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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레길 같은 옛 그림책

    올레길 같은 옛 그림책

    쭉 내리꽂히는 물길이 쳐다만 봐도 시원하다. 폭포를 가운데 두고 양쪽에 절벽이 섰는데, 가만 들여다보니 그 절벽 사이에 줄이 처져 있고 그 줄 위로 누군가 건너가는 모양새다. 아무리 줄타기 재주가 좋다 해도 저렇게까지 묘기를 부릴까. 그때도 무슨 기네스북 같은 기록에 도전하는 사람이 있었던가. 제목은 ‘천연사후’(天淵射帿·그림)다. 천연, 그러니까 천지연폭포에서 사후, 과녁에다 쐈다는 것이다. 1702년 이형상 제주 목사가 천지연폭포에서 활쏘기 행사를 연 뒤 그 광경을 그림으로 그리도록 했다. 그런데 그 아이디어가 기발하다. 줄에 있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짚으로 만든 허수아비 인형이다. 줄로 인형을 당겨서 얼마나 맞았는지 확인하고 화살을 회수하고, 다시 밀어놓고 활쏘기를 하는 것이다. 미술평론가 최열이 ‘옛 그림 따라 걷는 서울길’, ‘옛 그림 따라 걷는 제주길’(서해문집 펴냄)을 나란히 펴냈다. 제목 그대로 지금의 서울과 제주를 거닐면서 옛 그림을 배치해둔 것이다. 글이나 사연은 되도록 간략하게 풀어놓고, 옛 문인의 시 한 수에다 넋두리처럼 들리는 저자의 간단한 품평까지 곁들여놨다. 글자 수나 편집에 상관없이 빽빽하다기보다 여백이 많다. ‘오름의. 왕국, 올레길. 걷다’하는 식으로 각 장의 제목에다 쉼표와 마침표를 과다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쓴 것 역시 이런 심리적 여백에 크게 기여한다. 짧은 단어, 문장이라도 길게 꼭꼭 씹어 읽어 달라는 제안 같다. 서울 얘기야 이런저런 책에서 비교적 후하게 다뤄진 편이라, 아무래도 눈길을 끄는 건 제주 얘기다. 저자 역시 “마치 귀신에 홀린 것처럼 내게 다가온 김남길의 ‘탐라순력도’가 가져 온 감동의 물결을 견디지 못해 쓸 수밖에 없던 글묶음”이라 해뒀다. 올레길 여행배낭에 챙겨들 법하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Biutiful Spain 비우티풀 스페인

