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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도 울리는 떼까마귀 잡아라

    우도 울리는 떼까마귀 잡아라

    ‘섬속의 섬’ 우도 농가들이 떼까마귀로 골치를 앓고 있다. 제주시는 우도에 유해야생동물 대리포획단을 투입해 떼까마귀를 포획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포획은 주로 10월에서 이듬해 4월까지 떼까마귀가 출몰해 우도에 머무르며 보리와 쪽파, 마늘 등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있어 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이다. 우도지역 떼까마귀 포획 실적은 257마리로 포획된 유해 야생동물(까치, 까마귀)은 검수 후 우도면에서 소각되었으며, 2021년도에는 203마리 포획 실적이 있다. 한편 시는 매년 유해 야생동물 대리포획단을 구성해 까치와 까마귀, 멧돼지 등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는 동물을 포획하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동절기에 우도지역 등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떼까마귀를 줄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대리포획단을 투입하는 등 농작물 피해 예방에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뇌 깨워 달변가 되는 비결 찾았다… 소리 내 읽고 단어·문장 연상하라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뇌 깨워 달변가 되는 비결 찾았다… 소리 내 읽고 단어·문장 연상하라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학창 시절이나 사회생활을 할 때 말 잘하는 사람을 만나면 부러운 경우가 많습니다. 또 대화하거나 말싸움할 때 현장에서 적절히 대꾸하지 못하고 한참이 지나 잠자리에 누워서야 ‘아까 그 말을 할걸’이라며 이불을 걷어차며 분개한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해 봤을 것입니다. 사실 말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들은 단순히 말이 많고 수다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상대방이 누구인지, 시간과 장소, 상황에 따라 적절한 단어와 문장을 잘 구사합니다. 사람의 말은 발화자(發話者)의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드러내기 때문에 심리학이나 정신의학에서도 중요한 분석 수단으로 활용됩니다. 최근 뇌신경과학이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지만 말을 잘하는 것에 관여하는 뇌의 세부 영역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 뉴욕대 의대 신경과학과, 신경외과, 공대 의생명공학과 공동연구팀은 사람들이 의도한 대로 말할 수 있도록 돕는 뇌 영역을 밝혀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플로스 생물학’ 2월 4일자에 실렸습니다.연구팀은 뉴욕대 랑곤종합병원에서 치료 중인 30~40대 남녀 뇌전증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뇌파검사(EEG)를 했습니다. 환자의 머리에 전극 약 200개를 붙이고 다양한 단어와 문장을 말할 때 나타나는 뇌파를 측정한 것입니다. 연구팀은 말을 할 때 입, 입술, 혀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대뇌피질 6개 부위에 주목했습니다. 분석 결과 상측두회(superior temporal gyrus), 모서리위이랑(supramarginal gyrus), 배측중심이랑(dorsal precentral gyrus) 3곳이 말을 유창하게 하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상측두회는 말의 뜻을 구별해 주는 소리의 단위인 음운 처리 과정을 담당하는 영역입니다. 모서리위이랑은 공감과 읽기 같은 인지를 담당합니다. 이 두 부분은 언어활용능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 배측중심이랑이 청각 피드백 기능을 통해 두 영역을 통제하면서 유창하게 말을 하도록 만들어 주는 핵심 부위라는 사실이 새로 밝혀졌습니다. 소리 내서 읽지 않더라도 눈으로 보거나 머릿속으로 문장이나 단어를 연상하면 청각 피드백 기능이 활성화되면서 마치 귀로 듣는 것처럼 뇌가 인식하게 된다고 합니다. 익숙지 않은 단어나 자신이 잘 알고 있지 못하는 내용을 접하게 되면 청각 피드백 기능이 약 200㎳(밀리초, 1㎳=1000분의1초) 지연되는 현상이 나타나거나 오류가 발생해 말이 느려지거나 더듬게 된다는 것이지요. 아든 플린커 뉴욕대 의대 신경과학과 교수는 “말실수나 말을 잘 못하는 것이 단순히 심리적 문제만이 아닌 뇌의 문제이기도 하다”며 “말더듬 증상이나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등으로 인한 언어장애의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앞으로 5년 동안 대한민국호를 이끌어 나갈 수장을 뽑는 대선이 한 달가량 앞으로 다가오면서 말들이 넘쳐납니다. 말은 생각과 그간의 행동을 담는 그릇입니다. 얼마나 사안을 잘 이해하고 진심을 담아 말하는지, 그들의 말을 꼼꼼히 듣다 보면 공감능력, 더 나아가 뇌 상태까지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 손흥민 부상 털고 팀 훈련 복귀

    손흥민 부상 털고 팀 훈련 복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30·토트넘)이 팀 훈련에 복귀했다. 토트넘 구단은 3일(한국시간) 인스타그램에 “손흥민이 돌아왔다(Sonny is back)”며 훈련에 참가한 손흥민의 사진을 게재했다. 손흥민은 팀 동료 해리 윙크스와 함께 밝은 표정으로 훈련에 임하는 모습이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도 “손흥민이 훈련에 복귀했다. 브라이턴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 출전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완전히 회복했다”고 알렸다. 손흥민은 지난달 6일 첼시와의 리그컵(카라바오컵) 4강 1차전을 치르고, 다리 근육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후 치료에 집중하면서 소속팀 경기는 물론 축구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도 나오지 못했다. 손흥민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축구화를 신고 있는 발 사진을 올리고 “곧(soon)”이라는 문구와 엄지손가락, 축구공 모양의 이모티콘을 더해 복귀가 임박했음을 암시했다. 토트넘은 11승3무6패(승점 36) 20개 구단 중 7위로 두 경기를 더 치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승점 2점 차로 쫓고 있다. 토트넘은 오는 6일 브라이턴과 FA컵 4라운드, 10일 사우샘프턴, 13일 울버햄튼과 리그 경기를 앞두고 있다. 손흥민의 복귀로 4강 진입 경쟁에 큰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 ‘목소리 권리’ 논란…OTT에 녹음된 성우 목소리, 누구 거죠? [이슈픽]

    ‘목소리 권리’ 논란…OTT에 녹음된 성우 목소리, 누구 거죠? [이슈픽]

    靑 국민청원 “성우 권리 개선” 요구디즈니플러스·넷플릭스 이용자 증가하며‘부당 계약’ 논란까지 일어나성우 권리 향상 필요성 목소리 높아져넷플릭스 콘텐츠를 즐길 때 꼽히는 장점은 다국적 언어다. 번역 논란까지 겪는 다른 플랫폼에 비해 많은 나라의 언어 자막은 물론 목소리까지 있다. 1㎝의 장벽을 뛰어넘는 것에서 나아가 귀로 꽂히는 목소리에 콘텐츠를 즐기는 인원도 늘어났다. 다만 문제도 불거졌다. 넷플릭스와 계약한 국내 성우의 경우, 목소리에 대한 향후 지적재산권을 요구할 수 없다는 사실 때문이다.● “왜 자국민 성우에게 돌을 던지나”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26일 “대한민국 성우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이하 OTT) 관련 ‘더빙 법제화’ 마련 촉구를 청원한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게시글에서 자신을 공채 시험을 앞둔 ‘인디’ 성우라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성우를 보호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닌 듯해 국민청원에 글을 올린다”며 “성우들의 권리가 침해받고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이 부당하고 가슴 아프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여러 OTT 관련 기업들은 성우에 대한 기본적인 권리를 지켜주지 않고 있다”며 “과거 한국 성우들이 극찬을 받았던 것과 달리 업계가 축소된 현재는 (성우 업계가) 문화적 가치를 잃어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청원자는 “(성우는 녹음본으로) 지속적인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며 “(이런) 이익을 기업이 독점하고 성우에겐 나눔없이 방치하는 게 맞느냐”고 물었다. 이어 “업계가 축소되고 성우가 되는 길은 점점 줄어들었다”며 “(성우가) 된 후에도 살아남기 어렵다. K팝을 필두로 번영을 이루는 (K컬처) 발전 속에서 성우는 왜 퇴보하느냐”고 강조했다. 청원자는 “(이제는) 외국 OTT 플랫폼에 가입한 사람이 많아졌다”면서 “외국 기업에 의해 국내 (성우) 분야 종사자가 짓밟히고 있다. 더빙 법제화가 왜 논란인가. (찬성) 주장을 하는 사람에게 돌부터 던지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함께 싸우지는 못할 망정 돌을 던지느냐”며 “외국 기업 앞에서 국민 현업 종사자에게 돌을 던지는 현실이 부끄럽다. 성우들의 올바른 권리 보호를 위해 콘텐츠의 문화 발전과 언어의 이점을 살릴 수 있는 방향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런 내용의 청원이 올라온 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15일에도 “해외글로벌OTT사의 갑질을 대한민국 성우가 고발하며, 우리말 더빙법제화를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온 바 있다. 청원자는 이 글에서 “모든 목소리의 권리와 우리의 이름까지도 빼앗아 포기하게 만들었다”면서 “개인 소셜 네트워크에 내가 맡은 캐릭터를 입에 담지도 못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었다. 당시 이 청원은 약 8000명의 동의를 얻어 답변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 OTT 한국 정착 후…성우 권리는 한국성우협회에 따르면, 넷플릭스(2016년)·디즈니플러스(2021년)가 한국에 자리잡은 후 성우들의 권리는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22일에는 “성우들 수입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었다. 성우들은 이 성명에서 해외 OTT 목소리 출연 계약을 할 때, 초과 수익 발생 등이 있어도 이에 따른 배분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계약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성우 최재호씨가 지난해 12월 8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넷플리스에 하청을받고있는 에이젼트 겸 녹음실 에서 이런 안내를 받았다고 한다”면서 전한 내용이 공분을 샀다. 최씨는 이 글에서 “‘넷플리스의 콘텐츠에서 어떤 배역을 연기했든지 언급하지말라’(는 안내를 들었다)”면서 “(콘텐츠) 공개 전에는 보안 유지를 위해서는 당연히 협조해야하지만 작품공개후엔 그 작품 이 커리어인 성우들에게 그걸 언급하지 말라는 건 명백한 갑질”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성우협회에 이같은 민원이 끊임없이 올라온다”면서 “성우협회는 갑질에 간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었다. 다만 넷플릭스는 이에 대해 “작품 공개 전 등장 캐릭터, 줄거리, 정보 등을 유출하지 말라는 것을 전달하면서 소통의 오해가 있었을 뿐”이라며 “해당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었다.
  • 업무설명서 눈으로만 보니? 강서는 귀로도 들어

