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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가위 특집 / 볼만한 영화-주이공 가상인터뷰

    주말까지 통으로 이어지는,흔치 않은 추석 황금연휴를 영화 한편 안 보고 넘길 수야 없는 일.흥행을 별러온 영화들이 ‘이때다!’를 외치며 일제히 간판을 내걸었다. 올 추석 극장가는 국산영화들의 약진이 돋보인다.‘조폭마누라2’‘오!브라더스’‘불어라 봄바람’ 등 코미디 3편의 맞대결이 무엇보다 눈에 띈다.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애니메이션이 한편도 없는 게 아쉬운 점. 무슨 영화를 어떻게 보면 좋을까.주인공들로부터 감상 포인트를 들어보자.물론 ‘가상’이다. ●‘오!브라더스’의 이범수 코믹드라마/이범수·이정재 주연/김용화 감독 “내 역할은 겉보기는 30대 중반인데 실제는 열두살밖에 안된 조로증 환자 봉구 역이다.순진한 아이가 날건달 같은 이복형(이정재)을 신통하게도 철들게 만드는데,그 해프닝들이 그대로 폭소탄이다.열두살짜리가 악질 폭력배들을 덜덜 떨게 만드는 비법이 궁금하지 않나? 실컷 웃고도 코끝 찡한 감동까지….정말이지 실망시키지 않을 자신있다.” ●‘바람난 가족’의 문소리 드라마/문소리·황정민 주연/임상수 감독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김혜수씨 대신 막판에 ‘대타’로 캐스팅돼 베니스영화제에 2년 연속 진출하는 행운을 낚았다.개봉한 지 한달이 돼가는데 아직도 못봤으면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길.융화되지 못하고 일탈하는 가족이야기가 적잖이 충격일 순 있지만.애정없는 결혼생활 끝에 앞집 고교생과 바람피우는 내 모습은 누가 봐도 도발적이다.” ●‘조폭마누라 2’의 신은경 코믹액션/신은경·박준규 주연/정흥순 감독 “2년전 추석때 개봉해 전국관객 530만명을 동원한 1편을 기억하는지.이번엔 전략을 좀 바꿨다.툭하면 주먹을 휘두르는 ‘막가파’식이 아니라 폭력배들에게 시달리는 서민들을 지켜주는 인간적인 ‘여자조폭’이 됐다.가위가 주무기인 건 똑같다.전편보다 못하다는 쓴소리도 들리지만,놓치면 후회한다.결혼(22일 예정)하고 나서도 내가 이렇듯 유연하게 휙휙 몸을 날릴 수 있을지는 나도 모르니까.” ●‘불어라 봄바람’의 김정은 코믹멜로/김정은·김승우 주연/장항준 감독 “웃기려고 여전히 ‘오버연기’를 좀 했다.하지만 내가 출연한 영화들 중에서 제일 명랑하고 자연스럽게 연기했다는 호평을 듣는다.내 역할은 고아 출신이지만 마음씨 고운 낭만파 다방아가씨.‘짠돌이’ 소설가(김승우)의 집에 세들어 살면서 그와 티격태격하며 사랑을 키운다.순진한 얼굴로 ‘졸라’‘짱’‘캡’같은 비속어들을 입에 달고다니느라 식은 땀 뺐다.다행히도 시사회장에서 폭소가 터져나오더라.사실,내가 봐도 깜찍한 것같다.” ●‘패스트&퓨리어스2’의 폴 워커 스피드 액션/폴 워커·타이리스 깁슨 주연/존 싱글턴 감독 “한국 코미디물이 강세라지만 통쾌하게 남성관객들을 홀려낼 작품은 없어보인다.2001년 개봉한 ‘분노의 질주’의 속편.그러나 속도는 오히려 업그레이드됐다는 평이 들린다.범인을 풀어주는 바람에 경찰복을 벗은 내가 전과자 친구와 합세해서 거물급 탈세자를 잡는다.‘미친 속도’의 카레이싱이 내내 화면을 압도한다.스포츠카 마니아가 아니더라도,색색의 명품 스포츠카들이 떼거리로 질주하는 장면에선 눈이 휘둥그레질만하다.” ●‘캐리비안의 해적-블랙펄의 저주’의 조니 뎁해적액션/조니 뎁·제프리 러시 주연/고어 버빈스키 감독 “그다지 근육질은 아니어도 섹시남이란 소리를 들어온 내가 익살스러운 캐릭터로 변신해봤다.퀭하게 과장된 눈화장에 번쩍이는 금니,치렁치렁 구슬을 매단 긴머리의 해적이 상상이나 되는지.그러나 나는,미모의 아가씨를 해골부대에서 구출하려 몸을 날리는 ‘착한’해적! 쫓고 쫓기는 해상추격전에 가슴이 뻥 뚫릴 것이다.달빛을 받으면 해골로 변하는,저주받은 해적들의 모습은 팬터지 애니메이션처럼 감각적이고.” ●‘주온2’의 사카이 노리코 공포/사카이 노리코 주연/시미즈 다카시 감독 “요즘 한국관객들은 계절과 상관없이 공포영화를 즐긴다는 소릴 들었다.일본의 인기 비디오 시리즈를 영화화했으며,‘주온’의 속편이다.억울한 원혼의 저주로,극중 호러배우인 내 주변사람들이 하나둘 의문사하는 내용이다.천장에 오징어처럼 달라붙은 여자귀신이 머리카락을 풀어헤쳐 사람의 목을 매달아 올리거나,커튼 뒤에서 슬슬 기어나오는 장면에선 ‘악’소리가 절로 터지게 된다.” 황수정기자 sjh@
  • 새달5일 개봉 ‘주온2’/ 주변 맴도는 ‘혼령의 저주’

    가을 초입에 일본산 공포영화 한편이 뒤늦게 찾아온다.새달 5일 개봉하는 ‘주온2’(呪怨2)는 지난 6월 전국관객 100만명을 동원하며 기대치 이상의 성적을 거둔 ‘주온’의 속편. 음산한 비극의 집을 중심으로,원한에 사무친 혼령의 저주가 살인으로 이어진다는 이야기 얼개는 전편과 같다.자동차 핸들과 유리창,커튼,천장,마루바닥 등 일상의 친숙한 정물 어디에나 원혼이 깃들어 있다는 설정도 여전하다. 의처증으로 아내를 죽인 남자가 자살하고 여섯살짜리 아이도 실종된 전편의 이야기 흐름을 기억하고 있다면,공포의 실체는 훨씬 더 구체적으로 다가온다.공포영화에 단골로 출연해 ‘호러 퀸’이란 별명을 얻은 여배우 교코(사카이 노리코)는 임신사실을 숨긴 채 계속 TV납량물을 찍고 있다.그런데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를 당한 뒤 주위에서 기괴한 일들이 꼬리를 문다.유산된 뱃속의 아이가 다시 살아나고,함께 촬영하던 스태프들과 멀쩡하던 어머니가 차례로 의문사한다. 창백한 아이 귀신이 달리는 차의 핸들을 붙잡거나 교코의 배를 어루만지는 장면,천장에 붙은 여자귀신이 산발한 머리카락으로 사람의 목을 졸라 매달거나 느릿느릿 커튼 뒤에서 기어나오는 장면 등은 근육이 뻐근할 정도로 오싹하고 불쾌하다. 전편보다 공포의 강도는 분명히 한차원 높아진 듯하다.그러나 ‘주온’의 충격 이미지를 관객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데,그들을 다시 극장으로 불러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시미즈 다카시 감독. 황수정기자 sjh@
  • [나의 건강보감] 전설의 농구스타 신동파

