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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호 빙자 폭력” “대통령 흠집내기” 여야, 강성희 강제퇴장 공방

    “경호 빙자 폭력” “대통령 흠집내기” 여야, 강성희 강제퇴장 공방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야권이 지난 18일 윤석열 대통령의 전북 전주 방문 행사에서 일어난 강성희 진보당 의원의 강제 퇴장 사건에 대해 오는 24일 규탄 결의안을 공동 발의하고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 요구서도 제출키로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통령 흠집 내기’라며 반박했다. 나흘째 파문이 이어졌지만, 입법부 수장인 김진표 국회의장은 해외 출장을 이유로 입장을 내지 않았다. 민주당은 21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강 의원 사태를 ‘국회의원 폭력 제압 사태’로 규탄하고, 윤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강 의원이 악수한 뒤 윤 대통령이 한참 멀어지고 나서 경호원들이 강 의원의 입을 막고 사지를 들어내고 있다”며 “경호상 위해 요소로 판단한 것은 결국 강 의원의 입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호처는 신변 경호가 아닌 심기 경호를 한 것으로 보인다. 경호처장 경질이나 대통령 사과까지 가야 하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엄격한 불법 행위이고 경호상 위해라는 것도 완전히 거짓 해명”(윤준병 의원), “문재인 정부 경호처 관련자들에게 확인하니 당시 단 한 번도 이런 사례가 없었다”(윤건영 의원)며 날을 세웠다. 반면 정희용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오직 윤 대통령을 흠집 내기 위한 적반하장식 행태에 공조하는 민주당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민주당은 국회를 다시 정쟁으로 끌고 가기 위한 ‘프레임 씌우기’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산적한 민생현안 해결을 위한 논의에 적극적으로 임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민수 대변인도 “그 순간에 ‘위해 행위’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은 현장의 경호원뿐”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민주당의 운영위 소집도 “무리한 요구”라며 일축했다. 야권에서는 국회 차원에서 유감 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오는 24일 김 의장이 귀국하면 상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다보스포럼 참석한 김동연, “대한민국 정주행 위해 좋은 토대 만들겠다”

    다보스포럼 참석한 김동연, “대한민국 정주행 위해 좋은 토대 만들겠다”

    2024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 다보스 포럼) 참가 등을 위해 지난 13일 해외 방문길에 나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7박 9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21일 귀국했다. ‘다보스 포럼’으로 더 잘 알려진 세계경제포럼(WEF)은 세계의 저명한 기업인·경제학자·정치인 등이 모여 경제문제에 관해 토론하고 국제적 실천 과제를 모색하는 최대의 브레인스토밍 회의다. ‘세계경제올림픽’으로 불릴 만큼 권위와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초청된 인사들만 참석할 수 있다. 올해 포럼에는 국가원수급 60명, 장관급 370명 등 역대 최대 규모인 3천 명 이상의 세계적 인사가 참석했다. 김동연 지사는 포럼에서 보르게 브렌데 세계경제포럼 이사장, 압둘라 빈 투크 알 마리 아랍에미리트(UAE) 경제부 장관, 요하임 나겔 독일연방은행 총재,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 브라이언 캠프 미국 조지아주지사, 척 로빈스 시스코 시스템즈 회장,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 등 50여명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짧게는 몇 분에서 길게는 수십 분에 걸쳐 환담했다. 김 지사의 표현대로 전 세계 정상급 인사들이 한 공간에 모인 ‘물 반, 고기 반’ 같은 황금어장 속에서 경기도와 대한민국 미래에 도움을 줄 인사들과 교류하고, 토론하며 관계를 맺었다. 일일이 찾아가며 만나기에는 불가능한 인사들이고, 숫자다. 김 지사는 현지 시각 19일 누리소통망 생방송을 통해 “수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어떤 도전과제가 필요할지를 알 유익한 기회였고 네트워킹의 가장 큰 장이었다”면서 “세계는 국제정치, 지정학적 위험 요인, 교역 감소, 협력을 고민하고 반도체 칩 전쟁, 생산형 AI와 신재생에너지 활용 등을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가 무엇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싸우고 준비해야 할지 생각하게 하는 출장이었다”고 세계경제포럼 참가 의미를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금 역주행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많은 부분을 정주행으로 바꾸면서 속도를 내고, 이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는 좋은 토대를 만들어야겠다 생각을 해 본다. 마음이 무겁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 세계경제계 인사들과 교류하는 기회 가져 세계경제포럼 참가에서 가장 큰 성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세계경제지도자모임(IGWEL)에 참석해 세계경제지도자들과 경제 현안에 대한 논의를 펼치며 교류하는 기회를 얻었다는 점이다. 김 지사는 주요국 재무장관, 중앙은행장, 국제기구 대표 등 초청된 정상급 인사만 참석할 수 있는 세계경제지도자모임(IGWEL) 경제세션에 참가했는데 이번 세계경제포럼에 참가한 전 세계 지방정부 인사 가운데 유일한 초청을 받은 자치단체장이자 한국 인사였다. 김동연 지사는 회의 참가 직후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었고 매우 인상적이었다. 현재 한국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국제정세에 너무 동떨어지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갖게 됐다”고 밝혔다. 15일에는 전 세계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이상이고 창업한 지 10년 이하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 대표자 90여 명이 모인 ‘이노베이터 커뮤니티’ 간담회에 참가했다. 김 지사는 이날 참가자 가운데 유일한 정부 인사로 유니콘 기업 CEO들과 인사를 나누고 경기도와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김동연 지사는 유니콘 기업 대표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챗GPT 개발자로 유명한 샘 알트만(Sam Altman) 오픈AI CEO와 만나 인사를 나누고 향후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 경기도를 팝니다! 세계적 기업인을 대상으로 경기도 세일즈 나서 세계경제포럼측은 포럼 기간 김 지사에게 많은 배려를 했는데 그중 가장 특이할 만한 사항은 김동연 지사가 중재자(모더레이터)로 참여한 ‘경기도와 혁신가들(Gyeonggithe Innovator)’을 주제로 한 특별 세션이었다. 김동연 지사는 이 세션에서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경제와 첨단산업의 중심”이라며 세계적인 스타트업에 경기도 투자를 요청했다. 김 지사는 “한국의 실리콘밸리인 판교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20개 이상 지역거점에 66만㎡(20만 평)의 창업 공간을 조성하는 ‘판교+20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창업하거나, 투자할 수 있는 유망한 벤처스타트업이나 좋은 협력 파트너를 찾는다면 경기도가 최적의 장소”라고 강조했다. 세션에 참가한 스타트업 대표들은 “경기도 스타트업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 “첨단모빌리티산업과 관련해 한국과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 등의 긍정적 반응을 보여 향후 투자유치 가능성을 높였다. 이 밖에도 글로벌 자동차 부품기업인 보그워너사의 폴 파렐(Paul Farrell) 부사장과 만나 경기도에 대한 투자유치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으며 세계적 과학기술기업 독일 머크 그룹의 카이 베크만(Kai Beckmann) 일렉트로닉스 회장(CEO)과도 만나 전자재료 부문의 경기도 투자를 요청해 “경기도 추가 투자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 아시아 정상급 인사, 국제기구 수장들과도 교류관계 확대 김동연 지사는 포럼 동안 아시아 지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대표자들을 만나며 국제교류 강화에 힘썼다. 먼저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싱가포르 대통령과 조세핀 테오 통신정보부 장관을 만나 “싱가포르 대학에 경기도 청년을 보내고 싶다”며 교류강화를 제안해 호응을 얻었다. 중국 랴오닝성 리러청 성장과는 재회의 기쁨을 만끽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 경기도-랴오닝성 자매결연 30주년 기념식을 갖고 경제·관광·문화·인적교류 분야의 전면적 협력 강화를 약속하는 ‘자매결연 30주년 공동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 리러청 성장은 “이번 다보스 포럼의 주제가 신뢰회복인데,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친구를 만나서 좋다”고 기쁨을 표시했다. 에크나스 신데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총리와도 만나 양 지역 우호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신데 총리는 김 지사에게 세계적 반도체 기업과 협력할 수 있도록 도의 도움을 요청했으며 김 지사는 양 지역의 적극 협력과 함께 에크나스 신데 총리의 경기도 방문도 제안했다. 김 지사는 또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과도 만나 국제에너지기구와의 협력관계를 공고히 했다. 비롤 총장은 “세계경제포럼 에너지자문위원장으로서 내년 포럼에 김 지사를 강연자로 초청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프랑스 일드프랑스주를 찾아 발레리 페크레스 주지사를 만나 조찬을 함께하며 스타트업, 기후변화, 첨단산업, 청년교류에 대한 구체적 실천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먼저 양 지역 스타트업 행사에 스타트업을 상호초청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청년 교환 프로그램, 환경 분야 사업 등의 구체적 추진을 위한 국장급 실무그룹을 구성하는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세계경제포럼과 4차산업혁명센터를 설립하기로 합의한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도는 오는 5월 ‘인간과 지구를 위한 한국혁신센터’라는 이름으로 4차산업혁명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4차산업혁명센터는 세계경제포럼에서 각 국가 또는 지역과 협의해 설립하는 지역협력 거점 기구로 전 세계 18개가 있다. 경기도는 민간 부문뿐 아니라 대학 등 학계와 협력해 기후변화, 스마트 제조업, 스타트업 분야에 대해 집중 연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 에어프레미아 인천~샌프란 노선 5월 취항…미 법무부 승인 앞두고 대한항공 합병에 희소식

