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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성전쟁 시작, 고속도로 교통상황 살펴보니… “서울→부산 5시간 20분”

    귀성전쟁 시작, 고속도로 교통상황 살펴보니… “서울→부산 5시간 20분”

    귀성전쟁 시작, 고속도로 교통상황 살펴보니… “서울→부산 5시간 20분” 귀성전쟁 시작, 고속도로 교통상황 설 연휴를 하루 앞둔 5일 오후 7시가 넘어서면서 퇴근길 차량의 가세로 주요 고속도로 곳곳에서 차량이 정체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서울에서 주요 도시까지 소요시간은 오후 8시 승용차 출발 기준으로 부산까지 5시간 20분, 대구 4시간 20분, 울산 5시간 19분, 광주 3시간 40분, 목포 4시간 20분, 대전 2시간, 강릉 2시간 30분 등이다.이날 오후 7시 30분 기준으로 경부선 부산 방향 경부선 입구→반포나들목, 북천안나들목→천안분기점 등 약 9.2㎞ 구간이 정체되는 것을 비롯해 총 54.5km 구간에서 차량이 꼬리를 물었다.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방향도 해미나들목→홍성나들목, 대천나들목→춘장대나들목 총 32.3km 구간에서 차량이 30km 안팎의 속도를 보이며 답답한 흐름을 보였다.중부내륙고속도로 마산 방향은 낙동분기점→상주터널 북단 6.5km 등 총 24km 구간에서 차량이 20km 안팎의 속도를 내며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 영동고속도로 인천 방향은 퇴근 차량까지 몰려 동수원나들목→북수원나들목 6.5km, 북수원나들목→둔대분기점 8.8km 등 총 25.1km 구간 역시 차량이 제 속도를 내지 못했다.도로공사는 오후 7시 30분까지 수도권을 빠져나간 차량을 33만대로 집계했다. 자정까지 42만대가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으로 진입한 차량은 32만대이며, 이날 중 모두 41만대가 들어올 것으로 도로공사는 전망했다.도로공사 관계자는 “오후에 출발하는 차량들이 많이 몰려 6∼7시 정체가 최대치였다가 풀리고 있다”면서 “자정 무렵부터 해소되겠다”고 말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자유로운 토론·평등한 투표…아이오와의 힘, 풀뿌리의 힘

    “저는 원래 민주당원이었어요. 그런데 이번엔 벤 카슨 후보를 지지하게 돼 공화당으로 옮겨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저도 민주당 지지자였습니다만, 최근 TV토론을 보고 존 케이식 후보가 좋아져 마음을 바꿨습니다.” 기자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 지난 1일 오후 8시(현지시간) 미국 대선 경선의 포문을 연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가 열린 99개 카운티 중 포크카운티 소속 디모인 먼로초등학교 강당에 차려진 39선거구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날 공화당 코커스의 하이라이트는 10명이 넘는 후보들의 열성 지지자들이 100여명의 다른 유권자들 앞에 서서 자신이 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지 설명하고 한 표를 호소하는 토론 시간이었다. 테드 크루즈와 도널드 트럼프, 마코 루비오 등 선두권 후보의 지지자들은 그들을 오랫동안 알아온 지인들인 반면, 군소 후보들의 지지자들은 그들의 정책이 마음에 들어 당적까지 바꿨다고 밝혔다. 토론 이후 비밀투표가 이뤄진 뒤 만난 존 톰슨(57) 부부는 “자유로운 토론이 투표 결정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강당 건너편 넓은 체육관에는 민주당 코커스가 열렸다. 학교가 위치한 비버데일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 지역으로, 500명이 넘는 유권자들이 후보 3명의 이름이 써 있는 푯말 근처로 나눠 서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비밀투표가 아니라 푯말에 모인 사람들이 순서대로 자신의 번호를 불러 후보별 지지자 숫자가 자연스럽게 표로 계산됐다. 버니 샌더스가 252명, 힐러리 클린턴이 235명의 지지를 받은 가운데 마틴 오맬리 지지자 28명이 갑자기 ‘주인공’이 됐다. 15% 미만 지지를 받은 후보의 지지자들은 2차로 다른 후보를 선택하는 규칙 때문이다. 샌더스 지지자들은 오맬리 지지자들에게 손짓을 하며 “우리 쪽으로 오라”고 외쳤고, 일부 젊은 유권자는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샌더스 쪽으로 이동했다. 중·장년층은 조용히 클린턴 쪽으로 섞여 들어갔다. 오맬리 지지자들이 나뉘면서 샌더스와 클린턴은 각각 6명의 기초선거구 대의원을 얻었다. 두 후보가 얻은 아이오와 전체 대의원의 1%도 안되는 규모이지만, 이들이 탄생하기까지 3시간 동안 유권자들의 열의는 뜨거웠다. 디모인리지스터 등 현지 언론은 ‘동전 던지기’로 대의원을 정하는 일부 선거구도 있다며 ‘원시성’을 지적하기도 하지만 현장에서 본 코커스는 미국을 이끄는 정치의 힘, 즉 풀뿌리 민주주의가 살아있음을 실감나게 했다. 디모인(아이오와주)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만화가 이현세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만화가 이현세

