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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이 원망스러워”… 日, 4일째 폭우

    “하늘이 원망스러워”… 日, 4일째 폭우

    기록적인 폭우로 폭탄을 맞은 듯 건물이 무너진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 히토요시에서 지난 7일 한 주민이 날씨가 원망스러운 듯 슬픈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첫 호우특별경보가 내려진 지난 4일을 시작으로 며칠간 이어진 집중호우로 규슈 지역에서만 사망·심폐정지·실종자가 70명에 달하는 등 인명 피해가 속출했다. 장마전선 비구름대가 규슈 남쪽에서 북부로 움직이면서 7일에도 후쿠오카와 오이타 등 5개 현에서 24시간 강수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히토요시 교도 연합뉴스
  • 일본 폭우 사망 50명·실종 14명…“‘특정비상재해’ 검토”(종합)

    일본 폭우 사망 50명·실종 14명…“‘특정비상재해’ 검토”(종합)

    일본 규슈에 기록적인 폭우가 지속되면서 하천 범람, 산사태 등 피해가 발생하고 수십 명이 인명 피해를 입었다. 7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규슈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 간헐적으로 폭우가 계속되고 있다”며 “지금까지 파악한 인적 피해는 사망 50명, 심폐정지 2명, 실종 14명, 중상 1명, 경상 3명”이라고 밝혔다. 폭우로 인한 인명 피해는 하천 범람과 산사태가 잇따랐던 규슈 중서부 구마모토현에 집중됐다. 스가 장관은 물적 피해와 관련해서는 정전 4100가구, 단수 2100가구 이상, 유선전화 약 3만9000회선 불통 등이라고 전했다. 그는 “재해 응급대책을 추진하기 위해 ‘특정비상재해’ 지정도 검토하면서 하루라도 빨리 재해지 복구·부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이번 폭우로 규슈와 주고쿠 지방에 있는 자동차 공장에서 직원 안전 확보를 위한 생산 중단 움직임이 있는 것에 대해서는 보고를 받은 내용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부 공장에서 폭우 영향으로 침수 피해가 있으며, 종업원이 출근할 수 없다”면서 “일시적으로 조업을 중단하고 있는 공장이 있다고 보고를 받았다”면서 “지금까지의 조업 중단 등은 서플라이 체인(공급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은 아니라는 보고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당국은 전날 오후 8시 현재 규슈 각 현 주민 약 130만명에게 대피 지시를 발령했다. 구마모토현에서만 13개 기초자치단체에서 약 27만명에게 대피 지시가 내려졌다. 노인요양시설 입소자 14명이 사망한 구마무라를 비롯한 구마모토현 내 수십 개 지역에선 주민들이 여전히 고립된 상태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이번 폭우로 하천 유역에서 주택 약 6100채가 물에 잠겼으며 침수 면적이 약 10.6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것으로 전날 잠정 집계했다. 아직도 기록적인 폭우가 예상되기 때문에 강 범람, 토사 재해 위험성이 매우 높은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전선은 9일께 서일본에서 동북지방에 걸쳐 정체될 전망이다. 국지적으로 번개와 함께 폭우를 퍼부을 우려가 있다. 기상청은 방심하지 말고 지자체가 발표한 피난 권고 등을 따르고 계속 엄중한 경계를 계속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일본 규슈 기록적 폭우로 사망·실종 60명…‘거리 초토화’

    일본 규슈 기록적 폭우로 사망·실종 60명…‘거리 초토화’

    7일 일본 규슈에 기록적인 폭우가 지속되면서 하천 범람, 산사태 등 피해가 발생하고 수십 명이 인명 피해를 입었다. 일본 NHK에 따르면 기록적 폭우로 하천 범람과 산사태가 잇따랐던 규슈 중서부 구마모토현에선 49명이 사망하고 1명이 위독한 상태며, 11명이 실종됐다. 경찰과 소방대원, 자위대 등은 실종자 수색 작업을 계속 진행 중이다. 노인요양시설 입소자 14명이 사망한 구마무라를 비롯한 구마모토현 내 수십 개 지역에선 주민들이 여전히 고립된 상태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당국은 전날 오후 8시 현재 규슈 각 현 주민 약 130만명에게 대피 지시를 발령했다. 인명 피해가 집중된 구마모토현에서만 13개 기초자치단체에서 약 27만명에게 대피 지시가 내려졌다. 당국은 규슈 북부인 나가사키현, 사가현, 후쿠오카현에도 기록적 폭우가 내리자, 전날 오후 4시 30분께 이들 3개 현에 호우 특별경보를 발령하고 위험 지역 주민들에게 피난 지시를 내렸다. 규슈 지역에선 집중 호우로 인한 침수와 정전 등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규슈전력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현재 구마모토현에서 3780가구, 오이타현에서 1990가구, 가고시마현에서 720가구가 정전됐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하천 유역에서 주택 약 6100채가 물에 잠겼으며 침수 면적이 약 10.6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것으로 전날 잠정 집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비상재해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각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인명 구조를 최우선으로 하라고 지시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기록적 폭우가 할퀸 日규슈… 40여명 사상

    기록적 폭우가 할퀸 日규슈… 40여명 사상

    지난 4일 일본 규슈지방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하천 범람과 산사태 등이 발생하면서 40명 이상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NHK에 따르면 5일 현재 구마모토현에서는 전날 내린 폭우로 20명이 숨지고 14명이 심폐정지, 14명이 실종 상태에 빠진 것으로 집계됐다.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선상형의 강한 비구름대가 형성돼 4일 새벽 시간당 최고 100㎜가량의 폭우가 쏟아진 구마모토현에서는 구마강 등 2개 하천에서 11곳이 범람, 히토요시시 등이 물에 잠겼다. 또 구마모토현에서 15건, 가고시마현에서 1건 등 최소 16건의 산사태가 발생했다. 이 지역의 6000여 가구는 이날 현재까지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구마모토현 아시키타마치에서는 산사태로 6명이 사망했고, 구마촌에서는 고령자 시설 수용자 17명이 밀려든 물로 심폐정지 상태에 빠졌다. 폭우로 피해를 본 구마모토현 주민들이 마을 공터에 ‘쌀·물·SOS’라는 문자를 크게 써 도움을 요청하는 장면이 항공 촬영으로 포착돼 현지 주민들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 주기도 했다. 친척집에 방문했다가 참변을 당한 55세 여성은 아사히신문에 “물이 너무 빨리 2층까지 차 오르는 상황이었다. 지붕에 급히 올라가 구조될 수 있었다”고 했다. 일본 정부는 피해가 집중된 구마모토, 가고시마의 2개 현에 중앙정부 차원의 재해대책실을 설치했다. 일본 기상청은 “5일에도 서일본에서 북일본에 걸친 광범위한 지역에서 폭우가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달 8일까지는 계속되는 폭우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규슈 기록적인 폭우…하천범람·산사태로 46명 사망·실종

    日규슈 기록적인 폭우…하천범람·산사태로 46명 사망·실종

    지난 4일 일본 규슈지방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하천범람과 산사태 등이 발생하면서 40명 이상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NHK에 따르면 5일 오후 1시 현재 구마모토현에서는 전날 내린 폭우로 16명이 숨지고 17명이 심폐정지, 13명이 실종 상태에 빠진 것으로 집계됐다.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선상형의 강한 비구름대가 형성돼 4일 새벽 시간당 최고 100㎜가량의 폭우가 쏟아진 구마모토현에서는 구마강 등 2개 하천에서 11곳이 범람, 히토요시시 등이 물에 잠겼다. 또 구마모토현에서 15건, 가고시마현에서 1건 등 최소 16건의 산사태가 발생했다.구마모토현 아시키타마치에서는 산사태로 6명이 사망했고, 구마촌에서는 고령자시설 수용자 14명이 밀려든 물로 심폐정지 상태에 빠졌다. 일본 정부는 피해가 집중된 구마모토, 가고시마의 2개 현에 중앙정부 차원의 재해대책실을 설치했다. 일본 기상청은 “5일에도 서일본에서 북일본에 걸친 광범위한 지역에서 폭우가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달 8일까지는 계속되는 폭우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기록적인 물폭탄…일본 구마모토현 40여명 인명피해(종합)