    업무설명서 눈으로만 보니? 강서는 귀로도 들어

    서울 강서구는 서울시 시각장애인 공무원을 위해 소리로 듣는 행정업무 설명서를 만들었다. 구는 시각장애인 공무원의 실무 경험을 녹여내 시각장애인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새올·e호조 사용자 매뉴얼’을 발간·배포한다고 20일 밝혔다. ‘새올’은 공무원들이 업무상 사용하는 행정시스템 이름이며, ‘e호조’는 지방재정관리시스템이다. 이번 설명서 제작엔 시각장애인 공무원이 포함된 구청 연구동아리가 직접 나섰다. 실제 시각장애인 공무원들이 본인 실무 경험을 살려 동료나 신규 공무원이 업무 시스템을 더 쉽고 편하게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설명서 내용은 ▲전자문서시스템 일반 ▲기안 작성과 결재 과정 등으로 구성됐다. 전맹 장애인은 화면 읽어주는 프로그램을 활용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저시력 시각장애인과 근로지원인이 참고할 수 있도록 관련 이미지도 삽입했다. 설명서를 활용하는 장애인 공무원이 업무를 처음 접하는 경우를 감안해 각종 행정 업무 절차와 효율적으로 행정시스템을 활용하는 요령 등도 담았다.
  • 다시 태극마크 단 백승호 “뭔가 보여주겠다”

    다시 태극마크 단 백승호 “뭔가 보여주겠다”

    오랜만에 A매치 출전 기회를 잡은 백승호(25·전북)가 “경기력이 많이 좋아졌다”면서 활약을 예고했다. 터키에서 대표팀 전지훈련 중인 백승호는 14일(한국시간) 대한축구협회(KFA)와의 인터뷰에서 “(K리그로 돌아온 뒤)경기를 많이 뛰다 보니 경기력이 많이 좋아졌다”면서 “뭔가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6월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백승호는 그해 동아시안컵 이후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이라크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통해 2년 만에 A매치에 나왔지만, 후반 43분에 교체로 들어가 무언가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포지션이 겹치는 정우영(알 사드), 황인범(루빈 카잔) 등 해외파 선배들이 건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파 없이 치르는 15일 터키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아이슬란드와의 평가전과 21일 몰도바전에서는 다른 K리거들과 함께 출격 기회를 잡을 전망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도 지난해 전북에 합류한 뒤 경기력을 끌어올린 백승호를 꾸준히 대표팀에 호출해왔다.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인 백승호는 유럽에서 뛰다가 지난해 4월 전북에 입단했다. 백승호는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지시하는 것을 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감독님은 ‘경기를 최대한 쉽게 하라’, ‘상대 수비가 안 나오면 앞으로 치고 나가며 공간을 확보해라’고 주문하신다”고 말했다. 또 “어린 선수들이 많아 활기차게 하고 있다”면서 “경험 많은 형들도 잘 맞춰주셔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백승호는 ‘K리그 진출이 대표팀 복귀로 이어졌는데 국내로 오고 나서 달라진 점’에 대해 “특별히 달라졌다기보다 경기에 많이 뛰다 보니 경기력이 좋아졌다”면서 “경기에 뛰면서 체력적으로 보완되고, 여러 부분에서 좋아진 것 같다”고 답했다. 대표팀에 뽑히지 못하던 시기에 대해선 “조급하지는 않았다”면서 “현재 상황을 풀어가고 발전하는 데만 집중했고 전북에서 좋은 기회를 얻어서 최선을 다하니 다시 좋은 기회가 왔다”고 설명했다. 백승호는 “대표팀에 오는 것만으로 감사하고 중요한 하루하루”라면서 “이번 대표팀에 또래들이 많아 편하기도 하고, 또 좋은 기회니까 열심히 해서 형들에게 도움이 되고 저희도 뭔가 보여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 팬심 확 끈 ‘분노의 리그’

    팬심 확 끈 ‘분노의 리그’

    프랜차이즈 스타를 한순간에 잃은 팬들의 상실감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올 시즌 한국프로야구(KBO)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특징은 오랫동안 한 팀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의 연쇄 이동이다. 나성범(NC 다이노스→KIA 타이거즈), 손아섭(롯데 자이언츠→NC), 박병호(키움 히어로즈→KT 위즈) 등 팀을 대표했던 선수들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팬들은 프랜차이즈 스타의 이적을 바라보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선수들도 팬들의 감정을 모르는 건 아니다. 팀을 옮기게 된 선수들은 하나같이 손편지를 띄우며 팬심을 달랬다. 나성범은 지난 23일 계약이 발표된 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손편지를 공개했다. 손아섭도 SNS에 장문의 인사를 올리고 부산 팬들에게 사과를 전했다. 특히 손아섭은 열렬한 응원을 보여준 어르신 팬들을 위해 이례적으로 지역신문에 광고까지 게재했다. 박병호도 지난 29일 팬들의 사랑을 잊지 않겠다는 손편지를 작성했다. 이밖에 박해민(삼성 라이온즈→LG 트윈스)과 박건우(두산 베어스→NC)도 손편지 릴레이에 동참했다. 하지만 팬들의 허탈함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팬들은 프랜차이즈 스타를 놓친 구단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지난 29일 키움의 홈인 고척스카이돔에는 구단을 비판하는 근조 화환이 등장했다. ‘키움을 응원했던 일개 팬 일동’이 보낸 화환에는 “히어로즈에 미래는 없다”는 글귀로 팬들을 배신한 구단을 성토했다. 여기에 구단의 미온적인 행보를 성토하는 글귀가 적힌 트럭이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 앞에 등장하기도 했다. 30일까지도 키움 구단 게시판에는 팬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선수를 향해 분노를 표출하는 팬도 있었다. NC의 홈인 창원NC파크에 손아섭을 비난하는 근조 화환이 등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다수의 팬은 “선수가 가치를 알아주는 구단으로 가는 게 죄는 아니다. 구단을 비판해야지 선수를 비난하는 건 옳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 [김가경의 배회의 기술] 낮고 조용하고 쑥스럽게/작가