    그는 한국 농구의 역사를 썼다.신동파(59·한국농구협회 부회장).한국 농구의 ‘황금 슈터’로,또 지도자로 그가 우리 농구계에 뿌린 씨앗은 실하고 여물었다.그래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그를 말하면서 전능한 ‘신동(神童)’의 이미지를 함께 떠올리는지도 모른다.확실히 그는 일세를 드리블한 풍운아였다. 지난 67년 전국체전 서울시 예선.그가 이끄는 휘문고 농구팀은 맞수 경복고와의 마지막 일전에 나섰다.경기장은 서울운동장 옥외 테니스코트.종료 5초전 스코어는 69:70으로 한점을 뒤져 있었으나 공격권이 경복고에 있어 승부는 사실상 결정된 상태였다.절체절명의 순간,경복의 공을 가로챈 휘문 선수는 약속처럼 그에게 패스했고 공은 종료를 알리는 딱총소리와 함께 그의 손을 떠났다.이른바 버저비터.이 슛 한방으로 휘문고는 전국체전 출전권을 땄으며 그는 열여덟의 나이에 국가대표가 되는 영예를 안았다.그러나 이것은 ‘신동파 농구’의 시작에 불과했다. ●어릴적 꿈 야구선수…지금도 야구중계 즐겨 그로부터 2년여 뒤.무대는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전이었고 상대는 아시아를 주름잡던 필리핀.이 경기에서 그는 혼자 50점을 몰아넣으며 먹고 사는 일 팍팍했던 국민들의 가슴을 열광의 환호로 달궜다.최종 스코어는 95:86.그 덕분에 지금도 필리핀에만 가면 그는 ‘영웅’이고 ‘우상’이다. 이처럼 우리 농구의 역사를 일군 그였지만 사실 그의 꿈은 야구선수였다.지금도 농구보다 야구중계를 더 즐겨보는 야구광이다.어린 시절 서울 을지로4가 인근에서 생활했던 그는 청계천변 공터를 누비며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으나 휘문중 야구감독의 퇴짜 때문에 차선책으로 농구선수가 된 사연을 갖고 있다.“그땐 키만 멀쑥한 약골이었어요.그래선지 감독이 절더러 공부나 하라더라고요.야구부 퇴짜지요.그땐 정말 모든 것을 잃어버린 기분이었어요.그 뒤론 등하굣길에 야구장쪽으로 얼굴도 돌리지 않았지요.” 그로부터 두어달 후,그는 ‘단지 키가 좀 크다’는 이유만으로 농구감독의 눈에 띄어 농구인의 길로 들어섰다.“야구를 못하게 된 울분 때문에 미친듯 농구에 몰두했어요.농구는 안된다는 부모님 몰래였지요.그러다가 이상한 체험을 하게 됐는데 그게 재밌어요.슛을 할 때 볼이 림의 그물을 스치는 소리가 너무나 짜릿하고 매력적인 거예요.나만 듣는 소리였는데,그 매력에 빠져 결국 농구에서 못벗어났지요.” 이것이 슈터 신동파의 전설이 시작되는 계기였다. 선수 시절 그는 볼이 림을 건드리지 않고 들어가는 이른바 ‘클린슛’으로 유명했다.중장거리 슈터의 클린슛 취향은,매사에 완벽해야 직성이 풀리는 그의 성격을 반영한 것.이런 일화가 있다.선수시절 그는 각각 100개씩의 자유투와 점프슛을 연습삼아 시도한 적이 있었다.이중 자유투는 85번째,점프슛은 88번째에서 각각 한번씩의 실수를 했을 뿐이었다.주변에서는 ‘귀신’이라고 혀를 내둘렀지만 그는 성에 차지 않았다.“욕심은 있었지만 다시 시도하지는 않았어요.지나친 욕심이 심정의 동요를 초래하고,동요가 몸의 균형을 깨뜨린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부모님이 물가 못가게 말려 수영 못배웠죠” 걸출한 스타로 평생을 국민들의 관심 속에서 살아온 그이지만 남모르는 비밀도있다.“사실은 아직 수영을 못해요.외아들 사고라도 날까봐 부모님께서 아예 물가엘 못가게 하셨거든요.몇 번이나 시도했는데 유명해지니까 못배우겠더라고요.키가 190㎝나 되는 내가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면 사람들이 뭐라겠어요? 결국 못배웠는데,지금도 물이 제일 무서워요.” 대신 그는 산을 좋아한다.어느 정도인가 하면 아예 미니버스를 한대 장만해 정봉섭 중앙대 체육부장 등 등산멤버들과 짬만 나면 산을 오른다.이렇게 쌓은 등산 이력이 어언 15년.“산도 좋지만 새벽부터 멤버들과 함께 오가며 정을 나누는 재미,이거 말로 표현 못합니다.” ●1년전 골프 입문…“생각보다 재밌네요” 등산보다 더 오랜 그의 취미는 바둑.선수 시절부터 농구 말고 가장 즐긴 정신 청량제였다.64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합숙훈련을 했던 태릉선수촌의 전신인 동숭동 선수촌 시절,여가문화라곤 없는 이곳에서 당시 대표팀 주장이었던 김영기(현 KBL총재)씨에게 9점을 깔고 둔 접바둑이 지금 아마4단 실력이다.그는 바둑이 농구나 인생과 닮았다고 했다.“남의 집 커보인다고무작정 들어가다 망하는 것도 그렇고,욕심만 내다가 실패하는 것도 그렇고….” 한때는 멀쩡한 산을 깎아 골프장 만드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던 그가 1년 전부터는 골프도 한다.선배에게 등떠밀려 골프채를 잡았고,박한 감독이 머리를 올려줬다.그 즈음 농구계에서는 “뭐,신동파가 골프를…”이라며 그의 전향(?)을 화제삼기도 했다.나이 예순 즈음의 일이니 늦바람이지만 “생각보다는 재밌다.”고 했다. 농구를 일컬어 “가장 큰 볼을 작은 구멍에 넣어야 하는,그래서 누구든 코트에 서면 스스로의 열정을 남김없이 태우고 마는 스피디하고,격렬하고,파워풀한 운동”이라는 그와의 담소는 유쾌했다.“선수로,지도자로 아쉬움없는 삶을 살았습니다.이젠 지금 하는 신문 기고·방송 해설일 성실하게 하면서 아마추어농구의 기반을 다지고 싶습니다.저변없는 프로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이언탁기자 utl@ ■신동파씨가 말하는 농구건강론 “농구,힘든 경기예요.아마 달리면서 소변까지도 본다는 마라톤에 이어 전체 운동종목중 3위안에 들 정도로 힘든 경기가 아닐까요.” 사실,농구는 격렬한 운동이다.체중 75㎏의 선수를 기준으로 시간당 열량 소비량이 축구의 610.5㎉보다 많은 621㎉에 이른다. 경기중의 치열한 몸싸움은 물론 심판의 눈을 피해 가해지는 가격 등 반칙과 끊임없는 러닝,러닝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점프 등 일단 경기가 시작되면 숨돌릴 틈이 없다.그런 만큼 부상 위험도 크지만 신동파는 이를 ‘단점’이라기보다는 ‘감안해야 하는 점’이라고 싸안았다. 술이 화제에 오르자 그는 너털웃음부터 터뜨린다.“지금이야 프로시대라 분위기가 다르지만 우리 선수시절엔 종종 주량 대결도 벌이곤 했어요.축구대표팀과의 밤샘 맞대결에서 완승했던 기억도 새롭습니다.당시 김호·김정남 등 동년배 축구 선수들로부터 ‘너흰 창자가 길어 술도 잘 먹는 모양’이라는 핀잔도 듣곤 했지만 다들 자기관리에 철저하기 때문에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선수시절의 72∼73㎏보다는 불었지만,여전히 호리호리한 85㎏의 체격에 가벼운 고혈압 증세 말고는 건강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그에게 주량을 묻자 “반주삼아 소주 1병 정도 하고 2차로 양주 한 병에 맥주로 입가심 하는 수준”이라며 웃었다. 스포츠의학 전문가들은 “스피드와 지구력,민첩성이 요구되는 농구는 정신적 긴장 해소는 물론 내장기관의 기능 강화와 체력 향상,판단력을 길러주고 팀워크를 통한 사회성 함양에도 도움이 되는 운동”이라고 평가했다. 심재억기자
  • 어린이 책꽂이

    ●귀신골 송사리(이정록 글,백진 그림,백년글사랑 펴냄) 오염된 강물에서 살고 있는 물고기들이 생활환경을 바꾸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이야기를 담은 환경동화.비장함까지 불러일으키는 문학적 상상력이 돋보인다.지은이가 시인인 덕분에 세련되고 서정적인 문장을 감상하는 재미도 특별하다.화가가 그린 따뜻한 느낌의 유화 15점이 들어있다.초등3년 이상.8500원. ●치치가 온 바다(이와사키 지히로 글·그림,프로메테우스 펴냄) 이와사키 지히로는 ‘작은 새가 온 날’로 국내에 알려진 일본인 유명 화가(1918∼1974).여름방학을 맞아 할머니집에 놀러간 아이는 멋진 바다를 보며 즐겁지만,친구 강아지 치치를 데려오지 못해 못내 아쉽다.단순한 화법,은은한 수묵화의 색 번짐 기법 등 특유의 작풍을 살려 순수한 동심을 표현했다.2세 이상.1만원.
  • 귀신 만나는 법·흉가 모임·비명소리 카드…공포 마니아 인터넷에 북적

