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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3대 테너’ 도밍고, 상습 성추행 폭로에 공연 잇단 취소

    ‘세계 3대 테너’ 도밍고, 상습 성추행 폭로에 공연 잇단 취소

    AP “女성악가 치마에 손넣는 등성희롱 주장 피해자만 최소 9명”도밍고 “부정확하다” 의혹 부인세계 3대 테너로 꼽히는 스페인 출신의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78)에 대해 여성 성악가들의 성희롱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자 세계 주요 공연단체들이 도밍고의 출연이 예정된 공연을 취소하거나 진상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AP 통신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LA) 오페라는 13일(현지시간) 도밍고에 대해 제기된 성희롱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외부 변호인을 고용해 도밍고와 관련한 의혹을 조사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모든 우리 직원과 예술가들이 동등하게 편안하며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밍고는 2003년부터 이 오페라의 총감독을 맡아왔다. 이에 앞서 1998년에는 LA 오페라 예술감독에 취임했다.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는 이번 의혹이 보도되자 각각 9월과 10월로 예정된 도밍고의 콘서트를 취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다만 다음 달 도밍고가 출연하는 ‘맥베스’를, 11월에는 ‘나비부인’을 무대에 올릴 예정인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도밍고에게 제기된 성추행 의혹과 권한 남용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서도 LA 오페라의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최종 결정을 미루겠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측도 이달 31일로 예정된 오페라 ‘루이자 밀러’ 공연에 예정대로 도밍고가 출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AP 통신은 도밍고가 수십 년간 동료 가수 등에게 성적으로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도밍고는 이에 대해 “매우 당혹스럽고 부정확하다”라고 의혹을 부인했다.지휘자로도 활동한 도밍고는 클래식 음악사에서 가장 유명한 성악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수차례 그래미상을 수상했고 그동안 150여개 역할을 맡아 4000회 이상 공연을 한 슈퍼스타로 불린다. 루치아노 파바로티, 호세 카레라스 등과 함께 ‘3대 테너’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서 공연을 해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클래식 음악계에서의 명성과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메조 소프라노 패트리샤 울프만 등 성악가 8명과 무용수 1명 등 여성 9명은 도밍고가 1980년대 이후 30여년 동안 오페라 극단을 포함한 여러 장소에서 여성 음악가들을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한 여성 성악가는 도밍고가 치마 안에 손을 넣었다고 주장했고 다른 여성 세 명은 도밍고가 탈의실, 호텔 객실, 점심 식사 자리 등에서 입술에 진한 키스를 했다고 폭로했다. 한 여성 1명은 1990년대에 도밍고가 자신을 콘서트에 기용한 후 반복적으로 데이트 요청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성악가, 무용수, 오케스트라 연주자, 음악단체 직원, 보이스 트레이너 등 젊은 여성들을 가리지 않고 도밍고가 부적절한 성적 접촉을 시도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여성들은 도밍고가 늦은 밤 자신의 집이나 호텔 객실 등으로 불러 일 핑계로 술이나 음식을 권하면서 성적 접촉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피해 여성들은 통화 녹취 등 증거 자료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성추행 사실을 털어놓은 친구들과 동료들의 증언을 확보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도밍고는 성명을 통해 “이름을 밝히지 않은 여성들이 제기한 30여년 전의 의혹은 매우 당황스럽고, 구체적이지 않다”면서 “나는 나의 모든 행동과 관계가 언제나 환영받고 상호동의에 의한 것이라고 믿었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도밍고는 이어 “그러나 나는 오늘날의 규칙과 기준이 과거와는 크게 다르다는 사실을 안다”면서 “나는 오페라 분야에서 50년 이상 활동하는 복과 특권을 누렸으며 언제나 최상의 기준을 충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인생 역전은 현금으로만

    인생 역전은 현금으로만

    복권 12종 연간 판매액 4조 3848억원 카드 결제시 사행성 조장 가능성 높아 “판매 이익 5%… 수수료 떼면 안 남아” 카드 단말기 없어 연말정산 혜택 제외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모(38)씨는 매주 토요일 집 근처 복권방에서 1만원어치씩 로또복권을 산다. 로또를 살 때마다 1등에 당첨되면 월세에서 벗어나 내 집을 마련하고 짜증스러운 직장 생활도 청산하겠다는 꿈을 꿔 본다. 하지만 이런 ‘인생 역전’의 꿈에 한 가지 불편함이 있다. 로또를 꼭 현금으로만 사야 한다는 점이다. 김씨는 “요즘 신용카드나 페이를 쓰기 때문에 현금을 거의 갖고 다니지 않는데 로또를 살 때마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돈을 뽑아야 해 불편하다”며 “왜 유독 복권방에서만 카드를 안 받고, 현금을 내도 현금영수증을 안 끊어 주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사용이 보편화된 지 오래고 4차 산업혁명으로 핀테크(금융+기술)가 발달해 스마트폰만 있으면 각종 페이로 간편결제가 가능한 세상이지만 연간 4조원이 훌쩍 넘는 거래가 모두 현금으로만 이뤄지는 게 있다. 마약이나 불법 도박과 같은 지하경제 얘기가 아니다. 정부가 합법적으로 인정하고 직접 관리하는 복권이다. 13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따르면 로또와 연금복권을 포함해 국내에서 발행되는 복권 12종의 지난해 총판매액은 4조 3848억원이었다. 연간 판매액이 처음 4조원을 넘었던 2017년(4조 1538억원)보다 5.6%, 3조원을 돌파한 2011년(3조 805억원)과 비교하면 7년 새 42.3% 늘었다. 4조원 이상의 복권 판매액은 모두 현금 거래다. 현행 복권 및 복권기금법에서 신용카드로 복권을 팔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어서다. 복권 판매점에서 신용카드로 복권을 팔다가 적발되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신용카드로 복권을 팔지 못하도록 한 것은 사행성을 조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복권 산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관계자는 “신용카드 결제는 외상 판매다. 카드 결제를 허용하면 복권 구입자가 당장 현금이 나가지 않기 때문에 지나치게 복권을 많이 사거나 중독에 빠질 우려가 있다”며 “정부는 레저 산업의 건전성 측면에서 도박 중독을 예방해야 해 법으로 복권의 신용카드 판매를 금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걱정하는 또 다른 문제는 카드 수수료 부담이다. 지난해 말 기준 총 6789개 복권 판매점 중 47.4%는 장애인과 국가유공자, 저소득층 등 우선계약 대상자들이 운영하고 있다. 신용카드 결제를 허용하면 카드사가 복권 판매점으로부터 수수료를 떼 간다. 서울 중구에서 복권방을 하는 A씨는 “로또를 팔면 판매액의 5%를 받는데 여기서 카드 수수료를 떼면 남는 게 없다. 앞으로도 카드는 안 받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서울 성북구에서 복권 판매점을 운영하는 B씨는 “금요일 오후나 토요일 등 로또 판매 마감을 앞두고 손님들이 몰릴 때는 현금으로 바로바로 계산하는 게 빠르다”면서 “카드로 결제하면 시간이 더 걸려 판매점도 손님도 모두 불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결제 단말기 설치 비용도 문제다. 복권위 관계자는 “복권 판매점 주인들이 연평균 2500만원을 번다.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려면 판매점마다 카드결제 단말기를 설치해야 하는데 이 비용도 만만찮다”며 “계좌이체 방식으로 사행성을 조장할 우려가 적은 체크카드만이라도 복권 판매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이 역시 결제 단말기 설치비 때문에 도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아쉬운 점은 또 있다. 복권은 현금으로만 살 수 있는데 현금영수증을 받지 못한다. 직장인들은 ‘13월의 보너스’인 연말정산 환급금을 한 푼이라도 더 받으려면 현금영수증을 꼼꼼히 챙겨야 하는데 매주 5000원어치씩 로또복권을 사면 연간 26만원의 현금영수증을 못 받는 셈이다. 현금영수증은 소득공제율이 30%로 신용카드(15%)의 두 배나 된다. 복권을 현금으로 사도 현금영수증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일단 복권 판매점에 카드결제 단말기가 없어서다. 복권 판매점에서 현금영수증을 끊어 주고 싶어도 못 끊어 준다는 얘기다.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소득세법 시행규칙에서 찾을 수 있다. 기재부는 2008년 소득세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면서 복권 판매점을 현금영수증 가맹점 가입 대상에서 아예 제외했다. 당시 기재부는 “과세표준이 양성화된 업종을 제외해 납세 편의를 제고하려는 것”이라고 시행규칙 개정의 취지를 설명했다. 로또복권은 판매점에서 현금으로 팔아도 전산에 판매 기록이 고스란히 남는다. 연금복권 등 다른 복권들도 판매점이 수수료를 받으려면 제대로 매출액을 신고해야 해서 탈세 우려가 없다. 현금 거래의 과세표준 양성화를 위해 현금영수증 제도를 도입한 과세당국으로서는 굳이 복권 판매점을 현금영수증 발행업종으로 지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기재부 세제실 관계자는 “카드 및 현금영수증 소득공제는 당초 과세표준 양성화를 위해 도입한 것이어서 복권 판매점뿐 아니라 과세표준이 양성화된 다른 업종들도 점진적으로 제외하고 있다”면서 “2008년 당시에 복권을 사지 않는 국민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복권 구입비에도 세제 지원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 여론을 감안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복권 판매점에 카드 수수료 부담을 지우지 않고, 소비자는 더 편하게 복권을 살 수 있도록 제로페이 판매 방식을 검토하기로 했다. 제로페이는 연 매출액 8억원 이하 소상공인에게 결제 수수료를 한 푼도 받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복권 판매점의 경우 수수료가 없다. 정부 입장에서도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제로페이를 만들어 사용을 권장하고 있는데 복권 판매에 제로페이를 허용하면 사용자 확산에 도움이 된다. 복권위 관계자는 “제로페이는 계좌이체 방식으로 사행성을 조장할 우려가 없는 만큼 도입 방안을 고민해 볼 것”이라며 “다만 복권 판매점 주인들 중 고령층이 많아 제로페이 결제 방법이 어려울 수 있다. 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차원에서 접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건설 노동자 78% “35도 넘는 폭염에도 작업 중단 안 해”