    [김가경의 배회의 기술] 낮고 조용하고 쑥스럽게/작가

    며칠 전 일요일 오전이었다. 아침을 준비하고 있는데 집 앞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 집은 주택가 뒷골목 사거리를 접하고 있는 데다 주방 창을 늘 열어 놓아 바깥 소리가 생생하게 올라왔다. 집에 있어도 바깥과 연결된 듯한 환경이라고 할까. 자주 있는 일이라 나는 두부 양념장을 만들며 평소처럼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지나가던 오토바이 배달원과 승용차 운전자 사이에 시비가 붙은 모양이었다. 먼저 들려온 것은 젊은 배달원의 거침없는 욕설이었고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운전자의 욕설도 이에 뒤지지 않았다. 목소리를 들어 보니 젊은 배달원이 누구인지 미루어 짐작이 갔다. 배달전문 가게가 많은 이 거리에서 가장 활발하게 배달을 하는 청년이었다. 어느 면에서 고등학생 같기도 한 그 청년은 주변인들과 시비가 잦았다. 주로 오토바이 주차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었다. 이름도 모르는 그 청년은 늘 화가 나 있는 것처럼 보여 이웃들도 경계하고 있었다. 나도 그 청년이 웃는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었다. 이르지는 않아도 아침 시간인데, 듣기에 거북한 욕설과 고성이 오갔다. 다른 사람 일에 별 관심이 없는 남편을 옥상까지 올라가게 만들 만큼 사거리의 시비는 점점 커지고 있었다. 남편은 평소 일요일 그 시간에 일어날 사람이 아니었다. 짧은 시간에 어떻게 저토록 치열하게 싸움이 붙을 수 있는지 내심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남편이든 누구든 경찰을 부르기도 전에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일들이 순식간에 떠올랐다. 나는 신고를 하는 대신 서둘러 사거리가 내다보이는 옆방으로 갔다. 유사시 뛰어 내려갈 생각으로 창문을 열었다. 승용차는 사거리 가운데 서 있었고 오토바이 청년은 보이지 않았다. 듣기에 민망한 욕설을 퍼붓던 운전자가 차 쪽으로 혼자 걸어왔다. 60대 초반의 평범해 보이는 사람이었다. 나는 청년이 치솟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운전자를 뒤쫓아 올 거라고 미루어 짐작했다. 싸움을 말리는 사람이 있으면 그래도 좀 나았지만 그게 아니면 경찰이 오고 나서도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 사거리에서의 다툼이 대부분 그랬다. 하지만 모든 상황은 내 예상을 빗나갔다. 귀를 의심할 만큼, 낮고 조용하고 쑥스럽게 내뱉는 한마디가 내 귀로 흘러들었다. “미안해….” 사거리 바깥에 있을, 내 시선에 잡히지 않는 청년을 향해 그가 남긴 한마디였다. 주택으로 이사와 살면서 사거리에서 벌어지는 싸움을 많이 지켜보았다. 미안해라는 소리를 들어본 것은 처음이었다. 내가 주방에서 옆방으로 자리를 옮기는 그 짧은 순간, 그들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 보니 아들의 친구이거나 친구의 아버지였나? 그렇게 읽히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옥상에서 사거리를 조망하고 내려온 남편에게 물으니 모르겠다고 했다. 그제야 나는 청년에게도 화를 스스로 누그러뜨리는 어떤 지점이 있었다는 것을 떠올렸다. 나를 향해 한 말도 아니었는데 순두부처럼 뭉글한 게 내 안으로 훅 들어왔다.
  • 中서 바라보는 디디추싱 사태의 본질 [이철의 차이나 핀홀]

    中서 바라보는 디디추싱 사태의 본질 [이철의 차이나 핀홀]

    이달 초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차량공유 서비스 디디추싱(이하 디디)이 미국 뉴욕증시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가장 크게 타격을 입은 곳은 디디의 최대 주주인 일본 소프트뱅크(지분 21.5%)다. 알리바바와 비리비리(중국판 유튜브) 등 중국 개념주(해외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도 일제히 급락했다. 이들 업체에 투자한 국내 금융 기관과 개인 투자자 역시 상당한 손실이 예상된다. 디디가 690억 달러(약 82조원)의 가치를 인정받아 기업공개(IPO)에 나선 것이 지난 6월이다. 그러나 반 년도 되지 않아 미국을 떠나 홍콩으로 가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당국이 ‘변동지분실체’(Variable Interest Entity·VIE)를 금지할 것”이라며 “핀둬둬(중국 3위 인터넷 쇼핑몰)처럼 미 증시에 VIE 방식으로 등록한 중국 빅테크들이 홍콩 등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인터넷 분야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제한해 왔다. 그런데 중국 본토 자본 만으로는 자국의 정보기술(IT) 기업을 키우는데 한계가 있다. 그래서 월스트리트가 베이징의 묵인 하에 고안한 것이 VIE다. 일종의 편법이다. 현재 디디 등 뉴욕에 상장된 중국 기업 대부분이 VIE를 채택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블룸버그 보도를 즉각 부인했다. 기사의 진위 여부를 떠나 중국 측의 반응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당국이 “VIE는 불법이다. 앞으로 금지하겠다”고 선언하면 해외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식은 한 순간에 ‘휴지조각’이 된다. 중국을 대표하는 알리바바 주식이 당장 ‘쓰레기’로 변하면 월가에 금융 패닉이 생겨난다. 베이징을 믿지 못하는 해외 자본이 중국에서 탈출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중국 당국이 VIE를 없애고 싶어도 장기간에 걸친 단계적 철수라면 모를까 블룸버그 기사처럼 토벌작전을 벌이듯 갑자기 시작하진 못할 것이다.그렇다면 해당 기사는 ‘가짜뉴스’였을까? 30년 가까이 중국에서 미국 등 서구권 유력 매체들의 보도를 지켜본 경험을 말하자면 블룸버그 같은 권위지는 오보가 매우 적었다. 엄격한 사실 확인 과정을 거친 뒤 신중하게 보도한다는 걸 여러 차례 느꼈다. 기자가 아예 없는 이야기를 꾸며냈을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 적어도 중국의 몇몇 유력 관료들이 VIE의 실체를 부정적으로 여긴다는 점은 사실로 보인다. 앞으로 해외 상장을 원하는 중국 기업들은 보다 강화된 규제를 피하기 어려울 것도 추론할 수 있다. 디디가 중국 당국의 압박 때문에 ‘원하지 않는 상폐’에 나섰다는 것은 분명하다. 가장 궁금한 점은 ‘중국 당국이 왜 이리도 디디를 거칠게 압박하고 있는가’이다. 중국 정부가 디디에 조치한 내용들을 차근차근 들여다보면 어느 정도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2018년부터 본격화된 미중 갈등에 있다. 그간 미국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정한 ‘감사 목적의 회계 정보 제공 의무’를 거부해 왔다. 중국 정부가 자국법에 의거해 “이들 기업의 데이터에 중국의 국가 기밀이 담겨 있어 해외 반출을 금지한다”고 버텼기 때문이다. 필자를 포함해 많은 이들은 중국 정부의 입장을 곧이 곧대로 믿지 않았다. 아마도 본토 기업에 만연한 분식회계나 정부 개입 관행 등이 만천하에 드러날 수 있어 이를 우려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SEC는 중국 기업들의 ‘버티기’를 크게 문제삼지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책임론으로 미중 갈등이 더욱 심해지자 지난해 말 SEC는 “정확한 회계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외국 기업은 강제로 상장폐지에 처할 수 있다”며 입장을 바꿨다. 더는 중국 기업들을 봐주지 않겠다는 선전포고다. 그런데 중국은 한 발 더 나아가 “미국에 상장한 어떠한 중국 기업도 국가 안보 관련 정보를 제공해선 안 된다”고 재차 표명했다. 이렇게 두 나라가 끝까지 버티면 미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이쯤되니 ‘중국 정부가 진짜로 국가 안보 관련 정보 유출 가능성을 진지하게 믿는 것 같다’고 말하는 이들이 하나 둘 생겨났다. ‘국가 안보 관련 정보’에 대한 개념과 가치는 중국 정부 내부에서도 서로 달랐다. 디디추싱의 미국 IPO를 두고 교통운수부는 동의하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디디가 가진 중국 사용자 및 도로 데이터가 국가 안보 관련 정보라는 이유로 상장을 반대했다. 결국 디디는 둘 중 누구의 말을 들어야할지 고민하다가 정부에 “중국 사용자·도로 데이터를 절대로 미국에 제공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서둘러 월가에 입성했다. 해외 투자자들의 상장 독촉을 버티지 못한 것 같다. 이렇게 ‘정부가 100% 동의하지 않은 IPO’는 문제를 일으켰다. 디디추싱의 IPO 소식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불같이 화를 냈다고 전해졌다. 이 일을 막지 못한 류허 국무원 부총리에게 자아비판까지 시켰다는 말이 나온다. 결국 시 주석은 “인터넷 기업 전반에 관리 감독을 강화하라”고 지시했고 디디추싱에 대한 일련의 조치가 시작됐다.가장 먼저 보안 검열이 개시됐다. 정부가 디디를 잡으려고 작정한 것이어서 조용히 넘어갈 리 없었다. 7월 초 당국은 앱스토어에서 디디추싱의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를 막았다. 같은달 당국은 디디에 대한 검열 결과를 발표했다. 다수 법규를 위반해 사용자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했다고 판정했다. 네트워크 안전법 규정에 따라 “문제를 수정하고 사용자 개인정보 안전을 확실하게 보장하라”고도 했다. 그런데 디디추싱은 여기서 매우 비현실적으로 대응을 했다. 국내외 미디어에 “중국 당국이 자사 앱 25개를 앱스토어에서 내리라고 지시해 경영에 악영향을 낳을 것”이라고 떠들고 다닌 것이다. 보안 우려에 자성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커녕 자신들의 피해만 부각하려는 디디의 행태가 베이징의 입장에선 여간 괘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당국은 압박 수위를 더 높여서 디디추싱에 대한 현장 실사를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실사는 45일 안에 마무리되지만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늘릴 수 있다. 최종 결론이 나오기 전까지 디디의 앱은 앱스토어에 올라갈 수 없다. 디디의 언론플레이가 자신을 ‘바닥을 알 수 없는 늪’으로 밀어 넣은 것이다. 지금껏 숨죽이고 당국의 조치를 지켜보던 디디의 경쟁 기업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의 타깃이 업계 전체가 아니라 디디라는 특정 회사라고 판단한 것이다. 시장에서 쫒겨난 업체들이 너도나도 돌아왔다. ‘중국판 배달의 민족’인 메이투안은 “우리 회사의 차량 호출 앱은 사용자 정보를 안전하게 지킨다”고 자랑했고, 지리자동차 산하의 차량 호출 앱 차오창추싱도 파격 혜택을 내세워 권토중래에 나섰다.그제서야 디디도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은 것 같다. 자칫 잘못하면 영원히 앱스토어에 재등록할 수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이런 상황에서 7월 말 월스트리트저널은 “디디가 중국 당국을 달래고 투자자들의 손실을 보상하고자 주식을 공모가인 14달러에 되사들인 뒤 비상장 기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전했다. 회사는 해당 보도를 부인했다. 그런데 아까도 언급했듯 해외 권위지의 보도가 100% 오보일 가능성은 낮다. 최소한 디디 경영진 사이에서 이런 논의가 오고 갔을 것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중국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 체면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디디추싱이 베이징 지도부에 이 정도 성의를 보였으니 중국 당국도 퇴로를 열어 줄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그런데 정부의 압박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차량공유 서비스 사업자가 요금에서 가져가는 수수료의 비율에 상한선을 긋겠다고 밝힌 것이다. 디디가 너무 많은 돈을 떼어간다는 뜻이다. 운전자의 노동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지침도 발표하라고 요구했다. 디디는 눈물을 머금고 시 주석의 ‘공동부유’ 기조에 따라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규제 당국의 압박은 갈수록 세졌다. 무면허 운전자 모집 관행을 뿌리뽑고 사용자 정보 보호 강화를 역설하며 디디와 메이투안 등에 “올해 말까지 위법 행위를 스스로 시정하라”고 명령했다. ‘네 죄를 네가 알렸다!’ 식의 우격다짐이다. 9월이 되자 블룸버그는 디디추싱의 지분이 몇몇 국유기업에 넘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때도 디디추싱은 해당 보도를 부인했다. 지난달 디디는 “당국이 요구한 모든 사항을 보완한 앱을 만들었다”며 새 앱을 인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당국은 이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가 돌연 8개 부처가 공동으로 차량 공유 서비스를 위한 새 규정을 발표했다. 플랫폼 사업자가 운전자에게 사회보험 등 혜택을 제공하라는 것이 골자다. 이렇게 되면 디디는 거대 택시 회사나 리무진 서비스 업체에 가까워진다. 사업 모델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린 것이다. 이제 시장에서는 ‘당국이 디디추싱에 겁만 주려는 것이 아니다. 진짜로 죽이려고 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앱 다운로드 금지 조치가 5개월 넘게 풀리지 않자 디디는 이달 초 자신들의 마지막 생존 카드인 ‘미국증시 상폐’를 꺼내 들었다. 디디 사태를 바라보는 미국 등 서구권 미디어의 시각은 ‘공산주의 좌파 성향이 강한 시진핑 지도부가 자본주의 원리를 활용해 큰 돈을 버는 민간 기업을 압박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해외 매체와 디디 경영진이 간과하는 점이 있다. 중국 당국이 우리의 생각 이상으로 자국 정보의 해외 유출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는 것이다. 미국과의 패권 경쟁 국면에서 ‘국가 안보’라는 시각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면 베이징의 행동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중국 정부의 정책을 설명하는 글들은 상투적 문구가 많아 진짜 의도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가끔은 그 문구들이 진심을 담고 있을 때도 있다. 디디 사태가 대표적이다. 그간 언론에서 크게 주목하지 않았지만 수 년간 알리바바나 텅쉰(텐센트) 등 빅테크들은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개인정보 보호 준수 요구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버리며’ 신경쓰지 않았다. 정부 역시 지겹게도 말을 안 듣는 민간 기업들을 괘씸하게 여기던 차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지난해 10월 상하이의 한 포럼에서 ‘정부는 기업에 더는 간섭하지 말라’고 대놓고 요구한 것을 계기로 ‘빅테크의 안보 도전에 손을 댈 때가 왔다’고 결단을 내린 것 같다. 알리바바를 시작으로 빅테크 규제를 본격화한 시기에 디디가 제대로 된 합의 없이 미 증시 IPO를 강행했다.디디는 ‘홍콩으로 주식 시장을 옮기면 SEC가 요구하는 회계 정보 제공 의무를 지지 않게 돼 더는 문제될 것이 없다’고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5억명이 넘는 중국인의 개인 정보와 동선을 갖고 있어 ‘데이터 창고’나 다름 없는 디디의 최대 주주는 소프트뱅크, 2대 주주는 미국의 우버다. 중국과 가장 크게 부딪히는 미국과 일본의 기업이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플랫폼 사업자의 갑질과 횡포 논란 역시 ‘공동부유’를 기치로 내건 베이징이 눈감아 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가 생각하는 가장 큰 문제는 그간 디디가 보여준 ‘자세’다. 국가의 지도력에 이의를 달고 월가를 지렛대삼아 온갖 수단을 동원해 정부의 요구를 피해 가려고 한 디디의 태도에 중국 공산당은 상당한 ‘위험’을 느낀 듯 하다. 디디 사태가 미 증시 상폐 결정 이후에도 쉽게 풀리지 않을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은 이런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 [시론] 중국에서 바라보는 디디추싱 사태/이철 컨설턴트·전 삼성SDS 중국법인장

