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귀농
    2026-05-29
    검색기록 지우기
  • 인턴
    2026-05-29
    검색기록 지우기
  • 산사태
    2026-05-29
    검색기록 지우기
  • 골드
    2026-05-29
    검색기록 지우기
  • 감소
    2026-05-2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545
  • 교과부, 이달말까지 ‘소규모 학교 통폐합’ 계획…전문가 2인 지상토론

    교과부, 이달말까지 ‘소규모 학교 통폐합’ 계획…전문가 2인 지상토론

    교육과학기술부와 전국 시·도 교육청이 이달 말까지 60명 이하 ‘소규모 학교 통폐합 계획’을 수립,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주로 지방학교의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과 ‘복식수업’ 해소 등을 위해 지난달부터 학교 통폐합 대상 선정 작업을 하고 있다. 반면 지역 주민과 동창회, 학부모 단체 등은 농어촌 교육을 붕괴시키는 획일적인 통폐합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8일 교과부 성삼제(52) 미래인재정책국장과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 장은숙(50) 회장의 엇갈린 입장을 지상토론 형식으로 살펴본다. →소규모 학교 통폐합에 대한 기본 입장은. 성삼제 국장 저출산 현상의 가속화로 학령인구가 감소해 올해의 경우 농산어촌지역에 신입생이 없는 학교가 200여개교에 달한다. 학생 수 60명 이하의 학교는 2002년 805개교에서 2010년 1567개교로 두 배가량 늘어났을 뿐 아니라 앞으로 이런 현상은 급속화될 것이다. 시골의 소규모 학교는 시설이 낙후됐을 뿐만 아니라 2개 학년을 한 교사가 가르치는 복식수업과 전공이 다른 교사가 가르치는 ‘상치교사제’ 운영으로 교육 여건이 매우 열악하다. 제대로 된 교육을 위해 적정 규모의 학교를 운영할 필요성이 있다. 장은숙 회장 그런 생각에 반대한다. 농어촌지역에 면사무소와 보건소가 있는 것처럼 반드시 학교도 있어야 한다. 학교 통폐합 문제는 경제적 논리가 아니라 교육적 논리를 우선 적용해야 한다. →교육 예산절감 및 환경개선 효과가 있나. 성 국장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한다고 해서 솔직히 예산절감 효과가 크지는 않다. 오히려 통폐합된 학교를 적정 규모 학교로 운영하려고 학교시설 증·개축, 다목적시설 신축, 통학수단 지원 등으로 더 많은 예산이 든다. 적정 규모의 학교 육성은 더 나은 교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이다. 장 회장 교원 인건비 등은 절약될지 모르지만, 교육환경개선 효과는 없다.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환경적 요소는 시설보다 교사이다. 교사당 학생 수가 적은 소규모 학교가 거대 학교, 과밀학급보다 훨씬 교육환경이 좋다. →복식수업 해소를 통한 교원 재배치 효과는. 성 국장 복식수업을 하는 학교를 통폐합해 교육 여건이 양호한 학교를 육성하게 되면 교원 재배치를 통해 상치교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장 회장 학급당 학생 수가 10명인 두 학교가 통합해 학급당 학생 수가 20명이 되어도 교사 수는 변동이 없다. 소규모 학교라고 해서 모두 복식수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 복식수업을 받는 것이 과밀학급에서 수업받는 것보다 효율적이라는 말도 있다. 핀란드에서는 전 학년 통합교육을 권장하고 있다. →도시와 농어촌 교육격차 해소가 가능한가. 성 국장 농산어촌 지역 소규모 학교의 큰 문제점이 복식수업과 상치교사 운영이다. 이를 해결하면 격차 문제를 풀 수 있다. 장 회장 도시와 농어촌의 학력 차이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투입되는 가정교육과 사교육의 차이에서부터 발생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소규모 학교에서 돌봄교실, 마을단위 공부방 운영 등으로 도시의 사교육에 상응하는 추가 교육이 보완되면 해소가 가능하다. →도서·벽지의 장거리 통학 문제는 없나. 성 국장 소규모 학교 통폐합으로 통학이 어려운 도서·벽지 등은 지역 상황을 고려해 통학버스 운영, 민간 운송회사와 계약해 통학 수단을 제공하고 있다. 필요한 경우 기숙사를 신축해 통학에 불편함이 없도록 지원하겠다. 장 회장 초등학교 학생들이 통학버스에서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조금이라도 지각을 하면 별도의 통학수단을 동원해야 하고, 하교 역시 통학버스 시간에 맞출 수밖에 없다. 마을학교라는 개념이 사라지면서 학교와 지역과의 연계도 끊어져 학부모의 학교 참여 역시 불가능해진다. →농어촌 교육의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성 국장 농어촌 교육의 부실을 막기 위해 추진되는 정책이 바로 적정 규모의 학교 육성이다. 소규모 학교 현장을 직접 방문해 학생들의 교육현장을 본다면 인식이 달라질 것이다. 장 회장 농어촌교육의 부실보다는 우리나라 전체 교육의 부실이 더 문제다. 한국 교육은 학교가 작아서 생기는 문제보다는 학교가 너무 크고, 학급당 학생 수가 너무 많아 생기는 문제가 핵심이다. 교사가 학생과의 일대일 면담이 불가능하고, 소외 학생이 발생하는 것은 모두 과밀학급이 되었기 때문이다. →학교 통폐합으로 인한 지역 구심체 역할 상실 우려는. 성 국장 현재처럼 낙후된 시설의 영세 학교는 지역의 구심체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적정 규모의 학교 육성으로 주민을 위한 다양한 문화체육시설 등을 갖춘 학교를 운영하는 게 오히려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 장 회장 농어촌의 마을학교에서 운동회를 하거나 학예회를 할 경우 단순한 학교 행사가 아닌 마을 행사가 된다. 최근 귀농이 늘면서 학교의 돌봄 교실에 참여하는 젊은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학교의 도서실이 마을 도서실처럼 운영되는 학교도 많다. 방학 중에는 지역민을 위한 컴퓨터 교실도 운영된다. 이것이 대도시 학교가 할 수 없는 역할인 것이다. →박탈감으로 인한 주민·동창회의 반대도 많은데. 성 국장 미래를 짊어질 학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이해와 협조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학생들에게 정상적인 교육을 받을 권리를 주고, 폐지된 학교 시설은 내버려두는 것이 아니라 거점학교의 교육시설 또는 지역주민 시설로 활용할 예정이다. 장 회장 시골의 초중등학교는 공립이라고는 하지만, 수십 년 전 지역의 인재를 길러야 한다는 취지에서 지역민들이 땅을 기부하기도 하고, 학교건물을 직접 짓는 일을 하기도 했다. 학교의 땅과 건물에 대한 법적 소유자는 교육청이지만 역사적·문화적 소유자는 지역 주민이다. 동네의 재산이 주민들의 뜻과 무관하게 임대·매매되고 있다. →끝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은. 성 국장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 현상은 피해갈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의 교육 현실에 대한 문제점을 직시해 모든 학생들이 좋은 여건에서 교육받도록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 장 회장 시골의 소규모 학교는 폐교하고 매매할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공교육의 새로운 대안이 만들어지는 학교 혁신의 산실로 주목해야 한다. 경기도의 남한산초등학교나 조현초등학교, 충남의 거산초등학교처럼 학부모들이 줄을 서서 입학하고 싶어 하는 학교가 모두 폐교 직전의 학교였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독거노인 사랑잇기] (2부)노인이 행복한 사회 ⑪ 늘어가는 황혼 웨딩마치