    Biutiful Spain 비우티풀 스페인

    Biutiful Spain 비우티풀 스페인 <비우티풀Biutiful>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뷰티풀Beautiful을 스페인식으로 받아 적은 것이다. 다른 유럽과는 달리 독자적인 길을 걸으며 발달해 온 스페인 사람들의 직관성을 다시 만난 기분이었다. 역사를 관통하며 무엇이든 스페인식으로 소화해 버리는 그들의 당당함은 21세기에도 여전히 아름다웠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800년 이슬람이 남긴 것 Sevilla 세비야 Cordoba코르도바 Granada그라나다 유럽에서 몇년을 살 수 있다면 그 선택은 당연히 스페인이다. 언젠가 긴 여행의 중반에서 스페인에 눌러 앉는 일을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을 정도다. 당시 스페인에서 머물렀던 시간은 한달 반 정도였지만 마드리드 이남의 도시들은 가보지도 못했었다. 어느 도시를 가도 그대로 머물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 기회가 왔을 때, 선택은 당연히 스페인의 남쪽이었다. 세비야Sevilla, 코르도바Cordoba, 그라나다Granada. 이슬람 세력이 지배했던 800년 동안 가장 번성했던 도시들, 스페인 친구들도 꼭 가봐야 한다고 추천했던 그 도시들이었다. 눈을 부시게 하는 것이 태양인지 파란 하늘인지 알 수 없었다. 세비야의 강에 뜬 유람선도 오후의 난반사 때문에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도시의 유람선이야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풍경이지만 세비야는 내륙으로 무려 87km나 들어와 있는 과달키비르강江의 상류 도시다. 그래도 배가 다닐 수 있을 만큼 강이 깊고 넓었기 때문에 도시는 중요한 무역항으로 부를 누릴 수 있었다. 강변 산책을 하다 보면 어디서나 눈에 띄는 황금탑Torre del Oro도 13세기에 이슬람교도들이 배를 검문하기 위해 세운 탑이다. 마젤란이 세계일주를 시작한 기점도 이곳이었고, 콜럼부스가 머물면서 항해를 준비했던 곳도 세비야였다. 그렇게 중요한 도시를 이슬람에게서 되찾은 스페인은 그 세를 과시하고 싶었다. 1248년 모든 부와 권력을 집중해서 지은 세비야 대성당은 지금도 세계에서 3번째로 크고, 고딕양식의 성당으로는 가장 크다. 성당에 안치된 크리스토퍼 콜럼부스의 무덤은 그 어떤 왕의 무덤보다 화려하다. 에스파냐의 옛 왕국인 레온, 카스티야, 나바라, 아라곤을 상징하는 조각상이 관의 네 모서리를 메고 있는 모습이다. 물려받은 재산으로 평생 아버지의 업적을 정리하고 연구했다는 아들 페르난도 콜럼부스의 무덤도 성당 안에 있다. 고딕양식, 르네상스, 바로크 양식을 헤아려가며 성당을 둘러보느라 지친 사람들은 오렌지 나무가 도열한 정원에 자리를 잡았다. 원래 모스크의 연못이 있던 곳이었다. 아직 여력이 남은 사람들은 마지막 힘을 다해 이슬람 사원의 탑을 개축한 히랄다 종탑Torre de la Giralda에 올라갔다. 땀 흘려 쟁취한 98m 높이에서 내려다본 도시의 전경은 그만큼 달콤했다. 세비야 대성당에 비하면 코르도바의 대성당Cordoba Mezquita은 모스크의 원형에 더 가깝다. 코르도바를 수도로 삼은 이슬람 제국은 6세기에 지어진 성 빈센트 바실리카를 허물고 그 자리에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모스크 ‘메스키다’를 세웠다. 4,000여 개의 기둥이 시야를 가리고 천장도 낮지만 사실은 세비야 대성당보다 면적이 넓다. 한번에 2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성당으로 용도가 바뀐 이후에도 큰 훼손 없이 사용되다가 카를로스 5세에 이르러 200개의 기둥을 뽑아내고 돔을 설치하는 대대적인 공사를 했다. 정교한 아랍 문양에 푹 빠져 있다가 뒤로 돌아서면 화려한 로마네스크, 고딕 양식이 펼쳐진다. 이슬람 세력의 마지막 거점은 그라나다였다. 알바이신의 언덕 위에 거대한 아랍인 주거지역이 먼저 형성되었고 1238년에 왕과 귀족들의 거주지로 아람브라Alhambra궁전이 만들어졌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이기도 한 아람브라궁전은 아랍 건축의 걸작으로 평가되는데 이름만 듣고 우아한 하나의 건물을 기대했다가는 낭패를 맛보게 된다. 평균 관람 시간만 무려 3시간이 걸릴 정도로 넓은 요새이자 수천명의 귀족들이 살았던 주거지였다. 아람브라는 사실 건축학적인 가치보다는 치수의 지혜, 높은 지대까지 물을 끌어 사용했던 아랍인들의 발달된 관개 기술이 돋보이는 장소다. 지금도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는 궁전 곳곳의 분수와 샘, 연못은 이슬람세력이 마지막까지 버틸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아람브라를 찾는 관광객이 워낙 많다 보니 나스리드 궁전Nasrid Palaces은 재입장이 허용되지 않는다. 일행을 따라 종종걸음을 치다 보니 군주의 별장이자 정원인 헤네랄리페Generalife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지칠 때로 지친 상황이었다. 하지만 꽃향기가 전달되는 높이까지 계산해서 디자인했다는 그 정원에서 아름다운 알바이신을 바라보고 있자니, 언젠가 스페인에 살게 된다면 바로 저 마을을 선택하게 될 것만 같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아람브라 궁전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관개기술의 발달이다. 고지대에 세워진 요새임에도 항상 물이 풍부했다 2 <아람브라 궁전의 추억>을 연주하고 있던 코르도바의 거리 음악가 3 투우와 플라멩고로 유명한 세비야의 투우장 돈키호테로 살어리랏다 Toledo톨레도 Consuegra 꼰수에그라 성서 다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읽은 책은? 답은 우기기 나름이다. <이솝우화>, <그림 형제 동화집>이 단골로 언급되고 <안네의 일기>나 <영웅문>도 유력한 후보인데다가 지인 중 한 명은 쥘 베른의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스페인에 오니 그 ‘정답’은 미겔 데 세르반테스Miguel de Cervantes,1547~1616년가 지은 <돈키호테Don Quijote>로 모아지고 있었다(원제는 <재기 발랄한 향사鄕士 라만차의 돈키호테>다). 그러면 또 하나의 질문. <성서>와 <돈키호테>의 공통점은? 끝까지 읽은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돈키호테>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캐릭터 소설의 효시로 꼽히는 <돈키호테>는 기사 소설을 탐독하던 ‘키호테’라는 사람이 급기야 자신을 기사라고 착각하며 볼품없는 말 로시난데, 시종 산초 판자와 함께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물론 이 모든 상황은 그의 착각 속에서 벌어지는 일. 마치 디즈니 애니메이션 <슈렉>처럼 반전의 캐릭터들이 주인공인 유쾌한 풍자소설이다. 하지만 이 스토리는 사실 52장의 전편 중에서 초반에 불과하고 속편까지 출판됐다. 저자 세르반테스의 삶은 키호테의 ‘착각일지라도 행복했던 삶’과는 거리가 멀었다. 레판토 해전에 참가해 부상을 입은 그는 귀국길에 해적에게 잡혀 5년 동안 포로 생활을 하는 우여곡절 끝에 마드리드 근처의 고향으로 돌아왔다가 1605년 소설 <돈키호테>를 발표했다. 작품이 전 유럽에서 인기를 끌었지만 정작 그 자신은 인세 계약을 하지 않아 돈을 벌지 못했다. 후에 그는 74장 분량의 돈키호테 속편을 발표했으나 이듬해인 1616년에 기구한 생을 마쳤다. 그가 죽은 4월23일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인데 우연히도 대문호 셰익스피어도 같은 날 사망했다. 소설 <돈키호테>의 주 무대는 지금의 ‘카스티야라만차’ 지역이다. 도시를 이동하다 보니 우연히도 ‘루타 데 돈키호테’, 즉 ‘돈키호테의 길’이라는 테마여행코스를 지나가게 되었다. 푸른 기와를 이고 있는 하얀 회벽집들이 인상적인 작은 마을 푸에르토 라피세Puetro Lapice에는 돈키호테가 주인과 실랑이를 벌였던 여관 ‘벤타 델 키호테Venta del Quijote’가 있다. 벽에는 ‘돈키호테가 이곳에서 묵고 나서 투구와 갑옷 차림으로 만족스럽게 걸어 나왔다’라는 구절이 붙어 있었다. 돈키호테는 이곳에서 ‘두엘로스 이 케브란토스동물의 내장을 넣은 달걀부침’를 시켜 먹었다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라만차 와인을 즐긴다. 레스토랑에 들어가면 바닥을 깊게 판 넓은 저장고와 대형 와인통을 발견할 수 있다. 더 이상 묵어 가는 손님은 없지만 돈키호테에 대한 팬심으로 기념품을 구입하는 손님들로 마을 전체의 생업은 세르반테스에게 단단히 빚을 지고 있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돈키호테가 거인으로 착각해서 싸움을 벌였던 그 풍차들은 콘수에그라Consuegra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보면 낡은 풍차일 뿐이지만 주변의 광활한 평원과 어우러져 스페인의 상징처럼 되어 버린 풍경이다. 실제로 돈키호테 소설의 배경이 된 풍차는 다른 곳에 있다고 했지만 풍차의 모양은 거기서 거기인 반면, 풍경은 콘수에그라가 최고인지라 어부지리를 얻고 있다. 훼손된 상태로 오래 방치된 듯한 이슬람의 콘수에그라 성은 한창 보수공사가 진행 중이라 더 멋진 그림을 기대해도 좋다. 돈키호테가 로시난데를 타고 흙먼지를 날리며 달리던 그 ‘카스티야라만차’주의 주도는 톨레도다. 우리로 말하면 경주쯤 될까, 8~15세기까지 스페인의 수도였던 도시다. 현대식 건물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중세 시대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도시는 아랍 군주의 거주지였던 알카사르를 정점으로 고깔 모양으로 층층이 퍼져 있고, 타호 강Rio Tajo이 그 주변을 휘감아 돌면서 천연의 요새를 만들고 있었다. 도시로 들어가기 전 멈춰선 전망 포인트에서 한참이나 넋을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풍경에는 세상에서 아름다운 고딕성당이라고 불리는 톨레도 대성당도 포함되어 있었다. 스페인을 점령한 이슬람 세력은 종교를 강요하거나 문화를 파괴하지 않았기 때문에 톨레도는 ‘스페인의 예루살렘’이라고 불릴 만큼 이슬람, 기독교, 유대교 유적들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고 성당은 박물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귀중한 작품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스 출신이지만 스페인에서 주로 활동했던 엘 그레코의 작품은 물론 고야의 그림도 전시되어 있으며 화려한 제단 장식이나 금과 은으로 만들어진 성체현시대는 이미 쩍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새로운 스페인 도시를 방문할 때마다 갱신되는 흥분이 모험에 나선 돈키호테의 마음이었을까. 끝없는 메세타이베리아 반도 중앙부의 대고원를 원 없이 달리고 싶은 충동이 더 깊어지기 전에 라만차를 떠나야 했다. 타호 강으로 둘러싸인 천연의 요새 도시 톨레도 ▶travie info 벤타 델 키호테 세르반테스가 이용했던 여관으로 소설 <돈키호테>의 무대가 됐다. 소품과 인테리어 등으로 당시 분위기를 재현했고, 직접 만드는 와인과 돈키호테 관련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다. 2층은 객실이었지만 지금은 투숙객을 받지 않는다. 주소 EI Molino, 4 Puetro Lapice(Autovia de Andalucia) 문의 926-57-6110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11시(바), 오후 1시∼오후 5시, 오후 8시∼밤 12시(레스토랑) 찾아가기 마드리드 남부 버스 정류장 Estacion de Autobus Sur 역(지하철 Mendez Alvaro 역)에서 Jaen 방면으로 가는 버스 이용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Puetro Lapice에서 하차. 버스 시간 문의 91-530-4800 1, 5 돈키호테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여관 ‘벤다 델 키호테’의 오래된 나무 대문과 와인저장고가 있는 바bar 2 푸에르토 라피세 마을에서는 다양한 돈키호테 기념품을 구입 할 수 있다 3 톨레도 대성당의 성모상 4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소 모양의 대형 간판들을 종종 스쳐 지나간다 6 돈키호테가 괴물로 착각하고 결투를 벌였던 꼰수에그라의 풍차들 고야의 빛과 그림자 Madrid마드리드 Zaragoza 사라고사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에서 허락된 시간은 단 한 시간. 마치 단거리 경주에 나서듯 신발끈을 동여매고 속사포로 설명을 난사하는 가이드 수피아씨를 따라다녀야 했다. 그곳의 수많은 보물 중에서 나를 사로잡은 그림은 고야Francisco Goya, 1746~1828년의 <개The dog>였다. 고야의 다른 그림과는 다른 화풍으로 의혹을 사기도 했던 이 그림에는 모래 언덕 위로 목만 빼꼼이 내놓은 휑한 눈의 개 한 마리가 등장한다. 마치 노년의 고야 그 자신처럼 말이다. 최후의 고전주의 작가이자 최초의 현대작가로 불리우는 그의 예술적 전이는 프랑스 군인들이 스페인 민군을 총살하는 장면을 담은 그림 <1808년 5월3일The Third of May 1808>에서 시작된다. 초상화를 잘 그려서 왕실 화가로 이름을 날린 고야는 이 작품을 계기로 민중 화가로 추앙받게 된다. 하지만 노년에 고야의 삶은 암울했다. 마흔 중반에 청각을 상실했으며 노후에 마드리드 근처의 집에서 은둔 생활을 했다. 고야가 자신의 집에 그린 벽화들은 마치 귀신을 본 듯 공포에 질린 표정의 검은 군상들로 채워져 있었다. ‘블랙 페인팅’이라고 불리는 그림들이다. 그중에서도 <자기 아들을 먹어 치우고 있는 새턴Saturn devouring his Child>은 끔찍한 장면에도 불구하고 후기 작품 중 가장 명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 고야의 고향이 바로 사라고사다. 사라고사에 점점 가까워질수록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시내에 들어가자마자 돌풍이 불고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갑자기 태풍이라도 왔나 싶을 만큼 퍼붓던 비는 10분 후 거짓말처럼 개이더니 하늘이 다시 밝아지기 시작했다. 마치 고야의 삶처럼 빛과 어둠이 드라마틱하게 변화하는 그런 날씨였다. 사라고사에 있는 고야의 생가, 사라고사 뮤지엄, 이베르카 카몬 아즈나르 뮤지엄Ibercaja Camon Aznar Museum에서 그의 그림을 볼 수 있다. 거대한 바로크 스타일의 필라르 대성당Basilica del Pilar에 있는 레지나 마티럼Regina Martyrum돔의 천장화 역시 고야의 작품이다. 이 성당에는 기도를 이루어 준다는 옥으로 된 성모상이 있는데, 그 앞에서 깊은 슬픔에 잠긴 한 노부부를 만났다. 그 처연한 표정은 사연 모르는 이방인들까지 숙연하게 만들 만큼 날카로운 슬픔을 담고 있었다. 그 감정이 지금 내 방에 걸려 있는 고야의 <개>를 볼 때마다 오버랩되곤 한다. 사라고사의 랜드마크이자 스페인의 가장 중요한 가톨릭 순례지 중 하나인 필라르 대성당. 고야가 그린 천장화를 볼 수 있다 가우디에게 영감을 준 산 Montserrat 몬세라트 Barcelona 바르셀로나 누군가 볼 때마다 시루떡이 연상된다고 했던 몬세라트Tot Montserrat는 톱니바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바위산이다. 4,000만년 전에 융기된 해발 1,200m 산의 모습은 한번 보면 잊기 힘들 정도로 독특하다. 바위투성이 산의 정상부에 베네딕트수도원이 만들어진 이유는 이곳이 유서깊은 기도장소였기 때문이다. 1,000년 전부터 시작된 순례의 행렬은 12세기에 만들어진 검은 성모상 ‘라 모레네타’가 발견되면서 더욱 길어져서 지금까지도 끊어질 줄 모른다. 두어 시간 거리인 바르셀로나에 살았던 건축가 가우디Antoni Gaudi Cornet, 1852~1926년도 틈만 나면 모세라트를 찾아왔던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을 때마다 몬세라트에 와서 영감을 얻었다는 그는 아예 바르셀로나의 중심에 몬세라트를 고스란히 옮겨 놓았다. 바로 바르셀로나의 명물 사그라다 파밀리아가족대성당 Basilica de la Sagrada Familia다. 스페인 교회 건축 사상 가장 큰 프로젝트 중 하나인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1882년 건축가 프란시스코 데 폴라 델 빌라르Francisco de Paula del Villar에 의해 시작되었다가 1년 반 후에 안토니 가우디의 손에 넘겨진다. 그후 43년 동안 가우디는 역사에 길이 남을 독창적인 성당을 완성하기 위해 일생을 쏟아 부었다. 8,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성당 내부를 떠받치고 있는 것은 마치 거대한 나무들이 하늘로 뻗어 올라간 듯한 모습의 기하학적인 기둥들이다. 직선이 아니라 자연물의 형상, 그 곡선만을 사용한 가우디 원칙들이 반영된 결과다. 라 페드레라La Pedrera, 구엘 공원Pavellons Guell 등 바르셀로나 시내 곳곳에 남아 있는 가우디의 건축물에서 그 고집스러운 독창성을 확인할 수 있다. 가우디는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기업체의 도움 없이 오로지 신자들의 헌금으로만 세우기 원했기에 재정 문제는 언제나 발목을 잡았다. 결국 그는 완공을 보지 못하고 사고로 죽고 말았지만 성당은 아직도 그의 청사진에 따라 무려 130년 동안 여전히 ‘공사 중’이다. 전체 공정 중 절반 정도가 완성되었을 뿐이라지만 몇년 전 방문했을 때와 비교하면 내부 공사가 상당히 진척되어 지난 2010년 7월에 현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모시고 축성식을 가졌다. 15년내에 완공하는 것이 바르셀로나 시의 계획이다. 1 가우디는 직선을 배제하고 자연물의 형상과 곡선만을 사용했다. 시민의 휴식처가 되고 있는 구엘 공원 2 몬세라트 산에서 내려온 기운이 한데 모여 정점을 이룬다는 성당 안뜰 3 가우디는 몬세라트의 기괴한 모습에서 착안해 사그리다 파밀리아를 디자인했다 취재협조 에미레이트항공 www.emirates.com 페가수스 코리아 02-733-3441 ▶travie info 1 아람브라 안에 있는 수도원을 개조한 호텔 ‘파라도르 데 그라나다’ 2 스페인식 애저 바비큐 요리 ‘코치닐요’ 몬세라트Tot Montserrat 몬세라트로 올라가는 꼬불꼬불 산악도로의 전면 도로는 10km, 후면도로는 13km다. 주말에는 주차장이 만원이 경우가 많으므로 산악열차와 케이블카를 타는 것이 훨씬 빠른 방법. 수도원에는 뮤지엄, 레스토랑과 기념품점 그리고 호텔까지 있다. 베네딕트 수도원은 에스꼴라니아라는 소년합창단Cor de I’Escolania으로도 유명한데 미사 시간을 맞춰서 가면 합창을 들을 수 있다. 문의 (0034)93-877-77-77 www.montserratvisita.com Travel to Spain 항공편 에미레이트항공을 이용하면 두바이를 경유해서 포르투갈의 리스본이나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지로 여행할 수 있다. 인천-두바이 구간을 운행하는 에어버스 A380 기종은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는 최첨단, 초대형 기종. 인천-두바이 구간은 9시간 30분, 두바이-마드리드 구간은 8시간, 두바이-바르셀로나 구간은 7시간 가량 걸린다. 문의 02-2022-8400 www.emirates.com 두바이 시티투어 두바이에서 스톱오버를 신청해서 두바이 시티 투어(42달러), 사막 투어(99달러) 등을 경험하는 것도 색다른 여행이 된다. 에미레이트항공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정보와 스톱오버 안내책자를 다운받을 수 있다. 투어 문의 아라비안 어드벤처 +971-4-303 4888 aadops@emirates.com 스페인 일주상품 에미레이트항공을 이용하는 ‘스페인·포르투갈+바르셀로나 일주 10일’ 여행패키지 상품이 10월부터 10개 여행사 연합으로 시판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출발하는 이 상품은 11월 말까지 239만원의 특가로 한진관광, 투어2000, 레드캡투어, 투어몰, 자유투어, 노랑풍선, 참좋은여행, 하나투어, 온라인투어, 롯데관광에서 예약할 수 있다. 야디네스 알베르토Jardines alberto 그라나다의 유서 깊은 카르멘(정원과 채소밭이 있는 별장식 하우스)을 개조한 레스토랑으로 야외 테이블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느긋하게 식사를 하기 좋은 곳이다. 커피 한잔과 함께 피오노노Pionono라는 그라나다의 전통 디저트도 별미다. 아람브라 궁전의 아름다운 정원 헤네랄리페 입구 쪽에 위치해 있다. 3가지 코스에 와인이 곁들여 나오는 세트메뉴는 30~45유로. 주소 Paseo de la Sabika nº 1, 18009 Granada 문의 (0034) 958-221-661 www.jardinesalberto.es 파라도르 데 그라나다Parador de Granada 그라나다의 아람브라 궁전 안에 있는 성프란치스코 수도원을 개조한 호텔로 스페인 국영 호텔 중 최고로 알려져 있다. 그라나다 수복 후 세워진 수도원 건물의 고풍스러운 멋과 특별한 위치 때문에 여행자들이 꿈꾸는 숙소지만 객실이 40여 개밖에 되지 않아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 아람브라와 그라나다의 야경을 즐기기에 이보다 좋은 곳은 없다. 주소 Real de la Alhambra, s/n, 18009 Granada, Spain 문의 (0034) 958-22-1440 www.parador.es 팔라시오스Palacios 5kg 정도의 크기으로 자란 새끼 돼지로 만드는 애저 바비큐 요리 코치닐요Cochinillo를 먹을 수 있는 곳. 껍질은 바삭하고 속살은 부드럽다. 팔라시오스는 레스토랑뿐 아니라 호스텔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싱글 요금은 30~45유로, 더블룸은 50~80유로 사이다. 주정강화와인인 셰리주를 만드는 과정에서 사용하고 남은 계란 노른자를 이용한 디저트인 플란Flan도 맛볼 수 있다. 주소 C/Navarro Ledesma, 4 45001 Toledo 문의 (0034) 925-28-0083 www.hostalpalacios.net 안달루 라 토레 데 오로Andalu la Torre de Oro 마드리드 마요르 광장에 있는 투우 테마의 바Bar. 가게 안에는 스타 투우사들의 사진과 희생된 소의 머리 박제 그리고 스페인 생햄인 하몬이 같이 걸려 있어서 묘한 느낌을 준다. 주소 Er 26 de la Plaza Mayor Calle del Arcode Triunfo, 28012 Madrid 영업시간 오전 10시∼새벽 2시 문의 (0034) 913-66-5016 La Torre del Oro 타블라오 엘 팔라시오 안달루스Tablao El Palacio Andaluz 세비야 최고의 플라멩고 디너쇼를 감상할 수 있는 곳. 공연은 하루 두 차례, 매일 저녁 7시와 7시30분에 시작되어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되며 와인이 곁들여진 코스 정찬이나 타파스를 선택할 수 있다. 오페라 카르멘의 일부 장면도 플라멩고로 선보인다. 문의 (0034) 954-534-720 www.elpalacioandaluz.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정신병 환자, 보름달 뜨면 실제로 증상 악화?

