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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사정 대타협 어디로] 2대 쟁점 논의 일부 진전… 정부, 빠른 시일 내 대타협 촉구

    [노사정 대타협 어디로] 2대 쟁점 논의 일부 진전… 정부, 빠른 시일 내 대타협 촉구

    노사정 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는 것은 최대 쟁점인 취업규칙 변경과 일반해고 지침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서다. 10일 열린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 대표자회의에서는 한국노총이 제시한 안이 긍정적으로 검토되면서 일부 진전을 보이는 듯했으나, 결국 정부가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사정 대화의 가장 큰 걸림돌인 두 사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다면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 나머지 과제에 대한 협상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다. 정부 시한을 넘기긴 했지만 노사정위는 내부적으로 시한을 정한 적이 없는 만큼 쟁점에 대한 논의를 계속해서 이어갈 방침이다. 이에 따라 주말인 12일 오후 대표자회의를 열기로 했다.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취업규칙 변경과 일반해고 지침 등 두 사안에 대한 논의에 주목할 만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이날 회의에서 두 사안을 아예 논의 대상에서 배제하자는 기존 주장과 함께 ‘제도개선발전위원회를 만들어 두 사안을 검토하자’는 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정부는 ‘근로계약 해지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한다’라는 문구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사안의 입법화 여부 등을 검토하되 당장 산업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저성과자 및 업무부적응자에 대한 해고기준 및 절차 명확화 작업은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날 회의에서 두 사안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졌지만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일 대표자회의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두 사안과 비정규직, 임금체계 개편 등에 대한 정부 측 안을 제시한 바 있다. 정부 측 안은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은 법과 판례에 기초한 공정한 기준·절차를 마련해 알기 쉽게 정리해 보급한다’, ‘노사정 공동 연구를 통해 장기적인 임금체계를 개편한다’라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한국노총은 ‘당초 정부가 주장하던 행정지침(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는 것과 같은 의미’라며 정부안을 수용하지 않았다. 임금피크제 확산을 위해 회사 내 기본적인 규율을 명시한 취업규칙을 노동조합 동의 없이 변경할 수 있도록 하고, 대법원 판례를 기초로 저성과자 등에 대한 해고 기준 및 절차를 담은 가이드라인을 만들자는 기존 주장과 큰 맥락에서 차이가 없다는 의미다. 한국노총은 지난 4월 중단된 협상부터 두 사안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은 대타협 시한을 정해 놓고 압박하는 움직임에 대해 “시한을 10일로 하기로 노사정이 합의한 바 없다”며 “10일을 시한이라고 말하는 정부가 어느 정부인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자극과 압박보다는 호소와 설득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정부의 예산편성 일정 등 여러 사정이 있으니 이를 감안할 수는 있지만, 시한에 구애받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실업급여 예산확대를 취소하고 입법안을 발의하겠다는 정부 측 입장에 대해서도 “국민들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없는 이야기를 할 때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며 “대타협을 통해 노동시장의 구조개선이라는 가치를 창출할 것인지, 일정을 지키는 데 가치를 둘 것인지는 정부가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단독]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노동개혁 3법 다음주 중 입법 발의”

    [단독]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노동개혁 3법 다음주 중 입법 발의”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10일 당정이 추진 중인 노동개혁과 관련해 “근로시간 단축 및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비롯해 기간제근로자법, 파견근로자보호법 등 노동개혁 3법, 고용보험·산재보험법 등 관련법 개정안들을 다음주 중 당론으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사정위원회의 오늘(10일) 논의 결과 및 14일 당정협의를 종합해 다음주 중 이들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여권 고위 관계자는 “공공기관은 물론 공무원도 임금피크제에 동참해야 하고 장·차관 연봉도 깎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향후 당정의 노동개혁안에 반영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이 관계자는 “공공기관에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압박하면서 정작 공무원은 열외로 하겠다면 불합리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당장 내년도 예산안에 공무원 봉급 3% 인상안이 반영돼 논란이 된 상황에서 공무원까지 포함시킨 노동개혁안이 관철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김 의장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재벌총수 증인 채택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선 “증인신청실명제 도입을 위해 국정감사법 및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국감 때만 일시적으로 증인채택소위를 구성해 증인 채택을 소위에서 하도록 하면 속기록이 남아 증인신청 전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된다”고 덧붙였다.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 전환에 대해 김 의장은 “편향된 서술은 시정할 필요가 있는데 가장 바람직한 대안이 국정화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많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당 정책위와 정책조정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에서 의견을 수렴해 당정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제시한 협상 시한인 이날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는 노사정 대표자회의를 열어 밤늦게까지 논의를 이어갔지만 최대 쟁점인 취업규칙 변경과 일반해고 지침을 둘러싼 이견으로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노사정위는 정부가 제시한 시한은 넘겼지만 내부적으로 시한을 정한 적이 없는 만큼 계속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노사정위는 주말인 12일 오후 노사정 대표자회의를 다시 열어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다. 정부는 1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합동으로 향후 노동개혁 추진방향에 대한 합동브리핑을 갖고 정부 시한을 넘긴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이른 시일내 대타협을 이룰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노사정 대타협 어디로] 정부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연내 마무리”

    [노사정 대타협 어디로] 정부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연내 마무리”

    정부가 당초 계획대로 다음주에 ‘일반해고’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과 관련된 입법안 제출과 행정지침 개정을 강행하기로 했다. 연말까지 모든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겠다는 계획도 계속 밀어붙인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10일 “노사정 대타협이 결렬돼도 오는 14일 당정 협의를 열어 18일쯤 정부 입장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지난 9일 “10일까지 노사정 간 구체적인 성과가 없으면 정부 주도로 입법안과 행정 지침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에는 통상임금의 정의와 근로시간 단축 등의 내용이 담긴다. 정부가 그동안 주장했던 대로 통상임금에 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하는 돈을 모두 포함시키는 방안이다. 근로시간은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계적으로 줄이고 추가 연장 근로를 주 8시간까지 인정한다. 저성과자를 좀더 쉽게 해고하는 이른바 ‘공정 해고’ 내용은 이번 입법안에 담기지 않는다. 기재부 관계자는 “해고 관련 내용은 입법안에 넣어도 이번 정기국회에서 여야 간 합의되기가 어려워 일단 정부가 가이드라인으로 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노동자에게 불리한 사규를 도입할 때 노동자의 동의를 받도록 한 취업규칙은 정부가 행정지침을 개정하기로 했다. 행정지침에 노동자의 동의 없이도 가능한 요건을 넣을 방침이다. 예컨대 새로 도입하는 사규가 근로자의 이익을 크게 침해하지 않고 다른 업계에서도 전반적으로 적용되는 경우 등이다. 회사 측이 교섭을 위해 노력한 경우도 해당된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출구 안 보이는 노동개혁