    [독거노인 사랑잇기] (2부)노인이 행복한 사회 ⑪ 늘어가는 황혼 웨딩마치

    최동진(60·가명)씨는 3년 전 성격차이로 아내와 이혼한 뒤 주저하다가 한 결혼정보업체를 찾았다. 그는 “자녀를 모두 결혼 시킨 뒤 귀농할 생각인데 고향에서 함께 노후를 보낼 배우자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김수미(55·여·가명)씨는 전 남편과 경제적인 문제로 헤어진 뒤 최씨와 마찬가지로 배우자를 찾고 있었다. 삶에 대한 가치관이 비슷했던 두 사람은 업체의 주선으로 처음 만나 급속도로 사이가 가까워졌고, 2개월만에 재혼을 결심하게 됐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최씨의 자녀들이 재혼을 반대했던 것. 두 사람은 잠시 교제를 중단하기도 했지만 결국 서로를 잊지 못해 다시 만남을 가졌다. 그동안 최씨는 결혼에 대한 확신을 자녀들에게 충분히 설명했고, 자식들이 걱정하는 경제적인 지원 문제도 이미 자립한 상태라며 차근 차근 설득했다. 두 사람은 결국 결혼식을 마치고 귀농해 알콩달콩한 신혼생활을 누리고 있다. 최씨는 “민감할 수 있는 문제를 꾸준히 대화로 잘 풀어나갔고,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행복한 결혼식을 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재규(64·가명)씨도 부인과 사별한 뒤 교육과 양육 문제로 결혼정보업체를 찾았다. 하지만 사별의 아픔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급하게 재혼을 추진하다보니 갈등이 생겼고, 결국 어렵게 성사된 결혼은 1년 만에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그는 마음을 고쳐먹었다. 홀로 어렵게 자식 둘을 키우면서 ‘내 삶’을 잊고 살았으나 이제는 여생을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꿈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는 신중하게 여성을 고르던 중에 역시 사별의 아픔을 가진 이희숙(54·여·가명)씨를 소개받았다. 같은 상황을 겪은 탓인지 두 사람의 호감도는 급속히 높아졌다. 두 사람 모두 등산이라는 취미생활을 갖고 있어 마음이 더 잘 맞았다. 6개월의 교제 끝에 재혼한 두 사람은 “처음부터 거창하게 재혼에 목표를 두기보다 교제한다는 생각으로 다가갔던 것이 잘 맞았던 것 같다.”면서 “앞으로 여생을 서로 의지하며 행복하게 지내고 싶다.”고 했다. ●젊은층 “부모 재혼 원하면 적극 고려” 노년기에 다시 웨딩마치를 울리는 ‘황혼 재혼’이 크게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50세 이상 남성의 혼인 건수는 1만 8791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990년 5014건의 4배에 가깝고, 2000년 8928건의 2배 수준이다. 전체 혼인 건수 가운데 50세 이상 남성의 비중은 1990년 1.3%에서 지난해는 5.8%로 크게 늘어났다. 60세 이상 남성의 혼인 건수도 1990년 1570건에서 2000년 2291건, 지난해 4812건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여성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50세 이상 여성의 혼인 건수는 지난해 1만 956건으로 남성과 비례해 역대 최대치다. 1990년 2081건에서 2000년 4145건으로 늘었다가 10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60세 이상 여성의 혼인 건수도 같은 기간 394건, 758건, 1857건으로 증가했다. 경기도 지역만 놓고 보면 60세 이상 재혼자가 10년간 3배 가까이 늘어났다.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의 고령자 재혼동향분석 자료에 따르면 도내 60세 이상 재혼자 수가 2000년 508명에서 지난해 1438명으로 10년 사이 2.8배나 증가했다. 가히 폭발적인 증가세가 아닐 수 없다. 노년기 재혼자가 늘고 있는 것은 황혼 이혼이 늘어난 탓도 있지만 노인들의 재혼에 대한 관념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자식들의 눈치를 보거나 주변의 인식이 좋지 않아 재혼을 꺼렸지만 최근에는 재혼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쪽으로 노인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다. 부인과 사별하거나 이혼한 뒤 홀로 사는 것보다 서로를 돌보며 생활하는 것이 더 좋다는 노인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생각은 젊은 층에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에는 부모가 혼자일 경우 재혼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자녀가 많아졌다. 실제로 결혼정보회사 닥스클럽이 지난해 국내 미혼남녀 974명을 대상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조사한 결과 부모의 황혼재혼을 찬성한다는 의견이 남성 61%, 여성 84.7%로 나타났다. 노인들의 경제적인 여건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점도 황혼재혼이 늘어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연금 등으로 노후를 보장받는 노인이 늘면서 자식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재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 “우울증 등 고려땐 재혼 큰 도움” 재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노인들이 늘면서 지방자치단체와 복지단체도 황혼미팅 등 만남을 가질 수 있는 행사를 적극적으로 열고 있다. 재혼 의사가 있다면 이들 기관의 문을 두드려보는 것도 좋다. 인천시는 지난해 11월부터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어르신 합독(合獨)사업’을 펼쳐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올 초에는 남성 50명과 여성 50명을 직접 만나게 하는 행사도 가졌다. 노인 전문가를 초빙해 각 지역을 순회하며 노인들의 재혼 문제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서울 강동구청은 지난 7월 ‘황혼의 멋진 만남-골드미팅’ 행사를 가졌다. 강동구에 사는 만 65세 이상 노인 20명을 초대해 전문 MC 이상용씨와 함께 미팅 행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노인들은 게임과 레크리에이션을 하며 친분을 쌓고, 서로에 대해 더 알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화를 나눴다. 노인이 인생의 파트너를 새로 만들기는 쉽지 않다. 재혼을 했다고 해도 다시 사별 등의 이유로 헤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재혼을 하기 전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기 마련이다. 여성은 남성의 뒷바라지를 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홀로 사는 것이 오히려 낫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의술의 발달로 생존기간이 크게 늘어나 홀로 오랜 기간을 지내기는 더더욱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우울증 등 각종 문제를 생각한다면 재혼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기민 한국노인복지관협회 사무총장은 “두 사람이 함께 사는 것은 독거노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동시에 여생을 안심하고 편안하게 누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면서 “다만 함께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에 대해 약속하고 신뢰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현용·이영준기자 junghy77@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20여개 ‘마을기업’ 성공사례 모음집 펴낸 정기석씨

    [저자와 차 한 잔] 20여개 ‘마을기업’ 성공사례 모음집 펴낸 정기석씨

    “이제 농촌도 경영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 경영의 중심에 사람과 공동체를 놓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작고 낮고 느린 삶의 방식을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마을 기업’이란 말이 공공연한 명제가 됐다. 도시의 일반인들에겐 생소하게 들릴 수 있지만 농촌을 비롯한 지방에선 나날이 번져 가는 대안적 삶의 방식. 지금 알게 모르게 지방의 경제와 사회를 깊숙이 파고드는 ‘마을 기업’이란 말이 생겨난 건 불과 4년 전인 2007년 한 일간지 기고문을 통해서였다. 최근 책 ‘마을을 먹여 살리는 마을기업’(이매진 펴냄)을 낸 ‘마을 연구소’ 대표 정기석(48)씨가 그 개념을 처음 세상에 표출한 주인공이다. ●4년 전 기고문 통해 처음 개념 소개 “따져 보면 마을 기업이 하루아침에 불쑥 생겨난 개념은 아닙니다. 누구나 당연히 생각하고 있는 지방 삶의 바람직한 모델을 제 나름대로 정의한 것일 뿐입니다. 이런저런 회의와 모임에서 드문드문 등장하더니 이젠 정부 기관에서도 보통명사처럼 사용할 정도가 됐습니다.” 그가 말하는 마을 기업의 정의는 의외로 간단하다. 지역 공동체의 자원을 활용해 주민이 주도하는 사업을 벌여 안정된 소득을 얻고 일자리도 만드는 마을 단위의 기업이다. “마을 기업은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파괴된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거나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팩트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지역 복지의 빈틈을 메우는 측면에서도 더할 나위 없는 큰 요인이지요.” 이번 책 ‘마을을’은 바로 그가 말한 팩트를 성공적으로 실현해 주목받고 있는 20여개의 성공 사례 모음집이다. 마을 기업을 일구고 우뚝 세운 주인공과 주민들을 일일이 발로 뛰어 만난 기록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토산물을 생산·가공·유통시키는 과정에서 특화해 유명해진 곳을 포함, 지역의 전통과 특성을 교육으로 연결해 각광받는 곳, 또 지역 문화재와 생태 자원을 삶의 큰 지렛대로 삼아 전국의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마을 기업들이 실감나게 소개된다. 고려대 지질학과와 대학원을 마쳐 번듯한 금융기관에서 직장생활을 했고 벤처기업에서도 활동했던 그가 하필이면 시골 변두리의 마을 기업에 천착하게 된 이유는 뭘까. “경제논리에 사로잡힌 각박한 도시의 삶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불쑥 들었지요. 허황된 말 같지만 농·어·산촌에서도 잘 먹고살 수 있는 자원과 요소들이 충분히 있다고 할 때 어떻게 그것들을 활용하고 생활 속으로 끌어들일 것인가라는 문제에 고민했다고 할까요.” ‘자발적인 유배’라는 말마따나 그는 불혹의 나이에 서울을 등지고 춘천, 진안, 산청, 칠곡, 부산, 진주 등지로 옮겨 다니면서 홀로, 혹은 뜻 맞는 이들과 ‘마을 기업’의 연구와 실천에 매달려 왔다. 올해 초 무주로 내려가 마을 연구소를 세워 같은 일을 계속하고 있고 농촌·귀농 컨설턴트를 겸하고 있다. ●“농촌도 이제 경영으로 돌아가야” “마을 기업으로 성공한 사례들의 공통점을 보면 도시에서 지방으로 내려간 전문가나 독지가가 주축이 돼 마을을 이끌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지역 주민이 마을 기업의 주체가 된다면 더 좋은 마을 기업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종전의 농촌 살리기 같은 지방살이 활성화 정책이 그저 마을을 단지화해 보여 주는 관광 차원에 머물러 아쉬웠다는 그가 거듭 주장하는 건 역시 지역 주민이 중심에 선 경영과 콘텐츠다. “이제 농촌도 경영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 경영의 중심에 사람과 공동체를 놓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작고 낮고 느린 삶의 방식을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합니다.” 글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e카페도…” 10여년 활동한 회원의 고발

