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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 미국의 선택] 지지도 완벽한 동률 “귀신도 몰라”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올해 대통령 선거의 승부는 ‘귀신도 모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예측하기 어렵지만 선거 전문가들은 나름대로의 경험과 분석방식을 통해 조심스럽게 당선자를 점쳐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기관들이 조사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 차이는 선거 전날까지도 ‘머리카락 한 올’에 불과했다. ●조그비,“케리가 될 것” 지난 96년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과 밥 돌 공화당 후보간의 선거결과를 불과 0.1%포인트 차이로 적중시켜 유명해진 여론조사기관 조그비의 존 조그비 사장은 케리 후보가 박빙의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측했다. 조그비 사장은 1일 파이낸셜 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부시 대통령과 케리 후보의 지지율은 ‘사실상의 동률’이 아니라 ‘통계학적으로 완벽한 동률’이어서 의미있는 예측은 있을 수 없다면서도 “예감은 본능적으로 케리 후보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부동층이 선거 막판에 현직 대통령보다는 도전자에게 표를 몰아주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지지율 격차를 좁힌 케리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여론조사는 부시가 약간 앞서 선거를 하루 앞둔 1일(현지시간) 미국의 주요 여론조사 기관들이 일제히 발표한 전국 지지율 조사 결과는 대부분 부시 대통령이 케리 후보를 1∼3%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CBS는 49%대46%,ABC는 49%대48%, 조그비는 48%대47%,NBC/월스트리트저널은 48%대47%, 퓨 리서치센터는 48%대45%, 라무센은 48%대47% 등으로 부시 대통령이 우세한 것으로 판단했다. 폭스뉴스(46%)와 아메리칸리서치(48%)는 두 후보의 지지율이 같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사결과들은 지난달 29일 오사마 빈 라덴의 비디오 테이프가 유권자들에게 미친 영향이 반영된 것이다. 여론조사 기관들은 부시 대통령이 오차 범위 내에서 약간 앞서 있지만 승리를 장담하기는 여전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CBS는 2주 전 부시 대통령에 대한 업무수행 지지도가 44%에서 49%로, 미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여론이 37%에서 43%로 각각 높아진 점을 지목하면서도 “업무수행 지지도가 50% 이하인 현직 대통령은 거의 예외없이 패배했다.”고 말했다. 특히 케리 후보가 플로리다·오하이오·펜실베이니아 등 핵심적인 접전지역에서 막판에 선전하면서 확보한 선거인단수에서 242대227(뉴욕타임스),232대227(워싱턴포스트)로 앞서가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조그비는 사상 처음으로 휴대전화 사용자를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케리 후보가 부시 대통령을 55%대40%로 15%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인터넷에서는 케리가 압도 전세계 네티즌을 상대로 실시한 모의투표에서는 케리 후보가 압도적인 차이로 부시 대통령을 눌렀다. 미국 대선에 국제사회의 여론을 반영하기 위해 런던의 시민단체가 만든 인터넷 모의투표 사이트 ‘글로벌 보트 2004’(www.globalvote2004.org)에 따르면 세계 네티즌들은 케리 후보에게 77%의 표를 몰아주었다. 이번 투표에는 119개국의 네티즌 113만명이 참가했다. 소비자 운동가 랠프 네이더를 비롯한 군소 후보들도 14%의 지지를 얻었으나 부시 대통령은 약 9%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쳐 국제사회에서의 낮은 인기를 실감케 했다. dawn@seoul.co.kr
  • [오늘 美대선] VOTE 2004 최종판세 분석-백악관 새주인 ‘神’만이 안다

    [오늘 美대선] VOTE 2004 최종판세 분석-백악관 새주인 ‘神’만이 안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대통령 선거전이 투표일을 하루 앞둔 1일까지도 ‘귀신도 승부를 모르는’ 초박빙의 대결로 전개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피를 말리는 총력전을 벌이고 있지만 지지율의 변화는 오차의 범위 내에서만 움직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여론조사 및 선거 전문가들도 ▲여론조사의 한계를 넘었기 때문에 개표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측과 ▲오차의 범위 내에서 나타나는 움직임에서도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측으로 나눠지고 있다. ●“두 후보 비겼다” CNN과 USA투데이가 갤럽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는 부시 후보 49%, 케리 후보 47%였다. 그러나 플로리다·오하이오·펜실베이니아 등 접전중인 6개주만 대상으로 한 조사는 두명 모두 4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워싱턴포스트의 ‘데일리 트래킹 폴 (매일 표본의 일부만 바꿔가면서 실시하는 조사)’에서는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이 1%포인트 떨어져 두 후보가 48%로 동률을 이뤘다. 두 후보는 조그비(48%), 폭스뉴스 조사에서도 똑같은 지지율을 보였다. 조그비 조사에서 부동층은 2%로 줄었으며, 처음 투표를 하려는 유권자 가운데서는 51%대41%로 케리 후보가 앞섰다. 조그비는 지난 2000년 대선 전날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부시 후보에게 2%포인트 뒤져 있던 것과 비교할 때 케리 후보가 훨씬 나은 조건에서 선거를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34개주에서 출마권을 얻은 무소속 랠프 네이더 후보는 1.2%의 지지율로 2000년 대선때의 득표율 2.74%에 훨씬 못 미치고 있으나 플로리다·뉴멕시코와 뉴저지 등에서는 여전히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인단 확보 경쟁에서 워싱턴 포스트는 케리 후보가 처음으로 232대227로 부시 대통령을 추월한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와 LA타임스는 각각 227대225,168대153으로 부시 대통령이 여전히 우세한 것으로 집계했다. ●‘빅2’ 또는 ‘북중부 3개주’ 선거 전문가들은 두 후보 진영이 총력을 기울이는 ‘빅 3주’ 가운데 2개주를 차지하는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막판에 하와이와 아칸소 등의 변수가 등장해 판세가 복잡해졌다. 빅3 가운데 펜실베이니아는 다소 케리 쪽으로 기울었고, 플로리다와 오하이오는 ‘동전을 던져서 앞이나 뒤를 가리는’ 것과 같은 접전이다. 만일 두 후보가 플로리다와 오하이오를 나눠 가지면 승부는 중북부의 미네소타·위스콘신·아이오와에서 결정날 가능성이 크다. 세 주 모두 지난 선거에서는 고어 민주당 후보가 차지했지만 이번에는 승부를 점치기 어렵다. 다만 민주당의 전통이 깊은 미네소타는 케리 쪽으로, 아이오와는 부시 쪽으로 흐름을 타고 있어 위스콘신이 최대의 승부처가 될 가능성이 있다. ●“부동층이 승부 가른다” 여론조사 기관인 ‘메이슨딕슨’이 나이트리더와 MSNBC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유권자 가운데 5% 정도가 아직도 투표할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조사에서도 부동층은 규정하기에 따라 최저 2%에서부터 10% 이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부동층, 특히 접전지역에서 처음 투표하는 유권자의 표심이 막판에 일정한 방향성을 가질 경우 승부를 가르게 된다. 이와 관련, 오사마 빈 라덴의 재등장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dawn@seoul.co.kr
  • [씨줄날줄] 핼러윈데이/손성진 논설위원

    영국 역사에서 켈트족은 핍박받은 민족이다. 기원전 20세기 무렵 청동기시대부터 독일 남동부, 이탈리아 북부 일대에 살던 켈트인이 게르만족에 밀려 영국으로 들어온 때는 기원전 6세기쯤이었다. 그러나 영국에 침입한 로마와 앵글로색슨족에 쫓겨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 웨일스의 산간지대로 들어간다. 기원후 6세기경에는 켈트 출신 전설적인 왕 아서가 군대를 일으켜 영토의 통일을 시도하지만 결국 켈트족은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나 켈트족의 혈통과 풍습은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 영국뿐 아니라 프랑스의 브르타뉴 지방, 스페인 북부에는 후예가 산다. 백파이프는 켈트족 고유 악기이며 체크무늬 치마 ‘킬트’와 상의 ‘타탄’은 전통의상이다. 웨일스어, 브르타뉴어 등 켈트 계열 언어들도 남아 있다.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의 상점가에는 켈트어 간판이 즐비하고 매년 8월에는 각국의 후손들이 모여 켈트 축제를 연다. 브르타뉴의 과격한 분리주의자들은 비밀결사를 조직, 독립을 요구하기도 한다. 켈트인들은 동양의 윤회사상과도 같이 영혼불멸을 믿었다. 켈트족의 승려(Druid)들은 사람이 죽더라도 영혼은 사자(死者)의 세계에 남아 죽음의 신 삼하인(Samhain)에게 구원받는다고 가르쳤다. 그런데 당시에는 10월의 마지막날 겨울이 시작되고 긴 겨울밤에 활동하려고 귀신들도 되살아난다고 여겼다. 그래서 이날 영혼이 구원받도록 동물을, 때로는 사람까지 제물로 바쳤는데 이것이 핼러윈(Halloween)데이의 기원이다.11월1일은 성인(聖人)의 날(All Hallow Day)이어서 전날 축제를 All Hallows’Eve로 불렀고 훗날 핼러윈데이로 바뀌었다고 한다. 미국에는 아일랜드의 켈트인들이 이주하면서 전파시켰다. 이날 밤 가정에서는 영혼들의 길을 밝혀주는 호박등 ‘잭-오-랜턴(Jack-o’Lantern)’을 켜 둔다. 또 유령이나 마귀 따위로 분장한 꼬마들이 문을 열고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과자를 주지 않으면 장난을 치겠다는 뜻)’하고 외치며 자루를 내밀면 어른들은 초콜릿이나 사탕, 과자 등을 넣어준다. 켈트족의 풍습을 한국으로 들여와 의미도 모르는 젊은이들에게 물건을 팔아먹는 장삿속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차라리 단오나 칠월칠석 같은 우리의 명절을 활용한다면 덜 꼴불견이겠다. 손성진 논설위원 sonsj@seoul.co.kr
  • [길섶에서] 첫 맛/심재억 문화부 차장

