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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의 잃어버린 기억, 이젠 내가 기억할게”

    “엄마의 잃어버린 기억, 이젠 내가 기억할게”

    “가시나, 내가 니를 어찌 잊노? 다른 사람은 몰라도 무덤에 가서도 나는 니 생각할 거다!”치매에 걸린 엄마는 어린아이처럼 웃으며 장담했다. 몇 년 전 어느 볕 좋은 봄날이었다. 엄마의 손을 부드럽게 쓰다듬던 딸의 말은 가슴속에서만 맴돌았다. “내 인생의 가장 오랜 친구, 엄마. 이젠 내가 엄마를 기억할 거야.” 치매 환자의 기억은 시간, 장소, 인물 순으로 소멸된다. 신간 ‘엄마, 나는 잊지 말아요’(판미동)는 지금은 딸의 이름조차 잊어버린 치매 엄마와 함께한 지난 10년간의 이야기다. 주인공은 경남 하동에서 헛기침만 해도 동네 사람들이 궁금해한다는 400년 고택의 종부였던 여든둘 엄마와 막내딸 하윤재(45)씨. 2007년 12월 엄마의 나물 무침 맛에 이상을 느낀 하씨는 병원에 갔다가 엄마의 치매를 선고받는다. 책은 그 후 두 사람이 함께한 아프고 슬프고 행복한 일상을 담고 있다.하씨는 첫 장편영화 데뷔를 앞둔 감독이다. 그녀가 2009년 연출한 단편영화 ‘봄날의 약속’은 단편영화제의 칸이라는 프랑스 클레르몽페랑 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르는 등 10여개국에 초청됐다. 15분짜리 영화가 감독의 엄마를 모티브로 했다는 걸 안 외국 영화인들은 하씨와 엄마의 삶에 관심을 드러냈다. 영화 속 주인공 엄마는 자식들에게 헌신하다 봄이 오면 꽃구경을 가자던 친구마저 떠나보내고, 치매 환자인 엄마를 돌본다. 끝내 오지 않는 봄날을 기다리다 화분 속의 꽃처럼 시들어 가는 영화 속 엄마는 하씨 엄마와 꼭 닮았다.하씨에게 치매는 ‘상상할 수 있는 공포’였다. 어린 손녀 앞에서 벽에 똥칠하는 모습을 보였던 친할머니에 대한 잔상, 치매로 15년 동안 고통을 겪다 숨진 외할머니에 대한 기억 등이 36배속으로 하씨를 강타했다. 하씨는 “내일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나기라도 할 것처럼 엄마에게 약 한번 잊었다고 다그치고 괴롭혔다”면서 “혼자만 분주해져 멀쩡한 엄마의 영정사진을 찍고, 가기 싫다는 사람들을 설득해 가족여행을 떠나고,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상상하며 스스로 괴로워했다”고 말한다. ‘치매=가정파괴범’이라는 하씨 말대로 가족들은 변질해 가는 일상에 짓눌린다. 하지만 이 책은 그 무게감에 짓눌려 있지는 않다. 여성 영화감독의 세밀한 시선은 일상의 잔잔함과 유쾌함으로 향하고, 때때로 스스로를 위로할 줄 아는 성숙함으로 이어진다. 엄마의 치매 연차가 늘수록 걱정이 늘지만 좋은 점(?)도 있다. 살림 주도권을 쥐게 된 하씨가 여기저기 쌓인 살림도구 중 욕실에 있던 빨간 고무다라이를 버릴 때 10년 체증이 내려가는 듯 후련했다고 쓴 대목에선 웃음이 나온다. 딸의 기억 속에 엄마는 늘 바쁜 사람이었다. 종부로 식솔들을 책임져야 했고, 그 와중에 오남매를 낳고 키웠다. 늘 단단해 보인 엄마에게 하씨는 기저귀 사용법을 알려 주고, 집 나간 엄마를 찾아 헤매며 마음을 졸인다. 새벽 3시 엄마가 대문을 열고 나가는 소리를 들은 하씨는 벌떡 일어나 쫓는다. 무엇엔가 홀린 듯 짧고 불규칙적인 보폭으로 거리를 배회하는 엄마. 하씨는 아무렇지 않은 듯 엄마 옆에 붙어 “엄마 어디 가?”라고 다정히 말을 건넸다. 엄마는 외계인과 교신하다 들킨 듯 움찔한다. “답답해서 운동 나왔다, 와?” 금세 눈물이 고인 하씨가 “밤하늘에 별이 와 이리도 많노. 어찌 저리 반짝거릴까?”라고 말을 돌리고, 엄마는 한참 동안 밤하늘을 보다 중얼거렸다. “반짝거리긴 뭐가 반짝거리노. 시커먼 하늘 때문에 버들버들 떨고 있구만.” 자다가 변을 지린 채 어쩔 줄 몰라 당혹해하는 엄마의 기저귀를 갈아 주며 그 옛날 엄마가 자신에게 한 것처럼 등을 쓸어내려 주던 딸은 한밤중에 정신이 든 엄마가 속삭이던 말을 잊지 않는다. “자식이 여러 명이어도 그중 유독 인연이 깊은 자식이 따로 있는기라. 그냥 업보라고 생각해라.” 책은 엄마와 보낸 10년을 통해 치매는 ‘결과’가 아닌 하나의 ‘과정’이란 걸 웅변한다. ‘기억을 잃어 가는 엄마’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엄마’에 대해 얘기한다. ‘신이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어 엄마를 만들었다’는 글귀가 품고 있는 사랑과 책임을, 그리고 서로를 잇고 있는 엄마와 딸의 특별한 기억들 말이다. “문득문득 깨닫게 돼요. 세상 끝난 줄로만 생각했던 일상 틈틈이 유쾌하고 따스한 시간들이 스며 있다는 사실을요. 세심하게 보살핀 시간만큼 엄마의 치매 속도가 더뎌져 다행이에요. 유난 떨며 찍었던 영정사진은 옷장 안에서 뽀얗게 먼지만 쓰고 있어요(웃음).”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걸을 때마다 종아리 아프면 의심… 방치 땐 심근경색증·뇌졸중 위험

    걸을 때마다 종아리 아프면 의심… 방치 땐 심근경색증·뇌졸중 위험

    진행될수록 걷는 거리 짧아져 혈관 안쪽서 동맥경화 일으켜계단을 올라갈 때마다 종아리가 아파 중간에 쉬어야 하는 이들이 있다. 누워 있거나 앉아 있을 때는 아무렇지 않다가도 걷기 시작하면 종아리가 불편해지고 계속 걸으면 종아리가 터질 것처럼 아파 잠시 쉬어야 하는 증상을 ‘하지파행’이라고 부른다. 11일 김철 인제대 상계백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의 설명으로 하지파행의 원인과 대책을 알아봤다. Q. 하지파행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나. A. 초기에는 아주 많이 걸어야 통증이 나타나고 그 통증도 못 참을 정도로 심하지는 않아 비교적 장거리 보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병이 진행되면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점점 짧아져 걷다가 너무 아파 곧 쉬게 된다. Q. 하지동맥질환이 주요 원인이라는데. A.하지동맥질환은 다리로 가는 동맥이 동맥경화증에 의해 막히는 것으로 협심증과 심근경색증, 뇌경색과 같은 질환이라고 보면 된다. 막히는 혈관이 어디냐에 따라 다른 병처럼 보일 뿐이다. 당뇨병과 고혈압, 흡연, 고지혈증, 운동 부족,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혈관 안쪽에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혈액순환을 막아 필요한 곳에 혈액 공급이 중단되는 것이다. 가만히 있을 때는 종아리 근육이 적은 양의 혈액만 공급받아도 되지만 걸으면서 근육 운동을 하면 더 많은 산소와 영양분이 필요해진다. 따라서 추가로 필요한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종아리 근육에 통증이 생긴다. 협심증 때문에 가슴 통증이 일어나는 것과 같은 원리다. Q. 하지동맥질환은 어떤 특징이 있나. A. 이 병은 발목에서 맥박을 잡았을 때 약하거나 잡히지 않으면 의심해 볼 수 있다. 발이 차고 심한 경우 시퍼렇게 색이 변하기도 한다. 예비검사로 발목과 팔에서 혈압을 측정해 두 값을 나누어 보면 쉽게 진단이 가능하다. 확진은 다리 혈관에 조영제를 주사하고 엑스레이를 찍는 ‘동맥조영검사’로 가능하다. 혈관이 거의 다 막히면 풍선확장술과 스텐트삽입술로 치료할 수 있다. 당뇨병과 고혈압, 고지혈증에 대한 약물치료와 식이요법을 병행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금연을 실천해야 한다. 이 병은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데, 훗날 이 병이 심근경색증이나 뇌졸중으로 연결될 위험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Q. 하지파행의 다른 원인은. A. 허리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이 요추 안쪽에서 압박을 받아 다리 쪽에 신경통이 생기는 것을 척추협착증이라고 한다. 중추신경인 척수가 지나가는 척추관이 노화로 좁아지면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다발이 압박을 받아 신경통이 생긴다. 이 질환은 자세에 따라 통증이 다르다는 특징이 있다. 앉아 있을 때보다 서 있을 때 요추 안쪽 신경 압박이 더 심해지고 특히 서서 허리를 펴고 걸을 때 신경 압박이 가장 심하다. 따라서 허리를 구부리고 걸으면 통증이 다소 완화되고 허리를 구부리고 앉아서 쉬면 증상이 사라진다. 보통 다리 신경의 혈액순환을 좋게 해 주는 약물을 투여하고 자세 교육과 통증 완화를 위한 치료를 하면 좋아진다. 하지만 척추관이 너무 많이 좁아지면 수술을 해야 한다. Q. 두 질환을 예방하려면. A. 하지파행을 예방하려면 혈관을 건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파워워킹과 조깅, 자전거, 수영, 테니스 등 약간 숨이 찰 정도의 유산소 운동을 1회 1~2시간씩, 1주일 4회 이상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연과 절주, 저지방식도 필요하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여성암 중 유방암만 늘어나는 까닭은

