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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훈 ‘무상 급식 반대’ 승부수에 민주 견제

    민주당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 청구 지지’에 맹공을 퍼부었다. 무상급식 문제가 민주당 복지 정책의 근간인 만큼 오 시장의 ‘지지’가 자칫 복지 드라이브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체 불명의 괴단체가 주민투표를 청구하자마자 오 시장이 기자회견을 자청했다.”면서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시민을 볼모로 삼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미 15곳의 시·도와 기초자치단체의 80%인 183곳이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오 시장은 이제라도 투표를 철회해 투표에 들어가는 182억원의 혈세를 아껴 달라.”고 촉구했다. 이인영 최고위원도 “서울시장의 기자회견은 주민투표를 스스로 기획·주도했다고 고백한 것”이라면서 “아이들의 먹는 문제로 불장난하지 마라.”고 지적했다. 차기 대선주자인 오 시장의 행보에 사전 균열을 내려는 공세적 측면도 크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맞춤형 복지’를 비롯, 여권도 복지 확대론이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오 시장의 투표 지지는 나름의 승부수라는 것이 야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원조 보수층을 결집, 여권의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오 시장의 정치적 의도를 키워줄 필요가 있나. 서울시당과 시의회가 잘 알아서 할 것”이라고 관망했다. 민주노동당은 “국민 80%가 원하는 무상급식을 포퓰리즘이라고 매도하며 반대 투표를 지지하는 것은 철부지 정치인의 대권놀음에 불과하다.”고 공격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지금 대전청사에선…] 중기청, 기술창업 소설 낸 까닭은

    중소기업청이 이례적으로 ‘관’ 냄새를 뺀 유료 창업소설을 발간했고 한국철도시설공단(철도공단)은 고속철도 안전성 논란 속에 업체 간 ‘이전투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공무원의 틀 깬 유료 창업서적 중소기업청이 청년 기술창업 매뉴얼 ‘넌 대리해, 난 사장할게’를 출간했다. 기술창업의 70% 이상이 이공계로 창업지식과 자신감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이를 만회하는 방안을 담았다. 또 절차 위주로 구성돼 현실성이 떨어지고 이해가 힘들다는 기존 창업관련 서적의 문제점을 완전히 탈피했다. 집필은 창업 기업인과 교수, 공무원 등이 참여해 창업 과정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모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구성했다. 사이 좋은 남매 현우와 빛나, 여기에 창업을 꿈꾸는 빛나의 남자친구 병준이 함께 등장한다. 단계별 위험요소와 이에 대한 대처법을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춰 알려주는 한편, 다양한 정보도 수록했다. 서승원 창업벤처국장은 “제대로 된 창업 길잡이를 만들자는 취지로 유료화(1만 5000원)했다.”면서 “인세는 청년 기업가 정신 확산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작은 일에도 깜짝 놀란 철도공단 경부고속철도의 안전성 문제가 대두된 가운데 시설주체인 철도공단에 초비상이 걸렸다. KTX 차량 문제에서 시작된 논란이 레일 체결장치와 선로전환기 등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선로전환기는 잦은 고장 원인이 제품 문제인지, 시공 문제인지를 규명하지 못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공단은 “엄정한 과정을 거쳐 제품을 선정했다.”고 항변하고 있으나 제보가 잇따르자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공단 관계자는 “호남고속철도와 수도권고속철도 사업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업체들이 마타도어 식으로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업계에서는 공단이 2009년 침목균열 사고 때처럼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분기기와 선로전환기를 ‘한국형’으로 재구성한 무모한(?) 도전이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한 관계자는 “고속철도 관련 기술과 부품 국산화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겪는 과정”이라며 “공단은 문제가 제기되는 것 자체가 매우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박근혜, 이번에는 조카가 ‘저축은행 비리’ 의혹

    박근혜, 이번에는 조카가 ‘저축은행 비리’ 의혹

     민주당이 저축은행 사태와 관련, 연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 향해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민주당은 9일 박 전 대표의 조카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지방 저축은행의 불법 행위에 대해 금융위원회가 징계 수위를 낮췄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맹공을 폈다. 징계 결정 과정에서의 검사 개입설을 제기하며 검찰 개혁을 거듭 강조했다.  박영선 정책위의장은 고위정책회의에서 “금융위가 금융감독원이 당초 요청한 ‘직무 정지 6개월’을 1개월로 징계 수위를 낮췄다.”면서 “현직 검사가 압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제보가 들어와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영민 원내 수석부대표는 “박 전 대표가 ‘본인(박지만씨)이 아니라고 밝혔으니 그것으로 끝난 것’이라고 한 것은 특권 의식의 발로”라며 이틀 연속 비판했다.  민주당의 ‘박근혜 공격’은 다중 포석으로 보인다. 차기 대선 주자 부동의 1위라는 점을 겨냥한 사전 제어용에 가깝다. 여기엔 ‘이명박 학습 효과’가 작용한다. 당 전략 분야 관계자는 “이명박 후보는 당시 야권으로선 말도 안 되는 후보였지만 결국 대세론에 밀렸다. 내년 총선 전에 ‘박근혜 대세론’을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내부 균열도 기대하는 눈치다.  저축은행 사태의 진앙지는 부산이다. 따라서 박 전 대표의 핵심 지지 기반인 ‘영남권’의 민심 이반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최근 부산·경남 지역 동향을 살피기 위해 당 실무자를 급파해 현지 민심을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 관계자는 “부산·경남 지역 유권자들은 이미 수도권 중도층과 유사한 성향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한 의원은 “박 전 대표의 핵심 이미지는 원칙과 도덕이다. (동생과 친·인척 연루 의혹으로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프로야구] 아… 1승! KIA·LG, 1위 SK 맹추격

    [프로야구] 아… 1승! KIA·LG, 1위 SK 맹추격

    올 시즌 프로야구 개막 직전, 많은 전문가들은 유례없는 대혼전을 예상하면서도 SK와 두산을 ‘2강’으로 점쳤다. 공수에서 짜임새가 돋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전망은 개막과 함께 2개월 가까이 맞아 들어갔다. 특히 SK는 초반부터 끈끈한 조직력으로 독주를 이어 가 ‘공공의 적’으로까지 불렸다. 하지난 이런 판세는 6월 들어 지각변동에 휩싸였다. 진앙지는 부동의 선두 SK와 무서운 상승세의 KIA다. 이달 들어 SK는 1승 4패로 뜻밖에 부진한 반면 KIA는 SK와의 3연전 ‘싹쓸이’ 등 파죽지세의 5연승을 내달렸다. SK의 부진은 공수 조화의 균열로 요약된다. 지난 4월 무려 15승 6패(승률 .714), 5월 13승 10패를 거둘 당시 안정된 선발진과 막강 불펜진이 자랑이었다. 여기에 고비마다 ‘해결사’가 등장해 숨통을 틔워 주었다. 하지만 최근 마운드가 불안하고 해결사도 실종된 상태다. 이에 견줘 KIA는 초반 마운드 불안을 털어냈다. 여전히 불펜이 미덥지 못하지만 에이스 윤석민과 양현종의 부활이 큰 힘이 되었다. 고비마다 방망이도 터져 투타가 조화롭다. 6일 현재 SK는 공동 2위 KIA, LG와 불과 1승 차로 벼랑 끝 선두를 지켰다. 게다가 4위 삼성에는 2.5경기, 5위 롯데에는 5.5경기, 6위 두산에까지도 7경기 차로 위협받고 있다. 자칫 연패에 빠지면 순위가 요동칠 수 있는 긴박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SK가 당장 추락할지는 의문이다.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이 여전한 데다 아쉽게 패한 경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주가 SK 선두 수성의 최대 갈림길이 될 전망이다. SK는 상대적으로 약체(5승 1패)인 넥센과 주중 3연전, 4승 4패로 호각세인 두산과 주말 3연전을 치른다. 김성근 SK 감독이 최근 특별 타격 훈련으로 위기 탈출의 고삐를 조인 상태여서 결과가 주목된다. KIA는 주중 두산, 주말 LG 등 서울팀과 6연전을 앞둬 다소 부담스럽다. 숨 가쁜 선두 다툼이 팬들의 흥미를 한껏 돋우고 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지동원 ‘두개의 심장’을 보여줘

