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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이슈] 지구촌 여성정치인 시대 예고

    여성이 세상을 이끄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이후 15년 만에 탄생한 서방 선진국의 여성지도자다. 여성들의 교육 수준과 성취도가 남성을 앞지르면서 메르켈의 뒤를 잇는 여성 지도자가 속속 탄생할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여성 대통령이 주인공인 TV드라마 ‘최고사령관’이 방영되면서 여성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을 희석시키고 있다. 여성이 장관은 될 수 있지만 대통령은 될 수 없다는 암묵적인 ‘유리천장’도 조만간 사라질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 여성이 참정권을 획득한 것은 20세기 초반이며 사회 진출이 본격화된 것도 불과 30∼40년전부터다. 지난 수십년간 남녀평등에 주력했던 교육의 결과 교육부문에서 여성들의 성취도는 이미 남성을 능가했다. 유치원에서부터 소녀들은 소년보다 뛰어난 학습 능력을 발휘한다. 정보화 시대에는 교육이 성공의 발판이다.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이 대학에 진학한다. 미국에서는 1985년까지 대학을 졸업한 남성의 숫자가 여성보다 많았지만, 이후에는 상황이 역전됐다. 올해는 133 대 100의 비율로 대학을 졸업하는 여성의 숫자가 남성을 앞질렀다. 미국 교육부는 10년 뒤에는 142 대 100로 대학 졸업자 숫자의 여성 대 남성의 간극이 더욱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흑인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2배나 많이 대학을 졸업하고 있다. 법대와 의대생의 절반 가량이 여학생이다. 경영대학원(MBA)에서도 여성파워는 무시 못할 정도다. 미국 등 일부 선진국에서는 최근 20년새 능력있는 고학력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면서 여성들이 사회·정치적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적 기반을 확보했다. 따라서 여성 지도자가 더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한가지 부작용이 있다면 여성들이 비슷한 교육 수준의 배우자를 만나기 힘들다는 것이다. 여성이 세상을 다스린다면 총과 칼이 힘을 발휘하지 않는 훨씬 평화롭고 부드러우며 친절한 세상이 될 것이란 환상이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의 여성 상원의원 14명 가운데 10명이 이라크전에 찬성 표를 던졌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도 정권의 위기를 타개하려는 시도로 포클랜드 전쟁을 일으켜 아르헨티나에 승리했다. 현재 지구상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여성지도자들은 남성 못지않은 카리스마를 발휘하고 있다. 이미 현직에서 뛰고 있는 여성 지도자들로는 아일랜드의 두번째 여성 대통령인 메리 매컬리스(54), 헬렌 클라크(56) 뉴질랜드 총리, 바이라 비케프레이베르가(68) 라트비아 대통령,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58) 필리핀 대통령, 찬드리카 반다라나이케 쿠마라퉁가(59) 스리랑카 대통령 등이 있다.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인 미국의 첫 여성대통령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지지세력을 확대해 가며 대권을 향해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다. 요즘 워싱턴 정가를 이끄는 ‘싱글 여성 3인방’의 핵심연결끈이자 유력한 또다른 첫 여성대통령 후보인 콘돌리자 라이스(51) 국무장관은 해리엇 마이어스(60) 대법관 지명자, 앤 베네먼(56) 유니세프 사무총장과 여성만의 끈끈한 유대관계를 과시한다. 이들의 돈독한 자매애는 여성들은 네트워크가 남성보다 부족하다는 선입관을 불식시킨다.TV드라마 ‘최고사령관’을 비롯해 여성 의사들이 등장하는 ‘그레이의 해부학’, 여성 CIA요원을 다룬 ‘앨리어스’ 등의 인기는 여성의 능력에 대한 회의를 없애고 있다. 한달전 총선에서 승리한 노르웨이의 남성 총리 옌스 스톨텐베르그는 새로운 내각을 구성하면서 10명의 남성과 9명의 여성을 장관으로 기용했다. 특히 재경부와 국방부 등 ‘금녀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주요 장관직이 여성들에게 돌아갔다. 사회주의 좌파당의 당수 크리스틴 할보르센(45)은 노르웨이 최초의 재경부장관이 됐다. 노르웨이·스웨덴 등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국가들은 1980년대부터 여성 장관 기용에 선구적이었다. 스웨덴은 1998년부터 남녀 동수의 내각을 구성했다. 남미는 북미보다 여성 정치인 바람이 더 거세다. 오는 12월11일 치러지는 칠레 대선에서는 미셀 바첼레(53) 전 국방장관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내년 4월 있을 페루 대선에서도 로우르데스 플로레스(45) 변호사가 유력한 후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성공한 여성들의 특징 여전히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여성이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신호(24일자)에서 미국의 정치·경제·언론·예술·과학 등 각 분야에서 최고위층까지 올라간 여성 20명의 성공담을 실었다.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 패션 디자이너 베라 왕, 국무부 홍보담당 차관 카렌 휴즈, 의무군단 첫 여성 장성 실러 백스터 준장, 우주조종사 베라 루빈 등 성공한 여성들의 공통점은 일에 대한 끝없는 열정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열정과 함께 자신감에다 흔들리지 않는 뚜렷한 목표 의식도 성공한 이들이 지닌 공통의 덕목이었다. 이들은 주변의 비판이나 부정적인 평가를 의식하기는 하되 마음 속에 담아두지 않았다. 결혼은 선택 사항이었다. 절반 이상이 결혼했고, 자녀를 두었다. 이들이 가정과 일을 양립할 수 있었던 것은 당사자들의 능력과 일에 대한 열정 못지않게 남편들의 ‘외조’가 절대적이었다. 또 딸과 아들을 평등하게 대한 가정·교육환경도 이들의 성공에 기여했다. 이들은 여성의 성공을 위해 각자의 경험에서 배어나온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오프라 윈프리는 “주위에 베풀기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를 채우라.”고 조언했다. 디자이너 베라 왕은 동료들과 많은 것을 나누라고 권한다. 카렌 휴즈는 일을 할 때 “자신의 원칙을 분명하게 밝히라.”고 말했다. 미 버나드대학 주디스 샤피로 총장은 “유머 감각을 잃지 말라.”면서 성공한 여성들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할 것을 주문했다. 미 펜실베이니아대학 총장을 역임한 주디스 로딘 록펠러재단 사장은 “남성을 닮으려 하지 말고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라.”고 충고했다. 샤론 앨런 딜로이트 투시 회계법인 이사회 의장은 “경력 관리는 자신의 책임하에 하라.”고 말한다. 그런가하면 마리아 엘레나 라모마시노 전 JP모건 개인영업 담당 회장 겸 최고경영자는 “자신을 도와줄 지지그룹을 구축하라.”고 조언했다. 혼자서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려는 이른바 ‘슈퍼 우먼(맘)’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라는 것이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중동여성 정치진출 시작 여성 차별이 보편화된 이슬람 국가에서도 최근 들어 미약하나마 여권이 싹트고 있다. 쿠웨이트가 독립 44년 만에 여성의 참정권을 인정한 데 이어 탈레반 정권이 무너진 아프가니스탄에서는 27살의 여성 인권운동가가 의회에 진출했다.36년 만에 치러진 지난달 아프간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말랄라이 조야는 AP통신에 “군벌들의 총을 거둬들이겠다.”고 당당히 말했다. 아프간은 전체 의석의 4분의 1을 여성에게 할당하고 있다. 총선에 출마한 335명의 여성 후보들도 부르카를 벗고 홍보 사진을 찍는 등 새 바람을 일으켰다. 쿠웨이트는 지난 5월 여성 참정권을 인정해 2007년 치러질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여성 참여가 보장된다. 높은 교육 수준에도 불구하고 여권 후진국의 오명을 받아온 쿠웨이트는 올초 여성들이 파란 머리띠를 두르고 시위를 벌였다. 1946년 팔레스타인이 아랍에서 처음 여성 참정권을 허용한 이후 이란(1963년), 오만(1997년), 카타르(1999년), 바레인(2002년) 등이 여성의 (피)선거권을 인정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선거법에 여성의 투표권이 규정돼 있지만 보수파들의 반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 바레인에서는 지난 4월 여성이 아랍권 최초로 국회의장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남성 의장단의 개인 사정으로 최연장자인 여성 의원이 한 차례 회기를 맡았을 뿐이지만 언론은 ‘역사적 사건’으로 대서특필했다. 후세인 정권 붕괴 후 과도정부를 구성한 이라크는 여성 장관 7명을 배출했다. 그러나 새 헌법안에 종교를 강조, 여성의 결혼과 상속 등에 차별을 낳을 것이란 비판에 직면해 있다. 시아파가 집권하면서 여성들 내부에서 균열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세속파’가 여성의 권익 신장을 요구하는 가운데 시아파 일부 여성은 이슬람 율법 준수를 주장한다. 신정국가인 이란 역시 여성들에겐 정치 ‘지옥’이다. 여성의 지지를 받은 하타미 전 대통령이 물러나고 보수파가 지난해 총선과 올 대선에서 이겨 여성의 정치 진출에 암운을 드리웠다. 이란은 여성 후보 89명의 대통령 피선거권을 부정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쇳가루 그림’ 윤명로화백 40년 화업 회고전