    갓 태어나서 큰집에 양자로 갔다 10대의 나는 연좌제에 떨었다 20대의 나는 까치였다 30대의 나는 최고 작가였다 40대의 나는 영화를 말아먹고 심의·검열과 싸웠다 50대의 나는 내 시대는 갔다고 생각했다 60대의 나는 웹툰을 배웠고 처음 신인상도 받았다 70대의 나는 동화를 쓰고 싶다 20년 동안 ‘삼촌’과 ‘숙모’로 알아 왔던 분들이 실제로는 나를 낳아 준 사람들이었다. 나 자신의 우둔함에 질식할 것 같았고, 아무 말도 안해준 식구들이 야속했다. 방황하기를 한 달여, 그 숙모가 조용히 말했다. “친자식에게 더운 밥 한 그릇 제대로 못 먹인 나만큼이나 아프겠니. 나를 봐서라도 이래선 안 된다.” 어머니는 눈빛으로 아들의 마음을 읽으셨던 것이다.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박찬호가 어떤 사람인지 아세요? 자기가 이긴 게임에서 던진 공들, 경기장 입장권을 다 갖고 있는 친구예요. 미국 생활에서 여러 번 위기가 왔는데, 그때마다 자기 자신이 너무 소중하고 아까워서 포기를 못했다더군요.” 화실 창가에 놓인 박찬호 투구 모습 모형(피규어)을 유심히 들여다보자 그가 말했다. 그는 박찬호를 매우 좋아하고, 또 친하다고 했다. 그의 등번과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사러 미국 LA 다저스 구장까지 갔다 오기도 했다. “자기를 정말 사랑합니다. 자유, 독립, 자존이라는,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3가지 가치를 가장 확실히 실현한 친구죠.” 그건 어떻게 보면 자신과 닮았다는 말이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화실. 이현세(60) 만화가는 아무런 준비 없이 평소처럼 앉아 있었다. 눈가의 주름과 희끗희끗한 머리만 빼면 영락없는 ‘까치’였다. -‘현세는 자기 아버지가 누군지 아직 모르나 봐요.’ 친척들이 하는 나직한 수군거림이 대형 스피커 음량으로 내 귀에 꽂혔다. 경주 시내로 나가 재수를 하고 있던 어느 날이었다. 20년 동안 ‘삼촌’과 ‘숙모’로 알아 왔던 분들이 실제로는 나를 낳아 준 사람들이란 걸 알게 된 것은. 성인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참석한 문중 시제(時祭). 엄마와 숙모, 누나들 모두 나에게 비밀로 해 왔던 ‘천기’를 집안 어른들이 누설하고 말았다. 내가 갓난아기 때 큰집에 양자로 들어갔고, 생부는 내가 아홉살 때 돌아가신 삼촌이었다는 사실. 나 자신의 우둔함에 질식할 것 같았고, 아무 말도 안 해준 식구들이 야속했다. -수험서를 덮고 매일 술만 마셨다. 왜 그렇게 20년을 꽁꽁 숨겼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다. 혼자서 끙끙 앓으며 방황하기를 한 달여. 어느날 밤 술에 취해 ‘숙모’의 품에 안겨 잠을 잤다. 다음날 아침, 그 숙모가 조용히 말했다. “친자식에게 더운 밥 한 그릇 제대로 못 먹인 나만큼이나 아프겠니. 나를 봐서라도 이래선 안 된다.” 어머니는 눈빛으로 아들의 마음을 읽으셨던 것이다. -그 일은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대학을 포기하고, 만화의 길을 걷기로 했다. 혼자서 서울로 왔다. 경주가 세상의 전부인 줄 알았는데 서울은 또 달랐다. 생활은 만만치 않았고 정착할 곳도 찾아지지 않았다. 문하생으로 받아 달라고 무수한 만화작가 화실의 문을 두드렸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내가 제법 ‘성공’을 한 뒤 그분들 중 한 분을 뵀는데 “눈빛에 반항기가 줄줄 흘러 부담스러웠다”고 당시 얘기를 하셨다. 처음 자리잡은 곳은 순정만화로 유명한 나하나 선생님 화실이었다. 그다음은 개그만화의 하영조 선생님 화실. 액션만화를 추구했던 나에게 두 분 선생님과의 작업은 오히려 큰 도움이 됐다. 순정만화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미학과 개그만화의 익살맞은 표정 연기 등이 합쳐져 까치를 비롯한 내 만화의 등장인물 라인업이 구축될 수 있었다. -분단의 비극을 오롯이 간직한 우리 집의 가족사를 떼어 놓고는 나와 만화를 말할 수 없다. 일제 때 만주에서 살던 할머니는 해방 직후 서른 언저리에 아들 셋을 데리고 경북 울진 고향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고향이라고 해도 먹고살 게 없었다. 얼마 후 둘째 아들은 “내가 돈 벌어 오겠다”며 다시 만주로 나갔다. 그러다 38선이 그어지면서 둘째는 졸지에 가족과 생이별을 하게 됐다. 가족이 다시 만나게 된 것은 6·25가 터지고 북한 인민군이 남쪽까지 밀고 내려오면서였다. 둘째는 인민군이 돼 나타났다. 형제가 어울리는 모습이 마을 사람들 눈에 띌 수밖에 없었는데, 그게 화근이 됐다. 인민군이 퇴각한 후 첫째 아들이 괴뢰군 부역자로 몰려 헌병대에 끌려갔다가 죽임을 당했다. 큰아들은 처형되고 둘째 아들은 월북. 할머니는 차라리 만주에 계속 있는 게 나았다고 생각하시지 않았을까. 1956년 셋째 아들의 장남으로 내가 태어났다. 할머니는 나를 큰며느리에게 양자로 보냈다. 종가의 대를 잇기 위해서였다. -우리 일가는 내가 태어나기 전 전쟁 직후에 흥해(현재 포항시 북구 흥해읍)로 터전을 옮겼다. 부역자 가족이란 딱지를 달고서 울진에 계속 머물 수는 없었다. 길러 준 어머니는 잡화점을 냈고, 낳아 준 아버지는 자갈땅을 사서 밭을 일궜다. 그 덕에 끼니를 거르지는 않았다. 초등학교 2학년쯤 됐을 때 ‘삼촌’이 경주역의 기차 수리 공장에 취직했다. 어느 날 삼촌에게 “크레파스를 사 달라”고 졸랐다. 선뜻 돈을 주셨다. 하지만 나는 극장에서 서부영화를 보고 만화책을 빌려 보느라 그 돈을 다 써 버렸다. 다음날 저녁 삼촌이 집에 들러 새로 산 크레파스로 그림 한번 그려 보라고 하셨다. 엉겁결에 나는 “저한테 돈 주겠다고만 하시고 그냥 가셨잖아요”라고 둘러댔다. 삼촌은 고개를 갸웃하더니 “내가 착각했다”며 다시 돈을 주셨다. 아들이 거짓말하는 걸 다른 가족들이 알게 되는 게 싫으셨던 것이다. -그게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다음날 수업을 받는데 작은누나가 파랗게 질린 얼굴로 교실로 왔다. 아버지가 일하던 공장으로 뛰어갔는데 할머니와 큰어머니, 숙모가 통곡을 하고 있었다. 앞에는 아버지가 하얀 무명천에 덮여 누워 있었다. 전기 감전이라고 했다. 삼일장 내내 나는 학교에 있었다. ‘삼촌은 나를 거짓말하는 아이로 알고 돌아가셨겠구나’ 생각하니 죄스럽기도 했지만, 억울하기도 했다. 10여년 후 그가 나의 진짜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된 직후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게 그 일이었다. -학교 생활은 평탄치 않았다. 그럭저럭 공부를 잘해서 지역 명문인 경주중에 입학했지만 줄곧 형사들의 감시 속에 살았다. 연좌제에 걸려 인생이 막혀 있다는 생각이 점차 커져 갔다. 경주고에 들어가면서 원래 좋아했던 술이 더 잦아졌다. 방과 후에 당시 경주오거리에 있던 막걸리집에 뻔질나게 드나들었다. -고등학교 때 가장 열성이었던 건 미술부 활동이었다. 고1 때 유도에 빠져 2학년 때는 경북 대표로 전국체전까지 나가기도 했지만, 미술만큼은 아니었다. 특히 스케치는 어렸을 때부터 꽤 소질이 있었다. 미대 진학을 유일한 길로 생각했다. 연좌제의 공포가 나를 더욱 미술로 몰아갔다. 그러나 미대 입학원서를 쓰기 위해 안과에 가서 색맹검사를 했더니 색약 판정이 나왔다. 그때는 왜 그렇게 색약에 대해 엄격했는지. 당시 입시제도하에서 나는 미대 지원을 아예 할 수가 없었다. -유신과 군사정부 치하에서는 노래나 영화가 그렇듯 만화에 대해서도 검열이 심했다. 이를테면 갈등이 증폭되는 스토리나 격투 장면 같은 게 들어가는 그림은 허용되지 않았다. ‘아이들이 액션만화를 보면 커서 데모를 하기 쉽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스포츠 만화로 방향을 돌리고 ‘공포의 외인구단’을 처음 내놓은 것이 1982년. 26세 때였다. -내가 만화를 그리는 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캐릭터다. 날 대신해 움직여 줄 수 있는 아바타만 구현하면 그다음부터 소재나 스토리는 부차적인 일이라고 생각했다. 스스로 스토리 궁핍을 느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생각으로 만들어 낸 게 필생의 캐릭터인 ‘까치 오혜성’이다. 한(恨)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운명에 순응하지 않고 의지로 부딪쳐 결국 파괴되는 인간이랄까. 가족사 때문에 트라우마와 핸디캡에 시달려야 했던 성장기의 아픔이 고스란히 투영돼 있기도 하다. -‘공포의 외인구단’ 이전에도 나는 대본소(만화방) 시장에서 꽤 인지도 있는 작가였다. 하지만 외인구단은 기존 작품과 차원이 달랐다. 어린이 만화만 있던 시절, 극단적이고 상처투성이인 주인공 영웅이 다른 캐릭터들과 함께 고난에 시달리다 결국 이를 극복하지만 최후에는 처절히 파멸하는 이야기의 만화는 이전까지 존재하지 않았다. 대략 한 달에 한 권씩 2년간 30권을 내놨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대본소의 맨 앞칸에는 언제나 외인구단이 자리잡았다. ‘까치’를 이름으로 내건 만화방들이 속속 생겨났다. -나이 서른 전에 최고액을 받는 작가가 됐는데, 권투(‘지옥의 링’)든 시대극(‘사자여 새벽을 노래하라’)이든, 페미니즘(‘며느리 밥풀꽃에 대한 보고서’)이든 뭘 그려도 잘 팔렸다. ‘남벌’은 서울대 신입생들이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 중 하나로 선정됐다. 만화가 뜨니 나도 스타가 됐다. 맥주 등 광고 CF에까지 나올 정도였다. 돈도 정말 많이 벌었다. 돈이 나를 거쳐 밖으로 흘러나가는 게 문제였지만. 마흔을 갓 넘긴 1997년부터는 세종대에서 교편을 잡았다. -나의 40대는 ‘전쟁’의 시기였다. 첫 번째 난관은 1996년 만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옮긴 ‘아마게돈’의 대실패였다. 한동안 영화계에서 최고의 손실액 기록을 보유했을 정도다. 총감독으로서 투자를 담당했던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손해를 많이 봤다. 돌이켜보면 그건 영화도 아니었다. 영화 문법도 모르는 총감독의 오만과 무지 탓이다. -두 번째 난관은 ‘천국의 신화’ 필화 사건이다. 대하 역사물을 쓰겠다고 마음먹은 건 서른 살 때였다. 미국에 가서 광활한 그랜드캐니언을 마주하고 나니 ‘내가 왜 스포츠 만화나 그리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10여년간 ‘환단고기’ 등 역사서들을 공부하고 ‘100권’을 목표로 1996년 1부 3권을 내놨다. 그러나 2년 뒤 청소년 음란물 시비로 검찰에서 기소하고, 법원이 300만원의 벌금형을 내렸다. ‘터무니없는 심의와 검열에 내가 고개를 숙이면 어느 작가가 이겨 낼 수 있겠나’ 하는 생각에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최종 무죄 선고를 받은 것은 6년이 흐른 뒤였다. 당시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다니던 아이들(1남 2녀)이 끝까지 아버지를 믿어 준 데 대해 지금도 고마움이 크다. -50대가 되니 세상이 많이 변해 있었다. 더 이상 예전의 인기 만화 작가 ‘이현세’는 존재하지 않았다. 처음엔 ‘내 시대는 갔구나’ 하는 생각에 씁쓸하기도 했지만 이게 당연한 세상의 섭리 아닌가. 지금까지 많은 작품을 그려 큰 인기를 얻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모두 ‘쓰레기’라고 생각한다. 표현이 좀 과한가?(웃음) 완벽하다고 여긴 작품은 없다. 그리고 원래 나는 ‘옥에 티’가 많은 작가다. ‘공포의 외인구단’에도 같은 사람인데 야구 글러브가 왼손, 오른손 바뀌어 그려진 장면들이 있다. 나는 쓰레기통 속에서 수많은 ‘가짜 꽃’을 피우다가 언젠가는 한 송이 진짜 꽃을 피우는 게 작가라고 여긴다. 내 작품은 아직도 쓰고 구겨서 쓰레기통에 집어던질 습작의 연장선상이다. 난 천재형과는 거리가 멀다. 대신 부모님께 극단적인 집중력과 낙관주의를 물려받았다. 한창때는 한번 그리기 시작하면 하루이틀 꼬박 밤을 새우는 건 일도 아니었다. 그 덕분에 마감은 종종 늦었지만 펑크를 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남들은 그림을 그리면서 어떻게 배가 고프고 화장실에 갈 수 있을까’ 생각했을 정도다. -얼마 전부터 인터넷 포털 ‘네이버’에서 ‘천국의 신화’ 6부를 시작했다. 남녀노소 다 볼 수 있도록 수위를 조절했지만, 나로서는 무척 감사한 일이다. 작년 말에는 네이버에서 ‘웹툰 신인상’까지 받았다. “60 평생에 처음으로 신인상을 받았다”고 하니 후배 작가들이 다들 자지러졌다. -지금 연재 중인 천국의 신화는 10년 정도 더 해야 한다. 6부는 고조선 멸망으로 끝난다. 이후 여러 민족들이 군웅할거했던 시기를 지나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예정이다. 그 뒤에는 나도 70대가 된다. 그때는 동년배를 위한 동화를 그리고 싶다. 아니면 손주를 위한 동화를 쓰고 있을지 모르겠다. 문제는 큰아이가 30대 후반인데, 이 녀석들이 셋 다 결혼을 안 했다는 거다. 김태균 사회부장 windsea@seoul.co.kr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만화가 이현세(60)씨는 한국 만화의 ‘오늘’을 있게 한 대표적인 작가다. 1979년 ‘저 강은 알고 있다’로 데뷔한 그는 1982년 ‘공포의 외인구단’을 통해 운명에 맞서는 열정과 지고지순한 사랑을 역동적인 그림체로 선보여 만화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그의 나이 불과 26세였다. 이후 ‘지옥의 링’(1985), ‘야수의 전설’(1985), ‘며느리 밥풀꽃에 대한 보고서’(1988), ‘아마게돈’(1988), ‘블루엔젤’(1989), ‘폴리스’(1992), ‘남벌’(1994), ‘천국의 신화’(1997) 등 히트작과 문제작을 내놓으면서 ‘불온’과 ‘미숙’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던 만화를 대중문화의 중심부로 격상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초로(初老)의 나이에도 ‘천국의 신화’ 6부를 웹툰에 연재하는 여전한 ‘현역’이다. ▲경주중·경주고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1997~) ▲한국만화가협회 회장(2005~2007년)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이사장(2009~2012년)
  • 이혜경 서울시의원 SNS산업대상 특별상 수상

    이혜경 서울시의원 SNS산업대상 특별상 수상

    서울시의회 이혜경 의원(새누리, 중구2)은 2월 2일 오후3시 중소기업회관 그랜드홀에서 열린 ‘2016년 대한민국 SNS산업대상’에서 SNS산업진흥원장 특별상을 수상했다. SNS 산업을 선도, 발전시키고 건전한 SNS 문화 향상에 기여하고 있는 이들을 위한 이번 시상식에서는 SNS의 홍보, 확산, 선도, 발전, 계몽, 교육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한 개인 및 단체, 기업과 세계적인 SNS로 발전한 가능성이 있는 플랫폼을 개발한 개인, 단체, 기업 등에게 총 36개의 상이 주어졌다. 이혜경의원은 서울시의회 시의원으로서 서울시소식, 중구 일정, 각종 언론보도자료 내용 및 동영상과 서울의 다양한 정보들을 시민들에게 제공하여 함께 소통하며, 국민들의 주요 관심사항들의 정보를 공유하여 왔다. 평소 다양한 의정활동을 네이버블로그,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을 통해 소개하고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실천하여 지역 주민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자 노력하였으며, 사회 문제의식에 대한 의견 개진 등 끊임없이 소통하는 민의의 대변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여 본 상을 수상하게 됐다. 이 의원은 “정치인이 SNS를 통한 소통에 대해 양면성이 있는 것을 안다. 앞으로도 단순한 정치적인 입지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의견수렴이 가능한 소통의 장으로써 사용하고자 노력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님과함께2’ 윤정수, 알몸 시위 “결혼은 미친 짓이다”

    ‘님과함께2’ 윤정수, 알몸 시위 “결혼은 미친 짓이다”

