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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러나는 손정의 회장… 소프트뱅크 세대교체

    물러나는 손정의 회장… 소프트뱅크 세대교체

    소프트뱅크를 창업해 세계 굴지의 정보기술(IT) 공룡기업으로 길러낸 재일교포 3세 손정의(왼쪽·일본명 손 마사요시·64) 회장이 그룹의 토대가 된 통신사업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탈(脫)통신’을 뜻하는 ‘비욘드 캐리어’ 중심의 신경영 체제 구축 차원이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6일 “미야카와 준이치(오른쪽·56) 부사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오는 4월부터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에 오른다”고 발표했다. 미야우치 겐(72) 현 사장은 회장으로 승격하며 후선으로 물러난다. 손 회장의 직함은 소프트뱅크 회장에서 ‘창업자 이사’로 바뀐다. 그러나 소프트뱅크 그룹 차원의 회장직은 유지한다. 글로벌 사업 및 투자전략 수립 등에서의 역할도 계속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사가 인터넷과 통신의 첨단기술에 정통한 새 CEO 체제를 구축해 경영진 세대교체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오는 3월 자회사인 Z홀딩스(야후재팬 등을 운영하는 지주회사)와 라인(라인 메신저를 운영하는 네이버 자회사)의 통합에 시기를 맞춘 인사”라고 밝혔다. 규슈 지방 사가현 출신인 손 회장은 1981년 소프트웨어 유통업체 소프트뱅크를 설립한 이후 꾸준히 사업영역을 넓히며 글로벌 IT업계의 거물로 성장했다. 당초 60대가 되면 은퇴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2016년 “아직은 하고 싶은 일이 많다”며 예정돼 있던 후계자 지명을 취소하기도 했다. 미야카와 차기 CEO는 아이치현 출신으로 하나조노대를 졸업한 뒤 줄곧 IT 부문에서 경력을 쌓아 오다 2001년 초고속인터넷사업 부문 임원으로 처음 소프트뱅크에 영입됐다. 이후 2006년 소프트뱅크가 인수한 영국 보다폰 일본법인의 서비스 품질 개선, 2013년 매수한 미국 스프린트의 네트워크 선진화 등 그룹 역점사업에서 괄목할 성과를 올리며 그룹을 대표하는 경영인으로 부상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日스가, 계속되는 ‘코로나 뒷북대응’…정부안에서도 짜증 부글부글

    日스가, 계속되는 ‘코로나 뒷북대응’…정부안에서도 짜증 부글부글

    지난 7일 도쿄도, 가나가와현 등 수도권에 코로나19 긴급사태를 선언하면서 ‘지방의 요청에 떠밀려 마지못해 하는 뒷북대응’이란 혹평을 받았던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동일한 상황을 반복하고 있다. 스가 총리는 13일 오후 코로나19가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는 오사카부·교토부·효고현의 간사이 3개 지역, 아이치현·기후현의 주부 2개 지역 및 후쿠오카현(규슈), 도치기현(간토) 등 7개 광역자치단에 추가로 특별조치법에 따른 긴급사태를 선언할 방침이다. 후쿠오카현을 제외하고는 모두 광역단체 지사들이 정부에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스가 총리는 수도권 4개 지역 발령에 이어 이번에도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현장의 요청에 이끌려 뒷북대응을 하게 됐다는 비난을 피할수 없게 됐다.당초 스가 총리는 오사카 등지에 대한 긴급사태 선언 추가에 부정적이었다. 지난 4일 회견에서 “오사카 등 영업시간 단축을 시행하는 지역들은 효과를 봤다”고 했고, 7일 수도권 긴급사태 발령 관련 회견에서는 오사카의 대상 추가를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그러나 8일 오사카부에서는 역대 하루 최다인 65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에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는 다음날 교토부, 효고현 등 인접지역 지사들과 함께 정부에 긴급사태 선언 지역에 포함시켜 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어 도쿄, 오사카에 이어 일본의 3번째 대도심 권역인 나고야의 아이치현도 인접한 기후현과 함께 정부에 긴급사태 지역 추가를 것을 요청했다. 불과 지난주 금요일 회견 때만 해도 “긴급사태의 추가 발령은 없다”고 했던 스가 총리가 주말이 지난 후 돌연 태도를 바꾼 데 대해 정부 안에서도 “난맥상”, “조령모개” 등 비판이 나왔다. 특히 광역단체 지사들의 결정에 중앙정부가 뒤따라가는 현 상황은 어떻게 봐도 비정상적이라는 한숨이 나온다.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감안해 전국적인 선언 확대는 피해야 한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전국적인 발령은 없다. 사방에다 인내를 요구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지지통신에 말했다. 그런만큼 광역단체 지사들에 대한 불만도 크다. 또다른 정부 관계자는 “지사들은 긴급사태 선언을 정부에 요청하기에 앞서 자체적으로 할수 있는 것들을 먼저 해야 할 것”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스가 정부의 계속되는 뒷북대응에는 연립여당인 공명당에서도 불만이 나온다.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는 지난 12일 기자단에 “현장의 요청이 나오고 있는 만큼 정부는 확실하게 응답해야 할것”이라고 지적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아즈미 준 국회대책위원장은 “지역으로부터 긴급사태 선언 요청이 나오면 마지못해 이를 뒤따라가는 정부의 행태가 신뢰감을 훼손하고 있다”고 했다. 고이케 아키라 공산당 서기국장은 “찔끔찔끔 대응, 뒷북 대응, 우왕좌왕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공영방송 NHK가 실시한 1월 월례 여론조사에서 스가 정권을 지지하는 사람보다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 처음으로 더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NHK가 12일 공표한 조사결과에서 스가 정권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지난해 12월 조사 때보다 2% 포인트 하락한 40%,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응답자는 4% 포인트 상승한 41%로 나타났다. NHK 조사에서 정권 지지 여론보다 비판 여론이 높게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근대광고 엿보기] 관제(官製) 연탄