    지동원 ‘두개의 심장’을 보여줘

    핵심 미드필더 마이클 에시앙(첼시), 케빈 프린스 보아텡(AC밀란) 등이 빠졌지만 7일(오후 8시 전주 월드컵) 한국과 맞붙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위의 가나는 우습게 볼 상대가 아니다. 설리 문타리, 아사모아 기안(이상 선덜랜드), 안소니 아난(샬케04) 등 빼어난 선수들이 건재한다. 이런 가나를 상대로 31위 한국의 조광래 감독은 “수비를 전진시키고, 2대1 패스를 적극 활용한 빠른 공격을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공언이 실현될지는 대표팀의 ‘신형 엔진’ 지동원(전남)의 활약에 달렸다. 조 감독은 세르비아전에서 합격점을 받은 이근호(감바 오사카) 대신 지동원을 가나전에 투입한다고 했다. 포지션은 왼쪽 미드필더지만 큰 의미는 없다. ●공격-잦은 스위치·침투로 활로 최전방 원톱으로 출격할 박주영(AS모나코)과 경기 상황에 따라 계속해서 자리를 바꿔 가며 플레이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 아시안게임과 아시안컵에서 충분히 연습을 마쳤다. 승부의 관건은 박주영-지동원-이청용(볼턴)으로 짜인 공격라인이 이용래(수원)-기성용(셀틱)-김정우(상주)로 이어지는 중앙 미드필더진과의 유기적이면서 빠른 패스와 자리 이동을 통해 가나 진영에서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는가이다. 가나의 수비와 미드필더들은 세르비아보다 개인기와 유연성이 좋다. 상대가 가진 공을 탈취하고, 패스 연결을 끊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래서 세르비아전보다 패스 타이밍을 빨리 가져가야 한다. 주저했다가는 역습을 당할 수밖에 없다. 다리가 길고 민첩해 접근전은 피하고, 빠른 패스와 침투로 상대 진영에 균열을 내야 한다는 뜻이다. ●수비-소모적인 움직임 줄여야 조 감독은 지동원이 이 같은 역할을 하는 데 애를 먹으면 또 다른 왼쪽 미드필더인 김보경(세레소 오사카)을 투입해 활로를 열어보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세르비아전에서 이정수(알 사드)-홍정호(제주)의 중앙 수비라인은 합격점을 받았다. 수비 뒤 공간을 노리는 세르비아의 롱패스를 안정적으로 걷어냈다. 높이와 속도에서 밀리지 않았고, 위치 선정에서 한 단계 앞섰다. 그러나 가나는 세르비아보다 더 빠르고, 테크닉도 좋다. 공간을 선점하는 것만으로 실점을 막을 수 없다. 1대1의 기술에서 밀린다면 수라도 늘려야 한다. 공수 전환의 속도가 중요하다. 공격에 가담한 좌우 윙백과 미드필더들은 쉴 틈 없이 뛰어야 한다. 결국 문제는 체력이다. 소모적인 움직임을 줄여야 한다.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황재원(수원), 이상덕(대구), 이재성(울산) 가운데 누가 홍정호 대신 이정수와 호흡을 맞추게 될지, 또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관심사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WHO & WHAT] ‘위험천만 美우주왕복선의 비행’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 & WHAT] ‘위험천만 美우주왕복선의 비행’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이달 28일 인류과학의 큰 별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미국의 우주왕복선 애틀랜티스호가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를 박차고 올라 마지막 비행을 하고 나면 파란 하늘이 아닌 까만 우주를 날아다녔던 ‘스페이스 셔틀’은 박물관에서 관람객들과 여생을 보내게 된다. 1981년 4월 12일 컬럼비아호가 처음으로 하늘을 난 이후 챌린저, 디스커버리, 애틀랜티스, 엔데버 등 대항해시대 유명 탐험선들에서 이름을 따온 5형제가 비행한 횟수는 총 135회. 거리는 8억 5000만㎞에 이른다. 그러나 우주왕복선의 탄생이 사기극에 가까웠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969년 대통령에 오른 리처드 닉슨은 막대한 예산이 투자되는 우주개발 계획을 탐탁지 않아 하며 항공우주국(나사)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나사는 한번 쏘면 재사용할 수 없는 로켓 대신 얼마든 재활용이 가능한 우주왕복선을 제작하겠다고 제안했고, 이에 솔깃한 닉슨은 이를 받아들였다. 심지어 나사는 1주일에 1회, 연간 50회씩 비행이 가능하다고 닉슨을 속였다. 우주왕복선은 ‘돈 먹는 괴물’이었다. 한번 사용한 부품은 대부분 교체해야 했다. 지금까지 미국이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에 투입한 돈은 1500억 달러(약 162조원)가 넘는다. 1986년에는 챌린저호가 발사 73초 만에 폭발하는 장면이 전 세계로 생중계됐고, 2003년에는 컬럼비아호가 귀환 중에 역시 폭발하면서 미국과 과학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가상 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 이번 호 주인공은 퇴역하는 우주왕복선 3대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리처드 파인먼(1918~1988)이다. 아인슈타인과 함께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로 꼽히는 파인먼은 ‘파인먼씨 농담도 잘하시네’ 등 저서를 통해 대중과 호흡하는 학자로 이름을 떨쳤다. 특히 1986년 챌린저호 폭발 사건의 조사위원회에 참여, 원인을 규명하기도 했다. 우주왕복선을 만난 파인먼은 그들이 얼마나 위험한 비행을 했는지 그 비밀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파인먼:이렇게 무사히 만나게 돼 반갑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애틀랜티스를 제외하고는 이제 편히 쉴 일들만 남았네. 엔데버 자네는 내가 세상을 떠난 후에 만들어졌는데, 나 같은 물리학자가 왜 우주왕복선의 모임에 나타났는지 궁금하지 않나? 엔데버:제가 1992년에 태어났으니까 1988년에 돌아가신 선생님을 뵐 기회가 없었죠. 그래도 그 명성만큼은 익히 들었습니다. 1986년 챌린저 형님이 세상을 떠났을 때 그 조사위원회인 로저스위원회(국무장관을 지낸 윌리엄 로저스가 당시 위원장을 맡았다.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위원장의 이름을 따 위원회 이름을 부른다. 부위원장은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이었다)에 참여하셨죠? 그때 얘기를 좀 듣고 싶은데요. 파인먼:사실 나한테도 우주왕복선은 TV로나 보던 존재였지. 그래서 처음에 나사에서 전화를 받았을 때는 거부할 생각이었어. 그런데 집사람(기네스 파인먼)이 “모두가 몰려다니면서 정치를 할 게 뻔한데, 제대로 조사를 할 사람이 한 명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했고, 난 멍청하게 우쭐해서 그 말을 받아들였지. 디스커버리:그래도 사고 원인을 찾아내셨잖아요. 파인먼:글쎄. 세상에는 내가 챌린저가 발사되던 날의 기온이 크게 낮았고, 그 때문에 연료통의 틈새를 메우는 고무 O링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해 연료가 유출됐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으로 알려져 있지. 하지만 그 문제를 처음 알아낸 것은 국방부의 커티나 장군이었어. 난 단지 그 문제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애썼을 뿐이지. 애틀랜티스:선생님이 다른 사람들이 회의를 하는 동안 얼음물을 달라고 해서 실제로 O링을 넣어 뒀다가 보여 줬던 그 장면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공개회의였는데,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일부러 그러신 건가요? 