    기록적인 물폭탄…일본 구마모토현 40여명 인명피해(종합)

    구마강 등 2개 하천에서 11곳 범람노인요양시설서 17명 심폐정지 상태아베 “코로나 고려해 필요 물자 공급” 기록적인 폭우로 강이 범람하고 산사태가 잇따랐던 일본 남부 규슈지방 구마모토현에서 40여명의 인명피해가 확인됐다. NHK에 따르면 5일 오후 1시 현재 구마모토현의 전날 폭우로 16명이 숨지고 17명이 심폐정지 상태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금까지 파악된 실종자 수는 13명이다. 심폐정지된 17명은 구마강 범람으로 침수된 구마무라의 한 노인요양시설에서 발견됐다. 구마모토현에서는 장마전선 영향으로 선상형의 강한 비구름대가 형성돼 4일 새벽 시간당 최고 100㎜가량의 폭우가 쏟아졌으며 구마강 등 2개 하천에서 11곳이 범람했다. 구마모토현 히토요시시에선 구마강의 제방이 붕괴해 주변 지역이 침수됐다. 아시키타마치 등 구마모토현에서 15건, 가고시마현에서 1건 등 최소 16건의 산사태도 발생했다.일본 정부는 이번 폭우 피해가 집중된 구마모토, 가고시마 등 두 현에 중앙정부 차원의 재해대책실을 설치했다. 일본 정부는 전날 아베 신조 총리 주재의 수해 대책 각료 회의를 두 차례 열어 1만명 규모의 자위대원을 동원해 수해 지역에서 인명 구조 및 복구 작업을 돕도록 했다. 아베 총리는 전날 회의에서 “각지의 피난소에 코로나19 대책을 충분히 고려해 필요 물자를 공급해야 한다”며 바이러스가 확산하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주문했다. 일본 기상청은 일본 열도에 걸쳐 있는 장마전선이 오는 8일까지 머물면서 곳에 따라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코로나19 재확산 심상찮은 일본, 물난리까지 양로원 덮쳐

    코로나19 재확산 심상찮은 일본, 물난리까지 양로원 덮쳐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아 4일 일본 규슈(九州) 남부 지방에 많은 비가 내려 구마모토현의 한 요양원이 물에 잠기는 바람에 한꺼번에 14명이 희생됐다. 다른 요양원에는 산사태가 덮쳤다.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적어도 15명이 숨지고 9명이 실종된 것으로 보이며 5일 아침까지 많은 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돼 인명과 재산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4일 새벽부터 쏟아진 폭우로 구마모토현을 흐르는 구마(球磨) 강의 상·하류 구간에 걸쳐 적어도 7곳에서 범람이 발생해 히토요시 등 주변 마을이 물에 잠겼다. 폭우가 집중된 구마모토현 아마쿠사 시에선 시간당 최대 강수량이 98㎜, 미나마타 시에선 24시간 강수량이 500㎜에 달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이번 폭우로 아시키타 마치 등 구마모토현에서 15건, 가고시마현에서 1건 등 적어도 16건의 산사태가 확인했다고 밝혔다. NHK 방송은 아시키타 마치의 다키노우에 지구에서만 8채의 가옥이 물에 떠내려갔다고 전했다. 두 현에서 모두 9만 2000여 가구, 20만여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일본 정부는 규슈지방 폭우와 관련해 이날 오전 아베 신조 총리 주재로 수해 대책 각료회의를 열어 1만명 규모의 자위대원을 동원해 수해 지역에서 인명 구조 및 복구 작업을 돕도록 했다. 가바시마 이쿠오 구마모토현 지사는 양로원 희생자들이 심폐 정지 상태로 발견됐다고 밝혔는데 이 표현은 일본 의사들이 사망을 선고하기 전 흔히 하는 표현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사진들을 보면 구마 강의 교량들이 물에 씻겨 내려가고 차량과 주택들이 물에 잠겼다. 일본 기상청은 이 정도 폭우는 이 지역에서 전례가 없던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확연해지고 있는 일본에서 4일 밤 9시 기준 일본 전역에서 새롭게 확인된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도쿄 131명을 포함해 총 262명으로 긴급사태 발효 기간인 지난 5월 2일 304명 이후 63일 만에 가장 많았다. 긴급사태 해제 이후를 따져도 하루 신규 감염자가 200명을 넘은 것은 전날 236명에 이어 이틀째다. 일본의 하루 신규 감염자 수는 4월 중순을 정점으로 감소해 사회·경제 활동을 억제하는 긴급사태가 5월 25일 전국에서 해제됐다. 그러나 6월 중순부터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서 하순에 100명대로 올라선 뒤 전날부터 200명대가 됐다. 이로써 일본의 누적 확진자는 도쿄 6654명을 포함해 2만 314명으로 늘었다. 사망자 수는 전날과 같은 990명이다. 일본 정부는 최근의 신규 확진자 확산이 유흥업소를 매개로 한 젊은 층이 많아 중증으로 악화될 환자가 많지 않고 코로나19 대응에 필요한 의료체제가 확충된 점 등을 들어 긴급사태를 다시 선포할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이끄는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상(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높은 긴장감을 갖고 경계해야 할 상황”이라면서도 긴급사태를 즉각 발효할 상황은 아니라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천연기념물이 돼주렴… 천년 동안 같이 해주렴

    천연기념물이 돼주렴… 천년 동안 같이 해주렴

    제주 바다에서 불법 포획돼 서울과 제주에서 돌고래쇼에 동원됐던 남방돌고래 ‘제돌이’와 ‘춘삼이’는 2013년 고향으로 돌아갔다. 서울대공원에 갇혀 있던 ‘금등이’와 ‘대포’도 2017년 고향 바다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들이 돌아간 제주 해양생태계는 난개발로 돌고래 서식지가 위협받고 있고 관광을 빌미로 한 인간들의 스토킹도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제주도가 ‘멸종위기’에 놓인 남방큰돌고래를 천연기념물로, 서식지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해 관심을 끌고 있다. ●돌고래 분포 범위·개체 현황 등 연구 시작 제주도 학술용역심의위원회는 지난달 제주도 세계자연유산본부가 제출한 ‘남방큰돌고래 및 서식지 문화재적 가치 조사 용역’을 심의하고 ‘적정’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8일 밝혔다. 이에 따라 도 세계자연유산본부는 오는 9월부터 내년 3월까지 이 용역을 추진한다. 남방돌고래 분포 범위·개체수·해역 현황, 남방돌고래 문화재적 가치 판단 등을 연구한다. 조사 구역은 남방돌고래가 출몰하는 서귀포시 성산 해안을 시작으로 제주 북부 해역을 지나 서귀포시 대정 해안까지다. 도는 제주 바다 해상풍력발전기가 남방큰돌고래 서식 환경 등에 미치는 영향도 조사에 포함할 방침이다. 용역 결과 남방큰돌고래의 문화재적 가치를 판단해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핵심 서식지에 천연기념물 서식지 보호구역을 설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보호구역으로 설정되면 반경 500m 이내 행위제한이 이뤄진다. 남방큰돌고래는 제주 연안에서 유일하게 발견되는 멸종위기 동물로 제주를 대표하는 해양포유류다. 국립수산과학원 조사 결과 개체수는 2008년 124마리에서 2012년 104마리까지 줄었다가 최근 120마리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남방돌고래는 2012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돼 보호받지만 어구에 걸려 죽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해 개체수 보존에 대한 근본 대책 마련 등이 제기돼 왔다. 호주에 3000여 마리, 일본 규슈에 300여 마리 등이 군집을 이뤄 서식하는 것과 비교하면 제주 연안의 남방큰돌고래 개체수는 세계에서 가장 적은 군집에 속한다. 제주도가 제주대와 이화여대 연구팀과 함께 2016년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생태를 조사한 결과 제주도의 특산종일 뿐만 아니라 학술적으로도 가치가 매우 높아 개체수와 서식지 보전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와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왔다. 도 관계자는 “2007년부터 남방큰돌고래 보호를 위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고 문화재청의 천연기념물 지정에 대한 요청이 있어 연구용역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해군기지·해상 풍력단지 등으로 생태계 악화 요즘 제주 연안 바다에서 남방돌고래가 자주 목격되는 곳은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다. 전문가들은 해군기지와 해상 풍력단지, 연안 개발 사업 등으로 제주 바다 생태계가 악화돼 상대적으로 생태가 양호한 대정 앞바다에 서식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관광지 개발과 인구 증가 등 제주는 급격한 개발 바람으로 해양 생태계의 파괴도 심각해지고 있다. 2012년 제주 김녕리 해안에서 폐사한 채 발견된 돌고래는 바닷물에 떠다니던 비닐을 삼킨 게 사인이었다. 플라스틱류의 해양 폐기물은 해양동물과 조류 등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여름철에는 해양레저장비인 모터보트·땅콩보트·제트스키 등이 과도하게 남방큰돌고래에 접근해 돌고래가 스크루에 지느러미가 걸려 잘리거나 찢기고, 충돌하기도 한다. 특히 관광객을 태운 일부 고래관광 선박들이 유영하는 남방큰돌고래에 밀착 접근하는 등 스토킹하는 사례가 포착되기도 했다. 남방큰돌고래 무리 반경 50m 이내에 접근하지 못하는 규정이 있지만 어기더라도 처벌 규정이 없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제주해역에서 어민이 설치해 놓은 정치망에 걸려 다치거나 원인 모를 이유로 폐사하는 돌고래도 늘고 있다. 제주해양경찰청 등에 따르면 상괭이와 남방큰돌고래 등 고래류가 제주 연안에서 폐사한 채 발견된 사례는 2013년 10마리, 2014년 13마리, 2015년 28마리, 2016년 31마리, 2017년 52마리, 2018년 28마리, 지난해 52마리 등이다. 고래보호단체인 핫핑크돌핀스 관계자는 “그물에 걸리거나 오염물질이 바다로 흘러가 병들어 죽는 개체수가 늘어나고 있어 제주에서만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핵무기 수천발’ 플루토늄 넘쳐나는데 재처리공장 집착하는 일본