    “파워블로거도 문제지만, 인터넷 카페의 운영자들도 변질된 것은 마찬가지다. 카페 회원이 많을수록 운영자들에게도 권력이 생기면서 영리활동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일부 파워블로거들이 누리꾼들을 상대로 거액의 수수료를 남기는 ‘장사’를 해온 사실이 속속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포털 사이트에서 회원제로 운영되는 인터넷 카페에서도 수수료 장사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1999년도부터 10년 넘게 카페 활동을 해오고 있다는 허윤문(50)씨는 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터넷 카페가 초창기의 순수성을 잃고 장사를 하는 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허씨와의 일문일답. →인터넷 카페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초창기 인터넷 카페의 정보 공유와 친목이라는 목적이 흐려지고, 회원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곳으로 변질됐다. 일부 카페지기의 경우 문제가 된 파워블로거 못지않게 많은 이익을 남기고 장사를 한다. 내가 직접 활동했던 한 귀농카페에서는 회원수가 10만명을 넘어가는 대형카페로 성장하다 보니, 카페지기가 수수료를 받고 땅 장사를 하는 등 영리활동을 했다.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무조건 강퇴(강제탈퇴)시키거나, 등급을 낮춰 글을 쓰지 못하게 하는 등 카페 내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일종의 권력자가 됐다. →인터넷 카페에서 행해지는 영리행위의 행태는. -대부분의 인터넷 카페는 한 가지 주제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그렇다 보니 관련 주제에 대한 정보나 관련 물품 등을 판매하는 식으로 변질된다. 수수료 3~5%가 적게 보여도 10만명이 넘는 회원이 있는 카페 내에서 그 수수료를 다 가져가면 절대 적은 돈이 아니다. →포털 사이트의 책임도 있다고 보나. -물론이다. 포털에서 정의하는 카페라는 것이 ‘회원들이 공통된 주제로 의견을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거나 친목을 나눌 목적 등으로 모인 온라인상의 공간’이라는 것이다. 이런 애초의 정의를 벗어나서 순수성을 잃고 상업화됐다면 그것을 조정해야 하는데 현재는 그것을 제재할 방안이 없다.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현재 인터넷 카페 운영에 관한 약관은 포털 사이트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약관밖에 없다. 그마저도 회원이나 카페지기의 의무와 자격만 명시했을 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자체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규제는 없다. 영리활동 금지부분 등을 약관에 명시해야 한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문화마당] 귀농인과 귀예인/공선옥 소설가

    [문화마당] 귀농인과 귀예인/공선옥 소설가

    어린 시절 동네에 들어온 곡마단이 잊히지 않는다. 서커스단, 혹은 쇼단이라고도 했다. 이수일과 심순애 같은 음악극도 하고, 마술·줄타기·차력 같은 서커스도 하는 종합예술가들이 이따금 마을 공터에 나타나곤 하였다. 그들은 종이 메가폰으로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시는 주민 여러분 오늘밤…”을 외치며 조무래기들을 뒤에 달고 골목을 누볐다. 물론 그들은 문화와 예술뿐 아니라 약도 팔았다. 정말 약인지 어쩐지는 알지 못해도 사람들은 그들이 들려준 노래, 그들이 보여준 굿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만병통치약’을 하나씩 사게 마련이었다. 사람들은 명절 뒤끝이나 국경일을 즈음하여 ‘콩쿠르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나뭇가지와 꽃 같은 것으로 무대를 그럴싸하게 꾸미고 마을에 있는 악기란 악기는 총동원하여 팡파르를 울리고 사람들은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재담이면 재담 같은 것으로 각자 가지고 있는 끼를 발산하였고 부상으로 나누어 주는 플라스틱 바가지, 양은솥 따위를 입을 함지박만하게 벌린 채 받아 가곤 하였다. 아무리 작은 고을이어도 읍내에는 극장이 두어 개는 있게 마련이었다. 시골사람들은 장에 간 길에 극장에도 들러 당대의 영상문화를 즐겼다. 까막눈 우리 엄마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마부’를 알았다. 그리고 그것을 추억했다. 그것을 보던 날의 행복을 반추했다. 그 모든 풍경은, 그 모든 추억은 농촌이 ‘잘살기’ 이전 시절의 풍경이고 추억이다. ‘잘살아 보세!’라는 구호 아래, 농촌에 소위 ‘소득증대사업’의 일환으로 비닐하우스가 생기고 축사가 생기고 공장이 지어지는 동안, 그래서 농촌에 돈이 많아지고 텔레비전을 사고 차를 사는 동안 ‘문화와 예술과 약’을 팔던 그 종합예술가들은 더 이상 시골에 오지 않게 되었다. 잘살아야 하니까 소득증대 사업을 벌였고, 그 덕분에 텔레비전을 살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뒤로는 더 이상 마을에서 콩쿠르대회는 열리지 않았다. 어쩌다 연다 해도 예전처럼 재미나지가 않게 되었다. 콩쿠르대회에 나온 사람들이 예전처럼 자신만의 재주를 자신만의 기량으로 펼쳐 보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도 모르게 텔레비전에 나오는 연예인들 흉내를 내기 때문이었다. 읍내의 극장들도 사라졌다. 잘살아 보자고 지붕 개량도 하고, 마을길도 넓히고, 신작로도 아스팔트로 바꾸고, 새집도 짓고, 농기구가 아닌 농기계를 들여서 일이 편해졌는데도 사람들은 농촌을 떠나서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남은 사람들은 잘살아 보려고 하면 할수록 빚이 늘어났다. 이름하여 ‘농가부채’는 이제, 그 자체로 고유명사가 되었다. 농사를 지으면 지을수록 빚이 늘어나는 그 기묘한 조화 속에 사람들의 가슴이 짓눌리는데, 혹시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주민 여러분’을 누가 외친다 한들 문화와 예술을 제대로 즐길 마음의 여유가 없게 되어 있는 것이다. 빚을 갚으려면 일을 해야 하니 시간은 없고 몸은 피곤해 텔레비전이 제공하는 ‘오락’을 ‘유일한 문화’로 여기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모든 군 단위에 문화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문화원들이 과연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농촌사람들이 언제까지나 텔레비전이 제공하는 일방적 영상을 바라보는 것을 유일한 오락거리, 유일한 문화생활로 여기며 살아야 하는가. 이제 농사를 지으려고 하는 ‘귀농인’뿐 아니라, 문화예술인들이야말로 ‘귀예인’이 되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기 바란다. 그리고 각 지역의 문화원에서 그 ‘귀예인’들을 적극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길 바란다. 그래서 그 예술을, 그 예술인을 만나고 싶으면 도시 사람들이 예술인이 살고 있거나 그 예술이 펼쳐지고 있는 시골로 찾아가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 문화와 예술 한번 즐기려면 도시로 가야 하는 이런 ‘문화’, 이젠 정말 신물이 난다. 어느 지방자치단체이든,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단체장이 나서서 문화와 예술로 ‘소득증대사업’ 한번 해보기를 권한다.
  • [열린세상] 농어촌에 희망이 있을까/김종회 문학평론가 경희대 교수