    ‘임신부나 노약자,심약하신 분은 사절.두려움을 이길 자신이 있으면 클릭 하세요.’ 삼복 더위에 지친 네티즌 사이에 ‘사이버 공포체험’이 인기를 얻고 있다.일상생활 속의 공포를 모아 놓은 접신(接神)체험,귀신을 찾아다니는 동우회,공포포털 등 종류도 다양하다. ●귀신찾아 밤마다 클릭 귀신 만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귀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cafe.daum.net/gostloveme)의 회원 수는 11만 6000여명에 이른다.자정을 넘기면 기존회원들은 물론 새로 가입을 원하는 이들로 북적인다. 공포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유령이 찍혔다는 심령사진이나 소름끼치는 배경음악,경험담 등을 모아 놓은 이른바 ‘공포포털’도 등장했고,귀신,심령,접신 관련 커뮤니티 회원 수만 40만명이 넘는다. 가위눌림이나 유체이탈 경험을 나누는 인터넷 동호회엔 무엇보다 일상속에 숨어 있는 공포를 은근히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다.유체이탈(cafe.daum.net/eetal) 카페 회원 최예린(25)씨는 “누구나 한번쯤은 가지고 있는 가위눌림의 기억 등 실제 경험을 밤새는 줄 모르고 읽다보면 왠지 모를 섬뜩함에 뒤를 돌아보게 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폐교나 흉가에서 정기모임 모니터에서의 만남은 회원들끼리 공동 묘지나 폐교,귀신이 나온다는 흉가를 찾는 이벤트로 이어진다.지난해 4월 개설된 ‘흉가체험’(cafe.daum.net/hyunggabest)은 전국 2만여명의 회원들을 통해 방방곡곡에서 귀신이 나온다는 흉가에 대한 정보를 수집,믿을 만한 곳을 골라 확인작업에 들어간다.흉가에서 정기모임을 갖는 대담함 속에서 혹시 모를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회원들은 귀신을 물리친다는 팥이나 오곡,부적 등을 챙긴다. ●‘공포 카드’도 인기 소름 끼치는 효과음에 귀신의 형상을 담아 주위 사람에게 보내는 ‘공포 카드’도 젊은 네티즌 사이에 인기를 얻고 있다.처녀귀신,거울귀신 등의 아이템에 아이 울음,비명 소리,까마귀 소리 등의 효과음을 섞은 카드를 직접 만들 수 있는 서비스도 등장했다.인터넷 카드업체 에이포스튜디오(www.a4.co.kr) 관계자는 “장난스러운 아이템이 대부분이지만 상대방을 오싹하게 만드는카드도 있으니 함부로 보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
  • 스크린 명대사

    #“사람들은 직접 겪었기 때문에 믿는 게 아니에요.사람들은 그걸 감당할 수 있을 때만 믿어요.”-‘4인용 식탁’에서.귀신을 보는 여주인공이,자신의 말을 믿지 못하는 정신과 의사에게. #“죽음을 예감한 늙은 범은 무서운 법이오.그는 싸우면서 죽어가요.”-‘젠틀맨 리그’에서.쿼터메인이 ‘팬텀’과의 싸움을 앞두고 같은 리그의 캡틴에게.
  • 쿨한 공포 국산 2편 자기야, 눈떠 응?

    ●‘4인용 식탁’ #“보이지 않는 것도 믿어야 해!” 피를 흩뿌리지 않으면서 침착한 주술적인 분위기의 공포를 원한다면 ‘4인용 식탁’이 제격이다.‘엽기적인 그녀’에서 화끈하게 잘도 웃던 전지현이,이번엔 남의 과거를 보는 신통력을 가진 기면증(갑자기 잠에 빠져드는 병) 환자가 됐다. 결혼을 앞둔 인테리어 디자이너 정원(박신양)은 지하철에서 죽은 아이들을 본 뒤로 신혼집 식탁에서 자꾸만 아이귀신들을 본다.헛것을 봤다고 믿고 싶지만 같은 아파트에 사는 연(전지현)을 만나면서 자신이 본 게 환상이 아니었음을 알고 경악한다. 영화는 단순한 공포물이라기보다는 비극적 미스터리극에 가깝다.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타인의 과거를 본다는 이유로 주위와 단절된 채 살아야 하는 연의 캐릭터는 비극을 구현해내는 극중 주요장치.아이귀신,정원의 거듭되는 악몽,고층아파트에서 아이가 떨어지는 장면 등에서 느껴지던 원색적 공포는 점점 슬픔으로 색깔을 바꿔간다. 인간관계를 이어주는 진실의 기준이 과연 무엇인지,진정으로 소통하지 못하는 ‘관계’가 얼마나 슬픈 것인지 영화는 섬뜩한 어법으로 웅변한다.피해의식에 젖어 세상에서 겉돌기만 하던 연과,그녀를 통해 자신의 어릴적 비밀을 들여다본 정원은 조금씩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간다. 이수연 감독의 장편데뷔작.여성감독의 감수성이 녹아든 섬세하고 차분한 진행이 돋보인다.그러나 성마른 관객에겐 그게 오히려 걸림돌이다.특별한 반전장치없이 지나치게 느린 전개,속도감 없는 카메라 움직임,극도로 절제된 음향효과 등이 무료한 진공상태로 빠뜨리는 듯해 아쉽다.상영시간이 길다.2시간3분. ●‘거울속으로’ #””보인다고 다 믿지는 마!” 물이나 공기처럼 흔한 일상의 소재가 공포의 대상으로 돌변하는 것만큼 소름 돋는 설정이 있을까.김성호 감독의 장편데뷔작 ‘거울속으로’에서는 일상 어디에나 널려있는 거울이 공포의 근원이다. 화재사건으로 문을 닫았다가 재개장을 눈앞에 둔 백화점에서 의문의 연쇄살인이 일어난다.사장의 조카이자 퇴직한 형사인 우영민(유지태)이 보안책임을 맡지만 속수무책.옛 동료이자 라이벌이었던 하형사(김명민)가 사건조사차 파견되지만,연쇄살인은 점점 더 미궁으로 빠져들 뿐이다. 영민과 하형사의 해묵은 갈등을 수면위로 노출시킨 뒤 둘을 화해시키는 과정에서 영화는 하나둘 퍼즐을 짜맞추는 재미를 안긴다.물론 논리로 이해할 수 없는 초현실적 상황이나,익숙한 공포문법을 번갈아 동원하며 관객을 겁주기도 한다.천장 환풍구에 카메라가 찜찜한 시선을 보내거나,갑자기 자동차 문이 닫히고 피사체의 움직임과 거울의 이미지가 딴판인 장면 등은 관객을 꼼짝못할 정도로 긴장시킨다. 사건의 열쇠가 허무할 만큼 쉽게 노출되는 게 흠.백화점 화재때 죽은 여직원의 쌍둥이 여동생이 사건현장에 번번이 나타나고,그의 대사를 통해 일찍부터 공포의 실마리가 드러난다.‘꽃섬’에서 얼굴을 비쳤던 신인배우 김혜나가 억울하게 죽은 여직원 자매로 1인2역을 잘 소화해냈다. 황수정기자 sjh@
  • [맛 에세이] 별미음식 만두

    “사람머리 49개를 물귀신에게 바친다.” 무슨 흉물스러운 이야긴가 하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것은 제갈공명이 강을 건너고자 하는데 풍파가 심해지자 사람 머리 모양을 본떠 만든 만두(蠻頭)를 빚어 강에 뿌리고 무사히 건너갔다는 고사에 등장하는 이야기이다. 오늘날은 음이 같은 만두(饅頭)로 이름이 바뀌었는데,물만두와 군만두,찐만두는 없어서는 안될 별미 음식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곱게 다진 돼지고기와 부추에 생강,후추,참기름 등 갖은 양념으로 맛을 내어 속을 채우고 부드럽게 익혀낸 물만두는 입속에 넣자마자 비단길을 타고 넘어가듯 감칠맛으로 입맛을 유혹한다. 바삭하게 튀겨진 군만두는 한입 베어무는 순간 뜨거운 온기가 전달되어 ‘호호!’ 소리를 내며 먹는 즐거움이 있고,찐만두는 얇게 비친 속내가 먹음직스러워 더욱 침이 고인다. “만두는 나의 것!”을 부르짖는 만두 마니아들의 만두 사랑 덕분에 우리는 동네 어귀의 작은 분식집에서부터,일류 중식당 그리고 만두 전문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만두집들을 만날 수 있다. 오이의 시원함과 버섯의 담백함이 잘 어우러진 여름만두 편수가 일품인 ‘손만두집’(02-379-2648)이나 장인의 감각이 돋보이는 부드러운 맛을 선사하는 물만두집 ‘일룡’(02-735-3433)은 만두의 깊은 맛을 오래도록 각인시킬 수 있는 집들이다. 겨울에는 따끈한 국물을 즐기는 만둣국으로,제사 때는 풍요를 기원하는 마음가짐으로 준비되었던 만두. 동서양을 막론하고 만두는 계절과 시대를 넘나드는 오랜 먹거리임에 틀림이 없다.김이 모락모락 나오는 찜통을 바라보면서 젓가락으로 초장을 찍어 먹으며 만두를 기다렸던 어린 시절,행여나 입이라도 데일까 봐서 찬물을 챙겨 주시던 어머님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는 만두는 많은 사람들의 연인이지 않을까? 정신우 푸드스타일리스트
  • [21세기 한국을 읽는다]방민호 교수가 만난 문학지성 (3) 김지하 - 새로운 시대, 새로운 세대, 새로운 시

