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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지성, 오늘 밤 리버풀전엔 나올까

    박지성, 오늘 밤 리버풀전엔 나올까

     14일 프리미어리그(EPL) 양대산맥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의 경기가 임박한 가운데,박지성의 출격 여부에 한국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승점 65로 1위를 달리고 있는 맨유와 승점 58로 3위인 리버풀이 리그 우승을 놓고 싸우는 중요한 순간에 박지성의 중용되느냐 아니냐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중요한 경기에서 박지성을 제외시키며 한국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더구나 박지성은 2005년 EPL 데뷔 후 리버풀과의 경기에서는 단 두차례 교체 투입되며 총 5분도 뛰지 못했다.  하지만 박지성이 최근 5경기에서 1골 2도움으로 절정의 기량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번 경기에서도 선발로 뛸 가능성이 있다.더구나 폴 스콜스와 라이언 긱스의 체력 소진도 박지성의 출전 가능성을 높여준다.지난 12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08/0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체력을 소모한 폴 스콜스·라이언 긱스와 달리 박지성은 6분여를 뛰며 ‘신형 엔진’에 힘을 비축했다.이에 대해 한 영국 일간지는 지난 13일 “박지성·대런 플레처의 에너지를 아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지역 언론인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도 같은 날 “인터 밀란전에서 승리한 퍼거슨 감독이 리버풀전에서는 박지성·테베스·안데르손 등으로 변화를 줄 것”이라고 보도해 박지성 선발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한편 맨유와 리버풀은 14일 오후 9시45분(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177번째 장미전쟁’을 벌인다.현재까지 176번 맞붙는 동안 맨유가 리버풀에 68승 50무 58패로 우위를 보이고 있다.리버풀은 최근 8경기에서 3승만 올린 반면,맨유는 리그에서는 11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그러나 둘이 맞붙은 최근 경기(지난해 9월 13일)에서는 리버풀이 2-1로 승리했고,지난 11일 벌어진 레알 마드리드전에서는 스티븐 제라드와 페르난도 토레스의 복귀로 4-0 대승을 거뒀기 때문에,이번 177번째 장미전쟁의 승자는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박지성 강슛 녹슬지 않았다 골키퍼가 아이팟 동영상 보고 승부차기 선방?
  • 佛 11일 43년만에 나토 복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프랑스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복귀 의사를 밝힐 예정이라고 AFP통신 등 외신이 8일 보도했다. 의회 표결은 17일로 예정돼 있어 이 안이 통과되면 프랑스는 1966년 샤를르 드골 대통령이 나토를 탈퇴한 지 43년 만에 회원국으로 돌아오게 된다.AFP는 프랑스의 나토 복귀를 바라보는 프랑스인들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사르코지와 그 지지자들은 이번 복귀로 서구 동맹국 사이에서 프랑스의 영향력이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반대자 사이에서는 결국 나토를 이끌고 있는 미국의 영향력 안으로 편입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등 독립성을 걸어온 프랑스의 외교 전통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다. 드골 대통령이 당시 나토를 탈퇴한 이유도 바로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다.하지만 프랑스는 나토 작전에 꾸준히 참여하는 등 직간접적으로 나토와 연결고리를 이어왔던 것이 사실이다.에르베 모랭 프랑스 국방장관은 지난 6일 “(나토 복귀로)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단언했다.안석기자 ccto@seoul.co.kr
  • “문학, 정치 그리고 현실과 소통하라”

    ‘문학의 위기’는 십년 남짓 동안 지루할 만큼 반복돼온 화두다. 그래서 ‘문학 위기론’ 자체가 위기로 느껴질 지경이다. 하지만 문학의 위기 징후가 쉬 가시지 않고 심화되고 있음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부에서 빠져나와 거리를 두고 바라보기는 결코 만만치 않다. 줄탁동시(?啄同時·병아리가 부화하려면 달걀 안팎에서 동시에 쪼아야 한다는 것), 외부의 자극이 필요한 이유다. 2004년 국내에 소개된 일본의 문학평론가 가라타니 고진의 화두 ‘근대문학의 종언’은 거의 핵폭탄급이었다. 문학의 기능과 역할, 향후 존립 자체의 가능성 등 고진이 툭 던진 주장은 4년 남짓 지난 지금도 여전히 한국의 평론가들을 ‘고진 찬반 담론’의 테두리에 가둬 놓고 있을 정도다. 여기에 지난해 말 우리나라를 방문한 알제리 출신 프랑스 철학자 자크 랑시에르가 던진 ‘문학의 정치성’이라는 화두까지 가세하면서 문학 논쟁의 시대를 예고했다. ‘문학의 정치성’이란 단순한 현실 참여문학이 아닌, 사회와 세계를 서술하고 재편성하는 기능으로서 문학의 역할을 의미한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문학동네, 문학수첩, 창작과비평, 문학과사회, 오늘의문예비평 등 계간 문예지들은 최근 발행한 봄호에서 일제히 문학과 정치의 상관 관계를 들고 나왔다. 문학동네 58호는 특집기획 ‘2009, 문학성의 새로운 구성’에서 이 문제를 두고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문학평론가 서영채는 ‘역설의 생산-문학성에 대한 성찰’을 주제로 우리식 담론 설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좀더 생산적인 것은 우리 내부에서 제기되는 질문들을 바로 보는 일”이라고 새로운 모색에 대한 절실성을 언급했다. 서영채는 ‘고진의 논리적 허실을 떠나 문학종언론이 (문학의) 사회적 영향력 상실로 사유된다면 매우 순진한 발상’이라면서 ‘문학성(문학다움)이란…그것의 존재에 대한 의심 속에서만, 긴장의 손길 속에서만, 문학의 구체적 사용 속에서만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속성이고, 문학성은 완성되고 파악되는 순간 곧 죽음을 맞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래서 그는 “문학성의 죽음이라는 테제는 곧 문학의 잠재적 생명력의 상징이자 소생을 예고하는 지표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라면서 “문학성의 죽음은…오히려 환영해야 할 어떤 것”이라고 해석했다. 차미령은 ‘소설과 정치’를 주제로 한 글에서 “어떻게 (현실 또는 정치와) 더 깊숙하게 소통할 수 있을까를 소설은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위와 같은 요구는, 소설이 대중들이 여가 시간에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읽을거리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시장의 요구와 왕왕 뒤섞여 버린다.”면서 현재 문학이 처한 위기의 단면을 보여 줬다. 그는 ‘우리는 모두 용산의 철거민들’이라는 명제로 “타자의 눈으로 보고, 타자의 입으로 말하며, 타자의 귀로 들을 때…(문학의) 정치적 주체는 태어난다.”고 랑시에르가 내놓은 ‘(공동체와) 불가능한 동일시’ 논리를 우리의 처지와 실정 속에서 변주했다. 문학과사회 85호는 프랑스 파리 1대학 철학과 박사과정에 있는 양창렬이 지난달 랑시에르와 현지에서 인터뷰를 가진 뒤 쓴 글을 특별기고 형식으로 실었다. 철학자로서 랑시에르의 저작은 국내에 무수히 번역되고 있지만, 그의 문학론을 구체적으로 접할 수 있는 저작 ‘문학의 정치’, ‘말 없는 말’, ‘단어들의 살’ 등은 아직 소개되지 않았다. 발자크와 플로베르, 빅토르 위고 등 작가들을 통한 랑시에르의 문학관을 간략하게나마 접할 수 있다. 문학수첩 25호 역시 고봉준, 정영훈, 허병식, 조연정, 백지은 등 5명의 문학평론가를 통해 특집기획 ‘한국문학에 던지는 새로운 제안’을 내놓았다. 하정일 원광대 교수는 오늘의문예비평 72호에서 ‘학문의 식민성과 기원의 은폐’를 주제로 삼아 ‘일본발 수입 담론의 관행’에 문제를 제기했다. 일종의 메타비평(평론에 대한 평론)으로 국내 평단에서 상대화의 노력을 발견하지 못한 점을 안타까워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적응은 필요없다 곧바로 우승 도전”

    ‘황제가 돌아온다.’ 지난해 6월 US오픈 직후 무릎 수술로 시즌을 조기 마감한 뒤 모습을 감췄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254일간의 공백을 깨고 코스로 돌아온다. 우즈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주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악센추어 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 출전할 것”이라고 20일 밝혔다. 지난 9일 둘째 아이인 찰리를 얻은 우즈는 또 “엘린과 찰리는 모두 건강하다. 가족들과 집에서 보낸 시간은 매우 즐거웠다.”면서 “많은 분이 걱정해 주고 응원해 줘 감사하다. 이제 경기에 나설 준비가 됐다.”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이제 팬들의 눈길은 복귀 시기를 놓고 설왕설래하던 주변의 추측을 잠재우고 25일 밤(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개막하는 이 대회에 나서게 될 우즈의 복귀전 성적에 잔뜩 쏠리게 됐다. 우즈의 이번 복귀전은 자신의 타이틀 방어전이기도 하다. 지난해 우승을 포함해 이 대회에서 모두 세 차례나 정상에 섰다. 또 이 대회를 포함, 지난해 출전한 6개 투어 대회 가운데 4차례나 우승하는 등 죄다 5위 이내의 성적을 냈다. 투어 동료 스튜어트 애플비(호주)는 AP통신 인터뷰에서 “우즈는 적응하는 데 시간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고 이 대회부터 바로 우승에 도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윙 코치인 행크 헤이니 역시 “우즈도 사람이다. 10개월 동안 딱 한번 대회에 나갔을 뿐이기에 어느 정도 고전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그는 우즈다.”라며 복귀전 전망을 낙관했다. 지난 세 차례의 복귀전 성적을 훑어보면 주변의 전망이 과장되지 않았음이 드러난다. 2003년 2월 왼쪽 무릎 십자인대 주위의 양성 낭종 제거 수술을 받고 7주 동안 재활한 뒤 뷰익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 우즈는 바로 우승했다. 아버지 얼 우즈 사망으로 6주를 쉬고 난 뒤 출전한 2006년 US오픈에서는 컷 탈락했지만 왼무릎 관절경 수술을 받고 10주간 재활한 뒤 나선 지난해 6월 US오픈에서는 연장 혈전 끝에 통산 14번째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 올리기도 했다. 미국 CBS-TV의 스포츠 본부장 숀 맥마너스는 “타이거 효과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가 주말 리더보드 상단에 있을 경우 시청률이 50% 이상 올라간다.”면서 “지난해 6월 우즈가 모습을 감춘 뒤 시청률은 계속 내림세였는데 이번 복귀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물 만난 그, 물 오른 연기…영화 ‘마린보이’ 주연 김강우