    아주 죽는 줄 알았다. 초등학교 5∼6학년 무렵이었다. 친구와 놀다가 심심파적으로 담배밭에 들어간 게 화근이었다. 밑동의 사윈 잎을 둘둘 말아 불을 붙였는데, 그만 한 움큼의 연기가 턱, 목에 걸린 것이었다. 흉통이 뻗쳐 엎드린 채 한참을 켁켁거리다가 정신을 차리니 친구놈은 곁에서 연방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요새 나오는 상품화된 담배는 그래도 좀 순화해 만드니 담배밭에 숨어들어 빨던 자연산 잎담배와는 격이 다르다. 독했든 말았든 어렸을 때부터 멋지게 ‘시가’를 빨았으니 흡연에 관한 소양만큼은 일찍부터 비범(非凡)한 싹수를 보인 셈이었다. 그러나 그런 일탈이 언제까지나 비밀일 수는 없었다. 친구놈이 어찌어찌하다 나와 담배 피운 얘기를 털어놓은 게 아버지 귀에 들어가 시쳇말로 ‘뒈지게’ 매타작을 당해야 했다. 그러저러 세월이 흘러 머리 큰 뒤에 무슨 귀신이라도 들러붙은 것처럼 담배를 피우게 됐는데, 돌이켜보면 심신의 건강에 이만한 해악이 다시 있을까 싶다. 서울지역 초등학생의 1.3%가 담배를 피운다는 얘기에 마치 담뱃불에 데인 것처럼 속살이 뜨거워진다. 흡연만한 자학(自虐)이 어딨겠는가.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그녀에겐 안방이 좁다!

    그녀에겐 안방이 좁다!

    안방극장에서 주름잡아온 TV스타들의 스크린 진출이 전례없이 왕성하다. TV를 통해 시청자들과 안면을 확실히 텄거나 인기를 누린 탤런트들이 경쟁하듯 스크린으로 속속 발길을 옮기고 있는 것. 이같은 경향은 여성 탤런트들 사이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안방극장 밖으론 좀체 발길을 하지 않았던 ‘TV전문’ 여성 탤런트들의 행보가 무엇보다 눈에 띈다. 최근 늦깎이로 스크린에 진출한 대표적인 얼굴이 장서희(32). 아역배우 출신으로 데뷔 20여년 만에 코미디 ‘귀신이 산다’로 주인공을 꿰찼다.“시나리오를 받고 진로변경을 한참 고민했다.”는 그녀였지만, 관객 300만여명을 끌어모은 흥행성적으로 저력을 과시했다. 김지수(32)도 내년 봄 개봉하는 ‘여자, 정혜’(제작 LJ필름)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연예계 데뷔 12년만 이다.‘여자, 정혜’는 기억하기 싫은 내면의 상처를 안은 여자가 새로운 사랑을 찾는 과정을 섬세한 터치로 그린 저예산 감성드라마. 전체의 99%가 그녀의 감정연기로 채워질 정도로 여배우의 일인기에 기댄 영화다.“속으로 삭이는 내면연기가 빼어나 몇몇 메이저 영화사들이 러브콜을 보내오고 있는 중”이라고 제작사측은 귀띔했다. ‘드라마 퀸’ 김현주(26)도 뒤늦게 ‘스크린 퀸’에 본격 도전장을 내밀었다.‘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리면’‘카라’‘스타러너’ 등 이미 세편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흥행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녀의 심기일전 카드는 휴먼코미디. 이성재와 호흡을 맞추는 ‘신석기 블루스’(제작 팝콘필름)에서 부당해고를 당해 복직소송을 벌이는 대기업의 전직 안내데스크 직원이 됐다. TV에서 보여준 똑부러지는 이미지와는 딴판인, 속수무책일 정도로 엉뚱한 순진녀로 변신했다.‘스크린 퀸’을 단단히 노리고 있음에 틀림없다.“자신의 촬영분이 없는 날에도 현장에 나와 상대배우의 연기를 연구하고 들어간다.”는 게 제작사측의 전언이다. TV와 스크린을 넘나드는 ‘전천후 연기자’로 일찌감치 실력을 확인받은 얼굴이 수애(24)다. 아버지 같은 대선배 주현과 부녀(父女)의 정을 눈물나게 엮은 영화 ‘가족’의 여주인공으로, 데뷔작으로 대박을 터뜨린 행운을 안았다. 가슴 밑바닥의 슬픔을 끌어올리는 눈물연기로 호평받은 수애는 차기작을 이미 결정했다. 내년 2월 크랭크인할 영화 ‘나의 결혼원정기’(제작 튜브픽쳐스). 멀리 우즈베키스탄의 결혼정보회사 통역관 겸 커플매니저 김라라 역. 맞선보러 온 시골 노총각 둘을 ‘구제’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이번엔 밝고 씩씩한 캐릭터다. 인기 TV드라마 ‘낭랑 18세’로 얼굴을 알린 신인 한지혜(20)도 움직인다. 첫 영화는 내년 초 개봉예정인 ‘B형 남자친구’(제작 시네마제니스).‘폼생폼사’인 B형 남자에게 첫눈에 빠져버리는 소심한 여자가 됐다. 29일 개봉하는 ‘주홍글씨’의 엄지원(27),‘귀신이 산다’의 조연으로 스크린에 연착륙한 손태영(24) 등도 “안방극장이 너무 좁다!”를 외치는 ‘신인’ 여배우들. 이쯤되면 여배우 기근에 허덕여온 충무로가 모처럼 화색을 띨만도 하다. 제작현장의 관계자들은 “남자배우들에 비해 여배우층이 상대적으로 얇은 게 영화계의 현실이라 앞으로도 TV쪽에서의 여배우 수혈은 지속될 것”이라면서 “몇몇 톱여배우들을 기다리느라 맥놓고 세월을 보내는 제작관행에 변화가 올 것”이라고 낙관하는 목소리가 높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루쉰, 욕을 하다/팡시앙뚱 지음

    루쉰, 욕을 하다/팡시앙뚱 지음

    ‘아Q정전’ ‘광인일기’의 작가로 널리 알려진 중국 근대문학의 아버지 루쉰(1881∼1936). 그는 모든 억압과 허위에 맞선 자유인이었다. 불의에 저항했고 집단의 패권주의를 비판했다. 타협을 몰랐으며 논쟁을 함에 지칠줄 몰랐다. 그래서 그는 늘 외로웠다. 소수자의 편에 섰던 만큼 숱한 ‘적’들에 둘러싸여 사면팔방에서 공격을 받았다. 하지만 루쉰은 그것을 거뜬히 이겨냈다. 정신이 항상 깨어 있었기 때문이다. 루쉰은 그렇게 시대를 밝힌 영원한 프로메테우스의 불로, 신(新)중국 제일의 성인으로 사람들의 마음 속에 각인돼 있다. 이런 상황은 루쉰이 본격적으로 소개되기 시작한 90년대 이후 한국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그런 루쉰이 살아 생전에 봉건 유물, 허무주의자, 타락 문인, 변절자로 욕을 먹었고 심지어 사후에까지 비굴하고 낯두꺼운 소인배라는 말을 들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게다가 루쉰 역시 상갓집 자본가의 개니, 서구의 똘마니니, 기생충이니, 살진 머리통이니, 새대가리니 운운하며 상대에게 욕을 퍼부었다니 좀처럼 믿기지 않는 일이다. 그렇다면 루쉰은 화려한 수식어에 묻혀 그저 ‘교조적’으로 숭앙돼온 존재란 말인가. ‘루쉰, 욕을 하다’(팡시앙뚱 지음, 장성철 옮김, 시니북스 펴냄)는 바로 이런 ‘욕’을 전면에 내세워 루쉰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책이다. 책에 따르면 루쉰이 글 속에서 드러내놓고 욕을 퍼부은 사람만 100명이 넘는다. 루쉰 연구가이자 작가인 저자는 “루쉰은 다른 무엇이기에 앞서 한 명의 ‘전사’였고, 그 다음이 작가, 그리고 학자였다.”고 말한다. 책은 루쉰이 언어학자 전현동, 문필가 임어당, 사상가 호적, 시인 곽말약, 역사학자 고힐강 등 당대의 지식인 15명과 벌였던 설전을 소개한다. 루쉰은 수많은 사람과 논쟁을 벌이며 욕을 먹고, 또 먹은 만큼 되돌려줄 줄 아는 인물이었다.‘페어플레이는 뒤로 미루어야 한다’라는 글은 루쉰의 그런 기질을 잘 보여준다.“사람을 무는 개라면 전부 패도 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런 놈들은 먼저 물 속에 처넣어야 하고, 그런 다음 다시 두들겨 패야 한다.‘페어플레이’ 정신을 보편적으로 시행하려면 적어도 ‘물에 빠진 개’라는 자들이 인간다움을 띨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루쉰은 신해혁명 이래 오랜 투쟁을 거치며 얻은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당시 상황에서 ‘페어’만을 강조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이에 대해 임어당은 훗날 ‘타구석의(打狗釋疑)’라는 글에서 “사건의 추이는 나로 하여금 루쉰 선생의 ‘무릇 개는 먼저 때려 물에 빠지게 한 뒤에 다시 두들겨 패야 한다.’는 말을 더욱 신앙하게 만들었다.”며 탄복조로 “루쉰 선생이 귀신을 비추는 신기한 거울로 한번 비추자 온갖 추태들이 낱낱이 드러났다.”고 말한 적이 있다. 루쉰의 욕에는 중국 사회에 대한 애정과 미래에 대한 비전이 담겨 있다는 얘기다. 연세대 중문과 유중하 교수는 “루쉰이라는 인물은 한마디로 ‘독종’ ‘글 싸움꾼’이라고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고 지적한다. 일찍이 하나의 신, 즉 마오쩌둥과 함께 또 다른 신으로 추앙되기도 한 루쉰의 이런 면모가 과연 그의 본연의 모습일까. 이 책은 자칫 유명인에 대한 가십거리나 제공하는 호사취미의 책으로도 비칠 수 있다. 그러나 저자가 욕을 다루는 태도는 범상치 않다. 루쉰이 생전에 논적들과 주고받았던 욕을 중심으로 그가 어째서 욕을 했는지, 어떤 사람들을 대상으로 어떤 내용의 욕을 했는지 충실한 배경자료들을 들이대며 그 문화적 가치와 의미를 밝힌다. 욕이라는 주제를 통해 당시의 시대와 역사를 읽어낸다. 저자가 지적하고 있듯이 루쉰이 활동한 1920∼30년대는 ‘욕’이 난무한 시대였다. 세상이 어디로 갈지 모르는 암흑과 혼돈, 갈등과 모색의 시기에 누군들 격분하지 않을 수 있으랴.‘문학투사’ 루쉰이 당대 지식인들을 향해 던진 투창과 비수는 세상에 대해 제대로 욕을 할 줄 모르는,‘욕하는 사회’에 사는 우리에게도 타산지석이 될 만하다. 이 책은 욕이야말로 한 사회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거울임을 생생하게 보여준다.1만 38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TV3사 ‘고급 시트콤 전쟁’

