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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짝퉁 판매땐 경고없이 고발

    중구가 명동 노점상의 ‘짝퉁’ 판매행위를 집중 단속한다. 구는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와 함께 15일까지 명동 노점상을 대상으로 위조상품 판매의 문제점을 알린 뒤 16일부터 특허청 상표권특별사법경찰대와 합동으로 불시 단속을 벌인다고 2일 밝혔다. 짝퉁을 판매한 노점에 대해서는 시정권고 없이 바로 고발조치할 계획이다. 고발되면 상표법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 처분을 받는다. 단속 대상은 명동 중앙로와 주변 도로에 있는 의류점 69개, 잡화점 132개 등 234개 노점이다. 구는 지난해 일부 노점상이 행정처분을 피하기 위해 도주한 점을 고려해 사법권까지 동원할 방침이다. 구는 지난해 가방, 의류, 선글라스, 귀걸이, 목걸이 등에 유명 상표를 부착해 판매한 노점 52개를 적발, 35개 노점을 시정권고 처분했다. 그러나 17개 노점은 단속 시점에 노점주 도주로 행정처분을 내리지 못했다. 최창식 구청장은 “세계적 관광 명소인 명동에서 위조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추락시키는 행위”라며 “짝퉁 판매를 근절하고 기업형 노점을 정비해 명동에서 마음 놓고 쇼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주말 영화]

    ●무기여 잘 있거라(EBS 토요일 밤 11시) 1차 세계대전 중, 프레데릭 헨리 중위는 이탈리아군에서 구급차 운전병으로 복무하고 있다.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헨리는 병원에서 일하는 영국인 간호조무사 캐서린 바클리를 만나게 되고, 즉시 사랑에 빠진다. 그녀는 전쟁에서 죽은 약혼자 때문에 상심에 빠져 있었지만, 헨리와 사랑에 빠진 덕분에 활기를 되찾게 된다. 헨리 역시 캐서린 덕분에 자신이 목격한 전쟁의 공포를 잊을 수 있었다. 한편 폭격으로 무릎 부상을 입은 헨리는 수술을 받기 위해 밀라노에 있는 병원으로 후송된다. 캐서린은 헨리가 있는 병원으로 전근을 가서 그의 회복을 돕는다. 이렇게 두 사람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사랑은 깊어만 간다. 그리고 헨리가 전선으로 돌아가기 전, 캐서린은 임신했다는 사실을 헨리에게 알린다. ●스타십 트루퍼스(OBS 일요일 밤 11시 25분) 가까운 미래의 지구에서는 인류를 멸종시키려고 나타난 위협적인 형태의 외계 군단과 전쟁을 벌인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자니 리코는 애국심과는 상관없이 우주함대 사관학교에 진학한 여자친구의 환심을 사기 위해 우주 방위군의 기동 보병에 자원 입대한다. 이때 그를 짝사랑하는 디지 플로레스도 자원 입대한다. 자니는 친구 에이스 레브와 함께 신병훈련소에서 고된 훈련을 받고, 마침내 힘든 훈련 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친 다음 지구 방위군의 분대장으로 임명된다. 한편 군사 훈련 중 비극적인 사고를 목격한 자니는 군사 학교에 입교한 것을 크게 후회하며 중도 포기를 고려한다. 그 무렵 지구에서는 P혹성의 외계 군단으로부터 공격을 받아 자니의 고향인 부에노스아이레스가 지도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만다. ●시크릿(KBS2 일요일 밤 12시 55분) 악명 높은 조직의 2인자가 칼에 수차례 찔린 채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현장에 출동한 성열(차승원)은 범인이 남긴 듯한 유리잔의 립스틱 자국과 떨어진 단추, 귀걸이 한쪽을 찾아내고 충격에 빠진다. 범인의 흔적들은 바로 오늘 아침 외출 준비를 하던 아내(송윤아)의 입술 색깔, 아내의 옷에 달려 있던 단추, 아내의 귀걸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성열은 라이벌이자 파트너인 최 형사의 눈을 피해 본능적으로 증거물을 모두 없앤다. 한편 피해자의 친형이 바로 칠성회의 악랄한 보스 재칼(류승룡)로 밝혀진다. 재칼은 경찰을 비웃으며 직접 범인 사냥에 나설 것을 선언하고, 수사를 할수록 높아지는 아내의 살인 가능성으로 인해 혼란에 빠지면서 성열은 재칼의 가담으로 인해 점점 궁지에 몰리게 된다. 하지만 아내는 사건 당일 알리바이에 대해 끝내 입을 열지 않고, 급기야 성열은 또 한 명의 용의자인 전과 3범의 석준(김인권)을 범인으로 몰아 체포하기에 이른다.
  • 한반도 농경 시작 5600년 전으로 끌어올려

    한반도 농경 시작 5600년 전으로 끌어올려

    신석기 시대의 특징 중 하나는 농경시대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 발간하는 한국민족대백과는 신석기에 ‘원시농경과 목축에 의한 식량생산을 하게’ 됐다고 밝힌다. 즉 구석기와 신석기를 구별하는 주요한 기준이 일반적 인식처럼 거친 돌을 사용했느냐, 섬세하게 잘 다듬어진 돌을 사용했느냐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나 한국, 중국, 일본에서는 유감스럽게도 유럽이나 서남아시아 등과 달리 신석기 농경의 증거가 되는 ‘밭 유적’을 발굴하지 못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가 강원 고성군 죽암면 ‘문암리 유적’에서 동아시아 최초의 신석기 중기의 ‘밭 유적’을 발굴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동안 우리 학계는 ‘신석기 농경’을 입증하기 위해 먼길을 돌아왔다. ‘농경에 돌입하려면 농사 이전에 농기구가 선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 우리에게 농기구인 돌괭이, 보습, 갈판, 갈돌, 뒤지개 등이 있었다.’면서 ‘한반도 신석기 농경’설에 올라탔다. 여기에 신석기 것으로 추정되는 조와 기장의 탄화곡물 발굴이란 성과도 보탰다. 신석기의 농기구와 탄화곡물은 존재했지만 ‘밭 유적’은 없었던 우리 학계에 이번 문암리 밭 유적 발굴은 경천동지할 일이다. 문암리의 ‘밭 유적’은 1000㎡ 크기로, 밟으면 부서지는 모래흙 지역이다. 신석기 유적이 한반도 동해안을 따라 쭉 형성됐는데 8000년 전 신석기 초기 유적을 품은 문암리 유적은 강원도 ‘양양 유적’과 함께 신석기의 대표성을 띠고 있다. 문암리 유적은 신석기인들이 살기에 딱 좋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걸어서 5분 거리에 조개와 물고기가 있는 바다가 펼쳐져 있고 해풍을 막아줄 낮은 언덕이 있으며 농경생활을 할 수 있도록 경사가 완만했다. 신석기 거주지는 밭의 가장자리로 언덕 쪽에 붙어 있다. 신석기 시대의 밭은 일반인들도 쉽게 인식할 수 있다. 모래흙 부분은 흰색인 반면 밭 부분은 유기 퇴적물이 뒤섞여 있어 흑갈색이다. 발굴 책임을 맡은 홍형우(48)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26일 현장 설명회에서 “모래흙 지역이 아니었다면 고온다습한 한국 날씨로 볼 때 밭 유적이 땅속에서 보존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암리 유적은 1994~1998년 문화유적 지표조사를 통해 신석기 유적지로 정해졌고 1998년 본격적인 발굴에 들어가 신석기 주거지 2기, 야외 화로, 신석기 전기의 융기문토기, 압날문토기, 결합식 낚시어구 등 다수의 유물이 확인돼 2001년 사적 426호로 지정됐다. 2002년에 발굴된 옥귀걸이는 러시아 연해주와 일본에서도 발견된 것으로, 동아시아 교역의 흔적을 보여주는 귀중한 유물이다. 홍 학예연구관은 “신석기 중기 밭의 존재로 볼 때 한반도 농경의 시작은 이보다 더 빨랐을 수 있으며 유사한 밭 유적이 한반도에서 더 발굴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신석기인들이 주거지 근처에 조성했던 묘지를 발굴하게 된다면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 사진 고성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신라 지배층 금동관식 등 유물 출토

    신라 지배층 금동관식 등 유물 출토

    경주 쪽샘지구 신라고분에서 금동관식(金銅冠飾) 등 유물이 다량 출토됐다고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21일 밝혔다. 이 고분은 봉분의 지름이 23m에 이르는 중형분으로 삼국시대 신라 지배계층이 사용한 돌무지덧널무덤(積石木槨墳·시신과 부장품을 넣어둔 나무곽 외부에 돌을 쌓아올린 후 흙으로 덮어 만든 무덤)이다. 무덤의 주인공은 안치된 관과 부장품을 담은 궤(櫃)를 넣어둔 주곽(主槨·주인공이 안치된 관을 넣어둔 중심 곽), 각종 부장품을 넣어둔 부곽(副槨)과 함께 일렬로 배치됐다. 주곽에서는 순금제 귀걸이, 유리구슬로 된 가슴장식, 은제 허리띠 장식, 삼엽(三葉)·삼루(三累·좌우와 상부에 상호 연결된 세 개의 고리)가 붙은 장식대도(裝飾大刀) 등이 출토됐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지금까지 신라고분에서 백화수피제관모(白樺樹皮製冠帽·자작나무 껍질로 만들어 지배계층의 위계를 상징하는 모자)가 출토된 적은 있지만 백화수피제관모에 금동장식이 부착되고 여기에 새날개모양의 금동제·은제의 관식과 정수리 부분의 입식(立飾·높이 세워 꽂는 장식), 뒤꽂이와 같은 후입식(後立飾)이 모두 갖추어진 모자 형태의 관이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경주 쪽샘지구 신라고분은 구조와 출토유물에서 황남대총(皇南大塚), 천마총(天馬塚), 금관총(金冠塚)과 같은 대형무덤들과 비교할 수 있어 5세기 후반부터 6세기 초 무렵의 신라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소 측은 밝혔다. 22일 오후 2시 경북 경주시 황오동 삼국시대 고분에서 현장설명회가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국회 선진화법 통과 안팎] “최루탄·전기톱 이젠 안된다”… ‘비폭력 선언’ 실천에 달렸다