    물 만난 그, 물 오른 연기…영화 ‘마린보이’ 주연 김강우

    “매일 매일이 전쟁이었어요.”‘마린보이’(감독 윤종석·제작 리얼라이즈픽쳐스, 15세 관람가) 촬영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이 한마디에서 드러났다. 지난해 여름에 찍었으니 반년이 훌쩍 지났건만, 김강우(31)는 아직 ‘마린보이’의 자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 했다. 지난 5일 개봉하자마자 ‘마린보이’가 기록한 ‘주말 국내 박스오피스 1위’는 이같은 맹투가 낳은 달콤한 결과다.해양·범죄 스릴러 ‘마린보이’는 도박으로 억대 빚을 진 전직 국가대표 수영선수 천수(김강우)가 위험한 덫에 빠지는 이야기다. 국제 마약 비즈니스의 대부 강 사장(조재현)이 빚을 갚아주는 조건으로 ‘마린보이’가 돼줄 것을 요구하는 것. ‘마린보이’는 비엔나 소시지처럼 포장한 마약을 ‘몸 안’에 숨긴 채 바다 속을 헤엄치는 마약운반책을 말한다. 김강우는 마린보이가 되는 천수 역을 맡았다. “수영을 아예 못했어요. 물을 무서워했거든요. 그래서 영화를 준비하면서 꼬맹이처럼 처음부터 배웠어요. 초반에는 매일 발차기만 했죠. 물속 잠영 장면이 많아서, 발차기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아마추어인 게 금방 탄로날 수 있었거든요.” 촬영 들어가기까지 3개월 가까이 죽어라 수영 연습만 했다. 맡은 역할이 역할이니 만큼, 완벽하게 자유형을 구사할 줄 알아야 했다. 스쿠버 다이빙 연습도 했다. 물 안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물 안에서 생활했다. 덕분에 ‘실미도’에 출연하면서 벼락치기로 땄던 스쿠버 다이빙 자격증도 업그레이드했다. 몸을 만들기 위해서 헬스도 병행했다. 식탁은 닭 가슴살과 야채, 고구마, 과일로만 채웠다. “말도 안되는 일이었지만, 무조건 해야 했죠. 배우의 숙명이라고 생각해요.” 하기야 ‘태풍태양’의 인라인 스케이트, ‘식객’의 요리 등 이미 전작들에서도 각종 전문직의 모습을 능수능란하게 선보였던 그다. 그럼에도 이번 작품은 특히나 더 힘들었단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촬영하는 4개월 동안 살이 죽죽 빠졌어요. 콘티나 여건상 대역을 쓸 수 없어서 어려운 액션도 직접 해내야 했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중 촬영을 한 뒤, 응급실에 실려간 적도 있어요. 어느 순간에는 ‘나 이러다 죽는구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그가 등장하는 장면 하나하나에서 녹록지 않은 치열함, 땀방울, 열정이 뚝뚝 묻어나는 건, 그야말로 온몸을 던져 젊음의 절정을 연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처럼 영화 분위기가 내내 심각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주인공 천수의 심리를 따라가는 것이 흥미진진한 여정으로 다가온다. 강 사장의 손아귀로부터 벗어나려 했던 천수가 마약단속반 김 반장(이원종)에게 체포되면서 강 사장을 잡기 위한 미끼가 돼줄 것을 강요받고, 느닷없이 강 사장의 정부로 보이는 유리(박시연)가 끼어들면서 미묘한 감정싸움이 벌어지는 등 크고 작은 반전들이 곳곳에 비치돼 있다. 복잡한 흐름에도 지루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건 단연 낙천적이고 쿨한 천수 캐릭터의 몫이 크다. “감독님과 처음부터 의견일치를 본 것이 바로 ‘유희정신’이었어요. 천수는 어느 순간에도 유머를 날릴 수 있는 밝은 캐릭터예요. 극의 전개상으로도 다른 캐릭터들이 강하고 세기 때문에, 천수까지 진지해지면 이야기 균형이 깨질 수도 있었죠. 천수는 전 재산을 잃어도 다시 일어서고, 위기 상황에서도 좋아하는 여자와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인물이에요.” 2002년 영화 ‘해안선’으로 데뷔한 이후, 주로 모범적이고 성실한 인물들을 연기해온 김강우에게서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실생활에서는 천수 이미지와 비슷한 점이 많아요. 그래서 지금 제 나이대, 제 일상에서 길어올린 말투들이 많이 들어갔어요. 애드리브도 많이 썼죠.” 하지만 실제 자신의 성격이 어떤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단다. 친하지 않은 사람들에게선 ‘과묵하다.’는 말을, 친한 사람들에게선 ‘여리고 정 많다.’는 말을 듣는단다. 하지만 배우로선 오히려 이점이라고 여긴다. “자의식이 세거나 자신의 성격을 규정짓기 시작하면 연기 생활이 굉장히 힘들 것 같아요. 자신의 모습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테니까.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기 때문에 연기하면서 ‘내게 이런 면이 있구나.’ 알아가는 보람을 누릴 수 있는 것 같아요.” 조만간 김강우는 또 한번의 변신을 감행한다. KBS 2TV ‘꽃보다 남자’ 후속드라마인 ‘남자이야기’에서 악역을 맡는 것. “대기업 2세로서 M&A를 즐기는 기업사냥꾼이에요. 겉은 부드럽지만, 속은 잔인한 이중적 캐릭터죠.” ‘마린보이’는 이번 베를린영화제(15일 폐막) 유러피안 필름 마켓에서 터키에 판매되는 등 국제적으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무엇보다 신선하고 차별화된 소재, 국내 최대 규모의 수중액션에 매료될 관객이 많을 듯하다.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섰던 김강우가 다시 돌아와 당부하듯 덧붙이는 이야기에서, 그가 왜 한국영화계를 이끌 기대주로 꼽히는지 새삼 고개가 끄덕여진다. “저희 영화가 박스오피스 1위를 했다고 해서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게, 영화시장에서 한국영화 파이가 많이 줄었기 때문이에요. 영화현장에 가보면 예전보다 힘이 많이 빠졌다는 게 절실히 느껴져요. 전체 제작편수도 많이 줄었다고 하잖아요? 어떤 때는 외화라는 거대한 공룡과 싸우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꼭 저희 영화뿐만이 아니라, 관객분들이 한국영화에 좀더 애정을 많이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대한민국 극&극] 최고령 송파실버악단 vs 최연소 화동정재예술단