    정신병 환자, 보름달 뜨면 실제로 증상 악화?

    바보짓 또는 미친짓 이라는 뜻을 가진 영어 단어 ‘lunacy’는 달을 뜻하는 ‘lunar’에서 유래한 말이다. 오래 전부터 ‘달이 차면(滿月) 사람들이 이상한 행동을 많이 하고 범죄가 많아진다’는 설도 있어 왔다. 이 같은 설이 더욱 신빙성있게 들렸던 것은 일반 사람 뿐 아니라 의사와 간호사, 경찰 등 전문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까지도 이를 믿어왔다는 사실 때문인데, 해외의 한 연구팀이 이를 반박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캐나다 라발 대학 연구팀이 3년간 심리적인 문제를 겪는 환자 771명을 대상으로 달의 4주기와 환자들의 증상을 비교했다. 그 결과 공황장애나 자살 충동, 이유를 알 수 없는 가슴통증 등 정신적 또는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환자들의 증상은 정신 건강과 연관이 있을 뿐, 달의 사이클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명 ‘보름달 효과’라 불리는 위의 설은 특히 서양에서 수 세기동안 보편적으로 믿어져왔다. 보름달이 뜨면 멀쩡했던 사람이 늑대로 변하거나, 귀신이 나타나는 이야기는 영화로도 이미 익숙하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서양의 의사 63%와 간호사 80%가 보름달이 뜰 때에 평소보다 환자들이 많아진다고 믿는다는 연구결과가 있었을 만큼, ‘보름달 효과’는 일반인 뿐 아니라 전문가들에게도 통하는 믿음이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미국 조지아주립대학은 보름에 식사량이 더 늘어나는 현상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으며, 리즈대학 연구팀은 보름달 시기에 의사들의 진료가 3.6% 늘어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슬로바키아의 한 연구소 역시 22년간의 통계를 근거로, 천식 환자의 통증이 보름달 시기에 정점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렇듯 전문가들도 ‘굳게’ 믿은 보름달 효과에 대해 라발 대학의 쥐느비에브 벨레빌 교수는 “지금까지 고려하지 않은 다른 요인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보름달이 사람의 정신 또는 심리적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은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해님달님·아기장수·우렁각시·선녀와 나무꾼… 설화에 깃든 삶의 지혜와 교훈

    해님달님·아기장수·우렁각시·선녀와 나무꾼… 설화에 깃든 삶의 지혜와 교훈

    옛날에 이야기를 좋아하면 가난하게 산다고 했다. 그러나 이야기로 밥 먹고 사는 사람이 있으니 신동흔(51) 건국대 국문과 교수다. 구비문학과 설화를 연구하는 그는 ‘세계민담전집 1’과 ‘살아있는 우리 신화’, ‘이야기와 문학적 삶’ 등을 쓰고, 최근 ‘옛이야기의 힘’(우리교육 펴냄)을 내놓았다. 그에게 옛날이야기는 “아기장수 설화를 대하소설 태백산맥과 바꾸지 않는다.”라고 선언할 만큼 최고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는 거칠고 보잘것없는 이야기가 수천년에 걸쳐 내려올 때에는 그 바탕에 ‘진짜 삶’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양파 껍질을 벗기듯이 벗기면 옛날이야기의 속살이 드러난단다. 진짜 그런가, 한번 들어보자. 그림형제의 동화가 무섭다고들 하는데, 한국의 ‘해님달님’도 만만치 않은 호러물이다. 이 이야기의 줄거리는 떡장사를 하는 한 어머니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남은 떡을 모두 호랑이에게 넘기고 종국에는 자신도 호랑이에게 잡아먹힌다. 어머니를 잡아먹은 호랑이는 아예 어머니로 변장해 해님과 달님도 잡아먹으려고 했다는 내용이다. 신 교수는 “엄마가 호랑이로 변한 것이 아닐까요?”라고 물어본다. 힘들게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어머니가 그날따라 심화가 부쩍 일어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라는 내면의 목소리에 몸을 맡기고 자식 주려고 남긴 떡을 하나하나 먹다가 어느 순간 “에잇, 자식새끼들이 다 뭐라고”라며 무서운 호랑이로 변신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신 교수는 “외간 남자한테 마음을 빼앗긴 엄마, 경제적 어려움에 내가 죽어야지 하는 엄마, 증오로 분노의 몽둥이를 쳐든 엄마가 현실에도 존재하지 않느냐.”고 했다. 그러니 “엄마 왔다, 문 열어.”라는 분위기는 당연히 달라지는 것이다. 엄마가 엄마이면서 엄마가 아닌 현실에 맞닥뜨린 아이들은 어떻게 처신해야 할까. 그는 “동화 속에서 해님 달님은 엄마에게서 독립해 스스로 몸을 간수하며 성장을 해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신한 해와 달은 호랑이가 된 엄마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넓은 세상, 생명의 근원이라는 해석이다. 여기서 오누이가 해님과 달님으로 분리되는 것도 의미가 있다. 인간은 서로 다른 색깔로 존재해야 한단다. 그럼 수수밭에 떨어진 호랑이는 뭔가. 흙으로 돌아가는 자연의 순환이란다. 꿈보다 해몽 같은 이야기가 수두룩하다. 살짝 맛보기 하나 더. 어느 처녀가 혼례하는 날, 신랑이 덜컥 죽었다. 상식적으로 처녀는 머리 풀고 상복을 입은 뒤 열녀가 돼야 할 텐데, 이 신부 말하길 “길 가는 아무 남자나 불러다 혼례를 치르게 해달라.”고 한다. 막무가내로 우기는 신부를 말리지 못하고 거지 신랑을 데려와 혼례를 치렀다. 그 뒤 신부는 아들 둘을 낳았는데, 이 아들 둘이 북벌을 준비하던 장수가 된단다. 처녀 귀신이 되지 않고 자기 삶을 개척한 젊은 여성의 당찬 자세를 보여준다. 조선시대 과부 재가 금지는 갑오개혁(1895년) 때서야 폐지됐다. 선녀와 나무꾼은 ‘잡은 물고기에 미끼를 던지지 않는다.’는 남자들에게 방심하면 애 셋을 낳은 아내에게 버림받는다는 진리를 보여준다고 한다. 남자들이 꿈에 그리는 ‘우렁각시’ 설화는 남녀 사이의 신뢰를 파괴하면 이별이 기다리고 있다는 경고가 담겨 있다. 우렁각시가 아직 부부가 될 인연이 아니니 기다리라고 하지만, 사내는 예쁜 여자를 빼앗길까 하는 두려움에 서둘러 색시로 삼는데, 이때 사내가 우렁각시에게 자격미달임을 설명한단다. 옛날이야기를 좋아한다면 사투리와 고어를 그대로 살린 ‘옛날’ 이야기 자체도 즐길 수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마약조직도 벌벌 떠는 특급 탐지견 ‘테러 위험’