    에어프레미아 인천~샌프란 노선 5월 취항…미 법무부 승인 앞두고 대한항공 합병에 희소식

    에어프레미아가 오는 5월 샌프란시스코 노선에 취항한다. 대한항공으로서는 독과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미국 법무부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라 희소식인 셈이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는 오는 5월17일부터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에 주4회 정기편을 운항한다. 매주 월∙수∙금∙일 오후 5시30분 인천을 출발해 현지시각 낮 12시30분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귀국 항공편은 현지시간 오후 3시에 출발, 인천에 다음날 오후 7시50분에 도착한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LA, 뉴욕에 이어 이번 샌프란시스코까지 미국 본토에만 3개의 정기편을 운항하게 됐다”며 “더 많은 미주 하늘길을 열어 소비자의 선택지를 더 넓혀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어프레미아의 행보는 단순히 저비용항공사(LCC)의 노선 확대로만 볼 수는 없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과 관련해 미 법무부의 독과점 우려를 해소해야 하는 대한항공으로서는 더더욱 그렇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는 빠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14일 이전에 양대항공의 합병에 대한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는 대한항공이 보유한 14개 유럽 노선 중 4개 노선 반납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전제로 한 조건부 승인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그 다음은 미 법무부의 승인이 중요한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6월말까지 법무부의 독점 우려를 해소해 승인을 얻어낸다는 계획이다. 그런 상황에서 에어프레미아가 5월에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에 취항하는 것은 법무부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좋은 명분이 생긴 셈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에어프레미아를 앞세우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자사가 보유한 비행기는 물론 조종사와 승무원 등을 에어프레미아에 넘겨 독과점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와 스타얼라이언스 동맹을 맺고 있는 유나이티드항공이 인천~샌프란 노선에서 타격을 입어 독점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상쇄할 수 있다.항공업계 관계자는 “에어프레미아의 샌프란 노선 취항은 미주취항 가능성 및 역량을 볼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 “양사의 합병에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법무부가 EC의 승인과는 별개로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우더라도 에어프레미아의 취항 노선이 늘어나고 여객수도 증가할 경우 독과점 우려 주장도 힘이 빠질 수 밖에 없다. 에어프레미아의 샌프란시스코 노선은 2022년 10월 LA, 지난해 5월 뉴욕에 이은 3번째 미국 노선이다. 지난해 에어프레미아는 LA 15만8600여명, 뉴욕 7만700여명 등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등 양대 국적 항공사 외에 대안이 없던 LA와 뉴욕 노선에서 모두 22만9300여명을 수송하며 11.6%의 여객을 분담했다.
  • [외안대전]다시 오는 북러의 봄, 떨떠름한 중국

    [외안대전]다시 오는 북러의 봄, 떨떠름한 중국

    북한 대표단을 이끌고 러시아를 공식방문했던 최선희(외무상)가 19일 귀국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최선희로선 기분 좋은 방문길이었을 듯 합니다. 외무상에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단독 해외방문이었는데 세르게이 라브로프(러시아 외무부 장관)는 물론이고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까지 만났기 때문입니다. 크렘린궁에서 최선희와 푸틴이 구체적으로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단서는 있습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최선희 수행원이 들고 있는 서류에 ‘우주기술분야 참관대상목록’이라는 제목이 보입니다. 북한으로선 우주기술분야 핵심 현안은 역시 군사정찰위성입니다. 통상 이런 사진은 엄격한 검토를 거친다는 걸 고려하면 북러가 ‘우리 친해요’를 과시하기 위해 일부러 그랬을 거라고 보는 게 타당할 듯 합니다. 이번 방문길에는 조춘룡(조선노동당 군수공업부장)도 배석했습니다. 포탄을 비롯한 무기거래 등 군사협력이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거기다 푸틴이 평양을 방문하는 일정을 조율했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푸틴은 2000년 7월 평양을 방문한 적이 있으며, 지난해 9월 연해주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조선노동당 총비서)의 초청을 수락했습니다. 북한이 중국 뿐 아니라 북러 협력을 강화하면 이는 곧 ‘한미일 대 북중러’ 경쟁구도가 굳어지는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흥미로운 건 중국의 반응입니다. 마오닝(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8일 브리핑에서 최선희가 러시아를 방문한 것에 대해 “러시아와 조선 사이의 양자 교류”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들 사이에선 도식적인 ‘북중러’ 협력구도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북중 협력도 맞고 북러 협력도 맞지만 북중러로 보는 건 조심스럽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익명을 요구한 전직 외교부 고위관계자는 “북중러 협력구도라는 것 자체가 허상이다. 그런 말 자체를 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중국으로선 북한-러시아와 어깨걸고 삼각협력을 추구할 이유가 별로 없다”고 말합니다. 한마디로 “북중러 협력구도라는 인식틀 자체가 북한과 러시아의 의도를 반영하는 것이고 중국은 아니다”는 것입니다. 그는 “현재 구도를 북중러 밀착으로 보는 건 근거가 취약하다. 김정은이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것처럼 얘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실제로는 그냥 러시아 편중외교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박형중(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역시 “북중러가 일치된 이익을 가졌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 입장에서는 북중러가 한패가 됐다는 것을 강조할 필요가 있지만 실제로는 러시아와 중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는다”면서 “중국으로선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한미일과 너무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데 북한이 너무 앞서나갈 경우 중국 압박 받을 수 있는 처지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최대한 실리를 얻어내는 건 북한 정부수립 이래 일관된 외교노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동안 중국과 밀착하는 듯 보였던 북한은 이제 러시아와 우호관계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곧 중국을 향한 무언의 시위라는 측면도 적지 않습니다. 중국 역시 그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북한 편을 들어주기도 쉽지는 않습니다. 70년을 넘게 이어온 북중러 세 나라의 ‘밀고 당기기’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북중러가 보여주는 밀당이야말로 ‘외교란 이런 것이다’는 걸 보여주는 교과서같은 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
  • 클린스만호 수문장 김승규, 부상 악재로 ‘소집 해제’

    클린스만호 수문장 김승규, 부상 악재로 ‘소집 해제’

    클린스만호의 골키퍼 김승규(알샤바브)의 ‘부상 아웃’이라는 악재가 발생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9일 김승규가 오른쪽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해 대표팀 소집에서 해제됐다고 밝혔다. 축구협회에 따르면 김승규는 전날 훈련 중 자체 게임을 하다가 오른쪽 무릎을 다쳤다. 이후 밤늦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한 결과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표팀 관계자는 “현재 김승규의 가족이 카타르 현지에 있어 논의 후 귀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이로써 클린스만호는 조현우(울산)와 송범근(쇼난 벨마레), 2명의 골키퍼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잔여 일정을 소화하게 됐다. 김승규는 클린스만 감독의 데뷔전인 지난해 3월 콜롬비아전부터 아시안컵 1차전 바레인전까지 A매치 12경기 중 10경기에서 대표팀 골문을 지켰다. 하지만 이번에 대표팀 전열에서 이탈했다. 이제 ‘세컨드 골리’인 조현우가 수문장으로 나설 전망이다. 조현우는 클린스만호에서 지난해 3월 우루과이전과 10월 베트남전, 두 경기에서 주전으로 뛰었다. 조현우가 2018 러시아 월드컵 때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는 등 ‘큰 무대’ 경험을 갖추고 있다.
  • 경찰, 황의조 출국금지 조치... 황 “수사 협조했는데 이해 안 돼” 반발

