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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 진주갑/무르익는 관심… 유권자 4천여명 경청

    ◎행정경험­토박이 내세워 지지 호소­경기 안산을/선거구 분할싸고 야 후보들간 설전­충남 논산·금산 ▷수도권◁ ○…안산시 초지운동장에서 나쁜날씨에도 불구하고 1천여명의 청중이 모인 가운데 열린 안산을 선선구 합동 연설회에서 각 후보들은 상대방 후보를 우회적으로 비난하면서 설전을 벌였다. 첫번째로 연단에 나선 자민련 윤문원 후보는 지역에 중소기업이 많은 점을 의식한듯 『중소기업이 육성될 수 있도록 특별법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지지를 부탁. 두번째로 나선 국민회의 천정배 후보는 『92년부터 이곳에 법률사무소를 내고 생활해 왔다』고 토박이임을 내세운뒤 『4월11일 새봄맞이 낡은 정치 대청소의 날을 맞아 낡은 정치인·부패한 정치인·프로 정치꾼들을 묵은 먼지 털어 내듯이 모조리 털어내자』고 호소했다. 무소속 김선필 후보는 『옛날에 우리땅이던 대마도를 되찾기 위해 옛 사료를 바탕으로 국제사법 재판소에 제소해 대마도찾기에 전력을 다할 것이며,차제에 독도문제는 말도 못붙이게 할 것』이라며 열변. 신한국당 이상용 후보는 『6·27선거에서 뽑은 여러분의 일꾼들이 주민을 주인으로 알고 정성으로 섬기고 있는가』라고 반문한뒤 『안산의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행정경험이 풍부한 자신이 당선돼야 한다』고 주장. ▷중부권◁ ○…충남 금산 중앙초등학교에서 열린 논산·금산 합동연설회는 5일장을 찾은 주민이 몰리면서 2천여명에 달했고 각 후보들은 선거구분할문제를 놓고 설전. 국민회의 김형중 후보는 『우리 당이 주장한 대로 인구하한선을 7만명으로 확정했다면 금산 주민들이 이처럼 불쾌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자민련과 신한국당을 싸잡아 비난한 뒤 『30여년간 민주화를 위해 몸을 바쳐온 자신을 찍어달라』고 호소했다. 자민련 김범명 후보는 『일부 금산출신 후보들은 자민련이 지난 선거법개정협상 때 인구하한선 7만5천명을 주장해 금산이 단일 선거구를 잃었다는 주장을 펴고 있으나 우리 당은 당시 9만명으로 될 것을 우려,7만5천명을 제시했다』고 해명한 뒤 『금산이 단일선거구를 되찾으려면 반드시 여소야대가 돼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신한국당 유한렬 후보는 『탑정저수지·대둔산 수락계곡등을 잇는 부가가치 높은 관광벨트를 논산에 조성하고 인삼법개정과 특수전문대설립등을 통해 인삼과 약령시장을 양성화하겠다』고 강조 ▷호남권◁ ○…중앙초등학교에서 열린 순천갑 합동유세는 출마자 2명 모두 미국에서 15년이상을 살다온 해외파로 의과대 설립 등 복지와 교육시설 확충을 내걸고 지지를 호소. 국민회의 김경재 후보는 지난 87년 영구 귀국한 자신을 마치 미국 국적인냥 상대방이 호도하고 있다며 순천대 의대와 고등학교 신설 및 통합의료보험제도·농어민 연금제도 개선을 공약으로 내걸고 유권자의 한표가 국민회의 전국구 14번인 김대중 총재를 국회로 보내느냐 아니면 신한국당 21번인 박찬종 후보를 국회로 보내느냐를 결정한다고 강조. 신한국당 장성길 후보는 지난 69년 군사독재가 한창이던 시절 도미한 뒤 20년이상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투쟁해온 경력을 나열하며 정부가 해외 5백만동포 영입차원에서 자신을 공천했기 때문에 야당의원보다 힘이 있고 미국내 재력가들의 돈을끌어 모을 수 있는 여건으로 의과대학과 의료센터를 짓겠다고 기염. ▷영남권◁ ○…진주공설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리 진주갑 선거구 합동연설회에는 쌀쌀한 날씨인데도 4천여명의 유권자가 몰려 시종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 신한국당 정필근 후보는 『국회사상 처음 4년연속 예산결산특별위원을 맡아 우리나라 살림살이 구석구석을 누구보다도 잘알고 진주지역에 그동안 많은 예산을 배정,동료의원들이 「예산박사」 「예산따는 귀신」으로 부른다』며 『우리나라 30년 정치를 좌지우지해온 3김씨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이번 선거에서 험난한 가실밭길이 아닌 탄탄대로를 원한다면 표를 몰아달라』고 호소.〈특별취재단〉
  • 경남 창녕 관용사 돌장승(한국인의 얼굴:67)

    ◎둥글납작 큰 코… 장난기 물씬/삐죽 드러낸 송곳니에 천진함이… 돌장승이나 나무장승을 통틀어 장승의 얼굴에서 정형의 틀을 찾아내기는 어렵다. 얼굴이 제각각이다. 굳이 공통요소를 뽑아 내라면 형태가 다를지라도 눈이 왕방울만하고 송곳니를 드러내보인 정도다.무서워보이라고 부러 한짓이다.사람얼굴을 닮은 석룸에 신격을 불어넣자니 별 도리가 없었던 모양이다. 장승의 눈은 클뿐더러 대체로 둥글었다.그런데 눈이 크고 둥근 것까지는 좋았으나 코도 거의 둥글어 보이는 장승이 있다. 경남 창녕군 창녕읍 옥천리의 관용사 돌장승 한쌍 가운데 수장승의 그러했다.그냥 둥그렇게만 보이는 코는 실상 콧방울과 콧날을 구분했다.그러나 둥그란 이파리 네 개를 끝끝이 포갠듯 한 모양이어서 전체적인 인상은 둥글다.코허리도 작은 동그라미를 돋을 새김한 원을 이루었다. 그러니까 얼굴에서 미우 중요한 눈과 코가 한복판으로 동글동글 몰렸다.마치 도안화한 어떤 문양을 연상시켰다.그럿은 풀과 꽃을 주제로 디자인한 초화문 마스크였다.또 코허리를 몸통으로삼아 세깨의 방울을 단 삼두령이 붙여놓은 얼굴같기도 했다.눈썹은 눈자위를 깊이 파고 관자놀이 쪽으로 삐쳐 만들었다.관자놀이 쪽으로 눈썹을 휘어붙인 까닭은 좀 무섭게 보이도록 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입은 지극히 단순하게 표현하고 입위로 송곳니를 빼냈다.위아래 입술을 통틀어 한쪽밖에 없는 입술위에 송곳니를 삐죽 드러냈다고 해서 위협적인 것은 아니다.턱마저도 둥글어 귀신으로 보이기에는 역부족이다.오히려 돌장승 얼굴은 장난기가 흠씬 밴동자상 정도로 다가왔다.이 관용사 절장승은 표현방법이 전혀 다르기는 했지만 경북선 산군 산동면 도중리 돈자석 돌장승에 보이는 천진난만한 그늘이 어렸다. 그래도 벙거지처럼 생긴 관모를 갖추었다. 관모와 이마를 구분하기 위해 오목새김으로 선을 두그로 관모에 주름한 줄을 잡아 멋을 부렸다. 풍화가 막심한 것으로 미루어 오랜세월을 버티어 온 돌장승인 듯 싶다. 동쪽의 암장승을 바라다 보기만 하면서 자신을 후세에 알릴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새김글씨 명문이 없는 것이다. 이 돌장승을 지나 절로 가다 보면 돌무지가 나온다.그 옆에는 당간을 받쳐주었던 버팀돌기둥 지주가 서있다.다만 그 당간지주에는 건융38년 게사 10월이라고 쓴 글씨가 나온다.건융 38년은 1773년이다. 돌장승과 당간지주가 다절이 소유한 것이고 풍화정도가 서로 비슷하다는 점에서 돌장승도 같은 시기에 세웠을 가능성은 있다. 지난 1938년에 경상남도 민속자료로 지정 받았다. 이 절장승이 있는 관용사에는 석조여래좌상등 2점의 보물급 문화재가 소장되었다.훌륭한 북상을 모셔두고도 돌장승을 세운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그것은 민중들의 기층신앙과영합하지 않을 수 없었던 시대 상황이 아닌가 한다.
  • 토박이 곤충에 관한 37가지 이야기/김정환 지음(화제의 책)

    ◎남방춤 파리·귀신 바퀴벌레 등의 생태 소개 수컷이 암컷에게 구애할때 선물을 바치는 남방춤파리,물에 사는 나방인 날도래,한가족이 오순도순 모여사는 귀신바퀴벌레 등 우리땅에 사는 벌레들의 생태를 생생하고 재미있게 소개했다.이 가운데 남방춤파리,귀신바퀴벌레 등 몇 종류는 아직 학계에 기록되지 않은 진귀한 곤충들이다. 흔히 인간은 동식물을 보면서 자신의 가치관을 투영해 모성애가 눈물겹다느니,모양이 아름답다느니 평가한다.그러나 벌레는 오로지 생존본능에 따라 살 따름이다.가령 무당벌레는 왜 적의 눈에 잘 띄는 아름다운 무늬를 갖고 있을까. 까닭은 단지 「나는 맛이 없으니 잡아먹지 말라」는 경고문일 뿐이다.곧 상대방에게 「맛이 없었다」는 기억을 효과있게 되살리는 구실을 한다는 것. 흥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천연사진 39컷,흑백 1백5컷을 곁들여 보는 재미를 더했다. 고려곤충연구소장인 지은이는 공장을 운영하다 곤충에 매료돼 16년동안 산과 들을 밟은 인물.곤충 3천여종을 찍은 슬라이드 8만여장을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지난 92년에는 현암사 시리즈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백가지」중에서 나비편을 낸 바 있다. 지성사 6천5백원.
  • 국민회의의 공천헌금 파동(사설)