파인먼:아무도 나한테 O링을 주지 않았는데, 회의장의 모형에 O링이 있었고 그걸 실험할 수 있는 곳이 거기뿐이었거든. 사실 조사 과정에서 나사와 관련 회사들이 얼마나 일을 엉망으로 하고 있는지를 뼈저리게 느꼈고, 수많은 부분을 감추려 하고 있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어. 챌린저 폭발의 원인이 단순히 O링 때문이라고만은 할 수 없지. 디스커버리:이제 뭐 다 지난 일이고 정권도 여러 차례 바뀌었으니 구체적으로 좀 얘기를 해주시죠. 파인먼:120일이 조금 넘는 조사기간 동안 내가 가장 많이 들은 얘기는 “거기에 가서는 안 됩니다. 우리랑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라는 말이었지. 누군가 자기들을 파헤치고 다니는 게 불편했던 것이지. 무엇보다 우주왕복선은 사람이 만들고 탄 물건 중에 가장 위험했거든. 너희들은 실제로는 폭탄이나 다름없지. 우주왕복선의 설계상 사고 확률은 100~450회 비행당 1건으로 돼 있어. 군용기가 2만 2000회 비행당 1회, 민간 여객기가 100만건당 1회로 계산되는 것을 감안하면 정말 말도 안 되게 높은 위험도지. 그런데 나사는 이걸 민간 여객기와 같은 100만분의1이라고 발표했거든. 엔데버:어떻게 그런 계산이 나왔죠? 파인먼:“우주왕복선에는 사람이 타기 때문에 더 안전하다.”는 말도 안 되는 논리 때문이야. 숫자 조작을 한 거지. 실제로 우주공간에서의 임무를 제외하고, 비행과정에서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착륙할 때 바퀴를 꺼내는 버튼 하나를 누르는 것밖에 없거든. 그 밖에도 부품들에 생기는 문제를 규정 변경을 통해 허용치로 바꾸거나 엔진 터빈에 생긴 균열도 ‘파괴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용 가능으로 판정하기도 했어. 조사 과정에서 보니까 엔진, 부품, 연료 등 많은 부분에서 현장 기술자들이 발사를 반대했는데 윗선에서 묵살했더라고. 디스커버리:그런데 왜 무리해서 발사를 한 거죠? 파인먼:챌린저가 폭발한 1986년 1월 28일은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가 예정돼 있었지. 영화배우 출신답게 쇼를 좋아했던 레이건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챌린저호의 우주인과 교신을 하려고 했던 게 무리한 발사의 원인이었다고 봐야지. 특히 챌린저에는 일반인이었던 과학교사 매컬리프 부인이 타고 있었는데 극적 효과로는 최고였겠지. 챌린저가 얼마나 무리한 발사를 하는지 알고도 탔을 만큼 매컬리프 부인이 용감했는지는 별개로 쳐야겠지만 말야. 애틀랜티스:결국 그때 나사와 관련된 여러 가지 제안을 하셨고, 실제로도 많은 개선이 이뤄졌잖아요. 그런데 2003년에 큰형님인 컬럼비아호가 또 불행한 사고를 당했어요. 왜 그런 일이 일어난 거죠? 파인먼:그건 내가 세상을 떠난 후여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우주왕복선이 워낙 위험한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해야 할 것 같군. 외부적으로는 발사 단계에 타일이 떨어져 나가면서 돌아올 때 열을 견디지 못해 폭발했다고 하던데. 일각에서는 나사가 1990년대 후반에 구조조정을 심하게 하면서 관리와 정비 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하더구먼. 자, 사고 얘기는 이쯤에서 마치고, 이제 30년간의 우주비행을 마치고 각자의 안식처(디스커버리는 워싱턴의 스미스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 엔데버는 캘리포니아과학센터, 애틀랜티스는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로 옮겨지게 됐는데 마지막으로 각자 일생에서 가장 보람찼던 순간을 되돌아볼까? 디스커버리:전 ‘지구의 눈’으로 불리는 허블 우주망원경을 1990년 4월에 우주로 올려놨죠. 사람들이 총천연색 우주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된 것은 제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지금까지 우주왕복선 5대가 기록한 우주비행 135회 중 39회가 제 차지였습니다. 애틀랜티스:저 역시 허블망원경의 수리 작업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2003년 2월 컬럼비아 형님이 허블망원경을 수리하고 돌아오다가 사라진 이후 나사는 “국제우주정거장(ISS) 이외에는 우주왕복선을 보내지 않겠다.”고 선언했죠. 하지만 미국 과학자들은 물론 전 세계에서 허블망원경을 계속 보게 해 달라는 운동이 벌어졌고, 그 결과 제가 다시 허블망원경으로 향할 수 있었죠. 그리고 전 가장 마지막으로 하늘을 난 우주왕복선으로 역사에 남을 겁니다. 이달 말 비행으로 말이죠. 엔데버:하늘에 떠 있는 가장 큰 인공구조물인 ISS는 제가 주도한 작품입니다. ISS 내 우주인 투입이나 우주인들이 체류하는 데 필요한 물품 공급, 배터리 교체, 로봇 팔 설치 등이 모두 저를 통해 이뤄졌죠. 2007년에는 저를 타고 우주로 간 우주인들이 선생님이 돼 지구의 아이들에게 과학교실을 열기도 했죠. 이젠 모두 지나간 추억이 됐지만 말이에요. 언젠가 제 후배들이 태어난다면 이런 얘기들은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의 에피소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저희 형제들과 수백명의 우주인들이 만들어낸 도전의 역사는 영원할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파인먼:우주를 날아서 비행기처럼 자유롭게 활주로에 착륙한다. 정말 공상과학 소설 같은 얘기를 현실에서 보여준 자네와 나사의 과학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네. 물론 보이저(1977년 발사된 나사의 행성 탐사선. 목성과 토성을 찍었고 현재 태양계 끝에 도달해 있다)처럼 사람들의 기대를 뛰어넘어 태양계 밖 미지의 세상을 탐험하지는 못했지만 말이야. 하지만 난 여전히 자네들이 여기에서 나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기적이라고 생각한다네. 위험한 비행을 하며 형님 둘(컬럼비아·챌린저)을 먼저 보내고 자네들은 살아남지 않았는가 말일세. 우주왕복선이 이뤄낸 수많은 업적보다 내가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그들의 죽음이, 세상에 홍보용으로 전락한 과학이 얼마나 비참한 결과를 낳는지 보여 줬다는 점이라고 말하겠네. 아직도 지구 어딘가에서는 그런 일이 계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일세. 오늘 즐거웠어. 각자의 자리에서 미래의 과학자들에게 더 많은 교훈을 주기 바라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리처드 파인먼(1918.5.11~1988.2.15) 프린스턴대를 졸업한 미국의 이론물리학자로 양자전기역학을 재정립한 공로로 1965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 20세기의 거시 물리학이 아인슈타인으로 대표된다면, 미시 물리학은 파인먼의 영역. 금고털이와 드럼 연주, 그림에 재능이 있었고 형식과 권위를 거부했던 것으로 유명. ●도움말 주신 분 이주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과학팀장 정홍철 스페이스스쿨 대표 이학명 과학칼럼니스트 ●참고문헌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리처드 파인먼·김희봉/ 사이언스북스) 남이야 뭐라 하건!(리처드 파인먼·홍승우/ 사이언스북스) 우리는 이제 우주로 간다(채연석/ 해나무)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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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간기획W&W] 파인먼씨, 우주왕복선을 부탁해