    “달마가 동쪽으로 온 까닭은 무엇입니까.” “저 뜰 앞에 선 잣나무이니라.”.옛 선사에게 불법을 묻듯,지하에게 이 시대를 물으러 간다.대답은 듣지 않아도 상관이 없다.그것이 바로 해답일 테니까.얼굴과 손이 희지 않고,상민(常民)의 옷을 걸치고 살아가는 그에게,옛날 백 사람의 시인에게 시대를 물을 때 묻지 않은 물음을 던지기 위해,그가 몸을 기대고 살아가는 백성의 마을로 간다. 얼마 전 서울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열린 김지하 시인의 회고록 출판기념회에서 본 시인의 모습은 예전보다 한층 더 수척하면서도 어딘가 부은 데가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장기간 요양을 해야 할 만큼 상한 몸을 이끌고 멀리 부산 범어사에서 요양을 하다가 올라온 시인을 붙들고 무슨 말을 들으려 한단 말인가.그러나 자기 바깥에 싸리 울타리를 두르지 않는 시인은 흔쾌히 내방을 허락해 주었다. “회고록의 제명이 ‘흰 그늘의 길’이더군요.그 말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 법한데요.” “글쎄,애매성이라고나 할까.안개 낀 것 같은.단지 이성,오성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무엇을 표현하고 싶었던 거겠지요.내가 흰 그늘이라는 말을 쓴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하나는 우리 삶이 상당히 이상해졌다는 것이에요.사이코,정신분열적인,착란적인 사회심리가 지배하고 있는데 이것을 인식하고 용서할 어떤 시적인 그릇을 찾아내려고 한 거지요.흰 그늘이라는 것도 일종의 환상이지만,치료적 기능을 갖는 환상입니다.마치 융의 그림자처럼 가라앉은 욕구라고 할까…,일종의 역설이지.고통의 역설적 인식,성스러운 고통,이런 것을 추구함으로써 시대의 정신적 질환을 넘어설 수 있지 않느냐는 거지요.시(詩)가 바로 그에 관한 작업이 아닐까 합니다.” 김지하 시인은 천래(天來)의 시인답게 비약적인 어법으로 생각을 전개하기 시작한다.그렇다면 나는 논지를 잃고 헤매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 한다. “지나온 삶이 어땠다고 보시는지요? 요약하신다면요?” “요약? 한두 마디로 요약할 수 있겠지.소위 ‘요기 싸르’라고.요기는 요가를 하는 사람,즉 수련자지.그러니까 내면적으로는 수련자고 외면적으로는 싸르,코뮌 싸르,직업 혁명단.그러니까 요기 싸르는 명상을 통한 내면적 수련과 외면의 사유적 변혁,두 가지를 같이 추구하는 자야.나는 옛날에 이 요기싸르라는 말은 몰랐지만 바로 그런 삶을 희망했었다고 생각해요.삶에 대한 쉬르(초월)적 인식과 그 아래 미학으로서의 리얼리즘을 함께 추구했으니까.리얼리즘과 함께 그것을 넘어서는 어떤 초월성,철학 같은 것을 오랫동안 꿈꿔왔어요.이것이 다른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생명’과 ‘살의(殺意)’죠.내 첫 시집 ‘황톳길’에서 보듯 ‘뛰어올라오는 숭어’와 ‘가마니에서 죽어가는 아버지의 시체’,즉 생명과 죽음의 대비를 늘 생각했어요.이것이 현실에 대한 비평으로,부정으로 나타났죠.생명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이것은 죽음까지도 포함하는 어떤 전체변화의 질서를 말하는 것이었어요.” 시인의 말씀은 깊은 숲 같아 갈래가 많고 걸리는 것도 많다.그 속을 호랑이 타고 달린다면? 다치지 않으려면 머리를 잔뜩 숙여야 하리라. “선생님의 삶에서 예지적인 면을 발견하는 사람들이 많으리라고 생각합니다.그런 삶을 가능케 한 근거를 찾아보신 적은 없으신지요?” “글쎄,그건 꼭 시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시를 쓰면서도 시인이 아닌 아웃사이더로 남고 싶었고,그러면서도 세상은 변혁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사람의 정신과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 시대야말로 분명하지는 않지만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선생님께서는 젊은 세대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무엇보다 ‘현실적 부정’입니다.그들은 자기들 삶까지 포함해서 모든 것에 대해 선험적 사고에 익숙했던 우리나 우리 바로 아래 세대 사람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부정적입니다.뭘 보면 알 수 있느냐.정치나 경제에 대한 부정은 사항적 비판일 수 있지만 문화적 반항은 사항에 따른 게 아니라는 겁니다.지금 젊은이들은 문화적 반항 밑에 더 커다란 문명 단위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어요.그 불만을 가지고 오히려 능동적으로 ‘붉은 악마’라든가 ‘네티즌 선거’라든가 ‘촛불 시위’ 같은 것으로 빛나지 않나 싶습니다.내가 보기에 그들의 이 힘은 정치적으로가 아니라 문화적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 수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세대에 대한 긍정이 광폭(廣幅)인 김지하 시인이다. “그렇다면 선생님 세대와 이 시대 젊은이들의 세대적 역할은 어떻게 비교하거나 대조할 수 있을까요?” “저는 4·19세대였음에도 불구하고 4·19의 혁명적 의미를 똑똑히 몰랐습니다.그러다가 5·16 뒤에 차츰 민족이라든가 민중이라든가 변혁이라든가 하는 개념에 눈뜨게 됩니다.그러면서도 소수이기는 하지만,리얼리즘과 함께 반리얼리즘적인 추상·환상·상상력의 측면을 강조한 사람들도 있었고 나는 그런 사람들 가운데 하나였어요.나는 어떻게 하면 리얼리즘 안에 반사실과 환상을 이끌어들일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했던 세대입니다.지금 젊은이들도 자기들 수백만 명이 거리에 나와서 외쳐대던 구호의 진짜 의미를 아직 모르고 있는 것 같아요.생각해 봅니다.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나는 이제 나이가 들었습니다.글 쓰고 그림 그리고 강연을 통해서라도 젊은이들의 소명이 무엇이고, 그 사람들이 한 일이 무슨 뜻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방향으로 물꼬를 터야되는가에 관해 이야기하고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지금 젊은이들은 우리보다 훨씬 세계적이고 동시에 민족적입니다.아주 개인적이고 내면적이면서도 범생명계적인 성격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그렇다면 그들에게는 이런 모순적이면서도 복합적인 세대적 특질에 걸맞은 복합적인 역할과 내용이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오늘의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지혜 또는 슬기라면 어떤 것이 있겠는지요?” “첫째는 들뢰즈나 가타리,미셸 셰르 같은 선각자들이 이미 지적했던 것인데 현대,모던 월드의 가장 큰 질병으로 논리를 들고 있습니다.‘이것은 이것,저것은 저것’이라며 상호 배제하는 것,‘너는 내가 아니고 나는 네가 아니다’라면 싸움이 시작되고 경쟁이 시작되겠지요.또 하나의 질병은 전쟁법입니다.나와 너는 싸울 수밖에 없고 싸워서 하나가 이김으로써 상호 통합을 한다.전쟁의 철학이죠.우리는 매일 평화를 원하고 안정된 삶과 우정과 휴머니즘과 생명계와의 화합을 원하면서도 그 매일의 생활 속에서는 전쟁 논리를 진행시키고 논리의 전쟁을 치러내는 겁니다.나는 전쟁법의 반만 긍정하고 다른 반은 부정하는 길을 생각해 봅니다.너는 내가 아니고 나는 네가 아니지만 너는 나일 수 있고 나는 너일 수 있다.이게 뭡니까? 음(陰)과 양(陽)의 철학이죠.음이면서 양이고 양이면서 음인,그러면서도 양은 양이고 음은 음인 음양법 말입니다.철학적으로 더 들어가면 불교의 인식논리입니다.색(色)은 공(空)이 아니고 공은 색이 아니면서도 공은 색일 수 있고 색은 공일 수 있다.결국은 색공이 하나다.하나가 아니고 둘이 아니면서 하나도 둘도 될 수 있다는 것.묘한 이치에 도달하는 겁니다.여기서 또 숨은 차원과 드러난 차원을 생각해야합니다.드러난 차원은 가시적이고 진행 중이고,숨겨진 차원은 드러난 차원 밑에서 드러난 차원을 조절하고 진행시키고 수정하고 교정을 보다가 전혀 이것이 유지될 희망이 없을 때에는 이것을 와해시키면서 안에서 새로운 드러난 차원으로 다시 시작하는 겁니다.이게 뭘까요.생명이죠.생명의 논법이 ‘아니다’이면서 ‘그렇다’이고 ‘그렇다’이면서 ‘아니다’인 겁니다.이러한 인식은 다행히도 우리 민족의 근대에,1860년대에 유럽 쪽의 베르그송이나 생철학자들이 나타나기 훨씬 이전에 나타났기 때문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만.이 부분에서 우리의 논리적인,새로운 변혁적 생활을,새로운 논리의 발견을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일상적으로.말로는 평화를 이야기하고 삶에 있어서는 늘 투쟁이나 경쟁,대결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생각하면서 논리를 진행시키고 현실에 있어서도 새로운 변화,조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나는 김지하 시인의 거침없는 논리 개진에 언더라인(밑줄)을 긋는다.인터뷰를 떠나 이것은 매우 중요한 논리 전환인 까닭이다.내친 김에 더 ‘광폭(廣幅)’한 물음을 던져본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대가 요구하는 인간의 모습은 어떠할까요?” “우리는 공공성을 회복해야 합니다.남북의 통일에도 공공성이 있어야 하는데 사회적 공공성과 우주적 공공성을 함께 회복해야 합니다.너무 작은 담론들에 얽매여 공공성을 무시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됩니다.또 자신만이 아니라 타자까지도 자기 안에집어넣는 것이 중요합니다.주체를 배제해버리고 타자화하는 유럽사상을 따라가지도 말고 주체를 회복하면서 우주적 주체가 되는 것,이것이 새로운 인간입니다.그것은 개인을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동학은 이렇게 가르쳤습니다.‘서로가 서로에게서 떨어질 수 없는 생명의 총체,정체성을 각자 자기 나름으로 실현하라.’고.‘밝고 밝은 이 우주를 각자 자기 나름대로 밝혀라.’고.이게 뭘까요.개인주의죠.그러나 그것은 개(個)이지 사(私)는 아닙니다.개와 사는 다른 겁니다.사는 그 뒤에 세모꼴 같은 것이 붙어 있죠? 이게 귀신에 붙어 있는 거예요.잡귀.인간의 정신 가운데 자기만 생각하고 자기만 위해서 살려고 하는.” 오랜만에 거인을 만나는 귀한 시간을 놓치기 싫어 더 많은 것을 물었고 더 많은 말씀을 들었다.병마에 시달리는 ‘대선사’가 탈진에 이를 때까지 마구 괴롭혔다.그러나 그렇게 귀동냥한 모든 것을 여기에 쓸 수 없음이 안타깝다.이 나라에 또 누가 있어 그처럼 많은 궁리를 하고 세상의 내일을 이야기할까? 바로 김지하 시인 같은 이를 종요로운 존재라 이름하는 것이다. 문학평론가·국민대교수 사진 이언탁기자 vielee@ 방교수가 본 시인 김지하 ●수척해진 어깨 위에 걸린 흰 달 지하는 지하라고 하지 말고 지하당(芝河堂)이라고 해야 하리라.평생 바람으로 살되 가는 곳이 집이다.바람이 바로 집이다.살아 움직이는 집이다.바로 그가 김지하다. 오랜만에 가까이서 바라본 지하당의 낡은 서까래가 기울어졌다.어긋난 문짝 같은 옷을 걸친 지하당,구멍이 숭숭 뚫린 지하당의 야윈 몸채,두 시간 남짓에 배터리가 소진되고 마는 허한 기운.이것을 본 어느 누가 지하당의 과거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인터뷰를 마치는데 회고록을 쓰느라 바싹 야윈 지하당의 어깨 위에 흰 달이 떠 있었다. 지하당의 후광은 낮달,희미하게 빛나는 아름다운 달이었다. ●김지하는 누구인가 1941년생으로 문명(文名)이 높은 분들이 많은 문학계지만 그 가운데서도 김지하는 거인이다.아니,괴물이다.희대의 풍운아다. 전라남도 목포 출생.1959년에 서울대학교 미학과에 입학.이후 그의 삶은 바람의 삶이었다.한·일회담 반대운동,그리고 저항시인.황토빛 한의 전달자,박정희 군사정권을 향한 조롱과 야유(풍자시 ‘五賊’).시집 ‘황톳길’과 함께 열린 김지하의 1970년대는 연행·석방·도피로 점철된 시대,부당한 체제에 맞서 처절한 싸움을 벌여나간 시대였다.군사법정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무기로 감형된 1974년부터 1980년까지 그는 옥중의 시인이었다.많은 이들이 그가 걸어간 길처럼 민주주의를 외치며 전두환 정권과 처절한 항전을 벌일 때 김지하는 황야를 건너 생명의 낙토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폭력이 아니라 비폭력을,광폭한 남성성이 아니라 섬세하고 여린 여성성을,대립과 투쟁이 아니라 화회(和會)의 세계를. 그는 시대와의 불화를 감당해야 했다.시집 ‘애린’의 세계가 그것이다.1980년대였다.1990년대,그리고 지금,김지하는 또 다른 초극을,완성을 꿈꾼다.시집 ‘중심의 괴로움’은 내가 내 안에 갇히지 않고 우주와 호흡을 함께 하는 새로운 리듬과 조화의 세계를 노래한다.김지하는, 뜨거운 불꽃 김지하는 오늘,안으로 타오른다. 정지용으로부터 김수영을 지나 김지하로통하는 한국 현대시의 행로는 내부적인 것과 외래적인 것,성찰적인 것과 투쟁적인 것이 맞씨름을 벌이며 전인미답의 경지를 개척해간 운명의 길이었다.
  • 8일 개봉 ‘고양이의 보은’/ 구해준 왕자고양이 “결혼해주세요”