    출구 안 보이는 노동개혁

    노사정이 9일 연 이틀째 대표자 회의를 여는 등 노동개혁 논의를 이어갔지만 정부가 제시한 ‘10일까지 대타협’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대 쟁점인 취업규칙 변경과 일반해고 지침을 놓고 여전히 노·정이 충돌하고 있는 데다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 등에 대해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는 이날 오후 노사정 간사회의와 대표자회의를 잇따라 열어 주요 쟁점에 대한 협상을 벌였다. 대표자회의에서는 주로 취업규칙 변경과 일반해고 지침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앞서 정부는 전날 대표자회의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두 사안과 비정규직, 임금체계 개편 등에 대한 정부 측 안을 제시했다. A4 용지 두 장 분량인 정부 측 안은 지난 4월까지 진행된 논의 초안 내용을 일부 수정하고 쟁점에 대한 기존 정부 원칙을 유지하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정부 태도가 바뀌었다고 볼 수 없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또 정부가 제시한 안에는 취업규칙 변경과 일반해고 지침 등 두 사안을 중장기 과제로 돌리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왕자·공주 나오는 동화, 현대 고통 겪는 우리를 더는 위로할 수 없기에”

    “왕자·공주 나오는 동화, 현대 고통 겪는 우리를 더는 위로할 수 없기에”

    “평소 민담, 설화, 신화 등 서사 스토리텔링을 변용하거나 재발견하는 데 관심이 많았어요. 옛날 동화들이 현대의 고통을 겪어나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고민했죠. 동화적인 상상력이 동화적인 행복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어요.” 소설가 구병모(39)가 아름다운 꿈과 희망과는 거리가 먼 ‘나쁜 동화’를 들고 나왔다. 우리에게 익숙한 고전 동화를 비틀어서 다시 쓴 소설집 ‘빨간구두당’(창비)이다. 2012년 ‘피그말리온 아이들’ 이후 3년 만에 낸 청소년 소설집이다. 출판사 측은 “구병모는 과감하고 도발적인 구성, 치밀한 문체, ‘장르소설’적 문법 구사로 청소년과 20~30대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이번 소설집은 동화의 원형을 간직하면서도 그 자체로 독창적이고 완성도 높은 서사를 구축하며 ‘구병모식 판타지’를 제대로 보여 준다”고 소개했다. 소설집엔 그림 형제 민담, 안데르센 동화 등을 다채롭게 변주한 여덟 편의 단편이 실렸다. 작가는 현대 사회에서 벌어지는 불합리한 점과 억압적인 면을 묘사하는 데 동화적 스토리텔링을 변용했다. 안데르센의 ‘빨간 구두’를 모티브로 한 표제작 ‘빨간구두당’, 아데르센의 ‘성냥팔이 소녀’를 뒤튼 ‘화갑소녀전’, 러시아 민담 ‘커다란 순무’를 변형한 ‘카이사르의 순무’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동화나 설화를 변용할 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처지와 입장에서도 공감이 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민담의 주인공을 바꾸거나 여러 가지 민담 등을 한 작품에 녹여 작품화하기도 했다. ‘개구리 왕자 또는 맹목의 하인리히’는 그림 형제의 ‘개구리 왕 또는 강철의 하인리히’를 신하 하인리히의 관점에서, ‘거위지기가 본 것’은 그림 형제의 ‘거위지기 아가씨’를 거위지기 공주를 바라보는 남자 아이의 시선에서 재구성했다. ‘기슭과 노수부’는 그림 형제의 ‘세 개의 황금 머리카락을 가진 악마’ ‘괴물 새 그라이프’ 이야기와 그리스 신화, 서사시 등을 한 주제 안에 겹겹이 엮었다. 작가는 “민담이나 설화는 주인공들의 행복한 결말을 이끌어 내기 위해 규칙적인 이야기 패턴을 활용한다”며 “그 이야기 패턴에서 벗어나려고 여러 구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사람으로서 존재하게 하는 규칙은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동시에 사람을 경직되게 할 수도 있다”며 “동화나 민담의 서사 규칙 비틀기를 통해 현 시대의 규칙이 갖는 의미를 찾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처음엔 소재 통일을 위해 그림 형제 동화를 토대로 글을 썼다. ‘화갑소녀전’을 시작으로 집필을 이어가다 문제에 봉착했다. 그림 형제 동화에서만 소재를 취하다 보니 왕자와 공주가 계속 등장하는 현상을 피할 수 없었다. “왕자와 공주가 너무 자주 나오는 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심정적인 거리감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림 형제 동화처럼 널리 알려진 서사이면서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이 가능한 스토리텔링을 생각하다 안데르센 동화를 택하게 됐어요.” 2008년 ‘위저드 베이커리’로 제2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올해 소설집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로 민음사의 ‘오늘의 작가상’과 황순원 신진문학상을 받았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마젤란 은하 포착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마젤란 은하 포착

    우주는 그 자체가 한 편의 아름다운 예술작품이 되는 것 같다. 최근 유럽우주기구(ESA)가 마치 미술 작품같은 모습을 가진 은하의 이미지를 공개해 관심을 끌고있다. 네덜란드 출신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가 남긴 명작 '별이 빛나는 밤'(The Starry Night)과 비슷하다며 공개한 이 이미지의 '모델'은 마젤란 은하(Magellan galaxies)다. 마젤란 구름이라고 불리는 이 은하는 우리의 '개념'이 모여있는 안드로메다 은하보다는 낯설지만 사실 우리 은하와 가장 가까운 이웃이다. 마젤란 은하는 대마젤란은하와 소마젤란은하로 구성돼 있는 불규칙 은하(일정한 모양을 갖추지 않은 은하)로 각각의 거리는 대략 16만, 20만 광년이다. 이 사진이 일반적인 우주 사진과 다른 것은 ESA의 플랑크(Planck) 위성이 촬영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발사된 위성 망원경인 플랑크는 우주 배경 복사(cosmic microwave background) 관측을 포함한 다양한 임무를 수행 중으로 특히 우리 은하의 자기장 분포를 조사하고 있다. 지구를 포함한 태양계 천체는 자기장을 가지고 있으며 은하 역시 은하 자기장을 가지고 있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이 자기장을 관측하면 은하 내 성간물질(interstellar medium) 분포와 그 구성 성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번에 ESA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중앙에 짙은 붉은색 부분이 대마젤란은하이며 왼쪽 하단 작은 둥근 부분이 소마젤란은하다. 자기장의 밀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빨간색으로 표시돼 새로운 별들을 생성시키는 성간물질이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으며 낮은 지역은 파란색으로 보여진다.       우리가 올려다보는 밤하늘의 은하수에도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이같은 자기장이 흐르고있다. 해외언론은 "정신질환을 앓던 고흐가 '별이 빛나는 밤'을 그릴 당시 자기장의 영감을 받았는지는 확실치 않다" 면서도 "생전 고흐는 '별을 보는 것은 언제나 나를 꿈꾸게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진=ESA and the Planck Collaboration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일반해고·취업규칙 변경, 입법 형태로 추진해야”