    [근대광고 엿보기] 관제(官製) 연탄

    “평양 석탄과 일본 석탄을 많이 무역하여 서울 용산 제물포에 지점을 벌이고 큰 장사를 하는데(…) 올에는 일본 석탄이 작년보다 비싼 고로 미리 주문하면 싸게 살 터이요 평양 무연탄도 풍범선으로 많이 실어다가 파니 누구든지 겨울에 쓸 석탄을 미리 와서 주문하시면 상등 석탄을 싸게 살 터이니 속히 와서 주문하시오.”(독립신문 1897년 9월 11일자) 석탄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사용된 것은 19세기 말로 추정된다. 위 광고에 나오듯이 일본에서 수입하기도 했고 1896년 무렵 평양 근처에서 처음으로 채굴했다고 한다. 조선 왕실의 재산을 관리하는 내장원이라는 관청이 기비레라는 프랑스 기술자와 매년 3000원(元)을 주고 평양 무연탄 3000t을 채굴하는 5년짜리 계약을 체결했다는 기사가 있다(황성신문 1903년 9월 12일자). 매년 3000t이라면 그때도 석탄 사용량이 상당히 많았다는 말이 된다. 광해관리공단에 따르면 당시에는 석탄(무연탄)을 가공하지 않고 가정이나 대장간에서 그대로 불을 붙여 썼고 화물선 연료 등 동력원으로도 사용했다고 한다. 일제는 평양 탄광(사동 탄광) 채굴권을 조선 정부에서 빼앗은 뒤 평양광업소를 설치해 캐 낸 석탄을 주로 일본 해군 연료로 사용했다. 이후 1923년에는 조선총독부가 지질 조사를 시작해 1936년 강원도 태백 지역(현 장성광업소)에서 처음 탄광을 열었다. 19세기 말 일본 규슈 지방 모지시에서 주먹만 한 석탄에 구멍을 내 목탄 대신 사용한 것을 연탄의 효시로 본다. 구멍이 뚫린 모양이 연꽃 열매를 닮아 ‘연꽃 연탄’ 또는 ‘통풍탄’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1907년 일본에서 연탄 제조기가 발명돼 본격적으로 연탄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국내에서는 평양광업소가 제조한 관제(官製) 연탄이 서울과 평양 등 대도시에 처음 보급됐다. 위 광고에 나오는 관제 연탄은 일본식 연탄과 다른 벽돌 모양의 무연탄에 구멍을 두세 개 낸 2공탄, 3공탄 형태였다. 주로 일본인 가정에서 사용했고 일부 한국인 가정도 연탄을 연료로 썼다고 한다. 광고에는 ‘평양 해군 연료창 제품’이라고 명시했다. 또 ‘신속 배달’ 한다고 하면서 ‘하명차제(下命次第·명을 내리면 순서대로) 즉시 배달함’이라고 설명을 덧붙이고 있는데 이는 일본인을 상대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 준다. 1930년대에는 부산에서 일본인이 경영하는 삼국상회가 9공탄을 만들었지만, 이 또한 일본인 가정이나 산업용이었다. 광복 후 1947년 민족자본으로 설립된 최초의 연탄 제조업체인 대성산업공사가 출범함으로써 우리 국민도 비로소 연탄의 혜택을 보게 됐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지구를 보다] 시뻘건 용암에 번개가 ‘번쩍’…신비로운 화산 번개 포착

    [지구를 보다] 시뻘건 용암에 번개가 ‘번쩍’…신비로운 화산 번개 포착

    일본 규슈섬 남부에 있는 화산섬인 사쿠라지마에서 또 한 번의 화산 폭발이 일어난 가운데, 보기 드문 화산 번개 현상이 함께 포착됐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7일 발생한 화산폭발로 사쿠라지마 활화산 위쪽은 화산재와 구름으로 뒤덮였다. 이 가운데 붉은 빛의 용암과 이곳에 내리친 번개가 한데 만나는 보기 드문 화산 현상이 발생했다. ‘화산 번개’는 화산이 폭발할 때 흘러내리는 용암 위로 내리치는 번개를 의미한다. 매우 비규칙적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카메라에 포착되는 일이 비교적 드물다. 무엇보다도 화산 번개 현상이 나타나는 정확한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만큼, 매우 신비로운 화산 현상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용암과 번개가 만나는 비현실적인 광경을 만들어내는 이 현상이 화산재 구름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2016년 독일 뮌헨대학 연구진은 다수의 비디오 분석 작업을 통해 화산재 구름의 중심에서 번개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화산재의 소립자가 용암에 의해 상공으로 분출되는데, 이때 재 구름 속 입자가 서로 마찰을 빚으면서 고기압에 의해 상공으로 떠오르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정전기가 번개를 만들어낸다는 것. 일반적으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하는 뇌우(Thunderstorm, 폭풍우)는 지면을 향해 떨어진다는 특징이 있지만, 화산 번개는 이와 달리 수직이 아닌 기울인 각도로 떨어지거나 심지어는 위쪽 방향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일본 사쿠라지마 활화산은 2년 전인 2018년에도 잦은 분화를 했으며, 이 과정에서 화산 번개 현상이 종종 포착됐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잘 키운 마스코트 하나, 열 모델 안 부럽다”... 지역 캐릭터 속속 ‘출사표’

    “잘 키운 마스코트 하나, 열 모델 안 부럽다”... 지역 캐릭터 속속 ‘출사표’

    서울 중랑구는 지난 17일 구 대표 캐릭터인 배꽃 요정 ‘랑랑이’를 새롭게 내놨다. 지난 10월 상표권 등록 허가를 받은 구의 특산품 먹골청실배의 시조목에서 태어난 열매와 배꽃을 형상화하고, 이름에는 ‘중랑을 중랑답게 널리 알리겠다’는 뜻을 담았다. 이날 캐릭터 출시 기념으로 선착순 2만명 대상으로 제공한 무료 카카오톡 이모티콘은 행사 시작 5분 만에 조기 마감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앞서 송파구도 지난 7월 송파구의 자음 이니셜이자 행복한 삶을 지향하는 하트 모양(ㅅ)과 다양한 가치와 문화를 연결하는 다리모양(ㅍ)을 각각 형상화한 캐릭터 ‘송송, 파파’를 내놨다. 이어 지난 10월에는 에코백, 스마트폰 슬라이더 그립, 머그 등 기념품 5종을 출시해 송파관광정보센터와 석촌호수 내 문화실험공간 ‘호수’에서 판매에 나섰다.서울시 자치구들이 잇따라 도시를 대표하는 캐릭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충주시의 수달 공무원 ‘충주씨’, 고양시의 이름에서 유래한 홍보대사 고양이 ‘고양고양이’, 청양군의 특산물을 알리는 ‘청양이’ 등 전국 각지에서 대표 캐릭터가 지역을 알리는 성공 사례로 자리잡으면서 자치구들도 저마다 캐릭터를 통해 고유한 정체성을 확보하고 나선 것이다. 이같은 캐릭터는 주민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면서도 손쉬운 방식으로 공공의 메시지에 통일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효과가 있다. 지자체의 특산물이나 주요 관광지, 혹은 구정 철학을 시각적으로 알릴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여기에 최근 코로나19를 계기로 구민을 대상으로 한 각종 행정서비스나 홍보 활동의 주 무대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비롯한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홍보모델이나 슬로건 등 기존의 상징물에 비해 각종 온라인 콘텐츠에 다방면으로 활용하는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가 용이한 자체 캐릭터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캐릭터 자체가 외부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효자 관광 상품이 되는 해외 사례와 달리 국내 지역 캐릭터들은 지역민을 대상으로한 메신저 역할이나 단편적인 홍보에 그치고 있다는 점은 풀어야할 숙제다. 이미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수년 전부터 지역을 대표하는 캐릭터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2010년 규슈 신칸센 개통 이후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일본 구마모토현에서 만든 마스코트 ‘구마몬’이 대표적이다. 2011년에는 ‘유루캐릭’ 이라고 불리는 현지 마스코트 설문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구마몬의 경우 2011년 한해에만 약 28억엔의 판매 수익을 올렸다. 일본은행은 2012~2014년 2년 동안 구마몬이 약 1232억엔의 가치를 창출했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아직 국내의 지역 마스코트 개발은 걸음마 단계”라면서 “지역민이 아닌 외부에서도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세계관을 구축하고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다각화해야 일회적인 사업이 아닌 진정한 지역의 얼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서울 아파트 팔고 운명 같은 제주행 “올레길은 마음길”

