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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동, 생각을 말하다

    행동, 생각을 말하다

    생각을 읽는다/토르스텐 하베너 지음/송경은 옮김/마일스톤/308쪽/1만 4000원 #1. 지난 13일 오전 10시 30분. 청와대 춘추관 2층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기자회견 때보다 채도가 높고 강렬한 빨간색 재킷을 입고 나왔다. 박 대통령은 경제활성화 메시지를 강조하는 행사 때마다 빨간색 재킷을 입었고 스스로도 ‘경제활성화복’ 혹은 ‘투자활성화복’이라고 지칭했다. 박 대통령이 선택한 빨간색은 정말 박 대통령이 기대한 효과가 있는 것일까. #2. 2013년 9월 독일 총선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도전장을 던진 사회민주당의 페어 슈타인브뤼크 전 재무장관은 한 장의 사진으로 큰 곤욕을 치렀다. 슈타인브뤼크 전 장관은 연이은 실언으로 얻은 비호감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선거 일주일 전 독일 주요 신문사가 발행하는 잡지 사진에 ‘가운뎃손가락 욕’을 하는 파격 장면을 연출했다. 하지만 이는 독일 국민들이 그를 총리 후보로서 저질스럽고 부적절하다고 평하게 만든 제스처가 됐다. 반면 메르켈 총리는 배꼽 앞에 두 손을 맞대는 일명 ‘다이아몬드 제스처’를 습관적으로 사용했다. 이는 지적이며 자신감이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상반된 두 후보의 제스처는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쳤다. ‘신체 언어’는 말보다 더 큰 메시지를 전달한다. 먼저 빨간색 효과를 보자. 올림픽 경기에서 빨간색 운동복을 입은 선수들이 파란색 운동복을 입은 선수들보다 금메달을 더 많이 딴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더럼 대학의 인류학자 러셀 힐과 로버트 바튼 교수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종목이나 체급과 상관없이 빨간색 운동복을 입은 선수들이 대부분의 시합에서 이겼다는 점에서 빨간색이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프랑스 사회과학자 니콜라 게겐의 실험에 따르면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여종업원일수록 다른 색깔을 입은 여종업원보다 팁을 15~26% 더 받았다. 박 대통령의 빨간색 패션은 상대의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정치인으로서의 매력을 고조시키는 효과가 분명하다는 점에서 옳은 선택인 셈이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멘탈리스트이자 신체 언어 전문가인 토르스텐 하베너는 인류의 신체 언어 규칙을 폭넓은 사례와 연구 결과로 밝혀낸다. 저자는 ‘행동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신체 언어로 상대방의 생각을 알아내는 방법을 소개한다. 우리 얼굴에는 44개의 근육이 있고 이 근육들이 함께 움직여 표정을 만들어 낸다.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의 힘은 놀라울 정도다. 미국 심리학자 앨버르 머레이비언의 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상대에게 말로 전달할 수 있는 영향력은 단 7%에 불과하다. 38%는 목소리 톤과 같은 부언어적 신호이고 55%는 신체언어 즉 비언어적 신호였다. 실제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언어는 ‘7%’에 그치는 셈이다. 책 ‘생각을 읽는다’는 말보다 더 정직한 몸의 단서를 알아내는 데 충분하다. 저자는 몸을 꼿꼿이 펴고 팔꿈치를 보이게 하는 승자의 포즈만으로도 테스토스테론(자신감 호르몬) 수치가 올라가고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내려간다고 설명한다. 생각이 행동을 바꾸기도 하지만 행동이 생각을 바꾸기도 한다. 혹 당신이 내일 중요한 면접을 앞두고 있거나 생애 첫 데이트를 기다리고 있다면 지금 바로 움츠리지 않는 열린 자세를 취해 보라. 의도적인 신체 언어가 내면의 불안을 잠재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D라인 걱정? 진천엔 없다

    충북 진천군이 출산 장려 등을 위해 특별휴가 도입을 추진한다. 진천군은 임산부 및 자녀 양육 공무원에 대한 지원과 특별휴가 규정이 담긴 ‘진천군 지방공무원 복무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14일 밝혔다. 개정안이 군의회를 통과하면 임신 초기(16주 이내) 공무원은 건강 관리 및 태아 보호를 위해 5일간의 모성보호휴가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초등학생 자녀를 둔 공무원이 자녀 학교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 참석할 경우 3일 이내 휴가를 낼 수 있다. 자녀의 군 입영 행사에 참석하게 되면 입영 당일 1일의 휴가를 쓸 수 있다. 개정안에는 격무 근무와 유공자, 장기 재직 공무원에 대한 특별휴가 내용도 포함됐다. 대상은 재해, 재난 등의 발생으로 장기간 격무에 시달리거나 주요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공무원과 20년 이상 재직한 경우다. 휴가 일수는 격무 근무와 유공자는 5일 이내, 장기 재직 공무원은 2회에 한해 10일간이다. 군은 다음달 2일까지 각계의 의견을 듣고 조례·규칙심의회를 거쳐 군의회에 조례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저출산이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보니 출산 장려 특별휴가는 모든 기초단체로 확산되는 추세다. 도내 기초단체 11곳 가운데 8곳이 이미 임신 초기 여성 공무원 모성보호휴가를 시행하고 있다. 강민호 군 후생복지 담당은 “조례가 시행되면 읍·면과 각 부서에 공문을 보내 휴가 활용을 독려할 방침”이라며 “가정 친화적인 공직문화 조성과 사기 진작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진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비즈 in 비즈] 직원 휴게실 외면한 신규 면세점

    준비 부족일까요, 인식의 부재 때문일까요.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를 기해 일부 개장한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의 신라아이파크면세점에서 웅성웅성 소리가 나네요. 살짝 귀를 대 들어 보니 ‘화장실’, ‘라커’(사물함), ‘휴게실’ 같은 얘기들입니다. 다 큰 어른들이 직장에서 화장실이나 라커 때문에 얼굴을 붉힌 이유를 14일 들어 봤습니다. “월급도 많은데, 쉴 곳이 없으면 커피숍에 가서 당당히 쉬세요.” 개장 닷새 만에 전국서비스산업노조연맹이 ‘산업보건기준 규칙에 의무 설치하도록 규정된 직원 휴게실이 설치되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하자 면세점 본사 직원이 한 말입니다. 말은 이래도 문제가 지적되자 면세점 측은 아직 공사 중인 매장 한쪽에 동시에 쓸 수 있는 임시 휴게실을 설치했습니다. 그러나 세계 최대 규모 시내면세점을 꿈꾸는 스케일에 맞지 않게 휴게실 수용 인원이 20~30명에 불과합니다. 휴게실 자리를 못 잡은 직원들은 20분 동안 점심을 먹고 남은 40분 동안 결국 주변 커피숍을 이용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직원들은 “구내식당 밥의 몇 배 가격인 5000원짜리 커피를 마시는 ‘된장녀’ 생활을 강요당했다”며 쓴웃음을 짓는다네요. “(차에) 치여 다치든가 해야 문제를 알려나.” 지하 3층에서는 다소 섬뜩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곳은 출퇴근하는 직원들이 옷을 갈아입는 곳인데, 주차장 출구 방향이라 차들이 쌩쌩 달립니다. 아직 바닥에는 차량 유도 표시만 있고, 이곳에 ‘사람이 있다’는 표시가 없다네요. 2교대 밤근무조가 출근하는 낮 12시 30분쯤 이쪽에 사람이 많다는 점, 운전자 고객들은 기억해 주세요. “화장실 가기 싫어 물도 못 마셔.” 한동안 직원들에게 ‘면세점 내 고객 화장실 사용 금지 조치’가 있었답니다. 직원들의 호소에 면세점 측이 방침을 바꿔 이제 누구나 고객 화장실을 쓸 수 있게 됐지만 면세점 설계 단계에서부터 직원 동선을 고민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3월 정식 개장할 때 직원 휴게공간을 선보이겠다”는 면세점의 약속을 일단 믿어 봅니다. 홍희경 산업부 기자 saloo@seoul.co.kr
  • 지하철9호선 공사 ‘쉴드’ 추가 투입된다