    경찰, 황의조 출국금지 조치... 황 “수사 협조했는데 이해 안 돼” 반발

    경찰이 불법촬영 혐의로 수사를 받는 축구선수 황의조(32·노팅엄 포레스트)에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한국일보가 18일 보도했다. 황씨 측은 “경찰의 부당한 과잉수사로 소속팀에서 무단이탈하게 됐다”고 반발하며 수사팀에 대해 기피신청서를 제출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16일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로 황씨의 출국을 금지했다. 수사팀은 황씨가 수 차례 출석에 불응한 만큼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출국을 허용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는 16일 출국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출국하기 직전 출국금지 통보를 받은 황씨 측은 “경찰이 부당한 대우를 일삼고 있다”며 서울경찰청에 수사팀 기피신청서를 제출했다. 황씨 측은 한국일보 통화에서 “지난해 11월에 ‘이달 31일까지 귀국해서 출석하겠다’고 경찰과 확약서를 쓴 뒤 출국했고, 기한보다 이른 13일에 출석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면서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경찰이 부당하게 출국을 금지해 소속팀과의 신뢰가 깨졌고, 주급 정지와 벌금 등 최소 3억원 이상 재산 피해가 생겨났다”고 주장했다. 황씨 측은 경찰이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일방적으로 출석을 거부한 것처럼 알린 것도 문제 삼았다. 기피신청서에서 황씨는 “피의사실이 공표되면서 노리치시티(임대팀)와의 임대계약이 조기에 종료됐다”며 수사팀이 피의사실 공표로 직업 활동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 성남시, 美 카네기멜런대와 ‘판교 캠퍼스’ 유치 논의

    성남시, 美 카네기멜런대와 ‘판교 캠퍼스’ 유치 논의

    경기 성남시는 미국을 방문 중인 신상진 시장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시에 있는 카네기멜런대를 방문해 성남 판교에 카네기멜런대 캠퍼스를 유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17일 밝혔다. 신 시장은 16일(현지 시간) 카네기멜런대의 엔터테인먼트 기술 센터(ETC) 대학원의 레베카 롬바르디 입학처장과 교수진을 만나 “카네기멜런대는 게임콘텐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와 교육을 수행하는 대학으로 알고 있다”며 “성남시는 카네기멜런대와 협력을 통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게임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성남시를 AI 게임콘텐츠의 메카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의견을 전달했다. 신 시장은 “첨단산업 인프라가 잘 발달되어 있고 우수한 인재가 많은 판교에 카네기멜런대의 ETC 캠퍼스를 설립한다면 성남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인재와 첨단산업 육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게임콘텐츠 분야 권위자인 스캇 스티븐스 ETC 교수는 “카네기멜런대의 가장 우수한 학생들 중 하나가 한국에서 온 유학생들”이라며 판교에 ETC 캠퍼스가 설립되면 카네기멜런대와 성남시 모두에게 큰 이익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어서 신 시장은 카네기멜런대 ETC의 일본, 스페인 등지 해외 캠퍼스 운영 사례와 당면과제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성남시민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시민 지지를 받고 연속성 있게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가 1900년에 설립한 카네기멜런대는 미국 내에서 컴퓨터과학 및 인공 지능 분야에서 1위로 평가받는 명문대학이다. ETC는 카네기멜런대의 컴퓨터과학대학과 미술대학의 합작 투자로 설립된 2년 과정의 엔터테인먼트 기술석사(MET) 프로그램이다. 혁신적인 게임 개발과 인터엑티브 스토리텔링을 연구하는 센터로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등 특화된 커리큘럼으로 알려져 있다. 신 시장은 이후 ETC 시설을 돌아보고 ETC 재학생들을 만나 현지기업과 협업하여 진행하고 있는 개별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신 시장은 이날 카네기멜런대의 방문을 끝으로 17일 귀국길에 올라 ‘CES 2024’ 성남관 개관식 참가와 미국 풀러턴, 오로라 시 등과 경제 협력 강화를 위한 9박 12일간의 미국 출장을 마무리했다.
  • 한국 찾는 다저스·파드리스…LG·키움·대표팀과 평가전

    2023시즌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오지환(LG 트윈스)이 우승의 기쁨을 함께했던 마무리 투수 고우석(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을 상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오는 3월 한국을 찾는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연습 경기 상대로 지난해 한국프로야구(KBO) 리그 통합 우승팀 LG,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연고로 하는 키움 히어로즈, 그리고 새 사령탑 선임과 함께 곧 출범할 국가대표팀이 나선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2024 정규 시즌 개막전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주관 중계권자이자 마케팅 파트너 쿠팡플레이는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연습 경기 상대가 LG와 키움, 그리고 대표팀으로 확정됐다고 16일 발표했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는 고척돔에서 오는 3월 20~21일 MLB 정규 리그 개막 2연전을 치르는데 그 전에 한국 팀과의 연습 경기로 경기 감각을 조율한다. LG는 지난해 KBO리그 통합 우승팀 자격으로, 키움은 고척돔 주인 자격으로 각각 MLB 팀과 맞붙는다. 또 KBO 전력강화위원회가 조만간 선임할 예정인 국가대표 전임감독은 MLB 팀을 상대로 데뷔전을 치르게 된다. KBO 사무국은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야구대표팀이 1라운드 참패의 굴욕을 또 겪자 장기적이고 일관성 있는 대표팀 운영을 위해 전임감독제를 부활한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선임될 감독은 올해 11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와 2026년 출범 20주년을 맞는 WBC까지 대표팀을 지휘한다. 프로 10개 구단이 스프링 캠프를 마치고 귀국해 시범 경기 등으로 오는 3월 23일 KBO리그 개막전을 준비하는 만큼 새롭게 구성될 국가대표팀은 한껏 올라온 경기 감각을 살려 MLB 팀과의 대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연습 경기 대진 날짜와 시간은 나중에 발표될 예정이다. LG와 키움은 각각 한 번, 국가대표팀은 두 번 MLB 팀과 상대할 것으로 보인다. MLB 서울시리즈 주관 중계권자인 쿠팡플레이는 스페셜 게임 4경기와 개막전 2경기를 합쳐 6경기를 모두 중계한다. 경기 티켓은 오는 26일부터 쿠팡플레이에서만 판매한다.
  • 구국운동의 횃불 ‘대한매일신보’…국채보상운동을 이끌다 [서울신문 역사관]

    구국운동의 횃불 ‘대한매일신보’…국채보상운동을 이끌다 [서울신문 역사관]