    [국회 선진화법 통과 안팎] “최루탄·전기톱 이젠 안된다”… ‘비폭력 선언’ 실천에 달렸다

    최루탄, 해머, 전기톱, 쇄사슬, 주먹질…. 18대 국회에서 쟁점 법안을 둘러싼 여야 갈등 과정에서 등장한 소품(?)이다.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회법 개정안(일명 몸싸움방지법)이 이러한 소품들의 등장을 차단하는 ‘전가의 보도’가 될지 주목된다. 우선 국회의장 직권상정 요건이 대폭 강화된다. 지금은 직권상정 요건이 모호해서 ‘이현령 비현령’(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는 기습 또는 날치기 처리 논란을 불러와 여야 관계를 얼어붙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당시가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개정안에서는 직권상정 요건을 ▲천재지변 ▲전시·국가비상사태 ▲여야 간 합의 등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사실상 여야 합의가 전제되지 않으면 직권상정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다수당의 전횡을 차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신 소수당의 생떼를 방지하기 위해 신속처리(패스트트랙)제도가 도입된다. 신속처리 안건은 재적의원 또는 상임위 재적위원 과반수 동의로 지정을 요구할 수 있고, 이를 국회의장 또는 상임위원장이 무기명 투표에 부쳐 재적의원 또는 상임위 재적위원 5분의3 이상이 찬성하면 지정된다.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되면 상임위에서는 지정 요구일로부터 180일, 법사위에서는 90일이 경과되면 각각 자동 처리된다. 개정안은 또 법사위에 장기 계류 중인 이른바 ‘낮잠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수단도 마련했다. 법사위는 각 상임위에서 의결한 법안이 본회의 상정에 앞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에 해당한다. 때문에 지금은 법사위에서 제동이 걸린 법안은 본회의 상정 자체가 불가능했다. 하지만 개정안에서는 법사위에서 120일 이내에 심사가 완료되지 않은 안건의 경우 해당 상임위 재적위원 5분의3 이상이 찬성하면 국회의장에게 안건에 대한 본회의 상정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국회의장은 30일 이내에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를 거쳐 본회의에 부의하되, 합의가 불발되면 이 기간이 경과된 후 처음으로 열리는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를 통해 결정하도록 했다. 아울러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제도는 재적의원 3분의1 이상의 요구로 개시할 수 있도록 했다. 필리버스터 종료는 재적의원 3분의1 이상이 서명한 종결 동의가 제출된 24시간 후 재적의원 5분의3 이상이 찬성해야 가능하다. 하지만 개정안에 대해 여전히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제도를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19대 국회가 떠안게 된 숙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이스탄불의 황제들’ 만나보세요

    ‘이스탄불의 황제들’ 만나보세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한국·터키 수교 체결 55주년을 기념해 ‘터키문명전: 이스탄불의 황제들’ 기획전시를 1일부터 시작했다. 2008년 4월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를 시작으로 2009년 4월 ‘파라오와 미라’에 이은 세계문명전 기획전 시리즈 세 번째다. 동서 문명이 교차하면서 다양한 종교와 문화가 화려하게 꽃피었던 터키의 문화유산을 조망할 수 있는 최대 규모이자 최고 수준의 유물을 자랑하는 전시다. 기원전 3000년쯤 터키 아나톨리아 고대 문명 시기부터 19세기 오스만 제국 시기까지의 터키 역사의 전반을 아우를 수 있도록 다양하게 전시를 구성했다. 앙카라 소재 아나톨리아 문명박물관과 이스탄불 고고학박물관, 터키 이슬람미술관, 이스탄불 톱카프궁 박물관 등 총 4개의 터키 국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문화재 152건, 187점을 골랐다. 톱카프궁 박물관의 유물은 보석 그 자체다. 술탄 슐레이만 1세의 칼날을 7개의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칼, 다이아몬드와 진주·루비·에메랄드 등 보석으로 장식한 터번 장식, 은제 커피 화로와 커피 주전자,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커피잔 받침 등이다. 오스만 제국의 절대 권력자 황제인 술탄이 직접 사용했던 다양한 소장품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이슬람 종교의 아름다운 의례용 촛대, 정복자 술탄 마호메트 2세의 코란, 나전 코란함 등은 뛰어난 예술적 완성도를 보여 준다. 4부로 구성된 전시 1부에서는 기원전 3000년 터키 아나톨리아 고대 문명의 신화와 전설을 다뤘다. ‘트로이의 목마’로 멸망한 트로이 시대의 금귀걸이, 철제 무기를 다루며 강성했던 히타이트 제국의 하투실리 1세의 문서 등 13점이 전시된다. 2부에선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동방 원정에서 비롯된 헬레니즘 양식을 보여 주는 유물 13점이 나온다. 3부에선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콘스탄티노플을 건립하고 초기 기독교 문화가 발전했던 동로마 제국의 비잔틴 양식의 메달과 성물, 그리고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두상 등 8점이, 4부에선 오스만 제국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문화재가 소개된다. 9월 2일까지.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김포 운양동 유적서 ‘한국식 동검’ 나와

    김포 운양동 유적서 ‘한국식 동검’ 나와

    서울·경기지역 초기 철기시대 목관묘에서만 출토되었던 한국식 동검이 김포 운양동 유적에서 낙랑(浪) 토기와 함께 나왔다. 문화재청은 한강문화재연구원의 경기 김포시 운양동 유적 발굴조사에서 삼국시대 이전 마한(馬韓)의 묘제(墓制)로 알려진 분구묘(墳丘墓) 6기가 추가로 발굴됐다며 5일 이같이 밝혔다. 김포 운양동 유적은 한강 하류 근처 해발 73m 구릉에 있는 청동기∼조선 시대의 유적. 2009년에는 청동기 시대 주거지와 원삼국 시대 분묘 30기 등이 나와 금제 귀걸이와 함께 소개됐다. 문화재청은 6일 오전 11시 김포 운양동 발굴 현장에서 ‘양촌 택지개발사업지구 내 문화재 발굴유적 현장설명회’를 열어 자세한 발굴 성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한강문화재연구원 발굴조사팀은 “김포 운양동 유적이 당시 낙랑 등 주변 지역과의 교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지배계층의 무덤이었음을 다시 한번 증명해 줄 뿐만 아니라 마한 백제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채플린 지팡이 4700만원·모자 6500만원

    채플린 지팡이 4700만원·모자 6500만원

    무성영화 시대 스타 찰리 채플린의 트레이드마크인 대나무 지팡이와 모자가 1일(현지시간) 할리우드의 경매에 올라 각각 4만 2000달러(약 4700만원)와 5만 8000달러(약 6500만원)에 팔렸다. 또 지난 2월 사망한 팝가수 휘트니 휴스턴이 1992년 영화 ‘보디가드’에서 착용했던 귀걸이 2점은 각각 2880달러(약 325만원)와 7040달러(약 794만원), 갈색 조끼는 3520달러(약 397만원)에 낙찰됐다. 휴스턴이 무대에서 입었던 구슬 달린 의상과 회색 벨벳 가운도 각각 1만 9200달러(약 2200만원)와 1만 1520달러(약 1300만원)에 판매됐다. 휴스턴의 유품들은 최저경매가격보다 3배에서 10배 가까이 비싸게 팔렸다. 베벌리힐스 줄리엔 경매장에서 ‘할리우드의 전설’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번 경매는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클라크 게이블이 입었던 승마용 상의와 찰턴 헤스턴이 영화 ‘십계’에서 입었던 의상 또한 등장해 각각 5만 7600달러(약 6500만원)와 6만 6420달러(약 7500만원)에 낙찰됐다. 또 영화 ‘슈퍼맨 4:최강의 적’에서 크리스토퍼 리브가 입었던 의상은 3만 5200달러(약 3900만원),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1992년 입었던 이브닝 가운은 10만 8000달러(약 1억 21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세계 여성의날… 항공사 승무원 뿔난 까닭

    항공사 여승무원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다며 회사가 손톱 길이부터 머리스타일까지 용모나 복장규정을 지키도록 강요하는 것은 과도한 권리침해라고 항변하고 있다.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금호아시아나 본관 앞에서 민주노총 및 공공운수노조연맹 여성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아나항공은 용모 차별을 금지하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노조 측이 밝힌 아시아나항공사의 용모·복장지침에 따르면 여성 승무원은 유니폼으로 치마만 입을 수 있으며, 치마 길이는 무릎 중앙에 선을 맞춰야 한다. 또 손톱은 큐티클(각피)을 제거하고 반드시 매니큐어를 바르도록 했다. 색깔도 오렌지색이나 핑크 계열만 가능하다. 손톱 끝 길이는 3㎜를 유지해야 한다. 용모와 복장을 수시로 점검, 결과를 직원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대한항공도 다르지 않다. 치마 대신 유니폼 바지를 입을 수 있지만 그 밖의 용모·복장 규정지침은 아시아나항공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이 항공업계의 설명이다. 노동계 쪽에서는 비슷한 고충을 겪는 여성 서비스직 종사자들이 적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급호텔들도 투숙객을 맞는 여성 직원들의 복장규정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인터컨티넨탈호텔 여직원은 커피색 1호와 살구색 1호 스타킹만 신을 수 있으며, 목걸이와 귀걸이의 크기는 1㎝ 이하여야 한다. 명품관이나 고가 화장품 매장 직원들 역시 용모 관리가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때문에 전화 상담원이나 대형마트 점원이 겪는 ‘감정노동’처럼 용모·복장규정에 따라야 하는 서비스직 종사자들의 고충을 ‘미적(美的) 노동’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이 나오고 있다. 권수정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항공지부장은 “승무원이 단정해야 한다는 점은 수긍하지만 손톱 끝부터 머리까지 용모를 규제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반론도 없지 않다. 서비스직 특성상 용모 규정은 당연히 갖춰야 할 예절이라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유니폼과 용모는 회사 이미지를 표현하는 1차적 수단”이라며 “용모 규정은 외모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라기보다 서비스직이 갖춰야 할 기본 예의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타임지 선정 ‘건강 위협’ 패션 아이템 5가지는?