    ‘핵무기 수천발’ 플루토늄 넘쳐나는데 재처리공장 집착하는 일본

    일본이 핵무기 수천 발을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데다 핵연료로서 사업성도 미미한 상황에서 플루토늄 추출 공장 가동을 집요하게 추진하는 데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일본 당국은 핵연료 재사용에 쓰기 위해 플루토늄 추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일본 내에 플루토늄을 원료로 발전할 수 있는 시설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며 14일 연합뉴스가 일본 현지 언론을 종합해 보도했다.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사용후핵연료 재처리공장의 사업비가 천문학적으로 늘어 일본 내에서도 경제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핵 비확산 기조에도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日원자력위원회, 재처리공장 가동 절차 승인 지구상에서 인류가 확보한 플루토늄은 전부 원자력 발전에 쓰인 우라늄 폐연료봉을 재처리해서 생산된 것들이다. 플루토늄은 원자로의 핵연료로도 쓰이지만 핵무기 제조에 쓰이기도 한다. 최근 제조되는 핵무기 원료는 우라늄보다 플루토늄이 대부분이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이하 위원회)가 13일 아오모리현 롯카쇼무라에 있는 니혼겐엔의 사용후핵연료 재처리공장에 대해 내린 결정이 일본 내 플루토늄 이슈를 다시 뜨겁게 만들었다. 위원회는 재처리공장의 안전 대책이 새로운 안전 기준에 적합하다고 인정하는 심사서안을 승인했다. 정식 결정은 아니지만, 재처리공장 가동을 위해 거치는 핵심적인 안전 심사에서 사실상 합격 판정을 내린 셈이다. 즉 재처리공장 가동을 향한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니혼겐엔의 계획으로는 나머지 행정절차 등을 거쳐 2022년 1월에 재처리 공장을 재가동하는 것으로 돼 있다.재처리공장은 원전에서 나온 사용후핵연료에서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방사성 물질 화학 공장이다. 길이가 4m 정도인 사용후핵연료를 3∼4㎝ 크기로 절단해 질산으로 녹인 후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분리·정제해 분말 상태로 저장한다. 14일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고준위 방사성 폐액이 나오며 합계 면적 약 3만 5000㎡에 달하는 6개의 건물에 방사성 물질을 분산 수용한다. 방사성 물질이 존재하는 면적이 통상 원전의 약 10배에 달하는 규모이며, 그만큼 위험성이 크고 사고 등에 대비한 안전 기준이 더욱 엄격하다. 공장 완공 24차례 연기…사업비 천문학적으로 불어나 일본의 사용후핵연료 재처리공장은 1997년 완성을 목표로 1993년 착공했지만, 공사 지연 및 설계 변경 등으로 지연됐다. 또 시험 가동에 들어갔던 2009년에는 배관에서 고준위 폐액이 누출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해 그 동안 24차례나 완공 시기가 연기됐다. 공사 기간이 예정보다 24년 가까이 길어지면서 7600억엔 수준이던 건설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2조 9000억엔으로 늘었다. 설비 유지 비용과 폐지 조치까지 포함한 사업비는 작년 6월 기준으로 13조 9000억엔(약 159조 8027억원)에 달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플루토늄 재처리해도 활용할 설비는 턱없이 부족 일본 정부는 핵연료를 재사용하는 핵연료 주기(사이클)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재처리공장에서 플루토늄을 생산하겠다고 설명하고 있다. 플루토늄 산화물과 우라늄 산화물을 섞어서 만든 혼합산화물(MOX)을 연료로 쓰는 원자력 발전을 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에 수많은 의문이 제기된다. 일본은 MOX 연료를 사용하기 위해 이른바 ‘꿈의 원자로’라고 불리는 고속증식로 ‘몬주’를 후쿠이현에 건설한 바 있다. 그러나 1995년 나트륨 유출 사고, 2010년 원자로 내 중계장치 낙하사고, 2012년 기기 점검 누락 발각 등 문제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결국 일본 정부는 2016년 12월 몬주 원자로의 폐로를 결정했다. 1조엔이 넘는 국비가 투입된 ‘꿈의 원자로’ 몬주의 전체 운전 기간은 통틀어 250일에 불과했다.일반 원전에서 MOX 연료를 사용하는 ‘플루서멀 발전’에서 플루토늄이 사용되긴 하지만, 그 양은 미미하다. 롯카쇼무라 재처리공장을 전면 가동하면 연간 최대 800t(톤)의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해 약 7t의 플루토늄을 회수할 수 있지만, 현재 일본에서 플루서멀을 하는 원전은 4기뿐이라서 소비량이 연간 2t 정도에 그친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즉 일본 내에서 플루토늄을 소비할 수 있는 원전 자체가 많지 않아 재처리공장을 가동하면 날이 갈수록 일본 내에는 플루토늄이 쌓여만 가는 셈이다. 플루서멀 발전 계획이 있는 원전은 이 밖에도 더 있지만, 심사나 지방자치단체의 동의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플루서멀을 실행하기 쉽지 않은 원전이 많다. 일본은 몬주의 후속으로 프랑스와 함께 고속증식로 ‘아스트리드’(ASTRID) 개발을 추진했으나 프랑스 측이 비용 등 문제로 사업을 축소하기로 하면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 내 원전, 핵폐기물 포화 상태…처리 방법 마땅찮아 그런데도 재처리공장 사업을 중단하지 않는 것은 핵폐기물 처리 방법이 마땅치 않은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 아사히에 따르면 아오모리현, 롯카쇼무라, 니혼겐엔은 “재처리 사업이 현저하게 곤란해진 경우는 사용후연료를 시설 외부로 반출하는 등 조치를 강구한다”는 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만약 재처리를 포기하는 경우 재처리공장 수조에 보관 중인 약 3000t에 달하는 사용후핵연료를 각 원전업체로 돌려보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각 원전 내 보관 장소 역시 거의 포화 상태인 점을 고려하면 롯카쇼무라의 사용후핵연료를 되돌려 보내는 경우 각 원전 가동마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베의 ‘전쟁가능국가’와 맞물려 ‘핵무기 보유’ 의혹 일본에는 이미 대량의 플루토늄이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은 2018년 말 기준으로 약 45.7t의 플루토늄을 보유했다. 2017년 말에 원자폭탄 약 6000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인 약 47t을 가지고 있었던 것에 비하면 약간 감소했지만, 여전히 대량의 플루토늄을 확보한 ‘잠재적 핵보유국’인 셈이다. 이처럼 플루토늄을 많이 갖고 있지만 핵무기를 만들 것이 아니라면 재처리공장 사업에 드는 막대한 비용, 안전성에 대한 우려, 제한된 플루토늄 소비처 등을 고려할 때 일본이 굳이 플루토늄 생산 시스템을 고수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생긴다. 이 때문에 아베 신조 정권이 집단자위권 행사를 가능하도록 법제를 변경하고 헌법 개정까지 추진 상황에서 다른 계산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사가현 소재 규슈전력 겐카이 원전 3호기의 MOX 연료에 포함된 플루토늄 640㎏을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에서 2012년부터 제외한 것이 2014년 일본 언론의 보도로 드러나기도 했다. 보고 누락한 플루토늄은 핵폭탄 약 80발을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당시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지자 일본은 IAEA에 누락분을 추가로 보고했다. 플루토늄 보유에 대한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에 일본 내각부 원자력위원회는 2018년에 보유량을 더 늘리지 않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이치에 안 맞는 정책” vs “안보·에너지 정책에 도움” 일본 언론은 핵연료 주기 정책이 안보와 관련된 문제라고 규정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사설에서 “3년 전 일미 원자력협정 연장을 둘러싼 교섭에서 일본의 플루토늄 보유가 핵 확산으로 이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며 “안전 보장의 문제도 있어 주기 정책에서 바로 손을 떼는 것은 곤란하다”고 논평했다. 진보 성향 언론은 일본이 추진하는 핵연료 주기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14일 사설에서 일본의 핵연료 주기 정책이 “이유 없는 국책”이라고 규정하고서 안전 기준에 적합하다고 판단한 위원회 결정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아사히신문은 “원전에서 사용이 끝난 핵연료를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추려내고 다시 원전에서 태우는 핵연료 주기 정책은 이미 파탄했다. 재처리공장을 움직이는 것은 핵 비확산이나 경제성 에너지, 안전 보장 등 여러 면에서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논평했다. 아사히는 “이미 선진국 다수는 핵연료 주기는 수지가 맞지 않는다며 철회했다. 지금도 추진하고 있는 곳은 중국이나 러시아 등 핵 보유국뿐이며, 국가가 채산을 도외시하고 추진하는 예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플루토늄을 줄이겠다고 공언해놓고 플루토늄을 새로 추출하면 일본이 플루토늄을 줄일 의도가 있기는 한 것이지 혹은 핵 보유국이 될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지 등 “엉뚱한 의심조차 받게 될 수 있다”고 신문은 우려했다. 반면 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우리나라의 전력 공급에 도움을 주는 큰 진전”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 신문은 “핵연료 주기의 확립은 개발도상국의 발전에 따라 앞으로 세계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일본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확보하는 생명선”이라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원시예술이 쌓아 올린 돌의 미학

