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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11 총선 이후] 당선자 평균재산 20억… 10명중 2명이 병역미필

    [4·11 총선 이후] 당선자 평균재산 20억… 10명중 2명이 병역미필

    ■재산-우리나라 가구당 평균자산의 7배…무소속 김한표 ‘-1184만원’ 최하 19대 국회의원 총선거 결과 당선자 300명의 평균 재산은 정몽준(서울 동작을) 새누리당 당선자 등 1000억원대 자산가 3명을 제외하고 평균 20억 4863만원이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자산인 2억 9765만원의 6.9배였다. 이는 2008년 18대 총선 당시 정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당선자들의 재산 평균인 26억 4375만원보다 6억원가량 낮아졌다. 8년 전인 2004년 17대 총선 당선자(299명)의 평균 재산(21억 6000만원)과 비교해도 5% 넘게 줄었다. ●선진 55억·새누리 27억·민주 12억·통합진보 2억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한 정몽준 후보는 18대 총선 후보 등록 때의 3조 6043억보다 1조 5000억원가량 줄었다. 그가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의 주식 가액이 하락한 데다 지난해 2000억원을 기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재산 상위 2위는 고희선(경기 화성갑) 새누리당 당선자로 1462억여원이었다. 이어 김세연(부산 금정) 당선자 986억여원, 박덕흠(충북 보은·옥천·영동) 당선자 541억여원, 윤상현(인천 남을) 당선자 224억여원 등이었다. 재산 상위 10명은 새누리당 9명, 자유선진당 1명이었다. 모두 신고액이 100억원이 넘는 ‘슈퍼리치’들이었다. 19대 국회의원 재산 평균인 20억원 이상을 보유한 당선자는 모두 84명이었다. 민주통합당 의원 가운데는 장병완(광주 남) 당선자가 79억 305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김한표(경남 거제) 무소속 당선자는 -1184만원을 신고해 19대 국회의원 가운데 가장 가난한 후보였다. 이어 윤금순(비례) 통합진보당 당선자 -810만원, 김상민(비례) 새누리당 당선자 -351만원, 이상규(서울 관악을) 통합진보당 당선자 700만원, 전정희(전북 익산을) 민주통합당 당선자 2252만원의 순이었다.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자산인 3억원 이하를 보유한 당선자는 35명이었고 이 가운데 재산이 한 푼도 없거나 부채가 있는 사람도 3명이었다. 정당별로는 당선자가 5명인 자유선진당이 55억 3745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새누리당 27억 6466만원(정몽준 등 3명 제외), 민주통합당 12억 6947만원, 통합진보당 2억 4361만원 순이었다. ●비례대표 평균 18억… 18대보다 12억 줄어 비례대표 당선자(54명)들의 평균재산은 18억 1274만원으로 지난 18대 당시 비례대표 당선자 평균(30억 7604만원)보다 10억원 이상 줄었다. 19대 지역구 당선자 평균인 20억 6716만원보다도 적다. 비례대표 가운데는 현영희(새누리당) 당선자가 181억여원으로 재산이 가장 많았다. 한편 로펌 ‘김앤장’에서 2년 반 근무하며 재산이 45억원 늘어 논란이 됐던 김회선(서울 서초갑) 새누리당 당선자는 72억 700만원을, 스타 앵커 출신 신경민(서울 영등포을) 민주통합당 당선자는 38억 9300만원을 신고했다. 귀화여성으로 국회의원이 된 이자스민(비례) 새누리당 당선자는 1억 8840만원을, 1989년 북한에 다녀 온 임수경(비례) 민주통합당 당선자는 9억 6590만원의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진보당에서는 노회찬(서울 노원병) 당선자와 심상정(고양 덕양) 당선자가 각각 8억 4720만원과 1억 8904만원을 신고했다. 최고령인 강길부(69·울산 울주) 새누리당 당선자는 31억여원을, 최연소인 김광진(30·비례) 민주통합당 당선자는 2억 1740만원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납세-78명 연평균 납세액, 국민평균 501만원보다 적어 19대 총선 당선자 300명의 소득세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를 합한 납세액을 분석한 결과 당선자들은 지난 5년간 평균 3억 2475만원의 세금을 냈다. 1년에 6483만원씩 납부한 셈으로, 지난해 국민 1인당 평균 납세액인 501만원의 13배에 달한다. 하지만 당선자 가운데 78명의 연평균 납세액은 국민 1인당 평균 납세액을 밑돌았다. 연평균 100만원도 내지 못한 후보도 29명에 달했고, 김미희(성남 중원) 통합진보당 당선자는 같은 기간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지난 5년간 가장 많은 세금을 낸 당선자는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서울 동작을) 새누리당 당선자로 모두 391억여원을 냈다. 이어 박덕흠(충북 보은·옥천·영동) 새누리당 당선자 48억여원, 현영희(비례) 새누리당 당선자 40억여원, 경남기업 회장인 성완종(충남 서산·태안) 자유선진당 당선자 36억여원, 김세연(부산 금정) 새누리당 당선자 29억여원 순으로 납부액이 많았다. 보유 재산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납부한 후보도 있었다. 8억 8000만원의 재산을 신고한 김을동(서울 송파병) 새누리당 당선자는 지난 5년간 12억원이 넘는 세금을 냈고, 7억 9399만원의 재산을 신고한 김관영(전북 군산) 민주통합당 당선자도 9억 8577만원을 납부했다. 지난 5년간 한 차례 이상 세금을 체납한 적이 있는 후보는 31명(10.3%)으로 김한길(서울 광진갑) 민주통합당 당선자가 8870만원을 체납해 1위를 기록했다. 세금을 체납한 상위 10명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당선자가 5명씩이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병역-미필자 민주 25명·새누리 18명·선진 2명 19대 총선 당선자 300명의 병역 미필 비율을 분석한 결과 여성 등 병역 의무가 없는 사람을 뺀 253명 중 18.2%인 46명이 군 복무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8대 국회의 16.0%보다 2.2%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후보자 등록 당시 17.4%보다도 약간 높다. 정당별로 군 복무를 하지 않은 당선자는 민주통합당이 25명으로 전체 미필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새누리당은 18명, 자유선진당과 통합진보당은 각각 2명과 1명이다. 무소속 당선자 3명은 모두 병역 의무를 마쳤다. 민주당은 여성을 제외한 당선자 가운데 4명 중 1명꼴인 24.3%가 군 복무를 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새누리당(13.3%)과 통합진보당(12.5%)은 미필자 비율이 비슷하다.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를 포함해 5석을 배출하는 데 그친 자유선진당은 병역의무가 있는 4명 중 2명이 군 복무를 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과거 민주화운동 등을 하다 수형생활을 하는 바람에 면제를 받은 당선자가 많다. 유인태(서울 도봉을)·유기홍(서울 관악갑)·정청래(서울 마포을) 당선자 등이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감옥살이를 했다. 이해찬 세종시 당선자도 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돼 군 면제를 받았다. 반면 새누리당은 질병으로 인한 미필이 많다. 김재경(경남 진주을) 당선자는 ‘우슬관절 운동장애’, 조해진(경남 밀양) 당선자는 ‘수핵탈출증’이 면제 사유다. 이한구(대구 수성갑)·이종진(대구 달성)·윤진식(충북 충주) 당선자 등은 몇 차례 입대 연기를 하다가 ‘장기대기’로 소집 면제를 받았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봄 봄 봄… 연극도 꽃핀다

    올봄, 연극계가 풍성하다.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선 배우의 작품이라든지, 탄탄한 스토리와 독특한 소재로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작품이 연달아 공연되기 때문이다. 이윤택 연출이 10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연극 ‘궁리’는 관노비 출신의 조선시대 과학자 장영실의 역사적 실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장영실은 21세기에도 조선의 왕 못지않게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1442년(세종 24년) 임금이 타고 갈 수레의 바퀴가 빠지는 등으로 문제가 되자 태형 80대를 맞고 쫓겨났다는 기록(조선왕조실록)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역사 속에서 사라져 버렸다. 장영실은 중국 원나라에서 귀화한 과학자 아버지와 부산 동래현의 관노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로, 인간 장영실에 대한 기록은 거의 없다. 오직 그의 이름과 그가 남긴 발명품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궁리’는 장영실의 역사적 실종을 당시 조선을 둘러싼 동북아 국제 정세 속에서 파악한다. 세종대에 중국을 등에 업은 사대부들의 사대주의와 천민을 포함한 다양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주 세력의 첨예한 대립 속에서 장영실이 희생됐다고 해석해 낸다. 궁리는 24일부터 5월 13일까지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 극장 무대에 오른다. 1만~5만원. (02)3279-2233. TV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 엄마로도 유명한 카리스마 넘치는 여배우 이혜영이 13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다. 5월 2일부터 28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 ‘헤다 가블러’를 통해서다. 한국에서 프로 무대로 처음 선보이는 ‘헤다 가블러’는 ‘현대극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헨리크 입센의 대표작으로 애정 없이 결혼한 가블러 장군의 외동딸 헤다가 옛 애인에 대한 사랑과 질투로 자살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연극이다. 2만~5만원. 1644-2003. 한 무대에서 공연계 대표 연출가들의 각기 다른 연극 작품 3개를 연달아 볼 특별한 기회가 마련된다. 국립극단 손진책 예술감독과 뮤지컬 ‘명성황후’ ‘영웅’의 윤호진 연출가, ‘청춘예찬’ ‘경숙이 경숙 아버지’의 박근형 연출가가 21일부터 5월 13일까지 서울 용산구 서계동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단막극 연작’을 올린다. 이들의 작품은 40~50분 분량의 단막 연극으로 극장에선 세 편이 연달아 공연된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김동광 삼성 신임감독 “체질개선 통해 조직적인 농구 할것”