    사람은 모양이나 기능 혹은 가격 등의 다양한 기준에 따라 패션 아이템을 선택한다. 하지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인지하면서 옷이나 액세서리를 고르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우리 몸은 음식이나 운동 습관뿐만 아니라 무엇을 착용하는지에 따라서 뜻밖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다음은 미국 시사전문지 타임(TIME)이 선정한 건강을 위협하는 5가지 패션 아이템으로, 현재 갖고 있는 건강 문제의 원인을 발견할 지도 모르겠다. 1. 스키니진 몸에 딱 맞는 스키니진은 국내에서도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다. 하지만 “꽉 끼는 청바지를 입으면 신경 압박이나 저림, 소화 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고 코네티컷 스탬포드의 내과 전문의 옥타비오 베사 박사는 설명한다. 스키니진 착용으로 복부 불쾌감, 다리 저림, 속 쓰림 등을 호소하는 환자를 1년에 수십 명을 본다는 베사 박사는 1993년 내과학회지 저널에서 이런 증상을 ‘끼는 바지 증후군’(TPS)이라고 명명했다. 그의 말을 따르면 TPS는 허리둘레와 바지 크기를 비교해 쉽게 진단할 수 있으며 환자 대부분은 약 7.5cm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 2. 하이힐 힐이 높고 끝이 좁은 신발은 발가락 관절이 변형되는 무지외반증이나 신경 손상, 뼈 괴사, 피로 골절, 발목 염좌 같은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뉴욕시의 발 전문의 존 E. 맨쿠소의 말을 따르면 힐이 높은 구두일수록 체중이 앞으로 쏠려 엄지발가락의 관절에 무게가 걸리기 때문에 통증이 발생한다. 다리 통증을 피하기 위해서는 하이힐을 신는 횟수를 줄이고 아치부분을 보강하거나 체중을 분산하는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3. 끈팬티 뉴욕시 소호 산부인과 전문의 데보라 코디 박사는 “끈팬티의 거친 솔기가 민감한 피부에 쓸려 균의 증식해 세균 감염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같은 상태에 스키니진을 착용하면 상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며 성적 행동에 의해 발생하는 열과 마찰 역시 감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코디 박사는 끈팬티를 착용 할때 속옷과 피부의 경계면에 보습 크림이나 비타민 E 오일 등을 발라 피부 보호를 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4. 넥타이 미국 코넬대학이 1993년 시행한 연구로는 조사 대상의 67%가 자신의 목둘레보다 작은 셔츠를 구매하고 있다. 꽉 끼는 셔츠 칼라와 넥타이는 머리의 혈액 순환을 나쁘게 해 두통이 나고 시야가 흐려지거나 귀 주변이 얼얼한 통증이 나타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지난해 국내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넥타이가 목의 움직임을 제한해 등허리와 어깨 부위의 근육 긴장도를 높일 수 있다고 나타난 바 있다. 또한 넥타이는 다른 의류보다 세탁 빈도가 적기 때문에 세균이 번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의할 필요가 있겠다. 5. 귀걸이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피부과 전문의들은 보디 피어싱의 20%가 세균 감염으로 이어진다고 이달 미국 임상피부학회지에 발표했다. 또한 니켈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귀걸이는 물론 반지, 벨트 버클 등의 모든 금속 제품에 미량의 니켈이 포함돼 있더라도 발진이 발생할 수 있다. 만약 니켈이 포함돼 있지 않더라도 반지를 낀 채 손을 닦으면 비누와 습기 때문에 발진이 나타나기도 한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열린세상] 카드수수료 경제논리 해법/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열린세상] 카드수수료 경제논리 해법/조원동 한국조세연구원장

    카드수수료 원가를 공개하라는 압력이 거세다. 아예 수수료의 상한을 강제하는 법안도 발의되었다. 선거의 해를 맞아 보다 강력한 주장도 제기될 것 같다. 모든 가격은 시장의 수급 여건에 의해 결정된다는 관점에서 이는 분명히 반시장적인 움직임이다. 그런데 이런 시장의 수급 논리가 성립하려면 대전제가 있다. 과연 카드시장이 수급에 맡길 수 있을 정도로 경쟁적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적어도 카드회사와 카드 고객과의 관계만 보자면, 카드시장은 경쟁적이다. 우선 카드회사의 숫자가 많다. 금융선진국의 경우 카드업을 전업으로 하는 수익모델은 위험하다는 것이 상식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우리의 경우 카드 전업사가 벌써 7개나 된다. 그것도 모자라 현재 22개의 겸영회사 중에 당국의 허가만 있으면 당장 전업사를 차리겠다고 하는 곳도 많다고 한다. 카드회사들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웬만한 신용을 쌓지 않으면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는 외국과는 달리 우리는 심지어 거리에서도 카드 발급이 이루어질 정도이다. 카드소지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아주 적은 액수의 연회비만 내도록 하면서, 온갖 종류의 할인혜택이 경쟁적으로 제공된다. 그러다 보니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연령의 사람이라면 누구나 4~5장의 카드를 소지하는 것이 일상화된 듯하다. 그런데 이처럼 경쟁적인 카드시장에서 왜 카드수수료는 내려가지 않을까? 이에 대한 대답은 가맹점을 포함시켜 카드시장 구도를 살펴보면 조금 알 수 있을 것 같다. 카드시장의 또 하나 당사자인 가맹점 입장에서 볼 때, 카드시장은 전혀 경쟁적이지 못하다. 카드 고객과의 관계 측면에서는 소비자가 왕이므로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가맹점은 카드회사에 대해서도 을(乙)의 위치에 놓여 있다. 카드 고객이 결제한 카드채권을 판다는 측면에서는 가맹점이 갑(甲)의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법한데도 말이다. 현대기아차나 대형 유통업체처럼 힘 있는 가맹점을 제외한 대부분의 가맹점들은 카드회사가 정해주는 수수료를 싫든 좋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바로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이 가맹점으로 하여금 카드채권을 해당 카드회사에만 팔도록 강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수수료는 크게 보아 두 가지 성질의 서비스 이용 대가로 구성된다. 먼저 카드 고객이 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카드를 발급해 주고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데 따르는 비용이다. 두 번째는 가맹점이 카드매출채권을 현금화하는 대가이다. 카드채권은 일종의 외상거래의 산물이다. 외상채권을 사주는 것은 어음을 할인매입해 주는 것과 같은 신용행위이다. 카드회사는 이의 대가를 요구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두 가지 다른 성질의 이용 대가가 현재의 카드시장 상황에서는 명확히 구분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당국까지 나서서 원가분석을 해보았지만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耳懸鈴鼻懸鈴)식이다. 심지어 카드 고객이 갚지 않는 카드대금마저도 가맹점에 대한 ‘리스크 관리비용’이라는 명목으로 가맹점에 부담시킨다. 카드를 소지해서는 안 될 사람에게도 카드를 발급해준 원천적인 책임이 카드회사에 있는데도 말이다. 만약 가맹점이 매출채권을 해당 카드회사에 팔지 않아도 된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우선 가맹점은 매출채권을 매입할 당사자를 고르는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 카드채권 매입자가 다시 카드회사에 카드발급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이 경우 두 당사자 모두 금융기관이므로 훨씬 대등한 관계에서 교섭이 이루어질 수 있다. 결국 카드회사에 대해 열세인 가맹점의 교섭력을 새로운 당사자를 끌어들여 보완해 주는 셈이다. 더구나, 이러한 구도에서는 카드 발급 서비스 대가와 카드 매출 채권 할인매입 대가가 투명하게 구분되어 드러날 수 있다. 또 카드회사가 카드를 발급하는 비용을 가맹점에 무작정 떠넘길 수 없게 되니, 카드 발급에 보다 신중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자칫 정치논리로 흐를 수 있는 문제를 경제논리에 입각해서 풀어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 [서울신문 2012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 홍루/김가경(본명 김숙희)

    [서울신문 2012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 홍루/김가경(본명 김숙희)