    원시예술이 쌓아 올린 돌의 미학

    전 세계에 남아 있는 고인돌은 5만여 기로 추산된다. 그 가운데 한반도에 적어도 2만 9500기가 현존한다니, 60%가 이 땅에 밀집된 셈이다. 면적당 밀도는 물론이고 절대 숫자에서도 이미 2500년 전 청동기 시대에 세계 1위를 기록했다. 한반도는 가히 ‘고인돌 왕국’이라 부를 만하다. ●최초의 견고한 건축물…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워 모든 자원을 자연 상태에서 얻어야 했던 원시 시대, 돌은 가장 견고하고 영원했다. 크고 기묘한 바위는 그 자체가 신앙의 대상이 됐다. 큰 돌을 가공하고 옮겨서 원하는 곳에 세우면 최고의 랜드마크가 된다. 선돌, 열주석, 석상, 고인돌 등 인류 최초의 문화, 거석문화가 탄생하는 과정이다. 그중 건설 난이도가 가장 높은 것은 고인돌이다. 석기와 청동기뿐 도구도 충분하지 않았고 채석부터 이동과 조립까지 모든 순서를 온전히 인간의 노동으로 감당해야 했으니 얼마나 힘들고 어려웠을까.세계 최대라는 고창 운곡리 고인돌은 300t에 달하는 무거운 돌덩어리를 끌어와서 들어 올려 고정했다. 불가능할 것 같은 결과를 실현하면 완성물이 주는 감동의 크기는 극대화된다. 그래서 고인돌은 최초의 기념물이 된다. 중력을 거슬러 지붕을 들어 올려 내부공간을 만드는 것이 건축이다. 이른바 탁자식 고인돌은 지상에 돌방을 만들었으며 고창 향산리 고인돌은 네 귀퉁이에 돌기둥을 세워 거의 기둥식 건축물을 만들었다. 고인돌은 최초의 견고한 건축물이기도 하다. 거대한 고인돌은 청동기 시대 지배자들의 무덤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한반도 바깥의 고인돌들은 족장 무덤설이 정설일 수 있다. 한 지역에 소수의 고인돌만 존재하고, 고유한 지역적 양식을 갖고 있으며, 여러 대를 이어 합장한 흔적도 종종 발견된다. 그러나 한반도의 상황은 다르다. 크고 작은 다양한 규모의 고인돌들이 밀집돼 있다. 가능한 모든 형식이 공존할 정도로 고유한 양식도 없다. 합장 흔적은 거의 없이 1인 1기로 매장했다. 심지어 무덤이 아닌, 단순한 기념물로 세워진 예도 종종 나타난다.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것이 한반도의 고인돌이다. 독특한 고인돌 문화의 가치 때문에 고창, 화순, 강화의 고인돌유적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고창 유적은 1.8㎞ 거리 안에 447기가 밀집했다. 다양한 형태, 크고 작은 규모가 총망라된 세계적인 야외 고인돌 박물관이다. 화순은 보검재 계곡에 596기가 분포한다. 고창 고인돌들의 배치가 다분히 계획적인 배열을 보인다면, 화순 것은 숲속과 계곡에 흩어져 있어 자연주의적 문화의 양상을 보여 준다. 강화에는 총 127기가 있는데 조형미가 뛰어난 대형 고인돌들이 산재한다. 2000여년의 세월을 지나면서 많은 고인돌들이 사라졌다. 논밭을 경작하는 데 방해가 돼 없애 버리기도 하고 깨뜨려 건축자재로 사용하기도 했다. 해방 후 도시 건설 과정에서 전국적으로 사라진 사례도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고창군만 해도 일제기에 파악한 숫자의 2분의1만 현존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185군데에 1600기 이상이 분포한다. 족장들이 이리 많았을까? 인구 확률적으로 본다면, 고창을 비롯한 한반도의 고인돌은 족장이 아니라 당시 중산층의 무덤이며 지역적 공동묘지일 것이다.●탁자식은 기념물, 기반식·지석식은 실용물 고인돌은 형태에 따라 탁자식, 기반식, 지석식 등으로 나눈다. 탁자식이란 넓적한 받침돌 2~4개를 수직으로 세워 지상에 무덤방을 만든 후 그 위에 덮개돌을 얹는 형식이다. 북한의 고인돌은 거의 이런 모습으로 알려져 한때 ‘북방식’으로 이름 짓기도 했다. 그러나 고창, 화순같이 남쪽에도 분포해 지역으로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기반식이란 지하에 무덤방을 만들고 그 위에 작은 받침돌을 고인 후 육중한 덩어리의 덮개돌을 얹었다. 두꺼운 바둑판 모습을 연상시켜 붙여진 이름이며 ‘남방식’으로 불리기도 했다. 지석식이란 지하 무덤방 위에 받침돌 없이 덮개돌만 덮은 모습이다. 비교적 만들기 쉬워 가장 많은 유구들이 남아 있다.고창이나 화순의 유적에는 이 모든 형식들이 혼재한다. 뿐만 아니라 지하무덤방과 탁자식이 결합된 변형탁자식, 기반식 아래에 지상무덤방을 만든 변형기반식도 있다. 경사지에 세워 앞은 기반식이고 뒤는 지석식인 중간 형식도 다양하다. 심지어 제주에만 존재한다는 위석식 비슷한 사례도 보인다. 여러 형식들이 한 밀집군 안에 혼재돼 있다. 이쯤 되면 지역적 유형을 찾거나 형태로 분류하는 건 무의미해진다. 탁자식은 당시 가장 높은 구조물로서 언덕 위나 넓은 평원 가운데 홀로 서 있는 경우가 많다. 독자적 형태와 존재감으로 중요한 랜드마크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2~3m 높이에서 수십 톤에 달하는 덮개돌을 얹는 고도의 기술과 막대한 인력을 필요로 한다. 또한 족장의 무덤이라 해도 지상에 노출된 무덤방이 훼손되기 쉽다. 탁자식보다 기반식이, 기반식보다 지석식이 건설하기에 용이하다. 지하에 무덤방을 만들고 그 위를 육중한 돌로 덮으면 훼손 도굴의 염려도 적다. 만들기 쉬우니 꼭 지배층이 아니어도 가능하고 떼로 있어도 좋다. 반면 주변의 비슷비슷한 여러 고인돌과 식별하기는 어렵다.다시 말해 탁자식은 독자적 성격의 기념물에 적합하고 기반식이나 지석식은 밀집된 무덤이라는 실용적 목적에 적합하다. 기념적 건축물이 되기 위한 조건이 있다. 크기나 높이가 압도적일 것, 독자적인 형태를 가질 것, 고도의 인위성을 보일 것. 기반식이지만 280t 무게의 화순 핑매바위 고인돌은 압도적 크기만으로 뛰어난 기념물이다. 반면 탁자식이라도 규모가 작고 낮거나 밀집돼 있으면 공동묘지라는 실용물이 된다. 채석장은 높은 산 위에 있고 마을은 낮은 평지에 있다. 산 위에서 뗀 돌을 옮기려면 우선 경사진 운반로를 만들어야 한다. 수평 운반로는 이동하기에 큰 힘이 들기에 고인돌군집은 대개 산중턱, 마을 위쪽에 위치한다. 실험고고학에 따르면 100t 정도의 고인돌을 옮기려면 500여 장정의 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대략 2500명인 부족공동체의 협업작품이 된다. 자연 상태인 부정형의 돌 위에 큰 돌을 얹어 견고한 구조를 만들려면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덮개돌의 생김새에 맞추어 받침돌을 깎아 끼워 맞춘다. 한국 목조건축의 전통인 ‘그렝이질’은 고인돌부터 개발한 경제적인 기술이다. 고인돌에도 정면이 있다. 대개 경사지의 아래 방향, 마을 쪽 면이 정면이다. 더 쉽게 정면을 판정할 수 있다. 다듬은 면 또는 보기 아름다운 면이 정면이다. 하나의 조형물을 완성하려면 이처럼 많은 고려와 디테일이 필요하다. 무덤인 고인돌이 아름답기까지 하니 예술적 기념물이다.●죽음을 묵상하는 정신 공동체이자 협업하는 경제 공동체 인류는 동족의 죽음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동물이다. 5만년 전 프랑스의 네안데르탈인들은 동료의 사망 직후 동굴에 매장하고 꽃 무덤을 만들어 장식했다. 인근 계곡에 공존했던 호모사피엔스들은 더 먼 곳의 꽃들을 가져와 장식했다. 네안데르탈인은 소규모 공동체로 생활했고 호모사피엔스는 더 큰 공동체를 이루었던 차이다. 기념이란 실재하지 않는 대상을 기억과 상상을 통해 재현하는 행위다. 무엇을 기억할지, 어떻게 상상할지는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가 만들어 낸 문화적 내용이다. 장례와 묘제는 공동체의 고유함과 동질성을 구별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된다. 풍장은 파키스탄 칼라시족의 전통 장례법이며 마스타바는 고대 이집트 사회의 고유한 묘제였다. 전 세계적으로 고인돌은 유럽의 대서양 연안과 지중해 일부, 인도, 동남아 일부 그리고 동북아시아에만 분포한다. 동북아시아는 한반도 전역과 중국 랴오닝성 일부, 일본 규슈 지역이다. 미국 고고학자 세라 넬슨은 아예 한반도 일대를 고인돌의 기원지로, 다른 학자들은 고인돌의 분포지가 바로 고조선의 강역과 일치한다고 주장한다. 왜 한반도의 고대인들은 이처럼 압도적으로 많은 고인돌을 만들었을까. 돌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물리적 조건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정신적으로 성숙한 공동체만 죽음을 묵상하고 기념할 수 있다. 그리고 풍요로운 생산물을 평등하게 누리는 사회만 이처럼 많은 실용적 기념물들을 만들 수 있다. 한반도 고인돌 사회는 묵상하고 기념하는 정신 공동체였고 평등하고 협업하는 경제 공동체였다. 2500년 후 코로나19 방역으로 세계적 모델을 창조할 잠재력을 이미 품고 있었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고난의 역사에서 부러움의 대상으로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고난의 역사에서 부러움의 대상으로