    [대한민국 극&극] 최고령 송파실버악단 vs 최연소 화동정재예술단

    한쪽은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들, 다른 한쪽은 아직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귀여운 여자아이들. 한쪽은 서양악기를 연주하고, 다른 한쪽은 궁중무용을 선사한다. 한쪽은 평균 연령대가 70대, 다른 한쪽은 10세. 한쪽은 무대 경력이 무려 50여년, 다른 한쪽은 길어야 1년 조금 넘는 기간. 한쪽의 최연소 단원과 다른 한쪽의 최고령(?) 단원의 나이 사이에는 강산이 다섯번이 바뀔 세월이 존재한다. 전자는 최고령 공연단이라고 내세워도 웬만해선 딴죽걸기 힘들어보이는 ‘송파실버악단’, 후자는 국내 유일의 어린이 정재 무용단 ‘화동정재예술단’이다. 화동정재예술단의 아이들이 송파실버악단 어르신의 나이가 될 때까지 수십년 공연을 한다 해도 만날 일이 없어보일 정도로 두 공연단체는 양극의 끝에 서 있다. 정반대의 양극단으로 뻗어가기 위해서는 한 점에서 시작해야 하는 법. 이 두 공연단의 시작점은 ‘무대’이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열살짜리 무용수도, 이 무용수만 한 손자가 있을 법한 트럼본 연주자도 무대에서 느끼는 감정은 같다. 설렘, 떨림, 흥분, 그리고 감동. ■ 송파실버악단 악단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빨간색 재킷보다 더욱 강렬한 정열을 불사르며 노익장을 과시한다. 동년배의 어르신들을 위한 흥겨운 트로트 메들리부터 손자뻘인 어린이집 아이들 앞에서 들려줄 동요까지 거침없는 레퍼토리로 못 오를 무대가 없다. 지난해 10월 울산에서 열린 전국실버밴드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전국 최강임을 만천하에 과시했다. 이들이 ‘송파실버악단’이다. 1994년에 서울 송파구청이 지원해 만들어진 송파실버악단은 트럼본 연주자 엄남익(81) 단장을 포함해 13명이 활동한다. 색소폰 4명, 트럼펫 2명, 트럼본 2명, 기타·베이스·드럼·건반이 각 1명이다. 나머지 1명은 사회를 맡고 있다. 악단에서 가장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단원은 역시 엄 단장. 익산공고 밴드, 해양경비대 군악대, 동양방송(TBC), 서울 인사동 시절의 문화방송, 6·25참전예술단 소속 악단 등 60여년의 악단 역사가 줄줄이 펼쳐진다. 이중 참전예술단에서 함께 활동하던 8~9명이 별도의 악단을 구성하면서 송파실버악단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창단 15년째를 맞은 송파실버악단의 무대는 경계가 없다. 공식적으로 실버악단의 이름을 사용한 최초의 연주단체라고 확신할 만큼 긴 역사를 가진 데다 실력이 알려지면서 공연 섭외가 끊이질 않는다. 구청의 문화공연뿐만 아니라 다른 자치단체의 행사와 해외 공연까지 해내고 있다. 한해 평균 공연 횟수는 60회 정도. 봄·가을에는 매주 3~4회씩 공연이 이어진다. 1930~40년대 생이 악기를 다루는 것은 소위 ‘있는 집 자제’여야 가능하지 않았을까. “우린 대부분 학창시절 특별활동으로 악기를 처음 만졌죠. 천안공고 시절에 처음 클라리넷을 배웠는데 얼마나 재미있던지 학교에서 하는 걸로는 모자라 집안일 돕는 척하면서 뒷산에 올라가 연습했어요. 집에서는 농사일 안 돕고 딴따라짓이나 한다고 얼마나 혼내시던지.” 색소폰 연주자인 윤영득(71) 총무는 어려웠던 당시를 회상하면서도 입가에 미소를 한가득 머금는다. “예전엔 요즘 같은 음악 교육 과정을 못 밟았어도, 학교 밴드 활동도 얼마나 열심이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오히려 학교에서 하는 예술교육은 더 후퇴한 것 같아.”(엄 단장) 악보를 보기 전에 귀로 먼저 익히고 연주를 했기 때문에 듣기만 하면 착착 음악이 나온다.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어떤 공간에서든 분위기를 띄울 수도, 잔잔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게 최고의 장점이다. 공연이 끝난 뒤에 박수갈채가 쏟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관객이 우리 또래면 ‘눈물젖은 두만강’ ‘감격시대’ ‘단장의 미아리고개’, 중년층이면 ‘만남’ ‘사랑이여’, 젊은층은 ‘쿵따리샤바라’ ‘어머나’…. 요즘은 이것도 좀 오래된 노래 축에 들더만. 다른 음악도 추가해야겠어.” 엄 단장의 입에서 레퍼토리가 술술 나온다. 평균 연령 73세의 실버악단이지만 흥(興)과 열정(熱情)은 여느 젊은 악단 못지않다. 나이가 들수록 폐활량이 모자라 연주하기 어려워지는 금관악기 연주자들이 대부분이지만 단원들의 악기에서는 힘찬 소리가 터져 나온다. “아침마다 축구를 하는 게 폐활량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윤 총무) “난 배드민턴을 치는데, 같이 치는 사람들이 ‘80대 맞냐.’고 물어. 그럼 내가 ‘아니, 60대 청년한테 80대라니.’라고 되레 화를 낸다고. 껄껄.”(엄 단장) 엄 단장은 “나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평생 ‘내 일’이라고 생각했던 연주활동을 60년이 넘도록 하고 있고, 세상에서 제일 멋진 사람들을 모아놓은 악단과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끊임없이 악단을 찾아주는 곳이 있으니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까 싶다. “나이 먹은 사람들이 뭘 할 수 있을까 하겠지만 우리를 보면 그 생각은 달라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우리의 연주실력은 상위 클래스에 속하지만, 사실 우리보다 음악을 잘하는 사람도 많을 텐데 실력을 보여줄 기회를 찾지 못한 사람도 많을 것”이라고 덧붙인다. “서울시 자치구에도 실버악단이 생기는 곳이 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바람은 모든 자치단체에 실버악단이 생기는 것이죠. 우리 ‘실버’들이 원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보람이거든요.” 보람은 언제나 청중의 환호를 이끌어내면서도 일주일에 2~3차례 모여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 악단에 끊임없이 열정을 샘솟게 하는 바탕이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화동정재예술단 지난달 29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서울무용학원 연습실. 화려한 궁중무용 의상에, 이마에는 꽃과 구슬로 장식한 머리띠 ‘대요’를 두른 여자아이 10명이 놋쇠로 만든 타악기인 향발을 손가락에 끼운 채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춤을 춘다. 악학궤범에서 그대로 튀어나온 듯 능숙하게 ‘향발무’를 추는 아이들의 모습은 놋쇠가 부딪치는 경쾌한 소리가 어우러져 귀여우면서도 때론 우아하다. 조선시대 궁중무용 ‘정재’의 맥을 잇고 있는 ‘화동정재예술단’이다. 화동정재예술단은 궁중무용을 전승하고 있는 단체 ‘정재(呈才)연구회’가 대궐 잔치에서 춤사위를 펼치던 어린 여자무용수인 동기(童妓)를 복원해 만든 무용단이다. 올해 초등학교 2~6학년이 되는 여자아이로 구성된 무용단은 창단된 지 꼬박 1년이 됐다. “2007년 10월 궁중무용 공연에 당시 가르치던 아이들을 무대에 세워봤는데 너무 잘 하는 데다 관객 호응도 상당한 거예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아이들을 모아 예술단을 만들었죠.” 정재연구회 회장이자 무용단을 이끄는 이미주 단장의 설명이다. 조선왕조에서는 10대 초반의 동기와 10대 중·후반의 여령(女伶)이 선보이는 정재를 통해 궁중의 춤을 전승해 왔으나 일제시대 이후 동기여령 정재는 사라지고 성인 중심의 정재만 전승돼 왔다. 이 때문에 동기가 추어야할 대목에서도 30~40대 무용수가 어린아이 분장으로 역할을 대신하고, 마지막 무동인 김천흥 옹이 2년 전 별세하면서 맥이 끊길 위기에 놓였다. 이 단장은 “많은 부모들이 발레는 가르치면서 전통춤은 외면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이러다간 우리 고유의 문화를 영영 잃어버릴 수도 있겠다 싶어 예술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경제적 여유가 없어 학원에 못 보낸다고 하면 학원비를 받지 않으니 그냥 보내라고 하며 아이들에게 정재를 가르치려고 했죠. 지금은 학부모들이 공연을 보면서 역사공부를 할 수도 있다면서 너무 좋아해 뿌듯합니다.” 아이들은 어떨까. 전통춤은 만드는 모든 동작들을 춤으로 승화시키는 재미가 있고, 새로운 작품을 배우기에 앞서 옛이야기와 전통문화에 대한 지식도 넓힐 수 있어 신난다. 한번은 10분도 안 되는 한 작품을 익히기 위해 5시간을 내리 연습에 매달린 적도 있다. 잠시도 쉬지 않았다. 공연이 코앞에 다가왔는데 제대로 익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힘이 솟아 피곤한 줄 몰랐단다. 물론 잊혀진 동기 정재를 잇는다는 자부심도 크다. 그래서 연습을 하는 날이면 연습시간보다 일찍 학원에 도착해 마음을 가다듬는다. 예술단에서 가장 ‘오래된’ 단원인 배주희(11·광주 광명초등)양의 집은 심지어 경기도 광주이다. “늘 엄마랑 같이 다니는데 집이 좀 멀어도 너무 재미있어서 매일 학원에 가자고 졸라요.”라며 똘똘하게 대답한다. 김진하(10·남양주 장현초)양과 가장 어린 단원 진서(8)양은 자매이다. 진하양은 “아직 나이가 어려서 예술단에 들어오지 못한 막내동생이 대기 중”이라면서 수줍게 말했다. 아이들의 음악성도 남다르다는 게 이 단장의 설명이다. 특히 주희양과 함께 공연을 시작한 윤지현(11·가동초)양은 포구락을 출 때 선두에 서며 아이들을 이끌고, 리허설이 끝난 뒤에 “악단이 조금 빠르게 연주하는 것 같다.”고 지적해 박자를 맞추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공연단체가 이름을 알리기엔 썩 길지 않은 1년이라는 기간동안 아이들은 향발무, 포구락, 무산향, 춘앵전 등을 공연할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많은 무대에 올랐다. 지난해 7월에는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초청으로 스페인 사라고사에서 동기 춘앵전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국립국악원 기획공연과 숙명여대 가야금연주단 공연에서 협연을 하는 등 공연 일정이 빼곡하다. 오는 3월에도 국민대 명원민속관에서 4차례의 상설공연이 잡혀 있다. “피아노 치는 것보다 무용을 하는 게 훨씬 좋아요. 혼자 연습실에 앉아 피아노를 치고 있으면 왠지 갇혀 있는 느낌이거든요. 여기 오면 또래 친구들도 있고 멋지게 춤도 출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조성윤(11·신가초)양이 또박또박 말한다. 무대에 오르면 어떤 기분일까. “오르기 전에는 떨려요. 실수하면 어쩌나 걱정도 되고요. 근데 공연이 끝나고 박수소리를 들으면 너무 막 좋아지고요….” 한결같은 반응이다. 정재연구회는 올해 동기정재를 중심으로 활동을 하고, 올해 말에는 남자아이들을 모아 무동정재예술단을 만들 예정이다. 이 아이들에게서 한국 전통문화의 미래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 가기] 불황의 두 얼굴 독감 백신은 있는데 감기 백신은 왜 없을까 스★타★탄★생-이민호 등 대형 신인 대거 등장 아름다운 ‘잡 셰어링’ 각 진 자동차가 사라진다
  • 헤매는 토트넘, 약발 떨어진 ‘래드냅 효과’

    헤매는 토트넘, 약발 떨어진 ‘래드냅 효과’

