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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초 주도권 잡자” 업종별 마케팅 뜨겁다

    “연초 주도권 잡자” 업종별 마케팅 뜨겁다

    ‘연초 물대기가 한 해 농사를 가름한다.’ 연초부터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한 업종별 마케팅 대전이 뜨겁다. ‘누르기 아니면 연합, 그것도 아니면 틈새를 공략하는’ 업종별 전략도 제각각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준대형 자동차 시장이 연초부터 요동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신형 5세대(5G) 그랜저 출시에 따라 기아차 K7, 한국GM 알페온, 르노삼성 SM7 등이 판매량이 급감했다. 신차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시장 구도는 2강(5G 그랜저, K7), 1중(알페온), 1약(SM7)으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불황의 늪에 빠진 건설업계는 생존을 위해 연합 전선 구축으로, 가전업계는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국내 준대형차 시장은 신형 그랜저라는 ‘왕의 귀환’ 효과를 실감하고 있다, 신형 그랜저는 1월 한 달 동안 6026대를 팔았다. 그동안 준대형 시장을 양분해 온 기아차 K7은 같은 기간 2403대로 전달 대비 15.9%, 한국GM 알페온은 1314대로 22.5%나 각각 추락했다. 신형 그랜저의 1월 말 현재 총계약 대수는 3만 4000대나 된다. 신형 그랜저 출시로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한국GM은 연초 도발적인 비교 광고로 포문을 열었다. 한국GM은 최근 알페온 지면 광고에 ‘그랜저의 다섯 번째 변신을 축하합니다. 북미판매 1위 알페온으로부터’라는 도발적 메시지를 담았다. 자동차 업계에서 경쟁 차종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알페온은 10월 1285대, 11월 1741대, 12월 1695대로 선전하다 그랜저 출시 후 주저앉았다. 월평균 3545대를 기록했던 K7도 지난달 월별 판매량이 출시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SM7의 1월 판매량은 775대로 지난해 12월 대비 30%나 줄었다. 각자의 생존에 급급했던 건설사들은 생존을 위해 뭉치고 있다. 대우건설·한라건설·LIG건설·반도건설·모아건설 등 5개사는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분양을 앞두고 광고·마케팅을 공동으로 하는 합동 분양 방식을 도입한다. 제각각 집행하던 광고 및 마케팅을 5개 건설사가 연합해 김포 한강신도시 자체의 이미지를 높이자는 전략. 합동 분양은 여러 건설사가 광고 및 마케팅을 진행하는 대신 분양은 각사 일정에 맞춰 진행하는 방식으로 입주자 모집 공고부터 분양까지 동시에 진행되는 동시 분양과는 다른 개념이다. 5개 건설사는 과잉 공급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이달부터 6월까지 분양시기를 분산하기로 했다. 대우건설 분양팀 관계자는 “건설사가 자사 브랜드의 아파트를 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강신도시 자체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는 점에서 연합하기로 했다.”며 “광고 비용 분담 등 구체적인 마케팅 내용은 협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가전업계는 틈새시장을 공략 중이다. LG전자가 지난달 선보인 ‘트롬 스타일러’가 히트상품 대열에 합류했다. 자주 드라이클리닝을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양복 등의 고급 의류를 살균·건조하는 제품. 200만원대의 고가에도 한 달 만에 1000대 이상 주문이 몰렸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1인 가구를 공략하는 15ℓ급 전자레인지를 출시, 불과 5개월 만에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연말 최소형으로 내놓은 120ℓ급 냉장고도 출시 두 달여 만에 5000대가 넘게 팔렸다. 화장품 브랜드숍 업체들은 이미지 고급화로 불꽃 경쟁을 벌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기존의 멀티브랜드숍인 ‘뷰티플렉스’를 ‘보떼 드 뷰티플렉스’로 간판을 바꾸며 이미지 업그레이드에 나섰다. ‘보떼’ 브랜드로 매장을 고급화하고 제품 차별화를 통해 주도권을 잡는다는 전략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고객 체험형 뷰티클래스 프로그램인 ‘아리따움 오픈 하우스’로 차별화에 나섰다. 산업부 종합 한준규·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쇼트트랙 金파티… 배구하는 홍명보·선동열

    쇼트트랙 金파티… 배구하는 홍명보·선동열

    스포츠는 계속된다. 설 연휴에도 쭉. 길어진 빨간 날만큼이나 스포츠 이벤트도 풍성하다.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찬란한 ‘금빛 질주’가 이어진다. 남녀 프로농구도 쉼표 없이 달리고, 프로배구는 올스타전을 준비했다. 명절에 빠지면 섭섭한 씨름대회도 어김없이 열린다. 아시안컵을 마친 해외파들도 소속 팀에 복귀해 그라운드를 달군다. ●동계AG-오늘 무더기 메달 예상 올 설을 뜨겁게 달굴 ‘히든카드’다. 연휴 첫날부터 무더기 메달이 쏟아질 예정이다. 2일엔 쇼트트랙 남녀 1000m와 릴레이가 열린다. 쇼트트랙 경기 마지막 날 최대 4개의 금메달까지 노릴 수 있는 것. 급격히 높아진 ‘만리장성’을 어떻게 넘느냐가 관건이다. 같은 날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한국체대)도 매스스타트에서 ‘골드’를 향해 달린다. 이번 대회에 처음 도입된 매스스타트는 정해진 레인 없이 선수 20여명이 35바퀴를 도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지구력이 좋은 데다 쇼트트랙을 하며 몸싸움에 단련된 이승훈의 우승이 유력하다. 4일에는 남녀 1500m가 있다. 맏형 이규혁(서울시청)이 대회 3연패를 노리고, 모태범(한국체대) 역시 금메달을 넘볼 실력을 갖췄다. 배턴은 다시 이승훈이 잇는다. 5일엔 남자 1만m, 6일엔 팀추월에 나선다. 본인의 최고 기량만 발휘한다면 4관왕까지 노릴 수 있다. 스키점프 국가대표들은 2일 노멀힐 개인전과 4일 라지힐 단체전에서 입상을 노린다. 특히 4명이 출전하는 단체전에서는 일본·카자흐스탄 등을 누르고 금메달 획득을 꿈꾸고 있다. 시상대에 설 가능성은 낮지만 피겨스케이팅 남녀 싱글에 출전하는 김민석·곽민정(이상 수리고)·김채화(간사이대)의 성장하는 모습도 지켜볼 만하다. ●장사 씨름대회-이태현의 귀환 주목을 명절의 ‘단골손님’ 씨름이다. 1일부터 나흘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올드 팬의 향수를 자극한다. 지난해 12월 열릴 예정이던 천하장사대회가 구제역의 여파로 취소됐기에 반가움은 더 크다. 2일 금강급에서는 임태혁(수원시청)의 아성에 다른 선수들이 도전한다. 집중 견제를 어떻게 뿌리칠지가 관전 포인트. 3일 한라급에서는 조준희와 김기태(이상 현대삼호중공업)의 팽팽한 기싸움이 볼 만하다. 마지막 날인 4일 백두급은 ‘돌아온 황태자’ 이태현(구미시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4개 대회 중 3개를 휩쓸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부상에서 회복한 황규연과 윤정수(이상 현대삼호중공업)의 도전을 어떻게 물리칠지가 관심을 끈다. 대회는 KBS1이 생중계한다. ●프로농구-LG·SK·모비스 6강 싸움 넉넉하고 푸근한 명절이지만, 농구판은 살벌해진다. 올스타브레이크를 마치고 3일부터 5라운드가 시작된다. 남은 경기는 팀당 18경기뿐. 순위 다툼은 이제부터다. KT의 선두 굳히기와 LG·SK·모비스의 6강 싸움이 볼 만하다. 3일엔 LG-전자랜드, 모비스-인삼공사전이 있다. 3연패 LG는 6강 수성을 위한 승수 쌓기가 절실하다. 역시 ‘봄 잔치’를 노리는 SK는 4일 선두 KT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빅매치는 연휴 마지막 날인 6일에 몰렸다. KT-KCC전, 삼성-동부전이 벌어진다. 이날 결과에 따라 순위표가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배구 올스타전-‘왕년의 스타’ 대결 6일 정오 ‘별들의 잔치’가 열린다. 꼭 배구 팬이 아니라도 좋아할 콘텐츠가 가득하다. 장소도 서울 삼성동 코엑스 특설코트. 남자부는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의 대결로 펼쳐지고, 여자부는 1·4·5위 팀과 2·3·6위 팀이 격돌한다. 축구·야구·농구까지 4대 프로스포츠 ‘왕년의 스타들’의 대결도 이색 볼거리다. 축구 홍명보·김태영, 야구 선동열·양준혁, 농구 문경은·우지원 등이 참가한다. ●해외 축구-이청용 출전 기대 아시안컵을 마친 해외파들도 소속 팀으로 돌아가 리그를 준비한다. 혹독한 경기를 치르면서 체력이 바닥난 탓에 출전 여부는 불투명하다. 일단, 볼턴은 두 경기가 예정돼 있다. 3일 울버햄프턴 홈경기와 5일 자정 토트넘과의 원정경기. 목 빠지게 이청용을 기다려 온 만큼 짧게라도 그라운드를 밟을 가능성도 크다. ‘셀틱 듀오’ 차두리와 기성용은 6일 레인저스 원정을 앞두고 있다. 분데스리가의 손흥민(함부르크)도 같은 날 세인트 파울리전에서 컨디션 회복에 나선다. 조은지기자·체육부 종합 zone4@seoul.co.kr
  • 캡틴 석! 당신이 일어날 것을 믿습니다