    [시론] 중국에서 바라보는 디디추싱 사태/이철 컨설턴트·전 삼성SDS 중국법인장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차량 공유 서비스 디디추싱(이하 디디)이 미국 뉴욕증시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690억 달러(약 82조원)의 가치를 인정받아 올해 6월 기업공개(IPO)에 나선 지 반년도 되지 않아 중국 당국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홍콩으로 떠난다고 선언했다. 가장 궁금한 점은 ‘베이징이 왜 이리도 디디를 거칠게 다루는가’다. 이는 중국 정부의 대응을 차근차근 살펴보면 어느 정도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디디 사태의 근본 원인은 2018년부터 본격화된 미중 갈등에 있다. 지금껏 미국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정한 ‘감사 목적의 회계 정보 제공 의무’를 거부해 왔다. 중국 정부가 자국법에 의거해 “이들 기업의 데이터에 중국의 국가 기밀이 담겨 있어 해외 반출을 금지한다”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SEC는 중국 기업들의 ‘버티기’를 문제 삼지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책임론 등으로 두 나라의 관계가 나빠진 지난해 말 “회계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외국 기업은 상장 폐지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더는 중국 기업들을 봐주지 않겠다는 선전포고다. 그런데 중국도 물러서지 않고 “어떠한 중국 기업도 국가 안보 관련 정보를 해외에 제공해선 안 된다”고 재차 응수했다. 이때부터 ‘중국 정부는 국가 안보 관련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고 진지하게 믿는 것 같다’고 판단하는 이들이 생겨났다. ‘국가 안보 관련 정보’에 대한 개념과 가치는 중국 정부 내부에서도 서로 달랐다. 올해 초 디디의 IPO 추진을 두고 교통운수부는 동의하는 입장을 보였지만 금융당국은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디디는 누구의 말을 들을지 고민하다가 “중국 사용자와 도로 데이터를 미국에 제공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월가 입성을 강행했다. 상장을 재촉하는 투자자들의 원성을 못 이긴 듯하다. ‘정부가 100% 동의하지 않은 IPO’는 문제를 일으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불같이 화를 냈다고 전해졌다. 이 일을 막지 못한 류허 국무원 부총리에게 자아비판까지 시켰다는 말이 나온다. 이때부터 디디에 대한 일련의 조치가 진행됐다. 그런데 여기서 회사가 매우 비현실적으로 대응해 화를 키웠다. 국내외 미디어에 “중국 당국이 자사 애플리케이션 25개를 앱스토어에서 내리라고 지시해 경영에 악영향을 낳을 것”이라고 떠들고 다닌 것이다. 자성하기는커녕 자신들의 피해만 부각하려는 이들의 행태가 베이징 입장에선 여간 괘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앱 다운로드 금지 조치가 5개월 넘게 풀리지 않았고, 시장에서 ‘당국이 디디를 죽이려고 한다’는 말이 나왔다. 이쯤 되자 디디도 ‘울며 겨자 먹기’로 마지막 생존 카드인 미 증시 상폐를 꺼내 들었다. 디디 사태를 바라보는 미국 등 서구권 미디어의 시각은 ‘공산주의 좌파 성향이 강한 시진핑 지도부가 자본주의 원리를 활용해 큰돈을 버는 민간 기업을 압박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해외 매체들이 간과하는 사실이 하나 있다. 중국 당국이 우리의 생각 이상으로 자국 정보의 해외 유출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는 것이다. 미국과의 패권 경쟁 국면에서 ‘국가 안보’라는 시각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면 베이징의 행동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그간 언론에서 크게 주목하지 않았지만 수년간 알리바바나 텅쉰(텐센트) 등 빅테크들은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개인정보 보호 준수 요구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며’ 신경쓰지 않았다. 지겹게도 말을 안 듣는 민간 기업들을 괘씸하게 여기던 지도부는 지난해 10월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상하이의 한 포럼에서 ‘정부는 기업에 더는 간섭하지 말라’고 대놓고 요구한 것을 계기로 ‘빅테크의 안보 도전에 손을 댈 때가 왔다’고 결단한 것 같다. 이런 민감한 시기에 디디가 미국 IPO를 강행했다. 디디는 ‘홍콩으로 주식 시장을 옮기면 더는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여길 수 있다. 그러나 5억명이 넘는 중국인의 동선 정보를 보유한 ‘데이터 창고’ 디디의 최대 주주가 일본 소프트뱅크, 2대 주주가 미국의 우버다. 플랫폼 사업자의 갑질과 횡포 논란 역시 ‘공동부유’를 기치로 내건 정부가 눈감아 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는 자신들의 지도력에 이의를 달고 월가를 지렛대 삼아 국가 안보 문제 해결 요구를 피하려고 한 디디의 태도를 가장 위험하게 보는 것 같다. 미 증시 상폐 결정 이후에도 이 사태가 쉽게 풀리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도 이런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서다.
  • [고든 정의 TECH+] 그래픽 카드도 복고풍? 구형 카드 다시 출시한 엔비디아의 속사정