    서울신문의 뿌리 ‘대한매일신보’는 일제가 대한제국을 강점하던 암흑기에 겨레의 독립자존을 일깨운 민족의 횃불이었다. 일제의 침략 야욕에 비수를 들이대고 반일항쟁의 불씨를 지핀 구국운동의 선봉장이기도 했다. 대한매일신보는 러일전쟁이 한창이던 1904년 7월 18일 영국인 배설(본명 어니스트 토마스 베델)과 양기탁 등 민족진영 인사들이 합심해 탄생시켰다. 그 해 대한제국 정부는 정초부터 러시아와 일본 사이에 전운이 감돌고 일본의 한국침략 야욕이 뚜렷해지자 주권을 지키기 위해 어떤 나라의 편에도 서지 않는 ‘국외중립’을 서둘렀다. 이에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서구열강의 주한외교사절들은 1월 말까지 각각 본국 정부를 대신해 국외중립 선언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일제는 이를 무시하고 대한제국의 국권을 강탈하기 위한 전략으로 러시아와 일전을 겨루기로 결의, 병력을 한반도에 집결시킨 뒤 2월 10일 러시아에 선전포고를 했다. 일제는 같은 달 23일 강제로 대한제국 정부와 ‘한일의정서’를 체결, 군사적으로 필요한 한국 내 지역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또 한국 국권을 장악할 수 있는 협약을 잇따라 강요, 검열을 통해 민족 신문을 통제하며 일본의 지배권을 강화해 나갔다. ●“일제의 검열을 받지 않는 신문이 필요하다” 언론 환경은 열악했다. 당시 서양어 소식지라고는 미국인 헐버트가 내는 영어잡지 ‘코리아 리뷰’가 전부였고, 황성신문·제국신문 등 한문판 신문이 있었으나 일제의 탄압에 눌려 제대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대한제국 정부는 해외에 한국입장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선 일본의 검열을 받지 않는 영자신문이 필요하다고 보고 적합한 외국인 기자를 백방으로 수소문했다.대한매일신보 초대 사장인 배설은 서울에서 취재를 하던 영국인 특파원이었다. 그는 취재 과정에 고종의 영어 통역인이었던 민족진영 인사 양기탁과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이들은 양기탁이 소속된 대한제국 궁내부 예식원의 지원 아래 일제의 삼엄한 감시를 뚫고 극비리에 영자신문 창간을 추진한다. 이에 따라 1904년 6월 29일 ‘코리아 타임스’라는 영문시험판이 제작됐다. 그러나 시험판이 10여회 나오는 동안 외국인 독자보다 한국인들에게 세상 물정을 널리 알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렇게 해서 7월 18일 탄생한 것이 항일민족지 대한매일신보다. ●양기탁·신채호·안창호…구국인사 힘을 모으다 신문사 사장에는 배설이 취임하고 총무에 양기탁이 임명됐다. 양기탁의 주도로 취재·편집진은 자연스럽게 항일투사로 채워졌다. 백암 박은식이 주필, 당시 ‘탐보원’으로 불렸던 기자급으로는 단재 신채호를 비롯해 최익·옥관빈·변일·장도빈이 참여했다. 이후 도산 안창호와 대한제국 군인 출신이었던 이갑 등 평안도 인사들로 구성된 구국운동 조직 ‘서북학회’ 인사들도 가세했다. 대한매일신보 창간호는 지금의 타블로이드판보다 약간 넓은 26.5㎝×40㎝ 크기였다. 지면은 6개면으로 영문이 4개면, 한글이 2개면을 장식했다. 영문 4개면 중 2개면은 광고로 채워 영문과 한글 기사의 비율은 비슷했다.대한매일신보는 창간 직후부터 일제의 침략 야욕에 정면으로 맞섰다. 국민의 자존심을 자극해 항일운동의 시발점이 됐고, 일제의 만행과 독립의지를 기록한 중요한 사료로서의 가치도 지닌다. 신문은 1904년 7월 창간 직후부터 일제의 ‘한반도 황무지 개간 계획’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포문을 열었다. 일제가 실제 황무지도 아닌 땅의 ‘개간권’을 얻어 영구 지배하려는 식민지화 공작이라는 점, 전쟁 비용을 얻기 위한 수작이라는 점을 설파했다. 1905년 11월 초에는 이토 히로부미가 서울에 온 이유에 대해 일제가 대한제국을 보호국으로 귀속시키려 하기 때문이라고 폭로하기도 했다. 그해 11월 17일 을사조약 체결 이후 일제의 언론 탄압은 더욱 극심해졌다. 황성신문 사장 장지연은 11월 20일자 황성신문 논설 ‘시일야방성대곡’을 쓴 이유로 구속되고 신문은 정간됐다. 그러나 대한매일 신보의 항일 의지는 더욱 불타올랐다.대한매일신보는 같은 달 21일자 논설에서 ‘을사조약은 대신들을 협박해 강압적으로 체결했고 시일야방성대곡을 쓴 이유만으로 장지연을 구속한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장지연에 대해 ‘대한제국 전 사회 신민의 대표가 되어 광명정직(光明正直)한 의리를 세계에 발현했다’고 추켜세우고 민영환, 조병세, 이한응, 이상철 등 자결한 지사들의 충절을 기렸다. 27일엔 을사조약의 진상을 파헤친 ‘한일신조약청약전말’이라는 특집 기사와 함께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을 그대로 실어 일제의 만행을 폭로했다. ●‘고종 밀서’ 대서특필…항일운동의 시발점 신문은 을사조약에 서명한 ‘을사오적’에 대해선 ‘매국대신’, ‘역당’이라는 표현으로 신랄한 비판을 이어갔다. 대한매일신보의 이런 투쟁을 접한 고종은 배설에게 친필 특허장을 내리고, 비밀리에 매월 1000원씩 경비를 보조해주는 등 항일 투쟁을 이어가도록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종은 1906년 1월 ‘을사조약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긴 밀서를 썼다. 붉은 옥새가 찍힌 이 밀서는 영국 트리뷴지가 입수해 보도했다. 대한매일신보는 16일 고종이 트리뷴지 특파원에게 이 밀서를 전달해 보도하게 됐다는 내용을 대서특필하게 된다. 일제는 통감부를 통해 밀서가 가짜라고 주장했지만, 대한매일신보는 진짜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고 국민들의 저항 운동에 불을 댕겼다. 대한매일신보는 1907년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하면서 민중 속으로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섰다. 당시 국채는 일제 통감부가 도로와 각종 기간시설, 금융기관 등을 개선한다는 명목으로 제멋대로 써서 생긴 나라빚이었다. 국채보상운동은 국채 1300만원을 국민성금으로 갚기 위해 일어난 운동이다. 이 빚 중 1000만원은 연 이율이 무려 6.5%에 이르렀다고 한다. 1906년엔 국채가 1650만원이라는 막대한 금액으로 불어났다. 당시 쌀 한 말 값이 1원 80전, 궁내부 주사 한 달 봉급이 15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금액이었다.●신문으로 주도한 ‘국채보상운동’…성금 쇄도 대한매일신보는 1907년 2월 21일부터 대구민의소의 의견을 수렴해 ‘국채 1300만원 보상취지서’ 전문을 싣는 등 대대적인 운동을 이끌었다. 국민들은 전국 각지에서 담배를 끊거나 월급, 쌈짓돈을 아껴 운동에 동참했다. 1907년 봄이 되자 성금을 낸 사람이 4만명에 이르렀다. 신문은 매월 특별광고로 성금 모금 액수를 공개했다. 특별성금 내역을 보려는 국민이 쇄도하면서 대한매일신보 부수는 1908년 5월 1만 3000부를 넘겼다. 성금 기탁자가 광고란에 게재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 부록을 발행하기도 했다. 1908년 5월 기탁금은 6만 1042원에 이르렀다. 대한매일신보는 1907년 4월 국권회복을 목표로 극비리에 조직된 국내 최대 항일민족단체 ‘신민회’와 손잡으면서 민족계몽운동에도 나섰다. 미국에 있던 안창호는 그 해 귀국해 양기탁과 함께 신민회 조직에 나섰다. 배설이 사장이었던 대한매일신보는 치외법권으로 일제의 감시를 피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신민회 본부도 신문사 안에 있었다. 신민회는 대한매일신보의 51개 지국을 활용해 조직을 꾸리고 국권회복을 위한 교육기관 양성에 주력했다. 평안북도 정주의 오산학교와 평양의 대성학교 등이 그것이다. 또 외국에 독립운동 기지를 구축하고 무관학교를 설립하며 독립군을 창설할 계획이었다. ●“안중근 의거는 국권회복운동” 애국적 분발 촉구 이렇듯 국권회복운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1909년 10월 26일 만주 하얼빈에서 안중근 의사가 한국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다. 대한매일신보는 사건의 추이만 다룬 여타 신문과 달리 안 의사의 의거를 ‘국권회복운동’으로 평가하고, 이토를 처단하게 된 이면을 상세히 알림으로써 국민의 애국적 분발을 촉구했다. 심지어 국내 친일단체인 ‘일진회’를 겨냥해 “안중근의 의거와 관련해 부끄럽게도 대표를 일본에 파견해 ‘사죄’하려 한다”고 폭로했다.또 기획기사로 안 의사의 약력을 소년시절부터 자세히 소개하고 뤼순감옥에서의 당당한 수감생활 모습을 전하기도 했다. 12월 14일 안 의사가 사형 선고를 받자, 1면에 보도하고 안 의사가 재판정에서 진술한 답변을 중심으로 공판기록을 7회에 걸쳐 연재했다. ‘안중근 공판’ 기사는 ‘하얼빈의 암살은 한국 독립투쟁의 일부분이오, 또 우리들이 일본 법정에서 일본 재판을 받는 것은 전쟁에 패배하여 포로가 됨이오’라는 안 의사의 답변을 가장 돋보이는 특호 활자로 게재했다. 일제는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한 배설과 양기탁을 쫓아내기 위해 혈안이 돼 있었다. 논설 내용 등 온갖 트집을 잡아 두 사람을 고발했다. 결국 1909년 5월 배설이 사망하면서 사세가 기울었고, 통감부는 1910년 5월 당시 사장이었던 영국인 알프레드 만함으로부터 비밀리에 대한매일신보의 경영권을 사들였다. 일제는 그 해 8월 29일 한일병탄을 저질렀고, 대한매일신보를 총독부 기관지 ‘경성일보’에 흡수시켰다.
  • “곰탕이라도 잡수세요”…300달러 수표 도착에 소방대원들 ‘울컥’

    “곰탕이라도 잡수세요”…300달러 수표 도착에 소방대원들 ‘울컥’

