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균열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집안일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이적생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실종자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백지화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125
  • 경찰·국과수, 염소가스 누출 한화케미칼 울산2공장 합동감식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염소가스 누출로 20여명의 부상자를 낸 한화케미칼 울산2공장에서 18일 합동감식을 벌인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이날 국과수, 한국가스안전공사, 낙동강유역환경청, 울산소방본부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울산2공장 가스 누출 현장을 감식한다고 밝혔다. 이들 기관은 가스가 누출된 지름 1인치, 길이 3m짜리 이송배관의 균열 부위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이를 통해 설비 결함이나 작업 과정에 과실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근로자 안전교육과 작업절차 준수 여부 등도 점검할 예정이다. 또 지난 17일 차단조치가 완료되기까지 40여분 동안 누출된 가스의 양이 어느 정도인지도 감식을 통해 확인한다. 합동감식팀은 탱크로리와 공장 저장탱크에 남은 가스 잔량을 측정해 정확한 누출량을 산출할 계획이다. 경찰은 감식 결과가 나오는 대로 회사 관계자를 소환해 회사 측의 과실이나 책임이 있는지를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17일 오전 10시쯤 울산 남구 여천동 한화케미칼 2공장에서 염소가스가 누출됐다. 이 사고로 현장 작업자와 인근지역 근로자가 호흡 곤란, 메스꺼움, 어지러움 등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부상자는 사고 직후 병원을 찾은 19명으로 집계됐으나 오후 늦게 5명이 추가로 눈 따가운 증상 등을 호소해 총 24명으로 늘었다. 부상자 모두 경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하와이 킬라우에아 화산 분출…9천m 가스기둥 치솟아

    하와이 킬라우에아 화산 분출…9천m 가스기둥 치솟아

    하와이의 킬라우에아 화산이 17일 새벽(현지시간) 폭발을 일으키며 무려 9천m에 달하는 가스 기둥이 치솟았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폭발이 일어난 시각은 이날 새벽 4시 17분. 하와이주 하와이섬(빅 아일랜드) 동단에 있는 킬라우에아 화산은 지난 3일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한 뒤 2주간 지속적으로 용암과 화산재를 분출해왔다. CNN·CBS 등 미국 방송들은 짙은 회색빛의 화산재를 동반한 가스 기둥이 하늘 높이 치솟은 뒤 화산재가 반경 수㎞에 걸쳐 비처럼 쏟아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질학자들이 우려했던, 거대 암석덩어리가 탄도미사일처럼 떨어지는 재앙적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소속 화산학자 미셸 쿰브스는 CBS 방송에 출연해 “오늘 새벽에 일어난 분출은 지금까지 본 것 중에서는 가장 컸다. 에너지 측면에서도 그랬다. 대기에 큰 기둥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인근 포호아 지역 주민인 토비 헤이즐은 “새벽에 천둥이 치는 듯한 소리가 몇 차례 들렸다. 빨리 대피해야 하나 싶어서 대피소를 알아보기도 했다”고 전했다. 해발 1250m의 킬라에우에 화산의 할레마우마우 분화구 주변에는 균열이 10여 군데 발견됐다. USGC의 지질물리학자 마이크 폴런드는 AP통신에 “화산 폭발과 함께 화산재가 주변 마을에 떨어졌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전했다. 폴런드는 “폭발이 불과 몇분밖에 진행되지 않아 분화구에서 분출한 화산재 더미가 예상보다 많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분화구 반경 2∼3㎞ 안쪽 지점에서는 콩알 크기만한 암석 파편이 떨어진 것으로 관측됐다. 하와이주 재난당국은 분화구가 있는 하와이 화산국립공원과 인근 레일라니 에스테이츠, 푸나 지역 등의 주민과 관광객 대부분이 대피해 있는 상태여서 이번 분출이 인명 피해를 야기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하와이 화산관측소는 앞서 킬라우에아 화산이 큰 폭발을 일으키면 냉장고 크기만한 암석덩어리가 반경 수㎞까지 날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관측소는 마그마의 흐름이 특정 지점에서 멈출 경우 강력한 에너지를 동반한 큰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1924년 화산 폭발 당시 2주 넘게 이어진 대폭발로 암석덩어리들이 상공으로 치솟은 뒤 떨어졌던 사레를 들었다. 앞서 전날 오전 8시 30분쯤에는 킬라우에아 화산 정상부에서 진원이 매우 얕은 규모 4.4 지진이 발생했다. 이어 15분 간격으로 규모 3.9, 3.5, 3.7의 약한 여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재난당국은 하와이 볼케이노 하이웨이로 불리는 11번 고속도로 하와이 화산국립공원 입구 쪽에 균열이 생겼다고 밝혔다. 화산학자 쿰브스는 현지신문인 호놀룰루 스타어드버타이저에 “정상부 땅 밑에 있는 마그마가 아래로 흘러 내려가면서 생긴 수축 작용에 의해 지진이 발생한 것”이라면서 “흘러내린 마그마는 약 40㎞ 떨어진 동쪽 균열을 통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하와이주 방위군은 킬라우에아 화산 인근 푸나 지역에서 주민 약 1000명을 추가로 대피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위군은 비상사태 발생 시 CH-47, UH-60 헬기를 동원해 주민을 대피시킬 계획이다. 연방재난지역으로 선포된 하와이섬에는 1200여 명의 방위군 병력이 투입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마곡 대형공사장·옹벽 시설 점검반 뜬다

    서울 강서구는 여름철 우기 대비 재난취약시설 안전점검을 한다고 17일 밝혔다. 구는 이달 말까지 마곡지구 등 대형공사장 37곳과 소규모 굴토 공사장, 옹벽, 담장 등 지역 내 재난취약시설 60곳을 집중 점검한다. 건축담당 공무원 17명으로 구성된 점검반과 건축시공·안전점검·토질 등 분야별 민간전문가 5명이 민관 합동으로 점검한다. 대형공사장은 안전관리대책 수립 여부, 수방장비 자재와 화재예방 소방기기 확보 등 11개 항목을, 소규모 굴토 공사장은 주변시설 파손 등 8개 항목을 살핀다. 여름철 집중호우 때 붕괴 위험이 큰 축대와 옹벽도 수평이동, 침하, 균열 정도 등을 파악한다. 구 관계자는 “점검 결과 경미한 사항은 현장에서 즉시 조치한다. 보수·보강이 필요한 시설은 소유자에게 안전조치를 이행하도록 통보하고, 중대한 안전사고가 발생하거나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공사현장은 즉시 공사를 중지하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美에 뿔난 EU ‘핵합의·관세폭탄’ 연합전선

    메르켈 “EU는 이란 핵합의 유지” 美핵합의 파기로 유럽기업 고통 불만 커도 대결수위 상향은 부담 英컨소시엄·이란 유전 개발 합의 미국과 유럽의 동맹에 균열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적인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파기와 외국산 수입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도화선이 됐다. 여기에 미국이 이란에 최대 압박을 강조하면서 이란과 거래하는 유럽 기업들까지 표적이 될 상황에 놓였다. 유럽연합(EU) 지도부는 유럽 경제가 입을 출혈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는 한편 이란과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6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EU 28개 회원국 정상과의 만찬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적보다 못한 친구”라고 비판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어 그는 핵합의에 대해 “통일된 유럽 전선이 필요하다. 이란이 핵합의를 준수하는 한 우리도 준수할 것임을 회원국 정상들이 재확인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대해서는 “EU가 징벌적 관세에서 영구적으로 제외될 때까지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거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는 이란에 ‘최대의 압박’을 가한다며 제3자 제재(세컨더리 보이콧) 방식으로 대이란 제재를 확대할 방침이다. 따라서 이란뿐 아니라 이란과 거래해 제재 효과를 떨어뜨리는 유럽의 기업들도 미국 제재의 표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의 세계적 정유업체 토탈(Total)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서 예외를 인정받지 못하면 이란의 가스전 프로젝트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토탈은 이란의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에 50억 달러(약 5조 4000억원)의 투자를 약속한 상태다. 토탈 측은 “미국의 2차 제재를 받으면 미국 은행을 통한 달러화 금융이 중단되고 전 세계 영업도 어려워지는 데다 미국 주주와 미국 내 사업도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와 자동차업체 르노, 독일 전기전자기업 지멘스 등 이란에 투자한 다른 대기업들도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때문에 토탈과 유사한 압력을 받고 있다. 세계 1위의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라인 유조선 부문의 머스크탱커 측도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부활하는 올해 11월 4일까지 이란 내 고객사와 계약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겠다”면서 핵합의 파기 이전의 원유 운송 계약은 이행해지만 이란산 원유 수송 주문은 더 받지 않겠다고 했다. 앞서 세계 2위 해운사 스위스 MSC도 “이란과 관련된 영업이 미국의 제재로 어떤 영향을 받는지 파악하려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U는 연합 전선을 구축해 핵합의를 유지하고 미국에 대응할 방침이다. 이날 소피아 만찬 회동에서 EU 정상들은 “EU는 기후변화와 관세, 이란과 관련한 최근 미국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규정에 근거한 국제 제도를 지키기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EU가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7일 EU 정상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EU의 모든 국가는 이란 핵합의가 완벽하지 않다는 인식을 갖고 있지만, 이란 핵합의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같은 문제들을 놓고 이란과 더 협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에 본부를 둔 다국적 에너지 개발회사 퍼가스 국제컨소시엄(PIC)과 이란 국영석유회사의 자회사인 이란남부석유회사(NISOC)는 유전 공동 개발과 원유 생산과 관련한 기본합의(HOA)를 했다. 이란 남서부 후제스탄주의 케라지 유전을 개발해 10년간 일일 평균 2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내용이다. 계약식에 참석한 로버트 매케어 주이란 영국대사는 “영국은 핵합의를 굳건히 지킬 것이며 핵합의에 따른 이란의 이익을 보증하는 해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컨설팅업체 에너지 애스팩츠의 애널리스트 리처드 맬린슨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이 덫에 걸렸다”며 “미국의 대이란 제재와 합의 파기를 우려하면서도 세컨더리 보이콧에 반기를 들어 미국과 대결 수위를 높이는 것은 유럽이 원치 않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울산 한화케미칼 2공장 염소가스 누출 13명 부상