    새정치국민회의의 공천헌금파동은 김대중 총재와 제1야당의 도덕성이 걸린 중대한 사안이다.또한 우리 정치가 안고있는 부패와 흑색선전의 후진적 풍토의 개선을 위해서도 철저한 진상규명과 필요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사태의 초점은 국민회의 김총재측근이 유준상의원에게 공천을 대가로 20억원의 헌금을 요구하고 또 유의원이 김총재의 생일에 1억원을 주었다는 주장이 사실인가 하는 것이다.사실이라면 법에도 금지된 이른바 공천장사로서 엄정한 법적처리가 있어야 하며 아니라면 용납될 수 없는 흑색선전이 된다.국민회의측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공천탈락의원들이 낸 특별당비와 후원회비등의 반환검토를 시사하더니 느닷없이 타당들의 정치자금 의혹설을 제기하고 나와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민회의측이 신한국당의 대선자금 3천억원 수수설과 민주당 인사의 공천헌금 착복설 등을 주장하는 것은 물귀신작전인지는 모르나 진상을 밝히려는 진지한 자세와는 거리가 멀다.결백은 그것을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사실과 자료를 제시하면저절로 입증이 된다.다른 사람의 죄가 더 크다고 주장해 보아야 자신의 무죄가 입증되지는 않는다.마치 자신을 유죄라고 시인하는 듯한 그같은 논리는 오히려 불신만 키운다.김총재와 국민회의측은 국민앞에 보다 성실한 해명을 해야 한다. 김총재는 스스로 밝혔듯이 5·18 가해측인 노태우 전 대통령으로부터도 20억원을 받았다.작년 지방선거 때도 공천과 관련,아태재단에 대한 헌금시비가 있었다.왜 유독 김총재만 잦은 의혹을 받는지 성찰이 있어야 할 것이다.이쯤되면 모든 자료를 사직당국에 내놓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흑백을 가리도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천헌금설은 지역맹주가 공천권을 비롯,「견제받지 않는 권력」을 전횡할 수 있는 종신집권의 후진적 야당풍토와 무관하지 않다.절대권력은 절대부패한다.전직대통령들이 재판을 받는 이때 국고보조금까지 받는 야당의 공천부패 악순환은 용납될 수 없다.체질개혁과 자정노력에 나서야 한다.
  • 조강지처 이야기(송정숙 칼럼)

    한때 북한 김정일궁의 내실을 차지하고 그 혈통 이을 아들도 낳아주어 호강스런 생활을 누렸던 성혜임여인과 언니 혜랑여인 자매의 망명화제는 한동안 우리를 흥분시켰다.그중에서도 그들의 육성과 그것이 풍기는 『의외로 부르주아적인 분위기』는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도스토예프스키를 인용하고 20세기의 철학적 거봉 「버트란드 러셀」을 빌려가며,망명한 아들을 신칙하는 어머니로서의 혜랑여인은 인상적이다.러셀을 인용할때 그는 경칭호를 빼놓지 않았고 「내가 좋아하는」이라는 수식을 붙였다.러셀은 「경」칭호를 이어받은 영국 귀족집안의 자손이다.한때 소련의 공산혁명에 호감을 보였지만 초기의 소련을 방문했다가 레닌과 트로츠키 스탈린 등에 실망하고는 『그들의 파벌성과 잔인함이 내 피를 꽁꽁 얼렸다』며 볼셰비즘에의 환상을 버린 러셀을,혜랑여인은 『좋아한다』는 것이다. 자식을 타이르면서도 세계적 석학이나 문호를 인용하는 「인텔리 취향」을 지닌,그런 지적 선민의식과 그들의 삶은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그들 모자간의대화에서는 『내가 그 사회(남쪽세계)를 좀 알지않니』하는 대목도 나온다.자신이 남쪽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자부심으로 지니고 있는 듯하다.그러나 그들은 열서너살에 남쪽을 떠났다.그나마 해방직후의 혼란과 가난만 팽배했던 혼미한 시기에 부모를 따라 월북한 그들이다.안들 뭘 그리 많이 알겠는가.그런데도 이 자신만만한 지남파행세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아마도 그것은 그가 북쪽 삶에서도 그것을 우월감삼아 지켜온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들의 부모는 당대의 전형적인 인텔리 남녀였다.개화기 한국의 대표적인 인텔리여성과 대지주의 호화자재인 동경유학생의 만남으로 그들은 태어났다.그시절 대개의 남성의 경우처럼 그 아버지에게는 어린날 부모가 짝지어준 조강지처가 고향에 있었다. 그 시절의 아들들은 비록 마음에 안드는 아내라도 부모가 정해준 지어미를 버리지는 못했다.그래서 그들은 그 처지를 역으로 활용했다.그런 아내를 고향 부모곁에 두고 아이를 기르며 칭칭시하의 시집살이를 감당하고 봉제사며 대가의 온갖 어려운 살림을 이끌도록짐지워 두었다.그리고 자신은 신여성과 자유연애를 나누며 딴 살림을 차리고 사는 실리를 차지했다.남편들에게는 너무도 편리한 조강지처였다. 그래도 죽어도 「그집 귀신」이 되어야 한다는 도리를 율법으로 알았던 「고향의 아내」들은 인종으로 그 삶을 지켰다.그런 아내에게 돌아가는 보상은 적실의 자격이었다. 성씨남매의 모친같은 신여성들중에는 그런 개화한 남자들과 만나 개화의 동지 혁명의 동반자로 반려가 된 경우가 많았다.그런 신여성아내는 족보나 호적에 등재되는 본실의 자격은 주어지지 않았다.어디까지나 측실,그러니까 첩이었다 자존심 강한 신여성에게 그것은 굴욕이었다.태산같이 완고한 전통과 인습의 벽앞에서 만나는 커다란 좌절일 수밖에 없었다.그래서 많은 경우 연인들은 남자를 졸라 어딘가 먼곳으로 탈출하고 싶어했다.현해탄에서의 정사도 유혹하고,당시의 겉멋든 많은 젊은이들이 홍역삼아 치르는 이념에의 환상을 좇아 혁명대열에 열정을 퍼붓게도 했다.충남의 한 명찰 앞에서 여관을 하며 산 조강지처를 놔두고 젊은 화가지망생 제자와 파리로 탈출했던 한국화의 거장도 그런 경우에 속한다. 성씨남매의 아버지인 작가 성유경씨도 그런 경우에 들겠고 성혜림의 첫남편이었던 이평의 부친 작가 이기영도 그랬다고 할수 있다.「법적 아내」 자리를 뺏을 수는 없고 어딘가 그런 불명예를 문제삼지 않는 곳으로 가서 새로 시작해보고 싶었던 「신여성 작은댁」들.성씨네의 북행이 그런 결과라면 다음 세대의 탈출로 그들은 50년만에 원점에 돌아온 셈이 된다. 『거지도 부자가 될수 있다.일단 손안에 들어온 돈을 쓰지 않으면 된다』-도스토예프스키를 인용하며 아들에게 「돈」의 교훈을 넣어주려고 필사적인 어머니 성혜랑여인의 모습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치맛바람을 일으키며 살아온 남쪽의 보통 어머니들과 너무 흡사하다.인민의 절박한 기아만을 남긴 최후의 공산주의 집단 안에서 만들어진 너무도 「부르주아」적인 가족,성씨일가의 운명적인 종점은 우리에게 많은 숙제를 안겨준다.
  • 독서 새물결운동추진위 「작년 국민독서실태」 조사

    ◎성인 21% “책 1년에 1권도 안 읽는다”/한학기 독서량 초등생 22.9권­고교생 9.7권/어른은 소설… 학생은 추리소설·무협지 선호 독서인구가 많이 줄었다.성인 1백명을 기준으로 할 때 지난해 책을 한권도 읽지 않은 사람이 21명이나 됐다.94년에는 그 수가 13명쯤이었던 것에 견주면 1년새 책을 멀리하게 된 어른이 1백명에 8명꼴로 늘어난 것이다. 독서새물결운동추진위원회(위원장 정원식)는 5일 「95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이 조사는 현대리서치연구소가 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전국에서 성인 1천2백명,초·중·고생 2천7백명을 상대로 실시한 것.전국 규모 조사로는 93∼94년에 이어 세번째이다. 이에 따르면 95년 한햇동안 어른 한 사람은 보통 책을 9∼10권(평균 9.6권)읽었다.이는 전년(9.5권)과 비슷한 양으로 여전히 한달에 책 한권을 읽지 않는 수준이다.또 일본 성인의 95년 독서량 19.2권에 비하면 절반정도에 불과하다. 독서시간은 평일 36.6분,주말 34.7분으로 94년 보다 평일엔 17.4분,주말엔 9.7분이 줄었다. 학생의 경우 95년 한 학기당 초등학교 4∼6년생은 22.9권,중학생은 10.9권,고교생은 9.7권을 각각 읽었다.초등학생은 독서량이 1년새 2.5권 준 반면 고교생은 2권 더 늘었다.이는 수학능력시험및 논술고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독서시간은 평일 기준으로 초등학생이 1시간15분,중학생이 50분,고교생이 48분 가량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나타난 독서 취향을 보면 성인은 소설,그 가운데서도 국내소설을 가장 좋아했다.상위 다섯부문을 보면 국내소설(31.9%)­외국소설(8.7%)­종교(6.8%)­수필·명상집(6%)­추리소설(5.8%)순이다. 조사 당시 가장 최근에 읽은 책으로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매디슨카운티의 다리」「고등어」「아리랑」「일본은 없다」를 들었다.기억나는 책은 「무궁화 꽃…」「삼국지」「태백산맥」「토지」「소설 동의보감」순으로 꼽았다. 학생들이 즐기는 책에는 추리소설,무협지,공상과학소설들이 많이 포함됐다.「삼국지」와 「어린 왕자」는 초·중·고생 가림없이 「기억에 남는 책」5위 안에 모두 들었으며,귀신쫓는 이야기인 「퇴마록」이 고교생 3위,중학생 1위를 기록했다. 한편 어른·학생 모두 도서대여점 이용이 15% 쯤에 이르러 1년 전에 비해 두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따라서 책방에서 책을 직접 사보는 사람이 어른의 경우 절반이 안되는 46.6%에 그쳤다.책방을 찾는 학생도 1년 전보다 3.3%포인트 준 36%로 집계됐다.지난해 서점계 불황원인을 그대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책을 고를 때 어른은 신문등 언론의 책소개를 가장 많이 참고하며(26.5%),학생들은 친구·부모·교사등 주위의 추천(52.1%)을 선택기준으로 삼았다.
  • 경남 함양 벽송사 장승(한국인의 얼굴:60)

