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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창석 “마흔까지 돈이 더럽게 안 들어왔다 연기는 재밌는데…지금, 마흔둘 재미있고 생활도 되니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고창석 “마흔까지 돈이 더럽게 안 들어왔다 연기는 재밌는데…지금, 마흔둘 재미있고 생활도 되니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자꾸 보면 질리는 얼굴이 있다. 비슷한 이미지를 소진하는 경우다. 반면 볼 때마다 양파처럼 다른 속살을 드러내는 배우도 있다. 촬영 분량에 관계없이 주연과 맞먹는 존재감을 드러내는 ‘신스틸러’의 대명사 고창석(42)이 그렇다. 딱 3장면 나왔던 ‘의형제’(2010)의 베트남 조폭 두목, ‘헬로우 고스트’(2010)의 2대8 가르마를 탄 골초 귀신, ‘미쓰GO’(2011)의 말 더듬는 형사는 주인공보다 짙은 인상을 남겼다. ●차태현만 믿고 출연했습니다 그가 ‘아부의 왕’ ‘미쓰GO’에 이어 올여름에만 세 번째 영화를 들고 나타났다. 코미디와 액션을 버무린 사극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작은 9일 개봉)의 도굴 전문가 석창 역을 맡았다. 서자로 난 탓에 시장통에서 세월을 흘려보내던 덕무(차태현)가 아버지에게 누명을 씌운 좌의정 일가가 관리하던 서빙고 얼음을 통째로 턴다는 게 영화의 얼개다. 덕무가 얼음 3만 정을 훔쳐 내려고 화약·도굴 등 각 분야의 전문가를 움직이는데 그중 한 명이 석창이다. 사극판 ‘오션스일레븐’을 떠올리면 무난하다. 영화 ‘협상종결자’(이명세 감독 하차 후 ‘미스터K’에서 바뀐 제목)의 촬영이 비던 지난달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고창석을 만났다. 그를 ‘바람과’로 이끈 건 차태현이다. “태현이가 시나리오 보낼 테니 읽어 보라더라. 무슨 역할이냐고 했더니 ‘보면 알 거예요’라는 거다. 책을 보니까 ‘석창’이란 캐릭터가 있더라. 크하하. 권선징악 스토리가 좋았다. 복수만을 위해 서빙고를 터는 게 아니라 얼음이 귀한 시절 훔친 얼음을 서민에게 푼다는 설정이 좋았다.” 둘은 ‘헬로우고스트’에서 서로 알아봤다. 그는 “신인 감독(‘바람과’는 김주호 감독의 입봉작)은 복불복”이라면서 “배우가 할 일은 감독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을 가르치려 들면 영화도 이상해지지만, 지켜보는 다른 배우도 짜증이 난다. 그런데 태현이는 그 선을 잘 지킨다.”면서 “그래서 신인 감독이나 시나리오에 관계없이 택했다.”고 설명했다. ●긴머리 덕분에 여배우 대접도 받고요 한겨울 남양주 운길산 중턱에 토굴을 파고 촬영했기 때문에 육체적으론 힘들었다. 하지만 “(등장인물 숫자가 비슷한) ‘도둑들’은 우리랑 레벨이 다르다. 보기만 해도 긴장감이 느껴지는 배우들 아닌가. 반면 우리는 유쾌한 인력시장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극 중 긴 머리를 한쪽으로 늘어뜨린 범상치 않은 외모를 보여야 했기 때문에 함께 출연한 민효린·이채영만큼 분장팀의 각별한 보살핌을 받았다고도 했다. “난생 처음 여배우 대접을 받았다.”며 해맑게 웃었다. 지난해부터 굵직한 영화마다 고창석의 이름은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로 밥 먹고 살게 된 건 불과 2~3년”이라고 할 만큼 그가 대중의 시계(示界)에 들어온 건 최근이다. 본래 연기에 뜻이 없었다. 부산외대 일어일문학과(89학번)에 입학했고, 20대 초반은 탈춤 동아리에서 마당극을, 20대 중후반에는 민중가요 노래패 희망새에서 노래극을 했다. 그는 “동아리에서 선배들의 구박을 많이 받았다. 머리는 크고 팔다리는 짧아서 탈춤에 어울리는 체형은 아니니까. 그런데 2~3년 지나니까 몸 좋고 잘하던 애들은 나가고 홀로 남아 후배를 가르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노래 극단에서도 선배가 이 팀은 벨칸토 창법인데, 넌 민요에 어울릴 목소리니 그만두라고 했다. 역시나 3~4년 지나니까 최고참이 됐더라.”고 털어놓았다. 1980년대~1990년대 탈춤·노래 동아리는 운동권과 떼어 놓고 생각하기 어렵다. 부산외대 부총학생회장까지 했으니 ‘팔뚝질’도 꽤나 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내가 좋은 걸 하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래서 딴따라질이 힘든 거다. 그런데 난 데모질하는 딴따라였으니 더 힘들지 않았겠나. 하하하.” ●뒤늦게 시작한 연기, 내 천직이죠 서른 즈음 고민이 깊어졌다. 노래패에서 결혼하고 싶은 여자(지금의 아내 연극배우 이정은)를 만났고, 평생 직업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엄습했다. 1998년 서울예대 연극과에 입학했다. “29살에 다시 새내기가 됐다. 늦깎이라 나쁜 점은 없었다. 19살에 연기를 시작한 애들은 서른 즈음 좌절하고 지치는데 난 그때 시작했다. 부산에서의 10년도 든든한 밑천이 됐다. 장구 치며 익힌 리듬감은 연기의 움직임에 도움이 됐고, 노래하며 익힌 음감은 대사에 보탬이 되더라.” 2004년 ‘친절한 금자씨’로 충무로에 뛰어들었다. 오랫동안 단역이 주어졌다. 30대 후반의 가장에게 쉽지 않은 상황. 하지만 진득하게 버텨 내는 데 일가견이 있었다. 학교에서 만들어진 기교가 아닌, 삶에서 우려낸 그의 연기는 조금씩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0년 이후 그가 찍은 영화만 11편. 이쯤 되면 충무로 섭외 0순위다. 연극배우 출신 중에는 엇비슷한 코믹·조폭 캐릭터를 되풀이한 경우가 많았다. 그는 “1년에 영화를 4편 정도 찍지만, 촬영은 1주일에 3일 정도”라면서 “남들은 바쁜 줄 알지만, 동네 사람들이랑 술도 한 잔씩 하고, 정신적·육체적으로 피곤하지 않기 때문에 캐릭터를 고민할 시간도 많다.”며 웃었다. “다작은 맞지만, 매번 다른 캐릭터이기 때문에 이미지를 소모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후배가 잣대로 삼을 선배되고 싶어요 그는 “마흔 살까지 돈은 더럽게 안 들어왔지만, 연기가 정말 재밌었다. 지금은 재미도 있고 생활도 되니 얼마나 행복한가.”라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 (인기가 떨어지면) 돈은 사라지고 재미만 남을 수도 있지만, 재미는 빠지고 돈만 남는 건 싫다. 1주일 내내 찍고 한 달에 1000만원을 버느니 주 3일 촬영하고 300만원 받는 게 낫다.”고도 했다. 누구보다 늦었지만, 누구보다 진중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온 그의 머릿속 그림이 궁금했다. “멋있게 늙었으면 좋겠다. 영화를 찍고, 아내랑 연극도 함께 하고, 뮤지컬도 좀 하고 싶다. 톱스타는 되지 못하겠지만, 후배들이 단점이든 장점이든 자신의 길을 걷는 데 잣대를 삼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포항 백화점선 880원 서울 편의점 1450원 소주값 보니 술 깨네