    [고든 정의 TECH+] 그래픽 카드도 복고풍? 구형 카드 다시 출시한 엔비디아의 속사정

    컴퓨터나 스마트폰 같은 첨단 전자기기는 일반적으로 제품 수명이 짧습니다. 10년 된 자동차나 20년 된 가구와 달리 몇 년만 지나면 성능이 월등히 좋은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입니다. 물론 3~4년 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지만, 제품 자체는 이미 단종된 경우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컴퓨터 부품 중에서는 CPU나 그래픽 카드가 대표적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이런 일반적인 상식에 역행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최근 엔비디아는 구형 모델인 RTX 2060의 2021년 버전인 RTX 2060 12GB를 다시 공개했습니다. RTX 2060 자체는 2019년 1월에 출시되었으며 RTX 2060의 업그레이드 모델인 RTX 2060 슈퍼는 그해 7월에 생산됐습니다. 엔비디아가 2020년 하반기부터 RTX 3000 시리즈를 내놓았기 때문에 구형 모델인 RTX 2000 시리즈는 지금쯤 단종 수준을 밟으면서 이제는 RTX 4000 제품 소식이 들려오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입니다. 상당히 수명이 짧아 보이지만, GPU 기술이 그만큼 빠르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정상적인 제품 주기를 뒤집은 힘은 바로 암호 화폐 채굴 수요입니다. 비정상적인 채굴 수요로 인해 그래픽 카드 가격이 고공 행진을 하면서 현재 RTX 2060은 80만원 이상, RTX 2060 슈퍼는 1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초기 출시 때보다 몇 배나 껑충 뛴 가격에도 물량이 별로 없는 상황입니다. 극심한 그래픽 카드 품귀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엔비디아는 고육지책을 내놓았습니다. 생산량을 늘리기 힘든 최신 공정인 8㎚ 대신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구형 공정인 12㎚ 웨이퍼를 이용해 그래픽 카드 생산을 늘리기로 한 것입니다. 대신 메모리 수급은 안정적이므로 메모리 용량을 RTX 2060의 두 배인 12GB로 높였습니다. RTX 2060 시리즈는 모두 TU106 칩 기반으로 108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한 고성능 GPU입니다. 재미있는 부분은 RTX 2060 12GB의 스펙이 메모리 용량과 192bit 메모리 인터페이스를 제외하고 사실 RTX2060 슈퍼와 똑같다는 것입니다. RTX 2060 12GB는 2176개의 쿠다 코어와 272개의 텐서 코어, 34개의 RT 코어를 지니고 있는데 이는 RTX 2060 슈퍼와 같습니다. 메모리를 8GB에서 12GB로 늘리고 대신 대역폭은 448GB/s에서 336GB/s로 줄인 게 유일한 차이입니다. 따라서 전체적인 성능은 RTX 2060 슈퍼와 비슷할 것으로 보입니다.  가격은 미정이지만 출시 가격은 RTX 2060의 349달러와 RTX 2060 슈퍼의 399달러 사이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래픽 카드 품귀 현상이 지속하는 한 출시 가격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판매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PC 업계에서는 물량 공급이 늘어나면서 조금이라도 숨통이 트일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래픽 카드 품귀로 게이밍 PC 소비자들이 컴퓨터 구매나 업그레이드를 뒤로 미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RTX 2060의 복귀는 기본적으로 그래픽 카드 품귀 현상 때문이지만, 한 가지 다른 해석도 가능합니다. 바로 새로 그래픽 카드 시장에 뛰어드는 인텔에 대한 견제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게임이 엔비디아의 지포스 시리즈에 최적화된 점을 생각하면 인텔 아크 그래픽 카드는 초반에는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하지만 때마침 찾아온 암호 화폐 채굴 수요 덕분에 인텔 아크는 예상보다 더 큰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채굴 성능은 별로인데 그래픽 성능이 우수하면 단숨에 지포스의 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엔비디아가 RTX 2060을 시작으로 구형 그래픽 카드를 복귀시키면 매출 증대는 물론 인텔 아크 시리즈에 대한 견제 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에는 인텔이 큰 위협이 아니지만, 미래는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초반부터 적극적인 견제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에는 인텔의 시장 참여와 RTX 2000 시리즈의 부활로 그래픽 카드 시장이 정상을 찾아갈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 복귀한 허희수 반전 발판… 존재감 드러낼까

    복귀한 허희수 반전 발판… 존재감 드러낼까

    SPC그룹의 마케팅 솔루션 계열사 섹타나인이 ‘퀵커머스’(근거리 즉시 배송)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3년 전 그룹 경영에서 잠시 물러났던, 허영인 회장의 차남 허희수(사진) 부사장이 섹타나인의 신규사업부 임원으로 복귀한 지 6일 만이다. 섹타나인은 주문 후 15분~1시간 내에 상품을 배송해주는 퀵커머스 서비스 ‘해피버틀러’를 선보인다고 2일 밝혔다. 해피버틀러는 행복(Happy)과 집사(Butler)의 합성어다. 해피버틀러는 롯데슈퍼와의 제휴를 통해 파리크라상 케이크,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등 SPC 브랜드 제품 이외에 가공식품, 신선식품, 생활잡화, 과일 등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인다. 해피버틀러 전용 제품(아이스크림, 도넛 등 45종)도 갖춰 차별화한다.섹타나인의 이번 움직임은 퀵커머스 시장의 성장세와 무관치않다. 퀵커머스 시장은 1인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코로나19 이후 자리 잡은 온라인 장보기 트렌드에 힘입어 나날이 몸집을 키우고 있다. 업계는 2025년 퀵커머스 시장 규모를 5조원으로 추정한다. 섹타나인 측은 “경쟁사는 갖추지 못한 SPC 브랜드 제품의 경쟁력을 앞세워 새로운 고객 경험 제공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퀵커머스 시장이 가장 활성화된 서울 강남 일대에서 시범 운영한 뒤 수도권 등 서비스 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업계 관심은 반전의 발판을 마련한 허 부사장이 새 사업으로 존재감 드러낼 수 있을지에 쏠린다. SPC그룹의 승계구도는 2018년 허 부사장이 경영에 배제되면서 장남 허진수 SPC그룹 부사장(글로벌 BU장)에게 기우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허 부사장의 복귀로 다시 한번 승계를 놓고 형제간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PC 그룹은 장자 승계 원칙이 없는데다 형제가 그룹 내 보유한 지분(허진수 16.31%, 허희수 11.94%)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허 회장 역시 고 허창성 삼립식품 창업주의 차남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의 민족, 쿠팡 등 배달 업계 외에도 전통 유통 대기업이 너도나도 퀵커머스 시장에서 뛰어든 만큼 해피버틀러의 차별화 전략이 통할지는 미지수”라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되려면 허 부사장의) 압도적인 경영 성과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 SPC 허희수 복귀 섹타나인, ‘퀵커머스’ 시장 진출… 존재감 드러내기 성공할까