    건설 노동자 78% “35도 넘는 폭염에도 작업 중단 안 해”

    “건설 현장 온열질환 대책 잘 감시해야”건설 노동자의 폭염 피해를 막기 위해 적정한 휴식시간과 그늘진 휴식 장소가 제공돼야 한다고 지난해부터 법(시행규칙)으로 명문화됐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노동자의 건강권이 외면받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건설노조는 13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건설 현장의 폭염 대비 실태에 관한 노동자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9∼12일 건설노조 조합원 38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폭염을 피해 햇볕이 차단된 그늘진 곳에서 쉰다고 답한 노동자는 26.5%에 불과했다. ‘아무 데서나 쉰다’는 응답이 73.5%나 됐다. 특히 물, 그늘, 휴식을 강조한 고용노동부의 온열질환 예방 가이드라인(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기온이 35도를 넘을 경우 가장 더운 시간대인 오후 2∼5시에는 긴급 작업을 제외하고는 작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고용부의 지침이 지켜지고 있냐는 질문에 작업 중단 없이 계속 일을 한다는 응답이 78.0%에 달했다. 폭염 특보 발령 시 작업 1시간당 10~15분 이상 규칙적으로 쉬어야 한다는 지침이 지켜지고 있다는 응답 또한 23.1%에 불과했다. 폭염으로 작업 중단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는 비율도 16.4%나 됐다. 폭염 기간에 시원한 물을 마실 수 없다고 답한 노동자의 비율도 14.8%나 됐다. 또 3분 이내 거리에 급수대와 제빙기 등을 갖춘 현장은 30.4%(1분 이내 7.4% 포함)에 불과했다. 현장에 세면장이 없다고 답한 노동자도 20.2%나 됐다. 세면장이 있다고 해도 제대로 씻을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응답은 48.7%였다. 건강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노동자들이 이상 징후를 보이는 경우도 많았다. 폭염기에 자신이나 동료가 실신하는 등 이상 징후를 보인 적이 있다고 답한 노동자는 56.0%나 됐다. 폭염기에는 매일 이러한 경우를 본다고 응답한 비율도 9.3%였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중소 규모 건설 현장은 더욱 열악한 상태”라며 “폭염을 재난으로 인식하고 폭염으로 작업 중단 시 임금 손실을 보전하는 대책, 모든 건설 현장에서 온열질환 예방 지침이 정착될 수 있도록 정부가 꼼꼼히 감시할 수 있는 대책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재개발·재건축 택지비, 표준지공시지가와 연동해 ‘거품’ 뺀다

    재개발·재건축 택지비, 표준지공시지가와 연동해 ‘거품’ 뺀다

    이르면 10월부터 서울 25개 자치구를 비롯해 31개 투기과열지구에선 민간택지 아파트도 분양가 상한제 대상이 된다. 국토교통부는 분양가 상한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발빠르게 택지비 산정 방식 개정에 나섰고, 분양가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재개발·재건축 조합들은 10월 이전에 분양을 마무리짓기 위해 긴급 조합원총회를 준비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발표 이후 정부의 후속 조치와 시장 움직임을 짚어 봤다.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의 택지비 산정 기준을 표준지공시지가에 연동하게 하고, 이를 한국감정원이 심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재개발·재건축 단지의 택지비 거품이 줄고, 특히 서울 강남권 고가 아파트의 분양 가격을 낮추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14일 이런 내용의 주택법 시행령 규칙 개정을 관보에 게재한다. 분양가 상한제는 새 아파트의 분양가를 땅값과 건축비를 더하는 방식으로 책정한다. 이 과정에서 택지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다. 지난 4월 분양한 서울 서초구 방배그랑자이 전용 84㎡는 분양가 17억 3000만원 중 택지비가 11억 7000만원으로 3분의2를 차지했다. 분양가를 통제하려면 택지비를 잡아야 한다는 점을 보여 준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택지비 산정은 공시지가를 바탕으로 감정평가를 통해 산정하는데, 앞으로는 구체적으로 표준지공시지가를 근거로 감정평가액이 산정되도록 명시했다”고 말했다. 표준지공시지가는 국토부가 한국감정원에 맡겨 정하고, 개별공시지가는 표준지공시지가를 근거로 지방자치단체가 감정평가사에 맡겨 산정한다. 표준지공시지가를 바탕으로 택지비 평가가 이뤄지면 국토부의 가격 통제력이 훨씬 강화되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축비를 줄이는 것으로는 분양가를 잡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표준지공시지가에 근거해 택지비 산정이 이뤄지면 분양가를 낮추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렇게 나온 택지 가격도 한국감정원의 심의를 받게 했다. 이와 함께 지자체가 운영하는 분양가심사위원회의 구성과 회의 내용 등을 공개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도 입법 예고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엑소 中멤버 레이, 삼성전자 모델 거부…“하나의 중국 어긋나”

    엑소 中멤버 레이, 삼성전자 모델 거부…“하나의 중국 어긋나”

    레이 측 “삼성전자 글로벌 웹사이트, 中 영토 표시 모호”中누리꾼, 대만·홍콩 등 별도 국가 표기된 웹사이트 색출 웹사이트 등에 대만이나 홍콩을 별도의 국가처럼 표시한 글로벌 기업들이 최근 중국에서 집중 포화를 맞는 가운데 삼성전자도 이를 피해가지 못했다. 그룹 엑소의 중국인 멤버인 레이(중국명 장이싱)가 삼성전자 웹사이트의 국가 표기가 ‘하나의 중국’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하면서 모델 계약을 해지한 것이다. 레이의 기획사는 13일 중국의 소셜미디어 웨이보 계정에 성명서를 올려 “레이가 모델로 활동하는 삼성전자의 공식 글로벌 사이트에서 국가·지역의 정의가 불분명한 상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주권과 영토 보전을 모호하게 한 행위로 중국 동포의 민족 감정을 엄중히 손상시켰다. 강한 유감을 표시하고 절대로 용인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는 파트너는 환영하지만, 중국 주권과 영토 보전에 모호한 입장과 태도를 보이는 단체나 조직은 거절한다면서 삼성 스마트폰 브랜드와의 계약을 해지한다고 선언했다. 중국에서는 대만이나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홍콩과 마카오를 중국 본토와 별개의 국가나 도시로 표시하는 것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한다. 최근 중국 누리꾼들은 유명 패션 브랜드 등 글로벌 기업들의 웹사이트에서 국가·지역 표기 실태를 뒤져 대만·홍콩·마카오 등을 별도 지역으로 구분한 사례를 찾아내고 있다. 레이가 모델 계약을 맺었던 패션 브랜드 캘빈클라인은 홍콩을 국가로 표시했다가 온라인에서 중국 누리꾼들의 비판을 받고 전날 사과했다. 이 상황에서 캘빈클라인과의 계약 해지를 선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레이 역시 비난을 샀다. 이후 레이 측은 대규모 반중국 시위가 계속되는 홍콩에서 예정된 콘서트를 취소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삼성과의 계약 파기를 선언했다. 레이 측은 레이가 모델로 활동하는 모든 브랜드에 대해 직접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명품 브랜드인 베르사체와 지방시를 비롯해 코치, 스와로브스키 등이 홍콩을 독립 도시로 표시한 티셔츠 등의 일로 거대시장인 중국의 소비자들에게 사과했다. 배우 양미와 장수잉, 슈퍼모델 류원, 그룹 TF보이스의 이양첸시 등 이들 브랜드의 홍보 대사들은 일제히 업체들과의 관계를 끊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까지 나서 “중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중국 법에 따라야 한다. 규칙을 지키지 않는 다국적 기업은 규탄할 뿐만 아니라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여기는 중국] 글로벌 명품사와 日 아식스, 中 불매운동에 줄줄이 무릎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줄지어 중국에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다름 아닌, 홍콩과 대만을 '국가'로 표기했다는 이유다. 가뜩이나 최근 홍콩 사태로 예민해져있는 중국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이유로 중국인들의 불매 운동이 거세지자 유수의 명품 브랜드들이 줄줄이 고개를 숙이는 분위기다. 12일 베르사체(Versace), 코치(Coach), 지방시(Givenchy), 아식스(asics), 캐빈클라인(Calvin Klein), 프래쉬(fresh)의 6개 브랜드가 줄줄이 사과 성명을 발표한데 이어 13일에는 오스트리아 명품 크리스털 브랜드 스와로브스키(swarovski)가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12일 중국 언론은 '세계 명품 브랜드 사과의 날'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들 업체는 티셔츠나 웹사이트의 국가 선택 항목에 홍콩, 마카오, 대만을 중국과 별도의 '국가'로 표기했다가 중국인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문제가 된 브랜드의 홍보대사였던 유명 배우 양미, 슈퍼모델 류윈 등이 일제히 해당 업체들과 관계를 끊으면서 비난의 분위기가 거세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규칙을 위배하는 다국적 기업을 규탄할 뿐 아니라 맞서 싸우겠다"고 비판했다. 이에 12일 베르사체는 "실수를 저질렀고, 문제의 제품 판매를 중단한다"면서 "베르사체는 중국을 깊이 사랑하고 중국의 영토와 국가 주권을 확고히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시 역시 "논란을 일으킨 실수에 깊이 사죄한다"면서 "중국의 주권을 존중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결연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일본 스포츠 브랜드 아식스 역시 사과문을 개제했다. 아식스는 글로벌 홈페이지의 국가 선택란에 홍콩을 별도의 '국가'로 표기해 비난을 받았다. 아식스의 홍보대사였던 배우 한동쥔(韩东君)과 송웨이롱(宋威龙)은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이에 아식스는 12일 "이번 사태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를 드리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고, 홍콩과 대만이 중국의 한 부분임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홍콩 케세이퍼시픽 항공 CEO “반중 시위 참여·지지하면 해고”