    포항 백화점선 880원 서울 편의점 1450원 소주값 보니 술 깨네

    진로의 ‘참이슬 클래식’.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편의점 GS25 본사에서는 한 병당 1450원에 팔리는 귀한 몸이다. 그런데 롯데백화점 포항점으로 가면 880원으로 몸값이 떨어진다. 6일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가격정보사이트인 T-price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소주 가격은 지역별, 판매점별로 최대 65% 차이가 난다. 대형마트는 병당 950~990원을 받는데 지역별 차이는 두드러지지 않았다. 전통시장인 강원 춘천 풍물시장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이 병당 1200원으로 다소 비쌌다. 전통시장이라도 충남 천안 남산중앙시장은 1000원에 팔았다. ●지역·판매점별 가격 최대 65% 격차 가장 비싸게 파는 곳은 편의점으로 추정된다. T-price 조사 대상에 편의점으로는 GS 본사 한 곳만 포함돼 있어 대표성이 다소 떨어진다. 백화점의 소주값은 회사별, 지역별로 달랐다.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과 강남점은 병당 1100원으로 백화점 중 가장 비쌌다. 같은 신세계백화점이라도 광주점과 서울 본점에서는 1000원에 팔았다. 현대백화점은 지역 구분 없이 병당 1000원이다. 지역별 차이가 큰 곳은 롯데백화점이다. 포항점에서는 880원, 울산점은 940원, 노원점은 960원, 대전점에서는 1040원에 팔았다. 롯데백화점 포항점이나 울산점에서는 소주가 미끼상품으로, 편의점에서는 소주가 일종의 디마케팅(demarketing·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구매를 의도적으로 줄이는 전략)으로 쓰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격정보 검색 잘하면 소주값 절약” 최난주 소비자원 가격조사팀 차장은 “가격 정보만 잘 검색해도 소주값을 절약할 수 있다.”면서 “공병보증금 반환 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절약의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공병보증금 반환 제도는 1985년부터 주류나 청량음료의 판매값에 공병값을 포함시켜 소비자에게 판 뒤 소비자가 공병을 소매점에 돌려줄 때 보증금을 환불해 주는 제도다. 병당 환불되는 보증금은 술병에 표시돼 있기는 하지만 작은 글씨인지라 무심코 놓치고 있다. 용량에 따라 환불금액이 다른데 360㎖ 소주병은 40원, 500㎖ 맥주병은 50원이다. 소매점은 공병을 의무적으로 반환받아야 하며 이를 어기면 최고 30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최 차장은 “집안에 쌓인 빈 병을 잘 모으고 재활용해 가계에 도움도 되고 환경도 살리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산음휴양림 산림치유센터를 가다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산음휴양림 산림치유센터를 가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전국의 자연 휴양림은 더위를 피해 숲을 찾으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흔히 ‘휴양림’ 하면 호젓한 숲속 산책로와 맑은 물, 운치 있는 통나무집에서 며칠 쉬다 가는 곳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최근의 휴양림은 이런 쾌적한 휴양의 장소를 넘어 숲의 자연 치유 기능을 활용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찾아간 곳은 경기 양평군 단월면 산음자연휴양림. ‘산음’(山陰)이란 이름에 걸맞게 인근의 용문산(1157m) 그늘이 하루 종일 짙게 드리워져 있는 곳이다. 2007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치유의 숲’이 조성된 이곳 ‘산림치유센터’는 휴양객들의 건강 체크는 물론 환경성 질병의 치유 효과가 알려지면서 숲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인근 양평소방서의 119대원 10여명이 이른 아침부터 이곳을 찾아 스트레스 지수와 심박수, 혈관 건강도 등 건강지수를 측정하고 있었다. 김선묵 산림치유사는 “소방대원들은 잦은 출동과 과중한 업무부담, 사망 장면을 목격한 데 따른 충격 등으로 인해 일반인보다 정신적 스트레스 정도가 매우 높게 나왔다.”면서 “숲 치유가 스트레스 치료에 특히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치유숲길은 모두 여섯 코스. 숲의 소리를 듣고, 냄새를 맡고, 바라보는 과정이 해발 360m까지 걸쳐 있다. 이곳에선 깊고 길게 하는 복식호흡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명상과 함께 맨발로 계곡물을 오르면 발바닥 지압 효과도 볼 수 있다. 경력 10년차 소방대원 노승민씨는 “숲길을 따라 걷다 보니 울적했던 기분이 금세 상쾌해졌다.”며 환하게 웃었다. 시작 전에는 천근만근 짓눌린 몸처럼 무거워 보였던 대원들은 잠깐의 숲길 산책 후 마치 잔잔한 바람에도 훌훌 털고 날아갈 새털처럼 가뿐해 보였다. 숲의 치유 효과는 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와 계곡의 물 등에서 나오는 음이온이 인간의 자연 치유 능력인 면역 기능을 활발하게 해 주는 데서 기인한다. 나병춘 산림치유사는 “스트레스성 고혈압과 아토피 환자 등을 치유해 주는 건강요법인 산림테라피가 서구에서는 일찍부터 활성화됐다.”고 설명했다. 애초 치유의 숲은 의학적 치료가 아닌 질병을 예방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한 사업이었다. 산림의 다양한 환경요소를 활용한 치유 효과에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산림청은 이곳 이외에 현재 전남 장성과 강원 청태산에 ‘치유의 숲’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종합병원에서도 아토피·스트레스증후군 등 환경성 질환의 예방과 치유에 숲의 자연 치유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휴양림에 와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마지막 코스인 ‘나무군락체험’ 시간이다. 여성 대원인 김선희씨가 마음에 드는 나무를 골라 친구로 삼고 부둥켜안으며 대화를 청하고 있었다. 김씨는 “길가의 풀이나 이름 모를 꽃, 돌멩이 하나까지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고 좋은 말을 해 주면 그 혜택이 나한테 돌아올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선묵 산림치유사는 “자연과의 대화를 통해 인체는 스스로 건강하며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변하면서 치유 효과를 얻는다.”고 말했다. 몸과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게 숲은 ‘치유’와 ‘건강’이라는 고귀한 선물을 주고 있는 것이다. 글 사진 jongwon@seoul.co.kr
  • 스파이더맨 쏙 닮은 ‘스파이더 도마뱀’ 포착

    강렬한 푸른색과 붉은색이 어우러진 영화 속 ‘스파이더맨’ 복장을 쏙 빼닮은 ‘스파이더 도마뱀’이 등장해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케냐의 한 국립공원에서 포착된 이 도마뱀은 머리를 포함한 몸의 절반은 스파이더 맨 복장의 붉은색을, 뒷다리를 포함한 나머지 부분은 푸른색을 띠고 있으며,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바위 위에서 네 다리를 밀착한 채 한 곳을 응시하고 있다. 아프리카가 주 서식지인 이 도마뱀의 정식 명칭은 ‘Mwanza Flat Headed Agama’. 주로 같은 종끼리 집단을 이뤄 서식하며 다양한 몸 색깔을 가졌다. 이를 포착한 브라질의 사진작가인 카시오 로페즈(38)는 케냐의 마사이마라국립공원을 여행하다 이를 발견했다. 그는 “공원을 산책하던 중 롱가이 강 근처에서 우연히 이 도마뱀을 발견했다. 이런 컬러풀한 도마뱀은 난생 처음”이라며 “카메라 셔터소리에 놀란 도마뱀이 곧 사라졌지만, 우리는 매우 귀한 사진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영화 속 스파이더맨 보다 더 부끄럼을 많이 타는 것 같았다.”면서 “특별한 도마뱀을 볼 수 있어 매우 행운이었다.”고 덧붙였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일본통신] 팔꿈치 수술 임창용, 강속구 뿌릴 수 있을까?