    ‘쇳가루 그림’ 윤명로화백 40년 화업 회고전

    쇳가루가 캔버스 위에서 펼쳐내는 독특한 예술세계. 물과 섞이면 녹슬게 되는, 아무짝에도 소용 없는 쇳가루가 산화하는 특성이 오히려 작품속에서는 변화의 묘미를 준다. 추상미술을 하면서도 평생 우리의 미를 탐구해 온 윤명로(69)화백. 그의 40년 화업 인생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오는 7∼30일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갤러리에서 열린다. 도심을 벗어나 꼬불꼬불 경사진 길을 돌고 돌아, 평창동 윤 화백의 자택이자 작업실을 찾았다. 북한산 형제봉 자락에 자리 잡은 자택에는 윤 화백의 숨결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집 안 실내정원에는 150년된 소나무가 하늘을 쭉 뻗어 있고, 오죽이 푸르게 살아 있다. 윤 화백과 함께 마당에 놓여진 검은 고무신을 신고 지하 1층 작업실로 향했다. 벽에 포개져 윤 화백의 손길을 기다리는 수많은 캔버스, 앉은뱅이 의자, 화구등이 흩어져 있는 화실에서 ‘강의’가 시작됐다. 교수출신 답게 질문도 없었건만 그는 이번 전시회의 주제를 ‘숨결 Anima’라고 정한 이유부터 대화를 풀어 나갔다.“호흡·숨결을 뜻하는 Anima는 영혼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어요. 삶의 숨결도 중요하지만 바람이 대지를 고 간 자연의 숨결도 중요하지요.” 그는 오랜 가뭄에 논바닥이 갈라진 것 같은 ‘균열 시리즈’에서 창호지에 어른거리는 대나무 잎 같은 ‘얼레짓’시리즈를 내는 등 10년 단위로 새로운 예술세계를 선보일 정도로 예술에 대한 고민과 열정이 대단하다. 특히 쇳가루를 이용, 작업을 시작한 2000년이후 ‘겸재예찬’시리즈는 ‘동양화같은 서양화’라는 평가를 받으며 한국 미술계에 전통의 재해석과 현대화라는 과제를 던져 주기도 했다. 조선시대 중국의 화풍에서 벗어나 우리나라의 산천을 독자적 화법으로 그린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 화풍이 그의 작품 속에서도 나타난다.“저는 세잔과 겸재 사이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라는 그의 말속에서 현대미술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우리의 색채와 멋을 예술로 승화시키려는 그의 부단한 노력이 엿보인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덧칠을 하지 않고 한 호흡에 그린 무작위한 것’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그의 무작위가 빚어내는 표현의 일회성은 “충분한 묵상과 사고를 거친 뒤에 나온 자유와 같다.”고 했다. 그는 최근 김창열, 백남준등 한국 현대미술을 이끈 49명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모더니스트들의 도전과 환상’이라는 책을 펴냈다.(02)720-1020.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우리땅을 살리자] (2) 조용히 다가오는 공포, 지하수 오염