    [메디컬 인사이드] 여성암 중 유방암만 늘어나는 까닭은

    젊은 환자 증가…47%가 폐경 전 국내 55~59세, 美 70~74세 최다 유방암은 전 세계적으로 환자가 크게 늘어난 암입니다. 11일 한국유방암학회가 최근 발간한 ‘유방암 백서 2017’을 보면 2008년과 비교해 2012년에는 세계 유방암 발생률이 20.0% 증가했습니다. 다행히 우리나라 환자 발생률이 특별히 높지는 않습니다. 2012년 기준 국내 인구 10만명당 유방암 발생률은 52.1명으로 34개국 중 27위였습니다.하지만 문제는 증가율입니다. 중앙암등록본부 통계를 보면 1999년 6025명의 여성이 유방암 진단을 받았는데 2014년에는 2만 1484명으로 3배 이상 늘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서구권 국가와 비교하면 아직 발생률은 낮지만 증가세는 훨씬 높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다른 암과 비교해도 유독 유방암의 증가세가 두드러집니다. 유방암학회가 2011~2014년 여성 암 발생률에 대한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과잉진료 논란을 빚은 갑상선암이 연평균 11.7% 감소한 것을 비롯해 대장암(-6.5%), 간암(-6.0%), 위암(-5.4%), 폐암(-0.5%) 등 주요암 대부분이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유방암은 유일하게 4.5% 증가했습니다.●서구화된 식생활 반드시 개선해야 학회는 서구화된 식생활과 비만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늦은 결혼과 출산율 저하, 모유 수유 감소, 빠른 초경과 늦은 폐경도 다른 원인으로 꼽힙니다. 동물성 지방이 많은 육류 위주 식생활과 과음, 비만은 본인의 노력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일·가정 양립이 어려운 사회 구조와 취업난으로 인한 늦은 결혼, 보육 문제 등 사회 구조에서 비롯된 문제는 개인이 바꾸기 어렵습니다. 유독 여성암 중에서 유방암만 늘어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민혁 순천향대서울병원 유방센터장은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노출이 유방암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초경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으면 유방암 위험이 높아진다”면서 “반대로 출산을 많이 할수록, 첫 임신연령이 빠를수록, 모유 수유를 할 경우 등에는 유방암 위험이 줄어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운동을 하지 않는 여성은 주 1회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여성에 비해 폐경 전 유방암 위험이 1.3배, 폐경 후 1.8배 높아졌다”면서 “그나마 본인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 생활습관 개선인데 어떻게 보면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방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유방암 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는 40대에 환자가 급격히 증가해 50대까지 늘어나다가 이후에는 점차 감소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서구권은 연령이 늘면 발병 위험도 함께 높아집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55~59세, 미국은 70~74세에 환자가 가장 많습니다. 서구권은 폐경 전에 유방암을 앓을 확률이 낮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폐경 전 유방암 발생률이 46.5%나 됩니다. 40세 이전에 유방암을 경험하는 환자도 11.0%나 됩니다. 과거보다는 폐경 후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는 젊은 여성 환자가 많습니다.따라서 유방암학회 등의 학계 전문가들은 만 40세부터 유방촬영 등의 병원 검진을 받도록 권하고 있지만 실제 검진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63.0%에 그칩니다. 만 40세 이상 여성이 2년마다 받는 유방촬영은 무료이지만 통증을 우려해 기피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 센터장은 “무료 암검진이 아니더라도 10% 정도의 본인부담금만 내면 유방촬영을 할 수 있지만 아직 많은 여성이 검진을 기피한다”면서 “자가검진보다는 정기적인 유방검진이 유방암 사망률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많기 때문에 검진 혜택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도록 권유하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밖에 유방 조직이 치밀한 젊은 여성은 초음파 검사를 따로 권하기도 합니다. 의술의 발달로 유방을 모두 잘라내는 ‘유방전절제술’ 비율은 계속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2001~2012년 유방암등록사업에 등록된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을 분석했더니 수술 뒤 5년 생존율은 91.2%에 이르렀습니다. 생존율이 높아진 만큼 수술 이후의 삶과 환자의 만족도를 고려해 ‘유방부분절제술’ 비율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유방부분절제술 비율은 2000년 27.9%에 그쳤지만 2015년에는 62.1%로 높아졌습니다.암 재발 위험을 낮추려면 수술 뒤에도 관리가 필요합니다. 조영업 연세암병원 유방암센터장은 “편식을 피하고 매일 다양한 음식과 과일, 채소를 충분히 먹어야 한다”면서 “여러 음식 가운데 곡류를 충분히 섭취해 탄수화물과 비타민, 전해질, 섬유소를 보충하는 대신 지방과 설탕, 소금, 알코올, 훈제요리, 소금에 절인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유방 절제나 변형으로 당사자의 심리적 스트레스가 크기 때문에 가족의 도움도 필요합니다. 조 센터장은 “같은 처지의 환우 모임에 가입해 정보와 위로감을 나누고 상담을 통해 마음의 짐을 더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수술 뒤 팔이 붓는 ‘림프부종’ 관리를 유방암을 치료한 뒤에는 ‘림프부종’ 문제를 호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정맥 주위의 림프관과 림프절이 손상돼 팔의 림프액이 심장으로 들어가지 않아 팔이 붓는 현상입니다. 수술 환자 5명 중 1명꼴로 림프부종을 경험합니다. 조 센터장은 “수술받은 쪽 팔을 심장보다 높게 위치하도록 하고 수술한 쪽의 팔이나 손에 무거운 느낌이나 부종 같은 변화가 있으면 주치의와 상의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수술 후 첫 3년은 3~6개월마다, 이후 2년간은 6~12개월마다 검진을 받아 재발 여부를 체크하는 것이 좋습니다. 5년이 지난 뒤에는 매년 정기검진을 받으면 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새달까지 전국 타워크레인 전수 검사