    [일본통신] 팔꿈치 수술 임창용, 강속구 뿌릴 수 있을까?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수호신’ 임창용(35)이 팔꿈치 수술로 시즌을 종료했다. 임창용은 지난 23일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2군에 내려갔고 야쿠르트 지정병원에서 검진 한 결과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이 불가피 한 것으로 진단됐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은 수술과 재활 기간을 합쳐 1년 이상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한국시절 토미 존 서저리 수술을 받은 바 있는 임창용으로서는 벌써 두번째 수술을 하게 된 셈이다. 임창용은 올 시즌 동계훈련 때부터 충분히 몸을 만들지 못해 개막 후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구속이 올라오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지만 돌이켜 보면 오른 팔에 문제가 생겨 생각만큼 몸 만들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임창용이 1군에 복귀한 것은 개막 후 두달이 지난 지난달 29일이었고 자신의 보직은 마무리가 아닌 중간 투수였다. 9경기에 등판해 7이닝 무실점, 그리고 평균자책점은 제로였다. 임창용의 수술 소식이 안타까운 것은 야쿠르트와의 계약 문제, 그리고 과연 정상적인 몸 상태로 돌아온다 할지라도 전성기때의 강속구를 뿌릴 수 있느냐에 있다. 임창용은 2010년 시즌이 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획득하면서 소속팀 야쿠르트와 2+1 년간 206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임창용은 야쿠르트 입단 첫해인 2008년 30만 달러, 이듬해에 50만 달러를 받았고 2010년엔 160만 달러까지 몸값이 치솟았다. FA 당시 임창용은 부자 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유혹에도 야쿠르트에 남았고 결국 구단은 임창용에게 섭섭치 않은 대우를 해준 셈이다. 하지만 2+1의 계약에서 2년은 올 시즌이다. 올해 임창용의 활약 여부에 따라 나머지 1년이 보장된다고 봤을때 팔꿈치 수술은 내년을 장담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임창용이 수술을 잘 끝내고 충실히 재활 훈련을 소화한다 할지라도 빨라야 내년 중반에 팀에 복귀하게 된다. 그렇기에 +1 이 되는 내년 시즌 임창용이 야쿠르트와 재계약을 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 만약 임창용이 야쿠르트와의 재계약이 실패할시엔 다시 FA 로 풀리게 되는데 본연의 구위를 회복해 복귀했느냐 아니냐에 따라 일본에서의 임창용 가치가 결정될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우리나이로 37살(1976년생)인 임창용의 나이를 감안하면 과연 수술 후 과거와 같은 강속구를 다시 던질지도 미지수다. 일반적으로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후 구속이 더 빨라지는 예는 많았다. 국내를 기준으로 본다면 과거 배영수, 오승환(이상 삼성) 그리고 봉중근(LG)도 수술 후 3-4km 정도 구속이 빨라 졌었다. 물론 배영수처럼 수술 전에 비해 구속 회복이 더딘 경우도 있지만 보통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후 구속이 빨라지는 것은 2년 정도가 지난 후라고 한다. 특히 적은 나이가 아닌 그리고 두번째 받는 팔꿈치 수술이란 점에서 임창용의 구위 회복 역시 장담할수 없다. 야쿠르트는 임창용이 전력에서 이탈함으로써 앞으로 남은 시즌 일정에 차질이 우려된다. 물론 임창용을 대신해 마무리 역할을 하고 있는 토니 바넷(18세이브, 평균자책점 2.48)이 있어 뒷문 걱정은 없지만 중간에서 임창용을 대신 할 선수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전력 약화는 불가피하다. 현재 야쿠르트의 필승 불펜 요원 중 기존의 마츠오카 켄이치는 올해 단 2경기만 뛰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지 오래됐다. 좌완 투수인 히다카 료(6홀드, 평균자책점 1.48)는 제몫을 해주고 있지만 우완인 오시모토 타케히코는 올 시즌 불안한(12홀드, 평균자책점 3.91) 부분이 있다. 또한 올 시즌 선발과 중간을 오고 가며 분투하고 있는 마스부치 타츠요시는 8홀드를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하는 경기들이 많다. 그리고 기대한 것만큼 성적이 부진(평균자책점 4.61)하다. 결국 임창용이 전력에서 이탈함으로써 중간에서 폭 넓은 투수 운영이 그만큼 힘들기에 야쿠르트의 투수 운영은 힘들어 질수 밖에 없다. 현재 야쿠르트는 31승 4무 29(승률 .517)로 3위에 올라와 있지만 4위 한신 타이거즈에 2경기 차이로 쫓기고 있다. 임창용은 지난해까지 일본에서 4년동안 128세이브를 기록했다. 한국에서 올린 168세이브를 합치면 한일 통산 296세이브다. 통산 300세이브를 눈 앞에 두고 부상으로 인해 기록 달성이 멈춘 것이 상당히 아쉽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일본통신] 1군 무대 복귀 임창용 과거 구위 보여줄까?

    [일본통신] 1군 무대 복귀 임창용 과거 구위 보여줄까?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임창용(36)이 올 시즌 첫 1군 무대에 등판했다. 임창용은 30일 메이지 진구구장에서 열린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교류전에서 9회 네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피안타를 2개나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하는 등 진땀을 흘린 경기였다. 팀이 0-1로 뒤진 가운데 마운드에 오른 임창용은 첫타자 카네코 마코토와 9구 까지 가는 실랑이 끝에 내야땅볼로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하지만 다음타자 츠루오카 신야에게 초구에 안타를 맞았고 대타 마이카 호프파워를 우익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리는가 싶었다. 투아웃까지 잡은 임창용은 그러나 다음타자 이토이 요시오에게 2루타를 맞으며 2사 2,3루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 마지막 타자가 된 코야노 에이치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 위기를 넘기며 이닝을 끝냈다. 임창용은 5명의 타자를 상대했고 투구수는 21개, 그리고 최고구속은 144km에 그쳤다. 비록 야쿠르트는 임창용이 9회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터지지 않는 타선 때문에 결국 0-1로 패했다. 이날 임창용은 개막 이후 두달만에 1군에 복귀했다. 그동안 2군에서 몸 만들기에 힘을 쏟았고 1군에 올라 오기전까지 본연의 구위가 어느정도 회복됐었다. 하지만 1군에 올라오지 못한 더 큰 이유는 팀의 외국인 선수들이 빼어난 활약을 했었기에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야쿠르트는 4명만이 등록할수 있는 1군 엔트리 외국인 선수로 블라디미르 발렌티엔, 레이스팅스 밀레지(이상 야수), 토니 바넷, 올랜도 로만(이상 투수)이 활약했다. 하지만 이 선수들은 초반 팀 상승세의 주역으로 맹타와 호투를 보여줬지만 이후 부진에 빠지며 팀 추락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발렌티엔의 최근 부진은 팀 성적 추락의 주범이었다. 발렌티엔은 센트럴리그 홈런 1위(12개, 타율 .253)다. 하지만 그가 12호 마지막 홈런을 쏘아 올린 시점은 5월 5일(히로시마 전)이다. 이후 발렌티엔은 무홈런에 그쳤고 한때 3할이 넘었던 타율도 급전직하 하며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이 기간동안 야쿠르트의 성적은 2승 1무 13패였고 발렌티엔은 28일 라쿠텐전에서 1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뒤 곧바로 2군행을 통보 받았다. 발렌티엔을 대신해 1군에 등록한 선수가 바로 임창용이다. 아무리 발렌티엔이 리그 홈런1위를 달리고 있었다지만 최근 경기에서 18타수 1안타를 기록한 외국인 선수를 1군에 머물게 할수는 없었다. 때를 같이해 발렌티엔의 부진은 팀 성적과 직결되며 최근 야쿠르트는 10연패를 기록중이다. 최근 야쿠르트의 부진은 투수보다는 타선 때문이다. 10연패 기간동안 야쿠르트가 올린 득점은 겨우 9점에 불과하다. 이 기간동안 영봉패 세번을 포함해 팀이 단 한점만 득점하고 패한 경기만 해도 여섯경기나 된다. 물타선도 이런 물타선이 없다. 야쿠르트는 한때 주니치 드래곤스와 1위를 다퉜을 정도로 약점이 거의 없는 팀이었지만 지금은 4위로 내려앉았다. 총체적 위기에 빠져 있는 셈이다. 올 시즌 전 야쿠르트는 어느정도 공격력 둔화가 예상됐던 팀이긴 했다. 부동의 리드오프인 아오키 노리치카(밀워키)가 메이저리그로 떠난 공백이 우려됐고, 지난해 홈런왕을 차지했던 발렌티엔이 있긴 했지만 기복이 심해 올 시즌 성적 역시 장담할수는 없었다. 지난해 발렌티엔은 후반기에 극심하게 부진하며 전반기 동안 벌어놓은 성적을 모두 까먹었는데 올 시즌엔 부진이 너무나 빨리 찾아왔다. 또한 지난해 23홈런이나 쳤던 4번타자 하타케야마 카즈히로는 현재까지 1홈런(타율 .244)에 그치고 있으며 작년 팀내에서 유일하게 3할(.302)을 기록했던 베테랑 미야모토 신야 역시 올 시즌엔 타율 .263에 머물고 있다. 참고로 미야모토의 .263 타율은 규정타석을 채운 야쿠르트 타자들 가운데 최고 타율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 투수들 가운데 타테야마 쇼헤이(3승 4패, 평균자책점 2.47), 아카가와 카츠키(3승 4패, 평균자책점 2.70), 올랜도 로만(2승 5패, 평균자책점 2.93), 이시카와 마사노리(3승 5패, 평균자책점 3.30)가 비교적 호투를 하고 있음에도 좀처럼 승리와 인연이 없다. 임창용이 1군에 복귀한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그의 복귀는 현재 팀의 약점인 공격력 보강과는 거리가 멀다. 물론 발렌티엔은 10일 후 1군 복귀를 기대하며 2군으로 내려갔지만 그를 대신해 장타를 터뜨려 줄 타자감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즉, 만약 발렌티엔이 2군에서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또 누군가는 2군으로 내려가야 한다. 앞으로 며칠 동안의 경기에서 임창용이 본 궤도에 올라오지 못한다면 그 주인공은 임창용이 될수도 있다는 뜻이다. 지금 야쿠르트는 마운드가 아닌 타선이 팀 연패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1번타순에 들어서고 있는 밀레지(타율 .247 홈런6개)나 투수 로만, 그리고 마무리인 바넷(12세이브, 평균자책점 0.92)이 2군으로 내려갈수도 없는 일이다. 당분간 임창용은 이기는 경기에서 바넷 이전에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이 크고, 박빙인 경기에선 30일 니혼햄전처럼 기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첫 등판에서 오랜만에 1군 흙냄새가 낯설었는지 만족스럽지 못한 피칭 내용을 보여준 임창용은 앞으로 남은 교류전에서만큼은 예전의 구위를 보여줘야 한다. 지금 야쿠르트가 연패를 끊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투수가 아닌 타자이기 때문이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자녀의 행복은…