    ‘님과함께2’ 윤정수가 높아지는 시청률에 ‘본방사수 금지’ 알몸 시위를 벌였다. 지난 2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 프로그램 ‘님과 함께 시즌2-최고의 사랑(이하 님과 함께2)’ 40회에서는 김숙 윤정수, 오나미 허경환 커플의 가상 결혼 생활이 그려졌다. 이날 윤정수는 회를 거듭할수록 높아지는 시청률에 위기감을 느꼈다. 앞서 윤정수는 시청률 7% 달성 시 김숙과 결혼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윤정수는 ‘본방사수 금지’ 피켓을 만들며 “안 보던 사람들도 결혼하라고 재미로 보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범을 보여보라는 김숙의 요구에 “결혼은 미친 짓이다”를 외치며 격렬한 시뮬레이션을 선보였다. 윤정수는 “본방 사절. 재방만 봐달라. JTBC 시청 불가”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를 한심하게 바라보던 김숙은 피켓을 빼앗아 분질러버렸고, “이걸로 뭐 하려고 그러느냐. 남자가 한번 말을 뱉었으면 끝까지 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윤정수를 윽박질렀다. 이에 윤정수는 “어설프게 빙자해서 결혼하려나 본데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절대 안 된다”며 팽팽히 맞섰고, 김숙은 “나도 내 인생이 소중하다”고 응수했다. 이후 김숙은 윤정수에게 눈길을 끄는 누드 시위를 하라고 아이디어를 냈다. 김숙은 “이러면 사람들이 귀 기울여줄 것”이라며 등을 떠밀었고, 유혹에 넘어간 윤정수는 속옷만 남기고 탈의한 상태로 시위 연습을 펼쳐 폭소를 자아냈다. 영상=JTBC ‘님과함께 시즌2 - 최고의 사랑’/네이버tv캐스트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씨줄날줄] 불혹과 지천명/강동형 논설위원

    [씨줄날줄] 불혹과 지천명/강동형 논설위원

    논어를 읽지 않은 사람도 논어 위정 편에 나오는 오십유오이지우학(吾十有五而志于學), 삼십이립(三十而立), 사십이불혹(四十而不惑), 오십이지천명(五十而知天命), 육십이이순(六十而耳順), 칠십이종심소욕불유거(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라는 유명한 이야기를 한번쯤 들어 봤을 것이다. 열다섯에 배움에 뜻을 두었고, 서른 살에 문리가 트였고, 마흔 살에 미혹됨이 없었다. 쉰 살에는 하늘의 뜻을 알았고, 예순이 돼서는 듣는 귀가 순해졌다. 일흔에는 하고자 하는 말을 하는 데도 거침이 없더라. 공자가 늘그막에 삶의 궤적을 반추하며 나이와 배움의 성장 과정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한다. 불혹(不惑)은 자신의 주장이 보편 타당해 미혹됨이 없다는 뜻이다. 이를 학문 이외의 다른 분야로 확대해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모든 분야에서 주의 주장에 머물지 않고, 그 주장이 일리가 있고, 보편 타당해야 불혹의 나이라 할 수 있다. 불혹은 그런대로 이해할 수 있지만 지천명(知天命)은 너무 추상적이다. 천명의 사전적 의미는 수명, 운명, 하늘의 명령이다. 그런데 이걸 어떻게 안단 말인가. 기회 있을 때마다 지인들에게 물었다. 두 사람의 대답이 기억난다. 40대였던 한 지인은 “세상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아는 나이인 것 같다”고 말했다. 50대 지인은 “세상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아는 나이”라며 빙긋이 웃었다. 유레카! 철학의 시작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서 시작한다고 하지 않는가. 두 사람의 공통점은 ‘자기 자신을 아는 것’. 내가 해야 할 일과 할 수 없는 것을 알고 실천하는 나이가 쉰 살 지천명이 아닐까. 나름대로 내린 결론이다. 앞선 세대만 해도 인문학적 상상력이 풍부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엔 인문학적 상상력이 빈약하다. 오죽했으면 정부가 이를 채우기 위해 300개 기업에 예술인 1000명을 파견하기로 했을까. 불혹과 지천명의 세대인 우리 사회의 40대, 50대도 인문학적 상상력이 빈곤하기는 마찬가지다. 문제는 이들 세대가 우리 사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세대라는 점이다. 19대 국회 246개 지역구 당선자의 연령 분포를 보면 40대가 66명, 50대가 118명으로 전체의 72.4%를 차지한다. 또 대한민국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40~50대가 차지하는 비율 역시 70% 이상이다. 고위공직자는 대부분이다. 40대, 50대가 우리 사회를 견인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비서관이 더민주에 입당하면서 ‘지천명 운운’ 했다고 한다. 그가 ‘지천명’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한 것인지 궁금하다. 아리랑TV 사장 등 고위 공직자 비리가 하루가 멀다 하고 이어진다. 이런 게 다 ‘나잇값’을 못 해 일어나는 게 아닐까. 40대, 50대가 불혹과 지천명이라는 나잇값만 제대로 해도 우리 사회의 청렴도는 한층 높아질 거라는 생각이 든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수요 에세이] 행정의 합목적성이 중요하다/장태평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수요 에세이] 행정의 합목적성이 중요하다/장태평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서울의 도로 정체는 참으로 심각하다. 주말엔 더욱 그렇다. 알면서도 부득이 차를 끌고 나오는 경우가 있다. 어느 날 이미 결혼식이 곧 시작될 시간인데 도로 위에 갇혀 있게 되었다. 초조하게 발을 동동거리며 좌회전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지만 차량 몇 대가 지나가면 어김없이 신호가 바뀌고 있었다. 좌회전만 하면 교통지옥에서 벗어날 것 같은데, 좌회전만 하면 그렇게 늦지는 않을 것 같은데, 거의 다 와서 시간이 무참히 흘러가고 있었다. 거리는 점점 차량이 많아져 혼란은 가중되고 있었다. 사고가 난 것인가? 오늘 무슨 날인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시간은 많이 흘러 어느덧 신호가 있는 네거리에 도달했다. 그런데 네거리에는 아무런 사고도 없었고, 열심히 일하는 교통경찰관이 있었다. 그는 신호를 위반하며 좌회전을 하는 차량을 열심히 단속하고 있었다. 아마도 운전자들은 너무나 오래 기다려서 노란불에도 진행을 하고, 꼬리물기를 하면서 신호를 위반하는 사람도 있었으리라. 그는 위법 부당을 눈 뜨고 볼 수 없는 경찰관이다. 그는 교통 혼잡이 마치 신호를 위반하는 차량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단속하는 데 온 신경을 쓰고 아까운 시간을 보내며,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이를 본 운전자들은 더욱 움츠러들었다. 그가 이렇게 모범적으로 공무를 집행하는 동안 교통정체는 더욱 심해졌다. 갈 길이 바쁜 시민들은 짜증이 더욱 높아만 갔다. 조금만 생각하면 잘 해결할 수 있는 일인데, 답답하기만 했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다. 바삐 가야 할 길이었지만, 벗어나던 길을 멈추고 그에게 한마디 하였다. “좌회전 차량이 많아서 그러니 좌회전 신호를 길게 주세요.” 점잖게 말한다고 했는데 “알아서 하니, 간섭하지 마세요”가 돌아온 답이었다. 혹시 내 목소리에 짜증이 담아져 있었을까? 문득 의문을 가지며, 교통지옥을 빠져나왔다. 공무방해를 하면 안 되니까. 평생 공무원으로 살았던 사람으로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행정이란 무엇일까? 국민에게 서비스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국민을 편안하게 해야 한다. 법과 원칙이 중요하지만,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그런 것들은 모두 국민이 원하는 것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다. 행정이 합목적적으로 이루어져야 제값을 한다. 나는 그날 그 거리의 교통경찰관이 이렇게 해 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좌회전 신호를 더 길게 해서 빨리 차량이 빠져나가도록 해 주어야 했다. 평상시에도 그 거리의 교통사정을 심사숙고해서 살펴보고, 더 잘 맞는 신호체계와 도로체계를 생각해 주고, 그리고 필요하면 관련부서에 개선방안을 건의해 주었더라면 하고 말이다. 요즈음 공무원들이 잘 움직이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앉아서 원칙과 규정만 얘기하고, 안 된다는 말만 한다는 것이다. 규제완화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업무태도가 아닐까. 제도가 아무리 잘 되어 있어도 그 속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의 마인드가 이를 따라 주지 않으면 안 된다. 공무원들의 비전, 윤리, 태도 등 정신적 기반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이것이야말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요체이다.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늘 생각하면서 공무를 수행해야 한다. 때와 경우에 따라서 필요한 대응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교통경찰관은 거리에 서 있는 단순한 거수기가 아니다. 교통을 물 흐르듯이 해결해야 하는 사람이다. 이것이 바로 모든 공무원에게도 적용되는 원리이다.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사회가 돌아가게 하는 것이 공무원의 역할이고 정부의 기능이다. 공무원이 원칙대로만 일하면 되고, 불법이나 비리만 저지르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은 불충분하다. 선진국으로 가려면, 공무원이 창의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일을 해결하는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한다. 일을 잘못하면 많은 국민에게 불편과 직접적인 피해를 주게 된다. 그리고 불편을 하소연하는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래서 국민께 감동을 주는 공무원들이 많은 나라가 되기를 꿈꾸어 본다.
  • “관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요” 경찰까지 출동했지만..

    “관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요” 경찰까지 출동했지만..

    죽은 사람은 말이 없다고 했지만 관은 분명 소리를 내고 있었다. 깜짝 놀란 유족은 경찰까지 불렀지만 미스테리는 끝내 풀리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지방 산루이스에 있는 엘볼칸이라는 도시에서 공포영화의 한 장면 같은 일이 벌어졌다. 엘볼칸에선 최근 오토바이사고로 숨진 23살 청년 미겔 앙헬 에레디아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갑작스런 사고로 사망한 청년의 장례식은 친지와 친구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거행됐다. 조용하게 진행되던 장례식이 발칵 뒤집힌 건 묘지에서 안장을 앞두고 사망한 청년의 한 사촌이 "관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고 말하면서다. 깜짝 놀란 가족과 친구들이 관에 귀를 대자 진짜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혹시 살아 있는 것 아냐?" 누군가 이런 말을 하면서 분위기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때 또 다른 사촌이 "혹시 내 말이 들리면 한 번 관을 때려보라."고 관에 말을 걸었다. 관에선 "툭"하는 소리가 났다. 곁에 있던 한 친구가 "도움이 필요하면 관을 다섯 번 때려보라."고 다시 말을 걸자 관에선 "툭, 툭, 툭, 툭, 툭" 다섯 번 때리는 소리가 울렸다. 가족들은 청년이 살아 있는 게 분명하다며 뚜껑을 열어보자고 했지만 기겁을 한 상조회사 측은 관을 열지 못하겠다며 손을 내저었다. 가족은 결국 소방대와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지만 이번엔 경찰을 설득하는 게 문제였다. 가족은 "관에서 소리가 난다며 출동을 요청하자 처음엔 경찰도 장난을 치는 줄 알고 웃어넘기는 바람에 설득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끈질긴 설득에 경찰은 관 뚜껑을 열어도 좋다는 사법부의 허락을 받고 뒤늦게 출동했다. 이미 날이 저문 뒤라 경찰은 손전등을 비추며 뚜껑을 열었지만 관에는 이미 부패하기 시작한 청년의 시신이 누워있을 뿐이었다. 현지 언론은 "부패한 시신에서 가스가 나오면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는 결론을 내리고 경찰이 철수했다"면서 의문의 사건은 영원한 미스테리로 남게 됐다고 보도했다. 사진=자료사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다른 아이에게 이식된 ‘아들 심장 소리’에 엄마 눈물