    “일반해고·취업규칙 변경, 입법 형태로 추진해야”

    노사정 대화의 최대 쟁점인 일반해고 지침과 취업규칙 변경을 정부 가이드라인(행정 지침)이 아닌 입법 형태로 추진하되 중장기 과제로 논의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시됐다. 이 같은 의견이 받아들여진다면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 합의점을 찾은 사안 위주로 대타협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7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 주최로 열린 노동시장 구조 개선 관련 쟁점토론회에서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적 구속력도 없고 판례와 충돌할 가능성이 높은 가이드라인으로는 실효성 있는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현행 취업규칙과 해고 제도는 낡은 프레임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고 전제한 뒤 “노동 개혁은 단기간에 포괄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요도와 긴급성을 고려해 단계적 프로그램 마련이라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정부의 가이드라인은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가이드라인은 법적 다툼이 발생하면 실효적인 기준으로 작용할 수 없다”면서 “두 사안은 중소기업이나 노조가 조직되지 않은 기업 등에만 적용될 가능성이 높으며 청년 고용 창출로도 이어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수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해고 사유를 지침에 명시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고 노동 개혁과도 크게 연관성이 없는 사안”이라면서 “노사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고 악용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진 노사정 당사자 토론에서 노동계는 ‘수용 불가’, 정부는 ‘가이드라인 마련’, 경영계는 ‘입법화’ 등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토론회에서 논의된 대로 두 사안을 중장기 과제로 미루게 되면 노사정 대타협의 가장 큰 걸림돌은 제거되는 셈이다. 그렇게 되면 정부가 제시한 10일까지 대타협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사정이 ‘대화를 통해 추진한다’ 정도의 원론적 내용만 합의문에 담고 중장기 과제로 미루는 방안이 유력하다. 최종 결정은 김동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이 참석하는 노사정 대표자회의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하지만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도입과 비정규직 사용 기한 연장 등 노사정 이견이 큰 사안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대화는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정부는 연내 법 개정을 통해 비정규직 기한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고 파견 대상 업무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노사정위는 지난 2일 간사회의에서 지난 4월 노사정 대화 당시 논의 기한을 정했던 과제들의 기한을 재조정하기로 합의했다. 비정규직 관련 의제는 당시 8월 말까지 실태 조사, 전문가 의견 수렴 등으로 대안을 마련하기로 한 만큼 시기가 조정되면 연내 추진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렇다고 정부가 노사정위 논의에서 비정규직 과제를 밀어붙인다면 노동계의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현장 행정] 주민의견 들었다 마포관광 변한다

    [현장 행정] 주민의견 들었다 마포관광 변한다

    “마포 발전의 에너지는 서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 사이의 소통에서 시작됩니다.” 박홍섭(73) 마포구청장은 최근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열린 마포관광 조찬 포럼에서 ‘사람으로 기억되는 감동 도시 마포’란 관광발전계획을 관광업계 종사자들과 함께 모색했다. 이날 모임에는 구청장을 포함한 마포구청 공무원뿐 아니라 극장 주인, 게스트하우스 대표, 관광업체 대표 등 관광업계 종사자 40여명도 참여해 마포 발전계획을 고민했다. 마포구는 홍익대 앞 문화공간, 월드컵공원 등의 자연생태지구, 절두산 순교성지와 같은 유적지,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 마포나루 새우젓축제 등 다양한 관광자원을 갖췄다. 홍대 앞의 클럽들과 인디밴드 등의 공연 덕분에 야간 유동인구도 많아 서울에서 문화관광을 즐기기에는 마포만한 곳이 없다고 자부한다. 서울의 게스트하우스를 사용하는 해외 관광객 가운데 2명 중 적어도 1명은 마포를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관광공사가 조사한 결과 마포구의 관광 경쟁력이 오히려 서울 종로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 숫자, 교통, 숙박, 쇼핑 부문은 우수했으나 관광인력 수준, 특산품, 안전 등은 미흡했다. “전 세계에서 젊은이들이 이처럼 넘쳐나는 곳이 없어요.” 오아시스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김경락씨는 홍대 앞 주변의 주차장을 모두 없애고 젊은이들이 걸을 수 있는 거리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대 앞에 젊은이를 끌어모으는 주된 동력인 클럽은 ‘마포구 홍대클럽 조례’ 제정으로 합법적으로 운영할 길이 열렸다. 지난 8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일반음식점에서 춤을 추면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됐다. 마포구는 클럽 내 객석에서 춤을 출 수 있도록 해달라는 규제 개선안을 마련해 국무조정실,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민안전처 등의 중앙 정부를 설득했다. 이런 노력 끝에 조례 제정으로 홍대 앞의 200~300개의 클럽이 합법적으로 영업할 길이 마련됐다. 홍대 앞 클럽이 마포구의 에너지를 상징하는 만큼 구가 클럽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다. 마포의 또 다른 문화공간인 산울림 소극장을 운영하는 임수진씨는 “홍대입구 전철역에 공연, 전시회, 클럽 이벤트를 안내하는 포스터를 정기적으로 붙일 수 있는 게시판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공연 관람권이 있으면 음식점, 숙박업소, 주차장 등을 연계하여 할인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은데 개인 힘으로는 역부족이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연계 할인 등 여러 이견을 조율한 관광정책을 만들어 일자리가 생기고 경제도 성장하는 선순환의 바람을 일구겠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10만㎡이하 공장 인허가 기간 8개월 단축