    [주간기획W&W] 파인먼씨, 우주왕복선을 부탁해

     이달 28일 인류과학의 큰 별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미국의 우주왕복선 애틀랜티스호가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를 박차고 올라 마지막 비행을 하고 나면 파란 하늘이 아닌 까만 우주를 날아다녔던 ‘스페이스 셔틀’은 박물관에서 관람객들과 여생을 보내게 된다.  1981년 4월 12일 컬럼비아호가 처음으로 하늘을 난 이후 챌린저, 디스커버리, 애틀랜티스, 엔데버 등 대항해시대 유명 탐험선들에서 이름을 따온 5형제가 비행한 횟수는 총 135회. 거리는 8억 5000만㎞에 이른다. 그러나 우주왕복선의 탄생이 사기극에 가까웠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969년 대통령에 오른 리처드 닉슨은 막대한 예산이 투자되는 우주개발 계획을 탐탁지 않아 하며 항공우주국(나사)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나사는 한번 쏘면 재사용할 수 없는 로켓 대신 얼마든 재활용이 가능한 우주왕복선을 제작하겠다고 제안했고, 이에 솔깃한 닉슨은 이를 받아들였다. 심지어 나사는 1주일에 1회, 연간 50회씩 비행이 가능하다고 닉슨을 속였다.  하지만 우주왕복선은 ‘돈 먹는 괴물’이었다. 한번 사용한 부품은 대부분 교체해야 했다. 지금까지 미국이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에 투입한 돈은 1500억 달러(약 162조원)가 넘는다. 1986년에는 챌린저호가 발사 73초 만에 폭발하는 장면이 전 세계로 생중계됐고, 2003년에는 컬럼비아호가 귀환 중에 역시 폭발하면서 미국과 과학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가상 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 이번 호 주인공은 퇴역하는 우주왕복선 3대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리처드 파인먼(1918~1988)이다. 아인슈타인과 함께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로 꼽히는 파인먼은 ‘파인먼씨 농담도 잘하시네’ 등 저서를 통해 대중과 호흡하는 학자로 이름을 떨쳤다. 특히 1986년 챌린저호 폭발 사건의 조사위원회에 참여, 원인을 규명하기도 했다. 우주왕복선을 만난 파인먼은 그들이 얼마나 위험한 비행을 했는지 그 비밀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파인먼  이렇게 무사히 만나게 돼 반갑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애틀랜티스를 제외하고는 이제 편히 쉴 일들만 남았네. 엔데버 자네는 내가 세상을 떠난 후에 만들어졌는데, 나 같은 물리학자가 왜 우주왕복선의 모임에 나타났는지 궁금하지 않나?    ▲엔데버  제가 1992년에 태어났으니까 1988년에 돌아가신 선생님을 뵐 기회가 없었죠. 그래도 그 명성만큼은 익히 들었습니다. 1986년 챌린저 형님이 세상을 떠났을 때 그 조사위원회인 로저스위원회(국무장관을 지낸 윌리엄 로저스가 당시 위원장을 맡았다.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위원장의 이름을 따 위원회 이름을 부른다. 부위원장은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이었다)에 참여하셨죠? 그때 얘기를 좀 듣고 싶은데요.    ▲파인먼  사실 나한테도 우주왕복선은 TV로나 보던 존재였지. 그래서 처음에 나사에서 전화를 받았을 때는 거부할 생각이었어. 그런데 집사람(기네스 파인먼)이 “모두가 몰려다니면서 정치를 할 게 뻔한데, 제대로 조사를 할 사람이 한 명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했고, 난 멍청하게 우쭐해서 그 말을 받아들였지.    ▲디스커버리  그래도 사고 원인을 찾아내셨잖아요.    ▲파인먼  글쎄. 세상에는 내가 챌린저가 발사되던 날의 기온이 크게 낮았고, 그 때문에 연료통의 틈새를 메우는 고무 O링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해 연료가 유출됐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으로 알려져 있지. 하지만 그 문제를 처음 알아낸 것은 국방부의 커티나 장군이었어. 난 단지 그 문제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애썼을 뿐이지.    ▲애틀랜티스  선생님이 다른 사람들이 회의를 하는 동안 얼음물을 달라고 해서 실제로 O링을 넣어 뒀다가 보여 줬던 그 장면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공개회의였는데,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일부러 그러신 건가요?    ▲파인먼  아무도 나한테 O링을 주지 않았는데, 회의장의 모형에 O링이 있었고 그걸 실험할 수 있는 곳이 거기뿐이었거든. 사실 조사 과정에서 나사와 관련 회사들이 얼마나 일을 엉망으로 하고 있는지를 뼈저리게 느꼈고, 수많은 부분을 감추려 하고 있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어. 챌린저 폭발의 원인이 단순히 O링 때문이라고만은 할 수 없지.    ▲디스커버리  이제 뭐 다 지난 일이고 정권도 여러 차례 바뀌었으니 구체적으로 좀 얘기를 해주시죠.    ▲파인먼  120일이 조금 넘는 조사기간 동안 내가 가장 많이 들은 얘기는 “거기에 가서는 안 됩니다. 우리랑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라는 말이었지. 누군가 자기들을 파헤치고 다니는 게 불편했던 것이지. 무엇보다 우주왕복선은 사람이 만들고 탄 물건 중에 가장 위험했거든. 너희들은 실제로는 폭탄이나 다름없지. 우주왕복선의 설계상 사고 확률은 100~450회 비행당 1건으로 돼 있어. 군용기가 2만 2000회 비행당 1회, 민간 여객기가 100만건당 1회로 계산되는 것을 감안하면 정말 말도 안 되게 높은 위험도지. 그런데 나사는 이걸 민간 여객기와 같은 100만분의1이라고 발표했거든.    ▲엔데버  어떻게 그런 계산이 나왔죠?    ▲파인먼  “우주왕복선에는 사람이 타기 때문에 더 안전하다.”는 말도 안 되는 논리 때문이야. 숫자 조작을 한 거지. 실제로 우주공간에서의 임무를 제외하고, 비행과정에서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착륙할 때 바퀴를 꺼내는 버튼 하나를 누르는 것밖에 없거든. 그 밖에도 부품들에 생기는 문제를 규정 변경을 통해 허용치로 바꾸거나 엔진 터빈에 생긴 균열도 ‘파괴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용 가능으로 판정하기도 했어. 조사 과정에서 보니까 엔진, 부품, 연료 등 많은 부분에서 현장 기술자들이 발사를 반대했는데 윗선에서 묵살했더라고.    ▲디스커버리  그런데 왜 무리해서 발사를 한 거죠?    ▲파인먼  챌린저가 폭발한 1986년 1월 28일은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가 예정돼 있었지. 영화배우 출신답게 쇼를 좋아했던 레이건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챌린저호의 우주인과 교신을 하려고 했던 게 무리한 발사의 원인이었다고 봐야지. 특히 챌린저에는 일반인이었던 과학교사 매컬리프 부인이 타고 있었는데 극적 효과로는 최고였겠지. 챌린저가 얼마나 무리한 발사를 하는지 알고도 탔을 만큼 매컬리프 부인이 용감했는지는 별개로 쳐야겠지만 말야.    ▲애틀랜티스  결국 그때 나사와 관련된 여러 가지 제안을 하셨고, 실제로도 많은 개선이 이뤄졌잖아요. 그런데 2003년에 큰형님인 컬럼비아호가 또 불행한 사고를 당했어요. 왜 그런 일이 일어난 거죠?    ▲파인먼  그건 내가 세상을 떠난 후여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우주왕복선이 워낙 위험한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해야 할 것 같군. 외부적으로는 발사 단계에 타일이 떨어져 나가면서 돌아올 때 열을 견디지 못해 폭발했다고 하던데. 일각에서는 나사가 1990년대 후반에 구조조정을 심하게 하면서 관리와 정비 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하더구먼.  자, 사고 얘기는 이쯤에서 마치고, 이제 30년간의 우주비행을 마치고 각자의 안식처(디스커버리는 워싱턴의 스미스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 엔데버는 캘리포니아과학센터, 애틀랜티스는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로 옮겨지게 됐는데 마지막으로 각자 일생에서 가장 보람찼던 순간을 되돌아볼까?    ▲디스커버리  전 ‘지구의 눈’으로 불리는 허블 우주망원경을 1990년 4월에 우주로 올려놨죠. 사람들이 총천연색 우주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된 것은 제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지금까지 우주왕복선 5대가 기록한 우주비행 135회 중 39회가 제 차지였습니다.    ▲애틀랜티스  저 역시 허블망원경의 수리 작업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2003년 2월 컬럼비아 형님이 허블망원경을 수리하고 돌아오다가 사라진 이후 나사는 “국제우주정거장(ISS) 이외에는 우주왕복선을 보내지 않겠다.”고 선언했죠. 하지만 미국 과학자들은 물론 전 세계에서 허블망원경을 계속 보게 해 달라는 운동이 벌어졌고, 그 결과 제가 다시 허블망원경으로 향할 수 있었죠. 그리고 전 가장 마지막으로 하늘을 난 우주왕복선으로 역사에 남을 겁니다. 이달 말 비행으로 말이죠.    ▲엔데버  하늘에 떠 있는 가장 큰 인공구조물인 ISS는 제가 주도한 작품입니다. ISS 내 우주인 투입이나 우주인들이 체류하는 데 필요한 물품 공급, 배터리 교체, 로봇 팔 설치 등이 모두 저를 통해 이뤄졌죠. 2007년에는 저를 타고 우주로 간 우주인들이 선생님이 돼 지구의 아이들에게 과학교실을 열기도 했죠. 이젠 모두 지나간 추억이 됐지만 말이에요. 언젠가 제 후배들이 태어난다면 이런 얘기들은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의 에피소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저희 형제들과 수백명의 우주인들이 만들어낸 도전의 역사는 영원할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파인먼  우주를 날아서 비행기처럼 자유롭게 활주로에 착륙한다. 정말 공상과학 소설 같은 얘기를 현실에서 보여준 자네와 나사의 과학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네. 물론 보이저(1977년 발사된 나사의 행성 탐사선. 목성과 토성을 찍었고 현재 태양계 끝에 도달해 있다)처럼 사람들의 기대를 뛰어넘어 태양계 밖 미지의 세상을 탐험하지는 못했지만 말이야. 하지만 난 여전히 자네들이 여기에서 나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기적이라고 생각한다네. 위험한 비행을 하며 형님 둘(컬럼비아·챌린저)을 먼저 보내고 자네들은 살아남지 않았는가 말일세. 우주왕복선이 이뤄낸 수많은 업적보다 내가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그들의 죽음이, 세상에 홍보용으로 전락한 과학이 얼마나 비참한 결과를 낳는지 보여 줬다는 점이라고 말하겠네. 아직도 지구 어딘가에서는 그런 일이 계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일세. 오늘 즐거웠어. 각자의 자리에서 미래의 과학자들에게 더 많은 교훈을 주기 바라네.     도움말 주신 분 이주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과학팀장 정홍철 스페이스스쿨 대표 이학명 과학칼럼니스트   참고문헌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리처드 파인먼·김희봉/ 사이언스북스) 남이야 뭐라 하건!(리처드 파인먼·홍승우/ 사이언스북스) 우리는 이제 우주로 간다(채연석/ 해나무)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한·미 대북공조 균열 없지만…

    북한의 느닷없는 ‘남북 간 비밀접촉 폭로’는 한국과 미국의 대북 공조 전선을 균열시킬지도 모른다. 한·미의 이해관계가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내년 대선 앞둔 오바마 ‘고민’ 이명박 정부와 버락 오바마 정부는 역대 어느 정권보다 끈끈한 관계를 이어 왔다. 미국이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 전술을 철저히 외면하고 한국의 전략을 존중한 덕분이다. 오바마 정부는 오사마 빈라덴 추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결 등 중동문제에 전력을 쏟느라 북한문제에 주력할 여력이 없었던 데다 한국이 북한으로부터 대형도발을 잇달아 당했기 때문에 한국의 목소리를 배려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북한의 폭로로 이명박 정부 임기 중 남북관계가 회복될 가능성이 극히 희박해지면서 미국도 고민에 빠지게 됐다. 내년 대선 때문이다. 물론 미국 선거에서 한반도 문제는 큰 변수가 되지 못한다. 하지만 북한이 3차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시험 등으로 분란을 일으킨다면 오바마 대통령은 야당 후보로부터 ‘외교정책 실패’ 공세를 당할 수 있다. 물론 한·미 관계에 당장 심각한 불화가 생길 것 같지는 않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1일 “구체적인 협상내용까지는 아니더라도 한국이 미국에 정상회담 추진 사실을 알린 것은 맞다.”면서 “지난 2월 말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이 방미했을 때도 그와 관련한 협의를 한 정황이 짙다.”고 했다. ●美 대북 식량지원 재개 ‘고비’ 실제 이날 마크 토너 국무부 부대변인은 북한의 폭로와 관련, “미국은 한국과의 거래에서 완전히 투명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했다. 또 “(북한의 폭로는)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이끌지 못한다.”면서 “이는 지금까지 북한으로부터 들어온 같은 수사법”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문제는 이달 말쯤 나올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여부 결정이다. 토너 부대변인은 이날 북한의 폭로가 식량지원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식량지원은 정책적 사안과 별개이므로,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하필 남북관계가 최악으로 내려앉은 국면에 미국이 식량지원을 재개한다면 한국으로서는 난감할 만하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질서와 무질서 속 그 어디쯤에서 또 다른 ‘나’를 찾다