    지하철9호선 공사 ‘쉴드’ 추가 투입된다

    서울시의회가 연초부터 현장중심의 찾아가는 의정활동을 펼치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서울시의회 강감창 부의장(송파, 새누리)은 14일, 석촌동 주민대표 20여명과 함께 지하철 9호선 3단계구간 919공구(삼전동~석촌역) 쉴드2호기 조립현장을 방문하여 공사현황을 보고 받고 지연된 공기만회 대책과 안전시공을 당부했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고인석 본부장을 비롯한 시공사와 감리사는 석촌지하차도 동공발생 등으로 인해가 공사가 중지되고 지연된 사유와 향후 추진계획을 주민들에게 소상히 설명하며 협조를 구했다. 지하철 9호선 3단계 구간은 종합운동장~보훈병원까지 총연장 9.18km, 정거장 8개소, 총사업비 1조 3.095억원(국비 40%, 시비 60%), 사업기간 2009년12월~2018년10월까지 6개 공구로 나누어서 건설되고 있는데 석촌지하차도 동공이 발생한 919공구(삼전동~석촌역)의 공정율이 가장 저조한 상태이다. 6개 공구 중 주공정인 쉴드터널 공사구간의 경우 전반적으로 공사기간이 지연되고 있으며, 특히 919공구는 당초 예상한 지반지층과 달리 불규칙하고 연약한 충적층으로 형성되어 쉴드굴진 효율이 크게 저하되어 공기가 크게 지연 되고 있다. 11일 현재, 3단계구간 전체 공정률은 63.77%에 이르고 919공구는 51.84%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강 부의장은 “919공구의 지연된 공기를 만회하기 위하여 지난해부터 쉴드 2호기 투입을 검토하게 되었다”며, “기존 1호기와 함께 2호기가 추가로 투입될 경우 지연된 공기를 만회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쉴드 2호기는 독일 헤렌크네크트 제품으로 국착직경 7.74m, 장비길이 11.0m, 최대추력 5,500톤에 이르며, 현장에 반입된 쉴드TBM 본체조립이 마무리 되면 3월15일부터 발진하여 2017년 2월 쉴드터널 전구간 굴진완료 예정이다. 지하철 9호선 3단계 전구간에 대한 본선 터널 및 정거장, 궤도 및 시스템 공사는 2017년 12월까지 완료되고, 2018년 1월부터 9개월간의 기술시운전과 영업시운전을 거친 후 10월경에 3단계구간이 개통될 예정이다. 강감창 부의장은 향후 서울시는 수시로 공사진행 상황을 주민들에게 소상하게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토록 하고, 시공·감리사는 쉴드터널공사에 대해 개선된 시공관리기준에 따라 안전하게 공사가 추진될 수 있도록 현장관리를 강화해줄 것을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진천군, 출산장려 특별휴가 신설

    충북 진천군이 출산장려 등을 위해 특별휴가 도입을 추진한다. 진천군은 임산부 및 자녀양육 공무원에 대한 지원과 특별휴가 규정이 담긴 ‘진천군 지방공무원 복무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14일 밝혔다. 개정안이 군의회를 통과하면 임신 초기(16주 이내) 공무원은 건강관리 및 태아보호를 위해 5일간의 모성보호 휴가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초등학교 자녀를 둔 공무원이 자녀 학교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 참석할 경우 3일 이내 휴가를 낼 수 있다. 자녀의 군 입영행사에 참석하게 되면 입영 당일 1일의 휴가를 쓸 수 있다. 개정안에는 격무 근무와 유공자, 장기 재직 공무원에 대한 특별휴가 내용도 포함됐다. 대상은 재해, 재난 등의 발생으로 장기간 격무에 시달리거나 주요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공무원과 20년 이상 재직한 경우다. 휴가 일수는 격무근무와 유공자는 5일 이내, 장기 재직 공무원은 2회에 한해 10일간이다. 군은 다음달 2일까지 각계의 의견을 듣고 조례·규칙심의회를 거쳐 군의회에 조례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저출산문제가 특정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보니 출산장려 특별휴가는 모든 기초단체로 확산되는 추세다. 도내 기초단체 11곳 가운데 8곳이 이미 임신 초기 여성공무원 모성보호 휴가를 시행하고 있다. 강민호 군 후생복지 담당은 “조례가 시행되면 읍·면과 각 부서에 공문을 보내 휴가활용을 독려할 방침”이라며 “가정 친화적인 공직문화 조성과 사기진작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진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이기권 “대타협 파기, 근로자 외면” 한노총 “정부가 원칙 부정”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한국노총의 ‘9·15 대타협 파탄’ 선언에 대해 “한두 그루의 나무를 문제 삼아 숲 전체를 망치려는 일”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장관은 12일 주요 학회장 및 국책연구원장 간담회에서 “5대 입법에 대한 일부 이견과 양대 지침의 협의 과정에 대한 오해로 인해 한노총이 대타협의 근본 취지를 전면 부정하는 파기 선언을 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노총은 지난 11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정부의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 등 양대 지침의 일방적인 추진을 비판하며 9·15 대타협 파탄을 선언했다. 아울러 양대 지침에 대해 기간을 정하지 않고 논의하자고 정부에 제안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19일 노사정위원회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올해 정년 60세 시행에 맞춰 실천해야 할 노동개혁이 계획보다 늦어진 상황인데, 한노총이 양대 지침에 대해 ‘기간의 정함이 없이 논의하자’고 하는 것은 대타협 실천을 무한정 지연시키게 돼 현재 상황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는 12월 2일부터 수차례 양대 지침의 노사정 협의를 요구했지만 한노총이 불참해 협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한노총은 (중집 이후) 일주일간을 합의 파기, 노사정위 탈퇴 등 명분 쌓기를 위한 차원에서 접근해서는 안 되며, 노사정 논의가 집중적이고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개혁을 반대하는 노총 내 일부 연맹의 목소리에 매몰돼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를 대표하는 총연맹단체로서의 역할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노총은 대타협 원칙을 정부 스스로가 부정하고 있다고 맞섰다. 강훈중 한노총 대변인은 “이 장관이 대타협 뒤 충분한 협의를 하겠다고 해놓고 이젠 스스로 발언을 뒤집고 있다”면서 “대타협 당시 합의에 준할 정도로 충분한 협의를 하겠다고 강조한 것은 기간을 정해놓지 않고 얘기하자는 의미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한국인사관리학회는 일반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양대 지침과 관련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는 70.0%, 일반해고 지침은 54.2%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대는 각각 9.7%와 24.4%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이언스 톡톡] 세계 첫 기상캐스터의 날씨 이야기