    서울 아파트 팔고 운명 같은 제주행 “올레길은 마음길”

    “코로나 시대라고 모두 가만히 집에만 처박혀 있을 수만은 없지 않겠습니까.” 막바지 제주올레걷기축제가 한창인 제주올레 12코스에서 10일 만난 사단법인 제주올레 안은주(50) 상임이사는 평소처럼 씩씩해 보였다. 지난달 23일 시작한 축제는 오는 14일까지 계속된다. 그는 요즘 매일 전국에서 삼삼오오 찾아온 올레꾼들과 어울려 노란 감귤이 익어 가는 제주올레길을 걷는다.-왜 올레길인가, 왜 걷는가. “올레길은 무료 종합병원이다. 누구나 와서 올레길을 걸으면 몸과 마음이 저절로 치유되는 마법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 축제에 참가한 올레꾼들의 표정에서 모처럼 안도감과 해방감이 넘쳐나더라. 자연과 함께하는 이 길을 걸으면서 다들 행복해한다. 부부가 등산을 가면 부인은 남편의 빨리 오라는 소리만 듣지만 올레길은 같이 함께 나란히 걷는다. 바쁠 것도 없다. 올레길을 걸으면 행복해진다. 지금은 코로나19와도 싸워야 하지만 코로나 블루(우울)도 이겨 내야 한다. 코로나 블루를 날려 버리기엔 올레길만 한 게 없다.” -제주올레와는 어떻게 인연이 됐나. “어느 날 갑자기 제주올레와 운명처럼 만났다. 논산의 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대전과 서울에서 학교에 다녔다. 시사잡지 기자로 일하다 제주올레가 막 태동하던 2008년 9월 거역할 수 없는 운명에 이끌리듯 제주로 왔다. 제주살이 14년차다. 당시 언론계 선배였던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이 혼자 힘으로 버거우니 도와 달라고 해 회사를 휴직하고 왔다. 올레길의 아름다운 매력에 푹 빠지다 보니 다시 번잡한 도시로 돌아갈 생각이 싹 가셔 눌러앉았다. 신혼여행을 제주로 왔고 그때 남편과 나중에 제주에서 살자고 했는데 그 꿈이 앞당겨 이뤄졌다. 제주는 운명인 듯싶다. 올레길에서 치유받고 행복해하는 올레꾼들의 모습에서 올레길을 잘 가꿔야 한다는 작은 책임감도 느꼈다.” -제주올레 바람이 시들해진 것 아닌가. “도보여행 바람이 불면서 한때는 한 해 100만명이 넘는 올레꾼들이 제주올레길을 찾더라. 우리도 깜짝 놀랐다. 전혀 의도하지 않았고 예상하지도 못했다. 일상에 지쳐 올레길을 걸으며 자연에서 위안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도 놀랐다. 유행에 뒤처질까 봐 올레길 도보여행을 하는 올레꾼도 많았다. 제주올레 이후 전국 각지에 올레길이 생겨났다. 이제는 굳이 제주올레가 아니더라고 전국 어디서나 올레길을 즐길 수 있다. 한때 넘쳐나는 올레꾼으로 제주올레길이 군데군데 훼손되기도 했다. 제주올레는 이제 처음 추구했던 본래의 올레길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다. 도보여행 문화도 일반화됐다. 올레길은 한적해야 제멋이다.”-제주올레를 왜 일본에 전수했나. 욕도 먹었다. “제주올레 바람이 불자 2014년 규슈관광기구에서 규슈에도 올레길을 내줄 수 없냐고 연락이 왔다. 현지에 가 보니 올레길을 내겠다는 규수 측의 열의가 대단했다. 올레라는 명칭과 표지 등을 그대로 사용하는 조건으로 올레길 개설과 운영 노하우를 전수했다. 우리라면 아무리 탐나더라도 대놓고 일본 것을 그대로 가져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제주올레의 모토는 모두가 함께 즐기자는 것이다. 규슈올레는 벌써 21개 코스가 개설됐고 마을마다 서로 올레길을 내달라고 아우성이다. 해마다 올레 브랜드 사용료도 받는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쑥대밭이 된 미야기 지역은 방사능 우려 등으로 고심에 고심했다. 하지만 올레길은 치유의 길이다. 방사능 안전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미야기 올레길 개설을 지원했다. 4개 코스가 개설된 미야기올레는 일본 대지진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는 치유의 올레길로 성장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규슈와 미야기 지역 올레길 개설은 잠시 중단됐지만 새로운 올레길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일본에 올레길 개설을 도와주고 욕도 많이 먹었다. 세계의 올레길에는 인종도 국적도 없다. 오로지 올레꾼만 있다. 그게 제주올레가 추구하는 철학이다.” -제주 이주 생활은 만족하나. 요즘 다시 되돌아가는 제주 이주민도 있다. “제주올레가 제주 이주 바람의 불씨를 댕겼다고들 한다. 렌터카를 타고 제주의 껍데기만 둘러봤던 여행객들이 올레길을 걸으면서 제주의 아름다운 속살에 푹 빠진 것이다. 이주 바람이 멈춘 것은 부동산 가격 상승 등 주거 환경의 악화가 큰 요인이지만 정서의 문제도 있다. 나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라 시골 친화적이다. 도시민들이 제주의 시골에 이주해 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마을 속에 스며들어야 하는데 정서적으로 통하지 않으면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아직 순박한 인심이 넘치는 곳이 제주의 시골이다. 이주민이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야 한다. 그러면 어느 순간 다 퍼주는 게 올레길 제주 시골 마을의 인심이다. 제주 한 달 살기 바람이 지금도 계속 중인 것을 보면 제주 이주는 아직도 매력적인 요소가 더 많다.”-올레길도 좋지만 먹고사는 것은 어찌하나. “제주올레 사무국은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운영한다. 가난하지만 행사 때마다 지원봉사자가 넘쳐난다. 올레길 유지 관리 등 단체 운영을 위해 올레 기념품을 판매하고 게스트하우스인 올레스테이도 운영한다. 전국에서 올레길이 좋아 모여든 사무국 직원들에게 늘 미안하다. 개인적으로는 서울에서 이주할 때 아파트도 팔고 왔다. 그 아파트 가격이 지금 어마어마하다지만 아름다운 제주올레 풍광과 미리 바꾼 것으로 퉁친다. 올레길에 살다 보면 돈 들 일도 크게 없다. 옷은 다 트레킹복이고 화장할 일도 없다. 제주의 인심이란 게 서로 마음만 열리면 이것저것 다 퍼준다.” -먼 미래에도 제주 올레길은 존재할까. “평소에는 아침에 서귀포 법환포구 인근을 지나는 제주올레 7코스를 1시간 정도 걷고 나서 서귀포에 있는 사무국으로 출근한다. 수십년간 등을 졌던 70대 자매가 제주올레길을 걸으며 화해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제주를 찾았던 사람이 올레길에서 생각을 바꾸기도 했다. 입대를 앞둔 자식과 제주에 여행 왔던 무뚝뚝한 경상도 부자는 올레길에서 처음 대화를 시작했다. 올레길에서 만나 결혼을 한 사람도 많다. 제주섬이 완전히 망가지지 않은 한 올레길은 생명력을 이어 갈 것이다. 코로나19로 여행도 자연 친화적인 바람이 불고 있지 않는가. 자연만이 위안을 줄 수 있다. 정부나 자치단체가 올레길을 만들었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외부 간섭 등으로 올레길을 개설한 철학이 왜곡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제주올레는 순수하게 민간 주도로 만들어 낸 도보 여행길이다. 제주올레는 올레길을 지나는 마을 주민들의 참여로 그들과 함께했다. 올레길 주민들은 제주올레의 또 다른 주인공들이다. 길만 덩그러니 있다면 진정한 올레길이 아니다. 길을 지나면서 길에 사는 주민들과 교감해야 진정한 올레길이다. 올레길 마을 주민 한분 한분이 가꾼 게 지금의 제주올레길이다. 앞으로도 치유와 상생, 자연과의 공존 등의 철학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다.” -늘 씩씩해 보인다. 생활 속 우울과 스트레스는 어떻게 다스리나. “무작정 사무국을 벗어나 가까운 올레길을 혼자 걷는다. 길에서 다양한 올레꾼들의 표정을 만나고 그것을 통해 나를 들여다보려 노력한다. 코로나로 우울하다면 굳이 제주올레가 아니더라도 집 근처 둘레길을 터벅터벅 걸어 볼 것을 권유한다. 마음이 치유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마음뿐인가 몸도 건강해지는 게 걷는 것이다. 제주에 와서 병원에 갈 일도 거의 없더라. 올레길을 따라 제주섬을 한 열 바퀴쯤 걷다 보니 어느새 마음속에 평화가 찾아와 있더라. 사소한 우울과 스트레스는 무시하고 넘겨버리는 법을 제주 자연에서 배웠다.” 글 사진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배현진 “중앙박물관 ‘가야전’ 일제식민사관 가져와”

