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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儒林(372)-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儒林(372)-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퇴계가 가고 있는 풍기는 대대로 신라의 땅. 신라의 옛 이름으로는 기목진(基木鎭)이라 불린다. 일찍이 서거정(徐居正)은 풍기의 소백산을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다. “소백산이 태백산에 이어져 서리서리 백리나 구름 속에 꽂혀 있네. 분명히 동남계(東南界)를 모두 구획하였으니 하늘과 땅이 이루어져 귀신은 인색함()을 깨쳤네.” 고려 말기의 문신이자 경기체가인 ‘관동별곡’(關東別曲)과 ‘죽계별곡’을 지은 뛰어난 문장가였던 안축(安軸)은 풍기의 빼어난 풍경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기문을 짓고 있다. “나라의 동남쪽에는 원래 산은 하나인데, 고개는 세 개이니, 태백과 소백, 그리고 죽령이 그것이다. 서쪽으로 가면 죽령이 나오는데, 임금의 서울로 가는 길이고, 서남으로 가면 동남의 여러 읍으로 통하게 된다.…” 고향이 바로 풍기이고 일찍이 단양의 주부(注簿)를 지낸 안축이었으므로 누구보다 이곳의 풍수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는 기문에서 소백산의 절경을 다음과 같이 노래하고 있다. “…남쪽으로 가서 누대(樓臺)에 오르면 높은 곳으로는 만층으로 깎아지른 정상을 찾아 볼 수 있고, 먼 곳으로는 천 겹으로 겹친 봉우리를 볼 수가 있다. 이상한 바위들이 우뚝우뚝하고 많은 구렁들이 빙빙 돌고 있으며, 구름의 변화와 안개의 숨김이 천태만상이라 이를 피해서 숨을 수 없다. 또 개울물은 백 갈래로 흐르면서 소용돌이치고, 폭포는 날다가 산 아래에 이르러서는 깊게 가라앉은 물이 느릿느릿 굽이쳐 흐른다. 여울의 조잘거리는 소리가 들을 만하고 돌멩이의 자잘함이 사랑할 만하니, 산수의 크기가 이에 넓게 되는 것이다.…(중략)…사람의 마음은 크기도 하고 작기도 하다. 마음이 큰 사람은 그 위대함을 보고 왜소함을 알지만 마음이 작은 사람은 왜소한 것에 매어서 위대함을 잊는다. 옛날에 공자는 동산(東山)에 오르고서는 노나라가 왜소하다고 하였다. 그러나 태산(泰山)을 오르고서는 천하가 왜소하다고 하였다. 세상 사람들은 천길 되는 산은 귀하게 여기지 않으면서 조그만 석가산은 귀하다 한다. 또 만경창파는 사랑하지 않는다 하고 마당의 연못은 사랑한다. 이를 보건대 사람은 이것을 버리고 저것을 취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는 것이다.…” 안축의 기문대로 퇴계는 죽령을 통해 소백산을 내려가면서 공자의 태산을 본 것이었다. 퇴계는 죽령의 태산을 통해 천하 만물의 광활함을 새삼스럽게 터득한 것이었다. 죽령고개에서 제2의 출가행을 단행한 퇴계는 그 이후부터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자신의 결단을 실행하여 나간다. 풍기의 군수 또한 단양에서와 마찬가지로 불과 1년 남짓의 외직이었다. 풍기에서 퇴계가 이뤘던 업적은 풍기에 있던 백운동(白雲洞) 서원을 공인화하고 나라에 널리 알기기 위해 임금으로부터 사액(賜額)을 받고 국가의 지원을 요청함으로써 경제적 지반을 닦은 것이었다. 백운동 서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 중종 36년(1541년)에 풍기군수로 부임한 주세붕(周世鵬)이 이곳 출신의 유학자인 안향(安珦)을 배향하기 위해서 사묘(祠廟)를 설립하였다가 유생 교육을 준비한 서원을 설립한 것이 시초이다.
  • 기수 1000기 돌파 해병전우회

    기수 1000기 돌파 해병전우회

    “한번 해병이면 영원한 해병” 전국의 시·군·면을 가면 어디서나 해병전우회 사무실을 볼 수 있다. 컨테이너로 된 어설픈 건물이지만 타 군 출신들이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전우애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이어지고 있다. 무슨 비결이 있기에 젊은 날 잠시 군문에서 맺은 인연이 ‘사회’에서까지 끈끈하게 이어지는 것일까. 해병 기수 1000기 돌파를 맞아 해병 출신들이 만들어낸 또 다른 ‘신화’를 파헤쳐 본다. ●전국 231개 지부… 봉사단체로 맹활약 서울에 있는 해병전우회중앙회 산하에는 16개 광역 시·도별로 연합회가 형성돼 있으며 각 시·군·구에는 231개의 해병전우회 지부가 자생적으로 생겨나 활동하고 있다. 해외에도 60개의 지부가 있다. 해병 전역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들 전우회 및 직장·학교 등 그룹별로 구성돼 있는 모임에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친목단체는 물론 사회봉사단체로서도 존재 이유를 밝힌다. 지부별로 야간 방범순찰은 기본이고 응급구조대·기동봉사대·환경봉사대 등을 편성해 활동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 기능의 편차를 보여 바다가 인접한 곳에서는 해양사고 인명구조를, 산악지역에서는 등반사고 구조 등에 주력한다. 이들은 군대에서 익힌 강도 높은 훈련과 정신력을 바탕으로 전문가 못지않은 활동을 펴고 있다. 야간순찰 시에도 해병대 출신은 범법자에게 경찰 못지않은 위압감을 주기에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다. 이들이 공식활동을 할 때의 복장은 해병의 상징인 빨간 명찰과 팔각모, 얼룩 무늬의 위장복 등 현역과 별 차이가 없다. 이 때문에 “해병 출신들은 아직도 군시절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곱지 않은 시각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지만 군에 대한 긍지가 대단한 회원들에게는 대수로운 일이 아니다. ●불가사의한 단결력 전우회의 일이라면 자다 일어나서라도 달려가는 것이 이들의 생리다. 너무 단합이 잘 돼 호남향우회, 고려대동문회와 더불어 잘 뭉치는 3대 집단으로 회자된다. 여느 친목회들이 상부상조를 통해 본질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측면이 있는 데 비해, 해병전우회는 이익이나 반대급부에 상관없이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돌쇠형’에 가깝다. 군대 시절부터 익히고, 제대해서도 선배들로부터 듣고 배운 것이 이런 유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서 요즘과 같은 개인주의 사회에 아직도 이런 구시대형(?) 결합이 가능할까. ●지옥훈련 속 고도의 동질감 형성 우선 해병의 단일화된 기수체계를 들 수 있다. 훈련소별로 기수가 다른 육군과 달리 해병대는 하나의 훈련소에서 배출된 단일기수여서 일체감이 형성된다. 생면부지의 해병 출신이라도 만나자마자 기수부터 확인하고, 긴 말이 필요없이 금방 선·후배 사이가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현재 해병전우회에서 활동하는 사람 가운데 최고참은 80∼85기(대략 65∼70세), 아래로는 900기(25∼27세) 밑으로까지 내려가나 기수가 ‘나이의 골’을 메운다. 이채로운 것은 기수체계가 다른 장교나 하사관 출신도 전우회에서는 입대연도에 따라 사병 기수에 준하는 대우를 받는다. 전관예우를 못 받는 억울한 측면이 있지만 어차피 ‘해병은 하나’임을 강조하는 마당이기에 이런 사정은 중시되지 않는다. 해병을 뭉치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은 전통에서 오는 자부심이다. 해병이 6·25전쟁이나 월남전 등에서 만들어낸 신화는 새삼 설명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자랑스러운 전통은 해병들의 뇌리에 각인되는 데에서 더 나아가 스스로를 동일시하는 작용을 일으킨다. 이 때문에 ‘짬밥’ 출신이든 기술병 출신이든 누구나 ‘귀신 잡은 해병’인 것이다. 어떤 이들은 해병 출신들의 유난스럽기까지 한 단결력에 대해 ‘논리가 필요없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훈련받을 때부터 ‘해병은 하나다.’라는 주입식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에 해병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형제처럼 움직일 수 있는 시스템이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정기인(64·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엄청난 기합과 지옥훈련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스스로 엘리트 의식을 가지며, 이러한 의식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는 자연스럽게 타 집단이 이해할 수 없는 고도의 동질감이 형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권 및 정치와는 거리 멀어 특이한 점은 해병전우회가 사회단체로서의 적지 않은 영향력에 비해 ‘사고’를 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역마다 전우회가 만들어진 지 수십년이 넘었지만 이권에 개입하는 등 불미스러운 일로 말썽을 일으킨 적이 없다. 해병 출신들이 다소 ‘폼’을 잡는 경향이 있음을 비춰볼 때 이례적인 일이다. 권오현(權五顯·50) 김포해병전우회장은 “해병 출신들은 사회정의에 대한 가치관이 뚜렷한 데다, 해병의 명예를 실추했을 때 매장된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전우회 간부직함 등을 무기삼아 지방의원 등 정치권에 진출하는 사례도 찾아보기 힘들다. 아예 내부 정관으로 회원들의 정치적 중립을 규정한 전우회도 많으며, 선거 때는 중앙회 차원에서 선거 개입을 금지하는 지침을 내려보낸다. 또한 단체의 순수성을 유지하기 위해 전우회 사무실 운영비를 다른 곳의 특별한 지원없이 대체로 회원들의 회비로 충당한다. 수도권지역 한 해병전우회는 수년 전 회원들이 야간순찰 도중 술집에서 술을 먹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대상자들을 징계했다. 이 단체 간부는 “말썽의 싹을 자르기 위한 차원”이라며 “해병대가 존재하는 한 누구도 범할 수 없는 명예를 후배들에게 물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것들이 거름이 돼 해병대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져 한때 ‘개병대’로 불리며 취직과 결혼조차 잘 안되던 것은 이미 전설이 된 지 오래고, 지금은 대학생들 사이에 ‘가장 가고 싶은 군대’로 꼽히는 등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노병은 사라지지 않고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다. 이성금(李成金·64) 해병전우회 서울연합회장은 오전 9시면 출근, 연합회 일을 보는가 하면 저녁이면 전우들의 경조사를 챙기는 등 바쁘기만 하다. 이 회장은 “죽는 날까지 전우회 일을 하겠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해병 출신이 강한 결속력을 발휘할 수 있는 요인은. -해병이 수행하는 상륙작전 등은 뭉치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다. 이러한 임무적 특성에다 단결을 중시하는 해병의 전통이 오늘의 해병정신을 만들었다. ▶요즘 주안점을 두는 활동은. -지난 4월부터 주말이면 연합회 회원 60여명이 한강시민공원에서 야간순찰을 돌고 있는데 시민들의 반응이 좋다. 또 다음달 4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서울 여의도부터 춘천까지 한강청결 캠페인을 벌이는 등 환경정화 활동에도 주력하고 있다. ▶군에서 대형 총기사고가 발생했는데. -군기가 빠질수록 사고가 많이 생긴다. 해병전우회에서는 60세를 넘겨도 선후배 관계가 분명하다. 요즘은 내 자식만을 위하는 가정교육부터 잘못된 것 같다. ▶향후 활동 방안은. -육·해·공군 가운데 유일하게 해병대만 전용회관이 없어 불편을 겪고 있는데 전우들과 힘을 합해 건립하도록 노력하겠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 원작만화 느낌 그대로… 브루스 윌리스 ‘복수의 화신’ 役