    김동광 삼성 신임감독 “체질개선 통해 조직적인 농구 할것”

    “젊은 친구들은 되고 나는 안 되는 게 어딨나.” 프로농구 삼성의 지휘봉을 새로 잡은 김동광(59) 감독의 눈빛은 붉은색 넥타이만큼이나 강렬했다. 김 감독은 “중요한 건 열정이다. 내 농구 지식과 열정은 어느 감독한테도 안 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카리스마와 호탕한 언변은 여전했다. 2006년 KT&G(현 KGC인삼공사) 감독을 끝으로 코트를 떠난 그는 한국프로농구연맹(KBL) 경기이사와 해설위원을 거치며 한층 진화해 돌아왔다. 김 감독이 5일 서울 태평로클럽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농구명가’ 삼성을 재건하겠다는 의욕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새 시즌 목표를 플레이오프(PO) 진출로 잡았다. 꽤 야심차다. 삼성은 올해 최하위였고, 팀의 대들보 이승준은 귀화 혼혈선수 규정에 따라 팀을 떠난다. 새 시즌 뚜렷한 전력 보강 요소도 찾기 힘들다. 트레이드를 하려 해도 마땅한 매물(?)이 없는 형편이다. 전태풍·하승진이 빠지는 KCC, 문태영이 없는 LG 등과 하위권을 형성할 거란 얘기가 벌써 나오고 있다. 김 감독은 “자유계약(FA) 선수 영입과 트레이드 등 모든 채널을 열어 놓고 보강하겠다.”고 했다. 구멍 뚫린 포워드 자리를 메우는 게 급선무다. 외국인 선수는 빠르고 현란한 김승현·이정석·이시준 등의 앞선을 받쳐 줄 기동력 있고 신장이 좋은 선수로 뽑겠다고 했다. 최근 삼성행 소문이 나도는 서장훈(LG)에 대해선 “가능하다. 다만 큰 메리트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스타 영입보다 중요한 건 선수단 의식을 바꾸는 일. 김 감독은 “체질 개선을 하겠다. ‘나’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팀워크가 중요하다.”고 했다. 정해진 시간에 단체로 식사를 한다거나 외부 일정에 복장을 통일하는 등 사소하지만 기본적인 것을 통해 ‘우리’란 개념을 심겠다고 했다. 추구하는 색깔도 ‘조직적인 농구’다. “(계약기간인) 2년이면 충분하다. 계단을 밟듯 하나씩 오르겠다.”고 자신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女탁구 日에 대역전 8년만에 4강 진출

    女탁구 日에 대역전 8년만에 4강 진출

    탁구는 박자의 경기다. 랠리가 이어지는 동안 제 박자를 잃으면 경기도 잃는다. 수비형 선수라면 더욱 그렇다. 스매싱을 함부로 맞받아 치지 않고 서서히 상대가 실수를 물기만을 기다리는 것. 박자와 지루한 기다림. 탁구는 마치 낚시와도 같다. 30일 자정(이하 한국시간)을 조금 못 남겨둔 독일 도르트문트의 베스트팔렌경기장. 일본과의 2012년 세계팀선수권대회 8강전에첫 번째 경기, 마지막 주자로 나선 김경아(35·대한항공)는 경기를 끝내고 “마치 지옥과 천당을 한꺼번에 보고 온 것 같다.”며 채 가라앉지 못한 흥분을 애써 감추지 않았다. 서른 중반을 막 넘긴 대표팀의 맏언니다. “런던올림픽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은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욕심장이기도 하다. 복식없이 5단식으로만 진행되는 단체전에서 김경아는 1단식과 마지막 5단식을 맡았다. 첫 번째 단식. 상대는 ‘아이짱’으로 불리며 일본여자탁구의 아이콘으로 군림한 세계 11위의 후쿠하라 아이. 이제까지 한 번도 후쿠하라에 진 적이 없었기 때문일까. 출발은 느긋하고도 힘찼다. 그러나 여유는 점차 불안으로 바뀌었다. ‘깎신’이라 불릴 정도로 커트에 일가견이 있는 그다. 네트를 살짝 넘나드는 예리함이 주무기다. 그런데 자꾸 탁구공이 붕붕 떠다녔다. 불안은 조급함으로 이어졌다. 후쿠하라의 특기인 전진속공이 테이블을 파고 들었다. 풀세트를 벌였지만 김경아는 2-3으로 졌다. 두 번째 경기에 나선 귀화선수 석하정(25)도 유난히 강세를 보이던 세계 6위 이시카와 카즈미에 2-3으로 패했다. 그 역시 “늘 자신있던 상대였는데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못 이겼다.”고 했다. 패색이 짙었다. 2년 전 모스크바대회 당시 일본에 져 8강에서 탈락한 아픈 기억이 반복되는 듯 했다. 관람석 꼭대기에서 “니폰~.”을 외치는 일본인들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졌다.그런데 세 번째 주자 당예서(31)가 나오면서 차츰 상황이 바뀌었다. 세계 43위가 13위의 히라노 사야카를 3-1로 제쳤다. 고향인 중국에서 딸을 낳고 돌아온 지 3개월 남짓이다. 지난 21일이 딸의 돌이었는데, 그는 돌잔치를 해 주러 집에 갈 수가 없었다. “히라노의 경기 비디오를 보면서 대결을 준비했다.”고 했다. 4번 주자로 다시 코트에 나선 석하정은 아예 후쿠하라를 3-0으로 셧아웃했다. 2-2 동점. 역전의 희망이 솟았다. 몸을 풀고 있던 김경아의 손에 불끈 힘이 들어갔다. 김경아는 경기를 모두 끝낸 뒤 “첫 경기에서 진 내가 단초를 제공했다. 그렇지만 후배들이 잘 해 줬다. 마무리는 당연히 내가 해야겠다고 마음을 추스렸다.”고 말했다. 상황은 그렇지 않았지만 서두르지 않았다. 호흡을 가다듬으니 커트가 말을 잘 들었다. 예상은 했지만 풀세트 접전. 그런데, 마지막 세트 듀스까지 갈 줄은 몰랐다. 10-10에서 시작한 듀스는 네 차례나 이어졌다. 실수를 하는 쪽이 끝이었다. 13-12, 매치포인트. 옆 코트에서남자부 4강전을 펼치는 독일을 응원하는 홈관중들의 고함소리가 귀에서 웅웅거렸다. 김경아는 상대의 서비스를 가볍고도 길게 깎아 넘겼다. 던진 미끼를 덥석 문 이시카와는 힘껏 스매싱을 휘둘렀지만 깊게 깎인 공은 공중으로 붕 뜬 뜬 뒤 코트 울타리 밖으로 날아갔다. 시작과 끝에서 지옥과 천당을 함께 경험한 김경아는 마침내 승리를 확인한 듯 두 손을 높이 쳐들었다. 한국 여자탁구가 숙적 일본을 3-2로 꺾고 지난 2004년 도하대회 이후 8년 만에 팀세계선수권대회 4강에 올랐다. 2년 전 모스크바대회 8강전에서 일본에 패해 탈락한 기억도 깨끗이 씻었다. 한국은 31일 새벽 1시 40분 현재 또 다른 8강전을 벌이고 있는 독일-싱가포르전 승자와 오후 8시 4강전에 나선다. 1973년 사라예보, 1991년 지바대회 우승 이후 걷게 될 통산 세 번째 결승 길목이다. 도르트문트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경기 중 테이블 먼지 떠는 오상은