    새달까지 전국 타워크레인 전수 검사

    정부가 지난 9일 발생한 ‘용인 타워크레인’ 사고를 계기로 내년 1월까지 타워크레인에 대한 전수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11일 전국 건설현장의 타워크레인에 대한 일제 점검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현재 공식 등록된 타워크레인은 총 6074대이다. 국토부는 이날 현재까지 2117대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이 중 연식 등이 허위로 확인된 109대에 대해서는 등록 말소를 요청했다. 국토부는 또 오는 15일 노동조합과 크레인 임대사단체, 건설협회, 검사기관 등 관계기관과 합동 회의를 열어 사고 방지 대책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난달 16일 발표한 ‘타워크레인 중대재해 예방 대책’의 추진 시기를 당초 계획보다 앞당기기로 했다. 앞서 지난 10월 ‘의정부 타워크레인’ 사고 직후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근본적 제도 개선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뒤 관련 부처 합동으로 예방 대책을 내놓았지만 대책 발표 후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또다시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식에 따른 검사항목 추가, 허위 등록 근절 등을 위한 건설기계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은 이달 중 입법예고하고 내년 3월부터는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20년 이상 노후 크레인에 대한 사용 제한, 주요 부품에 대한 인증제 도입 등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도 당초 내년 6월까지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었으나 제출 시기를 내년 3월로 앞당길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6개 타워크레인 검사기관 중 5곳에 대한 암행 점검을 벌여 검사기한 초과 등의 지적 사항을 시정하도록 지시했다”면서 “용인 사고 조사 결과에서 법령 위반 사항이 적발되면 엄중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크레인 사고가 반복되는 원인은 영세 업체의 난립, 덤핑 수주 경쟁, 허술한 관리·감독 체계 등 건설 분야의 구조적인 문제와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대책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과일·화훼 ‘활짝’…외식업계 ‘울상’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이 11일 국민권익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업계 표정이 엇갈렸다. 김상경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정책과장은 “명절 선물세트 판매액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농업계 피해가 많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특히 과일과 화훼는 10만원 미만 선물세트가 전체의 95%를 차지하고 있어 이번 시행령의 효과가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외식업계는 이번 개정안 혜택에서 비켜나게 된 것에 허탈해하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청탁금지법 시행 뒤 매출이 감소해 직원을 해고하는 등 외식업체들이 큰 피해를 봤다”면서 “일부는 폐업 직전까지 내몰린 상황인데 상한액을 그대로 두기로 해 실망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우는 말할 것도 없고 일반적인 고기 외식을 해도 1인당 3만원이 넘는 만큼 현행 규정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내년 3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회사원 이모(33)씨는 “지금까지 경조사비를 낼 때 5만원을 내면 섭섭해할 것 같아 상한액(10만원)을 기준으로 냈는데 갑작스레 5만원으로 줄어 황당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청탁금지법의 취지에 더 부합하는 방향으로 잘 변경된 것 같다”면서 “국민 여론이 잘 반영됐다고 본다”고 찬성했다. 그러나 이승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농축수산물 선물만 10만원까지로 한 것은 외식업계에서 식사비 3만원을 더 올려 달라고 요구했던 것을 고려하면 형평성이 어긋나는 것 같다”면서 “식사비 가액 부분과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시행한 지 이제 1년이 지났는데, 벌써 개정한다는 것은 청탁금지법을 너무 편의주의적으로 생각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면서 “특정 경제 집단에서 벌이가 안 된다고 바꾸기 시작하면 규칙이나 제도의 정당성과 권위가 사라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서울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서울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美, 군 시설 주변 ‘드론 금지’ 이어 ‘격추 비밀지침’ 내려

    美, 군 시설 주변 ‘드론 금지’ 이어 ‘격추 비밀지침’ 내려

    미국 정부가 군기지 등 미국 내 주요 군사시설 주위 상공을 불법으로 비행하는 민간 드론을 격추할 수 있도록 했다. CNN 방송, 성조지 등 미 언론은 미 국방부가 군기지와 시험장 등 접근이 제한된 133개 국내 주요 군사시설 내 주위상공을 불법으로 비행하는 상업ㆍ개인 드론을 격추할 수 있도록 하는 비밀지침을 내렸다고 지난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미 연방항공국(FAA)이 4월 보안을 이유로 133개 국내 주요 군사시설과 시험장 주위상공에 대한 거의 모든 유형의 드론 비행을 금지한 이후 3개월여 만에 취해진 후속조치다. 제프 데이비스 국방부 대변인도 관련 시설 관리를 책임진 군 지휘관들에게 이런 지침이 내려진 사실을 확인하고, 군사 보안 유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밝혔다. 데이비스 대변인은 민간 드론을 표적으로 하는 ‘교전규칙’ 상세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한 채 “위협 여부에 따라 추적, 불능화 및 파괴 행위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내 상업ㆍ개인 드론의 증가로 군 시설 보안과 안전과 관련한 우려도 많이 늘어난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드론이 첩보활동에 사용될 가능성뿐만 아니라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IS 등 테러 조직들이 상업 드론을 무기화해 테러를 자행하는 데 우려를 표시해왔다. 실제로 IS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상업 드론을 전투에 활용하기도 했다. 특히 민간 드론의 급증으로 주요 군사시설의 위협도 덩달아 증가할 우려가 커지면서 미 국방부가 격추라는 처방전을 내놓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미 연방항공국이 3월 발표한 드론 관련 보고서를 보면 실상이 잘 나타난다. 보고서는 지난해 소형 개인 드론시장이 연간 110만대로 추산했지만, 오는 2021년까지 350만대 규모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상업 드론시장 규모도 지난해에는 4만2000대에 머물렀지만 오는 2021년까지 44만2000대로 폭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복수의 미 국방부 소식통은 민간 드론이 급증하면서 미국 내 군 작전에도 차질이 우려되는 것도 이번 조치의 또 다른 배경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미국과학아카데미는 “4일 GPS와 소형 카메라를 이용해 매가 어떻게 목표물을 포획하는지 알아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장관섭 프리랜서 기자 jiu670@naver.com
  • 여고생 72명 성추행한 교사 2명 교단서 퇴출

    여고생 제자 72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 중인 교사 2명에 대해 파면 결정이 내려졌다. 경기도교육청은 징계위원회를 열고 경기도 여주 A고등학교 교사 김모(52)씨와 한모(42)씨를 파면하기로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들은 최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등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김씨 등의 비위로 사회적 파문이 컸고 교육 당국이 성 비위 교원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로 엄벌로 다스리고 있는 만큼 파면 결정을 내렸다”라고 설명했다.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미성년자와 장애인에 대한 성매매 및 성폭력 비위를 저지른 교육공무원에 대한 최소 징계 수위는 해임이다. 김씨와 한씨는 이번 파면 처분으로 공무원 신분을 박탈당하며, 향후 5년간 공직 임용이 제한된다. 학생들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전해 듣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교사 C씨는 불문경고 처분을 받았다. 현행법은 교사는 제자로부터 성 관련 피해 사실을 알게 되면 즉시 학교장에게 보고해야 하며, 학교장은 경찰에 고발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도교육청은 C씨의 과거 공적 등을 고려해 감경했다고 밝혔다. 파면된 교사 김씨는 인권담당 안전생활부장을 맡으면서 지난해 3월부터 지난 6월까지 여학생 13명을 추행하고 자는 학생 1명을 준강제 추행하는 한편 자신의 신체를 안마해달라는 명목으로 13명을 위력으로 추행하고 4명을 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한씨는 2015년 3월부터 지난 6월까지 3학년 담임교사로 재직하면서 학교 복도 등을 지나가다가 마주치는 여학생 54명의 엉덩이 등을 만진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커버스토리] 나의 공직 막내 시절 “그땐 그랬지”

    [커버스토리] 나의 공직 막내 시절 “그땐 그랬지”