    할리우드 터줏대감 브루스 윌리스와 로버트 로드리게스감독. 머릿속에서 대번 이미지의 틀이 그려지는 액션 히어로와, 스크린에서 무슨 일을 낼지 도무지 감잡기 힘든 ‘악동’ 감독. 아무래도 부조화한 만남 같은데, 이들이 작당하고 일을 냈다.30일 개봉하는 ‘씬 시티’(Sin City)에서 두 사람은 부조화의 편견을 뚫고 빚어내는 화음이 어떤 맛인지를 여보란듯 펼쳐보인다. ‘씬 시티’의 원작은 ‘그래픽 소설’이라 불리는 코믹스(만화) 장르를 개척한 프랭크 밀러의 동명만화.‘데어 데블’(2003년)의 원작을 맡기도 했던 그가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공동감독으로도 참여했다. 제목에서 풍기듯 영화는 누아르를 연상시킬 만큼 어둡고 장렬한 액션 시퀀스가 인상적인 스릴러물. 범죄와 음모, 관능이 득시글거리는 도시 뒷골목을 누비는 아웃사이더들의 이야기다. 그러나 그들은 누아르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다크 히어로’(어둠의 영웅)의 이미지를 뒤집어썼다. 그 자신 만화원작의 열렬한 팬이었던 감독은 원작의 상상력을 최대한 다치게 하지 않고 스크린에 옮기는 데 주력했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두꺼운 원작의 마니아층을 만족시키려면 강도높은 자극장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을까. 흑백에 포인트 컬러를 넣는 방식의 독특한 화면부터 유별난 액션을 예고한다. 브루스 윌리스는 이번에도 오랜 ‘전공’인 형사 역이다. 은퇴를 하루 앞둔 나이 예순의 형사 하티건.11세 소녀를 인질범에게서 구출하는 마지막 임무를 혼자 수행하다 오히려 누명을 쓰고 수감된다. 소녀의 유괴범 로크는 다름아닌 막강파워로 도시를 주무르는 상원의원의 아들이었던 것. 브루스 윌리스를 SF애니메이션 속 영웅처럼 변신시킨 화면은 디스토피아적 음울한 화면에 쉼없이 인물 만화경을 풀어낸다. 별볼일 없는 자신을 하룻밤 따뜻이 품어준 여인 골디(제이미 킹)가 살해당하자 막무가내로 복수에 나서는 뒷골목의 ‘주먹’ 마브(미키 루크). 타락한 전직 형사로 양아치들을 몰고다니며 웨이트리스 애인 셜리(브리트니 머피)에게 주먹질이나 일삼는 재키 보이(베네치오 델 토로), 비열한 재키에게 총을 겨누는 셜리의 새 애인 드와이트(클라이브 오언). 줄줄이 나열되는 캐릭터들을 직렬 혹은 병렬로 정리하는 데 헷갈릴 관객도 있을 듯싶다. 복잡하게 사건들을 꼬아놓고 수수께끼를 풀어보라며 키득키득 장난을 거는 로드리게스 감독 스타일이 드러나는 설정이다. 딱히 기둥줄거리가 없어 보이는데, 복잡다단한 인물구도를 갖춘 영화가 요령껏 굴러가는 품새가 신통하다. 누명을 쓰고 8년을 감옥에서 썩고나온 하티건의 장렬한 복수와 어느새 19세가 된 낸시(제시카 알바)와의 사랑, 골디를 죽인 살인마 케빈(엘리야 우드)을 저돌적으로 공격하는 마브의 이야기는 묘하게 순애보의 낭만까지 뿜어낸다. ‘씬 시티’의 액션이 만화적 상상력의 결정체인 흔적은 이뿐이 아니다. 음모에 뒤덮인 창녀촌을 지키는 여전사같은 여인 게일(로자리오 도슨)이 있는가 하면, 사무라이 여전사(데본 아오키)가 ‘킬빌’의 우마 서먼과 닮은꼴로 귀신처럼 칼을 놀려댄다(실제로 ‘킬빌’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연출을 도왔다.). 아이디어가 많은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백화점식 스토리 나열로 끊임없이 감각을 자극할 뿐, 에피소드를 자연스럽게 한 두름에 꿰는 드라마의 힘은 아무래도 약하다. 요란한 시각장치가 아니었다면 관객들을 흥분시킬 대목이 과연 얼마나 됐을까 의심스러운 까닭이다. 만화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들어가 감쪽같이 가면을 쓰고 나온 듯한 스타들의 변신은 빼놓을 수 없는 감상포인트. 뽀빠이와 헐크를 뒤섞어 고대전사의 이미지를 덧칠한 듯한 미키 루크, 표정없는 사이코 살인마가 된 엘리야 우드의 캐릭터는 그 자체로 ‘이야깃감’이다.18세 관람가.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 극장전 장르/예매율 드라마/0.32%(18세) 감독/배우는 홍상수/김상경·엄지원·이기우 어떤 줄거리 첫사랑이 재회하는 이야기, 여배우와 팬이 만나는 또 다른 이야기. 이래서 좋아 홍 감독의 작품 중에서 유쾌지수가 가장 높다. 이래서 별로 너무 평범한 설정, 필요 이상 이완되는 느낌. 홈피 반응은 “어떤 이야기가 현실이고 영화인지 헷갈려”  ● 연애의 목적 장르/예매율 멜로/19.69%(18세) 감독/배우는 한재림/박해일·강혜정 어떤 줄거리 ‘발칙男’과 ‘앙큼女’의 솔직·화끈 연애담. 이래서 좋아 박해일의 섬세한 연기와 강혜정의 에너지가 절묘하게 결합. 이래서 별로 영화속 ‘연애의 목적’은 오로지 섹스뿐? 홈피 반응은 “재치있고 솔직담백한 연애에 대한 지침서” ●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16일 개봉) 장르/예매율 로맨틱 액션/69.61%(15세) 감독/배우는 덕 라이먼/브래드 피트·안젤리나 졸리 어떤 줄거리 ‘킬러 부부’가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벌이는 좌충우돌 이야기. 이래서 좋아 할리우드 간판 섹시스타 커플의 화끈한 호흡! 이래서 별로 스토리의 완성도는 글쎄…. 홈피 반응은 “…”   ● 스타워즈: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 장르/예매율 SF/3.14%(전체) 감독/배우는 조지 루카스/이완 맥그리거·헤이든 크리스텐슨·나탈리 포트만 어떤 줄거리 아나킨이 ‘다스 베이더’가 되는 과정. 이래서 좋아 할리우드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 이래서 별로 아나킨이 어둠의 세력에 편입하는 동기는 빈약. 홈피 반응은 “아직도 스타워즈가 재미없다고 생각하는가?”  ●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16일 개봉) 장르/예매율 공포/1.25%(18세) 감독/배우는 마커스 니스펠/제시카 비엘·조나단 터커/에릭 벌포 어떤 줄거리 1973년 미국에서 발생한 33명 연쇄살인사건. 이래서 좋아 실제 살인사건 현장까지 복원한 ‘사실성’. 이래서 별로 이미 너무 많이 봐버린 연쇄살인극. 홈피 반응은 “귀신이 안 나와도 충분히 무서운 영화” ● 연애술사 장르/예매율 로맨틱 코미디/0.32%(15세) 감독/배우는 천세환/연정훈·박진희 어떤 줄거리 ‘몰카’를 소재로 헤어진 남녀가 사랑을 회복하는 이야기. 이래서 좋아 섹시한 매력으로 돌아온 박진희의 내숭연기. 이래서 별로 밋밋한 스토리에 뻔한 결말. 홈피 반응은 “10분에 한번씩 웃다가 마지막에 크게 웃는다.” ● 안녕, 형아 장르/예매율 드라마/0.53%(전체) 감독/배우는 임태형/박지빈·배종옥·박원상 어떤 줄거리 소아암에 걸린 형을 살리려는 아홉살 꼬마의 이야기. 이래서 좋아 아역배우 박지빈의 인상적 연기만 가 돋보여…. 이래서 별로 난데없는 ‘타잔 아저씨’ 등 거슬리는 팬터지. 홈피 반응은 “정말 손수건을 준비하지 못한 내가 미웠다.” ● 간 큰 가족 장르/예매율 코미디/4.64%(12세) 감독/배우는 조명남/감우성·김수로·신구·김수미 어떤 줄거리 아버지의 50억원대 유산을 상속받으려 자식들이 엮는 ‘통일자작극’ 이래서 좋아 눈물과 웃음, 그 ‘딱 좋은’ 결합. 이래서 별로 후반부 남북이산가족 상봉은 한참 때늦은 느낌. 홈피 반응은 “맘 편하게 웃을 수 있는 영화”  
  • [이현세의 만화경] 애인을 보내며…

    [이현세의 만화경] 애인을 보내며…

    요즘 나는 우울하다. 꿈자리도 사납다. 억지로 잠을 청해보지만 온갖 귀신들에게 시달리다가 깨보면 아직 새벽 5시도 안 된 시간이 태반이다. 목이 타서 냉수 한 사발을 마시고 나면 그제서야 사태가 이해된다. 타는 듯한 갈증을 해소해 주고 꿈같은 시간을 주던 담배가 내 곁을 떠났기 때문이다.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즐거울 때나 슬플 때, 심심할 때와 바쁠 때에도 함께했고 밤을 새워 술을 마실 때와 그림을 그릴 때에도 제 몸을 태워 위로해 주던 담배를 울면서 떠나 보낸 지 한 달이 넘었다. 춥고 배고플 때나 작업이 힘들 때에도 담배가 있어서 행복했다. 잠들기 전에 행여 내일 눈을 뜨면 없을까 걱정이 되어서 미리 챙겨두지 않으면 불안해서 잠들지 못했고 아침에 눈을 뜨면 혹시나 하는 생각에 제일 먼저 더듬어 손에 잡혀야 안심이 되던 담배였다. 뭐든지 과하면 부족한 것보다 못하다. 내 목과 심장이 견디지 못하고 고장이 났다. 공기와 물처럼 있을 때는 귀한 줄 몰랐던 담배가 떠나 보내고 난 뒤에야 비로소 내게 생명같은 존재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달콤하고 꿈같은 담배연기가 내 주변의 모든 것들로부터 집단린치를 당하고 떠나갔다. 이 세상의 모든 욕을 뒤집어쓰고 길거리에 내 던져진 싸구려 창녀처럼…. 하루 서너갑씩을 30년 넘게 피워온 행위는 사랑이 아니라 학대다. 아무리 좋은 꽃향기도 이 정도가 되면 독이 된다. 술과 담배. 혼자서는 마시지 않는 술이 친구와 같다면 지극히 개인적인 담배는 애인과 같다. 요즘은 술이 고생이다. 담배 생각을 잊으려고 정신이 마비될 때까지 술을 마신다. 그리하여 내 온몸의 에너지가 고갈되어서야 잠이 든다. 오늘 아침의 일이다. 엊저녁 과음으로 머릿속이 덜컹대고 속이 메스꺼워서 집사람에게 꿀물 한사발을 청했더니 되돌아온 말이 걸작이다. “보소, 보약도 그 정도로 마시면 탈 나겠소!” 그러고 보니 담배를 보낸 한달동안 술 안 마신 날이 손가락에 다 꼽히지 않는다. 이러다 친구까지 잃겠다 싶어서 퍼뜩 정신이 들었다. 애인이고 친구고 있을 때 잘 해야 되는 법이다. 돌이켜보면 내가 만화를 그린 게 아니고 술과 담배가 내 만화를 그려왔다. 이 세상에 필요없는 창조물은 단 하나도 없다. 담배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문제는 언제나 그렇듯이 과한 것이 문제이다. 나는 담배를 정말 사랑한다. 불을 붙이는 동시에 너무나 좋은 감촉으로 깊이 입맞추면 한모금 향기로운 담배연기가 입안 가득차고 잠시 머물던 그 향은 내 입과 코를 통해 온 몸으로 번진다. 그 황홀한 향기는 내 정신을 오로지 하나 만화에만 집중케 했고 담배 한개비가 타는 그 작은 시간의 여유는 하루종일 나를 의자에 붙잡아 둔 에너지였다. 누구든지 담배 한 모금의 여유와 행복을 영원히 즐기고 싶다면 자기 주변의 한개비 담배를 애인 대하듯 해야 한다. 이것은 담배얘기가 아니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 하찮은 것 하나까지도 포함되는 것들의 얘기다. 모든 것들은 귀하게 여기지 않으면 그것들은 언젠가는 하나하나 당신을 떠나게 된다. 어린 날 눈부신 햇살아래 꿈결 속처럼 아른한 그 가을에 떠나버린 애인처럼…. <만화가>
  • 거센 개발바람에 멸종위기종 ‘풍전등화’

