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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릎 부상에 무릎 현주엽 전격 은퇴

    ‘매직 히포’ 현주엽(34)이 전격 은퇴를 결정했다. 프로농구 LG와의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데다 지난달 7일 왼쪽 무릎 수술을 받고 재기를 노렸던 터라 조금 의외지만 “올 것이 왔다.”는 것이 농구계의 중론이다.LG는 24일 “현주엽이 현역 생활을 접고 지도자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은퇴를 결정했다. 은퇴 뒤 구단 지원으로 지도자 연수를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판 (찰스) 바클리’란 별명에서 알 수 있듯 현주엽은 195㎝에 100㎏을 웃도는 당당한 체구와 탁월한 유연성을 앞세워 파워포워드의 전형을 만들어낸 주인공이다. 휘문고 1년 선배 서장훈과 함께 고교무대를 평정하면서 일찌감치 스타덤에 올랐다. 1998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SK에 입단한 현주엽은 1999년 12월 KT의 전신인 골드뱅크로 트레이드됐다. 2005년 5월 자유계약선수(FA)로 LG에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무관의 제왕’ 찰스 바클리처럼 현주엽도 끝내 우승 반지를 손에 넣지 못했다. 통산 9시즌 동안 평균 13.3점에 5.2어시스트 4.1리바운드.현주엽은 주희정(SK)과 더불어 국내 최다인 7차례의 트리플더블을 올릴 만큼 탁월한 센스를 뽐냈다. 2004~05시즌 A급 포인트가드들을 제치고 어시스트 2위(7.83개)에 올라 ‘포인트 포워드’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하지만 고질적인 무릎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상무 시절인 2002년 왼무릎 연골 수술을 받은 뒤 시즌이 끝나면 미국에서 치료를 받거나 메스를 대는 일이 반복됐다. 시나브로 경쟁력이 떨어진 것은 당연했다.지난 시즌 강을준 감독이 부임하면서 입지는 더 좁아졌다. 강 감독은 기동력과 수비력이 떨어지는 현주엽 대신 기승호·이지운 등 파이팅 넘치는 루키들을 중용했다. 강 감독은 수차례 현주엽과 면담을 갖고 팀에 헌신하는 고참 역할을 요구했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 외려 불화설이 나와 팀워크에 악영향을 미쳤다. 시즌이 끝난 뒤 LG는 이창수(196㎝)와 백인선(194㎝) 등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헌신적인 빅맨들을 영입했다. 귀화 혼혈선수 드래프트에서 그레그 스티븐슨(192㎝)을 뽑았다. ‘집권’ 2년차를 맞은 강을준 감독이 색깔에 걸맞은 리빌딩에 박차를 가한 것. 비싼 몸값(연봉 3억 2000만원) 때문에 트레이드도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자존심이 강한 현주엽은 결국 코트밖으로 물러나는 선택을 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영주권 전치주의 도입 추진

    국제결혼의 검증시스템이 강화되고, 다문화가정 지원 기능이 확대된다. 귀화과정을 엄격히 심사하는 ‘영주권 전치(前置)주의’ 제도도 도입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주말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다문화가족지원개선 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22일 밝혔다. 우선 정부는 사기 국제결혼 방지를 위해 국제결혼 중개 때 국내 결혼 당사자의 신상정보를 서면으로 제공토록 의무화하고, 중개업체의 범법행위로 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결혼중개업 표준약관도 마련키로 했다. 또 결혼 사증(비자) 신청 서류에 건강진단서와 범죄경력확인서 등을 추가토록 했고, 사증 발급 때의 의무적인 실태조사는 중국 1개국에서 필리핀, 베트남 등 23개국으로 확대키로 했다. 지방자치단체의 국제결혼비용 지원사업은 폐지할 방침이다. 영주 자격을 취득한 후 일정 요건을 갖춘 외국인만 귀화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영주권 전치주의’제도도 검토된다. 정부는 이 제도를 통해 귀화를 엄격히 하는 한편 영주자격이 있는 외국인에게는 국적취득자에 준하는 교육, 의료 등 각종 복지혜택을 주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다문화가족 영유아가 많은 보육시설과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에는 언어지도사와 유아교육사 등을 배치토록 하고 올 여름방학부터 이중언어교실을 운영토록 했다. 또 결혼이민자 채용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고 가정폭력 피해 이주여성을 위한 자활공간을 설치키로 하는 등의 대책도 내놓았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문화마당]북핵 위기와 저탄소 녹색문화/최만진 경상대 건축학부 교수