    소설 당선작 - 홍루/김가경(본명 김숙희) 녀석이 톱밥 속으로 숨어들었다. 녀석은 밀크셰이크처럼 어감이 달콤한 밀크스네이크 종이다. 먹이 줄 것과 따뜻하게 해 줄 것, 간단한 러시아 단어로 적어 놓은 메모지를 들여다보았다. 이반이 출항하기 전 남긴 글이다. 이반은 녀석의 등을 쓰다듬고 마지막 선물처럼 케이지를 앞에 내려놓았다. 한국 사람과 러시아 사람은 닮은 구석이 많아, 이반은 러시아 사람들도 개나 고양이, 새 같은 애완동물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뱀이라니, 나는 검정 바탕에 노랑, 빨강 줄무늬가 있는 이국의 낯선 뱀에게서 멀찍이 떨어졌다. 러시아에서 뱀은 집을 지키는 수호신과 같다고 생각해. 녀석을 보고 놀란 나에게 위로라도 하려는지 이반은 한국에도 그런 얘기가 있다는 걸 어디선가 들었다고 했다. 명자, 이반은 내 이름을 부르고 입으로 휘이휘이 휘파람 부는 흉내를 냈다. 그러면 집안이 텅 비게 돼, 녀석이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종종 휘파람을 불던 내게 이반은 러시아 속담을 빗대 말했다. 나는 멀찍이 녀석을 내려다보며 이반의 익살에 웃음을 내보였었다. 이반을 만난 것은 클럽 로즈에서였다. 로즈는 P시에서 속칭 텍사스촌으로 불리는 외국인 거리에 있었다. 예전에는 주로 미군들이 드나들었는데 미군이 철수하고 러시아 선원과 상인들이 주를 이루었다. 그날도 나는 로즈에서 맥주를 마시며 립스틱이 번지지 않았는지 거울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때 젊은 러시아 청년 하나가 보드카를 들고 내 앞으로 다가왔다. 마담 장 앞에서 한국 얘기를 듣던 선원 중 하나였다. 술을 마실 때 거울을 보면 안 돼요, 아름다움까지 먹어버리거든요, 귓불에 입술을 갖다 대며 그가 속삭였다. 흔한 작업멘트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는 그의 나긋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반이라고 했다. 그는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처음 출발하는 곳이 고향이라고 말했다. 나는 시베리아 열차가 끝없이 달리는 드넓은 숲과 초원을 떠올렸다. 그에게 러브 오브 시베리아란 영화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양손을 허공에 올려 내 얼굴을 길게 그려보였다. 그의 손이 움직일 때마다 왼쪽 손목에 새겨진 푸른색 돛이 펄럭였다. 그는 눈을 반짝이며 내가 여주인공과 닮았다고 했다. 나는 그가 그린 얼굴이 허공에 그대로 떠 있는 것처럼 시선을 옮기지 않았다. 이곳에서는 러시아 사람과 첫 대면을 할 때 영화 이야기를 꺼낸다. 그러면 사람들은 영화 속 여주인공을 만난 것처럼 이국의 여자들에게 마음을 열었다. 하지만 이야기는 대개 영화 속 지명이나 주인공의 이름을 들먹이는 선에서 끝이 났다. 러시아말로도, 한국말로도 더 이상 대화를 나눌 수 없는 순간에 이르면 서로의 손을 잡았다. 그가 턱을 괴고 조용히 내 눈을 들여다보았다. 그의 눈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낯선 여행지처럼 나를 설레게 했다. 음악이 흘렀고, 클럽 로즈는 마치 떠나는 사람과 돌아오는 사람을 품고 있는 대합실 같았다. 그의 손목에 새겨진 푸른 돛 때문이었을까, 나는 문득 그라면 함께 여행을 떠나도 좋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게 같이 여행을 떠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월요일만 아니라면 언제라도 좋아요, 월요일 여행은 불행하거든요, 러시아 속담이에요. 느닷없는 제안이었지만 그는 망설임 없이 답했다. 나는 벽면에 붙은 러시아 달력을 바라보았다. 그날은 금요일이었고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자리에서 일어섰다. 우리는 마치 오래 전에 만난 사람처럼 손을 잡고 아무 손님도 잡지 못한 나타샤를 지나쳐 거리로 나왔다. 밤하늘에는 만국기가 꽃잎처럼 나풀거렸고 만국기의 행렬이 끝나는 곳에서 우리는 입을 맞추었다. 두 블록 떨어진 내 숙소로 걸어올 때까지 손을 놓지 않았다. 지금도 이반이 러시아 속담을 말하며 내 입술에 입을 맞출 것만 같다. 시계가 밤 아홉시를 넘겼다. 녀석은 원색의 몸을 감춘 채 아직 기척이 없다. 나는 열선을 펴서 케이지 크기만큼 접었다. 그 위에 타월을 깔고 케이지를 얹었다. 사람 옷 입히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판매원이 열선 까는 방법을 일러주었다. 겨울철, 스스로 온도 조절을 하지 못하는 녀석에게 열선은 생명줄과 다름없다고 했다. 녀석에게 25도의 체온으로 이국의 땅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어쩌면 불행일 수 있었다. 나는 콘센트에 코드를 꽂고 케이지에서 멀찍이 물러섰다. 거실의 불을 낮추고 이반이 남긴 메모지를 냉장고에 붙였다. 주방 창가로 가서 거리를 내려다보았다. 북향으로 나 있는 주방에서 밖을 보면 아래층에 있는 중국집 ‘홍루’의 뒤꼍이 훤히 보였다. 홍루 뒤꼍에 가로등 빛이 희미하게 새들었다. 쥐라도 쫓는지 고양이 한 마리가 쏜살같이 담자락을 타고 지나간다. 지난봄, 가게의 주인이 바뀌면서 홍루(紅樓)라는 간판이 내걸렸다. 홍루는 붉은 다락방이라는 뜻이지만 이곳에 사는 화교들은 늙은 기생의 방이라는 별칭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나는 변두리 사거리의 허름한 중국집 이름 홍루를 몇 번이고 되뇌었다. 거리는 스산할 정도로 빛이 꺼져 가고 휑하니 바람만 몰아 불었다. 멀리 텍사스 거리의 불빛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등 뒤로 손을 넘겨 자주색 민소매 드레스의 지퍼를 올렸다. 목선이 등 뒤로 깊게 파인 드레스였다. 이반을 만났을 때 이 드레스를 입었다. 이반이 긴 허리를 굽히고 마른 등에 입술을 댈 때면 나는 수줍은 소녀처럼 간지러움을 참아내곤 했다. 나는 거울을 보며 빨강 립스틱을 덧바르고 귓불 뒤에 향수를 뿌렸다. 구제를 구입해 수선한 밍크를 꺼내 걸치고 자투리로 만든 밍크 모자를 머리에 비스듬히 얹었다. 진주 귀걸이를 하고 장갑을 꼈다. 은색 스팽글이 촘촘하게 박힌 카우치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바람이 몹시 차가웠다. 텍사스촌에 접어들자 겨울 내내 공중에 걸려 있던 해진 만국기가 바람에 나풀댔다. 그 아래, 술에 취한 러시아 선원 두 명이 러시아 혁명가 스텐카 라진을 부르며 지나갔다. 나는 시애틀 노래주점을 지나고 캄차카 노래방을 지나 클럽 로즈로 걸음을 옮겼다. 로즈에는 러시아 민요인 백만 송이 장미가 흐르고 있었다. 낮고 고혹적인 중년 여가수의 목소리가 담배 연기와 흐린 불빛에 섞여 들었다. 손님이라고는 한국 선원 두 명과 러시아 선원 두 명이 전부였다. 마담 장이 표정 없이 내 쪽을 바라보았다. 나는 이반을 만났던 자리에 앉아 장갑을 벗어 테이블 위에 얹었다. 한국 선원과 함께 있던 나타샤가 다가와 서툰 한국어로 언니, 마셔? 라고 물었다. 나는 보드카와 러시아 닭 꼬치인 샤실릭을 시켰다. 담배를 피워 물고 천천히 로즈 안을 둘러보았다. 마담 장이 무료하게 하품을 해댔다. 필리핀에서 온 구잘은 러시아 선원과 섞여 백만 송이 장미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 음악이 끝날 무렵 나타샤가 보드카와 샤실릭을 내왔다. 나는 담배를 끄고 보드카를 한 잔 따랐다. 보드카를 한 모금 마시자 뜨거운 열기가 순식간에 목까지 치닿았다. 이반은 보드카를 마시는 순간이면 고향을 떠났다는 것도, 추운 바다 위를 떠돈다는 것도 모두 잊는다고 했다. 나는 열기가 되뿜어져 나오는 목을 진정시키기 위해 샤실릭 꼬치에서 닭 가슴살 한 점을 빼 마요네즈에 찍어 입에 넣었다. 내가 보드카를 마시기 시작한 것은 미군이 철수하고 나서였다. 러시아 선원들이 골목을 차지하고 거리의 젊은 여자들은 아메리칸 드림을 좇아 짐을 꾸려서 떠났다. 고작 러시아 선원의 비위나 맞추며 살지는 않을 거라고 했다. 마담 장도 미군을 따라 미국으로 갔던 여자였다. 나는 미군 대신 러시아 선원을, 맥주 대신 보드카를, 영어 대신 러시아어를 몸에 익혔다. 이 거리에 나타샤와 구잘이 찾아들었다. 나타샤는 러시아에서 발레리나였고 구잘은 필리핀에서 가수였다고 했다. 그렇게 누군가는 꿈을 찾아 이곳을 떠났고 또 누군가는 또 다른 꿈을 좇아 이곳으로 왔다. 하지만 텍사스촌으로 되돌아 온 사람들은 좀체 이 거리를 다시 벗어나지 못했다. 마담 장이 러시아 민요 대신 빠른 행진곡으로 음악을 바꾸었다. 선원들이 경쾌한 해군의 노래에 맞춰 무릎과 팔을 흔들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보드카 병이 순식간에 비어 갔다. 시계는 벌써 열한 시를 넘겼다. 한국 선원이 나타샤의 뺨을 비비며 등줄기를 훑었다. 선원 하나가 그녀의 치마 속으로 손을 넣는 순간 그녀가 마담 장에게 눈짓을 보냈다. 마담 장이 전화를 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러시아 아가씨가 클럽 안으로 들어왔다. 나이트클럽에서 춤을 추는 여자였다. 계산을 마친 그들이 클럽 안을 빠져 나갔다. 손님은 이제 러시아 선원만 남았다. 유난히 손님이 없는 밤이었다. 살집이 많은 러시아 선원 하나가 보드카를 마시며 계속 나를 주시했다. 눈이 마주치자 선원은 보드카 병을 쥐고 일행을 벗어나 내 쪽으로 걸어왔다. 구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비틀거리는 선원보다 구잘이 먼저 내 테이블 앞에 와 선다. 러시아 선원이 들으라는 듯 러시아말로 이번에도 손님을 채 가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말한다. 나는 담배를 피워 물었다. 선원이 멈칫거리는 사이 구잘이 밖으로 나갔다. 선원이 내 앞에 앉는다. 그는 잔에 보드카를 따르며 자신의 고향 이야기로 말을 건넸다. 나는 그에게 이반을 아느냐고 물었다. 그는 어깨를 추켜올리며 자신이 이반이라고 했다. 그리고 자주색 드레스가 마음에 든다며 슬쩍 어깨를 감싸 쥐었다. 해군의 노래가 끝나고 러시아 혁명가가 시작되었다. 구잘이 필리핀 친구와 함께 나타났다. 구잘의 친구가 러시아 선원의 팔을 꿰찼다. 멍청이! 저 언니 나이 많아, 주름 많아, 구잘이 선원에게 하는 말이 들려왔다. 구잘의 말에 선원이 내 앞에 앉은 선원에게 손짓을 보냈다. 동료가 만류하는 손짓을 무시하듯 선원이 지갑을 꺼내 보드카와 샤실릭 값의 두 배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지켜보고 있던 구잘이 거칠게 다가왔다. 언니 년 나빠! 그녀가 내 머리채를 휘어잡았다. 놀란 선원이 성급히 일어났다. 그리고 테이블의 돈을 챙겨 일행 쪽으로 가버렸다. 망할 년! 어린 년이! 마담 장이 구잘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언니 년, 나빠! 구잘이 악다구니 끝에 손을 풀었다. 그들이 모두 빠져나갔다. 샤실릭 꼬치가 꾸들꾸들 말라갔다. 러시아 혁명가가 끝나고 경쾌한 아코디언 연주와 함께 새로운 음악이 흘러나왔다. 유난히 손님이 없는 밤이었다. “이 짓도 이제 지긋지긋해, 러시아 년들을 한국 놈들에게 붙이고 필리핀 년들은 러시아 놈에게 붙이고, 이렇게 갈보 년들 불러대는 것도 신물이 난다구!” 그녀가 보드카를 마시며 넋두리를 해댔다. 쿨럭쿨럭, 천식 때문인지 잔기침이 뒤따랐다. “그래도 옛날에 이 바닥에서 명자, 하면 알아줬는데, 사내들을 홀리는 묘한 매력이 있었지, 그 시절에는 먹물 튄 년이 드문 때였으니…….” 그녀가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담배를 피워 물었다. 흐릿한 불빛을 타고 담배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거에 혹해서 사내놈들이 많이 찝쩍댔지…… 그때 한 놈 잡아 떠나지, 무슨 미련이 있다구…….” 그녀의 목소리는 무대 위에 홀로 앉은 재즈가수의 독백처럼 한없이 낮았다. “너나 나나, 진즉에 이 바닥을 떴어야 하는데……, 사나운 팔자는 이래도 저래도 막히니…….” 그녀는 마치 거울을 보듯 나를 보고 있었다. 손님은 더 이상 들지 않을 것이다. 나는 코트를 걸쳤다. 카우치 백을 열어 계산을 마치고 조용히 로즈를 나왔다. 홍루의 간판이 바람에 흔들거렸다. 나는 홍루 앞에서 머리를 손으로 빗어 넘기고 모자를 반듯하게 썼다. 보드카 때문인지 속에서 열이 올랐다. 어두운 계단을 지나 2층 현관문을 열었다. 녀석은 아직도 톱밥 속에 파묻혀 있다. 녀석에게 다가가 케이지 밑에 조심스럽게 손을 갖다 댔다. 따뜻했다. 월요일에 길을 떠나면 여행이 불행하게 된다고 했던 이반은 정작 월요일에 떠났다. 이반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그건 단순히 그가 월요일에 떠났기 때문이리라. 나는 욕실로 들어가 화장을 지우고 드레스를 벗었다. 거울에 깡마른 몸이 드러났다. 이반이 명자, 라고 이름을 부른 뒤 커다란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그려 보이면 나는 러시아 회화 책을 뒤지듯 그가 허공에 그려낸 그림을 꼼꼼히 살폈다. 이반은 종종 그렇게 자신이 탈 배가 지나갈 곳을 손으로 그려 보여주었다. 그럴 때마다 이반의 손목에 새긴 푸른 돛이 허공에서 움직였다. 이반은 지금 어느 바다를 지나고 있을까, 나는 깡마른 몸에 샤워기의 물을 뿌렸다. 이른 아침, 잠에서 깬 것은 녀석 때문이었다. 문득 녀석에게 아무 것도 주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반이 떠나고 녀석을 제대로 본 적도 없다. 나는 가운을 걸치고 거실로 나갔다. 케이지에서 멀찍이 떨어져 톱밥 위를 보았다. 녀석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이반이 떠나고 녀석은 줄곧 톱밥 속에 파묻혀 있는 것일까, 나는 케이지 안을 살폈다. 톱밥의 곡선이 흐트러짐 없이 처음 그대로였다. 나는 냉동실 문을 열고 이반이 사 놓은 먹이를 하나 꺼냈다. 먹이는 알루미늄 포장지에 싸여 있었다. 개수대에 따뜻한 물을 받아 포장된 먹이를 그대로 담갔다. 재스민 차를 우려내 창가로 간다. 눈이 흩날렸다. 홍루 지붕에는 엘피 가스통 4개와 물탱크, 남자의 것으로 보이는 작업복과 면장갑, 깨진 그릇이 나뒹굴었다. 그 낡은 지붕 아래 자장면과 짬뽕 옆으로 적힌, 익숙하나 한 번도 맛을 본 적 없는 횡서 끝자락의 낯선 메뉴를 떠올린다, 어쩌면 남자가 만들어 본 지 너무 오래되어 이제는 감조차 잃어버렸을지도 모를 그 메뉴 밑으로 삐뚤삐뚤하게 적힌 러시아 음식들. 흑빵과 함께 홍루의 남자는 육개장과 비슷한 쌀단까나 빈대떡과 비슷한 블린 같은 러시아 음식도 만들었다. 종종 러시아 사람들이 중국 음식 중에 끼어 있는 러시아 음식을 주문하였다. 눈이 내려앉는 홍루 뒤꼍에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남자가 등을 보이고 양파 껍질을 벗기기 시작한다. 내가 보는 것은 언제나 남자의 등이다. 