    경기 중 테이블 먼지 떠는 오상은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후배들이 언제부터 따라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나네요.” 탁구 팀세계선수권에 출전하고 있는 남자 대표팀의 ‘맏형’ 오상은(35·대우증권)의 먼지 떨기 습관은 독일 도르트문트에서도 계속됐다. 28일 새벽 프랑스와의 C조 조별리그 3라운드가 펼쳐진 베스트팔렌경기장. 첫 주자로 나선 오상은은 늘 하던 대로 큰 타월을 휘저어 탁구대 위에 쌓인 먼지를 툭툭 떨어냈다. 테이블 위에 조그만 이물질이라도 있으면 경기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건 당연한 일. 그러나 앞선 경기가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먼지가 쌓였을까. 오상은은 경기 중에도 고비마다 주심 옆에 놓인 커다란 통에서 타월을 꺼내 들어 땀을 쓱 닦아낸 뒤 예의 먼지 떨기를 되풀이했다. 사실 먼지를 떠는 건 그의 오래된 습관이다. “심리적으로 긴장 상태에 있을 때 자신을 추스르는 데 도움이 된다. 시간도 버는 방법”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지금은 후배들도 너나없이 따라한다. 심지어 여자 대표팀의 귀화 선수 당예서까지 선배의 습관을 따라 하고 있으니 먼지 떨기는 이제 한국 대표팀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셈이다. 특별히 규정을 거스르는 건 없다. 그러나 먼지를 떨 때마다 테이블 가까이 앉아있는 심판들의 표정은 잠깐씩이나마 일그러진다. 깨끗하게 닦아놓은 테이블이지만 바로 코앞에서 휙휙 바람을 일으키며 먼지를 일으키는 데야 심판들로서도 유쾌할 리가 없다. 오상은은 라켓을 애지중지하는 걸로도 유명하다. 경기 중에도 라켓의 고무판 면을 손으로 만지는 법이 없다. 이것 역시 오래된 습관. 그러나 가장 해묵은(?) 습관은 경기 시작 전 반드시 30분을 채우는 워밍업이다. 그는 후배들에게 ‘준비가 가장 아름다운 선수’로 통한다. 그건 서른 중반을 막 넘어선 지금도 후배들 못지않은 체력과 기량을 뽐낼 수 있는 비결이다. cbk91065@seoul.co.kr
  • 화동양행, 27일 희귀화폐 경매

    풍산그룹 계열사인 ㈜화동양행이 창사 40주년을 맞아 27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화폐 경매를 실시한다. 22회째를 맞는 화동옥션은 1부에서 출회량이 희소한 국내 상평통보 모전, 근대주화, 기념주화, 대한제국 및 조선은행 지폐가 선보일 예정이다. 2부에서는 조선은행 견양지폐를 시작으로 중국 고전 및 기념주화 지폐, 서양 고전금화, 세계 대형 금화 등이 출품된다. 특히 발행량이 288개밖에 되지 않는 중국 ‘마이지산 석굴’ 대형 금화와 90여종의 중국 화전, 한국은행 5000원권 특이번호 지폐 등이 출품될 예정이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핑퐁 예선, 男 역전승·女 2연승

    한국 남녀 탁구가 팀세계선수권대회 첫 라운드를 무사히 통과하면서 1차 목표인 본선 8강을 향한 순항을 시작했다. 남자탁구는 26일 독일 도르트문트 베스트팔렌할렌 체육관에서 열린 조별예선 1라운드에서 타이완에 3-2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1, 2단식에서 오상은과 주세혁이 내리 져 일격을 맞은 한국은 세 번째 단식에 나선 유승민이 치앙헝치를 3-0으로 제치면서 흐름을 잡고 4단식에 다시 나선 오상은이 추앙치위안을 3-2로 꺾어 균형을 맞췄다. 그리고 마지막 5단식에서 주세혁이 첸치엔안을 풀세트 끝에 3-2로 돌려세우고 첫 승을 따냈다. 여자는 1라운드에서 크로아티아를 3-0으로 꺾은 데 이어 러시아에 3-1 역전승을 거두고 쾌조의 2연승을 달렸다. 이번 대회는 런던올림픽을 앞둔 전초전. 상위권 후보들의 전력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다. 대표팀의 목표는 말할 것도 없이 남녀 모두 우승이지만 조심스럽다. 만리장성 중국은 50회째인 2010년 모스크바대회까지 남녀 각각 17, 18차례나 우승했다. 올해도 출전 엔트리 남녀 각 5명은 모조리 세계랭킹 ‘톱10’에 들어 있다. 이들의 연습상대로 함께 도르트문트에 함께 날아온 남자부 천치(세계 12위), 여자부 우양(11위)을 비롯한 8명은 다른 나라에선 에이스급이다. 한국이 2위를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상대는 독일. 2년 전 모스크바 대회에서 한국은 4강전에서 티모 볼(세계 6위)이 이끄는 독일에 1-3으로 져 결승행이 좌절됐다. 이번에도 독일과 결승 진출을 다툴 가능성이 높다. 여자의 경우 일본이 난제다. 2년전에도 ‘아이짱’ 후쿠하라 아이(세계 11위), 히라노 사야카(13위)에게 져 5~8위 결정전으로 밀려났던 터. 랭킹에선 달리지만 당예서(43위)·석하정(24위) 등 공격형 귀화파들의 동시 출격에 기대를 걸고 있다. 도르트문트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선택 2012 총선 D-16 비례대표 후보 분석] 총 20개 정당 188명 확정… 경쟁률 3.48대1

    [선택 2012 총선 D-16 비례대표 후보 분석] 총 20개 정당 188명 확정… 경쟁률 3.48대1

    ■ 재산·납세 - 평균재산 자유선진당 40억 1위 새누리 22억·민주 6억·진보 2억 9명 세금 ‘0’… 체납경력 26명 지난 24일 최종 확정된 4·11 총선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는 모두 20개 정당의 188명이 포함됐다. 새누리당이 44명으로 가장 많은 후보를 냈고 민주통합당 38명, 통합진보당 20명, 자유선진당 16명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54개의 비례대표 의석을 놓고 경쟁하게 되면서 3.4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평균재산 15억… 안대륜 377억 1위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88명의 비례대표 후보자들의 평균 재산은 15억 3124만원이었다.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 등 1000억원대 자산가 4명을 제외한 지역구 후보자들의 평균 13억 3127만원보다 2억원 많다. 재산신고액이 가장 많은 후보는 자유선진당 8번을 받은 안대륜 후보로 377억 9032만원을 신고했다. 이어 새누리당 현영희(23번) 후보가 181억 5236만원, 가자!대국민중심당 구천서(1번) 후보가 119억 8284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재산이 많은 순으로 상위 10명 중 새누리당이 3명, 선진당과 국민생각이 각각 2명이었다.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후보는 상위 25인에도 없었다. 민주당에서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한 후보는 홍의락(20번) 후보로 24억 1412만원의 재산을 지녔다. ●박근혜 21억·한명숙 6000만원 정당별 평균 재산은 자유선진당이 40억 4349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국민생각이 평균 37억 5550만원으로 두번째였고 새누리당은 22억 2483만원이었다. 민주당의 평균 재산은 6억 4134만원이었고 통합진보당과 진보신당은 각각 2억원대였다. 새누리당 11번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재산이 21억 8104만원, 민주당 15번 한명숙 대표는 6064만원이었다. 188명 후보들이 최근 5년동안 낸 세금은 평균 1억 4133만원이었다. 이 가운데 세금을 전혀 내지 않은 후보도 9명이다. 체납 경력이 있는 후보자들도 26명으로 평균 체납액은 203만원이었다. 현재 체납 상태인 경우도 2명이었고 이 가운데 한나라당 이태희(1번) 후보는 현 체납액이 4763만원에 달했다. ●평균연령 52세… 지역구보다 2년 낮아 비례대표 후보들의 평균 연령은 52세로 지역구 후보자들의 평균 연령(54세)보다 2년 낮다. 최연소 후보는 27세인 청년당 우인철(4번) 후보이고 최고령 후보는 가자!대국민중심당의 윤영오(2번) 후보로 75세다. 188명 가운데 남성 후보는 109명, 여성 후보는 79명이었다. 공직선거법에서는 홀수 순번에 여성을 배치하도록 돼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정당들이 많아 30명의 차이가 났다. 가자!대국민중심당은 7명 후보 모두 남성이다. 진보신당은 학벌을 벗어나겠다는 총선 공약에 따라 7명 후보들의 학력을 모두 밝히지 않았다. 비례대표 6번을 받은 박노자 후보는 귀화한 뒤 가족관계등록부를 수정하지 않았던 탓에 본명인 ‘티코노프 블라디미르’로 명단에 올랐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병역 - 軍미필 24명… 새누리 7명·민주 5명 정상복무 85명… 여성 79명 19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 189명 중 병역을 정상적으로 마친 이는 85명이었다. 여성은 79명, 병역이 면제되거나 취소 처분된 이들은 24명이다. ●국민생각·창조한국 모두 군필·여성 병역 미필자들을 살펴보면 새누리당이 비례 후보 44명 중 7명이고 민주통합당이 38명 중 5명, 자유선진당이 16명 중 3명이었다. 병역 미필자 비율이 가장 높은 당은 가자!대국민중심당으로 28.6%(7명 중 2명)가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다. 국민생각과 창조한국당은 비례후보가 모두 군필자와 여성으로 채워졌다. 병역 면제 사유를 보면 질병으로 인한 면제 및 취소가 1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수형 면제 5명, 장기대기로 인한 면제 4명, 고령 2명, 신장·체중 미달 또는 학력 미달 2명의 순이었다. 새누리당은 병역면제 후보 7명 중 3명의 사유가 활동성 폐결핵, 중이염 등 질병이었다. 2명은 고령, 1명은 체중 미달이었다. 비례 4번인 조명철 후보는 탈북자로 31세 이후 국적을 취득해 병역대상에서 제외됐다. ●새누리 조명철 ‘탈북자 면제’ 민주당도 후보 5명 중 3명의 면제 사유가 질병이었고 2명은 수형으로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다. 김기식 후보는 국가보안법 위반, 이재화 후보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병역이 면제됐다. 청년당 후보인 오태양씨는 양심적 병역거부에 따른 병역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형을 받았다. 군소당 후보 중엔 특수절도, 장물운반 등의 전과로 국회의원 자질이 의심되는 이들도 있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전과 - 5명중 1명 ‘전과’… 진보 11명 최다 민주 8명… 새누리 한명도 없어 4·11 총선 비례대표 후보자 가운데 5명 중 1명꼴로 전과 기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개 정당에서 등록한 총 188명의 비례대표 후보자 가운데 38명(20.2%)이 전과가 있었다. ●자유선진·국민생각 1명씩 정당별로 보면 통합진보당이 11명(28.9%)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민주통합당이 8명(21.1%), 진보신당이 2명(5.2%), 자유선진당과 국민생각이 각각 1명(2.6%) 순이었다. 새누리당은 전과기록을 가진 비례대표 후보가 한 명도 없었다. 통합진보당은 전체 20명 중 11명으로 절반 이상이 전과 기록을 갖고 있었다. 2005년 10월 평양에서 원정출산 논란이 있는 황선 후보와 서기호 전 판사 등 11명이 모두 국가보안법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등 공안 관련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표, 보안법 위반 등 4건 전과 기록 건수로는 정통민주당 비례대표 1번인 장기표 후보가 가장 많았다. 국가보안법·반공법·집시법 위반 등 모두 4건이었다. 이어 3건이 2명, 2건 6명, 1건 29명 등 순이었다. 군소 정당에서는 사기, 장물취득, 특수절도, 횡령 등의 전과자들도 다수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알립니다 당초 이 기사에는 제19대 총선 새누리당 비례대표 33번 서미경 후보자의 재산 신고액이 -5억 4587만원이라는 내용이 포함됐으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전산 입력 과정에서의 착오였다며 1억 9957만원으로 바로 잡는다고 알려와 관련 부분을 삭제했습니다.
  • “오늘은 한국서 117년 산 우리 가족에게 가장 기쁜 날”