    함석헌(1901~1989)은 ‘뜻으로 본 한국역사’에서 조선말 우리의 처지를 ‘늙은 갈보’에 비유했다. “스스로 제 운명을 개척하고 사람 노릇 하자는 생각이 없고 오늘은 이놈에게, 내일은 저놈에게 붙어 그때그때 구차한 안락을 탐했다.” 수구·개화, 친일·친청, 친러·친미로 갈라져 서로 싸우던 상황을 빗댄 표현이다. 그러다 결국 이놈에게도 사랑을 잃고 저놈에게도 미움을 사 몰락해 버렸다. 일부 먼저 깬 사람들이 힘을 써서 갑신정변, 갑오경장 하는 운동이 없지 않았으나 소용없었고, 끝내 1910년 일본에 의해 나라가 망했다. 함석헌은 왜 하필이면 일본이냐고 묻는다. 일본을 기르고 가르친 것은 우리였다. 고대 일본에 문화를 처음 일으킨 것은 반도에서 규슈로 건너간 우리 민족의 한 물결이었다. 그들에게 처음으로 한자를 가르치고 유교, 불교를 전해준 것도 우리였다. 그들은 우리와의 교류가 없었더라면 발전할 수 없었다. “우리가 주권을 튼튼히 하고 완벽히 교통을 제어했다면 일본의 운명은 우리 손에 있었다.” 그리하여 “서양문명이 밀어닥쳤을 때 우리가 만일 만주를 뒷마당 삼고 일본열도를 방파제로 삼았다면 역사는 달리 흘러갔을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길러내고 업신여기던 일본에 나라를 몽땅 빼앗겼다. 함석헌은 이를 “마치 안주인이 행랑 머슴에게 실절(失節)한 셈”이라고 표현한다. 그는 우리 역사를 ‘고난의 역사’라고 부른다. “우리 역사는 눈물과 피로, 걸었다기보다는 기었고, 기었다기보다는 굴러왔고, 발길에 차여 왔다.” 광복 후에도 사정은 바뀌지 않았다. 함석헌은 “우리나라는 역대로 정치한다는 놈마다 민중 생각을 아니 하였기 때문에 백성이 정치의 따뜻한 혜택을 입어 본 일이 없다”고 말한다. “이 백성은 이때껏 임금도 없었고, 지도자도 없었다. 도둑한테 끌려왔고, 이리한테 몰려왔다. 저들은 나라 없는 백성이다.” 2016년 4월, 한 네티즌은 이렇게 탄식한다. “이 나라는 거대한 세월호다. 배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여차하면 배를 버리고 달아날 채비가 되어 있는데도, 배에 탄 사람들은 배가 흔들리고 뒤집혀도 그들의 말만 믿고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이랬던 한국이 2020년 봄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의 앞선 의료체계와 민주적 리더십이 결합해 세계 각국의 부러움의 대상이 된 것이다. 5월의 장미가 뭇 행인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우석대 역사교육과 명예교수
  • 日 ‘아베의 마스크’ 배송 개시…써보니 “너무 작아” 불만