    [우리땅을 살리자] (2) 조용히 다가오는 공포, 지하수 오염

    강원도 태백에는 천혜의 무공해 젖줄과 죽음의 지하수가 함께 흐른다. 태백시 한복판에 있는 검룡소는 한강의 발원지로 알려진 연못이다.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맑고 깨끗한 물을 사계절 뿜어내 시민들의 단골 휴식 공간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이 물은 골지천을 거쳐 남한강으로 유입돼 수천만명의 식수와 산업용수 등으로 이용된다. 반면 문곡소도동 소롯골 소도천 상류는 바닥이 뻘겋게 물들었다. 지난 1989년 문을 닫은 동해탄광 갱내수가 흘러나와 화학반응을 일으키면서 금속 성분의 침전물이 바닥에 달라붙어 생긴 현상이다. 태백에는 이처럼 방치된 폐광이 42개에 이른다. 소도천 물은 황지천 본류를 거쳐 낙동강으로 흘러간다. 황지천 본류는 아직까지 오염 정도가 심각하지 않아 다행이다. 그러나 폐광을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지하수 오염 공포에 시달릴 날도 머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하수, 서서히 ‘공포수’로 변질 전국의 지하수가 점차 죽은 물로 변하고 있지만 대책 마련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지하수 오염원에 대한 정확한 통계조차 없는 데다 오염 방지대책 역시 ‘무대책’에 가까울 정도다. 환경부가 실시한 지난해 지하수 수질측정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3865개 중 212개가 수질기준을 초과했다. 공단지역·매립지지역·폐광주변 등 오염우려지역에서는 기준 초과 비율이 7.1%를 기록, 전년도 5.0%보다 2.1%포인트 증가하는 등 오염이 늘고 있다. 특히 폐기물 매립지역, 골프장, 분뇨처리장 인근지역이 수질기준 초과 비율이 높았다. 문제는 지하수 오염의 경우 서서히 진행되는 데다 감시와 단속이 어렵다는 데 있다. 일단 오염되면 깨끗한 물로 되돌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복원 비용 또한 엄청나다. 그렇지만 지하수 관리는 요원하다.“기초수(상하수도) 오염을 막는 일도 어렵다. 지하수 관리는 부수적인 업무다.”라는 환경부 관계자의 말이 지하수 오염 관리의 현주소를 대변해준다. 지하수 오염의 원인으로 ▲산업단지 폐기물 방치 ▲군부대 시설 ▲폐광·폐공 방치 ▲축산 오·폐수 ▲하수관 균열 ▲무분별한 지하수 채굴 등을 꼽을 수 있다. 오염 자체가 의도적이기보다는 예기치 못한 사고 또는 무관심과 무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산업단지 지하수 오염, 폐기물 방치 단속 급선무 산업 폐기물 방치로 인한 지하수 오염은 산업화·도시화가 진전되면서 심각해졌다. 폐기물 방치사업장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파악이 안 돼 있지만 지난해 폐수를 배출하는 전국 대형 사업장을 기준으로 적어도 5만 4000개 이상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사업주들이 야적장에 아무렇게나 방치한 폐기물 또는 원자재가 지하수 오염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할 정도로 감각이 무뎌져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시화공단 외곽에 있는 한 대형 자동차 정비업소. 뒷마당에는 폐타이어와 자동차 부품, 시뻘게 녹슨 고철 등이 지저분하게 널려 있다. 옆에서는 지하수를 뽑아 쓰고 있다. 김모(53) 사장은 “폐기름만 겨우 분리 수거할 뿐 다른 폐기물들이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줄 몰라 그냥 버려두고 있다.”고 털어놨다. 산업단지 오염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이는 오·폐수 방류 단속에만 그치지 말고 지하수 오염원인을 파악, 폐기물을 방치하는 사업장에 대한 감시와 단속을 실시하는 동시에 사업주의 의식전환을 위한 꾸준한 홍보가 필요하다. ●폐광 방치…관리는 시늉만 지난 22일 환경부 국감에서 제종길(열린우리당) 의원은 환경부와 산업자원부의 폐광 자료를 인용,108개 조사 대상 가운데 29곳에서 토양오염 기준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지하수 수질도 조사 대상의 23%인 25곳에서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49개 폐광산에서는 카드뮴 등이 섞인 물이 하루에 1995t씩 흘러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6월 경남 고성 주민들이 카드뮴 중독 증상인 ‘이타이이타이병’에 걸려 사회문제가 된 것도 주변 폐광에서 나온 물이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켰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그런데도 폐광 관리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국 1844개(석탄광+금속광)의 광산 가운데 1243곳이 휴·폐업한 상태다. 이 중 폐금속광산 687개는 정밀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석탄산업합리화사업단 태백사업소 심연식 팀장은 “폐광 한 곳을 관리하는 데 20억∼30억원 이상 투입돼야 하는데 올해 전국 폐광 관리 예산은 30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따라서 폐광으로 인한 지하수 오염을 줄이기 위해선 정확한 실태파악이 우선돼야 하며, 지속적인 관리와 복원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재정 지원이 필수불가결하다. 군부대 시설의 오염도 방치됐다. 서울 이태원 녹사평역 부근 지하수가 기름기가 둥둥 떠다닐 정도로 오염됐다는 충격적인 고발이 있었지만 벌써 까마득히 잊었다. 환경단체들은 “군부대, 특히 미군부대는 체계적인 단속이나 감시의 사각지대라서 대형 사고가 도사리고 있다.”고 말한다. 축산 오폐수에 의한 지하수 오염도 만만치 않다.2003년 기준으로 소·돼지·닭·오리 등 가축 사육두수는 1억 7500만 마리. 축산폐수는 기본적으로 축산 농가에서 자체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영세 축산농가의 경우 제대로 된 처리 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지하수의 무분별한 이용을 자제하고 전국적으로 방치된 폐공을 찾아내 관리하는 것이 지하수 오염을 줄이는 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태백 시흥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오염 ‘고속도로’ 폐공 20만~30만개 폐공은 오염물질을 지하로 곧바로 흘려보내 빠른 속도로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있어 지하수 오염의 ‘고속도로’로 불린다. 그런데도 정확한 실태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지하수 관정은 크고 작은 것을 모두 더해 122만 8000개에 이른다. 그러나 실제는 파악된 것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상당수는 인허가 및 신고대상에서 빠진 경미한 시설이라서 지하수 오염을 막을 수 있는 시설의 설치와 무관했다. 이 때문에 수질이 좋지 않거나 수량 확보 실패로 내팽개친 폐공이 수두룩하다.2001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찾아낸 폐공이 6만개에 이르나 실제는 이보다 훨씬 많은 20만∼30만개로 추정된다. 정부는 지하수 오염을 줄이기 위해 폐공을 찾아내 제거하거나 오염 방지시설을 설치하고 있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지난 2001년부터 수자원공사와 함께 ‘폐공 찾기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참여는 미미하다. 폐공을 찾아내기 위해 신고하는 주민에게는 관정은 6만 4100원, 소형 관정은 3만 8450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주민이 신고한 2500여건에 대해서는 포상금을 내줬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지하수 공개념 도입 마구잡이 개발 제지” 지표수 관리는 국가가 직접 나서거나 지방정부에 위임하고 있다. 하천 물은 개인이 소유할 수 없는 국가 자원으로 인식돼 하천 물을 끌어다 이용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지하수는 개인 토지와 밀접하게 연관돼 그동안 정부가 적극 개입하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마구잡이식으로 개발, 이용량이 연간 35억t에 이를 정도로 늘어났다. 특히 온천수, 먹는샘물 개발이 증가하면서 대형 관정을 뚫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나 지하수 역시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개인의 이용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사용량을 허가나 신고제를 통해 적극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다.‘지하수 공개념’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래서 1997년 지하수법을 만들어 공공자원 개념을 도입했다. 짧은 기간에 재생이 불가능한 지하수는 사유지 지하에 있더라도 가뭄이나 국가 비상사태에 사용할 수 있도록 국유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재생 가능한 자원으로 분류된 지하수는 지표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허가·신고를 통해 관리해야 한다. 올 연말부터 실시될 지하수이용부담금 부과도 이런 취지다. 지하수법에 따라 허가 및 신고시설은 t당 65원을 상한선으로 부담금을 내야 한다. 홍형표 건설교통부 수자원정책팀장은 “지하수 이용부담금 부과는 무분별한 개발을 막아 오염을 줄이는 동시에 지하수시설 사후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신문유통원 출범 신경전