    “오늘은 한국서 117년 산 우리 가족에게 가장 기쁜 날”

    “한국에서 117년을 산 우리 가족에게 오늘이 가장 기쁜 날입니다.” 4대에 걸쳐 우리나라에서 교육·의료 봉사 활동을 펼쳐온 ‘벽안의 의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인요한(53) 소장이 마침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4대에 걸쳐 봉사… 본인 공로로 특별귀화 허가 인 소장은 21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권재진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우리나라의 교육과 의료 사업 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특별 귀화자 자격으로 국적증서를 전달받았다. 비로소 ‘한국인’이 된 것이다. 독립유공자 후손처럼 선대가 기여한 공로로 후손이 국적을 얻은 경우는 있었지만 본인이 대한민국에 기여한 공로로 특별 귀화 허가를 받은 경우는 인 소장이 처음이다. 1895년 전라도 지역에서 선교 활동을 시작한 유진 벨 선교사의 외증손인 인 소장은 전북 전주에서 출생해 지금까지 4대에 걸쳐 선교와 교육·의료 봉사 활동을 펼쳐온 선교사 집안의 후손이다. 1987년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1991년부터 현재까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재직 중이다. 인 소장은 “앞으로 의료 관광 분야에 기여하고 싶다.”면서 “의료 ‘한류’를 통해 우리나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자신과 같은 특별 귀화 혜택을 더 많은 외국인들이 받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국형 구급차 개발… 北 결핵퇴치 사업 앞장 인 소장의 조부 윌리엄 린튼(한국명 인돈)은 유진 벨 선교사의 사위로 일제강점기 당시 신사 참배 거부 등 항일 운동을 했으며 대전 한남대학교를 설립하는 등의 공로로 201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받았다. 부친인 휴 린튼(한국명 인휴)도 6·25전쟁에 참여한 뒤 전남 순천에서 결핵 퇴치 활동을 하는 등 다양한 봉사 활동을 펼쳐왔다. 이러한 가족의 영향으로 인 소장 역시 1993년 한국형 구급차를 개발해 보급했으며 26차례나 북한을 찾아 결핵약과 의료장비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등 북한 결핵 퇴치 사업에 앞장서 오고 있다. ●문무대 자진입소…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삶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 때는 외신 기자와 시민군 사이에 있었던 유일한 기자회견에서 직접 통역을 맡아 당시의 광주 상황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하기도 했다. 외국인 신분으로는 최초로 대학생 병영훈련 기관인 문무대에 자진 입소하는 등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삶으로 귀감이 되고 있는 그는 음식도 돼지고기 수육 등 한식을 즐긴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상업사진 중단 후 ‘한국의 재발견’ 나선 사진가 김중만