    SPC 허희수 복귀 섹타나인, ‘퀵커머스’ 시장 진출… 존재감 드러내기 성공할까

    SPC그룹의 마케팅 솔루션 계열사 섹타나인이 ‘퀵커머스’(근거리 즉시 배송)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3년 전 그룹 경영에서 잠시 물러났던, 허영인 회장의 차남 허희수(사진) 부사장이 섹터나인의 신규사업부 임원으로 복귀한 지 6일 만이다.섹타나인은 주문 후 15분~1시간 내에 상품을 배송해주는 퀵커머스 서비스 ‘해피버틀러’를 선보인다고 2일 밝혔다. 해피버틀러는 행복(Happy)과 집사(Butler)의 합성어다. 해피버틀러는 롯데슈퍼와의 제휴를 통해 파리크라상 케이크,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등 SPC 브랜드 제품 이외에 가공식품, 신선식품, 생활잡화, 과일 등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인다. 해피버틀러 전용 제품(아이스크림, 도넛 등 45종)도 갖춰 차별화한다. 섹타나인의 이번 움직임은 퀵커머스 시장의 성장세와 무관치않다. 퀵커머스 시장은 1인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코로나19 이후 자리 잡은 온라인 장보기 트렌드에 힘입어 나날이 몸집을 키우고 있다. 업계는 2025년 퀵커머스 시장 규모를 5조원으로 추정한다. 섹타나인 측은 “경쟁사는 갖추지 못한 SPC 브랜드 제품의 경쟁력을 앞세워 새로운 고객 경험 제공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퀵커머스 시장이 가장 활성화된 서울 강남 일대에서 시범 운영한 뒤 수도권 등 서비스 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업계 관심은 반전의 발판을 마련한 허 부사장이 새 사업으로 존재감 드러낼 수 있을지에 쏠린다. SPC그룹의 승계구도는 2018년 허 부사장이 경영에 배제되면서 장남 허진수 SPC그룹 부사장(글로벌 BU장)에게 기우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허 부사장의 복귀로 다시 한번 승계를 놓고 형제간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PC 그룹은 장자 승계 원칙이 없는데다 형제가 그룹 내 보유한 지분(허진수 16.31%, 허희수 11.94%)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허 회장 역시 고 허창성 삼립식품 창업주의 차남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의 민족, 쿠팡 등 배달 업계 외에도 전통 유통 대기업이 너도나도 퀵커머스 시장에서 뛰어든 만큼 해피버틀러의 차별화 전략이 통할지는 미지수”라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되려면 허 부사장의) 압도적인 경영 성과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 ‘성공한 쿠데타’ 사과 없이 복귀 추진 조송화… 전현감독 막장 폭로전… 어쩔 줄 모르는 IBK

    ‘성공한 쿠데타’ 사과 없이 복귀 추진 조송화… 전현감독 막장 폭로전… 어쩔 줄 모르는 IBK

    선수단을 무단 이탈해 논란을 일으킨 프로배구 여자부 IBK기업은행 조송화의 거취를 놓고 구단이 쩔쩔매고 있다. 앞서 징계성 임의해지를 결정한 기업은행은 조송화가 복귀로 마음을 바꾸면서 난감한 상황에 부닥쳤다. 24일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구단과 조송화는 애초 구두로 임의해지에 합의했지만, 복귀로 마음을 바꾸면서 현재 서면계약서 작성을 거부하고 있다. 선수 권익을 위해 지난 9월부터 바뀐 임의해지 제도는 선수의 서면 동의가 필수다. 지난 23일 한국배구연맹(KOVO)으로부터 임의해지 서류 미비로 망신을 당한 기업은행은 일단 조송화의 서면 동의를 설득한다는 계획이다. 임의해지는 3년간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 없고 잔여 연봉을 받을 수 없다. 현재 조송화는 코트 복귀를 희망하기 때문에 가능성은 크지 않다. 기업은행은 계약해지도 고려하고 있다. 계약해지는 잔여 연봉이 지급되고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다. 구단은 잔여 연봉을 지급하고서라도 조송화의 복귀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미 심리적으로 무너진 선수에게 서면 동의서를 쓰라고 강요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양측의 입장이 계속 평행선을 달리면 KOVO 상벌위원회에 계약해지에 대한 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KOVO도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KOVO 관계자는 “시즌 전이라면 계약과 관련해 상벌위에서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며 “하지만 시즌 도중에 계약해지 건으로 상벌위를 연 적은 없다. 기업은행 요청이 오면 조정이 가능한지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러는 동안 사태는 막장 폭로전으로 치닫고 있다. 팀을 이탈했다가 복귀한 김사니 감독대행은 지난 23일 서남원 전 감독으로부터 폭언과 입에 담지 못할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반면 서 전 감독은 “폭언을 했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해 진실 게임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정작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조송화는 여전히 사과와 해명 없이 복귀만을 바라고 있다.
  • 사과도 없이 복귀하려는 조송화…IBK기업은행도 ‘난감’

    사과도 없이 복귀하려는 조송화…IBK기업은행도 ‘난감’

    선수단을 무단 이탈해 논란을 일으킨 프로배구 여자부 IBK기업은행 조송화의 거취를 놓고 구단이 쩔쩔매고 있다. 앞서 징계성 임의해지를 결정한 기업은행은 조송화가 복귀로 마음을 바꾸면서 난감한 상황에 부닥쳤다. 24일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구단과 조송화는 애초 구두로 임의해지에 합의했지만, 복귀로 마음을 바꾸면서 현재 서면계약서 작성을 거부하고 있다. 선수 권익을 위해 지난 9월부터 바뀐 임의해지 제도는 선수의 서면 동의가 필수다. 지난 23일 한국배구연맹(KOVO)으로부터 임의해지 서류 미비로 망신을 당한 기업은행은 일단 조송화의 서면 동의를 설득한다는 계획이다. 임의해지는 3년간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 없고 잔여 연봉을 받을 수 없다. 현재 조송화는 코트 복귀를 희망하기 때문에 가능성은 크지 않다. 기업은행은 계약해지도 고려하고 있다. 계약해지는 잔여 연봉이 지급되고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다. 구단은 잔여 연봉을 지급하고서라도 조송화의 복귀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미 심리적으로 무너진 선수에게 서면 동의서를 쓰라고 강요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양측의 입장이 계속 평행선을 달리면 KOVO 상벌위원회에 계약해지에 대한 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KOVO도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KOVO 관계자는 “시즌 전이라면 계약과 관련해 상벌위에서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며 “하지만 시즌 도중에 계약해지 건으로 상벌위를 연 적은 없다. 기업은행 요청이 오면 조정이 가능한지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러는 동안 사태는 막장 폭로전으로 치닫고 있다. 팀을 이탈했다가 복귀한 김사니 감독대행은 지난 23일 서남원 전 감독으로부터 폭언과 입에 담지 못할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반면 서 전 감독은 “폭언을 했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해 진실 게임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정작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조송화는 여전히 사과와 해명 없이 복귀만을 바라고 있다.
  • [배민아의 일상공감] 답을 찾아서/미드웨스트대 교수