    홍콩 케세이퍼시픽 항공 CEO “반중 시위 참여·지지하면 해고”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을 두고 중국과 홍콩이 첨예한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홍콩을 대표하는 항공사의 최고경영자가 직원들에게 ‘섬뜩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미국 CNN 등 해외 언론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홍콩을 거점으로 하는 영국계 항공사인 케세이퍼시픽 항공의 루퍼트 호그 최고 경영자는 최근 직원들에게 “이번 사태에 있어서 위법한 항의 행동에 대해 지지하거나 참가한 직원은 징계 처분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징계 처분에는 해고도 포함된다”는 경고의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보냈다. 이는 케세이퍼시픽 항공사 직원 일부가 반중 시위에 참여하거나 지지표명을 한 사실이 알려진 뒤, 중국 당국이 해당 항공사에 직접적인 압박을 가하기 시작한 이후 나온 조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최대 자산관리회사의 홍콩 자회사는 직원들에게 케세이퍼시픽 항공을 이용하지 말라고 통보했다. 앞서 지난 9일에는 중국 항공업무 감독기관인 민용항공총국이 케세이퍼시픽 항공사의 부적절한 조치로 항공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았다면서, 시위에 참여했거나 지지를 표한 직원들을 중국 본토행 비행 업무에서 제외하고 명단을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따라 케세이퍼시픽 항공 측은 중국 본토에서의 사업성과 현지의 규칙을 준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이유로 중국 당국의 통고를 따르겠다고 밝혔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2일에는 홍콩 증시에서 케세이퍼시픽 항공의 주가가 장중 한때 4.7%까지 떨어지면서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결국 최고경영자까지 나서서 직원들에게 불법 시위 참여 및 지지할 경우 해고하겠다는 경고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홍콩의 시위가 격화되면서 홍콩 국제공항이 일시 폐쇄되는 사태까지 빚어지자, 중국 정부는 본토의 무력을 동원해 진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아하! 우주] 우리 은하 중심부 블랙홀, 75배 밝은 빛 에너지 방출

    [아하! 우주] 우리 은하 중심부 블랙홀, 75배 밝은 빛 에너지 방출

    우리 은하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에서 전례없는 빛 에너지 방출이 감지됐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 연구진은 지난 5월, 우리 은하 중심에 있는 궁수자리 A*( Sagittarius A*)로부터 뿜어져 나온 방사선을 포착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방사선이 방출되는 순간, 블랙홀이 밝기가 평소보다 75배 가량 밝아졌으며, 갑작스럽게 터져나오듯 밝아졌던 블랙홀은 며칠 뒤 평상시의 밝기로 되돌아갔다. 천문학자들은 우리 은하의 중심에 있는 이 블랙홀에서 이토록 강력한 빛이 뿜어져 나온 사례가 없었으며, 강력한 방사선 방출과도 연관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이를 직접 관찰했던 UCLA 소속 천문학자는 과학 전문 매체인 사이언스얼러트와 한 인터뷰에서 “몇 번의 섬광이 이어졌고 이는 매우 불규칙했다. 곧장 블랙홀에 매우 흥미로운 무언가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거의 동시에 엄청난 방사선이 감지됐고, 우리는 이 순간을 촬영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이 우리 은하 내부의 거대 블랙홀의 활동을 포착하는데 활용한 것은 W. M 켁 전문대의 망원경이다. 미국 하와이 마우나케아 정상 부근에 위치한 두 개의 천체 망원경으로 구성된 이 천문대의 망원경은 지름이 각 10m로, 세계에서 가장 큰 광학 망원경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이 망원경을 이용해 나흘 밤 가량 지속된 블랙홀의 활동을 촬영할 수 있었다. 연구진이 공개한 영상에서 블랙홀의 섬광은 단 몇 초로밖에 보이지 않지만, 이는 연구진이 쉬운 이해를 위해 편집한 것이다. 실제로 방사선과 함께 밝은 빛이 터져 나왔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데 걸린 시간은 길게는 2시간에 달했다. 연구진은 “블랙홀은 원래 매우 불규칙하게 활동하지만 이렇게 강력한 빛이 궁수자리 A*에서 방출된 적은 없었다”면서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알 수 없지만, 가설 중 하나는 궁수자리 A*를 돌고 있는 항성인 S0-2가 주위를 돌던 중, 블랙홀 내부로 가스 에너지를 떨어뜨리면서 상당한 빛과 에너지가 방출됐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궁수자리 A*는 초거대 질량의 블랙홀로, 2002년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진이 궁수자리 A* 근처 별의 운동을 관측해 은하 중심에 반경 0.002 광년 속에 태양 질량의 약 430만 배의 천체인 궁수자리 A* 블랙홀이 있음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결과는 ‘천체물리학저널 회보‘(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최신호에 실릴 예정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원불교 여성 교무 결혼 공식 허용… “정녀 지원서 폐지가 원불교 정신”

    원불교가 여성 교무(교역자)의 결혼을 공식적으로 허용했다. 원불교는 최근 최고의결기구인 수위단회를 열고 ‘정녀(貞女) 지원서 삭제’ 등을 골자로 하는 ‘정남정녀 규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고 12일 밝혔다. 이와 관련해 원불교 원의회 상임위원회는 지난 6월 ‘예비성직자 지원심사 규칙개정안’을 확정, 공포했다. 원불교 측은 “초기엔 정남은 물론 정녀 지원도 희망할 때 하고 지원 이후 정식 인증을 받기 전 언제라도 지원 변경이 가능했다”며 “정녀 지원서 제출 의무 폐지가 원불교 초기 정신에 더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녀 지원서’란 평생 독신을 약속하는 서약서로, 여성 예비교역자가 대학 원불교학과 입학 지원 시 의무적으로 제출한다. 원불교는 초창기 일부 결혼한 여성 교역자들이 있었지만 사실상 여성 교무의 독신을 불문율처럼 여겨 왔다. 1986년 전무출신지원자(예비성직자) 심사규칙을 개정해 정녀 지원서 제출 의무를 명시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고 꿀 탄 우유 한 잔… 열대야에도 ‘꿀잠’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고 꿀 탄 우유 한 잔… 열대야에도 ‘꿀잠’

    밤 기온이 25℃가 넘는 열대야가 계속되면서 잠 못 이루는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은 피곤한 상태가 계속되면 집중력 저하는 물론 두통, 소화불량 증상까지 보이는 ‘열대야 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 열대야에 깊은 잠을 자지 못하는 이유는 체내 온도 조절 중추가 흥분해 각성 상태가 되어 심박수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우리 체온은 하루 24시간을 주기로 오르락내리락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체온이 오르기 시작해 저녁 시간에 최고조에 이르고 잠자리에 들면서 점차 떨어진다. 즉 체온이 내려가야 잠이 드는데, 여름이면 열대야로 인해 체온이 떨어지지 않아 불면증이 생길 수 있다. 수면 부족은 면역력을 떨어뜨려 감염성 질환이나 암에 걸릴 확률을 높이고,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부위에 손상을 주어 기억력을 떨어뜨린다. 치매에 걸릴 위험도 커진다. 그만큼 잠은 신체건강과 정신건강 모두에 중요하다.열대야에 꿀잠을 자려면 먼저 흥분한 온도 조절 중추를 가라앉혀야 한다. 온도가 너무 높아도 잠을 자기 어렵지만 너무 낮아도 잠을 이룰 수 없다.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침실 온도와 습도를 적당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수면에 적정한 온도는 18~22℃다. 그러나 이는 계절을 구분하지 않은 평균적인 온도다. 여름철에 이 정도 실내 온도를 유지하려고 냉방장치를 계속 가동하면 너무 추울 수 있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대략 24~26℃를 유지하는 게 좋다. 에어컨을 내내 켜 놓으면 습도가 너무 떨어져 호흡기가 건조해질 수 있다. 그러면 바이러스나 세균, 먼지 등에 대한 호흡기 방어 능력이 떨어져 감기에 걸리기 쉽다. 이럴 땐 미리 에어컨을 가동해 실내 온도를 적정 온도로 낮춰 놓고서 자기 전에 끄고 자면 된다. 선풍기도 되도록 잠자리에 들고 나서 1~2시간만 몸에서 멀리 떼어 놓고 가동하는 게 좋다. ‘선풍기를 틀고 자면 사망할 수 있다’는 건 낭설이지만, 심혈관계 질환자가 특히 음주 상태에서 선풍기를 밤새 틀고 자는 것은 피해야 한다. 얇은 소재의 시원한 잠옷을 입고, 얇은 이불로 배를 덮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 잠들기 1~2시간 전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해도 좋다. 덥다고 찬물로 샤워하면 그 순간은 시원하지만 중추신경을 오히려 흥분하게 할 뿐 아니라 피부 혈관이 일시적으로 수축했다가 확장해 결과적으로 체온이 오르게 된다. 물 온도는 체온과 비슷한 36~38℃ 정도가 적당하다. 또한 따뜻한 물로 어깨와 목덜미를 자극하면 피로 회복에도 좋다. 잠들기 전에 반신욕을 하면 근육의 긴장과 피로가 풀리면서 쉽게 잠들 수 있지만 잠들기 바로 직전에 하는 반신욕은 오히려 쾌적한 잠을 방해할 수 있다. 우리 몸은 수면 중 몸과 뇌를 쉬게 하려고 신진대사를 낮추고 열을 방출해 서서히 체온을 떨어뜨린다. 이때 욕조에 들어가면 체온이 올랐다가 다시 떨어지는 데 1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자기 직전 욕조에 들어가면 잠드는 시간이 그만큼 늦어진다. 열대야에 시원한 맥주 한 잔은 참을 수 없는 유혹이다. 알코올은 수면 유도 효과가 있어 실제로도 잠이 잘 오게 한다. 문제는 그 효과가 매우 일시적이라는 것이다. 알코올의 효과가 사라지는 한밤중이나 이른 새벽에 깨기도 하고 호흡에도 지장을 준다. 모은식 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11일 “알코올은 분해과정에서 중추신경을 자극해 각성 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에 실제로는 깊은 잠을 자기 어렵게 만든다”며 “또한 이뇨작용을 활발하게 해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화장실을 자주 가게 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꼭 술을 마셔야 한다면 저녁 6~7시가 좋다. 저녁 식사를 하면서 약간의 술을 마시면 잠들기 전에 알코올이 분해되기 때문에 수면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커피나 홍차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는 저녁 6시 이후에는 마시지 않는 게 좋다. 몸에 들어간 카페인이 절반 정도 없어지려면 3~5시간은 걸리기 때문이다. 니코틴도 뇌를 자극해 잠들기 어렵게 하기 때문에 잠자기 전 흡연은 금물이다. 잠이 안 온다면 술보다는 꿀을 탄 우유나 대추차 한 잔을 마시는 편이 좋다. 원장원 경희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우유에는 트립토판이라는 아미노산이 풍부한데, 이 아미노산은 몸 안에서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로 바뀌어 심신을 안정시켜 주는 몸 안의 수면제”라고 설명했다. 또 “우유에 꿀을 타는 것은 탄수화물이 트립토판의 체내 흡수를 돕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잠들기 어렵다면 음식 섭취도 주의해야 한다. 일정한 시간에 식사하고 저녁에 과식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잠들기 전 야식은 소화 기능을 떨어뜨린다. 배가 너무 고파 잠을 못 자겠다면 견과류나 과일 등으로 가볍게 허기를 달랜다. 호두는 불면증에 시달린 청나라 황실의 서태후가 즐겨 먹던 식품으로 유명하다. 혈압을 낮추는 칼륨, 짜증을 막아 주는 칼슘, 신경을 안정시키는 마그네슘이 풍부하다. 과일 중에는 키위가 좋다. 수면에 도움이 되는 칼슘, 마그네슘, 이노시톨이 들었다. 억지로 잠을 청하려고 몸을 혹사해 가며 고강도 운동을 하면 오히려 잠이 오지 않는다. 모 교수는 “격렬한 신체활동으로 체온이 상승하고 교감신경이 흥분하면 깊은 잠을 잘 수 없다”며 “야간 운동은 잠들기 2시간 전에 끝내는 게 좋고, 가벼운 걷기나 스트레칭 등 간단한 운동이 숙면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땀이 촉촉하게 배일 정도로 하루에 30분 정도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게 좋다. 운동하는 동안 자연광을 받아야 잠이 더 잘 온다. 숙면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 TV, 컴퓨터 모니터,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는 뇌를 각성시켜 숙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를 저해한다. 잠들기 전에는 조명을 최대한 낮추고, 2시간 전부터 스마트폰, 노트북 등의 전자기기 사용을 자제하는 게 좋다. 잠자리에 들었는데 20분 넘게 잠이 오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일어난다. 잠이 오지 않는데 침대에 누워 어떻게든 자 보겠다고 애쓰면 불면증만 더 악화할 수 있다. 노성원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잠을 못 잘 것이라는 불안감이 잠을 더 못 자게 한다”며 “졸음이 올 때까지 긴장을 푸는 활동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평소 수면 습관도 잘 들여야 한다. 항상 일정한 시간에 잠들고 일어나 우리 뇌 속의 생체시계가 정상적으로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 잠을 설쳤다고 늦잠을 자거나 일찍부터 잠자리에 들어 어제 못 잔 잠을 보충하려고 하면 불면의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 야근으로 밤을 새웠다면 한 번에 몰아 자기보다 매일 30분씩 수면 시간을 당겨 ‘수면 빚’을 조금씩 갚아 나가는 게 좋다. 또 오후 3시 이후에는 되도록 낮잠을 피한다. 오후 늦게 자는 낮잠은 그날 밤잠을 뺏어 가기 때문이다. 수면제 사용은 주의해야 한다. 효과적으로 손쉽게 불면증을 해결할 방법이지만 장기간 사용하면 의존 위험이 있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의존의 위험이 전혀 없는 수면제가 개발되더라도 ‘약을 먹지 않으면 잠을 못 잘 것 같은 두려움’ 같은 심리적 의존은 절대 없애지 못한다”면서 “수면제는 단기간만 사용하고, 대신 올바른 수면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생존 운동’ 찾는 직장인들에게 권하는 책