    “부임 첫날 100건의 사건을 배당받아 처리할 땐 숨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서울중앙지검 소속 A부장검사는 10일 막내 검사 시절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A검사는 “1993년 3월 첫 출근날을 잊을 수 없다. 사무실에 들어선 순간 터질 정도로 가득 찬 캐비닛부터 눈에 띄었다”면서 “사건 경험이 전혀 없었던 초임 검사 신분이었는데 첫날부터 하루 100여건의 사건을 재배당받아 처리해야 했다”고 전했다. 이어 “수습 기간도 전혀 없이 곧바로 현업에 투입됐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참 무모했었던 것 같다”며 멋쩍게 웃었다.A검사는 또 막내 시절 했던 ‘밥 총무’ 역할도 고역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회식할 식당을 예약한 뒤 선배 검사들에게 연락을 돌리는 ‘밥 총무’ 역할을 전담했다”면서 “무엇이 먹고 싶은지, 어디로 예약할지 물었을 때에는 아무 말도 안 하던 선배 검사들이 막상 회식 장소에 가면 왜 이런 곳을 예약했느냐며 타박했다”고 돌이켰다. 막내 검사 시절 가장 뿌듯했던 순간에 대해 A 검사는 “부장검사들은 원래 소속 검사들한테 칭찬을 하지 않는데, 어느 날 한 선배 검사로부터 ‘그 사건 제대로 했네’라는 칭찬을 들었을 때 정말 기뻤다”고 회상했다. 이어 지금의 막내 검사들을 향해 “당당한 자세를 잃지 말고, 모든 일에 정성을 다하고, 자기 주변 관리를 철저하게 하면 훌륭한 검사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 정부 부처의 1급 공무원인 박모(57) 실장은 부처에서 ‘호랑이 상사’로 소문난 인물이다. 일 처리가 확실하고 업무 장악력이 워낙 뛰어나 하위직 공무원들에게는 경외의 대상인 동시에 기피의 대상이 되고 있다. 후배 공무원이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하다 박 실장에게 적발되기라도 하면 가차없는 호통이 내려진다. 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박 실장에게도 ‘흑역사’가 있다. 박 실장은 “지금은 아닌 척해도 초년병 시절 한동안 ‘어리바리’하다는 이유로 선배들한테 숱한 구박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막내 시절 심약한 편에 속했다.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연수원 시절뿐만 아니라 부처에 처음 발령을 받았을 때에도 업무에 적응하지 못해 ‘전전긍긍’했다. 같은 부처에서 근무하는 박 실장의 동기인 한 국장은 “박 실장이 초년병 때 똑같은 실수를 연발해 선배로부터 많은 구박을 받았다”면서 “박 실장은 꼭 구박을 받고 나면 저와 술잔을 기울이며 한탄을 쏟아냈는데, 마치 엊그제 일처럼 생생하다”고 말했다. 박 실장도 “동기 말이 맞다. 연수원 시절뿐만 아니라, 부처에 발령받은 뒤에도 한동안 정신을 못 차렸다”면서 “지금은 아닌 척해도 어리바리하다고 늘 구박을 받았다. 한때 저도 ‘좌충우돌’로 여러 선배들 속을 좀 썩였다”며 웃었다. 지방대 공대를 졸업한 박 실장은 ‘SKY’(서울대·연세대·고려대) 출신 공무원 사이에서 늘 의기소침했었다고 했다. 막내 사무관 시절 그런 자격지심이 박 실장을 소심한 공무원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박 실장은 능력으로 학벌을 뛰어넘겠다는 생각으로 업무에 매진했다. 야근을 자청하고, 남들이 기피하는 업무를 도맡아 했다. 모두가 처리하기 어렵다는 민원도 척척 해결했다. 기한이 정해져 있는 일은 반드시 약속된 날 이전에 마무리 지었다. 박 실장은 업무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동기들보다 승진도 빨랐다. 청와대에 두 차례 파견 근무를 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머지않아 29년 공무원 생활을 마무리해야 하는 박 실장은 “과거 ‘영혼 없는 공무원’이라는 비아냥을 들을 때도 있었지만, ‘국민의 공복’이라는 자부심으로 버텨 왔다”면서 “후배들도 이런 자부심으로 공직 생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모(40·여) 장학사는 2000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했다. 넘치는 의욕만큼 실수도 많았다. 김 교사는 “학교 다닐 때 강압적인 수업 분위기가 싫어 아이들을 풀어 주려고 노력했다”면서 “우유 마시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는 강제로 마시게 하지 않고, 자는 아이들도 가급적 놔뒀다”고 말했다. 그는 “1년간 반을 운영해 보니 아이들에게 합의된 규율을 가르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깨닫고 이후에는 규칙을 지키도록 했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비움의 미학…함께 걷고 싶은 ‘명품 종로’의 비결

    [자치단체장 25시] 비움의 미학…함께 걷고 싶은 ‘명품 종로’의 비결

    좋은 길은 아름다운 도시의 기본 조건이다. 거리가 깨끗하고 정갈할수록 경제적 가치도 커진다. 서울 종로구는 ‘거리는 도시의 얼굴’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최초로 ‘건강한 거리 조성 사업’을 실시하며 안전하고 편리하면서도 아름다운 길을 만드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종로의 사업을 토대로 명품도시를 구성하는 걷고 싶은 거리의 3대 조건을 짚어 봤다.●4년여간 시설물 1만 6515건 정비 걷기 좋으면서도 아름다운 경관을 가진 건강한 거리의 시작은 비움에서 시작한다. 종로구는 신호등, 표지판, 안내판, 전봇대, 배전함과 같은 시설물은 거리를 복잡하게 만들고 시민의 보행을 방해한다는 데 착안해 시설물을 철거하거나 비슷한 기능을 가진 인접 시설물을 통폐합하는 식으로 비움을 통해 거리를 정비하고 있다.김영종 종로구청장은 민선 5기 취임 후 3년 뒤인 2013년부터 한전, KT, 우체국 등 유관기관과 ‘도시비우기 실무협의회’를 출범한 데 이어 이듬해인 2014년부터는 아예 시설물 설치 계획 단계부터 사전 조정을 통해 시설물을 사전에 줄이고 있다. 유관기관과 협업해 비우기를 미리 추진하는 도시비우기사업 조례도 제정했다. 이 사업으로 올해 11월 현재까지 정비한 시설물만 총 1만 6515건에 달하며, 이를 통해 6억원 이상의 예산 절감 효과를 거뒀다는 설명이다. 서울에서 내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명소가 많은 만큼 종로의 거리 비우기 사업은 도시 이미지 개선 효과로도 이어진다는 평가다. 전통시장 부활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종로 통인시장 살리기 프로젝트의 첫걸음도 비움에서 출발했다. 구는 2011년 통인시장에 소방차를 출동시키고 자원봉사단, 공무원 등 200명이 넘는 인원을 동원한 물청소로 시장 살리기의 첫발을 뗐다. 동시에 좌판을 최대한 안쪽으로 집어넣고 길을 확대하는 식으로 비움의 철학을 적용해 이용객들의 보행과 동선을 최적화하는 데 주력했다. 통인시장의 성공 요인으로 평가받는 문화와 재미 요소는 그다음의 일이었다. 연 5만명 규모이던 통인시장은 2015년 이후 현재 연 20만명 규모로 성장해 활기를 띠고 있다.● ‘종로 전매특허 ’ 대청마루 문양 보도 종로구는 고궁, 한옥 등이 많은 ‘역사 1번지’라는 점에 착안해 보도블록부터 다른 지역과 달리 고풍스러운 느낌으로 조성하는 게 많다. 얇은 화강판석으로 포장된 특색 없는 일반 보도와 달리 종로에는 2011년부터 10㎝ 두께의 대청마루 문양 배열을 적용한 화강판석 보도가 눈에 띈다. 다른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정도로 반응이 좋다. 특히 친환경적인 시공 방식으로 자연을 강조하는 부분이 눈길을 끈다. 기층에 콘크리트를 두껍게 깔아 기초를 다진 뒤 석재판을 붙이는 기존 방식과 달리 20㎝ 두께 흙으로 기초를 쌓고 그 위에 다시 5㎝ 모래를 깐 다음 10㎝ 두께의 자연 석재를 쌓아 올리는 식으로 시공하고 있다. 콘크리트를 사용하지 않아 굴착공사 시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고 노면의 빗물이 자연스럽게 땅속으로 스며들어 지층 생태계 활성화에도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친환경이란 이름이 붙었다. 친환경 보도는 김 구청장이 2010년 민선 5기 취임 후 1년 뒤 개념을 정립한 뒤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시공했다. 12월 현재 자하문로를 시작으로 북촌로, 새문안로, 창경궁로, 종로 등 공공 지역 10곳 이상에서 103억원의 예산을 들여 연장 4580m의 친환경 보도를 조성했다. 경희궁 자이 앞 등 대단지 인근에도 친환경 보도를 포장한 곳이 있다. 1㎡당 공사비 기준 일반블록은 4만 4900원, 친환경 보도블록은 19만 7000원으로 가격 차이가 4배가량 나지만 친환경 보도블록은 수명이 일반블록의 10배인 100년 이상이어서 경제적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김 구청장은 “친환경 보도블록은 한 번 깔아 놓으면 100년 넘게 가기 때문에 종로 후손들은 보도블록에 돈 들어갈 일이 없다”고 말했다. 구는 친환경 보도의 디자인 특허 출원도 마친 상태다. 이같이 건강한 길 조성 사업이 가능했던 것은 서울시 건축과 공무원 출신이자 26년 4개월 동안 건축가로 일한 김 구청장의 전문성과 관련이 있다. 그는 조선대 병설공업고등전문학교 건축과(5년제), 서울산업대 건축공학과 등에서 건축을 전공했으며 2012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올해의 건축문화인상을 받았을 만큼 건축을 잘 아는 구청장으로 통한다. 김 구청장은 “좋은 건축물이 나오려면 안목을 가진 건축주, 그 철학을 발전시키고 구체화할 수 있는 설계자와 시공자, 그리고 건물을 잘 관리할 수 있는 사용자가 있어야 한다”며 도시 설계에 대한 지자체 역할을 중시하고 있다. 그는 옥인아파트를 철거한 뒤 인왕산 자락의 수성동 계곡을 겸재 정선의 그림처럼 복원했고, 버려진 수도가압장을 윤동주문학관으로 재탄생시키는 등 명소를 만드는 식으로 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지키면서도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를 만든다는 일념으로 건강한 길 만들기 사업을 하고 있다.●거리의 얼굴을 바꾸는 간판의 재발견 김 구청장은 거리의 품격을 좌우하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간판을 꼽고 지역 특색에 맞는 간판 개선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른바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 조성 사업’이다. 지역 내 불법·불량 간판을 정비하고, 서울의 얼굴이자 ‘역사 1번지’인 종로의 정체성을 돋보이게 하는 한글 중심의 간판을 장려해 도시경관을 향상시키려는 것이다. 올해 사업 대상 지역은 돈화문로 98에서 돈화문로 57까지 850m 구간이다. 이 거리에 있는 총 124개 사업장 중 정비가 필요한 점포 70곳을 개선했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건물주, 점포주, 관리자 등 지역주민과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돈화문로 간판개선 주민위원회를 발족해 간판 디자인 제작 업체를 선정하고 간판 디자인을 작성하는 등 간판 개선 사업을 벌였다. 행정기관 중심의 규제나 단속 위주로 간판을 정비하는 대신 주민위원회를 중심으로 하는 주민 참여형 사업이어서 의미가 있다. 간판 개선 참여 업체에는 간판을 무료 디자인해 주고 간판 설치비 250만원을 지원해 준다. 종로구는 이 같은 간판 정비 사업을 2008년 대학로를 시작으로 삼청동, 피맛길, 고궁로, 낙산길, 자하문로, 북촌로, 명륜길 등 8개 지역에서 꾸준히 실시했으며 그 결과 총 568개 업소의 간판을 지역 특색에 맞게 교체했다. 지난해 10월 ‘2016 서울시 좋은 간판 공모’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면서 9년 연속 좋은 간판 수상작을 배출하기도 했다. 한글 중심의 아름다운 디자인의 간판을 선정하는 공모전도 하고 있다. 종로구는 이외에도 이면 도로에 있는 폭 3m 내외의 높이가 불규칙하고 파손이 심한 계단을 고쳐 주는 친환경 계단 정비 사업, 내진에 취약한 신축 저층 건축물도 내진구조를 반영해 건물을 짓도록 유도하는 내진설계 강화 사업 등 자치구 최초 기록을 가진 각종 안전 사업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도시비우기, 보도블록, 간판, 계단 관련 정비사업은 구민의 생활과 직결되는 기초적인 지방정부의 책무”라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주민의 작은 불편을 덜어 주고, 종로의 특수한 여건에 어울리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아름다운 도시, 보행자 중심의 걷기 편한 종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소리는 진화의 지렛대다