    [사이언스 톡톡] 세계 첫 기상캐스터의 날씨 이야기

    오늘 아침 출근길은 어땠나. 일기예보에서 말한 것처럼 무척 추운 날씨였지?반갑네, 난 영국 기상청의 조지 카울링(1920~2009)일세. 세계 최초의 TV 기상캐스터라네. 요즘은 ‘기상캐스터=여성’이겠지만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기상캐스터는 대부분 남자들이었지. 1954년 1월 11일 오후 7시 55분, 내가 BBC에서 처음 날씨 방송을 했던 때야. 한국에서는 1972년 동양방송에서 처음 날씨 방송을 시작했으니까 그보다 18년 정도 빠르지. 정규 프로그램이 시작하기 직전 5분 동안 벽에 영국 지도를 붙여 놓고 연필과 지우개로 그림을 그려 가면서 다음날 날씨를 설명했었지. 요즘은 날씨 전문 채널도 있고 스마트폰 날씨 애플리케이션(앱) 같은 것도 있어서 원할 때 특정 장소의 날씨를 바로바로 알 수가 있잖아. 방송에서 일기예보를 하지 않는 것이 도리어 이상하겠지만 TV가 막 보편화되기 시작했던 당시에 5분짜리 날씨 방송은 그야말로 파격적인 프로그램이었지. 또 ‘내일은 모처럼 맑은 날씨여서 빨래 말리기 좋은 날’이라는 설명처럼 생활과 기상을 접목시킨 것도 내가 처음 시도한 거야. 이렇게 짧은 일기예보 뒤에는 엄청나게 정교하고 복잡한 과학적 분석 과정이 숨어 있다네. ‘세상 만물은 인과관계로 연결되기 때문에 초기 상태와 규칙만 알 수 있다면 미래 상태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라플라스의 악마’라는 가상의 무한 지성에 대해 들어 봤나. 이런 인과론적 과학은 20세기 들어와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 때문에 무너지게 됐지. 그렇지만 기상예보에서는 여전히 인과론적 해석이 유용하다네. 수증기와 온도, 대기의 상태, 바람 등의 정보를 정확하게 얻어 적절한 수학적 모델을 이용해 분석하면 미래의 날씨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믿음이지. 점성을 가진 유체의 운동을 표현하는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은 일기예보에 쓰이는 대표적인 유체역학 방정식인데 너무 복잡해서 슈퍼컴퓨터로 계산을 한다네. 어느 나라에서든지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가 날씨 예측에 쓰인다는 건 알고들 있을 거야.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일기예보를 하기 위해서는 무수한 데이터를 제한된 시간 내에 정확히 분석해 결과를 내야 하기 때문이지. 최신 슈퍼컴퓨터를 동원해 날씨를 정확하게 예측하려 하더라도 틀리기 쉬운 게 날씨 예측이라네. 날씨에 영향을 미치는 데이터의 종류들은 수없이 많고 ‘나비효과’라는 말이 보여주는 것처럼 기상 현상에서는 아주 작은 차이가 큰 변화를 초래하기 때문이지. 더군다나 요즘처럼 지구온난화로 인해 국지적 기상이변이 잦아지는 상황에서 기상예보관들의 머리는 터질 지경이라네. 그렇지만 기상학자들이나 기상 관련 기관들이 날씨를 정확히 분석해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밤낮없이 노력한다는 사실만은 잊지 말아 줬으면 하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한노총 ‘노사정 타협 파기 선언’ 19일로 연기

    한국노총이 ‘노사정 대타협 파기’ 선언을 오는 19일로 연기했다. 한노총은 11일 서울 여의도 노총회관에서 중앙집행위원회(중집)를 열어 노사정 대타협 파기 여부와 관련해 4시간 넘게 논의한 끝에 19일로 최종 결정을 유보했다고 밝혔다. 중집은 한노총 임원과 산별노조 위원장, 지역본부 의장 등이 모여 노총 내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기구다. 한노총은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를 담은 정부의 양대 지침 추진에 반발해 이날 중집을 열었다. 최두환 한노총 부위원장은 회의 직후 “정부가 노사정 합의와 노동개혁 5대 법안을 추진하고 양대 지침을 강행해 9·15 노사정 대타협이 파탄 났음을 공식 선언하며, 파탄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와 새누리당에 있다”면서 “다만, 노사정위원회 탈퇴와 투쟁 방침은 19일 김동만 위원장이 전권을 위임받아서 결정하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최 부위원장은 “‘시한의 정함이 없이 협의한다’는 9·15 노사정 합의에 맞도록 양대 지침에 대한 정부의 입장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면서 “입장 변화가 없으면 파기 선언과 함께 노사정위 탈퇴를 천명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타협 ‘파기’가 아닌 ‘파탄’으로 표현한 이유에 대해서는 “(한노총이) 일방적으로 깬 것이 아니라, 정부·여당의 행동으로 (대타협이) 깨졌기 때문에 파탄이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강성 산별노조들이 “노사정 대타협을 파기해야 한다”고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쪽으로 일부 대화의 창구를 열어두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하지만 정부가 양대 지침 초안을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한노총이 내주 노사정 대타협의 파기를 선언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한노총, 합의 깨고 대안 없는 투쟁나서선 안돼

    한국노총이 어제 ‘9·15 노사정 대타협’을 파기하고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하려던 결정을 일단 19일로 미뤘다. 한국노총은 이날 중앙집행위원회를 마친 뒤 “대타협이 파탄 났다”면서 “파기 선언과 노사정 탈퇴는 정부 대응을 본 뒤 19일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118일 만에 대타협을 사실상 깬 것이다. 대타협은 한 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세계 경제상황에서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중대한 전기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를 뒀던 터다. 그런 까닭에 대타협 파기는 중국의 성장 둔화와 증시 급락, 불안한 중동 정세, 미국의 금리 인하 등의 악재투성이 속에서도 버티는 한국 경제의 힘을 빼고 짓누르는 역효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 노동개혁은 동력을 잃고, 정부와 노동계의 충돌은 한층 격화될 게 뻔하다. 한국노총은 정부가 지난해 12월 30일 내놓은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 등 양대 지침 초안과 함께 5대 노동개혁 법안을 대타협 파기와 노사정 탈퇴의 이유로 내세웠다. 한국노총은 양대 지침과 관련해 “협의한다는 합의에 맞도록 입장 변화”를 요구했다. 정부는 “일방적으로 확정하는 일은 없다”면서 노동계에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주문한 상태다. 발표 당시 정부의 대응은 서툴렀다. 분명한 점은 확정이 아닌 초안이라는 사실이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말했다. 대화 중단이다. 새해 들어 열린 노동시장구조개선특별위와 노사정 신년 인사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한국노총 스스로 약속을 깨는 수순을 밟은 셈이다. 양대 지침에 대해서는 노동계뿐 아니라 경영계도 마뜩잖다. 노동계는 정리해고나 징계해고가 만연한 상황에서 일반해고 지침이 시행되면 낮은 성과를 핑계 삼아 일상적 해고가 이뤄질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회사 측을 위한 ‘쉬운 해고’라는 주장이다. 경영계는 오히려 해고 근거, 평가, 훈련 기회 및 전환 배치 등 요건과 절차가 까다로워 해고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맞대응 초안을 갖고 노동자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절충안을 이끌어 내기 위해 정부와 맞상대해야지 판을 깰 형국이 아니다. 대타협을 백지화하는 행태는 비열하다. 비판받아 마땅하다. 한국노총의 노사정 탈퇴는 노동개혁의 기회를 날려 버리는 격이다. 근로기준법, 기간제근로법, 파견근로법 등 5대 노동개혁 법안은 국회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양대 지침도 발목이 잡혔다. 법안이나 지침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 노동 현장의 불확실성은 커지고 기업 경영활동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일례로 신규 채용의 문이 더 좁아지는 고용절벽이 현실화될 수 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가 어려워서다. 한국노총은 ‘저성장에 빠진 한국 경제를 살리기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공감대 아래 이뤄진 대타협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 합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대안 없는 투쟁도 자제해야 한다. 정부는 노동계와의 대화 채널 없이는 노동개혁이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만큼 설득에 인내심을 보일 필요가 있다. 노동개혁은 정부나 노동계 어느 한쪽이 이기고 지는 게임이 아니다.
  • 비아그라·시알리스는 가라… 힘 쓰는 토종 발기약