    17일 오전 10시쯤 울산 남구 여천동 한화케미칼 2공장에서 염소가스가 누출됐다. 울산시소방본부와 경찰에 따르면 이 사고로 현장 주변에 있던 협력업체 근로자 김모(40)씨 등 5명이 호흡곤란 증세로 울산대병으로 이송됐고, 인근 업체 근로자 유모(61)씨 등 8명도 눈 따가움 등을 호소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등 총 13명이 피해를 입었다. 소방본부는 한화케미칼 고부가 염소화 PVC(CPVC) 생산공장에서 탱크로리로 염소가스를 저장탱크로 옮기는 과정에서 배관에 균열이 생겨 가스가 샌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본부는 신고접수 직후 특수화학구조대 등을 보내 주변을 통제하고 중화 작업을 벌였다. 사고 피해자들은 호흡곤란, 눈 따가움, 메스꺼움 등을 호소하면서 콧물 등의 증세를 보였다. 이들은 119구급차나 자신의 차량으로 병원에서 가서 치료를 받았다. 피해 근로자들은 “눈을 못 뜰 정도로 따갑고, 악취가 심했다”고 말했다. 염소가스는 흡입하거나 접촉하면 각막과 호흡기관 등에 영향을 미쳐 폐부종이나 호흡 곤란 등을 유발한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염소가스 누출량, 피해 규모, 사고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울산 한화케미칼서 염소가스 누출... 부상자들 호흡곤란 등으로 병원행

    울산 한화케미칼서 염소가스 누출... 부상자들 호흡곤란 등으로 병원행

    17일 오전 10시쯤 울산시 남구 여천동 한화케미칼 2공장에서 염소가스가 누출됐다.이 사고로 현장 주변에 있던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 정모(40)씨 등 5명이 부상, 울산대병원으로 이송됐다. 1명은 자가용을 이용해 스스로 울산병원에 갔다. 또 한화케미칼 인근 업체 근로자 유모(61)씨 등 7명도 피해를 호소하며 중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어 총 피해자는 13명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인근에 공장이 밀집해 있어 추가 환자 발생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부상자들은 호흡 곤란, 메스꺼움, 어지러움을 호소하면서 콧물을 흘리는 등의 증세를 보였다. 병원으로 이송된 부상자 가운데 중상자는 없다. 피해를 당한 한화케미칼 및 인근 공장 근로자들은 “눈을 못 뜰 정도로 따갑고, 악취가 심하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한화케미칼이 주거지와 다소 떨어진 울산석유화학단지 안에 있어서 현재까지 시민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염소가스는 흡입하거나 접촉하면 각막과 호흡기관 등에 영향을 미쳐 폐부종이나 호흡 곤란 등을 유발한다. 울산시소방본부는 특수화학구조대 등을 보내 주변을 통제하고 중화 작업을 벌였다. 한화케미칼 측은 고부가 염소화 PVC(CPVC) 생산공장에서 탱크로리에 담긴 염소가스를 공장 저장탱크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밸브나 배관에 균열이 생겨 가스가 샌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염소가스 누출량, 피해 규모,사고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북미 정상회담 열릴 것이냐” 묻자 트럼프 “지켜보자”

    “북미 정상회담 열릴 것이냐” 묻자 트럼프 “지켜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6일(현지시간) 그동안 북한 비핵화의 유력한 해법으로 거론해온 이른바 ‘리비아 모델’에 선을 긋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모두 9건의 트윗 글을 올렸지만 정작 북한과 관련한 메시지는 없었다. 북한이 남북고위급 회담의 전격 중지를 발표한 데 이어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성명을 통해 “일방적 핵 포기만 강요하는 대화에는 흥미가 없다”며 북미정상회담 재고려 카드까지 던진 상황을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침묵’은 이례적이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한 자리에서도 취재진으로부터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질문세례를 받았지만 평소와 달리 ‘신중 모드’였다. ‘북미정상회담이 여전히 유효한가’ 등의 질문에 “지켜봐야 할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는 말을 반복하며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만 했다. 그러면서 “아무 결정도 내리지 않았고, 전혀 통보받은 바도 없다. 우리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심스러운 대응에서 고민이 깊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북한이 김계관 외무성 제1 부상 명의의 담화를 통해 리비아 모델을 주창해온 ‘슈퍼 매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정조준하자 북한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해법인 ‘트럼프 모델’을 대안으로 꺼내드는 모양새다. 자칫 정면 대응으로 ‘강 대 강 충돌’이 빚어질 경우 세기의 비핵화 담판 성사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있는 만큼, 판을 깨지 않으면서도 비핵화 목표에 무사히 도달하기 위해 일단 진화를 시도하며 상황관리에 나선 흐름이다. 그러나 동시에 볼턴 보좌관이 직접 나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목표를 못 박았다. 북한의 페이스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6·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간 기선제압 싸움이 팽팽히 전개되는 양상이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先) 비핵화-후(後) 보상·관계 정상화’를 골자로 한 리비아모델에 대해 “정해진 틀(cookie cutter)은 없다. 이것(북한 비핵화 해법)은 ‘트럼프 대통령의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리비아식 해법을 특정한 롤모델로 삼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제3의 모델, 이른바 ‘트럼프모델’로 간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 내 비핵화 강온 노선 간 균열의 틈을 파고들려는 북한의 노림수에 말리지 않는 한편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처참한 몰락으로 귀결된 리비아 해법에 대해 거부감을 가진 북한을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겠다는 뜻도 깔려 있어 보인다. ‘핵 무력 완성’을 이미 선언한 북한의 경우 핵개발 초기단계였던 리비아와 상황이 다를 뿐만 아니라 유사한 핵포기 사례인 남아공과 카자흐스탄과 같은 모델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점에서다.이는 지난 11일 방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볼턴 보좌관의 면담 후 정부 고위관계자가 북한의 비핵화 모델과 관련, “상황마다 독특한 요소들이 있는 만큼 특정 방식을 뭉뚱그려 북한에 적용한다고 말하는 건 어폐가 있다”고 말한 것과 연결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외견상으로는 리비아모델에 선을 긋는 듯하고 있지만, 내용상의 후퇴를 시사한 것이라기보다는 국면관리용 성격이 더 크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실제 샌더스 대변인은 이날 북한 비핵화 모델의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비핵화 입장을 견지하며 초장부터 북한과의 기선제압 싸움에서 끌려가지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비핵화 고수 입장을 재확인했다. 특히 북한의 ‘맹폭’을 받은 당사자인 볼턴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모든 걸 하겠지만, 회담의 목적, 즉 CVID에서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볼턴 보좌관은 비핵화의 대상도 ‘북한’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으며, 정상회담 개최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동시에 현실적”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북한이 점점 더 많은 보상 혜택을 요구하는 동안 북한과 끝없는 대화에 빠져들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샌더스 대변인도 북한의 반발에 대해 “충분히 예상해온 일”이라며 설령 회담이 무산되더라도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북미정상회담 성사에 대한 희망을 계속 내비치면서도 북한의 이번 반발에 대해 ‘늘 해오던 패턴이라 놀라지 않는다’면서 “북한이 만나지 않길 원한다면 그것도 괜찮다. 그렇다면 우리는 최대의 압박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리석 틈 속에 스며든 숨결