    캡틴 석! 당신이 일어날 것을 믿습니다

    ‘아덴만 여명 작전’의 숨은 영웅 석해균(58) 선장이 총알파편 제거 수술을 받은 30일, 온 국민은 죽음의 문턱에서 어서 돌아오라며 빌고 또 빌었다.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됐다가 지난 21일 해군 특수전여단(UDT)이 펼친 구출작전 당시 입은 중상 탓에 의식불명의 몸으로 돌아온 석 선장은 30일 새벽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에서 3시간 10분간에 걸쳐 긴급수술을 받았다. 귀국해서는 첫번째, 오만에서 받은 것까지 합치면 세번째로 오른 수술대였다. 유희석 아주대 병원장은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앞으로 2~3일이 고비”라면서 “귀국 전에 비해 악화되지는 않았지만 낙관할 순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복부 총상 부위와 오른쪽 겨드랑이부터 허벅지까지의 광범위한 근육 및 근막이 괴사했다.”면서 “패혈증 및 혈액응고이상증(DIC)을 보이는 등 위중한 상태였다.”면서 이같이 덧붙였다. 31일 기준으로 48시간을 더 지켜봐야 영웅의 생환을 판단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석 선장은 기도에 삽관하는 시술의 영향으로 향후 1~2일 사이에 폐렴을 일으킬 우려까지 있어 의료진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아프리카 오지인 오만에서 귀환하는 것 자체가 목숨을 건 또 다른 작전이었다. ‘하늘을 나는 앰뷸런스(챌린저604)’로 불리는 전용기를 타고 11시간이나 되는 장거리 비행 끝에 지난 29일 오후 10시 33분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어렵사리 고국 품에 안긴 석 선장은 들것에 실린 채 천천히 내려졌다. 위중한 상태를 고려해 매우 조심스럽게 다룬 나머지 오후 11시를 넘겨서야 구급차는 병원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 석 선장 몸은 산소호흡기를 비롯한 다수의 의료장비가 부착된 상태였다. 전용기에 동승했던 이국종 아주대 외상센터장 등 의료진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행 도중 석 선장에게 안정제와 수면제를 투여하며 수면 상태를 유지시켰다. 아직도 의식을 찾지 못하는 그와 재회한 부인 최진희(58)·차남 현수(31)씨는 줄곧 눈물만 흘렸다. 국민들은 해군 부사관 12기 출신인 석 선장을 두고 “영웅이 사라진 시대에 국민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자리를 털고 일어나라.”고 기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시민영웅 석선장의 귀환] “실제보니 무척 위중… 한국이송 잘한 일”

    [시민영웅 석선장의 귀환] “실제보니 무척 위중… 한국이송 잘한 일”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이 추가 수술을 받고 입원해 있는 아주대학병원 유희석 병원장은 30일 “수술 후 안정을 찾고 있지만 낙관할 수 없는 상태”라며 “향후 2~3일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원장은 또 “수술 후 패혈증과 범발성 혈액응고이상 증세는 더 악화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석 선장의 주요 장기 기능은 이제 악화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지만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다음은 유 병원장과의 일문일답. →추가 수술 결과는. -다행히 안정을 찾았지만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이야기할 수도 없다. →수술시간은 얼마나 걸렸나. -석 선장이 도착한 직후인 30일 0시 15분 컴퓨터 단층촬영(CT)과 혈액 검사를 병행한 후 곧바로 수술에 들어갔다. 수술시간은 3시간여 걸렸으며 오전 3시 25분 수술을 마치고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추가 수술 부위는. -석 선장은 광범위한 부위가 심하게 부었고, 붉게 변색돼 있었다. 상처 부위에서 심한 열감이 느껴지면서 우측 복부 탄환이 들어간 상처에서 고름이 계속 배출되고 있다. 왼쪽 팔뼈의 분쇄골절 부위에서 뼈의 소실, 근육과 인대의 파열, 다량의 이물질 존재를 확인하고 제거 수술을 시행했다. 이 과정에서 양 다리에 있던 총알파편 두 개를 제거했다. 결론적으로 오늘 치료의 핵심은 패혈증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병변들을 집중 제거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2차 수술 여부와 부위는. -심한 후유증으로 열이 지속되고 있으며, 인공호흡기를 아직 유지하고 있다. 기도 삽관 기간이 장기화됨에 따라 하루이틀 사이에 폐렴 발생의 우려가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패혈증 재발과 폐렴이 가장 우려된다. 현재로서는 2~3일 안에 추가 수술은 없다. →현재 몸속에 남아있는 총알은. -6개의 총상이 있었다. 그러나 몇 개의 총알이 몸 속에 있는지는 모르겠다. 오만에서 2개 등 현재 4개의 총알파편이 제거됐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시민영웅 석선장의 귀환] 복부괴사 등 패혈증 원인 3시간여 제거… 낙관 비관 못해