    TV3사 ‘고급 시트콤 전쟁’

    “시트콤으로 한판 붙자!” KBS·MBC·SBS 지상파 방송3사가 가을 개편과 함께 한바탕 ‘시트콤 전쟁’에 돌입했다. 각 방송사가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가족·청춘 시트콤’류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르와 포맷으로 무장한 ‘고급 시트콤’을 앞다퉈 도입하는 차별화 전략을 쓰고 있다. 실력파 개그맨 등 ‘외인부대’를 대거 투입해, 타사 경쟁프로그램과 같은 시간대에 편성하는 ‘맞불 작전’도 마다하지 않으며 시청률 확보 경쟁에 나선다. KBS 2TV는 새달 1일부터 ‘시트콩’(시트콤+콩트:Situation Conte)이란 새로운 장르를 표방한 일일 시트콤 ‘시추에이션 콩트 방방’을 방송한다.MBC 간판 청춘 시트콤인 ‘논스톱 5’와의 정면 대결을 위해 같은 시간대(월∼목 오후 6시50분)에 편성했다.20분 분량의 ‘…방방’은 정통 코미디 프로그램 내 3∼4분짜리 콩트를 시트콤 형식으로 길게 늘린 것. 유명 코미디 작가 장덕균씨를 영입하고 박준형·정종철·강성범·김영철 등 인기 개그맨들을 총 출동시켰다. 광고회사 ‘방방’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다. KBS 2TV는 또 새달 15일부터 ‘달래네 집’ 후속으로 새 시트콤 ‘노처녀 다이어리(월∼금 오후 9시25∼55분)’를 선보인다. 미국 인기 시트콤 ‘섹스 앤드 시티’를 연상케 하는 이 시트콤은 세명의 노처녀(예지원, 김지영, 오윤아)가 일과 사랑을 놓고 벌이는 경쾌한 이야기들을 요절복통할 웃음과 함께 전달한다.‘윤도현의 러브레터’를 진행하고 있는 김석윤 프로듀서가 연출을 맡는다. 그동안 시트콤 시장을 주도해 온 MBC는 ‘논스톱 시리즈’를 새롭게 단장한 ‘논스톱 5’에 이어 새달 6일부터 ‘미라클’ 후속의 새 시트콤 ‘조선에서 왔소이다(토 오후 7시)’를 야심작으로 내놓았다. 한국판 ‘왕자와 거지’를 표방한 이 시트콤은 ‘시간 여행’과 ‘인생 역전’이라는 차별화된 소재를 도입했다. 현대에서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난 타임머신이 고장나 조선시대의 인물들이 현재의 서울에 떨어지면서 과거의 양반이 거지가 되고, 노비가 재벌2세가 되는 등 좌충우돌 해프닝을 다뤘다. 탤런트 조여정과 가수 이성진이 남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가장 먼저 가을 개편에 돌입한 SBS는 ‘빙의’를 소재로 한 판타지 시트콤 ‘혼자가 아니야(월·화 오후 8시55분)’를 황금시간대에 편성했다. 영화 ‘사랑과 영혼’의 코미디판인 이 시트콤은 무능력한 잡지사 기자(신동엽)가 귀신(공형진)과 동거하면서 펼치는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각 방송사가 이렇듯 ‘고급’ 시트콤을 앞다퉈 편성하는 이유는 뭘까.MBC 시트콤 관계자는 “최근 각 방송사에서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쏟아 부은 대작 드라마들이 줄줄이 실패하고, 한때 호황을 누렸던 가족·청춘 시트콤마저도 시청률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시청자들의 달라진 구미에 맞추면서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올릴 수 있는 시트콤 쪽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이집이 맛있대]10월 마지막밤 할로윈 파티

    [이집이 맛있대]10월 마지막밤 할로윈 파티

    10월의 마지막을 오싹하면서도 짜릿한 재미로 새로운 활력을 충전할 수 있는 할로윈 축제가 열린다. 고대 켈트인들의 겨울맞이 풍습에서 유래된 할로윈은 해마다 10월31일 밤 죽은 사람들의 영혼을 달래는 파티였으며, 오늘날에는 미국 어린이들의 축제로 유명하다. 웨스틴조선호텔의 스포츠펍 오킴스(317-0388)는 29,30일 음산한 음악에 푸른 조명, 괴기스러운 마네킹으로 장식한 ‘악마의 동굴 할로윈파티’를 마련한다. 두루마리 휴지로 미라 만들기, 호박무게 알아맞히기 등의 게임도 있다. 입장료 2만원. 밀레니엄서울힐튼의 아레노(317-3244) 역시 27∼29일 으스스한 분위기로 꾸미고, 처녀귀신·드라큘라 등의 분장을 한 직원들이 서빙하는 ‘할로윈파티’를 연다. 또 행운권 추첨을 통해 숙박권·레스토랑 이용권 등의 상품도 준다. 또 롯데호텔서울(소공동)의 영국식 펍 보비런던(317-7091)은 28,29일 해골·부엉이·호박등(잭오랜턴)으로 연출한 ‘유령의 성 할로윈파티’를 연다. 리츠칼튼호텔 뉴욕식 펍 닉스앤녹스(3451-8444)도 29∼31일 할로윈 특선 메뉴와 함께 댄스파티, 해운의 선물이 가득한 경품추첨과 게임 등이 가득한 ‘서프라이즈 할로윈나이트’를 마련했다. 호텔 아미가의 바 마에스트로(3440-8180)는 29일 커플게임·댄싱쇼·칵테일쇼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진행하는 서프라이즈 할로윈 파티를 준비했다. 메이필드호텔 오키드룸(6090-5500)은 29일 야외 중앙정원에서 품격과 공포가 공존하는 핼러윈 댄스파티를 연다. 할로윈 디너와 칵테일, 커플댄스 등의 행사가 열린다. 입장료 5만원.
  • 드라마 잘 만나 뜬 스타들