    경남 통영의 섬에서 트래킹 도중 발목을 다쳐 119 도움을 받은 미국인이 귀국 후 소방서에 감사 편지와 수표를 보낸 사연이 전해졌다. 10일 통영소방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5일 오전 11시쯤 통영시 소매물도에서 가족 등 일행과 트래킹하던 미국 국적의 에밀리 그레이스가 119에 발목 통증을 호소하는 신고를 했다. 소매물도는 통영지역 섬 중에서도 남해안 쪽으로 깊이 들어간 곳이다. 육지까지는 배를 타고 약 30분이 소요된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통영소방서 소속 706소방정 대원들을 일단 현장에서 응급 처치를 실시했다. 이후 신속하게 이송했고, 서호구급대가 에밀리를 인계받아 병원으로 옮겼다. 재미교포인 어머니와 함께 관광차 한국을 찾은 에밀리는 무사히 치료받고 고국에 돌아갔다. 지난 5일 통영소방서에는 300달러 수표와 편지가 도착했다. 에밀리 보호자가 보내온 것이었다. 편지에는 “2024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활기찬 한 해를 보내시길 기원한다. 작지만 저의 정성이니 동료 대원들과 따뜻한 곰탕이라도 함께 잡수시라”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면서 “딸아이는 깁스를 벗고 물리치료를 받으며 조금씩 걷고 있다”고 덧붙였다.통영소방서는 300달러 수표를 통영시 용남면의 장애인종합복지관에 전액 기부했다. 이진황 통영소방서장은 “직원 모두가 감사 편지로 큰 감동과 보람을 느꼈다”며 “더 큰 책임감으로 시민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한국 드라마 보면 죽는다”…‘사상단속’ 북한의 살벌한 경고 [핫이슈]

    “한국 드라마 보면 죽는다”…‘사상단속’ 북한의 살벌한 경고 [핫이슈]

    북한이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거나 K팝을 듣는 주민들에게 ‘죽음’을 운운하며 사상 단속을 강화하고 나섰다.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의 9일 보도에 따르면,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새해 들어 한국의 체제나 사상, 문화 등을 선전하는 영화와 드라마, 뉴스 등을 시청‧유포하거나 은폐하고 유언비어를 퍼뜨려 민심을 소란하게 할 경우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강하게 처벌하라는 내용의 방침 지시문을 당 간부들에게 전달했다. 해당 방침 지시문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조선’은 우리의 적이며,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적대국으로써, 동족의 나라라는 환상을 갖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고 언급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이 같은 방침 지시문은 북한 동북부에 있는 라선시 당 지도부에 전달됐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라선시는 중국, 러시아와 국경을 마주하는 곳으로, 무심코 흘러들어오는 ‘남조선’ 문화에 대해 강한 배척과 반대 투쟁을 벌이고, 제때 적발해 당의 대남정책을 방해하는 대상들을 적으로 간주하고 단호히 법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국 드라마 보다 적발된 북한 주민 총살형 앞서 북한은 지난해 8월 코로나19 봉쇄령을 해제한 뒤, 최근 북한으로 귀국한 해외 파견 노동자와 유학생, 재외공관원 등 6000여 명을 상대로 엄격한 사상 조사 및 검열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의 지난달 23일 보도에 따르면, 대규모 사상 조사 및 검열은 김 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며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일상적으로 본 사실이 알려져 총살된 경우도 있다. 총살형을 받은 사람은 북한의 무역회사 직원으로, 자신의 사용하던 전자기기를 이용해 한국 영상을 시청한 사실이 발각됐다. 또 총살형을 당한 직원의 상사들도 관리 책임을 물어 장기 징역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도 북한의 10대 청소년이 한국 드라마 등을 시청하고 유포했다는 이유로 공개 처형됐다. 북한은 2020년 12월 한국 드라마, 음악 등의 시청·유포를 금지하는 ‘반동사상문화비난법’을 제정한 바 있다.
  • [씨줄날줄] 라면 수출 1조원 시대/황비웅 논설위원

    [씨줄날줄] 라면 수출 1조원 시대/황비웅 논설위원

    라면의 어원은 중국의 납면(拉麵)이라고 한다. 화북 지방에서는 납면, 화남 지방에서는 수타면이라고 불렀다. 일본에선 라멘 또는 중화소바라 불렀는데, 인스턴트화되기 전의 생라면을 가리킨다. 명나라 말기인 1600년대 후반 청나라에 항거하던 명나라 학자 주순수가 일본으로 망명하면서 중국의 면 요리가 전해졌다고 한다. 당시엔 인기가 없었지만, 2차 세계대전 때 중국에 주둔하던 일본 군인들이 귀국한 뒤 납면맛을 잊지 못해 음식점 창업 붐을 일으키며 본격적으로 라멘이 인기를 끌게 됐다고 한다. 인스턴트 라면은 1958년 일본 닛신식품 창립자인 안도 모모후쿠(安藤百福)가 발명했다. 그는 일본의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고, 조리가 간편한 국수를 개발하고자 했다. 하지만 국수의 수분으로 저장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웠다. 각고의 노력 끝에 국수 반죽을 익힌 뒤 기름에 튀기는 방식을 고안해 낸 것이 최초의 라면 탄생 배경이다. 한국 최초의 라면은 일본에서 전해졌다. 삼양식품 전중윤 명예회장이 6·25전쟁 이후 식량난 해결을 위해 1963년 일본 묘조식품에 요청해 라면 제조 기술을 배웠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삼양라면’이다. 최초의 라면은 담백한 닭 국물 라면이었는데 한국인의 입맛에 맞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가 1960~70년대 쌀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혼분식 장려 정책을 시행하면서 많은 기업이 라면 시장에 뛰어들었고, 지금과 같은 인기 식품이 됐다. 한국인의 인스턴트 라면 사랑은 각별하다. 1인당 라면 소비량은 무려 78개로 세계 1위다. 최근에는 K라면이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한국 라면 수출액은 전년 대비 24% 증가한 9억 2500만 달러(약 1조 2000억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세계인이 한국 라면을 좋아하는 이유는 K콘텐츠의 인기뿐만 아니라 누가 어디서 조리하더라도 한국에서 먹었던 맛을 똑같이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 안성시 안성맞춤박물관에서 오는 8월 25일까지 안성탕면 출시 40주년을 맞아 농심 안성공장과 함께 ‘내 입에 안성맞춤’이라는 특별전시회를 열고 있다. 라면 애호가라면 한번 방문해도 좋을 듯하다.
  • 부재자 투표 없는 대만… “직접 한 표” 수천명 귀국 행렬

    부재자 투표 없는 대만… “직접 한 표” 수천명 귀국 행렬

    재외 200만여명… 반 이상 美 거주친중 허우유이 측, 본토인 모시기10개 항공사 ‘선거 프로모션’ 마련라이칭더 측 “선거 개입” 맹비판제3 정당 커원저 선전 여부 관심 오는 토요일인 13일 치러지는 대만의 대선은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이란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대만인 수천명의 귀국 행렬이 이어질 전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일 총통(대통령)과 입법위원(국회의원)을 뽑는 이번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4000여명의 대만 재외 국민이 중앙선거위원회에 등록했다고 보도했다. 대만은 부재자 투표가 없기 때문에 선거가 벌어지는 4년을 주기로 고국을 찾는 재외 국민의 숫자가 상당하다. 대만 유권자를 투표소에 보내기 위한 미국과 중국 내 조직의 움직임도 시작됐다. 대만의 재외 국민 수는 200만여명으로, 이 중 절반 이상은 미국에 거주한다. 재외 국민들의 투표 경향은 알려진 바가 없지만 대만 정당은 해외 유권자의 중요성을 인식해 모든 대선 주자는 재외국민들을 만나는 게 필수 코스다. 미국 거주 대만 유권자들이 투표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항공편과 호텔을 주선하는 미국 내 조직의 숫자도 상당하다. 친중 성향의 제1야당인 국민당은 중국에 사는 수십만 대만인들을 동원하기 위해 중국 내 대만동포투자기업연합회, 10개 항공사와 협력해 선거 특별 프로모션을 마련했다. 민진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에서 사업하려면 국민당을 지지할 수밖에 없어 이들에게 할인 항공권을 제공하는 건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올해 선거는 1996년 첫 총통직선제 실시 이후 그동안 권력을 양분해 오던 국민당과 민진당이 아닌 제3의 정당인 민중당의 커원저(64) 후보가 얼마나 선전을 벌일지도 관심이다. 30년 가까이 외과 의사로 일하다 8년간 대만 수도인 타이베이 시장을 역임한 커 후보는 2030 젊은 대만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미국에서 30여년 산 이중국적자인 폴(65)은 SCMP에 “투표는 대만 민주주의의 성공을 보여 주는 중요한 일”이라며 “공산당 일당독재의 중국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선전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폴은 많은 대만인처럼 국민당과 민진당의 대결에 피로감을 느낀다며 이번 총통 선거에서 누구를 찍을지는 선택하지 못했지만 양당체제를 넘어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커 후보에게 쏠린다고 털어놨다. 현재 여론조사 발표는 금지된 상태지만 총통 후보 가운데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국민당의 허우유이와 커 후보를 누르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입법위원은 국민당이 큰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커 후보는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110만명으로 다른 두 후보보다 훨씬 많은 등 정치 양극화에 불만을 가진 2030세대의 지지를 얻고 있어 선거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고 홍콩프리프레스(HKFP)는 전했다.
  • 선거참여 위해 4년마다 수천명 대만인 고향 방문하는 이유

