일(MRBM)을 한국에 배치하기 어려우니 한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중거리 미사일을 보유하면 미국에도 좋은 일 아니냐고 말한다. 한국이 미국 대신 중국을 견제한다는 이야기다. 지침이 폐기됐다고 과연 우리가 중장거리 미사일을 보유할 수 있을까? 실망스럽게도 이 지침이 폐기돼도 미국은 한국의 미사일 개발을 얼마든지 통제할 수 있다. 주로 기술 이전을 제한하거나 우주 인프라 접근을 차단함으로써 한국의 중장거리 미사일 개발과 사용을 무력화하면 그만이다. 우리는 중장거리 미사일 제작에 필요한 액체 및 고체 추진체 배합과 로켓의 균열을 찾아내는 엑스레이 진단(NDT) 기술, 초정밀 엔진 블레이드 제작, 로켓 정비 기술 등 필수 기술이 없다. 결정적으로는 미국이 독점하고 있는 우주의 비행(중간 단계)과 대기권 아래로 향하는(하강 단계) 군사항법 기술이 없다. 미사일에만 사용되는 이 기술이 없으면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해도 표적을 찾아가지 못한다. 게다가 우주에 미사일이 머무르는 동안 지구는 빠른 속도로 자전을 한다. 하강 단계에서 여러 번 좌표를 수정하고 유도해 주어야 한다. 북한을 상대로 한 단거리라면 200㎞ 상공에서 북한의 내륙으로 하강할 때도 13번 정도는 좌표 수정을 한다. 중거리 미사일은 더 까다로운 일이다. 중거리 이상의 비행에는 위성항법(GPS)과 북극성을 기준점으로 삼는 관성항법(INS), 광학센서(EO), 적외선센서(IR)를 활용한 유도 체계가 필요하다. 이걸 일컬어 군사항법이라고 하는데, 미국이 그 기술을 독점하고 있다. 미국이 한국으로 하여금 중국을 견제하도록 이런 기술을 한국에 준다는 말인가? 이번 한미 정상회담, 또는 국방 당국에서 이와 관련된 비밀 대화가 있었는가? 내가 알기로는 결단코 없다. 되찾아온 미사일 주권은 중국 위협하는 데 쓰는 것인가. 공연히 화를 자초하는 위험한 발상이다. 우리는 평화적인 우주 도약의 길을 가야 한다. 미국이나 중국이 수만 개의 위성을 통해 지구 전체를 포괄하고 심우주(deep space)로 나아가는 ‘대우주 전략’을 구사한다면 우리는 위성 200개 정도를 운용해 동북아 주변 정도만 포괄하는 ‘소우주 전략’으로 시작해야 한다. 중국이나 러시아라는 지구 표면상에서 로켓의 수평 이동을 꿈꿀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머리 위, 더 높은 우주를 향해 수직 이동으로 머나먼 우주로 나아가야 한다. 소우주에서 우리의 우주 주권을 확립함으로써 평화적 우주 도약의 신기원을 마련해야 한다. 물론 직사각형 면적을 구하는 데 가로가 중요하냐, 세로가 중요하냐는 무의미한 논쟁이다. 미사일이나 위성이나 같은 로켓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굳이 군사적이냐, 평화적이냐는 목적을 구분하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우주를 향한 여정을 주변국을 타격하기 위함이라고 먼저 말함으로써 우리에게 얻어지는 실익이란 게 도대체 무엇인가? 이런 자해적 주장보다 한국형위성항법체계(KPS)를 구축하고, 한국형 위성통신체계로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위성 기반의 스마트시티 조성으로 기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우주산업은 이제 첫걸음이다. 그러니 장차 우리의 복리 수준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새로운 문명으로 나가자는 말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다가올 우주 경제권으로 당당히 나아가는 대한민국의 미래상을 말하지 못하는 정부는 상상력이 부족해 보인다. 이러려고 미사일 주권을 되찾아왔나? 우주 자산으로 새로운 번영을 성취하려면 500~2000㎞ 고도로 200개의 고체 추진 로켓에 저궤도 위성을 올려야 한다. 그리고 3만 2000㎞ 고고도 궤도에 고체와 액체 추진체를 배합한 정찰 및 관측 위성을 배치함으로써 우리 주변을 관찰할 수 있는 눈을 확보해야 한다. 바로 이 궤도 위에서 이제껏 우리가 볼 수 없었던 머나먼 우주를 비로소 발견할 수 있다. 패권에 눈이 멀어 탐욕으로 나아가는 강대국과 달리 우리는 평화를 선도하는 중견 우주국이다. 그런 비전이 없으면 그 미사일 주권이라는 게 도무지 써먹을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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