    [열린세상] 농어촌에 희망이 있을까/김종회 문학평론가 경희대 교수

    농어촌에 희망을 주는 문학이 가능할까. 농어촌을 소재로 하여 도회와의 심정적 거리를 줄이고 소통과 교류를 불러오는 문학운동이 결실을 볼 수 있을까. 한국마사회에서 세운 농어촌희망재단이 제1회 농어촌희망문학상을 시작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앞서 떠오른 생각이었다. 그런데 필자가 책임을 맡고 있는 한국문학평론가협회가 이 상의 주관을 맡게 되고, 접수된 작품의 심사를 진행하면서 처음의 생각은 점차 확신으로 바뀌게 되었다. 시 621명, 소설 274명의 놀랄 만한 응모 숫자도 숫자려니와, 그 속에 담긴 주제들은 참으로 다양다기하게 우리 농어촌의 절박한 문제들을 담아내고 있었다. 인구의 감소와 젊은 세대 및 노동력의 부재, 영농과 영어의 어려움, 가족과 같은 가축을 버려야 하는 구제역의 체험, 이제는 옛이야기처럼 빛이 바랜 포경선의 기억 등이 동시다발로 임립(林立)해 있었다. 그런가 하면 온갖 악조건을 넘어서 향토를 지키고 또 도회로부터의 귀농을 꿈꾸며, 농어촌에서 희망을 발굴하려 애쓰는 작품들도 만날 수 있었다. 한국에는 너무도 많은 문학상이 있다. 통계에 따르면 종류로 100개를 넘고, 상금도 쉽게 1억원, 5000만원, 3000만원에 이르고 있다. 외국에서는 없는 문학상의 인플레라고 할 형편인데, 이를 굳이 나쁘다고 할 것은 아니지만 상의 고유성이나 가치가 희석되는 것은 사실이다. 더욱이 대다수의 문학상이 문학사에 업적을 남긴 시인이나 작가의 이름을 걸고 시행하는 것이며, 농어촌희망문학상처럼 그야말로 공공의 이익을 표제로 내세운 문학상은 매우 드물다. 문학작품의 궁극적 완성은, 그것이 독자에게 수용되어 일정한 반응을 유발하는 데까지라고 알고 있다. 이 문학상이 목표하는 바도 그와 같다 할 것이다. 참으로 좋은 작품이 선정되어 많은 사람에게 읽히게 될 때, 도농의 구분을 넘어서 우리 농어촌의 현실을 다시 돌이켜 보고 유소년 시절의 추억이 묻힌 고향을 되찾는 아름다운 반란들이 속출할 수 있겠다. 삶의 속도나 무게에 눌려서 오래 잊고 살았던, 작고 소박하지만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소중한 옛일들을 현실 속으로 초청할 수도 있을 터이다. 그리하여 문득 우리의 삶이 정신적으로 풍성한 잔치마당이 되는 그 유쾌한 반란을 겪어보면 어떨까. 소설 가운데 구제역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필자는 눈시울이 뜨거웠다. 우리 전통 사회에 있어 가축은 정말 가족과 같았다. 인간이든 짐승이든 병과 죽음으로 인해 사는 차원이 달라지는 것을 막을 길이 있겠는가마는, 불현듯 생명환경농업을 통해 구제역을 극복할 길이 있다고 강조하던 어느 지자체의 군수가 떠올랐다. 자신을 ‘공룡군수’로 일컫는 경남 고성의 이학렬 군수가 바로 그 사람이다. 그의 친환경 축산은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빌려 가축의 우리를 새롭게 설계하는 데서 비롯된다. 물론 수지타산을 맞추는 데는 또 다른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필자가 그에게 왜 구제역이 전국을 휩쓸고 있을 때 이 중요한 경험과 정보를 내놓지 않았느냐고 힐난했더니, 그는 그냥 웃었다. 사람은 자기가 아는 만큼밖에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 그의 웃음에 담긴 대답이었다. 대신에 그는 내년 3월 개최될 제3회 공룡세계엑스포에 빗물을 중심테마로 도입한다고 정성껏 설명했다. 환경 변화로 멸종된 공룡과 자연수 빗물의 가치를 연계하여, ‘하늘이 내린 빗물, 공룡을 깨우다’로 캐치프레이즈를 정했다는 것이다. 우리 농어촌의 환경에 대한 객관적 인식 가운데 살아 있는 희망의 한 모습이 거기 있었다. 농어촌 지역 스스로의 자기 개발도 더없이 중요하다. 그 고성은 디지털 카메라와 시 쓰기를 결합한 ‘디카시’의 발원지요, 근자 아동문학인들에 의해 ‘동시·동화나무의 숲’이 들어선 새로운 문학의 고장이 되었다. 그러고 보니 애써 찾아내기만 하면 농어촌 사랑과 그 희망을 말하는 문학의 길은, 외롭지도 않고 멀리 있지도 않은 생활 속의 실천요강인 셈이다. 이 좋은 생각들이 물꼬를 트고 방향을 찾아서, 농어촌은 물론 각박하기 비할 데 없는 도시인들의 가슴을 함께 적시는 청량한 물길이 되었으면 한다.
  • 전통주, 이제 온라인에서 배운다.

    전통주, 이제 온라인에서 배운다.

    한양사이버대학교 평생교육원(원장 양재모)은 오는 7월 1일부터 국내 최초로 ‘온라인 전통주 전문가 과정’을 실시한다. 이번 온라인 전통주 교육은 허영만의 만화 ‘식객’을 통해 잘 알려진 류인수 한국가양주연구소 소장이 직접 강의를 맡아 누구나 손쉽고 재미있게 전통주 제조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마련됐다. 강의는 총 15강으로 12회의 온라인 교육과 3회의 오프라인 교육을 통해 이론과 실습을 동시에 습득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온라인상에서는 할 수 없는 현장 실습을 약 3번에 걸쳐 실시, 직접 체험을 통해 전통주 제조비법을 익힐 수 있도록 하여 온라인 교육의 문제점을 해결했다. 전통주 전문가 과정은 온라인에서 진행되는 만큼 귀농을 준비하는 사람과 자신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이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사람 또는 과련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교육과정이다. 과정을 마치면 한양사이버대학교 평생교육원과 한국가양주연구소에서 수료증이 발급된다. 한양사이버대학교 양재모 평생교육원장은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주 제조 기술을 온라인을 통해 교육함으로서 수도권에서 멀거나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 그리고 귀농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전통주전문가 과정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신청은 2011년 6월 13일부터~30일까지 한양사이버대학교 평생교육원(http://edu.hanyangcyber.ac.kr)에서 상담 및 신청을 할 수 있다.
  • [늙어가는 대한민국] 장욱 경북 군위군수 인터뷰

    [늙어가는 대한민국] 장욱 경북 군위군수 인터뷰

    “노인 복지와 지역 개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으려니 정말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장욱 경북 군위군수는 지난 3일 “군의 재정은 열악하지만 노인 복지와 지역 개발 어느 한쪽도 소홀히 하거나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체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평소 경로 효친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소문난 그의 생각을 보여준다. 장 군수는 올해 경로당 및 자치대학 운영 등 노인 관련 복지 예산을 전년보다 8.7% 증액시킨 108억원으로 편성했다. 노인 복지사업이 실질적인 복지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과감한 조치였다. 대신에 마을 안길 포장 등 소규모 토목사업은 당분간 접어 두기로 했다. 그는 요즘 지역의 초고령화 문제와 관련해 심기가 무척 불편하다고 했다. 최근 통계청의 ‘2010년 인구 총조사 결과’ 발표로 군위가 ‘전국에서 가장 늙은 도시’라는 오명을 뒤집어썼기 때문이란다. 장 군수는 “군위의 노인 인구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9.4%로 인근 의성군(38.5%)과 전남 고흥군(38.2%) 등 다른 농촌 지역과 별 차이가 없는데도 군위만 부각된 것이 심히 유감스럽다.”면서 “이는 그 무엇보다 군정 수행과 지역 발전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구와 구미 등 도시와 인접해 있고 중앙고속도로 및 국도 5호선 등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춘 ‘기업하기 좋은 도시 군위’가 오히려 초고령 사회라는 ‘어두운 그림자’로 전국에 비쳐 기업 및 투자 유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이를 하루빨리 불식시키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형적인 농업군인 군위가 전국에서 고령화가 가장 많이 진전되면서 휴경지가 속출해 농업 기반이 붕괴되고 있는 것도 그냥 두고 볼 수 없다고 했다. 휴경지는 전체 경지 면적(9500㏊)의 3%가 넘는 300여㏊로 파악되고 있다. 농지 임대 사업 및 경작 규모 확대, 귀농인 지원 사업 등을 통해 해결해야 할 과제란다. 농가의 일손 부족과 작업 능률 저하로 적기 영농이 어렵고, 노인들의 농기계 운전·조작 미숙으로 크고 작은 사고도 빈번한 실정이다. 정보화 시대에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활용한 농산물 판촉 활동도 부진해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 군수는 “군위가 고령화 사회로 급진전되면서 그에 따른 문제가 산적해 있으며, 스스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과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군위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삼나무 때문에… 제주 환경성질환 1위

    삼나무 때문에… 제주 환경성질환 1위

    3년 전 대구에서 살다가 제주에 귀농, 감귤 농사를 짓고 있는 김모(47·서귀포시)씨는 요즘 지난해 발병한 알레르기 비염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심한 재채기와 눈주위 가려움, 시도 때도 없이 흐르는 콧물 때문에 감귤 농사일이 괴롭다. 김씨는 “제주보다 못한 대구에서도 멀쩡했는데 최고의 자연환경을 자랑한다는 제주에서 알레르기 비염이 발병했다는 사실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청정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제주가 알레르기 비염과 아토피 피부염 등 환경성 질환에는 오히려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발간한 ‘2010 건강보험 통계분석 자료집’에 따르면 2009년 제주 지역의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인구 1만명당 남자 1313명, 여자 1666명 등 평균 148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평균 1106명보다 많은 것이다.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충북지역이 916명으로 가장 적었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도 인구 1만명당 남자 288명, 여자 340명 등 평균 314명으로 전국에서 제주가 가장 많았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는 2008년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환경보건센터에 ‘아토피 질환 원인규명’ 장기 연구 용역을 의뢰해 놓고 있다. 연구과제를 수행 중인 환경보건센터는 지난해 제주의 삼나무 꽃가루와 알터나리아 곰팡이 등이 제주 지역 아토피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는 중간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삼나무는 감귤 과수원 방풍림 등으로 제주에 식재돼 면적이 3만㏊에 이르는 등 제주 조림수종 가운데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20∼30년이 되면 많은 양의 꽃가루를 뿜어내는데, 1920년대부터 식재되기 시작해 벌목되지 않고 계속 자란 삼나무들이 현재 엄청난 양의 꽃가루를 분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기상청 등과 연계해 황사경보와 같은 ‘삼나무 꽃가루 경보’ 발령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환경보건센터 관계자는 “제주는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 등으로 환경성 질환이 더 심화될 우려가 있다.”며 “아토피, 알레르기 비염 등의 원인 규명이 어렵고 예방대책, 치료방향을 설정하려면 최소 5~10년의 장기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대 환경보건센터는 지난 5~9월 지역 아토피 환자 등을 대상으로 ‘아토피 Bye~자연생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마지막 오지’ 강원 정선 숙암리 깊은터 마을 25일부터 전기 공사