    비아그라·시알리스는 가라… 힘 쓰는 토종 발기약

    회사원 전모(50)씨는 밤이 두렵다. 한창일 때는 느낄 수 없었던 불안감. 50대에 접어들면서 예전만큼 단단함은 물론 발기도 잘되지 않는다. 아내와의 잠자리는 물론 자신감에 빨간불이 켜졌다. 발기부전증이다. 국내에만도 전 씨와 같은 발기부전증 환자가 500만명에 달한다. 국내 치료제 시장은 1000억원을 넘어섰다. 최근 복제약(제네릭) 돌풍에 힘입어 발기약 시장이 팽창(?)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시알리스’ 특허가 끝나면서 값싼 복제약이 쏟아졌다. 160개에 달하는 제품 중 종근당과 한미약품의 ‘센돔’, ‘구구’는 단숨에 오리지널 약을 제쳤다. ‘비아그라’는 3년 전 특허가 끝났다. 비아그라 복제약은 100여 제품에 달한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등록된 오리지널 발기부전치료제는 비아그라, 시알리스를 포함해 모두 6개다. 이 가운데 토종 신약이 3개다. 외국산 못지않게 효과도, 제형도 독특하다. 국내최초·세계최초·빠른 효과를 자랑하는 토종 발기부전치료제들의 특징을 살펴봤다. 국산 발기부전치료제의 시작은 동아에스티의 ‘자이데나’가 열었다. 세계에서는 4번째 개발이다. 1997년 개발에 착수해 2005년 선보였다. 지난 10년간 1390억원어치가 팔렸다. 연평균 100억원의 성과다. 자이데나는 매일 복용하는 제품과 성관계 직전에 복용하는 제품으로 선택지를 넓혔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성관계 1시간 전에 복용해야 하는 제품과 달리 매일 규칙적으로 1차례 복용하면 언제든지 자연스러운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아그라는 성관계 30~1시간 직전에 먹어야 효과를 본다. 동아에스티는 자이데나의 인지도 향상을 위해 올해 1월 1일부터 가격을 최대 67% 인하했다. SK케미칼은 2011년 필름 형태의 제품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SK케미칼의 ‘엠빅스S’는 물 없이 입에 녹여 먹으면 되고 휴대도 간편하다. 지갑에 쏙 넣을 수 있는 크기다. 제품은 치료제의 복용 사실이 공개되는 것을 꺼리는 환자 심리를 파고 들었다. 엠빅스는 2014년 매출 101억원을 찍었다. 2007년 7월 알약 형태로 국산신약 13호 허가를 받은 지 8년 만이다. SK케미칼 관계자는 “과거 트라스트 등 겔류의 패치 제품을 생산한 노하우로 기존 알약 제품을 필름형으로 바꾸면서도 약효, 흡수시간을 같게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2013년 SK케미칼은 필름 크기를 반으로 줄이고 녹는 시간도 30% 줄인 제품을 내놨다. 현재 필름형 제품은 전체 엠빅스 매출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일반적인 치료제와 달리 특정 시점에 약효가 필요한 발기부전 치료제의 특성상 속도는 환자의 편의성과 만족도를 판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속성 중 하나다. JW중외제약의 ‘제피드’는 빠른 효과를 자랑한다. 제피드는 약을 복용한 뒤 15분 만에 발기되고 30분 내에 최고치에 도달한다. 국내 임상 결과 73%의 환자가 15~20분 이내에 효과를 봤다는 게 JW중외제약의 설명이다. 기존 치료제는 보통 20~30분 이후에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피드는 2011년 출시됐다. 그런데 올해 복제약들의 공습이 만만치 않다. 자이데나는 지난해 1~10월 처방액이 10.4% 줄었다. 매출은 2014년보다 5.63% 줄어든 85억원에 그쳤다. 일단 복제약 가격이 싸다. 복제약은 오리지널 약의 20~30% 수준인데, 실제 비아그라, 시알리스 오리지널은 지난해 같은 기간 처방실적이 각각 19.6%, 16.7% 감소했다. 반면 한미약품의 비아그라 복제약 ‘팔팔’은 같은 기간 145억원, 한미의 시알리스 복제약 구구는 93억원어치를 팔았다. 의약품 조사 업체 IMS 헬스에 따르면 팔팔의 지난해 판매량은 828만개. 전체 발기부전치료제 처방량 2503만개의 33.1%를 차지하는 규모다. 지난해 팔린 치료제 3개 중 1개가 팔팔이었던 셈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한방으로 잡는 건강] 만성폐쇄성폐질환 개선에 인삼·황기 효과

    ‘맑고 상쾌한 산소를 팝니다.’ 지금 중국에선 맑은 공기를 담은 산소 캔이 판매되고 있다. 공상과학 영화나 소설에 나올 법한 이야기가 현실이 됐다. 중국에서 날아온 초미세먼지는 다양한 질환을 유발한다. 특히 폐와 기관지 등 호흡기를 위협해 심하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일으킨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오랜 시간 자극물질이나 독성물질을 흡입해 기도에 만성 염증이 생기고 폐포가 손상돼 발생한다. 호흡곤란과 만성기침, 가래가 주요 증상이다. 흡연자의 약 15%에서 만성폐쇄성폐질환이 발생하며, 최근 대기오염으로 환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미 진행된 기도폐쇄를 완전히 회복시키는 근본적 치료법은 현재 없다. 만성폐쇄성폐질환 치료 목적은 병의 진행을 억제하고 증상을 완화하는 것으로, 주로 대증요법을 쓴다. 하지만 환자 가운데는 서양의학적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거나, 만성폐쇄성폐질환 치료약을 장기간 복용해 부작용이 우려되는 사람도 있다. 이런 환자들을 위해 현재 새로운 약물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한약재를 활용한 약물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게 강황의 노란 천연색소 성분인 커큐민이다. 커큐민 성분을 주입하자 폐의 염증이 억제됐다는 동물 연구가 있다.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 관리에 한약을 사용한 임상 연구도 많다. 임상에서는 여러 한약재를 조합한 처방을 사용하는데, 이 가운데 소화기계 기능을 보호하는 한방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한약재로 소화기계 기능을 원활하게 하면 폐질환도 개선된다. 일례로 중국 중의학에서는 만성폐쇄성폐질환에 당삼이나 인삼을 포함한 처방을 자주 적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환자의 폐 기능이 개선됐다는 보고가 있다. 일본은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에게 인삼과 황기가 든 ‘보중익기탕’을 처방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예방하려면 흡연자는 우선 금연해 입과 코로 들이마시는 자극물질의 양을 줄이고 호흡 재활운동, 산소요법, 약물치료, 외과적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산책, 계단 오르기 등을 규칙적으로 하면 도움이 된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증상이 심해질 수 있어 예방접종을 하는 게 좋다. ■도움말 공병희 사랑채움한의원 원장
  • [명인·명물을 찾아서] 국내 첫 팔각 야구장… 필드~스탠드 가까워 야구 팬은 신나