    소리는 진화의 지렛대다

    소리의 과학/세스 S 호로비츠 지음/노태복 옮김/에이도스/400쪽/2만 2000원 태초에 ‘굉음’이 있었다. 진공상태의 우주와 달리 45억년 전 지구는 탄생 순간부터 시끄러웠다. 신생 지구를 강타하는 소행성들의 융단폭격으로 뜯겨 나간 지표 덩어리는 잔해가 돼 하늘로 솟구쳤고, 지구가 냉각되는 과정에서 빗소리가 등장했다. 신간 ‘소리의 과학’을 쓴 음향신경과학자이자 음악가인 세스 S 호로비츠는 2009년 나사의 한 연구소에서 초속 15㎞로 발사체를 날릴 수 있는 버티컬 건으로 지구의 탄생 과정을 재현했다. 실험이 반복될 때마다 그가 설치한 초음파 마이크에는 쿵, 투두둑, 쉬이익 등의 소리가 녹음됐고,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거친 소음이 미친 듯이 연속됐다. 그건 지구가 노래를 부르는 장엄한 사운드트랙이었다. 우리는 흔히 인류의 생존 능력을 시각과 연결시킨다. 빛의 속도는 초속 30만㎞로, 공기 중의 소리 속도(초속 340m)보다 88만배 이상 빠르다. 인간이 청각보다 시각에 더 빠르게 반응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다. 청각이 시각보다 훨씬 빠르고 정교하다.인간의 뇌는 시각적 정보에는 초당 15~25번의 변화만 인식하지만 소리에 대해서는 초당 수천 번의 변화도 지각한다. 귀 안에 있는 유모세포는 초당 5000번까지의 진동을 느낄 수 있고, 외부 소리가 청신경을 거쳐 우리 뇌에 인지될 때까지의 시간은 50밀리초도 채 걸리지 않는다. 게다가 청각은 촉각, 후각, 미각보다 인지 범위도 훨씬 넓다.이 책은 30년간 소리에 빠져 지내 온 과학자가 풀어놓는 소리에 관한 거의 모든 이 야기와 더불어 소리와 인류 진화의 연관 관계를 과학적 통찰로 전개하고 있다. 지구상에 특수하게 제작된 공간을 빼고 소리가 존재하지 않는 곳은 없다. 모든 생명체는 소리로 소통하며, 정보를 파악하고 진화해 왔다. 시각 능력이 거의 없는 동굴물고기나 인더스강돌고래 등 후각과 미각이 제한적인 동물은 있지만 청각이 없는 생명체(청각 상실 환자를 뺀)는 존재하지 않는다. 저자가 진화와 생존의 비밀을 청각에서 찾는 이유다. 24시간 작동하는 경보 시스템 역할을 하는 청각이 진화적 유산이라는 걸 체감하는 건 의외로 손쉽다. 맹수들의 으르렁대는 저주파 소리는 인간에게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준다. 침묵과 정적은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발명된 지 300년도 채 되지 않은 칠판을 긁는 소리는 우리를 몸서리치게 한다. 저자는 온갖 소음이 가득 찬 연회장에서도 친한 사람의 목소리를 곧바로 알아채는 우리의 능력도 진화의 산물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흥미로운 건 머릿속 ‘뇌’도 소리를 낸다는 사실이다. 뇌가 만들어 내는 소리를 녹음하는 데 성공한 저자는 이를 “마음이 빚어내는 노래”라고 표현했다. 뇌에 전극을 밀어 넣고, 신경세포의 전기적 변화를 소리로 변환시킨 결과 신경단위인 뉴런마다 제각각 소리를 낸다는 것이었다. 그중에는 규칙적인 딸깍거림도 있고, 때로는 죽어 가는(기능이 소멸된) 뉴런의 애처로운 ‘유언’도 있었다. 각 뇌의 발달 상태, 건강, 활동 상황에 따라 특정 부위의 신호는 증폭하거나 감쇄하면서 제각각 다른 소리들이 화음을 빚어냈다. 물론 저자는 “어떤 과학자도 뇌나 마음이 무엇인지 여전히 밝혀내지 못했고, 뉴런들이 내는 소리들은 실제로는 세포막의 이온 채널이 칼륨을 방출하는 것이어서 큰 의미는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뉴런들이 오케스트라처럼 저마다 개성을 드러내는 소리를 내는 건 마음의 활동이라고 평하며, 이는 흡사 성간우주만큼 광대한 미지의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그래서 소리를 많이 내는 동물일수록 행동이 복잡하고, 사회성이 강화된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그러니 당신의 수다스러움은 어쩌면 당신이 지적이고, 특별히 사교적인 존재로 자부하는 징표일 수 있는 셈이다. 우리가 품을 수 있는 소리에 대한 대부분의 궁금증에 답하고 있는 이 책을 읽다 보면 청각은 지구의 생명체가 위대한 진화적 도약을 하는 지렛대가 됐다는 걸 깨닫게 된다. 미국 과학저술가 메리 로치의 위트 있는 추천사로 글을 맺는다. “귀가 있다면 이 책을 읽어 보시라.”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 제로’ 장기, 체스도 ‘내가 王’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 제로’ 장기, 체스도 ‘내가 王’