    거센 개발바람에 멸종위기종 ‘풍전등화’

    우리 강산의 변화상과 동·식물들의 서식실태 등을 살핀 현장 조사기록이 발간됐다. 환경부와 국립환경연구원은 지난 1997년부터 해마다 전국의 자연환경 실태를 조사해 왔는데, 지난해의 생태계 조사결과를 담은 ‘2004년 전국자연환경 조사보고서’를 12일 펴냈다. 하늘다람쥐를 비롯한 멸종위기 42종과 한반도에서 새롭게 발견된 13종의 미기록종을 발견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일부 종의 경우 갈수록 거세지는 개발바람에 밀려 “눈에 띄게 줄어들거나 절멸 위기에 처해 있다.”는 우울한 진단도 함께 내려졌다. ●멸종위기·희귀종 서식 실태 이번 조사는 전국 206개 권역 중 36개 권역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 가운데 춘천·홍천, 경주·울산, 합천·의령 등 6개 권역의 경우 멸종위기종과 희귀종들이 여럿 발견돼 “자연생태계가 특히 우수한 지역”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춘천·홍천 권역의 바위산·금확산·검봉 등 일대에선 수달과 산양, 하늘다람쥐 등 멸종위기종 8종이 관찰됐다. 앞·뒷다리 사이의 날개막을 이용해 공중을 날아다니는 하늘다람쥐는 1997∼2003년까지 7년동안 고작 28마리만 눈에 띄었는데, 이번 조사에선 2마리가 관찰됐다. 국립환경연구원 서인순 박사는 “둘레가 30㎝ 이상인 오래된 나무의 구멍 등에 둥지를 틀기 때문에 산불이나 고사목의 제거 등은 하늘다람쥐의 존속에 큰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식물 중에선 산작약과 개느삼 군락이 발견됐는데 “사람이 자주 드나드는 능선 부근에 있어 멸종을 막기 위한 특별 보호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주·울산 권역은 치술령·천마산·국수봉·대곡천 일대를 중심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구렁이와 담비, 삵, 남생이, 솔개 등 8종의 서식이 확인됐으며, 특히 울산 태화강으로 흘러드는 대곡천 일대의 생태계가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귀중한 자연유산이 적절한 보존대책 없이 방치된 실상도 드러났다. 연구원은 “대곡천에는 수천만년전 한반도에 서식했던 공룡 발자국 화석 수십개가 있지만 아무런 보호장치가 없어 훼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합천·의령 권역의 옥녀봉과 허초산 등에선 얼룩새코미꾸리와 맹꽁이, 개구리매, 삼광조 등 11종이,영동 권역(백하산·백마산, 초강천 등)은 감돌고기 등 5종,안성·음성 권역의 무제산·덕성산 등지에선 가창오리, 미호종개, 참매 등 6종의 멸종위기종이 각각 발견됐다. 거제도·추자군도 권역에선 서식이 처음 확인된 미기록 13종이 관찰돼 “국제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종인지 여부를 파악하고 있는 중”(서인순 박사)이다. 모두 무척추동물로, 산호류와 꽃갯지렁이·세이마뿔딱총새우류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화도(추자군도)에선 희귀종인 연화바위솔이 발견돼 제주도와 울릉도에 이어 우리나라 자생종의 새로운 서식지로 추가됐다. 이들 6개 권역은 앞으로 개발제한 지역으로 지정될 공산이 크다. ●개구리·뱀은 줄고 들고양이는 증가 이번 조사를 통해 양서·파충류의 종 존속 여부와 들고양이·들개에 의한 생태계 교란이 크게 우려됐다. 조사단은 보고서에서 “개구리와 뱀 등 양서·파충류의 경우 과거보다 개체수가 대폭 줄어들면서 눈에 띄는 빈도가 현격히 줄어든 상태”라면서 “도로건설 등으로 인한 서식처 파괴와 농약살포에 따른 산란지 오염 등이 주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울산·경주권역에선 “무자치가 조사대상지 전역에서 멸종위기에 처한 것으로 파악돼 보호대책이 시급하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이와 반대로 들고양이는 전체 조사대상 권역에서 빠짐없이 발견되는 등 왕성한 번식력을 보였다. 조사단은 “1970년대부터 집에서 기르던 고양이들이 야생으로 점차 흘러들어왔는데 방치할 경우 생태계에 큰 혼란이 불가피해 억제 방안이 시급히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래도 멸종위기종 지정 검토 이번 조사결과는 환경부 홈페이지(www.me.go.kr)를 통해 일반에 공개되고, 정부와 민간의 각종 개발계획에 대응하는 환경보전 정책의 기본자료로 쓰이게 된다. 환경부는 이와 함께 세계적으로 멸종이 가속화되고 있는 고래의 멸종위기종 지정 검토작업에도 본격 착수하는 등 보호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관계자는 “한반도 연·근해에 서식 중인 것으로 알려진 귀신고래 등 35종의 서식 실태를 해양수산부와 공동조사한 뒤 멸종위기종 지정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식지 파괴와 환경오염 등으로 한반도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멸종위기종은 모두 221종(동물 156종, 식물 65종)이 지정돼 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미스터&미세스 스미스 17일 개봉

    “으이구∼저 웬수!” “귀신은 뭐 먹고사나.”하며 하루에도 몇번씩 죽일 듯 으르렁거리다가도, 한 이불 속으로 들어가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사랑을 확인하는 것이 부부 사이. 영화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Mr. & Mrs. Smith·17일 개봉)는 이같이 ‘따로 국밥’이지만,‘칼로 물베기’인 부부 관계의 진리를 욕설과 비방 대신 총과 폭탄을 동원해 화끈하게 깨우쳐주는 영화다. 일단 할리우드 최고 섹시 남녀 배우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가 극중 부부로 뭉쳤다는 것만으로 영화는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영화 ‘본 아이덴티티’를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은 덕 리먼 감독이 든든하게 뒤를 받치고 있으니 올 여름 최고의 화제작이란 말이 어색하지 않다. 첫 장면부터 시선을 끈다. 영화는 호쾌한 액션과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지만, 카메라는 나란히 소파에 앉아 부부 상담을 받는 존 스미스(브래드 피트)와 제인 스미스(안젤리나 졸리) 부부의 퀭한 얼굴부터 쫓는다.“섹스는 얼마나 자주 해요?”(상담의사) “1∼10점으로 말해요?”(존) “1년에 한번이면 1점인가요?전혀 안 하면 0점이에요?”(제인) “주말도 포함되나요?”(존) 이들은 결혼한 지 5년인지 6년인지도 분간하기 힘들 만큼 권태기에 빠진 부부. 겉으로는 건축업자와 컴퓨터 전문가로 위장하고 있지만, 실상은 각각 60명과 312명을 쥐도 새도 모르게 제거한 서로 다른 조직의 라이벌 킬러들이다. 서로의 신분을 모른 채 첫눈에 반해 결혼한 이들은 출근해서는 각자의 타깃을 쫓는 베테랑 킬러로, 임무를 마치고 퇴근해서는 자상한 남편과 사랑스러운 아내로 아슬아슬한 이중생활을 해오던 터다. 하지만 부부는 역시 부부. 타깃을 향한 총구는 여전히 식을 줄 모르지만, 서로를 향한 애정은 이미 식을 대로 식어 버렸다. 이런 그들에게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다. 우연히 동일한 타깃을 제거하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같은 현장에서 맞닥뜨린 것. 특급 킬러들끼리 맞붙었으니 양쪽 다 제대로 임무를 완수할 리는 만무하다. 일을 망친 둘은 결국 서로의 정체를 알아차리게 된다. 더 기막힌 것은 업친 데 덥친 격으로 각각의 조직으로부터 48시간 내에 서로를 제거하라는 명령을 받은 것. 스미스 부부는 두 조직의 ‘공공의 적’이 돼 서로에게 무자비한 총질과 폭탄 투척을 해댄다. 마치 영화 ‘터미네이터 2’에서 두 터미네이터가 한데 맞붙어 싸우는 장면을 연상시키듯 둘은 기관총, 바주카포 등을 들고 처절한 육박전을 벌이며 주변을 온통 쑥대밭으로 만든다. 하지만 이 잔인한 싸움은 결코 잔인하게 보이지 않는다. 감독은 그 와중에서도 두 섹시 스타의 매력을 고스란히 스크린 위에 수놓았다. 손에 땀을 쥐는 위기 순간에도 화려한 의상과 섹시한 몸동작 등 볼거리를 교묘하게 녹여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특히 감독은 영화속 섹시미의 원천인 안젤리나 졸리를 심하게 ‘망가뜨리지 않는’영악함을 보였다. 졸리는 브래드 피트보다 한 수 위로 그려진다. 둘 사이 싸움의 주도권도 그러하지만, 졸리는 영화 ‘툼레이더’의 잔상을 떠올리듯 피트보다 더 지적이고 킬러적인 냄새를 풍긴다. 하지만 피트도 손해볼 것은 없다. 오히려 반 박자 늦은 남자의 모습에서 친근하고 로맨틱한 사람 냄새가 폴폴 풍겨나는 것은 당연한 일. 영화 촬영 당시부터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의 열애설이 도마에 오른 영화답게 사상 초유의 쿨하고 섹시한 부부 싸움이 스크린 위에 직설화법으로 펼쳐진다. 둘은 영화속에서 현실을 향해 이렇게 외치는 듯하다.“사랑하려면 우리처럼 해라.” 15세 관람가.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떴다, 포스터] 여고괴담4