    ‘마지막 오지’ 강원 정선 숙암리 깊은터 마을 25일부터 전기 공사

    “첩첩산골 강원 정선 오지 마을에 전기가 들어온대요.” 대명천지, 밤을 낮처럼 살고 있는 현대문명 속에 아직 남아 있던 마지막 오지 마을 강원 정선 ‘깊은터 마을’에 전기가 들어온다고 떠들썩하다. 마을은 산골 중에서도 최고 오지인 정선 북평면 숙암리 상왕산 아래, 하늘아래 첫 동네다. 5가구 10여명의 주민이 전부지만 호롱불 생활을 접는다는 기대에 모두 들떠 있다. 마을에는 평생을 이곳에서 보낸 사람들과 최근 4~5년 사이 외지에서 이곳 산골이 좋아 정착한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산다. 토박이 주민들은 마을이 워낙 산골이어서 그동안 전기를 끌어들일 꿈도 꾸지 못했다. 하지만 외지에서 찾아와 듬성듬성 5가구 마을이 형성되면서 정부의 전기 혜택이 가능해졌다. 나라님, 군수님에 대한 칭찬도 왁자지껄하다. 깊은터 마을 전기공사는 이달 25일부터 시작됐다. 이웃 마을에서부터 골짜기를 따라 3.75㎞ 구간에 이른다. 정부 지원과 정선군의 지방비 등 2억 2700만원과 약간의 주민 부담이 포함돼 추진됐다. 골짜기를 따라 이제 82개의 전봇대가 세워진다. 거리가 짧게는 700m에서 길게는 1㎞까지 집들이 듬성듬성 떨어져 있어서 공사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더구나 마을을 잇는 길이 비포장 농로 수준으로 좁고 경사가 심해 차량이 전봇대를 운반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사는 당초 올 6월 말까지로 계획됐지만 주민들의 기대가 높아 아예 그달 초쯤이면 전기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마을 주민들은 전기공사와 함께 전화선도 끌어 오기로 했다. 마을 주민들은 그동안 전기 혜택을 못 받아 전화는 고사하고 TV조차 보지 못했다. 밤에는 촛불과 호롱불 등에 의지하며 생활해야 했다. 주민들은 그런 곳에서 옥수수, 감자, 콩 농사를 주로 짓고 인근 산에서 황기, 당귀 등 약초를 캐면서 살아왔다. 요즘에는 산림청에서 마련해준 ‘국유림 숲가꾸기 사업’에 참여해 돈벌이를 하고 있다. 김기용(49) 마을 이장은 “일본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세상이 떠들썩하지만 깊은터 마을 주민들은 남의 얘기로 여겼다.”면서 “라디오와 이웃 마을에서 들리는 귀동냥으로 세상을 살아오던 주민들이 전기와 전화가 들어오면 새로운 세상살이를 할 것이라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고 활짝 웃어 보였다. 마을의 가장 끝자락에서 홀로 살고 있는 남순옥(51·여)씨는 “수십년을 산골에서 손바닥만 한 하늘 하나 바라보고 살아왔는데 이제는 밝은 빛 속에서 세상 돌아가는 소식 접하며 살게 됐다.”며 반겼다. 외지에서 귀농해 정착한 최승현(41)·이미화(37·여)씨 부부는 “숙암리 깊은터에 들어온 지 3년째인데 전기가 없어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너무나 힘들어했다.”며 “이제 셋째 아이 출산을 준비 중인데 전기가 들어온다니 하루하루 가슴이 벅찰 정도로 기쁘다.”고 말했다. 이기원(55) 한국전력 정선지점장은 “전기혜택을 못 보고 세상 속의 오지로 남아 있는 마을들이 외지에서 찾아드는 귀농민들로 새롭게 마을이 형성되면서 문명 혜택을 보고 있다.”면서 ‘허허’ 웃었다. 정선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전 재산 날리고 경관농업에 눈뜨자 희망이…”

    “전 재산 날리고 경관농업에 눈뜨자 희망이…”

    진의종 전 국무총리의 장남. 경복고와 서울대를 나와 대기업 임원을 지낸 서울 토박이. 이처럼 농촌과는 거리가 먼 이력을 가진 그가 귀농해 우리 농촌에 ‘경관농업’이라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 청보리밭 축제로 유명한 전북 고창의 ‘학원농장’ 대표 진영호(63)씨가 주인공이다. 진씨는 자신을 ‘미련한 촌놈’이라고 말한다. 1992년 귀향해 전 재산을 날리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땅만 바라보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축제 기간 중인 25일 청보리밭에서 그를 만났다. ●대기업 이사 그만두고 43세에 귀향 →농장은 어떻게 설립했나. -1963년에 돌아가신 어머니(전 이학예술진흥원장)께서 황무지였던 구릉지를 사들여서 농장을 개간했다. 농촌에 애착이 많으신 어머니께서 나에게 농사를 권유했다. 그 영향으로 서울대 농업경제학과에 진학했지만 맨손으로 농장 개척하기가 어려워 대기업에 입사했고, 43살 때 이사직을 그만두고 귀향했다. 농장은 관광농원부지 3만 3000㎡와 보리밭 49만 5000㎡ 정도다. →귀농 결정이 쉽지 않았을 텐데. -서울에서 나고 자랐지만 사실 뼛속까지 촌놈이다. 사고와 행동이 세련되지 못하고 촌티를 벗지 못했다. 또 언젠가는 농촌에 내려가 꿈을 펼쳐보겠다고 늘 생각했다. 적응하는 데는 애를 먹지 않았는데 제2의 인생도 남보다 쉽게 이룰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은 자만이었다. ●봄 보리·가을 메밀 재배… 관광객 몰려 →왜 어려움을 겪었나. -나만의 수익 모델을 개발하지 못했다. 처음 화훼와 관광농원을 시작했으나 늘 수익이 투자액보다 적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해마다 빚이 늘었고 결국 서울의 집까지 모두 팔았다. 재래식 농업은 사양길을 걷고 있기 때문에 차별화된 기술이나 조건을 갖추어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한 것이다. 화가 치밀어 올라 농민들과 함께 시위를 하기도 했다. →어떻게 전환점을 맞았나. -넓은 땅에 봄에는 보리를 재배하고 가을에는 메밀을 재배하다 보니 이를 구경하러 오는 사람이 점차 늘었다. 고창군이 보리밭축제를 제의해 와 2004년 어설프게 농장을 개방했는데 뜻밖에 관광객 27만명이 몰리면서 처음 관광 수입이 발생했다. 이제는 연간 50만명이 찾는 안정된 축제로 자리 잡았다. 시대 흐름과 사회 분위기를 탄 덕분이다. →경관농업은 어떻게 구상했나. -농사를 지어 땅에서 얻는 수익은 그리 많지 않다. 보리의 경우 3.3㎡당 1000원 정도다. 그래서 아름다운 농촌 경관을 관광 모델로 개발할 생각을 했다. 경관 작물로 봄에는 보리, 가을에는 메밀을 재배했고 여름에는 해바라기 꽃을 가꾸었다. 1년 3모작 경관농업 체계를 수립한 것이다. 국내 첫 경관농업특구로 지정받았는데 해외에도 이런 수익 모델이 많지 않은 모양이더라. ●“농촌에서 왕따는 살아남을 수 없어” →주변 농민들과의 관계는. -농촌에서 왕따는 살아남을 수 없다. 청보리밭도 함께 가꾸고 축제 수익도 고루 돌아가도록 했다. 처음 축제를 할 때에는 주변 농가들을 합해 30만평 정도였지만 이제는 참여자가 늘어 100만평에 이른다. 올해는 농민들과 함께 꽃길을 조성해 볼거리를 추가했다. 수익이 많이 나기는 하지만, 사실 아직도 빚을 다 갚지 못했다. →지난 19년의 소회와 앞으로 계획은. -어릴 적 꿈이 이루어져 정말 행복하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절망하지 않은 나 자신에게 감사한다. 경관농업을 좀 더 잘해 보고 싶다. 잘 자라주는 보리가 마냥 고맙고 자랑스럽다. 신선한 볼거리, 얘깃거리를 만들기 위해 더 고심할 것이다. 고창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귀농·귀촌 인구 1만명 육박

