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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성추행 저항 여성 ‘상해죄’ 처분에… 헌재 “범죄 아냐”

    檢, 성추행 저항 여성 ‘상해죄’ 처분에… 헌재 “범죄 아냐”

    헌법재판소가 성추행범에게 사기그릇을 휘두르며 저항한 여성에게 검찰이 내린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했다. 해당 여성에게 범죄 혐의가 있다고 본 검찰의 처분이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판단에서다. 헌재는 성추행 피해자 A씨가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제기한 헌법소원심판에서 A씨의 청구를 인용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10월 자신을 성추행한 B씨에게 사기그릇을 휘둘러 귀 부위를 다치게 한 혐의로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기소유예는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지만 범죄 혐의는 인정하는 처분이다. 헌재는 당시 A씨가 물을 담기 위해 사기그릇을 들고 있어 손이 자유롭지 않았던 데다 B씨가 강제로 손목을 잡아 주방을 벗어나지 못하게 막은 상황이어서 다른 방법으로 성추행에 저항하기 어려웠다고 봤다. 또 당시 폐쇄된 고시원 주방에 단둘이 있었고 B씨가 추행 전 A씨가 공용욕실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밖에서 욕실 전원을 끄는 행위를 수차례 반복하는 등 공포심을 야기했다는 점에서 A씨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수사 기록상 B씨가 형법상 상해에 해당하는 상처를 입었다는 점을 인정할 진단서 등 객관적 자료도 없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A씨의 행위가 형법상 상해죄에 해당하는지 명확히 한 다음 B씨의 강제추행 행위와 A씨가 당시 처한 상황 등을 면밀히 따져 정당방위에 해당하는지 살폈어야 한다”며 “검찰이 합당한 조사 없이 내린 기소유예 처분은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로 A씨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지역발전 돌파구는 국제공항 유치”...화성 삼괴 주민들 공항입지 찬성

    “지역발전 돌파구는 국제공항 유치”...화성 삼괴 주민들 공항입지 찬성

    국방부가 추진중인 수원 군공항 이전 계획이 화성지역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화성시 우정읍 삼괴지역 주민들이 경기남부 국제공항 유치 희망 의사를 밝혔다. 화성시 우정읍 삼괴 중·고등학교 총동문회장단과 삼괴지역 전직 이장단 등 주민들은 9일 수원 군 공항이전 예비후보지인 화옹지구에서 경기남부 국제공항 유치 환영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30년 전 전국에서 잘살기로 유명했던 삼괴지역이 지금은 각종 난개발로 쇠락하고 있다”며 “삼괴지방의 옛 명성을 되찾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화옹지구에 국제공항 유치를 찬성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양지역은 화성시청이 들어서면서 크게 발전했고, 향남 신도시과 송산그린시티 등 타지역이 개발되는 동안 삼괴 지역은 화성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경기 남부지역은 삼성전자와 LG, SK하이닉스 등 IT·반도체 대기업이 밀집해 있고 인구 750만 명이라는 충분한 항공수요를 갖추고 있다”며 “경기남부 통합국제공항 건설로 하늘길이 열리면 물류 운송을 위한 광역 도로·철도 등 교통인프라 확장과 유동인구 증가로 인해 그 어떤 공항보다 경쟁력을 갖출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동춘 삼괴 중·고총동문회장은 “국제공항이 조성되면 전철 2개 노선이 신설돼 화성의 동·서 지역 간 균형발전 등 100년 대계를 위한 동반성장이 가능하다”며 “정치인들과 관계기관은 진정 지역주민이 무엇을 요구하는 지 한번 더 생각하고 행동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2017년 2월 국방부가 화성 화옹지구를 군 공항 예비 이전 후보지로 선정하면서 수원 군공항 이전 논의는 본격화 했으나 화성지역 반발로 후속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군공항 이전 방식 가운데 하나로 ‘민·군통합공항 건설계획’이 거론되고, 국방부가 ‘수원군공항 이전사업은 국책 사업’이라는 입장을 공식 표명하면서 수원 군공항이전 계획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성추행 남성에 그릇 휘두른 여성 ‘상해’ 기소유예…헌재 “취소해야”

    성추행 남성에 그릇 휘두른 여성 ‘상해’ 기소유예…헌재 “취소해야”

    고시원 주방서 밤늦게 강제추행 벌어지자피해여성, 물 담으려던 사기그릇 휘둘러 가해남성, ‘강제추행’ 징역형 집행유예검찰, 피해자 ‘상해’ 혐의 기소유예 처분 피해자 “평등권·행복추구권 침해당했다”헌재 “다른 방법으로 저항 어려운 상황…진단서 등 상해 입증할 자료조차 없어” 자신을 성추행한 남성에게 사기그릇을 휘두른 여성에게 검찰이 상해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한 데 대해 헌법재판소가 취소 결정을 내렸다. 여성의 행동이 정당방위에 해당할 여지가 충분한데도 검찰이 피의사실을 인정한 것은 잘못이라는 판단이다. 헌재는 성추행 피해자 A씨가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에서 A씨의 청구를 인용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10월 자신을 성추행한 B씨에게 사기그릇을 휘둘러 귀 부위를 다치게 한 혐의(상해)로 입건됐다. 서울남부지검은 남성의 상해 정도가 크지 않은 점 등을 참작해 A씨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기소유예는 피의자의 전과, 피해자의 피해 정도 등을 참작해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지만 범죄 혐의는 그대로 인정하는 처분이다. 한편 남성 B씨는 A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지난해 1월 징역 6개월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A씨는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했다며 이를 취소해달라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그는 자신의 행위가 B씨의 강제추행에 대한 정당방위에 해당하는데도 검찰이 부당하게 자신을 기소유예 처분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A씨는 고시원 내 주방에서 물을 담기 위해 사기그릇을 들고 있는 상태에서 B씨에게 강제추행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헌재는 당시 A씨가 다른 방법으로 성추행에 저항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자신을 성추행한 남성과 단 둘이 있는 상태에서 A씨가 이미 들고 있던 사기그릇을 내려놓고 맨손으로 저항하거나, 머리 부분이 아닌 다른 신체부위를 가려내 타격하는 등 다른 방법으로 저항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또 당시 폐쇄된 고시원 주방에서 단 둘이 있었고 B씨가 공포심을 야기하는 행동을 이전에도 자주 했다는 점에서 A씨의 행위가 다소 과도하다고 해도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설령 A씨의 방어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검찰의 판단은 정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B씨가 사건 당일 밤 10시가 넘은 시간에 A씨가 고시원 내 여성 공용욕실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뒤따라가 욕실 불을 끄는 행위를 수 차례 반복했고, 이후 욕실에서 주방으로 이동하는 A씨를 뒤따라가 강제추행을 저지른 점을 강조했다. 헌재는 “B씨의 강제추행 행위 내용과 범행 시간 등을 고려하면 A씨의 방어행위는 야간이나 기타 불안스러운 상태에서 공포, 경악, 흥분 또는 당황으로 인한 것으로 볼 여지가 적지 않다”고 봤다. 형법 제21조 제3항은 ‘야간이나 그밖의 불안한 상태에서 공포를 느끼거나 경악, 흥분, 당황했기 때문에 정당방위를 했을 때에는 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B씨가 상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입증할 객관적인 자료도 없다고 지적했다. 증거는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찍은 사진과 치료를 받았다는 B씨의 진술뿐인데, 사진만 봐서는 B씨의 귀 부분 상처를 발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헌재는 “진단서 등 아무런 자료가 확보되지 않아 B씨가 실제로 치료를 받았는지조차도 불분명하다”고 했다. 헌재는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은 A씨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집값 너무 올려가지고…” 아르바이트 찾는 전직 아이돌의 하소연[이슈픽]

    “집값 너무 올려가지고…” 아르바이트 찾는 전직 아이돌의 하소연[이슈픽]

    “백신, 대통령 맞으면 맞겠다”AOA 출신 권민아, 잇따라 논란 발언 그룹 AOA 출신 권민아의 성폭행 피해 고백 및 정부 비판 발언이 연일 회자되고 있다. 9일 화제 된 내용에 따르면 권민아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라이브 방송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생활고를 토로하며 “집값이 너무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너무 집값을 올려가지고…”라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백신 맞아야 되는데, 백신 맞고 잘못되는 경우가 많아서 무서워서 맞지 못했다. 대통령(이 백신을) 맞으면 (나도) 맞겠다”고 했다. 권민아의 심경 고백에 대한 네티즌 사이 갑론을박이 일었다. 동정 여론과 함께 다소 성급한 발언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발언이 알려진 뒤 정부 지지자들로부터 악플 세례를 받자 권민아는 8일 문 대통령을 언급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댓글을 많이 봤다. 그 중 위험한 발언이지만, 국민들이 분노해서 적은 댓글들도 많이 봤다”며 “나도 공감했다. 할 말이 너무 많지만, 그렇다고 감히 대통령에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다. 어제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조금 이야기해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나라를 위해 일해주는 윗분들이 조금만 더 국민의 소리를 들어줬으면 좋겠다. 우리들의 의견에 더 귀 기울이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소망했다. 권민아는 이와 함께 “중학교 때 유명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충격 고백을 하기도 했다. 권민아는 “학교 다닐 때 선배들에게 맥주병으로 맞고 싸우고, 남자 선배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유명인”이라고 밝혔다. 또 “성폭행당한 후 잘 걷지를 못해 기어가는 것처럼 집에 갔다. 너무 화가 났다. 부모님이 아시면 더 큰 일이 날 것 같아 신고도 못했다”고 털어놨다.이런 폭탄 발언으로 논란이 커지자 그는 가해자 A씨의 실명을 여러 번 언급하며 “당시 잘 나가는 일진이었다. 지금은 뭐하고 사는지도 모른다”며 “연예인이나 셀럽처럼 이름을 대면 온 국민이 알만한 사람은 아니다. 유명인이라고 기사가 나오는 바람에 아무 관련 없는 사람이 거론돼 잘못될까봐 다시 정확하게 얘기한다”고 해명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갑자기 성폭행당한 얘긴 왜”, “마음 아팠다”, “100% 맞는 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 말인데”, “공감합니다”, “이해는 가지만 발언이 조금 성급한 발언”, “관심 끌려고 이제 정부 욕까지”, “지금 청년들이 처한 상황”등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권민아의 이 같은 발언이 단지 관심을 끌기 위한 한 행동이었을까. 아니면 먹고 살기 힘들어진 청년들의 진짜 속마음이었을까. 한편, 권민아는 2019년 5월 AOA를 탈퇴했다. 지난해 7월에는 같은 멤버 지민에게 10년간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지민의 사과에도 권민아는 “진정성이 없다”며 폭로를 이어갔고, 결국 지민은 AOA에서 탈퇴 후 연예 활동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현재 권민아는 소속사 우리액터스와 계약을 해지하고 뷰티 사업가로서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무대의 이유’ 분명하게 보여준 뮤지컬 ‘검은 사제들’