    [배민아의 일상공감] 답을 찾아서/미드웨스트대 교수

    어느덧 깊은 중년이 됐어도 남자와 여자는 여전히 신혼이다. 꿀 떨어지는 사이라서가 아니라 아직도 서로 많이 싸운다는 말이다. 그동안의 결혼생활에서 파악한 부부싸움의 양상은 대개 이렇다. 무언가 상대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인해 한쪽의 감정이 상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꾸준히 따지지만 상대는 원하는 답을 하지 않는다. 말하기도 부끄러운 아주 사소한 이유이고, 상대가 원하는 건 “그래, 알았어” 정도의 간단한 답인데도 듣고 싶은 말을 쉽게 해주지 않는다. 초반에 서로가 원하는 답을 찾아 대꾸해 주면 금방 진화될 싸움인데, 끝내 원하는 답을 안 해 주다 결국 각자 컴퓨터 모니터만 바라보며 식사를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답정너’라는 말이 있다. 마음속에 듣고자 하는 답을 정해 놓고 상대에게 물어보는 사람, ‘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답만 해’라는 말을 줄인 신조어다. 주로 긍정적으로 사용되기보다 개념 없고 자기중심적인 사람을 일컫는 말이지만, 소모적인 감정 대결이 길어질 때면 누구라도 먼저 자존심 내려놓고 답정너가 원하는 답을 해주면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크다. 자존심 대결에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을 만큼 팽팽해도 답정너의 비위를 맞추지 못하는 건 매번 답답하리만큼 정직한 답을 하는 남자의 차지다. 다이어트를 말로만 하는 여자가 남자에게 “나 살쪄 보여?”, “내 얼굴 너무 크지?”라고 물으면 “살쪄도 난 좋아”라든가 “머리에 든 게 많아서 얼굴이 큰 거야”라며 애매하게 기분 나쁜 팩트로 답하거나, 초면인 사람들의 모임에서 누군가 자신의 나이를 가늠해 보라고 하면 대번 정확하게 정답을 맞혀서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든다. 그런 경우에는 실제 보이는 나이보다 조금 낮춰서 얘기해야 한다고 주의를 줘도 본인 나름대로 낮춰서 말한 거라고 당당하게 말하니 아직 훈련이 더 필요한 것 같다. 배우 라미란 주연의 영화 ‘정직한 후보’는 거짓과 가식으로 성공한 주인공 정치인이 갑자기 거짓말을 못 하게 된다는 재밌는 설정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거짓으로 꾸민 말이 아닌 솔직한 말만 하게 되자 주인공의 입에서는 통제 불능의 막말들이 쏟아진다. 진실이 막말이 되고, 거짓말이 상대를 웃게 하는 세상을 풍자한 코미디 영화였다.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의 막말이 뉴스를 장식한다. 거짓의 막말과 막말 같은 진실이 뒤엉키고 자신이 원하는 답만 찾으려는 사람들과 본인이 듣고 싶은 정보만 받아들이는 사람들 속에서 중심을 지키기 어려워진다. 자신의 머리에 이미 답을 정해 두고 있는 사람은 다른 말이 들리지 않는다. 듣기는 듣되 듣고 싶은 말만 듣는다. 사람은 직관이나 감정으로 먼저 판단하고 그 뒤에 이성으로 합리적 근거를 찾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왁자지껄한 칵테일 파티에서도 내가 원하는 화자와의 이야기를 선택적으로 집중해서 잘 받아들이는 것처럼 본능적으로 우리의 뇌는 확증편향을 지향하고 있다. 서로의 주장이 상반되거나 진실을 분별하기 어려울 때일수록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들으려는 답정너 경향은 더 심화된다. 우리가 어떤 계기로 주관적인 관점을 갖게 되면 그 관점은 머릿속에 남아 자연스럽게 그 관점을 뒷받침할 정보를 찾는 경향이 강해진다. 반대로 자신의 관점과 반대되는 정보는 쉽게 무시해 버리고, 거짓 정보가 더해질 때마다 자신의 편견을 점차 강화해 간다. 단지 자신의 처음 관점이라는 이유로 끝까지 밀어붙이는 고집이나 편협된 시각을 버리고 현실을 바로 볼 수 있는 눈과 귀로 답정너의 오류에 빠지지 않아야겠다. 정해진 답의 합리적 근거를 찾아가는 것이 아닌 현실을 정확히 진단해 마땅한 근거에 따라 답을 찾아가는 이성적인 선택의 과정이 되기 바란다.
  • “조송화와 마찰 후 서 前감독이 폭언” 김사니, 입 열었다

    “조송화와 마찰 후 서 前감독이 폭언” 김사니, 입 열었다

    조송화(오른쪽)의 무단 이탈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IBK기업은행이 미숙한 대응으로 논란을 키우면서 사태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3일 기업은행이 전날 신청한 조송화에 대한 임의해지 신청에 대해 서류 미비를 이유로 반려했다고 밝혔다. 조송화에 대해 ‘상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한 기업은행으로서는 미숙한 행정 처리로 되레 창피를 당하게 됐다. 서남원 감독의 갑작스런 퇴진에 따른 악화된 여론에 화들짝 놀란 기업은행은 지난 2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팀을 무단 이탈한 조송화를 KOVO의 임의해지 규정에 따라 조치했다”고 밝혔지만 시작부터 꼬였다.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6월 선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표준계약서를 도입하면서 임의해지를 선수 징계 도구로 쓸 수 없도록 했다. KOVO 규정에도 선수가 계약 해지를 원하면 구단에 먼저 서면으로 임의해지를 신청하고 구단이 이를 연맹에 통보해야 한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조송화의 서면 동의를 받지 않고 부랴부랴 임의해지를 발표했다. 그러자 문체부는 “기업은행의 절차가 잘못됐다”며 “선수 동의가 없다면 다른 징계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KOVO에 지적했다. 기업은행은 절차를 다시 밟는다는 입장이지만 조송화가 그 사이 은퇴에서 복귀로 마음을 돌리면서 임의해지를 거부, 이 조차도 힘들게 됐다. 조송화와 함께 팀을 이탈했다가 복귀한 김사니(왼쪽) 감독대행은 이날 흥국생명에 3-0(25-21 25-18 27-25)승을 거두고 최하위를 탈출한 인천 원정경기에 앞서 “팬들에게 실망감을 드려서 죄송하다”고 눈물을 흘렸다. 그는 “KGC 인삼공사전 다음날인 지난 13일 훈련 때 조송화와 서 전 감독 사이에 마찰이 있었다”며 “서 전 감독이 모든 스태프와 선수들이 있는 상황에서 내게 ‘이 모든 걸 책임지고 나가라’며 입에 담지 못할 모욕적인 말과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선수들은 고참들의 주도로 ‘태업성’ 플레이를 했다는 소문에 대해 반박했다. 김희진은 “아픈 선수들이나 고참 선수가 더 열심히 훈련했고 후배들이 잘 따라왔다”며 “태업이라는 단어 자체가 선수들에게 많은 상처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여자프로배구에서 뛰고 있는 김연경(상하이)도 현 상황을 겨냥해 날 선 비판을 했다. 그는 지난 22일 자신의 SNS에서 “겉은 화려해 보이지만 결국 안은 썩었고 곪았다”며 “변화가 두렵겠지만 이제는 우리 모두가 변해야 할 시기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 [사설] 신변보호 외침에도 여성 희생 못 막은 한심한 경찰

    [사설] 신변보호 외침에도 여성 희생 못 막은 한심한 경찰

    지난 주말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고 있던 30대 여성이 서울 중심가의 오피스텔에서 흉기에 찔려 숨졌다. 숨진 여성은 경찰이 지급한 스마트워치로 두 차례나 긴급 호출을 했으나 도움을 제때 받지 못했다. 스마트워치의 위치 추적에 혼선을 빚은 경찰은 신고 후 12분이나 지난 뒤에야 현장에 도착했고, 보호를 요청한 여성은 이미 치명상을 입은 뒤였다. 경찰은 “시범 운영 중인 새 위치 추적 시스템의 한계로 초동 대응이 늦어졌다”며 시스템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지만 사후약방문이라는 지적은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더군다나 숨진 여성은 그동안 여러 차례 스토킹과 데이트 폭력 사실 등을 경찰에 알렸지만 스마트워치를 지급받은 것 말고는 별다른 보호 조치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지난 15일 인천에서 발생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에서 출동 경찰관 2명이 어설프게 대응한 것으로 드러나 시민들의 분노와 허탈감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가 관할 경찰서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데 이어 출동한 경찰관의 엄벌을 촉구하는 국민청원 글에 하루 만에 1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동의했다. 기강해이도 심각하다. 인천의 한 경찰서에서는 음주운전 혐의를 받는 간부가 근무 시간을 조작하려 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대구에서는 20대 경찰관이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도주하다가 다른 경찰관에게 붙잡히기도 했다. “이런 경찰에 민생 치안을 맡길 수 있냐”는 탄식이 나올 수밖에 없다. 수사권 조정 이후 권한은 커졌지만 경찰 기강은 더 해이해졌다는 국회 국정감사에서의 지적을 김창룡 경찰청장을 비롯한 수뇌부가 한 귀로 듣고 다른 귀로 흘렸는지 묻고 싶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치안 수요는 더욱 커지고 있다. 경찰은 이번 두 사건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준엄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 온열의자 318곳… 버스정류장 따뜻한 노원

    온열의자 318곳… 버스정류장 따뜻한 노원

    서울 노원구가 버스정류장 503곳 중 318곳에 온열의자 설치 사업을 완료했다. 구는 최근 버스정류장 140곳에 온열의자를 추가 설치했으며, 지난 15일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고 16일 밝혔다. 구는 2018년 38곳에 시범 설치한 이후 온열의자를 추가로 설치해 왔다. 이용자 절대 숫자가 많거나 노인과 교통약자 등이 자주 사용하는 곳이 주 대상이었다. 온열의자는 내년 4월까지 운영된다. 가동 시간은 버스 첫차와 막차 시간에 맞춰 오전 5시~오후 11시다. 대기 온도가 18도 밑으로 내려가면 자동으로 켜진다. 온열의자엔 ‘어느 날이든 오늘이 가장 아름답고 벅찬 날이 되기를’이라는 문구가 적혔다. 구는 오는 20일부터 정류장 추위 가림막인 ‘따숨쉼터’ 93곳도 운영한다. 지난해엔 코로나19 확산 위험으로 문을 닫았지만 올해는 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라 운영하기로 했다. 다만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한편 구는 현지 조사를 통해 설치 가능한 곳엔 버스정보안내단말기와 버스 승차대를 조성했다. 정류장 25곳엔 승하차를 방해하고 안전을 위협하는 가로수, 가로등, 표지판 등을 정비했다. 지하철 이용자 편의를 위해 코레일, 서울교통공사 등과 협력해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를 단계적으로 확대 설치하고 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구민들이 버스를 기다리면서 잠시나마 추위를 녹이고 따뜻한 위로 글귀로 힐링을 얻었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쾌적하고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마오쩌둥에 쫓겨난 하방 소년, ‘21세기 시황제’ 권력 움켜쥐다