    [시민영웅 석선장의 귀환] 복부괴사 등 패혈증 원인 3시간여 제거… 낙관 비관 못해

    ‘아덴만 여명작전’ 당시 총상을 당한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은 심각한 내·외상을 입은 것으로 다시 한번 확인됐다. 아주대병원이 지난 29일 오후 11시 35분 도착한 석 선장을 대상으로 컴퓨터 단층촬영(CT) 검사와 오만에서 가져온 방사선 필름을 함께 검토한 결과, 석 선장은 총상으로 간과 대장이 파열됐고 왼쪽 손목 위쪽과 오른쪽 무릎 위쪽과 왼쪽 넓적다리 위쪽에 골절도 확인됐다. 총상 부위는 모두 6곳인 것으로 파악됐다. 더불어 30일 아주대병원 입원 때 석 선장의 수축기 혈압은 100㎜Hg, 이완기 혈압은 60㎜Hg 정도로 정상보다 낮았고, 체온은 38.5도로 약간 고열 상태였다. 소변량 역시 시간당 10㏄ 이하여서 정상에 견줘 4분의 1 정도로 매우 적었다. 특히 오른쪽 복부 총알 파편이 들어간 상처에서는 고름이 줄줄 흘러 복부 근육 및 근막의 괴사성 염증이 의심되는 상태인 데다 패혈증 및 범발성 혈액응고이상증(DIC)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됐다. 오른쪽 옆구리와 허벅지에 걸쳐 광범위한 부위가 심하게 붓고 붉게 변색됐으며 심한 열감도 느껴졌다고 한다. 이에 따라 병원 측은 외상외과, 일반외과, 정형외과, 마취과를 한 팀으로 짜 3시간 10분 동안 고름과 광범위한 염증 괴사조직 제거 등 패혈증의 원인이 되는 병변들을 집중적으로 없애는 수술을 했다. 오른쪽 배 총상 구멍을 비롯해 15㎝가량을 광범위하게 절개한 뒤 고름을 배출시키고 염증 괴사 조직을 절제했다. 또 총상으로 분쇄 골절된 왼쪽 손목 부위에서 확인한 다량의 이물질, 오른쪽 무릎 위와 왼쪽 넓적다리 부위에서 괴사한 조직과 고름을 각각 제거했다. 특히 양쪽 다리를 수술하는 과정에서 오만에서 빼내지 못했던 총알파편 2개를 제거하기도 했다. 수술할 병원으로 아주대를 선택한 것은 총상과 관련한 전문 의료진을 갖춘 유일한 곳이라는 점에서 이국종 중증외상센터장이 오만 현지로 파견돼 전용기에 동승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전용기 이용 서비스에 가입한 국내 의료원은 아주대병원이 유일하다. 석 선장에 대한 수술은 앞으로 몇 차례 더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대병원은 패혈증에 대해 집중적으로 치료하면서 상태가 호전되는 대로 연부조직 및 골절 부위에 대한 단계적 수술을 차례로 할 예정이다. 향후 의료진이 집도할 예정인 부문은 이날 수술을 한 외상외과, 일반외과, 정형외과와 함께 성형외과(연부조직 손상), 신경외과(신경손상), 흉부외과(폐동맥 손상) 등을 손꼽을 수 있다. 김병철·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시민영웅 석선장의 귀환] “건강한 모습 빨리 보고싶어요” 전국서 응원

    “여보 어서 깨어나요.…”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이 경기 수원 아주대학병원에서 3차 수술을 받은 후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가운데 30일 오후 1시 40분 부인 최진희(58)씨와 차남 현수(31)씨가 도착해 석씨와 재회했다. 최씨는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붉은색 코트만을 입고 있었으며, 기도하는 듯 두손을 꼭 마주 쥔 채 얼굴에는 초조한 모습이 역력했다. 경남 밀양시 무안면의 석 선장 어머니인 손양자(79)씨도 “가족을 위해 고생하다 총상을 당한 것이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아직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인공호흡을 하고 있다는데 마음이 좋지 않다.”며 눈물을 흘렸다. 또 석 선장의 아버지 석록식(83)씨는 “제발 큰 탈없이 수술결과가 좋아 건강히 살아야 하는데 아버지로서 아무것도 해줄 것이 없어 너무 안타깝다.”고 밝혔다. 한편, 석 선장이 아주대병원으로 이송되자 병원에 입원하고 있던 다른 환자들은 물론 환자들의 가족들까지 석 선장을 응원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 29일 밤 11시 30분 석 선장이 병원으로 도착하기까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병원 입구를 함께 지키며 석 선장이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바랐다. 이후 석 선장이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채 병원에 도착할 때는 기다리고 있던 환자와 일반인들 모두 한목소리로 석 선장의 쾌유를 빌었으며 곳곳에서 “힘내세요.”라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병원 환자인 조한일(43·수원)씨는 “아덴만의 영웅인 석 선장이 온다는 얘기를 듣고 나와 봤다.”며 “하루빨리 완쾌돼 꿈에도 그리던 가족들 품으로 어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엘바라데이 귀환… 이집트 격랑속으로

    엘바라데이 귀환… 이집트 격랑속으로

    28일 이집트에서 두 번째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예정된 가운데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최대 정적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귀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가 등장한다는 것은 사공만 있던 배에 선장이 등장하는 격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당국 ‘저항매체’ 트위터 서비스 차단 로이터통신은 오스트리아 빈에 머물고 있는 엘바라데이가 27일 귀국한다고 보도했다. 2005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엘바라데이는 2009년 11월 IAEA 사무총장에서 물러난 뒤 정치개혁 운동을 벌여왔고 자연스럽게 오는 9월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때문에 무바라크 정권으로부터 생명을 위협받고 있지만 시위가 계속되자 귀국을 결정한 것이다. 그는 지난 22일 반정부 시위를 지지한다면서도 직접 참여하지는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카이로로 돌아가 거리로 나갈 것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집트로 출발하기 전 빈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국민의 요청을 받으면 이집트의 ‘권력 이양’을 이끌어 나갈 용의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물가와 실업 대책 부재에 대한 분노에서 촉발된 이번 시위는 야당과 ‘4월 6일 운동’과 같은 청년 단체가 이끌고 있다.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률이 70%가 넘는 덕에 시위대를 조직하는 것은 수월한 편이지만 여당이 하원 의석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등 야당의 힘은 미약하다. 엘바라데이가 시위대에 합류키로 하면서 30년 독재 정권에 대한 저항은 새로운 동력을 갖게 됐다. 무바라크 정권은 28일로 예정된 ‘분노의 금요일’ 시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집트에서는 무슬림뿐만 아니라 독자적 기독교 종파인 콥트교인들에게도 금요 예배가 가장 중요하다. 예배를 마친 이들이 시위대에 대거 합류할 경우 대규모 유혈 사태가 벌어질 수 있고 이는 오는 9월로 예정된 대선에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집권여당인 국민민주당 사프와트 엘셰리프 대표는 대화를 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면서 28일 집회 때 보안군은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AP통신이 27일 보도했다. 하지만 무바라크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그는 대통령에게는 어떤 요구도 하지 않았다. ●美 등 국제사회 “시민권 존중해야” 시위대와 경찰 간의 쫓고 쫓기는 상황은 시위 사흘째인 이날도 계속됐다. 카이로에서 시위대 1명, 경찰 1명이 추가로 사망함에 따라 희생자는 6명으로 늘었다. 사복경찰 수천명이 거리에 깔리면서 지금까지 언론인 7명을 포함한 860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희생자가 늘어나자 이집트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기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은 “이집트 사태는 민주화와 인권과 시민권에 대한 존중이 필요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아랍권 최대 동맹국에 대한 지지를 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시위대를 탄압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시위대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트위터는 지난 25일 이후 이집트 내에서 서비스가 차단됐고 스웨덴의 휴대전화 동영상 공유 서비스인 밤유저도 이집트에서는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페이스북 역시 작동되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아시안컵] 우즈베크에 화풀고 2015년 직행하라