    [문화마당]북핵 위기와 저탄소 녹색문화/최만진 경상대 건축학부 교수

    1962년 10월22일 당시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는 쿠바에 대한 해상봉쇄 조치를 발표했다. 쿠바는 1962년 9월에 미국을 위협하기 위해 소련제 미사일을 도입했다. 케네디 대통령은 이에 무기를 싣고 오던 소련 선박에 대한 해상봉쇄 조치를 취한다. 일주일 뒤인 11월2일 당시 소련의 흐루시초프 서기장은 자국 선박의 회항과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철수를 명함으로써 사건은 일단락된다. 이처럼 1960년대에는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한 서방진영과 공산진영이 심각한 양극 대립을 보였다. 세계의 패권 장악을 위해 양 진영은 앞다투어 군비를 증강했다. 쿠바 봉쇄 사건은 이러한 구도가 가져온 대표적인 상황이었다. 또한 당시의 베트남 전쟁은 냉전체제가 낳은 전쟁의 참혹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 이는 미국에서는 1967년부터 히피문화가, 유럽에서는 ‘68세대’가 등장하는 등의 반전 및 반문화운동의 계기가 된다. 이들은 기성사회의 통념, 제도, 가치관을 부정하고 인간성의 회복과 자연으로의 귀화 등을 주장했다. 궁극적으로는 평화 지향과 인류 파괴에 대한 대안적 사회구축과 철학으로서 친환경 저탄소 녹색문화 운동을 추구하게 된다. 한편 이러한 사상은 표현주의 건축 사상과도 맞닿아 있다. 그 배경이 되는 제1차 세계대전(1914~1918)에서는 기술의 발전이 전쟁의 본질마저도 바꾸어 놓았다. 대량학살무기의 개발은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발전이 가져다준 큰 폐해였다. 신무기는 소규모의 공격으로도 엄청난 살상효과를 보였고 사상자 수는 이전의 재래식 전쟁과는 비교할 수가 없었다. 표현주의 건축가들은 전쟁과 산업기술에 대한 반감을 특유의 비정형적 건축 언어로 그려 냈다. 또한 자연 형상을 닮은 유기적인 건축형태를 추구해 기술과 자연의 합일을 추구했다. 이를 통해 인본주의에 바탕을 둔 이상적인 도시와 문명사회의 건설을 동경했다. 냉전시대인 1960년대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친환경 생태건축의 태동을 가져오게 된다. 최근 북한은 제2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일련의 군비 증강 움직임을 보여 긴장감을 매우 고조시키고 있다. 여기에 대해 정부는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위에서 설명한 대로 인류와 문명사회를 파괴하는 군비증강 행위와 이를 위한 기술 도용행위에 대한 대응책은 저탄소 녹색문화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지향하고 있는 저탄소 녹색성장 개념은 일부 경제적 개념에만 국한되어 있어 보인다. 게다가 단지 몇 개 정부부처가 모여 주도함으로써 실행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정치, 경제, 사회, 철학 분야를 아우르는 하나의 광범위한 문화운동으로 확산해 가야 한다. 뿐만 아니라 4대강개발 등의 즉각적인 시행 외에도 생태 기술의 개발과 축적을 위한 장기적이고 통합적인 계획도 세워야 한다. 앞서 설명한 대로 저탄소 녹색문화운동은 무엇보다도 양극화로 인한 갈등 해소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에 있어 투명성은 사회 통합과 소통 원활을 위한 녹색 철학으로 강조되어 왔다. 현재 우리 사회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남북 간의 긴장고조 등으로 극단적인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투명성의 강화가 요구된다. 여기에는 우선 정치권의 반성이 앞서야 한다. 당과 개인의 이익이 아닌 사회를 통합하고 국민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맑은 정치를 실현해야 한다. 또한 재계도 밀실에서 이루어졌던 정경 유착의 고리를 단호하게 끊어야 한다. 요즘 무리한 수사와 독립성의 훼손으로 구설수에 오르는 검찰과 사법부도 자연의 투명성을 통해 거듭나야 한다. 이러한 저탄소 녹색문화는 우리 사회를 내부적으로는 건강하게 하고 외부적으로는 북핵 등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다. 최만진 경상대 건축학부 교수
  • [6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오후 7시10분) 독도 바닷속 속살이 새롭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지난 5월 초, 한국 해양연구원 산하 동해연구소는 첨단 무인잠수정을 이용해 국내 최초로 독도 심해 탐사에 첫 발을 내렸다. 수심 200m 이하에서 발견한 놀라운 독도 심해 생태계와 화산폭발의 흔적, 그리고 심해생물까지 독도 심해의 놀라운 모습을 최초로 공개한다.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오전 8시30분) 세계적으로 유명한 색채의 마술사 또는 표현주의의 대가라 불리는 마르크 샤갈의 고향, 벨라루스. 자연과 예술이 숨 쉬는 자작나무숲, 넘실거리는 녹지 한 가운데에 목조가구로 이루어진 마을과 푸르른 벌판이 아름다움을 심어주고 있는 벨라루스로 떠나본다. ●잘했군 잘했어(MBC 오후 7시55분) 승현과 강주는 수희의 생일날 집으로 다시 한번 찾아가고, 수희는 승현의 뺨을 후려치며 분노한다. 미라는 흥신소에 강주의 뒷조사를 의뢰한다. 한편 호남은 강주에게 절대 포기할 수 없다면서 책임지겠다고 선언한다. 강주는 이미 지난 일이라 말하고, 호남은 여전히 사랑한다며 맞선다. ●그것이 알고싶다<부양 전쟁! 내 아들을 고발합니다>(SBS 오후 11시20분) 사회는 가정 내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미루고, 가정은 사회의 공적인 부양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2009년 대한민국의 부양전쟁. 부양을 둘러싼 갈등의 원인을 취재하고, 그 내면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의존심리, 부양과 상속의 관계를 설문조사를 통해 밝혀본다. ●토마토(YTN 오전 8시25분)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4%, 약 67만 명이 앓고 있으며, 30·40대는 물론 10대에서도 발병되는 류머티스 관절염은 더 이상 노인병이 아니다.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평생 고통받는 무서운 질환인 류머티스 관절염의 조기발견에서부터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솔약국집 아들들(KBS2 오후 7시55분) 마침내 광호와 영달은 분리수거처리장에서 한 판 제대로 붙는다. 늦은 밤, 수진은 부재중 전화를 보고 대풍에게 전화를 하는데 그 전화를 진풍이 받아 두 사람은 티격태격 한다. 한편, 선풍은 비리 국회의원 취재 건으로 폭력배들에게 테러를 당해 옥희를 놀라게 한다. ●효도우미 0700(EBS 오후 5시10분) 어린 시절 생계를 잇기 위해 가족과 함께 중국으로 떠난 할아버지. 중국 국적을 가진 할머니와 결혼한 할아버지는 한국으로 떠난 자녀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귀화 신청을 하였고, 2008년 60여 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다시 찾은 땅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최수용 할아버지 부부의 사연을 만나본다.
  • 농구대표팀 김주성도 하차

    농구대표팀 허재 감독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하승진(KCC)이 제외된데 이어 김주성(동부)도 갑작스러운 부정맥 증세를 보여 대회에 출전할 수 없게 된 것. 허 감독은 2일 올림픽파크텔에서 대표팀 결단식 뒤 “나흘 전 웨이트 트레이닝 직후 김주성이 가슴에 통증을 호소했다. 부정맥 진단을 받았고, 퇴원하더라도 격한 운동은 못 한다.”고 말했다. 골밑을 책임져야 할 김주성이 빠지면서 오는 10일 일본 나고야 동아시아선수권에 출전하는 대표팀 전력에 빨간불이 켜졌다.김주성의 빈자리는 귀화선수 이동준(29·오리온스)이 대신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챔피언스리그] 최고 ★ 메시 이젠 ‘메시아’

    성장 호르몬 결핍증을 앓던 그는 13세 때 고작 139㎝였다. 그러나 워낙 빨라 ‘벼룩’이란 별명을 달았다. 작지만 자기 몸의 몇 백배를 점프하는 듯한 괴력을 지녔다는 뜻이다.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서북쪽으로 240㎞ 떨어진 도시 로사리오의 빈민가에서 동네 유소년 축구 코치로 일하던 아버지는 아들의 치료비(월1500달러)를 댈 수가 없었다. 5세 때 축구화를 신었던 그에게 2000년 인생을 뒤바꾼 제안이 들어 왔다. 돈을 댈 테니 스페인으로 오라고 했다. 그가 유스팀 올드보이에서 재능을 뽐낼 무렵이었다. 잠재력을 알아본 구단 직원이 당시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애칭 바르샤) 카를로스 렉사흐(62) 감독에게 귀띔을 준 것이다.가족은 곧장 바르셀로나로 둥지를 옮겼고, 아들은 캄프 누(바르샤 홈 경기장)에서 테스트를 거친 뒤 바르샤와 계약을 맺고 2군에 뛰어 들었다. 경기당 1골을 뽑다 3년 뒤인 16세 때 1군으로 올라섰다. 그리고 2004년 말 처음 선발로 나선 뒤 이듬해 5월1일 알바세테를 맞아 팀 사상 최연소(17세 10개월 7일) 득점 기록을 세웠다.9년이 지난 현재 169㎝로 자란 리오넬 메시(22)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월드스타로 우뚝 섰다. 지구촌 15억명이 지켜 보는 가운데 28일 이탈리아 로마의 올림피코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스리그 결승에서 프리미어리그(EPL)의 ‘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었기 때문이다. 타고난 골 감각과 빠른 스피드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며 기회를 엿보던 그는 1-0으로 앞선 후반 25분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골을 넣었다. 챔스리그 득점왕에도 쐐기를 박은 그의 챔스리그 통산 9호골은 맹추격전을 벌이던 맨유와 득점 20위로 내려 앉은 호날두(4골)의 넋을 빼놓았다.“스페인으로 귀화하라.”는 권유를 뿌리치고 2005년 아르헨 국가대표에 뽑힌 메시는 프로 데뷔 이후 바르샤에서만 5시즌 109경기를 뛰며 80골(38도움)을 넣었다. 공격 포인트는 첫 시즌 1개에 그쳤지만 이후 12개→20개→29개→55개로 늘었다. 36차례 A매치에선 12골을 뽑았다. 연봉은 현재 2110만파운드(423억원). 아버지 호르헤(50)는 “이제야 메시가 호날두와 엇비슷한 자리에 올랐다. 챔스리그는 지난 일이고 이젠 월드컵에서 잘 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제2의 고향 바르샤와 조국 아르헨티나에서 벼룩이 아닌 ‘메시아’란 애칭을 얻은 메시의 꿈은 이제 날개를 달았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내 책을 말한다] 관찰자의 눈으로 본 한국