    ‘무대의 이유’ 분명하게 보여준 뮤지컬 ‘검은 사제들’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와 그 힘을 무대에서 어떻게 그려 낼까. 우리나라에서 처음 엑소시즘을 다룬 영화 ‘검은 사제들’을 뮤지컬로 꾸민다는 소식은 단번에 많은 궁금증을 불렀다. 영상 속 시시각각 변하는 움직임이나 특수효과도 없이 신비하면서도 기괴한 느낌을 주는 장면들을 무대에서 어떻게 그려 낼지 선뜻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544만명이 본 흥행한 영화의 잔상을 어떻게 극복할지도 관건으로 꼽혔다. 지난달 25일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검은 사제들’은 의외로 쉽게 답을 내놨다. 영상이 아니라 가능한, 김윤석과 강동원이 아니어도 가능한 것들을 최대한 살렸다. 빛과 색, 음악, 그리고 배우들의 땀. 오로지 무대에서만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을 극대화하면서다. ‘검은 사제들’은 신에 대한 믿음보다 동생을 잃은 것에 대한 속죄로 신학교에 들어간 신학생 최 부제와 신을 믿지만 종교가 가야 할 방향에 의문을 갖고 있는 김 신부가 스스로를 희생해 마귀를 붙잡고 있는 소녀 이영신을 구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구마의식이 어떻게 표현될까’를 시작으로 공연장을 들어설 때부터 영화와 비교하고 싶은 마음을 벼르게 되지만, 극이 이어질수록 생동감 있는 무대 자체에 집중하게 된다, 무대 위에선 최 부제와 김 신부가 만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신과 종교, 그리고 그걸 믿는 이들이 관객들에게 꽤 많은 물음을 건넨다. 뭔가 무거워지려는 즈음 코믹한 장면들이 분위기를 환기시키기도 한다. 그렇게 처음에는 신부들의 대화를, 다음에는 김 신부와 최 부제 간 대화를, 그리고 신부들과 악귀의 대화를 따라가는 것이 전혀 버겁지 않다.무엇보다 마음을 울리는 음악들이 그 여정을 단단하게 받친다. 누군가에겐 공포나 거부감을 줄 수도 있는 오컬트 장르를 보다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가장 큰 장치다. 장엄하고 웅장한 교회음악으로 시작했다가 발랄하면서 따뜻하고 서정적인 선율들이 내내 귀를 즐겁게 자극한다. 직선으로 쉴 새 없이 가로지르는 화려한 조명과 스테인드글라스를 채운 형형색색 무대는 음악으로 빠져드는 마음의 깊이를 더욱 키운다. 영신의 몸에서 악귀를 쫓는 장면은 짧고 강렬하다. 대신 인간의 모습을 한 악귀들과 신경전하듯 벌이는 사투가 훨씬 치열하고 재미있다. 검은색과 빨간색이 뒤섞인 옷을 입은 악귀들의 몸짓과 눈빛, 대사는 무대이기에 가능한 또 다른 공포와 묘한 신비감을 준다. 극 중 사제들은 김 신부를 향해 “도대체 왜 그런 일을 하느냐”며 “이제는 멈춰야 할 사람”이라고 손가락질하지만 김 신부는 끝내 지켜야 할 것을 지켜내고 만다. 가뜩이나 어려운 공연계에서 아우라 짙은 원작을 뮤지컬로 만드는 도전을 왜 하냐고 묻는 이들에게 ‘검은 사제들’이 하려는 답 역시 김 신부에게서 발현되는 듯하다. 중장년층 관객들도 눈에 띌 만큼 다양한 연령대가 공연을 보러 오는 모습도 색다르다. 영화와 뮤지컬 모두 독특한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결국엔 누군가를, 우리를 지켜주는 존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선 두루 공감할 수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공연은 5월 30일까지 이어진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여자만 쿠폰 지급”…무신사, 탈퇴 선언에 대표 직접 나서 사과

    “여자만 쿠폰 지급”…무신사, 탈퇴 선언에 대표 직접 나서 사과

    온라인 패션 편집 쇼핑몰 ‘무신사’가 남녀 쿠폰 지급 차별 논란에 사과했다. 지난 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무신사 쿠폰 남녀차별 논란’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관심을 모았다. 글쓴이는 “남성들에게도 우신사(무신사에서 여성 상품을 별도로 분류해 판매하는 플랫폼) 쿠폰을 달라고 항의 댓글 달았다가 60일 정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여성고객만 쿠폰 지급…불만 제기한 男회원, 계정정지그는 우신사에도 신발이나 가방류 등 남녀 공용 제품을 판매한다면서 자신이 ‘다이아’ 등급임에도 우신사 쿠폰을 쓰는 것이 훨씬 저렴해 어쩔 수 없이 여동생의 계정으로 사는 경우가 있다면서 “여성 회원만 매달 1일, 15일에 두 번씩 총 3장의 쿠폰(12%, 15%, 19%)을 지급해 준다. 이럴 거면 애초에 여동생 계정을 메인 계정으로 쓸걸 그랬다”고 적었다. 무신사의 여성 회원 한정 할인쿠폰 지급 마케팅은 1년 넘는 기간 진행됐는데, 한 남성 회원이 이를 시정해달라고 건의하자 별도 안내나 공지 없이 해당 계정을 60일 정지시켰다는 것이다. 무신사 “여성고객 확대 위한 마케팅…男회원에도 쿠폰 지급하겠다” 이에 무신사 측은 지난 6일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우신사 쿠폰은 무신사 전체 회원 중 상대적으로 적은 비율의 여성 고객을 확대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의 일환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분들이 지적해주신 부분을 살펴보니 당초 해당 쿠폰은 여성 고객에 한해 여성 상품 전용 쿠폰으로 기획했으나 실제 발급된 쿠폰은 일부 남녀 공용 상품 구입 시에도 사용 가능한 점을 확인했다”면서 “현재 발행된 우신사 쿠폰의 혜택을 무신사 스토어를 이용한 모든 고객분들이 동일하게 이용하실 수 있도록 기존 우신사 쿠폰 발급 대상 외 분들께 추가 쿠폰을 발행했다”고 안내했다. 이어 “향후에 유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자체 검토 기준을 강화하고 회원 혜택 및 이벤트 기획 시 성별에 따른 차별이 없도록 더욱 신중하게 진행하겠다”며 “해당 문제를 최초 제기한 회원 분께는 별도로 연락을 취해 우신사 마케팅의 취지와 향후 개선 내용을 설명드렸다”고 덧붙였다. 또 해당 회원이 작성한 댓글의 경우 게시판 댓글 규칙 중 ‘본문과 관련 없는 댓글’에 해당됐기 때문에 블라인드 처리와 함께 이용 제한이 이뤄졌다며, 그 내용을 해당 회원에게 전달했고 그 역시 이해했다고 밝혔다. 무신사 해명에도 항의 계속…탈퇴 선언 이어져 그러나 이같은 해명과 조치에도 남성 고객들의 항의는 계속됐다. 그 동안 자신도 모르게 성별을 이유로 차별받아 온 사실을 알게 된 데다 그에 따른 보상책 역시 그 동안 차별받은 정도에 못 미친다는 이유였다. 이번 일을 계기로 무신사를 탈퇴하겠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대표이사 직접 나서 2차 사과문…“회사 실책이자 잘못”이에 조만호 무신사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 2차 사과문을 올렸다. 조 대표는 8일 무신사 온라인몰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특정 고객 대상 쿠폰 발행 논란으로 실망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올렸다. 그는 “논란이 된 쿠폰은 여성 고객의 구매 확대를 목적으로 발행됐으며 최초에는 여상 상품에만 적용됐으나 지난해 8월 일부 남녀 공용 브랜드까지 포함됐다”며 “이는 쿠폰을 발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명백한 당사의 실책이고 잘못”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무신사 우수 이용 고객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가도록 쿠폰 운영 방향을 개선하겠다”며 “성별에 따라 혜택을 제공하는 쿠폰 및 프로모션은 이미 발행된 쿠폰을 마지막으로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또 “잘못된 정책에 대한 사과의 의미를 담아 향후 6개월간 모든 고객분들이 매월 말일까지 상품 단위로 사용 가능한 20% 할인 쿠폰을 한 장씩 발급받을 수 있도록 제공하겠다”며 “단기 목표에 따른 무리한 프로모션으로 역차별이 일어나는 일이 없도록 회원 혜택 및 프로모션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무신사 스토어 내 업데이트 뉴스와 커뮤니티 게시글 댓글 운영 정책 보완도 약속했다. 이는 쿠폰 지급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고객의 댓글을 제한해 논란이 된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그는 “해당 문제를 제기한 고객은 유사한 내용의 댓글을 연달아 게재하는 등 댓글 운영 정책 위반으로 커뮤니티 이용이 제한된 것”이라며 “당일 쪽지로 이를 안내했으며 이후 유선으로 연락을 취해 이번 쿠폰 마케팅의 취지를 설명드리고 향후 개선 방향, 댓글 블라인드 처리 및 커뮤니티 이용이 제한된 점에 대해 말씀드렸다”고 했다. 조 대표는 “향후 무신사는 댓글을 블라인드 처리할 경우, 댓글 작성자가 해당 사유를 인지할 수 있도록 안내 기능을 1개월 이내 개발해 보완, 개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고객분들의 의견에 더욱 귀 기울이고 노력하는 무신사가 되겠다”며 “다시 한번 무신사를 아껴주시는 모든 고객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글을 맺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주한미군 방위비 ‘5년 협정·인상률 13% 이하’ 유력

    주한미군 방위비 ‘5년 협정·인상률 13% 이하’ 유력

    외교부·美국무부 “원칙적 합의 이뤘다”전문가 “13%보다 높아지지는 않을 것”귀국길 오른 정은보 “한미 공평한 합의美국무·국방 방한 전 내용 발표할 수도”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조 바이든 정부 출범 46일 만에 사실상 타결됐다. 두 차례 정식회의 끝에 핵심 쟁점에 대한 합의에 이르면서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조속한 타결’ 못지않게 분담금 인상분도 중요한 대목이어서 곧 발표될 증액 ‘숫자’가 협상 결과에 대한 평가를 좌우할 것으로 관측된다. 외교부와 미 국무부는 8일 제11차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상에서 “원칙적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양측 협상단은 지난달 5일 화상 회의를 진행한 뒤 지난 5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미 워싱턴에서 ‘마라톤 회의’를 통해 주요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혔다.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귀국길에 오르면서 “한미 간에 합리적이고 공평하고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를 이뤘다고 자평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는 17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한 때 서명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정 대사는 최종 확정 및 가서명 시기와 관련해 “상당히 유동적인 측면에서 당장 결정돼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내용에 대한 발표가 먼저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양국 모두 첫해 분담금액, 협정 기간, 연간 인상률 등 자세한 합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미 언론에선 협정 기간과 관련된 내용이 흘러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외교관의 말을 인용해 이번 합의가 “2025년까지 유효할 것”이라고 전했고, 로이터통신은 ‘6년짜리 합의’라고 보도했다. 외교가에서는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때처럼 5년 협정 가능성이 크다고 보면서도 지난해 협정 공백 상황 때문에 6년 얘기가 나오는 것으로 이해하는 분위기다. 국무부는 한국 측의 ‘의미 있는 증액’이 포함됐다고 밝혀 첫해 인상률을 얼마로 합의했는지 관심이 쏠리지만 양국 모두 “내부 보고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구체적 숫자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국무부는 이번 합의를 “민주적 동맹 활성화를 위한 바이든 행정부의 약속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평가해 인상률이 크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한국 측은 지난해 3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과도한 증액 압박 요구에 못이겨 10차 SMA 분담금(1조 389억원) 대비 13% 인상안을 제시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13%보다 낮아질 수는 있어도 높아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다년계약과 비율(인상률)을 조정하는 데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면서 “두 장관의 방한 계기에 방위비 협상을 동맹 복구의 좋은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13억명 시장vs표현의 자유… 트위터·페북 ‘인도’ 시험대 오르다