    [명인·명물을 찾아서] 국내 첫 팔각 야구장… 필드~스탠드 가까워 야구 팬은 신나

    아시아 최고 스포츠 테마파크를 목표로 삼은 삼성라이온즈파크가 모습을 드러냈다. 10일 현재 공정률이 95%로 다음달 하순 완공된다. 이렇게 되면 올 프로야구 시범 경기 일부를 이곳에서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68년간 프로야구를 비롯한 대구의 모든 야구 경기는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치러졌다. 대구시민야구장을 대체한 삼성라이온즈파크는 대구의 명물로 급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 수성구 연호동에 자리잡은 삼성라이온즈파크는 부지 15만 1379㎡, 전체 면적 4만 6943㎡(지하 2층, 지상 5층)에 이른다. 내야, 외야를 합친 좌석 수는 2만 4274석, 잔디석 등을 포함한 최대 수용 인원은 2만 9000명으로 서울 잠실야구장 못지않다. ●전광판 1900만 화소… 위·좌우에 1·2·3루 형상화 2012년 12월 28일 사업에 들어가 2013년 6월 토지보상을 마무리했다. 2014년 2월에는 터 파기 작업을 끝냈으며 지난해 6월까지 골조 공사를 진행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지붕 공사를 마친 데 이어 그라운드에 천연 잔디(켄터키 블루그래스종)를 심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전광판을 설치했다. 총공사비는 보상비 등을 포함해 1666억원이 들어갔다. 삼성라이온즈파크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팔각형’ 야구장이다.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의 홈구장인 시티즌스뱅크파크를 벤치마킹했다. 팔각형 구장은 기존 원형 구장과 달리 관중석과 필드의 거리가 가까워 관중이 경기를 더 잘 볼 수 있다. 실제로 삼성라이온즈파크는 하부 스탠드부터 1·3루 베이스까지 거리가 18.3m다. 이는 기존 국내 야구장의 평균 22m보다 4m 가까이 짧은 것이다. 이 때문에 2층 좌석에 있어도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상부스탠드를 돌출형 스탠드(캔틸레버) 구조로 설계한 것도 국내 최초다. 이로 인해 기존 야구장보다 7.4m나 필드 쪽으로 앞당겼다. 4~5층 상층부 관중들과 그라운드의 거리를 단축한 것은 물론 전체 고정석의 37%에서 비나 눈을 맞지 않고 경기 관람을 할 수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설계는 물론 필드의 흙과 그물망, 안전 펜스까지도 메이저리그에서 모두 들여왔다”며 “홈플레이트와 마운드에는 마운드 클레이, 주루라인에는 인필드 믹스를 깔았고 워닝트랙(선수들이 펜스를 인식할 수 있게 만든 위험 경계 지역)에는 국내 최초로 물이 잘 빠지는 화산석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마운드 클레이는 흙이 쉽게 파이지 않아 투수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인필드 믹스는 파임이 적고 흙덩어리가 생기지 않아 불규칙 바운드를 막아 준다는 것이다. 전광판의 모양도 독특하다. 가로 36m, 세로 20.2m 크기의 전광판은 초고화질(UHD)급 1900만 화소로 깨끗하고 선명한 화질을 자랑한다. 직사각형 모양의 전광판 위쪽과 좌우에 1, 2, 3루 베이스를 형상화해 배치했다. 주자 상황에 따라 이 부분에 불이 들어와 경기 진행 상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팔각형 구조에 따라 외야의 직선 구간은 원형에 비해 타석에서의 거리가 짧다. 상대적으로 홈런이 더 나올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홈플레이트에서 중앙 펜스까지의 거리는 122m로 대구시민야구장보다 2m 더 멀지만 좌우 펜스는 99m로 같다. 초대형 장외 홈런이 구장 밖의 도로까지 날아가는 상황에 대비해 그물망을 설치하는 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기존의 야구장이 주로 남향으로 배치돼 관중석에 눈부심이 발생하는 것과 달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포수가 바라보는 방향을 북동쪽으로 배치해 야구 경기가 열리는 오후 6시쯤이면 관람석 83%에 그늘이 진다. 선수가 아닌 관중 친화적인 설계인 셈이다. 홈팀의 관중석은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홈으로 사용하는 3루 측에 배치되는데 오후 4시부터는 전 좌석에 그늘이 생긴다. 원형 구장과 달리 어느 좌석에서든 고개를 돌리지 않고도 투수와 타자를 향하는 것도 팔각 구장의 장점이다. 하지만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은 낮 경기 때 해를 바라봐야 한다. ●주변 녹지 50%… 연호지·천을산 연계 문화공원 다양한 이벤트석도 마련했다. 30실에 이르는 스위트룸(608석)을 비롯해 바비큐석(140석), 패밀리석(84석), 파티 플로어석(120석), 잔디석(1107석) 등을 갖췄다. 관람객 가운데 홈 관중이 훨씬 많은 점을 감안해 전체 좌석의 55%를 홈팀 관중석으로 비대칭 배치한 것도 독특하다. 상부 관람석에는 국내 최초로 강화유리 난간을 설치해 관중의 시야를 넓혔고 관람객 편의를 위해 경기장 내외부에는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했다. 일반 좌석도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국내 다른 구장보다 간격이 넓게 설치된다. 좌석의 앞뒤와 좌우 간격은 각각 85㎝, 50㎝로 부산 사직구장(70㎝, 48㎝)이나 인천 문학구장(75㎝, 48㎝)보다 넓다. 여름에는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풀도 백스크린 옆에 운영할 방침이다. 하지만 바비큐석에서는 안전 문제 때문에 직접 고기를 구워 먹지는 못하고 조리된 음식을 제공한다. 판매·편의시설은 음식을 먹으면서 경기도 볼 수 있도록 개방형으로 설계돼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관중석을 나와 상부와 하부 관중석 사이의 복도에서도 경기장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삼성라이온즈파크는 그린벨트 해제 지역에 들어서 대구시와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공사 과정에서 자연 친화적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 연호지, 천을산 등에 둘러싸인 구장 특성을 활용해 자연과 연계된 산책로를 만들어 구장 주변을 문화 공원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구장 주변 녹지율도 50%에 이른다. 안전 문제에도 신경 썼다. 3차원 입체 설계 기법인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과 풍동 실험 시뮬레이션을 통해 리히터 규모 7의 강진을 견딜 수 있도록 내진설계를 하고 초속 40m의 바람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 화재 등의 사고가 발생했을 때 8분 안에 모든 관중이 대피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은 개장 이후 25년 동안 삼성라이온즈파크에 대한 무상 사용권과 관리 운영권을 가진다. 입장료 수입과 상가시설 임대료, 광고 수익, 주차장 수익 등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삼성라이온즈파크를 야구 도시의 위상에 걸맞은 명품 야구장으로 건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커버스토리] “김정은·리설주 사치품으로 칠갑” “백세까지 산다고 북한에 전해라~♪”

    우리 군 당국이 8일 재개한 대북 확성기 방송의 내용은 주로 김정은 체제의 실상을 고발하고 남한의 자유로움을 홍보해 북한군 신세대 장병들의 동요를 일으키는 데 주안점을 뒀다. 군은 특정 시간을 예측할 수 없게 불규칙적으로 방송하는 ‘치고 빠지기식’ 전술로 혼란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방송된 대북 심리전 프로그램 ‘자유의 소리’ 방송에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문란한 사생활과 여성 편력을 폭로하는 내용의 라디오드라마 ‘호위 사령부 25시’가 포함됐다. 이 드라마에서 김 위원장은 권력을 이용해 부하의 아내를 뺏는 호색한으로 묘사된다. 특히 방송에 포함된 탈북자와의 대담 프로그램에서는 “독재자 김정은, 리설주 부부는 최소 수만 달러가 드는 사치품을 온몸에 칠갑하고 다닌다. 김정은의 딸을 위해 독일산 분유를 수입하고 심지어 애완견용 샴푸까지 프랑스에서 사 온다”는 등 김씨 일가 사생활에 대한 폭로를 여과 없이 내보냈다.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북한 동포 여러분,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드러내기 싫은 비밀이라는 게 있죠? 하지만 독재국가에서는 그런 인간의 본능까지도 통제하는데요”와 같이 북한을 개인의 사생활을 무시하는 독재국가로 묘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중부전선의 한 대북 확성기에서는 이날 “북한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새해를 맞아 건강을 위해 금연을 결심한 분들 계실 텐데요, 최근 금연 결심을 더 굳게 해 줄 소식이 있습니다”라며 북한의 높은 흡연율을 빗대 방송을 시작했다. 군 당국은 특히 세상 물정 모르고 갓 입대한 북한 신세대 장병들을 동요시키는 데 남한의 최신 가요도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번 방송에는 ‘~라고 전해라’라는 노랫말로 한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애란의 ‘백세인생’을 비롯해 걸그룹 여자친구의 ‘오늘부터 우리는’, 에이핑크의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 주세요’ 등의 노래가 포함됐다. 반면 북측이 이날 북한군 장병들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듣지 못하도록 내보낸 교란 방송은 스피커 성능이 떨어져 남측에서 명확하게 들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군은 북한과 불과 2.5㎞ 떨어져 있어 포격 도발 시 우리 측 주민 피해가 극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서부전선의 교동도 지역에는 이날 방송을 틀지 않고 방송 횟수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커버스토리] 북한군 GP 2㎞ 코앞서 심리전… 北포격 대비 미사일 등 배치