    “만약 당신이 조금 신기하고 곤란한 일을 만나게 되면 그곳을 찾아가 보세요.그곳에는…” 8일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고양이의 보은’의 시작을 알리는 내레이션이다.이 작품은 세계적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일본의 스튜디오 지브리가 세대교체를 시도한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모노노케 히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숱한 걸작을 남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프로듀서로,그의 콤비로 기획을 담당하던 다카하타 이사오가 제작을 맡아 2선으로 물러났다.감독은 신예 모리타 히로유키. 숲을 지키는 귀신(‘모노노키 히메’),일본의 모든 귀신(‘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환상여행의 극치를 보여준 지브리의 발길이 이번엔 ‘고양이 왕국’에 닿았다. 전체적으로 ‘고양이 왕국’은 모리타 감독이 자기만의 색깔을 보여주는 모험을 피했다는 인상을 준다.미야자키의 대명사인 철학적 무게를 피해갔다.대신 약간의 재미와 탄탄한 구성으로 전체 분위기를 채색했다.또 작품의 틀도 여고생이 고양이 왕국에 초대를 받은 내용을 다룬 지브리의 95년작 ‘귀를 기울이면’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이 작품이 재미없다는 말은 아니다.모리타 감독은 미야자키의 심오한 스케일 대신 장난감 왕국 같은 아기자기함으로 잔재미를 거두는 데 성공하고 있다.그런 분위기에 주인공인 여고생 ‘하루’의 캐릭터는 잘 어울린다. 등교 준비를 둘러싼 ‘하루’의 분주한 일상으로 출발한 작품은 차에 치일 뻔한 고양이를 구해주면서 환상 속으로 들어간다.구해준 고양이가 몸을 툭툭 털면서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밤에 집을 찾아온 고양이 행렬은 하루가 구해준 고양이가 고양이 왕국의 왕자라며 ‘보은(報恩)’을 시작한다. 그러나 그 보은은 그들 방식의 보은이다. 정체를 모를 고양이들은 ‘포장된 쥐’로 선물 공세를 하며 ‘하루’를 깜짝 놀라게 한다.때론 왕자와 결혼해달라고 조르기도 한다.이후 ‘고양이 왕국’은 하루가 우연히 만난 ‘바론’ 남작(물론 고양이다),덩치 큰 흰 고양이 ‘무타’와 함께 고양이 왕국을 방문해서 벌어지는 여행을 중심으로 펼쳐진다.영화의 전반적 톤을 밝은 색상으로 채워 꿈과 환상을 키우는 데 잘 어울린다. 이종수기자 vielee@
  • 유령·뱀파이어 이야기 ‘으스스’ 동심도 독서 삼매경

    휴가나 방학시즌을 겨냥한 어린이용 팬터지·추리물들도 눈에 띄는 것들이 많다. 우선,추리의 즐거움에 과학적 사고력까지 키울 수 있는 책으로는 비룡소에서 펴낸 ‘과학탐정 도일과 포시’시리즈(미셸 토레이 글·전 3권)가 좋다.주인공 도일과 포시는 초등 5학년생.복잡하게 얽힌 사건을 풀기 위해 둘이 온갖 과학지식들을 동원한다. 비룡소의 ‘못말리는 꼬마 뱀파이어’시리즈(앙겔라 좀머·보덴부르크 글)도 납량 팬터지물로 제격이다.무서운 이야기를 유난히 좋아하는 소년 안톤이 꼬마 뱀파이어와 친구가 되어 벌이는 신비로운 이야기.뱀파이어의 ‘집’인 관을 어른들 몰래 옮겨다니는 등 에피소드들이 재미있다.4권이 시리즈에 묶였다. 좀더 작품성 있는 팬터지 소설을 원한다면 푸른나무에서 내놓은 따끈따끈한 신간 ‘벽속의 유령’(멜빈 버지스 글)을 추천한다.글쓴이는 영국 ‘카네기상’‘가디언 아동문학상’등을 수상한 인기작가.외롭게 사는 열두살짜리 소년 데이비드가 유령에 사로잡혀 그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줄거리다. 올여름엔 영원한 어린이 고전 ‘피노키오의 모험’(카를로 콜로디 원작·청솔 펴냄)을 골라줘도 좋겠다.널리 알려진 원작의 뼈대에다 다양하고 풍성한 에피소드들로 살붙여 개작했다.책장을 넘길 때마다 화려한 천연색 그림이 펼쳐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곱절로 부풀린다. 국내 작가가 쓴 모험소설도 빼놓을 수 없다.이상권씨의 ‘황금박쥐의 모험 1·2’(창작과비평사 펴냄).사촌사이인 시우와 길우가 떡갈나무 뿌리 근처의 구멍을 발견한 뒤 신비한 모험을 벌인다. 창작과비평사에서 나온 우리 고전 ‘장화홍련전’(김별아 글)도 전통 팬터지를 이해할 수 있는 읽을거리.등골오싹한 옛날이야기를 골라담은 ‘무서운 전래동화’(이지현 엮음,문공사 펴냄)도 재미있다.구미호,천년묵은 지네,불여우,외다리 귀신 등 ‘토종괴담’에 등장해온 주인공들이 총출동한다. 황수정기자 sjh@
  • 민주 대선자금 공개 / 한나라 “鄭대표 200억도 밝혀야”