    13억명 시장vs표현의 자유… 트위터·페북 ‘인도’ 시험대 오르다

    빅테크(Big Tech) 회사들이 전 세계 곳곳에서 ‘수난의 시대’를 맞고 있다. 이번에는 ‘인도’라는 거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인도 정부가 페이스북과 왓츠앱, 트위터 등의 직원들을 감옥에 가두겠다는 경고를 보냈다고 지난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경고는 해당 회사들이 최근 인도 농민 시위와 관련된 정보와 계정 폐쇄 등 정부의 요구를 거절한 데 대한 보복 차원에서 나왔다. 동시에 거대 외국 플랫폼 회사들을 길들이기 위한 시도로 해석됐다. 앞서 지난 1월 인도 전자정보기술부는 “소셜미디어가 범죄, 반국가세력 등에 의해 오용되는 사례가 늘었다”며 ‘디지털 콘텐츠 관련 중재 가이드라인과 윤리 규정’을 새롭게 도입했다. 규정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플랫폼 회사들은 인도 정부의 법적 요청이 있을 때 관련 콘텐츠를 36시간 이내에 제거해야 한다. 사이버 보안 이슈와 관련해 정부 요청을 받게 되면 72시간 이내에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 불법 메시지 최초 작성자의 신원도 제공해야 한다. 이에 응하지 않은 현지 법인의 임원에게 최고 7년의 징역과 벌금을 물린다. ●美언론 “트위터, 트럼프 퇴출 때 용기 보여라” SNS 서비스 기업에 대한 인도 정부의 압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위터는 지난 2월 초 농민 시위와 관련해 잘못된 정보가 제공된다며 계정 1000여개를 삭제해 달라는 인도 정부의 요청을 수용했다. 뉴델리에서 농민 시위가 벌어지는 동안 정부가 인터넷 접속을 차단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리트윗했던 팝가수 리애나, 시위 상황을 공유했던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시위를 밀착 취재해 온 내러티브 보도 매거진 등이 문제가 됐다. 이후 트위터가 자체 조사를 통해 ‘(삭제한) 내용들은 언론의 자유에 부합하는 것으로 간주한다’고 인도 정부에 통보한 뒤 계정을 복원했지만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문제 삼았다. 지난 2월 10일자 NYT 기사는 “트위터가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영구 정지시킨 뒤 논란의 중심에 서더니 인도에서는 정부의 요구에 따라 계정을 차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인도 정부는 운동가들과 언론인들을 체포했고 언론기관들에 압력을 가했으며 모바일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면서 “트위터는 트럼프의 계정을 차단했을 때와 같은 용기를 보여야 한다”는 인도 변호사의 견해를 소개했다. 기사는 2020년 상반기를 다룬 트위터의 ‘17차 투명성 보고서’ 내용을 실었는데,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는 “일본, 러시아, 한국, 터키에 이어 콘텐츠 삭제 요청이 다섯 번째로 많은 나라”였다. 이 기간 트위터는 53개 국가로부터 8만 5375개 계정을 대상으로 콘텐츠를 삭제해 달라는 법적 요청을 4만 2220건 받았는데, 이 5개 국가로부터의 콘텐츠 삭제 요청이 96%를 차지했다. “인도는 법원 명령을 포함해 5500건의 법적 요구서를 보내 특정 트위터 내용을 차단하라고 요구했다”고 NYT는 밝혔다. 정작 더 큰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트위터는 오락가락했다. 일부 계정을 열었다가 인도 정부가 법적 조치를 위협하자, 2월12일 다시 대부분의 계정을 다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때 트위터는 “계정은 인도 내에서만 차단될 것이며 언론인, 언론인, 활동가, 정치인들의 계정은 포함하지 않을 것”이라는 공허한 멘트를 올렸다.●中·인도 갈등 속 퇴출된 틱톡, 60억弗 손실 WSJ는 “인도 정부는 싸울 준비가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진단했다. 미국 언론들은 제2의 ‘틱톡(TikTok)’ 사태를 거론하고 있다. 인도는 지난 해 여름 중국과 국경에서 무력충돌이 생기자 안보상의 문제를 들어 틱톡과 위챗 등을 포함한 59개의 중국산 스마트폰 앱을 금지시켰다. 틱톡은 자타 공인 중국 앱의 대표주자로, 인도의 동영상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중국 밖에서 인도는 틱톡 사용자가 가장 많은 나라였다. 2019년 인도에서 3억2300만회 다운로드됐고, 글로벌 전체의 30%를 떠받쳤다.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ByteDance) 관계자는 당시 “기업평가액 감소분을 포함해 약 60억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했다. 13억명의 인구, 확대되는 인터넷 접속률, 성장하는 중산층을 거느린 인도에 대해 WSJ는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이 노리는 거대한 성장시장”이라고 평가하며 “중국에서 퇴출당한 미국 인터넷 기업들이 접속이 활발하고 수억명의 소비자가 처음으로 온라인에 접속하는 인도의 인터넷 경제에 매료됐다”고 전했다. 특히 페이스북은 선진국에서의 성장이 둔화된 이후 인도에서 서비스 확장에 많은 공을 들였다. 페이스북의 왓츠앱은 인도 최대 인기 앱이다. 2020년 1월 기준으로 사용자가 4억명을 넘었다. 인도 내 페이스북 사용자는 3억 4000만명, 트위터 사용자는 7500만명가량이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인도 내 사업 확장을 위해 인도 통신 사업자와의 새로운 제휴에 57억 달러(6조원 이상)를 지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제3자가 읽을 수 없는 암호화된 통신”을 약속해 왔고 “인권, 적법한 절차 등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데이터 요청에만 응한다”고 강조해 온 왓츠앱도 이제 중대 기로에 섰다. WSJ는 “지난해 페이스북의 인도 법인 소속으로 인도 정부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기도 했던 한 임원이 집권당의 정치인에게 회사의 혐오 발언 규정을 적용하는 것을 놓고 ‘사업을 해칠 것’이라고 반대했다가 나중에 직장에서 물러났다”는 스토리도 소개했다. ●인도, 대안 있는 투쟁 인도의 전투 의지 이면에는 인도판 트위터인 ‘쿠’(Koo)가 있다. ‘파란 새’ 트위터를 본떠 ‘노란 새’를 상징물로 쓰는 ‘인도산 SNS’는 지난해 3월 출시됐고, 영어뿐 아니라 8개 현지 언어로 이용 가능하다. “트위터는 인도법을 따라 인도 정부의 요청을 수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인도 내각 각료와 여당 정치인들은 한발 더 나아가 “인도 기업이 만든 쿠로 갈아타자”고 팔로어들에게 촉구하고 있다. 트위터에서 960만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피유시 고얄 상무장관은 “나는 이제 쿠를 쓴다. 쿠에서 만나자”는 게시물을 올렸다. 인도 네티즌들은 트위터에서 트위터 반대 해시태그 달기 운동을 벌였다. 쿠도 “인도 말로 인도인들과 연결하자”며 애국주의 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다. 사안은 ‘계정 지우기’, ‘콘텐츠 차단’ 논란 이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우선 전 세계적으로 진보 세력이 눈을 부릅뜨고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NYT는 1월 14일자 기사에서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트럼프 계정을 차단한 것이 도리어 해외 인권 단체와 활동가들을 화나게 했다”고 전했다. “그간 시민사회단체와 운동가들은 폭력을 부추기는 정치인들의 혐오 발언들은 삭제해 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해 왔지만,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이를 계속 거부해 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얀마, 인도, 스리랑카, 에티오피아 등에서 들려온 이 목소리에, “이 회사들은 언론의 자유라는 이상에 의해 주도된 정책을 고수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제라도 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자니, 인도는 너무나 매력적인 시장이고 인도 정부의 태도는 너무 강경하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새 역사 뒤 ‘100m 방사능 포대’… 후쿠시마 상처 숨기고 있었다