    중국에서 교직에 있다가 한국에 귀화하면서 생활하게 된 이후 한국사회의 각계각층과 다양한 사람을 깊이 있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여기에 호기심 많은 성격까지 한몫하여 어느덧 일상의 면면을 관찰자의 입장에서 카메라로 들여다보듯, 오랜 시간의 경험과 느낌을 일기로 남기는 것이 습관이 됐다. 처음 한국을 접했을 때 한국의 눈부신 경제성장과 유교적인 문화, 예의 바른 모습, 역동적인 삶, 그리고 화려한 겉모습 뒤에 숨겨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존심 강한 한국인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라 전통적인 과거의 모습이 바뀌며 가치관 또한 혼란에 부딪치는 한국적인 변화된 문화 특성이 자연스레 속속들이 거울에 비치듯 투시됐다. 외적 풍요로움 속에서 정신세계의 공허함을 느끼며 불안, 초조, 외로움, 우울함 등이 사회 전반에 밀려들 것이라 느꼈다. 이러한 사회변화의 과정을 통해 한국 그리고 인간사회의 욕망, 집착, 번뇌, 행복의 본질을 찾아보고, 동시에 한국·중국 문화의 다른 점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글을 쓰기로 했다. ‘살벌한 한국 엉뚱한 한국인’(첸란 지음, 일송북 펴냄)은 그렇게 나왔다. 남녀, 정(情), 자녀, 학(學), 민(民), 업(業), 부, 낙() 등 8개 부분으로 나누어 조명하고, 우리의 삶에 연관성 있는 재미있는 고사성어 이야기에서 교훈을 얻게 하고자 했다. 한국과 중국은 유교문화 영향을 받아 비슷한 것 같지만 상당한 차이점이 있다.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서로 오해가 많이 생겨 비즈니스에서도 갈등이 빗어지기도 한다. 한국인은 “남편이 집에 있던데, 잘렸어?” “노처녀가 뭘 믿고 버티냐?” 등 솔직하고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는 사례가 많다. 중국인 관료는 선물 받은 골동품의 진위여부를 여러 명의 감정사를 불러 판별하려 하지만 모두 위작인 줄 알면서도 “好?!(좋다)”를 연발하고 진실을 말하기를 꺼린다. 나중에 위작이라는 것이 판명나더라도 거짓말은 하지 않아 책임질 일은 없다고 여긴다. ‘좋다’는 모방을 잘했다거나 색깔이 좋다는 의미도 포함되기에 애매모호하게 표현하여 괜히 상대의 체면을 깎아 기분 상하게 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중국인을 두고 외국인은 “속이 시꺼멓다.”고 불평하기도 한다. 이는 서로 다른 문화의 차이 때문이기에 비난하고 경시하기보단 이해하려는 게 오히려 소통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원제는 ‘타인의 거울에 비친 오늘의 한국인’이었다. 중국사회의 병폐에 대해 한국인에게 소개하는 글을 쓰려는 계획이었다. 중국보다 한발 앞선 한국사회의 관찰자 입장에서 거울 역할을 하는 것이 더 의미있겠다는 생각에서다. 출판사에서 외국인으로서 한국 사회에 대한 조언과 비판, 그리고 중국과의 다른 점도 비교해 독자들의 궁금증도 풀어주기를 원해 내용을 추가했다. 이방인이 한국인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으로 오해할까 부담이 앞섰다. 하지만 다시 곰곰이 생각해 보니 거울 역할은 한국인, 중국인을 떠나 모두를 더욱 아름답게 하고자 하는 것이기에 용기를 가지고 매절 뒷부분에 글을 더 붙였다. 첸 란 전 북경연합대한국 캠퍼스 교수
  • 남자 농구대표팀 12명 확정

    2010년 세계선수권(터키) 본선 진출을 노리는 남자농구대표팀 12명의 명단이 확정됐다. 대한농구협회는 11일 강화위원회를 열고 6월8일부터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선수권과 존스컵(7월18~26일·타이완), FIBA 아시아(아시아선수권·8월6~16일·중국 톈진)에 출전할 대표팀 명단을 확정 발표했다. 허재(44) 감독과 강정수(47), 강양택(41) 코치 체제를 꾸린 한국은 하승진(KCC)을 비롯해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주희정(SK 이적 예정), 챔프전 MVP 추승균(KCC) 등을 망라했다. 가드에는 주희정, 김승현(오리온스), 양동근(모비스) 강병현(KCC)이 뽑혔고 포워드는 추승균, 양희종(상무), 방성윤(SK), 이규섭(삼성), 김주성(동부), 김민수(SK)가 포함됐다. 센터는 하승진과 함께 대학생으로는 유일하게 오세근(22·중앙대)이 포함됐다. 하지만 하승진과 방성윤, 김승현, 김주성, 양희종 등이 부상 치료 혹은 재활이 시급한 상황이어서 발표된 대로 대표팀이 꾸려질지는 의문이다. FIBA 아시아 출전 티켓이 걸린 동아시아선수권대회는 총 6개국이 참가해 두 팀에 티켓이 주어진다. FIBA 아시아에선 3위 이내에 들어야 2010년 세계선수권에 나갈 수 있다. 대표팀은 13일부터 용인 KCC체육관에서 담금질에 들어간다. 한편 혼혈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 참가해 각각 KCC와 삼성에 뽑힌 토니 애킨스와 에릭 산드린은 귀화 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대표팀 선발을 다음으로 미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美해양법 전문가들 “독도는 한국땅”

    │워싱턴 김균미특파원│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내셔널프레스빌딩에서 워싱턴독도수호특별위원회 주최로 열린 독도 관련 국제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이 독도의 한국 영유권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국제해양법 권위자인 미 하와이대의 존 반다이크 교수는 역사적 기록 등을 근거로 독도의 한국 영유권 주장이 더 설득력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러시아와도 도서 영유권을 두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의 입장을 생각할 때 독도 문제가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다.”면서 “울릉도와 일본의 오키섬(沖島) 사이의 중간선을 한·일 양국의 해양 경계선으로 하는 방안을 윈윈 방안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독도가 국제법상 암초에 불과하므로 해양의 경계선 설정의 출발 기준점이 될 수 없는 상황에서 한국이 독도 대신 울릉도를 기준점으로 삼아 일본의 오키섬과 울릉도 사이의 중간선을 양국 해양 경계선으로 삼는 것이 타협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해양전문가인 미국 파이브오션스 컨설턴트 노먼 처커스 대표도 1946년 그어진 맥아더 라인에도 독도가 한국쪽으로 분류된 사실 등을 거론하기도 했다. “독도는 한국 땅”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는 유명 독도전문가로 한국에 귀화한 일본인 호사카 유지(保坂祐二) 세종대 교수도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 “독도문제의 해결은 일본이 침략과 한국 점령의 와중에 자신들의 영토로 잘못 합병한 독도에 대한 어떤 주장도 완전히 포기해야만 성취될 것”이라고 일본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최정범 워싱턴독도수호특위 위원장은 “미국에서 독도 관련 세미나가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앞으로 독도 세미나를 계속 열겠다.”고 말했다. 한편 뉴욕 주재 일본 총영사관이 지난 2월 조엘 클라인 뉴욕시 교육감 사무실에 동해·일본해 병기 표기 요구에 반대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사실이 7일 확인돼 교민사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이날 최윤회 뉴욕한인학부모협회 회장은 “4월29일 뉴욕시 교육감과 한인 학부모 모임 자리에서 일본 총영사관측이 배달증명 우편으로 보낸 서한을 우연히 입수하게 됐다.”면서 편지 사본을 공개했다. kmkim@seoul.co.kr
  • 김경아 · 박미영조 銅 확보