    [김문이 만난사람] 상업사진 중단 후 ‘한국의 재발견’ 나선 사진가 김중만

    아주 먼 공간을 현재로 확 끌어당긴다. 좁혔다 늘였다, 모든 것이 보는 방향과 각도에 따라 변한다. 과학과 예술, 그리고 영혼이 버무려진 걸작이 탄생하기도 한다. 뭘까. 바로 사진이다. 하여 누구나 사진을 감상하고 싶어 한다. 이 시대의 대표적 사진작가 김중만(58)씨. 요즘에는 어떤 앵글로 감동을 만들어 가고 있을까. 5년 전, 더 이상 상업사진 촬영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새로운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기에 카메라를 든 그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우선 최근의 몇 가지 사례부터 들여다보자. 첫 번째, 서울대병원 본관 1층에 가면 ‘우리 모두에겐 희망에 대한 절대적 소망이 있다’는 주제의 흔치 않은 사진전을 감상할 수 있다. 김씨가 직접 병원 곳곳을 누비며 삶에 도전하는 환자와 가족, 그리고 진료 현장을 뛰는 의료진의 숨김 없는 모습을 담은 사진 30점이 전시되고 있다. 김씨가 꼬박 3일 동안 병원에 기거하며 찍은 작품들이다. 이 전시는 ‘희망 기부, 나눔의 문화’에서 출발했으며 23일까지 계속된다. 두 번째, 병영문화 월간잡지 ‘HIM’을 통해 ‘그대들이 지키는 아름다운 우리 강산’이라는 제목으로 병사들을 위한 헌정 사진전을 시작했다. 그가 직접 몸으로 찍은 아름다운 국토강산의 사진들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최근호에는 ‘강원도 영월 요선암’ 등 새로운 사진 8점이 포토 에세이 형식으로 지상 전시되고 있다. 세 번째, 지난 20일 동북아역사재단 등과 협약을 맺고 다음 달 1일부터 1년 동안 독도 전역을 카메라에 담는 작업을 시작한다. 생활과 동식물 등 기록적, 예술적 가치가 있는 사진을 총망라하게 돼 또 다른 차원의 독도 수호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가 터치하는 독도의 사계는 어떤 모습일까. ●레게 머리 알아볼까봐 헤어스타일 바꿔 지난 19일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스튜디오에서 김씨를 만났다. 바쁜 촬영 일정 때문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커피 한 잔을 앞에 놓고 잠시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김씨 특유의 레게머리 스타일이 아니어서 의외였다. 헤어스타일을 왜 바꿨느냐고 물었다. “이렇게 하면 알아보지 못할 것 같아서요.”라며 웃는다. 먼저 병원 전시 얘기를 꺼냈다. “아시다시피 병마와 싸우는 환자들은 희망을 가져야 하거든요. 또 병원에는 좋은 의사들이 많이 남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건강한 삶, 건강한 세상 만들기에 동참하자는 취지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환자들, 나눔을 통해 값진 삶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고자 했습니다.” 병사들을 위한 헌정 사진전도 이 같은 ‘나눔’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아는 분의 권유도 있었지만 나라를 지키는 60만 병사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하겠다고 했지요. 그들에게 ‘아름다운 강산’, ‘국토사랑’에 대한 자긍심을 느끼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너희들이 있어 편하게 살고 있으니 뭔가 해 줘야 한다는 ‘나눔의 생각’에서 말입니다.” 이어 독도 얘기를 꺼냈다. “사실 제가 ‘한국의 재발견’이라는 이미지 작업을 한 지 5년 차가 됩니다. 첫 번째는 관광공사와, 두 번째는 문화재청과 협약을 맺어 한국적인 것을 찾는 작업을 했지요. 그런 연장선상에서 독도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독도는 그동안 개인적으로 두 번 정도 다녀왔는데 정말 아름다운 곳이지요. 좋은 작업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일본 사진작가들은 도저히 들어갈 수 없는 보물 같은 곳이지요” 그는 또한 “우리의 땅 독도에서 우리의 정서를 반영한 작품을 만들어 독도를 세계에 알리고, 미래세대를 위한 영유권의 근거를 기록물로 남길 것”이라면서 “그들(일본)이 뭐라고 하든 말든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꾸준히 준비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독도 프로젝트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전시회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사진 관람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도 다음은 어디냐는 질문에 “제주도로 향할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를 위해 틈틈이 제주도에 다녀온다고 귀띔했다. ●한국 전통·깊이 간과했던 지난날 반성 “그동안 한국의 전통과 한국적 깊이를 간과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작업을 하면서 반성도 많이 하게 됐습니다. 상업사진을 하면서 정체성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본 적이 없었지요. 뒤늦게나마 우리나라 이미지에 빠지면서 정체성을 생각했고 ‘너는 누구냐’ 하는 물음에 조금 (답을)찾아냈습니다. 한국인으로서 한국 사진가가 해야 할 일은 무궁무진합니다.” 그의 표정이 사뭇 진지해진다. 상업사진 시절에 대한 반성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 1988년 한국인으로 귀화한 그는 패션작가로 유명 연예인들과 사진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전도연, 비, 원빈, 정우성, 배용준, 이병헌, 강수연, 손예진 등 1000여명에 이르는 스타와 패션사진, 광고, 영화, 포스터 등 다양한 분야의 사진을 찍었다. 연간 17억원을 벌어들일 정도였다. 그러던 2007년 11월 어느 날 둑길을 걸으면서 문득 자신에 대해 물음표를 던졌고 상업 사진을 확 접었다. 연간 수입이 8000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좀 더 일찍 고민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 안의 영혼과 진정한 자신을 찾아야 한다는 어떤 절실함이 다가왔습니다. 중랑천 둑길을 걷다가 문득 수양버들을 보고 ‘너를 찍어도 되겠니’라고 몇 번 물었고 비로소 대답을 들었을 때 방향전환을 하게 됐지요.” ●阿 봉사한 부친 유언 따라 26곳에 골대 세워 이후 수양버들을 찍으면서 둑길에 있는 나무들과 친구가 됐다. 아무도 쳐다보지 않았을 법한 외로운 나무들과도 가까워졌다. 어쩌면 소외된 사람들의 마음을 알 수 있는 것처럼 다가왔다. 그렇게 찍은 둑길 사진만 무려 4만 5000여 장이다. “저는 사진작가로 생각 안 합니다. 그저 사진가일 뿐입니다. 사진가의 인생으로 반절 정도 왔습니다. 앞으로 5년 차의 사진가로서 우리나라를 정성으로 담아내려 합니다.” 화제를 아프리카로 돌렸다. 지난달에도 아프리카에 다녀왔다고 하면서 “그동안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 걸린 아이 등 불우한 아이들과도 자주 만났는데 이들을 위해 실질적으로 무엇을 해 줄 것인가 고민을 많이 해 왔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종단 축구 골대 세우기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과 요하네스버그, 보츠와나, 나미비아, 잠비아, 짐바브웨, 케냐, 에티오피아 등 희망의 축구 골대로 아프리카의 남부에서 북부로 올라가는 것이지요.” 이 사업의 일환으로 현재 26개의 축구 골대를 세웠다. 이는 아버지가 생전에 아프리카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정신과 맥락을 같이한다. 1960년대 말 가족을 이끌고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로 이주해 평생을 진료에 바친 의사 아버지는 생전에 “아프리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라.”고 아들에게 자주 강조했고 ‘아프리카 사진’ 또한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찍기 시작했다. 그가 목숨 걸고 찍은 아프리카 사진들은 현재 제주도에 있는 아프리카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사진 인생 37년… 75만장 찍어내 1975년 개인전을 통해 데뷔했으니 그의 사진 인생은 올해로 37년째. 그동안 찍은 사진만 무려 75만장이다. 내친김에 100만장까지는 찍어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이런 그에게 사진이란 무엇인지 물었다. “전쟁입니다. 카메라를 들고 치열한 전선으로 뛰어들어가 이기는 것입니다. 200년 사진 역사에 한국인으로 뛰어들어야 합니다. 우리 것이 좋은데 아직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극복하려면 열정과 한국의 혼을 가진 후배들이 많이 나와야 합니다. 앞으로 그 전쟁터는 더 치열해질 테니까요. 우리나라는 디지털카메라 보급 1위 국가입니다. 모든 국민들이 사진가다운 DNA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아름다운 것을 열망하는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거듭 강조하는 그는 “일반 국민들은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찍고 사진가인 저는 아름답지 않은 것을 아름답게 찍어나가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김중만 1954년 철원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3학년 때 아버지를 따라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로 이주했다. 프랑스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니스 국립응용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던 중 사진작가로 방향을 틀었다. 1975년 니스 ‘장피에르 소아르니’에서 데뷔 개인전을 가지면서 본격적인 사진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1977년 프랑스 ‘아를 국제 사진 페스티벌’에서 젊은 작가상을 수상했으며 23살 때 프랑스 ‘오늘의 사진작가 80인’에 최연소 작가로 선정됐다. 1988년 한국으로 귀화한 뒤 패션작가와 유명 연예인들 사진 작업을 하던 중 2007년 상업사진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기아와 질병으로 고생하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후원하면서 세계 오지와 극지를 오가며 예술 사진을 찍었다. 최근에는 ‘한국의 재발견 프로젝트’에 전념하고 있다. 주요 저서와 사진집으로는 ‘동물의 왕국(1999), ‘아프리카 여정’(2005), ‘김중만 사진집’(2005), ‘섹슈얼리 이노선트’(2006) 등이 있다. 아울러 패션사진가상(2000), 모델라인 2002 베스트 드레서 백조상(2002), 제5회 마크 오브 리스펙트상(2010) 등을 수상했다. 현재 스튜디오 ‘벨벳 언더그라운드’ 대표로 있다.
  • 새누리 민병주 1번·박근혜 11번, 민주는 전순옥 1번·한명숙 15번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20일 4·11 총선 비례대표 명단을 발표했다. 비례대표 1번에 새누리당은 여성 핵물리학자인 민병주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위원을, 민주당은 전태일 열사의 누이인 전순옥 참여성노동복지센터 대표를 각각 배치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11번에, 민주당 한명숙 대표는 15번으로 배정했다. 새누리당은 비례대표 후보로 46명을 확정했다. 홀수 번호에 배치되는 여성 후보는 주부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윤명희 한국농수산식품CEO연합회 부회장이 3번, 강은희 IT여성기업인협회장 5번, ‘나영이 주치의’인 신의진 연세대 의대 교수가 7번, 탁구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이에리사 전 태릉선수촌장이 9번을 받았다. 영화 ‘완득이’에 출연한 필리핀 귀화 여성 이자스민씨는 17번이다. 남성 후보는 탈북자 출신인 조명철 통일교육원장 4번, 주영순 목포상공회의소 회장이 6번, 이상일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8번이다. 박 위원장의 앞뒤인 10·12번에는 경제학자인 이만우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와 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가 포진됐다. 그러나 국민공천배심원단은 공천위 발표 직후 쌀직불금 불법수령 전력이 제기된 이봉화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장(15번)에 대한 재의를 요구했다. 공천위가 재의 요구를 받아들여 새 후보를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18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22명의 비례대표 의원을 배출했다. 민주당은 ‘남한 사회주의 노동자 동맹’(사노맹) 사건으로 6년을 복역하고 1980년대 노동운동을 주도했던 은수미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을 3번으로, 인권운동가인 진선미 변호사 5번, 배재정 부산일보 해직기자가 7번, 남윤인순 최고위원이 9번에 포진했다. 남성 후보는 시각장애인인 최동익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상임대표가 2번, 홍종학 경실련 재벌개혁위원장 4번, 김용익 노무현정부 사회정책수석이 6번이다. 군 출신으로는 백군기 전 특전사령관이 8번에 배정됐다. 청년대표 비례대표로는 김광진 순천YMCA 재정이사가 10번에 올랐다.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지낸 김기식 당 전략기획위원장과 도종환 시인은 각각 14번, 16번이 됐다. 1989년 평양 방북으로 옥고를 치른 임수경씨는 비례대표 당선권 끝 번호인 21번으로 이름을 올렸다. 안동환·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진보 청년비례대표 선출도 조작 의혹