    건축 허가·공장설립 승인·개발행위 인허가 기간이 대폭 단축돼 10만㎡ 규모의 공장을 짓는 데 걸리는 행정절차가 18개월에서 10개월로 단축된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토지이용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별법 시행령·시행규칙제정안을 8일 입법예고한다고 7일 밝혔다. 제정안에 따르면 건축허가 등을 위해 사전심의를 받은 부분은 실제 인허가 과정에서 별도의 심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 사전심의는 소규모 사업시행자가 토지소유권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인허가를 받을 수 있는지 미리 알아보는 것으로 실제 인허가를 받지 못해 투자 매몰비용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다. 1만㎡ 미만의 계획관리지역, 7500㎡ 미만의 생산관리지역, 5000㎡ 미만의 자연환경보전지역, 도시지역(면적제한 없음)의 개발행위가 해당된다. 다만 사전심의 내용과 달리 사업지 위치가 바뀌거나 부지·건축면적 10% 이상 증가, 기반시설 면적·용량 10% 이상 감소 등의 사유가 발생하면 실제 인허가과정에서 재심의를 받아야 한다. 택지·산업단지개발 등 대규모 사업은 종전대로 심의를 받아야 한다. 신속한 인허가 결정을 위해 개별 위원회의 일부, 또는 전부를 통합 운영할 수 있는 근거도 담았다. 각각의 위원회를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 위원회를 거치는 기간을 최소한 60일 이상 단축할 수 있게 됐다. 통합심의위원은 각 위원회 위원장이 추천하며 인허가 유형이나 인허가를 신청한 사업규모에 따라 달리 구성할 수 있다. 다만 해당 인허가를 위한 필수 위원회 위원은 2명 이상 포함돼야 한다. 인허가와 관련해 관계기관들의 의견이 충돌할 때는 지방자치단체장 등 인허가권자가 합동조정회의를 열어 조정할 수 있게 했다. 조정회의에서도 이견이 조정되지 않으면 중앙정부 차원의 인허가조정위원회에서 조정, 결정하도록 했다. 중앙정부 차원의 조정 결과를 행정기관들이 수락하면 인허가권자에게 조정안대로 결정하도록 권고할 수 있다. 제정안은 또 인허가 관련 규제사항, 세부절차, 유사 사례, 인허가 예정 부지가 포함된 지역의 확정·고시된 계획 등을 민원인에게 전자메일 등으로 제공하는 제도도 마련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열린세상] 지방자치 부활 20년을 바라보는 시각/소진광 가천대 대외부총장

    [열린세상] 지방자치 부활 20년을 바라보는 시각/소진광 가천대 대외부총장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도 20년이 지났다. 제도가 사람의 나이처럼 같은 속도감으로 진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정도의 세월이면 우리나라 지방자치도 성숙한 모습을 보여 줘야 할 때가 됐다. 그러나 아직도 지방자치는 첫걸음 떼듯 부자연스럽고 우려되는 바가 크다. 즉 지방자치는 구조에 해당하는 제도와 기능에 해당하는 운영 측면에서 각종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어서 아직은 성숙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 관련 제도는 중앙집권체제와 지방분권체제의 어중간한 혼합 수준에 머물고 있어서 보는 관점에 따라 비판받을 여지가 많다. 지방자치의 운영 측면도 관점에 따라 상반된 평가가 가능하다. 우선 지방자치 관련 제도에서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헌법 근거가 미약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헌법 제8장은 지방자치를 규정하고 있는데 다른 나라의 헌법과 비교해 너무 단순하다 못해 구조적 결함으로까지 비친다. 헌법 제117조는 지방자치단체의 역할과 종류를 규정하고 있는데, 1항의 내용이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제정권을 저해하는 독소 조항으로 거론되곤 한다. 1항은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물론 ‘법령의 범위’도 해석하기에 따라 다양한 경우로 해석될 수 있겠지만, 판례에 따르면 법령은 법률과 ‘대통령령’, ‘총리령’ 및 ‘부령’, 심지어 법규 명령이 아닌 고시, 훈령, 예규 등과 같은 행정규칙도 포함된다. 이러한 규정에 근거해 중앙정부는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제정권에 무단히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가지고 있다. 또한 헌법 117조 2항 역시 “지방자치단체의 종류는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해 지방자치단체의 지위에 관한 헌법적 근거가 취약함을 알 수 있다. 여기서 규정하고 있는 법률이란 지방자치법을 의미하는데, 지방자치법 역시 중앙집권체제의 유전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방자치법 제9조는 지방자치단체의 사무 범위를 규정하고 있다. 즉 이 법 9조 1항은 “지방자치단체는 관할 구역의 지방자치단체에 속하는 사무를 처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어서 2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사무를 예시하면서 단서를 붙여 “다만, 법률에 이와 다른 규정이 있으면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하여 다른 법률이 지방자치법에 우선하고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틀’은 무엇을 담을 것인가를 결정하게 해 준다. 성긴 소쿠리에 밀가루를 담을 수 없고, 종이봉투에 물을 저장할 수 없다. 이처럼 지방자치에 관한 우리나라 헌법 규정과 지방자치법 자체도 건실하다고 평가하기가 어렵다. 허술한 제도에 근거해 운영될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 지방자치가 다른 나라 사례에 근거해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수준에 못 미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제도라든가 구조적 한계로 인해 나타나는 결함이나 오류는 그 안에 담긴 내용물 탓이 아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은 지방자치만의 탓이 아니라 원래부터 중앙집권 체제의 돌연변이로 태어난 유전병과 주변 환경 탓이다. 주민들의 삶의 현장에서 작동하기 마련인 지방자치는 쉽게 감시받아 비교적 투명하다. 이에 비해 국민에게서 인식 거리가 먼 중앙정치는 관련 변수도 복잡하고 비용과 편익을 쉽게 나누기 어렵다. 일상생활과 관련한 지방자치의 잘잘못은 주민들에게 쉽게 노출되고, 조그만 실수도 크게 보인다. 중앙정치의 작동 과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국민의 시각으로 보면 지방자치는 만만한 이야깃거리다. 문제는 이러한 지방자치 속성이 장점으로 평가받지 못하고, 결함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지방자치란 다른 것을 다르게 다루고, 같은 것을 같게 다루는 장치다. 기초자치단체와 광역자치단체가 나란히 존재하는 이유다. 처리하는 일이 크고, 작아서가 아니라 기초자치단체는 서로 다른 일을, 광역자치단체는 넓은 지역에 걸쳐 같은 일을 처리하고자 고안된 장치인 셈이다. 그만큼 지방자치는 다양할 수밖에 없다. 다양한 가운데 서로 다른 어느 한편이 반드시 틀린다고 할 수 없다. ‘서로 다름’은 어느 한편의 오류를 판가름하기 위한 잣대가 아니다. 지방자치는 ‘지역발전’이라는 실익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지 중앙정치의 명분을 돋보이기 위한 장식품이 아니다.
  • 행복을 보장해 주지 않는 ‘나쁜동화’...구병모 ‘빨간구두당’

    행복을 보장해 주지 않는 ‘나쁜동화’...구병모 ‘빨간구두당’