    [떴다, 포스터] 여고괴담4

    등줄기에 뭔가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섬뜩함을 전해줄 이미지가 바로 ‘여고괴담4:목소리’(제작 씨네2000, 감독 최익환)2차 티저포스터가 아닐까 싶다. 긴 목선을 붉게 가로지르는 칼자국, 피로 물든 블라우스, 피눈물(특수안약)을 흘리며 슬픔에 잠긴 듯한 여고생의 얼굴은 어쩌면 이 영화의 ‘모든 것’이다. 개봉 즈음에 내걸리는 본포스터가 나오기까지 티저포스터는 1차례 노출되는 경우가 대부분. 그러나 지난 3월 촬영을 끝낸 영화는 개봉(7월15일 예정)일까지의 긴 공백을 메울 마케팅 전략으로 드물게 2차 티저포스터까지 찍었다. 4월 초 공개된 1차 티저포스터에서 단짝 친구를 파랗게 질리게 했던 얼굴없는 귀신의 정체가 바로 2차 포스터의 여학생(영언)인 셈이다.(이 사실은 영화 도입부에서부터 먼저 밝혀짐) 원색적 공포를 전하는 이 포스터는 이미 한 차례 심의가 반려되기도 했다. “원래는 악보에 목이 찔려 죽은 영언의 캐릭터를 생생히 살려내기 위해 목 부분에 큰 자상을 넣었으나, 지나치게 잔인하다는 이유로 심의반려돼 포스터가 찢어진 느낌의 가로 절개선으로 수정했다.”는 게 영화사측의 귀띔이다. 포스터 속의 여고생 영언은 알 수 없는 존재에 죽임을 당하고 목소리만 남아 학교를 떠도는 ‘목소리 귀신’.‘여고괴담’ 4탄은, 죽은 친구의 목소리를 들은 또 다른 여고생이 죽음의 비밀에 다가서려다 끔찍한 공포에 맞닥뜨리는 이야기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포경재개안 통과 당분간 힘들 것”

    “포경재개안 통과 당분간 힘들 것”

    “국제포경위원회(IWC) 총회에서 포경재개안건이 통과되려면 회원국 4분의3 이상의 찬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앞으로 상당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생각됩니다.” IWC 니콜라 그랜디(여·영국) 사무국장과 과학위원회 덕 디매스터(미국) 의장이 30일 오전 울산 롯데호텔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IWC 안에서 포경·반포경 논쟁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두 사람은 현재 회원국 가운데 포경·반포경 국가가 반반이어서 이번 울산 총회에서도 포경재개 안건이 통과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과학위원회 안에서도 과학포경에 대한 찬반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며 “한국의 경우는 지금까지 과학포경 건의를 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한국 귀신고래는 포경금지조치에도 불구하고 멸종위기에서 지금까지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돼 환경을 비롯한 여러 원인을 조사·연구하고 있다.”는 말도 했다. 총회에서 대부분 안건을 공개투표로 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대부분의 회원국가들이 그렇게 하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IWC는 사무국장·부의장 선출과 연례총회 개최국 선정 등 2가지 안건을 제외하고는 공개투표를 한다. 또 총회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한다. 그랜디 사무국장과 디매스터 의장은 “한국과 울산만큼 행사를 화려하게 준비하고 관심을 가져준 곳은 지금까지 없었다.”면서 “IWC 회의에 깊은 관심을 가져준 한국과 울산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프로야구 2005] 신내린 박용택

    잠실에서 롯데에 8점차로 앞서다 역전패를 당했던 LG가 엉뚱하게 대구에서 ‘최강’ 삼성을 상대로 분풀이했다. 심정수(삼성)와 이숭용(현대)은 나란히 11호 홈런을 터뜨려 송지만·서튼(이상 현대), 펠로우(롯데)와 함께 공동1위에 올라 홈런왕 경쟁에 불을 댕겼다. LG는 2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박용택의 만루홈런을 비롯,13안타를 몰아친 화끈한 방망이에 힘입어 12-6으로 대승을 거뒀다. 전날 롯데전에서 8-0으로 이기다가 귀신에 홀린 듯 11-13으로 역전패당한 앙갚음을 삼성에 한 셈이다. LG는 경기 초반 선발투수 김광삼이 양준혁과 심정수에게 홈런을 두들겨맞고 일찌감치 강판되면서 전날의 충격에서 못 벗어나는 듯했다.4회까지 삼성의 6-0 리드. 하지만 5회부터 달구벌은 요동을 쳤다.LG는 5회에만 13명의 타자가 나와 정의윤과 조인성의 홈런 2방을 포함,7안타 3볼넷으로 삼성 선발 바르가스를 마음껏 두들겨 대거 7득점, 경기를 뒤집었다. 6회에도 LG의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박용택이 바뀐 투수 라형진의 2구 체인지업을 공략,125m짜리 그랜드슬램을 터트려 승부를 결정지었다. 박용택은 이날 3안타 5타점을 쓸어담아 연속경기 안타 행진을 ‘20’으로 늘렸다. 두산은 문학에서 에이스 박명환의 역투와 김동주의 선제 솔로홈런을 앞세워 SK를 9-2로 눌렀다. 박명환은 5이닝 동안 6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며 1안타 1볼넷만을 허용하는 완벽한 피칭으로 시즌 7승째를 낚아 다승부문 공동2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SK는 1·2군 코칭스태프 교체라는 충격요법에도 불구하고 5연패 수렁에 빠졌다. 한화는 사직에서 롯데에 2-1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에는 2만 5391명의 ‘부산갈매기’들이 운집,21경기만에 지난 시즌 총관중(30만 7537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형제구단’ 현대-기아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수원에서는 현대가 9-8로 힘겹게 승리를 지켰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들에게 물어봐]올여름 공포영화 트렌드

    [★들에게 물어봐]올여름 공포영화 트렌드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버리는 데는 공포영화가 제격. 올해는 일찍 찾아온 더위만큼이나 호러물들도 서둘러 개봉돼 공포 영화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특히 올 여름 극장가는 할리우드와 국산 영화 간의 한판 승부가 볼 만할 듯. 각각 일본 원작 등 고전을 ‘리메이크’하고,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물건을 ‘소재’로 한 호러물을 내세워 관객들의 시선을 잡아끌고 있다. ●할리우드,“구관이 명관” 할리우드산 공포물의 핵심 키워드는 ‘리메이크’. 최근 들어 창작 시나리오의 기근 현상이 심화되면서 고전을 현대적 느낌으로 재가공한 작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눈에 띄는 특징은 ‘동양의 신비감’을 무기로 할리우드를 급습하고 있는 ‘일본 바람’. 일본에서 흥행에 성공한 영화를 할리우드식으로 다시 만든 작품이 국내에서도 3편이나 선보인다. 26일과 새달 3일 개봉하는 ‘그루지’와 ‘링2’는 각각 일본 작품 ‘주온’과 ‘링2’를 미국식으로 ‘리모델링’한 작품.‘그루지’는 ‘주온’의 시미즈 다카시 감독이 연출을 맡고 스토리도 다를 게 없지만, 일본 냄새를 최대한 없앴다. 작품속 배경은 일본이지만 주요 등장인물들은 모두 할리우드 배우들이다. 다만 원작에서 모호하게 그려졌던 남편이 아내와 아이를 살해한 이유를 할리우드 식으로 간결하고 명쾌하게 제시했다. ‘링2’도 ‘링’ 시리즈를 연출했던 나카타 히데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러나 스토리만 차용했을 뿐 작품의 배경은 미국이고, 출연진도 제니퍼 코넬리 등 모두 할리우드 베우들이다. 교환 학생으로 일본으로 건너 온 미국인들이 원혼의 저주를 겪는다는 이야기다.8월 5일 개봉하는 ‘다크 워터’도 나카타 히데오 감독의 일본 영화 ‘검은 물밑에서’를 리메이크한 작품.‘뷰티플 마인드’의 제니퍼 코넬리가 주연을 맡았다. 지난 20일 개봉한 ‘하우스 오브 왁스’와 새달 23일 선보일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은 할리우드 공포 영화의 주류를 이뤄 온 ‘슬래셔 무비’의 원칙을 충실히 따르는 영화. 각각 53년과 74년작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했다. 정신이상자가 등장해 스크린을 온통 피로 물들게 한다.7월1일 개봉하는 ‘아미티빌호러’도 79년 귀신들린 집 이야기를 다룬 원작을 다시 제작한 것. ●한국 영화,“낯익은 물건이 더 무서워” 폭염이 내리쬐기 시작하는 7월 초에는 한국 공포물들의 반격이 시작된다. 특징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발·신발 등 소품을 공포 소재로 삼았다는 점. ‘와니와 준하’의 김용균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김혜수·김성수가 주연한 ‘분홍신’은 분홍빛 구두가 공포를 만들어내는 주범. 분홍신이 이끄는 대로 춤을 추다가 발목을 잘리게 되는 소녀의 이야기인 안데르센 동화를 모티브로 삼았다. 인간의 숨은 욕망을 상징하는 분홍신을 신으면 발목이 잘리면서 죽게 된다는 이야기. 원신연 감독의 ‘가발’은 죽은 사람의 기억이 담긴 ‘가발’이 공포의 매개체다. 언니가 항암 치료로 머리가 모두 빠져버린 여동생에게 가발을 선물한 뒤 벌어지는 섬뜩한 사건이 스토리 전개의 중심축. 기존 한국 공포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머리카락이라는 새로운 ‘살인 도구’로 인해 밀려오는 오싹함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공포감을 선사한다. 채민서와 유선이 자매로 출연한다. 이밖에 대표적인 학원 공포물인 ‘여고괴담’시리즈의 제4탄 ‘여고괴담4-목소리’(감독 최익환)는 ‘목소리’가 공포의 근원. 어느날 여고생이 의문의 죽음을 당한 뒤 그 목소리만 남아 학교를 떠돌게 되고, 그 목소리를 듣게 된 친구가 죽음의 비밀에 다가서면서 끔찍한 공포를 불러일으킨다는 내용. 신인 배우 차예련, 서지혜, 김옥빈이 출연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19) 1923년 일본인들의 정감록 처형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19) 1923년 일본인들의 정감록 처형