    옛적 제가 살았던 동네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젊어서 생을 마친 돝머리 아주머니가 생각납니다. 돝머리란 저두(猪頭)라는 친정 마을의 옛 이름이었습니다. 그 아주머니는 한 해 보리타작이 끝날 무렵 저수지에 빠진 여섯 살 난 아들을 건져내고는 서른몇 짧은 나이에 삶을 접었지요. 그는 수영을 못 했답니다. 밭일을 하다가 얼핏 아들이 둑에서 저수지로 미끄러져 텀벙거리자 ‘몸뻬’ 바람에 장마로 물이 잔뜩 불어난 저수지에 뛰어들었지요. 그의 단말마적 비명 소리를 들일하던 다른 사람들이 들었지만 너무 멀어 어찌 해볼 도리도 없었더랍니다. 허우적거리다 둑에서 멀어져가는 아들의 멱살을 쥐어다 물 밖으로 내던지 듯 밀쳐 낸 뒤 힘이 다했는지 자맥질 몇 번 하고는 이내 가라앉더랍니다. 얼마 뒤 부리나케 모여든 마을 장정들이 어찌어찌 건져냈으나 그날 밤을 못 넘기고 절명하고 말았습니다. 장정들이 들어다 안방에 눕혔는데 몇 시간을 그렁그렁 숨소리만 내뱉더니 그만 눈을 감고 말았답니다. 뒤늦게 넋이 나간 친정어머니가 달려와 “자식 귀한 줄만 알고 제 몸 중한 줄 모르는 년”이라며 우짖었지요. 그랬더니 돝머리 아주머니가 잠깐 정신을 차리고는 “그래도 거미 새끼 같은 저거 살려놨으니….”라며 눈을 감더랍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 가없는 헌신(獻身)의 진정성에 가슴이 울울합니다. 우리 부모들은 그렇게 자식을 키웠습니다. 요샛말로 자식에게 자신의 삶을 ‘몰빵’한 거지요. 그걸 행복이라 여겼으니 삶이 힘겨워도 자식들 자라는 모습에서 위안을 얻었습니다. 사는 일이 고해였던 세상에 자식 말고 다른 희망을 구하긴들 쉬웠겠습니까. 당신은 어버이에게서 받은 그런 사랑을 자녀들에게 어떻게 물려주시는지요. 공부가 답이라고요. 그건 한 개인의 삶이 취할 수 있는 많은 조건 중 하나일 뿐이지 결코 행복의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공부가 답이기도 하지만 다른 답도 얼마든지 있다는 뜻이지요. 어린이날 즈음에 생각해 봅니다. 마치 눈가리개를 한 경주마가 질주하듯 정말 공부만 해대면 우리 자녀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어려운 문제이지만, 제 생각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jeshim@seoul.co.kr
  • 희귀 ‘뱀파이어 병’ 걸린 5세 소녀 발견

    희귀 ‘뱀파이어 병’ 걸린 5세 소녀 발견

    최근 베트남에서 희귀 ‘뱀파이어 병’ 증상을 보이는 소녀의 사례가 공개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vietnamnet.vn‘의 보도에 따르면,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이 소녀(5)는 현재 엄청난 통증과 피부 전반의 수포, 탈수 및 체중감소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 전부터 피부에 민감한 상처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이 소녀는 현재까지 몸 전체에 수 백 개의 수포가 올라왔고 그 안에는 물이 차올랐으며, 손톱과 발톱은 수포 등으로 인해 아예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지 의료진은 이 소녀가 포르피린 신드롬, 일명 ‘뱀파이어 병’에 걸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포르피린 신드롬은 혈액 색소 성분인 포르피린이 혈액과 조직에 영향을 주는 유전성 혈액대사 이상증이다. 빈혈과 복통, 매스꺼움 등의 증상을 보이며 혈액의 양이 줄어 안색이 창백해지거나 빈혈을 호소한다. 특히 햇빛이 피부에 닿으면 그 부위에 수포가 생기는 피부 병변이 일어나고, 잇몸 구조가 변해 이가 길어지는 사례도 있어 ‘뱀파이어 병’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이를 진단한 현지 전문가는 “뱀파이어 병은 전 세계에 단 200케이스 정도만 보고된 매우 희귀한 병”이라면서 “아직까지 치료방법이 개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소녀의 가족 중 이미 비슷한 증후군을 앓다 사망한 사람이 있는 것으로 보아 유전적 질환인 뱀파이어 병이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병원에 입원했던 소녀는 어떤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집으로 되돌려진 상태이며, 가족들은 소녀의 통증을 가라앉힐 수 있는 방법을 알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중이지만 성과가 없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열린세상] 꽃잎 날리는 봄날의 부끄러움/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

    [열린세상] 꽃잎 날리는 봄날의 부끄러움/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

    심한 독감으로 며칠을 끙끙 앓다가 이따위 감기에 굴복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공원에 줄넘기를 하러 갔다. 조금 움직이자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벤치에 앉아 숨을 고르는데 어린 소녀가 다가와 앙증맞은 손으로 뭔가를 내게 내밀었다. 빨대를 꽂은 요구르트였다. 고개를 돌려보니 공원 저편 벚꽃 나무 아래 소녀의 어머니와 어린 동생이 자리를 깔고 앉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소녀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요구르트를 마셨다. 땀 흘리는 나에게 마실 것을 주려고 한 소녀의 어머니, 예의 바르게 음료수를 건네는 소녀. 그들의 머리 위로 하얀 벚꽃이 훈훈한 봄바람에 눈처럼 날리고 있었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노래가 생각났다. 흩날리는 꽃잎 아래서 춤을 추듯 뛰어노는 아이들. 꽃이 사람이고 사람이 꽃인 황홀한 세상에 사는 천사 같은 이들. 그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문학은 인간의 인간다운 삶을 지향하는 고귀한 예술’이라고 목청껏 떠들었는데도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수업을 듣는 초롱초롱한 학생들 머리 위로 꽃잎이 춤을 추듯 내리고 있었다. 남에게 베푼다는 것이 이렇게 큰 감동을 주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박완서의 소설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를 펼쳤다. 정신적 가치를 상실한 채 물질만능주의에 오염되어 부끄러움을 잊고 살아가는 이기적인 이들에게 부끄러움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는 작품을 읽는 순간, 나는 지독한 부끄러움에 몸 둘 바를 몰랐다. 나는 그동안 다른 사람에게 아무 사심 없이 정말 선의로 요구르트 한 병이라도 선물한 적이 있는지. 돌이켜 보니 예전에는 남에게 베푼 적이 그래도 몇 번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나만 편하면 된다는 자기중심적인 삶만을 살아온 듯하다. 남에게 베푸는 삶을 살기는커녕 하나라도 더 얻기 위해 이기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으면서 이제는 제 자신에게조차 정직하지 못한 그런 속물이 되어 있었다. 딸도 독감이 들어 힘들어했다. 너무 아파하기에 아르바이트를 쉬라고 했다. 그런데 딸은 약속한 것이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된다면서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딸에게 정직해라, 나쁜 짓 하지 마라, 남을 괴롭히지 마라고 가르쳤던 내가 이제는 딸에게 정직함과 신의를 배워야 하는 입장이 된 것이다. 그러니까 그동안 나는 시간 없다고 신호를 무시하고 차를 몰았고, 내 잘못을 남 탓으로 돌렸고, 내게 도움이 되는 일인지를 따지면서 살아왔다. 그뿐만 아니라 선생으로서 학생들에게도 참 부끄러운 짓을 많이 해왔다. 잘못된 것을 보고 잘못되었다고 과감히 비판할 수 있는 지식인이 되어야 한다고 학생들에게 가르치면서, 정작 나는 불의를 외면해 왔다. 언제부턴가 나는 내 자신까지 속이면서 삶의 진정한 감동을 잊고 살아온 것이다. ‘나는 바담 풍(風) 해도 너는 바람 풍(風) 해라’ 하면서 살아온 격이라 할까. 제자들에게는 젊었을 때 많이 여행 다니고 견문을 넓혀라 말하면서, 정작 대학생 딸에게는 밤에 늦지 말고 일찍 들어와라, 위험하니 여행 다니지 마라 따위의 잔소리를 하는 나는 영락없는 거짓말쟁이에다 이중인격자임에 틀림없다. 수신제가(修身齊家)라 했건만, 내 한 몸조차 제대로 닦지 못하면서 무엇을 다스린다는 말인가. 하물며 남에게 베푼다는 것은 애초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신문 지상에 오르내리는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이들을 보면서,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금수보다 못한 인간들이라 욕했건만, 나 또한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면 그들과 같은 부류가 될지도 모른다는 조바심이 난다. 벚꽃 날리는 봄날, 나에게 이런 부끄러움을 깨우쳐 준 소녀와 그 가족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드리고 싶다. 그들이야말로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나도 오늘의 이 부끄러운 감정을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딸에게, 제자들에게 제대로 된 아빠와 스승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은 될 수 없겠지만, 순결한 꽃 앞에 부끄러워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 [하프타임] KIA 최희섭 1군 엔트리 등록