    “평소 민담, 설화, 신화 등 서사 스토리텔링을 변용하거나 재발견하는 데 관심이 많았어요. 옛날 동화들이 현대의 고통을 겪어나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고민했죠. 동화적인 상상력이 동화적인 행복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어요.” 소설가 구병모(39)가 아름다운 꿈과 희망과는 거리가 먼 ‘나쁜 동화’를 들고 나왔다. 우리에게 익숙한 고전 동화를 비틀어서 다시 쓴 소설집 ‘빨간구두당’(창비)이다. 2012년 ‘피그말리온 아이들’ 이후 3년 만에 낸 청소년 소설집이다. 출판사 측은 “구병모는 과감하고 도발적인 구성, 치밀한 문체, ‘장르소설’적 문법 구사로 청소년과 20~30대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이번 소설집은 동화의 원형을 간직하면서도 그 자체로 독창적이고 완성도 높은 서사를 구축하며 ‘구병모식 판타지’를 제대로 보여 준다”고 소개했다. 소설집엔 그림 형제 민담, 안데르센 동화 등을 다채롭게 변주한 여덟 편의 단편이 실렸다. 작가는 현대 사회에서 벌어지는 불합리한 점과 억압적인 면을 묘사하는 데 동화적 스토리텔링을 변용했다. 안데르센의 ‘빨간 구두’를 모티브로 한 표제작 ‘빨간구두당’, 안데르센의 ‘성냥팔이 소녀’를 뒤튼 ‘화갑소녀전’, 러시아 민담 ‘커다란 순무’를 변형한 ‘카이사르의 순무’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동화나 설화를 변용할 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처지와 입장에서도 공감이 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민담의 주인공을 바꾸거나 여러 가지 민담 등을 한 작품에 녹여 작품화하기도 했다. ‘개구리 왕자 또는 맹목의 하인리히’는 그림 형제의 ‘개구리 왕 또는 강철의 하인리히’를 신하 하인리히의 관점에서, ‘거위지기가 본 것’은 그림 형제의 ‘거위지기 아가씨’를 거위지기 공주를 바라보는 남자 아이의 시선에서 재구성했다. ‘기슭과 노수부’는 그림 형제의 ‘세 개의 황금 머리카락을 가진 악마’ ‘괴물 새 그라이프’ 이야기와 그리스 신화, 서사시 등을 한 주제 안에 겹겹이 엮었다. 작가는 “민담이나 설화는 주인공들의 행복한 결말을 이끌어 내기 위해 규칙적인 이야기 패턴을 활용한다”며 “그 이야기 패턴에서 벗어나려고 여러 구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사람으로서 존재하게 하는 규칙은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동시에 사람을 경직되게 할 수도 있다”며 “동화나 민담의 서사 규칙 비틀기를 통해 현 시대의 규칙이 갖는 의미를 찾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처음엔 소재 통일을 위해 그림 형제 동화를 토대로 글을 썼다. ‘화갑소녀전’을 시작으로 집필을 이어가다 문제에 봉착했다. 그림 형제 동화에서만 소재를 취하다 보니 왕자와 공주가 계속 등장하는 현상을 피할 수 없었다. “왕자와 공주가 너무 자주 나오는 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심정적인 거리감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림 형제 동화처럼 널리 알려진 서사이면서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이 가능한 스토리텔링을 생각하다 안데르센 동화를 택하게 됐어요.” 2008년 ‘위저드 베이커리’로 제2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올해 소설집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로 민음사의 ‘오늘의 작가상’과 황순원 신진문학상을 받았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씨줄날줄] 표절과 비평/황수정 논설위원

    문단이 표절 논란으로 또 시끄럽다. 신경숙 작가에 이어 이번에는 박민규 작가다. 얻어맞았던 급소를 또 맞아야 하는 문학 팬들의 충격이 크다. 신씨만큼의 판매 부수를 자랑하진 않더라도 우리 문단의 간판급 작가다. 사회비판 의식 충만한 작품 세계, 유쾌하고도 감각적인 문장이 트레이드 마크였다. ‘무규칙 이종격투기의 문장가’라는 훈장 같은 수식어가 따라붙는 글꾼이다. 박씨는 장편 출세작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과 단편 ‘낮잠’에 일부 표절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자발적 고백이 아니라 평론가들이 한 달 전 의혹을 먼저 제기했다. ‘삼미 슈퍼스타즈’은 인터넷 글(거꾸로 보는 한국 야구사)을 도용했고, ‘낮잠’은 일본 만화 ‘황혼유성군’을 오래전 읽은 기억이 있다고 해명했다. “명백한 도용이고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고백했다. ‘삼미 슈퍼스타즈’이 1990년대 PC통신 게시판에 삼미슈퍼스타즈의 실제 팬이 올린 글에 기반을 뒀다는 고백은 충격이다. 문학 재능이 아무리 탁월해도 소설의 결정적 소재를 ‘도용’했다면 문제는 달라지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설왕설래는 뜨겁다. “재기발랄한 문단의 이단아로 평가했는데, 신경숙보다 더 충격적”이라는 허탈한 반응에서부터 “표절을 인정한 용기를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여러 갈래다.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말로 끝내 뭉개고 넘어갔던 신경숙보다는 (그래도 한 달 만에 깨끗이 인정했으니) 진일보한 태도 아니냐는 조소 섞인 옹호론까지 끼어 있다. 박씨의 두 작품은 각각 2003년과 2007년 발표됐다. 그동안 평론가들이 수없이 텍스트로 뜯어 봤을 작품들이다. 오랜 시간 침묵으로 덮여 있었던 까닭은 납득하기 어렵다. 문단의 흐름을 쥐락펴락하는 대형 문학 출판사와 인기 작가, 출판사의 입맛에 맞는 주례비평을 바치는 평론가들. 그 암묵적 ‘협업’ 고리가 얼마나 공고했는지 미뤄 짐작해 볼 수 있다. 문학계의 자정 노력으로 하루아침에 표절 문제가 말끔해질 수는 없다. 하늘 아래 새것이 없다면, 영감을 받은 기억이 자신도 모르게 문학적 질료로 체화(體化)했다고 말하는 작가는 앞으로도 계속 있을 것이다. 박씨의 말마따나 “작가가 혼자 동굴에 앉아 완전한 창조를 한다 해도 우연한 일치, 마치 교통사고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여지는 얼마든 있다. 동굴에 앉은 작가들이 교통사고를 내지 않도록 시시각각 긴장시킬 수 있는 역할은 눈 밝은 평론가들의 몫이다. 셰익스피어가 꼬집었듯 “순금에다 도금을 하고, 백합에 흰색 칠을 하며, 제비꽃에 향수나 뿌리는 존재”로 남아서는 안 되는 이유다. 우리 문단에서는 지금 누구보다 간절히 평론가들이 깨어 있어야 한다. ‘용역 비평’에서 자유로운 양심 비평가들이 많아지고, 그들의 목소리가 자꾸 더 커지기를 바랄 뿐이다. 황수정 논설위원 sjh@seoul.co.kr
  • 안철수 “낡은 진보·패권주의 버려야 ‘육참골단’ 혁신”