    배현진 “중앙박물관 ‘가야전’ 일제식민사관 가져와”

    국립중앙박물관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진행한 ‘가야본성, 칼과 현’ 특별전이 임나일본부설을 인정하는 일제 식민사관을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19일 국립중앙박물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가야사 연구와 복원은 문재인 정부 100대 중점 과제인데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가 일제 식민사관을 그대로 가져왔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임나일본부설에 바탕을 둔 이 전시를 보고 전문가들이 발칵 뒤집혔다”며 “전시에서 문제가 됐던 가야 연대표를 보면 ‘(삼국)유사’, ‘(삼국)사기’, ‘(일본)서기’ 등을 인용했다고 한다. ‘서기’는 일본서기로 가야가 일본의 통치를 받았다는 임나일본부설을 뒷받침하는 일본 식민사학자들의 사서다. (‘사서’라고 표현한 것은) 눈속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시 내용을 보면) 가야 7국이 등장하는데, 7국은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 등장하지 않는 지명이다. 특히 다라국은 여러 역사학자가 일본 북규슈에 있는 지명이라고 지적하는 곳”이라며 “예산까지 증액한 전시인데 위원회 차원에서 감사원 감사를 청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국립박물관은 식민사관을 전시하지 않는다. 서기는 학계에서 통칭해 쓰는 축약 용어”라며 “가야 연구는 과거와 지금이 굉장히 다르다. 일본서기 관련 문제는 학자마다 시각이 다르다”고 답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치주질환 탓”…치매의 원인물질, 쌓이는 구조 밝혀졌다

    “치주질환 탓”…치매의 원인물질, 쌓이는 구조 밝혀졌다

    치주질환의 원인균이 몸속에 침투해 치매의 원인 물질을 뇌에 쌓이게 해 기억 장애가 일어나는 구조를 연구자들이 밝혀냈다. 5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치주질환과 치매의 연관성은 지난 몇 년 사이 주목을 받고 있으므로, 이번 연구 성과는 치매의 대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치매의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은 베타아밀로이드(Aβ) 등의 비정상적 단백질이 오랫동안 뇌에 쌓이면서 발병하거나 증상 진행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치주질환의 원인균이나 그 독소가 혈관을 통해 몸속에 침입함으로써 Aβ가 몸속에서 만들어져 뇌에 쌓인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그 축적 구조가 어떻게 되는지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었다. 이에 따라 일본 규슈대와 중국 베이징이공대 등 국제연구진은 쥐의 복강 안에 3주간 치주질환 원인균인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Pg·Porphyromonas gingivalis)를 직접 투여해 감염되게 한 뒤 정상적인 쥐와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치주질환 원인균에 감염된 쥐의 뇌혈관 표면에는 Aβ를 뇌 안에 옮기는 ‘수용체’라고 불리는 단백질의 수가 거의 2배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세포에 대한 Aβ의 축적량도 10배 늘었다. 어두운 방에 들어가면 전기 충격을 받게 된다는 것을 배우게 한 기억 실험에서 정상 쥐는 5분 동안 밝은 방에 계속 머물렀지만, 치주질환 원인균에 감염된 쥐는 약 3분 만에 어두운 방에 들어가 기억력 저하가 입증됐다. 이번 연구에서는 또 Aβ를 운반하는 수용체의 기능을 저해하는 약제를 사용하면 감염된 세포 안을 지나는 Aβ의 양을 4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대해 연구를 주도한 다케 히로(武 洲) 규슈대 뇌신경과학과 준교수는 “치주질환 원인균은 비정상인 단백질이 뇌에 축적하는 것을 가속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치주질환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면 치매 발병이나 병의 진행을 늦출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14호 태풍 찬홈 북상 중이지만 일본으로 향할 듯(종합)

    14호 태풍 찬홈 북상 중이지만 일본으로 향할 듯(종합)

    5일 발생한 제14호 태풍 ‘찬홈’이 북상 중이지만 우리나라 쪽이 아닌 일본 쪽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기상청은 찬홈이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일본 오키나와 동남동쪽 약 1210㎞ 해상에서 시속 3㎞의 속도로 북진 중이라고 밝혔다. 중심기압은 998hPa, 강풍반경은 200㎞, 최대풍속은 초속 18m다. 찬홈은 북서쪽으로 이동하면서 일본 오키나와 동쪽 해상에 가까워지고 있다. 오는 9일쯤에는 일본 가고시마 남동쪽 해상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의 강도는 7일 새벽 중간 수준이 되고, 8∼9일에 강하게 발달할 전망이다. 현재 예상 경로로 보면 우리나라는 찬홈의 영향권에 들지 않을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은 북쪽 상층에 위치한 찬 공기의 영향을 받아 10일쯤 일본 규슈 남쪽 해상에서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했다. 나무 명칭을 딴 찬홈은 라오스에서 제출한 이름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우리도 그들처럼: 황금빛 교역의 시대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우리도 그들처럼: 황금빛 교역의 시대