    5승 5무 11패(승점 20점) 리그 18위, 21라운드가 진행된 현재 토트넘 핫스퍼의 성적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에버턴과 함께 빅4를 위협할 대항마 중 하나로 지목됐던 토트넘은 빅4 진입은 커녕 강등권 탈출에도 힘겨워 하고 있다. 지난 20라운드에서 ‘꼴찌’ 웨스트 브롬에 충격적인 0-2 패배를 당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았던 토트넘은 이어진 FA컵(위건)과 칼링컵(번리)에서 연달아 3-1, 4-1 대승을 거두며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로만 파블류첸코는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부활의 조짐을 보였고 루카 모드리치 역시 활발한 움직임을 통해 토트넘의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여기에 토트넘은 6개월 만에 ‘컴백홈’한 저메인 데포의 가세로 후반기 또 한 번의 ‘래드냅 효과’를 기대케 했다. 그러나 그러한 기대는 지난 11일(한국시간) 열린 위건 원정경기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최근 FA컵에서의 대승과 데포의 가세 그리고 레들리 킹의 복귀로 승리를 예상했으나 위건의 적극적인 압박에 0-1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올 시즌 토트넘의 시즌 출발은 한 마디로 ‘최악’이었다.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데이비드 벤틀리, 모드리치, 파블류첸코, 촐루카, 고메즈 등 수준급 선수들을 영입하며 야심차게 2008/09시즌을 맞이했으나 결과는 리그 ‘꼴찌’였다. 로비 킨-베르바토프 투톱의 이적으로 공격력은 저하됐고 뉴 페이스가 가세한 미드필더는 기대 이하였으며 수비는 매 경기 실점을 당연시했다. 위기에 빠진 토트넘은 이후 팀 역사상 최악의 감독으로 평가될 후안데 라모스를 해임시키고 포츠머스의 ‘재활 공장장’ 해리 래드냅 감독에게 새 지휘봉을 맡겼다. 감독 교체 효과는 생각보다 일찍 발휘됐다. 아스날과 극적인 4-4 무승부를 달성한데 이어 홈에서 선두 리버풀을 2-1로 꺾는 등 시즌 초반과는 180도 달라진 경기력을 보였다. 개막 이후 3개월 동안 단 1승을 거두는데 그쳤던 점을 감안한다면 전혀 다른 팀이 된 것이다. 그러자 래드냅 감독을 향한 칭찬이 끊이질 않았다. 영국 언론은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던 라모스 감독과 직접적인 비교를 하면서 “래드냅 감독이 자신감이 떨어져 있던 토트넘 선수들에게 새로운 목표의식을 심어줬다.”며 래드냅 감독의 부임을 토트넘 부활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토트넘을 되살릴 것만 같았던 ‘래드냅 효과’는 12월 들어 서서히 약발이 떨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승점 쌓기에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였던 12월 박싱데이를 기점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토트넘 못 지 않는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뉴캐슬에 1-2로 패했고, 풀럼과 0-0 무승부를 거두긴 했으나, 이어진 최약체 웨스트 브롬 원정에서 0-2로 완패했다. 덩달아 순위표 곤두박질쳤다. 비록 11위 뉴캐슬과의 승점차가 3점 밖에 나지 않지만 최하위 웨스트 브롬과의 승점차도 불과 2점차일 뿐이다. 현재 경기력을 계속해서 유지한다면 토트넘의 2부 리그 강등도 결코 남 얘기가 아닌 상황이다. 과연, 약발 떨어진 ‘래드냅 효과’로 흔들리고 있는 토트넘이 다시 되살아 날 수 있을까? 후반기 토트넘의 행보를 주목해 보자.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soccerview.ahn@gmail.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알고 들으면 더 재밌는 클래식

    알고 들으면 더 재밌는 클래식

    흔한 말로, 음악은 귀로 듣고 마음으로 느낀다고 한다. 작곡가와 작품의 배경을 미리 알고 음악 속에 담긴 비밀을 배우면 감상의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해설을 곁들인 공연을 즐기며 재미있는 음악 공부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영음예술기획은 17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과 성남아트센터에서 ‘해설이 있는 청소년음악회’를 올린다. 청소년음악회는 청소년과 클래식 초보자에게 쉽고 친근하게 음악을 접할 기회로 매년 여름과 겨울 두 차례 열린다. 17일에는 세종문화회관과 성남아트센터에서 각각 ‘목관5중주로 듣는 친근한 클래식’과 ‘유에스피 체임버 앙상블의 버라이어티쇼’를 주제로 음악회를 갖는다. 클라리네티스트 송호섭의 해설로 꾸민 목관5중주로 듣는 친근한 클래식은 18일 성남아트센터로 이어진다. 22일과 31일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앙상블 홀츠의 재미있는 음악교실’과 ‘실내악 앙상블 오감과 함께하는 해설음악회’를 열고 다양한 음악 이야기를 들려준다. 1만~2만원, (02)581-5404. 다음달 15일에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2009 제주 뮤직아일 페스티벌’의 피날레 갈라공연이 펼쳐진다. 페스티벌 예술감독 금난새가 마이크를 잡고 바흐의 무반주 첼로모음곡, 멘델스존 피아노 3중주, 베버의 클라리넷 5중주,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프로코피예프와 피아졸라에 이르는 폭넓은 레퍼토리로 실내악의 세계로 안내한다. 현악4중주단 보로메오 스트링 콰르텟을 비롯해 알렉산드르 다 코스타(바이올린), 드니스 조키치(첼로), 마시모 마르첼리(플루트), 다르코 블랙(클라리넷), 안데스 오엔·토마스 키엑스타드(기타), 송원호(피아노)가 참가한다. 2만~10만원, (02)3473-8744. 서울시향은 정기 연주회가 열리는 주의 월요일에 ‘콘서트 미리 공부하기’를 마련한다. 이달에는 ‘마스터피스 시리즈’를 올리는 16일과 22일에 앞서 각각 12일과 19일에 준비한다. 음악 칼럼니스트 진회숙이 해설을 맡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미리 신청해야 한다.seoulpo@hanmail.net (02)3700-6361. 앞서 예술의전당은 지난 8일 작곡가의 음악 세계를 조명하는 해설 음악회 ‘뷰티풀 11시 콘서트’를 열었다. 지난해 막을 내린 ‘김대진의 음악교실’의 후속편이다. 아나운서 유정아와 첼리스트 송영훈의 진행으로, 매달 둘째주 목요일에 갖는다. 전석 2만원, (02)580-1300.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알고 들으면 더 재밌는 클래식

    알고 들으면 더 재밌는 클래식

    흔한 말로, 음악은 귀로 듣고 마음으로 느낀다고 한다. 작곡가와 작품의 배경을 미리 알고 음악 속에 담긴 비밀을 배우면 감상의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해설을 곁들인 공연을 즐기며 재미있는 음악 공부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영음예술기획은 17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과 성남아트센터에서 ‘해설이 있는 청소년음악회’를 올린다. 청소년음악회는 청소년과 클래식 초보자에게 쉽고 친근하게 음악을 접할 기회로 매년 여름과 겨울 두 차례 열린다. 17일에는 세종문화회관과 성남아트센터에서 각각 ‘목관5중주로 듣는 친근한 클래식’과 ‘유에스피 체임버 앙상블의 버라이어티쇼’를 주제로 음악회를 갖는다. 클라리네티스트 송호섭의 해설로 꾸민 목관5중주로 듣는 친근한 클래식은 18일 성남아트센터로 이어진다. 22일과 31일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앙상블 홀츠의 재미있는 음악교실’과 ‘실내악 앙상블 오감과 함께하는 해설음악회’를 열고 다양한 음악 이야기를 들려준다. 1만~2만원, (02)581-5404. 다음달 15일에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2009 제주 뮤직아일 페스티벌’의 피날레 갈라공연이 펼쳐진다. 페스티벌 예술감독 금난새가 마이크를 잡고 바흐의 무반주 첼로모음곡, 멘델스존 피아노 3중주, 베버의 클라리넷 5중주,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프로코피예프와 피아졸라에 이르는 폭넓은 레퍼토리로 실내악의 세계로 안내한다. 현악4중주단 보로메오 스트링 콰르텟을 비롯해 알렉산드르 다 코스타(바이올린), 드니스 조키치(첼로), 마시모 마르첼리(플루트), 다르코 블랙(클라리넷), 안데스 오엔·토마스 키엑스타드(기타), 송원호(피아노)가 참가한다. 2만~10만원, (02)3473-8744. 서울시향은 정기 연주회가 열리는 주의 월요일에 ‘콘서트 미리 공부하기’를 마련한다. 이달에는 ‘마스터피스 시리즈’를 올리는 16일과 22일에 앞서 각각 12일과 19일에 준비한다. 음악 칼럼니스트 진회숙이 해설을 맡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미리 신청해야 한다.seoulpo@hanmail.net (02)3700-6361. 앞서 예술의전당은 지난 8일 작곡가의 음악 세계를 조명하는 해설 음악회 ‘뷰티풀 11시 콘서트’를 열었다. 지난해 막을 내린 ‘김대진의 음악교실’의 후속편이다. 아나운서 유정아와 첼리스트 송영훈의 진행으로, 매달 둘째주 목요일에 갖는다. 전석 2만원, (02)580-1300.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이스라엘-하마스 지상전] 4개여단 진입…로켓발사대 밀집 북부 사실상 고립