    신문유통원 출범 신경전

    개정 신문법에 따라 설치되는 신문유통원을 두고 이런저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쪽에서는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어떻게든 통제·관리가 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언론노조·언론개혁국민행동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그럴 경우 정부 스스로 유통원의 설립근거를 깎아먹는 자충수를 놓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당장 언론노조는 지난 22일 국회 기자실에서 ‘정부-중앙일보 신문유통원 장악 기도 폭로’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관광부를 맹렬히 성토했다. 신문산업을 도와주겠다는데 정작 이들은 왜 반발할까. ●쟁점은 정부의 개입 ‘정도’ 신문유통원 설립의 가장 큰 원칙은 “신문사의 자본력이 아니라 신문의 질로 경쟁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 원칙은 민주주의와 여론의 다양성 보장이라는 대원칙 아래 나왔다. 뉴미디어의 잇따른 등장으로 영상산업이 폭발적으로 팽창하고 있지만, 논리적 사고와 이성적 판단은 역시 활자매체의 몫이라는 판단 아래 활자매체를 활성화하자는 것이다. 비데나 자전거를 받을 수 있어서가 아니라 독자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신문을 골라볼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의 숱한 흠집내기와 달리 서구 여러 선진국에서 이미 비슷한 제도를 도입한 이유기도 하다. 그래도 딜레마는 있다. 정부 개입이 지나치게 세세하면 ‘언론통제’라는 비판에, 그렇다고 손을 놓아버리면 ‘퍼주기’라는 비판에 맞닥뜨릴 수 있다. ●“유통원은 문화부 산하기관 아니다” 언론노조 등 언론운동단체들 주장의 핵심은 신문유통원은 문화관광부가 아니라 독립적 인사로 구성되는 신문발전위원회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언론개혁국민행동측이 정동채 문화부 장관에게 “유통원장을 문화부장관이 임명하고 문화미디어국장이 유통원의 당연직 이사여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은 이유다. 이는 문화부가 ‘주는 것 없이 차지하려고만 드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또 유통원에게 신문 배달뿐 아니라 공동인쇄와 판매, 구독료 징수 및 광고업무 대행까지 맡기려 한다는 의심으로 연결된다. 공동배달업만으로는 유통원 운영이 어려울테니 다른 일거리도 찾아봐야 한다는 것인데, 한 일간지 판매담당자는 “그런 식의 업무영역 확장은 신문시장의 정상화라는 유통원의 출발점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정부는 돈이나 내고 있으라고?”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사업에 정부가 뒷짐만 지고 있을 수 없다는 문화부의 반박논리도 강력하다. 문화부 이우성 미디어산업진흥과장은 “뭐라 그래도 국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사업인데 정부는 돈만 낸 채 관리도, 점검도 하지 말고 있으라는 얘기냐.”면서 “그러다가 유통원의 운영이 어려워지면 결국 정부에 책임을 물을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동시에 전직 중앙·동아일보 인사들이 신문유통원 준비위원회 등에 포함된 것도 “그만큼 모든 신문사에 문호가 열려 있다는 개방성을 증명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받아넘겼다. 그러나 유통원의 업무확장 등에 대해서는 “세부사항 등에 대해서는 앞으로 활동할 준비위원회에서 결정할 것”이라면서 “신문배달에 가장 중점을 두고 올해 안 법인을 설립한다는 원칙 정도만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신문사들 사분오열? 신문사들의 입장도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신문협회 판매협의회장 박용섭 경향신문 상무는 “개별 언론사들마다 의견과 이해관계가 달라 공동의 목소리를 내는 작업이 참 쉽지 않다.”면서 “신문사들간 의견을 종합해 반영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이번 주내 모임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목되는 대목은 ‘친정부’언론이 아닌 ‘비판’언론임을 자처하면서 개정 신문법을 가장 강력히 비판했던 조중동의 대응이다. 이들 사이에도 이미 균열이 시작됐다는 징후가 조심스레 엿보이고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靑·삼성 ‘밀월’ 금 가나

    한때 ‘밀월관계’로 비쳐졌던 청와대와 삼성그룹의 관계에 이상 현상이 감지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금산법(금융산업의 구조개선 법률) 개정안이 마련된 경위파악에 나섰기 때문이다. 2003년 진대제 삼성전자 사장이 정보통신부장관에 임명되면서부터 시작된 참여정부와 삼성의 밀월관계는 지난 연말과 올해 초에 피크를 이뤘다. 이학수 삼성 부회장이 노 대통령의 부산상고 1년 선배라는 점도 무관치 않다는 그럴듯한 해석들이 나왔다. 노 대통령은 이건희 회장의 처남인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을 주미대사로 내정하는가 하면, 올해 3월 리움미술관을 방문해 이 회장 부부와 티타임을 가지면서 관계 개선에 가속도가 붙는 듯했다. 일부에서 ‘유착관계’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였던 참여정부와 삼성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균열조짐은 외형상 공정거래법 개정안에서 불거져 나왔다. 삼성생명·삼성화재 등은 지난 6월28일 금융계열사의 의결권을 제한한 법 규정을 놓고 헌법소원을 제기했고, 여권은 이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7월5일 국무회의에서 “금산법이 삼성에 면죄부를 준다는 논란이 있다.”고 강한 톤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이정우 당시 정책기획위원장의 강한 문제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조사배경에 대해 “국무회의 통과 당시에 논란이 있었고 시민단체·국회의원들이 문제제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경위와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씨줄날줄] 봉황과 용/이목희 논설위원

    ‘나라의 도장’ 국새가 바뀔 처지에 놓였다는 소식을 들으며 봉황과 용의 싸움이 벌써 걱정된다. 감사원은 사용중인 국새에서 균열 부분을 발견, 곧 행자부에 교체를 요구할 것이라고 한다. 국새제작자문위원회까지 구성하는 등 심혈을 기울여 만든 국새가 6년만에 금이 갔다니 한심한 노릇이다. 1999년 이전 옛 국새의 손잡이는 거북이 모양이었다. 중국 황제가 변방 제후들에게 내려준 도장에 거북이가 새겨 있었다.‘복종’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거북이를 국새 장식으로 선택한 당시 위정자들의 무신경이 놀랍다. 새 국새를 만들면서 처음 검토했던 상징물은 용이었다.1897년 고종이 대한제국 황제에 오르면서 제작한 ‘대한국새’도 용을 상징물로 썼다. 용을 황제급으로 보았던 셈이다. 하지만 반론이 거세게 일었다. 대통령과 청와대가 주로 사용하는 문장은 봉황이다. 국새를 거기에 맞추는 게 낫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더해 기독교계의 반발이 있었다. 용은 뱀과 동일시되며, 요한계시록에 나타나는 사탄이 용의 모양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결국 국새 손잡이는 봉황으로 결론났다. 봉황과 용의 논쟁은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역사적으로 봉황 무늬는 제후국에서 주로 쓰였으므로 용보다 격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여러 역사책을 보면 봉황과 용의 선후(先後)는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중국 황제들이 용 무늬를 애용했지만, 봉황 역시 황제를 상징했다. 봉문(鳳門, 황제의 궁문), 봉거(鳳車, 황제의 수레) 등 예는 많다. 한편으로 동이족이 상고시대 용봉문화(龍鳳文化)를 주도했다는 학설이 만만치 않다. 봉황과 용 모두 동이족의 상징물이라는 것이다. 중국 중원을 차지하지 못한 배달민족이 한반도쪽으로 옮겨가면서 봉황을 선호하게 되었다고 한다. 일각에서 동이족을 봉황족, 중국 민족을 용족이라고 부르는 배경이 된다. 봉황을 용보다 낮춰볼 이유는 없을 것 같다. 봉황·용 논쟁 가열은 중국에 대한 역사적 열등의식의 표출로 비칠 우려가 있다. 다시 국새를 만든다면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세련미, 견고함을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다. 지금 국새를 가진 나라는 한·중·일 정도라고 한다.IT강국답게 차제에 국새라는 개념을 박물관에 보내는 방안도 생각해보자.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反테러 vs 反빈곤” 유엔정상회의 격전