    ‘생존 운동’ 찾는 직장인들에게 권하는 책

    장시간 컴퓨터 앞에서 씨름하고, 술과 숙취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은 ‘살기 위해’ 몇 가지 운동들을 시도해본다. 헬스장에 등록하기도 하고, 아침 일찍 수영도 가고, ‘도시녀’의 운동 필라테스도 배운다. 여러 운동을 전전하지만, 진득하게 하는 건 많지 않다.백서현의 ‘요가 좀 합니다’(HB PRESS)는 7년 차 직장인 ‘요가러’가 인도에 가서 겪은 두 번째 요가 입문기다. 하타·아쉬탕가 등 이름만 들어도 생경한 요가의 종류들을 알려주는 한편, 발음조차 낯선 산스크리트어는 왜 읊조려야 하는지, 요가에서 동작보다 호흡이 중요하다는 이유가 뭔지 궁금했던 요가러는 급기야 인도행을 감행한다. 인도 전역 1500개가 넘는 요가원의 일과는 요가 수련과 요가 공부만으로 짜여져 있다.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명상, 호흡, 신체 수련, 공동체를 위한 선행, 역사와 철학에 대한 이론 공부, 학습 모임 등이 이어진다. ‘나는 요가를 배우러 왔는데 왜 청소를 시키지?’ 같은 의문도 들었지만 그곳에서 경험하고 행하는 모든 것들이 곧 ‘요가의 길’에 맞닿아 있음을 곧 알게 됐단다.영화 시나리오 작가인 강선주의 ‘아이 캔 주짓수’(팬덤북스)는 주짓수의 ㅈ자도 몰랐다던 서른 넷 여성의 주짓수 입문기다. 매일매일 타이핑을 하는 탓에 양쪽 손목이 나가고, 불규칙한 생활 패턴 탓 원인 불명의 만성 두드러기를 앓은 지 7년, 저자는 우연히 주짓수 체육관에 발을 딛게 된다. 두툼한 도복을 입고 몸풀기로 20분만 드릴을 해도 땀이 떨어지고, 백초크, 암바, 트라이앵글 초크 등 이름도 생소한 기술을 몸으로 익혔다. 그 과정에서 저자는 부상도 잦고 격해 보이지만 생각보다 안전한 운동 주짓수에 흠뻑 빠진다. 운동을 마치고 거친 숨을 고르며 벽에 기대 앉아 사람들과 나누는 소소한 수다가 삶의 복잡한 문제를 잊게 한다고 저자는 말했다. ‘우연한 기회에 시작한 글쓰기가 직업이 되고 호기심에 시작한 주짓수가 좋은 친구가 된 것처럼 우리의 인생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얌체 공 같다.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어디로 튀어 나가든 상관없을 테니.’(아이 캔 주짓수·103쪽)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 인생을 찾으러 체육관으로, 요가원으로 가보자.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3회] ‘법관 해외 파견’과 강제징용 거래?…현직 판사 “그냥 아이디어”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3회] ‘법관 해외 파견’과 강제징용 거래?…현직 판사 “그냥 아이디어”