    마약조직도 벌벌 떠는 특급 탐지견 ‘테러 위험’

    숨어 있는 마약을 귀신같이 찾아내며 맹활약을 벌이고 있는 경찰 탐지견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됐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활동 중인 마약탐지견이 마약카르텔의 테러 목표가 됐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탐지견의 활약으로 번번히 마약 거래가 수포로 돌아가자 급기야 개를 제거 대상 1호로 삼았다는 것이다. 리우데자네이루 경찰 관계자는 “마약조직 사이의 전화를 감청하다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마약조직들이 ‘누렁이(탐지견)’를 저격하자는 모의를 했다.”고 밝혔다. ’보스’라는 이름을 가진 탐지견이 마약조직의 지독한 미움을 산 건 뛰어난 활약상 때문이다. ’보스’는 브라질에서 활동 중인 마약 탐지견 중에서도 으뜸으로 손꼽힌다. 벽 안에 숨겨져 있는 마리화나 400kg을 단번에 찾아내는 등 그간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마약수사에서 기둥(?) 역할을 했다. 현지 언론은 “탐지견 ‘보스’가 특출난 활약을 보이자 마약조직들이 개를 위협적인 존재로 보기 시작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브라질 경찰은 특급 베테랑 마약탐지견 ‘보스’를 보호하기 위해 근접 경호(?)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자료사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런던통신] 런던 지하철에 귀신들(?)이 많아졌다고?

    [런던통신] 런던 지하철에 귀신들(?)이 많아졌다고?

    런던 지하철이 때아닌 귀신 소굴(?)이 되고있다. 서양에서 사람들이 귀신 분장을 하는 10월 31일 할로윈 축제를 앞두고 10월 2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튜브(지하철) 안팎에는 다양한 할로윈 복장을 한 사람들이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들은 런던 지하철 안에서 귀신 분장을 하고 태연히 앉아있거나 피를 뚝뚝 흘리는 모습으로 돌아다녀 좌석에 조용히 앉아있는 평범한 시민들이 오히려 이상하게 보일 정도다. 할로윈 데이는 기원전 500년경 아일랜드 켈트족의 풍습에서 유래되었고, 이후 영국 청교도들이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미국에서도 할로윈 축제가 자리를 잡게 되었다고 한다. 할로윈 데이 밤이면 영화 주인공, 귀신 등으로 분장한 어린이들이 사랑과 초콜릿 등을 얻으러 집집마다 돌아 다닌다. 서양의 문화라고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할로윈 데이를 맞이하여 유통 업체 등에서 이 날을 위한 초콜렛, 사탕, 머핀 등을 내놓고 있다. 또한 어린아이들을 위한 직업체험 이벤트, 워터파크와 실내 스키장의 할로윈 파티 등을 기획하는 등 이제 국내에서도 이들의 문화를 이용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공유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글-사진 윤정은 런던 통신원 yje0709@naver.com 
  • [열린세상] 아름다운 공공건축을 그리며/이종수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아름다운 공공건축을 그리며/이종수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서울시 신청사가 문을 열었다. 투입된 공사비 2496억원에 비하면, 많은 시민들로부터 큰 축하를 받지 못하며 문을 열었다. 택시기사에게 물어보니, 택시 승객 열 명 중 아홉 명은 좋지 않은 평을 한다고 한다. 신청사의 미학적 감각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다. 필자의 절친한 동료교수는 오래 전부터 ‘서울시 신청사가 완공되는 게 겁난다.’는 말을 하곤 했다. 성남시 신청사는 호화 논란을 일으켰다. 성남시가 3222억원을 들여 신청사를 지었는데, 스텔스 전투기 모양에 수입 대리석과 화강암으로 로비를 마감하고 관공서 최초로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했다. 용인시는 1974억원을 들여 신청사를 지었다가 비판을 받았다. 사무실 공간을 좁게 하는 반면, 로비와 복도는 크게 하고 외관은 유리로 마감했다. 용산구청 역시 1587억원을 투입해 역삼각형의 기하학적 모양에 유리를 입혔다. 이들 신청사가 천문학적 돈을 쏟아부었다는 점에 있어서는 ‘호화’인지 몰라도, 건축물의 미학적 측면에서는 ‘호화’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오히려, 그 많은 돈을 쏟아붓고 이 정도밖에 짓지 못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더 크다. 약속이나 한 듯 모두 비정형에 유리로 외장을 하고 있다. 이것이 요즘의 대세인지는 몰라도 많은 사람들은 그 미감에 공감하지 않는다. 필자처럼 미감이 둔한 사람들을 뛰어넘어 수십년 후 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러기는 어려울 것 같다. 비정형에도 수준이 있다. 비정형의 대명사인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는 1973년 문을 열었다. 이곳은 그 아름다움 때문에 연간 200만명에서 400만명의 관광객이 모여든다. 매년 4억 호주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스페인의 빌바오 역시 탁월한 설계자 프랑크 게리를 택하여 비정형의 미술관을 지어 눈부신 성공을 거두었다. 1997년 1500억원을 투입하고 미술관을 개관했는데, 첫해 135만명의 관광객이 몰려들었다. 첫해에 건축비를 제하고도 1100만 유로를 남겼다. 세계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와 빌바오 미술관을 찾지만, 오페라 하우스에 오페라를 보러 가고 빌바오 미술관에 미술품을 보러 가는 사람은 드물다. 아름다운 건축물을 보러 이곳에 간다. 공공건물을 지으며 큰 예산을 투입할 수도 있다. 또 비정형의 최신 유행을 따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여 건물을 짓고, 최신 유행을 따를 때에는 그에 상응하는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공공건물을 보는 즐거움도 선사해야 한다. 아무리 첨단의 건축미를 추구했다 해도 무지한 민초들일망정 그 미감은 귀신같이 아는 법이다. 또, 제 아무리 위원회를 구성하여 결정권을 부여했다고 해도 건축을 담당하는 정책가들의 책임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많은 경우, 우리는 일제를 극복한다는 명분으로 일제시대 지어진 건물들을 부수고 새 공공건축물들을 짓는다. 문제는 우리가 새롭게 짓는 건물들이 일제시대에 지어진 건물들보다도 못하다는 데 있다. 67년의 세월이 흘렀는데도 말이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방학 때 외국엘 나가지 않는다. 요즘엔 웬만하면 국내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학술자료를 다 검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요금 역시 천정부지로 올라 경제적인 부담도 크고, 비행기 멀미도 생겼다. 이런 와중에 외국에 나가고 싶은 충동이 강렬히 일 때가 있다. 딱 한 가지 이유에서다. 파리나 빈, 혹은 노르웨이의 시골마을에 가서 건축물들의 아름다움과 그 아름다움이 엮어내는 마을의 풍경에 감동하고 싶을 때가 있다. 도시의 건물들을 바라보며, 한심하다는 생각 말고 그저 경외와 감동의 순전한 감정을 느끼고 싶다. 도시의 건축물을 아름답게 짓고, 마을을 그윽하게 가꾸는 일은 이제 한가한 취미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국격을 높이고 공동체를 살리는 일이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기도 하고, 사람들의 심성도 부드럽게 순화시켜 준다. 때로는 그것 때문에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기도 한다. 공공기관들이 건물의 이러한 가치에 눈 뜨기를 기대한다
  • [중국통신] “앗, 깜짝이야!” 무서운 부동산 광고

    인적이 드문 고속도로에 공포영화를 연상케하는 ‘무서운’ 부동산 광고가 들어서면서 이 도로를 지나는 운전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고 다중왕(大衆網)이 26일 보도했다. 베이징과 하얼빈을 잇는 징하(京哈)고속도로 중 베이징을 80~90km 벗어난 구간에 등장한 이 화제의 광고판은 허베이(河北)성 탕산(唐山)시에 들어서는 코리아타운 투자 유치를 위해 세워진 것. 광고판 전면에는 붉은색으로 ‘한국성(韓國城)’ 투자유치, 검정색으로 “서울을 펑난(豊南)으로 옮겨왔습니다.”라는 글자가 쓰여있다. 문제는 광고판 위의 사진. 머리를 풀어해치고 얼굴의 반은 간판 뒤에 감춘 채 눈만 동그랗게 뜨고 있는, 두 손은 간판 위에 올려둔 여성의 사진이 흡사 공포영화에 등장하는 ‘제 3의 존재’처럼 보인다. 늦은 시간 가로등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고속도로를 지나는 운전자들이라면 헤드라이트 사이로 비춰진 ‘섬뜩한’ 모습에 공포감을 느낄 수 있을 법하다. 실제로 이 길을 지나는 택시 기사들은 “너무 놀라 까무러칠 정도였다.”며 입을 모았다. 한 기사는 특히 “광고판을 보는 순간 올 여름 개봉했던 공포영화 사다코에서 모니터를 뚫고 나오는 귀신이 떠올랐다.”며 “무서움과 놀라움에 광고 내용은 하나도 기억 나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사진이 웨이보 등을 통해 빠르게 퍼지면서 많은 누리꾼들도 “정말 무섭다. 왜 이런 간판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한편 해당 광고를 건 부동산 업체 관계자는 “광고 제작 업체에서 제작한 것”이라며 “무섭다는 신고가 많이 들어오고 있어 기존 광고판을 철수, 수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_hong@aol.com
  • 줄기세포가 너희를 불멸케 하리라 ‘과학괴담’