    지난해 3월 이세돌 9단과의 대결에서 승리한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 리’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알파고 제로’가 장기와 체스에서도 세계 최강자임을 확인했다.구글 딥마인드 연구진은 ‘알파고 제로’의 최신 버전이 백지상태에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독학으로 몇 시간만에 장기와 체스, 바둑 모두에서 세계 최강 소프트웨어를 능가했다는 연구결과를 미국 코넬대학에서 운영하는 과학기술 논문 공개 사이트 ‘아카이브’(arXiv.org) 5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업그레이드된 알파고 제로에게 장기와 체스의 기본 규칙만 가르친 뒤 스스로 학습하도록 했다. 눈에 띄는 것은 알파고 리를 비롯한 기존의 알파고와 인공지능들은 인간이 만들어 낸 정보를 바탕으로 딥러닝을 통해 학습하는 과정이지만 이번에는 사전 데이터 없이 학습토록 한 것이다. 이렇게 학습된 알파고 제로는 올해 세계 컴퓨터 장기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한 소프트웨어 ‘엘모’와 지난해 세계대회를 제패한 ‘스톡피시’, 바둑의 ‘알파고’와 실력을 비교한 결과 장기는 2시간, 체스는 4시간, 바둑은 8시간 학습한 상태에서 기존 최강 소프트웨어들을 능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각 소프트웨어와 100번씩 경기를 한 결과 장기는 90승 8패 2무승부, 체스는 28승 무패 72무승부, 바둑은 60승 40패를 기록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업그레이드한 알파고 제로는 서로 다른 게임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범용 AI라는 점과 함께 인간이 만들어낸 기보들을 배우지 않고 스스로 규칙만으로 학습했다는 것이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 바둑 같은 보드게임 이외의 분야에서도 인간이 풀지 못하는 어려운 문제를 푸는데 공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딥마인드측은 범용 AI를 통해 난치병 조기발견, 신소재 개발, 생명의 기원 규명 등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사설] 재계 협조 아쉽지만 최저임금 보완책은 찾아야

    최저임금의 산입 기준을 놓고 정부와 재계가 접점을 찾을 기미가 보인다. 청와대가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정기 상여금을 포함하는 정부안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7월 최저임금이 확정된 이후 정부와 재계가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온 사안이다. 기본급과 고정수당만 포함된 현행 제도로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기업 부담이 심각해진다는 것이 재계의 우려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 청와대만 쳐다보던 재계로서는 희소식이다. 최저임금제는 저임금 근로자의 최저생계 보장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이대로 최저임금이 올랐다가는 전체 임금 상승폭이 너무 커져 부작용이 속출할 것이라고 재계는 걱정하고 있다. 사정이 열악한 중소기업들은 멀쩡한 일자리부터 줄일 거라고 경고한다. 아파트 경비원,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 절박한 생계형 일자리들이 당장 줄어드는 현실은 체감되고 있다. 현행 최저임금에는 정기 상여금과 숙식비 등 복리후생비와 연장근로수당은 포함되지 않는다. 이 계산 방식을 손보지 않는다면 대기업 사원도 최저임금을 못 받는 근로자로 분류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런 황당한 결과는 누가 봐도 최저임금제의 근본 취지가 아닐 것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어제 공청회를 열어 이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상여금을 포함하면서 업종·지역·연령별로 구분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정부가 이런 방안을 그대로 수용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높다.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넓히면 실질임금이 줄어든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가 재계의 호소를 못 들은 척해 온 사실상의 배경이기도 하다. 현행 최저임금제가 전체 산업경쟁력을 떨어뜨린다고 재계는 연일 앓는 소리를 하고 있다. 정규직 확대와 일자리 정책에 통 크게 협조한 적이 없으면서 제 사정만 챙기는 행태는 고까운 측면이 없지 않다. 그렇더라도 정부가 팔짱을 끼고만 있을 문제가 아니다. 상여금을 최저임금에 포함시킨다 한들 근로기준법 개정 절차를 거쳐야 하니 어차피 내년부터 시행될 수도 없다. 당장 법 개정이 어렵다면 각종 수당을 최저임금에 반영할 수 있게 시행 규칙을 바꾸는 임시 처방이라도 고민해 볼 일이다. 대기업의 입장을 헤아려 주자는 게 아니라 중소기업, 영세업자들의 충격은 어떻게든 줄여 줘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결단이 필요한 때다.
  • ‘회계처리 위반’ 현대건설 금융위 32억 과징금 폭탄

    현대건설이 회계처리 기준 위반으로 32억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6일 오후 21차 정례회의를 열고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현대건설에 32억 62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감사인 지정 1년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금융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2013∼2016년 국내외 공사 현장에서 총 공사예정 원가변동 사유가 발생했음에도 공사 진행률 산정 시 이를 반영하지 않아 매출액과 부채 등을 과대·과소 계상했다. 또 공사미수금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과소계상하고 종속기업의 회계처리기준 위반사항을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았다. 현대건설 재무재표를 감사하면서 회계 감사기준을 위반한 안진회계법인에는 과징금 9억원과 손해배상공동기금 추가 적립 20%, 현대건설에 대한 감사업무 제한 2년 조처가 내려졌다. 이 밖에 현대엔지니어링은 2013∼2015년 매출액과 매출원가 등을 과대·과소계상하고 증권신고서를 거짓으로 기재해 과징금 12억원을 부과받았다. 서희건설은 특수관계자 등 지급보증 주석 미기재, 마제스타는 무형자산과 매출채권 과대계상 등으로 각각 과징금 5억 8450만원, 5억 9650만원을 받았다. ●금융위·증선위, 회의록 상세 공개 한편 금융위는 내년부터 주요 회의체인 금융위와 증권선물위원회의 안건을 ‘원칙적’으로 공개하기로 하는 내용의 운영규칙 개정안을 의결했다. 내년 1월부터 개인 정보를 삭제한 안건이 회의 종료 후 2개월 내 의사록과 함께 금융위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금융위·증선위 내년부터 안건 공개…“위원회 운영 투명화”

    금융위·증선위 내년부터 안건 공개…“위원회 운영 투명화”

    금융위원회가 주요 회의체인 금융위와 증권선물위원회의 안건을 내년부터 공개하기로 했다.금융위는 6일 오후 제21차 정례회의를 개최해 금융위와 증선위에 상정된 안건 공개를 주요 내용으로 한 운영규칙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번 개정은 금융당국의 개혁안을 마련하기 위해 설립된 금융행정혁신위원회의 권고안에 따른 조처다. 혁신위는 지난 10월 금융위와 증선위의 의사록 공개가 부실하고 안건은 비공개로 운영되는 등 정책 결정과 집행 과정이 불투명하다면서 의사록 등 주요 논의 내용을 상세히 공개하라고 지적했다. 이에 내년 1월 1일부터 개인 정보를 삭제한 안건이 회의 종료 후 2개월 내 의사록과 함께 금융위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다만 피의사실 공표 등 법률로 제한하는 경우는 공개하지 않는다. 또한 재판이나 수사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 금융시장 안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법인, 단체, 개인의 경영·영업상 비밀에 해당하는 경우,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는 경우 등에는 1∼3년간 한시적으로 비공개할 수 있게 했다. 비공개 기간은 연장할 수 있다. 비공개 기간이 경과한 안건은 연말에 일괄적으로 공개하고, 비공개 안건은 사유가 종료된 이후 위원회 의결로 공개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금융위와 증선위 의사록의 필수 기재 항목도 신설됐다. 기재 항목은 개회·정회·폐회 일시, 안건 제목, 출석위원의 서명, 주요 발언 내용, 표결 결과(소수의견 포함) 등이다. 법령 제·개정 안건도 보고사항에서 의결사항으로 전환해 금융위의 책임을 강화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기’ 광화문광장, 7일 이상 사용금지…이유가?