    새 역사 뒤 ‘100m 방사능 포대’… 후쿠시마 상처 숨기고 있었다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일본 관측 사상 최대인 규모 9.0의 지진과 거대 쓰나미가 미야기, 이와테, 후쿠시마 등 도호쿠 지역을 중심으로 열도의 동부를 강타했다. 1만 8000여명이 사망하고 무수한 사람들의 생활기반이 무너져내린 지 10년. 동일본대지진의 비극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었다. 건물과 도로는 시간의 흐름 속에 또 다른 형태로 모양을 찾아가고 있었지만, 치유되지 않은 비극의 트라우마는 사람들 마음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 속에는 피해지역의 고통을 무시하고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정부에 대한 분노도 섞여 있었다. ‘부흥 올림픽’을 선전하고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를 그대로 방류하려는 정부를 향한 원망도 전해졌다. 지난 6일 아침 도호쿠 지역 최대 도시 센다이를 출발한 히타치 특급열차가 1시간 10여분을 달려 오전 11시 30분 후쿠시마현 후타바마치에 도착했다. “방사능 오염지역이니 최대한 빨리 취재를 끝내고 그곳을 떠나라”, “모자와 장갑은 필수. 방사능 먼지가 날릴 수 있으니 비포장도로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말라” 등 피폭 예방을 위한 조언은 첫발을 들이는 기자의 긴장감을 한층 고조시켰다. 주말 오전 시간대였지만, 10량짜리 열차에서 내린 사람은 기자 외에는 한 명도 없었다. 동일본대지진 발생 이튿날부터 순차적으로 수소폭발을 일으킨 후쿠시마 제1원전으로부터 4㎞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이곳은 현재 일본에서 유일하게 주민 숫자가 ‘0명’인 전면봉쇄 지역이다. 그나마 지난해 3월 새로 단장한 후타바역이 재개통되면서 역 주변 지역 출입이 제한적으로 풀렸다. 역사 뒤쪽에 조성되고 있는 택지 공간에는 방사능에 오염된 흙을 걷어낸 대형 검정 포대들이 3중, 4중으로 쌓인 채 100m 이상 행렬을 이뤘다. 역 정면에 위치한 과거 최대의 번화가 신잔 지역은 슈퍼, 약국, 관공서 건물들이 무너지고 뜯겨지고 기울어진 상태 그대로 먼지를 뒤집어쓴 채 흉한 모습을 드러냈다. 건물 외벽에 걸린 시계들은 정지된 시간 속에 갇혀 있었다.3시간가량 이곳에 머무는 동안 마주친 사람은 같은 후쿠시마현 남부 이와키시에서 현장을 둘러보러 온 야마네 마이코(44·작가)와 그의 친구들 등 단 3명뿐이었다. 차에서 내리지 않은 상태로 거리를 둘러보는 관광버스가 딱 1대 지나갔다.한때 이곳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는 야마네는 “지난해 3월 전까지는 옛 주민들도 당국의 통행허가를 받아야 마을에 들어올 수 있었는데 그나마 지금은 제한이 약간 풀렸다”면서 “그러나 10년 만에 고향에 와 본 그들이 예전의 집을 둘러보며 다시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음을 알게 되는 것은 그 자체로 비극”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정부의 복구나 부흥 성과에 대해서는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평가가 다른 것 같다”면서도 “다만 도쿄 중앙정부가 피해지역 주민들의 말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의견을 좀더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후타바마치는 해마다 봄이 되면 벚꽃을 보려는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여름이면 유명한 지역축제가 벌어지는 곳이었다. 후타바 해수욕장은 인근에서 손꼽히는 명소였다. 후타바 장미정원도 후쿠시마현을 대표하는 유명한 주말 나들이 장소였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죽은 마을’이 되면서 10년 전 2584가구, 6963명 주민들은 모두 열도의 최남단 오키나와에서부터 최북단 홋카이도에 이르기까지 전국 각지로 흩어져 피난생활을 하고 있다.이곳 출신으로 유튜버 활동을 하는 슈이치로(27)는 대지진 10주년을 맞은 올해 주요 피해지역을 돌며 취재촬영을 하고 있다. 그는 “기성 미디어가 아니라 우리 젊은 세대의 시선으로 현실을 알리고 싶어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해 복구의 방향이 피해 지역 주민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고 우선순위도 잘못됐다”며 일본 정부가 ‘부흥 올림픽’으로 포장해 올여름 강행하려는 도쿄올림픽을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했다. “후타바 신역사는 근사하게 지어 놨지만 이곳에서 2~3㎞ 떨어진 곳은 사람이 접근할 수 없습니다.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이란 느낌이 강합니다. 실제로는 아닌데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는 복구가 거의 된 것처럼 비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속사정을 모르는 도쿄 등 대도시 사람들은 ‘저 정도로까지 정상화됐는데 왜 후쿠시마는 계속해서 우는소리를 하느냐’라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향후 제대로 지원받기도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후타바마치가 방사능의 비극을 안고 있는 곳이라면 전날인 5일 찾았던 센다이시 와카바야시구 아라하마 지구는 지역 전체 삶의 기반이 바닷물과 함께 송두리째 휩쓸려 간 곳이었다. 대지진 직전에는 약 800가구, 2100여명이 살고 있었지만 쓰나미로 9%에 해당하는 186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이곳을 덮친 10m 높이 바닷물은 해안가 평야 지역에 들이닥친 쓰나미 중 가장 강력한 수준이었다고 한다.예전에 집들이 즐비했던 지역은 잡초가 우거진 공터가 돼 있었다. 당시 폐허가 된 집들은 대부분 철거됐으나 일부 잔해들은 당시 참상을 전하기 위한 전시공간으로 원래 상태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바다에서 700m쯤 떨어진 곳에 있는 아라하마초등학교는 1층부터 옥상까지 전시공간으로 일반에 개방돼 있었다. 학교는 2016년 3월 공식적으로 폐교했으나, 다른 지역의 폐허가 된 학교들과 달리 보존 대상으로 지정됐다. 대지진 발생일부터 다음날까지 320명의 학생들과 지역주민들이 대피해 목숨을 건졌던 곳이기 때문이다.최근 도호쿠 해안에는 쓰나미를 막기 위한 총 400㎞ 길이의 방조제가 지어졌다. 주민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방조제 근처를 산책하던 60대 여성은 정부에 불만이 많았다. “돈만 억수로 들였지 지난번처럼 거대한 쓰나미가 밀려오면 소용도 없을 거예요. 오히려 높이 쌓아올린 방조제 때문에 수면과 파도의 상황 등 바다의 형세가 가려져 더 위험하게 됐어요. 쓰나미가 닥치더라도 쉽게 보이지 않으니 대피가 늦어질 수 있으니까요.” 그는 “후쿠시마현의 농민들이 불쌍해서 현지에서 나온 채소나 과일은 먹고 있지만 그곳에서 잡힌 생선은 절대로 사지도 먹지도 않는다”면서 “그런데도 정부는 이쪽 사람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강행하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후쿠시마·미야기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화려한 건물 뒤 ‘방사능 포대’… 후쿠시마 상처 숨기고 있었다

    화려한 건물 뒤 ‘방사능 포대’… 후쿠시마 상처 숨기고 있었다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일본 관측 사상 최대인 규모 9.0의 지진과 거대 쓰나미가 미야기, 이와테, 후쿠시마 등 도호쿠 지역을 중심으로 열도의 동부를 강타했다. 1만 8000여명이 사망하고 무수한 사람들의 생활기반이 무너져내린 지 10년. 동일본대지진의 비극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었다. 건물과 도로는 시간의 흐름 속에 또 다른 형태로 모양을 찾아가고 있었지만, 치유되지 않은 비극의 트라우마는 사람들 마음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 속에는 피해지역의 고통을 무시하고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정부에 대한 분노도 섞여 있었다. ‘부흥 올림픽’을 선전하고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를 그대로 방류하려는 정부를 향한 원망도 전해졌다.지난 6일 아침 도호쿠 지역 최대 도시 센다이를 출발한 히타치 특급열차가 1시간 10여분을 달려 오전 11시 30분 후쿠시마현 후타바마치에 도착했다. “방사능 오염지역이니 최대한 빨리 취재를 끝내고 그곳을 떠나라”, “모자와 장갑은 필수. 방사능 먼지가 날릴 수 있으니 비포장도로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말라” 등 피폭 예방을 위한 조언은 첫발을 들이는 기자의 긴장감을 한층 고조시켰다. 주말 오전 시간대였지만, 10량짜리 열차에서 내린 사람은 기자 외에는 한 명도 없었다. 동일본대지진 발생 이튿날부터 순차적으로 수소폭발을 일으킨 후쿠시마 제1원전으로부터 4㎞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이곳은 현재 일본에서 유일하게 주민 숫자가 ‘0명’인 전면봉쇄 지역이다. 그나마 지난해 3월 새로 단장한 후타바역이 재개통되면서 역 주변 지역 출입이 제한적으로 풀렸다. 역사 뒤쪽에 조성되고 있는 택지 공간에는 방사능에 오염된 흙을 걷어낸 대형 검정 포대들이 3중, 4중으로 쌓인 채 100m 이상 행렬을 이뤘다. 역 정면에 위치한 과거 최대의 번화가 신잔 지역은 슈퍼, 약국, 관공서 건물들이 무너지고 뜯겨지고 기울어진 상태 그대로 먼지를 뒤집어쓴 채 흉한 모습을 드러냈다. 건물 외벽에 걸린 시계들은 정지된 시간 속에 갇혀 있었다.3시간가량 이곳에 머무는 동안 마주친 사람은 같은 후쿠시마현 남부 이와키시에서 현장을 둘러보러 온 야마네 마이코(44·작가)와 그의 친구들 등 단 3명뿐이었다. 차에서 내리지 않은 상태로 거리를 둘러보는 관광버스가 딱 1대 지나갔다. 한때 이곳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는 야마네는 “지난해 3월 전까지는 옛 주민들도 당국의 통행허가를 받아야 마을에 들어올 수 있었는데 그나마 지금은 제한이 약간 풀렸다”면서 “그러나 10년 만에 고향에 와 본 그들이 예전의 집을 둘러보며 다시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음을 알게 되는 것은 그 자체로 비극”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정부의 복구나 부흥 성과에 대해서는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평가가 다른 것 같다”면서도 “다만 도쿄 중앙정부가 피해지역 주민들의 말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의견을 좀더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후타바마치는 해마다 봄이 되면 벚꽃을 보려는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여름이면 유명한 지역축제가 벌어지는 곳이었다. 후타바 해수욕장은 인근에서 손꼽히는 명소였다. 후타바 장미정원도 후쿠시마현을 대표하는 유명한 주말 나들이 장소였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죽은 마을’이 되면서 10년 전 2584가구, 6963명 주민들은 모두 열도의 최남단 오키나와에서부터 최북단 홋카이도에 이르기까지 전국 각지로 흩어져 피난생활을 하고 있다.이곳 출신으로 유튜버 활동을 하는 슈이치로(27)는 대지진 10주년을 맞은 올해 주요 피해지역을 돌며 취재촬영을 하고 있다. 그는 “기성 미디어가 아니라 우리 젊은 세대의 시선으로 현실을 알리고 싶어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해 복구의 방향이 피해 지역 주민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고 우선순위도 잘못됐다”며 일본 정부가 ‘부흥 올림픽’으로 포장해 올여름 강행하려는 도쿄올림픽을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했다. “후타바 신역사는 근사하게 지어 놨지만 이곳에서 2~3㎞ 떨어진 곳은 사람이 접근할 수 없습니다.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이란 느낌이 강합니다. 실제로는 아닌데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는 복구가 거의 된 것처럼 비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속사정을 모르는 도쿄 등 대도시 사람들은 ‘저 정도로까지 정상화됐는데 왜 후쿠시마는 계속해서 우는소리를 하느냐’라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향후 제대로 지원받기도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후타마바치가 방사능의 비극을 안고 있는 곳이라면 전날인 5일 찾았던 센다이시 와카바야시구 아라하마 지구는 지역 전체 삶의 기반이 바닷물과 함께 송두리째 휩쓸려 간 곳이었다. 대지진 직전에는 약 800가구, 2100여명이 살고 있었지만 쓰나미로 9%에 해당하는 186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이곳을 덮친 10m 높이 바닷물은 해안가 평야 지역에 들이닥친 쓰나미 중 가장 강력한 수준이었다고 한다. 예전에 집들이 즐비했던 지역은 잡초가 우거진 공터가 돼 있었다. 당시 폐허가 된 집들은 대부분 철거됐으나 일부 잔해들은 당시 참상을 전하기 위한 전시공간으로 원래 상태 보존돼 있었다. 바다에서 700m쯤 떨어진 곳에 있는 아라하마초등학교는 1층부터 옥상까지 전시공간으로 일반에 개방돼 있었다. 학교는 2016년 3월 공식적으로 폐교했으나, 다른 지역의 폐허가 된 학교들과 달리 보존 대상으로 지정됐다. 대지진 발생일부터 다음날까지 320명의 학생들과 지역주민들이 대피해 목숨을 건졌던 곳이기 때문이다.최근 이곳에는 쓰나미를 막기 위한 400㎞ 길이의 방조제가 지어졌다. 주민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방조제 근처를 산책하던 60대 여성은 정부에 불만이 많았다. “돈만 억수로 들였지 지난번처럼 거대한 쓰나미가 밀려오면 소용도 없을 거예요. 오히려 높이 쌓아올린 방조제 때문에 수면과 파도의 상황 등 바다의 형세가 가려져 더 위험하게 됐어요. 쓰나미가 닥치더라도 쉽게 보이지 않으니 대피가 늦어질 수 있으니까요.” 그는 “후쿠시마현의 농민들이 불쌍해서 현지에서 나온 채소나 과일은 먹고 있지만 그곳에서 잡힌 생선은 절대로 사지도 먹지도 않는다”면서 “그런데도 정부는 이쪽 사람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강행하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후쿠시마·미야기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방사능 폐기물 그때 그대로… 기차역 내린 사람은 기자뿐