    [이스라엘-하마스 지상전] 4개여단 진입…로켓발사대 밀집 북부 사실상 고립

    3일(현지시간) 시작된 이스라엘의 대 하마스 지상전은 어둠과 함께 시작됐다.가자 지구의 불이 거의 꺼진 시각인 저녁 8시쯤,야간 투시경을 쓴 보병들과 탱크가 가자 지구와 인접한 국경을 넘어섰다. 칠흑 같은 가자 지구의 밤을 뒤흔든 지상전은 이스라엘군의 포탄과 화염이 하늘을 ‘불꽃놀이’ 하는 것처럼 밝히기 전까지 눈보다는 귀로 확인됐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이에 대해 이스마일 라드완 하마스 대변인은 알-아크사 TV에 나와 “이스라엘군은 쥐새끼처럼 들어왔다.”고 비꼬았다. 이날 가자지구로 들어간 이스라엘군은 최소 4개여단.이스라엘군 관계자는 현지 일간 예루살렘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작전 목표는 로켓 발사대가 있는 가자 지구 북부를 공략하는 것”이라면서 “가자 시내나 난민 캠프쪽으로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실제로 교전은 자발리야,베이트 하눈,베이트 라히야 등 가자 지구 북부 지역에서 주로 이뤄졌다. 이스라엘군은 지상군 투입에 앞서 북부 지역에 포격을 가해 이 지역 광산과 하마스 방어시설을 파괴했고 가자 지구 북부와 남부로 연결된 도로와 다리도 끊어 놓았다.해안지역에는 해군도 배치됐다.베이트 라히야 마을 인근에 자리잡은 가스 저장소도 공습했다.이로 인해 커다란 폭발이 일어났고 그 화염은 가자 지구 전역을 밝힐 수 있을 정도였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처럼 이스라엘군이 북부 지역을 치밀하게 공격함에 따라 이 지역으로의 무기 및 군수품 공급과 무장 대원 투입이 어려운 고립상태에 처하게 됐다.여기에 탱크와 불도저가 가자 지구 중심인 가자시티 남쪽에 있는 넷자림까지 진입,사실상 가자시티가 사방으로 포위됐다.폭 5~8㎞의 길쭉한 모양의 가자 지구가 (남북으로) 쪼개진 형국이라고 예루살렘포스트가 보도했다. 지상전에 앞서 이스라엘은 대대적인 공습을 단행했다.200명이 기도를 하고 있던 모스크를 공격,아이들 4명을 포함해 최소 16명이 사명했고 수십명이 다쳤다.또 아부 자카리아 알 자말을 비롯한 하마스 고위 지도자 3명도 공습으로 사망했다.또 요르단강 서안에서 반이스라엘 집회에 참여한 시위자 한사람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사살됐다.지상전 개시 이후 사망한 팔레스타인 민간인은 최소 31명이라고 AP가 보도했다.여기에는 일가족 5명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마을로 진입하면서 전단지를 뿌리거나 대형 스피커를 동원해 주민들에게 떠날 것을 요구했다.또 방송국에 침입해 “하마스 지도부는 당신들에게 거짓말을 했고 지금 병원에 숨어 있다.”는 등의 자신들에게 유리한 메시지를 내보내기도 했다. 현재 외국인 기자들의 가자 지구 출입이 통제되고 있고 가자 지구를 나올 수 있는 사람도 220명의 외국인과 응급 환자 외에는 없다.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구급차는 전투 현장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지상군과의 교전에 응수하면서 동시에 로켓포로 반격했다.이날 하마스는 평소보다 많은,약 40차례 로켓포를 쏘아 올렸고 이스라엘인 6명이 다쳤다.하마스는 “가자는 당신(이스라엘군)들이 오는 길에 꽃을 뿌리지 않을 것이다.그 길은 화염과 지옥이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나무인간’ 디디, 병세 악화…또 자란다

    인도네시아의 ‘나무인간’으로 알려진 디디 코스와라의 손과 발에 다시 사마귀가 생기고 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 등 해외언론들이 보도했다. 전신이 마치 나무껍질과 같은 사마귀로 뒤덮리는 휘귀병에 걸린 디디는 지난해 11월 언론을 통해 세계에 알려진 뒤 수술을 통해 호전된 모습이 올해 8월 공개되어 다시 화제가 됐었다. 그러나 최근 보도된 사진에서 그는 사마귀가 다시 악화되어 손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수술 직후 디디는 손으로 연필을 잡을 수 있을 정도였으나 이후 손과 발부터 다시 나무껍질 같은 사마귀가 자라기 시작해 현재는 간단한 짐도 옮길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 졌다. 디디는 지난 4월 수술에서 몸 전체에 퍼진 사마귀의 95%를 제거했다. 디디가 퇴원할 때 의사들이 “100% 완치는 힘들다. 앞으로 다시 사마귀가 자랄 수 있다.”며 재발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빠르게 재수술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디디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여러 곳에서 인터뷰 요청을 받는 등 인도네시아에서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49) 춤추는 남녀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49) 춤추는 남녀

    춤을 지나치게 좋아한다거나 그래서 ‘춤바람’이 났다면,무언가 온당치 않은 상태로 보는 경향이 있다.그 이유는 아마도 여성을 가정에 묶어두기 위한 가부장제에 있을 것이다.추측건대 ‘춤바람’이 비난의 대상이 된 것은,20세기 후반 사교춤이 유행하고 난 이후의 일일 것이다.춤을 즐기는 것은 원래 한국인의 오랜 전통이었다.아니 이 세상 모든 나라의 모든 민족은 모두 춤을 즐긴다고 말할 수 있다. 각설하고,신윤복의 ‘춤’(그림 1)을 보자.그림의 윗부분은 바위로 이루어진 산이고,아래쪽 넓은 공간에 춤을 추는 젊은 남자와 여자가 있다.그림 오른쪽에 네 명의 악공이 있는데,장구를 치는 사람이 하나,피리를 부는 사람이 둘,해금을 켜는 사람이 하나다.춤을 추는 여성은 아마도 이 악공과 한 팀을 이루고 있는 기생일 것이다.조선 후기에는 악공과 기생이 한 팀을 이루어 민간의 초청에 응하는 경우가 많았다.여기서 이 악공과 기생을 부른 사람이 누구인가 하는 것이 문제가 될 터인데,당연히 지금 춤을 추고 있는 양반과 그 왼쪽의 두 사내다.짙은 나무 잎사귀로 보아,계절은 여름이 틀림없다.어느 여름날 시원한 산그늘을 찾아가 풍악을 잡히고 기생과 춤을 추면서 보내는 한때를 그림으로 옮긴 것이다. ●양반들이 잔치에서 춤추는 건 흔한 일 그런데 그림 왼쪽에 있는 두 사내의 포즈가 가관이다.한 사내는 갓끈을 풀고 갓을 젖혀 쓰고 있고,아래쪽 사내는 비스듬히 누워 있다.둘 다 검은 갓끈을 하고 있고,또 아주 젊은 얼굴로 보아 벼슬하지 않은 젊은이다.근엄한 양반들이 어찌 갓끈을 풀고 갓을 젖혀 쓰고는 비스듬히 누운 채로 남녀 한 쌍의 춤을 감상하고 또 직접 춤을 출 수 있다는 말인가.조선시대 양반에 대해 지금 사람들은 오해가 많다.즉 양반이면 모두가 예를 지키고 법도를 따라 근엄한 표정으로 행동을 삼가는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물론 옛날 양반이 지금 사람들보다는 유가가 요구하는 윤리와 도덕,그리고 예를 더 지킨 것은 사실이겠지만,그것이 모든 양반들에게 어떤 시간과 장소에서도 일관되게 관철된 것은 아니었다.그렇게 하는 사람은 아마도 조광조나 율곡이나 퇴계,남명 선생 정도일 것이다.하지만 그런 사람은 극소수이고,이 그림에서처럼 더우면 갓끈을 풀고 비스듬히 기대기도 하고 기생과 어울려 춤도 추는 것이 사실에 더 가까울 것이다. 찾아보면 춤에 관한 기록은 결코 드물지 않다.예컨대 ‘실록’에는 그런 자료가 적지 않게 나온다.여기서는 조선 후기의 ‘실록’을 몇 구절 읽어보도록 하자.‘사변록’이란 책에다 주자와 다른 경전 해석을 써서,정적들에게 사문난적으로 찍혀 곤욕을 치렀던 박세당은 1703년 귀양살이가 결정되지만,제자 이인엽이 숙종에게 입이 닳도록 간청하여 겨우 유배를 면하고 곧 세상을 뜬다.그날조 ‘숙종실록’의 사신은 박세당을 비난하면서 이렇게 말한다.“박세당은 젊은 시절 국구(國舅) 김우명(金佑明)의 집안 잔치에 참석했을 때 일어나 춤을 추기까지 하였으므로,사론(士論)이 비루하게 여겨 그를 전랑(銓郞)에 추천하는 것을 막았다.”박세당이 비난을 받기는 했지만,양반들이 잔치에서 일어나 춤을 추는 것은 쉽게 볼 수 있는 일이었다. 잔치에서 춤을 추는 것이 흔히 있는 일이었음은 ‘풍산김씨세전서화첩(豊山氏世傳書畵帖)’에 실린 ‘해영연로도(海營宴老圖)’(그림 2·작자 미상)를 보아서도 알 수 있다.1529년 김양진이란 분이 황해도 감사가 되어 감영에서 노인들을 불러 양로연을 베풀었을 때의 광경을 그린 것이다.전문화가가 그린 것이 아니라서 그림은 미숙하지만,기생 두 명의 춤과 노인들이 일어나서 일제히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영조실록’ 49년 8월 9일 기로소 의정부 중추부 주원(廚院)에서 진찬(進饌)하였을 때다.잔치가 무르익자 영조는 영의정 한익모 부자,판서 조영진 부자,조창규 김사목에게 대무(對舞)하라고 명한다.그들은 왕명에 당연히 일어나 춤을 추었다.왕과 신하가 참석한 잔치에서 신하가 일어나 춤을 추는 것은 드물기는 하지만 아주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물론 깐깐한 사신은 한마디 한다.“한익모는 모두가 우러러보는 정승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소매를 들고 너울너울 악공들 사이에서 춤을 추었다.또 아버지와 아들은 짝을 지어 춤을 출 수 없는 법인데도 경솔하게 일어나 춤을 추었으므로 사람들이 모두 놀라고 비웃었다.”한익모가 영의정이라서 비난을 받은 것이지 춤 자체를 비난한 것이 아니라는 데 유의할 필요가 있다. ●남자는 소매 떨치고 여자는 손 뒤집어 사정이 이러니 조선조의 양반들 역시 당연히 춤을 즐기고,또 여성과도 춤을 출 수가 있는 것이다.‘영조실록’ 18년 9월 3일조를 보면,대간(臺諫)은 함안군수 이휘진이 악기를 쥐고 악공들과 어울려 연주를 하고,기생과 마주보고 춤을 추었다고 하여,대간 후보에 오른 것을 빼 버리라고 요청하고 있다.여성,특히 기생과 춤을 추는 것이 드물지 않았던 것이다.또 영조가 대간의 청을 수용하지 않는 것을 보면,기생과 춤을 추는 것을 부도덕한 것으로 보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춤을 어떻게 추었던가.유득공의 ‘경도잡지’는 남녀의 춤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춤은 반드시 대무(對舞)인데,남자는 소매를 떨치고 여자는 손을 뒤집는다.”대무를 춘다는 것은,춤을 추면 으레 남자와 여자가 같이 춘다는 것을 의미한다.‘경도잡지’는 서울의 풍속에 대해 쓴 책이니, 유득공이 살던 시대,즉 18세기 서울에는 남자와 여자가 짝을 이루어 춤을 추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었던 것이다.그림(1)이 풍습의 증거가 된다.‘경도잡지’의 “남자는 소매를 떨치고 여자는 손을 뒤집는다.”는 구절의 원문은 ‘男拂袖,女?手’인데,무엇이 소매를 떨치고 손을 뒤집는 것인지,또 이 춤이 어떤 춤인지는 견문이 짧은 필자로서는 알 길이 없다.하지만 그림(1)을 보면,남자의 옷소매는 손을 감출 정도로 길고,여성은 손을 드러내고 있으니,‘경도잡지’가 말한 바의 춤인 것이다. ●조선전기 여진족의 춤 ‘목후무´ 유행 조선 전기로 거슬러 올라가면 처음 만난 여성과 춤을 춘 경우도 발견된다.남효온(南孝溫·1454~1492)은 이른바 생육신의 한 사람으로 유명한 사람인데,그는 1485년 친구들과 개성 일대를 유람하고 ‘송경록(松京錄)’이란 기행문을 남긴다.그 중에 이런 대목이 있다. “중양절 날 동서남의 여러 산 곳곳마다 남자 여자들이 높은 곳에 올라가서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춤을 추기도 하여 자못 태평한 기상이 있었다.…첨성대로 갔다가 우연히 야제(野祭)를 지내는 남녀를 건덕전 터에서 만났다.남녀가 다투어 우리를 맞이했는데,백원(百源·李摠)을 윗자리에 앉히고 우리들은 그 다음 줄에 앉았다.자용(子容)이 맨 처음이었고,정중(正中·李貞恩)이 그 다음,회녕(會寧·宋會寧)이 그 다음,석을산(石乙山)이 그 다음,숙형(叔亨)이 그 다음,내가 그 다음이었다.…백원이 정중을 돌아보며 비파나 금을 타라고 하였다.회녕은 피리를 불고,석을산은 노래를 불렀으며,자용은 일어나 춤을 추었다.비파와 노래와 피리가 각기 그 오묘함에 이르자,자용이 남녀 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여자와 마주 보고 춤을 추었다.춤이 끝나자 목후무(沐?舞)를 추었는데,모든 동작이 음악에 맞았다.그것을 보고 주인 남녀가 모두 눈물을 흘렸다.” 목후무란 여진족의 춤이다.성종 당시 공경대부로부터 평민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모두 이 춤을 추었다고 한다.어쨌거나 좋다.남효온 일행은 개성의 첨성대를 찾아갔다가 굿을 하는 한 무리의 남녀를 만났던 것이고,그 자리에 끼어서 같이 춤을 추며 놀았던 것이다.특히 자용이란 사람은 가장 젊은 여자를 파트너로 하여 춤을 추었고,그 춤에 모두 감동해 눈물을 흘렸다 하니,모르는 여자와 춤을 추어도 아무런 상관이 없었던 것이다. 중국 여행을 하다 보니,춤을 추는 광경을 자주 보게 되었다.공원에서 얼후를 연주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대한민국에는 그런 풍경이 없다.생활에 여유가 없어서인가? 춤은 모두 어두운 카바레나 나이트클럽으로 퇴각해 버린 것인가.가무를 유난히 좋아하는 것으로 소문이 난 한국인이 어찌 이리되었는가?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일요영화] 창공에 산다