    ‘인기’ 광화문광장, 7일 이상 사용금지…이유가?

    서울시, 광화문광장 시행규칙 개정 추진 인기 많은 서울 광화문광장을 같은 행사로 7일 이상 사용할 수 없게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장기간 광장 사용 신청을 해놓고서는 행사일이 임박해 취소하거나 아예 나타나지 않는 이른바 ‘노쇼(No-Show)’를 막기 위한 취지다.서울시는 6일 이런 내용을 담은 ‘광화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동일 목적의 행사로 7일 이상 연속적으로 광장을 사용하는 경우, 광장 청소·정비·보수 등의 기간에 해당하는 때, 광장에 설치할 시설물이 경관을 현저히 해치거나 통행에 지장을 줄 때, 시설물을 파손하고 원상회복 의무를 지체·불이행했을 때 등은 사용을 허가하지 않을 수 있다고 명시했다. 광화문광장 관련 조례는 서울시장에게 광장의 조성 목적에 위배되는지 여부, 다른 법령 등에 따라 이용이 제한되는 경우 등을 따져 허가 여부를 결정하라고만 돼 있을 뿐 특별한 제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러다 보니 ‘중요한 행사’라며 7일이나 10일 등 장기간 사용 신청을 내놓고 행사일에 닥쳐서 취소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이렇게 되면 해당 기간에는 광화문광장을 활용하지 못하는 데다가 ‘며칠 이내 취소 시 환불 불가’ 규정이 따로 없어 사용료도 온전히 돌려줘야 했다. 서울시가 사용허가를 제한할 수 있는 세부 기준을 마련한 이유다. 시 관계자는 “4∼5월 봄이나 9∼10월 가을에는 그렇지 않아도 행사가 몰려 신청하고도 광장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데 갑작스러운 행사 취소로 장기간 광장을 비우게 되면 순위에서 밀린 쪽이 뭐라고 생각하겠느냐”고 말했다. 시는 봄과 가을 행사가 몰리는 시기를 고려해 광장 사용 우선순위 규정도 신설했다. 개정안은 같은 날에 복수의 신청자가 몰린 경우 신청 이메일 등 접수 순서에 따라 정한다는 기준을 명시했다. 또 동일 순위인 경우에는 당사자 간 협의로 조정하고,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서울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의 의견을 들어 시가 정하도록 했다. 시는 연간 30일 이내의 범위에서 이듬해 행사를 미리 허가하는 제도도 만들었다. 국가나 지자체 등이 국경일 등으로 여는 대형 행사의 경우 행사 준비에 오랜 기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시 관계자는 “이처럼 일부 대형 행사는 전년도에 미리 일정을 잡아 놓으면 특정 날짜에 광장을 사용하겠다고 신청이 몰리는 일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별·꽃 모양만 6000개 ‘눈 결정체’ 기온·습도 따라 변신

    별·꽃 모양만 6000개 ‘눈 결정체’ 기온·습도 따라 변신

    “눈(雪)을 읽는 것은 음악을 듣는 것과 같다. 눈에서 읽은 내용을 묘사하는 것은 음악을 글로 설명하려는 것과 같다.”덴마크의 소설가 페테르 회가 1992년에 내놓은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은 추리소설 역사상 가장 독특한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가장 철학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주인공인 스밀라는 유클리드가 쓴 ‘기하학 원론’을 소설처럼 읽는 과학자이면서 얼음과 눈의 미세한 변화나 차이에 대해서도 금세 알아차리는 놀라운 감각을 갖고 있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자 설국이었다. 밤의 끝이 하얗게 됐다”로 시작하는 일본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작품 ‘설국’은 물론 동화작가 안데르센의 ‘눈의 여왕’까지 ‘눈’은 작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기상현상 중 하나로 꼽힌다. 기상청은 지난달 말 ‘3개월(12~2월) 기상 전망’을 발표하면서 12월과 내년 2월은 평년보다 많은 눈이 내릴 것이라고 예보해 ‘화이트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구름 속 수분이 얼어 하얗게 떨어지는 기상현상인 ‘눈’은 단순해 보이지만 다양한 과학이 숨겨져 있다. 눈은 일반적으로 상층 기온은 영하권이고 지상 온도는 2도 이하일 때 내린다. 눈의 종류는 크게 ▲함박눈 ▲싸락눈 ▲가루눈 ▲진눈깨비 4가지로 나눌 수 있다.함박눈은 여러 개의 눈 결정이 붙어 눈송이를 만들어 내리는 것으로 1.5㎞ 상공의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일 때 만들어진다. 비교적 따뜻하고 습기 많은 공기에서 생긴다. 싸락눈은 흰색의 작은 얼음 알갱이가 떨어지는 현상으로 1.5㎞ 상공의 기온이 영하 20도 이하의 찬 공기에서 만들어진다. 가루눈은 밀가루처럼 잘 뭉쳐지지 않는 눈으로 습도와 기온이 낮고 바람이 강하게 불 때 많이 내린다. 이 때문에 싸락눈과 가루눈이 내리는 날은 함박눈이 내릴 때보다 훨씬 춥다. 진눈깨비는 상공의 기온이 높아서 눈이 내리다 녹아 비와 섞여 내리는 현상이다. 땅에 쌓여 있는 눈이 바람 때문에 날려 눈이 내리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도 있는데 ‘날린 눈’이라고 부른다. 눈의 종류는 이처럼 4가지에 불과하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눈의 결정 모양은 6000여개가 넘는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눈 결정 모양은 눈송이 하나에 6개의 가지가 달려 있는 육각형 모양이지만 실제로는 바늘 모양, 기둥 모양, 장구 모양, 둥근 모양, 불규칙한 입체 모양 등 다양하다. 마치 사람의 지문이 모두 다른 것처럼 똑같은 종류의 눈이라도 눈이 만들어 내는 결정은 모두 제각각이다.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별 모양의 눈 결정은 상공 1.5㎞의 기온이 영하 10~20도 사이일 때 만들어진다. 이보다 낮은 기온일 때는 기둥형태나 판상형 결정이 만들어지고 영하 10도보다 높을 때는 바늘이나 육각기둥 모양의 결정이 만들어지게 된다. 눈이 결정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낸 사람은 마법으로 알려진 연금술을 과학의 수준까지 높여 ‘닥터 우니베르사리스’(백과전서적 박사)라고 부르는 알베르투스 마그누스다. 마그누스는 1260년쯤 자신의 책에 ‘눈을 자세히 살펴보면 독특한 모양의 결정을 갖고 있다’고 기록했다. 눈송이가 육각형 계통의 결정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은 1611년 ‘육각형 눈송이에 대해’라는 책을 쓴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다. 케플러는 눈송이가 육각형 형태라는 것을 밝혀내기는 했지만 대칭성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했다. 그런데 1665년 현미경을 만들어 세포를 처음으로 관찰한 로버트 훅이 ‘별 모양의 눈 결정에서는 큰 가지에 뻗어 나온 작은 가지는 인접한 큰 가지와 평행하다’는 사실을 설명했다. 그 이후 1820년 영국의 포경업자 W 스코레스비가 96개의 눈꽃 결정을 찾아내고 1855년 영국의 기상학자 제임스 글레이셔가 151개의 눈 결정을 발견했다.그러나 눈 결정이 지문만큼 다양하는 사실을 밝혀낸 것은 미국의 농부이자 아마추어 눈 사진가 윌슨 벤틀리다. 벤틀리는 현미경을 사진기와 결합한 장치를 만들어 1931년 사망할 때까지 6000여종의 눈 결정을 찾아내 사진으로 남겼다. 이 중 3000종의 눈꽃 사진을 골라 ‘눈 결정’이라는 책을 펴내 아직까지 기상학의 교과서처럼 쓰이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6일도 전국은 꽁꽁...중부지방은 또 눈·비