남자는 마치 그림 속에 들어 있는 사람처럼 묵묵히 앉아 양파를 깠다. 넓은 고무 대야를 가랑이 사이에 끼우고 물에 붇고 있는 양파 껍질을 벗겨 낸다. 인조털이 달린 두툼한 점퍼에 가려진 남자의 양 옆 어깨가 끊임없이 움직인다. 나는 껍질과 뒤섞인 혼탁한 물에 한 쪽 손을 깊숙이 집어넣고 남은 양파 알을 찾는 남자의 기울어진 어깨를 본다. 언뜻언뜻 삐져나오는 남자의 붉고 물에 불은 손. 남자는 허리를 펴고 위를 올려다보는 법이 좀체 없다. 남자의 등 뒤로 살금살금 나타샤가 다가간다. 그녀는 고양이처럼 허리를 익살스럽게 굽히고 남자의 등 뒤에 몰래 다가섰다. 나타샤가 두 손으로 남자의 눈을 가린다. 남자가 양파 껍질이 묻은 젖은 손을 차마 나타샤 손에 포개지 못하고 주춤거렸다. 나타샤가 손을 풀었다. 나는 뒤돌아보고 멋쩍어하는 남자의 표정을 바라보며 식어가는 찻잔을 볼에 대고 눌렀다. 나타샤가 남자 앞에 턱을 괴고 앉는다. 분홍색 털 스웨터에 청바지를 입은 그녀의 모습이 클럽에서와는 달리 앳돼 보였다. 남자가 양파 껍질을 벗기는 일을 멈추었다. 나타샤가 일어서더니 뒤꿈치를 모으고 양발을 벌려 발레의 폴리에 자세를 취한다. 두 팔을 뻗어 머리 위로 올리고 천천히 발 앞굽을 세워 잔걸음으로 뒤꼍을 옮겨 다녔다. 한눈에 봐도 그녀가 백조의 동작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나타샤가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총총걸음으로 뒤꼍을 돌아 남자 앞에 섰다. 그녀가 숨을 쉴 때마다 동그랗게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나는 남자를 향해 웃고 있는 나타샤를 보며 식은 찻잔을 내려놓았다. 개수대에 던져놓은 녀석의 먹이가 녹았다. 먹이를 건져서 접시에 담고 알루미늄 포장지를 벗겨냈다. 손가락 한 마디를 좀 넘긴 연한 핑크색 먹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순간 나는 숨을 멈추고 뒤로 물러섰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 쥐가 녀석의 먹이라니. 처음 기지촌에 왔을 때처럼, 처음 러시아 선원을 만났을 때처럼 무섭고 낯설었다. 나는 숨을 가다듬었다. 집게로 새끼 쥐를 집어 올려 녀석에게로 갔다. 톱밥 위는 아직도 텅 비어 있었다. 케이지 뚜껑을 조심스럽게 열고 먹이를 내려놓았다. 휘파람을 분다. 녀석이 나타나기를 바라며 휘파람을 분다. 어릴 적 나는 늘 혼자였다. 혼자 있는 시간이면 아무도 없는 집 마루에 앉아 허공을 향해 휘파람을 불어대곤 했다. 설령 어른들의 말처럼 뱀이 나온다 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휘파람을 불면 곁에 누가 있는 것처럼 무서움이 가셨다. 이반의 말대로 휘파람을 불어서 집이 비었는지 집이 비어서 휘파람을 불었는지 지금도 알 수는 없었다. 나는 케이지에서 시선을 거두고 소파에 앉아 여행자를 위한 러시아 회화 책을 폈다. 90쪽 ‘거리’에서부터 120쪽 ‘모자 가게’까지는 이반이 떠나기 전 러시아어로 읽어주었다. 151쪽 기차여행 편을 한글로 따라 읽는다. ‘그제야 마구 쎄스츠 나 보예즈제?’ 어느 기차에 타야 합니까? 홍루 뒤꼍으로 함박눈이 쌓였다. 나는 눈을 밟으며 홍루로 갔다. 홍루에는 나타샤와 한국인 두 명만이 앉아 있었다. 주방 안으로 남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종업원에게 이반이 즐겨 먹었던 쌀단까와 흑빵을 주문했다. 종업원 대신 나타샤가 내 쪽을 힐금거리며 주방 입구로 갔다. 그리고 주방 안으로 고개를 들이밀고 주문을 받아 전해준다. 나는 낮은 선반 위에 펼쳐진 러시아 회화 책을 잠시 쳐다보았다. 남자도 틈틈이 회화 책을 뒤지며 러시아 말을 익히고 있는 모양이었다. 나는 습관처럼 폴리에 자세로 발을 벌리고 서 있는 나타샤의 뒷모습이 왠지 서글퍼서 고개를 돌렸다. 쌀단까와 흑빵이 나왔다. 이반은 홍루의 쌀단까 맛이 고향의 맛과 같다고 했지만 홍루의 쌀단까 맛은 육개장과 별반 다름없는 맛이었다. 천천히 흑빵을 뜯어 입에 넣었다. 흑빵이 입안에서 거칠게 씹혔다. 나는 반쯤 뜯어 먹은 흑빵을 남기고 홍루를 나왔다. 케이지 안에 먹이가 그대로 있었다. 녀석이 처음부터 이곳에 있었나 하는 의심마저 들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케이지의 뚜껑을 열고 먼지떨이를 거꾸로 찔러 넣어 천천히 톱밥을 휘저었다. 녀석은 나타나지 않았다. 막대기로 커다랗게 원을 그은 뒤 안으로 조금씩 좁혀가며 톱밥을 감아 올렸다. 녀석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반이 곁에 있었다면 아마도 내가 휘파람을 불어 모든 게 텅 비어버린 거라고 말했을 것이다. 녀석은 어디로 간 것일까. 눈이 녹고 있었다. 녀석이 사라진 지 일주일째, 부두에 배가 들어왔다. 텍사스 거리는 러시아 선원들과 보따리 상인들로 붐볐다. 나는 클럽 문을 열었다. 로즈도 러시아 선원들로 북적였다. 여전히 러시아 음악 백학이 흘러나왔고 조명은 더 흐려 있었다. 나는 이반을 만났던, 거울이 걸린 자리에 앉았다. 장갑을 벗어 테이블 위에 올리고 카우치 백에서 담배를 꺼냈다. 언니 머? 구잘이 퉁명스럽게 물었다. 나는 보드카와 샤실릭을 주문했다. 마담 장이 새로운 선원들을 앞에 두고 예전 텍사스 거리에 몰려들었던 미군들의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었다. 선원들이 이야기를 채근하듯 마담 장을 향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그 시절 마담 장의 사랑을 구하려는 한 미국 병사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털어 백만 송이 장미를 사다가 거리에 뿌렸노라고 말하자 선원들이 속았다는 듯 몸을 털며 허탈한 웃음을 웃었다. 러시아에 전해 내려오는 백만 송이 장미에 얽힌, 가난한 화가의 슬픈 사랑이야기란 것을 이내 알아챈 모양이었다. 마담 장은 배가 들어올 때마다 선원들을 앞에 두고 그렇게 이야기를 만들어 내곤 했다. 선원들은 이국의 낯선 이야기에 자신들 나라의 이야기가 섞여 든 것을 알아채자 긴장이 풀렸는지 보드카를 연거푸 마셨다. 마담 장이 의자를 돌려 몸을 반쯤 틀고 있는 러시아 선원들을 달래듯 두 손을 들어 허공을 다독였다. 선원들이 다시 마담 장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나타샤는 한국인 선원들 사이에 섞여 있었고 이미 취해 보였다. 한국인 선원이 길고 곧은 나타샤의 등줄기를 더듬어 내려가다 허리를 감싸 안고 일어섰다. 마담 장이 재빠르게 나타샤와 눈길을 주고받았다. 나타샤와 한국인 선원이 계산을 마치고 클럽 밖으로 나갔다. 홍루의 남자가 클럽에 들어선 것은 내가 두 번째 담배에 막 불을 붙일 때였다. 남자는 이곳이 처음인 듯 두리번거리며 자리를 찾아 앉았다. 다소 들뜬 표정으로 구잘에게 주문을 했다. 그의 테이블에 맥주와 마른안주가 올려졌다. 나는 보드카를 한 모금 마셨다. 마담 장이 음악을 바꿨다. 빠르고 경쾌한 음악이었다. 러시아 선원들이 일어나 춤을 추기 시작한다. 러시아인들의 춤은 마치 목각 인형이 줄에 매달려 움직이는 것처럼 무릎과 팔이 절도 있게 꺾어졌다. 격렬하면서도 율동 사이사이에 강한 매듭이 있는 러시아 춤을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도 정신이 맑아졌다. 춤이 격렬하면 할수록 더 그랬다. 나는 선원들이 원무를 이뤄 추는 가팍을 보며 이반을 떠올렸다. 이반도 어디선가 함성을 지르며 저들처럼 가팍을 추고 있을까, 나는 보드카를 마시고 샤실릭을 한입 베어 물었다. 바에 앉아서 계속 몸을 흔들고 있던 마담 장이 그들 사이에 끼어들었다. 육중한 그녀의 몸이 빠른 리듬에 맞춰 민첩하게 움직였다. 선원들의 함성이 추임새처럼 일정한 간격으로 이어졌다. 음악을 바꾸지 않는다면 그들의 춤은 자정까지 계속될 것이다. 구잘이 나타샤가 없는 빈자리를 대신하여 분주히 움직였다. 마담 장은 점점 술에 취하고 흥에 취해갔다. 가끔 이렇게 마담 장이 흥에 취해 선원들과 춤을 추면 그녀가 어김없이 해 오던 일, 러시아 아가씨를 한국 선원에게 붙이고 필리핀 아가씨를 러시아 선원에게 붙이는 일을 잊었다. 더불어 나의 존재도 잊었다. 그녀가 잊는 것은 단지 그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녀의 천식처럼 오래된 이 거리의 모든 것들, 그녀를 되돌아오게 만들었던 익숙한 모든 것들, 그녀의 생 모두를 잊을 것이었다. 이반의 말대로 휘파람을 불면 무언가 텅 비게 되는 것처럼 그녀도 텅 비어가는 것이리라. 원무에 끼어 점점 격렬하게 몸을 흔들 때마다 그녀가 한줌씩 사라지는 것 같았다. 나는 그녀의 손을 잡기라도 할 듯 깡마른 손을 허공에 내밀었다. 홍루의 남자가 술을 마시기 시작한다. 남자는 무릎 사이에 손을 찔러 넣고 눈은 줄곧 나타샤를 찾았다. 나는 마지막 보드카를 입에 털어 넣었다. 남자가 취했는지 점점 고개를 떨궜다. 녀석은 어디로 갔을까, 나는 문득 잊고 있던 녀석을 떠올리며 휘파람을 불었다. 남자가 고개를 든다. 거짓말처럼 녀석을 찾은 것은 소파 밑에서였다. 환전소에 가기 위해 러시아 동전을 지갑에 넣는 중이었다. 소파 밑으로 굴러들어간 동전을 줍기 위해 허리를 굽혔다. 누렇게 바랜 벽지에 노랑 빨강 검정 색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녀석은 소파 안쪽 벽 틈에 일자로 붙어 있었다. 나는 잠시 숨을 멈추고 가만히 녀석을 지켜보았다. 녀석도 움직이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켜 주방으로 갔다. 냉장고에서 먹이를 꺼내 따뜻한 물에 담근 다음 물기를 닦아 소파 입구에 놓았다. 집게를 들고 소파 위에 웅크리고 앉아서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녀석이 기어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움직이지 않고 숨을 삼켰다. 먹이 앞까지 조심스럽게 다가간 녀석이 고개를 들며 혀를 날름거렸다. 녀석의 여린 혀가 재빠르게 입속을 반복해서 드나들었다. 녀석이 먹이 앞으로 다가가 먹이를 덥석 무는 순간 집게로 녀석을 집어 케이지에 넣었다. 녀석의 입에는 삼키다 만 새끼 쥐의 여린 몸이 반쯤 물려 있었다. 로즈 앞에는 며칠째 클로즈라는 안내판만 달려 있었다. 겨울이면 도지는 마담 장의 천식 때문에 잠시 문을 닫았다고 했다. 나타샤도 가끔씩 목욕탕이나 환전소에서 마주치곤 했는데 언제부턴가 보이지 않았다. 들리는 소문에 한국 선원을 따라 이곳을 떠났다는 말도 있었고 임신을 해서 로즈에서 쫓겨났다는 소문도 있었다. 텍사스 거리는 다 해진 만국기를 걷어내는 상인들로 분주했다. 나는 만국기가 끝나는 곳에서 발길을 멈추었다. 이반을 처음 만났던 날, 이반의 달콤한 입술이 나의 입술에 닿던 순간, 나는 내 여행이 이대로 끝이 나길 간절히 바랐었다. 이반은 지금 어느 바다를 지나고 있을까? 나는 만국기가 걷히는 하늘을 바라보며 블라디보스토크 행 비행기표 판매소를 지나 환전소로 갔다. 마지막 남은 먹이를 녀석에게 넣어주었다. 녀석이 조심스럽게 먹이에 다가간다. 잠시 목을 추켜세우더니 슬그머니 방향을 틀었다. 또 먹이를 먹지 않을 모양이었다. 온수에 목욕을 시키면 좀 도움이 될 겁니다. 수의사는 전화로 간단하게 처방을 내렸다. 소화불량이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정상적으로 탈피를 하기 힘들어진다고도 했다. 대야에 온수를 받아 케이지 옆에 놓았다. 케이지 뚜껑을 열고 널브러지듯 몸을 길게 풀고 있는 녀석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나는 집게를 들다가 내려놓았다. 녀석의 외피에 손을 조심스럽게 갖다 댔다. 녀석의 차가운 체온이 손끝으로 전해졌다. 천천히 선을 그으며 머리 쪽으로 손가락을 옮겼다. 녀석의 입을 지나 턱쯤에 손가락이 닿았을 때 녀석이 감미로운 몸동작으로 손에 감겨든다. 소름인지 전율인지 무언가 몸속으로 울려들었다. 나는 녀석을 안듯 들어올려 온수에 담갔다. 녀석이 천천히 물속으로 스며든다. 나는 물끄러미 녀석을 보다가 물속에 손을 집어넣었다. 미끄러지듯 내 손을 비켜나가는 녀석의 꽁무니를 따라가며 손을 저어 작은 물보라를 일으켰다. 녀석이 점점 생기를 찾은 듯 작은 원을 그리며 빠르게 움직였다. 잠시 뒤 작은 수건으로 민첩하게 손아귀를 벗어나는 녀석을 떠내 마른 수건을 깔아놓은 그릇에 옮겨 담았다. 녀석을 재빨리 수건 위에 굴린 뒤 케이지 안으로 털어 넣었다. 명자, 아주 잘했어, 이반이 보았더라면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나는 홍루를 지나고 로즈를 지나 도로 건너편에 있는 수족관으로 갔다. 파충류 먹이 있음. 간판 옆에 적힌 글씨를 확인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점원이 햄스터 케이지를 열다가 내 쪽을 본다. “뭘 드릴까요? 손님.” 점원이 케이지 안에서 햄스터를 꺼내며 물었다. “밀크스네이크 종인데……먹이 좀 사려고요.” 나는 나무토막을 기어오르는 비단뱀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한다. “뱀을 키운 지 오래되셨나 봐요. 처음 키우는 사람은 그렇게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거든요.” 점원이 손에 쥔 햄스터를 비단뱀에게 던져주며 말했다. “이렇게 한창 클 때는 녀석도 산 먹이를 찾아요, 그래야 탈피를 제대로 할 수 있거든요.” 나무막대를 기어오르던 녀석이 슬그머니 방향을 틀며 혀를 날름거렸다. 케이지에 던져진 햄스터가 꾸물꾸물했다. 움직임을 감지한 녀석도 먹이를 견준 채 꼼짝 하지 않다가 입을 벌리고 먹이를 물어 삼켰다. 나는 고개를 돌리며 점원에게 휘파람을 불면 뱀이 나온다는 말을 아느냐고 물었다. “그런 속담이 있었나요?” 점원은 손에 묻은 햄스터 털을 털어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손님, 냉동 쥐로 드릴까요?” 점원이 물었다. 나는 햄스터의 하얀 몸이 비단뱀의 입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점원은 케이지에서 꿈틀거리는 분홍색 새끼 햄스터 한 마리를 꺼냈다. “녀석들이 종종 냉동 먹이를 먹지 않는데…… 그건 아마도 탈피를 하려고 그럴 겁니다. 제대로 크고 있다는 증거죠.” 나는 점원에게서 새끼 햄스터를 받아 골목으로 돌아왔다. 날이 풀리고 있었다. 곧 부두에 배가 들어온다고 했다. 나는 문이 닫힌 로즈를 지나 홍루에 들러 쌀단까와 흑빵을 시켰다. 남자는 여전히 등을 보이고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다. 탁자 위에는 너덜너덜해진 러시아 회화 책과 비닐도 뜯지 않은 발레 슈즈가 올려져 있었다. 나는 흑빵을 뜯어 쌀단까에 적셔 먹었다. 맞은편 거울에 흑빵을 씹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밥을 먹을 때 거울을 보면 안돼요, 아름다움까지 먹어버리거든요, 이반이 내 귓불 뒤에 입술을 갖다 대며 속삭일 것 같았다. 홍루의 간판이 바람에 흔들거렸다.
  • 수리 크루즈, 크리스마스 선물 가격만 무려 1억 5천