    프로야구 KIA의 ‘왼손거포’ 최희섭(33)이 10일 광주에서 열릴 예정이던 삼성과의 홈 개막전에 앞서 팀에 합류했다. 3개월여 만에 복귀한 최희섭은 11일 엔트리에 오른다. 선동열 감독은 최희섭이 거듭 선수단에 고개 숙여 사과한 데다 주포 김상현마저 부상 공백이 불가피해 결단을 내렸다. 한편 LG 에이스 봉중근(32)도 이날 1군에 등록했다. 봉중근은 한 차례 등판한 뒤 다시 2군으로 내려가 몸 상태를 점검받을 예정이다.
  • [가자! 그라운드로] (상)귀환파와 이적생

    [가자! 그라운드로] (상)귀환파와 이적생

    개막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현대오일뱅크 K리그 그라운드는 국내 무대로 돌아온 해외파와 팀을 옮긴 이적생들, 그리고 대형 신인들이 펼치는 발끝 전쟁으로 더욱 뜨겁게 달궈진다. ●김남일 “후배들 빛내는 감초될 것”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진공청소기’란 별명을 얻으며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김남일(35)이 5년 만에 러시아 유니폼 대신 인천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복귀한다. 2000년 전남에서 프로 데뷔한 김남일은 2007년까지 수원에서 뛰다 해외로 진출, 네덜란드와 일본, 러시아 등을 돌며 선수생활을 했다. 지난 달 인천 입단식을 치른 김남일은 “10년 전에는 내가 스타였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젊은 선수들이 주역”이라며 “이들을 빛나게 하는 감초 역할을 하겠다.”며 한결 성숙해진 소감을 밝혔다. ●이근호 화려한 발놀림 여전 2009년 일본에 진출, 3년간 활약한 이근호(27)도 울산으로 돌아왔다. 지난 2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국가대표 평가전에 선발로 출전, 화끈한 몸 놀림을 보여줘 구단의 기대를 부풀렸다. ●설기현 가세… 인천 ‘올드보이’ 시대 이적 선수들의 활약도 팬들을 그라운드로 불러모은다. 김남일을 불러들인 인천은 울산에서 설기현(33)까지 데려왔다. ‘올드 보이’들의 전성시대가 돌아올지 주목되는 대목.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대표팀을 지휘한 허정무 감독이 건재한 데다 대표팀에서 잔뼈가 굵은 김남일, 설기현이 가세하면서 인‘천은 성적과 흥행 모두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윤빛가람 성남서도 빛날까 성남은 들어오고 나간 선수가 가장 많다. 윤빛가람(22), 황재원(31), 한상운(26), 요반치치(25) 등 고른 연령대 선수 보강으로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역력하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지난달 홍콩 아시아챌린지컵 정상에 오르며 몸을 푼 성남은 지난해 말 3년 재계약을 통해 신태용 감독에게 잔뜩 힘을 실어줬다. 반면, 조동건(26)과 라돈치치(29)는 성남을 떠나 수원의 푸른색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수원은 또 최근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을 오가는 미드필더 서정진(23)도 영입해 지난 시즌 무관의 아쉬움을 달랠 준비를 마쳤다. ●김정우 전북 2연패 선봉에 디펜딩챔피언 전북은 성남에서 미드필더 김정우(30)를 데려오며 2연패를 정조준했다. 2010년 K리그 최우수선수(MVP) 김은중(32)은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강원 FC로 이적했고, 같은 국가대표 출신 정경호(32)도 강원에서 대전으로 옮겼다. 외국인 선수로는 일본국가대표를 지낸 미드필더 이에나가 아키히로(26)가 눈에 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마요르카에서 1년간 울산에 임대됐는데 드리블 실력이 발군이다. 포항에서 광주 FC로 옮긴 슈바의 활약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시즌 15경기에 출전, 6골 3도움을 올렸지만 모따, 아사모아 등에 주전 경쟁에서 밀렸던 터라 새 시즌이 새롭기만 하다. 지난해 11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각각 1, 2순위로 대구FC와 포항에 입단한 조영훈(23)과 김찬희(22) 등도 검증 채비를 마쳤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정체가 뭘까?”…‘바다의 몬스터’ 근접 포착

    언뜻 보면 외계에서 온 괴물을 연상케하는 희귀한 형태의 해저생물 사진이 공개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0일자 보도에 따르면 지구상에서 가장 깊은 바다에 사는 다모류(多毛類)의 지렁이과 동물인 이것은 해저 1000m 아래에서 서식하며, 태양 빛이 없어도 생명을 유지하는 해양생물로 밝혀졌다. 이 생물의 가장 큰 특징은 영화에 등장할 법한 기이한 외모로, 겹겹이 주름진 입과 가느다란 털, 붉게 빛나는 두 눈은 마치 괴물을 연상케 한다. 몸길이는 2~3㎝이며 온도가 매우 높은 열수분출공(뜨거운 물이 지하로부터 솟아나오는 구멍)주변에서 서식한다. 열수분출공 주변에서는 심해저에서 화학합성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미생물, 특히 희귀한 형태를 가진 희귀 생물들이 다수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온도가 매우 높고 태양빛이 전혀 닿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생물이 생존한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이 생물의 발견이 외계 행성의 생명체 존재여부를 밝히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랑스해양개발연구소의 한 해양 전문가는 “최근 발견되고 있는 열수분출공 주변의 환경은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해양연구의 범위를 다시 보게 하고 있다.”면서 “지구 의 깊은 바다 속 다양한 서식지 연구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더욱 자세한 해양 연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판다 보다 귀한 희귀 곰…알비노·북극곰도 아냐

    ▶원문 및 사진 보러가기 알비노나 북극곰도 아닌데 온몸에 하얀 털을 두른 희귀 곰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15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캐나다 생물학자이자 유명 사진작가인 폴 니클렌(43)이 촬영한 희귀 곰 사진을 소개했다. 스피릿 베어 혹은 커모드 베어로 알려진 이 희귀 곰은 몸 전체에 하얀 털을 가지고 있지만 색소결핍증인 알비노도 아니며 북극곰 또한 아니다. 이 커모드 베어는 아메리카 흑곰 사이에서 가끔 태어나는 변종으로,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에 있는 한 우림지대에서만 집중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캐나다 원주민들이 비밀리에 보호해 온 이 커모드 베어는 현재 약 400마리 정도만 남겨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원주민들은 이곳을 찾은 모피 사냥꾼들에게도 곰에 대한 정보를 알리지 않았었다고 한다. 이에 브리티시컬럼비아 주는 지난해 커모드 베어를 사냥하면 최대 10만 4,000캐나다달러(약 1억 1700만원) 상당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해 이 희귀 곰에 대한 보호 조치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커모드 베어는 대부분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극도로 꺼리기 때문에 많은 야생동물 사진작가들이 그 모습을 담아내려 자연 서식지를 방문해도 번번이 실패해 왔다. 하지만 이 운 좋은 사진작가 니클렌은 이 커모드 베어를 촬영하기 위해 2개월 이상 이곳을 야영하며 보낸 끝에 몸길이 90cm 정도 되는 어린 수컷 곰 한 마리를 극적으로 촬영할 수 있었다고 한다. 니클렌은 “이 커모드 베어가 세계적으로 희귀한 중국 판다보다도 더 희귀한 종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몽골 최북단 아이들의 ‘겨울 이야기’

    몽골 최북단 아이들의 ‘겨울 이야기’