    선거참여 위해 4년마다 수천명 대만인 고향 방문하는 이유

    오는 토요일인 13일 치러지는 대만의 대선은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이란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대만인 수천명의 귀국 행렬이 이어질 전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일(현지시간) 총통(대통령)과 입법위원(국회의원)을 뽑는 이번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4000여명의 대만 재외 국민이 중앙선거위원회에 등록했다고 보도했다. 대만은 부재자 투표가 없기 때문에 선거가 벌어지는 4년을 주기로 고국을 찾는 재외 국민의 숫자가 상당하다. 대만의 재외 국민 수는 약 200만명이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미국에 사는데 이들은 선거철마다 수천달러를 들여 고향을 찾는 것이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재외 국민들의 투표 경향은 알려진 바가 없지만 대만의 정당은 해외 유권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미국을 방문하는 모든 대선 주자는 재외국민들을 만나는 것이 필수 코스다. 또 정당 가입 여부와 상관없이 유권자들이 고향으로 돌아가 한 표를 던지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항공편과 호텔을 주선하는 미국 내 조직의 숫자도 상당하다.제1야당인 국민당은 중국에 사는 100만명 이상의 대만인들을 동원하기 위해 중국 내 대만동포투자기업연합회가 10개 항공사와 협력해 선거 특별 프로모션을 마련했다가 민진당의 반발을 샀다. 민진당은 중국에서 사업하려면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을 지지할 수 없기 때문에 중국 거주 대만인들에게 선거용 할인항공권을 제공하는 건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올해 선거는 1996년 첫 총통직선제 실시 이후 그동안 권력을 양분해 오던 국민당과 민진당이 아닌 제3의 정당인 민중당의 커원저(64) 후보가 얼마나 선전을 벌일지가 관심이다. 30년 가까이 외과 의사로 일하다 8년간 대만 수도인 타이베이 시장을 역임한 커 후보는 2030 젊은 대만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미국에서 30여년 산 이중국적자인 폴(65)은 선거 때마다 고국을 찾는데, 그동안은 주로 친중 성향인 국민당에 표를 던졌다. 그는 SCMP에 “투표는 대만 민주주의의 성공을 보여주는 중요한 일”이라며 “공산당 일당독재의 중국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선전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폴은 많은 대만인처럼 국민당과 민진당의 대결에 피로감을 느낀다며 “국민당은 공산주의에 맞서는 자신의 근본을 상실했으며, 민진당은 너무 급진적이고 국민당보다 더 부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직 3자 대결인 이번 총통 선거에서 누구를 찍을지는 선택하지 못했지만 양당체제를 넘어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커 후보에 쏠린다고 털어놨다. 그는 “커원저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를 떠올리게 한다”면서 “기존 양 당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이제는 어떤 이익이나 정당에 휘둘리지 않는 지도자를 원한다”고 말했다.현재 여론조사 발표는 금지된 상태지만 총통 후보 가운데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국민당의 허우유이와 커 후보를 누르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입법위원은 국민당의 지지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커 후보는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110만명으로 다른 두 후보보다 훨씬 많은 등 정치 양극화에 불만을 가진 2030 세대의 지지를 얻고 있어 선거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고 홍콩프리프레스(HKFP)는 전했다.
  • “일본놈들”이라던 김정은, “기시다 각하” 이례적 지진 위로전문

    “일본놈들”이라던 김정은, “기시다 각하” 이례적 지진 위로전문

    “일본국 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각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첫날 발생한 일본 강진과 관련해 5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 위로전문을 보냈다. 인도주의적 사안이긴 하지만 김 위원장이 일본 총리에 전문을 보낸 것 자체가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어서 배경이 주목된다. 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된 5일자 위로전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나는 일본에서 불행하게도 새해 정초부터 지진으로 인한 많은 인명 피해와 물질적 손실을 입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당신과 당신을 통해 유가족들과 피해자들에게 심심한 동정과 위문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피해 지역 인민들이 하루 빨리 지진 피해의 후과를 가시고 안정된 생활을 회복하게 되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북한은 그간 시리아, 쿠바 등 이른바 ‘반미 전선’ 국가의 재난 상황에 대해서만 위로문을 보내왔다. 김 위원장은 5일 이란에서 대규모 폭탄테러가 발생한 이후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앞으로 위로전문을 보내기도 했다. 반면 김 위원장이 일본 총리에 공개 편지를 보낸 것은 2012년 집권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북한은 당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명의로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에 위로 전문을 발송했을 뿐이었다. 1995년 고베 대지진 때는 당시 강성산 총리가 일본의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에게 위로전문을 보냈다. 특히 “일본국 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각하”라며 기시다 총리에 ‘각하’라는 존칭을 덧붙인 대목이 눈길을 끈다.김 위원장의 이번 위로전문 발송은 정상 국가 지도자로서 인도주의적 면모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인도주의를 명분으로 북·일관계 개선 신호를 보내 최근 한층 강화된 한·미·일 협력에 균열을 내려는 시도로도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앞서 지난해 12월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9기 제9차 전원회의 연설에서는 “미국이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실현하는 데서 가장 충실한 졸개, ‘충견’ 역할을 놀고 있는 남조선 놈들과 일본 놈들” 등의 적대적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러나 기시다 총리를 ‘각하’라 칭한 이번 위로전문을 계기로 북·일 정상 사이에 대화의 물꼬가 트일 가능성이 있다. 그간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온 기시다 총리가 답전 등의 형식을 빌려 김 위원장의 위로전문을 북·일 정상외교의 주춧돌로 삼으려 할 수 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5월 일본인 납북자 귀국 촉구 국민대집회에서 “일조(일북) 정상회담을 조기에 실현하기 위해 조선(북한)과 고위급 협의를 갖기를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해 6월 총리관저 기자회견에서는 “조선(북한)과 일본 간 현안을 해결해 양측이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어 나간다는 관점에서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나의 결의를 김 위원장에게 계속 전달하고 정상회담을 조기에 실현하기 위해 총리 직할의 고위급 협의를 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새해 첫날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7.6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110명으로 늘었다. 6일 일본 공영 NHK방송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이시카와현 내 지진 사망자 수는 110명으로 집계됐다.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00명을 넘긴 것은 273명이 사망한 2016년 구마모토 지진 이후 처음이라고 일본 기상청은 전했다.
  • [포토] ‘MLB 진출’ 고우석 귀국

    [포토] ‘MLB 진출’ 고우석 귀국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한 고우석(26)이 로스터 입성을 목표로 했다. 고우석은 6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2023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빅리그 문을 두드렸던 고우석은 지난 4일 샌디에이고와 계약 기간 2+1년 최대 940만 달러(약 123억2000원)의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고우석은 먼저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은 김하성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지난 2017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을 받고 LG 트윈스에 입단한 고우석은 통산 354경기에 등판해 19승 26패 6홀드 139세이브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2019년에 35세이브, 2021년에 30세이브를 수확하며 리그 최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군림했고 2022시즌에는 42세이브를 올려 생애 첫 세이브왕에 등극했다. 입국장에 들어선 고우석은 “엄청 빠르게 모든 일이 일어나서 얼떨떨하다. (한국에 와서) 이렇게 카메라 앞에 서니 실감나고,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계약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계속 걱정하고 있었는데, 7분을 남겨두고 계약이 성사됐다. 기쁨보다 안도하는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꿈꿨던 장면들이 있긴 하다. 하지만 아직 진짜 메이저리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는다. 일단 메이저리거라고 할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 소속 대학원생 죽었는데 교수는 견책… 숭실대 “철저히 진상조사”

    소속 대학원생 죽었는데 교수는 견책… 숭실대 “철저히 진상조사”