    한나라당은 23일 민주당의 대선자금 공개에 대해 “비리호도용 물귀신 작전”“신당 띄우기와 야당 흔들기 음모”라고 깎아내렸다.그러면서 선관위 실사와 검찰 수사로 진위를 가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와 장광근 대선자금비리진상조사특위 위원장 기자회견,박진 대변인의 문제점 분석 발표 등 세차례에 걸쳐 민주당 공개내역을 반박했다.그만큼 중대사안으로 본다는 반증이다. 한나라당은 종일 민주당 공개내용을 분석한 뒤 문제점을 오후 늦게 A4용지 3쪽에 담아 지적했다.“공개가 아니라 선관위 신고내역을 반복한 것으로,그나마 누락·조작·모순이 뒤엉켜 있다.”(박 대변인)는 주장이다. 우선 수입금 누락으로 한나라당은 ▲민주당 정대철 대표가 말한 대기업 모금 200억원 ▲이상수 총장이 고백한 120개 기업 모금액 100억원 ▲정 대표가 당에 알선한 10억원 ▲이모의원으로부터 차용한 50억원을 꼽았다.중앙당이 거둔 400억원이 어디에 쓰였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는 점도 지적했다.경기도지부가 거둔 41억 8000만원은한도액 40억원을 초과한 것이고,4개 지부 후원회가 중앙선대위에 145억원을 기부한 것도 정치자금법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폈다. 한나라당은 특히 지난 2월 10일 지원된 선거보전금 133억 3000만원이 2002년 12월 대선자금 수입금으로 계상된 것과 관련,“대선 당시에 보전금이 얼마가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보전금을 미리 외상으로 썼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장광근 대선자금비리진상조사특위 위원장은 중앙당 모금이 없는 대신 서울 경기 등 4개 지부가 후원금을 거둔 데 대해 “특정기업에 후원금을 할당,어느 지부에 내라고 교통정리했다는 말이 된다.”고 지적했다.4억 4000만원이라고 밝힌 돼지저금통 모금에 대해서도 “돼지저금통으로 선거를 치렀다더니 희망돼지가 아니라 기만돼지였음이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동반공개를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가는 상황에는 적이 부담스런 모습이다.특히 여권의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여론을 등에 업고 정치판을 뒤흔들면서 신당추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진경호기자 jade@
  • 피서를 쿨하게 / 이통3사 이색‘여름사냥’ 서비스

    ‘소름 끼치는 비명과 엽기적 귀신,시원한 폭포소리와 하얀눈 그리고 가족과 함께 즐기는 고전게임….’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이동통신업체와 게임 전문업체들은 산과 바다 등 피서지에서의 고객잡기 마케팅에 돌입한 상태다.휴가철 인기 서비스는 단연 ‘공포물’.비명 벨소리 및 통화연결음,공포영화 및 게임,시원한 폭포소리 등 ‘납량 콘텐츠’다.반면 관련 업체들은 피서지에서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일반 게임도 서비스하고 있어 가족들과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휴가철 모바일 테마로 자리잡은 주요 콘텐츠 서비스를 알아본다. 공포감을 주는 모바일 콘텐츠는 통화연결음,배경음악,영화 주요장면 상영 등이다.공포감을 주는 위트와 유머 콘텐츠도 인기다.최근 여름휴가철 일상적 메뉴로 자리잡으면서 업체들도 시장을 잡기 위한 콘텐츠들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SK텔레콤은 멀티미디어 서비스인 ‘준(June)’을 통해 한국의 공포영화 ‘장화홍련’과 일본의 호러(Horror)영화인 ‘주온’의 벨소리 및 배경화면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여름철에 접어들면서 이용자 수가 평소보다 수십배 증가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두 영화의 하이라이트 미공개 필름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밖에 ‘귀신들의 합창’ ‘귀신 곡소리’ ‘조스 음악’ ‘X파일 음악’ 등 온몸을 오싹하게 하는 각종 통화연결음 및 벨소리의 다운로드 수도 급증하고 있다. KTF는 무선 인터넷 ‘매직엔’을 통해 서비스 중인 공포영화 ‘여고괴담’과 유머스러운 저주 멘트 등을 하는 ‘엽기 개그 시리즈’가 학생층을 중심으로 인기다.학교에서의 살인사건을 풀어가는 모험 게임인 ‘돌아보지마’도 청소년들이 자주 접속하는 메뉴로 부상했다. 또 통화중에 난데없이 ‘꺄악∼’하는 비명소리 배경음은 여름 한철,특히 휴가철에 인기를 더한다.‘겨울 눈싸움’게임도 한여름철에 겨울 정취를 느낄 수 있어 휴가철을 맞은 요즘 접속 건수가 느는 추세다. LG텔레콤도 ‘공포 귀신벨’ 등 공포 컨셉트의 캐릭터 및 멜로디를 최근 내놓아 접속률을 크게 높이고 있다.관계자는 “같은 카테고리내에서 30% 정도의 점유율을 기록하고있어 휴가철이 본격화되면 인기를 더 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했다. 게임포털인 넷마블의 온라인게임 ‘다크에덴’도 대표적인 호러게임 중 하나.동유럽의 가상국가 에슬라니아를 배경으로 뱀파이어와 인간들의 전쟁을 그리고 있다. 뱀파이어들의 힘의 근원이 되는 ‘피의 성서’를 찾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몰려온 수백만마리의 뱀파이어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슬레이어들의 치열한 전쟁이 스릴감을 준다. NHN의 한게임이 서비스하는 ‘카마이타치의 밤’은 눈 내리는 밤 깊은 산속 펜션에서 일어나는 무차별 연속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는 일본 게임이다.눈보라 속에서의 바람소리,갑자기 들려오는 유리창 깨지는 소리와 비명소리,발자국 소리 등 실감나는 음향효과가 압권이다.
  • [데스크 시각] 법과 원칙이 무너진 세상

    최근 작은 사업을 하는 한 지인을 만났다.그는 사업이 아주 어렵다고 했다.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원칙을 무시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했기 때문일 거라고 진단하고 있었다.불경기 탓으로 돌릴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직원 채용에서부터 인사,관리,세무,자금운용 등에서 대증요법식 편법으로만 하다 보니 이제 원칙을 세운다고 해도 지키고 따라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굿모닝게이트 수사’ ‘대선자금 문제’ ‘새만금 간척사업 집행정지 판결’ 등의 파장으로 요사이 신문 지면이 번잡하다.사안 자체도 번잡하지만 등장 인물들의 언행도 번잡하기는 마찬가지다.하지만 이들 사건에 국민들의 관심은 물론 대통령,장관,정당 대표,국회의원,판·검사 등 국정의 최고위층이 등장하고 있어 어느 하나라도 소홀히 다룰 수 없다. 아직 결론이 난 것은 없다.하지만 지금까지 관련 인사들의 언행을 보면 결론이 어떻게 날지 불안하기도 하다. 굿모닝시티 로비의혹 수사를 보자.검찰의 소환요구를 받은 민주당 정대철 대표측은 정당대표에 대한 ‘예우’에 소홀하다고 불만이다.이 과정에서 ‘물귀신 작전’인지는 몰라도 대선자금 문제까지 불거져 나왔다.검찰측은 소환에 응하지 않으면 ‘일반 형사사건의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맞서고 있다.예우니 일반사건에 준해서 처리한다느니 하는 말은 어쩐지 생소하다.법과 원칙이 준수되어야 하는 법치주의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대선자금 문제도 마찬가지.굿모닝게이트가 대선자금에까지 미치자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대선자금을 공개하자.’고 제의했다.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고 또 의혹을 씻고 가자는 차원에서 좋은 일이다.그러나 먼저 공개하면 될 것이지 상대를 끌고 들어가는 것이나,특별법을 두어 면책규정도 둘 수 있다는 설명은 앞의 제안을 무색케 한다.정치자금법 문제가 아니라 개인적인 비리라면 어찌할 것인가.당사자들이 특별법을 만든다는 것도 좀 우습다. 새만금과 관련한 행정법원의 결정을 보자.법원이 본안사건의 판결 전에 집행정지 여부를 결정한 것은 절차상 정당했다.그러나 판사가 판결로 말하면 됐지 굳이 삼권분립 운운하며 독립성을 강변한 것은 모양이 좋지 않다. 나아가 새만금사업의 주무부처인 농림부 김영진 장관은 법원의 결정에 불만을 표시하며 즉각 사표를 내고 잠적했다.법원의 결정이 부당하다면 사표를 낼 것이 아니라 본안소송 준비 등 행정의 책임성을 보여야 할 것이 아닌가.사표는 그 다음이다.정치적 의도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더라도 장관더러 떠나지 말라고 여직원들이 울먹이는 모습은 우리 관가 풍토에서는 너무 생소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사건들은 서로 연관이 없는 것 같지만 원칙이 무시되고 책임지려는 사람이 없다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하고 있다.법과 원칙이 지켜져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당사자들은 새삼 ‘법과 원칙’을 강조한다.뒤집어 얘기하면 그동안 법과 원칙을 따르지 않았다는 얘기다. 노자(老子)는 일찍이 ‘정치가 정도를 걸으면 백성들이 순박해지고,정치가 번잡하면 백성들이 실망하게 된다.’고 했다.또 백성들을 영악하게 만들지 말라고 했다.어리석어도 피해 없이 살아갈 수 있게 원칙을 지키라는 얘기일 것이다.지금까지만 해도 충분히 번잡한 ‘게이트’성사건들을 이제 번잡하게 몰고 가지 말아야 할 것이다.안 그래도 영악한 시민들을 더이상 영악하게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김 경 홍 사회교육부장 honk@
  • [임영숙 칼럼] ‘희망돼지’는 어디로 갔나