    EBS ‘세계의 아이들’은 ‘몽골 유목민의 후예 다르하드족의 겨울 이야기’편을 3일 밤 8시 50분 방송한다. 몽골 북서부 최북단 다르하드. 거대한 설원과 꽁꽁 얼어붙은 호수로 둘러싸인 이곳은 수세기 동안 유목 생활을 계속하는 다르하드족의 터전이다. 섭씨 영하 50도의 추위에도 다르하드족 아이들은 매일 새벽 6시면 개인 전용 썰매에 몸을 싣고 학교로 간다. 입김이 그대로 흰 서리가 되는 학교 체육관에서 아이들은 민소매 차림으로 농구를 즐긴다. 아이들은 혹한의 설원에서 소몰이하고 눈썰매를 즐기면서 자유롭게 뛰논다. 광대한 외몽골 평원의 주인으로 자연과 공존하는 법을 배우며 살아가는 다르하드 사람들. 모든 것이 얼어붙어 먹을 것이 귀한 이곳에서 겨울나기는 만만치 않은 문제다. 아빠와 함께 얼음을 구해 오는 일은 14세 소년 보르의 일과 중 하나다. 꽁꽁 언 얼음을 녹여 식수로 써야 하기 때문이다. 보르는 마을의 사냥꾼 대표를 맡은 아빠를 따라 처음 사냥에 나선다. 말, 소 등 유목민의 가축을 노리는 늑대를 잡기 위해서다. 보르처럼 다르하드족의 아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대자연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운다. 수세기 동안 몽골의 유목 생활을 배워 온 다르하드족 아이들은 부모와 같은 유목민의 삶이 싫지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기후 변화로 대초원이 사막으로 변해 가면서 이들이 부모 세대와 같은 유목 생활을 이어 가기는 쉽지 않다. 대도시에서 의사가 되고픈 아이, 온 세상을 돌아다닐 수 있는 비행기 조종사를 꿈꾸는 아이 등 이제 이들은 저마다 새롭고 커다란 꿈을 품기 시작한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전 세계에 단 306마리?희귀 초소형 달팽이 공개

    동전보다 5배 이상 작은 초소형 달팽이의 모습이 공개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현재 마웰 동물원이 보호하고 있는 희귀 초소형 달팽이인 파튤라 기바 달팽이(Partuala gibba Snail)의 모습을 공개했다. 전 세계적으로 306마리만 남아있는 이 달팽이는 몸집이 매우 작은 것으로 유명하며, 괌 등 태평양의 섬에서 주로 서식했지만 환경이 파괴되면서 멸종위기를 맞았다. 환경보호활동가들은 파튤라 달팽이의 개체수를 보존하기 위해 마웰 동물원, 런던 동물원 등지에서 이를 보호하고 있다. 환경보호단체는 올 해 일부 개체를 야생으로 돌려보낼 계획을 세우고, 지속적으로 관찰해 자립적인 개체 증가를 도울 예정이다. 달팽이멸종방지운동을 펼치는 환경보호가 제프 리드(61)는 “이 달팽이는 매우 희귀한 동물임이 틀림없으며 유의해서 보살펴야 할 동물”이라면서 “야생으로 돌아가 스스로 번식해 멸종을 막을 수 있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한편 파튤라 종(種)달팽이는 다양한 종이 존재하지만, 태평양 섬에서 서식하던 종 대부분은 거의 멸종위기에 놓여있다. 이중 가장 큰 멸종위기에 닥친 기바 달팽이는 최대 10년까지 살 수 있으며, 몸 크기가 1인치(2.54㎝)에 불과할 만큼 매우 작다. 송혜민기자 kimus@seoul.co.kr
  • 세뱃돈 1만원 신권 ‘귀하신 몸’

    “1만원권 신권 다 어디 갔어?” 부산의 한 은행을 찾은 김모(45)씨는 17일 “1만원권 신권이 보급이 넉넉지 않아 원하는 만큼 다 바꿔 줄 수 없다.”는 창구 직원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최근 설을 앞두고 1만원권 신권 수요가 늘고 있지만, 한국은행의 1만원권 신권발행이 크게 줄어들면서 시중에 1만원권 신권 품귀 현상이 일고 있다. 설날 세뱃돈은 신권으로 주는 게 관행이다. 부산지역 금융계에 따르면 농협의 경우 1만원권 신권 교환금액을 20만원으로 제한하는데 이는 다른 시중은행도 비슷한 실정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명절 때에는 1만원권 신권 수요가 많아 일시 품귀현상이 일지만, 올 설은 지난해보다 품귀현상이 더 심한 것 같다.”면서 “1만원권 신권 교환을 하려면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에 1만원권 신권이 귀한 것은 한국은행이 1만원권 새 지폐 공급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6개월 단위로 각 은행별 현금수요 실적에 따라 신권을 미리 배정하고 있다. 부산지역의 경우, 올해 1만원권 신권공급 물량은 1100억원. 지난해 1824억원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특히 5만원권이 발행되기 전인 2008년 부산지역에 공급된 1만원권 신권 1조 1734억원과 비교하면 4년 만에 규모가 10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이 같은 현상은 5만원권 발행으로 1만원권 수요가 5만원권으로 대체되면서 은행으로 환수되는 1만원권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환수된 1만원권의 손상정도가 미미해 다시 사용하는 화폐 비율도 크게 늘어난 것도 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부산 본부 관계자는 “2009년 6월 5만원권의 발행이후 1만원권의 수요가 5만원권으로 대체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내복 전쟁

    내복이 보이지 않았다. 횃대에도, 앞닫이에도 없었다. 자고 나니 날씨가 추워져 벌써 외양간의 소가 콧구멍에서 뿌옇게 김을 쏟아내고 있었다. 마당 한켠의 짚더미에 내린 서리를 보자니 오금이 저렸다. 그 바람에 방을 나서려다 ‘헉!’ 하고 다시 들어와 내복을 찾았으나 종적이 묘연했다. 며칠 전 “내복 여기 있으니 추우면 챙겨 입어라. 떨지 말고.” 했던 어머니 말씀이 또렷한데, 없다. 도리 없이 나일론 홑겹으로 마당에 내려서니 벌써 위아래 턱이 딱딱 맞물린다. 내복이 귀한 시절이었다. 겨울에는 헐렁한 바지를 껴입고 났다. 늘어진 양말목을 비집고 발목으로 통바람이 새들었으나 그딴 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그날처럼 살을 저미듯 추운 날은 사정이 달랐다. 그래서 나와 형 둘 몫으로 두툼한 내복 한벌을 준비해 돌아가면서 입도록 했다. 평소에는 나도, 형도 그걸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딱 한번 입어 봤는데, 몸이 두두하게 굼떠 나중에는 갑갑증이 치밀었다. 뛰어놀다 보면 금방 등에 땀이 차는 것도 마뜩잖았다. 그런데, 날이 날인지라 이불 속에서부터 “오늘은 챙겨 입어야지.” 했던 내복을 먼저 일어난 형이 재깍 챙겨 입고 나간 것이다. 오늘도 아침 먹고 산에 올라 솔갈비를 한 둥치 해내려야 한다. 그래야 밥도 짓고, 군불도 땔 수 있다. 산에서 시린 발 동동거리며 맨 낯에 칼바람 맞을 생각을 하니 벌써 소름이 돋았다. 도리 없는 일이었다. 노란 서숙밥으로 아침을 때우고 서둘러 산으로 향했다. 어지간하면 양지녘은 바람이라도 잦건만 그날은 양지도 음지도 없이 추웠다. 손발을 놀릴 엄두가 안 나 잔뜩 웅크리고 있자니 가랑이 사이로 새어든 한기에 샅이 바짝 오르라들었다. 새삼 내복 생각이 간절했다. 너무 추워 어떻게 솔갈비 둥치를 엮었는지도 몰랐다. 나중에 집에 돌아와 두툼한 솜이불을 뒤집어 쓰고 누웠다가 그만 스르르 잠이 들었다. 추위가 고통임을 처음 알았다. 날씨가 추우면 인체의 대사기능이 그만큼 위축된다. 근육도 굳고, 신경도 무뎌진다. 겨울에 낙상 등 안전사고가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난방을 더 해야 해 사회경제적 손실도 크다. ‘날씬’을 조금만 양보하면 겨울이 훨씬 포근해진다. 춥다고 느껴지면 내복 챙겨 입는 게 상책이다. 그게 추운 시절을 견디는 가장 보편적인 지혜다. jeshim@seoul.co.kr
  • 마이웨이 vs 미션임파서블4, 승자는 누구?

    마이웨이 vs 미션임파서블4, 승자는 누구?