    드라마 잘 만나 뜬 스타들

    별 기대하지 않고 바라보던 배우에게서 ‘저런 면이 있었나?’하고 놀랄 때가 있다.어제까지 밋밋해 보였던 그들이 오늘 새삼스레 보이는 건 다름 아닌 ‘천생배필’처럼 떨어진 배역 덕택이다.그때 그 순간,제 몸에 꼭 맞게 주어진 배역은 그저 그런 연기자로 치부될 운명에 있었던 이들을 힘차게 날아오르게 하는 날개가 되기도 한다. 요즘 수많은 여성들을 들뜨게 만들고 있는 현빈이 이런 경우.MBC ‘아일랜드’에서 ‘강국’으로 분한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거나 ‘신드롬’이라는 등의 표현을 동원해도 모자랄 지경이다.청춘 시트콤 ‘논스톱4’에서 그는 밝게 염색한 머리처럼 가벼워 보였다.영화 ‘돌려차기’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지만 ‘강국’이 아니었던들 우리가 현빈이란 이름 두 글자를 다시 새길 수 있었을까.고아 출신 보디가드 ‘강국’이 없었다면 그의 눈빛이 그토록 깊고 촉촉하며 안아주고 싶은 충동을 일으킬 만큼 매력적이라는 것을 어찌 알았으랴.드라마 게시판에도 그를 새삼 눈여겨 보게 됐다는 소감이 줄을 잇고 있다. 가수로 출발했지만 연기에 ‘올인’한 이동건은 ‘수혁’(파리의 연인)이 구세주였다.주로 코믹 멜로풍 드라마에서 말랑말랑한 연기를 선보이던 그는 상처받은 재벌 2세 역을 통해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났다.문제 많은 재벌 2세로 나와 몸피를 키운 연기자로는 조인성도 빼놓을 수 없다.‘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사랑하지만 배려할 줄 모르는 철부지 부잣집 도련님 ‘재민’으로 나와 이전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열연을 펼쳤다. 지금은 영화계 톱스타로 대접을 받는 원빈도 ‘얼굴 빼면 시체’ 같은 역할을 주로 맡았던 과거가 있었다.송혜교,송승헌과 호흡을 맞췄던 ‘가을동화’가 대성의 디딤돌이 되기는 했지만 그보다는 이전에 출연했던 ‘꼭지’가 변신의 터전이 됐다고 볼 수 있다.주먹질 잘 하는 다혈질 사고뭉치지만 극중 엄마로 나오는 윤여정 앞에서만은 한없이 애교를 떠는 막내아들 역은 정말 그를 다시 보게 만들었다. 비슷한 캐릭터를 맡아 시각교정을 이룬 연기자는 김흥수도 있다.시트콤이나 짝짓기 오락프로그램 등에 얼굴을 내밀며 ‘일회용품’ 같은 분위기를 풍기던 그를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진지한 드라마에서 볼 수 있었던 건 뜻밖이었다.그러나 극중 엄마인 고두심과 슬프도록 아름다운 모자지간을 연기한 그의 모습에서 그가 가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드라마 이후 그는 KBS 대하드라마 ‘해신’에 캐스팅돼 연기의 지평을 더욱 확장해나갈 기회도 얻었다. 연기경력만 따지면 20년이 넘는 장서희를 뒤늦게 띄운 건 ‘인어아가씨’의 ‘아리영’.만년 조연에 그칠 것 같던 장서희는 복수심에 불타 큰 눈을 이글거리다가도 사랑과 연민 때문에 촛농만한 눈물을 떨어뜨리는 다중적 연기로 새롭게 각인될 수 있었다.‘아리영’을 통해 쌓은 카리스마는 영화(귀신이 산다) 진출과 ‘대박 배우’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스텝포드 와이 장르/예매율 코믹스릴러/1.06%(15세) 감독/배우는 프랭크 오즈/니콜 키드먼·매튜 브로데릭 어떤 줄거리 모든 것이 완벽하게 보이는 스텝포드 마을에 음모가… 이래서 좋아 남성심리가 궁금했던 여성관객이라면 이래서 별로 어설픈 페미니즘적 시각과 엉성한 반전 홈피 반응은 “왠지 결말이 좀 아쉬운 영화” ●맨 온 파이어 장르/예매율 액션/1.19%(15세) 감독/배우는 토니 스콧/덴젤 워싱턴·다코타 패닝 어떤 줄거리 아이를 유괴당한 한 경호원의 잔혹한 복수 이래서 좋아 복수와 속죄의 이중주 속에 녹여낸 인간다움의 의미 이래서 별로 현란하게 흔들어대는 화면과 긴 러닝타임 홈피 반응은 “액션영화가 이렇게 애절하고 감동적이다니” ●귀신이 산다 장르/예매율 코미디/2.30%(12세) 감독/배우는 김상진/차승원·장서희 어떤 줄거리 셋방살이 끝에 산 집에 귀신이 산다? 이래서 좋아 무섭다가 웃기다가 감동까지 주는… 이래서 별로 질리도록 계속되는 차승원의 ‘원맨쇼’ 홈피 반응은 “주유소 습격사건,신라의 달밤,귀신이 산다 순으로 재밌음” ●가족 장르/예매율 드라마/2.74%(15세) 감독/배우는 이정철/주현·수애·박지빈 어떤 줄거리 반항아 딸이 아버지의 진심을 이해하기까지 이래서 좋아 슬픔을 끌어올리는 수애의 내면연기 ‘짱’ 이래서 별로 지나치게 억눌린 감정이 불편할 수도 홈피 반응은 “가슴을 꼭 쥐고 봤어요.” ●2046 장르/예매율 드라마/14.61%(18세) 감독/배우는 왕자웨이/양조위·공리·왕정문 어떤 줄거리 호텔 2046호를 중심으로 엇갈리는 사랑들 이래서 좋아 왕자웨이만의 감각적인 영상은 여전 이래서 별로 공허한 사랑이야기가 지루할 수도 홈피 반응은 “화양연화의 추억에 잠긴 사람이라면 볼만함”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장르/예매율 멜로/15.50%(12세) 감독/배우는 유키사다 이사오/오사와 다카오·시바사키 코우 어떤 줄거리 죽은 첫사랑과의 추억이 있는 곳으로의 여행 이래서 좋아 잃어버린 감정들을 되찾게하는 따뜻하고도 슬픈 영화 이래서 별로 느린 전개와 부담스러울 정도로 긴 러닝타임 홈피 반응은 “드라마보다 훨씬 감성적이지만 지루함” ●우리형 장르/예매율 드라마/37.31%(15세) 감독/배우는 안권태/신하균·원빈 어떤 줄거리 ‘공부짱’형과 ‘싸움짱’동생의 진한 가족애 이래서 좋아 강렬하면서도 여린 속마음을 연기한 원빈의 새로운 가능성 발견 이래서 별로 작은 사건들만 얼기설기 엮인 빈약한 스토리 홈피 반응은 “부산사투리는 이제 짱나.” ●콜래트럴 장르/예매율 스릴러·액션/23.49%(15세) 감독/배우는 마이클 만/톰 크루즈·제이미 폭스 어떤 줄거리 청부살인업자를 태운 뒤 하룻밤 운명이 바뀐 택시기사 이래서 좋아 극단적인 인물 캐릭터의 충돌로 인간성 탐구 이래서 별로 사건 자체의 역동성을 기대했다면… 홈피 반응은 “톰 크루즈의 악역 멋져요.”
  • SBS ‘혼자가‘ 두 주인공 신동엽·공형진

    SBS ‘혼자가‘ 두 주인공 신동엽·공형진

    ‘웃기기’에 관한 한 대한민국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신동엽(33)과 공형진(35)이 의기투합해 요절복통할 웃음을 제조해 낸다. 11일 오후 8시55분 첫 전파를 타는 SBS 새 주간 시트콤 ‘혼자가 아니야’에 두 남자 주인공으로 출연한다.‘혼자가‘는 매회 파편적인 생활 속 에피소드를 다루는 홈 시트콤과 달리 ‘귀신’과 ‘빙의(憑依)’라는 이색 소재를 이용,드라마 미니시리즈를 연상케 하는 팬터지 코미디물.신동엽은 특종은커녕 마감시간 맞추기도 벅찬 능력 없는 잡지사 기자로,만화 ‘톰과 제리’에서처럼 편집장과 매일 티격태격한다.공형진은 과거 신동엽 어머니의 첫사랑으로 동반자살을 감행하다 혼자 죽은 귀신.신동엽을 아들로 착각해 그의 곁을 떠돌면서 ‘빙의’로 한몸이 돼 물심양면 도움을 준다. “시트콤 연기에 관한 센스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대한민국 최고예요.파트너가 신동엽씨가 아니었다면 단연코 출연을 거부했을 겁니다.”(공형진)“시트콤은 자연스러운 연기력뿐 아니라 작가·연출자적인 감각이 필수죠.공형진씨는 거기에다 심금을 울리면서도 과장된 연기까지 소화가 가능한 최고의 배우예요.”(신동엽) 지난 6일 SBS 일산제작센터에서 만난 두 사람은 둘다 3년여 만의 시트콤 복귀에 따른 부담감을 서로에 대한 신뢰로 극복하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신동엽과 공형진은 특별한 인연이 있다.둘은 서울 청운중학교와 경복고등학교 1년 선후배 사이.공형진이 선배다.지난 91년 SBS 개국과 함께 각각 특채와 공채 1기로 연예계에 입문,데뷔 시기도 비슷하다.하지만 각각 개그맨과 영화배우라는 다른 길을 걸으면서 만날 기회가 없었다.신동엽은 “언젠가는 꼭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있었는데 13년 만에 기회를 갖게 됐다.”며 미소지었다. 두 사람 모두 기존 시트콤과는 차별화하겠다는 각오다.“기존 홈 시트콤과 달리 시청자들이 공감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웃음이 흘러나올 수 있도록 혼신의 연기를 다 할 겁니다.”(신동엽)“시트콤이지만 그 내용은 전혀 가볍지 않은,한마디로 ‘제대로 된’시트콤을 만들어 보려고요.첫 방송이 나가면 위용이 드러날 겁니다.기대하셔도 좋아요.”(공형진)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무슨 영화 볼까]