    대리석 틈 속에 스며든 숨결

    사반세기 동안 돌에 숨통을 내 온 조각가가 ‘숨 쉬는 돌의 시간’을 반추한다. 이탈리아에서 살며 유럽을 주무대로 활동해 온 박은선(53) 작가가 10년 만에 고국에 신작을 펼쳐 놓았다. 다음달 30일까지 서울 성동구 더페이지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 ‘숨 쉬는 돌의 시간’에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그간 유럽에서 ‘동양적 추상 조각’이라는 평을 받으며 일궈 온 작품 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자리다.●25년간 이탈리아 등 유럽 활동… ‘동양적 추상 조각’ 평 전시장을 들어서면 땅 대신 천정에서 뿌리내린 거대한 대리석 기둥 석 점이 시선을 모은다. 길이 4.1~4.7m, 한 점의 무게만 1.2t에 이르는 기둥들은 중력을 거스른 듯한 설치에 표면에 난 균열들로 여백의 공간에 새로운 상상력을 불어 넣는다. 전시장에 자리한 20여점의 작품들은 모두 매끈한 표면에 의도적으로 낸 균열들을 품고 있다. 이는 박 작가 고유의 작업 방식으로 작가 자신은 이를 ‘살아서 숨 쉬는 숨통’이라 일컫는다.25년간 대리석이라는 질료에 매달려 온 그는 재료를 쪼거나 깨 형상을 빚는 일반적인 방식과 달리 대리석을 부순 뒤 다시 조립해 작품을 완성한다. 색이 다른 두 개의 대리석 판을 한 겹씩 쌓아올리며 조각의 형태를 원형이나 사각형, 원반 등으로 마름질하는 그의 작업 방식은 나무를 접붙이듯 새로운 화음과 역동성을 만들어 낸다. 특히 대리석의 표면을 의도적으로 깨뜨려 만드는 ‘균열’은 “불규칙하게 파열된 틈으로 인간의 숨결과 생동감을 불어넣는다”(류병학 평론가), “무한을 향해 솟아오르는 성장이라는 가능성 사이에서 취약함을 드러냄으로써 생의 진리를 드러낸다”(이탈리아 평론가 루치아노 카라멜)는 평을 받는다. ●대리석 부순 뒤 다시 조립해 완성… 새 화음·역동성 만들어 222개의 대리석 구를 모아 지름 2m가량의 대형 구를 완성한 ‘Sfere’는 만지면 서로 부딪히며 소리를 내며 재료에 대한 선입견을 지운다. 경희대에서 조소를 공부한 박은선은 1993년 이탈리아로 유학길에 올랐다. 이후 세계적인 대리석 산지이자 미켈란젤로와 도나텔로 등 거장들이 작업 터로 삼은 것으로 유명한 토스카나주의 소도시 피에트라산타에 정착해 작업 활동을 펴 왔다. 그의 작품들은 이탈리아, 독일, 스위스, 프랑스 등 유럽 곳곳의 명소에 설치됐다. 요즘도 매일 마스크와 귀마개부터 쓰고 작업에 매진한다는 그는 “이탈리아에서 25년간 활동하며 낭떠러지에 몰린 듯한 순간도 많았지만 위기를 넘기며 작품을 완성해 나갔다”며 “내 작업은 곧 나의 삶”이라고 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지구를 보다] 우주에서 본 하와이 킬라우에아 화산 폭발

    [지구를 보다] 우주에서 본 하와이 킬라우에아 화산 폭발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빅아일랜드에서 폭발한 킬라우에아 화산의 모습이 멀리 우주에서도 관측됐다. 지난 13일 현재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물고 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인 앤드류 페우스텔이 놀라운 사진 한장을 트위터를 통해 공개했다.  산 정상 분화구에서 솟구쳐오르는 유독성 연기가 한 눈에 들어오는 이 사진은 고도 400km 내외에 떠있는 ISS에서 촬영된 것이다. 페우스텔은 "ISS에서 하와이의 화산 활동을 보는 것은 매우 쉽다"면서 "화산 폭발 근처에 있는 사람들이 다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적었다. 보도에 따르면 해발 1250m에 달하는 킬라우에아 화산은 지난 3일 폭발하며 용암을 분출하기 시작했다. 현재 모두 15개 분화구 균열에서 섭씨 1천200도의 용암이 뿜어져 나오는 상태로 연방정부는 이곳을 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특히나 전문가들은 킬라우에아 화산 동쪽 기슭에서 다시 대폭발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여전히 긴장을 놓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인류가 지구를 직접 관측하기에 최고의 공간인 ISS는 고도 약 350~460km에서 시속 2만7740km의 속도로 하루에 16번 지구의 궤도를 돈다. 이 때문에 ISS는 월출과 월몰은 물론 일출과 일몰, 오로라, 태풍과 번개, 수많은 별을 관측하기에 가장 좋은 명당자리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미 당국 “하와이 화산, 수주 내 재폭발 가능성”

    미 당국 “하와이 화산, 수주 내 재폭발 가능성”

    미국 휴양지 하와이섬을 공포에 떨게한 킬라우에아 화산이 수주 안에 다시 폭발할 수 있다는 관측을 미 지질조사국(USGS)이 9일(현지시간) 내놨다.AP통신과 하와이 현지언론에 따르면 USGS 소속 지질학자들은 최근 화산 활동의 추이로 볼 때 화산이 폭발적으로 용암을 분출할 수 있으며, 바위와 화산재를 상당히 먼 거리까지 날려 보낼 만큼의 강력한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고 관측했다. 하와이 섬 동단에 있는 해발 1천250m의 킬라우에아 화산은 지난주 사흘 새 일어난 규모 5.0과 규모 6.9의 강진 이후 모두 14군데 분화구 균열에서 용암을 분출했다. 용암의 온도는 섭씨 1200도로 웬만한 구조물을 녹여버릴 정도의 고온이다. 용암이 상공으로 치솟는 현상인 용암분천의 높이는 최고 70m를 기록했다. USGS는 킬라우에아 화산이 다시 폭발해 암석덩이를 분출할 때 몇 ㎞ 거리까지 날아갈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킬라우에아 화산은 정상부의 암석이 대부분 생성된 지 채 1000년이 지나지 않았을 정도로 젊은 화산이며 세계에서 가장 활동이 활발한 활화산의 하나로 꼽힌다. 지난주 분출된 용암으로 화산에서 가까운 레일라니 에스테이츠의 주택 26채를 비롯해 건물 36개 동이 전소하거나 파손됐다. 주택가로 연결된 도로 곳곳에서도 균열이 발생해 이산화황을 머금은 증기가 분출됐으며, 용암이 도로에 주차된 차량을 통째로 집어삼키는 장면도 목격됐다.현재는 14곳의 크고 작은 균열에서 용암 활동이 대부분 멈춘 상태다. 현지 재난 당국인 하와이 카운티 민방위국은 그러나 약 2000 명의 화산 주변 주민들에게 내린 대피령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이재민 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 지사는 미 연방 비상관리국(FEMA)에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킬라우에아 화산 일대를 제외한 하와이 제도 다른 지역에는 관광객 유치에 지장이 없다는 점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란 강경파 “핵 활동 착수”… 美·유럽 분열에 미소 짓는 中·러