    지난 90년대 말 도리스 해덕(당시 89세) 할머니가 ‘선거자금 개혁’이란 글자가 쓰여진 노란 깃발을 들고 미국 대륙을 도보횡단할 때 미 언론은 이 아름다운 사건을 앞다퉈 보도했다.그러나 미국의 고비용 구조 정치개혁을 촉구한 할머니의 2년에 걸친 대륙횡단이 결실을 맺은 것은 2002년이었다.공화·민주 양당 가릴 것 없이 수많은 의원들이 엔론에서 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난 ‘엔론 추문’으로,여론의 질타를 받은 정치권이 그제서야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정치자금법을 마지못해 개정한 것이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희망돼지 저금통’은 선거혁명의 불씨가 된 것으로 평가 받았다.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깨끗한 돈의 정치권 유입은 한국판 도리스 해덕 할머니라고 할 수도 있다.그러나 지금 ‘희망돼지’는 불신의 대상이다.민주당 정대철 대표의 굿모닝 시티 자금 수수의혹이 대선자금 논란으로 비화되면서 ‘희망돼지’의 모금액수는 민주당 관계자가 입을 열 때마다 달라지고 일각에서는 ‘대 국민 사기극’으로 이를 비판하기도 한다. 사실 정 대표의 검찰 출두 거부와 대선자금 판도라 상자 열기,이에 대한 청와대의 적절치 못한 초기 대응과 민주당의 검찰 압박 등 서민의 땀과 눈물이 밴 돈을 사기친 굿모닝 시티 비리가 정치권 전체로 번져가는 모습은 새 정치에 대한 기대를 송두리째 버리게 했다. 급기야 ‘참여정부’의 존립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희망돼지’가 실종할 위기에 처하자 노무현 대통령은 ‘여야 대선자금 공개’를 제안하고 나섰다.청와대는 여야 모두 대선자금의 모금과 집행 내역을 고해성사하듯 국민 앞에 소상히 밝히고,그에 따른 법률적 문제는 여야 합의에 따라 특별법을 만들어 면책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제안에 대해 한나라당은 ‘물귀신 작전’이라며 즉각 거부했다.정치권에선 지금까지 대선자금이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이 제안이 여·야 정치공방 끝에 유야무야 사라질 것으로 내다보기도 한다.궁지에 몰린 여당이 야당을 끌어들여 대선 자금에 물타기를 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의 시선으로 여당부터 먼저 공개하라고 요구한다. 대선자금의 고해성사 발상은 소수 백인에 의한 다수 흑인 통치가 종식된 남아공에서 1995년 제정된 ‘진실과 화해법’을 연상시킨다.백인 정권이 흑인들을 상대로 자행한 인권유린과 그에 맞선 흑인의 대항폭력을 모두 대상으로 한 이 법의 핵심은 자신이 저지른 범죄를 진실로 뉘우치고 인정하면 사면의 길이 열리며 피해자에 대해선 국가가 배상한다는 것이다. ‘여 야 대선자금 공개’제안이 물타기나 꼼수가 아니라면 여당부터 진솔한 고해성사를 하고 야당도 뒤따르는 것이 당연하다.다만 특별법을 만들어 고해성사한 대선자금을 면책해 주는 것은 신중히 생각해야 할 문제다. 검찰 수사와 사법부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더 국민정서에 가까울 듯싶다.고해성사를 해야 할 정치인들이 자신들에 대한 면책 규정을 만든다는 것은 앞뒤가 안맞는 일이다.우리는 기소편의주의를 채택하고 있으므로 검찰수사 후 기소 유예도 가능하다. 27년간의 감옥살이 끝에 남아공의 대통령이 된 넬슨 만델라는 ‘진실과 화해법’에 서명하면서 “오직 진실만이 과거를 편안히쉬게 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지금 우리 정치인들도 이 말을 가슴속 깊이 새겨야 한다.그렇게 해야만 ‘희망돼지’는 되돌아 올 수 있다.‘희망돼지’는 특정 후보나 특정 정당의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의 것이다.돼지 저금통을 깨서 대선자금으로 내놓은 국민들의 깨끗한 정치에 대한 희망의 불씨를 살리는 길은 정 대표의 즉각적인 검찰 출두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우리가 처한 현실은 얼핏 보면 극도의 혼란으로 비친다.그러나 이 혼란은 우리 정치가 투명화되어가는 과도기의 현상이라고 할 수도 있다.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후 마지막까지 남아 있었던 것이 바로 희망이었다. 주필 ysi@
  • 한나라 “물타기 전술”

    한나라당은 15일 청와대측의 ‘여야 대선자금 공개’ 제안에 대해 ‘물귀신 작전’이라며 거부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민주당의 대선자금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직접 해명과 검찰의 ‘성역없는’ 수사를 거듭 촉구했다. 박진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직접 나와 진솔하게 고백하고 사죄하길 기대했는데 비서실장 등이 변명과 강변만 되풀이해 실망”이라며 “여야가 함께 대선자금 내역을 밝히자고 주장한 것은 비열한 물귀신 작전”이라고 몰아붙였다.또 “집권당 대표의 고백으로 확인된 노 대통령의 불법 대선자금 의혹을 정략적으로 얼버무리려는 어떠한 기도도 용납치 않을 것”이라며 “노 대통령의 직접 해명을 엄중히 요구하며,그런 연후 정치자금법 개정을 논의하는 게 순리”라고 말했다. 홍사덕 원내총무는 “현실적으로 정치자금법을 수정·보완할 필요가 있고 우리당 정치개혁특위에서도 이를 검토한 적 있다.”면서 “그러나 여권이 이미 불거진 부분을 먼저 밝힌 뒤 야당에 제의해야 국민이 수긍할 것”이라고 말해 ‘선 대선자금 공개,후 정치자금법개선’ 입장을 강조했다. 박주천 사무총장은 “정치판에서 털어서 먼지가 안 나올 수 없겠지만 우리당은 떳떳하다.”면서 “자기들이 과거가 있으니 함께 털자는 것은,죄없는 쪽에 대해 함께 범죄자 취급을 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이회창 전 총재의 측근은 “이 전 총재가 정치활동을 하면서 직접 모금하거나 집행한 적은 없다.”고 미리 보호막을 쳤다. 김영선 대변인도 “올바른 검찰 수사를 기대하지만 국민의 분노를 부채질하는 변죽 울리기식 수사에 그친다면 국정조사와 특검 등 모든 수단을 다해 진실을 밝히고 부패상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전광삼기자 hisam@
  • 盧 “여야 대선자금 밝히자”/모금·집행내역 검증 제안… 野 “물귀신 작전” 반박

    노무현 대통령은 15일 대통령선거자금 논란과 관련,“여야 모두 2002년 대선자금의 모금과 집행 내역을 국민앞에 소상히 밝히고 여야가 합의하는 방식으로 철저히 검증받자.”고 제안했다. ▶관련기사 4면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의 이같은 제안에 대해 ‘물귀신 작전’이라며 즉각 거부의사를 나타내 대선자금 공개를 둘러싸고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문희상 비서실장을 통해 “현재 벌어지고 있는 대선자금을 둘러싼 논쟁이 정파간 소모적 정쟁으로 끝나지 않고 정치개혁의 소중한 계기로 승화 발전돼야 한다는 게 시대의 요청”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본인을 포함해 정치권 모두가 국민과 역사 앞에 진솔한 고해성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새로운 출발을 하자.”는 뜻을 전했다.또 “다만 정치자금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경제에 주름살이 가는 일은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문 실장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비리가 있는 경우가 아니면 고해성사한 뒤 덮고 넘어 가야 할 것”이라며 “과거는 전부 정리하고새로운 출발을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특별법을 만들어 면책규정을 둘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정치자금을 낸 기업인들도 처벌의 대상이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곽태헌 전광삼기자 tiger@
  • 왜 대선자금 공개 제안 / 야당 공세에 ‘보호막’ 법 개정 염두에 둔듯