    ◎“밥그릇 엎어놓은듯” 뭉툭한 코 인상적/눈썹·입언저리에 닭벼슬 같은 무늬 새겨 장승의 기원을 아직은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다만 고대로부터 절에 세웠다는 장생표를 장승의 원류가 아닐까 하는 생각들을 해왔을 뿐이다.따라서 오늘날 전해 내려온 귀신이나 사람얼굴 모습을 한 장승이 출현한 시기를 꼬집어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 입으로 장승을 말하기 시작한 시기는 어렴풋이나마 문헌에 나타나고 있다.15세기말에 서거정이 쓴 「태평한화골계전」(서울신문 1995년 12월8일자 13면)이 그 최초의 기록이다.이어 1527년에 나온 「훈몽자회」에는 「후」자를 써 넣고 「댜ㅇ(장)승 후」로 풀이한 대목이 보인다.또 금표로 절 근처에 세웠다는 「명종실록」기록 장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전시기에 사용한 어휘 장생의 생자에 나무 「목」자가 더 붙는다.이는 사람얼굴 모습의 절장승이 16세기에 보편화한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렇듯 오랜 내력을 이어온 절장승 1기가 경남 함양군 마천면 추성리에 있다.그 절장승은 수장승 호법대신인데 암장승 금호장군은 어느해 산불에 타버렸다.벽송사어귀의 이 절장승 나이는 반세기를 훨씬 넘겨 고색창연했다.나이가 너무 들어 얼굴 한복판이 쩍 벌어졌다.그래서 애초부터 무섭게 만들려고 한 목수의 솜씨가 오히려 뒷날 한껏 살아났다고나 할까….주변 잡목과 어울려 스산한 분위기를 제대로 잡았다. 수장승 호법대신은 눈과 코가 두드러지게 튀어나왔다.끌을 깊이 대어 눈과 코의 양감을 한껏 살렸다.조각기법이 능숙한 것은 물론 끌을 놀린 솜씨가 굵어 수장승 호법대신은 문자 그대로 큰 신장얼굴이 되었다.두 눈은 재료를 아끼지 않고 그저 소담하게 만들어 놓은 퉁방울처럼 생겼다.그래서 왕눈이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데가 있다.코 역시 주먹코의 경지를 넘어서 마치 상머슴의 막사발 밥그릇을 엎어놓은 듯 우람했다.그 코가 두 쪽으로 터져버린 통에 더 넓어지면서 콧구멍을 드러냈다.영락없는 벌렁코다. 눈썹은 닭벼슬 모양을 했는데 입 언저리에도 닭벼슬 같은 무늬를 둘렀다.입 언저리의 닭벼슬은 수염을 과장한 모양이다.그런데 턱쪽에 공간을 두고 턱수염을 소담하게 따로 또 새겼다.그러니까 터럭이 몰린 부위는 뭉뚱그려 닭벼슬이다.이유야 두말할 나위없이 장승이 무서워 보이라고 그랬을 것이다.장승의 머리는 절장승답게 민머리다.절집에 사는 스님들이 별다른 관모가 없으니 절장승이라고 머리갖춤이 있겠는가.당연한 일이다. 벽송사 절장승은 본래 색을 칠했다는 것이다.얼굴과 몸뚱이는 온통 붉은 색이고 눈은 흰색이었다.그 퉁방울 눈이 흰색이었다니까 눈알이 빠져 튕겨나온 듯 지금보다는 더 무서웠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어느 장승을 막론하고 몸뚱이에 색칠을 할 경우 으레 붉은색을 썼다.우리네 전통관념에서 붉은 색은 귀신을 물리친다는 벽사의 기능을 가졌다.잡귀가 혹시 붉은색을 몰라보고 범접할 것을 염려하여 장승 이름까지 써 넣었다.「호법신장」을 달필로 쓰고 그것도 오목새김으로 각자한 것이다.
  • 이데올로기의 희생양 기구한 삶 오학증씨(압록강 2천리:21)

    ◎북한으로 피신… 강제송환돼 감옥생활 11년/79년 출옥후 개가한 아내 수소문해 재결합/독립군 출신 부친도 반동으로 몰려 개죽음 요령성 단동시 조선족소학교 아파트에서 신경질환으로 만년을 보내고 있는 오학증(64)선생은 기구한 운명을 산 사람이다.그 격변의 대륙에서 조선족 누구인들 정치이데올로기에 휘말려 모진 삶을 살지 않았을까만,그의 인생역정은 남달리 불행했다.그의 일생은 대륙의 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비극의 드라마 그것이었다. 『제 아내와는 두 번을 장가 든 셈이디요.그래서리 아이들도 제대로 못 키우고….이자 나같이 사는 사람들이 다시 없도록 평안한 세상이 돼야 합네다.지난일들을 생각하면 다가 악몽이야요』 한 아내에게 두 번을 장가갔다는 말이 의아스러웠다.그는 마지못해 입을 열었는데,자신이 반우파로 몰려 감옥살이 하는 동안 아내가 살길이 없어서 한족 홀아비한테 개가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그가 1979년 1월 감옥에서 나왔을 때 아내는 이미 남이 되어 있었다.개가한 아내가 사는 곳을 수소문해서 한족영감에게 애걸복걸했다.그렇게 찾아온 아내다.그는 우파누명이 벗겨져 본래의 자리인 소학교로 돌아와 정년을 넘기고 지금은 학교가 내준 아파트에서 아내와 함께 다시 살고 있다. 그는 요령성 환인현 사전자 태생이다.부친은 평북 구성 사람인 오성오로 독립운동에 투신했다가 1930년대 독립군 해산과 더불어 관전현 보달원에서 교편을 잡았다.해방이 되자 부친은 교장 자격으로 손수 학교를 꾸리면서 일본 메이지대 출신 전봉천을 초빙해와 같이 일했다.그무렵 팔로군이 보달원에 들이닥쳤다.그리고 나서 이내 미국식 현대무장을 갖춘 국민당 군대가 밀고 들어왔다.부친이 교사로 초빙한 전봉천은 국민당 편에 서서 한국교민회를 조직했다. 『제 부친께서는 장래의 시국을 예견하신 것 같았습네다.국민당에 붙어서 보달원에 출장온 전봉천선생에게 이런 말을 했디요.이 사람아 자중하게.국민당이 기세당당하게 왔디만 조만간 팔로군이 또 올 것이라고….아니나 다를까 1947년이 되면서 국민당이 꺾이고서리 농촌 전체가 공산당 일색이 되고 토지개혁을 착수했디요.나도 당시 아동단에 참가하지 않았겠습네까.팔에 빨간천을 두르고 목창 개지고 보초도 서고…』 ○통화사범학교 진학 오씨네 일가의 비극은 이 때에 닥쳐왔다.공산당은 국민당과 가까운 사이였던 부친의 독립군 경력과 반동 전봉천과의 관계를 문제삼았던 것이다.『아무개가 반동이다.죽이는 것을 동의하는?』라고 물으면 반대할 사람이 아무도 없는 서슬 시퍼런 시대였다.부친은 공산당에 체포되어 몽둥이를 맞고 세상을 떴다.마을사람 김희묵은 빈농이었지만 억울하게 죽었다.옷을 깨끗이 차려입고 나온 통에 그를 부농으로 착각한 공산당이 조리질을 돌려 죽여버렸다. 그러한 상황이었으니 오학증선생의 어린시절은 불우할 수밖에 없었다.중학교 입학자격마저 잃었다.철저하게 계급을 따진 공산주의사회는 가갸 뒷다리도 모르는 빈농의 자식들 위주로 신입생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그러니 학교 꼴이 말이 아니었다.공산당도 할 수 없이 중학교 시험제를 채택하게 되어 어린 오학증에게도 중학입학의 길이 열렸다.밭에서 가을일을 하다 학교로 달려가 시험을 치러 홍광중학에 들어갔다.한국전쟁이 터져 거의가 지원군으로 나갔지만 나이가 어려 면제를 받고 통화사범학교에 진학했다. 사범학교 졸업이후 첫 부임지는 지금의 단동인 안동시 북광소학교.학교 당조직에서 자신이 중점 육성대상자가 될만큼 열심히 일했다.그러다가 1957년 반우파투쟁이 일어났다.교육정책을 바꾸어 한족과 조선족의 연합교육을 실시하는 바람에 교육의 질이 형편없게 떨어졌다.곧은 성질을 가진 오학증선생은 이를 시정해야 된다고 건의했다.그 건의가 화근이 되어 우파로 낙인찍힌 것은 물론 부친의 청산을 암암리에 보복하기 위한 의도적 행위라는 모략까지 따라 붙었다. ○당국에서 이혼 강요 그에게 내려진 일종의 형벌은 혹사를 통해 정신을 바로잡게 하는 이른바 노동개조.월급은 취소되고 하루 1원57전을 받는 건축공사장에 끌려다녔다.1957년 1월에 결혼하고 신접살림을 차린 지 다섯달이 안되어서 일이다.비단공장에 들어가기로 되어있던 아내의 일자리도 취소되고 말았다.죽지못해 살기를 4년여 성상,1961년 우파 너울이 벗겨져 교사로 다시 복직되었다.그러나 비극은 끝나지 않고 1966년 문화혁명이 기다리고 있었다.그해가 중반에 접어든 6월22일 출근길에 자신을 비판하는 대자보를 보았다.그러지 않아도 신경쇠약에 걸려있던 터라 병원진단서를 붙이고 학교를 쉬었다.그런 어느날 학교에 들어온 군대표로부터 중요한 일이 있으니 다음날 학교에 꼭 오라는 전갈을 받았다.아무래도 불길한 마음이 들었다.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사진관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다음날 관전현으로 올라가 압록강을 건넜다.북한으로 탈출한 것이다. 그가 북한으로 도망친 것을 눈치챈 학교는 이를 당국에 고발했다.곧 북한당국에 연락되어 1주일간 신의주에서 구류를 살았다.그리고나서 중국으로 강제송환된 그는 15년형을 받았다. 『아내가 감옥으로 면회를 왔습데다.아들 둘 하고 세 돌이 난 딸애를 업고 왔디요.철딱서니없는 어린 딸이 제가 먹던 싸구려 과자를 쥐고 쇠창살 사이로 넣어주는데 고만 눈물이 쏟아집데다.두번째 면회때는 아내가 혼자와서 이혼을 제기하길래 거절했더니 대성통곡을 하고 애들의 앞날을 봐서리 이혼해달라는 것이었디요.그후에 감옥소 소장이 저를 대신해서 이혼장에 도장을 찍어 강제 이혼하고 말았수다』 아내 김성란(61)씨도 평북 벽동 사람이다.시집을 가면 죽어도 그 집에서 귀신이 되라는 가르침을 받고 자란 터라 도리를 모를 까닭이 없었다.아이가 학교에 가면 새끼반동이라고 따돌리고 당국에서도 이혼을 강요해 별 도리가 없었다.막상 이혼을 하고 났더니 문화혁명 이후의 관행대로 산골로 내몰았다. 열세살과 일곱살짜리 아들.세살짜리 딸과 함께 내팽개쳐진 곳은 한족들만이 우글거리는 봉성현 백기공사산하 지리대대.살길이 아득했다. 그의 아내는 고생으로 살아서인지 나이보다 훨씬 늙었다.남편옆에 앉아 훌쩍훌쩍 울기를 여러차례하고 나서 겨우 말문을 열었다.그 표정은 부끄럽기도 하고 후회스럽기도 한 것이었다. ○신경질환으로 고생 『제가 못된 여편네디요.아이들 하고 죽지 못해 한 일이디만….기래도 두 해를 버티다 한족 홀애비 백국영을 만나 재혼했습네다.저녁이면 아이들을 재워놓고 한참씩 울다가는 한족 영감옆에 누어잤디요.그런데 11년만에 무죄석방된 저 양반이 그 산골을 찾아왔디 뭡네까.저는 간염에 걸려 다 죽어가는 터디였디요.저 양반이 하루를 살더라도 복혼하자고 그럽데다.저도 한 마음이었수다.한족 영감도 인생들이 가여웠던지 저를 놔 주었디요』 그들이 재결합한 지도 어언 19년이 되었다.이산부부의 후유증은 아물지 않아 자신은 신경질환을 앓고 큰아들은 뇌종양으로 병신으로 살아가고 있다.대륙의 몇차례 큰 바람은 이들 가족의 인생을 파멸로 몰아넣었는지도 모른다.
  • 경남 하동 쌍계사 목장승(한국인의 얼굴:57)