    [일요영화] 창공에 산다

    ●창공에 산다(EBS 한국영화특선 오후 11시25분) 이만희 감독의 ‘창공에 산다’는 파일럿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청춘영화다.힘든 훈련과 사랑의 고통,동료의 죽음 등 진정한 파일럿이 되기 위해 겪는 진통들을 사실적이고도 극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한 하 소위(신성일)는 박창수 중령(장동휘)의 파일럿 훈련부대에 배치된다.여기서 하 소위는 미모의 여성 강선영(남정임)을 보고 한 눈에 반하고,선영 역시 하 소위에게 연정을 느낀다.두 사람은 사랑의 편지를 주고 받기 시작한다. 박 중령은 부대에서 ‘산돼지’라는 별명으로 통한다.그만큼 엄하다.하지만 부대원들을 성심을 다해 지도하는 것만큼은 인정을 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 박 중령은 대령으로,하 소위는 중위로 진급하게 된다.하 중위는 진급 파티에 선영을 초대하지만 그녀는 나타나지 않는다. 하 중위는 전투비행 부대를 통솔하게 된 박창수 대령의 부대에 전투조종사로 발령이 난다.그런데 그곳에 선영이 와 있는 게 아닌가.하 중위는 선영을 박창수의 연인으로 오해한 나머지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는다. 1968년도에 제작된 ‘창공에 산다’는 종반부에 하 중위가 간첩선과 전투를 벌이는 장면이 등장하는 등 반공 이데올로기를 나타내는 장면이 빠지지 않고 있다.영화는 이같은 정황을 관통해 가는 파일럿을 시종일관 남한 사회를 이끌어 갈 주역으로 그리고 있다. 공군의 위용을 한껏 드러내는 항공 장면들이 인상적이다.이석기 촬영감독이 직접 비행기 안에서 잡아냈다는 화면들이 웅장한 울림으로 펼쳐진다.마치 군무를 보듯 여러 비행기가 하늘에서 함께 나는 모습도 놓쳐선 안될 명장면이다.선영을 두고 경쟁의식에 사로잡히는 신성일의 열연 등 출연 배우들의 연기 또한 일품이다.당시 제7회 대종상 촬영상과 한국일보 연극영화상 작품상을 거머쥐었다. 1961년 ‘주마등’으로 연출 데뷔한 이만희 감독은 ‘검은 머리’,‘마의 계단’ 같은 장르영화와 ‘만추’,‘귀로’ 등 작가주의적 영화를 주로 선보여 왔다.하지만 1970년대 이르러 심적 방황과 건강 악화 등으로 연출 빈도가 줄어들었고,1975년 황석영 원작 ‘삼포 가는 길’의 후반 작업을 하다 간경화로 타계했다.109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18일부터 음악영화제 ‘음악,영화를 연주하다’

    시네마 상상마당의 두 번째 음악영화제 ‘음악,영화를 연주하다’가 18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서교동 KT&G 복합문화공간 상상마당에서 펼쳐진다.지난해 처음 열린 음악영화제에선 평균 70% 이상의 좌석 점유율을 기록했다.5개 섹션으로 나뉘어 30여편의 음악영화가 소개된다. 섹션 ‘음악영화 신작전’에서는 2008년 신작 10여편을 만나볼 수 있다.파리 젊은이들의 특별한 사랑을 담은 뮤지컬 ‘사랑의 찬가’,보컬이 살해되기 전까지 1990년대 초반 시애틀 펑크록을 이끈 전설적 밴드 깃츠를 담은 다큐멘터리 ‘깃츠’ 등 세계적 화제작들이 상영된다. ‘판타즈마:일렉트로니카 특별전’은 일렉트로니카의 다양한 영화적 활용법을 소개한다.전자음악 장르를 통칭하는 일렉트로니카는 1990년대 후반 ‘트레인스포팅’의 성공 이후 하나의 유행처럼 사운드트랙에 삽입됐고,이어 그 문화와 역사를 조명하는 영화들도 탄생하기 시작했다.‘24시간 파티 피플’(2002년)은 1980년대 포스트펑크의 전기를 맞이한 맨체스터를 배경으로 조이 디비전,뉴 오더,해피 먼데이즈 등 뮤지션들의 역사를 총망라한다.일렉트로니카 음악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이 보면 좋은 다큐멘터리 ‘위 콜 잇 테크노!’(2008)는 독일 전자음악의 시초를 담고 있다. ‘팝의 거장들’섹션에서는 롤링 스톤스에서 밥 딜런에 이르기까지 한 시대를 풍미한 팝 거장들의 일대기를 조우할 수 있다.전기영화 ‘아임 낫 데어’는 밥 딜런의 7가지 자아를 묘사하는 색다른 접근법으로 그의 40년 음악세계를 안내한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음악적 감수성이 빛나는 ‘샤인 어 라이트’는 롤링 스톤스의 공연을 영화화해 마치 공연장에 온 듯한 느낌을 안겨 준다.‘존 레넌 컨피덴셜’은 비틀스 해산 이후 문화게릴라로 활동한 존 레넌의 행적을 담고 있다.영화 상영 전 임진모 음악평론가가 거장들의 음악세계를 직접 해설해 주는 ‘귀로 듣는 음악영화’도 준비돼 있다. 이밖에도 ‘바이 준’,‘후아유’,‘고고70’ 등 감성 음악영화의 계보가 어떻게 이어지는가 보여주는 ‘최호 감독 특별전’이 개최된다.‘음악 단편선’도 놓쳐서는 안될 섹션.‘네 쌍둥이 자살’,‘소울웨이즈’,‘아이 엠 밥’ 등 재기발랄하고 훈훈한 영화들이 가득하다.다양한 공연과 이벤트도 푸짐하다.첫날 오후 7시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허클베리 핀’,‘스왈로우’,‘루네’ 등 인디밴드들이 밥 딜런의 음악세계를 재해석한 공연을 선보인다.22일 오후 8시 특별공연 ‘고고70의 전설,데블스 리싸이틀’에서는 ‘고고 70’ 속 실제 모델이자 최근 재결성된 ‘데블스’가 스크린의 감동을 재현한다.(http://cinema.sangsangmadang.com)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안중근 의사 옥중 휘호 새달 경매