    방사능 폐기물 그때 그대로… 기차역 내린 사람은 기자뿐

    동일본대지진 10년… 후쿠시마 ‘제1원전’ 4㎞ 떨어진 후타바마치 가보니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일본 관측 사상 최대인 규모 9.0의 지진과 거대 쓰나미가 미야기, 이와테, 후쿠시마 등 도호쿠 지역을 중심으로 열도의 동부를 강타했다. 1만 8000여명이 사망하고 무수한 사람들의 생활기반이 무너져내린 지 10년. 동일본대지진의 비극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었다. 건물과 도로는 시간의 흐름 속에 또 다른 형태로 모양을 찾아가고 있었지만, 치유되지 않은 비극의 트라우마는 사람들 마음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 속에는 피해지역의 고통을 무시하고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정부에 대한 분노도 섞여 있었다. ‘부흥 올림픽’을 선전하고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를 그대로 방류하려는 정부를 향한 원망도 전해졌다. 지난 6일 아침 도호쿠 지역 최대 도시 센다이를 출발한 히타치 특급열차가 1시간 10여분을 달려 오전 11시 30분 후쿠시마현 후타바마치에 도착했다. “방사능 오염지역이니 최대한 빨리 취재를 끝내고 그곳을 떠나라”, “모자와 장갑은 필수. 방사능 먼지가 날릴 수 있으니 비포장도로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말라” 등 피폭 예방을 위한 조언은 첫발을 들이는 기자의 긴장감을 한층 고조시켰다. 주말 오전 시간대였지만, 10량짜리 열차에서 내린 사람은 기자 외에는 한 명도 없었다. 동일본대지진 발생 이튿날부터 순차적으로 수소폭발을 일으킨 후쿠시마 제1원전으로부터 4㎞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이곳은 현재 일본에서 유일하게 주민 숫자가 ‘0명’인 전면봉쇄 지역이다. 그나마 지난해 3월 새로 단장한 후타바역이 재개통되면서 역 주변 지역 출입이 제한적으로 풀렸다. 역사 뒤쪽에 조성되고 있는 택지 공간에는 방사능에 오염된 흙을 걷어낸 대형 검정 포대들이 3중, 4중으로 쌓인 채 100m 이상 행렬을 이뤘다. 역 정면에 위치한 과거 최대의 번화가 신잔 지역은 슈퍼, 약국, 관공서 건물들이 무너지고 뜯겨지고 기울어진 상태 그대로 먼지를 뒤집어쓴 채 흉한 모습을 드러냈다. 건물 외벽에 걸린 시계들은 정지된 시간 속에 갇혀 있었다.3시간가량 이곳에 머무는 동안 마주친 사람은 같은 후쿠시마현 남부 이와키시에서 현장을 둘러보러 온 야마네 마이코(44·작가)와 그의 친구들 등 단 3명뿐이었다. 차에서 내리지 않은 상태로 거리를 둘러보는 관광버스가 딱 1대 지나갔다.한때 이곳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는 야마네는 “지난해 3월 전까지는 옛 주민들도 당국의 통행허가를 받아야 마을에 들어올 수 있었는데 지금은 제한이 약간 풀렸다”면서 “그러나 10년 만에 고향을 찾은 사람들이 예전의 마을을 둘러보며 다시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음을 알게 되는 것은 그 자체로 비극”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정부의 복구나 부흥 성과에 대해서는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평가가 다른 것 같다”면서도 “다만 도쿄 중앙정부가 피해지역 주민들의 말에 진지하게 귀 기울이고 그들의 의견을 좀더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후타바마치는 해마다 봄이 되면 벚꽃을 보려는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여름이면 유명한 지역축제가 벌어지는 곳이었다. 후타바 해수욕장은 인근에서 손꼽히는 명소였다. 후타바 장미정원도 후쿠시마현을 대표하는 유명한 주말 나들이 장소였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죽은 마을’이 되면서 10년 전 2584가구, 6963명 주민들은 모두 열도의 최남단 오키나와에서부터 최북단 홋카이도에 이르기까지 전국 각지로 흩어져 피난생활을 하고 있다.이곳 출신으로 유튜버 활동을 하는 슈이치로(27)는 대지진 10주년을 맞은 올해 주요 피해지역을 돌며 취재촬영을 하고 있다. 그는 “기성 미디어가 아니라 우리 젊은 세대의 시선으로 현실을 알리고 싶어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해 복구의 방향이 피해 지역 주민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고 우선순위도 잘못됐다”며 일본 정부가 ‘부흥 올림픽’으로 포장해 올여름 강행하려는 도쿄올림픽을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했다. “후타바 신역사는 근사하게 지어 놨지만 이곳에서 2~3㎞ 떨어진 곳은 사람이 접근할 수 없습니다.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이란 느낌이 강합니다. 실제로는 아닌데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는 복구가 거의 된 것처럼 비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속사정을 모르는 도쿄 등 대도시 사람들은 ‘저 정도로까지 정상화됐는데 왜 후쿠시마는 계속해서 우는소리를 하느냐’라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향후 제대로 지원받기도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후타바마치가 방사능의 비극을 안고 있는 곳이라면 전날인 5일 찾았던 센다이시 와카바야시구 아라하마 지구는 지역 전체 삶의 기반이 바닷물과 함께 송두리째 휩쓸려 간 곳이었다. 대지진 직전에는 약 800가구, 2100여명이 살고 있었지만 쓰나미로 9%에 해당하는 186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이곳을 덮친 10m 높이 바닷물은 해안가 평야 지역에 들이닥친 쓰나미 중 가장 강력한 수준이었다고 한다.예전에 집들이 즐비했던 지역은 잡초가 우거진 공터가 돼 있었다. 당시 폐허가 된 집들은 대부분 철거됐으나 일부 잔해들은 당시 참상을 전하기 위한 전시공간으로 원래 상태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바다에서 700m쯤 떨어진 곳에 있는 아라하마초등학교는 1층부터 옥상까지 전시공간으로 일반에 개방돼 있었다. 학교는 2016년 3월 공식적으로 폐교했으나, 다른 지역의 폐허가 된 학교들과 달리 보존 대상으로 지정됐다. 대지진 발생일부터 다음날까지 320명의 학생들과 지역주민들이 옥상으로 대피해 목숨을 건졌던 곳이기 때문이다.최근 도호쿠 해안에는 쓰나미를 막기 위한 총 400㎞ 길이의 방조제가 지어졌다. 주민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방조제 근처를 산책하던 60대 여성은 정부에 불만이 많았다. “돈만 억수로 들였지 지난번처럼 거대한 쓰나미가 밀려오면 소용도 없을 거예요. 오히려 높이 쌓아올린 방조제 때문에 수면과 파도의 상황 등 바다의 형세가 가려져 더 위험하게 됐어요. 쓰나미가 닥치더라도 쉽게 보이지 않으니 대피가 늦어질 수 있으니까요.” 그는 “후쿠시마현의 농민들이 불쌍해서 현지에서 나온 채소나 과일은 먹고 있지만 그곳에서 잡힌 생선은 절대로 사지도 먹지도 않는다”면서 “그런데도 정부는 이쪽 사람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강행하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후쿠시마·미야기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부부싸움 끝 3살 딸 학대영상 전송해 남편 협박한 태국 여성

    부부싸움 끝 3살 딸 학대영상 전송해 남편 협박한 태국 여성

    태국의 한 여성이 부부싸움에 애꿎은 3살 난 딸을 동원하여 남편을 협박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다. 1일 태국 매체 카오솟은 로이엣 지방의 한 20대 여성이 3살 딸을 학대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결혼 7년 차인 28세 여성은 최근 3살 큰딸을 데리고 로이엣 지방으로 귀향했다. 신장병을 앓는 친정어머니 상태가 악화해 병간호가 필요한 탓이었다. 1살 막내딸은 방콕 농캄 지역 남편에게 맡겼다. 그렇게 몸이 멀어진 부부 사이는 곧 금이 가기 시작했다. 평소에도 친구들과 어울려 술 마시기를 좋아하던 남편은 날이 갈수록 연락이 뜸해졌다. 전화를 걸어도 부재중인 경우가 많았다. 며칠 전에는 밤부터 날이 밝을 때까지 연락이 닿지 않았다. 남편을 어르고 달래며 오전 10시까지 밤새 전화를 기다리던 아내는 화가 머리끝까지 솟았다. 급기야 딸을 해치겠다고 남편을 협박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남편에게서는 여전히 전화 한 통이 오지 않았다. 소식이 끊긴 남편에게 본때를 보여줘야겠다고 마음먹은 아내는 딸의 목을 조르고 발로 밟는 등 학대하는 영상을 촬영해 남편에게 전송했다.이를 본 남편은 펄쩍 뛰면서 영상통화를 걸어왔다. 겨우 연락이 닿은 남편에게 아내는 바닥에 주저앉아 양손을 모으고 빌고 있는 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내의 만행을 참을 수 없었던 남편은 같은 마을 이웃에게 영상을 보내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웃은 해당 영상을 SNS에 올렸고, 이 소식은 조부모 귀에까지 들어갔다. 며느리를 경찰에 신고한 조부모는 손녀를 직접 키우겠다고 나섰다.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어머니는 직접 시가 어른을 찾아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했다. 목을 조르긴 했지만 힘은 주지 않았고, 발도 살짝 얹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딸에게 우는 시늉을 해달라고 한 것뿐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남편과 가족은 법적 조치를 취할 거란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가족 문제에 개입할 수 없다며 미온적 반응을 보이던 경찰도 정식 수사에 나섰다. 현지언론은 문제의 여성이 신체적 폭행 등 아동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될 처지라고 전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사설] 윤석열 사퇴, 검찰과의 갈등 마침표 찍는 계기 돼야