    ●우리형 장르/예매율 드라마/48.97%(15세) 감독/배우는 안권태/신하균·원빈 어떤 줄거리 ‘공부짱’형과 ‘싸움짱’동생의 진한 가족애 이래서 좋아 강렬하면서도 여린 속마음을 연기한 원빈의 새로운 가능성 발견 이래서 별로 작은 사건들만 얼기설기 엮인 빈약한 스토리 홈피 반응은 “부산사투리는 이제 짱나.”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장르/예매율 멜로/23.47%(12세) 감독/배우는 유키사다 이사오/오사와 다카오·시바사키 코우 어떤 줄거리 죽은 첫사랑과의 추억이 있는 곳으로의 여행 이래서 좋아 잃어버린 감정들을 되찾게하는 따뜻하고도 슬픈 영화 이래서 별로 느린 전개와 부담스러울 정도로 긴 러닝타임 홈피 반응은 “드라마보다 훨씬 감성적이지만 지루함” ●가족 장르/예매율 드라마/13.75%(15세) 감독/배우는 이정철/주현·수애·박지빈 어떤 줄거리 반항아 딸이 아버지의 진심을 이해하기까지 이래서 좋아 슬픔을 끌어올리는 수애의 내면연기 ‘짱’ 이래서 별로 지나치게 억눌린 감정이 불편할 수도 홈피 반응은 “가슴을 꼭 쥐고 봤어요.” ●이노센스 장르/예매율 애니메이션/3.25%(12세) 감독/배우는 오시이 마모루/· 어떤 줄거리 소녀형 로봇의 살인사건을 둘러싼 진실 이래서 좋아 ‘공각기동대’보다 더 섬세해진 영상미 이래서 별로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너무나도 철학적인… 홈피 반응은 “음악과 화면의 절묘한 조화” ●슈퍼스타 감사용 장르/예매율 드라마/2.85%(전체) 감독/배우는 김종현/이범수·윤진서·류승수 어떤 줄거리 삼미 슈퍼스타즈 패전 처리투수 감사용의 꿈과 희망 이래서 좋아 평범한 이들에게 위안을 주는 영화 이래서 별로 긴박감이 각본대로 짜여져 진솔한 맛은 별로 홈피 반응은 “드뎌 제대로 된 스포츠 영화가 탄생했다.” ●귀신이 산다 장르/예매율 코미디/2.67%(12세) 감독/배우는 김상진/차승원·장서희 어떤 줄거리 셋방살이 끝에 산 집에 귀신이 산다? 이래서 좋아 무섭다가 웃기다가 감동까지 주는… 이래서 별로 질리도록 계속되는 차승원의 ‘원맨쇼’ 홈피 반응은 “주유소 습격사건,신라의 달밤,귀신이 산다 순으로 재밌음” ●꽃피는 봄이 오면 장르/예매율 드라마/1.69%(12세) 감독/배우는 류장하/최민식·김호정·장신영 어떤 줄거리 삶에 심드렁한 트럼펫 연주자,탄광촌 관악부에서 열정을 되찾다 이래서 좋아 흥분없이 스며드는 포근하고 아련한 드라마 이래서 별로 번번이 밋밋하게 가라앉고마는 갈등구도 홈피 반응은 “오랜만에 가슴이 넉넉해졌어요.” ●맨 온 파이어 장르/예매율 액션/1.47%(15세) 감독/배우는 토니 스콧/덴젤 워싱턴·다코타 패닝 어떤 줄거리 아이를 유괴당한 한 경호원의 잔혹한 복수 이래서 좋아 복수와 속죄의 이중주 속에 녹여낸 인간다움의 의미 이래서 별로 현란하게 흔들어대는 화면과 1긴 러닝타임 홈피 반응은 “액션영화가 이렇게 애절하고 감동적이다니”
  • [시네마천국]

    ■80일간의 세계일주 ● 감독/배우/등급 프랭크 코라치/성룡·스티븐 쿠건/전체 ● 어떤 영화? 불상을 훔친 파스파투는 경찰에 쫓기다 얼결에 괴짜 발명가 필리어스 포그의 하인이 된다.평소 필리어스의 진보적인 발명품을 못마땅하게 여기던 과학부장관은 80일동안에 세계일주를 할 수 있다는 그의 말에 장관직을 건 내기를 제안하고,불상을 고향으로 가져가려는 파스파투는 흔쾌히 동행하는데… ● 이게 좋아 전형적인 성룡식 액션 영화 ● 이건 ‘꽝’ 단순한 갈등구조와 에피소드 위주의 진행.어른들이 보면 별로 안 웃김 ● 누구와 함께? 자녀와 함께 ■맨온 파이어 ● 감독/배우/등급 토니 스콧/덴젤 워싱턴·다코타 패닝/15세 ● 어떤 영화? 암살요원 출신인 크리시는 은퇴 뒤 죄책감에 힘든 나날을 보낸다.친구의 소개로 어린 소녀 피타의 경호를 맡게 된 그는,피타의 순진무구한 모습에 삶의 의미를 되찾아간다.그러던 어느날 피타는 유괴를 당하고,크리시는 복수에 나선다. ● 이게 좋아 순수와 냉혈한의 두 얼굴을 과장 없이 표현한 덴젤 워싱턴과,귀엽고 천진한 표정의 다코타 패닝의 연기가 수준급 ● 이건 ‘꽝’ 현란하게 흔들어대는 화면과 147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이 부담스러울 수도.아이가 나오지만 잔혹한 복수극 때문에 가족용 영화는 아님 ● 누구와 함께? 친구나 연인 ■연인 ● 감독/배우/등급 장이머우/류더화·진청우·장쯔이/12세 ● 어떤 영화? 중국 당나라를 시간적 무대로,한 여자와 두 남자의 엇갈린 사랑이야기.두 젊은 관리가 반란조직 우두머리의 딸로 의심되는 홍등가의 무희를 추적하는 줄거리로,그 과정에서 신출귀몰 액션과 허를 찌르는 반전이 펼쳐진다. ● 이게 좋아 아찔하도록 강렬한 색채의 향연,화려한 액션 ● 이건 ‘꽝’ 스펙터클에 가려 볼품없이 주저앉은 사랑이야기 ● 누구와 함께 비극적 멜로가 곁들여진 무협액션을 좋아한다면 ■빌리지 ● 감독/배우/등급 M 나이트 샤말란/호아킨 피닉스·애드리언 브로디·윌리엄 허트/12세 ● 어떤 영화? 숲속 마을사람들은 정체불명 괴물이 두려워 오래전부터 울타리 밖을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살아왔다.한 청년이 사고로 죽어가자 그의 애인이 관례를 깨고 숲밖으로 뛰쳐나가면서 괴물의 정체가 밝혀진다. ● 이게 좋아 등장인물들의 표정연기만으로도 일상 속 공포를 표현해내는 ‘샤말란 스타일’의 공포 ● 이건 ‘꽝’ ‘식스센스’만큼의 강렬한 반전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듯.공포의 실체를 마지막 반전에서 밝히는 전개법이 지루하기도. ● 누구와 함께? ‘느린’ 영화를 싫어하는 사람과는 보지 말 것 ■노브레인 레이스 ● 감독/배우/등급 제리 주커/우피 골드버그·쿠바 구딩 주니어/12세 ● 어떤 영화? 라스베이거스의 한 도박 재벌이 700마일 떨어진 뉴멕시코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사람에게 200만달러를 준다는 기상천외한 레이스를 제안하는데… 경주에 참여한 여섯팀의 좌충우돌 여행기 ● 이게 좋아 돈에 눈먼 인간의 탐욕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돈보다 더 소중한 게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건전한 영화 ● 이건 ‘꽝’ 한 번도 폭소를 터뜨릴 만한 장면이 없다. ● 누구와 함께? 좀 큰 자녀들이나 친구랑 ■귀신이 산다 ● 감독/배우/등급 김상진/차승원·장서희·손태영/15세 ● 어떤 영화? 우여곡절 끝에 내집마련에 성공한 젊은 남자가,옥신각신 여자귀신과 소유권을 다투는 줄거리.‘인어아가씨’ 장서희가 남편을 잊지 못해 죽어서도 집을 떠나지 못하는 귀신으로 스크린 첫 나들이 ● 이게 좋아 국산 코미디에서는 보기 드물게 화려한 컴퓨터그래픽 ● 이건 ‘꽝’ 웃기려고 기를 쓰는 듯한 차승원의 원맨쇼 ● 누구와 함께? 심각하지 않은 코미디를 좋아한다면 누구든 ■캣우먼 ● 감독/배우/등급 피토프/할리 베리·샤론 스톤/12세 ● 어떤 영화? 화장품 회사 광고직원이던 페이션스는 우연히 신제품 뷰린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듣게되고 그 대가로 죽임을 당한다.고양이의 신비한 힘에 의해 캣우먼으로 부활한 그녀는 더이상 예전의 소심했던 페이션스가 아닌데… ● 이게 좋아 고양이의 몸짓과 여성적인 유연함을 살린 캣우먼의 아름다운 액션은,남성 영웅 캐릭터의 액션과 다른 새로운 볼거리 ● 이건 ‘꽝’ 캣우먼으로 탄생하기까지 러닝타임의 절반이상이 소요 ● 누구와 함께? 누구라도.여성끼리면 더 좋고 ■꽃피는 봄이오면 ● 감독/배우/등급 류장하/최민식·김호정·장신영/15세 ● 어떤 영화? 직업도 없고 사랑에도 실패한 젊은 트럼펫 연주자가 탄광촌 관악부 임시교사를 맡으면서 삶과 음악에의 열정을 되찾는 이야기.‘8월의 크리스마스’‘봄날은 간다’의 조감독 출신답게 감독은 잔잔하면서도 오래 여운이 남는 드라마를 만들었다. ● 이게 좋아 소박한 삶의 참의미를 문득 깨우치게 만드는 영화 ● 이건 ‘꽝’ 느릿느릿 진행되는 드라마가 성질급한 관객들에겐 불만일 듯 ● 누구와 함께? “사는 게 재미없다.”며 투덜대는 애인이랑 ■가족 ● 감독/배우/등급 김종현/이범수·윤진서/전체 ● 어떤 영화?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감사용은 공개모집을 통해 삼미 슈퍼스타즈의 투수가 된다.하지만 맨날 벤치만 지키다 고작 등판한다는 게 질 게 뻔한 경기들.그러던 어느날 박철순이 20연승에 도전하는 경기에 생애 처음으로 선발 등판하는데… ● 이게 좋아 땀방울까지 보여주는 클로즈업,한 숨 뜸을 들이다 결과를 보여주는 속도조절 등 긴박감과 감동이 잘 버무려진 스포츠 경기 장면들 ● 이건 ‘꽝’ 딱 기대치만큼만 충족시키는 웰메이드 상업영화 ● 누구와 함께? 누구라도 ■터미널 ● 감독/배우/등급 스티븐 스필버그/톰 행크스·캐서린 제타 존스/전체 ● 어떤 영화? 동유럽의 작은 나라 크라코지아에서 온 평범한 남자 빅토르 나보스키.뉴욕에 가리라는 부푼 꿈을 안고 왔지만,그가 날아오는 동안 크라코지아에 쿠데타가 일어나 여권의 효력이 상실됐다.어쩔 수없는 공항 환승 라운지에서의 생활이 시작되는데… ● 이게 좋아 공항이라는 작은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인간의 희로애락을 웃음과 감동 속에 녹여냈다. ● 이건 ‘꽝’ 질리도록 자주 보아온 스필버그의 휴머니즘과 가족주의는 여전 ● 누구와 함께? 누구라도 ■카르멘 ● 감독/배우/등급 빈센트 아란다/파스 베가·레오나르도 스바라글리아·안토니아 드첸트/18세 ● 어떤 영화? 프랑스 작가 프로스페 메림이 1845년 발표한 소설이 원작.스페인 남부 세비야를 무대로 집시여인 카르멘과 병사 돈 호세,투우사 에스카미요의 비극적 사랑을 다룬 내용 ● 이게 좋아 자유와 집착의 틈바구니에서 몸부림치는 격정적인 사랑,섹시한 여주인공,감각적인 화면 ● 이건 ‘꽝’ 오로지 여주인공의 심리변화에만 집중하는 극의 구도 ● 누구와 함께? 연인과 함께 ■나쁜교육 ● 감독/배우/등급 페드로 알모도바르/펠레 마르티네즈·가엘 가르시아 베르날/18세 ● 어떤 영화? 어린시절 이나시오는 사랑하는 엔리케를 위해 신부의 성추행을 묵인하지만,성인이 돼 신부를 찾아가 돈을 요구하며 협박한다.현실과 시나리오를 번갈아가며 펼쳐지는 네 남자의 엇갈리는 욕망 ● 이게 좋아 원색의 강렬한 영상과 다층적 스토리를 쫓는 재미 쏠쏠.‘내 어머니의 모든 것’‘그녀에게’를 만든 스페인 거장 감독 작품 ● 이건 ‘꽝’ 동성애라면 치를 떨거나,머리 굴리는 것을 싫어하는 관객은 절대 금물 ● 누구와 함께? 예술영화에 호의적인 친구 또는 혼자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 감독/배우/등급 피터 웨버/스칼렛 요한슨·콜린 퍼스/15세 ● 어떤 영화? 1665년 네덜란드 델프트.화가 베르메르는 하녀 그리트에게 색을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면서 서서히 감정의 교감을 느낀다.베르메르는 결국 그리트를 모델로 세계적인 명화가 된 ‘진주‘를 남기는데… ● 이게 좋아 머뭇거리는 사랑의 긴 여운과 베르메르의 그림을 꼭 빼닮은 은은한 영상 ● 이건 ‘꽝’ 할리우드식 사랑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별 표현없는 이들의 사랑이 한없이 지루하게 느껴질지도 ● 누구와 함께? 인생의 깊이를 알만한 사람들과 황수정 김소연기자 sjh@seoul.co.kr
  • 儒林(186)-제2부 周遊列國 제3장 황금시대