    톰 크루즈 부부가 딸 수리(5)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은 무엇일까? 최근 ‘인 터치 위클리’는 “수리가 무려 13만 달러(약 1억 5000만원)에 달하는 크리스마스 선물 리스트를 작성했다.” 고 보도했다. 더 놀라운 것은 톰 크루즈 부부가 아이의 선물을 모두 사줄 예정이라는 것. 보도에 따르면 수리의 첫 번째 선물 목록은 조랑말이다. 톰 크루즈는 수리를 위해 안전하게 말을 탈 수 있는 장소도 마련해 놨다는 후문. 또 우아한 공주가 되기 원하는 수리는 고급 가운과 다이아몬드 귀걸이도 자신의 선물 목록에 포함시켰다. 톰 크루즈의 측근은 “부부는 수리의 요구가 사치스럽다고 생각했지만 소중한 자신의 딸을 위해 원하는 선물 이상도 기꺼이 해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수리는 미국 온라인 매체인 ‘데일리 비스트’가 호감도와 미디어 노출 등으로 조사한 ‘연예인의 아이 중 가장 인기있는 어린이’로 뽑혔다. 이 조사에서 수리는 데이비드 베컴 부부 사이에서 지난 7월 태어난 하퍼 세븐과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의 딸 샤일로(5)를 제치고 1등을 차지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엘리자베스 테일러 진주목걸이 137억원에 낙찰