    마오쩌둥에 쫓겨난 하방 소년, ‘21세기 시황제’ 권력 움켜쥐다

    공산혁명 ‘8대 원로’ 시중쉰의 셋째 아들마오 때 당에서 축출돼 7년간 토굴 생활덩샤오핑 때 부친 정계복귀로 인생역전 40년 만의 역사결의로 종신집권 본격화6중전회 공보서도 시주석에 3분의1 할애 철권통치에 망명신청 중국인 7배나 늘어美와 패권경쟁·대만 문제 등 과제도 산적지난 11일 중국 공산당이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전회)를 마치고 ‘당의 100년 분투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중공 중앙의 결의’(역사 결의)를 채택했다. 중국 공산당은 창당 이래 단 세 차례 역사 결의를 발표했다. 마오쩌둥(1893~1976)이 1945년 6기 7중전회에서 ‘여러 과거사 문제에 관한 결의’(당 창당 과정과 항일전쟁 관련)를, 덩샤오핑(1904~1997)이 1981년 11기 6중전회에서 ‘건국 이래 당의 여러 과거사 문제에 관한 결의’(문화대혁명 오류)를 선언했다. 전례에 비춰 볼 때 역사 결의가 새 지도자에게 특별한 권위를 부여하는 수단으로 활용됐음을 알 수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도 이번 결의로 힘을 얻어 내년 가을로 예정된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자대회(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짓고 마오와 덩에 이어 세 번째로 장기 집권에 나서는 지도자가 된다. “중국의 새로운 100년을 열겠다”고 선언한 시진핑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살펴봤다. ●반동분자로 몰렸던 과거, 과묵한 성격 만들어시 주석은 1953년 6월 베이핑(현 베이징)에서 중국 공산혁명 ‘8대 원로’인 시중쉰(1913~2002)의 아들로 태어났다. 진핑(近平)은 사기에 나오는 ‘평이근인’(平易近人·정치를 쉽게 해서 백성에게 친근함)에서 따왔다. 부친은 1928년 공산당에 입당해 전우인 류즈단(1903~1936)과 홍군(옛 인민해방군)을 이끌었다. 공훈을 인정받아 신중국이 세워진 뒤 국무원 부총리를 지냈다. 1936년 동료 공산당원 하오밍주와 결혼해 1남 2녀를 낳았지만 1943년 이혼했다. 이듬해 치신과 재혼해 2남 2녀를 뒀는데, 이 가운데 셋째가 시진핑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감당하기 힘든 질곡의 시기를 견뎌야 했다. 아홉 살이던 1962년 부친이 ‘류즈단 필화사건’으로 당에서 축출되면서부터다. 마오쩌둥 추종 세력이 류즈단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을 ‘반당(反黨) 문학’으로 규정해 출판을 도운 시 부총리를 숙청했다. 1966년 문화대혁명이 시작되자 상황이 더 나빠졌다. 한국전쟁 때 인민지원군 총사령관을 지낸 펑더화이(1898~1974)가 1959년 마오쩌둥의 대약진운동(미국 추월을 목표로 한 농공업 개혁 정책)을 비판해 실각했는데, 홍위병들은 시중쉰이 그의 부하로 일한 전력을 들어 ‘반동분자’로 내몰았다. 시 주석의 이복누나 시허핑은 끊임없는 폭행과 모욕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과묵하기로 유명한 그의 성격이 이때 만들어졌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신중하지 못한 말 한마디가 언제고 자신의 운명을 뿌리째 흔들 수 있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깨달은 듯싶다. 급기야 부친은 1969년 산시성의 오지마을 량자허로 ‘하방’(下放)했고 열다섯 살이던 시 주석도 하방 소년이 됐다. 사실상의 유배였다. 시진핑은 당시 가족과 7년간 토굴 생활을 했다.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남들보다 한참 늦은 스물두 살에야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다. 그의 고난은 마오쩌둥이 세상을 떠난 뒤 끝이 났다. 차기 지도자인 덩샤오핑이 1978년 부친을 정계로 복귀시켜 당 요직을 맡기자 대학 졸업반이던 스물다섯 청년 시진핑도 뒤늦게 ‘태자당’(당·정·군 고위층 인사의 자녀)으로 인정받았다. 같은 해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서장 비서로 공직에 발을 디딘 뒤 고속 승진을 시작했다. 특유의 인내와 끈기로 공산당 생존경쟁에서 승리한 시 주석은 19기 6중전회를 통해 마오·덩과 어깨를 나란히 할 ‘역사적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첫 역사 결의가 나온 1945년 이후 마오쩌둥은 21년을 더 집권했다. 덩샤오핑도 1981년 두 번째 결의 뒤 16년간 절대권력을 행사했다. 대만 단장대학 양안연구센터의 장우웨 주임은 “세 번째 결의를 이끌어 낸 지도자가 겨우 5년만 임기를 연장하고 물러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처럼 종신집권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두려워하던 마오의 ‘우상화’ 따르는 시주석 그의 임기 연장 작업은 장기간에 걸쳐 이뤄졌다. 전임자인 후진타오는 2013년 시 주석이 차기 지도자로 선출되자 당 총서기와 국가주석·중앙군사위 주석 등 3권을 한꺼번에 이양해 ‘1인 지배’에 힘을 실었다. 공산당은 2017년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사회주의 사상’을 당 헌장에 삽입했는데, 지도자의 이름에 ‘사상’을 붙인 것은 마오쩌둥에 이어 두 번째다. 2018년 중국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는 ‘국가주석직 3연임 제한’ 조항을 삭제해 종신집권의 기틀을 만들었다. 지난해 열린 19기 5중전회도 새 공작 조례를 통해 그간 상무위원(7명)이 나눠 가졌던 중앙위원회 소집 권한을 국가주석 한 사람에게 몰아줬다. 일련의 과정은 덩샤오핑이 마오쩌둥식 독재를 차단하려고 내놓은 집단지도체제가 무너지고 있음을 뜻한다. 이를 반영하듯 6중전회 결과를 요약한 공보를 보면 전체 7500여자 분량 가운데 마오 집권기는 1000여자, 덩과 장쩌민·후진타오는 한데 묶여 1300여자 정도다. 반면 시 주석에 대해선 2100자 넘게 할애했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마오와 덩, 시진핑으로 이어지는 ‘삼분식 시대 구분’이 중국 공산당 역사에서 공식화됐다”며 “시 주석 입장에서 ‘중국의 새로운 100년은 나의 시대’라는 속내도 담고 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마오 등 권력자에 대한 우상화가 가져올 폐단을 누누이 지적해 왔다. 유년기에 겪은 ‘시대의 아픔’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토록 마오를 두려워하던 그가 아이러니하게도 마오의 길을 따라가고 있다. ●서구는 독재 비난… 자국선 ‘중화 행보’ 인기 시 주석의 미래가 그리 녹록해 보이진 않는다. 미국은 무역전쟁과 인도·태평양 전략,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오커스(미국·영국·호주) 등을 앞세워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첫 화상 정상회담 이후에도 양국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보는 이는 많지 않다. 전쟁도 불사해야 하는 ‘핵심이익’으로 여기는 ‘하나의 중국’ 원칙도 미국과 대만의 협공으로 흔들리고 있다. 시 주석에 대한 해외 평가도 비난 일색이다. ‘21세기에 부활한 시황제’, ‘사회주의 중국의 붉은 독재자’ 등 부정적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서구 세계가 만든 국제 질서에 도전하는 중국의 지도자가 감내해야 할 ‘통과의례’로 볼 수 있지만, ‘외세에 모욕받으면 반드시 받아치라’는 늑대외교가 자초한 측면도 크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 따르면 시 주석 집권 기간 미국 등에 망명을 신청한 중국인은 모두 61만 3335명이다. 특히 지난해 신청자는 10만 7864명으로 2012년(1만 5362명)보다 7배 넘게 늘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시 주석 체제에서 갈수록 철권정치가 강해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시 주석은 권위주의 통치 방식을 바꿀 생각이 없어 보인다는 게 중평이다. 국제사회의 시각과 달리 중국 내부에서 그의 행보는 일반 대중으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중국에서 시 주석에 대한 지지율 조사가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추산하자면 최소 70% 이상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정부패 척결자’라는 이미지가 널리 각인됐고,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중국의 자존심을 지켰다는 이유다. 관영매체에서 그에 대한 긍정적인 모습만 부각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미 외교의 거두이자 중국을 국제사회로 끌어낸 주인공인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저서 ‘중국 이야기’에서 세력 확장 싸움인 바둑을 설명한 뒤 “역사적으로 중국 정치인은 힘의 대결보다는 (바둑에서처럼) 섬세한 전략으로 수싸움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방식을 선호했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이 한 번쯤 새겨 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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