    ◎주먹코·송곳니의 “사찰 수호신”/눈썹·콧수염은 문양처리… 우스꽝스러/흐트러진 머리칼은 사방으로 뻗친듯 경남 하동군 화개면 운수리 쌍계사어귀에 서 있었던 목장승 한 쌍.지금은 서울 국립민속박물관에 와 있는 쌍계사 목장승을 보노라면 지혜로운 솜씨가 엿보인다.그것은 나무를 뿌리째 뽑아다 물구나무 세워 장승으로 다듬은 기발한 착상이다.도끼 목수의 솜씨는 아닌 듯 하다.절집과 인연이 닿은 어떤 도목수가 소박한 영감을 불어넣어 만든 신앙대상물일 것이다. 쌍계사 목장승은 나무 뿌리가 하늘을 향한 특이한 모습을 했다.아름드리 밤나무를 아예 뿌리가 달리게 뽑아다 뿌리를 머리삼아 장승 한 쌍을 깎고 다듬어 냈다.그래서 장승의 머리는 봉두난발한 꼴이 되었다.머리칼이 가닥 가닥 헝크러졌다기 보다는 한데 뭉쳐 사방 팔방으로 흩어졌다.이 때문에 귀신을 형상화 할 때 흔히 그려넣는 뿔처럼 보이기도 한다.머리칼이 아닌 뿔로 여겨도 사실상 무리가 없다. 그 이유는 사람을 닮은 인태신으로 제작 되었다는 점에 있다.쌍계사 목장승은 인태신으로 조각한 신장상인 것이다.높이는 자그마치 3백30㎝나 되어 그야말로 키가 장승이다.왕방울눈과 주먹코에 송곳니를 드러낸 이들 장승은 신장상이 분명하지만,그리 무서운 귀신이 아니어서 공포분위기를 자아내지는 못했다.오히려 전통무늬로 도안화한 눈썹과 수염 등 얼굴 다른 부분들이 우스꽝스럽다. 눈알이 왕방울처럼 둥글게 튀어나온 것은 암수 장승이 서로 닮았다.콧방울은 말 그대로 방울인데,암장승은 콧마루를 사이에 두고 두 개가 붙어있다.수장승 이마에는 깊은 주름이 패었고 왕방울 눈위에 당초문으로 눈썹을 새겼다.눈썹이 왜 당초문이가 했더니,웬걸 콧수염은 구름무늬(운형문)다.인중이 길어 바보스러울까봐 구름무늬를 새긴 모양이지만 본래 인상은 끝내 바꾸지 못했다.수염은 댕기머리 가꾸듯 총총 따 내렸다. 무섭기로 말하면 암장승이 더 하다.아랫니를 내놓은 입가에 송곳니를 위로 솟게 올려붙여 윗송곳니가 팔자로 아래를 향한 수장승과 대조를 이루었다.눈썹도 닭벼슬처럼 새겨올렸다.또 할망구 노파의 성난 얼굴을 표현할 요량으로 턱에다 톱니꼴 주름살을 길게 새겼다.그렇지만 험상궂은 얼굴이라고 가슴을 철렁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엉뚱하기 짝이 없는 익살스러운 얼굴로 다가 설 뿐이다. 이들 쌍계사 장승은 사실상 착한 신장으로 자리매김 되어있다.수장승은 가람선신이고 암장승은 외호선신이다.그러니까 쌍계사 장승은 절 안팎을 지키는 사찰장승기능을 지닌 것이다.또 풍수지리설에 따라 절 주변 사방산천가운데 헛점이 보이는 부분은 채운다는 이른바 비보기능도 공유했다. 사찰장승은 때로 절땅 경계표시물이 되어 바깥 세상과 절 사이에 보이지 않는 금을 그었다. 지금 국립민속박물관이 소장한 쌍계사 목장승 한쌍은 1백30여년 전에 만든 것이라고 한다.
  • 그래서 본시비아물 이라 했거늘(박갑천 칼럼)

    조선조에서 뇌물 잘먹은 사람 들라할때 이른바 소윤의 우두머리 윤원형을 젖혀둘수 없을 것이다.갖은 놈의 겹철릭이라 했던가,문정왕후라는 벗바리를 업고 전천한 권좌 20년동안 집앞에는 뇌물바리가 줄을 이었다고 한다. 그중의 우스개 아닌 우스개 하나가 「기문총화」·「어우야담」 등에 실려있다.그가 이조판서일때 어떤 사람이 누에고치 몇백근을 바치면서 벼슬자리를 구했다.얼마 지나 낭관이 낙점하려면서 그사람 이름을 윤원형에게 묻는다.그때 그는 졸고 있던 참이라 고치 바친 사람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았다.그래서 잠결에 그냥 「고치·고치」라고만 뇌까렸다.이말을 들은 낭관은 온나라를 뒤져 고치라는 사람을 찾아낸 끝에 벼슬을 안겼다. 그렇게 기세등등하던 윤원형도 문정왕후가 죽자 이괄의 꽹과리신세로 관작은 삭탈당하고 재산은 적몰된다.엄청난 재산 걸태질한 전직대통령이 빈털터리가 될 듯하다는 보도는 윤원형의 재산적몰을 생각케한다.대통령되기 전부터의 재산인 연희동집까지 날아갈것 같다지 않은가.이솝우화속의 욕심많은 개는 고기를 물고 냇가에 이르러 냇물에 비친 고기문 개를 본다.그걸 뺏겠다고 컹컹 짖는 사이 입에 문 고기가 떨어져 냇물에 떠내려간다.그 개와 같이 이미 가진 것까지 잃는 꼴이 아닌가. 「왕장군곳간의 귀신」이란 말이 있다.목군이란 자가 재물을 모으면서 몹쓸짓만 골라하다가 왕장군한테 살해당하고 재산은 깡그리 뺏겼다는데서 긁어모아 쓰진 않다가 뺏기는 가린주머니를 가리킨다.「동패낙송」·「동야휘집」등에 실린 순흥땅 만석꾼얘기 가운데도 나오는 말이다.『…모은 재산 시원스레 못 써보고 죽으면 왕장군 곳간귀신을 못 면하리니 어찌 슬프지 않으리요』 이 만석꾼 황부자는 이런 말도 한다.『많이 쌓아놓고 베풀지 않는다면 그걸 나중에 무엇하겠소.재산이란 하늘이 낼때부터 모였다가는 흩어지는 것이니 주인 바뀌지 않는 재물이 세상 어디에 있으리요』.이같은 인생의 기미를 두고 백낙천은 이렇게 자경시를 읊고있다.『누에는 늙어가며 고치를 만들건만 제몸은 가리지 못하고/벌은 굶어가며 꿀을 익혀도 마침내 남의 손에 들어가네/모름지기 깨달을지니라 늙어가며 집안일 걱정하는 사람들/저 두벌레처럼 헛되이 애면글면하는 것이려니』 엉세판에 들어서서야 본시비아물이란 말뜻을 바로 알게 될 것인지.
  • 개혁불안 5·6공인사 결집 기대/강경대응 전씨의 속셈

    ◎“정치투쟁도 불사” 의지 엿보여 전두환 전 대통령이 마침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전씨는 이날 「대국민 담화문」 발표라는 막판 승부수로 현 정부와 김영삼 대통령을 향해 전면전을 선포했다.초겨울의 날씨속에 전씨를 호위한 측근들은 전선에서 결전을 앞둔 군사참모들의 모습과 흡사했다. 마치 5공인사들을 주축으로 「옥쇄」작전을 각오한 듯한 느낌마저 감돌았다. 이날 전씨측이 밝힌 표면적인 전략은 법적·현실적 대응차원에 집중돼 있다.발표문에서 밝힌 입장을 끝까지 지키면서 법테두리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정치권이 5·18특별법을 제정하는 대로 헌법소원을 제기할 작정이다.소급입법을 금지한 헌법의 취지를 살려 위헌소송을 하겠다는 것이다.또 적절한 시점에는 5·18에 대한 검찰답변 자료를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전씨의 구속수감을 앞두고 참모진들이 구상하는 전면전의 양상은 이러한 차원을 벗어나고 있다. 사실상 정치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전씨가 발표문에서 현정부의 도덕성과 이념적 투명성,한술 더떠 김대통령의 역사관을 언급한 대목은 고도의 정치적인 복선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현 정부의 개혁정치에 불안감을 느끼는 5·6공 인사들을 결집시키는 듯한 논리적 구심점 역할을 기대한 듯 하다.검찰소환에 순순히 응하지 않고 강제구인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동정표를 얻으려는 얕은 속셈도 엿보인다. 전씨 측근인 이양우 변호사는 전씨가 여러 계층의 인사들로부터 현시국을 우려하는 의견을 모아 왔다고 귀띔했다.허화평·정호용·박준병의원 등 현 정치권내의 5·18관련 당사자들이 이변호사에게 법률자문을 구하면서 비슷한 견해를 나누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세동·허문도·허화평·이양우씨 등 핵심측근 12명이 대응위원회를 구성해 정치권내의 세 결집을 암중모색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강창성 의원은 이날 전씨의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와의 묵시적인 결탁가능성을 지적했다.전씨측은 물론 『논평할 가치도 없다』고 펄쩍 뛰었지만 이들의 세결집이 표면화될 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없지 않다.그럼에도 생명을 담보로 한 전씨측의 「물귀신 작전」이 성공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해 보인다.어떠한 명분과 으름장도 전씨의 내란 및 군사반란 혐의를 비켜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 나는 돈이로소이다(박갑천 칼럼)