    반세기 만의 귀환을 선포했던 ‘왕’은 ‘귀가’를 앞뒀다. 어린 선수들의 연이은 실축으로 조광래호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하지만 마냥 울고 있을 수는 없다. 얼른 추스르고 28일 밤 12시 우즈베키스탄과의 3·4위전에 나서야 한다. 프로축구 K-리거 세르베르 제파로프(FC서울)가 이끄는 우즈베키스탄은 준결승에서 호주에 0-6으로 졌다. 볼 점유율 67%로 호주(33%)를 압도했지만, 호주의 선 굵은 축구에 무너졌다. 유효 슈팅도 3개뿐. 완패였다. 객관적 전력에선 한국이 압도한다. 상대 전적도 5승 1무 1패로 절대우세. 다만 한국이 이란-일본과 싸우며 연달아 120분 혈투를 벌인 것과 달리 우즈베키스탄은 배터리가 빵빵하다. 게다가 4강행도 ‘돌풍’이었기에 한국전에는 ‘밑져야 본전’의 자세로 부담 없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더 눌러줘야 한다. 단순한 ‘유종의 미’ 차원이 아니다. 대회 3위까지 다음 아시안컵 자동 출전권이 주어진다. 별도의 예선 없이 가뿐하게 본선에 직행할 수 있는 것. 대수롭지 않아 보일지 모르겠지만, A대표팀의 향후 일정이 걸린 중요한 문제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향한 로드맵이 이 한판에 결정된다는 얘기다. 실제로 2007년 아시안컵 3·4위전에서 한국에 승부차기 끝에 져 4위에 머문 일본은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줄줄이 약팀을 상대해야 했다. 아시안컵 예선과 월드컵 예선을 병행하며 괜한 정력을 쏟았다. 일본이 홍콩·바레인·예멘 등과 아시안컵 예선으로 시간 낭비(?)할 동안, 한국은 세네갈·잠비아·코트디부아르 등과 맞춤 평가전을 치르며 오롯이 월드컵 준비에 매진했다.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향후 A매치를 입맛대로 운용하려면 우즈베키스탄을 반드시 꺾어야 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아시안컵] 51년만의 ‘왕의 귀환’ 물거품… 28일 밤12시 3·4위전

    [아시안컵] 51년만의 ‘왕의 귀환’ 물거품… 28일 밤12시 3·4위전

    반전 드라마는 없었다. ‘왕의 귀환’도 없었다. 한국축구가 ‘숙명의 라이벌’ 일본에 무너졌다. 승부차기 끝에 패해 아쉬움은 더 컸다. “일본과의 차이는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겠다.”던 호기로운 출사표는 공수표가 됐다. 51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은 이번에도 물거품이 됐다. 한국은 25일 카타르 도하의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컵 4강에서 일본에 승부차기 끝에 졌다. 왕의 귀환’을 선포했던 한국은 준우승을 차지했던 1988년 카타르 대회 이후 23년 만의 결승진출을 노렸지만 코앞에서 좌절했다. 한국은 28일 밤 12시 호주-우즈베키스탄 패자와 3·4위전을 치른다. 예선 없이 다음 대회에 자동으로 출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 한·일전다웠다. 그동안의 경기와 차원이 달랐다. 양국 모두 강력한 미드필드 압박으로 한치의 양보 없이 맞섰다. 태극전사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구자철(제주)-이청용(볼턴)을 축으로 원터치에 가까운 세밀한 패싱게임으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일본은 혼다 게이스케(CSKA모스크바)-하세베 마코토(볼프스부르크)-엔도 야스히토(감바 오사카) 가 팽팽하게 맞섰다. 악몽 같았다. 아니, 연장전까지는 ‘이보다 더 짜릿할 수 없는’ 드라마였다. 한국은 전반 23분 기성용(셀틱)이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으며 기세를 올렸다. 기성용은 ‘원숭이 세리머니’로 스코틀랜드 팬들의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동시에 일본도 긁었다. 그라운드는 후끈 달아올랐다. 그러나 전반 36분 마에다 료이치(주빌로 이와타)에 동점골을 내줘 연장에 돌입했다. 연장 전반 8분 호소가이 하지메(레버쿠젠)에 역전골을 내줬지만, 연장 종료 직전 황재원(수원)의 극적인 동점골로 승부차기까지 끌고갔다. 여기까진 완벽했다. 하지만 환희는 여기까지였다. 한국은 승부차기에서 0-3으로 무력하게 졌다. 키커로 나선 구자철-이용래(수원)-홍정호(제주)의 슈팅이 모두 불발됐다. 일본은 3번째 키커로 나선 나카토모 유토(AC 체세나)만 실축했을 뿐, 혼다-오카자키 신지(시미즈 에스펄스)-나카토모가 차분히 골망을 흔들어 결승행을 확정 지었다. 두 베테랑은 ‘아마도 마지막일’ 아시안컵에서 입맛만 다셨다. 이날 A매치 100경기째 출장,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박지성은 열정을 불태웠던 아시안컵 우승트로피를 놓쳤다. 이영표(알 힐랄) 역시 15경기째 아시안컵 그라운드를 밟아 이운재(전남)·이동국(전북)이 갖고 있는 대회 최다출장과 타이를 이뤘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후반 37분 이청용 대신 들어간 막내 손흥민(함부르크)은 애처롭게 울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금미호는 왜 구하지 않나”

    “삼호주얼리호는 일주일도 안 돼 구했는데….”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됐다가 구조된 삼호주얼리호와 아직 3개월째 억류 중인 금미305호(241t) 선원들의 가족 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원양어선 금미305호 선원 가족들은 삼호주얼리호 구출 과정을 보면서 금미호는 언제 석방될지, 기약없는 시간을 보내며 더욱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특히 해적들이 한국군의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한국인을 인질로 잡으면 살해하겠다고 위협한다는 외신의 보도가 전해지자 금미호 가족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금미호 선장 김대근(55)씨의 아내 송모(54)씨는 24일 “삼호주얼리호 소식은 반갑지만 우리 애 아빠는 아직도 잡혀 있으니 마음이 아프고 속이 탄다.”면서 “왜 우리는 피랍 당시에 군이 구출작전을 하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고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송씨는 “아무런 대책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어서 외교부에 도와달라고 호소도 했지만 소득이 없다.”며 삼호주얼리호와 다른 정부의 대응이 원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그녀는 말문을 닫았다. 기관장 김용현(68)씨의 아들은 “연로하신 아버지가 말라리아에 걸렸다는 말을 들었는데, 정확한 실상을 몰라 애만 태우고 있다.”고 했다. 금미305호에는 피랍 당시 한국인 2명과 중국인 2명, 케냐인 39명 등 모두 43명이 타고 있었다. 케냐에서 선박 대리점을 운영하는 이 회사 김종규(59) 사장이 직접 협상에 나섰지만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해적들은 처음에 인질 몸값으로 650만 달러를 요구했지만 최근에는 10분의1 수준인 60만 달러까지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미호의 선사인 금미수산은 배 1척만 운항하다 경영악화로 2007년 부도가 나는 등 영세한 업체여서 협상이 여의치 않다. 누리꾼들은 금미호의 구출 방법을 놓고 갑론을박을 하고 있다. 아이디 ‘@sk****’는 “금미호까지 구출돼야 모든 국민이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에 대해 마음 편하게 축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금미호의 무사귀환을 빌었다. 반면 ‘아이디 구*’는 “해상이 아닌 영토에 들어가는 군사작전은 정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아시안컵] 25일밤 日 꺾고 결승열차 타라