    이란 강경파 “핵 활동 착수”… 美·유럽 분열에 미소 짓는 中·러

    친서방파 로하니 리더십 큰 상처 “유럽, 절대 보증해야 핵합의 유지” 이란 하메네이, 수정안도 거부 의사 英·佛 “핵합의 수호에 전념할 것” 러, 시리아·리비아 등 영향력 확대 中, CNCP 가스전 개발 반사이익이란의 핵무장부터 미국과 유럽의 동맹 균열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파기로 국제 정세에 격랑이 일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핵합의 파기가 이스라엘, 미국에 대한 이란의 보복 위협을 높이고 중동에서의 군비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면서 “이란에서 강경파가 힘을 얻어 시리아, 예멘 등지에서 이슬람 종파 간 분쟁이 극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핵합의 성사에 따른 경제 개방을 최대 업적으로 삼았던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었다. 로하니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이란의 친(親)서방·개방·개혁 세력의 약화도 불가피하다. 로하니 대통령은 2013년 집권한 뒤 핵합의 및 개방 정책으로 전임 보수 정권에서 심각해진 경제난을 극복하겠다고 약속했다.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9일 “핵합의에 참석한 유럽 3개국(영국, 프랑스, 독일)을 믿어서는 안 된다”면서 “이들이 핵합의 유지와 이행을 절대적으로 보증하지 않는다면 계속 우리가 현 상황을 유지할 수 있을지 진정 의문”이라고 밝혔다. 유럽 3개국은 그간 핵합의를 유지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이란에 재협상을 요구한 만큼 어떠한 핵합의 수정도 거부하겠다는 의미다. 이란의 군부 및 종교계 등 강경·보수 세력이 득세할 가능성이 커졌다. 2015년 당시 핵합의에 깊이 관여했던 알리 코람 전 유엔 주재 이란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계략에 넘어가 국제 협정을 어겼다”며 “이제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 강경파의 손아귀에 들어갔다”고 경고했다.강경파가 로하니 대통령을 축출할 확률도 배제할 수 없다. 무함마드 알리 자파리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이날 “사악한 미국인들이 핵합의에서 발을 뺀 것을 환영한다. 애초에 믿을 수 없는 합의였고 미국의 파기 전에도 유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란 의회의 보수 정파 의원들도 핵합의 파기 소식이 알려지자 단상에서 성조기를 불태우고 미국에 항의했다. 이란 강경파는 우라늄 농축을 곧바로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아볼파즐 하산 베이지 의원은 “이란은 무능력했다. 이제 원자력발전소의 핵심을 재개할 것”이라면서 “이슬람 공화국 이란은 과거보다 더 강력한 핵 활동에 나서겠다. 미국과 동맹국에 손실을 입힐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정부는 수일 내에 핵활동에 착수하겠다는 이란 강경파의 주장에 회의적”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핵합의를 파기한대도 당장 이란이 핵무기를 만들 것이라는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또 핵합의를 지지하는 유럽과의 무역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 착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으로 미국과 유럽의 동맹에 균열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CNN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이 잇따라 미국을 찾았지만 결국 실패했다”면서 “트럼프 정부에 대한 불신이 유럽에 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의 엇박자는 비단 이번 이란 핵합의뿐이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기후협약 탈퇴,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유보 등 유럽과 함께 추진한 다자 협정들에 제동을 걸었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에 철강, 알루미늄 관세 부과를 압박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이란 핵합의를 지키기 위해 전념할 것이며 다른 당사국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이란 국영 TV 연설에서 “이란은 미국 없이 핵합의에 남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필요하다면 우리는 어떠한 제약도 없이 우라늄 농축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면서 상황에 따라 핵합의 이전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로 미소를 띠는 건 러시아다. 러시아는 자국 외교 정책의 우선순위였던 ‘미국과 유럽의 분열’을 큰 노력 없이 얻어 냈다. 시리아와 리비아 등지에서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러시아가 미국의 핵합의 파기를 이용해 ‘미국은 언제든 국제 합의를 깰 수 있는 믿을 수 없는 국가이며 시리아, 리비아가 의지할 만한 국가는 러시아뿐’이라는 식의 선전전을 벌일 수도 있다. 중국에도 불리하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CP)는 이란 사우스파르스 해상 가스전 개발에 30%의 지분을 갖고 있다. 만약 토탈, 지멘스 등 유럽 기업이 미국의 경제 제재를 우려해 사업에서 손을 떼면 경쟁자가 사라져 CNCP에 유리해진다. 이란의 적성국 이스라엘과 사우디는 환영의 뜻을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은 재앙적인 이란 핵합의를 거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담한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사우디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지지하고 환영한다”는 성명을 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버락 오바마’라는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일련의 결정이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반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로맨스패키지’ 본격 로맨스 시작..견고했던 러브라인에 균열?

    ‘로맨스패키지’ 본격 로맨스 시작..견고했던 러브라인에 균열?

    ‘로맨스패키지’ 해운대의 밤을 핑크빛으로 물들인 로맨스 현장이 공개된다.SBS 커플 메이킹 호텔 ‘로맨스패키지’가 파일럿을 능가하는 참가자들의 비주얼과 반전 스펙으로 연일 화제인 가운데 9일 오후 방송되는 2회에서는 ‘취향저격 데이트’와 ‘풀파티’를 통해 출연자 10인의 러브라인이 본격화 되는 모습이 공개된다. ‘로맨스패키지’는 3박 4일간의 주말 연애 패키지를 콘셉트로, 2030 세대 사이의 트렌드로 떠오른 ‘호캉스(호텔+바캉스)’와 ‘연애’를 접목시킨 신개념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지난 정규 첫 방송에서 새로운 청춘남녀 10인의 출연자가 등장, 101호~110호까지 방 번호를 부여 받고 흥미로운 로맨스가 그려졌다. 이 날 방송에서는 출연자 10인의 ‘취향저격 데이트’가 진행된다. 호감 있는 이성과 취향까지 맞으면 서로의 식성을 알아볼 수 있는 동시에 맛집 데이트까지 즐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주어진다. ‘취향저격 데이트’는 총 다섯 가지 메뉴 중 같은 음식을 선택한 남녀가 1:1 데이트를 하는 방식으로, 남자들은 식당 앞에 도착해서야 여자들의 선택을 알게 된다. 각자 간절히 원했던 여성이 있었던 남자들은 데이트 상대를 확인하는 순간 희비가 엇갈리며 각양각색의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 시종일관 운명론을 예찬하던 한 남자 출연자는 본인이 원하는 여자 출연자와 선택이 엇갈리자 “난 오늘부터 운명을 믿지 않겠다”라고 선언하는 ‘웃픈’ 상황도 발생했다. 한편, 데이트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온 102호는 복도를 한참 서성이다 심각한 표정으로 한 여자 출연자의 방문을 두드리는 모습으로 로맨스가이드들의 시선을 끌었다. 데이트를 하면서 새롭게 호감이 싹 튼 이성을 향한 것일지, 아니면 이미 마음에 담아둔 여성을 향한 ‘굳히기’일지, 102호의 발길에 이목이 집중된 것. 또한 ‘취향저격 데이트’에 이어 이튿날의 하이라이트 ‘풀파티’에서는 남녀 출연자들의 사랑의 세레나데가 해운대의 밤을 핑크빛으로 물들인다. 하지만 삼각관계로 얽힌 남녀들은 마냥 감미로운 상황만은 아니었을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고의 세레나데를 부른 1인에게 주어지는 ‘1:1 온천 데이트권’이 삼각관계의 여주인공에게 돌아가면서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한편, 온천 데이트를 선택 받지 못한 남자는 큰 배신감에 그녀에 대한 “마음을 접겠다”고 선언, 새로운 이성을 찾겠다고 선전포고 하는 모습으로 모두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견고했던 러브 라인에 균열이 생기고, 새로운 감정이 휘몰아치는 출연자 10인의 모습은 9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되는 커플 메이킹 호텔 SBS ‘로맨스패키지’에서 공개된다. 사진=SBS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김정은, 美 보란 듯 “한반도 비핵화 단계별·동시적 해결해야”

    김정은, 美 보란 듯 “한반도 비핵화 단계별·동시적 해결해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8일 1박 2일 일정으로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극비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북·미 정상회담에 끼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기준을 강화하며 대북 압박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차이나 패싱’을 우려하는 중국과의 유대감을 강화해 미국의 압박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최근 미·중 간 무역전쟁으로 양국의 균열이 감지되는 가운데 북한이 이 틈을 파고들며 지렛대로 활용하려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8일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의 다롄 회동 사실은 중국 정부가 정부에 미리 알려 왔다”며 “김 위원장은 어제 다롄에 들어가 오늘 평양으로 돌아갔다고 중국이 통보했다”고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회담에서는 최근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조선반도(한반도) 정세 흐름과 발전 추이에 대한 평가와 견해, 자기 나라의 정치 경제 형편들이 호상(상호) 통보되고 조(북)·중 친선 협조관계를 보다 훌륭하게 추동할 데 대하여서와 공동의 관심사로 되는 중대한 문제들의 해결 방도에 대한 심도 있는 의견들이 교환됐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번 방문은 중·조 관계 특히 두 당 사이의 전략적 의사소통을 고도로 중시하고 있으며 우리 쌍방의 중요한 공동의 합의를 이행하려는 굳건한 의지를 충분히 보여 주었다”며 “이는 전 세계에 전통적이며 공고한 조·중 친선을 다시금 과시하였으며 중·조 관계와 조선반도 정세에 중요한 영향을 반드시 미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특히 시 주석은 북한 노동당의 새 전략노선인 ‘경제 건설 총력 집중 노선’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을 표명하기도 했다. 북한의 비핵화 이후 대북 제재 해제 과정에서 중국의 경제 지원 의사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극비 방중에 이어 40여일 만에 이뤄진 김 위원장의 1박 2일 방중은 미국의 비핵화 기준 강화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다급해진 북한이 친중 밀월 카드를 다시 꺼내 들면서 북·미 정상회담에 충격을 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남·북·미 3국으로 이어지는 비핵화 고리에 중국을 끼워 넣음으로써 미국의 과도한 압박을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PVID’(영구적이며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라는 목표를 언급하며 폐기 대상도 핵무기뿐 아니라 생화학무기까지 포괄하는 대량살상무기(WMD)를 거론하는 등 비핵화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다. 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시험발사 중단 선언에 인공위성 발사 계획도 포함돼야 한다는 등 연일 북한의 비핵화 조건과 범위를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최종 조율에 난항을 겪는 북한이 북·중 관계의 건재함을 과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왕이 외교부장이 얼마 전 방북했을 때 다롄으로 오라는 시 주석의 메시지를 전달했을지도 모른다”며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와 향후 북·미 정상회담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미·중 간에 누가 북핵 문제와 한반도 평화체제의 주도권을 쥐는가 하는 것이 앞으로 미·중 관계의 미래와 연결돼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하와이 킬라우에아 화산 용암 높이 700m 분출…주택 26채 전소