    ‘수비 탁구’ 명콤비 김경아(32·대한항공·세계랭킹 8위)-박미영(28·삼성생명·20위) 조가 2009 요코하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확보했다. 그러나 김경아를 꺾고 16강전에 올라 눈길을 끌었던 중국 출신의 귀화 한국인 당예서(28·대한항공)와 남자단식 한국 최강인 주세혁(29·삼성생명·9위)은 4강 문턱에서 쓴잔을 들어 아쉬움을 남겼다.김경아-박미영 조는 3일 일본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엿새째 여자복식 8강전에서 홍콩의 복병 린닝(29위)-장루이(68위) 조를 4-0(11-5 11-4 11-8 12-10)으로 완파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김경아-박미영 조는 린닝-장루이 조를 맞아 다양한 구질과 끈질긴 커트 수비로 힘을 뺀 뒤 빠른 공격 전환으로 득점을 쌓아 세 세트를 따낸 뒤 4세트에서 듀스까지 가는 접전 끝에 완승했다. 김경아-박미영 조는 중국의 궈옌(4위)-딩닝(16위) 조와 결승 길목에서 맞붙게 됐다. 2007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대회 이후 2년 만에 4강에 오른 김경아-박미영 조는 궈옌-딩닝 조를 꺾으면 최강으로 꼽히는 중국의 궈웨(2위)-리샤오샤(3위) 조와 홍콩의 티에야냐(10위)-장화준(11위) 조간 승자와 우승을 다툰다. 여자탁구의 ‘새로운 희망’ 당예서는 중국의 리샤오샤(3위)에게 1-4로 져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또 주세혁은 남자단식 8강에서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세계 2위 마린(중국)에게 2-4로 무릎을 꿇었다. 남자복식의 오상은(32·KT&G·12위)-유승민(27·삼성생명·11위) 조도 중국의 왕하오(1위)-첸키(7위) 조에 2-4로 져 8강에서 탈락했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귀화시험 서울대가 출제

    법무부가 실시하고 있는 귀화필기시험문제 출제를 앞으로는 서울대가 출제한다. 이와 관련,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는 28일 서울대 사범대와 귀화필기시험 출제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귀화필기시험문제의 공정성 확보와 적절한 난이도 조절 등을 위해 서울대에 시험문제 출제를 위탁했다.”면서 “향후 지속적으로 이민자 교육 문제에 있어 체계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약은 ▲외국인 귀화필기시험 관련 정보 공유 및 전문가 지원 ▲귀화시험에 대한 학술적 분석을 통한 타당성 있는 출제기법 적용 및 문제은행 구축 ▲양쪽 기관의 발전을 위한 협력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월드이슈] 이스라엘 아랍인 사면초가

    [월드이슈] 이스라엘 아랍인 사면초가

    아랍과 이스라엘. 이 이분법적인 틀 안에서 극심한 차별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국적은 이스라엘이지만 아랍 민족으로 분류되는 ‘이스라엘 아랍인(Israeli Arabs)’이 그들이다. 이들은 이스라엘 시민권자이지만 ‘시오니즘의 국가’를 표방하고 있는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는 엄연한 이방인이다. 아랍에서 보면 ‘이스라엘인’이고 이스라엘에서 보면 ‘아랍인’인 이들이 겪는 설움은 크다. 이스라엘 아랍인들의 모태는 1948년 이스라엘 건국 뒤 외국으로 떠나지 않았던 팔레스타인인들이다. 당시 아랍인 95만명 가운데 80%는 외국으로 쫓겨났지만 나머지 15만 6000여명은 이스라엘에 남았다. 이들과 그 후손들은 현 이스라엘 인구의 19.7%를 차지하고 있다. ●이스라엘 빈곤층의 53% 차지 하지만 인종차별은 계속됐다. 최근 이스라엘 헤브루 대학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정부가 아랍 출신 아이들에게 투자하는 교육비는 유대인 출신의 3분의1에 불과했다. 아랍인들이 병역에서 배제돼 있어 정부 지원이 차이를 보이는 까닭이다. 이는 유대인과 아랍인의 교육 수준 차이로 귀결, 취업과 임금 차별로 이어졌다.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 극빈층의 53%가 이스라엘 아랍인이며 임금 수준은 유대인에 비해 29%가 낮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분석가 시몬 샤미르도 ‘이스라엘 아랍인’이란 연구보고서에서 “취업과 임금 차별은 다시 이들 자녀들의 교육 기회를 박탈한다.”고 악순환 구조를 지적했다. 이스라엘 아랍인들은 이슬람 무장세력의 테러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하다. 이들의 터전이 이스라엘인 만큼 무장세력의 무차별 테러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이스라엘 아랍인들은 테러로 매년 수십명이 목숨을 잃는다. 특히 2006년 레바논 전쟁 당시에는 43명의 민간인 사망자 가운데 19명이 이스라엘 아랍인들이었다. 이들은 이스라엘 정부를 향해 “정부가 이스라엘 아랍인들의 거주 지역에 보호조치를 해주지 않아 피해가 컸다.”고 반발, 이등국민의 설움을 토로했다. ●악화되는 反아랍 정서 차별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젠 인종차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려는 움직임까지 생긴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최근 성공한 이스라엘 아랍 기업인 파디 무스타파의 사연을 소개했다. 이스라엘 아랍인들이 살고 있는 움 알 팜 출신인 그는 고향에서 아랍 출신에 대한 ‘유리천장’을 깬 모범사례로 통한다. 하지만 최근 우파 연정의 탄생에 무스타파의 앞날은 어둡다. 극우 정치인 아비그도르 리버만이 부상하면서 인종차별 정책이 실현될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리버만은 이스라엘 아랍인의 거주지역을 팔레스타인 영토로 넘겨 유대인 순혈주의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이들이 이스라엘에서 계속 살길 원한다면 충성 맹세를 한 뒤 군복무를 하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정책이 시행된다면 무스타파의 고향 움 알 팜은 팔레스타인에게 넘어갈 게 뻔하다. 무스타파는 직업을 버리고 팔레스타인으로 귀화하거나, 충성서약을 한 뒤 가족과 생이별을 해야 한다. 최근 반(反) 아랍 정서는 더욱 강해지는 분위기다. 이스라엘의 아랍 인권단체인 ‘급진주의반대운동’이 지난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스라엘 아랍인들과 한 건물에서 같이 살 수 없다.’고 답한 유대인은 75%에 달했다. 이들의 투표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의견도 40%나 나왔다. 2007년 조사에 비해 반 아랍 정서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구촌 곳곳은 아직도 인종 차별로 곤욕을 치른다. 민주주의가 발달된 미국과 유럽에서도 인종 문제는 아직도 ‘뜨거운 감자’다. 하지만 이스라엘 아랍인의 문제는 사뭇 다른 양상을 띤다. 적어도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인종차별을 합법화하는 식으로 제도가 퇴행하는 경우는 없지만 리버만의 정책은 ‘제도적 후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데니스 가이츠고리 하버드대 교수는 최근 “리버만에게 핵심적 역할을 부여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인 이스라엘의 기반을 위태롭게 하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SPECIAL | 봄마실_자연이야기] 봄을 알리는 작은 존재, 야생화의 삶과 지혜