    “혹시 금요일 재판을 대법정에서 해주실 수 있으실지요. 다른 법정은 너무 덥고 열악해서…” 지난 7일 재판이 끝날 무렵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급히 일어나 재판부에 이 같은 요청을 했다. 법정 크기에 따라 냉방과 환기의 차이가 크다 보니 좀 더 시원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편안하게 재판을 받게 해달라는 것이다. 재판장은 당황스러운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고려해보겠다고 하고 재판을 마쳤다. 그리고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22회 공판에서는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법정을 바꾸는 이례적인 상황이 만들어졌다. 이날 원래 재판이 열린 곳은 311호 중법정이었다.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에 주로 열리는 재판은 수요일은 대법정, 금요일은 중법정을 사용했다. 두 법정 모두 일반 형사재판이 열리는 소법정에 비하면 매우 넓은 규모이지만 냉방에 차이가 났다. 이날 재판이 열리자마자 재판부는 “법정을 알아봐 달라고 하셨는데 417호 법정 사용이 가능한지 보니 어제 기준으로 오늘하고 8월 16일, 10월 이후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면서 “자, 오늘도 사용이 가능하긴 한데 어떻게 할까요?”라고 물었다. 검찰은 “(준비된) 양이 많지 않아서 저희는 특별히 문제는 없다. 재판부 뜻대로 하시라”고 했고,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저희는 기온이 높아서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면 옮겨서 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법정을 옮기기 위해 재판이 멈춰졌다. ●양승태 측 “다른 법정은 너무 덥고 열악” 재판 도중 법정 옮겨 오전 10시 10분 417호 법정에서 다시 재판이 열렸다. 이날 법정에는 2014년 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에서 국제심의관으로 일한 김모 수원지법 부장판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김 부장판사는 국제심의관 재직 기간 동안 법관 재외공관 파견과 관련한 업무를 맡았다. 대법원은 2006년부터 사법 교류를 목적으로 한 ‘사법협력관’ 제도를 두고 해외에 판사를 파견했지만 2010년 중단됐다. 검찰은 양승태 사법부가 법관 파견을 재개하기 위해 외교부를 설득하고 그 대가로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 등에 외교부의 편의를 봐주는 이른바 ‘재판 거래’를 했다고 파악하고 있다. 실제로 2013년 주 유엔대표부와 주 제네바대표부, 네덜란드 대사관 등에 법관 파견이 재개됐다. 검찰의 공소사실에는 김 부장판사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으로부터 “법관 재외공관 파견과 관련한 새로운 전략을 추진해 보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고 ‘주 오스트리아 대사관 법관 파견 추진 검토’(2015년 7월 2일자)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돼 있다. 김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의 지시 관련) 정확한 워딩은 기억 안 나지만 기존 보고서가 계속 있는 상황에서 그것을 편집하는 건 의미가 없어서 제가 추가해서 편집했다”고 설명했다. 법관의 해외 파견 관련 검토는 국제심의관들의 기본적인 업무였기 때문에 관련된 보고서가 매년 있었는데 여기에 더욱 구체적인 내용을 추가하게 됐다는 것이다. 법관 해외 파견이 중단됐으니 이를 재개하기 위해 행정처에서 꾸준히 관련 검토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부장판사가 작성한 ‘주 오스트리아 대사관 법관 파견 추진 검토’ 보고서에는 ‘주 오스트리아 대사관, 최근 외교부 본부에 법관 파견 요청→재외공관의 요청을 계기로 우리 측에서 법관 파견을 검토하는 형식으로 추진’한다는 내용과 함께 추진방안(4쪽)으로 ‘보고라인: (외교부) 장관-1차관-기획조정실장-인사기획관-인사제도팀장’, ‘외교부 고위인사에 대한 접촉. 1단계: 외교부 기조실장 면담 추진 - 과거 주미대사관에서 사법협력관과 같이 근무하면서 법원에 대한 좋은 인상 보유하고 있다고 함. 2단계: 기조실장을 우군으로 포섭한 후 인사기획관, 인사제도팀장에게 영향력 행사 가능. 1차관 면담추진’ 등 구체적인 외교부 접촉 방안이 담겼다. (※보고서가 작성되기 전인 2015년 6월 25일 임 전 차장은 조태열 당시 외교부 2차관을 만나 주 오스트리아 법관 파견에 대해 요청했고 조 전 차관이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고 검찰이 질문했지만 김 부장판사는 “그런 설명을 들은 기억이 없다”고 했다.) ●前국제심의관 작성한 해외공관 파견 검토 보고서에 ‘신일본제철 사건’ 명시 특히 이 보고서의 5쪽에는 ‘외교부 추가 설득방안’이라는 제목으로 ‘신일본제철 사건: 외교부 측 입장을 절차적으로 최대한 반영(정모 판사 활용)’이라는 문구가 적혔다. 이날 증인신문에서 검찰과 양 전 대법원장, 박 전 대법관 측 변호인은 이 부분의 의미와 이 문구가 들어가게 된 경위를 거듭해서 물었지만 김 부장판사는 “아이디어 차원일 뿐”이라고만 답했다. 검찰이 이 문장의 의미를 묻자 김 부장판사는 “의견서 제출제도가 생겼으니 제가 알기로는 외교부에서 의견을 제출하고 싶다고 들어서 내고 싶으면 내 보라는 정도의 의미”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문장은 임 전 차장이나 다른 상급자의 지시가 아니라 자신의 아이디어라고 했다. 다만 왜 신일본제철(현 신일철주금) 사건을 특정해서 넣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임 전 차장이 증인에게 보고서 작성을 지시한 취지가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을 법관 재외공관 파견에 활용하는 추진방안을 수립해보라는 취지였느냐”는 검찰의 질문에도 “그런 지시 받은 기억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법원행정처는 그해 1월 28일자로 민사소송규칙을 개정해 소송 당사자가 아닌 제3자나 외부 기관이 재판과 관련해 참고의견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참고인 의견서 제출제도’를 시행했다. 검찰은 이 제도 역시 강제징용 사건에 대해 외교부가 재상고심 과정에서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미 참고인 의견서 제출 제도가 도입되면서 외교부가 의견서를 제출하고자 한다면 행정처의 협조 없이도 제출이 가능한데 어떤 의미로 절차적으로 최대한 반영한다는 건가?”라고도 물었지만 김 부장판사는 “기존 설득방안이라는 보고서가 수년간 누적돼 있었고 새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현지 사법협력관들로부터 기존 그 양반들의 성과를 듣고 새롭게 작성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 차원에서 기재한 것이고 구체적으로 이걸 어떻게 한다는 생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제징용 재상고 담당 재판부에 절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느냐”는 검찰의 질문과 이후의 “이를 토대로 외교부와 어떤 거래를 하고자 검토한 건 아니지 않느냐”는 양 전 대법원장 측 변호인의 질문에는 모두 “그런 인식은 없었다”고 밝혔다. ●“강제징용 사건과 관련, 법관 해외공관 파견 검토 지시는 없었다” 변호인들은 김 부장판사에게 이 같은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특정 사건의 재판과 관련한 내용을 설득방안으로 넣게 된 과정에서 양 전 대법원장이나 박 전 대법관(당시 법원행정처장)의 지시가 있었는지를 여러 차례 물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이 보고서(주 오스트리아 대사관 법관 파견 추진 검토)가 대법원장에게 보고됐는지 전혀 알지 못하죠?”라면서 “기조실 국제심의관으로서 (법관 파견 관련) 방안을 검토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게 증인의 고유업무에 속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김 부장판사는 양 전 대법원장에게까지 보고됐는지 알지 못했고, 자신의 업무라고 생각한 것이 맞다고 했다. 박 전 대법관읩 변호인은 “법원이 재외공관에 법관을 파견하는 것은 사법부 기관의 이익이라기보다 국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보이는데 맞느냐”고도 물었다. 김 부장판사도 “저는 그렇게 인식한다”고 답했다. 이날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이런 질문도 했다. “행정처 관계자 분들이 일본과의 분쟁 때문에 국제사법재판소(ICJ)의 우리나라와 관련된 사안이 회부되는 경우와 관련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국제사법재판소에 아시아 지역 출신 재판관의 TO(정원), 할당된 재판관 수가 3명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출신 재판관이 한 명도 배출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ICJ 재판관으로 선출될 수 있는 역량있는 인물을 판사 출신 중에서라도 키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당시 공유되고 있었는지에 대해 증인의 기억은 어떤가요?” 최근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을 두고 일본과 극심한 대립을 겪는 상황을 빗대 법관들의 해외 파견을 확대하는 데에는 국제사법 관련 전문가를 키운다는 목적도 있었음을 우회적으로 강조하기 위한 질문으로 해석된다. 김 부장판사는 “앞 부분은 얘기할 게 아닌 것 같다”면서 “ICJ는 우리나라가 가입이 안 돼서 재판관 자체가 될 수 없는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정까지 옮겨가며 진행된 이날 재판은 김 부장판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끝으로 오후 1시쯤 마쳤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9인승 카니발·화물차도 캠핑카로 개조 가능

    소방·방역차, 화물차로 개조할 수 있어 내년 상반기부터 9인승 카니발과 스타렉스 등 승용차나 트럭 등 화물차도 캠핑카로 개조할 수 있게 된다. 소방차나 방역차 등을 화물차나 캠핑카로 개조해 사용하는 것도 허용된다. 국토교통부는 8일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동차 튜닝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튜닝은 자동차의 성능을 향상하거나 외관을 단장하기 위해 구조·장치를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규제 완화 조치는 시행규칙 개정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부터 시행된다. 대책에 따르면 캠핑카로 개조할 수 있는 차종이 기존 11인승 승합차에서 10인승 이하인 승용차, 화물차, 특수차 등으로 확대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캠핑카에는 넉넉한 공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그간 승합차만 개조를 허용했지만 다양한 차종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점이 감안됐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규제를 완화하면서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비상통로 확보, 수납문, 취침공간 등 시설 설치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소방차·방역차 등 특수차를 화물차로 개조하는 것도 허용됐다. 사용 연한이 10년으로 정해진 소방차 등의 경우 화물차로 개조해 자원 낭비를 막고 연간 2200억원 규모의 튜닝시장 창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국토부는 밝혔다. 국토부는 픽업 덮개 설치나 자동·수동 변속기 등은 안전 문제가 적은 만큼 튜닝 사전승인 절차를 면제하고 안전검사만 받도록 규제를 풀기로 했다. 전조등 변경, 플라스틱 보조범퍼 설치 등은 별도 승인과 검사가 면제된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2회]‘양승태 독대’ 김앤장 변호사의 ASMR “비밀유지 해야···”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2회]‘양승태 독대’ 김앤장 변호사의 ASMR “비밀유지 해야···”