    임진왜란 약 50년 전인 1543년 포르투갈 배 한 척이 폭풍을 만나 일본 규슈 남쪽 다네가시마라는 섬에 표류했다. 이 배에서 처음 구한 철포 2정이 훗날 조총의 원형이 된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이를 계기로 일본은 서양 문물에 눈을 떴고, 활발하게 교역을 했다. 대항해시대의 선두주자였던 포르투갈은 1510년에 이미 인도 고아를 점령했다. 포르투갈의 뒤를 이어 스페인, 네덜란드가 적극적으로 일본과의 교역을 텄다. 특히 네덜란드는 임진왜란 이후 에도 막부시대를 열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쇄국정책으로 인해 일본과 교역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가 됐다. 일본은 네덜란드라는 창구를 통해 서구의 학문·사상을 접했고, 이를 난학(蘭學)이라 통칭했다. ‘난’은 네덜란드를 뜻한다.일본은 이때 접한 서양인들을 남만이라 불렀다. 그들이 실제 일본의 남쪽에서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서양의 등장은 막을 수 없는 물길 같은 것이었고, 그 영향을 보여 주는 16~17세기의 특정한 미술을 남만미술이라 불렀다. 그중 난반뵤부(南蠻屛風)는 이 시대를 잘 보여 주는 그림으로 현재 약 90점 이상이 남아 있다. 난반뵤부에는 보통 항구에 들어온 서양인 상인과 가톨릭 선교단, 그들의 배와 이를 보는 일본인이 그려졌다. 병풍마다 그림의 세부와 필선, 채색은 달라도 전반적인 구성은 대체로 이와 같다. 16세기 일본인의 눈에 비친 서양 사람, 서양의 문물은 어떤 모습이었고, 어떤 인상을 주었을까? 일본인들에 비하면 서양인들은 키가 훌쩍 크고, 신분에 따라 다른 옷을 입은 모습이다. 성장(盛裝)을 한 원정단, 혹은 상단의 우두머리는 발목에서 잘록하게 묶은 긴 바지, 혹은 무릎까지 오는 바지를 입었고, 붉은색이나 검은색 스타킹을 신었다. 같은 시대 포르투갈이나 네덜란드의 초상화 속 인물과 다르지 않다. 일본의 화가가 실제 인물들을 눈여겨보았던 모양이다. 바지가 보이지 않는 길고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은 예수회 선교단이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식민지 개척길에 선교단을 앞세운 것도 다시 확인된다. 그림에는 검은 피부의 노예로 보이는 인물이 적지 않은데 그중 일부는 터번을 쓰고 있다. 이들은 포르투갈이 점령했던 아프리카 사람일 수도 있고, 인도나 동남아 사람일 수도 있다. 돈과 노동력이 되는 사람을 사고파는 일이니 지역 구분이 무슨 의미가 있었을까?12폭으로 이뤄진 ‘난반뵤부’(남만인도래도)는 가노 나이젠(1570~1616)의 1598년 작이다. 중앙에 큰 돛이 달린 장대한 두 척의 배를 두고 양옆으로 왁자지껄한 항구 풍경을 그렸다. 배는 갤리온 무역선으로 보인다. 배를 보고 환호하는 사람들과 상인들에게 달려가는 개, 코끼리를 타고 가는 서양인, 실어 간 물건을 열어 보는 사람도 보인다. 이 병풍은 화려한 금박지에 두껍게 색을 입힌 금벽화(金碧畵)다. 난반뵤부는 일본 전통의 금벽화에 서양 화법을 가미해 서구 문물에 관한 일본의 호기심을 드러낸다. 금벽화는 에도 막부시대에 쇼군이나 다이묘 등 집권층의 성과 궁전을 장식하기 위해 그려졌다. 애초에 권력자들의 위세를 과시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만큼 그림도 크고 강한 인상을 준다. 활발한 동서 교역이 부를 가져다준다고 믿었기 때문에 난반뵤부는 상인들에게도 인기가 있었다. 세계가 빗장을 걸고, 지속적인 거리두기로 경제적·심리적 타격이 이어지는 나날이다. 하루속히 이 그림처럼 활기차고 역동적인 날이 다시 오기를 희망한다.
  • 진로 바꾼 ‘하이선’ 오늘 출근길 부산 강타

    진로 바꾼 ‘하이선’ 오늘 출근길 부산 강타

    8호 태풍 바비나 9호 태풍 마이삭보다 강력한 10호 태풍 하이선은 6일 밤부터 제주와 부산을 포함한 남부지역에 영향을 미쳤다. 경로를 조금 꺾어 동해 쪽으로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세력이 강해 7일 전국이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기상청은 “하이선은 6일 저녁 기준 일본 가고시마 남남서쪽 해상에 중심기압 945헥토파스칼(hPa), 중심 최대풍속 45m의 강도 ‘매우 강’ 상태로 북북서진 중”이라고 밝혔다. 6일 오후 일본 규슈 지방을 지나면서 매우 강한 상태의 태풍이 한반도에 가까워지면서 다소 약해져 강도 ‘강’의 태풍으로 바뀐 뒤 동해안으로 빠져나가겠지만, 강원 영동과 경상 해안을 중심으로 강한 바람과 비를 뿌릴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7일에도 중심기압 950~980hPa, 중심풍속 35~43m로 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강풍 반경이 350~380㎞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기상청은 이에 따라 이날 오후 11시부터 7일 새벽 2시 사이 제주 육해상엔 태풍 경보를, 부산·울산과 영호남 일부 지역에 태풍주의보를 각각 내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하이선은 월요일 출근 시간인 오전 9시를 전후해 부산 지역에 최근접한 뒤 오후 3시쯤 서울에 가장 가까워진 뒤 8일 새벽 북한 함경도 청진에 상륙한다.태풍 하이선은 9호 태풍 마이삭과 마찬가지로 강한 바람과 많은 비가 특징이다. 우리나라에 최근접한 7~8일 경상도와 강원 영동에 최대 순간풍속 초속 25~40m, 서해안과 전남 남해안엔 초속 10~30m, 그 밖의 지역은 초속 10~20m의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8일 오전까지 예상 강수량은 경상도와 강원 영동 지역 100~300㎜(강원 영동, 경북 동해안, 경북 북동산지 최대 400㎜ 이상), 제주도 산지·지리산과 덕유산 일대 300㎜ 이상, 전남·전북 동부 내륙·제주도 100~200㎜, 그 밖의 지역은 50~100㎜이다. 한편 미국 통합태풍경보센터(JTWC)와 일본 기상청, 중국 기상국은 한국 기상청과 달리 경상 해안으로 상륙해 남한 중심을 관통해 지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지만 앞선 태풍 경로는 모두 한국 기상청이 정확히 예측해낸 바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경험한 적 없는 폭풍” 일본, 184만명 ‘하이선’ 피난 지시(종합)

    “경험한 적 없는 폭풍” 일본, 184만명 ‘하이선’ 피난 지시(종합)