    [SPECIAL | 봄마실_자연이야기] 봄을 알리는 작은 존재, 야생화의 삶과 지혜

    4개월 가까운 추위 속에 온통 회색빛으로 덮여 있던 삭막한 대지를 서서히 초록으로 바꾸는 자연의 힘. 해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실로 경이로움 그 자체이다. 단단한 땅속에서 눈이 빠져라 기다린 뒤라서일까? 봄을 맞은 온 세상은 발 디딜 틈 없이 솟아오른 크고 작은 풀들로 넘쳐나 보는 이의 마음을 빼앗는다. 꽃을 별로 좋아하지 않던 사람들도 이른 봄, 살아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따스한 양지에(제일 먼저 피어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쪽빛 꽃잎을 가진 개불알풀이 꽃망울을 내민다. 이들은 원래 우리나라에서는 살지 않던, 흔히 말하는 귀화식물이다. 이름을 보면 개의 생식기 모양을 정말 잘 활용하고 있는데, 실제 이들이 만들어낸 종자낭(씨앗주머니)이 개의 불알(고환)을 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식물이 네 것, 내 것이 어디 있겠는가? 바람 따라 물 따라 자연스럽게 삶의 터전을 개척해 나가는 것을 두고 사람들이 귀화식물이니 자생식물이니 나누는 것을 보면, 자신들의 모든 것을 나누어 먹고살도록 해주는 식물들보다 포용과 융화의 마음이 훨씬 부족해 보인다. 개불알풀이 피고 지는 자리 주변에는 우리 식물이라고 하는 꽃다지와 봄맞이가 모래 눈곱을 떼지 못한 꽃망울을 단 채 기지개를 펴고 있다. 꽃다지는 온몸이 털투성이라서 마치 하얀 솜털을 묻혀둔 것 같다. 이 친구만 털투성이가 아니다. 배냇저고리를 미처 풀어내지도 못한, 손싸개를 하고 있는 신생아의 앙증맞은 손 모양을 빼닮은 봄맞이 잎에도 온통 흰색 털이 나 있다. 묘지에서 볼 수 있는 막 피어오른 젊디젊은 꽃인데도 할머니 이름이 붙은 할미꽃도 역시 흰색 털투성이다. 솜방망이도 그 이름처럼, 온몸이 솜으로 뒤덮인 것처럼 하얗다. 이처럼 빽빽한 흰색 털로 무장한 이유는 빛이 털 속으로 들어오면 수많은 털과 충돌하면서 열을 발생시키는데, 이 열에너지를 최대한 추출 및 저장할 수 있게 하려 함이다. 봄철 짧은 햇살로도 살아가는 지혜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게다가 가늘게 자란 잎과 줄기 그리고 꽃대에 달린 털은 상대적으로 대단히 길게 자라나기 때문에(사람으로 말하면 몸통 폭의 서너 배인 1m쯤 되는 털로 뒤덮임)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두툼한 옷을 걸치고 있는 것이 된다. 외부의 힘으로부터 열을 만들어 생활할 수 없으면 스스로 열을 내어 자구책을 찾는 야생화도 있다. 눈밭에서 피어나기에 그 신비스런 힘을 담아보고자 사진가라면 누구나 탐내는 꽃, 복수초가 그 주인공이다. 실제 복수초는 개화 시기에 줄기와 뿌리에서 열을 내 땅을 녹이고 수분을 흡수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에 마치 항온식물처럼 여겨진다. 추위와 약한 빛으로부터 삶에 필요한 힘과 물질을 최대한 얻어내야 하는 것, 이것은 다른 식물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기 전 먼저 한해살이를 시작해야 하는 키 작은 야생화들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러기에 강한 자외선으로부터 살아남으려고 몸에 안토시안계 색소를 품고 있거나, 체온을 떨어뜨리는 바람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땅에 납작하게 붙어 한 해를 출발하기도 한다. 이처럼 작은 것들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들을 살펴보면 참으로 놀라운 지혜들을 발견하게 된다. 이른 봄, 털북숭이 야생화를 찍어 인터넷에 올려놓은 사진들을 보면 질서정연하게 방한용으로 배치되었던 털을 손으로 만지고 쓰러뜨려 본래의 기능을 상실하게 해버린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그렇게 손으로 만진 식물은 대부분 동상에 결려 죽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기만 하다. 이 땅에서 살아남은 한 뼘도 채 안 되는 그 많은 식물들이 화려하고 멋진 꽃을 피워 우리의 눈과 마음 그리고 자연환경을 온전하게 만들어 주고 있음을 잠시라도 인정해 보자. 그들이 우리 손길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손길이 그들을 영원히 사라지게 하는 가장 큰 원인임을 생각해 보자. 봄꽃을 찾아 산으로 들로 들어선 우리들의 발자국 속에서는 미처 피어오르지 못한 채 사라져간 작은 생명의 흔적만이 뒹굴고 있다. 이른 봄 내가 산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는 이유다. 글 사진 박병권 한국도시생태연구소 소장
  • [새음반]

    ●베이비 EQ 태교·육아 음악으로 클래식이나 동요만 듣던 시대는 지나갔다. 유니버설 뮤직이 세계적인 팝 명곡을 벨·글로켄슈필(철금)·첼레스타·주크박스 등 고주파 악기를 이용한 영롱한 연주곡으로 다시 만들었다. 엄마 뱃속까지도 잘 전달되는 고주파는 지능과 감성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음악은 휴식 상태에 있는 엄마의 심장 리듬과 같은 비트로 연주된다. 부모가 좋아했던 음악을 의학, 심리학, 신경생물학 등 과학적 연구를 통해 제작한 새로운 태교·육아 음악으로 보면 된다. 현재까지 엘튼 존, 마돈나, 더 폴리스 앤드 스팅, U2 등 4개 음반이 나왔으며 시리즈는 계속될 예정이다. ●호로비츠 인 모스크바(Horowitz in Mosc ow) 20세기 가장 위대한 피아니스트로 꼽히는 블라디미르 호로비츠의 1986년 모스크바 연주회 실황. 1904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출생한 호로비츠가 1944년 미국으로 귀화한 뒤 61년 만의 모스크바 방문으로 화제를 모은 연주회이기도 하다. 스카를라티·모차르트·라흐마니노프·슈베르트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힘있는 연주로 표현한 호로비츠의 모습과 당시 모스크바 관객의 분위기가 생생하게 담겨있다. 소니뮤직. ●리베라 이터널(Eternal) 신비롭고 맑은 음색, 중세 그레고리안 성가와 현대적인 전자악기를 섞은 독특한 음악세계를 선보이는 소년 합창단 리베라(Libera)의 베스트 음반. 1990년부터 시리즈로 발매한 음반 ‘에인절 보이시스’(Angel Voices)로 알려지기 시작해 클래식 음악을 편곡한 ‘리베라’(1999년)를 내놓으며 영국 런던의 작은 교회 성가대는 세계적인 소년 합창단이 됐다. 국내 CF의 배경음악으로 쓰인 ‘상투스’(Sanctus)를 비롯해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 카치니의 ‘아베 마리아’ 등 26곡의 히트곡과 ‘유 워 데어’(You Were There) 등 신곡 6곡을 모아 3장의 CD로 구성했다. EMI.
  • 천리포수목원 39년만에 일반 개방

    천리포수목원 39년만에 일반 개방

    국내 최초 민간수목원으로 가장 많은 종류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는 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이 1일부터 일반에 처음 개방된다. 천리포수목원은 회원에 한해 개방하던 수목원을 창립기념일(7월14일)과 설날·추석·성탄절 등 공휴일을 제외하고 사계절 내내 일반인에게 개방한다고 31일 밝혔다. 개방지역은 본원 일대로 제한된다. 4~10월 개방시간은 오전 9시~오후 5시(동계는 오후 4시)다. 입장료는 여름철 평일 7000원, 주말 8000원이다. 겨울철은 5000원으로 동일하다. 수목원 관계자는 “기름 유출 피해를 본 태안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고 일반인에게 자연과 식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주기 위해 개방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수목원은 한국에 귀화한 고 민병갈(미국명 칼 페리스 밀러·1921~2002)씨가 1970년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에 만들었다. 그는 미 군정 때인 1945년 통역관으로 한국과 처음 인연을 맺은 뒤 제대 후인 47년 한국을 다시 찾아 전국을 돌아다닌 끝에 천리포해수욕장 인근인 이곳에 정착했다. 62만㎡에 조성된 해발 120m의 수목원에는 국내외 1만 5000여종의 나무와 꽃이 자라고 있다. 목련만 400종에 이른다. 1997년에는 이곳에서 세계목련학회가 열렸다. ‘귀신 쫓는 나무’로 알려진 호랑가시나무 등 희귀 식물도 많아 이 수목원은 일찌감치 ‘나무와 꽃의 보고(寶庫)’로 자리잡았다. 독신으로 살면서 50년간 사재를 털어 수목원을 가꿔온 고인은 1979년 이름을 ‘민병갈’로 바꾸고 한국에 귀화했다. 그의 묘도 이 수목원에 있다. 국제수목학회는 2000년 아시아 최초로 이곳을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인증했고, 산림청은 2005년 3월 민씨를 ‘숲의 명예전당’ 헌정 대상자로 선정했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엘리트 외국인’ 이중국적 허용