    다른 아이에게 이식된 ‘아들 심장 소리’에 엄마 눈물

    어린 아들의 심장을 기증한 엄마가 다른 아이 몸에 이식된 심장 박동을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어린이 병원에서 있던 일이다. 이날 아들 루카스(Lukas)의 심장을 기증한 헤더 클라크(Heather Clark)는 심장을 이식받은 조던(4·여) 가족과 만남을 가졌다. 조던의 모친 에스더 곤잘레스(Esther Gonzalez)는 클라크를 만나자마자 뜨거운 포옹을 나눴고 고마움에 연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클라크 역시도 눈시울을 붉혔다. 잠시 후 등장한 조던은 클라크에게 선물 하나를 건넸다. 그것은 바로 루카스의 심장 소리가 녹음된 곰 인형이었다. 곰 인형에 녹음된 심장 소리를 듣자마자 클라크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이어 클라크는 조던 가족이 준비한 청진기를 귀에 꽂고 조던의 심장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클라크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청진기로 들리는 심장 소리는 분명히 아들 루카스의 심장 소리였다. 미국 USA투데이 등 외신에 따르면, 심장을 이식받은 조던은 생후 18개월이던 2013년, 루카스의 심장을 이식받았다. 조던은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인 심장질환을 앓아왔다. 한편 조던에게 심장을 선물한 루카스는 보모의 남자친구에게 학대를 당해 생후 7개월 만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영상=WISH-TV/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다른 아이에게 이식된 ‘아들 심장 소리’에 엄마 눈물

    다른 아이에게 이식된 ‘아들 심장 소리’에 엄마 눈물

    어린 아들의 심장을 기증한 엄마가 다른 아이 몸에 이식된 심장 박동을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어린이 병원에서 있던 일이다. 이날 아들 루카스(Lukas)의 심장을 기증한 헤더 클라크(Heather Clark)는 심장을 이식받은 조던(4·여) 가족과 만남을 가졌다. 조던의 모친 에스더 곤잘레스(Esther Gonzalez)는 클라크를 만나자마자 뜨거운 포옹을 나눴고 고마움에 연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클라크 역시도 눈시울을 붉혔다. 잠시 후 등장한 조던은 클라크에게 선물 하나를 건넸다. 그것은 바로 루카스의 심장 소리가 녹음된 곰 인형이었다. 곰 인형에 녹음된 심장 소리를 듣자마자 클라크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이어 클라크는 조던 가족이 준비한 청진기를 귀에 꽂고 조던의 심장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클라크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청진기로 들리는 심장 소리는 분명히 아들 루카스의 심장 소리였다. 미국 USA투데이 등 외신에 따르면, 심장을 이식받은 조던은 생후 18개월이던 2013년, 루카스의 심장을 이식받았다. 조던은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인 심장질환을 앓아왔다. 한편 조던에게 심장을 선물한 루카스는 보모의 남자친구에게 학대를 당해 생후 7개월 만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영상=WISH-TV/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영유아 영어 독서교육을… ‘디즈니 북카페’ 앱 출시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영유아 영어 독서교육을… ‘디즈니 북카페’ 앱 출시

    엑세스서울은 지난해 12월 영유아 어린이 영어동화 및 영어교육 애플리케이션 ‘디즈니 북카페’를 개발해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고 밝혔다. 디즈니 북카페는 전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을 eBook 형태로 접할 수 있도록 제작된 앱이다. 콘텐츠는 오랜 기간 사랑을 받아온 미키마우스클럽하우스, 카, 토이스토리, 디즈니 프린세스를 포함해 겨울왕국, 소피아, 인사이드 아웃, 빅 히어로, 최신작 굿다이노까지 다양하게 구성돼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무엇보다 디즈니 북카페 앱은 오디오 북 기능을 갖추고 있어 매력적이다. 디즈니에서 엄선한 영어 성우들의 정확한 발음이 담긴 오디오 북을 통해 보고 읽는 훈련은 물론, 글을 알지 못하는 영유아들이 오디오 북을 듣고 따라 할 수 있도록 했으며, 한국어 듣기도 지원하고 있다. 또한 디즈니 북카페 앱은 기존 전집시장에 팽배해 있던 가격 거품을 걷어냈다. DVD 콘텐츠가 포함된 기존 영유아, 어린이 영어교육 교재는 수 십만 원에서 최고 수 백만 원을 넘는 가격으로 부모들에게 부담을 안겨줬다. 뿐만 아니라 세트 형태로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아이의 수준에 맞지 않는 단계까지 구매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디즈니 북카페 앱은 아이의 나이나 영어 수준에 맞게 한 권씩 낱권으로 구매가 가능하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으로 구성된 5권 묶음세트를 2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해 소비자들이 경제적인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디즈니 북카페 앱 관계자는 “디즈니 북카페를 반복해서 보고, 듣는 영어 독서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녀들의 귀와 입이 열리게 될 것”이라며 “디즈니 북카페는 평소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을 사랑하는 팬들을 포함해 많은 영유아, 어린이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디즈니 북카페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네이버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며, 아이폰 전용 앱은 오는 3월 출시될 예정이다. 또한 앱을 설치하고 회원을 가입하면 두 권의 eBook을 무료로 구매할 수 있는 코인을 무료로 충전해 주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대 여성 충격적 얼굴 변화…모발염색 탓?

    20대 여성 충격적 얼굴 변화…모발염색 탓?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자신만의 개성과 아름다운 외모를 위해 선택하는 모발 염색. 어린아이들조차 쉽게 시도할 수 있는 모발 염색 때문에 끔찍한 부작용을 겪고 있는 여성들의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버밍엄에 사는 22세 여성 에이미 프레스톤과 그녀의 언니인 조디(24)는 얼마 전 버밍엄의 한 미용실에서 모발 염색 시술을 받은 뒤 끔직한 부작용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에이미는 모발 염색 시술을 받은 뒤 4시간 정도가 지난 후부터 얼굴 전체가 부어오르다가 결국 호흡곤란 증상까지 일어나 곧장 병원을 찾아야했다. 언니인 조디 역시 염색을 한 뒤 2시간 후부터 두피 전체에 딱지가 앉았고, 귀와 이마 등의 부위가 심하게 부어올랐다. 모발 일부가 녹색으로 변하는 증상도 나타났다. 두 사람은 미용실 측이 염색시 모발과 두피 건강을 위해 지켜야 하는 적정 시간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모발 염색 시 가능하면 화학제가 들어간 염색제가 두피에 닿지 않게 하고, 두피에 닿았을 때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물로 닦아내야 하지만, 당시 미용실에서 이들의 헤어스타일을 담당한 직원은 여러 시간 동안 두 자매의 모발에 염색제를 발라놓은 뒤 방치했다. 에이미는 “당시 미용실에는 직원이 한 명 밖에 없었고 부작용에 대한 설명도 하지 않았다”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두피의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고, 다음날 아침부터 며칠에 걸쳐 얼굴 전체가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고 설명했다. 특히 에이미는 언니인 조디보다 심각한 부작용 증상을 겪고 있다.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어있는데다 심한 호흡곤란까지 동반됐는데, 여전히 얼굴의 부기는 가라앉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모발 염색시 반드시 염색제가 피부나 두피에 묻었을 때 바로 닦아주고 적정시간을 준수할 필요가 있으며, 이상 증상이 발견될 시 곧장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두 자매에게 끔찍한 경험을 하게 한 미용실 측은 피해자에게 사과의 뜻을 전달한 뒤 의료비 등을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평창이 뛴다, 심장이 뛴다] 역대 최대 95개국 참가·金 102개… 하나 된 열정 타오른다

    [평창이 뛴다, 심장이 뛴다] 역대 최대 95개국 참가·金 102개… 하나 된 열정 타오른다

    설상 - 알파인·바이애슬론·스키점프·스노보드 슬라이딩 - ‘썰매 3총사’ 봅슬레이·루지·스켈레톤 빙상 - 피겨·아이스하키·컬링 등 다양 ●개회선언은 현직 대통령·폐회는 신임대통령 2018년 2월 9일 이날은 지구촌 최대 축제인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린다. 세계의 눈과 귀가 대한민국 강원도에 모이는 역사적인 날이다. 이날부터 25일까지 17일 동안 강원 평창, 강릉, 정선 일대 눈·얼음 위에서 펼쳐지는 뜨거운 질주와 함성이 세계 속으로 울려 퍼지게 된다. 3월 9일부터 18일까지는 평창동계패럴림픽이 열기를 이어 간다. 올림픽 개막 선언은 현직 대통령이 하고, 폐막 선언은 새로 취임한 대통령이 하는 이색적인 대회다. 이날 강원도 평창 대관령면 횡계리 개막식장에서는 개막 선언과 함께 성화가 불을 밝히고 지구촌 겨울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개막 시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TV 시청자가 많은 유럽과 국내 사정 등을 감안해 결정될 예정이다. 88서울 하계올림픽의 개막식은 9월 17일 오전 10시 30분에 시작해 11시 30분에 끝났다. ‘하나 된 열정’이란 슬로건으로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에는 각국 선수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인 95개국이 참가한다. 지금까지는 2014년 소치 올림픽에 참석한 88개국이 최고였다. 금메달 수 역시 사상 처음으로 100개를 넘긴 102개로 확정했다. 경기 종목은 기존 15개에 스노보드 빅에어,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남·여 혼성컬링, 알파인스키팀 이벤트 등 4개 종목이 추가됐다. 평창과 정선에서는 스키점프와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알파인, 스노보드 등 설상과 슬라이딩 경기가 열리고 강릉에서는 스피드스케이팅, 피겨, 쇼트트랙, 아이스하키 등 빙상경기가 열린다. 동계스포츠 종목은 크게 설상과 슬라이딩, 빙상으로 나뉜다. 설상 종목은 산속에서 속도를 겨루며 펼쳐지는 알파인 종목과 마라톤에 사격을 결합한 바이애슬론, 스키를 신고 달려 ‘설원의 마라톤’으로 불리는 크로스컨트리, 스키보다는 곡예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프리스타일 스키, 스키점프와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함께 치르며 스키 종목의 왕중 왕으로 일컬어지는 노르딕 복합, 스키를 신고 하늘을 나는 스키경기의 꽃인 스키점프, 두 발을 보드에 묶고 눈이 쌓인 경사면을 질주하면서 점프와 회전 공중묘기 등 화려하고 역동적인 고난도 기술을 펼치는 스노보드가 있다. 또 얼음 트랙 위를 썰매를 타고 빠른 속도로 내려가는 스릴 만점의 슬라이딩 종목에는 썰매 종목의 3총사인 봅슬레이, 루지, 스켈레톤이 있다. ‘1분의 질주’로 불리는 봅슬레이는 방향을 조종할 수 있는 썰매를 타고 얼음으로 만든 트랙을 활주하는 경기다. 이 경기는 썰매와 선수의 무게 총량에 제한을 둔다. 시속 130㎞에 이르는 스릴 만점의 썰매 루지는 선수가 썰매 위에 누운 채 얼음 트랙을 활주하며 시간을 겨루는 경기다. 1000분의1초까지 측정해 기록이 나오기 때문에 순발력과 스피드가 중요하다. 스켈레톤은 1인 썰매 종목이다. 루지와 달리 선수가 엎드려서 썰매 좌우 손잡이 가운데 편안한 손잡이를 한 손으로 잡고 나머지 한 손은 육상 달리기 동작으로 출발하는 종목이다. 강릉에서 열리는 빙상종목도 다양하다. 마법의 빗질로 펼치는 ‘얼음 위의 체스’ 컬링을 비롯해 스케이트를 신고 음악에 맞춰 얼음 위에서 안무하는 피겨스케이팅, 6명이 한 팀을 이루어 펼치는 아이스하키가 있다. ‘동계올림픽의 꽃’이라 불리는 아이스하키는 올림픽 폐막식 직전 피날레 게임으로 편성할 만큼 대중적인 인기가 높다. 불꽃 같은 스퍼트로 박진감이 넘치는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과 거침없이 얼음 위를 달리는 스피드 스케이팅도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에는 대회 기간 선수, 임원 등 경기 관련자와 직접 경기를 관전하고자 찾는 관광객 등도 많이 참석할 전망이다. 선수단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패밀리, 각국 올림픽위원회, 국제 스포츠 관계자, 보도진 등 대회와 직접 관련된 인원만 5만여명에 이른다. 경기를 즐기려는 관광객들까지 포함하면 전 세계에서 수십만명이 평창과 강릉, 정선을 찾게 된다. ●패럴림픽 45개국 2만 5000명 참가 본 경기 이후 신체·감각적 장애가 있는 선수들이 이를 극복하고 참가해 기량을 겨루는 동계 패럴림픽이 열린다.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주최로 4년마다 올림픽이 끝나고 열린다.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은 12회 대회로 2018년 3월 9일부터 18일까지 평창, 강릉, 정선 일대에서 열린다. 45개국 선수와 임원 1700여명과 IPC 패밀리, 보도진 등 2만 50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대회는 알파인스키, 스노보드, 휠체어 컬링 등 6종목, 80개 세부 종목에서 80개의 금메달을 놓고 열전을 벌인다. 경기장은 평창올림픽 경기장을 그대로 사용하며 일부만 장애인 종목에 맞춰 시설을 변경하거나 수정한다. ●6일부터 28개 종목 테스트 이벤트 오는 6일 시작하는 28개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에는 패럴림픽 종목 5개도 포함됐다. 2017년 3월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리는 세계휠체어컬링선수권대회와 알파인스키·노르딕, 아이스슬레지하키, 파라스노보드 등이다. 노재수 강원도 동계올림픽본부장은 “강원도와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평창동계패럴림픽을 세계 모든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하나로 통합하는 역대 최고의 대회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창·강릉·정선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평창이 뛴다, 심장이 뛴다] 선수처럼 스키 타고… 겨울 축제와 썸타고