    ‘대일본제국의 애국적 지식인’ 호소이 하지메(細井肇). 호소이 하지메란 일본인이 있었다. 그는 한일합병(1910년)을 전후해 ‘동경아사히신문’과 ‘한일전보통신사’ 기자로 다년간 한국에 체류했다. 갓 일본제국의 식민지로 편입된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호소이는 흥미를 느꼈고 나름대로 많은 ‘연구’도 했다. 그런 호소이에게 1919년의 기미독립운동은 전혀 뜻밖의 사태였다. 무지렁이로 보였던 한국인들이 수백만 명씩이나 길거리로 뛰쳐나와 독립을 요구할 줄 그는 미처 몰랐다. 한낱 정치군인에 지나지 않는 조선총독이 그걸 짐작 못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당당한 한국전문가 호소이 자신도 사태를 전혀 예견하지 못했다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독립만세운동이 좌절되자 한국엔 예언서 ‘정감록’이 더욱 인기를 끌었다. 대한독립이 박두했다는 둥, 신천지가 열릴 거라는 둥 갖가지 소문과 예언이 한반도를 뒤덮을 지경이었다. 특히 1921년부터는 계룡산을 중심으로 숱한 신흥종교단체들이 등장해 위세를 떨쳤다. 겉으론 종교를 표방했지만 은연중 독립을 향한 열망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런 사정을 파악한 조선총독부는 정감록 비상이 걸렸다. 1922년 겨울, 호소이는 비공식적인 통로를 통해 조선총독부의 부탁을 받았다. 예언서 정감록을 죽이라는 것이었다. 동경의 자택 서재에 틀어박혀 호소이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한반도는 우리 대일본제국에 무엇인가. 제국의 용맹스러운 장졸(將卒)들이 목숨 바쳐 강적 청나라도, 러시아도 연달아 무찌른 다음 어렵게 얻어낸 제국의 새 영토가 아닌가. 저 버러지 같은 한국 놈들은 천황폐하의 신민이 된 영광을 모른다. 놈들은 감히 독립을 바라고 있다. 훈련된 군대도 총칼도 없이 맨주먹으로 일어서려는 무지막지한 저들의 맨주먹을 쇠뭉치로 둔갑시키는 것은 독립에 대한 부질없는 열망이다. 거기 불 붙이는 부싯돌이 바로 정감록이다. 그렇다면 나는 무슨 수를 써서든 정감록을 처단할 것이다. 나 호소이로 말하면 천황폐하의 뜻에 언제나 기꺼이 순종하고 순수한 대일본제국 신민의 고귀한 혈통에 무한한 자긍심을 느끼는 위대한 제국의 충량한 신민이 아닌가. 우리 대일본제국으로 말하면 단일하고 순수한 혈통이 천만대를 두고 이어져온 아름다운 나라. 그에 비할 때 이른바 저 한국 놈들은 어떤가. 놈들은 우선 생리학적으로 열등하다. 혈액만 하더라도 한국 놈들의 피는 ‘거무칙칙하고 더럽다.’ 그렇기 때문에 이조 500년 동안 피비린내 나는 당쟁이 일어나 수많은 인명이 살상됐지만 나라꼴은 늘 엉망이었다. 당연한 일이다. 한국 놈들은 유전인자 자체가 불순하고 열등하다. 따라서 놈들에게 밝은 미래란 있을 수가 없다. 오직 천황폐하의 자애로운 품속에 있을 때만 그들은 행복을 바랄 수 있다. 이런 점들을 나는 이미 두 권의 저서에서 명확히 입증했다.‘조선문화사론(朝鮮文化史論)’과 ‘조선 문제의 근본적 해결(朝鮮問題の根本的解決)’이 그것이다. 한국에 대한 나의 전문적인 연구는 대일본제국의 영광을 위해 바쳐질 것이다. 실용성이 없는 학문은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 대일본제국의 발전을 위해, 무지하고 악랄한 한국 놈들의 순화를 위해 나의 저술은 두고두고 쓰일 만한 것이다. 탁상공론으로 걸핏하면 양심을 들먹이는 비겁하고 위선적인 놈들이 있어 훗날 나 호소이를 대일본제국의 어용학자(御用學者)라고 불러도 좋다. 제국의 영예를 위한 나의 일편단심은 그럴수록 더욱 밝게 드러날 것이다. ●정감록을 죽이는 묘책 호소이는 묘안을 찾기 위해 좀더 생각했다.‘도무지 정감록이란 무슨 책이냐. 조선시대 위정자들도 몹시 두려워했던 책이 아니냐. 위정자들은 정감록을 소지하거나 퍼뜨리는 일체의 행위를 범법 행위로 간주했다. 그런데 혹독한 금압 조치에도 불구하고 정감록은 널리 퍼져나갔다. 지금 반도의 덜떨어진 한국 놈들이 감히 독립을 바라는 것도 다 그놈의 정감록 때문이다. 막으려 해도 막을 수 없다면 차라리 공개하라. 그렇다, 금단의 예언서 정감록을 죽이는 방법은 공개하는 것이다. 그러면 정감록은 신비함을 잃게 된다. 신비성을 잃어버린 정감록이라면 이미 반쯤은 죽은 거나 다름없다. 또 하나. 기왕에 공개할 바엔 정감록의 정본(正本)을 만드는 거다. 바로 이 호소이가 대일본제국의 정치적 이익에 봉사할 정감록의 정본을 결정한단 말이다. 총독부에서 수집해 놓은 정감록의 이본들을 자세히 살펴 그 가운데서도 정치적 선동성이 별로 없는 텍스트를 골라 공개하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그 텍스트에 살짝 손을 댈 수도 있다. 아주 심하게 손을 대면 조작했다는 소리를 듣는다. 영악하고 의심 많은 한국 놈들을 상대로 하는 일인 만큼 더욱 주도면밀해야 한다. 나는 정감록을 순화시킬 뿐이다. 이것은 변조나 개작이 아니다. 나는 대일본제국과 천황폐하를 위해, 한반도와 한국 놈들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정감록을 편집하는 것이다. 정말이지 잊지 말아야 될 일이 또 있다. 이렇게 교묘한 수단을 부려 김을 빼놓더라도 한국 놈들은 순화된 나의 정감록을 다시 개악하거나 제멋대로 해석할 우려가 있다. 놈들은 워낙 피가 더럽기 때문에 제멋대로니까. 그들의 망령된 행위를 막기 위해 내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없을까. 그래, 예방주사를 놓자! 정감록은 이래서 진짜 믿을 것이 못 된다. 이런 식으로 계몽적인 비평을 잔뜩 써 가지고 독자 놈들의 배를 채우는 것이다. 정감록의 대가 호소이가 만든 정감록 정본의 맨 앞에 실린 비판을 읽게 하자. ●동경판 정감록에 대한 불만 대일본제국의 충량한 신민 호소이는 이미 수집된 정감록 이본들을 널따란 책상 위에 펼쳐놓고 수술을 시작했다. 일제는 이미 오래 전에 광개토대왕비문까지도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변조했다. 정본이 따로 존재할 리도 없던 정감록을 개작하는 것쯤이야 호소이에겐 식은 죽 먹기였다. 그의 솜씨와 애국심은 참으로 대단해 불과 몇 달 만에 ‘정감록비결 집록’이란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한국인들에겐 억압의 상징인 일본의 수도 도쿄에서 정감록을 죽이기 위한 음모가 결실을 맺은 날은 1923년 2월15일이었다. 이것이 사상 최초의 정감록 인쇄본이다. 도쿄판 정감록은 인기가 대단했다. 초판으로 몇 부를 찍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출간된 지 약 보름 만에 제3판을 제작할 정도였다. 도쿄판은 아마 일본에서도 상당히 팔렸겠지만 주로는 ‘식민지 조선’에서 소비됐을 것이 뻔한 이치였다. 호소이가 바란 것도 바로 그 점이었다. 도쿄에서 만든 정감록으로 한국의 정감록 세계를 평정한다는 목표는 어쩌면 단시일 내에 달성될 듯도 하였다. 도쿄서 들어온 정감록이 잘 팔려 나가자 한국의 출판계도 들썩이기 시작했다. 정감록을 찍어내면 돈이 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일각에선 호소이의 민족성 비판에 강한 불만이 제기되었다. 내놓고 맞싸울 형편은 안 되었지만 정감록까지도 ‘그 잘난’ 일본인의 손으로 다듬어진 책을 봐야 되는가 하는 강력한 반발이 없지 않았다. 동경판의 뚜껑을 열어본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경악했다. 호소이는 무지한 한국 사람을 계몽한답시고 무려 50쪽이나 되는 정감록 비평을 썼다. 정감록의 허구를 낱낱이 파헤치고 나아가 한국 사람의 타고난 ‘야만성’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 논지는 대개 이런 식이었다. 한국인들은 태초부터 불합리한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련한 한국 민족의 정신적 미성숙은 그들이 정감록과 같은 미신에 맹목적으로 빠져 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증명된다. 이렇게 유치하고 야만적인 성격이 한국민족의 본성이다. 국제적으로 저열한 한국의 민족성은 어디서 비롯됐을까. 한반도의 역사 및 지리적 조건이 빚어놓은 결과다. 당시 유행하던 지리적 결정론을 빌려 호소이는 ‘미개한’ 한국인을 질타했다. 귀신을 숭배하고 점치기를 좋아하는 풍습은 당시 일본사회에서 더욱 성행했다. 그러나 일본민족의 위대성을 맹신한 호소이의 눈에는 그런 현상이 들어올 리가 없었다. ‘야만적’인 한국인까지도 호소이는 마음속 깊이 사랑했던 것일까. 그는 하루바삐 정감록 신앙에서 한국인을 구출하여야만 된다고 믿었다. 합리적이고 발달된 현대 일본사회의 참된 구성원이 되기 위해서 한국인은 정감록 신앙을 포기해야 된다. 이것이 호소이의 변(辯)이었다. 그러나 1923년 동경판 정감록을 간행한 진짜 목적은 다른 데 있었다. 대일본제국의 번영을 위해 정감록이라는 정치적 폭탄에서 뇌관(雷管)을 제거하는 것이었다. 동경판이 제3판에 돌입한 지 보름 정도 지난 1923년 3월19일 김용주가 편찬한 정감록이 독자들에게 선을 보였다. 편찬에 나선 김용주는 호소이와는 전혀 다른 태도였다. 그는 정감록의 내용에 대해 아무런 비평도 보태지 않았다. 딱히 정감록을 옹호하지는 않았으나 이것은 호소이에 대한 무언의 항변이었다. 굳이 김용주가 정감록을 신앙하였다거나, 민족주의자였다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가 정감록에 대해 아무런 비평을 가하지 않은 데는 호소이의 지나친 악평에 대한 반발심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밖에도 김용주에게는 정감록을 비판하지 말아야 할 두 가지 이유가 더 있었다. 첫째, 당시 많은 한국인들은 정감록의 내용을 틀림없는 예언으로 믿고 있었다. 식민지의 힘없는 지식인에 불과했던 김용주로서는 대중의 그러한 열망에 굳이 찬물을 끼얹을 이유가 없었다. 설사 그가 남다른 애국심의 소유자는 아니었다 하더라도 대한독립이 된다고 믿고 있는 동포들의 기대심리를 비난할 필요는 없었다. 둘째, 단순히 책을 많이 팔기 위해서라도 잠재적인 독자들의 희망을 꺾어서는 안 됐다. 김용주의 편집 태도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이 무엇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호소이에 대한 반감을 비롯해, 독립에 대한 기대와 상업적 목적이 골고루 다 작용했을 수도 있겠다. 어쨌거나 김용주는 정감록의 신빙성에 대하여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또 하나의 정감록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것은 한성판이라 불릴 만했다. 한성판엔 매우 흥미로운 점이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동경판과 공통되는 부분도 상당하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이 적지 않았다. 두 판본이 내용 면에서 차이를 보이게 된 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매사를 곧이곧대로 순진하게 받아들이는 입장에선 민간에 퍼져 있던 허다한 비결 가운데 어느 것은 호소이만, 또 다른 것은 김용주만 수집해서 자연히 그렇게 됐다고 할 것이다. 실제 정감록은 수백 년 동안 필사본으로 암암리에 전파되었기 때문에 각자의 수집본이 서로 다를 수가 있다. 그렇다면 동경판과 한성판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비결들은 어떻게 된 것인가. 그야 물론 좀 더 널리 퍼져 있던 유명한 예언서로 보아야 옳을 것이다. 전국 어디에나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누구나 손쉽게 수중에 넣을 수 있는 그런 대표적인 예언서 말이다. 나는 이런 입장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동경판을 편집한 호소이가 매우 국수주의적이었단 점을 다시 한 번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그는 수집된 정감록을 모두 출판하는 데 목적을 두지 않았다. 일본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 달리 말해 진인출현이나 대한독립의 메시지가 약한 ‘순화된’ 비결만을 선별적으로 알리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었다. 그는 ‘고약한’ 내용의 예언까지 인쇄에 부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김용주는 달랐다. 그는 도쿄본의 상당수를 답습하면서도 도쿄본에 실리지 못한 다른 비결들을 많이 포함시켰다. 김용주는 호소이가 정감록의 정본을 만들려고 한 의도를 정확히 꿰뚫어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도쿄판이 정감록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했다. 진짜 정감록은 훨씬 더 위험한, 폭발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을 암시하고자 했다. 그러나 가장 ‘위험한’ 정감록을 출간하지는 못했다. 총독부의 검열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결국 호소이의 뜻대로 되다 당연히 김용주의 정감록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것은 조선총독부의 의도와 배치된다. 일본인들이 보기에 김용주의 한성본이 딱히 위험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눈에 거슬리는 점이 없지 않아 조만간 도태되어야만 될 책이었다. 1937년 중·일전쟁이 터지자 식민지 한국의 정세는 한결 경색됐다. 이른바 전시총동원체제가 작동돼 비상시국이었다. 엄격한 사상통제와 감시가 일상화되는 가운데 정감록에 대한 통제도 한 단계 더 나갔다. 그 무렵 새로운 정감록이 나왔다. 현병주의 ‘비난정감록진본’이었다. 마침 경성에서 나왔기 때문에 이를테면 경성본이라 부를 만하다. 그런데 해명돼야 할 문제가 있는 책자였다. 우선 표면상 출간연도가 미상이란 점이 문제다. 책의 간행지를 ‘경성(京城)’이라고 표기해 놓은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식민지시기 서울에서 나온 것은 틀림없다. 경성본이 나온 시기를 좀더 구체적으로 알아내기 위해 나는 본문의 표기법을 자세히 분석했다. 문장의 구조와 맞춤법이 현대의 격식에 가깝다. 그런 이유로 나는 경성본의 간행시기를 1930년대 중반 이후로 확신한다. 경성본은 내용면에서도 앞서 간행된 한성본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경성본은 정감록이 사실무근의 허망한 책자라는 논설을 싣고 있다. 편자 현병주는 정감록의 가치에 대해 직접적인 판단을 보류한 김용주와는 달랐다. 하지만 현병주가 단순히 일본인 국수주의자 호소이를 추종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그는 정감록의 허구성을 비판하였을 뿐 문제의 궁극적인 원인을 한국인의 저열한 민족성에서 찾지는 않았다. 또 하나 언급하고 싶은 점은 현병주가 비결의 내용 중에서 자신이 동의하지 못하는 대목에 대해 일일이 비판을 가했다는 점이다. 예컨대 비결의 본문에 길지(吉地)에 피난을 가더라도 피난 시기에 따라 생명을 건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부분이 있다. 현병주는 바로 그 구절의 끝에 괄호를 치고는 “생명을 건지는 땅 중에도 종종 생명을 건지지 못하는 곳이 있다.”고 비꼬는 투로 주석을 붙였다. 이와 같이 조목조목 정감록의 내용을 비판함으로써 현병주는 정감록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려 했다. 호소이의 정감록 말살 의도는 현병주에 이르러 더욱 공교해졌다. 나는 현병주가 친일파였는지 여부를 알지 못한다. 다만 정감록에 대한 총체적 불신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정감록을 출간했다는 점에서 현병주는 호소이의 완벽한 후배다. 현병주는 좀더 중요한 점에 있어서도 호소이의 전통을 계승했다. 나는 지금 경성본에 실린 비결의 내용을 문제로 삼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해 호소이는 35종의 선별된 비결을 공개했다. 김용주는 그보다 16종이 더 많은 51종을 간행했다. 그런데 경성본에는 25종만 실려 있다. 현병주는 호소이의 동경본과 김용주의 한성본에 공통적으로 나오는 비결로 한정했다. 결과적으로 말해 그는 호소이가 간행한 비결의 일부만이 정감록의 정본이라는 인식을 심는 데 기여했다. 호소이가 공개한 35개의 비결 가운데 25종은 광복 이후 간행된 여러 정감록에도 빠짐없이 등장한다.20세기 후반부터 한국사회에서 정감록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호소이의 비결을 정본으로 대접하게 됐다. 그렇게 된 줄이나 제대로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푸른역사연구소 소장)
  • [지금 울산에선] “고래도시 세계에 알릴 기회” 축제열기 후끈