    유엔 창설 60주년을 맞아 14일(현지시간) 뉴욕서 개막된 191개국 정상회의가 ‘초장’부터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치고받기’로 어수선하다. 미국은 유엔을 이용, 이란 핵개발에 재갈을 물리려 했다. 하지만 미국의 ‘일방주의’를 성토하는 이란의 역습으로 정상회담장이 외교적 격전장으로 변하는 등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브라질 룰라 다 실바 대통령,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 등 이른바 제3세계권 정상들은 “빈곤이 테러와 국제적 갈등의 시발점”이라고 강조하면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테러 퇴치의 중요성을 평가절하했다.60주년을 기념한 정상들의 회합이 합의보다 갈등과 균열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현지 외교 소식통들은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테러를 지원하고 대량살상무기를 추구하는 무법정권 통치자들에게 세계평화와 안정위협은 용납할 수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고 열을 올렸다. 반면 룰라 등 제3세계 지도자들은 “폭력이 없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아와 빈곤을 추방해야 한다.”며 뚜렷한 입장차를 보였다. 테러 근절을 위한 유엔 회원국들의 강력한 조치를 촉구한 미·영 등 서구선진 정상들의 호소에 개발도상국 정상들이 “만성 빈곤이 지역 갈등을 부추긴다.”며 선진국들의 대외원조 및 자유무역 확대를 요구한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 미·영·중·러 정상들은 유엔 역사상 3번째로 안보리 회의에 모두 직접 참석해 대테러 결의안을 채택했다는 기록을 세웠다. 결의안은 테러 예방 조치를 포함, 폭력적인 극단주의자들의 이념에 대처할 것을 촉구했다.또 일년 이내에 각국이 취한 조치들을 총회에 보고토록 했다. 이에 대해 인권 단체들은 안보리 결의안을 각국 정부가 반대파 억압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엔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미국 비자 신청이 거절당하는 수모를 겪은 뒤 뉴욕에 온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미국의 일방주의를 비난했다. 그는 “유엔은 일방주의의 부도덕한 병폐에 맞서야 한다.”고 경고하며 “유엔은 정의를 위해 일해야 한다.”고 미국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이란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미국 대표단은 자리를 비웠다. 자메이카와 나이지리아 정상들도 선진국의 대외원조를 확대하고, 가난한 사람들의 생활수준 개선을 위한 2000년 밀레니엄 개발목표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폭스 멕시코 대통령은 “빈곤은 갈등을 유발하며 국경도 존중하지 않는다.”면서 빈곤이 평화와 안전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빈곤 퇴치는 대량 살상무기를 없애는 일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60주년을 기념한 정상회담이 시작부터 꼬이자 코피 아난 사무총장은 유엔 개혁과 빈곤 퇴치를 위한 과감한 조치를 주문하면서 “하루전 총회에서 채택된 선언문 내용이 회원국간의 이견으로 약화됐다.”고 유감을 표시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정치플러스] 靑 “최장집교수 주장 이해안돼”

    최인호 청와대 부대변인은 12일 최장집 고려대 교수가 최근 저서를 통해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 행보를 비판한 데 대해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일종의 ‘지역주의에 대한 패배주의’가 내재된 잘못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최 부대변인은 최 교수가 ▲지역주의는 종속변수 ▲참여정부의 사회 갈등·균열 외면 ▲지역문제의 정치적 알리바이 가능성 등의 주장을 한 데 대해 “지역주의를 사회 갈등과 분리해 부차적 갈등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과연 한국의 정치 현실을 제대로 직시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 [2005 프로야구] 심정수 ‘해결사 본색’

    삼성과 두산이 만난 잠실구장.7회까지 4-4로 팽팽히 맞서 두팀 벤치 모두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승부에 숨을 죽였다. 언제나 그렇듯이 작은 실수 하나에서 균열이 일어났다.8회초 무사 1·2루에서 삼성 박정환이 평범한 우익수플라이를 날렸지만, 뒤로 물러서던 두산 김창희가 글러브에 들어왔던 공을 떨어뜨렸다. 에러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충분히 잡을 수 있었던 공. 행운의 무사만루에서 박종호와 조동찬은 착실하게 희생플라이를 날렸고 경기는 그대로 뒤집어졌다. 삼성이 잠실에서 끈끈한 팀배팅을 앞세워 두산에 6-4,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뒀다.‘사자군단’은 파죽의 5연승을 달리며, 정규리그 자력우승을 위한 매직넘버를 ‘10’으로 줄였다.14경기를 남긴 삼성은 10승을 더 보태면 2위 SK의 성적에 관계없이 한국시리즈 직행티켓을 거머쥐게 된다.삼성은 또한 올시즌 내내 끌려다니던 두산전에서도 5연승을 기록, 시즌전적 8승1무8패로 균형을 이뤘다. 삼성 심정수는 1회 투런홈런을 포함해 3타점을 쓸어담는 등, 최근 5경기에서 3홈런 7타점을 몰아쳐 선동열 삼성 감독을 흡족케 했다. 롯데는 사직에서 선발 이상목의 호투에 힘입어 현대를 4-2로 따돌리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이상목은 8회 투아웃까지 4탈삼진을 뽑아내며 4안타 1실점(0자책)으로 틀어막아 6승(6패)째를 따냈다. 대전에선 조원우의 생애 첫 만루홈런 등 14안타를 뿜어낸 한화가 LG를 14-4로 물리쳤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최장집교수 “현정부 지역타파 전략 다른 정치의도 가능성”

    대표적인 진보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교수(정치학)가 노무현 대통령의 지역주의 타파 전략 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최 교수는 최근 출간된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후마니타스 펴냄) 개정판에서 “오늘의 시점에서 지역문제가 정권의 운명을 걸고 추구해야 할 최우선의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뭔가 다른 의도를 가진 정치적 알리바이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이 책에서 그 자신이 주장하는 ‘정당 중심의 정치’와 노 대통령 행보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대통령 스스로가 정치의 경계를 좁히고, 탈정치화를 앞장서 실천하면서 이를 민주적 개혁이라고 주장해 왔다는 것이다.” 현 정부에서 많이 쓰는 개념인 ‘당정분리’라는 말에서 보듯, 대통령은 정부와 사회를 매개할 수 있는 정당과의 관계에서 스스로를 격리시켰다는 설명이다. 최 교수는 “이러한 정치 이해와 리더십 스타일은 결국 정당정치의 역할을 축소하고, 민주주의를 약화시키는 데 일조할 게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또 현 정권이 ‘거의 이데올로기 수준에 가까운’지역주의에 집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정치가 갖고 있는 문제의 궁극적 원인을 지역주의라고 말하고, 이의 해결을 위해서는 집권 정부이기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근본주의적인 태도는 현실에 존재하는 사회 갈등과 균열 요인에 제대로 대면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여소야대’ 정기국회 개원…‘험난한 100일’ 예고