    [평창이 뛴다, 심장이 뛴다] 선수처럼 스키 타고… 겨울 축제와 썸타고

    평창 대관령 일대 평균 해발 600~1000m에 있는 스키장들은 한겨울 스키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알펜시아, 용평, 보광 휘닉스파크가 그곳이다. 이곳에서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설상 경기가 펼쳐진다. 동계올림픽의 꽃 중의 꽃은 눈밭 위를 질주하는 설상 경기다. 세계인의 눈과 귀가 집중될 곳이다. 강원 3대 스키장은 완벽한 올림픽을 위해 시설을 정비하고, 각종 문화 행사도 열어 스포츠·문화 복합시설로 도약 중이다. #알펜시아리조트 얼음으로 빚은 ‘빙설대세계’ 수도권에서 1시간이면 OK 서울~알펜시아~강릉을 잇는 제2영동고속도로가 올 11월 개통을 목표로 79%의 공정률을 보이고, 원주~강릉 간 복선철도는 2017년 운행을 위해 63%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모두 알펜시아 주변으로 도로와 철길이 놓이며 수도권과 1시간대로 성큼 가까워진다. 알펜시아는 이런 접근성 개선으로 매력적인 사계절 종합리조트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올 시즌부터는 숙박시설과 스키장, 워터파크 운영 중심에서 ‘365일 문화가 있는 리조트’로 변화를 시도하며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이미 올겨울 세계 3대 겨울축제 가운데 하나인 ‘평창 알펜시아 하얼빈 빙설대세계’를 시작으로 동요콘서트 ‘구름빵’, 록밴드 ‘갈릭스’ 콘서트 등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2010년 그랜드 오픈 이후 숙박과 스키, 워터파크 중심에서 6년여 만에 축제와 공연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 제공자로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오는 28일까지 열리는 ‘평창 알펜시아 하얼빈 빙설대세계’는 약 6만 6000㎡ 부지에 하얼빈시가 인증한 중국 아티스트 400여명이 수원화성을 포함해 천안문, 콜로세움 등 세계 유명 건축물 30여개를 눈과 얼음으로 조각해 전시한다. 또 얼음 회전목마, 개썰매 타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공연을 즐길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겨울왕국의 모습을 선보인다. 가족뮤지컬 예매율 1위인 동요콘서트 ‘구름빵’ 공연도 평창 알펜시아에서 펼쳐진다. 또 통신업체 광고 삽입곡 ‘잘생겼다’의 원곡자로 알려진 록밴드 ‘갈릭스’의 콘서트도 만날 수 있다. 알펜시아 리조트는 세계적인 호텔 체인 IHG(InterContinental Hotels Group)가 운영하는 5성급 호텔 2개와 콘도 1개, 모두 871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사계절 워터파크, 스키장, 컨벤션센터, 알파인코스터, 동계올림픽 경기장 등 다양한 시설과 식당가 등을 갖춰 리조트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의 구조다. 컨벤션센터는 2540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8개 국어 동시통역 시스템을 갖춘 대연회장과 극장식 오디토리움 등 14개의 회의실 및 연회장도 있다. 사계절 워터파크인 오션700은 지하 1층 지상 3층의 규모로 총 2500명까지 수용한다. #용평 리조트 스키 마니아 중심, 선수촌으로 NYT가 추천한 명품 리조트 평창동계올림픽 선수촌 아파트 600가구 들어서는 곳이다. 올림픽 때 스키 알파인 종목의 대회전과 회전 종목도 열린다. 경기가 열리는 레인보 코스는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손꼽는 명품 코스다. 국제스키연맹(FIS)에서 경기 코스로 공식인증을 받은 길인 1680m의 레인보 코스는 매년 많은 스키 마니아들이 찾는다. 레인보 코스에서는 1988년부터 4차례 월드컵 스키대회가 열렸다. 해발 1438m의 발왕산 정상에 있는 레인보 코스에서는 맑은 날에는 푸른 동해를 볼 수 있다. 용평리조트 스키장에는 초급자부터 프로급 선수들까지 이용하는 국내 최대인 28개의 슬로프를 갖추고 있다. 동계올림픽 개최와 동시에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명품 리조트다.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강원도 평창군을 ‘2016년 가봐야 할 52곳’에 선정하며 ‘용평 리조트’를 추천했다. 28개의 스키 슬로프 중 초·중급자를 위한 12개의 코스가 있기 때문에 아마추어들도 자유롭게 이용하기 좋은 곳이라고 평가했다. 용평리조트는 지난해 11월 21일 오스트리아 키츠뷔엘에서 열린 ‘2015 월드스키 어워즈’ 시상식에서 ‘베스트 스키리조트상’을 받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스키장임을 입증했다. 한국의 베스트 스키리조트로 3년 연속 상을 받았다. 지난해 스키장 개장 40주년을 맞은 용평 리조트가 세계적인 리조트로 자리매김한 데는 스키장 안전을 책임지는 패트롤 시스템이 한몫을 했다. 용평 리조트는 1983년 국내 처음으로 패트롤 시스템을 구축해 34년 동안 스키장 안전사고 예방에 나섰다. 패트롤은 스키장 내에서의 모든 안전을 책임지는 안전요원이다. 패트롤의 주요 업무는 안전사고를 사전에 예방하는 활동과 사고 발생 시 부상자를 응급처치하고 후송하는 일로 나뉜다. 무엇보다도 고객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에 봉사하는 마음과 강한 책임감이 중요하다. 현재 용평리조트에는 91명의 패트롤이 근무하고 있다. 또 용평리조트는 고객들이 안전하게 스키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용평리조트는 고객의 혼잡을 줄이고 안전장치를 확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고객이 슬로프에서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 슬로프 주변에 설치하는 안전 펜스를 구석구석에 촘촘하게 설치해 꼼꼼한 안전을 확보하고 있다. 24시간 운영되는 의무실에는 3명의 간호사와 1명의 의사가 상주한다. #휘닉스파크 새 슬로프 완성·객실 단장 올림픽 코스 미리 맛볼까 휘닉스파크에서는 동계올림픽 모굴, 에어리얼, 크로스 하프파이프 등 9개 종목에 18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는 스노보드·프리스타일 스키 경기가 펼쳐진다. 이미 휘닉스파크는 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 준비에 돌입했다. 대회 기간 방문하게 될 선수단, 취재진, 관람객들이 더 쾌적한 환경에서 올림픽을 즐길 수 있도록 환경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부터 3단계에 걸친 낡은 시설 개선을 위한 객실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완벽하고 차질 없는 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해 직원 서비스 교육을 하고 임직원을 대상으로 외국어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올림픽 기간에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응급 상황을 대비하고자 전 직원 응급구조 교육 이수도 계획하고 있다. 휘닉스파크에서는 오는 18일부터 28일까지 테스트 이벤트가 열린다. 동계올림픽의 전초전 격으로 펼쳐지는 이번 테스트 이벤트는 종목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출전하는 스키·스노보드 월드컵 대회다. 이번 테스트 이벤트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슬로프스타일과 크로스 등 두 면의 슬로프를 신규 조성하고 제설 작업을 완료했다. 그 어느 경기장보다 발 빠르게 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부터는 스키·스노보드 크로스코스를 일반인들에게 우선 공개해 동계올림픽 붐 조성에 앞장섰다. 일반인들에게 미리 공개된 크로스코스의 경우 2018년 세계인의 겨울 축제가 치러질 기본 코스인 만큼 경사면이 다양하고 굴곡이 심해 올림픽 경기의 긴장감을 직접 만끽할 수 있는 코스라는 평가를 받는 등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평범한 사람도 모굴, 에어리얼, 스키·보드 하프파이프, 스키·보드 크로스, 스키·보드 슬로프스타일 등 2018년 동계올림픽 종목들을 배울 수 있는 다양한 클리닉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평소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올림픽 설상 종목들을 대한민국 국가대표들이 훈련하는 슬로프에서 배울 수 있는 특징 때문에 단골이 증가하고 있다. 평창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록 전설’ 핑크 플로이드 앨범 14장 재발매

    ‘록 전설’ 핑크 플로이드 앨범 14장 재발매

    영국의 전설적인 록 그룹 핑크 플로이드의 스튜디오 앨범 14장이 음질 개선 작업 등을 거쳐 재발매됐다. 1965년 결성된 이 밴드는 전 세계적으로 2억 5000만장의 음반 판매고를 올린 사이키델릭과 프로그레시브 록의 전설이다. 2014년 11월에 나온 20년 만의 새 앨범 ‘더 엔드리스 리버’는 빠졌지만 데뷔 앨범 ‘더 파이퍼 앳 더 게이츠 오브 돈’(1967)부터 14집 ‘더 디비전 벨’(1994)까지 총망라됐기 때문에 사실상 핑크 플로이드의 역사를 훑는 것과 마찬가지다. 사이키델릭 록을 대표하는 음반이 된 ‘더 파이퍼 앳 더 게이츠 오브 돈’은 밴드의 정신적 지주였던 시드 배럿의 숨결을 만끽할 수 있어 더욱 반갑다. 약물 중독으로 팀을 떠난 시드 배럿의 공백을 극복하고 무려 5000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빌보드 앨범 차트에 741주간 자리한 ‘더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1973), 첫 빌보드 1위 앨범으로 또 다른 걸작인 ‘위시 유 워 히어’(1975), 베이시스트이자 작곡가였던 로저 워터스가 팀을 장악하며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한 ‘더 월’(1979) 그리고 그가 마지막으로 참여한 ‘더 파이널 커트’(1983) 등도 록 음악 팬들의 귀를 즐겁게 할 것으로 보인다. 핑크 플로이드는 1985년 로저 워터스 탈퇴 이후 위기를 맞았지만 기타리스트 데이비드 길모어를 중심으로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영상) 인기가요 여자친구, 화려한 컴백 무대