    통합진보당이 4·11 총선 비례대표 후보 선출을 둘러싸고 투표 과정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지면서 후보자 확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당원 투표 과정에서 현장 투표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됨과 동시에 청년 비례대표 인터넷 투표 과정에서 누군가 온라인 투표 시스템 로그파일에 손을 댄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진보당은 20일 전국운영위원회를 열고 투표 조작 여부와 후보 명단 확정을 놓고 하루종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진보당에 따르면 청년 비례대표 인터넷 투표가 진행되던 지난 11일 새벽 투표 소스코드 30여개가 변경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관계자는 “컴퓨터 인지언어의 바탕이 되는 소스코드의 훼손은 투표 기간 중 투표함을 연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곤혹스러워했다. 현재 청년 비례대표 후보인 김재연씨는 당선 가능권인 3번을 받은 상태지만 특정 후보를 위한 조작으로 밝혀질 경우 후보가 바뀔 수 있다. 이와 함께 온라인투표 1위를 기록한 오옥만 제주도당 공동위원장은 현장투표 결과로 9위로 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진보신당은 이날 울산과학대 청소용역 노동자인 김순자 민주노총 울산지역연대노조 부위원장을 비례대표 1번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으로 2001년에 귀화한 박노자 오슬로 대학 교수를 비례대표 6번에 배치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프로농구] 허재, 맨땅에서 ‘시즌2’ 쓴다

    은퇴 기로에서 고민하던 ‘소리 없이 강한 남자’ 추승균(38·KCC)이 결국 코트를 떠난다. KCC는 13일 추승균의 은퇴를 발표하며 15일 공식 기자회견을 연다고 밝혔다. 추승균은 챔피언에 오르며 화려하게 마지막을 장식하고 싶었지만 6강 플레이오프(PO)에서 모비스에 3연패로 힘없이 물러난 뒤 은퇴를 결심했다. 프로농구 전·현직 선수를 통틀어 가장 많은 5개의 챔피언반지를 낀 그는 아쉬움을 남긴 채 정든 유니폼을 벗게 됐다. 정규리그 1만득점(1만 19점), 플레이오프 최다출전(109경기) 및 최다득점(1435점) 등 꾸준한 성적표는 이제 ‘전설’로 남는다. 1997~98시즌 현대부터 KCC까지 15시즌 동안 줄곧 한 팀에서 뛴 것도 역사다. 추승균이 떠나는 건 단순한 베테랑 한 명의 은퇴가 아니다. ‘허재 시즌1’이 끝났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2005년 KCC 지휘봉을 잡은 허재 감독은 ‘이조추 트리오’ 이상민·조성민·추승균을 등에 업고 4강을 찍으며 데뷔했다. 이듬해 꼴찌로 추락했지만, 오히려 2008년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하승진을 잡으며 전화위복이 됐다. 2009년 귀화혼혈 드래프트에서는 전태풍까지 안아 빈틈 없는 라인업을 구축했다. 2008~09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두 번 우승했다. 그러나 새 시즌은 백지상태에서 시작하게 됐다. 하승진은 공익근무요원으로 떠나고, 전태풍은 귀화혼혈 선수 규정상 다른 팀으로 이적한다. 루키 정민수는 군에 입대한다. 임재현은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다. 구심점이던 추승균은 떠난다. 허 감독도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기간이 종료됐지만 팀을 떠날 가능성은 없다. 리빌딩은 ‘농구 대통령’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선수 복이 끊이지 않았던 허 감독은 이제 차포를 뗀 상황에서 팀을 꾸려야 해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 허 감독은 “올여름에는 제로(0)에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했다. ‘허재 시즌2’의 시작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사설] 여야 비례대표 경쟁 정치상업주의 아닌가

    각 당이 총선을 20여일 앞두고 비례대표후보 선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어제 32명의 국민공천배심원단을 확정하며 비례대표 추천을 위한 심사에 들어갔다. 전문가와 일반국민 등으로 구성된 국민공천배심원단은 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비례대표 후보 최종 공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지난주 비례대표 추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한 민주통합당도 오늘과 내일 이틀간 후보신청을 접수한 뒤 서류심사 등 본격적인 후보선정 작업을 벌여 나갈 계획이다. 여야 할 것 없이 모두 쇄신과 개혁 공천을 내세웠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만을 놓고 보면 국민의 눈높이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비리 연루’ 후보가 중도하차하는가 하면, ‘기획공천’ 논란 속에 탈당하는 이들이 줄을 잇고 있다. 도덕성과 정체성이라는 공천 잣대가 무색하다. 그런 만큼 비례대표 공천에 거는 국민의 기대는 각별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유력 비례대표 후보로 거론되거나 확정된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우려가 앞선다. 새누리당의 비례대표 후보 중에는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 영화 ‘완득이’에 출연한 필리핀 출신 귀화여성 이자스민씨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료 온라인 동영상 강의 사이트 공신닷컴을 운영하면서 유명해진 ‘공부의 신’ 강성태(29)씨의 영입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는 이름만 알려지면 정치권으로 끌어들이거나 혹은 스스로 달려가는 후진적 정치행태는 이번 비례대표 공천에서만큼은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비례대표는 직업정치인이 아닌 각계 직능대표 전문가들을 국회에 진출시킴으로써 각 분야의 민의를 최대한 반영하고 정치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기본 취지다. 영웅은 영웅으로 남아야 한다. ‘학습나눔’ 실천활동은 그 자체로 소중한 것이다. 오로지 표심만을 의식한 공천작업은 부메랑이 될 공산이 크다. 그제 선정된 민주당 청년비례대표 4명 중에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농성 중인 여성이 포함돼 있다. 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 후보는 트위터에 제주 ‘해적기지’ 운운하는 글을 올려 논란을 낳고 있다. 비례대표의 공천 기준을 보다 엄격히 적용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여야 모두 정치상업주의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바란다.
  • ‘공신’ 강성태·배우 최란·석해균 선장… 30대1의 승부

    ‘공신’ 강성태·배우 최란·석해균 선장… 30대1의 승부

    새누리당의 4·11 총선 비례대표 후보에 600여명이 몰렸다. 당선권이 20명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30대1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통상 50명 정도로 비례대표 후보를 압축해 온 전례에 비춰도 대략 12대1을 웃도는 경쟁률이다. 새누리당이 지난 8일부터 사흘간 비례대표 후보자를 접수한 결과 남성 441명과 여성 175명 등 총 616명이 신청했다. 마감일인 10일 하루 동안 200여명이 대거 신청하면서 접수처가 북새통을 이룰 정도였다. 신청자들의 면면도 다양해졌다. 기존에는 각 직능단체 대표들이 비례대표 당선권에 배치됐던 반면 이번에는 현장에서 성공을 이루고 감동 스토리를 만든 인물들이 우선적으로 검토되는 있는 데 따른 현상이다. 이런 인물로 중증 장애를 갖고 있는 이미일(66) 사단법인 6·25전쟁 납북인사 가족협의회 이사장이 후보 공모에 접수했다. 이 이사장은 2010년 국무총리실 산하 6·25전쟁 납북자 진상규명위원회를 출범시킨 인물로 지난해 국회 올해의 인권상을 받은 바 있다. ‘아덴만의 영웅’으로 불리는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과 필리핀 출신 귀화 여성인 ‘완득이 엄마’ 이자스민씨, 국가대표 탁구 선수 출신으로 태릉선수촌장을 지낸 이에리사 용인대 교수 등도 비례대표 후보로 신청했다. 소외 계층에 문화 나눔 활동을 하고 있는 연기자 최란씨도 전날 공천을 신청했다. 최씨는 시민단체인 ‘사단법인 대한민국 서울문화예술협회’를 만들어 소년·소녀 가장과 장애인, 새터민, 외국인 노동자, 농촌 다문화가정 출신 등을 지원하는 활동으로 지난해 대한민국 나눔대상에서 국가인권위원장상을 받기도 했다. 시민단체인 한국청년유권자연맹의 이연주 운영위원장도 여성계와 청년층 표심을 업고 도전장을 냈다. 노동계 비례대표로는 장석춘 전 한국노총위원장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장 전 위원장은 LG전자 노조위원장을 거쳐 2008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한국노총 위원장을 지냈다. 국민연금 전문가인 김진태 박사도 당 비상대책위원회 인재영입분과를 통해 후보로 추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전문가로는 김성찬 전 해군참모총장이 거론된다. 김 전 참모총장은 최근 쟁점이 된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두고 추진 의지를 강조하며 보수적인 목소리를 높여 왔다. 청년 비례대표로 누가 선정될지도 관심사다. ‘공부의 신’으로 알려진 강성태(29)씨가 검토되고 있다.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강씨는 무료 온라인 동영상 강의 사이트 ‘공신닷컴’을 운영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표준형 보청기를 개발해 저소득층에 공급하는 사회적 기업 ‘딜라이트’를 운영하는 김정현(26)씨도 최근 조동성 비상대책위원을 만나 비례대표 영입 제안을 받았다. 최연소 후보인 조지연(25) 한국대학생정책자문위원단 참생각 운영위원장을 비롯해 이영수(28) 전 한남대 총학생회장 등 20대의 자발적 참여도 높았다. 이들은 공천위원회에서 심사를 거친 뒤 당원과 일반 국민 30여명으로 구성된 비례대표 국민배심원단에서 재검증을 거쳐 최종 후보로 확정될 예정이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브라질월드컵] 이란부터 레바논까지…모래바람 잡아야 산다