    나는 돈이로소이다.「나는 왕이로소이다」고 노래하는 노작 홍사용은 맨처음 어머니한테서 받은 것은 『사랑이었지만 그것은 눈물』이라고 했습니다.그러나 내가 어머니한테서 받은것은 『무소불위의 능력이었지만 그것은 눈물』입니다.거칠것 없고 못해낼일 없는 터수에 무슨놈의 눈물이냐고요? 모르는 소리 마십시오.무소불위 다음에 오는 것은 소태같은 고독이고 그고독은 눈물을 불러들이더이다. 나는 돈이로소이다.내 무소불위의 능력을 두고 적호는 그의 「통속편」에서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려먹을수 있다』(유전가사귀)고 추켜올렸습니다.이게 바로 무소불위의 밑꼴입니다.다만 중국쪽 속담은 『돈이 있어도 5월가뭄만은 사지 못한다』고 했습니다만 그것도 옛얘기일 뿐입니다.돈이면 해결되는 인공강우세상 아닙니까. 나는 돈이로소이다.나에게 비나리치는게 세상의 모습입니다만 더러 시삐보는 사람도 있었지요.이를테면 나를 아도물(이물건)이라면서 끙짜놓았던 서진말기의 왕연같은 사람입니다.하지만 그의 아내는 돈과 권력이면 사족을 못썼지요.그랬으니 뒷귀먹은듯 청담만 즐기는 그남편을 못마땅해 하는건 당연했습니다.어느날밤 잠자는 그의 침대맡에 돈을 잔뜩 쌓아놨더니 아침에 눈을 뜬 그는 「돈」이란 말 입에 올리기 싫어서 『이물건 치우라』고 삥등그렸다던가요? 그뒤로「아도물」은 내별칭으로 됐다더군요. 나는 돈이로소이다.그러나 왕연 같은사람은 아무래도 「별짜」라 할밖에 없습니다.사람 여러분은 역시 후한의 최열을 비난하기 어려운것 아닐까요? 5백만금을 쓰고 사도가 된 그는 투자한돈 빼내려고 걸태질했다는것 아닙니까.어느날 그아들에게 자기에 대한 세평을 묻자 아들은 동취(돈냄새)나는 아버지를 세상사람들은 미워한다고 전했습니다.그렇습니다.나를 너무 밝히면 얼굴이 황금색으로 누렇게 뜨면서 돈냄새가 역겹게 풍깁니다.돌고 돌아서 돈이라지만 머리가 돌고 돌아서 돈사람도 생겨납니다. 나는 돈이로소이다.동전의 앞뒤라 하지 않습디까.난 얼굴이 둘입니다.지킬박사와 하이드씨의.옳게 벌어 잘만 쓴다면야 은쟁반위의 옥구슬이지요.한데 잘못벌어 잘못쓰면 수렁뒤진 도포신세가 되고맙니다.돈냄새 풍기는 전직대통령의 감방신세를 보십시오.타산지석으로 삼아야겠건만 금방들 잊더군요.사람들은 내앞에서 왜그리 작아지는지요.그걸보면서 흘리게 되는 「무소불위의 눈물」이랍니다.
  • 미 사상 최대 조문단 “중동 평화에 총력”/라빈 사후의 입장

    ◎카터·부시 전 대통령도 참가 평화의지 반영/클린턴의 외교적 업적… 의회도 초당적 지지 라빈 총리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중동평화의 와해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중동평화협상을 중재하던 미국은 6일 라빈총리의 장례식에 클린턴대통령내외를 비롯,1백여명에 달하는 사상최대의 조문단을 파견함으로써 중동평화에 임하는 미국의 확고한 결의를 과시했다. 이 조문단에는 카터·부시 등 전직대통령과 크리스토퍼국무장관·페리국방장관 등 각료 6명,그리고 사이러스 밴스·조지 슐츠 등 전국무장관 등 전현직 행정부 고위인사가 포함됐다.또한 깅리치하원의장내외를 비롯한 공화당의 보브 돌상원의원과 민주당의 에드워드 케네디상원의원 등 의회지도자 40여명,울펜손 세계은행총재,레오 오도노반 조지타운대총장,그밖에 종교계 인사등이 망라됐다. 이처럼 미행정부를 이스라엘로 일시적으로 옮겨놓은 듯한 미국의 대규모 「조문외교」는 라빈총리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이행중에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부여 등 중동평화절차를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전세계에 과시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93년 클린턴대통령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에 극적인 평화협정이 체결된 이래 지난 9월 라빈총리와 아라파트 PLO(팔레스타인해방기구)의장이 백악관에서 재차 회동,사법권 이양에 관한 최종협정에 서명하는 등 중동평화의 정착은 보스니아평화와 미·북한 핵합의를 통한 한반도평화와 함께 클린턴행정부의 3대외교업적의 하나로 꼽혀왔다. 미국은 특히 지난달말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창설을 돕고 이스라엘과 아랍국들간 평화정착의 시금석이 될 수 있는 경제통합문제를 다루기 위해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서 열린 중동·북아프리카 경제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이스라엘과 아랍간 최초의 에너지공급계약 예비합의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이스라엘문제에 있어서는 미의회 역시 초당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지난달에는 예루살렘의 관할문제를 놓고 팽팽히 맞서 있는 이스라엘측에 힘을 보태주기 위해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을 99년까지 현재의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긴다는 법안을 상하 양원모두 통과시켰다. 미국은 당분간 내년 1월로 예정된 팔레스타인 선거와 내년중으로 예정된 이스라엘 총선 등 앞으로의 중요한 정치일정이 순조롭게 이행될 수 있도록 하고 또 아직 해결을 보지 못하고 있는 골란고원을 둘러싼 이스라엘과 시리아간의 협정체결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특히 내년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재선고지를 향한 클린턴행정부로서는 중동평화에 전력투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밀경호의 신화 「신 베트」 왜 뚫렸나/경호팀 아미르를 요인 운전사로 오인 검문안해/48년 이후 정치인 테러 전무… 방탄조끼 입지않아 라빈 총리의 피살로 「신 베트」 이스라엘 비밀경호대가 요인 비밀경호에서 누려온 신화적 명성을 하루 아침에 잃게 됐다. 거의 한달에 한번꼴로 폭탄차량 및 자살폭탄조에 의한 테러로 버스를 기다리던 수십명의 시민이 죽거나 다치는 이스라엘 만큼 안전이 강조되는 나라는 없다.이스라엘의 일반 국민들에겐 테러피해는 운수없는 교통사고처럼 체념해야 되는 일상사건이지만 이스라엘 정치요인의테러피해는 지난 48년 독립 이후 전무했다.48년 당시 유엔중재팀의 스웨덴 요원이 극우주의자에게 피살당한 이래 라빈총리 암살 전까지 이스라엘 본토박이 요인은 한사람도 국·내외에서 정치테러로 목숨을 잃지 않았다.신 베트의 「귀신같은」 비밀경호 덕분이라 할 수 있는데 라빈총리는 바로 이 신 베트의 「삼류」경호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는 비난이 자자하다. 암살범 아미르는 당일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시청앞 광장 한쪽에 마련된 총리 방탄차량 주차장에 접근할 수 있었으며 경호원들은 그를 요인차량 운전기사로 지레 짐작하고 검문검색을 하지 않았다.어떤 「미친」 이스라엘 사람이 같은 이스라엘인을 암살하겠느냐고 방심했다는 분석이다.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에만 신경을 쓰고 국내동향과 연관된 극우주의자들의 테러리스트화 가능성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비판을 듣고있다.심지어 최근엔 한 극우파가 라빈총리의 공용차에서 캐딜락 엠블렘을 들키지 않고 뜯어내와 이를 사진으로 선전하기도 했었다. 경호팀은 당일 집회에 참석하는 라빈총리에게 방탄조끼 착용을 일단 건의했으나 백전노장의 총리가 일언지하에 거절하자 두번 다시 말을 꺼내지 않은 「잘못」을 저질렀다.국민을 믿는 총리의 뜻이 그러했더라도 경호팀은 끝까지 이를 강권했었야했다는 것이다.
  • 「비자금 파문」 확산/「DJ 정치자금 괴문서」 사실일까