    日 ‘아베의 마스크’ 배송 개시…써보니 “너무 작아” 불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전국 모든 가구에 2장씩 배포하기로 해 논란을 빚었던 천 마스크의 배송이 시작됐으나 막상 받아본 결과 크기가 너무 작아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일본 스포츠지 닛칸스포츠가 15일 보도했다. 닛칸스포츠는 이른바 ‘아베노마스크’(아베의 마스크)로 불리는 후생노동성 배포 천 마스크가 노인돌봄 시설을 중심으로 전국에 배달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규슈지방에 있는 치매 노인시설 관계자는 닛칸스포츠에 “도착한 천 마스크를 직원들이 착용해 본 결과 아베 총리가 당초 썼던 것과 같은 형태로 사이즈가 작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작아서 (턱 끝까지 가리려고 하면) 코가 나오고 만다”며 “지금 쓰고 있는 일회용 부직포 마스크가 떨어지면 (배포된 천 마스크를 쓰기보다는) 직접 만들려고 한다”고 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부터 공식석상에서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으나 어색한 모습 때문에 많은 사람의 입방아에 오른 바 있다. 코와 턱을 동시에 가리지 못할 정도로 마스크의 세로 길이가 짧아 바이러스 차단 효과에 대한 의문은 물론이고 그 자체로 우스꽝스럽다는 평가를 받았다. 복지시설 관계자의 말대로라면 거의 그런 수준의 마스크가 도착한 셈이다. 닛칸스포츠는 “노인돌봄 시설에서는 난청을 겪는 사람이 많아 귀에 입을 가까이 대고 말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얼굴을 덮을 수 있는 큰 마스크가 필수”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일 아베 총리는 “세탁해 재사용이 가능한 천 마스크를 전국 5000만 모든 가구에 2개씩 배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대로 된 바이러스 차단 전용 마스크 대신에 효과가 의문시되는 일반 천 마스크를 가구당 고작 2개씩만 준다는 데 대해 국민들 사이에 강한 반발이 나왔다. 특히 제품 구입과 배송 등에 모두 466억엔(약 5270억원)이 드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국민 세금을 허투루 쓴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교도통신이 이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천 마스크 배포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응답자는 21.6%에 그쳤고, 76.2%가 긍정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산케이신문 조사에서도 74.8%가 천 마스크 지급 계획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아베·고이케 ‘신경전’… 도쿄 하루 최다 144명 확진

    아베·고이케 ‘신경전’… 도쿄 하루 최다 144명 확진

    日정부, 도쿄 휴업 업종 확대에 제동 7월 지사 선거 앞두고 권한 강화 견제 전국 감염자 수도 처음으로 500명 돌파도쿄, 오사카 등 일본의 주요 대도시 권역에 지난 7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사태’가 발령됐지만,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엇박자가 나타나면서 본격적인 적용이 지연되고 있다. 사실상의 긴급사태 발령 첫날인 8일 수도권(도쿄도,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지바현), 간사이(오사카부, 효고현), 규슈(후쿠오카현) 등 7개 광역단체에서는 일반시민과 사업자 등에 대해 이동제한 등의 요청이 내려졌다. 처음으로 겪는 불안한 상황 속에 시민들은 출근, 외출 등을 자제했다. 해당 지역의 인구 합계는 약 5600만명으로 일본 전체의 45%를 차지한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도쿄 신바시의 이발소에는 오늘 영업을 하는지 묻는 고객들의 전화가 빗발쳤고, 7일 밤늦게 어린이집 이용자제 요청이 내려진 지바시의 경우 이 사실을 모르고 8일 아침 아이를 맡기러 온 부모들이 당황하는 모습도 나타났다”고 전했다. 긴급사태의 세부 조치와 관련해 자치단체들은 고강도 대응(도쿄도)과 미온적 대응(다른 6개 자치단체)으로 양분됐다. 도쿄도와 정부 사이에는 갈등 양상까지 나타났다. 도쿄도는 나이트클럽, 공연장 등은 물론이고 이발소, 미용실, 홈센터(주택 관련 용품 판매점), 백화점 등까지 모두 휴업 요청 대상 업종에 포함시키려 했으나 정부는 “경제활동을 지나치게 옥죄면 안 된다”며 이발소 등은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휴업 요청 대상 발표가 10일로 미뤄졌다. 양측의 알력이 아베 신조 총리와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 간 첨예한 신경전의 산물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당초 아베 총리가 긴급사태 선언을 주저했던 데는 고이케 지사의 권한이 지나치게 강화되는 데 대한 우려도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지통신은 “아베 총리 주변에는 ‘오는 7월 지사 재선 선거를 앞두고 있는 고이케가 (긴급사태 선언으로 강력한 권한을 얻게 되면) 무슨 일을 벌일지 알 수 없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전했다. 도쿄도를 제외한 6개 자치단체는 현 단계에서는 민간시설에 대해 휴업 자체를 요청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구로이와 유지 가나가와현 지사는 “경제적 보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문을 닫는 데 대한 이해를 업주 등으로부터 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도쿄도에서는 일일 기준 최다인 144명의 감염자가 새로 나왔다. 전국 확진환자도 하루 만에 514명이 새로 나와 일일 최다를 기록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 10대 도시 중 7곳 ‘긴급사태’ 발령

    日, 10대 도시 중 7곳 ‘긴급사태’ 발령

    노무라硏 “개인소비 28조원 감소할 것” 주일미군사령부도 공중위생 긴급사태 일본을 대표하는 7개 대도시 권역에 7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사태’가 발령됐다. 간토, 간사이, 규슈 등 인구가 밀집한 핵심 지방 거점에 앞으로 최소 1개월 동안 이동 및 모임 제한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도쿄도,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지바현 등 수도권 1도 3현과 오사카부, 효고현, 후쿠오카현 등 전국 7개 광역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긴급사태를 발령했다. 선언의 효력은 다음달 6일까지 1개월간 지속된다. 아베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추세로 감염 확산이 지속되면 감염자가 2주 후에는 1만명, 1개월 후에는 8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며 “사람 간 접촉을 70~80% 줄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1개월이란 기간은 바이러스 잠복기 등을 감안한 것”이라면서 “(그러나) 신규 감염자 수가 줄어들어야 긴급사태 선언이 해제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긴급사태 선언은 특별조치법에 따른 것으로 2013년 법 제정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7개 광역단체 지사는 법률에 근거해 주민들에게 외출 자제 등을 요청할 수 있게 됐다. 학교, 보육원, 복지시설, 극장, 백화점 등 많은 사람이 모이는 시설에 사용 정지를 ‘요청’할 수 있으며 이를 거부하면 ‘지시’도 가능하다.일본의 사회·경제 시스템은 앞으로 큰 폭의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 중심부인 도쿄도 23구(1위)를 비롯해 요코하마시(2위), 오사카시(3위), 후쿠오카시(6위), 고베시(7위), 가와사키시(8위), 사이타마시(10위) 등 인구 기준 10대 도시 중 7개가 긴급사태 발령 대상에 포함됐다. 여타 지역들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도쿄가 유럽 등지 수준으로 봉쇄될 경우 1개월 동안 개인 소비가 2조 5000억엔(약 28조원)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정부와 별도로 주일미군사령부도 지난 6일 요코타, 요코스카 등 간토지방에 있는 미군기지에 ‘공중위생 긴급사태’를 발령했다. 일본은 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미군이 많이 주둔해 있는 나라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아베 “가구당 천마스크 2개”… 日 국민 비판 봇물