    [브라질월드컵] 이란부터 레바논까지…모래바람 잡아야 산다

    1996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대회부터 아시안컵 4회 연속 8강 맞대결을 펼친 한국과 이란의 질긴 악연이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으로 이어졌다. 한국 축구가 8회 연속 월드컵 본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결국 중동의 강호 이란과 만났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가 9일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조 추첨에서 이란을 비롯해 우즈베키스탄, 카타르, 레바논 등과 A조에 편성됐다. 3차 예선을 통과한 10개팀이 A, B 2개 조로 나뉘어 팀당 8경기씩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의 풀리그를 벌인다. 아시아 지역에 배정된 본선 티켓은 4.5장. 각 조 1, 2위에 직행 티켓이 주어진다. 각 조 3위 두 팀은 내년 9월 6일과 10일 역시 홈 앤드 어웨이로 플레이오프(5차예선)를 펼쳐 승자가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티켓을 쥐는 가시밭길을 걷게 된다. 표면적으로 최악의 경우는 피했다는 게 중평이지만 찬찬히 뜯어 보면 한국은 모든 원정 경기를 중동과 중앙아시아에서 치르는 부담을 안게 됐다. 최강희 대표팀 감독은 조 추첨에 앞서 “특히 이란 원정은 힘들다. 고지대인 데다 시차가 있다. 무엇보다 비행 시간이 길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란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1위. 3차예선 무패(3승3무)로 최종예선에 나왔다. 중동팀 가운데 이란이 껄끄러운 상대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최근 경기를 뜯어 보면 전력은 엇비슷하다. 역대 전적(9승7무9패)도 같다. 그러나 가장 최근의 맞대결이었던 지난해 아시안컵 8강전에서 한국은 윤빛가람의 결승골로 연장 접전 끝에 1-0 승리를 거뒀다.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이란과 같은 조에 속했다. 당시 두 차례 대결에서 모두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두 경기 모두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골을 뽑아냈지만 지금은 은퇴한 상태라는 게 다른 점이다. 반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이란 대표팀의 플레이를 이끄는 미드필더 네쿠남(오사수나)은 건재하다. 그러나 포르투갈 출신의 카를로스 케이로스(58) 감독 부임 이후 세대교체를 진행 중이어서 예전만큼의 전력은 아니란 평가도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FIFA 랭킹 67위. 3차예선 C조 1위로 올라왔지만 7승1무1패로 한국의 절대적 우위. 카타르는 2022년 월드컵 개최권을 따낸 팀이다. 대표팀 전원이 국내파지만 귀화 선수가 많다는 게 함정이다. 상대 전적은 2승2무1패. FIFA 랭킹 124위의 레바논은 3차 예선 마지막까지 조 1위를 위협했던 팀이다. 역대 전적은 6승1무1패. 유일한 패배가 3차 예선 베이루트 원정(1-2패) 때였다. 최약체로 평가되면서도 베이루트 원정이 까다로울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조 추첨 결과를 지켜본 최강희 대표팀 감독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톱시드를 받은 상황이기 때문에 준비를 얼마나 잘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다만 첫 경기인 카타르전(6월 8일)을 마치고 나면 바로 12일 레바논전을 홈에서 치른다. 오히려 역시차가 마음에 걸린다.”고 우려했다. 또 그는 “어느 조에 배치돼도 중동 원정에 가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선수들의 스케줄을 보고 대표팀 구성에 신경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병규기자cbk91065@seoul.co.kr
  • [선택 2012…총선 한달 앞으로] 흥행 잡고 공천 잡음 털고…이젠 비례대표다

    [선택 2012…총선 한달 앞으로] 흥행 잡고 공천 잡음 털고…이젠 비례대표다

    여야가 지역구 공천 작업을 마치고 비례대표 후보 선정 레이스에 들어갔다. 새누리당은 ‘스토리 있는 인물’, ‘국민에게 감동을 안겨 줄 수 있는 인물’ 영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회 저명인사보다는 귀감이 되는 인물이 영입 선순위다. 민주통합당은 비례대표 선정을 통해 지역구 공천에서 불거진 문제를 타개할 방법을 찾고 있다. 우선 한명숙 대표의 비례대표 출마 여부가 관심이다. 일부에선 한 대표가 불출마로 공천쇄신 의지를 보여 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위는 8일부터 10일까지 비례대표 후보 접수를 하며 인재풀 작성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앞서 비상대책위 인재영입분과장인 조동성 비대위원은 비례대표 후보 105명의 명단을 공천위원회에 비공개로 보고했다. 비대위는 필리핀 귀화 여성 이자스민씨,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 등도 추천했지만 공천심사위원회는 이것만으로는 미흡하다고 보고 전방위적인 인재 영입에 나선 상태다. 현재 장애인 대표로는 청각장애인인 변승일 한국농아인협회장, 자영업계 대표로는 남상만 음식업중앙회장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아동 성폭력 사건인 ‘조두순 사건’ 피해 어린이의 주치의였던 신의진 연세대 의대 소아정신과 교수도 비례대표 영입 대상으로 거론된다. 여성 후보 영입에는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직선거법상 비례대표 후보의 5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해야 하지만 마땅한 후보군이 적기 때문이다. 민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눈에 띄는 청년 비례대표 후보군이 없는 점도 약점으로 꼽혀 다음 주쯤 발표될 비례대표 명단에서 얼마나 참신한 젊은 인재들이 이름을 올릴지도 관심거리다. 민주통합당은 이날 비례대표추천심사위원장에 안병욱 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을 선임하고 비례대표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비례대표 내부 심사위원도 이성남 의원 등 3명으로 제한하고 나머지 10명을 모두 외부 인사로 꾸렸다. 지역구 공천심사위원회의 내외 위원 비율이 비등해 현역 의원 기득권 지키기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한 대표는 또 ‘이대 학맥’ 논란을 의식해 어렵게 접촉한 외부 인사가 이대 출신으로 확인되자 양해를 구하고 다른 심사위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이대 출신인 이성남 의원을 심사위원으로 내정한 터라 한 대표의 고심이 컸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임종석 사무총장의 공천 반납으로 공천 난맥의 매듭을 푼 민주당은 비례대표 선정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민주당 비례대표 선정 작업의 핵심은 ‘공천 소외론’을 제기해온 노동계와 시민사회 몫을 어떻게 분배할지다. 시민사회 인사로는 민주당 통합의 한 축인 ‘혁신과 통합’ 출신의 김기식 당 전략기획위원장, 하승창 ‘희망과대안’ 상임운영위원 등이 거론된다. 한국노총은 비례대표 2~3석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인 이용득 최고위원은 탈당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지역구와 비례 의석을 포함, 최소 6석은 줘야 한다고 당을 압박해 왔다. 박지원 최고위원도 “통합 당시 한국노총에 (의석을) 약속했다면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 밖에 여성계 몫으로 남윤인순 당 최고위원, 국방·안보 분야에서 김근식 경남대 교수와 이승환 평화포럼 대표의 비례대표설도 제기된다. 이현정·이재연기자 hjlee@seoul.co.kr
  • [AFC 챔피언스리그] 닫공…전북, 광저우 역공에 1-5 참패