    ‘여소야대’ 정기국회 개원…‘험난한 100일’ 예고

    올 정기국회가 1일 개원,100일 동안의 ‘먼 길’에 나섰다. 여야 모두 민생과 정책에 방점을 찍고 있지만 불법 도청사건, 사립학교법 개정안 등을 놓고 ‘파행 국회’가 재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잇단 연정 제의로 감정의 골이 깊게 파여 접점찾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지난해 정국을 시끄럽게 한 ‘4대 개혁입법’ 가운데 미완으로 남은 사립학교법과 국가보안법을 놓고 여야는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특히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김원기 국회의장이 오는 16일까지 심사 시한을 지정한 상태다. 이 기간내 합의하지 못할 경우 국회의장이 직권 상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정기국회 순항의 첫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은 사학의 투명성을 위해 개방형 이사제를 골자로 하는 개정안을 지난해 제출했고 한나라당은 최근 임시 이사제를 공영 이사제로 개편, 공영 감사제를 도입해 감사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제출했다. 한편 국가보안법의 경우 열린우리당은 폐지를, 한나라당은 개정을 주장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회기 내 처리를 원칙으로 정했지만 지난해 ‘파행 악몽’을 우려해 강력하게 밀어붙이지 않을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의 처리 수위에 따라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불법도청 사건, 이른바 ‘X파일’수사와 관련, 열린우리당은 제3의 기구를 통해 도청자료를 공개하고 수사는 검찰이 맡는 것을 골자로 하는 특별법을 먼저 처리한 뒤 특검법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민주노동당·민주당·자민련과 공동발의한 특검법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법안 가운데 파일 공개범위 등 위헌 요소를 먼저 검토한 뒤 특검법안을 추진할 예정인데 이 과정에 민주노동당과의 ‘균열’이 생길 수도 있다. 아울러 민주노동당과 열린우리당의 ‘특별법 공조’도 변수다. 열린우리당도 사안의 민감함을 고려, 우선처리법안에 포함하지는 않았다. 부동산 종합대책과 관련, 세율 범위와 주택 공급확대 방안 등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열린우리당은 일단 관련 14개 법안을 상임위와 여야의 부동산정책협의회에서 합의 처리한다는 방침이지만 ‘원안 고수’가 원칙이다. 한나라당은 정부의 부동산 보유세와 양도세 강화 방안에 대해 ‘세금과의 전쟁’을 선포했고, 민주당도 지나친 세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종수 박준석기자 vielee@seoul.co.kr
  • ‘동상이몽’ 회담… 盧·朴 노림수는?

    ‘동상이몽’ 회담… 盧·朴 노림수는?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회담이 전격적으로 성사됨으로써 ‘대연정 정국’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회담의 의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연정, 정치개혁, 정기국회 협조방안, 민생경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고 특히 연정에 논의의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 모두 연정을 놓고 내부에서 갈등과 균열양상을 보일 정도로 논란이 달궈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회담 결과에 정치권의 주목이 집중된다. 노 대통령과 박 대표가 연정에 합의하는 결단을 도출해낼 가능성은 희박하다. 노 대통령과 박 대표의 회담은 일단 대연정을 놓고 입장 차이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 대통령은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연정의 불가피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박 대표는 “연정에 대꾸할 가치가 없다.”면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해오다 내부에서 이견이 제기되자 “안 되는 것은 몇번 얘기해도 안 되는 것”이라고 못박았기 때문에 입장을 뒤집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렇듯 결론이 뻔히 예상되는 회담을 왜 이 시점에서 노 대통령이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을 통해 제안했느냐는 데 궁금증이 집중된다. 노 대통령이 “연말까지 대연정 제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힌 점에 비춰 보면 대연정의 결론을 내는 시점을 앞당긴 것으로 해석된다. 오는 8일 유엔총회 참석 등을 위해 출국해 17일 귀국하는 일정도 감안한 듯하다. 출국 전에 대연정의 매듭을 지으려는 의도로 해석되며, 추석을 계기로 연정 국면의 전환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대연정이 불발로 매듭지어지더라도 연정 제안 자체가 백지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컨대 민주당과 민주노동당과의 소연정으로 선회할 수도 있다. 노 대통령은 연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정치적 수세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서 한나라당을 압박해 왔다. 박 대표도 대연정의 결론이 뻔한데도 회담을 거부하기는 부담스러웠을 법하다. 따라서 노 대통령과 박 대표는 처음으로 회담을 가졌다는 상징성 외에 정치개혁, 쟁점 법안 등의 현안에 대한 합의의 근처에도 이르지 못할 수 있다.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대연정을 거부한 다음 수순에 대해 “전략이 전혀 없다고도 할 수 없고, 또 다 있다고도 할 수 없다.”고 모호한 발언을 했다. 대연정에 이어 2단계 연정 국면은 추석 이후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는 선거구제 개편과 개헌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시기를 일치시키는 것도 대안”이라는 노 대통령의 언급에서 개헌 구상의 일단을 읽을 수 있다. 방향이 내각제인지, 이원집정부제인지는 불분명하다. 노 대통령이 총리에게 국정운영권을 주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원집정부제를 선호한다는 관측도 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한나라, 계속 무시하기로

    임기 단축까지 거론한 대통령의 에스컬레이터식 연정 제의에도 불구, 한나라당은 ‘무시 전략’을 유지할 예정이다. 국민들이 냉소적 반응을 보이는 데 굳이 맞장구를 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자칫 연정 논의구도에 휘말릴지 모른다는 우려도 배어 있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은 ‘적극 대응’을 주문했다. 논거는 ‘무대응 전략’으로 일관하지 말고 본격적인 정계 개편의 방법론을 모색하면서 이슈를 선점하자는 것이다. 수요모임 대표인 박형준 의원이나 남경필 의원은 구체적으로 “개헌 논의를 공론화해서 여권의 정략적 의도에 휘말리지 말고 정면돌파하자.”고 한 목소리를 냈다.고진화 의원은 한걸음 더 나아가 의원연찬회 이틀째인 31일 “지도부는 수세적 대응을 고수할 게 아니라 현재의 정세를 냉철하게 분석하고 평화체제 구축이나 지역주의 돌파 등 미래의 과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가칭 ‘평화와 미래를 위한 국민정치협상회의’를 구성하자.”고 촉구했다. 그러나 강재섭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내 임기를 다 못 채우더라도 뭘 하겠다.’라는데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하루라도 비울 수 없는, 억조창생을 책임지는 자리”라면서 “한나라당은 거기(연정론)에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공성진 의원은 ”노 대통령은 중층자아병, 쉽게 얘기하면 자아균열 현상이 굉장히 강하다.”는 막말성 주장으로 대통령의 연정 드라이브를 회화적으로 비판해 파문을 예고했다. 박근혜 대표는 이날 연찬회 정리 발언에서 “연정 발언이 점입가경이다.”며 “대통령이 (연정에)정치 역정의 마지막을 걸겠다고 했는데 정작 걸어야 할 것은 경제다.”라고 ‘쐐기’를 박았다.홍천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박은영의 DVD레서피] 큐브릭표 ‘금기3종세트’