    엘리자베스 테일러 진주목걸이 137억원에 낙찰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여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착용했던 진주목걸이가 1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경매에서 예상가의 4~5배를 넘는 1184만 달러(약 137억원)에 팔렸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진주목걸이로는 역대 최고 경매가다. ‘라 페레그리나’라는 애칭을 가진 이 진주목걸이는 테일러의 전 남편이자 배우 리처드 버턴이 1969년 경매에서 3만 7000달러에 구입해 테일러에게 선물한 것이다. 기록상으로는 스페인 국왕 필립 2세가 첫 소유자로 돼 있으며 이후 스페인의 마가레트, 엘리자베스 여왕을 거쳐 나폴레옹의 동생 조제프 보나파르트가 소유하기도 했다. 지난 3월 타계한 테일러의 보석, 의상, 소장품 등을 대상으로 크리스티가 주관한 이 경매에서 보석상 불가리가 제작했던 에메랄드 및 다이아몬드 목걸이는 610만 달러, 불가리 브로치는 660만 달러, 귀걸이 세트는 320만 달러에 낙찰됐다. 4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경매는 판매 총액 1억1600만 달러(약 1340억원)로, 1인 소장품 경매 신기록을 세웠다. 크리스티는 액세서리, 의상 등 테일러의 유품 및 소장품 1000여점의 온라인 경매를 부대 행사로 실시하고 있다. 생전 일곱 번 결혼했던 테일러가 첫 번째 결혼식에서 입었던 드레스는 4만~6만 달러에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랜드그룹은 이날 매물 가운데 하나인 ‘엘리자베스 테일러 다이아몬드’ 반지를 881만 8500만 달러(101억원)에 낙찰 받았다고 밝혔다. ‘엘리자베스 테일러 다이아몬드’는 리처드 버턴으로부터 1968년 선물 받은 33.19 캐럿 다이아몬드로 버턴이 당시 경매에서 30만 달러에 낙찰 받은 것이다. 이 반지는 그녀가 생전에 가장 아끼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랜드그룹은 경매 참여 이유에 대해 “관광 레저 사업을 위한 콘텐츠 확보가 목적이었다.”며 “이번에 낙찰 받은 다이아몬드는 대구의 테마파크 이월드(구 우방랜드)에 전시해 일반에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순녀·박상숙기자 coral@seoul.co.kr
  • 이다해, 꿀피부에 깜짝…일상이 화보네