    귀농·귀촌 인구가 매년 증가세를 보여 지난해 4067가구, 9723명(가구당 2.4명)이 귀농했다고 농림수산식품부가 15일 밝혔다. 시·도별로는 경북이 1112가구로 가장 많았고, 전남(768가구), 전북(611가구), 경남(535가구) 등의 순으로 4개 도가 전체의 74.4%를 차지했다. 연령별로 보면 50대가 35.8%로 가장 많았고 40대 30.2%를 차지, 베이비붐세대인 40, 50대가 주를 이뤘다. 종사분야는 실패확률이 낮은 벼 등 경작분야가 47.2%로 가장 많았고, 과수 17.8%, 시설원예 10.9%, 축산 7.7% 등이었다. 귀농·귀촌인구는 2001년 880가구, 2004년 1302가구, 2008년 2218가구, 2009년 4080가구 등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18일 TV 하이라이트]

    ●독립영화관 마녀의 관(KBS1 밤 1시 10분) 러시아 작가 고골의 ‘비이’(VIY)를 각색하여 만든 공포 연대기 3부작. 고골 원작의 비이를 영화화해야 하는 젊은 영화감독 P는 오디션을 통해 뽑은 신인 여배우가 어쩐지 불길하다. 재능 있는 여배우를 캐스팅하고 촬영하는 과정에서 감독 P는 자신에 대한 이유 없는 적개심을 느끼게 되는데…. ●금요기획(KBS2 밤 11시 5분) 생명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살아 있는 동안 죽음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이는 드물다. 죽음은 연상만으로도 불편한 감정을 안겨준다. 어느 순간 우리는 죽음을 파헤치기보다 모른 척하며 살아가는 데 익숙해져 죽음은 현대 사회의 터부가 되었다. 삶의 마지막 순간, 우리는 과연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일일연속극 남자를 믿었네(MBC 밤 8시 15분) 평창동에서 선우를 봤다는 경미의 말에 경주는 평창동을 이잡듯이 뒤지지만 선우의 소식은 알 길이 없다. 인희가 없는 빈집에 허전함을 느낀 진헌은 인희에게 전화를 하고, 고가의 목도리를 선물하는 등 조금씩 마음을 표한다. 한편 경주와 연락이 되지 않자 남기는 경주의 집으로 직접 찾아간다. ●귀농 프로젝트 농비어천가(SBS 오후 6시 30분) 야간작업 끝에 돌탑을 쌓은 경기 양평 청년들. 그러나 마을의 상징물이 될 섬이마을 돌탑 주변이 왠지 허전하게 느껴지고, 부족한 2%를 채우기 위해 돌탑 주위에 꽃을 심기로 한다. 그런 청년들의 눈에 띈 것은 석산(꽃무릇)이다. 섬이마을의 또 다른 이름인 석산리와 똑같은 이름의 야생화인데…. ●세계의 아이들(EBS 밤 8시 50분) 남아메리카 중앙 고산지대에 위치한 볼리비아는 아직도 농업이 국가 경제활동의 주를 이루는 가난한 나라이다. 그곳의 14세 소녀 타티아나는 학교 오전 수업이 끝나면 엄마와 함께 코카밭으로 가 잎을 딴다. 소녀가 오후 내내 수확하고 버는 돈은 우리 돈으로 600원. 때로는 자유를 꿈꾸기도 한다는 소녀의 수줍은 고백을 들어 본다. ●명불허전 이시형 박사편(OBS 밤 10시 5분) 한국 시사만화가 대부로 불리는 박재동 화백의 부드럽고 날카로운 진행으로 명사들의 삶과 시대를 이야기한다. 이번주 주인공은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 전도사인 이시형 박사. 마음이 건강한 삶, 행복한 삶을 사는 방법과 ‘국민의사’로 불리기까지 그의 지나온 삶의 궤적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본다.
  • “뉴욕에 센트럴파크 없었다면 정신병원 생겼을 것”

    “뉴욕에 센트럴파크 없었다면 정신병원 생겼을 것”

    9년차 농부인 유다경(43)씨가 처음 밭을 일구기 시작한 것은 몸에 좋은 유기농 채소를 먹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먹을 것과 요리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그는 아무리 명상과 기도를 해도 사라지지 않는 스트레스성 두통을 없애고 행복해지고자 땅을 팠다. 서울에서 태어나 밭을 매 본 적도, 무청을 말려 본 적도 없으며 거미줄조차 무서워했던 유씨는 2003년 경기 의정부로 이사를 가면서 주말농장을 시작했다. 이름은 ‘주말’ 농장이지만 10평으로 시작한 밭을 거의 ‘매일’ 나가 일구었다. ●매일 호미질 하다 보니 만성두통 절로 사라져 “밭에서 호미질하면 복잡했던 머릿속이 깨끗이 청소되고 잡념에서 해방됐어요. 그렇게 오랫동안 쫓아다니던 두통에서 해방되고 우울증도 서서히 사라지더라고요.” 귀농의 가능성을 타진해 보려고 시작했던 주말농장을 5년간 계속하면서 전업농부와 도시농부의 차이점도 깨닫게 됐다. 첫해 농사는 총체적 난국이었지만 다음해부터는 너무 많이 수확해 남아도는 작물이 문제였다. 남에게 퍼주다가 썩는 작물을 보다 못해 채소를 갈무리하는 법을 익혔다. 김치, 피클, 장아찌, 시래기, 냉동 등으로 알뜰하게 저장해 겨울에 하나씩 꺼내 먹으며 행복을 느끼고 있다. 한국방송작가협회 소속 작가인 유씨는 어렸을 적 가족들이 오순도순 식사하는 모습을 기억하지 못한다. 정성어린 식탁을 본 적이 없었기에 먹는 것을 무시하고, 사람이라면 더 형이상학적인 것에 마음과 정신을 쏟아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먹고, 치우고, 입는 생활이 행복하지 않으면 정신도 지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텃밭은 움직이지 않는 사람을 햇빛 속으로 기어나가게 해요. 다 죽어가던 작물이 살아나는 걸 보면 못할 것이 없다는 자신감이 생기고 인간관계에도 영향을 미쳐요. 작물 수확은 일종의 덤이죠.” ●박경리 선생이 왜 말년에도 텃밭 일궜겠나 몸을 움직여 농사를 지으면서 느끼는 자긍심은 심리 상담가를 몇년씩 만나도 얻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는 9년째 블로그(blog.naver.com/manwha21)를 운영하며 농사 정보와 씨앗을 나눠 주면서 텃밭을 시작하라고 사람들을 꼬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도시농부 올빼미의 텃밭가이드’란 책도 냈다. 4쇄를 찍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유씨는 무농약에 얽매이지 말고 농사를 통해 삶을 변화시키고 정신적인 도움을 받자고 주장한다. ‘토지’의 작가 고(故) 박경리씨는 강원 원주의 토지문화관에 텃밭을 일구고 말년에는 기력이 달려 땅 위를 기어다니면서도 농사를 지었다. “열등감과 상처가 있고 마음이 아픈 사람들은 농약보다 환경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적기에 한번만 뿌리면 되는데 무농약을 고집하며 풀을 베다가 관절이 다 나갈 순 없잖아요. 정신이 아픈 사람이 일단 농사를 시작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요.” ●블로그 통해 농사정보 나누고 책도 펴내 3년 전 의정부에서 파주로 이사한 유씨는 재작년 100평에서도 성공적으로 밭농사를 지었지만 여전히 자기 땅은 없다. 해마다 메뚜기처럼 땅을 찾아 옮겨다니는 신세지만 다행히 농사를 잘 짓는다는 소문이 나서 땅을 빌려 주겠다는 지인들이 있다. 올해 농사 지을 땅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파주시에서 5평당 1년에 1만원대의 임대료를 받고 주말농장을 분양하기 시작했는데 경쟁률이 너무 세서 반(半) 농부인 그도 탈락했다. 얼어붙었던 땅이 풀리자 그의 블로그에는 씨앗을 나눠 달라는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 유씨가 도시 농부에게 강조하는 것은 ‘다품종 소량생산’이다. 그는 10평의 밭에 30~50종의 작물을 심기도 하고, 이랑 2개에 48종을 키우기도 한다. 봄에 상추 씨앗만 쫙 뿌리고, 고구마만 심는 사람을 보면 “아~, 농사 처음 짓는 초보구나.”라는 감이 온단다. 여러 작물을 좁은 밭에서 키우는 노하우는 작물 배치도를 블로그에 올려 자세히 일러준다.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면 계절마다 다양한 작물을 수확하는 재미가 크다. 바질, 차이브, 루콜라 등 야생화였던 외국 허브도 우리 땅에서 잘 자란다. 농사를 짓는다고 도시 입맛에 길든 아이들에게 감자, 고구마만 쪄 먹일 것이 아니라 루콜라 피자, 바질 스파게티를 만들어 주면 작은 텃밭으로 가족 모두가 행복해진다. ●저소득 가정에 텃밭 우선 분양했으면… 유씨의 바람은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힘들어 농사를 중단했거나 농사를 안 지으면 ‘세금 폭탄’이 두려운 땅들을 주말농장으로 임대했으면 하는 것이다. 특히 채소보다는 인스턴트 식품으로 연명하기 쉬운 저소득 가정에 농사를 지을 기회가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에 센트럴파크가 없었다면 그만 한 크기의 정신병원이 생겼을 거라고 하잖아요. 우리나라에서는 주말농장이 정신질환을 치료해 줄 겁니다. 백악관에서도 텃밭을 가꾸는 시대잖아요.” 글 사진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전남 장성·화순 뉴타운 ‘붐’