    질서와 무질서 속 그 어디쯤에서 또 다른 ‘나’를 찾다

    지난해 초 우리 문학계는 한 가지 우울한 소식을 접해야 했다. 2006년 장편 역사소설 ‘제4의 제국’ 이후 소식이 뜸했던 소설가 최인호(66)가 암투병 중이라는 내용이었다. 평소 왕성한 필력으로 독자들과 꾸준히 만나 온 그였기에 4년여의 침묵으로 그동안 갖가지 소문이 무성하던 중 날아든 소식이었다. 1975년부터 34년 6개월 동안 이어져 온 소설 ‘가족’의 연재를 중단한다는 갑작스러운 그의 선언 또한 팬들에게 많은 걱정을 안겨줬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훌훌 털어버리듯 소설가 최인호는 이제 새롭고 다른 모습으로 독자들과 마주했다.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여백 펴냄)는 영원한 청년작가 최인호가 5년 만에 내놓은 신작 장편소설이란 점에서 우선 반갑게 눈길을 끈다. 특히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지난 30여년 동안 몰두했던 역사와 종교소설 성향을 과감히 버리고 현대소설로의 회귀를 선언했다. 백제와 가야, 조선을 넘나들던 작가의 상상력이 다시 현대로 돌아온 것. 작가의 의미심장한 사고의 변화도 엿볼 수 있다. 머리말에서 그는 “이 작품은 암이 내게 선물한 단거리 주법의 처녀작이다. 하느님께서 남은 인생을 더 허락해 주신다면 나는 1987년 가톨릭에 귀의한 이후 ‘제2기 문학’에서 ‘제3기의 문학’으로, 이 작품을 시작으로 다시 출발하려 한다.”면서 “남에게 읽히기 위한 문학이 아닌 오직 나만을 위한, 나중에는 단 하나의 독자인 나마저도 사라져 버리는 본지풍광(本地風光)과 본래면목(本來面目)의 창세기를 향해서 당당하고 씩씩하게 나아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래서일까.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에서는 그동안 접해 보지 못했던 시공간, 즉 질서와 무질서가 뒤섞인 스스로의 혼돈의 공간을 창조해 냈다. 처제의 결혼식이 있던 그날, 주인공 K는 잃어버린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지난밤 술자리에서 끊겨 버린 기억과 자신의 행적을 추적해 나간다. 이 과정에서 K는 계속해서 역할을 바꾸며 등장하는 같은 얼굴의 사람들과 부딪치고, 시공간적으로 전혀 개연성을 찾을 수 없는 간밤 자신의 행적을 확인하면서 자신이 발을 딛고 선 현실에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깨닫는다.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 K는 조작과 속임수의 실체가 자기 자신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게 된다. 이런 의혹을 풀기 위해 ‘나’를 만나러 떠난다는 것이 소설의 줄거리다. 작가는 자신이 믿고 있던 모든 실재에 배신을 당한 주인공 K가 또 다른 실재를 찾아 방황하는 토요일부터 월요일까지의 과정을 통해 현대인이 맺고 있는 ‘관계 고리’의 부조리를 흥미진진하게 파헤치고 있다. 1만 2800원.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카다피, 폭격 피해 병원 떠돌며 은신”

    “카다피가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밤마다 병원으로 도망 다니고 있다.” 영국 비밀 정보국인 MI6가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에게 보고한 내용이다. 캐머런 총리는 이번 주에 이 보고를 받은 뒤 아파치 헬기 4대를 리비아에 투입하는 작전계획을 승인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은 MI6의 보고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정부 관계자와 외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두려움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공습을 피해 병원을 떠돌고 있으며, 매일 밤 그가 숨는 병원이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MI6의 보고에는 카다피군의 주요 지휘관들이 통화내용이 도청돼 위치가 탄로날 것을 우려해 전화사용을 멈췄으며, 이 때문에 지휘관끼리 제대로 연락을 주고받을 수 없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프랑스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 참석한 영국 정부 관계자도 리비아 공습 이후 어느 때보다 확신에 찬 어조로 카다피의 도주 행각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아파치 헬기를 투입하는 등 영국의 군사적인 압박이 높아진 것과 카다피의 심리상태에 대한 영국 정부의 평가와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카다피는 우리가 폭격하지 않을 장소들을 전전하고 있다.”면서 “그가 밤마다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은 사람들이 그가 있는 곳을 알게 될까 봐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고 밝혔다. 현재 리비아 정부의 상황을 ‘피해 망상에 젖은 카다피와 내부 균열에 따른 불안감’으로 압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카다피의 야간 도주 행각은 최근 리비아 정권이 애처로울 정도로 반군에 휴전을 호소하며, 입헌 정부와 희생자 보상, 휴전 준수에 대한 아프리카연합(AU)의 감시 등을 약속하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알 바그다디 알리 알마흐무디 리비아 총리는 반군과 새롭게 대화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리비아 전체를 대표하는 모든 조직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 리비아인이면 누구든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캐머런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모두 카다피의 휴전 제의가 신뢰성이 없다고 여긴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강서, 건축 멘토링제 시행

    강서구는 27일부터 ‘건축공사민원 멘토링(Mentoring·조언자)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민원으로 건축주는 공사가 지연돼 손해를 입고, 민원인들은 피해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해 갈등만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구에 따르면 2008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1241건의 건축허가가 났다. 하지만 건축 피해 민원이 1570건으로 건축허가보다 오히려 많다. 민원은 주택가에 다가구주택이나 공동주택이 건축됨에 따라 인근 주민들이 사생활과 조망권 침해, 균열 피해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구는 건축공사 피해민원이 발생하면 먼저 멘토를 지정하고, 공무원과 멘토, 민원인, 공사관계자가 함께 현장을 확인한다. 이어 멘토는 의견서를 구에 제출하고 민원인에게 조언하며, 제출된 의견서 등을 바탕으로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협의, 조정 등 원만한 해결점을 찾는다. 멘토는 민원인 입장에서 판단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대한건축사협회 강서구건축사회에 등록된 건축사 중 건축공무원으로 재직했던 사람 등이 지정된다. 자세한 내용은 건축과(2600-6863)로 문의하면 된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프로축구] 대전, 기세등등 포항 틀어막았다

    엎치락뒤치락이다. 프로축구 전북과 포항. 지난주엔 포항이 선두를 탈환하더니 이번 주는 다시 전북이 1위로 나섰다. 매 라운드 자리는 바뀌지만 3위 상주(승점 19·5승 4무 1패)를 멀찌감치 따돌린 전북과 포항의 2강(强) 체제는 뚜렷하다. 포항은 22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11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대전과 득점 없이 비겼다. 포항은 승점 1을 보태 승점 22(6승 4무 1패·골득실 +8)가 됐지만, 전날 강원을 꺾은 전북에 골 득실에서 밀려 1위(승점 22·7승 1무 3패·골 득실 +12)를 내줬다. ‘일주일 천하’다.최근 포항의 기세는 놀라웠다. 시즌 초부터 리그 무패 행진을 달리며 FC서울·수원을 우승 후보로 꼽았던 전문가들을 무안하게 만들더니 ‘전반기 결승전’으로 불렸던 지난주 10라운드 전북전에서도 먼저 2골을 내주고 후반 3골을 몰아치며 짜릿한 역전승을 챙겼다. 올 시즌 리그 패배는 9라운드 부산전(1-2 패)이 유일하다. 이날 대전전을 앞둔 황선홍 감독은 결연했다. “강팀에게는 강했지만, 이겨야 될 경기를 놓친 게 많다. 대전이 약팀은 아니지만 시즌 초반보다 경기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반드시 승점 3을 챙기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포항은 수원·제주·울산·전북 등을 잡았지만, 성남·인천·강원 등 하위권 팀들과 비기며 더 치고 나갈 동력을 잃었다. 예상대로(?) 경기는 잘 안 풀렸다. 경고 누적으로 빠진 미드필더 신형민의 공백이 컸다. 김태수가 신형민의 자리를 메웠지만, 김재성·황진성으로 이어지는 ‘황금 미들진’에 미묘한 균열이 생겼다. 전반을 0-0으로 마쳐 조급해진 포항의 황 감독은 후반 조찬호, 고무열, 김기동을 차례로 투입하며 전술적 변화를 꾀했지만 결국 골문을 여는 데 실패했다. 유효슈팅 10개(총 슈팅 16개)를 날려봤으나 최은성 골키퍼가 지키는 골문은 견고했다. 대전은 물오른 ‘용광로 축구’와 대등하게 싸우며 리그 4연패에서 탈출했다. 그러나 최근 11경기 연속 무승(4무 7패)은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것을 방증했다. 울산은 성남과의 난타전 끝에 곽태휘의 결승골로 3-2 승리, 리그 2연패에서 탈출했다. 설기현은 울산 이적 후 첫 득점포를 터뜨렸다. 성남 조동건은 두 골을 넣었지만 패배로 빛이 바랬다. 인천은 한교원의 결승골로 광주를 1-0으로 누르고 4경기 연속 무패(2승 2무)를 달렸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짝퉁’ 대공포