    노무현 대통령이 15일 민주당 정대철 대표의 ‘폭탄발언’으로 불거진 대선자금에 대한 정면돌파 의지를 천명,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문희상비서실장 등이 밝힌 노 대통령의 뜻은 ‘여야 모두 지난해 대통령선거 때의 모금과 집행내역을 밝히고,철저히 검증하자.’는 것으로 요약된다.문 실장은 “비리가 아니면 면죄부를 주자.”는 얘기까지 했다.문 실장이 “고해성사를 하자.”고 한 것은 “책임을 묻지말고 가자.”는 뜻이다.이는 노 대통령의 뜻 같기도 하다. ●최병렬대표 ‘특검' 발언 대응 노 대통령은 지난 13일 저녁 문 실장,유인태 정무·문재인 민정수석과 대책회의를 갖고 정치자금을 비롯한 정치자금법을 정비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그럼에도 윤태영 대변인 등은 “노 대통령은 대선자금에 대해 의견을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전날 “특검이든 국정조사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민주당 대선자금을 조사해야 한다.”고 공세를 편 뒤 청와대의 분위기가 갑자기 바뀌었다.역공(逆攻)을 취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또 대선자금을 놓고 소모적인 정쟁으로 치달아 국정운영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는 판단도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청와대측이 이처럼 태도를 바꾼 데 대해 공식적으로 거론하는 이유다.그러면 실질적이고,비공식적인 이유는 뭘까.일각에서는 희망돼지 모금액수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현 정부의 도덕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탓에 ‘보호막’을 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현가능성 크지않을듯 ‘민주당뿐 아니라 한나라당도 같이 대선자금을 공개하자.’고 현 단계에서는 실현가능성이 별로 높지 않은 제의를 한 것은 일단 정치권에 공을 넘기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 같다. 한나라당은 즉각 “물귀신 작전”이라고 혹평해 노 대통령의 제의를 받아들일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여야가 대선자금 조사에 합의하지 않으면,노 대통령의 제의는 빛을 볼 수가 없다.노 대통령은 정치자금에 대한 투명성이 있어야 한다는 소신을 정 대표의 발언을 계기로 거듭 강조했다고 하지만 현실성과 순수성 측면에선 의심을 받을 소지도 없지 않다. 유 수석은“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같이 공개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선수를 치고 나왔다.민주당이 대선자금을 스스로 공개하면,한나라당도 공개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그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아울러 정치자금 공개와 관련,기업인과 정치인에게 면죄부를 줘야 하는지를 놓고도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곽태헌기자 tiger@
  • 정대철 파문 / ‘200억 모금’ 공개 안팎

    민주당 정대철 대표가 11일 지난 대선자금 규모까지 들먹이며 사실상 노무현 대통령을 겨냥하고 나서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집권당 대표로서 상상하기 어려운 ‘폭로’를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특히 노 대통령이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10일 밤 청와대와 정 대표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궁금증의 대상이다. ●10일 밤 청와대서 무슨일 있었나 민주당 주변에서는 정 대표가 노 대통령과의 독대 혹은 청와대 핵심관계자와의 회동을 통해 자신의 사법처리를 막기 위한 마지막 ‘협상’을 벌였다는 관측이 나온다.그러나 ‘법대로 할 수 밖에 없다.’는 청와대측의 냉담한 반응에 격분,‘자해성 폭로전’에 나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노 대통령이 정 대표와 독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독대할 기회를 주지 않아 정 대표의 분위기가 격앙됐다는 설명을 하는 인사도 있다.하지만 민주당 관계자는 “정 대표는 노 대통령에게 직접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격앙된 정대철,뇌관 터뜨려 정대표로부터 시작된 대선자금 논란이 가열되면서 여권은 물론 정치권 전체가 패닉(대혼돈)상태에 빠져드는 기류다. 정 대표의 이번 폭로는 당초엔 신당에 소극적인 ‘정대철 제거 음모론’이 제기된 것에 대한 ‘정대철 대표의 대반격설’에 따른 여권내부의 권력투쟁 정도로만 비쳐졌다.하지만 이제 정 대표의 대표직 사퇴나 민주당 신당논의 타격설을 넘어서 정치권의 근본적인 ‘새판짜기의 전조’로 비쳐지는 등 정치권 전체가 이미 통제불능의 난기류에 빠져들어가는 양상이다. 정 대표가 굿모닝시티 윤창렬 회장으로부터 수수한 4억여원은 물론 대선자금과 대선잔금,대표경선 자금에 대해서도 잇달아 밝히자 당초 “자신의 개인적인 자금수수는 비리가 아니라 중진정치인으로서의 정치자금이었다는 걸 강조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점차 설득력을 잃어가는 상황이다. 26년간 정치를 해온 중견정치인으로서 정치생명에 위기를 맞은 정 대표 자신이 자포자기적인 심리상태서 금기시되어온 뇌관들을 터뜨리며 혼돈속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다.그가 1998년 국민의 정부 출범 직후 경성사건에 연루돼 ‘영어’의 몸이 됐었는데,참여정부 출범에도 1등 공신인 자신에 대해 또 검찰수사가 옥죄어 오자 ‘물귀신 작전’에 돌입했다는 관측이다. ●양측 사이 막판 조율 흔적도 정 대표는 그러나 이날 저녁 200억원 대선자금 액수를 수정하면서 ‘불법 모금’부분은 피해가려 했다.청와대측과 이상수 총장,그리고 정 대표 사이에 ‘파국은 막자.’는 막판 물밑 대화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그럼에도 민주당 관계자가 “정 대표는 만일 자신의 희생이 확정되면 대선자금을 낸 기업인과 이를 분배받은 사람들도 다 폭로할 것이란 얘기가 있다.”고 밝힌 것 처럼 사건의 폭발력은 아직 점치기 힘들다.진행양상에 따라선 지난번 대선 때 자금 사용에 깊이 관여했던 신주류 전체가 엄청난 정치적·도덕적 타격을 입을 것 같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 신주류가 추진중인 신당논의는 결정적 타격을 받아 표류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참여 정부도 이번 대선자금 영향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여 노 대통령의 정국운용 전반에도 적지않은 악영향이 불가피해보인다. 이춘규기자 taein@
  • 꼬리무는 원혼들의 저주 / 오늘 개봉 일본 호러 주온

    ‘아시아 호러의 전성시대?’ 홍콩·한국 귀신에 이어 이번엔 일본 귀신이 찾아온다.장궈룽(張國榮)의 유작으로 유명한 ‘이도공간’과 ‘장화,홍련’에 이어 27일 개봉하는 일본 호러물 ‘주온(呪怨)’. ‘주온’은 일본 공포물답게 끔찍한 살육장면을 사용하지 않는다.대신 귀신의 얼굴을 멈추거나 클로즈업하면서 머리카락을 쭈뼛하게 만든다. ‘주온’은 ‘끝나지 않은 저주’를 뜻하는 제목에 걸맞게,원한을 품고 죽은 사람들의 저주를 담고 있다.작품은 의처증에 걸린 젊은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 뒤 자신도 자살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첫 원혼이 탄생한 것이다.이렇게 원한을 품고 죽은 아내의 혼이 으스스한 기운으로 그 집에 남아 집을 찾아오는 사람을 덮치고,희생된 그 원혼이 다시 뒤의 방문객을 살해하는 ‘유령 도미노’가 탄생한다. 31세의 신예 감독 시미즈 다카시의 앵글은 ‘끔찍한 시작’에서 5년 뒤로 훌쩍 뛰어넘는다.사회복지센터의 자원봉사자 리카는 병든 노파 사치에의 상태를 살피러 간다.섬뜩한 기운이 느껴지는 집에서 찢어진 가족사진과 함께,2층 다락방의 남자아이를 발견한다.이어 사치에 노파를 휘감는 검은 혼령을 본다.그러나 그가 본 건 빙산의 일각.이미 사치에 노파의 아들 가쓰야 부부와,가쓰야의 여동생 히토미도 원혼의 희생자가 됐다. 귀신 릴레이는 이어진다.5년 전 사에키 부부사건을 맡았던 형사 도야마는 그 집에서의 연쇄살인 소식을 듣고 ‘저주의 싹’인 집을 불태우려고 석유통을 들고 찾아간다.거기서 그가 본 것은 미래 딸의 모습.그 역시 원혼에게 당하고 미래의 딸도 당한다. ‘유령 도미노’가 진행되면서 엘리베이터 바깥,인형,화장실,물방울,샤워실 등 장면 장면에 귀신이 지천에 깔렸다.이들이 숨돌릴 틈을 주지 않고 희생자를 낳아 지루하지 않다.다음 희생자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면서 영화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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