    하와이 킬라우에아 화산 용암 높이 700m 분출…주택 26채 전소

    용암 높이 700m까지 솟아올라 .. 주민 1800명에 대피령화산 주변 1만 4000여 가구 전력 공급도 끊겨 미국 하와이의 킬라우에아 화산 폭발에 따른 용암 분출로 20여 채의 가옥이 파손됐다. 하와이제도에서 가장 큰 하와이 섬(일명 빅아일랜드) 동쪽 끝에 있는 킬라우에아 화산에서 용암이 나흘째 흘러나오면서 가옥 파손 피해가 늘고 있다고 로이터와 AP통신 등이 현지 관리들을 인용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지 관리들이 항공 관측을 한 결과 분화구에서 흘러내린 용암이 레일라니 에스테이츠 구역 등의 가옥 26채를 집어삼킨 것으로 나타났다. 하와이카운티 자넷 스니더 대변인은 “피해 가옥 수는 바뀔 수도 있다.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피해가 더 커질 가능성을 암시했다. 레일라니 에스테이츠 구역을 포함한 인근 위험 지역 주민 1800여 명에게 강제 대피령이 내려진 가운데 아직 사망자 등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용암이 공중으로 치솟는 분천의 높이가 700m에 달하는 가운데 용암 분출이 멈추거나 기세가 수그러들 징조는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화산학자 웬디 스토벌은 “분출할 수 있는 마그마가 더 존재하기 때문에 활동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킬라우에아 주변 하와이 화산국립공원 주변 관광객 2천600여명도 피신한 가운데 화산 주변 1만4천여가구에는 전력 공급도 끊긴 상태다. 지난 4일 오전 킬라우에아 화산 주변에서 강도 6.9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균열이 생기고 용암 분출구가 더욱 확대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983년부터 활동하기 시작한 킬라우에아 화산은 세계에서 활동이 가장 활발한 화산중 하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죽음에서 살아남았고 살기 위해 죽음을 썼다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죽음에서 살아남았고 살기 위해 죽음을 썼다