    청와대를 비롯한 수도권 상공 방어를 위해 배치된 ‘오리콘’ 대공포의 절반 이상이 국방부의 허술한 입찰 과정을 뚫고 납품된 ‘짝퉁 포’로 밝혀졌다. 엉터리 부품을 써 포신이 훈련 때 두 동강 나는 등 심각한 결함을 갖고도 6년여간 실전에서 운용돼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9일 군납업체 N사 대표 안모(52)씨를 사기 등 혐의로 검거했다. 안씨는 오리콘 대공포 제작회사인 스위스 콘트라베스사 규격 제품을 수입·납품하기로 한 계약을 어기고, 국내에서 제작한 엉터리 포신을 국방부에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리콘 대공포는 스위스제 35㎜ 쌍열포로, 1975년부터 ‘GDF001’모델 36문이 직도입돼 1990년 말 성능 개량사업을 거친 뒤 지금까지 청와대와 수도권 영공 방어에 투입돼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안씨는 국방부 조달본부(현 방위사업청)의 경쟁입찰을 통해 미국의 무기중개업체 T사 명의로 오리콘 대공포 포신 79개를 낙찰받았다. 이후 1998~2004년에 6차례에 걸쳐 부산 금정구의 Y기계제작업체에 10억 2700만원을 지불하고 불량 포신 79개를 주문했다. Y사는 무기 제작 경험이 없고, 열처리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은 곳이었지만, 안씨로부터 설계도 등을 건네받아 불량품을 제작, 전달했다. 이후 안씨는 이렇게 제작된 ‘짝퉁 포신’을 일반물자로 위장해 홍콩 및 미국으로 보냈다가 역수입하는 수법으로 국방부에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짝퉁 포신은 사격 훈련에서 잇따라 망가졌다. 지난 3월 18일 충남 모 사격장에서 실시된 훈련에서 포신이 두 동강 나는 등 납품된 79개 중 6개가 균열·파손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문제는 국방부의 입찰 및 조달품목 관리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을 만큼 허술했다는 데 있다. 현재 국방부의 무기 거래는 2006년 국방부 조달본부에서 독립한 방위사업청이 맡고 있으며, 무기 부품의 경우 성능이 같다는 것을 전제로 최저가 낙찰 방식을 적용한다. 그러나 주요 부품을 서류상으로만 확인하는 등 입찰 관리에 허점이 드러났으며, 이 과정에서 관계자들의 묵인이나 비호가 있었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경찰의 시각이어서 향후 수사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KTX산천 첫 리콜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잦은 고장을 일으키고 있는 KTX-산천에 대해 ‘리콜’을 요청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004년 고속철도 개통 후 하자 문제로 리콜이 이뤄진 것은 처음이다. 게다가 이번에 리콜된 산천호가 도입 당시부터 차량에 결함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11일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고양 차량기지에서 운행에 앞서 실시한 사전 검수 도중 지난해 3월 운행을 시작한 산천 2호차 ‘모터 감속기’ 고정대에서 결함이 발견됐다. 사전 검수에서 발견하지 못해 운행 중 모터 감속기가 선로로 떨어졌을 경우 차체와 충돌하는 것은 물론 차량이 균형을 잃어 탈선하는 등의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이번에 리콜된 산천호는 지난해 최초 도입한 6편성의 하나로, 로템 측은 당초 2009년 7월 코레일에 인도하기로 계약했으나 지난해 2월에야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인도 시기가 7개월여 늦은 것은 차량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이 차량은 인수 이후 한 달여 만에 상업 운행에 들어갔다. 철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코레일 측에서 로템 측에 지체 보상금 500억~600억원을 책정, 차량 가격(한 편성당 330억원)에서 제외하겠다고 해 로템 측이 반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유리창 균열 회항하고

    제주항공 국제선 여객기가 조종석 유리창 균열로 긴급 회항했다. 제주항공은 11일(현지시간) 새벽 0시 25분 승객 184명을 태우고 태국 방콕 스완나품 국제공항을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던 7C 2202편이 출발 1시간 20분 만에 조종석 유리창의 균열로 긴급 회항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운항 도중 조종석 유리창의 우측 상단에 약 20㎝의 균열을 발견해 방콕 북동쪽 상공에서 회항했다.”면서 “출발 전 안전 점검 때는 아무 이상이 없었기 때문에 운항 도중 갑자기 균열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항공기 유리창 등 부품을 교체하는 작업과 균열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트래비 스토리> 시안(西安)…황제의 죽음을 함께했던 사람들