    [아시안컵] 25일밤 日 꺾고 결승열차 타라

    ‘왕의 귀환’까지 이제 두 경기 남았다. 다음 상대는 ‘숙적’ 일본. 한국은 이란을, 일본은 카타르를 꺾고 4강에 올랐다. ‘영원한 라이벌’ 한국과 일본은 25일 오후 10시 25분 카타르 도하의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벼랑 끝 대결을 치른다. 한국의 기세는 좋다. 역대 전적에서 40승 21무 12패로 한국이 절대 우세다. 지난해 세 차례의 대결에서도 2승 1무로 우위. 그러나 가장 최근 대결이었던 지난해 10월 평가전 때는 끌려다닌 끝에 간신히 무승부(0-0)를 기록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시안컵에서는 세번 만났다. 1승 1무 1패다. 1967년 타이완 대회 예선에서 한국이 1-2로 졌다. 1988년 카타르 대회 조별리그에서는 황선홍·김주성의 연속골로 2-0으로 설욕했다. 2007년 대회 3위 결정전에서는 연장까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승부차기에서 이운재의 선방을 앞세워 6-5 승, 3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다소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대결했던 것과 달리 이번은 그야말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A대표팀끼리 메이저대회 준결승에서 만나는 것 역시 최초다. 한국은 51년 만의, 일본은 2004년 이후 7년 만의 우승을 노린다. 한국은 조 감독이 추구하는 ‘만화 축구’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세밀한 원터치 패스에 이은 다양한 패턴 플레이로 공격력이 배가됐다. 기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청용(볼턴)·기성용(셀틱) 등에 이번 대회에서 황태자로 떠오른 구자철(제주)·지동원(전남)·이용래(수원)·윤빛가람(경남) 등이 조화롭다. 골 결정력은 답답하지만, 미드필더의 강한 압박과 만들어 가는 플레이가 훌륭하다.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8강전에서 홈팀 카타르에 역전승(3-2)하며 분위기가 살아 났다. 특히 분데스리가의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가 두골을 뽑으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혼다 게이스케(CSKA모스크바)·하세베 마코토(볼프스부르크)·우치다 아스토(샬케04) 등 독일파의 경기력도 기복 없이 쟁쟁하다. 이번 대회 경기당 2.75골(4경기 11골)로 득점 1위, 매서운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다. 어쨌든 한팀은 울어야 한다. 그동안 한·일전을 관통했던 ‘자존심’이라는 화두에 ‘결승 티켓’이라는 실질적인 목표까지 걸렸다. 이전보다 더 특별한 이유다. 한편, 호주와 우즈베키스탄도 결승행을 다툰다. 반면 중동은 철저히 몰락했다. 이란·카타르·요르단·이라크가 모두 8강에서 떨어졌다. 아시안컵에 중동 국가가 출전하기 시작한 1968년 이후 4강에 들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아시안컵] 조광래호 황태자 ‘윤빛가람의 귀환’

    [아시안컵] 조광래호 황태자 ‘윤빛가람의 귀환’

    ‘황태자’는 화려하게 귀환했다. 23일 이란전의 영웅 윤빛가람(21·경남FC)은 원래 ‘조광래호’의 황태자였다. 17세 이하 대표팀에서 활약하는 등 촉망받는 유망주였다가 대학 시절 부상으로 ‘잊힌 천재’가 되어 가던 윤빛가람을 경남FC로 불러준 것도, 정성 어린 지도를 통해 K-리그 정상급 미드필더와 신인왕으로 키워준 것도, “자기 선수만 챙긴다.”는 비판에도 대표팀에 불러준 것도 모두 조 감독이었다. 윤빛가람은 스승의 이런 지극 정성에 지난해 8월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서 선제골을 터트려 대표팀 감독 데뷔전 승리를 선물하는 것으로 보답했다. 그렇게 그는 황태자가 됐고, 이어진 이란, 일본과의 평가전에 연속 출전하며 주가를 높였다. 하지만 황태자의 희망에 부푼 꿈은 오래가지 않았다. 조 감독은 지난해 12월 아시안컵 대비 서귀포 전지훈련부터 공격력보다 수비력이 떨어지는 윤빛가람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칭찬보다는 꾸중과 호통이 많아졌고, 벤치에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시리아와의 평가전에 이어 바레인과의 1차전에도 나서지 못했다. 화려했던 황태자의 자리는 구자철(22·제주)이 대신했다. 불만이 쌓일 만도 했지만 윤빛가람은 묵묵히 기다렸고, 조 감독은 결정적인 순간 다시 그를 중용했다. 공·수의 균형보다 공격을 강화해야 할 순간 ‘조커’로 윤빛가람을 투입한 것이다. 윤빛가람은 조 감독의 바람대로 결승골을 넣은 뒤 곧바로 벤치로 달려가 품에 안기며 어색해졌던 사제 관계를 한순간에 녹여 버렸다. 외신들도 ‘수퍼 서브’(Super Substitute)라는 별명까지 붙여주며 윤빛가람과 조 감독의 용병술을 동시에 칭찬했다. 윤빛가람은 “감독님이 그동안 많이 채찍질하셨다. 힘들기도 했지만 나를 분발하게 하려고 했던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면서 “그런 감정이 골 세리머니 때 포옹으로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조 감독도 “사실 윤빛가람을 기용할 때 걱정을 많이 했는데 결승골을 넣는 큰일을 해냈다.”고 화답했다. 윤빛가람이 공격에서 드러난 황태자였다면, 수비에서 숨겨진 황태자도 있었다. 기성용(22·셀틱)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맹활약을 펼친 이용래(25·수원)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까지 조 감독이 이끌던 경남에서 윤빛가람과 함께 돌풍을 이끌었던 이용래는 이란전에서 ‘제2의 박지성’이었다. 이란전 선발로 출장해 연장 후반 종료 시까지 120분 동안 무려 14.24㎞를 뛰었다. 상대가 침투할 때는 선수를 막고, 패스가 들어올 때는 공간을 막아서며 중원 2선에서 한순간도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또 이란의 밀집 수비에 막혀 공격 진행이 답답할 때는 전방 측면까지 침투하며 크로스와 위협적인 돌파, 슈팅까지 선보였다. 차범근 SBS해설위원이 “이런 선수가 지금까지 어디 있었나.”라고 감탄할 정도의 활약이었다. 이용래는 결승골을 넣은 윤빛가람을 제치고 ‘맨 오브 매치’(Man Of Match)를 차지했다. ‘경남 유치원생’들의 눈부신 활약이 ‘왕의 귀환’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구글 ‘젊은’ 창업자의 귀환