    ◎출처·배경 등 싸고 관심 고조/내역 소상히 기록… 일각선 “신빙성 있다”/“신당 「4천억 공세」 차단용” 등 추측 난무 「전직대통령 거액 가·차명 계좌설」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8일 가칭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상임고문의 정치자금 운용내역서라고 주장하는 「괴문서」가 나타나 정치권 전체가 「비자금설」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이 괴문서는 전직대통령 비자금 파문이 여야정치지도자의 정치자금에 대한 의혹으로 증폭되고 있는 과정에서 돌출됐다는 점에서 사실여부,출처와 유포배경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새벽 언론사등에 팩스로 배포된 출처불명의 이 한쪽짜리 괴문서는 92년 대선 때인 11·12월 김대중 당시 민주당후보가 받았다는 정치자금 8백억원의 내역을 10여개 대기업별로 10억∼1백50억원까지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특히 자금 액수와 제공일자 및 장소,제공인사까지 소상히 기록돼 있다. 이 문서는 또 6·27지방선거 때의 자금내역,김고문의 자금관리 내역등도 담고 있는데 11개항목으로 된 김고문의 자금 관리내역은 국내외 금융기관 이름과 관리방법,관리인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이 문건의 말미에는 「자료제공자:김대중 후보비서실 근무,아태재단 중앙위원」이라고 가공의 인물일 것으로 보이는 사람을 제공자로 밝히고 있어 내용은 매우 구체적으나 신빙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괴문서에 대해 새정치회의측은 『우리를 음해하려는 공작에 불과하다』며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오히려 반응을 보이면 사안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아예 묵살해버리기로 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잔류파 민주당등 야권 일각에서는 문서 내용이 오래전부터 정가에서 떠돌던 것으로 사실에 부합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며 김고문 흠집내기에 나설 태세다.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자금이 집중 제공된 것으로 적혀 있는 대선당시인 92년 11월 25일부터 12월 15일까지는 김대중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탈 무렵이었다』면서 『이런 정황으로 볼 때 대기업들의 자금이 이 시기에 집중 제공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아태재단 활동에 참여했던 민주당의 한 의원도 『대선자금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으나 6·27지방선거를 앞두고 재단 중앙위원들로부터 자금을 모금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문건의 출처와 배경은 전혀 알려지고 있지 않으나 새정치회의측이 5·6공의 정치자금을 거론,파문을 확대하려는 자세를 보이자 이에 자극받은 세력이 맞불작전을 벌이는 게 아니냐는 추측,3김시대 종식 및 세대교체 희구세력의 「김대중 죽이기」기도가 아니냐는 등 근거 없는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다. 정치자금문제가 국민적 관심사가 되고 있는 시점을 이용해 괴문서를 유포한 의도가 분명히 읽혀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서내용은 정가의 큰 관심사로 남게 될 전망이다. ◎정계 반응/“공작정치… 「4천억」 초점 흐릴까 우려”­신당/“아니땐 굴뚝에 연기… 진위수사 촉구”­민주/논평 자제속 “DJ 경고 담긴것 같다”­민자 가칭 「새정치국민회의」김대중상임고문의 정치자금과 관련한 괴문서가 8일 나돌자 여야는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한 듯 신중한 자세를 보이면서 사태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새정치 국민회의 『신당을 음해하기 위한 공작정치에 불과하다』며 어이 없어 하는 표정이다.괴문서에서 정치자금을 받은 것으로 거명된 의원들은 『금시초문이다』,『모기관이 꾸민 유치한 소행』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괴문서의 옳고 그름과 관계 없이 신당이 비자금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을까 상당히 우려하는 눈치다.이날 열린 지도위원회에서도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당의 공식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결국 『물귀신 작전에 휘말릴 뿐』이라며 대응을 자제했다. 박지원 대변인은 『신당에는 어떠한 정치자금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못박은 뒤 『이번 일로 전직대통령의 가·차명계좌 및 동화은행 비자금과 관련한 수사의 초점이 흐려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박대변인은 또 『일부 야권에서 신당의 비자금을 거론하는 것은 현정권의 사주를 받은 처사』라며 『증거가 있으면 증거를 대라』고 민주당을 공격했다. 괴문서에서 장기신용은행을 통해 김대중 상임고문의 비자금을관리한 것으로 돼 있는 이경재의원(아태재단 후원회 부회장)은 『장기은행에 아는 사람이 없을 뿐 더러 그런 돈이 있는지 조차 모른다』면서 『누군가 상당히 연구한 뒤 조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고문의 측근인 김옥두의원은 『신당창당을 방해하기 위해 모기관이나 모당에서 꾸민 일』이라고 펄쩍 뛰었으며 공천과 관련해 자금을 건네준 것으로 돼 있는 박광태의원은 『특정 정파의 소행으로 보고 싶지 않다』며 공작정치라고 주장했다.권로갑의원은 『말할 필요도 없다』고 일축했다. ▷민주당◁ 김고문을 겨냥,야권지도자의 정치자금에 대한 검찰수사를 주장하던 터에 괴문서가 나타나자 신당의 도덕성에 흠집을 낼 수 있는 호재를 만났다는 분위기다.애써 신중한 자세를 보이면서도 문서의 진위를 가리기 위한 검찰수사를 촉구하고 나서는 등 파문을 확산시키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이규택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는 속담이 있지만 우리는 이 문서가 진실이 아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이대변인은 그러나 『정치자금과 관련해 기업이름과 수수장소,관련인사의 명단까지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는 점으로 볼 때 김고문의 해명과 검찰의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공작운운하면서 그냥 넘기려 한다면 김고문에 대한 국민들의 의구심과 정치불신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해 신당측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잔뜩 죄었다. 이기택 총재도 이날 이대변인으로부터 괴문서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놀라움과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면서 『사실 여부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것이 없지만 그냥 넘길 사안은 아니다』고 말해 집요하게 신당측을 추궁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민자당◁ 민자당은 공식논평을 자제하면서도 정치권 전반에 쏠릴 국민의 시선을 의식하며 예의주시하는 표정이다. 박범진 대변인은 『아는 바가 없다』고 공식 논평을 거부한 뒤 『아는 사람이 있을 테니 그 사람이 대답해야 한다』고 「누군가」를 향해 해명을 간접요구했다.박대변인은 『이 문서에는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상임고문을 향한 경고의 의도가 담긴 것 같다』고 분석한 뒤 『전직대통령 가·차명계좌설에 이어 이런 문서가 나돌면 국민들은 이 기회에 다 밝히자는 재야·시민단체들의 의견과 지난 일은 그만두고 이제부터나 잘하라는 두가지 반응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용식대표 비서실장은 『문건에는 상당히 구체적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하고 『이렇게 여러가지 설과 폭로가 마구 쏟아지면 결국 어느 쪽도 규명하지 못하고 모두 덮어버리는 것으로 끝날지 모른다』고 관측했다. ◎재계 반응/“조작 됐다” 거명 기업들 불쾌감/“주요그룹 제외된것 봐도 허위” 일부 기업들이 야당 정치인에게 거액의 정치자금을 줬다는 괴문서가 정가에 나돌아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나 이 문서에 들어 있는 그룹과 기업들은 한결 같이 정치자금 제공을 부인하고 있다.오히려 무슨 이유로 자신들이 거명되는지 조차 모르겠다며 불쾌해하는 반응이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이 괴문서에는 건설회사와 호남출신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포함돼 있다.현대·삼성·LG·대우그룹 등 주요그룹은 빠져있다.정치자금 규모는 10억∼1백50억원이며 언제·누가·어디에서·누구에게 줬다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돼 있다. A그룹의 관계자는 『말도 안되는 소리며,괴문서에서 밝힌 정황도 조작된 것이 분명하다』며 언급할 가치조차 없다는 입장이다.그는 『오너가 해외출장 중 정치자금을 건넸다고 괴문서에 나와 있으나 우리 그룹의 오너는 나이가 많아 해외출장을 거의 하지 않을 뿐 아니라 돈을 건넸다는 김씨성을 가진 임원도 관련부서에 없다』고 말했다. B그룹의 관계자는 『지역적인 연관을 갖고 지어낸,말도 안되는 소문』이라고 일축하면서 『말도 안되는 소문으로 괜한 피해를 볼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그는 『증권가에서도 기업을 음해하는 루머(소문)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이번 것은 좀 심한 것 같다』며 『특정기업을 음해하려는 자들의 짓』이라며 흥분했다. C그룹의 관계자도 『말도 되지 않는 소리』라며 『논평할 가치조차 없다』고 말했다.그는 『이 명단에 국내 최대그룹이 빠져있는 것만 봐도,이 문서의 신뢰도가 낮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D그룹의 관계자는 『우리 그룹은 원래 정경유착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았느냐』고 반문한 뒤 『말도 되지 않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명단에 올라있는 그밖의 기업들의 반응도 당연한 일이지만 한결 같이 「노(No)」다. 한 재계 인사는 『주요 기업들이 특히 각종 선거를 앞두고 여·야에 공히 정치자금을 준다는 「심증」은 있지만,「물증」을 찾기는 힘들다』고 털어놨다.정치자금을 주더라도,최고 경영층만 아는 극비 사항이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의 관계자들은 주요 재벌은 빠진 채,일부 기업만이 정치자금을 건넨 것으로 나온 배경에 관심을 갖는다.신당 추진과 관련된 정치적인 목적에서 뿌려진 문서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 귀신설화연구/안병국 지음(화제의 책)

    ◎한국인 정서속에 살아있는 귀신 본질 해석 귀신이 실제 있다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을테지만 우리 정서 깊숙이 귀신관념이 자리잡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이 책은 우리나라와 중국의 귀신설화를 비교,연구함으로써 한국인의 정서 속에 살아 있는 귀신의 본질을 해석한 연구서다. 지은이는 귀신중에서도 원한을 품은 귀신(원귀)을 기본으로 보고 이를 다섯가지로 나눈다.곧 누명쓴 귀신,정욕을 풀지 못한 귀신,그리움이 원망으로 남은 귀신,유골이 땅에 드러난 귀신,재혼한 배우자를 원망·질투하는 귀신이다. 이같은 귀신들이 사람들의 마음 속에 존재하는 까닭을 지은이는 억울한 죽음에 대한 「보상행위」로 풀이한다.착한 사람에겐 복이 돌아오고,나쁜 사람은 벌받아야 제대로 된 사회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억울하게 죽는 사람(귀신)이 생겨난다.따라서 가치가 전도된 사회에서 사람들은 귀신을 빚게 되고,그 귀신 이야기를 통해 울분을 해소한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귀신 이야기란 산 사람이 죽은 사람에게 쏟는 감정의 투시 또는 전이이거나,살아 있는 사람의 의식을 표현하는 또다른 방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규장각 1만2천원.
  • 때로는 비과학이 과학적일수도(박갑천 칼럼)