    트래비 스토리> 시안(西安)…황제의 죽음을 함께했던 사람들

    시안(西安) 방문을 앞두고 체크한 일기예보는 여정 내내 흐리거나 비가 올 것이라고 알려줬다. 여행객에게 ‘날씨 흐림’은 반갑지 않은 동반자임에 분명하다. 북서부에 황토고원이 위치하고 황하가 아니었다면 건조한 이곳에 하필이면 여행 시기에 맞춰 비라니, 이번 여행 운은 나쁘구나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시안에 도착하고, 워낙 건조한 지역이서 손님이 비를 몰고 오면 더 귀하고 반갑게 맞이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금세 우쭐한 기분이 됐다. 또 평소 같으면 아무리 진귀한 보물이 전시돼 있어도 화창한 날씨 탓에 괜히 손해 보는 기분이 들곤 했던 박물관 방문도 흔쾌히 즐기게 됐다. 글·사진 이지혜 기자 취재협조 중국국가여유국서울사무소 02-773-0393, 산시성인민정부, 시안시인민정부, 2011시안세계국제원예박람회 www.expo2011.cn, 대한항공 www.koreanair.com ◈ 여유(旅遊)는 여행과 관광을 뜻하는 중국어다. 중국어로는 ‘뤼요우’라고 발음한다. 중국국가여유국은 중국 중앙 정부에서 직접 운영하는 여행 관련 업무 조직이며, 서울사무소를 운영 중에 있으므로 이곳에 여행 관련 정보를 문의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인천-시안 항로를 주 4회(월·수·금·토요일) 운항하고 있다. 병마용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 진시황을 지키는 병마용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기병이고, 한경제의 왕릉인 한양릉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궁정악사와 무희다.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왜 이것에 대해 언급하는지 벌써 알아차렸을 것이다. 진시황은 무력을 통해 전국시대를 통일했으며, 강한 군대를 기반으로 한 통치체계를 확립했다. 특히 다른 국가와 달리 우위를 가진 기량이 다름 아닌 기병이었다. 한양릉의 주인인 경제는 한나라의 네 번째 황제로 국가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고 특유의 문화예술이 발달하던 시기의 황제다. 이때의 힘을 바탕으로 한무제는 실크로드를 개척하고 전성기를 누리고 됐다. 힘의 역사를 수호하는 병마용 “시엔양 가세요?” “아니요, 시안 가는데요.” 병마용 유적지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 하기에 앞서, 시안 출장길에 공항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언급하고자 한다. 탑승카운터 직원이 위와 같이 물었을 때 동북지역 리야오닝(요녕)성의 성도인 선양(瀋陽, Shenyang)을 묻는 줄 알았다. 인천공항이나 김포공항을 이용해도 서울 간다고 말하는 것이 일반적임을 감안하면, 그 직원은 시엔양이 시안의 국제공항임을 몰랐을 가능성이 높았을 듯하다. ‘시안’은 산시(陝西, 섬서)성의 성도이자 중국 서부 지역의 중심 도시이다 한자 발음인 ‘서안(西安)’이라는 지명을 들으면 그나마 역사 시간에 배운 ‘서안사변(1936년 동북군 총사령관 장학량이 당시 국민당 총통이었던 장개석을 화청지에서 납치하고 감금했던 쿠데타)’이 떠오르는 이곳, 중국식 발음으로 ‘시안’이다. 과거 진나라, 한나라, 당나라 등의 수도로 나라가 오래도록 평안하길 바라는 의미를 담아 ‘장안(長安)’이라고 불렸으나 지금은 수도를 비롯한 국가 경제·문화 중심이 동부의 베이징 등으로 옮겨온 것과 더불어 서쪽이 편안하라는 의미에서 ‘시안(西安)’이 됐다. 시안은 여전히 서부의 중심 도시 가운데 하나지만, 중부의 충칭(重慶)이나 남부의 광저우(廣州) 등과 같은 고층 빌딩은 찾아볼 수 없다. 흔히 ‘시안은 어디를 파도 유적이 나온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도시를 함부로 개발할 수 없고, 옛 건물들은 중소지방도시의 소박한 모습인 채로 수년이 흘러도 홀로 제자리다. 비행기를 타고 내려다보이는 그곳에는 넓디넓은 관중평야가 2,000년 전과 같은 모습으로 펼쳐져 있다. 왕조가 바뀌고 전쟁이 계속되면서 아방궁이나 대명궁과 같은 황제의 권력이 있기에 가능했던 화려한 건축물들은 사라졌지만, 친숙한 중국여행의 이모티콘인 병마용과 무용(무희 등을 형상화한 인형) 등을 만날 수 있는 유적지들이 과거와의 연결고리가 되어 준다. 눈에 보이는 엄청난 규모와 예스런 자태 등은 두 눈을 즐겁게도 하지만, 각각의 유물과 그것이 발견된 유적은 더 많은 것을 생각하고 깨닫게 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시엔양(咸陽)’은 시안의 동북부에 위치하며 시엔양국제공항은 시안 시내에서 약 1시간 거리다. 인천은 특수한 경우지만, 이와 같이 멀리 떨어진 곳에 공항을 건설한 이유는 시안 인근에 유적지가 워낙 많아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시안과 시엔양국제공항 사이의 고속도로를 건설하다 발견한 유적지가 한양릉이다. 또한 시엔양은 진시황제가 다스린 진나라의 황궁이 위치한 곳이다. 시엔양은 관중평야에서도 위하의 하류 지역으로 여산을 끼고 있는 풍수지리가 좋은 땅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아방궁은 시엔양 지역에 위치한 궁들 가운데 정무를 보는 정전(正殿)의 전전(前殿 )이다. 진나라의 시조는 본래 황하 하류 동해에 거주하던 동이족의 한 분파였는데, 후에 간쑤(甘肅)성의 동부로 이주해 유목민족 생활을 한다. 한족과 외모가 다르며 신체적으로 훨씬 체격조건이 우월한 편이었다. 역사서 <사기>에는 진시황릉의 지하궁전이 묘사돼 있다. 지상의 궁전을 본떠 만들었으며, 대량의 수은을 사용해 황하와 양자강을 조성하고 매일 진시황의 관이 중국 전역을 주유할 수 있도록 설비했다. 병마용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1974년에 린퉁(臨潼)의 농민들이 우물을 파다가 우연히 발견했다. 병마용갱의 위치를 근거해, 인근 여산 토질에 수은 함량이 많은 점 등과 연계해 진시황릉의 위치를 파악하게 됐다. 오랫동안 밀폐된 공간에 있던 지하궁전 내의 수은이 공기와 접촉할 경우 대량의 독가스가 발생하기에 발굴을 미루고 있으나, 과학적인 조사에 따르면 그 내부의 모습이나 규모가 사기에 묘사된 것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마용갱은 진시황릉과 1.5km 거리에 위치하며, 약 7,000여 개의 사람과 말의 토우가 매장돼 있다. 실제와 같은 크기로 제작됐으며, 같은 모습이 없고 핏줄이나 근육 모양, 표정 등까지도 세밀하고 생생하게 묘사돼 있다. 병마용은 모두 동쪽을 향해 있는데, 이는 궁전과 성의 문 위치 등도 동일하다. 이에 대해 동방을 숭상하는 종교를 가졌다거나, 동쪽 나라를 평정하고자 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등의 여러 가지 설이 분분하다. ◈ 한양릉 병마용만 봐도 사람들은 진시황을 떠올린다. 서양의 드라큘라와 미이라만큼 동양의 대표하는 아이콘이기도 하다. 반면에 한양릉에서 출품된 도용(도자기 형태로 제작된 인형)의 모습은 낯설기만 하다. 50~60cm의 자그마한 크기에 팔도 없이 앙상한 모습에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금성과 경복궁을 크기만으로 비교할 수 없듯이, 한양릉의 도용 역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안을 찾는 이들에게 병마용뿐 아니라 한양릉도 꼭 방문해 볼 것을 추천한다. 중국의 문화를 꽃피운 한나라 과거의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는 그것이 현재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한나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진나라를 먼저 알아야 하고, 동시에 한나라와 패권을 다툰 초나라를 알 필요가 있다. 진나라는 아방궁을 비롯해 수도 시엔양에 호화로운 성을 지었을 뿐 아니라, 지상의 궁전과 유사한 규모의 지하궁전도 건설했다. 동시에 북방민족을 막기 위한 만리장성도 축조했다. 진시황릉이 건설되기 시작한 것은 진시황이 즉위한 직후부터이며, 37년 동안 72만명의 인력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대규모 공사는 황실의 위엄과 통치력을 확보하는 데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그것이 지나쳐 진시황 사후에 진나라는 곧바로 멸망했다. 진나라의 멸망 후 천하를 얻기 위해 겨룬 이들은 초나라 항우와 한나라 유방이다. 항우는 초반에 우세를 띠었는데, 진나라의 궁전은 물론이고, 병마용갱 등 유산을 모두 불태웠다. 병마용갱은 화재로 인해 내부를 지탱하던 기둥이 소실되면서 함몰됐고, 병마용 역시 심하게 훼손됐다. 다만 도굴의 화를 면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덕분이다. 지금도 병마용갱 박물관에 가면 병마용을 복원하는 작업이 한 쪽에서 계속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병마용은 균열된 자국이 보인다. 일부는 복원하지 못한 것도 있다. 후학자들이 유방이 승리한 이유를 분석하는 데 있어, 평민 출신의 유방이 백성의 고초를 알았기 때문이라는 점을 주목한다. 때문에 한나라 왕조 역시 되도록 백성들의 고충을 덜어 주는 데 항상 주의를 기울였다. 한양릉에서 발견된 부장품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실제 크기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크기로 제작돼 있다. 이는 실물 크기로 제작할 경우 백성의 고충이 너무 크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또한 황후의 능과 합장하고 있으며, 다른 왕조와 비교해 소박함이 느껴진다. 또 하나 눈에 띄는 특징은 무희나 악사 등 문예와 관련된 도용이 많다는 점이다. 병마용도 일부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황궁에서 필요로 하는 요소에 예인이 많이 포함돼 있다. 특히 한나라 시대의 무용은 궁정 의전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전문 악부가 민간 무용을 비롯해 고대의 의전 무용 등을 광범위하게 수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는 서역과 서남 소수민족의 무용 또한 포함돼 있었고, 감정과 예술을 결합시키는 데 대해 관심이 높았다. 사람 도용 외에 동물 도용도 다양하다. 흥미로운 것으로 개보다 작은 크기의 돼지가 있다. 이 돼지는 쓰촨(四川) 지역 등의 토종 품종으로 육질이 훨씬 쫄깃쫄깃하고 맛있다고 한다. 이렇듯 한양릉에서는 궁의 의장군대뿐 아니라 생활용구 등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부장품이 다수 발굴됐다. ◈ 2011시안세계원예박람회는? 211시안세계원예박람회 (International Horticultural Exposition 2011 Xi’an, China)가 4월28일부터 10월22일까지 178일 동안 시안시 찬바 생태구에서 진행된다. 박람회 주제는 ‘천인장안(天人長安), 창의자연(創意自然)-도시와 자연의 화합 공생’이다. 장안은 시안의 옛 명칭인 동시에 ‘국가번영과 평안의 상징’이다. 마스코트는 시안의 시화인 석류를 형상화한 ‘장안화’다. 중국은 1999년에 쿤밍, 2006년 선양에서 세계원예박람회를 개최한 바 있다. 418만 평방미터의 부지에 장안탑, 창의관, 자연관, 광운문 등 주요 건축물과 5곳의 테마경관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관은 정자와 연못으로 이뤄진 우리 정원을 조성했다. 정자의 이름은 순천정이다. 조선관은 한옥의 양식과 사뭇 다른 모습의 조선가옥을 선보이고 있다. 언뜻 한옥처럼 보이지만 용마루 끝과 처마 끝에 장식하는 십장생 동물의 형상인 ‘어처구니’가 없는 점이 눈에 띈다. 조선관 내부에는 김정일화를 전시할 예정이다. 입장료 일반표 100위안(한화 1만8,000원), 지정일표 150위안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한국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한국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저자와 차 한잔] ‘잊혀진 것들’ 펴낸 한국학연구원 김 원 교수