    줄기세포가 너희를 불멸케 하리라 ‘과학괴담’

    한 번은 비극, 한 번은 희극이라더니 희극도 또 한 번 반복되면 웃기기는커녕 짜증스럽다. 한국에서 황우석 사태가 벌어지더니 일본에서도 줄기세포 사기극이 벌어졌다. 장밋빛 미래를 그려 보이는, 그래서 거액의 연구지원금을 받아 내는 도전적 과학 분야는 많다. 그런데 줄기세포 분야에서만 왜 그런 사기극이 벌어지고, 어렵다는 이유로 과학 기사를 내팽개치던 언론들조차 왜 줄기세포 얘기는 그토록 줄기차게 다룰까. 아마도 질병과 죽음의 고통에서 해방시켜 주겠다는 약속, 그리고 비정상적 인간을 정상적 인간으로 탈바꿈시켜 주겠다는 약속 때문일 게다. 그 배후에는 아마도 남의 고통을 이해하고 함께 울어 줄 수 있다는 고결한 휴머니즘도 있을 게다. 그런데 장애와 질병, 노화와 죽음 같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사태를 ‘비정상’으로 규정한 뒤 과학의 힘으로 정상화시키겠다는 플랜, 그러니까 일종의 ‘불사판매주식회사’를 만들겠다는 이 계획이 진정한 휴머니즘인가. 그래서 ‘불멸화위원회’(존 그레이 지음, 김승진 옮김, 이후 펴냄) 서문에 나오는 이 구절을 읽으면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랜 통념에 따르면 과학은 미신을 거부하는 데서 시작됐다고 한다. 하지만 사실 과학적 탐구는 합리론에 대한 거부에서 시작됐다. 고대와 중세의 사상가들은 ‘기본 원칙’을 적용함으로써 세상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관찰과 실험을 우선시하고 거기서 나온 결과는 설사 그것이 이상하게 보일지라도 받아들이면서 근대 과학이 시작됐다.” TV 프로그램에 빗대자면 근대란 ‘스펀지’ 같은 것이다. “와~아~ 진짜?”라는 되물음에 “TV에서 실험하는 걸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니깐.”이라고 대꾸하도록 하는 이 프로그램은 시각을 최우선에 놓는 경험론적 근대 과학의 세계관을 드러낸다. 그럴 법하면서도 아닐 것도 같은 얘기들을 다루는 ‘신비한 TV 서프라이즈’가 “옛날 옛적에 누가 누가 그랬다던데.”라는 식으로 속닥이는 청각적 기법을 쓴다는 점을 떠올려 보면 더 확실히 대비될 것이다. 아마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입장에서 ‘스펀지’는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주는 우수한 프로그램이고,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는 괴담이나 퍼뜨리는 해괴망측한 프로그램이겠지만, 두 프로그램 사이에 본질적 차이는 없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정상적 삶의 영원불멸성을 떠들어 대는 휴머니즘 과학이란 실은 괴담이라는 뜻이다. 이런 비유 섞인 잡설을 길게 늘어놓는 이유는 저자의 서술이 혼란스럽게 비춰질 수 있어서다. 어렵다기보다는 우리에게 익숙한 맥락이 아니라서다. 1장은 빅토리아시대 영국의 ‘심령연구회’ 얘기를 다룬다. 이들은 죽은 이가 내세에서 현세로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믿었고, 이 교차통신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한다. 웅대한 계획도 세운다. 내세에 간 이가 보다 완벽한 인간형에 대한 정보를 현세로 보내 주면 현세에서 보다 완벽한 아이를 낳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게 뭔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냐고? 그런데 이 연구회의 중심 멤버들을 보면 더 기가 막힌다. 당대의 내로라하는 정치인, 지식인, 문학가들과 그의 부인, 친척들이 망라돼 있다. 그들의 사연은 직접 확인해 보길. 정신분석학을 만든 프로이트와 융의 일화도 등장한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나 버지니아 울프 같은 인물에 관심 있었다면 그들이 속한 ‘블룸스베리 그룹’을 기억할 것이다. 정신병, 동성애, 신비주의로 얼룩진 이 그룹에 대한 평가는 대개 ‘세기말적 퇴폐’ 정도다. 위대한 사람들이 꼭 완벽하지만은 않다는 뉘앙스로 곁가지처럼 다루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저자의 서술은 이 블룸스베리 그룹의 뿌리를 정면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2장은 훨씬 쉽다. 러시아혁명 초기 건신(建神)주의자들 얘기인데, 이 역시 과학적 사회주의임을 강조하는 소련의 공식 역사에서는 지워진 부분이다. 그러나 반공 교육을 충실하게 받은 우리에겐 비교적 익숙한 레닌과 스탈린의 잔혹한 행위들이 상세히 나와 있다. 그 배경에 공식 역사에서는 지워진 건신주의가 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가 1·2장에 영국과 러시아 사례를 써 둔 것은 귀족적 우파, 혁명적 좌파 모두 “인간을 변형시켜 사실상 새로운 종을 창조”해 이들에게 영원불멸함을 선사하려는 휴머니즘 과학에서 어느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밝혀 두기 위함이다. “과학은 여전히 마술의 통로다. 지식을 통해 더 강력해진 인간의 의지로는 못할 일이 없다는 믿음의 통로인 것이다. 이런 식으로 과학과 마술을 혼동하는 것은 고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언제나 허망하다. 우연과 필멸은 인간을 배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종교처럼 과학도 초월하려는 노력”일 뿐이고 그 노력은 이 세계가 이해 불가의 영역에 있다는 것을 받아들임으로써 끝난다. 저자가 보기에 “신앙이 그랬듯이 이성도 결국 복종할 것이요, 과학의 최종 종착지는 불합리를 드러내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1·2장을 통해 좌우익의 미래 기획을 일별한 저자가 결론을 제시하는 3장의 제목은 ‘달콤한 필멸’이다. “불멸을 추구하는 자들은 혼돈에서 탈출할 길을 찾으려 한다. 하지만 그들 자체가 혼돈의 일부다. 불멸은 빈 스크린에 흐릿한 영혼이 투사된 것일 뿐이다. 그것보다는 낙엽이 떨어지는 쪽에 더 많은 행복이 있다.” 불멸의 욕망을 위해 주문생산된 복제인간 얘기를 다룬 영화 ‘아일랜드’ 마지막에는 이완 맥그리거와 스칼렛 요한슨의 섹스신이 나온다. 잘생기고 예쁜 남녀배우 한 번 벗겨 주는 관객 서비스용이 아니다. 침과 정액 같은 분비물이 오가는 직접적인 사랑 행위를 위생적인 이유로 금지하는 것이 소위 말하는 과학적 세계라면, 찰나의 쾌락이라도 온전히 누리는 것, 그러니까 필멸을 달콤하게 받아들이는 게 인간이다. 마침내 갖가지 생명들이 저물어 가기 시작하는 요즘 산책길에 한 번 참고해볼 법하다. 1만 65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버려진 공항에 출몰하는 여자귀신 ‘블랙 레이디’

    버려진 공항에 출몰하는 여자귀신 ‘블랙 레이디’

    버려진 공항에 여자귀신이 출몰해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공항 활주로에선 최근 낡은 관까지 발견돼 음산한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공항은 아르헨티나 지방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의 몬테 케만도라는 작은 도시에 위치해 있다. 이미 오래 전에 폐쇄돼 지금은 비행기가 뜨고 내리지 않는다. 이 공항 활주로에서 최근 낡은 관이 하나 발견됐다. 관 주변 바닥에는 여러 개 초가 녹아 있었고, “죽음은 시작이다.”라는 섬뜩한 글도 적혀 있었다. 도시 전체가 공포에 떨자 경찰은 현장을 조사했다. 낡은 관은 깨끗하게 비어 있었다. 경찰은 “확인 결과 관에는 아무 것도 들어있지 않았다. 단지 관이 나타났다는 사실만 갖고 공연히 무서워 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지만 공포감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버려진 공항에 귀신이 출몰한다는 소문이 예전부터 자자했기 때문이다. 한 주민은 “공항이 외진 곳에 있어 밤에 조용한 곳을 찾는 젊은 남녀가 자주 간다.”면서 “귀신을 봤다는 청년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귀신을 목격했다는 한 청년은 “애인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검은 옷을 입은 여자가 지나가는 걸 봤다.”면서 “공항에 귀신이 산다는 건 주민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검은 옷을 입고 나타난다는 귀신을 ‘블랙 레이디’이라고 부르고 있다. 사진=인트란시헨테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연극리뷰] ‘뿌리 깊은 나무’

    [연극리뷰] ‘뿌리 깊은 나무’