    소속 대학원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책임 논란이 불거진 A교수에게 ‘견책’ 징계가 나온 것과 관련해 숭실대가 철저한 진상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숭실대 본부는 5일 입장문을 내고 “학교 공식 기구인 인권위원회는 징계위원회에 중징계를 요청했다. 그런데 징계위에선 경징계인 견책으로 의결했다”며 “징계위는 독립된 기구로서 정관 규정상 학교는 징계위 결정에 불복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 숭실대 박사연구생 B씨는 A교수와 다른 대학원생들과 미국 가전제품 전시회 CES를 참관했다가 귀국 사흘 만에 숨졌다. 학내 인권위 조사에 따르면 행사 기간 해당 교수가 고인에게 업무를 몰아주고 다른 학생들 앞에서 폭언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A교수는 B씨에게 “바보냐”, “너 때문에 망쳤다” 등의 고성 섞인 폭언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B씨가 세상을 등진 후 그의 오빠도 죄책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인권위가 중징계를 의결했지만 A교수는 상담·인권센터 교직원을 상대로 무더기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지난해 11월 열린 숭실대 교원 징계위원회는 A교수에게 경징계인 ‘견책’ 처분을 내렸다. A교수는 법률대리인 명의로 입장문을 학내 구성원에게 보내 의혹을 부인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민사소송 중에 알게 된 고인의 질병 이력도 담았다. 숭실대 본부는 이를 “2차 가해성 내용”이라며 “협박성 이메일을 보낸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 고인은 석사 학위 논문을 정상적으로 작성해 제출한 훌륭한 학생”이라고 설명했다. 숭실대 본부는 “이번 사태의 엄중함을 인식한 학교법인의 의사결정으로 징계위원회 위원 전원 사퇴 및 위원회 재구성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특별감사 및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철저하게 진상을 조사하겠다고 강조했다. 논란을 부른 징계 절차와 관련해선 “합리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징계 관련 규정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개선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숭실대 본부는 “공무수행 과정에서 교직원들이 어떤 추가 피해도 입지 않도록 보호할 것”이라며 부당행위에는 법적 대응을 포함해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 “미국 명문대 나온 딸, 시멘트 암매장”…엄마는 ‘영정사진’ 닦고 또 닦았다[전국부 사건창고]

    “미국 명문대 나온 딸, 시멘트 암매장”…엄마는 ‘영정사진’ 닦고 또 닦았다[전국부 사건창고]

    “누나는 늘 밝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꿈도 컸습니다. 사제 간으로 만난 범인의 다정함은 가면이었습니다. 온몸에 시퍼런 멍이 든 누나는 이별을 통보했다 살해 암매장됐습니다. 범인이 세상과 영원히 격리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예쁘고 착한 누나가 편히 눈감을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중학교 3학년 때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뉴욕의 명문대를 3년 만에 조기 졸업한 인재. 없는 집에서 어렵게 지원한 부모의 짐을 덜어주고자 동생들 학비를 벌려고 귀국해 학원 강사로 일하고, 억대 연봉 입사를 앞두고 ‘데이트 살인’에 허망하게 숨진 꽃다운 청춘. 남동생은 아픔이 절절한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영어학원 강사·수강생에서 연인관계지인 앞에서 다정, 둘만 있으면 폭력“헤어지자” 하자 목 졸라, 암매장 6일 서울신문 취재 등을 종합하면 김모(여·당시 26세)씨는 2015년 5월 2일 오후 11시 30분쯤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서 살해됐다. 잠자던 그녀의 목을 조른 범인은 학원에서 만난 남자친구 이모(당시 25세)씨다. 이씨는 범행 후 시신과 함께 지내며 처리를 고민했다. ‘암매장’을 마음먹은 그는 인터넷에서 시멘트 사용법 등을 검색했다. 범행 3일 후 차량을 렌트하고 시멘트, 대형 물통 4개, 고무대야 2개, 대형 석쇠 8개 등을 구입했다. 이어 김씨 시신을 여행용 캐리어에 넣어 렌터카에 실은 뒤 충북 제천의 한 모텔로 갔다. 그는 모텔에 묵으면서 같은달 6~7일 인근 야산의 땅을 파고 김씨 시신을 시멘트로 암매장했다. ‘그녀를 위해(?)’ 술을 올리기까지 했다. 그리고 경기도 친구 집에서 머물면서 여행을 떠나는 등 일상을 즐겼다. 둘은 사건 1년여 전인 2014년 초 만났다. 김씨가 뉴욕 명문대를 졸업하고 동생들 학비를 벌려고 귀국해 부산의 모 영어학원 강사로 일할 때였다. 전남 장성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며 3남매를 키우던 김씨 부모는 어려운 형편에도 공부 잘하는 맏딸의 유학 등을 위해 대출까지 받으면서 수억원을 쏟아부었다. 이씨는 서울에서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려다 실패하고 부산으로 내려와 영어를 더 배우겠다면서 김씨가 속한 학원에 다녔다. 사제지간인 셈이다. 김씨는 일정한 직업이 없었지만 자상하고 주변 사람을 잘 챙기는 이씨의 접근을 물리치지 못했고, 연인관계가 됐다. 하지만 이씨의 본색은 얼마 못 가 드러났다.흉악 범죄가 급증합니다.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그만큼 병들어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직시하고 아우성치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습니다. 사건이 단순 소비되지 않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과 더 안전한 사회 구축에 힘이 되길 희망합니다.살해 후 그녀인 양 50차례 거짓 메신저억대 입사 회사서 ‘무단퇴사’ 내용증명궁지 몰리자 거짓 유서, 손목 긋고 자수 그는 김씨 친구들과 술자리를 할 때 깍듯한 태도를 보였으나 둘만 있을 때는 폭력을 일삼았다. 군 복무하던 김씨 동생 면회를 가 “누나와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다”고 거짓말도 늘어놨다. 흔한 ‘데이트 폭행범’의 전형이다. “전화를 받지 않는다”면서 발로 김씨의 머리 등 전신을 짓밟는 일이 잦았다. 온몸에 상처투성이인 김씨는 친구들에게 “학원 아이들이 어떻게 볼지 걱정된다”고 말했고, “너무 폭력적이다. 무섭다” “한국에 있으면 계속 해코지당할 것 같다” “외국으로 나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더러 이별통보도 했지만 이씨의 폭력과 집착을 벗어날 수 없었다. 그럴수록 이씨의 폭력은 더 심해졌다. 그는 끝내 그날 “헤어지자”고 하는 여자친구의 목숨까지 빼앗는 잔혹한 범행을 저지르고야 말았다. 범행 후 이씨는 김씨 가족과 지인을 속이는데 온 힘을 쏟았다. 김씨의 메신저 말투 등을 흉내 냈다. 김씨 동생과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는 누나인 것처럼 이모티콘도 섞어 보냈지만 언제까지 속일 수는 없다. 김씨 아버지는 “응, 잘 지내” 등 카카오톡 답변만 하던 딸이 5월 8일 어버이날에도 “못 간다”고 하자 의아해했다. 어릴 적부터 한국에 있으면 달려온 날이다. “그럼, 언제 만날 수 있느냐”고 묻자 “당분간 바빠서 좀 힘들 것 같다”는 답변이 왔다. 이씨가 이미 살해한 김씨의 휴대전화로 거짓 답변한 것이다. 같은달 15일 김씨가 입사한 회사에서 ‘무단 퇴사’ 내용증명이 날아왔다. 맏딸은 억대 연봉 계약으로 입사가 결정된 뒤 아버지에게 “첫 월급 타면 500만원을 드리겠다”고 했었다. 아버지는 깜짝 놀라 딸에게 전화했지만 꺼져 있었다. “급한 일이니 빨리 전화 달라” “반드시 목소리를 듣고 통화해야겠다”는 메시지에도 응답은 없었다. 회사에 연락했다. 회사 측은 5월 4일 김씨가 ‘학위 취득을 위해 미국으로 유학 가려고 한다. 퇴사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했다. 이 역시 이씨가 김씨 휴대전화로 벌인 짓이다. 김씨 동생은 인터넷 글에서 “누나 살해 후 15일간 50여 차례 가족과 지인에게 카톡을 보냈다. 심지어 어버이날까지”라고 분노했다. “그립다. 속죄하겠다”더니 “안 죽였다” 항소 끊이지 않는 전화와 메신저로 궁지에 몰리고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이씨는 근거지인 부산으로 내려가 범행 16일 만인 같은달 18일 한 호텔에서 거짓 유서를 쓰고 자해한 뒤 자수했다. 흉기로 손목을 긋고 스스로 119에 신고한 뒤 “왜 오지 않느냐”고 한 번 더 전화해 출동을 독촉했다. 이씨는 경찰에서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암매장 장소와 관련해 “명당인 것 같아서”라고 말했다. 그는 재판이 시작되자 국선 변호사를 물리치고 법무법인 변호사 8명을 선임했다. 또 재판부에 36차례 반성문을 내는 등 자수부터 재판이 끝날 때까지 감형에만 힘썼다.이씨는 1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 결심공판에서 “무거운 죄책감과 그녀에 대한 그리움으로 슬픔이 깊어가고 있다. 그녀에게 속죄하면서 인생의 마지막 날까지 고통을 안고 살겠다”던 그는 “발견 당시 시신이 부패했기 때문에 내가 목 졸라 살해한 증거가 뚜렷하지 않다. 김씨의 사망 원인은 천식이고, 나는 시신 유기만 했다”고 항소했다. 항소는 기각됐다. 대법원은 2016년 8월 징역 18년을 확정했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는 2015년 10월 “이씨는 시멘트로 시신을 유기했고, 김씨 휴대전화로 가족에게 태연히 문자를 보내는 등 사후 행위도 좋지 않다”며 “이씨가 진지하게 반성하는지 알 수 없지만 계획 살해 정황은 보이지 않는다. 자수하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도 고려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청구한 ‘20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재범의 우려가 없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징역 18년, “계획 범행 아니다”엄마 “우리 딸 살려내라” 쓰러져아버지 “사람보는 눈 못 키워준 게 한” 생전에 환하게 웃고 있는 딸의 영정사진을 가슴에 꼭 안고 나와 지켜본 김씨 어머니는 재판부가 “징역 18년을 선고한다”고 주문을 읽자 “꽃다운 나이의 우리 아이를 죽였는데 18년이 말이 되느냐”며 “우리 딸을 살려내라”고 오열했다. 끝내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져 법정 경위들에 의해 밖으로 실려 나갔다. 재판 내내 김씨의 어머니는 영정사진이 된 딸의 대학 졸업 때 사진을 손에 들었다. 먼지 하나 묻지 않았지만 옷소매로 사진을 닦고 또 닦았다. 그는 “딸 이름으로 보험 하나 못 들 정도로 어렵게 키운 아이가 마지막으로 본 지 8개월 만에 시신으로 돌아왔다. 매일 울다가 지쳐 잠든다”면서 “딸의 얼굴을 한 번만 봐달라”고 엄벌을 호소했다. 이 모습을 한참 말없이 지켜보던 남편은 법정 천장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강원도에서 군 복무 중 누나 재판 때마다 휴가를 내고 서울로 온 남동생은 “이씨는 아직도 죄를 뉘우치지 않고 술기운에 그랬다고 핑계를 대고 있다. 용서할 수 없다. 법정 최고형을 받길 원한다”고 말했다. 김씨의 아버지는 “미국 대학을 조기 졸업하고 돈 많이 벌어 부모님께 효도하겠다던 아이가 눈도 제대로 감지 못한 채 시멘트에 묻혀야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딸에게 사람 보는 눈을 키워주지 못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돼야 한다’고만 이야기했던 나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난다”고 했다. 이어 “딸은 이씨를 만나고 있다는 것을 한 번도 말하지 않았다. 죽기 전까지 폭행에 시달렸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 너무나 부끄럽다”면서 “한 사람이 죽은 사건이 아니라 한 가정이 죽어버린 사건”이라고 가슴을 쳤다.
  • 75세 가수 데뷔 고학찬 전 예술의전당 사장 별세