    임기를 4개월여밖에 남겨 놓지 않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어제 전격 사퇴했다.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설치와 수사·기소 분리 등 여권의 ‘검찰개혁 시즌2’ 강공 드라이브에 대한 반발 차원이다. 윤 총장은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 올린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이상 지켜보기 어렵다”면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말했다. 그는 또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며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계 진출 및 대선 출마 여부는 밝히지 않았으나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고 말해 행보를 예고하는 출사표를 던진 듯하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던 윤 총장이 보장된 2년 임기를 못 마치고 중도하차한 것은 검찰개혁의 측면에서도 안타깝고 불행한 일이다. 이런 사태를 유발한 데는 ‘윤석열 찍어내기’에 몰두하던 여권에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월성원전 수사 등을 허용한 윤 총장을 눈엣가시처럼 여기며 징계 등으로 압박하다 법원에 제지당하자 화풀이하듯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추진한 것 아닌가. 그토록 선(先)공론화 필요성을 제기했는데도 여권 강경파는 귀를 닫고 검수완박을 밀어붙였다. 여권 강경파들의 ‘검찰 무릎꿇리기’라는 소기의 목적만 달성하면 된다는 발상은 곤란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윤 총장의 사표를 즉각 수리하고, 사의를 표명했던 신현수 민정수석 후임에 민변 출신의 김진국 감사원 감사위원을 임명했다. 김 신임 민정수석은 참여정부 때 법무비서관으로 당시 민정수석이던 문 대통령과 법조개혁을 추진한 바 있어 윤 총장 퇴진을 계기로 검찰개혁에 더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후임 검찰총장 인선 과정에서 법무부와 검찰 간의 추가적 갈등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후임 검찰총장 인선에서 검찰 조직의 안정화도 고려하길 바란다. 검찰개혁의 완성이라는 차원에서 임기 마무리를 바란 윤 총장의 사퇴는 큰 충격이다. 그렇다고 해도 윤 총장 사퇴가 새로운 분란과 혼돈의 씨앗이 돼서는 안 된다. 한국 사회에 검찰만 있고 개혁할 대상으로 검찰만 있는 것도 아니다. 여권은 수사청 속도전을 중단하고 국민의 사법권익 증진 차원에서 처음부터 공론화 과정을 재개해야만 한다. 또 윤 총장 우려대로 ‘부패완판’이 되지 않도록 권력형 부패 수사 강화 방안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윤 총장과 여야 정치권은 혼란을 부채질하는 언행을 자제해야만 한다. 이제 혼돈에 마침표를 찍어야 하지 않겠나.
  • “혐오에 또 한사람 잃어…서울시교육청, 성소수자 학생 보호해야”

    “혐오에 또 한사람 잃어…서울시교육청, 성소수자 학생 보호해야”

    성소수자 인권단체들이 4일 고(故) 변희수 전 하사를 애도하며 서울시교육청이 원래 계획대로 제2기 학생인권종합계획에 성소수자 학생을 보호하는 내용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과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이날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교육청과 조희연 교육감은 혐오 선동이 아니라 청소년 성소수자들에게 귀를 기울여라”라고 요구했다. 단체들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시교육청이 공개한 2기 학생인권종합계획에는 성소수자 학생을 보호하고 지원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일부 보수단체와 종교계에서는 ‘학교가 동성애를 의무 교육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띵동과 무지개행동은 “성소수자 인권교육을 동성애 의무교육이라고 호도하며 불안감을 조성하는 행동이야말로 교육을 망쳐놓고 있다”며 “서울시교육청은 혐오에 동조하지 말라”고 말했다. 단체들은 온라인으로 조사한 청소년 성소수자 106명의 요구를 취합해 시교육청에 전달했다.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학교 안에서 교사와 또래 친구들의 혐오발언, 아웃팅(성 정체성이 강제로 공개되는 것), 괴롭힘과 폭력, 혐오 방조로 고통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복과 줄 세우기, 남녀로 구분된 활동 등 성별 이분법적 구조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응답도 다수 있었다. 이들은 전날 극단적 선택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변 전 하사를 애도하기도 했다. 장예정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어젯밤 우리는 또 하나의 사람을 잃었다. 혐오의 칼날이 또 한 사람을 베었다”면서 “혐오 세력에 의해 떠나간 이들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3일 변 전 하사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성전환수술 이후 강제 전역 처분을 받고 법정 소송을 이어가던 변 전 하사는 지난달 28일 이후 소식이 끊긴 점을 이상히 여긴 지역 정신건강센터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임대차 2법’ 이후 첫 하락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임대차 2법’ 이후 첫 하락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 상승세가 지난해 7월 말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 시행 이후 처음으로 꺾였다. 전세가율 하락은 집값이 전셋값에 비해 많이 오르거나 반대로 집값에 비해 전셋값이 떨어지면 발생한다. 3일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달 56.17%로 전달(56.26%) 대비 0.09% 포인트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해 7월(57.26%)부터 올해 1월(58.55%)까지 5개월 연속 올랐다가 지난달 처음으로 낮아졌다. 정부 조사기관인 한국부동산원 통계로도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해 7월(57.26%)부터 올해 1월(58.55%)까지 매달 상승했다가 지난달 58.52%로 처음 떨어졌다. KB국민은행의 서울 아파트 전셋값 전망지수도 지난해 8월 142.6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5개월 연속으로 내림세를 보이며 지난달에는 114.6까지 떨어졌다. 서울의 전세 공급 부족 수준을 보여 주는 지수도 지난달 160.1로 지난해 2월(160.9)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지수는 서울을 비롯한 경기·인천 수도권과 지방 모두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국적으로 입주 물량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봄 이사철인 4~5월 이후를 지켜봐야 전세 시장 안정 국면을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여전히 서울과 광역시 일부에서 전셋값 최고가 경신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올해 3월부터 10월까지 입주 물량이 1만호대로 줄어 봄 이사철이 낀 2분기가 전세 안정의 분수령”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올해 입주가 예정된 아파트는 2만 6940가구로, 지난해(4만 8758가구)보다 45% 감소할 예정이다. 또 전국적으로는 26.5%, 경기는 22.1% 각각 줄어들 전망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남자도 성폭행” 지수 학폭 논란 점입가경…소속사 “이메일로 제보 받을게요” [이슈픽]

    “남자도 성폭행” 지수 학폭 논란 점입가경…소속사 “이메일로 제보 받을게요” [이슈픽]