    [지금 울산에선] “고래도시 세계에 알릴 기회” 축제열기 후끈

    “고래도시 울산 방문을 환영합니다.”수산분야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국제회의로 꼽히는 IWC(International whaling committee·국제포경위원회) 제 57차 연례회의가 우리나라 대표적인 고래도시 울산에서 오는 27일부터 6월24일까지 열린다. 울산시는 1년 전부터 행사준비 전담팀을 구성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IWC 연례 회의는 세계 각국이 고래자원에 대한 적절한 보존과 관리를 통한 포경산업의 질서있는 발전을 위해 1946년 IWC를 설립한 뒤 해마다 1차례씩 갖는 회의다.1차 회의는 1949년 런던에서 열렸다. 이 회의에서 세계 고래정책 방향이 결정된다. 우리나라에서 IWC 연례회의가 열리는 것은 처음인데다 울산으로서는 단독으로 치르는 첫 국제행사다. ●세계 60여개국 정부대표·과학자 집결 울산회의에는 IWC 회원 61개 나라 정부대표와 과학자 각 250여명,NGO 및 언론인 각 150여명 등 모두 600명이 넘는 인원이 참가할 예정이다. 회의를 주관하는 해양수산부와 개최도시인 울산시는 외교통상부·경찰 등 관련기관과 합동으로 올해 초 대책반을 구성해 행사 전반에 걸쳐 빈틈없는 준비를 하고 있다. 회의기간 외국인을 비롯한 참가자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자원 봉사자 250여명이 뒷바라지를 한다. CNN을 비롯해 세계 100여개 언론사 취재진이 회의장인 롯데호텔에 마련되는 프레스센터에서 시시각각 울산 회의소식을 세계로 전한다.6월 20∼24일 공개로 열리는 전체 회의는 한국어로도 동시통역돼 인터넷을 통해 울산시·해양부·국립수산과학원 등의 홈페이지로 링크해 생중계된다. ●반구대 암각화 참가자 필수 방문코스로 울산시는 IWC 회의를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에 이어 울산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기고 차근차근 준비를 했다. 고래류를 비롯해 여러 동물 그림이 새겨져 있는, 선사시대 바위그림인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는 외국인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시는 회의에 참가하는 모든 외국인들을 반구대 암각화로 안내해 울산 고래문화의 진면목을 보여줄 계획이다. 또 주말·휴일을 이용해 울산의 주요 산업시설과 문화유적지를 관광할 수 있도록 무료 시티투어버스도 운행한다. IWC 회의와 연계해 제 10회 바다의 날 전국기념식이 오는 31일 장생포동 해양공원에서 대대적으로 열리는 데 이어 6월4일까지 다채로운 바다 관련 행사가 이어진다. 고래도시 전통을 잇기 위해 해마다 개최하는 고래축제(6월 18∼21일)도 회의기간에 맞추어 준비했다. 김남조 시인을 비롯해 50명의 유명 시인들이 고래를 주제로 쓴 시 50여편을 엮은 ‘고래의 노래’ 시집을 IWC 회의 기념 시집으로 최근 발간했다. 한국어와 영어로 된 이 시집은 IWC 회의 참가자들에게도 나눠줄 예정이다. ●고래도시 울산 국제적 위상 높아질 계기 울산시는 최근 IWC 울산회의 관련 안내책자 초안을 IWC 사무국에 보냈다.IWC측은 초안을 검토한 뒤 회의 및 행사를 울산처럼 다양하게 준비한 도시는 없었다며 울산시의 노고에 감사한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왔다. 정부와 울산시는 IWC 울산 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 우리나라와 개최도시 울산의 국제적 위상이 동시에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울산발전연구원은 IWC 연례회의 개최에 따른 경제창출효과가 숙박·음식·관광·교통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 걸쳐 264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IWC 과학위원회 리셉션, 총회개회식과 ‘IWC인의 날’ 등 주요 행사에 개최도시 대표로 참석해 인사말을 할 예정이다.60개가 넘는 세계 주요 국가 정부대표단이 참석하는 공식적인 대규모 국제행사에서 시장이 울산을 마음껏 자랑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는 것이다. ●‘포경’‘반포경’ 다툼막기 경비·경호에 신경 정부와 울산시는 IWC 울산 회의기간에 불법포경행위가 발생할 가능성과 그린피스를 비롯한 국제환경단체의 포경반대운동에 신경을 쓰고 있다. 해경은 IWC 행사를 앞두고 지난해부터 불법 포경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하고 있다. 회의기간 중 포경과 반포경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불법포경사례가 발생하면 우리나라 이미지 실추와 더불어 국제적 비난이 쏟아질 것을 어민들도 잘 알기 때문에 불법으로 고래를 잡는 사례는 생기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IWC 회의기간 울산에 머물면서 적극적인 포경반대활동을 펼 계획이다. 경찰은 포경을 지지하는 주민·단체와 반포경단체 등과 다툼이 생길 경우에 대비, 각국 대표 숙소와 행사장 주변 등에서 철저한 경호·경비를 한다. 장생포항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포경 재개를 기다리며 IWC 연례 회의 때마다 귀를 귀울여 왔다. 해경 등은 주민들이 포경이 재개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국제분쟁이 생기면 국익에 도움 될 게 없다는 판단에서 그린피스 등에 맞대응하는 등의 불미스러운 사태는 생기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울산총회 ‘포경 재개되나’ 세계가 주목 “IWC 울산 회의에서 고래잡이 재개가 결정될 수 있을까?” 고래 관련 전문가 등은 현재 IWC에 가입한 61개 회원국들의 성향 등을 분석해 볼때 올해 울산 회의에서도 포경 재개와 관련된 안건은 통과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포경 재개와 같은 주요 안건은 IWC총회에서 출석 회원국 4분의3이상 찬성을 얻어야 통과된다. 지난해 이탈리아 소렌토 회의때 나타난 각종 안건 투표 결과로 미루어 보면 현재 포경과 반포경을 지지하는 나라는 반반으로 팽팽히 나눠져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IWC 최대 관심사안인 포경허용 안건은 올해 울산 총회에서도 3분의2이상 찬성을 얻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회원국 가운데 미국·영국·호주·뉴질랜드·네덜란드·독일 등은 반포경 강경국가로, 일본·노르웨이·아이슬란드·덴마크·러시아·중국 등은 포경 추진 국가로 분류된다. 우리나라는 포경 추진을 지지하면서도 미묘한 사안에 대해서는 중립을 지키는 애매한 위치다. 포경·반포경 진영은 서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포경문제에 별로 관심이 없는 국가에 대해서도 계속 회원국 가입을 권유해 꾸준히 세를 불리고 있다. IWC는 1982년 상업포경 일시금지를 결의하면서 고래자원을 지속적으로 안전하게 이용하기 위해 한정된 포획량을 산출하는 개정관리방식(RMP)과 이를 엄격한 감시 감독 아래 시행하기 위한 개정관리제도(RMS)를 만든 뒤 포경을 재개하기로 의견을 모았었다. 포경추진국가들에 따르면 반포경국가 진영에서 개정관리제도 등이 미흡하다는 이유 등을 내세워 포경 재개를 계속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고래 연구 학자 등은 반포경을 주도하는 미국·호주·뉴질랜드 등이 포경을 반대하는 배경에는 고래보호 외에 또다른 목적이 깔려있는 것으로 본다. 반포경을 주장하는 나라들은 주로 축산국가들이며 고래고기를 먹지 않는 나라들이다. 포경이 허용되면 고래고기를 먹는 한국·일본 등으로 육류수출이 줄어드는 데다 앞으로 식량문제가 나타날 수 있는 중국·러시아의 남극 포경 진출에 대한 우려 때문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울산과 고래-고래새긴 바위등 곳곳 유적 장생포는 대표적 포경항구 고래와 울산과의 인연은 아득한 선사시대부터 이어져왔다.5000년 전에 그린 각종 고래의 형상이 또렷이 남아 있는 국보 285호 ‘반구대 암각화’가 바로 그것. 댐 상류 계곡 넓은 바위 수직 벽면에 범고래·향고래·귀신고래 등 48마리의 각종 고래 그림을 비롯해 여러 가지 물상(物像)과 고래잡이 장면 등이 새겨져 있다.1970년 발견된 이 암각화에 대해 고래 및 암각화 관련 분야에서 국제적 권위를 가진 학자들은 세계적으로 가치있는 선사시대 문화재라며 감탄한다. 1962년 천연기념물 126호로 지정된 울산극경회유해면(克鯨廻遊海面)도 고래도시 울산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문화자원이다. 극경(쇠고래)은 해안가에 가깝게 사는 고래로, 암초가 많은 곳에서 귀신같이 나타난다 해서 귀신고래라고도 부른다. 울산 쇠고래 회유 해면은 고래 사냥으로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쇠고래가 새끼를 낳기 위해 이동하는 경로를 말한다. 현재 울산 쇠고래 회유 해면이 속해 있는 서부 북태평양과 북대서양 쇠고래는 멸종 위기에 있다. 동부 북태평양 쇠고래는 보호와 감시로 멸종 위기를 벗어난 상태. 상업포경 금지 전까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포경기지였던 남구 장생포항도 고래 연고지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장생포항에는 4층 규모의 고래박물관이 건립돼 오는 31일 문을 연다. 또 박물관 옆에는 고래자원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조사를 할 고래연구센터(국립수산과학원 산하기관)가 곧 착공돼 내년 초 완공된다. 울산시는 이번 IWC 울산회의를 계기로 울산의 도시브랜드를 ‘세계적인 고래도시’로 정해 성가를 높여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고래 관련 각종 자원을 활용해 고래테마 관광사업을 적극 추진한다. 울산을 상징하는 캐릭터도 고래를 귀엽고 친근한 모습으로 형상화한 ‘해울이’로 정해 지난 3월 특허청에 상표등록을 마쳤다. 최근 울산시는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고래를 직접 구경하는 고래생태관광이 가능한지 검토작업을 하고 있다. 어업지도선을 이용해 이달부터 다음달 말까지 두달동안 울산지역 연안을 돌며 고래가 얼마나 있는지 조사한 뒤 관광사업 타당성을 분석해 추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임해리의 色色남녀]‘홀로 色氣’ 없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5%를 차지하는 독신은 아직도 이 사회에서는 마이너리그에 속한다. 물론 요즘은 독신이라고 해서 무조건 유통기간 지난 빵이나 떨이로도 안 팔린 고등어 취급을 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신에 대한 편견과 억압은 건재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그 중 하나가 독신의 성은 개방적이고 자유로울 것이라는 인식이다. 내 주변의 많은 독신들은 끊임없이 사랑과 섹스를 갈구하지만 파트너를 만나 즐거운 성생활을 구가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30대의 커리어우먼들은 대개 자아의식이 발달하여 일로 성공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보니 수컷(?)을 찾는데 그다지 열정적이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또한 대부분의 여성들은 사랑과 섹스를 분리하지 않고 사랑의 조건이 충분해야(결혼 가능성을 포함하여) ‘섹스’라는 신용카드를 발급하는 편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발급대상자가 웬만해서 나타나지 않는다는 현실에 있다. 한편 30대 독신남성의 경우는 결혼보다는 사랑과 섹스가 우선이고 사랑이 안 되면 섹스라도 해결하고자 하는 본능에 충실한 듯 보인다. 그런데 ‘필’이 꽂히는 상대를 만나 작업(?)을 하다가 저쪽에서 결혼운운하면 머리에 ‘쥐’가 난다는 것이다. 얼마 전 내가 아는 여자가 큐피드 화살을 맞은 듯 목소리와 얼굴에 윤기가 돌기 시작했다.‘방년’ 45세의 ‘첫솔’(결혼 경력이 없는 솔로)로 외모는 평범하고 여성적이다. 그런데 주위에서는 그녀의 숨막히게 하는 사랑 때문에 남자들이 도망을 간다는 것이다. 먹이를 들고 유인하는 ‘그레코로만형’ 타입이라고 보여진다. 실제로 그녀는 남자에 대한 관심도 많고 맘에 드는 상대에게는 은근히 사인을 보내놓고도 막상 상대가 ‘한번 하자!’고 하면 “어머머! 사람 어떻게 보시는 거예요? 무슨 매너가 그래요!”라고 펄펄 뛴다고 한다. 남자들 표현으로 ‘꼭지 돌게 만드는 여자’인 셈이다. 그녀가 입버릇처럼 하는 멘트가 “정신적 사랑이 없는 섹스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신적 사랑만 있으면 그것이 전부일까? 아니 우리가 무슨 귀신도 아닌데…. 물론 육체적 쾌락에 빠지는 것도 ‘푸줏간 사랑’(중세 서양에서는 홍등가를 고깃집으로 묘사하였다.)일 뿐이다. 나는 그녀가 늘 정서적 불안과 상실감을 껴안고 흔들리며 사는 것이 사랑보다도 섹스의 결핍 때문이라는 느낌이 많이 든다. 한편 나의 오랜 친구 중 40대 독신남자들은 ‘첫솔’이 많은 편이다. 그런데 이들은 풍상의 세월 속에서 ‘독신’(獨神)의 경지에 올랐는지 중성적으로 변해 버린 듯하다. 정말로 늑대도 이빨 빠지면 애완동물 된다더니…. 우정의 차원에서 요즘 성생활 잘하고 있냐고 물어보면 ‘씰데없는 소리말고 술이나 먹자!’고 해서 위로주 마셔주다 속 아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물론 그 중에는 왕성한 성생활을 자랑하는 친구도 있지만 그의 얼굴을 보면 별로 신빙성이 없는 것 같다. 얼굴색은 거무튀튀하고 윤기와 물기가 없으며 피부가 우둘투둘한 것이 한 3년된 약용 귤껍질과 같기 때문이다. 여자와 남자가 눈을 맞추는 일도 시력이 좋은 시절에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독신의 성(性)은 그 삶만큼이나 외롭고 폐쇄적이며 자유롭지 않은 것이 다수의 현실이다.
  • [MLB] 찬호 “못믿을 불펜”