    (영상) 인기가요 여자친구, 화려한 컴백 무대

    걸그룹 여자친구가 ‘인기가요’에서 ‘파워 청순’을 입증했다. 31일 방송된 SBS ‘인기가요’에서 여자친구는 신곡 ‘Trust’와 ‘시간을 달려서’ 무대를 선보였다. 이날 블루톤의 스쿨룩을 입고 무대에 오른 여자친구는 청순하고 여리여리한 외모와는 상반되는 파워풀한 칼군무를 선보였다. 타이틀곡 ‘시간을 달려서’는 기존 여자친구의 음악처럼 파워풀한 비트 위에 한 번 들으면 각인되는 슬프고 아름다운 멜로디 선율이 돋보이는 곡이다. 지난 1월 25일 세 번째 미니앨범 ‘스노플레이크(Snowflake)’를 발표한 여자친구는 타이틀곡 ‘시간을 달려서’로 음원 차트를 휩쓴데 이어 26일 MTV ‘더쇼’를 시작으로 MBC 뮤직 ‘쇼! 챔피언’, Mnet ‘엠카운트다운’, KBS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등 음악프로그램에 연이어 출연해 컴백무대까지 뜨거운 반응을 이어갔다. 청순미 넘치는 비주얼에 파워풀한 칼군무가 더해진 ‘파워 청순’ 퍼포먼스로 정평이 난 만큼 여자친구는 컴백하자마자 에너지 가득한 컴백무대로 시청자의 눈과 귀를 단숨에 사로잡으며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 영상=SBS ‘인기가요’, 네이버 TV캐스트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100만 ‘아토피 피부염’ 전쟁…비법은 없다

    [메디컬 인사이드] 100만 ‘아토피 피부염’ 전쟁…비법은 없다

    완치 없는 만성질환…‘생활수칙 10계명’ 존재 이유 전국적으로 환자 수가 100만명입니다. 특효약이 있을 것이라고, 아니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밤마다 온몸을 긁으며 울고 보채는 아이를 둔 전국의 어머니 심정이 모두 같을 겁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왕도(王道), 지름길은 없다고 합니다. 꾸준히 걸으면 좀 더 빨리 결승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수많은 소문, 민간요법을 정면 돌파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게 비결이라고 합니다. ‘아토피 피부염’을 치료하려면 이 병이 어떤 병인지부터 정확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아토피’(atopy)는 ‘이상한’, ‘기묘한’이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아토피는 본래 아토피 피부염, 천식, 비염 등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을 모두 포함한 용어입니다. 면역은 우리 몸을 지키는 기능인데, 염증처럼 이상한 방식으로 오작동한다는 겁니다. 생후 2~3개월이 지나면 나타납니다. 원인은 매우 다양해 딱 잘라 말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흔한 원인은 소파·커튼에 사는 ‘집먼지 진드기’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회장인 서성준 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도 31일 인터뷰에서 “항상 이 병을 연구하는 우리도 그래서 늘 풀기 어려운 숙제로 생각한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함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유전적인 요인이 있는데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환경에 노출되면 발병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전국 연간 진료 환자 수는 100만명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환자의 45%는 10세 미만의 어린이입니다. 서 교수는 “1970년대만 해도 환자 수가 전 국민의 10%에도 못 미쳤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현재 환자 수는 100만~108만명 정도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토피 피부염은 결코 아이의 몸이 약해서, 독소가 침투해서 생기는 병이 아닙니다. 대기오염 등 환경오염과 애완동물 털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 등 다양한 외부 환경 요인이 있지만 가장 흔한 원인은 ‘집먼지 진드기’라고 합니다. 진드기가 살기 좋은 카펫과 소파, 커튼이 주변에 많기 때문입니다. 유전적 요인도 있습니다. 아토피피부염학회에 따르면 부모 중 한 사람이 아토피 관련 질환을 앓는 경우 자녀에게 아토피 피부염이 나타날 확률은 50% 수준이 됩니다. 부모 모두에게 아토피가 있으면 75%로 오른다고 합니다. 이런 유전적 요인과 환경 요인이 결합하면 발병 위험이 높아지게 됩니다. ●주변 환경 지나치게 깨끗해도 면역체계 덜 발달 그럼 완벽한 위생 상태를 갖추면 될까.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위생가설’은 최근 들어 어느 정도 정설로 자리잡는 분위기입니다. 너무 위생적인 환경에서 자라다 보니 조금만 유해한 환경에 노출돼도 아토피 피부염이 일어난다는 겁니다. 그래서 둘째보단 첫째가 아토피 피부염 위험이 높습니다. 서 교수는 “어릴 때 잔매를 많이 맞고 자란 아이가 잘 울지 않는 이치와 같다”면서 “일부러 유해 환경에 노출시킬 필요는 없겠지만, 한편으로는 또래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며 유해 식품도 먹어 보고 흙먼지도 만져 보고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발병한다”고 말했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해외나 농촌으로 이주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것이 최선의 길일까. 그런데 서 교수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는 “심지어 뉴질랜드나 미국 캘리포니아 같은 곳으로 이주하는 분들이 있다”며 “그런데 꼭 청정 지역으로 가는 것을 최선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 뉴질랜드에 있을 때는 상태가 심각하다가도 방학이 돼서 한국만 들어오면 거꾸로 좋아지는 아이가 있다. ‘특정한 환자에게만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스테로이드 연고 무조건 2주 넘게 바르지 말 것 ‘스테로이드’ 얘기도 해야겠죠. 바르는 약은 강도에 따라 1등급부터 7등급 제제가 있습니다.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이죠. 100% 스테로이드 성분의 먹는 약도 있습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면 ‘부작용’이 가장 먼저 나올 만큼 우려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안전하게 사용하면 이만한 약도 없다고 합니다. 서 교수는 “바르는 스테로이드는 1952년부터 처방되기 시작했는데, 항염 효과에 스테로이드만큼 좋은 약이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다만 장기간 사용하면 성장 지연, 당뇨, 고혈압, 혈관 확장, 피부 위축 등 장벽 기능 약화 등의 부작용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꼭 의료진과 연령과 부위, 급성·만성 여부, 계절을 고려해 연고 바르는 양과 기간을 상의해야 합니다. 무턱대고 바르는 것이 아닙니다. 1FTU(finger tip unit·손끝마디단위), 즉 검지 끝 한 마디 길이인 0.5g 정도를 짜서 두 손바닥 크기만큼 바르는 것이 적당량입니다. 서 교수는 “얼굴 같은 경우 무조건 2주 넘게 바르지 않도록 조언한다”면서 “휴식기에도 엘리델, 프로토픽 같은 비(非)스테로이드 제제를 처방해 증상이 악화하지 않도록 돕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불포화지방산 많은 모유 수유, 예방에 탁월 보습제도 고르는 요령이 있다고 합니다. 서 교수는 “피부 장벽 손상이 있고 건조하기 때문에 보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pH(산성이나 알칼리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 지수가 중성에서 약알칼리 사이이기 때문에 보습제는 저민감 약산성 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또 “많은 부모가 추천 용량의 3분의1밖에 안 바른다”면서 “일주일에 최소 180g 이상, 하루에 서너 번 이상 생각날 때마다 수시로 발라 줘야 하고 땀이 나면 땀을 씻은 뒤에 바르고 염증 부위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모유 수유는 예방에 도움이 되는데, ‘불포화지방산’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 성분은 면역체계를 바로잡고 피부 보습력을 높여 줍니다. 맞벌이 부부에서 환자가 많은 것은 모유 수유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음식은 무턱대고 제한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고단백 음식인 콩, 우유, 계란, 생선, 육류를 먹이지 않으면 성장에 지장이 올 수도 있습니다. 서 교수는 “서울 동작구의 3300명을 역학조사한 결과 5세 기준으로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아이의 키가 0.35~0.5㎝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알레르기 검사를 해서 문제를 알고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아토피 피부염에는 수없이 많은 민간·대체요법이 있지만 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것은 거의 없습니다. 서 교수는 “귀가 얇아지니까 국화·탱자 삶은 물, 목초액, 알로에, 팥즙을 많이 쓰지만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아토피 피부염에는 ‘완치’의 개념이 없습니다.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입니다. 유전·환경 요인을 뿌리 뽑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서 교수는 “산불이 나도 몇 년 지나면 회복하듯이 우리 몸은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아토피를 정복하는 날이 올 것”이라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관리하고 치료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의료진과 가족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아토피 피부염에는 명의(名醫)가 없다”며 “환자 가족력과 생활 습관을 꿰뚫고 있는 주치의가 바로 명의”라고 강조했습니다. 보여 드리는 사진은 사실 제 아이의 모습입니다. 아토피 피부염이 온몸을 뒤덮은 상태로 돌 사진을 찍었습니다. 먹는 약을 써야 할 만큼 상태가 심각했습니다. 서 교수의 진료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저는 의료진을 믿고 가이드라인을 따랐습니다. 주변에선 완치라고 하지만 식습관 조절과 검진을 받기 때문에 아직 결승점에 도달하진 않았습니다. 판단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모발 염색의 ‘끔찍한 부작용’ 겪은 20대 자매

    모발 염색의 ‘끔찍한 부작용’ 겪은 20대 자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자신만의 개성과 아름다운 외모를 위해 선택하는 모발 염색. 어린아이들조차 쉽게 시도할 수 있는 모발 염색 때문에 끔찍한 부작용을 겪고 있는 여성들의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버밍엄에 사는 22세 여성 에이미 프레스톤과 그녀의 언니인 조디(24)는 얼마 전 버밍엄의 한 미용실에서 모발 염색 시술을 받은 뒤 끔직한 부작용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에이미는 모발 염색 시술을 받은 뒤 4시간 정도가 지난 후부터 얼굴 전체가 부어오르다가 결국 호흡곤란 증상까지 일어나 곧장 병원을 찾아야했다. 언니인 조디 역시 염색을 한 뒤 2시간 후부터 두피 전체에 딱지가 앉았고, 귀와 이마 등의 부위가 심하게 부어올랐다. 모발 일부가 녹색으로 변하는 증상도 나타났다. 두 사람은 미용실 측이 염색시 모발과 두피 건강을 위해 지켜야 하는 적정 시간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모발 염색 시 가능하면 화학제가 들어간 염색제가 두피에 닿지 않게 하고, 두피에 닿았을 때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물로 닦아내야 하지만, 당시 미용실에서 이들의 헤어스타일을 담당한 직원은 여러 시간 동안 두 자매의 모발에 염색제를 발라놓은 뒤 방치했다. 에이미는 “당시 미용실에는 직원이 한 명 밖에 없었고 부작용에 대한 설명도 하지 않았다”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두피의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고, 다음날 아침부터 며칠에 걸쳐 얼굴 전체가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고 설명했다. 특히 에이미는 언니인 조디보다 심각한 부작용 증상을 겪고 있다.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어있는데다 심한 호흡곤란까지 동반됐는데, 여전히 얼굴의 부기는 가라앉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모발 염색시 반드시 염색제가 피부나 두피에 묻었을 때 바로 닦아주고 적정시간을 준수할 필요가 있으며, 이상 증상이 발견될 시 곧장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두 자매에게 끔찍한 경험을 하게 한 미용실 측은 피해자에게 사과의 뜻을 전달한 뒤 의료비 등을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바이올린 꿈나무들 만난 세계적 악단 연주자 선생님