    한글 창제 과정은 수많은 추측을 낳는다. 세종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한글에 관한 기록이 정작 실록에는 자세하게 나와 있지 않은 탓이다. 훈민정음 창제(1443년)와 반포(1446년) 사이에 놓인 3년이라는 공백도 많은 상상을 낳게 한다. 그 기간에 있었을 법한 한글 창제 추진파와 반대파의 대립을 연쇄살인으로 풀어낸 것이 이정명 작가의 ‘뿌리 깊은 나무’다. 지난해 드라마로 방영돼 많은 화제를 낳은 ‘뿌리 깊은 나무’가 연극으로 태어났다. 궁 안에서 집현전 학사 4명이 잇따라 살해당한 사건을 풀어 나가는 원작의 이야기를, 연극은 하루에 일어난 이야기로 압축했다. 부제 ‘누가 왕의 학사를 죽였나’는 주인공인 겸사복 말단 강채윤이 품은 의문이고, 전옥서(감옥)에서 만난 장악원의 재담광대 희광이와 풀어 가는 추리의 바탕이다. 연극은 채윤의 회상과 기억, 재현을 통해 퍼즐을 맞춰 가며 한글 반포의 순간까지 숨가쁘게 달려간다. 막이 오르면 무대 뒤 영상으로 격자무늬가 그려진다. 달빛이 스며들어 오는 격자무늬는 감옥 창살이자 사건을 푸는 열쇠인 마방진(숫자판)이다. 연쇄살인 수사를 해 온 채윤이 한밤중에 감옥에 들어왔다. 감옥에 있던 희광이 내일이면 처형당할 채윤의 사정을 듣고 주인공과 함께 사건을 되짚어 본다. 집현전 학사들의 시신들에서 연관성을 발견하고 궁녀 소이와 그의 마방진으로 사건의 핵심에 다다르는 채윤의 수사가 순발력 있게 전개된다. 채윤이 왕의 호위무사 무휼, 비밀 조직과 벌이는 칼싸움은 꽤 연습을 많이 한 듯 생동감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연극 속에서 태어난 ‘희광’이다. 박연의 관습도감에 차출돼 향악 연구에 도움을 주지만 궁녀들을 희롱해 감옥에 들어오길 밥 먹듯 하는 인물이다. 이 유쾌한 캐릭터는 우물 속에서, 대들보에 매달려, 불에 탄 채 발견된 시신들이 됐다가 서운관 귀신이 되기도 한다. 원작에 없는 인물이면서 원작의 인물보다 더 생생하게 극에 녹아들어 있다. 별다른 무대장치 없이 영상과 조명으로 길을 뚫고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도 인상적이다. 수묵화로 그린 무대 뒤 영상은 공간을 집현전으로 만들고, 세종과 대제학 최만리가 사상 다툼을 벌이는 산속으로 옮겼다가, 또 시신이 발견된 살인사건 현장으로 변하는 등 간결하지만 변화무쌍한 무대장치로서 제 몫을 해낸다. 극중극을 풀어내는 방법으로 활용한 그림자극도 꽤 효율적이다. 세종이 우여곡절 끝에 한글을 반포하고 채윤과 소이에게 자유를 준 뒤부터 약간 극이 늘어지는 느낌도 있다. “많은 사람이 한글의 가치에 대해 되새겨 봤으면 한다.”는 원영애 독립극단 대표의 제작 의도는 충실히 전달된다. 그래서 희광이 덕분에 낄낄대면서도 공연이 끝나고서는 무엇인가 가슴에 품고 나올 법하다. 이기도 연출, 홍원기 각색. 31일까지 서울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2만~5만원. 1544-5955.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퀸메리호 유명 여자유령 ‘하얀 옷 여인’ 찍혔다

    퀸메리호 유명 여자유령 ‘하얀 옷 여인’ 찍혔다

    유령이나 귀신을 쫓는 고스트헌터라면 꼭 한 번 방문해야 한다는 퀸메리호. 지금은 호텔로 변한 이 선박에서 ‘햐얀 옷의 여인’으로 불리는 유령이 찍혔다고 한 여성 고스트헌터가 주장해 이목을 끌고 있다. 1일(현지시각) 영국 일간지 더 선 등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 ‘고스트 걸’ 쇼를 진행하고 있는 발렌티나 롬보르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롱비치 항구에 정박 중인 퀸메리호를 방문해 촬영한 사진 중에서 유령으로 보이는 형체를 발견했다. 덴마크 모델 출신의 고스트헌터인 그녀는 퀸메리호의 ‘불법 거주자들’ 즉 유령을 조사하기 위해 그 배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맨눈에는 보이지 않았다.”면서 “추후 집에 돌아가 사진을 살펴보던 도중 찍힌 유령을 보고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하얀 옷의 여인’일 수도 있다.”면서 “그 유령은 자주 직원들에게 목격되고 있지만 이렇게 카메라에 찍힌 경우는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발렌티나는 자신의 사진에 찍힌 것이 하얀 옷의 여인으로 불리는 젊은 신부라고 주장했다. 목격담에 따르면 이 유령은 퀸메리호의 객실 밖 복도와 벽을 마구 통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퀸메리호에는 몇몇 유명한 유령이 목격된다고 전해진다. 이 중에는 소방 훈련 중에 사망한 18세의 엔지니어나 수영장에서 익사한 소녀, 그리고 탈의실에서 살해된 젊은 여성 등이 유령으로 나타난다고 알려졌다. 한편 퀸메리호는 1900년대 초, 영국에서 퀸엘리자베스호와 함께 만든 최고급 유람선으로, 1967년 미국에 팔려 호텔과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사진=멀티비츠(스플래쉬 뉴스·위에서 부터), 트위터, 더 선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이념과 전쟁의 상흔들 예술로 다독여 주다

    이념과 전쟁의 상흔들 예술로 다독여 주다

    천안함 사태 이후 서해안은 위험한 곳이 됐다. 그 위험을 예술이 풀어 줄 수 있을까. 11월 25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열리는 ‘평화의 바다, 물위의 경계’전이 내건 화두다. 인천아트플랫폼은 인천 중구 제물량로, 그러니까 인천 차이나타운 옆에 자리 잡은 옛 항구에서 찾아볼 수 있는 대형 창고를 개조한 전시장이다. 이곳에서 지난 5~6월 미술 작가들을 모아 답사 행사를 벌였다. 인천 자유공원, 인천항을 시작으로 강화도, 교동도를 다녀왔고 쾌속선으로만도 4~5시간 정도 걸리는 연평도와 백령도도 답사지에 포함시켰다. 60여명의 작가들은 구한말 외국 군함들이 개항을 요구했던 곳,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의 거점이었던 곳, 맥아더 장군의 동상이 서 있는 자유공원,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 사태 당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 포격 사태 때 초등학생들이 대피했던 곳 등 상처의 현장을 찾아다녔다. 이곳이나 저곳이나 바다는 그냥 바다였을 뿐이지만, 그곳에는 이념과 전쟁과 상처의 자국들이 흩뿌려져 있었다. 홍지윤 작가는 빨래라는 퍼포먼스(‘어진 바다-화려한 경계’)를 통해 이념과 전쟁과 상처의 자국들을 떨어내는 작품을 선보였다. 백령도 사곶 해안에서 이뤄진 퍼포먼스가 고스란히 담겼다. ‘귀신 잡는 해병’을 패러디한 이수영 작가의 퍼포먼스, 위아래가 거꾸로 뒤집힌 듯한 바다 위를 갈매기가 날아다니는 모습을 묘사한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아트, 태극기와 인공기가 하나가 되는 설치작품을 내놓은 탈북 작가 선무 등이 눈길을 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다음 번에는 한국을 넘어선 아시아의 평화를 주제로 한 미술 프로젝트도 구상 중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1일 TV 하이라이트]

    ●헬로우 고스트(KBS1 밤 1시 15분) 죽는 게 소원인 외로운 남자 상만(차태현)에게 어느 날부터인가 귀신이 보이기 시작한다. 거머리처럼 딱 달라붙은 변태귀신, 꼴초귀신, 울보귀신, 초딩귀신까지. 소원을 들어달라는 귀신과 그들 때문에 죽지도 못하게 된 상만. 결국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사이 예상치 못했던 생애 최고의 순간과 마주하게 되는데…. ●월화드라마 울랄라 부부(KBS2 밤 9시 55분) 1919년 경성. 독립군 투사 주환은 일본인 게이샤 사유리의 도움을 받아 거사를 도모한다. 일본총독에게 날아가는 수류탄. 총독은 겨우 목숨을 건지고 도망친다. 사유리는 첩자로 활동한 것이 발각되어 처형을 당할 위기에 처한다. 한편 2012년 서울. 주환과 사유리는 결혼 12년차 수남과 여옥이 되어 있었는데…. ●한가위특집 매직쇼크 1부(MBC 오전 11시) 세계가 인정한 우리나라 최고의 마술사 최현우. 그리고 중국 CCTV 시청률 96%의 경이적인 기록을 갖고 있는 중국의 국민마술사 류천이 초능력과도 같은 초마술을 신의 손이란 주제로 선보인다. 세계 최고의 마술사 최현우와 류천이 마술의 금기를 깨는 미션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정글의 법칙 W(SBS 오후 6시) 남태평양 말레쿨라섬에서 정글을 체험하고 돌아온 5명의 여성 전사들. 생존의 법칙만이 존재하는 정글이기에 화려한 모습은 간데없고 그녀들의 평소 모습이 가감없이 공개됐다. 그중 카리스마 넘치는 여배우 한고은은 한 끼도 먹지 못하고, 15시간 동안 정글을 헤매게 되자 흙묻은 맨손으로 자몽을 뜯어먹는 원시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세계테마기행(EBS 밤 8시 50분) 지구의 심장, 아마존 정글로 들어가는 관문 레티시아. 비 오는 레티시아의 새벽시장은 진기한 아마존의 물고기들이 모이는 곳이다. 새벽 장을 보러 나온 부족민들로 분주한 거리. 하지만 원래 밀림 지역이었던 이곳은 개발의 물결에 밀려나 더 이상 아마존 정글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우리가 알던 아마존은 과연 어디로 가 버린 걸까. ●쑤어쓰다이, 캄보디아(OBS 오후 5시 35분) 경기도 화성시의 청소년들이 캄보디아 오지 수상마을 깜풍쁠록의 낡은 한글학교를 찾았다. 이들은 서로 다른 국적의 아이들과 부러진 책상을 고치고, 낡은 난간과 색바랜 교실벽을 화사하게 칠하는 등 낡은 마을학교를 새롭게 탄생시킨다. 프로그램에서는 12일간의 봉사활동 중 펼쳐지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공개한다.
  • [Weekend inside-웹툰의 세계] 웹툰에 빠지다, 초딩부터 직딩까지 ‘드르륵’… “내 얘기랑 똑같네” 공감