    [AFC 챔피언스리그] 닫공…전북, 광저우 역공에 1-5 참패

    전북의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가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지난해 K리그 챔프의 위용은 온데간데없었다. 그것도 ‘닥공’ 원조 최강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켜보는 앞에서 당한 망신살이었다. 이장수 감독이 이끄는 광저우 헝다의 역습에 전후반 내내 무너졌다. 전북은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광저우를 불러들여 치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1-5 참패를 당했다. 같은 시간 일본 나고야 미즈호 스타디움을 찾은 성남 역시 나고야 그램퍼스와의 G조 1차전을 힘겹게 2-2로 비겼다. K리그 챔프와 중국 C리그 챔프의 자존심이 맞부딪친 이번 대결에서 전북은 점유율을 더하겠다는 닥공축구 시즌 2가 완전히 실종됐다. ●이동국 슈팅 한 번 제대로 못해 지난 3일 K리그 개막전에서 개인 통산 117골을 달성한 이동국은 상대 수비에 꽁꽁 묶여 제대로 슈팅 한번 날리지 못했다. 거액 연봉을 받고 전북 유니폼으로 갈아 입은 김정우는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닥공 시즌2를 완성할 키 플레이어로 기대를 모았지만 아직 팀에 녹아들지 못한 그는 결국 후반 13분 루이스와 교체됐다. 반면 2010년 3월 부동산 재벌 헝다 그룹이 인수한 뒤 막대한 자금력으로 돌풍을 일으킨 광저우의 머니파워는 놀랄 정도였다. 뚝심의 승부사 이장수 감독이 그 중심에 있었다. 그는 지난 시즌 광저우를 중국 1부 리그로 승격시켜 우승까지 시킨 신화 같은 존재. 그는 지난해 중국리그 득점왕이자 MVP인 브라질 출신 무리키의 현란한 개인기를 앞세우고 연봉 160억여원을 주고 지난 시즌 영입한 다리오 콘카, 클레오로 이어지는 공격루트로 전북 수비진을 시종일관 농락했다. 선제골은 세리에A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던 브라질 출신 클레오의 발끝에서 터졌다. 2010년 세르비아로 귀화한 그는 전반 27분 전북 수비수가 걷어낸 공을 강하게 차 넣었다. 전반 40분에는 다리오 콘카가 프리킥 상황에서 강한 왼발로 추가골을 넣으며 달아났다. 클레오와 콘카는 4분 사이에 한 골씩 번갈아 터뜨려 전북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에 앞서 전북은 후반 25분 이동국의 패스를 교체 투입된 지 1분도 안 된 정성훈이 발뒤꿈치로 감각적으로 찔러 넣어 한 골을 따라붙었지만 너무 늦었다. 오히려 후반 30분 무리키까지 쐐기골을 박으며 전북을 처참하게 무너뜨렸다. 이흥실 전북 감독대행은 “광저우는 외국인 선수 3명의 공격력이 뛰어났으나 우리는 전반에 골운이 없었다.”며 “뒤진 상황에서 공세를 계속 이어가다가 수비에 허점이 생기고 말았다.”며 팬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광저우, 한 골당 보너스 3억여원 지급 광저우 구단은 이날 경기에서 한 골 터질 때마다 선수단에 200만 위안(약 3억 5600만원)씩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장수 감독은 “보너스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한편으로 동기 유발이 된다.”고 말했다. 2년 만의 정상 탈환에 나선 신태용 감독의 성남은 후반 초반 에벨톤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두 골을 잇따라 내주며 패색이 짙었으나 추가시간 에벨찡요가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으로 팀에 귀중한 승점 1을 안겼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프로농구] 조직력 태풍 vs 함 품은 동근

    [프로농구] 조직력 태풍 vs 함 품은 동근

    전태풍(KCC)은 2009년 귀화혼혈 드래프트 1순위로 한국무대를 노크했다.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다. 재빠른 돌파와 현란한 드리블에 정확한 3점포를 장착했다. 미국 농구명문 조지아공대에서 포인트가드를 봤다. “한국 최고의 가드는 나”라고 큰소리를 쳤다. 그런데 강적을 만났다. ‘짐승가드’ 양동근(모비스)이었다. 예쁘고 감각적인 패스는 별로 없었지만, 넣기 좋게 던져주고 안 되면 직접 해결하는 듀얼가드로 리그를 주름잡았다. 타이트한 압박수비와 저돌적인 포스트업으로 전태풍을 간단히 요리했다. 전태풍은 양동근 앞에서 한없이 작아졌다. 2009~10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선 모비스에 막혀 준우승에 머물렀다. 2010년엔 양동근에 밀려 광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탈락했다. 지나치게 상대를 의식하다 무리한 공격도 많았고 실책도 남발했다. 양동근이 “난 죽었다 깨어나도 전태풍의 테크닉은 보여줄 수 없다. 1대1로는 절대 막을 수 없는 선수”라고 치켜세운 것이 오히려 기름을 부었다. 올 시즌, 흐름이 묘하게 바뀌었다. 둘의 대결은 백중세가 됐다. 개인기를 앞세우던 전태풍이 비로소 한국농구에 눈을 뜬 것. 하승진·추승균·임재현 등과의 조직적인 농구에도 적응했다. 양동근과의 6차례 맞대결에서 18.5점 4.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시즌 평균기록을 살짝 웃도는 득점. 승부에서도 KCC가 5승1패로 압도했다. 양동근의 기록(16.7점 6.8어시스트)도 훌륭했지만 없는 살림에 ‘청년 가장’으로 분투하다보니 번번이 졌다. 전태풍은 “양동근과 처음 붙었을 때는 동물 같았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느낌이 없다.”고 우쭐대기도 했다. 엎치락뒤치락하던 둘이 6강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에서 격돌한다. KCC는 높이가 강하고, 모비스는 조직력과 외곽포가 좋다. 둘이 어떻게 경기를 조율하느냐에 따라 팀 색깔이 바뀐다. 든든한 파트너도 있다. 전태풍은 최장신 센터 하승진(221㎝)과의 호흡이 절정이고, 양동근은 지난 달 군에서 제대한 함지훈(198㎝)을 안아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양동근이 맞대결에 스트레스를 받는 듯하더라. 동근이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더 잘하니까 좋다.”고 웃었다. 반면 허재 KCC감독은 “전태풍이 자존심 싸움을 하면 경기를 망칠 수 있다. 못하게 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양 팀의 운명을 건 ‘가드 대결’은 7일 전주체육관에서 시작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한국농구 어려웠죠 6연패 뒤 첫승땐 울 뻔 내년엔 다를 겁니다”

    “한국농구 어려웠죠 6연패 뒤 첫승땐 울 뻔 내년엔 다를 겁니다”

    지난해 10월 프로농구 미디어데이 때였다. ‘신 황금세대’로 불린 오세근(KGC인삼공사)·김선형(SK)·최진수(오리온스)·함누리(전자랜드)가 쭈뼛쭈뼛 취재진 앞에 섰다. 누가 신인상을 받을 것 같으냐는 질문에 오세근만 “중앙대 친구들 빼고 진수”라고 했고 나머지 셋은 이구동성 오세근을 찍었다. 카메라 밖에서 따로 만난 최진수는 “내가 짱이지. 근데 내가 받겠다고 어떻게 말해요.”라고 큰소리를 쳤다. 그리고 반 년을 달려온 2011~12시즌이 다음 달 4일 끝난다. 6강플레이오프(PO) 진출에 실패한 오리온스는 딱 두 경기 남았다. 최진수는 28일 통화에서 “올 시즌은 100점 만점에 60점이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했다. ‘파란만장’이라고 표현한 그의 첫 시즌은 어땠을까. ●최연소 국대·美진출 실력… 3R부터 발동 호기롭게 한국 코트를 밟았지만 처음엔 고전했다. 오리온스는 처음 6경기를 내리 졌다. 최진수도 헤맸다. 약 2년을 야인처럼 지내 경기감각이 떨어진데다 이동준과 포지션이 겹쳐 뻑뻑했다. 조직적인 한국농구 적응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최진수는 당시 자신의 플레이를 ‘삽질’이라고 깔아뭉갰다. 최연소 국가대표,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1부리그 최초의 한국인 등 화려한 이력에 고개를 갸웃하는 사람도 생겼다. 중학 3학년 때 미국으로 건너간 최진수의 ‘KBL 적응기’였다. 최진수는 “미국은 1대1이 많아서 게임 중에도 체력 세이브가 된다. 에이스가 확실해 ‘얘만 막으면 이긴다.’는 게 있는데 한국농구는 절대 아니다. 5명의 조직력이 정말 좋다.”고 했다. 고전하던 오리온스는 지난해 10월 28일 SK를 꺾고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최진수는 18분14초를 뛰었지만 득점이 없었다. 그러나 “눈물이 나올 만큼 기뻤다.”고 돌아봤다. 이동준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3라운드부터 기회가 왔다. 최진수는 팀의 기둥으로 우뚝 섰다. 높이(202㎝)와 스피드를 겸비한 그는 파워포워드와 스몰포워드를 오가며 영리하게 뛰었다. 득점과 리바운드는 물론 덩크와 허슬플레이까지 ‘분위기 메이커’였다. 52경기 평균 31분33초를 뛰며 14.31점, 4.94리바운드, 1.21어시스트. 한 경기에 30점을 넣고, 10리바운드를 잡아낸 적도 있다. 최진수의 ‘업그레이드’ 덕에 3라운드까지 딱 5승(21패)을 챙겼던 오리온스는 4라운드부터 15승(11패)을 쌓았다. 초반 시동이 늦었던 게 아쉬울 뿐. 그는 “남은 두 경기 죽기 살기로 뛰어서 꼭 7위를 하겠다.”고 이를 갈았다. ●“신인상 탐나지만 세근이형·선형이형이 받겠죠” 신인상에 대해서는 “세근이형이 받겠죠. 스포츠토토에서 주는 신인상은 선형이형이 받을 것 같고….”란다.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나는 목소리. “인생에 딱 한 번 받을 수 있는 상이니까 탐나는 건 사실인데 형들이 워낙 쟁쟁하다.”고 했다. 달콤쌉싸래했던 첫 시즌. 리그 막판 매서운 ‘고춧가루’를 뿌리는 오리온스를 보면서 “다음 시즌에 (귀화혼혈선수 픽으로) 전태풍만 잡으면 우승후보”라고 말하는 전문가도 많다. 최진수도 “이 멤버로 쭉 간다면 내년에 정말 잘하지 않을까요? 나도 진화할 거고. 하하하.”란다. 승부욕도, 쇼맨십도 강한 최진수의 농구인생은 이제 시작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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