    요즘 북한에선 도토리 밀주가 기승이라고 한다. 삶은 도토리를 발효시켜 소주와 비슷한 도수의 증류수를 내는데 이를 물에 희석한 술을 물물교환 수단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밀주는 꽤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조선시대에는 식량난을 이유로, 일제강점기에는 전통문화 탄압의 방편으로 전통주의 생산을 금지했다. 미국에서도 음주로 인한 범죄예방을 위해 1920년 금주령을 내렸다. 그러나 금주령이 내려질 때마다 밀주는 성행했고 오히려 밀주사업이 거대 갱단을 만드는 아이러니를 낳기도 했다. 금기에는 아찔한 매혹이 있다.‘시계태엽 오렌지’는 폭력과 노골적인 성적표현으로 인해 일찍부터 국내에서는 원천적으로 상영을 봉쇄당했다. 사실 걸작으로 손꼽히는 큐브릭의 영화들은 거의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때문에 한국의 영화광들은 알 카포네가 밀주를 빚듯 조악한 비디오를 제작했고 큐브릭 영화들은 대표적인 해적판 컬렉션으로 명성을 날렸다. 얼마 전 출시된 큐브릭 박스세트는 ‘금기 3종 세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연말 출시되어 반향을 일으켰던 ‘샤이닝’에 극장에서의 암전을 말끔히 거둬내고 출시된 ‘아이즈 와이드 셧’과 한국의 영화 심의 기준을 다시 세웠다고 평가받을 만큼 충격적인 영상을 자랑하는 ‘시계태엽 오렌지’가 무삭제로 더해진 구성이다. 이제 더 이상 금기가 아닌 이 DVD들의 아찔한 매혹은 완벽에 가까운 영상과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하는 날카로운 성찰에 있다. ●시계태엽 오렌지 폭력적인 행동을 일삼던 청년을 통해 도덕을 상실한 인간상과 그를 탄생시킨 사회를 묘사하고 있다. 단지 어느 한 장면 자르고 지워서 해결되지 않을 만큼 파괴적이고 기괴한 영상들의 모음이다 보니 그의 대표작 중 가장 늦게 국내에 출시되었다.1971년 작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현대적이고 파편적인 이미지와 ‘베토벤 교향곡 9번’의 기묘한 조합은 이 영화를 클래식으로 느끼게 할 정도로 세련된 앙상블을 보여준다. 별다른 부가영상은 없지만, 배우들의 피부 질감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선명한 화질과 클래식을 주조로 한 고전적인 스코어가 압권이다. ●아이즈 와이드 셧 부유하고 안전한 일상을 살고 있는 젊은 의사를 통해 삶의 이면에 숨겨져 있는 은밀하고 섬뜩한 비밀과 균열을 추리형식으로 들춘다. 빌 하포드의 이틀간의 로드 무비이자 처절한 이 심리드라마는 근사한 이미지들의 향연이다. 톰 크루즈의 압도적인 카리스마와 마임을 하는 여신 같은 니콜 키드먼의 몸 연기, 거장의 명성을 입증하는 황홀한 영상과 진중한 메시지가 강렬하다. 고전적인 뉴욕의 이미지를 잡아내면서도 이와는 이질적으로 불안을 가중시키는 단조롭고 신경질적인 피아노를 배치해 긴장감을 가중시켰다. 부가영상에서 톰 크루즈와 니콜 키드먼, 영화를 마무리한 스티븐 스필버그의 인터뷰를 볼 수 있다. DVD칼럼니스트·mlue@naver.com
  • ‘연정 무시전략’ 균열 조짐

    ‘연정 무시전략’ 균열 조짐

    노무현 대통령의 잇단 ‘대연정’ 제안을 놓고 ‘완전 무시’ 전략으로 일관해 온 한나라당에서 ‘부분 무시’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당 지도부는 “더 이상 대꾸할 가치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개인 성명이나 언론 인터뷰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연정이나 선거구제 개편은 검토할 이유가 없지만 지역구도 혁파방안에 대해선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심지어 “필요하다면 대연정도 수용 여부는 나중의 문제이고, 검토는 해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까지 내놓고 있다. 급기야 박근혜 대표는 29일 상임운영위에서 “연정과 관련해 국민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발언은 자제해야 한다.”며 조기 진화에 나섰다. 박 대표는 이날 “연정에 대해선 지난 1일 기자회견까지 열어 당의 입장을 분명히 밝힌 만큼 더 이상 대꾸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며 당내 일각에서 일고 있는 ‘연정 검토론’에 쐐기를 박았다. 박 대표의 이같은 언급은 ‘연정 불가론’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하는 동시에 맹형규 정책위의장이 전날 제안한 ‘반노(反盧) 빅텐트 정치연합론’의 논란 확산을 조기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맹 의장은 이에 대해 “당이 이 문제에 대해 전략을 세우자는 뜻으로 개인적 고민을 얘기한 것”이라면서도 “정권 교체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야말로 현 시점에서 야당이 해야 할 책무”라며 ‘빅텐트 정치연합론’을 제시한 이유를 설명했다. 당 일각에서는 “국회의원이 개인적인 생각을 얘기하는 것도 잘못이냐.”며 “박 대표도 무조건 거부만 할 것이 아니라 당 안팎의 다양한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어 ‘연정론’을 둘러싼 당내 논란은 쉽사리 수그러지지 않을 것같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열린우리당 워크숍 대연정 공방