    ‘박찬호가 문제인가, 불펜이 문제인가.’ 올시즌 4승 고지를 앞두고 있는 박찬호(32·텍사스 레인저스)가 벌써 3번이나 불펜의 ’불쇼’로 승리를 날렸다. 17일 US셀룰러필드에서 가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경기에서 6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솎아냈지만 1회 만루홈런을 포함,6안타 5실점을 허용했다. 타선의 도움으로 6-5로 앞선뒤 마운드를 내려와 승리요건을 갖췄지만 마운드를 넘겨받은 구원투수 닉 레질리오가 8회말 이구치 다다히토에게 동점 솔로홈런을 허용, 승패조차 기록하지 못했다. 이날 박찬호는 투구수 96개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55개였고, 최고구속은 146㎞를 찍었다.3승1패를 유지했지만, 방어율은 4.99에서 5.32로 뛰어올랐다. 텍사스는 9회 케빈 멘치의 결승홈런에 힘입어 7-6으로 이겼지만 불펜진의 박찬호 구원 실패는 올시즌 벌써 3번째. 지난 4월 9일 시애틀전에서는 5와 3분의2이닝 동안 3실점하며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내려왔지만 불펜이 7회 역전을 허용하는 바람에 승리를 날렸고, 지난 11일 디트로이트전서도 6회 2사까지 4-2로 앞선 채 마운드를 내줬지만 구원투수가 동점을 허용,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3번의 똑같은 상황을 놓고 여러가지 원인 분석이 있지만 송재우 Xports 해설위원은 박찬호의 강박관념에서 찾는다. 그는 “6이닝을 놓고 보면 제구력은 80∼85점을 줄 만큼 평균치”라면서 “투구 메커니즘의 문제가 아니라 ‘불펜의 핵’ 프랭크 프란시스코와 카를로스 알만자의 공백으로 구멍이 난 구원투수진에 넘기기 전 최대한 끌고가려는 강박관념이 무덤을 팠다.”고 분석했다. 실제 박찬호는 이날 1회 투아웃까지 손쉽게 잡아냈지만 3번 애런 로완드에게 중전안타를 내준 뒤 폴 커네코와 칼 에버렛을 맞아 귀신에 홀린듯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꽂아 넣지 못했다. 확연히 볼로 보이는 유인구를 고집하다 볼넷을 반복한 것. 좌타자 AJ 피어진스키에게 0-2로 몰린 박찬호가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던진 투심패스트볼은 밋밋하게 복판으로 쏠렸고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그랜드슬램이 됐다. 고개를 떨궜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졌다.
  • ‘셜리 발렌타인’으로 만난 배우 손숙·연출가 글렌 월포드