    [커버스토리] 북한군 GP 2㎞ 코앞서 심리전… 北포격 대비 미사일 등 배치

    “오 그대! 그대가 뿜어내는 연기. 멋있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왜 그런지 나는 싫어. 그대의 담배 연기 후후후후 싫어~.” (건아들의 노래 ‘금연’) “겨울에도 난 춥지 않아. 오빠가 늘 곁에 있어 주잖아. 오빠는 날 지켜 주는 슈퍼맨, 그러니 밤에도 두렵지 않아~.” (리미와 감자의 노래 ‘오빠 나 추워’) 8일 낮 12시 중부전선의 한 최전방 일반전초(GOP)에 설치된 대형 스피커에서 귀청이 찢어질 듯한 노래가 흘러나왔다. 기온은 영하 10도지만 바람이 워낙 세게 불어 체감온도는 영하 18도에 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정오를 기해 군 당국이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해 재개한 대북 확성기 방송 현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날 중부전선에서의 방송은 우선 FM 라디오 ‘자유의 소리’ 대북방송 DJ의 새해 금연 결심으로 시작했다. 이어 40~50대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할 그룹 ‘건아들’의 노래 ‘금연’과 힙합 혼성 듀오 ‘리미와 감자’의 ‘오빠 나 추워’가 확성기를 통해 북녘으로 뻗어 나갔다. 바로 앞에서 본 대북 확성기 스피커는 거대했다. 가로로 4개, 세로로 6개, 모두 24개의 확성기가 붙어 있었다. 폭은 3m, 높이는 6m에 달했다. 확성기는 GOP 철책선 바로 앞에 설치돼 있고, 스피커 뒤에는 방음벽이 설치돼 있어 방음벽 뒤에선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방송이 송출되는 거리는 야간에는 전방 20㎞ 이상, 주간에는 10㎞ 이상이다. 철책 너머의 비무장지대(DMZ) 안에 있는 북한군 경계초소(GP)뿐 아니라 DMZ 북쪽 부대, 민간인 거주지까지 음향이 도달하고도 남는다는 말이다. 군은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북한군 GP는 불과 2㎞ 거리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야말로 최전방 전선에서 고된 나날을 보내는 북한군 장병들의 동요를 일으킬 수 있는 대북 심리전의 첨병인 셈이다. 특히 군은 북한군의 조준 포격에 대비해 스피커 앞에 1m 높이의 둔턱을 구축해 놓았다. 둔턱 앞에는 전방의 북한군 동향을 실시간 감시하는 무인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군 관계자는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기로 결정한 이후 확성기 스피커를 다시 설치하고 감시 설비를 늘렸다”며 “대북 확성기 방송은 24시간 계속되는 것은 아니고 예측이 어렵도록 하루 2~6시간 불규칙적으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북방송의 일종인 FM 자유의 소리 방송을 주로 송출하며 한국 가요 CD 등을 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대북 확성기 스피커에서 약 30m 떨어진 벙커 안에는 방송실이 있었다. 스피커가 내보내는 방송을 이곳에서 조절한다고 한다. 방송실 문 앞에는 “진실을 알리자”는 팻말이 붙어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대북 확성기 방송은 어디까지나 사실에 입각해 북한을 비판한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면서 “방송 운영 장비 점검은 평시 상황에서는 하루 2번씩 실시한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확성기를 방호하기 위해 인근에 폐쇄회로(CC)TV와 적외선 감시장비가 장착된 무인정찰기, 토 대전차미사일, 대공방어무기 비호, 대포병탐지레이더(AN/TPQ36) 등을 배치했다. 또한 K4 고속유탄기관총, K3 기관총, 90㎜ 무반동총, K9 자주포 등도 즉각 응징 태세를 갖추고 있다. 군 관계자는 “전방 부대 초소의 북한군 군인 2~3명이 나와 확성기 방송 내용을 청취하며 받아 적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한다”면서 “현재 북한군이 동계훈련을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포격 도발 징후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 신세대 장병들에게 일단 신기해 보이는 가요를 틀어 문화적 충격을 맛보게 한 다음 김정은 체제에 대한 다양한 비판이 실린 내용도 내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8월 북한의 DMZ 지뢰 도발 사건으로 한 차례 긴장감을 겪었던 GOP 장병들의 표정은 결연했다. 경계병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는 당연한 조치라고 생각한다”며 “만약 적이 이를 빌미로 추가 도발할 시 단호하고 강력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부전선 국방부 공동취재단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현역에 의한, 현역을 위한 與 공천룰” 또다시 ‘기득권 지키기’ 논란 불붙어

    “현역에 의한, 현역을 위한 與 공천룰” 또다시 ‘기득권 지키기’ 논란 불붙어

    새누리당이 8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4·13 총선 출마자를 가려낼 공직후보자 추천 규칙을 대부분 확정했다. 하지만 선거에 선수로 나서는 현역 의원들이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게임의 룰’을 직접 정하면서 ‘기득권 공천’ 논란에 불이 붙었다. 한 당직자는 “의총에서 발언에 나선 의원들이 죄다 자기한테 유리한 규칙만 강하게 주장했다”고 귀띔했다. 결국 원외 정치 신인에 대한 배려는 공염불에 그치고, ‘현역에 의한, 현역을 위한’ 공천룰이 마련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 돼 넘어 온 공천 규칙안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다. 결선투표제 시행 기준과 결선투표 시 가산점 부여 여부가 최대 쟁점이 됐다. 앞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1차 경선에서 1, 2위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10% 이내일 때 결선투표를 시행한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이날 대다수의 의원들이 “10% 범위는 너무 넓다. 여론조사 오차범위 내로 줄이자”며 강하게 반발했다. 1위를 자신하는 현역 의원들이 가급적 결선투표를 하지 않도록 시행 기준을 강화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결선투표제는 후보자에게 “2등만 해도 공천을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 때문에 인지도 높은 현역보다 정치 신인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 의원들은 또 “결선투표 시에는 가산점을 부여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현역 의원들은 여성을 제외하고 대부분 가산점을 받지 못한다. 따라서 결선투표에서 정치 신인에게 가산점이 주어지면 현역 의원들은 당연히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즉,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규칙이 정해져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반면 중도 사퇴 기초단체장 -20% 감점안 등 현역에게 유리한 조항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견도 나오지 않았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시 논의한 뒤 최종 결론을 짓기로 했다”고 밝혔다. 결국 공천 규칙 의결 과정은 당 최고 심의·의결 기구인 최고위원회의에서 결정한 사항을 의원총회에 회부한 뒤 다시 최고위원회의가 받아 결정하는 ‘핑퐁게임’ 양상이 돼버렸다. 그러자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윤상현 의원은 “선수가 경기의 룰을 정하면 어떻게 되겠나. 모든 의원이 10% 오차범위를 줄이자. 가산점도 결선 투표에서 주지 말자고 한다”면서 “기득권 지키기에 연연하는 새누리당의 모습이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새누리, 경선 표심반영 ‘국민 70%·당원 30%’