    양승태 전 대법원장 21차 공판 지상중계김앤장 전관 출신 중심으로 청와대·사법부 소통전범기업과 논의 공개는 “변호사 윤리 위반” 과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는 판사 출신 변호사는 양 전 대법원장을 만나기 위해 대법관 사무실과 대법원장 사무실을 들락거렸다. 서울 강남의 고급 호텔 식당에서 자주 만나 식사도 했다. 자신이 소송 대리를 맡은 대법원 사건에 대해 서슴지 않고 양 전 대법원장에게 궁금점과 의견을 말했다. 오랜 친분이 있었고 만나서 “사담을 나눈 것”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사실상 로펌과 법원의 창구 같은 역할을 했다. 그가 속한 로펌에서는 판사 출신은 물론 고위 관료를 지낸 ‘전관’들로 구성된 대응팀을 만들었다. 서울대, 전관, 김앤장 법률사무소. 이 공통점을 가진 이들이 모이니 정부와 사법부가 움직였다.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21회 공판에는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의 변호를 맡았던 한상호 김앤장 변호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그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재판에 증인으로 법정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변호사는 특히 양 전 대법원장과 독대해 강제징용 사건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지목돼 더욱 주목을 받았다. 한 변호사가 양 전 대법원장의 사법연수원 네 기수 후배이고 같은 판사 출신에 1994년 법원행정처에서 함께 근무한 경력도 있어 매우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날 오전 10시 8분쯤, 두리번거리며 천천히 법정에 들어선 한 변호사는 증인석에 앉자마자 특이한 모습을 보였다. 들릴 듯 말 듯한 아주 작은 목소리로 웅얼거려 재판이 열린 417호 대법정의 방청석에서는 도무지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강제징용 사건의 핵심 증인으로 꼽히는 한 변호사의 출석으로 휴정기에도 절반 가까이 찬 방청석에 있던 모든 이들이 법정 앞으로 귀를 쫑긋 세웠다. 법정 경위가 한 변호사의 앞에 놓인 마이크를 그의 입에 더 가까이 대기도 하고, 증인석 스피커의 볼륨을 키우느라 왔다갔다 분주했다. ●김앤장 변호사, 전범기업과의 논의 내용 묻자 “변호사윤리장전 어긋나” “변호사가···의사교환에 대해 ···”, “제시된···윤리장전···의사교환 내용들을···없습니다” 검찰이 김앤장을 압수수색하면서 확보한 한 변호사 작성의 메모나 문건들에 대해 진정성립 절차를 갖고 본인이 작성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자 한 변호사는 연신 이렇게 답했다. 그가 증언을 거부한 메모나 문건들은 신일철주금과 논의한 내용들이었다. 의뢰인과 주고받은 내용을 밝히는 것은 변호사의 비밀준수 의무를 어기는 것이라 문제가 된다는 것이었다. 가장 먼저 2015년 9월 8일자 한 변호사의 메모를 검찰이 제시하며 직접 작성한 것이 맞는 지 묻자 증언을 거부했다. 검찰이 “그럼 이 메모에 있는 필적이 증인의 필적이 맞는가”라고도 바꿔 물었지만 답하지 않았다. 검찰은 “양승태 피고인의 변호인 의견서를 보면 한상호 증인을 비롯한 김앤장 관계자 증언에 대해 이들의 증언이 업무상 비밀누설죄로 형사처벌받거나 변호사윤리장전에 따른 윤리규정 위반이라는 이유로 징계사유가 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면서 “그러나 증인으로서의 진술은 공익성에 이바지하는 것으로 그 자체가 정상이고 증언거부권을 증인의 권리여서 기밀누설죄가 성립이 안 돼 업무상 기밀누설이라는 이유로 증인이 작성한 메모에 대한 진정성립을 따지고 있는데 증언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형사소송법상 정당한 사유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증인의 증언을 통해 실체적 진실 발견이라는 매우 중요한 공익상의 법익이 지켜질 수 있도록 소송 지휘를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한 변호사를 가운데 두고 검찰과 양 전 대법원장 측의 공방이 몇 차례 오가다 재판부가 3분 휴정을 한 뒤 “증인의 필적이 맞냐는 질문에 대해선 증인의 증언거부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을 냈다. 한 변호사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진실 발견을 위해 감사드리고···저도 계속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만···말씀드렸다시피···(변호사)윤리장전에 해당돼···많은 걱정들을 하고 있습니다. 필적은 제 필적이 맞습니다.” 그러면서 거듭 강조했다. “저는 재판에 협조하러 나온 사람입니다.” 그나마 자신의 ‘클라이언트’인 신일철주금과의 논의 과정을 제외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작은 목소리로나마 답변했다. 양 전 대법원장과의 대화 내용이나 양 전 대법원장의 의견 등 이른바 ‘재판 거래’와 관련된 혐의와 직결될 수 있는 내용에 대해선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지만 그의 희미한 기억과 목소리로도 일제 강제징용 사건을 둘러싼 박근혜 정부와 양승태 사법부의 움직임, 그리고 전범기업 소송 대리를 맡은 김앤장의 대응과정이 다시 확인됐다. 한 변호사에 대한 검찰과 변호인의 질문과 그의 답변을 토대로 재구성해봤다. ●양승태 “강제징용 왜 소부에서 선고했는지” 불만 드러내 2012년 5월 24일 대법원 1부(주심 김능환)가 1·2심 모두 패소로 결론났던 강제징용 사건을 원고 승소 취지로 파기환송하자 선고 이틀 뒤인 26일 오전 김앤장은 대책회의를 열었다. 김영무 대표와 한 변호사, 김용갑·권오창·조귀장 변호사 등이 모였고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도 참석했다. 올해 5월 14일 윤 전 장관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사법농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대책회의에 참석했다고 밝히며 “특별한 자리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한 변호사는 “잘 생각이 안 난다”며 참석 사실조차 밝히지 않았다. 회의를 통해 한 변호사는 재상고심까지 신일철주금 측 소송 대리를 맡기로 했다. 그해 9월 양 전 대법원장이 취임하기 전에도 한 변호사는 대법관 사무실에서 양 전 대법원장을 만났고, 대법원장 취임 이후에는 사무실과 서울 서초구의 한 호텔 식당에서 자주 만났다고 말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이 “증인의 검찰 진술조서에 따르면 파기환송이 선고된 날로부터 양승태 피고인이 대법원장인 시절에 15번 정도 만난 것으로 보이는데 만났을 때 나눈 이야기가 모두 기억나는가”라고 묻기도 했다. 2013년 3월, 두 사람이 식당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김능환 전 대법관의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 김 전 대법관이 대법관과 중앙선거관리위원장에서 퇴직한 뒤 부인이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일한다는 보도들이 나오며 화제가 됐다. 김 전 대법관의 근황에 대해 얘기하다 한 변호사가 “강제징용 사건이 (파기환송으로) 선고될 때 알고 계셨냐”고 물었다. 그러자 양 전 대법원장이 “주심인 김 전 대법관이 귀띔도 안 해줬다”면서 “그렇게 중요한 사건을 전원합의체가 아닌 소부에서 선고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한 변호사는 “(2012년) 강제징용 판결은 선례에도 어긋나고 한일관계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한일청구권 협정을 뒤집는 것”이라는 의견도 슬쩍 내밀었다. 다만 검찰이 “2012년 대법원 판결에 대한 적정성에 대한 대화도 있었느냐”고 묻자 한 변호사는 “직접적으로 적정 여부에 대해서 말씀을 나눈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2015년 5월엔 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이었던 임 전 차장으로부터 재상고심과 관련해 연락이 왔다. “새로 제출된 증거를 근거로 소부에서 처리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원칙적으로 전원합의체에서 판단하기로 했다. 남은 대법관들을 설득하기 위해 외교부 의견서가 필요하니 김앤장에서 법무부와 외교부의 의견서 제출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내달라”는 요청이었다고 검찰은 파악했다. 한 변호사는 “정확히 기억 못하겠다”며 답을 피했다. 검찰이 제시한 한 변호사가 듣고 전달해 김앤장에서 작성된 문건에는 ‘5/14 법원 동향. 기조실장과 (외교부) 법률국장이 직접 만났음. 기조실장은 외교부 의견서 꼭 있어야 한다는 입장 vs 대국제법률국장은 대법원의 정식 요청이 있어야 제출가능하다는 입장. 대법원은 새 증거 근거로 파기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원칙대로 전합이 회부키로 함’ 한 변호사는 임 전 차장에게 이 같은 내용을 들었다고 말했다. ●임종헌, 김앤장 변호사에 “의견서 내달라” 요청 후 절차 상의 같은 문건에는 ‘5/18 법원 동향. 기조실장 왈 협의 완료됐다. 민사소송규칙은 언급 안 할 예정’이라고도 적혔다. 그리고 한 변호사는 당시 임 전 차장에게 “재상고 사건을 대법원은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기로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검찰이 “재판과는 관계가 없는 임종헌 기조실장이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 논의 끝에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기로 했다고 말한 것에 대해 양승태 피고인의 결심이 있었다고 생각했느냐”고 물었다. 한 변호사는 “전원합의체 말씀을 한 건 (대법원장의 결심이) 어느정도 감안됐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대법원장은 13명의 대법관이 심리하는 전원합의체의 재판장이기도 하다. 검찰은 임 전 차장에게 이러한 의견서를 받았다고 양 전 대법원장에게 말했는지 물었지만 한 변호사는 “사적인 만남이었기 때문에 명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며 얼버무렸다. 검찰 조사에서는 양 전 대법원장에게도 전달했다고 말했다며 거듭 질문하자 “(김능환) 전 대법관 말씀이 나왔을 때 이 사건에 대한 말씀을 드렸고 그런 차원에서 임 실장님께 제안을 받았기 때문에 알려드린다는 취지에서 말씀드렸다”고 했다. 그 뒤에도 한 변호사는 강제징용 사건과 관련해 양 전 대법원장과 대화를 나눴냐는 질문에 재차 “그래서 만난 것은 아니다. 꼭 그렇지 않다. 오가며 사적인 자리에서 말씀은 드리려고, 관심이 있으신지 물어보고 그런 정도였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후 의견서를 내는 문제를 두고 임 전 차장과는 계속해서 의견을 나누었다고 설명했다. 전범기업 측 소송 대리를 맡은 김앤장에서는 기존 송무팀과 별도의 대응팀이 꾸려졌다. 한 변호사와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 현홍주 전 주미대사, 최건호·조귀장 변호사가 포함됐다. 대응팀은 ‘새로운 차원의 접근’을 시도하기로 했다. 정부, 특히 2012년 파기환송 판결이 한일청구권 협정에 반한다고 판단해 반감이 큰 외교부의 입장을 근거로 대법원을 보다 효과적으로 설득하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양 전 대법원장 등 법원과 원활한 소통이 되는 한 변호사에게도 역할이 요구됐다. 대응팀은 정부와 청와대, 사법부 등 전방위적으로 정보를 취합했고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했다. 유 전 장관은 한국과 일본의 정치인, 학자, 전·현직 관료들이 모인 ‘한일 현인회의’를 주도하며 일본의 아베 총리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번갈아 만나며 강제징용과 관련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전관 출신 ‘김앤장 대응팀’ 전방위 로비… ‘외교부 움직여 대법원 설득’ 시도 2014년 11월쯤 현 전 대사가 유 전 장관과 한 변호사를 불러 청와대의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강제징용 사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무총리가 보고를 했고, 대통령이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해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법원에 직접 대통령의 뜻을 전달했다”는 설명이었다. 청와대와 정부가 모두 같은 의견임을 확인한 김앤장은 이들과 더욱 활발히 소통했다. 현 전 대사와 유 전 장관의 대화내용이 담긴 메모 ‘10월 11일 유명환 식사, 대통령 주재 회동. 연말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확인. 신영철 전 대법관 유 장관 법과 대학 동기. 12년 판결 문제 있다. 주한 일본대사관 고바야시 검사’에는 특히 ‘※법무부로부터 들었는데 연말에 전합으로 하기로. 적어도 올해 (한일 수교) 50주년 기념일(2015년 6월 22일) 전에 선고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검찰이 이 같은 정보를 2014년 11월 13일 접하고 일본 관계자에게 상황을 보고했냐고 물었지만 한 변호사는 “오전에 말씀드렸듯 의사교환 내용에 대해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검찰은 김앤장 조귀장 변호사가 미쓰비시 관계자와 통화한 내용을 정리한 문건이 있다며 질문을 계속했다. ‘※클라이언트 반응. 대법원 심사숙고. 매스컴, 식자층 등 반성 여론으로 재상고심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음. 다만 대법원이 기존 판결을 바꾸려는 노력은 계기가 부여돼야 가능성 높아짐. 청구권 협정의 일방 당사자인 한국 정부의 긍정적 입장 표명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음. 지금까지는 준비서면 등으로 법률적 주장을 했으나 외교부 등 외부에서도 대법원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는 게 무르익었음’이라는 문건 속 문장들이 읽혔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증인이 증언거부 하고 있는 내용을 왜 밝히느냐”며 항의했다. ●양승태 직접적인 입장이나 재판거래 혐의는 “기억 안 나” 함구 이날 검찰로부터 제시된 한 변호사가 작성한 메모들에는 이런 내용들도 있었다. ‘(2015년 11월) 지난 토요일 조 차관(조태열 당시 외교부 2차관)과 미팅. 대법원과 커뮤니케이션 문제 없나. 혼네(本音·본심에서 우러나온 말)로 문제 없다. 지난번 장관 미팅 때 10월 30일 전후로 추진. 한일 정상회담 OK, 개각 전에 해야 하지 않겠나? 외교부가 먼저하는 게 좋겠다. 대법원이 조심스러워진 건가? 윤 장관이 VIP(대통령)와 논의해야’(한 변호사가 작성한 메모) ‘(2015년) 11월 17일 곽병훈 (당시) 청와대 법무비서관 전화. 외교부, 위안부 문제 진전 전까지 곤란하다. 대법원이 이니셔티브(주도권)을 쥐고 먼저 시작하는 게 좋지 않을까?…유명환, 대법원 시작하면 외교부는 따라올 것으로 예상. 대법원 외교부 설득해 진행되도록’(한 변호사가 곽 전 비서관과 통화한 내용을 적은 메모) ‘곽 프로(곽 전 비서관) 오찬. 곽 부장도 조심스런 반응. 위안부 문제도 있는데 이 시점에 꺼내든다는 게 헌법재판소 사건에 제출된 의견서 언급하며 외교부 초안, 헌재 의견서 보완 방안 언급하니 좋은 아이디어라는 반응. 늦어질 가능성 대비 필요’(한 변호사 작성 메모) ‘외교부 장관→BH(청와대) 실장→외교안보·민정수석→법원행정처→대법원’ (한 변호사 작성 메모 ※본인의 상상을 적은 것이라고 주장) “증인은 양승태 피고인을 만난 자리에서 외교부가 (의견서 제출 등 소송 대응에) 소극적이라 걱정이라 말했더니 양승태 피고인이 ‘외교부 요청으로 시작된 일인데 외교부가 절차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느냐”고도 검찰은 물었다. 한 변호사는 “거기에 대한 공감을 표시한 정도였다고 생각한다. 제가 자신은 없지만 그런 취지로 답한 것 같기도 하고. 정확하지 않지만 사적 대화를 하다가 재판에 대해 가볍게 말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사적인 대화, 가벼운 언급으로 강제징용 사건은 피고 측 대리인과 대법원장 사이에 지속적으로 대화가 오갔다. 그 사이 법원행정처 고위 간부가 김앤장과 소통했고, 김앤장은 정부와 청와대, 일본으로부터 다양한 정보를 얻어 대응했다. 재상고심이 결과가 나오는 데만 6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과정에는 이들의 움직임이 있었다. 양 전 대법원장 시절인 2016년 9월 대법원은 민형사 소송규칙 개정안을 시행해 판사가 변호사 등 소송 관계인과 법정 밖에서 만나거나 전화 변론을 해선 안 된다고 규정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임기 내내 전관예우 근절을 강조하며 법관들에게 경계를 강조했다. 한 변호사는 다음달 18일 다시 법정에 나오게 된다. 증인신문이 길어질 것을 염두에 두고 재판부가 한 기일 더 부르기로 하고 재판을 서둘러 마친 이유에서다. 한 변호사는 건강 문제로 9월 초에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추석 연휴 뒤로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증인들이 말하는 모든 사정을 고려해주면 향후 재판 진행이 제대로 될지 의문스럽고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항의의 뜻을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바르셀로나 “시립 수영장서 女 상반신 누드 가능”