    소속사 키이스트 잇단 피해 주장에 곤혹이메일 공개 뒤 “제보 사실 취합 후 판단”“죄송, 무분별한 게시글은 자제해달라”피해자 “사과 따윈 필요 없다, 평생 학폭자”남자 동급생 성희롱·성폭행 의혹도 터져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인 배우 지수(본명 김지수·28)에 대한 폭로가 계속 이어지면서 지수의 소속사가 사실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이메일을 통해 관련 내용을 제보 받겠다고 밝혔다. KBS 드라마 ‘달이 뜨는 강’에 주연 배우로 출연하고 있는 지수의 학교폭력 제보에는 그동안의 학폭 제보보다 수위가 심각하고 성폭력 내용도 담겨 있어 방송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소속사 “중대 인지, 사실 확인 노력 중” 키이스트는 3일 “본 사안을 중대하게 인지하고 사실 확인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려 한다”면서 “지목된 시점으로부터 시간이 상당히 흘렀기에 사실 여부 및 관계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필요함에 미리 양해를 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메일(rpt@keyeast.co.kr)을 통해 제보를 받고 왜곡 없이 사실 그대로를 취합한 후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의혹을 제기한 사람들의 의견도 청취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키이스트는 “사실관계 파악과 더불어 배우 당사자 및 당사는 해당 사안의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 “다만 이와 별개로 무분별하게 확산하는 내용 중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부분을 지속해서 생성하고 게시하는 글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중심으로 지수가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 수위가 지금까지 연예계에서 제기된 의혹 중 가장 심각한 수준이고,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도 여러 명 나와 수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지수 동문’ A씨 “지수, 학폭 가해자·폭력배·양아치 그 이상 이하 아니다”“담배 기본, 경찰 언급하자 조직적 구타” “지수 무리 ‘에미 없는 새끼’ 패륜 발언 퍼부어”“인터뷰보니 헛웃음, 과거 망각한 기억상실증” 지수에게 중학교 시절 학폭을 당했다고 주장한 A씨는 지난 2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배우 지수는 학폭 가해자입니다”라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A씨는 증거로 서라벌 중학교 졸업장을 게재하며 동문임을 밝혔다. A씨는 지수의 학폭은 언급하며 “돌이킬 수 없는 일에 사과 따윈 필요 없다. 진심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하고 싶은 게 연기면 하라. 다만 그 이름 앞에 ‘학교폭력가해자’ 지수 라는 타이틀은 평생 가슴에 품은 채 살라”고 못박았다. A씨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서울시 강북구 우이동의 서라벌 중학교를 나온 ‘김지수(배우 지수)’와 동문”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김지수는 지금 착한 척 그 특유의 웃음을 지으며 TV에 나오고 있으나, 그는 학폭 가해자, 폭력배, 양아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A씨는 “지수는 또래보다 큰 덩치로 2007년 중학교 2학년부터 본격적으로 학교 일진으로 군림하여 학교에서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면서 “김지수가 포함된 그때의 일진들은 상당히 조직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담배는 기본이고 상대를 조직적으로 구타했고 모욕했고 철저하게 짓밟았다”며 본인에 대해서는 “중3 때 문화상품권을 빼앗은 지수 무리 중의 한 명에게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한 순간부터 왕따, 폭력, 협박, 모욕, 욕설 등 온갖 학폭을 당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수 무리는 부모님에 대한 패륜적인 발언도 일삼았고 구기 대회 등을 통해서도 치밀하게 괴롭혔다”면서 “우연찮게 접하는 김지수의 인터뷰나 기사를 보면 헛웃음부터 나온다. 저 정도면 진짜 자기 과거를 망각한 기억상실증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수의 지시를 받은 동급생들이 자신을 찾아와 “에미 없는 새끼”, “○○○에미는 ×××” 등 입에 담지 못할 패륜적인 막말을 퍼부었다고 폭로했다.“지수, 비비탄 총 쏘고 해맑은 웃음”“평생 ‘학폭가해자’ 타이틀 품고 살아라” A씨는 “지수는 비비탄 총으로 학생들을 맞추고 다녔다”면서 “버스 뒷좌석에서 하교하는 학생들을 향해 비비탄 총을 쏘고 특유의 해맑은 웃음으로 낄낄거렸다”며 더 심하게 학폭을 겪은 사례가 많이 있다며 당시 상황을 기술했다. A씨는 “제가 바라는 건 보상도 아니고 사과도 아닙니다. 이미 모든 걸 겪었고, 돌이킬 수 없는 일에 사과 따윈 필요 없습니다”라면서 “제가 바라는 건 딱 하나, 김지수씨. 하고 싶은 게 연기라면 하세요. 다만 그 이름 앞에 ‘학교폭력가해자’ 지수 라는 타이틀은 평생 가슴에 품은 채 사세요”라고 조소했다. 그러면서 “당신이 괴롭혔던 수많은 사람들의 그 기억은 저처럼 평생 잊혀지지 않아요. 순수한 척 순진한 척 착한 척 사람 좋은 척. 가증스러워서 못 보겠습니다. 연기는 스크린 속에서만 하십시오”라고 남겼다. A씨 폭로 이후 지수의 학폭을 주장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B씨 “중1 때 지하철에서 따귀 때리고농구 대결서 졌다고 일방적 구타” “지수, 교실 쓰레기통에 방뇨 충격” B씨는 중학교 1학년 당시 지수에게 따귀를 맞았다고 주장했다. B씨는 “중학교 1학년 때 RCY 체험 학습 후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지수가 따귀를 한 대 이상 때렸다. 다음날에는 맥도날드에서 공짜로 음료수 먹는 법에 동조하지 않는다고 때렸다”면서 “키가 많이 작았던 나는 지수한테 맞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유도를 했다며 위협하는 지수가 많이 무서웠다”고 올렸다. B씨는 지수가 농구 대결에서 150㎝가량에 불과했던 B씨에게 지자 자신을 일방적으로 구타하고 교실 쓰레기통에 방뇨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B씨는 “맞은 장소도 기억한다. ㅅㄹㅂ 중학교 정문 쪽 두번째 농구. 마지막 골을 넣자 욕설과 주먹이 날아왔고 난 맞을 수밖에 없었다”고 기술했다. 그는 “(지수가) 교실 쓰레기통에 오줌을 싸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고 더 충격인 건 네가 안 치울 것이라고 한 말이었다”고 부연했다. C씨 “남자 애들에 자× 시키고얼굴과 입에 사×하게 한 미친 ×” “법적 대응하면 통화 녹음자료 있다”D씨 “‘성관계 후 버렸다’ 귀에 못박히게 자랑” 지수가 성희롱과 성폭행 등 성폭력 범죄를 저질렀다는 글들도 올라왔다. C씨는 지수가 직업반으로 빠지면서 학교에 잘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며 구체적인 학년까지 언급한 뒤 “(지수는) 여자 관계도 더러웠다. 화장실에서 중학생 여자와 성관계하는 모습을 찍은 걸 자기들끼리 돌려보면서 히히덕 댔다. 본인은 이걸 본다면 잘 알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남자 애들한테 자× 시키고, 그 사람(피해자 추정) 얼굴과 입에 사×하게 했던 미친 ×”이라면서 “나중에 법적 대응한다고 하면 그 친구(피해자 추정)와 통화하면서 녹음한 자료 있다”고 올렸다. 또 “남자한테도 성폭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지수의 또다른 성폭력 사실도 제기됐다. D씨는 “지수는 ‘성관계를 하고 버렸다’고 하는 말도 자랑인 듯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하고 다녔다”면서 “성관계 대상이었던 여자에 대해서 ‘이제 나도 소개시켜 달라’는 등 여러 희롱 섞인 말도 그 무리에서 했다”고 밝혔다.“이유 없이 때리고 욕…지수 정말 악랄”“‘사실무근’ 소리 나오면 피해자들 연대” “왕처럼 학교서 껄렁껄렁 무차별 폭행, 여친에 선 넘는 성적 발언” E씨 주장 지수와 중학교 동창이라는 E씨도 “지수는 중학생 시절 정말 악랄했다”며 학폭 과거를 언급했다. E씨는 “지수는 누굴 특정해서 괴롭힌 것도 있지만, 자신이 왕처럼 학교에서 껄렁껄렁 다니면서 애들한테 무차별적으로 시비 걸고 이유 없이 때리고 욕하고 다녔다”면서 “하루는 지수가 당시 여자친구에 대해 선 넘는 성적 발언을 하고 다니는 걸 보았고, 그 여자애는 나와 같은 초등학교를 나온 친구이기에 당시 여자애에게 메신저로 조심하라는 식으로 말을 해줬는데, 다음 날 바로 지수는 나를 찾아와 협박하고 때리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E씨는 “처음 데뷔해서 TV에 나오는 걸 봤을 때 절대 오래 못 간다고 생각했는데, 내 안일한 생각이었다”면서 “법적으로 책임질 게 있다면, 작성자를 비롯해 다른 피해자들과 연대해 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소속사를 통해 혹은 본인 입으로 ‘사실무근’이라는 소리가 들려온다면 그때는 더 많은 증거로 연대하겠다”고 경고했다.KBS 드라마 방송 차질 빚을 듯 소속사 드라마 일정 언급 없어 조병규, 박혜수 이어 지수 학폭 의혹에 곤경 2015년 MBC TV 드라마 ‘앵그리맘’으로 데뷔해 개성 강한 연기를 선보여왔던 지수는 현재 KBS 2TV 월화극 ‘달이 뜨는 강’에 주인공 온달 역을 맡고 있어 방송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날 소속사 입장에 드라마 일정에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KBS는 시청률 두 자릿수에 근접하며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달이 뜨는 강’의 주연 지수의 학폭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다시 한번 곤경에 처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진 피해 주장 사례는 광범위한 언어·물리적 폭력이라 지금껏 나온 연예인 학폭 의혹 중 수위가 가장 심각하고,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도 여러 명이라 수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KBS는 조병규, 박혜수 등 출연 예정자들에 대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비롯한 학폭 의혹이 소속사의 강력한 대응에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자 출연 보류‘를 선택했다. KBS는 “조병규는 일련의 논란에 대해 법적 대응을 진행 중이지만 예상보다 법적 판단이 늦어짐에 따라 출연자의 출연을 강행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 조병규의 출연을 보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병규를 스타로 만들어줬던 OCN ‘경이로운 소문’의 시즌2 제작도 현재로서는 착수조차 어려운 상황이 됐다. KBS는 지난달 26일 첫 방송 예정이었던 드라마 ‘디어엠’은 여주인공으로 나선 박혜수도 학폭 의혹으로 편성을 연기했다. 박혜수가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학폭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들과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법정 공방에 접어들면서 일정을 강행할 수 없게 됐다. KBS는 드라마 편성도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 미루기로 하면서 “출연자 관련 사안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프로그램의 완성도 제고를 위해서”라고 밝혔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기고] 경찰개혁의 성공을 위해서는/최응렬 경찰학교육협의회장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

    [기고] 경찰개혁의 성공을 위해서는/최응렬 경찰학교육협의회장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유례없는 권력기관 개혁이 진행됐다. 과거와는 달리 실제 입법이 되고 제도가 만들어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등으로 검찰수사의 영역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큰 변화가 생겼다. 아직 남겨진 검찰개혁 과제가 많지만, 지금까지의 여정도 매우 큰 진보다. 검찰개혁 못지않게 경찰개혁에도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검찰개혁이 20여년 정도라면 경찰개혁은 1948년 정부가 수립될 때부터 시작됐다. ‘경찰 파쇼’가 우려돼 내무부 치안국에서 시작한 경찰은 1991년 경찰법 제정으로 경찰청으로 독립할 수 있었고 30년이 지난 지금에는 경찰이 수사권을 갖게 됐다. 지금의 경찰은 군부독재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변화했다. 경찰의 인권의식도 많이 발전했다. 검찰에 독점된 권력을 분산시켜 견제와 균형에 입각한 사법구조를 위해서도 수사권 조정이 필요했다. 경찰에 부여된 수사권을 남용할 수 없도록 여러 통제장치도 두었다. 경찰청장이 구체적 수사에 개입할 수 없도록 국가수사본부를 만들었고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 절차 등을 보장해 경찰의 자의적 수사에 대한 통제방안을 마련했다. 오는 7월 시행되는 ‘대한민국형 자치경찰제’는 주민생활과 밀접한 자치경찰 사무에 대한 지휘·감독권과 인사권 일부를 지방자치단체로 이양했다. 남은 숙제 또한 만만치 않다. 연초부터 터져 나온 경찰수사의 부실대응 사례들을 볼 때 경찰 수사 역량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정보경찰에 대한 개혁이 부족하다는 각계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경찰수사의 인권침해 소지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특히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외부 인사들의 진단과 평가에 주안점을 두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자치경찰제가 실질적이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에도 열린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경찰이 지역 정치세력과 결탁하는 등 제도의 취지를 역행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경찰개혁은 이제 막 출발선을 떠난 진행형이다. 이제는 어떻게 운영을 하는지가 관건이다. 경찰이 우려를 떨쳐내고 진정으로 국민만을 위한 권력기관으로 거듭날지 지켜볼 일이다. 경찰개혁의 성공을 빈다.
  • [정승민의 막론하고] 정당은 가족이 아니다

    [정승민의 막론하고] 정당은 가족이 아니다

    정치는 적과 동지를 구별하는 것이라고 한다. 까딱하면 생사가 갈리는 전쟁터 같은 곳이 정치판이다.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관의 사의 논란은 피아 식별에서 비롯됐다. 검찰 인사에서 ‘우리 편’에 서지 않는다는 장관의 공격을 받으며 대통령을 보좌할 동력을 상실했단다. 당론으로 정한 법안에 기권표를 던졌다가 미운털이 박힌 전직 의원의 사정도 비슷하다. 공천을 앞두고 지금은 장관인 동료 의원이 공개 사과를 요구하면서 친구로서의 충고가 아닌 ‘우리 쪽’ 입장이라고 못을 박았다는 이야기다. 장관이나 의원은 공인이다. 대통령이 임명하든 유권자가 선출하든 명함이 나오는 순간부터 부분이 아니라 전체를 염두에 두고 일해야 한다. 정권을 잡으려는 정당도 마찬가지다. 특정한 이념과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모인 조직이지만 국민정당, 전국정당을 염불처럼 외운다. 콘크리트 지지자도 보살펴야 하지만 반대자도 대표하고 챙겨 주겠다는 명분과 도량이 없으면 권력은 까마득하기 때문이다. 정당은 사회적 관점에서는 이익집단이다. 권력을 획득하려는 목적으로 뭉친 공적 조직이다. 그런데 지금 여당은 친족집단과 같은 인상을 준다. 1980년대 군사정권에 저항하면서 형성된 유대감과 응집력이 가족처럼 강력하다. 실제로 학생 시절 ‘짱돌’을 같이 던지던 끈끈한 인간관계는 스스럼없이 서로를 ‘패밀리’로 규정한다. 그러니 문제가 생겨도 규칙과 법률 등의 공적 수단이 아니라 알음알음으로 사사로이 해결하려는 경향이 짙다. 물론 정당이 아무리 공적 기능을 강조해도 구성원들이 식구처럼 친밀해지는 것을 막을 순 없다. 하지만 실수를 감싸고 잘못을 덮어 주는 혈육 관계가 형성되면 애초의 대의는 사라지고 ‘우리가 남이가’만 남는다. 정당의 공동체화에 가속이 붙으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작고한 문명평론가 사카이야 다이치에 따르면 윤리적 부패보다 무서운 윤리적 퇴폐가 횡행한다. 나쁜 줄 알고도 행하는 부패보다 무엇이 나쁜지도 모르는 퇴폐는 ‘무지의 참사’를 일으키곤 한다. 법률이나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도 대통령을 지키고 선거를 이기려면 거리낌이 없이 행해진다. 일사불란한 당론을 거역하면 정치적 곁방살이조차 쉽지 않다. 탕평·화합 인사를 약속했지만 끼리끼리 인사는 여전하다. 하물며 대통령과 정권을 보위하는 수문장인 민정수석이 이른바 적폐의 본산인 검찰의 입장을 반영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이렇게 ‘우리’를 강조할수록 여권은 자기모순에 빠지게 된다. 인사와 자원이 집중되고 정의와 가치를 독점할수록 자정 기능은 약화돼 문제점의 인식이 힘들어지고 사고가 터져도 개선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총선까지 네 번의 전국 선거에서 연달아 승리한 성공 경험이 함정이다. 선거 평가는 엇갈릴 수밖에 없지만 박근혜 정권의 실패와 탄핵의 여진으로 인한 반사적 승리라는 지적도 많다. 당시 연승의 주역으로 현재 주류가 된 세력들은 과거의 필승 체험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정권 재창출을 하는 논리와 근거를 강화하고 확충하기 위해서라도 반대편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데 인내심이 의문이다. 게다가 강경파들이 득세할수록 정당의 의사결정은 지적 결핍을 일으켜 독단적으로 흐르기 쉽다. 그러면 차기 집권을 위한 당내 혁신과 개혁은 어려워질 확률이 높다. 대표적 반면교사가 바로 국민의힘이 아닌가. 국민의 ‘공당’과 우리만의 ‘사당’ 사이의 간극은 어떻게 좁혀야 할까. 외부 인사 투입이나 조직 개편 카드는 참으로 식상하다. 남은 것은 야당이다. 본래 야당(Opposition)은 영어 어원으로도 항의하고 트집 잡는 것이 존재 이유다. 호시탐탐 권좌를 노리는 야당을 메기로 활용해 긴장감을 불어넣고 획기적이고 역동적인 정책 경쟁을 벌이는 것만이 ‘여당의 가족화’에 제동을 걸고 정당정치의 기능과 역할을 회복시킬 수 있다. 여야의 역학 구도가 본래 서로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견제하는 일이니까 말이다.
  •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매트릭스와 레디플레이어 원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매트릭스와 레디플레이어 원