    儒林(186)-제2부 周遊列國 제3장 황금시대

    제2부 周遊列國 제3장 황금시대 공자의 불길한 예감은 그대로 적중된다. 정공이 좌사마와 우사마의 무장이 이끄는 군사를 거느리고 협곡에 이르자 갑자기 제나라 소속인 내(萊) 땅의 오랑캐들이 경공의 지시에 따라 북을 울리며 정공을 공격해 왔다.이는 모두 제나라의 대부 여서가 꾸민 책략이었다.여서는 정공을 사로잡거나 죽일 생각으로 군사를 동원한 것이 아니라 다만 겁을 주기 위해서 오랑캐들을 동원했던 것이다. 춘추전국시대 때는 사방에 강력한 오랑캐 민족들이 산재해 있었다.남쪽에는 만(蠻),북쪽에는 적(狄)과 맥(貊),동쪽에는 이(夷),서쪽에는 융(戎)이라 불리던 오랑캐 종족들이 있었는데,여서가 동원한 군사는 제나라의 소속인 이적(夷狄)들이었던 것이다.여서가 오랑캐들을 동원했던 것은 정예군을 동원함으로써 어쩌면 일어날지 모르는 외교상의 분쟁에서 도망갈 길을 마련해두려는 교묘한 계산 때문이었던 것이다. 공자는 즉시 군사들로 하여금 정공을 호위하여 일시 퇴장케 하고는 자신이 직접 경공 앞에 나아가 오랑캐를 이용하여 노나라를 협박하려던 비열한 수법을 준엄하게 꾸짖었다고 한다. 이때 공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제나라의 그러한 행동은 귀신에게도 상서롭지 못한 짓이고,도덕에도 어긋난 일이며,사람으로서의 예에도 벗어나는 일입니다.” 이 말을 들은 경공은 꼼짝 못하고 즉시 오랑캐들을 철수시킬 수밖에 없었다. 공자의 뛰어난 외교술은 이처럼 초기에 제나라의 계략을 꺾어 버림으로써 빛나는 성과를 얻게 되었던 것이다.그러나 제나라의 대부 여서도 만만한 사람은 아니었다.여서의 술수는 더욱 교묘하게 더욱 지능적으로 진행되었는데 이 장면을 사마천은 사기에서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정공은 공자의 진언을 받아들여 군대를 이끌고서 회맹장소인 협곡으로 갔다. 회장은 흙으로 만든 3단의 계단으로 되어 있었고,양군주가 그 위로 올라가 회우(會遇)의 예식을 치르도록 되어 있었다.두 군주는 서로 읍한 후 단상으로 올라가 술잔을 주고받았다.그때 여서의 밀명을 받은 제나라의 관리 하나가 종종걸음을 치며 달려 나와서 소리쳐 말하였다.‘이토록 경하스러운 날에 청하옵나니,사방(四方)의 악을 연주하여 축하의 자리가 되게 하여주십시오.’ 여기서 말한 ‘사방의 악’이란 공자가 심취하여 석 달 동안이나 고기 맛을 잊었던 제나라의 음악인 소(韶)가 아니라 오랑캐인 이적들의 음악이었던 것이다.그러자 경공은 짐짓 고개를 끄덕이고,순간 무기를 든 군사들이 떠들썩하게 몰려나왔다.그러고 나서 춤을 추기 시작했는데 이것은 경사스러운 날에 행하는 춤이 아니라 일종의 검무였다. 큰 깃발을 든 정모(旌)에서부터 꿩의 털로 장식한 우불(羽),세모로 된 긴 창을 든 모(矛),갈래창을 든 극(戟),양날의 칼을 든 검(劍),긴 방패를 든 발(撥)등 검무사들이 일제히 북을 치면서 몰려나와 춤을 추면서 삽시간에 연회장 분위기를 싸늘하게 냉각시키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주군의 위험을 느낀 공자는 순식간에 2층 계단까지 뛰어 올라 소매를 모으며 소리쳤다.‘이 무슨 불경스러운 짓입니까.지금 두 나라의 군주는 우호의 모임을 갖고 있습니다.이런 경하스러운 자리에서 어찌 오랑캐의 음악을 연주하는 것입니까.관계자들에게 명하여 당장 중지시켜주십시오.’ 무기를 든 무용수들은 물러가는 대신 경공과 안영을 번갈아보면서 하회를 기다리고 있었다.경공은 난처하고 또한 부끄러웠다.그래서 마침내 소리쳐 명령하였다.‘어서 물러들 가라.’”
  • 안산 문화예술의전당 개관프로그램 ‘풍성’

    안산 문화예술의전당 개관프로그램 ‘풍성’

    경기도 안산시는 다음달 2일 개관하는 ‘안산문화예술의 전당’ 개관기념 공연작을 16일 공개했다. 2개월간 펼쳐질 공연작은 모두 20편으로 이중 ‘환상의 선’과 ‘워터 월’이 백미로 꼽힌다. 세계적인 마술 마임의 대가로 아시아 첫 순회공연을 펼치는 장티의 ‘환상의 선’은 오는 10월14∼16일 4차례 공연된다. 잠수부,요리사,철학가,경찰서장,우주비행사,귀신 등 독특한 캐릭터들의 아름다운 몸짓으로 이뤄지는 이 공연은 탄생과 멸망,선과 악,현실과 우주 등 다소 철학적인 주제를 담고 있다.그러나 결코 어렵거나 무겁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 최대의 공연예술축제인 ‘2004 보고타축제’에서 전회 전석 매진을 기록한 최고의 화제작인 ‘워터 월’은 20t의 물이 쏟아지는 무대에서 환상적인 곡예와 장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국내작품으로는 금난새씨가 10월7일 오후 7시30분 유라시안 필과 함께 가을을 주제로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서곡 등 주옥같은 선율을 선사한다.또 피아니스트 백건우씨는 10월8일 오후 7시30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7번 D장조를 비롯해 슈만,브람스의 작품을 연주한다. 이밖에 뮤지컬 ‘판타스틱스’(10월7∼10일),‘삼년고개 호랑이는 죽었다’(10월20∼23),‘피터와 늑대’(10월29일~30일),‘인어공주’(11월17~19일) 등 어린이를 위한 아동극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안산시가 974억원을 들여 고잔동에 지은 안산 문화예술의 전당은 지하 1층,지상 4층,연면적 3만 1985㎡로 1996석의 대공연장과 868석의 중공연장,소공연장(98평),전시실(200평) 등을 갖추고 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訪美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 1년6개월 ‘소회’