    정부가 외국인 인재를 확보하려고 제한적으로 이중국적을 허용한다.법무부는 26일 열린 제11차 국가경쟁력강화회의에서 우수 외국인력을 유치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을 받아온 단일국적주의를 완화하는 방안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선거권·피선거권 부여 추후 검토 과학·경제·문화·체육 등 각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외국인으로 대한민국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인정되면 특별귀화 대상자로 분류할 방침이다. 특별귀화로 인정받으면 국내 의무거주조건(5년)과 귀화시험이 면제된다. 또 한국에서 외국인으로서 권리행사를 하지 않겠다는 ‘외국 국적 행사 포기각서’만 내면 외국 국적을 유지할 수 있다. 선거권이나 피선거권 부여는 추후 검토할 계획이다. 현행법은 외국인이 한국에서 내국인처럼 살려면 반드시 원래 국적을 포기하도록 규정한다.●‘국적선택 최고제도’ 도입키로법무부는 이와 함께 국제 결혼이나 해외 출산 등으로 이중국적자가 된 한국인에게 일정한 나이가 지나면 국적을 선택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국적선택(催告) 최고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만 20세 이전에 이중국적을 보유한 한국인은 만 22세 전까지, 만 20세 이후 이중국적 보유자는 그때로부터 2년 안에 한국이나 외국 국적 중 하나만 골라야 한다. 남성 이중국적자는 만 18세가 되는 해까지 국적을 선택하지 않으면 병역의무를 이행할 때까지 이중국적으로 살다가 군대를 다녀온 뒤 2년 안에 국적을 선택해야 한다. 특별한 통보절차가 없어서 본인도 모르게 한국 국적이 상실돼 원하지 않는 ‘외국인’으로 살아야 하는 경우도 생겼다. 병역을 피하기 위해 해외에서 출생한 남성은 병역 의무를 다해야 국적 선택권을 주는 법조항은 그대로 유지된다. 추규호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엄격한 단일국적주의를 제한적으로 완화하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첫걸음을 내디딘 만큼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면 유형별로 이중국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2009 안면도 국제꽃박람회] 개막 한달 앞으로…

    [2009 안면도 국제꽃박람회] 개막 한달 앞으로…

    ‘꽃보다 경제.’충남 태안 안면도 국제꽃박람회는 경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07년 12월7일 사상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로 얼룩진 태안의 이미지가 꽃박람회를 통해 ‘청정 고장’으로 거듭나고, 예전처럼 관광객이 몰려 지역경제가 되살아나기를 주민들과 자치단체가 간절히 바라고 있다. 박람회는 다음달 24일부터 5월20일까지 27일간 펼쳐진다. 개막을 한 달 앞둔 24일 행사 주무대인 안면도 꽃지해수욕장변 해안공원과 수목원을 찾았다. 주전시장인 꽃지해안공원 5~6개동의 대형 비닐하우스에서는 꽃이 한창 자라고 있다. 조롱박 터널을 만들고 있는 양진수(57)씨는 “박꽃도 만져줘야 수정이 잘된다.”면서 “박람회 때는 여름에나 볼 수 있는 탐스러운 조롱박이 빼곡히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장을 잇는 도로에서는 보도블록을 까는 작업이 한창이다. 현재 공정률은 63%. 공정률이 올라가는 것에 비례해 주민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태안의 대표 관광지인 만리포해수욕장 이장 이희열(60)씨는 “주말에는 관광객이 좀 오지만 기름사고 전에 비해 음식점·숙박업소 수입은 5분의 1밖에 안 된다.”면서 “박람회에 관광객이 몰리면 만리포 등도 둘러보고 가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기름은 대충 걷혔지만 마음의 상처는 지워지지 않았다.”며 “주민들이 남을 배려하지 못하고 사소한 일에 자주 화를 내고 다투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조직위는 26일 천리포수목원과 일반개방 양해각서를 교환한다. 박람회 관람객이 다른 태안지역도 찾도록 하기 위해서다. 천리포수목원은 귀화한 미국인 고 민병갈씨가 국내 최초로 조성한 민간 수목원으로 세계적인 희귀식물이 많지만 회원에 한해 출입이 허용되고 있다. 지난해 태안을 찾은 관광객은 485만여명. 기름유출 사고 전인 2006년 2000만여명의 4분의1도 안 된다. 안면읍 정당1리 주민들은 쌈짓돈을 모아 꽃박람회장 우회도로에 연산홍과 철쭉 등 꽃나무 6000여그루를 심었다. 주민들이 관광객 유치에 자발적으로 힘을 보태고 있는 것이다. 2002년에 이어 7년 만에 열리는 안면도 국제꽃박람회 관람객은 11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충남도는 추정한다. 해외 21개국 56개 기관·업체를 비롯, 국내외에서 121개 기관·업체가 참가한다. 45만 2894㎡의 주전시장 꽃지해안공원에 입장할 때는 꽃으로 만든 국보1호 숭례문을 통과해야 한다. 이 토피어리는 숭례문의 2분의1 크기로 높이 10m, 길이 26m, 깊이 9.6m이다. 출입 문 폭은 3m이다. 120만 태안 자원봉사자를 상징하는 뜻에서 그만큼의 꽃송이로 만든다. 플라워심포니관에는 불에 타야 꽃을 피우는 나무 ‘그래스트리’가 선보인다.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씨가 지구로 귀환할 때 가져온 종자에서 꽃을 피운 ‘우주꽃’ 등 희귀꽃 및 식물 20여종도 구경할 수 있다. 야외에는 솟대정원, 소망의 정원, 일출정원, 파도정원, 장미원, 분재원, 허브원 등 15개 테마정원이 있다. 꽃음식전시관도 있다. 16개 모형의 배를 띄우고 잉어가 노니는 인공 연못이 있다. 1820년대 고기잡이 배가 전시되고 뱃고동이 울려퍼지는 대형 수조도 놓여진다. 이곳에서 1.6㎞ 떨어진 34만 496㎡의 수목원에는 각종 꽃동산과 한국정원 등이 이미 들어서 있다. 두 전시장에서는 모두 57종 ‘1억 송이’의 꽃이 선보인다. 전시장 사이에는 셔틀버스가 오간다. 태안지역 음식점과 숙박업소는 ‘가격표시제’를 실시하고 일부 숙박업소는 숙박료를 1만~2만원씩 내리기로 결의했다. 문제는 교통이다. 서해안고속도로 서산·홍성IC에서 안면도로 들어가는 길목은 원청삼거리뿐이다. 조직위는 보령 대천항~태안 영목항 간 여객선 운항횟수를 하루 평균 다섯 차례에서 11차례로 늘리는 등의 수송 대책을 세워 놓고 있다. 영목에서는 셔틀버스로 실어 나른다. 권희태 사무총장은 “각종 교통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체증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완구 충남지사는 “기름유출 사고를 극복했듯이 또다시 ‘태안의 기적’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글 사진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美언론 “한국, 빅리거 없이도 강한팀”