    안철수 “낡은 진보·패권주의 버려야 ‘육참골단’ 혁신”

    내년 총선 공천의 경선 규칙 등을 제안할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의 7일 마지막 혁신안 발표를 앞두고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의 신당 창당 선언이 맞물리며 새정치연합은 말 그대로 설상가상인 상황이다. 최근 “국민의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며 혁신위를 정면 비판한 안철수 의원은 혁신안 발표 하루 전인 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신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안 의원은 “그동안 당 내부의 부조리와 윤리 의식 고갈, 폐쇄적 문화, 패권주의 리더십이 당을 지배해 왔다”며 문재인 대표 체제를 더욱 직접적으로 겨냥했다. 또 “당 위기의 본질은 변화된 환경과 낡은 시스템의 충돌”이라며 “그동안 당내 기득권에 막혀 금기시했던 이러한 문제를 공론화하는 것이 당 혁신의 첫걸음이고 ‘육참골단’(肉斬骨斷)의 혁신”이라고 지적했다. ‘육참골단’은 ‘자신의 살을 베어 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는 뜻으로 혁신위원인 조국 서울대 교수와 문 대표 등이 당 혁신을 강조하며 썼던 사자성어다. 안 의원은 이를 ‘되돌려주듯이’ 인용한 것이다. 최인호 혁신위원은 페이스북에 안 의원에게 회동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안 의원은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원은 자신의 발언을 계파 간 갈등으로 해석하는 시각에 선을 긋고 있지만 비주류 측은 그를 중심으로 다시 힘을 얻는 모습이다. “싸워도 안에서 싸우자”는 비주류 측의 설득 끝에 복귀한 주승용 최고위원도 혁신안 발표 등과 맞물려 발언 수위를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4·29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혁신위 발족으로 한숨을 돌렸던 당 지도부가 또다시 사분오열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비주류인 강창일 의원도 ‘조기 선대위를 구성하고 문 대표는 당무만 맡자’는 내용의 편지를 조만간 의원들에게 돌릴 예정이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혁신위 활동에 대해 안 의원이 이전부터 갖고 있었던 생각을 풀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시기적으로 맞물린 천 의원의 신당 창당 선언도 새정치연합의 머리를 아프게 한다. 당초 새정치연합은 다소 멀어진 여론의 관심을 다시 받기 위한 움직임 정도로 천 의원 측의 창당 선언을 바라봤지만 당의 상황이 지지부진할수록 신당 움직임은 반비례해 더욱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천 의원은 안 의원이 언급한 ‘정풍운동’의 원조 격인 인물이기도 하다. 한편 7일 발표될 혁신위의 10차 혁신안에는 총선 경선에서 당원 참여 비율을 낮추고 국민 참여 비율을 높이는 방안이나 비례대표가 지역구에 출마하려는 경우 상대적으로 쉬운 지역에는 출마하지 못하도록 제한을 두는 안 등이 포함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혁신안 의결을 위한 중앙위원회 소집은 오는 16일로 예정돼 있지만 그사이 비주류 측에서 혁신위 활동을 평가하는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는 등 당 상황은 더욱 어수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금호타이어 직장 폐쇄 “합법적 파업” vs “노조 무리한 요구”

    금호타이어 직장 폐쇄 “합법적 파업” vs “노조 무리한 요구”

    금호타이어 직장 폐쇄 금호타이어 직장 폐쇄 “합법적 파업” vs “노조 무리한 요구” 금호타이어 노사가 전면파업과 직장폐쇄로 정면 충돌했다. 양측은 서로를 비난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노사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6일 오후 광주공장 정문에서 집회를 하고 사측의 직장폐쇄 조치를 강하게 비난했다. 노조는 “최대한 합법적인 선에서 파업을 진행했으나 사측은 노조를 무력화시키려고 중재를 신청한 데 이어 직장폐쇄까지 하며 노조를 지속적으로 압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회사가 최종안이라고 내민 제시안은 일시금 지급을 임금피크제 도입과 연계하고, 내년에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한 합의가 안되더라고 일방적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개악안”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직장폐쇄는 교섭 타결에 희망을 갖고자 하는 기대를 저버리는 행위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면서 “책임있는 경영진이 직접 협상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7일 오전 광주·곡성·평택 공장의 전 조합원이 참석하는 직장폐쇄 항의 집회를 광주공장 정문에서 열기로 했다. 사측도 이날 오후 김창규 대표이사 명의로 성명을 내고 “노조 집행부는 지금까지 25일째 무책임한 파업을 강행하며 사원들과 회사 및 지역경제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인상된 임금안과 임금피크제 내년 도입, 일시금 지급 등으로 교섭을 원만한 타결을 위해 노력했지만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며 교섭을 파행으로 이끌었다”고 반박했다. 사측은 “임금피크제 도입과 관련한 취업변경 규칙 문항도 노조 스스로 제시했으면서도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회사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데도 추가 보상만을 요구하는 노조는 직장폐쇄를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파업으로 인한 고객 불편과 공급 차질을 최소화 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며 회사와 사원을 위협하는 노조의 불법행위에는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창규 금호타이어 대표이사는 “원칙을 지키는 협상으로 합리적이고 건전한 단체교섭 문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무책임한 파업 중단과 문제해결을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직장폐쇄로 양측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자 관계기관 대책회의와 노사민정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금호타이어 사태 해결에 나섰다. 광주상공회의소도 노사 양측에 파업와 직장폐쇄 철회를 요구하고 대화를 통한 사태해결을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종일 자고 싶고 식욕 당기면 우울증… 햇볕부터 쬐세요