    아베 “가구당 천마스크 2개”… 日 국민 비판 봇물

    전문가 “부직포보다 비위생적” 회의론 도쿄 신규 확진자수 97명 또 ‘하루 최다’일본 정부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전국 모든 가구에 천으로 된 마스크를 2개씩 나눠 주기로 한 데 대해 현실성과 실효성 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제대로 된 바이러스 차단 전용 마스크 대신에 효과가 의문시되는 일반 천마스크를, 그것도 가구당 고작 2개씩만 준다는 데 대한 반발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도 도쿄도에서는 2일에도 하루 기준 최다인 97명의 신규 확진환자가 나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1일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에서 “세탁해 재사용이 가능한 천마스크를 전국 5000만 모든 가구에 2개씩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다음주 이후 우체국에 등록된 주소를 기준으로 감염자가 많은 지역부터 순차적으로 발송할 방침이다. 그러나 국민들 사이에서는 ‘마스크 부족을 해결하지 못하니까 천마스크 2개로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 ‘마스크를 주는 것보다는 휴직·실직에 대한 보상이 우선이다’ 등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일률적으로 가구당 2개를 지급하기로 한 데 대해 현실을 무시한 발상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5인 가구의 가장인 남성 회사원(42·도쿄도)은 “가족 인원수대로 다 챙겨 달라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1인 가구에도 2개, 5인 가구에도 2개를 똑같이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의 가구당 평균 가족 수는 2.4명인데 왜 2개로 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어린이들에게는 학교에서 별도로 마스크가 배포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모든 가구에 전달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체국을 활용해 각 가정에 개별 배송하는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아사히신문은 “지난달 홋카이도 기타미시에서 우체국망을 이용해 집집마다 마스크를 7개씩 배달했으나 고령자 생활시설 건물 1개 동 전체에 7개만 전달되는 등 배송 오류 신고가 약 250건에 달했다”고 전했다. 노숙자 등 일정한 거처가 없는 사람들은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천마스크의 기능에 대한 회의론도 나왔다. 야하라 데쓰카즈 규슈대 교수(생명과학)는 “정부는 천마스크 배포에 더해 개인들에게 직접 만들어서 쓰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적절하지 않다”며 “(부직포 마스크와 달리) 올과 올 사이가 넓어 바이러스 차단 효과가 적을 뿐 아니라 관리가 잘못되면 세균 번식 등으로 오히려 비위생적”이라고 아사히에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코로나19 감염자는 연일 증가세를 이어 가고 있다. 지난달 27일 전국적으로 123명이 나타나 처음으로 하루 100명을 넘어선 데 이어 28일 200명, 31일 242명, 이달 1일 266명 등 연일 하루 최다 기록이 바뀌고 있다. 이날 도쿄도에서는 기존의 일일 최다인 78명(지난달 31일)을 20명 가까이 웃도는 97명의 확진환자가 새로 나왔다. 도쿄도의 누적 감염자 수는 684명으로 불어났다. 그럼에도 코로나19 검사는 여전히 더딘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감염 실태를 정확히 파악해 올바른 대응책을 내놓기 위해서는 검사의 확충이 중요하지만, 일본의 검사 건수는 하루 2000건을 밑돌면서 100만명당 검사 건수에서 독일의 17분의1에 그치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일본 코로나19 전역으로…“어디서 나오든 이상하지 않게 됐다”

    일본 코로나19 전역으로…“어디서 나오든 이상하지 않게 됐다”

    일본 열도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가 심상찮다. 초기에 수도권이나 오사카 등 외국인의 출입국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확인됐지만, 일본 열도의 북동쪽 끝에 있는 홋카이도에서 가장 남동쪽 끝에 있는 오키나와까지 감염자가 확인됐다. 특히 일본 내 코로나19 첫 사망자의 경우 숨진 뒤에야 감염이 확인되는 등 방역당국이 코로나19의 지역 전파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오키나와현에서는 60대 여성 택시기사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이 14일 확인됐다. 오키나와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감염자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하선하지 못하고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지난 1일 9시간 정도 오키나와에 기항했다. 당시에는 선내 코로나19 전파를 인지하지 못해 탑승객 다수가 상륙해 오키나와 관광을 했다. 이 과정에서 택시기사가 감염자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감염 경로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는 전날까지 탑승자 318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홋카이도에 거주하는 50대 남성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도 이날 확인됐다. 이 남성은 위중한 상태로 인공호흡기를 착용하고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외국에 간 적이 없다고 얘기하고 있어 일본 내 감염자로부터 전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홋카이도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확인된 것은 이 남성이 2번째다. 오키나와에서도 감염자가 나오면서 감염자의 거주지는 일본 열도의 양극단까지 아우르게 됐다.이날 도쿄도, 와카야마현, 아이치현에서 5명의 감염자가 확인됐다. 특히 도쿄에서 이날 확인된 감염자 2명은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70대 택시기사(남성)와 접촉한 인물로 파악됐다. 이 택시기사는 전날 사망한 뒤 코로나19 감염 사실이 확인된 80대 여성의 사위다. 이 택시기사가 지난달 소형 유람선 ‘야카타부네’에서 열린 신년회 때 접촉한 유람선 종업원과 택시기사의 직장 동료가 1명씩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람선 종업원은 신년회에 앞서 중국 후베이성에서 온 여행객과 접촉한 이력이 있어 바이러스가 이들 사이에서 연쇄적으로 전파됐을 가능성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아이치현 감염자(60대 남성)는 지난달 28일∼이달 7일 미국 하와이를 여행하고 온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중국 우한시에 머물다 일본 정부 전세기로 돌아온 귀국자 1명도 감염이 새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감염이 일본에서 확인된 이들은 크루즈선 감염자를 포함해 258명으로 늘었다고 아사히신문은 집계했다. 14일에만 7명의 감염자가 새로 확인됐다. 감염자 중 218명은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탑승자다. 일본 정부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가 일본 상륙 전에 감염이 확인됐다며 이들을 일본에서 감염이 확인된 이들과 별도로 집계하고 있다. 다만 일본 현지 언론들은 크루즈선 감염자도 포함해 수치를 보도하고 있다. 앞서 가나가와현, 교토부, 지바현, 미에현, 오사카부, 나라현 등에 거주하는 이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일본 열도를 구성하는 4개의 주요 섬 가운데 시코쿠와 규슈를 제외하고 전역에서 감염자가 발생한 셈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제 일본 어디에서 감염자가 확인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 되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 가운데 코로나19 음성으로 확인된 고령자 중 11명을 하선시켰다. 이들은 사이타마현에 있는 세무대학교 시설에 수용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현존 세계 최고령 다나카 가네 할머니 117세 생일 맞아

    현존 세계 최고령 다나카 가네 할머니 117세 생일 맞아

    지난해 기네스 월드 레코드에 의해 세계 생존 최고령으로 공인된 일본 할머니 다나카 가네가 지난 2일 117회 생일을 맞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다나카 할머니는 남부 후쿠오카에 있는 요양원에서 5일 뒤늦게 잔치를 열어 직원들과 친구들로부터 축하를 받았다. TVQ 규슈 방송이 전한 데 따르면 그녀는 생일 떡을 한입 베어물고는 “맛있네”라고 말하곤 미소 지으며 “조금 더 먹고 싶네”라고 말했다. 6일 미국 일간 USA 투데이에 따르면 할머니는 1903년 여덟 자녀 가운데 일곱 번째로 예정일을 앞당겨 태어났으며 1922년 다나카 히데오와 결혼해 네 자녀와 입양 자녀 한 명을 뒀다. 지난해 3월 9일 116세 66일로 세계 최고령 기록을 고쳐 쓴 할머니는 일본의 급속한 노령층 급증과 출산율 감소로 노동력 부족과 미래 경제성장 둔화를 전망케 하는 상징이 되고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지난해 일본 신생아 숫자는 무려 5.9%나 줄어 정부가 인구 통계를 내기 시작한 1899년 이후 처음 90만명 이하로 떨어졌다고 후생성이 밝혔다. 다나카 할머니의 최고령 기록은 현재 살아있는 이들 가운데 최고령이란 뜻이지, 역대 최고령 기록은 아니다. 같은 일본 할머니 오가와 미사오도 2015년 3월 5일에 117회 생일을 맞았다. 2013년 기네스 월드 레코드에 의해 세계 최고령 공인을 받은 그녀는 오사카에서 1898년 태어났다. 117회 생일 잔치를 열어준 오사카 현청의 오구라 다케히로가 117년을 산 느낌이 어떤지 묻자 그녀는 “다소 짧게 보인다”고 답했다. 또 “장수의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나도 그 점이 궁금하다”는 답을 돌려줬다. 당시 일본 정부에 따르면 이 나라의 100세 이상 어르신이 5만 8000명 이상이었다. 그 중 87%가 여성이었다. 오가와 할머니는 듣는 데 문제가 조금 있긴 했지만 잘 드시고 건강한 편이었다고 오사카 요양원은 밝혔다. 그녀는 1919년 유키오 할아버지와 결혼해 2녀 1남에다 네 명의 손주, 여섯 명의 증손주를 뒀는데 남편은 1931년 세상을 떠났다. 오가와 할머니는 117회 생일을 지낸 지 한달도 안돼 만우절에 세상을 떠났다. 미야코 치요 할머니도 2018년 7월에 117세 나이를 끝으로 세상을 접었다. 역대 최고령 생존자는 프랑스의 잔느 칼멩 할머니로 1997년 8월 숨을 거뒀는데 122세까지 살았다. 물론 그녀의 출생 기록이 조작됐다는 의심이 늘 따라다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520년의 공존과 화합… 가야, 칼과 현의 나라