    美언론 “한국, 빅리거 없이도 강한팀”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1조 경기가 열리는 미국 샌디에이고의 지역 언론이 한국을 “메이저리거 없이도 강한 팀”이라고 소개했다. 샌디에이고 지역지 ‘사인온샌디에이고’는 “경기를 더욱 재밌게 보기 위해 응원할 팀을 정하는 것이 좋다.”며 ‘2라운드 응원팀 선정 조언’을 12일 인터넷판에 게재했다. 한국을 비롯한 1조 4개국에 대해 ‘응원할 이유’(Reason to cheer)와 ‘야유할 이유’(Reason to jeer)로 나눠 소개한 이 신문은 한국을 응원할 이유로 ‘유명 선수가 없어도 뛰어난 경기력’을 꼽았다. 신문은 “자국 8개 프로팀에서 모은 평범한(mediocre) 선수들임에도 올림픽 우승과 같은 국제적인 성공을 거뒀다.”면서 “그들은 성적에 걸맞는 실력을 갖고 있다.”고 한국팀을 설명했다. 이어 “메이저리거는 추신수 하나뿐인데 그도 부상을 당했다.”며 ‘토종 강팀’ 이미지를 거듭 강조했다. 야유할 이유로는 ‘집단 응원 문화’가 꼽혔다. 신문은 “한국팬들은 같은 색 옷을 입고 통일된 응원을 펼친다. 응원은 상대팀의 공격 순서에도 계속된다.”며 “이같은 응원에 익숙하지 않다면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은 “WBC 출전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게임에 진지하게 임하는 자세”가 응원의 이유라고 소개됐다. 반면 “그들은 자국 리그에서 야구의 매력적인 전통인 ‘시간제한 없는 끝장승부’를 버리고 시간제한과 무승부를 시행하고 있다.”는 점이 야유할 이유로 꼽혔다. 이 신문은 쿠바를 “뛰어난 선수들이 외국으로 귀화해 국가대표로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거듭되면서도 올림픽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를 차지한 강팀”이라고, 멕시코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선수 세 명이 있어 미국이 1조에 없는 이상 가장 홈팀에 가까운 팀”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한국 야구대표팀은 오는 16일 오후 12시 샌디에이고 펫코파트에서 멕시코와 WBC 2라운드 첫 경기를 갖는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37)한국 시·소설 25권 번역 佛 테제공동체 소속 안선재 수사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37)한국 시·소설 25권 번역 佛 테제공동체 소속 안선재 수사

    한국문학은 작품의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그 독특한 어휘와 토속적 뉘앙스를 외국어로 옮기는 번역의 어려움 탓에 세계무대에 널리 알려지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서야 뒤늦게 번역의 중요성에 눈뜬 문학인들이 분주하게 움직이지만 여전히 한국문학의 번역은 지난한 과제임에 틀림없다. 우리 한국문학을 번역해 세계에 알리는 어려운 작업을 벌이고 있는 영국 옥스퍼드대 출신의 수사(修士)가 있다. 오래도록 서강대 교수로 살다가 정년퇴직하고 서강대 옆 오피스텔에 연구소를 꾸려 여전히 한국문학 번역에 매달려 있는 테제공동체의 안선재(67·본명 브러더 앤서니·영국) 수사. 얼마 전 선종(善終)한 김수환 추기경의 ‘한국에 와달라.’는 주문에 선뜻 응해 한국 땅을 밟아 귀화까지 한 생활 속 수도자다. 신촌역과 서강대 캠퍼스의 중간쯤 되는 지점에 오뚝하니 선 허름한 오피스텔 12층. 꽃샘추위에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을씨년스러운 날, 작은 방들이 옹기종기 붙어 있는 오피스텔을 찾았다. 궂은 날씨와 어둑한 조명 때문인지 조금은 어둡다 싶은 오피스텔 초인종을 누르니 기다리고 있던 노 수사가 큰 손을 내밀어 손을 반긴다. 왠지 꾸밈이 없을 것만 같은 편안한 얼굴. 푸근한 인상에 편한 마음으로 손을 잡았지만 잘 정리된 집안의 분위기가 순간 객을 긴장하게 만든다. 사방의 벽에 빼곡히 꽂힌 한국 책들, 책상 위에서 몸을 사르는 은은한 향 내음, 그 향 내음에 잘 어울리는 다기들, 그리고 공간 곳곳을 장식하는 그림과 붓글씨들. 번역 작업에 매달리는 서재라기보다는 오히려 수도자의 은밀한 신앙공간 성격이 강한 독특한 방이다. ● 천상병 ‘귀천’·고은 ‘화엄경’등 번역 “번역을 하다가 가끔씩 머리를 식히려 향을 사르곤 하는데 마음에 드시는지요.” 지리산 자락에서 어렵게 구한 차라며 우려내 따라 주는 차 맛이 일품이다. 생각대로 화제는 자연스럽게 번역에서부터 풀어졌다. “한국문학에 관심이 많아 번역을 하고 있지만 정말 쉽지 않아요. 텍스트를 정해 1차번역 정도만 하고 세밀한 번역은 전문가에게 맡기지요.” 지금까지 안선재 수사의 손을 거쳐 번역되어 책으로 마무리된 한국 시, 소설만 해도 25권. 천상병의 ‘귀천(Back to Heaven)’, 고은의 ‘화엄경(Little Pilgrim)’, 김광규의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Faint Shadows of Love)’, 서정주의 ‘밤이 깊으면(The Early Lyrics)’ …. 수사가 손에 잡히는 대로 빼어서 객에게 보여주는 책들이 모두 굵직굵직한 한국 문인들의 시, 소설. 그 공으로 해서 받은 상도 적지 않다. 대한민국문학상 번역상(1991년), 대산문학상 번역상(1995년), 옥관문화훈장(2008년)…. 어떻게 이 많은 작품들을 골라 번역해 냈을까. “1988년 서강대에서 영문과 강의를 하던 중 문득 한국문학을 번역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국 학생들에게 영문학 강의를 하는 것보다 직접 한국문학에 파고들고 싶은 욕심이었지요.” 서강대 교수에게 뜻을 전해 가장 먼저 1990년 구상 시인의 시를 파고들었고 지금까지 모두 25권의 책을 번역해 세상에 내놓게 됐다. 수사의 이름 ‘안선재’도 고은 시인의 ‘화엄경’을 번역하면서 얻은 이름. 인도를 돌아다니며 53명의 스승을 만난 선재 동자의 역정에서 자신의 한 면을 보았고 또 닮고 싶어 본명 앤서니와 비슷하게 붙인 이름이다. 벽면에 걸린 그림이며 글씨들로 눈길을 옮기자니 사연들을 들려준다. “편액 ‘난석산방’(夕山房)은 고은 시인이 연구소에 달라며 써준 것이고 ‘다선일미’(茶禪一味)는 김지하 시인의 선물입니다. 그 옆의 불상 사진은 구상 선생이 일본에서 구해 선물하신 것이지요.” 53명의 다양한 선지식을 만나고 다닌 화엄경 속 선재 동자만큼이나 안 수사의 삶은 다양한 가지를 쳐왔다. 옥스퍼드의 수재 문학도가 수사의 길을 택해 한국 땅을 밟고 대학교수에서 한국문학 번역가로 살아가는 파격의 연속. 그의 삶은 수사 자신의 말마따나 ‘예측불허’이다. 어려서부터 영국의 국교인 성공회 교회를 다녔지만 중·고등학교는 감리교 계열의 학교에 진학했다고 하니 그의 신앙과 생각은 처음부터 자유로웠던 것 같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중세, 근대 영문학을 전공해 학사와 석사 학위를 딴 뒤 공부를 계속할 요량으로 프랑스에 갔다가 인연을 맺은 테제공동체가 한국에 온 계기다. 1940년 프랑스의 테제에서 시작된 테제공동체는 개신교와 가톨릭 등 종파를 가리지 않는 독특한 공동체. 화해와 일치를 통해 세상 사람들의 갈등 극복과 평화 찾기 운동을 생활 속에서 실천해 가는 수사들의 모임이다. 세계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혼란기, 자유로운 생각의 소유자였던 그가 테제공동체에 마음을 빼앗긴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인다. “내가 갈 길은 이것이다.” 그토록 매달려 살던 모든 학문과 종전의 삶을 송두리째 버리고 평생 구도자의 길을 선택, 파리 공동체에서 5년간을 살았고 1977년 필리핀 남부 다바오의 판자촌 주민들과 어울려 살던 무렵 우연히 판자촌을 찾아온 김수환 추기경으로부터 한국에 와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김수환 추기경 이야기는 1972년 이미 들은 적이 있어요. 당시 사제의 신분으로 파리 테제공동체에 들렀던 김 추기경은 한국의 암울한 군사독재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테제공동체 수사들이 기도하는 모습에 몹시 감명 받았던 것 같아요.” 7년 뒤 머나먼 필리핀에서 사목하다가 우연히 김 추기경을 다시 만났고 한국에 관심 많던 수사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달라.”는 추기경의 요청을 뿌리칠 수 없었다고 한다. ● 故 김수환 추기경 요청으로 한국 와 귀화 격동기인 1980년 한국에 들어와서도 김수환 추기경과의 인연은 계속됐다. 주일 미사 때 김수환 추기경은 영문 자료 번역 등을 자주 수사에게 맡겼다고 한다. 김수환 추기경이 화곡동의 테제공동체 한국 지부를 찾았던 일화도 들려준다. “테제공동체에 관심이 많았던 김 추기경이 찾아왔는데 대접할 게 없었어요. 라면을 끓여 드렸는데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점심을 대접받았다며 웃던 모습이 생생합니다.” 서강대 교수로 살기 시작한 것은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대학 문이 굳게 닫혔던 1980년. 외국인만 학교를 출입할 수 있었던 시절 우연히 방문한 서강대측이 프랑스어 회화를 가르칠 교수가 없다고 해서 학교 문이 다시 열린 뒤부터 2년반 동안 프랑스어 기초를 강의했다고 한다. 이후 영어회화와 영문학 전임강사로 줄곧 강단에 섰고 학과장도 두 번이나 지낸 뒤 지난 2007년 2월 정년퇴임하고 이곳에 연구소를 차린 것이다. 화곡동 테제공동체 한국지부에서 프랑스, 스위스 출신 수사 3명과 함께 살며 아침 일찍 이곳 연구소로 출근해 하루 종일 번역에 매달려 살다가 화곡동 숙소로 돌아간다. 주일 미사에 참석해 강론을 하기도 하고 화곡동 공동체를 찾아오는 한국인 신자들과 오순도순 이야기하며 미사도 함께 드린다. 생의 극적인 전환을 계속해온 안선재 수사. 한국에 귀화한 노 수사의 앞날이 궁금해진다. “영국에서 프랑스로,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숱하게 옮겨 살았지만 한국은 정착한 땅이지요. 하지만 이 땅에서 내가 할 일은 아직도 끝이 안 잡힙니다.” ‘인생은 40세가 돼야 비로소 시작하는 것’(Life begins at 40)이라는 영국 속담을 들려주는 노 수사는 “한국에서 인생이 시작됐고 그 삶은 곧 신앙이고 거스를 수 없다.”며 언제까지나 ‘어린 나그네’(고은 시인의 화엄경 번역서 이름)로 살아가겠다고 한다. ■ 안선재 수사는 ▲1942년 영국 잉글랜드 출생 ▲1964년 옥스퍼드대 학사 ▲1967년 옥스퍼드대 석사 ▲1969년 박사학위 논문 준비중 파리 테제공동체 방문, 수도자의 삶 결정 ▲1969~1974년 파리 테제공동체에서 생활 ▲1977년 필리핀 판자촌에서 사목중 김수환 추기경 만남 ▲1980년 수사로 한국 생활 시작 ▲1980~2007년 서강대 교수, 학과장 ▲1990년 한국문학 번역 시작 ▲2007년~ 서강대 정년퇴임 후 오피스텔에서 한국문학 번역 글 사진 kimus@seoul.co.kr
  • [내 책을 말한다] 문화사적 시각으로 본 자장면의 시대