    구글 ‘젊은’ 창업자의 귀환

    페이지가 돌아왔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왼쪽·38)가 공룡이 된 정보기술(IT) 기업의 대대적 혁신을 이끌기 위해 새 최고경영자(CEO)로 나섰다. 2001년 전문경영인인 에릭 슈미트(오른쪽·56)에게 구글 호(號)의 키를 내준 지 10년 만이다. 승부근성으로 똘똘 뭉친 젊은 IT 천재는 소셜 미디어 시장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페이스북의 창립자 마크 주커버그(27)와의 일전을 벼르고 있다. ●4월부터 경영… 슈미트는 회장에 구글은 20일(현지시간) 페이지의 CEO 선임 소식을 성명을 통해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현 CEO인 슈미트는 “구글의 경영구조를 단순화하고 의사결정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래리, 세르게이 브린(공동 창업자)과 대화를 나눴다.”면서 “지금이 구글이 변화하기 위한 최적기”라며 최고경영자 교체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페이지에게는) 더 이상 어른(슈미트)의 감독이 필요 없다. 리더가 되기 위한 모든 준비는 끝났다.”는 메시지를 자신의 트위터에 남겼다. 페이지는 오는 4월 4일부터 경영을 책임지며, 10년간 구글을 이끈 슈미트는 회장으로 선임돼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또 다른 창업주인 브린은 새 상품 개발 등 전략 프로젝트 작업을 주도하게 된다. 구글의 이번 결정은 과거보다 미래에 주목한 결과라는 평가다. 구글은 지난해 4분기에 순이익 25억 4000만 달러(약 2조 8490만원·주당 7.81달러)를 기록, 전년 같은 기간(19억 7000만 달러)보다 29% 증가했다고 이날 밝혔다. 또 4분기 매출액은 63억 7000만 달러(약 7조 1471억원)였는데 애널리스트들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경영구조 단순화·재빠른 의사결정 하지만 IT 시장 판도를 보면 미래를 낙관하기 어렵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분야에서 고전하면서 ‘가장 많은 누리꾼이 찾는 사이트’라는 영예를 페이스북에 내줘야만 했다. 또 자사의 안드로이드 운영 체계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이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아이폰’을 앞세운 애플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중이다. 금융그룹 UBS의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피츠는 “페이지의 CEO 선임은 페이스북과의 경쟁을 위해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능률적인 기술자를 제자리에 앉힌 것”이라고 풀이했다. 구글은 ‘정상에 섰어도 혁신을 게을리하면 언제든 거품이 빠질 수 있다.’는 IT 업계의 격언을 성실히 따른 셈이다. 다섯 살 때 장난감 대신 컴퓨터를 가지고 놀고 25살 때 ‘세상의 모든 정보를 가장 쉽게 찾아낸다.’는 기치로 실리콘밸리의 허름한 차고에서 구글을 창업했던 페이지는 마흔을 두해 앞두고 권한과 책임을 한껏 짊어진 채 흥미로운 모험을 시작하게 됐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오바마 사단’ 시카고 귀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 고지 등정을 위한 선거캠프가 이르면 3월 그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에 꾸려진다.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는 21일 “오바마가 재선캠프 본부를 오는 3월 말~4월 초 시카고에 차리기로 했다.”면서 “현재 백악관에 있는 ‘정치 사무실’은 폐쇄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현대사에서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 중 시차가 다를 만큼 백악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재선 캠프를 차린 경우는 없다.”고 했다. 그만큼 시카고행이 모험이고, 오바마로서는 승부수를 던졌다는 얘기다. 신문들에 따르면 선거 캠프의 시카고행은 오바마의 일부 참모진이 반대하는 바람에 수개월간 격론이 이어졌으나 2주 전 윌리엄 딜레이가 백악관 비서실장에 임명된 뒤 결론이 급진전됐다. 전국적인 정치자금 모금과 풀뿌리 선거운동을 위해서는 워싱턴DC를 벗어나는 게 유리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한편에서는 오바마가 2년 전 대선 때 시카고에서 맛봤던 ‘승리의 추억’을 재연하고픈 잠재의식의 발로라는 시각도 있다. 사실 오바마로서는 재선을 앞두고 노심초사할 만하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이후 재선에 성공한 민주당 출신 대통령은 빌 클린턴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카고는 어차피 민주당의 텃밭이라는 점에서 별로 득될 게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한 표라도 더 건지기 위해서는 경합지역에 캠프를 차리는 게 낫다는 계산 때문이다. 2004년 당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재선 캠프를 백악관에서 불과 몇 마일 떨어진 버지니아주에 차렸는데, 버지니아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격전지(swing state)였다. 반면 짐 메시나 백악관 비서실 부실장은 “시카고에 캠프를 차리는 것은 밑바닥 선거운동에 엄청난 이익이 될 것”이라고 했다. 2008년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인 데이비드 플러프도 백악관과 시카고가 따로 놀 것이라는 우려를 일축하면서 선거운동의 중심은 시카고가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떠나는 외국인·돌아온 개미… ‘상투주의보’

    떠나는 외국인·돌아온 개미… ‘상투주의보’

    최근 주식시장의 화두는 개미(개인투자자)들의 귀환이다. 지난해 말 코스피지수가 2000을 찍을 때만 해도 꿈쩍하지 않던 개미들이 최근 일주일 새 1조 6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이면서 빠른 속도로 시장에 복귀하고 있다. 반대로 외국인과 기관은 매도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 2년 동안 54조원의 주식을 집어삼켰던 외국인이 한국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돌아온 개미들이 주식을 비싸게 산 뒤 주가가 폭락해 손실을 떠안는, 이른바 ‘상투 잡기’가 시작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지난 12일부터 7거래일 동안 1조 6606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042억원과 9133억원을 순매도했다. 개미들이 외국인과 기관이 내다 판 물량을 고스란히 사들였다는 뜻이다. 주식시장 주변 자금도 점점 불어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을 사기 위해 대기 중인 투자자예탁금이 19일 현재 16조 920억원 쌓여 있다. 개인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매수를 주문하는 신용거래융자 규모도 6조 3114억원에 이른다. 2007년 7월 4일 6조 3401억원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매달 7.5%의 적지 않은 이자를 증권사에 내야 하지만 앞으로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빚을 내 주식투자를 하는 개미들이 늘었다는 뜻이다. 외국인은 개인과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4거래일을 빼고 ‘팔자 우위’다. 2009년 32조 3900억원, 지난해 21조 5700억원을 사들였던 외국인이 ‘바이 코리아’(bye Korea)를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인도, 태국 등 아시아 신흥국 증시에서 연초 이후 외국인이 순매도로 전환하고 있다.”면서 “개인이 주축이 돼 시장을 받치고 있는데 경험적으로 개인들의 순매수가 증가하는 것은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방증이어서 좋지 못한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외국인이 매도를 통해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면서 “환율도 1100원선까지 떨어졌고 지수가 너무 높아 투자 매력이 감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개인이 공격적으로 주식시장에 들어가기보다는 적절한 타이밍을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 팀장은 “갖고 있는 주식은 보유하고 적립식펀드 투자도 계속하되, 신규 투자는 3월쯤 코스피지수가 조정을 받을 때 들어가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반면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올 한해 외국인이 매도세를 보이겠지만 개인 등 국내 유동성이 외국인의 빈 자리를 메우면서 국내 증시가 한 단계 오를 것이므로 외국인의 이탈에 놀랄 필요는 없다.”는 전망을 내놨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아시안컵] 趙, 기필코… ‘질긴 악연’ 끝낸다