    차천로의 「오산설림초고」에 화담서경덕얘기가 나온다.학문·덕행으로도 이름높은 이인의 모습을 전하는 내용이다. 서화담이 지리산에 있을 때이다.하루는 신선을 만나 얘기를 나눈다.신선이 화담에게 말한다.『…나와 함께 기를 가다듬고 정신을 수양하면 상은 백일충천할 수 있고 중은 팔극(온세계)을 휘두를 수 있으며 하는 천춘에 자리할 수 있으니…』.서화담은 자신이 유자라면서 이를 거절한다.한데 함께 있던 사람들은 그 신선을 보지 못한 채 두사람만이 말을 주고 받았다.열길이나되는 바위위로 훌쩍 뛰어 올랐다는 이 송도삼절·조선조의 작자미상소설 「전우치전」에 의할 때 도술로 귀신을 부렸다는 기인 전우치도 서화담 앞에서는 수굿해지고 있다. 신선이 말한 바 『…기를 가다듬고 정신을 수양하면…』했던 기.그건 우주만물에 통하는 동양정신이다.우선 말만을 놓고 보자.천기·일기에 대기·자기·지기·정기·왕기·재기·총기에 생기·노기·오기까지 있다.한마디로 설명이 어려운 우주의 「힘=알짬」을 이른다.그 기를 받고 먹으면서 삼라만상은 영위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나라도 다녀가 왜자해진 유리 겔라는 미국의 어떤 학자 앞에서 5분간 묵상한 다음 말했다.『나는 지금 리우 데 자네이루에 다녀 왔소.그쪽 부자가 이렇게 많은 돈을 주더군요』.그러면서 브라질돈을 내보였다고 한다.「오컬트(occult)의 유행」이란 책을쓴 N프리들런드도 미국의 초능력자 피터 하코스란 사람에 대해 써놓고 있다.그는 하코스앞에 한장의 사진을 엎은 채 내놓았다.하코스는 보면서 말하는 것처럼 그사진을 설명했다.기를 모은 투시력이었다.얼마전 우리 텔레비전에서도 한 소녀가 이 투시력의 신비를 보여준 바 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두드러지게 된것이 이 기의 힘이다.한 대학교수와 수녀가 그 능력을 보여 줬기 때문이다.이는 정신력의 개발이 과학의 영역을 넘어서기도 하는 것임을 뒷받친다.과학은 모자란 능력으로 증명을 못하면서 비과학이라 트집잡는 경우도 없지 않다.때로는 비과학적인 것이 과학적일 수도 있고 과학적인 것이 비과학적일 수도 있는 것.다만 지나치게 신비주의에 빠져 들때 진티로 흐른다는데 대한 경계는 있어야 옳다.또 향원이 군자인 체하는 사이비도 있는 게 세상 아니던가.
  • 기독교 재건(두만강 7백리:19)

    ◎신도 2만여명… 80년대 초부터 예배활동/문혁 이후 박해 사라지자 “자생교회” 탄생/초기 고 김성화 목사 혼자 연변 포교 활동/일부 조선족,한국 갔다 기독교인 돼 돌아오기도 우리 민족이 당시 북간도땅으로 불리던 연변지역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많은 종교를 맞아들였다.불교·기독교·천주교·유교·대종교등 자그마치 20여개나 되었다.아마도 이국 타향의 고독한 심사를 종교에 의지하여 달래보려는 것이 종교를 불러들인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그토록 번창했던 종교가 광복 이후 몰락의 길을 걸었다.토지개혁때는 종교재산만 압수되고 교회당과 같은 건물은 그냥 내버려 두었다.문화대혁명 시기에는 한수 더 떠서 종교건물을 모두 창고로 사용했다.그러다 1983년 정부가 다시 종교단체에 건물을 돌려주었다.연변 사람들은 한 때 종교를 아주 버린 것처럼 보였으나 개혁개방 이후 종교주변으로 또다시 몰려들고 있다. ○한때 교회건물도 뺏겨 연변기독교의 부흥은 1978년 중국 공산당 제11기 삼중전회에서 개혁개방을 선언하고 나서 80년대 초부터 서서히이루어졌다.그러니까 예배활동을 시작한지 10여년이 좀 넘는다.신도 숫자도 2만명을 헤아리게 되었다.처음에는 김성화(작고) 목사 혼자서 연변 전체를 맡아 순회목회를 했다.그러나 지금은 세분의 목사가 연길·용정·왕청에 상주하고 있다.이들은 40세 미만의 신학교 졸업생이다.최근에는 연길시에 1년 코스의 기독교훈련센터가 세워져 해마다 20명의 예비목회자를 배출할 수 있게 되었다. 용정시 기독교회 박영호 목사(33)는 문화대혁명을 실감나게 체험한 세대는 아니다.그러나 그가 들은대로,또 어렴풋한 기억을 재생하여 들려준 종교박해의 실상은 모질었다. 『신자들은 다 잡귀신으로 몰렸다고 기래요.머리에 한발씩 되는 꼬깔모자를 씌우고 잡귀신 아무개라는 패쪽을 목에 걸었다는 겁네다.그리고 상두차에 조리돌림을 시키는 것은 약과고,장로와 권사·집사들이 자살하거나 매맞아 죽었디요.연변의 교회는 멸망의 변두리에 서 있었다 이겁네다.하디만 혁명은 육체를 소멸할 수는 있어도 정신을 깡그리 짓밟지는 못했디요.그래도 교회가 살아났으니끼리…』연변의 시골 교회당은 대개 1980년대 들어 자생교회로 출범했다.용정시 삼합진 북흥교회는 북흥촌의 조금숙 집사가 마을 신도조직을 만들어 예배를 본 것이 효시가 되었다.조집사는 자기네 집을 팔아 교회당을 세우는데 보탰다.현재는 신도가 1백명에 이르고 있다.이밖에 화룡시 노과진 노과촌 교회당은 마을 최수영씨(61)자택을 이용해 3명의 신도가 지난 1985년 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출발했다.지금은 신도가 34명으로 늘어났다.농한기에 수·일요일 예배를 보고 농번기에는 일요일 예배로 국한하고 있다. ○예비 목회자 배출까지 요즘은 교회 역할도 커졌다.불행한 사람들의 안식처로 큰 몫을 하기 때문에 신도들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신도가 늘어나는 또 하나의 원인은 한국을 다녀온 조선족들에게도 있다.한국에 나가 불법체류를 하는 동안 조마조마 애간장을 녹이던 조선족들이 한국교회에서 동정과 사랑을 받다가 돌아와서는 결국 기독교인이 되는 것이다.연길시 흥안교회당의 이상옥씨(33)는 한국에서 집사가 되어 돌아온 사람이다.그는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맹장수술을 받아야 했는데,수술비가 없어 애를 태웠다.그 때 기독교계병원에서 받은 무료수술을 인연으로 교인이 되었다. 공산주의를 종교 이상으로 받아들였던 당원들까지 신도가 되는 경우도 있다.이들은 개혁개방과 함께 현실을 직시하고 나서 자신들의 황폐한 심성을 발견한 것이다.북경 중앙민족대학 출신의 작가이자 연변대 강사였던 박길춘씨(36)가 그 대표적 사례다.그는 본래 당원이었는데 지난 92년 당에 퇴당신청을 내고 연길시 민주촌에 교회를 세웠다.현재 3백여명의 인텔리군을 신도로 거느린 이 교회는 연변에서 가장 믿음직한 교회로 성장하고 있다. 화룡시에 사는 박희남씨(34)는 화룡 건달판에서 이름난 주먹이었다.사람들은 그를 만나면 슬금슬금 피할 정도로 불량기가 대단했다.그런데 교회의 신도들이 따뜻하게 대해주는 바람에 교회에 발을 들여놓았다.지금은 양처럼 순한 사람이 되어 연길 기독교훈련센터에 들어가 신앙학습을 받고 있다.종교의 힘을 새삼스럽게 느낄 수 있는 좋은 본보기가 아닌가한다.그래서 화룡에서는 아이들이 쌈질을 하면 『박희남 못 보았느냐』고 나무라는 말이 생겼다. ○탈당 후 교회 세우기도 연변의 교회는 아직 자립할 수 있는 재정능력이 없다.한국을 포함한 외국의 동포교회의 지원이 필요하고,실제 외국에서 소리없이 돈이 들어온다.두만강 연안 개산툰 천주교 성당은 수원 매산성당에서 지어주었다.좁은 방에서 예배를 올리고 있는 것을 직접 보고 돌아간 신부님이 귀국해서 성금을 보냈던 것이다.그리고 대전시 신성동에 사는 오금손 집사(66) 등 몇몇 분은 생활이 어려운 조선족 신도와 기독교훈련센터를 계속 도와주고 있다. 그렇다고 기독교가 연변에 긍정적 모습만을 보여준 것은 아니다.지난 1992년 화룡시 서성진 교회당에 머물렀던 미국 다미선교회의 한 선교사는 연변에 큰 파문을 던져주었다.그 선교사는 설교를 통해 「천국에 들어갈 만반의 준비」를 시켰다.그해 10월28일 하느님의 사자가 와서 영접해 간다는 그의 말을 서성진 교회 신도들은 곧이곧대로 믿었다.전기문 집사와 같은 신도는 천당에 갈텐데 농사가 웬 농사냐고 일손을 놓았다.어떤 신도는자살을 기도했다.화룡시 서성진 진정부에서 사전예방을 했기에 망정이지,큰일이 날뻔 했다. 그리고 북한에 국적을 두고 연변에 와 있는 조교(조선교포)들도 교회에 나온다.그들은 하느님 앞으로 다가서면서 모든 시름을 덜었다고 말한다.지난해 한반도에서 혈육상쟁이 일어나지 말게 해달라고 기도를 드린 결과 정상회담 얘기가 나오더니만,갑자기 수령님이 돌아가 애달프다는 표현도 하고 있다.남북 7천만 동포가 하나되게 기도한다는 조교도 만날 수 있었다. 내가 용정시 삼합진 북흥교회를 찾았던 날은 마침 일요일이었다.20리나 떨어진 마을의 노인아낙들이 새벽길을 떠나 걸어서 교회로 모여들었다.아침 9시에 시작하는 주일예배 시간에 대느라 종종걸음으로 반달음질들을 쳤다.1원이면 너끈할 버스값을 아끼는 까닭은 감사헌금으로 쓰기 위함이었다.연변의 기독교는 이렇듯 재건되고,또 부흥하고 있다.
  • 김대중씨의 변명(사설)