    전남 지역 농어촌 뉴타운 조성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분양률과 사업 진척도 면에서 볼 때 전국에서 가장 빠르다. 2일 전남도에 따르면 2009년 시작해 내년에 완료되는 정부의 농어촌 뉴타운 조성 사업은 장성과 화순에 각각 200가구 등 전국 5곳에서 총 700가구 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내년 입주를 앞두고 있는 장성 유평지구는 총 200가구 가운데 168가구가 입주 계약을 마쳤고, 기반시설 공사와 주택 건축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입주 예정자 263명을 확보한 화순 잠정지구는 설계·시공 일괄 입찰 방식으로 계약을 완료하고 다음 달 초 기반공사 착수와 함께 본격적으로 입주자를 모집한다. 특히 잠정지구는 최근 한옥을 선호하는 수요자가 늘어나는 것을 고려해 50가구 규모의 한옥단지도 함께 조성한다. 이처럼 완공되기도 전에 입주 계약 체결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이들 지구가 갖춘 쾌적한 전원 주거환경과 편리한 교통, 우수한 교육, 의료 서비스의 강점 때문이라는 것이 전남도의 분석이다. 더욱이 이들 두 지역은 모두 광주에서 승용차로 20분 거리인 데다 화순 전남대병원 등이 근거리에 위치해 있고, 비교적 저렴한 분양가와 귀농 입주자 역량에 맞는 영농기술 교육 등 소득원 마련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 등까지 갖춰 호평을 받고 있다. 박만호 전남도 행정지원국장은 “두 지구의 잔여 세대에 대해서도 다음 달부터 자격을 갖춘 입주 희망자를 우선 모집하고, 기반시설과 주택 건축공사를 추진해 내년 상반기까지 입주를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농어촌 뉴타운은 만 25~55세로 일정 규모 이상의 경영 규모를 갖췄거나 계획하고 있는 도시 거주자, 지역 거주 농·어업인, 농수산물 가공·유통 및 식품산업 종사 농·어업인이면 누구나 선착순으로 신청할 수 있다. 무안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지방시대] 농고가 부활해야 농촌이 산다/이지훈 지역희망디자인센터 상임이사

    [지방시대] 농고가 부활해야 농촌이 산다/이지훈 지역희망디자인센터 상임이사

    제주에는 지금 ‘농고’(農高)가 하나도 없다. 지난 8일, 도내 중등교육기관으로는 드물게 100회 졸업생을 배출한 ‘제주고’의 옛 이름은 ‘제주농고’였다. 이 학교는 ‘제주관광산업고’(2000년)를 거쳐 ‘제주고’(2008년)로 두번이나 이름을 바꿨다. ‘바람의 아들’이란 별명을 얻은 골퍼 양용은이 이 학교 출신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골프 명문교로 부상하고 있다는 소문이지만 필자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서귀포시에 있는 서귀농고도 ‘서귀포산업과학고’로 명칭이 바뀐 지 오래다. 이뿐일까. ‘농대’(農大)도 사라졌다. 제주도의 유일한 4년제 국립대학인 제주대학교의 단과대 중 하나인 ‘농과대’도 ‘생명자원과학대’로 문패를 바꿔 단 지가 벌써 7년째다. 교육의 중심이 농학에서 생명공학(BT) 쪽으로 옮겨가고 있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는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농대라는 간판으로는 신입생 모집이 힘들다는 현실적 고려에 순응한 결과다. 물론 이는 제주만이 아니라 전국적인 상황이다. 더욱이 제주지역은 이런저런 이유로 인문계 고교로 진학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실업계고교, 그중에서도 농고로의 진학은 성인이 돼 사회에 진출하기도 전에 1차적으로 사회적 좌절을 맛보게 하는 단계였다. ‘질풍노도’의 시기에 자존심을 크게 해치는 결과로 인식된 터라 가능한 한 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학부모나 학생들에게 깊게 각인돼 왔다. 이렇듯 농고라는 간판을 바꿔야 했던 그 절박한 이유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필자는 그간 여러 마을의 이른바 ‘마을만들기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왔다. 처음에는 순수하게 농촌마을의 희망만들기에 도움을 준다는 차원에서 시작했지만, 언제부터인가 이러한 일들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생각하게 됐다.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 마을만들기 사업이, 실제는 정부 프로젝트 따기 사업으로 변질되는 등의 불편한 광경들을 목격하게 되면서부터다. 필자 또한 이에 일조한 것 같아 자괴감이 앞선다. 진정 농촌마을이 변화되기 위해서는 마을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할 사람들이 필요하다. 그런데 현재 농촌에는 사람이 없다. 제주는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지만 육지의 농촌은 말 그대로 ‘아기 울음소리 들은 적’이 오래다. 농촌에 청년이 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농고가 부활돼 갈수록 고령화되어 가는 농촌에 젊은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이루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충남 홍성에 있는 풀무학교(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같은 학교들이 전국에 세워져야 한다. 환경농업마을로 유명한 문당리의 지역리더인 주형로씨가 바로 이 학교 출신이라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러한 농고에서 배우는 학생들이야말로 자존감 있는 농업인으로서,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마을지도자로서 당당하게 지역사회에 뿌리내리고 살아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제주 농업은 제주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했고, 지금도 큰 축을 이루고 있다. 제주 경제를 실제로 맥박 뛰게 하는 혈액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또 향후 제주 농업과 농촌을 이끌어갈 지도자를 양성한다는 차원에서라도 농고의 부활은 시급하다. 농고의 현판이 제주는 물론, 전국에 하나둘 교문에 다시 세워지는 그날이 조만간 도래하기를 기대한다. 농고가 다시 살아야 농촌이 산다.
  • 완도 농어가 10% 연매출 1억 이상

    전남 완도군 내 10가구 중 1가구가 연간 매출 1억원을 웃도는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완도군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한 소득조사 결과 총 농어가 1만 7296가구 중 9.5%에 해당하는 1654가구가 1억원 이상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최고 부자마을인 노화읍 미라마을은 어가 대부분이 1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농어가 중 95%인 수산업에 종사하는 어가(1571명)는 평균 2억 30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이는 인근의 해남군 등 타 자치단체보다 5~20배 높은 것. 또 1억원 이상 고소득 가구 중 5억원 이상은 80가구, 10억원 이상은 30가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읍·면별로는 전복 최대 생산지인 노화읍이 566가구로 가장 많았으며, 품목별로는 수산물인 전복, 광어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복이 ‘효자 종목’으로 꼽혔다. 연간 매출이 3500억원가량이었고, 치패 등 관련 사업을 포함하면 5000억원 규모로 완도의 주력 산업으로 발전했다. 이처럼 고소득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수산물 판로 개척과 판매 증진을 위해 완도군과 생산업자 등이 전국 유통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로 풀이된다. 또 해양생물연구교육센터, 전복연구소, 해조류연구소 등의 설치·운영 등 군의 지원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소득이 높아짐에 따라 젊은이들의 귀농도 늘고 있다. 정유승 노화읍장은 “전복 등 수산업이 활기를 띠면서 고소득자가 많아졌으며, 최근에는 젊은 층 인구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완도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돈만 있으면 성공적 노후생활 될까