    [아시안컵] 趙, 기필코… ‘질긴 악연’ 끝낸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영웅신화에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있다. 바로 ‘시련’이다. 시련을 겪지 않고 탄생하는 영웅은 없다. 영웅은 시련을 이겨내면서 정당성과 정통성을 확인한다. ●또 맞붙다… 5회 연속 8강서 격돌 ‘왕의 귀환’을 선언하고 51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한국이 8강 토너먼트의 첫 관문에서 이란을 만났다. 역대 전적은 8승 7무 9패로 박빙이지만 이상하게도 아시안컵에서 만날 때는 힘을 못 썼다. 아시안컵 통산 2승 2무 4패다. 이런 ‘천적’ 이란을 1996년 이후 다섯번의 아시안컵 8강에서 연속으로 만나게 됐다. 참 묘하고 질긴 악연이다. 그래서 오히려 이란과의 8강전은 한국이 진정한 아시아의 최정상임을 인증받을 수 있는 경기다. 대표팀 조광래 감독은 19일 인도와의 경기가 끝난 뒤 “이란 못 이길 것 같으면 어떻게 우승하겠다고 왔겠느냐. 빨리 집에 가는 게 낫지.”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란은 ‘조광래호’ 출범 이후 유일하게 패배를 안겼던 팀이기도 하다. ●껄끄럽다… ‘지한파’ 고트비 감독 이란은 여타의 중동 국가들과 인종 자체가 다르다. 신체 조건은 유럽과 다름없다. 체력과 개인기가 좋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청용(볼턴)에게는 미치지 못하지만 내세울 만한 스타 플레이어도 있다. 팀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미드필더 자바드 네쿠남과 공격수 마수드 쇼자에이가 나란히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오사수나에서 활약하고 있다. 중동 특유의 끈적한 경기 운영, 이른바 ‘침대 축구’를 앞세워 한국을 수차례 골탕 먹였다. 게다가 이란 대표팀 감독은 한국을 누구보다 잘 아는 압신 고트비 전 한국 대표팀 비디오 분석관이다. 정말 껄끄러운 상대다. 하지만 이번에는 할 만하다. 예전의 이란이 아니다. 조별리그 이라크, 북한과의 경기에서 간신히 이겼다. 지지 않은 게 다행일 정도였다. 몇 번 오지 않는 찬스를 성공시키는 골 결정력은 여전했지만, 수비가 엉망이었다. 측면과 최종 수비 뒷공간이 번번이 뚫렸다. 또 북한과의 경기 막판에는 눈에 띄게 체력이 떨어지면서 움직임이 둔해졌다. 아직 세대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희망 있다… 이란 ‘세대교체’ 실패 한국도 예전과 다르다. ‘패싱게임’과 세대교체의 실험을 마쳤다. 구자철(제주), 지동원(전남), 손흥민(함부르크) 등 빠르고 겁 없는 ‘영건’들이 이란의 느린 수비를 휘저을 준비를 하고 있다. 고트비 감독이 대표팀 코칭스태프로 있을 때 뛰었던 선수는 박지성과 이영표(알 힐랄), 차두리(셀틱)까지 딱 세명에 불과하다. 맞춤형 전술이 먹혀들 수 없는 상황이다. 또 한국은 일정상 이란보다 하루를 더 쉬고 경기에 나선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아시안컵] 골 폭풍 몰아쳤지만… 찜찜한 승리

    [아시안컵] 골 폭풍 몰아쳤지만… 찜찜한 승리

    공은 둥글다지만, 승패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몇 골 차로 이길지가 관심사였다. 조광래호가 상대한 인도는 그만큼 약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4위. 200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하위팀들이 참가하는 챌린지컵에서 우승, 27년 만에 극적으로(!) 아시안컵 본선에 올랐다. 대회에선 정작 승점 1도 못 땄다. 탈락은 이미 확정됐지만, 봅 휴튼(영국) 인도 감독은 “한국 같은 강팀과 경기하는 건 영광”이라고 했다. 그런 인도를 상대로 한국은 ‘아시아 호랑이’의 매운 맛을 보여줬다. 18일 비 내리는 카타르 도하의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인도를 4-1로 물리쳤다. 원톱 지동원(전남)이 두 골을 넣었고, ‘샛별’ 손흥민(함부르크)도 A매치 데뷔골을 넣었다. 구자철(제주)은 1골 2도움을 기록, 득점 공동선두(4골)에도 올랐다. 이로써 2승 1무(승점7)가 된 한국은 같은 시간 바레인을 1-0으로 꺾은 호주(승점7)와 동률이 됐다. 그러나 7득점·3실점으로 골득실(+4)에서 호주(+6)에 뒤져 조 2위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은 23일 오전 1시 25분 카타르클럽에서 D조 1위가 확정된 이란과 8강 단판전을 치른다. 유효슈팅만 20개를 때릴 만큼 일방적인 경기였다. 첫 득점은 전반 6분 만에 나왔다. 구자철, 이청용(볼턴)으로 이어진 원터치 패스가 지동원의 머리로 연결돼 골망을 뒤흔들었다. 스트라이커 지동원의 대회 첫 득점. 흥이 채 가시기도 전인 3분 뒤엔 구자철의 추가골이 나왔다. 이번엔 지동원이 어시스트 했다. 한창 상승엔진에 박차를 가할 무렵, 곽태휘(교토상가)의 불필요한 반칙이 나왔다. 전반 12분 페널티킥을 내줬고, 인도축구 유일의 해외파인 체트리 수닐(미국 캔자스 스포르팅)이 침착하게 꽂아넣었다. 잠시 주춤하던 한국은 전반 23분 지동원이 구자철의 도움을 받아 한 골을 추가했다. 인도는 이후 전원 수비에 가까운 포진으로 육탄방어를 펼쳤다. 골대 앞에 촘촘히 버티고 서서 완벽한 슈팅을 머리로, 몸으로 걷어냈다. 전반은 3-1로 마쳤다. 조광래 감독은 하프타임 ‘셀틱듀오’ 차두리·기성용을 빼고 손흥민(함부르크), 최효진(상무)을 넣으며 반전을 꾀했다. 그러나 꼭꼭 걸어 잠근 인도의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게다가 인도 수브라타 폴 골키퍼는 14개의 슈퍼세이브를 보였다. 골이나 다름없던 상황을 연출하던 한국은 결국 후반 36분 ‘무서운 10대’ 손흥민의 득점포로 대승을 마무리했다. ‘젊은 피’를 앞세워 4골이나 뽑았지만 왠지 찝찝하다. 8강 토너먼트 상대가 ‘천적’ 이란이기 때문. 한국은 얄궂게도 이란과 최근 다섯 번의 아시안컵 8강에서 연속으로 만나게 됐다. 최근 네 번의 대회에서는 1승 1무 2패를 거뒀다. 역대전적에서 8승 7무 9패로 열세고, 2005년 10월 친선전(2-0승) 이후 이긴 적도 없다. 지난해 9월 평가전에서도 졌다. 이란의 압신 고트비 감독이 2006년 태극전사와 함께 독일월드컵에 나갔던 ‘한국통’이라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 하지만 한국의 출사표는 우승이었다. ‘왕의 귀환, 아시아의 자존심’을 슬로건으로 내건 한국이라면 누구라도 겁낼 필요는 없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아시안컵] 사커루 훼방에… ‘왕’ 발걸음 일단 멈춤