    바이올린 꿈나무들 만난 세계적 악단 연주자 선생님

    한국계 부수석인 실비아 킴탈북 여대생 등 3명 지도해“꿈에 한발 더 다가간 것 같아” “음악에서 어떤 분위기를 느꼈어요? 그 기분을 듣는 사람에게 느끼게 해주려면 비브라토(악기의 소리를 떨리게 하는 기교)와 활의 속도가 중요해요. 주저하지도 걱정하지도 말고 그냥 내질러 봐요.” 지난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미국대사관 아메리칸센터에서는 바이올린 선율과 함께 영어와 한국어가 뒤섞인 활기찬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시카고심포니오케스트라의 제2바이올린 부수석 실비아 킴 킬컬런. 전날과 이날 저녁 열린 시카고심포니 내한 공연차 한국을 찾은 그는 바쁜 일정 중에도 마스터클래스를 열어 바이올리니스트를 꿈꾸는 학생들과 만났다. 이탈리아 출신 거장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가 이끄는 시카고심포니는 뉴욕필하모닉, 보스턴심포니와 함께 미국 3대 오케스트라로 꼽힌다. 견고하고 화려한 사운드로 빈필하모닉, 베를린필하모닉 등 유럽의 명문 오케스트라와 비견되기도 한다. 올해 창단 125주년을 맞은 이 악단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및 한국계 미국인 연주자는 6명이다. 이 가운데 한 명인 한국계 미국인 실비아 킴은 피츠버그심포니를 거쳐 2012년 시카고심포니에 입성해 이듬해 부수석에 낙점됐다. 이날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연주자 선생님’과 처음 마주한 학생들은 얼떨떨해하면서도 자못 진지한 얼굴로 선생님의 조언에 귀를 기울였다. 중학교 2학년생부터 대학교 1학년생까지 소수 정예로 모인 3명은 “소리에 어떤 감정을 불어넣을 건지 먼저 생각하고 연주하면 더 재미있어지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그의 조언에 고개를 끄덕였다. “스타카토 음을 낼 때는 팔을 쓰지 말고 손가락만 쓰면서 연주해야 소리가 명확하게 나요. 곡마다 손가락, 손목, 팔을 쓰는 게 다 달라서 이걸 잘 조율할 줄 알아야 돼요. 처음엔 힘들지만 연습을 많이 하면 나중엔 생각 없이 걷는 것처럼 자동적으로 원하는 소리를 낼 수 있게 될 거예요.” 실비아 킴이 먼저 시범을 보이며 독려하자 잔뜩 얼어 있던 조혜영(가명·숙명여대 음대 1학년·22)양의 얼굴에 미소가 살포시 번졌다. 잘 쓰지 않아 굳어 있던 손가락도 조금씩 유연하게 움직였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엄마, 이모와 함께 북한에서 건너온 조양에게 이날 마스터클래스는 더없이 소중한 기회였다. 7살 때부터 북한의 유치원에서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한 그는 한국에 와서도 바이올리니스트의 꿈을 놓지 않았다. 조양은 “어릴 적부터 엄마의 바이올린 연주를 듣고 자라며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연주자가 되는 게 꿈이었는데 이런 기회를 갖게 되니 떨리고 신기하기만 하다”고 했다. 예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유학을 준비 중인 오하은(19)양은 “외국에 나가 공부하면서 선생님처럼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단원이 되는 게 꿈이다. 음악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많은 가르침을 주셔서 벌써 꿈에 한발 더 가까이 가게 된 것 같다”며 수줍게 웃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2] 오늘 당신이 암 선고를 받는다면