    訪美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 1년6개월 ‘소회’

    |워싱턴 이도운특파원|“교수 출신은 좀 고지식하고,기자들은 두루 보는 데 둔합디다.” 미국 연방정부와 기업의 인사시스템을 연구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 중인 청와대 정찬용 인사수석은 15일(현지시간)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지난 1년 반 동안 참여정부의 인사정책을 운영해 오면서 느낀점을 비교적 소상하게 밝혔다. ●“기자들은 두루 보는데 둔해” 정 수석은 공무원 사회의 고질적인 학연·지연·혈연 등 이른바 ‘3연’의 타파와 관련한 질문에 “그것은 마치 한국인에게 김치를 먹지 말고 살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그는 “나 역시 인사보좌관에 임명된 뒤 처음 만났던 사람들은 초·중·고·대학의 동창과 선·후배,시민단체 활동 당시의 동료들로 한정되더라.”면서 “학연 등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고 균형감각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수석은 공무원 사회 외부 충원 인사들에 대해서는 “교수들,특히 자연과학을 전공한 분들은 ‘1 더하기 1은 반드시 2가 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시더라.”면서 “공직사회의 통솔은 반드시 과학적이지만은 않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는 공무원들이 낫더라.”고 말했다.이어 “공무원을 30년 하면 귀신이 된다더라.”면서 공무원 예찬론을 늘어놓았다. 언론인들에 대해 정 수석은 “청와대 출입기자들을 보니 날카롭게 비판하지만,한 면을 집중해서 보고 두루 보는 것에는 둔하더라.”고 평가했다.그는 “고위공직을 인사할 때 기자들로부터 평가를 듣기도 하고,추천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인사들도 신문에 거명되면 검토 대상에 추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국정원 ‘인사파일’과 관련해서는 “자료가 참 방대하더라.”면서 “그러나 가끔은 풍문으로 들리는 얘기나 설들도 들어 있어서 조심스럽게 참고한다.”고 말했다. ●“강금실 前장관 본인이 힘들어 사임” 정 수석은 지난해 2월 인사보좌관에 임명됐을 때 노무현 대통령이 세 가지를 당부했다고 밝혔다.첫째는 현 정부에서 준용하고 차기정부도 존경할 수 있는 인사시스템을 만들 것.둘째는 제도가 완성되기 전에도 엄정한 기준으로 인사할 것.세번째는 흙 속에 묻힌 진주를 찾을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지난달 강금실 법무부 장관이 교체된 배경을 묻는 질문에 정 수석은 “명징하게 밝히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말을 아꼈으나 질문이 거듭되자 “강 장관이 야무진 분이지만 얼마나 고생했겠느냐.”면서 “본인이 힘들어 했고 그런 의견표시도 있었다.”고 말했다. ●“본인 검증서 제출 제도화” 정 수석은 “앞으로 고위직 인사 때 돈 문제가 깨끗한지,부동산 투기 전력이 있는지,주식투자를 하다 크게 손해를 본 적이 있는지,신용불량 기록이 있는지 등을 미국처럼 본인이 스스로 서면제출하는 것을 제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또 정부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국장 등 고위공무원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현재 1년으로 돼 있는 최저 보직기간을 2년으로 연장하고,이 원칙의 예외에 대해서는 엄격한 제한을 두도록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이성열 중앙인사위 사무처장이 말했다.박명재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은 “미국처럼 공무원 직무별로 세분화된 교육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dawn@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가족 장르/예매율 드라마/26.4%(15세) 감독/배우는 이정철/주현·수애·박지빈 어떤 줄거리 반항아 딸이 아버지의 진심을 이해하기까지 이래서 좋아 슬픔을 끌어올리는 수애의 내면연기 ‘짱’ 이래서 별로 지나치게 억눌린 감정이 불편할 수도 홈피 반응은 “가슴을 꼭 쥐고 봤어요.” ●귀신이 산다 장르/예매율 코미디/23.7%(12세) 감독/배우는 김상진/차승원·장서희 어떤 줄거리 셋방살이 끝에 산 집에 귀신이 산다? 이래서 좋아 무섭다가 웃기다가 감동까지 주는… 이래서 별로 질리도록 계속되는 차승원의 ‘원맨쇼’ 홈피 반응은 “주유소 습격사건,신라의 달밤,귀신이 산다 순으로 재밌음” ●슈퍼스타 감사용 장르/예매율 휴먼드라마/21.0%(전체) 감독/배우는 김종현/이범수·윤진서·류승수 어떤 줄거리 삼미 슈퍼스타즈의 패전 처리투수 감사용의 꿈과 희망 이래서 좋아 평범한 이들에게 위안을 주는 영화 이래서 별로 긴박감이 각본대로 짜여져 진솔한 맛은 별로 홈피 반응은 “드뎌 제대로 된 스포츠 영화가 탄생했다.” ●연인 장르/예매율 무협멜로/14.6%(12세) 감독/배우는 장예모/금성무·유덕화·장쯔이 어떤 줄거리 당나라 세 남녀 무사들이 엮는 음모와 사랑 이래서 좋아 입이 벌어질 만큼 탐미적인 스펙터클 이래서 별로 내용보다는 포장에 치중해 이미지 과잉 홈피 반응은 “영상은 아름답고 스토리는 약한거 같고 반전은 어설프고…” ●80일간의 세계일주 장르/예매율 액션 어드벤처/8.7%(전체) 감독/배우는 프랭크 코라치/성룡·스티브 쿠건 어떤 줄거리 괴짜 발명가와 하인의 80일간의 세계일주 이래서 좋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종횡무진 누비는 성룡의 액션 이래서 별로 에피소드 위주의 빈약한 스토리 전개 홈피 반응은 “큰 기대를 안하면 볼 만함.” ●터미널 장르/예매율 휴먼드라마/1.9%(전체) 감독/배우는 스티븐 스필버그/톰 행크스·캐서린 제타 존스 어떤 줄거리 입국심사대를 통과못한 한 이방인의 공항 생활 정착기 이래서 좋아 사회의 축소판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희로애락 이래서 별로 스필버그의 가족주의와 휴머니즘은 여전하네 홈피 반응은 “잔잔하고 따뜻한 감동이 있는 영화” ●나쁜 교육 장르/예매율 드라마/1.5%(18세) 감독/배우는 페드로 알모도바르/펠레 마르티네즈·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어떤 줄거리 네 남자의 엇갈리는 애증과 욕망 이래서 좋아 탐미적 영상과 다층적 스토리를 쫓는 재미 이래서 별로 머리를 전혀 안 굴리고 보기는 힘든 영화 홈피 반응은 “감독만 믿고 봐도 좋을듯”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장르/예매율 드라마/0.9%(15세) 감독/배우는 피터 웨버/스칼렛 요한슨·콜린 퍼스 어떤 줄거리 화가 베르메르와 하녀 그리트의 은밀한 사랑 이래서 좋아 머뭇거리는 사랑의 긴 여운과 그림같은 영상 이래서 별로 확실한 사랑 사건이 없어 지루할 수도 홈피 반응은 “명배우와 아름다운 화면,여러번 봐도 질리지 않는…”
  • 차승원·장서희 주연 ‘귀신이 산다’

    17일 개봉하는 ‘귀신이 산다’(제작 시네마서비스)는 흥행메이커 김상진 감독과 배우 차승원이 또 한번 콤비를 이룬 코미디물. ‘광복절 특사’(2002년) 이후 2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감독은 귀신과 인간이 한 집에서 대치한다는 지극히 비현실적인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가난한 홀아버지 밑에서 셋방을 전전하며 어린 시절을 보낸 필기(차승원)는 꼭 집부터 사라던 아버지의 유언을 마침내 받들었다.밤마다 대리운전을 해가며 모은 돈으로 바닷가 한적한 저택의 주인이 된 것.그러나 기쁨도 잠시.뭔가 이상한 기운이 감지되는가 싶더니 집주인이라고 주장하는 여자귀신(장서희)이 나타나 그를 몰아내려고 갖은 협박을 한다. 황당한 이야기라며 처음부터 마음을 닫아버릴 관객들을 의식해 영화는 균형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효과적 장치를 고안했다.주인공이 집을 사기까지의 애환과 곡절이 도입부에서 충분히 압축설명되는 것.그 과정을 지나면서 필기를 향한 관객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연민과 동조로 순화된다. 귀신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고,그에 맞서 필기는 혼자 필사적인 ‘원맨쇼’를 한다.굿판을 벌이는 등 자잘하고 유쾌한 에피소드들과 차승원의 일인기로 영화는 거의 절반이 채워지다시피 한다. 동어반복의 지루함을 느낄 중반 즈음 여자귀신 연화의 본격 등장으로 드라마는 새 국면을 맞는다.교통사고로 죽은 연화가 남편을 기다리며 옛집에 머물고 있는 사연을 들은 필기는 그녀를 도우며 ‘동거’하기로 마음을 바꾼다.둘의 화해를 극적으로 부각시키는 갈등장치가 단순한 상황 코미디를 극복하는 처방이 됐다.악덕 부동산업자(진유영)의 위협에 맞서 연화를 위해 집을 지키려 발버둥치는 필기의 모습이 제법 묵직한 감동을 길어올린다. 전체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 컴퓨터그래픽 덕분에 볼거리도 화려한 코미디가 됐다.그러나 지나치게 장황한 설명이 감상의 감도를 떨어뜨리는 것은 흠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i.kr
  • [9일 TV 하이라이트]