    2011년 대한민국 극장가는 그야말로 국내외 블록버스터끼리의 전쟁터다. 강제규 감독의 7년만의 복귀작이자 오다기리 조, 판빙빙 등 아시아 배우들이 출격한 영화 ‘마이웨이’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대명사 중 하나인 톰 크루즈의 영화 ‘미션임파서블4:고스트 프로토콜(이하 MI4)의 대결은 피만 튀지 않을 뿐, 총칼없는 전쟁이나 다름없이 치열하다. 마이웨이와 MI4의 전쟁터를 포인트 3가지로 면밀하게 들여다보자. ●입이 떡 벌어지는 제작규모 마이웨이의 순제작비는 280억 원, 국내 영화제작 역사상 최대 규모다. 해외로케이션도 동유럽 발트해 연안 국가 리투아니아부터 중국과 러시아 등을 오가며 생생한 전쟁현장을 담아냈다. 실제 전투 장면에도 막대한 물량이 투입됐다. 쉴 새 없이 터지는 화약과 탱크들이 등장하는 노르망디 전투 장면은 국내 전쟁영화 제작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할 만큼 ‘지독하게 잔인한’ 클라이맥스로 꼽힌다. 하지만 ‘돈 앞에 장사 없다.’ 했던가. 제작비 1억 4000만 달러(약 1620억 원)가 들어간 MI4는 자본의 위대함을 가시적으로 실감할 수 있게 한다. 미국 LA, 체코 프라하, UAE 두바이, 캐나다 밴쿠버 등에서 촬영된 이 영화는 인풋(Input)대비 아웃풋(Out put)의 훌륭한 예로 꼽을 만 하다. 두 작품 모두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엄청난 제작비를 투자했지만, MI4가 볼거리를 더 잘 살렸다는 데에 한 표를 던진다. 물론 가시적인 즐거움 뿐 아니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토리도 MI4을 눈이 신나는 영화로 만든 것은 물론이다. ●참신하거나 혹은 뻔한 스토리 마이웨이의 기본 ‘무기’는 전쟁이다. 물론 MI4도 핵전쟁이라는 소재가 등장하지만, 전쟁 발발 후와 전쟁 발발 직전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두 작품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마이웨이는 이미 과거에 발생한 일을 그리고 있는데다, 관객을 사로잡을만한 반전 또는 극적 긴장감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나마 ‘반전’이라면 판빙빙의 출연분량 정도일까. ‘주인공은 쉽게 죽지 않는다’는 불문율도 그대로다. MI4 역시 주인공을 쉽게 죽이지 않는다는 점은 같지만, 마치 주인공이 곧 죽을지도 모른다고 느낄 만큼의 팽팽한 긴장감이 영화 전체에 도사려 있다. 크렘린 궁에서 등장하는 4차원 시물레이션 기기, ‘스파이더맨’으로 변신할 수 있게 해주는 첨단 장갑, 열로 부력을 발생해 공중부양을 가능케 하는 기기는 보는 재미를 배로 높인다. 여기에 주인공 이단 헌터(톰 크루즈)가 핵전쟁을 막기 위해 펼치는 갖가지 플랜, 상상에서나 가능할 법한 고난도의 액션을 보고 있노라면, 조금 과장을 더해 ‘팝콘 먹는 걸 까먹을 만큼’ 집중하게 된다. 두 작품 모두 ‘뻔하고 뻔한’ 구석이 있다면 눈에 띄게 민족주의를 강조했다는 것 정도인데, 이제 관객들도 ‘민족적 블록버스터’에 익숙해질 만큼 익숙해져있지 않을까. ●날카로운 관객평 전쟁영화의 특성상 호불호가 분명하게 구분되는 마이웨이는 관객평 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6일 현재 네이버 영화 평점에서 네티즌은 6.93, 패널은 7.55, 전문가는 5.66을 기록하고 있다. 제작사 측은 연말과 설 특수를 노리고 있지만, 입소문이 ‘귀한 입김’으로 작용하는 국내 영화시장 특성상 이 같은 평점 성적이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MI4는 “돈 자랑이 너무 심한 영화”, “유치한 스토리” 라는 일부 관객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네티즌 8.79, 패널 8.50, 전문가 7.64의 높은 평점을 기록하고 있다. 전쟁영화를 꺼려하는 여자관객들의 표심을 사로잡은 것도 MI4가 앞서는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제작사 측은 MI4가 역대 시리즈 중 최고의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마이웨이와 MI4는 여러 면에서 차이가 극명한 작품이다. 때문에 승자와 패자를 가리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표면적으로는’ MI4가 앞서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25일까지 마이웨이 누적관객 100만 1676명, MI4 318만 4395명). 뒤쳐지고 있는 마이웨이 측에서는 엉덩이가 바싹 타들어가는 느낌이겠지만, 관객들은 오랜만에 쟁쟁한 영화 두 편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니 나쁘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영화, 특히 수 백 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한국영화는 필히 잘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손익분기점을 넘고 손해를 보지 않아야 다음 제작을 기다리는 크고 작은 한국영화들이 제작의 전쟁터에 뛰어 들 ‘총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산영화라고 무조건적인 찬성표를 던지는 것도 유해하다. 날카로운 지적과 철저한 반성이 어우러져야 발전이 가능하다. 비록 MI4에 밀리는 마이웨이지만, 몸에는 좋지만 입에는 쓴 약처럼 건강한 한국영화 성장에 힘을 불어넣어 줄 포도당 같은 영화로 길이 남을 것이라 기대해본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장태평 징검다리] 꽃과 열매는 머무르지 않는다

    [장태평 징검다리] 꽃과 열매는 머무르지 않는다

    이제 완연한 겨울이다. 숲을 보면, 여름이나 가을과는 완전히 다르다. 나무들은 대부분 잎을 떨구고 황량한 모습이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는 듯한 황량함 속에서도 생명의 원리는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중단이 아니라 뚜렷한 진행형이다. 앙상하게 드러난 나뭇가지에 작지만 빨간 열매들이 눈에 띈다. 이 열매들이 빨간 이유는 새들이 멀리서도 잘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새가 열매를 먹어야 나무는 번식을 한다. 새가 열매를 먹고 그 표피를 소화시켜 배설이 되어야 싹을 틔울 수 있다. 과육이 큰 열매들은 가을에 번식을 진행한다. 사람이나 동물들이 튼실한 과일을 먹으면서 번식을 돕는다. 그러나 작은 열매들은 잘 떨어지지 않도록 단단하게 붙어서 먹이가 귀한 겨울까지 기다린다. 겨울이 되면, 동물들은 과육이 적은 열매라도 먹어야 한다. 이때 동물들의 눈에 가급적 잘 띄도록 열매의 색깔을 선명하게 만드는 것이다. 석류나 콩은 스스로 열매의 껍질을 열어 씨앗을 땅에 떨어뜨린다. 봉선화, 참깨, 달맞이꽃은 톡 건드리기만 해도 주머니를 갈라 씨앗을 흩뿌린다. 브라질의 후라나무는 강한 에너지로 깍지를 터뜨려 씨앗들을 32m 이상이나 쏘아올린다고 한다. 그러나 자력으로 움직일 수 없는 식물들은 가급적 멀리 자손을 퍼뜨리기 위해 여러 가지 수단을 강구해 왔다고 한다. 씨앗에 독성이 있는 주목은 씨앗을 깨물 수 없는 새의 먹이가 되어 멀리 이동한다. 쇠무릎은 침을, 도꼬마리는 끈끈이를 만들어 동물의 몸에 붙어 간다. 느릅나무나 단풍나무는 날개를 만들어 바람의 힘으로 날아간다. 민들레는 꽃이 필 때까지 땅에 거의 붙어 있다. 그러다가 씨를 맺게 되면 비로소 키가 크기 시작하고, 옆의 식물보다 조금 더 높게 올라간다. 그래야 바람이 불면 멀리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옆에 키 큰 식물이 없으면 민들레는 크게 자라지 않는다. 꼭 필요한 만큼만 에너지를 쓰는 것이다. 식물들은 너무나 효율적이다. 식물들은 상당기간을 앞서서 미래를 준비한다고 한다. 내년에 나올 싹이나 꽃의 근본은 이미 올해의 여름이나 가을부터 만들어진다. 그래서 자세히 보면, 앙상한 가지 위에 그 꼭지들이 보인다. 그리고 겨울이 추울 것 같으면, 그 꼭지들의 겉가죽은 두껍게 만들고 안에 솜털도 더 많이 만든다고 한다. 겨울이 따뜻할 것 같으면 그렇게 낭비를 할 필요가 없다. 더 얇게, 더 적게 만든다. 참으로 생명은 신비하다. 우리 인간사회도 식물의 이러한 생명현상에서 교훈을 얻었으면 한다. 작은 조직이든 큰 조직이든 그 조직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하고, 식물들처럼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루어져야 한다. 가을이 되어 낙엽이 떨어지는 것은 겨울을 가볍게 지나기 위해서다. 식물은 에너지의 20% 정도를 종족보존에 쓴다고 한다. 우리도 조직의 힘 20% 정도를 미래를 위해 써야 발전하는 조직이 되지 않을까? 잎이 되어 열심히 일을 하였으나 미래를 위해 낙엽이 되고, 꽃과 열매가 되어 결실을 이루었으나 미래를 위해 나무를 떠난다. 그것이 생명의 원리이다. 과거의 공적을 이유로 머물러 있으면, 그 조직은 발전이 없다. 내년 총선과 대선은 세대교체가 화두가 될 듯하다. 나이에 기준을 둔 세대교체의 의미가 아니다. 새로운 생각, 새로운 틀, 새로운 힘을 분출하는 세대교체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새로움’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지금의 잎과 열매들이 떨어질 준비를 해주었으면 한다.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쟁탈로 이루어져 전통이 단절되는 세대교체가 아니라 물려주고 물려받는, 그래서 전통이 흐르는 세대교체가 되었으면 한다. 기성세대들은 다음세대의 능력을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을 한다. 식물들은 걱정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흉년이 없겠는가? 흉년이 오고 풍년이 오고 그러면서 나무는 자란다.
  • 19禁 영화 ‘완벽한 파트너’로 17년만에 스크린 복귀 ‘김혜선’