    장안에서 로마까지 유라시아 대륙의 동서를 연결하는 1만 2000㎞에 이르는 교역로를 실크로드라고 명명한 이는 독일의 지리학자 페르디난트 리히트호펜(1833~1905)이었다. 실크로드를 통해 전파된 교역품은 비단에 그치지 않았다. 향신료, 도자기 등과 함께 국수도 교역품 목록의 하나였다. 실크로드가 누들로드(Noodle Road)이기도 한 까닭이다. 최근 한 공중파 TV에서 방영되고 있는 다큐멘터리 ‘누들로드’는 이 길을 동서로 넘나들며 국수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았다. 자장면이 지난 세기 이 땅에서 이룬 성공 신화는 누들로드의 영광스러운 한 장면으로 기억되기에 충분할 터이다. 자장면 한 그릇 안에 한국과 중국의 중국음식, 화교와 차이나타운, 근현대 한중교류사와 생활문화사 같은 재료들이 먹기 좋게 어울린 한 권의 책을 쓰고 싶었던 까닭이다. 중국의 언어와 문화를 공부하고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삼으면서부터 채무로 여겨오던 일이었다. 자장면은 베이징과 산둥 지역에서 삶은 면에 볶은 면장과 각종 야채를 얹어 비벼 먹는 전형적인 가정식 요리다. 중국에서 수많은 국수 가운데 한 가지, 그것도 가장 간편하고 값싼 국수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과 중국 두 나라가 전통적인 관계를 청산하고 근대적인 외교 관계를 모색하던 19세기 말, 자장면은 해 뜨는 방향으로 황해를 건너 한반도에 상륙하였다. 어떤 이의 주목도 받지 못한 조용한 귀화였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는 말처럼. 반세기 남짓 암중모색을 거치고 난 뒤 자장면의 검은 유혹은 마침내 한국인을 사로잡았다. 급속한 산업화, 도시화와 더불어 외식문화가 대중화되어 가던 무렵 한국인들이 찾은 곳은 중국식당이었고, 주문한 음식은 자장면이었다. 자장면은 그 이국적인 풍미로 외식문화의 꽃으로 군림하였고, 배달 문화가 가져다준 편리함으로 산업화 전장의 전투식량으로 사랑 받았다. 자장면은 문화관광부가 한국을 대표하는 민족문화를 선정한 ‘한국 100대 민족 문화 상징’의 반열에 올랐다. 한국인의 정서가 각인된 오브제로 영화, 다큐멘터리, 소설, 동화, 수필, 시, 연극, 만화, 노래 등 다양한 예술 장르의 소재가 되기도 하였다. 1992년 한·중 국교 수립 이후, 중국에 진출한 한국인을 따라 자장면은 이번에는 해 저무는 방향으로 황해를 건너 중국 대륙에 상륙하였다. 미시사 또는 생활사라고 불리는 영역의 책들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커피나 와인, 차를 소재로 한 책은 이미 여러 권 출간되었고 감자, 담배, 설탕, 초콜릿, 소금, 연필, 의자, 튤립, 화장실을 다룬 책들도 선을 보였다. 번역서가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국내 저자들의 책도 간간이 출간되고 있다. 이제 자장면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자장면과 그의 시대를 문화사의 시각으로 조명하는 일은 망각 속으로 사라져가는 우리의 근현대 생활문화사의 복원을 위해서도, 고단했던 지난 세기 한국인과 동고동락했던 자장면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일 터이다. 양세욱 한양대 연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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