    바르셀로나 “시립 수영장서 女 상반신 누드 가능”

    스페인 바르셀로나 당국이 시립 수영장에서 여성들이 상의를 벗은 채 수영해도 된다고 확인했다. 이는 일부 수영장에서 더 많이 벗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차별하고 있다는 불평에 대한 응답이다. 7일(현지시간) CNN은 바르셀로나 의회 성명을 인용해 당국이 현지 시민단체 무그론 릴리어스의 조사 요구에 따라 상의 탈의 관련 수영장들의 정책을 조사한 결과 일부 수영장에서 여성의 상의 탈의를 금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시의회는 보고서에서 몇몇 시립 수영장이 여성의 권리를 제한하는 규칙을 운영하고 있으며, 모든 시립 수영장에서 여성들에게 평등을 보장하고 여성들이 곤란을 겪지 않도록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시의회 대변인은 “시립 수영장에서 사람들이 입을 수 있는 옷에 관한 서면 규정은 없지만 성별에 따른 차별은 금지돼 있다”면서 “대부분 시립 수영장에서 여성들이 일정 시간 동안 상의를 벗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라고 말했다. 시설 전체에 차별 없는 정책이 적용돼야 한다는 권고를 담은 의회 공문은 모든 시립 수영장에 전송됐다. 이에 무그론 릴리어스는 트위터를 통해 “이제 바르셀로나가 더 평등주의적이고 자유로워졌다”고 자축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스카이슛은 2점’ 비치 핸드볼 파격 실험

    ‘스카이슛은 2점’ 비치 핸드볼 파격 실험

    4명씩 2세트제·골키퍼 득점 2점 룰 생겨지난해부터 겨울 리그로 전환해 ‘동계 스포츠’로 변신한 핸드볼이 여름 바다로 나가 이색 실험을 펼친다. 바로 ‘비치 핸드볼’이다. 대한핸드볼협회는 8일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의 특설 경기장에서 비치 핸드볼 이벤트 경기를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국내에서 비치 핸드볼이 열리는 것은 2000년 8월 인천 을왕리 해수욕장 경기 이후 19년 만이다. 단 하루 열리는 이번 이벤트는 남자 국가대표 후보 선수들이 6개팀을 이뤄 모래 위에서 승패를 겨룬다. 팀당 7명이 출전하는 정통 핸드볼과 달리 비치 핸드볼은 골키퍼 1명과 코트선수 3명 등 모두 4명이 뛴다. 반드시 1명의 골키퍼가 있어야 하며 골키퍼는 언제든 코트선수가 될 수 있다. 경기 시간 역시 전후반 30분이 아닌 10분씩 2피리어드제로 진행된다. 각각의 피리어드는 배구나 테니스처럼 이긴 팀이 한 세트를 가져간다. 한 세트가 동점으로 끝나면 골든골로, 세트점수가 1-1로 동점일 경우에는 최종 승부던지기로 승패를 결정한다. 규칙도 파격적이다. 공격권은 나눠 갖는 것이 아니라 농구처럼 심판이 공을 던지고 그 공을 따내는 팀이 가져가는 방식이다. 아울러 스카이슛이나 360도 회전슛 등 팬들의 눈을 사로잡는 화려한 득점 퍼포먼스를 펼치면 골당 2점을 부여한다. 이외에도 페널티 스로에 의한 득점이나 골키퍼의 득점도 2점으로 계산한다. 실제 골키퍼는 아니지만 골키퍼 유니폼을 입고 공격에 가담할 수 있는 스페셜 플레이어도 있다. 비치 핸드볼에서는 신체 접촉이 엄격히 금지돼 신체 접촉 발생 시 파울을 받고 페널티 스로가 주어진다. 협회 관계자는 “2020년부터 본격적인 비치 핸드볼 대회 개최를 검토 중”이라며 “종목의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한 테스트 대회”라고 이번 대회 취지를 설명했다. 유스 올림픽 정식 종목인 비치 핸드볼은 현재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은 아니지만 해외에서는 인기가 높다. 유럽선수권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가 2년마다 열린다. 지난 7월 폴란드에서 열린 유럽선수권대회에선 남자부는 덴마크, 여자부는 헝가리가 우승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고유정 거짓말에 휘둘린 경찰… ‘초동대응 미흡’ 3명 감찰 의뢰

    고유정 거짓말에 휘둘린 경찰… ‘초동대응 미흡’ 3명 감찰 의뢰

    검거 영상 유출 前서장 등 감찰 대상 포함 “실종신고 받고도 CCTV 제때 확인 안 해 압수수색서 졸피뎀 처방전 라벨 못 찾아” 종합대응팀 운영·실종 수사 매뉴얼 개선전남편을 살해·유기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 사건과 관련해 현장 보존과 압수수색 등 경찰 초동 수사 과정이 미흡했다는 경찰 자체 조사 결과가 나왔다.경찰청 진상조사팀은 박기남(제주경찰청 정보화장비담당관) 전 제주 동부경찰서장을 비롯해 제주동부서 여성청소년과장, 형사과장에 대해 감찰 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진상조사팀은 고유정 사건 수사 과정에서 폐쇄회로(CC)TV 확인 지연 등 부실 수사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달 2일부터 조사를 진행했다. 진상조사팀은 “전남편 강모씨에 대한 실종 신고 접수 후 초동 조치 과정에서 범행 장소인 펜션 현장 확인 및 주변 수색이 지연된 사실이 확인됐다”며 “압수수색 시 졸피뎀 관련 자료를 발견하지 못한 사실 등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고유정은 지난 5월 25일 제주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강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고유정은 강씨에 대한 실종 신고가 있었던 5월 27일 이후 하루 만에 완도행 여객선을 타고 제주를 떠나며 시신을 바다에 유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강씨 가족들은 신고가 있었던 당일 경찰이 펜션에서 가장 가까운 CCTV를 확인하지 않아 시신 유기를 막지 못했다고 주장해 왔다. 진상조사팀 관계자는 실종 수사는 수색을 중심으로 이뤄지지만, 범죄 개연성을 염두에 두고 CCTV를 확인하는 순서를 정해야 한다”며 “우선순위 판단에 아쉬운 점이 있어서 감찰 조사를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진상조사팀은 수사팀이 고유정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면서 범행에 사용된 졸피뎀의 처방전 라벨을 확보하지 못한 점도 확인했다. 이 라벨은 고유정의 현재 남편이 경찰의 압수수색 이후에 발견해 제주지검에 제출했다. 진상조사팀 관계자는 “압수수색 당시에는 졸피뎀 존재 자체를 인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전남편이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는 고유정의 거짓 진술에 수사팀이 휘둘린 부분, 범행 장소인 펜션을 일찍 확인하지 못한 부분과 현장을 제대로 보존하지 못한 부분도 감찰 대상에 포함됐다. 진상조사팀 관계자는 “적극적인 지휘가 필요했다는 점에서 수사 책임자들에 대한 감찰에서 구체적인 경위 등을 확인할 예정”이라면서도 “수사 방향성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진상조사팀은 박 전 서장이 고유정의 체포 영상을 언론에 제공한 것과 관련해서는 “적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외부에 공개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감찰 단계에서 공보 규칙과 인권 규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사팀 관계자들은 현장 상황의 어려움을 진상조사팀에 호소했으며 박 전 서장은 책임을 감수하겠다는 입장을 진상조사팀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고유정 사건처럼 중요사건이 발생하면 초기 위기관리를 위해 중요도에 따라 지방경찰청이나 본청 차원에서 종합대응팀을 운영하고 실종 사건 발생 시 신속한 소재 확인을 위해 실종 수사 매뉴얼도 개선하기로 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G2, 중거리 미사일 亞배치 ‘정면충돌’…패권 전쟁, 안보로 확산