    [Weekend inside-웹툰의 세계] 웹툰에 빠지다, 초딩부터 직딩까지 ‘드르륵’… “내 얘기랑 똑같네” 공감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마다 리트위트와 공유가 넘쳐난다. 최고의 인기 캐릭터인 ‘장그래’가 포털사이트 다음에 등장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한국기원 연습생 출신으로 입단에 실패한 장그래는 ‘원 인터내셔널’이라는 종합상사에 낙하산으로 입사한다. 사회생활 경험도, 관련 공부도 해본 적이 없는 그의 회사생활이 결코 순탄할 리 없다. ‘이끼’로 이름을 날린 윤태호 작가는 장그래의 회사생활과 인생을 그가 가장 잘하는 바둑에 비유해 보여준다. 장그래는 회사생활을 하는 내부인이자, 회사를 바둑판처럼 내려다보는 외부인이기도 하다. 장그래가 억울한 일을 겪으면 독자들은 흥분하고, 멋지게 일을 해결하면 모두 환호한다. ‘곤마’ ‘복기’ 등 전문적인 바둑 용어들도 술술 읽힌다. 직장인 정명기(39)씨는 “처음엔 바둑에 인생을 비유하는 것이 현학적으로 느껴졌는데, 회를 거듭할수록 내 스스로가 세상 살아가는 방식을 돌아보게 한다.”면서 “가끔은 소름이 끼치고 전율을 느낄 정도로 몰입해 읽게 된다.”고 말했다. #김문학 과장은 가우스전자에 다니며 가우스아파트에 산다. 가우스모터스의 차를 타고, 가우스카드로 결제하며 가우스생명에 가입해 있다. 네이버 웹툰 ‘가우스전자’의 첫회는 ‘그렇다면 김 과장은 가우스의 직원인가 고객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다국적 문어발 기업’의 기치를 내건 가우스전자 마케팅3부 직원들의 얘기를 담고 있다. 착하지만 능력이 달리는 주인공 이상식씨를 중심으로 존재감이 없는 나무명씨, 기러기 아빠인 위장병 부장, 능력은 있지만 지나친 성형으로 표정이 사라진 성형미 과장 등 주변인물이 끊임없는 에피소드를 만들어낸다. 가우스전자의 가장 큰 라이벌인 ‘와플’(애플의 패러디)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연재되는 가우스전자를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들은 ‘현실풍자’에 대한 곽백수 작가의 능력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직장인 원은지(31·여)씨는 “다소 과장돼 있지만 등장 인물들이 겪는 일들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라며 “아침에 출근하면 곧바로 가우스전자부터 읽고 하루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웹툰 전성시대다. 네이버 140편, 다음 60편 등 포털사이트에 정기적으로 연재되고 있는 웹툰은 현재 수백건에 이르고 웹툰으로 생활을 꾸리는 전문작가도 500명을 헤아린다. 웹툰은 정보기술(IT) 인프라와 만화의 결합으로 탄생해, 대표적인 한국산 콘텐츠로 꼽힌다. 특히 스마트폰의 등장은 언제 어디서나 웹툰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웹툰에 또 다른 도약의 계기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웹툰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은 즉각적이고 맹목적이다. 네이버의 경우, 영화 콘텐츠 중 관객평점 9점(10점 만점)을 넘는 작품이 손에 꼽을 정도지만 웹툰은 연재되는 대부분의 작품이 9점을 넘고 9.9점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한 회라도 연재를 거르거나 하면 곧바로 평점이 뚝 떨어진다. 그만큼 연재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수치를 통해서도 입증된다. 네이버 웹툰의 경우 매달 방문자 수가 700만~1000만명, 페이지뷰는 8억~10억건 수준이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모바일 이용자를 포함하면 수치는 최소한 1.5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웹툰 인기의 가장 큰 비결은 특별한 타깃이 없다는 점이다. 박인하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창작과 교수는 “원래 만화계에는 순정잡지는 소녀팬, 성인잡지는 성인 남성 등으로 독자 중심의 타깃을 설정했다.”면서 “하지만 웹툰은 접하기만 하면 독자 누구나 자신에 맞는 작품을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누구나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하루 최소 3~4시간은 접속하기 때문에 접근 장벽도 아예 없어졌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웹툰의 다양성은 결국 소재의 다양성을 의미한다. 직장인들이 미생과 가우스전자에 열광한다면 젊은 여성들은 정다정 작가의 ‘역전! 야매요리’를 기다린다. 특별한 조리법 없이 작가가 내키는 대로 만드는 요리가 가끔은 제대로 만들어지고, 때로는 ‘참사’에 가까운 결과물을 낳는 모습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아부쟁이’, ‘갓 오브 하이스쿨’ 등은 전형적인 중·고등학생용 작품이다. 조석 작가의 ‘마음의 소리’는 초등학생부터 대학생에 이르는 폭넓은 독자층을 자랑한다. 이 밖에 야구만화인 ‘라이징 패스트 볼’, 판타지인 ‘신의 탑’과 ‘아스란 영웅전’ 등 웹툰 속에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장르가 어우러져 있다. 최근 몇 년 새 웹툰은 영화나 드라마 등 ‘스토리’의 보고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른바 ‘원 소스 멀티 유즈’의 대표적인 사례다. ‘움비처럼’과 ‘그린스마일’ 등을 그린 권혁주 작가는 “웹툰이 공짜였기 때문에 급성장하기 시작했지만, 콘텐츠로서 장점이 없었다면 10년이 넘도록 유지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웹툰 영화화의 대표주자는 강풀이다. 현재까지 ‘이웃사람’ ‘그대를 사랑합니다’ ‘순정만화’ ‘바보’ ‘아파트’ 등이 개봉했고 현재 ‘26년’이 제작되고 있다. 윤태호 작가의 ‘이끼’도 큰 인기를 모았다.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저승편’, 하일권 작가의 ‘목욕의 신’, 훈 작가의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 10여편은 현재 영화화가 진행되고 있다. 만화평론가 서찬휘씨는 “웹툰 영화화 초창기에는 서술형식인 웹툰을 그대로 영상으로 옮기려고 해 관객들이 낯설어하면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제는 학습효과가 생기고, 웹툰의 주제들에 무게가 있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박인하 교수는 “특화된 작품들이 대중에게 인기를 얻고 그게 영화화되거나 출판만화로 나오면서 선순환 구조가 조금씩 생기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작품은 해외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호랑 작가의 ‘봉천동 귀신’이 이미 지난해 미국 만화사이트에 번역 게재됐고, 상당수 작품이 해외 네티즌이 번역해 게재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만화계 입장에서는 웹툰의 인기를 무턱대고 좋아할 수 없다. 우선 ‘웹툰은 무료’라는 인식이 양날의 칼이다. 웹에서는 아주 인기가 많아도 단행본으로 나오면 판매량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소비와 접근은 용이하지만 결국 2차적 활용은 성공하기 힘든 것이다. 이 때문에 시장규모의 추산 자체가 불가능하다. 만화계 일각에서는 웹툰 시장 규모가 1000억원 수준으로 출판시장을 이미 뛰어넘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근거는 명확하지 않다. 수백명이 넘는 웹툰 작가들의 원고료도 아주 낮다. 박 교수는 “현재는 극히 일부 잘나가는 작가들은 괜찮지만, 그 아래를 떠받치고 있는 신인들은 고료가 형편없는 피라미드 구조”라며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니까 즐겁게 하지만 언제까지 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 [여행가방]

    ●코레일관광개발, 日미야자키 골프대회 코레일관광개발은 다음 달 5~7일 일본의 휴양지 미야자키에서 제1회 코레일관광개발배 미야자키 골프대회를 연다. 대회는 풍광이 아름다운 피닉스CC와 톰왓슨CC에서 열리며 태평양이 내려다보이는 쉐라톤 그랜드 오션리조트에서 온천욕을 즐기며 숙박하게 된다. 첫날과 셋째 날에는 톰왓슨CC에서 18홀을 돌고, 둘째 날에는 일본 톱 3로 꼽히는 피닉스CC에서 신페리오 방식으로 골프대회에 참가한다. 139만원(유류할증료 별도). ●에나프투어 일본 캠핑 상품 출시 일본 전문여행사 에나프투어가 일본 캠핑객을 위한 단풍·캠핑 여행상품을 내놨다. 홋카이도 도마코마이 아르텐 오토캠핑장 3일 54만 9000원, 홋카이도 도야호수 캠핑 3일 55만 9000원 등이다. 15명 이상이 참가하면 인천공항에서부터 해당 캠핑장까지 캠핑장비 일체를 보내준다. (02)337-3088. ●하이원리조트 롯데마트서 할인 판매 하이원리조트(www.high1.com)는 13일부터 콘도와 호텔 숙박상품을 전국 94개 롯데마트에서 싼값에 판매한다. 유럽풍의 콘도는 주말 11만원(정상가 37만 4000원), 전면 통유리로 호수전망을 즐길 수 있는 컨벤션 호텔은 주말 13만 2000원(정상가 31만 4000원)이다. ●서울랜드 15일부터 핼러윈 축제 서울랜드(www.seoulland.co.kr)는 15일~10월 31일 ‘핼러윈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동서양 귀신 캐릭터들이 총출동한다. ‘드라큘라의 초대’ ‘고스트 퍼니 쇼’ 등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일본 캠핑 에세이 ‘캠핑 노마드’ 출간 배낭여행자라면 누구나 아는 왕영호씨가 ‘캠핑 노마드’(꿈의지도 펴냄)를 출간했다. 일본 캠핑여행을 통해 얻은 내면과 일상에 대한 성찰을 저자 특유의 필체로 써내려 갔다. 1만 3000원. ●핀에어 61만원 유럽항공권 핀에어(finnair.co.kr)가 오는 21일까지 유럽 왕복항공권을 최저 61만원에 판매한다. 파리, 런던, 프라하 등 유럽 주요 31개 도시로 가는 이코노미석은 최저 61만원, 비즈니스석은 최저 260만원(세금 및 유류할증료 별도)이다. 2~11세 어린이는 프로모션 가격에서 25%, 개별 좌석 없는 2세 미만 유아는 90% 추가 할인된다. (02)730-0067.
  • [씨줄날줄] 이매망량 일본/육철수 논설위원