    ‘셜리 발렌타인’으로 만난 배우 손숙·연출가 글렌 월포드

    서울 홍익대 앞 산울림소극장 3층 연습실.“글렌, 이 대사를 빼면 어떨까요?”“그건 안돼요, 숙. 극의 흐름상 아주 중요한 대사예요.”“음, 알았어요. 그럼 이 부분을 자르면 어때요?” 두사람 사이에 흐르는 약간의 긴장. 그러나 대화를 통해 금방 합의점을 찾은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각자의 대본을 고친다. 넉넉한 웃음이 인상적인 금발의 중년 여성은 영국에서 온 연출가 글렌 월포드, 그리고 날아갈 듯 가벼운 몸매로 이리저리 동선을 연습하는 이는 중견 배우 손숙이다.17일부터 산울림소극장에서 공연하는 연극 ‘셜리 발렌타인’을 위해 의기투합했다. 모노드라마(1인극)인 탓에 연습 멤버도 단출하다. 연출가와 배우, 그리고 조연출. 셋 다 여자다. 연습 때의 진지함은 어디로 사라진 건지 인터뷰가 시작되자 두 사람은 경쟁적으로 유쾌한 입담을 풀어놓는다.1994년 국내 초연 무대에 섰던 손숙은 “꼭 한번 더 해보고 싶은 역할로 마음에 품고 있었는데,11년 만에 그 소원을 이루게 돼 기쁘다.”며 들뜬 표정을 지었다. 절친한 친구인 극작가 윌리 러셀에게서 작품을 건네받아 영국 리버풀에서 첫 공연(1984년)을 연출했던 글렌 월포드에게도 이번 무대는 감회가 남다르다.“어떤 배우일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손)숙을 보는 순간 ‘아, 셜리구나’라는 느낌이 확 오더군요. 온화함, 유머감각, 새로움에 대한 도전의식 등이 딱 셜리를 닮았어요.” ●17일부터 두달 간 산울림소극장 공연 셜리는 순종적인 아내, 헌신적인 엄마라는 ‘자동인형’같은 역할에 갇혀 집안의 벽하고나 대화를 나누는 40대 주부다. 어느 날 친구의 제안으로 감행한 ‘나홀로’ 그리스 여행에서 까마득히 잊고 지냈던 자신과 대면하고, 새로운 인생을 꿈꾼다. 손씨는 “한때 어머니였고, 아내였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을 되찾는 셜리는 이 시대 여성들의 삶을 대변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주로 힘들고, 신산한 삶을 사는 여성들을 맡아온 그는 “유쾌하고 귀여운 셜리는 연기할수록 매력적인 여인”이라고 말했다. 월포드는 “부엌에 갇힌 주부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지만, 스스로 어딘가에 갇혀 있다고 느끼는 모든 이들의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셜리를 가장 좋아하는 여인으로 꼽은 이유도 그런 점에서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연출가로, 배우로 한평생을 살아온 두 사람의 삶은 사실 평범한 주부 셜리와는 거리가 멀다. 연출가 겸 배우로 활동중인 월포드는 영국뿐만 아니라 홍콩, 일본, 러시아, 그리스 등 세계 곳곳을 다니며 그 나라 언어로 공연하는 걸 즐긴다.“너무 바빠서 남자친구 만날 시간조차 없다.”고 농담처럼 얘기하던 그녀는 “사람이든 장소든 한 곳에 정착하는 인생은 흥미없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평범한 40대 주부의 자아찾기 오랜만에 1인극을 연습하느라 밤잠을 설친다는 손씨는 “남들처럼 쉬운 인생 놔두고 왜 이렇게 힘든 길을 가나 싶을 때도 많다.”면서 “누가 억지로 시켜서 하는 거라면 진작에 그만뒀을 것”이라고 말했다.“대사도 잘 안 외워지고, 육체적으로도 너무 힘들어 이번이 마지막 모노드라마가 될 것 같다.”는 그녀의 말을 연출가가 재빨리 가로막는다.“숙, 당신은 그러지 못해요. 산고의 고통처럼 그 순간이 지나면 금방 잊어버리고 다시 시작할걸요? 내가 그렇듯이 말이에요.” 손씨는 “한국어 대사도 어디가 틀렸는지 귀신같이 잡아낼 정도로 치밀하고, 섬세한 연출가”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요즘도 가끔 배우로 무대에 선다는 연출가에게 ‘좋은 배우, 좋은 연출가’의 조건을 물었다.“참을성, 용기, 유머감각.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절대 포기하지 않는 거예요!” 7월17일까지.(02)334-591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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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페라와 발레의 만남

    오페라과 뮤지컬, 발레의 만남.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이른바 ‘퓨전 클래식 콘서트’가 열린다.‘Only For U’(당신만을 위해)란 기치를 내건 이 퓨전 클래식 음악회는 오는 10일,11일 두 차례에 걸쳐 잠실 올림픽 홀에서 펼쳐질 예정. 이번 공연에는 바리톤 김동규씨 등 정상급 오페라 가수들을 비롯, 독일 등 유럽에서 활동하는 실력파 한국 출신 오페라 가수들과 세계 최정상의 발레리나 강수진씨,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필립 마란기비즈 등이 총 출동한다. 1부는 오페라에서 가장 사랑받는 아리아들을 한데 모아서 공연한다. 소프라노 신지화, 메조소프라노 이아경, 테너 배재철, 베이스 심인성씨 등이 오페라 라보엠 중 ‘그대의 찬 손’, 카르멘 중 ‘꽃노래’, 리골레토 중 ‘악마여 귀신이여’, 투란도트중 ‘공주는 잠 못 이루고’등 귀에 익은 노래들을 선사한다. 2부에서는 발레리나 강수진과 바란키비즈의 로미오와 줄리엣 발레 공연이 이어진다. 이번 콘서트가 기존의 콘서트와 확연히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그동안 오페라의 하이라이트만 모은 갈라콘서트는 있었지만 이처럼 발레와의 접목을 시도한 것은 드문 일이다.(02)420-1751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불어라 봄바람(SBS 밤 12시25분)김태균 감독이 연출했던 ‘박봉곤 가출사건’(1996)의 시나리오를 담당한 이후 코미디물에 주력하고 있는 장항준 감독의 세 번째 연출 작품으로 2003년에 개봉됐다. ‘북경반점’(김의석 감독·1999),‘귀신이 산다’(김상진 감독·2004) 등의 시나리오도 그의 손에서 나왔다. 달리는 기차라는 좁은 공간에서 일어난 백수와 조폭 두목의 소동을 담은 흥행작이자 앞선 작품이었던 ‘라이터를 켜라’(2002)처럼 한 지붕이라는 장소를 마련하고 좌충우돌 캐릭터 2명을 몰아 넣었다. 하지만 ‘라이터‘만큼의 호응은 얻지 못했다. 최근 김남주와 결혼을 선언한 김승우가 무늬만 소설가이자 ‘쪼잔한’ 집 주인으로 나와 ‘라이터‘에 이어 망가진 모습을 선보이며, 코미디의 여왕으로 치켜세워도 모자람이 없는 김정은이 변두리 다방 영업부장이자 세입자로 웃음에 힘을 보탠다. 돈을 아끼느라 연애 한 번 못해보고 겨우내 보일러 대신 내복 두 겹씩 껴입고 살며, 성당에 쓰레기를 무단 투기할 정도로 구두쇠인 선국(김승우)의 집에 물망초 다방 화정(김정은)이 세입자를 주장하며 찾아들어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구두쇠 철학으로 살아온 선국의 생활은 화정의 출현으로 하나 하나 변화를 겪게 되는데…. ●알츠하이머 케이스(KBS2 오후 10시5분)동명의 베스트셀러 범죄소설을 영화로 만든 작품으로 에릭 반 루이가 연출을, 벨기에의 국민배우 얀 데클레어가 타이틀 롤을 맡았다.2004년 토론토 영화제 공식 초청작. 벨기에에서 개봉했을 때 흥행 1위에 오르는 대박을 터뜨렸다. 국내에 소개된 적이 없는 6개국 최신 화제작을 관객들에 선보이고자 KBS가 마련한 프리미어영화제의 다섯 번째 작품으로 30일 단성사에서도 스크린에 걸린다. 마르세유에 살고 있는 노년의 킬러 안젤로(데클레어)에게 고향 안트워프에서 청부살인 의뢰가 들어온다.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안젤로는 거절하려 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그 건을 마지막으로 은퇴하기로 결심을 한다. 하지만 의외로 대상은 12살 소녀 비케. 아이의 눈을 바라보다 총을 거두고 돌아섰지만, 이날 TV 뉴스를 통해 소녀가 시체로 발견됐음을 알게 된다. 한편 비케가 관련된 미성년자 매춘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 빙케(코엔 드 보)와 프레디(베르너 드 스마트)는 이번 사건이 고위직 관료의 실종과 살인으로 이어지는 커다란 음모의 일부라는 것을 밝혀내게 되는데….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서울광장] 일진회와 조폭, 같은 점 다른 점/이용원 논설위원

    [서울광장] 일진회와 조폭, 같은 점 다른 점/이용원 논설위원

    어제 아침신문에는 일가족 3명의 동반자살에 얽힌 참혹한 사연이 보도됐다.40대 후반인 아버지는 죽음에 앞서 교육부총리 등에게 보내는 탄원서를 남겼다. 그는 아들이 고교 입학후 3년째 동료학생들에게 수없이 폭행당했다면서, 학교에 도움을 청했지만 소용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죽음을 안고 하소연한다.”고 적었다. 그 전날 신문도 마찬가지였다. 마산의 한 아버지는 중학교 2학년때 목숨을 끊은 아들의 유서를 3년만에 공개했다.“사람 좀 괴롭히지 말라.” “귀신이 되어서라도 너희들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중학생인 아들이 교내 폭력에 희생됐다며 샌드위치형 피켓을 걸치고 그 학교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인 어머니도 있었다. 이제 학교폭력은 학생 개인을 희생자로 삼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가족에게도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며, 심지어는 가정을 파괴하기까지 하는 것이다. 이것이 학교폭력과 그에 따른 피해의 실상이다. 지난달 9일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가 밝힌 일진회의 실상은 우리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일진회원의 숫자가 전국적으로 40만명으로 추정된다느니, 지역별 연대조직이 존재한다느니,‘섹스 머신’이라는 성적(性的) 일탈행위를 한다느니 폭로한 내용은 차마 듣지 못할 것들이었다. 그러나 ‘40만명’이라는 숫자 자체는 부풀려졌다 쳐도, 또 학교별 차이는 있을지라도 학교폭력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사실만은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 참에 학교폭력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듯했다. 그런데 한달여가 지난 지금 학교폭력은 사회의 관심에서 슬며시 벗어난 인상이다. 일진회로 상징되는 학교폭력의 실상을 보고 들으면서 가끔 조폭과 비교하게 된다. 일진회와 조폭은 폭력을 수단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닮은 꼴이다. 그렇다면 일진회는 단순히 조폭의 축소판인가, 아니면 조폭을 흉내낸 아이들의 놀이에 불과한가. 그 폐해의 심각성으로 말하면 일진회, 즉 학교폭력이 훨씬 위험하다고 생각된다. 보통사람이 일상생활에서 조폭과 마주치는 일은 거의 없다. 출퇴근 길에 조폭에게 돈을 빼앗기거나 매를 맞고, 직장 안에서 동료들의 폭행·폭언에 시달리는 직장인을 상상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아이들의 생활공간인 학교에서는 이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 생활을 같이하는 동료들에게 늘상 매맞고 돈을 빼앗긴다면 어른도 견뎌내지 못할 것이다. 하물며 아이들은 어떻겠는가. 조폭의 폭력에는 또 일정한 목적이 있다. 따라서 요구사항을 들어주거나 적절히 타협하면 폭력은 행사되지 않는다. 하지만 학교폭력에는 목적이 따로 없는 경우가 많다. 괴롭히는 것 자체가 가해자에겐 목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피해 학생이 아무리 애써도 타협이 되지 않는다. 피해학생에겐 적절한 방어수단이 없다. 조폭이 폭력을 휘두르면 경찰이 개입한다. 그러나 학교폭력에는 어지간해서 공권력이 간섭하기 힘들다. 대신 학교에서 학생을 보호할 일차적인 책임은 교사가 지고 있다. 그렇지만 교사들은 교실 안팎에서 벌어지는 폭력사태를 잘 모르거나, 또는 모른 체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학생들은 보호받기조차 어렵다. 결국 학교폭력은,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데다 개인적인 방어가 어렵고 공권력에서 일정거리 벗어나 있다는 점에서, 또 대상이 어린이·청소년이라는 점에서 조폭의 폭력보다 치명적이다. 학교폭력은 이번 기회에 뿌리 뽑아야 한다. 그 실상이 명백히 드러났는데도 우리사회가 이를 근절하지 못한다면 학교폭력은 더욱 고착되고 기승을 부릴 것이다. 지난달 말 중·고생을 대상으로 벌인 한 설문조사에서 91.5%는 경찰의 단속강화에도 불구하고 일진회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 이 사회 어른들에 대한 불신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더욱 무거워진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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