     안중근(安重根·1878∼1910) 의사가 옥중에서 쓴 붓글씨가 내달 16일 미술품 경매사인 서울옥션 경매에 출품된다.  서울옥션은 ‘인무원려필유근우(人無遠慮必有近憂)’라는 글귀가 쓰인 이 서예 작품은 중국에 파견돼 세무관으로 근무하면서 안 의사와 친분을 쌓았던 우에무라 시게히로(上村重傳,1871~1943) 씨가 형집행 3일 전에 받았던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붓 글씨는 38x149cm 크기의 종이에 쓰여졌으며,추정가는 3억~4억원이다.‘인무원려필유근우’는 ‘논어’ 위령공(衛靈公) 편에 있는 글귀로 ‘사람이 멀리 생각하지 않으면 필히 가까운 근심이 있게 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휘호의 왼쪽 하단부에는 ‘경술삼월 어여순옥중 대한국인 안중근 서(庚戌三月 於旅順獄中 大韓國人 安重根 書)’라는 글귀가 써있고 왼손 약지 손가락 끝마디가 잘린 안중근 의사의 수장인(手掌印)도 찍혀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열린세상] 수능을 잘 보지 못한 딸 아들에게/이도흠 한양대 국문과 교수

    [열린세상] 수능을 잘 보지 못한 딸 아들에게/이도흠 한양대 국문과 교수

    얘들아, 나도 고3 아들을 둔 학부형이구나. 평생 공부하란 소리를 한 번도 하지 않았고 본인도 이에 충실히 동조해(?) 집에 오면 늘 축구 게임과 경기 시청으로 소일하던 터라 담담할 줄 알았던 아들 녀석도 수능을 잘 보지 못하였다고 침울해 있단다. 그러니 열심히 공부하였고, 밤을 새우며 뒷바라지를 한 부모를 둔 너희들이야 그 얼마나 커다란 좌절과 부모님에 대한 죄책감 속에 있을지 몰라, 아들에게 쓰는 편지를 너희와 공유하련다. 아들·딸들아! 무엇보다도, 너희들이 단풍이 곱게 물든 산과 낙엽이 지는 거리를 보며 금세 가슴이 젖어와 얼마나 고운 시어들을 솔솔 풀어내는지, 공부는 못해도 지친 아빠를 위해 얼마나 빠르고 맛나게 라면을 끓여내고 페트병을 이용하여 얼마나 많은 물건들을 만들 수 있는지를 전혀 평가하지 못하는 이 땅의 입시 체제에 대해 지식인으로서 사과한다. 너희들이 경쟁하기보다 친구와 어깨동무를 하며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고, 억지로 외우기보다 창조적으로 생각하고, 지식을 채우기보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를 기르고, 책상에 앉아 있기보다 자연의 생명과 벗하기를 더 좋아하는 교육을 시키지 못하여 이 나라의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사죄한다. 너희들이 그토록 많은 나날을 친구와 함께 즐거이 노는 것을 미루고, 보고 싶은 영화와 드라마와 담을 쌓으면서 공부를 했는데 단 한 번의 틀에 박힌 시험으로 너희들에게 평생 따라다닐 학벌의 족쇄를 채우게 하여 이 나라의 어른으로서 정중히 사과한다. 앞으로 교육제도와 입시체제를 창의적이고 인간적이며 생태적인 방향으로 바꾸고 나도 거기에 힘을 보태야 하지만, 오늘 너희들은 가채점을 한 결과에 많이 걱정하고 있겠지. 너희들의 아름다운 감성과 샘솟듯 풍부한 지혜, 진부하거나 옳지 않은 것에 말로, 손짓으로, 몸으로 반항하는 야성을 이번 수능은 전혀 평가하지 못하였으니, 점수가 잘 나오지 못하였다고 하여 자신에게 실망할 일은 전혀 아니다.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였어도, 너희들은 삶에서 마주치는 문제를 스스로 술술 풀어내고, 산이나 강에 가면 나무와 풀들이 들려주는 소리를 들으며, 가난하고 약한 이나 죽어가는 생명들을 보면 측은한 마음이 일렁이고, 영화나 드라마·시를 대하고서 감동할 줄 아는 머리와 가슴이 있다. 이것 가운데 하나만 갖추었어도 그 사람은 ‘능력과 재능이 있는 인간’이며, 이 험한 세상에서도 스스로 자신만의 소우주를 만들고 거기서 누구보다 행복할 수 있단다. 너희들이 늘 말하듯, 행복은 성적 순이 아니다. 내 주변을 보아도, 고등학교 동창 중에 공부를 잘한 사람보다 못한 사람 중에 행복한 이들이 훨씬 더 많다. 연봉이 적어도 빈자를 위하여 봉사를 하며, 사랑하는 이들과 여행을 즐기며, 좋은 글을 쓰며, 성실하게 직장에 다니거나 농사를 지으며 행복한 이들이 너무도 많다. 그리고 인생을 길게 보면 고통은 비극의 동의어가 아니란다. 베토벤은 귀가 멀었기에 귀로는 들을 수 없는 철학이 담긴 음악을 창작하였고, 스티븐 호킹은 기계의 도움 없이는 말도 잘 못하는 장애인이었어도 가장 우주의 비밀에 가까이 간 사람이 되었다.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도 입시나 사업의 실패, 사랑하는 이와 이별 등의 고통을 통해 비로소 비범한 사람으로 거듭난다. 실패의 고통은 전에는 알 수 없었던 지혜를 알려주는 문이자 나를 전혀 다른 세상으로 비상시키는 도약대이다. 하늘이나 신께서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면 먼저 고통을 선사하는 법이란다. 아들·딸들아! 이제 모든 것을 잊고 이제 누구도 책임지지도, 간섭하지도 못하는 나만의 내 인생을 위해 멀리 내다보자. 그리고 방긋 웃으며 하늘에 빛나는 별들을 보자꾸나. 어두울수록 별이 밝게 빛나듯, 고통이 클수록 깨달음은 깊어진다. 이도흠 한양대 국문과 교수
  • 농부의 삶은 역사가 됐다

    농부의 삶은 역사가 됐다

     평생을 땅과 함께 한 농투성이 김씨의 삶은 그렇게 역사가 됐다.  해질녘 탁배기 한 사발 걸친 뒤 흥얼거리며 끌고왔던 지친 손수레도,그 위에 실린 녹슨 쇠스랑,이빠진 낫도,딸아이의 부러지고 닳은 30년 전 18색 ‘왕자 크레파스’도,그가 드나든 노인회관의 꾹꾹 눌러쓴 금전출납부도 모두 힘겨운 역사를 구성하는 한 조각들로 남겨졌다. 국립민속박물관의 ‘만들어온 땅과 삶,호남평야 농부 김씨의 한평생’ 특별전이 19일 개막됐다.일제 강점기,바다를 메워 논을 만든 전라북도 김제시 광활면으로 이주한 뒤 평생을 살아온 평범한 시골 농부의 삶을 일대기로 재구성해서 담아냈다.현대사를 힘겹게 헤쳐온 민초들은 물론,세상 모든 부모들의 고단했던 삶에 바치는 자식 세대의 헌정(獻呈)이다.‘호남평야 농부 김씨’는 지금도 현지에 살고 있는 김성문(83)씨가 모델이 됐다.  특별전이 열리는 기획전시실로 들어서면 전북 김제시 광활면으로 가는 고속도로 영상이 입체감 있게 펼쳐진다.광활면 너른 들녘으로 떠나는 여행이자,부모의 지난 삶 속으로 들어가는 시간여행이 시작된다.그리곤 곧바로 남루하고 보잘 것 없는,그러나 억척스럽게 논을 일구고 삶을 일궈낸 ‘농부 김씨’들의 땀과 흙냄새가 진하게 밴 물건들과 만나게 된다. 호남평야의 농부들은 1920,30년대 한반도를 식량전초기지화하기 위한 동진농업주식회사의 간척지 사업에 동원됐다.일제 수탈의 역사와 직접적인 첫 만남이었다.그렇게 만들어진 540만평(1800정보)의 농토에서 일본인 지주의 소작농으로 일했지만 소출의 절반은 빼앗겼고 비료비용 등을 제하고 나면 손에 남는 것도 없었다.  그 부모들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이제는 이미 세상을 떠났거나 백발 성성해진 80대 노인들은 당시 ‘진봉공립국민학교’를 다니며 일본어를 국어로 배웠고,졸업명부의 창씨개명한 일본식 이름을 살짝 지우고 원래 성씨를 쓰는 나름대로의 ‘저항’도 했다.  이들은 1952년 방조제가 무너져 마을이 온통 침수됐을 때는 당시 250억원이 들어가는 보수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정부가 방치해버린 방조제를 스스로 다시 쌓는 억척스러움이 있었다.  또한 1970년대 상수도가 보급되기 전까지는 농업용수를 식수로 받아써야 했다.그러다보니 콜레라로 희생되는 이들이 속출하기도 했다.그야말로 ‘밤새 안녕’의 시대를 살아온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힘겨워도 시대를 버텨낼 수 있는 힘이 있었다.가족이다.  혼례식에 썼던 투박하게 깎은 기러기,친정 어머니의 혼수품인 버선본,8남매를 기르느라 힘겨운 며느리 생각에 전주에서 2시간을 짊어지고 왔다는 시아버지의 재봉틀 등이 전시돼 있다.또 아이들 세 발 자전거,때만 되면 늘 한바탕 소동을 벌이곤했던 초등학교의 채변봉투,생활통신표,미술에 소질 있다며 늘 자랑스레 간직해온 딸의 그림 등은 부모의 가없는 사랑을 짐작하게 해준다.  전시장 곳곳을 눈으로 보고,귀로 듣다 보면 살며시 미소가 지어지고 가슴이 훈훈해짐을 느낄 수 있다.부모와 자식이 함께 둘러볼 만하다.무료. 다음달 22일까지.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런던올림픽 도전” 이원희 깜짝발표