    종일 자고 싶고 식욕 당기면 우울증… 햇볕부터 쬐세요

    초가을 길목에 들어서 제법 찬 바람이 불어오면 남루한 일상에 이렇게 한 해가 간다는 씁쓸함과 허전함이 밀려온다. 누구든 가을에는 한 번씩 우울감을 느끼지만 무기력증에 일상생활이 영향을 받을 정도면 그저 계절 탓이라고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우울증은 계절에 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계절 변화에 따른 우울증을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한다. 주요 우울증의 11% 정도가 계절성 패턴을 보이며 주로 가을과 겨울에 발병한다. 계절성 우울증의 원인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일조량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측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일반인도 15% 정도가 가을·겨울철이 되면 다소 울적한 기분을 경험하고, 2~3%는 계절성 우울증으로 악화한다고 한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가을이 되어 일조량이 줄면 멜라토닌이란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량이 줄어 기분이 가라앉고 우울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 ‘행복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 등 뇌신경전달물질의 분비량도 덩달아 줄어 에너지 부족, 활동량 저하, 슬픔 등의 생화학적 반응이 나타난다. 계절성 우울증은 일조량이 적은 북반구 지역에서 더 많이 발생하며, 남성보단 여성 환자가 많다. 일반적으로 우울증 평생 유병률은 남성이 5~12%, 여성이 10~25%인데, 계절성 우울증은 여성 환자의 비율이 이보다 높다. 계절성 우울증 역시 우울감과 무기력감, 과도한 피곤함, 동기 저하, 예민함 증가 등의 전형적인 우울증 증상을 보인다. 다만 전형적인 우울증 환자에게서 불면증과 식욕 감소 증상이 나타나는 것과 달리 계절성 우울증 환자는 오히려 수면시간이 과도하게 늘고 식욕이 증가하는 비전형적인 양상을 보인다. 수면 욕구가 증가해 온종일 자고 싶은 생각만 들고, 아무리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아 만사가 짜증스럽다. 탄수화물이 많은 밥, 라면, 빵 등 단 음식을 많이 찾게 돼 살도 찌게 된다. 계절성 우울증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건강한 신체리듬을 유지해야 한다. 야외에서 규칙적으로 1~2시간씩 햇볕을 쬐고, 운동을 해 몸을 자주 움직여야 우울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심한 우울증세가 나타나면 바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계절에 따라 자신의 기분이 어떻게 변하는지 스스로 살피고, 우울한 기분이 든다 싶으면 혼자 있는 시간을 줄이고선 가까운 사람들과 꾸준히 대화를 시도하며 극복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절성 우울증은 일조량 감소가 주된 원인이므로 강한 광선을 반복적으로 쬐어 멜라토닌의 분비량을 늘리는 광선 치료가 효과적이다. 광선치료로도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하면 약물치료를 하거나 운동요법, 이완요법을 병행한다. 낮에는 커튼을 걷고 사무실 의자는 되도록 창문 쪽을 향하도록 배치한다. 한의학에서는 기가 울체되고 장기의 기운이 손상돼 우울증이 발생한다고 본다. 따라서 침이나 뜸 치료로 울체된 기를 풀어주고 손상된 장기의 기운을 바로잡는 치료를 한다. 한방차로는 연자육(연밥씨)차가 좋다. 연자 2분의1컵을 흐르는 물에 씻어 건진 후 물기를 빼고 물 4컵 정도를 붓고선 약한 불에 충분히 달인다. 최도영 경희대 한방병원 침구과 교수는 “연자육은 몸과 마음을 안정시키고 오장을 편하게 해 주며 원기를 보해 주고 피로와 갈증을 해소해 신경쇠약, 불면증, 불안 신경증, 우울증 치료에 쓰인다”고 소개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수준 미달 장기요양기관 퇴출시킨다

    수준 미달 장기요양기관 퇴출시킨다

    정부가 질 높은 요양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수익만을 좇는 장기요양기관을 퇴출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실시하는 장기요양기관 평가에서 연속해 낙제점을 받은 기관은 더는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노인장기요양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4일 “노인장기요양기관의 방만 운영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요양기관이 자정 노력을 할 수 있도록 관련법에 퇴출 기준을 신설하는 등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강보험공단은 평가 결과에 따라 장기요양기관을 A~E등급으로 나누고 우수 판정을 받은 상위 20% 기관에 전년도 공단 지원금의 1~2%를 인센티브로 주고 있다. 하지만 지원금은 별 차이가 나지 않고 최하위 등급을 받아도 페널티가 없어 평가는 그저 형식적인 선에 그치고 있다. 평가 기간이 다가오면 일부러 폐업하는 곳도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2008~2014년 폐업한 1만 7631개 재가 장기요양기관(노인 가정을 방문해 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 가운데 4620곳(26.2%)이 기관평가와 제재 처분 등을 피하려고 설치와 폐업을 반복했다. 정부 감시를 피하려는 장기요양기관의 꼼수가 날로 지능화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폐업 등의 방식으로 고의적으로 평가를 회피한 기관에 대해서도 페널티를 주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재가 장기요양기관이 재무·회계 기준을 준수해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근거법률을 현재 장기요양보험법에서 노인복지법으로 옮기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장기요양기관 중 노인복지법에 의해 설치된 기관은 사회복지시설로 인정돼 재무·회계규칙을 이미 적용받고 있으나, 장기요양보험법에 의해 설치된 재가 장기요양기관 등은 법적 의무가 없어 회계 투명성의 사각지대에 놓인 상황이다. 상당수 요양기관의 방만 운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장기요양기관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이 이목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제출한 ‘2012~2014년 노인장기요양보험 부정수급 적발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노인장기요양보험 부정수급액은 385억 400만원에 이른다. 노인요양서비스 체계의 왜곡은 사실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요양시설을 확충하고자 민간 참여를 적극 독려하는 과정에서 장기요양기관이 과잉 공급됐다. 과잉 공급은 과잉 경쟁을 불렀고, 일부 요양기관이 서비스 질의 개선보다 노인 유치와 편법 운영에 몰두하게 됐다. 2004년에 정부는 공공시설보호율을 71.2%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초기 계획과 달리 지금은 민간 비율(시설 68.5%)이 공공 비율(31.5%)을 압도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경주·대구 금속노조사업장 ‘쉬운 해고’ 안 하기로 합의