    520년의 공존과 화합… 가야, 칼과 현의 나라

    지금까지 드러난 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집대성한 국립중앙박물관의 특별전 ‘가야본성-칼과 현’이 3일 개막한다. 1991년 ‘신비의 고대왕국 가야’ 이후 28년 만에 열리는 가야 주제전이다. 한 세대를 지나는 동안 비약적으로 늘어난 가야 유적 발굴과 고고학 연구 성과를 토대로 가야사의 역사적 의미를 한눈에 조망하는 자리다. 고대 낙동강 일대에 있었던 6개 나라의 연맹 왕국인 가야는 기원후 42년부터 약 520년간 존속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반도에서 가장 품질 좋은 철을 생산하는 ‘철의 나라’로 중국과 일본을 잇는 동북아 교역의 중심지였고, 한때 신라를 위협할 정도로 군사력이 강했으나 562년 신라에 완전히 흡수돼 사라졌다. 기록이 드문 탓에 다른 고대국가에 견줘 그 존재가 희미하지만 최근 들어 영호남의 가야사 복원과 가야 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추진 등에 힘입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이번 전시는 가야의 건국설화부터 번성기, 멸망 이후 디아스포라까지 총망라했다. 주목할 점은 가야를 통합에 실패한 무력한 약소국이 아니라 여러 세력 간 공존과 화합의 가치를 존재 방식으로 추구하며 아름다운 유물과 유산을 남긴 나라로 해석한 것이다. 부제인 ‘칼과 현’은 각각 공존을 위한 힘, 가야금 음악으로 대표되는 화합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말 탄 무사 모양 뿔잔’(국보 275호), ‘금관’(국보 138호) 등 국보 2점과 청동 칠두령(보물 2019호) 등 보물 4점을 비롯해 총 2600여점이 관람객을 맞는다. 삼성미술관 리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등 국내외 31개 기관의 소장품이 한자리에 모였다. 공존, 화합, 힘, 번영 등 4개의 주제로 나누고, 건국설화를 재구성한 프롤로그와 신라로 망명한 우륵 등 디아스포라의 유산을 담은 에필로그를 따로 배치했다. 이를 위해 삼국유사에 허황옥이 무서운 파도를 잠재우려고 돌을 배에 싣고 왔다고 기록된 파사석탑이 김해 야외를 떠나 실내 전시장으로 옮겨 왔다. 다양한 가야 토기로 만든 3.5m 높이의 ‘가야 토기탑’, 가야를 지키는 중갑기병을 재현한 무사상, 국제무역 거점으로 번영을 구가한 시기의 김해 대성동 고분 등 가야 문화의 정수를 보여 주는 유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2일 언론공개회에서 “지난해 이즈음 개막한 ‘대고려전’에 비해 화려함은 덜하지만 가야 고유의 철기와 토기 문화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기회”라고 소개했다. 이번 전시는 내년 3월 1일까지 열린다. 이어 부산시립박물관, 일본 국립역사민속박물관과 규슈국립박물관에서 순회 전시한 뒤 2021년 국립김해박물관에서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일본 사쿠라지마 화산 분화…화산재 5500m 높이까지 치솟아

    일본 사쿠라지마 화산 분화…화산재 5500m 높이까지 치솟아

    분연 5천m 높이는 쇼와 화구 분화 이후 3년만사쿠라지마 화구, 올해 130차례 폭발적인 분화 일본 규슈섬 남부의 화산섬 사쿠라지마(櫻島)가 분화해 화산가스와 화산재 등이 5500m 높이까지 치솟았다. 9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24분쯤 일본 가고시마현 가고시마시 소재 사쿠라지마 미나미다케 정상에 있는 화구에서 폭발적인 분화가 발생했다. 이날 분연(화산 분화구에서 연기처럼 솟아오르는 화산가스나 알갱이가 작은 화산재)은 화구에서 약 5500m 높이까지 솟아오른 것으로 관측됐다. 가고시마기상대에 따르면 사쿠라지마에서 분연이 5000m 이상 솟아오른 것은 2016년 7월 쇼와 화구 분화 이후 3년여 만이다. 사쿠라지마 미나미다케 정상 화구에서는 올해 130차례 이상 폭발적인 분화가 관측됐다. 기상대는 화구에서 약 1㎞ 이상 떨어진 곳까지 분석(화산이 분출할 때 나오는 굳은 용암 조각이나 암석 파편 등)이 날아가거나 소규모 화쇄류(화산의 분화로 분출된 고온의 분출물이 화산의 사면을 타고 흘러내리는 현상)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어린 학생을 혹사하는 쇼”/손성진 논설고문

    [그때의 사회면] “어린 학생을 혹사하는 쇼”/손성진 논설고문

    1970년대 초부터 고교야구 인기가 급상승한 이유는 있다. 우선 지역 간 경쟁 구도다. 당시는 선린상고를 앞세운 서울과 경북·부산고를 위시한 영남의 대결이 뜨거웠다. 그런 상황에서 1968년 창단한 신생팀 군산상고가 혜성처럼 나타나 전통적인 세력 판도를 뒤집었다. 또한 군산상고는 역전의 명수로서 흥미를 배가시켰다. 1972년 황금사자기 결승에서 군산상고는 부산고에 4대1로 뒤지다 9회 말에 4점을 뽑아 대역전승을 거뒀다. 다음은 일취월장한 실력이다. 1971년 경북고 중심의 한국 대표팀은 일본 규슈 원정에서 6전 6승을 거뒀다. 경북고는 그해에 고교야구대회를 휩쓸었고 총 62전 54승 2무 6패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긴 팀이었다. 그렇다 해도 놀랄 만한 쾌승이었다. 한국을 우습게 보던 일본도 고시엔 대회 우승팀을 한국으로 보내 친선경기를 벌였다. 1973년 한일 경기에서는 괴물 투수 에가와가 낀 일본팀을 상대로 우리가 2승 1무를 거둬 완전히 예상을 뒤엎었다. 1981년 미국에서 열린 제1회 세계청소년야구대회 결승에서 한국은 미국을 꺾고 남자 구기 종목 국제경기에서 최초의 우승을 차지했다. 중앙고 윤몽룡, 경북고 황규봉 등의 인기는 요즘 프로야구 선수 못지않았다. 특히 서울 중앙고 에이스 투수로서 1972년 한 해에 만루 홈런을 두 개나 치며 경북고의 아성을 깬 윤몽룡은 당대 최고의 스타였다. 그해 청룡기 결승에서 중앙고는 경북고를 누르고 창단 후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혹사당한 윤몽룡은 성인 야구에서는 크게 빛을 보지 못하고 백혈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다. 서울운동장 야구장은 3만여명의 관중으로 꽉 들어찼고 암표상이 들끓었다. 경기가 열리면 5개 라디오 채널이 전부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중계했다. 응원이 과열돼 야구장에는 걸핏하면 사이다 병이 날아들었고 판정에 불만을 품은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연좌 데모를 벌이기도 했다. 응원단끼리 패싸움을 벌여 다치는 불상사도 잇따랐다. 해설가 S씨는 모 심판의 판정이 편파적이라고 수차례 지적해 야구협회의 징계를 당했다. 대회가 난립해 우리나라 국회의장도 아닌 미국 하원의장배 대회까지 생겼다. 엄청난 경기 수에 선수들은 진통제를 맞고 마운드에 올랐고 학업은 완전히 뒷전이었다. “선수들은 담임교사 이름이나 자기 교실을 모른다”는 말이 나돌았다. 신문들은 “고교야구 이상(異常) 붐”이라며 “고교야구가 흥행의 제물이 되었다”고 비판했다(경향신문 1974년 8월 27일자). 정치인들도 “고교야구는 어린 학생을 혹사하는 쇼”라고 비난했다. sons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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