    베트남에서 온 작가는 한국의 해물탕을 좋아한다. 이유는 국토 한 면이 바다에 접한 나라 사람이라서 그렇다고 했다. 어제 병원까지 다녀왔던 분이라 뵐 수 없겠지 했는데 다행히 시간을 내주셨다. 서태지가 나왔던 1991년 현재, 16개국 언어로 번역됐고 노벨문학상 후보로 언급되는 그의 장편소설 ‘전쟁의 슬픔’은 제목만치 서글프다. 그를 만난 아침은 소설의 첫 장면처럼 축축한 습기로 가득했다. 소설 주인공 끼엔은 열일곱 살 때 북베트남 정규군에 입대한다. 당시 조국의 독립과 통일을 위해 베트남의 젊은이들은 많이 자원입대했다. 온기가 남아 있는 적병의 몸에 못을 박듯 한 발 한 발 방아쇠를 당겼던 끼엔은 전쟁 후 살아남은 단 열 명의 병사 중 한 명이었다. 전사자 유해발굴단으로 끼엔은 부대원이 몰살당한 지역을 찾아간다. 가는 곳마다 끼엔은 생시를 구별할 수 없는 혼령을 목격하곤 한다. 머리가 잘려나간 한 무리의 흑인 병사가 산기슭으로 행군하는 것을 보았다는 이들도 있었다. 전쟁이 갈라놓은 첫사랑 프엉도 찾아온다. 정신적인 트라우마를 겪은 끼엔에게 프엉만은 확실한 존재였다. 하지만 전쟁은 프엉과의 추억을 앗아갔다. 전쟁은 그녀를 변화시키고, 두 사람 사이에 균열을 만들었다. 죽지 않기 위해 끼엔은 글을 쓴다. 악몽과 현실 사이에서 버티고자 끼엔이 할 수 있는 일은 죽음을 쓰는 일이었다.“신짜오(안녕하세요).” 중얼거리며 외웠는데 금방 잊은 인사말, 통역해 주시는 하재홍 선생께서 가르쳐 주셔서 인사할 수 있었다. 하 선생은 천호동에 있는 한 모텔에 머물고 있는 그를 모시고 내려왔다. 그는 담배를 맘대로 태울 수 있는 모텔이 호텔보다 좋다고 한다. 홍마초의 뿌리와 이파리, 꽃잎을 담뱃잎에 섞어 말아 피워 물고 환각에 들어가곤 했다던 북베트남 병사들이 떠올랐다. 꼬박 밤을 새운 나보다 더 초췌한 그를 만나 가까운 해물탕집으로 가려 할 때 비가 스멀스멀 내리기 시작했다. 전쟁 얘기를 시작할 때 마치 정글에 비 내리듯 한꺼번에 빗물이 쏟아졌다. 장딴지까지 차오른 핏물 속을 행군했다는 구절이 떠올랐다. 벌건 내장을 드러낸 해물탕이 나왔다. ‘전쟁의 슬픔’은 시간의 흐름대로 쓴 톨스토이식 소설이 아니다. 끔찍한 비극의 찌끼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청년이 의식과 무의식, 현실과 기억, 지금과 과거를 오가는 ‘의식의 흐름’대로 쓴 소설이다. 그렇다고 도스토옙스키의 글쓰기와도 달랐다. “그래요. 맞아요. 의식의 흐름대로 쓴 소설이에요. 처음부터 그렇게 쓰자 해서 쓴 소설이 아니라 쓰다 보니 이렇게 됐어요. 내 소설이 도스토옙스키 소설과 비슷하다는 데 베트남어판 도스토옙스키 소설은 번역이 이상한지 읽기 어려웠어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이 1988년 베트남말로 번역됐는데 참 좋았어요.” 그가 ‘백년의 고독’을 읽었다는 말에 멈칫했지만, 단순히 마르케스의 영향으로는 읽히지 않았다. 신화나 전설을 차용했던 마르케스의 신화적 상상력과 달리, ‘전쟁의 슬픔’은 비극적 사실과 고통스러운 기억 자체를 신화적 상상력으로 끌어 쓰고 있었다.소설에서 2375회나 이름이 등장하는 끼엔은 1969년에 고등학교를 마치고 입대해 북베트남 보병사단의 병사로 서부고원 전선에서 싸웠던 작가의 이력과 유사하다. 다만 이 소설의 주인공은 내가 보기에 끼엔이 아니다. 숨은 주인공이 있다. 끼엔이 외면적 주인공이라면, 950회 이름이 나오는 프엉은 내면적 주인공이다. 의식의 흐름대로 쓰는 작가들, 도스토옙스키나 카프카 같은 이들은 여러 인물에 자신의 내면을 투영해 넣는다. “어떻게 아셨어요? 맞아요. 끼엔은 베트남 전쟁을 겪은 베트남 병사의 일반적인 정서를 가진 인물이고요. 프엉은 내면의 제 자신입니다.” 마르케스와 다른 그의 글쓰기에는 베트남 특유의 상상력이 있었을 것이다. 죽은 혼령들은 왜 이리 많이 나오는지. 끼엔이 찾아가는 곳은 사람들이 많이 죽은 ‘고이 혼’이라는 지역이다. 우리말로 하면 ‘혼을 부른다’는 초혼(招魂) 지역이랄까. 거기서 끼엔은 죽은 자를 두 눈으로 자주 본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으스러진 육신을 끌고 다니는 귀신들이 지천에 널려 있는 곳이다. 정신병이 아니라 해질녘 나무들이 바람결에 내는 신음이 귀신의 노랫소리로 들린다. 소설에는 귀신 72회, 유령 24회, 혼령 18회, 망령이 4회 등장한다. 모두 죽은 이의 영혼들이다.“베트남 사람들에게는 이상한 상상력이 아니에요. 동남아 사람들은 육신이 사라져도 혼령이 일상에 함께한다고 믿지요. 내 작품에서 영혼, 귀신, 죽은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은 일반 사람들의 정서 속에 이렇게 남아 있다는 것을 그대로 쓴 거예요. 억울하게 죽은 귀신들, 전쟁에서 총에 맞아 죽어도 혼령으로 떠돌죠. 문화권이 다르면 이해하기 힘들겠죠. 공산주의 유물론의 관점에서는 유령이 뭐냐 하지요. 가톨릭 신도들은 영혼이 위로 간다 하지만, 베트남 사람들은 위가 아니라 혼령은 영원히 우리 주변에 있다고 믿어요.” 작가로서 그는 죽은 자와 산 자를 소통시키는 영매(靈媒)다. 죽은 자 중에 호아라는 여성 병사 얘기가 가장 마음 아팠다. 호아라는 이름은 이 소설에서 98회 등장한다. 이 소설에서 세 번째로 많이 등장하는 이름이다. 호아는 부대원의 길을 인도하는 선도병이었는데 길을 잘못 들어 미군이 있는 곳으로 부대원을 인도했다. 그들을 포위한 미군이 다가오자 부대원을 남기고 호아가 미군에게 뛰어든다. 풀밭에 쓰러진 호아 위로 알몸의 미군들이 숨을 헐떡이며 먼저 차지하려고 으르렁댔다. 집단 강간당하는 장면을 숨어서 보면서도 끼엔은 수류탄을 던지지 못한다. 수류탄을 던지면 위치가 발각돼 죽을까 봐. 수류탄을 던지지 못했던 비겁함은 살아남은 끼엔에게 가장 아픈 트라우마로 남는다. “내가 경험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전쟁 때 여군들이 생포되면 전부는 아니더라도 미군에게 강간당한다는 얘기가 많았어요. 그 얘기를 쓴 거죠.” 영화 ‘지옥의 묵시록’, ‘디어헌터’, ‘택시 드라이버’, ‘람보’, ‘플래툰’ 등은 베트남 전쟁을 주제로 한 미국 영화다. 지금까지 베트남 전쟁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는 미국의 시각을 통한 것이었다. 우리는 우리가 오리엔탈이면서 오리엔탈리즘 시각에서 베트남을 소비해 왔다. 이 영화들은 전쟁에 참여했던 미국인들이 겪는 내면의 싸움이며, 자가치유 방식이다. 미국인이 겪는 베트남전 트라우마가 이 영화들이 주제다. 그나마 박영한의 ‘머나먼 쏭바강’, 안정효의 ‘하얀전쟁’, 황석영의 ‘무기의 그늘’은 우리의 입장에서 전쟁이 파괴한 인간을 그리고 있다. 한편 ‘전쟁의 슬픔’에는 영웅이 없다. 도박과 환각에 빠진 베트남 병사들이 등장한다. 짐승으로 오인해 민간인을 사살하는 장면도 나오기에, 베트남 정부로서는 지금도 꺼림칙한 소설이다. 승리한 전쟁을 ‘슬픔’으로 표현했다며 처음엔 제목이 ‘사랑과 숙명’으로 바뀌어 나왔다. 1995년 런던 인디펜던츠 번역 문학상, 1997년 덴마크 ALOA 외국문학상, 2011년 일본경제신문 아시아 문학상 등을 받았지만, 정작 베트남 정부로서는 감추고 싶은 금서(禁書)였다. 베트남 국내에서 학생들은 지금도 이 소설을 잘 모른다. 한국에 온 베트남 유학생에게 물어 보면 외국에서 이 소설이 유명하다는 사실을 한국에 와서 알았다는 학생도 있다. 그의 건강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주인공 끼엔처럼 그는 아직도 악몽에서 괴로워하는 걸까. 이만큼 끔찍한 소설을 쓴 사람이 정상인으로 살 수 있을까. 베트남 파병을 다녀와서 매일 군인 수통에 소주를 넣어 마시고, 군용 단도를 차고 다니면서 주변 사람을 위협하는 등 평생 트라우마에 시달리다가 돌아가신 한국인 얘기를 전했다. “많이 회복됐어요. 글을 쓰는 창작 활동이 치료에 도움이 되지요. 그래요. 그럴 거예요. 전쟁 후 베트남 사람들은 그래도 주변에서 대화도 하고 함께 울어 주고 그러는데 미군이나 한국군은 더 심하게 트라우마를 겪었을 거예요. 미군이나 한국군은 낯선 타국에서 전쟁의 비극을 겪은 것이죠. 베트남 군인은 함께 전쟁을 겪은 베트남 사람들이 위로해 주고 풀 수 있었는데, 미군이나 한국군은 아무도 공감해 주지 않았을 거예요. 대화 상대도 없으니 몸부림치다가 죽어갔을 거예요.” 이제 가장 궁금한 질문을 던졌다. 베트남 전쟁이 끝난 1975년 4월 30일, 제27청년여단 소년병 500명 가운데 살아남은 열 명 중 한 명이었다. 전쟁의 트라우마로 방황하던 그는 어떻게 작가의 길을 선택했을까. “어렸을 때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했어요. 교수였던 아버지는 작가 친구들이 많이 있었어요. 그분들은 전쟁 무용담이나 문학 작품 얘기를 많이 했죠. 군에 입대하고 6년 동안 전쟁터에 있느라 글을 잊었지요. 전쟁 끝나고 돈 벌러 다녔는데, 아버지 친구들이 글재주 있다며 기억해 주셔서 문예창작학과에 들어간 거죠. 처음엔 전쟁 중 청년들의 연애 이야기를 쓰려고 했는데 가장 깊은 체험이 전쟁이었기에 전쟁 소설을 쓴 겁니다.” 그에게 글쓰기는 슬픔을 극복하는 생존 방식이었다. 통일을 경험한 베트남 작가로 한국인에게 전할 말씀을 부탁드렸다. “베트남은 무력통일이었기에 승자 북베트남과 베트콩이 남베트남 체제를 완전히 바꿔 놓았어요. 통일 후 갈등이 컸어요. 남베트남 사람 중 재산을 빼앗긴 사람들은 보트피플로 망명했어요. 전쟁을 통한 통일은 가짜 통일이에요. 진짜 통일은 평화를 통한, 대화를 통한 통일이에요. 기다리는 시간이 중요해요. 하나씩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인내가 필요해요.” 현재 한국의 교역국 1위는 중국, 2위는 미국, 3위는 베트남이다. 문재인 정부가 베트남과의 교역을 중요하게 생각해서가 아니라, 이 소설과 베트남 문학은 이제 우리가 주목해야 할 텍스트다. 내년에 베트남 문학과 교류를 추진을 위해 베트남에 가볼 요량이라고 말씀을 드렸다. “2000년에 소설가 이문구 선생이 작가회의 회장이었을 때 베트남 작가협회와 결연을 했어요. 이후 경제협력은 많이 하는데 문학 쪽 교류는 거의 없는 편이죠. 가와바타 야스나리, 오에 겐자부로, 무라카미 하루키 등 일본 문학이 많이 번역되는데 한국 문학 번역은 고은, 방현석, 김영하 외에 뜸해요.” “깜언깜언(정말 감사합니다).” 배운 표현을 이제야 써 봤다. 기회 있을 때마다 조금씩 베트남 말을 써 봐야겠다. 해물탕이 많이 남았는데 더는 먹을 수 없었다. 위장이 아니라 마음이 쓰렸다. 아차, 지금까지 그의 이름을 쓰지 않았다. 그의 필명은 사람 이름이 아니라 땅의 이름이다. 개울물도 낮은 신음소리를 내며 흐르는 베트남의 지명이다. 그는 국제적인 인물로 적지 않은 인세를 받아 서방으로 이민 갈 수도 있었을 텐데, 전쟁 중 정글에서 자던 병사처럼 지금도 허름한 곳에서 노숙인처럼 살아야 편하다는 그의 선조가 견디며 살던 땅의 이름이다. 1952년생 바오닌. 시인·숙명여대 교수
  • 하와이 화산 용암 분출 1500명 피신 “뱀처럼 숲 사이로 흘러내려”

    하와이 화산 용암 분출 1500명 피신 “뱀처럼 숲 사이로 흘러내려”