    2008년 기준으로 한국인들의 평균 수명은 80.1세다. 직장인의 평균 퇴직 연령은 54세. 대부분의 한국인이 ‘월급쟁이’로 산다고 보면 직장에서 퇴직한 뒤 죽을 때까지 30년가량을 뚜렷한 수입 없이 먹고살아야 한다. 그럼 대한민국의 복지 제도는 나의 노후를 책임질 만큼 우수한가. 별로 그렇지도 않다. 3층보장시스템(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은 언감생심이다. 은퇴 후 도시에서 창업을 해 성공하거나 재취업하기도 만만치 않다. 60대 이후의 고용시장은 정글과도 같다. 유연성은 찾아볼 수 없고 지속적으로 하기 힘든 ‘3D 업종’이 대부분이다. 스스로 노후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앞날이 어두울 수밖에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노인 자살률 1위라는 부끄러운 현실이 이를 잘 말해 준다. ‘은퇴하면 뭐 먹고 살래’(유상오 지음, 나무와숲 펴냄)는 제대로 노후 계획 세우는 방법을 전한다. 일본 지바대에서 환경계획학 박사학위를 받고 ‘은퇴 코디네이터’로 활동 중인 저자는 노후 자금을 모으는 것이 은퇴 준비의 전부가 아니며 돈이 없다면 돈 없이도 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노후 자금보다 중요한 게 건강과 가족, 친구, 일과 공부, 취미와 봉사라는 것. 돈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삶의 다양한 가치를 실현해 나가라는 얘기다. 저자는 대안으로 귀농을 제시한다. 최소한의 텃밭과 빈집을 임대한 뒤 무농약 혹은 유기농산물을 재배해 자식들과 지인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해 주는 삶. 기본 생활이 가능한 것은 물론, 도시 생활에서 맛보지 못했던 여유까지 누릴 수 있다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아울러 은퇴자가 하지 말아야 할 ‘4척’으로 아는 척, 가진 척, 잘난 척, 있는 척을 든다. 귀농·귀촌 후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도 금물이다. 대신 도시에서 하던 일과 취미로 농사를 짓는 일을 병행하는 반농반사(半農半事)를 권한다. 농민이 생산한 것을 가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등의 일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을 주민과의 관계가 좋아지고 소득도 높아져 행복하게 마을에 안착할 수 있으니 일석삼조다. 저자는 성공적인 귀농·귀촌 생활을 위해 7년여간 사례 조사를 벌였다. 이를 통해 전국 3만 5900개의 마을 중 귀농·귀촌을 해도 좋은 곳을 택하는 방법, 정부가 추천하는 지역(www.welchon.com), 농촌을 잘 모르는 도시인들이 어떤 마을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무턱대고 아무 곳이나 들어가면 실패하기 쉬우므로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주관하는 귀농·귀촌 교육을 받을 것도 권장한다. 1만 3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생명의 窓] 좀 다르게 살자/성전 남해 용문사 주지

    [생명의 窓] 좀 다르게 살자/성전 남해 용문사 주지

    봄볕이 완연하다. 매화의 움이 꽃을 머금고 있는 것이 선명하게 보인다. 언제 저 움이 터져 꽃이 피어날까. 개화를 기다리며 나는 날마다 매화나무 아래를 서성인다. 우리 절 매화나무 수령은 수백 년이 된다고 한다. 그 나무 속에는 용문사를 살다간 많은 스님들의 이야기와 부처님 앞에 와서 기도하던 신심 있는 불자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을 것이다. 그런 매화나무에 꽃들은 강물이 흘러가듯이 피고 지기를 계속하고 있다. 얼마나 신기한 일인가. 어쩌면 그 꽃들은 아주 오래 전 이 절 스님들의 이야기이고 신심 있는 불자들의 기도하는 모습인지도 모른다. 먼 훗날 이 나무는 내 삶의 이야기도 간직하고 있다가 꽃으로 피워낼지도 모른다. 그러면 누군가 지금의 나처럼 이 매화나무 아래를 서성이며 한 시대의 이야기 향기에 귀를 기울일 것만 같다. 매화가 아름다운 것은 자신만의 향기와 모습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매화는 장미를 닮으려 하지도 않고 백합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매화는 자신을 사랑해 그 향기마저도 감추며 건넨다. 조심스럽게 건네는 매화의 향기 속에서 나는 매화의 자기 사랑을 본다. 살아가면서 우리 사람들만큼 다른 것을 부러워하는 존재들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몇명의 신화와 같은 존재들의 삶에 자신의 모든 것을 맞추려고 애쓴다. 돈을 많이 벌어야 하고, 권력을 잡아야 하고,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인생의 창살을 스스로 만들어 갇혀 살고 있다. 왜 우리는 좀 가난하면 안 되고, 경쟁에서 뒤지면 안 되는가. 누군가 잘살고 누군가 앞서 간다면 그것이 우리들에게 즐거움은 될 수 없는 일인가.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다. 사람들은 대개 타인의 욕망을 여과 없이 받아들이는 속물적인 삶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모두 다 똑같은 삶의 형태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획일화된 삶의 모습들 속에서는 꽃의 아름다움과 향기를 발견할 수가 없다. 오직 질시와 원망 이외에 그 무엇이 있겠는가. 간혹 똑같은 삶을 거부하고 다르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꽃을 만나듯 반가운 일이다. 불교 귀농학교에 가 보면 더러 그런 사람들을 만난다. 한번은 30대 초반의 부부가 귀농학교에서 교육을 받았다. 졸업식 날 귀농학교 교장인 나는 그들에게 귀농할 것인지를 물었다. 그들은 아주 경쾌하게 대답했다. “네, 귀농하겠습니다.” 나는 다시 이유를 물었다. 그들은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똑같은 삶이 아니라 좀 다른 삶을 살아야 내가 나인 이유를 알 것 같아서요.” 그 말이 내 가슴을 치고 지나갔다. 그것은 매화의 향기와도 같이 내 가슴 깊은 곳에 내려앉았다. 사실 우리는 정작 원하지도 않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삶에 기쁨이 없고 행복이 없다면, 그것은 자신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기쁨과 행복만이 자신의 참모습이기 때문이다. 우리들 생명의 본래 모습을 회복하기 위하여 우리들의 삶에는 반란이 필요하다. 기쁨과 행복을 위한 반란 말이다. 우리 절 밑 마을에는 서울에서 온 60대 부부가 산다. 그들은 그냥 꿈을 찾아 무작정 귀촌했다. 농촌 마을에서 살아 보는 평생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늦은 나이지만 귀촌을 감행한 것이다. 그들은 마을 사람들과 어울려 행복하게 산다.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고, 노래방 기계에 맞춰 노래하며 그렇게 산다. 이제는 어디 외지에 나가면 용소마을의 작은 집과 마을 사람들이 그립다고 한다. 늦은 나이에 꿈을 찾아온 부부는 이제 기쁨을 만난 것이다. 쉽게 할 수 없는 일을 그들은 결행한 것이다. 그 결행은 꿈이 있어 가능했고 그들은 이제 그 꿈에 안착해 자신의 삶을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좀 다르게 살자. 다르게 살면 우리는 저 매화와 같이 향기를 발하며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다. 왜 이 아름다운 삶의 길을 욕망에게 그토록 쉽게 내어주고 지친 어깨로 인생을 살아가는가. 획일화된 삶을 벗어나면 우리 자신의 삶을 살 수가 있다. 그것은 얼마나 멋지고 살맛 나는 일이겠는가.
  • [25일 TV 하이라이트]

    ●독립영화관(KBS1 밤 1시 10분) 엄마는 애인 챙기느라, 친구들은 학원 다니느라 늘 외톨이인 민서는 점점 자립형 날라리가 되어 가고 있는 여고생이다. 학원비를 벌겠다고 갖가지 알바를 해보지만 수입은 신통치 않고, 엄마의 애정행각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수시로 가출도 감행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방글라데시 청년 카림의 지갑으로 인해 민서는 그와 엮이고 만다. ●VJ특공대(KBS2 밤 9시 55분) 남녀노소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은행. 그 중에서도 여자들만을 위한 전용공간이 따로 있다. 카페테리아, 파우더룸, 골프장까지. 전문 보육교사가 아이들을 돌봐 주는 키즈카페에서는 한의사가 직접 방문, 무료 진료 및 부황까지 떠주니 엄마들에게는 인기란다. 2011년 최고의 소비 키워드 여심을 잡기 위한 특별한 서비스를 공개한다. ●일일시트콤 몽땅 내 사랑(MBC 밤 7시 45분) 옥엽은 승아가 대학교에 복학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승아와 같은 대학에서 캠퍼스 생활을 하고 싶은 생각에 옥엽은 공부에 매진한다. 한편 김원장은 금지의 복학을 위해 등록금을 보태 달라는 미선의 말을 듣고 돈이 없다고 둘러댄다. 그러던 중에 생각지도 못했던 삼백만원이 생기자 금지의 눈치를 보게 된다. ●귀농 프로젝트 농비어천가(SBS 오후 6시 30분) 경칩을 전후로 약 일주일간이 고로쇠 수액 채취의 적기. 경기 양평 청년들은 본격적으로 수액 채취에 나선다. 시작부터 만만치 않고, 눈도 녹지 않은 가파른 산골짜기에 흩어진 고로쇠나무를 찾느라 온몸이 진땀으로 범벅이 되고 숨은 턱까지 차오른다. 그렇게 간신히 정상에 올랐지만 작업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데…. ●60분 부모(EBS 오전 10시 10분) 스트레스와 우울증, 화병에 대해 한의학 이광연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눈다. 우리 주부들이 평소 스트레스와 화병을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금요스페셜에서는 이 박사의 ‘스트레스, 화는 모으지 말자’라는 강연의 주제를 통해 평소 스트레스를 잘 받는 유형과 부모의 스트레스가 자녀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본다. ●토크人가요(OBS 밤 11시 5분) 성인가요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보는 토크와 미니라이브가 결합된 성인토크가요쇼다. 특유의 입담과 발군의 순발력을 갖춘 가수 성진우와 OBS 유형서 아나운서와 함께 진행자로 나선다. 노래와 토크용 무대를 따로 꾸며 게스트로 초대된 가수가 본인의 최고 음반과 인생뉴스를 선정하여 활동과정에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털어 놓는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OBS 032-670-5000 EBS 02-526-2000 서울신문STV 02-777-6466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