    [아시안컵] 사커루 훼방에… ‘왕’ 발걸음 일단 멈춤

    귀환을 선포한 ‘왕’의 발걸음에 ‘사커루’가 훼방을 놓았다. 반세기 만의 아시안컵 정상 탈환을 노리는 한국이 강적 호주와 비겼다. 승점 1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은 14일 카타르 도하의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대회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구자철(제주)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마일 제디낙에게 헤딩골을 내줘 1-1로 비겼다. 지난 11일 바레인을 꺾었던 한국은 호주와 나란히 1승1무(승점4)가 됐지만, 골득실에서 뒤져 2위에 올랐다. 최약체 인도와의 최종전을 남겨둔 한국은 이로써 사실상 8강행을 예약했다. 그러나 조 1위로 8강에 오르려면 인도전에서 대량득점을 해야 한다. 호주가 인도를 4-0으로 대파했기 때문. 승점이 같을 경우 골득실-다득점으로 순위를 가리므로 최종전 부담은 커졌다. 조 2위가 된다면 토너먼트에서 D조의 이란, 북한 등 까다로운 상대와 격돌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호주전은 ‘미리 보는 결승’으로 불렸다. 아시아 최다 월드컵 출전국(8회) 한국과 아시아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가장 높은 호주(26위·한국 39위)의 대결은 그 자체로 ‘핫이슈’였다. 나란히 1승을 챙긴 뒤 가진 순위 결정전의 의미가 짙었다. 출발은 괜찮았다. 일진일퇴였지만 한국의 근소한 우세였다. 한국은 바레인전에서 레드카드를 받은 곽태휘(교토상가) 대신 황재원(수원)에게 중앙수비를 맡긴 것 말고는 1차전과 같은 ‘베스트 멤버’가 나섰다. 원톱 지동원(전남)과 섀도 스트라이커 구자철, 좌우 날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청용(볼턴)은 초반부터 활발하게 공격진영을 누비며 슈팅을 날렸다. 세밀한 패스게임과 유기적인 커버플레이는 좀 더 가다듬어진 모습이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로 뽑힌 사샤(성남)가 버티는 호주의 수비라인은 탄탄했지만, 태극전사들은 오밀조밀한 패스를 앞세워 찬스를 만들어 갔다. 첫 골은 전반 24분 터졌다. 지동원이 수비수를 따돌리며 내준 공을 구자철이 골문 정면에서 받아 오른발로 꽂아 넣었다. 골키퍼의 몸놀림까지 예상하고 방향을 비틀어 때린 그림 같은 슛. 지난 바레인전에서 두 골을 넣은 구자철은 이날도 골을 추가, 3골로 이번 대회 중간 득점 선두에 오르며 새로운 에이스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전반은 1-0, 한국의 리드. 그러나 후반 17분 호주의 코너킥 때 제디낙에게 헤딩 동점골을 내줬다. 1-1 동점. 경기는 더욱 박빙으로 흘렀다. 조광래 감독은 구자철 대신 염기훈(수원)을, 지동원을 빼고 유병수(인천)를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다. 한국은 인저리 타임까지 쉼 없이 슈팅을 날렸지만, 야속하게도 골문은 더 이상 열리지 않았다. 한국은 오히려 날카로운 슈팅을 허용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호주와의 역대 전적은 6승9무7패.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아시안컵] “느린 키다리, 스피드로 넘어라”

    [아시안컵] “느린 키다리, 스피드로 넘어라”

    14일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대의 빅매치가 열린다. 주인공은 ‘왕의 귀환’을 선언한 한국과 ‘아시아 속 유럽’ 호주다. 아시아축구연맹(AFC)도 B조 일본-사우디전, D조 이란-북한전과 함께 C조의 한국-호주전을 조별리그 3대 빅매치로 꼽았다. 현재 호주는 약체 인도를 4-0으로 대파하고 C조 1위, 한국은 바레인을 2-1로 꺾고 골득실차에 밀려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종전이 남아 있지만 사실상 C조 1위 결정전으로 자존심이 걸린 대결이다. 질 수 없다. 승리를 위한 한국의 주요 전술 포인트를 짚어 봤다. 1. 초반 주도권 장악하라 경기를 지배하기 위해 초반 기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몸싸움과 개인기, 결정력이 좋은 호주의 공격진을 자기 진영으로 밀어 넣어야 한다. 그래서 전반 15분까지의 경기 흐름이 중요하다. 모든 패스가 톱니바퀴처럼 이어지면 좋겠지만, 기계가 아닌 이상 불가능하다. 다만 상대 진영에서 7, 8번의 패스가 끊기지 않고 매끄럽게 연결된다면 호주의 공격과 미드필더들은 자연스럽게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다. 패싱 게임의 전형을 보여 주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바르셀로나도 전·후반 90분 내내 패스워크가 매끄러운 것은 아니다. 단 몇번의 끊어지지 않는 패스로 상대의 공격 의지를 꺾는다. 호주는 마음먹고 공격으로 나올 때 무섭다. 수비 상황에서는 크고 느린 팀일 뿐이다. 호주를 자기 진영에 밀어 넣는 데 성공한 뒤에는 그저 경기를 즐기면 된다. 2. 측면 돌파 봉쇄하라 호주는 인도전 4골 가운데 3골을 오른쪽 측면 침투를 통해 만들어 냈다.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브렛 에머턴(블랙번)의 돌파는 빨랐고, 크로스도 날카로웠다. 세트피스와 공중전의 출발점이기도 했다. 한국이 실점을 한다면 에머턴을 막지 못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에 맞설 한국의 왼쪽 측면에는 한국축구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두 명의 베테랑이 버티고 있다. 바로 이영표(알 힐랄)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다. 설명이 필요없는 명콤비다. 다만 박지성이 측면만을 고집하지 않고 중앙까지 ‘프리롤’로 움직일 때 한국의 공격도 술술 풀린다는 전술적 흐름을 고려하면, 역습 대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수비형 미드필더 기성용(셀틱)과 이용래(수원)의 민첩한 수비 가담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3. 수비 뒷공간을 노려라 2010 AFC 올해의 선수인 사샤 오그네브스키(성남)와 루카스 닐(갈라타사라이)이 지키고 있는 호주의 중앙 수비는 높고 노련하다. 그런데 느리다. 조광래 감독도 이 부분을 노린다고 했다. 박지성과 ‘신형 원톱’ 지동원(전남), 섀도 스트라이커 구자철(제주), 오른쪽 측면의 이청용(볼턴)이 빠르고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공을 주고받으면서 호주의 중앙 수비를 혼돈에 빠뜨려야 기회가 열린다. 또 호주의 왼쪽 측면 수비수 데이비드 카니(블랙풀)와 왼쪽 미드필더 브렛 홀먼(알크마르)의 호흡도 완벽하지는 않다. 호주 언론들도 이 부분을 약점으로 지적하면서 오른쪽 윙백 차두리(셀틱)의 오버래핑 경계령을 내렸다. 하지만 막는다고 쉽게 막힐 차두리가 아니다. 조 감독은 13일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가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이길 준비가 끝났다는 뜻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호주홍수 실종 아버지는 ‘한국 마사회 前재결위원’

    사망자 20명ㆍ실종자 90여명이 발생한 호주 최악의 홍수 속에 호주인들을 더욱 안타깝게 한 실종자의 신원이 확인됐다. 알고 보니 그는 한국 마사회에서 2호 외국인 재결위원으로 근무한 제임스 페리(James Perryㆍ39)였다. 11일 호주 채널7 뉴스는 호주 북동부 브리즈번과 투움바를 강타한 폭우와 홍수장면을 방송했다. 그중 방송 카메라에 잡힌 한 가족. 이들은 흰색 자동차의 지붕에 올라가 홍수 한가운데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장면은 홍수의 공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면서 여러 매체에서 연달아 보도됐다. 구조과정이 보도되지 않은 상태에서 방송을 보던 많은 호주인들은 이들 가족이 구조 되었기를 바랬다. 13일 퀸즐랜드 주총리인 애너 블라이는 공식 브리핑 과정 중에 이 가족에 대한 특별 언급을 했다. 블라이는 “많은 사람들이 문의를 해왔는데 안타깝게도 아버지는 실종상태”라고 말했다. 당시 연락을 받은 구조 헬리콥터가 접근하자 아버지인 페리는 아내 제니와 9살 아들 테드를 먼저 데려 가도록 했고 헬리콥터가 그를 구조하기 위해 다시 왔을 때는 이미 자동차도 페리도 사라진 상태였다. 그의 실종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메시지가 전달되고 있다. 호주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제임스 페리는 한국 마사회 재결위원으로 근무했다. 그는 2008년 2월말에 아내와 당시 5살 된 아들을 데리고 서울경마공원의 두번째 외국인 재결위원으로 부임했으며 아내는 외국인 학교에서 교편생활을 했다. 그는 2008년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 아내와 아이가 한국생활에 만족한다. 문화, 음식 등 차이점도 많지만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며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호주통신원 김경태 tvbodag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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