    6일도 전국은 꽁꽁...중부지방은 또 눈·비

    겨울 한파가 6일에도 계속될 전망이다.기상청은 “6일은 중국 상해 부근에 위치한 고기압 가장자리에 들다가 북서쪽에서 다가오는 기압골의 영향을 차차 받아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추위가 계속 될 것”이라고 5일 예보했다. 5일 밤부터 서울, 경기지역, 강원 영서남부, 충청, 전라도 지역에 눈이 내리다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경기남부와 강원영서남부, 충청도, 전라북도는 6일 새벽까지 눈이 이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6일 새벽까지 예상 적설량은 경기남부, 충청도는 1~5cm, 전라도 1~3cm, 그 밖의 지역은 1cm 내외를 보이겠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눈이 그친 6일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9도~영상 2도, 낮 최고기온은 3~11도 분포를 보이겠다. 6일 아침 지역별 기온은 춘천 영하 8도, 세종 영하 5도, 서울 영하 4도, 대구 영하 3도, 대전 영하 2도, 광주 부산 0도, 제주 6도 등이다. 밤새 내린 눈이나 비가 얼어 도로가 미끄러운 곳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교통안전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6일 저녁에는 중부지방과 전북 일부 지방에는 다시 비나 눈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 6일 밤부터 7일 아침까지 예상 적설량은 강원 산지 3~8cm, 강원 영서 1~5cm, 경기 동부 1~3cm, 서울, 경기지역과 충청도, 경북 내륙, 강원 동해안은 1cm 내외로 예상됐다. 특히 돌풍과 함께 천둥 번개가 치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약한 기압골이 한반도에 주기적으로 영향을 미쳐 불규칙한 날씨가 자주 나타나고 기온 변화 폭도 클 것”이라며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기온이 떨어지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건강 관리에 유의해달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아침 식사 거르지 말아야 하는 이유 나왔다

    아침 식사 거르지 말아야 하는 이유 나왔다

    아침 식사를 거르지 말아야 할 이유를 규명한 연구결과가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이스라엘 텔아비브대 메디컬센터 당뇨병치료실 다니엘라 야쿠보비치 박사팀은 건강한 성인 남녀 18명과 당뇨를 앓는 18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규칙적으로 아침 식사를 하는 것이 생체시계 유전자를 활성화시켜 혈당조절과 다이어트에 도움을 준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당뇨병학회에서 발행하는 대사분야 국제학술지 ‘당뇨 치료’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실험 대상자들에게 하루는 아침과 점심을 모두 먹게 하고 다른 하루는 아침을 거르고 점심만 먹게 한 뒤 혈액검사를 했다. 이는 생체시계 유전자 발현과 혈당을 측정하고 인슐린, 포도당 항상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디펩티딜 펩티다아제-4 활성도를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그 결과 아침 식사를 하는 경우 건강한 사람이나 당뇨환자 모두 생체시계 유전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해 혈당조절이 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 감소에 관여하는 유전자들도 활성화되는 것이 관찰됐다. 그러나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먹었을 때 체중 감소 관여 유전자들이 비활성화되는 동시에 점심 식사 후 혈당이 계속 오르는 것이 관찰됐다. 야쿠보비치 박사는 “아침을 먹지 않을 경우 과식을 하지 않아도 체중이 늘어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번 실험은 아침식사를 비롯해 모든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신체 전체의 대사활동을 개선하고 체중감소를 촉진하며 노화관련 질환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서울대, 본관 점거 학생 징계 해제

    서울대가 5일 시흥캠퍼스 조성에 반대하며 본관(행정관)을 점거한 학생에 대한 징계를 해제했다. 징계 처분을 내린 지 138일만이다. 성낙인 총장은 이날 오후 학생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본관 점거를 주도한 학생 12명의 징계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서울대 징계위원회는 지난 7월 20일 학생 8명에게 무기정학, 2명에게 각각 정학 12개월과 9개월, 나머지 2명에게 정학 6개월 등 중징계를 내렸다. 이들은 지난 5월 1일 시흥캠퍼스 조성을 위한 실시협약 철회를 요구하며 본관 2층 사무실의 유리창을 깨 무단으로 침입, 75일 간 점거를 주도했다. 아울러 지난해 10월 10일부터 지난 3월 11일까지 153일 동안 본관을 점거하기도 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새로운 총학생회의 출범을 기해 지난 총학 때 생긴 불미스러운 사건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징계를 해제하기로 했다”며 “학생들에 대한 교육적 측면을 우선적으로 고려했고, 학내 구성원 간 신뢰를 회복하고 화합을 이루자는 취지”라고 징계 해제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징계 해제 결정은 성 총장의 직권으로 이뤄졌다. 전창후 학생처장은 “‘서울대학교 총장은 학생을 지도한다’는 서울대 정관과 학칙을 준용해 총장이 직권으로 징계를 해제했다”며 “학생 징계에 관한 규칙에는 징계 절차는 규정돼있지만 해제와 관련된 사항은 나와있지 않아 유연성을 발휘해 학칙을 해석했다”고 말했다. 전 처장은 “성 총장이 5일 징계 해제 문서에 서명했고 해제는 즉시 발효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대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학생에 대해 중징계를 내리자 학내외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학생들은 징계가 부당하다며 서울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징계효력을 정지해달라며 가처분 신청도 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9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바 있다. 징계 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성 총장은 지난 10월 서울대 국정감사에서 “새 학생회 출범을 위한 회장 선거가 진행 중”이라며 “현 학생회장단 임기가 만료되기 전에 적절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답한 바 있다. 서울대 총학은 지난 11월 14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 선거를 통해 신재용(23·사범대 체육교육학과) 신임 회장을 선출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학교가 징계를 해제한 만큼 소송도 원만히 정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서울대, ‘본관 점거’ 학생 징계 해제

    서울대가 5일 시흥캠퍼스 조성에 반대하며 본관(행정관)을 점거한 학생에 대한 징계를 해제했다. 징계 처분을 내린 지 138일만이다. 성낙인 총장은 이날 오후 학생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본관 점거를 주도한 학생 12명의 징계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서울대 징계위원회는 지난 7월 20일 학생 8명에게 무기정학, 2명에게 각각 정학 12개월과 9개월, 나머지 2명에게 정학 6개월 등 중징계를 내렸다. 이들은 지난 5월 1일 시흥캠퍼스 조성을 위한 실시협약 철회를 요구하며 본관 2층 사무실의 유리창을 깨 무단으로 침입, 75일 간 점거를 주도했다. 아울러 지난해 10월 10일부터 지난 3월 11일까지 153일 동안 본관을 점거하기도 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새로운 총학생회의 출범을 기해 지난 총학 때 생긴 불미스러운 사건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징계를 해제하기로 했다”며 “학생들에 대한 교육적 측면을 우선적으로 고려했고, 학내 구성원 간 신뢰를 회복하고 화합을 이루자는 취지”라고 징계 해제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징계 해제 결정은 성 총장의 직권으로 이뤄졌다. 전창후 학생처장은 “‘서울대학교 총장은 학생을 지도한다’는 서울대 정관과 학칙을 준용해 총장이 직권으로 징계를 해제했다”며 “학생 징계에 관한 규칙에는 징계 절차는 규정돼있지만 해제와 관련된 사항은 나와있지 않아 유연성을 발휘해 학칙을 해석했다”고 말했다. 전 처장은 “성 총장이 5일 징계 해제 문서에 서명했고 해제는 즉시 발효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대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학생에 대해 중징계를 내리자 학내외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학생들은 징계가 부당하다며 서울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징계효력을 정지해달라며 가처분 신청도 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9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바 있다. 징계 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성 총장은 지난 10월 서울대 국정감사에서 “새 학생회 출범을 위한 회장 선거가 진행 중”이라며 “현 학생회장단 임기가 만료되기 전에 적절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답한 바 있다. 서울대 총학은 지난 11월 14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 선거를 통해 신재용(23·사범대 체육교육학과) 신임 회장을 선출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학교가 징계를 해제한 만큼 소송도 원만히 정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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