    1999년 개봉한 SF 영화 ‘매트릭스’는 전 세계적 흥행만큼이나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기계가 인류를 사육하고 있으며 인간은 뇌에 연결된 케이블을 통해 가상의 세상에 살며 그것도 자신이 가상의 세상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정일 것이다. 실제로 뇌는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오는 전기신호로 외부 세상을 파악하기 때문에 이 설정에 무리가 있다고는 할 수 없다. 뇌가 인간의 모든 생각과 판단이 이루어지는 장소이며 따라서 교체 불가능한 자아가 오직 뇌에만 존재하리라는 생각은 다양한 예술작품에서 응용된 바 있다. 한 미스터리 소설에서는 버려진 실험실에서 아직도 영양 공급을 받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그래서 어쩌면 수십년 동안 홀로 계속 생각에 빠져 있었을 뇌가 발견되는 이야기를 다루기도 했다.또 뇌와 다른 인체 장기와의 소통이 신경을 통해 오직 전기 신호의 형태로 이루어진다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곧, 어떤 이의 뇌만 살아 있는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면,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그 뇌에 전기 신호의 형태로 현실과 구분할 수 없는 완벽한 가상 현실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이렇게 뇌에 직접 신호를 전달하는 기술은 아직은 의학적으로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영화 매트릭스가 가상현실(VR)과 실제 현실의 극명한 대조를 통해 역으로 가상현실을 더욱 친근한 개념으로 만들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반면 2018년 개봉한 ‘레디플레이어 원’은 2010년대 후반 일반화된 HMD 기반의 VR 기술이 가져올 미래를 훨씬 생생하게 그려냈다. 이 영화에서 사람들은 머리에는 HMD 장비를 쓰고, 몸에는 신체의 움직임을 가상현실에 전달하고 가상현실의 신호를 촉각으로 전달받는 슈트를 입는다. 영화 속 오아시스와 같은 완벽한 가상세계는 아직 존재하지 않지만, 적어도 이 영화에 등장하는 기술은 대부분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두 영화가 가상현실을 다루는 방식이 인공장기 기술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이다. 인공장기 기술이란 사고나 노화 등의 이유로 사용할 수 없게 된 장기를 기계로 대체하는 것을 말한다. 눈, 귀와 같은 감각기관을 대체하는 인공장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실제 환경의 빛과 소리와 같은 외부 신호를 뇌가 해석할 수 있는 전기 신호로 바꾸어 뇌에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의수, 의족 같은 인공장기는 뇌에서 내리는 전기 신호 명령을 뇌가 의도한 실제 행동으로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즉, 인간과 환경의 상호작용을 뇌와 인간의 장기, 외부환경으로 나눈다면 인공 장기는 뇌와 외부 환경 사이를 직접 중재하며 이 과정에서 실제 환경과 상호작용을 전기 신호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매트릭스에서 보여 준 것과 같은, 실제 현실과 가상현실을 구분할 수 없도록 뇌를 속일 수 있는 전기 신호화한 감각신호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이런 기술이 충분히 무르익는다면 매트릭스와 같은 방식으로 가상현실을 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한편 레디플레이어 원에서 등장한 VR 기술은 우리의 감각기관을 그대로 활용하며, VR이 만든 시각, 청각 같은 가상 환경의 정보를 실제 환경 대신 우리의 감각기관에 제시하는 기술이다. 인공 장기 기술과 VR 기술은 인간과 환경의 상호작용에 개입한다는 공통점을 가지며, 단지 상호작용의 어느 단계를 가상의 신호로 바꾸느냐의 차이만을 가진다.
  • [전문] ‘펜트하우스 하은별’ 최예빈 ‘학폭’ 구설수…“사실과 달라, 법적 대응”(종합)

    [전문] ‘펜트하우스 하은별’ 최예빈 ‘학폭’ 구설수…“사실과 달라, 법적 대응”(종합)

    “배우 본인과 주변 지인들에게도 확인”“악성 루머 유포자 법적 조치 취할 것”‘학폭 피해’ 네티즌 “최예빈이 ‘왕따’시켜”“‘학교에 왜 나와’·욕설 극중과 똑같아” 주장연예계에서 잇단 학교폭력 의혹이 쏟아지는 가운데 SBS드라마 ‘펜트하우스’에 출연하고 있는 배우 최예빈(23)도 논란에 휩싸였다. 소속사는 “사실과 다르다”며 학폭 의혹을 부인했다. 최예빈 소속사 제이와이드컴퍼니는 1일 입장문을 통해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글과 관련해 배우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 글쓴이의 주장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배우 본인의 기억만으로는 명확히 확인할 수 없다고 판단해 주변 지인들에게도 확인했으나 모두 게시된 글의 내용과 달랐다”고 덧붙였다. 소속사는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는 내용과 의도적으로 악성 루머를 생성 및 공유하는 유포자들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취할 것임을 알려드린다”고 경고했다. 앞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예빈이 중학생 시절 다른 친구들과 함께 자신을 따돌리고 언어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게시됐다. 최예빈은 SBS TV 인기 드라마 ‘펜트하우스’를 통해 데뷔했다. 현재 ‘펜트하우스 2’에서 천서진(김소연 분)과 하윤철(윤종훈)의 딸이자 배로나(김현수)의 라이벌인 하은별 역을 맡아 활약하고 있다.“최예빈 ‘죽어, 학교 왜 나오냐’ 욕설”작성자 “극중 화내는 모습과 똑같아” 이날 오후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펜트하우스 하은별(최예빈) 학교폭력 피해자입니다’는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씨는 졸업앨범, 성적증명서와 함께 학폭 피해를 당했던 친구와의 카톡 캡처를 증거로 올렸다. A씨는 “친구네 집에서 밥 먹으면서 티비 보는데 요즘 유행한다는 드라마에서 최예빈이 나왔다”면서 “중학교 때 얼굴이랑 조금 다르고 어두운 장면이 있어서 긴가 민가 했다. 그런데 극 중 상대한테 화내는 모습 보니까 나한테 하던 모습이랑 똑같아서 최예빈인 걸 알았다”고 밝혔다. A씨는 “중학교 1학년 시작하는 날 (최예빈이) 전학와서 나보고 성격 좋아보인다면서 친구하자고 했다”며 자신이 최예빈에게 친한 친구들도 다 소개시켜줬다고 설명했다. A씨는 “그런데 최예빈은 내 제일 친한 친구랑 같이 합심해서 나를 왕따시켰다”고 주장하며 “아직도 날 괴롭힌 이유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고 올렸다. A씨는 “최대한 피해 다니고 복도로 안 나갔는데 복도에 있는 정수기로 물 뜨러 걸어가는 내 귀에다가 ‘죽어라’ ‘학교 왜 나오냐’고 욕했다”면서 “난 이어폰 끼고 헤드셋 끼고 다녔는데 기억은 할까. 최예빈 무리 중에서 제일 날 상처받게 한 건 내가 제일 친했던 친구였는데, 제일 괴롭히고 힘들게 했던 건 최예빈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기술했다. A씨는 “최예빈 무리가 일진이고 애들 삥뜯고 때리고 그런 애들은 아니었어도 학교에서 제일 영향력 있는 무리였다”면서 “그렇게 중학교 내내 괴롭혀놓고 중3 때 나한테 문자로 사과했다. 그것도 최예빈이 원해서도 아니고 남 때문에 억지로”라고 했다.작성자 “그때 그 표정·말투·비꼬는 표정 영상 보니 너무 스트레스 받아” “사과만 한다면 실수로 생각하고 삭제할 것” 이어 A씨는 “중학교 때 이야기라 시간이 흘러 내가 널 잊고 산다고 생각했는데, 너 나한테 하던 그 표정 그 말투 비꼬는 표정 똑같이 영상으로 보니까 너무 스트레스 받고 힘든데, 어렸을 때 니가 날 힘들게 했다는 이유로 지금의 니가 나 때문에 힘들어 할 거 같아서 글 쓸까 많이 고민했어”라고 힘든 심경을 토로했다. A씨는 “중학교 때 너한테 내가 괴롭힘 당했다는 사실 알고 도와주고 싶다는 친구, 나랑 같은 시기에 괴롭힘 당했다는 친구, 초등학교 때 일 안다는 친구들 있었는데. 그건 내 이야기 아니니까 아예 안 썼어”고도 했다. 그는 “네가 사과만 한다면 어렸을 때의 실수로 생각하고 삭제할 생각도 있어. 적어도 사과하고 니 인생 알아서 잘 살았음 좋겠다”고 글을 맺었다.최예빈 소속사 제이와이드컴퍼니 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제이와이드컴퍼니입니다. 앞서 배우 최예빈과 관련해 좋지 않은 일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배우 최예빈과 관련하여 당사의 입장을 말씀드립니다. 최초 글이 게시된 후 해당 내용을 인지하게 되었고, 가장 먼저 배우 본인 에게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확인 결과, 글쓴이가 주장하는 내용은 사실과 다름을 알게 되었고, 배우 본인의 기억만으로 명확히 확인 할 수 없다 판단하여 주변 지인들에게도 확인 하였으나 모두 게시된 글의 내용과 다름을 확인하였습니다. 당사는 앞으로도 해당 일에 대한 내용으로 더이상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알려드립니다. 더불어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는 내용과 의도적으로 악성 루머를 생성 및 공유하는 유포자들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취할 것임을 또한 알려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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