    새누리당이 7일 4·13 총선의 ‘공천 룰’을 확정했다. 특히 이번에 마련된 ‘가산점’ 부여 기준에 따라 후보 간 득실이 엇갈리면서 향후 공천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된 공천 규칙을 발표했다. 규칙안은 8일 의원총회의 추인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가산점은 정치 신인 10%, 여성 10%(전·현직 의원 포함), 여성 정치 신인 20%, 청년 신인 20%(40세 이하)씩 부여하기로 했다. 단, 정무직 장관급 출신 인사는 선거 출마 경험이 없어도 정치 신인 범위에 포함시키지 않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특정직’ 안대희 신인 가점 10% 하지만 험지차출론이 제기된 안대희 전 대법관은 대법관이 ‘장관급’이지만 정무직이 아닌 ‘특정직’이어서 신인 가점 10%를 받게 된다. 장관 재직 경험이 있는 여성인 경우에도 10%의 가점이 주어진다. 이에 따라 ‘현역 물갈이’ 대상지로 꼽히는 대구 지역의 판세가 요동칠지 주목된다. 일단 대구 출마를 준비 중인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과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은 가점 대상에서 제외됐다. 반면 대구 중·남 출마가 유력한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대구 서구 예비후보인 윤두현(대구 서구) 전 홍보수석 등은 ‘수석비서관’이 차관급에 해당돼 10%의 ‘신인 가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대구 달서병에서는 남호균 전 청와대 행정관이 신인 가점 10%를 안고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와 맞붙는다. 대구 북갑에서 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으로 출마지를 옮긴 전광삼 전 청와대 춘추관장도 10%의 가점을 얻게 됐다. ●지상욱, 여론조사 크게 앞서야 안정권 서울 지역 후보들도 가산점에 따른 유불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 중구에서는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이 여성이면서 정치 신인에 해당돼 20%의 가점을 받게 됐다. 여론조사에서 40%를 얻었을 경우 48%로 간주하는 셈이어서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상욱 중구 당협위원장은 2010년 서울시장 선거 출마 경험 때문에 가점을 못 받는다. 이 때문에 지 위원장은 여론조사 경선에서 20% 이상의 큰 격차를 벌려야 안정권에 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서초갑의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이혜훈 전 최고위원은 각각 여성 가점 10%로 동일 선상에서 맞붙는다. 서초을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도 10%의 신인 가점을 얻게 됐다. ●이준석 공천 신청 땐 20% 가점 노원병 출마를 권유받은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은 공천 신청 시 ‘청년 신인’ 가점 20%를 받게 된다. 분구가 예상되는 인천 연수에 도전장을 낸 민현주 의원(비례대표)은 여성 가점 10%,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은 신인 가점 10%를 각각 얻을 수 있어 동일 선상에서 싸우게 됐다. ●‘출마 위해 사퇴’ 지자체장 20% 감점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한 지방자치단체장은 20%, 광역의원은 10%씩 감점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결선투표는 1, 2위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10% 이내일 때 시행하기로 했다. 경선 시 국민과 당원의 여론조사 반영 비율은 7대3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민심(民心)의 비중이 기존 50%에서 70%로 확대되고 당심(黨心)은 50%에서 30%로 줄어든 셈이다. “국민공천제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해 온 김무성 대표 등 비박(비박근혜)계의 요구가 수용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친박(친박근혜)계가 요구한 결선투표제와 단수추천제 등 전략공천의 여지가 큰 규칙들도 대거 도입이 확정되면서 양 계파의 득실은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의 재구성] 국민참여재판과 피고인의 의사 확인

    판례의 재구성 37회에선 1심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 피고인에게 확인하지 않고 통상 법관재판을 진행한 경우 피고인이 2심에서 이 위법한 절차에 ‘이의가 없다’고 진술했어도 원심 재판부가 내린 판단은 무효라고 판결한 대법원의 판례(2012도1225)를 소개한다. 피고인에게 국민참여재판에 대한 충분한 안내와 숙고할 시간을 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피고인이 2심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 표시를 하며 1심의 절차적 위법을 문제 삼지 않을 경우에는 법적 효력이 유지될 수 있다는 판결이 대부분이었다. 판례의 의미와 해설을 형법 분야의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부터 듣는다. 국민참여재판 대상 사건의 피고인에게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는지 확인하지 않고 통상 1심 법관재판 절차대로 진행했다면 법적 효력이 유지될 수 없다.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수 있는 피고인의 권리가 침해받았기 때문이다.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8조 1항에는 법원이 대상사건의 피고인에 대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 여부에 관한 의사를 서면 등의 방법으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피고인의 의사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방법은 대법원 규칙으로 정해 피고인의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가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위법한 절차대로 1심이 진행됐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2심 법원에서 위법한 절차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면 1심 판결의 하자가 치유된다. ‘2012도1225’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앞선 판례들이 대부분 이런 경우다. 그러나 이번 판례의 재구성에서 다루는 판례는 피고인이 이의가 없다고 진술하더라도 공판절차의 하자가 치유되지 않아 무효 판결이 나온 경우다. 대법원은 야간에 흉기를 가지고 주택에 침입한 뒤 집주인을 협박해 금품을 빼앗은 혐의(특가법상 강도)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년에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은 정모(51)씨에 대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항소법원인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심에서 국민참여재판 절차 등에 관한 충분한 안내와 숙고할 수 있는 시간을 피고인에게 사전에 부여하는 등 진정한 의사 확인 절차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민참여재판 실시 여부는 1차적으로 피고인의 의사에 따라 결정되므로 국민참여재판 대상 사건의 공소제기가 있으면 법원은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를 서면 등의 방법으로 반드시 확인해야 하고, 이를 위해 공소장 부분과 함께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국민참여재판의 절차와 서면제출 방법 등이 기재된 안내서를 송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에게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 의사를 확인하지 않은 채 법원이 통상의 공판절차로 재판을 진행했다면 피고인의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에 대한 중대한 침해로서 그 절차는 위법하고 이러한 공판절차에서 이뤄진 소송행위는 무효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1심이 피고인의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해 위법한 절차를 진행했다면 항소심을 담당하는 법원은 국민참여재판 절차에 관한 충분한 안내와 그 희망 여부에 관해 숙고할 수 있는 상당한 시간을 부여해야 한다”며 “정씨와 변호인이 원심 제1회 공판기일에 제1심에서 국민참여재판이 아닌 통산 공판절차에 따라 재판을 받은 것에 대해 이의가 없다고 진술한 사실만으로 1심의 공판절차상 하자가 모두 치유돼 그에 따른 판결이 적법하게 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오바마 ‘눈물의 정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전 국민 앞에서 눈물을 쏟았다. 백악관에서 총기 난사 희생자 유족들과 관련 활동가들이 모인 가운데 그의 숙원이던 총기규제 행정명령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다. AP 등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 도중 총기난사 사건으로 숨진 샌타바버라 대학생들과 콜럼바인 고등학생 등 희생자들을 열거하다가 갑자기 감정이 북받치는 듯 몇 초간 말을 멈췄다. 애써 말을 이어가던 오바마 대통령은 코네티컷주 뉴타운 초등학교 학생들의 희생에 대해 언급하는 대목에서 급기야 눈물을 비쳤다. 그는 “나는 총기 난사 사건으로 숨진 초등학교 1학년생 20명을 생각하면 미칠 지경”이라고 말한 뒤 격정을 이기지 못하고 비통한 눈물을 쏟아냈다. 양쪽 뺨에 흐르는 눈물을 계속 훔쳐가며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총기 로비에 맞서야 한다”며 “주지사와 입법가들, 기업가들에게 우리 공동체를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나름의 역할을 할 것을 촉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번 총기규제 행정명령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그는 당선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총기규제의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미국총기협회(NRA)의 로비를 받은 공화당으로부터 “대통령이 헌법의 근간을 파괴하려 한다”는 비난을 들으며 늘 좌절을 맛봐야 했다. 특히 뉴타운 사건 이후에는 “총기사고가 새로운 일상(a new normal)이 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형 총기 난사 사건이 줄을 이었고, 그때마다 오바마 대통령은 총기규제 공론화를 촉구했으나 의회는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를 설득하는 것을 포기하고 행정명령을 통해 총기규제에 나서는 초강수를 뒀다. 행정명령은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도 법규와 규칙을 제정할 수 있도록 한 권한으로, 의회의 반대로 입법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 이를 우회하기 위해 사용된다. 임기 1년을 남긴 오바마 대통령은 총기규제라는 또 하나의 업적을 쌓으면서 레임덕 우려를 불식시켰다. 하지만 오랜 세월 총기 로비에 길들여진 공화당이 순순히 이 상황을 받아들일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미국 내 보수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텍사스주를 중심으로 이 명령에 대한 위헌 소송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대선에서 공화당이 승리하면 대통령 직권으로 이 명령을 폐기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공화당 유력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며 이 명령의 백지화를 예고했고 경선 주자인 마코 루비오(텍사스) 상원의원도 아이오와주 유세에서 “이는 수정헌법 2조에 저촉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한번 살찌면 살 뺀 후에도 조기사망 위험 높아