    ‘피난 권고’ 대상도 575만명에 달해일본 기상청 “최대 수준 경계” 당부규슈에서만 약 14만 가구 정전 피해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6일 밤 일본 규슈 서쪽 해상에 진입한 가운데 규슈 7개 현의 주민 180만명 이상에게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30분 현재 가고시마현, 나가사키현, 구마모토현, 미야자키현, 오이타현, 사가현, 후쿠오카현의 약 88만 가구, 184만명에게 위험한 곳에서 즉시 모두 대피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피난 권고’ 대상도 에히메현, 도쿠시마현, 야마구치현, 고치현 등 11개 현의 약 261만 가구, 575만명에 달한다. 일본 기상청은 하이선이 이날 밤부터 7일에 걸쳐 규슈에 상당히 접근해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기록적인 폭풍과 파도, 폭우가 우려된다며 최대 수준의 경계를 당부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하이선이 이날 오후 9시 현재 가고시마현 마쿠라자키시의 서쪽 90㎞ 해상에서 시속 35㎞의 속도로 북북서진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45hPa(헥토파스칼)로 이날 오전 5시 시점과 비교해 25hPa 높아졌고, 움직이는 속도는 15㎞가량 빨라졌다. 태풍의 위력은 다소 약해졌지만, 여전히 중심 최대풍속은 초속 45m, 순간 최대풍속은 초속 60m에 달한다. 가고시마 마쿠라자키시에선 오후 8시쯤 초속 45.9m의 강풍이 관측됐다. 규슈 거의 전역은 태풍 하이선의 폭우권에 들어가 현재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하루(24시간) 최대 강수량은 7일 오후 6시까지 규슈 남부 500㎜, 규슈 북부 400㎜로 예상된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태풍 관계 각료회의를 열고 “지자체로부터의 정보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고, 피난과 안전 확보 등 생명을 지키는 행동을 즉각 취해달라”고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일본 기상청은 당초 이날 오전 가고시마현에 태풍 특별경보를 발령하겠다고 예고했지만, 태풍의 위력이 예상보다 약화해 발령하지 않았다. 다만 일본의 일부 지역에선 이미 정전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8시 현재 가고시마현에서 12만 6370가구, 미야자키현에서 1만 2940가구, 사가현에서 1550가구 등 규슈에서만 약 14만 2000가구가 정전 상태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같은 시각 태풍의 영향으로 규슈에서 1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일본의 이동통신사인 소프트뱅크는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가고시마현과 오키나와현의 일부 지역에서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하이선의 접근으로 일본 국내선 항공편의 결항도 늘어 이날 오키나와와 규슈 남부지역 공항을 출발하는 항공편을 중심으로 약 557편이 결항했다. 북상하고 있는 하이선은 7일 오전 9시 부산에 가장 근접할 것으로 한국 기상청은 예보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日 덮친 제10호 태풍 하이선…정전 속출·50만명 대피

    日 덮친 제10호 태풍 하이선…정전 속출·50만명 대피

    항공편 결항·신칸센 운행중단제10호 태풍 하이선이 6일 일본 남서부 지역으로 접근하는 가운데 규슈 3개 현 주민 50만명 이상에게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0분 현재 가고시마현, 나가사키현, 구마모토현의 27만8천927가구, 53만 1394명에게 위험한 곳에서 즉시 모두 대피하라는 지시가 각 지자체에 의해 내려졌다. 일본 기상청은 하이선이 이날 밤부터 7일에 걸쳐 규슈에 상당히 접근해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기록적인 폭풍과 파도, 폭우가 우려된다며, 최대 수준의 경계를 당부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하이선이 이날 오후 2시 현재 가고시마현 야쿠시마로부터 남남서 방향으로 140㎞ 떨어진 해상에서 시속 30㎞의 속도로 북북서진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35hPa(헥토파스칼)로 이날 오전 5시 시점과 비교해 15hPa 높아졌고, 움직이는 속도는 10㎞가량 빨라졌다.태풍의 위력은 다소 약해졌지만, 여전히 중심 최대풍속은 초속 45m, 순간 최대풍속은 초속 65m에 달한다. 하루(24시간) 최대 강수량은 규슈 남부 600㎜, 규슈 북부 500㎜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의 일부 지역에선 이미 정전 등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가고시마현의 2만 8080가구, 오키나와현의 2670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하이선의 접근으로 일본 국내선 항공편의 결항도 늘어 이날 하루 동안 오키나와와 규슈 남부지역 공항을 출발하는 항공편을 중심으로 총 528편의 결항이 결정됐다. 규슈 지역을 운행하는 산요신칸센은 하이선이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7일 첫 편부터 히로시마역에서 하카타역 간 운행을 중단하기로 했다. 북상하고 있는 하이선은 7일 오전 9시 부산에 가장 근접할 것으로 한국 기상청은 예보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속보] 태풍 하이선, 동편으로 더 틀었다…빗겨가도 강해

    [속보] 태풍 하이선, 동편으로 더 틀었다…빗겨가도 강해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동쪽으로 좀 더 이동하며 우리나라에 상륙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5일 기상청은 “태풍이 이날 오전 예보보다도 더 동해상으로 진로를 수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오전 10시 발표된 기상청 태풍정보에 따르면 하이선은 경상동해안을 스쳐 북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날 오후쯤 하이선이 좀 더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태풍 중심이 내륙을 거치지 않고 동해 연안을 따라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직격타는 피했으나 우리나라에는 오는 7일부터 전국이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이날 오전 제주도와 일본 규슈 사이를 경유 한 후 오후에 동해안을 따라 북진하며 경상도와 강원을 중심으로 영향이 크겠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바비·마이삭 이어 하이선까지...중형급 태풍 잇따라 발생하는 이유는?