    75세 가수 데뷔 고학찬 전 예술의전당 사장 별세

    공연 영상화를 이끌며 예술 대중화에 기여한 고학찬 전 예술의전당 사장이 별세했다. 77세. 예술의전당은 예술의전당 14·15대 사장을 지낸 고학찬 전 사장이 지난 4일 별세했다고 5일 밝혔다. 제주도 출신인 고인은 한양대 연극영학과를 졸업하고, 1970년 동양방송(TBC)에 PD로 입사했다. TBC에서 코미디 프로그램 ‘좋았군 좋았어’, 오락 프로그램 ‘장수만세’ 등을 연출했다. 1980년 언론 통폐합 이후 미국으로 이주한 고인은 뉴욕 KABS-TV 편성제작국장으로 활동하자 귀국해 강남 신사동의 소극장 윤당아트홀을 운영하며 다양한 연극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고 전 사장은 예당 역사상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해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예술 대중화 사업을 벌였다. 특히 국내 처음으로 우수 레퍼토리 공연을 영상화해 국내외에 상영하는 사업으로 예술의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직접 기획한 ‘예술의전당 가곡의 밤’도 60회 넘게 진행을 맡았다. 그는 예당 사장 이후 2019년 유튜브 채널 ‘고학찬의 비긴어게인’를 시작하며 75세의 늦깍이 가수로 데뷔해 공연도 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시니어 패션’ 피팅 모델을 하는 등 다채로운 활동을 펼쳤다. 빈소는 한양대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7일 오후 1시.
  • ‘돈봉투 의혹’ 송영길 구속기소…“금권선거 최종 책임자”

    ‘돈봉투 의혹’ 송영길 구속기소…“금권선거 최종 책임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을 받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4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4월 12일 무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수사를 본격화한 지 9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이날 송 전 대표를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송 전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당선되기 위해 2021년 3~4월 총 6650만원이 든 돈봉투를 민주당 국회의원, 지역본부장에게 살포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당내 경선은 공직 선거와 달리 선거운동 관계자, 선거인들에 대한 수당과 실비 등 모든 금품 제공이 금지되지만 검찰은 송 전 대표가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의 ‘최종 의사결정권자’였다고 했다. 검찰은 “유력 정치인이 공익법인을 사적인 정치 외곽조직으로 변질시켜 기업인들로부터 정치자금과 뇌물을 수수하는 창구로 활용하고, 당 대표 당선을 위해 조직적·대규모로 금품을 받고 살포한 사실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건의 진상과 실체가 정경유착·금권선거 범행임을 규명하고, 범행의 정점이자 최대 수혜자로서 최종적인 책임이 피고인에게 있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송 전 대표가 결정권자로서 최측근인 박용수 전 보좌관에게 경선캠프의 부외 선거자금을 총괄하게 하면서 자금 관리·집행의 보고·승인 체계를 수립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송 전 대표가 거액의 부외 선거자금을 보고받아 인식하고 있었고 매표를 위한 금품 살포를 최종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경선에서 35.6%를 얻어 경쟁 후보를 0.59%의 근소한 차이로 앞질러 당선됐다는 것이 검찰 설명이다. 송 전 대표는 2020년 1월~2021년 12월 자신이 설립한 외곽 후원조직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를 통해 7억 63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2021년 7~8월에는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소장으로부터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소각처리시설 관련 청탁 명목으로 먹사연을 통해 4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검찰에 따르면 송 전 대표는 2020년 1월경 정치적 조언자를 먹사연 소장에 부임시킨 뒤 측근으로 하여금 연구소 자금 업무를 전담하도록 했다. 먹사연은 정치활동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을 후원금을 통해 충당했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정치자금은 규정된 방법과 한도로만 수수할 수 있으나 이처럼 법인 후원금의 형태로 사용하는 건 불법이다. 송 전 대표는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일정을 앞당겨 지난해 4월 프랑스 파리에서 귀국했고 두 차례 자진 출두 시도가 무산된 뒤 같은 해 12월 8일 첫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같은 달 18일 법원이 사안의 중대성, 증거인멸 염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해 송 전 대표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구속 이후 송 전 대표는 검찰의 5차례 소환조사 통보에도 변호인 접견, 건강상 사유 등을 들어 불응했다. 지난해 12월 26일 오전 소환에 불응했다가 오후 한 차례 검찰청사에 출석한 것이 유일했는데 이때도 송 전 대표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며 “다시는 부르지 말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검찰은 국회의원 교부용으로 제공된 돈봉투 20개의 구체적 사용처에 대한 추가 수사도 이어갈 예정이다. 국회에서 확보한 의원들의 동선 자료, 관계인들의 진술 등을 교차 검증해 수수 의원 상당수를 특정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총선을 앞두고 줄소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국회의원 교부용으로 제공된 돈봉투 20개의 구체적 사용처 등 추가 수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전날 변호인을 통해 “공소가 제기되면 변호사들과 함께 치밀하게 변론 준비를 해 사법부에서 무죄판결을 받아 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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