    용암이 분출해 주택가를 위협하는 미국 하와이 주(州) 하와이 섬(일명 빅아일랜드) 킬라우에아 화산 주변에서 또다시 규모 6.0의 강진이 발생했다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4일(현지시간) 밝혔다.USGS는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12시 32분 킬라우에산 남쪽 산자락 주변에서 규모 6.0의 강진이 있었다고 말했다. 진앙은 용암분출로 주민이 대피한 레일라니 에스테이츠에서 17㎞ 떨어진 지점이다. 앞서 한 시간 전쯤 규모 5.7의 지진이 킬라우에아 화산 남동쪽 펀 포레스트에서 일어났다.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는 잇단 강진으로 쓰나미(지진해일)가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전날 규모 5.0 지진 이후 무너져내린 3개의 분화구에서 용암이 흘러내리고 있는 킬라우에아 화산에서는 다시 강진이 일어나 추가로 분화구 붕괴가 있었을 것으로 화산관측소는 예상하고 있다. 전날 오후부터 화산 분화구의 푸 오오 벤트 동쪽 균열 지점에서 흘러나온 용암은 숲 사이로 타고 내려와 주택가 일부 도로를 덮었고 가옥 두 채가 불에 탔다고 화산관측소는 알렸다.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 지사는 킬라우에아 화산에서 가까운 레일라니 에스테이츠와 라니푸나 가든스 지역 주민들에게 강제대피령을 내렸으며, 주민 1500여 명이 대피한 상태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하와이 섬의 전체 상주 주민은 약 20만 명이며, 관광객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까지 분화구의 균열이 150m 정도에 달한 가운데 끓어 넘친 용암이 공중으로 치솟기도 했다고 관측소 측은 전했다. 관측소 관리들은 용암으로 공중으로 치솟는 용암 분천의 높이가 최고 45m에 달하는 것으로 측정했다. 현재 주 방위군 병력이 동원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아직 용암분출로 인한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하와이 재난 당국은 특히 킬라우에아 분화구에서 이산화황 가스가 분출됨에 따라 인근 지역의 노약자와 호흡기 환자 등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분화구 위쪽으로는 거대한 이산화황 가스 기둥이 목격됐다.민간방어국 관리는 “이산화황의 농도가 극도로 높은 상태여서 목과 눈, 호 흡기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지 주민은 AP통신에 “용암이 뱀처럼 숲 사이로 흘러내리고 제트엔진 같은 소리도 들렸다”고 말했다. 용암이 분출해 흘러내리는 장면을 드론으로 찍은 한 주민은 “불의 장막이 펼쳐진 것 같은 광경이었다”고 전했다. 현재 가옥 수십 채가 용암의 직접적인 위협을 받는 상태다. 레일라니 에스테이츠의 한 가옥에는 뒷마당에서 200m 떨어진 지점까지 녹아내린 용암이 근접했으며, 가옥 두 채가 불에 탄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해발 1250m의 활화산인 킬라우에아 주변에서 전날 오전 10시 30분 규모 5.0의 지진과 여러 차례 여진이 발생한 이후 푸 오오 벤트 분화구의 동쪽 균열지대에서 용암과 증기가 분출되기 시작했다. 지진은 푸 오오 벤트 분화구의 화구 바닥이 붕괴하면서 일어난 것으로 미지질조사국(USGS)은 설명했다. 하와이 주 화산국립공원에 포함된 킬라우에아 화산은 세계에서 가장 활동이 활발한 활화산 중 한 곳으로 꼽힌다. 킬라우에아 화산은 1950년대와 1980년대 용암을 분출한 적이 있으며,마그마로 만들어진 절경을 보러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초부터 수백 차례 이어진 약한 지진 이후 화산 활동이 활발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와이 카운티 재난 당국은 용암분출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주민들에게 당국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고 권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發 주한미군 감축설… 볼턴 “완전한 난센스” 즉각 진화

    트럼프發 주한미군 감축설… 볼턴 “완전한 난센스” 즉각 진화

    NYT “국방부에 감축 옵션 준비 명령” 北 변화 전 감축 땐 안보 손상 파장 靑 “사실 아니다… 백악관에 확인” 동맹 균열·해묵은 논란 부를 민감한 사안 비핵화 보상으로 北에 제안 가능성 때리고 어르는 트럼프식 협상 전략 방위비 협상 앞두고 기선제압 분석도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방부에 주한미군 병력 감축을 고려하라고 지시했다’는 기사를 내놓자 백악관이 이례적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 명의의 입장을 내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파장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NY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펜타곤에 감축 옵션을 준비하라고 명령했다면서 “북·미 정상회담에서 협상 카드로 의도된 것은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주한미군의 규모와 배치를 재고하는 것은 최근 북한과의 외교 상황과 관계없이 이미 이뤄졌어야 할 부분”이라면서 “전면 철수 가능성은 작다”고 덧붙였다. 존 볼턴 NSC 보좌관은 4일 성명을 내고 “대통령은 국방부에 한국에 주둔 중인 미군 병력 감축을 위한 옵션을 제공할 것을 요청하지 않았다”며 NYT 보도를 “완전한 난센스”라고 언급했다. 크리스토퍼 로건 미 국방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도 “한국에서 (우리의) 임무는 여전히 그대로이며 병력태세도 변함이 없다”며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청와대도 가세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역시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조금 전 백악관 핵심 관계자와 통화한 후 전해 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백악관과 청와대가 적극 반박에 나선 것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공조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 주한미군 논란 확대를 조기에 진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한미군이 핵심인 한·미 동맹은 남북 관계 개선과 함께 북한의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두 개의 수레바퀴다. 비핵화 로드맵을 담판 지을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한미군을 둘러싼 해묵은 논란이 예상치 못한 변수로 불거지는 상황을 막아야 하는 것이다. 6·25 전쟁 휴전 직후인 1955년 8만 5000명이던 미군은 닉슨 독트린(1969년), 카터 행정부의 철수 계획(1977년), 동아시아전략구상(EASI)에 따른 3단계 철수 계획(1990년) 등의 영향으로 단계적으로 줄어 현재 2만 8500명 수준이 됐다. 정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주한미군 감축 사례가 있었던 만큼, 미측의 결정에 따라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한·미 정부의 부인에도 파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켈리 맥사멘 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NYT에 “주한미군은 양국 동맹에 있어 신성불가침 영역”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 한반도 전문가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군사 전문지 아미타임스에 “미군은 우리 동맹들에 대한 미국의 결의와 약속을 보여 주는 가장 분명한 신호”라며 “북한의 획기적인 변화 전에 주한미군을 대규모로 감축할 경우 한반도 안보에 손상을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악관과 청와대의 반박에도 일각에서는 감축 지시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중순 미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제10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3차 협상을 앞두고 주도권을 잡으려고 주한미군 카드를 꺼낸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동안 한국의 ‘무임승차론’을 주장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시작한 SMA 협상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동원되는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 비용도 한국이 부담하라고 요구한 상황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곧 열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한국에 더 많은 부담을 지우기 위한 ‘때리고 어르는’ 트럼프식 협상 전략으로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흘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제 미 행정부 내에서 주한미군 주둔 관련 협의를 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미국은 중국 등과의 대치 상황을 고려해 아태 지역에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역할을 중시하기 때문에 쉽게 감축이나 철수를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정작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꺼내지도 않는데 앞선 추측으로 주한미군 관련 논란을 부추길 경우 북한과 중국만 돌아서 웃을 일”이라며 “(그런 문제는) 향후 평화체제의 진전에 따라 고민할 일이고 우선 북·미 정상회담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존 볼턴 미 NSC 보좌관 “주한미군 감축 지시 없었다”

    존 볼턴 미 NSC 보좌관 “주한미군 감축 지시 없었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펜타곤(미국 국방부)에 주한미군 병력감축 옵션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없다”고 밝혔다.볼턴 보좌관은 이날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관련 보도에 대해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고 NSC 관계자가 전했다. 백악관이 NSC 보좌관 명의로 언론 보도에 대한 반박 입장을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공조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 주한미군 감축설의 파장을 조기 진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NYT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불과 몇 주 앞두고 미 국방부에 주한미군 병력감축 옵션을 준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같은 보도가 사실일 경우 북미정상회담에서 논의될 평화협정 체결 논의와 일정하게 연계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됐으나, 미 국방부는 즉각 한국 내에서의 주한미군 임무와 병력태세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날 워싱턴DC에 도착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백악관 핵심 관계자와 통화한 뒤 “미국 백악관 NSC 핵심 관계자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전한 바 있다. 정 실장은 이날 볼턴 보좌관과 면담을 하고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막판 조율에 나선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하와이 킬라우에아 화산 용암분출