    “런던올림픽 도전” 이원희 깜짝발표

    현역 은퇴를 굳혀 가던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27·한국마사회)가 2012년 런던올림픽 도전을 전격 선언했다. 이원희는 12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프로골퍼 김미현(31·KTF)과의 결혼발표 기자회견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 기도원에도 가면서 고심을 했는데 2012년 올림픽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새달 12일 결혼 예정인 예비신부 김미현과 커플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회견장에 들어선 이원희는 “베이징올림픽 선발전이 끝나고 많은 방황을 했다. 올림픽 3연패의 목표를 갖고 있다가 나가지 못하면서 많이 흔들렸다.”면서 “이달 초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 나가지 않을 때만 해도 (마사회 이경근) 감독님이나 회사에 운동을 안 하는 쪽으로 얘기했는데 결국 런던까지 도전하기로 마음을 정했다.”고 확인했다. 당초 이원희는 김미현과 결혼을 결정한 뒤 은퇴를 마음먹었다.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모교 용인대에서 교수가 되겠다는 ‘인생 2막’을 설계한 것. 하지만 한번 더 올림픽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본인의 욕심과 가족, 지인들의 권유가 더하면서 은퇴의 기로에서 고민했다. 가족회의 결과 찬반이 맞섰지만, 기도원에 들어가 사흘 동안 장고 끝에 진로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희의 결정으로 한국 유도의 간판체급인 73㎏급에선 신·구 간의 혈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에 이어 베이징올림픽에서 부상 투혼을 불사르며 은메달을 따낸 왕기춘(20·용인대)은 물론 김원중(19·용인대)과 최근 체급을 올린 방귀만(25·마사회)이 있기 때문. 김원중은 10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6경기 모두 한판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데 이어 이달 초 2009년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서 우승했다. 이원희의 결정에 유도계의 반응은 미묘하게 엇갈렸다. 한 관계자는 “여전히 명품 기술을 가진 이원희의 복귀로 유도회는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됐다. 하지만 다시 한번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워낙 빡빡한 체급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경근 마사회 감독은 “어제 원희에게 얘기 들었다. 금메달 딸 때의 기억을 재현하고 싶다더라.”면서 “지도자 생활이 낫지 싶지만, 결정을 존중한다. 하지만 쉽지 않을 거다.(왕)기춘이나 (김)원중이뿐 아니라 좋은 애들이 많아 선발전에서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다. 체력이 받쳐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갈수록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희는 내년 3월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 복귀전을 가질 예정이다. 이원희는 기자회견에서 김미현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털어놓았다.“미국에서 골프하는 모습을 지켜봤는데 너무 안타까웠다. 작년 12월 무릎 수술을 받고 완전히 낫지 않은 무릎으로 좋은 성적을 내는 데 감동했다. 이번 겨울 같이 훈련하면서 무릎 상태를 보완하면 시즌 5승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현은 “요즘 LPGA 코스가 길어져 나 같은 선수들이 어려워졌는데 이 사람을 만나고 골프에 흥미와 자신감을 다시 얻었다.”고 덧붙였다. 둘의 첫 만남도 공개됐다. 이원희는 “작년 방송사의 추석특집 프로그램에서 처음 만났다. 무릎이 아프다기에 병원을 소개해 줬다. 같은 병원을 다니면서 가까워졌고 이 사람이 키가 작아 더 챙겨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미현은 “난 내성적인데 (이원희가) 말을 잘하고 잘 어울리는 편이라 가까워졌다. 병원에서 치료도 함께 받았는데 난생 처음 배에 ‘왕(王)’자가 있는 몸을 보고 놀랐다. 거기에 반한 것 같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정철의 영어 술~술 말하기] (27) 성인영어 성공하려면

    지난번부터 성인 영어학습법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 이번 회에서는 중·고등학교 때 문법분석 위주로 공부했던, 일명 따지기식 영어가 어느 정도 되는 사람의 학습법에 대해 알아보겠다. 따지기식 영어가 되는 사람들은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살펴보면 영어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빠른 속도로 원어민의 말을 듣거나 대화하는 것은 잘 안 된다. 이를 고치기 위한 공부방법은 기본문을 자동적으로 입에서 나올 때까지 연습하고 문장 확장과 연결에 대해 학습하는 등 기초를 다져야 한다. 기초가 잡히면 영어 방송과 영자신문 등을 가지고 집중적으로 귀와 입의 훈련을 하며 실력과 어휘력을 쌓는 것이 좋다. 미국 영화 한 편 정도 통째로 외워 구어체 감각을 익히는 것도 좋다. 먼저 영어 방송을 이용하는 방법을 살펴보자. 미국 방송 등을 보거나, 번거로운 것이 싫으면 서점에서 해설판과 함께 판매하는 CD나 동영상 자료 등을 사서 공부해도 된다. 학습 순서는 받아쓰기, 정확한 내용 파악, 반복해서 들으며 귀로 입력하기, 입에서 저절로 나올 때까지 큰 소리로 박자 맞춰 읽기, 다시 여러 번 들어서 자연스러운 감각을 입력하기, 암기한 것을 노트에 적어 보기, 지나간 것들을 주기적으로 반복해 들으며 기억을 강화하기로 하면 된다. 이렇게 공부하면 영어의 소리감각이 귀와 입에 익숙해지고, 어휘력도 영어방송 수준으로 높아진다. 영어 방송으로 공부하는 틈틈이 영자 신문을 어순 감각에 맞춰 빠르게 읽는 ‘속독 연습’을 하는 것도 좋다. 서너 단어씩 묶어지는 의미단위인 청크를 손가락으로 하나씩 짚어가며, 또 어순감각을 느끼면서 한 번에 한 청크씩 성큼성큼 읽는다. 옛날 습관 때문에 자꾸 되돌아가 따져보고 싶어도, 꾹 참고 리드미컬하게 앞으로 전진해야 한다. 이때 스톱워치 등으로 시간을 재면서 연습하는 것도 좋다. 매일같이 독해 속도를 기록하며 연습을 계속하면 자신의 발전 상태를 확실히 알 수 있다. 연습을 계속해 영자 신문의 평균 독해 속도가 200wpm(분당 독해 속도)을 넘어서기 시작하면 CNN 뉴스 정도는 가볍게 들을 수 있게 된다. 영어의 자연스러운 소리감각이 귀와 입에 숙달됐고, 원어민식 문법감각·어휘감각이 머릿속에서 돌아가게 되면 어떤 분야의 영어든 어렵지 않게 소화할 수 있다. 이렇게 탄탄히 기초가 잡히면 좀처럼 점수가 올라가지 않던 토익이나 토플 시험도 문제 푸는 요령만 알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토익·토플에 관해 추가로 얘기하자면, 기초력 없이 시험 보는 요령만 연습하면 눈치 점수만 약간 올라갈 뿐, 불안하고 초조한 증상은 그대로 남아 있다. 결국 본격적인 진짜 영어는 처음부터 다시 공부해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점수 올리기에 마음이 급하더라도 기초력 쌓기를 제대로 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가장 빠른 길이다.
  • 수도권 규제완화 정치권 연일공방

    ■ 임태희 한나라 정책위의장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이 4일 수도권 규제완화와 관련, “미래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수도권 규제완화 움직임을 옹호하는 말이다. 임 의장은 규제완화에 반대하는 비수도권 지역의 목소리를 사회주의로의 회귀로 해석해 논란도 예상된다. 임 의장은 이날 경기 수원 LIG 인재니움 대강당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우리가 속한 시장경제적 자본주의는 뒤처진 것을 끌어올려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며 “이는 정부와 여당이 가진 기본적 시각과 같다.”고 주장했다. ●“앞서 가는 것 끌어내리지 말라” 그는 “수도권 규제도 세계적이고 미래적인 시각과 창조적 발상을 통해 재검토하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면서 “과거 사회주의와 같이 앞서 가는 것을 끌어내려 형평성을 맞추려 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 의장은 “(수도권 규제완화는)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우선적으로 타격받는 국내 건설업계와 중소기업, 자영업자, 일용직 근로자를 포함한 서민층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임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선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한 지방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지방소비세와 지방소득세 항목을 신설하는 방안도 거론했다. 그는 “내년에는 지방재정을 안정적으로 확충하는 선순환의 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비수도권 상황 너무 절박” 하지만 비수도권 지역 의원들의 반발은 누그러들지 않고 있다. 부산이 지역구인 서병수 의원은 “지방 관련 정책이 동시에 발표됐어야 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경북 포항이 지역구인 이병석 의원도 “지방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체감하지 못하면 ‘규제완화로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은 국민적 지지를 얻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지방소득세 신설방안과 관련,“그런 대책을 기다리기에는 (비수도권이)너무 절박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정세균 민주당 대표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4일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방침에 대해 “수도권과 지방을 차별하는 것은 헌법과 명백히 배치되는 국토분열 정책이고 국민분열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이날 KBS1라디오를 통한 연설에서 “내년 3월부터 수도권 산업단지 안에서 공장신설과 증설이 전면 허용된다고 하지만 헌법에는 ‘국가는 지역간 균형발전을 위해 지역경제를 육성할 의무를 진다.’고 돼 있다.”면서 “국토균형발전 정책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안돼” 전날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에 대한 반론의 기회를 얻어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을 강하게 맞받아 친 셈이다. 정 대표는 중진원내대책회의에서도 “이명박 정권이 국가균형발전을 훼손하는 정책을 밀어붙인다면 국론 분열은 물론 수도권과 지방의 갈등을 유발할 소지가 있다.”며 ‘선 지방발전, 후 수도권 규제완화’를 촉구했다. 정 대표는 이와 함께 이명박 대통령이 전날 연설에서 밝힌 중소기업 지원방안에 대해서도 대립각을 세웠다. 정 대표는 “현재 금융위기가 안정된다 하더라도 이제 실물경제에 여파가 미칠 것”이라면서 “중소기업을 살리는 자금 지원 등 특단의 대책과 국민통합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자감세 포기·부가세 30%↓ 주장 특히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는 절대 넘지 말아야 할 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 둔다.”고 못박았다. 정 대표는 이와 관련,“한나라당 국회 예산결산위원들은 예산증액 방침이 발표되자 1조원이 넘는 지역구 관련 선심성 예산을 요청했다.”고 비판하면서 내년 예산안의 수정을 촉구했다. 수정 예산안에는 ▲부자감세 포기 ▲부가세 30% 인하 ▲중소기업·취약계층 지원 등의 내용이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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