    한번 살찌면 살 뺀 후에도 조기사망 위험 높아

    운동부족이나 부적절한 식습관,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으로 과체중 또는 비만이 되었던 사람이 다시 정상체중을 회복한다면, 건강도 완전히 회복됐다고 볼 수 있을까?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학과 보스톤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한번 살이 쪘다가 빠진 사람은 애초에 비만인 적이 없었던 사람에 비해 여전히 조기사망위험률이 27%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1988~2010년 수집된 국민건강영양조사(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NHANES)자료를 분석하고 2011년 사망률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데이터 수집 당시 표준 몸무게를 유지하던 사람 중 39%는 과거 과체중이나 비만이었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었으며, 이들은 몸무게가 정상수준을 유지한 사람에 비해 당뇨나 심장질환, 더 나아가 암의 위험이 더욱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이 비만 또는 과체중 시절 얻은 질병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연구를 이끈 보스톤대학의 앤드류 스트로크는 “기존의 연구는 현재 몸무게가 기준보다 높거나 비만일 경우 각종 건강상 위험이 뒤따른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사실상 살이 빠졌다 할지라도 지속적으로 정상체중을 유지한 사람에 비해 각종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더욱 높다는 사실이 입증된 연구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체중 또는 비만인 상태에서 다이어트를 할 경우 발생되는 건강상 위험이 있다. 신진대사율이 떨어지고 더 나아가 조기사망위험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덧붙였다. 신진대사율이 떨어질 경우 적은 양을 먹어도 살이 찔 위험이 높아지며, 더 나아가 같은 칼로리를 섭취해도 살이 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정상범위를 넘어서 상태에서 살을 빼는 것도 중요하지만, 꾸준히 식습관 조절과 운동을 통해 과체중이나 비만의 상태까지 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재발 또 재발’ 강박증, 세로토닌 수용체가 문제

    ‘재발 또 재발’ 강박증, 세로토닌 수용체가 문제

     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재발하는 강박증은 세로토닌 수용체의 이상이 결정적인 문제라는 임상연구 결과가 나왔다. 약물 치료로 강박 상태가 일정 부분 호전되더라도 상당 기간 지속적으로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는 뇌의학적 근거가 마련됐을 뿐 아니라 우울증, 불안장애 같은 다양한 뇌 관련 질환에 활용될 수 있는 새로운 연구 방법이 제시됐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강박증이란, 무언가를 반복적으로 확인하거나 정해진 규칙에 따라 행동해야만 하는 심리적 압박감이 지나치게 강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질환을 말한다. 이를 흔히 ‘노이로제’라고도 한다. 예컨대, 금방 손을 씻었는데도 그 사이에 다시 손이 더러워졌다고 여겨 피부가 짓무르도록 몇 번씩 손을 다시 씻는다거나, 문을 닫은 뒤에도 반복적으로 다시 확인하는 행동을 되풀이하는 식이다. 국내의 경우 인구100명 중 3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유병률이 높다. 이런 강박증은 심리적 요인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해 왔으나 최근 들어 분자영상학이 발전해 뇌의 신경학적 변화를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비로소 뇌의 기능적 이상, 특히 신경계통 호르몬인 ‘세로토닌 시스템의 이상’이 강박증의 중요 발병 원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세로토닌은 사람의 뇌 속에서 수용체와 결합하여 불안감을 조절하는 대표적인 신경 호르몬으로, 분비량이 적거나 붙어있어야 할 수용체에서 빨리 소실될 경우 수용체의 밀도가 낮아지면서 강박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강박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약물 치료가 핵심인데, 문제는 약물 치료를 할 경우 환자의 경과를 확인하는 뇌 양전자단층촬영(PET)으로 세로토닌과 약물을 구분할 수 없어 환자의 ‘세로토닌 수용체 밀도’를 측정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이 때문에 약물 치료로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더라도 이후 언제까지 약물 치료를 시행해야 하는지, 또 어느 시점에서 완치 판정을 내려야 하는지 판단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의태(사진) 교수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 정신건강연구소 몰리버 하워스 박사팀과의 협업을 통해 건강한 일반인 12명과 약물 치료를 시행하고 있는 강박증 환자 12명의 뇌 PET를 촬영, 비교하는 수학적, 약리학적 시뮬레이션을 통해 약물 효과가 배제된 세로토닌 수용체의 밀도를 계산해 내는데 성공했다.  시간에 따른 개인별 PET 자료와 약물의 농도 변화를 동시에 분석하는 새로운 방식을 적용함으로써 이전에 항상 세로토닌과 동일하게 나타났던 약물의 효과를 제거하고 세로토닌 수용체만의 밀도를 계산해낸 것이다.  이 방식을 적용해 약물 치료중인 강박증 환자 12명의 세로토닌 수용체 밀도를 측정한 결과, 약물치료로 증상이 호전된 환자라도 세로토닌 수용체의 밀도는 여전히 낮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약물 치료로 증상은 다소 호전됐지만 강박증의 실질적 원인인 세로토닌 시스템의 이상까지는 교정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정신의학 분야의 저명 국제학술지인 ‘정신의학저널 (Psychological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김의태 교수는 “이로써 강박증 환자가 약물 치료로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세로토닌 시스템의 이상이 정상으로 복구될 때까지는 일정 기간 약물 치료를 지속해야 한다는 뇌의학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의태 교수는 이어 “이 연구는 이전까지 불가능했던 강박증 약물 치료의 한계점을 풀어낸 세계 최초의 보고”라면서 “강박증은 물론 우울증, 불안장애와 같은 다양한 정신건강학적 질환에서도 심도있는 뇌 연구를 가능하게 했다는 점도 이번 연구의 큰 성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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