    이매망량(魑魅魍魎)에서 ‘이매’는 산 속의 요괴를, ‘망량’은 물속의 괴물을 일컫는다. 따라서 이매망량은 온갖 도깨비나 귀신이라는 뜻이다. 이 말은 ‘사람들에게 해악을 끼치는 인간’ 또는 ‘어처구니없이 허무맹랑한 사람’을 비유하는 의미로도 쓰인다. 출전은 춘추좌씨전이다. 중국 춘추시대 초(楚)나라 장왕이 주(周)나라의 대부 왕손만에게 주 왕실이 갖고 있는 정(鼎, 솥)의 크기와 무게에 대해 물었다. 당시에 솥은 왕권을 상징했다. 장왕의 질문에는 쇠락하는 주나라를 삼키겠다는 야욕이 숨어 있었다. 이를 눈치챈 왕손만은 “솥의 크기와 무게가 아니라, 덕(德)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또 솥의 용도에 대해 “온갖 사물을 (솥에) 새겨 백성들에게 신령스러운 것과 간악한 것을 구별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백성들이 물에 들어가거나 산에 가서 해로운 것을 피할 수 있고, 온갖 귀신 도깨비들과 마주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故民入川澤山林不逢不若, 魑魅魍魎, 莫能逢之).”라고 설명했다. 고사성어 이매망량은 여기서 생겨났다. 별로 좋은 뜻도 아닌 이매망량이란 성어가 그제 홍콩인들의 대일(對日) 항의 시위 때 큼지막한 피켓용 글씨로 등장했다. “일본은 도깨비 귀신”이라는 것이다. 홍콩인들은 일본 총영사관 앞에서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국유화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방침에 거칠게 항의하면서 이 피켓을 높이 쳐들었다. 그들은 일본의 행위가 허무맹랑하고, 일본이 중국에 해악을 끼치는 요괴 같은 나라라고 세계에 알리고 싶었던 것일까. 중국인들은 사악하다고 여겨지면 귀신에 곧잘 비유한다. 청나라가 서양 열강의 침략으로 흔들릴 때 ‘양귀자’(洋鬼子, 서양 귀신)라는 표현이 유행했었다. ‘대지’의 저자 펄 벅은 중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낼 때 ‘노랑머리 귀신’이란 별명을 늘 달고 살았다고 한다. 홍콩인들이 이번 항일 시위에서 귀신(鬼) 글자가 4개나 들어간 고사성어를 들고 나왔으니 엄청나게 화가 났다는 뜻일 게다. 중국은 이번 사태에 대해 “2차 대전 후 가장 적나라한 도전”이라며 대일 강경노선을 예고했다. 무력충돌은 몰라도 조만간 경제보복 정도는 불사할 듯한 기세다. 일본 정부는 그제부터 자국 신문에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광고까지 실어 우리를 또 자극했다. 동북아에서 영토문제로 좌충우돌하는 일본을 보면 옛날 중국도깨비 ‘소’(魈)가 떠오른다. 외발로 뒷걸음치며 불안하게 걷는 모습이 꼭 닮았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휴대전화에 붙은 귀신 ‘유령 진동 증후군’ 원인은?

    휴대전화에 붙은 귀신 ‘유령 진동 증후군’ 원인은?

    디지털 시대를 맞아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앓는 이상한 병(?)이 유행하고 있다. 바로 ‘유령 진동 증후군’(phantom ringing syndrome)이다. 이는 주머니 속에 휴대전화가 울려 꺼냈지만 액정에는 아무런 표시도 없는 것, 즉 착각을 의미한다. 디지털 환경이 낳은 새로운 병인 ‘유령 진동 증후군’은 한 조사에 따르면 약 68% 사람들이 이같은 경험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이와 관련해 그 원인을 찾는 연구가 심리학계를 중심으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시드니 대학 심리학 교수인 알렉스 블라스진스키는 “‘유령 진동 증후군’은 실제로 전기적인 신호에 의해 우리 감각이 느끼고 있는 것”이라며 “상상으로 인한 허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블라스진스키는 “우리가 스피커 근처에서 전화를 하면 소음이 나는 것처럼 실제로 전기적인 신호를 자신이 받아 느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박도 이어졌다. 캘리포니아 주립대 래리 로센 심리학 교수는 “이는 전화오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종종 나타나는 현상”이라면서 “전화 신호와 관계없는 신호(외부 자극)를 전화가 온 것으로 믿고 사람들이 오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베이를 통한 연구도 진행됐다. 미국 베이스테이트 메디컬 센터 마이클 로스버그 연구원은 “여론 조사 결과 68%의 사람들이 ‘유령 진동 증후군’을 경험한 바 있으며 이중 13%는 매일 겪는다.” 면서 “이같은 현상은 우리 뇌의 착각이 그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영화프리뷰] ‘인시디어스’

    [영화프리뷰] ‘인시디어스’

    두 아들과 딸 하나를 둔 조시 부부가 새집으로 이사한 뒤부터 기이한 일들이 벌어진다. 6살 배기 큰아들 달튼은 다락에서 떨어지고 코마(혼수상태)에 빠진다. 의료진은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다. 그 뒤 달튼의 동생과 엄마 눈에는 사람이 아닌 무언가가 보인다. 조시 부부는 귀신 들린 집이 문제라고 생각하고 이사를 한다. 하지만 집을 옮긴 뒤 귀신들의 출몰은 더 잦아진다. 달튼은 이미 3개월째 의식을 못 찾고 있다. 결국 부부는 퇴마사를 불러들이지만, 그때부터 본격적인 공포가 시작된다. ‘인시디어스’(insidious)는 서서히 퍼진다는 의미다. 영화 ‘인시디어스’(13일 개봉)를 보면 왜 제목을 이렇게 지었는지 알게 된다. 처음 30분은 평범하다. 낡은 2층 집 구석구석을 훑는 카메라의 움직임, 신경을 긁는 묘한 소음과 피아노 소리의 불협화음이 전부다. ‘별것 없구나.’란 생각이 들 무렵 공포의 그림자는 다가온다. 쭈뼛쭈뼛 소름이 돋는다. 누군가와 함께 극장에 갔다면 애써 태연한 척 헛웃음을 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막바지에 이르면 목부터 어깨까지 뻣뻣해지는 걸 느낄지도 모른다. 딱히 잔인하거나 징그러운 장면 없이도 점증되는 시청각적 자극만으로 공포를 전한다. ‘엑소시스트’를 비롯한 수많은 공포물의 특징들을 버무려 냈음에도 진부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예상 가능했지만, 공포지수를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결말에 이르고서야 고개가 끄덕여진다. 엔딩크레디트에 오른 감독 이름은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으로 호주에서 성장한 제임스 완이다. 2000년대 들어 가장 성공한 공포영화 시리즈물 중 하나인 ‘쏘우’(2004)의 감독과 각본을 맡은 인물이다. ‘쏘우’는 1200만 달러(약 135억원)의 제작비로 1억 309만 달러(약 1164억원)를 벌어들인 ‘대박’ 영화다. 이후 2~7편까지는 프로듀서를 맡았다. 낯익은 이름이 한 명 더 있다. 공동제작자 오렌 펠리는 ‘파라노말 액티비티’의 각본·연출을, ‘파라노말 액티비티 2·3’에서는 제작을 맡았던 인물이다. 저비용 고효율의 관점에서 ‘파라노말 액티비티’가 몇 술 더 뜬다. 1만 5000달러(약 1694만원)의 제작비로 1억 9335만 달러(약 2184억원)를 벌었다. 제작비의 1만 2890배를 벌어들였다. 폐쇄 공간에서 벌어지는 저예산 공포물 만들기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울 두 사람이 의기투합한 게 ‘인시디언스’란 얘기다. 북미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는 지난해 4월 먼저 개봉됐다. 제임스 완과 오렌 펠리의 이름에서 짐작하듯 1500만 달러(약 169억원)밖에 제작비를 쓰지 않았지만, 9700만 달러(약 1095억원)를 거둬들였다. 이미 속편 제작이 결정됐다. 제임스 완 감독과 제작자 오렌 펠리, 각본가 리 워넬이 고스란히 뭉쳤다. 제2의 ‘쏘우’나 ‘파라노말 액티비티’가 되지 말란 법도 없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선수’가 인정하는 진짜 기타 고수 내한

    ‘선수’가 인정하는 진짜 기타 고수 내한

    등수 매기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세계 3대 기타리스트’ 같은 말을 곧잘 만들어낸다. 하지만 가수나 연주인 등 동종업계에서 인정하는 숨은 고수는 따로 있다. 기타 실력만큼은 둘째 가라면 서러울 궁극의 고수들이 이달 한국을 찾는다. 퓨전재즈와 블루스, 록의 경계를 넘나드는 래리 칼튼(64)은 전설적인 가수들이 스튜디오 녹음과 순회공연 때 0순위로 찾았던 기타리스트로 꼽힌다. 1968년 데뷔앨범 ‘어 리틀 헬프 프롬 마이 프렌즈’로 주목 받은 칼튼은 1970~80년대 주로 세션맨으로 활약했다. 한해 레코딩 숫자만 500장에 이를 만큼 러브콜이 끊이지 않았다. 스틸리 댄, 조니 미첼, 빌리 조엘, 마이클 잭슨, 퀸시 존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함께 했다. 솔로 앨범을 꾸준히 발표하는 한편, 1970년대 재즈록 그룹 더 크루세이더스의 멤버로, 1998년부터 리 릿나워에 이어 재즈그룹 포플레이의 기타리스트로 활약했다. 칼튼을 흘러간 뮤지션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20여차례 그래미상 후보에 올랐고 4개의 트로피를 수집했는데 그중 마지막은 지난해였다. 2010년 일본의 인기그룹 B´z의 기타리스트 마츠모토 다카히로와 함께 작업한 ‘테이크 유어 픽’ 앨범으로 지난해 그래미에서 최고 팝 연주 부문 상을 받았다. 2010년 포플레이를 탈퇴하기 전까지 네 차례 내한공연을 했던 칼튼이 이번에 첫 단독공연을 갖는다. 8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무대에서 분신과도 같은 깁슨 ES335 기타로 ‘룸 335’를 비롯한 명곡을 들려준다. 9만9000~11만원. (02)3143-5156 팝, 록, 재즈 등 장르의 구속을 당하지 않는 음악인 웨인 크랜츠(56)는 국내에선 기타리스트들의 기타리스트로 통한다. 피아노로 시작해 기타로 전향한 그는 1991년 데뷔작 ‘시그널스’를 시작으로 여러 장의 라이브 앨범을 선보였고, 1995년부터 2007년까지 뉴욕의 라이브클럽 ‘바55’에서 공연을 했다. 같은 시기 버클리음대(보스턴) 등 미국 동부지역에서 유학했던 한국의 실용음악 유학생들 사이에 ‘바55에 가면 기타 귀신이 있다’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2010년 첫 내한공연 당시 한국에서 기타 좀 친다는 사람은 다 모였다는 얘기가 나온 것도 같은 이유였다. 가장 오랫동안 트리오의 구성원으로 크랜츠와 호흡을 맞춘 멤버는 베이시스트 팀 르페브르와 스팅 내한 공연 때 드러머로 참여했던 키스 칼록이다. 하지만 27일 서울 대흥동 마포아트센터 무대에는 칼록(드럼)과 네이트 우드(베이스)가 함께한다. 르페브르의 일정이 맞지 않은 탓에 아시아·미국투어의 드러머로 우드를 긴급 섭외한 것. 우드는 요즘 미국 재즈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밴드 가운데 하나인 니바디(Kneebody)의 멤버로 주로 드럼을 두드리지만, 베이스·기타는 물론 앨범 믹싱과 마스터링까지 주무르는 만능 음악인이다. 지난 4월 발표한 신작 ‘호위 61’을 비롯한 크랜츠의 대표곡을 들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4만~6만원. (02)941-1150.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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