    [저자와 차 한잔] ‘잊혀진 것들’ 펴낸 한국학연구원 김 원 교수

    장기집권을 비극으로 마무리한 통치자, 그가 남기고 간 혼돈을 빚처럼 안고 출발한 1980년대는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남아 있을까. 꽃 한 송이 피워 내지 못한 ‘서울의 봄’, 군부의 등장과 광주항쟁, 넥타이부대까지 불러낸 민주화운동…. 대학에는 절망과 분노가 타올랐고 시위와 분신이 이어졌다. 그 격랑 속을 살았던 사람들은 그 시절을 박제시켜 벽장 속에 감춰두고 싶어 한다. 그렇게 화석화된 ‘80년대’를 꺼내들고 씻김굿을 한판 펼치자는 이가 있다. ‘잊혀진 것들에 대한 기억’(이매진 펴냄)을 낸 김원 한국학중앙연구원 사회과학부 교수. 그는 이 책을 세상에 던짐으로써 자발적 치매라는 고치 안에 들어가 웅크리고 있는 사람들을 불러내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는다. ‘잊혀진 것들에 대한 기억’은 1980년대 대학생들의 궤적을 기록한 ‘학생운동에 대한 보고서’다. 그 시대를 몸으로 부딪쳤던 구술자들의 입을 통해 당시 대학생의 일상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1999년에 출간했다가 12년 만에 방대한 보론(補論)을 덧붙여 새로 출간했다. 김 교수가 책을 새로 내놓으면서 화두로 삼은 것은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다. “초판은 역사적 리얼리티의 복원에 초점을 뒀습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는 80년대가 왜 상처로 남았고 다시 떠올리고 싶어하지 않는 트라우마가 되었는지 되새김질 해 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는 이런 현상의 원인을 ‘80년대는 비도덕적이고 반국가적인 패륜아의 역사’라는 오명이 덧씌워졌다는 데서 찾는다. 바로 대한민국 건국, 산업화를 이끌어 온 아비를 부정했던 불경스러운 아들·형제들로 기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80년대를 증언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물음에도 분명한 답을 내놓는다. “증언하지 않으면 망각되거나 왜곡된 상태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때를 역사의 한 페이지 정도로밖에 받아들이지 못하는 세대들도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습니다. ‘기억듣기’는 단순한 과거의 재현이 아니라 사회의 지향점을 성찰하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그는 스스로가 ‘운동권’이었지만 학생운동이 갖고 있었던 문제점에 대해서도 뼈아픈 지적을 한다. “학생운동이 소멸하게 된 외부적 요인은 군부정권의 퇴장이나 노골적인 폭력의 약화 등이겠지요. 더 큰 원인은 학생조직의 내부적 문제였습니다. 조직의 비대화, 대중을 소외시킨 엘리트주의, 분파와 갈등이 균열을 불렀습니다.” 유행처럼 정치권으로 몰려들었던 소위 ‘386세대’에 대해서도 “목적을 위해서 분명히 존재했던 것들마저 부정한 사람들”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던진다. 1980년대를 천착해 온 그에게 2010년대 대학생은 어떤 모습으로 비쳐질까. “80년대에는 광주항쟁 같은 사회적 현실에 대해 죄의식을 갖고 있었고 스스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로 인식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사실들을 현대사의 비극 정도로 인식할 뿐 ‘자기화’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습니다. 대학이 취업을 향한 경쟁의 장으로 재편되면서 자신의 존재근거에 대해 질문을 던질 여지가 약해진 것이지요.” 그의 바람은 자신의 텍스트들이 80년대의 트라우마를 읽는 창 구실을 하는 것이다. “지금의 세대들이 이 책이나 비슷한 연구서를 보면서 끝없이 질문을 던지다 보면 언젠가 트라우마는 깨질 수 있을 겁니다.” 많은 이들이 잊고싶어 하는 ‘과거’를 낱낱이 전함으로써, 새로운 길을 찾는 단초를 제공하고 싶다는 그의 마음이 엿보인다. 이호준 편집위원 sagang@seoul.co.kr
  • 작전명 ‘제로니모’… 인디언 폄훼 논란

    작전명 ‘제로니모’… 인디언 폄훼 논란

    오사마 빈라덴 사살 이후 축제 분위기에 빠진 미국 사회가 특수부대의 작전명 ‘제로니모 E-KIA’(Enemy Killed In Action)를 놓고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디언(아메리카 원주민) 출신인 의회 관계자까지 나서 “미국 사회 곳곳에 인디언을 폄훼하는 현상이 퍼져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논란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미 상원 인디언 문제 위원회의 로레타 튜엘 자문대표는 3일(현지시간) “미국 원주민 가운데 가장 위대한 영웅이었던 제로니모의 이름을 미국인의 공적(빈라덴)과 연관 지어 사용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원주민 출신인 그는 “미국 사회에서 원주민의 아이콘이나 문화를 이처럼 부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라면서 “이 때문에 어린이들이 (정서적으로) 황폐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튜엘 자문대표는 5일 상원에서 열릴 인디언 문제 청문회에서 빈라덴 제거 작전명으로 제로니모를 사용한 것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인디언 문제를 다루는 시사주간 ‘인디언 컨트리 투데이’의 칼럼니스트 스티븐 뉴컴도 “많은 인디언에게 존경받는 영웅의 이름을 무례하게 이용했다.”며 비판 행렬에 동참했다. 그는 특히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대통령은 인디언을 적으로 간주하는 200년 된 낡은 전통을 뒤엎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북미 원주민들도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통해 ‘황당하고 상처를 입었다.’고 밝히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빈라덴 제거 작전명으로 사용된 ‘제로니모’는 1800년대 미국과 멕시코를 상대로 투쟁했던 전설적인 원주민 부족인 아파치족 추장의 이름이다. 백악관은 작전명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제로니모는 빈라덴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빈라덴을 제거하기 위한 작전 전체를 칭하는 암호명이며 빈라덴을 지칭하는 암호명은 ‘대박’을 뜻하는 ‘잭팟’이었다.”며 진화에 나섰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한·EU FTA 단독 처리 안팎

    한·EU FTA 단독 처리 안팎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4일 막판 진통 끝에 한나라당의 단독 처리로 통과되자 여야의 입장은 극명하게 갈렸다. 한나라당은 단독 처리에 대한 부담을 안게 됐고, 민주당은 안팎에서 극심한 정체성 논란에 시달릴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지난 2일 여·야·정 합의안 파기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오후 2시에 소집한 첫 번째 의원총회에서 “오늘 비준동의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무능한 당으로 낙인 찍혀 설 자리를 잃게 된다.”며 소속 의원들에게 ‘비상 대기령’을 내렸다. 지도부는 외국 출장을 위해 인천공항에 나가 있던 의원들과 이재오 특임장관,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국무위원을 겸직하는 의원들까지 불러들이며 단독 처리를 위한 준비에 나섰다. 김 원내대표는 본회의 의결 정족수를 넘는 150여명의 소속 의원이 참석할 것으로 확인되자 오후 3시 20분쯤 본회의장으로 옮겨 민주당의 선택을 기다렸다. 이어 한나라당은 오후 8시 30분 두 번째 의총을 열고 단독 처리를 의결했다. 오후 10시쯤 박희태 국회의장의 본회의 개의가 선언된 뒤 민주노동당 이정희·강기갑 의원과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이 각각 비준동의안 반대, 찬성 토론을 벌였다. 오후 10시 47분쯤, 박 의장은 비준동의안 통과를 선언했다. 민주당은 이날 두 차례 비공개 최고위원회와 세 차례 의원총회를 통해 ‘비준안 처리 연기’를 결정했다. 한나라당의 단독처리에 본회의 ‘보이콧’으로 맞섰다. 손학규 대표는 한나라당의 단독 처리에 대해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의사 일정을 공식적으로 합의한 것도 아닌 상태에서 강행 처리한 한나라당은 집권 여당의 자격이 없다.”고 맹비난했다. 의원들은 하루 종일 이어진 릴레이 회의에서 ‘노선 갈등’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지난 2일 여·야·정 회동에서 박지원 원내대표가 ‘성급하게’ 합의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내대표를 제외한 최고위원 전원이 ‘처리 반대’를 주장했다. 험악한 분위기는 비공개 의총까지 이어졌다. 찬반 입장이 팽팽하게 엇갈렸다. 손 대표가 최종 입장을 정리했다. ‘여·야·정 합의안’을 철회시켰다. 야권 연대에 균열을 가져오고 피해 대책이 미흡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물리적 충돌을 피하고 본회의 보이콧이라는 소극적 반대를 결정, ‘발목잡기’ 논란을 최소화했다. 중도층을 의식한 결정으로 보인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야권 연대·연합도 필요하지만 책임 있는 민주당의 모습도 필요한 것 아니냐.”며 시종일관 비준안 처리를 설득했다. 구혜영·허백윤기자 koohy@seoul.co.kr
  • “대통령 전용기 회항 거꾸로 낀 볼트 때문”

    “대통령 전용기 회항 거꾸로 낀 볼트 때문”

    지난 3월 기체이상으로 회항한 대통령전용기(공군 1호기)의 결함 원인은 기체 조립 때 잘못된 방향으로 장착된 볼트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공군은 관리 책임자인 대한항공에 대해 회항에 따른 손해 발생 책임을 물어 임차료 감액 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공군은 4일 “제작사인 보잉의 원인 분석 결과 공기개폐기 작동축을 연결하는 볼트가 위에서 아래로 장착된 상태로 출고됐다.”면서 “공기개폐기문이 볼트 아래쪽 돌출된 부분과 지속적으로 접촉해 누적된 피로 균열로 부서졌다.”고 밝혔다. 공군 관계자는 “항공기에 사용하는 대부분의 볼트는 통상 머리 부분이 위로 가게 장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해당 볼트는 구조물과 접촉을 피하기 위해 볼트 머리 부분이 아래로 향하게 설계됐다.”면서 “보잉사에서 최초 제작시 잘못 장착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보잉사 정비교범에는 해당 볼트와 관련된 주의사항이나 장착 지침이 소개돼 있지 않다.”면서 “해당 볼트는 작동축 교체 등의 사유가 없으면 통상 장착 당시의 형태를 유지하게 되며 공군 1호기 역시 2001년 제작 이후 해당 볼트가 교환이나 점검 대상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공군과 대한항공은 3월 21일 공기개폐기문이 부서진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기 위해 제작사인 보잉사에 공기흡입구개폐기문, 문 작동기, 연결장치 등 결함부품을 보내 정밀분석을 의뢰해 이번 달 1일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받았다. 대한항공 측도 보잉사의 분석결과에 대해 검증한 뒤 잘못 끼워진 볼트 때문인 것으로 결론냈다. 공군의 항공 무기 관계자는 “항공기 정비는 정비교범에 따라 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정비를 맡은 대한항공에 귀책사유는 없다.”면서도 “계획대로 운항하지 못한 데 책임을 물어 7100여만원의 임차료 감액조치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대한항공과 5년 임차계약을 맺어 2001년식 ‘보잉747-400’을 빌려 대통령전용기로 사용하고 있으며 운항과 정비는 대한항공, 관리감독은 공군, 운영의 총괄 책임은 청와대 경호처가 각각 맡고 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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