    바비·마이삭 이어 하이선까지...중형급 태풍 잇따라 발생하는 이유는?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면서 8호 ‘바비’, 9호 ‘마이삭’ 등 연달아 발생한 태풍 3개가 모두 우리나라를 지나게 된다. 바비·마이삭·하이선...올해 발생 태풍 4개 우리나라에 영향 4일 기상청 국가태풍센터에 따르면, 올해 처음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은 지난달 10일 발생한 제5호 태풍 장미(8월 10일)다. 이어 지난달 27일 발생한 제8호 태풍 바비와 지난 3일 발생한 제9호 태풍 마이삭에 이어 10호 태풍 하이선까지 오는 7일 우리나라에 북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발생한 태풍 10개 중 4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게 되는 것. 특히 우리나라는 열흘 새 강력한 세기의 태풍 3개를 맞게 되면서 비상이 걸렸다.바비, 마이삭, 하이선은 모두 강도 ‘매우 강’인 중형급 태풍이다. 태풍의 강도는 중심부의 최대풍속으로 분류하는데 초속 25∼33m는 ‘중’, 33∼44m는 ‘강’, 44∼54m는 ‘매우 강’, 54m 이상이면 ‘초강력’으로 나눈다. 바비, 마이삭이 몰고 온 강한 비바람으로 전국에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인명피해로까지 이어졌다. 또한 약 12만 가구가 강풍에 정전이 되면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원전이 정지되고 항공기와 열차 운행이 중단됐으며, 도로도 끊겨 교통통제가 속출했다. 하이선 역시 강도 ‘매우 강’의 중형급 태풍으로, 우리나라는 오는 6일부터 태풍 영향권에 접어들어 7일 오전∼오후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하이선이 오는 7일 오전 9시쯤 중심기압 945hPa, 중심 최대풍속 초속 45m(시속 162㎞)인 매우 강한 중형급 태풍으로 서귀포시 동쪽 200㎞ 해상을 지나 오후 1시쯤 통영 부근에 상륙,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상청은 “하이선이 북상하면서 기압변화에 따라 진로와 이동속도에 유동성이 큰 상황으로 아직 어떤 것도 장담할 수 없다”며 “다만 하이선도 바람세기와 강수량이 마이삭과 비슷한 경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가태풍센터 “축적된 열에너지로 태풍 단시간에 계속 발생”올해 유독 매우 강한 중형급 태풍이 짧은 시간에 잇따라 우리나라에 북상하는 원인에 대해 기상청 국가태풍센터는 “8월이 돼 북태평양 고기압이 물러나면서 태풍이 발달하기 시작했고, 그동안 축적된 열에너지로 태풍이 단시간에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센터는 “북쪽 극지방의 차가운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온 가운데 현재 북태평양 고기압이 일본 동쪽에 자리 잡으면서 그 가장자리에 위치한 일본 규슈와 우리나라 쪽으로 태풍의 길이 열려 있다”며 “특히 높은 온도의 해수면이 넓게 형성돼 있어 태풍의 강풍 반경도 크고, 강도도 세졌다”고 말했다. 태풍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올해 남은 기간에도 태풍의 에너지원인 열이 축적되면 또다시 태풍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처럼 짧은 시간 내 또다시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며 “태풍 발생과 영향을 미칠 지 여부는 태풍 발생 이후에나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파나마 선박 통째로 집어삼킨 태풍 마이삭…선원들과 소 5800마리 실종

    파나마 선박 통째로 집어삼킨 태풍 마이삭…선원들과 소 5800마리 실종

    3일 오후 소멸된 제9호 태풍 '마이삭'이 한반도로 접근하기 직전 일본 해상에서 파나마 선박을 집어삼켰다. 3일(현지시간) 호주 ABC뉴스는 선원 43명과 소 5800여 마리를 태우고 중국으로 향하던 1만1947톤급 파나마 화물선 ‘걸프 라이브스톡1’ 조난돼 일본 해상보안청이 수색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조난 선박은 2일 새벽 1시 40분쯤 일본 규슈 남쪽 아마미오시마 서쪽 185㎞ 지점에서 조난신호를 보냈다. 당시 태풍 ‘마이삭’은 아마미오시마에 접근 중이었다.조난신호를 포착한 일본 해상자위대와 제10관구 해상보안청이 구조선과 헬기를 띄워 즉각 수색에 돌입했다. 구조 당국은 현장에서 구명보트 한 척과 구명조끼를 입은 필리핀 선원 1명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박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나머지 선원의 생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구명정이나 유류품도 발견되지 않았다. 여기에 집중호우와 강풍이 겹쳐 수색에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달 14일 뉴질랜드 북섬에서 출항한 화물선은 오는 11일 중국 허베이성 탕산 징탕항에 입항할 예정이었다. 실종 선원 가족은 애끊는 심정으로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뉴질랜드 외교통상부는 “선박 탑승 선원 모두가 무사하기를 간절히 바란다”면서 “모든 상황을 주시하며 관계 당국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실종 선원 가족에게 외교적 지원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한편 동물권단체 ‘세이프 뉴질랜드’는 “동물 수출의 위험성을 일깨워주는 또 다른 사례”라면서 “왜 이런 거래를 계속 허용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단체 관계자는 “동물의 목숨을 위협하는 고위험 무역이다. 살아있는 동물 수출은 금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나마화물선을 집어삼키고 곧장 한반도로 접근한 제9호 태풍 ‘마이삭’은 우리나라 곳곳에 생채기를 남기고 3일 중국 청진 부근에서 온대저기압으로 소멸했다. 내륙을 관통한 태풍으로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으며, 이재민 26명이 발생했다. 농작물 피해면적은 5천㏊를 넘었다. 시설 피해도 858건 보고됐다. 오는 7일 제10호 태풍 ‘하이선’ 상륙도 예보돼 있어 피해 규모는 더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경성제대 의학부의 일본인 교수들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경성제대 의학부의 일본인 교수들

    경성제국대학은 1924년부터 해방을 맞은 1945년까지 존속했다. 설립 준비는 개교 2년 전(1922)부터 진행됐다. 애초의 명칭은 경성제국대학이 아니었다. 1924년 첫 입학생을 모집하는 원서교부 때만 해도 ‘조선제국대학’이었다. 하지만 일제는 ‘조선제국대학’이라고 하면 조선을 식민지가 아닌 ‘하나의 제국’으로 인정하는 꼴이 된다고 해서 서둘러 명칭을 바꿨다. 도쿄(東京), 교토(京都), 도호쿠(東北), 규슈(九州), 홋카이도(北海道) 제국대학에 이은 6번째의 ‘조선제국대학’으로 하려다 갑자기 ‘경성제국대학’으로 급선회했다. 첫 회 신입생 입학시험과 합격자 발표하는 시기 사이에 이름이 바뀐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추측을 해볼 수 있다. 1945년 일본인이 물러간 후 경성제대 캠퍼스를 기반으로 서울대학교가 출발한다. ‘경성’제국대학의 이름을 이어받아 ‘서울’대학교가 된 것이다. 만일 일제가 설립 초기의 의도대로 ‘조선’제국대학이란 이름을 관철했다면 ‘한국’대학교가 되지 않았을까? 경성제대 총장의 권위는 대단했다. 이따금 조선 총독이 대학을 둘러보는 일도 있었는데, 교수나 총장이 현관 앞에 늘어서는 따위의 일은 전혀 없었다. 고등관 중 천황이 직접 임명장을 주는 최고 고등관을 ‘친임관’이라 불렀는데, 식민지 조선에서는 총독과 경성제국대학 총장 둘만이 친임관이었다. 요즘으로 치면 대학총장을 국무총리와 동급으로 예우한 셈이다. 경성제대에는 고매한 인품을 지닌 교수도 많았다. 특히 의학부 교수들의 기개는 대단했다. 의학부 제1외과의 마쓰이 곤페이(松井權平) 교수는 태평양전쟁 당시 일제가 대학생들에게 삭발 명령을 내리고 국민복을 입힌 데 대해 “부질없는 짓이다. 일본은 결국 패한다”고 학생들 앞에서 대놓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부속병원에서 조선인과 일본인 환자를 차별해 진료하지 않았고, 그런 일이 발견되면 크게 나무랐다. 의학부 교수들은 사망할 때 반드시 시신을 실험용으로 써달라고 유언했다. 이비인후과 고바야시(小林靜雄) 교수가 그랬고, 마쓰이 곤페이 교수도 광복 전해에 사망, 제자들에 의해 시체가 해부됐다. 제자들은 스승의 시신 해부를 지켜보면서 숙연한 마음으로 의도(醫道) 확립을 다짐했다. 감염병 확산으로 짙은 어둠이 깔리고 있다. 비록 일본인이지만 경성제대 의학부 교수들의 높은 인격과 엄정한 의료윤리는 어둠을 밝히는 빛이다. 우석대 역사교육과 명예교수
  • [근대광고 엿보기] 국내 최초 개업의 박일근과 제생의원