    19禁 영화 ‘완벽한 파트너’로 17년만에 스크린 복귀 ‘김혜선’

    서울 숭의여중 3학년 때 남산 인근 사무지구에 불우이웃돕기 과자를 팔러 다니다가 프로덕션 관계자의 눈에 띄었다. 1985년에도 ‘길거리 캐스팅’이 있었던 모양이다. 고교시절 내내 유명 제과업체의 전속모델로 일했다. 대학생(단국대 연극영화과)이 된 뒤로는 의류, 화장품, 전자제품 모델을 섭렵했다. 지금은 낯설어진 ‘하이틴 스타’란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충무로와 광고계를 휘젓던 1995년 1월 덜컥 결혼했다. 나이 스물여섯. 남편의 미국 유학길을 따라갔다가 2년 반쯤 흐르고서 돌아왔지만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알고 지내던 감독들은 사라졌고, 젊은 감독들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일단 육아와 TV 드라마에 집중해야겠다 싶었다. 그렇게 1년, 2년 흐르더니 17년이 훌쩍 지났다. 17일 개봉한 19금(禁) 영화 ‘완벽한 파트너’로 17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김혜선(42)을 개봉 사흘 전 서울 종로구 사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986년 ‘춤추는 딸’로 데뷔한 그가 노출 연기를 한 건 처음. 그냥 ‘벗는’ 정도가 아니라 영화 ‘나인하프위크’(1986)의 아이스크림 정사, ‘하이힐’(1991)의 분장실 정사를 패러디한 아슬아슬한 장면이 소문을 타면서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영화가 야하다. -나도 평생 이런 작품을 할 줄 몰랐다(웃음). 지인들도 난리다. 시사회 끝나고 파티에 임창정씨가 왔는데 “지금껏 본 외국영화, 한국영화 통틀어 제일 야하다. 박수를 보낸다.”고 하더라. 본의 아니게 센세이션을 일으켜 죄송한데, 후회는 없다. →1990년대의 하이틴스타, 2000년대의 단아한, 때론 억척스러운 김혜선을 기억하는 이들에겐 충격적이다. -제안이 안 들어왔다면 모를까 놓치면 바보라고 생각했다. 소속사에서는 절대 안 된다고 난리를 쳤다. 하지만 배우라면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봤다. 드라마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보여줄 수 없었던 이미지 변신을 하는 게 내 경력에도 한번쯤 필요했다. →시나리오를 받고 바로 수락했나. -3월 말쯤 박현수 감독이 시나리오를 건넸다(시나리오를 받은 것도 17년 만이라고 했다). 별 생각 없이 재미있게 읽었는데 얼마 뒤 박 감독이 전화를 했다. 시나리오 준 게 언젠데 답이 없냐더라. 20살 연하의 제자와 사랑을 나누는 한식연구가 ‘희숙’ 역을 하라는 거다. 그때부터 색깔 펜을 들고 야한 부분에 줄을 그어가며 다시 읽었는데 온통 알록달록하더라(웃음). 감독을 만나서 이런 걸 안 찍어봐서 자신 없다고 했다. 그런데 감독이 “나도 벗는 영화 안 찍어봤다. 서로 처음이니까 의지하면서 찍어보자.”고 하더라. →어린 자녀도 신경쓰였을 텐데. -큰아들이 중3이다. 촬영을 결심한 날, 앉혀놓고 얘기했다. 엄마한테 ‘19금’ 시나리오가 들어왔는데, 네가 볼 수는 없지만 축하할 일이라고(웃음). 40대 여배우 아무에게나 들어오는 역할이 아니라고, 여자로서의 느낌이 있을 때나 가능한 일이라고, 아니면 돈을 내고도 못 찍는다고 했다. 한참을 듣더니 ‘엄마, 축하해.’라고 하더라. 어릴 때부터 아들의 눈높이에 맞춰 대화를 나눴고, 서로 존중하며 살았다. 짓궂은 친구들이 놀리더라도 ‘우리 엄마는 배우니까 못 찍을 영화는 없어.’라고 의젓하게 대꾸할 아이다. 며칠 전 인터넷에 그 일이 나왔을 때도(몇 년 전 이혼한 그는 같은 처지인 장현수 영화감독과 3년째 열애 중이다) 아들은 “엄마, 실시간 검색어 순위 1위야.” 하고 말하더라. 딸은 겨우 일곱 살이니까 나중에 크면 얘기해줄 생각이다. →캐릭터의 어떤 점이 그렇게 끌렸나. -존경받는 한국 전통요리 연구가인데 뒤로 돌아서면 성에 대한 강렬한 욕망을 지닌 이중성이 흥미로웠다. 그것도 스무 살 어린 제자와 그렇다는 설정이 짜릿했다. 몇몇 장면들은 분명 과장됐다. 하지만 다소곳한 사모님인데 뒤에서는 번호를 따고 다닌다든지, 그런 이중성은 종종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현실에서도 꼬리를 치고 다니는 여자라면 들통날까 봐 못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니까 출연을 결정했다(웃음). 여배우들이 노출장면 찍을 때 예민해지고 실랑이도 한다던데 난 빨리빨리 찍고 끝내자고 했다. 촬영 전날 밤새 뒤척이다가도 막상 실전에서는 재미있게 찍었다. →몸을 만드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텐데. -3개월 동안 죽기 살기로 10㎏을 뺐다. 노출 장면이 6월 초에 엿새 동안 몰려 있었다. 그때가 지나니 바로 3㎏이 불더라. →수십 편의 드라마를 찍었지만 ‘조강지처클럽’(2007) 이후 다른 배우가 된 것 같다. -배우 김혜선이 다시 태어나는 시발점이 됐다. 이전까지는 얌전하고, 우아한 역할, 남자를 뺏겨도 아픔을 삭이는 역할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조강지처클럽’의) 생선장수 한복수는 억척스러울뿐더러 가슴에 담아두지 않고 내뱉는 역할이었다. 처음에는 미스캐스팅이라고 SBS 간부들 사이에서 시끄러웠던 모양이다. 김혜선이 생선장수를 어떻게 하느냐고. 선생님(문영남 작가, 손정현 연출)들이 ‘배우가 어느 시점에선 한 문턱을 넘겨야만 한다.’고 하셨다.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대본 안에 답이 있더라. 한번 가슴속에 맺힌 응어리를 끄집어내니까 신이 나고, 자신감도 붙고, 연기하는 재미도 깨달았다. 안 해본 연기에 대한 희열이랄까. ‘조강지처클럽’을 해냈기 때문에 이번 영화도 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영화에 욕심을 내볼 텐가. -이왕 칼을 꺼냈으면 두부라도 잘라야 하지 않겠나. 난 1980년대 남산 영화진흥공사 시절 배우협회증도 있는 영화배우 출신이다. 요즘 신인배우들과 급이 다르다(웃음). 꾸준히 한두 작품씩 하고 싶다. 진짜 탐나는 역할은 ‘오아시스’의 문소리씨 역할(중증뇌성마비장애인) 같은 건데 안 시켜주니까 문제다. 오늘 시나리오가 하나 들어왔는데 연하남과의 멜로더라. 약간 액션도 있고. 야한 건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라. 하하.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부인을 죽인 건 오열했던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남성의 사연 6) 살인현장에서 왠 대변검사(?)…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8) 엽기살인마는 다른 피를 타고난다? 혈흔 속 성염색체가 지목한 ‘악마’’의 정체 9)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물 마시던 A씨, 갑자기 사망한 이유 알고보니… 생명을 잃을 수 있게 만드는 ‘죽음의 물’ 11) 장문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엄마 사연 알고보니 생활반응은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백골로 발견된 여성 시신, 단서는 성형수술 자국? 백골의 한 풀어준 광대뼈 축소술 15) 무참하게 살해 당한 20대女…6년만에 연쇄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 CCTV가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자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8) 완전 범죄 될 뻔한 헤어드라이어 살인…범인 잡은 것은 바로… 몸에 남은 전기충격 자국…‘전류반’은 못 숨겼네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참혹한 죽음…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에서 발견된 2구의 여성 시신…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한밤중 돌연 사망하는 젊은 남자들…동양인의 저주? 청장년 급사 증후군의 비밀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6) 목졸려 숨진 60대 시신 크게 훼손됐는데…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7) 흉기에 17번 찔려 죽은 여자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9) 살인자의 화장품 향기…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 여자 살인사건 30) 완전범죄 노리던 컴퓨터 교수, 시신 쇠사슬에 묶은 뒤…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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