    하와이 킬라우에아 화산 용암분출

    미국 하와이 섬(빅 아일랜드)의 킬라우에아 화산에서 규모 5.0의 지진 이후 용암이 분출해 인근 주민 1만여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3일(현지시간) 현지언론 하와이뉴스나우에 따르면 현지 재난당국인 하와이 카운티 민간방어국은 파호아 타운 주변 레일라니 에스테이츠 푸나커뮤니티 거주민 1만여 명에게 대피할 것을 명령했다. 재난당국은 해발 1250m의 활화산인 킬라우에아 주변에서 이날 오전 10시 30분 규모 5.0의 지진과 여러 차례 여진이 발생한 이후 푸오오벤트 분화구의 동쪽 균열지대에서 용암과 증기가 분출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와이 카운티의 재닛 스나이더 대변인은 “붉은 용암이 모할라 스트리트 쪽으로 내려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당국은 루아나 스트리트부터 포호히키 로드까지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강제 대피령을 내렸다. 얼마나 많은 가옥이 위험에 노출돼 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지질조사국(USGS)과 하와이화산관측소는 이날 오전 규모 5.0의 지진 이후 30분 안에 규모 2.5와 2.7의 여진이 잇따랐다고 말했다. USGS는 수차례 지진 이후 킬라우에아 화산의 푸오오벤트 분화구에서 붉은 연기가 치솟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하와이 주 화산국립공원에 포함된 킬라우에아 화산은 세계에서 가장 활동이 활발한 활화산 중 한 곳으로 꼽힌다. 킬라우에아 화산은 1980년대 분출해 많은 양의 용암을 뿜어낸 적이 있다. 마그마로 만들어진 절경 덕분에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화산 주변에서는 지난달 30일부터 규모 2.0 안팎의 약한 지진이 수백 차례 있었다고 화산관측소는 전했다. 공식적으로 측정된 진동의 횟수가 250차례에 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길거리에 내던져진 청춘들”…청년임대주택을 둘러싼 끝없는 갈등

    “길거리에 내던져진 청춘들”…청년임대주택을 둘러싼 끝없는 갈등

    1인용 침대 하나, 침대와 맞물린 책상 하나, 그리고 붙박이 옷장 하나가 전부다. 창문은 없다. 한 사람이 누우면 공간이 꽉 찬다. 대학생 배도현(23)씨가 살던 고시원의 풍경이다. 그런 방에선 별다른 일 없이도 우울해졌다. 최대한 밖에서 시간을 보냈다. 늦은 밤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될 때 이르러서야 고시원으로 향했다. 배씨가 무리해서라도 볕 드는 집을 구한 계기다. 지금은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만원짜리 원룸에서 산다. 부모의 경제적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서채리(24)씨는 “밖에서 상처받고 돌아올 때면 집이 안식처가 된다”고 말했다. 편히 쉴 공간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안을 얻는다. 서씨는 현재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에 살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보증금 7000만원을 지원받았다. 월 12만원과 관리비만 부담하면 된다. 하지만 내년이면 계약이 만료돼 나와야 하는 처지다. 원룸이나 오피스텔 임대료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 준비 중인 서씨가 감당하기엔 버겁다. 서울시는 청년들의 심각한 주거난을 해소하기 위해 ‘역세권 2030 청년주택’ 사업을 추진 중이다. 역세권에 임대주택을 지어서 청년층에게 시세의 60~80% 수준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역세권에 주택을 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동시간을 줄여서 ‘잉여 시간’을 만들기 위함이다. 청년들이 남는 시간을 활용해 공부에 매진하거나 자기계발에 힘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지역별·세대별로 다르다 그러나 청년임대주택이 지어질 예정인 지역 주민들 입장은 다르다. 서울 강동구 성내동 천호역 인근에는 지하 7층, 지상 35층 규모의 임대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한 70대 주민은 “이 동네가 시골 같지 않냐”면서 2~3층짜리 단독주택이 즐비한 골목을 가리켰다. “임대주택이 지어지면 그리로 다 몰릴 텐데 임대료로 먹고사는 우리 같은 노인들은 죽으라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성내동 임대주택 반대 위원회의 이미란 위원장은 “청년들을 위한 주택이란 이유로 특혜를 받는다”고 주장했다. 임대주택이 지어질 부지는 원래 4층 이상 지을 수 없는 3종 일반주거지역에 해당한다. 하지만 서울시가 기준을 완화해 상업지구로 변경하고 35층짜리 건물을 짓기로 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여전히 규제에 묶인 이 동네와 비교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면서 “차라리 아무것도 짓지 말고 이대로 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반대하는 이유는 지역마다 다르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하이마트 부지에도 629가구 규모의 청년임대주택이 지어질 예정이다. 이곳 주민들은 성내동과는 견해 차이가 있다. 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인근 아파트 가치까지 떨어뜨려 집값이 내려간다는 논리다.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70대 여성은 “가진 재산은 아파트 한 채가 전부라 집값 떨어지면 절대 안 된다”면서 손사래를 쳤다. 최근 한 입주민은 ‘5평짜리 빈민 아파트가 신축돼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된다’는 안내문을 배포해 사회적 공분을 산 바 있다. 세대별로 의견이 갈리기도 한다. 아파트 놀이터에서 만난 한 30대 여성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집값보다 안전을 더 걱정한다”고 전했다. “아파트를 지은 지 20년이 넘은 데다 지반이 약해 건물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주택 시공과정에서 아파트 건물에 미칠 여러 영향을 고려하는 셈이다. 또한 “1인 가구가 대부분일 텐데 일반적인 가정 형태가 아니므로 불량한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면서 아이들 교육에 미칠 부정적 요소도 꼽았다.다 같이 잘 사는 사회 반면 ‘빈민 주택’ 안내문을 읽고 “부끄러운 줄 알라”고 일침을 가한 당산동 주민 석락희(59)씨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년임대주택을 혐오시설로 치부하는 데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건물에 균열이 생긴다’ 또는 ‘주변이 슬럼화된다’는 등 다른 이유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석씨는 “주민들의 주장이 설득력 없고 군색하다”면서 “세대 간 연대를 통해 공동체를 형성해야 하는데 갈등을 조장하는 언사만 늘어놓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한솔 민달팽이유니온 사무처장은 “지반이 흔들리고 건물에 금 가는 게 걱정되면 안전진단을 제대로 받을 일”이라고 반박했다. 안전문제를 비롯한 여러 가지 이유를 내세우지만, 본질은 ‘집값’이라고 못 박았다. 집을 가진 세대와 못 가진 세대의 ‘프레임’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집이 투기나 돈벌이 수단이 되어버린 현 세태를 지적하면서 “다 같이 잘 사는 사회를 만들려면 현재 우리나라 주택 임대료가 적정한 수준인가부터 돌아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모든 시민이 청년임대주택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당산동 주민 문봉수(60)씨는 “기성세대가 많은 물질을 움켜쥔 채 젊은 세대에게 양보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청년이 없으면 나라가 무너진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청년임대주택이 들어온다고 해서 손해 보는 측면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새롭게 건물을 지으면 유동인구가 늘어날 테니 상가 입장에선 훨씬 이익이라는 입장이다.공적 이익과 사적 이익의 충돌 당사자 간의 이견을 좁힐 방법은 없을까. 허강무 한국부동산정보학회 회장은 “시민들이 토지의 ‘공공성’에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미 헌법 35조 3항에 ‘국가는 주택개발정책 등을 통하여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 취지에 부합하기 위해 만든 정책이 바로 청년임대주택이다. 문제는 지역주민들을 설득할 수단이 부족한 셈이다. 허 회장은 “임대주택을 지을 때 ‘패키지’ 개념으로 마을 공동체에 이익이 되는 시설을 짓는 등 보완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핵심은 공익과 사익의 충돌이다. 청년임대주택을 둘러싼 갈등은 주거난을 해소하려는 ‘공적 이익’과 집값의 등락을 살피는 ‘사적 이익’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를 “사회적 자본이 부족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사회는 ‘공공성’을 키울 수 있는 공론장이 부족하므로 더욱 연대를 이루기 어렵다고 봤다. 그렇기에 “자신과 가족 그리고 같은 이익을 공유하는 집단 간의 연대만 추구할 뿐 나머지엔 무관심하고 냉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민의식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오찬호 사회학자는 “나의 권리가 소중한 만큼 타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 역시 시민의 의무인데 이를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역 슬럼화를 우려하는 주장에 대해선 “과거 미국에서 흑인을 차별한 인종분리정책과 같은 논리”라고 비판했다. 청년들의 경제적 수준이 낮으면 사회적 의식 수준이나 도덕적 수준도 낮을 거란 편견을 가지는데 이는 명백한 인식의 오류라는 것이다. 청년들에겐 고스란히 상처가 된다. 서채리씨는 “부모세대들은 ‘단칸방 월세에서 시작했다’고 이야기하면서 청년들은 그러면 안 되는 거냐”고 되물었다. 덧붙여 “청년을 빈민이라 폄하하고 함께 살지 않으려는 모습을 볼 땐 마치 길거리에 내던져지는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배도현씨 역시 “고통스러운 취업난·주거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열심히 살라’는 조언이 아니라 실질적인 사회적 지원과 배려”라고 호소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