    잊을 수 없는 친구 얘기부터 할까 합니다. 그냥 만나면 좋고, 못 만나면 그만인 사람이 아니라 나중에 일 할만큼 한 뒤에는 어디로든 함께 떠나 허름한 초막이라도 엮어 함께 노후를 보내자고, 그러다가 눈을 감으면 남은 사람이 뒷처리를 해주는 장례부조 약속까지 한 터이니, 살붙이 같은 친구였지요. 그 친구는 술을 좋아했습니다. 저와 만나면 계산이나 잇속을 따져 한 자락 깔거나 그딴 짓 하지 않고 술잔을 건넬 수 있어 참 좋다고 말해 쌓던 그 친구는 자기 삶에 대한 열정이 넘쳐 세상 일에 자주 분개했고, 콧물을 훌쩍이며 뭔가에 대한 연민에 가슴 아려하기도 했었지요. 그러던 친구가 어느 날 술이나 한 잔 하자며 연락을 해왔습니다. 흔한 일이니 이상할 것도 없이 만나 소줏잔을 비우다가 일어났는데, 갈림길에 다다르자 그가 제 어깨를 감싸더니 귀에 대고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야, 나 암이래. 두경부암” 순간, 귀를 의심했습니다. ‘이게 벌써 취했나’ 싶어 다그치니 사실이었습니다. 씩씩한 척 말은 했지만 눈시울이 젖어 있었습니다. “며칠 됐는데, 아직 식구들한테 말도 못 했어”라면서 껴안는데, 눈앞이 캄캄해지더군요. 그게 벌써 십 수년 전, 나이 마흔도 되기 전에 그가 받은 암 진단이 얼마나 두렵고 막막한 ‘선고’였겠습니까. 할 수 있는 것 다 했지만, 끝내 그 친구를 살려내지 못 했습니다. 늦은 결혼 탓에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 하나 달랑 남겨두고 그는 그렇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후로도 오랫동안 그 상처가 깊었습니다. 오랫동안 그 친구의 얼굴을 지우지 못했습니다. 상실의 공허를 감당하지 못해 한동안 세상을 겉돌기도 했습니다. 다른 일로도 몇몇 친구를 잃었지만, 내게는 그만한 아픔이 없었던, 어제일 같은 기억입니다. 그 때부터 ‘암’은 내게 막연하나마 불가항력의 두려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는 세포입니다. 이 세포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정상 세포이고, 다른 하나는 유전자의 비정상적인 변이에 의해 생기는 세포입니다. 후자를 우리는 암이라고 말합니다. 정상적으로 세포는 세포 자체의 조절기능에 의해 분열하고, 성장하며, 나중에는 죽어 없어져 일정한 세포 수를 유지합니다. 이런 경우라면 어떤 원인으로 세포가 손상을 받아도 치료를 통해 회복해 정상 세포로서의 역할을 하거나 아니면 아예 사멸해 없어지므로 문제가 될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무슨 연유에선지 세포의 유전자에 변화가 일어나면 비정상적으로 세포가 변이하면서 불완전하게 성숙하고, 과다하게 증식하는데, 이것이 바로 암(cancer)입니다. 정상 세포와 암세포는 다른 특성을 보입니다. 암세포는 정상 세포가 드러내지 않는 능력, 이를테면 주변의 조직이나 장기에 침입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 정상 세포를 파괴하고, 이로 인해 신체 기능을 극한까지 떨어뜨리는 특징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암세포는 증식을 억제하기가 무척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는 치료가 어렵다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증식을 억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상 세포를 파괴하거나 장기와 조직을 망가뜨리는 ‘짓거리’를 막기 어려운 것이지요. 그러니 암이 두렵다고 여길 밖에요. 지금도 그런 인식이 완전히 불식된 것은 아니지만, 20년전, 아니 불과 10년 전만 해도 암 진단을 받으면 세상이 끝났다고 여겼던 사람이 많았습니다. 절박한 심정에 전국의 병원과 의사를 다 찾아 다니고, 한방에 민간요법까지 아는 대로 다 해보고, 그것도 모자라 무당을 불러 푸닥거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웃지 못할 일들이지요. 정황이 이러니 환자가 차분하게 치료 계획을 세우고, 자신의 삶을 정리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환자는 낙담 천만인데, 주변에서 더 호들갑을 떨어대고, 마치 환자가 죽을 날이라도 받아든 듯 야단법석들이었지요. 암은 불치병이 아니며, 그러니 환자가 최적의 치료를 받아 완치해야 하며, 그러려면 환자의 심리를 파악해 이성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믿었던 것은 그 후의 일이었습니다. 이 단계에 들어서 비로소 ‘환자의 단계별 심리’라는 그럴듯 한 반응체계가 제시됐습니다. ●‘충격’과 ‘현실인식’ 그리고 ‘달관’ 의사로부터 최종적으로 암이라는 진단을 받은 환자가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감정은 충격과 불안 그리고 그런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부정 의식입니다. 이걸 심리반응 1단계라고 합니다. 암이라는 사실을 안 환자의 첫 반응은 대부분 “내가 그럴 리가 없다”, “믿어지지 않는다”라는 식입니다. 환자는 이런 부정 의식을 통해 내면의 불안감을 소멸시키려고 하는데, 이는 일종의 심리방어 기전에 해당합니다. 사람들이 갖는 불안감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생성되지만 기본적으로는 이유나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고, 실체를 모르는 현상이나 대상과 마주칠 때 발현된다는 특성을 갖습니다. 따라서 환자가 느끼는 불안을 해소하거나 줄이기 위해서는 불안의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것만으로도 불안의 상당 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게 심리 전문가들의 견해이고 보면, 가족이나 의료진이 환자를 위해 1차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답은 나와있는 셈이지요. 환자가 느끼는 막연하지만 강한 불안을 구체적인 불안으로 환치시킨 뒤 이를 해소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환자가 ‘나의 병은 고칠 수 없다’고 믿는다면 ‘아니다. 고칠 수 있다’, ‘나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갖도록 해야 하고, ‘나는 곧 죽겠지’라고 자포자기한다면 ‘그렇지 않다. 넌 죽지 않는다’는 믿음을 갖도록 하는 것이지요. 죽음이 두렵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두려움에 대처하는 방식은 모두가 다릅니다. 누군가는 ‘그래. 여기까지야’라고 생각하는 반면 다른 누군가는 ‘이런 것 쯤이야’라며 맞서는 자세를 보이기도 하지요. 여기서 두려움을 좀 더 구체적으로 특정해 볼까요. 불안의 실체를 알면 대응책을 찾기가 쉽습니다. 그러면 환자를 좀 더 효율적으로 안정시킬 수 있고, 그래야 긍정적으로 치료를 수용해 완치에 더 쉽고 빠르게 다가서니까요. 흔히 환자들이 느끼는 불안은 ▲미지에 대한 두려움 ▲외로움에 대한 두려움 ▲가족과 친구의 상실에 대한 두려움 ▲자기조절능력 상실에 대한 두려움 ▲육체의 상실과 무력감에 대한 두려움 ▲고통과 괴로움에 대한 두려움 ▲정체성 상실에 대한 두려움 ▲슬픔에 대한 두려움 ▲퇴행에 대한 두려움 ▲절단과 부패, 매장에 대한 두려움 등이 있으며, ▲치료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두려움 ▲경제적 부담에 대한 두려움 ▲가족들의 고통에 대한 두려움 ▲자기 병에 대한 가족들의 대응과 반응에 대한 두려움 ▲잊혀지거나 버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들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겠지요. 이 단계를 거치면 반응성 우울기가 찾아옵니다. 2기 반응입니다. 이 때는 불면증과 식욕상실, 의욕감퇴, 슬픔과 일상적인 생활 패턴의 붕괴 양상을 보이며, 더러는 “왜 하필 나에게…” 하는 식의 분노감이 섞여 나타나기도 하고, “그래, 이번엔 나구나”라며 자포자기하는 양상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이런 심리는 우울한 정서나 감정으로 이어지기 쉬운데, 만약, 암 진단을 받고 우울 증세를 보인다면 이 단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울은 예기치 않게 힘겨운 상황과 마주치거나 죽음 등 극단적인 상황에 직면했다고 믿을 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정서적 반응이지만, 환자가 적극적인 치료를 필요로 한다는 암시이기도 합니다. 전문의들은 “이 단계에서는 환자에게 지지를 보내고,치료에 대한 확신과 용기를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럴 경우 우울과 슬픔의 정서가 의외로 쉽게 치료에 대한 순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합니다. 반응 3기는 흔히 낙관기라고 말하는 단계입니다. 의사가 최선을 다해 치료할 것이며, 치료 결과가 좋으리라는 희망이 커져 이전까지 모든 상황을 비관적으로 받아들이던 환자 중 상당수가 자신의 처지나 상황을 낙관적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또, 실질적인 치료가 시작되어 병세가 호전되면 암과의 싸움에서 기선을 제압했다는 믿음 때문에 희망적 자세가 한층 견고해지기도 합니다. 4기는 자신의 상황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거나, 종교 등을 통해 절대자와 교접하려는 특성을 보이는 단계입니다. 이 때는 환자들이 특정 종교를 찾기도 하고,철학적 명제에 집착하는 등 나름대로의 인생관이나 생사관이 성숙해집니다. ●암을 치료하는 두가지 방법 암을 치료하는 방법은 무척 다양합니다. 암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큰 병원에서 제시하는 루틴한 치료법도 있고, 한의학적 접근도 있으며, 대체의학적 치료나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단계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치료책은 병원을 찾아 정확하게 상태를 파악한 뒤 여기에 어울리는 치료를 받는 것입니다. 물론 한의학 분야에서도 부분적으로 치료책이 제시되고 있지만, 아직 일반화하기에는 이른 감이 없지 않습니다. 의료계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넥시아’도 여기에 해당될 것입니다. 이 문제는 아직 검증이나 논란이 명쾌하게 정리되지 않았으므로 치료 효과를 속단하기는 어려운 문제이며, 따라서 이후의 검증 과정을 좀 더 지켜보는 것이 현명할 듯 합니다. 유럽 등지에서는 대체의학을 활용하는 추이도 뚜렷하지만, 인종과 섭생 등 생활 환경이 전혀 다른 우리가 확신 없이 그런 방식을 받아들이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치료 효과에서 일관성을 구할 수 없는 민간요법은 더욱 위험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민간요법으로 암을 치료했다는 황당한 얘기들이 더러 떠돌기도 합니다만, 대부분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환자들의 심리를 이용해 돈 좀 벌어보려는 얄팍한 상술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큰만큼 물색없이 현혹되지 말기 바랍니다. 동서양 의학계가 지금도 암을 잘 치료하기 위해 수많은 시도를 하고 있고, 그런만큼 또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제시한 두 가지 암 치료법은 ▲병원에서 충분히 검증된 방법을 적용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방법과 ▲완화의료입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한 가지 방법만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 두 가지 방법을 같이 적용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적극적인 암치료란, 몸안에 자리잡은 암 덩어리를 인위적으로 없애거나 줄이는 치료를 말합니다. 이를 위해 동원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수술과 항암화학요법, 그리고 방사선치료입니다. 이 세 가지가 대표적이지만, 치료적 접근이 이것 뿐인 것은 아닙니다. 국소치료, 호르몬요법, 광역학치료, 레이저치료에 최근에는 면역요법이나 유전자요법까지도 적용하고 있으며, 간암 등에 흔히 적용하는 색전술이나 동위원소치료 등도 모두 이 범주에 포함됩니다. 이에 비해 완화의료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증상을 조절하는데 초점을 맞춘 치료로, 최근 들어 그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완화의료는 환자의 삶의 질에 집중하며, 앞서 거론한 적극적인 치료처럼 완치를 겨냥해서 접근하지 않습니다. 일련의 의료적 조치가 치료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말기암이나 달리 적극적인 치료를 할 수 없을만큼 병약한 환자가 주요 대상입니다.  ●암 치료 방법의 선택 기준 사실, 쉽게 치료라고 말하지만, 모든 치료가 모든 환자들에게 이득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약이라도 잘 듣는 환자와 안 듣는 환자가 있을 수 있고, 또 모든 환자에게 이득을 주는 치료라도 반드시 빼앗아 가는 게 있습니다. 따라서 의료진이 치료 방식을 선택할 때는 환자가 얻을 ‘이득’과 ‘손해’를 따져서 결정하게 됩니다. 수술도 그렇고, 항암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술은 암 병변을 제거하는 근치적 접근이지만 불가피하게 정상 조직을 일정 부분 훼손할 수밖에 없고, 항암제도 당연히 정상 조직에 영향을 끼치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의료진과 환자는 쉽지 않은 선택을 해야 합니다. 기준은 간단합니다. 오로지 좋기만 하거나 나쁘기만 한 치료라는 건 어치피 없으므로 그 치료를 통해 얻는 것과 잃는 것은 면밀하게 따져서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지요. 다시 말해 무슨 치료가 종합적으로 가장 큰 이득을 보장하는가를 따지고 고민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만약 어떤 환자가 치료효과가 분명한데도 부작용이 두려워 특정 방식의 치료를 거부한다면 이는 현명한 결정이 아니겠지요. 어떤 치료든 일정 부분의 부작용이나 후유증은 감수해야 하니까요. 일부 말기암의 경우 치료로 얻는 손실이 이득보다 클 경우 적극적인 치료 대신 완화의료에 집중해 환자가 심신의 안정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닐 것입니다. 또 일반적이지만, 암은 말기에 가까울수록 치료를 통해 얻는 이득보다 손해가 커진다는 점도 함께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암 생존율에 대해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합니다. 암의 경우 보편적으로 ‘5년 생존율을 적용하는데, 이는 ‘치료를 시작한 날부터 5년 이내에 해당 암으로 사망한 환자를 제외한 환자의 비율’입니다. 이 경우 재발하거나 암이 진행중이더라도 현재 생존해 있으면 생존율에 포함됩니다. 일부에서는 보다 정확한 통게를 위해 ‘암의 징후가 없는 생존율’, ‘암의 진행이 없는 생존율’ 등으로 구분해 사용하기도 합니다.  ●“자녀들을 꼬옥 안아주세요” 서울아산병원이 최근 ‘암환자 자녀 마음건강 클리닉’을 개설했습니다. 환자가 아니라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클리닉이라는 점이 눈길을 끕니다. 암은 환자 자신은 물론 가족 모두에게 엄청난 스트레스인데, 특히 어린 자녀들에게는 무엇보다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성인들이야 스스로를 추스를 수 있지만 성장기 자녀들은 어른들보다 훨씬 강한 충격을 받게 되고, 이런 고통을 감당하는 일에 미숙해 자칫 큰 상처로 남을 수도 있으니까요. 암 때문에 돌연 부모와 떨어져 생활해야 하며, 부모가 암을 치료하면서 경험하는 수많은 스트레스에 직접·간접적으로 노출되어 혼란·불안·걱정·두려움 등 부정적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당연히 자녀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심하면 학교생활에 문제가 생기기도 하지요. 그뿐이 아닙니다. 환자는 치료 과정에서 겪는 스트레스에 더해 부모 역할을 못한다는 죄책감과 양육 스트레스 때문에 극심한 불안,우울감에 빠지는 사례도 허다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상태를 자녀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합니다. 만약, 아이들이 이런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암 투병 기간이 길어져 아이들이 너무 오래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있다면 아이를 데리고 전문의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김효원 교수는 “암을 치료 중인 부모가 보이는 태도가 아이들의 적응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환자 자신과 아이 모두의 마음을 꼼꼼하게 살피고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참고로, 이 병원에서 마련한 ‘암 환자 자녀의 마음건강 지키기 십계명’을 한번 살펴보지요. 1.환자 자신의 마음을 돌봐라. 2.암에 걸렸고, 치료를 받는다는 사실을 솔직히 말하라. 3.아이들은 암에 대처하는 부모의 자세를 배운다는 점을 명심하라. 4.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줘라. 5.아이의 불안이나 걱정, 반항적인 행동을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여겨라. 6.아이의 잘못으로 암에 걸린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하라. 7.많이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해 줘라. 8.평상시와 똑같이 학습과 훈육을 지속하라. 9.배우자나 가족, 친구들에게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하라. 10.가족들이 힘을 모아 어려움을 이겨내자고 말하라.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 자신이다 암으로 진단된 경우 많은 사람들이 ‘선고’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암이 주는 두려움이 짙게 배어있는 말입니다. 감기든 암이든 그냥 진단이라면 될 일인데 이런 식으로 암에 주눅이 든다면 환자에게 좋을 일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암, 너무 두려워하지 않아도 됩니다. 어떤 의사들은 암까지도 자신이 가진 것 중의 일부라고 여기고 살살 달래면서 동행하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렇게까지는 못 하더라도 지금의 의학 수준이라면 충분히 희망을 가져도 됩니다. 요즘처럼 사람의 수명이 긴 세상이라면 평생 암에 한번이라도 노출될 가능성이 30∼40%쯤 됩니다. 10명 중 3∼4명이 걸리는 암이라면 일상적인 건강 수칙, 즉, 정기적인 검진과 건강한 생활을 하더라도 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그러니 지나치게 “암, 암”하면서 살 필요가 없다는 뜻이지요. 국가암정보센터의 집계에 따르면, 2009∼2013년 국내 암 발생자의 5년 생존율은 69.4%에 이릅니다. 환자 10명 중 7명 가량이 5년 이상 생존한다는 뜻이지요. 성별 5년 생존율은 여자가 77.7%, 남자 61.0% 정도인데, 이는 성별 특성 때문이라기보다 여자의 경우 생존율이 높은 갑상선암과 유방암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앞서 말한 필자의 친구는 애써 의연한 척 했지만 치료가 진행되면서 희망보다 절망을 더 자주 생각했던 듯 합니다. 그래선지 의사를 만나면 “생각보다 병증 개선이 더디다”고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는데, 아쉬운 것은 제가 그를 좀 더 사려 깊게 돕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그가 낙담하면 같이 풀이 죽었고, 그가 힘들어 하면 저도 힘든 척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친구에게 저는 어떤 희망도 주지 못했고, 아픈 그를 더 아프게 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새삼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그래설까요. 지금 제가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그 때와는 다르게 대처하고 대응할 것 같습니다. 우선, 좋은 병원, 좋은 의사를 선택해 그를 믿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슬플 땐 슬퍼하고, 울고 싶다면 울게 하겠지만 음울한 기운에 휩싸여서 살지 않도록 돕겠습니다. 여생을 정리하는 게 아니라 진정으로 여지껏 해보지 못했던 일들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가족들과 맛난 것도 먹고, 여행도 다니라고 떠밀고 싶고, 운동도 어거지가 아니라 하고 싶은 걸 골라서 재밌고 신나게 하도록 이끌겠습니다. 가끔은 전시장이나 공연장에서 감흥을 느끼는 일상, 가볍게 영화를 보면서 울고 웃게 하는 일도 그 때는 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만약 이런 일들을 주저없이 했더라면, 어쩌면 많은 것이 달라졌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똑같은 기간을 살았더라도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무거운 회한을 남기지는 않았을 것이고, 그 친구도 길지는 않았지만 잘 살았다고 생각했을지 모르는 일이니까요. 덧붙여, 그 친구가 생의 마지막에서 그토록 힘들어 했던 그런 유의 연명치료는 받지 말도록 권하고 싶습니다. 의학적으로 어떤 기대도 가질 수 없는 치료를 이미 가냘퍼진 그에게 강제하고, 강요한다는 것은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암이 다른 질환에 비해 치료가 어려운 건 맞지만 감당 못할 병은 아니고, 또 병원에 가보면 암 말고도 어려운 치료는 많습니다. 그럼에도 암을 아주 특별하게 생각해 당장 내 몸에 없는데도 겁을 먹고, 진단 후에는 절망부터 먼저 하는 어이없는 시행착오를 겪지 마시기 바랍니다. 남의 일이라고 여겨 이렇게 말하는 건 아닙니다. 제게 그런 일이 닥친다면 저는 심호흡을 하고 심장을 안정시킨 뒤, 시간을 갖고 천천히 제 삶의 계획을 조금 수정하겠습니다. 예기치 않았던 변수가 생긴 탓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살아야 하니까요. 하지만 ‘끝’이라고 여기지는 않겠습니다. 그럴 필요도 없는 게, 우리가 일군 의학이 그렇게 하찮지 않거든요. 그런 의학에다 저의 의지와 각오를 녹여 넣는다면 누가 뭐래도 희망의 여지가 훨씬 큽니다. 이제는 암도 희망인 그런 세상을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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