    G2, 중거리 미사일 亞배치 ‘정면충돌’…패권 전쟁, 안보로 확산

    볼턴 “中, 수천개 미사일 배치했기 때문” 中, 한일 등 거론하며 “좌시 않을 것” 경고 항공모함 vs 군사훈련… 남중국해 ‘긴장감’ 美, 北 핵개발 자금 지원 中 은행 3곳 조사 中 농산물 압박에 트럼프 “농가 추가 지원”무역으로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환율에 이어 안보까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탈퇴 후 중거리 미사일의 아시아 배치를 시사하자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는 등 동북아 패권을 둘러싼 주요 2개국(G2)의 군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6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서 “중국은 이미 수천 개의 그런(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해놨다”며 포문을 열었다. 볼턴 보좌관은 이어 “중국은 INF 조약의 일원이 아니었다. 그래서 자유롭게 그들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었다”면서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그 조약에서 탈퇴한 하나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의 위협을 이유로 아시아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 추진의 정당성을 주장한 것이다. 이에 푸총 중국 외교부 군축사 사장(국장급)은 일본과 한국, 호주를 거명하면서 “신중하게 숙고해 영토에 미국의 미사일 배치를 허용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면서 “중국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중국의 문간에 미사일을 배치하면 중국은 대응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영유권 분쟁을 앓고 있는 남중국해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해역에 항공모함을 보냈다고 AP통신이 최근 전했다. 중국도 맞대응으로 남중국해 일대에서 군사훈련을 전개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또 미중 간 확전에 “진짜 문제는 중국의 잘못된 행동”이라며 지식재산 절도 등의 그릇된 행동을 멈추지 않으면 벌칙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에 이어 북핵 개발 자금 관련 중국은행 3곳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검찰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중국 대형은행 3곳의 수억 달러 규모의 금융거래를 조사하고 있다. 이들 3개 은행은 중국교통은행과 중국초상은행, 상하이푸둥발전은행으로 알려졌다. 일본을 방문 중인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도 7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도쿄의 총리관저에서 가진 회담에서 중국에 대해 “군사적 행동과 계획적으로 하는 약탈적 경제 행위가 우리가 지키려는 국제 룰(규칙)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 정부의 강온 전략도 감지된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이날 CNBC에 “우리는 오는 9월 중국 협상팀이 오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대중 관세와 관련한 것도 변경될 수도 있다”며 재협상 여지를 남겼다. 2020년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필요하다면 내년에도 (미 농가를 위한) 지원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금지로 타격을 받은 자신의 핵심 지지층인 중서부 팜벨트(농업지대) 표심을 다독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농가에 120억 달러(약 14조 5000억원)를 지원한 데 이어 올해도 추가로 160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김오수 법무차관, 국제협약 조인식 행사에서 “일본, 자유무역질서 저해“ 비판

    김오수 법무차관, 국제협약 조인식 행사에서 “일본, 자유무역질서 저해“ 비판

    7일 싱가포르 조정 협약 조인식 후 열린 회의에서“정치적, 역사적 이유 수출규제에 세계 경제 피해”법무부가 국제협약 조인식 무대에서 일본의 일방적인 수출 규제 조치를 비판하며 철회를 촉구했다.법무부는 7일 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싱가포르 조정 협약 가입 행사에 참가해 이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조정 협약은 기업들이 국경을 넘어 거래하며 분쟁이 생겼을 때 기업끼리 합의한 조정 결과에 법적 강제성을 부여하는 유엔 국제상거래법위원회 협약이다. 이날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등 46개국이 서명했으며 가입국들이 저마다 국회 등의 비준 절차를 마치면 앞으로 국제 조정은 법원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게 된다. 판사나 중재인 등 제3자가 없어도 당사자끼리 합의만으로 분쟁을 해결, 한두 달만에 결론을 낼 수 있고 비용도 적게 든다. 김 차관은 조인식 이후 이어진 ‘국제무역을 위한 신뢰증진 방안’을 주제로 한 수석대표단 회의에서 “일본의 일방적 수출규제 조치가 그간 일본이 G20 정상회의에서 주장해 온 자유무역 옹호 발언과 배치될 뿐 아니라 오히려 자유무역질서를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 경제성장과 번영을 견인해 왔던 다자무역체제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각국은 개방성·포용성·투명성에 기초한 다자무역체제를 옹호해야 해야 한다”며 “정치적·역사적 이유로 취하는 수출규제 조치들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에 위반되고, 자유무역과 경제교류를 저해할 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을 교란하여 세계 경제에 피해를 주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차관은 일본에 수출 규제 조치를 조속히 철회하고 자유무역 체제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거짓말에 속아서” 경찰, 고유정 수사라인 3명 감찰 의뢰

    “거짓말에 속아서” 경찰, 고유정 수사라인 3명 감찰 의뢰

    “우선순위 아쉬운 점 있어 감찰 의뢰”“수사의 방향성에는 큰 문제 없었다”제주에 아들을 보러 온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뒤 사체를 훼손해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제주 ‘고유정 사건’의 부실수사 논란과 관련해 경찰 수사 책임자들이 감찰 조사를 받게 됐다. 당시 고유정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들은 “‘전 남편이 성폭행하려 했다’는 고유정의 거짓말에 속아서 시간을 허비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 진상조사팀은 7일 실종 초동조치 및 수사 과정에서 일부 미흡한 점이 있다고 보고 박기남 전 제주동부경찰서장(현 제주지방경찰청 정보화장비담당관)을 비롯해 제주동부서 여청과장과 형사과장 등 수사책임자 3명에 대해 감찰 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점검 결과, 실종 신고 접수 후 초동조치 과정에서 범행 장소인 펜션 현장 확인 및 주변 수색이 지연된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압수수색 시 졸피뎀 관련 자료를 발견하지 못한 사실 등을 확인해 내린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부실수사 논란이 커지자 지난달 2일 현장점검단을 제주로 보내 제주동부경찰서 형사과와 여성청소년과 등 관련 부서를 상대로 사실관계 확인작업을 벌이고 문제점을 분석해왔다. 고유정 사건과 관련해 실종수사 초동조치 미흡, 범행현장 보존 미흡, 압수수색 당시 졸피뎀 미확보 문제 등을 두고 부실수사 논란이 제기됐다.진상조사팀 관계자는 “실종 수사는 수색을 중심으로 이뤄지지만, 범죄 개연성을 염두에 두고서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는 순서를 정해야 한다”면서 “우선순위 판단에 있어서 아쉬운 점이 있어서 감찰 조사를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중요한 단서였던 현장 CCTV는 경찰들이 놓치고 있던 것을 전 남편의 유족들이 직접 찾아 전달했다. 또 진상조사팀은 당시 수사팀이 ‘전 남편이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는 고유정의 거짓 진술에 속아 시간을 허비했다고 판단했다. 진상조사팀 관계자는 “최종목격자(고유정)가 하는 거짓말에 휘둘렸다”면서 “사실 판단을 신중하게 해야 했고 더 일찍 거짓말이란 걸 알아채야 했다”고 아쉬움을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달 10일 방영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고유정에 대해 “일상이 거짓말”이라는 지인들의 진술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전 남편 강모씨와의 이혼 재판 과정에서 고유정이 “(전 남편이) 집에 자주 안 들어왔다. 알코올 중독자”라며 이혼의 책임이 전 남편에게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강씨의 지인들은 “강씨는 술을 못 먹는다”면서 “고유정은 거짓말이 발각되면 판사 앞에서 울어버린다”며 무섭다고 표현했다.범행 장소인 펜션을 조금 더 일찍 확인하지 못한 점과 현장을 제대로 보존하지 못한 점도 감찰 조사 의뢰 대상으로 삼았다. 진상조사팀은 수사팀이 고유정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할 당시 졸피뎀 관련 증거물을 확보하지 못한 경위도 조사했다. 진상조사팀은 “압수수색 당시 졸피뎀 존재 자체를 인식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서 “(압수수색 과정에서) 좀 더 깊이 있는 고민과 수사 지휘가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부분도 감찰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고유정 체포 영상이 언론에 유출된 경위도 감찰 조사 대상이다. 해당 영상은 박 전 서장이 동부서장 재직 시절 한 차례, 제주청으로 자리를 옮긴 뒤 두 차례 등 총 3번 유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진상조사팀 관계자는 “피의자 검거 장면을 촬영한 영상이 적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외부에 공개된 사실도 확인했다”면서 “감찰 단계에서 공보 규칙과 인권 규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진상조사팀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전반적으로 조금씩 시간이 지체되는 등 아쉬운 부분이 있어 지휘 책임을 물어 감찰을 의뢰했다”면서 “다만 수사의 방향성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수사팀 관계자들은 현장 상황의 어려움을 진상조사팀에 호소했으며, 박 전 서장은 자신의 불찰이라며 책임을 감수하겠다는 입장을 진상조사팀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러한 사례가 반복되는 일을 막기 위해 제도개선에도 나설 방침이다. 경찰청은 고유정 사건처럼 중요사건이 발생할 경우 초기 위기관리를 위해 종합대응팀을 운영하고 실종 사건 발생 시 신속하고 면밀한 소재 확인을 위해 실종 수사 매뉴얼도 개선하기로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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