    경북 경주와 대구 지역 금속노조 사업장 20여곳이 취업규칙 변경 및 일반해고 지침 등 노사정 대화의 쟁점이 되고 있는 사안을 추진하지 않기로 노사 간에 합의했다. 노사정 대화에서 노동계는 ‘사용자에 의한 근로조건 불이익 및 쉬운 해고를 조장한다’며 두 사안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정부와 경영계는 노동시장 유연성 강화를 이유로 적극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금속노조 경주지부는 3일 쟁점이 되고 있는 두 사안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노사 합의 조인식을 진행했다. 조인식에는 자동차시트 제조 업체인 다스를 비롯해 에코플라스틱, 세진 등 7개사 대표와 노조위원장들이 참석했다. 앞서 금속노조 경주지부는 산업별 교섭에서 ‘직무 능력 및 성과 평가의 결과만을 이유로 해고할 수 없다’, ‘임금체계를 개편할 때는 기존 임금 수준을 저하하지 않기로 한다’고 합의했다. 노사 합의에는 취업규칙 변경을 개별적 동의로 개정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아울러 대우버스, 진흥철강 등 부산양산지부 7개 사업장과 한국델파이, 대동공업 등 7개 사업장도 취업규칙을 변경할 때 사전에 노조와 합의하고 이러한 절차를 개별적 동의로 바꾸지 않는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다스는 지난 5년 동안 사내 하청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정규직 직원을 모두 293명 채용했고 노사 협의가 마무리되면 16명을 추가 채용할 예정”이라면서 “정부가 주장하는 노동시장 유연화 없이도 청년 고용 창출과 비정규직 감소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장기요양기관 평가 등급 공개 의무화

    앞으로 장기요양기관을 이용하는 노인은 요양기관을 선택할 때 해당 기관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평가 등급을 참고할 수 있게 된다. 복지부는 요양기관이 받은 정기·수시 평가 결과를 수급자가 잘 볼 수 있는 곳에 게시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해 다음달 13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3일 밝혔다. 현재는 요양기관이 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아도 이를 공개할 의무가 없다. 따라서 수급자는 자신이 이용하려는 또는 이용 중인 요양기관의 수준이 어떤지 알기 어려웠다. 복지부 관계자는 “수급자가 장기요양기관을 선택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장기요양기관의 개선 노력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정 수급 등 장기요양기관의 위법 행위에 대한 공익신고를 활성화하고자 내부 신고자에게 지금보다 4배 많은 최대 2억원의 포상금을 주는 방안도 개정안에 담겼다. 올해 상반기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접수한 부당 청구 공익신고 128건 중 내부 종사자에 의한 신고는 68%에 이른다. 장기요양기관의 부당 청구를 정부 조사만으로 적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현재 내부 종사자의 공익신고 포상금 지급 한도는 최대 5000만원 수준이다. 이목희 새정치민주연합(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2012~2014년 노인장기요양보험 부정 수급 적발 현황’을 보면 최근 3년간 장기요양기관이 부당 청구해 가져간 노인장기요양보험 부정 수급액은 385억 400만원에 이른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빈병 보증금, 2배 이상 인상 ‘소주병 100원+맥주병 130원’ 제품가격도 오른다

    빈병 보증금, 2배 이상 인상 ‘소주병 100원+맥주병 130원’ 제품가격도 오른다

    빈병 보증금, 2배 이상 인상 ‘소주병 100원+맥주병 130원’ 제품가격도 오른다 ‘빈병 보증금 인상’ 빈병 보증금 인상 소식이 전해졌다. 내년부터 소주나 맥주병 등을 가까운 슈퍼마켓 등에 돌려주면 받는 빈병 보증금이 2배 이상 오른다. 보증금 인상으로 빈병 반환을 유도해 재사용으로 인한 친환경 소비를 늘리자는 취지. 2일 환경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내년 1월21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빈용기 보증금은 현재 소주병 40원, 맥주병 50원에서 각각 100원, 130원으로 인상된다. 콜라와 사이다 등 청량음료도 소주와 같은 100원으로 오른다. 보증금 인상액은 신병 제조원가(소주 143원, 맥주 185원)의 70% 수준으로 선진국 사례와 물가상승,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 등을 종합해 결정했다. 빈병 보증금은 제품 가격에 포함되기 때문에 보증금 인상분만큼 제품가도 덩달아 오른다. 보증금을 찾지 않으면 그만큼 소비자가 손해를 보게 되는 셈.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출고된 소주와 맥주 49.4억병 중 17.8억병이 일반 가정에서 소비됐는데, 소비자가 직접 반환한 것은 4.3억병(24.2%)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가 포기한 보증금이 570억 원에 달했다. 빈병 보증금 개정에 따라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등 소매점이 보증금 지급을 거부하면 과태료가 부과되고 신고자에게는 최대 5만원의 보상금이 지급된다. 네티즌들은 “빈병 보증금 인상, 빈병 모아볼까”, “빈병 보증금 인상, 소주병 10병 모으면 천원 생기네”, “빈병 보증금 인상, 빈병 그냥 버렸는데 앞으로는 반환해야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빈병값 오른다… 술값도 오르나

    빈병값 오른다… 술값도 오르나

    내년 1월부터 소주병을 소매점에 가져가면 100원을 받을 수 있다. 맥주병은 130원을 돌려받는다. 빈병 회수율을 높이고 재사용을 촉진하기 위해 빈병 보증금이 21년 만에 인상되는 데 따른 것이다. 지금은 소매점에서 소주병은 40원, 맥주병은 50원을 준다. 국내 주류업계는 보증금이 오르면 출고가 인상이 불가피해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빈병 보증금 적용 대상이 아닌 수입 맥주에 비해 국산 주류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반발했다. 환경부는 빈 용기 보증금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의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3일 입법 예고한다. 개정안은 내년 1월 21일부터 시행된다. 현행 빈병 보증금 액수가 확정된 1994년 이후 소주 가격은 2배 올랐으나 빈병 보증금은 전혀 오르지 않았다. 2일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출고된 소주와 맥주 49억 4000만병 가운데 36.0%인 17억 8000만병이 일반 가정에서 소비됐다. 그러나 일반 가정의 소비자가 빈병을 소매점에 반환한 것은 24.2%인 4억 3000만병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포기한 보증금이 570억원 규모라고 환경부는 밝혔다. 방치하거나 병이 깨져 미반환된 금액이 90억원(2억 2000만병), 공병수거상에게 지급된 보증금이 480억원(11억 3000만병)으로 추산됐다. 환경부는 빈병 보증금을 제조원가(소주병 143원·맥주병 185원)의 70%로 올려 소비자의 직접 반환을 유도하고 깨지지 않은 멀쩡한 상태의 빈병을 최대한 많이 회수한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빈병 재활용률은 85%로 선진국보다 10% 포인트 낮고, 파쇄율은 10%로 최대 10배나 높다. 재사용 횟수 역시 8회로 일본(28회), 독일(40회) 등과 차이가 크다. 한국주류산업협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빈병 보증금이 오르면 소주와 맥주의 출고가격이 10% 가까이 인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1월부터 소주는 1002원에서 1097원으로, 맥주는 1129원에서 1239원으로 오를 전망이다. 주류협회 관계자는 “소비자가 빈 용기를 반환하지 않으면 보증금 인상액이 고스란히 소비자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서울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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