    ●금쪽같은 내새끼(KBS1 오후 8시25분) 은수의 연락을 받은 진국은 무슨 생각에서인지 진수를 영실에게 보내주라고 희수에게 말한다.덕배는 진국에게 진국의 생모와 결혼하고,영실이 원한을 품게 된 사연을 이야기한다.영구와 영실은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진수 때문에 안타까워한다. ●두번째 프러포즈(KBS2 오후 9시50분) 처음 만난 연정과 하룻밤을 보내게 된 민석. 미영의 전화를 받고 일어난 두 사람은 당황스러워한다.12층 남자의 자살소동으로 미영을 알아보게 된 옛 친구 유경.미영과 꽃비, 단비는 비디오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경수와 또 만나게 된다. ●왕꽃 선녀님(MBC 오후 8시20분) 가족들이 자신의 생일을 알아주지 않아 시몽은 속상하지만 부용진으로부터 와인과 뜻밖의 선물을 받자 감동을 한다.미영은 애기신이 들어온 상태의 초원이 혹시라도 밖으로 나갈까 옆에서 잔다.애기신 때문에 천진난만하게 개구쟁이 짓을 하던 초원의 눈에 사람의 몸이 투시되어 보인다. ●한밤의 TV연예(SBS 오후 11시5분) ‘귀신이 산다’개봉을 앞둔 배우 차승원을 만나본다.코믹연기를 자랑하는 그의 ‘고집’을 집중 조명한다.디지털 카메라의 전성시대는 개인 홈페이지의 엄청난 발전을 가져왔고,연예인들도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팬들과 이야기를 나눈다.스타들의 디카에 얽힌 에피소드를 들어본다. ●강원래의 미스터리 헌터(iTV 오후 10시50분) 새로운 자취방으로 이사가던 날,짐 정리를 끝낸 현주는 마지막으로 거울을 어디에 둘지 고민한다. 이사를 돕던 친구는 출입구에 거울을 걸면 안 된다고 말하지만,현주는 친구의 말을 무시하고 마침 눈에 띈 화장실 출입구에 거울을 걸어두는데…. ●책,내게로 오다(EBS 오후 11시40분) ‘나의 독서일기’코너에서는 오늘의 저자 김경욱이 고백하는 나의 독서일기를 들어본다. 그를 따라 지하철과 대학시절 친구들을 만나고 함께 책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었던 서점 ‘그날이 오면’을 함께 가본다.그곳에서 소개하는 세 권의 책을 만난다. ●생방송 쟁점토론(YTN 오후 3시10분) 노무현 대통령의 ‘국가보안법 폐지’ 발언 이후 정치권은 물론 시민단체와 법조계까지 온 나라가 ‘국보법 존폐논란’으로 시끄럽다.열린우리당은 낡은 시대의 유물인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당론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고 민주노동당과 민주당도 지지 입장을 밝혔다.
  • 귀신 ‘짱’ 장서희가 나타났다

    귀신 ‘짱’ 장서희가 나타났다

    “어쭙잖은 변신은 멀쩡한 사람을 망가지게 만들어요.영화출연은 또다른 장서희를 보여주는 작업이라 해두죠.” “깍쟁이일 거라는 편견은 억울하네요.편한 사람과 만나면 얼마나 장난도 잘 치는데…”“아역 탤런트 출신이어서 사회성은 좀 부족한 것도 같아요.그 대신 일찍부터 ‘애 늙은이’소릴 들었을 정도로 선배들,어른들 섬길 줄은 알았거든요.” 영화 ‘귀신이 산다’의 개봉을 앞둔 ‘인어아가씨’ 장서희(32)는 대단히 적극적으로 자기발언을 하는 배우다.상상 이상이다.인터뷰의 분위기가 채 무르익기도 전인데 예상질문들을 넘겨짚어 착착 대답을 내놓을 정도다.똑 소리나는 노련함이다.그러나 ‘넘치지’ 않는다.노련하되 노회하지 않은 반듯함.스무살 고개를 갓 넘긴 어린 친구들이 장악해버린 연예계에서 꾸준히 그녀만의 영역을 넓혀갈 수 있는 비결같다. 17일 개봉하는 코미디 ‘귀신이 산다’는 그녀가 철이 들고 주연한 첫 영화,그러니까 엄격한 의미의 스크린 데뷔작이다.그런데 역할이 보통 요상한(?) 게 아니다.처녀귀신.새로 이사온 젊은 주인남자(차승원)와 사사건건 부딪히며 자리다툼을 벌이는 별난 캐릭터다. “어떻게 귀신을 맡게 됐냐고 많이들 궁금해 해요.사연이 있어요.” 시나리오를 처음 받은 건 TV 주말연속극 ‘회전목마’ 촬영이 한창이던 지난해 말.녹화일정이 워낙 빠듯해 시나리오를 들춰보지도 못하고 있었는데,그 즈음 교통사고를 당했다.꼼짝없이 병원신세를 지면서 시간죽이기 삼아 읽은 시나리오에 번개처럼 ‘필’이 팍 꽂혔던 거다. 뒤늦은 스크린 나들이에 대한 부담이 왜 없었을까.‘인어아가씨’의 성공으로 연기생활 20여년 만에 정상에 올라선 그로서는 큰 모험이었을 것이다.열심히 주판알도 튕겨봤을 것이다.아니나 다를까.“조건이 아주 좋았다.”며 조목조목 ‘행운의 조건’들을 꼽아보인다.“상대배우가 코믹영화판을 주름잡는 차승원,감독이 흥행제조기 김상진,제작사가 시네마서비스…” “‘작품성만 좋으면‘이라고 여유부릴 자신은 없었다.”고 야무지게 말한다. 3개월여 동안의 영화촬영은 낯설어서 더 즐거운 경험이었다.와이어에 거꾸로 매달려 얼굴이 퉁퉁 부은 채 몇시간을 버티기도 했다.시간시간 쪽대본을 받아 번갯불에 콩구워 먹듯 찍어야 하는 TV와 달리 영화현장은 모든 게 지루할 만큼 느렸다.코미디에 자신의 이미지가 겉돌까봐 걱정도 많이 했었다.결국 감독에게서 ‘최상의 캐스팅’이라는 칭찬을 이끌어낸 것도 기분좋은 수확이었다. 힘겹게 스타덤에 오른 그는 이제 “연기도 인생이랑 닮은꼴”이라고 자신감을 실어 말할 줄 안다.“노력하는 사람이 최후의 승자”라고 말할 때도,“열심히 살다 보면 어느 순간 귀인을 만나게 되는 게 생의 이치인 것 같다.”고 말할 때도 자기확신이 예사롭지 않아 뵌다.“만약 스무살 때 ‘인어아가씨’로 떴다면 내가 세상에서 제일 잘난 줄 알고 살아왔을 것”이라며 웃는다. 늦게 터진 인기복을 원없이 누리고 있는 요즘이다.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덧없는지도 누구보다 잘 안다.“배우,특히 여배우는 시간 앞에서 말할 수 없이 무기력한 존재”라는 말끝에는 결연함마저 읽힌다. TV든 영화든 장르 따지지 않고 부지런히 쫓아다닐 각오다.‘귀신이 산다’가 개봉되고 나면 조만간 안방극장 미니시리즈에서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서희의 셀프카메라 #“참 인덕이 많은 배우다.”-함께 일해본 감독들은 꼭 다시 일하자고 제의해온다.촬영장에 거의 늦어본 적이 없는 성실한 태도가 큰 장점인 것같다.‘미안합니다’‘고맙습니다’ 소리를 잘하는,예의바른 연기자라고 감히 자평할 수 있다.(웃음) 방송가에서 깐깐하기로 소문난 한혜숙 선배님이 ‘인어아가씨’에 함께 출연할 때 손수 보약을 지어주셨을 정도니까.선배 무서운 줄 모르는 신참배우들에게 한마디 해주고 싶다.도덕시간에 배운대로 살자고! #“현실감각은 좀 떨어지는 것같기도…”-연기생활에서 오랫동안 주목받지 못해 힘들었던 것말고는 그늘이 없었다.평범한 중산층 가정의 막내로 부모님 사랑 듬뿍받고 자란,온실 속의 화초였다고나 할까.어렸을 적부터 엄마가 일일이 쫓아다니며 금전관리를 해주신 탓에 지금도 돈관리는 젬병이다.결혼하면 그게 제일 걱정이다. #“말랐다는 소리,정말 괴롭다.”-말랐다는 소릴 듣는 건 스트레스다.아무리 찌우려고 노력해도 뜻대로 안 된다.힘없어 보이는 이미지가 싫다. #“오래 들으면 피곤한 내 목소리”-사실은 목소리 고민이 제일 크다.하이톤이어서 소리지르는 연기를 할 때면 이만저만 신경쓰이는 게 아니다.소형녹음기를 들고 다니며 녹화전에 미리 목소리 톤을 점검하는 습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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