    29일 개최된 열린우리당 워크숍은 ‘갈등 노정’의 시작과 함께 ‘전열 정비’가 동시에 진행된 자리였다. 균열은 역시 ‘대연정’에서 드러났으며, 일부 의원들은 최근 정국에서 당의 노선과 위치 설정 등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비공개로 진행된 토론은 예상만큼의 격렬함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와 야당만 정치하나…” 연정에 대한 반감은 우선 “도대체 이해를 못하겠다.”는 데서 시작됐다.“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차별성이 없다는 대통령의 말 뜻을 모르겠다.”,“의원들도 이해를 못하는데 어떻게 국민들이 이해를 하겠나.”,“연정 제안이 국민적 혼란을 가져왔다. 시기가 부적절했다.”,“지지도가 29%라 연정을 한다는 말은 논리적 근거가 약하다.”는 등의 주장이 제기됐다. “정치는 지금 청와대와 야당만 하고 있다. 당의 역할은 뭐냐.”는 자괴감도 표출됐다. 심지어는 “‘연정’을 하려면 ‘당정’부터 똑바로 해야 된다.”,“지도부도 대통령의 뜻을 모르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도 나왔다.“지역구도 타파는 제도 변경을 통해 일시적으로 성취될 수 없으며 최고의 가치도 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강기정 의원은 “대통령이 너무 앞서나간다.”며 “지역세력과 개혁세력의 승리를 놓고 (대통령이) 선도투쟁을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어떻게 정권을 내놓겠다는 말을 할 수 있나.”는 성토와 함께 의원들은 특히 “당과 상의없이 진행됐다.”는 데 상당한 불만을 표출했다고 한다. 앞서 당 열린정책연구원 이사장인 임채정 의원이 정책 보고에서 “한나라당이 열린우리당보다 더 서민을 위한 당이라는 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충격을 받았다.”면서 당의 정체성으로 ‘중산층과 서민의 당’을 제시하자 즉각 반론이 제기됐다. 임종인 의원은 “이는 지난 2년여 동안 ‘경제살리기’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지향하면서 생긴 문제”라면서 “노 대통령은 특권층·재벌 대변당인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정책적 차이가 없다면서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을 제안했는데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건 ‘정치질’이다” 그러나 7개반으로 나뉘어 진행된 토론에서는 각 반별로 노무현 대통령을 엄호하고 연정을 뒷받침하는 반박과 설득이 뒤따랐다.“연정만 따로 떼어놓으니 이해하기 어렵다. 사회 양극화 문제와 함께 보면 이해할 수 있다.”는 게 주된 논리였다.“현재 사회 분열상을 해소하는 데는 ‘사회 대협약’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정치권의 화합이 우선”이라는 얘기다. 당과 상의가 없었다는 지적에는 “당초 지도부와 상의를 했으나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당청간 논의가 끊긴 것”이라는 해명이 나왔다.“대통령 뜻을 당에서 뒷받침하지 못했다.”거나 “대통령이 당에 많은 시그널을 보냈는데 당이 반응을 못한 것”이라는 자책성 발언도 있었다. 연정 제기 시점에는 “정치 캘린더를 볼 때 지금밖에는 없다.”는 변호가 뒤이었다. 반연정론자에 대해 “대통령의 편지를 다 읽어보기는 했느냐.”고 비꼬는 발언도 있었다는 전언이다. 유시민 의원은 “정치권이 이렇게 싸우면 대연정이라도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서 대통령이 말한 것”이라면서 “이건(지금 정치는) 정치도 아니다.‘정치질’이다.”라고 주장했다. 통영 이지운 박준석기자 jj@seoul.co.kr
  • [지역플러스] 경주 감은사지 석탑 긴급 보수 실시

    올 연말 해체·복원될 예정인 경주 감은사지 동(東) 3층 석탑(국보 제112호)이 최근 긴급보수를 받은 사실이 밝혀졌다.29일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감은사지 동탑이 북면 동쪽의 상층 기단면석 상단부와 북서면 2층 탑신석 상단부 등 2곳에서 괴상박리와 균열이 심각하게진행돼 보수작업을 펼쳤다. 연구소측은 박리현상이 일어난 부위에 접착·방수제로 주로 사용되는 수지 충전 및 접합을 실시하고 균열 하반부에 수지를 충전시켰다.
  • 연천읍 이장協 ‘사격장 이전’ 탄원서

    경기도 연천군 연천읍 이장협의회는 28일 연천읍 옥산리 사격장 이전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정부에 제출하면서 접경지역 주민들의 피해를 보상할 ‘국가안보부담금’ 제정을 요구했다. 이장협의회는 탄원서에서 “수도권에 물을 공급하는 상수원지역에 물 부담금을 지원하는 것처럼 접경지역에 국가안보부담금을 지원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국가안보의 이익은 국민 전체에 돌아가지만 국가안보시설로 인한 불이익은 군사시설보호지역 주민만 받고 있어 이 불이익을 국민이 분담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장협의회는 또 군부대 사격훈련으로 발생하는 소음으로 불면증과 정서불안, 주택 균열, 가축 낙태 등 각종 피해가 발생해 해마다 주민 1000여명이 고향을 떠났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연천군 일대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군부대 동의 없이는 어떤 개발행위도 불가능하며, 이로 인해 6·25전쟁 직후 7만명이던 연천군 인구가 5만명으로 줄어드는 등 ‘불모의 땅’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수표교 이전복원 어려울것”

    현재 장충단공원에 있는 수표교를 원위치인 청계천에 옮겨 복원하면 하천이 범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석재 상태도 불량해 복원 과정에서 밑받침돌의 36%가 훼손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수표교 이전 복원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사실은 서울시가 문화재청의 권고에 따라 2004년 4월 시 유형문화재 18호인 수표교를 원위치에 이전 복원하기로 방침을 정한 뒤 같은해 8월부터 최근까지 실시한 ‘수표교 기본설계 용역’에 따른 것이다. 시 문화재위원회는 이달중 수표교 이전 복원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22일 시에 따르면 수표교를 30분의 1로 축소한 모형으로 50년·200년 빈도의 최대 폭우 때를 실험한 결과 많은 비가 내리면 수표교가 물 흐름을 방해해 수표교가 완전히 물에 잠기며, 청계천이 넘쳤다.50년 강우빈도에 청계천 수위는 24.28m로 복원되는 수표교 높이(23.56m)를 넘어섰다.200년 강우빈도의 경우에도 청계천 수위는 24.67m로 높아졌다. 수표교의 45개 교각의 두께가 총 6.3m로 복원된 청계천의 폭인 23m의 27%를 차지해 물의 흐름을 막기 때문이다. 이같은 병목현상을 없애기 위해서는 수표교 주변의 200m구간의 폭을 중구쪽으로는 9m, 종로구쪽으로는 5∼6m 넓혀야 한다. 비용만도 청계천 복원사업 비용의 20%안팎인 800억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미 설치한 통수(通水)상자도 다시 뜯어내고 새로 공사를 시작해야 하는 문제도 따른다. 옮기는 과정에서 석재 훼손은 불가피하다. 구조적으로 중요한 하부 교각석 45개 가운데 36%인 16개 돌이 심한 풍화에 의해 내구성 문제가 예상되거나 구조적으로 균열이 생기는 ‘불량’ 등급 평가를 받았다.육안으로 보기에 흙으로 덮여 있는 하부 교각석은 1959년 청계천 복개당시 장충단공원으로 옮겨오면서 각각 50㎝ 깊이로 콘크리트에 묻혔다. 이를 콘크리트에서 떼어내는 과정에서 추가 훼손이 발생할 우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인터넷이 사회균열 부추겨”

    “인터넷이 지역과 계층간 차이를 확대시키고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있다.” BBC 인터넷판은 17일 인터넷의 보편화가 지역간 빈부 격차를 더 벌려놓고 있다는 조셉론트리재단(JRF)의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JRF는 “인터넷의 발달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더 쉽게 지역과 개인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있다.”면서 “이같은 정보들은 같은 계층끼리 모이고 다른 계층들을 배제시키는데 이용되는 경향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는 과거보다 훨씬 더 쉽게 자신이 원하는 주거지와 교류집단을 선정할 수 있게 된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미 미국 등에선 특정 지역의 소득 수준, 주민들의 인종분포, 교육기관 수준 등에 대한 정보를 상업 사이트 등을 통해 쉽게 구할 수 있다. 연구팀을 이끈 영국 요크대학의 로저 버로 교수는 “인터넷의 발달에 따른 정보접근의 용이성으로 이제 부자들이 이전보다 더 쉽게 덜 다양하고 더 획일적인 지역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BBC는 “부자 이웃과 함께 사는 서민들은 그렇지 않은 서민들보다 보다 쉽게 소득 및 생활수준을 높일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인터넷으로 인한 손쉬운 정보접근으로 인해 생활공간에서도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격리가 가속화되고 있고 이에 따른 계층간 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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