    정계은퇴 2년반만에 정치현장에 복귀한 김대중씨가 지난 닷새동안 유세판에서 보인 언동은 은퇴전이나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느낌이다.지역등권론과 호남푸대접론 등 지역감정과 관련된 논리나,연설하는 제스처와 화법,옷차림새 등 스타일에 신경을 쓰는 모습마저 변화가 눈에 띄지 않는다. 자신의 정치복귀시비,식언논란과 관련하여 드골 전 프랑스대통령이나 닉슨 전 미국대통령의 사례까지 빌려 변명을 시도한 것은 궁색하다는 인상을 준다.자신의 정치복귀가 누가봐도 한점 불투명한 구석이 없는 떳떳한 것이라면 굳이 남의 나라 얘기까지 끌어올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사정은 다르지만 이들이 정계에 복귀했으므로 자신이 은퇴후 정계에 복귀하는것도 있을 수 있고 무방한 것으로 정당화된다고 주장하는 것이라면 정치지도자로서 소신있는 자세는 아니다.드골의 예는 우리의 경우 전직대통령이나 은퇴정치인의 경계되어야 할 복귀사례로,닉슨의 경우는 거짓말을 하면 대통령도 중도하차한다는 교훈으로 삼는 것이 우리의 정치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자세일 것이다. 김대중씨가 자신의 식언시비에 대응하면서 엉뚱하게 남의 사례를 드는 「물귀신 수법」을 사용하는 것도 보기에 딱하다.남의 사례를 아무리 많이 갖다댄다 해도 자신의 거짓말이 정당화되거나 합리화되는 것은 아니다.남도 잘못했으니 내 책임도 그만큼 가벼워진다고 생각한다면 그역시 옳지않다.그가 이번 유세에서 김영삼 대통령도 과거 이러이러 하지않았느냐 하는 비판을 했는데 한마디로 점잖지 못하며 신사적으로 보이지 않는다.「왜 나한테만 문제를 삼느냐」하는 뜻인 모양이지만,경우와 상황이 전혀다르고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패배자인 자신의 변명을 위해서 음해하는 것은 누가 봐도 보기좋은 모습이라 하기 어렵다. 정치원로로서 『혀를 민자당에 담보로 내놓은 것도 아닌데 왜 시비를 하느냐』고 한 표현도 민망스럽다.말은 품위와 신용이 있어야 한다.드골이나 닉슨을 능가하면서 차세대들의 귀감이 되는 언동을 기대한다.
  • “강군만이 이땅에 평화 보장”/김 대통령 군부대 방문 스케치

    ◎“6·25 전몰장병 숭고한 희생이 번영 밑거름”/미 「오그래디 구출작전」 예로 들며 해병 격려/비상벨 직접 눌러 공군 비상출동태세 점검 김영삼 대통령은 6·25발발 45주년을 앞두고 15일 육·해·공군 각급 부대를 순시,훈련과 경계 임무에 전념하고 있는 장병들을 격려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새벽 중부전선 육군 ○○부대에 도착,연병장에서 장병들과 20여분 동안 구보로 아침운동을 한 뒤 사병식당에서 조찬을 함께 하면서 투철한 군인정신으로 국토방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김대통령은 『6·25는 이 땅의 자유와 평화를 지켜낸 전쟁이며 수많은 전몰장병과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가 이처럼 자유와 번영을 누릴 수 있게 됐다』고 강조한 뒤 『우리가 힘이 있을 때만이 북한 및 주변국가가 우리를 넘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여러분들의 사기넘친 행동은 내 자신 학도의용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하고 『장병들의 구릿빛 얼굴을 보면 거제 바다에서 뛰놀던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을 보는 것같아 정다움을 느낀다』고 회고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부대 하사관 관사를 둘러보고 자녀교육 등 전방지역 군인가족들의 생활에 각별한 관심을 표시한 뒤 『장병들의 복지향상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대통령은 또 전차부대 훈련장을 방문,훈련상황을 지켜본 뒤 『정예강군만이 이땅에 진정한 평화를 보장할 수 있다』고 강도높은 훈련,고도의 전술연마를 당부했으며 훈련후 환호하는 장병들과 일일이 악수. ○…김대통령은 이어 헬기편으로 공군○○부대에 도착,직접 비상벨을 눌러 비상출동태세를 점검하고 기동시범을 참관한 뒤 『완벽한 영공방위태세를 확립하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공군부대를 출발,경기 남부지역으로 이전한 해병대사령부를 처음으로 방문,현황을 보고받고 장병들과 오찬.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최근 미 해병특공대가 보스니아에서 피격된 미공군 F­16 전투기 조종사 스콧 오그라디대위 구출작전을 벌인 것을 예로 들면서 국경을 초월,「귀신잡는 해병」의 전통계승을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오찬에 배석한 해병 영웅 고 이인호 소령(월남전에서 전사)의 아들 현역 해병 이제욱 대위에게 각별한 관심을 표시하기도.
  • 짝 못찾는 농촌 총각(두만강 7백리:15)

    ◎처녀·총각 빌율 1대25… 장가들기 “별따기”/“힘든일 싫다” 혼기찬 여자들 도시로 몰려/노총각 신세 면하려 한밤 과부 보쌈질도/딸가진 부모 섧다는건 옛말… 아들둔 부모들 한숨만 어느 날 하루 용정시 개산툰진 선구촌에 들렀더니 가던 날이 장날이라고 마을에 경사가 났다. 34살 노총각이 용정시 조양촌의 여인을 아내로 맞는 날이라 잔치로 떠들썩했다.그도 그럴 것이 몇해 사이에 딸들을 외지로만 내놓다 모처럼 여인 한 사람이 마을로 들어오게 되었으니 법석을 떨만한 일이었다. 그런데 선구촌에는 혼기가 찬 처녀가 단 1명 뿐이어서 우글거리던 노총각들도 경쟁자가 하나 줄어든 터라 이날 혼사가 사실상 기쁘기도 했다.하지만 노총각들의 기쁜 마음이란 어디까지나 제 생각들이었다.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 마시는 꼴이라고나 할까.요즘 세월에 귀한 딸을 농촌에 주려는 부모도 흔치 않거니와 농촌총각을 배필로 삼겠다는 처녀도 없기 때문이다.이날 맞는 신부도 남편 하나를 이미 거친 이혼녀인데다 그나마 다리를 저는 불구자이고 보면알만한 일이다. ○농촌 시집 생각안해 나이가 들면 시집가고 장가드는 것이 인륜대사이거늘 모두가 옛말이 되었다.연변의 시골 행정구역인 향진의 총각 처녀가 배필을 맞을 수 있는 적정비례가 깨져 25대1이라는 수치도 나와 있다.그래서 처녀가 아무리 박색일지라도 총각들을 줄세워놓고 이마를 튕길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거짓말이 아니다.시골치고 생활이 윤택하다는 용정시 대소 과수농장 총각들은 장가 못가는 근심이 없이 살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처녀들이 제 마을 총각들은 쳐다보지 않고 한 수를 높여 도시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도시는 오히려 여성이 풍년이다.공장과 상점 등에 취직하기도 하지만 아무런 연줄도 없고 가진 재간도 없는 여성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직업은 음식점과 유흥장소이다.그녀들은 적지 않게 자의든 타의든 부모가 물려준 몸을 밑천으로 돈주머니를 챙긴다.잠깐 사랑이 50원이요,긴 밤 봉사면 1백원이 표준이다.그러나 통이 큰 사내들을 만나 성심 봉사로 나오면 돈 액수가 큰 폭으로 오른다.한달 수입이 보통 4천∼5천원,대개 젖가슴을 타고 넘는 사내의 수가 많을수록 수입이 많다. 매음이 성행하면서 도시에는 성병이 만연되고 성병환자가 불어나고 있다.성병진료소가 골목마다에 늘어섰다.공동변소,전선대,벽마다에 「일차성 제근」이라는 유혹으로 성병치료 광고판이 나붙는다.한국의 보따리 장사꾼들은 성병약을 가져다가 몇배의 값으로 도매하여 돈을 벌기도 했다.매음은 불법으로서 지하영업으로 되어 있다.일단 경찰에 잡히면 남자는 5천원 벌금에 행정처벌을 받고 여자는 벌금형에다가 15일 구류를 살아야 한다. ○도시 유흥가로 전전 유흥가에 발을 들여놓은 여성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남성들이 징그럽다는 것과 돈을 벌면 혼자서 살지언정 시집은 가지 않겠다는 것이다.그런데도 징그러운 남성들을 상대로 쉽게 돈을 벌면서 매춘을 후생수단으로 삼는 이들 여성은 귀향의 꿈은 아예 꾸지도 않는다.매춘을 일삼는 여성들 사이에는 착한 농촌총각 약혼자를 헌신짝 버리듯 팽개친 경우도 있다.유행가 가사같은 한 농촌청년의 하소연을 들었을 때참으로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제 이름 만큼은 밝히지 마시라우요.내래 3년을 사랑한 약혼녀가 있었습네다.그런데 장인될 양반이 중풍에 걸려 누었지 뭡네까.돈은 자꾸만 들고….생각다 못해 약혼녀가 돈을 벌러 연길로 나갔디요.그래서 내래 가시집 논밭까지 다 부쳤수다.나중에 알고봤더니 유흥가에 있었는데,파혼을 하자고 기래요.종당에는 거기서 만난 한국사람 기업가의 첩이 됩데다 그 한국사람이 아파트까지 사주었다니 어디 고향에 오갔시요.총각귀신이 되는 수밖에 없디요』 옛날에는 딸 가진 부모는 두번 섧다고 했다.낳아서 섧고 시집 보낼 때 섧고….지금은 세월이 바뀌어 아들을 둔 부모들이 한숨을 쉬게 되었다.대소 과수농장의 한송원(72)노인은 장가 못가는 사람들을 위해 과부 동여매 오던 케케묵은 이야기를 꺼냈다.노총각들이 장가 못가는 꼴이 하도 안쓰러워서였을 것이다. ○약혼녀에 배신당해 노인의 이야기는 대강 이러했다.마을에 공삼이라는 홀아비가 아들 둘을 데리고 사는 모양이 딱해서 과부 동여매 올 상논을 했다.마침 남평촌에 젊은 과부가 있다는 말이 나와 동여매오기로 하고 힘깨나 쓰는 장정들이 쳐들어갔다.과부를 이불채로 말아 메고 오는데 이로 물고 뜯고 앙탈을 부리다가 나중에는 지쳐 체념하는 눈치를 보였다.그제야 과부를 내려놓고 담배쉼을 하는데 여자가 말을 걸었다. 과부의 말인즉 『도대체 홀아비가 누군가 얼굴이나 보자』고 했다.당사자인 공삼이는 키도 작고 못생긴 터라 허우대가 좋은 한응호가 나섰다.과부는 마음에 들었는지 유순하게 업혀왔다.그런데 막상 신방을 차리고 공삼이를 밀었더니 과부가 『그 사람 아니다』라고 울며 행악을 부리더란다.마을 사람들은 『그 사람 맞다』며 억지로 첫날밤을 치르게 했다.거기서 새로 얻은 아이들이 커서 지금도 마을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과부 동여매오기 이야기가 나왔을까.연변농촌의 총각 짝짓기는 상상 이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안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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