    이다해, 꿀피부에 깜짝…일상이 화보네

    배우 이다해가 미국에서 촬영한 일상 모습이 담긴 화보를 공개했다. 이번 화보는 이다해의 일상이 담긴 화보로 이다해가 미국 내 촬영 장소섭외와 의상, 액세서리, 촬영 콘셉트까지 적극적으로 의견을 함께했다. 사진 속 이다해는 자연스러운 콘셉트로 TV를 보고, 자연스럽게 머리를 넘기고, 귀걸이를 착용하는 평소 생활 모습이다. 이번 화보를 통해 선보인 액세서리는 드라마 ‘미스 리플리’에서 매회 착용해 누리꾼 사이에서 이슈가 된 실팔찌로 ‘이다해 실팔찌’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 팔찌는 드라마 협찬이 아닌 이다해 개인이 구매해 애착을 두고 착용하는 주얼리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화보는 이다해 공식 홈페이지(www.leedahey.com)와 엠주(www.mzuu.co.kr)에서 볼 수 있다. 사진=디비엠엔터테인먼트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사설] 조폭과의 전쟁 일상활동으로 실천해야

    조현오 경찰청장이 그제 연말까지 조직폭력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기자간담회에서 “총을 포함한 장비를 적극 사용하라.”고 일선 경찰에 구체적 지침까지 내리면서 한 ‘선전포고’다. 경찰이 인천의 조폭 조직원들 간 유혈극에 무기력하게 대처한 데 따른 기강 잡기로 이해되지만, 또 다른 무리수로 이어져선 안 될 것이다. 조폭 단속은 일과성 기획 수사가 아니라 민생치안 차원에서 상시적으로 실천해야 할 과제임을 강조한다. 물론 총을 쏴서라도 선량한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조폭들을 다스리겠다는 경찰의 다짐은 일면 수긍이 간다. 지난 21일 밤 인천 길병원 장례식장 앞에서처럼 경찰이 조폭들의 난투극에 겁먹고 바라만 보는 일이 재연되어서야 되겠는가. 그렇다 하더라도 “조폭에 대해선 인권 의식을 갖지 않겠다.”고 한 조 청장의 공언은 걱정스럽다. 불가피하게 총을 쏠 경우라도 확실한 지침이 없으면 대형 총기사고 등 수습하기 힘든 불상사를 빚을 수 있는 까닭이다. 더욱이 조폭 단속은 기간을 정해 놓고 선전포고부터 한다고 성공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엄포를 놓으면 납작 엎드렸다가 감시망이 느슨해지면 기승을 부리는 게 조폭들의 생리라는 점에서다. 조폭은 날로 생활 밀착형 내지 기업형으로 진화하고 있는데 경찰이 여전히 요란한 소리만 내며 느려터진 대처 방식을 고집해서는 곤란하다. 차제에 경찰 수뇌부가 검경 수사권 조정 등 큰 밥상을 차리는 데만 골몰할 게 아니라 일선 경찰이 범죄 현장에서 제대로 대처하도록 작은 숟가락부터 챙기기를 거듭 당부하고자 한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식의 총기 사용 매뉴얼을 명확히 하고, 소신 있는 공권력 행사를 제한하는 현행 경찰관직무집행법도 손질하라는 말이다. 치안당국은 ‘조폭과의 전쟁’은 말로만의 독전으로 단박에 승리할 수 없음을 명심하고, 공권력을 일상적으로 스마트하게 행사하는 방안을 찾기 바란다.
  • 종로 귀금속거리 ‘짝퉁’ 무더기 적발

    서울의 대표적 귀금속 거래지인 종로 귀금속거리에서 유통되는 ‘짝퉁’ 위조 상품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시는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 등과 합동으로 지난 6~7일 종로 귀금속거리에 밀집한 1200여개 점포를 대상으로 단속을 실시한 결과 70개 업소에서 163점의 위조 상품을 적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적발된 상품은 귀걸이가 41점으로 가장 많았고 펜던트 39점, 목걸이 37점, 반지 27점, 팔찌 19점 등이다. 모두 실제 제품과 무관한 유명 명품 브랜드를 무단 도용해 붙인 것들이다. 상표는 총 15종이 도용됐는데, 샤넬이 38건으로 최다였다. 티파니 19건, 구찌 18건, 불가리 15건, 까르띠에 12건, 디올 7건 등이다. 단속반 관계자는 “유통 상인들 사이에 위조 상품 거래가 범죄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적발된 업소에 1차 시정권고 조치를 하고 1년 안에 추가 적발될 경우 고발조치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신면호 경제진흥본부장은 “위조 상품의 제작과 판매는 왜곡된 소비 풍조를 조장하고 대외적 통상마찰을 불러온다.”며 “전담 단속반을 구성해 지속적으로 위조 제품을 단속할 것”이라고 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노무현 前대통령 탄핵 설전 2R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발언의 진위를 놓고 서울시장 야권 단일 후보 경쟁을 벌이는 박영선 민주당 후보와 시민후보 박원순 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또다시 언쟁을 벌였다. 최종 후보가 확정되는 국민참여경선을 하루 앞둔 2일 한겨레신문과 오마이뉴스가 공동 주최한 인터넷 방송 토론회에서다. 박 후보는 지난달 30일 TV 생중계 토론에서 “당시 CBS방송 스크립트를 보면 박원순 후보가 탄핵소추안 가결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한 탓’이라고 말해 노 전 대통령 지지자에게 상처를 줬다.”고 공세를 펼쳐 한 차례 설전이 벌어졌었다. 박 전 상임이사는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포문은 박 전 상임이사가 열었다. 그는 “(이틀 전 박 후보가 얘기한) 스크립트를 보니 (나는) ‘국회가 권한을 남용해 시민 저항이 있었다’고 했다. (박 후보 발언을)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검증을 피해 갈 생각은 없지만 네거티브 공격은 서울 시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박원순 후보는 양비론을 폈고,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서 “당시 열린우리당과 진보진영은 박원순 후보가 우군이 돼 주기를 바랐는데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란 입장을 보여서 진보진영에서 섭섭함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에 다시 박 전 상임이사는 “내용을 읽어보면 그런 투가 아니다.”라면서 “저는 당시 ‘탄핵무효국민행동의 공동대표’였다.”고 반박했다. 박 전 상임이사는 야권 단일화 경선에서 승리하면 민주당에 입당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에게 혁신과 통합, 변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보여드리고 민주당이 더 큰 통합정당으로 자리매김한다면 기꺼이 그 일원이 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장에 당선된 뒤 야권 공동정부를 운영하는 방안에 대해 박 후보는 “당연히 지방 공동정부를 운영해야 한다.”고 답했고, 박 전 상임이사는 “여러 정당과 함께 시정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씨줄날줄] 맨키니(mankini)/최광숙 논설위원

    지난 8일 시작된 뉴욕 패션위크에 명품 브랜드 조르조 아르마니와 디자이너 브랜드 알렉산더 매퀸은 ‘맨키니’를 선보였다. ‘맨키니’는 남성의 중요한 부위만 살짝 가린, 남성 비키니 수영복이다. 여성들의 비키니 차림을 주로 수영장과 해변에서만 볼 수 있다면 남성의 맨키니는 활동 범위가 더 넓다. 다소 엽기적인 맨키니만 걸치고 마라톤을 뛰는가 하면,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바람에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한다. 맨키니는 우리에겐 아직 낯선 풍경이다. 하지만 보기 민망한 이 ‘비호감 패션’은 지난 2008년 영국 쇼핑 사이트 아마존에서 하반기 수영복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잘나갔다고 한다. 대중에게 알려진 것은 아마 2007년 개봉된 코믹 영화 ‘보랏’의 주인공이 바닷가에서 미녀들과 함께 자신의 몸의 털을 제대로 감추지 못한 맨키니 차림으로 나와 황당한 웃음을 선사하면서일 게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남성들의 패션이 여성화 경향을 보이면서 이런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을 나타내는 신조어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신조어들로는 맨키니를 비롯, 남성용 샌들인 맨들(mandals), 남성용 팬티스타킹 맨티호즈(mantyhose), 남성용 손지갑 머스(murse), 남성용 장신구 뮤얼리(mewerly) 등이 있다고 했다. 실제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발가락이 모두 드러나는 맨들을 신었다가 패션 전문가들로부터 “추하다.”는 지적도 받았지만, 일반인들의 맨들 열풍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사실 우리나라에도 이런 패션 트렌드가 불어온 지 꽤 됐다.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안철수 서울대 교수도 종종 작은 손가방을 들고 다닌다. 임기말에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스타일리스트’로 지목됐던 김준규 전 검찰총장도 일수가방 같은 머스를 들고 다닌 ‘진짜’ 스타일리스트다. 귀걸이와 목걸이를 하거나 겨울철 내복 대신 여성들의 전유물이던, 몸에 딱붙는 레깅스를 입는 남성들도 이미 부지기수다. 오렌지빛, 핑크빛과 같은 과감한 색채에 잔잔한 꽃무늬 셔츠, 허리선이 잘룩 들어간 양복 정장까지 점차 남성 패션에 부는 여풍(女風)은 거세기만 하다. 남성복의 여성화 경향을 지적하는 ‘공작새 혁명’은 이미 오래 전 시작된 것이기에 이젠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것 같다. 동물의 세계에선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수컷이 더 화려하고 다채로운 빛을 띤다고 한다. 공작새의 무지개빛 꽁지 깃털처럼 말이다. 하지만 요즘 멋내는 남성들은 자기만족이 더 큰 것 같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보석가게 개, 무려 1천만원 짜리 다이아 ‘꿀꺽’

    보석가게 개, 무려 1천만원 짜리 다이아 ‘꿀꺽’

    보석가게에서 놀던 개 한마리가 무려 1만 달러(약 1천만원) 상당의 다이아몬드를 ‘꿀꺽’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미국 조지아주(州) 남서부에 있는 도시 올버니의 한 보석가게에는 포메라니안 종인 수컷개 허니 번이 살고 있었다. 이 개는 보석가게 주인이 기르는 개로 평상시에도 가게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재롱을 부려 주인은 물론 손님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아왔다. 다이아몬드를 ‘꿀꺽’한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은 지금으로 부터 2주전. 주인인 척 로버트가 정리를 위해 다이아몬드가 각각 들어있는 봉투 4개를 진열대 위에 꺼내놓은 사이 손님이 찾아왔다. 손님 응대를 마치고 다시 돌아온 주인은 봉투 중 1개가 감쪽같이 사라진 사실을 확인하고는 화들짝 놀랐다. 그 봉투에는 귀걸이용 1캐럿 상당의 다이아몬드 2개가 들어있었던 것. 시가로는 무려 1만 달러 상당. 주인인 로버츠는 “아무리 찾아봐도 다이아몬드의 행방을 알 수 없었다.” 며 “그제서야 개가 먹은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주인은 즉시 동물병원을 찾아 X레이를 촬영했고 애타게 찾던 다이아몬드 2개의 그림자가 잡혔다.주인 로버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으나 다이아몬드를 무사히 개의 뱃속에서 꺼내는 것도 문제였다. 그러나 주인의 걱정을 잘 이해했는지 허니 번은 다음달 오후 다이아몬드 2개를 배설했다. 주인 로버츠는 “허니 번을 혼 낼 생각은 전혀 없다.” 며 “보석을 그대로 두고 자리를 뜬 내 잘못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작년 1월에도 보석점에서 기르던 골든 레트리버 종 견이 바닥에 떨어진 2만 달러(약 2100만원) 상당의 다이아몬드를 삼켰으나 3일 후 무사히 배설해 화제가 됐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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