    [근대광고 엿보기] 국내 최초 개업의 박일근과 제생의원

    앞선 회에서 한국 최초의 개업 의사 박일근을 언급한 적이 있다. 위는 박일근이 경성 무교정 4번지(현 서울 무교동 효령빌딩 근처)에 제생의원 건물을 신축한 기념으로 진료비는 안 받고 약값을 절반 깎아 주겠다고 한 1918년 7월 매일신보 광고다. 진료 과목은 내과, 외과, 화류병(성병)과, 안과, 소아과로 돼 있다. 매일신보 1936년 1월 12일자에는 ‘양의(洋醫) 원조 박일근씨’라는 제목으로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기사에 따르면 박일근이 처음 병원을 연 것은 1898년 4월이다. 기사는 양의를 “생사람의 갈비를 끊어 내거나 또는 창자를 끊어 다 죽어 가는 사람을 살리게 되는, 즉 재생의 은인”이라고 했다. 박일근은 1889년부터 8년 동안 일본 규슈의 구마모토 의학강습소에서 의학을 공부한 것으로 돼 있다. 이 기간은 국내에 의학 교육이 태동할 무렵이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의학교육기관은 제중원 의학당이다. 1886년 3월 설립돼 선발된 학생 16명에게 의학을 가르쳤다고 한다. 제중원은 1885년 개원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국립병원이다. 그러나 1890년 무렵 예산 부족 등으로 교육이 중단돼 정식 졸업생은 없었다. 이후 1897년에 교육을 다시 시작했고 1900년 9월 제중원 의학교가 설립돼 1908년 6월 박서양, 김필순 등 7명이 1회로 졸업했다(연세대 의대 전신인 세브란스의학교로 이름이 바뀜). 한편 1899년에는 관립 의사 양성 학교인 ‘의학교’(서울대 의대 전신)가 설립됐다. 교장은 종두법을 보급한 지석영이었다. 정부는 학생들에게 국비를 지원했지만 의술을 천하게 여기던 당시의 풍조 탓에 지원자가 적어 8년 동안 졸업생이 36명뿐이었다. 1907년 일제의 간섭으로 의학교는 대한의원 교육부가 됐고, 1909년에는 대한의원 의육부(醫育部) 부속학교로 개편됐다. 1910년 국권을 상실하자 대한의원은 조선총독부의원으로 개칭됐고 부속학교는 조선총독부의원 부속의학강습소로 바뀌었다. 1916년 경성의학전문학교가 설립돼 의학강습소는 폐지되고 재학생은 전문학교에 흡수됐다. 그런데 박일근이 말한 일본 유학 기간에 구마모토에는 의학교가 없었다고 한다(황상익, ‘근대 의료의 풍경’). 그렇다면 의학 교육을 받은 것은 분명한 것으로 보이는 박일근은 어디서 어떻게 공부하고 40년 동안 의사로 활동할 수 있었을까. 조선총독부는 박일근의 학력을 인정하지 않고 의사 아닌 의생(醫生) 면허증을 주었다고 한다. 박일근은 처음에 청진동에서 개업했다가 무교동으로 옮겨 25년 이상 진료했다. 이후에는 현재 외교통상부 청사 근처인 도렴동으로 병원을 이전, 진료를 계속했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日아베 정권 ‘여행경비 50% 지원’ 이후 코로나 감염 2.4배 증가

    日아베 정권 ‘여행경비 50% 지원’ 이후 코로나 감염 2.4배 증가

    일본 정부가 지난달 22일 무리하게 시행한 관광 활성화 정책 ‘고투(Goto) 트래블’ 사업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2배 이상 늘었다고 아사히신문이 6일 보도했다. 국내 여행비용의 최대 50%를 국가에서 보조하는 고투 트래블 사업은 아베 신조 정권이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되고 있는 와중에 강행해 야권은 물론이고 여당 내에서도 적잖은 반발을 샀던 정책이다. 아사히의 자체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 ‘7월 15~21일’ 1주일간의 일본 전역 하루 평균 코로나19 확진자는 546명이었다. 이 기간 중 도쿄도는 232명이었지만 다른 광역단체들은 100명 미만이었다. 규슈와 도호쿠 등의 8곳에서는 확진자가 한 명도 없었다. 그러나 ‘7월 29일~8월 4일’의 1주일간은 일본 전역 확진자가 하루 평균 1305명으로 증가했다. 7월 15~21일 전체의 2.4배로 늘어난 것이다. 특히 도쿄도 344명, 오사카부 184명, 아이치현 158명, 후쿠오카현 117명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4개 권역에서는 일제히 하루 평균 감염자 수가 세 자릿수로 치솟았다. 오키나와현은 고투 트래블 시작 전 1주일간 하루 평균 1명이었으나 최근 1주일간은 58명으로 폭증했고, 구마모토현도 같은 기간 1명 미만에서 21명으로 늘었다. 아사히는 “여행 때문에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는 사례가 각지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지역의 경계를 넘나드는 인적 왕래와 감염 방지는 양립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악화되는데도 정부가 ‘긴급사태’의 재선언과 같은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지 않자 광역단체들은 개별적으로 독자 대응에 나서고 있다. 도쿄도와 오사카부는 주류 제공 음식점 등에 대한 영업시간 단축을 요청했고 오키나와현과 기후현, 아이치현은 6일부터 관내에 이동자제 등을 요청하는 긴급사태를 발령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일본 화산 분화에 화산재 한반도 방향 확산…기상청 “비껴갈 것”

    일본 화산 분화에 화산재 한반도 방향 확산…기상청 “비껴갈 것”

    일본 니시노시마(西之島) 화산이 지난 6월 12일 이후 현재까지 분화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이 화산에서 뿜어져 나온 화산재와 화산가스 일부는 북태평양 고기압 기류를 따라 한반도 방향으로 퍼지고 있다. 화산의 위치는 북위 27.25도, 동경 140.87도다. 고도 25m로 도쿄 남쪽 1000㎞ 해상에 있다. 일본 규슈 남쪽 부근까지 화산재가 날라왔고 일본과 한반도 사이로 연무가 확산돼 분포해있다. 지난 1일 이후 제주도에서는 다른 지점과 비교해 다소 높은 농도의 미세먼지(PM10)가 관측되기도 했으나 그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기상청은 전날 오전 9시 기준으로 분화한 화산재의 확산예측모델을 분석한 결과 일단 현재까지 화산 분화가 한반도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한반도는 화산재에 의한 직접적인 영향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니시노시마 화산 분화 상황을 계속 감시하면서 추가 분화 여부와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 등을 파악하겠다”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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